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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 “단일화는 최고의 구충제… 오세훈과 함께 승리할 것”

    안철수 “단일화는 최고의 구충제… 오세훈과 함께 승리할 것”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1일 “부패를 뿌리 뽑고 정의와 공정을 지켜내려면 국민의 양심적 힘을 결집해야 한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는 ‘국민 기생충’들을 잡는 최고의 구충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시장 후보등록일(오는 18~19일) 전까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반드시 단일화를 이루고 본선에서 승리해서 정권 교체를 위한 교두보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최근 국민적 공분을 낳은 LH 투기 의혹을 문재인 정권의 비리로 규정하면서 맹비난했다. 그는 “LH 직원들의 비리뿐만 아니라 여당 국회의원 가족의 투기 의혹이 나왔지만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전임 정권 시절의 일까지 조사하겠다며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안 대표는 이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면서 “LH 사장이 지금 국토부 장관이고 부동산 값을 천정부지로 치솟게 만들어 온 국민을 고통받게 만든 사람들이 누군데 어떻게 이렇게 염치없는 발언을 할 수 있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금 대통령 딸에게까지 부동산 투기 의혹이 번지고 있다. 대통령마저 부끄러운 줄 모르고 영농 경력 11년이라면서 농지를 사들였다”며 “이런 정권에서 제대로 된 부동산 투기 조사가 이뤄어질 리 만무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든 검찰수사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며 “야권이 힘을 합쳐 국민의 피와 땀을 뽑아먹는 국민의 기생충들을 박멸하자”고 강조했다. 오 후보를 향해서는 “손흥민 선수에겐 케인이라는 훌륭한 동료가 있고, 손기정 선생에겐 남승룡이라는 고독한 레이스를 함께 한 동지가 있었다”며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은 그런 관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바라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단일화를 이뤄내자”며 “우리가 두 손을 맞잡으면 누가 결승선을 먼저 통과하든지 우리는 함께 승리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1인 가구 ‘찾아가는 복지’… 고독사·아동학대 불상사 막을 것”

    “1인 가구 ‘찾아가는 복지’… 고독사·아동학대 불상사 막을 것”

    주민센터 현장 중심으로 복지사각 발굴기초자치단체 통·반장 역할 중요성 강조“사생활 중요해도 최소한 소통망 갖춰야”“아무리 개인의 시대라지만 이웃과 소통하며 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불상사가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10일 서울 광진구의회에서 만난 박삼례(66) 의장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1인 가구수가 가장 많은 광진구의회가 그 어떤 것보다 찾아가는 ‘현장 복지’로 정책의 사각지대를 찾아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장은 “아무리 개인정보와 사생활이 중요해도 마을 사람들을 돌볼 수 있는 최소한의 네트워킹은 갖춰져 있어야 한다”면서 최근 급증하는 고독사, 아동학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이웃 간의 소통과 기초자치단체 통·반장들의 역할을 꼽았다. 그는 광진구의회 제5·6대 복지건설위원장과 제7대 전반기 의장을 지냈고,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염원을 담아 제8대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다. 박 의장이 ‘찾아가는 복지’, ‘현장 복지’를 강조하게 된 건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수의 절반 가까이(47%) 차지하는 광진구의 특수성 때문이다. 특히 화양동의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수의 80%에 달한다. 그는 “현재 동네마다 통장·반장·간호사 등이 상시 연락하고, 주민센터에도 복지 팀장을 두명씩 두는 등 기본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워낙 1인 가구수가 많아 사각지대는 도처에 있다고 생각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위기 속에 출범한 이번 의회는 그 어느 때보다 역할과 책임이 크지만 무엇보다 구민 모두가 누리는 사각지대 없는 보편적 복지실현을 위해 행정의 최접점에 있는 동주민센터 복지기능을 강화해 다함께 잘사는 광진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장관 자리 계속 늘리는 日스가…‘인기도 3%’ 극복 위한 고육책

    장관 자리 계속 늘리는 日스가…‘인기도 3%’ 극복 위한 고육책

    지난해 말 이후 줄곧 지지율 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권의 지지율의 하락세는 약간 주춤해졌지만, 개인의 인기는 여전히 바닥권에 머물고 있는 상태에서 오는 9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연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내세울 만한 성과를 반드시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1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지난 9일 기후변동담당상이라는 자리를 신설하고, 여기에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을 앉혔다. 자신이 간판으로 내건 ‘탈탄소’ 정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다. 스가 총리는 앞서 지난 1월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총괄하는 장관직을 신설하고 여기에 고노 다로(전 외무상) 행정개혁상을 임명했다. 지난달에는 사카모토 데쓰시 1억총활약담당상에게 새로 만든 고독·고립대책담당상을 겸임시켰다. 정부 남녀공동참여추진본부 합동회의에서도 ‘제5차 남녀공동참여기본계획’에 담긴 여성 발탁 확대를 위한 정책목표를 6월까지 마련하라고 마루카와 다마요 남녀공동참여담당상에게 지시했다. 총리가 다루기에는 미세해 보이는 부분에까지 직접 손을 대고 있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코로나19 방역대책 차원에서 개발 중인 해외 입국자 대상 스마트폰 앱 개발 전담 책임자로 기하라 미노루 총리 보좌관을 지명한 게 대표적이다. 스가 정권은 법에 정해진 대신(장관)의 수를 꽉 채운 상태여서 추가로 인원수를 늘리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전에없이 겸직 대신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가시적인 성과를 노려 기존의 체계가 흔들리는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지적도 있다. 고노 행정개혁상을 백신접종담당상에 앉힌 데 대해 “보건의료를 담당하는 후생노동상이 하면 될 일인데 왜 별도의 장관직을 만드나”와 같은 비판이 나왔다. 신속한 백신 접종 성공에 정권의 명운이 걸린 만큼 대중적 인기가 높은 고노를 선택한 것이지만,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스가 총리의 일련의 ‘업무 지정’에는 정권은 물론이고 자신의 존재감을 높여야 하는 절박함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8일 공표한 3월 여론조사 결과에서 스가 정권 지지율은 48%를 기록해 전월대비 9% 포인트 상승했지만, 스가 총리 인기도는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스가 정권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 중 57%가 ‘다른 적합한 인물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힌 가운데 ‘누가 차기 총리로 적합한가‘에서 스가 총리는 응답자 3%의 선택을 받는 데 그쳤다. 1위인 고노 행정개혁상(26%)의 13분의 1, 2위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19%) 및 3위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17%)의 6분의 1 수준이다. 전임자인 아베 신조 전 총리(9%)보다도 크게 낮았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그가 오는 9월 다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소속 의원들과 당원들의 선택을 받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동일본대지진의 그림자…피해지역 10년간 고독사 614명

    日동일본대지진의 그림자…피해지역 10년간 고독사 614명

    동일본대지진 발생 이후 지난 10년간 피해 지역에서 홀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은 사람들이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11일이면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지 10주기를 맞이하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었다. 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경찰청 집계 결과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이와테·미야기·후쿠시마현 등 피해 3개 현의 가설주택이나 재해 공영주택(부흥주택)에서 고독사한 사람들은 모두 614명이었다. 고독사 중에는 병사 외에도 자살도 포함됐다. 가설주택 거주자의 고독사는 273명, 재해 공영주택 거주자의 고독사는 341명이었고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의 68.4%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미야기현이 305명으로 가장 많았고 후쿠시마현 155명, 이와테현 154명 순이었다. 동일본대지진 이후 살고 있던 집을 잃게 된 사람들이 많아지자 정부의 보조를 받아 해당 현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주택을 빌려줬고 특히 고령자가 이러한 재해 공영주택 등을 이용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살던 고향을 떠나 재해 공영주택에 살게 되면서 사람들과의 교류가 줄어들며 정서적 고립감이 심각해졌고 이에 따른 고독사가 사회 문제로 제기됐다. 동일본대지진이 발생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고독사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도 포착됐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고독사한 사람은 224명이었고 이후 5년인 2016년부터 2020년 사이에는 390명이 숨졌다. 2011년 17명에서 2012~2016년에는 40~60명선으로 증가했다. 이어 2017년 90명, 2019년 99명으로 급증했다. 이어 2019년 69명, 2020년 78명이 고독사하는 등 규모는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이웃이 이웃 돌보는 ‘풀뿌리 복지도시’ 강동

    이웃이 이웃 돌보는 ‘풀뿌리 복지도시’ 강동

    서울 강동구가 주민주도 복지공동체 사업을 통합해 확대 운영한다. 강동구는 이달부터 효율적인 취약가구 발굴 및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명예사회복지공무원, 나눔이웃, 나눔가게, 이웃살피미, 이웃지킴이, 시민찾동이 등 유사중복 복지공동체 6개를 주요 기능과 역할 중심으로 구분한다고 7일 밝혔다. 취약가구 발굴·신고는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 취약가구 지원과 모니터링은 ‘이웃살피미’로 통합해 운영한다. 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통합운영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하며 복지공동체의 성공적 통합·운영을 위해 시범동을 운영한다. 시범동은 취약계층 밀집도 및 고독사 위험도가 높은 강일동, 고덕2동, 천호2동, 암사1동, 성내2동 등 5개 동으로 동별 4~6명의 우리동네돌봄단을 배치해 취약가구 모니터링을 추가로 실시하게 된다. 또 촘촘한 발굴 강화를 위해 명예사회복지공무원을 확대 운영한다. 생활업종 종사자 신규 참여자를 발굴해 현재 670명의 명예사회복지공무원을 최대 170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명예사회복지공무원은 위기가구 발굴을 위한 정보제공, 신고, 제보활동 등을 수행하며 공동주택·오피스텔·고시원·모텔관리자, 집배원, 가스검침원, 배달업종 종사자, 부동산 중개인 등 생활업종 종사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복지공동체 활동에 많은 구민들의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길섶에서] 2021년의 색, 노랑과 회색/문소영 논설실장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아 세계적인 어느 단체는 ‘올해의 색’을 정한다. 실없어 보이는 이 일을 색채연구소 ‘팬톤’이 하는데, 2021년의 색은 노랑과 회색이다. 밝은 노랑은 낙관주의·희망·긍정을, 회색은 평온함·안정감·회복 탄력성을 의미한다는데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터널 끝의 빛’이라고 설명했다. 컴컴한 코로나19의 길고 긴 터널을 뚫고 나가면 쨍하고 찬란한 태양과 만난다는 의미로 들리면서 평생 고독했던 화가 고흐의 그림 ‘해바라기’, ‘삼나무가 있는 밀밭’, ‘밤의 카페’, ‘별이 빛나는 밤’이 떠올랐다. 고흐는 노랑을 가장 효과적으로 쓴 화가였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주요국에서 시작되고, 패션디자이너가 올 초 이 두 가지 색깔에 대해 설명했을 때는 내 안에서도 콩나물 같은 노란 싹이 나오는 것 같았다. 그런데 백신 접종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이스라엘에서 확진자 수가 줄다가 다시 확산된 숫자를 확인하는 순간 시시포스의 돌을 굴리는 듯한 암담함이 엄습했다. 올해도 내년에도 마스크를 끝내 벗어 버리지 못한다는 것인가. 정부서울청사 1층에는 서양화가 이은미의 그림 ‘산수유’가 회색 벽에 노랗게 피었다. 눈과 마음의 반응을 보니, 역시 노란색인가. symun@seoul.co.kr
  • 광주시, 치매홀몸어르신 AI 돌봄 서비스 구축

    광주시, 치매홀몸어르신 AI 돌봄 서비스 구축

    광주시는 치매홀몸어르신 대상 AI돌봄 로봇인 ‘효돌·효순이’를 활용하는 스마트 돌봄 체계를 구축한다고 26일 밝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합교육 금지, 쉼터운영 중단, 외출 감소 등 어르신들의 건강관리가 어려워짐에 따라 신체기능 저하·외로움·고독감은 물론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입했다. 음성과 터치방식으로 작동되는 AI돌봄 로봇 ‘효돌·효순이’는 여러 가지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우선 어르신 움직임 감지를 통한 안전관리 기능이 있다. ‘효돌·효순이’는 목과 가슴사이에 달린 센서로 어르신의 움직임을 감지하며 지정한 시간동안 센서의 동작 감지 범위 내에서 전혀 움직임이 없으면 보호자 및 담당자에게 바로 연락이 가도록 되어 있다. 또한, 건강관리 알람 기능은 식사 시간, 약복용 시간, 치매예방체조 등 건강생활관리와 관련된 알람을 앱으로 설정하면 지정된 시간마다 인형이 어르신에게 대화하듯이 알려준다. 이와 함께 우울증 예방 기능은 인형의 특정부위를 만지면(귀, 손, 허리 등) 활기찬 안부인사, 노래, 말벗 등 다양한 정서안정 서비스가 제공된다. 인지강화 기능은 퀴즈, 회상놀이, 옛이야기, 영어교실 등의 다양한 치매예방 뇌 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효돌·효순이’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손을 잡으면 마치 사람처럼 말을 하거나 안아달라고 애교를 부리기도 하는 기능이 있어 고독한 어르신들이 마치 손주를 보듯 웃음꽃을 활짝 피게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동헌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르신들이 밖에 나가는 횟수가 줄어들고 사람 간의 대화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효돌·효순이’는 어르신들의 친근한 말동무가 될 뿐만 아니라 인지강화 및 우울증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지자체, 저소득층 위한 다양한 지원책 추진

    지자체, 저소득층 위한 다양한 지원책 추진

    서울지역 지자체들이 저소득층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이다. 우선 종로구는 가족해체나 빈곤 등의 문제로 장례를 치를 수 없는 저소득주민을 위해 ‘공영 장례서비스’를 추진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사회복지의 가치를 실현하고 고인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대상자는 연고자가 없거나 연고자가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장례를 치를 능력이 없는 미성년자와 장애인, 75세 이상 어르신 등이다. 경제적·신체적 능력이 부족하거나 가족관계 해체 등 불가피한 경우 공영 장례를 지원하고 있다. 이는 최근 들어 부양의무자로부터 부양을 받지 못해 수급보호를 받는 사례 등이 증가하고 있으며, 장례의식 없이 바로 화장되는 무연고 장례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회적, 공동체적 책임의식 변화를 고려한 것이다. 구는 가족해체와 빈곤 문제로 가족이 사망자의 시신인수를 거부하거나 기피하는 사례 역시 점차 늘어나고 있어 이번 장례 지원에 나서게 됐다. 중구도 저소득 주민을 대상으로 중개수수료를 지원하는 사업을 확대 운영한다. 구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관내 부동산중개업소의 재능기부로 저소득층 주민의 중개수수료에 대한 부담을 줄여왔다. 올해는 저소득층 주민이 빠짐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여 구에서 중개수수료를 직접 지원한다. 그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독거어르신, 소년소녀가장 뿐만 아니라 사업실패로 생계유기가 곤란한 구민 등이다. 노원구도 서울에서 유일하게 저소득 취약계층 주민에게 영구차 사용료를 최대 30만원까지 지원한다. 이번 장례 영구차 지원금은 기존 장제급여를 받는 유가족 등에게 영구차 비용을 추가 지원하는 것으로 고독사와 무연고자 등 실질적으로 장례를 치를 유가족이 없는 경우에도 신청할 수 있다.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유가족, 장례식장이나 주민단체 등 장례 주체가 사망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동 주민센터에 신청서와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신청 후 15일 이내에 지원금을 지급한다. 노원구의 영구차 비용 지원은 2016년 대한적십자사의 무료 영구차 지원 사업이 폐지되면서 발생한 서비스 공백 등 저소득 주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시작됐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장례 서비스가 쓸쓸한 죽음을 맞은 이들과 가족장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고인의 존엄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장례지원과 사회적 책무 이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살아남기’ 포기한 6463명… 그 뒤에 남겨진 ‘꿈의 흔적들’

    ‘살아남기’ 포기한 6463명… 그 뒤에 남겨진 ‘꿈의 흔적들’

    코로나19로 초래된 경제 위기는 청년 누군가에게는 ‘코로나 감염’보다 더 위협적이다. 지난 한 해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은 1만 2592명(잠정치)이다. 같은 기간 코로나19 사망자 900명의 약 14배에 이르는 수치다. 주목할 만한 점은 20~30대 청년층이다. 지난해 1~8월까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치료받은 1만 5090명 가운데 20대는 421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3% 늘었다. 전 연령층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다. 30대는 2250명으로 같은 기간 대비 20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자살 시도 증가율(13%)을 보였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로 취업난이 심화되고 빈부 격차가 커지면서 약자가 더 약해지는 현상이 일어났다”면서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들은 상실감이나 좌절감을 더 크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청년들은 어떤 말을 남겼을까. 고독사·살인 현장 등을 정리하는 전문 업체 크린키퍼스 이창호 대표, 박세환 이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청년들의 유품에 담긴 사연을 재구성했다.‘부디 견디길….’ 윤지수(24·가명)씨가 ‘아 유 해피’(Are you happy)라고 쓰인 일기장 표지에 꾹꾹 눌러쓴 표현이다. 대학을 갓 졸업한 지수씨는 뉴스를 전하는 아나운서를 꿈꿨다. 그녀가 남긴 일기장에는 취준생의 간절함이 곳곳에 담겨 있었다. 평소 롤모델로 생각했던 유명 언론인을 만난 후 벅찬 기쁨을 기록한 지수씨는 그다음 문장에서 그게 ‘꿈’이었다며 허탈감을 드러냈다. 책장에는 학교에서 받은 상장들이 보관돼 있었다. 지난해 6월 짧은 생을 마친 그녀의 원룸에서는 먹다 남은 신경안정제가 발견됐다. 지난해 청년 고용시장은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유례없는 ‘빙하기’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5~39세 인구 중 취업 경력이 전혀 없는 ‘취업 무경험자’ 규모는 32만 1654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의 1.5배 수치다.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인 ‘확장실업률’도 25.6%(지난해 7월 기준)로 2015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확장실업률은 공식 실업률이 노동시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실업자 외에도 주당 36시간 이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정식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 잠재 구직자 등을 포함해 산출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20대 여성 자살률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3% 늘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동시장에서 남성보다는 여성이 저임금·비정규직 일자리에 몰려 있고, 코로나로 더 큰 경제적 타격을 받았다”면서 “특히 20대 여성은 이제 사회에 진출하는 시기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더 크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년 대비 7만 5000명의 자영업자가 폐업했다. 30대 중반의 박주호(가명)씨는 지난해 9월 인천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방에는 팔다가 재고가 된 독수리연이 쌓여 있었다. 다른 쪽에는 그가 노점으로 했던 솜사탕과 달고나 기계가 있었고, 인근 공터에는 그의 푸드트럭이 주차돼 있었다. 주호씨가 생전에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지 보여 주는 흔적들이다. 그의 형은 “주호가 안 해 본 것이 없다. 결혼도 미루고 열심히 살던 녀석이…”라며 애통해했다.경기는 불황이지만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청년층의 심리적 박탈감도 커졌다. 지난해 6월 경기 화성시의 고시원에서 숨진 지 열흘여 만에 발견된 30대 초반 김민준(가명)씨. 그의 거처인 창문도 없는 3평 남짓한 방은 전등을 켜지 않으면 종일 어두컴컴했다. 층마다 얇은 합판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7~8명이 살았지만 아무도 그의 죽음을 알아채지 못했다. 냉장고 안에는 꽁꽁 얼어붙은 김치뿐. 유품이라곤 10벌도 채 되지 않은 옷가지가 전부인 그의 방에서 눈에 띈 건 단 한 권의 소설책이었다. ‘오피스텔’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창업한 회사가 부도난 후 재기에 성공하는 사업가의 야망과 로맨스가 줄거리다. 그는 이 소설을 보며 고시원 삶의 탈출을 꿈꾼 게 아닐까.30대 초반의 민재현(가명)씨는 지난해 6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는 월세 한 번 밀리지 않았다. 옷장에는 그가 산 ‘태그’도 안 뗀 새 점퍼가 걸려 있었고, 유튜브 방송을 위한 촬영 장비들도 세팅돼 있었다. 그가 성공을 꿈꿨던 유튜버의 실상은 2019년 종합소득을 신고한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 기준 상위 10%가 2억 1600만원을 벌 때 하위 33%는 연 100만원도 채 벌지 못했다. 유품을 손수 거둔 박 이사는 “현장에 나가면 청년들의 절박한 상황이나 아픔이 느껴진다”며 “자식 같은 이들이 채 꿈을 펼쳐 보지도 못하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심화시킨 사회적 관계의 단절감은 정서적으로 시한폭탄의 뇌관 같다. 스스로를 고립 청년으로 소개한 장현태(24·가명)씨는 코로나19 이전까지 쉼터 친구들이 유일한 사회적 관계였다고 했다. 가족과의 연결도 끊어진 그는 경기도의 한 청소년 쉼터에서 생활했다. 나이가 차 쉼터를 나온 뒤 하루 12시간씩 주 6일 동안 하던 식당 일도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 후 그만뒀다. 장씨는 그해 3월부터 6월까지 경기 성남의 반지하방에서 단 한 번도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세상과 단절된 고립감과 우울감도 커졌다. 장씨는 “쉼터에 있을 때는 그곳 사람들과의 유대감이 삶을 지탱할 수 있는 동력이었는데, 코로나 이후 관계들이 다 끊기면서 악순환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장씨는 우울증 위험 진단을 받고 고립 청년들의 회복을 돕는 민간단체 ‘리커버리센터’에서 공동체 생활 중이다.주지영 서울시자살예방센터 부센터장은 “이제까지 자살 예방 대책은 중장년과 노년층 위주였고, 청년층에 대해서는 ‘젊으니깐 이겨내라’는 방식에 그쳤다”면서 “고립과 우울감, 경제적 박탈감 등 청년층의 심리 회복을 돕는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index.php?section=section2)로 연결됩니다.
  • 코로나에 실직·고독감… 세상 등지는 日여성들

    코로나에 실직·고독감… 세상 등지는 日여성들

    지난 1월 15일 도쿄 근교에서 남편과 초등학생 딸과 함께 살고 있던 한 30대 주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 주부는 남편이 직장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자신과 딸까지 감염되자 남편은 호텔, 자신과 딸은 집에서 각각 요양했다. 남편은 치료를 끝내고 집에 돌아왔지만 아내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태였다. 아내는 “내 탓으로 딸과 학교에 폐를 끼쳐 버렸다.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이 주부는 평소 코로나19 확진자라는 이유로 자칫 자신의 딸이 따돌림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코로나19 장기화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여성들이 급증하자 일본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자는 전년보다 750명 늘어난 2만 919명이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1년 만에 증가한 것으로 남성 자살자는 전년보다 135명 줄어든 1만 3943명이었다. 반면 여성은 6976명으로 오히려 885명 증가했다. 또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한 초·중·고생의 수는 전년보다 약 40% 증가한 479명이었고 특히 여고생은 138명으로 두 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여성의 극단적 선택이 증가한 가장 큰 원인으로 실직과 고립감 등이 꼽힌다.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마쓰바야시 데쓰야 오사카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일본에서 실업률이 가장 높은 한 현에서 40세 미만 여성의 자살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또 지난해 자살한 여성의 3분의2는 실업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홀로 사는 여성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만 있게 돼 심각한 고독감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 알려져 사회적 지탄을 받을 것을 우려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문제로 거론됐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지난 19일 고립·고독 대책실을 출범시켰고 사카모토 데쓰시 저출생 대책 담당상(장관)이 겸임하도록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두 딸 차안에 방치하고 밤새 음주…폭염속 숨지게 한 日여성 징역 6년 선고

    두 딸 차안에 방치하고 밤새 음주…폭염속 숨지게 한 日여성 징역 6년 선고

    6세, 3세의 어린 두 딸을 승용차 안에 방치해 놓고 밤새 술을 마셨다가 다음날 섭씨 36도의 폭염 속에 숨지게 해 지난해 9월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던 20대 여성이 재판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2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가가와현 다카마쓰지방법원은 지난 19일 보호책임자유기치사 혐의로 기소된 다케우치 마리아(27·다카마쓰시) 피고인에 대해 검찰 구형대로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번 일이 있기 전부터 음주를 위해 아이들을 야간에 승용차 안에 방치하곤 했다”며 “두 어린 아이가 생명을 잃은 결과는 중대하며 인생을 빼앗긴 불행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스트레스와 고독감이 음주의 배경이라고 해도 정상참작을 할 수 없으며, 그 동기가 참으로 제멋대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피고인을 꾸짖었다. 재판에서 변호인 측은 “육아피로 및 남편과의 불화에 따른 정신적 고통이 컸다”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검찰은 “어린 아이들을 차안에 15시간이나 방치한 것은 극히 무책임하고 악질적인 행위”라며 징역 6년을 구형했다. 다케우치는 지난해 9월 2일 오후 9시 15분쯤 다카마쓰시내 주차장에 자신의 BMW 승용차를 세워놓고 주점에 술을 마시러 갔다. 차에는 큰딸(6)과 작은딸(3)을 방치해 둔 상태였다. 다케우치는 이날 술집 3군데를 거치며 다음날 새벽까지 술을 마신 뒤 주점에서 나와 지인 남성의 집에서 잤다. 다케우치는 아이들을 두고 차를 떠난 지 15시간이나 지난 3일 낮 12시 20분쯤 주차장으로 돌아왔으나 두 딸은 뜨겁게 달궈진 차 안에서 열사병으로 숨진 상태였다. 자신의 잘못으로 아이들을 죽게 한 것이 들통날까 두려워진 다케우치는 주차장에서 100m 정도 차를 이동시키고 119에 신고한 뒤 “몸 상태가 나빠져 화장실에 2시간 정도 갔다 왔더니 아이들이 이렇게 돼 있었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다케우치는 경찰에서 “승용차 내부 에어컨을 켜뒀기 때문에 괜찮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차를 세워둔 주차장에는 지붕이 없고 주변에 햇볕을 가려줄 만한 높은 건물도 없었다. 아이들이 숨진 당일 낮 12시 다카마쓰시의 기온은 섭씨 36도에 달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씨줄날줄] 화성 침공/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화성 침공/임병선 논설위원

    태양으로부터 네 번째 행성인 화성은 지구처럼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고 대기도 있어 계절이 존재한다. 평균 지름은 지구의 약 절반 정도다. 이산화탄소로 가득하고 산소는 대기의 0.1%에 불과해 인간이 맨몸으로 노출되면 단 5분도 살 수 없다. 기온은 적도 근처만 낮에 영상 20도이고, 밤에는 영하 85도까지 떨어진다. 지구와 달리 자기장이 없어 태양이 뿜어내는 우주방사선에 그대로 노출된다. 1964년 11월 미국의 매리너 4호가 화성 근처에서 사진을 찍은 이후 각국 탐사선이 화성으로 날아간 것만 50차례가 된다. 화성 탐사선을 발사한 나라는 미국, 유럽우주국(ESA), 옛소련, 중국, 인도, 일본, 아랍에미리트(UAE) 등 일곱 나라다. 이 중 화성 궤도 진입은 일본을 빼고 다 성공했다. 지난 19일 오전(한국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로버 ‘퍼서비어런스’(끈기)가 화성의 적도 북쪽 제제로 분화구에 안착, 2년간의 탐사 활동에 들어갔다. 퍼서비어런스는 결코 고독한 탐사꾼이 아니다. 화성에 첫발을 딛을 때 미국 궤도선 외에도 유럽 탐사선, 인도 망갈리안, 지난 9일과 다음날 각각 진입한 중국 톈원(天問) 1호와 UAE 아말(희망) 등이 수만㎞ 고도의 화성 궤도를 돌고 있었다. 화성의 공전 주기는 지구의 곱절인 687일이다. 지구와 화성이 가장 가까워지는 때 가야 7개월이 걸린다. 이달에 여러 탐사선이 화성에 도착한 이유다. 적도 남쪽 게일 분화구 안쪽의 아이올리스 평원에서는 NASA의 다른 탐사로버 큐리오시티가, 그보다 북쪽에서는 고정형 탐사선인 인사이트가 활동 중이다. ‘목숨이 다한’ 탐사선까지 합치면 화성은 더 비좁게 느껴진다. 1997년 7월 인류 첫 탐사로버 소저너가 화성에 내렸고, 2004년 1월 도착한 첫 쌍둥이 탐사로버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는 적도 부근에서 붉은 먼지를 뒤집어쓴 채 잠들어 있다. 각국이 화성 탐사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얼음 형태의 물이 존재해 생명의 기원과 관련해 답을 갖고 있고. 인류가 식민지로 개척할 수 있는 지구와 가까운 행성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 때문이다. 2018년 세상을 떠난 스티븐 호킹 박사는 진지하게 경고했다. “인류가 100년 안에 다른 행성에 식민지를 건설하지 못하면 지구에서 멸종할 것이다. 2030년까지는 달 기지를 짓고, 2025년까지 화성에 사람을 보내야 한다.” 화성 개척에는 국력을 으스대고 싶어 안달이 난 중국이나 UAE도 있다. 1962년 미국에서는 기괴한 모습의 외계인들이 침공해 지구인을 뼈째 녹여내린다는 풍선껌 그림카드가 55종이 나왔고, 팀 버튼은 이를 1997년 영화로 제작했다. 현실은 반대로 인류가 화성 등 우주에 손을 뻗고 있다. 소설에 기반한 영화 ‘마션’처럼 화성에서 감자를 키우면서 살게 될지도 모르겠다. 일론 머스크는 2050년까지 화성에 100만명을 이주시키겠다는 야심이다. bsnim@seoul.co.kr
  • 막막한 고독사 현장정리 지원한다

    대구 수성구가 ‘아름다운 마무리’ 사업에 나선다. 이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가운데 무연고 1인 가구원 사망(고독사)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성구는 관내 고독사가 2016년 3건, 2017년 5건, 2018년 8건, 2019년 9건, 지난해 11건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6월 대구 수성구 한 원룸. 홀로 산 50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A씨가 숨진 지 사나흘 만에 발견됐다. 평소 전화기도 없이 두문불출하며 담배 등을 사러 이따금 나온 A씨가 며칠째 보이지 않자 집주인이 동 행정복지센터에 연락했다. 매주 한 차례씩 안부를 확인해 온 행정복지센터 직원 등이 문을 따고 들어가 보니 온갖 쓰레기와 악취가 가득했다. 저장 강박증 탓에 A씨가 모아둔 쓰레기가 넘쳐났다. A씨는 침대에 누워 숨져 있었고 더운 날씨에 시신이 부패해가고 있었다.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119 등을 통해 무연고자로 시신을 수습했지만, 집주인은 A씨가 머문 공간을 처리할 일이 막막했다. 1년 이상 밀린 월세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웃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면서 그 자리를 정리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집주인이 고충을 호소하자 행정복지센터는 자원봉사자를 물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원봉사 활동이 위축된 상황이지만 봉사자를 찾아 후원단체 도움으로 쓰레기를 치우고 방역을 지원했다. 병원 등에서 사망하는 경우가 많지만, A씨처럼 홀로 집에서 숨진 지 수일이 지나 발견되는 일이 더러 생긴다. 수성구는 수성구지역자활센터 청소사업단과 연계해 고독사가 발생하면 기초생활수급 무연고 여부를 확인하고 유품 정리, 소독 등 ‘특수청소’를 해준다. 사업비는 2017년 제정한 고독사 예방 및 지원 조례를 근거로 쓴다. 수성구 관계자는 “고독사 현장 수습은 전문성이 필요해 가까스로 찾은 연고자나 임대인에게 부담이 컸다”며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한 고인 생을 존엄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거주지 정리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홀로 분투했지만… 단짝 없으니 무뎌진 ‘손톱’

    홀로 분투했지만… 단짝 없으니 무뎌진 ‘손톱’

    ‘단짝’을 잃은 손흥민(29·토트넘)은 고독했다. 공식전에서 5경기째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강등권 팀에 일격을 당해 2연패에 빠졌다. 토트넘은 1일(한국시간) 영국 팔머의 아멕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 브라이턴과의 원정 경기에서 0-1로 졌다. 전반 17분 레안드로 트로사르에게 얻어맞은 선제골을 극복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승점 33점 리그 6위에서 제자리 걸음했다. 브라이턴이 최근 분위기가 올라오고 있다고는 하나 17위로 강등권 싸움을 하는 팀이다. 홈에서 14경기 연속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있었다. 토트넘으로서는 당연히 승점 3점을 추가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투지와 기동력, 체력에서 모두 밀렸다. 해리 케인이 발목 부상으로 나서지 못한 첫 경기인 이날 손흥민이 최전방 원톱으로 나섰다. 좌우에는 스테번 베르흐바인과 가레스 베일이 섰다. 그러나 측면 공격이 위협적이지 못해 수비 분산의 효과를 내지 못했다. 견제는 당연히 손흥민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중원에서 전방으로 찔러주는 창의적 패스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손흥민은 전반에 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후반 들어 토트넘은 카를루스 비니시우스를 투입해 전방에 세우고 손흥민을 2선으로 내렸다. 또 루카스 모라와 에릭 라멜라 등을 베르흐바인과 베일 대신 집어넣었다. 전반에 견줘 그나마 공격력이 살아났으나 여전히 날카롭지는 못했다. 손흥민의 경우 2차례 슈팅을 날렸다. 하나는 상대 수비의 태클에 막혔고 다른 하나는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둘 다 박스 바깥 슈팅이었다. 앞선 4경기에서 골이 없었다고는 하나 골대를 2번 때렸고 한 번은 비디오 판독(VAR) 끝에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와 취소되는 등 날카로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날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EPL 득점 1위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는 웨스트햄과의 원정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4. 15호골을 기록한 살라는 손흥민과 케인과의 차이를 3골로 벌렸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미술계 망치는 위작 증명제로 막아야죠”

    “미술계 망치는 위작 증명제로 막아야죠”

    부친 변시지 화백 위작 논란에 일침“시장 신뢰도 저하, 청년작가 큰 피해출처·소장 증명해 진품엔 稅혜택을”“위작은 작가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나아가 우리 화단을 이끌 청년작가들의 미래까지 망친다.” 변정훈 시지아트재단 이사장은 1일 인터뷰에서 최근 케이옥션의 변시지 화백 위작 논란과 관련해 “위작으로 미술시장 신뢰도가 떨어지면 누가 그림을 사려고 하겠느냐”며 “그 피해는 결국 미술계의 가장 약자인 청년작가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케이옥션은 최근 한 수집가의 이의 제기에도 위작으로 추정되는 변 화백의 작품을 경매 대상 목록에 올렸다가 경매 전날 뺐다. 변 이사장은 “해외에서 한국 미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우리 경제 규모에 비해 작은 것도 가짜 그림들이 거래되는 한국 미술시장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변 이사장은 제주의 고독과 독특한 정서를 화폭에 담은 변 화백의 아들이다. 변 이사장은 2013년 변 화백이 돌아가신 후 아버지 이름을 딴 시지아트재단을 설립해 유작 1300여점을 관리하며 전시회를 여는 등 아버지 작품을 널리 알리고 있다. 지난해 말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에서 ‘변시지 기획전’을 연 데 이어 이번 달 ‘변시지 아트북 시리즈’(전작도록) 발간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작가의 서명이 있는 작품은 모두의 것이다’는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미술관을 세워 많은 이들이 아버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의 꿈이다. 변 이사장은 “아버님 살아생전에도 여러 차례 가짜 그림이 나돌아 다녔다. 아버님은 그걸 보시고 ‘내가 그린 것보다 잘 그렸네’라고 웃으시며 말씀하셨는데 그러면 그건 ‘위작’”이라고 했다. 그는 “올 상반기 중 부친 작품 전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려는 것도 위작 문제를 모범적으로 풀어 나가는 사례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는 위작 유통을 막기 위해 객관적 근거를 확실하게 증명하는 출처 기록 증명 또는 소장 이력 증명제를 국공립미술관부터 시행하고 작품을 구매·전시할 때 이런 작품만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술시장이 자정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나선다면 당장 화랑들이 반발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작품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 미술시장을 활성화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중고차를 사더라도 상태보고서 등 증명서류가 있는데 왜 그보다 더 값비싼 그림은 아무런 증명서류 없이 거래됩니까. 앞으로 그림을 거래할 때 출처·소장 증명서가 있는 ‘진품’에는 세제 혜택을 줘야 합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이성규·이효철·윤후명·안종현, 제62회 3·1문화상 수상자 선정

    이성규·이효철·윤후명·안종현, 제62회 3·1문화상 수상자 선정

    재단법인 3·1문화재단(이사장 김기영)은 제62회 3·1문화상 수상자로 이성규 서울대 명예교수, 이효철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윤후명 소설가, 안종현 연세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인문·사회과학 부문 학술상 수상자인 이성규 교수는 중국 고대국가의 통치와 문명을 창의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중국 고대사 연구 및 역사 연구의 새로운 장을 제시한 공을 인정받았다. 자연과학 부문 학술상을 받는 이효철 교수는 화학반응에서 분자 내 결합 형성의 근본적 원리 규명에 매진하면서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혁신적인 연구 결과들을 발표하는 등 구조동역학 분야를 선도하는 세계적 석학으로서 대한민국의 화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예술상 수상자인 윤후명 소설가는 오랜 창작 활동을 통해 인간의 자유와 고독의 문제를 깊이 있게 그려냄으로써 한국 현대소설의 아름다움과 섬세함을 널리 알린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안종현 교수는 이차원(2D) 나노소재의 대면적 대량 합성 원천 기술과 이를 이용한 플렉서블 웨어러블 전기·전자, 바이오 헬스케어 소자 적용 기술을 개발하면서 이차원 나노소재 상업화와 국내 연구개발 분야 개척에 공헌해 기술·공학상 수상자가 됐다. 3·1문화상은 3·1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조국의 문화 향상과 산업 발전의 기반을 제공하는 취지에서 1959년 제정돼 이듬해 3월 1일 첫 시상식을 열었다. 1966년 8월에 재단법인 3·1문화재단 설립으로 이어져, 현재 대한유화 주식회사(회장 이순규)에 의해서 운영되는 공익 포상 제도이다. 각 수상자에게는 상패, 휘장 및 상금 1억원을 준다. 올해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3월 1일 시상식을 열지 않기로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함께 바꾼 목2동 이야기길… ‘같이의 가치’ 보여준 양천

    함께 바꾼 목2동 이야기길… ‘같이의 가치’ 보여준 양천

    “민과 관이 함께 협력하는 ‘협치’는 ‘같이’의 ‘가치’를 보여 주는 가장 대표적인 정책입니다. 협치가 성과를 거두려면 누구보다 지역 문제를 잘 알고 애정을 가진 지역주민과 함께 고민하고 지혜를 모으는 게 중요합니다.” 민선 6기부터 ‘민관 협치’를 구정의 우선 사항에 놓고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은 27일 “양천구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지역문제를 늘 염두에 둬 협치가 일상화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양천구는 민관 협치를 통해 각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 특히 목2동의 ‘이야기가 있는 아름다운 특화거리 만들기’는 구의 대표적인 협치 사업이다. 구청 건설관리과와 목2동 주민센터, 주민자치회, 상인회 등이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2020 서울시 골목길 재생사업’에 선정돼 3년 동안 11억원의 시 예산을 지원받는다. 지역주민들이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공감을 이끌었던 ‘학교장독대’를 비롯해 ‘청소년 진로직업 체험 프로그램 운영’, ‘우아미와 함께하는 초록울타리 활성화’, ‘나비남 고독사 예방사업 지원’도 협치해 의제 발굴과 주민 참여를 이끌어 지역사회 변화까지 일으켰다. 올해도 19명의 제2기 협치 위원들은 지난해 선정된 10개 협치 의제를 추진하고 내년도 협치 의제를 발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앞으로 ‘힐링 숲길 조성 및 운영’과 1인 가구 지원 사업인 ‘나 혼자서도 잘 산다’, ‘우리 동네 1호 스마트 게시판’ 등 10개의 사업이 새롭게 펼쳐진다. 협치 기반 조성부터 건강, 환경, 복지, 교통, 홍보 등 다양한 주제의 사업이 협치 의제로 선정됨에 따라 주민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구정에 다채롭게 반영될 전망이다. 김 구청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김 구청장은 지난 15일 오후 양천구 신정동 해누리타운 아트홀에서 열린 민관 협치 온라인 워크숍에서 협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역설했다. 이번 협치 워크숍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협치 위원과 교육참여자 등 활동가 50여명이 온라인으로 접속한 가운데 아트홀의 메인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김 구청장은 “앞으로 이 협치에 무엇을 채워 나갈지는 지역주민의 관심과 애정, 그리고 행정적 지원과 정책으로 결정되게 된다”며 “일상의 소소한 문제부터 사회적인 큰 이슈까지 주민들이 자발적인 참여와 소통으로 자치역량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그 출판사의 ‘페미니즘 에세이’가 특별한 까닭

    그 출판사의 ‘페미니즘 에세이’가 특별한 까닭

    에이드리언 리치의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 캐럴라인 냅의 ‘명랑한 은둔자’, 최근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진아 여성의당 공동대표의 ‘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까지. 바다출판사의 여성 서사는 기존의 페미니즘 지형을 열어젖힌다. 결혼해 아들 셋을 낳아 키우다 가부장제의 실체를 깨닫고 레즈비언 정체성을 탐구한 리치, 평생을 알콜 중독과 섭식장애에 시달렸던 냅의 솔직하다 지친 자기 고백, 서울 한복판 페미니즘 공간으로서의 카페를 만든 김 대표까지 이들 에세이는 모두 나희영 바다출판사 편집자의 손을 거쳤다. 가장 최근에 출간한 미국의 정신분석학자 필리스 체슬러의 책 제목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페미니스트’다. 제목부터가 도발적인 책에는 1970년대에 낙태권 쟁취, 성폭력 피해 여성 쉼터 등을 만들기 위해 투쟁했던 2세대 페미니스트들의 연대와 질투, 정쟁이 오롯이 담겼다.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나 편집자는 말했다. “페미니스트가 도덕주의자는 아니잖아요.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만 있다면 그게 부자연스럽겠죠. 얼마나 뜨겁게 운동을 했는데, 어떠한 부정적 소음도 없이 운동이 치러졌겠어요. ‘과거 페미니스트의 역사를 발판으로 지금의 페미니스트가 더 현명하게 싸울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메시지인 거 같아요.” ‘영 페미니스트’를 넘어 ‘영영 페미니스트’라 불리는 새로운 세대가 도래한 한국의 페미니즘 역사에 있어서도, 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 편집자가 만든 ‘언니들’의 고백적인 에세이는 시대와 국경을 가로지르는 여성 연대를 가능케 한다. 바다출판사에서 만드는 여성주의 잡지 ‘우먼카인드’ 한국판의 편집장이기도 한 그의 기획력이 빛 발한 케이스다. 지난해 9월 출간돼 2만 5000부가 판매된 ‘명랑한 은둔자’는 한 때 알콜 의존에 시달렸다는 김명남 번역가의 후기에서부터 냅의 솔직한 자기 고백에 ‘3040’ 여성들이 폭발적으로 호응했다. 나 편집자는 “기획 당시 ‘아마존’에서 본 리뷰부터 ‘캐럴라인은 내 친구 같고 내 자신 같다’는 김소연 시인의 추천사, 한국 독자들의 후기까지 우정의 기운이 책을 둘러싸고 있는 게 참 좋았다”고 말했다. 실제 나 편집자의 기획 편집도 여러 여성의 도움에 힘입은 바 크다.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페미니스트’는 ‘나는 내 파이…’를 썼던 김 대표의 추천으로, ‘명랑한 은둔자’는 김 번역가의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던 냅의 글 두 편이 출간으로 이어졌다. 독자들이 감탄했던 아름다운 편집 이야기 몇 토막.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의 표지에는 하나 가득 리치의 사진이 실렸다.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곱은 손, 형형하게 빛나는 두 눈에서 노년을 맞은 여성의 존엄이 느껴진다. 저명 시인이자 여성운동가이지만,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리치를 알리기 위한 나 편집자의 선택이었다. 저널리스트이자 에세이스트였던 냅이 요절하기 직전 10여 년 간 쓴 글을 모은 ‘명랑한 은둔자’를 편집할 때는 글의 순서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그 결과 원서에서는 마지막 장이었던 ‘홀로’가 한국어판에서는 맨 앞으로 옮겨졌다. ‘고독’과 ‘고립’의 차이에 관한 그런 설득력 있는 글(‘혼자 있는 시간’)은 처음이었기에, 나 편집자의 평소 지론대로 가장 인상적인 글을 앞으로 보냈다. 반면, 조정을 배우면서 ‘강하고 유능한 팔’을 만들어내는 이야기 ‘내 인생을 바꾼 두갈래근’은 맨 뒤로 갔다. “냅이 술도 끊고 섭식장애도 극복하면서, 자기 몸을 바꾸거든요. 건강한 몸에 대한 깨달음을 담은 글로 책을 끝맺는 게 편집자로서 만족스러웠어요.” 이달 말에는 흑인 여성으로 처음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미국 소설가 토니 모리슨의 책 ‘보이지 않는 잉크’를 출간한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모리슨의 에세이다. “작년에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나 미투 운동들처럼 이제 국경이 큰 의미가 없어진 시대잖아요. 모리슨이 말하는 인종과 젠더, 신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 등이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 편집자는 “책 자체의 가치와 시장에서의 좋은 반응을 고루 갖춘 콘텐츠를 찾는 게 가장 큰 고충이자 기쁨”이라고 덧붙였다. 젠더연구소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여든셋 시인의 ‘창조적 긴장’ 그래서 웃을 수 있다 한국문학은

    여든셋 시인의 ‘창조적 긴장’ 그래서 웃을 수 있다 한국문학은

    며칠 몰아쳤던 한파가 그치고 제법 포근해진 겨울날, 서울 사당동의 한 음식점에서 선생을 만났다. 선생은 1938년생, 올해 여든셋이다. 195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64년 동안의 시력(詩歷)을 균질하게 쌓아 온 한국의 대표 시인으로서 선생은 언제나 시단에 새로운 충격과 미학적 지평을 일관되게 부여해 온 ‘젊은 시인’이다. 이제는 노경의 삶을 은은하게 이루어 가면서 그만의 언어적 연금술을 균질적이고 지속적으로 쌓아 가고 있다.“벌써 그렇게 됐네요. 아마 서정시를 60년 이상 써 온 실례는 저 말고는 참 드물 거예요.” 한국 시사(詩史)에서, 아니 세계적으로도 그것은 선생이 거의 유일한 케이스일 것이다.그동안 선생이 취해 온 방법론적 긴장과 심미적 꿈은 ‘20세기 후반 한국의 시사’(김주연)라는 평가를 가져왔다. 이때 우리는 선생의 시를 빼고 1960년대 이후 한국 시를 설명하는 것은 전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만큼 선생은 한국 시의 여러 차원들 가령 전통과 현대, 개인과 공동체, 내면과 외계, 삶과 죽음, 침잠과 융기 같은 모든 운동적 대립점들을 자신만의 웅숭깊은 사유와 방법으로 섬세하게 탐구해 온 것이다.●실존적 고독과 거듭남의 세계 황동규의 시는 어떤 것이었을까? 내가 읽은 바로 그의 초기 시는 내면이라는 상상적 공간에서 피어올라 왔다. 독자들에게는 ‘즐거운 편지’라는 작품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만의 서정적 실감을 담은 수많은 명편들이 그를 한국 시단의 전혀 새로운 시인으로 출발하게끔 해 주었다. 선생은 1970년대 즈음에는 현실을 온몸으로 껴안으면서 실존적 고독과 삶의 비극성을 일관되게 들려주었다. ‘태평가’와 ‘열하일기’를 지나 ‘삼남에 내리는 눈’의 세계는 이러한 차원을 명징하게 들려준 성취였다. 낭만적 초월과 내밀한 기억으로의 잠입을 통해 현실에 접근해 간 문학사 초유의 사건일 것이다. “초기에 강렬한 영향을 주었던 미당은 어느새 극복의 대상으로 바뀌었고, 나는 현실의 소리에 정열적으로 귀 기울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선불교를 만나게 됐고 극(劇)서정시를 생각하면서 현실과 내면의 통합을 통한 거듭남의 세계를 설계해 보았지요.” 황동규 선생은 초기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극서정시’라는 그만의 기율을 실천해 왔다.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을 넘어 극서정시의 실험과 여행 모티프의 강렬한 방법론적 확장을 꾸준히 실현해 간 것이다. 극서정시는 시 안에서 극적 요소를 구조적으로 제시한 것인데, 일상을 벗어나 삶의 충동을 깨달음의 경지까지 이끌고 가는 세계가 그 안에 충일하게 녹아 있다. “극서정시는 극시와는 달라요. 우리 시의 전통이 처음과 끝의 정황이 같은데 저는 조그만 ‘거듭남’을 통해 시인과 독자가 짊어지고 가는 삶의 짐을 별빛 무게만큼이라도 덜어 주자고 생각한 것이지요.” 서정시에 극성을 결합하고 깨달음의 서사를 장착한 ‘극서정시’는 형식과 내용 모두를 새롭게 개진하려는 재충전 욕구에 바탕을 둔 미학적 산물이었다는 것이다. 그 후로 선생은 ‘겨울밤 0시 5분’과 ‘사는 기쁨’에 이르는 제2의 절정을 구가한다. 더욱 심혈을 기울인 서정과 인식의 세계로 진입해 간 것이다. 이때 우리는 선생의 시를 ‘예술가로서의 실존적 고독’과 ‘근원적 통찰을 통한 거듭남’의 세계로 집약하게 된다. 그리고 그 정점에 이번 시집 ‘오늘 하루만이라도’가 위치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불빛의 온기·조도로, 점점 단순해지는 지혜로 작년에 나온 ‘오늘 하루만이라도’는 그의 열일곱 번째 시집이다. 우리는 이 시집을 통해 선생의 끊이지 않는 창조적 긴장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 시집 처음에 실린 ‘불빛 한 점’에서 선생은 ‘시’가 한때 눈부시게 앞길을 밝혀 준 ‘횃불’이었지만 이제는 안개로 출항 못하는 조그만 배의 ‘불빛’으로 몸을 바꾸었으며, 그러나 여전히 스스로를 밝히고 세상을 비추는 희미한 불빛의 연쇄가 ‘시인 황동규’를 가능하게 해 주었다고 고백한다. “세월이 흐르듯 삶의 모양새가 변하면 시인도 변해야지요. 다만 주어진 조건 속에서 그저 최선을 다해야지요.” 그러고 보니 선생의 시는 여전히 ‘불빛’이라는 온기와 조도(照度)를 동시에 갖춘 충일한 세계도 다가온다.그러다가 선생은 자신에게 많은 것이 사라지고 없다고 단호하게 써 간다. “군더더기가 없다.”(‘화양계곡의 아침’), “적막 같은 건 없다.”(‘나의 마지막 가을’), “더 이상 산속이 없다.”(‘홍천 구룡령 길’), “아무리 찾아봐도 그 건물이 없다.”(‘한밤중에 깨어’), “없다. 말끔히 걷힌 늦가을 안개처럼 없다.”(‘날 테면 날아보게’), “이곳엔 외딴집이 없다는 것,/ 홀로 사는 사람도 없다는 것,(‘새로 만난 오솔길’) 등을 곳곳에 적어 놓았다. 이렇게 ‘군더더기·적막·산속·건물·안개·외딴집·사람’의 한결같은 부재는 삶의 소진과 죽음으로의 열림을 예비하는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 는 삶과 죽음의 역동적 교차가 자신의 인생이었음을 고백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이 이번 시집에서는 더욱 경험적 실감을 견지하면서 “좀 단순해지자.”(‘산 것의 노래’)는 지혜로 수렴되어간 것이 아닐까 한다. 선생은 “과거의 나에게 문학은 험한 산지였고, 지금은 막막한 들판, 미래는 노을 한 자락이 묻은 채 저무는 바다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한 문학적 예감은 하나하나 현실이 되어갔지만 스스로 베토벤의 음악을 두고 “계속 물리지 않고 사랑할 수 있는 곡이 있다는 사실”을 기뻐한 것처럼 우리에게도 물리지 않고 읽을 수 있는 그만의 시를 남겨 준 것이다. 평론가 하응백은 이러한 세계를 두고 “한국문학은 황동규의 시가 있어 행복했다. 82세의 나이에 낸 시집으로 이런 수준의 긴장을 유지하고 있는 건 전 세계적으로도 황동규 시인이 거의 유일하다.”라고 썼다. 특별히 선생은 여행을 즐겨했는데, 순간순간 마주치는 삶의 사물의 신비를 그때마다 느꼈다고 한다. 2018년 7월 임자도로 갔을 때 경험을 “언젠가 이 세상 두고 나갈 때/ 최근에 불새가 불 속에서 불씨를 쪼듯/ 잊지 못할 민어회 맛 한번 진하게 쪼은 신안군 임자도를/ 모르는 척 놔두고 갈 순 없겠지.”(‘선운사 동백’)라고 새겨 놓기도 했다. “여건이 어려웠지만 최근에 강화도 한번 다녀왔어요. 참 좋더군요. 여행을 속 시원히 못해 많이 아쉽지요.”●노경의 삶, 영원한 예술인으로 이번 시집에는 자연인으로서 육신의 쇠잔을 고백하는 장면이 많아졌다. 그것은 “안과/황반변성/보청기/임플란트/혈압약” 등으로 이어져 간다. 물론 이는 “죽음이 없다면/세상의 모든 꽃들이 가화가 되는”(‘죽음아 너 어딨어?’) 진실을 알게끔 해 준다.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찾아오는 ‘불빛’으로의 이행 과정을 수납하는 순간을 보여 주는 사례일 텐데 이러한 존재론적 고투는 선생 스스로를 자유롭게 하는 의지로 한없이 이어져 간다. “노년에 처하고 보니 이길까보다는 어떻게 견딜까를 생각합니다. 지금 순간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갑니다. 스피노자의 ‘에티카’ 가운데 좋은 일을 할 때 보상을 바라지 말라, 좋은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충분한 보상이라는 것을 마음에 새깁니다.” 그리고 선생은 자신의 시가 긴장이 떨어지면 그날로 끝내는 것이라고 몇 번을 강조한다. “이번 시집은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썼어요. ‘죽음의 자리와 삶의 자리’에서 “그 어디서고 삶의 감각 일깨워주는 자”라고 썼는데 그게 바로 ‘시인’이라고 생각해요. 그 역할이 끝나면 시인으로서의 생애도 마감하는 거지요.” 나아가 선생은 “이번 시집을 엮으면서 우연을 사랑하게 되었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원이 타원의 특수한 형태이듯 필연도 우연의 특수 형태에 지나지 않습니다. 선불교나 스피노자나 니체나 결국 우연을 사랑하자는 화두가 아니겠습니까?”라는 견해를 들려주었다. 파스칼은 명상록에서 영생이 설사 없더라도 영생이 있다고 생각하고 살면 손해 볼 것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선생은 “우연을 사랑하다 보면 영생이 비록 있더라도 없는 것처럼 사는 것이 사는 맛을 제대로 보게 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멋진 의미론적 반전이요, 자유로운 예술인으로서의 자기 발견 과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번 시집에 실린 ‘오늘은 날이 갰다’라는 작품에서 선생은 “그래 웃자./ 오늘은 날이 갰고 우린 만났다./ 어쩌다 저세상 가서도 서로 연락이 닿으면/ 오늘처럼 비늘구름 환하게 뜬 날 만나자”라고 썼다. 꼭 60년 전 펴낸 첫 시집 ‘어떤 개인 날’(1961)에서 그때 활짝 갰던 어느 날이 다시 “오늘처럼 비늘구름 환하게 뜬 날”이 되어 ‘시인 황동규’의 삶을 이끌어 가고 있다. 그 점에서 그의 대표작은 아직 쓰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두 시간 대화가 짧게 느껴졌다. 일일이 세목을 다 쓰지 못해 아쉽다. 선생이 들려준 것은 시인으로서의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시’에 대한 스스로의 비전을 담은 것이었기 때문에 내게는 여전한 현재형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선생은 자유롭고 지성적인 영원한 예술인이고 한국문학에 찾아온 드문 행복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마지막 전통은 지킨 트럼프… 바이든 “관대한 편지 남겨”

    마지막 전통은 지킨 트럼프… 바이든 “관대한 편지 남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파란만장했던 4년간의 백악관 생활을 끝마치고 20일(현지시간)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로 떠났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워싱턴DC를 떠날 만큼 조 바이든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드러냈지만 후임자에게 편지를 남기는 전통은 지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편지는 개인적이어서 내가 그(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공개하겠다고) 말할 때까지 내용을 소개하지 않겠다”면서 “하지만 매우 관대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임기를 마친 대통령이 글을 써 두는 것은 백악관의 관례다. 일반적으로 이 편지에는 대통령이 겪는 고충과 고독, 보람 등이 담겨 있다고 USA투데이는 소개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셀프 퇴임식’을 연 뒤 전용기를 타고 떠났다. 이때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웨이’가 울려 퍼져 화제가 됐다. 특히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이 활주로를 박차고 날아오르자 절묘하게 마지막 소절인 ‘예스, 잇 워즈 마이웨이’로 이어졌다. 그를 환송하기 위해 모인 청중 앞에서 트럼프는 “여러분의 대통령이 된 것은 가장 큰 영광이자 특권이었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되돌아올 것이다. 우린 곧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의 한 정치평론가는 환송행사에 대해 “트럼프 자신이 대본을 쓰고 연출한 리얼리티쇼의 피날레”라고 꼬집었다. 임기 종료 직전 측근들을 무더기 사면한 트럼프는 가족들을 위한 과도한 보호책도 마련해 눈총을 받았다. 백악관 비밀경호국(SS)에 “퇴임 뒤에도 내 가족을 6개월간 경호하라”고 지시한 것. 경호 대상은 장녀 이방카와 남편 재러드 쿠슈너, 장남 트럼프 주니어 등 13명으로 당장 혈세낭비 비난이 일고 있다. 연방법에 따르면 대통령 부부는 퇴임 뒤에도 평생 비밀경호국 경호를 받지만 가족은 해당되지 않는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렇게 많은 가족에 24시간 경호를 제공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이들은 국민 세금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경호’를 공짜로 받는다”고 꼬집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내내 미국과 충돌해 온 중국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맞추고자 21일 새벽 성명을 통해 “중국의 자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관리 28명을 제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이다. 이들과 직계 가족은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입국이 금지된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dlrudwn@seoul.co.kr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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