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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정체성은 아이가 제일 잘 알죠… 원하는 옷·장난감 갖게 하세요”

    “성정체성은 아이가 제일 잘 알죠… 원하는 옷·장난감 갖게 하세요”

    성별불일치감 겪는 청소년 체계적 상담자존감 향상에 초점 맞춰 300여명 도와심리 표현 어려울 땐 놀이·노래·연극 활용따돌림에 대처할 수 있는 평정심 키워내“내가 크면 엄마처럼 가슴이 나와요? 싫어요. 도와주세요.” 네덜란드에 사는 다섯 살 노아(가명)는 사춘기가 되면 자신의 몸이 어떻게 바뀔지 고민이라고 했다. 엄마는 노아를 데리고 어린이·청소년 심리 상담소 ‘유즈 잔담’을 찾았다. 정신과 의사 알렉스 콜만을 만난 노아는 “난 소녀가 아니라 소년이에요”라고 말했다. “이런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걱정하는 엄마에게 콜만은 “아이가 자기 자신에 대해 제일 잘 안다.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야 한다”고 답했다.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북서부 방향으로 약 20㎞ 거리에 위치한 소도시 잔담. 서울신문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성별 불일치감을 겪는 어린이·청소년을 체계적으로 돕고 있는 심리 상담소 ‘유즈 잔담’을 찾았다. 2016년 4월부터 어린이·청소년 트랜스젠더 300여명이 다녀간 이곳에는 정신과 의사, 가족·놀이 상담사, 심리학자 등 12명의 전문가가 모여 일한다. 이 중 세 명은 트랜스젠더다. ‘유즈 잔담’은 어린이와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의 고립·우울감을 덜어 내는 동시에 다른 이들과 유대를 쌓고 자존감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둔다. 상담 서비스를 시작한 지 5년밖에 안 됐지만 17개월을 기다려야 예약이 가능할 정도로 명성과 신뢰를 쌓았다. 심리 지원 업무를 하는 토마스 웜후르는 “성별 불일치를 느끼는 청소년은 타인이 자신을 공감해 주지 못한다는 외로움에 빠지기 쉽다”며 “자아를 탐색하며 트랜스젠더 당사자와 교류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 언어 표현이 어려운 나이일수록 대화보다는 놀이, 노래, 연극을 활용하는 게 ‘유즈 잔담’만의 특징이다. 6~10세 대상 프로그램에서는 ‘트랜스젠더’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는 대신 장난감 놀이로 ‘내면과 외면이 달라도 괜찮다’는 안정감을 심어 준다. 이를 통해 아이는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습득한다.‘남자’나 ‘여자’ 이름표를 달고 새 이름으로 살기를 체험할 수도 있다. 매년 두 차례 숙소를 빌려 12~24세 50여명이 캠핑이나 수영을 하는 프로그램은 특히 만족도가 높다. 그곳에서 트랜스젠더는 소수자가 아니다. 지난달 캠핑에 다녀온 한 아이는 콜만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내가 누구인지, 내 몸은 왜 그런지를 모두에게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어 그게 너무 행복했어요.” ‘유즈 잔담’은 부모가 혼란을 겪는 자녀에게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해 나가야 하는지도 조언한다. 사회의 편견과 혐오로부터 자녀를 보호하는 것이 트랜스젠더 부모의 역할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실커 네이하우스는 “부모에게 아이의 뜻을 존중하라고 조언한다”면서 “아이가 원하는 옷을 입고, 원하는 장난감을 갖고 놀게 하는 것은 실천하기 쉬운 첫걸음”이라고 했다. 부모뿐 아니라 형제자매에 대한 상담도 병행한다. 콜만은 “형제자매를 잃는 게 아니라 새롭게 얻는다는 긍정적 방향으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며 “가족이 형제자매를 주변에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지 설명하고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해를 도와야 한다고 안내한다”고 덧붙였다.상담소를 찾은 청소년이 학교에서 커밍아웃하길 원하는 경우 이를 돕는 역할도 한다. 해당 청소년의 학교에 같이 가서 성 정체성을 설명하고 “앞으로 이 친구를 본인의 성 정체성에 맞게 대해 달라”고 요청한다. 네이하우스는 “모든 따돌림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트랜스젠더 당사자가 따돌림을 무시하고 자신을 지키겠다는 평정심을 가지도록 돕는다”고 덧붙였다. 콜만은 “트랜스젠더는 인류의 여러 스펙트럼 중 하나로 질병이 아니다”라며 “이들은 건강하지만, 온전한 자신으로 살도록 정신과나 호르몬 치료 등을 하는 의사가 도와주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콜만과 네이하우스는 인터뷰 내내 청소년 트랜스젠더를 환자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네이하우스는 “강제로 성 정체성을 바꾸려는 시도는 정신 건강을 피폐하게 만들 뿐”이라고 강조했다. ■ 도움주신분들 청소년 트랜스젠더 인권모임 튤립연대,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성소수자부모모임,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다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박한희·류민희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이승현 비온뒤무지개재단 이사장, 이은실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윤정원 국립중앙의료원 산부인과 전문의, 장창현 살림의원 원장, 김종명 서울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황나현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교수, 윤현배 서울대 의대 휴먼시스템의학과 교수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靑기후환경비서관에 박미자 환경부 단장...통일정책비서관은 이상민

    靑기후환경비서관에 박미자 환경부 단장...통일정책비서관은 이상민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에 박미자(53·행시 35회) 환경부 4대강조사평가단장을, 국가안보실 통일정책비서관에 이상민(51·행시 35회) 통일부 기획조정실장을 내정했다. 박 신임 비서관은 건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장, 원주지방환경청장, 새만금지방환경청장 등을 지냈다. 이 신임 비서관은 고려대 행정학과 출신으로 통일부 대변인과 정책기획관,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장 등을 역임했다.
  • 쇼트트랙 남녀 5장씩 확보… 팀킴, 올림픽자격대회 5승 2패 분투

    쇼트트랙 남녀 5장씩 확보… 팀킴, 올림픽자격대회 5승 2패 분투

    베이징동계올림픽엔 15개 세부 종목 109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각 종목 출전 쿼터를 결정하는 대회들이 파행을 겪으면서 개막을 50일 남겼지만 대한민국 선수단의 출전이 확정된 종목은 몇 되지 않는다. 다만 베이징올림픽도 직전 대회인 소치올림픽 때와 비슷한 규모의 선수단이 구성될 것이라는 게 대한체육회의 전망이다. 우선 지난 8월과 11월 남녀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나란히 탈락해 베이징행이 틀어졌다.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은 남녀 각 5장의 전 종목 쿼터를 확보했다. 한국은 남녀 1000m, 1500m에서 각각 최대인 3장씩에 이어 남녀 계주와 혼성 계주에서도 출전권을 따냈다. 그러나 500m에서는 1장이 모자란 남녀 2장씩만 얻었다. 올림픽 전 종목에 출전하면서 쿼터를 꽉 채우지 못한 건 2014년 소치올림픽 이후 처음이다. 평창올림픽에서 팀킴 덕에 인기 종목이 된 컬링은 혼성과 남녀 종목에 각 10장의 출전권이 걸려 있다. 지난 4월 세계선수권대회 1~6위가 이미 출전권을 확보했다. 개최국 중국의 자동 출전으로 남은 3장의 출전권은 현재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올림픽 자격 대회에서 정해진다. 결과는 대회가 끝나는 오는 18일 확정된다. 풀리그 결과 1위가 쿼터에 합류하고, 2~4위 간 플레이오프를 거친 2개 나라가 베이징행 막차를 탄다. 이미 혼성에서 탈락한 한국은 15일 현재 여자부 팀킴이 5승 2패를 달리고 있지만 남자부는 1승 4패에 그쳐 비상이 걸렸다. 남녀 각 5장의 종목 쿼터가 걸린 피겨스케이팅은 페어와 아이스댄스, 팀 종목을 제외하고 남녀 싱글에서 각 2장의 출전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는 국가올림픽위원회(NOC)별 쿼터일 뿐 출전 엔트리는 두 차례의 국내 선발전을 통해 확정된다. 차준환(고려대)과 유영(수리고)이 지난 5일 의정부에서 열린 1차 대표 선발전에서 각각 1위에 올라 베이징행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2차전은 내년 1월 7~9일 열린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1~4차 대회의 랭킹 포인트를 종합해 매스 스타트와 팀 추월을 포함한 남녀 각 7개 세부 종목의 출전자가 확정된다. 매스 스타트 랭킹 4, 5위에 오른 이승훈과 정재원은 베이징 출전을 약속받았지만 ISU의 공식 발표가 난 건 아니다. 오는 24일 일괄 발표된다. 스키도 내년 1월 17일 알파인과 프리스타일, 스키점프, 노르딕복합, 스노보드 등 5개 세부 종목의 출전권을 확정 발표한다. 지난해 7월부터 내년 1월까지 18개월간의 각종 대회 포인트를 종합한다. 크로스컨트리는 지난 4월 2020~21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랭킹 포인트와 세계선수권 성적을 합산해 쿼터를 확정했다. 한국은 나라별 기본 쿼터 남녀 1장에 포인트에 따른 1장씩을 더 가져왔다. 대한스키협회는 이를 포함해 세부 종목 전체 15~21장(남 12, 여 9)의 출전권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메달이 11개나 걸린 바이애슬론은 코로나19 탓에 정상적으로 대회를 치르지 못한 전 시즌과 올 시즌 17개 대회의 랭킹 포인트를 합산해 세계 랭킹 1위부터 20위까지 6~4장씩 차등 분배했다. 20위 밖으로 밀린 한국은 12장 범위에서 나라당 남녀 2장씩 배분하는 개인별 쿼터에 도전한다. 내년 1월 16일 쿼터가 확정된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귀화한 티모페이 랍신, 예카테리나 아마쿠모바를 비롯해 남자부 김영규·최우진, 여자부 김선수·문지희 등이 유력하다.  
  • 부동산중개업 알림방·기초번호판… 성북 지적과 직원들 아이디어 ‘반짝’

    부동산중개업 알림방·기초번호판… 성북 지적과 직원들 아이디어 ‘반짝’

    서울 성북구 지적과 직원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최근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주목받고 있다. 15일 성북구에 따르면 지적과는 지난 1일부터 전국 최초로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한 ‘성북구 부동산중개업 알림방’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중개업에 관심을 갖는 주민들이 많은데다 구청과 중개업자 사이에 신속하게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해 비대면 창구를 마련했다. 구는 이 알림방을 통해 부동산 중개와 관련한 법률과 각종 서식, 부동산 중개 사고 예방 안내문 등을 공유하고 있다. 알림방은 지적행정팀 직원들이 고안했다. 임동수 지적행정팀장은 “최신 법령 개정 등 공지 사항이 있으면 지역 중개업소 925곳에 직접 우편 발송을 해야 하는데 이 작업만 2~3일 소요됐다”면서 “부동산 중개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데 집중해야 할 인력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중개업소와 실시간 소통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개업자의 중개 민원 등 궁금한 사항은 일대일 채팅을 통해 담당자가 신속하게 답변해준다.더불어 지적과 지적재조사팀이 제안한 기초번호판 역시 주민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막다른 골목이나 계단으로 이어져 차량이 지나갈 수 없는 도로의 골목길 입구에 이를 미리 인지할 수 있는 기초번호판을 붙였다. ‘고려대로27길 42, 막힌 도로’, ‘장위로11가길 37, 계단’ 등으로 표시하는 방식이다. 지역 내 70곳에 설치돼 있다. 운전자는 정확한 위치 정보를 알게 돼 편하고, 주민들은 골목으로 잘못 들어온 차량이 다시 돌아 나가는 동안 불편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이 제안은 올해 서울시 ‘서울창의상’ 우수 제안 실행 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적재조사팀이 최근 추진한 ‘자율형 건물 번호판’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지역 내 오래된 공공 건축물 39곳의 건물 번호판을 건물의 외관과 주변 환경에 어울리는 개성 넘치는 번호판으로 교체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앞으로도 행정 서비스의 질은 높이고 예산 낭비를 최대한 막기 위해 직원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 보훈학회 ‘독립·호국·민주화에 나타난 보훈 정신과 전통’ 학술회의

    보훈학회 ‘독립·호국·민주화에 나타난 보훈 정신과 전통’ 학술회의

    한국보훈학회(회장 유호근 청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는 2021년 12월 1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원 3층 대회의실에서 “독립·호국·민주화에 나타난 보훈 정신과 전통”이라는 주제로 제62차 동계 보훈 학술회의를 개최한다.국가보훈처의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학술회의에서 유호근(사진) 한국보훈학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독립정신 ・ 호국정신 ・ 민주정신은 ‘분절화된’ 요소가 아니라 ‘상호 연계된’ 요소로서 대한민국이란 정치공동체의 발전을 구성하는 세 축”이며, “본 학술회의를 통해 보훈의 가치와 정신의 바탕을 재정립하면서 국가보훈의 튼튼한 기저를 마련하는 담론의 장”을 마련하였고 또한 “보훈 정신과 보훈 정책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확장 시키고 국민적 관심을 증대시켜 나가는 데 힘 쓰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시 최저기준 탈락 이월 인원 노려라, 교차지원 땐 선택과목 유불리 따져라

    수시 최저기준 탈락 이월 인원 노려라, 교차지원 땐 선택과목 유불리 따져라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워낙 어렵게 출제된 데다 선택과목별 유불리가 뚜렷해 30일부터 시작하는 정시모집 지원 전략 짜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표준점수로 지원 가능한 대학을 살필 수 있는 이른바 ‘배치표’도 입시업체별 차이가 상당하다. 그럼에도 ‘나에게 유리한 대학·학과 찾기’는 여전히 정시의 금과옥조로 통한다. 29일 수시모집 종료 직후 나오는 이월 인원을 특히 눈여겨보는 것도 좋겠다.올해 대입 전체 모집인원은 894명 줄었지만, 정시에서 전체의 24.3%에 해당하는 8만 4175명을 모집한다. 전년 대비 모집인원이 4102명 늘어난 것으로, 서울과 수도권 대학 증가 폭이 크다. 서울 지역 대학 가운데 고려대가 정시 선발 인원이 가장 많이 늘었다. 지난해 769명을 정시에서 모집했지만, 올해는 1471명으로 전년 대비 702명을 더 선발한다. 경희대 역시 정시 선발 인원이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해 1548명에서 올해 2051명으로 503명이 늘었다. 한양대(서울) 정시 선발 인원은 전년도 910명에서 올해 1247명으로 337명 더 많다. 반대로 부산·울산·경남은 올해 정시 선발 인원이 923명, 대전·세종·충청 지역은 702명씩 각각 줄었다. 서울과 수도권 대학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지방 대학은 떨어지는 경향 탓으로 풀이된다. 지방 대학이 학생 수급의 불안정성을 해소하고자 수시 선발인원을 늘렸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지방 대학의 실제 정시 선발 인원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올해 수능이 어렵게 출제돼 서울과 수도권 대학 중 수시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요구한 대학의 정시 이월 인원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중위권 수험생들이라면 이를 잘 노려보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 정시에서는 변화가 많은 탓에 어느 해보다 변경 사항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수능 채점 결과를 살펴보면 국어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은 149점으로 만점자가 28명에 불과할 정도로 어렵게 출제됐다. 수학 영역 만점자는 2702명으로 지난해 수학 가형, 나형 만점자를 합산한 2398명에 비해 304명이나 늘었다. 특히 자연계열이 주로 응시한 미적분과 인문계열이 응시하는 확률과 통계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가 3점에 이른다. 이 상황에서 수학 4점짜리 문항을 1개 틀렸으면 누적 인원이 6450명, 4점 문항 2개를 틀리면 누적인원이 9921명에 이른다. 여기에 대학별 가산점까지 고려한다면 최상위권 학생으로선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영어 영역은 지난해 90점 이상을 맞은 1등급 응시생이 5만 3053명으로 12.66%나 됐지만, 올해 수능에서는 2만 7830명(6.25%)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그러나 2등급과 3등급 이상은 지난해보다 3만명씩 늘어났다. 중상위권 수험생이 영어에서 1등급을 맞았다면 가산점이 큰 대학에 지원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올해 문이과 통합 수능 체제로 바뀌면서 탐구 영역의 응시 구분을 폐지했지만, 주요 대학 자연계는 과학탐구 과목 또는 과학탐구Ⅱ 과목 응시 지정을 해 뒀다. 사실상 문이과의 칸막이가 여전했다는 뜻이다. 특히 선택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를 살펴보면 올해 유불리 현상은 뚜렷해진다. 정치와법 과목이 63점, 지구과학Ⅱ 과목이 77점으로 최대 14점이 벌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무턱대고 교차 지원을 고집하는 일은 그야말로 무리수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탐구영역 점수를 반영할 때 표준점수가 아닌 대학별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는 곳이 대부분이라서 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면서 “서울대처럼 표준점수를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이를 살피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조언했다.정시는 가·나·다군별로 3회 지원을 하기 때문에 안정, 적정, 소신 지원으로 분산해 두고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 따라서 수험생은 자신이 지원할 대학·학과가 어느 모집군에 속해 있는지 우선 확인해야 한다. 모집 인원이 집중된 가군과 나군은 중상위권 대학이 고르게 분포돼 있다. 다만 모든 대학이 영역별 성적을 동일하게 반영하지 않는다. 같은 대학이라도 학과별로 반영 비율이 제각각이다. 자신에게 유리한 수능 영역별 조합을 반영하는 대학·학과를 될 수 있으면 많이 찾아 둬야 한다. 올해처럼 변수가 많은 때에는 지난 자료에서 수능 성적은 물론 경쟁률, 추가합격 가능권 등을 점검해 둘 필요가 있다. 대학별 입학처 홈페이지 혹은 대입정보포털 ‘어디가’(adiga.kr)에서 전년도 전형 결과를 볼 수 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지난 3년간 성적 결과 추이를 분석하면 합격선이 상승하는지 하락하는지를 살필 수 있다”면서 “경쟁률이 꾸준히 상승한다면 올해도 선호도가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를 살필 때 학과 신설, 통합과 분리 등도 주목해야 한다. 예를 들면 약학과는 지난해까지 약학전문대학으로 모집했기 때문에 지난해 경쟁률, 입시 성적 결과, 추가 합격 예비 순위 등의 정보가 없는 상태다. 입시기관별 배치점수도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세 번의 복수 지원 기회를 어떻게 배분할지는 성적대별로 다를 수밖에 없다. 올해처럼 최상위권 변별력이 뚜렷한 경우 최상위권 수험생은 소신 지원에 좀더 무게를 둘 수 있다. 다만 서울 소재 대학은 주로 가군과 나군에 많이 몰려 있어 사실상 지원 기회가 두 번 있다고 보는 게 좋다. 최상위권은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상위권 학과와 의약학계열에 지원 가능한 점수대다. 이 소장은 “올해 약대를 학부제로 선발하면서 자연계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지원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공대나 자연과학대의 인기학과 경쟁률은 조금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위권이라면 2개 대학 정도는 본인 적성을 고려해 안정적인 선택을 하고 나머지 1개 대학을 소신 지원하는 식으로 전략을 짜는 게 효과적이다. 30일 시작하는 정시를 앞두고 교육청을 비롯해 입시기관별 입시설명회를 시작한다. 올해는 변수가 워낙 많은 터라 될 수 있는 대로 여러 정보를 모은 뒤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 예컨대 서울교육청 산하 교육연구정보원은 23~26일 수험생 1600여명에게 비대면 진학상담을 한다. 상담 예약이 금방 끝날 수 있으니 서둘러야 한다. 입시업체 설명회 일정에 맞춰 설명을 듣는 일은 필수다.
  • [단독] 외과적 수술비만 수천만원… “죽도록 알바해 불임수술하라는 격”

    [단독] 외과적 수술비만 수천만원… “죽도록 알바해 불임수술하라는 격”

    트랜스젠더에게 법적 성별을 바꾸는 것은 남들처럼 평온한 일상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 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주민등록증을 내밀 때 머뭇거리지 않을 수 있고, 일터에선 ‘왜 이력서의 성별과 모습이 다르냐’는 질문을 받지 않을 수 있다. 많은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성별 정정을 하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법원은 여전히 생식능력 제거와 외부성기 수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받아야 하는 호르몬 치료와 수천만원이 드는 외과적 수술에는 아무런 지원도 없다. 학교와 가정 밖으로 내몰린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성별 정정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적어도 수년간 숨죽인 채 수술비를 모으는 걸 우리 사회는 그저 방관하고 있다. 여기 이런 현실에 저항하는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있다.“성확정 수술을 모두 받고 오지 않으면 ‘남성’ 선수로 등록을 해 줄 수 없습니다.” 운동에 재능을 보여 코치로부터 선수 등록을 권유받은 트랜스 남성 박영(18)은 올 초 대한체육회에서 이런 말을 전해듣고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수년간의 호르몬 치료와 가슴제거술로 남성의 외관을 갖췄는데도, 체육회는 영이를 향해 변함없이 ‘넌 남자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영이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확실하게 알게 된 건 초등학교 5학년 때다. 성별불일치로 인한 고통과 학교에서의 괴롭힘으로 영이는 중학교 2학년 때 학교를 관뒀다. 자신을 키워 준 할머니에게도 이때쯤 커밍아웃했다. 할머니는 ‘내 새끼 행복하면 됐지 울고불고하는 것보다 낫다’며 함께 병원에 가 줬다. 평소에도 건장한 체격이던 영이가 호르몬 치료를 받게 되자, 주변에서는 영이를 더욱더 남성으로 인식했다. 영이가 스스로 말을 하기 전까진 법적 성별이 여성이란 사실을 알아채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주민등록번호 일곱 번째 자리에 있는 ‘4’(2000년대 이후 출생한 여성)라는 숫자가 영이의 발목을 잡았다. “가족이나 주변 사람 모두가 절 남성으로 받아들이고 대하는데 성기가 있고 없고가 무슨 상관인가요. 위험한 것도 있지만 수술비 감당은 어떻게 하고요.” 영이는 생식능력 제거·외부성기 수술을 받지 않은 채 지난 10월 법원에 성별 정정을 신청했다. 성별 정정을 원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나 비싼 수술비 탓에 외과적 수술을 받지 못한 채 성별 불일치감으로 고통받는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많다. 서울신문이 15~24세 청소년 트랜스젠더 2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경제적 부담’ 때문에 호르몬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45.8%)에 달했다. 같은 이유로 외과적 수술을 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64.8%나 됐다. 가족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의료적 조치에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트랜스 남성 신동휘(20·가명)씨는 호르몬 치료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시에서 운영하는 건강센터를 찾는다. “센터에서는 가장 저렴한 주사를 맞아요. 저렴한 건 안정성이 떨어질 때가 있어서 보통 겔을 선호하는데 한 달치가 8만원 정도라 매달 사기가 쉽지 않죠.” 외과적 수술 비용도 만만치 않다. 트랜스 남성이 가슴절제술을 받으려면 400만~500만원이 든다. 출생 시 성별이 남성인 사람이 여성형 유방증(남성의 가슴이 여성의 형태로 발달하는 증세)으로 수술을 받을 땐 보험이 적용돼 100만원 남짓한 돈이 드는 것과 대조적이다. 생식능력 제거·외부성기 수술까지 모두 받으려면 수천만원이 든다. 가슴절제술을 받기 위해 고깃집에서 6개월간 한 달에 하루만 쉬어 가며 일했던 트랜스 남성 박도윤(22·가명)씨는 “트랜스젠더들 사이에선 수술비 벌려고 고생했던 때를 군대 시절처럼 얘기하기도 한다”며 씁쓸하게 말했다. 트랜스 여성 김신엽(22)씨는 2년 전 스웨덴에서 6개월간 교환학생으로 있으면서 비로소 숨을 쉰다는 느낌을 받았다. 거기선 누구도 신엽씨를 남자로 대하지 않았다. 성중립화장실이 도처에 있어 화장실에 가는 걸 참을 이유가 없었고, 여학생들만 가입할 수 있는 동아리에서도 신엽씨를 환영했다. 한국에선 많은 트랜스젠더가 남녀로 구분된 화장실이 불편해 집 밖에서는 음료나 음식을 먹지 않는다. 김승섭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교수 연구팀은 지난 7월 트랜스젠더의 공중 화장실과 관련한 스트레스 요인 경험이 우울 증상 유병률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스웨덴에 다녀온 후 신엽씨는 한국의 성별 정정 시스템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게 됐다. 학교에서 친구들은 신엽씨를 여성으로 대했고, 후배들도 ‘누나’라고 부르는데 굳이 정정을 위한 호르몬 치료나 외과적 수술을 받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실제로 스웨덴에서 알게 된 한 변호사는 신엽씨에게 “병역 의무가 있는 상황이라면 난민 신청이 무조건 받아들여진다”며 명함을 건네기도 했다. 지난 9월 법원에 성별 정정 신청을 낸 신엽씨는 아우팅당한 뒤 가정폭력을 겪다 집에서 쫓겨나 성확정 수술을 받을 돈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성별 정정 요건으로 불임 수술을 강제하는 건 개인의 재생산권 등에 대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판사는 신엽씨의 신청을 기각했다. “예상은 했지만 눈물은 나더라고요. 한 사람의 삶을 이렇게나 쉽게 단정 짓는 법원에 화가 나죠.” 신엽씨는 항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신엽씨처럼 호르몬 치료나 외과적 수술을 전혀 하지 않은 트랜스 여성의 성별 정정 신청이 법원에서 허가된 사례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 2017년 가슴확대술과 고환적출술을 하고, 외부 성기 재건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 여성의 성별 정정 신청을 허가한 사례가 청주지원 영동지원에서 나왔었다. 트랜스 남성의 경우 올 10월 생식능력 제거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 남성의 성별 정정 신청이 최초로 수원가정법원에서 허가됐다. 당사자인 송우현(21·가명)씨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기관을 없앨 이유가 없다고 봤다”면서 “나라에서 이를 강제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만 하급심 판결이라 다른 법원도 유사한 사건에 허가 결정을 내놓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서울신문 조사에서 향후 성별 정정을 하고 싶다는 응답자는 트랜스 여성이 97.9%, 트랜스 남성은 83.9%로 높게 나타났다. 그에 비해 외과적 수술을 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85.1%, 82.3%에 그쳤다. ‘논바이너리’ 응답자의 42.6%는 성별 정정을 희망했지만 외과적 수술을 받겠다는 응답은 33.9%로 더 낮았다. 국내 대학병원 1호 젠더클리닉을 설치·운영 중인 이은실 순천향대 산부인과 교수는 “법원이 성별 정정 요건으로 불임 수술을 요구하지 않았다면 성별 정정을 마친 트랜스젠더 상당수가 수술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용어 클릭] ■성 정체성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 ■성별 불일치감 트랜스젠더가 겪는 신체·사회적 불쾌감 등 고통 ■성확정 수술 생식능력 제거 및 외부 성기 재건 등 외과수술 ■논바이너리 남성과 여성 어느 성별로도 정의하지 않는 것 ■트랜지션 성 정체성에 맞춰 외모·신체 특징 등을 변화시키는 과정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 “죽도록 알바해 모은 돈으로 불임수술하라는 격” 성별정정 요건에 저항하는 청소년

    “죽도록 알바해 모은 돈으로 불임수술하라는 격” 성별정정 요건에 저항하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법적 성별 정정은 남들처럼 평온한 일상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주는 마법은 아니지만 적어도 주민등록증을 내밀 때 머뭇거리지 않을 수 있고, 일터에선 ‘왜 이력서의 성별과 모습이 다르냐’는 질문을 받지 않을 수 있다. 많은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성별정정을 하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법원의 성별정정 요건을 충족하려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적어도 수년간 수술비를 모으는 데 애를 써야한다. 여기 이런 현실에 저항하는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있다. 그리고 변화의 바람은 조금씩 일고 있는 중이다. 선수 등록 희망했지만…체육회 “수술하고 오라” “성확정 수술을 모두 받고 오지 않으면 ‘남성’ 선수로 등록을 해줄 수 없습니다.” 운동에 재능을 보이며 코치로부터 선수 등록을 권유받은 박영(18·사진)은 대한체육회에서 이런 말을 듣고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수년간의 호르몬 치료와 지난 6월 받은 가슴제거수술로 남성의 외관을 갖췄는데도 체육회는 영씨를 향해 변함없이 ‘넌 남자가 아니다’고 말하고 있었다. 영이는 유치원 시절부터 자신이 여자가 아니란 걸 알았다. 트랜스 남성이라고 확실하게 안 건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성별불일치감과 학교 친구들의 괴롭힘으로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영이는 중학교 2학년 때 자퇴서를 제출했다. 그러면서 가족에게도 커밍아웃을 했는데 가족은 기다렸다는 듯 이를 받아들였다. 할머니는 ‘내 새끼 행복하면 됐지 울고불고 하는 것보다 낫다’며 함께 병원에 가줬다. 평소 체력과 운동에 자신이 있던 영이는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서 가족과 주변 사람에게 더욱더 ‘남성’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코치도 영씨가 말하기 전까진 법적 성별이 여성이란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주민등록번호 7번째 자리에 있는 4라는 숫자가 영이의 발목을 잡았다.“가족이나 주변 사람 모두가 절 남성으로 받아들이고 대하는데 성기가 있고 없고가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위험한 것도 있지만 수술비 감당은 어떻게 하고요.” 성별 정정을 원하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호르몬 치료를 시작조차 못하고 성별 불일치감으로 고통받는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많다. 수천만원에 이르는 외과적 수술은 엄두도 못낸다. 서울신문이 15~24세 청소년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경제적 부담’ 때문에 호르몬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45.8%)에 달했다. 같은 이유로 외과적 수술을 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64.8%나 됐다. 특히 트랜스 여성의 경우 경제적 부담 때문에 외과적 수술(94.9%)이나 호르몬 치료(71.4%)를 받지 못했다는 응답이 다른 응답자들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스웨덴서는 ‘여성’으로 살았는데…한국선 수술 강요” 김신엽(22·사진)씨는 2년 전 스웨덴에서 6개월간 교환학생으로 있으면서 비로소 숨을 쉰다는 느낌을 받았다. 거기선 누구도 신엽씨를 남성으로 대우하지 않았다. 성중립화장실이 도처에 있어 화장실에 가는 걸 참을 이유가 없었고, 여학생들만 가입이 가능한 동아리에서도 신엽씨를 환영했다. 한국에선 많은 트랜스젠더가 남·여로 구분된 화장실이 불편해 집 밖에서는 음료나 음식을 먹지 않는다. 김승섭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교수 연구팀은 지난 7월 트랜스젠더의 공중 화장실과 관련한 스트레스 요인 경험이 우울 증상 유병률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스웨덴에 다녀온 후 신엽씨는 한국의 성별정정 시스템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게 됐다. 학교에서 친구들은 신엽씨를 여성으로 대했고, 후배들도 ‘누나’라고 부르는데 굳이 정정을 위한 호르몬 치료나 외과적 수술을 받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태어난 모습 그대로도 여성으로 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실제로 스웨덴에서 알게 된 한 변호사는 신엽씨에게 “병역 의무가 있는 상황이라면 난민 신청이 무조건 받아들여진다”며 명함을 건네기도 했다.지난 9월 성별정정 신청을 낸 신엽씨는 의견서에 2가지를 강조했다. 일단 현실적인 이유를 어필했다. 집에서 쫓겨나 홀로 생계를 책임지느라 성확정 수술을 받을 돈이 없다는 것. 그리고 성별정정 요건으로 불임을 요구하는 건 개인의 재생산권 등에 대한 침해라는 내용이다. 법원의 판단엔 이변이 없었다. 판사는 ‘남성으로서 생식 능력을 제거하지 않았고 여성 신체의 외관을 갖추지 않았다‘며 신엽씨의 성별정정 신청을 기각했다.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눈물은 나더라고요. 빚이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채무확인서도 내고, 여러 친구가 ‘이 친구는 여자가 맞다’며 인우보증서를 써주기도 했는데 그런 건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한 사람의 삶을 쉽게 단정지은 거에 대해서는 화가 나죠.” 신엽씨는 항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성기 수술을 꼭 해야하나요” 신엽씨처럼 호르몬 치료나 외과적 수술을 전혀 하지 않은 트랜스 여성이 성별정정 허가를 받은 사례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 2017년 청주지법 영동지원에서 성기 재건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 여성에 대한 성별정정 신청을 허가한 사례가 처음 나오긴 했다. 그러나 이후 이와 유사한 결정이 내려졌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트랜스 남성의 경우엔 사정이 조금 다르다. 2013년 서울서부지법에서 외부 성기 재건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 남성에 대한 성별정정 허가 결정이 처음 내려졌다. 지난 10월 수원가정법원은 생식 능력 제거 수술을 받지 않은 송우현(21·가명)씨의 성별정정 신청을 허가했다. “생식 기관은 보이지도 않는 거라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어요. 나라에서 이를 강제하는 건 부당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우현씨가 2심에서 허가 결정을 받긴 했으나 대법원 판결이 아닌 하급심 판결이라 다른 법원도 유사한 사건에 허가 결정을 내놓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영이도 내외부 성기수술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10월 성별정정을 신청했다. 법원은 ‘생식 능력’이 남아있는지, ‘성확정 수술’을 받았는지에 관한 의사의 소견서 등을 제출하라며 보정권고를 보내왔다. 조사에서 향후 성별정정을 하고 싶다는 응답자는 트랜스 여성이 97.9%, 트랜스 남성은 83.9%로 높게 나타났지만 외과적 수술을 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85.1%, 82.3%에 그쳤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51.3%)에 달하는 ‘논바이너리’(자신의 성별을 남녀 어느 쪽으로도 인식하지 않는 사람) 또한 성별정정을 희망한다는 응답은 42.6%로 다른 응답자에 비해 낮았지만, 외과적 수술을 받을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그보다도 낮은 33.9%였다. 국내 대학병원 1호 젠더클리닉을 설치·운영 중인 이은실 순천향대 산부인과 교수는 “성별불일치감 때문에 수술을 받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지만 위험을 부담하면서까지 수술을 받고싶어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면서 “법원이 성별정정 요건으로 수술을 요구하지 않았다면 상당수 트랜스젠더들이 수술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기고] 기후환경비용, 보이는 만큼 행동한다/주성관 고려대 교수

    [기고] 기후환경비용, 보이는 만큼 행동한다/주성관 고려대 교수

    우리나라는 올 초 깨끗한 에너지를 위해 필요한 환경비용, 즉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와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ETS), 석탄발전 감축에 소요되는 비용을 전기요금으로 고지하는 기후환경요금제를 도입했다. 이는 새로운 비용이 추가된 것이 아니라 이미 전력량 요금에 포함돼 있던 환경비용을 분리 청구한 것이다. 소비자들의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깨끗한 에너지 사용을 위해서는 비용이 수반된다는 사실을 알리려는 의도다. 에너지시민연대가 지난 7월 기후환경요금 도입을 포함한 ‘원가 연계형 전기요금 개편에 대한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요금 개편에 대해 25.4%의 응답자만이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입 초기라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는 않지만, 제도를 알고 있는 시민들의 75%는 ‘기후환경요금을 통해 친환경 저탄소 실천 필요성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었다’고 답변했다. 제도를 알고 있는 소비자들의 경우 기후환경요금에 대한 수용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해외 사례를 보면 독일은 그간 석탄발전을 줄이고 신재생발전을 늘리면서 주택용 요금이 약 2.5배 올랐다. 현재는 우리나라보다 3배 이상 비싸다. 올해 우리나라의 기후환경요금 단가는 ㎾h당 5.3원인 데 비해 독일의 전기요금에 포함되는 환경부담금은 ㎾h당 90.5원으로 17배 정도 차이가 난다. 하지만 깨끗한 환경을 위한 비용을 전기요금으로 회수하는 당위성을 공론화 과정과 인식 전환 활동을 통해 꾸준히 알려 왔고, 그 결과 기후환경요금에 대한 국민들의 수용성을 높였다. 우리나라 역시 깨끗한 에너지 사용을 위한 비용 지불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논의와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도입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기후환경요금제가 도입 취지에 맞게 작동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으로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의무 공급 비율이 매년 증가하고,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석탄발전소 가동 중단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친환경 에너지 사용으로 인해 증가하는 비용은 주기적으로 기후환경요금에 반영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에너지를 좀더 아끼고 효율적으로 쓰는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 환경비용이 전기요금에 반영돼 에너지 소비 패턴이 바뀌고 에너지 수요가 적정 수준으로 조정돼야만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저감도 가능할 것이다. 기후환경요금의 취지와 필요성을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소통해야 할 때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행동하기 때문이다.
  • [동정] 제29대 한국사연구회장에 고려대 이진한 교수

    △ 고려대 문과대학 한국사학과 이진한 교수가 제29대 한국사연구회장에 선임됐다. 임기는 2022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2년이다.
  • 올해 수능 만점자 김선우씨…“국어 어려워 만점 확신 못 했다”

    올해 수능 만점자 김선우씨…“국어 어려워 만점 확신 못 했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유일하게 전 영역 만점을 받은 응시자는 고려대 1학년에 재학 중인 김선우(사진) 씨로 확인됐다. 10일 입시업체인 메가스터디교육 측은 이 학원에 다니는 김씨가 이번 수능에서 국어, 수학, 사회탐구(사회문화, 경제) 영역에서 모두 만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1교시 국어영역이 어려워 전 영역 만점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면서 “가채점 결과 전 영역 만점을 받았을 때는 꿈을 꾸는 기분이었다. 성적표를 받고 나니 그 동안 공부했던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9일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체 만점자는 국어와 수학, 탐구영역에서 만점을 받고, 절대평가가 적용되는 영어와 국사에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으로, 올해 단 한 명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수능에서 전 과목 만점자는 재학생 3명과 졸업생 3명 등 총 6명이었다.
  • 학부모 위한 쌍방향 소통형 라이브 특강… 부모 역할·한계에 대해 말하다

    학부모 위한 쌍방향 소통형 라이브 특강… 부모 역할·한계에 대해 말하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총장 이동훈)가 지난 9일 교내 ST스튜디오에서 학부모를 위한 쌍방향 소통형 라이브 특강 ‘자녀와의 공감의 기술’을 진행했다고 10일 밝혔다. 서울과기대가 과거·현재·미래 대한민국 부모의 역할을 고민해보는 시간으로 마련한 이번 특강은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자녀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부모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 향상에 도움을 주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조서연 아나운서(연합뉴스TV)의 진행으로 시작한 특강은 사회심리학자인 허태균 고려대학교 교수가 강연자로 나섰다. 사전신청 기간을 거쳐 선별한 50명이 직접 생방송 과정에서 강사와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방송은 서울과기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해당 채널을 통해 언제든지 다시 보기가 가능하다. 한편 서울과기대는 다음 쌍방향 소통형 온라인 생방송으로 ‘입학부터 취업까지’ 및 ‘이동훈 총장과 학부모의 대화 시간’ 등을 준비 중이다.
  • 삼성화재, 신임 대표이사에 홍원학 내정

    삼성화재, 신임 대표이사에 홍원학 내정

    삼성화재가 홍원학(사진) 부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내정했다.삼성화재는 10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홍원학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사장 승진)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신임 홍원학 대표이사 내정자는 삼성생명 인사팀장, 전략영업본부장, FC영업1본부장을 지냈으며, 삼성화재 자동차보험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보험사 요직을 두루 거치며 리더십과 전문성이 검증된 인물이라는 평이다. 1964년생으로 용산공고, 고려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삼성생명 공채로 입사했다. 삼성화재 측은 “홍 사장이 내년 창립 70주년을 맞는 삼성화재의 질적 성장과 미래사업 경쟁력 제고를 견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8년 3월부터 삼성화재를 이끌었던 최영무 사장은 3년 9개월 만에 용퇴를 결정했다. 삼성화재는 부사장 이하 정기 임원인사도 조만간 마무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 “구급차서 죽는 일 없게 빈 병상 추천 앱 만들자”

    이틀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000명 넘게 쏟아지고 위중증 환자가 하루 800여명을 기록하자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신규 확진자는 7102명, 위중증 환자는 857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이다. 방역 당국은 사적모임 축소, 방역패스 확대 등 특별방역대책의 효과가 다음주부터 나타날 것이라며 상황을 좀더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한시라도 빨리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의료 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단의 조치로는 ▲방역조치 강화 ▲병상 확보 ▲재택치료 시스템 정비를 꼽았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해법 1순위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다. 병상 확보에 한계가 있어 유행 규모를 줄여야만 의료체계가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적모임은 4명, 영업시간은 오후 9~10시로 제한하고, 절반 이상은 재택근무를 하도록 해 이동량을 줄이고서 2~3주가량 유지해야 중환자 의료체계를 복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를 줄이는 데 한두 달이 걸리면 다시 일상회복을 못 한다”며 “빨리 줄이려면 더 강력한 방법을 써야 한다. 오후 6시 이후 식당 등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는 모든 다중이용시설을 닫는 ‘록다운’ 수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영업제한을 한다면 100% 손실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손실보상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출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에 결국 방역이 현재 수준으로 결정됐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시간을 버는 동안에는 병상을 확보해야 한다. 수도권의 코로나19 중증병상 가동률은 85.0%로 사실상 포화 상태다. 의료계에선 국립중앙의료원 603개 병상을 모두 비워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으로 만들고 의료진을 파견받아 집중 치료하고, 체육관 등에 임시 긴급 병상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국립중앙의료원의 일반 병상을 없애버리면 취약계층 환자를 받아 줄 곳이 없고, 파견받을 의료진도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정부는 부정적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관계자는 “전국의 감염내과·호흡기내과 의료진은 한정적이다. 어떤 병원에서 인력을 보내주겠나. 이제 내과·소아과 인력까지 그러모아야 할 지경”이라고 털어놨다. 체육관 병상 제안에 대해서도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체육관이나 야외 천막 병상은 환자에게 안 좋은 환경이 되고, 의료서비스 질 자체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한계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국방부와 협의해 이미 선진국들이 야전용으로 갖춘 ‘이동형 감염병 치료 전문병원’이라도 만들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병상을 늘려도 의료진이 없으면 운영할 수 없어 확진자 자체를 줄이는 것 외에 현재 병상 문제는 뚜렷한 해법이 없다. 병상이 부족하자 정부는 재택치료를 전면화했으나 시스템이 안착하지 않아 환자들은 사실상 ‘재택대기’ 상태에 놓였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빈 병상을 찾지 못해 구급차에서 사망하는 일이 없도록 최소한 병상이 남은 병원을 추천해 주는 앱이라도 만들자”고 제안했다. 동네 의원이 비대면 재택치료에 참여하면 일손을 덜 순 있지만, 아직 동네 의원도 시스템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 데다 비대면 진료에도 한계가 있어, 재택치료 환자들이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 “구급차서 죽는 일 없게 빈 병상 추천 앱 만들자”

    이틀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000명 넘게 쏟아지고 위중증 환자가 하루 800여명을 기록하자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신규 확진자는 7102명, 위중증 환자는 857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이다. 방역 당국은 사적모임 축소, 방역패스 확대 등 특별방역대책의 효과가 다음주부터 나타날 것이라며 상황을 좀더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한시라도 빨리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의료 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단의 조치로는 ▲방역조치 강화 ▲병상 확보 ▲재택치료 시스템 정비를 꼽았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해법 1순위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다. 병상 확보에 한계가 있어 유행 규모를 줄여야만 의료체계가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적모임은 4명, 영업시간은 오후 9~10시로 제한하고, 절반 이상은 재택근무를 하도록 해 이동량을 줄이고서 2~3주가량 유지해야 중환자 의료체계를 복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를 줄이는 데 한두 달이 걸리면 다시 일상회복을 못 한다”며 “빨리 줄이려면 더 강력한 방법을 써야 한다. 오후 6시 이후 식당 등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는 모든 다중이용시설을 닫는 ‘록다운’ 수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영업제한을 한다면 100% 손실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손실보상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출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에 결국 방역이 현재 수준으로 결정됐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시간을 버는 동안에는 병상을 확보해야 한다. 수도권의 코로나19 중증병상 가동률은 85.0%로 사실상 포화 상태다. 의료계에선 국립중앙의료원 603개 병상을 모두 비워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으로 만들고 의료진을 파견받아 집중 치료하고, 체육관 등에 임시 긴급 병상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국립중앙의료원의 일반 병상을 없애버리면 취약계층 환자를 받아 줄 곳이 없고, 파견받을 의료진도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정부는 부정적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관계자는 “전국의 감염내과·호흡기내과 의료진은 한정적이다. 어떤 병원에서 인력을 보내주겠나. 이제 내과·소아과 인력까지 그러모아야 할 지경”이라고 털어놨다. 체육관 병상 제안에 대해서도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체육관이나 야외 천막 병상은 환자에게 안 좋은 환경이 되고, 의료서비스 질 자체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한계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국방부와 협의해 이미 선진국들이 야전용으로 갖춘 ‘이동형 감염병 치료 전문병원’이라도 만들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병상을 늘려도 의료진이 없으면 운영할 수 없어 확진자 자체를 줄이는 것 외에 현재 병상 문제는 뚜렷한 해법이 없다. 병상이 부족하자 정부는 재택치료를 전면화했으나 시스템이 안착하지 않아 환자들은 사실상 ‘재택대기’ 상태에 놓였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빈 병상을 찾지 못해 구급차에서 사망하는 일이 없도록 최소한 병상이 남은 병원을 추천해 주는 앱이라도 만들자”고 제안했다. 동네 의원이 비대면 재택치료에 참여하면 일손을 덜 순 있지만, 아직 동네 의원도 시스템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 데다 비대면 진료에도 한계가 있어, 재택치료 환자들이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 “즉각 록다운, 100% 손실보상” 힘받는 특단대책

    ①영업시간 제한하고 재택근무 확대 ②이동식 병실 만들어 병상 늘리고 ③재택치료자 대면진료할 병원 확보 이틀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000명 넘게 쏟아지고 위중증 환자가 하루 800여명을 기록하자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신규 확진자는 7102명, 위중증 환자는 857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이다. 방역 당국은 사적모임 축소, 방역패스 확대 등 특별방역대책의 효과가 다음주부터 나타날 것이라며 상황을 좀더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한시라도 빨리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의료 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단의 조치로는 ▲방역조치 강화 ▲병상 확보 ▲재택치료 시스템 정비를 꼽았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해법 1순위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다. 병상 확보에 한계가 있어 유행 규모를 줄여야만 의료체계가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적모임은 4명, 영업시간은 오후 9~10시로 제한하고, 절반 이상은 재택근무를 하도록 해 이동량을 줄이고서 2~3주가량 유지해야 중환자 의료체계를 복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를 줄이는 데 한두 달이 걸리면 다시 일상회복을 못 한다”며 “빨리 줄이려면 더 강력한 방법을 써야 한다. 오후 6시 이후 식당 등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는 모든 다중이용시설을 닫는 ‘록다운’ 수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영업제한을 한다면 100% 손실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손실보상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출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에 결국 방역이 현재 수준으로 결정됐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시간을 버는 동안에는 병상을 확보해야 한다. 수도권의 코로나19 중증병상 가동률은 85.0%로 사실상 포화 상태다. 의료계에선 국립중앙의료원 603개 병상을 모두 비워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으로 만들고 의료진을 파견받아 집중 치료하고, 체육관 등에 임시 긴급 병상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국립중앙의료원의 일반 병상을 없애버리면 취약계층 환자를 받아 줄 곳이 없고, 파견받을 의료진도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정부는 부정적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관계자는 “전국의 감염내과·호흡기내과 의료진은 한정적이다. 어떤 병원에서 인력을 보내주겠나. 이제 내과·소아과 인력까지 그러모아야 할 지경”이라고 털어놨다. 체육관 병상 제안에 대해서도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체육관이나 야외 천막 병상은 환자에게 안 좋은 환경이 되고, 의료서비스 질 자체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한계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국방부와 협의해 이미 선진국들이 야전용으로 갖춘 ‘이동형 감염병 치료 전문병원’이라도 만들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병상을 늘려도 의료진이 없으면 운영할 수 없어 확진자 자체를 줄이는 것 외에 현재 병상 문제는 뚜렷한 해법이 없다. 병상이 부족하자 정부는 재택치료를 전면화했으나 시스템이 안착하지 않아 환자들은 사실상 ‘재택대기’ 상태에 놓였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빈 병상을 찾지 못해 구급차에서 사망하는 일이 없도록 최소한 병상이 남은 병원을 추천해 주는 앱이라도 만들자”고 제안했다. 동네 의원이 비대면 재택치료에 참여하면 일손을 덜 순 있지만, 아직 동네 의원도 시스템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 데다 비대면 진료에도 한계가 있어, 재택치료 환자들이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 ‘제1회 디지털 대전환 메가트렌드 컨퍼런스‘ 개최

    ‘제1회 디지털 대전환 메가트렌드 컨퍼런스‘ 개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권호열)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임혜숙)와 오는 12월 9일(목)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제1회 디지털 대전환 메가트렌드 컨퍼런스’를 개최하였다. 본 행사는 코로나 19 확산 예방을 위해 온오프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하였으며, KISDI 생중계 사이트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튜브를 통해 중계되었다. 먼저 1부 세션에서는 대표 발제를 맡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디지털경제사회연구본부 이호영 본부장이 ‘2030 디지털 대전환: 다시 설계하는 미래’를 주제로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4대 메가트렌드와 10대 정책과제에 대해 발표하였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과 학회들이 공동 연구한 27개의 과제를 종합하는 이 발표에서 이호영 본부장은 디지털 대전환이 가져오는 것은 양극화가 아니라 변화이며 양극화는 우리가 선택하는 사회적 경로에 따른 결과일 뿐이라고 전제하고 국민이 원하는 미래상으로 디지털 공동번영사회를 제안하였다. 2부 세션에서는 「협력과 공존의 디지털 미래사회」라는 주제로 ‘디지털 전환 시대 공공영역 패러다임 변화와 정부의 역할·기능 재정립’,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는 협력적 거버넌스 모형 설계’,‘디지털 대전환 사회의 새로운 기회와 갈등’,‘디지털 전환 시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정치·외교 미래전략’의 발표가 이어졌다. 관련 학회장들이 대거 참여하는 종합토론에서는 최흥석 교수(전 한국행정학회장, 고려대학교 행정학과)의 사회로 박순애 교수(한국행정학회장,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홍형득 교수(한국정책학회장, 강원대학교 행정학과), 장원호 교수(한국사회학회장,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사회학과), 김남국 교수(한국정치학회장, 고려대학교 정치학과)가 참여했다. 토론에서는 디지털 전환이 양극화와 사회갈등을 가속화시켜 오히려 공동체의 발전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는 새로운 미래 설계에 대한 논의들이 이루어졌다. 오후 3부 세션에는 「혁신과 번영의 디지털 미래경제」라는 주제로 ‘플랫폼 경제의 발전을 위한 경쟁 정책’,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산업·경제의 변화와 국가의 미래전략’, ‘디지털 대전환 시대 기술·산업 혁신 정책’,‘지속가능한 디지털 경제 실현을 위한 기술 R&D 전략’의 발표가 마련되었다. 이번 컨퍼런스는 디지털 기술 및 이종산업 간의 융합과 그 와해적 영향,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으로 야기되는 기회와 도전에 대한 학계 및 연구계의 포괄적인 통찰과 분석을 엿볼 수 있는 장이었으며 내년에도 디지털 대전환 메가트렌드 2년 차 연구로 연결될 예정이다.
  • “이틀마다 검사받으라는 게 강제” “장관 OUT” 화만 돋운 방역패스 포럼

    “이틀마다 검사받으라는 게 강제” “장관 OUT” 화만 돋운 방역패스 포럼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 PC방 등에서 청소년 방역패스를 확대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학부모·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교육부는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양화중에서 ‘청소년 코로나19 백신 접종!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포럼을 생중계로 열어 질문에 답했다. 울산의 한 중학생은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정부는 18세 이하는 강제 접종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내년 2월 1일부터 청소년도 방역패스 적용 대상이 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유 부총리는 “의무화, 강제라는 지적이 있지만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불가피하게 접종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불편하더라도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댓글 창에는 ‘이틀마다 한 번씩 검사를 받으라는 게 강제 접종이 아니고 뭐냐’, ‘백신 접종 반대’, ‘전면 등교 철회’, ‘교육부 장관 OUT’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을 둔 학부모는 “아이가 키 150㎝에 몸무게가 32㎏밖에 되질 않고 심장 질환도 있는데 어른과 같은 용량으로 백신을 접종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영국에서는 청소년은 1회 접종만 하는데 우리도 1회만 하면 안 되는가” 등의 질문도 이어졌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영국도 처음엔 청소년 대상 1회 접종이었다가 2회로 바뀌었다”면서 “소아·청소년이 맞은 화이자 mRNA 백신은 미국의 청소년 1300만명과 영국의 230만명이 이미 접종한 것”이라고 안전성을 강조했다. 최영준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다른 백신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백신도 나이와 체중에 따른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여당은 청소년 방역패스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반발하는 민심을 우려해 적용 시설과 시행 시기 등을 현행대로 유지할지에 대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시설이나 백화점이 대상에서 빠진 상황에서 학생들에게는 필수시설인 학원을 방역패스 적용 시설로 지정하는 게 합리적인지 살피겠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청소년 방역패스 확대에 대해 과도한 조치라는 학부모 불만이 많은 게 사실이고, 이런 우려와 여론을 정부에 전했다”고 말했다. 한편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 서울교육살리기학부모연대, 서울바로세우기시민연대는 “청소년 방역패스는 학습권과 백신 접종 선택의 자유 침해, 접종 여부에 따른 차별 등에 해당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 접종자 재택치료, 4인에 136만원 지원… 가족격리는 7일로 단축

    접종자 재택치료, 4인에 136만원 지원… 가족격리는 7일로 단축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의 재택치료를 의무화한 지 일주일 만에 보완대책을 내놨다. 추가 생활비를 지원하고, 동거 가족의 격리 기간을 줄이는 내용이 핵심이다. 대한의사협회와 서울시의사회와 협력해 동네 의원이 재택치료에 참여하는 방안도 고려하기로 했다. 그러나 격리 중인 확진자들의 불안감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재택치료 대상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18세 이하일 경우 4인 가구 기준 열흘간 생활비를 46만원 더 주기로 했다. 생활비 지급액은 1인 가구는 55만 9000원, 2인 가구 87만 2850원, 3인 가구 112만 9280원, 4인 가구 136만 4920원, 5인 이상 가구 154만 9070원으로 증액된다. 최종균 중앙사고수습본부 재택치료반장은 8일 브리핑에서 접종 완료자에게만 생활비를 추가 지원하는 이유에 대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려는 취지”라고 했다. 이어 “접종 완료자는 방역패스 대상자와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면서 “완치자, 의학적 사유 등으로 백신 접종이 어려운 사람이 감염돼도 추가 생활비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거 가족의 격리기간도 현행 10일에서 7일로 줄인다. 가족 격리자는 병원 진료나 약을 받아야 한다면 외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대상을 ‘백신 접종 완료 동거 가족’으로 제한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가족 격리자는 격리 8일차부터 직장이나 학교에 다닐 수 있지만, 미접종 가족은 꼼짝없이 최대 20일간 격리된다. 동거 가족이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다면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재택치료(10일)가 끝난 뒤에도 열흘간 추가 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접종 완료자에게 생활비와 격리 기간 측면에서 지원을 더 한다는 점에서 재택치료 개선안은 사실상 백신 접종 인센티브가 적용되는 셈이다. 그러나 방역패스에 대한 불만이 큰 상황에서 추가 생활비도 미접종자, 접종완료자 구분을 둬 차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먹는 치료제는 내년 1월부터 도입해 고위험 재택치료자에게 공급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먹는 치료제를 연내에 사용할 수 있도록 도입 시기를 앞당기라”고 지시했지만, 결국 연내 도입은 물건너갔다. 내년 초까진 재택치료자를 치료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정부는 이와 함께 재택치료 참여 기관과 응급이송체계도 손질했다. 재택치료가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관리의료기관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동네의원급 의료기관 참여방안을 시범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재택치료자를 응급 상황에서 의료기관으로 신속히 옮길 수 있도록 사전 지정 이송의료기관을 확대하고 응급전원용 병상을 1개 이상 확보하는 등 이송체계도 개선했다. 문제는 의원의 재택치료가 비대면 진료라는 점이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의료진과 화상전화하며 모니터링을 받는 게 전부인데, 어떻게 의료진 얼굴 한번 못 보고 격리 상태로 고립돼 있다가 중증이 돼서야 전담병원에 가서 의료진을 보게 만들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일반 병·의원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게 되면 병원 내 감염이 가장 위험해진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 접종률만 바라보는 당국… ‘병상 대기 860명’ 대책도 못 내놨다

    접종률만 바라보는 당국… ‘병상 대기 860명’ 대책도 못 내놨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만명을 목전에 두자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단계적 일상회복을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차(추가) 예방접종이 위중증 환자를 줄일 가장 확실한 방법이긴 하지만, 접종률이 오르기만 기다리기에는 상황이 너무 위급하다는 것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확진자 수가 하루 1만명이라고 하지만, 1만명에 도달하기 전에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위중증 환자는 정부의 예측치를 뛰어넘어 빠르게 늘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 닷새 만인 지난달 6일 400명을 넘어섰고, 17일 500명을 넘어선 이후로는 일주일 단위로 앞자리 수가 바뀌어 8일 840명이 됐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1일 5000명대에 올라선 뒤 7일 4954명을 기록하더니 하루 만에 2200여명이 폭증한 7175명을 기록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확진자 증가 양상을 눈덩이에 비유했다. 정 교수는 “눈덩이가 크면 조금만 굴려도 금세 커진다. 정부가 눈덩이 크기를 얕보다가 속된 말로 ‘원고(일상회복 1단계), 투고, 스리고도 못하고 원고 한 번에 피박을 맞은 셈”이라고 말했다.정부도 상황 오판을 시인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당초 중증화율을 1.6% 정도로 가정해 중환자 병상을 지난해 12월 대비 약 3배 확충했는데, 지금 7000명 정도의 확진자가 나오고 중증화율도 2~2.5% 내외로 높아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확진자는 매주 약 25%의 비율로 증가하고 있다. 단순 계산하면 다음주 수요일에는 8900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그다음주에는 1만명을 넘어서게 된다.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은 아직 국내 유입 초기 단계여서 유행 확산세에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이날 0시 기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2명 늘어 누적 38명이 됐다. 오미크론마저 확산하면 환자 규모가 수직상승하고도 남을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신규 확진이 늘면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고 이는 병상 부족 사태로 이어진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중증병상 가동률은 78.7%, 수도권은 84.5%로 한계치에 다다랐다. 대전, 세종, 강원, 경북은 중환자 병상이 동났다. 현재 수도권에서 860명이 하루 이상 병상 배정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5주간(10월 31일~12월 4일) 입원 대기 중 사망자는 29명으로 집계됐다. 경기 분당의 한 산후조리원에선 신생아 4명과 산모 1명 등 5명이 감염됐는데, 확진 판정을 받은 신생아 2명이 갈 병상이 없어 대기 중이다. 정부는 준중환자 병상 등 1941개 병상을 연내에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확산세를 억제할 추가 대책 발표는 없었다. 정 교수는 “우선 죽어 가는 환자부터 살려야 한다. 국립중앙의료원 병상을 싹 비우고 코로나19 중환자를 입원시킨 뒤 상급종합병원으로부터 의사를 파견받아 보다 효율적으로 중환자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의료 역량 정상화에 실패했으니 한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겠다’고 명확히 선언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선 증가세를 꺾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각 부처에 지난 6일부터 시행 중인 강화된 방역 조치가 소관 분야 시설 등 현장에서 원활히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9일 오전까지 결과를 보고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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