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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우 0.3%P 늘린 정시… 또 대입 혼란만 키웠다

    겨우 0.3%P 늘린 정시… 또 대입 혼란만 키웠다

    교육부 “2022학년도까지 30%” 권고에도 고대 18.4% 등 일부 정시 확대 반발 기류 “現 고1 입시 땐 눈치작전 더 치열해질 듯”현재 고2 학생이 치르는 2021학년도에 각 대학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10명 중 2명 정도를 정시로 뽑을 예정이다. 고1 입시에 해당하는 2022학년도에는 정시를 30%로 확대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큰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일부 대학에서 정시 확대 기조에 대한 반발 기류가 감지돼 혼란 우려도 나온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30일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통해 2021학년도 수시모집으로 26만 7374명(77.0%), 정시모집에서 8만 73명(23.0%)을 선발한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수시는 0.3% 포인트 줄고 정시는 0.3% 포인트 증가했다. 정시모집 비율은 2007학년도에 처음 절반 이하로 떨어진 이후(2006학년도 51.7%, 2007학년도 48.5%) 지속 감소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개선안에서 수능 위주 정시 비중을 30%로 늘리기로 하면서 각 대학이 이를 반영해 정시가 소폭 늘어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의 주요 15개 대학도 한국외대와 숙명여대를 제외하고 모두 수능 위주 정시 비중을 최대 3% 포인트 이상 늘렸다. 주요 15개 대학의 수능 위주 정시 비율은 2020학년도 평균 27.5%에서 2021학년도 29.5%로 늘어난다. 다만 서울대(21.9%), 고려대(18.4%), 경희대(25.2%), 숙명여대(25.7%) 등은 여전히 30%를 크게 밑돌아 2022학년도 정시 전형 비율을 대폭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고려대는 2021학년도 입시 요강에서 정시 비율을 늘리는 대신 학생부교과전형을 대폭(9.6%→27.8%) 늘려 정부의 정시 확대 기조에 동참하지 않았다. 교육부의 정시 30% 확대 권고에서 학생부교과전형이 30% 이상인 대학은 예외로 하는 조건을 활용하기 위해 학생부교과전형을 확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고려대 관계자는 “2022학년도 입학전형은 내·외부적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면서 정시 30% 확대를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을 열어놨다. 송근현 교육부 대입정책과장은 “(고려대와 같은 움직임이) 다수 대학으로 확대돼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재정지원사업 참여 자격 요건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요 15개 대학에 지원할 학생들의 눈치 작전은 더 치열해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대학들이 2022학년도 수시, 정시에 대한 입장 발표가 늦어질수록 수험생들의 혼란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학종 강세와 학생부교과전형 증가, 정시 수능 증가, 논술 감소로 상위권 수험생들은 여전히 학종·내신·수능이란 ‘고난의 트라이앵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대입전형 시행계획 주요사항은 고등학교와 시도교육청에 책자로 배포된다. 7월부터는 대입정보포털 ‘어디가’(www.adiga.kr)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반도체 설계·개발 시장 점유율 1→10%로… 1000억원 펀드 조성

    반도체 설계·개발 시장 점유율 1→10%로… 1000억원 펀드 조성

    2030년 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 목표車 등 5대 전략 분야 협력 플랫폼 구축 차세대 반도체 기술개발에 1조원 투자정부가 메모리반도체 강국을 넘어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통해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을 내놨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를 거머쥐고 팹리스(반도체 설계·개발) 시장점유율을 현재 1.6%에서 10% 선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을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를 육성하는 ‘반도체 2030’ 계획을 발표한 것에 발맞춰 인프라 지원에 나선 것이다. 최근까지 호황을 거듭해온 메모리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말부터 꺾였다는 점도 정부가 시스템반도체 육성에 팔을 걷어붙인 원인으로 풀이된다. 물론 정부가 시스템반도체 육성에 나선 것이 처음은 아니다. 1998~2016년 사이 두 차례에 걸쳐 저변 확대를 위한 ‘시스템IC 2010’, ‘시스템IC 2015’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2018년 기준 시장점유율은 3.1%에 그쳤고, 기술력은 미국의 80% 수준으로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글로벌 50대 팹리스 중 한국 기업은 단 1곳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자동차, 로봇, 사물인터넷(IoT) 가전 등 신산업 분야에서 시스템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 기업들이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한 상황에서 중국과 대만 등의 업체가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팹리스 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제시했다. 5대 전략 분야인 자동차, 바이오, 에너지, IoT 가전, 기계·로봇 등을 중심으로 ‘얼라이언스 2.0’이라는 협력 플랫폼을 구축한다. 시스템반도체 기업과 수요 기업이 수요 발굴에서 기술 기획, 연구개발(R&D)까지 공동 추진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여기서 발굴된 유망 기술은 연간 300억원의 정부 R&D에 우선 배정한다. 또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에 10년간 1조원을 투자하고 국가 핵심기술의 해외 유출 방지 시스템도 정비한다. 1000억원 규모의 팹리스 전용 펀드도 처음 조성된다. 정부는 또 첨단·틈새 시장을 동시에 공략해 단기간에 파운드리를 세계 1위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팹리스 업계 성장이 파운드리 수요 증가로, 파운드리 성장이 다시 팹리스 제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상생협력 생태계를 갖추는 게 목표다. 아울러 2030년까지 고급·전문 인력 1만 7000명을 양성한다. 2021년 연세대·고려대에 반도체계약학과를 신설해 학사 3400명을 배출하고, 기업 수요에 기반한 R&D 사업을 통해 석·박사 인력 4700명을 공급한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4차 산업혁명과 5G 시대를 맞아 시스템반도체를 응용할 수 있는 가전,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우수한 기업들이 국내에 여럿 있는 만큼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용어 클릭 ●시스템반도체 전자기기 시스템을 제어·운용하는 반도체. 정보를 저장하고 읽어내는 메모리반도체와 구별된다는 점에서 비메모리반도체라고도 불린다. ●팹리스 자체 생산시설 없이 반도체 설계와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 제조 설비를 뜻하는 ‘패브리케이션’과 없다는 뜻의 ‘리스’를 합성한 말이다. ●파운드리 팹리스가 넘겨준 설계대로 반도체 제조를 전담하는 생산 전문 기업.
  • 현대시작품상에 오은 시인

    현대시작품상에 오은 시인

    제20회 현대시작품상 수상자로 오은(37) 시인이 선정됐다. 월간 ‘현대시’는 1일 오 시인의 시 ‘O와 o’ 외 9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2002년 ‘현대시’로 등단한 오 시인은 시집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유에서 유’, ‘나는 이름이 있었다’, ‘왼손은 마음이 아파’를, 산문집으로 ‘너랑 나랑 노랑’을 썼다. 오 시인은 개성 넘치는 말놀이를 바탕으로 자아의 실존을 드러내며, 세계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심사위원인 문학평론가 오형엽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오은의 시는 언어유희의 미학을 극단까지 밀고 가면서 사회 비판의 메시지를 던지는 방법을 통해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한 방향을 제시해왔다”고 평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만원이 지원된다. 시상식은 오는 31일 오후 6시 30분 서울 마포구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 다리’에서 개최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문 대통령, 삼성 국내사업장 첫방문 “신산업 전폭 지원”

    문 대통령, 삼성 국내사업장 첫방문 “신산업 전폭 지원”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우리나라를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이 삼성전자의 국내 사업장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여진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인도 국빈방문 도중 삼성전자의 인도 현지 휴대전화 공장인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10분기 만에 최악을 기록하는 등 난관에 부딪힌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를 비롯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행사에서 ‘대한민국 반도체 비전선포’ 발언을 통해 정부의 시스템반도체 사업 육성계획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 세계 1위를 달성하고, 팹리스(생산시설 없이 반도체 설계만 담당하는 업체) 분야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지금의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시스템반도체 분야도 집중 육성해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문 대통령은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도 분야별 혁신전략을 수립하고, 국민과 기업들이 과감하게 신산업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는 보도자료에서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1.5배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고, 경기변동 영향도 적어 가격 안정성이 높다”며 “한국 경제가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비전선포 후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팹리스 ▲파운드리 ▲생태계 ▲인력 ▲기술 등 5대 분야별 중점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파운드리 분야 세계 1위로 도약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전략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청와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문 대통령에게 “(반도체 경기가) 좋지는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행사 종료 뒤 삼성전자 EUV동 건설 현장을 방문해 공정 진행 상황과 향후 투자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현장 직원들을 격려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EUV 공정 7나노 시스템반도체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했다”며 “이를 통해 파운드리 미세화 공정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착공한 EUV동의 공사를 내년 2월까지 완료하고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 외에도 SK하이닉스, DB하이텍, 실리콘웍스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 주요 42개 기업 관계자 및 현대모비스, LG전자, 한전, 현대로보틱스 등 10개 수요기업 관계자가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관련 국무위원이 참석했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서철모 경기 화성시장도 행사장을 찾았다.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과 한정애 정책위 수석부의장, 이원욱·홍의락·권칠승 의원 등이 참석했고, 김용학 연세대 총장, 정진택 고려대 총장,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 등 학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여교수, 학생이 트위스트를…

    [그때의 사회면] 여교수, 학생이 트위스트를…

    한양대가 올해 대학 축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축제를 집행할 총학생회를 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학 축제의 절정기는 1960년대였다. 1963년 11월 2일 밤 서울의 창경원. 이름하여 ‘우리나라 최초의 대학생 카니발’. 서울대와 이화여대생 1만 2000여명이 가득 메웠다. 서울대생이 7000여명, 이화여대생이 5000여명으로 서울대가 이화여대생들을 초청하는 형식이었다. 다른 대학 학생들은 입장이 허락되지 않았다. 일반인들은 오후 4시 반까지 퇴장하도록 유도했다. 학생들이 입장하는 데도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물론 대혼잡이었다. 행인들의 반응은 “여보시오, 남녀 학생 혼성데모가 일어났소?”였다. 특설무대가 마련돼 ‘장기놀이’, ‘포크댄스’, ‘쇼중의 쇼’, ‘보물찾기’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무리 속에서 짝을 찾느라 분주했다(동아일보 1963년 11월 11일자). 대학 축제는 봄, 가을에 열렸다. 서울대 문리대는 ‘학림제’, 연세대는 ‘무악축전’, 고려대는 ‘석탑제전’이라 불렀다. 대학가 최고의 관심사는 ‘메이퀸’ 선발대회, 남학생 초청 파티, 가장(假裝)행렬 등을 선보인 이화여대의 행사였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맨 마지막 행사인 쌍쌍파티. 이화여대가 역사상 처음으로 남자친구를 교정으로 불러들여 파티를 열어 준 것은 1962년 5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1000여쌍이 춤을 추고 게임을 했다(경향신문 1962년 6월 1일자). “숲에서 여학생, 남학생, 여교수가 한데 어울려 트위스트가 한창이다.” 축제 때가 되면 학생들은 물론이고 교수들까지 트위스트, 고고춤을 추기도 했고 학생들은 파트너 찾기에 바빴다. 거의 광란의 분위기였다. 이에 ‘배움의 전당’에서 저속한 쇼나 술판을 벌이며 탈선을 부추기고 돈만 낭비한다는 대학 축제에 대한 반성이 잇따랐다. 독재 정치에 대한 학생들의 저항이 격렬해진 상황도 축제에 대한 시선을 곱지 않게 했다. 특히 메이퀸 선발 행사와 쌍쌍파티에 비난이 집중됐다. 메이퀸은 연세대, 이화여대, 덕성여대, 경희대, 단국대, 수도여사대 등에서 뽑았다. 뽑힌 학생은 신상이 신문에 공개됐다. 메이퀸은 선망의 대상이 됐지만, 여성의 상품화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덕성여대 메이퀸이 짝사랑한 청년의 청혼에 시달리다 투신자살한 사건도 발생했다. 1973년 이화여대와 숙명여대는 쌍쌍파티를 없앴다. 논란을 거듭한 끝에 이화여대는 1978년 70년 만에 메이퀸 선발대회를 폐지했다. 대학들은 축제 프로그램을 학술·문화예술 행사 위주로 꾸미고 놀이도 농악이나 탈춤 등 민속적, 전통적인 것으로 바꾸었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정세균·이상일 ‘자랑스러운 고대인상’

    정세균·이상일 ‘자랑스러운 고대인상’

    고려대와 고려대 교우회는 다음달 5일 ‘개교 114주년 기념식 및 고대인의 날’ 행사에서 정세균(왼쪽·법학 71학번) 전 국회의장과 이상일(오른쪽·상학 57학번) 일진 글로벌 회장에게 ‘자랑스러운 고대인상’을 수여한다.
  • “사회 양극화에 교육도 양극화… 학습 의지, 교사가 깨워야”

    “사회 양극화에 교육도 양극화… 학습 의지, 교사가 깨워야”

    “과거에는 수포자(수학 포기자), 영포자(영어 포기자)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습니다. 성적이 떨어지는 아이들이라도 끝까지 공부를 하려는 의지가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일부 부모님부터 아이를 내버려 두라고 말합니다. 사회적 계층이 낮으면 공부 잘해 봤자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수포자와 영포자로 대표되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 증가가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지만 제대로 된 진단과 문제 해결 방안은 여전히 물음표다. 학교 현장에서는 공부를 포기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는데 정부와 우리 사회는 미래 사회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혁신만 외치며 뒤처진 학생들을 위해서는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김진우(세종과학고 교사)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 박후서 서울 대신중 교사가 지난 25일 서울신문사 회의실에서 좌담회를 열고 기초학력미달 학생 증가에 대한 원인과 대안에 대해 논했다. 1시간으로 예정됐던 자리는 우리 교육의 현실을 성토하며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김 교수 등은 수포자와 영포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며, 원인은 사회 양극화 심화에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들과 가장 많이 마주치는 교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기초학력 미달 문제를 정말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는지. 김경근 교수(김 교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년마다 조사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를 보면 사회·경제적 배경이 하위 25%인 학생이 성적 상위 25%에 포함될 가능성을 뜻하는 ‘학업탄력성’ 수치가 우리나라가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다. 개인의 노력만으로 좋은 성적을 얻기 쉽지 않아졌다는 뜻이다. 가난한 아이들이 공부하기 어려워지고, 이들이 공부로 성공하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사회적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더 늘어날 것이다.” 김진우 교사(김 교사) “소득격차가 성적의 양극화 원인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럼에도 학교에서도 원인을 찾아야 대안이 나올 수 있다. 보통 교육시스템에서는 학습 부진 학생들을 끌어올리기 위해 담임 교사가 보살피는 1단계, 특수교사가 별도로 담당하는 2단계, 이후 특수교육 대상자로 정해 전문 관리하는 3단계로 이어진다. 우리나라는 이런 시스템을 대부분 일선 교사의 능력에 의지한다. 열정적 교사라면 다행이지만 그런 교사가 없는 학교라면 서로 떠넘기다 학생이 방치된다. 교사가 아이들을 끌어올려야 하는 것은 맞지만 아무런 제도적 지원 없이 교사에게만 이를 맡기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밖에 되지 않는다.” 박후서 교사(박 교사) “요새는 ‘중2병’이 아닌 ‘중3병’이라는 말이 있다. 3월이 되면 상위권 학생들은 본격적으로 영재학교나 과학고·외국어고 등을 가기 위한 원서 준비가 시작되는데 여기에 끼지 못하는 아이들은 무기력감에 빠져 수업의 흥미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나마 중간에서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아이들도 양극화 분위기에서 지레 수업을 포기해 버린다. 상위권 학생들은 부모가 알아서 다 관리를 하는데도 학교의 관심이 그 아이들에게 쏠린다. 부모가 관리할 수 있는 형편이 안 되는 아이들은 부모와 학교 모두에게 관심받지 못하고 결국 소외되는 것이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증가 원인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혁신학교나 자유학기제 확대 등이 기본 학력을 낮춘다는 주장이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평가 방식이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박 교사 “혁신학교와 자유학기제 등을 통해 아이들은 과거 수업에서 체험할 수 없었던 많은 것을 보고 배운다. 다만 원래 기초학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자유학기제 등을 해도 배움의 정도가 떨어진다. 이런 아이들을 사전에 걸러내 특수교육을 시켜야 하지만 쉽지 않다. 교사 인력도 부족할뿐더러 학부모도 자기 아이가 특수교육 대상자로 별도 교육을 받는 것보다는 못한 채로 다른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받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 “혁신학교와 자유학기제가 일부 기초학력 저하 원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다. 다만 기초학력 미달 학생 증가의 원인을 여기에 돌려 중지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 혁신학교와 자유학기제보다 더 큰 문제는 점점 어려워지는 교과 교육 과정 때문이라고 본다. 교육 과정이 워낙 어려우니 사교육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따라갈 수가 없다.” 김 교사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늘어나는 것은 우리 교육 구조상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우리나라 학교는 ‘변별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 위에서부터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순서대로 걸러내는 경쟁시스템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완전학습의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고 성취를 이루는 아이들에게 집중해야 한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증가에 대한 대책으로 교육부는 초1~고1 기초학력진단 의무화 방안을 내놨는데. 김 교사 “전 학생들의 진단 필요성에는 동의한다. 학생들의 수준을 정확히 알아야 부족한 아이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통해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학업성취도 평가 방식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을 걸러내는 데 좋은 도구가 되지 못한다. 학생 수준별 단계를 구분할 수 있는 문항이 집중돼야 하는데, 그런 문항은 30개 문항 중 한두 개뿐이다. 또 여건상 직접 평가할 수밖에 없는 말하기나 문제 수행 능력 등은 빠졌다. 이런 진단을 정확하게 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 김 교수 “구체적 대안도 없는 상황에서 평가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을 끌어올릴 수 있는 대안이 있어야 한다. 교사가 기초학력 향상이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학생들을 대할 때 정부는 이들 교사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고민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박 교사 “교육부가 기초학력 진단을 통해 어떻게 아이들의 학습능력을 키워 줄지에 대한 대안이 없다. 결국 평가에서 가장 손쉬운 방법은 학생들을 서열화하는 것인데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평가하면 학생 줄세우기 방식으로 흘러갈 우려가 있다. -그럼 수포자, 영포자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박 교사 “지금 아이들이 부진한 것은 기초학력이 아닌 학습 의지다. 아이들이 갖고 있는 정서적 문제와 그 문제가 학력에 미치는 영향 등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이들이 바로 현장에 있는 교사다. 아이들의 학습 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교사라는 사실을 국민들이 믿어 주면 좋겠다.” 김 교사 “기초학력을 끌어올리는 다양한 제도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교사들에게 이러한 아이들을 책임지고 데려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줘야 한다. 예를 들어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난독증 학생이 전체 5% 정도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이들을 감당하고 교육할 수 있는 전문 교사를 만드는 일도 기초학력 부진에 대한 대응이 될 수 있다.” 김 교수 “왜 기초학력이 중요한지 고민하는 것이 출발이 돼야 한다. 기초학력은 인권 문제다. 국가가 학교에서 기초학력을 담보시키지 못한 채 아이들을 사회로 내모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행동이다. 최근 논문을 연구하면서 조사한 결과 저소득층 아이들일수록 자신이 선생님과 관계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컸다. 그런데 고3이 되면 고소득층 학생들보다 저소득층 아이들이 교사와 관계가 더 좋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난다. 사회로 나가기 직전,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믿고 의지할 곳은 학교 교사밖에 없다는 뜻이다. 교사는 사회의 구성원을 키우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기초학력 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힘을 보태야 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국정과제 8개 분야 173개로 나눠 4단계로 이행 여부 평가

    서울신문과 참여연대가 문재인 정부 출범 2년(5월 10일)을 앞두고 공동 평가한 국정과제의 주요 세부항목은 8개 분야 173개다. 2017년 7월 발표된 100대 국정과제 중 국민의 관심이 큰 세부 과제를 중심으로 검증했다. 분야별로는 ▲경제·민생 39개 ▲조세 6개 ▲교육 23개 ▲복지 17개 ▲정치·권력기관 개혁 21개 ▲외교·국방·남북 관계 42개 ▲노동 19개 ▲환경 6개 등이다. 참여연대와 서울신문이 추천한 교수, 변호사, 회계사, 의사, 노무사, 세무사, 시민단체 대표 등 62명이 참여해 현미경처럼 검증했다. 국정과제의 주요 세부 항목을 2년간 얼마나 이행했는지에 따라 ▲이행 완료 ▲이행 중 ▲축소·변질 이행 ▲진행사항 없음 또는 폐기 등 네 가지 척도로 나눴다. 평가위원들의 견해가 엇갈렸을 때는 다수 의견을 대표 의견으로 삼았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제1 야당의 반대가 참담할 정도로 필사적이지만, 개혁 부진의 원인을 야당의 발목 잡기에만 두는 것은 편의적”이라면서 “정부와 여당이 2년 동안 그만큼 필사적으로 개혁을 추동해 왔는지를 돌아보는 데 평가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서울신문·참여연대 평가단 명단 ■경제·민생 김경율 (회계사) 김남근(변호사) 백주선 (변호사) 이상훈 (변호사)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양창영 (변호사) 이강훈 (변호사) 이명헌 (변호사)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조형수 (변호사)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한범석 (변호사) ■노동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이승은 (노무사) 이종수 (노무사) 임상훈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복지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영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형준 (원진녹색병원 재활의학과 의사) 박영아 (변호사) 이미진 (건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은주 (중앙대 사회복지학 박사) ■조세 박용대 (변호사)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조수진 (변호사)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이창식 (세무사) ■교육 강태중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 ■환경 김기태 (가습기넷 공동운영위원장) 백명수 (시민환경연구소 소장)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이영희 (카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외교·국방·남북관계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 김형종 (연세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송영훈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경주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남주 (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임재성 (변호사) ■정치·권력기관 개혁 강우진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강태리 (변호사) 경건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수영 (변호사) 김형철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 박흥식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양홍석 (변호사) 오병두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 유성진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 교수) 이광수 (변호사) 이상희 (변호사) 이종희 (변호사)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총 62명·가나다순.
  •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68) 건설·석유화학·에너지사업을 이끄는 대림그룹 CEO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68) 건설·석유화학·에너지사업을 이끄는 대림그룹 CEO

    김상우 부회장, 외부출신으로 에너지사업 개척박상신 부사장, 건설분야 총괄하는 대림출신 선두대림그룹 전문경영인(CEO)들은 특징이 있다. 이준용 명예회장 재직시에는 충성도 높은 경영인을 중용했다. 1970~1980년대 사회생활의 첫 발을 대림에서 시작해 신입사원에서 최고경영자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30여 년의 파고를 함께 견디면서 회사의 성장을 도모해온 충성도 높은 임직원을 전면에 배치했다. 하지만 이해욱 회장 시대로 넘어오면서 이런 경향은 얕아진다. 내부 인사보다는 전문성이 높은 외부 경영인을 과감하게 발탁하기 시작했다. 김상우(53) 대림그룹 대표이사(부회장)가 이 회장이 발탁한 대표적인 경영인이다. 김 부회장은 BNP-Paribas 이사와 소프트뱅크 코리아 부사장, SK텔레콤 상무를 거쳐 2012년에 대림산업 전무로 옮겨왔다. 대동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림에너지 대표이사와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 사장, 대표이사 사장을 거치며 대림그룹의 에너지 및 석유화학부문을 담당하며 글로벌 디벨로퍼로의 도약을 총괄하고 있다. 디벨로퍼는 프로젝트의 발굴, 기획, 지분 투자, 금융 조달, 건설, 운영 및 관리까지 사업의 전 과정에 참여하는 개발사업자를 뜻한다. 김 부회장은 이 회장이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에너지사업을 개척한 장본인이다. 이 회장의 신임이 남달라 오너가 출신 경영인이 아닌 데도 부회장 자리를 물려줄 정도로 최측근이다. 김 부회장은 대림에너지와 대림산업 석유화학부문 대표로 미국, 호주, 파키스탄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김 부회장이 외부수혈의 대표주자라면 박상신(57) 대림산업 부사장은 내부출신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김 부회장이 석유화학과 에너지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반면 박 부사장은 건설분야를 책임지고 있다. 대흥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삼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상무, 경영혁신본부장을 역임하고 고려개발 대표이사 부사장, 대림산업 건축사업본부 전무, 대림산업 주택사업본부 부사장을 거쳐 대림산업 대표이사 부사장에 선임됐다. 박 대표는 2014년 삼호가 워크아웃에 빠져 있을 당시 경영혁신본부장으로 2016년 말 워크아웃을 마무리하면서 위기관리능력을 인정 받았다. ‘경험의 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철학으로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토론, 회의를 강조한다. 디테일에 강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이상기(55) 대림코퍼레이션 사장은 1997년 대림그룹에 입사했다. 2014년 대림코퍼레이션 개발사업실을 런칭하고 2015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역임했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창사 이래 최초로 매출 3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비즈니스 모델 변화와 원가 구조 혁신을 통한 성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신흥국 해외 사업개발에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 동인고와 서울대 원예학과를 졸업했다. 곽수윤(51) 고려개발 대표이사 부사장은 대림산업에서 기술·집행관리·건축사업·기획 등 다양한 직무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주택사업본부 주택기획 담당임원으로 활동했다. 수주역량과 집행역량을 강화하고 원가개선 활동 주도를 통해 최대 영업이익 실현 등 주택사업 재정비를 통한 경쟁력 제고에 혁신적으로 기여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고려개발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광주 대동고와 서울대 건축학과 출신이다. 조남창(60) 삼호 사장은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뒤 삼호 건축 현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삼호맨’이다. 기술에서부터 건축영업에 이르기까지 건축사업 전반에 대한 폭 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건축사업본부장 시절부터 삼호의 질적, 양적 성장을 견인해 왔다. 사업 다각화와 디벨로퍼 사업추진, 집행경쟁력 강화를 통해 경영 전반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고 있다. 진주고와 조선대 건축공학과를 나왔다.글래드 호텔앤리조트 양경홍(59) 대표는 제주 메종글래드 호텔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뒤 현장, 세일즈, 지원부서등 모든 분야에서 인정받는 정통 호텔리어다. 제주에서 가장 사랑 받는 호텔인 메종글래드와 도내 1위 골프장 오라컨트리클럽을 최고의 호텔과 골프장으로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했다. 제주토박이로 제주특별자치도 골프협회장, 제주경영자총협회 부회장, 제주상공회의소 상의의원 등을 역임하고 있다. 2014년 글래드 호텔 브랜드를 런칭하고 서울에 4개의 글래드 호텔을 운영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제주 대정고와 제주대 관광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배동호(60) 대림C&S 사장은 LG화학에서 생산 및 기획을 두루 경험한 건축용 장식재 및 자동차 소재 전문가다. 2013년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 필름사업담당으로 영입됐다. 석유화학사업부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 받은 후 콘크리트 말뚝 및 강교 제작을 주 업으로 하는 건설자재 전문기업 대림C&S에 2017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경신고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출신이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부고]

    ●문병대(명준약품 사장)씨 모친상 24일 익산 원광대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40분 (063)-855-1734 ●김혜송(KBS 기자)씨 부친상 김형석(케이비피 대표)씨 장인상 23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26일 오전 (02)2227-7500 ●송인덕(전 대전일보 기자)인권(전 중도일보 기자)씨 부친상 24일 대전 한국병원, 발인 27일 오전 7시 30분(042)638-4440 ●최태욱(쿠키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 기자)재욱(더몰코리아 대표)씨 모친상 24일 대구 파티마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010-3507-6888 ●임종호(UPI뉴스 미디어국장)씨 부친상 24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30분 (032)517-0710 ●이종구(국민일보 종합편집부 부장)종열(내수농협 과장)종현(동화상사 대표)향수(아인스유학원 원장)씨 부친상 24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26일 오전 5시 30분 (02)927-4404 ●안계형(오리온 러시아 법인 대표이사)계석(한라건설 인프라사업개발팀 차장)씨 부친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6시 (02)3010-2261 ●김동수(창원시 감사관)씨 부친상 24일 창원시 파티마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55)270-1000
  • 정시 늘리랬더니… 고려대, 2021학년도 교과전형 3배 확대

    고대 측 ‘교과전형 높으면 제외’ 허점 노려 학부모단체 “민심 거스르고 있다” 규탄 고려대가 현 고교 2학년생이 치를 2021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학생부 교과전형 선발 비율을 현재보다 3배가량 늘리기로 했다. 교과전형은 원래 내신 성적 위주로 뽑는 방식인데 고대의 교과 전형은 ‘변형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평가받는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으로 뽑는 정시 전형 확대를 유도한 정부 방침에 반한 결정이라 향후 논쟁이 예상된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고려대는 지난달 말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학생부교과전형(학교추천Ⅰ)을 30%로 늘리는 안을 담은 2021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계획을 제출했다. 현재는 신입생의 10.5%(400명)만 이 전형으로 뽑는다. 대신 학종(학교추천Ⅱ) 비율 등을 약간 줄이는 등 조정하기로 했다. 일부 대학은 내신 성적 100%로 이 전형 합격자를 가리지만, 고려대는 2020학년도 기준으로 내신과 면접을 모두 본다. 고려대의 선택은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대입 개편 공론화 과정을 거쳐 모든 대학에 “2022학년도까지 정시 비율을 최소 30%로 확대해 달라”고 권고했다. 따르지 않는다면 입학사정관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서 배제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사실상 강제한 셈이다. “수능으로 뽑는 게 가장 공정한 입시”라는 여론을 반영한 결과다. 다만 교과전형 비율이 30% 이상 되는 학교는 수능 비율 확대 권고 대상에서 제외했다. 현재 교과전형 비율이 높은 학교는 대부분 지역대여서 정시 확대의 타깃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고려대는 허점을 노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려대의 교과전형은 학종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정성 평가인 학종은 합격과 불합격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어 많은 학부모들로부터 ‘깜깜이 전형’이라는 불만을 사 왔다. 이 대학의 교과전형은 내신 성적으로 3배수 추린 뒤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또 수능최저학력기준(수시 최종 합격을 위해 최소한 받아야 하는 수능 등급)도 달성해야 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내신, 수능, 면접을 모두 잘 본 학생을 뽑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고려대의 방침이 알려지자 정시 확대를 주장해 온 학부모단체는 반발했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이날 오전 서울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시 대신 교과전형을 확대하는 고려대와 정시 확대 계획이 없는 서울대는 민심을 거스르고 있다”고 규탄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박재홍 기자의 교육 생각] 교육혁신 시도 ‘IB’, 또 다른 입시창구 안되게 하려면

    대구·제주, 국제 논술시험 한국어화 추진 특권학교 전락 우려… 공교육 개혁 초점을 대한민국 교육은 ‘대입’으로 시작해 ‘대입’으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거의 모든 관심이 대입에 집중돼 있다. 이 때문에 과거 적지 않은 교육 혁신 시도들도 번번이 ‘대입제도’의 벽에 막히곤 했다. 대구·제주교육청이 2021학년도부터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국제 바칼로레아’(IB) 역시 이 벽을 넘어야 한다. 우리나라 교육 혁신을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또 다른 입시 창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기 때문이다. IB는 국제인증 교육 과정으로 토론 위주 수업을 바탕으로 한 논·서술형 평가가 특징이다. 두 교육청은 영어로 이뤄지는 IB를 한국어화를 거쳐 운영할 계획이다.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IB를 통해 정해진 정답 찾기 교육에서 탈피, 생각을 꺼내는 수업을 구현하고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IB 도입의 목적이 현 교육 과정의 혁신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기자회견에서의 관심은 다른 곳에 쏠렸다. 한글화 IB를 이수한 학생들은 일반 교육 과정을 받은 아이들과 대입 과정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였다. 두 교육청도 한글화 IB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국내 주요 대학뿐 아니라 하버드나 옥스퍼드 같은 미국과 영국의 대학에도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이에 호응했다. 미래의 수험생을 자녀로 두고 있는 학부모들이라면 귀가 솔깃할 내용이다. 실제로 이미 국내에서 IB를 운영하고 있는 학교는 국제고나 외국어고 등 대입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학교들이다. 이번 교육청 발표에서는 IB를 한글화한다는 내용 외에는 이들 ‘입시 명문고’에서 운영하는 IB와 차이점을 찾기 어려웠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제주·대구지부는 “IB 운영학교가 더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한 소수의 특권 학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하며 IB 도입을 반대했다. 대구와 제주교육청은 2021년 각각 3곳, 1곳의 고교에서 IB를 운영한다는 목표다. IB 도입이 대입에 매몰되면 미래형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개혁의 취지는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IB 도입 외에 별도의 노력이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 IB 학교에 가기 위한 사교육 확대를 철저히 감시하고, IB 학교에 가고 싶지만 환경이 어려워 못 가는 학생이 생기지 않도록 제도적 배려를 해야 한다. IB 학교의 성과가 공교육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따로 마련해야 함은 물론이다. maeno@seoul.co.kr
  • 신세계 ‘2019 지식향연’ 5개大서 강연

    신세계그룹은 24일부터 전국 5개 대학에서 ‘2019 신세계 지식향연’ 행사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지식향연은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인문학 소양을 갖춘 미래 예비 리더를 양성하자는 취지에서 만든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연세대, 경북대, 조선대, 이화여대, 고려대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의 인문학 주제는 ‘항해왕’ 엔히크의 포르투갈 항해연구소 설립 600주년의 의미를 조명하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도전, 대항해시대 열리다’이다. 미지로의 도전을 통해 대항해 시대의 문을 연 항해왕 엔히크의 모험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미래의 청년 리더들이 갖춰야 할 자세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신세계는 밝혔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송동훈 문명탐험가 등이 연사로 나선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캐나다는 교수·학생·청소부 친구 가능한데... 한국은 직업에 귀천 있는 것 같아요

    캐나다는 교수·학생·청소부 친구 가능한데... 한국은 직업에 귀천 있는 것 같아요

    독일선 노조 왜 필요한지 중·고교 때 배워 파업 잦지만 불편해도 비난은 안 해지난 2월 7일부터 엿새간 서울대 중앙도서관 등의 난방이 꺼졌다.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하던 시설관리 노동자가 난방을 차단한 것이다. ‘냉골 도서관’ 사태로 불린 이 사건을 두고 학내에서는 “파업 노동자가 택할 수 있는 당연한 전략”이라는 의견과 “학생을 볼모로 잡는 무책임한 행태”라는 양 갈래 여론이 조성됐다. 한국에 유학 온 외국 학생들은 당시 모습을 어떻게 기억할까. 한국계 캐나다인 태초영(24·서울대 경영학과 교환학생)씨와 독일인 베티나 디라우프(27·고려대 한국학 석사 과정), 한국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프랑스인 에마(23·가명)에게 물었다. ●임금격차 큰 한국… 노동자 천대 댓글 충격 올해 초 서울대에 온 태씨는 자신이 다니던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학에서 2016년 겪은 일을 털어놨다. 당시 이 학교 조교들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업무 중 하나인 시험채점을 거부했다고 한다. 태씨는 “조교들의 파업으로 졸업이 미뤄진 학생도 있었지만 (조교들을) 대놓고 비판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태씨는 서울대 냉골 도서관 논란 때 일부 학생들이 ‘도서관을 파업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노동자들도 누구나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고 배워 온 그는 관련 기사의 일부 댓글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너희(시설관리노동자)가 정규직 직원과 같은 대우를 받으려고 하느냐”는 내용이었다. 그는 “캐나다에서는 교수, 학생, 청소부가 친구가 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불가능한 것 같다”며 “노동자를 존중하지 않고 직업의 귀천을 따지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캐나다에서는 배관공과 교수의 임금 차이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獨과 달리, 고액 등록금 낸 학생들 불만도 이해 독일인 디라우프는 “기계·설비 노동자가 고된 일을 하면서도 돈을 많이 못 번다”며 파업의 이유를 이해했다. 다만 한국 학생들의 불만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 학생들은 고액 등록금을 낸다”며 “비싼 돈을 냈는데 불편함을 겪으면 당연히 불만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은 대학 등록금이 무료다. 디라우프는 독일의 역사·정치·사회학 수업시간에 노동 관련 내용을 함께 배웠다고 했다. 그는 “독일에서 노동조합은 역사적 의미뿐 아니라 사회·정치적인 역할도 크다”며 “중·고교 수업시간에 마르크스 이론을 통해서 노조가 어떻게 태동했고 어떤 일을 하는지, 왜 필요한지를 배운다”고 설명했다. 독일에서는 공항, 기차 등 교통 파업이 흔하다. 그는 “이동수단이 멈추면 독일인들도 불편함을 호소한다”며 “하지만 파업 자체를 비난하거나 노조를 욕하는 일은 드물다”고 했다. 자신의 일터에서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일하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선 노조 운동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난방실 점거 노동자가 우리의 부모일 수도… 한국기업에서 일하는 에마는 “난방실 점거 노동자가 자신의 부모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비난할 수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불편함을 동반하지 않았다면 서울대 기계·설비 노동자들의 파업은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을 것이라고도 했다. 에마는 “노동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프랑스에도 존재한다”면서도 “다만 오랜 기간 파업 등을 통해 노동조건을 개선해 왔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노조나 노동자에 대해 호의적인 시민들이 다수”라고 전했다. 글 사진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단독] 미래 노동자 10대 노동을 ‘천시’하다

    [단독] 미래 노동자 10대 노동을 ‘천시’하다

    “노동자 아닌 근로자 되려고 공부”아이들은 다채로운 장래를 꿈꾸지만 큰 틀에서 미래는 결정돼 있다. 산업·고용 지형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면 10명 중 7명은 노동자로 살게 된다. 국내 경제활동인구 2800만명 가운데 노동자(임금근로자) 비율은 72.1%(2019만명)다. 청소년들은 ‘노동’을 어떻게 바라볼까. 서울신문이 10~23일 전국 중·고교생과 학교 밖 청소년 등 570명에게 물었더니 ‘노동=돈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몸 쓰는 고된 일’이라는 인식이 드러났다. 설문조사에서 청소년들에게 ‘노동자’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를 써 달라고 한 뒤 자주 언급된 단어를 분석했다. ‘일하는 사람’(282회), 돈을 받다(36회) 등 가치중립적인 표현을 제외하면 ‘힘들다’(110회), ‘막노동’(14회), ‘공사장’(11회), ‘노가다’(9회) 등의 단어를 많이 떠올렸다. 학교 밖 청소년인 박윤주(18)양은 “노동자는 생계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블루칼라 직군은 노동자로 본 반면 화이트칼라는 노동자가 아니라는 인식도 강했다. 설문에서 한국표준직업대분류상 20개 직종을 제시하고 ‘노동자로 생각하는 직업을 모두 표기해 달라’고 했더니 건설현장 인부(90.4%), 배관공(78.8%), 마트 계산원(76.3%), 철도 기관사(70.0%) 등이 높은 선택률을 보였다. 반면 기업 임원(31.9%), 프로그래머(41.9%), 의사(45.4%), 교사(48.9%) 등은 노동자로 보지 않았다. 서울의 한 특성화고에 다니는 김모(19)군은 “상대적으로 지위가 높고 조금이라도 편히 돈을 벌면 근로자이고 어렵게 일하면서 적은 돈만 벌면 노동자라고 생각한다”면서 “노동자가 아닌 근로자가 되려고 공부한다”고 말했다. 실제 설문조사 응답자의 80.9%가 “‘노동자’보다 ‘근로자’라는 단어가 더 적절한 표현”이라고 답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면 노동자로 보지 않는 것은 사회의 뿌리깊은 노동 천시 인식이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청소년들은 자신의 권리는 비교적 잘 알았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는 응답이 90.9%, 올해 최저임금(8350원)을 안다는 응답도 87.7%였다. ‘헌법이 정한 최소한의 노동조건이 지켜진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절반 이상(50.5%)이 부정적으로 답했다. 긍정 답변은 31.6%에 그쳤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10대 노동자들이 일하다가 겪는 갑질과 임금 미지급, 부당해고 등 부조리한 행태를 집중 취재하고 있습니다. 직접 당하셨거나 목격한 사례 등이 있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제보해주신 분의 신원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알려주신 내용은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사람 살리는 식품… 사회 살리는 봉사”

    “사람 살리는 식품… 사회 살리는 봉사”

    산삼은 예로부터 자연이 내린 기적의 약초로 불려왔다. 산삼의 약리적 효능은 오늘날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바다. 그러나 귀한 약초인 만큼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이 같은 산삼의 조직을 배양해 개발한 제품이 나와 화제다. 특히 각종 암에 탁월한 효능을 보여 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산삼의 RG3 성분을 고농축 시킨 보고바이오의 ‘산신초RG3’다. 안헌식 보고바이오 회장(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은 오랜 연구와 시행착오 끝에 ‘산삼의 기적’을 제품에 담아내는 데에 성공했다. 안 회장은 “이를 통해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기대를 밝혔다. 그는 (사)한국유엔봉사단 이사장으로 봉사에도 열심을 내고 있다. 사업과 봉사라는 두 활동 모두 사람을 살리는 일에 의미를 두고 실천하는 그에게 삶의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편집자 주→산삼의 조직을 인공배양 해 산삼과 같은 효능의 식품을 만들고 계신데, 개발하신 제품의 약리적 효능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산삼 안에는 대단한 물질들이 많이 있어요. 인삼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인삼과 산삼의 DNA 구조가 같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고양이와 호랑이의 차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데요. 고양이가 산에서 100년을 살아도 호랑이가 되지 않고, 호랑이를 집에서 100년을 키워도 고양이가 되진 않죠. 그 정도로 인삼과 산삼은 다릅니다. 산삼 안에 암을 이겨내는 성분이 많이 있는데, 진세노사이드 종류 중에 RG3, RH2 등입니다. 문제는 이 물질이 굉장히 비싸다는 겁니다. 1그램 견적을 중국에 의뢰해보면 10만 달러가 넘으니 좋다는 걸 알아도 섭취하기가 어려운 것이죠. 그걸 인공배양 하는 기술이 저희에게 있습니다. 진짜 산삼에서 추출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DNA 구조도 같고, 약리적 효과도 동일합니다. →지금 개발이 얼마나 진행되었습니까. -이미 제품으로 30가지 넘게 개발했습니다. 이건 식품이기 때문에 약과 같은 부작용도 없습니다. 약과 같은 수준으로 응집해서 넣은 거죠. 화학적으로 섞어서 치료하는 게 아니라 천연물 생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천연물질인 만큼 많이 먹어도 몸에 해가 없고, 약보다 더 좋거나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면역력 강화제품을 베이스로 해서 기초 제품이 있고, 효능별로 30가지 넘게 개발을 끝냈습니다.→암 환자들에게 특별히 좋다고 하는데 이 기술을 개발하신 계기가 있으신지요. -제가 중학교 다닐 때 아버지께서 간암으로 돌아가셨어요. 그 당시 암은 정말 치명적인 병이었죠. 그때부터 막연하게나마 생각했던 것이, 돈을 벌면 암으로 죽는 사람은 없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특히 간암으로 죽는 사람은 없게 만들겠다는 마음을 가졌어요. 살면서 운이 좋아서 돈을 벌고 소위 부자라고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고 나서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본초학의 대가이신 안덕균 경희대 교수님을 찾아가 조언을 들었습니다. 그때 조직배양으로 산삼과 같은 특용 식물들을 복제해내면 큰 사업이 되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접한 뒤 무식하게 시작했습니다. 연구를 하다 보니까 정말 산삼이 대단한 걸 알게 됐지요. 진짜 산삼을 배양하는 기술, 그 기술로 가공한 제품은 전 세계에 우리밖에 없습니다. 이를 통해 국민건강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특용 식물 바이오 기술로 농민소득 증대에도 일조하셨다고 알려졌습니다. -예전 이수성 전 국무총리께서 새마을중앙회 회장으로 계실 때였죠. 제게 가장 가난한 시골 군을 하나 알려주시면 우리 바이오 기술로 그곳을 농업으로 자립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바꿔드리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래서 경남 함양군에 특화사업으로 약초 재배를 도입한 겁니다. 동시에 한의사협회와 이야기를 해서 무공해 무농약 약재를 생산할 테니 구매해달라고 협조를 구했죠. 그렇게 함양에 ‘1마을 1약초 재배 운동’을 한 겁니다. 그 후에 함양을 산삼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함양산삼축제’를 기획해서 제 사비로 수십억 원을 들여서 준비부터 홍보까지 다 했습니다.→사업과 함께 유엔봉사단을 이끄시면서 봉사에 힘을 많이 쏟고 계십니다. 봉사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특별히 있으신가요. -25년쯤 전에 집사람이 권유로 시작했습니다. 그때 초등학교 자모회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이 많으니 좀 함께 도왔으면 좋겠다고 자주 권했어요. 저는 후원금이나 좀 낼 생각이었는데 몇 번이나 활동을 함께하자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바자회나 그런 행사를 할 때 나가봤더니 진짜 어려운 애들도 있더군요. 그 아이들에게 학용품도 주고 하는데 애들이 기뻐하는 걸 보니까 마음이 따뜻해져요. 그때부터 봉사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 오고 있습니다. →유엔봉사단 활동 계획은. -저희가 이제까지는 물질로 돕는 일을 많이 했습니다. 식품이나 생필품 같은 걸 지원해줬는데, 이런 물질 지원으로는 아무리 많은 예산을 써도 끝이 없어요. 그래서 올해부터는 사업의 방향을 의식계몽 운동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유치원생부터 시작해서 일반 성인들, 사회지도층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사랑의 봉사와 따뜻한 나눔의 문화를 알려주려고 해요. 교육 사업을 많이 추진할 겁니다. →글로벌 리더를 육성하는 서밋 아카데미 운영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개해 주신다면. -이 부분은 사회 지도층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사업입니다. 글로벌 시대에 전 세계를 상대로 살아갈 수 있는 국가의 인적 자원을 키워내려는 것이죠. 투철한 국가관과 정확한 역사관, 또 삶의 가치를 나눔에 두는 올바른 가치관 등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교육합니다. 지금은 한 달에 한 번씩 포럼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인식과 문화에 대해 많이 강조하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 시대에 물욕이 지나치다는 말도 많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물욕이란 끝이 없는 것이죠. 지구 전체를 사람 가슴에 넣어도 부족한 겁니다. 욕심을 채우려고 하면 끝이 없어요. 저는 그저 내가 생활하는 데에 남한테 머리 숙이지 않고, 밥 세 끼 먹고, 친구가 나한테 소주 한잔 사면 나도 친구에게 한잔 살 수 있는 정도면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과한 욕심은 결국 인문학에 대한 교육의 문제라고 봅니다. 학교 교육에서 철학·인문학 교육이 배제되어 있으니까 물질만능주의 또는 지식만능주의가 심화된 것 아니겠습니까. 교육제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유엔의 역할과 유엔봉사단의 관계를 설명해주신다면. -유엔은 국가간 연합체이죠. 사실상 각 국가 사회내부까지는 강제성을 가질 수 없어요. 국가가 정책을 도입하듯 직접적인 활동을 할 수는 없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각 나라에 유엔봉사단을 만들어서 각국의 풍족한 집단, 사회지도자들이 어려운 이웃을 챙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나라 안에서 봉사를 하고, 만약 힘이 부족하다면 이웃나라의 봉사단과 협력을 하기도 합니다. →봉사에 대한 마음이 있으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들도 많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김대중 대통령께서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표현을 쓰셨죠. 생각만 가지고 있어서는 아무리 큰 생각도 필요가 없어요. 그걸 마음에서 꺼내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언제든지 저희 유엔봉사단의 문을 두드리고 함께 하시면 됩니다. 경제력 대한 조건도 없고, 돈과 관계없이 시간으로 봉사하실 수 있습니다. 정태기 객원기자 jtk3355@seoul.co.kr
  • 대법원 새 양형위원장에 김영란 前 대법관

    대법원 새 양형위원장에 김영란 前 대법관

    권익위원장 시절 ‘김영란법’ 제정 추진시대에 맞는 양형 기준을 새로 설정하고 수정하는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새 위원장에 김영란(63) 전 대법관이 임명됐다. 대법원은 오는 27일 출범하는 제7기 양형위 위원장으로 김 전 대법관을 위촉했다고 22일 밝혔다. 여성 양형위원장은 4기 전효숙 위원장에 이어 두 번째다. 7기는 전체 13명 중 여성이 4명(30.7%)으로 역대 양형위 중 여성 비율이 가장 높다.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이 이끈 제6기 양형위는 26일로 임기 2년을 마무리한다.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었던 김 전 대법관은 2010년 8월 퇴임 뒤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다가 2011∼2012년 제3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당시 공직 부패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했다. 지난해에는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국민 눈높이에서 소통하고 국민의 건전한 법감정을 충실하게 반영할 수 있는 인물을 최우선적으로 검토했다”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훌륭한 역할을 수행한 김 전 대법관은 양형기준 설정 및 수정에 있어서 사회 각 분야의 다양한 가치를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7기 양형위는 김창보 서울고법원장, 강승준·김우수 서울고법 부장판사, 염용표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과 정영식 변협 법제이사, 심석태 SBS 보도본부장과 최은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가 위원으로 새로 위촉됐다. 6기에 참여했던 원혜욱 인하대 로스쿨 교수, 이주원 고려대 로스쿨 교수, 조은석 법무연수원장, 김후곤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 고연금 수원지법 성남지원장은 연임됐다. 허백윤 기자 baekyoon@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왕이 후궁 처소를 찾을 때 썼던 이 물건, 아시나요”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왕이 후궁 처소를 찾을 때 썼던 이 물건, 아시나요”

    고미술 수집 40년 최형술씨가 말하는 골동품“이 향난로는 아마 한국에서 하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한약재를 가루로 만드는 약연과 한약을 달이는 약탕기, 약주전자, 약탕관 등 한약과 관련된 모든 도구가 한 세트입니다. 약주전자와 약맷돌에 새겨진 이 문양을 보세요. 용, 불로초, 사슴, 잉어가 보이죠. 그리고 이번에 청자철제귀면종에 대해 문화재 등록신청을 했습니다.” 골동품 가게 앞에 5층 8각 석탑 두기 서 있어“14세기 청자철제귀면종, 문화재 등록 신청해”서울에서 가장 큰 고미술점을 운영했다는 최형술(81)씨를 인터뷰하려고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청계8가 한국도자기 뒤에 있는 골동품점 갤러리 미(취강당)을 지난 17일 찾았다. 철물점 상가들 사이에서 두 기의 8각형 5층 석탑이 가게 앞을 지키고 섰다.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그의 가게에 들어서자 세월의 더께에 쌓인 갑옷과 놋그릇, 제사용품과 서화, 가구 등이 가득했다. 그는 처음엔 골동품 사진을 찍지 못하게 했다. 사진이 나가면 짝퉁이 나돌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기사화 하려면 사진이 필요하다고 설득한 끝에 촬영을 허락받았다. 사진을 찍으러 공예품 먼지를 털자, 먼지도 털지 못하게 했다. 최씨는 가리킨 약주전자에는 뚜껑은 용이 똬리를 튼 특이한 모양새다. 물이 나오는 주구 부분 역시 특이하다. 손잡이는 나무로 만들었다. 이 주전자를 끓일 아궁이 역시 커다란 돌덩이로 만들어졌다. 그 옆에는 향난로가 놓여있었다. 사각형의 돌상자에는 다시 작은 돌상자를 넣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사방으로 구멍이 2개에서 4개씩 나 있었다. 들어보니 아주 묵직했다. “장수곱돌로 만든 거예요. 이게 옛날에 임금님이 어느 후궁 처소로 가겠다고 하면 상궁들이 이것을 미리 그 후궁방에 두고 방을 따뜻하게 데우면서 향기롭게 하는 기능을 했다고 합니다. 저도 용도를 몰라 궁금해했는데 수년 전 한 스님이 이렇게 설명해 줬습니다만 좀 더 정확한 용도와 고증이 필요합니다.” 기자가 이 사진을 한의사에 보여줬지만 그 한의사 역시 처음본다고 했다. 이렇게 한약방과 관련된 도구가 100여 점에 이른다. “장수곱돌로 만든 한약방 도구 100여점용 무늬, 불로초, 잉어 등의 그림 새겨져충청도 대갓집에 3년간 공들여 수집해”- 한약 도구세트, 어떻게 소장하게 됐나. “1980년대에 충청도의 한 가문으로부터 수집했습니다. 99칸에 이를 정도의 대갓집이었는데 그 집 할아버지로부터 사들였습니다. 처음엔 안 팔겠다고 했는데, 한번 내려갈 때마다 술, 고기 등을 사들고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팔아달라고 설득했습니다. 그렇게 설득하면 그 할아버지가 한꺼번에 팔지 않고, 한점 팔고, 몇 달 뒤에 또 내려가면 3점 팔고…. 이렇게 해서 다 사모는데 한 3~4년 정성을 들였습니다. 그 할아버지는 이 한약방 도구들의 출처에 대해서는 명확히 말하지 않고, 집안에 내려오는 것이라고만 했습니다.”- 현재 소장한 가장 비싼 미술품은. “글쎄, 가격을 다 매겨보지 못해 잘 몰라요. 그런데 문화재로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물건은 있습니다. 고려시대인 14세기 전남 해남군 산이면 진산리 가마터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청자철제귀면종’은 문화재 등록을 추진하고 있어요. 청자로 만든 종의 사금파리는 전하고 있지만 원형이 그대로 남아 있는 청자 종(鐘)으로는 아마 국내에서 유일할 겁니다. 사찰에서 쓰였을 것 같은데, 전문가들의 감정을 받아보면 가치와 용도를 알 수 있겠지요. 또 한가지 백자대호(달항아리)는 다음 달 동아일보 충정로 사옥에서 한 달간 전시할 생각입니다. 18세기 전후에 광주 분원리에서 구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최고가품은 분청사기…신사동 땅값 100배골동품 안목 수업료로 집 몇 채 값 날아가”- 그러면 최고가 수집품은. “미련을 갖지 말아야지요. 박수근·김환기·이수근의 미술 작품뿐만 아니라 겸재 정선·단원 김홍도 그림도 제 손을 거쳐 간 것이 제법 됩니다. 한번은 평당 강남 땅값의 100배로 샀던 것도 있습니다. 1976년인가에 분청을 그때 돈 2000만원에 샀습니다. 그때 허허벌판의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비포장이었지만 도로 옆에 붙은 좋은 땅은 평당 2만~3만원이었고, 안쪽 구석에 있던 것은 5000원도 안 되었습니다. 분청사기의 가치를 짐작할 수 있겠지요.” - 그 분청 아직도 갔고 있나. “벌써 임자를 만나 나갔지요. 비싸게 매입한다고 다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골동품과 관련해 수업료로 집 몇 채 값은 날아갔습니다. 수십년 골동품을 거래한 저도 사람의 손때를 탄 물건, 어찌 보면 혼이 담긴 물건이기에 알기가 무척 어려워요. 살 때 분명히 진품으로 보였는데, 가게에 와서 보면 다르게 보이고 해서….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일반인도 아닌 전문 장사꾼이라 무를 수도 없고 집 한 채 값 그냥 날아가지요.” - 그 분청사기 누가 사갔나. “이름은 말할 수 없지요. 의사와 변호사, 교수 등이 우리 집에서 물건 많이 사갔습니다. 예술품이나 골동품은 소장자가 누구냐에 따라 가치가 또 확 달라집니다. 같은 분청사기라도 골동품상인 제가 가진 가치와 유명 교수나 학자가 소장한 것의 가치가 다르다는 거죠.” - 현재 보유한 고미술품 수는. “고미술품과 민예품 등을 합쳐서 아마 1만 점이 넘을 겁니다. 중간 상인이 차로 100점~200점 갔고 옵니다. 그중에서 서너 점이 마음에 들면 차떼기로 전부 다 샀던 겁니다. 중간 상인도 값나가는 서너 점을 알거든요. 좋은 것만 사고, 나머지를 사지 않으면 다음엔 거래하러 오지 않아요. 그 서너 점으로 본전을 뽑고, 나머지를 팔아서 이익을 내는 구조입니다. 많을 때 10만 점가량 보유했습니다. 다 보관을 할 수가 없어서 팔기 시작한 겁니다. 가구와 같은 목제품, 그림이나 글씨와 같은 서화는 비바람을 맞아 곰팡이가 피면 안 되잖아요. 여기 가게에도 있지만 개운사 옆 카페 봄에도 삼국시대의 토기 등을 전시하고 있지요. 창고에도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 자개 농과 같은 나무 제품은 공간도 많이 차지합니다. 사람이 쓰는 물건이 3만가지가 넘는다고 하는데 그 대부분을 다루어봤을 겁니다.” “50~90년대 광장시장서 복지점으로 돈 벌어1970년대 우리 민예품 해외 마구 팔려나가남아있는 게 없겠다는 생각에 수집 시작박물관 생각에 마구 수집…여건 달라져 포기수집품 한때 10만점쯤 …지금은 1만점가량 보유”- 고미술 수집엔 돈이 엄청 든다. “동대문과 광장시장에서 양복을 짓는 데 쓰는 옷감인 복지 가게를 운영했습니다. 1958년부터인가 시작했는데, 그 당시 신랑이 장가갈 때 양복 한 벌 맞춰 입으려면 쌀 10가마의 돈이 들었습니다. 저는 도매와 소매를 겸해서 전국에 거래상을 두고 팔았지요. 그때 돈을 제법 만졌습니다. IMF(국제통화기금) 사태가 닥친 1998년 복지 가게는 다 정리했습니다.” - 왜 고미술에 빠졌나. “1970년대에 보니깐 우리 공예품이 외국으로 많이 팔려나갔습니다. 심지어 수석까지 미국 일본 필리핀 이탈리아 등으로 팔려가가더군요. 소련에도 팔려나갔습니다. 이래서는 우리 것이 남아있지 않겠다는 생각에 수집을 시작했습니다. 좋은 것을 사 모아야겠다는 사명감에 보이는 대로 사서 모았지요. 그러다가 우리 공예품, 민예품을 보는 눈도 생기고, 알게 되니깐 더 애착이 가더라고요. 어느 순간 더 이상 보관할 수가 없게 되어서 골동품 가게를 열었습니다. 매장 면적이 170평으로 전국은 몰라도 서울에서는 가장 컸습니다. 18~19년간 하다가 땅 주인이 건물을 새로 짓는다고 해서 여기로 이사해 소일거리로 하는 겁니다.” - 아무리 고미술에 빠져도 그렇게 사모을 수 있나. “처음엔 박물관을 하나 운영할까 생각했습니다. 서울에다 박물관 하나 하려다 보니 땅값이 엄청나게 올라 있고, 박물관 운영비 마련도 쉽지 않아 보여서, 그냥 나자빠진 거죠. 결국, 이렇게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게 된 거죠. 한창때는 귀하거나 없는 물건을 보면 안 사고는 못 배겼어요.” - 고미술 수집과 복지점 운영하면 물려받은 게 많았겠다. “저는 1939년생으로, 고향이 전남 해남인데, 그때 꿈이 교사였어요. 중학교 졸업하고 해남고등학교에 합격했어요. 그런데 집안이 어려워 진학 대신 농사일을 도우며 서당에 3년가량에 다녔습니다. 이렇게 살 수는 없다 싶어서 무작정 상경해서 동대문시장에서 행상을 해서 돈을 아끼고 모으고 해서 복지점을 낸 겁니다. 복지점을 낸 지 3년 만에 해남에서 농사짓는 아버지한데 논 20마지기(4000평)와 기와집을 사드렸습니다.” “아파트 거주공간에 고미술 둘 공간 없어져조상 손때 묻은 골동품, 갈수록 가치 올라”- 고미술 대신 강남에 땅을 샀다면. “강남에 땅을 샀다면, 지금 어떤 모습일지는 알 수 없잖아요. 잘 되었을 거라는 보장이 없지요. 신사동의 좋은 땅이 평당 2만원할 때 고려대 뒤 개운사 옆에 7500만원을 들여 큰 한옥을 지어 살았습니다. 그동안 건강하게, 화목하게 살았으니, 강남에 땅을 사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후회는 없어요. 남들은 뭐라 생각하든 우리 고미술 보존에 나름의 역할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 고미술 찾느라 전국 많이 다녔겠다. “복지점을 할 때 전국 거래처를 다녔지만, 고미술을 할 때는 가지 않습니다. 골동품도 수십년 거래한 믿는 중간 상인들이 있습니다. 중간 상인들은 지역별로 골동품을 모아두는 사람들을 두고 있었지요. 그래야 탈도 없고, 외상거래도 떼어먹는 일도 없지요. 집안에서 대대로 쓰던 물건을 파는 사람들은 정말 돈이 급하잖아요. 그래서 언제든지 현금으로 지불할 준비는 해 놓고 있었습니다. 물론 속은 경우도 더러 있었지만, 그 또한 제 안목을 탓할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엔 곁눈질로 한번 보면 10가지 이상이 파악됩니다. 그리곤 가격이 바로 매겨집니다. 수십년 경험이지요.” - 문제는 없었나.“무슨 문제요? 아~, 한번도 경찰에 조사받은 일이 없습니다. 수십년 거래한 중간 상인들이라도 의심스러우면 거래를 끊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이 골동품이라는 것들이 무겁고, 부피도 커고 해서 귀금속과는 많이 달라요. 이 부근 한자리에서 20년가량 장사를 하는데 손님을 속이고 그렇게 운영해서는 오래 못가요. 손님들이 수년 지나서 찾아와 물러달라거나 다른 것으로 바꿔달라고 하면, 손님들 요구대로 다 해줬습니다.” - 요즘 고미술 인기는. “한때 한국화가 잘 나갔습니다만 아파트가 못도 박지 못하게 하잖아요. 소품의 유화라도 그림을 걸어둘 곳도 없어졌습니다. 동양화는 액자나 족자를 하게 되면 무겁고 공간도 넓게 차지하는 단점이 있지요. 병풍을 쳐 놓을 공간도 없고, 조상의 손때 묻은 물건들을 별로 귀하게 여기지 않는 것같아요. 고미술을 사려는 사람도 적지만, 수요는 꾸준히 있습니다. 하지만 고미술, 골동품을 구하기가 정말 어려워졌습니다. 가격도 비싸졌고…. 동묘에도 골동품상이 한두집 밖에 없어요. 요즘엔 물건이 안 나오니깐 못하는 거지요. 그래도 조상들의 혼이 담긴 골동품, 갈수록 가치가 올라갈 겁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해리스 美대사 “北, 유엔제재 즉시 철회에 영변 해체는 미래 약속”

    해리스 美대사 “北, 유엔제재 즉시 철회에 영변 해체는 미래 약속”

    “트럼프 ‘매우 나쁜 딜’과 ‘노딜’ 중 바른 선택”…기자간담회서 밝혀“3차회담 공은 다시 北에··· 트럼프 원하지만 김정은이 원하는진 몰라”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베리 배드 딜(very bad deal·매우 나쁜 합의)’과 ‘노 딜(no deal·합의없음)’ 중 하나를 선택했어야 했고, ‘노 딜’이라는 올바른 선택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한국에 주재하는 미국대사가가 하노이 회담 결과를 공개적으로 평가한 것을 처음이다. 해리스 대사는 22일 서울 중구 주한미국대사관저에서 진행한 외교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직면한 선택지는 ‘빅 딜’과 ‘굿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충분히 괜찮은 거래)’ 사이의 선택이 아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테이블에 올려놓은 제안 중 충분히 괜찮은 것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대사는 북한 측이 하노이 회담에 임박해 미국 측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대다수를 즉시 해제하는 대신 ‘영변’을 미래 어느 시점에 해체(dismantle)하기로 약속했다”며 김정은 위원장 역시 하노이에서 이를 제안했다고 전했다.북한이 즉시 해제를 요구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는 2016년에 채택한 2270호와 2017년에 채택한 2397호 등이었다며 해리스 대사는 “북한에 대한 혹독한 경제 제재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2270호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저지를 위한 자금줄 차단·화물검색·금융제재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강력한 조치들을 담고 있으며, 2397호는 석유 정제품 공급량을 사실상 바닥 수준으로 줄이고, 해외파견 노동자들을 2년 이내 북한에 귀환 조치토록 했다. 해리스 대사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북한에는 제재 완화로 돈이 흘러 들어가겠지만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운반수단, 거의 모든 무기생산능력이 그대로 북한에 남아있게 된다”며 “이는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지역을 안전하게 만들지 못했을 것이며, 훨씬 더 위험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리스 대사는 “하노이 회담 이후에도 미국은 북한과 계속해서 대화했다”고 소개하며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를 떠났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을 것이다. 테니스로 치자면 공은 김 위원장에게 넘어갔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받아치기 쉬운 샷을 넘겼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그는 3차 북미 정상회담 전망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3차 정상회담을 원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이 원하는지 아닌지 모르기 때문에 공은 다시 북한에 가 있다고 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를 약속했다”며 “할 일이 있지만 계속해서 진전할 수 있으리라 자신한다”고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한국정부가 추진하는 중간단계 협상은 고려대상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한국정부가 저와는 중간단계에 대해서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중간단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면서도 “그것이 제재완화를 지칭한다면 대답은 ‘노(no)’다. 완전한 비핵화 때까지 제재완화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은 일괄타결을 바라는 ‘빅 딜’을,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와 이에 따른 상응 조치를 요구하는 ‘스몰 딜’을 요구하고 있으며 한국은 그 사이에서 북미가 비핵화의 최종상태에 포괄적으로 합의한 뒤 한 두 번의 연속적인 ‘조기 수확’을 도모한다는 ‘굿 이너프 딜’ 추진 구상을 갖고 있다. 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독대한 시간이 2분밖에 되지 않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해리스 대사는 “양 정상이 만나는 자리에 제가 직접 있지는 않았지만 2분보다는 더 있었다”며 “이후 확대 회의가 오찬을 통해 이뤄졌고 여기서 많은 대화가 오갔다.사람은 많았지만,양국 정상이 이야기 나눌 시간이 많았다”고 반박했다. 북한이 최근 러시아·중국과 접촉면을 늘려나가는 점에 대해서는 “중국과 러시아는 제재 국면에서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제재를 만들 때부터 그 일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제재 이행에서) 문제가 아니라 해결의 일부라고 믿는다”고 평가했다. 공동취재단·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부고] 차동세(전 KDI 원장)씨 별세

    △차동세(전 KDI 원장·전 KIET 원장·전 LG경제연구원 원장)씨 별세, 제영숙씨 남편상, 차승은·차정은·차영란씨 부친상, 윤기호(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정지택(BAIN&COMPANY 코리아 대표)씨 장인상, 윤지원·윤준성·정재훈·정은지씨 조부상 = 20일 오후 10시41분께,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5호실, 발인 23일 오전 9시. 02-3410-6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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