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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도 나 혼자 산다] 문 잠가도 불안·식사는 대충… 혼자는 고단해

    [올해도 나 혼자 산다] 문 잠가도 불안·식사는 대충… 혼자는 고단해

    1인 가구라고 모두 화려하고 자유로운 삶만 사는 건 아니다. 원치 않지만 여러 이유로 혼자의 삶을 이어 가고 있는 1인 가구들이 있다. 지난해 KB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18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대다수 1인 가구는 자발적 사유(41%)보다는 사회·경제적 환경에 의해 비자발적(59%)으로 혼자 살게 됐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이들이 1인 가구가 된 계기는 각양각색이다.●결혼 여부·분가·사별 등 이유도 제각각 “친구들 청첩장 받는 날은 무조건 아버지에게 혼나는 날이었어요. ‘너는 대체 언제 결혼하느냐’는 호통이 날아왔죠.” 직장인 강모(39)씨는 부모와 결혼 문제로 갈등을 겪다 혼자 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집에 살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부모의 눈총은 심해졌다. 강씨는 “결혼도 못하고 부모님 집에 얹혀 산다는 게 눈치가 보여 독립했지만, 혼자 살다 보니 너무 외롭다”고 토로했다. 강씨는 “지방에서 직장을 구하고 정착하면서 이성을 만날 기회가 더 줄어들었다.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을 줄이려고 일부러 야근을 하거나 동네 친구들과 늦게까지 놀다가 집에 간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7년째 연애 중인 이모(32)씨 역시 비자발적 1인 가구다. 결혼을 꿈꾸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서울의 집값이 가로막고 있다. 이씨는 “마음은 당장이라도 결혼하고 싶지만 몇 푼 안 되는 월급으로 집을 사고 가정을 꾸리기엔 턱없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부모님에게 손 벌리고 싶진 않다”면서 “주변 친구들도 고민의 90%가 신혼집 마련”이라고 말했다. 20~30대의 경우에는 대부분 대학 진학이나 직장을 이유로 처음 1인 가구의 삶을 시작한다. 이들에게 1인 가구로서의 삶은 미래를 준비하는 기간이다. 이들이 40대에 들어서면 결혼 여부가 1인 가구의 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이 짙어진다. 마땅한 사람을 찾지 못해서, 혹은 경제적 자금이 탄탄하지 못해서 1인 가구의 삶이 이어진다. 50대 이상에선 이혼이나 사별, 자녀 분가 등의 이유로 혼자가 되는 사람들이 많다.●최저 주거 기준 미달 청년 가구 11.3% 이들 대부분은 열악한 주거 환경에 거주한다. 특히 아직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20~30대는 보증금이 없는 월세방 등에서 생활하며 최저 주거 기준조차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가구주 연령이 20~34세인 청년 가구 중 전체의 11.3%인 29만 가구가 최저 주거 기준 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에 거주하는 우모(30)씨는 10년 전 대학 입학으로 서울에 온 이후 줄곧 고시원이나 원룸에서 살았다. 우씨는 “당연히 넓고 깨끗한 아파트에서 살고 싶지만 몇 년째 고시를 준비하느라 돈은 벌지 못해 원룸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층들의 취업 시기가 점차 늦어지면서 1인 가구로 살아가는 기간 역시 조금씩 길어지고 있다. 2017년 기준 남자의 경우 일반 가구원 대비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이 30세(22.5%)라는 통계청 결과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열악한 거주 환경은 안전과도 직결된다. 특히 여성 1인 가구의 경우 주거 침입 등 각종 범죄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들은 이중, 삼중으로 현관문에 잠금장치를 다는 등 임시방편으로 최소한의 안전을 지키려 노력한다. 직장인 이모(27)씨는 신발장에 남동생 신발을 가져다 두고, 택배를 받을 때는 남자 이름으로 배달을 시킨다. 이씨는 “혹시 여자 혼자 사는 집이라는 게 알려지면 범죄의 표적이 될까 봐 조심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임서영(28)씨는 최근 새벽 4시쯤 누가 도어록을 삑삑 누르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소스라치듯 놀라 이불만 끌어안고 있던 임씨는 다음날 곧장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다. 다행히 술 취한 이웃이 집을 헷갈려 저지른 실수였지만, 임씨는 잠금장치를 추가로 설치했다. 임씨는 “혼자 사는데 새벽에 도어록 소리가 나는 것도 너무 무서웠지만, 그 시간에 누가 우리 집에 들어와도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곳이 한 군데도 없다는 게 더 두려웠다”고 말했다.제대로 된 식사를 챙겨 먹지 못해 영양 부족에 시달리는 것도 1인 가구가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이다. 직장인 이모(28)씨는 끼니는 못 챙겨도 비타민 B·D,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루테인, 오메가3, 프로폴리스 등 약은 꼭 한 주먹씩 챙겨 먹는다. 이씨는 “혼자 살다 보면 제대로 된 음식을 못 만들어 먹을 때가 많다. 요리를 하면 재료값이 더 나가고 만든 요리도 다 먹지 못해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간편하게 부족한 영양을 채울 수 있는 약이라도 챙겨 먹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엄모(26)씨도 “혼자 살 때는 끼니마다 밥을 차리는 게 귀찮고 피곤해서 잘 해먹지 않다 보니 굶거나 대충 먹는 게 일상이 됐다”며 “과일도 전혀 먹지 않아 영양 불균형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엄씨는 최근 다시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왕복 2시간 거리의 출퇴근 시간을 감수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나이가 들수록 혼자란 사실은 공포로 다가온다. 아내와 이혼한 뒤 16년째 혼자 살고 있는 박모(51)씨의 고민은 응급 상황에서의 대처다. 혼자 지내다가 죽고 한참 뒤에야 발견되는 사례들이 뉴스에 나오면 남의 일 같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6월 기준 65세 이상 노인 무연고 사망자는 547명에 달했다. 고독사는 따로 통계가 없어 무연고 사망자로 분류된다. 박씨는 “또래 남성 1인 가구들은 우울증에도 많이 걸려 정신적으로도 건강하지 않다”며 “혹시 모를 응급 상황에 최소한의 주변 도움이라도 받으려고 복지관 등을 열심히 다니며 동네 주민들을 사귀고 있다”고 털어놨다.●고령일수록 사회적 관계망 형성 노력 필요 이처럼 외로움이라는 적과 싸우는 1인 가구는 개인적으로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고립되기 쉽다. 고령일수록 사회적 관계망은 1인 가구의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노인 1인 가구 중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집단은 사회 관계망이 잘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도가 높은 집단의 이야기 상대는 평균 2.1명,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이 1.9명인 반면 만족도가 낮은 집단은 이야기 상대는 1.2명,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은 1명에 불과했다. 약 20년째 혼자 지내는 우모(68)씨 역시 은퇴 이후 적적해진 삶을 달래기 위해 마라톤을 하며 친구들을 정기적으로 만난다. 식사는 집에서 혼자 하지 않고 무료 급식소에서 해결한다. 우씨는 “번거롭게 식사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지만, 급식소에 가면 ‘혼밥’(혼자 밥먹기)하지 않아도 되고 비슷한 또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2019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시지프스의 나무, 그 역설의 존재론-이영광론/신수진

    1. 경사지고 거꾸로 선 각도의 위상학 인간을 위해 죽음의 신을 쇠사슬로 묶었지만 신에게 붙잡혀 영원한 벌을 받는 시지프스의 신화를 통해 카뮈는 부조리에 대해 사유한다. 1) 그가 주목한 것은 바위가 정상에 닿자마자 다시 저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순간, 주저 없이 고통의 근원으로 다시금 향하는 시지프스의 바로 그 돌아서는 순간이다. 시지프스는 자신의 비참한 존재 조건을 감히 통찰하고 부조리한 삶을 무한히 들어올림으로써 결코 패배하지 않는 반항적 인간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지프스의 결의와 반복처럼 이영광은 계속해서 쓴다. 우울과 명랑을 진자처럼 오가며 그는 끝없이 굴러떨어지는 바위를 지고 절벽을 오른다. 유토피아에 대한 희망, 아니 그건 너무 SF적이다. 그저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은 끝까지 사람이어야 하지 않겠냐고 하는 이 바람과 좌절은 그 자체로 시지프스의 은유와 부합한다. 1998년 등단 이후 서정적 주체의 환부를 드러내고 그 통증의 발로를 소상히 추적하고자 하는 시정신으로 그는 이제 ‘끝없는 사람’에 당도했다. 다섯 권의 시집에서 아픔을 갱신하며 정신의 높이를 몸의 위치로 끌어내린 그는 기꺼이 병실로 치환된 세계를 겪어낸다. 곰팡이와 거미줄이 쉴 새 없이 자라나는 위태로운 상태일지라도 그는 적어도 자기 세계를 가진 자로서 이 경사지고 거꾸로 선 각도의 입지는 이영광의 정신적 배후로, 그의 위상학으로 건재해왔다. 이영광은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가 문득 “한 번도 문제가 돼본 적”(‘문제’) 없는 역설적인 세계를 깨닫는다. 합리와 효용만을 쫓는 병리학적 사회에 대한 통찰과 반성이 예의 그 반동의 시작점에 있었다면 그의 시를 구성하는 또 다른 축은 역설적 사유의 방식이다. 이를테면 그에게 죽음이라는 테마는 삶보다 더 압도적이다. 죽음은 미학적 감수성의 대상으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삶을 도약시키는 극단이기 때문이다. 이는 2010년대 한국시에서 진단되는 시대적 감각이나 향유적 양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계와의 대결구도를 견디는 주체의 극기를 보여준다. 세계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과 윤리는 자칫 자기 동일성에 포섭될 수 있음을 경계하면서도 그는 계속해서 폭력의 메커니즘이 확산되고 있는 세계를 주시한다. 2) “죽기 전에”(‘오일장’) 죽기 위함이라는 역설과 비판적 실천 의지는 자해에 가까운 자학으로 점철되었고 마침내 이러한 기근 속에서 이영광의 시적 주체는 나무의 존재로 현현한다. 나무와 숲이라는 식물적 상상력과 가공할 병실로 환원된 세계 인식을 근거로 계속해서 “간다”, “가야한다”(‘나무는 간다’)를 역설하는 이영광의 이 길은 지금, 여기,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가. 3) 2. 상실과 존재의 원환(圓環)으로서 병폐의 징후 : 미치다, 아프다, 병들다 이영광의 시에는 상실과 결여의 수사가 넘쳐난다. 상실은 존재를 표상하고 존재는 다시 상실을 견인한다. 그에게 상실은 존재에 대한 자신만의 의식화이다. 대상이 충족되고 있을 때 우리는 그 대상을 의식하지 않는다.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자는 사랑을 갈구할 필요가 없다. 사랑을 찾는다는 것은 사랑의 상실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때의 상실은 사랑의 존재에 대한 의식화인 것이다. 나무는 미친다 바늘귀만큼 눈곱만큼씩 미친다 진드기만큼 산 낙지만큼 미친다 나무는 나무에 묶여 혓바닥 빼물고 간다 누더기 끌고 간다 눈보라에 얻어터진 오징어튀김 같은 종아리로 천지에 가득 죽음에 뚫리며, 가야 한다 세상이 뒤집히는데 고문받는 몸뚱이로 나무는 간다 뒤틀리고 솟구치며 나무들은 간다 결박에서 결박으로, 독방에서 독방으로, 민달팽이만큼 간다 솔방울만큼 간다 가야한다 얼음을 헤치고 바람의 포승을 끊고, 터지는 제자리걸음으로, 가야 한다 세상이 녹아 없어지는데 나무는 미친다 미치면서 간다 육박하고 뒤엉키고 침투하고 뒤섞이는 공중의 결승선(決勝線)에서, 나무는 문득, 질주를 멈추고 아득히 정신을 잃는다 미친 나무는 푸르다 다 미친 숲은 푸르다 나무는 나무에게로 가버렸다 나무들은 나무들에게로 가버렸다 모두 서로에게로, 깊이깊이 사라져버렸다 ―‘나무는 간다’ 전문 이상(李箱)에게 열두 명의 무서워하는 아해와 무서운 아해가 있었듯, 이영광에게는 미치고 푸르고 가고 가버린 나무가 있다. 시인의 자기의식은 나무로 환유되고 있는 이지러진 시적 주체의 자화상으로부터 기인한다. 그의 시 세계를 관통하는 가장 주요한 지평으로서 나무는 시적 주체의 술에 취한 가계(家系)와 생활과 속내를 목도해왔을 뿐 아니라 그 울음을 위로하던 내밀한 기억으로 인하여 제 자신 역시 깊은 병을 앓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조금씩 미쳐가는 나무는 제 스스로의 몸에 묶여 혀를 빼물고 있으면서도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일까. 도망치지 못한 채 순순히 미쳐가고 있던 나무는 “천지에 가득 죽음에 뚫리”면서도 계속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명징한 로고스를 탈각한 채 세계를 거대한 병실로 치환하면서 그것과 한몸인 나무가 겨우 붙어 있는 숨으로 뱉어내는 전언, 이 신음이 바로 이영광의 시가 육박해가는 시의 음성이다. 그것은 “고문받는 몸뚱이”의 형상이리만치 처절하게 으스러진 어떤 것이다. 변형되고 훼손되고 상실하면서 이제 나무들은 간다. “결박”과 “독방”이라는 이 문제적 존재의 필요충분조건 위에 그가 가고자 하는 길은 나 있다. 그것이 설령 “제자리걸음”일지라도 가고자 하는 까닭은 세상이 “뒤집히”거나 “녹아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가분의 관계로서 나무의 뿌리격인 세상은 나무의 존재를 끊임없이 몰락시키며 역설적으로 바로 그 허물어지는 순간들로부터 나무가 재건될 수 있는 가능성을 도출해낸다. 나무는 미친다. 미치면서 간다. 미쳤기 때문에 가는 것이고, 미치지 않고서는 갈 수 없는 길이다. 이 광기와 착란의 고투는 “공중의 결승선”에서 마침내 분신하듯 정신을 잃고 제 몸을 산화하고 만다. 정신을 잃고 나서야 푸르게 미친 나무와 푸르게 미친 숲은 모두 서로에게로 사라져버리고 만다. 온통 상실과 결여의 비존재로 읽히는 세계에서 에포케가 발생하는 이 공명의 찰나로부터 이영광의 시집은 시작된다. 정체와 암전에서 시동을 걸 때 나타나는 재부팅의 효과, 그 광포한 분란을 통과할 때에만 겨우 돌아오는 불규칙한 심호흡이 바로 이영광 시에서 나타나는 병폐의 첫 번째 징후인 ‘미치다’의 증상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미친, 혹은 미쳐버린 이 나무들의 진격은 삶의 벼랑 끝에서 발휘되는 재기의 몸부림이자 고유한 주체 확보의 계기가 된다. 시끄럽게 부서지고 피 나던 집이었는데/누구도 아이를 욕하거나 때리지 않았다/조용한 아이였다/조심하는 아이였다/모든 걸 알고 모든 것에 준비된 표정으로/떨려고 하지 않았다/난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 상관없습니다/(중략)/아프지 않겠습니다/아이가 되지 않겠습니다/온몸을 희끄무레한 붕대로 감고 있어서/아플 곳이 없었다/죽으면 죽으리라. 4) /살면 살리라/벗은 아이였다/벗겨진 아이였다/생각하지 않고,/늘 남의 생각만 생각하는/망가져가는 아이였다 무섭고 많은/시간이 잡은 아이였다/하루는 사십년처럼 흐르고/사십년은 하루처럼 멎어/어느 날, 돌아온 아이였다/도대체 왜 도대체 왜 도대체 왜/아직도 망가져가는 아이였다 ―‘망가져가는 아이’ 부분 상실과 결여로 화하는 존재의 나쁜 사정(아프거나 혹은 죽거나)은 핏속을 흐르는 불가해한 광기와 걷잡을 수 없는 슬픔, 시라는 것에 붙들려 오도 가도 못하는 몹쓸 운명에 다름 아니다. 문명과 역사의 폭압으로부터 거세된 욕망은 이제 생태적 상상력을 넘어서 가족 내력으로부터 발생한 병폐적 징후들, 상실된 존재라는 치부로 고백된다. 폭력과 방임과 유기라는 총체적인 학대 속에서도 아이는 자라야만 한다. 조용히, 조심스럽게, 숨죽여 자라는 동안 모든 걸 알아차려버린 아이는 어느덧 “난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 상관없습니다”라고 말하는 아이가 된다. 온몸을 붕대로 감고 있어서 아플 곳이 없는 그는 “죽으면 죽으리라”는 성경을 외우는 동안 죽고 또 죽어 역설적으로 그 죽음 속에서만 살 수 있다. 그러나 사십년의 세월 속에서도 조금도 빛바래지 않는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도대체 왜”라는 물음은 여전히 유효하다. 아이의 하루는 사십년처럼 고통스러웠을 것이고, 사십년은 하루처럼 그 자리에서 버티고 있었을 것이다. 발가벗겨지고 죽임당한 채 자신을 영구히 복원하지 못하는 이 시적 주체의 내력은 질병의 코드로 나타나며 역설적으로 바로 이 상실과 결여의 반대급부로서만 존재의 기표에 가까스로 다다를 수 있다. 모든 곳이 아파서 아플 곳이 없는 아이, 아픈데도 아프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아이, 아픈 속이 투명하게 보이는데도 안 보이는 아이로 아픔이 재현되는 양상에서 볼 수 있듯, 이영광이 상실의 주체를 존재의 그것으로 전복시키는 역설을 보여줄 때 그 도화선은 병폐적 징후로 드러난다. 병폐적 징후의 두 번째 시어로서 ‘아프다’ 역시 꺼져가는 삶에 대한 각성과 의지의 기제로 작동되고 있으며 이는 역설적으로 새 활로의 모색을 담당하는 기저가 된다. 바깥은 문제야 하지만/안이 더 문제야 보이지도 않아/병들지 않으면 낫지도 못해/그는 병들었다/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전력을 다해/가만히 멈춰 있기죠/그는 병들었다, 하지만/나는 왜 병이 좋은가/왜 나는 내 품에 안겨 있나/그는 버르적댄다/습관적으로 입을 벌린다/침이 흐른다/혁명이 필요하다 이 스물네평에/냉혹하고 파격적인 무갈등의 하루가,/어떤 기적이 필요하다/물론 나에겐 죄가 있다/하지만 너무 오래 벌받고 있지 않는가, 그는/묻는다, 그것이 벌인 줄도 모르고/(중략)/저녁은 모든 희망을 치료해준다/그는 힘없이 낫는다/나는 아무런 이유가 없다/나는 무장봉기를 꿈꾸지 않는다/대홍수가 나지 않아도,/메뚜기떼가 새까맣게 하늘을/덮지 않아도 좋다/나는 안락하게 죽었다/나는 내가 좋다/그는 돼지머리처럼 흐뭇하게 웃는다/소주와 꿈 없는 잠/소주와 꿈 없는 잠 ―‘저녁은 모든 희망을’ 부분 이영광은 “병들지 않으면 낫지도 못”한다는 뒤바뀐 선후 관계를 통해 병의 중의적 차원을 암시한다. 이는 낫기 위해서는 먼저 병이 들어야 하는 논리적 인과성에 대한 일종의 언어유희이기도 하지만 병폐의 징후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것은 본래 어떠해야 했는지를 복기시키는 반동의 기제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나’는 병들어 있는 ‘그’의 곁을 지키고 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더욱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전력을 다해 멈춰 있기 위해 “혁명”이라든가 “기적”과 같은, 존재의 근원을 통째로 뒤바꿀 만한 지각변동을 꿈꾸지만 현기증을 일으키는 이 소요 사태 속에서 ‘나’는 도리어 병이 좋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여기에서도 어김없이 병은 푸르게 미쳐가는 생의 긍정적 요소로 읽어내야 한다.) 시어들을 모두 거꾸로 뒤집어놓은 이러한 양상들은 이제 죽음 속에서만 살 수 있음을 가시화하기 위한 이영광식의 역설로 정립된다. 그래서 이영광이 쓰는 존재의 본질은 언어로 포착되지 않으며 계속해서 움직이고 변화하며 와해되고 생성한다. 이 유동적인 성질은 시인으로 하여금 시를 쓰게 하는 추동력으로 작용한다. 존재가 되기 위해 ‘그’는 “버르적”대고 “입을 벌”리고 “침”을 흘린다. 그렇게 마주하게 된 ‘그’는 또 다른 ‘나’이지만 ‘나’는 ‘나’를 만듦으로써 도리어 더 외로워지는 아이러니에 처한다. 고통과 쾌락, 경험과 선험,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시인이 접근하고자 하는 ‘나’는 다가갈수록 멀어질 뿐 한시도 오롯한 ‘나’가 되지 못한다. 이영광의 시적 주체는 몸이라는 집을 한 채 지니고 있다. 집은 일종의 병실로 나타나며 그는 이 무력한 “스물네평”에 “변혁”, “새날”, “자폭”, “재앙”, 혹은 “천재지변”이라도 일어나 대혼란이 벌어지길 기도한다. 그것은 더 완벽하게 미치고, 더 못 견디게 아프며, 더 깊이 병들어 차라리 그 병세에 차도가 없어져버리도록 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벌인 줄도 모르고 오래도록 희망을 앓아온 ‘그’는 싸워보지도 못한 채 힘없이 완치되고 만다. 이것은 패배조차 허락되지 않는 참담한 실패를 증거한다. 상실을 경험함으로써만 존재로 거듭날 수 있는 이러한 역설적 구조는 이영광이 반복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사유의 패러다임으로 병폐의 세 번째 징후인 ‘병들다’의 의미다. 내 것조차 될 수 없는 고통의 전유물인 ‘나’ 앞에서 시인은 그의 유일한 도구인 시만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는 시지프스가 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 시는 이영광의 시 전반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인 상실과 존재의 원환을 공유하고 있다. 그의 세계 속에서는 어느 것 하나도 멈춰 있는 것, 불변하는 것, 영구적인 것은 없다. 그래서 논리적 명쾌함은 불가능해지고 점점 수식어가 많아질 뿐이다. 이 구태의연한 언어의 불가능성은 상실과 결여로서 존재에 대한 회의와 그대로 닮아 있다.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나’와의 간극은 모순으로 일관하고 있는 세계의 이원성, 이를테면 안과 밖, 전력과 정지, 죄와 벌, 아침과 저녁, 빛과 어둠, 삶과 죽음, 현실과 꿈 등을 통해 구조화된다. 마침내 모든 상실이 존재를 부상시킨다는 것을 예감하게 된 ‘나’는 “소주와 꿈 없는 잠”에 혼곤하게 빠져든다. 만해의 “잠 없는 꿈”(‘잠 없는 꿈’, 님의 침묵, 회동서관, 1926)에 대한 오마주로 보이는 이 구절 속에는 모든 대상이 뒤집어진 거울 속 같은 세계가 놓여 있다. 현상과 이면이 전복되는 세계를 목도하며 ‘나’는 세계의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닌 트랙을 돌며 남겨진 부분(병폐로 나타나는 이상 징후)을 확보하고 그것을 존재로 변환할 궁리에 몰두한다. 3. 시지프스의 역설 : 나무의 존재론 지난 시력으로 볼 때 이영광의 작업은 상실과 존재의 원환으로서 병폐의 징후를 포착하는 동시에 시대적 데카당스를 향한 분기였고 시적 실천에 의한 궐기였다. 구조적 모순으로부터 기인하는 디스토피아와 대치하면서 그가 겪어내는 소외와 환멸은 미치고, 아프고, 병든 시적 주체의 상태로 반복된다. 시인은 조금도 비켜서지 않고 이 고통을 직면함으로써 사람다움의 정의에 대해 생각한다. 세월호 삼보일배가 살려고, 기어서 남녘에서 올라오고 있는데/잃은 아이 언니인가 누나인가 하는/그 여린 아가씨, 옷이 함빡 젖고 운동화가 다 해졌데/(중략)/마음이란 거 그거, 찌르지 마, 자꾸 피가 샌다고/중환자실 천장에 달려 뚝뚝 떨어지는 피 주머니 같은 그것에게 ―‘마음 1’ 부분 아니, 아니…… 돌아가야 해요/예쁘고 미운 친구들과 괴롭고 즐거운 학교와/인사하던 골목길과 상점들에게로 그렇고 그런 사람들에게로/돌아가야 해요, 꿈꾸고 꿈꾸고 꿈꾸면 괜찮아지던 곳에,/끝없는 사람으로 돌아가야 해요 ―‘수학여행 다녀올게요 ―유령 6’ 부분 시집 곳곳에 기록된 4월 16일은 우리로 하여금 섣불리 환부를 봉합하는 대신 고통을 날것 그대로 경험하도록 한다. “오늘도 무사하지 않았느냐고” “겁도 없이”(‘겁’) 이야기하는 자신을 견디지 못해 차라리 “징역 살고 싶”(‘무인도’)은 심정을 토로한다. 고통의 근원지를 밝히고 불편과 부끄러움을 마주함으로써 우리가 “끝없는 사람으로 돌아”갈 때만이 유령처럼 출몰하는 이영광의 피 흘리는 세계는 사람의 것으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영광에게 존재가 되기 위한 상실과 병폐의 과정은 다음 시들에서 죽음의 이미지들로 변환된다. 시집 전반에 걸쳐 삶과 죽음이라는 시어는 전도되어 있으며 자주 몸 바꾸어 나타나는 죽음의 현시들은 삶의 부장품처럼 예상치 못한 일상의 곳곳에서 불쑥불쑥 출토된다. 이는 삶과 죽음을 매 순간 견디어내면서 끝없이 굴러떨어지는 바위를 밀어올려야 하는 형벌과도 같다. 정말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자기를/살려주는 일/정말 해야 할 일도 저에게 위로를/던지지 않는 일/입이 말을 못하겠나/손이 구원을 못 쓰겠나/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하지 않는 것을 해내는 일 ―‘깔깔대는 혼’ 부분 고독이 안되자 그는 삶을 물어뜯었다/사람이 안되면 사람을,/진심에 지피면 진심을 무찔러야 했는데/삶을 쓰러뜨렸다/죽음이 안되면 죽음을 여의어야 했는데/삶을 버렸다 ―‘하지만’ 부분 자기를 순순히 살려주는 일만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하는 이 전언은 스스로를 구원하지 않으려는 저 위악과 자위의 역설이 얼마나 지키기 어려운 것인가를 잘 보여준다. 때문에 내가 나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이영광식으로 다시 말하자면 내가 나로 죽기 위해서는 죽을 힘을 다해 “진심을 무찔러야”하고, “죽음을 여의여야”만 하는 것이다. 그 견딤의 미학이 그에게는 시를 쓰는 행위, 존재를 성립하기 위한 방법론적 양상으로 나타난다. 시의 외연에 등재시킨 상실과 결여의 병폐적 현상들을 주체의 확립과 존재로 복귀시키며 재구조화하는 이영광의 시도는 그것이야말로 시의 임무와 사명임을 숙연하게 보여준다. 뒷밭이 우릴 먹여주지 않니 시인은 싫다 너는 학교에서 라디오도 타왔지 않니 취직도 안하고 출세도 안되고 시인이 되어 내려갔을 때는, 나는 네가 시인만은 되지 말길 죽 바랐다, 이젠 객사하지 말라고 기도해야겠다, 어머니는 말했다 나보다 더 어두운 짐승,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시인이 되지 말자고 다짐했다 뒷밭이 북풍한설이어서 굳게 다짐했다 시인이, 나는 아니다 언젠가는 가짜를 들킬 것 같아 두렵다 어쩌다 어머니 말을 잊어먹을 때면 그 짐승이 불쑥 머리를 내밀기도 한다 그때 깊이 눌러 감추어버렸던 시인이란 것을 들킬까봐 또 나는 무섭다 세상 모든 밭들은 왜 다 기근인가 객사 얘기는 그만하세요 뒷밭은 언제나 우릴 굶겼어요 저는 그냥 방랑만 하는 거예요 시늉만 하는 거예요 ―‘뒷밭’ 부분 시인님이 되느니/땅끝까지 실종되고 말겠다/시인님이 되느니/살처분 당하는 분홍 돼지가 되겠다//높이지 않아도 시인은/만장처럼 드높으므로/아무리 높여도 시인은/꿇은 상주처럼 낮으므로 ―‘시인님’ 부분 자전적 시임이 분명한 위의 메타시들에서 시인은 시 쓰기를 업으로 삼고 영원한 삶을 견디는 시지프스로 화한다. 평생 뒷밭에서 일을 하신 어머니는 시인이라곤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들려주던 김삿갓밖에 알지 못한다. 그런데 김병연의 전기를 가능케 한 드라마틱한 방랑과 객사에만 방점을 두어 마치 시인이 되면 반드시 떠돌다가 죽게 될 것이라고 믿는 듯 아들의 행보를 심려한다. 시인이란 대개 시대의 병폐를 가장 먼저 진단하는 첨병으로 부나 권력과 같은 가치들을 풍자하며 으레 속세를 떠난 듯 자유로운 자들로 통용되지 않는가. 문학을 알지 못하는 어머니에게도 시인의 입지가 지닌 이 변방의 좌표가 어렴풋이 짐작되었으리라. 시인이 되겠다는 아들이 겪어야 할 그 정처 없는 빈곤도 싫었겠지만 도무지 숨길 수 없는 저 반역과 모반의 기질, 세상을 척지고 홀로 싸워나가야 하는 어두운 예감 같은 것이 서늘히 엄습해왔을 것이다. “나보다 더 어두운 짐승”인 어머니에게 불효를 자처하면서 기어이 멋대로 시인이 되어버린 시적 주체는 그러나 간혹 제가 가짜임이 들통날까봐 저어한다. 또 제가 정말 시인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그것 역시 두려워한다. 자신은 그저 시인 “시늉만 하는” 것이라고 어머니를 안심시키는 그의 말은 어쩐지 자신을 더 안심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시인이 되느니 “땅끝까지 실종되”거나 “살처분 당하는 분홍 돼지가 되”고 말겠다는 이 호언장담, 이 비하와 경멸의 자기모멸감 속에는 기실 시의 쪽배로밖에는 이 깊은 생을 건널 재간이 없는 한 사람의 떨림이 고스란히 응축되어 있다. “만장처럼 드높”고 “꿇은 상주처럼 낮”은 이 고결하고도 비천한 이름 곁에 선 시인의 결연함은 슬프도록 장엄하고 눈물겹도록 어리석다. 뭇사람들이 그 눈에서 “죄인”과 “천치”를 읽고 간 미당의 피맺힌 아침과도 같은 부끄러운 혼, 그러나 뉘우치지 않는 그 오만한 자세를 이영광은 어딘가 닮아 있다. 나무의 적은 얼굴을 드러낸 적 없는 세력/빈 들은 이글거리는 뿌리들을 비끄러맨다/바람은 잡념의 가지들을 조각조각 부러뜨린다/나무의 정권들이 나무 속으로 들어간다/나무는, 오직 나무로 지워진다/한 점 배후도 없이 나무는/삭풍과 눈보라와 흙먼지의 백만 대군을,/백만 대군을 호령하는 무한의 지평선을/한그루 장창으로 막아선다 ―‘한점 배후도 없이 나무는’ 부분 맨주먹을 쥐고 눈밭에 선 나무, 시적 주체로 형상화된 이 강인한 나무는 무방비 상태의 싸움꾼이다. “저렇게, 싸우지 않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저렇게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싸움의 상대는 바람이다. 바람은 “얼굴을 드러낸 적 없는 세력”으로 나무와 교전한다. 제 뿌리를 간직하고 있는 나무의 정직한 생의 기록은 어디서부터 불어왔는지 모를 홀연한 바람의 태생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나무가 거역할 수 없는 피투성(被投性)의 존재로서 육중한 삶을 떠메고 가야 한다면 바람은 무한한 가변성이라는 무상함을 상징한다. 제 몸을 한그루 장창 삼아 “삭풍과 눈보라와 흙먼지” 불어오는 지평선을 제압하는 나무 안에는 뜯겨나간 뿌리와 부러진 가지들의 비명이 난무한다. 이 부서진 한 그루의 육체 안에는 삶과 죽음이 온통 뒤엉켜 있어 그 둘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하나의 세계가 열린다. “나무는, 오직 나무로 지워”지게 된다는 이 유연한 나무의 병법을 통해 시적 주체는 상실과 병폐를 넘어서는 영원한 시지프스의 시 쓰기와 존립을 이루게 된다. 언제나 환한 볕보다는 그늘의 모서리를 맴돌던 시적 주체는 마침내 “한 점 배후도 없이” 맨몸으로 제 삶을 일궈내는 나무가 된다. 당신이 한낱 사람의 몸 사람의 말로 날 죽여 나는 음 사월 물푸레나무같이 푸르렀습니다 푸르고 튼튼하게 병났습니다 물푸레나무 곁에서 춤추는 물푸레나무같이 기쁨을 못 이겨, 나는 당신이 한없이 외로웠습니다 당신은 한낱 사람의 말 사람의 몸을 그쳐 날 다시 살려내고, 사랑 없는 사랑이 되어 떠났습니다 마른 가을이 살찐 여름을 단숨에 쓰러뜨리듯 나는 모든 기쁨을 힘없이 무찔러 이기고, 음 시월 물푸레나무같이 시들어 병 나았습니다 ―’물푸레나무같이’ 전문 당신이 건넨 “사람의 몸” “사람의 말”로 인하여 병들고 죽어가는 ‘나’는 기쁨에 못 이겨 춤을 추면서도 당신이 외로웠다고 말한다. 당신이 “사람의 말” “사람의 몸”을 그치자 ‘나’의 병은 나았지만 나는 사랑도 기쁨도 잃은 채 시들게 된다. 시인의 책무란 본래 사람의 것으로 아플 때 죽음과도 같은 병폐 속에서 도리어 시퍼렇게 살아나 그 한없는 외로움을 읊는 것이며, 사람의 것이 떠났을 때 힘없이 시들어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채 상실과 존재의 아포리아 속으로 망명하고야 마는 것이 아닌가. 시적 주체는 이제 자신의 생애보다 오래된 나무의 부동자세가 불러일으키는 바람의 무한수열을 느낀다. 그 바람은 상실과 존재의 원환으로 시시각각 얼굴을 바꾸며 나무의 안도 아니고 바깥도 아닌 곳에서 분다. 그 바람을 관장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바람보다 먼저 미치고, 먼저 아프고, 먼저 병들어버리는 자로서 시인뿐이다. 시적 주체는 필연적으로 역설의 폐허에서 기아와 고독과 광기에 휩싸일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존재의 상실이야말로 새 존재를 생성해내기 위한 회로의 추동장치로 작동한다. 이영광은 병폐라는 허구적 장치를 통해 결국 시를 앓을 때만 존재가 도래할 수 있는 기반을 예비해두고 있었던 것이다. 아픔으로 인하여 시적 주체는 소진되거나 무화되는 것이 아니라 죽음으로 내려가는 순간에 시를 통한 삶을 발견함으로써 형이상학적 존재로 재탄생한다. 사랑과 상실, 기쁨과 슬픔, 병과 치유, 죽음과 생명이 마치 한몸처럼 붙어 있는 이 역설의 시학은 나무의 존재로 부활하는 이영광식의 신화를 재현하고 있다. 시적 주체는 바람이 일으키는 병폐의 징후를 통해 생사의 영원한 지평 위로 나무의 삶을 고양시키고 재편한다. 그때 들려오는 푸른 존재의 잎사귀 소리는 원래 자기 몸 안에서 울리던 소리였는지도 모른다. 천지의 울음을 내재하고 있는 나무의 존재론은 이제 이영광 시의 아이덴티티가 될 뿐 아니라 지금 여기의 시를 기억하는 주요한 하나의 축으로 자리할 것이다. 4. 역설의 폐허에서 자란 존재의 아포리아 2000년대 이후 미정형 주체들의 등장은 기존의 논리로 편입되기를 거부하고 서정시라는 장르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독자적인 체계를 생성했다. 스스로 자기 존재의 기원이 되고자 했던 그들의 시도는 난해함에 유폐된 것일지라도 기성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발명의 의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경제 위기와 정치적 추문이라는 2010년대의 현실에 직면한 시는 윤리적 문제에 봉착한다. 해체환상유희적 계보에 틈입한 윤리의 맥락 속에서 이영광은 가장 클래식한 발성과 감성으로 노래할 때만이 구축될 수 있는 자기 세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어떤 담론보다 광활하고 가변적이며 모순적인 존재로서 ‘끝없는 사람’을 구현하는 시. 그가 세속성의 탐닉이나 언어의 실험에 동참하지 않고 자신의 좌표를 확보한 까닭은 사람이 가진 그 예외적 불가능성만이 시의 자기복제가 아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너무 나 같아서 나 같지 않”고, “너무 나 같지 않아서 나 같”(‘불을 끄려고 한다’)다고 하는 시적 주체의 음성은 소외와 환멸로 점철된 우리 시대의 메아리다.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닌 세계의 트랙을 돌며 이영광은 미치고, 아프고, 병들어 있는 이상 징후들을 감지하고 그 상실의 집합들을 지속적으로 출몰시킨다. 병을 앓듯 자신을 오래도록 앓는 자만이 존재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의 중의성을 비롯한 역설적 언어의 고안은 시 안에 자신의 존재론을 도입하기 위한 장치이자 다의적 층위를 포섭하기 위한 그의 기획을 보여준다. 나무는 나무들 사이로 사라져버리고 마침내 한 무더기의 푸른빛만이 단지 거기에 남아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영광의 숲은 마음껏 길을 잃도록 안내한다. 그는 병들어 있는 주체를 통해 그 존재 자체가 곧 황폐한 세계의 산물임을 증거하고, 현실 맥락 속에 은폐된 이력과 배후를 드러낸다. 그러나 병의 의미가 긍정과 부정의 이중적 층위로 활용되면서 더 깊이 병들어 죽어버리는 지경에 이를 때라야 그 죽음으로서 삶의 진리를 체득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소외되고 병든 주체의 착란과 광기는 가고 가고 또 감으로써만 이 견고한 세계를 꿰뚫고 장악하고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덩어리의 푸른 흔들림으로 산화한 나무의 기투는 결국 “나는 자꾸자꾸 미쳐서 반드시 삶이 되고 말 것”(‘오일장’)이라는 다짐 속에서 두터운 자기 그늘을 겹겹이 축적해간다. “산은 산이다. 산은 산이 아니다. 다시 산은 산이다.”라는 선문답이 있다. 이 변증법에 의하면 이영광의 시도 나였다가, 나가 아니었다가, 다시 나로 재편됨으로써 영원성을 획득한다. 그래서 “산 채로 죽어보는 건 커다란 일”(‘동구릉’)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영광은 간다. 간다는 말에는 저 피안으로 향하기 위해 이곳의 정신을 놓아버렸다는 뜻도 숨어 있다. 이영광은 간다. 더 잘, 더 곱게 가기 위하여 그는 “나으려 하지 않는 병”을 쉽사리 떠나보내지 않는다. 언제까지고 “덜 살고 덜 살고 덜 살아서” “숱한 사랑의 말”(‘세한’)을 찾기 위함이다. 그것만이 시지프스가 되어 기꺼이 감당해내야 할 자신의 길이기 때문이다. 1) 알베르 카뮈, 오영민 옮김, 시시포스 신화, 연암서가, 2014, 201~208쪽. 2) 들뢰즈의 차이(difference)나 레비나스의 타자성(alterity)과 같은 숱한 담론에서 주체와 타자의 이분법을 극복하고자 한 것처럼 상호 존립 가능한 관계의 회복은 이영광 시에서 여전히 화두로 존재한다. 3) 최근 두 권의 시집 ‘나무는 간다’(창비, 2013)와 ‘끝없는 사람’(문학과지성사, 2018)을 대상으로 하며 시를 인용할 때는 작품의 제목만 표기한다. 4) 에스더서 4장 16절.
  • 올해 나이 122세, 1896생 인도 수도승의 비결 ‘No Sex 그리고 Yoga’

    올해 나이 122세, 1896생 인도 수도승의 비결 ‘No Sex 그리고 Yoga’

    1896년에 태어난 1세기 하고도 22년을 더 살고 있는, 향후 몇 년을 더 살지도 알 수 없는 인도 수도승이 다시금 화제다. 스와미 시반다(Swami Sivananda)란 이름의 인도 수도승이 그 주인공. 그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여러 외신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아 왔다. 어떻게 그가 지금까지 장수할 수 있었는지는 많은 궁금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여권에 표기돼 있는 그의 정확한 생년월일은 1898년 8월 8일. 여권을 만들 당시 큰 착오가 없다는 전제 조건으로, 우리나라 나이로 만 120세에 해당한다. 과히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살고 있다고 해도 틀림없다. 많은 인도인들은 태어난 후, 자신의 생년월일을 사원명부에 기록한다. 때문에 인도 여권관리국도 사원 명부에 기록된 출생년도를 근거로 작성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나이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건 여전히 어렵다. 시반다는 극도로 가난한 환경 속에서 자랐다. 현재 인도 북부의 우타르 프라데시(Uttar Pradesh) 주 바라나시(Varanasi) 지역에 살고 있는 그는 여전히 나무 판자를 베고 마룻바닥에서 잠을 잔다고 한다. 또한 2017년 2월 18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요가, 규율 그리고 순결’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스스로 고독을 즐기며 매일 한 번에 몇 시간씩 요가를 하며 각종 첨단 기술과 물질적인 소유와 집착에서 벗어난 삶을 즐긴다고 한다.사진 영상=CRTVCAMEROUN/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프레디 머큐리, 가려진 삶’ 오늘(22일) 방송..프레디 삶 재조명

    ‘프레디 머큐리, 가려진 삶’ 오늘(22일) 방송..프레디 삶 재조명

    ‘프레디 머큐리, 가려진 삶’ 다큐멘터리가 KBS에서 방송된다. 22일 KBS1TV 특선 다큐멘터리를 통해 방송되는 ‘프레디 머큐리, 가려진 삶’은 KBS가 BBC로부터 긴급 입수한 것으로 수많은 콘서트와 뮤직비디오 등 방대한 영상자료에서부터 대중에게 최초로 공개되는 프레디의 개인 소장 영상자료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프레디 머큐리, 가려진 삶’은 프레디와 동료, 가족과 친구들의 심도 있는 인터뷰를 통해, 화려한 뮤지션이자 고독한 아티스트였던 프레디의 삶을 재조명한다. 2013년 에미상 아트 프로그램 대상(2013 Winner of International Emmy for Arts Programming Award)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한편, KBS1 ‘프레디 머큐리, 가려진 삶’은 22일 오후 11시 4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KBS, 영국 BBC서 프레디 머큐리 다큐 입수해 방송

    KBS, 영국 BBC서 프레디 머큐리 다큐 입수해 방송

    프레디 머큐리, 퀸(Queen) 열풍이 안방 극장에서도 계속 이어진다. KBS 1TV는 오는 22일 오후 11시부터 90분간 특선 다큐멘터리 ‘프레디 머큐리, 가려진 삶’을 방송한다고 21일 밝혔다. KBS 측은 지난 9일 방송된 ‘프레디 머큐리, 퀸(Queen)의 제왕’편의 반응에 힘입어 영국 BBC측으로부터 긴급 입수했다고 밝혔다. 해당 방송에서는 콘서트와 뮤직비디오 등 방대한 영상 자료에서부터 대중에게 최초로 공개되는 프레디의 개인 소장 영상자료까지, 퀸의 다양한 음악세계가 펼쳐질 예정이다. 머큐리의 동료와 가족, 친구들의 인터뷰를 통해 화려한 뮤지션이자 고독한 아티스였던 프레디의 삶을 재조명한다. ‘프레디 머큐리, 가려진 삶’은 2013년 에미상 아트 프로그램 대상을 수상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마포구, 내년 2월까지 위기가구 집중발굴

    서울 마포구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구와 복지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내년 2월까지 위기가구 집중 발굴에 나선다고 21일 밝혔다. 발굴 활동은 동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동장이 복지플래너, 방문간호사, 우리동네 주무관 등과 2인 1조를 이뤄 취약지역을 방문하고, 단전·단수·체납정보 등을 이용해 위기가구를 발굴한다.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복지지원 제외자, 고독사 고위험 1인 가구, 건강보험료 부과금액 월 1만원 이하인 소액건강보험료 지원대상자 등을 중점적으로 살필 방침이다. 발굴된 위기가구에 생계·주거·의료 급여 등 맞춤형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연계하고 갑작스러운 사유로 생계유지가 곤란한 가구에는 국가 긴급지원 등을 실시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서울 강서구, 발로 뛴 복지로 장관 표창장

    서울 강서구, 발로 뛴 복지로 장관 표창장

    서울 강서구가 보건복지부 주관 ‘찾아가는 보건복지 서비스 제공’ 부문 우수구로 선정돼 장관 표창장을 받는다고 20일 밝혔다. 지역복지사업 평가는 올 한해 추진된 지역복지사업의 모범 사례를 발굴하고 이를 확산하고자 마련된 전국 단위 평가다. 올해에는 지역사회보장계획 시행 결과, 찾아가는 보건복지 서비스 제공, 사회적 경제 활성화 등 모두 13개 분야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 강서구는 찾아가는 보건복지 서비스에서 우수구로 선정됐다. 구는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자 올 10월까지 6만 2075건의 초기상담, 모니터 상담을 진행했다. 초기상담 이후 동장이나 팀장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상담을 진행한 예도 480건에 달했고, 지역복지관 등 민·관 서비스가 연계된 경우는 15만 3505건이었다. 아울러 강서구는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집중적으로 실시한 중장년 독거 남성 전수조사 과정에서 고독사위기에 빠진 주민을 발견해 긴급 구조하기도 했다. 구 관계자는 “이번 수상은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자 발로 뛰며 노력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주민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상담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배우 원준, 심장마비로 별세..아내 “고시원 고독사 아냐”

    배우 원준, 심장마비로 별세..아내 “고시원 고독사 아냐”

    80년대 하이틴스타 배우 원준이 심장마비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향년 55세. 원준은 지난 18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빈소는 경기도 고양시 성사동 원당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오늘 발인식이 진행됐다. 장지는 벽제 승화원이다. 이와 관련해 한 매체는 “원준이 고시원에서 외롭게 사망했다. 당뇨에 간암까지 지병으로 고통 받았다”라며 “슬하에 두 자녀를 뒀지만 가정환경이 여의치 않아 말년에 괴로움이 컸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고인의 아내는 “고시원 고독사라고 하는데, 사실과 다르다. 평소 당뇨와 혈압이 있었다. 과로한 데다 몸 상태가 좋지 못했다. 강남의 친척집을 방문했다가 심장마비가 온 것”이라며 “가족과도 잘 지냈다. 고시원 고독사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1963년생인 원준은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출신으로 1979년 MBC 특채 탤런트로 데뷔한 후 ‘고교얄개’, ‘얄개행진곡’, ‘여고얄개’ 등 ‘얄개’ 시리즈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또 ‘우리들의 고교시대’, ‘납자루떼’, ‘담다지’ 등 다수 영화에 출연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강동으로 이사 온 80세 할머니 “구청 덕에 동네 친구 생겼어요”

    강동으로 이사 온 80세 할머니 “구청 덕에 동네 친구 생겼어요”

    홀몸노인들의 빈곤, 고독사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이들을 공동체 안으로 품는 서울 강동구의 정책들이 주목받고 있다.강동구에는 만 65세 이상 홀몸노인이 2016년 1만 1229명에서 지난해 1만 2055명, 올해 9월 현재 1만 2655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구는 기존의 안전 확인, 재가 서비스 수준의 복지는 한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들의 우울증, 고독사, 건강, 안전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정책이 홀몸노인들을 마을 친구와 이어 주는 ‘행복을 만드는 아름다운 동행’이다. 올해 처음인 사업이다. 고독감과 우울감이 높아 주로 집에만 머무는 홀몸노인들이 스스로 친구를 만들고 공동체를 형성해 상호 돌봄을 할 수 있는 체계를 촘촘히 짰다. 지난 6월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지역 전체에서 노인 155명을 대상으로 12개의 자조(自助) 모임을 만들었다. 노인들은 부채 만들기, 음식 만들기, 우리 마을 나들이, 화분 가꾸기 등 스스로 하고 싶은 활동을 정해 경험을 공유하며 한 달에 한 차례씩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 등 꾸준히 교류하고 있다. 양모(80·천호동)씨는 “강동구로 이사한 지 얼마 안 돼 겁도 나고 외로웠는데 구에서 동네 친구를 만들어 줘 서로 연락하고 모임에도 나가며 위안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박모(72·성내동)씨는 “평소 꺼내기 어려웠던 자살 시도 경험을 모임에서 털어놓았는데 다른 분들이 이상한 시선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힘을 북돋워 줘 크게 의지가 됐다”며 웃었다. 구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홀몸노인의 건강, 안전 지키기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IoT 센서가 부착된 ‘독거 어르신 응급 안전 알리미’를 통해 홀몸노인의 움직임과 거주하고 있는 장소의 온도, 습도, 조도 등을 10분마다 실시간으로 살피는 식이다. 구는 지난해에는 75대, 올해 45대의 응급 안전 알리미를 홀몸노인 가정에 전달했다. 알리미 덕에 올 2월엔 소중한 생명을 구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 2월 강동구 명일동에 사는 한 노인이 8시간 동안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연락도 닿지 않은 것. 담당 생활관리사가 즉각 119구조대에 신고한 결과 집안에 홀로 쓰러져 있는 노인을 급히 병원으로 이송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알리미로 집안 온도가 일정 온도 이하로 춥게 지내는 홀몸노인 가구를 선정해 난방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전참시’ 이영자, 한밤중 눈물의 야식 먹방 “휴대폰 OFF”

    ‘전참시’ 이영자, 한밤중 눈물의 야식 먹방 “휴대폰 OFF”

    ‘전참시’ 이영자가 한밤중 고독한 미식가로 변신, 야식 먹방을 선보인다. 오늘(15일) 방송되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전참시)’ 33회에서는 이영자의 나 홀로 야식 타임이 펼쳐진다. 제작진이 공개한 사진 속 이영자와 매니저가 즐겁게 커플 사진을 찍고 있어 시선을 모은다. 사진작가가 연신 “오케이!’를 외칠 정도로 프로페셔널하게 표지 촬영을 마친 그녀가 생애 첫 표지 모델이 된 기념으로 매니저와 촬영에 나선 것으로 전해져 훈훈함을 자아낸다. 그런가 하면 촬영이 끝난 이영자가 매니저를 먼저 퇴근시킨 후 나 홀로 야식 타임을 즐겼다고 전해져 관심을 끈다. 머리를 틀어 묶고 본격적으로 즐길 준비를 마친 이영자는 주문한 야식 3대장의 등장에 격하게 감격했다는 후문. 특히 이영자는 표지 촬영을 위해 필사적으로 배고픔을 참았던 지난 시간이 떠오르는 듯 “눈물이 나려 그래”라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고. 이어 야식의 맛에 흠뻑 심취한 이영자의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사로잡는다. 각종 감탄사를 내뱉으며 야식을 즐기던 이영자는 급기야 “방해받고 싶지 않아”라며 과감하게 휴대폰 전원을 끄고 다시 야식을 즐겼다고 전해져 과연 그녀의 피로를 달랜 야식의 정체는 무엇일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영자를 울컥하게 만든 한밤중 야식 타임은 15일 밤 11시 5분 방송되는 ‘전지적 참견 시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관악 횡단보도에선 스마트폰 일시 차단…무단 횡단땐 경고음

    서울 관악구가 구민들의 삶을 더욱 똑똑하게 지키고 풍요롭게 가꿔 가기 위해 생활밀착형 ‘스마트시티’를 본격적으로 구현한다. 스마트시티는 도시의 공공기능을 첨단 정보통신기술(ICT)로 연결한 미래 도시를 일컫는다. 관악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안전, 교통, 복지, 환경 등 주민 생활의 문제와 맞닿은 여러 분야에서 ‘스마트시티’를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구는 ▲지능형 보행자 교통 안전 서비스 ▲스쿨존 불법 주정차 제로(0) ▲지능형 주차 공유 서비스 ▲미세먼지 취약계층 실내 공기질 개선 ▲50대 베이비부머 등 고독사 위험 1인 가구 안부 서비스 등 5개 세부 과제를 마련했다. 내년부터는 신호 상태와 보행자의 통행 여부를 감지해 횡단보도에서 일시적으로 스마트폰을 차단하고 무단 횡단을 할 때는 경고음을 내 안전한 보행을 돕는다. 어린이집과 경로당에는 와이파이와 LTE를 기반으로 한 실내공기질 측정기를 보급하고 미세먼지 실시간 정보 알리미 서비스도 도입해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킨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주민의 삶을 더욱 똑똑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SNS 시대에 좋은 평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SNS 시대에 좋은 평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

    올해가 한 달 남짓 남은 지금 ‘올해의 책’을 단 한 권 선택한다면 기꺼이 하워드 아일런드, 마이클 제닝스가 쓴 ‘발터 벤야민 평전’을 고르고 싶다. 20세기 전반의 문화사에서 가장 뛰어난 비평가로 손꼽히는 발터 벤야민(1892~1940)의 파란만장한 삶과 외로운 죽음을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고 마음이 아리다.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비평가이자 에세이스트다. ‘베를린의 유년 시절’, ‘일방통행로’,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 같은 벤야민의 글을 읽으며 늘 매력적인 문체와 빛나는 사유, 충만한 영감을 느끼곤 했다. 그래서였을까. 이 두꺼운 평전이 번역되자마자 완독했다. 지금까지 출간된 벤야민 평전의 결정판이다. 48년에 걸친 벤야민의 인생을 마치 다시 사는 느낌이었다.이 흥미로운 평전을 통해 벤야민의 고뇌, 일상, 지성, 우정, 망명, 희망, 여행, 성(性), 글쓰기, 죽음 등 벤야민을 둘러싼 모든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여러 가지 대목이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벤야민은 모순적인 인물이다. 고독을 원하면서도 외롭다고 하소연했으며, 종종 공동체의 일원이 되고자 했고 심지어 공동체를 조직하는 일에 직접 나섰지만 하나의 집단에 투신하는 것은 마다했다”는 구절은 고독과 우정의 공동체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갔던 그의 성정을 잘 보여 준다. 생활의 안정을 위해 교수가 되기를 강렬하게 열망했다는 사실도 먹먹하게 다가왔다. 역설적으로 그가 교수가 되지 못했던 사실이 벤야민으로 하여금 한층 치열한 글쓰기와 깊은 사유로 이끈 게 아닐까. 대학과 지성이 몰락하는 이 시대에 자유로운 지식인의 면모에 대해 생각해 본다. 평전은 인문 저술의 꽃이다.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따뜻한 이해 없이는 결코 쓸 수 없는 유형의 글이다. 좋은 평전은 인간을 섬세하고 복합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좋은 평전은 그 인간의 결핍과 상처, 어두운 마음, 내면의 균열, 콤플렉스에 대해 깊은 관심을 기울인다. 좋은 평전은 인간을 겸허하게 만든다. 깊이 있는 평전을 읽다 보면 한 사람을 마녀사냥하거나 한 사람을 지나치게 숭상하는 것, 그 둘 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의 부족에서 생기는 현상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한국어로 간행된 읽을 만한 평전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비운의 시인이자 식민지 시대 최고의 비평가인 임화(林和·1908~1953)처럼 꼭 필요한 문제적 인물의 평전도 아직 출간되지 못한 경우가 꽤 있다. 무엇보다 전쟁과 분단으로 일기, 편지 등의 사적 기록이 제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드물다.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조차도 검열과 낙인에서 자유롭지 못했으며, 때로 이념적 편 가름의 증거로 활용됐기 때문이리라. 스스로 편지를 불태운 경우도 많지 않을까. 임화에게는 가족에 대한 정보와 증언, 편지를 포함한 사적 기록, 월북 이후의 행적 및 죽음에 관한 정확한 기록(증언)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임화에 대한 매력적인 평전을 집필하는 작업은 원천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이 땅 근대의 슬픔이다. 그토록 섬세한 ‘발터 벤야민 평전’이 가능했던 것은 무엇보다 벤야민이 숄렘이나 아도르노 등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 때문이다. 특히 2000년에 완간된 6권에 달하는 편지 전집은 벤야민의 내면과 일상, 고뇌를 생생하게 복원하는 데 결정적인 보탬이 됐으리라. 이에 비해 평전을 쓰기 위한 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송우혜 작가의 ‘윤동주 평전’과 같은 탁월한 성과가 발간될 수 있었던 것은 작은 기적이 아닐까 싶다. 의미 깊은 평전을 읽으면 읽을수록 인간이 얼마나 모순적인 존재이며 다양한 내면을 지니고 있는지를 새삼 절감한다. 그렇다면 한 인간을 쉽게 매장하고 쉽게 추켜세우는 SNS 시대일수록 좋은 평전을 읽을 필요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급한 일이 마무리되는 대로 신간 ‘베토벤 평전’을 읽어 봐야겠다.
  • 찾동 시즌2… 서울시, 골목으로 가다

    찾동 시즌2… 서울시, 골목으로 가다

    생활 문제 ‘골목회의’ 누구나 신청 가능 서울형 긴급복지에 4년간 700억 투입 주민자치회·돌봄SOS센터 모든 동 확대 박 시장 “소외층 없는 촘촘한 복지 구현”공무원이 복지가 필요한 주민을 직접 찾아가 도움을 주는 서울시의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찾동)’가 골목골목마다 촘촘히 스며든다. 서울시는 공공 인력만으로는 발굴하기 어려운 지역 문제에 주민의 참여를 더해 보편적 돌봄과 취약계층에 대한 긴급 복지를 강화하는 ‘민선 7기 찾동 2기 마스터플랜’을 3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주민과 공무원들은 온라인으로 누구나 ‘골목회의’를 요청할 수 있다. 주제는 쓰레기 문제, 폐쇄회로(CC)TV나 가로등 설치 위치, 주차공간 확대 등 생활 문제는 무엇이든 가능하다. 동주민센터 홈페이지 주민 발의 메뉴로 참여할 수 있다. 동 단위 생활 의제에 대한 정책과 예산에 주민들이 결정권을 갖는 주민자치조직 ‘서울형 주민자치회’는 2022년에는 25개 자치구 424개 모든 동에서 시행된다. 복지 사각지대를 걷어내기 위한 공공 돌봄 체계는 더 탄탄해진다. 폭염, 화재, 실직 등 갑작스러운 위기로 생계유지가 힘겨워진 가구에 생계비, 의료비, 주거비를 지원하는 ‘서울형 긴급복지’는 현재 50억원 규모에서 매년 50억원씩 확대해 2019~2022년 4년에 걸쳐 총 700억원을 투입한다. 지원 대상과 기준도 대폭 완화한다. 의료비의 경우 기준중위소득 85%(1인 가구 기준 월 142만원) 이하에서 90%(1인 가구 기준 월 150만 4000원) 이하로 확대하고 생계비도 5인 이상 가구에만 지원하던 것을 가구원 수와 상관없이 지원한다. 서경란 찾아가는복지지원팀장은 “의료비의 경우 지원 기준을 초과하는 소득자라도 동주민센터 담당자와 동장 등이 논의하는 동 사례 회의를 통해 위급한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며 “고독사 위험군 1인 가구도 생계비 지급을 연 2회에서 3회까지 늘린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는 고시원, 옥탑방 등 주거취약지역에 거주하는 고독사 위험 1인 가구에 대한 실태조사도 연 1회 실시해 위기 가구를 더 적극적으로 찾아낸다. 돌봄SOS센터도 내년 시범 사업으로 첫발을 떼 2022년에는 424개 모든 동으로 확대된다. 개인이 보건소, 사회복지기관, 치매지원센터 등 기관별로 찾아가거나 연락할 필요 없이 찾동에 설치된 돌봄SOS에 신청하면 72시간 안에 돌봄매니저가 필요한 서비스를 이어 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대한민국 행정은 찾동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며 “찾동을 동 단위에서 더 작은 단위인 골목까지 스며들게 함으로써 촘촘한 주민 관계망, 튼튼한 공공 안전망을 일궈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존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5년 7월 시작돼 동 단위로 주민들의 복지 문제를 해결해 온 찾동은 현재 408개 동에서 시행 중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상훈 서울시의원, ‘제4회 공동체주택 박람회’ 토론자로 나서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소속 이상훈 시의원(더불어민주당, 강북2)은 지난 11월23일 정동극장에서 개최된 ‘제4회 공동체주택 박람회’에 토론자로 참석하여 공동체주택 공급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공동체주택 관련 건축법과 주택법 등 관련 제도개선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아울러 공동체주택이 지역사회 공동체성 회복에 중요한 정주권 문제와도 연결되므로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마을공동체기본법’ 제정을 위한 시의회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특별시와 하우징쿱·공유주택협의회, 사단법인 한국사회주택협회의 공동 주최로 개최된 이번 박람회는 도입 후 3년이 지난 공동체주택의 성과와 비전을 점검하고, 나아가 공동체주택에 관심있는 일반시민과 전문가, 관련분야 사업자들에게 다양한 교류의 장을 제공하고자 마련되었다. 공동체주택은 1인 가구 증가와 공동체 해체로 발생하는 고독, 육아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적정 가격의 저렴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된 새로운 주거유형으로서, 서울시는 2018년 1만호 공급을 목표로 2015년부터 사업을 추진해왔으나 현재까지의 공급량은 5,145호(2017년 기준)에 그치는 등 공급확대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이상훈 의원은 관련 제도개선과 함께 “공동체주택에 대한 일반시민의 이해와 인지도를 높이는 것 역시 공동체주택 공급 활성화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며 “서울시와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마을공동체지원센터,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도시재생 활성화를 지원하는 현장 도시재생지원센터 등에서도 서로 협력하여 홍보와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때 공동체주택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금, 이 영화] 그 평범한 마트 안 통로 마음과 마음을 잇는 길

    [지금, 이 영화] 그 평범한 마트 안 통로 마음과 마음을 잇는 길

    ‘클레멘스 메이어’ 동명 소설 영화화통일 후 모든게 변한 동독의 사람들통로 안에서 찾은 공동체의 소중함영화 제목 ‘인 디 아일’(In the Aisles)은 한국어로 옮기면 ‘통로에서’라는 뜻이다. 이 작품에서 통로는 여러 의미를 갖는다. 여기에선 두 가지만 이야기해보자. 첫 번째, 대형마트에 있는 통로다. 이는 영화의 주된 공간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형마트라는 말이다. 좀 독특한 점이 있긴 하다. 이 대형마트가 옛 동독 지역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이다. 좀 더 덧붙이자면 이곳은 원래 국영 트럭회사 건물이었다. 그런데 1990년 동독과 서독이 통일되자 국영 트럭회사에도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분다. 사기업이 인수를 하면서 트럭회사를 대형마트로 바꿔버린 것이다. 트레일러를 운송하던 트럭 운전사들은 이제 대형마트 물건을 나르는 지게차 운전사로 일해야 했다. 이것은 지게차 운전사가 트럭 운전사보다 못하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노동자들이 원치 않게 자기 직업을 바꿔야 했음을 강조하고 싶을 뿐이다.대형마트 장기 근속자인 브루노(피터 쿠스)는 그래서 이렇게 중얼거린다. “길을 달리던 때가 그리워.” 하지만 대형마트에서 일하려는 크리스티안(프란츠 로고스키) 같은 젊은이도 있다. 수습 직원이 된 그는 브루노와 짝을 이뤄 천천히 업무에 적응해간다. 그런 한편으로 크리스티안은 직장에서 자꾸 관심이 가는 이성도 발견했다. 캔디류 코너 담당 사원 마리온(산드라 휠러)이다. 마리온은 과묵하지만 상냥한 크리스티안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럼 이쯤에서 두 번째 통로의 의미를 언급해야겠다. 어떤가 하면 그것은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길’이다. 이런 통로가 없다면 사람들은 고독하게 살 수밖에 없다. 물론 고독 자체가 나쁘지는 않다. 때로 자발적 고독은 삶에 꼭 필요한 법이다. 문제는 강제적 고독이다. 원치 않는 관계 단절은 생의 의지를 꺾는다. 예컨대 이를 철저하게 고립된 생활을 하던 크리스티안에 국한시켜 본다면 어떨까. 그에게 대형마트 통로는 일터이기만 했던 것이 아니다. 그곳은 살가운 브루노, 매력적인 마리온과 만날 수 있는 기쁨의 장소이자 통로의 정의 그대로 ‘누군가와 통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렇게 대형마트 통로를 인식하는 이에게는 거기가 바로 ‘자연바다’나 다름없다. 그에게는 심지어 지게차가 내는 기계음마저 기분 좋은 파도소리로 들린다. 클레멘스 메이어 작가가 쓴 동명의 단편 소설을 영화로 만든 토마스 스터버 감독은 그 메시지를 다음과 같이 썼다. “결국 남는 것은 공동체, 따스함, 약간의 행복이란 건 오직 대형마트의 통로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는 깨달음이다.”그의 서술처럼 이 영화에서 대형마트는 상품을 사고파는 곳 이상의 장소로 그려진다. 정말로 ‘공동체, 따스함, 약간의 행복’이 여기에 감돈다.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는 동료들의 마음과 마음이 이어져서다. 통로는 혼자서 못 만든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내뒤테’ 소지섭♥정인선, 유쾌+따뜻 결말 “시청률까지 해피엔딩”

    ‘내뒤테’ 소지섭♥정인선, 유쾌+따뜻 결말 “시청률까지 해피엔딩”

    ‘내 뒤에 테리우스’가 전국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 유종의 미(美)를 거두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5일 방송된 MBC 수목미니시리즈 ‘내 뒤에 테리우스’(극본 오지영/ 연출 박상훈, 박상우/ 제작 MBC, 몽작소/ 이하 ‘내뒤테’) 31, 32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기준 9.8%, 10.5%를 기록, 닐슨코리아 수도권 가구기준은 10.5%, 11.0%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것. 여기에 수도권 순간 최고 시청률은 11.9%까지 상승했고, 2049 시청률도 각각 5.3%, 5.9%를 기록해 목요일 전체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 마지막까지 수목극 1위의 자리를 지키며 멋지게 마무리 했다. 마지막 회 방송은 소지섭(김본 역)과 정인선(고애린 역)의 새로운 첩보 컬래버레이션을 기약하며 김본(소지섭 분)의 통쾌한 복수전부터 고애린(정인선 분)과의 멋진 재회까지 알찬 재미와 의미로 60분을 꽉 채웠다.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던 코너스톤 척결과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인물들의 모습들이 어느 때보다 짜릿한 쾌감과 울림을 안겨 ‘내뒤테’ 다운 유쾌한 결말을 완성해냈다. ‘내뒤테’는 전혀 다른 세계를 살던 이들의 운명적인 만남과 거대 음모 세력을 함께 파헤치는 과정에서 점점 변화하는 모습들로 훈훈함을 선사했다. 특히 고독한 블랙요원 김본이 세상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웃음을 되찾는가 하면 잠재된 능력을 깨워 요원으로서의 새 삶을 시작한 고애린의 도약은 ‘내뒤테’가 보여주고자 하는 의미를 재치 있게 표현해냈다. 또한 흥미진진한 첩보전 속 유쾌한 코믹 터치로 스릴과 코믹을 균형감 있게 다룬 연출과 통통 튀는 대사들까지 재미와 웃음을 동시에 안겨온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그중 경력단절맘 고애린과 아줌마들의 활약은 ‘내뒤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웃음을 한껏 살려 풍성한 재미가 담긴 드라마란 호평을 받아왔다. 여기에 카리스마와 코믹을 넘나드는 명연기를 펼친 소지섭과 깊은 연기내공을 보여준 정인선 그리고 제대로 연기변신에 성공한 손호준(진용태 역)과 걸크러시의 진수, 임세미(유지연 역)까지 캐릭터들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배우들의 호연과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이 더해져 매주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때문에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매주 동시간대 1위라는 기염을 토하며 수,목요일 밤 시청자들의 최애픽으로 등극할 수 있었다. 이렇듯 ‘내 뒤에 테리우스’는 어제(15일) 위장부부 미션을 받은 코드명 테리우스 김본과 앨리스 고애린의 새 미션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매일 도봉산 맨발로 올라… 꿈·희망 전하는 국민 일꾼 되고 싶어”

    [인터뷰 플러스] “매일 도봉산 맨발로 올라… 꿈·희망 전하는 국민 일꾼 되고 싶어”

    ‘고독한 승부!’ 이는 ‘얼음 위에 오래 서 있기 세계최강’인 맨발의 사나이 조승환(53) 에스제이트랜드(의류 브랜드) 전무가 내년에 출간 예정으로 집필 중인 책의 제목이다. 얼음 위 맨발 오래 서 있기 세계신기록(2시간 15분) 보유자인 그는 “모든 사람에게 꿈과 희망과 용기, 도전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출간을 준비하게 됐다”고 하지만 “인간의 한계를 넘기 위해 매일 도봉산을 맨발로 오르는 등 2009년부터 하루 10시간 훈련을 하면서 매일 새벽마다 고독한 승부사가 된다”고 고백했다. 그가 팬들에게는 초인으로 불리지만, 그 뒷면으로 피나는 노력 그 이상이 숨겨져 있다는 말이다. 지난 4월에는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염원하는 이벤트로 전남 광양에서 경기 파주의 임진각까지 427km 종주를 9박 10일간 맨발 달리기로 완주했고, 지난해 6월에도 ‘남북평화통일 염원’을 담아 세계 최초로 일본의 상징 후지산(3776m) 정상을 8시간 만에 맨발로 올라섰다. 뿐만 아니다. 한겨울 강취위 속에 태백산 6회, 한라산 3회, 지리산 1회 등 그의 맨발 투혼은 KBS ‘아침마당’, SBS ‘세상에 이런 일이’, KBS ‘9시 뉴스’ 등 각종 방송언론에 대한국인의 꿈과 희망, 용기와 도전으로 수십 회에 걸쳐 소개됐다. ‘청소년들에게는 꿈과 용기를, 국민들에게는 희망의 대화합’을 전하는 국민일꾼이 되고 싶다는 그는 “올해 말과 내년 초에 ‘대구 팔공산을 시작으로 광주 무등산, 영호남의 영산인 지리산을 차례로 맨발 등정할 계획”이라며 “피트니스 세계대회에도 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득 불행이 찾아왔을 때 용기를 되새기면 꿈은 길을 찾는 이에게 새로운 희망의 등불을 밝혀 준다는 맨발의 사나이 조승환. 그의 희망의 불빛으로 밝히는 인간승리의 스토리를 인터뷰했다. 편집자 주→‘얼음 위에 맨발로 오래 서 있기’ 세계기록 보유자이시죠. -지난 7월 7일입니다. ‘세계에서 얼음 위에서 가장 오래 맨발로 선 사람’으로 공인됐습니다. 도전 한국인 운동본부가 서울 강서구 등촌동 KBS 스포츠월드 제2체육관에서 주최한 ‘2018 대한민국 도전 페스티벌’에서 ‘얼음 위에서 맨발로 오래 서 있기’ 세계 신기록에 도전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2시간 2분을 기록했습니다. 전에 제가 보유한 이 부문 비공인 세계 기록(1시간 42분)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기록 인증원(KBRI)을 통해 세계 신기록으로 공인됐습니다.→맨발의 사나이로 더 잘 알려져 계신데요. 맨발의 사나이가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아픈 사연입니다. 큰돈을 벌어보고 싶어서 친척과 지인 돈, 은행 돈 다 끌어서 주식에 올인 했는데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한방에 그만 망했습니다. 거액을 날린 것은 물론이고 ‘빚쟁이’가 됐습니다. 도망자 신세가 된 거죠. 찜질방을 전전하며 술로 세월을 보내다 대상포진과 폐기흉, 달팽이관 파열 등 병까지 얻었습니다. 좀 생소한 폐기흉은 폐에 구멍이 생겨 공기가 새서 늑막강 내에 공기나 가스가 고이는 병입니다. 의사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만 형편이 안 돼서 찜질방을 정리하고 도봉산의 한 사찰로 피신했습니다. 산에 올라가면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죽어버리자고 생각했습니다. 생을 정리할 생각으로 도봉산 정상을 향했습니다. 지금은 뛰어서 20분이면 오르는데요. 그때는 10시간에 걸쳐 기어올랐는데 안 죽어지더라고요. 되레 도전정신이 생겼습니다. ‘자살’을 뒤집으면 ‘살자’로 바뀌듯이 그 짧은 순간에 삶의 희망의 불꽃이 가슴속에서 타올랐습니다. 그래서 매일 절에서부터 산 정상으로 하루도 쉬지 않는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맨발 등산이 몸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실행에 옮겼더니 폐기흉은 물론 대상포진 등이 치유됐습니다. 날씨가 겨울이 됐는데도 맨발 등산이 됐습니다. 추리닝 바지를 접고 등산했는데요. 반바지로 바꿔도 괜찮아졌습니다. 이제 나는 맨발 등산 덕에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습니다. 수십억 모두 갚았습니다. 맨발 산행은 건강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내린 처방이었습니다. 맨발 산행 거리를 조금씩 늘려 6년이 지난 2015년에는 20분 만에 포대능선까지 오르는 기록을 세웠죠. 건강을 회복한 것은 물론이고 ‘도봉산 맨발의 사나이’라는 별명까지 생겼습니다. 맨발 산행이 저를 살리고 인생을 바꾼 것입니다. →맨발 등산뿐 아니라 맨발 퍼포먼스를 하고 계십니다. -네. 시작한 지 10년 된 것 같습니다. 겨울 산은 보통 영하 20℃에서 30℃인데요. 젊은이들에게 꿈과 용기, 도전정신을 전해 주고 싶었습니다. 좌절과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의 전도사가 되어 드리고 싶었습니다. 여러 난관이 닥치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꿈과 희망을 가지고 도전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여기에 ‘대한민국은 강하다’는 것도 세계인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특히 겨울 태백산은 6번 오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평화 통일 기원’, ‘국민 대화합’, ‘소년·소녀 가장 돕기’ 같은 문구를 옷에 붙이고 산행해 주목을 끌었습니다. 이 가운데 남북 평화통일을 주제로 한 대표적인 맨발 퍼포먼스를 소개한다면 무엇인가요. -지난해 6월 13일의 일본 후지산 맨발 등정입니다. 후지산 정상을 8시간 35분 만에 맨발로 딛고 서서 ‘남북 평화통일 기원’이라 적힌 플래카드를 펼쳤습니다. 후지산은 해발 3776m 높이로 일본의 상징인데요. 맨발 등정은 제가 세계 최초입니다. 당시 눈이 생각보다 깊어 허리까지 빠지는 곳도 있었습니다. 칼바람 또한 너무 심했습니다. 한 걸음 움직이기도 힘들었습니다만 ‘나는 한국인이다’는 정신으로 올랐습니다. 인간의 한계를 넘는 모습을 세계인들에게 보여 주고 싶었어요. 이를 계기로 분단국가의 현실을 알리고 평화통일을 당기는 초석이 되고 싶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지난 4월에 국토 남단에서 분단의 상징인 파주 임진각까지, 전남 광양 배알도에서 경기도 파주 임진각까지 427㎞를 9박 10일간 맨발로 달린 겁니다. 4.27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서였죠. 또 G20산악연맹이 2016년 12월 태백산에서 주최한 남북 평화통일 및 소년·소녀 가장 돕기 등반 행사에 참여해 태백산을 맨발 등정했습니다.→남북 평화통일이 주된 주제인 까닭은 무엇인가요. -정치 지도자들, 남북 지도자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이 나라 국민들과 민족이 얼음 위에 서 있는 것과 같다는 것을 기억해서 국민 대화합을 이루고, 남북이 평화통일을 이룰 수 있도록 정치를 해 달라는 겁니다. 얼음 위에 서면 발부터 뼈까지 시리고 얼어붙는 통증이 옵니다. 아픔인 거죠. 내가 아프듯이 국민이 아프다는 것, 민족이 아프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거죠.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도 하셨고, 최근에는 서민경제를 주제로도 하셨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의미로 여러 차례 했습니다. 평창올림픽 개막 100일 앞두고 여주시청을 출발해 서울시청광장까지 약 100㎞의 거리를 맨발로 달리는 상징적인 퍼포먼스를 진행했고요. 그 후로 도봉산에서 광화문까지 25㎞를 맨발로 달린 후 광화문에 도착해서는 얼음 위에서 오래 견디기도 했습니다. 70일 전에는 인간의 한계를 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대한민국에 힘을 실어주고자 맨발로 태백산에 올랐습니다. ‘대한민국 파이팅’ 이었습니다. 그 연장선에 지난 9월 3일부터 5일까지 서민경제 회생기원 맨발산행과 마라톤도 했습니다. 첫째 날인 9월 3일 맨발로 한라산 산행을 시작으로 둘째 날인 9월 4일에는 민족의 영산 태백산 산행했고요. 마지막 날인 9월 5일에는 파주시청을 출발해 임진각까지 19km를 맨발로 달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얼음 위 1인 시위’도 하셨습니다.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 첫 증인신문을 하루 앞두고 했었죠. 그때 알림판에 ‘국민 대화합을 위하여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세력은 국민 앞에 사죄하시고, 정치인들은 국민의 심부름꾼이 되어야 합니다. 이게 지금까지 국민의 아픔이고 고통이었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조기 탄핵 촉구였죠. 국회 특활비 폐지는 광화문과 국회의사당에서 각각 한 번씩 두 번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임을 재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제 친 외할아버지 김갑곤 할아버지와 그 동생 김희곤 할아버지는 전남 광양을 대표하는 항일독립운동가셨습니다. 김갑곤 할아버지는 가산을 팔아 독성당이라는 독립운동단체를 설립해 독립운동을 하셨는데요. 친 외할아버지는 옥고를 치르셨지만, 동생 되는 김희곤 작은 외할아버지는 그만 옥사하셨습니다. 이로써 두 분 외할아버지께서는 독립유공자가 되셨고, 건국포장을 받으셨습니다. 저는 나라 사랑, 겨레 사랑의 피가 흐르는 독립운동가 자손으로서 나라와 민족을 위한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할 생각입니다. 특히 남북의 평화통일을 위한 일, 소외계층을 위한 일에 힘쓸 생각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겨울에 ‘서울에서 평양까지’ 평화통일 기원 맨발 달리기를 하고 싶습니다. 우선은 오는 30일 영호남 대구 팔공산 국민대화합 한겨울 맨발 퍼포먼스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화합과 평화를 위해 갈등과 반목을 걷어내고 영호남인들이 손을 잡고 대한민국 희망을 노래하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광주 무등산, 지리산 한겨울 맨발 퍼포먼스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겁니다. 그리고 내년에 개최되는 세계 피트니스 대회에 참여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아울러 ‘고독한 승부사’란 제목의 자전집도 출간할 계획입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 [길섶에서] 아! 박정만/손성진 논설고문

    박용래는 술을 마시면 아무나 붙잡고 울었다. 두만강 철교를 건너며 흩날리는 눈발을 보면서도 울었다. 시인을 울린 것은 가난과 고독이 아니라 생명과 자연에 대한 벅찬 감정이었다. 술은 눈물을 끌어올리는 펌프였다. 펑펑 솟았던 그의 눈물은 시가 되었다. 박정만. 박용래만큼 술과 낭만을 사랑했던 그였지만 ‘필화사건’에 죄없이 연루됐다가 흉측한 고문에 육신(肉神)이 처참하게 망가졌다. 야만의 시대에 살면서 하소연할 데도 없었던 시인을 달래준 것은 술과 눈물뿐이었다. 88올림픽이 끝나던 날, 하늘에선 불꽃놀이가 벌어질 때 그는 단칸방에서 사십을 갓 넘긴 나이로 홀로 숨을 거두었다. 그는 죽기 전 20일 동안 소주 100병을 마시며 시 300편을 썼다. 774쪽이나 되는 ‘박정만 시 전집’을 탐닉하듯 읽었다. 마지막 거친 숨결이 생생하다. “최후의 발악처럼/ 마구잡이 심술로 바람이 불어/ 내 한목숨을 꽃잎처럼 떨어뜨렸어”(‘썩어빠진 잠 속으로’ 중에서), “세상의 물그림자가 수틀처럼 걸려 있어/ 미리내는 한 별을 이 땅에 주고/ 별은 다시 또 하늘로 솟구쳐 날아오르지”(‘저 높푸른 하늘’ 중에서). 시인이 떠난 지 30년. 그를 잊어 가는 세상이 어쩐지 야속하다.
  • ‘2018년 프로보노 ICT멘토링 최종 결과 평가회’ 성료…덕성여대 대상 수상

    ‘2018년 프로보노 ICT멘토링 최종 결과 평가회’ 성료…덕성여대 대상 수상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회장 이계철)은 지난 11월 8일~10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3일간 70여개 팀 멘티·멘토·활동위원 등 약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 프로보노 ICT멘토링 최종 결과 평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프로보노 ICT멘토링’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고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가 주관하는 ‘ICT멘토링제도 운영 사업’의 일환으로, 멘토와 멘티가 함께 장애인이나 노인 등 사회적 약자인 소외계층을 위한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한다. 올해는 ‘장애인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무선충전기’, ‘고독사 방지 IoT 서비스’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이날 참가 학생들은 6개월 간 진행한 프로젝트 성과를 발표, 시연하며 수행활동 전반에 대한 기술 정보를 공유했다. 또한 ICT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은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보완점 및 실용화 방안에 대한 조언을 했다. 발표 후 심사위원은 기획력, 개발 능력, 완성도, 참여도 등을 기준으로 각 팀을 심사했으며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각 1팀과 인기상 3팀 등 총 6팀을 선정하여 상장과 소정의 시상품을 수여했다. 올해 대상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화재알림, 대피 및 신고 시스템’을 개발한 덕성여대 학생들이 수상했다. 해당 시스템은 재난 약자인 청각 장애인들이 위험 상황 발생 시 화재 사실을 신속히 알림 받고 최적의 대피 경로를 통해 안전지대로 탈출하도록 하는 대피 솔루션으로, 화재 알림만 있던 기존 서비스를 보완하여 화재 감지, 알림, 대피, 신고 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했다. 이는 평가단으로 부터 향후 소방재청 등 관계 기간에 제안해도 좋을 만큼 실용성이 높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 외에도 경기대 학생들이 개발한 ‘요양 시설의 의료 정보 시스템과 혈압, 맥박, 체온 측정장비간의 실시간 기록을 위한 라즈베리파이 기반의 휴대용 단말기’와 용인대 학생들의 ‘지하철 임산부석을 비워두는 환경 제공 장치 및 어플’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아 각각 최우수상과 우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 노영규 부회장은 “이번 결과 발표회는 단순히 우승팀 시상을 위한 자리이기 보다, 참여자 간 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라며 “앞으로도 많은 학생들이 프로보노 ICT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뜻 깊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ICT분야 실무 역량도 향상 시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흥미진진 견문기] 만성적인 ‘나’ 기근에 시달리는 현대인들…김승옥 소설처럼 그냥 김씨로 사는걸까

    [흥미진진 견문기] 만성적인 ‘나’ 기근에 시달리는 현대인들…김승옥 소설처럼 그냥 김씨로 사는걸까

    신촌역을 향해 가는 동안 마음이 설다. 김승옥의 소설을 소재로 한 투어가 신촌이라는 장소의 현재성과 어우러져 안겨줄 감흥이 기대됐다. 1906년 모삼열 선교사가 세운 대현교회를 지나 신촌문화발전소의 옥상에 오르니 신촌이 한눈에 들어왔다. 동쪽으로는 안산이 거대한 세브란스병원에 가려 빼꼼 보였고, 서쪽으로는 레고 조각을 촘촘히 세워 둔 마냥 건물들이 끝없이 이어졌다.‘서울, 1964년 겨울’에 나오는 주인공 안씨와 김씨는 만성적인 ‘나’ 기근에 시달리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신나게 나누는 대화는 매우 엉뚱한데 공통점이 있었다. 다른 사람은 모르는, 나만 아는 이야기에 서로 신이 난다는 것이다. 지금 눈앞에 펼쳐진 저 건물 숲속의 사람들은 어떨까? 옥상에서 건물 숲을 내려다보며 “지금은 그때보다 나아졌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며 마음이 묵직해졌다. 나는 나이고 싶은데, 주목받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상황의 역할에 파묻혀 그냥 김씨로, 안씨로, 박씨로 사는 것은 아닐까. 신촌에서 가장 오래된 원두커피 전문점 미네르바에 가서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사이펀 방식으로 추출한 커피의 향이 콧속으로 들어와 온몸 구석구석을 돌다 머리를 맑게 한 뒤 은은히 사라졌다. 카페를 나와 경의선 철길 옆 동네를 지나 신촌역으로 향했다. 대학시절 이곳에서 엠티를 갈 때마다 즐거움이 넘쳐났었다. 신촌 관광 안내센터로 쓰이는 역이 작아 보였다. 가을이 물든 이화여대 교정은 단풍색만큼이나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로 북적였고, 입시철이라 고등학생과 학부모들의 상기된 얼굴도 많이 보였다. 1964년 겨울, 서울의 한 선술집에서 만난 세 사람은 결국 서로 생각과 감정을 소통하지 못하고 함께 있으면서 고독했고, 무기력함에 괴로웠지만, 상대방이 ‘나’ 기근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을 존중하며 추운 겨울을 견뎠다. ‘서울, 2018년 겨울’은 어떨까? 박정아(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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