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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희숙 “대통령에게 잘못없다는 청와대 백신 브리핑 부적절”

    윤희숙 “대통령에게 잘못없다는 청와대 백신 브리핑 부적절”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10차례 이상 코로나 백신확보를 지시했다는 청와대의 주장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서면브리핑에서 “과하다고 할 정도로 물량을 확보하라. 대강대강 생각하지 마라”고 지난 11월 30일 참모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윤 의원은 청와대에 “대통령이 10번도 넘게 지시해도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청이 말을 안 들어먹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라며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장으로 정부의 궁극적인 책임은 대통령이 국민에게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신 문제에 관해 ‘대통령에겐 아무 잘못이 없어’라는 청와대의 발표도 적절하지 않지만, 국민들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주변인들이 저런 말을 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궁극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로부터도 대통령을 분리시키는 것이 그를 보호하고 보좌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다면 그는 도대체 어떤 정보를 전달받고 있는 것일까”라고 질문을 던졌다.이어 문재인 정부 들어 정부 발표 자료에서 의미있는 내용을 보기 어렵다고도 비판했다. 기획재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은 장밋빛 선언으로 가득차 있을뿐 어떤 조건에서 이것이 가능하다는 전제도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오직 한 사람만을 의식해 만든 자료라는 점이 명확하다”면서 “예전과 달리, 이젠 시장이나 학계의 어느 누구도 정부의 경제정책방향 발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 스웨덴, 대만, 싱가폴, 그리고 선거 이후의 미국에서 코로나 재난 속에 국민을 이끌기 위해 어떤 지도자의 자질이 필요한지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구체적 전망을 밝히고 그 근거들을 국민에게 널리 공개해 솔직하게 지혜를 구해야 한다”면서 “지금의 우리처럼 리더를 정보로부터 고립시키고 정부가 국민의 시각으로부터 괴리되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코로나 크리스마스’, 당신의 백신은 무엇입니까

    [강남순의 낮꿈꾸기] ‘코로나 크리스마스’, 당신의 백신은 무엇입니까

    2020년은 모든 이들에게 힘든 한 해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은 갖가지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백신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온 인류가 백신의 효과를 보기까지는 요원하다. 일자리를 잃고, 가족을 잃고, 고립된 일상을 보내는 이들, 칠흑같이 어두운 터널 속에 갇혀 있는 경험을 하는 이들이 도처에 있다. 고립과 고통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는 이들도 늘어 가고 있다. 누군가의 표현대로 ‘코로나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고통스러운 위기 한가운데에서 맞게 되는 크리스마스란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코로나19의 위기는 이전에 생각하지 않았던 의미들에 대해 생각하도록 만든다. 4세기에 로마에서 크리스마스의 축하가 시작됐고 9세기가 돼 비로소 주요한 기독교 명절로 지켜지기 시작한 크리스마스는 현재 세계 160여개의 나라에서 공식적인 휴일로 지키고 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가 기독교 배경을 지닌 서구 세계만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특별한 축하의 절기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상업주의가 크리스마스를 왜곡시키고, 승리주의적으로 해석된 기독교의 예수 모습이 정작 크리스마스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이러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는 여전히 사람들에게 특별한 절기로 자리잡고 있다. 크리스마스는 이제 기독교라는 한 특정 종교에만 제한된 종교적 절기의 의미를 넘어서 있다. 지금보다 나은 새해, 나은 미래를 기다리는 기다림과 희망의 절기이기도 하다. 크리스마스 전통은 네 가지 중요한 보편 가치를 담고 있다. 희망, 평화, 기쁨 그리고 사랑이다. 예수가 추구하고, 가르치고, 실천하고자 한 가치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가치들은 제각기 왜곡된 이해로 오염돼 왔다. 이 개념들을 호명해도 아무런 감동을 느끼기 힘든 이유이다. 모든 개념이 그러하듯 상투적 이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사전적 의미를 괄호 속에 넣고서, 새롭게 그 의미를 재음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상투성의 덫’에 빠져 무의미하고 공허한 단지 상업주의로 변질된 크리스마스에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금전을 낭비해야 하는 절기가 돼 버리기 때문이다. 코로나 위기로 인한 짙은 어둠이 많은 이들의 삶을 짓누르고 있는 이 ‘코로나 크리스마스’를 넘어서는 ‘백신’은, 우리 자신의 인간됨을 재확인하고 확장하게 하는 이러한 소중한 가치들의 재조명이며 재창출을 통해서라고 나는 본다.희망이란 무엇인가. 더 나은 세계를 향한 진정한 희망이란 ‘모든 것이 잘될 거야’와 같은 낭만화된 ‘희망 고문’이 아니다. 또는 구체적인 데이터에 근거한 ‘낙관’과도 다르다. 희망의 토대는 사실적인 데이터에 근거한 성공과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 씨름하는 그 과정 자체에 희망의 의미가 있다. 그렇기에 ‘실패’의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 규정한 성공 또는 실패로 자신의 삶이 휘둘리지 않게 하는 것이 바로 절망을 넘어서는 희망의 의미이다. 나는 어떠한 삶을 살고자 하는가. 내가 살고 싶은 세계를 향해서 나는 용기를 가지고 어떠한 씨름을 하는가. 그러한 고민과 씨름하는 그 과정 자체가 바로 희망의 근거다. 기독교에서는 예수를 종종 ‘평화의 왕’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물론 나는 예수와 직접 대화한 적은 없지만, 제자들의 냄새나고 지저분한 발을 씻긴 그 예수가 자신이 ‘왕’과 같은 위계주의적 표현으로 지칭되는 것에 동조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예수를 ‘왕’으로 표현하는 종교적 상징은 예수를 지배자와 승리자로 표상함으로써 기독교의 승리주의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사용되곤 한다. 예수가 지향하고 확산하고자 하는 평화란 무엇인가. 소극적 의미의 평화란 분열, 전쟁, 갈등의 부재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왕’으로 표상되는 힘센 세력이 약자 위에 군림해서 아무 소리 못 하도록 억누르는 상태도 표면적으로 ‘평화’라고 착각하게 된다. 이런 위험한 평화는 가정, 학교, 직장, 나라 또는 세계적 정황에서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누가 규정하는 평화인가’를 물어야 한다. 반면 적극적 의미의 평화란 이 사회에 존재하는 차별, 배제, 혐오, 분열, 불의를 넘어서서 연대와 정의를 추구하는 구체적 변혁을 필요로 한다. 한국은 여전히 북한과 남한의 분열, 젠더 차별, 계층과 출신 지역·학력 등에 의한 차별과 배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 장애인·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 등의 문제가 산재해 있다. 이러한 문제들에는 무관심하면서 “모두에게 평화를”이라는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암송하고 노래 부르는 것은 위선적이며 공허하다. 기독교가 아닌 종교에 대한 혐오로 불상을 파괴하고 사찰에 불을 지르면서 ‘평화의 왕 예수’ 또는 ‘모두에게 평화를’이라고 외치는 것 또한 위선적이다. 다양한 얼굴의 불의, 차별, 혐오를 방치하면서 외치는 평화, 차별금지법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평등과 정의의 제도화를 반대하면서 외치는 평화란 위험한 ‘거짓 평화’일 뿐이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이 당연한 진리를 받아들이지 않고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많은 이들은 권력, 성공, 물질에 대한 욕망을 좀처럼 제어하지 못한다. 인간의 죽음에 대한 인식에 따른 두려움은 인류에 철학과 종교의 등장을 가능하게 했다. 죽음에 관한 두려움과 그 한계를 넘어서는 길은 무엇인가. 철학이나 종교는 각기 다른 개념들을 동원해서 행복과 기쁨을 추구하는 방식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나는 행복한가’라는 질문은 시작점이 아니다. 시작점이 돼야 하는 질문은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나를 알아가고, 나를 지속적으로 가꾸는 과정을 통해서, 나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서서히 배우게 된다. 그러한 과정에서 ‘기쁨’이 가능하게 된다. 행복과 기쁨이란 외부세계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삶의 주체가 돼서 내가 나 자신과 타자와의 관계를 올바르게 만들어 가는 그 한가운데에서 진정한 행복과 그에 따른 기쁨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탄생의 경험은 크리스마스가 우리에게 상기시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라는 절기가 상징하는 ‘사랑’의 가치는 희망, 평화, 그리고 기쁨의 가치와 연결돼 그 정점을 이룬다. 이 세계와 인간에 대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 신이 스스로 인간이 돼 예수로 태어났다는 것을 상징하는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포괄적인 의미의 ‘사랑’의 메시지이다. 신이 인간이 된다는 ‘성육’의 의미는 물론 사실적인 생물학적 표현이 아니다. 시의 언어처럼 심오한 메타포적 의미를 품고 있다. 도대체 ‘사랑’이 무엇이기에 신이 자신의 신적 자리까지 내려놓고 인간으로 태어나는가. 예수는 우리가 지금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에서는 참으로 먼 삶을 살았다. 그렇기에 ‘신의 아들’ 또는 ‘인간이 된 신’이라는 종교화된 교리로 포장하지 말고 ‘탈교리화’를 통해 예수의 태어남과 살아감의 의미를 살펴보아야 한다. 예수는 요즘 같이 모든 시설이 갖추어진 병원이나 저택에서 출생하지 못하고 차고나 창고 같은 곳에서 태어났다. 3년이라는 짧은 공적 삶에서 그는 노숙인으로 살았다. 12명의 제자가 따라다녔다고는 하나, 그 어느 제자도 예수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그 심오한 세계를 이해하지 못했다. 예수는 기존의 종교적·정치적 제도가 인간생명을 억압하는 것일 때, 과감히 그 제도에 맞서서 저항했다. 그 당시 안식일을 지킨다는 절대적인 종교적 관습보다 ‘인간 생명’이 먼저라고 하면서, ‘생명의 철학’을 설파하고 실천했다. 예수의 생명의 철학을 담은 메시지의 정점에 있는 사랑의 메시지는 나, 이웃, 원수 그리고 신에 대한 사랑의 분리 불가성을 품는다. 희망, 평화, 기쁨 그리고 사랑이라는 가치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며 분리해서 생각해서는 안 된다. 크리스마스는 이러한 소중한 가치를 ‘예수의 탄생’이라는 상징과 함께 재조명하고 재창출하는 절기다. 결국 나의 삶이란 무수한 너의 삶과 연결돼 있다.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고자 한다면 코로나 위기 한가운데에서 희망이 아닌 절망, 평화가 아닌 폭력과 차별, 기쁨이 아닌 비통함과 고통 그리고 사랑이 아닌 혐오를 경험하고 있는 이들이 누구인가를 둘러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IoT로 소외계층 안부 확인… 양천의 코로나 시대 복지

    IoT로 소외계층 안부 확인… 양천의 코로나 시대 복지

    서울 양천구는 사회적 고립 가구의 안전망 확충을 위해 이달 말까지 1인 중장년 가구에 스마트플러그를 설치한다고 21일 밝혔다. 스마트플러그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해 TV, 컴퓨터, 밥솥, 커피포트 등 각종 기기의 전력 사용량으로 생활 활동을 감지하는 구의 대표적인 스마트 돌봄 시스템이다. 최근 다세대주택에서 발달장애 아들을 둔 60세 여성이 숨진 지 5개월 만에 발견되며 취약계층에 대한 관리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방문 복지가 어려워지면서 돌봄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구에서 설치하는 스마트플러그는 취약 계층에서 사용하는 가전 전력 사용량을 시간별로 확인해 간접적으로 주민의 안부를 알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일정 시간 전력량 변화가 없을 경우 동 주민센터 담당 공무원에게 위험 메시지를 전송한다. 위험을 감지한 공무원은 전화하거나 방문해 안전을 확인하고 적절한 조치를 시행하게 된다. 이 시스템은 구에서 지난해부터 65세 이상 독거 어르신에게 보급해 운영해 왔으나 이번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중장년 1인 가구에 추가로 보급하기로 했다. 구는 동 주민센터의 추천을 받아 300명에게 가구당 2대의 스마트플러그를 지원할 계획이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가파른 1인가구의 증가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새로운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한 때”라며 비대면 안부 확인 서비스를 구축해 ‘고독사 없는 양천’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폭설로 차량 1000대 고립된 일본 고속도로 상황 공개

    폭설로 차량 1000대 고립된 일본 고속도로 상황 공개

    일본 북부 니가타현과 군마현에 1m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져 운행중이던 차량이 밤새 도로에서 고립당했다. 현지 고속도로건설회사인 넥스코(NEXCO)동일본에 따르면 도쿄와 니가타현을 연결하는 가네츠 고속도로에서 교통체증이 시작된 것은 현지 시간으로 17일 아침이다. 이날 아침 눈덮인 도로를 지나던 차량 한 대가 눈에 갇혀 움직이지 못하면서 ‘지옥의 교통체증’이 시작됐다. 하루종일 이어지던 교통체증은 17일 늦은 밤이 되자 절정에 이르렀다. 차량이 늘어선 거리는 15㎞에 달했고, 이러한 현상은 다음 날 아침까지 계속됐다. 도쿄에서 니가타현으로 들어가는 도로의 눈은 수습됐지만, 도쿄로 향하는 도로는 여전히 아수라장이다. 오늘 18일 정오 기준, 1000여 대의 차량이 해당 도로에서 오지도 가지도 못한 채 서 있다.현지 구조대는 어제 17일, 차량에 갇힌 사람들을 위해 간단한 끼니와 과자, 물 600병, 휘발유와 디젤 수천 ℓ등을 긴급 호송했지만, 차량에 갇힌 운전자와 동승자들은 밤새 추위와 사투를 벌여야 했다. 익명의 한 운전자는 NHK와 한 인터뷰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차가 눈에 파묻히는 것을 느꼈다. 정말 무서웠다”면서 “지원받은 물과 음식은 이미 동이 났다. 물을 마시려면 플라스틱 병에 눈을 담아 녹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현재까지 큰 부상자나 심각한 사고가 보고되지는 않았지만 밤 사이 이어진 고립으로 30대 여성과 60대 남성이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들은 호흡기 질환 및 메스꺼움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코는 SNS 및 라디오를 통해 차량에 갇힌 운전자와 동승자가 몇 시간에 한 번씩은 차 밖으로 나와 신선한 공기를 마셔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일산화탄소에 중독될 수 있다는 경고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한편 군마현과 니가타현을 중심으로 쏟아진 폭설은 군마현 후지와라에서 17일 오전 5시 기준, 24시간 적설량이 1m 28㎝를 기록했다고 NHK는 보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결국 찰스 다윈이 옳았다? 160년 만에 검증된 바람 가설 (연구)

    결국 찰스 다윈이 옳았다? 160년 만에 검증된 바람 가설 (연구)

    찰스 다윈은 1859년 ‘종의 기원’을 통해 자연 선택에 따른 생물의 진화를 주장했다. 이 주장은 학계에서 뜨거운 논쟁을 거쳐 현재는 생물학의 핵심적인 이론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찰스 다윈의 모든 주장의 100% 의심 없이 받아들여졌던 것은 아니다. 과학자들은 자연 선택설은 받아들였지만, 찰스 다윈이 주장한 여러 가지 다른 가설에 대해서는 반론을 제기했다. 그중 하나가 섬에서 비행 능력을 상실한 곤충이 진화하는 이유에 대한 바람 가설이다. 찰스 다윈은 섬에서 날개가 퇴화되어 걷는 파리나 날개를 잃어버리고 기어 다니는 나방을 발견하고 이런 곤충이 진화한 이유가 바람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좁은 섬에서 잘 날아다니는 곤충일수록 섬 밖으로 바람에 날려 밖으로 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잘 날지 못하는 곤충은 섬에 잔류할 가능성이 더 높다. 결국 오랜 시간이 지나면 바람이 강하고 작은 섬일수록 날지 못하는 곤충의 비율이 높아진다. 하지만 20세기에 들어와서 과학자들은 이와는 상반되는 증거를 다수 수집했다. 바람이 강하지 않아도 작은 섬이나 고립된 환경에서는 비행 능력을 잃어버린 곤충의 비율이 높았다. 과학자들은 이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가지 가설을 내놓았다. 예를 들어 포식자나 경쟁자가 사라진 환경에서 비행의 이점은 줄어드는 반면 비용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비행을 포기한 곤충의 비율이 늘어나게 된다. 반대로 고산 지대나 추운 지역처럼 비행에 따른 비용이 큰 지역에서도 날지 않는 곤충이 비율이 높다. 따라서 찰스 다윈의 주장은 잘못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호주 모나쉬 대학의 레이첼 레이히와 그녀의 동료들은 다른 관점에서 찰스 다윈의 이론을 검증했다. 찰스 다윈이 바람 가설을 주장한 것은 주로 남극에 가까운 바람이 강한 섬에서 곤충을 채집한 후였다. 연구팀은 바람이 강한 남극 주변 섬에서 날지 않는 곤충의 비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비슷한 환경이지만, 북극권에 가까운 섬에 비해 날지 않는 곤충의 비율이 훨씬 높았다. 특히 그 섬에만 사는 토착종의 경우 거의 절반에서 비행 능력이 없었다. 물론 바람의 세기가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지만, 바람의 세기와 날지 못하는 곤충의 비율을 조사한 결과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힘든 확실한 상관 관계가 존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바람이 강할수록 비행 곤충이 날아갈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비행 자체에도 많은 에너지가 든다. 더구나 외딴 곳에 있는 작은 섬에는 천적의 숫자도 많지 않다. 결국 여러 가지 조건들이 날지 못하는 곤충에 유리한 환경을 만든다. 이런 환경에서는 자연 선택에 따라 날지 못하는 곤충이 진화할 수밖에 없다. 이번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은 160년 전 찰스 다윈의 통찰력이 옳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외부확산 차단 vs 고령층 치명적… 요양병원 ‘코호트 격리’ 약인가 독인가

    외부확산 차단 vs 고령층 치명적… 요양병원 ‘코호트 격리’ 약인가 독인가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들을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이유로 확진자와 함께 생활하게 하는 ‘코호트’(동일집단) 격리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최근 전국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따르자 방역당국이 확진자가 발생한 요양병원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키는 ‘코호트’ 격리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외부 확산 차단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주장과 고령층의 내부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17일 울산시에 따르면 양지요양병원은 지난 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뒤 6일부터 코호트 격리에 들어가 현재까지 212명의 환자 중 164명(77%)이, 병원 의사 등 직원 131명 중 44명(33%)이 확진됐고 사망자도 9명이 나왔다. 울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11명인 것을 감안하면 90% 가까운 사망자가 양지요양병원에서 나온 셈이다. 요양병원 내의 집단감염은 격리된 건물 안에서 확진자들과 비확진자들이 생활하면서 연쇄·교차감염을 일으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병상 부족 사태로 ‘와상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확진자와 비확진자 병동을 분리시켜 생활했다고 해도 병원이 ‘음압시설’ 등 감염병 전담병원 시설로 만들어진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지 교차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코호트 격리에 들어간 경기 부천 효플러스요양병원도 요양보호사 6명이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11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현재 환자와 직원을 포함해 200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6.5%가 감염됐다. 경기의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중환자용 병상도 없고, 감염전문 병원보다 장비 등이 부족한 요양병원을 코호트 격리한다는 것은 사실상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옥민수 울산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호트 격리는 외부 확산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고 실제로 효과가 있다”면서도 “요양병원 환자 대부분이 기저질환을 앓는 고위험 노약자이기 때문에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한꺼번에 이동이 어렵고 1인 1실 등 병상이 충분하지 않으면 감염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고 지적하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요양병원 코호트 격리 독일까, 약일까

    요양병원 코호트 격리 독일까, 약일까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들을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이유로 확진자와 함께 생활하게 하는 ‘코호트’(동일집단) 격리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최근 전국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집단 감염이 잇따르자, 방역당국이 확진자가 발생한 요양병원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키는 ‘코호트’ 격리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외부 확산 차단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주장과 고령층의 내부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17일 울산시에 따르면 양지요양병원은 지난 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뒤 6일부터 코호트 격리에 들어가 현재까지 212명의 환자 중 164명(77%)이, 병원 의사 등 직원 131명 중 44명(33%)이 확진됐고 사망자도 9명이다. 울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11명인 것을 감안하면 90% 가까운 사망자가 양지요양병원에서 나온 셈이다. 요양병원 내의 집단감염은 격리 된 건물 안에서 확진자들과 비확진자들이 생활하면서 연쇄·교차감염을 일으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병상 부족 사태로 ‘와상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확진자와 비확진자 병동을 분리시켜 생활했다고 해도 병원이 ‘음압시설’ 등 감염병 전담병원 시설로 만들어진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지 교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코호트 격리에 들어간 부천 효플러스요양병원도 요양보호사 6명이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11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현재 환자·직원 포함 200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6.5%가 감염됐다. 경기의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중환자용 병상도 없는데다가 감염전문 병원보다 시설이 열악한 요양병원을 코호트 격리한다는 것은 사실상 기저질환의 노인들은 사지로 몰아넣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옥민수 울산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호트 격리는 외부 확산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고, 실제로 효과가 있다”면서도 “요양병원 환자 대부분이 기저질환을 앓는 고위험 노약자이기 때문에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한꺼번에 이동이 어렵고, 1인 1실 등 병상이 충분하지 않으면 감염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고 조언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1m 넘는 눈에 16시간 고립…폭설이 삼킨 일본

    1m 넘는 눈에 16시간 고립…폭설이 삼킨 일본

    일본 중북부 지역에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졌다. 군마(群馬)현과 니가타(新潟)현을 중심으로 쏟아진 폭설은 군마현 후지와라에서 17일 오전 5시 기준 24시간 적설량이 1m28㎝를 기록했다고 NHK 등 일본 언론은 보도했다. 또 니가타현 유자와마치(湯澤町)에선 오전 4시 기준으로 1m13㎝의 24시간 적설량이 관측됐다고 전했다. 이는 해당 지역에서 적설량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대의 적설량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번 폭설로 니가타와 군마현의 도로 곳곳에서 16일 밤부터 정상적인 통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도쿄에서 사이타마(埼玉), 군마현을 거쳐 니가타현으로 이어지는 간에쓰(關越) 자동차도로의 경우 17일 아침까지 폭설이 덮친 15㎞ 구간에서 차량이 오도 가도 못하는 고립 피해가 발생했다. 간에쓰 자동차도로에서 영상을 촬영한 니혼테레비(日本テレビ)의 한 관계자는 방송을 통해 “어제(16일) 오후 2시쯤 니가타에서 출발해 16시간째 도로 위에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며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군마현에서 나가노현을 거쳐 니가타현으로 이어지는 조신에쓰(上信越)자동차도로에서도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이들 지역을 관할하는 동일본고속도로 측은 16일 밤부터 폭설에 갇힌 차량 운전자들에게 물과 빵 등 비상식량을 배포했으며, 17일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폭설 대책본부가 설치됐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굶주림에 시달리다 함께 사망한 日모녀, 몇달만에 방안에서 시신 발견

    굶주림에 시달리다 함께 사망한 日모녀, 몇달만에 방안에서 시신 발견

    사망한 지 여러 달이 지나 발견된 일본의 40대·60대 모녀가 경찰 부검 결과 모두 굶어서 숨진 것으로 드러나 일본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도시빈곤 문제가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심각해진 현실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숨진 모녀의 집안 냉장고는 텅 비어 있었다. 16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오사카시 미나토구의 아파트에서 지난 11일 시신으로 발견된 여성(42)과 그의 어머니(60대)의 사인이 부검 결과 모두 ‘아사’로 판명났다. 딸은 굶주림에 따른 저영양증과 이로 인한 심장기능 부전이 사인으로 드러났다. 어머니도 저영양증이 사망의 원인이 된 것으로 결론났다. 몸무게는 30kg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모녀는 숨진 지 몇개월이 지난 상태에서 발견됐다. 이들이 사는 아파트에 몇달째 우편물이 쌓이자 아파트관리업체가 친척에게 연락을 했다. 이에 따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집안 바닥에서 부패한 시신을 발견했다. 집안에 있는 냉장고에는 아무런 음식물도 들어있지 않았다. 인근 주민들은 모녀가 굶어서 사망했다는 소식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이웃 여성(73)은 “인사만 할 정도의 관계였지만, 특별히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모녀를 마지막에 본 것은 지난 여름 식료품을 들고서 웃는 얼굴로 집에 돌아오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다른 이웃 남성은 “몇달 전 모녀가 TV 프로그램을 보며 즐거워하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지난 2월에도 도쿄도 고토구에서 60대 형제가 이번과 똑같이 아사 상태의 시신으로 발견된 적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의 고립사, 곤궁사 예방에는 어느 정도 정책적 노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2인 이상 가구의 빈곤 문제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현실을 지적했다. 사회활동가인 후지타 다카노리 세이가쿠인대학 교수는 “1인 가구가 아니라 2인 가구이기 때문에 가족이 서로 의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였을 수 있다”며 “2인 이상 세대여도 생활이 어렵고 고립돼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면밀한 대응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최재란 양천구 의원,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주관 최우수상 수상

    최재란 양천구 의원,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주관 최우수상 수상

    서울 양천구의회는 최재란 의원이 지난 11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관한 ‘2020 지방의원 매니페스토 약속대상’에서 좋은 조례분야 기초의회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15일 밝혔다. ‘2020 지방의원 매니페스토 약속대상’은 지방의회 역량강화 및 주민의 신뢰기반 구축을 목표로 전국 지방의원(광역·기초의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16일부터 20일까지 공모를 진행했다. 이후 지난 10일 까지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 ▲공약이행 분야 ▲좋은조례 분야로 나눠 수상자를 선정했다. 이번 좋은조례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한 최 의원은 ▲서울특별시 양천구 혁신교육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 ▲근로용어 일광정비를 위한 서울특별시 양천구 생활임금조례 등 일부개정조례안 ▲서울특별시 양천구 사회적 고립청년 지원에 관한 조례안 ▲서울특별시 양천구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향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 주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조례제정에 힘써온 점에서 높은 평가 받았다. 또 현장에서 구민과 함께 소통하며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발전을 위한 의정활동을 활발히 펼쳐왔다. 최 의원은 “이번 약속대상을 수상한 계기로 앞으로도 주민들과 항상 소통하며 구민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생활밀착형 정치로 양천구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전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싱가포르 합의 살아있다”는 비건의 고별사 무겁게 새겨야

    현직으로서는 마지막 방한을 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그제 아산정책연구원 강연에서 북미 협상 미국 측 실무를 총괄한 책임자로서 견해를 피력했는데, 귀담아 들을 내용이 적지 않았다. 특히 비건 부장관은 2018년 북미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싱가포르 합의와 관련해 “합의의 잠재력은 여전히 살아 있다”며 “지금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공유한 한반도를 위한 비전이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노력이 끝나서는 안 된다”며 “외교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특히 내년 1월 열릴 예정인 북한의 8차 노동당 대회를 거론하며 “북한이 지금부터 그때까지의 시간을 외교를 재개하기 위한 방향을 설정하는 데 사용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은 역사상 처음으로 만나 싱가포르 합의까지 도출했지만 이듬해 ‘하노이 노딜’ 이후 지금까지 교착상태에 머물러 있다. 미 행정부 교체기에 있는 지금은 앞날을 예단하기가 한층 힘들다. 이런 때일수록 북미 양측의 지도자들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끝나고 2009년 민주당 정권이 등장했을 때 북미 관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예상이 많았으나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 갔다. 북한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직후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잇따라 나서서 미국을 자극했고 오바마 행정부는 임기 내내 ‘전략적 인내’를 표방하며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 그 결과 북한의 미사일과 핵 능력은 매우 고도화됐다. 비건 부장관이 내년 1월 북한의 노동당 대회 일정을 특별히 언급한 것은 이런 과거의 경험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대회를 전후해 북한이 미국을 자극하는 도발을 할까 우려한다는 얘기다. 또 ‘싱가포르 합의가 유효하다’는 비건 부장관의 말은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가 달성한 북미 관계 개선수준을 뒤로 돌리지 말아야 한다는 당부로도 풀이된다. 만약 바이든 정부가 다시 전략적 인내로 돌아간다면 북한을 궁지에 몰더라도 핵능력이 더 고도화돼 불가역적으로 될 것이라는 것이다. 반면 북한이 미국을 자극하는 도발을 감행한다면 김정은 정권은 궁핍과 고립의 가시밭길을 걸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정황을 염두에 두고 비건 부장관의 고별사를 북미 양측, 그리고 중재자를 자임한 한국 정부는 무겁게 새겨들어야 한다.
  • 첨단기술로 사각지대 없앤다... ‘스마트 돌봄’ 나서는 자치구들

    첨단기술로 사각지대 없앤다... ‘스마트 돌봄’ 나서는 자치구들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고립 계층에 대한 방문 및 접촉이 제한되면서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서울시 자치구들이 저마다 사물인터넷(IoT), 위성항법시스템(GPS) 등 첨단기술 활용한 스마트기기로 돌봄 사각지대 해소에 나섰다.12일 각 자치구에 따르면 중랑구는 중장년 1인가구 고독사 예방을 위해 위험도가 높은 100세대를 선정, 가구당 2개씩 모두 200개의 스마트 플러그를 설치하는 지원사업을 다음달부터 실시한다. 사물인터넷(IoT)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플러그는 가정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멀티탭 형태로 TV, 컴퓨터 등의 가전제품 전원을 연결해 사용하는 기기다. 대상자 가구의 전력 사용량과 불빛 변화를 측정 및 분석해 일정시간 동안 변화가 없으면 동주민센터 복지플래너에게 곧바로 알림이 간다. 복지플래너는 즉시 전화 또는 가정방문으로 대상자의 안부를 확인해 혹시 모를 고독사 위험 상황을 사전에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송파와 강동, 은평구도 이달 중으로 각각 관내 중장년 1인가구 277세대와 224세대, 241세대에 스마트 플러그를 설치하고 내년부터 돌봄 서비스를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노원구는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중·장년 1인 남성가구 7797명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필요한 가구를 우선 선발해 지난달 86대에 설치를 완료했다. 이달까지 64세대에 추가 설치해 모두 150세대에 보급할 계획이다. 구로구도 이미 지난달 각 동주민센터의 추천을 받아 중장년 1인가구, 고시원 거주자 등 모두 222세대를 선정해 설치를 마무리했다.이밖에도 구로구는 IoT 기술을 활용한 ‘홀몸노인 안심케어서비스’ 사업도 기존 135가구에서 올해 450가구로 대상자를 대폭 확대했다. 2018년 구로구에서 시작한 홀몸노인 안심케어서비스는 가정 내 설치된 IoT 안심단말기를 통해 노인들의 안부를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고령화, 핵가족화 등 사회적 변화에 맞춰 첨단기술을 도입한 노인돌봄 체계를 마련하고자 하는 취지다. 안심단말기 센서는 움직임, 출입문·냉장고문 열림, 베개 압력, 온·습도, 조도 등 집안 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 구 전역에 구축된 사물인터넷망을 통해 전송한다. 등록된 보호자, 구청·동주민센터 담당자는 전용 웹페이지 또는 모바일 앱을 통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일정시간 움직임이 없거나 이상 징후가 감지될 경우 즉시 해당 가정에 연락 또는 방문하고 119에 신고하는 등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구는 지난 8월 관내 만 65세 이상 홀몸노인 중 초고령자, 저소득층, 거동 불편자 등 안부 확인이 필요한 315가구를 추가 모집하고 지난 10월 단말기 설치를 완료했다. 중구도 IoT 안심단말기를 활용한 ‘독거노인을 위한 건강·안전관리 솔루션 사업’을 올해 확대 실시했다. 기존 122대를 설치 운영해오던 것에서 118대를 추가 설치해 모두 240가구의 독거노인이 돌봄서비스를 받고 있다. 모니터링은 노인 맞춤 돌봄서비스를 수행하는 복지관 3개소의 생활지원사 61명이 맡는다. 중구는 매년 기기보급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관악구는 치매 환자 실종 사고에 대비한 ‘스마트 지킴이’를 무상으로 지원한다. 스마트 지킴이는 치매 노인이 시계처럼 손목에 착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GPS 기반 위치추적기로, 보호자가 모바일 앱을 통해 대상자의 위치 정보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활동 범위의 특정구역을 안심존으로 설정해 착용자가 해당 구역을 이탈할 시 알림 문자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며, 응급 상황 발생 시 착용자 본인이 버튼을 눌러 SOS 호출을 할 수도 있다. 구는 지난 10월까지 관내 노인 47명에게 스마트 지킴이를 지원했다. 관악구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치매 노인 또는 보호자가 신분증과 스마트폰을 지참해 센터를 방문하면 무상 지원을 예약·신청할 수 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코로나 장기화에 ‘우울 위험군’ 22%… 정신질환 치료 편견 깨야

    코로나 장기화에 ‘우울 위험군’ 22%… 정신질환 치료 편견 깨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피로감과 고립감, 감염 우려에 대한 불안 등 심리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경기침체로 일자리 소득이 감소하고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도 있다. ‘코로나 우울’로 발생하는 정신건강 문제와 자살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8일 ‘코로나 우울과 대한민국의 정신건강 방향’을 주제로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황수정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염민섭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과 백종우(중앙자살예방센터 센터장)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코로나 우울’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다시피 했다. 이런 분위기가 얼마나 지속될 것으로 보는가. 염민섭(이하 염) 실업 같은 경제적인 문제까지 겹치면서 ‘코로나 우울’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 같다. 또 정신건강 측면에서 이야기한다면 정보화 사회에서 고립감과 외로움은 더 심해질 것이다. 빈부격차 역시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신적인 문제는 지속될 것이다. 이런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정신질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수준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신체 질환은 아프면 병원 가서 치료를 받으면 되는데 정신 질환에 걸렸다고 하면 사람들은 ‘낫지 않을 병’ 혹은 ‘점점 나빠질 병’이라고 여긴다. 누구나 아프면 쉽게 정신의학과나 정신건강센터를 찾아가서 치료를 받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평생 네 명 중 한 명이 정신질환에 걸린다. 실제로 병원이나 건강센터에 찾아가서 상담 등의 서비스를 받는 사람은 22%에 불과하다.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정신건강 문제는 앞으로도 더 확대될 것이다. -현재 코로나가 국민들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염 보건복지부와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국민정신건강실태를 조사한 결과 ‘우울 위험군’ 비율이 지난 3월 17.5%에서 지난 9월 22.1%까지 높아졌다. 특히 20~30대 여성의 자살률이 증가했다. 추정치이지만 올 상반기 자살사망자 숫자는 5.0% 정도 감소했는데, 남성은 8.7% 감소했으나 여성은 5.9%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서 지난 4월 여성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29만 3000명이 감소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그만큼 여성 가운데 비정규직 숫자가 많다는 것이고, 고용 취약 계층으로서 사회 보장 시스템 밖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백종우(이하 백) 일반 국민 가운데 우울 위험군이 20% 넘게 나오는 건 말이 안 된다. 재난 피해자 집단 조사에서나 나올 수 있는 숫자다. 지난 9월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에서 조사한 결과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도 13.8%였다.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WHO) 미주 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의 카리사 에티엔 사무국장이 “정신건강 문제는 세계적인 재앙”이라고 했듯 현재 코로나 대책 가운데 정신건강 대책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 유엔이 지난 4월에 발표한 ‘코로나19가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 시기에 여성이 느끼는 어려움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대면 서비스 업종에 많이 종사하기 때문에 고용 면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을 뿐더러 아이들이 재택학습을 하면서 양육 부담이 커진다.-코로나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이 자살을 생각하게 되는 원인은 무엇 때문인가. 백 경찰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 3대 원인 중 첫 번째가 정신건강 문제다. 두 번째가 경제생활 문제, 세 번째가 육체적 질병 문제다. 또 중앙심리부검센터 조사 결과를 보면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평균 3.9개의 복합적인 요인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코로나로 인한 건강 악화 등 자살의 3대 원인이 동시에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자살예방 상담 전화가 늘었다고 하는데. 염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상담 건수가 지난 4월만 해도 월 6000건이었다. 8월에는 1만 7000건까지 늘었다. 코로나가 재난 상황이다 보니 자살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진 거다. 상담 전화 건수가 많다 보니 응대율이 30%까지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래서 정신건강 상담을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자원봉사자로 모집해서 1393 전화 상담을 맡겼더니 전체적인 응대율이 67.9%까지 올라갔다. 1393 상담 인력이 기존에 26명이었는데 국회 논의 과정에서 31명이 증원됐다. 내년에 모집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계속 상담 인력을 증원하고 한국생명의전화 등과의 연계를 강화할 생각이다. 백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절망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살 상담 전화가 걸려 왔다는 것은 그만큼 도움을 요청하는 국민이 늘어난 것이고, 정부가 시스템을 마련해서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해외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전화 상담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담은 자신을 노출하지 않고 개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작점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정신건강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은데. 염 우리나라의 정신질환 관련 연간 사회경제적 비용이 2015년 기준 11조 3000억 정도 된다고 한다. 2010년 7조 3000억에서 급속히 증가했다. 대부분 정신건강 서비스에 투자를 한다고 하면 소모되고 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미국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신건강 서비스에 투자하는 게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로 따졌을 때 1위라고 한다. 2위가 감염질환, 3위가 심장혈관질환 등이었다. 더불어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역시 중요한 사업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정신건강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백 국민들 역시 남의 일이 아니라 나도 언젠가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인식해야 한다. 정신질환 유병률이 증가하는 건 막을 수 없다. 더 증가할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은 우리나라보다 2배 이상 높다. 산업화되고 정보화되면서 영국은 아예 국민의 외로움을 다루는 장관직까지 만들지 않았나. 그 정도로 국가적 과제라고 여기는 것이다. 결국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인력과 예산, 시스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제고하고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지난 9월 보건복지부에 정신건강정책국이 신설되었는데 향후 역할은. 염 그동안 정신건강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계속해 왔지만 관련 인력이나 조직이 뒷받침되지 않아서 체계적인 접근이 어려웠다. 그래서 현안 이슈에 대응하는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정신건강정책국은 정부의 ‘정신건강 컨트롤타워’로서 정신건강 질환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책을 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자살 문제만 보더라도 복지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교육부,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경찰청, 소방청 등 관계 부처가 협력해야 하는데 국 단위로서 그런 체계를 이끌어 갈 수 있게 됐다. -코로나를 건강하게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조언을 해 주신다면. 염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함께 코로나에 지친 국민들을 위한 ‘마음건강 지키는 7가지 수칙’을 지난 11월 발표했다. 수칙 첫 번째가 ‘코로나로 인해 변화된 일상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또 너무 많은 뉴스나 불확실한 정보를 계속해서 보면서 불안해하지 말고 방역지침을 잘 지키면 된다. 또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한데 어르신들은 코로나 고위험군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집에만 계실 때가 많다. 이럴 때일수록 마스크를 쓰고 2m 거리를 유지하면서 산책을 하며 건강을 지키시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또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기면 숨기지 말고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이나 정신건강상담전화 1577-0199에 전화를 해서 상담을 받는 게 필요하다. 정리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할머니, 그동안 외로우셨죠…저 마포동이가 친구 될게요

    할머니, 그동안 외로우셨죠…저 마포동이가 친구 될게요

    서울 자치구 최초… 400명에게 보급 우울증·인지장애 어르신 말동무 역할회화 120만건 되고 사용자 맞춰 진화비상상황 연계·행정소식 알림 기능도“어르신, 여기 인형의 손을 한번 꾹 누르시고 말씀하시면 돼요. 한번 해 보세요.” 유동균 서울 마포구청장은 지난 3일 성산2동 한 아파트에서 혼자 거주하는 이선자(77) 할머니집을 방문해 인공지능(AI) 반려로봇 ‘마포동이’를 전달하고 사용법을 설명했다. 이 할머니가 “안녕, 내 친구가 돼 줄래. 나는 외로워”라고 말하자 마포동이는 “그럼요. 제가 친구가 돼 드릴게요. 같이 놀아요. 신나는 노래 한 곡 틀어 드릴까요?”라고 답했다. 이어 들리는 익숙한 트로트 멜로디에 마포동이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마포구는 우울증, 만성질환, 인지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어르신을 위해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AI 기능이 접목된 반려로봇을 제공한다. 지난 6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한 ‘2020년 로봇활용 사회적 약자 편익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돼 반려로봇을 제공하게 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해 사회적 고립감과 우울증을 겪는 노인을 돌보기 위한 선제 대책의 하나다. 정부의 맞춤형 돌봄서비스와 접목할 계획이다. 반려로봇의 가장 큰 특징은 AI 기능을 활용한 어르신의 말동무 역할 수행이다. AI 자연어 처리기술(NLP)이 접목된 로봇은 120만건의 회화(감성대화)를 할 수 있다. 감성대화로 어르신과 정서적 유대감을 쌓는다. 더불어 딥러닝(심화학습)이 가능해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자에 맞춰 진화하는 특성이 있다. 이 밖에 주요 기능은 ▲설문대화 등 치매예방 콘텐츠 ▲AI의 머신러닝(기계학습)과 딥러닝을 이용한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약복용 시간, 기상 및 취침, 날씨 등) ▲활동감지 등 안전관리 모니터링을 통한 비상상황 응급 연계 ▲마포구 행정 및 복지소식 알림 등이다. 반려로봇은 구 캐릭터인 마포동이를 형상화한 봉제인형 형태로 제작됐다. 인공지능 어르신말동무인형 전문업체인 미스터마인드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업체 관계자는 “치매예방 관련 콘텐츠와 어르신들이 ‘우울해’, ‘힘들어’ 등 부정적인 단어를 많이 사용하면 로봇이 이를 인식해서 관리자에게 위험 신호를 전달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구는 이달 말부터 인지장애를 앓는 어르신 등 400명에게 반려로봇을 보급할 예정이다. 유 구청장은 “코로나 장기화로 몸과 마음의 병도 커지는 문제가 있다”며 “AI 반려로봇 마포동이가 어르신들에게 말동무이자 든든한 친구가 돼 드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권력 말기 증후군 피해 가는 ‘5無 처방’

    권력 말기 증후군 피해 가는 ‘5無 처방’

    인류 역사는 권력을 향한 투쟁의 역사이다.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역사를 이끌었다. 권력은 정통성의 원천이자 정의의 토대였고 역사는 승자의 전리품이었다. 권력이 없거나 힘이 없는 사람에게는 권리가 없었고 목숨조차 보장받기 어려웠다. 언제나 그랬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러나 세상이 변했고 지금은 달라졌다. 권력이 작은 사람이나 권력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도 최소한의 권리가 주어지기 시작했다. 권리는 권력과 무관한 천부인권으로 간주돼 법의 이름으로 보장됐고 권리를 위협하는 권력은 분산되고 견제됐다. 이 지점에서 절대 권력은 절대로 부패하는 것으로, 부패한 권력은 반드시 붕괴하는 것으로 정식화됐다. 이 모든 주장은 국민의 이름으로 정당화됐다. 이름하여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는 권력에 대한 통제이자 보루 민주주의는 권력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이자 권력에 대한 가장 강력한 보루이다. 지금까지 권력은 인민(people)과 대립했는데 지금은 권력과 인민이 하나가 됐다. 민주주의는 인민이 곧 지배자인 정치 방식이다. 민주주의는 인민의 권력 혹은 인민의 지배를 의미한다. 영어의 people은 우리말로 국민으로 번역되지만 국민보다는 인민에 부합한다. 인민의 지배는 권력을 인민의 통제하에 둠으로써 가능해지는데, 이 통제를 위해서 권력을 제한하고(제한권력), 권력을 분산하고(권력분립), 권력의 책임자를 직접 선출하고(직접선거), 선출된 권력을 감시하고(권력감시), 권력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는(정보공개)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촘촘하게 배치했다. 그리고 이 과정이 4년마다 정기적으로 반복되도록 설계했다. 그러므로 적어도 민주주의를 자처하는 한에서는 절대권력, 무한권력, 비밀권력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민주주의는 이렇게 구현된다. 그러나 민주주의에서 레임덕을 유추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미국 정치에서 유행한 레임덕이라는 용어는 우리말로 권력말기증후군을 의미한다. ‘절뚝거리는 오리’, ‘뒤뚱거리는 오리’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권력 말기에는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권력 중심부에서 스캔들이 발생하고, 집권층의 내적 단결력이 약화돼 국정 추진력이 떨어지고, 공무원들의 충성심이 낮아지고,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하락하면서 정치사회의 원심화 경향이 나타난다. 그렇다고 레임덕이 민주적인 대통령제에서만 나타나는 민주주의의 부산물은 아니다. 임진왜란 직전에 후계자를 세우자는 정철의 건저의(建儲議)에 대로한 선조가 정철과 서인들을 몽땅 조정에서 몰아낸 것도 레임덕에 대한 대응이었다. 의회정치의 본산인 내각제도 예외는 아니다. 역사적으로 레임덕이라는 용어 자체가 내각제 국가인 영국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영국의 내각제가 미국으로 건너가 대통령제로 탈바꿈하면서 레임덕은 정치학의 용어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 대통령제가 한국으로 건너왔고 한국의 대통령제는 단순한 레임덕을 넘어 권력말기증상이 무엇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상징적인 실험장이 됐다. ●대통령 직선제 이후에도 ‘레임덕’ 여전 이승만 정권은 연이은 불법 개헌과 조봉암에 대한 사법살인의 연장선상에서 국민의 저항을 받아 4월혁명으로 붕괴됐다. 19년이나 이어진 박정희 철권통치의 말기는 반유신 투쟁과 부마항쟁에 이어 권력 최측근 수호자에 의한 10·26 대통령 피살로 끝났다. 12·12와 5·17의 연속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의 말기는 6월항쟁으로 화려하게 장식됐다. 해방 후 30년 헌정사에서 레임덕은 곧 붕괴와 파멸이었다. 그 후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돼 정권의 절차적 정통성이 부여됐지만 레임덕은 여전했다. 군사정권과 대통령 직선제의 양면성을 가진 노태우 정권은 취약한 정통성을 3당합당으로 기워서 겨우 연명하는 수준이었다. 김영삼 정권 말기는 소통령으로 불린 아들의 국정농단과 각종 스캔들 속에서 미증유의 IMF 환란에 뒤덮였다. 김대중 정권 말기에는 고급옷 로비 사건과 3형제 논란이 뒤따랐다. 노무현 정권은 초기에 대통령 탄핵 사건으로 시달렸고 말기에는 대연정 논란으로 끝내 불안정성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명박 정권은 광우병으로 시작해 집권 기간 내내 4대강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퇴임 후 구속됐다. 박근혜 정권 말기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촛불혁명을 거쳐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구속으로 끝났다. 민주화 이후 30년 헌정사에서 레임덕은 정치적 대립과 불안정이었다. ●트럼프 딸·사위 중용 우리나라에선 불가능 헌정 70년을 넘어선 한국 정치에서 정권의 붕괴, 사망, 탄핵, 구속을 면한 대통령은 김영삼과 김대중, 즉 양김 두 사람뿐이었다. 이것만으로도 한국 정치는 대화와 타협의 포용적 정치가 아니라 대결과 투쟁의 배제적 정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분단과 전쟁의 토대 위에서 군사독재를 겪었으니 일견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지만, 6월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되고 정치발전을 위한 수많은 제도개혁이 이루어진 상황에서도 정치 불안정이 해소되지 않고 정권말기증상이 지속되는 상황은 비정상이다. 민주주의와 정치안정이 제도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환경이 제도를 뒷받침하지 않거나 대립하는 당사자들이 제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제도는 언제나 휴지조각이 돼 버린다. 국회선진화법이 무용지물이 된 이유이다. 그 이유로 대화와 타협의 정신이 결여된 척박한 정치문화를 거론할 수도 있지만 척박한 정치문화의 배경이 더 중요하다. 그것은 민주주의와 정의에 대한 기득권층의 배신과 변화에 대한 저항에 있다. 인류 역사가 기득권에 대한 저항의 역사였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기득권이 문제의 근원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세 가지 해법이 필요하다. 최초의 해법은 기득권 해소를 위한 효과적인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기득권의 저항을 제압하면서 정치를 안정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며, 마지막 해법은 사전 노력으로 레임덕을 예방하는 것이다. 첫 번째 기득권 해소 전략의 핵심은 국민의 뜻을 살피고 따르는 것이다. 더 능동적으로 표현하면 국민의 뜻을 조직하는 것이다. 국민이 곧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국민만이 기득권에 우선한다. 두 번째로 기득권의 저항을 극복하면서 정치를 안정시키는 방법은 중간지대를 장악하는 것이다. 정치적 대결의 결론은 누가 중간지대를 선점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중간지대를 장악한다는 것은 다수파가 된다는 것이고 상대방을 소수파로 고립시킨다는 뜻이다. 이런 연후에 마지막으로 예방 백신을 맞아야 한다. 레임덕을 예방해 정권말기증후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다음 다섯 가지를 멀리하는 오무처방(五無處方)이 필요하다. 첫째, 부패 스캔들을 멀리한다. 부패 이야기가 나오면 국민은 분노하고 세상은 시끄러워진다. 둘째, 성(性) 스캔들을 멀리한다. 성 문제가 얼마나 파괴적인지는 최근 여러 사례를 통해서 입증됐다. 셋째, 가족 스캔들을 멀리한다. 트럼프는 딸과 사위를 측근으로 두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다. 문민정부의 김현철, 이승만의 양자 이강석, 전두환의 동생 전경환 등 사례가 많다. 넷째, 측근 스캔들을 멀리한다. 이승만의 이기붕, 박정희의 차지철, 박근혜의 최순실 등 호가호위하는 측근은 분란의 씨앗이다. 다섯째, 말 스캔들을 멀리한다. 권력자의 말은 지뢰가 되고 폭탄이 된다. 이 다섯 가지 조건이 세속의 권력자들에게는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역사의 진보를 신봉하는 선의의 권력자에게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선의의 권력자라고 말했다. ●권력 말기에 기득권자들은 ‘딴 궁리’ 권력 말기에 접어들면 정부는 우왕좌왕하고, 여당은 동상이몽이고, 공무원은 말을 듣지 않고, 언론은 제멋대로 쓰고, 국민들은 관심이 없고, 기득권자들은 딴 궁리를 한다. 사회는 시끄럽고, 논란은 끝이 없고, 갈등은 증폭되고, 정책은 실종되고, 국정은 무질서해지면서 나라는 길을 잃는다. 한마디로 통제 불능의 상황이 돼 버린다. 그러나 기득권에 초점을 맞추고 국민의 뜻을 정확하게 포착해 중간지대를 선점하면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스캔들을 예방하는 오무처방을 세심하게 적용하면 성공적인 국정 마무리가 가능해진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승불태(百勝不殆)다. 상지대 총장
  • “쇼핑은 허용하면서 어머니의 야외 장례식에 5명만 참석하라고요?”

    “쇼핑은 허용하면서 어머니의 야외 장례식에 5명만 참석하라고요?”

    “사람들로 북적이는 대형 상점에서 쇼핑은 하게 하면서 왜 할머니 장례식에 손자가 참석하면 안된다는 건가요? 그것도 야외인데?”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많다. 스타벅스 커피점에서는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없고, 디저트나 빵을 함께 팔면서 음식점으로 등록된 곳에서는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 수 있는 일, 목욕탕은 영업할 수 있고 사우나는 문을 닫는 일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에 사는 홀리 수시의 어머니 재닛 깅그라스는 코로나19에 감염돼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 8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프로비던스 저널이 지난 3일 보도했다. 딸 홀리의 바람은 가족끼리 모여 사랑하는 어머니와 정겨운 작별을 했으면 하는 것이었지만 야외에서 열리는 장례식에 5명만 참석할 수 있다는 방역 지침이었다. 그녀는 지나 라이몬도 주지사에게 편지를 써 “사람들은 타겟 체인점에서 쇼핑을 하고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는데 우리 어머니의 야외 장례식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일곱 명의 손주가 참석하지 못한다고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요? 공평치 않아요. 이미 많은 고통을 겪으셨고 가족들에게 많은 고통을 감염시켜 죄책감 속에 떠난 어머니를 욕되게 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0월 말 먼저 어머니가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아버지 리처드(89)가 바로 그 주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 며칠 뒤인 지난달 4일 홀리는 앰뷸런스를 불러 두 분을 입원시켰다. 두 분 모두 페렴으로 발전했다. 어머니는 한때 나아지는 듯해 매사추세츠주 재활병원으로 옮겼지만 다시 악화됐다. 산소호흡기 차례는 돌아오지 않았다. 일주일 뒤 프로비던스의 호스피스로 다시 옮겼다. 가족들을 모두 만나고 싶어 했지만 할머니는 결국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아버지는 음성 판정을 받은 뒤 매사추세츠주 재활센터로 보내졌는데 치매 병동에서 지내는 바람에 고립되고 사람과의 접촉이 없어져 이제 병원 망상에 시달린다. 홀리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지난 10월 이었다. “아버지는 왜 그곳에 계시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살아 돌아오실지 모르겠다.” 홀리의 남편, 조카, 오빠의 아들딸, 그들의 두 자녀가 차례로 코로나에 감염됐다. “난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다. 지난 3월 중순부터 동선 추적 지시를 잘 지켰다. 매사에 조심했다. 추수감사절을 처음으로 남편과 단둘이서 지냈다. 하라는 대로 다했다. 코로나가 다 시키는 일이란 것을 안다. 해서 난 ‘그럼 장례식을 야외에서 해요’라고 말했다.” 가족 중 16~18명 정도만 부를 생각이었고, 모두에게 마스크를 쓰게 하고 거리를 두고 서라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안된다고 했다. “커다란 교회에 25%로 수용 인원을 제한하더라도 그보다 많은 사람이 들어가는데 코로나 때문에 풍비박산이 난 우리 집안의 슬픔을 나누기 위해 우리가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숫자도 참석하면 안된다고 하니 참나….” 홀리는 어머니가 열변가였다며 자신이 계속 싸우길 바랄 것이라고 했다. “슬픔에 빠진 가족을 이런 식으로 취급해서는 안된다. 장례식과 추도식도 삶의 한 방식이다. 삶을 찬미하고 서로 위로할 기회를 빼앗아가고 있다. 그녀도 내가 싸운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사람들은 가족이 둘러싼 가운데 사랑하는 사람을 안식에 들게 하는 일을 열망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환자는 3일 21만 7644명, 사망자도 2879명으로 집계되는 등 확산 추이를 보여주는 각종 지표가 연일 최악의 기록을 쓰고 있다. 코로나19 사망자 통계의 선행 지표라 할 입원 환자 수도 역시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CNN은 4일 보도했다.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에 따르면 3일 미국의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10만 667명으로 집계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5500년 된 신석기 문화재에 ‘손도장’ 남겨…英 경찰 “수배 중”

    5500년 된 신석기 문화재에 ‘손도장’ 남겨…英 경찰 “수배 중”

    영국에서 문화재로 등록돼 있는 신석기 시대 무덤이 누군가의 장난으로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일(현지시간) 서머싯라이브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서머싯주 웰로 마을 인근 언덕에 있는 한 무덤 유적에서 지난달 초쯤 누군가가 남겨놓은 붉은색 손도장이 여러 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스토니 리틀턴 롱 배로’(Stoney Littleton Long Barrow)라는 이름의 이 무덤은 기원전 3500년쯤 세워진 굴식돌방무덤으로, 잉글리시 헤리티지 재단이 관리하는 국가 문화재 중 하나다. 잉글리시 헤리티지 재단의 문화재 담당 큐레이터인 윈 스컷은 “이 무덤은 영국에서 가장 보존 상태가 좋은 신석기 무덤 중 하나로, 이 역사적인 구조물에 대한 공격은 무분별한 범죄 행위”라고 지적했다. 잉글리시 헤리티지뿐만 아니라 담당 수사기관인 에이번·서머싯 경찰은 현재 이번 사건에 관한 어떤 정보라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제보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담당 경찰인 맷 벤들 순경은 “이 지역은 차로 접근한 뒤에도 15분 이상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할 정도로 매우 고립돼 있고 쉽게 접근할 수 없다. 내 생각에는 누군가가 이곳에 와서 붉은 손도장을 제물로 바친 것일지도 모르지만 이런 행동의 장기적인 영향을 그다지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스컷 큐레이터도 “전문가로 구성된 우리의 복원팀이 낙서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유적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혔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런 악의적인 공격의 동기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서 우리는 경찰에 협력해 수사를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무덤에 새겨진 손도장은 일반 페인트가 아니며 수성 염료로 추정되고 있다. 복원가들이 눈에 보이는 거의 모든 손도장을 제거했지만, 혹시 모를 손상이 남았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잉글리시 헤리티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美 바다에 전도된 현대 ‘골든레이호’ 절단…뒤엉킨 내부

    美 바다에 전도된 현대 ‘골든레이호’ 절단…뒤엉킨 내부

    지난해 9월 미국 동부 해안에서 전도된 현대글로비스 차량운반선 ‘골든레이호’ 선체 내부가 사고 14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은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 해안에서 전도된 골든레이호 선체 절단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2019년 9월 8일 새벽, 차량 4200대를 싣고 조지아주 브런즈윅 항구에서 출항한 골든레이호가 항구에서 12.6㎞ 떨어진 해상에서 전도됐다. 선원 20명은 사고 직후 뭍으로 올라왔지만, 나머지 4명은 선내 기관실에 고립됐다가 41시간 만에 미국 해안경비대에 구조됐다.너비 35m의 골든레이호는 거의 직각으로 기울었으나 사고 현장 수심이 11m라 물에 완전히 잠기지는 않았다. 미국 해안경비대와 민간 인양기업 등으로 구성된 세인트 사이먼스 해협 사고 대응팀은 애초 3월부터 선체 해체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와 허리케인 영향으로 지난달 본격 작업에 돌입했다. 해체는 만만치 않았다.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8일이면 끝날 거로 생각했던 뱃머리 절단은 3주가 걸렸다.지난달 28일 분리가 완료된 뱃머리 내부는 처참했다. 바닷물에 잠긴 부분만 빨갛게 녹이 슨 뱃머리 안으로는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부서지고 찌그러진 차량 수백 대가 어지럽게 뒤엉켜 있었다. 전문가들은 절단된 뱃머리 무게가 6000t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거대 해상 기중기 VB-10000에 들려 바지선 ‘줄리 B’에 실린 뱃머리는 이스트 리버로 향했다. 대응팀은 이제 배꼬리 부분을 절단 중이다. 뱃머리를 뺀 나머지 선체를 7개 부분으로 분리해 차례로 인양할 예정이다. 선적된 차량은 인근 고철 처리장으로 보내진다. 각 부분을 절단하고 인양하고 폐기하는 데 일주일씩 걸릴 전망이다.선체 절단 작업과 함께 인근 지역 환경단체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선체 내부 기름과 윤활유 유출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벌써 안전띠 등 차량 파편과 부품 등 잔해가 해변으로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응팀 관계자도 “자동차 부품과 오일이 파도에 밀려 해안가로 밀려들고 있는 걸 안다”면서 “환경 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측근도 부정선거 외면하자… 트럼프 ‘46분짜리 연설’ 공개

    측근도 부정선거 외면하자… 트럼프 ‘46분짜리 연설’ 공개

    트럼프 SNS에 연설 동영상 올려 “엄청난 사기극”트위터·페이스북 경고 문구… 미 언론 “근거 없어”부정선거 주장을 그만두라는 공화당 의원들에 이어 충복인 윌리엄 바 법무장관까지 선거사기에 대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6분에 달하는 연설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다. 대선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나열했지만 미 언론들은 근거가 없다고 평가했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해당 동영상에 ‘경고 딱지’를 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내가 지금껏 했던 연설 중 가장 중요한 것일지 모른다”는 문구와 함께 미리 녹화한 46분짜리 연설 영상 원본을 올렸고, 트위터에도 2분 12초로 줄인 요약본 영상을 게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에서 “현재 벌어지는 엄청나고 끔찍한 사기를 근절하지 않으면 우리는 더 이상 이 나라를 유지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경합주에서 “수백만”의 표가 불법이었다며, 도미니언사의 개표기가 자신의 표를 조 바이든 당선인의 표로 바꿨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며, 지난 3일 선거 당일 밤에 개표가 중단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합주에서 자신이 크게 앞서다가 역전당한 것 자체가 선거사기의 증거라며 선거 당일 날 자신이 앞서던 개표 결과가 역전당하는 그래프를 보여줬다. 또 민주당이 사망자나 불법 이민자들의 이름을 도용해 바이든에게 불법적으로 투표했다며 우편투표가 곧 부정선거라는 주장도 반복했다. 자신이 보수 우위로 재편한 연방대법원에 대한 기대도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것(부정선거의 증거)을 보여줄 것이고, 특히 미국 대법원이 그것을 보고 충분히 존중하기를 바란다”며 “미국은 이런 식의 선거와는 살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2020년 대선을 가로채기를 원했다. 대선에서 우편투표를 확대하려는 민주당의 노력은 이번 선거에서 조직적인 부정행위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비난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식의 긴 연설을 내놓은 것은 그만큼 수세에 몰려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재개표를 신청한 경합주들은 속속 바이든의 승리를 재확인하고 있으며, 소송전 역시 대법원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기각되고 있다.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부정선거)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대통령은 갈수록 고립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선거 사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크리스토퍼 크렙스 국토안보부 사이버·인프라 보안국(CISA) 국장을 전격 해임했다. 또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전날 AP통신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선거에서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규모의 사기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조지아주 선거관리 책임자도 기자회견을 자청해 투표기 제조업체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스’의 한 지역 업자(20)가 ‘반역죄로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는 문구와 함께 목이 매달린 이미지가 온라인상에 유포되는 등 살해 협박을 받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폭력 행위 조장을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사설] 미 대선 후 첫 방위비 협의, 동맹 모욕 말고 조속 타결하라

    한국과 미국 정부가 11월 미국 대선 이후 처음으로 공식협의를 하고 방위비 문제를 논의했다. 한미는 그제 양측 협상단 간 화상협의를 통해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 현황을 점검한 것이다. 양측은 ‘공평하고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를 조속히 하자’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번 협의는 방위비 협상이 장기간 공백이라는 인식을 토대로 열렸지만 혼란스런 미국의 정치 상황을 감안하면 당분간 협상 타결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한미는 지난해 분담금(1조 389억원)에서 13% 수준의 인상 방안에 잠정 합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로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부담액의 5배에 달하는 약 50억 달러(약 5조 8000억원)를 요구하며 한국을 압박해 협상 자체가 결렬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 언론들조차 “미군의 해외 주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상업적인 접근은 세계에서의 미국의 역할과 미국의 안보, 번영에도 매우 해롭다”고 비판할 정도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협상은 자유세계 보호라는 주한미군의 대의명분을 포기하고 미군을 영리 목적의 용병으로 스스로 전락시켰다. 상식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뛰어넘는 터무니없는 금액을 요구한 것은 동맹으로서 미국의 신뢰성을 추락시키고 장사치들의 흥정 수준으로 협상을 전락시킨 것이다. 한국민들에게 모욕이나 다름없다. 바이든 당선인은 국무장관에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내정하는 등 새로운 외교팀을 발표했다. 조만간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을 국방장관 내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기간 동안 트럼프의 고립주의에서 벗어나 동맹을 복원하고, 다자주의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새로운 외교안보팀은 한미 동맹 자체를 위기에 몰아갔던 방위비 분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의무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한국민이 납득할 수준의 ‘공평하고 상호 수용 가능한 ’ 방위비 협상을 통해 한미 동맹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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