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고리원전
    2026-02-02
    검색기록 지우기
  • 자생적 테러
    2026-02-02
    검색기록 지우기
  • 외국인들
    2026-02-02
    검색기록 지우기
  • 관람객
    2026-02-02
    검색기록 지우기
  • 서울 탈출
    2026-02-0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20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전투병과 첫 女장군 송명순 예비역 준장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전투병과 첫 女장군 송명순 예비역 준장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송명순(58) 예비역 준장은 아담한 체구에 밝은 웃음을 띠고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겸손한 모습을 보여 줬던 그는 인터뷰 며칠 후 메일 한 통을 보내왔다. 당초 거부했던 인터뷰를 수락하게 된 이유였다. “전역을 하고 보니 지금 이 시간에도 전후방 각지에서 열심히 복무하고 있을 후배들에게 해 준 게 없더군요. 선배의 말 한마디지만 사랑하는 여군 후배들이 조금이나마 힘을 내고 희망을 품었으면 싶네요. 오늘부터 봄 날씨라는 예보가 있더군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너 거기서 군인들한테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해 주는 건 아니지?” 1980년 2월 대학(영남대 정치외교학과 76학번) 졸업식 날, 간호장교 시험에 붙었다는 친구에게 나름대로 유머러스한 인사랍시고 건넨 말이었지만 딱히 농담이라고만 하기도 어려웠다. 내 머릿속의 여군에 대한 인식이 딱 그 정도였기 때문이다. ‘여자도 장교가 될 수 있구나.’ -취업을 준비하고 있던 그해 12월 초였다. 대구 중구의 맥화랑에서 친구를 만나고 나오는데 옆 건물 담벼락 게시판에 ‘여군 장교 모집’ 공고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화랑 옆에 있는 게 대구지방병무청이란 걸 그때 비로소 알게 됐다. 간호학과에 들어간 친구가 떠올랐다. 호기심에 빼꼼히 상담실 문을 열었다. 여군 부사관이 반갑게 맞았다. 그는 나를 앉혀 놓고 장장 3시간에 걸쳐 여군이 되면 뭐가 좋은지를 설명했다.(여군 장교 지원자가 없다 보니 모집에 성공하면 담당자에게 따로 수당을 준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그러나 여군에 지원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평생 통제된 생활을 내가 견뎌낼 수 있을까.’ 그냥 일어서려는데 담당자가 너무도 간절한 표정으로 나를 붙잡았다. 결국 지원 신청서를 쓰고 나왔다. ‘시험 보러 안 가면 그만일 텐데, 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그건 오산이었다. -다음날부터 집 전화기에 불이 났다. 병무청 담당자였다. 처음에는 “훌륭한 결심을 왜 바꾸셨느냐”로 시작하더니 내가 완강하게 버티자 “지원을 취소하면 헌병대 군인들이 데리러 갈 수밖에 없다”로 거의 협박조로 변했다. 하지만 막판의 한마디가 나의 오기에 불을 댕겼다. “경쟁률이 10대1입니다. 우수한 인재가 이렇게 많이 지원한 건 처음인데 붙는다는 보장도 없잖아요. 떨어질지도 모르는데 일단 시험이나 한번 보시죠.” 지금 생각해 보면 별말도 아닌데, 그때는 그 말이 왜 그렇게 자존심을 건드렸는지. -1981년 1월 초 대구역에서 서울행 군용열차에 올랐다. 시험 장소는 용산 국방부 근처의 여군훈련소. 집에는 친구들 만나러 간다고 둘러댔다. 첫날밤을 간호장교 친구 집에서 묵었다. “명순이 넌 정말로 못 할 일이야. 숨 막히는 상명하복 문화를 너 같은 성격에 행여….” 아침에 일어나니 친구는 이미 출근했고, 머리맡에 고향 갈 차비와 함께 쪽지가 놓여 있었다. ‘명순아, 아직도 안 늦었어. 지금이 마지막 기회야.’ 나는 돈을 챙겨 넣고 시험장으로 갔다. 시험은 필기, 면접, 체력검정으로 나뉘어 2박 3일간 이어졌다. -시험에 붙긴 했는데, 새로운 걱정이 밀려왔다. 아버지에게야 어떻게든 이해를 구할 수 있겠지만 어머니는 당최 자신이 없었다. 합격 사실을 말도 못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저절로 들통이 나고 말았다. 기무대에서 신원조회를 위해 집에 전화를 몇 차례 했는데 그때마다 나는 집에 없었다. 매번 어머니가 받으셨는데 딸 찾는 남자 목소리가 1주일 정도 이어지자 “대체 무슨 일로 그러느냐”고 물으시게 됐다 “따님이 여군 장교 시험에 합격해서 신원조회차 전화드렸습니다.” 어머니는 전화도 못 끊은 채 혼절하셨다. -아버지께서 우리 4남매를 집합시켰다. 당시 큰오빠는 한국전력 고리원전에서 일하고 있었고, 둘째 오빠와 여동생은 대구에서 대학에 다녔다. 전원 반대였다. “군인이 얼마나 힘든데 여자가 군대를 가냐.” 큰오빠가 가장 심하게 반대했다. “오빠, 합격하고도 입대를 안 하면 행정 기록에 평생 빨간 줄 같은 거 남는대.” 군인 출신인 아버지 앞에서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둘러대다니. 드디어 아버지가 말문을 열었다. “명순이는 어릴 때부터 아들 같은 딸이었다. 충분히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다. 내가 못 간 길을 네가 가겠다고 한다면 굳이 말리지는 않겠다.” 그러나 어머니는 달랐다. 평생을 바랐던 ‘교사 딸’에 대한 미련을 내가 소령 계급장을 달 때까지도 버리지 못하셨다. -육군 공병이었던 아버지는 6개월마다 교량 하나씩을 짓고 부대를 옮겼다. 강원 횡성에서 태어난 나의 어릴 적 추억이 이곳저곳에 다양하게 남아 있는 이유다. 어머니는 이런 환경을 탐탁지 않아 하셨다. 우리들 교육 때문이었다. 8남매 중 맏이로서 동생들을 책임지느라 많이 못 배운 게 평생의 한이 된 분이셨다. 4남매만큼은 안정적으로 공부를 시키고 싶어 하셨다. “여보, 군인 그만두고 고향으로 가서 장사라도 합시다.” 아버지는 어머니 말이라면 죽는 시늉이라도 하는 분이셨다.(아버지는 2013년 암으로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아내를 그리워하다 두 달 만에 세상을 떠나셨다.) 그게 1965년, 내가 일곱 살 때였다. -나는 경북 경주의 작은 동네에서 ‘가게 하는 집 딸’로 통했다. 그곳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니면서 110m 허들 육상선수로 꽤 소질을 인정받았고, 공부도 남에게 뒤지지 않았다. 중3 어느 날 대구 경북여고에서 누군가 집으로 찾아왔다. 어머니에게 “따님을 육상선수로 스카웃하고 싶다”고 했다. “우리 명순이가 시험으로도 그 학교 충분히 갈 수 있는데 운동 특기생으로 보낼 이유가 있나요.” 어머니의 바람에는 내가 얌전히 자라 교사가 되는 것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된 뒤부터는 그런 어머니에게 실망을 안기는 일이 잦아졌다. 딸을 통해 못다 한 꿈을 이루려는 어머니에게서 벗어나려고 애를 썼다. 사춘기의 열병 같은 것이었다. 딱히 이렇다 할 말썽을 피운 건 아니었지만 빈둥거리는 시간이 늘었고, 성적이 그에 비례해 곤두박질했다. 경북대 영문과에 지원했다가 떨어졌다. “저 대학 안 가고 돈 벌래요. 오빠들 등록금 대기도 빠듯하잖아요.” 경제적으로 부담이 컸던 아버지가 내심 좋아하실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10년, 20년 지나 봐라. 여자들 사회활동이 얼마나 활발해질 텐데…. 절대로 안 될 말이야.” 아버지가 손수 후기대학인 영남대의 지원서를 받아 오셨다. 아버지의 선견지명은 그대로 통했다. 여군 장교 지원 조건이 ‘4년제 대학 졸업자’였으니 말이다. -기함하는 어머니를 뒤로하고 1981년 3월 용산 여군훈련소에 입소했고, 그날부터 후회가 시작됐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는 간호장교 친구의 만류가 하루에도 몇 번씩 떠올랐다. 구보 등 고된 훈련은 둘째치고 음식이 입에 안 맞아 제대로 먹지를 못했다. 40㎏ 언저리의 체중으로 그 힘든 훈련들을 견뎌내야 했다. -틀에 박힌 생활, 충성심과 국가관 교육 등 모든 것이 낯설었다. 학생대장(소령)이 수양록(일기)을 점검할 때면 매일같이 빨간 줄이 죽죽 그어졌다. ‘군대를 선택하길 참 잘했다’ 같은 식으로 써야 하는데 내 수양록에는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닌 것 같다’와 같은 군대 금기어들이 수두룩했다. ‘이렇게 쓰면 훈련소에서 내보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일부러 그렇게 쓴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선택한 길, 스스로 책임진다”는 각오가 차츰 커져 갔다. -1981년 9월 소위 계급장을 달고 임관을 했다. 상관들은 우리들 20명에게 “외출할 때 버스 타지 말고 택시를 타라”고 했다. 군복 입은 여군, 특히나 위관급 계급장을 단 여자 장교는 동물원 원숭이만큼이나 신기한 구경거리였다. -1982년 육군본부에 배치됐다. 주한 외국대사관의 군인들을 상대하는 무관 연락장교를 맡았는데, 정문을 지키는 의장대 군인들이 외국대사관 군인들의 출입을 막는 일이 잦았다. 어느 날 화가 나서 중위 계급장을 달고 있는 경비소대장에게 달려가 마구 따졌다. 그도 지지 않았다. “감히 소위가 중위에게 하극상을 하나?” “우리가 지금 계급으로 일하는 거예요?” 그때의 중위가 지금의 남편이다. 3년 연애를 하고 결혼했는데 양쪽 집안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똑같이 결혼 상대가 ‘군인’이라는 이유였다. 남편은 2011년 중령으로 예편했다. -1983년 4월 미국 텍사스 공군기지 안에 있던 영어전문학교에서 영어를 배울 기회가 주어졌는데, 이는 내가 이후 통역 등 영어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군대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된 뒤 내가 세운 원칙은 “기존의 여군 선배들이 걸었던 ‘여군의 길’은 가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남자와 같은 능력을 갖춰야 기회가 온다고 생각했는데 그 전기는 1990년 여군병과가 사라져 내가 보병병과로 편입되면서 찾아왔다. 더 많은 보직을 경험할 수 있었다. 1992년부터 1년 4개월간 특전사 여군을 지휘했다. 대테러팀, 고공강하팀, 패러글라이딩팀에 소속돼 고공 낙하산과 래펠을 탔다. 가슴에 ‘공수 윙마크’를 달았다. -“여군대대를 없애 주십시오. 250명 부사관에게 고유의 병과를 부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육군본부 여군대대장(중령)으로 근무하던 1999년, 육군참모차장에게 나는 강한 어조로 건의했다. 당시 육군본부 내 남자 사병과 여군 부사관 간에 차별이 너무 심했다. 남자 사병들에게는 정신교육을 없애고 PC방까지 만들어 주면서 여군에 대해서는 계급이 더 높은데도 취침 때까지 정신교육에 점호를 시켰다. 사병들은 대학을 다니다 온 우수한 인재들이 많고 여군 부사관들은 전문대나 고등학교 출신이 많다는 편견도 크게 작용했다. 여군 부사관이 사병의 복사 심부름을 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러다 보니 사병들이 여군 부사관을 무시하고 경례도 하지 않았다. 너무 화가 났다. ‘우리 여군 부사관들이 고작 행정 보조나 하려고, 차 심부름이나 하려고 들어온 게 아니지 않은가.’ -얼마 후 점호가 사라지고 야근도 탄력적으로 바뀌었다. 3년 후에는 여군대대가 없어졌다. 각자 병과를 받아 각 부대로 흩어졌다. 그동안의 편안한 생활에 익숙해져 있던 일부 여군 부사관들은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지금은 전방 어느 부대에도 여군이 있다. 여군대대가 아직까지 존속했다면 여군 1만명 시대(올 연말 1만 490명 예상)가 이렇게 빨리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001년 말 한미연합사령부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중령으로서 한미연합사에 배속된 첫 여군이 됐다. 대령 진급 후 2006년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연대장을 맡았는데, 이때 7명의 연대장 중 유일한 여성이었다. -2007년 대구 2작전사령부의 작전처 민사심리전과장으로 가면서 ‘민군작전’(안정화 작전)에 발을 들였다. 북한과의 전쟁 상황에서 한·미 연합군이 북으로 진입하게 되면 북한 주민을 어떻게 관리할지 계획을 세우는 작전이었다. 당시 한국군은 전투에서의 승리에만 관심이 있었지만 이미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여러 나라에 진주한 경험이 있는 미군은 민군 작전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전투에 이겨도 전쟁에 질 수 있다”는 개념을 이때 갖게 됐다. 그 경력을 인정받아 2010년 여군 최초로 합동참모본부에 발을 디뎠는데, 이 경험이 장군 진급으로 이어진 결정적인 이유라고 믿는다. -2011년 1월 1일 국방정보본부 해외정보차장을 맡으면서 여성 처음으로 ‘별’을 달았다. 아이들에게 큰절을 했다. 부모가 1년마다 가방을 싸는 군인이니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도 못 했는데, 미안하고 고마웠다. 2014년 가을부터 대구가톨릭대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국가안보론과 리더십 수업을 하는데, 아무래도 많이 받는 질문은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어떻게 장군까지 올라갔느냐는 것이다. 매번 답은 똑같다. “내 능력만으로는 불가능했고 여성의 능력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움직인 세상의 변화, 조금씩 유연해진 군 조직,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빚어낸 결과입니다. 후배 여군들에게는 ‘여성성을 버리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꼭 필요하다면 모를까 공연히 남자 대 여자로 겨루려고 하지 말라고 합니다. 사회는 결국 공생이고 상생이니까요.” 김태균 사회부장 windsea@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송명순 예비역 육군 준장은 국내 최초의 전투병과 여성 장군이다. 간호병과에서는 2001년 첫 여성 장군이 나왔지만 실제 전투와 작전을 수행하는 여군으로는 2010년 12월 별을 단 송명순 장군이 처음이다. 1981년 장교로 임관해 32년간 육군본부, 특전사령부, 작전사령부, 한미연합사령부 등을 두루 거친 뒤 2012년 12월 국방정보본부 해외정보차장을 끝으로 전역했다. 육본 여군대대장 시절 스스로 여군대대의 해산을 상부에 건의해 관철시킴으로써 잡다한 행정업무의 굴레에 갇혀 있던 여군들을 야전 현장으로 이끌어냈다. 이를 통해 ‘여군 1만명 시대’를 앞당기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부터 대구가톨릭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1958년 강원 횡성 출생 ▲경북여고·영남대 정치외교학과·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1군사령부·특전사령부 여군대장 ▲육군정보학교 영어학 교관 ▲육군 비서실 대외의전장교·여군대대장·여군담당관 ▲육군훈련소 제25교육연대장 ▲제2작전사령부 민사심리전과장 ▲한미연합사 민군작전계획과장·민군작전처장
  • 부산 기장 해수담수 수돗물 공급 주민투표관리위 출범

    부산 기장 해수담수 수돗물 공급 주민투표 관리위원회가 22일 출범했다. 이규정 전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주민투표관리위원장을 맡았고 종교계, 법조인, 환경단체, 주민 등이 주민투표관리위원으로 참여했다. 김정우 기장군의회 의장 등 군의원 5명은 고문으로 위촉됐다. 주민투표관리위는 “기장해수담수 수돗물 공급문제는 주민 생활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민투표법상 주민투표 사안이라고 할 수 있지만 기장군과 부산시가 국책사업이란 이유로 주민투표 사무를 거부했다”며 “이에 시민사회가 주민 요구를 직접 받아 주민투표 사무를 수행할 것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주민투표관리위는 다음 달 19일부터 이틀간 주민투표를 할 계획이다. 23일 주민투표 공고를 시작으로 투표일 전까지 2차례 주민설명회를 열고 다음 달 15일 투표인명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는다. 기장군은 행정자치부에 주민투표 추진을 위한 자치단체의 권한 유무를 질의했고, 해수담수화 시설이 국가사업이란 이유 등으로 ‘권한 없음’ 회신을 받았다. 부산시는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사업은 국가사업으로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다”며 민간주도 주민투표에 반대했다. 기장군 해수담수화 시설은 2009년에 국비 823억원 등 모두 1954억원을 들여 착공, 2014년 하반기에 준공됐지만 인근 고리원전에서 방출되는 삼중수소가 수돗물에 섞일 수 있다는 환경단체, 주민 주장에 밀려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
  • 원전 배수구와 11㎞, 방사능 오염 우려… ‘바닷물 식수’ 어쩌나

    원전 배수구와 11㎞, 방사능 오염 우려… ‘바닷물 식수’ 어쩌나

    부산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은 ‘21세기 첨단 물산업 육성 대비 해수담수화 기술력 축적’이라는 목표로 2008년 6월부터 시작된 국책사업이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혁신과제에 선정된 것이다. 이후 부산이 우선협상기관으로 선정되고 2009년에 국비 823억원, 시비 424억원, 민자 706억원 등 모두 1954억원을 들여 해수담수화 기술을 확보한 두산중공업이 착공한 뒤 2014년 5월 준공했고, 12월까지 시운전을 완료했다. 하루 생산량은 4만 5000t으로 역삼투압 방식의 담수화 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수돗물 공급 대상인 기장·송정 지역 주민들은 고리원전 배수구와 해수담수화 시설 취수구가 있는 기장읍 대변리 해안까지 직선거리로 11㎞에 불과해 방사성물질 유입 우려가 있다고 문제 삼는다. 안전성 논란이 불거져 장기표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산시는 해수담수화 시설에서 생산된 수돗물을 지난해 12월부터 공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도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이 반대하고 있다. 가장 큰 논란은 안전성이다.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수돗물이 삼중수소(H-3·Tritium)를 비롯해 방사성물질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며 철저한 검사 등을 요구했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급수를 유보하고 지역주민 등으로 구성된 수질 검증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지난 1년간 세계적 권위가 있는 수질기관인 미국 국제 위생재단(NSF)을 비롯해 국내외 5개 전문기관에 104회에 걸쳐 삼중수소를 비롯한 총 72종의 방사성물질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 단 한 차례도 인공방사성물질이 검출되지 않자 지난 7일 기장군 일원에 수돗물을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주민 동의를 얻지 못해 무산됐다. 주민들은 고리원전의 방류수 방류량, 시점 등을 모르는 이상 수질검사에 제대로 된 시료가 사용됐는지도 의문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수질검증연합위원회도 도마에 올랐다. 김용호 해수담수화 반대주민대책위원장은 “상수도사업본부가 말하는 ‘불검출’은 방사성물질이 아예 없다는 뜻이 아니라 기기가 검출할 수 있는 최소 한계치 이상이 나오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이를 두고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과 ㈔환경과자치연구소가 지난 12~14일 사흘간 급수 대상 지역인 기장군 3개 읍·면(기장·장안·일광)과 해운대구 송정동 주민 268명을 대상으로 긴급 간이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에 응답한 주민 60.8%는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에 반대했다. 반대 이유로는 응답자의 71.2%가 ‘방사능 오염 우려’를 꼽았다. ‘찬성한다’고 답한 주민은 응답자의 25.7%에 불과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이번 사업은 기존 낙동강보다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특정 기업의 시설 운영 능력 확보를 위한 사업으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반대 주민과 환경단체 등은 애초 바닷물 취수구의 입지 선정이 잘못됐다고 항변한다. 고리원전 배수구와 해수담수화 시설 취수구가 있는 기장읍 대변리 해안까지는 직선거리로 11㎞에 불과해 방사성물질 유입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2008년 6월 입지 후보 4곳 중에서 기장읍 대변리 해안을 최종 입지로 선정했다. 무엇보다 물이 부족하지 않은 부산에 그것도 고리원전이 있는 기장을 선정해 이상하다며 나중에 논란이 제기될 것이라는 주장이 입지 선정 당시부터 나돌았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은 “방사성물질이 액체 상태에서 바닷물에 유입되는데 현재로서는 오염 여부를 검증할 수 없다. 미량이라도 장기간 음용한다면 암 유발 등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민들이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 문제가 주민 간 찬반으로 나뉘면서 지역 갈등도 초래됐다. 반대주민대책위는 “계획을 전면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시청을 항의 방문하고 학생들의 등교거부 촛불시위 등 실력행사를 했다.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에 찬성하는 주민들은 “주민이 참여하는 수질검사를 수십 차례 실시했으나 방사성물질은 한 번도 검출되지 않았고 먹는 물 수질기준에도 모두 적합하다”며 “시가 빨리 해수담수화 수돗물을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찬성 주민은 대부분 기장 지역 어촌계와 횟집 상인들이다. 이들은 “해수담수화 문제 때문에 손님들이 줄어들고 있다. 이번 사태가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논란 중에 시의회는 지난 15일 내년도 정수예산 80억원 중 60억원을 삭감했다. 주민들은 해수담수화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주민투표를 제안했다. 주민들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논리다. 주민투표에서 80% 이상이 찬성하면 수돗물을 공급할 것을 시에 요구하고 있다. 시는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사업은 국책사업이고 생산 중지를 결정할 권한이 수질검증연합위원회에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난색을 보이고 있다. 다만 시가 찬반 주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대화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해 해결의 실마리는 열려 있다. 지난 10일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 문제 해결을 위해 반대단체 주민대표, 찬성단체 주민대표 각각 4~5명과 각 단체가 추천하는 전문가 2~3명이 참여하는 대화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반대하는 주민들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 해결 방안을 모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1500억대 신고리 5·6호기 보상금 풀린다

    울산 울주군 서생면에 들어설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에 따른 1500억원대의 주민 보상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신고리원전 5·6호기는 내년 착공해 2021년과 2022년 각각 준공된다. 울주군은 새해 1월 17일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사업 보상협의회를 구성, 협의에 들어간다고 16일 밝혔다. 보상협의회 구성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이다. 보상협은 부군수를 위원장으로 공무원과 한수원 관계자, 감정평가사, 토지소유자, 주민 등 16명 이내로 구성될 예정이다. 보상협의회는 보상액 평가를 위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주대책도 논의한다. 원전 건설지역의 공공시설 이전 문제 등도 협의할 예정이다. 앞서 군은 보상 대상자 600여명의 토지나 물건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했고, 새해 1월에 전문기관에 감정평가를 의뢰할 계획이다. 보상은 서생면 신리마을 일대 610필지 29만여㎡를 비롯해 건물 4424건, 분묘 54기, 영농 105건 등 1538억원에 달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울산 원전 전담 신고리원자력본부 2017년 출범

     울산 울주군에 들어선 신고리원전을 전담할 신고리원자력본부가 2017년 설립된다.  17일 울주군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울주 서생면에 들어선 신고리원전 3·4호기와 건설 예정인 5·6호기를 전담 운영할 신고리원자력본부를 2017년 설립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한수원은 신고리본부 준비팀 인원 20명에 대한 정부 승인을 받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내년에는 울주군 주민의 요구 사항과 민원을 관리할 신고리본부 대외협력실을 부산 기장군 고리본부에 설치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지난 10월 신고리 3호기 운영허가를 받아 시험가동 중이고, 내년 6월 상업운전을 시작한다. 신고리원전 4호기도 2017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신고리 5·6호기는 삼성물산 컨소시엄과 6월에 주 설비공사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12월 착공해 2020년 이후 준공할 계획이다. 연내 보상공고와 감정평가를 하고, 내년부터 보상에 들어간다. 신고리 3·4호기의 상업운영에 따른 지역자원 시설세는 연간 130억원 정도다. 울주군은 신고리방재센터도 5·6호기 가동 전에 설치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공기업 사람들] (3)한국수력원자력

    [공기업 사람들] (3)한국수력원자력

    국내 최대 발전회사이자 원전 기수 기준 세계 3위 규모의 대규모 조직. 자산 49조원, 2014년 매출 9조 5000억원. 직원 1만여명을 거느린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한국전력(한전) 산하발전회사 가운데 화력 5개사를 모두 합친 규모와 엇비슷하다. 2001년 한전 자회사로 분리돼 오로지 ‘발전 운용과 기술’에 구슬땀을 흘리는 그곳. 한수원에는 어떤 사람들이 모여 있을까. 10월 현재 임직원 1만 645명 가운데 사장과 상임감사위원, 7개의 전무급 본부장 등 임원을 제외하면 1급 이상 보직은 36개 자리다. 196명(1갑 58, 1을 138)이 치열한 경쟁을 거쳐 1급에 올랐다. 임원을 포함한 1급 이상 간부 45명 가운데 한양대 출신이 10명으로 가장 많다. 이들 중 7명이 원자력을 전공했다. 이어 서울대가 9명인데 4명이 원자력 전공자다. 중앙대가 3명으로 뒤를 잇는다. 전공으로만 살펴보면 원자력 전공자가 11명으로 압도적이다. 다음이 기계공학(5명), 전기공학(4명), 토목공학(3명) 등 이공계 전공이 우위를 보였고 경영(3명), 영문(2명), 경제(1명) 등 상경·인문쪽 전공자는 적은 편이다. 내부 감사, 공직기강 확립 등의 정책을 이끄는 위재민(57) 상임감사는 경기 연천 출신으로 배명고, 연세대 법대와 대학원을 나와 1987년 서울고검 검사를 지냈다. 2014년 한수원으로 옮겨 금품·향응수수 등 비리 직원은 일벌백계하면서도 단순 과실에 대해서는 징계를 최소화하는 등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4개 원전본부 발전소의 운영과 안전관리의 책임자인 김범년(57) 발전본부장(부사장)은 청주고 출신으로 부산대 기계과를 졸업했다. 고리원전본부를 시작으로 건설, 시운전, 발전,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경영전략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설비와 발전을 두루 아는 기술경영자로 공무원 출신인 조석 사장과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다. 지난달 31일 품질안전본부장으로 취임한 윤청로(58) 본부장은 충남 청양 출신으로 홍익대사대부고를 졸업한 뒤 홍익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고리, 월성 등 4개 원전본부를 모두 거쳤으며 발전소장과 기술실장 등 해박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핵심업무를 최우선으로 챙기는 선 굵은 경영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품질안전본부에서는 전사의 품질보증정책 개발과 안전정책, 원자력안전문화 등을 다룬다. 정하황(58) 기획본부장은 계성고, 중앙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전력 보령지점장을 지내는 등 현장경험은 물론 한국전력 본사 경영혁신실, 구조조정처장, 대외협력실장 등을 거치면서 안팎의 경험을 두루 쌓았다. 2012년 한수원으로 둥지를 옮겨 기획지역협력본부장(현 기획본부장으로 조직개편)을 맡았다. 전력업계의 기획통으로 장기간 경력을 쌓은 덕에 기획 분야를 가장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영일(58) 건설본부장은 부산 출생으로 경남고,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왔다. 고리원전본부장을 지낸 뒤 지난해 10월 본사 건설본부장으로 승진했다. 건설 프로젝트매니저(PM) 경험과 건설기술 분야를 두루 섭렵한 인물로 아랍에미리트(UAE)의 4기를 비롯해 국내 신고리3, 4호기와 신한울1, 2호기 등 국내외에 건설 중인 8기의 원전 건설을 총괄하는 수장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이종호(54) 엔지니어링본부장은 대전 출생으로 대전고를 나와 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거쳐 한국과학기술원 석사, 일본 도쿄대 원자력공학과 박사를 했다. 2013년 중앙연구원장, 2014년 엔지니어링본부장으로 옮겼다. 치밀한 성격에 전략적 사고와 추진력, 이론적 배경이 뛰어난 인물로 손꼽힌다. 전영택(56) 수력양수본부장은 부산 출생으로 부산진고, 서울대 천문학과를 거쳐 서울대 대학원에서 원자핵공학과 석사를 마쳤다. 기술고시 출신으로 전력 관련 경험을 두루 거쳤다. 한국전력거래소에서 전력거래시장의 틀을 구축했으며 2012년 한수원으로 옮겨 경영혁신위, 미래발전위 등을 이끈 뒤 2014년 수력양수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소설 등 11권의 영문 번역서를 출판한 번역가이기도 하다. 수력양수본부는 수력과 양수발전소 운영관리와 신재생에너지 사업개발을 맡는다. 우중본(58) 고리원전본부장은 한수원 최초의 사무직군 사업소본부장이다. 대구상고, 한국외대 불어과를 졸업한 뒤 연세대 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헬싱키경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7년 한전에 입사해 고리본부행정실장과 본사 재무실장, 관리처장, 기획처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뒤 2013년 고리원전본부에 대한 국민신뢰가 바닥일 때 본부장에 취임했다. 그는 이후 지역사회의 신뢰를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창호(57) 한빛원전본부장은 휘문고와 연세대 금속공학과를 나와 고리원전 현장업무로 경력을 쌓았다. 한빛원전 발전부장에서 발전소장까지 발전으로 잔뼈가 굵은 인연으로 지난해 12월 한빛원전본부장에 올랐다. 풍부한 현장경험에서 오는 현장중시형 리더로 꼽힌다. 송병복(58) 한울본부장은 한수원 개혁방안의 하나인 외부인재채용 케이스로 2013년 입사했다. 계성고, 중앙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삼성조선(현 삼성중공업)에서부터 삼성엔지니어링 외주관리부문장(부사장)까지 오랜 민간회사 경험을 한수원 개혁에 접목해 지속적인 개혁의 동력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이방훈(57) 한강수력본부장은 충남 대전 출신으로 한양대와 대학원에서 토목공학과를 전공했다. 2009년 예천양수발전소 부소장, 2011년 산청양수발전소장 등을 거쳤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부품 생산부터 R&D까지… 에너지융합 산업단지 불 켠다

    [자치단체장 25시] 부품 생산부터 R&D까지… 에너지융합 산업단지 불 켠다

    선사시대 문화유산인 ‘반구대 암각화’와 해발 1000m 이상 7개 봉우리로 이뤄진 ‘영남알프스’,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간절곶’이 있는 울산 울주군. 울주는 전국 82개 군 가운데 재정 자립도가 가장 높다. 쉼 없이 돌아가는 공장과 산·바다 천혜의 자원이 경쟁력이다. 이런 울주를 이끄는 신장열(63) 군수는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그는 인구 30만명, 연간 예산 1조원의 거대 울주를 꿈꾸며 하루 25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2시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 ‘에너지융합 산업단지’(면적 103만 5555㎡) 예정부지. 신 군수를 비롯한 공무원 10여명이 산업단지 조감도와 공사 내용을 기록한 현황판을 펼쳐 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신 군수는 실무자들의 얘기 중간중간에 손으로 현장을 가리키며 일일이 지점을 확인한다. 그는 역점 사업인 에너지융합 산업단지가 이날 국토교통부 주관 ‘투자선도지구 시범지구’(전국 4곳)에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자마자 일정까지 바꿔 현장을 찾았다. 오전 10시 언양읍 대곡리에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반구대 암각화 현지 상황 보고회’와 청량면 ‘천사계좌 단체 가입식’(오전 11시) 등 바쁜 일정에도 이동 거리만 1시간이 넘는 서생면을 찾았다. 에너지융합 산업단지에 대한 신 군수의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상의와 넥타이를 벗어 수행비서에게 맡긴 신 군수는 먼지가 자욱한 신국도 31호선 개설 공사 현장을 지나 수풀이 우거진 산업단지 예정부지 곳곳을 누볐다. 그는 “2년 전 서생에 신고리원전 5·6호기가 건설되고 인근에 신국도 31호선까지 개설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때 이곳에 원전 부품 등을 생산하는 에너지 관련 산업단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사업화 방안을 지시했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신 군수는 원전 건설 이후 피폐해진 서생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인구 유입 등 지역 발전에 에너지융합 산업단지가 큰 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산업단지 조성계획은 원전지원금을 놓고 갈등과 반목을 계속하던 지역 주민들의 화합을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는 “산업단지 조성 사업비 1887억원 가운데 800억원을 원전특별지원금으로 충당한다”면서 “원전특별지원금 집행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던 주민들도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한몫할 산업단지 조성 사업에는 모두 찬성해 갈등을 잠재웠다”고 강조했다. 50여개 기업체와 3개 연구시설, 주거단지 등으로 조성될 에너지융합 산업단지가 2018년 준공되면 1541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3400명의 직접고용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조성 투자비 800억원도 산업단지 분양 이후 회수된다. 일거양득 효과다. 이렇게 되면 서생면은 신고리원전과 산업단지 배후 지역으로 급속히 발전하게 된다. 원전지원금은 그동안 골목길 포장 등에 단발성으로 지원된 것과 비교하면 큰 성과다. 또 에너지융합 산업단지는 울산, 부산, 경북, 대구 등에서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원전해체종합기술연구센터’를 서생으로 가져오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게 신 군수의 얘기다. 원전 해체 시장 규모는 2040년 기준으로 1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는 “원전해체종합기술연구센터가 에너지융합 산업단지 내에 유치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산업단지 타당성 연구용역’을 맡은 동명기술공단 연구팀도 현장 점검에 합류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군수님이 산업단지를 단순한 공장 건설을 넘어 연구·개발(R&D) 시스템을 갖춘 연구·개발 단지로 만들고 싶어 한다”며 “연구시설 지구에 들어설 제대로 된 연구기관을 찾는 것도 용역업체의 중요한 과업”이라고 말했다. 1시간여 동안 현장을 누빈 신 군수는 군청사로 되돌아가기 위해 관용차에 올랐다. 이때 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맡은 권민철(37·7급) 주무관도 함께 탑승했다. 신 군수는 청사로 가는 30여분 동안 권 주무관에게 앞으로 진행될 산업시설용지 분양과 산업단지 지정 승인 등 후속 절차에 따른 의견을 들었다. 신 군수는 현장 점검에 나설 때 수시로 담당자를 차량에 같이 타게 한다. 시간을 아끼기 위한 부분도 있지만 담당자의 의견을 반영하려는 것이다. 공무원들 가운데 군수 차량을 타 본 사람이 제법 된다. 권 주무관은 “2년 전 군수님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결실을 보게 됐다”면서 “주민들도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기대로 산업단지 조성을 반기고 있다”고 밝혔다. 오후 3시 30분 집무실에 도착한 신 군수는 오전 내내 출장으로 밀린 결재를 한 뒤 발걸음을 태화강생태관 전시물 콘텐츠 보고회가 열리는 2층 상황실로 옮겼다. 간간이 메모를 했지만 별다른 의견은 제시하지 않았다. 보고회가 끝나자 집무실로 이동해 ‘반구대 암각화 보전 방안’을 놓고 담당 공무원들과 얘기를 나눴다. 그는 “반구대 암각화 보존은 지역을 넘어 국가적인 중대사”라며 “이제 더는 끌지 말고 영구 보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선사시대 문화유산이 물에 잠겨 훼손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불산 케이블카 관련 담당자와 간부들을 집무실로 불렀다. 최근 찬반 논란을 빚은 케이블카의 조속한 추진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그는 “다음달쯤 영남알프스 행복 케이블카(신불산 로프웨이) 환경영향평가서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용역을 통해 경제성과 안전성, 환경 훼손 등 모든 문제를 자세히 검토한 만큼 차질이 없겠지만 그래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동안 갈등조정위원회와 설득 작업 등의 노력으로 환경·종교단체의 반대도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온종일 바쁜 일과를 보낸 신 군수는 오후 6시 30분 공식 업무를 접고 군청사를 나섰다. 곧바로 집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관계자들과 저녁을 먹으며 격려했다. 식사가 끝난 뒤 오후 9시 30분쯤 귀가했다. 글 사진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원주시·울주군·순창군·영천시 지역개발사업… 투자 선도 시범지구로 선정

    강원 원주시, 울산 울주군, 전북 순창군, 경북 영천시의 지역 개발 사업이 ‘투자선도지구 시범지구’로 선정돼 지역 성장 거점으로 육성된다. 국토교통부는 투자선도지구 시범 사업 지구로 원주 역세권 개발, 울주 에너지융합산업단지, 순창 전통발효문화산업, 영천 첨단복합도시를 뽑았다고 15일 밝혔다. 투자선도지구는 지난 1월 시행된 지역 개발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도입된 것으로 발전 잠재력이 큰 지역 전략 사업을 찾아내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고 성장 거점 지역으로 육성하는 제도다. 선도지구로 지정되면 건폐율과 용적률이 법정 상한까지 완화되고 특별건축구역 지정, 주택 공급 특례, 조세 감면, 지방자치단체 자금 지원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발전촉진형지구에는 도로·주차장 등의 기반시설 설치비를 국고로 지원하고 법인세, 소득세도 깎아 준다. 남원주 역세권 개발은 중앙선 복선화와 2018년 예정된 남원주 역사 준공에 맞춰 역세권을 개발하고 창업·벤처 지원 시설을 설치해 지역 특화 산업인 의료기기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울주 에너지융합산업단지는 신고리원전 5, 6호기 건설로 지역에 교부된 원전특별지원금을 바탕으로 원자력·에너지융합산업에 특화된 산업단지를 공영 개발 방식으로 추진하고 관련 연구시설 등을 유치한다. 순창 한국전통발효문화산업은 고추장 등 전통 장류 산업을 관광과 연계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키우는 사업이다. 영천 첨단복합도시는 군사시설로 단절됐던 영천 남부권을 항공·군수·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이 집적된 중심지로 바꾸는 사업이다. 국토부는 시·도지사가 시범지구별로 지정 계획을 작성, 제출하면 국토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년 초 해당 지역을 투자선도지구로 최종 지정할 계획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저장조 인화가스 미점검 외주사 직원 희생

    저장조 인화가스 미점검 외주사 직원 희생

    울산석유화학공단 내 화학공장에서 대형 폭발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이들 사고는 대부분 협력업체나 외주업체에 맡기면서 비롯돼 대책이 시급하다. 3일 폭발 사고로 7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한화케미칼 울산 2공장 폐수 저장조는 PVC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모아 처리하는 시설이다. 저장조에 모인 폐수는 약품을 넣는 물리화학적 전처리와 미생물 등을 통한 생물화학적 후처리 과정을 거쳐 슬러지와 폐수로 분류해 처리하게 된다. 이날 사고는 밀폐된 저장조 내부의 잔류 가스에 용접 불티가 옮겨 붙어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대한 조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아침에 현장 주변의 인화성 가스 농도를 측정했지만 콘크리트로 밀폐된 저장조 내부 가스는 측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작업 도중 내부 가스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경로로 흘러나와 용접 불티와 만났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가스검지기를 이용한 측정이 실제 이뤄졌는지, 농도가 어느 정도로 측정됐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도 폐수 시료를 채취해 어떤 종류의 가스가 어느 정도로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지난 1월 울산항 4부두 화학물운반선 한양에이스 폭발 사고(선원 4명 부상)를 비롯해 지난해 12월 신고리원전 3호기 질소가스 누출 사고(근로자 3명 사망) 등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잔류 가스 폭발 사고의 대부분이 가스를 완전히 비우지 않은 채 작업을 강행하다 발생했다”면서 “이번 사고도 폐수와 잔류 가스를 완전히 비운 뒤 작업을 해야 했지만 비용적·시간적 부담 때문에 저장조 외부 가스 점검만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이날 울산 2공장 내 폭발 사고와 관련해 유가족들에게 유감의 뜻을 표하면서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사고 희생자에 대해 한화 임직원들의 사고에 준하는 최대한의 보상과 지원을 하고 사고 수습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면서 “공장 가동 정지를 포함해 안전과 관련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철저하고 투명하게 사고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화는 사고 직후 김창범 사장을 현장으로 급히 내려보내 사고 수습에 나섰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서울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고리원전 1호기 역사속으로] 국내 첫 원전… 1978년 4월 상업운전 개시

    12일 사실상 폐로가 결정된 고리원전 1호기는 1978년 4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상업운전을 시작한 원자로다. 1971년 11월에 착공해 6년 5개월 만에 완성된 고리원전 1호기로 우리나라는 일본, 인도, 파키스탄에 이어 아시아에서 네 번째, 세계에서 21번째 원자력 발전소 보유국이 됐다. 미국의 원전회사인 웨스팅하우스에서 제작을 맡았고,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과 우리나라의 현대건설, 동아건설 등이 공사에 참여했다. 고리원전 1호기는 설비용량 58만 7000㎾의 경수로형 원전으로 당시 총공사비는 5917억원이 투입됐다. 설계 당시 30년을 수명으로 제작돼 2007년 6월 수명이 종료됐지만 2008년 정부로부터 20년간 재가동 승인을 받아 적어도 법적으론 2017년까지 운영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고리원전 1호기의 전력생산량은 45억 3826만㎾로, 우리나라 전체 전력설비용량 9568만 1000㎾의 약 0.6%에 해당한다. 생산된 전력은 신울산발전소를 거쳐 주로 영남지역에 공급되고 있다. 고리원전 1호기는 1차 수명연장 당시에는 별다른 논란이 없었지만 이후 잦은 사고와 논란으로 지역사회에서 수명 연장에 대한 반대 여론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2012년 2월 9일 고리원전 1호기에서 12분간 완전 정전(Black out)이 발생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고, 이를 고의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당시는 불과 1년 전인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난 때여서 고리원전의 안전성을 두고 적지 않은 논란이 일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고리원전 1호기 역사속으로] 여론·경제·안전성 반영… 폐로기술 선점 등 전략적 판단도

    [고리원전 1호기 역사속으로] 여론·경제·안전성 반영… 폐로기술 선점 등 전략적 판단도

    국내 최초 상업 원자력발전소인 부산 기장군의 고리 1호기가 2017년 6월을 끝으로 40년간 달려온 심장을 영원히 멈춘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2일 에너지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뒤 “원전 산업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고리 1호기를 영구 정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고리 1호기의 계속운전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신청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뜻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권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오는 16일 이사회를 열어 고리 1호기 수명 연장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지만 정치권에 이어 정부가 정한 방침을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고리 1호기의 가동 영구 중단 결정은 국내 37년 원전 역사상 처음이다. 정부는 폐로 권고 배경에 대해 “경제성, 안전성, 국민 수용성, 전력수급 영향, 미래 해체산업 대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수원이 한전기술을 통해 최근 10개월간 진행한 고리 1호기의 안전성평가 결과를 토대로 안전성과 경제성이 담보된다면 계속 운전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안전성평가에서 고리 1호기는 원자력안전법상 기준 158개 항목을 모두 만족시켰다. 경제성 평가에서도 계속운전을 할 때 1792억~2688억원의 이득이 날 것으로 분석됐다. 한수원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고리 1호기와 똑같은 형태의 원전 6기 가운데 5기가 60년 수명 연장 승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는 고리 1호기의 전력량이 전체 전력량의 0.5%에 불과하고 2030년 이후 가시화될 원전 해체시장에 대비해 핵심 해체기술 개발과 해체산업 육성, 원전산업의 전주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며 폐로 결정의 당위성에 비중을 뒀다. 현재 우리나라의 해체 기술력은 선진국 대비 70% 수준이다. 특히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국내 원전 비리 등으로 심화된 국민 불안과 지역 반발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내년 총선을 앞둔 여야 정치권의 압박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용현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기술적 안전성, 경제성 등 합리적 결정보다는 국민수용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준호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전부품 비리, 허위보고 등 그동안 잘못된 원전업계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부는 폐로가 확정된 고리 1호기의 해체 작업에 최소 15년 이상이 소요되고 600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해체 작업도 해체 계획 승인이 이뤄지는 2022년 이후로 예상되지만 현재까지 해체 비용·방법·시기·지역 문제 등 정해진 것이 하나도 없어 원전 해체를 위한 사회적 갈등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즉시해체(10년 이상), 반감기를 활용한 지연해체(60년 이상), 폐기물 처리방식 등 해체 방법에 따라 비용도 달라지는 만큼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기 위한 제대로 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고리원전 1호기 역사속으로] “부산·울산·경남 800만 주민 위해 당연한 결정”

    [고리원전 1호기 역사속으로] “부산·울산·경남 800만 주민 위해 당연한 결정”

    정부가 12일 국내 최초인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1호기에 대해 영구정지(폐로) 결정을 내리자 부산 시민단체와 시민, 시 등은 “당연한 결과”라며 크게 반겼다. 이들은 줄기차게 고리원전 1호기의 폐로를 주장해 왔다. 고리1호기 폐쇄 부산범시민운동본부 박재율 공동대표는 “정부가 고리원전 1호기를 폐쇄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부산, 울산, 경남의 800여만 주민들을 비롯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것으로 환영한다”며 “이번 고리원전 1호기 폐로 결정이 향후 국내 원전 폐로 산업 육성과 대안 에너지 연구 및 개발 활동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범시민운동본부는 13일 오전 시청에서 고리원전 1호기 폐로 결정과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의 경과 보고 및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할 방침이다. 운동본부에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120개 단체가 참여했다. 시민 손종호(57)씨는 “시민 안전을 지속적으로 위협해 오던 고리원전 1호기에 대한 정부의 폐로 방침 결정은 당연한 결과”라며 “앞으로 다른 원전에 대해서도 안전 수칙 등을 철저하게 지켜 시민의 불안감을 해소해 줄 것”을 당부했다. 고리원전이 있는 장안읍 발전위원회 조창국 위원장은 “정부의 고리 1호기 폐로 결정을 장안읍민뿐 아니라 기장군민, 시민, 더 나아가 국민들과 함께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부산시도 크게 반겼다. 서병수 시장은 정부가 고리원전 1호기 폐로 결정을 발표하자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진정성 어린 결단에 부산시민들과 함께 환영의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서 시장은 또 “오늘이 있기까지는 시민단체 등의 역할이 컸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한 정부의 결단에 원전 산업 육성과 대체에너지 개발로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신규 원전 후보지 삼척·영덕 반대투쟁 2라운드

    신규 원전 후보지 삼척·영덕 반대투쟁 2라운드

    정부가 2029년까지 강원 삼척과 경북 영덕지역을 대상으로 신규 원전 2기를 신설하는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을 발표하면서 지역사회가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9일 강원 삼척과 경북 영덕지역 주민들은 ‘우리 고장에는 원전이 절대 들어서면 안 된다’며 정부를 상대로 원전 건설 백지화와 반대 투쟁을 분명히 밝히고 나서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삼척시는 지난해 원전 건설 주민투표를 실시해 주민 85%가 원전 수용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인근 시·군 등 강원지역 전역에서 원전 건설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져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제외되는 게 당연시됐다. 삼척원전백지화투쟁위는 “제7차 전력수급계획안 확정을 또다시 미뤄 2018년으로 넘긴다면 삼척핵발전소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철회를 위해 전 시민이 또다시 투쟁할 것”이라며 “핵발전소 건설계획을 2018년으로 넘길 게 아니라 7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즉각 백지화하고 정부의 계획대로 분산형 전원기반 구축을 통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양호 삼척시장도 “국회에 제출한 정부 7차 전력수급계획의 원자력발전소 부분이 종전 4기에서 2기로 줄이겠다는 등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는 만큼 우선 이에 대한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위원장과의 면담을 신청해 놓고 있다”며 “전력수급계획안에 삼척이 포함되면 시민 뜻에 따라 백지화 투쟁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북 영덕핵발전소 찬반 주민투표 추진위원회도 이날 “영덕에 새 원전을 건설하는 것은 반드시 찬반 투표를 거쳐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전임 군수와 군의회는 군민 의견 수렴도 없이 핵발전소 유치 신청서를 내는 등 절차 문제를 드러냈다”며 “군과 의회가 군민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군민 스스로 전체 의사를 묻는 과정을 거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영덕 원전찬반 주민투표 추진위원회는 지역 종교계와 지식인 등 각계각층 인사들로 지난 8일 출범됐다. 주민투표추진위는 이날 영덕군청 앞마당에서 출범식을 갖고 향후 적극적 행동에 나설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강석 영덕군의회 의장은 “정부가 영덕에 원전을 추가 건설하겠다는 것은 고리에 지으려던 원전을 가져와 건설하겠다는 것으로 고리 주민들이 반대하는 원전을 영덕 주민들은 선뜻 수용하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가 원전 건설이 필요하다면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대안을 먼저 제시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이미 고리원전 6기가 설치된 부산지역 환경단체 등은 원전 추가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고리1호기 폐쇄부산범시민운동본부 박재율 공동대표는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원전의 위협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대부분 국가가 원전 축소 내지 폐지로 정책을 펴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정부는 거꾸로 가는 정책을 펴고 있다”며 “이 같은 원전 정책은 마땅히 제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삼척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이슈&이슈] “원전 안전 문제 어떻게”… 바람 잘 날 없는 경북 동해안

    [이슈&이슈] “원전 안전 문제 어떻게”… 바람 잘 날 없는 경북 동해안

    경북 동해안이 원자력발전소로 몸살을 않고 있다. 경주에서는 월성원전 1호기의 재가동 결정에 대해 주민과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신규 원전을 유치한 영덕에서는 반대 움직임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여기에 시민단체와 종교단체까지 원전 반대 운동에 가세하면서 양상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5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에 따르면 오는 29일까지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월성원전 1호기(가압중수로형·설비용량 67만 9000㎾)에 대한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재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번 정비 작업은 원자력안전법에 따른 법정 검사와 함께 예비디젤발전기 분해 점검, 증기발생기 전열관 검사 등을 수행하게 된다. 앞서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지난 2월 27일 회의를 열고 월성 1호기의 수명을 10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1983년 4월 22일 준공과 함께 상업운전을 시작한 월성 1호기는 설계수명 30년이 끝나 2012년 11월 20일 가동이 중단됐다. 한수원은 2009년 12월 월성 1호기의 수명을 10년 연장하는 계속운전을 원안위에 신청했다. 그러나 월성 1호기 계속운전 결정 이전부터 수명연장을 반대해 온 인근 주민과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재가동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원전 인근인 경주 양남·양북면과 감포읍 주민들로 구성된 ‘월성 1호기 동경주 대책위원회’와 ‘나아리 생계대책위원회’, ‘월성본부 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 ‘봉길리반대투쟁위원회’ 등 4개 주민단체는 원안위의 월성 1호기 수명연장 결정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책위들은 “원안위가 날치기로 통과시킨 월성 1호기의 재가동 결정은 우리 주민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며 “주민 생존권 확보를 위해서는 월성 1호기의 폐쇄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와 종교단체들도 월성 1호기 재가동에 반대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등 8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말까지 모든 국민을 상대로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허가 취소 소송을 위한 소송 원고인단 모집에 들어갔다. 공동행동은 “원안위가 법에 명시된 최신 기술 기준을 활용한 안전성 평가 부족 사항을 제대로 심의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월성 1호기 수명연장 허가안을 표결 결정한 것은 원자력안전법 등 관련 법령을 중대하게 위반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밝혔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환경위원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윤리위원회, 불교생명윤리협회, 원불교천지보은회 등 4대 종교단체도 최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 결정은 국민의 안전을 도외시한 것이라며 조속한 폐로 결정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원전 사업자인 한수원과 동경주대책위는 지난달 말부터 월성 1호기 재가동 문제를 놓고 협상에 들어갔다. 양측은 지금까지 2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원전지역 전체 지원 규모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책위는 고리원전 1호기(가압경수로형·설비용량 58만 7000㎾) 재가동을 위해 원전지역에 1960억원이 지원된 점을 감안할 때 이보다는 훨씬 많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월성 1호기는 고리 1호기에 비해 건강상 위해 요소가 다량 배출되는 중수로형인 데다 원안위가 월성 1호기 재가동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주민 수용성 확보, 물가상승률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협상을 전면 중단하고 월성 1호기 재가동 저지에 나설 방침이다. 월성본부 인접지역 이주대책위 등 3개 주민단체는 한수원이 대화 자체를 거부한다며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수원이 재가동을 추진하는 이달까지 주민들과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실제 재가동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원전 유치지역인 영덕에서도 원전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영덕군은 2011년 영덕읍 석리와 매정리, 창포리 일대 주민 동의를 얻은 뒤 140만㎾짜리 원전 4기를 유치해 강원 삼척시와 함께 신규 원전 건설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후 주민들 사이에 원전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갈수록 확산되면서 반핵단체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반대 움직임이 주민과 지역 농어민 관련 단체까지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영덕원전을 반대하는 10개 농·어업사회단체들은 최근 영덕군청 앞에서 ‘영덕원전건설백지화 범군민연대’ 발대식을 하고 본격적인 반대 활동에 들어갔다. 군민연대는 발대식에서 “주민의 반대 여론을 확인, 반영하는 민주적 절차가 없었다”며 원전유치 당시의 절차를 문제 삼았다. 군민연대는 영덕 신규 원전 건설은 주민투표를 포함한 전체 군민의 의견 수렴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급기야 영덕군의회 원자력특별위원회는 지난 2일 제3차 회의를 열고 오는 8~9일 이틀간에 걸쳐 주민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영덕지역 성인 남녀 1500여명이 대상이다. 원전특위는 여론조사 결과를 집행부에 전달할 계획이며 반대 여론이 높게 나타날 경우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할 방침이다. 원전특위 박기조(55) 위원장은 “원전 건설은 군민들의 안전에 관한 중요 사항이어서 수용 여부에 대한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투표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지난 1월 경북지역 한 일간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영덕 주민 51%가 원전 건설에 반대했지만 이후 영덕군이 원전 건설에 따른 지역개발과 안전성 등을 집중적으로 홍보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정부와 한수원의 원전 건설 관련 지원책이 구체화되고 주민들의 안전 우려를 불식시키는 노력 여하에 따라 주민투표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군민연대와 환경단체 등은 2012년 원전 부지 지정 이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여파와 원전 비리 등으로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군민연대 등은 주민들이 원전 건설 반대를 결정할 경우 정부와 한수원은 이를 존중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군민연대 관계자는 “최근 환경단체들에 의해 월성·울진 등의 핵발전소 주변에서 각종 발암 방사성물질이 지속적으로 방출된 사실이 밝혀졌다”며 “사고가 나지 않은 정상적인 핵발전소 주변에서 발암 방사성물질의 지속적 방출이 확인된 만큼 영덕핵발전소 추진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주·영덕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고리원전 화재, 배수펌프 모터에서 불…원전은 정상 가동

    고리원전 화재, 배수펌프 모터에서 불…원전은 정상 가동

    ‘고리원전 화재’ 고리원전 화재가 발생, 30분 만에 진화됐다. 31일 고리원자력발전소 3호기에서 모터과열로 추정되는 불이나 30분 만에 진화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이날 오후 8시 23분쯤 부산시 기장군 고리원전 3호기 터빈건물 내 급수가열기 배수펌프에서 불이나 본부소방대가 출동해 오후 8시 50분에 진화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발전소 안전에 문제가 생기면 원전 가동이 자동으로 정지되지만 급수가열기 배수펌프는 발전효율을 높이는 장비로 안전과 관계가 없어 발전소를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은 발전기를 가동하는 터빈건물 내 급수가열기 배수펌프에 있는 모터에서 시작됐다. 한수원은 “모터에서 불꽃이 튀면서 불이 났고 이를 조기에 발견해 7분 만에 불길을 잡았으나 연기가 많이 발생해 완진에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모터과열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동반성장 위해 소통 나선 부·울·경

    부산, 울산, 경남이 각종 현안 사업을 신속하게 해결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소통에 나섰다. 16일 울산시에 따르면 최근 부·울·경 3개 시·도 단체장이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와 원자력발전소 문제, 관광벨트 형성 등 현안 사업을 신속히 추진하고자 잇단 산행 회동을 한 데 이어 지방 광역의회도 체육대회를 통해 이해와 협력을 이끌어내기로 했다. 이는 3개 시·도가 경제, 문화, 관광, 새로운 먹거리, 원전 및 물 문제 등에 대한 초광역권 교류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거두려는 것이다. 김기현 울산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최근 간부 공무원과 함께 부산·울산, 경남·부산, 울산·경남 등의 등반 행사를 통해 현안 사업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3개 시·도는 앞으로 정기 등반·체육대회를 개최하고 동남권 발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하기로 했다. 특히 경제·문화·산업 벨트를 통한 공동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개 시·도 광역의회도 다음달 부산에서 의원 체육대회를 개최한다. 3개 시·도 의원들이 참석해 축구와 족구 등의 체육 활동으로 소통하고, 동남권 발전 방안에 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부산시의회와 울산시의회는 고리원전 1호기 폐로와 원전해체기술 종합연구센터 유치 등에 대해, 부산시의회와 경남도의회는 신공항과 남강댐 물 공급에 대해 협력을 추진할 방침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월성 1호기 수명 연장] 1983년 상업운전… 30년간 이용률 86%

    설비용량 67만 9000㎾인 월성원전 1호기는 1983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고리원전 1호기에 이은 국내 두 번째 원전이지만 중수로형으로 완전히 다른 방식을 택했다. 고리원전 1호기 건설이 한창이던 1973년 4월 캐나다원자력공사(AECL)는 가압중수로형 원자로 방식을 한국에 소개하며 수주 의사를 보였다. 당시 정부는 중수로가 기존 경수로 방식보다 건설비용은 더 들지만 천연우라늄을 사용해 연료 조달이 쉽고 연료 교체 시 원자로를 멈추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중수로형 원전을 택했다. 30년간 평균이용률 86.2%로 1985년 4월 1일부터 1년간은 평균이용률이 98.4%까지 올라가 당시 세계 원전 271기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30년으로 정해진 설계수명에 다가갈수록 말썽을 부리는 일이 잦아지면서 점차 사회적 논란은 가중됐다. 수명이 다한 원전을 더 쓰는 것은 무리라는 목소리와 더 쓸 수 있는 발전소를 왜 폐쇄하느냐는 경제 논리가 맞붙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05년부터 2010년 중반까지 핵심인 압력관을 비롯해 9000건이 넘는 설비개선을 마쳤다. 소요된 예산만 7000억원이다. 이 과정에서 한수원은 2009년 12월 운전기간을 10년 연장하는 계속운전 신청을 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심사를 진행해 왔다. 현재는 2012년 11월 설계수명 완료로 가동이 중단된 상황이다. 이후 지난해 10월 공개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검사와 심사, 원안위의 서류심사 등을 통과했지만 부정적인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2011월 3월 후쿠시마 사태 이후 원전의 안전성에 의문을 갖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에 불거진 원전 비리,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대한 논란까지 겹치면서 가동 정지 2년여가 지났지만 연장 여부를 결정짓지 못해 왔다. 결국 진통 끝에 26일 계속운전 결정이 나 월성 1호기를 2022년까지 운용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사회적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월성1호기 존폐 기로] 2008년 수명 연장한 고리원전 1호기의 명암

    월성원전 1호기의 수명 연장 여부가 논란을 빚으면서 설계수명을 마친 뒤 2008년부터 재사용되고 있는 고리원전 1호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007년 6월 설계수명을 마친 고리원전 1호기(58만 7000㎾급)는 안전성 심사와 주민 합의를 거쳐 가동 중단 7개월 만에 다시 발전을 시작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당시 고리 1호기의 10년간(2008~2017년) 수명 연장을 통해 1488억원의 경제적 이득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수원은 원전 1기를 건설하는 데 2조 5000억원의 비용과 10년의 세월이 소비된다고 봤다. 반면 수명 연장은 기존에 가동하던 검증된 발전소를 10년간 더 운영해 비용과 시간 절감 면에서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또 고리 1호기는 전력수급 비상상황 때 큰 역할을 했다. 고리 1호기의 경우 전력수급 심각단계를 기준(100만㎾ 미만 전기공급 단계적 중단)으로 볼 때 전체 60%의 전력을 감당할 수 있다. 여기에다 고리 1호기가 폐기되면 대체 발전을 통한 전력 구입비가 연간 890억원이나 더 소요됐을 것으로 한수원은 추산했다. 고리 1호기는 연간 평균 47억의 전력을 생산, 부산지역 전체 가정의 연간 전력소비량(44억, 2013년 기준)보다 많다. 화력발전소 대비 약 1.4∼1.7배(기력 평균용량, 40만 9000㎾)나 되는 큰 용량이다. 하지만 고리 1호기는 수명 연장 이후 정전사고와 터빈계통 고장 등 수시로 가동을 중단하는 부작용을 겪고 있다. 2012년 정전사고 때는 3중 전력망이 모두 가동되지 않아 자칫 후쿠시마 사태와 같은 참변도 우려됐다. 정전 12분 만에 가까스로 외부 전력 공급을 재개했지만, 담당자들은 이 사고를 한 달 넘게 은폐해 외부인사의 제보에 의해 공개됐다.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 2013년까지 고리 1호기에서 발생한 사고·고장은 130건에 이른다. 같은 기간 국내 원전에서 발생한 675건 중 19.3%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한수원이 당초 예상했던 1488억원의 경제적 이득보다 원전사후처리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의당 탈핵에너지전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노후원전 국회 검증특위 구성을 제안하면서 “정부는 2013년 원전사후처리비용을 3251억원에서 6033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수명 연장에 따른 경제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정부가 고리 1호기의 수명 재연장 추진 계획을 세우면서 원전 주변 주민과 시민단체, 정치권에서 격렬한 반대 움직임이 일고 있다. 부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고리원전 1호기 폐쇄 외치는 부산 YWCA

    고리원전 1호기 폐쇄 외치는 부산 YWCA

    부산 YWCA는 3일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 10만명의 서명을 부산시에 전달했다. 부산 YWCA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핵 밀집도가 가장 높은 사고 위험국이라며 확률적으로 미국 스리마일섬이나 러시아 체르노빌, 일본 후쿠시마 다음으로 핵 참사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특히 30년 설계수명을 넘기고 8년간 연장 가동 중인 고리 1호기와 10년 수명 연장 절차를 밟는 월성 1호기의 사고 발생 가능성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또 원전 비리로 인한 잦은 사고로 핵발전소의 안전이 위험한데도 한국수력원자력과 정부는 이를 은폐하는 데만 급급해하는 등 무책임하고 비도덕적인 태도에 국민은 더는 안전한 삶을 영위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리원전은 사고 발생 시 비상계획 구역인 반경 30㎞ 안에 345만명의 시민이 산다. 지난해 말에는 원전 인근 주민들이 원전으로 갑상선암에 노출됐다며 정부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는 등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 YWCA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고리원전 1호기 폐쇄를 공약으로 내건 서병수 시장의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김혜경 부산 YWCA 사무총장은 “고리원전 1호기가 폐쇄돼 대한민국이 방사능의 불안으로부터 안전해질 때까지 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1조 4000억’ 신고리 5·6호기 수주전

    건설업체들이 신고리원전 5·6호기 주설비 공사를 따내기 위해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신고리 5·6호기는 공사비가 1조 4000억원에 이르는 ‘대어’인 데다 원전 시공 실적을 쌓을 수 있는 공사라는 점에서 건설사들이 오래전부터 눈독을 들였던 공사다. 신고리 5·6호기는 올해 발주될 공공공사 가운데 최대 규모로 대표사의 시공지분(51∼60%)만 7000억∼8000억원에 이른다. 대표 시공사로 선정되면 웬만한 대형 건설사의 1년치 공공공사 물량을 한 번에 수주하는 셈이다. 기술력 확보에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신고리 5·6호기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최고가치 낙찰제를 적용해 발주하는 첫 사업이다. 그동안 발주됐던 원전 공사가 최저가 낙찰제로 진행된 것과 달리 신고리 5·6호기는 기술력이 전체 평가 가중치의 80(가격 20)을 차지하고 있다. 원전 실적을 보유한 건설사는 현대건설·삼성물산·대림산업·대우건설·GS건설·SK건설·두산중공업·동아건설 등이다. 현대건설·대우건설·삼성물산·대림산업 등 원전 시공 경험이 있는 대형 건설사들은 컨소시엄 구성을 놓고도 물밑 경쟁이 한창이다. 다만 현대건설은 2010년 대표사 자격으로 수주한 신울진 1·2호기의 입찰 조건에서 ‘후속 국내 원전에 연속 대표사 참여는 불가하다’는 조항에 따라 신고리 5, 6호기 사업에는 컨소시엄으로만 참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컨소시엄의 구도는 대우건설-현대건설, 삼성물산-두산중공업, 대림산업-SK건설 등 크게 3파전이 될 전망이다. 원전 시공 자격은 보유하고 있으나 시공 실적이 없는 포스코건설·경남기업·금호건설·롯데건설·한화건설·현대산업개발·코오롱건설·삼부토건 등은 시공 실적 건설사들과의 컨소시엄 구성에 적극 달려들고 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