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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주류 실크로드사/김영종 지음

    실크로드에 대한 연구는 그동안 로마나 페르시아,인도,중국 등 정주(定住) 제국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때문에 연구 주제 또한 무엇이 어디를 거쳐 어떻게 전파됐는가 하는 ‘문명전파론’에 모아졌다.특히 서양에서 동양으로의 흐름이 강조됐다.중국 민족과 중국 문명이 서방에서 비롯됐다는 학설이 그 한 예다.또 간다라 미술은 그리스·로마의 조각 양식이 동양으로 전파됐음을 밝히는 강력한 증거로 통한다. ‘반주류 실크로드사’(도서출판 사계절)를 펴낸 소설가 김영종씨는 서양 중심의 ‘문명전파론’은 어디까지나 19세기 서구 제국주의가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실크로드는 교역의 산물이 아니라 전쟁의 산물이라고 강조한다.유라시아 동쪽의 실크로드는 한나라의 장건이 흉노를 공격할 방법을 찾기 위해 나선 여행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알려졌고,서방의 실크로드는 스키타이와 페르시아의 투쟁과 알렉산드로스의 동방원정을 통해 형성됐다.‘전쟁의 길’이라고 할 수 있는 남북의 실크로드가 먼저 생겼고,‘교역의 길’이라 할 동서의 실크로드는 그 후에 열렸다는 것이다.실크로드는 낙타가 아니라 말에 의해 탄생한 셈이다. 로마와 한나라 사이에 비단 교역은 이렇게 만들어진 실크로드를 통해 이뤄졌다.저자는 실크로드의 주인공은 로마도 중국도 칭기즈칸의 몽골제국도 아닌,오아시스의 현지 주민이라고 강조한다.오아시스와 오아시스를 연결한 길,즉 실크로드의 주민이야말로 실크로드를 장악한 강자들의 틈바구니에서 실크로드를 살려온 이들이기 때문이다.힘없는 오아시스 국가들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으로 존망의 슬픈 역사를 겪어야 했다. 실크로드의 동과 서를 중개한 소그드 상인은 빛나는 존재다.소그드인들은 지금의 아프가니스탄 일대의 아무다리아와 시르다리아 유역의 광활한 초원지대에 살면서 서쪽으론 페르시아와 동로마제국까지 사절단을 보내 교역의 물꼬를 텄으며,동쪽으론 중국의 수·당 제국까지 활동영역을 넓혔다.하지만 실크로드의 메신저였던 소그드 상인들은 8세기 중반 이슬람이 들어오면서 역사의 뒷전으로 사라졌다. 저자는 이처럼 역사에 부각되지 않은 ‘약자의 세계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비로소 실크로드의 실체를 바로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실크로드의 역사는 여러 민족의 역사가 퍼즐처럼 얽혀 있을 뿐 아니라 지명도 생소해 술술 읽히지 않는다.책은 이런 점을 감안,처음부터 끝까지 존댓말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식을 넘어선 형식’의 문체를 택해 눈길을 끈다.130여컷의 도판이 이해를 돕는다.1만 4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옷에서 소품까지’ 아이들 시원하게

    장마가 지나고 푹푹 찌는 무더위가 시작됐다.실내는 눅눅하고 밖은 뙤약볕이 내리쬐는 여름은 아이들도 옷입기가 힘든 때다.한여름,한낮의 태양에도 끄떡없는,즐겁고 신나는 아이들의 옷차림은 어떤 것일까.또 휴가지에서도 좋은 아이들의 옷차림을 알아본다. ●소재를 먼저 고려해야 요즘 아이들은 ‘나름대로’ 상당한 패션감각을 가지고 있어 스스로 예쁜 옷을 고르기도 한다.하지만 아이 옷 선택의 기준은 뭐니뭐니해도 소재가 우선돼야 한다.땀을 많이 흘리는 한여름에는 가능한 한 천연 소재의 옷을 선택하고,몸에 꽉 끼지 않고 활동하는데 편한 옷이 바람직하다. 대부분의 옷은 수축,탈색,늘어짐을 방지하기 위한 순면과 폴리에스테르나 아크릴이 혼방된 것이 많다.하지만 최근 증가하고 있는 아토피 질환에 시달리는 아이라면 피부 자극이 없고 땀과 피지 흡수가 잘 되는 천연 소재를 선택해야 한다.여름에는 아이들이 땀을 많이 흘리거나 물에 젖는 일이 빈번하므로 빨리 마르고 가벼운 소재로 아이들이 걱정없이 뛰어놀 수 있도록 하자.덥다고 내의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더울수록 내의를 입어야 몸 속에 땀이 흐르는 것을 방지해 무더위로 인한 불쾌함을 막을 수 있다. ●밝고 경쾌하게 무더움을 날려 역시 어린이 옷은 밝은 색이 좋다.명랑하고 경쾌해 보이면서 야외에서 눈에 잘 띄어 사고도 방지할 수 있다.또 의류는 원색으로,모자 가방 샌들 등 소품은 옷과 반대되는 보색으로 입히는 것이 내 아이를 돋보이게 한다. 야자수,파도,고래 등 크고 화려한 무늬의 상의와 올 여름 유행색상인 초록 파랑 등 원색의 바지를 코디네이션하면 몸과 마음도 시원하다. 여자아이에게 입힐 레이스,리본 등 장식이 달린 예쁜 옷은 한여름엔 잠시 접어두자.장식이 지나치게 많이 달린 디자인보다는 체형보다 한 치수 큰 캐주얼로 여자아이도 즐겁게 뛰어놀 수 있도록 한다. ●산,들,바다…어디든 OK! 휴가지에서 지칠 줄 모르고 왕성한 활동을 보일 아이들에게는 ‘스포츠룩’을 입혀보자.원색의 티셔츠와 옆선에 줄무늬가 들어간 트레이닝복 바지,간편한 운동화로 어렵지 않게 패션가를 주름잡는 스포츠룩을 완성할 수 있다.산에 간다면 높게 자란 풀에 다리를 다칠 수 있으니 발목을 덮는 길이의 긴 바지를 입히는 것이 좋다.또 심한 일교차를 대비해 카디건이나 통풍이 잘되는 여름용 얇은 점퍼를 준비해야 한다.물살이 센 계곡에서 물놀이를 한다면 미끄럼 방지 장치가 돼있는 아쿠아슈즈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구름이 잔뜩 낀 날이라도 바다의 자외선은 강하다.여름볕에 지나치게 타지 않도록 얇은 긴 팔 셔츠 하나쯤은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소품도 세심하게 잘 활용한 소품이 내 아이를 더욱 편안하게,시원하게,멋스럽게 할 수 있다.비싼 제품을 살 필요는 없다.남대문이나 동대문 쇼핑몰에서 다양한 디자인의 귀여운 소품들은 만날 수 있다. 어른이나 아이나 여름에 빼먹지 말아야 할 소품은 ‘모자’.머리 둘레에 간단하게 쓸 수 있는 선캡은 야구모자보다 덜 답답해 아이들에게 적당한 소품이다.간단하게 머리에 묶어 주는 두건도 머리가 흘러내리는 것을 정리하면서 땀 흡수를 도와 여름철 소품으로 적당하다.신발은 땀이 차는 운동화보다 샌들이 좋다.고무 소재의 밑창을 대 물가에서도 미끄러지지 않고,쉽게 풀리지 않도록 고정된 버클 또는 벨크로(일명 찍찍이)가 달려 있는 것이 안전하다. ■ 도움말 아가방 정인영 디자인실장·제이코시 민정익 디자인실장·킹카우 도은희 MD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내셔널지오그래픽 ‘동물 왕국의‘

    동물들도 인간처럼 동성애를 하고 종족번식을 위한 본능이 아닌 쾌락을 위해 성행위를 할까. 이같은 궁금증을 지닌 시청자들은 오는 20일 오후 9시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의 다큐멘터리 ‘동물 왕국의 동성애’를 통해 궁금증을 풀 수 있을 것 같다.프로그램은 인간 세상에만 존재할 것으로 생각되는 동성애가 동물 세계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으며,교미도 오로지 번식을 위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잘못됐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동물학자 부르스 바게밀이 10년간에 걸쳐 연구한 궤적과 결과에 따르면 동성애를 하는 동물은 갈매기를 비롯해 벼룩,딱정벌레,벌,펭귄,돌고래,원숭이 등 총 470종 이상.암컷과 수컷,나이에 관계 없이 모두 동등한 위치에서 성행위 상대를 자유롭게 바꾸는 ‘보노보 원숭이’,동성애적 파트너십을 추구하는 수컷 ‘개코 원숭이’,상대편이 쉴 때 위험으로부터 지켜주고 부상당하면 돌봐주면서 암컷을 공유하는 수컷 ‘돌고래’ 등의 모습이 화면을 통해 생생히 전달된다. 이와 함께 한 둥지에서 각자 알을 낳아 함께 부화시키는 ‘레즈비언’갈매기 부부,수컷 커플끼리 긴밀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기러기’와 ‘거위’등의 동성애 장면도 카메라에 담았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새우장난에 고래등 터져

    |방콕 연합|태국의 핏사눌록주(州)에 사는 14세의 중학생이 친구들과의 ‘담력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동네 식당에 직접 수류탄을 던졌다고 자백해 충격을 주고 있다. 8일 태국 TNA통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핏사눌록주 최고 명문학교에 다니는 이 소년은 친구들과 누가 더 담력이 센지 겨루는 과정에서 도로변의 한 레스토랑에 수류탄을 투척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싯티퐁 푼노톡 핏사눌록주 경찰청장은 이 소년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 1명과 함께 7일 체포된 후 자기가 레스토랑에 수류탄을 던진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경찰에 체포된 이 소년들은 친구들이 수류탄을 던질 용기가 있느냐며 자극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친구가 경찰관 아버지로부터 훔친 수류탄을 구입했다고 밝혔다.한편 핏사눌록 경찰은 한 민가에서 M67 및 M26 수류탄을 압수했다.
  • [세상에 이런일이]새우장난에 고래등 터져

    |방콕 연합|태국의 핏사눌록주(州)에 사는 14세의 중학생이 친구들과의 ‘담력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동네 식당에 직접 수류탄을 던졌다고 자백해 충격을 주고 있다. 8일 태국 TNA통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핏사눌록주 최고 명문학교에 다니는 이 소년은 친구들과 누가 더 담력이 센지 겨루는 과정에서 도로변의 한 레스토랑에 수류탄을 투척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싯티퐁 푼노톡 핏사눌록주 경찰청장은 이 소년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 1명과 함께 7일 체포된 후 자기가 레스토랑에 수류탄을 던진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경찰에 체포된 이 소년들은 친구들이 수류탄을 던질 용기가 있느냐며 자극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친구가 경찰관 아버지로부터 훔친 수류탄을 구입했다고 밝혔다.한편 핏사눌록 경찰은 한 민가에서 M67 및 M26 수류탄을 압수했다.
  • 철망에 막힌 사랑… 장군이는 슬프다

    사랑에 빠진 ‘유부남’ 바다사자가 울부짖는 소리를 들어보셨나요? 서울대공원 동물원 돌고래쇼장 뒤편 야외방사장엔 1992년생 수컷 바다사자 ‘장군이’(사진 오른쪽)가 울타리 건너편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긴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사람으로 치면 50대인 장군이가 암컷 물개 ‘오타리아’(사진에서 출입금지 표지판 왼쪽)에게 3년째 보내는 구애의 몸짓은 애처롭기 그지없다. 오타리아는 올해 장군이와 동갑인 13세로,한살 연하의 남편을 뒀다.몸무게 500㎏이나 되는 거구에 높이가 2m가 넘는 방사장 철조망을 타고 오르려고 온힘을 쓰는 장군이도 이미 6년째 조강지처를 두고 있다.그러나 다른 암컷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타리아만 찾아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특히 해마다 여름철이면 상사병이 더 도진다는 게 사육사들의 말이다. 동물원 직원들은 “자연상태에서 물개는 수컷 한 마리가 10∼20마리의 암컷을 거느리는 게 보통”이라면서 “그러나 장군이는 사육장 사정상 한 마리만 데리고 있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인 것 같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고래고래 헛소리

    “돌고래라고요?진짜 북한 잠수함이라니까요.” 조업 중이던 어부가 돌고래 떼를 북한 잠수함으로 오인,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해군에 비상이 걸렸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지난 6월25일 오후 2시54분쯤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북분리 앞바다.가자미 잡이를 하던 김모(31)씨는 기다란 ‘와류(渦流)’를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물이 소용돌이치는 현상인 ‘와류’는 물 속에서 커다란 물체가 빠르게 지나가지 않으면 흔히 볼 수 없는 것이다.‘큰 건’ 이라고 짐작한 김씨는 ‘북한 잠수함’을 떠올렸고,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김씨는 “긴 와류가 이어진 것을 보고 ‘잠수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북한잠수함’ 신고에 해경과 해군에는 비상이 걸렸고 곧바로 함정과 정찰헬기 등이 긴급 출동했다.하지만 현장에서 확인한 것은 이동 중인 고래떼였다.하지만 정작 김씨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그는 “어부생활 10여년에 와류와 고래떼를 구별하지 못하겠느냐.”고 반문했다.˝
  • [세상에 이런일이]고래고래 헛소리

    “돌고래라고요?진짜 북한 잠수함이라니까요.” 조업 중이던 어부가 돌고래 떼를 북한 잠수함으로 오인,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해군에 비상이 걸렸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지난 6월25일 오후 2시54분쯤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북분리 앞바다.가자미 잡이를 하던 김모(31)씨는 기다란 ‘와류(渦流)’를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물이 소용돌이치는 현상인 ‘와류’는 물 속에서 커다란 물체가 빠르게 지나가지 않으면 흔히 볼 수 없는 것이다.‘큰 건’ 이라고 짐작한 김씨는 ‘북한 잠수함’을 떠올렸고,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김씨는 “긴 와류가 이어진 것을 보고 ‘잠수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북한잠수함’ 신고에 해경과 해군에는 비상이 걸렸고 곧바로 함정과 정찰헬기 등이 긴급 출동했다.하지만 현장에서 확인한 것은 이동 중인 고래떼였다.하지만 정작 김씨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그는 “어부생활 10여년에 와류와 고래떼를 구별하지 못하겠느냐.”고 반문했다.
  • 휴대전화 번호이동광고 ‘2차대전’

    SK텔레콤으로서는 2004년 7월1일이 정말 기대됐을 것이다.연초를 후끈 달군 이동통신 번호이동제도에서 일방적으로 고객을 빼앗겼던 분풀이를 한껏 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SKT의 이런 속마음은 7월을 앞두고 연달아 쏟아낸 일련의 광고 시리즈에 그대로 드러났다. 복학생들의 심금을 울린 ‘복학생편’에는 휴대전화가 금지된 군대에서 보낸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세상이 바뀐 줄 모르는 복학생 ‘아저씨’의 현실이 잘 녹아 있다. 휴대전화로 열심히 영화를 보고 있는 후배들에게 복학생이 한마디 한다.“꼭 그걸로 영화를 봐야 하냐?”,“예.” 대화가 되지 않는다.“준,네이트 그거 다 폼잡는 거야.”라며 무시해버리지만 ‘영’이 서지 않는다.‘마음 속에는 SK텔레콤이 있습니다.’라는 카피가 좀 노골적이긴 하지만 “99년 제대했을 때 후배들에게 ‘야,휴대폰이 꼭 필요하냐.’라고 물었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라는 반응처럼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인디밴드의 ‘자유편’이나 숫자 ‘7’을 연속적으로 강조하며 “7월이 오면 016·018에도 자부심이 생긴다.”는 광고도 보다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SKT는 지면광고 ‘끌리면 오라.’ 페스티벌에서도 ‘7’로 도배를 하다시피했다. 6개월만에 수세로 몰린 KTF는 언제 그랬냐는듯 차분해졌다.‘이제 와서 발목잡지 말라.’며 앙칼지게 뿌리치던 광고는 “모두가 행복해지라고 모두의 010”이라며 공익광고를 연상케 한다. “모두의 아침,모두의 거실,모두의 나침반,모두의 수영장”이라는 자막과 함께 깔리는 강변,나무그늘 등 깔끔한 영상미가 돋보인다.광고만 봐서는 KTF가 선두기업이고 SKT가 이를 쫓아가는 형국이다.“꼭 011이 아니어도 좋습니다.”라던 예전 SKT 광고가 연상된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KTF는 내친김에 기업PR 시리즈 ‘해브 어 굿 타임’도 ‘굿타임 파티’로 옷을 갈아 입었다.제일기획측은 “경쟁사를 깎아내리기보다 KTF가 파티 플래너처럼 고객을 파티의 주인공처럼 생각하고,고객을 위해 무한대의 배려와 대접을 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광고”라고 설명했다. 7월20일까지 ‘영업정지’를 당해 KTF고객이 찾아와도 받아주지 못하는 LG텔레콤은 일단 ‘고래싸움’에서 빠졌다.대신 “새로운 200만 고객의 선택,다음은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문제는 광고가 직접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든,예봉을 피해 ‘공익모드’로 가든 TV화면을 벗어나 대리점에만 가면 ‘이전투구’를 벌이는 현실에 있다.현실에서 SKT는 KTF가 온갖 핑계로 자사 고객들의 번호이동을 막고 있다고 주장하고,KTF와 LGT는 SKT가 대한민국을 ‘공짜폰’으로 물들이고 있다고 입에 거품을 문다. ‘난장판’을 해결할 수 있는 정답은 당사자들이 갖고 있다.이미 대한민국은 새로워지고 있고(SKT),‘KTF적인 생각’이 세상을 덮고 있기 때문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서울대공원 동물원 야간개장

    서울대공원 동물원이 초·중·고교생들의 여름방학 동안 야간 개장에 들어간다.야간 개장은 1984년 동물원 개원 이후 처음이다. 서울대공원 관리사업소는 오는 15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방학을 맞은 어린이와 가족들이 동물들의 야간생활을 체험·관람할 수 있도록 개장시간을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까지로 4시간 연장한다고 5일 밝혔다. 이에 따라 매일 오후 7시30분 돌고래쇼,9시 홍학쇼 등이 진행된다.또 대동물관·유인원관·동양관 등 동물 우리를 개방,야간투시경을 통해 호랑이와 사자,원숭이 등의 우리를 관람할 수 있게 된다.다만 식물원과 외곽순환도로 등은 통제된다. 동물원 관계자는 “야간개장을 위해 지난 5월부터 돌고래와 홍학의 야간 적응훈련을 실시했다.”면서 “또 동물원내에 호랑이길·돌고래길·사슴길·부엉이길 등 4개 주요 관람로 바닥에 노란색·파란색·빨간색·하얀색으로 이동경로를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길섶에서] 보리 멍석/문화부 심재억차장

    막 새벽이 가신 아침,별호가 ‘곰탱이’인 응찬이 할머니,고래고래 동네를 들었다 놓습니다.콧잔등 마마자국을 보고 꼬맹이들은 그냥 곰탱이라고 불렀지만,성깔이 꼬챙이 같아 면전에서는 장정들도 고개를 주억거립니다.노인 대접한 거지 꼭 무서워서 그랬겠습니까? 그 곰탱이 할매,오늘 아침 약이 바짝 올랐습니다.부엌일에 잰 손을 놀리던 아낙들,귀를 여느라 일순 동네가 착 가라앉습니다.잠깐,듣고 지나갈까요?“우라질 화상이 글씨,간밤에 막 패는 보리밭을 멍석 맹글어 놨어.이 똥물에 튀길 ××들,내가 꼭 잡고 말꺼여.” 요새처럼 처처에 러브호텔이 들어선 세상도 아니어서 정분 깊은 선남선녀들,급한 김에 가까운 보리밭에 들어가 뒹군 것인데,그런데 하필 그곳이 곰탱이 할매네 밭이었으니…. 소란이 한 숨 삭으면 눈치 빠른 아낙들,“뱅수하고 귀례,어지 해떨어지자 멀동치로 나가등마는….”하며 신점같이 범인(?)을 찍어냅니다.‘뒤로는 못잡는 게 도둑’이라 내놓고 말은 못하지만,웬지 멋쩍어하는 귀례를 먼발치로만 보고도 답을 알아냅니다.물론 곰탱이 할매에게만은 비밀이지만.그렇게 풋풋하게 사랑하던 사람들,다들 잘 사는지 안부가 궁금합니다. 문화부 심재억차장 jeshim@seoul.co.kr˝
  • [조성완의 생생러브] 부부의 아우성

    제3자의 입장에서 이혼하는 부부들을 보노라면 “무슨 저 정도의 이유로 싸우고,헤어질까?”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시어머니가 간섭 좀 한다고,아니면 남편이 몇 번 외박을 했다고 금방 이혼을 생각하고 또 그것을 결행하는 세태이다.그래서 더러는 “옛날처럼 호된 시집살이와 비교하면 부부싸움 거리도 안 될 걸로 무슨 이혼이냐.”고 쉽게 얘기하곤 한다. 그러나 막상 당사자들은 갈등과 서운함이 쌓였을 것이고,특히 가장 가까워 자신을 잘 이해해줄 만한 사람이 오히려 속상하게 하면 그 서운함의 강도가 더욱 크기 마련이다. 영화를 보면 미국은 이혼이 자유롭고 그래서 일상적으로 헤어지는 것처럼 보인다.철저한 자본주의 사회답게 언제나 이혼에는 ‘돈’ 문제가 따르고,남자가 이혼하려면 능력이 있어야 하며,전부인과 자식에 대한 부양의 책임도 끝까지 따라다닌다.그래서 결혼을 결심하기가 더 어렵고,그만큼 남자의 청혼이 여자에게 더 큰 기쁨처럼 보인다. 우리의 이혼율도 이제는 남 못지않으니,이혼의 노하우나 방지책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감정싸움이 눈덩이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도 막아 주고,화해를 하고 싶어도 중재자가 없어 문제가 커지는 일도 누군가 막아줘야 한다.부부싸움을 말려주는 이런 전문적인 중재자가 필요하다. 특히 부부의 성문제를 파헤쳐 보면 고래로 ‘소리없는 전쟁’이 언제부터였는지 극명하게 드러난다.남자도 남자 나름이겠으나 많은 남자들이 일단 성욕에 발동이 걸리면,아내와 싸웠던 이유나,아내의 반응이 기분 나빴던 기억이 있었더라도 잠시 잊고 어찌어찌 해보려고 하지만,여자들은 기분이 나빠서는 성욕 자체가 안 생기고 남편이 끈질기게 졸라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감정의 몰입이 어렵다는 말들을 한다. 이런 입장에 처한 사람들은 언제부터 우리 부부의 성관계가 뜸해졌는지,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부부관계 점검의 지름길이라 하겠다. 부부의 성 문제를 다루는 성의학자들의 노력 중에 부부의 갈등을 한 사람의 전문가가 치료하기는 불가능하니,여러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접근해 보자는 노력이 많이 있어왔지만,규모나 방식이 한계를 보여 지속되지 못하곤 했다.그러다 최근 필자를 포함,남녀 비뇨기과·정신과 전문의와 심리분석 및 심리치료 전문가들이 어울려 팀을 하나 만들었다.늘어가는 이혼부부들이 허망하게 이혼하기 전에 두 사람끼리 해결이 안되는 문제를 분석하고 치료하는 프로그램이다.더불어 부부간의 신체·심리적 고민도 해결할 수 있는 부부 성치료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욕도 작용했다. 성은 복잡미묘한 심리현상과 절묘한 신체반응의 복합이다.한쪽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쪽도 편치 못하다.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면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명동이윤수비뇨기과 공동원장˝
  • 전주시 교동 한옥마을

    전북 전주시 교동 한옥마을.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 아파트들이 새로운 주거생활로 자리잡은 지 오래지만 이곳에는 고래등 같은 전통한옥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세월이 비켜간듯 고색창연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한옥마을은 전국에서 몇 안 되는 도시속의 한옥 밀집지역이다. 교동과 풍남동 3가 일원 7만 6323평에 보존돼 있는 한옥은 모두 658채.솟을대문에 추녀가 날아오르는 듯한 궁궐같은 한옥에서부터 일반적인 중산층이 소유했던 마당 좁은 4칸 한옥들이 어우러져 있다. 마을 전체가 1920∼60년대에 지어진 한옥들로 우리나라 근대사와 현대사가 압축돼 있는 생활사 박물관으로 불린다. 이곳은 지난 70년대까지만 해도 전주시의 주거생활 중심지였다.내로라하는 부자와 벼슬아치들은 모두 이곳에 몰려 살았다. 하지만 아파트시대가 열리면서 한옥마을은 빠른 속도로 퇴조의 길을 걷게 됐다.77년 한옥보존지구로 지정돼 집을 개조하거나 신축할 수 없도록 규제하면서 이 일대는 슬럼가로 변했다.이곳에 살던 전주토박이와 재산가들은 대부분 신개발지로 떠났다. 그러나 99년 전주시가 이곳을 전통문화특구로 지정하면서 한옥마을은 다시 옛 영화를 서서히 되찾기 시작했다.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대대적인 정비작업이 이뤄져 ‘떠나는 한옥마을’이 ‘다시 찾는 한옥마을’로 변모했다. 전통한옥을 구하려는 사람은 많지만 팔려고 내놓는 집이 없어 값이 수년 전보다 3∼4배나 올랐다. 특히 한옥마을을 연결하는 골목길을 전통방식의 테마관광골목길로 조성해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전주의 명소가 됐다. 태조로,은행나무길,토담길,관선2길 등 주요 도로변에 한옥생활 체험관,전통술박물관,공예품전시관과 명품관 등이 들어서 새로운 볼거리로 등장했다. 한옥생활체험관은 한옥의 역사를 고스란히 살필 수 있는 곳이다.안채,사랑채로 나뉘어져 조선시대 양반생활사를 그대로 엿볼 수 있도록 전통가옥을 재현했다.구들방 숙박체험은 전통한옥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추억거리다. 전통술박물관은 각종 민속주 생산과정을 지켜보거나 직접 빚어볼 수 있는 체험박물관이다.향음주례의 재현을 통해 예절바른 주연문화를 가르치기도 한다. 공예품전시관과 명품관에서는 전주부채와 한지 등 대표적 명품과 각종 민속공예품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한옥마을에서는 풍남제,전주국제영화제,전통술축제 등 각종 행사가 잇따라 열려 매월 10만여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다. 인근에 이태조 영정을 모신 경기전,풍남문,강암서예관 등 볼거리도 풍부하다. 태조로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판소리,사물놀이,가야금병창 등 신명나는 국악한마당잔치가 펼쳐지고 있다.다른 도시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우리 가락과 우리 춤사위를 무료로 만끽할 수 있다. 한옥마을이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면서 상가들도 활성화됐다. 옛 선인들의 전통과 풍류를 느낄 수 있는 전통찻집,한정식집,한지제작체험장,민속장터,도예가,전통문화관,공예사 등이 잇따라 들어섰다. 전주시는 한옥마을 둘러보기 반일코스,전일코스,1박2일코스 등 테마관광상품도 개발했다. 시는 한옥마을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전통한옥지구’‘문학예술촌’‘맛촌’‘향교지구’‘전통문화교육공간’ 등으로 나누어 보존·개발한다는 전략이다. 8월에는 한방체질진단,한방식당,한방바이오상품관,한방찜질관 등을 갖춘 한방문화센터가 문을 연다. 내년까지 마지막 황손 이석 황실보존국민연합회장이 거주하며 황실 역사문화와 예법,황실음식체험을 설명하는 ‘황실체험테마민박’과 공방촌,최명희문학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조성완의 생생러브] 부부의 아우성

    제3자의 입장에서 이혼하는 부부들을 보노라면 “무슨 저 정도의 이유로 싸우고,헤어질까?”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시어머니가 간섭 좀 한다고,아니면 남편이 몇 번 외박을 했다고 금방 이혼을 생각하고 또 그것을 결행하는 세태이다.그래서 더러는 “옛날처럼 호된 시집살이와 비교하면 부부싸움 거리도 안 될 걸로 무슨 이혼이냐.”고 쉽게 얘기하곤 한다. 그러나 막상 당사자들은 갈등과 서운함이 쌓였을 것이고,특히 가장 가까워 자신을 잘 이해해줄 만한 사람이 오히려 속상하게 하면 그 서운함의 강도가 더욱 크기 마련이다. 영화를 보면 미국은 이혼이 자유롭고 그래서 일상적으로 헤어지는 것처럼 보인다.철저한 자본주의 사회답게 언제나 이혼에는 ‘돈’ 문제가 따르고,남자가 이혼하려면 능력이 있어야 하며,전부인과 자식에 대한 부양의 책임도 끝까지 따라다닌다.그래서 결혼을 결심하기가 더 어렵고,그만큼 남자의 청혼이 여자에게 더 큰 기쁨처럼 보인다. 우리의 이혼율도 이제는 남 못지않으니,이혼의 노하우나 방지책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감정싸움이 눈덩이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도 막아 주고,화해를 하고 싶어도 중재자가 없어 문제가 커지는 일도 누군가 막아줘야 한다.부부싸움을 말려주는 이런 전문적인 중재자가 필요하다. 특히 부부의 성문제를 파헤쳐 보면 고래로 ‘소리없는 전쟁’이 언제부터였는지 극명하게 드러난다.남자도 남자 나름이겠으나 많은 남자들이 일단 성욕에 발동이 걸리면,아내와 싸웠던 이유나,아내의 반응이 기분 나빴던 기억이 있었더라도 잠시 잊고 어찌어찌 해보려고 하지만,여자들은 기분이 나빠서는 성욕 자체가 안 생기고 남편이 끈질기게 졸라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감정의 몰입이 어렵다는 말들을 한다. 이런 입장에 처한 사람들은 언제부터 우리 부부의 성관계가 뜸해졌는지,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부부관계 점검의 지름길이라 하겠다. 부부의 성 문제를 다루는 성의학자들의 노력 중에 부부의 갈등을 한 사람의 전문가가 치료하기는 불가능하니,여러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접근해 보자는 노력이 많이 있어왔지만,규모나 방식이 한계를 보여 지속되지 못하곤 했다.그러다 최근 필자를 포함,남녀 비뇨기과·정신과 전문의와 심리분석 및 심리치료 전문가들이 어울려 팀을 하나 만들었다.늘어가는 이혼부부들이 허망하게 이혼하기 전에 두 사람끼리 해결이 안되는 문제를 분석하고 치료하는 프로그램이다.더불어 부부간의 신체·심리적 고민도 해결할 수 있는 부부 성치료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욕도 작용했다. 성은 복잡미묘한 심리현상과 절묘한 신체반응의 복합이다.한쪽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쪽도 편치 못하다.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면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명동이윤수비뇨기과 공동원장
  • 전주시 교동 한옥마을

    전주시 교동 한옥마을

    전북 전주시 교동 한옥마을.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 아파트들이 새로운 주거생활로 자리잡은 지 오래지만 이곳에는 고래등 같은 전통한옥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세월이 비켜간듯 고색창연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한옥마을은 전국에서 몇 안 되는 도시속의 한옥 밀집지역이다. 교동과 풍남동 3가 일원 7만 6323평에 보존돼 있는 한옥은 모두 658채.솟을대문에 추녀가 날아오르는 듯한 궁궐같은 한옥에서부터 일반적인 중산층이 소유했던 마당 좁은 4칸 한옥들이 어우러져 있다. 마을 전체가 1920∼60년대에 지어진 한옥들로 우리나라 근대사와 현대사가 압축돼 있는 생활사 박물관으로 불린다. 이곳은 지난 70년대까지만 해도 전주시의 주거생활 중심지였다.내로라하는 부자와 벼슬아치들은 모두 이곳에 몰려 살았다. 하지만 아파트시대가 열리면서 한옥마을은 빠른 속도로 퇴조의 길을 걷게 됐다.77년 한옥보존지구로 지정돼 집을 개조하거나 신축할 수 없도록 규제하면서 이 일대는 슬럼가로 변했다.이곳에 살던 전주토박이와 재산가들은 대부분 신개발지로 떠났다. 그러나 99년 전주시가 이곳을 전통문화특구로 지정하면서 한옥마을은 다시 옛 영화를 서서히 되찾기 시작했다.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대대적인 정비작업이 이뤄져 ‘떠나는 한옥마을’이 ‘다시 찾는 한옥마을’로 변모했다. 전통한옥을 구하려는 사람은 많지만 팔려고 내놓는 집이 없어 값이 수년 전보다 3∼4배나 올랐다. 특히 한옥마을을 연결하는 골목길을 전통방식의 테마관광골목길로 조성해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전주의 명소가 됐다. 태조로,은행나무길,토담길,관선2길 등 주요 도로변에 한옥생활 체험관,전통술박물관,공예품전시관과 명품관 등이 들어서 새로운 볼거리로 등장했다. 한옥생활체험관은 한옥의 역사를 고스란히 살필 수 있는 곳이다.안채,사랑채로 나뉘어져 조선시대 양반생활사를 그대로 엿볼 수 있도록 전통가옥을 재현했다.구들방 숙박체험은 전통한옥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추억거리다. 전통술박물관은 각종 민속주 생산과정을 지켜보거나 직접 빚어볼 수 있는 체험박물관이다.향음주례의 재현을 통해 예절바른 주연문화를 가르치기도 한다. 공예품전시관과 명품관에서는 전주부채와 한지 등 대표적 명품과 각종 민속공예품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한옥마을에서는 풍남제,전주국제영화제,전통술축제 등 각종 행사가 잇따라 열려 매월 10만여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다. 인근에 이태조 영정을 모신 경기전,풍남문,강암서예관 등 볼거리도 풍부하다. 태조로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판소리,사물놀이,가야금병창 등 신명나는 국악한마당잔치가 펼쳐지고 있다.다른 도시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우리 가락과 우리 춤사위를 무료로 만끽할 수 있다. 한옥마을이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면서 상가들도 활성화됐다. 옛 선인들의 전통과 풍류를 느낄 수 있는 전통찻집,한정식집,한지제작체험장,민속장터,도예가,전통문화관,공예사 등이 잇따라 들어섰다. 전주시는 한옥마을 둘러보기 반일코스,전일코스,1박2일코스 등 테마관광상품도 개발했다. 시는 한옥마을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전통한옥지구’‘문학예술촌’‘맛촌’‘향교지구’‘전통문화교육공간’ 등으로 나누어 보존·개발한다는 전략이다. 8월에는 한방체질진단,한방식당,한방바이오상품관,한방찜질관 등을 갖춘 한방문화센터가 문을 연다. 내년까지 마지막 황손 이석 황실보존국민연합회장이 거주하며 황실 역사문화와 예법,황실음식체험을 설명하는 ‘황실체험테마민박’과 공방촌,최명희문학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서울대공원 여름방학캠프 개설

    서울대공원 여름방학캠프 개설

    어린이들이 호랑이,코끼리 등 동물들과 합숙하며 직접 사육하는 기회가 열린다. 서울대공원은 어린이들이 사육사란 직업을 체험하고 올바른 관람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어린이 사육사 캠프’를 여름방학동안 개최한다. 이 행사는 참가 어린이들이 아기 호랑이·사자에게 먹이를 주거나 코끼리 목욕시키기,동물 대·소변 치우기 등 사육사가 실제로 하는 일을 직접 해 본다.돌고래나 물개 등도 조련해 보며 독을 제거한 초대형 비단구렁이를 목에 두르고 관람객들에게 사육설명회도 갖는다.밤에는 동물들의 야간 행동이나 습성도 관찰하며 아기동물들의 인공포육과정도 배운다.사육사들이 동물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또 산림욕장과 체력단련 프로그램이나 레크리에이션 등이 마련돼 참가 어린이들과 어울리는 시간도 있다. 참가 대상은 초등학교 1∼6학년이며 다음달 23일∼8월 29일까지 매회 240명이 2박3일 과정으로 16차례 진행된다.참가 희망자는 21일부터 사육사 캠프 홈페이지 (www.464camp.co.kr)를 통해 선착순으로 접수한다.참가비는 1인당 16만 5000원.(02)322-2265.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서울대공원 여름방학캠프 개설

    어린이들이 호랑이,코끼리 등 동물들과 합숙하며 직접 사육하는 기회가 열린다. 서울대공원은 어린이들이 사육사란 직업을 체험하고 올바른 관람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어린이 사육사 캠프’를 여름방학동안 개최한다. 이 행사는 참가 어린이들이 아기 호랑이·사자에게 먹이를 주거나 코끼리 목욕시키기,동물 대·소변 치우기 등 사육사가 실제로 하는 일을 직접 해 본다.돌고래나 물개 등도 조련해 보며 독을 제거한 초대형 비단구렁이를 목에 두르고 관람객들에게 사육설명회도 갖는다.밤에는 동물들의 야간 행동이나 습성도 관찰하며 아기동물들의 인공포육과정도 배운다.사육사들이 동물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또 산림욕장과 체력단련 프로그램이나 레크리에이션 등이 마련돼 참가 어린이들과 어울리는 시간도 있다. 참가 대상은 초등학교 1∼6학년이며 다음달 23일∼8월 29일까지 매회 240명이 2박3일 과정으로 16차례 진행된다.참가 희망자는 21일부터 사육사 캠프 홈페이지 (www.464camp.co.kr)를 통해 선착순으로 접수한다.참가비는 1인당 16만 5000원.(02)322-2265.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근현대사 상처담은 장편 두편 나란히 출간

    개인의 내면세계에 갇힌 사소설이나 감각적 작품이 큰 흐름을 차지한 우리 문단에 모처럼 선 굵은 장편 두 편이 나왔다.중견작가 김용성의 ‘기억의 가면’(문학과지성사 펴냄)과 젊은 작가 이대환의 ‘붉은 고래’(현암사 펴냄).두 편 모두 리얼리즘 창작방법을 거울로 해서 각각 우리 현대사에 큰 그림자를 드리운 전쟁과 이데올로기 대립이 가족에 미친 영향을 심도있고 역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대환 ‘붉은 고래’ 3권으로 나온 젊은 작가 이대환의 대작은 이 작가의 서사적 힘과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준다.‘1945년 이후,이 땅 모든 청춘의 사상 여정’이란 부제가 말하듯 작가는 이 서사시에서 삼형제의 파란만장한 삶을 조명하면서 일제 강점기,사회주의 운동,광주민주화운동 등 숨가쁜 우리 근현대사의 현장을 장편소설 속으로 생생하게 불러온다. 소설은 막내 허경욱이 조카와 함께 유럽 여행을 하면서 되돌아보는 지난 날에 대한 회상을 중심으로 진행된다.큰형 경민은 일제 강점기 사회주의 활동을 하다가 일본으로 건너가 조총련 간부가 된다.작은형 경윤은 그에 대한 반발로 오히려 남한에서 군인이 되어 군사정권의 실력자로 성장한다. 대척점에 놓인 두 형의 삶 사이에서 자란 경욱은 남북한을 모두 체험하는 ‘경계인’으로 살게 된다.큰형을 만나러 일본에 갔다가 사회주의 사상에 빠져 북한을 방문한 경욱은 그곳에서 북한체제를 비판한 게 걸려 남파된다.이후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살다가 출소한 이후 한국 국적을 찾은 뒤 조카에게 가족사를 들려준다. 작가는 “자신의 시대를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관통해나간 그들 삼형제의 삶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고 말한다. ●김용성 ‘기억의 가면’ 김용성이 6년만에 낸 장편에는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세 개의 전쟁과 그 상흔이 한 집안에 드리운 우울한 풍경이 자리잡고 있다. 초반부는 태평양 전쟁의 상처를 다룬다.일본 고베에서 태어난 소설가인 주인공 이진성은 1945년 ‘고베 대공습’으로 아버지를 잃고 삼촌과 귀국한다.일본으로 건너가 신문광고 등을 통해 일본인 어머니와 누이동생을 찾으려 애쓰다가 우여곡절 끝에 누이동생을 만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어 삼촌의 삶을 중심으로 한 한국전쟁의 상흔이 등장한다.진성이 중국군 번역요원으로 활동했던 삼촌을 찾기 위해 브라질,중국 옌볜(延邊) 등을 오가며 삼촌의 아들일지 모르는 이종만을 만나는 과정이 서사시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마지막 상흔은 진성의 체험이 실린 베트남 전쟁.청룡부대원으로 참전했다가 보복 전투에서 베트콩 중대장 부부를 죽음으로 내몬 뒤 그들의 아기 롱이우를 성당에 맡겼던 진성이 용서를 빌기 위해 베트남을 다시 방문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작가는 “전쟁터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에게 바치는 묘비명이자 살아남은 자의 참회록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고 고백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9) 토기의 넋을 찾아서

    지나친 편리함과 이익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욕망이 회색도시를 만들었다.기계화,자동화로 설명되는 편리함은 삶의 틀 자체까지 변화시키고 있다.또한 이익을 키우기 위해서는 영혼까지 거래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혼란,무질서,인간 상실로도 일컬어지는 회색도시는 철구조물을 뼈대로 삼고 콘크리트로 살을 입혀 만든 욕망의 그림자다.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발바닥에는 흙이 묻지 않는다.흙을 밟지 않고 산다.흙으로 이루어진 대지(大地) 위에 살면서도 콘크리트 구조물 속에 갇혀버렸다.고층 아파트에서 태어난 아기는 평생토록 흙을 밟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흙으로부터 추방된 도시인을 만든 것은 도시인 스스로의 욕망이다.어느새 도시인들은 차츰 흙을 그리워한다.한 주일 또는 한 달에 한 번쯤이라도 흙을 밟아봐야만 살아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는 듯이 시간이 나면 아파트를 빠져나와 흙이 살아있는 산과 들녘으로 간다. 웬만한 산과 들판은 온통 등산복 차림 도시인들로 북적거린다.언제부터인가 한국인은 등산복 차림으로 못가는 데가 없을 정도로 기이한 복장문화가 생겨났다.흙을 찾아나선 사람들이 갖추어 입는 예복이 아닌 전투복 같은 느낌이다.흙을 순례하는 것이 아니라 흙에 기대어 살아남으려는 처절한 전투를 벌이는 셈이다. 전투복의 사람들은 몹시 게걸스럽다.등에 짊어진 배낭 가득 먹을 것을 쑤셔 넣고 산이며 들판에 나온다.그들은 배불리 먹고 껍질은 아무데나 버린다.배가 부르면 남이야 상관없이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노래를 부르고,마구 내질러댄다.도시인들이 지나간 자리는 모조리 더럽혀지고 썩는다는 말도 생겨났다.흙에서 내쫓긴 자들의 불안과 상실감에서 생겨난 고약한 도시병이다. 흙에 대한 향수는 본능적이다.도심 곳곳에서 성업 중인 황토찜질방,황토아파트,황토침대,황토팬티,장작가마에서 구워낸 생활그릇들,고급 아파트나 주택의 거실에서 더러 볼 수 있는 가야나 신라 토기류들,꽃과 나무를 심은 크고 작은 화분들은 흙을 그리워하는 도시인들의 갈증이 투영된 슬픔이자 상처다. 한국인은 유달리 흙과 친하게 살아왔다.물고기,야생 동물들을 잡거나 원시림의 풀잎이나 열매 혹은 뿌리를 먹이로 삼아 끊임없이 이동하며 살았던 유목시대의 정서는 한국인의 피 속에 아주 옅게 남아 있을 뿐이다.그보다는 한 곳에 정착하여 농사를 짓고 살면서 자연에 순응하는,삶의 질서를 발견해 낸 역사가 한국인의 정서를 이루고 있다. 한국의 땅은 순하고 살이 깊다.사계절 아름다운 순환이 흙의 성정을 순결하게 만들어서 한국 땅 어느 곳이든 호미로 살짝 헤집고 씨앗을 넣으면 금방 싹이 트고,꽃 피어 향그럽고 맛있는 열매가 열리고 익는다.비,바람,눈,서리,추위와 더위도 모질지 않아서 이 땅에 뿌리 내린 풀 나무는 모두 영험한 약이 되고 맛있는 음식이 된다. 그래서 금수강산이라 불렀다.산중이든 들녘이든 땅심이 깊고 기름지다.지구 위 어느 나라 땅보다 비옥하다. ●흉년들면 지장토 먹고 목숨 건지기도 흙에 들어있는 광물질 등 영양소가 매우 다양하고 풍부하여 예부터 중국의 제후들은 한국 땅에서 자라는 약초와 차(茶)를 매우 선호했다.현대에도 중국산 인삼,채소류,과일,곡물류가 한국산에 비해 약효와 맛이 뒤진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이렇듯 한국의 흙은 그 자체가 영약이 될 때도 있다.오랜 흉년이 들어 가난한 이들이 양식 부족으로 굶주릴 때 ‘지장토(地藏土)’라 부르는 흙으로 무수한 사람 목숨을 구했는데,황토의 일종인 지장토를 먹고 목숨을 건진 사례는 전국 곳곳에 널려 있다. 이처럼 농사의 근본이 되는 흙은 곧 한국문화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농경 생활이 시작되면서 한국인은 그 이전 유목시대에 사용했던 도구들과는 사뭇 다른 도구를 만들어 냈다.흙을 이용하여 만든 토기(土器)였다. 수렵 채취 시대 때는 계속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토기처럼 무겁고 깨지기 쉬운 도구가 필요하지 않았다.이때는 주로 풀잎이나 식물의 줄기,넝쿨 같은 것을 엮어서 썼다.정착생활이 시작되면서부터는 곡식이나 물을 저장하고 음식을 담아 먹을 수 있는 보다 견고한 도구가 필요했다.특히 불을 이용하여 음식을 끓여 먹을 수 있는 도구의 필요성이 문화가 생겨날 수 있는 배경을 이루었다.그 문화의 원형이 토기였다.항아리와 잔은 한국인이 맨 먼저 만든 그릇인데,물,곡식을 저장하기 위해 항아리가 필요했다면 잔은 물,국물,술,차를 담아서 제사하거나 마시기 위해 만든 것이었다. 따라서 생활감정이나 미적감각의 변천이 한국인이 사용한 어떤 물건보다도 적나라하게 표현된 것이 토기이고,그 이후의 모든 그릇들이었다.하나의 그릇에는 한 시대 역사와 마음이 담겨있다는 말이 생겨난 이유이며 그릇은 한 민족이나 국가 문화의 모태이기도 한 까닭이다. 인류는 문자나 옷보다 그릇을 먼저 만들어 썼다.문자나 의류보다 먹는 일이 더 본능적인 것이기 때문이다.문자나 의류는 그릇이라는 ‘어머니문화’가 낳아서 기른 ‘자식문화’인 셈이다. ●인류역사상 최고수준의 도자기문화 완성 이렇듯 한국문화 모태로서의 토기는 세계 고대 민족들이 공통적으로 제작하여 사용했던 토기류들에 비하여 조금도 뒤지지 않는 매우 우수하고 고급스러운 그릇들이다. 토기류 제작 기술에서 발견되는 과학적 사고와 사상은 그 후 청자,백자,분청사기 등 인류 역사상 최고 수준의 도자기문화를 완성시킬 수 있는 풍부하고 튼튼한 기초가 되었다. 토기의 제작은 새로운 산업이었다.흙으로 형태를 만들고,불을 이용하여 단단해지도록 구워내며,불의 온도에 따라서 단단함과 색깔이 달라지고,흙의 종류에 따라서도 단단하기와 색깔이 달라진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화학변화를 이용한 최초의 과학적 사고이자 생활화였다.또한 흙과 불을 인간의 의지대로 조절하여 여러 가지 형태의 그릇을 빚어낼 수 있다는 확신은 사상의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특히 토기류에 장식을 하거나 주위 환경을 참작하여 만든 형태의 그릇들을 이용하는 여러 가지 의식들을 만들어 냄으로써 국가와 제도를 운영하는데 신의 존재와 조상에 대한 제사의식이 발달하게도 되었다. 토기는 음식을 끓이거나 졸이는 조리용,각종 행사나 의식용,지역 기후의 변화에 알맞은 그릇,빈부와 신분 차이를 나타내는 그릇으로 변화하면서 차츰 한국인들의 생활 전반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게 되었다.나무,돌,종이,금속을 이용한 그릇보다 만들기가 쉽고 재료가 풍부한 탓으로 폭발적인 수요를 충당하면서 토기의 시대는 오래 지속되었다. ●한민족 문화의 원형 ‘토기’ 무엇보다 뜨거운 음식을 담았을 때 빨리 식지 않는 토기의 성질은 따뜻한 음식을 즐겨 먹는 한국인의 정서에 매우 알맞았다.또한 차가운 음식을 담아두어도 쉽사리 미지근해지지 않게 하는 토기는 오래 잘 견디고 기다리는 심성의 문화를 만드는 데도 영향을 끼쳤다. 토기는 수분을 흡수하거나 내뿜는 이른바 숨쉬는 그릇으로서 물이 쉽게 썩지 않아 담아 둔 음식이 오래 보존된다.이처럼 숨쉬는 그릇임이 알려지면서부터 곡식이나 씨앗을 신선하게 저장하는 귀중한 도구로 발전했다. 고구려 때부터 시작된 콩으로 메주를 쑤고,장을 담는 문화가 튼튼한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도 숨쉬는 토기를 제작할 줄 알았던 한국인의 지혜가 낳은 인류 최고의 문화였다. 흙과 불의 조화를 다스려 자연에 순응하는 슬기를 삶의 기쁨으로 여겼던 한국인이 플라스틱,알루미늄,스테인리스 스틸,유리 등 숨 막히는 그릇에다 독기 묻은 육류와 농약 중금속에 오염된 채소류를 담아 먹으면서 끊임없이 도모하는 편리함과 이익키우기가 과연 우리를 어디로 끌고 갈 것인지.여기쯤에서 한 번 가던 걸음을 멈추고,속도를 줄이고 서 보자.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한국인은 과연 어떤 그릇에 담겨 있는가?˝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9) 토기의 넋을 찾아서

    지나친 편리함과 이익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욕망이 회색도시를 만들었다.기계화,자동화로 설명되는 편리함은 삶의 틀 자체까지 변화시키고 있다.또한 이익을 키우기 위해서는 영혼까지 거래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혼란,무질서,인간 상실로도 일컬어지는 회색도시는 철구조물을 뼈대로 삼고 콘크리트로 살을 입혀 만든 욕망의 그림자다.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발바닥에는 흙이 묻지 않는다.흙을 밟지 않고 산다.흙으로 이루어진 대지(大地) 위에 살면서도 콘크리트 구조물 속에 갇혀버렸다.고층 아파트에서 태어난 아기는 평생토록 흙을 밟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흙으로부터 추방된 도시인을 만든 것은 도시인 스스로의 욕망이다.어느새 도시인들은 차츰 흙을 그리워한다.한 주일 또는 한 달에 한 번쯤이라도 흙을 밟아봐야만 살아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는 듯이 시간이 나면 아파트를 빠져나와 흙이 살아있는 산과 들녘으로 간다. 웬만한 산과 들판은 온통 등산복 차림 도시인들로 북적거린다.언제부터인가 한국인은 등산복 차림으로 못가는 데가 없을 정도로 기이한 복장문화가 생겨났다.흙을 찾아나선 사람들이 갖추어 입는 예복이 아닌 전투복 같은 느낌이다.흙을 순례하는 것이 아니라 흙에 기대어 살아남으려는 처절한 전투를 벌이는 셈이다. 전투복의 사람들은 몹시 게걸스럽다.등에 짊어진 배낭 가득 먹을 것을 쑤셔 넣고 산이며 들판에 나온다.그들은 배불리 먹고 껍질은 아무데나 버린다.배가 부르면 남이야 상관없이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노래를 부르고,마구 내질러댄다.도시인들이 지나간 자리는 모조리 더럽혀지고 썩는다는 말도 생겨났다.흙에서 내쫓긴 자들의 불안과 상실감에서 생겨난 고약한 도시병이다. 흙에 대한 향수는 본능적이다.도심 곳곳에서 성업 중인 황토찜질방,황토아파트,황토침대,황토팬티,장작가마에서 구워낸 생활그릇들,고급 아파트나 주택의 거실에서 더러 볼 수 있는 가야나 신라 토기류들,꽃과 나무를 심은 크고 작은 화분들은 흙을 그리워하는 도시인들의 갈증이 투영된 슬픔이자 상처다. 한국인은 유달리 흙과 친하게 살아왔다.물고기,야생 동물들을 잡거나 원시림의 풀잎이나 열매 혹은 뿌리를 먹이로 삼아 끊임없이 이동하며 살았던 유목시대의 정서는 한국인의 피 속에 아주 옅게 남아 있을 뿐이다.그보다는 한 곳에 정착하여 농사를 짓고 살면서 자연에 순응하는,삶의 질서를 발견해 낸 역사가 한국인의 정서를 이루고 있다. 한국의 땅은 순하고 살이 깊다.사계절 아름다운 순환이 흙의 성정을 순결하게 만들어서 한국 땅 어느 곳이든 호미로 살짝 헤집고 씨앗을 넣으면 금방 싹이 트고,꽃 피어 향그럽고 맛있는 열매가 열리고 익는다.비,바람,눈,서리,추위와 더위도 모질지 않아서 이 땅에 뿌리 내린 풀 나무는 모두 영험한 약이 되고 맛있는 음식이 된다. 그래서 금수강산이라 불렀다.산중이든 들녘이든 땅심이 깊고 기름지다.지구 위 어느 나라 땅보다 비옥하다. ●흉년들면 지장토 먹고 목숨 건지기도 흙에 들어있는 광물질 등 영양소가 매우 다양하고 풍부하여 예부터 중국의 제후들은 한국 땅에서 자라는 약초와 차(茶)를 매우 선호했다.현대에도 중국산 인삼,채소류,과일,곡물류가 한국산에 비해 약효와 맛이 뒤진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이렇듯 한국의 흙은 그 자체가 영약이 될 때도 있다.오랜 흉년이 들어 가난한 이들이 양식 부족으로 굶주릴 때 ‘지장토(地藏土)’라 부르는 흙으로 무수한 사람 목숨을 구했는데,황토의 일종인 지장토를 먹고 목숨을 건진 사례는 전국 곳곳에 널려 있다. 이처럼 농사의 근본이 되는 흙은 곧 한국문화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농경 생활이 시작되면서 한국인은 그 이전 유목시대에 사용했던 도구들과는 사뭇 다른 도구를 만들어 냈다.흙을 이용하여 만든 토기(土器)였다. 수렵 채취 시대 때는 계속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토기처럼 무겁고 깨지기 쉬운 도구가 필요하지 않았다.이때는 주로 풀잎이나 식물의 줄기,넝쿨 같은 것을 엮어서 썼다.정착생활이 시작되면서부터는 곡식이나 물을 저장하고 음식을 담아 먹을 수 있는 보다 견고한 도구가 필요했다.특히 불을 이용하여 음식을 끓여 먹을 수 있는 도구의 필요성이 문화가 생겨날 수 있는 배경을 이루었다.그 문화의 원형이 토기였다.항아리와 잔은 한국인이 맨 먼저 만든 그릇인데,물,곡식을 저장하기 위해 항아리가 필요했다면 잔은 물,국물,술,차를 담아서 제사하거나 마시기 위해 만든 것이었다. 따라서 생활감정이나 미적감각의 변천이 한국인이 사용한 어떤 물건보다도 적나라하게 표현된 것이 토기이고,그 이후의 모든 그릇들이었다.하나의 그릇에는 한 시대 역사와 마음이 담겨있다는 말이 생겨난 이유이며 그릇은 한 민족이나 국가 문화의 모태이기도 한 까닭이다. 인류는 문자나 옷보다 그릇을 먼저 만들어 썼다.문자나 의류보다 먹는 일이 더 본능적인 것이기 때문이다.문자나 의류는 그릇이라는 ‘어머니문화’가 낳아서 기른 ‘자식문화’인 셈이다. ●인류역사상 최고수준의 도자기문화 완성 이렇듯 한국문화 모태로서의 토기는 세계 고대 민족들이 공통적으로 제작하여 사용했던 토기류들에 비하여 조금도 뒤지지 않는 매우 우수하고 고급스러운 그릇들이다. 토기류 제작 기술에서 발견되는 과학적 사고와 사상은 그 후 청자,백자,분청사기 등 인류 역사상 최고 수준의 도자기문화를 완성시킬 수 있는 풍부하고 튼튼한 기초가 되었다. 토기의 제작은 새로운 산업이었다.흙으로 형태를 만들고,불을 이용하여 단단해지도록 구워내며,불의 온도에 따라서 단단함과 색깔이 달라지고,흙의 종류에 따라서도 단단하기와 색깔이 달라진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화학변화를 이용한 최초의 과학적 사고이자 생활화였다.또한 흙과 불을 인간의 의지대로 조절하여 여러 가지 형태의 그릇을 빚어낼 수 있다는 확신은 사상의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특히 토기류에 장식을 하거나 주위 환경을 참작하여 만든 형태의 그릇들을 이용하는 여러 가지 의식들을 만들어 냄으로써 국가와 제도를 운영하는데 신의 존재와 조상에 대한 제사의식이 발달하게도 되었다. 토기는 음식을 끓이거나 졸이는 조리용,각종 행사나 의식용,지역 기후의 변화에 알맞은 그릇,빈부와 신분 차이를 나타내는 그릇으로 변화하면서 차츰 한국인들의 생활 전반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게 되었다.나무,돌,종이,금속을 이용한 그릇보다 만들기가 쉽고 재료가 풍부한 탓으로 폭발적인 수요를 충당하면서 토기의 시대는 오래 지속되었다. ●한민족 문화의 원형 ‘토기’ 무엇보다 뜨거운 음식을 담았을 때 빨리 식지 않는 토기의 성질은 따뜻한 음식을 즐겨 먹는 한국인의 정서에 매우 알맞았다.또한 차가운 음식을 담아두어도 쉽사리 미지근해지지 않게 하는 토기는 오래 잘 견디고 기다리는 심성의 문화를 만드는 데도 영향을 끼쳤다. 토기는 수분을 흡수하거나 내뿜는 이른바 숨쉬는 그릇으로서 물이 쉽게 썩지 않아 담아 둔 음식이 오래 보존된다.이처럼 숨쉬는 그릇임이 알려지면서부터 곡식이나 씨앗을 신선하게 저장하는 귀중한 도구로 발전했다. 고구려 때부터 시작된 콩으로 메주를 쑤고,장을 담는 문화가 튼튼한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도 숨쉬는 토기를 제작할 줄 알았던 한국인의 지혜가 낳은 인류 최고의 문화였다. 흙과 불의 조화를 다스려 자연에 순응하는 슬기를 삶의 기쁨으로 여겼던 한국인이 플라스틱,알루미늄,스테인리스 스틸,유리 등 숨 막히는 그릇에다 독기 묻은 육류와 농약 중금속에 오염된 채소류를 담아 먹으면서 끊임없이 도모하는 편리함과 이익키우기가 과연 우리를 어디로 끌고 갈 것인지.여기쯤에서 한 번 가던 걸음을 멈추고,속도를 줄이고 서 보자.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한국인은 과연 어떤 그릇에 담겨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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