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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용·저출산, ‘세대’ 탓일까…‘세대 플레이어’를 의심하라

    고용·저출산, ‘세대’ 탓일까…‘세대 플레이어’를 의심하라

    세대 게임/전상진 지음/문학과지성사/332쪽/1만 4000원세대 갈등이라는 새로울 것 없는 해묵은 문제가 새삼스럽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건 지난 겨울 광장에서다. 촛불 집회와 태극기 집회가 맞붙은 광장은 세대 간 전쟁터로 비쳐졌다. 촛불 집회에 참여하는 사람은 20~70대로 그 연령이 다양한데도 마치 청년과 기성 세대의 충돌 그 자체로 여겨졌다. 이것만 두고 보면 레스터 서로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가 1996년 한 칼럼에서 “가까운 미래에 계급 전쟁은 빈자와 부자의 대결이 아니라 젊은이와 노인의 싸움으로 다시금 정의될 것”이라고 예견한 것처럼 한국 사회에도 세대 간 전쟁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것처럼 보인다. 오랫동안 세대론을 연구해 온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신간 ‘세대 게임’에서 진짜 문제는 세대 갈등이 아니라 ‘세대 게임’이라고 주장한다. 세대 게임은 게임의 판을 짠 집단들이 어떤 이익을 취하기 위해 세대를 활용하여 사람들의 경쟁이나 싸움을 부추기는 움직임을 가리키는 말로 전 교수가 만든 신조어다. 전 교수에 따르면 이 게임을 고안하고 설계하는 ‘세대 플레이어’는 일자리, 저출산, 고령화 등 사회 도처에 널려 있는 여러 가지 현안들을 세대의 문제로 해석해 기업, 자본, 정치권력 등 다른 원인에 주목하지 못하도록 한다. 세대와 상관없는 문제도 세대 대립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원인에 주목하지 못하도록 시선을 돌리기 위함이다. 이 탓에 일부 기득권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청년과 노인을 비롯한 기성세대의 삶이 각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청년과 기성 세대의 전쟁만이 유독 부각된다. 현대 사회에서 하필 세대라는 개념에 주목하는 이유는 한국 사회의 정체성을 표현하기에 이보다 ‘핫’한 상품이 없기 때문이다. 전 교수는 한때 집합적 정체성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민족’의 효력이 약해지고, 다른 나라에서 중요한 버팀목이었던 ‘계급’이 우리나라에서 변변한 역할을 한 적이 없는 와중에 이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운 것이 바로 ‘세대’라고 주장한다. 또 세대는 모든 것을 지칭하지만, 아무것도 지칭하지 않는 가소성 때문에 조작과 선동의 효과적인 도구로 쓰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교수는 세대라는 용어가 청산해야 하는 ‘나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세대가 지닌 분석적 도구로서의 힘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세대를 활용해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는 집단과 세력의 준동도 커지고 강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전 교수에 따르면 우리가 당장 해야 할 일은 하나다. 세대 게임의 플레이어들이 짜 놓은 전쟁터에 참전하기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주저하는 것’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국가지급 보장돼야 ‘용돈연금’ 꼬리표 뗀다

    국가지급 보장돼야 ‘용돈연금’ 꼬리표 뗀다

    이달로 30살 생일을 맞은 국민연금이 기로에 섰다. 올해는 향후 5년간 국민연금 재정 변화를 예측하는 ‘제4차 재정계산’이 예정돼 있다. 정부는 이 재정계산을 바탕으로 오는 10월 말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을 수립해 미래 연금 보장성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용돈연금’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는 국민연금의 보장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따라서 ‘소득대체율’ 상향이 불가피하다. 소득대체율은 국민연금 급여액이 생애평균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 월평균 소득이 100만원인데 매달 50만원을 연금으로 받는다면 소득대체율이 50%에 해당한다. 하지만 소득대체율을 높여 연금액을 늘리면 기금 고갈 시기가 당겨진다. 기금 고갈을 막으려면 보험료를 더 많이 받아야 한다. 그러나 국민들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의 늪에서 빠져 나오려면 결국 국민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5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자는 1988년 443만명으로 시작해 지난해 9월 말 기준 2184만명으로 5배로 늘었다. 연금 수급자도 제도 시행 1년 뒤인 1989년 1798명에서 올해 9월 말 496만명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연금 기금 규모는 612조 4457억원으로 세계 3대 연기금으로 불린다. 그러나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은 여전하다. 기금 고갈 우려 때문이다. 2013년 제3차 재정계산 당시 국민연금 재정 고갈 시기는 2060년으로 예측됐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58년, 시민단체인 한국납세자연맹은 2051년으로 더 빨리 고갈될 것으로 예측했다. 인구 고령화 속도와 경기 변동에 따라 기금 고갈 위험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는 “국민들의 노후 보장이라는 본래 취지는 사라지고 오로지 ‘기금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라는 공급자 중심의 인식만 강조하다 보니 생긴 현상”이라고 지적했다.정부와 국회는 어쩔 수 없이 국민연금법에 소득대체율을 매년 하향하는 고육책을 명시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연금 개혁은 국민들이 기금 고갈이라는 프레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더 세게 옭아매는 역할을 했다. 1988년 연금 출범 당시 소득대체율은 70%였지만 법 규정에 따라 매년 0.5% 포인트씩 감소해 올해는 45%로 낮아졌다. 10년 뒤인 2028년이면 40%로 낮아진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지 않은 명목소득대체율일 뿐 ‘실질소득대체율’은 지난해 24%에 그친다. 지난 3년간 월평균 소득 218만원에 24%를 적용해 지난해 연금수급자가 받은 평균 연금액을 산출해 보면 월 52만 3200원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산출한 지난해 최소 노후생활비 104만원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앞으로는 이 금액이 더 낮아진다. 올해 기초연금액을 올해 25만원, 2021년까지 30만원으로 인상해 노후소득을 보완하지만 불안감은 완전히 가시질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은퇴 연령인 66세 이상을 기준으로 하면 우리나라의 빈곤율은 45.7%(2015년)나 된다.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문 대통령은 이런 문제를 인식해 대선에서 소득대체율을 50%로 반등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실제로 소득대체율 50%를 유지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014년 국회의원이었을 당시부터 계속 소득대체율 최저선 45%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권미혁 의원도 45%를 유지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재정 부담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점이 문제다. 국회 예산정책처 분석 결과 소득대체율 최저선을 45%로 유지하면 매년 18조원, 50%로 정하면 36조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해진다. 2051~2060년에는 인구 고령화로 연금 수급자가 1358만명으로 늘어난다. 이 기간 추가로 필요한 재정은 각각의 시나리오에 따라 359조원, 719조원에 이른다. 예산정책처는 “보험료를 현 상태로 유지하면 정부가 예측한 2060년보다 기금 고갈 시기가 4~7년 앞당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시나리오를 두고 현 제도를 유지한다고 해도 당장은 큰 문제가 없다. 국민연금공단의 중기재정분석에 따르면 적립금 규모는 지난해 600조원 규모에서 2021년 789조원으로 급격히 늘어난다. 그러나 예산정책처 예측으로 2042년, 정부 예측은 2044년부터 재정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면서 기금 규모가 급격한 하향세를 보이다가 2058~2060년 기금이 모두 소진된다. 보험료율 인상은 시간문제일 뿐 영원히 묻어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1988년 월 소득의 3%로 시작해 5년마다 3% 포인트씩 높아져 1998년 9%(직장 가입자는 본인부담금 4.5%)가 됐다. 이후 올해까지 변화 없이 9%를 유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공단, 한국금융연구원 등 정부기관들은 2013년 제3차 재정계산 때부터 줄곧 보험료율을 단계적으로라도 12.9%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주도적으로 이 문제를 끌고 나갈 기관은 없다. 국민들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공적연금은 직장 근로자 등 대상이 되면 의무가입해야 한다. 이 의무가입 규정조차 불만인 이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정부는 국민연금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한다. 전문가들은 보험료 인상을 꺼내기 전에 국민들이 불안하게 생각하는 이유부터 점검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민에게는 신뢰를 높이기 위한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고 재정 안정에 도움이 될 만한 요구만 계속 내놓는 정부의 태도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 중심에 ‘국민연금 지급보장 명문화’가 있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다른 직역연금은 기금이 고갈돼도 관련 법률로 국가 지급을 보장하고 있지만 국민연금은 급여 지급에 대한 국가 책임이 법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국민에게 보험료 인상에 대한 동의를 얻어내려면 지급보장 명문화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2006년 5월 참여정부 당시 유시민 복지부 장관이 연금지급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거론했지만 실현하지 못했고 2012년 새누리당 의원들이 법제화에 나섰지만 청와대, 기획재정부 등의 반대로 다시 무산됐다. 기재부는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국가 잠재부채(충당부채)가 늘어나 국가 채무비율이 높아지면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진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이 경우 정부나 기업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가산금리를 물어야 하고 국제 경쟁력에도 심각한 타격을 준다는 주장이다. 국민연금을 국가가 지급보증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 어디에도 없다는 주장도 내세운다. 이에 대해 연금 전문가인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어느 나라도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연기금을 잠재부채로 규정해 회계에 반영하지 않는다”며 “참고자료로 낼 뿐이지 누구도 국민연금을 부채로 여기질 않는다”고 반박했다. 군인연금이나 공무원연금처럼 국가가 사용자인 연금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부 국가가 회계로 반영해 부채로 반영되지만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연금은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기재부 논리 자체가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고령화가 심한 일본은 국가 부채가 240%인데 만약 국민연금을 국가부채로 잡는다고 하면 국가부채가 500~600%로 늘어난다”며 “국민연금을 부채라고 여기는 인식 자체가 난센스”라고 덧붙였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위원장도 “이미 법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제도 신뢰에 도움이 된다면 국가의 국민연금 지급보장을 법에 명시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전 정권과 달리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런 논의가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남인순·정춘숙 의원은 지난해 8월 국가의 국민연금 지급보장을 명시한 국민연금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국가 지급보장을 명문화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주 이사장도 지난 2일 전북 전주 공단 본부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어떤 경우에도 국민연금은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 국가의 지급보장을 보다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다. 보험료 인상폭이나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김 교수는 “국민연금기금 고갈을 막으려면 보험료 인상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며 “1인 가구 최저생계비 수준인 소득대체율 50%를 달성하기 위해 보험료율을 3~4% 포인트 인상하는 것은 여건상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은 보험료율을 즉각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기금 고갈 시점을 연동시켜서 보면 2020년대부터 1년에 0.2% 포인트씩 단계적으로 4% 포인트까지 올리면 50% 수준의 보장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지만 일단 12~14% 수준을 목표로 두고 이번 4차 재정계산을 통해 단계적으로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더불어 보험료를 실제 소득에 맞게 더 내되 연금은 더 받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소득상한액은 449만원으로, 월 449만원을 벌든 1000만원을 벌든 보험료는 40만 4100원(449만원×9%)으로 같다. 공무원연금의 상한액은 월 805만원으로 국민연금의 2배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논쟁의 근본적 해법으로 ‘퇴직연금’을 거론했다. 국민연금에 쏠린 부담을 줄이고 노후 소득 보장을 강화하려면 퇴직연금을 적극 활용해 다층 보장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 위원장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퇴직연금을 활용한 3층의 다층 연금제도를 구축해야 한다”며 “하위 계층은 기초연금을 더 올려 소득을 보장하고 중간 계층은 퇴직연금을 공적 연금형태로 발전하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해 보장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도 “우리는 개인연금 가입자가 많아 공적연금에 더 이상 투자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퇴직연금을 통해 다층 보장체계를 갖추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애국 내세운 출산 장려는 위협일 뿐… 가족의 틀부터 깨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애국 내세운 출산 장려는 위협일 뿐… 가족의 틀부터 깨야”

    10년간 126조원을 쏟아부었는데도 세계 최하위 수준의 출산율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가다간 곧 ‘인구절벽’이 닥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제6기 위원회가 출범했다. 이번 위원회는 정부위원을 기존 17명에서 10명으로 줄이고, 민간위원을 10명에서 17명으로 늘려 현장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처음으로 20대 위원이 위촉된 것이다. 1990년생으로 올해 스물여덟 살인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가 주인공이다. 지난달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출범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바로 옆자리에 앉아 주목받았다. 최연소 위원이 된 사연과 포부가 궁금했다. 요즘의 20대가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가는지 생생한 목소리도 듣고 싶었다. 조 대표는 온라인 영상 미디어 스타트업 ‘닷페이스’를 창업한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4월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으로 뽑혔다. 그가 대한민국 20대 청춘을 대표하지는 않겠지만 20대의 삶과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하나의 창은 될 수 있으리라.→저출산고령사회위가 발족한 게 2005년 9월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저출산 문제 당사자인 20대 위원이 한 명도 없었다니 아이러니다. -저도 놀랐다. 다른 정부 위원회도 20대는 거의 없다고 하더라. 위원 구성을 다양하게 하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들었다. 재작년에 한국, 일본, 대만, 홍콩의 청년 주거 현실을 취재한 책(‘청년, 난민되다’)을 냈을 때 알게 된 분이 저를 위원회에 추천하셨다.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해 부모와 한집에서 사는 30~40대들을 만나면서 청년 주거 문제가 일자리, 결혼, 출산, 부모 봉양 등 다양한 요소가 얽힌 복합적인 사회 문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저출산 문제에 평소 관심이 많았나. -위원회에서 연락이 오기 전까지 관심 밖이었다. 아이를 많이 낳아야 애국자라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저출산 정책은 20대에게 위협적인 메시지일 뿐이다. 정부가 공개한 출산지도가 줬던 충격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2016년 12월 행정자치부는 전국 243개 자치단체의 출산통계를 담은 ‘대한민국 출산지도’에 지역별 가임기 여성 숫자를 공개해 ‘여성을 애 낳는 기계로 취급하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도 위원으로 참여한 이유는. -방관하기보다 뭐라도 이야기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 위원회 첫 모임에서 “저는 출산할 권리보다 낙태할 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결혼, 출산이 더는 당연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각자 행복해지기 위해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들을 인정하고, 한가지 길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개인의 삶의 질을 고민하는 게 먼저다. 위원회에서 얼마나 받아들여질지 모르겠으나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본다. 위원회가 저를 잘못 데려왔다고 후회하지 않으실지 사실 걱정도 된다.(웃음) →저출산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지금까지는 엄마, 아빠, 자녀로 구성된 ‘정상 가족’의 틀 안에서 출산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 제 주변에는 한국에서 결혼을 할 수 없어 이민 간 성소수자 친구들이 있다. 같이 살지만 결혼은 하지 않겠다는 커플도 적지 않다. 비혼이든, 동성 가정이든 상관없이 아이를 키우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혼부부 주거 지원이나 출산·보육료 지원처럼 이미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부모에만 집중돼 있는 정책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 20·30대 청년들이 왜 결혼하지 않으려 하고, 아이를 갖지 않으려 하는지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악해 해법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은 청와대 간담회에서 “국가 주도의 정책에서 사람 중심 정책으로, 출산과 자녀 양육을 인권으로 존중하고 청년과 여성의 기대를 높일 수 있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해오던 대로 하면 저출산고령화 해결에 방법이 없다”면서 기존의 틀을 깨는 획기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현재 미혼인데 결혼과 출산에 대한 계획을 물어봐도 되나. -아직 잘 모르겠다. 집도 있어야 하고, 여러 가지 갖춰야 할 조건이 많지 않나. 무엇보다 제 삶을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고민이다. 유능하고 일 잘하던 여자 선배들이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 사라지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저도 그런 ‘사라진 언니’가 될까 봐 겁이 난다. →그래도 성공한 청년 창업가 아닌가. 닷페이스에 대해 설명해 달라. -20대에서 30대 초반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영상 뉴스 콘텐츠를 생산하는 미디어 스타트업이다. 기성세대의 상식이 아닌 우리 세대가 생각하는 상식에 대해 발언하자는 취지로 2016년 3월 시작했다. 성장기에 급격한 사회변화를 겪은 밀레니얼 세대는 누가 깃발을 대신 들어줄 필요가 없는 세대다. 광화문 촛불 집회에서 봤듯 각자가 깃발을 든다. 시위할 때도 운동권 투쟁가 대신 소녀시대의 히트곡을 부른다. 거대담론보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불합리, 부조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다. 닷페이스는 개개인의 이런 문제의식을 중요하게 여기고, 적극적으로 대변한다. 저는 거창하게 세상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3m 이내의 세상부터 변화시키면 되지 않을까. 닷페이스의 닷(dot)은 그런 의미의 점이다. (※닷페이스는 자체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 구독자는 10만 명이 넘는다.)→어떤 이슈들을 다루나. -인권, 페미니즘, 인종차별 등 20·30대가 관심을 두는 주제를 폭넓게 취재한다. 물론 정치, 사회 이슈도 중요하게 다룬다. 재작년 강남역 살인사건 때 포스트잇 릴레이 추모 현장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하면서 매체 인지도가 많이 올라갔다. 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들이 퀴어문화축제에서 프리허그를 하는 장면을 찍은 영상은 조회 수 500만을 기록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최근엔 10대 여성인권센터와 협업해 성매수 남성들을 고발하는 영상을 제작했다. 10대 여성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로 취급하는 아동청소년법 개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과 피해 여성을 후원하는 크라우드 펀딩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기존 언론이 다루지 않지만 20·30대가 궁금해하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게 우리 목표이자 생존전략이다. →포브스가 아시아 여성 리더로 선정했는데. -제가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기보다 매체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선정했다고 생각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매체를 신선하게 본 것 같다. 국내에서 몇 분이 저를 추천했고, 이메일 인터뷰와 대면 인터뷰를 거쳐 결정됐다. 같이 일하는 동료 10명 모두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 조 대표와 인터뷰를 하면서 막연하게 알았던 밀레니얼 세대의 실체가 어느 정도 손에 잡히는 듯했다. 학생인권침해에 항의해 고교를 자퇴한 그는 연세대 심리학과에 입학한 뒤 인터넷매체 미스핏츠를 만들고, 제보 영상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플랫폼 비트니스를 창립하는 등 다양한 통로로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왔다. 녹록지 않은 불확실한 현실에서도 뚜렷한 주관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의 모습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다른 이름, N포 세대의 희망이 엿보였다. coral@seoul.co.kr
  • [함께 가기엔 먼 우리] 기업들 “적합한 일 없어” 장애인 안 쓰고…왕따·투명인간 취급도

    [함께 가기엔 먼 우리] 기업들 “적합한 일 없어” 장애인 안 쓰고…왕따·투명인간 취급도

    지난해 5월 기준 95만 3008명의 장애인이 우리 주변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장애인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숱한 난관을 넘어야 한다. 기업과 공공기관은 ‘적합한 직무가 없다’며 장애인 고용을 외면하고, 함께 일해야 할 동료들도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인식이 팽배하다. 전체 장애인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임금노동자는 61.8%인 58만 9067명에 불과한 이유기도 하다. 청년 실업, 저출산·고령화,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올해도 일자리가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장애인 일자리 정책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 “다치기 전 취업 준비할 때는 ‘이번에 안 되면 다른 기업을 노리자’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잖아요.”지난달 19일 경기 고양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일산직업능력개발원에서 만난 최원혁(37)씨는 취업 준비를 앞두고 불안한 마음을 토로했다. 최씨는 10년 전인 2008년 원인 불명의 척수 손상으로 다발성경화증을 앓게 되면서 하반신이 마비됐다. 세계 금융위기 직후 최악의 실업난 속에서 어렵사리 들어간 직장에서 일한 지 10개월 만이었다. 이후 2014년까지 우울증과 무기력으로 인해 방 안에서 폐인처럼 지냈다. 최씨가 일자리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계기는 단순했다. “평소처럼 집 안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데 문득 부모님께 죄를 짓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돈을 벌고, 남들처럼 부모님께 용돈을 드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일단 도전해 보기로 했다.”●“사설 직업 교육은 꿈도 못 꿔” 또래의 다른 친구들처럼 기술을 배우고, 일자리를 구하기 시작했지만 사회는 녹록지 않았다. 최씨가 취업할 수 있는 직장은 범위가 한정돼 있었다. 하반신을 움직일 수 없는 최씨는 휠체어가 다닐 수 없는 직장이나 장애인 화장실이 없는 곳에서는 도저히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발원에서 귀금속 공예 교육을 받고 있는 최씨는 “남들처럼 토익학원을 다닐 수도 없고, 다른 사설 직업 교육은 꿈도 꿀 수 없다”면서도 “장애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기술과 실력을 갖추기 위해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개발원에는 귀금속공예 외에도 컴퓨터응용기계, 디자인, 네일아트, 소프트웨어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직업훈련과정이 운영되고 있었다. 훈련생들은 강사들의 강의 내용에 맞춰서 내용을 익히기에 여념이 없었다. 네일아트 과목을 지도하는 정명수 강사는 “교육과정도 다른 사설 학원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빡빡하고, 그만큼 훈련생들 실력도 뛰어나다”며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까운 기술을 썩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장장애가 있는 허한나(26·여)씨는 “선천적인 장애라 체력적인 한계나 요건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할 때도 있다”면서도 “장애가 있다는 사실이 취업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무 기술 교육 이후 실제 취업까지 이어지는 과정은 순탄치 않다. 2017년 장애인 고용 통계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만 15세 이상)에 해당하는 장애인 246만 80명 가운데 경제활동을 하는 인구는 95만 3008명으로 전체의 38.7%에 그친다. 전체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63.6%)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정부는 상시 근로자 100인 이상 공공기관(3.2%), 민간기업(2.9%)에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으면 부담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2015년 3966억원이었던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2016년 4129억원, 2017년 4329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부담금을 내고 장애인 고용 의무를 면제받고 있는 것이다. 구일모 일산직업능력개발원 직업상담팀 과장은 “장애 유형별로 적합하지 않은 직무는 있겠지만, 장애인이 할 수 없는 일은 없다”며 “장애인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함께 일을 한 뒤에는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기업체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노동자의 업무수행 정도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은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응답이 장애인 미고용 사업장보다 많았다. ●장애인 취업자 38.6%는 단순노무 장애인은 일자리를 구하고 난 뒤에도 사내 따돌림이나 임금, 근무시간 등 노동조건과 관련해 차별을 받기도 한다. 실제 장애인 취업 인구 가운데 38.6%는 단순노무 종사자이고, 전체 임금 노동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은 59.4%(2017년 5월 기준)에 달한다. 전체 인구의 임금 노동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은 32.9%(2017년 8월 기준)다. 취업을 준비하는 지체장애인 서모(32)씨는 “의무 고용 때문에 뽑기는 하지만, 이후 아예 일을 시키지 않거나 투명인간 취급하는 회사도 있다”며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장애인은 최저임금을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장시간·저임금 단순노동만 시키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올 ‘바이오 원천기술 개발’ 정부 예산 3490억 투입

    치매 연구 97억 작년의 2배 고령화 사회를 위협하는 난치병인 치매 연구에 정부 예산이 집중 투입된다.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R&D) 성과를 상용화하기 위해 ‘연구소 창업’은 물론 ‘병원 내 벤처’도 활성화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바이오 분야 원천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관련 예산은 지난해 3157억원보다 10.5% 늘어난 3490억원이다. 우선 치매와 감염병 등 이른바 ‘국민생활문제 해결형’ 연구에 지원이 대폭 강화된다. 치매 연구에는 지난해(50억원)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97억원이 투입된다. 과기정통부는 보건복지부와 공동으로 올해 상반기 안으로 ‘국가 치매 연구개발 중장기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메르스와 지카바이러스 등 감염병 연구에도 지난해(164억원)보다 85억원 많은 249억원이 배정됐다.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줄기세포 분야에도 352억원이 지원된다. 혁신성장동력 창출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확대된다. 신약 개발 예산으로 594억원을 쓸 예정이다. 신개념 항암제, 유전자 치료제 등 신약 후보물질 32개를 발굴한다는 게 목표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심장 모니터링 기기, 모바일 진단기기 등 43개 유망 의료기술 개발을 목표로 253억원을 지원한다. R&D 성과를 경제 효과로 이끌 ‘바이오 벤처’도 적극 육성할 예정이다. 신약·의료기기 등 15개 유망 바이오 벤처를 대상으로 연구소에 창업 공간을 제공하고, 연구자의 기술과 금융가의 자본을 결합한 11개 바이오 특수목적법인(SPC)을 지원한다. 병원 중심으로 연구·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의료기관 내 벤처입주사업’(81억원)을 추진하고, 젊은 의사들이 환자를 보는 시간을 줄이는 대신 연구 기회를 늘려 주는 ‘의사과학자 연구역량 강화사업’(56억원)도 실시한다. 과기정통부는 “바이오 분야 기술 개발을 저해하는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개선 방향을 도출하고, 4차 산업혁명위원회 등 협의체에서 실제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향후 20년 생산인구… OECD 0.1% 줄고, 한국은 19% 급감

    향후 20년 생산인구… OECD 0.1% 줄고, 한국은 19% 급감

    저출산·고령화 탓… 대책 시급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 15~64세 생산가능인구 감소 속도가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보다 월등히 빠른 것으로 나타나 고령사회 대응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고령사회 대응 중고령자 인력 활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 3763만명을 정점으로 지난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총인구 대비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2017년 73.1%에서 2027년 66.3%, 2037년 58.3%로 하락해 노동력은 줄어들고 고령인구만 급증해 사회의 부양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향후 20년간 OECD 회원국들은 40세 미만 인구만 감소하고 연령대별 인구 감소폭이 최대 4% 미만에 그치지만 우리나라는 50대까지 감소하고 감소폭은 10∼30%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OECD 회원국 평균을 분석한 결과 2017∼2037년 15세 미만 인구가 2.7% 감소하고 생산가능인구 중에서는 15∼19세 0.7%, 20대 3.3%, 30대 3.3%가 각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40대와 50대 인구는 각각 0.5%, 1.4% 증가한다. 60~64세는 10.3%, 65세 이상은 47.4% 증가한다. 향후 20년간 전체 생산가능인구는 0.1% 감소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같은 기간 15세 미만이 11.5% 줄어드는 데 이어 15∼19세 25.5%, 20대 33.5%, 30대 29.0%, 40대 18.8%, 50대 11.9%가 줄어든다. 반대로 60~64세는 23.5% 늘고 65세 이상은 무려 118.6% 증가한다. 이에 따라 생산가능인구는 20년 동안 18.9% 급감하게 된다. 그러나 국내 기업의 고령화사회 대응은 미흡한 실정이다. 지난해부터 모든 사업장에 정년 60세 제도가 적용됐지만 주된 일자리에서의 퇴직 연령은 2011년 49.2세에서 2016년 49.1세로 오히려 단축됐다. 오민홍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령사회 도래에 따른 위기의식과 달리 기업에서는 고령자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고령자를 퇴출시키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고령 인력 활용에 가장 큰 장애 요인인 임금체계 개편을 위해 임금피크제, 직무급제, 직책정년제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해 기업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정년 연장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정책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文대통령의 신년인사회 불참은 기업인 홀대 아닌 선택의 문제”

    “文대통령의 신년인사회 불참은 기업인 홀대 아닌 선택의 문제”

    새 정부 들어 재계의 소통 창구 역할을 맡고 있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일로 예정된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문재인 대통령이 불참하는 것에 대해 “선택의 문제일 뿐, 기업인 홀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듣기 거북하다고 기업인 패싱은 아냐 박 회장은 지난 연말 출입기자단과 미리 가진 신년인터뷰에서 “역사상으로 보면 신년인사회에 대통령이 안 오신 게 아웅산 테러 사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 등 딱 3번뿐이었다”면서도 “하지만 (불참이) 기업인들을 홀대해서가 아니라 단순한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의 ‘기업인 패싱(Passing)설’에 대해서도 “듣기 거북한 얘기가 자꾸 나온다고 해서 무시(패싱) 당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좀 (올바른 생각이) 아닌 것 같다”면서 “어느 정부든지 2년차로 접어들면 성적표로 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결국은 경제 성적이고, 그 통로는 기업 실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니 “기업을 패싱하거나 가볍게 생각할 수 없고 현 정부도 가장 큰 고민이 기업일 것”이라며 패싱설을 일축했다. ●사회주의 국가보다 규제 많아 완화를 박 회장은 새해 경제에 대해 “글로벌 경제 훈풍이 계속되고 국민소득이 3만 달러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벌 긴축 기조, 북핵 문제, 중동 지역 불안 등 대외 리스크도 적지 않다”면서 “특히 저출산, 고령화, 노동환경 변화 등 선진국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 병을 치유하고 선진국에 진입하려면) 경제계도 갈 길이 굉장히 바쁘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분명해졌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걷히고 있지만 이해 관계자들의 충돌과 갈등은 상당 부분 계속될 것”이라면서 “노동정책, 조세정책 등에 있어서 어려운 기업들을 고려해 형편에 따른 탄력적 적용이나 사안에 따른 완급 조정 등은 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규제의 경우 “사회주의 국가보다 우리가 더 많다”며 완화 필요성을 단호하게 말했다. 박 회장은 “중국에서 가능한 일이 우리나라에서 불가능하다면 그게 과연 옳은 일이냐”고 반문한 뒤 “미국 메사추세츠공대가 선정한 혁신기업 50개 중에 중국은 7개, 미국은 31개가 들어가 있지만 한국은 1개도 없다”고 환기시켰다.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관행적 규제, 이해 관계자들의 대립으로 인한 낡은 규제들은 이제 없앨 때가 됐다”고 박 회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대기업·中企간 소통 역할은 내 임무 지난해 국회를 5차례나 방문해 규제 혁파 등 재계 건의사항을 전달했다는 박 회장은 “그렇게 찾아갔는 데도 법은 점점 더 반대방향으로 가더라”면서 “입법부에 가면 논쟁만 거듭하다 되는 게 없는데 거기서 느끼는 무력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뼈 있는 말을 했다. 활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으로도 유명한 박 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해가 엇갈려서 첨예하게 대립하면 두 집단이 소통하는 장을 만드는 것이 상의의 역할이자 제 역할”이라면서 “사회가 선진화될수록 구성원들 간에 통용되는 규범이 법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새해 인터뷰| 해외 전문가들이 본 2018] “4차혁명·고령화 파고 넘으려면 비관적 자세로 접근하라”

    [새해 인터뷰| 해외 전문가들이 본 2018] “4차혁명·고령화 파고 넘으려면 비관적 자세로 접근하라”

    2018년 각국에 닥칠 4차 산업혁명의 파고와 세계화에 대한 반동, 고령화·소자화(핵가족화)의 충격 등은 어떻게 넘어야 할까. 일본은행 부총재를 지낸 니시무라 기요히코 도쿄대 명예교수 겸 현 국립정책연구대학원대학(GRIPS) 교수는 “역설적이지만 비관적인 자세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입장을 갖기 위해 현실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실천가능한 현실적인 자세로 미래를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 니시무라 교수를 2017년 세밑 도쿄 GRIPS 연구실에서 만나 일본의 상황과 대응, 한국의 선택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이 같은 혁명적인 변화들이 일본에는 고령화라는 맥락과 겹쳐져서 덮쳐 왔다. 이 문제들과 관련, ‘블루오션’인 중국에 비해 ‘레드오션’인 일본은 대응과 적응이 뒤처지고 있다. 여기서 블루오션은 중국은 선택 폭이 넓다는 뜻이며, 반면 일본은 많은 제약 속에 있음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노령화 문제는 한·일에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국은 이 분야에서 한·일을 앞서 갈 가능성이 크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양극화 심화와 일자리 격감, 이어질 사회적 불안도 우려된다. 앞으로 25년 정도 후에 우리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사회와 직면할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변동이 시작되는 과도기 속에 들어서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생산성 하락 등도 예상된다. →고령화의 영향이 그렇게 심각한가. -1970년대 일본 정부와 정책결정자들의 고민 중 하나는 인구 과잉 문제였다. 브라질이민을 정책적으로 장려·추진하던 때도 그 시절이었다. 격세지감이지만, 고령화 문제는 수가 감소하는 젊은 세대가, 증가하는 나이 든 노인 세대들을 부양해 가는 문제로 귀결된다. 당장 연금 및 의료 문제 등이 발등의 불이다. 미국은 노령화가 심하지 않지만, 의료보장비 및 정부지출이 폭등한다고 할 정도로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필요한 비용과 정부 지출을 줄여 나가야 하는데 매우 쉽지 않은 도전이다. 왜냐하면 정치 엘리트들은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기는 하지만 주요한 결정은 내리지 않고 미루기만 하기 때문이다. 정치적 위험을 짊어지길 꺼려서다. 일본은 1990년대 이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시작할 수 있었지만, 그냥 20~25년을 흘려보냈다. 피할 수 없는 심각한 도전임을 인식하고 대응했어야 했다. →변화의 격랑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나. -역설적이지만,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비관적인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입장을 갖기 위해 현실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실천가능한 현실적이고 보수적인 자세로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미래에 대한 젊은이들의 유례없이 비관적인 태도는 현실이 뭔가 잘못됐음을 알리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젊은 세대는 늙어 가는 부모와 자라나는 아이들을 동시에 부양해야 할 책무 속에서 힘들어한다. 미국에서는 아이를 기르거나 노인을 부양하는 세대와 가정에 대해서는 세금을 감면하고, 낸 세금도 돌려준다. 전반적으로 재분배 정책에 대해서도 더 신경을 쓰고 확대해 나가면서 젊은 세대들에 대한 배려와 분배에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 세대 간 부담 나누기가 필요하다. 기성세대가 더 부담해야 한다. →이런 혁명적인 변화와 도전에 대한 한국의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나. -신기술과 저성장, 고령화의 충격은 상상 외로 커질 수 있다. 부동산 문제를 예로 들자면, 한국의 부동산은 노령화의 충격에 취약한 구조이다. 경제성장률이 그 충격의 강도를 완화하거나, 가속화시킬지를 결정할 것이다. 한국의 정치시스템이 요동치고 급변하는 전 세계적인 정치경제적 구조 변화를 따라가고, 적응을 위해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에 달렸다. 뼈를 깎는 결정을 다음 정권에 미루지 않고 짊어질 수 있는 정치적 책임과 결단이 관건이다. →한국이 좀더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젊은 세대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40세에 직장에서 덜컥 밀려난다는 불안감을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갖고 있다면, 경제적 주체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기 어렵다. 성장은 필요하지만 젊은 세대의 희생에 기반해서 이뤄지는 그런 성장이 얼마나 지속가능하겠는가. 성장을 위해서는 젊은이들이 미래를 낙관하게 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경제적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근무시간 단축 및 유연근무제 등 일하는 방식의 개선 등을 통한 사회경제적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한국이 일본 같은 전철(장기불황)을 밟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젊은 세대에 기회를 많이 주고, 희망을 줘야 한다. 젊은이들이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은 경제학적으로도 매우 의미가 있고 중요하다. →양적 완화 등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나. -아베노믹스도 그동안의 정치엘리트들의 정책처럼 중요한 결정을 계속 미루고 있다는 점에서는 부정적이다. 여러 측면에서 왜곡된 형태가 보인다. 근로자 실질임금이 오르지 않고,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했다고 선언하지도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경기 하락을 멈추게 하고 노동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하는 한국 문재인 정부의 정책은 어떠한가. -성장과 분배가 상충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분배는 잘 설계해서 근로 의욕과 소비력을 높이는 등 잠재성장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성장은 정책을 통해 이끌고 나갈 수 있다. 다만 한국도 성장률 둔화, 고령화 등 사회경제적 구조가 일본을 뒤쫓고 있다. 한국은 일본같이 잃어버린 20년을 불러온 (수요 및 투자 부족 등으로 인한) 어리석음을 범하게 되면, 일본보다 훨씬 더 급격하게 나빠질 수도 있다. 일본은 그나마 축적된 국부(國富)가 있어서 그것을 먹어 가면서 버텼다. 한국은 그 정도 축적된 것이 없으니, 더 급격하게 경제가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2018년 새해 세계 경제를 전망한다면.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국의 금융완화 정책의 출구전략, 정상화 정책의 영향과 파급효과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은 금리 등 금융정책에 한층 더 유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미국이 조금씩 금리를 올려 나가는 과정에서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다. 가계부채의 규모와 부담이 다른 나라보다 큰 한국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중국은 늘고 있는 막대한 지방정부의 부채로 인한 금융 불안이 불거질 취약성이 크다. 시진핑 정부는 2016년부터 금융자산의 해외유출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강화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는 있다. 중국의 금융 불안이나 충격이 발생하면, 중국에 투자한 외국기업 및 개인들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중국은 거대한 지구촌 자원 수입국이자, 생산 체인의 근간을 이룬다. 시진핑 정권이 정치 위기로 번지지 않는다는 확신만 선다면, 지방정부의 부채로 인한 중국발 금융 위기를 용인할 수도 있다. →미국의 출구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세계적인 금융 불안과 최악의 경우 금융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지적인가. -이런 문제를 지금 제기한다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렇게 지구촌 개별 국가 및 지구촌의 금융시스템이 취약하지 않다”는 답변을 내놓을 것이다. 나 역시 “지금은 취약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매우 쉽게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2018년은 국제적인 인플레의 재발이나 중국 지방부채 문제 등의 취약성과 관련된 문제가 어느 지점에서 큰 파란으로 번질 수 있다. 일시적인 파란으로 끝날지, 크게 번지며 쓰나미가 될지는 그 나라의 상황과 정책 결정자들의 대응 여하 등에 따라서 크게 다를 것이다. 세계화의 진전으로 한 나라의 문제가 다른 나라에도 긴밀하게 영향을 주는 시대여서 걱정스럽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니시무라 기요히코 교수는일본의 대표적인 경제학자로 꼽힌다. 이론 경제학과 경제 통계학을 바탕으로 거시경제학의 미시적 기초에 관한 이론 연구부터 가격 형성 메커니즘 분석 등으로 현실 경제에 폭넓은 영향을 끼쳐 왔다.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고 모교인 도쿄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일본은행 정책위원회 심의위원, 일본은행 부총재(2008~2013년) 등을 역임했고, 현재 정부통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 이주열 한은 총재 “금리인상 신중…가상통화 거래, 금융안정 위험요인 가능성”

    이주열 한은 총재 “금리인상 신중…가상통화 거래, 금융안정 위험요인 가능성”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신중히 해야 한다고 재차 언급했다. 조만간 기준금리가 또 오르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이 총재는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거래에 대해서는 금융 안정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31일 2018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당분간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해나가야 한다면서도 “통화정책 완화 기조의 장기화가 금융 불균형을 심화시킬 가능성, 불균형의 누적이 중장기적으로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한층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올린 뒤 보인 한은의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발언으로 보인다. 이 총재의 발언에 비춰보면 내년 1월은 물론 2월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한층 무게가 실린다. 올해 경제에 대해서는 “주요국과 통상 환경 악화, 북한 리스크 증대 등 악재에도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성장세가 점차 강화됐다”며 “그동안 한은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해 온 데에도 힘입은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중국, 캐나다 등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하는 데 힘쓴 한해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기축통화국인 캐나다와 상설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것은 우리 한은이 직접 일궈낸 값진 성과”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새해 한국 경제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북한 리스크, 저출산과 고령화, 가계부채 누증 등을 꼽은 뒤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경제체질 개선과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개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세가 회복되고 재정이 확장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금이 개혁 추진의 적기”라며 “정부와 민간 경제주체들이 협력해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가계부채 관리, 가상화폐 거래 대응에도 힘써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는 정부의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안정 노력에 힘입어 증가세가 점차 둔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부채 증가율을 소득증가율 이내로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 세계적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상통화 거래가 금융안정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직원들에게는 “스스로 용기를 내고 한발 앞서 도전하는 ‘퍼스트 펭귄’처럼 진취적인 자세로 일해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은석 기자의 호갱 탈출] 관절 수술 후 부작용 보상받을 수 있어요

    [장은석 기자의 호갱 탈출] 관절 수술 후 부작용 보상받을 수 있어요

    서울에 사는 A(65·여)씨는 퇴행성 무릎관절염으로 오래 고생하다가 최근 병원에서 인공관절을 끼우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수술 후 종아리뼈 신경이 손상됐고, 왼쪽 발목의 근력이 약화돼 영구 장애 진단을 받았죠.A씨의 가족들은 담당 의사에게 “수술받으면 낫는다더니 오히려 장애가 생겼다”면서 보상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병원 측에서는 “수술은 잘됐는데 환자에 따라 경과가 다를 수 있다”면서 책임을 회피하네요. A씨는 관절 수술 후 발생한 부작용에 대해 병원으로부터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2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관절질환 수술·치료 등으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는 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해 권고·조정 과정을 거쳐 병원으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도 조정중재를 신청할 수 있죠. 다만 중재원은 소비자가 조정중재를 신청해도 병원에서 동의하지 않으면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서 소비자원을 찾는 환자들이 더 많다고 합니다. 최근 인구 고령화로 관절 수술을 받는 노인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부작용 등 피해도 늘고 있습니다. 2014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소비자원에 접수된 관절질환 관련 피해 구제는 총 196건입니다. 피해 유형을 보면 ‘부작용’이 91.8%로 가장 많았죠. 특히 같은 기간 접수된 피해 구제 중 60.2%는 병원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판단돼 환자에게 손해배상을 하라는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병원에 책임을 묻기 어려운 경우는 15.8%에 불과했죠. 환자 측에서 피해 구제 신청을 취소한 건은 14.8%였습니다. 소비자원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는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이와 같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무조건 수술·시술부터 하면 안 된다고 당부합니다. 실제로 피해 구제 사건에서 피해가 발생한 진료 단계를 보면 ‘수술·시술’이 78.1%로 가장 많았죠. ‘치료·처치’(13.3%)와 ‘진단’(7.1%), ‘투약’(1.5%)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습니다. 관절에서 작은 손상만 발견됐다면 약물·물리치료 등 보존치료부터 받아야 합니다. 주변 근육을 강화시켜서 상태를 악화시키지 않고 통증을 줄이는 방법이죠. 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이더라도 수술 범위가 커지는 절개술 대신 내시경이나 주사치료 등 간단한 방법을 선택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일부 병원에서는 “이미 들어 놓은 보험에서 수술비가 다 나오니까 사실상 공짜”라는 말로 굳이 수술을 안 해도 되는 환자에게 수술을 권하기도 합니다. 같은 수술인데도 다른 병원보다 5배 이상 비싼 수술비를 받는 병원도 있어서 주의해야 하죠. 임지성 소비자원 의료팀 과장은 “수술을 받기 전에 최소한 2곳 이상의 병원에서 진료받고 수술이 정말 필요한지, 다른 치료법은 없는지, 수술비는 얼마인지 등을 따져 봐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환자와 가족들은 수술 전 의사에게 수술 방법과 예상 경과, 부작용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요구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병원에서 수술 전 환자에게 부작용 가능성을 설명하고 수술 동의서를 받는데요. 이런 경우 수술에 문제가 없었고 수술 후 치료도 적절했는데 예상치 못한 부작용·합병증이 발생했다면 병원에 책임을 묻기는 어렵습니만, 의사가 수술 전에 부작용 가능성을 제대로 알려 주지 않았다면 환자는 위자료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관절 부위는 수술 후 관리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피부 조직이 얇아서 쉽게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죠. 수술 후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의사에게 즉시 알리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임 과장은 “관절질환은 관절을 과도하게 썼거나 비만, 외상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소에 관절을 무리하게 쓰지 말고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몸 상태에 맞게 유연성 및 근력강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조언했습니다. esjang@seoul.co.kr
  • 남편 살린 아내…일반인 심폐소생술 8년만에 9배

    남편 살린 아내…일반인 심폐소생술 8년만에 9배

    생존율 3.3배 뇌기능 회복률 7배로 상승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이 8년 만에 9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수많은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목숨을 살린 것은 물론 후유증 위험도 크게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9일 ‘2006~2016년 급성심장정지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급성심장정지는 발생 24시간 전까지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던 사람에게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임상적으로는 일시적 사망상태로 본다. 신속한 응급처치 시행여부에 따라 생존률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목격자가 올바른 방법으로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해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후 119 구급대 이송과 의료기관 치료가 잘 마무리되면 환자는 후유증 없이 완전히 회복 가능하다. 반대로 이런 단계 중 하나라도 늦어지면 환자가 사망할 확률이 높아진다. 분석결과 급성심장정지 환자 수는 2006년 1만 9480명에서 지난해 2만 9832명으로 1.5배 규모 증가했다. 인구 고령화로 2006년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38.7%를 차지했던 70세 이상 노인 비율은 지난해 49.5%로 급증했다.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과 뇌기능 회복률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생존율은 2006년 2.3%에서 지난해 7.6%로 3.3배로 늘었다. 또 혼자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뇌기능이 회복된 환자 비율인 ‘뇌기능 회복률’은 2006년 0.6%에서 지난해 4.2%로 7배가 됐다. 생존율과 뇌기능 회복률 향상의 핵심 요소인 ‘지역사회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2008년 1.9%에서 지난해 16.8%로 8년 만에 8.8배 규모로 증가했다. 충북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정화(49)씨는 심폐소생술로 남편의 목숨을 살렸다. 김씨는 지난 6월 화장실을 다녀온 남편이 가슴통증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것을 목격했다. 급히 119에 연락한 김씨는 구급상황센터 구급대원의 지시를 받아 직접 가슴압박을 시행했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가 자동심장충격기를 2차례 사용하자 남편의 호흡과 맥박이 돌아왔다. 김씨는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 5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3회 응급의료 전진대회’에서 유공자 표창을 받았다. 구급대의 처치 능력을 보여주는 ‘병원 도착 전 자발순환 회복률’도 2006년 0.9%에서 지난해 6.9%로 7.7배가 됐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지역사회 심폐소생술 교육 경험률이 10% 증가할 때 급성심장정지 환자 생존율은 1.4배 증가한다”며 “심폐소생술에 대한 일반 주민의 교육경험이 전반적으로 늘고 있지만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 활동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주민자치회·동네관리소·자치분권국…‘지방분권 선도 시흥’

    [자치단체장 25시] 주민자치회·동네관리소·자치분권국…‘지방분권 선도 시흥’

    ‘김윤식 시흥시장’ 하면 수식어처럼 따라다니는 단어가 ‘자치’와 ‘분권’이다.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장과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장을 맡아 자치분권을 끊임없이 역설하고 있다. 시민의 목소리를 담는 자리라면 어디든 달려가고, 지방분권을 위해서 단체장들과 도시락 회의도 마다하지 않는다. 김 시장은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앙정부에 모든 권한과 재원이 집중돼 지방은 작은 문제조차 스스로 해결할 수 없고,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소멸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고자 2018년을 실질적인 자치분권 원년으로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시장은 2009년부터 내리 3선 연임하며 8년간 자치분권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는 최근 본격 착공한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사업 등 임기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여전히 바쁘게 시정에 매진하고 있다. 다음은 김 시장과의 일문일답.▶얼마 전 시흥에서 자치분권협의회가 출범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 -저출산·고령화 문제로 지방은 소멸될 정도로 걱정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그런데도 모든 권한과 재원이 중앙에 집중돼 있다. 지금 지방은 자기들 문제조차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처지다. 지방에 권한 이양 등 자치분권이 절실한 이유다. 이에 지난 19일 뜻을 함께하는 시민대표와 시민단체, 시의원 등 20여명이 시흥시 자치분권협의회를 출범했다. 앞으로 자치분권 정책개발이나 자치분권 교육·홍보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자치분권 로드맵을 구현하려고 한다. 또 시흥을 대표하는 시민 50명이 뜻을 모아 ‘지방분권개헌 시흥회의’도 출범했다. 우리 헌법은 중앙집권적 권력 구조를 정당화하는 1987년 체제를 담고 있어 반드시 개정돼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본다. 앞으로 지방분권개헌 시흥회의는 개헌에 대한 시민 의지를 모으고 민관이 함께 개헌운동을 추진하려고 한다. 지방분권 개헌을 위해 전국적으로 1000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며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시민에게는 아직도 자치분권이 생소하게만 느껴질 것 같다. -그렇다. 그동안 자치분권 확산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지만 여전히 많은 시민들에게 자치분권은 어려운 개념이다. 지방분권형 개헌에 대한 인식도 낮다. 시흥시는 이를 위해 지난달 대중에게 친근한 방송인 김제동씨를 초청해 자치분권에 대해 다양한 강연을 진행했다. 분권이 무엇인지 자신의 생각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낸 이야기로 시민들의 공감을 얻었다. 시정 주인은 시민이다. 시민이 주인으로서 시정에 적극 참여하고 목소리를 낼 때 진정한 자치분권을 실현할 수 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다. 함께 모여 이야기하고 토론하며 자각해야 한다. 우리 시는 자치분권을 나누고 배울 수 있는 교육을 수시로 마련하고, ‘재정분권 바로 알기’ 등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그동안 시흥시 주민자치 분야에도 적잖은 변화가 온 것으로 아는데. -민선 4, 5, 6기를 지나오면서 일관되게 유지해온 시정철학이 생명·참여·분권이다. 주인의식을 가진 시민들이 적극 참여해 지방분권을 이루겠다는 시대적 소명을 가지고 달려왔다. 얼마 전 우리 시 조직에 전국 최초로 ‘자치분권국’을 신설했다. 우리는 2018년을 자치분권의 원년으로 삼고 그동안 뿌려온 자치의 씨앗을 싹 틔우고자 한다. 현재 3곳에서 시범 운영 중인 주민자치회는 실질적인 주민 대표기구로 거듭나고 있다. 시흥시 주민자치회에서는 주민이 스스로 지역 현안을 결정하고 그에 따른 책임까지 진다. 시와 의회, 주민자치회가 서로 균형과 견제를 통해 발전하고 있어 앞으로 시 전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동네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시흥시 동네관리소는 시흥시만의 특성화된 조직이다. 주민이 직접 관리소를 운영해 보니 일자리 문제도 해결하고 동네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며 ‘함께’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삭막한 도심에서 공동체 활성화를 이루고 있어 현재 시민자치의 모범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올해 초 버스노선 개편을 위해서 노·사·민·정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시민들이 수차례 회의를 거쳐 타협하고 대안을 찾아내는 등 자치와 분권 가능성을 보여줬다.▶최근 서울대 시흥캠퍼스가 착공을 선포했다. 미래 시흥캠퍼스는 어떤 모습으로 조성되나. -2009년 경기도와 서울대·시흥시가 ‘서울대 시흥 국제캠퍼스와 글로벌 교육의료산학클러스터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캠퍼스 도시 구상이 시작됐다. 이후 이달부터 8년 만에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까지도 서울대 학생들의 반대로 내부에서 갈등이 이어지면서 많은 시민들이 마음을 졸였다. 서울대 시흥캠퍼스는 대학과 지역이 서로 자원을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형태의 캠퍼스 도시로 조성된다. 시민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공간을 제공하는 사회공헌 캠퍼스, 과학대국의 전초기지로 나아가기 위한 기초과학육성 캠퍼스, 자율주행 자동차 등 미래기술을 선도하는 스마트 캠퍼스, 통일 한국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통일평화 캠퍼스, 학생과 교직원·지역이 더불어 성장하는 행복캠퍼스를 꿈꾸고 있다.▶내년 상반기 개통되는 시흥시 철도망에 기대가 크다. 현재 진행 상황은? -시흥 시민이 가장 많이 불편해하는 사항이 바로 대중교통이다. 내년 상반기 개통하는 소사~원시선을 비롯해 순차적으로 수도권 전철이 건설된다. 부천 소사에서부터 시흥시청을 거쳐, 안산 원시까지 연결하는 소사~원시선은 지난 11월 말 기준 95.1%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시험운행을 거쳤고, 내년 상반기 개통한다. 뿐만 아니라 수원에서 시흥~인천을 연결하는 수인선은 2019년, 여의도에서 시흥시청~목감을 연결하는 신안산선은 2023년, 월곶에서 판교까지 갈 월곶~판교선은 2024년 완공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중 경기도와 인천시, 시흥시, 광명시가 시흥~광명선 사전타당성 검토용역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정부가 일자리 정책에 힘을 쏟고 있다. 시흥시 일자리 대책은. -최근 우리 시는 근로자와 기업인, 시민이 함께 모여 노사상생형 지역 일자리 모델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 제조업 기반인 시흥시 여건에 맞게 노사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윈윈모델을 구축해 일자리 문제를 같이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특히 시흥에서 이러한 상생 모델을 개발하지 못한다면 그 어느 도시도 해낼 수 없다는 사명감으로 모델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함께’, ‘상생’의 가치가 구호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시흥시 일자리 정책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일자리 문제와 공동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자 하는 데 있다. 지역공동체과를 신설해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경제기업 127곳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시흥시가 재생에너지에 관심이 높다고 들었다. 재생에너지 정책이 궁금한데. -우리는 화석연료 의존도가 매우 높고 재생에너지 생산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후 변화에 전혀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에너지 정책이 더이상 중앙정부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시는 전력소비량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시흥스마트허브’가 있다.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으로 전력 자립도를 유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시흥시는 지역 특색을 반영한 ‘시흥시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2012년 시민 한 분 한 분이 모금한 비용으로 경기도 최초 민관 협력 태양광발전소인 ‘시흥시민 햇빛발전소’를 세웠다. 무엇보다 시민들로 구성된 에너지 실천단을 양성해 시민 중심의 에너지 자립을 추구할 요량이다. ▶내년 6월 3선 연임이 마무리되는데 임기 후 하고 싶은 일은. -어느새 8년 세월이 흘러 주어진 임기를 마무리할 시점이 왔지만, 아직도 시민을 위해 할 일이 많아 마음만은 바쁘다. 남은 기간 추진해 온 과업들을 잘 마무리하겠다. 내년 6월 임기가 끝난 뒤 시민과 함께한 경험과 노하우를 밑거름 삼아 봉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고맙게 받아들이겠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文대통령 “새 대입제도, 공정하고 단순해야”

    文대통령 “새 대입제도, 공정하고 단순해야”

    대학수학능력시험 개선, 고교체계 개편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 방향을 수립할 국가교육회의가 출범했다.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국가교육회의 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오찬을 함께하며 “새로운 대입제도가 갖춰야 할 조건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인 학생들과 학부모 입장에서 볼 때 무엇보다 공정하고 누구나 쉽게 준비할 수 있도록 단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확정하려다가 1년 유예한 수능 개편안을 언급하며 나온 말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국가교육회의가 치열하고 신중하게 공론을 모으는 과정을 잘 이끌어 주시기를 특별히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교육은 온 국민이 당사자이자 전문가이며, 국민 이해관계가 가장 엇갈리는 분야이기도 하다”면서 “그런 까닭에 교육개혁의 성공은 교육의 주체인 학생·학부모·교사들을 비롯한 국민의 공감을 얻는 데 달려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책 내용에 대한 공감과 함께 정책결정 과정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교육개혁이 성공할 수 있다”며 “국가교육회의가 교육개혁에 대한 사회적 공론을 모으고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는 역할을 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가교육회의가 출범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부와의 사이에 역할 분담을 분명하게 하면서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라며 “특히 사회적 공론과 합의를 모으는 게 중요한 정책과제에 관해서는 공론과 합의를 모으는 방안과 과정에 대해 두 기구가 함께 지혜를 모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국가교육회의는 중장기 교육정책 방향을 제안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 교육개혁을 이끌기 위해 만든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다. 신인령 전 이화여대 총장이 의장을 맡고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당연직 위원 9명과 학계·교육계 위촉직 위원 11명 등 21명이 참여한다. 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포함한 대입제도 개편 방향, 유보(유아교육·보육) 통합 계획, 고교체계 단순화 등 다양한 교육 현안에 대해 의견을 모은다. 또 법적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 창설도 논의할 예정이다. 교육회의는 긴 호흡으로 교육정책의 비전을 제시할 기구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위원 구성 과정 등에서 우려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민간위원 중 현직 교사와 학부모 등이 없어 다양성이 떨어지고 대부분 진보 성향이어서 이념을 뛰어넘은 중장기 교육정책을 짤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 의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첫 회의 모두발언에서 “교육정책만큼 중요하고 기대와 관심이 많은 정책도 없다”며 “그만큼 논쟁과 갈등도 불가피하므로 이를 해소하고 국민적 공감을 이뤄 내는 게 교육혁신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또 “저출산·고령화와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대응하는 새 비전과 미래 교육정책 방향 제시가 교육회의에 주어진 과제”라며 “그간 추진돼 온 모든 교육정책을 엄정하게 진단하고 개혁 추진 방향을 정립하는 한편 미래사회 교육을 위한 실천과제를 깊이 있게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16년간 초저출산… 文 “정책 실패했다”

    16년간 초저출산… 文 “정책 실패했다”

    “역대 정부 200조원 투입했지만 올 합계출산율 1.06~1.07 그쳐 기존 대책서 과감하게 벗어나라”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지금까지의 저출산 대책들은 실패했다. 충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하나하나 대책들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으나 그 대책들의 효과보다는 저출산·고령화가 확산되는 속도가 더 빨랐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제6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위원장 대통령) 간담회를 주재하고 “정부의 대책이 저출산을 제대로 따라잡지 못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출생자 수가 36만명 정도, 합계출산율은 1.06 또는 1.07 이렇게 될 거라고 한다”면서 “합계출산율이 1.3 미만이면 초저출산이라고 인정하는데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무려 16년 동안 초저출산 국가로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2005년에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제정하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출범시켰다”면서 “역대 정부가 모두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시행하고 그동안 투입된 예산을 합쳐 보면 200조원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저출산 문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은 “기존 저출산 대책의 한계를 과감하게 벗어나 달라”면서 “이제는 출산 장려 대책을 넘어서서 여성들의 삶의 문제까지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선은 결혼하고 출산하고 육아하는 것이 여성들의 삶, 또 여성들의 일을 억압하지 않도록, 다르게 말하면 여성이 결혼, 출산, 육아를 하면서도 자신의 일과 삶을 지킬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근본적인 저출산 대책”이라고 말했다. 이런 취지에서 간담회는 ‘삶이 먼저다’라는 기치로 진행됐다.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사용한 슬로건으로, 그동안은 ‘사람이 먼저다’를 국정 슬로건으로 사용해 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삶=사람’이라는 상징도 선보였다. 문 대통령은 “한계를 성찰하면서 보다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게 우리 위원회의 할 일”이라며 “심각한 인구 위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2018년이면 우리나라의 65세 인구가 총인구의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본격 진입하는 것과 관련, 문 대통령은 “이대로 가면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2026년이 되면 초고령사회(고령인구 비율 20%)가 되며, 2031년이면 한국 총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한다”면서 “이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경제가 어렵다는 차원이 아니라 한국의 근간이 흔들리는 심각한 인구 위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위원회에서 현상을 드러내면서 예산과 정책 집중의 우선순위를 왜 여기에 두어야 하는지 국민을 설득하고, 각 부처는 실행 대책을 잘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4차 산업혁명·고령화 맞춰 직업분류 체계 확 바꾼다

    4차 산업혁명·고령화 맞춰 직업분류 체계 확 바꾼다

    4차 산업혁명과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새로운 직업이 늘어나면서 내년부터 직업분류 체계가 전면 개편된다. 직업 분류는 일자리 정보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개발의 기초다.●간병인 등 돌봄서비스직 중분류 신설 고용노동부는 ‘한국고용직업분류 2018’을 개정·고시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25일 밝혔다. 2002년 만들어진 한국고용직업분류는 통계청의 한국표준직업분류를 보완해 현장에서 직업을 이해하기 쉬운 구조로 설계됐다. 취업알선 서비스, 노동력 수급 통계 작성에 쓰이면서 고용 정책의 기본 틀 역할을 하고, 산업현장의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표준화한 NCS 개발의 기초가 된다. 2007년 대분류 7개, 중분류 24개, 소분류 139개, 세분류 429개에서 11년 동안 유지됐던 직업분류는 대분류 10개, 중분류 35개, 소분류 136개, 세분류 450개로 개편된다. 4차 산업혁명 등 정보기술(IT) 발전에 따른 관련 직업의 증가로 인해 ‘연구직 및 공학기술직’이 대분류에 신설되고, 고령화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는 ‘보건·의료직’은 중분류에서 대분류로 변경됐다. 실제 고용 정책 및 NCS 개발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중분류 기준은 노동시장의 수요가 증가하는 부분을 신설하거나 기존 직업 분류를 세분화했다. 연구직의 경우 인문·사회과학연구직, 자연·생명과학연구직, 정보통신 연구 개발직 및 공학기술직 등 5개 직업으로 세분화돼 중분류에 추가되고, 육아도우미·간병인 등 ‘돌봄 서비스직’은 신설됐다. 여가 및 여행 관련 직업이 증가하면서 ‘미용·숙박·여행·오락·스포츠 관련직’은 ▲미용·예식서비스직 ▲여행·숙박·오락서비스직 ▲스포츠·레크리에이션직으로 분할됐다. ●소·세분류에 데이터 전문가 등 추가 직무유형을 나눈 대·중분류의 변화 때문에 실제 직능수준을 기준으로 하는 소분류·세분류에서도 ‘데이터 전문가’, ‘반려동물 미용 및 관리 종사원’, ‘요양보호사 및 간병인’ 등 새로운 직업들이 추가되거나 기존 직업에서 이름을 바꿨다. 고용부는 내년부터 노동력 수급 통계, 워크넷(고용정보시스템) 등에 해당 직업분류를 차례로 적용하고, 신설되거나 변경된 직무에 대해 NCS 개발도 시작한다. 권혁태 고용부 고용서비스정책관은 “정보통신이나 공학 분야 등에서 기술이 통합되면서 일부 변경되거나 새로 신설된 직업이 반영됐다”며 “바뀐 직업 분류체계를 실제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및 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In&Out] 근로시간제도 개혁의 단상/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In&Out] 근로시간제도 개혁의 단상/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의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그 후 제20대 국회는 여소야대지만 집권당이 바뀌었다. 이미 제출된 노동법안에 대한 국회의원의 입장은 동일하지만 접근하며 해결하는 방법이 달라졌다. 그리고 사법부의 대법원장도, 행정부처의 장관도 확 바뀌었다. 며칠 전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상생연대를 실천하는 노사와의 만남’ 행사를 통해 향후 노동계의 과제로 노동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최저임금 1만원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 완화, 노조 조직률 제고(산별교섭의 제도화) 등 거의 경제계의 경영 환경을 숨막히게 하는 정책 일색이다. 문 대통령은 경제, 노동정책이 노사 간에 유익하다는 점을 반드시 보여주겠다면서 노사 양측에 딱 1년만 정부를 믿고 힘을 실어 달라고 부탁했다. 최근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정당 간 다양한 정치 쟁점으로 노동법 개정은 정치 일정상 여의치 않지만 집권 여당은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논의하려고 한다. 그런데, 먼저 노동법상 휴일근로의 연장근로 중복할증을 인정할 것인지의 쟁점을 가진 시설관리공단 사건에 대해서는 내년 1월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공개 진술이 예정돼 있다. 수년 동안 국회의 법 개정에 기다리다 지친 결과라고 생각된다. 소송 준비 과정 등에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이젠 지켜볼 뿐이다. 또한 기업 규모별 단계적 적용 및 특별연장근로 8시간을 허용할지 여부의 쟁점에 대해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제야 ‘30명 미만 중소기업에 한해 노사가 합의할 경우 1주 8시간의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라’는 중소기업 업계의 주장에 ‘동감’한다고 밝혔다. 물론 기업 규모별로 단계적인 적용을 하는 데도 3~4년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기업이 근로시간 단축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11월 말 일본의 중견 노동법학자인 고베대 오무치 신야 교수의 ‘근로시간제도개혁’이란 책이 번역됐다. 우리와 비슷한 법 제도를 가진 일본 근로시간제도의 큰 개혁 시기에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 유용한 책이다. 물론 장시간 근로에 따른 과로 문제도 있지만 실제로 장시간 근로를 비판하는 사람의 ‘위선’을 지적한 것이 눈에 띄었다. 뛰어난 성과를 창출한 사람에 대한 칭송은 이를 창출한 근무 방식도 승인하는 것에 동감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근로시간제도를 개혁하는 데 창조적인 성과는 장시간 근로를 통하여 창출해 왔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부제가 ‘화이트 칼라 이그젬션(근로시간의 적용제외)은 왜 필요한가?’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열기 속에서 일본에서의 논의 차원은 약간 우리와는 달리 선진적이다. 당면한 21세기에 우리의 급속한 고령화,저출산 추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화, 국내외 경영 환경의 악화 등에서 고용사회의 미래를 예측해 볼 때 근로시간제도의 개혁은 산업계에 엄청난 여파가 있는 과제다. 이러한 개혁에서 필요한 것은 이론적인 줄기이다. 향후 우리나라의 경제가 경쟁력을 갖고 노사 모두가 소망하는 고용사회를 만들기 위한 절실한 개혁은 무엇인가라는 높은 차원에서 전문가의 작업이 절실하다. 전문가는 오로지 ‘학문적인 논증 작업’을 통해 자신의 판단 기초를 견고하게 하면 된다는 어느 전 대법관의 고언이 귓가에 맴돈다. 지속 가능한 경영 환경의 주춧돌을 정립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는 근로시간제도의 개혁이 필요한 타이밍이다.
  • [월요 정책마당] 중국과의 동주상구(同舟相救)/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월요 정책마당] 중국과의 동주상구(同舟相救)/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생로병사(生老病死).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서 나이가 들고 아프며 삶을 마감하는 과정을 거친다. 보건의료 증진은 이런 삶의 공통적 문제에 대응하는 인류 공통의 의제이며, 국가 간 상생과 협력이 가능한 최적의 분야라고 본다. 특히 지리적, 역사적으로 인접한 한국과 중국은 1993년 보건의료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보건장관회의, 감염병예방관리포럼 등 다양한 협의체를 통해 보건의료 분야에서 대화와 협력을 계속하고 있다. 동주상구(同舟相救)란 말이 있다. 같은 배에 탄 사람들은 배가 전복되는 위기에 처할 때 서로 힘을 모아 구조해야 한다는 뜻이다. 비록 환경이 다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와 중국이 보건의료 분야에서 직면한 문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두 나라 모두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실제로 한국 인구 10만명당 암 사망률은 지난해 기준 153명, 중국은 가장 최근 자료인 2013년 기준 158명이다. 두 나라 모두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건강한 노년생활을 가꿔 나가고자 하는 국민적 요구도 비슷하게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기간 중에 중국과 체결한 보건의료협력 양해각서의 개정은 두 나라 정상이 보는 앞에서 이뤄진 것으로, 이를 담당한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소회가 남달랐다. 이번에 개정한 양해각서에 ‘고령화’라는 두 나라 공통의 도전과제를 맞아 치매예방 등 건강한 노년을 위한 협력 분야를 추가했다. 사망원인 1위인 암에 대한 예방·관리뿐 아니라 보편적 의료보장, 감염병과 만성질환에 대한 예방과 대응 강화, 정보통신기술(ICT)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건강관리, 전통의학과 환자 안전, 정신 건강 등 두 나라 간 협력 범위를 확대했다. 이는 두 나라의 최근 보건의료 상황과 관심 분야를 총망라한 것으로 이후 실질적 이행을 위해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수립하기로 중국 측과 합의했다. 이 밖에 두 나라가 실질적인 협력 계기를 만들기 위해 내년 5월 한국에서 열리는 ‘메디컬 코리아 2018’ 한·중 협력 특별세션에 중국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 관계자를 공식 초청하기로 했다. 한국의 암 관리 정책 경험과 우수한 암 치료 기술이 중국의 풍부한 임상사례와 보건산업 발전 잠재력과 결합한다면 두 나라의 보건의료 발전에 큰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중 기간 우리는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병원과 주요 학회 협력사업 등을 국가 차원으로 격상시키기 위해 두 나라의 국립암센터를 중심으로 암 정복을 위한 분야별 협력사업을 발굴해 진행할 것을 중국 측에 제안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2020년 의식주 걱정하지 않는 ‘샤오캉’(小康) 사회 건설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8월 ‘헬스차이나 2030 행동강령’을 채택해 국민 건강 보장을 국가 우선발전 전략으로 수립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건강관리 산업 규모를 8조 위안(약 1300조원)으로 확대하기 위해 외국 자본과 민간 자본의 투자를 장려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리가 예상하는 2020년 국내 헬스케어 산업 규모 174조원의 8배에 이른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의료시장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처럼 중국은 거대한 시장과 자본이 있는 곳이다. 이는 보건의료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의료기관 수는 59곳으로, 2011년부터 연평균 22%씩 증가했다. 해외에 있는 국내 의료기관 중 38%가 중국에 있다. 가장 높은 비중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로 찾아온 외국인 환자의 35%가 중국인이었다. 지난해 중국인 환자 유치를 통해 거둔 진료 수입은 2793억원에 이른다. 이번에 개정한 보건의료협력 양해각서를 계기로 보건의료 협력을 더욱 확대한다면 두 나라 국민의 건강 증진은 물론 우리 보건산업이 중국에서 더욱 굳건히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자양분이 되리라 믿는다.
  • 김동연 “내년 3만弗 시대 걸맞은 질적성장 주력”

    김동연 “내년 3만弗 시대 걸맞은 질적성장 주력”

    핵심 키워드는 ‘혁신성장·일자리’ 노동시장 안정성 강화 정책 우선시 종교인 과세 일단 내년 시행이 중요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도 경제정책의 핵심 과제로 일자리 문제를 꼽았다. 장기적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는 저출산·고령화와 양극화 문제를 지목했다. 김 부총리는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재부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경제의 이중구조화, 성장의 질적인 측면, 소득 재분배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양극화로 인한 구조적 문제 등은 우리의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주거·고용·건강 등 삶의 질은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어울리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평가하면서 내년에 경제정책으로 가시적인 변화를 이끌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김 부총리는 “아무리 3%, 4% 성장을 이뤄도 허약한 사회 구조를 지니게 되면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진다”며 조세·재정 정책에서 재분배 기능을 강화하도록 정부가 정책적인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복지 지출을 확대하는 것은 양극화 해결책이기도 하지만 수혜 계층이 높은 한계 소비 성향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로 인해 소비가 늘고 총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고 김 부총리는 덧붙였다. 내주 발표할 내년도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은 혁신성장, 일자리, 중장기적 위협에 대한 적극적 대처에 초점을 맞췄다고 소개했다. 김 부총리는 “삶의 질의 가시적인 변화를 이끌고 사람 중심 경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가 일자리”라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저출산, 고령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제고 등을 중요 과제로 꼽으면서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커다란 위험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노동시장 개혁 방향을 ‘안정 유연 모델’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노동·고용시장의 안정성이 너무 낮은 상태이므로 실업수당·실업급여·전직훈련 등 안전판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되 일정한 단계에 이르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종교인 과세와 관련해선 “일단 (종교인 소득 과세를) 내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지속 보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납세 대상이 종교인이라는 특수성, 수용성 등을 봐서 보완할 수 있다는 정책적 고려를 감안해서 만든 점을 이해해 달라”면서 “앞으로 차관회의나 국무회의가 남아 있기 때문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주열 “가상화폐 열풍, 비이성적 과열”

    이주열 “가상화폐 열풍, 비이성적 과열”

    ‘골디락스’ 경제상황 예의주시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의 가격 폭등 현상에 대해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는 1990년대 후반 닷컴 주가 폭등 당시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썼던 표현이다. 이 총재는 지난 20일 출입기자 송년 간담회에서 “가상화폐는 법정 화폐로 보기 곤란하며 투기적 모습을 보이는데, 세계 모든 중앙은행이 모여서 얘기할 때마다 우려한다”면서 “최근 전 세계적인 가상화폐 열풍을 보면서 금융완화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며 비이성적 과열도 일부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은은 중앙은행 차원에서 가상화폐가 본격 확산한다면 통화정책과 통화파급 경로, 지급결제 시스템, 금융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초점을 맞춰 연구는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내년에 저출산·고령화, 가계부채 등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함께 ‘골디락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명했다. 골디락스는 성장세가 확대되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은 상태로, 금융시장에서는 이를 반영해 주요국 주가는 사상 최고치로 올라가고 장기금리는 낮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 총재는 “가뜩이나 커진 금융 불균형이 더욱 쌓이고 위험자산 선호 경향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어떤 형태로 조정이 이루어질지, 영향이 어떠할지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올해 뜻깊었던 일로 한·중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을, 가장 값진 성과로는 캐나다와의 통화스와프 신규 체결을 각각 꼽았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일손이 없어 대목도 없다… 쉬는 日식당

    일손이 없어 대목도 없다… 쉬는 日식당

    ‘연중무휴’를 금과옥조로 떠받들어 온 일본 외식업체들이 연말연시 대목을 맞아 줄줄이 휴업을 결정했다. 예년 같으면 밀려드는 손님들을 감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느라 부산을 떨었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정식(定食) 전문 체인점 ‘오오토야’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전국 146개 직영점 중 절반 이상인 80개 점포가 올 12월 31일과 내년 1월 1일에 문을 안 연다고 밝혔다. 오오토야는 208개 가맹점에 대해서도 휴업을 권고했다. 이자카야 체인점인 ‘덴구’ 등 122개 점포를 운영하는 덴얼라이드도 이달 31일 휴업을 한다. 이 회사가 전 점포에서 일제히 휴업을 하는 것은 1969년 창업 이래 처음이다. 패밀리 레스토랑 ‘로얄호스트’ 역시 전국 220개 사업장의 90%에 이르는 점포에서, 덴동 전문점인 ‘덴야’도 150개 직영점의 약 80%에서 새해 첫날 휴업을 한다. ●겉으론 ‘워라밸’, 사실은 시급 부담 표면적인 이유는 종업원들의 이른바 ‘워크 라이프 밸런스’(일과 삶의 균형) 향상이다. 구보타 겐이치 오오토야 사장은 휴업 이유에 대해 “연말연시에 추가 임금을 줘 가며 무리하게 영업을 하는 것보다 종업원들의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외식업계는 연말연시에는 통상 시급의 1.5~2배를 지급해 왔다. 요시자와 사토시 덴얼라이드 인사부장은 “12월 31일 휴업은 매우 어려운 결단이었지만, 노동 환경의 개선은 매출이나 고객수를 늘리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과제”라고 NHK에 말했다. 그러나 업계의 휴업 결정의 이면에는 좀더 근본적인 이유가 자리한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일손 부족’에 따른 고육책의 측면이 강하다. 일본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았다. 특히 노동집약적이면서 임금이 낮은 ‘3D’ 업종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분야가 요식업계와 택배업계다. 요식업계는 3대 도시권(도쿄, 오사카, 나고야) 평균시급(998엔)의 두 배인 2000엔을 준다고 해도 좀체 구인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해 오던 연중무휴와 24시간 영업을 도저히 이어 갈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택배업계 역시 인터넷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폭증하는 물량을 감당할 배달원을 찾을 수 없어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일본은행이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단칸)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18일 일본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요식업·숙박업의 일손부족 지수는 -62로, 2004년 집계 분류를 수정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운수업·우편배달업도 -47로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건설업·소매업 역시 2011년 이후부터 일손 부족이 악화되고 있다. 일각에서 “경기 호황으로 구인난이 심각했던 버블 시기 이래 최악”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서비스·운수업 등 중소기업 도산 민간조사회사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294개 기업이 일손 부족 때문에 도산했다. 절반가량이 서비스업과 건설업이었다. 전체 도산 건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일손 부족 때문에 도산한 기업은 줄지 않고 있다. 구인난으로 인한 임금 인상을 버티지 못한, 체력이 약한 중소기업이 먼저 쓰러지고 있는 것이다. 야마다 히사시 일본총합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부가가치나 임금이 낮은 업종에서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며 일손 부족의 업종 간 양극화 현상을 지적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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