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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 “저의 재주는 담배 피우기입니다”

    [카드뉴스] “저의 재주는 담배 피우기입니다”

    연인과의 데이트 혹은 가족이 나들이하기에 좋은 장소, 바로 동물원입니다. 특히 돌고래나 물개가 박수를 치는 등의 동물쇼는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아주 높은데요. ‘재주’를 부리고 박수를 받는 동물들. 그들의 삶은 행복할까요? 기획·제작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뒷골목 사내들 짠내나는 인생 우리와 닮았네

    뒷골목 사내들 짠내나는 인생 우리와 닮았네

    “명관이 형 같은 큰 이야기꾼이 영화산업에 들어간다는 게 아까울 때가 있어요. 제가 이야기를 사랑하는 형식은 문학이지만 형은 그게 영화구나 실감하죠. 하지만 형이 영화 작업을 끝내고 나면 나이 들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게 소설일 거란 예감이 들어요. 결국 조강지처한테 가더라고.”(웃음) 김언수(44) 작가의 너스레에 천명관(52) 작가가 겸연쩍은 웃음을 지으며 한마디를 보탰다. “왜 그래~. 소설도 사랑해.” 서너 시간 통화쯤은 끄떡없는 사이, 상대를 향해 ‘영혼의 짝’이란 수식어도 농반진반 붙여 보는 사이. 8살의 나이 차쯤은 간단히 지우는 두 작가의 우애는 십수년 전 김언수의 전화 한 통에서 시작됐다. “문단에 나왔을 때 단 한 명의 작가가 보고 싶었어요. 술에 취해 다짜고짜 전화해 ‘명관이 형, 나는 소설 쓰는 김언수다’라고 소개하곤 서너 시간을 얘기했죠. 열일곱 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는데 명관이 형의 ‘고래’를 보고 ‘뭐 이런 소설이 있나’ 했어요. 우리 문단은 문장과 내면만 중시하는 거대한 관습에 빠져 있죠. 거기서 찾아볼 수 없었던 귀한 이야기였거든요. 소설의 중심이 사건,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데서 통했어요.”(김) “‘가능하면 재미있게 쓰자’라는 주의”라는 이들이 밑바닥 사내들의 거친 세계를 다룬 소설을 잇따라 펴냈다.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예담)는 천 작가가 4년 만에, ‘뜨거운 피’(문학동네)는 김 작가가 6년 만에 낸 장편이다.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는 밀수 다이아몬드, 35억원짜리 종마 등을 둘러싼 인천 뒷골목 건달들의 소동극을 경쾌하게 질주해 나간다. 생에 진지하면 진지할수록, 간절하면 간절할수록 헛발질을 거듭하는 비루한 인생들을 향해 웃다 보면 쌉싸래한 비애가 감돈다. ‘뜨거운 피’는 생존을 위해 분투를 벌이는 부산 변두리 구암(가상의 장소) 깡패들의 이야기다. 1993년 봄과 여름, 배반과 협잡, 드잡이 속에 가장 소중하고 뜨거운 것을 쥐었다 놓친 마흔 살 건달 희수의 뒷모습이 강렬한 페이소스를 안긴다. “명관이 형의 응접실에는 살아 생전에 쓸 수 없을 만큼의 이야깃거리가 쌓여 있어요. 영화를 준비할 땐 저렇게 열정적이고 치열하게 준비하는데 소설은 쓱 써버리거든요. 우리는 사포질(퇴고)하는 즐거움이 또 있거든요. ‘형, 더 안 써요?’ 하면 ‘언수야, 재미를 다 봤잖니’ 해요. 이번 작품도 그 귀한 서너 가지 이야기들을 한 번에 다 때려넣은 거예요. 저 같은 ‘순수 문학파’로선 웅장한 이야기를 한데 다 넣는다는 게 아깝지만 막상 보니 많은 구상들이 뭉쳐서 색다른 감각과 멋이 나오더라고요.”(김) “‘뜨거운 피’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본식이라면 제 건 디저트죠. 언수 책이 비장미 넘치고 장렬한, 정면으로 승부하는 이야기라면 제 건 잡종, 하이브리드이고요. 작품마다 목표가 다 달라요. ‘고령화 가족’을 썼을 때 사람들이 왜 ‘고래’ 같은 걸 안 썼느냐고 화를 내더라구요. ‘고래’가 정식 코스였다면 ‘고령화 가족’은 김치찌개 같은 건데요. 이번 작품도 ‘왜 진지하지 않아’, ‘천명관도 끝이다’ 하더라구요. 하지만 요리사는 여러 음식을 내놓을 수 있는 거죠.” 서로의 작품이 싹터 자라나는 과정을 가장 가까이 봐 왔던 두 사람은 문학판이 아닌 영화판에서 새로 인연을 맺는다. 천명관 작가가 ‘뜨거운 피’의 시나리오 작업과 연출을 맡아 2018년쯤 영화로 내놓을 예정이다. 30대부터 영화판에 몸담으며 감독의 꿈을 키워 온 그의 입봉작이 되는 셈이다. 김언수 작가와 ‘명량’을 제작한 김주경 프로듀서가 천명관 작가를 ‘꼬신’ 결과다. 처음엔 그도 거절할 셈이었다. “내가 내 소설 갖고 하지 왜 남의 것 갖고 해.” 하지만 소설을 보자 생각이 달라졌다. “30대 초반에 충무로에 가서 20여년을 영화를 만들기 위해 애를 썼어요. 그런데 시나리오든 원작이든 제 노력이 좋은 결과로 나온 적이 없어요. 재작년 입봉하려고 준비했던 ‘코리안 갱스터’(가제)도 여섯 차례나 고쳐썼는데 잘 안됐고요. ‘뭐가 문제일까’ 궁리하며 언수 작품을 봤는데 ‘여기에 단서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전엔 무조건 내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고집했는데 내가 부족한 게 여기 있겠다 싶었거든요. 한국 영화 속 건달은 소위 가오, 남성성을 강조한다고 먹고사는 이야기가 빠져 있어요. 언수 얘기에는 밑바닥 인생들이 어떻게 생존하는지 촘촘하게 묘사가 돼 있어요. 새롭고 의미 있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죠.”(천) “명관이 형의 응접실에 쌓여 있는 이야기가 제가 아는 것만 서른몇 개는 되는데 그 이야기를 소설로 썼으면 어떻게 됐을까 싶어요. 영화는 너무 많은 투자와 시간, 인원이 들어가야 되니까 결과로 나오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제가 보고 싶어 했던 이야기들을 소설로는 몇 개밖에 못 보겠구나, 하는 아쉬움은 있어요.” “충무로엔 늘 1000여팀이 작품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래서 영화 만든다는 얘기를 여러 번 반복했더니 이젠 아무도 기억을 안 하시더라구요. 모르죠, 또. 3년 뒤에 제가 또 이상한 소설 하나 내고 인터뷰하면서 또 영화 한다고 할지….”(웃음)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실장님’보다 ‘현실남’

    ‘실장님’보다 ‘현실남’

    ‘이제 각 잡는 ‘실장님’은 가라.’ 삶이 고단해도 밝고 씩씩한 캔디와 외모와 스펙은 완벽하지만 성격은 까칠한 재벌 2세가 서로 엇갈리다가 결국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는 한국 드라마의 전형적인 공식이었다. 하지만 요즘 안방극장에서는 아낌없이 망가지는 현실형 남자 주인공들이 뜨고 있다. 물론 여성 캐릭터도 더이상 모른 척, 순진한 척만은 하지 않는다. 과거 드라마에서 실장님, 재벌 2세 등 백마 탄 왕자님 같은 남자 캐릭터들을 선호했다면 이제는 망가지고 때론 찌질하더라도 현실에 발붙인 캐릭터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 에피소드도 풍부해지고 배우들의 다채로운 코믹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SBS 수목 드라마 ‘질투의 화신’ 속 이화신(조정석)은 자신을 짝사랑했던 표나리(공효진)의 마음을 돌리느라 여념이 없다. 3년 전에는 쳐다도 보지 않던 표나리가 절친한 친구 고정원(고경표)과 사귀자 뒤늦게 질투에 불이 붙은 화신은 갈팡질팡하는 나리의 마음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극 초반 유방암 조직 검사를 하는 장면에서 리얼한 코믹 연기로 눈길을 사로잡았던 그는 혼자 거울을 보고 노래와 춤을 추는가 하면 나리를 차지하기 위해 정원과 싸우는 장면에선 길바닥에서 속옷 차림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납뜩이’라는 코믹한 캐릭터로 사랑받았던 그는 ‘납득이 안 가, 납득이’라는 영화 속 대사를 읊기도 한다. 때론 말장난 같고 지지부진하게 느껴지는 스토리지만 현실에 있을 법한 찌질하고 현실적인 남성을 코믹하게 표현하는 그의 연기 때문에 이 드라마를 본다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다. 덕분에 드라마는 동시간대 1위를 달리고 있다. 종영을 앞둔 tvN 월화 드라마 ‘혼술남녀’에 스타 강사 진정석 역으로 출연 중인 하석진의 코믹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시도 때도 없이 ‘고퀄리티’를 따지며 자존심을 세우던 그가 스펙이 낮다며 거들떠보지 않던 박하나(박하선)와 사랑에 빠진 뒤 보이는 찌질하지만 귀여운 행동은 웃음을 자아낸다. 자신은 혼밥, 혼술에 이어 혼춤까지 춘다며 클럽에 간 박하선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가 하면 첫 데이트에 회사 등산이 잡힌 그녀를 따라 산에 오르기도 한다. tvN 시트콤 ‘막돼먹은 영애씨’의 작가가 집필한 작품인 만큼 어느 정도로 코미디를 잘 살리느냐가 관건이다. 과거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 등 다소 어둡고 각 잡힌 실장님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그는 이번에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시청률 30%를 넘기며 순항 중인 KBS 주말 연속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양복점 재단사 배삼도 역으로 출연 중인 차인표의 반전 코믹 연기는 이 드라마의 인기 요인 가운데 하나다. 그동안 무게 잡는 역할을 주로 맡았던 그는 이 작품에서 현실 밀착형 생활 연기로 호평받고 있다. 극중 차인표는 썰렁하고 주책 맞은 농담을 늘어놓는가 하면 이전 드라마에서 화제를 모았던 ‘분노의 양치질’을 패러디해 웃음을 안기기도 한다. 무엇보다 아내 복선녀(라미란)에게 구박을 받지만 티격태격하는 현실적인 생활 연기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신작 드라마에서도 코믹한 현실형 남자 주인공들이 대세다. 24일 첫 방송을 한 KBS 월화 드라마 ‘우리집에 사는 남자’의 남자 주인공 고난길(김영광)은 홍나리(수애)의 고향집에 살며 만두 가게를 운영하는 인물로 나리의 연하 새아빠 역으로 둔갑해 좌충우돌 코믹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방송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시청자들이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에 식상함을 느끼고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한 방송 작가는 “팍팍한 살림살이에 지친 시청자들이 돈과 능력만 강조한 재벌 2세보다는 솔직하고 위트 있고 때론 찌질한 현실형 남성 캐릭터에 대리 만족을 하게 된 것”이라며 “평소 슈트 입고 멋있는 척만 하던 배우들의 망가지는 반전 연기가 쏠쏠한 재미를 준다”고 말했다. ‘우리집에 사는 남자’를 연출한 KBS 김정민 PD는 “코미디 연기는 리액션이 중요하고 조금만 타이밍이 늦어도 썰렁해지는 등 상당한 내공과 연기력이 필요하다”면서 “로맨틱 코미디는 소소한 에피소드 위주이기 때문에 대본도 중요하지만 배우의 몫이 상당히 큰 편”이라고 밝혔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춘향 숨결 깃든 한옥촌 조성… 전통에서 미래 찾는 남원

    [자치단체장 25시] 춘향 숨결 깃든 한옥촌 조성… 전통에서 미래 찾는 남원

    이환주(55) 전북 남원시장은 ‘행정의 달인’으로 통한다. 1984년 기술고시에 합격, 공직에 첫발을 디딘 그는 전북도와 전주시 등에서 주요 보직을 맡으며 빼어난 행정력을 발휘했다. 강력한 추진력도 가졌다. 그에게는 가는 자리마다 ‘최초’가 따라다녔다.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떠오른 전주한옥마을 개발 사업은 이 시장이 전주시 도시개발국장 시절 처음 입안한 프로젝트다. 전북도에서는 기술직 최초로 기획관에 발탁됐다. 2011년 남원시장 보궐선거에 당선된 이 시장은 25년간의 공직 경험을 시정에 쏟아부었다. 민선 이후 느슨해진 남원시정의 고삐를 바짝 좼다. 인사 잡음도 없앴다. 재선과 함께 남원의 미래 먹거리 개발에도 착수했다. 지난 13일 ‘미래를 여는 더 큰 남원’ 건설을 위해 밤낮없이 시 전역을 누비는 이 시장과 하루를 동행했다. 이 시장은 근면 성실의 표상이다. 매일 아침 5시 30분 눈을 뜬다. 국선도로 몸을 풀며 하루 일과를 설계한다. 때로는 예고 없이 시내 구석구석을 살펴보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타고난 건강과 부지런함은 젊은 비서진들도 따라가기 힘들어할 정도다. 6시에 아침 뉴스를 보고 조간신문을 체크하며 폭넓은 정보를 얻는다. 이 시장은 벤치마킹할 만한 타 지자체의 우수 사례를 주로 살펴본다. 비판 기사가 실려도 관련 부서나 홍보 관계자들을 질책하지 않는다. 시정을 다시 한번 챙겨 보는 기회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여 긴장했던 시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어 전날 시청에서 가지고 온 서류를 검토한다. 아침 식사 중에도 손에 서류가 들려 있는 경우가 많다. 출근은 도보로 한다. 수행비서와 단 둘이 출근하며 눈에 거슬리는 것을 그때그때 시정하도록 지시하기도 한다. 8시 정각 시장실에 들어서자마자 간부회의를 시작했다. 형식을 배제하고 능률과 실질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매주 목요일 간부회의에서는 현안을 토론한다. 1시간 30분 걸린 토론회에서 행정을 꿰뚫어 보고 맥을 짚는 이 시장의 역량이 돋보였다. 문제점을 예상하고 예산절감 방안 제시에 실과장들은 수첩에 받아 적기 바빴다. 이 시장의 행정력은 지난해 중앙평가와 공모사업에서 118개 부문을 수상, 1394억원의 인센티브 사업비를 받는 성과로 나타났다. 이 시장의 지시 사항은 간단 명료하다. 목소리에서는 항상 힘과 열정이 넘친다. 모든 사업은 전시행정에 연연하지 말고 멀리 내다보고 계획하라고 주문했다. 남정식 건설과장이 오수~월락 간 도로 확포장 공사 완공 지연 상황을 설명하자 “공사 장기화로 민원이 많고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며 익산국토청과 협의해 내년에는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 조경과 가드레일 설치 사업도 국비로 추진원도록 예산 지원을 요구하라고 주문했다. 국비로 남원시 관문 도로망을 개선하는 사업이지만 도시계획 전문가인 이 시장의 역량으로 선형을 바꿨다. 시 초입 공동묘지를 이전하고 도시 경관도 정비하는 1석 3조의 효과를 거뒀다. 춘향골 체육공원 확장은 예산낭비 없게 사업계획이 확정된 뒤 부지를 매입하라고 김완식 교육체육과장에게 지시했다. 소통을 중시하는 이 시장은 시민을 만나 의견에 귀 기울인다. 시장실 안에 시민소통실을 배치해 생활민원, 소규모 숙원 사업을 해결하고 ‘허심탄회 토론회’도 진행한다. 시간 날 때마다 페이스북과 밴드로 현안 추진 상황을 알리고 의견을 모은다. 이날도 휠체어를 타고 시장실을 방문한 장성호 남원시 장애인협회장이 “페이스북에서 시장님의 활동 상황을 매일 본다”며 “생태공원 부지에 양궁장을 설치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 시장이 담당 과장을 배석시켜 경청한 뒤 “공감한다”며 “현장 상황을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장 협회장 얼굴이 환해졌다. 김태식 전 복싱 세계챔피언이 세계타이틀매치를 추진할 테니 시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시에서 복싱부를 운영하지만 세계타이틀매치를 지원할 여유는 없다고 분명하게 거절했다. 이어 이 시장은 ‘장애인을 위한 전문봉사회’가 열리는 용성고로 향했다. 이 시장은 300여명의 장애인들과 일일이 인사하며 건강 상태를 묻고 불편 사항을 들었다. 점심시간도 시정을 홍보하고 유관기관 의견을 듣는 시간이다. 이 시장은 음식점에서 열린 지역 기관단체장 모임인 ‘남송회’에 참석, 현안 사업 추진 상황과 애로 사항을 설명하며 협조를 구했다. 젊고 패기 있는 이 시장은 지역 기관단체장 모임의 활력소다. 오후에는 이 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남원예촌’ 건설 사업 현장을 방문했다. 광한루 북문쪽에 있는 남원예촌은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른 한옥촌이다. 구도심 재생 효과도 커 시민들이 크게 반기는 사업이다. 예촌은 아름드리 소나무로 고래등 같은 전통 기와집을 지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4단계 사업 가운데 2단계 공사 중이다. 이 시장은 한옥촌을 꼼꼼히 살펴보며 운영 상황을 묻고 차질 없이 추진해 줄 것을 주문했다. 시청으로 돌아온 이 시장은 ‘옛다솜 이야기원 기본계획 중간보고회’에 참석했다. 새로운 관광개발사업의 밑그림을 그리는 만큼 예상 시간을 넘겨가며 전문가, 실무진들과 토론했다. 오후에도 시장실에서 민원인들을 맞았다. 용정동 산곡마을 주민들이 상수도 시설을 요구하자 사업계획을 1년 앞당겨 내년에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리산 주변 7개 시·군이 중심이 된 지리산관광개발조합의 2단계 사업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리산과 섬진강의 청정자원,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품격 높은 문화자원을 엮어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도시를 만든다는 게 이 시장의 역점 시책이다. 이 시장의 감동을 채우는 관광 전략으로 수학여행단이 예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13만명을 넘는 성과로 나타났다. 이 시장은 민원인들의 건의 사항을 시민소통실에 내려보내고 하루 일과를 정리했다. 짧은 가을 해가 서산에 걸릴 무렵 인접 지자체인 순창군 장류축제 참석을 위해 시청을 나서는 이 시장 손에는 이날도 집에서 살펴볼 서류가 있었다. “시장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결재를 받으러 오기보다는 전자결재를 활용하고 그 시간에 현장에 나가 시민을 만나라”고 지시하는 이 시장의 뒷모습에서 남원시의 더 큰 미래가 보였다. 남원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바닷바람 타고 온 가을꽃 향기 따라 남도로 떠나 볼까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바닷바람 타고 온 가을꽃 향기 따라 남도로 떠나 볼까

    가을이 저만치 가고 있다. 풍성했던 가을 축제가 하나둘씩 막을 내리는 가운데 경남 창원에서 국내 최대 국화축제인 ‘제16회 마산가고파국화축제’가, 거제도에서는 ‘제11회 거제섬꽃축제’가 동시에 열려 관광객을 맞는다. 두 축제 모두 바다 가까이에서 열려 눈부신 오색 국화를 비롯한 아름다운 가을꽃을 구경하면서 가을 바다의 정취와 낭만도 누릴 수 있다. 마산가고파국화축제는 단일 꽃축제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다. ‘국화가 전하는 가을편지’를 슬로건으로 마산항 제1부두에서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10일간 펼쳐진다. 창원시가 주최하고 마산가고파국화축제위원회가 주관한다. 부두에 국화로 단장한 갖가지 조형물과 7600여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1만 1000여평에 이르는 부두 전체가 오색 국화로 뒤덮인다. 마산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국화 상업 재배를 1961년 처음 시작한 곳이다. 수출도 1972년 최초로 한 국화의 본고장이다. 현재 220여 농가가 97㏊에 국화를 재배해 한 해 78억원의 소득을 올린다. 전국 국화 재배면적의 13%를 차지한다. 재배 역사가 오래된 만큼 재배 기술도 축적돼 마산국화는 최고 품질로 인정받는다. 일본 등에 한 해 40여만 달러어치를 수출한다. 창원시는 이를 바탕으로 마산 국화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2000년부터 국화축제를 연다. 마산국화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2014, 2015년 연속 우수 축제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도 유망축제로 뽑히는 등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국화 소비와 관광객 유치 등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창원시에 따르면 지난해 국화축제 기간에 110만명이 찾아 365억원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전시되는 국화 조형물 가운데 랜드마크는 열기구 조형물이다. 거대한 열기구를 타고 광역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창원시가 온 힘을 쏟는 광역시 승격의 염원을 표현했다. 이 밖에 황소와 초가집 등이 있는 만날재 풍경, 최윤덕 장군상, 사랑의 터널, 등대, 거북선, 마창대교, 주남저수지, 공작, 상어 등 지역의 주요 상징물과 인물, 풍경 등을 국화 조형물로 만들었다. 창원시는 올해 국화축제에 전시작품을 만들고 축제장을 꾸미는 데 역대 축제 가운데 가장 많은 11만 그루의 국화가 들어갔다고 밝혔다. 마산국화축제의 볼거리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국화 한 줄기에서 1500송이가 넘는 꽃을 피우는 다륜대작인 ‘천향여심’(千香旅心) 작품이다. 지난해 1515송이 꽃이 핀 다륜대작보다 꽃송이가 더 많은 다륜대작이 올해도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과 발을 붙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 다륜대작 공인 기록도 가고파국화축제 때 나왔다. 2009년 제9회 때 한 줄기에 1315송이 꽃을 피워 2010년 1월 19일 영국 기네스 기록 공인을 받았다. 다륜대작을 키우기 위해서는 국화 재배 전문가 300여명이 16개월여 동안 6차례 분갈이와 10차례 순지르기를 하는 등 밤낮 지극정성을 쏟아야 한다. 국화축제위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인고의 세월을 견딘 끝에 아름다운 꽃송이를 피운 다륜대작의 기운을 받아 건강과 가정의 평온, 시험 합격 등 소원 성취를 위해 다륜대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28일 저녁에 개막 축하공연이 열리고 다음달 4일 오후 8시 국화축제장 앞바다에서 ‘해상 멀티미디어 불꽃쇼’가 펼쳐져 가을 밤하늘이 화려한 불꽃으로 물든다. 마산국화 역사와 국화 관련 산업을 소개하는 홍보관을 운영하고 크루저 요트와 카약 등을 체험하는 해양레포츠 체험 행사가 마련된다. 축제 장소에서 출발해 창동예술촌~봉암수원지~팔용산 돌탑을 거쳐 마산역에 도착하는 ‘가을 & 국화나들이’ 시티투어를 축제 기간 운영한다. 마산어시장과 오동동 아귀찜 음식점 골목이 축제장과 가깝다. 거제섬꽃축제는 거제면 서정리 거제시농업개발원 시설과 작물을 활용해 개최하는 독창적인 가을꽃 힐링 축제다. 11만 1282㎡에 이르는 시농업개발원 부지와 각종 전시관, 온실, 야외 식물원, 꽃동산, 과수원 등이 모두 축제 공간이다. 섬꽃축제는 섬에서 자라는 꽃축제라는 뜻이 아니라 육지와 차별화된 섬에서 개최하는 꽃축제라는 뜻이다. 올해 거제섬꽃축제는 ‘꽃향기 따라 떠나는 섬나들이’를 주제로 정해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열린다. 시농업개발원 직원과 근로자 등이 올 초부터 직접 기른 아름다운 가을꽃 1억 송이가 축제장 곳곳에서 관람객들을 반긴다. 잔디광장에는 오색 국화로 장식한 대형 유람선 조형물을 비롯해 돌고래, 문어 등 조선해양도시 거제를 상징하는 갖가지 모양의 대형 국화 조형물 70여개를 전시한다. 허브와 초화류를 심어 조성한 힐링허브랜드, 거제도에 자생하는 야생화를 볼 수 있는 거제섬꽃동산, 1만 송이 해바라기가 가득 찬 해바라기 미로원 등은 거제섬꽃축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볼거리다. 국화분재 전시회도 눈길을 끈다. 아열대과수하우스, 자연학습원, 곤충전시·생태관, 다육식물전시관, 과채류재배온실, 대형유리온실, 야생화재배온실, 농수생식물학습장, 알로에·블루베리·감귤실증시험하우스, 난지과수실증시험포, 약용식물전시포 등 농업개발원이 관리·운영하는 시험·연구시설을 둘러보며 희귀 식·생물 생태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마당놀이와 통기타 공연을 비롯해 날마다 다채로운 공연·문화놀이가 이어진다. 고구마 수확, 도자기 만들기, 농기계·농기구 체험 등 40여개 체험행사가 열린다. 축제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어른은 3000원, 어린이와 청소년은 2000원씩 입장료를 받는다. 축제 기간 셔틀버스가 시외버스 터미널과 축제장을 오간다. 우리나라에서 제주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섬인 거제에는 관광 명소가 많다. 거제도를 방문했던 관광객들은 외도와 해금강, 바람의 언덕, 지심도 등을 많이 추천한다. 거제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축제 기간 토·일요일에 많은 비가 내린 탓에 관람객이 17만명으로 전년도(24만명)보다 7만명이 줄었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올해는 거제 지역이 조선경기 불황과 콜레라 발병 등 악재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섬꽃축제에 관광객들이 많이 와 어려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거제시농업개발원은 도시 사람들이 농업현장을 체험하고 사계절 꽃과 식물 등을 직접 볼 수 있도록 농업개발원 시설을 평소에도 무료로 개방한다. 시는 농업개발원 시설과 연계해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농업개발원 옆 3만 664㎡ 부지에 국내 최대 규모 돔형 온실을 비롯해 희귀자생식물원, 난테마관 등을 갖춘 거제자연생태 테마파크를 조성한다. 권 시장은 “자연생태 테마파크가 2018년 완공되면 거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관광 명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창원·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환상의 해저세계로 오세요

    환상의 해저세계로 오세요

    해양생물들과 찍은 사진들을 공유하며 인스타그램 스타로 떠오른 한 여성이 화제다. 14일 영국 데일리스타에 따르면 남태평양 작은 섬 무레아 출신 라바 레이(27)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가오리와 상어, 거북이, 돌고래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했다. 그 결과 누리꾼들의 호응은 폭발적이었고, 6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 인스타그램 스타로 거듭났다. 어릴 때부터 바다에서 수영했다는 라베 레이는 자신 역시 해양생물들에 대해 두려움이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그들과 교감을 나누게 됐다고 전했다. 사진=ravaray 인스타그램, 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푸른 바다의 전설, ‘인어’ 전지현과 ‘사기꾼’ 이민호 “비주얼 충격”

    푸른 바다의 전설, ‘인어’ 전지현과 ‘사기꾼’ 이민호 “비주얼 충격”

    ‘질투의 화신’ 후속으로 방영 예정인 ‘푸른 바다의 전설’ 측이 첫 티저 영상을 공개해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11월 16일 첫 방송될 SBS 새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박지은 극본, 진혁 연출, 문화창고, 스튜디오 드래곤 제작) 측은 19일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전지현 이민호의 애틋한 모습이 담긴 감성적인 ‘인연 티저’를 공개했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멸종직전인 지구상의 마지막 인어가 도시의 천재 사기꾼을 만나 육지생활에 적응하며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사건들을 통해 웃음과 재미를 안길 판타지 로맨스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인연의 이야기를 펼쳐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에 첫 공개된 ‘푸른 바다의 전설’ 티저 영상에는 서로를 그리워하는 듯한 전지현과 이민호의 애틋한 모습이 담겨 있어 앞으로 이들이 그려낼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극중 전지현은 서울에 온 인어지만 생활고에 시달리는 ‘심청’ 역을 맡았다. 이민호는 조선시대 양반가 아들 ‘김무’ 역과 천재 사기꾼 ‘허준재’ 역을 동시에 맡아 데뷔 후 첫 ‘1인 2역’에 도전한다. ‘푸른 바다의 전설’ 티저 영상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파도가 출렁이는 바위에 앉아 하염없이 먼 바다를 바라보는 이민호의 모습으로 시작되는데, 이와 함께 슬픔에 젖은 전지현의 감성적인 대사가 더해져 보는 이들의 눈과 귀를 동시에 사로잡는다. 해안가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 이민호와 바위 사이에서 잔뜩 경계심을 드러내며 몸을 움츠리고 있는 전지현의 모습은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궁금증을 한껏 고조시키고 있는 상황. 이어 지금까지 베일에 꽁꽁 싸여있던 ‘인어’로 변신한 전지현의 모습이 깜짝 공개돼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드는데, 모두의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인어’의 모습을 완벽하게 현실화시킨 매혹적인 그의 모습이 입을 떡 벌어지게 한다. 그는 마치 돌고래처럼 바다 속을 자유롭게 유영하며 신비로운 인어 자태를 여과 없이 뽐내고 있는데, 보는 순간 말을 잃게 만드는 환상적인 인어 비주얼과 푸른 바다 배경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감탄을 자아낸다. ‘인어’로 변신한 전지현의 신비롭고 매혹적인 비주얼과 더불어 누군가를 향한 애틋하고 절절한 대사는 스토리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을 배가시킨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듯 떨리는 전지현의 목소리와 “그래도 약속 지킬게. 폭풍우가 와도 아무도 없어 외로워도 가보지 못한 길이라 두려워도 다 견디고 꼭 너한테 갈게”라는 무한한 애정이 느껴지는 감성적인 대사는 이들에게 수많은 사연들이 있음을 짐작케 한다. 특히 짧은 순간이지만 영상 속에 보여진 과거 기억의 잔상에는 풍성하고 아름다운 연꽃 사이에 전지현이 외롭게 홀로 앉아있는데, 여기저기 생채기가 나 잔뜩 겁에 질린 그의 모습은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는 이미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인 상태에서도 나무 막대기로 자신을 툭툭 건드리는 사람들의 손길을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어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전지현은 이런 수모를 꿋꿋이 모두 견뎌내고 “꼭 너에게 갈게”라는 대사처럼 이민호를 향해 헤엄쳐 나가고 있어 앞으로 그려질 두 사람의 로맨스에 기대가 더해지고 있는 상황. 전지현과 이민호 사이에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견고해지고 있는 이들의 인연의 끈이 앞으로 어떤 이야기로 펼쳐질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푸른 바다의 전설’ 측은 “오늘 첫 공개된 인연 티저를 시작으로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 들어 간 전지현과 이민호의 모습이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라면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신선하고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는 배우들에게 많은 기대와 응원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질투의 화신’ 후속으로 오는 11월 16일 수요일 밤 10시에 첫 방송된다. 사진=SBS ‘푸른 바다의 전설’ 티저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중남미 최대 아쿠아리움 내달 9일 리우에서 개장

    중남미 최대 아쿠아리움 내달 9일 리우에서 개장

    중남미에서 가장 큰 아쿠아리움이 문을 연다. 내달 9일(현지시간) 개장을 앞두고 막판 준비에 여념이 있는 브라질 리우의 아쿠아리우. 리우올림픽으로 재개발된 된 지역에 5층 규모로 들어서는 아쿠아리우는 연면적 2만6000㎡로 중남미 최대 규모다. 아쿠아리움에 들어가는 바닷물만 450만 리터, 리우올림픽 수영경기장을 채운 물의 배에 이른다. 해양생물학자이자 아쿠아리우의 대표인 마르셀로 스필만은 "완전히 바다에 잠겨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공식 개장에 앞서 언론에 미리 공개된 아쿠아리우에 들어서면 천장에 설치된 웅장한 고래 스켈레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길이 13m, 무게 37톤짜리 고래의 뼈대다. 고래는 2014년 6월 리우데자네이루 서부의 해안에서 좌초된 채 발견됐다. 선박과 충돌한 듯 신체 일부가 찢어져 신음하던 고래는 결국 숨이 끊어졌다. 고래 스켈레톤을 지나면 5층 건물에 들어선 28개 아쿠아리움을 차례로 돌아볼 수 있다. 전기가오리, 라이온 피시 등 '위험종'으로 알려진 물고기를 비롯해 브라질 바다에 서식하는 어종 대부분을 구경할 수 있다. 아쿠아리우에선 350어종, 3000여 마리 물고기를 만나볼 수 있다. 스필만은 "아쿠아리우에 있는 생물의 90%는 자연에서 직접 잡은 것들"이라면서 "아쿠아리우의 개장은 교육과 연구는 물론 어종의 보호라는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구경거리의 백미는 40여 마리의 상어와 길이 20m, 폭 2m 규모의 아크릴터널이다. 아쿠아리우는 6살 이상을 대상으로 부모와 함께 상어관에서 밤샘투어를 할 수 있도록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스필만은 "대서양 해저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이색적인 느낌을 받을 것"이라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해저생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림 같은 바다를 낀 리우데자네이루는 브라질 최대의 관광도시다. 매년 리우를 찾는 관광객은 외국인 300만, 내국인 600만 등 900만 명에 이른다. 아쿠아리우는 최고 8000마리까지 어종과 수를 늘려갈 예정이다. 사진=인포바에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해양생물과 ‘찰칵’…SNS 스타 된 여성

    해양생물과 ‘찰칵’…SNS 스타 된 여성

    해양생물들과 찍은 사진들을 공유하며 인스타그램 스타로 떠오른 한 여성이 화제다. 10월 14일 영국 데일리스타에 따르면 남태평양 작은 섬 무레아 출신 라바 레이(27)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가오리와 상어, 거북이, 돌고래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했다. 그 결과 누리꾼들의 호응은 폭발적이었고, 6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 인스타그램 스타로 거듭났다. 어릴 때부터 바다에서 수영했다는 라베 레이는 자신 역시 해양생물들에 대해 두려움이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그들과 교감을 나누게 됐다고 전했다. 사진 영상=ravaray 인스타그램, 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이보다 신비로울 수 없다”…거대 ‘알비노 혹등고래’ 포착

    “이보다 신비로울 수 없다”…거대 ‘알비노 혹등고래’ 포착

    호주에서 희귀 알비노 혹등고래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주의 바이런 베이에서 발견된 이 알비노 혹등고래는 온몸이 짙은 색소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흰색으로 이뤄져 있다. 사실 이 혹등고래는 호주에서 ‘유명인사’나 다름없는 알비노 혹등고래 ‘미갈루’다. 미갈루는 호주에서 발견된 유일한 알비노 혹등고래로, 종종 사람에게 모습을 드러내 왔지만 카메라에 생생하게 잡힌 일은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여러 해 동안 이 혹등고래는 뉴사우스웨일스를 찾은 일이 없었다. 희귀 알비노 혹등고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데 성공한 행운의 주인공은 사진작가 크래그 패리(37). 그는 “미갈루는 매우 특별하다. 왜냐하면 호주에서 서식하는 유일한 알비노 혹등고래이기 때문”이라면서 “호주 동부해안을 따라 여행을 하던 중 우연히 발견했다. 처음에는 유령을 봤다는 착각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갈루를 눈앞에서 직접 봤을 때의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라면서 “마치 복권에 당첨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크래그 패리는 더욱 생생한 알비노 혹등고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수중촬영을 감행하기도 했다. 덕분에 그가 공개된 사진은 물 위로 드러난 새하얀 꼬리와 몸통뿐만 아니라, 푸른빛이 감도는 바다 안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까지 모두 담고 있다. 한편 혹등고래는 고래목 긴수염고래과 동물로, 몸길이가 최대 16m 에 달하고 몸무게는 30~40t에 이른다. 태평양과 대서양에 주로 분포하며 수명은 60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몸 위쪽은 모두 검은색인데, 멜라닌 세포에서 멜라닌 합성이 결핍되는 유전질환인 알비노를 앓고 있을 경우, 온 몸이 흰색을 띤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호주 유일의 ‘희귀 알비노 혹등고래’ 생생 포착

    호주 유일의 ‘희귀 알비노 혹등고래’ 생생 포착

    호주에서 희귀 알비노 혹등고래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주의 바이런 베이에서 발견된 이 알비노 혹등고래는 온몸이 짙은 색소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흰색으로 이뤄져 있다. 사실 이 혹등고래는 호주에서 ‘유명인사’나 다름없는 알비노 혹등고래 ‘미갈루’다. 미갈루는 호주에서 발견된 유일한 알비노 혹등고래로, 종종 사람에게 모습을 드러내 왔지만 카메라에 생생하게 잡힌 일은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여러 해 동안 이 혹등고래는 뉴사우스웨일스를 찾은 일이 없었다. 희귀 알비노 혹등고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데 성공한 행운의 주인공은 사진작가 크래그 패리(37). 그는 “미갈루는 매우 특별하다. 왜냐하면 호주에서 서식하는 유일한 알비노 혹등고래이기 때문”이라면서 “호주 동부해안을 따라 여행을 하던 중 우연히 발견했다. 처음에는 유령을 봤다는 착각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갈루를 눈앞에서 직접 봤을 때의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라면서 “마치 복권에 당첨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크래그 패리는 더욱 생생한 알비노 혹등고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수중촬영을 감행하기도 했다. 덕분에 그가 공개된 사진은 물 위로 드러난 새하얀 꼬리와 몸통뿐만 아니라, 푸른빛이 감도는 바다 안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까지 모두 담고 있다. 한편 혹등고래는 고래목 긴수염고래과 동물로, 몸길이가 최대 16m 에 달하고 몸무게는 30~40t에 이른다. 태평양과 대서양에 주로 분포하며 수명은 60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몸 위쪽은 모두 검은색인데, 멜라닌 세포에서 멜라닌 합성이 결핍되는 유전질환인 알비노를 앓고 있을 경우, 온 몸이 흰색을 띤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모래톱 갇힌 어미 혹등고래 구하는 새끼 고래

    모래톱 갇힌 어미 혹등고래 구하는 새끼 고래

    모래톱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어미 고래를 구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새끼 혹등고래의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호주 나인뉴스 등에 따르면, 퀸즐랜드 국립공원 관리사무소(QPWS)는 이날 브리즈번 인근 노스 스트래드브룩섬 근처 해변에 표류한 어미 혹등고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당시 어미 혹등고래는 꼬리지느러미를 흔들며 모래톱을 벗어나려 애쓰고 있었다. 어미 주위를 빙글빙글 돌던 새끼 고래는 어미를 구하고자 아등바등했다. 어미를 깊은 바다 쪽으로 밀어내기를 수차례. 때마침 밀물이 들어왔고, 새끼의 도움으로 어미는 약 40분 만에 넓은 바다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었다. 사진·영상=QWPS, 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예능인력소’ 광희, 노래에 김흥국 자리이탈 ‘도저히 못 듣겠다’

    ‘예능인력소’ 광희, 노래에 김흥국 자리이탈 ‘도저히 못 듣겠다’

    예능인력소 광희의 가창력에 김흥국이 자리를 이탈했다. 10일 방송된 tvN ‘예능 인력소’ 1회에서는 제국의 아이들 광희가 같은 소속사 후배인 임팩트 김태호를 뒷바라지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태호는 자신의 개인기를 뽐내는 ‘빛날이 전단지 브리핑’에서 노래를 불렀다. 감미로운 보이스로 MC석을 만족시켰다. 하지만 지원사격에 나선 ‘바라지’ 광희가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광희는 음이탈을 기본이었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음치의 전형을 보여준 것. 광희는 혼신의 예능감을 뽐냈지만 ‘가수협회장’ 김흥국은 이를 참지 못하고 결국 자리를 떠나 폭소를 유발시켰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우리 아이 아직 거짓말 못 해”… 그건 엄마의 착각

    “우리 아이 아직 거짓말 못 해”… 그건 엄마의 착각

    복잡한 심리 추론·공감 능력 확인 어른, 아이 거짓말 절반만 간파 SF영화 ‘엑스맨’에는 초능력을 가진 돌연변이들과 그들의 리더인 찰스 자비에가 나온다. 일명 ‘프로페서 X’로 불리는 그는 다른 사람의 머릿속과 감정을 읽는 강력한 텔레파시 운용 능력을 갖고 있다. 일종의 독심술이라고 할 수 있다. SF영화에서는 독심술을 초능력자만이 갖는 특별한 능력으로 표현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누구나 타인의 마음을 인식하는 능력을 조금씩 가지고 있다. 바로 발달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마음이론’(theory of mind)이다. 마음이론은 마음과 행동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것을 설명하는 심리학적 이론으로, 비교적 최근에야 등장했다. 어린아이들이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할 때와 무생물과 상호작용할 때 다르게 행동하는 이유를 잘 설명해 준다. 마음을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어린아이들은 아직 두뇌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도 발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과 침팬지나 오랑우탄 같은 유인원들은 사람의 공감 능력 같은 마음을 갖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와 법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법과 행동’에 마음이론과 관련한 재미있는 연구가 소개됐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잠깐 동안 눈을 뗐을 뿐인데 아이들이 우유를 엎질러 놓는다거나 애지중지하는 접시나 꽃병을 깨는 ‘대형 사고’를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때 아이들은 애완동물이나 동생 등 다른 핑계를 대는데, 과연 정말일까 거짓말일까. ‘법과 행동’ 최신호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대(UC어바인) 사회심리학과 연구팀은 50편의 논문에 나온 45개의 실험을 메타분석한 결과 속설과는 달리 어른들이 아이들의 거짓말을 간파하기는 쉽지 않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메타분석은 동일하거나 유사한 연구나 결과들을 통계적 기법을 사용해 통합하고 종합하는 문헌 연구의 한 방법이다. 메타분석에 사용된 실험 대상은 1만명의 어린이와 어른으로, 어린아이들의 거짓말을 어른이 알아내 맞히는 경우는 4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어른들의 거짓말을 어른이 간파하는 확률은 63.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이 거짓말을 해도 들키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는 말이다. 또 부모보다 경찰이나 선생님, 기타 교육심리 전문가들이 아이들의 거짓말을 쉽게 알아차린다는 속설도 틀린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과 일반 부모들의 거짓말 탐지 능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넘어지고 쓰러지는 등 과장된 행동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고 웃을 수 있는 것은 코미디언의 행동에 숨겨진 생각과 마음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고 웃는 것은 인간의 고유한 특징 중 하나로만 여겨져 왔는데 미국 듀크대, 일본 교토대,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공동연구진이 지난 6일자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침팬지나 오랑우탄, 고릴라, 보노보 같은 유인원도 코미디를 보고 웃을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유인원들도 사람들처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추론하고 실수를 예상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금까지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욕구, 감정과 같은 복잡한 심리 상태에 대해 생각하고 추론하는 능력은 사람도 3~4세 이후에 얻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동물들에게서는 발견되지 않는 능력으로 전해져 왔다. 이 때문에 타인의 욕망과 신념, 생각을 인식하는 능력인 마음이론과 공감 능력이 더이상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논쟁을 다시 촉발시켰다. 예를 들어 아빠와 아이가 바닷속 이야기 놀이를 하다가 아빠가 아이가 보는 앞에서 돌고래 인형을 바닷속 궁전인 상자에 넣었다. 때마침 회사에서 전화가 와서 아빠가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그때 아이가 돌고래 인형을 궁전에서 꺼내 동굴인 이불 속에 넣었다고 하자. ‘아빠가 전화를 받고 와서 돌고래 인형을 어디서 찾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 많은 사람이 당연히 바닷속 궁전(상자)을 찾아볼 것이라고 답하지만 3~4세 이전 아이들은 동굴(이불 속)에서 찾을 것이라는 답을 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욕구, 감정 같은 복잡한 심리 상태에 대해 생각하고 추론하는 능력을 갖췄는지를 알아보는 데 쓰이는 마음이론의 ‘틀린 믿음 실험’이다. 크리스토퍼 크루펜예 듀크대 진화인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인원들도 타자의 틀린 믿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냄으로써 마음을 읽고 공감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 사람뿐이라는 기존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엄마, 제발 힘내” 어미 고래 구하려 애쓰는 새끼(영상)

    “엄마, 제발 힘내” 어미 고래 구하려 애쓰는 새끼(영상)

    8일 호주 노스스트래드브룩섬 근처 해변에 있는 어미 고래와 새끼 고래의 모습을 호주 TV뉴스 채널9 등이 보도했다. 영상 속에서 어미 고래는 얕은 바다에서 꼼짝 못한 채 흙탕물을 일으키며 꼬리 지느러미만 흔들고 있을 뿐이었고, 새끼 고래는 어미를 구하기 위해 머리로 몸통을 밀어보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어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CNN 등을 비롯한 서구 언론에서 관련 영상을 보도하고 유튜브 등에서도 이 장면이 올라오자 많은 이들이 안쓰러워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며 어미 고래와 새끼 고래를 응원했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정찰용 비둘기·코끼리 부대… ‘살아 있는 무기’로 전락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정찰용 비둘기·코끼리 부대… ‘살아 있는 무기’로 전락

    과연 동물 없이도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때로는 생명을 유지해 주는 귀중한 식량으로서, 때로는 소중한 내 재산을 지켜 주는 파수꾼으로서, 때로는 감정을 나누는 친구로서 동물은 인류와 공존해 왔다. 그런 동물에게 인류는 더욱 극한의 임무를 내린다. 인간의 전쟁을 위한 ‘살아 있는 무기’가 되라는 명령이 바로 그것이다. 인류가 동물을 전쟁에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매우 오래전 일이다. BC 15세기 전후 군대는 동물에게 갑옷을 입히고 전차(고대의 전투나 경주용 마차)를 끌게 한 것이 시작이다. 사산조 페르시아, 비잔틴의 카타플락타이 등 동방 지역에서는 갑옷을 입고 말을 탄 기병부대가 강한 전투력을 자랑하는 군대로 인정받았다. BC 4세기 후반에서 3세기 시대에는 코끼리를 타고 움직이는 코끼리 부대를 제압하기 위한 돼지 부대가 등장한 바 있다. 몇 명의 병사를 태운 코끼리는 절대적인 전투력으로 보병들이 도망치도록 만들었는데, 당시 에피로스 왕 피로스는 코끼리를 이용해 승승장구하다가 로마군이 내세운 돼지 부대에 패배하고 만다. ●BC 15세기 전후부터 ‘전쟁 무기’로 고대 역사가들에 따르면 로마군은 돼지의 몸에 기름과 역청을 바른 뒤 불을 붙여 코끼리들을 향해 돌진하게 했다. 돼지들은 온몸이 불타는 채로 코끼리의 다리 사이를 난폭하게 뛰어다녔고, 이에 놀란 코끼리들은 부대를 이탈해 도망을 치거나 아군을 다치게 했다. 이후 다양한 전투에서 동물은 물자 수송과 통신 수단, 수색과 더불어 인간과 한 몸이 돼 싸웠다. 이러한 동물을 단순한 수단으로만 봐야 할지, 병기로도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차가 존재하지만, 전쟁에서 승리를 위해 활용하는 모든 것을 무기로 지칭할 경우 이에 동원된 동물 역시 무기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당시 독일군은 비둘기를 정찰용으로 활용했다. 미니어처 카메라를 매단 비둘기가 목표물을 상공에서 정찰한 뒤 다시 돌아오게 하는 훈련에 성공한 것이다. 이러한 정찰용 비둘기는 1916년 베르덩 전투와 솜 전투에서 실제로 사용됐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독일군은 비둘기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당시 기술로 새를 운반하거나 훈련시키는 일, 카메라를 원하는 대로 조작하는 일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용 빈도는 매우 미미해졌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비둘기를 무기로 써 보려 애쓰는 동안 미국 해군이 내세운 것은 다름 아닌 사나운 상어였다. 최근 미국의 유명 과학전문 작가이자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메리 로치는 최근 발간한 자신의 책에서 “미 해군은 2차 세계대전 때 상어 전문가 및 무기 전문가가 팀을 이뤄 상어를 일종의 ‘배달 도구’로 삼고, 바다 위에 떠 있는 적의 함선 부근에서 터뜨리는 미션에 대해 연구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이 연구는 상어의 통제불능 상태 탓에 실패로 끝나야 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의 돌고래가 무기로 활용된 예도 있다. 1960년대 옛 소련에 속했던 우크라이나 해군은 실제 ‘전투 돌고래 부대’를 운영했다. 주요 임무는 해저 정찰과 수색, 적군 포착 등이었는데, 머리에 사격 장치를 달아 적의 잠수부나 목표물을 공격하는 임무 수행도 가능했다. 소련 붕괴 후 돌고래 부대는 해체 위기까지 갔지만, 2014년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병합되면서 돌고래 부대는 러시아 소속으로 변경됐다. 지난 3월에도 러시아가 175만 루블(약 3000만원)을 들여 돌고래 5마리를 추가로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히자 일각에서는 돌고래 부대의 실전 투입을 본격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현실화된 영화 속 ‘동물 무기’ 2000년대에 들어 빠른 속도로 발전한 과학은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동물 무기를 개발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미국 과학전문기자 에밀리 앤디스는 2006년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과학자들에게 감시 장비나 무기를 실을 수 있는 곤충 사이보그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최초로 보도했다. 앤디스에 따르면 DARPA는 초소형 비행체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자연 상태의 곤충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실제 곤충을 활용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또 최근 10년간 곤충의 뇌에 전기자극을 줌으로써 멈춤, 출발, 선회 등의 명령을 내리고 작업을 미세 조종할 수 있는 상태까지 기술을 발전시켰다고 앤디스는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쥬라기 월드’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영화에서는 유전자 변형을 통해 만들어진 포악한 육식 공룡 ‘인도미누스 렉스’가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됐음을 암시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만약 앤디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인류는 과학의 발전을 등에 업은 채 동물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생체공학 동물 무기’의 현실화에 매우 가깝게 접근한 셈이 된다. 전쟁터에 사람 대신 로봇이 나가는 시대에 동물 무기는 구시대적 발상일 뿐이라고 코웃음 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무기가 성능과 전투력이 더 뛰어난지를 비교하는 일이 아니다. 인류는 군인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데다 적의 눈을 보다 쉽게 피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동물 무기를 이용해 왔지만, 살아 있는 동물을 인간의 전쟁을 위해 희생시키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더 나아가 생명체를 무기로 활용하면서까지 벌이는 전쟁이 인류에게 과연 필요한 일인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huimin0217@seoul.co.kr
  • [별별영상] 강가 진흙 속 고립된 고래 구조하는 남성들

    [별별영상] 강가 진흙 속 고립된 고래 구조하는 남성들

    강가 진흙 속에 고립된 고래를 구조하는 영상이 화제네요. 최근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Liveleak.com)에 게재된 영상에는 중국의 한 강가에 모인 남성들이 모습이 보입니다. 물이 빠져나가는 사이 미처 깊은 물로 돌아가지 못한 커다란 고래 한 마리가 진흙 속에 고립됐네요. 10여 명이 넘는 남성들이 거대한 고래에 매달려 온힘을 다해 뻘 속에서 끌어내 얕은 물로 옮깁니다. 고래는 얕은 물에서 연신 꼬리지느러미를 좌우로 흔들어보지만 여의치 않습니다. 결국 남성들이 깊은 물속으로 고래를 밀어냅니다. 남자들 덕에 고래는 가족들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겠네요. 사진·영상= ONLY THE BEST VIDEO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고래의 꿈 위로의 숨 고향의 쉼

    고래의 꿈 위로의 숨 고향의 쉼

    고래는 잠들지 않는다고 한다. 왼쪽 뇌가 잠들더라도 오른쪽 뇌는 깨어 있다는 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유는 하나다. 살기 위해, 숨을 쉬기 위해서다. 몸뚱아리는 물고기지만 숨은 물 밖에 나와 쉬어야 한다. DNA에 새겨진 포유류의 기억이 여태 선명한 게다. 그러니 이런 가정도 성립하지 않을까. 고래는 늘 꿈을 꾼다고. 실제 고래는 움직이면서 잠을 잘 수 있고 물 밖으로 솟구칠 때도 꿈을 꾼다고 한다. 파란 바다 저 끝에서 고래와 만나는 건 그래서 매우 독특한 경험이 된다. ‘고래의 고향’ 울산 장생포를 찾은 건 순전히 그 때문이었다. 탐사선에 올라 고래를 만나 보겠다는 것. 애초 현실성 따위는 없었다. 그저 돌고래나 만나면 다행일 터다. 그래도 꿈을 꿀 수는 있잖은가. 바다 위로 솟구치는 큰 고래와 만나는 꿈 말이다. ●포경산업 전진기지가 고래관광특구로 울산 남구는 ‘고래관광특구’다. 자타가 인정하는 ‘고래의 도시’다. 남구에서도 고래의 본고장을 꼽으라면 단연 장생포다. 한때 우리나라 포경산업의 전진기지였던 곳. 포경산업은 여느 어업과 달리 고래 해체장 등 상당한 규모의 배후 기지가 필요하다. 그 역할을 했던 곳이 장생포다. 먼저 고래박물관부터 들른다.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의 상업 포경 금지 이후 사라져 가던 국내 포경 관련 자료와 유물들을 수집해 전시하는 공간이다. 귀신고래 등 우리 근해에 서식하는 고래들에 대한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건물 밖에는 ‘제6진양호’가 전시돼 있다. 장생포를 거점으로 고래를 잡던 실제 포경선이다. 포경금지법 발효 뒤 방치됐다가 원래 모습대로 복원됐다. 관람객 누구나 배에 올라 포경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박물관 맞은편의 고래생태체험관은 다양한 바다생물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돌고래 쇼도 열린다. 무엇보다 건물 초입에 세워진 한 외국인 동상이 이채롭다. 주인공은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미국의 동물학자이자 탐험가 로이 채프먼 앤드루스다. 1912년 장생포를 방문한 그는 1년간 머물며 귀신고래를 연구한 뒤 1914년 당시 ‘악마 고래’라 불리던 귀신고래를 ‘한국계 귀신고래’(Korean Gray Whale)라고 처음 이름 붙였다. 하지만 귀신고래는 1970년대 이후 ‘귀신같이’ 사라졌다. 동해를 휩쓸었던 유럽 열강과 일제의 남획 탓이다. 물론 일제강점기 이후 포경업에 나섰던 우리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후 귀신고래가 새끼를 낳기 위해 이동하는 경로였던 울산과 경북, 강원 일대의 해면을 천연기념물 제126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현상금까지 내걸어 귀신고래를 찾았지만 아쉽게도 여태 녀석을 봤다는 이는 없다. ●550t 탐사선 타고 3시간여의 고래 탐사 이제 하이라이트. 고래 탐사 시간이다. “고래를 못 볼 수도 있습니다. 그저 시원한 바닷바람 쐬고 돌아온다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탐사에 나설 ‘고래바다여행선’에 오르기까지 수차례 들었던 말이다. 그만큼 고래 보기가 쉽지 않다는 뜻일 터다. 보통은 6~8월에 자주 볼 수 있다고 알려졌다. 한데 이는 주된 관찰 대상이 돌고래류일 경우에 유효한 전제다. 대형 고래들이 좇는 먹잇감은 낮은 수온에서 더 잘 나올 수도 있다. 올해는 8월의 돌고래 관찰률이 어느 해보다 떨어졌다. ‘역대급’ 더위 탓에 수온이 올라 먹잇감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온이 떨어지는 10월 언저리엔 큰 고래를 볼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한국계 귀신고래의 경우 5~6월 캄차카반도 오호츠크해까지 올라갔다가 10월쯤 먹이 활동과 출산을 위해 남하한다던데, 회유 길목에서 운 좋게 녀석과 조우할 수도 있지 않을까. 사실 고래가 처한 안팎의 현실을 짚어 보면 이는 몽상에 가까운 바람이다. 그래도 꿈은 꿈이다. 고래바다여행선 항로는 모두 세 코스다. 그 가운데 고래 탐사에 초점을 맞춘 건 1, 3항로다. 이번 여정에선 제 1항로를 따라간다. 울산 북동쪽 바다를 훑는 코스다. ●대형 고래와의 조우는 ‘하늘의 별따기’ 사실 대형 고래는 세 시간 안팎의 탐사로는 발견하기 쉽지 않다. 대형 고래들은 대부분 한 번 잠수하면 두어 시간 가까이 바닷속에 머물 수 있다. 게다가 돌고래류와 달리 선박을 피하는 특성도 대형 고래 관찰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그러니 고래 탐사에 나선다는 건 사실상 돌고래를 보러 간다는 말과 같고, 돌고래 무리와 만나는 것조차 행운일 경우가 많다. 장생포항을 나선 배가 파란 바다를 미끄러지듯 달린다. 550t 급 크루즈선을 개조한 배다. 덩치가 큰 덕에 어지간한 파도쯤은 뭉개고 지나간다. 당연히 뱃멀미도 덜하다. 한 시간 정도 달렸을까. 잉크빛 바다 위로 날치 한 마리가 날아간다. 뒤를 이어 게 한 마리가 파도를 타고 두둥실 떠간다. 이게 꿈일까. 얼핏 만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하다. 얼마쯤 지나자 이번엔 날치 십여 마리가 배를 피해 날아간다. 우수수 빗물 떨어지는 소리를 내며 나는 모습이 여간 이채롭지 않다. 해양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몽환적인 풍경이다. ●참돌고래떼 화려한 군무에 탄성이 절로~ 선상 공연도 끝나고 모두가 슬슬 지쳐 갈 때쯤 요란스레 선내 방송이 울려 퍼졌다. 선원들이 손짓하는 곳에 참돌고래 무리가 있었다. 무려 1시간 41분 항해 끝에 마주한 행운이다. 참돌고래 무리는 포기하지 않고 기다렸던 관광객들을 위해 어느 수족관에서도 볼 수 없는 군무를 선사했다. 여기서 솟고, 저기서 잠수하고, 한바탕 쇼가 펼쳐졌다. 수면 위로 허리까지 솟구친 채 ‘문 워크’ 자세를 ‘시전’하는 녀석도 눈에 띄었다. 회항 때문에 녀석들과 함께한 시간은 채 20분이 못 됐지만 야생의 생명들이 벌이는 유희는 그 어떤 공연보다 경이로웠다. 장생포항 주변에 둘러볼 곳이 많다. 고래문화마을이 대표적이다. 고래조각정원 등 고래와 관련된 다양한 볼거리들을 모아 놓은 테마 마을이다. 특히 장생포 옛마을이 인상적이다. 포경산업이 절정에 달했던 1960, 70년대 장생포의 동네 풍경을 실물 그대로 복원했다. 고래 해체장 등 작업 공간과 선장, 선원들의 집, 그들이 즐겨 다녔던 선술집 등 향수를 자극하는 건물들로 가득하다. ●박물관·문화마을 등 옛 정취 고스란히 ‘장생포국민학교’(초등학교)를 복원한 건물은 꼭 찾는 게 좋겠다. 옛 장생포의 사진 등 볼거리가 꽤 많다. 가수 윤수일이 이 학교 졸업생이다. 교실 하나가 그의 사진과 신인 가수 시절의 앨범 등 옛 기념물로 꽉 찼다. 학창 시절 찍은 그의 사진은 대부분 주먹을 불끈 쥔 모습이다. 혈기방장한 객기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지 싶은 장면이다. 그도 고래잡이를 꿈꾸며 자랐을까. 장생포 앞바다에 뜬 죽도를 생각하며 ‘환상의 섬’(1985)이란 노래도 지었다던데 고향에 대한 향수가 각별했나 보다. 하지만 어른이 돼 다시 찾은 고향에 그가 꿈꿨던 장생포는 없었다. 당시 상실감은 노래 ‘환상의 섬’에 고스란히 담겼다. “세월이 흐른 뒤 다시 찾은 그 섬엔 문명이 할퀴고 간 초라한 그 모습”이라고. 옛 마을 위는 고래조각공원이다. 혹등고래, 귀신고래 등의 실물 조형물을 조성해 뒀다. ‘인증샷’ 찍기 딱 좋다. 고래박물관에서 고래문화마을로 향하는 골목길 입구엔 ‘장생포 마을 이야기길’이 있다. 장생포 사람들의 삶을 벽화로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좁은 골목 약 560m 구간에 다양한 벽화를 그렸다. 울산의 명소 한 곳만 덧붙이자. 태화강 십리대숲길이다. 지난 7월 말 박근혜 대통령이 휴가차 방문해 화제가 됐던 곳이다. 울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을 따라 십리(약 4.3㎞)에 걸쳐 대나무숲이 이어진다. 이름이야 다소 심드렁하게 느껴지지만 규모나 풍경의 깊이는 예사롭지 않다. 산책로를 걸으며 피톤치드로 샤워를 할 수도 있고, 죽림욕장에 누워 쉴 수도 있다. 글 사진 울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52 →가는 길:고래 탐사는 4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진다. 탐사는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출발은 장생포항이다. 요금은 어른 2만원, 12세 이하 어린이 1만원이다. 홈페이지(www.whalecity.kr/whale) 참조. 226-1900~2.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도 고래 탐사에 실패했을 경우 고래박물관 입장료가 할인된다. →맛집:미식가들에게 울산은 ‘12가지 맛’이 난다는 고래고기 맛 기행지다. 장생포항 주변에만 고래고기 식당이 20여곳에 이른다. 값은 만만치 않다. 대부분 업소에서 수육을 5만원부터 판다. 처음 고래고기를 맛보는 이들은 다소 비릿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장생포 고래빵(269-7543)은 울산의 ‘명물’ 반열에 오른 고래빵을 파는 집이다. 재료가 떨어지면 일찍 문을 닫는다. 고래이야기길 초입에 있다.
  • [송혜민의 월드why] 돼지부터 돌고래까지…무기로 이용당한 동물들

    [송혜민의 월드why] 돼지부터 돌고래까지…무기로 이용당한 동물들

    과연 동물 없이도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때로는 생명을 유지해주는 귀중한 식량으로서, 때로는 소중한 내 재산을 지켜주는 파수꾼으로서, 때로는 감정을 나누는 친구로서 동물은 인류와 공존해왔다. 그런 동물에게 인류는 더욱 극한의 임무를 내린다. 인간의 전쟁을 위한 ‘살아있는 무기’가 되라는 명령이 바로 그것이다. 인류가 동물을 전쟁에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매우 오래 전 일이다. BC 15세기 전후, 군대는 동물에게 갑옷을 입히고 전차(고대의 전투나 경주용 마차)를 끌게 한 것이 시작이다. 사산조 페르시아, 비잔틴의 카타플락타이 등 동방지역에서는 갑옷을 입고 말을 탄 기병부대가 강한 전투력을 자랑하는 군대로 인정받았다. BC 4세기 후반에서 3세기 시대에는 코끼리를 타고 움직이는 코끼리 부대를 제압하기 위한 돼지 부대가 등장한 바 있다. 몇 명의 병사를 태운 코끼리는 절대적인 전투력으로 보병들이 도망치도록 만들었는데, 당시 에피로스 왕 피로스는 코끼리를 이용해 승승장구하다가 로마군이 내세운 돼지 부대에 패배하고 만다. 고대 역사가들에 따르면 로마군은 돼지의 몸에 기름과 역청을 바른 뒤 불을 붙여 코끼리들을 향해 돌진하게 했다. 돼지들은 온 몸이 불타는 채로 코끼리의 다리 사이를 난폭하게 뛰어다녔고, 이에 놀란 코끼리들은 부대를 이탈해 도망을 치거나 아군을 다치게 했다. 이후 다양한 전투에서, 동물은 물자 수송과 통신 수단, 수색과 더불어 인간과 한 몸이 되어 싸웠다. 이러한 동물을 단순한 수단으로만 봐야 할지, 병기로도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차가 존재하지만, 전쟁에서 승리를 위해 활용하는 모든 것을 무기로 지칭할 경우 이에 동원된 동물 역시 무기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평화의 상징’ 비둘기부터 상어와 돌고래까지 1914년 1차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당시, 독일군은 비둘기를 정찰용으로 활용했다. 미니어처 카메라를 매단 비둘기가 목표물을 상공에서 정찰한 뒤 다시 돌아오게 하는 훈련에 성공한 것이다. 이러한 정찰용 비둘기는 1916년 베르덩 전투와 솜 전투에서 실제로 사용됐다. 2차세계대전 당시에도 독일군은 비둘기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당시 기술로 새를 운반하거나 훈련시키는 일, 카메라를 원하는 대로 조작하는 일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용 빈도는 매우 미미해졌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비둘기를 무기로 써보려 애쓰는 동안, 미국 해군이 내세운 것은 다름 아닌 사나운 상어였다. 최근 미국의 유명 과학전문 작가이자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메리 로치는 최근 발간한 자신의 책에서 “미 해군은 2차세계대전때 상어 전문가 및 무기 전문가가 팀을 이뤄 상어를 일종의 ‘배달 도구’로 삼고, 바다 위에 떠 있는 적의 함선 부근에서 터뜨리는 미션에 대해 연구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이 연구는 상어의 통제불능 상태 탓에 실패로 끝나야 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의 돌고래가 무기로 활용된 예도 있다. 1960년대, 옛 소련에 속했던 우크라이나 해군은 실제 ‘전투 돌고래 부대’를 운영했다. 주요 임무는 해저 정찰과 수색, 적군 포착 등이며, 머리에 사격 장치를 달아 적의 잠수부나 목표물을 공격하는 임무 수행도 가능했다. 소련 붕괴 후 돌고래 부대는 해체 위기까지 갔지만, 2014년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병합되면서 돌고래 부대는 러시아 소속으로 변경됐다. 지난 3월에는 러시아가 175만 루블(약 3000만원)을 투입해 돌고래 5마리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히자 일각에서는 돌고래 부대를 부활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미군 역시 돌고래를 해양정찰에 이용한 바 있다.(위 사진) #과학의 발전이 현실화 시킨 영화 속 ‘동물 무기’ 2000년대에 들어 빠른 속도로 발전한 과학은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동물 무기를 개발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미국 과학전문기자 에밀리 앤디스는 2006년,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과학자들에게 감시 장비나 무기를 실을 수 있는 곤충 사이보그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최초로 보도했다. 앤디스에 따르면, DARPA는 초소형 비행체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자연 상태의 곤충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실제 곤충을 활용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또 최근 10년간 곤충의 뇌에 전기자극을 줌으로서 멈춤, 출발, 선회 등의 명령을 내리고 작업을 미세 조정할 수 있는 상태까지 기술을 발전시켰다고 앤디스는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쥬라기 월드’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영화에서는 유전자 변형을 통해 만들어진 포악한 육식 공룡 ‘인도미누스 렉스’가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됐음을 암시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만약 앤디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인류는 과학의 발전을 등에 업은 채 동물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생체공학 동물 무기’의 현실화에 매우 가깝게 접근한 셈이 된다. 전쟁터에 사람 대신 로봇이 나가는 시대에 동물 무기는 구시대적 발상일 뿐이라고 코웃음 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무기가 성능과 전투력이 더 뛰어난지를 비교하는 일이 아니다. 인류는 군인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데다 적의 눈을 보다 쉽게 피할 수 있다는 장점 탓에 동물 무기를 이용해 왔지만, 살아있는 동물을 인간의 전쟁을 위해 희생시키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더 나아가 생명체를 무기로 활용하면서까지 벌이는 전쟁이 인류에게 과연 필요한 일인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사진=United States Navy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北 고래급 이상 잠수함 건조 정황 포착”

    “北 고래급 이상 잠수함 건조 정황 포착”

    “SLBM 연속발사 가능한 크기… 신포조선소서 건조 활동 추정”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여러 발 연속 발사할 수 있는 크기의 신형 잠수함을 건조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활동이 포착됐다. 미국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디지털글로벌의 상업용 인공위성이 지난달 24일 촬영한 사진을 판독한 결과, 북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이동식 대형 크레인 옆에 직경 10m에 달하는 원형 자재가 등장했다고 밝혔다. 38노스는 이 원형 자재가 잠수함 선체 가운데 기밀실을 만들기 위한 구조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직경 10m짜리 원형 구조물이 잠수함 건조에 사용된다면 실험용 SLBM 잠수함인 고래급(약 7m)보다 더 큰 잠수함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큰 대형 잠수함이 건조된다면 발사관을 여러 개 장착할 수 있게 된다. 38노스는 지난 3월 이후 신포조선소에서 이동식 대형 크레인 2대가 꾸준히 움직이고, 인부들이 야적장과 건물 사이를 오가고, 크고 작은 자재들이 운반되는 장면 등이 새 잠수함 건조 활동의 징후라고 설명했다. 다만 38노스는 신포조선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활동이 SLBM 발사용 잠수함 건조와 관련됐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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