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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 미공화총무/“UR 연내비준 반대”

    ◎“부작용 숙고… 내년처리” 주장/11월 중간선거 앞둔 정치적 고려인듯 【워싱턴 AP 연합】 봅 돌 미상원 공화당 원내총무가 가트(관세무역일반협정) 회원국이 타결한 새 국제무역협정에 대한 미의회 비준을 내년까지 연기할 것을 요구하고 나섬으로써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 문제가 정치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돌 총무는 자신도 1백23개 가트 회원국이 서명한 우루과이 라운드(UR) 협약을 지지한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많은 문제점들이 제기돼 비준을 연기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돌 총무는 지난 29일자 「위치타 이글」지에 기고한 글에서 『우리는 결승점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면서 중요한 무역법안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기만 할 수없다』고 주장하고 『이 중요문제를 내년에 다뤄서는 안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미상원에서는 공화당이 소수당이지만 토론을 종결하고 표결을 강행하기 위해서는 60명의 찬성표가 필요한데 민주당 의석은 56석에 불과하며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UR협상안에 우려를 나타냈었다. UR협상안 발효를 위해서는 내년6월말까지 각국의 비준을 받아야하지만 클린턴행정부 관리들은 비준이 연기될 경우 다른 나라에서 UR 반대론자들의 입장을 강화시켜 줄것이라는 이유에서 올해 처리를 주장해 왔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정치기반이 된 미경제계는 대체로 우루과이 라운드 안을 지지하는 입장이나 공화당 일부 진영에서는 의회의 조기 비준이 오는 11월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클린턴에게 정치적 승리를 안겨줄 것으로 예상하고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 대림제지·해태음료 등 대기업/오염물질 마구 배출

    ◎공해 방지시설도 가동 안해/환경처,5월중 9백36건 적발 삼미종합특수강,쌍용중공업,롯데칠성음료,금성전선,현대석유화학,해태음료등 대기업들이 대기및 수질 오염물질을 마구 내보내는등 환경관련법령을 위반해 무더기로 적발됐다. 환경처는 30일 지난 5월중 시·도와 합동으로 전국의 1만5천6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환경법령 준수여부를 점검한 결과 이 가운데 6.2% 9백36건의 법규위반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적발업소 가운데 대림제지는 93년3월 오염배출시설및 방지시설을 비정상적으로 운영하다 적발돼 고발및 조업정지 처분을 받은데 이어 이번에도 허용기준치를 초과하는 오염물질을 배출,시설개선명령 처분을 받는등 상습위반업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적발업소의 위반및 조치내용을 보면 대림제지를 비롯,현대석유화학,쌍용중공업,롯데칠성음료,동해펄프등 4백28개 사업장은 허용기준치를 초과한 오염물질을 배출,시설개선 명령 또는 조업정지 처분과 함께 배출부과금을 병과받았다. 해태음료 사천공장은 93년9월 배출허용기준을 초과,오염물질을 배출하다 시설개선명령을 받은데 이어 5월에도 배출시설 변경신고를 하지 않아 경고처분을 받았다. 이와 함께 삼미종합특수강,금성전선,동서산업등 59개 사업장은 공해방지시설을 제대로 가동하지 않고 오염물질을 배출해 경고 또는 조업정지등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또 허가를 받지 않고 배출시설을 설치,운영해 온 고려인터세라믹스등 1백76개 사업장은 무허가시설의 사용금지 또는 폐쇄명령과 함께 고발됐으며 자가측정을 실시하지 않는등 환경관련법령을 위반한 원미식품,한미타올등 2백73개 사업장은 고발,과태료부과,경고등의 처분을 받았다.
  • “식량 모자라 쥐·개구리 잡아먹어”/귀순 북한벌목공6명 회견

    ◎월급의 절반은 당비·식비등으로 떼여 시베리아 벌목장을 탈출해 지난달 18일 귀순한 최청남씨(36)등 6명의 북한 벌목공들은 14일 상오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먹을 것이 부족해 쥐·개구리를 잡아먹기도 하는등 대부분의 벌목공들이 매우 비인간적인 환경속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러시아인들로부터 「까마귀떼」 「두더지떼」등으로 취급당하기도 한다』고 시베리아 벌목공 실태를 밝혔다. 이들은 이어 『지난 89년 동구권이 몰락하기 이전만 해도 주로 범법자등이 벌목장에 징집돼 갔으나 그뒤로는 당원이거나 신체가 건강한 사람만 벌목장에 보내진다』면서 『앞으로 남한으로 탈출하려는 벌목공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북한의 식량사정에 대해 『하루에 7백g을 배급받게 되어 있으나 전쟁미·애국미 등의 명목으로 2백∼3백g을 떼고 실제로는 5백20g 정도 받는다』면서 최악의 상태임을 밝혔다. 한편 이들은 탈출경로에 대해 『벌목장을 탈출한 뒤 러시아 전역으로 도망다니는 과정에서 다른 탈출자들을 많이 만났으며 이들도 한국으로 오고 싶어하기 때문에 자세한 탈출 경로를 밝히기는 곤란하다』면서 『북한의 감시가 심한 한국대사관을 통하지 않고 러시아 현지 고려인등의 도움을 받아 탈출했다』고만 설명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가족얘기를 할 때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말을 잇지 못하거나 울먹이기도 했다. ◎귀순자 6명 일문일답/“목욕 2∼3개월에 한번… 이 득실”/입원때 의사·당간부 치료 미끼로 뇌물 요구 시베리아 벌목장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탈출과정을 겪은 끝에 결국 꿈에 그리던 한국땅을 밟은 북한 벌목공 6명은 14일 합동기자회견을 통해 북한과 시베리아 벌목장의 실상을 낱낱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벌목공의 생활상은. ▲상오 4시에 아침을 먹고 4시30분부터 일터에 나가 보통 16시간 이상 일하고 어떤 때는 22시간까지 작업할 경우도 있다.겨울에는 영하40도를 오르내리는 혹독한 추위속에서 일해 입술이 터지고 손가락이 어는 등 혹독한 조건이지만 일자리를 뺏기지 않기위해 힘들고 배고프다는 소리마저 못한다.또 옷을 제때 빨지 못해 이가 득실거리며 목욕도 2∼3개월에 한번 꼴로 한다.게다가 병원에 입원하면 당간부와 의사들이 치료를 미끼로 뇌물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벌목공의 보수와 북한에서의 보수는 얼마나 차이지는가. ▲원유남씨(25)=북한에서는 대학을 졸업하고 한달에 50원(한화 2만원)정도 받았다.그러나 벌목공으로 일하면서 한달에 1백원정도 받아 북한에서보다는 나았다.러시아정도의 생활수준이라면 「공산주의 만세」를 열번이라도 부를 만큼 북한의 식량사정은 최악이다. ­한국에 대한 정보는 어떻게 입수했나. ▲김동운씨(35)=남한 방송을 많이 들었다.TV에 나오는 농민들의 시위모습을 보니 대부분 몸집이 좋아 남한의 경제정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또 블라디보스토크 상점에 가면 TV·사진기·세탁기등 전자제품 대부분이 남한 상품이어서 남한을 매우 발전한 나라라고 생각했다. ­탈출 동기와 경로는. ▲김승철씨(33)=벌목공으로 일하면서 당간부에게 돈을 많이 떼였으며 남한방송을 많이 들어 남한으로 가면인간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같아 탈출을 결심했다.93년1월5일 탈출,나홋카등에서 은신생활을 했다.구체적인 탈출경로는 앞으로도 탈출을 하려는 나머지 벌목공들의 안전을 고려해 밝히기 힘들다 . ▲최청남씨(36)=생활비가 너무 적어 중국 또는 한국상품을 구입,장사를 하게 됐는데 이 사실이 당 간부에게 적발돼 뇌물을 요구받고 93년6월5일 밤에 탈출하게 됐다.처음에는 러시아 말을 잘 몰라 현지 고려인 집에서 생활하다 이들의 도움을 받아 귀순하게 됐다. ▲김동운씨=92년7월중순 뇌물을 요구하는 당간부를 폭행하고 탈출했다. ­탈출을 결심하면서 가족들은 생각하지 않았나. ▲김승철씨=5개월동안 고민을 한 끝에 인간답게 살려고 탈출을 결심했다.벌목장으로 가기 위해 고향을 떠날 때 눈물을 많이 흘렸다.아버지 고향이 남한이어서 탈출을 했다(이때 다른 벌목공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 구소 한인의 수난/이호철(일요일 아침에)

    구소련 해체와함께 불어닥친 민족주의의 회오리에 휘말려 현지의 우리 동포들이 또다시 수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전체 고려인의 75% 정도인 35만여명이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크와 카자흐에 밀집되어 살고 있는데,각 공화국이 소련방에서 벗어나 독립하면서 고려인들은 어느 나라에서도 괄시를 받는 소수계로 전락,집단농장이나 교단에서 줄줄이 쫓겨나고 있다는 것이다.특히 이 지역은 전통적인 회교권이어서 「이제 우리 나라는 독립국가이니 카자흐어로 강의하라.그렇지 못하면 강단에서 내려오라」는 지시를 내리고 이런 식으로 쫓겨난 교수도 한두명이 아니라고 한다.그리하여 그들은 오갈 데없이 옛날의 고토인 연해주 쪽으로 몰리며 떠돌이신세가 되고 있고 동족끼리 모여사는 신한촌 건설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지난번 김영삼대통령의 러시아방문 때도 현지의 고려인 동포들은 새로운 정착지에 관해 어떤 형태로든 건설적인 소식이 나오길 기다렸었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이들 태반은 지난날 어떤 형태로든 항일독립투쟁에 가담했던 선열의 후예들이거나 일제 식민치하를 거부하고 유랑을 했던 지사들의 후예들이다.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홍범도장군도 여직 그곳에 묻혀 있거니와 1937년 어느날,스탈린의 명령 한마디에 그곳 연해주 쪽의 동포들은 한사람 예외없이 쓰고 살던 집과 세간살이 일체를 그냥 고스란히 둔채 남녀노소 전원이 밀봉화차에 실려 몇날 며칠 대소변도 제대로 가리지 못한채 낯선 중앙아시아의 황무지에 내팽개쳐졌던 것이다.그때 스탈린일당은 연해주의 동포들을 몽땅 일본첩자로 보았던 것이다.그리하여 그들은 얼어죽고 굶어죽고,그러나 우리 민족 특유의 끈질긴 생명력으로 새 삶의 터전을 잡고 고려인의 기상을 떨치었다.특히 농사일에 들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지금까지 주위의 이민족과 잘 융화하고 근면한 민족이라는 호평을 받아왔다. 그런데 별안간에 이들은 오갈데 없는 신세로 떨어져 그 옛날의 고토인 연해주 쪽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그런데 연해주의 하바로프스크시와 주변지역 한인사회도 중앙아시아출신,사할린출신,북한출신 등으로 분열되어 있어 새로 떠돌이신세로 쫓겨오는 중앙아시아의 동포들은 온전하게 기댈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이들의 딱한 처지를 도와줄 길이 없을까. 현지 고려인들은 러시아정부로부터 1937년의 강제이주에 대한 사과도 받아냈다고 하며,러시아정부는 현지의 떠돌이신세가 된 고려인들의 정착을 위해 25㏊의 부지도 제공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고 한다.다만 돈이 없는 러시아정부로서는 더 이상의 경제적인 지원에는 난색을 드러내고 있다. 우즈베크에서 경리담당 공무원이었던 한 중년여자는 두 자녀를 둔채 혼자 연해주쪽으로 쫓겨와 보따리장사를 하면서 언제쯤에나 가족들을 데려올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다음과 같이 푸념을 하더라는 것이다. 『자치공화국이 있는 독일민족,유대민족은 모두 그곳으로 갔지만 한인들은 갈곳이 없으니 천상 부모들이 살았던 이곳으로 올 수밖에 없다』 그나마 친척이나 연줄이 있는 사람은 하바로프스크 변두리에 단칸방이나마 얻었지만 우수리같은 소도시나 시골로 흘러들어간 사람은 어떻게 됐는지 생사 소식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자,러시아 현지의 우리 선열들의후예가 이런 처지에 놓여 있는 것에 우리는 어떤 구원의 손길을 뻗칠수가 있을까.「25㏊의 부지」! 그것이 확 눈에 들어온다.러시아정부가 지난날의 죄과도 있어 고려인의 정착을 위해 25㏊의 부지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그것을 제대로 받아낼 「기구」같은 것은 아직 없는 것 같다.LA의 한인들처럼 그곳의 한인들도 몇갈래로 찢겨져 으르렁거리고만 있는것 같다. 이참에 우리 정부도 이 문제에 적극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심지어 북한에서조차 두고 있는 해외교포문제 전담기관이 우리 정부 안에는 아직 없다는 사실. 연해주 고려인 정착촌이 마련되면 북한 벌목공문제도 훨씬 쉽게,자연스럽게 풀릴 길이 열리지 않을까. 정부기구를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러시아·중국·미국·일본 등의 교포문제를 다루는 「교민청」같은 것도 한번 생각해 볼 때가 되지 않았을까.
  • 한­우즈베크/자원협력협정 합의/양국 정상회담/무역위도 곧 설치키로

    ◎김 대통령,블라디보스토크 거쳐 오늘 귀국 【타슈켄트=김영만특파원】 김영삼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 방문 마지막 날인 6일 이슬람 카리모프대통령과 타슈켄트의 국민우호전당에서 2차 확대정상회담을 갖고 두나라의 교역및 투자의 활성화를 위해 무역위원회를 설치하고 자원협력협정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현지의 20만 한인사회가 우즈베키스탄의 발전에 계속 기여하고 두나라의 관계발전을 위한 교량역할을 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았으며 특히 카리모프대통령은 『한인(고려인)들은 법적으로 당당한 우리 국민이며 어떠한 때에도 차별대우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뒤 카리모프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두사람은 두나라 경제협력의 잠재력이 매우 높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히고 『앞으로 두나라의 공동번영을 위해 두나라 정부는 물론 기업들도 힘을 합쳐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카리모프대통령은 『외국기업들의 진출을 위한 법적기반을 마련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기업들에게는 훨신 더 좋은 조건을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기자회견에 앞서 서건이주우즈베크대사와 사이드 카시모프외무장관 사이에 체결된 항공협정과 문화협정,자유통행양해각서,두나라 외무부간 협력의정서등 4개 문서의 서명식을 지켜보았다. 이날 체결된 항공협정은 두나라의 지정항공사가 상대국 영공통과권과 상대국안의 지사설치및 영업수익의 본국송금 권리등을 갖도록 하고 있다. 문화협정은 두나라 정부가 문화 예술 교육 학술 정보 체육분야에 대한 교류를 장려하고 모든 공식출판물에서 상대국의 역사적·지리적 사실을 존중하도록 하고 있으며 자유통행에 관한 양해각서는 자국내에 거주하는 상대국 외교공관원및 국민에 대해 무제한의 자유통행을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7일 낮 블라디보스토크의 러시아태평양함대를 방문한 뒤 하바로프스크를 거쳐 이날 하오 서울공항으로 귀국한다. 김대통령은 극동러시아의 태평양함대 시찰을 통해 한반도의 반세기에 걸친 비극이 종결됐음을 선언할 예정이어서 블라디보스토크방문이 특히 주목되고 있다.
  • “안보리 오늘부터 북핵논의/단계적 실질조치 강력 추진”/안보당국자

    ◎김 대통령,사마르칸트유적 시찰 【타슈켄트=김영만특파원】 김영삼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방문을 수행하고 있는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5일 하오(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유엔안보리 제재문제는 6일부터 본격 논의될 것』이라고 말하고 『북한에 대한 제재는 고통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제재가 될 것이며 단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김대통령의 러시아방문을 통해 옐친 러시아대통령으로부터 북한핵문제에 대해 확고한 지지를 약속받았고 중국도 북한의 연료봉 교체에 깊은 우려와 관심을 갖고 있어 유엔 안보리의 제재결의안 채택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에 대한 단계적 제재의 배경에 대해 『북한의 과거 핵활동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아직 완전히 없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면서 『핵연료봉이 교체됐으나 아직까지는 특별사찰이나 기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요구하는 방법에 의해 핵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은 현재원자로에서 뽑아낸 연료봉을 재처리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따라서 북한은 핵투명성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북한의 동향과 관련,『북한은 유엔등 국제사회의 제재움직임에 대해 외교부성명과 강석주외교부부부장을 통해 기존의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으나 군사적인 특이동향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타슈켄트=김영만특파원】 김영삼대통령은 5일(현지시간)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내외의 안내로 중앙아시아의 최대 유적도시인 사마르칸트를 방문,유적지를 시찰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샤히진다묘역,레기스탄광장,구르 에미르묘역등을 돌아보고 흐마노프 사마르칸트 주지사가 영빈관에서 주최한 오찬에 참석한 뒤 이날 하오 타슈켄트로 돌아왔다. 김대통령은 이어 이곳에서 성공한 한인(고려인)의 이름을 딴 김병화농장을 시찰하고 저녁에는 타슈켄트주지사가 주최한 고려인리셉션에 참석,우리동포들을 격려했다. 김대통령은 6일 카리모프대통령과 확대정상회담에 이어 공동기자회견을 가진 뒤 이날 하오 하바로프스크로 떠나 7일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귀국한다.
  • 카리모프대통령 안내로 한인농장 시찰(김대통령 북방여로)

    ◎중앙아의 「한국농업」 개척자가족 격려/사마르칸트선 실크로드 유적들 관람 ○…우즈베키스탄 방문 이틀째를 맞은 김영삼대통령내외는 5일 상오(한국시간 5일 하오) 카리모프대통령내외가 손수 안내하는 가운데 유서깊은 제2의 도시 사마르칸트를 항공편으로 방문,중앙아시아 최대의 유적들을 돌아봤다. 김대통령내외는 이날 하오 타슈켄트로 돌아와 근교의 한인농장을 돌아보고 교민들을 위한 리셉션에 참석하는등 때마침 일요일인데도 바쁜 여정을 보냈다 ▷김병화농장방문◁ ○…김대통령내외는 이날 하오 타슈켄트 교외에 있는 김병화농장을 방문,농장일대를 시찰. 김대통령은 카리모프대통령과 함께 농장에 도착,아크라모프 타슈켄트주지사와 김병화씨 미망인등의 영접을 받고 아디야로프조합장으로부터 농장현황을 청취. 김대통령은 농정자료전시관과 이곳에서 이름을 떨쳤던 고려인 김병화동상등을 돌아보고 대형벽시계를 농장에 선물. ▷타슈켄트 주지사 만찬◁ ○…김대통령내외는 곧 이어 아크라모프주지사가 고려인들을 위해 마련한 리셉션에 참석,2백여명의 동포및 우즈베키스탄인들을 격려. 김대통령내외는 카리모프대통령내외와 함께 나란히 입장해 서건이주우즈베키스탄대사의 안내로 헤드테이블로 가면서 주변 참석자들과 악수로 인사를 교환. 아크라모프지사의 농장방문 환영사에 이어 카리모프대통령도 『김병화농장의 기적이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두나라의 친선을 상징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환영사. 이에 대해 김대통령은 답사를 통해 1930년대 중앙아시아로 이주한 동포선조들이 보여준 인내와 노고에 경의를 표하고 중앙아시아에 새롭게 우뚝서는 자랑스런 한국인이 되어 달라고 당부. 이어 농장대표가 김대통령내외에게 선물을 전달했으며 실내악이 흐르는 가운데 김대통령내외는 약10분동안 참석자들과 환담. 약 45분동안에 걸친 리셉션이 끝난뒤 두나라 대통령과 대통령부인들은 각각 차량에 동승해 타슈켄트로 귀환. ▷사마르칸트관광◁ ○…김대통령 내외는 김병화농장 방문에 앞서 이날 상오 카리모프대통령내외와 함께 카리모프대통령의 특별기편으로 실크로드 교역의 십자로 역할을 했던사마르칸트를 방문,유서깊은 유적들을 시찰. 사마르칸트는 수도 타슈켄트에서 비행기로 50여분 거리에 있는 인구 40만명의 우즈베키스탄 제2도시.약 2천5백년전 소그트인들의 손으로 건설된 뒤 기원전 4세기쯤 알렉산더대왕이 이곳까지 내습하는등으로 아시아·페르시아 문화와 그리스문화가 융합된 헬레니즘문화를 탄생시켰던 중앙아시아의 역사 깊은 도시. ○…김대통령은 사마르칸트공항에 도착,흐마노프주지사와 나시로프시장의 영접을 받고 전통의상을 입은 우즈베크 여성으로부터 화환을 증정받은 뒤 8세기 이슬람교도들의 묘역인 샤히진다(살아있는 왕)로 출발. 김대통령은 묘역입구에서 사마르칸트 이슬람지도자의 영접을 받았고 11개의 묘역중 압바스묘역을 돌아보는 동안 푸른색 모자이크 타일과 돔으로 장식한 묘역의 건축술과 역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굉장한 문화유적』이라고 감동. ○…김대통령은 이어 레기스탄(모래의 광장)으로 이동하면서 차안에서 중앙아시아 최대의 회교사원인 「비비하님 모스크」등 시가유적들을 시찰. 15∼17세기 회교식 건축물들이 들어선 레기스탄은 왕에 대한 알현식등 공공집회가 열린 사마르칸트의 중심지로 광장 안에는 3개의 회교학교가 위치. 김대통령은 레기스탄에 도착,시르도르(용맹한 사자)회교학교 앞 광장에서 민속공연과 전통자수 시범을 잠시 관람하고 공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격려. 김대통령은 이어 회교학교 안으로 들어가 아기사슴을 쫓는 사자의 모습과 태양처럼 빛나는 사람의 얼굴이 그려진 내부를 관람한 뒤 15세기 티무르왕과 가족의 묘역인 구르 에미르(지배자의 묘)를 관람. 카리모프대통령이 이날 김대통령의 사마르칸트 방문에 동행한 것은 사마르칸트가 자신의 고향이자 김대통령에 대한 특별한 배려의 의미라는 풀이. 사마르칸트 관광을 끝낸 김대통령은 이어 카리모프대통령과 함께 흐마노프 사마르칸트주지사가 영빈관에서 주최한 오찬에 참석한 뒤 타슈켄트로 귀환. ◎“북의 핵투명성 입증기회 남아있다”/김 대통령 수행 고위당국자 문답 김영삼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방문을 수행하고 있는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5일 북한핵 문제와 관련,『이제는 다른 방법이 없고 제재를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유엔 안보리의 제재는 단순히 상징적인 수준이 아니라 실질적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데 미국등 우방국들도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단계적인 제재조치를 취하는 이유는. ▲과거 핵활동의 투명성을 입증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이다.아직까지도 북한의 과거 핵활동을 규명할 수 있는 방법이 완전히 사라진게 아니다.교체연료봉에 대한 계측말고 특별사찰이나 또다른 사찰방법으로도 알 수 있다.제재가 처음부터 투명성 입증 기회를 봉쇄하는게 아니다. ­북한의 동향은. ▲특이한 게 없다.24시간 구석구석을 감시할 수 있는 최첨단 정보능력이 총동원됐다.한미간에 긴밀한 군사대비태세를 갖추고 있고 필요하면 더 강화해 나갈 것이다.북의 도발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의 입장은 무엇인가. ▲중국 외교부의 당가선부부장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한국을 방문,한중 외무차관회담을 가졌을 때 북한 핵문제도 논의됐다.중국도 북한이 연료봉 교체를 강행한 데 대해 우려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북한의 태도는. ▲강석주 외교부부부장의 최근 발언은 연료봉 교체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며 미·북 3단계 회담이 이루어지면 특별및 임시사찰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으로 기존 입장과 달라진 게 없다. ­안보리 밖에서 한·미·일등 우방국들의 독자적인 대북제재도 검토되고 있나. ▲지금으로서는 안보리 결의안을 통해 제재를 하겠다는 것이고 그것이 가능하리라 본다.물론 여러가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김영삼대통령이 러시아 방문을 통해 러시아의 확고한 지지 약속을 받았으므로 안보리 결의를 추진할 것이다.
  • 한­우즈베크 경협논의/양국 정상회담/한인 지위향상 문제도

    【타슈켄트=김영만특파원】 김영삼대통령은 4일 하오 우즈베키스탄을 방문,숙소인 영빈관에서 이슬람 카리모프대통령과 1차 단독정상회담을 갖고 두나라의 경제·통상·문화협력 증진방안과 우즈베키스탄 거주 한인(고려인)의 지위향상등 공동관심사를 논의했다. 50분동안 계속된 회담에서 두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의 풍부한 자원과 근면한 국민성,한국의 발전경험과 기술,두 나라의 문화적 공통점등 여러 요소가 결합되면 상호보완적인 동반자 관계를 두터이 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갖고 이를 바탕으로 획기적인 경제발전을 이뤄나가기로 했다고 주돈식청와대대변인이 말했다. 회담에서 카리모프대통령은 한국기업의 우즈베키스탄 진출을 적극 환영하며 최대한의 제도적·행정적 지원을 하겠다고 다짐했고 김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이 필요로 하는 경제개발을 가능한 범위 안에서 적극 도와줄 것이며 양국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통령내외는 이날 저녁 카리모프대통령내외가 주최한 공식만찬에 참석했다.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3박4일의 러시아 공식방문을 모두 마치고 모스크바를 떠나 이날 하오 타슈켄트공항에 도착,카리모프대통령의 영접을 받고 2박3일의 우즈베키스탄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김대통령은 5일에는 사마르칸트를 방문하고 「김병화농장」을 시찰하할 예정이다.
  • “경제개발 경험 우즈베크에 도움되길”(김대통령 북방여로)

    ◎스탈린때 강제 이주된 한인 포용에 감사/김대통령/김대통령내외 얼굴새긴 양탄자등 선물/카리모프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우즈베키스탄 방문에 들어간 김영삼대통령은 4일 하오(이하 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공항에 도착,곧바로 영빈관인 두르멘에 여장을 푼뒤 카리모프대통령과 두나라 정상회담을 갖는등 강행군을 했다. ▷정상회담◁ ○…김대통령은 이날 하오(현지시간) 카리모프대통령과 타슈켄트의 숙소인 영빈관 두르멘 1층 접견실에서 1차 단독정상회담을 갖고 두나라 사이의 경제·통상협력방안과 한인동포의 지위향상등 주요 현안을 집중 논의. 단독회담에는 우리측에서 정종욱외교안보수석 등이,우즈베키스탄측에서는 사이드 카시모프외무장관 등이 배석. 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카리모프대통령은 김대통령과 부인 손명순여사의 얼굴을 새긴 수제카펫 2개를 선물. 카리모프대통령내외는 이어 김대통령내외에게 망토처럼 생긴 우즈베키스탄 전통의상을 직접 입혀주었고 뒤이어 두 정상내외는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 카리모프대통령은찻잔 세트와 김대통령 사진이 든 도자기 하나도 선사,김대통령은 『선물을 이렇게 많이 받아 되겠나』라면서 『잔이 굉장히 예쁘다』고 촌평. 김대통령은 칠보자개함과 청자 하나씩을 카리모프대통령에게 증정,김대통령은 자개함의 학그림을 가리키며 『영원히 산다는 뜻』이라고 설명했고 청자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청자』 『기계가 아니고 손으로 만들고 그림을 그린 것』이라고 소개. 손여사는 카리모프대통령부인에게 은제 찻숟가락세트를 선물. ▷공식만찬◁ ○…한국·우즈베키스탄 1차 정상회담을 마친 김대통령은 이날 저녁 국빈 만찬장인 「나브루즈」에서 카리모프대통령이 주최한 공식만찬에 참석. 김대통령내외는 카리모프대통령내외의 안내로 숙소인 영빈관을 출발,만찬장소에 도착한 뒤 2층 접견실에서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로 인사하고 만찬장으로 입장. 김대통령은 만찬답사에서 카리모프대통령이 사마르칸트 출신임을 의식한듯 『세계는 14세기 티무르 칸이 건설한 사마르칸트의 영광을 잘 알고 있다』면서 『「징기스칸은 파괴하고 티무르는 건설했다」고 했듯이 우즈베키스탄이 카리모프대통령의 영도아래 위대한 국가를 건설할 것으로 믿는다』고 인사. 김대통령은 『우리 두나라는 수교한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한국기업이 진출해 대규모 합작공장을 세우고 있다』면서 『한국의 개발경험이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두나라의 경협증대에 기대감을 표시. 김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에 거주하고 있는 18만명의 고려인에 대해서도 『스탈린 정권 때 강제 이주됐던 이들을 우즈베키스탄 국민들이 포용하지 않았다면 이들이 더 큰 불행을 겪었을 것』이라면서 우리 동포들에게 베푼 온정에 감사를 표시. ▷타슈켄트공항 도착◁ ○…김대통령 내외는 이날 하오 타슈켄트에 도착,2박3일동안의 우즈베키스탄 공식방문 일정을 시작. 김대통령내외는 타슈켄트공항에 도착해 서건이주우즈베키스탄대사와 사이도프 우즈베키스탄 외무부의전장의 기내 영접을 받고 트랩을 내려와 아래서 기다리고 있던 카리모프대통령내외와 무탈로프총리,사이드 카시모프외무장관등 우즈베키스탄측 고위인사들과 인사. ▷기내 간담회◁ 러시아방문을 마친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모스크바에서 출발,타슈켄트로 가는 특별기안에서 동행취재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옐친 러시아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일화를 소개하며 모스크바방문 성과를 평가. 김대통령은 기내 집무실에서 평상복 차림으로 동행기자들과 만나 북한핵상황과 관련한 철통같은 한미안보태세를 강조하며 모처럼만에 긴장을 풀고 여유있는 모습으로 환담. 김대통령은 『옐친대통령은 강한 의지와 함께 고집이 대단하더라』고 전하고 『옐친대통령의 성격이 나와 비슷한 점이 있더라』고 소개해 웃음. 김대통령은 모스크바방문 첫날인 지난 1일 저녁 대통령별장(다차)에서의 단독정상회담 일화를 소개하면서 긴박한 한반도정세와 관련,북한에 대한 러시아제 무기부품 공급중단문제를 놓고 옐친대통령과 열띤 논쟁을 벌였다고 설명. 김대통령은 『옐친대통령도 나만큼이나 직선적인 성격을 갖고 있더라』면서 『시종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옐친대통령과 양국간 주요현안 전반에 대해 의견을교환했다』고 부연. ◎우즈베크는 어떤 나라/원유등 자원많은 중앙아 교통요충/한인 20만… 대우진출 경협 급속확대 우즈베키스탄은 독립국가연합(CIS)회원국 가운데 국가 규모면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이어 3번째로 큰 나라이다.금 석유 천연가스등 엄청난 부존자원을 갖고 있으며 중앙아시아 지역 항공 교통의 요충지여서 앞으로 이 지역의 중심국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통령직선제 국가로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우리와의 관계강화를 적극 희망하고 있다. 지난 90년 6월 주권국가임을 선포한 뒤 우리와는 92년 1월29일 외교관계를 맺었다.현재 대사급 공관이 설치되어 있다.대우전자와 대우국민차가 진출해 있으며 삼성 럭키금성 삼양물산등도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나라 인구의 1%인 약 20만명의 한인들이 살고있다.한글 해독자는 적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교육수준이 높고 다른 소수민족에 비해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등 비교적 좋은 지위를 누리고 있다. 카리모프대통령은 처음 긴접선거로 당선됐으나 91년 직접선거에서는 투표자의 86%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과묵한 성격의 실천력이 강한 정치가로 평가받고 있다.타슈켄트 인민 경제대학을 졸업했으며 옛 소련때 우즈베크 공화국의 재무장관 부총리 공산당 제1서기를 역임했다.
  • 태평양함대 사열… “한·러는 우방” 과시/YS 북방여로 7일

    ◎러시아/숲속 「다차」서 한반도 평화구도 논의/우즈베크/김병화농장 시찰… 한인문제 관심 전달/카리모프대통령이 실크로드도시 「사마르칸트」 직접 안내 오는 7일밤 TV시청자들은 러시아 태평양함대의 대잠함을 승선,시찰하는 김영삼대통령의 모습을 보게된다.이 장면은 북한 지도부도 시청할 수 있을 것이고,그것이 갖는 상징성 때문에 그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1일 장도에 오르는 김대통령내외의 6박7일에 걸친 러시아및 우즈베크방문은 다른 나라 방문에서는 보기 드믄 파격적인 행사가 줄줄이 이어진다.옐친대통령과의 부부동반 만찬이 숲속의 다차(별장)에서 열리는가 하면 우즈베크에서는 김대통령내외의 사마르칸트 방문을 카리모프대통령내외가 손수 안내한다.또 태평양함대의 대잠함 아드미랄 비노그라도프호(8천5백t급)에서 김대통령은 미사일과 어뢰발사장치등을 직접 살펴본다. 러시아방문 첫날인 1일 저녁 김대통령내외와 옐친대통령내외가 만찬을 나누는 다차는 모스크바 서쪽 33㎞지점에 있는 제정러시아시대의 건물이다.두나라 정상내외는 이곳 1층 만찬장에서 배석자 없이 만찬을 나눈 뒤 2층의 서재로 옮겨 다과를 들면서 두나라의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예정시간이 2시간30분.반주를 곁들이면서 격의없는 대화를 할 예정이서 북한핵문제 해결에 대한 러시아의 동참을 확보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김대통령은 특히 이 자리에서 두나라 정상의 우의를 새로운 차원으로 확대함으로써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를 「우방」으로 승격,한반도 평화정착구조를 완성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대통령은 잘 알려진대로 정상끼리의 우의증진을 외교의 최우선에 둔다.두 정상이 친구가 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생각이다.따라서 다차회동은 김대통령 특유의 친화력과 외교전략이 돋보이는 안성맞춤의 장이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대통령내외가 오는 5일 방문하게 되는 우즈베크의 사마르칸트는 14∼5세기에 융성했던 티무르제국의 수도이자 실크로드의 동서문화 교류 중심지.카리모프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하다. 우즈베크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비행기로 왕복 2시간이 걸리는 이곳 방문행사를 카리모프대통령내외가 친히 안내한다.두 정상내외는 카리모프대통령의 특별기(62인승)VIP살롱에 나란히 탑승,인간적인 유대를 다지게 된다.새로이 두나라의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중앙아시아 거주 한인(고려인)들의 문제가 이런 기회등을 통해 자연스레 해결책이 모색될 것으로 여겨진다. 카리모프대통령은 이날 하오에 있을 김병화농장시찰에도 동행한다.옛 소련지역에서 유일하게 한인 이름을 딴 농장으로 11개 민족 7천명(한인 2천명)이 거주하고 있어 김대통령의 이곳 방문은 교민문제에 대한 한국정부의 높은 관심을 전달하는 의미를 지닌다. 김대통령의 순방일정은 6박7일이지만 영빈관에서 자는 것은 5박뿐이다.타슈켄트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오는 특별기 안에서 하룻밤을 새기 때문이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옛 소련이 행사했던 아태지역에 대한 영향력의 발원지이다.때문에 한국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해 태평양함대를 사열하는 것은 북한에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일 수 밖에 없다.김대통령의 4각외교 틀 갖추기가 러시아 태평양함대의 함상에서 대미를 장식하게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김 대통령/오늘 러·우즈베크 순방길에/옐친·카리모프와 정상회담

    ◎북핵공조·경협 논의 김영삼대통령은 1일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6박7일동안의 러시아 및 우즈베크공화국 순방에 나선다. 김대통령은 1일부터 4일까지 러시아를 방문,옐친대통령과 2차례의 단독회담및 확대정상회담을 갖고 북한핵문제의 해결을 위한 러시아와의 공조체제 강화방안과 두나라의 실질협력 증진방안등을 중점 협의한다. 이어 5일부터 6일까지는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크공화국을 방문,카리모프대통령과 현지거주 한인(고려인)들의 지위향상문제및 경제협력 확대방안등을 논의한다. 김대통령은 귀로에 극동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러시아의 태평양함대를 방문한 뒤 오는 7일 귀국할 예정이다. 김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은 동북아의 평화구조 정착과 평화통일을 위한 러시아의 확고한 지지및 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일본·중국 방문에 이어 한반도주변 4각정상외교의 틀을 완성하는 의미를 지닌다. 김대통령은 옐친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특히 북한핵문제가 제재국면으로 들어갈 때에 대비한 공조체제 강화방안을 논의하는 한편,한인자치공화국의 설립문제,탈출 북한벌목공의 처리방안등을 협의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경제부문에서는 러시아의 첨단과학기술및 천연자원을 우리나라의 산업기술및 자본주의 기업경영 경험과 상호보완함으로써 두나라의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중점 논의한다. 김대통령의 우즈베크공화국 방문은 신생 독립국가연합 12개 국가군에 대한 외교기반을 확충함으로써 우리외교의 다변화를 실현하는 뜻을 지닌다. 김대통령은 부존자원이 풍부한 우즈베크와의 상호보완적이고 호혜적인 협력관계를 확립하는 한편,우즈베크가 한국기업의 중앙아시아 경제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각종 협정을 체결한다. ◎국정운영 만전 당부/김 대통령,이총리에 김영삼대통령은 31일 상오 청와대에서 이영덕국무총리,정재석경제·이홍구통일부총리와 조찬을 나누며 대통령의 러시아방문동안 국정운영에 차질이 없게 만전을 기해주도록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북한핵문제가 중대국면을 맞고 있음을 강조하고 예상상황별 대비책을 강구하는등북한의 돌출행동 가능성에 대비한 안보태세를 강화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김 대통령 러 방문일정 확정/1일 옐친과 단독정상회담

    청와대는 24일 오는 6월1일부터 7일까지 6박7일에 걸친 김영삼대통령의 러시아및 우즈베키스탄 공식방문 일정을 확정,발표했다. 김대통령은 러시아의 모스크바 방문 첫날인 6월1일 옐친대통령과 1차 단독정상회담을 갖는데 이어 2일 2차단독 및 확대정상회담을 갖고 북한핵문제의 해결을 위한 협조방안을 비롯,두나라의 정치·경제협력 증진방안등을 논의한 뒤 한국과 러시아의 공동선언에 서명하고 공동기자회견을 갖는다. 김대통령은 또 러시아 상원에서 연설을 하며 러시아 상·하원 의장단이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주돈식청와대대변인이 발표했다. 김대통령은 러시아 방문 마지막 날인 3일에는 모스크바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고 연설을 하며 이밖에 한국과 러시아 경제인들의 오찬에도 참석한다. 6월4일부터 6일까지의 우즈베키스탄 공식방문에서 김대통령은 카리모프대통령과 단독및 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두나라의 우호협력 증진방안을 논의하며 타슈겐트주지사가 주죄하는 고려인만찬에 참석,우리 동포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김대통령은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방문을 마친 뒤 귀로에 하바로프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에 들러 러시아의 태평양함대등을 방문한 뒤 7일 귀국할 예정이다. 김대통령의 러시아및 우즈베키스탄 방문일정과 공식수행원 명단은 다음과 같다. ▷공식 방문일정◁ ◇러시아(6월1일∼3일)▲1일=옐친대통령과 1차 단독정상회담(별장) ▲2일=무명용사묘 헌화,공식환영식(크렘린궁),2차단독및 확대정상회담,한·러 공동선언서명 및 협정서명식 임석,공동기자회견,상하원의장단 주최 오찬,상원연설,공식만찬 ▲3일=주요인사접견,모스크바대 명예박사학위 수여식,한·러 경제인오찬,공식환송식(크렘린궁),주요인사접견,교민리셉션 ◇우즈베키스탄(6월4∼6일)▲4일=카리모프대통령과 단독정상회담,공식만찬 ▲5일=사마르칸트 방문,김병화농장 시찰,타슈겐트주지사 주최 고려인만찬 ▲6일=알리쉐르 나보이 기념비 헌화,확대정상회담,협정서명식 임석,공동기자회견 ◇하바로프스크및 블라디보스토크(6월7일)▲7일=하바로프스크 주지사 접견,연해주 주지사및 주요인사 접견,연해주 주지사주최 오찬,태평양함대 방문 ▷공식수행원◁ ▲한승주외무부장관 ▲김철수상공자원부장관 ▲김시중과기처장관 ▲정재문국회외무통일위원장 ▲강재섭민자당총재비서실장 ▲김석규대사내외(러시아)서건이대사내외(우즈베키스탄) ▲이양호합참의장 ▲박상범경호실장 ▲박재윤경제수석 ▲정종욱외교안보수석 ▲주돈식공보수석 ▲김석우의전비서관 ▲신두병의전장 ▲백락환외무부구주국장.
  • 고려인삼/당뇨병 치료에 효과/연대 주충로교수 연구

    ◎사포닌성분이 혈당량 낮춰 병세 호전/동맥경화 진행막아 합병증 예방도 고려인삼이 당뇨병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주충로교수는 지난 6­7일 열린 고려인삼학회에서 인삼의 한 성분인 사포닌이 혈당량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토끼에 장기간 콜레스테롤을 인삼사포닌과 함께 투여하면 콜레스테롤의 증가가 현저하게 억제된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주박사팀은 고콜레스테롤 식이법으로 사육한 대조군과 실험군(인삼사포닌 투여군) 및 정상사료를 투여한 정상군에게 방사능으로 표지한 콜레스테롤을 투입했다.2시간에서 20시간후의 혈청의 방사능을 측정한 결과,최고방사능치에 도달하는 시간이 정상군의 경우 12시간,대조군은 16시간에서 18시간이었으나 인삼사포닌 투여군은 불과 6시간에서 8시간 후였다.이는 혈중 콜레스테롤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경우 인삼사포닌이 그 분해작용을 촉진한 결과로 분석된다. 주박사는 연구에서 인삼분말을 당뇨병을 중심으로 한 고지혈증환자 67명에게 27개월간투여한 결과 혈중 콜레스테롤,중성지방,유리지방산,과산화지질의 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진 예를 소개하고 있다.또 이 실험에서 인삼사포닌이 동맥경화지수도 저하시킨다는 사실도 밝혔다. 당뇨병은 고혈당을 초래하는 주요 질환이며 인슐린작용의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인슐린 부족을 초래하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으므로 병의 원인에 따라 당뇨병은 여러 종류로 분류되고 있다.또한 인슐린부족은 고혈당과 그것에 기인된 여러가지 증상이 있지만 단백질이나 지질대사의 이상도 초래된다.이와같은 대사이상이 계속되면 특유한 혈관합병증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동맥경화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인삼사포닌은 이런 동맥경화의 예방작용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주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토끼에 장기간 인삼사포닌을 투여한 결과,당뇨를 앓고 있는 토끼에서 대동맥경화,심장관상동맥경화,간장의 동맥경화 정도가 눈에 띄게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 탈북 벌목공 김호 이달 서울온다/본지 탈출기 게재

    ◎러정부 신분보장… 가족도 함께/“망명신청 세번째만에 성공/동료 5∼6명 동행할듯”/“러 정부와 협의만으로 귀순 허용”/귀국 한외무 지난 91년 러시아의 북한벌목장을 탈출,온갖 고생끝에 지난 1월 러시아정부로부터 현지거주허가를 받은 김호씨(35·서울신문3월28일자 보도)가 곧 서울에 온다. 정부가 벌목장탈출 북한노동자들의 귀순을 허용한데 따른 첫 가시적 조치로 러시아정부가 신분을 보장하는 김씨등 5∼6명의 서울행이 우선적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에 따라 18일 블라디보스토크의 한국총영사관을 방문,다시 한번 한국으로의 망명(귀순)을 신청했다. 김씨는 그동안 탈출과정에서 모스크바의 한국대사관과 블라디보스토크총영사관에 냈던 두번의 망명요청이 모두 무위로 돌아갔지만 이번만큼은 서울행이 보장된다는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다. 김씨는 망명신청에 따른 우리정부의 후속조치가 마무리되는대로 빠르면 이달안에 서울에 올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에 서울로 오는 북한노동자들 가운데는 김씨말고도 지난해 10월 역시 러시아정부로부터 거주허가를 받은 김모씨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당초 이들 북한탈출노동자들을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의 난민판정을 받게한 뒤 데려올 방침이었으나 러시아 정부로부터 거주허가를 받는등 귀순에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굳이 시간을 끌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우선 귀순을 허용하기로 했다. 김호씨는 이번에 서울로 오면서 도피생활중 카자흐공화국에서 만나 결혼한 고려인(한국계 러시아주민)마야씨와 아들 딸도 데려온다. 이는 어차피 인도적인 차원에서 탈출노동자들의 귀순을 허용하는 것이므로 이들이 러시아에서 도피생활을 하다 결혼한 러시아인이나 고려인등 가족들의 입국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정부의 상황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호씨는 이날 기자와의 국제전화를 통해 흥분된 목소리로 『지난 91년 8월24일 벌목장을 탈출하는 순간부터 그토록 원해온대로 한국에 갈 수 있게 돼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면서 『빠른 시간안에 한국에서의 생활에 적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관련,러시아 영국 벨기에등 6박7일동안의 유럽순방을 마치고 이날 귀국한 한승주외무장관은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벌목노동자에 대해 일률적으로 UNHCR의 협력절차를 거치지 않을 것이며 귀순의사와 신분이 확실하다면 러시아정부와의 협의만으로 귀순을 허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외화벌이에 내몰리는 북노동자(시베리아 북한벌목장:6)

    ◎벌목은 뒷전… 밀렵·공사장부업 몰두/일감 크게 줄자 웅담·사향 채취 혈안/8백명 아파트공사… 탄광 품팔이도/불법취업 사회문제화… 러시아,한국기업 진출 바라 노동자들의 대거 탈출등으로 벌목사업이 갈수록 쇠락해지자 북한측은 러시아에서 또 다른 외화벌이에 몰두하고 있다.대표적인 것이 사냥과 건설,그리고 탄광에서의 채탄작업이다. 가장 오래된 벌목노동자의 부업은 사향노루와 곰의 사냥이다.벌목장으로 들어가는 비포장도로에는 「노루주의」라는 표지판이 따로 설치될 정도로 극동 러시아의 벌판에는 사향노루가 많다.바로 그 사향노루와 겨울잠을 자는 곰을 마구 잡아 사향과 웅담을 채취해 북한으로 보내는 것이다.일부는 러시아 사냥꾼들로부터 비교적 싼값으로 사향과 웅담을 사들이기도 한다. 북한벌목장이 있는 튀르마시에서 30년동안 곰사냥을 해왔다는 크리오보르스키 예르게니 블라디미로이슈씨(59)는 『북한노동자들이 불법사냥을 자행,곰과 사향노루의 숫자가 크게 줄고 있다』고 밝히고 『튀르마에는 러시아인 직업사냥꾼이 많아 북한노동자들과 무척 사이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월급 제대로 안줘 북한노동자들은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벌목협정 시한이 연말로 끝나는데도 벌목장의 인권문제가 떠오르면서 재협정이 타결되지 않아 지난해 8월쯤부터 사실상 일손을 놓은 상태이다.무료해진 벌목노동자들은 소일거리로 이웃 공사장이나 농가에서 품을 팔기 시작했다.공사장에서는 주로 러시아주민의 집을 짓는 일을 했으며 농가에서는 채소재배를 도왔다. 일부는 이웃 군부대에서 땔감으로 쓸 나무를 베어주기도 했다.이런데서 제법 수입이 생기자 북한노동자들은 아예 본격적으로 부업에 매달렸다. 당시 북한벌목장의 지도부는 노동자들의 월급도 제대로 줄 수 없는 지경에서 돈을 벌 길이 보이자 노동자들에게 통행증을 발급,벌목장 밖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하바로프스크나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나가 한국에서 온 종교인이나 기업인,고려인등으로부터 금품을 마련해 벌목장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일부 돈을 마련하지 못한 노동자들은 러시아인이 운영하는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는등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더욱이 돈을 벌러 내보낸 노동자 가운데서도 탈출자가 나타나곤 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전도활동을 하고 있는 윤모목사는 『6개월전 하바로프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에 갑자기 북한의 벌목노동자들이 몰려온 적이 있었다』면서 『이들은 돈을 구걸하기도 했지만 일부는 탈출자와 마찬가지로 총영사관에 전화를 걸어 망명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블라디보스토크총영사관측도 그당시 망명허용 여부를 문의하는 북한인의 전화가 잇따랐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상점 털기도 급기야 지난 2월말부터 북한의 벌목노동자들이 한국공관에 무더기로 망명을 요청했다는 모스크바발 보도가 터져나왔다. 이로써 북한노동자들의 이른바 「앵벌이」는 일체 중단되고 말았다.또한 북한노동자들에 대한 외출통제가 한층 강화됐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북한측은 최근들어 좀더 합법적인 외화벌이의 방편으로 건설공사에 나서고 있다.블라디보스토크의 테로마이스키구역에 짓고 있는 25층짜리 아파트가 대표적인 공사현장이다.북한측은 러시아와 무역거래에서 발생한 차액을 루블화로 갚는 대신 아파트공사를 해주고 있다.이곳을 중심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는 8백명가량의 북한 건설노동자가 일하고 있다고 관계기관은 밝혔다. 시내 한복판에서 일하는 이들에 대한 통제는 매우 삼엄하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한 간부는 『식당에서 우연히 북한 건설노동자를 알게돼 한국노래가 담긴 카세트테이프를 주었는데 그가 그 노래를 듣다가 본국으로 소환됐다』고 말했다.기자가 공사장에서 일하는 인부에게 다가가 『몇 층짜리 건물이냐』고 말을 걸자 『당신 누구냐』『그런 걸 왜 묻느냐』는등 냉정한 답변만 돌아왔다. 이들과는 달리 중부시베리아의 공업지대 구스바스에서는 수백명의 북한 광부들이 석탄을 캐내는데 한창이다.구스바스탄광은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기업이 자본을 대고 있으나 노동조건등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북한이 「제2의 외화벌이」에 나서는데 대해 러시아인들은 매우 차가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하바로프스크주에서 발행되는 「지호오겐스크스카야 즈베즈다(태평양의 별)」지는 최근 북한의 불법취업을 비난하는 기사를 게제했다.『조선노동자들이 개인집에서 밭을 갈거나 기업소에서 건설을 하고 군대의 나무 베는 일을 돕고 있다』면서 『이는 그들의 봉급이 적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기사는 이어 『이들을 강력하게 단속하지 않으면 불법취업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이라면서 『러시아정부는 조선측이 노동자들에게 합당한 월급을 주도록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매우 아이로니컬한 것은 러시아가 벌목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북한의 자리를 한국이 메워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물론 한국측에 바라는 것은 북한에게처럼 노동력이 아니다.우리의 자본과 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벌써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무더기로 망명 요청 러시아의 대표적인 북한벌목장이 있는 체그도민을 방문했을 때 페트로 티티코프시장은 매우 흥미로운 말을 했다.한국에서 기자가 방문한 것은 처음이지만 이미 많은 기업인들이 체그도민을 다녀갔다는 것이었다.티티코프시장이 자랑삼아 보여준 명함철에는 현대 고려합섬 한라 대우 한국중공업 한전등 국내 대기업의 사장으로부터 대리에 이르는 기업인들의 명함이 9장이나 꽂혀 있었다.물론 일본회사의 명함도 많았다.티티코프시장은 『한국기업인 가운데 두명은 북한측과도 만나 대화를 나눴다』고 일러줬다. 이 지역 주민들은 한국과 서울에 관심이 많아 서울에서 기자가 왔다고 하자 「노동자의 말」이라는 지방신문의 편집장이 인터뷰를 요청했다.그는 한국이 체그도민에 관심을 갖는 이유와 함께 서울신문이 다루는 기사의 주요테마및 발행부수,기자수,근무시간등을 물었다. 벌목장의 러시아측 업무를 맡고 있는 우르갈레스의 발레리 수크노발렌코 총지배인은 『지난해말 북한과의 벌목재협정을 앞두고 주민들이 재계약을 하지 말도록 정부에 강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그는 『이미 한국의 한 중소기업으로부터 서울을 방문해달라는 초청을 받았다』고 밝히고 『러시아법만 준수하면 누구와도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우르갈레스의 아나톨리 체 부지배인은 『최근 북한측에합작생산을 제안하고 있으나 북한측이 거부하고 있다』면서 『아마도 합작생산을 하면 합작기업소가 설립돼야 하고 거기서 이익을 나눠야하니 싫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그러나 그는 『러시아인의 벌목기술에 발전이 없고 노동자수도 절대부족해 당분간 북한노동자의 인력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기업 계약 추진 하바로프스크에 있는 러시아측 벌목회사인 달리레스프럼의 필리펜코 바실리비츠 부사장은 『러시아에는 나무를 벨 수 있는 벌목장이 12구역이나 된다』면서 『북한벌목장은 그 가운데 1개 구역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달리레스프럼의 대외관계업무를 맡은 사람은 윤 예르게니 세르게이츠(37)라는 한국인2세였다.그는 『현재 서울의 중소규모 기업 3군데와 벌목 계약을 추진중』이라면서 『한국사람들이 일처리를 빨리빨리 하기 때문에 일본사람들보다 한국사람들과 일하기가 편하다』고 말했다. 북한노동자들이 철수해버린 비르비잔벌목장의 콜리에프 비크토르 그리고리비츠지배인의 사정은 더 다급한 것 같았다.그는 기자가 『서울에서왔다』고 인사를 하자마자 『목재를 합작생산할만 한 회사가 없겠느냐』고 묻더니 『서울로 돌아가면 꼭 회사를 소개해달라』면서 명함을 내밀었다.그가 내민 명함의 뒤쪽에는 「아라사 피라비첨목재가공창 창장 고소설부」라고 적혀 있었다.중국이나 한국,일본등과의 합작을 생각하고 한자로 명함을 새겼다는 것이었다.
  • 북노동자의 탈출 경로(무너지는 생지옥 시베리아 북한벌목장:5)

    ◎거의가 모스크바 잠입… 망명 요청/요즘엔 밀항하려 블라디보스토크 몰려/한국행 어려워지자 러시아 여인과 결혼시도 늘어/①여권위조→기차→모스크바→한국대사관 ②하바로프스크·아무르→중앙아시아→서울 ③모스크바→인접한 동구원 국가→한국공관 ④브라디보스토크→부산행 배·한국총영사관 시베리아에 있는 북한벌목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줄을 이어 탈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벌목장의 노동조건이 「돼지우리」처럼 열악하고 노동자의 인권이 「개만도 못하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러시아와 북한의 벌목재협정이 늦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또 이를 해소하려는 협상과정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기도 하다. 그러나 좀더 살펴 보면 북한노동자들이 벌목장을 탈출하는 까닭은 단순히 열악한 노동조건과 참을 수 없는 인권유린 때문만은 아니다.가장 큰 이유는 노동자들이 「북한 밖의 세계」를 만났다는데서 찾아야 한다.안에서 살았던 북한사회와 밖에서 본 북한사회는 그야말로 천국과 지옥만큼의 차이가 난다는 것이 취재과정에서 만난 탈출노동자들의 한결같은 증언이었다.몇달씩 산속에 묻혀 나무를 베어야 하는 벌목현장보다 시내에 있는 목재공장에서 탈출자가 더 많이 나오는 것도 그들이 러시아사회와 더 많은 접촉을 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경제적인 이유다.지난 80년대까지만 해도 러시아의 벌목장에서 3∼5년만 일하면 냉장고와 오토바이 재봉틀 선풍기같은 가재도구를 한아름씩 사가지고 돌아갈 수 있었다.말하자면 몇해 고생한 대신 한밑천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그러나 소련이 붕괴되면서 경제의 혼란으로 물자가 귀해지자 러시아정부는 물자유출을 금지시켰다.더군다나 러시아에서 돌아간 노동자들은 따로 감시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져 노동자들은 이래저래 일할 의욕을 잃게된 것이다.그러다 보니 「남한사정은 어떤가」 싶어 한국방송을 듣는다든지 외국영화를 본다든지 러시아여인을 만난다든지 술을 마시고 김일성부자의 욕을 한다든지 하는 일들이 생긴다.그리고 그런 사실이 알려지면 안전요원들에게 조사를 받게된다.일단 조사를 받게되면 소명의 기회가 없다.마침내 『북한에 돌아가서 정치범수용소에 가느니 차라리 탈출을 하자』는 마음을 먹게 된다. ○최종목적지는 서울 또 하나는 이미 벌목장을 탈출,서울로 가는데 성공한 노동자들의 사례를 벌목노동자들이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남한방송을 통해서,또는 마음을 터놓는 동료에게서 듣는 그들의 삶이 탈출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동기가 되는 것이다. 벌목장을 탈출한 북한노동자들이 꿈꾸는 최종목적지는 대부분 서울이다.그러나 서울에 가기 위해 밟고 있는 탈출경로는 서로 다르다. 벌목노동자들의 탈출루트는 크게 4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하바로프스크등지로 나가 여권을 위조해 비행기나 기차편으로 모스크바로 가는 것이다.모스크바에 가서는 한국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하고 도움을 청한다.일부는 러시아의 인권위원회와 법률가협회 법무부 외무부등에 망명을 신청하기도 한다.그러나 한국정부가 북한노동자에 대한 처리방침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어 이들에게는 낙심천만인 일이다. 러시아도 한때 이들의 망명신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나 최근 신청자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91년에 망명을 신청했는데 지금까지 회답을 받지 못한 노동자도 많다. 이런 현실 때문에 대부분의 탈출자는 고려인(한국계 러시아주민)들이 모여사는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크와 카자흐로,또 일부는 사할린으로 흘러들어가 다음 기회를 엿보게 된다. 우즈베크와 카자흐는 러시아로부터 분리된 독립국가이지만 아직까지는 러시아국내와 마찬가지로 출·입국이 자유롭다.이들은 고려인 사이에 숨어 막일을 하고 농사도 지으며 마지막 탈출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한다.일부는 이곳에서 고려여인과 결혼해 정착하기도 한다. ○망명신청 회답없어 또 하나의 탈출경로는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이다.중국으로는 이곳 벌목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북한에서 기근을 견디지 못해 넘어가는 사람도 수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나 중국은 러시아와는 사정이 또 다르다.이들을 붙잡아 북한측에 넘겨주기도 한다.따라서 중국으로 넘어간 노동자가 남한으로 오기는 사실상 어렵게 된다. 벌목장탈출노동자들은 헝가리와 루마니아 폴란드등 동구권국가로 숨어 들어가 현지 한국공관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그러나 근래에는 그리 알려진 사례가 없다. 최근 벌목장을 탈출한 북한노동자들이 몰리는 곳은 극동러시아의 오랜 군항인 블라디보스토크이다.블라디보스토크는 지난 91년까지만 해도 내국인이라도 비자를 받아야 갈 수 있는 통제된 지역이었다. 92년 1월부터 러시아정부가 내외국인에게 통행을 개방함에 따라 이 도시는 엄청난 변화를 맞고 있다.극동 러시아의 유일한 불동항이라는 지리적 위치 때문에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와 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 호주등 인접국가들과의 무역중심지가 되고 있다.블라디보스토크와 부산을 오가는 여객선은 일주일에 4∼7차례나 있으며 최근에는 서울에서 여객기도 날아들기 시작했다.한국의 동신중공업이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을 국제공항으로 확장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거센 변화의 과정에서 항구의 이권을 차지하려는 자생적 폭력집단이 나타나기 시작했다.이들은 현재 3개파의 마피아조직으로자라났다.마피아들의 세력다툼은 갈수록 치열해져 지난달 한낮에 블라디보스토크공항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지난 2월에는 기관총으로 무장한 일단의 마피아가 중앙아시아 여행객을 태운 전세버스를 도시 진입로에 세우고 현금과 귀중품을 모조리 강탈해가는 사건도 일어났다.이때문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밤8시가 넘으면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일부에서는 경찰의 일부도 마피아와 연루돼 있으리라고 의심하고 있다. 바로 이 마피아들을 통해 부산으로 가는 배에 오르려는 북한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그 사례는 최근 언론에도 보도됐었다.배를 타는데 얼마가 드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큰 액수임에 틀림 없을 것이다.이 때문에 탈출노동자들은 돈이 필요하다. ○마피아에 돈줘 부탁 탈출노동자들은 어느정도의 달러와 루블을 몸에 지니고 있다.그러나 도망자 생활을 하다보면 며칠이 지나지 않아 무일푼이 되고 만다.따라서 탈출노동자들은 고려인등 탈출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도움을 구할 수밖에 없다.그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사할린에서는 탈출한 벌목노동자가 자기를 숨겨준 고려인을 살해하고 돈을 훔쳐 달아난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었다.하바로프스크에서도 탈출한 벌목노동자가 고려인의 집에 숨어있다 주인이 나간 사이 살림살이를 몽땅 털어가버린 일이 일어났다. 탈출노동자들은 고려인사회 안에서도 경원의 대상이 되기 시작했다.블라디보스토크주재 한국총영사관은 현지에 거주하는 고려인과 한국에서온 종교인,기업인등에게 『탈출노동자를 돕는 것은 좋지만 무조건 그들을 신뢰하지는 말라』고 조심스런 처신을 당부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기자가 만난 탈출노동자 최모씨는 러시아여인과 동거를 하고 있었다.블라디보스토크에 탈출한 벌목노동자들이 모이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한국총영사관이 있기 때문이다. 탈출노동자들은 초조한 목소리로 총영사관에 전화를 걸어 망명가능성을 묻기도 하고 직접 찾아오기도 한다.그러나 총영사관에서는 본국정부의 방침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도와줄 수 없다고 설득,이들을 돌려보낸다고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출노동자들은 끊임 없이 블라디보스토크로 몰려들고 있다.그곳에는 한걸음 뒤에서 그들을 돕는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소문소문으로 잘 듣고 있기 때문이었다.
  • 연해주에 한인집단촌 조성/내한 주지사 밝혀/이주땐 제한없이 수용

    ◎나홋카에 한·러공단건설/블라디보스토크 한국대/한·러 극동협회 합의 지난 37년 스탈린의 민족말살 정책에 따라 중앙아시아로 강제 추방된 한인들이 러시아 연해주로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한·러 극동개발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한 나즈드라텐코 연해주 주지사는 4일 『한인들이 살던 나홋카 등 연해주지역에 한인집단촌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이 곳으로 이주를 원하는 한인들을 제한없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나즈드라텐코 주지사는 『1차적으로 옛 한인거주지역인 나홋카내 「수청」에 집단촌을 조성,올해안에 2백가구 5백여명의 한인들을 이주시킬 예정』이라며 『다른 곳에도 연차적으로 한인촌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이주 대상자는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 총영사관을 통해 이미 확정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연해주로 오는 한인들에게 최대한의 행정적 배려를 아끼지 않겠다』며 『지난해 4월 최고회의에서 「고려인 명예회복 결의안」이 통과되는 등 한인들에 대한 복권이 이루어져 이주에 따른 행정절차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인 집단촌은 연해주 정부가 부지와 주택을 제공하고,이주하는 한인들은 나홋카 경제특구에 조성될 한·러 전용공단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지금까지 연해주 정부는 재정난을 이유로 한인 이주를 꺼려왔으며 공식적으로 이주 계획을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러 극동협회 회장인 장치혁 고려합섬 회장은 『연해주 정부가 1차적으로 5백명의 한인만 이주시키기로 했지만 앞으로 대대적인 이주가 뒤따를 것』이라며 『주정부가 구체적인 이주정책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구소련에 사는 한인들은 현재 40만여명에 이르며,지역별로는 우즈베크 18만,카자흐 10만,키르키스 1만8천 등 중앙아시아 5개국에 30만여명이 살고 있다.이들은 회교 국가간의 민족분규로 직장을 잃는 등 생존권을 위협당해 지난해부터 연해주로의 이주를 희망해 왔다. 한편 한·러 극동협회는 이날 나즈드라텐코 주지사와 공동성명을 발표,나호트카 공단에 한·러 공단을 조성하고 보스토치니항에 한국전용부두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또 서울∼블라디보스토크간의 정기항로를 개설하고 내년 개설을 목표로 블라디보스토크 국립종합대학교에 한국대학을 설립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 세계의 눈길 쏠린 체그도민(시베리아 북한벌목장:2)

    ◎1천여명 중노동… 안전요원 “철통감시”/인민복3명 기자에 “와 쳐다보는 기야”/시장서 만난 노동자들은 “반갑다” 접근 극동러시아에 자리잡은 인구 5만의 작은 도시 체그도민에 최근 세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인권사각지대로 떠오른 러시아의 북한벌목장 가운데 대표적인 벌목장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에는 하바로프스크주의 9개와 아무르주의 6개등 모두 15개의 북한벌목장이 있다.체그도민은 하바로프스크주에 있는 북한벌목장의 본부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재쏘림업대표부 제1련합기업소」가 자리잡은 곳이다. 지난 91년 서울신문특파원이 이 지역을 방문,북한벌목장의 참혹한 생활을 처음으로 고발한 뒤 벌목노동자의 인권문제는 세계적인 쟁점으로 떠올랐다.이에 따라 현재 진행중인 러시아와 북한의 벌목재협정에서는 인권문제가 협상의 최대쟁점이 되고 있기도 하다. ○인구5만 소도시 체그도민은 주민 대부분이 임업과 광업에 종사하는 매우 평범한 도시라고 할 수 있다.다만 극동러시아의 대부분 지역이 그러하듯 보수적인 색채가 강해 공산당 출신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러시아공산당이 붕괴된데 따라 중앙정부가 철거지시를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여관이나 일반사무실 곳곳에 아직도 레닌의 초상화가 걸려 있을 정도다. 체그도민벌목장은 시와 잇닿아 있으며 현지인들은 이곳을 「러시아에 존재하는 북한사회」라고 부르고 있다.이른바 「주체의 논리」에 따른 노동과 생활 사상의 통제가 1천여명의 노동자를 지배하는 철옹성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체그도민의 벌목장은 이제 변하고 있다.그것은 인권상황의 변화와는 별문제로 「북한사회」의 변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조짐으로 풀이되고 있기도 하다.벌목장의 「집권층」인 당간부와 국가보위부요원,사회안전부요원등 지도부는 여전히 주체의 사상으로 무장된 냉혹함과 외부에 대한 적개심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그러나 그곳에서 만난 노동자들의 가슴에는 새로운 생각이 움트고 있음을 분명히 감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이들 벌목노동자를 바라보는 체그도민주민의 시각도 소련이 러시아로 와해되는 과정에서 겪은 거센 변화만큼이나 달라지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신문 취재팀이 체그도민에 도착하기 하루전 일본 아사히신문 취재팀이 이곳을 찾았다.16일에도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사와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 특파원을 파견했다.영국과 프랑스에서도 곧 취재진이 들이닥칠 것이라고 체그도민시 당국자는 밝혔다.일본과 미국등지에서 온 기자들이 이곳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역시 『인권문제』라고 했다. 15일 체그도민공항에 도착한 서울신문 취재팀을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북한 안전요원의 매서운 눈초리였다.군청색 점퍼를 입고 안경을 쓴 안전요원은 우리일행이 도착하자 한번 훑어보더니 공항건물 안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우리가 체그도민시의 유일한 여관에 도착,숙박계를 쓰고있을 때였다.군청색 인민복을 입은 건장한 청년 3명이 여관 안으로 들어왔다.한눈에 봐도 노동자 모습은 아니었다.기자와 눈이 마주치자 그 가운데 한명이 다짜고짜 『와 쳐다보는기야』하며 달려들었다.그러고는 기자의 면전에 대고 『와 쳐다보느냐고』라고 시비를 걸어왔다. 마침 여관에 러시아경찰관이 들렀기 때문에 충돌을 면할 수 있었다.러시아경찰관은 안전요원들이 나간 뒤 지난 92년에 있었던 독일 슈피겔지 기자폭행사건을 설명해주며 우리일행에게 『문제를 일으키지 말라』고 말했다. ○독 기자 폭행당해 문제의 슈피겔 기자들도 북한벌목장의 인권문제를 취재하려고 이곳에 왔다가 북한간부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했다.이 사건은 현지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돼 사회문제가 됐으며 이례적으로 폭행 북한인들에 대한 재판도 추진됐다.그러나 재판은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다.그때 러시아로서는 독일기자의 인권보다는 북한과의 협정이 더 중요했는지 모를 일이다. 북한 안전요원의 감시는 거리와 식당에서도 계속됐다.우리일행은 할 수 없이 체그도민경찰에 정식으로 신변보호를 요청,정복경찰 2명의 동행보호를 받았다.난처하게도 그들은 여성이었지만 마다할 처지는 아니었다. 우리는 이들의 보호아래 체그도민시청을 방문,페트르 티티코프시장을 만나 벌목장취재에 협조를 요청했다.공산당 출신인 티티코프시장은 『벌목장 안의 관리는 벌목협정에 따라 전적으로 북한측의 소관』이라면서 일단 다음날 아침 러시아·북한 양측 사업담당자와의 면담을 주선해주겠다고 했다. 한국과 서울에 대해 상당한 관심과 호의를 보인 티티코프시장은 『북한측이 어제 하바로프스크에서 연락을 받고 서울 기자들이 도착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으며 지도자들이 그 문제에 대해 회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티티코프시장은 『회의결과를 알수는 없지만 북한측이 면담을 수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일행은 일말의 희망을 가졌으나 다음날 아침 여지없이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북한측 현지대표인 김근순총지배인은 『서울에서 온 기자들을 만나보라』는 시장의 권유에 단 한마디로 『필요없다』고 일축했다는 것이다.북한측이 면담을 거부한다는 것은 벌목장을 돌아볼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나중에 시장에게 들어보니 전날 회의에서 북한측은 『남한과 미국의 기자들과는 면담과 취재를 거부한다』고 결정했다는 것이다.북한측은 그러나 이날 일본기자들에 대해서는 벌목장과 노동자들의 숙소,가공공장을 안내하며 취재와 사진촬영에 협조했다.한국과 미국,일본을 보는 그들의 시각이 극명하게 드러난 셈이다. 우리는 그래도 북한측 사무실을 찾아가 김학수부지배인에게 함께 간 고려인(한국계 러시아주민) 통역을 통해 면담을 요청했다.그는 『흰것을 검다고 쓰는 작자들과는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통역을 내쫓았다. 남은 방법은 직접 김총지배인과 접촉하는 것 뿐이었다.전화번호를 알아내 수화기를 돌렸다.저쪽에서 전화를 받자 기자는 이곳에 온 목적을 상세히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그러나 전화를 받은 사람은 신분도 밝히지 않은채 욕설부터 시작했다.그는 『남조선 기자놈들이 헛소문을 퍼뜨려 각국에서 기자들이 몰려오고 있다』면서 『노동자들이 격분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신상에 해로울 줄 알라』고 협박을 했다. ○서울소식 묻기도 그러나 벌목장 지도부와 안전요원들의 이런 태도와는 달리 체그도민 곳곳에서 만나본 북한노동자들은 서울에서 온 우리일행에게 상당한 호감을 표시했다.이들은 우리의 슈퍼마켓격인 가스트롬과마가진 그리고 재래시장등에서 주로 양배추를 소금에 절여 만든 크와슈나야 카푸스티를 김치대용으로 구입하고 있었다.일부는 옷과 전자제품에도 관심을 가졌다. 북한노동자들은 대부분 기자가 다가가 『서울에서 왔다』고 인사를 하면 꽤나 놀라면서 『해외에서 동포를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다』고 악수를 청하며 친근감을 표시했다.이들은 서울소식을 묻기도 했는데 『서울에 차가 많이 막히느냐』고 묻는등 관심이 많다는 느낌을 줬다. 그러나 평양에서 대학엘 다니다 왔다는 김모씨에게 『벌목장을 탈출해 서울로 넘어온 사람들의 소식을 들었느냐』고 묻자 표정이 굳어지면서 『무슨 말이냐』고 얼굴을 돌렸다.함께 있던 다른 노동자의 눈치를 의식하는 것 같았다.이들은 『사진촬영을 함께 하자』고 하면 사진기를 손으로 막으며 『지금 작업복을 입고나와 주제비가 이렇다』라는 이유로 한사코 거절했다. 지도부와 노동자들의 다른 인식에 대해 체그도민에 오는 북한노동자의 출입국 사무를 맡고 있는 루덴카 리디아 빅토르나씨는 『북한사회나 벌목장 자체에는 변화가 없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그들이 나와 있는 러시아사회가 급격히 변하고 있고 그 때문에 북한노동자의 생각이 많이 변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벌목장의 러시아측 총지배인인 발레리 수크노발렌코씨는 벌목장의 인권문제에 대해 『그 문제는 시대에 따라 변한다』면서 『북한노동자들이 처음 이곳에 올 때는 자유로운 노동이 최고의 인권보장이었다』고 말하고 『그러나 이제 북한노동자의 인권은 법에 의한 인권,즉 러시아법에 따른 인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러 벌목장 탈출 북 인부 범죄 잇따라/살인·절도… 사회문제화

    ◎도피자금 마련 위해… 수백명 떠돌아 【블라디보스토크=이도운특파원】 자유를 찾아 서울로 가려고 극동러시아의 북한벌목장을 탈출했으나 마땅한 수단이 없어 러시아 각지를 헤매는 북한노동자의 수가 최근 다시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도피과정이 너무 어려워 현지인과 충돌하거나 범죄를 저지르는등 러시아사회는 물론 고려인(한국계 러시아주민)및 현지체류 한국인들에게까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어 관련국들의 해결방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관계자는 최근 『공식집계를 내기는 어렵지만 모스크바대사관과 블라디보스토크총영사관등 한국공관에 망명을 요청한 벌목장탈출 북한노동자의 수가 최근 2백명을 넘어서고 있다』고 밝히고 『망명을 요청하지 않은 사람까지 계산하면 탈출노동자의 수는 그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탈출한 노동자들이 고려인과 러시아인,남한에서 온 성직자와 기업인들에게 접근,도움을 청하고 있다』고 전하고 『이 과정에서 탈출노동자의 일부가 도피자금을 마련하려고 살인이나 도둑질을 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사할린의 한 고려인집에 은신해 있던 탈출노동자가 집주인을 살해하고 금품을 털어가 러시아경찰이 수사에 나섰음을 전했다. 이 때문에 블라디보스토크의 한국총영사관에서는 현지에 온 한국인들과 고려인들에게 탈출노동자와의 접촉에 주의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탈출노동자들은 이와 함께 생계수단으로 러시아 각도시의 건설공사장과 농촌등지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러시아주민들은 『법적인 절차를 밟게 하라』고 행정당국에 들이대고 있다는 것이다.
  • 무너지는 생지옥 시베리아 북한벌목장:1

    ◎서울신문 왕상관·이도운특파원 그 현장에 가다/“나는 이렇게 탈출했다” 김호씨 증언/도주­피체반복 6년만에 러거주증 획득/현장 운전수 3년만에 불순자로 낙인/몽고­중아 유랑… 두번 잡혔다 다시 도피/한국망명 신청했으나 “부답”… “서울거리 걸어 봤으면” 러시아 극동지역의 북한벌목장을 탈출한 수백명의 노동자들이 서울로 가는 꿈을 안고 러시아 전역을 떠돌고 있다. 북한당국의 추적과 지역주민들의 밀고에 쫓기는 불안과 긴장,시베리아의 혹독한 추위와 배고픔,돌봐주기는 커녕 무슨 흉물보듯 대하는 이민족들의 멸시,그리고 망명에 대한 한국정부의 어정쩡한 방침 때문에 이들 가운데 일부는 아예 서울행을 포기하고 러시아에 망명을 신청하기도 한다. 이들의 삶은 그야말로 필설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참하기만 하다.특히 최근에는 이들의 입을 통해 벌목장의 인권유린등 온갖 비행이 폭로되는 것을 꺼리는 북한당국이 탈출자를 붙잡기 위해 특무대원을 러시아 각지에 파견하고 있어 거의 절망적인 불안속에서 고달픈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 숨어다니며 고려인(한국계 러시아주민) 행세를 하기 때문에 만나보기도 여간 어렵지 않다. ○4명에만 망명 허가 기자는 지난 13일부터 러시아에서 벌목장을 탈출한 북한노동자와의 접촉을 시도한 끝에 1주일이 지나서야,그것도 다섯 단계를 거쳐서야 블라디보스토크 근처 아르좀의 한 주택가에서 김호라는 탈출노동자를 만날 수 있었다. 놀랍게도 김씨는 지금까지 러시아정부로부터 망명허가를 받은 오직 4명뿐인 북한노동자 가운데 한사람이었다. 김씨는 망명허가를 받고도 여전히 계속되는 북한측의 테러위협 때문에 지금도 은신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는 북한에서의 성장과 파란만장한 도피과정,러시아로부터 망명허가를 받은 법적 위상등 북한벌목장을 둘러싼 모든 문제를 한 몸에 안고 사는 매우 특이한 인물이었다. 김씨는 59년7월20일 평안남도 혜산에서 태어났다.3남2녀 가운데 둘째아들이었다.아버지는 혜산일대에서 유명한 교육자였고 누나가 의사,형은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에 다녔으며,여동생도러시아어 교사를 하는 성분좋은 집안이었다.고등중학교를 마친 뒤 군에 입대,휴전선근처 공군부대에서 복무하다 평안북도 정주의 군관학교를 거쳐 82년 소위로 임관했다.몇년동안 장교생활을 하다 「10만군 축소계획」에 따라 제대를 하게 된다. ○현장 당비서차 운전 사회에 나와 운전을 하던 김씨는 러시아 벌목장으로 돈을 벌러가려고 마음을 먹었다.88년 5월16일 러시아행 열차를 타고 두만강을 넘어 러시아의 북한벌목장 가운데 하나인 튀르마에 도착했다. 러시아에 와보니 세상이 달랐다.튀르마는 지방의 소도시였지만 주민들의 삶은 자유로웠고 상점에는 물건이 가득한,일종의 「천국」이었다.김씨는 벌목장에서 공산당책임비서의 운전사로 근무했다.책임비서는 벌목장에서도 위치가 확고했기 때문에 김씨도 열악한 생활환경이었지만 그런대로 적응해 지낼 수 있었다. 김씨의 운명이 바뀐 날은 벌목장에 온지 3년이 조금 넘은 91년8월24일이었다.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 『우리도 러시아처럼 민주주의를 해야한다』고 「불순한」 말을 내뱉은 것이 화근이었다.바로 다음날 김씨는 당위원회의 호출을 받았다.안전부에서도 김씨를 찾았다.그는 본능적으로 사태가 심각함을 깨달았다.『산에 좀 갔다오겠다』며 숙소를 나와 그길로 열차를 잡아탔다. 김씨는 러시아에 와서 북한에서의 삶이 허구였다는 것을 어느정도 깨닫기 시작했다.그렇다고 탈출을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그러나 당위원회와 안전부에서 자기를 부른 것은 전날밤의 일만을 갖고 따지는 것이 아니었다.이미 그동안의 여러가지 발언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올가미를 씌우는 것이 분명했다.이제 북한으로 돌아간다해도 정치범수용소 신세를 모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결국 서울로 달아나는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씨는 그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인 하바로프스크로 갔다.시장에서 윤씨라는 고려인 할머니를 만나 그 집에서 며칠동안 숨어살았다.갖고 있던 총재산 1백달러를 주고 얼굴이 비슷하게 생긴 고려인의 신분증을 빌렸다.그리고 9월7일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고려인 아내도 맞아 김씨는 모스크바에 도착하자마자 한국대사관을찾아가 망명을 요청했다.그러나 한국대사관에서는 김씨에게 이렇다,저렇다 하는 확실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낙담천만이었다.게다가 북한당국의 추적망이 좁혀오는 것을 느꼈다. 모스크바에 더 머무르기가 어려웠다.9월 중순 고려인들이 많아 러시아보다는 신변이 안전한 중앙아시아 카자흐공화국으로 들어갔다.그러나 거기서도 결국 정착지를 찾지 못하고 고민끝에 북한 안전요원의 발길이 미치지 않을 것같은 몽골로 건너갔다.몽골로 가는 기차 안에서 우연히 고려인 청년 한명을 만났다.그 만남이 김씨의 운명을 또한번 바꿔놓았다.카자흐공화국의 타슈켄트 근처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청년은 김씨에게 함께 일하자고 했다. 그는 마침내 청년의 동생인 마야(5월이라는 뜻)라는 아가씨를 아내로 맞게 됐다.곧바로 두사람은 부부가 되고 마야의 친척들이 김씨의 신분증을 만들어주기 위해 관리를 매수할 돈을 모았다.그러나 관리들의 실수로 여권이 2중으로 발급됐고 행정처리 과정에서 그 사실이 드러나 김씨는 경찰에 체포되고 말았다.경찰은 김씨를 수도인 타슈켄트로 이송해 신분확인 작업을 벌이기 시작했다. 경찰에 수감된 김씨는 우연히 목공일을 돕다가 만일에 대비해 칼 하나를 훔쳐뒀다. 김씨의 신분확인은 한달만에 끝났다.벌목장을 탈출한 사실이 드러났고 경찰은 신병을 북한측에 넘겨주기로 결정했다.그러나 그는 죽으면 죽었지 북한에 다시 잡혀갈 수는 없었다.경찰이 호송차에 태우기 직전 품속에 숨겨둔 칼을 꺼내 자기배를 찔렀다.그리고 경찰호송차 대신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그는 다음날 밤 의사와 간호사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탈출했다. 한 고려인 집에 숨어 치료를 받은 김씨는 마야와 함께 이번에는 우즈베크공화국으로 넘어갔다.우즈베크는 바다가 육지로 변한 척박한 땅이다.탈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불같이 끓는 모래밭 2정보를 일궈 해바라기를 심고 지게로 물을 지어 날랐다.해바라기가 자랄 때까지 푼돈이라도 벌기 위해 처형이 사는 블라디보스토크 이웃으로 가 중국과의 국경지역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그 때가 92년 여름.국경에서 떠돌이 북한인을 사귀게 됐다.며칠뒤 그를 만나기로 한 장소에 나가보니 러시아 경찰 두명이 다가와 『신분증을 보자』고 했다.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도망치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결국 다음날 북한 안전요원들에게 넘겨지고 말았다.안전요원들은 김씨를 차에 태운뒤 팔을 뒤로 돌려 수갑을 채우고 받줄로 묶었다.다리에는 마치 부러진 다리를 기브스하듯 철제 족쇄를 두른뒤 40㎏짜리 여행용 가방에 묶었다.하바로프스크의 북한임업대표부를 거쳐 기차로 3시간 떨어진 비르비잔 벌목장의 감방으로 끌려갔다. 부인 마야는 김씨가 잡혀가자 혼자서 하바로프스크의 북한임업대표부로 찾아갔다.몇날며칠을 임업대표부 앞에 앉아 김씨를 풀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으며 하바로프스크주정부등 관계당국을 찾아 남편의 구명운동을 벌였다.러시아 국적을 가진 마야가 독하게 달려들자 북한측으로서는 골치아픈 일이었다.문제가 커지기 전에 김씨를 북한으로 빼돌리기로 했다. 지난해 4월3일 김씨는 북한으로 가는 열차에 태워졌다.그러나 기차를 타고 가는 이틀동안 감방에서 주은 핀침으로 수갑을 풀었다.일행은우스리스크역에서 기차를 바꿔타려고 역사로 나왔다.4명의 안전요원 가운데 2명이 표를 사러가고 2명이 남았다.김씨는 그틈에 2명의 안전요원 가우데 한명은 면상을 들이받고 다른 한명은 수갑을 찬 손으로 머리를 내리쳐 쓰러뜨리고 도망쳤다. 김씨는 북한 안전요원을 피해다니고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 다니는 편법으로는 도저히 더 이상 살아갈 수가 없다고 결론을 냈다.마야의 친척집으로 숨어들어가 모스크바의 법률가협회에 망명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곧이어 모스크바로 날아가 인권위원회와 유엔,외교성등에도 도움을 청했다.모스크바당국은 김씨의 망명신청을 일단 접수했다.러시아의 법적보호를 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2년 지나면 시민권 북한은 김씨의 망명을 허가해주지 말도록 각종 채널을 통해 러시아정부에 강력히 요청했다.그러나 지난해 10월4일 러시아공민권위원회는 김씨의 망명을 허가했다.그리고 지난 1월26일 모스크바에서 김씨에게 편지가 날아왔다.그 안에는 특정지역(김씨의 경우 블라디보스토크)의 거주를 인정하는 「비트 나 지제스트로」가 들어있었다.이 거주증은 2년만 지나 본인이 원하면 러시아시민권인 파스포트로 교환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씨의 꿈은 여전히 남한에서 살아가는 것이다.벌목장을 탈출한 순간부터 닥쳤던 가시밭길은 모두가 서울로 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목숨을 걸면서까지 탈출한 것은 가족과 함께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한 것이었다.러시아에서는 그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김씨는 그러나 막상 한국측에서 『넘어오는 북한사람을 모두 받아주기만 하는게 능사가 아니다』라며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몹시 씁쓸해하고 있다.『떼를 쓴다고 될일도 아니갔디요』라고 계면쩍게 웃는 그의 표정이 꽤나 측은해 보였다.그는 『서울에 대해서는 잘 모르갔디만 아마 가보면 내눈이 뒤집힐 것』이라고 말했다.『가장 먼저 가보고 싶은 곳이 어디냐』고 묻자 그는 『그저 서울거리를 걸어보고 싶다』고 했다. 지금 러시아에는 김씨와 똑같은 처지에 있는 탈출노동자들이 수백명에 이른다.이들이 벌목장을 탈출했다는 사실은 결코 영예로운일이 아니다.행여 그들이 지나간 삶을 서울에서 보상받으려 해서도 안될 것이다.그러나 결국 누군가는 이들을 끌어안아야 한다.러시아와 북한,그리고 한국 이 세나라가 이들의 관련당사국이다.러시아는 이미 이들을 받아들일 몸짓을 보이고 있다.북한도 이들을 모두 붙잡아가는데 혈안이 돼있다.물론 그 이유는 서로 다르다.그러나 정작 이들이 그렇게 가고 싶어하는 「자유조국」은 아직 문을 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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