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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돌고래 17시간 수송작전 성공

    큰돌고래 17시간 수송작전 성공

    포획부터 방류까지 17시간. 장장 이틀에 걸친 경기 과천 서울동물원의 ‘제주~서울 큰돌고래 수송작전’이 지난달 26일 마무리됐다. 큰돌고래는 몸길이 3∼3.7m로 돌고래 중 가장 몸집이 크다. 주둥이가 기다란 병 모양이어서 병코 돌고래(버틀노즈·bottle-nosed)라고도 한다. 10살 정도되는 수컷 돌고래 한 마리를 옮기기 위해 10여명의 조련사와 수의사, 공무원 등이 매달렸다고 서울동물원은 설명했다. 지난달 25일 제주 서귀포시 퍼시픽랜드. 샤워시설과 온도조절 장치 등 특수장비가 설치된 2.5t냉장탑차가 수족관 앞에 대기했다. 여용구(40) 서울동물원 병리팀장은 “스트레스나 멀미로 먹은 것을 토해낼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하루전부터 먹이를 주지 않고 당일 진정제만 투여한 뒤 이동시킨다.”고 말했다. 제주퍼시픽랜드와 서울동물원 관계자들은 돌고래가 움직이지 않도록 특수제작된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FRP)상자 안에 몸체를 고정한 뒤 오후 5시쯤 서울로 향했다. 차량 그대로 화물선인 오하나마호에 탑승한 뒤 인천항까지 14시간의 항해를 시작한 것. 밤새 조련사와 수의사들의 손길은 더욱 바빴다. 손이 얼얼하도록 마사지를 해댔다. 기압변화로 돌고래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항공운송보다 선박은 진동이 적어 부담이 덜하지만 장시간 이동하는 만큼 근육이 경직되기 쉬워 마사지를 해줘야 한다. 마침내 다음날 오전 10시20분 돌고래와 수송팀이 서울동물원에 도착했다. 지쳐 있을 돌고래를 위해 영양제와 만약에 대비한 항생제를 투여한 뒤 미끄러지듯 풀 안으로 돌고래를 밀어 넣었다. 이현호(34) 수의사는 “이동 중에 돌고래가 요동을 쳐 이탈사고가 나기도 하는데 다행히 돌고래가 온순해 무리 없이 운반을 마쳤다.”고 말했다. 이 돌고래는 적응기간을 거친 뒤 이르면 오는 11월 일반인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전국플러스] 울산 시티투어용 2층버스 운행

    [전국플러스] 울산 시티투어용 2층버스 운행

    ‘2층버스 타고 시티투어 즐기세요.’ 울산시는 시티투어용 2층버스 1대를 다음달 15일부터 운행한다. 1층에 관광홍보 공간과 편의시설을 갖추고, 2층은 43인석 규모의 객석으로 꾸며졌다. 평일 오전 현대미포조선~대왕암공원~현대중공업, 오후에는 태화강 전망대~암각화전시관~고래박물관 코스로 각각 운행된다. 주말에는 태화강 전망대~암각화전시관~고래박물관~언양시장~석유화학단지~온산국가산업단지~간절곶~진하해수욕장 코스를 운행한다. 요금은 평일 오전 성인 4000원과 청소년 3000원, 오후 성인 6000원과 청소년 4000원, 주말 성인 1만원과 청소년 8000원 등이다.
  • [깔깔깔]

    ●처의 종류고래고래 악을 잘 쓰면 : 악처현모가 두 여자를 거느리면 : 현모양처 사는 곳을 잘 모르면 : 모처 가까이에 살고 있으면 : 근처 예측하지 못해 탄식하면 : 소리처 그림 솜씨가 좋으면 : 커리커처약간 찰과상을 입으면 : 일부다처사업으로 서로 돈을 벌면 : 거래처●귀뚜라미 소리바람이 산들 부는 여름날 밤, 어떤 남자가 애인을 데리고 공원으로 갔다. 그들은 잔디밭에 나란히 누워 하늘을 보았다. 그러다 남자가 슬며시 손을 뻗어 여자의 어깨를 감싸면서 속삭였다.“자기야, 참 좋다 그지? 하늘엔 별이 반짝이고, 옆에선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고….”그러자 여자가 남자의 손을 확 뿌리치면서 말했다.“귀뚜라미는 무슨 귀뚜라미 소리야? 자기 바지 지퍼 내리는 소리잖아!”
  • “두려움이 소재… 한국 젊은 작가에 영감 줄 것”

    “두려움이 소재… 한국 젊은 작가에 영감 줄 것”

    금발의 미인에 수줍은 미소를 지닌 스웨덴의 신세대 작가 나탈리 뒤르버그(31)가 전시하는 영상작품은 다소 폭력적이다. 올 6월 열린 53회 베니스비엔날레에 출품된 작품도 그랬다. 그 작품으로 뒤르버그는 비엔날레 위원회가 촉망받는 젊은 작가에게 주는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그는 사회적· 심리적 공격에 희생된 인간이나 동물의 육체에 가해지는 폭력을 고스란히 애니메이션과 조각품 등으로 보여준다. 얼핏보면 유치한 어린이용 클레이 애니메이션같지만, 신체 손상과 살해, 학대 등 폭력은 노골적이고 수위가 높다. 서울 경희궁 내에 설치된 ‘프라다 트랜스포머’에서 15일부터 9월13일까지 관람객들과 만나는 뒤르버그의 ‘Turn into me(나를 향해 돌아서다)’ 전시는 그의 작품의 속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영상에 어울리는 음악은 한스 버그의 작품인데, 그 작품의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지는 전자음악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를 위해 방한한 뒤르버그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나의 주된 작품 소재는 ‘두려움’이고 그 두려움에 어떻게 맞서서 대응하느냐가 주요한 관심사”라면서 “이번 작품을 통해 다른 세계, 즉 각자 무의식의 세계에 많은 사람들을 초대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악평이 무관심이나 무반응보다 훨씬 소중하다.”면서 “한국에서의 첫 전시가 한국의 젊은 아티스트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가 점토인형 애니메이션 작업에 능숙한 것은 그의 어머니가 손인형으로 인형극단을 만들어 지방순회 공연을 다녔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어린 시절 텔레비전이 없었다는 사실이 그의 창조력을 폭발시키기도 했다고 한 인터뷰에서 털어놓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2008년 밀라노의 폰다치오네 프라다에서 전시했던 설치미술이다. 다만 이번 서울용 전시를 위해 뒤르버그는 산악용 안전띠를 매고 천장에 서너 개의 커다란 파란 눈과 피흘리는 고래, 인체 등 드로잉을 새로 그려넣었다. 전시장 입구에서 보이는 커다란 브라운 동굴같은 것은 그의 작품 ‘감자(The Potato)’이다. 감자 안에 들어가면 2개의 영상이 앞·뒷면에서 각기 선보인다. 전시 공간인 ‘프라다 트랜스포머’는 건축가 렘 쿨하스와 건축사무소OMA가 설계했으며, 회전이 가능한 건출물로 지난 4월 25일 개관한 뒤 다양한 문화 융합 프로젝트를 제공하고 있다. 전시 관람은 무료지만, 프라다 트랜스포머의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예약해야 한다. 전시는 18세 이상만 관람 가능하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세계에서 가장 돈많은 동물 베스트 6는?

    웬만한 부자보다 더 많은 재산을 가진 애완동물들이 공개됐다. 애완동물 보험회사인 펫플랜(PetPlan)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재산을 가진 동물을 공개했다고 영국 대중지 더 선이 최근 보도했다. 최고 재벌로는 견공 건더(Gunther) 4세가 뽑혔다. 독일 백작에게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은 건더 3세의 자손인 건더 4세는 마돈나가 한 때 소유한 저택 등을 사들여 한화 4587억원 상당의 재산을 보유했다. 재산 덕에 건더 4세는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자랑한다. 집사의 관리를 받으며 화려한 저택에서 사는 건더의 사진을 보러 홈페이지를 찾는 이들이 하루 수천명에 달한다. 이 신문은 “건더 4세가 현재 바하마 제도에 있는 호화 빌라에서 생활하며 매일 캐비어와 스테이크를 먹는다.”고 설명했다. 2위는 침팬치 칼루가 차지했다. 건더 4세가 나타나기 전 부동의 1위 였으나 최근 그 순위가 떨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그의 재산은 1082억원에 달한다. 수영선수 프랭크 오닐(Frank O‘Neill)과 부인이 이혼하면서 엄청난 유산을 받게 되면서 세계적인 동물 부호로 떠오른 것. 칼루에 이은 3위로는 612억원의 재산을 가진 푸들 토비 라임(Toby Rimes)이 차지했다. 주인인 엘라 웬들(Ella Wendel)이 막대한 재산을 남겼는데 이 재산이 불어나 세계적인 동물 재벌이 됐다. 4위에는 성공한 흑인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의 애완견이 올랐다. 윈프리가 이 견공의 몫으로 610억원을 책정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재산을 받은 개 중 하나가 됐다. 다음은 돌고래 케이코(Keiko)가 올랐다. 본인의 능력으로 이자리에 오른 대표적인 ‘자수성가 형’ 재벌로 꼽힌다. 무명 돌고래에 불과했던 케이코는 영화 ‘프리 윌리’에 출연해 유명해졌고 재산이 460억원에 달한다. 마지막으로 6위에는 출판업계 거물인 마일스 블랙웰(Miles Blackwell)의 애완용 암탉 기구가 차지했다. 암탉 기구는 2000년 마일스 블렉웰의 부인이 죽은 후 200억원이 넘는 유산을 받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울산·부산·경남 등 6개 지자체 동해 남부 연안 관광벨트 추진

    울산과 경북, 부산 등 연안도시의 관광자원을 하나로 연결하는 ‘동해남부 연안 관광벨트’ 조성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12일 울산 남구에 따르면 경북 포항·경주, 울산 남구, 부산 해운대·수영구 등 6개 지자체는 연안도시의 관광자원을 하나로 묶어 상품으로 개발하는 ‘동해남부 연안 관광벨트’ 조성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조만간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예정이다. 동해남부 연안 관광벨트는 철강산업시설(포항)~역사문화유적(경주)~해상 고래관광(울산)~해변 관광지(부산)를 연계하게 된다. 특히 연안 관광벨트는 그동안 지역 간의 연계성 부족으로 당일 코스에 그쳤던 동해남부의 관광사업을 체류형 관광으로 발전시켜 지역 관광산업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자체들은 MOU 교환 이후 공동으로 관광객 유치 활동과 홍보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울산 남구는 관광벨트 구축에 맞춰 현재 울산 연안을 운행 중인 고래바다여행선을 경주 감포와 부산 연안지역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이스라엘시 “인어 사진 찍으면 100만 달러”

    이스라엘 하이파 부근의 키르바트 얌(Kirvat Yam)자치시가 인어를 발견하는 사람에게 1백만 달러(약 12억원)를 주겠다고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키르바트 얌에서는 지난 수개월동안 수십건의 인어 목격담이 전해졌다. 목격자들은 “전설상의 인어처럼 상체는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하체는 물고기 모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인어가 주로 석양무렵에 나타나 돌고래 처럼 물질을 하고는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인어 존재의 증명은 인어를 생포할 필요는 없으며 확신시킬 만한 사진 만으로 충분하다. 현재 이 지역에는 인어의 모습을 보려는 관광객들이 저녁무렵이면 카메라를 들고 해안가에 몰려들고 있다. 키르바트 얌 자치시 대변인 나티 질버먼(Natti Zilberman)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도 이번 인어찾기 홍보로 인한 관광객의 증가를 은근히 기대 하는 눈치다. 질버먼은 “정말 인어의 존재가 증명되어 1백만 달러를 지불한다고 해도 인어를 보기위한 관광객으로 1백만 달러 이상의 가치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형태(tvbodaga@hanmail.net)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스타남매 손호영·정민 여수엑스포 홍보 참여

    스타남매 손호영·정민 여수엑스포 홍보 참여

    김태희·이완, 엄정화·엄태웅 등 연예계에서 남매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가운데 손호영·손정민도 나섰다. 인기 아이돌 god출신으로 뮤지컬 활동과 함께 일본 연예계 진출을 앞두고 있는 손호영은 누나인 손정민과 함께 오는 22일 ‘스타와 함께하는 남해안 출사행사’에 참여한다.  뛰어난 영어실력을 자랑하는 손정민은 각종 케이블 및 지상파 방송에 진행자 및 연기자로 활동 중이다.  이 행사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것으로, 출사에서 찍은 사진은 남해안권 공동화보집 제작에 사용될 예정이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의 하나로 꼽히는 행사이며 2012년 5월 12일~8월 12일 석달동안 열릴 예정이다.  오랫동안 연예계에 몸담아왔지만 손호영·정민 남매가 함께 공식 행사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매는 평소 사진에 취미가 있어 종종 함께 사진을 찍으러 다닐 정도로 사진 마니아라고 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박람회가 열릴 예정인 전남 여수의 율촌 봉전 해안마을과 순천 해룡 와온 갯벌 일대를 찍는다. 선정된 사진은 이후 화보집으로 만들어져 전 세계 40여 개국으로 배포, 여수박람회를 널리 알릴 예정이다.  손호영·정민 남매는 출사에 참여한 사진 마니아들과 함께 여수·순천시 일원을 돌며 사진 촬영에 참여한다. 국내팬뿐 아니라 해외팬들도 상당수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누나인 손정민은 동생과 함께 바닷가에서 사진촬영을 하게 된 것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바다에 자주 놀러 다녔는데 한번은 미국의 한 바닷가에서 돌고래를 보고 동생이 상어로 착각해 다가오지 말라며 소리쳤던 기억이 있다.”면서 “이제는 너무 많이 커서 오빠인 척 하는 호영이를 보며 누나를 위해주던 착한 동생의 모습을 가끔 추억하곤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삼성전자, 포켓 프로젝터 신제품 출시

    삼성전자, 포켓 프로젝터 신제품 출시

    삼성전자가 손바닥 크기에 950g의 초소형·초경량 비즈니스용 포켓 프로젝터 신제품(모델명 SP-P410M)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PC와 연결하지 않고 USB 메모리만 프로젝터와 연결해 주면 USB 메모리에 저장된 그림, 사진 및 동영상(사운드 포함) 등 다양한 콘텐츠를 프로젝터에서 재생할 수 있다.  또 포켓 프로젝터 중 최대 밝기인 170 안시루멘 성능을 갖춰 사무실이나 소형 회의실 등에서 프리젠테이션, 제품 설명 등에 적합한 또렷한 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스테레오 스피커까지 내장돼 있어 멀티미디어 교육용, 엔터테인먼트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LED(Light Emitting Diode·발광다이오드) 램프를 사용해 기존 할로겐 램프보다 환경친화적이며,램프교환 없이도 최대 3만 시간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하루 8시간씩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돌고래 곡선을 형상화한 유선형 외관 디자인도 돋보이는 제품이며 투사화면은 최대 80인치까지 지원된다.SP-P410M의 가격은 99만원.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유재영 상무는 “포켓 프로젝터 신제품 SP-P410M은 비즈니스맨들을 위해 기능은 강화되고 휴대는 더욱 편리해진 제품”이라고 말했다.   [참고용어]  안시루멘( ANSILumen·American National Standards Institute Lumen)은 프로젝터 투사의 밝기를 나타내는 미국표준협회(ANSI) 표준에 의한 휘도 측정 단위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귀신 거울/조영희

    [엄마와 읽는 동화] 귀신 거울/조영희

    대형 슈퍼마켓 통조림 코너의 한쪽 기둥에는 길쭉한 거울이 붙어 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비춰 볼 수 있는 멋진 거울입니다. 멋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통조림을 고르다가도 거울 앞에 우뚝 멈춰 섭니다. 그러고 자신의 모습을 이리저리 비춰 보다가 흐뭇한 얼굴로 돌아섭니다. 엄마를 따라온 아기들은 거울을 때리며 장난치는 걸 좋아합니다. 늦은 오후, 소은이가 슈퍼마켓에 들어옵니다. 소은이는 묵직한 책가방을 어깨에 메고 있습니다. 피아노 학원에 수학 학원, 영어 학원, 미술 학원, 논술 학원, 그리고 다시 영어회화 학원에 갔다가 한자 학원까지 모두 들르려면 책만 해도 예닐곱 권은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소은이는 빵과 과자가 있는 선반에 즐겨 갑니다. 크림이 잔뜩 든 빵이나 부드러운 초코 과자를 고릅니다. 저녁밥 대신입니다. 여러 학원을 도느라 저녁밥을 따로 챙겨 먹을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색다른 걸 먹어 볼까?” 그래서 고른 것이 땅콩크림빵입니다. 냉장고에선 땅콩크림빵에 잘 어울리는 콜라를 꺼냈습니다. “으악!” 통조림 선반 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갔습니다. 소은이도 빵과 콜라를 양 손에 들고 뛰어갔습니다. 길쭉한 거울 앞에 운동복 차림의 아저씨가 주저앉아 있었습니다. “왜 그러세요?” 귤색 제복을 입은 직원들이 뛰어왔습니다. “심장마비인가?” 사람들이 멀찍이 떨어져서 수군거렸습니다. 소은이는 잠자코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저기, 거울에, 귀, 귀, 귀신이…….” 아저씨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습니다. “거울이 어쨌다고요? 귀신, 뭐라고요?” 직원이 아저씨의 입에 귀를 바싹 갖다 댔습니다. “거울 속에 귀신이 나타났어요.” 아저씨는 바들바들 떨고 있었습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요?” 직원이 피식 웃었습니다. “정신 나간 사람이구먼.” 사람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떴습니다. “저걸 보란 말이오!” 참다못한 아저씨가 직원의 얼굴을 양 손으로 잡아 거울 쪽으로 돌려 주었습니다. 주변에 모인 사람들도 모두 거울을 봤습니다. 거울 속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운동복 아저씨의 모습도, 직원의 모습도, 주변에 모인 그 어떤 사람의 모습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슈퍼마켓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비명을 지르는 사람, 가게 밖으로 뛰어나가는 사람, 경찰서에 전화를 거는 사람, 귀신이 나타났어도 필요한 건 사야 한다며 계산대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소은이가 서 있는 쪽에서는 거울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도대체 무엇 때문에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귀신이라고?’ 소은이는 슬금슬금 거울 쪽으로 가까이 가 보았습니다. 마음을 굳게 먹고 거울 앞에 선 순간, 소은이의 눈에 낯선 아이가 보였습니다. 보라색 옷에 보라색 화장을 한 아이였습니다. 소은이는 보라색 아이의 눈을 보았고, 보라색 아이는 소은이의 눈을 보았습니다. “얘야, 위험해.” 처음 보는 아주머니가 소은이의 손을 잡아끌었습니다. 소은이는 이때 빵과 콜라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하룻밤이 지났습니다. 슈퍼마켓 정문에는 못 보던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안전하고 깨끗한 우리 슈퍼마켓을 앞으로도 많이 이용해 달라.’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가게 안은 무척 한가합니다. 손님보다 직원이 많아 보일 정도입니다. 소은이는 오늘도 빵을 사기 위해 가게에 들어섭니다. 하지만 빵은 핑계에 불과합니다. 소은이는 보라색 아이를 다시 보고 싶었습니다. 처음 보는 아이였지만 눈빛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저 멀리 거울이 보입니다. 지금 소은이에겐 거울의 옆면만 보일 뿐입니다. 소은이는 가방을 고쳐 멥니다. 그러고 거울로 성큼성큼 걸어갑니다. 지금까지는 모든 것이 좋습니다. 아직은 거울 앞면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소은이는 딱 한 걸음을 남겨두고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어제는 얼른 피해서 괜찮았지만 나쁜 귀신이면 어떡하지?’ 가슴이 콩닥콩닥 뜁니다. 귤색 제복을 입은 직원들이 계산대 주위에 몰려 있습니다. ‘무슨 일이 생겼을 땐 계산대로 뛰어가면 될 거야.’ 소은이는 가방 끈을 꽉 쥐고 숨을 크게 들이켭니다. 눈을 꼭 감고 발을 크게 내딛습니다. 왼쪽으로 몸을 돌리고 슬며시 눈을 뜹니다. 거울 속에 있는 것은 보라색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소은이가 보인 것도 아니었습니다. 거울 속엔 노란 스웨터를 입은 할머니가 서 있었습니다.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소은이는 오른손을 들어 손가락을 접었습니다. 거울 속의 할머니도 똑같이 했습니다. 소은이는 거울에 좀 더 가까이 갔습니다. 할머니도 소은이에게 다가왔습니다. “할머닌 누구예요?” 할머니는 소은이의 입 모양을 따라할 뿐, 소리를 내지는 않았습니다. 소은이는 손을 뻗어 거울을 만졌습니다. 그저 차가운 거울일 뿐이었습니다. 소은이는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미래를 보여주는 거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할머니의 얼굴이 어딘가 소은이를 닮은 것 같기도 했습니다. 소은이와 닮은 얼굴이라 무섭지 않았나 봅니다. 거울을 톡톡 두드려 보았습니다. 거울 속의 할머니도 거울을 톡톡 두드렸습니다. 그러자 할머니의 모습이 흐려지더니 다른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이번엔 젊은 남자가 보였습니다. 이 남자도 소은이를 그대로 따라했습니다. 소은이의 얼굴이 발그레해졌습니다. 미래의 남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음엔 어떤 것을 보여줄 건가?’ 다시 한 번 거울을 톡톡 두드렸습니다. 이번엔 어제 소은이를 가게 밖으로 끌고나갔던 아주머니가 보였습니다. 거울은 소은이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소은이의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다시 톡톡. 아주머니의 모습이 사라지고, 거울엔 아무것도 비치지 않았습니다. 톡톡. 변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톡톡. 그대로였습니다. 톡톡. “그만 좀 해!”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피곤하다고. 피곤해.” 거울 속에 보라색 아이가 나타났습니다. “아!” 소은이는 짧은 비명을 질렀습니다. 하지만 아직 달아날 정도로 나쁜 일이 일어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도대체 이곳은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거야. 정말 마음에 안 들어.” 보라색 아이가 퉁명스럽게 말했습니다. 서 있는 폼도 매우 삐딱했습니다. “너 같은 장난꾸러기 때문에 더 피곤하고 말이야. 어제는 요만한 아기가 두들겨대더니 오늘은 너니?” 소은이는 발을 움찔했습니다. 보라색 아이가 가까이 올 땐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하긴 네가 무슨 잘못이 있겠니. 이런 곳에 걸린 나의 운명을 탓해야지.” 보라색 아이는 팔짱을 낀 채 통조림 선반에 기댔습니다. 그러고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궁금한 게 있어.” 소은이가 오랜 침묵을 깼습니다. 겨우 용기를 냈지만 목소리는 모기 소리보다 작았습니다. 뭔가 잘못 말하면 마구 혼이 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뭔데?” “넌 누구야?” 보라색 아이가 피식 웃었습니다. “보고도 몰라? 거울이야.” “그런데 왜 이상한 걸 보여줘? 거울이면 나를 보여줘야지.” “피곤해서 그래. 용량 초과라고. 누가 누군지 기억하지 못하겠어.” 보라색 아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아까 보여준 건 뭐야? 내 앞날이야?” “아까 뭐?” 보라색 아이는 눈을 한 번 치켜뜨고는 크게 웃기 시작했습니다. “하하하! 너의 앞날이냐고?” 소은이는 기도하는 사람처럼 두 손을 모았습니다. “처음 보았던 할머니는 윗동네에 사는 할머니야. 보통은 일주일에 한 번씩 오는데, 요즘은 통 보이지 않아서 걱정하고 있던 참이었어. 그때 마침 네가 나타나서 잘못 보여준 거지. 실수한 거야.” “그래…….” 소은이는 왠지 시무룩해졌습니다. “두 번째의 젊은 남자는 이곳 직원이야. 저길 봐.” 보라색 아이가 가리키는 곳엔 정말 그 남자가 있었습니다. 남자는 손님이 없어서 매우 따분해하고 있었습니다. “세 번째로 본 사람은…….” “나도 알아.” “그래, 그뿐만이 아니야. 하루에도 수 천 명이 내 앞을 지나가. 나는 그 사람들을 일일이 기억했다가 다시 보여주는 거야.” 보라색 아이의 얼굴이 어두워졌습니다. 잿빛이 섞인 보라는 더욱 슬퍼 보였습니다. “이젠 지쳤어. 새로운 얼굴을 기억하기는커녕 이미 알고 있던 사람들조차 헷갈릴 지경이야.” 보라색 아이는 거울 속에 있는 통조림 선반 위에 사뿐히 올라앉았습니다. 소은이는 보라색 아이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소은이도 날마다 새로운 것을 머릿속에 집어넣느라 바빴기 때문입니다. “도와주고 싶어.” “네가 어떻게?” 보라색 아이가 코웃음을 쳤습니다. 솔직히 소은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전부 다 잊어버리면 되잖아. 컴퓨터를 포맷하듯이.” 겨우 생각해낸 방법이었습니다. “네 눈엔 내가 컴퓨터로 보이니?” 보라색 아이는 소은이의 말이 우습기만 했습니다. “기억을 털어낼 만한 방법이 없을까?” 소은이는 보라색 아이를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털어낸다……, 털어낸다…….” 골똘히 생각하던 소은이가 갑자기 청소도구를 파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소은이는 그곳에서 가장 큰 총채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그걸로 뭘 어쩌려고?” “잘될지 모르겠어.” 소은이는 양손으로 총채를 잡고 먼지를 털듯 거울을 두드렸습니다. 그러자 수많은 사람들이 거울 속에 나타났다 사라졌습니다. 마치 먼지가 되어 거울 밖으로 떨어져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담임선생님도 보이고, 가장 좋아하는 친구도 보이고, 이 근처에 산다는 유명한 연예인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엄마도 보이고, 마침내 소은이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소은이의 모습은 총채로 아무리 두드려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여보세요?” 거울을 톡톡 두드려 봅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습니다. 보라색 아이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습니다. “인사라도 해둘걸.” 소은이는 조금 섭섭한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기억을 모두 털어내고 즐거워할 보라색 아이를 생각하니 기분이 조금 나아집니다. 학원 시간이 많이 지났습니다. 오늘은 왠지 학원을 모두 빼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작가의 말 학원을 아홉 군데나 다니는 아이를 보았습니다. 아이의 작은 머릿속이 견딜 수 없을 만큼 복잡해지진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이에겐 비어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비어있는 시간은 창조를 위한 시간입니다. 아이가 빈 시간을 충분히 갖길 바라며 이 글을 썼습니다. ●작가약력 대학교에서 건축공학, 시각디자인 전공. 2004년 중랑구 사이버 신춘문예 ‘풍선 잃은 아이’로 당선. 200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책을 돌려주세요’로 당선. 대전일보 신춘문예 ‘강에 사는 고래’ 로 당선. 단편모음집 ‘수선된 아이’, ‘지난밤 학교에서 생긴 일’ 등.
  • 故히스 레저가 연출한 뮤직비디오 공개

    故히스 레저가 연출한 뮤직비디오 공개

    지난 해 초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배우 히스 레저가 생전 메가폰을 잡은 뮤직비디오가 공개됐다. 미국 인디밴드 모디스트 마우스(Modest Mouse)의 곡 ‘킹 랫’(King Rat) 뮤직비디오는 6분 분량이며, 돌고래와 고래 등이 바다에 사는 사람을 ‘낚는’ 독특한 콘셉트로 눈길을 끈다. 이 콘셉트는 모디스트 마우스의 멤버인 이삭 브루크와 레저, 그리고 그의 가족이 모두 함께 호주로 낚시 여행을 떠났다가 떠올린 아이디어로 알려졌다. 평소 자연을 사랑하고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이 뮤직비디오에 포경금지운동의 메시지를 담을 예정이었다. 히스 레저는 모디스트 마우스가 2007년 ‘킹 랫’이 수록된 앨범을 발매하자마자 뮤직비디오 제작에 들어갔지만, 이를 끝마치지 못한 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뮤직비디오 중반에는 검은 바탕에 ‘이 뮤직비디오는 삶의 훌륭한 옹호자였던 우리의 친구와 함께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영혼 안에서 끝마치게 됐습니다.’는 내용의 추모글이 흐른다. 히스 레저는 생전 배우 뿐 아니라 연출가로도 활동한 바 있으며, 직접 단편영화와 뮤직비디오를 연출하는 등 재능을 뽐냈다.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국내 관객에게 얼굴을 알린 그는 지난 해 1월 약물 중독으로 사망했으며, 유작이 된 ‘다크나이트’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comicbookmovie.com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돌고래가 수중서 사람 구하는 순간 포착

    흰돌고래가 위기에 처한 다이버를 구하는 장면이 공개돼 감동을 주고 있다. 중국의 다이버 양옌(26)은 얼마 전 산소 호흡기 등 장비를 갖추지 않은 채 한 아쿠아리움에서 열린 프리 다이빙 대회에 참가했다. 양옌은 순조롭게 입수 했지만 낮은 수온 때문에 갑자기 근육에 경련이 나 움직일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 손 쓸 틈도 없이 바닥으로 가라앉았고 다리는 점점 굳어져만 갔다. 꼼짝없이 ‘죽었구나.’라는 생각이 든 그때, 양옌은 다리 아래에서 무언가가 자신을 수면위로 올려주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의 목숨을 살린 것은 다름 아닌 아쿠아리움에서 키우는 흰돌고래. ‘밀라’라는 이름의 이 돌고래는 입과 코를 이용해 양옌을 수면위로 올렸고, 이후 구조대가 들어와 그녀를 물에서 건져냈다. 돌고래 덕분에 죽을 고비를 넘긴 양옌은 “숨이 점점 막히고 몸은 움직일 수 없게 되자 ‘곧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직감으로 알아챈 돌고래가 다가와 날 수면위로 올렸다.”면서 “돌고래가 사람과 교류가 가능할 만큼 민감하고 똑똑한 동물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흰돌고래가 다이버를 구하는 극적인 장면은 이 대회에 참가한 또 다른 다이버가 촬영했다. 사진을 접한 해외 네티즌들은 “매우 감동적인 장면이다.”, “믿기 어려울 만큼 놀라운 사례다. 동물의 따뜻한 마음을 알게 된 소중한 사진” 등의 댓글을 달며 감동을 표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Let’s Go]고래관광 명소 울산 장생포

    [Let’s Go]고래관광 명소 울산 장생포

    그날 하늘도 꼭 이 모양이었지. 해가 번쩍거리다가 이내 비 뿌릴 듯 먹구름이 끼는 그런 날씨였으니까. 바다 역시 잠잠하나 싶더니만 4~5m짜리 파도를 쿠르릉거리며 진양 5호를 하늘 위로 헹가래쳐 올리곤 했고. 그래도 모처럼 20m는 훌쩍 넘어섬 직한 큰 참고래를 발견했으니 머리카락이 바짝 곤두서는 거야. 밥도 선 채로 먹는 둥 마는 둥 했지. 울렁이는 파도 탓에 조준은 쉽지 않았고 이 녀석은 빗나간 작살포에 도망치지도 않은 채 약 올리듯 근처를 맴돌았으니 이제는 돈보다, 피곤함보다 호승심(好勝心)이 훨씬 컸지. 그렇게 눈에 핏발 선 채로 계속 쫓았지. 사흘 째 되는 날이었던가? 바다 위에서 큰 몸집을 드러낸 이 녀석과 눈이 딱 맞은 거야. 눈알이 희번덕거리는 게 무섭기도 하고, 그만 쫓아오라는 애절한 눈빛 같기도 하더구먼. 그냥 눈 딱 감고 화약 장전한 작살포를 쾅 소리와 함께 날렸지. 명중~! 정확히 등에 꽂혔고, 내친김에 한 방 더 장전해서 등에 작살을 꽂았지. 한 마리면 만선(滿船)이었지. 돌아오는 바닷길에 쿨럭거리는 붉은 피가 기다란 띠를 이루고…. 하, 그런 시간이 또 올까. 몇 남지 않은 왕년의 고래잡이 포수(砲手) 손남수(73)씨의 무심한 눈은 바다로 한 번, 하늘로 한 번 정처를 두지 못하고 흔들렸다. 한반도 최초-혹은 인류 최초라고도 하는-고래잡이 지역, 울산 장생포에는 이제 고래가 없다. 그저 먼 바다와 고래의 꿈을 꾸는 허리 굽은 노인이 있고, 그 노인의 영화(榮華)와 무용담을 전설처럼 듣고 눈을 반짝거리는 아이들이 있을 뿐이다. 여기에 고래잡이 나갈 때마다 경건하고 성대하게 제사 모시던 신위당은 굳게 문 잠겨 있다. 혹은 열 가지가 넘는 맛을 한 몸에 담고 있다는 고래 고기가 식객의 술안주로 흥청거리고 있거나. 다시 올 수 없는 청춘과 다시 탈 수 없는 포경의 기억은 그래서 더 애잔하다. 당시 울산 바닥에서는 부와 명예를 한 몸에 받던 직업이 고래 포수였다. 1950~60년대 당시 집 두 채는 살 수 있을 정도의 거액인 50만원 정도의 계약금을 받고 스카우트되기도 했다. 그러나 1986년 포경은 금지됐고 이제는 고래잡이배를 탔던 기억이 남은 사람조차 40명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 장생포 청년회장 김상철(42)씨는 “장생포는 1980년대 초반 인구 3만명이 넘을 정도로 번성했었는데 이제는 2000명도 채 되지 않는다.”면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인 포수들은 고래잡이가 금지된 뒤 다른 지역에 나갔다가 적응하지 못하고 돌아오기 일쑤”라고 장생포의 영욕을 얘기했다. ●‘고래신화의 메카’로… 여행선 주말예약은 필수 울산시는 이달 초 고래 관광을 시작했다. 포경 자체가 금지된 상황에서 전설처럼 혹은 신화처럼 남아 있는 고래를 ‘현실의 고래’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자 울산 장생포를 ‘고래신화의 메카’로 만들기 위한 일환이다. 이를 위해 울산시 남구청에는 아예 ‘고래관광과’를 만들었다. 고래바다 여행선은 주 3회(수, 토, 일) 운항한다. 한번 출항할 때 정원은 107명이다. 주말 예약은 벌써 다음달까지 꽉 들어찼으니 예약은 필수다. 8월 말까지는 휴가성수기인 만큼 수~일요일, 5일 내내 운항한다. 3시간 정도 울산 앞바다를 돌고 나오는데 2만 5000원이다. 예약은 홈페이지(http://whale.ulsannamgu.go.kr) 또는 고래관광과(052-226-3404~6)에서 가능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바다에서 만날 수 있는 고래들이 과거 장생포를 놀이터처럼 들고 나던 참고래떼 또는 7~8m짜리 밍크고래가 아닌 참돌고래떼라는 사실이다. 또한 고래를 볼 수 있는 확률이 절반에 채 못 미친다는 점이다. 고래관광과 문종현 계장은 “단순히 고래를 직접 볼 수 있느냐만이 아니라 참고래떼의 길을 따라가 본다는 의의와 함께 울산의 고래 관련 역사와 문화를 함께 둘러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고 대부분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선사시대부터 고래를 잡았다? 선사시대부터 이 언저리에서 고래를 잡아왔음을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는 국보 285호 반구대암각화는 울산 바로 옆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대곡천변에 있다. 반구대암각화를 보려면 차를 타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2~3㎞ 들어갔다가 또 걸어서 1㎞ 남짓을 걸어야 한다. 공식적으로는 100m 남짓 바깥에 줄을 쳐서 대곡천 옆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며 망원경을 설치해서 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요령껏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고래를 잡는 모습, 호랑이, 멧돼지, 산양을 잡는 모습 등을 손이 닿을 만한 2~3m 높이까지 빼곡하게 그려 놓았다. 다만 최근 장맛비가 계속되면서 물에 잠긴 날이 많아 형태를 제대로 못 보기 십상이다. 대곡천의 물이 마르는 갈수기, 그중에서도 그늘 드는 오전이 아닌 오후에 가야 암각화의 그림들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장마가 끝나가는 이즈음이 적기라고 할 수 있다. 장생포에 가기 전 반구대암각화를 보고 암각화전시관에 들러 역사와 문화 등을 알고 가면 훨씬 재미있고 알찬 고래 관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짙은 심해의 내음이 한가득~ 고래고기 고래잡이는 금지됐다. 다만 그물에 ‘걸려진’ 고래는 검찰의 고래 검시를 거친 뒤 선주가 처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띄엄띄엄이나마 고래 고기가 유통되는 배경이다. 장생포 사람들은 그래서 고래를 ‘로또’라고도 부른다. 고기 그물에 ‘우연히’ 걸리기만 하면 한번에 2000만원 남짓을 벌 수 있으니 말이다. 일부러 고래가 지나는 길에 그물을 친다는 소문까지 있다. 고래고기는 우네(배), 막찍기, 갈빗살, 내장 수육, 육회, 오배기(꼬리), 잇몸 등 부위에 따라, 조리 방법에 따라 현저히 다른 맛을 선사한다. 게다가 부위별로 찍어 먹는 소스도 초장, 고추장, 젓갈, 소금, 부추김치, 새콤달콤한 소스 등 각기 다르다. 소설가 이순원은 자신의 소설 ‘첫눈’에서 고래 고기의 맛을 ‘고기 맛에 알게 모르게 배어 나오는 어떤 허무함이거나 쓸쓸함’이라고 표현했다. 소설 속 주인공이야 고래가, 고래 고기가 울산의 어느 여고 음악선생과 엇갈리는 사랑으로서 만남과 헤어짐의 모티브이기에 그렇게 느껴졌는지 모를 일이지만, 현실 속의 고래 고기는 ‘꽤’ 맛있다. 8월 초순이면 현대자동차니, 현대중공업, 미포조선 등 울산을 출렁거리는 공장들이 일제히 하계 휴가에 들어가 조용해질 것이다. 물론 출근 자전거 물결 등 울산 특유의 활력을 보지 못하는 것이 유감일 수 있지만 한적한 시간에 전설과 신화를 좇아 떠나 보는 것도 짜릿한 일이겠다. 글ㆍ사진 울산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여행가방 ▲ 가는 길 반구대암각화를 본 뒤 장생포로 가자. 서울에서 가면 경부고속도로 언양 나들목으로 빠져나가야 한다. 언양읍에서 35번 국도를 따라 경주 방향으로 9㎞쯤 올라가면 오른쪽에 반구대암각화 안내판이 나온다. ▲ 먹을거리 울산에 왔으면 문화 체험 차원에서라도 고래 고기를 먹어야 한다. 처음 대하는 사람은 약간 비릿한 냄새에 고개를 내저을 수도 있지만 한번 맛을 들이면 헤어나기 어렵다. 장생포 고래관광선을 타는 곳 주위로 고래 전문점 13곳 등에서 고래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울산시내에서도 ‘고래세상’(052-227-9234) 등 고래 고기를 전문적으로 파는 식당이 있다. 또 울산에서는 시청 옆에 위치한 시어머니-며느리-딸-며느리 등 4대가 이어져온 ‘함양집’(052-275-6947)의 전통 비빔밥을 꼭 먹어 줘야 한다. 숟가락, 젓가락, 밥그릇, 국그릇 모두 정감 넘치는 놋쇠다. 육회 또는 볶음고기를 놓고 야채 나물이 먹음직스럽게 둘러져 있다. 탕국으로 나오는 한우 고기국물 맛이 비빔밥과 최상의 조화를 이룬다. 묵채와 파전도 맛있다.
  • [29일 TV 하이라이트]

    ●환경스페셜(KBS1 오후 10시) 기쁠 때, 슬플 때, 놀랄 때, 배우자를 찾을 때 상황에 따라 동물의 소리는 다르다. 조류의 경우, 새끼와 어미의 확인은 소리로 하게 된다. 그만큼 소리는 개체 인식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돌고래, 코끼리, 개구리 등 동물들이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는지, 동물들의 번식과 생존의 비밀을 ‘소리’로 찾아본다. ●소비자 고발(KBS2 오후 11시5분) 2008년 1월 소비자고발에서는 일부 횟집에서 활어 수족관안의 이끼를 없애기 위해 농약 성분이 포함된 이끼제거제를 사용하는 현장을 고발했다. 방송 후 1년 반이 지난 지금, 이끼제거제 사용 실태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맑고 깨끗하게만 보이는 활어 수족관의 실체를 고발한다. ●밥 줘(MBC 오후 8시15분) 선우는 영미에게 화진네 아파트에 몰려갔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묻는다. 겁을 줬다는 영미의 말에 선우는 계속해서 추궁을 해보지만 명쾌한 답변은 듣지 못한다. 기억을 다소 되찾은 화진에게 선우는 별장에 영란과 함께 간 남자에 대해 묻는다. 둘 사이가 다정해보였다는 화진의 말에 선우는 속으로 분개하는데…. ●뉴스추적(SBS 오후 11시15분) 두 달 전 주민들이 줄줄이 암에 걸린다는 충남 보령의 한 마을을 보도했다. 주민들은 인근 군 사격장에서 과거에 벌어졌던 기름유출 사고가 원인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군 사격장으로 고통 받는 주민들의 현실을 조명하고, 군과 주민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모색해본다. ●극한직업(EBS 오후 10시40분) 쓰레기를 찾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다로 나가는 사람들, 그들의 직업은 해양 폐기물 수거원이다.개펄에 뒤덮인 오물과 고철, 낡은 어구들이 내뿜는 지독한 악취와 악천후를 견뎌야 하는 극한의 작업이 반복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쓰레기와의 전쟁. 해양 폐기물 수거 현장으로 찾아가 본다. ●YTN 초대석(YTN 낮 12시35분) 김언호 대표는 1975년 신문기자에서 해직된 후 이듬해 출판사를 창업해 유신치하와 5공 정권의 어려운 여건에서 수많은 히트작을 만들어냈다. 그는 또 헤이리 마을을 기획하고 실천했는데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되는 동호인 마을이라고 할수 있다. 헤이리 마을을 찾아가 김언호 한길사 대표를 만나본다.
  • 올여름 한옥마을서 “1박2일”

    올여름 한옥마을서 “1박2일”

    “올여름엔 전주 한옥마을에서 ‘슬로시티’의 진수를 만끽하세요.” 한옥마을은 ‘맛과 멋의 전통도시’ 전북 전주시의 상징이다. 전주는 700여채의 고풍스러운 기와집이 즐비하게 늘어서 전국 최대 한옥 주거공간을 자랑한다. 전주 한옥마을은 관광기능 위주의 다른 지역 ‘민속촌’과 달리 주민들이 실제 살아가고 있는 삶의 공간이다. 우리나라 근·현대사가 압축돼 있는 생활사 박물관으로 불리는 이유다. ●전주 700여채 기와집 즐비해 전주 한옥마을은 1920, 30년대 형성됐다. 전주 중심가를 일본인들이 차지하자 우리 터를 지키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풍남동·교동 일대에 집중적으로 한옥이 들어섰다. 이 덕분에 전주 한옥마을에는 조선시대에 지어진 대궐형 집부터 서민형까지 다양한 한옥이 섞여 있다. 솟을대문에 행랑채, 사랑채, 안채 등으로 구성돼 전통 한옥의 운치를 간직한 고택이 적지 않다. 오랜 세월 삶의 향기가 배고 손때 묻은 한옥들이 최근 들어선 체험시설로 인기를 끌고 있다. 동락원, 승광재, 설예원, 아세헌 등 9개 체험시설에는 연중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주말과 휴일은 다음 달 말까지 예약이 끝난 상태다. 툇마루에 앉아 한가로이 매미소리를 듣고 밤이면 마당에서 보름달을 즐길 수 있는 한옥에서의 하룻밤은 다소 불편하지만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전통예절, 다례, 비빔밥만들기, 판소리, 한복 등 다양한 체험활동도 할 수 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외국인, 학생들뿐 아니라 연인과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크게 늘었다. 연간 130만명이 다녀가는 새로운 명소가 됐다. ●풍성한 볼거리·먹거리로 관광객 유혹 한옥마을은 천천히 걸으면서 느림의 가치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은행나무길과 태조로를 걷다 보면 세월이 비켜간 듯한 옛 한옥에 절로 빠지게 된다. 공예품전시관, 술박물관, 공예공방촌, 명품관, 강암서예관, 최명희문학관, 경기전 등 다양한 볼거리들이 발길을 잡는다. 전통문화센터에서는 주말마다 판소리 무료 공연과 투호, 널뛰기 등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골목골목 돌며 온갖 사연이 담긴 고택들을 살펴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내로라했던 명문가와 부자들이 살았던 고래등 같은 기와집을 둘러보면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에 절로 탄성이 나온다. 학인당은 한옥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다. 전주 대부호 백낙중이 경복궁 중건에 거금을 내고 고종으로부터 대저택 건축을 허가받아 지었다고 전해진다. 은행나무길 동락원은 주인이 아들의 중학교 입학 기념으로 지었다. 가정집이었으나 한국은행, 기전대학 등으로 주인이 바뀌어 체험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오교장 댁’은 조선 말기 궁녀가 전주로 내려와 지었다고 해서 ‘궁녀의 집’으로 불린다. 먹거리도 다양해 관광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한정식, 비빔밥, 칼국수 등이 유명하다. 전통찻집은 한옥의 정취를 느끼면서 다례를 즐길 수 있어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공짜 안주가 많기로 유명한 전주 막걸리집도 한번쯤 들러볼 만하다. 전주시는 한옥마을을 국제적인 명소로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우선 한옥마을을 사대문 안으로 확대해 ‘한스타일 특구’로 개발할 계획이다. 또 느림의 가치를 지향하는 공동체인 국제 슬로시티(Slow City)에 가입해 지구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한옥마을에 대규모 회의와 숙박체험이 가능한 전통 한옥형 컨벤션도 오는 9월 완공된다. 한옥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와 가문에 얽힌 얘기들을 풀어내는 스토리텔링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갈 곳 잃은 노 前대통령 추모 표지석 은행 연차쓰면 보너스 휴가 이현세 “생애 첫 온라인 만화 연재” 英 동성애 군인이 표지모델로 인터넷 시세 300만원짜리 팔러가니… 박물관·미술관으로 ‘문화 피서’ 떠나요
  • 고래관광선 새달말까지 ‘만원사례’

    울산 앞바다에서 고래떼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고래바다여행선’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14일 울산 남구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매주 수·토·일요일 운항하는 ‘고래바다여행선’(탑승 정원 107명)의 예약이 오는 8월 말까지 모두 끝났다. 오는 9월 첫째주와 둘째주 토요일 예약도 마감됐다.특히 7~8월 예약자의 45%는 서울과 경기, 부산, 대구, 경남 등 다른 지역 관광객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고래바다여행선이 전국적 관심을 모으는 것은 국내에서 유일한 고래 관련 볼거리인 데다 지난 4일 여행선 운항 이후 잇따라 돌고래떼가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고래바다여행선은 매주 수·토·일요일 오전 10시 남구 장생포항을 출발해 동구 울기등대, 북구 정자 앞바다, 울주군 간절곶을 돌아오는 3시간 코스로 운항한다. 요금은 성인 2만 5000원(울산시민 2만원), 학생 1만 3000원(울산시민 1만원).고래관광은 청어(4~5월)와 봄 멸치(4~6월), 꽁치(9~10월) 등 어족이 풍부한 4~10월이 적기다. 고래 관찰이 어려운 11~3월에는 울산항만과 조선소, 울산석유화학공단 야경 등을 볼 수 있는 연안견학(오후 5~7시)을 2시간 코스로 운항할 예정이다.또 울산시와 남구는 고래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바다여행선을 탄 뒤 선사시대 고래 유적인 반구대암각화, 장생포고래박물관, 대숲공원 등을 둘러보는 ‘고래 생태관광 투어’도 계획하고 있다.남구 관계자는 “고래바다여행선은 바다에 뛰노는 고래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간절곶 앞바다 등을 볼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우리 마을은 우리 주민이 키운다.”‘별주부마을’로 알려진 충남 태안군 남면 원청리 주민들이 마을 발전에 발벗고 나섰다. 주민들 스스로 고유의 어로방식을 활용해 갖가지 이벤트를 개발하고 축제를 열어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14일 태안군에 따르면 오는 25~27일 마을 앞 노루미백사장(청포대해수욕장)에서 ‘어살문화축제’를 연다. 어살은 갯벌이나 백사장에 일정한 높이로 그물을 치거나 돌을 쌓은 뒤 밀물 때 물고기가 넘어 들어왔다가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면 손이나 반두(양쪽 끝에 막대기를 달아 물고기를 몰면서 잡는 그물)로 잡는 전통 어로방식이다. 그물을 치면 ‘그물살’, 돌을 쌓아 만들면 ‘독살’로 불린다.김종욱 어살문화축제추진위원장은 “그물살은 1㎞, 대나무 어살인 ‘죽방렴’은 250m에 이른다.”면서 “지난해 한 소주회사와 처음 축제를 열었는데 회사만 부각돼 올해는 독자적으로 열게 됐다.”고 말했다.별주부마을이란 이름은 우화소설과 판소리로 널리 알려진 ‘별주부전’의 배경이 된 곳이라고 해서 붙여졌다. 이 마을이 관광자원화한 것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독살’이다. 국내에서 독살이 가장 많다. 8개가 복원돼 있고, 개당 길이는 150m에 이른다. 면적은 개당 2000~3000평이다. 매년 4~10월 운영되고 있고, 독살 한 곳을 하루 빌려주고 30만원을 받는다. 이장 최명선(65)씨는 “인기가 좋다.”면서 “3년 전 독살체험을 한 서울 사람은 매년 한 번씩 자녀들을 데리고 와 통째로 빌려 즐기다가 간다.”고 귀띔했다. 오는 9월 이 마을에는 국내 유일의 ‘독살문화관’이 완공된다.이 마을은 맛조개잡기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갯벌 구멍에 소금을 뿌려 맛조개가 쏙 올라오면 잡는 체험 놀이다. 하루 평균 200~300명이 몰린다. 소금과 호미를 제공하고 1인당 5000원씩 받고 있다.이 마을은 독살로 1억 3000만원 등 각종 체험행사를 통해 해마다 수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번 돈은 독살을 복원하는 등 각종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데 재투자한다. 골목길에 나무를 심고 집집마다 돌담을 만드는 등 환경과 관광이 어우러진 마을을 만드는 데도 쓴다.원청리에는 130가구 400여명의 주민이 산다. 어업과 취나물 재배를 하고 펜션도 50개에 이른다. 여기에 관광수입이 적잖다. 매년 정월 대보름 전날 용왕제를 열어 1000여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등 마을을 알리고 소득으로 연결하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은 끊임이 없다. 이번 축제 때는 무료로 관광객을 맞는다. 통발(그물통을 주낙처럼 줄에 매달아 물고기를 잡는 어구) 등 어로체험과 물둠벙 치어관찰하기, 물고기·조개잡기 대회, 갯벌체험, 어구전시회, 전통 우마차타기 등이 펼쳐진다. 축제비 8000만원 가운데 절반을 마을에서 부담했다. 이장 최씨는 “체험행사를 개발하기 전보다 마을 소득이 2~3배 늘어났다.”면서 “생태계 등을 잘 보존해 마을을 대표적인 전통 어업의 산교육장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한시 통해 자연에 사는 맛 느껴보세요”

    “한시 통해 자연에 사는 맛 느껴보세요”

    한시를 시인이나 학자가 아닌 스님이 풀어내면 어떻게 될까. 한시에세이 ‘맑은 바람 드는 집’(아름다운인연 펴냄)을 출간한 흥선(53) 스님은 시구 하나하나에 매달리지 않았다. 14일 서울 인사동에서 만난 스님은 “한시는 매개일 뿐 그저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책을 낸 소감을 밝혔다. 책은 77편의 한시와 함께 에세이를 실었지만, 시가 주는 낭만적 흥취 정도에 머무르지 않는다. 꽃을 이야기면서도 ‘어찌 하면 / 임께 드려 / 고래들을 / 모두 베어 / 천하를 편케 할까’(유호인, ‘검’) 같은 구절을 인용하고는 몰상식한 정치를 뒤집을 ‘상식의 칼’에 대해 논하는 식이다. 책은 그가 11년째 관장 소임을 맡아온 직지사 성보박물관 홈페이지에 올린 글 중 뽑아 묶은 것이다. 그는 “출판홍수 속에서 의미있고 가치있는 책이 얼마나 될까 생각하면 두렵다.”고 말하지만 7년 반 동안 쓴 170여편 중 일부만 골랐으니 정수를 뽑아낸 셈이다. 스님의 한시 사랑은 출가와 동시에 시작됐다. 승가에 들어오자 한문과 선시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는데, 개인적인 취미와도 맞아 가까이 두고 읽기 시작한 게 벌써 30년이 넘었다. 그는 “한시를 늘 접하지 못하는 건 번역이나 작품선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래서 책에는 쉬우면서도 좋은 시, 특히 도시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자연에 사는 맛을 전할 수 있는 작품을 골랐다고 한다. 춘하추동(春夏秋冬) 계절에 따라 4개로 나눈 것도 이 때문이다. 실린 작품들도 매화, 대나무, 봄, 눈 등을 노래한 게 많다. 무엇보다 책의 백미는 스님이 직접 쓴 단아한 글체의 한시와 펜글씨로 쓴 번역시. 스님은 “기계가 발달하면서 우리는 손의 기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면서 “손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싶어서 인터넷에 올릴 때부터도 펜글씨를 함께 써 올렸다.”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속 보이는 거대 ‘레몬 상어’ 순간 포착

    속 보이는 상어? 북 아메리카의 섬나라인 바하마에서 촬영한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상어의 사진이 공개됐다. 수중촬영전문가 에릭 청이 찍은 이 사진은 먹이를 먹으려 입을 크게 벌리고 달려드는 상어의 모습을 담았다. 이 상어는 몸길이가 3.7m에 달하는 레몬상어(Lemon Shark)로, 날카로운 이빨과 포악한 성격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8년간 바하마에 머물며 상어 사진을 찍은 에릭 청은 “처음 사진을 찍을 때는 겁이 나기도 했지만 갈수록 레몬상어와 물속에서 함께 노는 것에 익숙해졌다.”면서 “결국 레몬상어의 진귀한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레몬상어가 갑자기 내 앞에서 입을 크게 벌린 순간 재빨리 셔터를 눌렀다.”면서 “이렇게 좋은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타이밍이 매우 좋았다.”고 덧붙였다. 에릭 청이 상어의 진귀한 모습을 포착한 바하마 섬은 지구상에서 거대 상어를 찍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상어가 살기에 적합한 기후일 뿐 아니라 물고기가 풍부해 최적의 자연환경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황소상어(Bull Shark), 뱀상어(Tiger Shark), 고래상어 등 몸집이 큰 상어들이 자주 이곳을 찾는 까닭에, 상어를 연구하려는 학자와 세계 연구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세계적 음악가들 실험무대 즐기세요

    세계적 음악가들 실험무대 즐기세요

    매년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실험적인 클래식 무대를 선보인 대관령국제음악제(GMMFS)가 22일부터 새달 14일까지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다. 6회를 맞은 올해 음악제의 주제는 ‘와츠 인 어 네임(What’s in a name)?’으로, 셰익스피어의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사 중 “이름에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장미라고 불리는 저 꽃도 이름이 어떻게 달라지든 향기는 결코 달라지지 않을 텐데.”에서 따왔다. ●저명연주가 시리즈 등 연주회 30여회 강효(바이올리니스트·줄리아드 음악원 교수) 예술감독은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곡가가 곡에 이름을 붙인 표제음악들을 소개하면서 이 표제들이 어떤 향기를 전달할지, 또 관객들은 어떻게 느낄지 함께 경험하는 기회로 준비했다.”며 “세계적인 음악가 10여명의 연주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제에는 저명연주가 시리즈, 음악학교, 떠오르는 연주자 시리즈 등 30여회 연주회가 진행된다. 알도 파리소 예일대 교수와 정명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지안 왕(이상 첼로), 이고르 오짐 모차르테움 음악원 교수, 김지연 서던메소디스트대 교수(이상 바이올린), 토비 애플 줄리아드 음악원 교수(비올라)가 올해도 참여한다. 여기에 미국인으로 유일한 차이콥스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우승자인 엘마 올리베이라, 미하엘라 마틴(제1바이올린)·슈테판 피카드(제2바이올린)·노부코 이마이(비올라)·프란츠 헬머슨(첼로) 등 유럽 최고의 솔리스트로 구성된 미켈란젤로 현악4중주단이 합류한다. 이들은 클래식과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탄둔의 ‘고스트 오페라’, 한국계 작곡가 얼 킴이 시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소프라노와 현악을 위한 세 개의 프랑스 시’, 가면을 쓴 연주자들이 나서는 조지 크럼의 ‘고래의 목소리’ 등 색다른 음악을 선사한다. 올해로 예일대 재직 50주년을 맞은 파리소 교수는 개막공연(31일)에서 지휘자로 나서 제자들과 빌라 로보스의 ‘브라질풍의 바흐 5번’을 연주한다. ●음악도와 강원도민을 위한 자리도 장래가 촉망되는 음악도들을 위한 음악학교에는 2008년 롱 티보 콩쿠르 바이올린 우승자 신현수(22), 올해 주니어 차이콥스키 첼로 부문 우승자 이상은(16), 미국에서 바이올린 신동으로 꼽힌 엘리 최(7) 등 13개국 184명이 참여한다. 음악학교 교수 대표인 정명화 교수는 “음악학교는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해외의 훌륭한 연주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다. 이 자리가 재능있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나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국제음악제는 강원도민들의 문화 항유 기회를 늘리기 위한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준비했다. 저명연주가 시리즈는 새달 11~13일 원주·강릉·춘천에서도 펼치고, 홍천에서는 떠오르는 연주자 시리즈(4일)를 갖는다. 춘천죽림동성당(22일), 원주제일장로교회(26일), 월정사 산사음악회(8월14일) 등도 무료로 준비했다. 자세한 일정은 음악제 홈페이지(www.gmmf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033)253-7497.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CEO칼럼] 신바람 CAN 문화/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

    [CEO칼럼] 신바람 CAN 문화/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무게가 수천 파운드나 나가는 범고래가 수면 위로 솟아올라 밧줄을 넘기 위해서는 평소 적절하고 반복적인 보상이 필요하다고 한다. 즉, 조련사와 고래가 서로 교감을 갖고 긍정적인 관계로 나가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몇몇 기업들이 자신감과 일체감을 불어넣어주기 위해 다양한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필자는 가장 바람직한 조직 문화로 ‘신바람 캔(CAN) 문화’를 꼽는다. 최고경영자(CEO)는 임직원들이 같은 생각으로 즐겁게 일에 몰입하는 것을 보면 평소 힘들었거나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것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이때 생겨나는 자신감과 ‘할 수 있다.’(CAN)는 의욕을 신바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업에 있어서 이런 신바람은 자율적으로 일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연구개발(R&D) 비중이 높은 산업에선 자율과 창의성이 더욱 중시된다. 고객에 대한 새로운 가치 창조는 자율적이고 창의성이 충만될 때에 더욱 잘 된다. 미국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할 때다. 우유의 졸림 유발 성분에 대한 분석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는데, 당시 그 주제가 너무 흥미로워 몇 달간 거의 밤을 새워가며 몰입한 경험이 있다. 반대로 어린 시절 조금만 더 놀다가 공부하려고 하는데, 어머니가 공부하라고 야단치면 갑자기 하기가 싫어질 때가 있었다. 바로 자발성의 결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은 구성원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금전적인 지원을 하기도 하지만 자긍심과 펀(Fun), 인정, 존중, 신뢰, 배려, 소속감(일체감) 등의 무형적인 요소로도 신바람을 이끌 수 있다. 최근 국내외 일류 기업들이 이런 부분에 점점 비중을 두며 자율과 창의가 살아 숨쉬는 조직을 지향하고 있는 것도 결국 장기적으로 이런 조직과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시장에서 앞서가기 때문이다. 필자는 사업장별로 가족 초청행사와 재택근무, 월 1회 ‘치어-업 데이’(Cheer-up Day·조직활성화), ‘패밀리 데이’(Family Day·조기 퇴근) 등을 실시해봤다. 결과는 대만족.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릴 수 있었고 생산성도 올라갔다. 프로그램과 활동이 좋은 평가를 받아 ‘가정 친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사소하지만 회사가 지향하는 조직 문화를 촉진하는 요소가 되는 것 같다. 2007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임직원과 고객 초청 사내 경연대회인 ‘행복한 음악회’도 많은 호응과 기쁨을 안겨주고 있다. 평소에 감춰두었던 임직원들의 열정과 끼, 재능, 팀워크 등이 이런 페스티벌을 통해 분출되는 것을 볼 때 우리 회사 슬로건인 ‘건강과 젊음, 행복을 드립니다’가 더욱 실감나게 느껴지곤 한다. 신바람 나는 일터는 신바람 나는 사람들이 만들어 간다. 결국 가장 바람직한 조직은 회사와 구성원들이 공감대를 갖고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창의적으로 일할 때다. 그래야 좋은 성과를 내고, 이같은 성과가 고객가치 창출로 연결돼 회사가 성장하고, 개인도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회사와 직원이 더불어 성장하는 ‘사이클’이 선순환으로 정착될 수 있다. 요즘 경제와 정치, 사회 전반적으로 위기 상황이 적지 않고, 어두운 뉴스도 많다. 이런 때일수록 진정한 ‘신바람 캔(CAN) 문화’가 우리 사회 전반에 충만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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