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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의료기기 생산 5조원 돌파 ‘고속 성장’

    국내 의료기기 생산 5조원 돌파 ‘고속 성장’

    제조업 성장률 1.3%보다 월등… 주름 개선용 ‘필러’ 83% 급증 고령화로 건강과 미용에 투자하는 사람이 늘면서 의료기기 시장이 고속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의료기기 생산실적이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했고, 시장 규모는 2014년 이미 5조원을 넘어섰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집계한 ‘2015년 의료기기 생산실적’을 보면 지난해 국내 제조업 성장률은 1.3%에 불과했으나 의료기기 생산실적은 2014년 4조 6048억원보다 8.6% 증가한 5조 16억원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5조 2656억원으로 전년 5조 199억원보다 4.9% 늘었다. 식약처는 의료기기 생산 증가의 원인으로 고령화와 중국·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의 수출 증대를 꼽았다. 지난해 의료기기 수출액은 27억 1000만 달러(약 3조 1500억원)로 전년보다 5.2% 늘었으며 수입액은 29억 4000만 달러(약 3조 4000억원)로 0.9% 감소했다. 수출이 늘고 수입은 감소했으나 무역수지 적자는 여전하다. 다만 적자 규모는 2014년 3억 9000만 달러(약 4537억원)에서 지난해 2억 3000만 달러(약 2676억원)로 41.0% 줄었다.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은 사우디아라비아(43.0%)가 가장 컸고 중국(30.3%), 미국(18.2%), 태국(14.6%), 독일(14.3%), 베트남(14.2%) 순으로 수출이 늘었다. 최근 생산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품목은 주름 개선 치료에 쓰이는 ‘필러’(조직수복용생체재료)다. 지난해 필러 생산액은 1092억원으로 2014년 595억원보다 83.5% 증가했는데, 이는 중국 수출 급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필러 제품 중국 수출 금액은 2014년 890만 달러(약 103억원)에서 지난해 4950만 달러(약 575억원)로 456.2% 급증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길섶에서] 할머니 가설/최광숙 논설위원

    아침에는 유치원 가는 손자들을 챙기고, 그들이 집으로 돌아오면 놀이터에서 함께 놀아 주는 할머니들을 자주 본다. 비가 오면 젖을세라 옷을 여며 주고, 겨울이면 추울세라 모자를 씌운다. 손자를 바라보는 할머니들의 눈길은 사랑 그 자체다. 동물과 달리 인간만이 폐경이 지나도 10~20년 건강하게 활동한다고 한다. 진화의 시각에서 본다면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없는 ‘비생산적’인 여성들이 그토록 오래도록 살 필요가 있을까. 그 답으로 미국 인류학자인 커스틴 호크스는 폐경 이후의 할머니들이 자식을 낳지는 못하지만 손자들의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후손들의 생존성을 높여 준다는 ‘할머니 가설’이라는 이론을 제시했다. 손자들을 지극정성 돌봄으로써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전할 가능성도 높이고, 이는 진화에도 유리해진다는 것이다. 동네 할머니들만 봐도 일리가 있는 이론이지 싶다. 하지만 요즘 전 세계적으로 저출산, 고령화 사회다.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남기고 싶은 할머니들은 많은데 돌볼 아이들이 적어진다는 얘기다. 그럼 할머니 가설은? 새로운 할머니 이론이 나올 때가 된 듯하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톡!톡! talk 공무원] ‘헌혈 119회’ 최원상 안전처 전문관

    [톡!톡! talk 공무원] ‘헌혈 119회’ 최원상 안전처 전문관

    “한 달에 한 번 적금 붓는 일도 까먹는데, 피를 한 달에 한 번 뽑다니. 어허 참, 어디 자기 몸에 주사기 꽂는 게 쉽답니까.” 국민안전처 한 간부는 11일 옆에서 이렇게 말하며 짐짓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최원상(44·나급) 안전처 비상대비기획과 비상계획전문경력관의 얘기를 듣던 터였다. 한 번에 피를 400㎖씩 빼내야 하는 헌혈이 사뭇 어려운 결정이라는 방증이다. 예비역 소령인 최 전문관은 “대학을 갓 졸업한 뒤인 1994년 5월 육군 학사장교로 입대하면서 신분에 걸맞게 좋은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헌혈 운동에 뛰어든 계기를 밝혔다. “지금까지 22년 사이에 헌혈은 119차례”라고 덧붙였다. 지난 2월 전역하자마자 2명을 경력채용할 때 응시해 40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안전처 입성에 성공했다. 해마다 8월이면 전국에서 치르는 을지연습 준비와 충무계획 수립 등 안보와 직결된 업무를 하는 것이어서 순환보직과 대비된다. 전문성을 갖춘 전문직위 공무원에 해당하는 자리가 전문관이다. 최 전문관은 “수백 번 헌혈한 경우도 있는데 쑥스럽다”면서도 “현혈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을 보태면 좋겠다”며 살짝 웃었다. 우리나라에선 피가 아주 모자라 급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ABO, Rh 혈액형별로 5일분을 축적해야 하지만 많아야 이틀 분량이다. 최 전문관은 “다행히 ‘헌혈의 집’과 가까운 대도시에서 많이 근무해 헌혈을 이어 갈 수 있었다”고 되뇌었다. 강원 화천군에서 복무한 2010~2012년엔 춘천까지 나가야 하는 불편도 겪었다. 그는 헌혈하는 방법으로 4가지를 소개했다. 먼저 전혈은 피 전체를 뽑는 것으로 20분쯤 걸린다. 혈소판 헌혈과 혈장 헌혈은 각각 50분, 혈소판·혈장 헌혈은 1시간이다. 최 전문관은 “각종 질환자에게 가장 긴요하지만 가장 모자라는 게 혈소판·혈장 헌혈이라 여기에 애쓴다”고 말했다. 혈액을 구성하는 혈소판, 혈장, 백혈구, 적혈구를 분리한 뒤 필요한 부분만 빼내고 다시 집어넣자면 빠져나간 수분을 링거로 보충하는 시간이 소요된다. 헌혈엔 ‘정년’도 있다고 한다. 혈압 문제, 당뇨 질환 등 성인병에 취약해서다. 예전엔 60세, 65세였는데 고령화에 발맞춰 70세로 높아졌다. 최 전문관은 “혈액을 급구한다는 연락을 이따금 받는데, 가족으로부터 ‘좋은 일이긴 하지만 너무 자주 하는 것 같다’는 말을 듣는다”며 웃었다. 최 전문관에 따르면 현혈하는 우리 국민은 인구의 1%를 밑도는데, 그나마 대부분 학생과 군인이 단체로 나서는 이벤트 성격의 헌혈에 그친다. 외국처럼 생활화해야 맞다고 한다. 그는 “전국 곳곳에 자리한 정부청사에도 ‘헌혈의 집’을 들여놓으면 좋겠다”면서 “헌혈을 장려한다며 하루 공가(公暇)를 낼 수 있도록 규정도 만들었지만, 아무래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거의 쓰이지 않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헌혈증을 기부받은 사람에게서 쾌차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 기쁘지만, 최근엔 반대의 경우를 겪었다”며 아쉬워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국민 4명중 1명 “소득불균형 해소가 행복한 사회 전제조건”

     일반인 4명 중 1명(26.8%)은 소득 불균형·양극화 해소를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첫 번째 해결 과제로 꼽았다. 포스텍 재학생도 3명 중 1명꼴(30.3%)로 우리 사회가 행복해지려면 소득 불균형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포스텍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이하 박태준연구소)와 한국갤럽은 3일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소득 불균형 해소가 행복한 사회의 1순위 조건이라고 밝혔다. 일반인 설문에서는 일자리 창출(370명, 24.8%)이 소득 불균형 다음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저출산·고령화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169명, 11.3%)도 적지 않았다. 이어 부정부패, 저성장·경기침체, 고용불안 순이었다. 반면 포스텍 학생 설문에서는 소득 불균형 다음으로 시민의식(177명, 15.6%)을 꼽은 응답자가 많았다. 부정부패, 경쟁중심 교육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답변도 많았다. 정기준 포스텍 연구교수는 “일반인은 경제 문제, 포스텍 학생은 사회 문제 해결에 더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박태준연구소와 갤럽이 지난 3월 21일부터 4월 17일까지 일반인 1500명, 포스텍 재학생 113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일반인은 면접조사원 인터뷰, 포스텍 학생은 모바일 및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도심선 드론이 ‘택배’·공원엔 보육원… 미래 바꾸는 日의 실험

    도심선 드론이 ‘택배’·공원엔 보육원… 미래 바꾸는 日의 실험

    한국과 마찬가지로 저출산·고령화란 주술에 걸려 있는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각 지자체 특유의 강점을 살려 미래와 미래의 먹을거리 준비에 분주하다. 소형무인항공기(드론) 실용화를 목표로 ‘하늘의 신산업’에 뛰어들고, 외국인을 받아들여 맞벌이 가정의 가사지원을 실시하는가 하면 턱없이 모자란 보육원을 공원 안에 짓는 등 ‘암반’으로 표현되는 규제의 벽을 뚫고 과거라면 상상도 못했던 실험을 일본 열도 곳곳에서 벌이고 있다. 지난달 11일 오전 도쿄 인근 지바시의 대형 쇼핑몰 앞 공원. 보슬비와 강풍이란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와인 1병을 실은 드론이 쇼핑몰 옥상에서 이륙, 150m를 날았다. 드론은 1분 만에 무사히 착륙해 공원에서 기다리던 상품주문자 역할을 맡은 마키시마 가렌 내각부 정무관(중의원 의원)에게 와인이 전달됐다. 이어 1시간쯤 뒤,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의 한 공원에서는 의약품을 탑재한 드론이 50m 상공을 날아 아파트에서 약을 기다리던 주문자에게 전달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일본 정부로부터 ‘드론 실용화’를 위한 국가전략특구로 지정된 지바시가 내각부와 민간사업자와 함께 주최한 드론 택배 서비스의 제1차 실증실험은 성공리에 끝났다. 실험을 주도한 노나미 겐조 지바대 교수(주식회사 자율제어시스템연구소 대표 겸임)는 “미국에서는 벽지 등에서 드론을 이용한 실험은 있었으나 도시에서의 실험은 세계에서 처음”이라면서 “향후 1개월 1차례씩의 실험을 거쳐 3년 이내에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구 90만명의 지바시가 드론 상용화를 통해 얻는 이익은 무엇일까. 나카다이 히데요 지바시 마쿠하리 신도심과장의 설명은 이렇다. “새로운 산업의 상용화를 통해 정보, 통신, GPS 등 관련기업을 유치할 수 있고, 기업과 고용이 늘어나면 지자체의 세수 증대를 통해 시민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간다”. 나카다이 과장은 나아가 “저출산·고령화 추세 속에서 시민과 국민들의 생활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노동력 부족에도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공 관련법 등은 바꿔… 새 규제 설정 과제 드론 운항의 안전성과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해서는 사전에 해당지역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이해를 얻었다고 한다. 그는 “주민들은 오히려 ‘미래도시’라는 새로운 가치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년 이내에 드론 상용화에 필요한 규제 완화 가운데 이미 드론 운항을 위한 항공관련법, 기업유치 지원을 위한 관련법이 개정된 것은 물론 새로운 규제도 설정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도쿄와 인접한 가나가와현. 인구 912만명으로 경기도와 비슷한 가나가와는 외국인 가사 대행서비스란 실험을 막 시작했다. 이민정책에서 세계적으로 엄격하기로 유명한 일본이지만 부분적으로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여성인력의 활용을 돕는다는 점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내건 ‘1억 총활약사회’를 뒷받침하는 야심 찬 플랜이기도 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신설된 1억총활약국민회의를 통해 “일본의 구조적 문제인 저출산·고령화에 정면으로 도전해 ‘희망을 낳는 강한 경제’, ‘꿈을 짜는 육아지원’, ‘안심하는 사회보장’의 실현”을 지향하고 있다. ●가사도우미 27만명 필요… 인력 공급 회사 모집 이 같은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맞벌이나 일하는 일본 여성의 가사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집안일과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인력을 외국에서 데려와 도우미 희망 가정에 배치한다는 게 골자. 가나가와현 노정복지과의 고가 신야 부과장은 “첫해에는 70~80명의 가사전문 인력을 외국에서 데려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민간연구소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가 가사지원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감안할 때 가나가와현에서도 27만명 정도의 가사지원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가나가와현은 외국인 인력을 들여올 민간회사를 모집하고 있으며, 3년 이상의 사업실적 등의 기준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경우 만 18세 이상으로 실무경험이 1년 이상이고, 가사에 관한 지식과 기능이 있어야 하며, 필요최소한의 일본어능력을 갖춰야 한다. 고가 부과장은 “제도가 실시되면 집안일이나 아이를 돌보는 데 시간이 모자라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수의 경우 외국인 가사도우미에게 일본인 이상의 보수를 제공할 방침이다. 도쿄도의 세타가야구는 일본 전국에서 어린이집 대기자가 전국 최상위로 보육수요가 높은 곳이다. 특히 중산층 이상 젊은 부부들의 전입이 많아 취학 전 아동이 한 해 1000명씩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경우 시설과 보육교사의 질이 좋고 보육비가 싼 국공립 어린이집을 선호해 대기자가 많은 데 비해 일본은 국가와 지자체가 인정한 인가보육원이 시설, 교사, 보육비 면에서 인기가 높아 공립 혹은 민간 구분 없이 대기자가 많다. 세타가야구는 현재 1만 4675명인 보육원 정원을 향후 5년간 2만명 규모로 늘려야 하는 ‘지상과제’를 안고 있다. 60인 규모의 보육원을 87개 정도 더 지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부동산 조사 전문인력 특채… 보육시설 8곳 개원 그래서 세타가야구는 보육원을 늘리기 위한 독특한 방법을 두 가지 고안했다. 스가이 히데키 보육계획·지원정비담당과장은 “민간 소유의 토지나 시설을 보육원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발로 뛰며 정보수집을 하고 보육원 전환을 유도하는 ‘부동산조사전문원’을 특별채용했는데 전국 지자체 중에서는 유례가 없는 제도”라고 말했다. 2013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전문직원을 통해 총 500건의 상담을 통해 실제로 8건이 보육원 개원으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공원법상 공원 내에는 보육원을 짓지 못했으나 규제완화를 적용받는 특구로 지정됨에 따라 2곳의 공립공원에 보육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스가이 과장은 “공원이라면 주민과의 마찰도 적고, 보육원 입지로서 환경이 좋아 원활히 건립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지바·요코하마 황성기 기자 marry04@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참여+위민+현장 3박자 호흡… ‘녹차수도’ 성공 변신 이끌다

    [자치단체장 25시] 참여+위민+현장 3박자 호흡… ‘녹차수도’ 성공 변신 이끌다

    무소속 이용부(64) 전남 보성군수는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의 민주당 소속 현직 군수를 따돌리고 입성했다. 국내 여느 농촌처럼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으로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쟁력 있는 농어업 육성’을 기치로 내건 첫 번째 도전에서 목표를 이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혈혈단신 서울로 올라간 이 군수는 서울시의회 의장을 할 정도로 행정 전문가가 됐다. 여기에 고향 발전을 위해 꾸준히 애쓴 노고가 더해져 군민들이 믿고 그를 선택했다. 보성군 복내면 산골짜기에서 태어나 광주상고를 졸업하고 33년 동안 서울 등 타지에서 생활하면서 내공을 쌓아 온 이 군수는 “여야를 넘어 30년 넘게 관계를 맺어 온 사람들이 아주 큰 자산이 됐다”면서 “인적 자원을 활용해 농어촌 예산 확보 등 잘사는 고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책임감을 가진 그는 수십년 동안 국내시장에만 머물러 있는 녹차와 꼬막만으로는 보성의 미래가 없다고 판단해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녹차의 명성을 해외에까지 확대하고 판소리 성지 등 문화 유적지 등을 되살려 군민들이 행복한 문화 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해 하루하루 전력을 쏟는 이 군수의 하루를 동행 취재했다. 지난달 25일 오전 8시 30분 실·과장과 읍·면장이 참석하는 확대간부회의를 시작으로 이 군수의 공식 일정이 시작됐다. 군의 상황과 고민거리, 해결책 등을 제시하는 자리로 한 달에 한 번 열린다. 공무원들이 담당 업무에만 그치지 않고 부서 간 협조와 이해, 아이디어 등을 공유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운영한다. 인구 4만 6000여명을 5만명으로 늘리는 다양한 정책들이 제시되고 각종 민원 등이 제기되는 동안 이 군수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행정을 강조했다. 군민들이 믿고 감동받는 위민행정, 현장 행정 등 세 가지를 군정 철학으로 삼고 있다. 1시간 동안의 회의를 마치고 찾아간 웅치면 등 3개 마을의 도로 공사 현장은 이 군수가 실천해 오는 행정 철학을 여실히 보여 줬다. 운동화와 잠바 차림으로 출근한 이 군수는 주민들이 문제가 있다고 하는 농로 등을 1㎞ 넘게 걸어 직접 확인하고 지시를 내렸다. 이 군수는 농민들을 만나고, 차밭과 논밭·바닷가 등 곳곳을 찾아가다 보니 넥타이를 맬 필요가 없다며 양복을 입지 않는다. 특별난 행사가 있는 날 외에는 이날처럼 운동화만 신는다. 친근하고 소탈한 모습이어서인지 만나는 사람마다 이 군수를 집안 식구처럼 반갑게 맞이했다. 꿩알 9개를 준비해 온 김복자(62) 강산리 신기마을 전 부녀회장은 “군수님이 오신다 해서 아침 일찍 산에 갔는데 귀한 꿩알이 있어 가져왔다”며 “주민들 모두 건강하고 힘내시라고 항상 응원한다”고 말했다. 한번 만나고 나면 누구나 형님·동생 사이가 될 정도로 특유의 친화력과 흡인력을 가진 이 군수는 허경만 국회부의장의 비서로 정치에 입문했다. 47세 때 서울시의회 의장과 전국시도의회 의장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다. 둘 다 최연소로 이 기록은 앞으로도 깨지지 않을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전국시도의장단을 법정 단체로 만들기도 했고 의정모니터링과 사이버의회 등을 전국 최초로 도입할 만큼 이미 능력을 검증받았다. 저서 ‘이용부를 클릭하면 지방자치가 보인다’는 지방의회에서 꼭 읽어야 할 베스트셀러가 됐고 수필 부문 신인 문학상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감수성과 글솜씨를 자랑하고 있다. 국악한마당에서 호응이 좋은 ‘보성아리랑’도 1년 전에 작사한 곡이다. 보성의 역사와 문화, 관광지 등을 상세히 알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톡톡 보성’도 이 군수의 작품이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군에 기증했다. 오전 10시 30분 제암산 자연휴양림에 있는 유아숲체험원 조성 사업장에 들른 이 군수는 아이들 수준에 맞는 안전성을 재차 강조하고, 곧바로 4일부터 한국차문화공원에서 열리는 ‘보성다향대축제’ 준비 상황을 꼼꼼히 점검했다. 이곳에서는 180m의 트릭아트(평면의 그림이 입체로 살아나고, 관람객이 작품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신기한 그림) 그리기 작업이 한창이었다. 현재는 포항에 국내 기네스 최고 기록인 160m가 있어 군은 이 기록을 넘을 계획이다. 보여주기식이 아닌 실용성을 중시하는 이 군수의 지침에 따라 공원 입구에는 지난해 말 빛 축제에 사용했던 용과 사슴, 다이아몬드 반지 등 대형 조형물 20여점을 전시한다. 군은 겨울 축제에서 사용했던 각종 모형물을 이곳으로 가져와 재사용하고 있다. 주 무대인 잔디밭에도 지난해 이용했던 100여개의 편백나무 부스들을 그대로 활용해 행사장 곳곳에서 녹차향과 편백향을 맡을 수 있도록 했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반짝 행사를 위해 일회용으로 설치하는 대신 가급적 재사용할 수 있도록 장기 계획을 세워 추진하는 것이다. 이 군수는 특히 녹차수도 보성을 세계와 잇기 위한 프로젝트를 야심 차게 진행 중이다. 차생산자조합, 업체 등과 공동으로 해외시장 판로 확대와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기 위한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카페인을 제거하고 천연 그대로의 녹차 향을 살린 ‘액상 천연 녹차향’(5㎖)이란 녹차앰플을, 생수병 마개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꽂아 차가 우러나도록 한 ‘티업’이란 제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녹차추출물에 블루베리, 매실, 오미자 추출물을 섞어 만든 제품을 물에 희석시켜 음용할 수 있도록 고안한 3종류의 ‘액상차’ 출시도 준비 중이다. 이 군수의 열정은 유기농 녹차분말을 차의 본고장인 중국에까지 처녀 수출하는 결실을 보게 했다. 지난달 26일 군은 유기농 보성녹차분말 4t(20t 계약)을 중국 산둥성의 산둥수정생물과학기술유한회사에 진출하는 상차식을 가졌다. 유기농 보성녹차분말은 당면 제품의 재료로 사용해 ‘보성녹차당면’으로 생산, 출시해 국내외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이 군수는 “지자체장은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 고민하는 생활 정치인”이라며 “진정성을 갖고 주민들에게 다가가 웃음이 있는 잘사는 보성을 만들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보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길섶에서] 품앗이/박홍기 논설위원

    아직 봄인데 여름 같다. 바람이 있지만 덥다. 푸른 산에는 진달래꽃이 여전히 붉다. 이른 아침부터 어른들의 손길이 바쁘다. 못자리를 하는 날이다. 파랗게 싹이 난 모판을 줄지어 논에 내다 놓았다. 논에는 적당히 물이 차 있다. 가지런히 놓이는 모판은 잔디 같다. 모판 정리가 끝나자 대나무로 지줏대를 세워 비닐을 씌운다. 모가 좀 더 자라게 온도를 맞추기 위해서다. 논농사는 밭농사에 비해 품이 덜 든다. 기계화가 많이 됐다. 모내기, 벼 베기, 탈곡의 과정은 거의 다 기계의 힘에 의지한다. 농사의 진화랄까. 한편으론 농촌을 지키는 어른들이 고령화된 까닭이다. 그래도 농부의 손이 닿지 않고서는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는 게 농사다. 품앗이가 남아 있는 이유다. 동네 어른 예닐곱 분이 못자리에 나섰다. 볍씨를 모판에 뿌린 지 1주일 만이다. 흙을 넣고, 물을 뿌리고, 볍씨를 놓고, 다시 흙을 덮는 파종도 전과 달리 기계에 의존한다. 단계마다 일손이 필요해서다. 못자리가 끝날 무렵 새참을 내오셨다. 흙 묻은 손을 논물에 씻고 둘러앉아 막걸리 한 잔씩 시원하게 들이켜시더니 “올 농사도 절반이 끝났어” 넓은 들판처럼 표정도 환해지신다. 농사철이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고령화 사회는 잿빛이 아니다

    고령화 사회는 잿빛이 아니다

    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폴 어빙 엮음/김선영 옮김/아날로그/392쪽/1만 6000원 한국은 전 세계 국가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다. 2026년이면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이 되고, 2050년이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는 인류에게 ‘새로운 경험’이다. 65세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일본과 독일, 이탈리아는 이미 진입했다. 유엔 전망에 따르면 2020년에는 60세 이상 인구가 10억명에 이르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대규모로 사람들이 늙어간 적은 없다. 고령화의 선물은 ‘장수’였다. 그러나 장수 시대가 열리면서 고령화는 인류에게 ‘노후 파산’, ‘노후 난민’, ‘고독사’ 등 암울한 미래를 대변하며 축복보다는 재앙이라는 인식이 적지 않다. 고령화 사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미국 밀켄 연구소(대표 폴 어빙)가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펴낸 이 책은 오히려 고령화 사회의 잠재력에 주목하며 그동안 잿빛 미래를 강조해 온 책들과 대비된다.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 기회는 무엇일까. 미국 은퇴자협회 대표 베리 랜드는 베이비붐 세대 노년층의 변화를 ‘2차 노화혁명’로 지칭한다. ‘1차 노화혁명’이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을 겪은 세대들이 1950년대 초 은퇴기라는 생애 단계를 처음 탄생시켰다면 ‘2차 노화혁명’은 은퇴기라는 말보다는 중년과 노년 사이 ‘가능성의 시기’라는 새로운 생애 단계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책은 고령화 사회가 가져올 혜택에도 주시한다. 미국 ‘건강과 미래연합’의 로버트 버틀러 박사는 건강 측면에서 오늘날의 60세 여성은 1960년대의 40세에 해당한다고 진단했다. 오늘날 미국의 80세 남성은 1975년의 60세 남성과 비슷한 상태다. 전 세계적으로 베이비붐 세대는 의학 기술의 발달로 건강한 정신과 육체, 경제력을 갖춘 신노년층들이다. 높은 교육 수준에다 과학기술과 경제발전을 경험한 이들은 지루한 인생보다는 ‘기대되는 인생’을 살고 싶어 하는 새로운 ‘청춘 늙은이’ 세대인 셈이다. 그렇다고 가난하지도 않다. 미국 전체 인구의 32%를 차지하는 50세 이상 미국인의 연간 개인소득은 3조 9000억 달러가 넘고, 미국 가구의 순자산을 달러로 환산하면 46조 달러를 소비할 여력을 갖고 있다. 일본도 60세 이상 노년층이 금융기관에 맡겨 놓은 돈이 60%에 달한다. 유럽의 경우 영국은 가계자산이 두 번째로 많은 연령대가 65~74세이며, 이보다 더 많은 연령대는 55~64세뿐이었다. 한국은 어떨까. 현재 50~60대가 전체 금융자산의 60%를 보유하고 있고, 10년 후면 일본처럼 노년층이 금융 자산에서 큰 비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년층은 소비만 한다? 결코 그렇지 않다. 노년층은 새로운 경제 성장의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900만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이미 교육, 환경, 건강, 사회봉사 같은 분야에서 인생 2막의 ‘앙코르 커리어’를 쌓고 있다. 이제는 중년 이후 은퇴기 사이에, 혹은 중년부터 노년 사이에 ‘앙코르 커리어’가 하나의 생애 단계로 등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나라로 시선을 돌리면 장밋빛 미래만 그릴 수 없는 현실이다. 저출산 인구절벽에다 고령화에 대한 종합적인 플랜 없이 노후 문제의 상당 부분을 개인에게만 맡기는 처지다. ‘소득대체율’(퇴직 전 소득과 퇴직 후 받는 연금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이고, 구조조정으로 50대에 직장에서 밀려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국어판 서문을 쓴 이상건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는 “한 사람이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총체적으로 바뀐다는 것으로 고령화 문제는 종합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인구 고령화는 역사(과거)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없는 만큼 우리보다 고령화가 앞선 나라들의 대책과 고민을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35년 용접공 ‘자동차의 달인’ 화신 권혁록씨 금탑산업훈장

    35년 용접공 ‘자동차의 달인’ 화신 권혁록씨 금탑산업훈장

    고용노동부는 2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 그랜드볼룸에서 ‘2016년 근로자의 날 유공 시상식’을 갖고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화신의 권혁록씨 등 210명에게 훈·포장과 대통령 표창을 시상했다.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권씨는 중소기업에 입사해 35년간 용접공으로 일하며 능력을 발휘한 끝에 현재의 회사에서 현장책임자인 직장(職長) 자리까지 올랐다. 경북 영천시 언하공단 내에서 ‘자동차의 달인’으로 통하는 등 현장 직원들의 정신적·기술적 멘토로 자리잡았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저출산, 고령화, 산업구조 변화 등 급변하는 환경변화 속에서도 열심히 땀흘려 온 수상자들이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가는 주역”이라며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를 더 많이 대우하자는 노동개혁의 취지와 맞아떨어지는 성과를 거뒀다”고 격려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백년인생’ 준비 잘하고 계십니까] 은퇴준비는 2년 전보다 뒷걸음질

    [‘백년인생’ 준비 잘하고 계십니까] 은퇴준비는 2년 전보다 뒷걸음질

    종합지수 55.5점… 2.2점 하락 ‘주의·위험’ 등급 87%→ 90% 한국인의 은퇴 준비가 2년 전보다 후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25~74세 비은퇴자 1771명을 대상으로 ‘은퇴준비지수’를 분석한 결과 종합 지수가 55.5점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직전 조사인 2014년의 은퇴준비지수(57.7점)보다 2.2점 하락한 것이다. 양호·주의·위험 등 3등급 분류 중에서는 ‘주의’ 단계에 해당한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양호’ 단계에 해당하는 이들의 비중도 2년 전 13.0%에서 올해 9.5%로 줄어들었다. 반대로 은퇴 준비가 미흡한 주의·위험 단계는 87%에서 90.5%로 늘어났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었는데 오히려 노후 준비가 뒷걸음치고 있다는 의미다. 연령별로는 30대의 은퇴 준비 점수는 52.8점으로 가장 낮았고, 50대가 59.5점으로 가장 높았다. 특히 30대는 2년 전보다 3.5점, 40대는 3.6점 하락해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윤원아 책임연구원은 “젊은 연령층은 눈앞에 닥친 삶의 문제로 노후 준비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노후생활 준비 수준을 재무·건강·활동·관계 등 4가지 영역으로 나눠 지수화한다. 영역별로 보면 응답자들은 관계지수가 58.1점으로 가장 높았고 재무지수가 56.8점, 건강지수가 55.3점, 활동지수가 50.5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지수는 유일하게 2014년보다 1.8점 상승했다. 연구소는 “재무 준비가 개선됐다기보다는 부동산 경기 호조로 자산 가치가 상승한 데 따른 착시 현상으로 풀이된다”면서 “가능한 한 일찍 체계적인 준비를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수요 확충 → 공급 관리 3%대 성장률 달성 올인

    정부가 28일 발표한 신산업 육성 등 산업개혁 방안에는 그동안 ‘수요 확충’에 집중했던 경제정책을 ‘공급 관리’로 옮기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3%대 성장률 달성을 위해 당장 하방 리스크가 커지더라도 신성장 산업에 자금을 투입하고, 경쟁력을 잃은 주력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올 초까지 부동산시장 활성화, 재정지출 확대, 금리 인하 등 수요 확대에 초점을 둔 경기 부양책을 펴왔다. 하지만 경기 부양 효과는 크지 않았다. 경기 급락은 막았지만 올해 1분기 성장률은 0.4%(전분기 대비)로 2개 분기 연속으로 둔화됐다. 한국은행(2.8%), 국제통화기금(2.7%)의 성장률 전망치는 이미 2%대로 떨어졌고,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은 2% 초반대까지 내려 잡았다. 기획재정부는 “소비는 고령화 등 제약요인으로 추세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면서 “재정도 민간활력 위축을 보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저성장 국면을 벗어나고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기 위해 구조개혁과 산업 경쟁력 제고 등 공급 측면의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이 이미 신산업 연구·개발(R&D)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에, 신산업에 대한 지원이 더 늦어지면 미래 먹거리 산업 분야에서의 경쟁력마저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런 산업개혁 방안이 총선 뒤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신산업 육성이 기존 한계업종 구조조정과 병행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소야대’ 정국에서 입법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정부가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고용 축소, 투자 위축, 소비 감소 등으로 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정부는 경기 하방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상반기 중앙정부·지방재정 집행목표를 6조 5000억원 상향조정할 계획이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이현규 한양대 식품영양학 교수 국민추천제 식약처 국장에 임용

    이현규 한양대 식품영양학 교수 국민추천제 식약처 국장에 임용

    이현규(53) 한양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국민추천제를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안전국장에 임용됐다. 식품영양안전국장은 국가의 식품영양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직위다. 인사혁신처는 24일 중앙부처 장·차관 등 정무직, 과장급 이상 개방형 직위, 공공기관장 등 주요 직위의 공직후보자를 국민이 직접 추천하는 국민추천제를 통해 이 교수를 임용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한 이 신임 국장은 미국 로드아일랜드대에서 식품과학 석사 학위를,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에서 식품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식품위생연구원 책임연구원을 거쳤다. 또 한국식생활문화학회 부회장, 한국식품과학회 간사, 식약처 규제심사위원,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 신임 국장은 앞으로 당류와 나트륨의 저감화 정책 및 영양표시 총괄,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정책, 식중독 예방에 관한 종합대책 등을 도맡아 추진한다. 그는 “소득수준 증대, 고령화 사회, 어린이 건강 등을 고려한 식품영양안전관리 종합계획을 효과적으로 수립, 추진하겠다”며 “그동안의 경험과 역량을 공직에 잘 접목해 국민 건강을 지키는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처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국민추천제로 등용한 공직자는 모두 30명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민간요양원 안전 허점 여전…19곳 현장점검 117건 적발

    인구 고령화에 따라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민간 요양병원의 안전관리가 여전히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 21명이 질식사하는 등 인명피해를 낳은 장성 요양병원 화재 사건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민간 요양병원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와 각 자치단체가 안전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안전처는 전국 1372개 요양병원 가운데 19곳의 안전 관리 실태를 현장 점검한 결과 피난·방화 시설 미비, 장해물 적치, 소방시설점검 부실, 유도등 미설치 등 117건의 위험요소를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안전처가 현장 점검에서 적발한 위험요소 사례를 구체적으로 보면 소화 경보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피난시설을 폐쇄·훼손·변경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경기도에 있는 한 요양병원에서는 17건의 위험요소가 발견됐다. 안전처는 오는 27일까지 보건복지부와 지자체, 해당 요양병원에 위험요소를 개선하도록 하고, 다음달 중순 재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여전히 왕성한 일정”…90세 생일 영국여왕 장수비결은?

    “여전히 왕성한 일정”…90세 생일 영국여왕 장수비결은?

     1926년 태어난 엘리자베스 2세가 21일(현지시간) 90번째 생일을 맞는다. 지난 한해 영국에서 306회, 해외에서 35회에 걸친 행사에 참석하는 등 여전히 왕성한 일정을 거뜬히 소화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엘리자베스 2세의 장수 비결로 가장 먼저 가족 이력을 들었다.  여왕 모후(왕의 어머니)는 2002년 101세로 사망했다. 옥스퍼드대 고령화연구소의 사라 하퍼 교수는 유전자가 장수 가능성의 절반 이상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하퍼 교수는 “부모나 조부모가 80대 또는 90대까지 살았다면 장수할 유전자를 물려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강력한 면역체계를 갖거나 암이나 심혈관 질환 같은 고질에 걸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유전자들은 또 위험을 감수하거나 과식 또는 과음 같은 강박적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BBC는 두 번째로 여왕에게 나쁜 습관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오랫동안 흡연한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10년 일찍 세상을 떠난다. 여왕의 전 공보비서 디키 알비터는 “여왕이 젊었던 시절에는 사람들이 지금보다 담배를 많이 피웠다”면서 “여왕의 부친과 여동생도 흡연했는데 여왕은 흡연에 관심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미국 연예전문 매체 배너티 페어에 따르면 여왕의 부군인 필립공은 결혼식날 담배를 끊었는데 여왕이 부친 조지6세의 지나친 흡연에 괴로워했기 때문이다.  여왕은 또 음주도 절제한다고 BBC는 전했다.  알비터는 “여왕이 술을 마실 때면 대개 단 한잔이다. 두 잔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여왕은 음식 섭취도 합리적이다.  여왕의 개인 요리사였던 다렌 맥그래디는 지난해 잡지 ‘피플’에서 여왕은 연회 때가 아니면 그릴에 구운 닭요리와 샐러드 같은 간단한 식사를 고수했다고 전했다.  맥그래디는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 탄수화물은 안 먹는 게 원칙이다. 저녁식사에 포테이토, 쌀, 파스타는 안 먹는다”고 했다.  왕실 연구가인 케이트 윌리엄스는 여왕이나 필립공에 식탐이 없다면서 “수많은 공식 연회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여왕은 어릴 때에도 매우 건강했다. 여왕과 여동생 마거릿 공주는 전쟁 기간에는 다른 사람들처럼 군사용 휴대용 식량을 먹었다. 여왕은 그 이후로도 계속 간단한 식사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BBC는 여왕의 장수 비결에는 ‘좋은’ 결혼생활도 있다고 봤다. 행복한 결혼생활이 장수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이 많다.  여왕과 여왕보다 5살 많은 필립공의 결혼생활은 올해로 68년째다.  알비터는 “여왕의 결혼생활은 훌륭하다. 여왕의 인생에 단 한 명의 남성이 있었고 이 남성은 필립공”이라고 했다.  또 여왕이 활동을 끊임없이 하는 것도 꼽혔다.  여왕은 윈저궁에서 지낼 땐 1주일에 한두 번 말을 타고 산책을 빼놓지 않는다. 아침에 시간이 없으면 오후에 산책한다고 알비터는 전했다.  알비터는 “요즘 근로자들처럼 여왕은 온종일 앉아있지 않다. 임관식 같은 행사를 할 때 여왕은 길게는 1시간 반 동안 서 있다”고 했다.  여왕은 또 잠자는 것에도 신경을 쓰는데 대개 7시간 잠을 자고 아침에 7시 반에는 반드시 일어난다.  이외 BBC는 여왕이 정신적으로 긴장감을 유지하는 점도 장수 비결로 꼽았다.  알비터는 “여왕은 15개 영연방국에서 오는 수많은 서류를 읽는다. 성탄절 빼고는 매일 빨간 가방에 담긴 정부 문서들을 받는데 그것들을 읽고 회신한다. 또 여왕은 예술부터 정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한다”고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여성 국회의원 51명’이 의미를 가지려면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여성 국회의원 51명’이 의미를 가지려면

    20대 총선에서 여성 후보들이 거둔 성과를 놓고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일단 수치상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17%인 51명이 당선됐다. 역대 최다다. 질적으로도 한 단계 높아졌다는 평가를 어렵지 않게 듣는다. 근거는 지역구 당선자가 26명으로 역대 최다이고,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5선 지역구 의원이 된 추미애 의원을 비롯해 다선 의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역구에 출마한 여성 후보자 98명 가운데 26명이 당선됐다. 당선율 26.5%, 4명 가운데 1명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됐다. 처음으로 20명이 넘었다. 이는 지역구 공천 단계에서 ‘지역구 30% 여성 공천’ 약속 이행은커녕 여성의 공천 비율이 10%에도 못 미쳐 ‘여성 공천 학살’이라는 말이 나오던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빛을 발한다는 평가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지역구 253개의 10%에 불과하다. 특히 10개 지역구에서 여성 후보들끼리 맞붙어 절반은 낙선이 불가피했다. 그 밖에 이번 총선에서 거둔 여성 후보들의 성적표를 살펴보면 전체 51명 가운데 초선 의원이 27명으로 53%다. 전체 초선 의원 비율인 44%보다 높다. 비례대표 의원수가 많았다는 얘기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지역구에 25명이 출마해 17명이 당선됐다. 반면 새누리당은 16명의 여성 후보 중 6명만 당선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6명, 경기 7명으로 대다수였고, 전북·광주·경북이 1명씩으로 수도권 집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비례대표 출신 의원들의 엇갈린 성적도 눈에 띈다. 더불어민주당의 남인순·진선미·한정애 의원이 지역구에 도전해 당선된 반면 새누리당에서는 비례대표 13명 중 도전장을 던진 10명이 모두 공천에서 탈락해 한 명도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전문성을 토대로 정치 경험을 쌓아 재선 의원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비례대표 제도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이 시점에서 과연 이번 총선에서 여성 후보들이 거둔 ‘17%’라는 숫자가 유의미한지 반문하게 된다. 이에 대해 함인희 이화여대 교수는 ‘자신감’의 저자인 조직사회학자 로자베스 모스 캔터의 이론을 들어 설명하는데 솔깃해진다. 캔터는 어느 조직에서든 특정 집단이 19%를 차지하게 되면 소수자로서의 지위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한다. 이번 총선 결과 여성의원 비율이 19%에는 못 미치지만 ‘구색 맞추기’ 수준은 넘어섰다고 함 교수는 긍정적으로 본다. 또 이 단계에 이르면 개인보다 개인이 속한 집단의 대표 주자로 인식되던 것에서 벗어난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여성 국회의원이 아니라 그냥 국회의원으로 인식되는 단계라는 분석이 관심을 끈다. 캔터 교수의 분석이 맞다면 그만큼 여성 의원들에 대한 기대와 요구 수준도 달라지고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다양한 경험과 전문적 식견을 보태 보다 현실성 있는 저출산·고령화, 여성·아동·청년·소외계층 대책을 도출해 내는 건 기본이고, 플러스 알파를 기대한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신명 한국여성의정 사무총장의 조언이 귓가에 맴돈다. “여성 정치인을 키우려면 당선 가능한 지역에 공천하도록 당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자질을 갖춘 정치 신인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는. 동시에 여성 의원들도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어떤 역할을 요구받는지 정확히 파악해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허투루 흘려듣기에는 아깝다. 우리는 여성 정치인들 간의 연대, 팀플레이를 강조하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그렇다고 올드보이들의 폐쇄적인 클럽 흉내를 내라는 건 아니다. 이슈별로 얼마든지 연대해 목소리를 키울 수 있다. 벌써부터 3당 체제에 따른 국정 차질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럴 때 여성 국회의원 51명이 갈등과 대립 구도를 깨는 균형추 역할을 한다면 어떨까. 현실 정치를 전혀 모르는 소리라고 손사래 칠 게 아니라 ‘여성 국회의원이 늘어나니 뭔가 다르긴 다르다’는 인식을 유권자들에게 심어 줄 수 있는 기회로 삼으면 좋겠다.
  • 구조개혁 통해 내수 살려야… 정치권 ‘협치의 묘수’ 찾아라

    구조개혁 통해 내수 살려야… 정치권 ‘협치의 묘수’ 찾아라

    설비투자 전망치 3.8%→ 0.9%로 ‘폭삭’ 상품수출도 2.2%→ 0.8%로 대폭 하향 내수·수출 부진에 ‘구조적 저성장’ 위기 우리 경제의 성장능력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2%대 저성장’의 덫에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라는 인구구조로 인해 ‘다이내믹 코리아’가 경제에는 더이상 맞지 않는 브랜드가 된 것이다. 내수, 특히 내수의 중심인 청년층을 위한 대책 마련과 구조개혁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의 총선 참패라는 정치지형의 변화와는 관계없이 정치권도 경제개혁을 위해서는 갈등 구도에서 벗어나 협치(協治)의 묘수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올해 경제전망 수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설비투자다. 지난 1월에는 올 상반기에 지난해보다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석달 만에 -1.1%로 폭삭 내려앉았다. 하반기에 증가세로 돌아서도 올 한 해 증가율이 0.9%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서영경 부총재보는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들의 설비투자 계획이 급격히 감소했다”면서 “특히 반도체, 철강, 화학, 조선업종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철강, 조선, 석유화학 등은 정부가 정한 5대 구조조정 업종에 속한다. 구조조정 대상에 설비투자를 해야 할 까닭이 없는 것이다. 구조조정마저 지지부진하다는 것도 문제다. 상품수출도 지난 1월에는 올 한 해 2.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번에는 0.8%로 내렸다. 올 상반기 전망은 아예 1.9% 증가에서 0.3% 감소다. 수출이 줄어들고 있으니 기업의 투자 계획도 위축되는 등 수출이 이제 경제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 내수, 수출이 동반 부진한 상황에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골든타임’이 연말까지 불과 8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은 만큼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정책의 패러다임이 정부에서 시장으로 옮겨 가고는 있지만 아직 시장이 구조조정을 주도적으로 하고 있지 못하다”면서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 구조조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규제개혁, 구조개혁, 서비스 시장 육성을 통해 내수 활력을 높이는 일이 필요하다”면서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은 나랏빚을 늘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위원은 “성장 능력 자체가 떨어졌는데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하고 재정을 투입하다가 일본이 거의 8년 만에 나랏빚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50%에서 100%로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내수를 확대시키기 위한 정책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 영국에서 실시 중인 생활임금 등을 예로 제시했다. 19대 국회가 임시국회를 열어 경제활성화 관련 법을 처리하기로 했지만 실천 여부는 불투명한 만큼 20대 국회에 장기적인 대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층이 좋은 일자리를 갖고 저렴한 주거비로 집을 구하고 결혼하고 아기도 낳으면 인구문제가 해결된다”면서 “청년층이 활발하게 움직여 줘야 기업구조, 산업구조가 역동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씨줄날줄] 젊은 치매/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젊은 치매/황수정 논설위원

    tvN의 드라마 ‘기억’이 잔잔한 인기를 끌고 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한 중년 남성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가 화제인 까닭은 배우의 열연과 애절한 사연만이 전부가 아니다. 드라마 속 현실이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큰 몫을 한다. 급한 볼일을 보다가도 주인공(이성민)은 정해진 시각이면 화장실로 뛰어간다. 알츠하이머 치료 패치를 붙이는 모습에는 강심장 시청자도 짠해진다. 이름하여 ‘젊은 치매’. 기억력이 젊음의 특권이라는 점에서 이보다 더 부조리한 단어의 조합은 없다. 개인 의지와 상관없이 진행되는 병은 불가항력적 삶의 소재로 드라마에서 자주 인용된다. 몇 년 전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도 젊은 치매에 걸린 주인공의 캐릭터는 강렬했다. 젊고 아름다운 여주인공(수애)이 긴 머리에 헤어롤을 친친 감았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채 애인을 만나러 가던 장면은 아직도 애잔하다. 이런 드라마를 보면서 가슴 철렁하지 않는 현대인은 드물 것이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에서 깜빡깜빡할 때가 하루에도 몇 번씩이다. 왜 컴퓨터를 켰는지 생각나지 않아 멍하게 앉아 있는 일쯤은 애교 수준. 이런 현상이 단순 건망증인지, 치매 초기인지를 고민하는 건강염려증이 유난히 많아진다는 계절이다. 과학적 근거도 있다. 겨우내 위축된 몸이 풀려 호르몬 분비에 변화가 오면 건망증이 심해질 수 있다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우리나라 80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치매 환자수의 증가세는 걱정스럽다. 2011년 29만 5000여명이던 것이 지난해 45만 9000여명으로 늘었다. 연평균 12% 가까운 꾸준한 증가치다. 치매 환자에게 들어가는 연간 진료비도 1조 6000억원을 넘었다. 노인 치매도 문제지만 50대 미만의 치매도 심각한 수준이다. 젊은 치매 환자가 전체의 0.5%를 차지하며, 이 수치는 해마다 늘고 있다. 최근 7년간 치매 진료를 받은 40대 이하의 인구가 무려 40%나 늘었다는 통계도 있다. 우리의 고령화 사회 진입 속도는 세계 최고를 기록한다. ‘치매와의 전쟁’이 예견된 마당에 초로기 치매의 경고등까지 켜진 셈이다. 고령화 사회로 가까워지면서 치매는 더이상 개인과 가정의 문제가 아니다. 범사회적으로 머리 맞대고 풀어야 하는 숙제다. 우리 정부가 ‘치매와의 전쟁’을 처음 선포한 것은 2008년. 앞으로 5년간 4800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치매 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줄여 주겠다는 3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이 지난해 발표돼 시행 중이다.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서비스는 그러나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귀띔하는 치매 예방책은 시시하다. 충분한 휴식과 머리 비우기로 스트레스 없애기. 알고 나면 더 답답해지는 해법이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열린세상] 고령화와 고고학의 지혜/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고령화와 고고학의 지혜/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유명한 추리소설가 애거사 크리스티는 나이 40에 14살 연하였던 고고학자 맥스 맬로완과 두 번째 결혼을 했다. 이후 범상치 않은 그들의 결혼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부부는 ‘고고학자는 오래될수록 흥미를 더 느끼니 여자에겐 최고의 남편감’이라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실제로 크리스티가 85세로 죽을 때까지 이 부부는 금실 좋게 살았다. 게다가 상대방의 일에도 큰 도움을 주었으니, ‘메소포타미아 살인사건’을 비롯한 그녀의 여러 추리소설에 고고학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흔히들 고고학을 값진 보물을 캐는 직업으로 생각하지만, 정작 고고학에서는 유물보다는 유물이 놓인 위치, 즉 층위를 기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유물이 아무리 귀하다 한들 발견된 위치를 모른다면 그 유물을 만들어 낸 인간들의 역사를 제대로 밝힐 수 없기 때문이다. 고고학자들에게는 화려한 보물보다는 한 자리에서 살아온 수천 년 인간의 역사가 더 소중하다. 사람이 늙는다는 것도 마치 고고학의 층위처럼 인생의 경험이 한층 한층 쌓여 가는 과정이다. 사람이 노화된다고 과거의 경험과 기억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마치 풀숲에 가려진 옛 유적처럼 그들의 지혜는 오히려 무의식의 저편에 묻혀 있다가 필요할 때에 발현되기 때문에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는 언제나 늙은이의 지혜를 믿어 왔다. 그렇지만 전근대 사회에서 인간의 수명은 매우 짧았기에 늙어 가는 것은 극히 소수에게만 주어진 기회였다. 동북아시아에서 최초의 청동기시대인 4000년 전 하가점하층문화의 무덤 유적인 다뎬쯔에서 700여기의 무덤에 묻힌 인골을 분석한 결과 그중 40대 이상은 10% 이하였다. 문명의 발생 이후에도 여전히 늙어 가는 것은 운 좋은 소수만 가능했다. 인생 100세를 넘보는 지금의 고령화 사회는 지난 수백만 년의 역사에서는 겪어 보지 못한 새로운 경지다. 더욱이 의학의 발달로 수명뿐 아니라 지적인 능력도 계속 유지가 된다. 예전에는 진즉에 은퇴했을 법한 백발의 전문가들이 녹슬지 않은 전문적인 지식에 연륜을 더해 사회 곳곳에서 활동하는 것을 그리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고고학의 층위처럼 쌓인 인간의 지혜와 경험이 유감없이 발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늙어 가는 모습이 언제나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자신들의 젊을 때 경험과 생각을 앞세우며 막무가내로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우는 일부 노년 세대도 있고, 반대로 늙은 세대가 자신들의 기회를 빼앗아 간다고 갈등의 각을 세우는 일부 젊은 세대도 있다. 이런 모순은 늙어감을 지혜의 축적보다는 생산성의 퇴보로만 생각하는 사회적 통념과도 관계 있다. 그러니 사람들은 늙음을 거부하려고만 한다. 동안 열풍도 결국은 쓸모없는 늙은이가 되기를 거부하려는 열망이 표현된 것이다. 흔히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한다. 원래 나이에 관계없이 인생을 적극적으로 살라는 말이지만 요즘은 늙음을 거부하는 뜻으로 더 많이 쓰인다. 사실 세상 모든 것을 바꾼다고 해도 나이는 바꿀 수가 없다. 매스미디어는 동안을 유지하는 사람들을 경쟁적으로 비추어 주지만, 사실 수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서 노화를 늦추는 것일 뿐이다. 메소포타미아의 영웅 길가메시도, 중국의 진시황도 찾지 못한 영원한 젊음의 길을 우리라고 찾을 수 있을까. 오히려 늙어감의 기쁨을 찾는 것이 더 빠르지 않을까. 100세 인생이라고 한다면 인생의 절반은 생식을 비롯한 육체적 그리고 사회적인 능력이 감퇴한 채로 산다는 뜻이다. 이 절반의 인생을 위해 물질적인 연금은 물론 노년의 지혜가 제대로 발휘되는 정신적인 연금을 쌓기 위해 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지난 세기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탈식민지, 민주화와 그리고 경제발전을 이룩해 왔다. 그 소중한 역사를 담은 세대들이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서 함께하며 그 경험을 공유하고 함께 앞날을 모색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축복이 아닐까. 유적의 층위 사이에서 인간의 역사를 찾아내면서 우리의 앞날을 모색하는 고고학의 지혜가 급격히 고령화되는 우리 사회에 또 다른 시사점을 준다.
  • ‘헬스케어 플랫폼 30兆 시장’ 애플·삼성 등 치열한 선점 경쟁

    ‘헬스케어 플랫폼 30兆 시장’ 애플·삼성 등 치열한 선점 경쟁

    10개월 된 아들을 키우는 주부 김모(34)씨는 산후조리원을 나온 뒤부터 수시로 인터넷 육아 카페를 들락거렸다. 신생아 아들 얼굴에 번진 발진은 물론 평소와 다른 변 상태를 확인하려고 기저귀 사진을 찍어 올렸다. 열이 날 때도 대처법을 카페의 ‘육아 고수’에게 묻는 게 순서였다. 김씨는 “매일 병원에 갈 수도 없는 노릇인데 아이를 먼저 키운 엄마 선배의 경험담을 들으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머지않아 초보 맘들이 인터넷 카페에 의존하는 대신 스마트폰에 자녀의 건강 관리를 맡길 날이 올 전망이다. 스마트폰에 연동되는 웨어러블 기기로 맥박, 호흡수 등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유전체 정보, 식이영양, 생활정보를 종합 분석해 주는 모바일 헬스케어 시스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이런 정보가 모여 빅데이터가 되고 분석 기술이 고도화하면 질병의 낌새를 알아차려 미리 일러 주거나 적절한 치료법과 병원 의사를 연계해 주는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급속한 고령화와 의료비 상승으로 의료 패러다임은 치료 중심에서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와 예방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모바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과 맞물려 헬스케어 산업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수명 연장 시대를 앞당기는 것이다.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은 조사기관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2017년에 약 30조원, 2020년 70조원 안팎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구글,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은 헬스케어 플랫폼을 선점하려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헬스케어 플랫폼은 스마트워치, 핏빗 등 웨어러블 기기에서 측정된 생체신호와 개인 건강 정보를 가상 저장공간인 클라우드에 실시간으로 업로드하고 정보를 통합한다. 또 이렇게 형성된 빅데이터를 병원과 연구기관에 제공해 질병 치료 및 연구에 쓰고 환자와 병원을 연계하는 적극적 역할을 한다. ‘연결 산업’인 플랫폼의 속성상 참여자가 많을수록 정보의 정확도와 질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각 기업은 ‘선수’ 영입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애플은 헬스케어 사업자 가운데 가장 앞선다. 2014년 6월 애플이 선보인 ‘헬스킷’은 애플워치와 900여개의 헬스케어 관련 앱 및 기기, 병원을 연결하는 개방형 헬스케어 플랫폼이다. 미국 주요 23개 병원 가운데 15곳이 헬스킷을 만성질환자 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애플은 미국 최대 전자건강기록(EMR) 회사 에픽 시스템스, 메이요 클리닉과 협력해 원격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 애플이 2015년 3월 내놓은 ‘리서치킷’은 의사, 과학자, 연구자를 위한 질병 연구 플랫폼이다. 전 세계 7억대의 아이폰 내장 특정 센서로 사용자 걸음, 운동능력, 기억력, 목소리 떨림 등 건강 정보를 파악해 각종 질병 연구에 활용한다. 존스홉킨스대, 듀크대 등 5개 의료기관이 파킨슨병, 흑색종, 유방암 등을 리서치킷을 통해 연구하고 있다. 영상 통화를 통해 아이 얼굴만 보고 자폐증 등 발달장애를 진단하거나 애플워치의 센서를 통해 간질 발생을 예측하는 등 새로운 의학적 진보가 일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서치킷을 통해 직접 수익을 창출하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애플 헬스케어 생태계의 가치를 높이려는 것이 애플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2014년 6월 ‘구글핏’을 공개했다. 의료 관련 모바일 앱에서 생성된 건강 정보를 수집하는 플랫폼이다. 본격적인 의료서비스 제공보다는 개인 피트니스 정보 활용에 초점을 두고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구글핏의 협력사를 보면 체중감량앱 눔, 야외활동앱 런키퍼 등 건강 관리 서비스와 아디다스, 나이키 등 스포츠용품 회사 중심이다. 이는 구글이 과거 개인 전자건강기록 서비스인 구글 헬스를 론칭했다가 실패한 경험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글은 99달러에 개인 유전체를 해독해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앤드미에 투자하는 등 헬스케어 사업에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도 2014년 삼성 디지털헬스 플랫폼을 발표했다. 각종 기기에서 수집한 건강 정보를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한 뒤 정제된 데이터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플랫폼 ‘사미’와 심장박동, 호흡, 혈압 등을 측정하는 손목밴드 형태의 웨어러블 ‘심밴드’를 선보였다. 삼성은 플랫폼 강화를 위해 클리블랜드 클리닉 등 글로벌 협력사 24곳과 손을 잡았다. 지난해에는 중국 최대 보험 핑안보험그룹과 중국 내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전략 파트너십을 맺는 등 중국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산업 발전 측면에서 모바일 헬스케어는 미래 성장을 이끌어 갈 전략 분야로 꼽히고 있으나 걸림돌이 적지 않다. 정부가 개인정보 보호 등 보안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합리적인 수준에서 규제를 풀어 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승관 성남산업진흥재단 책임연구원은 “헬스케어 플랫폼에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확대하려면 개인정보 보안 및 인증 기술을 지원하고 의료기관의 역할과 사업 모델을 새로 정립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의료법 적용을 받는 스마트 헬스케어는 실제 사용과 확산에 현실적으로 많은 제약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50세미만 젊은치매 年2000명 넘어… 스트레스 ‘혈관성’ 많아

    50세미만 젊은치매 年2000명 넘어… 스트레스 ‘혈관성’ 많아

    치매 환자가 5년 전보다 1.6배 증가해 지난해에는 46만명이 치매 진료를 받았고 80세 노인 5명 가운데 1명은 치매를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50세 미만의 젊은 치매 환자도 해마다 2000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1~2015년 병원 진료를 받은 치매 환자를 분석한 결과 2011년 29만 4647명이던 환자가 2015년 45만 9068명으로 16만 4421명 늘었다고 17일 밝혔다. 치매환자가 최근 5년간 연평균 11.7%씩 증가한 셈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치매 환자가 5년 전보다 55.8%나 늘어난 이유에 대해 “고령화와 스트레스 등의 요인 외에도 보건소의 치매검진사업이 2010년부터 대대적으로 확대돼 그간 통계에 잡히지 않았던 치매 환자가 겉으로 드러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치매 환자가 급증하면서 환자의 가족은 물론 국가의 직·간접적 경제 부담도 늘고 있다. 지난해 치매 치료에 든 비용은 총 1조 6285억원으로 2011년보다 7630억원 늘었다. 치매 진료비는 이미 2012년 1조원을 넘어섰으며, 급격한 고령화와 함께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복지부 연구용역보고서 ‘치매노인실태조사(2011년)’에 따르면 치매 환자는 향후 20년마다 두 배씩 증가해 현재 50대가 70대가 되는 2030년에는 117만명, 현재 30대가 70대가 되는 2050년에는 218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의료비는 평균 327만원 수준으로 뇌혈관질환(204만원), 당뇨(59만원), 고혈압(42만원) 등 4대 만성질환보다 현저히 높다. 적절한 예방과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막대한 가계 부담과 건강보험재정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발생한 전체 치매 환자의 88.6%는 70세 이상 노인으로 80대(42.8%), 70대(35.6%), 90세 이상(10.2%) 순으로 많지만 50대와 50대 미만에서도 치매 환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안심할 순 없다. 50대 치매 환자는 1만 689명(2.2%), 50대 미만 환자는 2190명(0.5%)이다. 50세 이상은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치매가 72.2%로 가장 많지만 50세 미만은 알츠하이머병(39.9%) 외에도 혈관 손상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26.9%) 비중이 높은 편이다. 혈관성 치매는 조기에 발견하면 호전될 가능성이 크다. 치매는 아직 확실한 예방법이 없지만 운동, 음주·흡연·스트레스 줄이기 등 생활 수칙을 지키고 치매 조기검진을 받는다면 어느 정도 발병률을 줄일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 해마 부위가 손상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제3차 치매관리 종합계획(2016~2020)’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신경인지검사 등 치매정밀검진 비용을 건강보험에서 지원하고 치매 환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도 병원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 수가(의료행위에 대한 대가)를 신설할 예정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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