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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대통령 취임 4년] G20·원조공여국 국격 웃고… 고물가·양극화에 서민 울고

    [이명박 대통령 취임 4년] G20·원조공여국 국격 웃고… 고물가·양극화에 서민 울고

    이명박 대통령이 25일로 취임 4년을 맞는다. 다시 말해 이제 1년의 임기를 남겨 두게 됐다는 얘기다. 2007년 12월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에게 531만표 차의 압승을 거두며 국민적 기대 속에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그러나 최근 잇따른 친·인척, 측근의 비리에다 사회 양극화의 그늘에 가려 출범 후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남은 1년은 더 없이 소중한 시간”이라면서 “하루도 소홀함 없이 마지막날까지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다. 임기 1년을 남겨 둔 이명박 정부의 경제·외교·복지정책과 남북관계 등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공과를 짚어 본다. [경제] 금융위기 속 무역 1조달러 시대 열어… 일자리·실질소득 줄어 민생경제 신음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 회생을 바라는 국민들의 뜨거운 기대 속에 4년 전 임기를 시작했고, 이제 시장의 냉정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두 번의 경제위기를 겪는 등 외부 상황이 녹록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경제분야에 대한 평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야권에서는 참여정부와 비교하면 낙제점에 가깝다고까지 비난한다. MB노믹스의 강행으로 저성장 고물가와 사회 양극화가 심화됐고, 일자리 감소로 민생경제가 파탄났다는 것이다. MB정부의 핵심 공약은 ‘747’(연 7% 경제성장, 10년 내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강국진입)로 요약되는데, 4년 평균 3.1%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데 그치는 등 수치상으로는 목표에 미달한 게 사실이다. ●4년간 평균 성장률 3.1% 그쳐 또 MB노믹스의 핵심은 ‘낙수효과’(트리클다운)였으나 이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기업들을 위해 고환율, 저금리 정책을 지속하면서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고 투자와 고용에 나서면 그 부(富)의 효과가 일반 서민들에게까지 밑으로 흘러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소득 양극화를 부추기면서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이 더욱 심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성장 위주의 거시정책을 지속하면서 고물가를 초래했고, 실질소득이 줄면서 서민의 삶이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참여정부 때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연평균 2.9%였지만, MB 정부는 4년간 연평균 3.6%를 기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러나 “소득불균형을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현 정부 들어서는 오히려 개선됐다.”고 반박했다. ●7대 수출국 도약·신용등급 상향 경제지표나 수치로 보면 지난 4년간 경제분야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전 세계적인 현상인 청년실업률도 유럽 등 주요국에 비해 양호하며, 지난해부터는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대부분의 국가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지만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상향조정됐다. 국가채무비율도 이명박 정부 들어서 국민의 정부(6.7% 포인트), 참여정부(12.1% 포인트) 때에 비해 증가속도(2.6% 포인트)가 크게 둔화됐다. 우리나라는 2010년 세계 7대 수출국으로 도약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다.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경제영토도 세계 3위로 넓어졌다. 특히 열린 고용사회를 지향하면서 공공기관 신규채용시 고졸자 비중을 올해 2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고졸자 채용을 늘리는 것도 대표적인 현 정부의 성과로 꼽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정치] ‘脫여의도 정치’ 여당과 소통부재 불러… 세종시·신공항 등 이슈때 지원 못 받아 취임 이후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와의 관계를 ‘탈(脫)여의도’로 설정했다. 이 대통령 스스로 여의도와 인연이 많지 않아 매인 것이 적었다는 점은 대선 때 유권자들에게 호감을 주는 요소이기도 했다. 실제로 국민들은 ‘여의도식 정치’와는 차원이 다른 ‘통치’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탈여의도는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먼저 발생했다. 이른바 ‘소통의 단절’이 먼저 터져 나왔다. ●특임장관 신설도 부작용만 불러 이 대통령은 특임장관직을 신설하고 당·정·청 회의체를 활성화시키는 등의 조치로 정치를 부활시키려 했지만, 정치는 살아나지 않았다. 특임장관은 ‘위인설관’ 시비에 시달렸고, 당·정·청 회의는 청와대의 의사전달 통로쯤으로 인식됐다. 이후에는 현실로서의 정치를 외면하려한 것 아닌가 하는 지적도 제기됐다. ‘레임덕’이라는 실체를 부정해 온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절대 없을 것이라던 친·인척과 측근 비리의혹이 터져나왔는데, 사전에도 나오는 레임덕이 없을 것이라고 하는 생각이 현실성 결여를 입증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내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친박근혜계’의 실체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는 야당보다는 여당과의 관계 유지에 실패하면서 더 어려움을 겪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친이 직계의 관리도 원활하지 않았다. 창업의 1등 공신으로 꼽히는 정두언·정태근 의원은 정권이 출범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당 내 야당의 역할을 해 왔다. 이러다 보니 세종시 건설안 수정과 동남권 신공항 신축 문제 등 대형 이슈마다 정치권의 도움을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여당 내 지원도 변변히 이끌어내지 못했다. ●친이 직계 관리도 실패 이런 과정을 거쳐 지금 청와대와 여의도는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4·11 총선 공천과 관련, 청와대는 당과 연결점도 갖고 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북 관계, 4대강 정비사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원자력발전소 증설,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 임기 말 현안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정치 복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복지] 역대정부 중 복지지출 최고수준 증가… 올해부터 5세이하 보육료 전액 지원 이명박 정부 들어 복지분야 지출은 역대 정부 중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61조 4000억원이던 복지예산은 올해 92조 6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연평균 8.5%의 증가세다. 총지출 대비 복지지출의 비중 역시 2007년 25.8%에서 올해 28.5%로 늘었다. ●복지예산 비중 28.5%로 늘어 이처럼 늘어난 복지재원을 바탕으로 이명박 정부는 사회안전망을 대폭 확충했다. 아동·노인·장애인 등 다양한 복지수요층을 대상으로 출산부터 노후까지 맞춤형 지원을 해주는 생애주기별 복지제도를 구축했다.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자녀양육 부담도 완화했다. 2008년 차상위 계층에 한정됐던 보육료 전액지원 대상을 점진적으로 확대, 지난해부터는 중산층(소득하위 70%)도 혜택을 받도록 했다. 2009년에는 양육수당을 처음으로 도입, 차상위계층 가정 보육 아동(0~2세)에게 월 10만~2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보육관련 예산을 2007년 1조원에서 4조원으로 대폭 확대해 부모의 소득에 관계없이 5세 이하 아동을 둔 모든 가정에 보육료를 전액 지원키로 하는 등 책임보육시스템을 구축했다. 장애인을 위해서는 2010년 장애인연금(대상자 32만 7000명, 월 17만 4000원)을 도입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중증장애인들에게 방문목욕·간호 비용을 지급하는 장애인 활동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치매 등 노인성질환을 가진 노인들에게 가사지원 서비스를 지원하는 노인장기보험도 2008년 도입했다. 또 일선 시·군·구에 복지담당공무원을 오는 2014년까지 7000명 충원하는 등 보건·복지·고용 등 서비스를 통합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 호평 특히 지난해부터는 독거노인의 정서적 고립과 고독사(死) 예방을 위해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을 시작해 노인들로부터 “역대 정부 정책 중 가장 실효성 있는 서비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현 정부 출범 이후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3대 서민금융상품을 출시, 사채를 이용하거나 20~30%대의 고금리 부담을 져야 했던 저신용·저소득 계층에 저금리 자금을 공급, 생계난 완화에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외교안보] 천안함·연평도 도발 뒤 6자회담 표류…자원·에너지외교 확대 속 CNK 잡음 이명박(MB)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비핵·개방·3000’을 핵심 대북정책으로 표방했으나 취임 4주년을 맞은 지금 이 정책목표의 실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졌다. 첫 단계라 할 북한의 비핵화부터 6자회담 표류 등으로 인해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비핵화가 진전을 거두지 못하면서 다음 단계인 북한의 개방, 이를 통한 북한 국민소득 3000달러 달성은 물 건너가는 상황이다. 김정은 체제의 안정이 시급한 북한 역시 임기 말에 접어든 이명박 정부와의 관계 진전에는 뜻을 두지 않고 있다. 급작스러운 도발 사태를 억지하는 등 안정적인 남북관계 관리가 당면과제가 된 셈이다. ●‘통일 항아리’엔 정치권 무관심 정부도 지난해부터는 ‘비핵·개방·3000’을 언급하는 대신, 상생과 공영의 남북관계,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 등을 앞세우고 있다. 2010년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 이후 5·24 제재 조치 등 대북 강경책을 지속하면서, 정상적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대북 원칙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다고 자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유연한 대북정책’을 표방하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 조치와 남북 적십자회담 실무접촉을 제안하는 등 대화 여건 조성에 나섰지만 북한은 정작 별다른 호응을 하지 않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 정책 추진에 한계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통일부가 야심차게 추진해 온 ‘통일 항아리’ 마련 등 통일 기반 구축 정책도 정치권 등의 무관심 속에 표류하고 있다. 반면 MB 정부의 외교정책은 한·미 동맹 강화 및 ‘글로벌 코리아’ 실현을 위한 국격외교 추진에서 상당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해 10월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를 통해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선진 공여국으로 바뀐 위상을 강화하고, 공적개발원조(ODA)의 확대·선진화 등을 추진한 것은 국격외교에 상당히 기여했다는 평가다.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역시 G20(주요 20개국)의 일원으로 성장한 글로벌 코리아의 위상을 거듭 확인시켜 주는 의미를 지닌다. ●대중·대일외교는 다소 미지근 또 적극적인 자원·에너지 외교로 아프리카·중동·남미 등 전략 지역으로의 진출 기반이 확대된 점도 현 정부 외교정책의 공으로 평가된다. 다만 CNK 사태 이후 자원외교가 위축되면서 범정부 차원에서의 자원외교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탈북자 북송 논란에서 보듯 대중·대일 외교에 있어서는 정상 간 빈번한 셔틀외교에도 불구하고 독도·교과서·위안부 문제 등 현안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북은 무얼 위해 대화는 거부하고 협박만 하나

    세습권력 교체기의 북한이 남북대화를 외면하며 대남 공세를 노골화하고 있다. 어제 서북해역에서 실시된 우리 군의 연례적 사격훈련을 트집잡고 나섰다. 엊그제 북한군 전선서부지구사령부 명의로 ‘무자비한 대응타격’ 운운하며 남측 민간인들에게 “안전지대로 대피하라.”고 위협하더니, 어제는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연평도 포격전의 몇 천배 되는 무서운 징벌”을 공언했다. 남북 구성원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개탄스러운 행태다. 북한 당국이 일련의 거친 언사로 스스로 고립을 부르는 꼴이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 등 남측이 내민 대화의 손길을 뿌리치면서 의도적으로 긴장 조성에 열을 올리면서다. 진행 중인 한·미 연합 잠수함 훈련이나 27일 예정된 키리졸브 연습 등은 모두 우리 측의 연례적인 훈련이다. 특히 이번 해병대의 사격훈련은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사태 등과 같은 북한의 도발 재연에 대비한 방어훈련일 뿐이다. 북한의 시비는 적반하장인 셈이다. 물론 연평도를 포함한 서해5도 인근 해상의 분쟁수역화와 북방한계선(NLL) 무효화를 노린 계산된 도발일 것이다. 어찌 보면 북한의 대내적 불안정성이 강경한 대남 공세로 투사되고 있는 측면도 있다. 김정일 사망 이후 김정은으로의 권력 이양 과정에서 대남 긴장을 고조시켜 내부적 결속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타기해야 할 구태다. 그러나 의도가 어디에 있든 북한의 이런 행태는 자충수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천안함 사태 이후 움츠러든 남쪽의 대북 지원 여론을 더욱 꽁꽁 얼어붙게 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다. 우리는 짐짓 남북 간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북한의 의도를 꿰뚫어 보면서 이에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 서해 5도 주민들이 해병부대의 사격훈련 기간 중 질서 있게 대피소로 이동하는 등 동요하지 않고 성숙한 대응 자세를 보인 것은 그래서 다행스럽다. 물론 정부는 혹시라도 북한이 연평도 포격과 같은 만행을 다시 저지를 경우 도발의 원점을 타격해 제거한다는, 정해진 매뉴얼을 의연하게 실천에 옮겨야 한다. 하지만 북한의 거친 언사에 미리 불필요한 입씨름으로 맞설 이유는 없다고 본다.
  • [지방 뉴타운도 차질 빚나] 입주민은 농지 못구해 ‘고립’… 郡은 미분양에 재정 ‘부담’

    [지방 뉴타운도 차질 빚나] 입주민은 농지 못구해 ‘고립’… 郡은 미분양에 재정 ‘부담’

    지난 15일 전남 장성군 삼서면에 자리 잡은 농어촌 뉴타운에서 전국 첫 입주자가 나왔다. 강원도에서 귀농한 박동신(48)씨가 주인공. 장성 뉴타운에는 이번달 말까지 20가구, 3월 23가구, 4월 43가구, 5월 114가구가 입주한다. 광주에서 108가구, 수도권에서 39가구가 옮겨왔고, 장성군 출신은 35가구로 파악된다. 장근택 전남도 행복마을과장은 19일 “장성 뉴타운은 전국 5개 시범지구 중 가장 빨리 진행돼 다른 지역의 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성·고창군을 제외한 나머지 농어촌 뉴타운 시범지구 3곳이 장성·고창 모델을 따르기는 힘든 처지이다. 분양률이 저조한데다 뉴타운 입주자들이 자립기반인 농지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률이 낮다는 이유로 이미 당초 사업계획이 여러 차례 변경돼 뉴타운 사업의 목표가 모호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어촌 뉴타운 사업은 원래 30~40대 젊은 귀농 인력을 농어촌에 유치하기 위해 주택과 함께 도로·상가 등 기반시설을 동시에 조성하는 사업으로 출발했다. 2009~2011년 전남 장성과 화순에 200가구씩, 충북 단양·전북 장수·전북 고창에 각 100가구씩 모두 700가구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시범사업 단계를 거친 뒤 올해부터 2017년까지 53곳에 뉴타운 지구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분양률이 저조해지면서 입주 대상자는 만 30~49세에서 만 25~55세로 확대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분양가도 인하됐다. 지역별로 분양률 편차가 큰 이유는 ‘입지 조건’ 때문이다. 자동차로 20분 만에 광주에 진입할 수 있는 장성의 분양률은 높지만, 도심과 10㎞ 이상 떨어져 외진 곳에 조성된 뉴타운에서는 분양률이 저조했다.입주자들이 일종의 개발이익을 기대하며 이주했을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분양률이 낮은 장수군 관계자는 “아무래도 개발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곳에서는 입주자 모집이 수월했다.”면서 “장수 뉴타운은 외진 곳에 있어서 개발이익도 기대하기 어렵고, 자녀 교육에도 어려운 여건이어서 분양을 받은 20가구 중 자녀를 둔 가구가 한 가구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성에서는 분양은 잘됐지만 비싼 땅값 때문에 주변 농지를 구하기 어렵다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장성 입주예정자인 윤모(50)씨는 “뉴타운 입주자 200가구가 농지를 구할 계획으로 소문이 나니 주변 땅값이 2배 이상 뛰었다.”면서 “군에서 사과단지를 육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고 했지만 무산됐고, 결국 지역 농협에서 뉴타운 거주자들에게 비닐하우스 10동을 임대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뉴타운 초기에는 가까운 광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지 확보가 미뤄질수록 뉴타운 주민들의 자립 시기도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단양군·장수군 등은 군유림을 농지로 전환하는 등 뉴타운 입주자의 농지 확보를 적극 돕고 있지만, 이는 군 재정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2010년 국토연구원은 ‘농어촌 뉴타운 사업 발전방향’ 보고서에서 “사업 방식을 신규마을 조성방식에만 의존해 토지매입비가 과다하고, 이에 따라 사업비가 오르면 분양가격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 예산정책처 역시 올해 예산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입주 신청이 저조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공사를 추진해 실제 입주율마저 저조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화순군의 경우 총 489억 9700만원의 예산 가운데 국비 보조금은 128억 1400만원이다. 이 밖에 농협이 대출 형태로 조달해주는 125억 6000만원에 대한 연 3% 이자비용과 군에서 조달하는 236억 2300만원은 지자체 부담으로 남았다. 분양가를 낮춰서 생기는 손해나 입주시기가 늦춰지면서 불어난 이자 비용, 뉴타운 입주자의 농지 확보를 위한 혜택 등을 합치면 지자체들의 부담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 역시 2010년 203억 1600만원, 지난해 246억 4800만원 등 매년 수백억원씩 예산을 투입한 끝에 농어촌 뉴타운 사업은 시범사업으로 마무리될 판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美 “이란 새 核기술 주장은 협상용”

    이란이 15일(현지시간) 발표한 새 핵프로그램에 대해 국제 사회는 ‘협상용 과장’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실제로 이란은 발표 전날 핵 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미국에 보내는 등 ‘양면작전’을 편 것으로 드러났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이란의 발표에 대해 ‘이란 국민을 상대로 한 국내용이며 협상을 겨냥한 과장’이라고 일축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새로운 내용이 없고 큰 뉴스도 아니다.”면서 “이란은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기 바라면서도 핵 역량에 대해 엄포를 놓을 필요성을 느끼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서방 측의 경제적 제재와 외교적 고립으로 인한 압박감이 작용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고립에서 비롯된 파급효과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한 도발”이라고 의미를 제한했다. AP는 전날 이란이 핵협상 대표인 사이드 잘릴리 명의로 미국에 보낸 서한을 입수해 이란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서한은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최고대표가 지난해 10월 보낸 대화 재개 요청 서신에 대한 답장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 정부는 EU와 공조해 국제은행 간 자금결제통신망(SWIFT)에서 이란을 제외해 이란과 다른 나라 간의 금융망을 단절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리애나 로스 레티넌 미 하원 외교위원장(공화·플로리다)은 최근 SWIFT를 통한 이란 제재안을 발의했다. SWIFT 이사회는 이란 은행과 거래하는 이들을 시스템에서 축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회의를 조만간 열 것으로 알려졌다. SWIFT는 전 세계 210개 국가 간 이뤄지는 하루 평균 1800만건의 대금지급 의뢰를 처리한다. 한편 미국인 과반수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의 군사행동도 불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미국인 1501명에게 설문한 결과 58%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는 게 군사충돌을 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얼어붙은 지구…우주에서 바라보니 “덜덜”

    얼어붙은 지구…우주에서 바라보니 “덜덜”

    북극을 연상케 하는 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마찬가지로 강추위로 인해 꽁꽁 얼어붙은 유럽의 모습을 담은 위성사진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동유럽 등지에서는 기온이 영하 40도 가까이로 떨어지면서 한파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불가리아에서는 한파로 인해 단단하게 얼었던 눈이 녹으면서 댐의 벽을 부수는 등의 피해를 입었으며, 루마니아는 146곳이 눈보라로 도로가 막혀 수 백 명의 시민이 고립되는 사태를 겪었다. 루마니아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한파로 인해 전기공급이 중단된 가구도 수 백 채에 이른다.”고 말해 사태의 심각성은 연상케 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무려 8일간 계속된 한파로 135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최근 공개된 위성사진은 유럽에 닥친 한파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한다. 사진 속 유럽대륙의 상당수가 흰 눈으로 덮여 있는 것. 하지만 위기극복을 위해 만든 유럽위원회 측은 “진짜 ‘최악의 날씨’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해 우려를 더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다가오는 2주가 정말 힘든 시간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파로 인해 꽁꽁 얼어붙었던 눈 등이 녹기 시작하면서 한파보다 더 끔찍한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여기에 유럽 각국이 한파로 인해 가스 등 생활에너지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불편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우크라이나를 통해 동부 유럽으로 공급되는 러시아산 가스가 최근 10% 가량 줄었고 폴란드와 슬로바키아도 공급량이 각각 7%, 30% 감소함에 따라 가스부족 사태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글로벌 시대] 영국과 유럽/강승중 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글로벌 시대] 영국과 유럽/강승중 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영국은 유럽국가인가? 우리는 영국이 지리적으로나 역사·문화적으로 당연히 유럽국가에 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과거 프랑스의 드골 대통령은 “대서양에서 우랄까지”라는 구호 하에 유럽통합을 제안하면서, 영국에 대해서는 “(미국이 유럽에 보낸) 트로이의 목마”라고 비판하고 1963년 영국의 유럽경제공동체(EEC) 가입 신청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였다. 최근에는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방안을 놓고 사사건건 영국에 대해 퉁명스럽게 반응하고 있으며, 그 와중에 영국을 “섬나라”라고 지칭하면서 유럽 대륙국가와 차별화하는 발언을 하였다. 영국 쪽에서도 “영국은 유럽과 다르다.”라는 정서가 흐르고 있다. 사실 영국과 대륙국가와의 갈등은 뿌리 깊은 것으로, 역사적으로 영국은 대륙 내에 패권국가가 등장하지 못하도록 항상 견제해 왔다. 에스파냐, 프랑스, 오스트리아, 독일 등의 패권국가가 떠오를 때마다 그 경쟁국과 손을 잡아 대륙 내 세력균형을 유지하면서 자국의 이익을 보호해 왔다. 실제 이러한 대륙 내 세력균형 노력이 실패하여 대륙을 석권한 나라가 등장할 때마다 영국의 안전과 이익은 위협받았다. 나폴레옹 시절의 프랑스나 히틀러가 지배하던 독일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견제와 갈등의 전통에 더하여, 영국은 초강대국 미국과 인종적·언어적 동질성과 문화적 정서를 공유하는 ‘특별한 관계’에 있고, 과거 식민지 국가들과 영연방이라는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어 유럽통합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영국 내에는 이러한 정서를 바탕으로 유럽통합 참여에 반대의사를 드러내는 ‘유럽회의론’(Euroscepticism)이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통합 노력에 참여하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정책을 취해 왔다. 영국은 유럽연합(EU)에는 가입하였지만, 경제통화동맹(EMU)에는 가입하지 않고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비유로존 국가로 남아 있는 것이다. 작년 10월에는 영국 의회에서 EU 탈퇴에 대한 투표가 실시되어 비록 압도적 표차로 부결되기는 하였지만, 집권 보수당에서 81명의 탈퇴 찬성표가 나와 영국 정가를 시끄럽게 하였다. 최근 유로존 위기 대응 과정에서 영국은 기존의 유럽회의론적 입장에 더하여 금융 중심지로서 런던의 위상을 보호하여야 한다는 이해관계에 사로잡혀 독불장군식의 정책을 고집함으로써 EU 내에서 점점 고립되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로존 위기 극복을 위하여 EU의 통합을 강화하여야 한다는 독일 등의 주장에 대해, 영국은 오히려 비대해진 EU 본부의 권한 일부를 각국 정부로 환원해야 한다고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금융거래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프랑스·독일의 주장에 대해서도, 런던의 금융거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보호하기 위하여 맹렬히 반대하고 있다. EU 내에서 영국의 고립을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인 사건은 작년 12월 EU 정상회의 때 제안된 신재정협약에 대해 27개 회원국 정상 중 오직 영국의 캐머런 총리만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야당인 노동당뿐 아니라 연정 파트너인 자유민주당에서도 비판의 소리가 높았고, 영국이 결국 EU의 주변국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었지만, 실제 영국 내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캐머런 총리에 대한 지지가 더 높게 나왔다. 그러면 영국이 유럽을 떠나서 존재할 수 있는가? 지정학적으로 영국은 유럽의, 또 그 연합체인 EU의 일원일 수밖에 없다. EU는 영국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이며 영국을 찾는 관광객의 다수도 EU 국민들이다. 그러나 최근의 유로존 위기 대응과정에서 독일의 영향력 확대가 두드러지고 있는 반면, 영국은 점점 외톨이가 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영국이 고립에서 벗어나려면 과거의 유산을 벗어버리고 진정으로 유럽 대륙과 화해하고 연대를 추구하여야 한다. 정치 지도자들이 보수적 관념의 틀을 깨고 보다 실용적으로 정책 접근을 해야 할 것이다.
  • 지구촌 북반구 ‘시베리아의 습격’…사망 속출·가스 비상

    이례적인 한파로 일본과 중국 북방은 물론 동유럽과 러시아까지 꽁꽁 얼어붙었다. 최저 섭씨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혹한에 저체온증과 동상 등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러시아~동유럽 지역에서는 가스와 생활용품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우크라이나와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동유럽 곳곳에서는 2일(현지시간) 오전까지 적어도 16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일본에서는 최고 3m가 넘는 눈폭탄 세례로 56명이 목숨을 잃었다.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인 이탈리아에서도 이례적인 폭설이 내렸고, 지중해 북부의 프랑스 코르시카섬에서는 폭설로 전기공급이 중단됐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는 섭씨 영하 33도를 밑도는 한파가 급습해 최근 5일 동안 적어도 4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망자의 대부분은 저체온증에 걸린 노숙자들이라고 당국은 밝혔다. 또 동상과 저체온증 등으로 500여명이 임시 시설에 수용돼 식수와 식량을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동부 유럽의 겨울 기온은 통상 영하 15도 안팎 수준이다. 터키 북서부 흑해 연안의 항구도시 종굴다크 연안에서는 눈보라로 화물선이 침몰해 선원 11명 가운데 8명이 실종된 상태다. 러시아산 원유와 생활용품 운반 루트인 보스포러스 해협은 폭설로 이틀째 폐쇄되고 있다. 현재 7척의 유조선이 보스포러스 해협에 발이 묶여 있다고 현지 해안 경비대는 전했다. 불가리아 쪽 흑해는 58년 만에 결빙됐다. 불가리아와 이웃한 루마니아에서도 갑작스런 강추위에 20여명이 숨졌고, 폴란드에서는 일산화탄소 중독 등으로 5명이 희생됐다. 슬로베니아에서는 시속 180㎞의 강풍까지 동반돼 건축물 등이 파손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특히 러시아에 한파가 닥치는 바람에 유럽 지역은 가스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러시아의 국영 천연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이 국내 가스 수요 급증에 따라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량을 감축한 데 따른 것이다. 평상시 영하 20도 안팎인 모스크바와 주변 도시들은 최저 영하 30도 안팎의 이례적인 한파에 시름하고 있다. 이탈리아 관리들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국경을 통해 이탈리아에 공급되는 러시아산 가스공급량이 평상시 대비 10% 줄었다. 유럽집행위원회(EC) 대변인은 지하 가스 비축분과 대체 루트 활용으로 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유럽 각국은 향후 기상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시베리아 기단의 찬 공기가 밀려 내려오면서 동유럽 지역이 한파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경우 유럽 남동부 지역의 저온 현상이 독일 등지로 퍼질 수 있다고 유럽기상서비스네트워크는 경고했다. 일본 NHK 등에 따르면 2일 오전 현재 야마가타현에 358㎝, 아오모리에 133㎝, 도야마에 56㎝의 눈이 내리는 등 북서부 지역의 적설량이 평년의 2배를 넘고 있다. 아오모리현에서는 차량 100여대가 고립됐고, 아키타현 센보쿠시에서는 온천여관 주변에서 눈사태가 일어나 노천욕을 하던 손님 3명이 숨지기도 했다. 중국 북방지역에도 46년 만의 한파가 닥쳐 네이멍구(內蒙古)의 최저기온이 영하 46.9도까지 떨어졌고, 헤이룽장성 모허 현에서는 수은주가 영하 44.4도까지 내려갔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외부 통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농작물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글로벌 시대] 한국의 정국 변화와 동북아/류진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

    [글로벌 시대] 한국의 정국 변화와 동북아/류진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 교수

    4월의 총선, 12월의 대선을 앞두고 한국 정치판도에 큰 변화가 보이고 있다. 김대중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로 이어지는 대북한 화해협력 정책이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서는 크게 달라졌음을 생각할 때 한국 정치판의 향배는 남북관계와 동북아정세의 큰 변수가 아닐 수 없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가치동맹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안보전략을 적극적으로 도우며 추종해 왔다. 안보영역에서 한·미 협력을 강화했고, 북한 견제 및 고립 정책을 시도했다. 한반도는 갈수록 긴장국면으로 치달았다. 이명박 정부는 중국의 한반도정책에 대해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몇년 새 중국과 한국 사이에는 유쾌하지 못한 일련의 일들이 벌어졌고 두 나라 정치관계는 냉담했다. 양측의 불신도 커졌다. 베이징 주재 한국 대사는 한국의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 중국은 이를 감싸고 지지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한·중 두 나라는 전략적 대화의 계기를 다시 마련하게 됐다. 지난해 12월 27일 서울에서 두 나라 외교 차관급 고위 전략대화가 열려 김정일 사후 한반도 및 동북아 상황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양측은 전략적 대화와 정보 교류를 강화하기로 약속했고,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더욱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 양측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도록 더 노력하면서 긴장국면을 조성하는 것을 피해 나간다는 데도 입장을 같이했다. 중국 측은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새로운 역사의 기점에서 양측은 복잡다단한 아시아·태평양의 상황에 대해 더욱 긴밀한 전략대화를 진행해 나가자고.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정책은 일관되고 명확하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 비핵화의 실현, 남북한 양측의 대화 및 관계개선이며 최종적으로는 통일이다. 비핵화와 관련, 어려운 문제는 북한의 핵개발 의지다. 김정은 정권은 선대의 유산 가운데 핵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 준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국가주권을 수호하고, 국가안전을 확보할 수단으로 여긴다. 이에 대해 미국과 한국, 일본 세 나라는 6자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우라늄농축 활동을 중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누가 먼저 화해의 첫발을 내디딜까. 관련국들이 도달했던 합의들을 동시적으로 이행하면 안 되는 걸까. 과거의 합의들은 동시행동을 규정하고 있고, 전제조건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남북관계 진전 및 통일과 관련해 중국은 외세 지원을 받은 남측이 북한을 집어삼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남북한 국민들의 자발적인 의지에 따른 통일을 희망한다.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능력은 제한돼 있다. 과대평가하지도 말아야 할 것이다. 한·중 두 나라는 1992년 수교한 뒤 급속한 관계발전을 이뤄냈지만 여전히 상당 수준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제약을 받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정부의 전략중심이 중동과 유럽에서 아·태지역으로 옮겨지고, 아·태지역 및 동북아지역에 대한 개입이 강화되면서 중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경계도 높아지게 됐다. 한편 중국은 대북한 관계를 강화하면서, 북한 각 분야에 대한 지원과 원조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중국과 한국의 정치, 안보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 중국은 보다 개방적이고 협조적인 태도를 취하기를 원하며, 한·미 두 나라와 협력 강화를 기대한다. 김정일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 커트 캠벨 미 국무부 차관보, 이명박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의 중국 방문이 이뤄졌고, 북한 정세와 한반도 문제에 대한 관련 국가들의 논의가 이뤄졌다. 우리는 희망한다. 동북아의 공동 번영을 이뤄나가기 위해서 한국과 중국은 한 배를 타고 있다는 생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 보다 적극적으로 전략적 대화를 심화시켜 나가기를 정말 기대한다.
  • 이란만 때리고 北 언급 안해…새 지도부 향한 ‘무언의 기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연두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후 들어선 북한의 새 지도부를 자극하지 않고 변화를 기대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상·하원 연두 국정연설에서 이란 핵 문제를 언급하면서도 북핵 문제는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국정연설에서는 “한반도에서 우리는 동맹인 한국을 지지하면서 북한에는 핵무기 포기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한다.”고 했고, 앞서 2010년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는 “북한은 점증하는 고립과 더욱 강력한 제재에 맞닥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란 핵 문제 해법을 놓고 한때 분열됐던 세계가 외교력을 통해 하나가 됐다.”며 국제 공조를 통한 이란 제재로 이란은 역사상 가장 고립됐고 제재가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얻는 것을 단호하게 막을 것”이라며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옵션도 테이블에서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군사 대응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평화적인 해법은 여전히 가능하다.”라고 강조한 뒤 “이란이 국제적 의무를 지켜 나간다면 국제공동체와 다시 통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유럽과 아시아에서 우리의 오랜 동맹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상태이고, 미국과의 연대는 더 강해졌다.”며 “우리는 미국이 태평양 국가임을 분명히 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주요 성과물 중 하나로 제시하면서 “조만간 디트로이트, 톨레도, 시카고에서 수출된 미국의 신형 차들이 서울의 거리를 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디트로이트, 톨레도, 시카고는 GM, 크라이슬러, 포드 등 미국 3대 자동차 회사의 공장이 있는 도시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중국 등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조사하기 위한 ‘무역단속반’과 금융계의 부당이익을 감시하는 ‘금융범죄반’ 등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관타나모수용소 10년 수감시설 캠프5·6 가다 (4·끝)] 수용소 건물은 ‘철옹성’

    [관타나모수용소 10년 수감시설 캠프5·6 가다 (4·끝)] 수용소 건물은 ‘철옹성’

    19일 오전 6시(현지시간) 관타나모 수용소로 향하는 기자의 머릿속은 흥분과 긴장으로 터질 듯했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테러리스트들을 가둔, 세계에서 가장 고립적인 감옥이 지척에 있었다. 숙소에서 차로 20분 거리의 수용소 건물은 과연 성(城)처럼 웅장했다. 삼중, 사중 철책 위에 철조망을 얹은 수용소 담장은 어른 키 2배 높이였고, 중간중간 감시용 망루가 솟아 있었다. 불과 20여m 간격으로 최신식 가로등이 세 겹으로 촘촘히 늘어서 있고, 곳곳에서 감시 카메라가 눈을 번득이고 있었다. 담장에서 50여m 앞은 바다였고 해안을 따라 철책이 쳐져 있었다. 겉모습만으로도 영화에서와 같은 탈옥은 아예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를 수호하는 명예로운 경계’라는 푯말 옆 철책형 출입구에서는 강도 높은 검색이 이뤄지고 있었다. 사람이 드나들 때마다 경비병은 “문 열어”(open)라고 큰 소리로 외친 뒤 열쇠로 문을 열었다. 그리고 다시 “문 닫아”(close)라고 외치면서 자물쇠를 채웠다. 기자가 찾은 수용소는 전체 171명의 수감자 중 85%가 모여 있는 캠프 5, 6이었다. 캠프5는 경비병을 폭행하거나 집기를 파손하는 등 수용소 규칙을 위반한 수감자를 가두는 ‘징계형 감옥’으로 관타나모에서 가장 혹독한 곳이다. 100개의 독방을 갖춘 캠프5 건물에 들어서자 중앙 모니터실을 기준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퍼진 실내가 나타났다. 실내 기온은 연중 섭씨 24도를 일관되게 유지한다고 한다. 캠프5의 독방은 8㎡ 넓이로 좁았다. 가로 10㎝, 세로 1m의 가냘픈 창문 밑으로 계단식 시멘트 침상과 매트리스가 있었는데 폭이 1m 남짓으로 잠자다 잘못 뒤척이면 떨어질 것처럼 좁아 보였다. 그리고 바로 시멘트 바닥이었고, 파손할 수 없도록 쇠로 만든 변기와 세면대, 스테인리스 재질의 특수 거울이 ‘가구’의 전부였다. 캠프5 수감자들은 주황색 옷차림으로, 흰옷을 입는 다른 캠프 수감자와 구별되며, 밥도 독방에서 혼자 먹는다. 식사는 미닫이형 철제문에 작게 뚫은 구멍을 통해 제공된다. 수용소 측에 따르면 수감자는 식성과 기호에 따라 채식과 육식 등 다양한 음식 유형을 택할 수 있다. 수감자들에게는 고급 생수와 취침용 귀마개, 겨드랑이 냄새 제거제 등도 제공된다. 경비병들은 하루 24시간 잠시도 쉬지 않고 1~3분 간격으로 복도를 오가며 창문을 통해 수감자들을 감시한다. 캠프5 수감자는 1주일에 4시간 ‘TV방’에서 혼자만의 여가 시간을 갖는다. 사전 검열된 22개 TV 채널과 15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미국 신문과 아랍어 잡지 등도 비치돼 있다. 다만 소파에 앉아 족쇄를 차고 있어야 한다. 최대 1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캠프6은 캠프5보다 많은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기자가 찾은 시간이 아침 8시였는데 벌써 수감자 서너 명이 교실에서 민간인 교사로부터 미술 수업을 받고 있었다. 발에 채워진 족쇄와 미군들이 오가며 감시하는 것만 아니면 지극히 평화로워 보였다. 많이 먹고 적게 움직여서 그런지 하나같이 살찐 모습이었다. 한 장교는 “캠프6은 교실에서만 족쇄를 채운다.”면서 “미술 수업이 가장 인기 있고 영어, 컴퓨터 강좌도 있다.”고 했다. 수감자가 장소를 이동할 때는 수갑을 차고 군인 3명의 호송을 받지만, 식당이나 휴게실 안에서는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다. 유리창 밖에서 수감자의 동선을 감시하는 병사들과 폐쇄회로 TV가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운동장에는 축구 골대와 러닝머신 등이 있다. 경비병력 900명을 통솔하는 관타나모 수용소 부소장은 “수감자들은 언제든 변호인을 만날 수 있고 아랍어 통역도 24시간 대기하고 있으며, 미군과 똑같은 의료시설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인권침해 논란을 잠재우려는 듯 미국은 관타나모 수감자들에게 죄인치고는 양질의 수감 환경을 제공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감자들을 직접 보니 아무 연고도 없는 지구 반대편에 가두는 게 과연 합당한 일인가 하는 근본적 질문이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었다. 글 사진 관타나모(쿠바)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아인혼 “모든 파트너 이란원유 구매 줄여야” 김재신 “국제노력 동참… 급격한 조치 부작용”

    아인혼 “모든 파트너 이란원유 구매 줄여야” 김재신 “국제노력 동참… 급격한 조치 부작용”

    “우리는 (한국을 비롯한) 우리의 모든 파트너들이 이란으로부터의 원유 구매와 이란 중앙은행과의 거래를 줄여줄 것을 권한다.”(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조정관) “(대이란 제재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겠다. 그러나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미 간 계속 긴밀하게 협력하자.”(김재신 외교통상부 차관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에서 만난 대이란 제재 관련 한·미 협의 대표들은 이렇게 날선 공방을 벌였다. 신경전은 아인혼 조정관이 협의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이란 상황과 북한은 연관돼 있다.”며 한국 측의 국제적 의무를 강조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이란 사태의 진전이 우리가 북한 문제에 대한 진전을 거두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란 문제에 대해 한·미 정부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란도, 북한도 비확산 문제이고 이를 해결하려면 한국 등 국제사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인혼 조정관은 김 차관보와 1시간가량 협의한 뒤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테러금융담당 차관보와 함께 기자들과 별도로 만나 “한·미 양국의 국익에 이란 문제도 포함되는 만큼 우리 측과 협력해 나갈 것을 희망한다.”고 측면 압박을 이어갔다. 특히 글레이저 차관보는 “전체 국제사회가 이란산 석유 의존을 줄이고 이란 중앙은행을 고립시키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한국도 이 같은 국제적 노력에 걸맞은 결정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측 대표단의 거센 공세에 우리 측은 대이란 제재가 필요한 만큼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당장 원유 감축 규모 등을 협의하는 대신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 측의 동참 요구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했고, 국내적으로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며 “그러나 급격한 조치는 한국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미측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방수권법으로 인해 우리 금융기관이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면 곤란하다는 입장을 확실히 밝혔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미가 같이 노력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한·미가 서로의 입장을 확인함에 따라 협의에서는 이란산 원유 감축 비율 등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대신 우리 측은 미국의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대한 증산 요청 상황을 봐 가며 수입선 다변화 및 에너지 절감 등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고, 미측은 구체적 이행 방안을 계속 협의하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 요구를 명확히 함에 따라 대체 원유 확보 과정에서 빚어질 물가 상승을 차단하는 방안을 찾는 데 부심하고 있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소집된 간부회의에서 “물가안정책임관이라는 최근의 직책 지정에 걸맞게 차관보는 물가안정에 최우선 책임을 지고 업무를 수행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김미경·전경하기자 chaplin7@seoul.co.kr
  • “6·25전쟁은 남침… 중공군 참전은 마오쩌둥 전략”

    “6·25전쟁은 남침… 중공군 참전은 마오쩌둥 전략”

    “항미원조(抗美援朝)전쟁은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 아니다.” 중국 톈안먼 사태의 주역인 왕단(王丹)은 최근 타이완에서 펴낸 ‘중화인민공화국사’를 통해 6·25 전쟁 파병에 대한 역사 바로 세우기 작업을 자처했다. 그는 책에서 6·25 전쟁은 북한의 남침이었으며, 중공군 파병은 당시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신생 중국 공산당 정권 수호를 위해 전략적인 차원에서 밀어붙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중국 공산당 건국부터 톈안먼 사태 이후까지를 총 15장으로 정리했으며, 소련 자료를 바탕으로 6·25 전쟁을 연구한 역사학자 선즈화(沈志華)의 논문 등을 바탕으로 제2장 ‘조선전쟁’(朝鮮戰爭)에서 6·25 파병의 진실을 조명했다. 책은 중국 최대 종합사전 사해(辭海)를 인용해 중국인들이 6·25 전쟁에 대해 그릇된 이해를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산당은 “미군이 한국의 6·25 내전 당시 연합군의 이름으로 중국과 북한의 접경 지역인 단둥(丹東)까지 밀고 들어왔으며, 중국군은 미국의 침략을 물리치고 민족의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고 사해는 적고 있지만 이는 일반적인 견해와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6·25에 대해 항미원조전쟁이란 이름을 고집하는 것도 북의 남침을 도운 데 대한 유엔의 비판을 피하고 미국의 무력 간섭을 부각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책에서 “전쟁은 김일성이 소련과 중국으로부터 승낙을 얻은 뒤 도발한 명백한 남침”이라고 정의한 뒤 “미군의 발빠른 개입으로 전멸 위기에 처하자 같은 해 10월 중국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파병이 이뤄졌다.”고 기술했다. 그 중심에는 마오가 있었다. 그는 당시 공산당 정치국 회의에선 모두 난색을 표했고 지원을 약속했던 소련도 발을 뺐지만 마오가 파병을 고집했다고 적시했다. 마오는 총 5차례 전투 중 3차 전투에서 서울까지 점령하게 되면서 정전협정마저 거부할 정도로 자신감을 얻기도 했다. 특히 그는 마오가 민족주의 고취를 통한 공산정권의 안착을 위해 참전을 고집했다고 평했다. 실제로 당시 ‘항미원조 애국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전쟁 지원을 위한 모금 행사가 전국에서 성행할 만큼 국민을 결집하는 효과가 대단했다. 내적으로 공산당만이 외세에 맞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외적으로는 강력한 군사 이미지를 전파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그는 “중공은 한국전 참전으로 미군의 타이완 주둔을 초래해 통일의 기회를 놓쳤고, 국제적으로도 고립됐다.”면서 “통치자에게는 장점이 있지만 인민들에게는 재앙을 가져온 전쟁이었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장성택 中방문 때 北개방 검토… 내부 규율붕괴 우려해 포기”

    “장성택 中방문 때 北개방 검토… 내부 규율붕괴 우려해 포기”

    지난해 12월 사망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은 도쿄신문의 고미 요지 편집위원과 7년 동안 주고받은 이메일 대화록인 ‘아버지 김정일과 나’(문예춘추)라는 책에서 “김정은은 상징적 존재에 불과하며 기존 파워 엘리트들이 권력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이 오는 20일 발간에 앞서 17일 입수한 이 책에는 김정남과 김 위원장의 관계, 연평도 포격 사건, 김정은 체제에 대한 전망 등이 실려 있다. 이 책에는 2004년부터 지난 1월 3일까지 김정남과 고미 편집위원이 주고받은 150여 차례의 이메일 대화와 지난해 1월과 5월 두 차례의 인터뷰 내용이 포함돼 있다. 김정남은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 “북조선 군부가 자신들의 지위와 존재 이유, 핵 보유의 정당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저지른 도발”이라며 “북조선 입장에선 서해5도 지역이 교전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핵, 선군정치 모두 정당성이 부여된다.”고 설명했다. 책에는 그러나 천안함에 관련된 대목은 없었다. 김정남은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해 “이복동생이지만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 성향에 대해 잘 모른다.”며 “김정은 체제는 오래 못 갈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 체제와 관련, “장성택이 2006년 중국을 방문했을 때 개혁·개방을 진지하게 검토했고 그때 많은 사람들이 개혁·개방을 기대했다.”면서 “하지만 북한을 개방하면 외국에서 들어오는 정보 때문에 내부 규율이 붕괴될 것을 우려해 아직도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250쪽에 이르는 책의 주요 내용. ●연평도 포격 사건 북한이 한국을 포격한 배경은 교전 지역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핵 보유나 군사 우선 정치의 정당성을 가지기 위한 것이다. 권력 중추에 군이 대두한 것을 시사한다(2011년 1월 21일). 한국의 부적절한 대응도 북한의 공격을 초래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공격을 받아도 전쟁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는다. 전면전이 벌어지면 한국이 받을 경제적 손실은 막대하다. 북한은 한국의 이러한 약점을 알고 언제든지 비슷한 공격을 할 것이다. 전 세계가 동생을 나쁘게 보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 나는 동생이 민족의 덕망이 높은 지도자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생이 동족에게, 민간인에게 포격을 가해 악명 높은 지도자로서 묘사되지 않길 바란다. 이 얘기는 동생을 보좌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2010년 11월 25일). ●3대 세습 2009년에 결정된 3대 세습은 중국의 마오쩌둥 전 주석에게도 없었던 세습이다. 사회주의와 맞지 않고 아버지도 아들이 권력을 이어받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세습을 반대했다. 중국 정부가 세습을 환영한다기보다 북조선의 내부 안정을 위해 후계 구도를 인정할 뿐이다(2011년 1월 21일). 정상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3대 세습을 추종하는 일은 없다. 37년간의 절대권력을 젊은 후계자가 2년 만에 받아 이어가는 게 가능한지 의문이다(2011년 1월 3일). ●김정일과의 관계 외부에 전해지는 (아버지의) 이미지와는 다르다.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는 나쁠 때도 있고 좋은 때도 있다. 아버지는 지도자로서 생활하지만 나는 외부에서 자유롭게 산다. 제네바에 갔을 때 운 기억이 있다. 내가 떠난 후에 아버지의 애정이 이복동생인 정은, 정철, 여정에게 간 것 같다. 내가 오랜 유학 기간에 걸쳐 자본주의 청년으로 변하자 아버지는 이복동생들에게는 유학 기간을 짧게 하고 현지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도록 통제를 엄격하게 했다. 나는 (아버지에게) 과거 핵실험, 미사일 발사실험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에 대해서도 직언했다. 최근에도 북한 주민들의 윤택한 인생을 위해 매진해야 할 동생을 잘 교육시키도록 주문했다. 내 직언이 아버지에게 전달되는지는 모르겠다(2010년 11월 29일). 스위스 유학을 마치고 북한에 들어간 뒤 아버지에게 개혁·개방을 주장하면서 멀어졌고 이후 경계 대상이 됐다(2011년 1월 13일). ●개혁·개방 북한이 외국투자를 유치하고 경제를 회복하겠다는 아이디어는 나쁘지 않지만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북한은 외국투자 유치에 필요한 보호 정책과 규정이 없다.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고 신뢰를 쌓아가는 성의를 보여주는 게 경제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 개혁·개방을 하지 않으면 북한이 무너지고, 개혁·개방을 할 때는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것이다(2011년 4월 11일). ●남북관계 북한이 대화 공세로 나선 것은 식량 사정을 위한 것이라 생각된다. 북한이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없는 상태여서 연평도 같은 문제를 일으킨 뒤 한국과 대화로 식량 지원을 받으려는 의도는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 식량 지원을 받지 않으면 불리한 쪽은 북한이다(2011년 2월 10일). ●중국과의 관계 중국 정부와 나는 관계가 없고, 아버지의 중국 방문에 수행한 적도 없다. 중국은 나름대로 독자적인 루트가 있을 텐데 (내게) 모두 물어볼 필요가 없다. 중국 정부는 나를 보호하는지, 감시하는지 모르겠지만 언제든지 (내 주변에) 사람이 있다(2011년 1월 13일).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에서는 사망 이후 100일은 상복을 입는 기간이다. 이 기간에 어떤 새로운 뉴스가 나와도 나한테 불리하게 된다. 북한의 정권이 나에게 위험하게 나올 가능성도 있다(2011년 12월 31일). 도쿄 이종락특파원@seoul.co.kr
  • [주현진 기자의 타이완은 지금] 외연 넓히는 타이완… 한국 외교 전략은

    “이렇게 큰 행사인 줄 알았더라면….” 지난해 10월 10일 타이완을 방문했다 당황했던 경험을 털어놓던 한국 여당 소속 젊은 국회의원 A의 모습이 생생하다. 한·타이완 의원협회 회장을 대신한 ‘일상적’인 방문이려니 했는데 가보니 중화민국 건국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역대 타이완 최대 행사였다. 마지막까지 타이완의 친구로 남았던 국가를 대표하는 의원으로서의 무지와 무성의를 반성했다고 한다. 비단 A의원만의 얘기가 아니다. 솔직히 우리는 타이완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타이완의 위상은 중국의 굴기에 따라 쇠퇴의 길을 걸었다. 1971년 중국의 가입으로 유엔에서 축출된 것을 시작으로 외교적으로 고립됐고, 영토·정부·국민을 갖춘 명실상부한 국가이지만 중화민국이란 국호도 쓸 수 없다. 우리 정부 고위 인사들이 ‘하나의 중국’ 원칙 때문에 타이완 방문을 자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우리처럼 모두 등을 돌린 건 아니다. 미국은 단교로 방위조약이 실효되자 ‘타이완관계법’을 제정해 맹방 역할을 계속해 오고 있다. 일본은 100주년 건국 기념행사 때 정치인·기업인 70명으로 사절단을 꾸려 보낼 만큼 관계 유지에 공을 들인다. 정·관·학·언론계 할 것 없이 중국으로만 쏠리는 우리와 대조된다. 역사적 관계는 차치하더라도 타이완은 한국의 5대 수출국이며 일본·중국·미국에 이어 4번째로 한국을 찾는 관광객 수가 많다. 중화권 한류 해외 진출의 전진기지이기도 하다. 마잉주(馬英九) 총통의 연임으로 양안경제 밀착에 따른 타이완의 변신이 빨라질 전망이다. 양안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후속 협상과 일본·타이완 간 체결된 투자보장협정 효과까지 가시화되면 한국이 소외될 수 있다. 외교는 국익에 기초한다. 인정이 없다면 국익 차원에서라도 타이완을 대하는 우리의 외교 전략을 돌아볼 때다. jhj@seoul.co.kr
  • 김정은 ‘올해 주목할 인물 100인’에 올라

    김정은 ‘올해 주목할 인물 100인’에 올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올해 주목해야 할 인물 100인’에 선정됐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16일 “2012년은 영국 여왕 즉위 60주년과 런던올림픽, 유럽 재정위기, 미국 대선 등이 예정돼 있다.”며 정치·국제, 스포츠, 과학 기술, 문화·패션, 기업, 왕실, 30세 이하 등의 부문에서 주목해야 할 100인을 선정, 발표했다. 김정은은 60~100위 명단 가운데 정치·국제 분야와 30세 이하 부문에서 96위에 올랐다. 신문은 김정은에 대해 27살 또는 28살로 북한의 최고 지도자(Supreme Leader)라고 표현했다. 또 그를 세계에서 가장 어린 독재자이자 핵무기 통제자이며, 굶주리고 고립되고 병영화된 국가의 수장이라면서 그러나 인민들과 군인들은 변화를 요구할지도 모른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그의 권력을 행사하거나 내전의 징조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떤 경우라도 피를 부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신문은 서방국가들의 문제는 김정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이라면서 “영국 해외정보국(MI6) 요원이 김정은이 스위스 베른에서 2년간 공부하는 동안 친분을 구축해 여전히 페이스북 친구로 남아 있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北 내치 올인·외교 실종… 6자회담 재개 지연될 듯

    ‘후계체제 안착 주력, 대외정책 실종’ 17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한 달을 맞는 북한의 최근 상황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지난 2010년 9월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후계자로 정해졌지만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해 새 지도부의 권력을 다지고 내부 불안 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내치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특히 북한은 김 위원장 사망 후 강경한 어조로 남한 당국과 미 행정부 등을 비난하면서도 실질적인 움직임은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사실상 외부로부터 고립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후계체제 안착 주력 정부 당국자는 16일 “김정은 체제가 후계 권력 안착에 치중하면서 대외적 움직임은 별로 없다.”면서 “최근 한 달간 보인 대남·대미 비난 및 압박도 주변국들의 반응 등에 대한 기본적 대응일 뿐 대외정책에 따른 행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중국에 특사를 보낸다는 소문이 있으나 중국 측에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한다.”며 “북한이 내부 체제 정비를 최우선으로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 사망 후 국방위원회 성명과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남한과 상종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문 제한 등에 대해 비판했다. 북한은 또 그동안 미국과 벌여온 식량 지원 협의와 관련, 최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미국 측을 비난하면서 “미국에 신뢰 조성 의지가 있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압박했다. ●대남·대미 단편적 대응만 그러나 큰 틀의 대남·대미 정책에 대한 언급 없이 상황별 단편적 대응에 그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한·미에 대해 상황에 맞춘 대응만 하는 것은 대내 안정에 치중하느라 대외 정책을 취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내부 정비에 100일이 걸릴지 1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6자회담 재개 등도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일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3자 고위급 협의를 열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3자 협의 후 공식 발표문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조치임을 시사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한명숙·문성근 “盧라 말하지 말라”

    한명숙 민주통합당 신임 대표와 문성근 최고위원이 당선되자마자 ‘친노(친노무현)’ 색깔 빼기에 나섰다. 두 사람 모두 친노 진영의 핵심인사로 4월 총선 공천 과정에서 친노 편향적 행보를 보이는 게 아니냐는 당내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첫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화학적 결합의 시작”이라고 전날 전당대회를 자평한 뒤 “시민사회계, 노동계, 민주계가 합쳐 정책·개혁·변화·혁신을 확인하고 신뢰를 쌓았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전날 당 대표 선출 기자회견에서 “친노(親), 반(反)노, 비(非)노는 언론이 만든 구도이며 분열적 레토릭이다.”라면서 “한명숙은 원래 친DJ(김대중)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불러 정치권에 입문했고 김 전 대통령이 국무위원(장관)으로 만들어줬다. 민주당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친노다.”라고 특정 정파에 속하지 않았음을 거듭 강조했다. 문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친노 부활 규정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는 “늘 갈라치기(편가르기)하는 느낌”이라면서 “김 전 대통령과 전 1976년부터 관계가 있었는데 이렇게 갈라치는 건 온당한 평가가 아니다. (친노) 구분 자체가 무의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일한 호남 출신인 박지원 최고위원은 “현재 민주당의 가장 필요한 자세는 선당후사이며 김 전 대통령의 노선, 이념 계승에 민주당도 예외가 돼서는 안 된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영남에 기반한 친노 세력이 당의 핵심 세력으로 급부상하면서 민주당의 근간이었던 호남권의 고립화를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친노계 ‘민주 주력’으로 당내 세력 대재편 예고

    친노계 ‘민주 주력’으로 당내 세력 대재편 예고

    민주통합당 1·15전당대회에서 한명숙 후보가 대표에 선출된 것은 친노(親) 세력의 부활을 통한 민주당 접수를 예고한다. 한 대표는 문성근 최고위원 당선자와 함께 이번 전대 흥행을 이끌었다. 초반은 한 후보가, 중반 이후 문 후보가 바람을 일으키며 현 정부 출범 뒤 폐족(廢族)으로 몰렸던 친노 진영의 부활을 이끌었다. 민주당의 전통적 주력인 호남세력의 쇠락과 극적으로 대비되며 세력 대재편이 예고된다. ●‘대주주’ 호남세력 쇠락 민주당 대의원들과 시민들이 동시에 한 대표를 선택하면서 민주통합당의 정책은 통합 이전 민주당의 정책틀을 유지하면서도 총선에 대비, 진보 색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서민과 중산층을 기반으로 남북관계의 개선을 주장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한·중 FTA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할 것 같다. 한 대표는 이날 연설 등을 통해 “99%의 서민이 이기는 시대를 만들겠다. 복지가 이기는 시대를 만들겠다.”며 정책과 노선 혁신 의지를 밝혔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좀 더 좌클릭(진보 색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천 여부는 미지수지만 총선을 앞두고 있어 진보 색채를 강화해 한나라당과 차별화를 기하려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부산 지역 출마를 선언한 문 최고위원이 2위 돌풍을 일으키면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친노 세력의 ‘낙동강벨트’ 확대 전략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주자인 문재인 이사장, 잠재적 주자인 김두관 경남지사의 부상으로 연결될지도 주목된다. 호남 중심 옛 민주당 세력이 급격히 약화되면서 세력재편 과정의 진통도 예상된다. 합당 전 민주당은 정동영, 정세균, 천정배, 박주선, 조배숙 등 최고위원 대다수가 호남 출신이었다. 한 대표는 이런 점을 의식한 듯 민주당 전통지지세력을 ‘수십년간 민주당을 묵묵히 지켜온 뿌리’라고 표현했다. 박영선, 이인영 최고위원 등 중간 세대의 지도부 진입은 민주통합당이 세대교체를 실행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총선과 대선에서 2040세대의 지지를 흡수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대를 통해 시민세력의 제도정치권 진입이 실현돼 민주당이 통합 정당·전국 정당의 면모를 갖추었다는 평이다. ●총선 대비 진보색채 강화할 듯 민주당 전당대회는 그간 호남 대의원들의 표심에 전적으로 기댔다. 그래서 호남에 고립된 폐쇄적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모바일투표를 통한 일반 시민의 대대적인 참여가 민주당의 폐쇄성을 해소시켰다는 평이다. 따라서 민주당의 시민참여 정치 실험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80만명의 매머드급 선거인단이 참여, 시종 예측을 불허하게 해 전당대회 흥행 성공의 요인이 됐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이번 전대를 통해 원내 중심의 대중 정당에서, 유권자 중심의 열린 정당으로 변모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이 나온다. 앞으로 지도부가 모바일 투표로 중요한 당론을 결정하는 식의 새로운 정치 실험들을 해 갈 분위기다. 민주당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새로운 지도부와 전통 민주당 지지세력의 화학적인 결합이 이루어져야 총선, 대선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위 당직, 중하위 당직 인선에서 계파 간 대립도 우려된다. 국민참여경선이 주를 이룬다지만 총선공천과정의 잡음도 최소화해야 한다. 전통 지지세력의 소외감, 박탈감도 해소해 줘야 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수경 동료·구조시민 “의경 미담 조작 아니다”

    “조민수 수경이 강순만(58)씨를 구조하다 숨졌는지 아니면 급류를 가로질러 가다 급류에 휩쓸려 숨진 것인지 진실은 조 수경만 알 수 있다. 하지만 조작은 절대 아니다.” 조 수경의 영웅담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사고 당시 목격자들은 11일 한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강씨도 전날 경찰 조사에서 “조작 여부는 당사자만이 알겠지만 내 발언이 왜곡돼 불쾌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시 강씨를 구조하던 인원은 8명. 이 가운데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상황을 목격한 현모(당시 상경) 수경과 얼마 전 전역한 오모씨와 최모씨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지난해 7월 28일 오후 7시쯤. 조 수경을 비롯한 18명의 3소대 동료들과 숙영지에서 TV를 시청하다 부관이 교통근무 나가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해 밖으로 나왔다. 동료가 버스 키를 가져오는 데 20여분 흘렀다. 버스가 부대 정문 앞 도로 낮은 곳 급류를 건너지 못해 모두 내려 버스를 밀어 급류를 건넜다. 이러던 중 모빌 벽 철조망에 사람이 매달려 있다는 행인의 말을 듣고 의경 8명이 구조에 나섰다. 밤 9시 30분쯤 부대 정문에서 걸어온 조 수경이 급류 앞에 다가서자 현 수경과 동료들은 “오지 마라.”고 소리쳤다. 1~2분 후 갑자기 조 수경이 우측 모빌 벽에 부딪치며 “살려 달라.”고 했다. 10m 거리에서 강씨가 조 수경이 떠내려오는 것을 발견하고 손을 뻗었지만 닿지 않았다. 의경들은 미군 병사 2명과 함께 강씨를 구조했다. 밤 12시쯤 1소대 부관이 버스로 들어서며 “조 수경이 만약 잘못됐으면 고립된 시민을 구하다 그랬다고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지 않으냐.”고 했다. 이들은 “강요하지 않았지만 모두 그렇게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현 수경은 “조 수경은 다른 언론 보도처럼 숙영지에서 탈출하다 실종된 것이 절대 아니다.”면서 “급류를 건너 버스로 오려고 했다면 얼마든지 안전한 곳을 이용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 경기청 2부장과 수사과장 등 모두 27명으로 재조사 전담팀을 구성해 목격자 진술과 재조사에서 달라진 진술이 있는지를 확인 중이다. 필요하면 거짓말탐지기 조사까지 하기로 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익사 위기’ 의경 무전 치자, 지휘부 “대기하라”

    ‘익사 위기’ 의경 무전 치자, 지휘부 “대기하라”

    지난해 7월 수해 때 경기도 동두천에서 시민을 구하다 목숨을 잃은 조민수 수경의 사연이 조작됐다는 주장이 나와 경찰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조 수경의 동료 의경은 9일 한 언론을 통해 “조 수경이 숙소에 물이 차오르자 동료와 함께 빠져나오다가 급류에 휩쓸리고 나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동료 의경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서울·경기 지역 물난리 당시 동두천의 간이 숙소에서 장비를 지키던 조 수경 일행은 숙소가 물에 잠기기 시작하자 다급한 상황을 무전으로 알렸지만, 상부에서는 ‘기다리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조 수경 일행은 허리까지 물이 차오르자 탈출 지시를 다시 절박하게 요청했지만 “물이 목에 찰 때까지 기다리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더는 버틸 수 없는 상황에 처해서야 탈출을 시도했지만, 뒤따르던 조 수경은 급류에 휩쓸려 버렸다는 게 동료들의 설명이다. 지휘관의 잘못된 지시로 탈출 시기를 놓쳐 변을 당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경찰 지휘관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숨기기 위해 거짓으로 조 수경의 죽음을 미화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동료들의 증언에 따르면 사고 후 소대장들은 경찰 버스에서 “어차피 이렇게 된 것, 민수(조 수경)는 그냥 사람 구하다 간 걸로 하자.”고 했다고 한다. 이후 지휘관들은 조 수경이 신천변에서 철조망에 매달려 구조를 요청하는 시민을 구하다 숨졌다고 상부에 보고했으며, 심지어 부대원들에게 입단속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찰 지휘관은 당시 인근에 고립돼 있던 강모(58)씨에게도 “조 수경이 당신을 구하다 숨진 것으로 해 달라.”고 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추모비와 흉상을 만들어 조 수경을 추모했다. 조 수경의 빈소에는 이명박 대통령까지 방문했고, 조 수경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양심선언인지, 허위주장인지 파악 중”이라며 “결과를 떠나 조 수경이 근무하다 순직한 만큼 명예는 훼손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36) 목졸려 살해된 시신, 라면박스만 없었어도… 범죄가 흔적을 남기기 위해… 35) 그녀와 만난 남자는 모두 죽는다 마약에 눈먼 20대 명품녀의 엽기적 살인행각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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