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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늙은 자식, 늙은 배우자에 상습 학대당하는 노인들

    늙은 자식, 늙은 배우자에 상습 학대당하는 노인들

    가난에 시달리는 노인이 다른 노인이나 배우자를 상습적으로 학대한다. 노인 스스로 의식주나 의료 처치를 포기해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고령화와 빈곤화가 초래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보건복지부가 11일 발표한 ‘2012년 노인학대현황 보고서’에서는 인구 고령화와 빈곤화의 상관 관계를 보여준다. 지난해 전체 노인학대 사례 3424건 가운데 학대 행위자가 만 60세 이상인 경우가 2010년 27.1%(944명)에서 34.1%(1314명)로 증가했다. 특히 60대 이상 학대행위자 1314명 가운데 생활수준이 저소득 이하인 경우가 절반이 넘는 718명이나 된다. 노인 스스로 의식주나 의료 처치 등을 포기해 사망에 이르도록 하는 자기방임은 2010년 196건에서 지난해에는 총 394건으로 두 배나 많아졌다. 모두 인구 고령화와 노인층 빈곤화가 맞물리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학대유형별로는 정서적 학대가 전체의 38.3%로 가장 많았고, 신체적 학대 23.8%, 방임 18.7%, 경제적 학대 9.7%, 자기방임 7.1%로 그 뒤를 이었다. 복지부는 학대 피해 노인과 상담원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노인복지법을 개정, 학대 피해 노인이 있는 현장에 사법경찰관이 동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학대 피해 노인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노인보호전문기관을 시도별로 2곳씩 열고 학대 피해 노인에게 전용쉼터와 의료비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노인요양시설에는 시설 옴부즈맨 제도와 돌봄 시설 안전지킴이 등 감시제도를 도입하며, 노인 일자리를 매년 5만개씩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을기 복지부 노인정책과장은 “노()-노() 학대의 학대행위자 절반이 저소득층”이라면서 “경제적 궁핍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노인 일자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지방시대] 시골 장례식의 변화/김민배 인천발전연구연장

    [지방시대] 시골 장례식의 변화/김민배 인천발전연구연장

    해외출장 중 어머니의 타계 소식을 듣고 급히 귀국길에 올랐다. 불효자식이란 말이 그토록 가슴 저린 시각. 근처 대성당에서 사죄의 기도를 올렸다. 5년 동안 치매와 노환으로 고생하시던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서 먼저 든 걱정은 장례식을 어떻게 치를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23년 전 아버지의 장례식 장면이 갑자기 떠올랐다. 선친의 장례식 때 기독교와 전통 장례문화의 차이로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기독교식 장례 절차는 고향에 도착하자마자 유교식 전통장례법으로 바뀌었다. 그때 겪은 문화적 충돌은 오랫동안 뇌리에 남아 있다. 세월이 흘러 8남매 자식들은 종교도, 생활기반도 크게 변화했다. 어머니는 말년에 고향의 작은 교회를 다니셨다. 뿌리 깊은 유교문화가 자리 잡은 농촌마을이다. 한때 큰아버지가 지역의 유림회장으로도 지낸 곳이다. 그러나 도시의 자식들과 오랫동안 떨어져 사는 데 익숙한 모친을 보살펴 준 것은 교회였다. 개척교회의 목사님들이 시골집을 돌며, 봉고차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모셨다. 예배도, 식사도, 마을 소식도 교회에서 소통되었다. 일종의 공동체인 두레의 역할을 하였던 셈이다. 하루 늦게 도착한 장례식장에서는 다양성이 존중되고 있었다. 전통적으로 제사를 올리는 형제들은 유교방식을 따랐다. 같은 기독교라고 해도 교파가 다른 자식들을 고려하여 추모예배 시간을 달리했다. 십자가와 제사상, 기도와 제사가 반복되었다. 다만 다름과 존경의 표시로 추모 시간대를 각각 달리하였다. 속내는 있으나 내색을 하시지 않는 어머니의 넓은 품성처럼 충돌 없는 방식을 택하였다. 그러나 발인 하루 전날 묘지가 문제가 되었다. 지관이 새로운 묘소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선친과 합장을 준비하고 있던 터라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논란 끝에 새로 마련된 마을 산자락에는 팔순의 동네 어르신들이 모여 계셨다. 꽃상여를 멜 수 있는 젊은이가 별로 없을 정도로 고령화가 진행된 시골. 하관시간이 되자 목사님이 지관을 불렀다. 하관시간도, 취토 방식도 상의해 가면서 추모예배를 집전하셨다. 성경을 손에 든 어머니의 친구와 이웃들은 성가 대신 흐느끼며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다. 공존과 배려가 함께한 시골 장례식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식민시대와 비참한 생활고, 해방과 좌우익의 충돌, 6·25전쟁의 혼란, 새마을운동과 공업화, 세계화와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라는 도도한 역사의 흐름을 겪은 어머니 세대가 그렇게 저물어 갔다. 고난 속에서 체득한 삶의 지혜였을까. 88년의 세월을 사시면서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어느 한쪽만을 강조하지도 강요하지도 않았다. 조금만 더 배려하고 이해하면 더 크고 따뜻한 세상이 공존할 수 있다는 상식을 존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도 곳곳에서 대립과 원한의 싹을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전통, 종교, 이데올로기, 출세, 명예를 빙자하여. 그래서일까. 때로는 죽음을 왜 삶보다 더 경건하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 이유를 죽음을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 고령화 가속화, ‘의료실비보험’ 비교추천가입 주목

    고령화 가속화, ‘의료실비보험’ 비교추천가입 주목

    대한민국 인구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의료비 증가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2 건강보험 주요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비는 전년 대비 3.5% 증가한 47조 8,392억 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진료비는 총 진료비의 34%(16조 4천억 원)를 차지해 국민건강보험 진료비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3분의 1을 넘어섰다. 이러한 가운데 의료실비보험 등의 보장 상품이 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의료실비보험이란 특정 질병을 제외하고 자신이 부담한 한도 내에서 병원 치료비에 한해 실비를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의료실비보험(실손의료보험)은 보험사들의 손해율이 누적되면서 보장내용이 축소 변경되거나 갱신보험료가 인상되었음에도 여전히 상품의 판매량이 많다. 이는 소비자로선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그 혜택에 비해 상대적인 보험료 부담이 적은 편이라는 인식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의료실비보험은 보험사별 상품 구성이 다양하고 보험료에도 차이가 발생하고 있어 신중한 비교가입이 필요한 상품 중 하나다. 또 지난 4월부터는 상품구조가 변경되어 100세 보장 3년마다 갱신되는 특약형 상품의 경우도 갱신보험료는 매년 단위로, 보장내용은 15년 단위로 변경될 수 있다. 거기다 부모님, 어린이, 노인(실버), 성인 의료실비보험 등의 특화되고 저렴한 상품별 종류로 나뉘며, 1만 원대 단독형 의료실비보험도 판매 중이므로 신중한 선택이 중요해졌다. 보험전문가를 통해 합리적인 의료실비보험 비교가입에 대한 조언을 듣고, 유의사항을 정리해봤다. 먼저 가입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의료실비보험은 나이와 질병 경력 등에 따라 가입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보험 가입에 필요한 조건 등을 확인한 후 가능할 때 빨리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또한 실비를 보장하는 상품에 가입되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의료실비보험은 여러 개의 상품에 가입되어 있더라도 중복된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일정 비율에 따라 보상을 받게 되며, 갱신 없는 비갱신형이 없고 갱신형 의료실비보험만 있으므로 신중한 가입이 필요하다. 또 자신이 받고 싶은 보장의 폭을 결정해야 한다. 자가 부담금의 경우 10%와 20%로 선택할 수 있는데 본인부담금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10%를 설정하는 것이, 병원에 자주 가지 않는 소비자라면 20%를 설정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입 전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토대로 다양한 상품들을 꼼꼼하게 비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근 의료실비보험 가격비교견적추천사이트(www.insvalley.com/theraphy.jsp)를 활용한 비교추천 가입이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메리츠화재 알파플러스보장보험, 흥국화재 더플러스아이사랑보험-무배당 행복을다주는가족사랑통합보험, LIG손해보험(LIG화재보험) 닥터플러스건강보험-희망플러스자녀보험, 현대해상 퍼펙트스타종합보험, MG손해보험 원더풀S통합보험 등 회사별 인기 의료실비보험의 종류에 대한 문의는 물론이고 입원비보험, 수술비보험으로서의 보장 설계와 신규가입 시 보험료설계 등 간과하기 쉬운 보험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인터넷뉴스팀
  • “영화? 마약 같으니까 하지”

    “영화? 마약 같으니까 하지”

    단편 ‘순환선’으로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된 지난해 5월 신수원(46) 감독이 문병곤(30)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1년 앞서 문 감독의 ‘불멸의 사나이’가 같은 부문에 초청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 감독은 칸에서 카날플뤼상을 받았다. 그리고 다시 1년. 지난달 폐막한 칸영화제에서는 문 감독이 ‘대형 사고’를 쳤다. 단편 ‘세이프’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칸이 손들어 준 두 감독에게 세간의 관심이 쏟아졌다. 지난 3일 문 감독은 박근혜 대통령의 축전까지 받았다. 그러나 다시 일상의 궤도로 돌아온 지금. 이들은 고민스럽다. 세상은, 한국 영화계는 여전히 ‘제도권 밖’ 단편 감독의 열정과 희생을 담보로 화려한 성과에만 주목하고 있는 건 아닐까. 세계 최고 영화제에서 수상한 두 사람에게 ‘그날’ 이후의 변화, 한국에서 영화 감독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물었다. 두 사람은 자리에 앉자마자 영화제 이야기부터 한바탕 쏟아냈다. →수상 이후 어떤 변화가 생겼나. -신수원 감독(이하 신) 사실 칸에 간 것도 의외였다. 술 마시고 일어났더니 이메일이 와 있었다. 꼬집어 봤다. 되게 놀라웠다. 수상은 기대하지도 않았고, 폐막식 일정도 몰랐다. 실질적으로 상금을 받은 건 없었다(웃음). 개봉 길이 막혀 있던 ‘순환선’이 개봉할 수 있게 된 게 가장 좋았다. 칸에서 수상했으니 다음 번에는 장편을 찍을 수 있겠다 싶은 기대도 있었다. 칸이라는 곳이 하늘에 떠 있는 먼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거기 다녀왔다는 게 지금도 신기하다. -문병곤 감독(이하 문) 변화라면 음…. 엄마가 변했다(일동 폭소). 한 번 더 해보라고 밀어 주는 분위기랄까. ‘세이프’를 찍기 전에도 생각했지만 앞으로 단편은 그만 찍고 장편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불멸의 사나이’ 뒤에는 취업을 해야 하나, 단편을 더 찍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학점이 2.35라 그런지 광고회사 같은 데 원서를 넣어도 기계가 다 걸러 냈다(웃음). 연출부에도 20~30군데 지원해 봤지만 ‘고령화 가족’, ‘미스터 고’ 모두 떨어졌다. 상을 받고 나서는 취직도 아니고 연출부도 아니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장편에만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수상이 투자를 받는 데 도움이 되나. -신 캐스팅에는 도움이 됐지만 투자는 잘 모르겠다. 칸에 갔다 오면 고작 단편인데도 작가주의 감독, 영화제로 팔리는 감독이라는 인식이 생기는 것 같다. -문 아직은 제의가 많지 않다. 상업 영화를 하고 싶은데, 칸에 가든 안 가든 상업적으로 좋은 시나리오를 쓰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신 감독은 교사 출신, 문 감독은 생명공학과 출신이다. -신 원래 영화할 생각이 없었다. 중학교 사회 교사를 하다가 소설을 쓰고 싶어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시나리오과에 들어갔는데 접해 보니 영화라는 매체가 너무 좋았다. 2002년에 한예종을 졸업하고 휴직했던 학교도 그만뒀다. 사직서를 내는 데 손이 덜덜덜 떨렸다. 수입도 끊기는 데다 영화로 된다는 보장도 없었다. 굉장한 모험이었지만 더 늦기 전에 해보자고 생각했다. 가지 않은 길에는 후회가 남을 것 같았다. -문 대학에서 영어도 모르는데 원서를 읽고 바이러스나 키우는 게 재미가 없었다. 우연히 임권택 감독님 사진을 봤는데 머리가 하얀데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멋있었다. 친형이 중앙대 영화과에 다녔는데 재밌어 보여서 반수 끝에 입학했다. 처음에는 친구 한 놈 데려다 놓고 혼자서 영화를 되게 많이 찍었다. 그런 식으로 감독을 꿈꾸게 됐는데 학교를 수료하고 생각해 보니 취직을 하고 싶었다. 전공에 연연하지 말고 진짜 원하는 게 뭘까 생각해 보니 이야기를 만드는 게 제일 재밌었다. 매체는 선택하면 될 것 같았다. 물류센터 같은 곳에 면접을 보면서 졸업 작품으로 ‘불멸의 사나이’를 만들었는데 칸에 가게 됐다. 약간의 변화는 있었지만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다시 취업 준비를 하면서 ‘세이프’를 찍었는데 이렇게 됐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여러 가지 현실적인 옵션들은 다 찔러 봤다. 후회스럽고 불안해서 그랬던 게 아닐까. 내가 얼마나 영화와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증명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나. -신 마이너스 통장으로 버텼다. 집에 손 벌리기도 미안했고. 교사 경력 살려서 참고서 쓰고, 시나리오 각색하면서 근근이 버텼다. 예전처럼 풍족하진 않지만 적응이 됐다. -문 저는 풍족하게 벌어 본 적이 없어서…(웃음). 한 달에 50만원 정도는 벌었는데 다행히 서울에 집이 있어서 버틸 만했다. 정규직은 없었지만 비정규직은 찾으면 있었다. →영화를 하면서 어떤 점이 어려웠나. -문 장편 경험이 없으니 두려움이 앞선다. 하지만 힘든 것도 없이 어떻게 성과를 낼까 싶다. 잘되는 게 오히려 이상한 거니까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한다. 지구력이 좀 생긴 것 같다. 칸에 갈 계획도 없었고, 한 번도 계획대로 이루어진 적도 없어서 계획 같은 걸 세우고 싶지 않다(웃음). 중요한 건 최선을 다했느냐 아니냐다. -신 시나리오 쓰는 게 가장 어렵다. 현장은 아무리 힘들어도 길이 있지만 시나리오는 투자도 받아야 하고 캐스팅도 해야 하고 크랭크인까지 갈 수 있을지도 모르니 항상 불안하다. 철저히 외로운 순간들도 있고. →그럼에도 영화를 하는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문 말초적인 이유다. 재밌다. -신 비슷하다. 재밌다. 오랜 고민 끝에 사표를 내면서 결심한 게 있었다. ‘뒤돌아보지 말자.’ 어렵게 만들지만 매번 새로운 걸 느낀다. 발견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도 알게 되고. 아무리 힘들어도 그걸 넘는 마약 같은 뭔가가 있다. →제도적으로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문 단편은 수익 구조가 굉장히 약하다. 졸업 작품도 수익 없이 300만원은 들어가는데 말이 되나. 단편을 팔아 수익이 생기면 스태프들에게 임금도 줄 수 있고 동기 부여도 된다. 지금은 ‘친구니까 도와주라’고 할 수밖에 없고, 영화제 수상만 바라보게 된다. 프랑스의 카날플뤼처럼 단편을 구입하는 채널이 생기면 조금이라도 사정이 나아질 수 있다. 지금은 독립영화라면 굶고 배고픈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신 새 영화 ‘명왕성’이 7월에 개봉하지만 처음에는 배급사도 없었다. 그 영화로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까지는 아니어도 작은 상(특별언급상)을 받았는데, 개봉이 불투명해지니까 내가 영화를 잘못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자기 색을 가지고 영화를 찍으려는 사람들이 다음 작업을 이어 갈 수 없다는 위기감을 많이 느낀다. (상업영화에서 요구하는) 테크니션 감독만 필요한 게 아닌가 싶을 때도 많다. 감독과 일부 개인 투자자들의 희생으로 영화가 만들어진다. 작은 규모의 영화들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국가의 역할이 커졌으면 한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포토 다큐 줌인]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성수동 수제화타운’

    [포토 다큐 줌인]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성수동 수제화타운’

    “백화점에서는 맘에 드는 디자인은 차치하고 발에 맞는 사이즈를 구하기도 힘든데, 이곳에 오면 고르는 재미가 있어요. 발도 편하고 디자인도 마음에 쏙 들어요.” 발이 커 맞는 구두를 사는 게 ‘일’인 양윤정(26)씨는 잘 빠진 브라운색 하이힐을 신어보고는 입이 귀에 걸렸다. 최고급 구두를 절반 가격에 살 수 있는 곳, 게다가 수제화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곳, 서울 성수동 수제화타운(SSST)이 뜨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구두골목은 1980년대 ‘수제화의 메카’였다. 전성기 때는 구두관련업체 1200여곳이 밀집해 있었다. 하지만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백화점에 납품을 하던 대다수 영세공장들이 문을 닫았고, 수입 명품과 중국의 저가제품에 밀려 쇠퇴의 길을 걸어왔다. 활기를 잃었던 성수동 구두거리가 최근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서울성동제화사업주 회원사들이 ‘SSST’(서울성수수제화타운)라는 고유 브랜드를 앞세워 공동 판매장을 열고 재기를 꿈꾸고 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 앞에 문을 연 SSST에는 현재 25개 업체가 입점해 있다. 박동희 성동제화협회 회장은 “유통마진을 없앤 덕에 국내 유명 브랜드와 같은 품질의 구두를 절반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축제 형식의 주말마켓인 ‘슈슈마켓’은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매월 첫째·셋째 주 토요일마다 운영하는 장터는 고급 수제화를 기성화 가격인 4만 5000~6만원에 판매한다. 고품질 저가의 SSST 제품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콧대 높은 백화점들도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SSST를 내건 특별판매 행사를 열어 톡톡히 재미를 봤다. 오는 15일부터는 AK백화점에서도 특판 매장을 설치하고 고객 잡기에 나선다. 성수동에는 구두를 사려는 사람들의 발길만 는 것이 아니다. 구두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성수동을 다시 찾기 시작하면서 수제화타운의 미래에 희망을 갖게 한다. 지난해부터 성동구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무료 제화기능 교육에 젊은 수강생들이 늘고 있다. 수십 년 경력의 성동구 수제화 장인들이 4개월 동안 가죽 고르는 기초 과정부터 구두의 겉가죽과 밑창 다루는 법까지 수제화 제작 전 과정을 가르친다. 록밴드 기타리스트인 신태모(29)씨는 “의상디자이너인 여자 친구와 결혼해서 양복과 구두를 한 공간에서 맞출 수 있는 매장을 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60년 경력의 성수동 최고령 장인인 김명식(73)씨는 “고령화돼 가는 제화산업에 젊은 층이 관심을 갖는 것은 희소식”이라고 반겼다. 성수동 수제화타운은 금발의 외국 청년들의 발길도 잡아끌었다. 가업을 이어 프랑스와 중국에서 패션사업을 한다는 프랑스인 제인 보스코(26)는 여행을 왔다가 한국 수제화의 매력에 빠져 얼마 전 파리에 한국 수제화 매장을 열었다. “한국 수제화는 좋은 품질과 창의적인 디자인, 편하고 실용적인 것이 장점”이라고 언급한 보스코는 “성수동 수제화타운의 수제화를 유럽 전역에 소개하고 싶다”며 한국 수제화 전도사를 자청했다.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한 성수동 구두장인들의 노력에 서울시도 힘을 보탰다. 서울시는 성수동 수제화타운을 명소로 발전시키기 위해 2년간 집중 지원한다. 성수역을 구두테마역으로 꾸미고 성수동 구두장인들의 숙련된 기술에 유명 디자이너들의 아이디어가 더해진 구두를 제작할 계획이다. 성수동 수제화타운이 한국의 피렌체로 불리며 ‘성수동표 구두’가 세계 곳곳에서 팔릴 그날을 기대해 본다. 글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소장으로 방광을 만든다고?

    방광암 등으로 방광을 제거할 경우 자신의 장기로 방광을 만들어 줄 수는 없을까. 그럴수만 있다면 다양한 이유로 소변주머니를 차고 살아야 하는 많은 환자들의 삶의 질은 크게 개선될 것 이다. 이런 가운데 환자의 소장을 이용해 방광을 만들어주는 ‘인공방광대치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동현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은 이 병원에서 2010~2012년 방광절제술 후에 인공방광대치술을 시행한 환자를 분석한 결과, 2010년에 비해 2011년에는 83.3%, 2011년에 비해 2012년에는 50%가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연령층도 다양해 60~80세 환자의 70% 이상이 인공방광대치술을 받았는가 하면 60세 이하의 상대적으로 젊은 환자들도 적용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인공방광대치술은 자신의 소장 일부를 떼어내 오줌주머니를 만든 뒤 이를 요관에 연결함으로써 정상적으로 소변을 볼 수 있게 하는 수술로, 소변주머니를 달고 다녀야 하는 기존 치료법보다 고난도의 수술로 꼽힌다. 이 교수는 “인공방광대치술은 수술 자체가 쉽지 않지만 정상적인 배뇨는 물론 신경보존술을 거치면 성생활도 가능한 획기적인 수술”이라고 설명했다. 방광 절제의 주요 원인인 방광암은 흔한 비뇨기계 암으로, 방광 내 점막에만 생긴 초기 표재성 방광암, 점막을 뚫고 근육까지 진행된 근침윤성 방광암, 전신으로 퍼진 전이성 방광암 등으로 구분한다. 이 가운데 초기 표재성 방광암은 내시경으로 점막의 혹만 제거하면 되지만 암세포가 방광 점막을 뚫고 근육까지 침투한 침윤성 방광암의 경우 골반 주변의 임파선·전립선·정낭 등을 포함해 전체 방광조직을 들어내는 수술을 하게 된다. 수술 후에는 소장을 절제해 요관을 연결하고 다른 쪽 끝을 복부로 노출시켜 외부 비닐주머니와 연결시켜 소변을 받아내야 해 환자들의 불편이 컸다. 이 교수는 “기대수명이 100세에 이르는 고령화 때문에 삶의 질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인공방광대치술의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최근의 추이를 전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2부) 일하는 노년을 꿈꾸다 ⑥노인을 위해 바꿔라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2부) 일하는 노년을 꿈꾸다 ⑥노인을 위해 바꿔라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한모(45) 차장은 최근 야간운전을 하다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뒤에서 오는 차의 운전자가 전조등을 너무 강하게 켜서 앞이 잘 안 보였다.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우고 뒤따라오던 차도 정지시켜 항의를 하려고 보니 운전자는 70대 노인이었다. 그는 “나이 들어 눈이 침침해서 어쩔 수 없이 전조등의 밝기를 높인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노인 운전자가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11년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12.2%가 운전을 한다. 이들을 상대로 운전에 어려움이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전체의 21.3%가 ‘그렇다’고 답했다.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야간 운전(52.4%)이었다. 이어 시야 확보(25.3%), 빗길운전(12.0%) 등이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01년만 해도 전체 교통사고 중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일으킨 것은 1.4%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5년에는 2.9%, 2011년 6.1% 등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전체 교통사고는 소폭 줄어들고 있는데 고령층 운전자가 발생시킨 교통사고는 반대로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특히 2001~2011년 전체 교통사고의 평균 치사율은 2.8명인 데 비해 노인 운전자 사고의 치사율은 6.0명으로 전체 평균의 2배를 웃돈다. 노인 운전자의 증가에 맞춰 운전 환경의 변화가 필요한 대목이다.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가 지난해 ‘베이비부머’(당시 49∼57세)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1%가 앞으로 계속 운전할 생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61.4%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34.2%는 ‘차를 유지할 경제적 능력이 되는 한’ 계속 차를 운전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65세 이상 노인의 운전자 비중이 더 늘어난다는 의미다. 일본은 만 70세 이상이면 차량에 ‘네잎 클로버 마크’를 붙인다. 행운을 나타내는 네잎클로버와 시니어(Senior·연장자)의 머리글자인 ‘S’를 함께 디자인했다. 이 스티커가 붙은 차량을 추월하거나 위협하면 벌금 50만엔과 함께 기본 점수 1점이 감점된다. 국내에서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이와 비슷한 내용의 스티커를 나눠줄 뿐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은 없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고령 운전자 등 교통약자를 배려하는 문화의 확산이 우선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날로 약해지는 신체기능과 인지능력, 점점 복잡해지는 도로환경 등에 맞춘 교통안전 교육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운전을 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운전도 못하고, 대중교통체계도 제대로 돼 있지 않으면 이동이 힘들다. 돈이 있어도 생활필수품을 사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 ‘구매난민’이 등장할 수 있다. 전체 인구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넘는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은 2000년대 초부터 구매난민이 등장해 사회문제로 부상했다. 두부 한 모를 사기 위해 몇 ㎞를 걷거나 택시를 타고 가 물건을 사는 식이다. 우리나라는 이에 비하면 사정이 훨씬 낫다.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외출 때 불편이 없다’는 답이 41.0%다. 하지만 26.9%는 계단이나 경사로 오르내리기가 버겁다고 했고, 12.3%는 버스나 전철을 타고 내리기가 힘들다고 답했다. 이어 ‘교통수단이 부족하다’ 6.6%, ‘전철역, 버스정류장이 멀다’ 3.0%, ‘차량이 많아 다니기 위험하다’ 2.8% 순이었다. 염주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중교통이 잘 발달돼 있는 도시에서는 대중교통 수단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그렇지 못한 곳은 특정 계층에 맞는 맞춤형 교통수단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들은 이런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교보실버케어’ 보험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건강 서비스를 제공한다. 건강할 때는 건강 유지를, 치매와 장기 간병상태 발생 때에는 악화를 막고 회복을 돕는 서비스다. 2005년 시작된 이 서비스를 받은 사람이 지금까지 8만명에 이른다. 간호사 또는 사회복지사 출신의 케어매니저가 직접 방문해 건강상태, 주거환경, 가족환경 등을 고려해 개인별 계획을 짜주기도 한다. 노인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택배나 배달 산업도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이마트에 따르면 2010년 인터넷 쇼핑몰 이마트몰에 ‘장보기’ 기능이 생긴 이후 60세 이상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11년에는 전년보다 94.1%, 지난해에는 55.7%가 증가했다. 이동거리를 줄인 도심형 시니어타운도 인기다. 이를테면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더클래식500은 백화점 바로 옆에 위치시켜 이동거리를 최대한 줄였다. 실내에는 문턱이 없고 휠체어로 이동하는 이용객을 고려해 객실 내 통로가 일반 아파트보다 넓다. 인근 건국대병원과 연계된 응급치료시스템 등으로 입주율 97%를 기록하고 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고령화 대비 ‘의료실비보험 비교추천가입’ 관심

    고령화 대비 ‘의료실비보험 비교추천가입’ 관심

    의학기술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노령인구 의료비 증가가 사회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가계의 전체 소비에서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의료비 지출액은 33조 2,812억 원으로 최종소비지출액인 491조 2,562억 원의 6.77%였다. 전문가들은 젊은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질병이나 사고 등의 위험노출이 많은 노령인구가 증가한 것을 원인으로, 향후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욱이 의료비는 다른 지출 항목들과 달리 쉽게 줄일 수 없는 특성으로 인해 체감 가계 부담은 더욱 크게 느껴지는 실정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이 요구되는 가운데 최근 의료실비보험과 같은 보장 상품이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의료실비보험(실손의료보험)이란 자신이 부담한 병원 치료비에 한해 실비를 보장해주는 상품으로 소비자로선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그 혜택에 비해 상대적인 보험료 부담도 적은 편이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 적용되는 개정안에 따라 4월부터 상품구조가 100세 보장 3년마다 갱신되는 내용이 적용됐던 특약형 상품의 경우도 매년 보험료가 변경되며 15년 단위로 보장내용이 변경된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보험가입과 선택에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으며 자신의 조건에 맞는 합리적인 보험가입을 위해선 가입 전 다양한 정보와 상품내용을 비교해야 한다는 게 보험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보험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의료실비보험 가입 전 주의사항을 정리해봤다. 먼저 가입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의료실비보험은 중복보장이 되지 않고 비례보장이 되므로 의료실비가 보장되는 보험 및 특약에 가입했다면 새롭게 가입을 해도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게다가 의료실비보험은 갱신 없는 비갱신형이 현재 없고 갱신형만 있는 상태이므로 이러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중복가입을 피해야 한다. 또한 자신이 받고자 하는 보장 폭을 결정해야 한다. 월 1만~2만 원 수준의 적은 보험료로 의료비 정도만 보장되어도 충분하다면 1만 원대 단독형 의료실비보험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자가부담금의 경우 10%와 20%로 선택할 수 있는데 자기부담금 20% 상품을 선택하면 보험료가 조금 더 내려가 병원에 자주 가지 않는 소비자에게 유리하다. 2009년 10월부터 표준화 이후 의료실비보험의 보장내용은 모두 동일해졌으며 보장금액도 대부분 같아졌지만 보험사별 상품 구성이 다양해 보험료에도 차이가 발생한다. 거기에 부모님, 어린이, 노인, 홈쇼핑 등의 특화되고 저렴한 의료실비보험의 종류가 가지각색이므로 정확한 비교 및 추천을 통해 가입해야 한다. 최근에는 무료로 비교추천을 해주는 온라인 사이트로 의료실비보험 가격비교추천견적사이트(www.insvalley.com/hospital.jsp)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 가격추천사이트에서는 메리츠화재 알파플러스보장보험, 흥국화재 더플러스아이사랑보험/무배당 행복을다주는가족사랑통합보험, LIG손해보험(LIG화재보험) 닥터플러스건강보험/희망플러스자녀보험, 현대해상 퍼펙트스타종합보험, MG손해보험 원더풀S통합보험 등 국내 주요 인기 의료실비보험 상품에 대한 문의는 물론, 신규가입 시 보험료 계산, 보장 내용 설계, 보장금액, 보험의 종류, 입원비/수술비/약제비 특약, 보장기간 비교와 만기 시 적립되는 의료비 특약의 반영 여부 등 간과하기 쉬운 보험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인터넷뉴스팀
  • [김문이 만난사람] 8월 부산 세계인구총회 국가조직위원장 박은태

    [김문이 만난사람] 8월 부산 세계인구총회 국가조직위원장 박은태

    한도 끝도 없는 우주, 그 가운데 묵묵히 하루 종일 혼자 돌아가는 지구가 있다. 수많은 생명체가 그 위에 기대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거나 사계절을 함께 호흡하며 살아간다. 물론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하는 인간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맬서스의 ‘인구론’을 잠시 들여다본다.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 비해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자연대로라면 과잉 인구에 따른 식량 부족은 피할 수 없으며 그로 인해 빈곤과 죄악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마 인구와 자원이 아닐까 싶다. 지난해 10월 지구 상의 인구는 70억명을 돌파했으며 2050년에는 100억명 시대가 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인구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전체적으로 지구 상의 인구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일부 감소하는 나라도 더러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저출산율과 급격한 고령화 추세 등으로 몇 년 뒤에는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진단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인구 문제는 이미 중요한 국가적 화두로 떠올랐다. 오는 8월 부산에서 이 같은 문제를 이슈로 한 제27차 세계인구총회(IUSSP)가 열린다. 21세기 아시아에서는 처음 개최되는 총회다. 8월 26~31일 일주일 동안 전 세계 140여개국의 학자 4000여명이 참가해 총회 사상 최대 규모의 학술대회가 열린다. 세계 각국이 떠안은 인구 문제와 함께 우리나라의 저출산율로 인한 여러 문제도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이 총회를 진두지휘하느라 여념이 없는 박은태 국가조직위원장을 지난달 31일 만났다.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36년 동안 ‘사단법인 인구문제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어 나름대로 인구 문제에 관한 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특히 그는 이번 총회를 한국으로 유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여, 이번 총회의 성격과 의미에 대해 먼저 물었다. “유엔의 지원하에 21세기 아시아에서 처음 개최되는 역사상 최대·최고의 ‘인구 유엔총회’입니다. 특히 인구 70억명을 돌파한 시점에 열리는 대회여서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인류학자 4000여명이 참가 신청서를 내놓고 있습니다. ‘인구와 세계의 미래’라는 주제 아래 2000여편의 논문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이래저래 세계 각국에서 대단한 관심을 보이고 있지요.” 이에 따르는 기대 효과 또한 적지 않다고 설명한다. 첫째는 한국과 부산의 브랜드 가치 상승이다. 둘째는 여러 학자들 간 학술 교류를 통해 한국이 직면한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타개하는 획기적인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유엔이 고민하는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다산 지역의 영아 및 산모 사망률 증가 문제도 심도 있게 다뤄진다. 다산 국가들은 과거 한국의 성공 사례였던 가족계획, 산아제한운동 등에 많은 관심을 보여 이를 위한 다큐멘터리 등 여러 자료를 별도로 준비하고 있다고 박 위원장은 설명한다. 다산 국가 80%, 저출산 국가 20%로 이뤄진다. 이번 총회가 한국에서 열리게 되자 다산 국가들이 이 문제에 많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산 국가에서는 매년 영아 50만명, 산모 50만명이 죽어 가고 있으며 인도의 일부 지역에서는 산모가 아들을 못 낳으면 석유를 뿌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이번 총회가 아시아에서 열리는 만큼 총회 기간 중 아·태(아시아·태평양) 지역 특별 세션이 진행될 예정이다. 아·태 지역을 연구하는 권위 있는 학자 35명이 특별 초청된다. 아·태 지역은 세계 인구가 집중돼 있으며 다양한 인류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특별 세션에서 한국의 저출산 문제, 통일 이후 한반도의 인구 문제 등을 다루고 통계청 관계자들을 상대로 새로운 인구조사 기법 등도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총회가 끝나면 ‘부산 이론’을 내놓을 생각입니다. 부산의 출산율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0.9명으로 전국에서 제일 낮았습니다. 2008년 봄부터 여러 세미나 등을 통해 출산율을 올리자고 여러 차례 촉구했지요. 그랬더니 조금씩 올라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꼴찌를 탈출했고 이젠 서울이 그 자리에 있습니다. 이번 총회가 끝난 이후 부산의 출산율은 더 올라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부산 이론’이지요.” 현재 우리나라 출산율은 1.22명이며 이번 총회를 계기로 0.2명이 더 늘어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따라서 이번 총회 기간에 국내와 외국 학자 공동으로 제안서를 만들어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한다. 고령화 문제에 대해서는 “2050년이 되면 우리나라 인구 평균연령이 56세에 이르고 45년 후면 우리나라 인구 40%가 노인으로 구성된다. 북한보다 더 비참해질 수도 있는 사회적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하면서 “삼성경제연구소의 연구 결과대로라면 앞으로 노동이민청을 신설하고 노동이민을 1000만명 이상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노동 인구는 그만큼 줄고 있다”고 거듭 우려했다. 이 때문에 이번 총회에 대해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부산에 총회를 유치하게 됐을까. 세계인구총회는 올림픽처럼 4년마다 개최되는 ‘인구 유엔총회’다. 21세기 들어서는 2001년 브라질 살바도르, 2005년 프랑스 투르, 2009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렸다. 그다음으로 유치 신청을 한 나라는 우리나라(부산)와 호주 애들레이드, 캐나다 밴쿠버였다. 호주의 경우 IUSSP 총재가 호주 출신이고 밴쿠버는 3번째 도전이라는 점에서 부산보다 유리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프랑스에 있는 총회 사무국을 직접 찾아 신청서를 냈다. 사무국 관계자는 “도대체 부산이 어디 있으며 무슨 볼거리와 어떤 문화가 있느냐”며 난색을 표했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투르나 마라케시도 과거 그 나라의 수도였다. 부산도 한국전쟁 당시 수도였으며 주변에는 세계 제1의 조선소가 있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경주 불국사와 마이애미 해변을 능가하는 해운대가 있다. 매년 부산국제영화제도 개최할 만큼 아름다운 문화 도시다”라고 적극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라케시 총회 때 태극기가 그려진 부채를 만들어 더운 날씨를 ‘공략’해 관심을 끌었다. 이후 점차 분위기가 좋아졌다. 2010년 1월 IUSSP 이사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이사진을 만나 마지막 홍보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대동맥 파열 등으로 병원에 실려 가는 일을 겪기도 했다. 결국 이런 노력으로 부산 유치의 결실을 맺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2001년 살바도르 총회 때 한국에서 못할 일이 없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후 파리에 위치한 총회 사무국에 여러 차례 드나들면서 부산을 알렸고 2009년 총회 유치위원회를 결성하면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됐다”고 술회한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을 높이는 것, 그리고 미래 한국을 이끌어가는 것은 젊은이들의 몫입니다. 특히 인구학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번 세계인구총회에도 젊은이들이 많이 참가하는데 앞으로 우리나라의 인구학 발전을 위한 토대와 경험을 쌓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부 차원에서 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좋지만 그 결과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국민 전체가 생각하는 틀의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결국 의식의 전환을 비롯해 종교단체와 여러 사회 단체가 이에 동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화제를 그가 36년째 이끌어 오고 있는 인구문제연구소로 돌렸다. “원래 인구문제연구소는 1965년 국회에서 국립으로 설립되도록 법으로 정해졌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인간 문제를 연구하는 곳이 관변이어서는 되겠느냐고 하는 바람에 사단법인으로 바뀌게 됐지요. 초대 이사장은 경제지리학자이자 육영수 여사의 오빠인 육지수씨가 맡았습니다. 이후 6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규상씨가 2대 이사장, 한국경제학회 창립자이자 서울대 총장을 지낸 신태환씨가 3대 이사장을 맡았습니다.” 박 위원장이 이사장 제의를 받은 것은 그 후 얼마 뒤 미주산업 대표로 잠시 있을 때였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거절했으나 경제기획원 등록 1호 연구소라는 점과 연구소를 원래대로 국립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연구소 이사장을 맡은 것이 지금까지 오게 됐다. “일본이나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인구 문제가 국가의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에 대부분 국립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인구 문제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기관이 생겨야 합니다. 국가의 미래는 결국 인구에 달려 있거든요.” 현재 인구문제연구소는 1년마다 정기적인 심포지엄을 개최, 교수들의 논문을 통해 꾸준히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매년 국제세미나도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시 부산 세계인구총회로 돌아온다. “역대 최대 규모인 2013 부산 총회에서는 인구와 관련한 각종 세계적 문제에 대한 분명한 돌파구가 제시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박은태 위원장은… 佛서 경제학 박사학위… 36년 동안 인구문제연구소 이사장 맡아 1938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부산상고를 졸업하고 서울대에 입학했으나 중퇴한 뒤 프랑스로 건너가 소르본대학에서 1970년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귀국 후 연세대 상경대학 경제계획 담당 강사(1971년), 단국대 무역학과 교수(1972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과 대우교수(1975년), 미국 하버드대 객원교수(1990년) 등으로 일했다. 또한 전국경제인연합회 상임이사, 재무부 금융정책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1992~1995년 14대 국회의원(민주당, 서울 강동구)을 거쳐 국회기업전문화연구회 대표, 미국 브리검영대(BYU) 경제학 초빙교수(1999년), 대한석유협회 회장(2002년) 등을 역임했다. 현재 프랑스 ESSEC 경영대학원 한국지부장, 사단법인 인구문제연구소 이사장 겸 소장, 제27차 세계인구총회(IUSSP) 국가조직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수상 경력으로는 수출 유공자 표창(상공부 장관, 1976년), 석탑산업훈장(1982년), 룩셈부르크 대공국 기사 작위(1985년), 베이징대학 마인초박사 인구과학 영예상 표창(2001년) 등이 있다. 주요 저술로는 신한국경제론(1985년), 영문판 KOREAN ECONOMY(1999년), 현대경제학사전(2001년) 등이 있다.
  • “정년 1년 연장하면 6년 후 성장률 1%P 상승”

    정년을 1년 연장하면 6년 뒤 경제성장률이 1% 포인트 더 오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년층 고용을 늘린다고 해서 청년층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기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31일 서울 중구 명동 세종호텔에서 열린 ‘제3차 인구·고령화 포럼’에서 영국 정부의 시뮬레이션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박 소장은 장년층 고용을 위해 사회복지, 의료·건강관리, 관광, 금융 등 서비스 부문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우리나라 장년층의 일자리 욕구가 매우 높아 장년층 10명 가운데 9명이 퇴직 이후에도 계속 일하고 싶어하지만 고령이라는 이유로 구직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장년층 고용이 청년 실업 증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서로 상관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3년부터 2010년까지 영국의 장년층과 청년층 실업률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연령에 상관없이 실업률의 주된 원인은 경기 침체에 있었다”고 말했다. 또 “장년층은 청년층과 일자리를 놓고 다투는 대체관계가 아니라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보완관계”라고 반박했다. 그 근거로 장년층과 청년층 간 직업 선호도의 차이, 각자에게 요구되는 기술이나 경험 수준의 차이 등을 들었다. 그는 우리나라 장년층이 주로 선택하는 직종은 농업, 운송관리직, 단순 노무직, 서비스직이지만 청년층은 교육전문가, 경영·회계 관련 사무직, 국가기관, 대기업을 선호해 일자리를 놓고 경합할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월급은 몽땅 자녀 교육비로… 100세 시대 내 노후 어쩌나

    100세 시대의 삶은 60~70세 인생과는 다르다. 재산 운용,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는 물론 가치관 등 모든 것이 달라져야 한다. 강창희 전 미래에셋 은퇴연구소장이 고령화 시대에 대한 연구와 강의활동을 토대로 ‘당신의 노후는 당신의 부모와 다르다’(쌤앤파커스 펴냄)란 책을 내 이런 화두에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책 제목에 나오는 ‘당신’은 100세 장수시대를 눈앞에 둔 사람들로, 노후준비가 덜 된 허약한 당신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좀 여유가 있는 중산층들이다. 국민연금 외에도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3개 층의 연금구조를 확보하라고 하거나 부동산 임대사업에도 빛과 그림자가 있다며 지나치게 낙관해서는 안 된다고 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여유 없이 노후를 맞이해야 하는 사람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이야기도 적지 않다. 정년 후의 자유시간은 얼마나 될까. 60세에 퇴직하고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할 경우에도 퇴직 후 20년의 ‘여유시간’은 8만 시간이나 된다. 수면, 식사 등을 뺀 여유시간을 하루 11시간으로 잡고 365일과 20년을 곱해 나온 수치다. 2010년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연평균 근로시간이 2193시간인 것을 감안하면 정년 후 8만 시간은 36년간 현역으로 일하는 것과 맞먹는 어마어마한 시간이다. 당연히 ‘어떻게 되겠지’ 하는 안이한 자세가 아니라 제대로 된 ‘인생설계’가 필요하다. 진입, 퇴출이 수시로 일어나는 상시 고용의 시대에는 오랜 시간 현역으로 활동하는 게 최고다. 그러기 위해선 ‘체면’을 버려야 한다. 특히 사회적으로 잘나가던 사람들이 그렇다. 나이가 들어서 일을 하려면 좋은 일은 젊은 사람에게 양보하고 허드렛일에 눈을 돌려야 한다. 지하철 택배 일을 하는 전직 무역회사 사장, 리서치 회사의 전문 조사요원으로 일하는 전직 대기업 간부, 남이섬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는 71세의 전직 교장 등은 체면을 벗어 던지고 일을 통해 삶의 활력을 찾는 장수시대의 ‘현자’(賢者)들이다. 체면을 벗어던진 효과는 의외로 크다. 소일거리가 있으면 마음이 덜 불안하지만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은 쓸데없이 욕심을 내거나 겁을 내기 마련이다. 자녀교육을 위해 모든 것을 거는 것도 위험한 일이다. 고소득자가 아니고선 자녀교육에 아낌없이 쏟아부은 뒤 노후자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에는 자녀교육과 노후준비가 상승작용을 일으키기보다 서로 주고 뺏는 제로 섬 게임이다. 1만 5000원.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 충북 보은 여자축구 메카된 까닭은

    인구 3만 4000여명인 충북 보은군은 전체 가구 가운데 35%가 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농촌 지방자치단체다. 65세 이상 인구가 28%에 달해 지역 12개 시·군 가운데 고령화 비율이 가장 높다. 스포츠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런 시골동네가 요즘 여자축구의 메카로 뜨고 있다. 29일 군에 따르면 여자축구 별들의 잔치인 WK-올스타전이 다음 달 3일 보은공설운동장에서 열린다. 올스타전이 보은에서 개최되는 것은 2011년과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보은지역이 여자축구의 중심지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여자축구연맹이 올스타전 개최지로 보은을 선호하는 것은 여자축구 열기가 뜨겁기 때문이다. 군은 2011년부터 해마다 WK 리그 20여경기를 열고 있는데 한 경기당 평균 관중 수가 1500여명에 달한다. 올해 보은군과 함께 리그경기를 진행하고 있는 경기 이천시는 200명, 강원 화천군은 500여명에 그치고 있다. 관중이 많은 데다 여자축구팀과 자매결연하고 경기장을 찾은 읍·면 주민들의 열렬한 응원전까지 펼쳐져 보은공설운동장은 축제장을 방불케 한다. 시골동네가 여자축구의 고장으로 변모한 것은 군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군은 주민들에게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WK리그를 유치한 뒤 경기가 열리는 매주 월요일을 ‘여자축구 보는 날’로 정하고 길거리 홍보전을 벌였다. 또한 군청 등 행정기관 전화 컬러링과 마을방송을 통해 축구경기를 알렸고, 쌀과 가전제품 등 푸짐한 경품까지 마련했다. 정상혁 군수는 읍·면 방문 등 주민들을 만날 때마다 여자축구를 홍보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정 군수는 지난해 여자축구연맹이 주는 WK리그 개최 공로상을 받았다. 안진수 군 체육담당은 “남자경기에서는 볼 수 없는 아기자기한 축구스타일에 많은 노인 분들이 푹 빠져 있다”고 말했다. 보은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사설] 성장동력 되살려야 복지 확대도 가능하다

    어제 박근혜 정부의 첫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열렸다. 한국개발연구원(KDI)·매킨지 등 국내외 4개 연구기관은 회의에서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요지의 공동보고서를 냈다고 한다. 새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난관에 봉착한 경제를 되살려줄 것이라고 믿고 싶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려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우리의 경제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0년까지 경제성장률은 평균 4.5% 선이었지만 이후 30년 동안은 1~3%의 저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망치일 뿐이고 저성장에 대한 장기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마이너스 성장률이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이미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3%에서 2.3%로 낮춰졌다. 저성장 기조를 방치하다가는 20년 동안 침체의 늪에 빠졌던 일본을 답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 사인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금융이자가 줄어들자 소비자들은 지갑을 꽁꽁 닫고 있다. 이런 내수 위축과 더불어 기업들의 설비 투자 축소가 성장을 위축시키면서 장기적 경기침체의 우려를 낳는 상황이다. 가계부채는 1000조원을 넘어 금융 부실을 부를 시한폭탄처럼 잠복해 있다. 인구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어 5년 후면 피부양 인구가 생산 인구를 초과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빈부격차 확대로 복지 예산의 수요는 천정부지로 커질 태세여서 가뜩이나 어려운 정부 재정에 먹구름을 드리운다. 이대로는 안 된다. 일본 경제의 ‘잃어버린 20년’을 반면교사로 삼아 정부는 문제점을 정확히 분석하고 경제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중장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어제 국내외 4개 경제연구소가 제안한 4대 정책과제는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 여기에는 중기적 균형재정 달성, 시장친화적 통화금리 운용, 외국인 투자 확대 유도, 양적 완화 종료 대비 등 거시적 경제안정 정책이 포함돼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장동력의 확충이다. 양극화 해소와 노인 생계 보호를 위한 복지는 국가 정책의 우선순위에 있어야 함은 맞다. 그러나 복지가 따먹을 수 있는 것은 성장의 열매임을 잊어선 안 된다. 성장동력을 확충하려면 먼저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을 찾아야 한다. 미래의 먹거리인 신수종사업 발굴에 대기업들이 앞장서야 함은 물론이다. ‘손톱 밑 가시’로 비유되는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경제의 저변인 중소기업들이 마음껏 일할 기반을 만드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 기업이 보수적 투자 관행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하고 외국인들에게 투자의 문을 활짝 열어주는 것도 정부가 해야 할 몫이다. 생산인구를 확대하기 위해 여성과 노인층, 외국인력을 일터로 불러내야 하고 그것을 위한 일자리 창출은 더 시급한 문제다.
  • [국민경제자문회의 출범] “中企정책 ‘보호’→‘육성’ 전환… 특정 고부가 서비스업 창출해야”

    [국민경제자문회의 출범] “中企정책 ‘보호’→‘육성’ 전환… 특정 고부가 서비스업 창출해야”

    #1 1995년부터 2010년까지 제조업에 종사하는 국내 대기업은 매년 생산성이 9.3%, 부가가치는 7.3%나 증가했다. 그러나 고용은 2.0% 감소했다. 대기업 해외 생산 비율은 2003년 4.6%에서 2010년 16.7%까지 치솟았다. 경북 구미 등 한때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렸던 산업단지들은 공동화(空洞化) 현상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렸다. #2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한 업체는 26개에 불과했다. 2300개 중견기업 중 1.13%만이 계층 상승에 성공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올라선 업체는 119개, 비율로는 0.03%에 그쳤다. 도약의 사다리가 끊기면서 우리 경제의 활력이 눈에 띄게 둔화된 이유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삼성경제연구소, 매킨지, 골드만삭스 등이 29일 국민자문경제회의에 제출한 ‘한국경제에 대한 인식과 향후 정책과제’ 보고서에는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과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이 담겨 있다. 지난달 매킨지가 한국경제 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를 ‘뜨거워지는 물속의 개구리’에 빗댄 것처럼 이번 보고서 역시 우리 경제를 성장 동력을 상실한 상태라고 규정했다. 그 요인으로는 노동과 자본 등 ‘요소투입’ 중심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고 고령화에 따라 2016년을 정점으로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할 것이라는 점이 꼽혔다. 보고서는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중소기업 정책의 패러다임을 ‘보호’에서 ‘육성’으로 바꾸라고 제안했다. 중소기업의 성장을 유도, 기존의 대기업 중심 구조에 변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향후 5년 안에 중견기업 1000개를 신규 육성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세계적 수준의 중소기업역량센터를 설립,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중소기업청의 기능을 ‘중견기업육성청’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서비스 산업의 경우 선택과 집중을 통해 특정 고부가가치 분야를 육성할 것을 조언했다. 이를 위해 보건의료나 전시컨벤션(MICE), 플랜트 엔지니어링, 금융서비스 등 우선순위 위주로 성장 전략을 다시 짜라고 했다. 경제활동 인구 확대를 위해서는 여성인력 고용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임금피크제 확대와 연금제도 개혁을 주문했다. 외국 인력은 영주권 부여 등으로 우수 유학생이나 전문 인력의 국내 정착을 지원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안정적인 성장기반 강화를 위해서는 복지 투자 확대와 고비용 가계경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를 위해 임대주택 정책과 영국 등에서 시행하는 ‘셰어드 오너십’(주택 지분을 점진적으로 구매하는 방식)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스터고 지원과 기업 교육 확대 등으로 대안적인 취업 루트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거시경제의 안정 운영을 위해서는 재정준칙 등 원칙이 확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입기반 확충 및 지출구조 효율화를 위해 비과세 감면 축소도 제시했다. 채권거래세 도입과 급격한 원고 현상 방지를 위한 시장 안정조치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공공 부문 혁신 분야에서는 ‘부처 간 칸막이 제거’가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이를 위해 국정과제 수행을 위한 다부처 인력의 통합팀을 구성하고, 청와대나 총리실 직속의 신속한 의사결정구조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들은 보고서를 토대로 한 시간 가까이 토론을 벌였다. 미국 연방 하원의원(3선) 출신 김창준(정경아카데미 이사장) 위원은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공동브랜드’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한국 기업이 공동으로 중국·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갑영(연세대 총장) 위원은 “사회적 역동성을 높이기 위해 소외계층에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규제 완화로 대학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신분상승 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윤제(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위원은 “노동시장의 구조조정은 노사정 합의를 토대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함께 고용의 유연성을 높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복지 확대는 지역 균형발전과 조화 이뤄야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 140개를 실현하기 위한 자금 마련 계획을 담은 ‘공약 가계부’의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나면서 당청이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84조 4000억원의 세출 구조조정 대상 가운데 SOC 부분이 12조원으로 가장 많다”면서 “공약 가계부는 지방의 신규 SOC는 하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런 공약 가계부대로라면 내년 6월 지방선거는 필패라면서 선거까지 연결해 압박하고 있다. 당청 간 이견이 오는 31일 발표될 공약 가계부 정부 초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얼마 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SOC·산업 분야 지출 비중이 감소하고, 복지·교육·문화 등의 비중이 확대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박 대통령의 이런 의중을 공약 가계부에 고스란히 담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지역균형 발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공약 가계부가 기초연금·무상보육 등 복지예산 중심으로 작성되면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신공항 건설, 수서발 KTX 노선의 의정부 연장 등 지난 대선에서의 지방 공약은 대부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국가보조사업도 대폭 축소할 것으로 전해져 대규모 국책 사업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당연히 지자체 반발도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 확대는 저출산·인구고령화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피할 수 없는 중요한 정책이다. 그러나 복지에만 지나치게 신경 쓰고 다른 부문은 소홀히 할 경우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그럴 경우 복지마저 제대로 챙길 수 없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성장과 지역균형 발전이 이뤄져 세수가 늘어나야 복지 분야에 쓸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다른 부문을 희생하고 생기는 예산으로 복지에 보태는 미봉책을 계속 추진할 수는 없지 않은가. 당정은 복지와 성장, 지역균형 발전이 조화를 이루는 방안을 국민들에게 제시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새 정부는 ‘지역 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촉진’을 140개 국정 과제의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지역 간 양극화를 해소해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차원일 것이다. 지난 1분기 지방세 징수액은 9조 25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01억원이나 줄었다. 정부의 복지사업이 늘어나면 지자체의 부담도 커진다. 이런 까닭에 복지 사업 확대로 지방재정이 후순위로 밀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불요불급한 예산을 없애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는 지역 발전과 일자리 확충 등 국가경제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약 가계부를 확정하기 바란다. 예산 갈등을 막기 위해 중앙과 지방 간 역할 분담을 재정립하는 것도 필요하다.
  • 기형아 출산 급증…산모 나이↑·다운증후군↑

    기형아 출산 급증…산모 나이↑·다운증후군↑

    산모의 고령화 등으로 다운증후군 등 기형아 출산이 급증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6일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진료비 지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선천 기형’으로 진료 받은 만 0세 환자 수가 6년만에 136.5% 증가했다고 밝혔다. 공단은 조사결과 2005년 1만 3786명에서 2011년 3만 2601명으로 연평균 15.4%가 늘어났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선천성 기형아의 주된 원인으로 ‘산모의 고령화’를 지목했다. 조사에 따르면 2011년 20대 산모는 2005년보다 22.4% 줄고, 30대와 40대는 각각 36.3%, 104.2% 늘었다. 선천성 기형아 출산에 영향을 미치는 당뇨 환자 산모는 2011년 4만 4350명으로 전체 산모의 10.5%에 달했다. 산모들의 당뇨 질환은 45~49세의 42.4%, 40~44세의 21.4%, 35~39세의 16%에서 나타나 고령일수록 많았다. 전문가들은 “산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다운증후군 등 선천성 기형아 출산 빈도와 산모의 당뇨 위험도 높아진다”면서 “당과 혈압 조절을 위해 신경 쓰고, 술과 담배를 멀리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산모 나이 많아지면서 기형아 6년새 2.4배 늘어

    산모의 고령화 등으로 다운증후군 등 선천적 기형인 영아환자의 수가 최근 6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6일 공개한 2005~2011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만 0세의 선천 기형·변형 및 염색체 이상 환자 수는 2005년 1만 3786명에서 2011년 3만 2601명으로 2.4배 늘었다. 이 가운데 남아는 2005년 7557명에서 2011년 1만 8451명으로 연평균 16.0% 늘었고, 여아는 6229명에서 1만 4150명으로 연평균 14.7% 증가했다. 2011년 만 0세 영아의 선천 기형 비중은 1만명당 730명이었으며 1인당 진료비는 675만원에 달했다. 기형 유형별로는 혀, 식도, 소장 등 소화계통 기형 환자가 30.8%로 가장 많았고 심장 등 순환계통 기형이 23.5%였다. 공단은 선천 기형 환자가 늘어난 것은 무엇보다 분만여성의 평균 연령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2011년 30대 분만여성의 수는 28만 3460명으로 전체 산모인 42만 1199명의 절반 이상이었으며 40대 산모도 1만 1049명으로 조사됐다. 2005년과 비교해 2011년 20대 산모 수는 22.4% 줄어든 반면 30대는 36.3%, 40대는 104.2% 늘었다. 김의혁 일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산모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당뇨의 위험이 커지고 선천 기형 빈도도 증가한다”며 “당과 혈압 조절에 신경을 쓰고 술과 담배를 멀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50대 58% “현재 삶에 불만족”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50대 58% “현재 삶에 불만족”

    통계청은 지난해 “국내 50대 인구 741만명 가운데 73.8%인 547만명이 경제활동 인구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비정규직과 영세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등 50대 고용의 질은 악화되고 있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지난해 50대 1000명 대상 조사에서 58%가 현재 삶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지숭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퇴직 후 얻은 일에 대해 63.6%가 불만족 상태에 있다”면서 “이는 대개 기대보다 낮은 보수와 불안정하고 보람을 느낄 수 없는 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 고령화 문제를 고민해 온 일본은 어떨까. 오학수 일본노동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은 2006년부터 정년 65세 연장을 준비해 올해 법제화시켰고, 고령 일자리 안정 정책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으로 55~59세 정규직 비율이 88.8%로 높게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60~64세에서는 정규직 비율이 23.9%로 낮아지지만 60세 이전의 일과 현재 일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58.4%에 달했다. 종사상 지위와 임금을 낮추는 대신 익숙한 일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다. 정규직 비율이 16.7%인 65~69세 역시 정년 도달 전과 비슷한 일을 한다는 응답이 39.0%였다. 오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고령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더욱 절박하게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정부의 정책적 대응과 함께 노사의 합의와 조율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MSG 안친 드라마 어디 없나요?

    KBS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인 ‘시청률의 제왕’에서 제작사 대표로 나오는 개그맨 박성광은 시청률이 떨어질 때마다 극약 처방을 내린다. 주인공이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해 기억상실증에 걸리거나 “내가 니 애비다”라며 출생의 비밀이 터지고 뜬금 없이 PPL(간접 광고)이 등장하는 식이다. 그런데 이것은 단순히 개그로 웃고 넘길 수 있는 대목이 아니다. 지금 TV에서 현재진행형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요즘 안방극장은 말 그대로 출생의 비밀로 대동 단결했다. 철옹성같던 KBS 주말극 시청률 1위를 6년 만에 뒤집어 놓은 MBC ‘백년의 유산’은 남자 주인공 세윤(이정진)의 출생 비밀을 둘러싸고 설주(차화연)와 춘희(전인화)의 대립으로 극의 갈등이 고조됐다. 시청률이 신통치 못했던 KBS 주말극 ‘최고다 이순신’도 이순신(아이유)이 톱배우 송미령(이미숙)의 친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SBS 밤 10시대 주말연속극은 아예 제목부터 ‘출생의 비밀’이다. 드라마 ‘겨울연가´로 한류가 촉발된 지 10여년이 됐지만 한드(한국드라마)를 진부하게 만드는 3대 요소(기억상실, 불치병, 출생의 비밀)가 줄어들기는 커녕 점점 더 기승을 부린다. 그것도 모자라 이젠 신종 ‘MSG’(인공 조미료)까지 가세한 판국이다. 남자 주인공의 상반신 탈의는 거의 필수 코스. 첫회에서 노골적인 19금 러브신 장면으로 드라마를 ‘각인’시키는 매뉴얼도 일반화됐다. 임성한 작가의 신작 ‘오로라 공주’는 1회부터 강력한 MSG를 투척했다. 마사지숍에서 남편 오금성(손창민)에게 이혼을 통보받은 이강숙(이아현)이 따진다. “뭐가 그렇게 잘났는데. 나니까 살아줬어. 토끼 주제에” 금성이 맞받아친다. “식어빠진 사발면을 1~2분이면 해치우지, 20~30분 걸려 먹냐?” 시청률은 치솟았다. 그러나 가족시청 시간대(오후 7시)에 이 같은 노골적인 성적대사는 그야말로 ‘대략난감’ 그 자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드라마 속 MSG의 농도가 진해질수록 시청자들의 입맛은 속수무책으로 둔감해진다는 사실이다. 다음 번엔 더 강한 조미료라야 먹히는 악순환의 연속인 셈이다. 사정을 돌아보면 그럴만도 하다. 케이블, 종편 등이 가세해 드라마 시장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고령화된 TV 시청자들을 겨냥해 가장 손쉬운 반전코드를 동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시장의 양적 팽창만 이뤄지면서 A급 작가들에겐 기회가 더 몰리는 반면 신인 등용문은 좁아져 결국 소재의 한계에 내몰린 측면도 크다. 드라마 시장 과열로 일부 작가들의 기형적인 독점은 심각해지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하는 단막극이 사라지면서 소재고갈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지독하게 강렬한 MSG에 혀끝이 마비돼 가는 시청자들을 지키려면 이쯤에서 제동이 걸려야 한다. 아니, 바닥을 치는 드라마 막장 코드에 제동을 거는 ‘액션’은 시청자들 스스로의 몫이다. 시청률 잡기 특명 아래 날마다 일방적으로 MSG로 뒤범벅된 드라마 밥상을 받아야 하는 시청자들. 천연 조미료로 대중의 입맛을 원래대로 깔끔히 되돌려줄 드라마는 정녕 기대할 수 없는 것일까. erin@seoul.co.kr
  • [사설] 지자체 세출 구조조정 속도내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에 필요한 재원 마련 대책 등을 담은 ‘공약가계부’가 이번 주 발표될 예정이다. 82조원의 구체적인 세출 구조조정 내용이 공개되면 지자체에 미칠 파장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엔 민감한 사안인 국고보조사업의 축소 규모도 포함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6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무상보육 예산과 관련한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복지사업 확대에 따른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분담 비율 때문이다. 중앙정부든 지자체든 경기 침체 여파로 세입 여건은 악화되는 반면,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복지 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제 지자체도 살 길을 찾아야 한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지난주 회장단 회의를 열어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의 6월 임시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무상보육 확대로 인한 과중한 지방재정 부담을 지자체만으로 감내하기 힘들다”면서 “내년부터 보육사업의 정상 추진을 위해 국고보조율을 20% 포인트 인상하는 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유아 보육사업에 대한 국고보조율을 ‘서울 20%, 지방 50%’에서 ‘서울 40%, 지방 70%’로 상향 조정하는 법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무상보육 파동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갈등은 국회가 지난해 말 만 0~5세 전면 무상보육 시행을 결정한 것이 시발점이다. 다음 달 국회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지자체들은 늘어난 보육예산 부담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지자체의 재정 부담을 정밀하게 분석하지 않고 국고보조사업을 밀어붙인 데 대한 반감도 작용할 것이다. 정부 지원을 더 얻어내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지자체의 재정 형편이 근본 원인일 것이다. 전국 244개 지자체의 올해 재정자립도는 평균 51.4%로 역대 최저다. 재정자립도가 낮아질수록 국가보조금 등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진다. 국고보조사업은 985개, 정부 지출은 55조원에 이른다. 총체적인 점검을 통해 중복 지원 등 비효율적인 운용에 따른 예산 낭비를 막아야 한다.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다. 정부가 135조원의 공약 이행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세출을 대폭 줄이는 만큼 지자체 지원 확대는 쉽지 않다. 지자체 또한 부채가 지방공기업까지 합하면 1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여력이 없다. 결국 지자체들도 경상경비와 축제성 경비 등 세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야 지방소비세 인상 등 세수 확대 방안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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