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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무모한 핵보유론 퇴장시켜야/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열린세상] 무모한 핵보유론 퇴장시켜야/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한국이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말이 정치권, 그중에서도 새누리당 일각에서 나온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최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핵무장론을 공식 제기하기까지 했다. 일부 국민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말이다. 북한이 핵을 보유했으니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대응하자는 식이다. 북한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서라도 핵 보유 의지를 정부가 공식화해야 한다는 논리다. 말은 그럴싸하다. 그러나 한국의 핵 보유가 가져올 파장을 넘어서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여기엔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몇 가지 있다. 핵무장 제기, 무엇이 문제인가. 첫째, 한국의 핵무장은 북한의 핵 보유 논리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 국제사회의 중요한 목표는 북핵을 폐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 그것이 어렵다면 북한의 핵 능력을 지금 상태에서 묶어 두고 단계적으로 폐기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이 핵 보유국을 지향하게 되면 북한의 핵 보유를 저지할 명분이 사라진다. 한국은 핵무기를 가져도 되고 북한은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 이것은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 한국이 핵 개발에 나서는데, 북한이 그것을 포기할 것인가. 둘째, 한국의 핵무장은 동북아시아 역내 핵 도미노 현상을 불가피하게 한다.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당장 일본과 대만도 핵 보유국 대열에 들어서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일본은 이미 플루토늄 40여t을 보유하고 있다. 수천 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보유에다 기술적으로 핵무기 제조 능력은 한국보다 앞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음만 먹으면 핵 보유는 식은 죽 먹기라는 것이다. 만에 하나 남북한, 일본, 대만이 핵무기 보유국이 되면 동북아는 냉전시대 핵 경쟁의 21세기 버전이 될 것이다. 한·미·일 대 북·중·러가 핵으로 대결하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그 과정에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것은 누구인가? 셋째, 한국의 핵무장은 한·미 동맹의 붕괴를 불가피하게 한다. 한·미 동맹의 근간은 미국의 핵우산이다. 냉전시대부터 현재까지 그것은 변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핵무장은 한국이 미국의 핵우산으로부터 벗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핵우산으로부터 자립, 독립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에서 미국의 이해는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당장 한국이 핵무기 개발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핵연료의 농축 및 재처리를 위해서는 그것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한·미 원자력협정부터 깨야 한다. 한·미 동맹의 붕괴가 불가피한 핵무장론,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가. 넷째, 한국의 핵무장은 유엔과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경제에 직격탄을 맞게 한다. 한국을 포함해 189개국이 가입한 핵확산금지조약(NPT)은 핵무기의 보유, 개발, 이전 등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위반국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이 핵물질을 군사적으로 전용하고 핵무장에 나서는 게 확인되면 유엔 안보리는 예외 없이 한국을 대상으로 제재 결의안을 채택할 것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에 북한에 가해지는 수준의 제재가 작동하면 경제는 거의 마비 상태에 빠질 것이다.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은 예외가 없다. 순진하게도 유엔과 국제사회가 북한은 제재하고 한국은 안 할 거라고 보는가. 미국의 반대가 불을 보듯 뻔하고 일본과 대만의 핵 보유 도미노 현상에 경기를 일으킬 중국이 반대하는 한국의 핵무장은 실현 불가능하다. 경제가 파탄 날 수밖에 없는 핵무장은 엄청난 고통을 동반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시급한 것은 북핵 국제 공조다. 그중에서도 한·미·중이 동의할 수 있는 수준에서 북한을 압박, 설득할 수 있는 최소공배수를 찾아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 군사적 압박 일변도로 북핵 문제를 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군사적 압박으로 문제를 풀 수 있었다면 국제사회가 진작 시도했을 것이다. 이제 긴 호흡으로 한·미·중이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머리를 맞대어야 할 시점이다. 여당 정치인 일부의 즉흥적이고 무모한 핵무장론은 퇴장시켜야 한다.
  • [4·13 총선 핫클릭] 산간·어촌 오지서도 친박·비박 ‘혈전’

    [4·13 총선 핫클릭] 산간·어촌 오지서도 친박·비박 ‘혈전’

    전국에서 2번째로 넓은 선거구이면서도 산간·어촌 오지인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지역구가 20대 총선의 서막을 달구고 있다. 새누리당 비박근혜계와 친박근혜계, 현역 의원과 정치 신인 간의 재격돌로 지역 표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당내 계파 경쟁 구도에 경선 룰, 신인 가점까지 더해지면서 혼전으로 흐르고 있다. 주인공은 재선 강석호 의원과 도전자인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 강 의원은 김무성 대표의 중동고 후배로 비박계 핵심이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인 전 전 관장은 대표적인 ‘진박계’로 꼽힌다. 앞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인 19대 총선 때 이 지역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현역의 벽 앞에 고배를 든 바 있다. 4년이 흘러 재격돌하게 된 두 사람의 대결은 ‘다윗과 골리앗’ 싸움에 비유되고 있다. 4개 군에 걸친 광역 선거구인 탓에 신인의 도전이 쉽지 않고, 군별로 소지역주의도 감지된다. 지난해 12월 출마를 선언한 전 전 관장은 돌풍을 일으키며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영덕이 기반인 강 의원은 “안정적인 3선 큰 인물을 만들어 달라”며 호소하며 지난 1일 예비후보 등록으로 배수진을 쳤다. 경북순환철도 조기 구축 등이 공약이다. 영덕 주민 최모(51)씨는 “원전 건설을 놓고 찬반이 엇갈려 강 의원 지지세 변화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인구가 많은 울진 출신 전 전 관장은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을 개발하는데 청와대에서 일하던 뚝심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각오다. 17일 울진군 중앙로의 선거 사무소에서 열린 전 전 관장의 개소식에는 지역 인사 6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 전 사무총장이 직접 참석해 전 전 관장을 격려했다. 최경환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축하 동영상을, 서청원 최고위원이 축전을 보내는 등 친박계가 일제히 지원사격을 했다. 전 전 관장은 “젊고 참신한 동네 아이 같은 마음으로 고래불 해수욕장 관광특구 조성, 36번 국도 4차선 조기 포장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영덕·울진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동물이야기] ‘눈 속 숨은 보물…’ 스키 타다 만난 멸종위기종 흰표범

    [동물이야기] ‘눈 속 숨은 보물…’ 스키 타다 만난 멸종위기종 흰표범

    산속에서 스키 타다 표범을 만나다?? 15일(현지시간)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지난 11일 인도 카슈미르 굴마르그의 한 리조트에서 스키를 타던 호주인 오웬 랜즈버리(Owen Lansbury·42)가 설원에서 놀고 있는야생 흰표범(Snow Leopard: 눈표범)과 마주한 영상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영상에는 랜즈버리와 그의 친구들이 ‘꽃의 초원’(Meadow of Flowers)이란 뜻의 인도 북서부 ‘굴마르그’ 설원에서 스키와 보드를 타며 산비탈을 내려오는 모습이 담겨 있다. 산 중턱에 다다랐을쯤 눈 속에 처박혀 움직이는 백색의 무언가가 보인다. 놀랍게도 그것은 다름 아닌 멸종위기종 흰표범. 랜즈버리 일행의 인기척에 설원 위에 있던 흰표범이 쥐 죽은 듯 눈 속에 위장한 채 가만히 있다. 산속에서 만난 야생 표범의 모습에 카메라를 연신 눌러 댄다. 잠시 뒤, 랜즈버리가 “이제 출발하자”란 말에 표범이 산비탈 아래쪽에 있는 아메리칸 투어 가이드 데이브 마르치를 향해 표범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랜즈버리 일행이 괴성을 지른다. 흰표범은 경사면을 내려가다 숲으로 사라져 버린다. 야생에서 우연히 흰표범을 목격한 랜즈버리는 인디언 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표범이 우리보다 더 겁에 질려 있었을 것”이라며 “표범은 우리를 본 순간 눈 속에 몸을 숨겼으며 우리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멸종위기종인 야생 흰표범은 전 세계적으로 6000마리 정도만 남아 있다. 세계자연기금(World Wildlife Fund)에 따르면 흰표범의 수가 지난 20년 동안 20%로 감소했으며 개체 수 감소 원인으론 서식지 파괴, 밀렵, 기후변화 등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른 표범과 달리 흰표범의 인간 공격은 1940년 이후 두 차례만 보고된 바 있으며 인간에게 치명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흰표범은 보통 몸길이 1.5m, 몸무게 54kg까지 자란다. 중앙아시아 산맥의 2700~4900m 고지에서 볼 수 있으며 인도에는 현재 200~600여 마리가 살고 있다. 사진·영상= Owen Lansbury Facebook / IndianExpressOnline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그물에 걸린 고래상어에 자유 되찾아주는 다이버들 ☞ ‘아~시원해!’ 가정집 풀장에 바캉스 온 원숭이 가족
  • 미국 플로리다 해변 몰려든 수만 마리 상어떼

    미국 플로리다 해변 몰려든 수만 마리 상어떼

    ‘여기서 수영하면 절대 안 돼요!!!’ 1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미국 플로리다 애틀랜틱대학의 생물학 교수 스티븐 카지우라(Stephen Kajiura)가 팜비치 상공에서 촬영한 상어떼 모습이 담긴 영상을 기사와 함께 보도했다. 항공 촬영으로 포착된 상어들은 검정지느러미 상어(Blacktip shark)로 수만 마리의 상어떼가 플로리다 팜비치 해변에서 주피터 해변까지 이동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스티븐 카지우라 교수는 “돌을 던져 맞출 만큼 상어들이 많다”며 “지난달 15일부터 상어들의 움직임을 추적해왔으며 5천 피트(약 1500m) 상공에서 상어의 모습을 담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매년 겨울철이 되면 수만 마리의 검정지느러미 상어떼가 짝짓기를 하기 위해 수온이 따뜻한 곳을 찾아 이동한다”면서 “이들은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부터 텍사스 주까지 대서양 해안가를 따라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정지느러미 상어는 전 세계 아열대 해역에서 서식하는 흉상어과로 남방상어로도 불리며 몸길이 1.5~1.8m 정도의 상어다. 보통 무리를 지어 다니는 습성이 있고 매우 식성이 좋은 상어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FAU Shark Migration / Unusual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그물에 걸린 고래상어에 자유 되찾아주는 다이버들 ☞ 양떼목장 드론으로 찍어 봤더니…
  • SK텔레콤 MWC에서 5G 통신기술 시연

    SK텔레콤 MWC에서 5G 통신기술 시연

    오는 2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개막하는 정보통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에서 SK텔레콤이 선보일 전시 부스 조감도. SK텔레콤은 삼성전자와 AT&T 등 유력 기업 부스가 위치한 메인홀 중심부에 고래, 잠수함 등 깊은 바닷속을 콘셉트로 꾸민 604㎡ 규모의 전시관을 꾸린다. SK텔레콤은 세계 최초 20Gbps 속도의 5세대(5G) 통신기술을 처음으로 시연한다. SK텔레콤 제공
  • 그물에 걸린 고래상어에 자유 되찾아주는 다이버들

    그물에 걸린 고래상어에 자유 되찾아주는 다이버들

    지난 4일(현지시간) 스미스소니언닷컴이 유튜브에 게재한 영상에는 멕시코 해안의 고래상어에게 자유를 찾아주는 다이버들의 훈훈한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영상에는 수년 동안 지느러미에 그물이 걸린 채 헤엄치고 있는 거대한 고래상어의 모습이 보입니다. 한 다이버가 고래상어에 다가가 소형 칼로 몸에 감겨 있던 그물을 자릅니다. 고래상어도 자신을 도와주는 상황을 아는 듯 조류에 몸을 맡긴 채 가만히 있습니다. 수년 동안 생물들과 이끼로 뒤덮인 그물을 제거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30초. 다이버가 그물을 제거하자 옭아매진 그물에 살이 파인 고래상어의 피부가 포착됩니다. 고래상어에게 자유를 되찾아준 다이버가 불법 포획이 해양동물에게 얼마나 큰 재앙이 되는지 한 손엔 고래상어 몸에서 제거한 그물을, 다른 한 손으론 그물을 자른 소형 칼을 들어 보입니다. 한편 고래상어(whale shark)는 지구 상에서 가장 큰 상어로 몸길이 12m, 무게 13톤까지 자라는 거대 해양생물로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 의해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사진·영상= Smithsonian Channel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히말라야 리조트서 애완견 사냥하는 표범 포착 ☞ 주행 중 차 안에 나타난 뱀에 승객들 ‘화들짝’
  • 겨울이라 좋다, 울진과 첫 만남

    겨울이라 좋다, 울진과 첫 만남

    ‘등허리 긁어 손 안 닿는 곳’이 경북 울진이랬다. 이리저리 돌아봐도 찾아가기 애매한 위치다. 라면처럼 구불구불했던 36번 국도가 곧게 펴지고, 인근 지역에 고속도로가 놓였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심리적 거리는 멀다. 한데 가고 나면 생각이 바뀐다. ‘겨울 식도락의 정수’ 대게로 주린 배를 채우고 따스한 온천에서 싱싱한 아침을 맞는다. 수묵담채화 같은 계곡이 있고 파란 바다도 가깝다. 겨울 울진은 그래서 좋다. ●㎏당 18만원까지… 고소한 맛 일품인 줄가자미 후포항부터 찾는다. 제철 해산물 듬뿍 올린 싱싱한 밥상이 기다리는 곳이다. 을진에서 요즘 꼭 맛봐야 할 해산물로는 줄가자미(이시가리), 대게, 붉은대게(홍게), 문어 등이 꼽힌다. 여기에 꼼치가 곁들여진다. 속풀이 음식으로 그만이다. 먼저 줄가자미. 현지에선 일본말 ‘이시가리’가 더 잘 통용된다. 줄가자미는 귀한 녀석이다. ‘존안’ 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후포항 위판장이라면 근동에서 크다고 소문난 곳인데도 그렇다. 2~3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날도 있는데, 어쩌다 경매장에 나오더라도 그 양은 많지 않다. 그러니 값도 비쌀 수밖에. 겨울엔 ㎏당 18만원 안팎까지 치솟는다. 일등급 한우보다 비싸고 같은 무게의 도다리보다 7~8배는 족히 더 나간다. 배 부위는 일반 가자미와 달리 울긋불긋하다. 불콰해진 술꾼의 얼굴빛과 닮았는데, 선홍빛이 강할수록 맛도 좋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줄가자미는 주로 뼈째회(세꼬시)로 먹는다. 부드럽고 담백한 살점을 다소 억센 가시와 함께 오물오물 씹다 보면 고소한 맛이 입안 전체로 번진다. 참기름이 따로 없다. 하지만 겨울 지나면 뼈가 억세지기 시작한다. 기름기 빠진 살점에선 맛도 빠져나간다. 봄이 되면서 값도 ㎏당 8만원 언저리까지 곤두박질친다. 역시 비싼 값을 주고라도 겨울에 먹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대게를 빼고 울진의 맛을 말하랴.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는 대게는 찬바람이 불어야 맛이 든다.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가 제철이지만 다리마다 포실하게 살이 차려면 역시 2월은 돼야 한다. 이맘때 대게는 손질이 필요 없다. 다리 중동이께를 뚝 자르면 오동통한 게살이 스르륵 딸려 나온다. 붉은대게(홍게)도 북풍에 맛이 들고 살점도 포실해진다. 실팍한 살은 달고 짭조름하다. 도시에서 맛본 붉은대게, 그러니까 물 많고 살은 퍽퍽한 ‘홍게’와는 견줄 바가 못 된다. 보통 붉은대게는 대게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되레 깊은 바다 향이 더 묻어난다며 비싼 대게 대신 저렴한 붉은대게를 곧잘 택한다. 맛에 대한 기준은 저마다 다르니 뭐라 말할 수는 없다. 외형은 대게와 별반 다르지 않다. 껍질에 붉은 기가 더한 정도다. 한데 삶아서 뒤집어 보면 확연히 달라진다. 배가 하얀색이면 대게, 등딱지도 배도 붉은 색이면 붉은대게다. 보통은 대게처럼 쪄서 먹는데, 매콤하게 끓여내는 홍게탕도 일품이다. 예전엔 살아 있는 홍게 경매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잡히는 대로 죄다 일본으로 수출됐기 때문이다. 요즘은 다르다. 우리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붉은대게를 찾는 이도 늘면서 제대로 여문 붉은대게를 위판장에서 만날 수 있다. 후포항의 경우 대게 경매는 오전 7시 30분~8시 30분 안팎, 홍게 경매는 대게 경매 이후에 진행된다. 마실 삼아 경매 구경 다녀오는 것도 좋겠다. 대게의 맛이 익어 갈 무렵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도 열린다. 올해는 27일부터 3월 1일까지 후포항 일대에서 펼쳐진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무료 시식 행사다. 한 사람당 얼추 반 마리 정도의 대게 또는 붉은대게를 매일 나눠 준다. 인기가 높은 만큼 무료 시식 행사 시간을 체크하는 게 필수다. 공연, 이벤트 중에도 대게를 맛볼 기회가 생긴다. 대게 빨리 먹기, 게살 발라내기, 대게국수 빨리 먹기 등의 행사가 마련돼 있다. 축제의 또 다른 주인공인 붉은대게는 가공식품으로도 많이 판매된다. 이들을 맛볼 수 있는 무료 시식 행사도 진행된다. 대게 맨손 잡기, 대게 경매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인기다. 향토음식, 특산품 직거래장터도 상설 운영된다. ●늦겨울의 별미 쫀득한 문어 문어는 늦겨울 울진의 별미로 꼽힌다. 주로 구산항에서 문어 경매가 이뤄진다. 요즘은 깊은 수심에 있던 문어가 슬슬 얕은 곳으로 나오는 시기다. 체내 염분이 줄고 살도 쫀득해진다. 설이 지나면서 값도 떨어진다. 제수용품으로 귀한 대접을 받다가 이맘때면 비교적 싼값에 문어 살점을 맛볼 수 있다. 그야말로 제철이다. 여느 지역에 견줘 울진 문어는 붉은빛이 강하다. ‘참문어’라 불리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초고추장에 데친 문어를 찍어 먹지만 울진에선 다르다. 고추냉이 푼 간장이 으뜸, 두 번째가 소금 넣은 기름장이다. ●하얀 눈과 어우러진 금강송에 반하다 제철 해산물로 배를 채웠으면 이제 눈요기에 나설 차례다. 계곡부터 찾는다. 여름도 아닌데 겨울에 웬 계곡이냐고 되물을 수 있겠다. 겨울 계곡은 앙상하다. 제 몸을 가렸던 무성한 나뭇잎을 훌훌 벗어던졌기 때문이다. 한데 바로 그 덕에 여름에 못 본 모습들과 마주하게 된다. 물줄기를 쏟아내던 폭포는 얼음 폭포로 변했고, 숲에 가려 크기를 가늠할 수 없었던 바위는 우람한 제 몸을 한껏 드러낸다. 여기에 눈이 쌓이면 풍경은 한층 깊어진다. 울진은 금강송이 많은 곳이다. 붉은 수피의 소나무와 흰 눈이 어우러질 때면 그야말로 수묵담채화를 보는 듯하다. 여름이 아닌 겨울에 계곡을 찾는 이유다. 하나 더 있다. 온천이다. 울진 남쪽의 신선계곡은 백암온천을, 북쪽의 덕구계곡은 덕구온천을 끼고 있다. 짧은 계곡 트레킹 뒤에 즐기는 온천욕이 더없이 상쾌하다. 후포등대는 밤낮으로 찾을 만하다. 예전 후포등대는 중후했다. 묵직한 자태로 등기산을 타고 앉아 너른 동해를 굽어보는 모양새였다. 요즘은 달라졌다. 가볍고 화려해졌다. 경관조명 덕이다. 5000여 개에 이른다는 발광다이오드(LED)가 별처럼 빛나고, 200여개의 투광조명이 등기산 능선을 밝히고 있다. 고즈넉한 옛멋은 잃었지만 대신 화사한 풍경을 얻었다. 등대 뒤로 공원도 조성됐다. 청잣빛 바다를 가슴으로 바짝 끌어안을 수 있는 곳이다. 잡다한 시설 들이지 않고 소박하게 꾸며 조용하게 쉬어 가기 맞춤하다. 늙은 팽나무 아래 앉아 넘실대는 바다를 굽어보는 맛이 제법이다. 새벽 해돋이는 등대 아래 ‘갓바위 전망대’에서 맞는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전망대 평면이 대게 형상이라고 한다. 글 사진 울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영동고속도로 강릉분기점에서 동해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7번 국도를 따라가는 게 간명하다. 중앙고속도로 풍기나들목을 나와 36번 국도를 타고 봉화를 지나 불영계곡을 넘는 방법도 있다. 군데군데 36번 국도 직선화 공사를 벌이는 구간이 있긴 하지만 예전보다는 한결 빨라졌다. 신선계곡이나 구주령 쪽을 먼저 보겠다면 중앙고속도로 풍기나들목을 나와 36번 국도를 타고 영양을 지나 구주령을 넘으면 된다. 백암온천 가기 전 이정표가 나온다. 다만 국도 구간의 경우 눈이 내렸을 때 통행이 불편할 수 있다. 올해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는 후포항 일대에서 열린다. 축제위원회(054)787-1331. →맛집:울진엔 후포와 죽변 등 큰 항구가 두 곳이다. 관광지로 알려진 죽변이 다소 크고 번다한 편인데, 바로 그 탓에 음식점 등에서 다소간의 불편을 경험할 수 있다. 맛집이라면 한적하고 값도 저렴한 후포 쪽에서 찾기를 권한다. 후포항 주변에 식당들이 많다. 왕돌회수산(788-4959)은 대게 등 일반적인 먹거리 외에도 우럭맑은탕, 홍게탕 등으로도 이름났다. 망양정횟집(783-0430)의 해물칼국수, 사동횟집(783-9585)의 물회도 맛있다. ‘곱새기’(큰머리돌고래)도 별미다. 주로 안주로 쓰이는 탓에 후포항 주변 술집에 가야 맛볼 수 있다. 곱새기가 늘 잡히는 것이 아니어서 먼저 확인한 뒤 찾는 게 좋다. →잘 곳:울진의 대표적 온천지대인 백암과 덕구 쪽에 숙소가 많다. 가족 단위로 간다면 한화리조트 백암(787-7001)이 권할 만하다. 덕구 쪽엔 덕구온천관광호텔(782-0677)이 있다.
  • “힘내~알비노 아기 거북이!”…바다 향해 안간힘

    “힘내~알비노 아기 거북이!”…바다 향해 안간힘

    온몸이 햐얀색이 희귀 알비노 거북이 호주 해안가에서 발견됐다. 최근 영국 BBC뉴스는 호주 동북부 퀸즐랜드 캐스트어웨이 해변에서 막 부화돼 바다로 향하던 알비노 푸른 바다 거북(Green Sea Turtle)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현지의 지역 환경단체 자원봉사자들에게 발견된 이 거북은 알에서 부화된 122마리 중 하나로 태어나자마자 본능적으로 바다로 향했다. 지역 환경단체 회장인 린다 와네민데는 "알비노라 금방 눈에 띄었다"면서 "건강상태는 매우 양호했으며 매우 빠른 속도로 바다로 향했다"며 놀라워했다. 이어 "바다에서도 꼭 살아남아 장수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람을 포함 많은 동물에게서 발견되는 알비노는 백색증이라고도 불리며 멜라닌 세포에서의 멜라닌 합성이 결핍돼 생기는 선천성 유전질환이다. 거북을 포함 악어, 돌고래, 다람쥐, 메기, 사슴, 원숭이 등 다양하게 발견되지만 대체로 생명은 짧은 편이다. 그 이유는 유독 튀는 피부색 때문에 포식자들의 표적이 되기 쉽기 때문. 퀸즐랜드 생태학자인 콜 림푸 박사는 "알비노의 부화는 극히 희귀한 케이스"라면서 "색깔이 워낙 튀기 때문에 거북의 경우 1000마리 중 1마리 정도 성인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백악기 살았던 큰 입 물고기 발견

    백악기 살았던 큰 입 물고기 발견

    백악기라고 하면 우리는 일반적으로 공룡을 먼저 떠올리게 마련이다. 아마도 백악기 바다라고 장소를 한정하면 거대한 어룡이나 수장룡, 모사사우루스 등을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당시 바다와 육지에는 매우 다양한 동식물이 번성했다. 어류 역시 예외가 아니다. 최근 국제 고생물학자 팀이 린크오닉티스 (Rhinconichthys, Rink-O-nik-thees) 속의 백악기 어류 2종을 새롭게 발견했는데, 이 경골어류는 9200만 년 전 백악기 바다에 살았다. 크기는 대략 2m가 넘는 정도다. 고생물학자들은 이 어류의 턱이 큰 각도로 벌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따라서 복원도에서와 같이 거대한 입을 크게 벌릴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우스꽝스러운 외형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린크오닉티스는 바닷물 속에 있는 플랑크톤을 걸러 먹는 여과 섭식자다. 플랑크톤은 바다 생태계의 가장 기본을 형성하는 생물로 물속에 매우 풍부하게 존재한다. 따라서 현재 가장 큰 어류와 고래가 이를 걸러 먹는 여과 섭식자라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가장 풍부한 먹이 덕분에 거대한 몸집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과 섭식자라는 전략은 멀게는 고생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 중생대 바다에도 다양한 어류들이 여과 섭식 전략을 진화시켰고 이 거대한 입을 가진 백악기 어류 역시 그중 하나다. 연구에 참여한 켄슈 시마다(Kenshu Shimada)에 의하면 지금까지 발견된 린크오닉티스 화석 3개가 모두 다른 종의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이는 당시 바다에 아주 다양한 어류가 번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영화나 다큐멘터리에서 접하는 중생대는 사실 공룡 같은 특정 생물군에 너무 집중되어 있지만, 사실 당시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동식물이 번성했던 시기이다. 이 독특한 어류의 화석은 우리에게 백악기 바다의 생물학적 다양성과 더불어 우리의 편협한 시각을 수정할 필요가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퇴역 국산 1세대 전투함 울산 ‘귀향’

    34년간 영해 수호의 임무를 마친 ‘울산함’이 고향인 울산 장생포로 돌아온다. 울산 남구는 2014년 12월 퇴역한 국산 1세대 전투함 울산함을 오는 5월 고래축제 개막에 앞서 장생포에 전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울산함은 1980년 현대중공업에서 건조한 길이 102m, 너비 11m, 높이 28m, 무게 1932t의 최초 국산 전투함이다. 76㎜와 30㎜ 함포 각 2문과 대함미사일 하푼, 자동사격통제장치 및 음파 탐지기 등의 장비를 탑재해 대함, 대공, 대잠전을 동시에 수행했다. 가스터빈 2대와 디젤엔진 2대를 장착해 최고 36노트(시속 약 63㎞)로 고속기동해 당시 우리나라 방산산업 기술이 집약된 전투함으로 평가됐다. 남구는 지난달 울산함 전시 설계용역을 마무리한 데 이어 이달 공사를 발주할 계획이다. 3개월가량 공사를 거쳐 오는 5월 시민들에게 개방될 예정이다. 현재 경남 진해 해군군수사령부에 있는 울산함은 부산의 수리조선소로 이동해 도색과 보수 작업을 시작한다. 동시에 울산함을 전시할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인근 해안부지에 전시 받침대를 설치하는 공사도 병행한다. 남구는 울산함 내부와 갑판을 개방, 관람객들이 함정 구석구석을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서동욱 남구청장은 “지난해 해군본부와 실무협의를 거쳐 무상대여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울산함 전시장 주변은 조경, 조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우수한 관광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막 부화된 희귀 ‘알비노 거북’ 호주 해변서 발견

    온몸이 햐얀색이 희귀 알비노 거북이 호주 해안가에서 발견됐다. 최근 영국 BBC뉴스는 호주 동북부 퀸즐랜드 캐스트어웨이 해변에서 막 부화돼 바다로 향하던 알비노 푸른 바다 거북(Green Sea Turtle)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현지의 지역 환경단체 자원봉사자들에게 발견된 이 거북은 알에서 부화된 122마리 중 하나로 태어나자마자 본능적으로 바다로 향했다. 지역 환경단체 회장인 린다 와네민데는 "알비노라 금방 눈에 띄었다"면서 "건강상태는 매우 양호했으며 매우 빠른 속도로 바다로 향했다"며 놀라워했다. 이어 "바다에서도 꼭 살아남아 장수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람을 포함 많은 동물에게서 발견되는 알비노는 백색증이라고도 불리며 멜라닌 세포에서의 멜라닌 합성이 결핍돼 생기는 선천성 유전질환이다. 거북을 포함 악어, 돌고래, 다람쥐, 메기, 사슴, 원숭이 등 다양하게 발견되지만 대체로 생명은 짧은 편이다. 그 이유는 유독 튀는 피부색 때문에 포식자들의 표적이 되기 쉽기 때문. 퀸즐랜드 생태학자인 콜 림푸 박사는 "알비노의 부화는 극히 희귀한 케이스"라면서 "색깔이 워낙 튀기 때문에 거북의 경우 1000마리 중 1마리 정도 성인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납기일 맞추면 수천억 인센티브”… 도크마다 불꽃이 튀다

    “납기일 맞추면 수천억 인센티브”… 도크마다 불꽃이 튀다

    지난 3일 오전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3도크(선박 건조 시설) 현장. 축구장 6배 크기에 달하는 이곳에선 5척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과 1척의 유조선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었다. 이 중 수문에 가까이 위치한 84K급 LPG 운반선 2척은 5일 진수(바다에 띄우는 작업)를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작업자들의 통행로로 쓰인 엔진룸 측면만 덮으면 끝이었다. LPG 탱크를 싣는 배이다 보니 미세한 틈도 용납되지 않는다. 선체에 결함이 있는지 살피기 위해 엑스레이 필름으로 한 번 더 확인하는 작업도 거쳤다. 김태협 현대중공업 건조2부 팀장은 “지난 10주간 작업의 끝이 보인다”면서도 “외국 선주로부터 ‘오케이’ 사인을 받기 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 인근. 세계 최초로 건조 중인 쇄빙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야말 1호’가 위용을 드러냈다. 지난달 15일 진수식을 마친 이 배는 북극해 시범 운항을 앞두고 의장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길이 299m에 너비 50m 규모로 배 한 척을 둘러보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선박 앞모습(선수)은 돌고래 모양처럼 생긴 일반 LNG선과 달리 스케이트 날처럼 날카로웠다. 얼음을 직접 깨면서 항해하기에 최적화된 구조였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러시아 시베리아 북단 야말반도에서 생산되는 LNG를 운반하려면 두꺼운 얼음에도 끄떡없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14척의 쇄빙 LNG선을 추가로 건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의 원인으로 꼽히는 해양플랜트 사업장도 분주하긴 마찬가지였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인도 예정인 모호노르드 부유식 원유·가스 생산설비(FPU), 버가딩 프로젝트(고정식) 완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작업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지난해 2월 전남 목포의 현대삼호중공업에서 1만t급 해상 크레인을 도입하기도 했다. 국내 최대 규모 해양 크레인으로 1만t에 달하는 중량물도 들어 올릴 수 있다. ●해양플랜트 내부에 ‘워룸’ 설치 대우조선도 올 상반기 인도가 집중된 해양플랜트 공사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기 위해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매일 저녁 7시부터 일일정산회의를 통해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일부 플랜트 내부에는 자체 ‘워룸’을 설치했다. 해양플랜트는 납기 안에 인도하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지만 이를 넘기면 페널티를 문다. 오는 9월 인도 예정인 인펙스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의 경우 납기일을 맞추면 3500억원의 인센티브를 챙길 수 있다. 부실 요인을 제거하면서 추가 수익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해양플랜트 사업장은 자전거를 타고 바쁘게 어딘가로 이동하는 작업자들과 트럭이 뒤섞여 북새통을 이뤘다. 여기저기서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고 ‘위험 신호’를 알리는 깃발이 나부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올해 9건의 해양플랜트가 예정대로 인도된다면 회사 자금 사정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동안 국내 빅 3가 1개월 내내 수주를 못 한 것은 2006년 통계 집계 이후 2001년 10월, 2009년 9월 이렇게 두 차례다. 그래도 두 번 다 곧바로 원년 수준을 회복했다. 올해는 과연 어떨까. 예년처럼 다시 정상적인 수주를 이어 나갈 수 있을까. 지난달부터 강화된 환경규제(Tier3), 저유가로 인한 발주 지연, 최대 해운선사 머스크발 구조조정 여파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수주 환경이 어느 때보다 열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상선, 해양 동반 침체로 2009년 이후 최악의 시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분간 수주 ‘제로’ 실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의 공격적인 수주 형태도 걸림돌이다. 지난달 전 세계에서 16척이 발주됐는데 이 중 10척을 중국이 싹쓸이했다. ●1980년대 日 실책 반면교사 삼아야 전문가들은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듯이 지금 국내 조선업계가 전열을 정비하고 내실을 다지면 2년 뒤 올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중국이 벌크선 등 일부 선종에서 우리나라 기술력을 따라잡았다고 하지만 그 외 LPG·LNG 운반선, 탱커, 초대형 컨테이너선에서는 여전히 격차가 있기 때문이다. 클라크슨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LNG선 점유율은 68.9%(지난해 말 기준)로 압도적이다. 그러면서 1980년대 일본의 실책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당시 조선업계가 극심한 불황을 겪을 때 일본은 대형 조선소를 폐쇄하고 인력 양성을 사실상 중단하다시피 했다. 표준선형 정책을 도입한 까닭에 설계 인력을 키울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이는 전국 대학의 조선해양공학과가 모두 다른 과로 통합되거나 폐지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최근 엔저 효과에 힘입어 수주에 나서고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해외에 ‘SOS’를 청하는 실정이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불황이라고 절망감에 빠져 잘못된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1990년대 국내 조선사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대형 도크를 더 지은 것처럼 다시 찾아올 호황기에 대비해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력 구조조정을 한다 해도 설계 등의 핵심 인재를 계속 키워 ‘인력 단절’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유가로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발주가 없는 게 다행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내 업체들이 기존 해양플랜트 물량을 처리하면서 해양사업에 대한 밑그림을 새롭게 그려 나갈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계가 이렇게까지 어려워진 배경에는 해양플랜트에 대한 경험이 일천한 상태에서 설계·구매·시공(EPC) 일괄 도급 계약을 무리하게 맺은 데 있다. 설계 책임마저도 선주가 아닌 조선사가 지는 구조가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기계전자산업팀장은 “지난해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 시공 부문만 수주해 위험을 최소화했던 것처럼 국내 조선사들이 욕심을 내지 않고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해양 플랜트 사업에서의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그래도 믿을 구석은 마진이 높은 해양 쪽”이라면서 “유가가 배럴당 50~70달러 선을 넘어가게 되면 발주처에서도 본격적인 물량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0년 유가 전망을 80달러 선으로 내다보고 있다. 발주 물량이 그 전에라도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수주 목표 초과 달성할 수도 올해 조선 3사의 수주 목표는 전년 대비 20%가량 줄었지만 모두 100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이 167억 달러로 가장 많고 삼성중공업 125억 달러, 대우조선해양 100억 달러(추정) 순이다. 보수적으로 접근한 목표치이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 변하면 초과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다만 이제는 수주 과정에서 국내 3사 간 과당 경쟁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고부가가치 선박 등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배 건조 기술은 우리나라를 대체할 수 있는 곳이 없는데도 국내 조선사들이 자기네들끼리 치고 박고 싸우는 통에 저가 수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양종서 연구원은 “국내 조선업의 가장 큰 ‘적’은 외부(중국)가 아닌 내부(빅 3)에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올해와 내년을 잘 버티면 국내 조선업의 희망이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지켜줘서 고마워요” 드론에 포착된 대왕고래의 인사

    “지켜줘서 고마워요” 드론에 포착된 대왕고래의 인사

    자신을 지켜주는 고마움에 인사라도 하는 걸까? 국제해양환경 보호단체 ‘씨 셰퍼드’(Sea Shepherd)는 지난 2일(현지시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스티브 어윈호에 인사하는 대왕고래’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공개된 영상에는 멸종위기종인 대왕고래 두 마리가 푸른 바다를 가르며 유유히 헤엄을 치는 모습이 생생히 담겨 있다. 이는 ‘씨 셰퍼드’의 ‘스티브 어윈호’(Steve Irwin)가 포경 저지 활동을 위해 바다 위를 순찰 도중 대왕고래를 만나자 드론을 띄워 촬영한 것이다. 마치 고마움의 인사라도 하듯 분기공을 통해 물을 뿜는 대왕고래의 모습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한편 ‘흰긴수염고래’라고도 불리는 대왕고래는 전체 몸길이가 23~27m에 달하는 거대 동물이다. 남획으로 멸종위기에까지 이르렀다가 1965년 국제포경위원회가 보호를 선언한 이래 세계 각지에서 국지적으로 개체 수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영상=Sea Shepherd/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사자와 사투…누 극적 탈출 순간 포착☞ 코뿔소·사자 1대3 대결…결과는?
  • [뉴스 분석] 中·헤지펀드 환율전쟁 한국에 불똥 튀나

    [뉴스 분석] 中·헤지펀드 환율전쟁 한국에 불똥 튀나

    1990년대 엔화 주변국 공격당해 엔·달러 환율 140엔대 폭등 전력 中 은행 동원 위안화 공매도 차단…외환보유 1년 새 5000억弗 급감 한국 금융시장 中 동조화 심해져 日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영향 헤지펀드와 중국 정부가 맞붙으면서 환율 전쟁의 전운이 커지고 있다. 일본도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환율 전쟁에 가세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조지 소로스가 영국 중앙은행을 굴복시키며 악명을 떨쳤지만 헤지펀드가 ‘G2’(주요 2개국)인 중국과 정면충돌해 이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고래 싸움’에 등 터질 수 있는 한국 등 주변국이다. 3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원이나 급등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1.9원 오른 1219.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2010년 6월 이후 5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국제유가 급락 속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중앙은행 총재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외환시장 변동성 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진 것이다. 헤지펀드와 중국의 일전도 시장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전 세계 헤지펀드 규모는 2조 5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대표적인 중국 전문가인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경희대 차이나 MBA 교수)은 소로스와 그에 동조하는 투기세력의 가용 자원을 최대 500억 달러로 분석했다. 전 소장은 “이들이 외환보유액 3조 달러를 훌쩍 넘는 중국을 공격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며 “중국은 최근 국유은행을 동원홰 달러를 풀고 위안화를 대거 사들이는 등 투기세력의 위안화 공매도 자체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장의 불안감이 존재하는 것은 주변국으로 불똥이 튈 우려 때문이다. 1995년 일본 엔화 약세를 노린 소로스는 생각만큼 엔화 가치가 떨어지지 않자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을 공격했다. 소로스가 1997년 5월 세계 헤지펀드 총회에서 “태국 바트화 가치가 30% 고평가됐다”고 말한 지 2개월 뒤 바트화 가치는 하루 새 무려 25%나 급락했다. 엔·달러 환율도 달러당 140엔대로 치솟았다. 외환위기의 시작이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헤지펀드가 정말 중국을 공격하려는 건지 아니면 간 보기에 그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만약 이번에도 주변국을 공격해 통화 가치를 끌어내리면 경기가 좋지 않은 중국이 계속 환율 안정화를 고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외환보유액이 급감한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1월 3조 8430억 달러였던 중국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3조 3304억 달러로 1년 새 5000억 달러 이상 감소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3조 달러가 무너지면 시장에 충격이 올 수 있다. 최근 급격히 중국에 동조화된 국내 금융시장도 파문이 불가피하다. 헤지펀드의 공격이 본격적인 ‘환율 전쟁’으로 번지면 중국이 극약 처방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먼저 금리를 크게 올려 투기세력에 타격을 입히는 방법이 거론된다. 헤지펀드가 1998년 홍콩 달러에 대한 공격을 단행하자 홍콩 금융당국은 시장에서 홍콩 달러를 회수하면서 은행 간 금리를 한 번에 28%나 올려 가치 하락을 막았다. 외국인의 외환거래 자체를 통제하는 카드를 빼들 수도 있다. 실제로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의 처방을 거부한 말레이시아는 외환출입을 엄격히 제한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은 “중국이 말레이시아처럼 극단적인 통제를 하지는 않더라도 외국인의 해외 송금 자금 등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는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아하! 우주] 지구 향해 돌진해오는 소행성…D데이는 3월 5일

    [아하! 우주] 지구 향해 돌진해오는 소행성…D데이는 3월 5일

    잊을만 하면 나타나는 소행성 하나가 또 지구를 찾아온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은 고래만한 크기의 소행성 하나가 다음달 5일(이하 현지시간) 지구에 최근접해 지나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2년 전 존재가 처음 확인된 이 소행성의 이름은 '2013 TX68'. 이 소행성은 멀게는 1400만 km, 가장 가깝게는 1만 7000km 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상돼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2013 TX68의 예상 접근 거리가 이처럼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소행성의 궤도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NASA 측은 "2013 TX68 발견이후 움직임을 추적한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정확한 궤도를 측정하기가 어렵다"면서 "극단적으로 지구와 가까워지는 시기는 2017년 9월 28일"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 시기에도 2013 TX68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은 2억 5000만 분의 1로 극히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2013 TX68이 전문가들의 예측을 뒤엎고 지구에 떨어지면 그 여파는 어떨까? 이는 3년 전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폭발한 소행성과 비교해 예측할 수 있다. 당시 약 20m 크기의 이 소행성은 지구 대기를 통과하다 폭발해 1200명 이상에게 피해를 안겼다. 2013 TX68는 약 30m 크기로 첼랴빈스크 당시보다 2배 정도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   NASA 지구근접천체 조사센터(CNEOS) 폴 초다스 박사는 "2013 TX68 같은 작은 천체는 특히나 정확한 궤도를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면서 "이같은 관측과 연구는 장차 벌어질 수 있는 위협적인 소행성을 미리 탐지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한편 NASA 측은 지난달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으로부터 인류를 지키는 새로운 기구를 설립한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지구방위총괄국(PDCO·Planetary Defence Coordination Office)쯤 되는 거창한 이름의 이 조직은 말 그대로 만화영화에나 등장하는 현실판 ‘지구방위대’다. 주요 업무는 지구에 다가오는 물체(NEOs·Near-Earth Objects)와 잠재적 위험 소행성(PHA·potentially hazardous asteroid)을 모니터하고 만약 지구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을 시 방어 계획을 맡는 것이다. NASA 측은 지금도 이 업무를 수행 중이나 이번에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 확장되면서 효율을 극대화했다. NASA 측은 “지구에 위협을 주는 소행성과 혜성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NASA 산하의 통합 조직을 만들었다”면서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과 소행성 충돌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NASA는 900m 이상 크기를 가진 NEOs의 90%를 이미 파악했으며 현재는 그 이하 크기의 천체를 조사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호두 닮은 뇌 주름, 생성 원리 밝혔다…네이처 게재

    호두 닮은 뇌 주름, 생성 원리 밝혔다…네이처 게재

    호두껍데기 속 알맹이를 닮은 인간의 뇌 주름은 한정된 두개골에 더 크고 강력한 일종의 처리장치를 장착하기 위한 자연의 해결책이었다. 평평한 사각형의 종이를 이보다 작고 둥근 구멍에 넣으려면 구겨야 하는 것과 같이 뇌에 주름이 생기면 신경세포들 사이의 접합부를 더 짧고 가깝게 만들어 정보 전달을 더 빠르게 할 수 있다. 이렇듯 대뇌피질이나 회백질로 불리는 뇌의 바깥층에 주름이 존재하는 이유는 예전부터 밝혀져 왔지만, 그러한 구조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인지는 지금까지 수수께끼였다. 뇌 주름은 유전적 신호나 생물학적 신호, 혹은 화학적 신호 등으로 발달하는 것인지 아니면 물리적 힘으로 생기는 것인지에 대한 관심은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인 연구 대상이었다. 이런 의문에 미국과 핀란드, 프랑스의 공동 연구팀이 뇌 주름이 형성되는 것을 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물리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 최신호(2월1일자)에 발표했다. 이는 특정 뇌 질환들을 이해하는 데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발견이라고 한다. 특히 정준영 박사가 한국인으로서 연구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더욱 주목할 만하다. 인간 태아의 뇌는 처음에 주름이 없고 부드러운 상태인데 수정란이 생성되고 20주가 지난 무렵부터 뇌 주름 형성이 시작돼 생후 18개월이 될 때까지 진행된다. 이번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미 하버드대의 락시미나라야난 마하데반 교수는 “뇌 주름 구조를 이루는 대뇌피질의 표면적은 만일 같은 크기의 뇌에 주름이 없을 때의 표면적보다 3배 정도 더 크다”면서 “대뇌피질은 뇌 안쪽에 있는 대뇌수질(백질)보다 뇌 성장 시기에 신경세포의 수, 크기, 모양, 위치가 모두 급격한 팽창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또 “이 현상은 대뇌피질에 압력이 가해져 발생한 역학적 불안정성 때문에 뇌에 국부적으로 주름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이런 간단한 진화적 혁신이 뇌 주름 형성의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주름이 없는 태아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스캔한 데이터를 사용해 특수한 ‘젤’을 소재로 입체 모형을 제작했다. 이어 대뇌피질을 나타내기 위해 모형 표면에는 탄성이 있는 젤을 얇은 층으로 코팅했다. 뇌 성장을 재현하기 위해 연구팀은 이 모형을 특수한 용액에 담갔다. 그러자 모형의 외층 즉 대뇌피질 부위가 그 액체를 흡수해 내층 즉 대뇌수질 부위보다 팽창했다. 그리고 몇 분 뒤 모형의 크기와 모양이 진짜 뇌처럼 변하기 시작했다. 또한 모형에 어떤 생체 조직도 포함하지 않은 실험에서도 같은 과정으로 뇌 주름이 생성되는 것도 확인됐다. 실제로 이번 실험에 참여한 하버드대의 정준영 박사는 “모형은 실제 뇌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마하데반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 과정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간의 뇌는 가장 많은 주름을 갖고 있다. 실제로 뇌에 주름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침팬지와 돌고래, 코끼리, 돼지 등 동물들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뇌 주름에 관한 물리적인 설명은 사실 40년 전 하버드대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제창했었다. 그리고 이제 이번 연구팀이 입증한 연구결과는 뇌 주름이 물리적 과정이 아니라 순전히 생물학적 과정으로 생성된다는 사회적인 통념에 도전하는 것이어서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정 박사는 “뇌는 모든 사람이 똑같지 않지만 건강해지려면 주요 주름은 모두 같아야 한다”면서 “우리 연구는 뇌 일부가 적절히 성장하지 않거나 전체적인 기하 구조가 중단됐을 때 적당한 위치에 큰 주름이 생성되지 않으면 잠재적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논문을 살펴본 미국 스탠퍼드대의 엘렌 쿨 생물공학부 부교수는 논평에서 “뇌 주름이 훨씬 많거나 적으면 발작, 운동기능장애, 지적 장애, 발달 지연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이번 결과는 그런 신경질환을 진단·치료·예방하는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하버드대(위), 네이처 피직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한 ~ 중 노후 여객선 6개월마다 특별점검

    한국과 중국 사이를 오가는 25년 이상 된 노후 선박에 대해 양국 선급이 공동으로 6개월마다 한 번씩 특별점검을 벌인다. 해양수산부는 1일 국제여객선 인명사고 제로(0명)를 목표로 2016년 국제여객선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제여객선은 중국·일본·러시아에 총 22개 항로 29척이 운항되고 있다. 해수부는 대형 인명사고 예방을 위해 선박 복원성 확보, 화재 예방, 무리한 운항 금지 등 3대 중점 항목과 노후선 안전점검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특히 한·중 간에 취항하는 여객선(16척)에 대해서는 양국 정부 검사관들이 합동 점검에 나선다. 25년 이상 된 노후 선박에 대해서는 기존의 선박 검사와 별개로 한국 선급과 중국 선급이 공동으로 6개월마다 특별점검을 할 예정이다. 지난해 엔진 등 기관 고장으로 생긴 사고는 13건으로 해마다 10건가량 발생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한·중 노선을 중심으로 기관 고장 사고가 증가해 실효성 있는 사고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간에 취항하는 시속 85~90㎞ 쾌속여객선(11척)에 대해서는 고래 등 수중생물 충돌사고 예방을 위해 항해당직과 구간별 감속운항 등을 철저히 하도록 했다. 해수부는 화물 과적 및 고박, 평형수 적재 상태 등을 점검하고 기상 악화 시 출항통제 이행 실태도 면밀히 살필 계획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복고 열풍 잇는 올드팝 스타들

    복고 열풍 잇는 올드팝 스타들

    국내 대중문화를 관통하고 있는 복고 열풍이 공연계에도 번졌다. 올봄, 1960~80년대를 주름잡은 올드팝 스타들이 줄줄이 내한을 앞두고 있다. 1960~70년대 팝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톰 존스(왼쪽·76)는 4월 9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 1983년 첫 방한 이후 무려 33년 만의 내한 공연이다. 그의 히트곡인 ‘딜라일라’와 ‘그린 그린 그래스 오브 홈’은 국내에서 조영남이 번안해 큰 사랑을 받았다. 영국 웨일스 출신인 톰 존스는 1964년 ‘칠스 앤드 피버’로 데뷔했으며 ‘잇츠 낫 언유주얼’이 영국 차트 1위와 빌보드 차트 10위권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에도 톰 존스는 바리톤에서 테너 음역을 아우르는 보컬을 바탕으로 블루스, 컨트리, 록, 댄스, 테크노 등 다양한 장르에서 건재함을 이어 갔다. 1988년에는 프린스의 노래 ‘키스’를 리메이크하며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에도 도전했다. 2006년 영국 여왕에게서 기사 작위를 받았다. 공연기획사 측은 “빅밴드와 함께하는 풍성한 사운드는 물론 그의 50여년 음악 인생을 아우르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70~80년대 ‘팝의 여신’ 올리비아 뉴턴존(오른쪽·68)은 5월 한국을 찾아온다. 14일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15일은 부산 KBS홀에서 각각 공연을 펼친다. 대표곡 ‘피지컬’, ‘매직’, ‘아이 어니스틀리 러브 유’ 등을 선보인다. 1965년 ‘렛 미 비 데어’로 데뷔한 올리비아 뉴턴존은 그래미상 베스트 여성 보컬리스트 상을 거머쥐며 가수로서 명성을 얻었다. ‘피지컬’로는 빌보드 싱글 차트 10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음악 영화 ‘그리스’에 출연하기도 한 그는 1992년 유방암 선고를 받고 투병 생활을 했지만, 완치 후에는 여성 건강 증진 운동가로 활동하면서 호주에 암연구·건강증진센터를 설립했다. 멸종 위기 돌고래 보호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발표하는 등 환경 운동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기획사 측은 “올리비아 뉴턴존이 한국 팬들이 좋아하는 곡을 찾아 연주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며 “한국 팬을 위한 특별무대도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하늘에서 레이더로 포착한 미스터리 ‘나스카 라인’

    하늘에서 레이더로 포착한 미스터리 ‘나스카 라인’

    태평양과 안데스 산맥 사이 페루의 평원에는 하늘에서만 볼 수 있는 미스터리 그림들이 있다. 바로 450㎢가 넘는 광대한 땅에 새겨진 나스카 라인(Nazca Lines)이다. 지난 1939년 하늘 위에서 처음 발견된 나스카 라인은 약 1~6세기 고대 나스카인들이 그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나스카 라인은 원숭이, 도마뱀, 고래 등 동물을 비롯 각종 기하학적 도형까지 수백여 개가 발견됐으며 지난 199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록됐다. 최근 페루 언론과 미 항공우주국(NASA)은 하늘 위에서 레이더로 촬영된 나스카 라인의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 속 나스카 라인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벌새로 왼쪽은 구글어스로 촬영된 위성 이미지, 오른쪽은 무인항공레이더(UAVSAR) 이미지다. 페루 당국이 굳이 미국의 도움까지 받은 것은 NASA 제트추진연구소가 개발한 UAVSAR 때문이다. 항공기에 실려 공중에서 사용되는 UAVSAR은 지구 표면에 레이더를 쏴 반사돼 돌아오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장치다. 이 장치를 통해 NASA는 지구 표면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변화를 알아낼 수 있어 다양한 곳에서 벌어지는 지진, 화산, 빙하 등의 현상 관찰에 활용하고 있다. 페루 문화부 차관 후안 파블로 푸엔테는 "NASA가 제공한 레이더 이미지는 환경변화와 개발로 훼손돼가는 나스카 라인 보호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큰 도움을 준다"면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나스카 라인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지금도 새롭게 발견되고 있는 나스카 라인을 왜 고대인들이 만들었느냐는 점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달력설, 목초지 경계선 심지어 외계인 관련설까지 다양한 추측을 내놓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다.  사진=Left: © 2015 Google, Digital Globe. Right: NASA/JPL-Caltech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모래로 만든 ‘향유고래 거대 무덤’…매립지 못 찾아

    모래로 만든 ‘향유고래 거대 무덤’…매립지 못 찾아

    지난주 영국 동부해안에서 거대한 몸집의 향유고래 3마리의 사체가 해안으로 떠밀린 채 발견돼 충격을 안긴 가운데, 현지 정부가 ‘임시 무덤’을 만들어 사체 보호에 나섰다.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다르면 3마리 중 2마리는 23일(현지시간) 저녁 8시 30분 쯤, 나머지 한 마리는 다음날 오전 6시 30분 쯤 죽은 채 발견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고래 중에서도 몸집이 큰 것으로 유명한 향유고래로, 몸무게만 30~60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현지 당국에서는 굴삭기 등을 동원해 고래 사체 3구를 덮는 작업을 실시했다. 사체가 다시 바다로 쓸려나가거나 부패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당초 관계자들은 이 고래 사체들을 곧장 매립할 예정이었으나, 사체의 규모가 엄청난 탓에 3구를 한꺼번에 매립할 매립지를 찾지 못했다. 때문에 일단 모래를 덮어 ‘임시 무덤’을 만든 뒤 매립지가 준비되는 대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고래 사체가 방치돼 있던 곳 주변은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통제됐으며, 모래를 수북하게 얹어 만든 임시 무덤 밖으로는 고래의 지느러미만이 간신히 모습을 드러낸 상태다. 한편 향유고래가 죽은 채 발견된 이유와 관련해, 런던 동물학 협회(Zoological Society of London, 이하 ZSL) 소속 전문가들은 이 향유고래 무리가 영국으로부터 동북 방향에 위치한 노르웨이 인근 깊은 해역에서 활동하다가 실수로 수심 급변 지역을 지나 북해로 들어온 뒤, 다시 돌아가지 못하고 방황하던 중 끝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했다. 본래 심해에서 서식하는 향유고래는 초음파를 이용해 수십㎞에 달하는 해역을 조사할 줄 아는 능력을 가졌는데, 수심이 얕은 곳에서는 이러한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다. 때문에 실수로 수심이 급격히 얕아지는 지역으로 넘어올 경우 원래의 깊은 바다로 돌아가는 길을 찾기가 어려워 진다는 것. 다만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총 12마리의 향유고래 사체가 발견된데 이어, 영국 동부 해안에서도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어 정확한 원인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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