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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특별성명 “국가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세월호, KBS, 원전정책 등 조목조목 비판

    문재인 특별성명 “국가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세월호, KBS, 원전정책 등 조목조목 비판

    ‘문재인 특별성명’ ‘문재인 성명’ ‘문재인 박근혜’ ‘문재인 특별성명 전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일 특별성명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변화를 촉구했다. 문재인 의원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바뀌기를 간곡히 바란다. 국정운영 시스템과 기조뿐만 아니라 국정철학과 리더십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 불통과 독선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호는 기울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의 작동 시스템에서 드러난 총체적 부실은 외면하면서 하부기관에게 극단적 처방으로 책임을 묻는 건 옳지 못한 일”이라면서 “해경 해체, 해수부 축소는 포퓰리즘 처방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재인 의원은 또 “이 정부 출범 이래 민주주의와 나라 기틀을 흔드는 범죄가 거듭됐지만 진상이 규명된 일도 없었고 대통령과 청와대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다”며 ‘비겁’, ‘무책임’, ‘몰염치’라고 비난한 뒤 ‘KBS 사태’와 관련해서도 “분노한 언론을 호도하기 위한 언론탄압·공작”, “후안무치한 인사”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담화문 발표 후 원자로 설치 행사 참석을 위해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한 데 대해서도 “이해하기 어렵다. ‘안전사회’로 가겠다는 의지가 진정 있는지 심각한 의문을 갖게 된다”며 “대통령이 진심으로 ‘안전’을 얘기하려면 세월호 이상의 위험을 안은 노후 원전 가동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음은 문재인 특별성명 전문. 국정철학과 국정기조의 근본을 바꿔야 합니다. 국가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들이 거듭해서 묻는 질문입니다. 어제 대통령의 담화에서는 그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다시 묻습니다. 국가는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 국가와 정부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무능력과 무책임 때문에 무고한 생명들이 죽음으로 내몰린 비극입니다. 이 억울한 희생이 헛되지 않으려면 대한민국이 환골탈태해야 합니다. 돈이 먼저인 나라에서 사람이 먼저인 나라로 바뀌어야 합니다. 효율과 속도가 먼저인 나라에서 생명과 안전이 먼저인 나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것이 희생자들의 원혼을 달래주는 유일한 길입니다. 대통령 스스로가 바뀌어야 합니다. 대통령의 담화가 그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실망만을 안겨주었습니다. 표피적인 대책뿐이었습니다. 희생양으로 삼은 표적에 대한 호통과 징벌만 있었습니다. 비극적 참사에 대한 근원적 성찰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앞뒤가 바뀌었습니다. 지금 바뀌어야 할 것은 바로 대통령의 국정철학입니다. 국정운영 기조입니다. 그리고 국가의 재원배분 기조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는 더불어 사는 따뜻한 공동체의 비전을 많이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에 비친 대한민국의 모습은 그 비전과 정반대였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던 경제민주화 공약은 이미 후퇴했습니다. 그 대신 정부는 규제완화라는 명분으로 기업주의 돈벌이와 자본의 이윤추구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규제완화 정책 하에서는 철도와 항공도 위험하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모든 규제완화가 선은 아닙니다. 인권 관련 규제, 생명과 안전을 위한 규제, 공정한 시장을 위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오히려 악입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이어진 국정기조는 생명·안전·공존 등 사람의 가치를 극단적으로 무시해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인권이 위협받고 인명이 경시되는 위험한 지경에 처했습니다. ‘우현’으로만 기울어온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서의 ‘평형’도 상실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와 현재의 잘못된 것들과 비정상을 바로 잡는 데 명운을 건다”고 했습니다.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입니까? 정상과 비정상은 가치와 철학에 따라 달리 평가되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고서는 국민들이 공감하는 대한민국의 ‘정상성’을 찾기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국정철학과 국정기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것이 가장 시급한 대한민국의 과제입니다. 시스템과 부처의 문패를 바꾸는 것은 일시적 미봉일 뿐입니다. 시스템을 운영하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기조로 바뀌지 않는 한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 사과, 정부조직 개편, ‘관피아 척결’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해경 해체, 해수부 축소는 포퓰리즘 처방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합니다. 정부의 작동 시스템에서 드러난 총체적 부실은 외면하면서 하부기관에게 극단적 처방으로 책임을 묻는 건 옳지 못한 일입니다. 해경과 해수부의 권한과 전문성을 위축시킨 장본인은 이명박 정부를 비롯한 새누리당 정권이었습니다. 이제 와서 부실의 책임을 물어 징벌적 해체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입니다. 해경과 해수부에 필요한 것은 사안에 따른 엄중문책 이후 전문역량 강화와 조직혁신이지, 해체와 권한 약화가 아닙니다. 해경 해체와 해수부 권한 약화는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해양강국의 비전과도 배치됩니다. “오래된 적폐”와 “관피아 부패”도 그 시작은 군사정권입니다. 관피아들의 부패구조와 결탁해 이권을 나누면서 장기집권해온 장본인이 새누리당 정권입니다. 부끄러운 과거를 아프게 돌아봐야 합니다. 이 정부는 “기업의 탐욕”을 비난할 자격이 없습니다. “규제는 악”이라면서 기업주의 돈벌이와 자본의 이윤추구에 앞장섰던 지난 1년 반 동안의 경제정책 기조를 먼저 반성해야 합니다. 가장 안전한 사회는 ‘민주주의’입니다. “가장 안전한 사회는 가장 민주적인 사회”라는 어느 학자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민주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의 안전이 소홀해진다는 것입니다. 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지적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래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사과를 하는 이면에서 심각한 불통과 억압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분노하는 시민의 여론을 겸허히 경청하고 수용하는 것이 대통령과 정부가 갖춰야 할 기본적 예의입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비판적 여론에 담긴 세부적 표현까지 꼬투리를 잡아 시민들을 핍박하고 있습니다. 몰염치한 일입니다. 분노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공영방송을 상대로 한 언론탄압과 공작도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 틈을 이용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후안무치한 인사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정부가 출범한 이래 민주주의와 나라의 기틀을 흔드는 범죄들이 거듭되었습니다. 그러나 진상이 규명된 일도 없었고 최고책임자가 책임을 진 일도 없었습니다. 책임은 희생양이 된 실무자들의 몫일 뿐이었습니다. 모든 권한을 가진 대통령과 청와대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습니다. 책임과 권한의 극심한 불일치입니다. 비겁과 무책임에 다름 아닙니다. 법치와 민주주의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책임의식’이 사라지고 ‘나만 살고 보자’는 나쁜 풍토가 사회 전반에 만연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불통과 독주를 멈추어야 합니다. 무너진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을 다시 세우는 일에 여야가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야당과 시민사회의 협력을 구해야 합니다.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수용을 해야 합니다. 회초리를 맞는 심정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고의 근본원인을 규명하면서 우리 사회를 진단하고 그 토대 위에서 국가위기관리 및 재난대응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작업에는, 여야는 물론 시민사회까지 함께 참여해야 합니다. ‘안전사회’ 가시적 실천이 필요합니다. 박 대통령은 담화문을 발표하자마자 UAE에 수출한 원자로 설치 행사 참석을 위해 출국했습니다.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사회’로 가겠다는 의지가 진정으로 있는 것인지 심각한 의문을 갖게 됩니다. 안전 전문가들은 세월호 이후 위험성이 가장 높은 재난으로 원전 사고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진심으로 ‘안전’을 이야기하려면 세월호 이상의 위험을 안고 있는 노후 원전 가동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원전 선진국인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원전에서 ‘안전 신화’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는 2007년과 2012년에 이미 설계수명을 다한 고리원전 1호기와 월성원전 1호기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고리원전 1호기는 잦은 고장이 있음에도 무리하게 연장 가동 중입니다. 월성원전 1호기는 연장가동을 위한 평가 중에 있습니다. 이 원전들의 위험 반경 안에 수백만 국민이 살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설계수명을 넘어 가동한 노후 원전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무모한 도박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만에 하나 재난이 발생한다면 엄청난 국가적 재앙이 될 것입니다. 원전 수출이 중요한 때가 아닙니다. 설계수명을 다한 노후 원전의 가동중단이 우선입니다. 지도자의 선택이 명운을 가릅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바뀌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국정운영 시스템과 기조뿐만 아니라 국정철학과 리더십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합니다. 어린 학생들과 무고한 희생자들의 비극 앞에서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말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세월호는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는 지도자 한 사람의 선택이 국가 전체의 명운을 가릅니다. 불통과 독선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호’는 기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국민들의 분노와 슬픔은 더 이상 거기에 머물지 않고 참여와 심판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2014. 5. 20. 문 재 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성명 전문 “국가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박근혜 UAE 출국도 비판

    문재인 성명 전문 “국가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박근혜 UAE 출국도 비판

    ‘문재인 특별성명’ ‘문재인 성명’ ‘문재인 박근혜’ ‘문재인 특별성명 전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일 특별성명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변화를 촉구했다. 문재인 의원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바뀌기를 간곡히 바란다. 국정운영 시스템과 기조뿐만 아니라 국정철학과 리더십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 불통과 독선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호는 기울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의 작동 시스템에서 드러난 총체적 부실은 외면하면서 하부기관에게 극단적 처방으로 책임을 묻는 건 옳지 못한 일”이라면서 “해경 해체, 해수부 축소는 포퓰리즘 처방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담화문 발표 후 원자로 설치 행사 참석을 위해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한 데 대해서도 “이해하기 어렵다. ‘안전사회’로 가겠다는 의지가 진정 있는지 심각한 의문을 갖게 된다”며 “대통령이 진심으로 ‘안전’을 얘기하려면 세월호 이상의 위험을 안은 노후 원전 가동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음은 문재인 특별성명 전문. 국정철학과 국정기조의 근본을 바꿔야 합니다. 국가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들이 거듭해서 묻는 질문입니다. 어제 대통령의 담화에서는 그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다시 묻습니다. 국가는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 국가와 정부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무능력과 무책임 때문에 무고한 생명들이 죽음으로 내몰린 비극입니다. 이 억울한 희생이 헛되지 않으려면 대한민국이 환골탈태해야 합니다. 돈이 먼저인 나라에서 사람이 먼저인 나라로 바뀌어야 합니다. 효율과 속도가 먼저인 나라에서 생명과 안전이 먼저인 나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것이 희생자들의 원혼을 달래주는 유일한 길입니다. 대통령 스스로가 바뀌어야 합니다. 대통령의 담화가 그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실망만을 안겨주었습니다. 표피적인 대책뿐이었습니다. 희생양으로 삼은 표적에 대한 호통과 징벌만 있었습니다. 비극적 참사에 대한 근원적 성찰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앞뒤가 바뀌었습니다. 지금 바뀌어야 할 것은 바로 대통령의 국정철학입니다. 국정운영 기조입니다. 그리고 국가의 재원배분 기조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는 더불어 사는 따뜻한 공동체의 비전을 많이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에 비친 대한민국의 모습은 그 비전과 정반대였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던 경제민주화 공약은 이미 후퇴했습니다. 그 대신 정부는 규제완화라는 명분으로 기업주의 돈벌이와 자본의 이윤추구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규제완화 정책 하에서는 철도와 항공도 위험하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모든 규제완화가 선은 아닙니다. 인권 관련 규제, 생명과 안전을 위한 규제, 공정한 시장을 위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오히려 악입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이어진 국정기조는 생명·안전·공존 등 사람의 가치를 극단적으로 무시해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인권이 위협받고 인명이 경시되는 위험한 지경에 처했습니다. ‘우현’으로만 기울어온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서의 ‘평형’도 상실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와 현재의 잘못된 것들과 비정상을 바로 잡는 데 명운을 건다”고 했습니다.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입니까? 정상과 비정상은 가치와 철학에 따라 달리 평가되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고서는 국민들이 공감하는 대한민국의 ‘정상성’을 찾기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국정철학과 국정기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것이 가장 시급한 대한민국의 과제입니다. 시스템과 부처의 문패를 바꾸는 것은 일시적 미봉일 뿐입니다. 시스템을 운영하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기조로 바뀌지 않는 한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 사과, 정부조직 개편, ‘관피아 척결’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해경 해체, 해수부 축소는 포퓰리즘 처방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합니다. 정부의 작동 시스템에서 드러난 총체적 부실은 외면하면서 하부기관에게 극단적 처방으로 책임을 묻는 건 옳지 못한 일입니다. 해경과 해수부의 권한과 전문성을 위축시킨 장본인은 이명박 정부를 비롯한 새누리당 정권이었습니다. 이제 와서 부실의 책임을 물어 징벌적 해체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입니다. 해경과 해수부에 필요한 것은 사안에 따른 엄중문책 이후 전문역량 강화와 조직혁신이지, 해체와 권한 약화가 아닙니다. 해경 해체와 해수부 권한 약화는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해양강국의 비전과도 배치됩니다. “오래된 적폐”와 “관피아 부패”도 그 시작은 군사정권입니다. 관피아들의 부패구조와 결탁해 이권을 나누면서 장기집권해온 장본인이 새누리당 정권입니다. 부끄러운 과거를 아프게 돌아봐야 합니다. 이 정부는 “기업의 탐욕”을 비난할 자격이 없습니다. “규제는 악”이라면서 기업주의 돈벌이와 자본의 이윤추구에 앞장섰던 지난 1년 반 동안의 경제정책 기조를 먼저 반성해야 합니다. 가장 안전한 사회는 ‘민주주의’입니다. “가장 안전한 사회는 가장 민주적인 사회”라는 어느 학자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민주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의 안전이 소홀해진다는 것입니다. 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지적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래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사과를 하는 이면에서 심각한 불통과 억압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분노하는 시민의 여론을 겸허히 경청하고 수용하는 것이 대통령과 정부가 갖춰야 할 기본적 예의입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비판적 여론에 담긴 세부적 표현까지 꼬투리를 잡아 시민들을 핍박하고 있습니다. 몰염치한 일입니다. 분노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공영방송을 상대로 한 언론탄압과 공작도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 틈을 이용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후안무치한 인사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정부가 출범한 이래 민주주의와 나라의 기틀을 흔드는 범죄들이 거듭되었습니다. 그러나 진상이 규명된 일도 없었고 최고책임자가 책임을 진 일도 없었습니다. 책임은 희생양이 된 실무자들의 몫일 뿐이었습니다. 모든 권한을 가진 대통령과 청와대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습니다. 책임과 권한의 극심한 불일치입니다. 비겁과 무책임에 다름 아닙니다. 법치와 민주주의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책임의식’이 사라지고 ‘나만 살고 보자’는 나쁜 풍토가 사회 전반에 만연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불통과 독주를 멈추어야 합니다. 무너진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을 다시 세우는 일에 여야가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야당과 시민사회의 협력을 구해야 합니다.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수용을 해야 합니다. 회초리를 맞는 심정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고의 근본원인을 규명하면서 우리 사회를 진단하고 그 토대 위에서 국가위기관리 및 재난대응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작업에는, 여야는 물론 시민사회까지 함께 참여해야 합니다. ‘안전사회’ 가시적 실천이 필요합니다. 박 대통령은 담화문을 발표하자마자 UAE에 수출한 원자로 설치 행사 참석을 위해 출국했습니다.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사회’로 가겠다는 의지가 진정으로 있는 것인지 심각한 의문을 갖게 됩니다. 안전 전문가들은 세월호 이후 위험성이 가장 높은 재난으로 원전 사고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진심으로 ‘안전’을 이야기하려면 세월호 이상의 위험을 안고 있는 노후 원전 가동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원전 선진국인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원전에서 ‘안전 신화’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는 2007년과 2012년에 이미 설계수명을 다한 고리원전 1호기와 월성원전 1호기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고리원전 1호기는 잦은 고장이 있음에도 무리하게 연장 가동 중입니다. 월성원전 1호기는 연장가동을 위한 평가 중에 있습니다. 이 원전들의 위험 반경 안에 수백만 국민이 살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설계수명을 넘어 가동한 노후 원전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무모한 도박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만에 하나 재난이 발생한다면 엄청난 국가적 재앙이 될 것입니다. 원전 수출이 중요한 때가 아닙니다. 설계수명을 다한 노후 원전의 가동중단이 우선입니다. 지도자의 선택이 명운을 가릅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바뀌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국정운영 시스템과 기조뿐만 아니라 국정철학과 리더십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합니다. 어린 학생들과 무고한 희생자들의 비극 앞에서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말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세월호는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는 지도자 한 사람의 선택이 국가 전체의 명운을 가릅니다. 불통과 독선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호’는 기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국민들의 분노와 슬픔은 더 이상 거기에 머물지 않고 참여와 심판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2014. 5. 20. 문 재 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향해 영화 ‘변호인’처럼 “국가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문재인, 대통령 향해 영화 ‘변호인’처럼 “국가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일 ‘특별성명’을 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대책에 대한 비판이자 주문이다.  문재인 의원은 “국가란 도대체 무엇입니까”라고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영화 ‘변호인’에서 송우석(송강호 분) 변호사가 “국가란 무엇인가”라고 묻듯이 질문을 던진 것이다. 문재인 의원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바뀌기를 간곡히 바란다”면서 “국정운영 시스템과 기조뿐만 아니라 국정철학과 리더십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면서 “불통과 독선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호는 기울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이어진 국정기조는 생명과 안전, 공존 등 사람의 가치를 극단적으로 무시해왔다”며 “이는 우현으로만 기울어온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의 작동 시스템에서 드러난 총체적 부실은 외면하면서 하부기관에게 극단적 처방으로 책임을 묻는 건 옳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문재인 의원의 특별성명 전문이다. 국정철학과 국정기조의 근본을 바꿔야 합니다. 국가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들이 거듭해서 묻는 질문입니다. 어제 대통령의 담화에서는 그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다시 묻습니다. 국가는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 국가와 정부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무능력과 무책임 때문에 무고한 생명들이 죽음으로 내몰린 비극입니다. 이 억울한 희생이 헛되지 않으려면 대한민국이 환골탈태해야 합니다. 돈이 먼저인 나라에서 사람이 먼저인 나라로 바뀌어야 합니다. 효율과 속도가 먼저인 나라에서 생명과 안전이 먼저인 나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것이 희생자들의 원혼을 달래주는 유일한 길입니다.   대통령 스스로가 바뀌어야 합니다. 대통령의 담화가 그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실망만을 안겨주었습니다. 표피적인 대책뿐이었습니다. 희생양으로 삼은 표적에 대한 호통과 징벌만 있었습니다. 비극적 참사에 대한 근원적 성찰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앞뒤가 바뀌었습니다. 지금 바뀌어야 할 것은 바로 대통령의 국정철학입니다. 국정운영 기조입니다. 그리고 국가의 재원배분 기조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는 더불어 사는 따뜻한 공동체의 비전을 많이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에 비친 대한민국의 모습은 그 비전과 정반대였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던 경제민주화 공약은 이미 후퇴했습니다. 그 대신 정부는 규제완화라는 명분으로 기업주의 돈벌이와 자본의 이윤추구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규제완화 정책 하에서는 철도와 항공도 위험하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모든 규제완화가 선은 아닙니다. 인권 관련 규제, 생명과 안전을 위한 규제, 공정한 시장을 위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오히려 악입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이어진 국정기조는 생명·안전·공존 등 사람의 가치를 극단적으로 무시해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인권이 위협받고 인명이 경시되는 위험한 지경에 처했습니다.   ‘우현’으로만 기울어온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서의 ‘평형’도 상실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와 현재의 잘못된 것들과 비정상을 바로 잡는 데 명운을 건다”고 했습니다.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입니까? 정상과 비정상은 가치와 철학에 따라 달리 평가되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고서는 국민들이 공감하는 대한민국의 ‘정상성’을 찾기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국정철학과 국정기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것이 가장 시급한 대한민국의 과제입니다. 시스템과 부처의 문패를 바꾸는 것은 일시적 미봉일 뿐입니다. 시스템을 운영하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기조로 바뀌지 않는 한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 사과, 정부조직 개편, ‘관피아 척결’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해경 해체, 해수부 축소는 포퓰리즘 처방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합니다. 정부의 작동 시스템에서 드러난 총체적 부실은 외면하면서 하부기관에게 극단적 처방으로 책임을 묻는 건 옳지 못한 일입니다. 해경과 해수부의 권한과 전문성을 위축시킨 장본인은 이명박 정부를 비롯한 새누리당 정권이었습니다. 이제 와서 부실의 책임을 물어 징벌적 해체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입니다. 해경과 해수부에 필요한 것은 사안에 따른 엄중문책 이후 전문역량 강화와 조직혁신이지, 해체와 권한 약화가 아닙니다. 해경 해체와 해수부 권한 약화는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해양강국의 비전과도 배치됩니다.   “오래된 적폐”와 “관피아 부패”도 그 시작은 군사정권입니다. 관피아들의 부패구조와 결탁해 이권을 나누면서 장기집권해온 장본인이 새누리당 정권입니다. 부끄러운 과거를 아프게 돌아봐야 합니다. 이 정부는 “기업의 탐욕”을 비난할 자격이 없습니다. “규제는 악”이라면서 기업주의 돈벌이와 자본의 이윤추구에 앞장섰던 지난 1년 반 동안의 경제정책 기조를 먼저 반성해야 합니다.   가장 안전한 사회는 ‘민주주의’입니다. “가장 안전한 사회는 가장 민주적인 사회”라는 어느 학자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민주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의 안전이 소홀해진다는 것입니다. 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지적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래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사과를 하는 이면에서 심각한 불통과 억압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분노하는 시민의 여론을 겸허히 경청하고 수용하는 것이 대통령과 정부가 갖춰야 할 기본적 예의입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비판적 여론에 담긴 세부적 표현까지 꼬투리를 잡아 시민들을 핍박하고 있습니다. 몰염치한 일입니다. 분노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공영방송을 상대로 한 언론탄압과 공작도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 틈을 이용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후안무치한 인사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정부가 출범한 이래 민주주의와 나라의 기틀을 흔드는 범죄들이 거듭되었습니다. 그러나 진상이 규명된 일도 없었고 최고책임자가 책임을 진 일도 없었습니다. 책임은 희생양이 된 실무자들의 몫일 뿐이었습니다. 모든 권한을 가진 대통령과 청와대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습니다. 책임과 권한의 극심한 불일치입니다. 비겁과 무책임에 다름 아닙니다. 법치와 민주주의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책임의식’이 사라지고 ‘나만 살고 보자’는 나쁜 풍토가 사회 전반에 만연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불통과 독주를 멈추어야 합니다. 무너진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을 다시 세우는 일에 여야가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야당과 시민사회의 협력을 구해야 합니다.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수용을 해야 합니다. 회초리를 맞는 심정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고의 근본원인을 규명하면서 우리 사회를 진단하고 그 토대 위에서 국가위기관리 및 재난대응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작업에는, 여야는 물론 시민사회까지 함께 참여해야 합니다.   ‘안전사회’ 가시적 실천이 필요합니다. 박 대통령은 담화문을 발표하자마자 UAE에 수출한 원자로 설치 행사 참석을 위해 출국했습니다.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사회’로 가겠다는 의지가 진정으로 있는 것인지 심각한 의문을 갖게 됩니다.   안전 전문가들은 세월호 이후 위험성이 가장 높은 재난으로 원전 사고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진심으로 ‘안전’을 이야기하려면 세월호 이상의 위험을 안고 있는 노후 원전 가동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원전 선진국인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원전에서 ‘안전 신화’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는 2007년과 2012년에 이미 설계수명을 다한 고리원전 1호기와 월성원전 1호기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고리원전 1호기는 잦은 고장이 있음에도 무리하게 연장 가동 중입니다. 월성원전 1호기는 연장가동을 위한 평가 중에 있습니다. 이 원전들의 위험 반경 안에 수백만 국민이 살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설계수명을 넘어 가동한 노후 원전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무모한 도박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만에 하나 재난이 발생한다면 엄청난 국가적 재앙이 될 것입니다. 원전 수출이 중요한 때가 아닙니다. 설계수명을 다한 노후 원전의 가동중단이 우선입니다.   지도자의 선택이 명운을 가릅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바뀌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국정운영 시스템과 기조뿐만 아니라 국정철학과 리더십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합니다. 어린 학생들과 무고한 희생자들의 비극 앞에서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말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세월호는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는 지도자 한 사람의 선택이 국가 전체의 명운을 가릅니다. 불통과 독선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호’는 기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국민들의 분노와 슬픔은 더 이상 거기에 머물지 않고 참여와 심판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2014. 5. 20. 문 재 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특별성명 전문 “국가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

    문재인 특별성명 전문 “국가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

    ‘문재인 특별성명’ ‘문재인 성명’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일 특별성명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변화를 촉구했다. 문재인 의원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바뀌기를 간곡히 바란다. 국정운영 시스템과 기조뿐만 아니라 국정철학과 리더십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 불통과 독선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호는 기울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문재인 특별성명 전문. 국정철학과 국정기조의 근본을 바꿔야 합니다. 국가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들이 거듭해서 묻는 질문입니다. 어제 대통령의 담화에서는 그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다시 묻습니다. 국가는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 국가와 정부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무능력과 무책임 때문에 무고한 생명들이 죽음으로 내몰린 비극입니다. 이 억울한 희생이 헛되지 않으려면 대한민국이 환골탈태해야 합니다. 돈이 먼저인 나라에서 사람이 먼저인 나라로 바뀌어야 합니다. 효율과 속도가 먼저인 나라에서 생명과 안전이 먼저인 나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것이 희생자들의 원혼을 달래주는 유일한 길입니다. 대통령 스스로가 바뀌어야 합니다. 대통령의 담화가 그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실망만을 안겨주었습니다. 표피적인 대책뿐이었습니다. 희생양으로 삼은 표적에 대한 호통과 징벌만 있었습니다. 비극적 참사에 대한 근원적 성찰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앞뒤가 바뀌었습니다. 지금 바뀌어야 할 것은 바로 대통령의 국정철학입니다. 국정운영 기조입니다. 그리고 국가의 재원배분 기조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는 더불어 사는 따뜻한 공동체의 비전을 많이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에 비친 대한민국의 모습은 그 비전과 정반대였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던 경제민주화 공약은 이미 후퇴했습니다. 그 대신 정부는 규제완화라는 명분으로 기업주의 돈벌이와 자본의 이윤추구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규제완화 정책 하에서는 철도와 항공도 위험하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모든 규제완화가 선은 아닙니다. 인권 관련 규제, 생명과 안전을 위한 규제, 공정한 시장을 위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오히려 악입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이어진 국정기조는 생명·안전·공존 등 사람의 가치를 극단적으로 무시해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인권이 위협받고 인명이 경시되는 위험한 지경에 처했습니다. ‘우현’으로만 기울어온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서의 ‘평형’도 상실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와 현재의 잘못된 것들과 비정상을 바로 잡는 데 명운을 건다”고 했습니다.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입니까? 정상과 비정상은 가치와 철학에 따라 달리 평가되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고서는 국민들이 공감하는 대한민국의 ‘정상성’을 찾기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국정철학과 국정기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것이 가장 시급한 대한민국의 과제입니다. 시스템과 부처의 문패를 바꾸는 것은 일시적 미봉일 뿐입니다. 시스템을 운영하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기조로 바뀌지 않는 한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 사과, 정부조직 개편, ‘관피아 척결’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해경 해체, 해수부 축소는 포퓰리즘 처방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합니다. 정부의 작동 시스템에서 드러난 총체적 부실은 외면하면서 하부기관에게 극단적 처방으로 책임을 묻는 건 옳지 못한 일입니다. 해경과 해수부의 권한과 전문성을 위축시킨 장본인은 이명박 정부를 비롯한 새누리당 정권이었습니다. 이제 와서 부실의 책임을 물어 징벌적 해체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입니다. 해경과 해수부에 필요한 것은 사안에 따른 엄중문책 이후 전문역량 강화와 조직혁신이지, 해체와 권한 약화가 아닙니다. 해경 해체와 해수부 권한 약화는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해양강국의 비전과도 배치됩니다. “오래된 적폐”와 “관피아 부패”도 그 시작은 군사정권입니다. 관피아들의 부패구조와 결탁해 이권을 나누면서 장기집권해온 장본인이 새누리당 정권입니다. 부끄러운 과거를 아프게 돌아봐야 합니다. 이 정부는 “기업의 탐욕”을 비난할 자격이 없습니다. “규제는 악”이라면서 기업주의 돈벌이와 자본의 이윤추구에 앞장섰던 지난 1년 반 동안의 경제정책 기조를 먼저 반성해야 합니다. 가장 안전한 사회는 ‘민주주의’입니다. “가장 안전한 사회는 가장 민주적인 사회”라는 어느 학자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민주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의 안전이 소홀해진다는 것입니다. 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지적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래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사과를 하는 이면에서 심각한 불통과 억압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분노하는 시민의 여론을 겸허히 경청하고 수용하는 것이 대통령과 정부가 갖춰야 할 기본적 예의입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비판적 여론에 담긴 세부적 표현까지 꼬투리를 잡아 시민들을 핍박하고 있습니다. 몰염치한 일입니다. 분노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공영방송을 상대로 한 언론탄압과 공작도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 틈을 이용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후안무치한 인사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정부가 출범한 이래 민주주의와 나라의 기틀을 흔드는 범죄들이 거듭되었습니다. 그러나 진상이 규명된 일도 없었고 최고책임자가 책임을 진 일도 없었습니다. 책임은 희생양이 된 실무자들의 몫일 뿐이었습니다. 모든 권한을 가진 대통령과 청와대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습니다. 책임과 권한의 극심한 불일치입니다. 비겁과 무책임에 다름 아닙니다. 법치와 민주주의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책임의식’이 사라지고 ‘나만 살고 보자’는 나쁜 풍토가 사회 전반에 만연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불통과 독주를 멈추어야 합니다. 무너진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을 다시 세우는 일에 여야가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야당과 시민사회의 협력을 구해야 합니다.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수용을 해야 합니다. 회초리를 맞는 심정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고의 근본원인을 규명하면서 우리 사회를 진단하고 그 토대 위에서 국가위기관리 및 재난대응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작업에는, 여야는 물론 시민사회까지 함께 참여해야 합니다. ‘안전사회’ 가시적 실천이 필요합니다. 박 대통령은 담화문을 발표하자마자 UAE에 수출한 원자로 설치 행사 참석을 위해 출국했습니다.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사회’로 가겠다는 의지가 진정으로 있는 것인지 심각한 의문을 갖게 됩니다. 안전 전문가들은 세월호 이후 위험성이 가장 높은 재난으로 원전 사고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진심으로 ‘안전’을 이야기하려면 세월호 이상의 위험을 안고 있는 노후 원전 가동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원전 선진국인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원전에서 ‘안전 신화’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는 2007년과 2012년에 이미 설계수명을 다한 고리원전 1호기와 월성원전 1호기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고리원전 1호기는 잦은 고장이 있음에도 무리하게 연장 가동 중입니다. 월성원전 1호기는 연장가동을 위한 평가 중에 있습니다. 이 원전들의 위험 반경 안에 수백만 국민이 살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설계수명을 넘어 가동한 노후 원전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무모한 도박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만에 하나 재난이 발생한다면 엄청난 국가적 재앙이 될 것입니다. 원전 수출이 중요한 때가 아닙니다. 설계수명을 다한 노후 원전의 가동중단이 우선입니다. 지도자의 선택이 명운을 가릅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바뀌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국정운영 시스템과 기조뿐만 아니라 국정철학과 리더십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합니다. 어린 학생들과 무고한 희생자들의 비극 앞에서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말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세월호는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는 지도자 한 사람의 선택이 국가 전체의 명운을 가릅니다. 불통과 독선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호’는 기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국민들의 분노와 슬픔은 더 이상 거기에 머물지 않고 참여와 심판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2014. 5. 20. 문 재 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성명 전문 “국가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 박근혜 국정기조 강한 비판

    문재인 성명 전문 “국가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 박근혜 국정기조 강한 비판

    ‘문재인 특별성명’ ‘문재인 성명’ ‘문재인 박근혜’ ‘문재인 특별성명 전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일 특별성명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변화를 촉구했다. 문재인 의원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바뀌기를 간곡히 바란다. 국정운영 시스템과 기조뿐만 아니라 국정철학과 리더십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 불통과 독선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호는 기울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의 작동 시스템에서 드러난 총체적 부실은 외면하면서 하부기관에게 극단적 처방으로 책임을 묻는 건 옳지 못한 일”이라면서 “해경 해체, 해수부 축소는 포퓰리즘 처방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은 문재인 특별성명 전문. 국정철학과 국정기조의 근본을 바꿔야 합니다. 국가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들이 거듭해서 묻는 질문입니다. 어제 대통령의 담화에서는 그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다시 묻습니다. 국가는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 국가와 정부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무능력과 무책임 때문에 무고한 생명들이 죽음으로 내몰린 비극입니다. 이 억울한 희생이 헛되지 않으려면 대한민국이 환골탈태해야 합니다. 돈이 먼저인 나라에서 사람이 먼저인 나라로 바뀌어야 합니다. 효율과 속도가 먼저인 나라에서 생명과 안전이 먼저인 나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것이 희생자들의 원혼을 달래주는 유일한 길입니다. 대통령 스스로가 바뀌어야 합니다. 대통령의 담화가 그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실망만을 안겨주었습니다. 표피적인 대책뿐이었습니다. 희생양으로 삼은 표적에 대한 호통과 징벌만 있었습니다. 비극적 참사에 대한 근원적 성찰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앞뒤가 바뀌었습니다. 지금 바뀌어야 할 것은 바로 대통령의 국정철학입니다. 국정운영 기조입니다. 그리고 국가의 재원배분 기조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는 더불어 사는 따뜻한 공동체의 비전을 많이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에 비친 대한민국의 모습은 그 비전과 정반대였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던 경제민주화 공약은 이미 후퇴했습니다. 그 대신 정부는 규제완화라는 명분으로 기업주의 돈벌이와 자본의 이윤추구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규제완화 정책 하에서는 철도와 항공도 위험하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모든 규제완화가 선은 아닙니다. 인권 관련 규제, 생명과 안전을 위한 규제, 공정한 시장을 위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오히려 악입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이어진 국정기조는 생명·안전·공존 등 사람의 가치를 극단적으로 무시해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인권이 위협받고 인명이 경시되는 위험한 지경에 처했습니다. ‘우현’으로만 기울어온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서의 ‘평형’도 상실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와 현재의 잘못된 것들과 비정상을 바로 잡는 데 명운을 건다”고 했습니다.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입니까? 정상과 비정상은 가치와 철학에 따라 달리 평가되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고서는 국민들이 공감하는 대한민국의 ‘정상성’을 찾기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국정철학과 국정기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것이 가장 시급한 대한민국의 과제입니다. 시스템과 부처의 문패를 바꾸는 것은 일시적 미봉일 뿐입니다. 시스템을 운영하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기조로 바뀌지 않는 한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 사과, 정부조직 개편, ‘관피아 척결’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해경 해체, 해수부 축소는 포퓰리즘 처방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합니다. 정부의 작동 시스템에서 드러난 총체적 부실은 외면하면서 하부기관에게 극단적 처방으로 책임을 묻는 건 옳지 못한 일입니다. 해경과 해수부의 권한과 전문성을 위축시킨 장본인은 이명박 정부를 비롯한 새누리당 정권이었습니다. 이제 와서 부실의 책임을 물어 징벌적 해체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입니다. 해경과 해수부에 필요한 것은 사안에 따른 엄중문책 이후 전문역량 강화와 조직혁신이지, 해체와 권한 약화가 아닙니다. 해경 해체와 해수부 권한 약화는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해양강국의 비전과도 배치됩니다. “오래된 적폐”와 “관피아 부패”도 그 시작은 군사정권입니다. 관피아들의 부패구조와 결탁해 이권을 나누면서 장기집권해온 장본인이 새누리당 정권입니다. 부끄러운 과거를 아프게 돌아봐야 합니다. 이 정부는 “기업의 탐욕”을 비난할 자격이 없습니다. “규제는 악”이라면서 기업주의 돈벌이와 자본의 이윤추구에 앞장섰던 지난 1년 반 동안의 경제정책 기조를 먼저 반성해야 합니다. 가장 안전한 사회는 ‘민주주의’입니다. “가장 안전한 사회는 가장 민주적인 사회”라는 어느 학자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민주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의 안전이 소홀해진다는 것입니다. 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지적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래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사과를 하는 이면에서 심각한 불통과 억압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분노하는 시민의 여론을 겸허히 경청하고 수용하는 것이 대통령과 정부가 갖춰야 할 기본적 예의입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비판적 여론에 담긴 세부적 표현까지 꼬투리를 잡아 시민들을 핍박하고 있습니다. 몰염치한 일입니다. 분노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공영방송을 상대로 한 언론탄압과 공작도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 틈을 이용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후안무치한 인사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정부가 출범한 이래 민주주의와 나라의 기틀을 흔드는 범죄들이 거듭되었습니다. 그러나 진상이 규명된 일도 없었고 최고책임자가 책임을 진 일도 없었습니다. 책임은 희생양이 된 실무자들의 몫일 뿐이었습니다. 모든 권한을 가진 대통령과 청와대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습니다. 책임과 권한의 극심한 불일치입니다. 비겁과 무책임에 다름 아닙니다. 법치와 민주주의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책임의식’이 사라지고 ‘나만 살고 보자’는 나쁜 풍토가 사회 전반에 만연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불통과 독주를 멈추어야 합니다. 무너진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을 다시 세우는 일에 여야가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야당과 시민사회의 협력을 구해야 합니다.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수용을 해야 합니다. 회초리를 맞는 심정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고의 근본원인을 규명하면서 우리 사회를 진단하고 그 토대 위에서 국가위기관리 및 재난대응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작업에는, 여야는 물론 시민사회까지 함께 참여해야 합니다. ‘안전사회’ 가시적 실천이 필요합니다. 박 대통령은 담화문을 발표하자마자 UAE에 수출한 원자로 설치 행사 참석을 위해 출국했습니다.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사회’로 가겠다는 의지가 진정으로 있는 것인지 심각한 의문을 갖게 됩니다. 안전 전문가들은 세월호 이후 위험성이 가장 높은 재난으로 원전 사고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진심으로 ‘안전’을 이야기하려면 세월호 이상의 위험을 안고 있는 노후 원전 가동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원전 선진국인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원전에서 ‘안전 신화’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는 2007년과 2012년에 이미 설계수명을 다한 고리원전 1호기와 월성원전 1호기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고리원전 1호기는 잦은 고장이 있음에도 무리하게 연장 가동 중입니다. 월성원전 1호기는 연장가동을 위한 평가 중에 있습니다. 이 원전들의 위험 반경 안에 수백만 국민이 살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설계수명을 넘어 가동한 노후 원전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무모한 도박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만에 하나 재난이 발생한다면 엄청난 국가적 재앙이 될 것입니다. 원전 수출이 중요한 때가 아닙니다. 설계수명을 다한 노후 원전의 가동중단이 우선입니다. 지도자의 선택이 명운을 가릅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바뀌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국정운영 시스템과 기조뿐만 아니라 국정철학과 리더십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합니다. 어린 학생들과 무고한 희생자들의 비극 앞에서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말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세월호는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는 지도자 한 사람의 선택이 국가 전체의 명운을 가릅니다. 불통과 독선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호’는 기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국민들의 분노와 슬픔은 더 이상 거기에 머물지 않고 참여와 심판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2014. 5. 20. 문 재 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전 업그레이드] 원자력발전소

    [안전 업그레이드] 원자력발전소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달 16일 공교롭게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됐고 고장이 잦은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의 재가동을 승인했다. 6년 전 수명연장 승인이 난 노후 원전에 대해 내려진 합법적이고 일상적인 재가동 결정이다. 하지만 세월호와 묘하게 오버랩되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세월호 참사 후 국가 안전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원전 불안도 커지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지역 정치인을 중심으로 ‘원전을 폐쇄하겠다’는 공약이 이어질 정도다. 여야 구분도 없다. 지난 7일 환경운동연합은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라’는 성명을 냈다. 우리나라는 프랑스에 이어 원전 의존도 세계 2위 국가다. 그럼 오래된 원전과의 동거는 괜찮은 걸까. 현재 국내에 가동 중인 23기의 원전 가운데 절반 이상인 12기의 설계수명이 2030년 이전으로 돼 있다. 설계수명이란 원전을 설계할 때 안전성과 성능기준을 만족하면서 운전 가능한 최소한의 기간을 말하는데 그만큼 낡고 오래된 원전이 우리나라에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국내 노후 원전의 대표 격은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다. 고리 1호기는 2007년, 월성 1호기는 2012년에 30년인 설계수명을 다했다. 원칙대로 한다면 수명이 다한 만큼 해체하든지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하지만 운영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이 고리 1호기는 “더 써도 안전하다”는 이유로 10년의 수명연장을 신청했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사용승인을 내 줬다. 덕분에 고리 1호기는 36년째 운영 중이다. 월성 1호기 역시 2012년 11월 20일 30년의 수명이 종료해 현재 정지 상태에서 수명연장에 대한 심사가 진행 중이다. 원자력 학자들은 오래된 원전을 ‘면역이 약해진 노인’에 비유한다. 면역체계도, 저항력도 약해진 탓에 작은 변수만으로도 치명적인 화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나이가 들었어도 꼼꼼하게만 관리하면 사고는 막을 수 있다’는 측과 ‘원전사고=대형참사라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폐쇄를 검토해야 한다’는 측으로 나뉜다. 이 같은 대립 속에서 국내 원전학자는 ‘유지’를 주장하는 측이 월등히 많다. 핵발전소가 30~40년이라는 설계수명을 안고 태어나는 이유는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강철로 이뤄진 원자로 압력용기는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한 중성자를 쬐게 되면서 취화(딱딱하게 굳어 갑자기 파괴되는 현상)가 나타난다. 이 외에 배관과 설비의 부식과 균열 강철 파이프의 두께 감소 설비의 피로도 증가 전기설비의 절연기능 저하 콘크리트 구조물의 약화 등도 설계수명을 두는 이유다. 오래된 원전일수록 고장도 잦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원자력안전정보공개센터에 따르면 고리 1호기는 1978년 운전을 시작한 이후 최근까지 크고 작은 사고로 총 130번 발전을 정지했다. 국내 원전에서 일어나는 고장사고의 20%가량이 고리 1호기에서 발생한 셈이다. 환경단체들은 잦은 고장의 원인을 건축공학에서 말하는 욕조곡선(bathtub curve)에서 찾는다. 욕조곡선이란 고장 비율과 시간의 관계가 마치 욕조 모양처럼 바닥이 긴 U자형 곡선을 이룬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공학적인 관점에서 고장은 초기 운용이 서툴러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한동안 욕조 바닥처럼 잦아들게 되고 구조물의 한계치에 이르면 다시 빈도가 잦아진다는 뜻이다. 즉 최근 노후 원전의 잦은 고장은 내구성 면에서 한계치에 도달했음을 경고하는 빨간불이란 뜻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외국에서는 설계수명을 넘긴 원전은 재사용보다는 폐기하는 쪽을 택한다고 환경단체들은 주장한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처장은 “2011년까지 폐쇄된 세계 원전의 평균 수명은 설계수명에 못 미치는 23년이었고 현재 가장 오래된 원전은 43년이 최고로 그나마 4기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현재 40년 이상 된 원전 가운데 가동 중인 원전은 전 세계 435기 중 29기뿐”이라고 말했다. 이런 ‘고물 원전’은 어느 한 곳이 고장나더라도 쉽게 문제를 찾기 어려운 구조다. 고리 1호기는 배관만 170㎞, 전기선은 1700㎞, 연결 밸브는 3만개나 된다. 용접 부위만 6만 5000여곳에 이른다. 환경단체들은 또 고리 1호기는 중성자를 쬐게 되면서 취화되는 온도가 높아져 상온에서도 외부의 작은 충격이나 급격한 온도 변화로 인한 열충격에 쉽게 파손될 수 있는 상태라고 주장한다. 일본의 원자로 전문가인 이노 히로미쓰 도쿄대 명예교수는 “재료 자체가 나쁜 고리 1호기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위험한 상태”라면서 “정밀한 평가를 하고 세밀한 계산을 하는 것보다 폐로를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반론도 팽팽하다. 한국수력원자력 등은 고리 1호기 등 일부 원전이 노후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한수원 측은 “원자력 선진국과 국제기구가 정한 표준에 따라 지난 30년간 중성자에 노출된 고리 1호기 원자로 용기가 구조적으로 건전한지 검사했지만 이상이 없었다”면서 “고리 1호기 원자로 용기는 비슷한 시기에 가동을 시작한 미국의 포인트비치 원전, 키와니 원전과 비교해도 훨씬 더 양호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원자로 용기 노심대 용접부 검사 주기도 기존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해 진행했고 배관 등에 대한 검사도 기존 25%에서 50% 이상으로 확대 적용한 만큼 결코 안전상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수년간의 법적 공방에서 법원도 한수원 측의 손을 들어 줬다. 2011년 부산시민 97명이 한수원을 상대로 낸 고리 1호기 가동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대법원은 지난해 6월 최종 기각 결정을 내렸다. 고리 1호기에서 중대 사고가 발생해 신청인의 생명과 건강, 환경 등을 침해할 개연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것이 기각 이유였다. 하지만 논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현재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 심사가 진행 중인 데다 이미 10년간 수명을 연장한 고리 1호기의 2차 수명연장 심사가 불과 3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정부도 종합 안전대책을 발표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해 지진·해일, 전력·냉각계통, 중대사고 등 50개 항목에서 장단기 개선 대책을 마련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란 규모 6.5 이상 강진→원전 부지 높이를 넘는 12m 이상의 해일→전력공급 차단→대형 원전사고 발생 등 4가지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고리 1호기는 해안 방벽을 7.5m에서 10m로 늘리고, 안전정지 계통의 내진 성능도 진도 7.0 수준까지 보강했다. 주민보호용 방독면도 6만개에서 48만개로 늘렸다. 월성 1호기 등에는 비상상황에서 수소 폭발을 최대한 막을 수 있도록 하는 수소제거 설비도 갖췄다. 50개 세부항목 중 37개를 완료했고, 총 1조 1000억원을 들여 내년까지 개선 대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만 구체안은 한참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원전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시나리오를 구성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사고대응 등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두루뭉술한 대목들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안전 업그레이드] 대안 없이 원전 모두 폐기하는 건 무리…안전 위험 땐 땜질 수리 아닌 해체 필요

    [안전 업그레이드] 대안 없이 원전 모두 폐기하는 건 무리…안전 위험 땐 땜질 수리 아닌 해체 필요

    에너지 전문가들은 미래 에너지가 친환경·신재생 에너지로 귀결돼야 한다는 점에 예외 없이 동의한다. 그렇지만 모든 원전을 폐기하자는 논리는 무리가 있다고 말한다. 당장 원전을 폐기하고 나면 그 빈자리를 메울 마땅한 대안이 없어서다. 단 노후 정도가 심하거나 예기치 못한 사고로 특정 원전을 유지하는 것이 국민 안전을 해칠 수 있다면 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땜질식 수리가 아닌 해체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김용수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낡은 원전을 해체할지 수명을 더 연장할지를 결정하는 순간에 정부가 경제성만을 강조한다면 선택은 늘 수명연장일 수밖에 없다”면서 “원전사고는 곧 대재앙이라는 점에서 결단의 순간 국민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원칙이 세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원자력 분야에서는 해체공학 분야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교수는 원전의 수명 연장을 결정하는 과정이 더욱더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고리 1호기의 경우 상당 부분 시민단체의 지적이 일리가 있다고 봤지만, 결과적으로 과학적인 판단은 내릴 수 없었다”며 “당시 보안을 이유로 해체와 수명 유지를 판단할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가 외부로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노후 원전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지진, 해일, 홍수 등 극한 상황을 가정해 원전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것)를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무성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현 정부 들어 원전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를 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유럽의 기준에 못 미친다”면서 “주요 안전설비와 사고평가방법 등의 취약성을 파악해 조치와 대응 방안을 찾기보다는 단순히 원론적인 능력을 설명하고 설비를 보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이른바 원전 전문가들 사이의 ‘암묵적 카르텔’이 깨져야 한다고 말한다. 한 원전 전문가는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학계의 분위기를 꼬집었다. 그는 “위험성을 지적이라도 하면 이단아, 배신자로 찍히는 분위기가 존재한다”면서 “스승과 제자, 용역과 피용역자 등으로 얽히고설킨 학계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솔직히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시위대에 백기 든 타이완 제4원전 건설 전격 중단

    시위대에 백기 든 타이완 제4원전 건설 전격 중단

    타이완 정부가 원전 추가 가동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에 밀려 완공 단계에 있는 제4원전의 건설을 중단하기로 했다. 집권 국민당 판장타이지(范姜泰基) 대변인은 27일 “제4원전의 1350㎹급 제1호기는 시공을 중단하고 안전 점검을 마친 뒤 봉쇄하며, 제2호기 건설은 즉시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와 AFP가 전했다. 마잉주(馬英九) 총통은 국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과 장이화(江宜樺) 행정원장(총리) 등이 참석한 연석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이 결정은 야당과 시민단체가 원전의 안전성 문제를 들어 건설 중단 및 원자력 의존 발전 정책 수정 등을 요구하면서 대규모 집회가 계속되는 데 따른 것이다. 12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전국반핵행동은 이날 오후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평화 시위를 계속하겠다”며 타이베이에서 5만여명이 참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타이완이 ‘불의 고리’인 환태평양 지진대에 놓여 있어 2011년 일본 후쿠시마와 같은 원전 사고에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제4원전은 타이완 북부 신베이시에서 1999년 건설에 들어갔다. 2016년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으로 현재 97.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타이완 전력공사는 “건설 중단은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3300억 타이완 달러(약 11조 3000억원)를 투자한 회사의 파산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타이완 경제부 관계자는 “4번째 원전이 당초 계획대로 운영되지 않지만 기존 3개의 원전은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완은 전체 에너지의 70%를 석탄과 천연가스에, 18.4%를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어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전력 부족도 우려된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울산 울주군 ‘간절곶’

    [명인·명물을 찾아서] 울산 울주군 ‘간절곶’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아침이 온다.’(艮絶旭肇早半島) 새천년 해맞이 행사를 통해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으로 알려진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조용한 어촌이 일출 명소로 뜨면서 연간 17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명품 해양 관광 명소’로 진화하고 있다. 9일 울주군에 따르면 군과 한국수력원자력, 서생면 주민대표 등은 지난달 ‘간절곶 명소화사업’(명품 해양 관광지) 청사진을 제시하고 사업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지원하는 원전자금으로 간절곶 공원 내 부지를 사들여 관광객이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명소화사업은 지역 주민들의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도 적극적으로 발굴하게 된다. 부지는 간절곶 공원 내 카페촌 일대 2만 9713㎡(21필지) 규모다. 군은 2007년 고리원전 1호기 계속운전 결정으로 울주 지역에 배정된 주민복지사업비(서생 지역 주민숙원사업) 350억원 가운데 1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수력원자력이 부지 매입비와 용역비를 지원하고 울주군에서 수익시설을 설치한 뒤 서생면 주민협의회가 운영을 맡게 된다. 군은 야영장과 오토캠핑장, 해돋이 박물관, 바다가 보이는 도서관, 북카페, 음악감상실, 휴게실 등의 가족 테마공원 시설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시설은 용역 결과에 따라 확정된다. 군은 또 해마다 늘어나는 관광객 수요에 대비, 편익시설을 늘리기 위해 공원 면적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공원부지 경계를 반듯하게 정리하고 현재 34만여㎡ 규모의 공원구역을 54만여㎡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간절곶 방문객은 2012년 163만명에 이어 지난해 170만명을 넘어섰다. 해마다 새해 첫 일출을 보려고 찾는 관광객도 10만~15만명에 이른다. 반면 관광객 만족도를 분석한 결과 쉼터 부족과 볼거리 부재, 짧은 산책로 등이 단점으로 지적돼 시설물 확충과 산책로 연장 등 공원 확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바다를 조망하고 사색하는 장소로서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많은 조형물이 설치돼 간절곶 등대와의 조화를 위해서는 시설물 정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문제점이 개선되면 2023년에는 연평균 221만명이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군은 간절곶 소망길에 이야기를 더하고 있다. 2011년 6월 공모를 통해 명선교에서 신암항까지 10㎞ 구간을 대상으로 스토리텔링 작업을 시작했다. 간절곶 소망길 스토리텔링은 ▲연인의 길 ▲낭만의 길 ▲소망의 길 ▲사랑의 길 ▲행복의 길 등 5개 구간으로 나뉜다. 구간마다 전설과 유래 등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만들고 상세 지도와 으뜸 상품, 행사 등에 대한 소개도 곁들였다. 여기에다 2016년 진하해수욕장 일대에 해양레포츠 테마공원이 문을 열면 간절곶은 해양스포츠 관광지로 한발 더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군은 260억원을 들여 진하해수욕장 야영장 일대 3만 5200㎡에 해양레포츠센터와 캠프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해양레포츠센터에서는 서핑과 카약 등의 레포츠를 누구나 쉽게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캠핑객들을 위해 50여면의 캠핑장도 마련한다. 이렇게 되면 진하해수욕장에서 간절곶으로 연결되는 서생면 일대는 전국에서 주목받는 해양스포츠 테마공원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간절곶 공원 주변에는 진하마리나항(요트 680척 규모), 오토캠핑장을 갖춘 해양레포츠센터(면적 3만 5200㎡), 해안 산책로, 출렁다리, 소공원 등이 조성되거나 계획 중이다. 특히 2006년 12월 해맞이 행사를 앞두고 설치된 소망우체통(높이 5m, 무게 7t)은 간절곶을 찾는 관광객들이 반드시 한번 들르는 명물로 자리 잡았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가족이나 연인, 친구 등에게 엽서, 편지를 써 보낸다. 또 간절곶은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9월에는 한국 영화 최초의 지방 로케이션 영화 제작 발표가 열려 관심을 끌었다. 영화 ‘친구2 크랭크업 보고회’가 간절곶 등대 일원 특설무대에서 진행됐다. ‘친구2’는 2001년 개봉 당시 8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들인 흥행작 ‘친구’의 후속 작품으로 관심을 끌었다. 원작과 원작의 인물에 대한 추억 및 그 후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영화의 50% 이상을 울산에서 촬영했다. 간절곶 북쪽에 자리한 드라마하우스는 MBC ‘메이퀸’에서 해주의 아버지를 죽이고 조선소를 집어삼킨 장도현의 저택으로 나온다. 간절곶은 드라마 ‘욕망의 불꽃’과 ‘한반도’ 촬영지로 먼저 알려졌다. 지금은 드라마하우스로 변신해 1층은 웨딩스튜디오, 2층은 레스토랑으로 영업하고 있다. 간절곶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하다. 연인과 가족들이 많이 찾아 사진을 찍는 등 영화와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추억을 쌓고 있다. 군 관계자는 “간절곶이 일출 명소로 유명해지면서 전국적인 해양 관광지로 뜨고 있다”면서 “간절곶은 인근 진하해수욕장 등 다양한 관광 인프라를 갖춘 만큼 최고의 해양 관광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지상 905km 우주에서 보이는 지구 최대 풍력발전소 화제

    지상 905km 우주에서 보이는 지구 최대 풍력발전소 화제

    우주에서 관측되는 지구 건축물이 만리장성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지상 905km 높이에서 촬영된 지상 최대 풍력 발전 단지의 모습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해당 건축물은 ‘런던 어레이 근해 풍력발전소’(London Array Offshore Wind Farm)로 NASA 랜드샛 8호 탐사위성에 의해 촬영된 것이다. 영국 템스 강 하구부터 켄트, 에식스 해안을 지나 약 20km에 걸쳐 분포되어있는 거대 풍력단지의 모습은 숨 막힐 듯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한다. 흡사 외계 행성을 보는 것 같은 착각까지 들 정도다. 약 108㎢(40 평방마일) 크기의 어레이 풍력 단지는 최대 출력 630메가와트 급으로 영국 일반 가정 50만 세대에 전력 공급이 가능한데 이는 국내 고리원전 1호기보다 큰 발전 용량이다. 어레이 단지는 향후 256㎢(95 평방마일)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한편 이를 촬영한 랜드샛 탐사위성은 지난 1972년 1호가 발사됐으며 지상 905km 높이에서 지구 전역을 관측 중이다. 다중스펙트럼 주사 방사계(multi-spectral scanner:MSS)와 리턴빔 비지콘(RBV) 카메라로 포착한 화상정보를 전파에 실어 지구로 보낸다. 또한 이 위성은 적조(赤潮) 조기발견, 화산 분화, 유빙(流氷) 관찰, 토지 이용 상황, 대기오염 정도 등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조사할 수 있다. 사진=NASA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신월성·신고리 1호기 재가동…‘부품 위조사건’ 7개월 만에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로 가동이 중단됐던 신월성 1호기와 신고리 원전 1호기가 안전등급 제어 케이블 교체 등의 정비를 완료하고 지난 4일 발전을 재개, 점차 출력을 높이고 있다. 5일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와 고리원자력본부에 따르면 신월성 1호기는 7일 오후 10시쯤 정상운전 출력에 도달할 예정이고 신고리 1호기는 8일 오전 7시 20분쯤 100% 출력을 낼 전망이다. 고리원자력본부는 오는 10일에는 신고리 2호기(100만㎾급 가압경수로형)의 발전을 재개해 13일 오전 8시 50분쯤 100% 출력에 이르도록 할 계획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2일 제19차 위원회를 열고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으로 지난해 5월 가동이 중단된 지 7개월 만에 이들 원전의 재가동을 승인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신고리 1, 2호 등 재가동 승인… 이르면 4일부터 전력 생산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로 지난해 5월 가동이 중단됐던 원자력발전소 신고리 1, 2호기와 신월성 1호기가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재가동된다. 겨울철 난방 가동으로 인한 전력 사용 피크 시기를 앞두고 전력 수급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일 제19차 위원회를 열어 원전 3기의 재가동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냉각재상실사고(LOCA) 시험에서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불량 케이블을 교체하고 품질 서류 확인과 정기 검사를 통해 원전 가동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신고리 1호기와 신월성 1호기는 이르면 4일부터 전력 생산을 시작해 오는 7일부터 100% 출력으로 전기를 생산하게 되며 신고리 2호기는 9일 전력 공급을 시작해 12일부터 정상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공기업 탐방-한국수력원자력] 아래로부터 개혁이 시작됐다

    [공기업 탐방-한국수력원자력] 아래로부터 개혁이 시작됐다

    2004년,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부지 선정을 놓고 2년째 전국이 들끓고 있었다. 전북 부안 주민들은 찬반 입장으로 나뉘어 연일 시위를 했고 정부는 목이 쉬어라 국책사업의 중요성을 알렸다. 이런 혼란 속에서 국책사업과 관련된 최초의 주민투표가 도입된다. 주민이 원하는 대로 진행하자는 결단이다. 이를 주도한 관료가 조석 산업자원부 원전사업기획단장이다. 그는 방폐장 부지 선정에 기여한 공로로 2006년 정부로부터 홍조근정훈장을 받는다. 이어 산업정책국장, 성장동력실장 등을 역임했을 때는 전통 산업에 정보기술(IT) 융합 업무를 추진해 인정받았고,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때는 한국형 산업단지 모델을 개발도상국에 전파시키는 능력도 보여줬다. 그런 그가 지난 9월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으로 취임했다. 직원 비리와 잦은 고장으로 이미 벌집이 된 공기업의 해결사로 다시 한번 나선 것이다. →취임 3개월여 만에 한수원을 전면 혁신하는 3대 방안을 발표했는데. -우선 직원 비리와 반복되는 원전 가동 정지로 인해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이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내년을 무(無)비리와 안전·신뢰 원전의 원년으로 삼고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다. 혁신안의 기본 틀은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 밑으로부터 바꾸자는 데 있다. 외부의 압력으로 ‘회피 동기’를 부여받아 개선하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스스로 느끼는 사내 문제점’을 공모했는데 640여개 항목이 모였다. 이를 바탕으로 조직, 인사, 문화 등 3개 분야에서 혁신안을 마련했다. →비리가 조직 내부의 고질적인 구조 문제라는 지적이 있는데. -‘우리 조직이 비리를 끊어내고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조직인가’를 먼저 고민했다. 원전 비리를 근본적으로 뿌리 뽑기 위해서는 원전 부품의 공급망 점검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사내 구매사업단의 전문성을 높이고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또 품질보증실과 감사실의 기능을 확대하고 엔지니어링 전담 조직도 만들려고 한다. 직원들이 대부분 기술자라 비위 관행에 둔감한 측면도 있었다. 따라서 상시적 시스템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원전 마피아’ ‘순혈주의’ 등 한수원의 폐쇄성에 대한 지적도 있다. -기술적으로 워낙 전문적인 분야라 외부의 접근을 배척하는 분위기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임원 아래 1급직인 처장급과 실장급 등 간부 31명 가운데 절반을 외부 인사로 바꿨다. 최근 마지막으로 발탁한 간부급 5명 가운데 2명은 여성이다. 또 사무직과 기술직 사이의 ‘인사 벽’도 허물었다. 오로지 능력만 본다. 본사 인력 219명을 현장 설비 및 정비 담당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순혈주의 타파, ‘융합 인재’ 양성, 현장 중심 배치가 3대 인사 원칙이다. →내부에 흐르는 관행이나 문화를 바꾸는 것도 중요할 텐데. -그렇다. 직원들에게 스스로 느끼는 한수원의 ‘10대 불건전 관행’을 물었다.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한수원이 영원한 갑(甲)일 수밖에 없는 점, 군대식으로 상사의 부당한 지시에 무조건 따르는 문화 등을 꼽았다. 직원들 스스로 조직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문제를 알고 있기 때문에 혁신 토론회 등을 통해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갖도록 하고 있다. 비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를 기대한다. →그럼에도 원전 고장과 비리가 최근까지 잇따르고 있다. 왜 그런가. -우선 비리는 과거와 같은 양상의 것이 계속 드러났고 있을 뿐이다. 유사한 문제인 만큼 혁신안으로 개선될 수 있다. 사실 고장은 국제 기준으로 볼 때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정한 사고 단계가 7등급인데 우리는 모든 게 3등급 아래 ‘고장’ 수준이었다. 4등급 이상을 ‘사고’로 보므로 사고는 아직 없었다는 말이다. 물론 그럼에도 안정성에 대한 걱정이 크니까 확실한 물건을 납품받아 제대로, 또 원칙에 따라 관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전력 공급이 불안한데 원전까지 자주 고장 나 더 불안감을 준다. -원전 정지를 자동차가 이상이 발생했을 때 주차하는 개념으로 이해해 달라. 원전 부품 고장으로 정전이 발생하면 원전 설비에서 자동으로 ‘정지해 정비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운전이 정지되면 핵분열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어함으로써 가장 안전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우리 원전의 ‘불시 정지’ 횟수는 전력거래소 기준으로 2009년 6건, 2010년 2건, 2011년 7건, 2012년 9건 등이다. 세계 기준으로 볼 때 결코 잦은 편은 아니다. →사용 후 핵폐기물 처리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한 대책은. -모두가 고민해야 할 문제다. 국내 23기의 원전에서 연간 약 700t의 ‘사용 후 핵연료’가 발생한다. 현재 1만 3000t의 고준위 사용 후 핵연료가 각 원전 부지에 저장돼 있다. 그러나 2016년부터 고리 원전을 시작으로 저장 공간이 포화 상태에 이른다. 건식 저장시설 추가 설치 등을 통해 저장 기간을 연장해도 2024년이면 모든 원전이 포화 상태를 맞는다. 이는 2004년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부지 선정 때 엄청난 혼란을 겪은 것보다 더 골치 아픈 문제가 될 것이다. 정부가 10년 계획으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폐기물 공간의 필요성을 알리는 데 만전을 기할 것이고 또 이미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게 골치 아픈 원전이 꼭 필요한가. -개인적으로 나도 친환경 에너지를 원한다. 앞으로 우리가 갈 길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직 여건이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다. 전력 생산에서 원전은 ㎾h당 39원인 데 반해 석탄발전은 66원, 가스는 110원, 풍력은 100원, 태양광은 600원이다. 게다가 원전은 석탄발전 등에 비해 공해 배출이 거의 없는 발전원이다. 원전의 불가피성은 국민들도 대부분 이해한다고 믿는다. 다만 ‘이해할 테니 안전하게 관리해 달라’는 주문을 하는 것이라고 본다. 원전 의존은 당분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 비중을 대폭 줄이면 우선 국민 부담이 는다. →원자력을 친환경 에너지로 보는 이유는. -지난 100년 사이 폭염, 게릴라성 호우, 폭설, 가뭄 등 기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의 무분별한 사용에 있다. 원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석탄발전의 100분의1에 불과하다. 온실가스를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이 배출하는 우리나라에서 원전을 석탄발전으로 대체했을 때 탄소배출권 비용(t당 9732원 기준)은 연간 1조 4919억원이나 된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도는 2015년부터 시행된다. →그럼에도 독일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원전 제로’를 선언했다. -독일이 ‘2022년 제로’ 정책을 채택했다. 부족한 전력은 인근 국가인 프랑스와 체코의 원전에서 수입하고 신규 화력발전과 친환경 발전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독일 국민은 3~4인 가족 기준으로 연간 34만 6500원의 전기요금을 더 물어야 한다. 또 전기요금이 계속 오르는 것을 전제로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독일처럼 전력을 수입할 수 없다. 우리 여건에 맞는 정책을 펴야 하는 점을 이해해 달라. →30년 또는 40년 설계수명을 다한 노후 원전의 폐쇄도 논란이 되고 있는데. -원전 최초 운영 허가 기간은 설계 때 설정한 것으로 안전을 보증하는 최소한의 운영 기간이다. 하지만 그 기간이 지나도 유지 보수만 잘된 상태라면 ‘계속 운전’을 하는 게 국제적으로도 일반적이다. 항공기의 경우 특별점검을 통해 부품만 공급되면 1940년에 제작된 I-16 항공기가 벨기에에서 운행되는 것처럼 상용 운영되는 사례도 있다. →다른 나라도 원전과 관련해 그런 사례가 있는가. -미국은 총 104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중 70%인 73기가 20년 추가 운전 연장 허가를 받았다. 가동 연수가 30년 이상인 원전이 65기나 된다. 전 세계적으로는 현재 30년 이상 운영되고 있는 원전이 총 164기 가운데 144기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잘못된 정보가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현재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가 계속 운전 대상이고 안전 승인을 받았다. 다만 앞으로 수명이 다하는 원전에 대해서는 정부가 원칙을 정해 불안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원전 설비와 기술의 수출이 유망하다고 하는데. -2009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처음 우리 기술로 만든 한국형 원전 4기를 수출했다. 미국,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일본에 이어 세계 6번째 수출국 반열에 올랐다. 수출 규모는 200억 달러로 2000㏄급 자동차 100만대, 30만t급 유조선 180척을 수출하는 효과와 맞먹는다. 향후 10년 동안 연인원 3만명을 UAE 원전 관련 산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또 사우디아라비아나 베트남 등의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조석 사장은 ▲전북 익산(56) ▲전주고, 서울대 외교학과, 미국 미주리주립대 경제학 석사, 경희대 경제학 박사 ▲행정고시 25회 ▲통상산업부 미주통상과 서기관·공보과장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산업자원부 총무과장·원전사업기획단장·에너지정책기획관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정책관·성장동력실장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지식경제부 2차관
  • 원전 이용률 75%… 25년 만에 최저

    원전 이용률 75%… 25년 만에 최저

    원자력발전소 관련 비리와 고장 사고가 잇따른 결과 올해 원전 이용률이 25년 만에 가장 낮은 선까지 추락하며 세계 평균치를 밑돌았다. 8일 한국전력 통계속보와 세계 원자력통계기관 뉴클레오닉스에 따르면 올 1~10월 국내 23개 원전에서 생산한 전력량은 1억 1513만㎿h로, 설비용량 대비 이용률이 75.2%를 기록했다. 원전 이용률은 전체 설비용량(2071만 6000㎾) 대비 실제 발전출력을 의미한다. 이는 원전 운영의 기술력을 가늠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1978년 고리 1호기가 가동된 이래 원전 이용률이 80%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90년(79.3%) 이후 처음이며 올해 이용률은 1988년(73%) 이후 2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내 원전 이용률은 2001년 93.3%, 2005년 95.5%, 2008년 93.4%, 2012년 82.3% 등으로, 세계 평균(2001년 기준 78.95%)을 늘 앞질렀을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전력당국은 원전 수출에서 원전 이용률을 중요한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한빛 3호기 또 고장… 원전 30% 멈췄다

    한빛 3호기 또 고장… 원전 30% 멈췄다

    고리 1호기가 멈춰선 지 일주일도 안 돼 원자력발전소 한빛 3호기(100만㎾급)가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한빛 3호기는 1년 전 결함이 발견돼 상당 기간 정비를 거친 뒤 지난 6월 재가동됐으나 6개월 만에 다시 고장 났다. 이로써 전국 원전 23기 가운데 7기가 정지돼 겨울철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수력원자력은 4일 “전남 영광에 있는 한빛 3호기가 이날 오전 8시 45분쯤 터빈발전기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한수원 측은 “발전기에서 생산된 전기의 전압을 높이는 주변압기와 전기를 외부로 내보내는 변전소로 연결되는 전력선의 절연 기능 이상으로 터빈발전기가 정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수원 측은 “고장 직후 한빛 3호기의 원자로 출력을 30% 수준으로 낮춰 돌리고 있다”면서 “원자로가 살아 있으면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재가동 승인 없이도 발전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한빛 3호기가 멈춤에 따라 현재 전국에서 가동이 중단된 원전은 전체 23기 중 7기로 늘었다. 전체 원전 설비용량 2071만 6000㎾ 가운데 30.2%인 625만 6000㎾를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전력 당국은 올겨울 최대전력 수요가 8100만㎾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빛 3호기까지 멈춤에 따라 신고리 1, 2호기와 신월성 1호기의 케이블 교체를 연내 마무리하고 내년 1월에는 재가동해 최대 전력공급력을 8400만㎾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날 현재 전력 공급능력은 7892만㎾이고, 수요는 7000만㎾ 안팎으로 나타났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① 노후화 ② 컨트롤타워 부재 ③ 유지·보수 인력 감축

    꼬리를 무는 원전 가동 중단은 ‘추운 겨울’을 예고하는 신호다. 난방기 사용이 급증하는 내년 1월 중순을 앞두고 국내 원자력 발전기 23기 가운데 3분의1 정도인 7기가 멈춰선 상태다. 고리 1호기에 이어 6일 만에 터진 전남 영광의 한빛 3호기 가동 중단은 다음 주 겨울철 전력수급대책을 발표하려던 산업통상자원부로서는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다. 우려되던 겨울철 전력수급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전력거래소 및 전력 당국은 올겨울 최대 전력수요 시기를 내년 1월 중순, 최대 전력수요량을 8100만㎾로 전망하고 있지만 현재 전력 공급 능력은 7900만㎾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력 피크 시기 전에 정비 중인 원전을 재가동해 전력난을 극복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한빛 3호기의 고장으로 이런 계획이 틀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정비를 거쳐 재가동한 지 6개월밖에 안 된 한빛 3호기가 갑자기 멈춰 섰다는 점에서 언제, 어느 원전의 가동이 중단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는 전력 당국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정부는 한빛 3호기까지 고장 남에 따라 화력발전소 등 타 발전시설의 출력을 높여 전력을 쥐어짜 낼 계획이지만 화력발전소도 지난여름 무리하게 가동한 탓에 언제 고장 날지 모를 상황에 놓였다. 전문가들은 끊이지 않는 원전 고장의 원인으로 원전의 노후화와 컨트롤타워 부재, 유지·보수 인력 감축 등을 꼽는다. 에너지정의행동이 이번 원전 고장을 계기로 올해 발생한 9건의 원전 고장 내역을 분석한 결과 8건이 기계적 결함에 따른 것이었다. 이 가운데 4건은 정비 이후 60일 이내에 고장 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8일 멈춘 고리 1호기는 계획예방정비를 마친 지 50여일 만에, 한빛 3호기는 원자로 제어봉 안내관 균열에 따른 정비 이후 재가동 6개월 만에 각각 다른 부품에서 또 고장이 발생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반복되는 원전 고장의 원인은 1차적으로 원전의 노후화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고, 더 넓게는 원전을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부재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전 유지·보수 인력 부족이 원전 고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이미 사전정비를 마친 원전 2기가 각각 다른 부품에서 고장을 일으킨 것은 그만큼 정비 자체가 부실했다는 증거”라면서 “이는 정비 기술의 문제라기보다는 그만큼 원전 유지·보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여름철 전력난 탓에 고장 원전의 재가동을 서두르면서 부실 정비가 있었다는 의견도 있다. 적은 정비 인원들이 촉박한 재가동 일정을 소화하기 버거웠기 때문이다. 아울러 고장 원전 7기 가운데 신고리 1, 2호기와 신월성1호기의 가동 중단이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파문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전 비리도 연쇄 중단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 셈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사설] 고리 1호기 재가동 원점서 재검토하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그제 고장으로 또 가동이 중단됐다. 올 들어 6개월 가까이 발전기를 세우고 실시하는 계획예방정비(overhaul)까지 받은 뒤 발전을 재개했지만 50여일 만에 다시 멈춰선 것이다. 고리 1호기는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래 사고 및 고장 건수가 130회에 이른다. 전체 원전 사고·고장 건수의 20%다. 그대로 안고 가기엔 너무 아슬아슬한 그야말로 시한폭탄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고리 1호기의 설계수명(30년)은 2007년에 끝났지만 ‘계속운전’이 허용돼 2017년까지 수명이 10년 연장된 상태다. 그런데 정비를 마치고 재가동에 들어간 지 두 달도 안 돼 또 사달이 났으니 앞으로 남은 4년의 수명을 어떻게 무사히 견뎌낼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런 사태의 심각성을 외면한 채 언제까지 ‘곡예운전’을 해나갈 셈인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 시민단체들은 수명 연장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당장 폐로(廢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고장과 사고를 달고 살아오다시피한 고리 1호기의 실체를 생각하면 단순한 정비나 수리로 막을 수 있는 단계는 이미 지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고리 1호기는 안전성뿐 아니라 경제성 문제도 종종 도마에 오른다. 정부는 수명을 10년 연장하면서 1488억원의 경제적 이득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듯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원전 해체비용을 감안하면 수명연장으로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잦은 고장과 유지 보수비에 잇단 비리로 인한 손실까지 고려하면 고리1호기는 경제적 가치를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안전이 문제다. 이번 가동 중단에서 우리는 똑똑히 봤다. 고리 1호기는 언제 어디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를 정도로 늙고 병들었다. 통제 불능의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그 재앙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전력난을 이유로 재가동을 밀어붙이기엔 너무 큰 위험이 따른다. 상황이 이쯤 됐으면 고리1호기의 완전폐쇄 여부를 포함한 원전정책의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최근 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77.8%가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큰 틀에서 탈(脫)원전만이 살길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빈사상태의 고리1호기에 대해서 만큼은 모종의 정책적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 50일 만에 멈춘 고리1호기… 수명 늘린 원전이 위태롭다

    50일 만에 멈춘 고리1호기… 수명 늘린 원전이 위태롭다

    원자력발전소를 연장 운용하는 것에 대한 경고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11월 경북 경주 월성1호기(설비용량 67.1만㎾)에 이어 부산 고리1호기(58만㎾)마저 10년 수명 연장 후 곧바로 가동 중단 사태를 빚었기 때문이다. 부품 교체와 정밀 점검을 받았으나 미처 예측하지 못한 고장이 자칫 방사능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8일 오전 1시 18분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고리1호기가 터빈 계통 고장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1977년 완공 후 2007년 30년 설계수명을 다한 뒤 5개월여의 계획예방정비를 거쳐 지난달 5일 재가동됐으나 50여일 만에 다시 멈춘 것이다. 정기검사를 받고 있던 전남 영광의 한빛원전 4호기에서도 추가 결함이 발견됐다. 내년 1월 1일 재가동할 계획이 이번 결함 때문에 10일 정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겨울철 전력 성수기를 앞두고 국내 원전 23기 중 6기가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 전력당국은 내년 1월 중순을 고비로 내다봤다. 최대 전력공급량은 7730만㎾이지만 순간전력수요는 8100만㎾에 이르기 때문이다. 규정대로라면 500만㎾를 예비전력으로 확보해야 하는데 되레 370만㎾가 부족한 셈이다. 지난여름처럼 공장 가동 중단 등의 대책을 세워야 할 상황이다. 앞서 월성1호기도 가동 중단 후 1년 이상 재가동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원전 434기 가운데 수명 연장 또는 연장 승인 원전은 149기이고, 해체를 앞둔 원전은 147기에 이른다. 그러나 양이원이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원전의 수명 연장이란 금속 노후화가 완료된 핵분열 설비를 무리하게 재사용한다는 의미”라면서 “원전은 다른 에너지 설비에 비해 대형 사고 위험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국민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최근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설계수명을 다한 원전에 대해 ‘무조건 폐기해야 한다’는 답변(44.9%)이 ‘안전성에 이상이 없으면 더 가동해도 된다’는 조건부 답변(42.2%)보다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도 수명이 오래된 순서와 폭발 사고 순서가 일치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경제성으로 봐도 월성1호기의 경우 해체 비용이 연장 전 3251억원에서 연장 후 6033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김용수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수명 연장이 운영, 보수에 굉장한 노력이 들 뿐만 아니라 잔고장과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 해체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올겨울 전력수급 최대 고비는 1월 중순

    최근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전력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올겨울 최대 전력수요가 겨울철 사상 최대치인 8100만㎾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또 겨울철 전력수급 최대 고비는 내년 1월 중순이 될 전망이다. 전력업계는 올겨울 최대 전력수요는 8000만㎾에서 8100만㎾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력수요 피크 시기는 내년 1월 중순쯤으로 예상되며 이때 최대 전력수요는 8000만∼8100만㎾에 이를 것이라는 게 전력업계의 분석이다. 11월 현재 전력 총공급 용량은 7730만㎾이지만 피크 시기에는 8000만㎾까지 확충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파문으로 제어케이블 교체작업이 진행 중인 원전 신고리 1, 2호기와 신월성 1호기가 가동되면 최대 8300만㎾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들 원전이 제때 가동되지 않으면 전력위기가 닥칠 수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신고리 1, 2호기는 연말 재가동을 목표로 제어케이블 교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민간 자가발전기 공급력 50만~60만㎾를 더하면 올겨울 최대 전력공급은 8400만㎾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모든 원전이 사고 없이 정상 가동됐을 때를 전제로 한 수치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열린세상] 원자력 안전의 마지막 보루는 원자력안전위원회/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원자력 안전의 마지막 보루는 원자력안전위원회/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난 10일, 정부가 그동안 진행해 온 원전 부품 품질 서류 위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인 품질 서류가 약 30만 건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라 아직 조사가 일부 남아 있기는 하나, 우리나라에서 현재 운전되고 있는 원전에 대해서는 모두 조사가 끝난 것이라고 한다. 최근 10년간 부품에 대해 전부 다 뒤져 조사를 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조사 결과, 품질 서류가 위조되어 원전에 납품된 부품은 주로 공기필터, 밸브, 볼트, 지지대 스터드와 같은 것으로, 안전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품은 없었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일부 케이블, 수소제거 설비와 같은 기기가 있었지만, 지난 5월 위조된 서류를 통해 성능이 검증되지 못한 케이블이 설치돼 원전 운전을 정지한 원전 3기(신고리 1, 2호기, 신월성 1호기)를 제외하고는 안전을 위해 원전을 긴급히 정지시켜야 할 만한 건은 없었다고 한다. 그동안 원전이 불시 정지될 때마다 많은 사람이 원전 설비나 부품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많았는데, 이번 조사 과정에서 최근 10년간의 원전 정지 사건과 서류 위조 부품과의 연관성을 분석해 본 결과 다행히도 연관이 없다고 한다. 그동안 발생한 불시 정지가 부품의 문제라기보다는 운영 측면에서의 문제 비중이 컸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사결과 품질 서류 위조가 확인된 부품, 기기에 대해서는 교체할 부분은 모두 교체하고, 나머지는 정상적인 시험을 거쳐 다시 품질 서류를 발행하거나 운전 가능성 평가 등 안전성 확인 작업들을 모두 끝마쳤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신고리 원전 3, 4호기에 사용된 케이블 성능이 불량으로 나타나 케이블을 전면 교체해야 하므로 준공시기가 늦어지게 되었다. 화재 테스트에 실패한 케이블의 불량은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전력 비상사태가 일상화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정부는 앞으로의 조사 과정에서도 원전 안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부품이 발견되면, 재빠르고 강력한 조치를 통해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재빨리 출범시켜 국제 사회는 물론 국제원자력기구의 신임을 얻는 데에도 큰 덕을 보았다. 그래서 원안위는 한국 원자력의 안전판만 되는 것이 아니고 국제사회의 모범이 되는 원안위의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의 원자력은 그동안 착실한 발전을 거듭해 와서 이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원전 4기를 수출하고 핀란드,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UAE의 추가 수출 등 국제 사회의 신뢰를 얻는 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하는데 집안 꼴이 말이 안 되면 수출은커녕 조롱당하는 모습이 될 것이다. 한국의 원자력이 르네상스를 구가한다고 할 때 무언가 비상사태가 터질지 모르니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충고가 있었다. 그 이후로 후쿠시마 사태가 터졌고 원전 비리가 드러났다. 천연자원이 없는 한국으로서는 원자력을 가동할 수밖에 없는데 부정부패에 얼룩진 원자력의 잘못을 발본색원하지 않고는 국민의 신뢰를 얻어가며 지속할 수도 없고 부정부패의 고리를 완전히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외국에 수출도 할 수 있다. 집안 단속도 못하면서 무슨 수출을 할 수 있겠는가. 한국의 원자력은 이제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원전 수출의 새로운 시장 개척과 고속로 개발 등 제4세대 원전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빌 게이츠가 인정해 주듯 한국의 원자력은 더욱더 발전할 가능성이 가장 큰 역동성을 갖고 있는 나라다. 지나간 잘못을 일벌백계하고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원자력, 세계 속에 중흥하는 원자력이 되기 위해 밑바닥부터 안전을 다지는 작업을 해야 하겠다. 그래서 원안위와 원자력안전기술원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크다. 이 두 곳의 말이 원자력 안전의 바이블이 되겠다는 각오로 일 할 때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에서 신용하는 한국의 원자력이 될 것이다. 원자력 안전 만큼은 권력의 어느 기관과도 타협하지 않는 냉혹한 안전 문화를 만들어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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