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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유엔 인권결의안 통과 후 北, 개방만이 답이다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 총회를 통과한 뒤 북한이 거칠게 반발하고 있다. 그제 핵포기를 골자로 한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의 무효화를 주장한 북 외무성의 성명도 그 일환이다. 물론 예상됐던 반응이긴 하다. 결의안이 최악의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도록 권고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북은 이를 빌미로 핵개발에 매달려 더 강화된 국제 제재를 부르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지난 18일 통과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은 고문, 공개 처형, 강간, 강제 구금 등 북의 인권유린 사안들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구속력은 없지만 ‘최고 존엄’인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ICC 회부 가능성까지 열어 둔 형국이다. 그의 고모부 장성택까지 처형한 북한이 제 발 저린 듯 반발하는 이유다. 하지만 백 번 양보해 “우리 공화국을 고립·압살해 보려는 표현”이라며 결의안을 배격하는 북의 처지를 이해하려 해도 이를 기회로 핵무력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은 자해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 생각해 보라.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매달리는 북한 정권에 대해 ‘혈맹’이었던 중국조차 고개를 돌리고 있지 않은가. 9·19 공동성명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대신 체제 보장과 경제적 지원을 얻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남북과 미·일은 물론 중국·러시아까지 6자가 합의한 내용을 이제 와서 걷어차 버린다면 ‘국제 왕따’를 자초하는 일이다. 북한이 마음먹기에 따라 지금이 국제적 고립을 탈피할 호기일 수도 있다. 마침 과거 북의 동맹국이었던 러시아가 내년 5월 열리는 2차 세계대전 전승 70주년 기념행사에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을 함께 초청하지 않았는가. 여기서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그 의미는 작지 않다. 우크라이나 사태 무력 개입으로 국제 제재를 받고 있는 데다 유가 폭락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러시아인지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활로를 모색하려는 차원이라 하더라도 그렇다. 러시아의 시베리아 가스전 한반도 통과 프로젝트가 성사된다면 남북 모두가 윈·윈하는 길 아닌가. 특히 해외 공사장에 보낸 노동자들이 번 외화를 갈취하면서 강제노역 시비를 빚고 있는 북한으로서도 물실호기다. 김정은이 ‘개방 울렁증’에서 벗어나 가스관의 북한 통과를 허용할 경우다. 이제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는 자명하다. 더욱 통 큰 개방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권 개선 조치를 포함한 과감한 체제 개혁을 토대로 앙숙인 미국과 53년 만에 관계개선에 나선 쿠바를 본받으란 얘기다. 쿠바가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났듯이 북한도 인권결의안에 반발하며 퇴행의 길을 걷기보다는 과감한 체제 개혁과 개방이란 역발상으로 활로를 찾아야 할 때임을 거듭 강조한다.
  • 사면초가 러시아

    러시아의 수난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 원유가 및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맞은 러시아에 대해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추가 경제제재를 잇달아 내놓으며 숨통을 죄고 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인이 크림 지역과의 무역뿐 아니라 이 지역에 대한 투자와 금융지원 금지를 선언했다고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그는 또 재무부에 크림 지역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에 대해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의 크림 지역 병합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하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캐나다도 석유 채굴 및 탐사 부문 장비 등 러시아 원유·천연가스 개발과 관련한 제품의 판매·수출을 금지하고 일부 러시아 정치인과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자의 캐나다 입국을 제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이번 제재는 러시아의 실물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하루빨리 군대를 철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18일 유럽연합(EU)은 20일부터 EU 회원국 기업의 크림 지역 내 투자나 관광 상품 판매를 금지하는 추가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크림 지역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일 크렘린에서 열린 ‘정보요원의 날’ 기념행사에서 “누구도 우리를 겁줄 수 없고 러시아를 억누르거나 고립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 등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의 추가 제재 조치를 겨냥해 “수많은 위협과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국내 상황을 불안하게 만들고 한 나라를 장악하려는 시도가 이뤄지는 데다 국제 규범은 무시되고 협박, 도발, 경제 압박 등 온갖 수단이 동원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성명을 통해 크림 지역에 대한 서방의 신규 제재가 일종의 ‘연좌제’라며 민주주의 국가라고 자처하는 나라들이 21세기에 이런 방식을 이용한다는 사실이 슬프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셰비치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과 캐나다 정부는 제재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생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기획] ‘탈출수단’ 없는 공수특전대... 살아 돌아오지마?

    [기획] ‘탈출수단’ 없는 공수특전대... 살아 돌아오지마?

    지난 18일 UN총회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이 채택되고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북한 인권 문제가 정식 안건으로 상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북한의 반발 수위가 점차 도를 넘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 각지에서 대규모 군중이 동원된 가운데 북한인권결의안을 주도한 미국과 일본에 대한 맹비난을 쏟아내고 있고, 김정은은 미국을 식인종과 살인마에 비유하며 폭언을 퍼부었으며, 국방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핵전쟁 위협을 꺼내들고 나왔다. 북한이 인권 문제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북한 내에서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공론화될 경우 체제 정통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북한은 남한에 대한 국지적 무력도발과 4차 핵실험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초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추가 핵실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한미정보당국이 예의 주시하고 있는 곳은 함경북도 길주군의 풍계리 핵실험장과 평안북도 영변 소재 핵시설이다. 특히 영변은 북한 최대의 원자력연구단지가 위치한 곳으로 원자로는 물론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시설이 갖춰진 곳이며, 무기급 핵물질은 물론 핵무기 은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곳이다. 한미연합군은 전면전 상황이나 북한 급변사태 등이 발발할 경우 영변 등 전략시설에 전투기와 미사일을 이용한 공습은 물론 특수부대를 침투시켜 핵무기를 회수 또는 파괴한다는 계획을 수립해 놓았지만, 문제는 ‘특수부대 침투’는 미군의 도움 없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 특수부대의 생명, ‘발’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 ‘액트 오브 밸러'(Act of Valor)를 보면 정글 속 게릴라들에게 납치된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투입되는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실(Navy SEAL)이 등장한다. 이들은 게릴라 점령 지역에 수송기를 이용해 투입되어 작전을 수행하고, 헬기로 투입된 특수전용 보트를 이용해 추격해온 게릴라들을 섬멸한 뒤 유유히 작전지역을 탈출해 기지로 복귀한다. 영화 속 이야기 같지만 미군에게는 일상이다. 특수부대는 기본적으로 적 후방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이다. 즉, 바다가 되었든 하늘이 되었든 전장을 우회해 적의 배후 깊숙한 곳에 은밀히 투입될 수 있어야 한다. 국가의 의지대로 언제 어느 곳이든 신속하고 은밀하게 침투할 수 있는 특수부대는 전시뿐만 아니라 평시에도 테러, 인질 및 재난사태에 투입되어 국익 수호와 국민 보호의 첨병으로 대단히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은 특수부대 개개인의 장비 현대화만큼이나 침투 지원 수단에도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국가가 바로 미국이다. 미국은 육군과 해군, 공군에 별도의 특수작전지원부대를 조직해두고 있다. 미 통합특수전사령부 지휘를 받는 공군특수전사령부에는 악천후 속에서도 특수부대를 침투시킬 수 있는 MC-130 계열의 침투용 항공기는 물론, 적지에 고립된 특수부대에게 105mm포와 40mm 기관포 등으로 공중 화력지원을 제공해줄 수 있는 AC-130 계열 화력지원기, 좁은 평지에 수직으로 착륙해 특수부대를 태우고 고정익 항공기처럼 빠른 속도로 탈출이 가능한 CV-22 오스프리(Osprey)부터 MQ-9 등 무인공격기 등 200여 대 이상의 각종 항공기가 배치되어 있다. 이것도 부족해 미육군특수전사령부 예하에 180여 대의 헬기로 구성된 제160특수작전항공연대를 두고 있다. 이 부대는 소규모 병력을 실어 나를 수 있는 MH-6/AH-6과 같은 소형헬기는 물론 빈 라덴 사살 작전을 통해 이름을 알린 MH-60M 중형헬기, MH-47G와 같은 대형헬기까지 다양한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하늘뿐만 아니라 바다에서의 침투와 탈출을 돕기 위해 미해군특수전사령부 산하에 SWCC(Special Warfare Combatant-Craft Crewmen)라 불리는 보트 부대도 두고 있다. 이들은 헬기나 수송기로 수송될 수 있는 다양한 크기의 중무장 특수전용 보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바다는 물론 하천을 거슬러 올라가 내륙에서도 지원 작전이 가능한 전력이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은 물론 러시아와 중국 역시 특수부대의 장거리 침투 및 탈출을 위한 다양한 수송수단을 마련하고 있고, 특히 유럽 각국과 러시아는 공중수송이 가능한 소형 전술차량과 장갑차까지 보급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는 특수부대의 전투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함도 있지만, 제대로 된 베테랑 특수작전요원을 양성하는데 7~10년 안팎의 시간이 소요되고, 대원들에게 ‘살아서 돌아올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다’라는 희망을 줌으로써 사기를 높여 성공적인 임무 수행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특전사의 현실은 선진국들의 모습과는 괴리가 대단히 크다. ▲ 특전요원들아, “죽으러 가라” “죽으러 가라"(Go for break) 미국과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무공훈장을 받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전쟁영웅으로 추앙받았던 故 김영옥(金永玉) 대령이 속해 있었던 미육군 제442보병연대의 슬로건이었다. 이 부대는 가미가제(神風)와 같은 자살 돌격 부대가 아니라 주로 일본인들로 구성된 보병부대였으나,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인들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미국을 배신할 것”이라는 미국인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목숨을 내던지고 싸워 혁혁한 전공을 세운 부대로 유명하다. 이 부대가 사라진 지 반 세기가 넘어가지만, 한반도에는 아직도 ‘Go for break'를 외치는 부대들이 있다. 하나는 북한의 ’자살돌격부대‘이고, 다른 하나는 대한민국의 ’특전사‘이다. 북한의 자살돌격부대들은 ’수령 결사 옹위를 위한 총폭탄 정신‘으로 죽기 위해 전장에 뛰어드는 광신도지만, 특전사는 ’돌아올 방법이 없어‘ 불가피하게 죽을 수밖에 없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대한민국 육군에는 중장이 지휘하는 군단급 부대인 특수전사령부가 있고, 이 사령부 예하에 6개의 공수특전여단(空輸特戰旅團, Airborne Special Forces Brigade)을 두고 있다. 이들은 공수특전여단이라는 이름 그대로 공중을 통해 투입되는 특수전 부대지만, 미군의 도움이 없다면 이들은 ‘공수’가 아니라 ‘도보’나 ‘차량’으로 이동해야 한다. 공군에 C-130H/J 수송기 16대와 CN-235 수송기 20대가 있지만, 이들 전력이 모두 특전사 대원들을 실어 나르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이들은 일반 수송기이기 때문에 특수작전 침투용 항공기에 요구되는 전천후 비행 능력과 급격한 기동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수전 병력 후방 침투 지원 임무를 지원하는 것은 제15혼성비행단 제255특수작전비행대대와 육군항공작전사령부에서 그때그때 지원되는 헬기 전력이 전부다. 공군은 C-130H 수송기에 제한적이나마 특수전 지원이 가능하도록 개량사업을 진행하고는 있으나, 이 사업이 완료되더라도 특수작전 지원기체 보유 숫자가 한 자릿수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유사시 동시에 투입 가능한 병력은 1개 대대 수준에 불과하다. 수송기가 없다고 헬기로 대체가 가능한 것도 아니다. 육군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헬기 전력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100여대 가량 있는 UH-60은 각 야전군에서 끌어다 쓰기 바쁘고, 나머지는 기령이 30년 이상 된 UH-1H나 500MD와 같은 ‘어르신’들이기 때문에 조금만 험하게 비행해도 탑승한 병력들과 함께 추락해버릴 가능성이 높아 특수전 지원은 꿈도 꿀 수 없다. 후방 보급과 물자 수급 임무를 모두 포기하고 보유한 수송기를 총동원하더라도 6개 여단 가운데 2개 여단 병력 정도만 공수가 가능한데, 문제는 이렇게 모든 전력을 동원해 2개 여단을 북한 후방에 침투시키더라도 이들을 다시 데려올 수는 없다. 10여명 안팎의 특전팀이 자신들보다 수백 배 많은 병력의 포위를 뚫고 수백km를 도보로 탈출하지 않는 한 말이다. 이 때문에 북한 유사시 영변 등 내륙에 위치한 핵 시설에 특수부대를 투입할 경우 시설 파괴는 가능할지 몰라도 핵무기 회수와 투입부대 귀환은 불가능하다. 제대로 침투용 항공기도 없기 때문에 침투 자체도 어렵겠지만, 작전 지역에 낙하한다 하더라도 소규모 경무장 특수부대만으로는 영변 핵시설의 경계 병력을 뚫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에 1시간 이내 병력투입이 가능한 반경 70km 범위 안에 3개의 군단급 부대를 배치해 두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는 전차와 장갑차로 중무장한 제425기계화군단이고, 다른 하나는 ‘폭풍군단’이라 불리는 특수부대인 제11군단이다. 영변 핵시설에는 이 11군단 예하 제82경보병여단 5대대, 총참모부 직속 제64보병연대 1대대, 인민보안성 직속 제64경비대대 등 최정예 경비병력 1,700여 명의 지상병력과, 수십여 문의 대공포와 지대공 미사일을 보유한 제56고사총여단이 경계를 맡고 있다. 이런 곳에 차량은 고사하고 소화기(小火器)로만 무장한 수십 명의 특전사를 일반 수송기로 투입시킨다는 것은 임무를 수행하라는 것이 아니라 가서 죽으라는 것이다. 영변뿐만 아니라 평안북도와 자강도의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생산시설, 평양 등지에 있는 특각 등 특전사의 타격 표적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특전사 대원들이 제아무리 일당백의 전투능력과 초인에 가까운 체력을 갖추고 있다하더라도 이들의 생환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현실이다. ▲ 살아서 돌아올 ‘동아줄’을 달라 한미연합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은 미국에게 있지만, 특전사의 전시든 평시든 작전통제권이 한국에게 있으며, 연합특수전사령부를 구성, 미군이 작전을 지원하는 개념으로 특수부대를 운용하고 있다. 즉, 미군에게 작전통제권이 없고, 미군은 지원자 입장이기 때문에 한국이 아무리 급하더라도 자신들의 정치적・군사적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전력을 지원해줄 수밖에 없다. 즉, 침투용 항공기 전력을 미군에게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전사의 적 후방 작전 소요는 너무도 많다. 김정은을 비롯한 지휘세력에 대한 제거나 핵무기와 핵물질 또는 북한 각지에 흩어져 있는 대량살상무기의 회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추적 및 파괴, 후방 저항세력 규합 등 하나같이 극도로 위험한 임무들뿐이다. 이 때문에 작전지역까지 특전요원들을 투입할 수 있는 수송수단은 물론 작전지역에서 대규모 적 병력과 조우했을 때 포위망을 뚫고 나올 수 있는 화력 및 기동수단, 그리고 임무를 완수한 뒤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는 수송수단이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이 가운데 그 어느 것도 제대로 갖춰진 것이 없다. 개별 전투원들의 체력이 아무리 우수하고 전투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작전지역에 침투할 수 없고, 침투하더라도 살아서 나올 수 없다면 ‘최정예 특수부대’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특전사는 오래 전부터 침투용 항공기 전력이 필요하다고 읍소해왔고, 특히 전인범 중장이 사령관으로 취임한 이후부터는 침투와 탈출 임무에 유용한 CV-22, MH-47 등 항공기 도입을 주장해 왔으나, 이러한 요구는 예산 부족과 전력 증강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사시 적 대량살상무기를 신속하게 제거하고 저항세력을 규합해 전쟁 조기종결과 전후 조기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 특수전용 무기체계의 우선순위가 뒤에 있다면 도대체 어떤 무기체계가 더 중요하고 시급하다는 것인가? MC-130과 같은 전문 침투용 항공기가 아니라면 CV-22나 MH-47과 같은 항공기들은 호위함 1척, 전투기 2~3대 수준의 비용인 3,000억~4,000억 원의 비용이면 수십 대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 크게 부담이 가는 것도 아니다. 단지 군 수뇌부와 통수권자의 의지의 문제인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최전선을 넘어 적 후방 사지(死地)로 들어가는 것을 업(業)으로 삼는 이들에게 적어도 살아서 돌아올 동아줄 하나 정도는 던져 주는 것이 국민으로서 인지상정(人之常情)이 아닐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 네트워크 사무총장)
  • 쿠바發 해빙… 중남미에도 훈풍 부나

    쿠바發 해빙… 중남미에도 훈풍 부나

    미국과 쿠바가 53년 만에 국교 정상화에 나서면서 미국이 그동안 껄끄러웠던 중남미 좌파 정권들과도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인지 주목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쿠바와 국교 정상화에 나선다고 발표하면서 “우리는 미국인과 쿠바인을 위한 더 많은 기회를 만들고, 중남미 국가들 사이에 새로운 장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쿠바에 대한 우리의 정책 전환은 중남미 지역 국가들에서 새로워진 리더십의 순간에 이뤄지는 것”이라며 “(내년 4월 파나마에서 열리는) 미주기구(OAS) 정상회의에 쿠바가 참여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바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중남미 지역과의 관계 확대를 시사한 것이다. 백악관도 성명에서 “미국의 쿠바 봉쇄 정책은 중남미 지역과 전 세계의 파트너 국가들로부터 미국이 고립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쿠바와의 관계 악화가 중남미 국가들과 멀어지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중남미 언론들은 미국과 쿠바 국교 정상화에 대해 ‘역사적인 화해’ 등으로 높게 평가하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미국과 중남미 좌파 정권들의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는 미 정부 고위관리가 “미국은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를 계기로 중남미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브라질이 적극적 역할을 해달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온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 좌파 정권 정상들도 미국·쿠바 정상화에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며 분위기를 띄웠다. 오바마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은 용기 있는 행동이며 역사적인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등 다른 좌파 정상들도 “라틴아메리카 통합을 위한 새 시대가 열렸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1월 1일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취임식과 4월 OAS 정상회의가 미국과 중남미 좌파 정권 간 관계 개선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 취임식에는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이 참석할 예정인데, 미 정부 최고위급 인사가 브라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유럽 등의 영향력이 커진 중남미에서 미국의 존재가 복원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서울&평양 리포트] 피의 숙청·핵실험… 국제 ‘외교고아’

    [서울&평양 리포트] 피의 숙청·핵실험… 국제 ‘외교고아’

    3년 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아 눈물을 쏟아냈다. 당시 조선중앙TV 영상 속 김 제1위원장은 검은 인민복을 입은 채 유리관 속 아버지의 시신 앞에서 퉁퉁 부은 얼굴로 눈물을 훔쳤다. 조문객을 맞이하기 위해 애써 의연한 척도 해봤지만 그의 비통한 표정은 좀처럼 감출 수가 없었다. 아버지를 여의었다는 슬픔과 20대 후반이라는 어린 나이에 너무나 큰 짐을 짊어지게 된 부담감이 뒤섞인 눈물이었다. 주변국들은 이 어린 지도자가 큰 혼란 없이 권력을 이양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하지만 김 제1위원장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북한 핵심부를 장악해 나갔고 시장경제를 일부 도입하며 ‘경제대국’ 달성을 향해 속도를 냈다. 그러나 이후 북한이 3차 핵실험과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 숙청을 강행하자 국제사회는 북한에 등을 돌렸다. 심지어 최우방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마저도 냉랭한 태도를 보여 북한은 국제적으로 완전히 고립됐다. 각고의 노력에도 경제가 크게 나아진 것도 아니었다. 지난 17일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 3주기를 맞아 다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은 김 제1위원장의 얼굴에는 3년 전처럼 짙은 어두움이 드러워 있었다. ●아버지 그림자 지우기 김 제1위원장의 권력 장악은 신속하고 확실했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이 숨진 지 보름도 되지 않은 2011년 12월 30일 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김 제1위원장을 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했다. 이듬해 4월에는 당 제1비서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올라서면서 집권 6개월도 안 돼 당·정·군의 최고직위를 손아귀에 넣었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3년상 기간에 철저히 유훈통치로 보냈던 아버지와는 사뭇 다른 초고속 행보였다. 김 제1위원장은 권력 승계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곧바로 구세대 실세들을 교체하며 ‘아버지 그림자 지우기’에 나섰다. 김 제1위원장은 자신과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운구차를 이끌었던 7인방 중 리영호 총참모장, 김영춘 국방위 부위원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등을 퇴진·숙청의 방법으로 물러나게 했다. 고모 김경희의 남편이자 김 제1위원장의 후원자였던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도 김정은 1인 지배체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당하며 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이 일로 김경희는 최고인민회 대의원을 비롯한 모든 직책을 내놓고 정치적 ‘식물인간’으로 전락했다. 정국에 한바탕 태풍이 휩쓴 뒤 남은 자리는 ‘백두혈통’(김일성 직계)·‘빨치산 혈통’·‘김 제1위원장 측근’으로 불리는 권력 삼두마차가 나눠서 차지했다. 김 제1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인 김여정은 27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말부터 노동당 부부장에 임명되며 권력무대의 전면에 나섰다. 북한에서 김일성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최현의 아들 최룡해 당 비서도 김 제1위원장의 지지 속에 북한의 2인자 자리를 굳히고 있다. 또 김 제1위원장의 생모 고영희의 신임을 받았던 황병서는 지난 4월부터 군 총정치국장에 올라 군인들을 좌지우지하며 권력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다. ●‘경제강국’을 향한 과감한 변화 김 제1위원장은 2년 전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고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겠다”고 말했다. 권력을 공고히 한 김 제1위원장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 경제 살리기에 팔을 걷고 나섰다. 김정은 정권은 시장경제 요소를 과감히 도입해 기업과 농장의 잉여 생산물 처분 권한을 본래보다 많이 보장해 주고 노동자의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인센티브의 격차도 확대했다. 시장을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정책을 펼친 결과 장마당으로 불리는 종합시장이 전국적으로 400여개에 달한다. 지난해 5월에는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해 전국 각지에 경제특구를 설치할 법적 토대를 만들었다. 그 결과 지난해 경제개발구 13곳을 설치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6곳을 추가했다. 외국 자본에 각종 특혜를 제공하는 경제특구를 짧은 기간에 무더기로 내놓으며 외자유치에 열을 올린 것이다. 또 국가 주도의 대규모 건설사업을 진행해 내수 진작을 독려하고 있고 해외에 5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노동자를 파견해 임금을 송금케 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다각적 노력으로 북한의 경제상황은 다소 개선됐다. 북한경제는 2011년 이후 꾸준히 연평균 1% 정도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11년에 80만대에 불과했던 휴대전화 보급도 2014년에는 24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이후 작황 상황도 양호해 쌀값 등 시장물가의 상승세도 둔화됐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평양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나고 있다. 이외의 지역에서는 여전히 물품 부족 현상이 심각하고 저소득층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만연해 있다. 남북교역 중단·대북제재·대중무역 수익 악화 등의 외부요인들도 북한 경제를 옥죄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김 제1위원장은 정권 공고화를 위해 마식령 스키장, 문수 물놀이장 건설 등 대규모 전시성 사업을 펼쳤다. 통일부 관계자는 “대규모의 외자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한 북한의 어려운 경제 상황이 나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면초가에 놓인 김정은 외교 최근 김정은 정권이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부분은 외교적 고립이다. 북한이 2012년 12월 장거리로켓 발사와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국제사회는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대미관계는 사실상 단절됐고 북한의 혈맹국가인 중국도 분노를 표시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잔혹한 방식으로 숙청된 사건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올해 초 보고서를 발표하며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이후 지난 11월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넘기도록 권고하는 내용의 인권결의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채택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북한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리수용 외무상은 지난 9월 북한 외교 수장으로서는 15년 만에 유엔총회에 참석해 국제사회의 압박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밝혔다. 같은 달 강석주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도 유럽과 몽골 순방에 나섰다. 우리나라에는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황병서·최룡해·김양건 등 실세 3인방을 파견했고 미국에는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등을 풀어주며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또 러시아에는 최룡해가 특사 자격으로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돌아왔다. 이러한 노력에도 북한의 대외 관계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대표적 중국통이었던 장성택의 숙청과 3차 핵실험으로 감정이 상한 중국은 연간 40여 차례에 달했던 북·중 간 고위급 인사교류를 최소화했다. 북한 언론도 변심한 중국을 ‘줏대 없는 나라’라고 비판하며 양국은 올해 냉랭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또 미국과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한국과는 대북전단 살포, 개성공단 임금제도 일방 개정 등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이 북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고 우리나라와도 내년 초 유엔 북한인권현장사무소 개소 등 민감한 이슈가 많아 관계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한으로서는 내년쯤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며 어떻게든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노인 4명 중 1명 ‘고립 상태’

    노인 4명 중 1명 ‘고립 상태’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사회적 활동을 아예 안 하거나 사회적 지원이 끊긴 ‘완전 고립’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가지(사회적 활동과 사회적 지원) 중 하나가 없는 ‘거의 고립’된 노인도 4명 중 1명꼴이었다. 집안일을 부탁할 상대는커녕 이야기 상대조차 없다는 의미다. 홀몸 노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는 방증이자 ‘고독사’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통계청이 18일 내놓은 ‘한국의 사회 동향 2014’에 따르면 지난해 노인 11%는 취업이나 단체 참여, 봉사 등의 사회적 활동이 아예 없었고 사회적 지원(가사일 부탁, 이야기 상대, 돈 빌릴 상대)도 전혀 없는 완전 고립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고립된 노인도 14.8%나 됐다. 나이가 많거나 미혼 혹은 이혼한 경우 노인의 사회적 고립 비율이 높았다. 85세 이상에서 ‘완전 고립’이나 ‘거의 고립’된 비율은 39.0%였다. 미혼자 집단에서는 55.7%, 이혼자 집단에서는 47.8%로 조사됐다. 한국인은 가족과 친척, 친구 등 지인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만 이웃은 그다지 믿지 않는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에 대한 신뢰도는 95.5%, 친척이나 친구 등 지인에 대한 신뢰도는 84.6%였지만 이웃에 대한 신뢰도는 61.2%에 그쳤다. 낯선 사람에 대한 신뢰도는 12.7%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을 신뢰할 수 있다’고 응답한 한국인 비율은 22.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5개국 중 12번째로 낮았다. OECD 평균은 30.1%였다. 스마트폰 이용률은 2010년 3.8%에서 3년 만에 20배가량 급증한 68.8%를 기록했다. 만 13세 이상 인구 10명 중 7명은 스마트폰을 쓰는 셈이다. 20~30대의 스마트폰 이용률은 95% 이상이었고 50대 51.2%, 60대 이상은 11.1%였다. 지난해 주 40시간제 도입 비율은 66.4%였다. 임금 근로자 3명 중 1명꼴로 주 40시간제를 적용받지 못하는 셈이다. 5인 미만 규모의 영세 사업체에서는 적용률이 25.7%에 그쳤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뉴스 분석] 쿠바 손 잡은 오바마… 北 김정은만 남았다

    [뉴스 분석] 쿠바 손 잡은 오바마… 北 김정은만 남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레임덕’으로 평가받는 임기 2년을 남기고 ‘승부수’를 띄웠다. 53년간 적대 관계였던 쿠바와 국교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전격 선언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절대로 가까워질 것 같지 않았던 미국과 쿠바가 지난 2년여간의 물밑 협상 끝에 대사관 재설치 등 관계 정상화를 위해 손을 잡게 되면서 이제 미국에 남은 숙제는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이전 적대 국가들과도 대화하겠다며 쿠바와 이란, 북한을 거론한 바 있다.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선언에 앞서 이란과 핵협상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외교로 두 나라와는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북한과는 2012년 ‘2·29합의’가 파기된 뒤 불신이 커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성명에서 “미국은 그동안 쿠바의 고립을 목표로 한 정책을 추진해 왔으나 쿠바 정부가 자국민들을 억압하는 명분을 제공하는 것 외에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대쿠바 봉쇄정책이 실패했음을 인정한 것은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최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방북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서울신문 12월 18일자 6면> 향후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캐서린 문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미국과 쿠바의 관계 개선이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북·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쿠바와 국교 정상화를 검토키로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피델 카스트로가 북한에 대한 애착이 많아 당장 수교하기는 힘들더라도 장기적으로 국교 정상화로 가는 것은 당연한 외교 목표”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임기 말 ‘업적’ 관리 차원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적국과의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한다는 것은 커다란 외교적 성과로 후대에 기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공수할 수 없는 공수특전대... 가면 돌아오지마?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공수할 수 없는 공수특전대... 가면 돌아오지마?

    지난 18일 UN총회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이 채택되고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북한 인권 문제가 정식 안건으로 상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북한의 반발 수위가 점차 도를 넘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 각지에서 대규모 군중이 동원된 가운데 북한인권결의안을 주도한 미국과 일본에 대한 맹비난을 쏟아내고 있고, 김정은은 미국을 식인종과 살인마에 비유하며 폭언을 퍼부었으며, 국방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핵전쟁 위협을 꺼내들고 나왔다. 북한이 인권 문제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북한 내에서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공론화될 경우 체제 정통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북한은 남한에 대한 국지적 무력도발과 4차 핵실험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초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추가 핵실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한미정보당국이 예의 주시하고 있는 곳은 함경북도 길주군의 풍계리 핵실험장과 평안북도 영변 소재 핵시설이다. 특히 영변은 북한 최대의 원자력연구단지가 위치한 곳으로 원자로는 물론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시설이 갖춰진 곳이며, 무기급 핵물질은 물론 핵무기 은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곳이다. 한미연합군은 전면전 상황이나 북한 급변사태 등이 발발할 경우 영변 등 전략시설에 전투기와 미사일을 이용한 공습은 물론 특수부대를 침투시켜 핵무기를 회수 또는 파괴한다는 계획을 수립해 놓았지만, 문제는 ‘특수부대 침투’는 미군의 도움 없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 특수부대의 생명, ‘발’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 ‘액트 오브 밸러'(Act of Valor)를 보면 정글 속 게릴라들에게 납치된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투입되는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실(Navy SEAL)이 등장한다. 이들은 게릴라 점령 지역에 수송기를 이용해 투입되어 작전을 수행하고, 헬기로 투입된 특수전용 보트를 이용해 추격해온 게릴라들을 섬멸한 뒤 유유히 작전지역을 탈출해 기지로 복귀한다. 영화 속 이야기 같지만 미군에게는 일상이다. 특수부대는 기본적으로 적 후방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이다. 즉, 바다가 되었든 하늘이 되었든 전장을 우회해 적의 배후 깊숙한 곳에 은밀히 투입될 수 있어야 한다. 국가의 의지대로 언제 어느 곳이든 신속하고 은밀하게 침투할 수 있는 특수부대는 전시뿐만 아니라 평시에도 테러, 인질 및 재난사태에 투입되어 국익 수호와 국민 보호의 첨병으로 대단히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은 특수부대 개개인의 장비 현대화만큼이나 침투 지원 수단에도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국가가 바로 미국이다. 미국은 육군과 해군, 공군에 별도의 특수작전지원부대를 조직해두고 있다. 미 통합특수전사령부 지휘를 받는 공군특수전사령부에는 악천후 속에서도 특수부대를 침투시킬 수 있는 MC-130 계열의 침투용 항공기는 물론, 적지에 고립된 특수부대에게 105mm포와 40mm 기관포 등으로 공중 화력지원을 제공해줄 수 있는 AC-130 계열 화력지원기, 좁은 평지에 수직으로 착륙해 특수부대를 태우고 고정익 항공기처럼 빠른 속도로 탈출이 가능한 CV-22 오스프리(Osprey)부터 MQ-9 등 무인공격기 등 200여 대 이상의 각종 항공기가 배치되어 있다. 이것도 부족해 미육군특수전사령부 예하에 180여 대의 헬기로 구성된 제160특수작전항공연대를 두고 있다. 이 부대는 소규모 병력을 실어 나를 수 있는 MH-6/AH-6과 같은 소형헬기는 물론 빈 라덴 사살 작전을 통해 이름을 알린 MH-60M 중형헬기, MH-47G와 같은 대형헬기까지 다양한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하늘뿐만 아니라 바다에서의 침투와 탈출을 돕기 위해 미해군특수전사령부 산하에 SWCC(Special Warfare Combatant-Craft Crewmen)라 불리는 보트 부대도 두고 있다. 이들은 헬기나 수송기로 수송될 수 있는 다양한 크기의 중무장 특수전용 보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바다는 물론 하천을 거슬러 올라가 내륙에서도 지원 작전이 가능한 전력이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은 물론 러시아와 중국 역시 특수부대의 장거리 침투 및 탈출을 위한 다양한 수송수단을 마련하고 있고, 특히 유럽 각국과 러시아는 공중수송이 가능한 소형 전술차량과 장갑차까지 보급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는 특수부대의 전투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함도 있지만, 제대로 된 베테랑 특수작전요원을 양성하는데 7~10년 안팎의 시간이 소요되고, 대원들에게 ‘살아서 돌아올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다’라는 희망을 줌으로써 사기를 높여 성공적인 임무 수행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특전사의 현실은 선진국들의 모습과는 괴리가 대단히 크다. ▲ 특전요원들아, “죽으러 가라” “죽으러 가라"(Go for break) 미국과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무공훈장을 받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전쟁영웅으로 추앙받았던 故 김영옥(金永玉) 대령이 속해 있었던 미육군 제442보병연대의 슬로건이었다. 이 부대는 가미가제(神風)와 같은 자살 돌격 부대가 아니라 주로 일본인들로 구성된 보병부대였으나,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인들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미국을 배신할 것”이라는 미국인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목숨을 내던지고 싸워 혁혁한 전공을 세운 부대로 유명하다. 이 부대가 사라진 지 반 세기가 넘어가지만, 한반도에는 아직도 ‘Go for break'를 외치는 부대들이 있다. 하나는 북한의 ’자살돌격부대‘이고, 다른 하나는 대한민국의 ’특전사‘이다. 북한의 자살돌격부대들은 ’수령 결사 옹위를 위한 총폭탄 정신‘으로 죽기 위해 전장에 뛰어드는 광신도지만, 특전사는 ’돌아올 방법이 없어‘ 불가피하게 죽을 수밖에 없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대한민국 육군에는 중장이 지휘하는 군단급 부대인 특수전사령부가 있고, 이 사령부 예하에 6개의 공수특전여단(空輸特戰旅團, Airborne Special Forces Brigade)을 두고 있다. 이들은 공수특전여단이라는 이름 그대로 공중을 통해 투입되는 특수전 부대지만, 미군의 도움이 없다면 이들은 ‘공수’가 아니라 ‘도보’나 ‘차량’으로 이동해야 한다. 공군에 C-130H/J 수송기 16대와 CN-235 수송기 20대가 있지만, 이들 전력이 모두 특전사 대원들을 실어 나르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이들은 일반 수송기이기 때문에 특수작전 침투용 항공기에 요구되는 전천후 비행 능력과 급격한 기동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수전 병력 후방 침투 지원 임무를 지원하는 것은 제15혼성비행단 제255특수작전비행대대와 육군항공작전사령부에서 그때그때 지원되는 헬기 전력이 전부다. 공군은 C-130H 수송기에 제한적이나마 특수전 지원이 가능하도록 개량사업을 진행하고는 있으나, 이 사업이 완료되더라도 특수작전 지원기체 보유 숫자가 한 자릿수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유사시 동시에 투입 가능한 병력은 1개 대대 수준에 불과하다. 수송기가 없다고 헬기로 대체가 가능한 것도 아니다. 육군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헬기 전력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100여대 가량 있는 UH-60은 각 야전군에서 끌어다 쓰기 바쁘고, 나머지는 기령이 30년 이상 된 UH-1H나 500MD와 같은 ‘어르신’들이기 때문에 조금만 험하게 비행해도 탑승한 병력들과 함께 추락해버릴 가능성이 높아 특수전 지원은 꿈도 꿀 수 없다. 후방 보급과 물자 수급 임무를 모두 포기하고 보유한 수송기를 총동원하더라도 6개 여단 가운데 2개 여단 병력 정도만 공수가 가능한데, 문제는 이렇게 모든 전력을 동원해 2개 여단을 북한 후방에 침투시키더라도 이들을 다시 데려올 수는 없다. 10여명 안팎의 특전팀이 자신들보다 수백 배 많은 병력의 포위를 뚫고 수백km를 도보로 탈출하지 않는 한 말이다. 이 때문에 북한 유사시 영변 등 내륙에 위치한 핵 시설에 특수부대를 투입할 경우 시설 파괴는 가능할지 몰라도 핵무기 회수와 투입부대 귀환은 불가능하다. 제대로 침투용 항공기도 없기 때문에 침투 자체도 어렵겠지만, 작전 지역에 낙하한다 하더라도 소규모 경무장 특수부대만으로는 영변 핵시설의 경계 병력을 뚫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에 1시간 이내 병력투입이 가능한 반경 70km 범위 안에 3개의 군단급 부대를 배치해 두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는 전차와 장갑차로 중무장한 제425기계화군단이고, 다른 하나는 ‘폭풍군단’이라 불리는 특수부대인 제11군단이다. 영변 핵시설에는 이 11군단 예하 제82경보병여단 5대대, 총참모부 직속 제64보병연대 1대대, 인민보안성 직속 제64경비대대 등 최정예 경비병력 1,700여 명의 지상병력과, 수십여 문의 대공포와 지대공 미사일을 보유한 제56고사총여단이 경계를 맡고 있다. 이런 곳에 차량은 고사하고 소화기(小火器)로만 무장한 수십 명의 특전사를 일반 수송기로 투입시킨다는 것은 임무를 수행하라는 것이 아니라 가서 죽으라는 것이다. 영변뿐만 아니라 평안북도와 자강도의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생산시설, 평양 등지에 있는 특각 등 특전사의 타격 표적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특전사 대원들이 제아무리 일당백의 전투능력과 초인에 가까운 체력을 갖추고 있다하더라도 이들의 생환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현실이다. ▲ 살아서 돌아올 ‘동아줄’을 달라 한미연합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은 미국에게 있지만, 특전사의 전시든 평시든 작전통제권이 한국에게 있으며, 연합특수전사령부를 구성, 미군이 작전을 지원하는 개념으로 특수부대를 운용하고 있다. 즉, 미군에게 작전통제권이 없고, 미군은 지원자 입장이기 때문에 한국이 아무리 급하더라도 자신들의 정치적・군사적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전력을 지원해줄 수밖에 없다. 즉, 침투용 항공기 전력을 미군에게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전사의 적 후방 작전 소요는 너무도 많다. 김정은을 비롯한 지휘세력에 대한 제거나 핵무기와 핵물질 또는 북한 각지에 흩어져 있는 대량살상무기의 회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추적 및 파괴, 후방 저항세력 규합 등 하나같이 극도로 위험한 임무들뿐이다. 이 때문에 작전지역까지 특전요원들을 투입할 수 있는 수송수단은 물론 작전지역에서 대규모 적 병력과 조우했을 때 포위망을 뚫고 나올 수 있는 화력 및 기동수단, 그리고 임무를 완수한 뒤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는 수송수단이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이 가운데 그 어느 것도 제대로 갖춰진 것이 없다. 개별 전투원들의 체력이 아무리 우수하고 전투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작전지역에 침투할 수 없고, 침투하더라도 살아서 나올 수 없다면 ‘최정예 특수부대’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특전사는 오래 전부터 침투용 항공기 전력이 필요하다고 읍소해왔고, 특히 전인범 중장이 사령관으로 취임한 이후부터는 침투와 탈출 임무에 유용한 CV-22, MH-47 등 항공기 도입을 주장해 왔으나, 이러한 요구는 예산 부족과 전력 증강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사시 적 대량살상무기를 신속하게 제거하고 저항세력을 규합해 전쟁 조기종결과 전후 조기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 특수전용 무기체계의 우선순위가 뒤에 있다면 도대체 어떤 무기체계가 더 중요하고 시급하다는 것인가? MC-130과 같은 전문 침투용 항공기가 아니라면 CV-22나 MH-47과 같은 항공기들은 호위함 1척, 전투기 2~3대 수준의 비용인 3,000억~4,000억 원의 비용이면 수십 대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 크게 부담이 가는 것도 아니다. 단지 군 수뇌부와 통수권자의 의지의 문제인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최전선을 넘어 적 후방 사지(死地)로 들어가는 것을 업(業)으로 삼는 이들에게 적어도 살아서 돌아올 동아줄 하나 정도는 던져 주는 것이 국민으로서 인지상정(人之常情)이 아닐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 네트워크 사무총장)
  • [서울&평양] 김정일 사망 3주년…불안하게 시작되는 김정은 시대

    3년 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아 눈물을 쏟아냈다. 당시 조선중앙TV 영상 속 김 제1위원장은 검은 인민복을 입은 채 유리관 속 아버지의 시신 앞에서 퉁퉁 부은 얼굴로 눈물을 훔쳤다. 조문객을 맞이하기 위해 애써 의연한 척도 해봤지만 그의 비통한 표정은 좀처럼 감출 수가 없었다. 아버지를 여의었다는 슬픔과 20대 후반이라는 어린 나이에 너무나 큰 짐을 짊어지게 된 부담감이 뒤섞인 눈물이었다. 주변국들은 이 어린 지도자가 큰 혼란 없이 권력을 이양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하지만 김 제1위원장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북한 핵심부를 장악해 나갔고 시장경제를 일부 도입하며 ‘경제대국’ 달성을 향해 속도를 냈다. 그러나 이후 북한이 3차 핵실험과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 숙청을 강행하자 국제사회는 북한에 등을 돌렸다. 심지어 최우방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마저도 냉랭한 태도를 보여 북한은 국제적으로 완전히 고립됐다. 각고의 노력에도 경제가 크게 나아진 것도 아니었다. 지난 17일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 3주기를 맞아 다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은 김 제1위원장의 얼굴에는 3년 전처럼 짙은 어두움이 드러워 있었다. 아버지 그림자 지우기 김 제1위원장의 권력 장악은 신속하고 확실했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이 숨진 지 보름도 되지 않은 2011년 12월 30일 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김 제1위원장을 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했다. 이듬해 4월에는 당 제1비서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올라서면서 집권 6개월도 안 돼 당·정·군의 최고직위를 손아귀에 넣었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3년상 기간에 철저히 유훈통치로 보냈던 아버지와는 사뭇 다른 초고속 행보였다. 김 제1위원장은 권력 승계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곧바로 구세대 실세들을 교체하며 ‘아버지 그림자 지우기’에 나섰다. 김 제1위원장은 자신과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운구차를 이끌었던 7인방 중 리영호 총참모장, 김영춘 국방위 부위원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등을 퇴진·숙청의 방법으로 물러나게 했다. 고모 김경희의 남편이자 김 제1위원장의 후원자였던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도 김정은 1인 지배체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당하며 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이 일로 김경희는 최고인민회 대의원을 비롯한 모든 직책을 내놓고 정치적 ‘식물인간’으로 전락했다. 정국에 한바탕 태풍이 휩쓴 뒤 남은 자리는 ‘백두혈통’(김일성 직계)·‘빨치산 혈통’·‘김 제1위원장 측근’으로 불리는 권력 삼두마차가 나눠서 차지했다. 김 제1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인 김여정은 27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말부터 노동당 부부장에 임명되며 권력무대의 전면에 나섰다. 북한에서 김일성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최현의 아들 최룡해 당 비서도 김 제1위원장의 지지 속에 북한의 2인자 자리를 굳히고 있다. 또 김 제1위원장의 생모 고영희의 신임을 받았던 황병서는 지난 4월부터 군 총정치국장에 올라 군인들을 좌지우지하며 권력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다. ‘경제강국’을 향한 과감한 변화 김 제1위원장은 2년 전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고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겠다”고 말했다. 권력을 공고히 한 김 제1위원장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 경제 살리기에 팔을 걷고 나섰다. 김정은 정권은 시장경제 요소를 과감히 도입해 기업과 농장의 잉여 생산물 처분 권한을 본래보다 많이 보장해 주고 노동자의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인센티브의 격차도 확대했다. 시장을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정책을 펼친 결과 장마당으로 불리는 종합시장이 전국적으로 400여개에 달한다. 지난해 5월에는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해 전국 각지에 경제특구를 설치할 법적 토대를 만들었다. 그 결과 지난해 경제개발구 13곳을 설치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6곳을 추가했다. 외국 자본에 각종 특혜를 제공하는 경제특구를 짧은 기간에 무더기로 내놓으며 외자유치에 열을 올린 것이다. 또 국가 주도의 대규모 건설사업을 진행해 내수 진작을 독려하고 있고 해외에 5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노동자를 파견해 임금을 송금케 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다각적 노력으로 북한의 경제상황은 다소 개선됐다. 북한경제는 2011년 이후 꾸준히 연평균 1% 정도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11년에 80만대에 불과했던 휴대전화 보급도 2014년에는 24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이후 작황 상황도 양호해 쌀값 등 시장물가의 상승세도 둔화됐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평양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나고 있다. 이외의 지역에서는 여전히 물품 부족 현상이 심각하고 저소득층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만연해 있다. 남북교역 중단·대북제재·대중무역 수익 악화 등의 외부요인들도 북한 경제를 옥죄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김 제1위원장은 정권 공고화를 위해 마식령 스키장, 문수 물놀이장 건설 등 대규모 전시성 사업을 펼쳤다. 통일부 관계자는 “대규모의 외자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한 북한의 어려운 경제 상황이 나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면초가에 놓인 김정은 외교 최근 김정은 정권이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부분은 외교적 고립이다. 북한이 2012년 12월 장거리로켓 발사와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국제사회는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대미관계는 사실상 단절됐고 북한의 혈맹국가인 중국도 분노를 표시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잔혹한 방식으로 숙청된 사건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올해 초 보고서를 발표하며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이후 지난 11월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넘기도록 권고하는 내용의 인권결의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채택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북한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리수용 외무상은 지난 9월 북한 외교 수장으로서는 15년 만에 유엔총회에 참석해 국제사회의 압박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밝혔다. 같은 달 강석주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도 유럽과 몽골 순방에 나섰다. 우리나라에는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황병서·최룡해·김양건 등 실세 3인방을 파견했고 미국에는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등을 풀어주며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또 러시아에는 최룡해가 특사 자격으로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돌아왔다. 이러한 노력에도 북한의 대외 관계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대표적 중국통이었던 장성택의 숙청과 3차 핵실험으로 감정이 상한 중국은 연간 40여 차례에 달했던 북·중 간 고위급 인사교류를 최소화했다. 북한 언론도 변심한 중국을 ‘줏대 없는 나라’라고 비판하며 양국은 올해 냉랭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또 미국과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한국과는 대북전단 살포, 개성공단 임금제도 일방 개정 등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이 북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고 우리나라와도 내년 초 유엔 북한인권현장사무소 개소 등 민감한 이슈가 많아 관계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한으로서는 내년쯤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며 어떻게든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유라시아 시대 한·러관계/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유라시아 시대 한·러관계/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모스크바 크렘린 광장 한편에서 회전목마가 빙빙 원을 그리며 돌고 있었다. 젊은 연인들은 그 옆의 스케이트장을 유유히 돌았다. 옛 소련 병사들이 열병식을 하던 광장 한편은 놀이 기구와 스케이트장, 특산물 및 스낵 코너가 요란한 성탄 장식과 음악 속에 성업 중이었다. 모스크바 도착부터 지난 7일 출국 때까지 국제유가 폭락 속에 루블화의 곤두박질도 거듭됐다. “경제위기가 오는 건가.” 현지인들의 걱정은 유달랐다. 석유·가스 수출이 재정수입의 절반인 러시아에 서방의 경제제재와 외교적 고립 속에 유가 폭락은 결정타였다. 그 속에서도 러시아 고위 관리들은 한국언론재단과 ‘한러대화포럼’(KRD)이 기획한 한·러 기자포럼의 참가를 위해 모스크바를 찾은 한국 기자들을 뜨겁게 맞았다. 러시아 철도공사의 V 야쿠닌 사장은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의 첫발”이라며 나진을 거쳐 포항으로 들어온 시베리아산 유연탄 운송의 성공에 의미를 부여하며 철도연결 등 본격적인 삼각협력을 제안했다. A 갈루쉬카 극동개발부 장관은 자루비노항 개발 등 극동 경제특구 준비상황을 소개하며 남·북·러 삼각협력의 비전을 강조했다. 이들은 기술적 해결 방안도 마련돼 있고, 북한 측도 적극적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중국과의 균열로 기댈 데 없어진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편들기와 감싸기는 두드러진다. 국제무대에서 지지표를 던진 북한에 대한 화답이자, 외교적으론 미국, 경제적으론 중국에 기운 한국을 끌어당기기 위한 카드로도 보인다. 러시아 측은 “삼각협력에 한국 태도가 미지근하다”는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준비가 끝났는데 한국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새 사업의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나무람까지 나왔다. 250억 달러 수준인 교역액 등 한·러 양자협력에도 “진전이 더디다”며 답답함을 표시했다. 3기를 맞는 푸틴의 러시아는 ‘아시아 중시정책’으로 방향타를 바꿨고, 가스관과 철도 연결 사업 등을 흔들며 한국의 참여를 등 떠밀고 있다. ‘유라시아 시대’에 올라타려는 박근혜 정부는 더 높은 운임을 부르려는 러시아의 배짱과 계산을 지켜보면서 전략적 고민 속에 있다. 미·러 갈등의 틈바구니에서 극동개발 등 양자협력의 가능성을 구체화하고, 활동 공간을 넓혀 나가야 하는 고민이다. 방대한 자원, 유럽 진출의 교두보격인 1억 4000만명의 시장, 첨단기술 등 러시아는 경제적으로 상호보완적이고, 한반도 통일 등에도 전략적 합치점이 적잖다. 이런 러시아를 어떻게 우리 전략 속에 끌어들여 ‘통일 대박’과 재도약의 에너지로 활용해 나갈까. 수교 뒤 우린 어설픈 경협차관 상환 처리 등으로 대국 러시아의 자존심에 상처를 냈고, 나홋카 특구 및 유전 개발 등 몇몇 사업의 실패로 불협화음도 키웠다. 이제 러시아는 더 이상 옛 소련도 아니고, 수교 직후 한국에 올인했던 ‘옐친의 러시아’도 아니다. 민족주의 열기 속에 옛 제국의 복원을 꿈꾸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운 러시아와의 관계와 전략을 전반적으로 새롭게 돌아볼 때다. 내년 9월로 마침 두 나라는 수교 25주년을 맞는다. jun88@seoul.co.kr
  • 탐정문화와 창조경제/ 김종식(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탐정문화와 창조경제/ 김종식(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탐정문화와 창조경제/ 김종식(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미국·영국·일본 등 대개의 선진국에서는 선(先)탐정제도, 후(後)탐정문화 발달 과정을 거치면서 탐정을 직업화 한 데에 만족하지 않고 탐정을 소재로 한 영화·드라마·소설·애니메이션·오락 게임물 개발 등 탐정문화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에 팔을 걷어 붙인지 오래다. 우리나라에서는 탐정업 자체가 금지되어 있어 이렇다 할 탐정문화가 형성되지 못한채 그간 외국의 탐정물을 사들여 감상하는 정도에 그쳐 왔다. 그러나 최근 탐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점증하면서 ‘선암여고 탐정단’ ‘탐정’ ‘명탐정 홍길동’과 같은 탐정을 모티브로 한 순수 국산 영화·드라마·연극 등이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는 듯 연이어 선을 보임으로써 바람직한 탐정문화 조성에 촉매가 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탐정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고작 셜록홈즈를 떠올리거나 한두 편의 외국 탐정물을 연상하는 정도였다. 아니면 음성적 심부름센터의 일탈을 탐정의 전형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만큼 우리는 제대로 된 탐정이나 그 문화를 경험할 기회가 없었다. 셜록홈즈는 영국의 추리작가 아서 코넌 도일이 쓴 소설속의 인물로 흥행을 위해 정의와 불법을 넘나들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황당무계한 성과를 이루어 낸다. 이에 도취한 팬 들과 일부 사이비 탐정들이 간혹 셜록홈즈의 그것을 동경하거나 흉내내려 하지만 셜록홈즈와 같은 탐정은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으며 허용되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시각과 발상의 오류가 발단이 되어 현실속 탐정의 본질과 기능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꼬여 있다는 점을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민간조사원은 타인의 권익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탐문하거나 공개된 정보를 취합·분석하여 정보의 오류와 함정을 발견하는 방법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해 내야 하는 무원의 고립성을 지닌 외로운 직업이다. 즉 비권력적 사실행위에 국한된 임의적 존재이다. 이는 세계 모든 탐정이 지니는 공통적 특성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둔스럽거나 게으런 사람 또는 불법을 동원해서라도 성과를 내려는 과욕주의자는 탐정 부적격자 이다. 합당성을 포기한 탐정은 이미 탐정이 아니다. 작금의 탐정문화 확산 기류가 그간 우리에게 민간조사업에 대한 편견과 오해는 없었는지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와 함께 국민들 간에 혼란스럽게 불리고 있는 탐정에 대한 여러 명칭도 정선이 필요해 보인다. 일반적으로 민간이 주체가 되는 탐정에 대해 ‘사립탐정’ ‘사설탐정’ ‘민간탐정’ 또는 그냥 ‘탐정’ 등 그 어느 것을 사용해도 결코 틀린 용어는 아니다. 시민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의도적으로 섞어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날 탐정은 민간이 주체가 되는 탐정만 있을 뿐, 공적 기관이 운용하고 있는 국·공립 탐정은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굳이 이에 비교되는 사립·사설이니 민간이니 하는 수사(修辭)를 붙여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그냥 ‘탐정(探偵)’이라 함이 최적한 명칭이다. 이를 우리 생활어로 바꾸면 ‘민간조사원’으로 풀이 된다. 영문으로는 private detective, private investigator, private eye 또는 detective로 표기하기도 한다. 아무쪼록 새해에는 민간조사업이 법제화되어 민간조사원(탐정)이라는 새 일자리가 창출되고 탐정문화와 탐정산업이 창조경제로 이어지는 획기적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많은 국민들과 함께 소망해 본다.
  • [더 나은 복지 위해… 자치구 ‘착한 경쟁’] 독거노인 한파 대책 앞장서는 동작 TF

    동작구는 내년 3월까지 4개월간 독거 노인들에 대한 무료 급식을 확대 지원하는 등 한파 종합지원대책을 추진한다. 구는 최근 강추위와 폭설 등이 계속되면서 겨울철 한파 상황 관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TF는 크게 독거 노인과 고령자 보호대책을 비롯한 돌봄서비스를 운영하고 노인복지시설 난방 및 안전점검을 통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신속한 상황 처리에도 나설 계획이다. 구는 한파에 대비한 행동요령 안내문을 경로당과 노인종합복지관 등에 배부했다. 또한 사당노인종합복지관을 비롯해 청송경로당과 송학경로당 등 17곳을 겨울철 한파쉼터로 지정하는 등 노인들이 이곳에서 따뜻하게 쉴 수 있도록 했다. 또 삼화경로당과 신대방2동 경로당 등 2곳을 한파·폭설 시 정전 등에 대비한 임시대피소로 지정·운영해 취약계층 노인들에 대한 보호에 나서고 있다. 또한 구는 독거 노인들에게 지원되는 무료급식을 1일 1식에서 2식으로, 밑반찬 배달은 주 2회에서 4회로 추가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총 225명의 독거 노인들에게는 난방용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폭설, 한파 시 고립이 예상되는 노인이 주변에 있는 경우 노인복지과(820-9560), 또는 동작노인종합복지관(824-2420)으로 연락하면 된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김정은의 북한 3년… 핵포기·개방이 살 길

    오늘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주기를 맞았다. 북한 당국이 연일 추모 분위기를 고조시켜 온 것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중심으로 체제 결속을 다지려는 수순일 게다. 그러나 사회주의권에서도 유례없는 3대 권력세습은 겉보기엔 공고한 듯하지만 장기적으로 불안 요인을 잉태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시각이다. 우리는 북한의 이런 불확실성은 국제적 고립을 자초한 핵개발 등 퇴행적 노선을 포기할 때만 해소될 수 있다고 본다. 조선중앙통신은 엊그제 김정은 집권 이후 주요 업적으로 그의 고모부인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 처형을 꼽았다. 이는 상식 선에서 보면 블랙 코미디일 게다. 하지만 김정은이 세습 3년 만에 무소불위의 1인 체제를 굳혀 가고 있는 징표로도 해석된다.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등 아버지 시절 실세들을 숙청하고 고위 군간부들의 계급을 뗐다 붙였다 하며 길들이기에 골몰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징후다. 그럼에도 김정은 체제가 이제 확고한 반석 위에 자리 잡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공포정치로 마취된 권력 안정은 이른바 ‘묘지 위의 평화’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북을 상대하는 우리가 선군(先軍)주의와 선당(先黨)주의를 오가며 곡예를 벌이고 있는 김정은의 행보를 주시해야 할 이유다. 무엇보다 북 주민들의 삶은 여전히 피폐하기 짝이 없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어제 통계청이 발표한 ‘북한 주요 통계지표’를 보라. 지난해 남북 경제력 격차는 국민총소득(GNI) 기준으로 42.6배차, 무역액으로는 146배차였다. 1인당 GNI 역시 한국이 2870만원인데 비해 북한은 138만원에 불과했다. 북한 정권은 북한 주민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 수요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얘기다. 다만 김정은 체제에서 북한 경제가 미미하나마 성장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국은행은 2010년 마이너스 성장이던 북한이 2013년에는 1.3%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계했다. 그러나 이는 김정은의 치적이라기보다 북한식 사회주의경제의 파탄이 부른 역설일 뿐이다. 북의 배급체계가 마비됐을 때 ‘북한판 시장경제’인 장마당이 번성하면서 주민생활은 외려 호전된 사례라는 것이다. 북한이 살 길은 대내적으로는 인센티브제와 경제의 자유를 확대하는 등 체제를 개혁하는 일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마식령 스키장, 문수 물놀이장 등 그간 추진해 온 전시성 사업들 대신 주민생활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문호를 더 열어야 한다. 김정은의 핵·경제 병진 노선은 그래서 어불성설이다. 압록강 하구의 북한 황금평 경제특구에 중국 자본 유치 실적이 ‘제로’라는 사실은 뭘 말하나. 북이 몇 차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자 ‘혈맹’이었던 중국마저 고개를 돌린 결과가 아닌가. 우리 또한 북의 불가측성에 합리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만일의 북의 급변 사태에도 기민하게 대처해야겠지만, 그 이전에 북한 정권을 연착륙시키는 게 더 바람직할 게다. 그러려면 체제 유지를 위해 몸을 사리며 개혁·개방에 소극적인 세습정권의 한계를 직시해야 한다. 인내심을 갖고 점진적 개혁·개방을 유도해야 한다는 뜻이다. 북이 핵개발 포기를 명시적으로 선언하기 전에라도 내년엔 남북 간 이견이 적고 윈·윈이 될 수 있는 교류협력사업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사설] 日 총선 자민당 압승, 평화헌법 개정 경계한다

    어제 실시된 일본의 중의원 선거(총선)는 자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소선거구 중의원 295명, 전국 11개 광역선거구의 비례대표 180명 등 모두 475명의 중의원을 새로 뽑는 선거 결과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반수를 훌쩍 넘는 대승을 거둔 것이다. 이번 선거는 자민당 총재를 겸하는 아베 총리가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한 국민의 뜻을 묻겠다며 지난달 중의원 해산을 결정함에 따라 이뤄졌다. 자민당 승리에 따라 오는 24일 특별국회를 소집해 새 총리를 뽑는 등 제3차 아베 정권 출범을 위한 절차가 진행된다. 아베 총리는 2006년 9월~2007년 9월 1차, 2012년 12월~2014년 12월 2차에 이어 세 번째 총리직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내년 9월로 예정된 3년 임기의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라 앞으로 2018년까지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이 예상된다. 이번 선거는 사실상 아베 독주시대를 열게 되는 의미를 갖는다. 3차 아베 정권은 향후 대규모 금융완화를 바탕으로 하는 아베노믹스를 계속 추진하고 내년 초에는 집단자위권 행사 용인에 따른 후속 입법 등 안보정책 정비에 속도를 내면서 우경화 노선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발표된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중간보고서에선 자위대의 군사작전 범위를 한반도를 포함해 전 세계로 확대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 설치와 무기 수출 3원칙 폐기 등에 이어 군사대국화의 길로 들어서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평화헌법 개정 여부다. 아베 총리는 평화헌법의 핵심 조항인 9조의 ‘전수(專守) 방위(방어를 위한 무력만 행사) 원칙’ 개정을 필생의 과업이자 정치에 입문한 중요한 동기라고 거듭 강조해 왔다. 지난 8월에는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법제 측면에서 개헌에 유리한 환경을 마련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아베 정권의 2인자인 아소 다로 부총리는 헌법 개정을 위해 나치식 개헌이라고 해야 한다는 망발을 서슴지 않을 정도이고 일본 정부는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승천기의 사용을 공식화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자민당의 압승은 사실상의 군비강화 및 우경화 정책을 추진해 온 아베 정권이 국민들의 재신임을 받았다는 의미가 있다. 일본 국민들의 선택이기에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지만 아베의 기존 정치 행보에 비춰 앞으로 한국·중국 등 아시아 이웃 나라와의 갈등과 긴장이 한결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사 해석과 군대 위안부, 독도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로선 더없이 우려스런 상황이다. 극우 성향의 아베 노선이 유지되는 한 한·일 양국 간의 외교 갈등이 풀어질 기미가 없고, 중국과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도 격화될 것이 뻔하다. 동북아 정세는 군사적 긴장 심화와 군비경쟁 촉발로 이어지면서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릴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이다. 내년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 개선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아베 총리가 과거를 직시하려는 용기와 이웃의 아픔을 배려하는 자세가 없으면 미래로 가는 신뢰를 쌓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는 아시아 패권에 몰두한 나머지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경우 시대의 흐름과 역행해 결국 스스로 고립을 자초할 것이란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인터넷·소셜미디어 활용, 노인 건강에 좋다” (英 연구)

    “인터넷·소셜미디어 활용, 노인 건강에 좋다” (英 연구)

    연로한 부모님이 계시다면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사용을 적극 권하는게 좋을 것 같다. 최근 영국 엑시터 대학 연구팀이 "노년층의 인터넷 및 소셜미디어 사용이 정신적 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잘 알려진대로 일반적인 노년층의 경우 컴퓨터 사용은 물론 젊은층이 주로 애용하는 소셜미디어의 활용이 어려울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영국에 거주하는 65-95세 사이의 31명 노인을 대상으로 이들에게 컴퓨터 사용과 소셜미디어 교육을 시켰다. 이후 인지능력 테스트와 심층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 그 전과 후의 변화는 놀라웠다. 대부분의 노인들이 외로움이 줄어들고 자신감과 인지능력이 향상된 것은 물론 육체적으로도 건강함이 느껴진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연구를 이끈 토마스 모튼 박사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기본적으로 사회적 동물" 이라면서 "노인들에게 있어 외로움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이는 실제 피실험자의 인터뷰에서도 드러났다. 한 노인은 "이메일과 스카이프를 사용해 가족과 안부를 주고받으면서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또 다른 노인 역시 "인터넷을 접한 후 마치 새로운 세상이 열린 기분이었다" 면서 "새 방식으로 나라는 존재를 인정받은 기분" 이라고 털어놨다. 이에대해 모튼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면서 "세상과의 고립은 결과적으로 더 많은 병에 노출되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페이스북 같은 새로운 방식의 소통 도구를 배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빙하 위 우울한 표정의 외로운 북극곰 포착

    빙하 위 우울한 표정의 외로운 북극곰 포착

    사진 한장이 정말 많은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최근 북극곰 한마리가 녹아내리는 빙하 위에서 풀죽은 모습으로 누워있는 사진이 언론에 공개돼 관심을 끌고있다. 화제의 이 사진은 지난 9월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 인근에서 촬영된 것으로 이탈리아 출신의 사진작가 마르코 가이오티의 작품이다. 과거에도 북극곰 사진으로 명성을 얻은 바 있는 그는 이번에도 유빙에 고립된 외로운 북극곰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렌즈에 담아냈다. 가이오티는 "사진 속 북극곰은 마치 과거를 회상하듯 고독하고 우울한 표정이었다" 면서 "녹아 없어지는 유빙 위에 누워있는 모습이 안타깝게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북극곰은 일반적으로 홀로 있기 좋아하는 동물" 이라면서 "이같은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경이롭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발표된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캐나다 환경부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북극곰의 개체수가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극곰 주요 서식지인 보퍼트해 해역의 개체수를 조사한 이 연구에서 북극곰은 2004년 1600마리에서 2010년 900마리로 줄었다. 연구를 이끈 USGS 제프 브로마긴 연구원은 "지구 온난화로 해빙이 녹으면서 물개가 서식지를 잃고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면서 "물개가 북극곰의 주요 먹이인 탓에 먹잇감의 부족이 북극곰 생존에 위기를 불렀다" 고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열린세상] “저희 밭에 다녀왔어요”/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저희 밭에 다녀왔어요”/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12월도 어느새 중순이다. 예전 어르신들 말씀이 세월 가는 속도는 나이에 비례해 50대는 시속 50㎞로 지나가고 60대는 시속 60㎞로 날아간다셨는데, 정말 한 해가 눈 깜짝할 새 지나간다. 속절없이 세월을 흘려보내는 아쉬움 탓인가 야속함(?) 덕분인가, 매년 이맘때 즈음이면 그래도 우리네 세상살이가 아직은 살 만함을 상기시켜 주는 기억을 더듬는 버릇이 생겼다. 시작은 지난 5월 둘째 주말부터였던 것 같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한쪽에 상추, 가지, 풋고추, 방울 토마토 등이 수북이 담긴 둥그런 광주리가 놓여 있곤 했다. 처음엔 주민 누군가가 잠시 놓고 간 것이려니 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채소와 과일 틈새로 하얀 쪽지가 눈에 뜨이는 것이 아닌가. 그 쪽지엔 재미난 필체로 “저희 밭에 다녀왔어요 ”란 메시지가 적혀 있었고, 어리둥절해할지도 모를 이웃 주민들을 위해 “안심하고 드실 만큼 가져가세요”란 친절한 설명도 함께 붙여 놓았다. 이후에도 가끔씩 엘리베이터 자리 한쪽을 차지하고 앉아 있는 낯익은 광주리를 보면 반갑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는데, 언젠가는 “나누는 기쁨이 더욱 크니 저희에게 감사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란 쪽지를 남겨 놓기도 했다. 아마도 주민 누군가가 고마움을 표하고자 작은 음료수 병 2개를 광주리에 담아 “누구신지는 모르지만 감사합니다”란 메모를 남겨 둔 것에 대한 수줍은 응답이었던가 보다. 가장 최근에 주민들을 반겨 주었던 광주리 속엔 사과에, 배추 고갱이에, 무처럼 생긴 콜라비가 담겨 있었다. 광주리에 담겨 있던 사과는 군데군데 멍도 들고 흠집도 있었지만, 이웃과 함께 콩알 반쪽도 나누고자 하는 주인장 마음씨만큼이나 맛이 일품이었고, 특별히 밭에서 갓 캐 온 배추 고갱이의 고소함과 아삭함은 지금도 입가에 맴돌 만큼 근사했다. 두어 주 전에 드디어 광주리의 주인공이 밝혀졌는데, 요즘은 ‘올해 유난히 잘 떴다는 담뿍장’ 나누랴, ‘오징어 얹어 따끈따끈 부쳐 낸 김치전’ 나누랴 분주한 모습이다. 나눔이 자연스레 몸에 밴 이웃이 있어 사는 재미를 되새기도록 해 주는 곳, 세종시 조치원읍 아파트 단지에서 경험한 일이다. 이토록 사는 재미를 쏠쏠히 누리다가 며칠 전 서울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선 참으로 서먹한 일을 겪었다. 먼저 엘리베이터에 들어선 내가 16층을 누르니, 함께 탄 중년의 남자분이 멋쩍게 웃는 것이 아닌가. 그러고 보니 입주한 지도 어느새 4년여의 세월이 흘렀건만, 그 남자분과는 처음으로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거였다. 동일한 층에 거주하는 4가족은 지금까지 한 번도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거나 제대로 통성명을 한 적이 없는 ‘무늬만’의 이웃이었던 셈이다. 그나마 옆집엔 초등학교 6학년 누나와 3학년 남동생이 살고 있어 가끔씩 마주치긴 하지만 인사 한번 받아 본 적 없고, 앞집엔 내 발자국 소릴 들을 때마다 짖어 대는 강아지 덕분에 누군가 살고 있겠지 추측만 할 뿐이다. 하지만 주말농장 덕분에 임시로 살게 된 조치원읍 아파트 분위기는 정말 다르다. 2500가구가 거주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엘리베이터나 주차장에서 마주치는 이곳의 주민들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정답게 인사를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는다. 한번은 4층에 살고 있는 부부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는데, 내가 5층을 누르자 자신들이 이미 눌러 놓은 4층을 취소하고는 “에너지 절약도 할 겸 한 층은 걸어서 내려가겠다”고 한다. 이렇게 건전한 생각과 건강한 웃음을 지닌 이웃과 함께 산다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도심 속 마을’이란 표현도 있듯이 익명성을 기반으로 저마다 고립화되고 파편화되기 쉬운 도시의 일상 속에서도, 나눔을 실현하고 이타주의를 생활화할 수 있는 공동체적 삶의 양식이 가능함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저희 밭에 다녀왔습니다” 식의 작은 정성과 진정 어린 배려가 이웃의 마음을 얼마나 풍성하게 해 주었는지 기억할 일이요, 작은 광주리를 통해 오고 갔던 따스한 정을 기억하는 어린이들이 나중에 어른이 됐을 때 모습 또한 상상해 볼 일이다. 아파트의 가치와 품격은 평당 가격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삶의 향취로부터 결정되는 것임을 새삼 새기자니 밥 안 먹고도 배가 불러온다.
  • 녹는 빙하 위 우울한 표정의 외로운 북극곰 포착

    녹는 빙하 위 우울한 표정의 외로운 북극곰 포착

    사진 한장이 정말 많은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최근 북극곰 한마리가 녹아내리는 빙하 위에서 풀죽은 모습으로 누워있는 사진이 언론에 공개돼 관심을 끌고있다. 화제의 이 사진은 지난 9월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 인근에서 촬영된 것으로 이탈리아 출신의 사진작가 마르코 가이오티의 작품이다. 과거에도 북극곰 사진으로 명성을 얻은 바 있는 그는 이번에도 유빙에 고립된 외로운 북극곰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렌즈에 담아냈다. 가이오티는 "사진 속 북극곰은 마치 과거를 회상하듯 고독하고 우울한 표정이었다" 면서 "녹아 없어지는 유빙 위에 누워있는 모습이 안타깝게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북극곰은 일반적으로 홀로 있기 좋아하는 동물" 이라면서 "이같은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경이롭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발표된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캐나다 환경부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북극곰의 개체수가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극곰 주요 서식지인 보퍼트해 해역의 개체수를 조사한 이 연구에서 북극곰은 2004년 1600마리에서 2010년 900마리로 줄었다. 연구를 이끈 USGS 제프 브로마긴 연구원은 "지구 온난화로 해빙이 녹으면서 물개가 서식지를 잃고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면서 "물개가 북극곰의 주요 먹이인 탓에 먹잇감의 부족이 북극곰 생존에 위기를 불렀다" 고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해변에 올라와 떼죽음 당한 거대 향유고래들 포착

    해변에 올라와 떼죽음 당한 거대 향유고래들 포착

    호주에서 무인항공기 드론(Drone)에 의해 촬영된 몸길이 20m 크기의 죽은 향유고래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8일(현지시간) 남호주주(州) 애들레이드 주도에서 북서쪽으로 약 150km 떨어진 애드로싼 파라라 해변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 향유고래 6마리의 모습을 드론이 포착했다. 향유고래들이 죽은 다음 날인 9일 촬영된 이 영상에는 죽은 채로 해변 썰물 때 드러난 거대한 향유고래들의 모습이 보인다. 바닷가 가까이 떠밀려와 죽은 고래들 가까이에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는 주민들의 모습도 포착된다. 호주 환경부 관계자는 “고래 무리가 죽은 채로 발견되는 것을 극히 드문 일”이라며 “고래들이 왜 해변으로 올라왔는지 모르지만 무리 중 한 마리가 아파 얕은 바다로 올라온 뒤 다른 동료 고래들을 부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지역 어민들은 “향유고래들이 연어 무리를 쫓아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해변에서 발견된 향유고래는 죽은 채로 발견된 6마리의 향유고래 외에 2마리가 더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마리 중 한 마리는 애드로싼 방파제 북쪽에서 썰물 때 고립돼 죽은 채로 발견됐으며 나머지 한 마리는 다행히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ccrailway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류 통일 “한·미, 北과 대화 협력해야”

    미국을 방문 중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0일(현지시간) “지금까지 한국과 미국이 압박 차원에서 공조를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주력했다”며 “하지만 북한에 대한 압박의 실효성을 더욱 높이려면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2014 한반도국제포럼’ 기조연설에서 “한·미가 강력한 동맹을 토대로 북한 문제에서 창의적이고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류 장관은 “북한 핵문제 해결과 인권 상황 개선은 한·미 양국의 국익을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지적하면서 “북한이 도발과 고립 대신 대화와 협력을 선택한다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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