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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로상담 공간 확대·지식의 거리 조성… ‘교육도시 동대문’ 도약”[2025 새해 포부-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진로상담 공간 확대·지식의 거리 조성… ‘교육도시 동대문’ 도약”[2025 새해 포부-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4N 시티’ 선포해 경제 활력 등 모색상반기 예산 70% 집중해 혁신 속도청량리 일대 개발·변전소 이전 구상경희대~고려대 구간 새 거리 구축 韓 최초 ‘필즈상’ 허준이 교수 기려왕산로~장한로 ‘빛의 거리’도 선봬교육지원센터 신설동에 확대 이전시립대·외대·경희대와 지자체 협력입시 설명회·총장 정례회의 등 추진이필형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중점사업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교육도시 ▲삶이 풍요로운 문화도시 ▲약자와 함께하는 동행도시 ▲동북권의 중심 미래도시 등 4가지로 설정했다며 “상반기에 예산의 70%를 쓰겠다”고 ‘속도전’을 예고했다. 이 같은 사업들은 ‘행복한(Nice) 동대문을 위해 현재(Now)를 돌아보고, 글로벌 혁신(New)을 통해 미래(Next)로 도약하겠다는 ‘4N 시티’ 전략에 따라 구체화된다. 이 구청장은 “주민들 일상의 안정과 경제활력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구청장은 교육도시 조성을 위해 지역에 있는 여러 대학과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대학 총장들과의 만남을 정례화한 이 구청장은 “지자체와 관내 대학 간 네트워크가 가장 잘돼 있는 지자체가 동대문구일 것”이라며 “학교공동체의 새로운 모습을 우리가 한번 만들어 보자고 총장들과 인식을 같이해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새해 구정 방향에 관해 설명해 달라. “크게 보면 두 가지다. 우선 상반기에 예산의 70%를 쓰려고 한다.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만들고 있는데 올해는 구정 발전의 획기적인 해이자 가장 일을 많이 하는 해가 될 것이다. 사업적으로 보면 왕산로~장한로의 ‘빛의 거리’를 상반기 중에 마무리하려고 한다. 또 하나는 경희대에서 고려대까지 ‘지식의 거리’를 조성한다. ‘지식의 거리’에서는 한국계 수학자 최초로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교수를 기리려고 한다. 카이스트가 허 교수를 기리는 기념관을 건립하는데 인근 삼거리를 ‘허준이 거리’로 만든다든지, 그런 구상으로 지식의 거리를 만드는 것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또 배봉산을 주민들이 더욱 즐겨 찾는 힐링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철쭉을 심고 카페를 조성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교육 혁신을 위한 자기주도학습이다. 이를 위해 교육환경 개선과 학력신장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마련한다.” -4N 시티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신규 사업, 즉 ‘뉴’다. “우선 5월쯤 신설동에 동대문구 교육지원센터가 확대 이전해 새롭게 문을 연다. 또 서울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에 발맞춰 중랑천에 수상 스포츠 체험교육장이 신설된다. 5월 시범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2월부터 경로당에 주 5일 중식 반찬 지원을 새롭게 시작한다. 주 5일 균형 잡힌 반찬을 제공해 어르신들의 건강한 식생활을 지원한다. 동북권의 중심 미래도시 정책에 있어 핵심은 청량리 개발이다. 청량리 일대가 국토교통부 공간혁신 선도사업 후보지로 선정됐다. 또 상반기 국토부가 경원선 지하화에 대해 공식 발표할 예정으로 지하화가 결정되면 상부 공간을 활용한 복합개발 구상을 본격적으로 수립하려고 한다.” -교육지원센터에 대해 더 설명해 달라. “교실, 토론장소 등을 갖추고 교육 전문가들을 배치해 학생별로 전문적인 진로·진학 상담을 받을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또 서울시립대, 한국외대, 경희대 등 3개 대학이 공동으로 대학입시설명회를 추진한다. 지자체와 관내 대학 간 네트워크가 가장 잘돼 있는 지자체가 동대문구일 것이다. 총장들과도 2개월에 한 번씩 정례적으로 만나 현안을 논의한다. 주민들을 만나 보니 동대문구가 초등학교까지는 잘돼 있는데 중등교육이 약하다고 하더라. 다른 지역으로 가지 않을 수 있게 교육환경을 개선해 달라고 해서 도서관을 스터디카페로 만드는 등 환경개선에 집중했다. ‘공간혁명’이라는 책을 읽어 보니 교육환경의 중요성이 건축학적으로나 교육심리학적으로 무척 중요하다고 쓰여 있더라. 내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개혁과 똑같은 내용이라 깜짝 놀랐다.” -자기주도학습이란. “명문대를 가는 게 목표가 아니라 자기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명문대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명문대를 가지 않은 아이들이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다양한 선택지를 알려 주고 싶다. ‘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를 해야 진정한 장인이 되는 것이다. 자기를 주도할 수 있는 것은 공부이고, 그 루틴을 반복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알려 주고 싶다. 국영수가 아니라 당신이 좋아하는 공부를 하라. 국영수 잘하는 아이는 명문대를 가고, 그렇지 않은 아이도 꾸준히 공부해서 자아를 실현하는 교육, 그게 자기주도학습이다.” -교통 관련 현안은 무엇이 있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 사업의 청량리역 변전소 문제가 아주 크다. 공동주택 바로 앞에 설치하는 게 원안인데, 주민과 떨어진 거리로 옮겨 안전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국토부에 요청하고 있다. 재난은 잠들지 않는다.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게 재난이다. 또한 재난은 상상이다. 100만분의1의 확률이라고 해도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냥 반대하는 게 아니다. 정부는 우리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 -서울 구청장 중에서 탄소중립에 대한 의지가 가장 강해 보인다. “동대문구는 2050 탄소중립도시 실현을 위한 맞춤형 탄소중립 전략을 수립해 다각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대학과 전통시장이 밀집한 도시 특성을 반영, 협력 모델을 구축해 건물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진보나 보수 어느 한쪽만의 의제가 아니다. 동대문구 같은 원도심에서 탄소중립을 이뤄 낸다면 세계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 전통시장도, 도서관도 탄소중립 개념으로 만들어야 한다. 일상에서 에너지 절약을 통한 탄소중립, 주민들의 인식 전환을 통한 탄소중립, 아이들의 생각을 통한 탄소중립 등이 성과를 내고 있다. 주민들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우리 34만 구민 전체가 ‘탄소중립 전사’가 돼야 한다.” -새 책도 집필 중이라고 들었다. 바쁜 일정 중에 어떻게 썼는지. “지난해 유럽 출장 가는 비행기 안에서 26시간을 썼다. 책은 10분만 여유가 있어도 읽는데, 글쓰기는 30분 여유가 있어야 한 페이지를 쓰더라. ‘말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가제이고, 아직 제목을 정하지는 않았다. ‘동대문을 바꾼 말’, ‘나를 바꾼 말’, ‘세상을 바꾼 말’ 등 일리아드와 오디세이, 토머스 홉스의 리바이어던, 한나 아렌트의 사유의 철학 등에 대한 내 감상을 썼다.”
  • 서울 대학가 원룸 평균 월세 61만원…이화여대 인근 74만원으로 최고

    서울 대학가 원룸 평균 월세 61만원…이화여대 인근 74만원으로 최고

    올해 서울 주요 대학가 인근 원룸의 평균 월세와 관리비가 지난해보다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월세가 61만원 수준이고, 이화여대 인근은 74만원으로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1학기 개강을 앞두고 자사 플랫폼에 등록된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인근 원룸의 월세와 관리비를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서울 주요 대학 인근 보증금 1000만원 기준 원룸(전용면적 33㎡ 이하)의 평균 월세는 60만 9000원, 평균 관리비는 7만 800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월 조사 때의 평균 월세는 57만 4000원, 평균 관리비는 7만 2000원으로 1년새 월세와 관리비가 각각 6.1%, 8.1% 오른 셈이다. 대학가별로 보면 성균관대 인근 지역의 평균 월세가 지난해 1월 47만원에서 올해 1월 62만 5000원으로 33% 올라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어 중앙대 인근 지역이 48만원에서 52만 7000원으로 9.8% 뛰었으며 연세대 인근은 60만원에서 64만 3000원으로 7.2%, 한국외국어대 인근은 59만원에서 63만 1000원으로 6.9%, 고려대 인근은 57만원에서 60만 4000원으로 6% 올랐다. 특히 지난달 기준 이화여대 인근 원룸의 평균 월세는 74만 1000원으로, 지난해 1월(71만원) 대비 4.4% 상승했다. 이어 연세대(64만 3000원), 서강대(64만 2000원), 한국외대(63만 1000원),성균관대(62만 5000원), 경희대(62만 2000원) 순으로 월세가 높았다. 이화여대 인근은 관리비도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이화여대 인근 원룸 관리비는 10만 5000원으로 지난해 동월(9만원) 대비 16.7%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고려대 인근 지역(7만원→8만원) 관리비는 14.3% 상승했으며 경희대와 한국외대 인근 지역은 나란히 7만원에서 7만 8000원으로 11.4% 올랐다. 연세대(7만원→7만 6000원)는 8.6%, 서울대(8만원→8만 5000원)는 6.3%, 중앙대(8만원→8만 4000원)는 5%, 한양대(7만원→7만3000원)는 4.3%의 상승률을 보였다. 다방 관계자는 “월세 강세 기조가 이어지며 대학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조용한 독서가, 자수성가형 창업주… 박현주 인맥은 고·동·일 [2025 재계 인맥 대탐구]

    조용한 독서가, 자수성가형 창업주… 박현주 인맥은 고·동·일 [2025 재계 인맥 대탐구]

    폭넓은 사교 모임은 즐기지 않는 편같은 학교·같은 직장 출신과 가까워동원증권 시절 김재철 회장이 신임‘명동 백할머니’에게 가치투자 배워구재상·최경주·최현만 ‘박현주 사단’자수성가 공통분모 서정진과 친분선거철엔 출국, 정치권과 거리두기 박현주(67)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인맥은 ‘고·동·일’(고려대·동원증권·광주제일고)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10일 박 회장의 측근에 따르면 그는 학창 시절 넓게 사교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고 한다. 이러한 그의 기질은 최근까지도 여전하다. 1년 중 3분의1 정도를 외국에 나가 있는데 보통 혼자 다닌다. 지연·학연을 좋아하지 않는다지만, 별도의 사교 모임을 활발하게 하는 편도 아니라서 같은 학교를 나왔거나 같이 일한 사람들 위주로 인맥이 형성돼 있다. 고·동·일의 요소가 섞여 있는 인연이 많다. 한번 사귄 사람과 오래가고, 끈끈하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주제일고 52기 동기 ‘금투 3인방’ 재수를 한 박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78학번이다. 박 회장과 함께 국내 금융투자업계를 이끄는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김남구(62)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은 경영학과 83학번 동문으로 그의 후배다. 김 회장은 박 회장이 멘토로 삼은 김재철(90)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두 사람은 모두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에 근무하며 김 명예회장 밑에서 일을 배웠다. 이후 박 회장이 회사를 나오면서 라이벌 구도가 만들어진 측면이 있다. 박 회장은 역시 같은 과 80학번인 정몽규(63) HDC그룹 회장과는 막역한 사이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인 부동산114를 팔 때도 HDC현대산업개발이 사 줬다. 박 회장과 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재무적·전략적 투자자로 손잡아 동맹군으로 뛰었다. 미래에셋그룹 초창기 멤버로 박 회장의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서유석(63) 금융투자협회장 역시 고려대 출신으로 경제학과를 나왔다. 1999년 미래에셋증권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을 거쳤다. 박 회장이 졸업한 광주제일고(광주일고)는 유수한 정재계 인물들을 다수 배출했다. 동창들은 박 회장을 ‘조용하고 독서를 좋아하던 친구’로 기억한다. 장인환(66) 전 KTB자산운용(현 다올자산운용) 부회장과 송상종(67) 피데스자산운용 대표가 박 회장과 함께 52기 동기 중 대표적인 금융투자업계 3인방으로 꼽힌다. 두 사람 모두 박 회장처럼 사회초년생 시절 동원증권에서 일한 바 있는데, 출신 학교가 같은 데다 몸담고 있는 분야도 같다 보니 자주 연락하는 편이다. 광주일고는 재경동문회가 활성화돼 있지만 박 회장은 동창회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다만 후원으로 모교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미래에셋 소유 골프장에서 동문 골프대회를 여는 일이 있다. 1963년 졸업한 박삼구(80)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1977년 졸업한 박 회장은 광주일고 14년 선후배 사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9년 금호아시아나의 최대 단일주주였는데, 아시아나항공 등 주력 계열사 매각을 두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첫 전문경영인 회장 발탁 박 회장의 대표적인 투자 스승으로는 ‘명동 백할머니’로 알려진 고(故) 백희엽 여사가 있다. 대학생 시절 박 회장이 무작정 백 여사를 찾아가 투자를 가르쳐 달라 했다고 한다. 백 여사는 우량주를 골라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박 회장이 증권 영업 초기 삼성전자 등 우량 가치주에 집중했던 것도 그의 영향으로 보인다. 김 명예회장도 박 회장을 상당히 아꼈다고 한다. 박 회장은 1986년 동원증권에 입사해 5년 만에 전국 최연소 지점장이 됐다. 마흔이 되기 전 회사를 떠나 창업하겠다는 박 회장을 김 명예회장이 잡으려 했지만 그는 결국 1996년 사표를 냈다. 박 회장이 동원증권에서 퇴사하고 창업에 돌입하면서 만들어진 것이 이른바 ‘박현주 사단’이다. 동원증권 출신 인사들은 박 회장 인맥의 큰 줄기를 형성하고 있다. 최현만(64) 전 미래에셋증권 고문, 구재상(61)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 회장(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최경주(63) 미래에셋그룹 전문위원 등이 박현주 사단 멤버다. 박 회장은 1997년 미래에셋벤처캐피탈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연이어 설립하고 1999년 미래에셋증권을 세웠다. 이후 2001년 미래에셋그룹 회장에 오른다. 최 전 고문 역시 동원증권에서 지점장으로 근무하다 퇴사, 미래에셋에 합류했다. 박 회장은 최 전 고문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회장 자리에 앉혔다. 금융투자업계 첫 전문경영인 회장 기록이다. 동원증권에 근무하던 최 전문위원은 1998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합류했다. 한남투자신탁에서 일하던 구 회장은 같은 시기에 박 회장이 영입했다. 이들은 호남으로도 묶인다. 최 전 고문은 전남 강진군, 최 전문위원은 영암군, 구 회장은 화순군 출신이다. ●네이버 이해진과 인연 깊어 전략적 제휴 박 회장은 본인처럼 새로운 길을 개척한 사람들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수성가형 창업주들과 친분이 두텁다. 서정진(68) 셀트리온 명예회장과는 사적으로도 만나며 가까이 지내는 사이다. 두 사람은 월급쟁이에서 시작해 회사를 직접 일궜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 회장은 서 회장의 분야인 바이오와 같은 신성장 산업에도 관심이 많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그룹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어려운 데서 누구도 생각하지 않은 일을 한 셀트리온과 서정진 회장에게 박수를 쳐 주고 싶다”며 서 회장의 이름을 직접 거론했다. 두 사람의 의기투합은 사업과 돈 움직임에서도 드러난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2016년 셀트리온 계열 화장품 유통사 셀트리온지에스씨에 자기자본 계정으로 200억원을 투자했다. 또 미래에셋그룹은 셀트리온과 손잡고 미래 기술 산업 육성을 위해 1500억원 규모의 1대1 매칭 펀드인 ‘미래에셋셀트리온신성장투자조합1호’를 결성하기도 했다. 비슷한 이유에서 네이버 창업자이자 네이버 이사회 의장으로 다시 복귀하는 이해진(58)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도 인연이 깊다. 미래에셋그룹과 네이버는 2017년 상호 지분 투자를 통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혁신금융 서비스를 함께 고민했다. 이후 네이버는 2019년 야심차게 네이버파이낸셜을 세웠고 미래에셋그룹이 증권, 캐피털, 생명, 펀드 서비스 등을 동원해 8000억원의 통 큰 투자를 단행했다.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 사상 최대 규모였다. 이 외에도 장병규(52) 크래프톤 의장, 방시혁(53) 하이브 의장 등과도 자주 만나며 창업자 모임을 이어 가고 있다. ●‘정통 미래에셋맨’ 등 전문경영인 쟁쟁 박 회장은 정치권과는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치인을 가까이 하지 말고 정치에 발 담그려고도 하지 말라”던 그의 모친 고 김유례 여사의 뜻을 따른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정치권 행사에 참석하지 않아 눈밖에 났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박 회장 측근은 “선거철이면 정치권에서 후원이 필요하다는 연락이 오지 않겠느냐.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박 회장이 일부러 선거철에 맞춰 해외행을 택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회사 내 전문경영인들도 포스트 박현주 자리를 노리고 있다. 박 회장은 ‘전문경영인 1.0 시대’라는 콘셉트를 밀고 있다. 최 전 고문을 본인 이후 첫 차기 회장으로 앉혔듯 창업주 중심의 경영이 아닌 그룹 인재들을 중심으로 미래에셋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김미섭(57·글로벌)·허선호(56·WM) 부회장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김 부회장은 1998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입사했다. 미래에셋금융의 시작이 1997년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공채 1기인 셈이다. 조흥증권을 거쳐 1999년 대우증권에 합류한 허 부회장은 ‘대우맨’이다. 2016년 미래에셋과 대우증권의 합병 법인인 미래에셋대우 출범 이후 경영지원 부문 대표를 맡아 두 회사의 융합에 힘썼다.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122% 증가한 1조 1589억원을 기록해 3년 만에 1조 클럽에 복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창훈(56)·이준용(56) 부회장 투톱 체제다. 전북 익산 출신의 최 부회장은 박 회장과 같은 호남 출신으로 대표적인 그룹 내 부동산통이다. 2005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에 영입됐고 2012년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합병 후 지금까지 부동산 부문에서 성과를 내 왔다. 이 부회장은 보람은행, 대우증권, 메리츠증권 등을 거쳐 2002년 미래에셋투자신탁운용 금융공학본부장으로 미래에셋그룹에 합류했다. 미래에셋생명은 김재식(57) 부회장과 황문규(55) 전무의 각자대표 체제다. 동양화재 근무를 시작으로 한남투자신탁과 한누리투자신탁을 거쳐 1999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했다. 입사 3년 만인 2002년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본부장으로 승진했다.
  • “미래에셋에 2세 경영은 없다”… 장학재단 통해 지분 승계 구상 [2025 재계 인맥 대탐구]

    “미래에셋에 2세 경영은 없다”… 장학재단 통해 지분 승계 구상 [2025 재계 인맥 대탐구]

    자본금 100억으로 창업, 재계 22위47개국 네트워크 갖춘 초대형 IB로박현주 회장 중심의 수직 지배 구조 장녀 하민, 美벤처캐피털 창업멤버큰사위는 라이프사이언스 부사장아들 준범은 그룹 벤처투자 심사역조카 토머스 박 전문경영인 힘 실려 금융계 ‘샐러리맨 신화’로 통하는 박현주(67)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1997년 미래에셋벤처캐피탈을 창업할 때 자본금은 100억원에 불과했다. 30여년이 지난 10일 현재 미래에셋그룹은 19개 국가 47개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한 초대형 기업금융(IB)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공정자산총액 23조 2620억원으로 전년보다 두 계단 높은 재계(공시대상 기업집단) 22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상반기 그룹 고객관리자산은 838조 4000억원에 달한다. ●수년간 일감 몰아주기·지배구조 논란 미래에셋그룹은 박 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수직적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먼저 박 회장이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컨설팅,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분을 각각 60.19%, 48.63%, 34.32%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컨설팅이 자산운용 지분 36.92%, 캐피탈 9.98%, 미래에셋생명 4.27% 등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에선 가족들의 지분이 두드러진다. 현재 부인 김미경(61)씨가 10.24%를 가지고 있고 박 회장과 김씨 사이의 3남매(1남 2녀)인 하민(36)·은민(33)·준범(32)씨가 8.19%씩 나눠 갖고 있다. 미래에셋은 지배구조가 상대적으로 복잡한 편이지만 지주사 전환 가능성은 없다고 말한다. 유럽의 발렌베리가문처럼 장학재단인 미래에셋희망재단으로 가족 지분을 넘겨 재단을 지배구조의 최상단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는 회사 경영을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그의 철학을 구체화한 것이다. 박 회장은 2021년 23회 한국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 경영자 대상 수상 당시 “자녀들은 대주주 자격으로 회사 이사회에만 참여시켜 전문경영인과 함께 중요한 경영사항에 대해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 ‘2세 경영’은 없다고 수차례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방침이 나오기 앞서 박 회장은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지배구조 논란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수년간 극심한 압박을 받아 왔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가족들이 주주로 있는 미래에셋컨설팅이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하면서 총수 일가가 부당한 이익을 취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으나 최근 형사소송 1심에서 일감 몰아주기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삼 남매 지분율 동수… 아들만 그룹 근무 1남 2녀 가운데 회사에 적을 둔 사람은 현재 아들 준범씨뿐이지만 자식들이 박 회장이 중시하는 전문경영인으로서의 경력을 쌓으면서 경영 승계 가능성이 완전히 닫혔다고 보긴 어렵다는 시선도 여전하다. 장녀 하민씨는 미국 코넬대 역사학과와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석사(MBA) 졸업 후 맥킨지앤드컴퍼니, 미국 부동산 투자 컨설팅 업체 CBRE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3년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 수시채용에 합격, 사원으로 입사해 3년여간 일했다. 이후 블랙스톤에서 짧게 일한 뒤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에서 본격적으로 스타트업 투자 일을 했다. 2021년엔 미국 벤처캐피털 기업 GFT벤처스에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혁신의 길을 개척한 박 회장 삶의 궤적을 따르려는 모습이다. 해외에서는 제니라는 영어 이름을 쓴다. GFT벤처스가 결성한 펀드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비롯한 계열사들이 자금을 투자하는 등 박 회장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민씨의 남편 데이비드 백(38)도 지난 2023년 9월부터 미래에셋그룹이 미국에 설립한 제약·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털인 미래에셋캐피탈 라이프사이언스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며 경영 능력 심사대에 올라 있다. 라이프사이언스가 설립된 해에 초기 멤버로 사위를 앉힌 것이다. 바이오 투자에 힘을 주라는 박 회장의 특명하에 라이프사이언스는 전방위적으로 투자를 확장하고 있다. 백 부사장은 2010년 미국 보스턴대에서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2015년 밴더빌트대에서 세포와 발달생물학 박사 학위를 땄다. 박사후연구과정(포스트닥터)은 스탠퍼드 의대 심혈관 연구소에서 밟았고, 2020년 1월부터 3년여간 같은 대학에서 강사로 일했다. 스탠퍼드대에서 공부한 인연으로 하민씨와 만나 결혼했다. 이로써 박 회장은 백 부사장의 아버지인 백준기(65) 중앙대 인공지능(AI)대학원장과 사돈을 맺게 됐다. 막내 준범씨는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이후 2020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넷마블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했다. 소문난 게임광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에 2022년 입사해 선임 심사역(과장급)으로 일하고 있다. 당시 업계 또래 심사역들을 불러 모아 일종의 환영회도 열었다고 한다. 직급은 높지 않지만 각종 사내 행사에 얼굴을 비추는 등 적극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차녀 은민씨는 미래에셋에서 근무한 경험이 아직 없다. 미국 듀크대를 졸업하고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한국지사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기후변화투자 벤처캐피털에서 근무하고 있다. 은민씨 역시 언니처럼 스탠퍼드대 MBA 과정을 밟았는데, 이때 함께 수학하던 남편 알렉스 김을 만나 결혼했다. 김씨는 미국 굴지의 사모펀드(PEF) 부사장으로 전해진다. ●해외에서 기 모으는 조카 토머스 박 박 회장은 조카 토머스 박(47) 대표를 전문경영인으로 키우고 있다. 박 대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자회사(미래에셋 글로벌 인베스트먼트)를 이끌며 경영 일선에서 뛰고 있다. 박 대표는 박 회장의 큰형인 박태성(79) 전 워싱턴대 소아신경외과 교수의 장남으로 미국 국적이다. 박 회장은 열두 살 터울의 큰형과 무척 각별한 사이라고 한다. 박 회장의 측근은 “아들보다는 조카가 회사에 기여하는 바가 훨씬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카 쪽에 힘을 실었다. 2018년부터 7년여 가까이 운용의 다른 자회사 ‘글로벌 엑스(X)’의 사외이사도 맡고 있고 지난해 최고경영자(CEO) 사임에 따른 공석을 임시 대행으로 채우기도 했다. 박 대표는 프랑스 파리 소재 아메리칸 유니버시티 오브 파리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이후 미국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했다. 베어링포인트, 골드만삭스 등에서 사원으로 일했고 2009년 미래에셋운용 미국법인에 합류한 이후 인수합병(M&A) 등 여러 해외 사업에 두각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그룹을 아시아 1위 금융투자회사로 키워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골드만삭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박 대표는 올해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AMP(Advanced Management Program)로 하버드대에 연수를 갈 예정이다. 미래에셋 AMP는 박 회장이 만든 차세대 리더 육성 프로그램이다. 박 회장 본인도 2002년 하버드대 AMP에 참여한 바 있다. 그는 “경영에 대해 많은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을 후배들에게도 경험하게 해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유증 사태 등 신뢰 회복 과제 광주에서 벼농사를 짓던 농부의 2남 2녀 중 셋째로 태어난 박 회장이 맨손으로 굴지의 금융그룹을 키워내기까지는 자본시장에 대한 애정과 끊임없는 혁신가 정신이 주효했다. 박 회장은 대학교 2학년 때 어머니에게 받은 하숙비를 투자에 쓰면서 처음으로 주식시장에 눈을 떴다. 이후 증권사에 취직해 돈이 돌아가는 원리를 익히고 미래에셋을 창업했다. 국내 최초 기록도 이어 갔다. 1997년 국내 최초 전문 자산운용회사 미래에셋투자자문 설립, 1998년 국내 최초 뮤추얼 펀드 ‘박현주 1호’ 출시, 2003년 국내 최초 해외 운용법인 설립, 2004년 국내 최초 적립식 펀드 출시 등이 대표적이다. 박 회장은 연세대 영어영문학과 출신으로 여섯 살 연하인 김씨와 연애 결혼했다. 박 회장이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니 연고(고연) 커플인 셈이다. 박 회장의 형 박태성 전 교수도 연세대 의대 출신이다. 여동생인 박정선 교수는 이화여대 교육학과를 나왔다. 박정선 교수와 결혼한 매제 오규택(67) 중앙대 교수는 박 회장과 광주일고 동기동창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국제경영학회(AIB)에서 아시아 금융인 최초로 ‘올해의 국제 최고경영자상’을 받았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경영인이 받는 최고 권위의 상이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아시아, 중국, 인도를 커버하는 펀드 전략을 도입했고 이는 글로벌 관점의 투자로 발전시켜 나가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의 현재 직함은 미래에셋그룹 글로벌전략가(GSO)로 해외투자 및 글로벌 기업 합병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신뢰 회복은 과제다. 일감 몰아주기 외에도 지난해 고려아연 유상증자 주관사로 공개 매수 기간 중 유상증자를 동시에 추진해 부정거래 혐의를 받는 고려아연을 방관, 주주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소속 프라이빗뱅커(PB)는 2011년부터 2022년까지 무려 11년 동안 벤처캐피털 기업 회장 일가의 자산을 관리하면서 펀드 수익을 낸 것처럼 조작해 734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해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 [씨줄날줄] 반도체 계약학과

    [씨줄날줄] 반도체 계약학과

    국내 대학에 반도체 계약학과가 처음 생긴 건 2006년이다. 차세대 반도체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성균관대와 삼성전자가 계약을 맺어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신설했다. 대학을 다니는 동안 장학금 등 각종 혜택을 받고 졸업 후엔 삼성전자 취업이 보장되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2021년 고려대(SK하이닉스)와 연세대(삼성전자)로 확산했고, 이후 꾸준히 늘어나 현재 전국 대학 10곳에서 반도체 계약학과를 운영 중이다. 반도체 계약학과의 경쟁률은 높은 편이다. 2025학년도 대입 정시에서 삼성전자(연세대, 성균관대)와 SK하이닉스(고려대, 한양대, 서강대)의 5개 반도체 계약학과 평균 경쟁률은 7.30대1이었다. 하지만 그 이면의 실상은 씁쓸하다. 종로학원이 2024학년도 5개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 정시 합격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77명 모집에 138명이 추가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한 수험생이 정원의 1.8배에 달한 셈이다. 대규모 이탈의 원인으로는 의대 열풍이 첫손에 꼽힌다. 입학하고도 의대 진학을 위해 자퇴·미등록 등 중도 탈락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 올해는 의대 정원이 크게 늘어 반도체 계약학과의 등록 포기자가 더 많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패권 전쟁 속에서 세계는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TSMC를 보유한 대만은 지난해 9월부터 36개 일반·직업계 고등학교에서 반도체를 정식 교과목으로 가르친다. 2021년 ‘국가 중점 분야 산학협력·인재 양성 혁신조례’를 통해 밝혔던 연간 반도체 인재 1만명 육성 계획의 일환이다. 미국은 2022년 반도체과학법을 제정해 반도체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도 2031년까지 반도체 초격차를 이끌 인재 15만명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2022년에 내놨다.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의대 편중을 해소하지 않고선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요원할 뿐이다.
  • 피겨만 출전한 北, 첫 공식 훈련… 취재진 질문에 “비키라” 날 선 반응

    피겨만 출전한 北, 첫 공식 훈련… 취재진 질문에 “비키라” 날 선 반응

    북한 피겨스케이팅 간판 렴대옥(26)은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굳게 입을 다문 채 훈련에만 몰두했다. 북한 선수단은 2024 파리올림픽에 이어 이번 종합대회에서도 외부 소통을 거부하며 한국과의 접촉면을 최대한 줄였다. 북한의 렴대옥-한금철(26) 조는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페어 쇼트프로그램 일정을 하루 앞둔 10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약 30분 동안 연습했다. 두 선수는 2017년 삿포로 대회부터 대표팀을 이끈 김현선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한국 피겨 여자 싱글 대표 김서영(19·수리고)과 같은 공간을 이용했는데 소통은 없었다. 렴대옥과 한금철은 훈련을 마친 뒤 각오를 묻는 취재진 물음에 묵묵부답했고, 북한 관계자가 “선수를 자극하지 말고 비키라”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7월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딴 북한 리정식, 김금영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유독 짧게 대답했던 모습과 비슷했다.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김주식(33)과 함께 페어 동메달을 따낸 렴대옥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출전한 북한 간판선수다. 김주식이 지도자로 전향해 이번 대회에선 짝을 바꿨다. 로영명(25)은 남자 싱글에 출전한다. 한국 차준환(24·고려대), 김현겸(19·한광고)이 11일부터 그와 맞대결할 예정이다.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개막식에 참가했다”며 동계아시안게임 개최 사실을 알렸다. 8년 전 삿포로 대회에 피겨, 쇼트트랙 등 7명을 내보냈던 북한은 이번엔 입상 가능성이 높은 피겨(3명)에 집중했다.
  • 대세 올라탄 교수님들, 색안경 벗고 ‘AI 열공’

    대세 올라탄 교수님들, 색안경 벗고 ‘AI 열공’

    “학생들은 이미 교수 대신 챗GPT에 질문하고 과제도 하는데 교수들이 모르면 안 되잖아요.” 이번 겨울방학에 대학에서 교수 대상 인공지능(AI) 특강을 들은 한 교수는 AI에 관심을 가진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과제물 베껴쓰기’ 거부감은 옛말 최근 오픈AI의 챗GPT나 중국의 딥시크 등 생성형AI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새학기를 앞둔 대학가는 논문 쓰기부터 강의 설계까지 AI 학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2년 전 챗GPT 등장 이후 ‘과제물 베껴쓰기’ 등 논란이 일며 거부감도 높았지만, 요즘은 “AI로 수업 참여와 관심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머리가 희끗희끗한 교수들까지 특강에 몰린다. 지난 5일 고려대 인문사회 디지털융합인재양성사업단이 ‘역량 강화 집중 프로그램’의 하나로 개최한 ‘AI 기반 쓰기·번역’ 강의는 정보기술(IT) 분야 수업을 방불케 했다. 이 온라인 강의에선 인문·사회 분야 교수 50명이 AI를 활용한 글쓰기와 번역 방법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챗GPT를 쓸 때 적합한 프롬프트(명령어)는 무엇인지, AI로 선행연구를 정리하면 논문 표절 위험은 없는지, AI 도구로 언어 교육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등 실전 사용법에 대한 문의가 주를 이뤘다. 몇 시간 걸리던 논문 분석과 번역이 AI 기반 프로그램으로 1~2분 만에 끝나자 참가자들은 “생각보다 빠르고 정확하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교육에 AI 접목…데이터 분석 등 연구·수업 활용 이날 강연을 포함해 지난달 14일부터 한 달간 온·오프라인에서 열린 고려대의 프로그램에는 어문·인문·사회과학 계열 등 문과대 교수와 대학원생 300여명이 총 20번의 강연에 참여했다. 특강엔 AI에 대한 기본 이해부터 코딩, 인문학 교수법, 논문 쓰기 등이 포함됐다. 교수들이 ‘AI 열공’에 나선 건 더이상 피할 수 없는 대세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자연계뿐 아니라 인문·사회계열까지 관심이 확대됐다. 예컨대 AI로 방대한 문학 작품의 감성을 분석하거나, 3·1운동의 지리 정보를 데이터로 변환해 독립운동 규모를 한눈에 파악하는 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박려정 고려대 인문사회디지털융합인재양성사업단 연구교수는 “연구자들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글을 쓰거나 데이터를 추출·분석하는데 관심이 높다”며 “AI가 교육과정에 빠르게 들어오며 수업 설계에 많이 쓰는 추세”라고 전했다. 수요가 많아지며 연세대 등 비교적 규모가 큰 대학들은 자체 프로그램을 앞다퉈 만들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고등교육연수원이 개설한 특강에도 교수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대교협에 따르면 지난해 89개의 교수법 연수 과정에 총 3302명이 모이는 등 매년 참가자가 늘고 있다. 올해는 교직원 연수까지 포함하면 총 184개 과정에서 75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교육 효과나 연구 효율에서 효과를 느끼기 때문에 배우려는 것”이라며 “AI를 이용한 ‘가짜논문’ 문제가 커지는 만큼 윤리의식과 리터러시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 논문쓰기·강의 설계도 챗GPT로…대학가 겨울방학은 ‘AI 열공 중’

    논문쓰기·강의 설계도 챗GPT로…대학가 겨울방학은 ‘AI 열공 중’

    “외국 논문을 분석하려면 챗GPT에 어떻게 프롬프트(명령어)를 넣으면 좋을까요.” “인공지능(AI) 도구로 선행연구를 정리하면 논문 표절에 걸리지 않을까요.” 지난 5일 고려대 인문사회 디지털융합인재양성사업단이 ‘2025 역량 강화 집중 프로그램’의 하나로 개최한 ‘AI 기반 쓰기·번역’ 강의. 정보기술(IT) 분야 수업을 방불케 한 이 온라인 강의에선 인문·사회 분야 교수 50명이 AI를 활용한 글쓰기와 번역 방법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몇 시간 걸리던 논문 분석과 외국어 번역이 AI 기반 프로그램으로 1~2분 만에 끝나자 참가자들은 “생각보다 빠르고 정확하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강연을 포함해 지난달 14일부터 한 달간 온·오프라인에서 열린 고려대의 프로그램에는 어문·인문·사회과학 계열 등 문과대 교수와 대학원생 300여명이 총 20번의 강연에 참여했다. 주요 내용은 AI를 기반으로 강의와 연구에 쓸 수 있는 ▲코딩 ▲인문학 가르치기 ▲인공지능 윤리 ▲언어 교육법 ▲쓰기 강연 등이었다. 최근 오픈AI의 챗GPT나 중국의 딥시크 등 생성형AI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새학기를 앞둔 대학가는 논문 쓰기부터 강의 설계까지 AI 학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학마다 개설된 겨울방학 특강 ‘수강신청’에 다양한 전공의 교수 등 연구자 수백명이 몰린다. 교수들이 ‘AI 열공’에 나선 건 피할 수 없는 대세라는 판단에서다. 2년 전 챗GPT 등장 이후 ‘과제물 베껴쓰기’ 등 논란이 일며 거부감을 갖는 교수도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AI로 수업 참여와 관심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AI특강에 참여한 한 교수는 “학생들이 교수보다 챗GPT한테 먼저 질문하는데 교수들이 (AI를) 모르면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자연계뿐 아니라 인문·사회계열까지 관심이 확대됐다. 예컨대 방대한 문학 텍스트를 데이터로 만들어 AI로 작품의 감성을 분석하거나, 3·1운동 당시 지리 정보를 데이터로 변환해 독립운동의 장소와 규모를 한눈에 파악하는 식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다. 박려정 고려대 인문사회디지털융합인재양성사업단 연구교수는 “연구자들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글을 쓰거나 데이터를 추출·분석하는 데 관심이 높다”며 “AI가 교육과정에 빠르게 들어오며 수업 설계 등에 많이 쓰는 추세”라고 전했다. 대교협 강연엔 3000여명 ‘수강 신청’수요가 많아지며 연세대 등 비교적 규모가 큰 대학들은 자체 프로그램을 앞다퉈 만들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고등교육연수원이 개설한 특강에도 교수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대교협에 따르면 지난해 89개의 교수법 연수 과정에 총 3302명이 모이는 등 매년 참가자가 늘고 있다. 올해는 교직원 연수까지 포함하면 총 184개 과정에 75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교육 효과나 연구 효율에서 효과를 느끼기 때문에 배우려는 것”이라며 “AI를 이용한 ‘가짜논문’ 문제가 커지는 만큼 윤리의식과 리터러시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 윤승현 전 한남대 교수,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신임 사장 임명

    윤승현 전 한남대 교수,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신임 사장 임명

    경북 경주시가 신임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사장에 윤승현 전 한남대 교수를 임명했다. 10일 경주시는 오는 10월 열리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컨시컨벤션 분야 전문가인 윤승현 전 한남대 교수를 HICO 6대 사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윤 신임 사장은 고려대 경제학과 학·석사와 경희대 관광학 박사 출신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컨벤션센터인 코엑스 상무를 지낸 바 있다. 한남대 호텔항공경영학과 교수, 경영대학원 원장, 국방전략대학원 원장 등을 지내며 전시컨벤션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앞서 2017~2018년 HICO 2대 사장을 역임해 이번이 두번째 임명이다. 윤 사장은 앞선 재임 기간 MICE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지역특화 전시회인 ‘문화재 산업전’과 ‘한옥박람회’를 개발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끌어낸 인물로도 평가받는다. 시는 윤 신임 사장과 함께 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역량을 결집할 계획이다. 윤 신임 사장은 “2025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임직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주 MICE 산업의 활성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했다.
  • 북한 피겨 간판 렴대옥, 묵묵부답 훈련만…북한 관계자 “선수 자극하지 말라” 소통 거부

    북한 피겨 간판 렴대옥, 묵묵부답 훈련만…북한 관계자 “선수 자극하지 말라” 소통 거부

    북한 피겨스케이팅 간판 렴대옥(26)은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굳게 입을 다문 채 훈련에만 몰두했다. 북한 선수단은 2024 파리올림픽에 이어 이번 종합대회에서도 외부 소통을 거부하며 한국과의 접촉면을 최대한 줄였다. 북한의 렴대옥-한금철(26) 조는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페어 쇼트프로그램 일정을 하루 앞둔 10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약 30분 동안 연습했다. 전날 첫 공식 훈련을 진행한 두 선수는 이날도 2017년 삿포로 대회부터 대표팀을 이끈 김현선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한국 피겨 여자 싱글 대표 김서영(19·수리고)과 같은 공간을 이용했는데 소통은 없었다. 렴대옥과 한금철은 훈련을 마친 뒤 각오를 묻는 취재진 물음에 묵묵부답했고, 북한 관계자가 “선수를 자극하지 말고 비키라”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7월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딴 북한 리정식, 김금영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유독 짧게 대답했던 모습과 비슷했다.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김주식(33)과 함께 페어 동메달을 따낸 렴대옥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출전한 북한 간판선수다. 김주식이 지도자로 전향해 이번 대회에선 짝을 바꿨다. 로영명(25)은 남자 싱글에 출전한다. 한국 차준환(24·고려대), 김현겸(19·한광고)이 11일부터 그와 맞대결할 예정이다.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개막식에 참가했다”며 동계아시안게임 개최 사실을 알렸다. 8년 전 삿포로 대회에 피겨, 쇼트트랙 등 7명을 내보냈던 북한은 이번엔 입상 가능성이 높은 피겨(3명)에 집중했다. 김일국 체육상이 선수단장을 맡았고 지난 6일 하얼빈에 입성했다.
  • 갈치 72%·닭고기 25% 껑충… 고환율에 밥상물가 요동

    갈치 72%·닭고기 25% 껑충… 고환율에 밥상물가 요동

    농축수산물 등의 수입물가가 전방위적으로 치솟으면서 장바구니 물가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가운데 미국발 관세전쟁이 예고된 상황이어서 향후 밥상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신선 냉장 갈치 수입가격은 1kg당 1만 3692원으로 전년 동월(7983원) 대비 71.5% 상승했다. 냉동 고등어 수입가격은 1kg당 4137원, 냉동 오징어 수입가격은 1kg당 5616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각각 38.0%, 30.9% 뛰었다. 닭고기 수입가격은 1kg당 3674원으로 전년 동월(2940원)보다 25% 상승했다. 소고기는 1kg당 1만 1985원으로 전년 동월(1만 1985원)보다 11.9% 올랐다. 기호식품인 커피 수입가격도 지난해부터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커피 생두 수입가격은 1kg당 8478원으로 1년 새 66.4%나 올랐다. 커피 원두 수입가격은 1kg당 3만 2757원으로 전년 동월(2만 3813원)보다 37.7% 상승했다.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식품업체들도 연이어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스타벅스, 할리스, 폴바셋 등 커피 브랜드들은 지난달 커피 가격을 200~300원가량 올렸다. 오뚜기, 오리온, 대상 등도 과자, 음료 등 제품 가격을 올렸다. 대형마트들의 농축수산물 수입 단가도 10~15%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폭염, 한파 등 전 세계적인 이상기후 현상으로 수급이 감소한 영향이 크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달러 강세에 지난해 말 비상계엄 충격까지 겹치며 치솟은 환율이 수입 물가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하면서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확대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올 들어서도 1430~1470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발 관세 충격이 확대되면서 올해 물가 불안은 더욱 커질 분위기다. 미중 간 관세 부과로 미국과 중국이 서로 다른 나라로 주수입처를 바꾸면 전반적으로 수입가격이 뛸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멕시코와 캐나다산 상품에 25%, 중국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중국은 10일부터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최대 15%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부 교수는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 이상 수입 물가 변동성도 계속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 “현실에 없는 천재 의사 백강혁… 저의 부채 의식에서 탄생했죠”

    “현실에 없는 천재 의사 백강혁… 저의 부채 의식에서 탄생했죠”

    냉정하게 보면 ‘뻔한 판타지’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런데도 보고 있으면 왜인지 속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온다. 지난달 24일 넷플릭스 공개 이후 TV쇼 부문 비영어권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증외상센터’ 이야기다. 죽어 가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제 목숨이 위험해지는 현장도 불사하는 천재 외과 의사 백강혁은 현실에선 찾아볼 수 없는 존재다. 그런 백강혁을 향한 대중의 열광은 우리 곁에도 그런 의사가 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이기도 하다. ●실제 이비인후과 의사이자 유튜버로 활동 네이버에 동명의 원작 웹소설을 연재한 작가 ‘한산이가’(본명 이낙준·40)를 9일 서면으로 만났다. 실제 이비인후과 의사이자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에서 활동하는 유튜버이기도 한 그는 백강혁 같은 캐릭터를 만든 것에 대해 “부채 의식이 느껴진다”고 했다. “저는 백강혁과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고 그런 삶을 살고 있지도 않으니까요. 골수를 기증한 적도 있고 코로나19 때는 봉사활동에 동참하기도 했어요. 가끔 기부도 하지요. 이 모든 게 다 부채 의식에서 나오는 거라고 생각해요.” 배우 주지훈이 연기하는 백강혁은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를 누비며 줄 하나에 의지한 채 헬기에서 뛰어내리기도 한다. 목숨을 구한다는 사람이 제 목숨 아까운 줄 모른다. 작가는 스스로 웹소설 장르를 ‘판타지’라고 명시한 바 있다. 독자에게 확실히 전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백강혁 같은 사람은 없다고. 작가는 원작에서 현실적인 내용은 20%에 불과하고 나머지 80%는 판타지라고 했다. ●다큐가 되지 않도록 노력… 사람 사이의 이야기에 집중 “백강혁은 목적이 명확합니다. 그것이 대중의 요구와 맞닿아 있죠. 그래서 공감을 일으킵니다. 오히려 고증 때문에 ‘다큐’가 되지 않도록 신경 썼습니다. 의학이라는 소재에 매몰되기보다는 사람 사이의 이야기에 집중했습니다.” 작가는 “백강혁 같은 사람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분명히 떠오르는 사람은 있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을 지냈던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이다. 이른바 ‘돈이 되지 않는’ 중증외상센터의 위상은 현실에서도, 드라마에서도 위태롭긴 매한가지다. 국내 유일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 센터를 운영 중인 고려대구로병원은 최근 정부 지원금이 끊기면서 설립 11년 만에 센터를 폐쇄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몰리기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5억원을 긴급하게 투입키로 하면서 기사회생했지만 지속 가능한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전망은 어둡다. “백강혁 같은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면 시스템이 잘못됐는데 인생 전반을 희생해 그것을 억지로 유지하는 게 후학 양성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삶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나는 저렇게까지는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생기죠.” ●의사·환자·대중 사이 마음의 거리 메워 줄 판타지 목숨을 살리고 병을 고쳐 주는 숭고한 일. 의사에게는 늘 ‘선생님’이라는 칭호가 따라붙곤 했다. 그러나 지난해 정부가 의과대학 2000명 증원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촉발된 ‘의료공백’ 사태가 어느덧 1년을 넘어가고 있다. 의사와 환자 그리고 대중 사이 마음의 거리가 어느 때보다 멀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중증외상센터’와 같은 판타지가 그 거리를 메워 줄 수 있지 않을까. 작가의 대답은 이렇다. “의사와 환자는 적이 아니라 오히려 질환이라는 인류의 가장 무섭고 거대한 적과 함께 싸워야 하는 동료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는 데 어떤 콘텐츠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 “빙상 결선 몰린 8~9일, 금메달 10개 이상 가능”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이 영하 20도의 하얼빈 강추위를 이겨내고 8~9일을 2025 동계아시안게임의 ‘골든 데이’로 장식할 수 있을까.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등 빙상 대표팀이 이틀 동안 중국, 일본을 넘어 10번 이상의 금빛 레이스로 빙판을 수놓는다면 목표인 대회 종합 2위에 성큼 다가설 전망이다.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이 7일(한국시간) 오후 개회식을 통해 출발 총성을 울린다. 한국의 전통 강세 종목인 쇼트트랙은 이날 오전 남녀 500m, 1000m, 1500m 등 예선을 치르며 대회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컬링과 아이스하키는 3일부터 사전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개회 다음 날부터 팀 코리아 성적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8일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를 시작으로 남녀 1500m와 500m 결선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1500m는 나란히 대회 최초 5관왕에 도전하는 박지원(29·서울시청)과 김길리(21·성남시청)의 주 종목이다. 박지원이 5일 현지 훈련을 마치고 경기장 트랙이 좁다는 지적에 대해 “모두 같은 조건이다. 현명하게 대처하면 별문제 되지 않는다”고 여유를 보였다. 스피드스케이팅은 남녀 100m, 1500m 결선을 펼친다. 100m는 중국이 초반 구간에 강한 자국 선수들을 위해 종합대회 사상 처음 정식 도입한 종목이다. 개최국 야심을 깨기 위해 ‘여자 단거리 간판’ 김민선(26·의정부시청)이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그는 “100m를 신경 써서 준비했다. (주 종목) 500m처럼 편안하게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9일에는 김민선이 우승을 자부하는 500m 결선을 마친 뒤 정재원(24·의정부시청), 이승훈(37·알펜시아)이 남자 5000m로 바통을 이어받는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같은 날 남녀 1000m를 비롯해 남자 5000m 계주, 여자 3000m 계주 등의 금메달을 싹쓸이할 기세다. 피겨스케이팅은 11일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12일 여자 싱글 쇼트를 거쳐 13일 남녀 프리스케이팅으로 이어진다. 남자부에선 차준환(24·고려대)과 김현겸(19·한광고), 여자부는 김채연(19)과 김서영(19·이상 수리고)이 피겨 강국 일본과 경쟁한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간판 이채운(19·수리고)도 같은 날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폐회하는 14일엔 컬링 남녀 대표팀이 금빛 행진의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 정부·기업, 딥시크 차단 확산… “한번 입력된 정보는 폐기 불가능”

    정부·기업, 딥시크 차단 확산… “한번 입력된 정보는 폐기 불가능”

    딥시크 접속 왜 제한해야 하나키보드 입력 패턴·IP 정보도 수집수집한 정보 어떻게 활용되나中 정부 요구하면 전달 가능성도개인이 사용하는 것은 괜찮나백도어 해킹 코드 숨어 있을 수도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의 과도한 정보 수집과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커지면서 중앙부처와 민간 기업들의 접속 제한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전날 접속을 차단한 외교·국방·산업통상자원부에 이어 6일 통일·보건복지·국토교통부와 경찰청,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동참했다. 국가정보원이 딥시크의 과도한 사용자 개인정보 수집으로 안보 위협이 우려된다는 공문을 보낸 데 따른 조치다. 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사내 외부망이나 고객용 PC에서 딥시크에 접속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인터넷 전문은행 3사(카카오·토스·케이뱅크) 등도 사용을 금했다. 전문가들은 AI 기반 모델(파운데이션 모델)의 특성상 한번 입력된 정보는 폐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적·기밀 업무뿐 아니라 개인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기응 국가AI연구거점 센터장,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 이경전 경희대 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의 도움으로 궁금증을 풀어 봤다. Q. 딥시크 접속을 제한하는 이유는. A. 보안 문제가 검증되지 않아서다. 이용 약관에 따르면 이용자 이름, 생년월일 등은 물론 사용자가 입력한 텍스트, 키보드 입력 패턴, 인터넷 프로토콜(IP) 정보 등을 광범위하게 수집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딥시크 본사에 개인정보 수집 항목과 절차, 처리 및 보관 방법 확인을 요청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딥시크 측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Q. 딥시크가 수집한 정보는. A. 중국 내 보안 서버에 저장되는데 활용 범위가 투명하지 않다. 딥시크 측은 수집한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다. 약관에는 수집한 정보를 법 집행기관·공공기관과 공유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수집한 정보는 중국 법령의 적용을 받는다. 중국 정부 요구로 딥시크 측이 핵심 정보나 개인정보를 전달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Q. 챗GPT도 언어처리 AI 모델 기반으로 이용자 정보를 수집하는데. A. 보안상 차이보다는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부분이 다르다. 딥시크 접속을 제한한 국내 기관·기업들은 2022년 말 챗GPT가 등장했을 때도 생성형 AI 활용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Q. 공적·기밀 업무가 아닌 개인의 딥시크 사용은. A. 개인도 주의해야 한다. 딥시크는 입력한 정보를 곧장 서버에 전달하기 때문에 한번 받아들인 정보는 서버를 폐기하지 않는 이상 지울 방법이 없다. 서버 저장 없이 딥시크를 쓰기 위해 사용자가 자체 서버에 직접 운영하는 방식도 있지만 베이스 모델에 백도어 해킹 코드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
  • 서울시 ‘폐쇄 위기’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 살렸다

    서울시 ‘폐쇄 위기’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 살렸다

    서울시가 정부 지원 중단으로 폐쇄 위기에 처했던 국내 유일 중증외상 전문의 양성 기관 ‘고려대구로병원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에 5억원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6일 페이스북에 ‘생명의 최전선, 서울시가 지키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센터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11년간 20명의 생명 수호자를 배출해 온 이곳은 재작년 한 해 571명의 중증외상 환자를 치료한 필수 존재다. 이곳이 사라진다면 응급의료 현장의 공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서울시 재난관리기금 5억원을 투입해 수련 기능을 유지하기로 했다. 나아가 다른 병원으로도 전문의 양성 체계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센터 폐쇄 위기를 화제의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에 빗대 야권을 비판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병원 수익률 1위 부서는 장례식장, 2위는 주차장, 3위는 식당’은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의 한 장면이다. 드라마 속에서 생명을 살리는 중증외상센터는 수익성 꼴찌라는 이유로 늘 정리 대상 1호다. 안타깝지만 이 장면은 우리 의료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면서 “실제로 최근 중증외상 전문의 양성을 담당했던 고려대구로병원 수련센터가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지원 예산 9억원이 전액 삭감됐기 때문”이라고 썼다. 이 센터는 교통사고나 추락 등으로 심각하게 다친 중증외상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의사를 양성하는 국내에 하나뿐인 기관이다. 2014년 서울지역 중심 외상 전문의 육성 수련병원으로 지정된 뒤 최근까지 외상 전문의를 배출했다. 이들은 가천대길병원, 아주대병원 등 전국에서 중증외상 치료를 책임지고 있다.
  • 하얼빈 AG 빙상 결선 몰린 8·9일, 금메달 10개 이상?…중국·일본 넘고 종합 2위 가즈아

    하얼빈 AG 빙상 결선 몰린 8·9일, 금메달 10개 이상?…중국·일본 넘고 종합 2위 가즈아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이 영하 20도의 하얼빈 강추위를 이겨내고 8~9일을 2025 동계아시안게임의 ‘골든 데이’로 장식할 수 있을까.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등 빙상 대표팀이 이틀 동안 중국, 일본을 넘어 10번 이상의 금빛 레이스로 빙판을 수놓는다면 목표인 대회 종합 2위에 성큼 다가설 전망이다.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이 7일(한국시간) 오후 개회식을 통해 출발 총성을 울린다. 한국의 전통 강세 종목인 쇼트트랙은 이날 오전 남녀 500m, 1000m, 1500m 등 예선을 치르며 대회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컬링과 아이스하키는 3일부터 사전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개회 다음 날부터 팀 코리아 성적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8일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를 시작으로 남녀 1500m와 500m 결선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1500m는 나란히 대회 최초 5관왕에 도전하는 박지원(29·서울시청)과 김길리(21·성남시청)의 주 종목이다. 박지원은 5일 현지 훈련을 마치고 경기장 트랙이 좁다는 지적에 대해 “모두 같은 조건이다. 현명하게 대처하면 별문제 되지 않는다”고 여유를 보였다. 스피드스케이팅은 남녀 100m, 1500m 결선을 펼친다. 100m는 중국이 초반 구간에 강한 자국 선수들을 위해 종합대회 사상 처음 정식 도입한 종목이다. 개최국 야심을 깨기 위해 ‘여자 단거리 간판’ 김민선(26·의정부시청)이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그는 “100m를 신경 써서 준비했다. (주 종목) 500m처럼 편안하게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상 종목에선 프리스타일 스키 월드컵 동메달리스트 이승훈(20·한국체대)이 하프파이프 입상을 노린다. 9일에는 김민선이 우승을 자부하는 500m 결선을 마친 뒤 정재원(24·의정부시청), 이승훈(37·알펜시아)이 남자 5000m로 바통을 이어받는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같은 날 남녀 1000m를 비롯해 남자 5000m 계주, 여자 3000m 계주 등의 금메달을 싹쓸이할 기세다. 다만 경기가 연달아 열리기 때문에 체력 안배가 관건이다. 피겨스케이팅은 11일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12일 여자 싱글 쇼트를 거쳐 13일 남녀 프리스케이팅으로 이어진다. 남자부에선 차준환(24·고려대)과 김현겸(19·한광고), 여자부는 김채연(19)과 김서영(19·이상 수리고)이 피겨 강국 일본과 경쟁한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간판 이채운(19·수리고)도 같은 날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폐회하는 14일엔 컬링 남녀 대표팀이 금빛 행진의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 국내 최초·유일 ‘중증외상 수련센터’ 예산 부족해서… 결국 새달 문 닫는다

    국내 최초·유일 ‘중증외상 수련센터’ 예산 부족해서… 결국 새달 문 닫는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중증외상 전문의를 육성해 온 고려대구로병원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가 다음달 문을 닫는다. 필수의료 핵심으로 꼽히는 중증외상 전문의 지원자가 가뜩이나 부족한 상황에서 그나마 신념을 갖고 지원하는 이들을 양성할 체계마저 재정당국 몰이해와 정치권 무책임으로 무너지는 것이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려대구로병원은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를 이달까지만 운영하기로 했다. 이 센터는 교통사고나 추락 등으로 심각하게 다친 중증외상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의사를 양성하는 기관으로 국내에 단 한 곳뿐이다. 2014년 서울지역 중심 외상 전문의 육성 수련병원으로 지정된 뒤 11년간 20여명의 외상 전문의를 배출했다. 이들은 가천대길병원, 아주대병원 등 전국의 중증외상 치료를 책임지고 있다. 애초 복지부가 올해 예산안에 ‘외상학 전문인력 양성’ 사업으로 8억 8000만원을 제출했지만 기획재정부가 삭감했다. 의정 갈등에 따른 전공의 수련 예산이 이미 많다는 이유였다. 다행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되살아났지만, 계엄·탄핵 정국에서 증액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원점으로 돌아갔다. 복지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해당 예산을 다시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외상 전문의 수련의 상징적인 기관이 문을 닫는 데 대한 의료계 우려는 크다. 현재 대한외상학회에서 자율적으로 수련기관을 지정해 외상외과 세부 전문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국비 지원이 없어 교육의 질이나 전문의 처우가 상대적으로 낮다. 이 센터 출신의 조준민 고려대구로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교수는 “외상외과 전문의는 인기가 없어 세부 전문의를 유치하는 게 매우 어렵다”며 “그나마 정부가 지원금으로 카데바 시신 해부나 해외 연수 등 교육 프로그램을 짰는데, 이마저 없애면 누가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숫자만 보면 11년간 20명이 굉장히 작아 보이지만 병원에 외상외과 전문의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차이”라고 강조했다.
  • 부족한 예산·옥죄는 규제… 한국, 공허한 ‘AI 3대 강국’의 꿈[‘딥시크 충격’ AI전쟁 어디로 가나]

    부족한 예산·옥죄는 규제… 한국, 공허한 ‘AI 3대 강국’의 꿈[‘딥시크 충격’ AI전쟁 어디로 가나]

    AI 패권 경쟁 ‘역부족’한국 올 예산 1.8조원 vs 中 39조원‘자율’ 미중일과 달리 과한 규제 우려연구자 2만명… 中은 41만명 ‘20배’후발주자 한국, 추격 가능성“딥시크 오픈소스, 비용 절감 기회정부, 추경 통해서라도 GPU 지원”최상목 “첨단산업 34조 기금 조성” ‘정보기술(IT) 강국’을 자부했던 우리나라가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서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오픈AI를 중심으로 미국이 헤게모니를 장악한 듯 보였던 AI 생태계에 ‘저비용 고성능’을 내세운 중국 딥시크가 보란 듯이 ‘AI 굴기’를 입증했다. 앞서 2027년까지 ‘AI 3대 강국’을 실현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던 정부도 국가 AI위원회를 이달에 열어 AI 전략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추격 로드맵을 내놓을 수 있을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5일 정부에 따르면 올해 673조 3000억원의 예산 중 AI 관련 예산은 총 1조 8000억원(전체의 0.27%)에 불과하다. 미국의 2025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AI 예산은 200억 달러(약 29조원)다. 전체 예산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7%로 같지만 가뜩이나 미국에 비해 인프라가 취약한 상황에서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4년 동안 AI 데이터센터에 5000억 달러(720조원)를 투자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공표했다. 중국도 AI를 포함한 슈퍼컴퓨터,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지원에 올해 1917억 위안(약 39조원·전체의 0.68%)을 책정했다. 향후 중국이 AI에 쏟아붓겠다고 예고한 자금은 690조원에 이른다. 민간 투자도 부족하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공지능 지수 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민간 투자액은 13억 9000만 달러(2조 31억원)로 세계 9위다. 미국(672억 2000만 달러)의 48분의1 수준이다. 중국의 민간 투자 규모도 77억 6000만 달러에 이른다. AI 분야에서 한국은 영국·프랑스 등과 함께 미중을 쫓는 ‘3위권’으로 묶이지만 양강인 미중과의 격차를 좁히기엔 이처럼 역부족이다. AI 패권 경쟁의 실탄으로 불리는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전쟁에서도 뒤처졌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23년에만 GPU를 15만개 사들였으며, 메타도 GPU를 15만개 보유했다. 반면 우리나라가 확보한 물량은 2000개에 불과하다. 딥시크 충격에 정부는 2030년까지 GPU 3만개를 확보하기로 한 전략을 수정해 올해 1만 5000개, 2027년 초까지 3만개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목표를 당겼다. 규제 또한 AI 패권 경쟁에서 뒤처진 원인으로 지목된다. 우리나라는 유럽연합(EU) 규제 모델을 따른다. 자율 규제가 아닌 법률을 통한 규제다. 지난해 말 국회 문턱을 넘은 AI기본법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AI 산업 진흥 뼈대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지만 과도한 규제란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선 법률로 금지된 게 아니라면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 필요성을 언급한다. 미국·중국·일본은 법적 구속력 없는 가이드라인만 제공하는 자율 규제 방식을 취하고 있다. AI 인재도 절대 부족하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 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6년간 집계된 한국의 AI 분야 연구자 수는 2만 1000명이다. 중국(41만 1000명)에 비해 20분의1 수준이다. 2위 인도(19만 5000명), 3위 미국(12만명)에 비해 크게 뒤지고 일본(3만 5000명·5위), 영국(2만 9000명·6위)과 비교해도 열세다. 전문가들은 딥시크의 등장은 우리에게도 호재라고 말한다. 오픈AI의 모델 o1, o3-미니 등은 폐쇄형 전략을 취해 후발주자들의 추격 자체가 차단됐다. 반면 딥시크가 공개한 오픈소스를 응용하면 접근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부도 GPU 확보 등 인프라 조성을 지원하고, 규제가 AI 육성에 부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미국 빅테크가 성능에 초점을 맞췄다면, 딥시크는 비용 절감 기법을 총동원했기 때문에 우리에겐 매력적”이라면서 “GPU가 당장 1만대는 필요한데 민간에서 확보가 힘들기 때문에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서라도 지원해야 하고, 현장에 인재를 공급할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딥시크의 성공은 한국에 호재”라면서 “장기 관점에서 과감한 투자와 AI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동인 카이스트 AI대학원 책임교수도 “AI 데이터센터를 통해 연구자들이 새 기술을 적용해 볼 수 있도록 충분한 GPU를 지원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국가 AI 컴퓨팅센터 가동 절차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이달 ‘국가AI위원회’ 회의를 열어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세부 전략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또 “배터리·바이오 등 첨단산업과 기술을 지원하는 가칭 첨단전략산업기금을 산업은행에 신설하겠다”며 “반도체 금융지원 프로그램(17조원)의 2배 이상 규모로 조성하고,저리 대출과 지분 투자 등 다양한 방식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 등록금 인상 대학 100곳 넘었다…47개교는 5% 넘게 올려

    등록금 인상 대학 100곳 넘었다…47개교는 5% 넘게 올려

    전국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 도미노가 이어지는 가운데 103개 대학이 올해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립대는 60% 이상이 등록금을 올리기로 했다.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학교 중 47개교는 인상 폭이 5% 이상이었다. 4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사립대 151개교와 국공립대 39개교 등 총 190개교 중 등록금을 인상한 학교는 54.2%인 103개교다. 사립대는 151개교 중 62.3%인 94개교, 국공립대는 39개교 중 23.1%인 9개교가 등록금을 올리기로 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52개교, 비수도권 51개교다. 등록금 인상률은 45.6%인 47개교가 5~5.49%였다. 올해 등록금 법정 인상 상한은 5.49%인데 상당수 대학이 상한선만큼 올렸다. 35.9%(37개교)는 4~4.99%, 7.6%(8개교)는 3~3.99%, 2%(2개교)는 2~2.99%, 1%(1개교)는 1~1.99% 인상하기로 했다. 수도권 대학에서는 ▲성신여대가 5.3% ▲경희대·성공회대 각각 5.1% ▲고려대·한국외대 각각 5% ▲동국대·연세대 각각 4.98% ▲상명대·중앙대 각각 4.95% ▲성균관대·한양대 각각 4.9% ▲덕성여대·서강대·숙명여대 각각 4.85% 등 인상했다.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은 43개교로 이 가운데 국공립대가 27개교를 차지했다. 사총협은 16년간 동결된 등록금으로 인한 재정난과 경쟁력 추락, 대학 운영과 인재 양성 어려움 등을 등록금 인상 이유로 꼽았다. 또 학생들의 복지 개선과 시설 투자 요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사총협은 “대학들은 인상한 등록금은 등록금심의위원회의 합의에 따라 우선순위로 집행하고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활용하겠다고 밝혔다”며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장학금과 학생 복지 향상 등 실질적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 “이현중 호주 리그 일정으로 불참”…농구대표팀, 이정현·변준형 대체할 이근휘·양준석 첫 발탁

    “이현중 호주 리그 일정으로 불참”…농구대표팀, 이정현·변준형 대체할 이근휘·양준석 첫 발탁

    남자농구 대표팀이 부상자 속출에 이현중(25·일라와라)까지 호주 리그 플레이오프 일정으로 불참하게 되면서 젊은 선수들의 활동량에 승부수를 걸었다. 생애 처음 성인대표팀에 발탁된 양준석(24·창원 LG)이 경기를 지휘하고 이근휘(27·부산 KCC)가 슛을 던진다. 대한농구협회는 4일 2025 FIBA 아시아컵 예선 5, 6차전에 출전할 12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호주에 이어 조별 예선 A조 2위(2승2패)에 오른 대표팀은 20일 태국, 23일 인도네시아 등 원정 2연전을 치른다. 다만 지난해 11월 3년 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이현중은 호주 리그 일정으로 빠졌다. 안준호 대표팀 감독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정현(26·고양 소노), 변준형(28·안양 정관장) 등 득점원이 빠진 자리에 이근휘, 양준석을 합류시켰다”며 “지난 11월 3, 4차전처럼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로 강력한 수비에 이은 속공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국내 리그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서울 SK, 창원 LG, 대구 한국가스공사 등의 압박 수비를 참고해 선수를 뽑았다. 박지훈(30·정관장)과 오재현(26·SK)이 앞선을 책임지고 안영준(30·SK)과 이우석(26·울산 현대모비스)이 포워드진에서 속공을 주도한다. 두 선수는 내외곽을 종횡무진 누비며 대표팀의 득점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외곽 공격은 리그 3점슛 성공률 1위(46.5%) 이근휘가 맡는다. 문정현(24·수원 kt)과 문유현(20·고려대)은 형제가 함께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을 누렸다. 지난해 11월엔 문정현이 발목을 다쳐 대표팀에서 하차한 바 있다. 이어 양홍석(28·상무), 하윤기(26·kt), 이원석(25·서울 삼성), 이승현(33·KCC)가 골밑을 지킨다. 안 감독은 “소속팀에선 주전들의 출전 시간이 길어 상대를 오래 압박하기 어렵지만 대표팀에선 선수를 고루 기용할 수 있어서 가능하다”면서 “낮은 높이를 수비, 3점, 속공으로 보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목을 다친 이정현, 목 부상을 당한 변준형 외에도 유기상(24·LG), 김종규(34·정관장)가 무릎을 다쳐 명단에서 빠졌다. 안 감독은 “부상자가 많아 아쉽다. 최대한 미래를 지향하는 방식으로 대회를 치를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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