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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가킹즈 “마흔 넘어도 힙합으로 승부할래~YO!”

    부가킹즈 “마흔 넘어도 힙합으로 승부할래~YO!”

    평균 나이 36.3세, 올해로 데뷔 11년째를 맞는 장수 힙합 그룹이 있다. 바로 가수 바비킴이 속해 있는 그룹 부가킹즈다. 최근 4년 만에 신보를 내고 타이틀곡 ‘돈 고’(Don‘t Go)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아이돌 그룹의 홍수 속에서도 힙합 그룹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앨범은 42개월 만이지만, 그동안 셋이 함께 공연 등 활동은 계속 해 왔어요. 세 명의 다양성이 더욱 단단하게 보여지는 앨범인 것 같습니다. 앨범에 수록된 7곡이 힙합 안에서 다 다른 장르이고, 세 멤버들의 역할 분담도 두드러졌죠.” ‘흥겨움의 제왕’이라는 뜻의 그룹 이름처럼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은 몸이 절로 움직이는 흥겨운 선율 속에 바비킴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귓전을 파고든다. 가사는 멤버 주비트레인의 연애경험담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돈 고’는 디스코 느낌이 드는 힙합 곡입니다. 조금 색다르게 만들어 보자는 계획 아래 처음 시도해 봤죠. 자이브 같기도 하고 트로트 같기도 하고요. 가사는 일상에서 오랜 연인들이 숱하게 만나고 싸우는 일을 반복하는, 살아있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리더이자 보컬인 바비 킴(39)을 중심으로 랩을 담당하는 주비트레인(34)과 간디(36)가 뭉친 그룹 부가킹즈. 그들은 십년 넘게 해체하지 않고 장수하는 비결로 멤버들 간의 호흡을 꼽았다. 바비킴은 ‘고래의 꿈’으로 솔로 가수로 성공한 이후에도 “내 인생의 반은 바비 킴, 반은 부가킹즈”라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11년 전 제가 한참 어려웠던 무명 시절에 만나 음악을 함께 한 형제 같은 친구들입니다. 힙합은 영감을 주는 음악이고 제 반쪽이기 때문에 부가킹즈 멤버로서 배신을 하는 것은 저 자신을 배신하는 행위와 같아요. ‘부가킹즈’가 제게는 자존심이죠.”(바비킴)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간디도 “바비 형은 셋이 반지하 방에서 살 때나 인기를 얻고 난 뒤에나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큰 형으로서 솔직하고 음악이나 의견도 잘 받아준다. 포용력 있고, 수평적인 리더십의 소유자”라고 맞장구를 친다. 힙합 1세대로서 서러웠던 시간도 많았다. 주비트레인은 “힙합 공연에 가면 대기실이 없어 편의점에서 대기하던 때도 있었다.”면서 “그보다 힘들었던 것은 힙합을 하는 데 대한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편견”이라고 털어놨다. 오랜 시절 무명을 겪었던 이들은 올해부터 좀 더 대중적으로 파고드는 그룹이 되자는 목표를 세웠다. 다음 달 10일에는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콘서트도 갖는다. 여기에는 지난해 10월 MBC ‘나는 가수다’의 무대에 올라 ‘물레방아 인생’으로 바비킴과 듀엣곡 부르기 미션에서 1위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 “태어나서 1등을 해본 것이 처음이었어요. 저희 인지도가 낮아서 혹시 바비 형의 경연에 누를 끼칠까 봐 부담감이 컸죠. 하지만 ‘나는가수다’에 나간 뒤 콘서트 무대에 서면 50대 어르신까지 좋아해 주시고 함께 호흡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올해를 기점으로 저희를 많이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주비트레인) 이들은 국내 힙합 그룹의 명맥이 다소 끊긴 것 아니냐는 질문에 “요즘은 아이돌 그룹의 음악에도 랩이 들어가는 등 힙합 음악이 가요에 많이 흡수돼 있다.”면서 “언더그라운드에서 후배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10년 전과 비교해 힙합이 패션과 음악 등 문화적으로 정착했다.”고 강조했다. 스스로를 “잘 조율된 비빔밥 같은 그룹”이라고 평가하는 ‘부가킹즈’가 말하는 힙합의 매력은 뭘까. “랩은 대화랑 비슷하기도 하고, 실생활에 근접한 표현법이기 때문에 접근하기가 쉬운 것 같아요. 개그의 소재로도 자주 쓰일 정도로요. 무엇보다 힙합은 항상 젊은 느낌이잖아요. 저희도 마흔이 넘어도 힙합을 하면서 젊게 살렵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바다이야기 2제] 고래 1마리 1억

    고래 한 마리가 최고 1억원에 육박하는 비싼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 19일 수협 중앙회 등에 따르면 2010년 1월부터 현재까지 2년 새 가장 비싸게 팔린 고래는 지난해 12월 포항수협 위판장에서 거래된 9653만원짜리 밍크고래로 조사됐다. 밍크고래 한 마리의 평균 가격은 2010년 3000만원에서 지난해 6000만원대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이는 정부가 고래유통증명제 등 유통관리체계를 강화하면서 가격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울산의 한 고래고기 전문점 업주는 “유통증명제 시행 이후 고래 가격이 더 올랐고 “불법으로 잡은 고래는 처벌받을 위험성이 있어 가격이 더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종교플러스]

    영적 서적 독후감 공모전 가톨릭출판사는 영적 서적 읽기를 장려하는 독후감 공모전을 개최한다. 대상 도서는 지난해 가톨릭출판사가 펴낸 가톨릭 고전시리즈 ‘준주성범’ ‘신심생활입문’ ‘성녀 소화 데레사 자서전’과 ‘길에서 잡은 고래’ ‘나의 멘토 나의 성인’ 등 5권이며 마감은 4월 7일까지다. 분량은 200자 원고지 30장 안팎으로 수상자는 5월 13일 발표한다. (070)8233-8215. 17일 법정 스님 추모 법회 2010년 입적한 고(故) 법정 스님을 추모하는 법회가 오는 17일 오전 11시 서울 길상사(주지 덕운스님) 경내 설법전에서 봉행된다. 추모 법회에는 문도 대표 덕조 스님을 비롯한 문도들과 길상사 자문위원, 맑고 향기롭게 임원, 길상사 신행단체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에서는 법정 스님 추모영상 상영과 음성 공양이 진행되며 보성 스님(조계총림 송광사 방장)의 법문도 있을 예정이다. 평신도학교 ‘공의회 과정’ 천주교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는 3월 19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강당에서 2012년 평신도학교 ‘공의회 과정’을 진행한다. 1년 기간의 이번 과정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역사적 배경과 의미, 교회에 미친 영향을 살필 수 있는 평신도 전문 교육과정이다. 전 과정을 이수하면 교구장 명의의 수료증을 수여한다. (02)777-2013.
  • 대전아쿠아월드 경영난…개장 1년만에 잠정 휴업

    대전아쿠아월드 경영난…개장 1년만에 잠정 휴업

    대전아쿠아월드가 오는 27일부터 잠정 휴업에 들어간다. 국내 최대 규모로 문을 연 중부권 유일의 대형 수족관이 경영난 때문에 불과 개장 1년 만에 휴업하는 것이다. 13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아쿠아월드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 아쿠아월드는 공문에서 ‘당초 계획과 달리 자금이 확보되지 않고, 수입 급감으로 전시 및 설비 투자가 어려워 휴업하려 한다.’고 밝혔다. 대전시가 투자유치한 아쿠아월드는 을지훈련장 등으로 쓰던 보문산 지하벙커를 매입하고 주변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건물을 지어 지난해 1월 문을 열었다. 국내 최초의 동굴형 수족관(4000t)이다. 바닥면적은 1만 8700㎡로 국내 최대다. 하지만 개장 초부터 진·출입로가 비좁아 극심한 교통체증이 발생했고, ‘분홍 돌고래’ 반입이 실패하면서 관람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최초로 분홍 돌고래 1쌍을 베네수엘라에서 반입하려 했다가 현지 폐사한 것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 1년간 4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으나 올겨울로 접어들면서 경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직원 임금체불, 공과금 체납 등이 발생한 상태”라고 귀띔했다. 관람객 수가 기대에 못 미치자 패스트푸드 등 분양자 30여명이 지난해 6월 “분홍 돌고래 반입, 독점상가 등 과장광고로 점포를 분양했다.”면서 아쿠아월드를 상대로 형사고소 및 분양대금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국민은행도 같은 해 11월 아쿠아월드 측이 79억원을 갚지 않는다며 수족관과 건물 등에 대해 경매를 청구했다. 총감정가는 213억원으로 경매는 3월 12일 또는 4월 16일 있을 예정이다. 수족관에는 현재 피라루크 등 400여종의 물고기들이 있다. 아쿠아월드 관계자는 “휴업을 해도 물고기는 수족관에서 계속 관리한다. 사정이 나아지면 영업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씨줄날줄] 포클랜드 vs 말비나스/이도운 논설위원

    남아메리카 대륙의 아르헨티나 남단에서 동쪽으로 460해리 떨어진 곳에 나비가 날개를 편 모양의 군도(群島)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이 최근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또다시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포클랜드(Falkland Islands)이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말비나스(Islas Malvinas)라고 부른다. 포클랜드 군도는 16세기 포르투갈, 스페인, 영국 등 유럽의 항해가들에 의해 무인도로 처음 발견됐다. 1832년 영국이 고래잡이 기지로 삼기 위해 영유권을 선언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1816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면서 군도의 영유권도 계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982년 4월 2일부터 두 나라 간에 75일간에 걸친 영유권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포클랜드 군도는 중심지 스탠리가 있는 동쪽 섬과 서쪽 섬 그리고 776개의 작은 섬으로 구성돼 있다. 면적은 1만 2173㎢로 경기도(1만 136.16㎢)와 서울(605.52㎢)을 합친 것보다 조금 크다. 인구는 3140명(2008년 7월 조사)밖에 되지 않으며 이 가운데 2000명이 스탠리에 살고 있다. 원주민이 61.3%로 가장 많고 영국인 29.0%, 칠레인 6.5%, 스페인인 2.6%이며, 일본인도 0.6%가 사는 것으로 통계에 잡혀 있다. 군도 자체의 경제적 가치도 그다지 크지 않다. 주 산업은 목양(牧羊)이다. 양의 수가 60만 마리에 이른다. 수목이 자라지 않는 불모지가 많아 농산물은 거의 재배되지 않는다. 2005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은 7500만 달러.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5000달러로 우리나라보다 조금 높다. 화폐는 포클랜드 파운드를 별도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포클랜드는 현재보다 미래의 가치가 크다. 우선 근해에 많은 원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인류의 마지막 자원 보고라는 남극 대륙의 전진 기지에 해당된다. 1차 세계대전 때에는 남대서양의 영국 해군기지 역할을 했다. 부근 해상에서 영국과 독일 함대의 전투가 벌어졌던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1982년 전쟁에서 아르헨티나가 패배한 이유는 100가지가 넘을 것이다. 그러나 1999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했을 때 만났던 현지 지식인의 탄식은 아직도 마음을 두드린다. “4월 2일 드디어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주요 일간지의 헤드라인은 그 뉴스가 아니었습니다. 톱 뉴스가 무엇이었는지 아십니까? 아르헨티나가 어떤 나라와의 축구 경기에서 2대0으로 이겼다는 겁니다. 이러고도 우리가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겠습니까?”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고래잡는 사람들 이야기’ 책으로 나온다

    ‘고래잡는 사람들 이야기’ 책으로 나온다

    ‘1930년대 중반 울산지역 어부들은 일본의 포경선을 타고 남극 해역에서 극한의 추위와 싸우면서 고래를 잡았다.’ 허영란(47) 울산대 역사문화학과 교수가 오는 4월 출간 예정인 ‘고래바다 울산, 고래포구 장생포’(가제)라는 책에 수록된 내용이다. 허 교수는 사라져가는 우리나라 근대 포경의 역사를 재조명하기 위해 2009년부터 2년간 포경선 선장과 선원, 고래고기 유통업 종사 자 등 18명을 직접 만나 들은 얘기와 자료를 엮어 책으로 출간한다. 허 교수는 “우리나라 근대 포경은 1899년 울산 장생포에서 시작됐으나 관련 자료가 너무 없다.”면서 “어떤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고래를 잡았고, 포경이 지역사회와 나아가 한국사회에 미친 영향을 미시적으로 살펴보고자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허영란 교수, 근대 포경역사 재조명 책 4월 출간 그는 “근대 포경은 일본 자본으로 시작했으며 1930년대 중반 어부 수십명이 하급선원으로 일본 포경선을 타고 고래기름(연료)과 고래고기(식량)를 확보하기 위해 남극에서 고래를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1940년대 일본 홋카이도에서 고래를 잡기도 했다는 게 허 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허 교수는 어선들 가운데 유일하게 포경선만 여성 선원 탑승을 허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래잡이 배는 한번 출항하면 4~5개월 조업을 했기 때문”이라면서 “당시에는 상당히 파격적인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참고래 1마리, 1920년대 쌀 300가마 값 그는 또 “1900년대 초부터 1960년대까지 울산을 비롯한 동해에는 길이 20m가 넘는 대형 참고래와 귀신고래가 많이 잡혔다.”면서 “1920년대 참고래는 1마리에 최소 5000원으로 당시 쌀 300가마 정도에 해당하는 값에 팔렸다.”고 말했다. 참고래는 1982년 8월 장생포 출신 고 이승길(포경선 포수)씨가 울산 근해에서 22m짜리 한 마리를 잡은 것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바다 로또’ 밍크고래는 당시 울산 연안에 많았지만 채산성이 낮아 잡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껍질이 두껍고 지방이 많은 귀신고래는 기름을 짜는 데 주로 사용됐다. 그는 “고래고기는 냉장 수단이 부족해 울산과 가까운 도시인 부산, 포항, 대구 등에서 많이 소비됐고, 그 중 부산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렸다.”면서 “고래잡이 포수는 포경선에서 독보적인 장인의 지위가 보장됐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일본산 돌고래 자매 울산에

    일본산 돌고래 자매가 다음 달 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튼다. 울산 남구는 다음 달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 고래박물관에서 다섯 살 된 암컷 돌고래 2마리(1억 4000만원)를 들여온다고 25일 밝혔다. 몸길이 2.2~2.6m인 돌고래 자매는 이달 말 완공되는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보조 풀장에서 1개월가량 적응훈련을 마친 뒤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남구는 앞서 2009년 10월에도 다이지 고래박물관에서 고아롱(9살·수컷), 고다롱(7살·수컷), 장꽃분(12살·암컷) 등 돌고래 3마리를 들여와 고래생태체험관에서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남구는 이번에 들여오는 돌고래 자매에게도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붙여줄 예정이다. 남구는 암컷이 수컷보다 많아야 고래들이 서로 싸우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추가로 들여오는 새 식구를 모두 암컷으로 선택했다. 남구 관계자는 “고래생태체험관은 이달 말 보조 풀장까지 갖추면 앞으로 다이지 고래박물관처럼 돌고래를 길들여 키우는 순치 기능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고래생태체험관은 2009년 11월 24일 개관한 이후 인근 고래박물관, 장생포항에서 운항하는 고래탐사 관광선인 고래바다여행선 등과 함께 고래관광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흑룡氣 팍팍…팔용산·용두산 새해나들이

    흑룡氣 팍팍…팔용산·용두산 새해나들이

    촌스럽긴 합니다. 용의 해가 됐다 해서 용과 관련된 여행지를 소개한다는 게 말입니다. 한데, 이런저런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옛 경남 마산의 팔용산과 용두산은 꼭 한 번 가볼 만합니다. 팔용산은 960개의 돌탑이 장관이고, 용두산은 해양 트레킹로 ‘비치 로드’를 따라 바닷가를 걷는 맛이 각별하지요. 돌탑을 만나러 가는 길은 풍경을 보러가는 발걸음과는 다릅니다. 누군가의 바람이 켜켜이 쌓인 곳이니, 새해 스스로의 소망을 다지기 딱 좋습니다. 여기에 마산에서 옛 진해까지 이어진 해양관광로를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다도해 너머로 때론 소박하고, 때론 장쾌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960개 돌탑 통일을 꿈꾸다 내 나라 안에서 명자깨나 날리는 돌탑군(群)을 꼽자면 전북 진안의 마이산 돌탑이 가장 앞줄에 설 게다. 강원 강릉의 노추산 돌탑길도 명성으로는 마이산 돌탑에 뒤질 망정, 규모로는 뒤지지 않는다. ‘탑돌이 할머니’가 26년째 3000개 가까운 돌탑을 쌓고 있다. 경북 문경 새재의 ‘꽃밭서덜’은 오래 전 한양을 오가던 선비들과 보부상들이 하나하나 쌓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선인들의 소망이 축적된 곳인 만큼, 풍겨나오는 기운도 범상치 않다. 이들에 견줘 팔용산(328m) 돌탑군은 쌓아 온 연륜만큼 외부에 알려지지는 않았다. 어법에 맞는 이름은 ‘팔룡산’(八龍山)이지만, 현지에선 팔용산으로 통용된다. 돌탑을 쌓은 이는 이삼용(63)씨다. 전직 마산시 공무원이었던 이씨는 1993년 임진각에서 망향제를 올리는 실향민을 TV를 통해 본 뒤, 이산가족의 아픔을 자신의 정성으로 풀어보겠다고 결심한다. 이른바 ‘통일기원탑’ 쌓기는 그때부터 시작됐다.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돌탑을 쌓고, 오전 8시쯤 시청으로 출근하는 ‘이중 생활’이 19년 동안 이어졌다.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돌탑을 쌓다 보니 가정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리 없다. 무릎에도 이상이 생겨 지난해 수술까지 받았다. 이씨는 “한번도 휴가를 못 가 늘 가족들에게 미안했지만, 지금은 내 뜻을 이해하는 건 물론, 힘을 북돋워 준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여느 돌탑들이 자신의 기복(祈福)을 위해 세워졌다면, 팔용산 돌탑은 다른 이들의 바람을 위해 세워진 셈이다. 돌탑은 현재 960개가 세워져 있다. 1m짜리 소형탑부터 8m짜리까지 다양하다. 목표는 1000개다. 이씨는 “999개까지 쌓은 뒤, 마지막 1개는 통일이 되면 쌓겠다.”고 했다. 물론 통일이 되지 않으면, 돌탑군은 미완의 상태로 남을 수밖에 없다. 어찌나 정교하게 쌓았던지, 지난 2003년 태풍 매미가 마산을 강타했을 때도 끄덕없었다고. 돌탑을 품고 있는 팔용산은 일제 강점기엔 반룡산이라 불렸다. 그러다 광복이 되면서 원래 이름을 되찾았다. 산정에서 보면 아래로 뻗어내려간 여덟 줄기가 꿈틀대는 용을 닮았다 해서 이름지어졌다. 예전엔 마산과 창원의 경계가 됐던 산으로, 시민들이 휴식처 겸 등산로로 즐겨 이용한다. 팔용산 산행은 2시간이면 넉넉하다. 정상에 오르는 길은 여러 가닥인데 돌탑군이 있는 먼등골 코스가 일반적이다. 까마득한 절벽 ‘상사바위’가 절묘하고, 정상에서 보는 마산 시내와 마산만(灣) 풍경도 빼어나다. 정상엔 커다란 무덤 한 기가 남아있다. 성주이씨 문중에서 적어 둔 사연을 읽자니 조선 숙종 때 북면 고암 출신의 선조가 사망하자 운구 비용 2만냥을 들여 묘를 조성했단다. 팔용산 중턱의 봉암수원지 주변엔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길이 제법 넓고 웅숭깊어 자분자분 걷기 좋다. ‘연인의 다리’ 건너엔 용두산 마산의 남쪽 끝자락에 저도 연륙교가 있다. 마산 사람들이 첫손 꼽는 관광 명소다. 누워 있는 돼지 형상의 저도(猪島)와 육지를 잇고 있다. 그런데 같은 이름의 다리가 둘이다. 하나는 1987년 만들어진 철교, 다른 하나는 2004년 세워졌다. 바로 옆에 새 연륙교가 놓여지면서 옛 철교는 사실상 ‘은퇴’했다. 차량통행은 금지됐고, 요즘엔 사람들만 걸어서 오간다. 빨간색 철골 구조로 만들어진 옛 다리는 ‘연인의 다리’로 불린다. 사랑도 이음이 중요하니, 별칭으로 제법 그럴싸 하다. 생김새가 영화 ‘콰이강의 다리’(1957) 속의 다리와 닮았다고 해서 마산의 ‘콰이강의 다리’라고도 불린다. 다리는 사연을 품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다리를 건너면 사랑이 이뤄지고, 중간에 손을 놓으면 헤어지게 된단다. 또 다리 위에서 빨간 장미 100송이를 건네주며 프러포즈하면 사랑이 맺어진다고도 한다. 다리 철제 난간에 영원한 사랑을 다짐하는 자물쇠들이 빼곡히 매달린 것도 그런 까닭이다. 밸런타인데이 등 기념일이 되면 다리는 연중 최고의 주가를 올린다. 용두산(龍頭山, 203m)은 ‘연인의 다리’ 너머에 있다. 용두산 산행은 다리 왼편 버스정류소에서 출발해, 용두산 정상과 지난해 조성된 ‘저도 비치로드’(Beach road)의 제1·2·3바다구경길 등을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코스는 다소 복잡하지만 이정표가 잘 갖춰져있어 헷갈릴 염려는 없다. 먼저 용두산 정상에 오른 뒤, 섬을 에두른 ‘저도 비치로드’를 걷다가 다시 용두산 능선을 넘는다. 산행 거리는 약 8㎞.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정상만 찍고 내려올 경우 1시간이면 충분하다. 용두산 정상에 서면 저도 연륙교 주변과 멀리 옛 마산, 진해 인근 풍경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나비섬, 곰섬, 닭섬, 자라섬, 고래머리 등 모양에서 이름을 딴 섬들이 ‘주르륵’ 늘어서 있다. 작은 산에서 보는 풍경치고는 참으로 넓다. 남해 쪽 풍경은 비치로드의 사각정자나 제1·2전망대에서 보는 게 좋다. 거제와 고성 앞바다가 장쾌하게 펼쳐진다. 다소 오르막내리막은 있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섬 산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명불허전’ 해양관광로 저도 연륙교를 뒤로 하고 옛 마산 시내 방향으로 돌아 나오면 신촌삼거리에서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해양관광로, 오른쪽은 1002번 지방도다. 둘 다 시내로 향한 길이지만, 다소 돌더라도 해양관광로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해양관광로는 해양드라마세트장을 지나 옛 진해 시내까지 연결된다. 남해안을 끼고 도는 길 가운데 아름다운 길로 예전부터 ‘명성이 자자’ 했다. 최근 해안선 굽이마다 크고 작은 조선소들이 들어서면서 옛 정취가 적잖이 사라졌다고는 하나, 도시인들이 보기엔 여전히 명불허전이다. 한 걸음에 작은 시골 포구의 고즈넉한 풍경이, 또 한 걸음엔 너른 남해의 장쾌한 풍경이 폐부를 씻어낸다. 이 길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해거름 풍경이다. 장구섬 등 고만고만한 무인도 너머로 해가 지는데, 여간 장관이 아니다. 해넘이는 해 지기 전 10분, 지고난 뒤 10분이 하이라이트다. 해가 넘어갔다고 서둘러 자리를 뜨지는 말라는 얘기다. 화염에라도 휩싸인 듯, 바다와 하늘이 온통 시뻘겋게 물들며 색의 축제를 벌이는데, 화려하다 못해 선정적이다. 글 사진 창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남해고속도로→동마산 나들목→14번 국도 통영 방면→덕동·가포 방면→덕동삼거리→ 저도 연륙교 방면 좌회전→저도 순으로 간다. 관광 명소인 만큼 여러 곳에 이정표가 잘 갖춰져 있다. 팔용산은 동마산 나들목을 나와 14번 국도를 타고 마산역 방향으로 진행하다, 마산역 앞에서 좌회전, 양덕광장 오거리를 지나 봉양로로 갈아타면 등산로 표지판이 나온다. →맛집:저도 연륙교 주변에 굴구이 집이 여럿 있다. 마산합포구 오동동에 길 하나 사이로 ‘아귀찜 거리’와 복 요리집들이 늘어선 ‘복거리’가 조성돼 있다. 애주가라면 ‘통술거리’를 찾아도 좋겠다. 월남동 신마산 주변과 오동동 중심가 뒤편 골목길에 있다. →잘 곳:호텔 사보이(247-4455)는 한국관광공사의 호텔 체인인 베니키아 가맹점이다. 가족들이 묵어도 좋을 만큼 깔끔하고 저렴하다. 7만~10만원 선. 팔용산 가기 전 마산 수출자유지역공단 근처에 있다. 호텔 사보이 뒤편엔 모텔들이 밀집해 있다. 3만~4만원 선.
  • [검·경 수사권 충돌] “검·경 싸움에 시민만 피해”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검경 수사권 조정 갈등에 시민들만 피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검사의 내사 지휘를 경찰이 처음으로 거부한 사건을 진정한 차모(57·대구시 수성구 파동)씨는 “검찰이 좀 더 투명하고 철저하게 조사할 것 같아 지난해 12월 26일 대구지검에 진정서를 냈다.”며 “그런데 검찰의 내사 지휘를 경찰이 거부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허탈해했다. 차씨는 “이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이 150여명에 이른다.”며 “하루 빨리 처리돼 갈등을 해결해 주길 주민 모두는 바라고 있다.”고 했다. 진정인은 차씨 등 30여명이다. 이들은 대구 4차 순환도로 건설에 따른 소음과 분진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며 시공사인 태영건설을 상대로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2008년부터 피해 보상을 요구해 지난해 11월 30일 태영건설로부터 보상금 5억원을 받아냈다. 문제는 보상금을 나누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김모(49) 대책위원장 등 집행부 측은 5억원 가운데 집회경비와 위원장 활동비, 사무실 운영비 등을 제외한 3억 6500만원을 주민들에게 226만 7000원씩 배분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진정인들은 제외된 금액이 너무 많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바다 최강’ 범고래, 상어떼 습격 장면 포착 충격

    ‘바다 최강’ 범고래, 상어떼 습격 장면 포착 충격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 범고래가 상어떼를 공격하는 장면이 포착돼 놀라움을 주고 있다. 28일(이하 현지시각) 뉴질랜드 매체 스터프 보도에 따르면 지난 26일 현지 투아타페레 블루 클리프 해안에 나타난 범고래 한 마리가 인근 상어떼를 공격했다. 상어들은 범고래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저항도 못하고 쫓겨 다녔다. 상어 한 마리는 범고래를 피하려 해변 쪽으로 도망쳤다가 파도에 휩쓸려 뒤집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장면은 당시 해변을 산책하던 주민의 카메라에 포착됐으며 함께 나온 강아지가 상어 주변을 맴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목격자는 “범고래가 무자비하게 상어를 물어 뜯었다.”면서 “상어를 먹잇감으로 생각하고 공격한 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범고래는 귀여운 외모와 달리 야생에서는 물개나 펭귄, 심지어 상어까지도 공격하는 사나운 포식자로 통한다. 또한 이들 범고래는 다양한 먹이 중 특히 상어간을 좋아해 별미로 백상아리를 사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상어떼 공격하는 범고래 영상 보러가기  사진=스터프, 유튜브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英해안서 12m ‘괴물고래’ 사체 또발견…왜?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지구촌 온난화의 영향일까. 올 들어 해변으로 떠밀려 온 채 죽음을 맞이한 고래가 자주 발견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크리스마스이브(24일 밤)에도 영국의 한 해안가에서는 12m짜리 향유고래 사체가 발견됐다고 29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고래 사체는 영국 노퍽 올드헌스탠턴의 이스트앵글리아 해변에서 지역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많은 사람이 고래를 보기 위해 몰렸으며, 동물협회학자들은 이미 고래의 사인을 조사하기 위해 표본을 채집해 갔다. 이번에 떠밀려 온 향유고래는 복부 쪽에 깊은 상처가 있었다. 이에 대해 영국 다이버해양생물구조대(BDMLR)의 한 대변인은 “몇주 전, 영국공군 사격장 반대편인 홀비치 하구에서 발견된 고래 사체의 사인과 동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년간 영국에서 고래가 해변으로 휩쓸려와 질식사한 사고는 단 3차례만 보고됐었다. 하지만 올 들어 많은 고래가 북해 해안가에서 발견됐으며, 특히 험버강 하구 주변에서 널리 발견되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하고 있다. 자연보호론자들 역시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대서양 한류가 조류를 바꾸면서 고래들이 좌초돼 수심이 얕은 북해로 떠밀려 온다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9월 말에는 허허벌판에 가까운 요크셔 주 험버강 유역 습지에서 긴수염고래과에 속하는 정어리고래가 발견돼 시선을 끌었다. 앞서 같은달 노스이스트링컨셔 이밍엄의 스펀 지점에서도 참고래로도 불리는 긴수염고래가 죽음을 맞이하기도 했다. 요크셔 주 야생동물 보호단체는 올해 떠밀려 온 고래 사체 목격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무도 북해에서 고래가 왜 죽어나가는지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고래 전문가들 역시 아직 고래가 떠밀려 와 사망하는 현상이 급증하는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박명재 세상 추임새] 이름을 불러주는 사회

    [박명재 세상 추임새] 이름을 불러주는 사회

    이름은 지구상에서 인간만이 지니는 특권이다. 세상의 숱한 생물 중에서 자기 고유의, 자기 혼자만의 이름을 가진 것은 오직 사람뿐이다. 수많은 식물과 동물들은 종류를 나타내는 이름만 가질 뿐 개체 하나하나가 각자의 이름을 갖지는 않는다. 백합은 백합, 소나무는 소나무, 고래는 고래, 사자는 모두 사자일 뿐이다. 예로부터 사람의 이름은 함부로 범접하거나 훼손할 수 없는 존엄과 영예의 대상이었다. 사람의 이름에는 뜻하는 바 의미와 함께 이루고자 혹은 되고자 하는 소망, 그리고 조상과 가문의 얼이 온전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름은 자신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이자 자신을 총칭해 내보이는 정체성과 고유성인 동시에 인격의 결정체이다. 요즈음은 대체로 한 사람이 평생 하나의 이름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옛날에는 아명(兒名) 따로, 성인 이름 따로, 그리고 벼슬이나 관직에 나아갈 때 또 다른 이름을 갖는 등 성장 연대기에 맞춰 여러 개의 이름을 가지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가 잘 아는 포은 정몽주의 경우, 처음에는 어머니가 태몽에 난을 보았다 하여 몽란(夢)으로, 그 후 집 앞 나무에 용이 올라가는 꿈을 꾸고는 몽룡(夢龍)으로, 마지막으로 부친이 꿈속에 주희(朱子)를 만났다 하여 몽주(夢周)로 개명하기에 이른다. 지금도 좋은 이름을 짓기 위한 성명학과 작명소가 유행하고 있다. 요즘 세상에서는 이 이름 대신 번호가 등장하여 온통 번호 세상이 되고 있다. 아파트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우리는 이름 대신 몇 동, 몇 호 아저씨가 되고, 병원 환자 대기실에서도, 은행 창구 앞에서도 번호가 부르는 곳으로 이리저리 움직인다. 그러다 보니 이름이 불려지는 기회가 줄면서 이름을 기억하려는 노력 또한 점점 줄고 있다. 심지어 선생님의 이름을 모르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스승의 이름조차 모르는 제자들이 수두룩한 게 현실이다. 마찬가지로 제자의 이름을 모르는 선생님도 꽤 있지 않을까 싶다. 좋은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이름을 자주 불러주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름이 번호로 대체되면서 개개인의 가치와 존엄성 내지는 생명력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번호 속에는 개인의 개성과 인간성 내지 정체성이 몰각되어 그저 공허한 숫자의 개념만 있을 뿐이고, 번호에는 책임과 이름값이 따르지 않는다. 이러한 번호 뒤에 숨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는 편리성과 집단을 효과적으로 통제·관리할 수 있는 효용성 등으로 현대사회는 점점 번호를 선호하는 세상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인용하는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人死有名, 虎死有皮)는 말이 있듯이 이름은 생전과 사후까지 자신의 전부를 드러내고 표상하는 소중한 그 무엇인 것이다. 그래서 인간사에 있어 가장 치욕적인 일은 살아서는 이름에 걸맞은 자기 이름값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고, 죽어서는 이름이 더럽혀지는 것이다. 이름이 가장 극진히 대접을 받고 소중히 여김을 받는 것이 바로 종교이다. 불가에서는 합장하고 기원할 때 부처님의 이름으로, 기독교에서는 모든 간구와 기도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무슬림은 알라의 이름으로 하게 된다. 상관이 친근하게 부하 직원의 이름을 불러줄 때, 의사가 따뜻하게 환자의 이름을 불러줄 때, 선생님이 자애롭게 학생의 이름을 불러줄 때, 낯선 사람이 공손히 나의 이름을 불러줄 때, 우리 사회에는 그만큼 신뢰와 존경과 사랑이 넘쳐나게 된다. 이처럼 머리로 기억하여 번호를 부르는 대신 마음속에 기억하여 이름을 불러주는 사회에는 따스한 시선과 훈훈한 인간미가 넘쳐나는 살가운 세상이 된다. 시인은 말했다. 누가 나의 빛과 색깔에 맞는 알맞은 이름을 불러다오. 나는 그에게로 가서 잊히지 않는 의미가 되고 싶다고. 세상 끝날 때까지, 생명이 다할 때까지 서로가 서로의 이름을 다정스레 불러주는 사회, 이 어렵지 않은 아름다운 세상이 필자의 소박하고 작은 세상 추임새이다.
  • [테마로 본 공직사회] (33)상훈제도

    [테마로 본 공직사회] (33)상훈제도

    포폄(褒貶·칭찬하거나 비판하는 것)이라고 했다. 혹은 신상필벌(信賞必罰)이라고도 했다. 공직사회에서 추켜줄 이와 꾸짖을 이를 명백히 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또 관료 행정과 인사가 공정하게 운영되고 그 행정의 결과가 국민들의 이익에 이바지하도록 지탱시켜 주는 중요한 운영원리이자 토대다. 하지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벌 받을까 두려워 살얼음 밟듯 조심스러워하는 공무원, 그리고 열정적이고 창의적으로 일한 뒤 결과로 상을 기대하는 공무원, 둘의 일하는 자세는 천지차이일 수밖에 없다. 국가의 녹을 먹는 공무원들에게 상이란 어떤 의미인지, 대한민국 상훈(賞勳) 제도의 역사가 어떻게 바뀌어왔는지를 둘러본다. 최근 사회장을 치른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대한민국 최다 훈장 서훈자’다. 그는 국무총리를 지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4일 근정훈장 중 가장 높은 훈격의 청조근정훈장을 서훈받았다. 이로써 무궁화장국민훈장, 통일장보국훈장, 금탑산업훈장 등 1등급 훈장만 네 개를 받게 됐다. 또 육군 소장으로서 받은 화랑무공훈장, 충무무공훈장 등 3~4등급 훈장까지 합치면 무려 여섯 개다. 보통의 경우라면 수십년 재직 기간 동안 하나 받기도 어려운 훈장을 마구 휩쓸었으니 무시무시한 ‘훈장 종결자’인 셈이다. 게다가 ‘정부포상 업무지침’에 따르면 공무원은 훈·포장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한 번 수훈하면 5년 이내에 다시 받을 수 없고, 표창을 받은 뒤 2년 이내 다시 정부 포상을 받을 수 없으며, 또 정부 포상을 받으면 동급 또는 하위 등급의 훈·포장은 받을 수 없는 등 까다로운 ‘재포상 금지’ 규정이 있다. 두 개 이상의 훈·포장을 받는 것은 사실상 꿈꾸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가문의 영광… 한 번 받으면 계속 받아 대한민국의 훈장은 모두 12종이다. 대통령과 우방의 원수 및 배우자만이 받을 수 있는 무궁화대훈장을 제외하면 사실상 11종이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되고 1949년 4월 27일 처음으로 건국공로훈장령이 제정·공포된 이후 각종 훈장령이 만들어졌고, 1963년 상훈법을 새로 제정하며 단일법령으로 통합한 뒤 현재의 골격을 갖췄다. 상의 격으로 따지면 훈장1~5등급>포장>대통령 표창>국무총리 표창>장관 표창 순으로 내려간다. 이중에서 공무원과 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훈·포장은 사실상 근정훈장이 유일하다. 개수건 훈격이건 따지기 전에 공무원으로서 훈장을 받는 것 자체가 ‘가문의 영광’이다. 상을 받고 난 뒤 공무원들이 겪는 내적 변화는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라 대단히 실제적이다. 한 번 표창을 받은 공무원이 계속 업무 공로 또는 제도 개선 아이디어 등으로 성과를 더욱 키워나가는 경우가 많다. 소기옥 행정안전부 안전개선과장은 어린이 교통안전개선사업을 성과적으로 수행한 공로로 지난달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소 과장은 “공직에 들어온 지 올해로 꼬박 30년을 맞았는데 공무원으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상을 받았으니 그 기쁨과 명예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상을 받는 것과 별개로 공무원이 늘 가져야 할 마음이겠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마음, 더욱 책임감있게 일해야 한다는 각오 등이 절로 생겼다.”고 훈장을 받고 난 뒤의 자연스러운 내적 변화를 설명했다. 그는 1995년 자전거거치대 특허를 내고 국가에 헌납하는 등 공로로 1995년 대통령표창을 받은 바 있다. 병무청 산하 대전 민원상담소의 강경윤 계장 역시 상을 받은 뒤의 긍정적 변화를 톡톡히 경험했다. 강 계장은 지난해 공익제도 개선 아이디어가 채택돼 대통령 표창을 받은 뒤 7급에서 6급으로 특별승진했다. 이에 앞서 병무청장 표창, 국방부장관 표창, 국무총리 표창을 받아 단계별로 상격을 높여가며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그는 암치료를 받으면서도 업무에 소홀하지 않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강 계장은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들 때 큰 상을 받아 위로받을 수 있었다.”면서 “오랜 시간 한 분야에서 일해온 공적을 인정받은 것도 뿌듯하고, 인정해준 만큼 기대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업무에 대한 능률, 효율도 더욱 높아짐을 스스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통령 표창을 받은 인천지방중소기업청의 이승기 주무관 역시 중소기업특위원장(장관급) 표창, 국무총리표창 등을 받았다. 이 주무관은 “상을 받으면 그 자체로 근무성적평가 등에서 유리한 점도 있지만 업무의 동기부여가 된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라고 상을 받은 이후의 변화를 설명했다. ●퇴직할 때 받는 훈장, 좀더 엄격하게 물론 특별한 결격 없이 오랜 시간 근무한 공로만으로도 훈장을 받을 수 있다. 일반 공무원의 경우 33년 이상 근무하면 직급별로 1~5등급 근정훈장이 서훈된다. 30년 이상이면 근정포장, 28년 이상이면 대통령표창, 25년 이상이면 국무총리표창이 수여된다. 낮은 처우를 받는 공무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1977년 도입했다. 매년 평균 2만명 안팎이 퇴직하는데 대부분 훈·포장 또는 표창을 받는다. 이 탓에 재직 중 받는 훈·포장에 비해 가치를 조금 낮게 보기도 한다. 물론 이조차 견책 등 징계기록이나 음주운전 등 전과기록이 없어야 한다. 퇴직하며 훈·포장을 못 받는 경우가 가끔씩 나오고 이에 대해 볼멘소리가 터져나오는 이유기도 한다. 행안부 상훈담당관실 관계자는 “공무원 초기에 받은 징계 때문에 그 이후 공직에서 오랜 시간 성실하게 근무해온 경력과 성과를 인정받지 못했다며 소송까지 제기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도 명예를 중요시 여길 수밖에 없는 공무원 입장에서 퇴직하며 훈·포장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 또는 회의를 드러내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고민은 또 다른 지점에 있다. 최근 금값이 치솟으면서 은값도 덩달아 올랐다. 훈장은 은으로 만든다. 평균 은함량이 97% 안팎이고 내년 예산으로 편성한 제작비는 1개당 최소 15만 9000원(옥조근정훈장)에서 71만원(청조근정훈장)까지 잡혀 있다. 전년보다 두 배 넘게 뛰었다. 당장 비용문제도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공무원보다 국민들의 수훈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쉽지는 않지만 꾸준히 추진하는 방향이다. 최근 5년의 포상 현황을 보면 공무원의 포상 비율은 일반 국민에 비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형묵 행안부 상훈담당관은 “일반 국민과 공무원이 함께 추천될 경우 공무원들은 가능한 한 훈·포장보다는 표창으로 돌리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퇴직공무원에게 훈·포장을 주는 것은 30년 이상 지속되어 온 제도인 데다 공무원들의 사기 문제와도 결부된 만큼 당장 자격요건을 높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내년 업무계획을 통해 공적 심사를 조금 더 엄격하게 하는 등 제도적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상훈제의 점진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23일 TV 하이라이트]

    ●울지마 톤즈(KBS1 밤 12시 10분) 2010년 2월 아프리카 수단 남쪽의 작은 마을 톤즈. 강인함과 용맹함의 상징인 종족 딩카족에게 눈물은 가장 큰 수치다. 무슨 일이 있어도 눈물을 보이지 않던 그들이 울고 있었다. 모든 것이 메마른 땅 톤즈에서 눈물의 배웅을 받으며 이 세상 마지막 길을 떠난 사람, 마흔여덟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한 이태석 신부 때문인데…. ●성탄특집 유희열의 스케치북(KBS2 밤 12시 15분) 일 년에 한 번 돌아오는 스케치북의 연례행사. 크리스마스 특집에서는 쓸쓸하고 약속 없는 솔로들을 위한 특별한 무대가 시작된다. ‘감성변태’ 유희열을 주축으로 정재형, 성시경, 루시드폴, 아이유, 정엽, 박주원, 함춘호, 존박 등 유희열을 제외한 총 14명의 출연진과 함께 솔로들만을 위한 특별한 밤이 펼쳐진다. ●특집다큐멘터리 남극의 눈물(MBC 밤 11시 5분)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 남극의 거대한 생태계 ‘지구의 눈물’ 시리즈 완결판이 시작된다. 남극에 서식하는 총 7종의 펭귄, 얼음 대륙과 바다를 넘나드는 5종의 물개들, 남태평양과 바다를 오가는 혹등고래의 세레나데부터 세계에서 가장 접근하기 어렵다는 황제 펭귄의 생애까지 남극 생태계의 모든 것을 공개한다. ●미니시리즈 더 뮤지컬(SBS 밤 9시 55분) 라경은 유진에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다. 유진은 결국 사직서를 내고 청담동 구미호 제작에 참여하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청담동 구미호의 공연은 일주일 만에 모든 자리가 매진된다. 배우들은 좌석이 모두 꽉 찬 무대에서의 첫 공연을 기대한다. 한편 강희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되는데…. ●명의(EBS 밤 9시 50분) 소중한 무언가를 잊고 지내진 않았는지 생각하게 되는 계절 겨울. 아시아 대륙 남동쪽에 있는 필리핀은 눈부신 바다와 태양의 땅이다. 하지만 그곳엔 가난과 불편한 몸 때문에 힘든 일상을 보내는 소년이 있다. 화상으로 상처 입은 2년 전 수술이 두려워 한국에 오지 못했던 소년은 이제 희망을 안고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올리브(OBS 밤 11시 10분) ‘올리브’는 퀴즈를 통해 그들의 건강한 삶의 비법을 알아본다. 그리고 명의들이 직접 출연해 건강한 삶에 도움이 되는 운동과 음식 등을 알려준다. 이번 주는 한국형 랩의 창시자 서수남이 출연해 전립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과 전립선 자가 진단 테스트를 소개한다. 한편 서수남은 전립선 건강에 황색불이 켜졌다는 경고를 듣게 된다.
  • ‘희귀병’ 때문에 슬퍼도 못우는 英여성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물 뿐만 아니라 자신의 눈에서 나온 눈물에도 과민성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슬플 때 마음대로 울 수도 없는 여성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15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를 따르면 현지 노스웨일즈 플린트에 사는 케이티 델(26)은 16세 때부터 눈물을 포함한 물과 관련된 모든 것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델의 말을 따르면 물이 자신의 피부에 조금이라도 닿기라도 하면 2시간가량 피부가 빨갛게 붓고 가려움증과 통증이 동반된다. 이 때문에 비올 때 외출할 수도 없으며 수영장에도 갈 수 없다. 그래도 건강을 위해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빨리 샤워를 하고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그녀는 땀을 흘려도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에 무용 강사로 일하던 직장도 그만뒀다. 그런데 델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슬플 때 울 수도 없다는 점이다. 감정이 복받쳐 눈물이 나오면 얼굴에 통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델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고통”이라고 말했다. 그는 “뜨거운 물에서 목욕하거나 돌고래와 수영하고 수영장에 가는 것 모두 이룰 수 없는 꿈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델의 병명은 전 세계에 35건밖에 보고되지 않은 수성 두드러기(aquagenic urticaria)다. 영국 알레르기 협회의 린제이 맥마누스 박사는 “수성 두드러기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면서 “물속 화학 성분에 대한 거부반응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깔깔깔]

    ●아이의 진실 차를 몰고 가던 남자가 도랑물을 만났다. 물 깊이를 몰라 망설이던 남자는 옆에 있던 한 아이에게 물었다. “얘야, 저 도랑이 깊니?” “아니, 아주 얕아요.” 남자는 아이의 말을 믿고 그대로 차를 몰았다. 그러나 차는 물에 들어가자마자 깊이 빠져버렸다. 겨우 물에서 나온 남자는 아이에게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화를 냈다. “얘, 깊지 않다더니 내 차가 통째로 가라앉았잖아! 너, 지금 어른을 놀리니?” 그러자 아이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했다. “어? 이상하다. 아까는 오리 가슴밖에 물이 차지 않았는데….” ●난센스 퀴즈 ▶수십년 동안 다방에서 일한 여자를 일컫는 말은? 다방면에 뛰어난 사람.
  • [새 음반]

    ●‘임모탈’ 영원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과 세계적인 서커스단인 ‘태양의 서커스’의 콜라보레이션 앨범 격인 ‘임모탈’(불멸)이 나왔다. 태양의 서커스의 ‘임모탈’ 공연을 위한 사운드트랙인 동시에 잭슨의 또 다른 리믹스 앨범인 셈. 잭슨은 생전에 태양의 서커스 팬으로 알려졌다. 잭슨의 모타운레코드 시절부터 훗날 에픽 레코드까지 모두 아우르는 유일한 리믹스 앨범이란 점에서 팬들에겐 더없는 선물이다. 소니뮤직. ●‘흰수염 고래’ 4인조 록밴드 YB가 미니앨범 ‘흰수염고래’로 돌아왔다. 흰수염고래를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동명 주제곡에는 40인조 오케스트라가 참여했다. YB 최초의 트로트 ‘사랑은 교통사고’도 눈길을 끈다. 윤도현의 ‘꺾기’ 창법이 인상적이다. MBC ‘나는 가수다’에서 사랑받았던 ‘나는 나비’와 ‘잇 번스’(It Burns)는 새롭게 편곡된 버전이 실렸다. 다음기획. ●‘크리스마스’ 캐나다의 팝재즈 보컬리스트 마이클 부블레가 크리스마스 앨범을 내놓았다. 휘트니 휴스턴, 셀린 디옹을 키워낸 명프로듀서 데이비드 포스터에게 발탁, 화려하게 데뷔한 부블레는 2008년 그래미상 팝 보컬 앨범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실력파다.
  • [주말 하이라이트]

    ●라틴아메리카의 소원(OBS 토·일요일 밤 9시 15분) 페루의 안데스 산지에서 염전을 일구며 살아가는 살리나스의 사람들. 그 곳에서 아픈 어머니를 대신해 가장이 된 ‘테레사’의 가족을 만난다. 가난한 농부의 가족으로 매일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그들. 하지만 아직은 해맑은 웃음을 간직한 네 자매가 있다. 자매들의 소원을 위해 비보이그룹 ‘리버스크루’와 정동근, 이재윤 마술사가 함께한다.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토요일 오전 9시 40분) 아라비아반도 남동부의 오만. 사막 외에도 다양한 자연과 함께 볼거리가 풍성한 곳이다. 카사브에서는 야생 돌고래를 만날 수 있고, 와히바 사막에서는 거대한 모래바다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유향의 향기가 가득한 살랄라도 잊지 말자. 신비의 베일에 싸여 있는 풍요의 나라, 오만으로 함께 떠난다. ●오작교 형제들(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방송국에서 혜령을 본 여경은 태범에게 분노한다. 모든 사실을 수영도 알고 있다는 것에 더욱 놀란 여경은 당장 수영을 불러 태범과 헤어질 것을 종용한다. 한편 오작교 농원에선 첫 시식회가 열리고 복자와 자은은 동네 사람들을 초대해 오리 요리를 선보인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사람들의 반응이 시원치 않다. ●주말연속극 천 번의 입맞춤(MBC 토요일 밤 8시 40분) 민애자는 지선의 비밀을 폭로하려 하지만 장 사장의 만류로 실패로 돌아간다. 주영은 하루 하루를 버티고, 우빈도 폐교 사업에 몰두하며 서로를 잊기 위해 노력한다. 한편 우연히 주미의 본명이 주아였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장 회장은 기억을 더듬기 시작하는데…. ●그것이 알고싶다(SBS 토요일 밤 11시) ‘기동’역은 한때 장항선의 아름다운 간이역이었다. 한자 그대로 기동(奇洞), ‘기이한 마을’. 역 근처에 위치했던 ‘기동슈퍼’에서 이 사건은 시작된다. 2008년 1월 24일 새벽, 기동슈퍼에 소방차 12대가 출동하는 대규모의 화재사건이 발생했다. 이곳은 바로 동네 토박이 김순남 할머니가 운영하던 곳이었는데…. ●나는 살아있다(MBC 일요일 밤 11시 50분) 뇌사상태에 빠진 어머니로 인해 남편의 눈치를 보며 위태롭게 가정을 꾸려가는 수연. 그리고 위험한 임상실험으로 엉망이 된 병원을 지키는 국군화생방 방호사령부 대위 진모. 좀비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통해 인간이 가진 본능적 감정인 모성애에 대해 다룬 특집 드라마가 시작된다. 과연 이들은 무사히 살아 나갈수 있을까. ●런닝맨(SBS 일요일 오후 5시 5분) ‘웰컴 투 홍콩’ 런닝맨들이 홍콩으로 향한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24시간. 홍콩의 대표적 액션 영화배우 청룽이 준 엄청난 미션의 실체가 공개된다. 홍콩 전역을 돌며 단서를 획득하라. 환상적인 홍콩의 야경 속 숨가쁜 레이스. 런닝맨들은 구룡의 비밀을 파헤쳐야 한다.
  • [씨줄날줄] 조·상·제·한·서·외/곽태헌 논설위원

    요즘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은행처럼 성적이 뒤바뀌는 업종을 찾기 힘들었다. 대형사고에 관련됐는지 여부, 거액을 대출해준 대기업이 부도가 났는지 여부가 은행의 성적에 결정적이었다. 1977년부터 1997년 외환위기가 불거지기 직전까지 20년간 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성적표를 보면 그대로 알 수 있다. 상업은행은 1977~1981년 순이익 1위를 지킨 최고의 은행이었다. 그러나 1982년 장영자·이철희 부부의 어음사기 사건에 휘말린 데다 이듬해에는 명성사건까지 겹쳤다. 중동에 진출한 건설사의 부실도 이어지면서 타격을 받았다. 1986~1989년에는 최하위로 추락했다. 제일은행은 1985~1986년, 1992~1993년 1위였지만 영화도 잠시였다. 1995년 유원건설, 1996년 우성건설, 1997년 한보철강 등 주거래관계에 있던 대기업들의 잇단 몰락으로 휘청했다. 조흥은행은 장영자·이철희 부부 어음사건과 영동개발사건(1983년)이 겹치면서 위기를 맞았으나 소매금융 쪽 강화로 나서면서 회생의 길을 찾았다. 1994~1996년 1위에 올랐다. 은행들의 부침이 심해서였는지 외환위기 직전까지 은행 출입기자들과 은행 관계자들은 설립 순인 ‘조·상·제·한·서’로 불렀다. 외환은행은 6번째, 국민은행은 7번째 시중은행에 이름을 올렸다. 그뒤 신설은행인 신한·한미·동화·동남·대동·하나·보람·평화은행의 순이었다. 외환위기를 계기로 6대 시중은행 모두 대주주가 바뀌거나 통폐합되는 비운을 맞았다. 후발은행인 신한·하나은행이 대형 선발은행인 6대 시중은행을 인수하는,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현상도 빚어졌다. 선발은행이 경영 실패로 부실해진 측면도 없지 않지만, 떼일 줄 알면서도 대출해줄 수밖에 없었던 정치·경제적인 외압과도 무관하지 않다. 반면 신한은행은 부실한 대기업에 대출하라는 압력을 받을 때마다 대주주인 재일교포 핑계를 대면서 요리조리 피해 나갔다. 규모가 작았던 하나은행에는 정부의 대출 압력이 거의 없었다. 신한·하나은행에는 행운이었다. 이제 6대 시중은행의 이름도 다 사라질 판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제일은행을 인수한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SC)는 종전의 명칭 SC제일은행에서 ‘제일’을 빼고 한국SC은행으로 바꾸기로 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그제 “외환은행을 인수한 후 당분간 지주사 밑에 (하나·외환) 2개 은행을 유지하는 체제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당분간’이 지나면 외환은행 이름은 어떻게 될까.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 평범하지만 비범한 배우, 안성기를 읽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른바 ‘섰다’ ‘도리짓고땡’ 등 다양한 종류의 화투에 통달했다. 밤샘 촬영 때 졸지 말라고 스태프들이 자꾸만 화투장을 쥐어 준 탓이다. 그러고도 감독이 ‘레디’ 할 때까지 깨어 있다가, ‘고!’ 할 때면 고개를 툭 떨구곤 했다. 그는 나중에 어른이 된 뒤 연기에 임하는 자세를 이렇게 말했다. “나는 촬영 전날이면 뛰지도 않고 빨리 걷지도 않아요. 가급적 큰소리도 지르지 않고 조용히 지내지요. 왜냐하면 다음 날 촬영을 위해 힘을 아껴 두는 겁니다. 숨 하나라도 아껴 두고 싶은 거죠.” 평범한 얼굴에 평범한 역할을 밥 먹듯 연기했으면서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범한 배우가 된 인물, 안성기다. 다섯 살 때인 1957년 영화계에 입문한 이후 올해까지 꼬박 54년을 연기만 천착해 온 남자. 그에 대한 평전이 나왔다. 그런데 일본에서 먼저 나왔다. ‘안성기―한국 국민배우의 초상’(이와나미문고 펴냄)이다. 또래의 일본인 작가 무라야마 도시오(58)가 썼다. 곧이어 한국에서도 같은 책이 출간됐다. ‘청춘이 아니라도 좋다’(권남희 옮김, 사월의책 펴냄)이다. 27세 때 한글을 처음 배운 이래 평생 한국을 사랑했다는 무라야마는 “안성기라는 배우를 통해 내가 사랑해 온 한국의 모습을 일본인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1986년 연세대에 한국어를 배우러 온 무라야마는 우연히 안성기가 야구 감독으로 출연한 ‘공포의 외인구단’을 보게 된다. 첫 만남에서 안성기의 강렬한 눈빛에 매료된 그는 일본으로 돌아간 뒤 교토에서 한국어 학원을 운영하며 안성기가 나오는 영화를 50편 넘게 찾아서 본다. 무라야마는 그 후 10년 만에 ‘도쿄국제영화제’에서 일본어 통역자로 안성기를 다시 만난다. 이때 또다시 안성기의 소탈한 인품에 반한 그는 14년 뒤 ‘한국영화페스티벌’ 행사 차 교토를 방문한 안성기를 만나 평전을 쓰겠다고 요청했고, 허락도 받는다. 책의 매력은 안성기와 한국 사회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으로 참신한 이야기들을 풀어놓는 데 있다. 내부의 편견이 없으니 밖의 시선에서만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들이 자연스레 따라온다. 책은 모두 5부로 구성됐다. 1부 ‘안성기, 인생 제1막’에선 아역 배우 출신의 안성기가 어떻게 평범한 베트남어과(한국외국어대) 대학생에서 최고의 스타가 되는지에 대한 전사(前史)가 선명하게 그려진다. 2부 ‘청년 안성기’는 안성기의 본격적인 영화 인생을 그린다. 질풍노도의 신인 시절부터 ‘만다라’ ‘고래사냥’ 등을 거치면서 한국 최고의 배우로 부상하는 과정을 풀어냈다. 3부 ‘국민배우의 탄생’에선 박중훈이란 최고의 파트너와 만나게 된 ‘칠수와 만수’부터 악전고투 속에 열연을 펼친 ‘남부군’과 코믹 형사극의 전범이 된 ‘투캅스’까지, 안성기의 고집과 변신이 그려진 영화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4부 ‘청춘이 아니라도 좋다’는 위기의 시간 속에서도 성실함을 잃지 않고 다시 빛나는 조연으로 돌아오는 감동 스토리가 펼쳐진다. 5부 ‘안성기에게 묻는다’에선 안성기와 저자의 인터뷰 등을 통해 안성기의 생각과 감정을 전한다. 1만 35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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