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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어에 물린 동료를 지킨 의리의 돌고래

    호주 브리스번 모튼섬에 있는 탕갈루마 리조트에는 매일 저녁 7시 30분이 되면 11마리의 돌고래가 찾아오고 관광객들은 이들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이벤트가 있다. 지난주 금요일(이하 현지시간) 이들 11마리 중 12살 짜리 ‘나리’(Nari)라고 불리는 돌고래가 머리와 등 부분에 상어에 물려 처참한 상처를 입고 간신히 도착했다. 관광객들과 행사 요원들은 상어에 물린 처참한 상처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즉각 수술을 통한 치료에 들어갔다. 수술을 한 후 이 돌고래는 다시 바다에 돌려 보내졌으나 그후로 다시는 먹이주는 곳으로 돌아 오지 않았다. 돌고래 나리의 소식은 언론을 통해 호주 전역에 알려져 이후 많은 사람들이 나리가 다시 돌아오기를 학수고대 했다. 씨월드 담당자는 “나리가 돌아오면 상태를 보고 재치료 및 보호를 할지 결정 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일요일이 지나고 월요일에도 결국 나리는 먹이주는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기한것은 11마리의 돌고래 중 나타나지 않은 돌고래가 한마리가 더 있었다는 사실. 그 돌고래의 이름은 에코(Echo). 관계자들은 에코가 나리를 보호하는라 같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했지만 혹시 둘다 상어의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에 안타까워 했다. 그리고 지난 화요일 저녁 7시 30분. 지친 모습의 나리가 먹이주는 해변에 다시 나타났다. 많은 관광객들과 관계자들은 나리의 출연에 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힘들게 수영을 하며 돌아오는 나리 옆에는 돌고래 에코가 보호하듯 붙어 수영하고 있었다. 현재 나리는 씨월드에서 치료를 받고 건강을 되찾고 있다. 씨월드의 해양동물 담당자인 트레버 롱(Trevor Long)은 ”나리가 요즘은 먹이도 잘먹고 기운을 차린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너무나 기쁘다.” 며 “8주 정도의 치료가 끝나면 다시 에코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호주통신원 김형태(hytekim@gmail.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길섶에서] 요가하는 시인/노주석 논설위원

    주위에 요가를 하는 이가 부쩍 늘었다. 사람의 몸속에는 7만 2000개의 ‘나디’(Na dis)라고 하는 기( 氣 )의 통로가 있는데 그 길을 찾는 작업이란다. ‘가만히 오래오래’(문학의 전당 간)라는 제목이 붙은 근간 요가시집을 읽었다. 유학간 아들따라 미국에 건너갔던 여류시인 김윤선씨가 취미로 시작한 요가에 재미가 붙어 쓴 시다. 시인은 그곳에서 지도자과정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지금은 요가하는 시인으로 이름 높다. 요가를 몸의 극기예술이라고 했던가. ‘몸으로 쓴 시’가 실감난다. 임혜신 시인은 “시인에게 어울리는 스포츠가 있다면 그것은 요가일 것”이라고 시인과 요가와의 상관관계를 풀이했다. 다른 운동은 시인에게 필요한 몽상과 우울을 말끔히 씻어갈 것 같다면서. 일반시집과는 딴판이다. 독자를 요가의 세계로 안내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기 때문이리라. 두루미 자세, 나무 자세, 춤추는 돌고래 자세, 송장 자세 같은 요가를 통해 갈 수 있는 ‘피안’이 그림과 함께 오롯하게 녹아 있다. 시를 읽노라면 맑은 종소리가 들린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북극 유니콘’ 외뿔고래의 대이동 장관[동영상]

    ‘북극 유니콘’ 외뿔고래의 대이동 장관[동영상]

    ’북극 유니콘’이라 불리는 외뿔고래(narwhal)를 소개합니다. 영국 BBC가 북극의 여름철에 녹는 유빙 사이를 헤집고 먹이를 찾아 북쪽으로 900㎞를 이동하는 이들의 모습을 공중촬영으로 담아 11일 밤 9시(GMT) 채널1에서 방송하기 전 맛보기로 올려놓았습니다.이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관찰하기 힘든 동물 중의 하나여서 이번 화면 공개의 의미가 상당하다고 방송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BBC는 그린란드 북서쪽에서 이들 외뿔고래를 사냥하는 이누이트(에스키모)족들과 함께 이들을 추적한 끝에 이같은 진귀한 화면을 얻었다고 합니다. 동영상 보러가기 외뿔고래 수컷의 입 위에는 길다랗고 날카로운 뿔이 달려있는데 이 뿔은 암컷을 유인 하기 위한 용도라고 하니 재미있네요.긴이빨고래과인 외뿔고래의 뿔은 2.5m까지 자란다고 합니다.다른 수컷들과의 싸움에 쓰이거나 바다의 수질을 감지하는 센서 역할 등을 한다고 하는 해석도 있습니다.왜냐하면 동영상에서 확인되듯이 이들은 얼음 밑으로 잠수해서 거의 직선으로 이동하는데 언제쯤 얼음이 끝나 밖으로 나와 숨을 내쉴 수 있는지를 어떻게 파악하느냐가 궁금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외뿔이 이런 내비게이터 역할을 한다고 과학자들은 보는 것 같습니다.하지만 여느 희귀종처럼 외뿔의 용도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동영상 외에 이들의 생태를 보여주기 위해 다음 카페의 월드사커 님 페이지에서 사진들을 옮겨옵니다. 너무 잔인하지 않는가 하는 지적도 나올 수 있지만 뿔이 어떤 위치에 달려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부득이하게 사용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염주영 칼럼] 실물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면/이사대우 멀티미디어본부장

    [염주영 칼럼] 실물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면/이사대우 멀티미디어본부장

    올 해 우리 경제의 앞날이 매우 혹독할 것 같다. 실물경제가 하루가 다르게 급전직하하고 있다. 위기의 바닥이 너무 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한국에 대해 매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 4%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2.5%), 모건스탠리(-2.8%), BNP파리바(-4.5%), 골드만삭스(-1%), 노무라증권(-2%) 등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관적인 전망을 하기는 마찬가지다. 설상가상으로 수출마저 크게 흔들리고 있다. 1월의 수출은 지난해보다 33%나 줄어들었다. 사상 최대의 감소율이다. 특히 주력 수출품일수록 감소폭이 컸다. 반도체는 40%대, 자동차는 50%대, 컴퓨터와 가전은 60%대의 감소율을 보였다. 한마디로 추풍낙엽이다. 수출은 내수시장이 협소한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버팀목이다. 전체 상장기업의 매출액 가운데 60%가 수출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수출이 살아나지 않으면 경제 살리기는 물건너 간다. 우리가 1997년의 외환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수출이 잘 버텨 주어 위기극복의 견인차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실물경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희망이 수출인데 수출마저 맥을 못추는 상황이다. 요인은 글로벌 경제의 동반하락으로 중국·미국·EU 등 3대 시장이 급속하게 위축된 데다 각국이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보호무역주의로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외생변수여서 마땅한 정책수단을 찾기가 쉽지 않다. 또 하나 유의할 점은 위기의 진행경로다. 통상적으로 위기가 닥치면 환율이 오르고,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늘어 경제가 살아나는 경로를 밟는다. 투자와 내수가 부진할 때 수출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환율이 올라도 수출이 격감한다. 불쏘시개는커녕 도리어 실물경제 위축을 가속화하는 악재가 되고 있다.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 험난하고 시간이 오래 걸릴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이미 산업현장에서는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생산·판매·출하와 설비투자가 모두 큰 폭으로 줄고 있다. 공장가동률도 60%대까지 추락했다. 공장 세 곳 중에 한 곳이 가동을 멈췄다는 얘기다. 그 여파가 고용시장에 미치면서 실업률이 치솟기 시작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하면 올해 우리 경제는 11년 전의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충격과 고통을 수반할 것이 분명하다. 실물경제의 위기가 예상했던 범주를 크게 뛰어 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사회전반의 인식이 안이하다. 이번 위기는 외환위기처럼 어느날 갑자기 한꺼번에 닥치는 것이 아니다. 점증법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래서인지 모두가 그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초기만 해도 이렇지는 않았다. ‘경제 살리기’라는 명제가 역량을 결집하는 구심점이었다. 그러나 정작 위기에 직면하자 구심점을 잃고 분열되어 있다. 11년 만에 닥친 경제위기를 잘 극복해 내려면 모든 역량을 한곳으로 모아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할 곳은 정치권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쟁의 빌미가 되는 사안을 잠시 접어 두어야 한다. 여야는 정쟁을 중단하고 경제 살리기에 매진할 것임을 국민 앞에 선언해야 한다. 노동계와 재계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대타협을 도출해야 한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게 하는 일은 제발 없었으면 한다. 염주영 이사대우 멀티미디어본부장 yeomjs@seoul.co.kr
  • [시론] ‘나눔 바이러스’ 전파 공공부문이 앞장을/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한국조직학회장

    [시론] ‘나눔 바이러스’ 전파 공공부문이 앞장을/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한국조직학회장

    대한민국 많은 분들이 그러하시겠지만 나는 가수 김장훈씨를 좋아한다. 노래 실력도 물론 좋지만 그의 ‘나눔’ 정신이 너무 신선하기 때문이다. 어느 유명 가수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노래를 잘하는 가수가 김장훈씨라고 이야기했다는 보도가 있을 정도이니 그의 노래 실력이야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이것보다 더 감동적인 것은 김장훈씨가 대출을 받아가면서까지 기부에 미쳐(?) 지금까지 40억원에 이르는 돈을 기부했다는 점이다. 김장훈씨의 ‘나눔 바이러스’는 문근영씨 등 많은 연예인들에게 널리 전파돼 아프리카 자원 봉사, 도서 수익금 나눔, 아동 결연 기부 행사 등 다양한 형태로 확산·발전되고 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은 “아니 왜 행정학과 교수가 이런 칼럼을 쓰냐?”고 하시겠지만, 이러한 ‘나눔 바이러스’의 확산에 ‘공공부문’이 앞장서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나라에서 공직에 근무한다는 것은 사실 행운에 가깝다. 이것은 최근 어느 조사에서 미혼남녀들이 ‘가장 선호하는 배우자감의 직업’이 바로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으로 나타난 것을 통해 단적으로 알 수 있다. 따라서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선택받은 사람들로서 ‘청년실업 100만 시대’의 ‘고통을 분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러한 차원에서 일부 공기업들의 ‘고통분담’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주공이 1년치 사내복지기금 40억원을 반납해 가정주부 1000명에게 취약계층의 자활을 돕는 ‘돌봄 서비스’라는 일자리를 창출한 것, 한국수출보험공사가 노사합의로 ‘대졸 신입사원 임금 25% 감축, 신규채용 인원 30% 증가’ 같은 ‘임금 깎아 더 채용하기’를 확정한 것, 인천공항공사가 대졸 신입사원 초봉을 30% 낮추는 대신 채용 규모를 2배 늘리기로 한 것 등이 좋은 사례이다. 공기업뿐 아니라 정부기관으로는 농촌진흥청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2억여원의 모금을 통해 독거노인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후원하고, 금년에도 직원들이 매월 월급에서 일정액을 모금해 농촌 취약계층 노인 및 아동들에게 지원을 하는 것은 공무원들이 시민들의 ‘고통’을 적극적으로 분담하는 의지를 보이는 일이다. 그러나 공공부문의 이러한 ‘나눔 바이러스’가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 또한 진정한 의미의 ‘나눔의 정신’이 많이 훼손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많은 공기업들이 사회적 약자인 신입 사원의 임금만 감축해 신규 채용이나 인턴사원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의미의 ‘일자리 나누기’는 ‘기존 취업자’의 노동시간과 임금을 줄여 새 일자리를 늘리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나아가 중앙정부나 자치단체도 공기업이나 민간 기업에만 이러한 고통분담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중앙정부든 자치단체든 이제 공기업 및 민간기업에 훈수나 두고 인센티브 제공 타령만 하지 말고, 관련 법령을 개정해서라도 스스로 ‘일자리 나누기’에 나서야 한다. ‘직업공무원제’도 좋고 ‘공직의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사상 최악의 고용한파 시대에는 모두 배부른 소리일 뿐이다. 정부도 국민이 있어야 존재하는 것이다. 김장훈씨가 고래등 같은 집에서 살면서 40억원을 기부했다면 그의 ‘나눔’도 그렇게 감동적이지 못했을 것이다. 40억원을 기부한 김장훈씨가 아직도 24평형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기에 그의 ‘나눔 바이러스’는 오늘도 신선하게 많은 사람들을 전염시키고 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한국조직학회장
  • 미술관서 만나는 그림책

    미술관서 만나는 그림책

    국내에서는 동화책에 실리는 그림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봤자 어린이 그림책인데….’라면서 홀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트렌드는 그렇지 않다. 그림책 원화에는 어린이의 상상력과 창의력, 책읽는 능력을 길러주는 힘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힘있는 동화책만이 엄마와 아이들 세상에서 살아남는다. 그림책 원화에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두 개의 전시회가 준비돼 있다. 우선 2008년 볼로냐 국제그림책원화전에서 입상한 작가 99명의 작품 495점과 2007년 원화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독일 작가 아이너 투르코프스키의 작품 19점이 서울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3월1일까지 공개된다. 볼로냐 국제그림책 원화전은 이탈리아 중북부 볼로냐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도서전 기간 동안에 열리는 그림책 원화 공모전. 일러스트업계의 ‘노벨상’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유명 출판사 관계자와 작가 및 일반인이 참관하는 행사로, 다양한 소재와 기법의 현대미술과 맞닿은 작품들이 선보인다. 전시작은 리자 난니의 ‘그곳에는 숨겨진 소중한 것이’, 마리안나 풀비의 ‘고귀하신 폐하’, 글렌다 스브렐린의 ‘재즈 가족’이 있다. 한국작가로는 이경국의 ‘바보 이반’이 포함돼 있다. 전시기간 동안 5~1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미술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02)797-0263. 성곡미술관에서는 칼데콧상 최다수상자(3회)인 데이비드 위즈너의 그림동화 원화를 전시한다. 날아다니는 양배추, 연잎을 타고 하늘을 나는 개구리, 고래 모양을 한 구름 등 마치 초현실주의 화가 달리나 마그리트의 작품을 보는 듯하다. 위즈너는 CJ문화재단이 개최한 제 1회 그림책 축제의 초대작가다. 원화 이외에도 성곡미술관 별관 1층에는 위즈너의 ‘허리케인’에 영감을 얻은 설치작가 노동식의 ‘민들레 홀씨되어’, 2층에는 위즈너의 ‘구름공항’에 영감을 얻은 ‘구름이 되다’가 설치돼 있다. 본관에는 ‘CJ그림책 축제’에 응모한 전 세계 46개국의 원화작가 50명의 수상작품 150점이 전시돼 있다. 한 작가당 세 작품이 전시돼 각 나라만의 문화적 특징이 드러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고경숙의 ‘위대한 뭉치’가 수상했다. 이와 별도로 미디어아트작가 최승준의 ‘디지털 방명록’, ‘반딧불의 숲’ 등도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3월1일까지.(02)737-7650.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다시 쓴 초대장/배익천

    [엄마와 읽는 동화] 다시 쓴 초대장/배익천

    ‘흐흥, 흐흥! 지태는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내일 이맘때면 선물 더미에 파묻혀 숨도 제대로 못 쉬는 게 아닐까?’ 오직 그게 걱정이었다. ‘방학과 함께 맞는 생일, 초등학교 마지막 생일을 정말 멋지게 보내야지.’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었다. ‘언제나 내 편인 엄마는 오늘부터 바쁘시겠지?’ 지태는 바쁜 어머니를 어서 보고 싶었다. 빨리 걸었다. 오늘따라 엘리베이터가 굼벵이처럼 느렸다. 땡,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바쁜 걸음으로 문 앞으로 가 섰다. 딩동! 딩동! 벨이 울려도 기척이 없다. ‘시장 가셨나?’ 들뜬 기분이 한순간에 가라앉았다. 지태는 가방을 고쳐 메고 힘없이 벽에 기대 섰다. 1001 아파트 호수를 이마에 붙이고 있는 회색 문이 갑자기 솟을대문처럼 보였다. 지태는 장난기가 일었다. 텔레비전 연속극의 한 장면처럼 짐짓 뒷짐을 지고 두어 번 헛기침을 했다. 그리고는 큰소리로 말했다. “이리 오너라!” 금방 어머니가 깔깔 웃으며 나올 것 같아 몸이 배배 꼬였다. “니가 오니라!” “어!” 어머니 목소리가 아니라 아이 목소리였다. 배배 꼬이던 몸이 기름에 튀긴 꽈배기처럼 빳빳해졌다. “이리 오너라!” 얼떨결에 다시 나온 말은 화난 목소리처럼 컸다. “아이구! 도련님이시군요. 죄송해요. 조금 전에도 어떤 아이가 장난질을 했기에…….” 삐이걱, 대문을 밀고 나온 아이는 머리카락을 궁둥이까지 땋아 내린 지태 또래의 아이였다. 반쯤 열린 대문 안에서 꽃향기가 더운 바람처럼 쏟아져 나왔다. 벌렁벌렁, 지태의 코는 저절로 벌렁거렸다. “도련님, 서당 다녀오십니까?” 대문 밖으로 나온 아이가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깍듯이 고개를 숙였다. “도련님이라니? 나는 지금 학교에서 온단다.” “도련님, 오늘도 서당에서 말썽부리셨지요? 마님께서 조금 전에 훈장님 전화를 받고 아주 슬프게 울고 계신답니다.” 아이는 지태의 말에는 아랑곳 않고 자기 말만 했다. “서당과 훈장님은 뭐고, 전화는 웬 전화냐?” 지태가 어리둥절한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 “어쨌든 이리 오세요. 오늘은 마님이 그냥 넘어가지 않으실 테니까요.” 아이가 지태의 손을 잡고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고린내가 나는 신발장이며 복닥복닥 들어앉은 가구는 간 데 없고 대문 안은 넓은 흙마당이었다. 마당 저 끝에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 보이고, 군데군데 서 있는 나무는 환하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아이는 지태를 장독대 곁으로 데리고 갔다. 크고 작은 장독이 넘어가는 햇빛에 맨질맨질 빛나고 있었다. 장독대 둘레에는 웃자란 상사화가 머리카락을 풀어 헤친 듯 잎사귀를 늘어뜨리고 제비꽃이 무리지어 다소곳이 피어 있었다. “도련님, 왜 남의 귀한 도련님을 자꾸 때리세요?” 아이가 반반한 장독대 축돌 위에 지태를 앉히며 나무라듯 말했다. 지태는 가슴 한복판으로 서늘한 물줄기 하나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지태네 반 아이들이 알고, 선생님이 아는 일이지만 아버지 어머니는 까맣게 모르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걸 선생님이 말씀하셨단 말인가? 그래서 어머니가 울고 있단 말인가?’ 지태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생일 선물 더미 속에 파묻혀 숨도 못 쉴 것 같은 즐거운 마음에 얼음물이 끼얹어졌다. 갑자기 아버지 얼굴이 떠올랐다. 마치 남의 집 아들처럼, 술만 취했다하면 머리고 뺨이고 가리지 않고 무지막지하게 손찌검을 하는 아버지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새우처럼 몸을 오그렸다. 퍽, 퍽, 퍽. 귓속 가득 주먹 맞는 소리가 들어왔다. “죽어요. 죽어! 이러다 아이가 죽어요.” 어머니의 비명 소리다. “죽어, 죽어! 다 죽어!” 어머니 머리 위에도, 어깨 위에도 아버지 주먹이 소낙비처럼 쏟아졌다. 지태는 아버지에게 맞은 주먹을 아이들에게 다 돌려주었다. 조금만 거슬리면 주먹부터 날렸다.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머리고 뺨이고 가리지 않고 무지막지하게 날렸다. 시원했다. 새우처럼 오그라들었던 몸과 마음이 쭉 펴지는 것 같았다. 울고 있는 어머니 모습이 떠올랐다. 언제 어디서나 한결같이 지태 편이던 어머니다. 지태가 또 두들겨 맞을까봐 아무 것도 아버지에게 이르지 않던 어머니다. 그런 어머니가 자기 때문에 울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나, 엄마에게 데려다 줘.” “마님은 아직도 울고 계십니다. 오래오래 우실 것입니다. 도련님은 오늘도 귀한 집 도련님들을 많이 울리고 왔으니까요.” “아니야, 오늘은 아무도 때리지 않았어.” “꼭 주먹으로 때려야 때리는 게 아닙니다. 마음으로도 얼마든지 때릴 수 있지요. 도련님은 오늘 동우 도련님에게 생일 선물로 울트라 슈퍼 디럭스를 사오라고 했지요?” “네가 그런 것도 아니?” “왜 몰라요. 별의 커비에 나오는 거잖아요. 그게 얼만지 알아요?” “삼, 삼, 삼만…….” “그래요. 삼만 원도 넘어요. 그러면 동우네 마님께서 무얼 하시는지 아세요?” 지태는 잘 알고 있다. 동우 어머니는 우유 배달을 한다. 1교시가 끝나는 시간이면 학교에도 배달을 한다. 선생님 책상 위에도 우유 하나를 올려놓고 간다. “그 우유 하나를 배달하면 100원 남는다고 쳐요. 3만원이 되자면 몇 개를 배달해야 할까요?” ‘100원이 열이면 1000원, 100이면 10000원…….’ 지태는 눈덩이 굴리듯 머릿속에서 숫자를 굴렸다. ‘300개!’ 말없이 교실을 빠져나가는 동우 어머니 뒷모습이 떠올랐다. 코끝이 찡했다. 아버지의 주먹을 맞았을 때처럼 온몸이 오그라들었다. “동우 도련님은 지금도 떼를 쓰며 울고 있어요. 그걸 사달라고요. 그래서 동우네 마님도 함께 울고 있어요.” 지태는 가슴 깊은 곳에 살얼음이 어는 것처럼 시렸다. “어디 그 뿐이세요? 상수 도련님은 왜 오지 말라고 했어요?” “너, 지금 뭘 보고 말하니?” 지태는 가슴이 뜨끔했다. 아이는 오늘 낮에 지태가 반 아이들에게 돌린 생일 초대장 내용을 훤하게 알고 있었던 것이다. “상수는 모든 아이들이 싫어하는 아이야.” “그렇지만 도련님이 상수 도련님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상수 도련님처럼 가난하고 공부도 못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렇게 될 수는 없어. 우리 집은 이미 엄청난 부자고, 나도 공부를 엄청 잘해. 그리고 모두들 나를 좋아해.” “천만에요. 도련님을 좋아하는 건 도련님의 주먹 때문이에요. 억지로 좋아하는 거란 말이에요.” “아니야. 내일 와 봐. 우리 반 아이들 모두가 올 거야. 손에손에 선물을 들고.” 지태는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가슴에 얼었던 살얼음이 사르르 녹는 것 같았다. “아니에요. 한 명도 안 올지도 몰라요.” “설마?” “두고 보세요. 닌텐도 디에스는 있어도 닌텐도 윌은 없으니 그걸 사오라고요? 울트라 슈퍼 디럭스보다 엄청 비싼 그걸 사올 도련님이 어디 있겠어요?” 지태는 머릿속이 하얘졌다. 동우의 울트라 슈퍼 디럭스는 물론이고 산더미처럼 쌓인 선물 속에는 닌텐도 윌이 한 개쯤은 있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다 알아요.” “뭘?” “도련님이 도련님보다 센 주먹 앞에서는 맥도 못 추고 쩔쩔맨다는 것을요.” “그건 무슨 말이니?” “기억 안 나세요? 지지난 수요일 도련님이 준표 도련님 주먹 한 방에 풀썩 쓰러진 거, 그리고는 이제까지 쩔쩔매고 있다는 거, 도련님들이 다 보고 다 알고 있지요. 그리고 모두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지요. 자기들도 도련님을 그렇게 한 방에 쓰러뜨려야겠다고.” 지태는 으스스 추워지는 것을 느꼈다. 가슴 깊은 곳에 또다시 사르르 살얼음이 얼었다. 무서웠다. 준표 주먹은 무서웠다. 아버지 주먹처럼 무서웠다. 아이들이 저마다 오른쪽 주먹을 치켜들었다. 작은 주먹들이 점점 커지더니 태권브이 주먹처럼 지태 눈앞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살려 줘. 살려 줘!” 지태는 손바닥을 쫘악 편 채 두 팔을 앞으로 내밀며 소리쳤다. “진정하세요, 도련님!” 아이가 지태를 어깨동무하며 살풋 껴안았다. “무서워하지 마세요. 다시 쓰면 돼요.” “뭘?” 지태가 아이의 가슴 속에서 귓속말처럼 물었다. “초대장을요.” “정말?” “그래요. 그리고 끝에 한 줄 더 쓰세요. ‘내 주먹은 이제 영원히 잠자는 주먹’이라고요.” “하지만 어쩌지? 생일은 바로 내일이고, 지금은 아이들이 하나도 없는데…….” “자. 걱정 말고 쓰세요. 마음으로. 제가 모두 전해드릴 테니까요.” 지태는 아이의 가슴에 안겨 초대장을 다시 썼다. 달싹달싹, 마음의 연필로. -친구들아, 미안해. 아까 전해준 내 생일 초대장은 가짜야. 모두 농담이야. 선물은 아무 것도 필요 없어. 한 사람도 빠지지 말고 모두 와 줘. 우리 집에는 울트라 슈퍼 디럭스도 있고 닌텐도 디에스도 있어. 모두 재미있게 놀자. 그리고 내 주먹은 이제 영원히 잠자는 주먹이야. 영원히. 그럼 내일 봐.- 달싹달싹 초대장을 다시 쓴 지태가 아이를 빤히 쳐다봤다. “그런데 너는 누구니?” 아이가 흠칫 놀랐다. 그러나 이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 “저, 저요? 저는 복숭아꽃이에요.” 아이가 방긋 웃었다. 아이의 입에서 분홍빛 꽃잎이 쏟아져 나왔다. 하나, 둘, 셋, 넷……. 그것들은 친· 구· 들 · 아 · 미 · 안 · 해 하고 꽃잎 하나하나마다 분홍빛 글자를 물고 사방으로 흩어졌다. 아이도 꽃잎과 함께 사라졌다. -매력적이어서 남을 유혹하기도 하지만 용서와 희망을 품고 있기도 하지.- 어디선가 선생님 목소리가 들렸다. 복숭아꽃 꽃말을 설명하시던 선생님의 예쁘고 고운 목소리다. 복숭아꽃이에요, 하던 바로 그 목소리다. “아니, 지태야!” 땡,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어머니 목소리가 지태를 확 덮쳤다. “어, 엄마! 안 울었어?” “이 뚱딴지!” “엄마!” 1001. 아파트 호수를 이마에 붙이고 있는 회색 문 앞에서 지태가 가만히 무릎을 꿇었다. 까만 주름치마, 어머니 두 다리를 꼬옥 잡고. 복숭아꽃 향기가 사방으로 은은하게 퍼졌다.(*) ●작가의 말 아이들을 가르치는 맨 처음의 선생님은 부모님이다. 폭력적인 아이를 가만히 살펴보면 그 뒤에는 폭력적인 부모와 맹목적인 사랑이 숨어 있다. 사랑에도 방법이 있지 않을까. 용서와 희망을 가르쳐주는 훌륭한 선생님을 만난 아이는 축복을 받은 것이다. ●약력 ▲1950년 경북 영양에서 태어남 ▲197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 ▲동화집 ‘별을 키우는 아이’, ‘잠자는 고등어’, ‘내가 만난 꼬깨미’ 등 ▲대한민국문학상, 세종아동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윤석중문학상 등 받음 ▲부산MBC ‘어린이문예’ 편집 주간, 동의대 문창과 겸임교수
  • 濠연구팀 “돌고래, 오징어 요리해 먹는다”

    濠연구팀 “돌고래, 오징어 요리해 먹는다”

    돌고래는 바다의 요리사? 돌고래는 높은 지능을 가진 동물답게 연체동물을 먹기 전 미리 먹물과 뼈를 분리하는 등 정교한 절차를 거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모으고 있다. 호주 멜버른 줄리안 핀 박물관 연구팀은 그동안 호주 남부해안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 청백돌고래(Bottlenose Dolphin)가 먹이를 먹는 모습을 여러 해 동안 기록 및 관찰한 끝에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과학저널 플로스원(PLoS One)에서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4년 간 야생 인도태평양 암컷 청백돌고래가 오징어나 문어 등 연체동물을 먹기 전 행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돌고래가 주둥이를 이용해 정교한 절차를 걸쳐 먹잇감을 정리한 뒤 먹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물속에서 오징어 산란장에 모여든 청백돌고래 무리의 식사 장면을 관찰해 실험 결과의 객관성을 더했다. 돌고래들은 일단 오징어 등 먹잇감을 잡은 뒤 물구나무서듯 머리를 땅 쪽으로 향해 빠르게 쑤셔 넣고 오징어가 죽을 때까지 고정한다. 그 뒤 ‘딱딱’ 소리를 내며 오징어 몸속에 있는 딱딱한 뼈를 부수고 오징어를 들어올려 코로 두드리며 유독한 먹물을 빼낸다. 그런 뒤 다시 오징어를 모래에 박고 한번 끌고 다니면서 잘게 부숴진 뼈를 내 부드럽고 먹음직스러워진 오징어를 돌고래는 맛있게 먹는다. 연구팀을 이끈 마크 노먼은 “오징어 먹물은 돌고래가 소화하기 어렵고 뼈에는 별다른 영양가가 없기 때문에 먹물과 뼈를 뺀 채 오징어를 먹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설명한 뒤 “이는 돌고래의 지적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기술은 점차 사용해보면서 그 유용함을 깨닫기 때문에 돌고래마다 점점 더 진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며 “학습한 것처럼 모든 돌고래가 모든 단계를 똑같이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내셔널 지오그래픽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마을이 사라진다] (하) 주민이 지켜낸 울산 장생포

    [마을이 사라진다] (하) 주민이 지켜낸 울산 장생포

    한국의 포경(고래잡이) 전초기지였던 울산 남구 장생포. ‘경찰서장 할래, 고래잡이배 탈래?’라고 물으면 아이들 누구나 “포경선 탈랍니더.”라고 답했다던 어촌이 당시의 면모를 되찾기까지는 적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21일 아침 찾은 장생포 주민들은 고향을 찾는 설 손님 맞이에 분주했다. 마을 입구에 현수막을 내걸고, 주변 청소도 말끔히 했다. 장생포는 60년대 ‘고래해체장’, 80년대 ‘포경선’, 90년대 ‘환경오염 이주’, 2000년대 ‘고래박물관’ 등 수십년간 진행된 온갖 풍상을 견뎌 왔다. ●공해 이주로 주민 10분의1로 감소 주민들이 일손을 잠시 접고 방문객을 맞는다. 80년대 포경선 포수로 이름을 날린 주민 손남수(73)씨는 “장생포는 일본에 고래고기를 수출하게 된 1975년부터 10년 동안 황금기를 맞았다.”고 회고했다. 현금이 넘쳐나던 이 마을에 1985년부터 위기가 닥쳤다. 몇해 전부터 들어선 울산석유화학공단이 주범이다. 병풍처럼 마을을 둘러싼 공장에서는 매일 매연과 폐수를 내뿜었다. 마을 주민들의 삶은 갈수록 위협을 받았고 황폐해졌다. 정부는 그해 석유화학공단 주변 장생포, 매암, 여천 등을 ‘환경오염 이주지역’으로 지정했다. 보상작업도 시작됐다. 이듬해에는 상업적 포경까지 금지됐다. 마을 주민들의 생활 터전과 생계수단이 한 순간에 날아갔다. 주민들은 동요했고, 하나 둘 마을을 떠났다. 전성기 때 1만 5000명에 이르던 인구는 90년대 들어서면서 1500명으로 줄었다. 10분의1로 급감한 것이다. 마을은 흉물스러운 폐가로 넘쳐났다. 살길을 찾아 마을을 떠난 것은 주로 젊은이들이었다. 전 장생포발전협의회장 정두열(59)씨는 “노인들은 자녀들과 함께 살기를 원했지만 별 수 없었다.”고 당시의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젊은이들은 ‘옥상에 빨래도 못 널고, 썩어 가는 항구에 무슨 희망이 있느냐.’고 항변하며 도회지로 떠나갔다. ●환경감시 초병으로 나선 마을 주민들 마을을 살리는 것은 고스란히 남은 주민들의 몫이었다. 대책위를 만들고 하루에 한 번씩 행정기관을 찾아 “환경오염 이주지역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주민들이 조를 짜 공단을 돌면서 환경오염 감시활동도 벌였다. 주민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턱없이 높은 이주 보상금을 불러보기도 했다. 전 청년회장 고정구(45)씨는 “주민들에게 마을을 떠나더라도 전출 신고를 하지 말아 달라고 애원도 했었다.”고 말했다. 8년여간 지속된 주민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주민들 목소리는 울산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울산 시민들은 ‘이주지역 제외·상업포경 허용’을 요구하는 탄원서에 너도나도 서명해 정부와 국회 등에 전달했다. 1993년 이 마을은 이주지역에서 풀렸다. ●국내 유일의 고래 문화 툭구로 지정 이주지역에서 해제되고도 주민들의 생계는 포경 금지조치로 여전히 어려웠다. 그물에 걸리거나 죽은 고래고기를 팔아 생계를 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의 활동으로 마을은 다시 유명세를 탔다. 울산시와 남구는 ‘고래마을’이 뜨자 2000년대 들어 장생포의 고래문화·관광사업에 발벗고 나섰다. 고래박물관은 2005년 문을 열었고, 이듬해 고래연구소가 개관됐다. 지난해에는 장생포 일대가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됐다. 오는 4월 국내 첫 해양 고래관광 사업도 본격 닻을 올린다. 요즘 고래박물관에는 하루 1000여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공단 주변이 깨끗해지자 관광객과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다. 김두겸 남구청장은 “장생포는 옛날 고래잡이 항구에서 이제는 고래 문화·관광지로 새롭게 부활하고 있다.”면서 “올해 고래관광선 출항을 시작으로 고래마을·분수광장·생태연구센터·테마공원·컨벤션센터 등 고래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 가기] 선씨 종부 ‘350년 간장’ 인터넷에 팔았더니 무슨 일이 벌어졌나 뉴타운이 애물단지가 된 이유 또 다른 철거민들…세운상가 떠난 이들의 겨울 “나도 힘깨나 썼지만 요즘같은 폭력 국회는…” 29년만에 벗은 ‘간첩 누명’
  • [CEO칼럼]직업관료는 춤추는 고래가 되어야/이성열 대한지적공사 사장

    [CEO칼럼]직업관료는 춤추는 고래가 되어야/이성열 대한지적공사 사장

    15세기 중엽의 일본 전국시대 역사를 그린 대하소설 ‘대망(大望)’은 사람이 살아가는 도리의 미묘함을 일깨워 주는 소설이다. 소설 전편 중에서도 오카자키라는 조그만 성의 성주인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온갖 고난을 극복하고 중세의 일본을 통일하는 기반을 닦는 전반부가 훨씬 재미있다. 거기에는 일신의 안위나 가족의 평안보다는 오직 인종과 검약으로 주군(主君)을 위해 목숨을 기꺼이 던지는 오카자키당 가신(家臣)들의 충성이 잘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조그만 차이가 결국엔 일본은 무사계급을 중심으로 한 메이지유신으로, 한국은 구한말의 매국관료로 이어져, 지금의 한·일간 경제력 격차를 낳은 원인(遠因)이 되지 않았나 싶지만…. 국가의 근간이자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의 가신은 바로 90만 관료다. 이들은 국가의 정책을 먼 미래를 내다보면서 수립하고, 행정부 주군인 대통령의 통치철학을 정책현장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좋은 정책형성을 위해 정치인은 정책질의를 통해, 언론인은 신문비평을 통해, 학자들은 이론제공을 통해 나름대로 기여한다. 정책의 연혁과 집행수단 그리고 그 부작용까지 세심히 살펴서 비록 당장은 인기 없는 정책일지라도, 비록 당장은 소수의 국민들만 위하는 정책으로 보일지라도, 국가의 먼 장래를 위해 꼭 시행해야 할 정책이면 고집스럽게 추진해야 할 임무는 궁극적으로 직업 관료들에게 있다. 그런데 관료들의 사기(士氣)가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들이 있어 걱정스럽다. 더구나 공무원들이 개혁의 걸림돌이 된다는 일부 여당 의원들의 질책이 실린 기사를 읽을 때엔 꼭 10년 전에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한 뒤 새로이 여당이 된 의원들로부터 관료들이 구 여당인 한나라당과 결탁돼 있다고 야단맞던 시절의 당혹스러움이 기억난다. 단언컨대 필자도 공무원 시절 내가 찍지 않은 대통령이라고 해서 한 번도 대통령의 통치철학을 거역할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처럼 지금 현직에 있는 직업 관료들도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구현코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대통령은 국민들이 선출한 행정부의 수반이고 90만 관료들의 주군이기 때문이다. 흔히 공무원은 사기를 먹고 산다고 한다. 박봉이지만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무장시켜야 할 관료들의 사기가 더이상 떨어져서는 곤란하다. 진정으로 걱정되는 것은 5년마다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정권 교체 때마다 어렵게 양성해 온 관료사회가 필요 이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다. 선배들의 모습에서 5년 뒤의 자기모습을 유추해 본 후배들이 정권 주기에 맞춰 자신의 공직 커리어를 설계하려 든다고 해보자. 예컨대 집권 후반기가 가까워지면 가장 우수한 관료들이 근무해야 할 청와대 파견을 기피하거나 새로운 정부에서 정리대상으로 분류될 것을 우려해 1급으로의 승진을 양보하려 들기 시작하면 그 부작용과 사회적 비용은 공직사회로만 그치지 않는다. ‘공직자가 위기극복의 선봉에 서야 한다.’는 대통령의 말씀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직업 관료를 우선 춤추는 고래로 만들어야 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첫째도 가신, 둘째도 가신” 하면서 자신의 신하를 항상 믿고 의지했듯이 정부와 여당은 관료들의 자긍심과 보람을 제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관료들이 경제위기 극복전의 제일번 창을 용감히 내지르지 않겠는가. 이성열 대한지적공사 사장
  • 너무 강한 노래에 지친 당신… 눈 감고 들어보아요

    너무 강한 노래에 지친 당신… 눈 감고 들어보아요

    차가운 날씨에 마음까지 얼어붙기 쉬운 계절. 이럴 때일수록 한잔의 커피처럼 따뜻한 여유를 주는 음악과 마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지난해 내내 귀청을 후벼 파던 중독성 가요에 지쳤다면, 오랜만에 들어 보는 편안한 목소리에 지친 심신을 달래 보는 것도 좋겠다. 지난해 제대해 3년만에 새 앨범을 발표한 포크듀오 ‘재주소년’(사진 위·유상봉, 박경환)의 목소리는 여전히 따뜻하고 포근하다. 소품집 형식의 미니앨범에는 기타 위주의 소박한 편곡에 화려하지 않지만 멜로디가 돋보이는 보컬로 편안함을 강조했다. 타이틀곡은 은희경의 동명 소설 제목에서 따온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먼곳의 연인을 떠올리며 치열했던 지난날을 회상하고 관조한다는 쓸쓸한 내용의 가사와는 달리 경쾌한 리듬과 담백한 목소리가 돋보인다. 자신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준 팬들을 위한 ‘두번째 룰’, 연주곡인 ‘아침을 기다리며’와 ‘센드’(Send)는 눈내리는 겨울밤의 풍경처럼 평온한 느낌을 준다. 소속사인 파스텔뮤직 측은 “‘재주소년’의 음악이 청년기에 접어들었지만, 급변하는 음악계의 추세를 느림과 여백으로 역행할 수 있는 때묻지 않은 과감함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 사랑을 테마로 한 스페셜 음반 ‘러브 챕터1’을 발표한 ‘소울계의 대부’ 바비킴의 목소리도 정겹다. ‘고래의 꿈’, ‘파랑새’ 등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한 그는 데뷔 16년만에 처음으로 자작곡에서 벗어난 앨범을 꾸몄다. 가수 박선주가 작곡한 타이틀곡 ‘사랑…그놈’은 샘리(기타), 이태윤(베이스), 최태완(피아노) 등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이 참여해 바비킴 특유의 편안하고 농밀한 보컬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어머니의 눈물겨운 사랑을 애절한 목소리로 노래한 ‘마마’(MaMa)는 하광훈의 곡으로 보컬그룹 ‘헤리티지´가 코러스로 참여해 맛깔스러운 화음을 연출했다. SBS ‘패션 70’s’의 ‘약한 남자’와 ‘넌 모르지’, MBC ‘하얀 거탑’의 ‘소나무’ 등 그가 부른 인기 드라마 OST도 실려 있다. ‘나는 문제없어’로 199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가수 황규영의 목소리도 반갑다. 연극제작자와 음반프로듀서로 활동한 그는 6년만에 5집 정규앨범을 내놓는다. 그는 이 앨범에서 전반적으로 리듬적인 요소를 강조하면서 재즈, 블루스, 포크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녹슬지 않은 음악 실력을 과시했다. 타이틀곡인 ‘가시처럼’은 과거의 샤우트 창법을 자제하고 부드럽고 성숙한 보컬을 선보였다. 소속사측은 “전자음향을 절제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미디엄템포로 곡들을 꾸몄다.”면서 “2월부터 본격적인 음반 및 방송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팝계에서는 미국 흑인음악의 메카로 불리는 ‘모타운’ 레이블의 50주년을 기념해 발매된 ‘마이클 잭슨&잭슨 5’(아래)가 눈길을 끈다. ‘모타운´은 취임을 앞둔 버락 오바바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나에게 있어 단 한명의 팝의 영웅”이라고 밝힌 스티비 원더를 비롯해 마이클 잭슨, 마빈 게이, 다이애나 로스, 보이즈 투 멘 등 걸출한 흑인 아티스트들의 앨범을 배출한 음반사. 그 첫번째 시리즈인 이번 앨범에서는 ‘ABC’ 등 잭슨5의 히트곡들과 잭슨의 모타운 시절을 대표하는 ‘벤’(Ben), 템테이션스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마이 걸’(My Girl) 등 그의 히트곡들이 3장의 CD에 망라되어 있다. 변성기를 거쳐 점점 목소리가 변해가는 마이클 잭슨의 성장과정은 그 시절에 대한 향수는 물론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타운’의 음악적 발자취를 되짚어 보게 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18일 TV 하이라이트]

    ●SBS스페셜-두루미, 떠나가는 천년학(千年鶴)(SBS 오후 11시10분) 우리는 자연과 공존하기보다는 인간만을 위한 경제와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에게 ‘학’으로 불리는 겨울 철새 ‘두루미’의 월동 서식지도 갈수록 훼손되고 있다. 두루미의 생태와 훼손돼 가는 서식 환경 탐사를 통해 두루미 보호와 서식지 보전의 필요성을 제기해 본다. ●체험, 삶의 현장(KBS1 오전 9시)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전통이 담겨 있는 막걸리를 만들러 가수 김국환이 출동한다. 천하장사 박광덕, 수명이 다한 차를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폐차장 일꾼에 도전한다. 범죄에 악용되지 않게 번호판 떼는 일부터 시작하는데…. 일일 육군 취사병으로 명 받은 김숙, 권진영이 96정비대대의 점심을 책임진다. ●KBS 스페셜(KBS1 오후 8시) 2009년 1월20일,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대통령이 취임한다. 오바마의 유년시절에서부터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해 본다. 그의 친구와 스승, 동료와 동행 취재기자들에게 들어보는 오바마. 그는 어떤 사람일까. 오바마의 리더십은 무엇이며 그것은 어디에서 기인했을지, 3가지 코드로 분석해 본다. ●싱싱일요일(KBS2 오전 7시40분) 기원전 3400년부터 마셔온 녹차! 그 긴 역사를 지닌 차(茶)의 운명을 바꾼 사나이가 나타났다. 국내 최초로 찻잎을 채소로 상품화하여 연매출 3억원의 성공신화를 이뤄 낸 최정수씨. 그의 부농백서가 공개된다. 12가지 맛의 황홀한 조화! 울산 고래 고기 찌개의 맛을 찾아 울산으로 떠나본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 그의 대표작 ‘절규’는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품이기도 하고, 뭉크가 남다른 애착을 보인 작품이었다. 무언가에 크게 두려워하고 있는 듯한 ‘절규’ 속의 한 남자! 과연 그를 그토록 경악케 만든 ‘공포’는 무엇이었을까? ●장학퀴즈(EBS 오후 5시50분) 퀴즈계의 마에스트로 우진 군. 이번 장학퀴즈 출연에 주위의 기대가 크다는 우진 군은 선생님·부모님·친구들이 모두 응원해 주었지만, 그 중 특히 반 친구들의 응원이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2라운드까지의 성적은 월계고 박지회 군과 공동 2위. 과연 우진 군은 반 친구들의 응원에 힘입어 이번 주 주장원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국립공원의 역할이 요즘 달라지고 있다. 각 국가에서는 자국의 자연 자원과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국립공원을 지정하고 보호해 왔다. 태국과 이탈리아의 국립공원 을 찾아가 친환경 관광지로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으며, 관광지로 자리잡기까지 지역 주민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아본다.
  • 몸무게 370kg 거대 ‘우럭바리’ 中서 공개

    최근 중국에서 400kg에 육박하는 거대 우럭바리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우럭바리는 일반적으로 몸길이 30cm이상의 물고기로 한국·일본 및 태평양의 열대·온대에 분포한다. 지난 14일 공개된 우럭바리는 선전(深圳)시 난아오(南澳) 해안의 한 어민이 잡은 것으로 몸무게는 약 370kg, 길이는 약 2m10cm, 둘레 1m50cm에 달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 우럭바리는 중국서 잡힌 최대 우럭바리 기록인 313kg을 가뿐히 뛰어넘어 ‘중국서 잡힌 가장 큰 우럭바리’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젊은 장정 대여섯 명이 들기에도 버거울 정도의 이 우럭바리는 주하이(珠海)시의 한 레스토랑이 6만 위안(약 1200만원)의 고가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스토랑의 관계자는 “이렇게 큰 생선은 처음 본다.”면서 “마치 고래를 연상시키는 듯한 큰 몸집과 입이 인상적”이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어 “이를 포획한 어민은 이 우럭바리를 배로 끌어 올리는데만 1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면서 “생명력도 끈질겨서 이곳으로 옮겨오는 동안에도 상자가 흔들릴 정도로 요동을 쳤다.”고 전했다. 한편 이 우럭바리는 당분간 이를 사들인 레스토랑에 전시된 뒤 샤브샤브의 재료로 이용될 것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나홀로 산천어축제 찾은 용감한 초등학생

    나홀로 산천어축제 찾은 용감한 초등학생

    서울의 한 초등학생이 지난 10일 개막해 오는 27일까지 강원도 화천군에서 열리는 산천어축제 현장을 혼자 찾았다가 홍보대사로 위촉된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상천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김현태(13) 군은 지난 13일 인터넷과 신문, 방송 등을 통해 산천어축제 소식을 접하고 홀로 버스를 타고 산천어 축제장을 찾았다.  낚시터에 들어선 지 4시간여 만에 산천어 두 마리를 낚은 김 군은 흥분을 못 이겨 서울에 있는 어머니께 전화를 하고 난 뒤 휴대전화 배터리가 방전되는 바람에 연락이 끊겼다.직장에서 근무 중이던 김 군의 어머니는 평소 아들이 단양, 포항, 스키장 등을 혼자서 다녀온 적이 있고 혼자 다니는 걸 좋아하는 지라 걱정은 많이 안했지만 전화 통화가 안 되자 조바심이 났다.  고민하던 김 군의 어머니는 축제장 대표 전화로 전화를 걸어 사람 찾는 방송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수십 차례 방송에도 김 군은 나타나지 않았고 화천 소방 파출소와 화천경찰서에는 비상이 걸렸다.  인상착의와 옷 색깔로 김 군 찾기에 나선 소방파출소와 경찰서 직원,화천군청 공무원들은 2시간여 수색 끝에 비슷한 옷차림의 학생이 오후 5시쯤 동서울터미널행 버스표를 구입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버스기사를 통해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이윽고 조직위원회는 김 군이 버스에 탑승한 사실을 확인하고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안심을 시키면서 김 군이 탄 버스 번호를 알려주는 한편 아들을 만나는 대로 전화를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오후 9시쯤 김 군의 어머니는 터미널에 도착한 버스 안에서 산천어 두 마리를 꼭 껴안은 채 잠들어 있는 아들을 발견했다는 전화를 축제 조직위원회에 걸어왔으며 수십 번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축제 조직위원회는 김 군의 산천어 사랑을 높이 평가해 축제 홍보대사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김 군은 아마추어 홍보대사로 언제든지 산천어 축제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축제 관련 각종 기념품 등을 지급받게 된다.  김 군의 어머니는 “실수로 유명세를 타게 되어 아들이 무척 민망해 한다.”고 전하면서 “현태가 자랑삼아 들고온 산천어로 매운탕을 맛있게 끓여먹었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으이그” 속 터지는 카드택시 ”어청수 표지모델이라 장기기증 철회” 김장훈 과연 국립극장 무대 설까? 봄바람 불면 “자 떠나자 고래 잡으러” 합격자에게 듣는 사시1차 전략…최신판례 집중 공략 빈 라덴 “목숨 걸고 지하드(성전)하라” 장하준 “나라가 왜 이렇게 됐나 파고들어야” 떠나는 부시 ‘굴욕’         
  • 봄바람 불면 “자 떠나자 고래 잡으러”

    봄바람 불면 “자 떠나자 고래 잡으러”

    2009년 4월 울산 남구 장생포항. 관광객을 태운 260t급 ‘탐구 5호’가 부두에 늘어선 수만명의 환송을 받으며 연안 고래탐사를 위한 돛을 올린다. 탐구 5호의 힘찬 출항으로 국내 첫 해양 고래관광 시대가 활짝 열린다. 우리나라의 포경(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장생포항이 1986년 국제포경협회의 고래포획 금지조치 이후 23년 만에 고래잡이가 아닌 관광을 통해 ‘고래도시’의 옛 명성을 되찾고 새로운 해양 관광의 역사를 쓴다. ●고래관광 어떻게 하나 울산 앞바다 고래관광은 각종 첨단장비를 동원해 관측 가능성을 최대한 높인다. 관광객을 실은 탐사선은 울산 앞바다 위를 비행하면서 고래 관측 자료를 보내는 무인 비행선(길이 11m, 폭 3m)의 도움을 받아 운항한다. 비행선은 최고 시속 70㎞의 속도로 4시간 동안 울산 앞바다를 누비며 고래의 움직임을 탐사하게 된다. 무인 비행선이 찍은 고래 사진이나 동영상 자료를 관광선에 전송하면, 관광선은 이를 토대로 고래의 위치를 찾아 움직인다. 고래 관광선은 그동안 국립수산과학원에서 해상탐사선으로 이용했던 260t급 ‘탐구 5호’(39.4m, 폭 8m)를 개조해 사용한다. 탐구 5호는 오는 3월까지 관광선에 맞게 고래탐사 관람석, 선상 문화공연장, 세미나실, 홍보관 등을 갖추게 된다. 또 오는 23일까지 공모를 통해 새로운 이름도 갖게 된다. 탐사선은 매주 1회씩 장생포항을 출항해 정자항~간절곶~온산항 등 울산연안을 2~3시간 운항한다. 승선인원(승선료 무료)은 140명으로, 인터넷을 통해 전국의 탑승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또 울산 앞바다에는 참돌고래와 낫돌고래, 상괭이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고래연구소가 지난 한해 동안 연안에서 총 28회의 탐사를 벌인 결과, 참돌고래 및 밍크고래 5회, 낫돌고래 2회, 상괭이 6회 등 13회에 걸쳐 3000여마리가 목격됐다. 이는 두번 탐사에 한번꼴로 고래떼의 군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두겸 남구청장은 “한 종류의 고래가 여러 차례 발견된 것은 울산 앞바다가 고래탐사 관광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면서 “울산은 포경 전진기지에서 이제 해양 고래관광 시대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울산 고래관광벨트 구축 울산은 올해부터 2018년까지 2단계로 나눠 권역별로 특성화된 고래 관련 시설물을 갖출 계획이다. 선사유적인 반구대암각화와 장생포 고래박물관은 해마다 수만명의 관광객들이 찾으면서 이미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12일 확정된 ‘울산시 고래테마 관광도시 조성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고래관광은 울주의 반구대암각화에서 고래의 역사를 공부한 뒤 남구에서 관광선을 타고 해양 고래탐사를 즐길 수 있다. 이어 동구와 북구에서 고래를 직접 체험하는 기회도 제공된다. 이에 따라 남구에는 공업탑광장~신여천사거리~울산대교광장을 잇는 ‘고래테마거리’가 조성되고, 장생포에는 고래문화마을·고래조각공원·고래분수광장 등이 만들어진다. 동구에는 대왕암지구 내에 고래생태체험장·고래체험장이, 일산해수욕장지구 내에는 고래를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고래 터치 풀’이 각각 들어선다. 또 북구의 강동지구에는 고래조형등대와 돌고래쇼장(아쿠아리움) 등이 설치된다. 울주군에서는 반구대암각화지구에 암각화벽화와 스토리텔링 안내판이, 간절곶과 KTX 울산역에는 고래테마광장 등이 들어서게 된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생산유발효과 6130억여원, 부가가치유발효과 2587억여원, 고용유발효과 6423명이 창출될 것으로 시는 추산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화제 드라마 ‘꽃보다 남자’ 해외 반응은?

    화제 드라마 ‘꽃보다 남자’ 해외 반응은?

    13일 방송에서 시청률 17.7%(AGB닐슨리서치 집계)를 기록하며 인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화제의 드라마 ‘꽃보다 남자’는 아시아를 겨냥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원작인 카미오 요코의 만화는 세계 17개국에서 출판돼 순정만화로는 가장 많은 판매부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타이완과 일본에서 이미 드라마로 제작돼 큰 인기를 끌었다.  ‘꽃보다 남자’의 꽃미남 그룹인 F4 팬들이라면 한국판 드라마에도 관심이 높을 터. 해외 네티즌들의 댓글을 번역해 소개하는 쩐다쩜넷(jjunda.net)에 ‘꽃보다 남자’ 1화를 시청한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이 소개됐다.  중국 네티즌들은 “주연 여배우 연기가 좀 과장된거 같아! 하지만 김현중이 멋지니까!!” “한국 드라마의 여자 주인공은 약간 드센 여자 같아. 고래고래 욕지거리 하는 느낌, 일본드라마 여자 주인공은 사랑스러운 느낌, 타이완 여자주인공은 가식적이고 뭔가 덜떨어진 느낌이 드는거 같아” “주연 여배우 눈이 너무 커, 전체적으로 봐서는 제일 이쁜거 같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여자 주인공인 구혜선의 연기와 외모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다.  이어 “타이완 버전의 F4가 비교적 만화에 제일 비슷한거 같고, 이미지도 좋아, 최근 일본 버젼은 산차이(타이완판 여주인공 이름) 이미지가 좋고, 타이완판에 비해 희극적인걸 중요시 한거 같아. 오늘 한국판을 보니까 여배우가 너무 현실과 동떨어져 보여!” “요번 산차이는 ‘온 에어’에 나오는 신경질적인 송윤아랑 비슷한거 같아, 뭔가 오버하는거 같고, 자연스럽지가 않아.” 등 한국 드라마에 대한 전문적인 댓글도 많았다.  일본 원작 만화를 타이완, 일본, 한국에서 연이어 만들다 보니 각국 네티즌들 사이에는 어느 나라의 ‘꽃보다 남자’ 드라마와 배우가 가장 뛰어난지 비교하는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13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충남 천안시 보건소의 똑순이 미소천사 띠엔. 한국에 시집 온 외국인 며느리들을 위해 통역 도우미로 맹활약 중이다. 그러나 집에 돌아가면 베트남에서 와 결혼 3년차인 띠엔이 할 줄 아는 게 없으니 한국인 형님들 틈에 외톨박이 신세다. 철부지 띠엔이 한국에서 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따라가 본다. ●인간극장(KBS2 오후 7시25분) 스물세살 태광씨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30여년간 지켜온 젖소목장을 잇겠다고 1년 전부터 아버지 밑에서 일을 배우고 있다. 고생을 마다 않고 목장을 잇겠다고 나선 아들이 어찌 기특하지만 생명을 다루는 일이다 보니 아버지는 축사에 들어서면 잔소리가 는다. 태광씨에게 목장지기의 길은 멀고 험하기만 하다. ●그분이 오신다(MBC 오후 7시45분) 정경순이란 이름 석 자를 잃어가며 주부의 일에 묻혀 살던 경순은 대학 때 배우던 첼로를 다시 배우기로 결심하고, 강마에 음악학원에 등록한다. 재용의 마음을 모르는 민지는 재용에게 여자를 소개해 주기로 한다. 실망한 재용은 민지의 단점을 찾아 눈의 콩깍지를 벗어보려 하는데….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30분) 365일 시비를 거는 아이. 거침없는 시비대장 이성우. 성우가 선보이는 화려한 시비걸기 기술들. 욕 시비는 기본이고 물건 내동댕이치기, 폭력행사, 엉덩이춤으로 약올리기까지. 집에서는 누나와 형, 사촌동생에게, 밖에서는 누구에게나 시비를 건다. 성우의 끊임없는 시비의 원인은 도대체 무엇일까? ●다큐 인(EBS 오후 10시40분) 대한의 아들들이 모여 있는 특전사. ‘안 되면 되게 하라.’는 부대 신조 아래 대한민국 육군의 특수부대로서 끊임없는 훈련을 하고 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결코 쓰러지지 않고, 오히려 더 큰 힘을 발휘하는 특전사 대원들. 그들 중 최고부대로 선정된 흑표부대 대원들의 강인한 정신력과 건강한 삶을 만나 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웃는 듯한 얼굴과 반짝이는 눈때문에 ‘웃는 돌고래’로 불리는 이라와디돌고래. 방글라데시에는 멸종위기의 이라와디돌고래가 수천마리나 서식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이 돌고래의 중요성을 알리는 전시회가 열렸다. 이번 전시회가 아이들에게 미래 돌고래들이 생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 퀴즈쇼 MC, 참여전화 없자 방송 중 난동

    퀴즈쇼 MC, 참여전화 없자 방송 중 난동

    루마니아의 한 여성 MC가 지난 연말 자신이 진행하는 생방송 퀴즈쇼에서 전화기를 부수는 등 난동을 부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대중지 메트로 온라인판에 따르면 루마니아 국영방송의 한 퀴즈 프로그램에서는 방송사상 길이 남을(?) 엽기적인 일이 일어났다. 해당 방송 프로그램의 진행자이자 미녀스타 아델라 루프스(Adela Lupse)가 방송 중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 것. 그는 퀴즈에 참여하는 전화가 한통도 오지 않자 격분하며 “당장 전화해 당장(I want the phone to ring now, Now. Call me now”이라고 카메라를 향해 외쳤다. 소리를 지른 것으로도 화가 덜 풀린 루프스는 급기야 손에 들고 있던 유선전화기를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그것도 모자라 전화기를 발로 여러 차례 밟아 짓이겼다. 이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타자 많은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해당 방송국은 그녀를 해고했다. 하지만 파문을 일으킨 당사자는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녀는 “이 프로그램에서 장장 3년 간 MC로 일했다.”며 “매일 퀴즈 참여전화를 받아야하는 게 큰 부담감으로 다가와서 좀 흥분했다. 운이 나쁜 날이었다.”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변명으로 일관했다. 이에 루마니아 국립 오디오비쥬얼위원회(National Audiovisual Council)는 ‘정당화 할 수 없는 폭력’이라고 규정하고 해당 방송사에 한화 약 2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또 방송 전 의무적으로 사전 심의를 받고 청소년들이 시청할 수 없는 밤 10시 이후 방송하라고 명령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울산 앞바다는 ‘고래 안방’… 작년 13회 발견

    울산 앞바다는 ‘고래 안방’… 작년 13회 발견

    울산 앞바다에 고래떼가 노닌다. 7일 울산시에 따르면 고래연구소와 공동으로 고래회유 경로 및 고래관광 타당성 조사를 위해 2008년 한 해 동안 동구·북구 연안(20㎞)에서 총 28차례에 걸쳐 고래탐사를 벌인 결과 46%인 13차례나 고래를 발견했다. 이 기간 울산 앞바다에서는 참돌고래 및 밍크고래 5회, 낫돌고래 2회, 상괭이 6회 등 13회에 걸쳐 3000여마리가 목격된 것으로 집계됐다. 참돌고래는 수백마리씩 떼지어 다닌 것이 목격됐고, 낫돌고래도 수십~수백마리씩 유영하다 발견됐다. 상괭이는 20~30마리씩 한꺼번에 몰려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김장근 고래연구소장은 “고래탐사 경험이 축적되면서 고래 발견 확률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한 종류의 고래가 여러 차례 발견된 것은 울산 앞바다가 고래탐사 관광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시는 고래연구소와 공동으로 연초부터 돌고래 이동경로 위성추적과 국립수산과학원 조사선(70t급) 공동탐사를 시작한 데 이어 오는 4월에는 260t급 고래관광선을 띄운다. 앞서 울산 남구청은 6일 부산항 제5부두에서 오는 4월 출항할 고래관광선(260t급 해상탐사선)을 국립수산과학원으로부터 인수받아 리모델링 작업에 들어갔다. 고래관광선 탐구 5호는 울산 연안을 유영하는 고래탐사와 관광을 병행할 예정이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희망의 남극을 가다] (4) 대한민국의 극지 도전사

    [희망의 남극을 가다] (4) 대한민국의 극지 도전사

    │킹 조지(남극) 박건형특파원│“세종기지가 20년을 넘겼지만, 그중 상당 시간은 기지를 지어 놓고 유지하느라 버거웠던 시기입니다. 근처 기지들과 교류해 노하우를 쌓고 혹한의 환경에 적응하는 데만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죠. 우리나라의 본격적인 극지연구 시대는 2004년부터 열렸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세종기지에서 만난 한 연구원은 한국 극지연구의 현실에 대해 거침없는 말들을 쏟아냈다. 그가 말한 2004년은 2003년 고 전재규 대원이 사고로 숨진 후 한국 사회와 과학계가 열악한 극지연구의 실상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한 때다. 얘기를 듣고 있던 대원들 모두 “당시 기지를 지어 놓고 유지보수를 할 예산도 충분하지 않아 연구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면서 “재규의 희생이 오늘을 만들었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했다. 한국해양연구원의 한 본부에 불과했던 극지연구본부는 사고 이후 부설이기는 하지만 별도의 극지연구소로 분리됐다. 월동대에는 별도의 해상안전 요원이 배치됐고 몇년간은 해양경찰청에서 현직 경찰을 파견하기도 했다. ●2004년부터 본격 연구시대 월동대를 위한 책과 DVD 등 물품도 대폭 늘었고, 대전중앙과학관과 서울과천과학관에 세종기지와 연결된 화상체험실이 생기는 등 대중적인 인지도도 달라졌다. 이제 대원들은 기업의 지원으로 인터넷전화를 이용해 한국의 가족들과 언제든지 통화가 가능하고 느리기는 하지만 인터넷 서핑도 자유롭다. 이같은 대내외적 위상 변화를 바탕으로 지난 5년여에 불과한 시간 동안 세종기지에서 한국이 얻은 성과는 놀라울 정도다. ‘불타는 얼음’으로 불리는 가스하이드레이트를 세종기지 인근에서 대량으로 발견했다. 이는 한국 전체가 400여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남극 해빙에 존재하는 미세조류가 합성하는 결빙방지 단백질을 이용해 인간 혈액을 안전하게 냉동보관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특히 이 기술은 기존의 혈액 냉동 물질에 비해 독성이 전혀 없는 생체부동액으로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매년 여름철 대륙을 한 달 이상 헤매며 우주의 흔적을 찾는 ‘운석탐사대’도 빼놓을 수 없다. 지구 생성과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운석은 태양계 탄생의 신비를 풀 수 있는 정보를 담고 있으며 특히 인위적인 영향이 적은 남극의 운석은 가치가 아주 높다. 한국 탐사대는 이미 수십개의 운석을 발견해 국내로 보관, 중요한 시료로 사용하고 있다. 남극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구애의 손길도 뜨겁다. 국토해양부는 2010년 이후 전 선박에 의무적으로 탑재해야 하는 ‘전자해도’ 탐사를 위해 세종기지에 상주요원 파견을 검토 중이고 항공우주연구원 역시 인공위성 교신을 위해 세종기지 내에 위성국을 설치하고 대원을 수시로 보내고 있다. 한국의 극지연구는 앞으로 더 많은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다. 우선 쇄빙선 아라온이 올해 진수된다. 쇄빙선은 극지의 얼음에 올라타 선박의 무게로 얼음을 눌러 부수며 전진할 수 있는 선박이다. 엔진의 출력이 커야 하는 것은 물론 선박 자체의 무게도 훨씬 무겁다. 19세기 중반부터 고래잡이를 위해 증기엔진을 사용한 쇄빙선 건조가 시작됐고 러시아는 1959년 원자력엔진을 탑재한 쇄빙선을 선보이기도 했다. ●올 3월 쇄빙선 진수 예정 한국의 쇄빙선 ‘아라온’은 전재규 대원의 죽음 이후 추진돼 2004년부터 1040억원이 투입됐다. 올 3월 진수될 예정이다. 1m 두께의 얼음을 깨는 동시에 시속 5~6㎞의 속도로 운항이 가능하다. 일부 월동대원들은 “상당수 사람들이 ‘전재규호’라는 이름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다.”면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아라온은 올 한해 시험운항을 마친 후 내년쯤 남극 항해를 시작한다. 아라온에 대한 주변국들의 관심도 높다. 실제로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 한·중 정부는 ‘아라온 공동사용’에 대한 조항을 명문화했을 정도다. 현재 후보지 선정작업이 진행 중인 남극 제2기지 사업도 기대를 모은다. 남위 75도, 서경 136도에 위치한 ‘케이프벅스’ 인근이 가장 강력한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강천윤 극지연구소 지원실장은 “해안가를 따라 각국 기지가 빼곡히 자리잡고 있는 동남극(큰 남극)에 비해 우리가 2기지 후보로 꼽고 있는 서남극(작은 남극)은 러시아가 건설하고 쓰지 않은 기지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기지가 없다.”면서 “지구온난화 영향이 급격하게 나타나고 있는 지역이고, 독자적인 연구가 가능한 만큼 한국 극지연구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진정한 극지연구 강국으로 서남극 지역은 겨울철 기온이 영하 60~70도 수준으로 월평균 풍속이 초속 22m에 이르고 연중 쇄빙선이 접근할 수 있는 기간이 25일에 불과한 그야말로 ‘고난의 지역’이다. 그러나 21차 월동대원들은 “대륙기지가 생긴다면 꼭 가장 먼저 가보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무엇보다 신중해야 할 극지 연구 인프라가 예산지원 부족으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면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제2기지 탐사에는 총 30억원의 예산이 배당됐지만 이는 실제 소요비용 60억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홍종국 세종기지 제21차 월동대장은 “앞으로의 5년은 지난 20년에 비해 훨씬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면서 “쇄빙선 아라온이 올해 건조되고 2011년 제2기지가 서남극 대륙에 건설되면 한국은 진정한 극지연구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tsch@seoul.co.kr 후원 The Scienc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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