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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북 접촉,핵해결 마지막 기회다(사설)

    미국과 북한의 고위급회담이 구체화되어 가고있다.실무급 예비접촉이 연이어 진행되고 있으며 빠르면 주말 늦어도 내주초엔 열리게 될것이란 전망들이 나오고있다.회담의 성사는 북한핵문제해결의 전망이 밝아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란 점에서 우선 환영할 일이다. 우리는 지금이 북한핵문제 평화해결의 마지막 기회라 생각한다.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선언발효의 6월12일까지는 20여일밖에 남지않았으며 북한의 NPT탈퇴철회및 핵개발 포기촉구 유엔안보리결의 직후인 지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평화해결의 기회는 영영사라지고 말지모른다.북한은 물론 누구도 그것은 원하지 않을 것이다.그러한 공통의 인식이 회담성사의 추진력이 되고있지 않나 생각한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과의 고위급회담을 끈질기게 요구해왔다.그런점에서 회담성사는 북한요구의 관철을 의미한다.동시에 그것은 북한의 선NPT탈퇴철회와 사찰수용을 요구해온 미국과 우리정부의 양보를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그런 의미에서 이젠 북한이 긍정적 노력으로 호응해야할 차례이다. 우리는 이번회담이 북한의 NPT탈퇴철회와 핵포기및 그 증명여부를 흥정하는 회담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그것은 북한의 국제적·국가적 책임과 의무이지 양보할 수있는 권리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따라서 그것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라 회담진행의 전제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그것은 우리나 미국정부의 기본인식이요 입장이다. 유엔안보리 결의의 수용도 거부한 북한의 태도에 과연 얼마나 큰변화가 있었으며 있을 것인지 믿어지지 않는것이 지금 우리의 솔직한 심정이다.북한은 그동안 핵사찰수용에 대한 언급은 없이 NPT복귀를 위해선 주한미군철수와 각종 한미훈련의 영구중지,대한핵우산철거,대북핵불사용과 안전보장 그리고 미국과의 고위급회담 정례화등의 요구만 내세워왔다.북한의 핵포기가 최대관심사인 미국과 대미관계정립만을 바라는 북한의 동상이몽식 회담이 되지않을까 우려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기대를 갖는것은 이번이 평화해결의 마지막 기회일뿐아니라 회담의 성립자체가 중국의 적극적인 주선에 입각하고 있기때문이다.북한도 이번기회를 놓치면 중국의 도움도 없이 유엔의 제재와 고독하고 괴로운 싸움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으로 믿고싶다.그리고 핵의 포기는 그 모든 고통의 해소와 한미일등과의 관계개선등 북한이 원하는 너무도 많은 것을 약속하고 있지 않는가. 아무튼 모든 선택의 열쇠는 북한의 손에 있다고 본다.이번 미·북한회담성사가 북한핵문제의 평화적이고 근원적인 해결의 확실한 계기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일 극단 「신주쿠…」여의도서 「인어전설」 공연

    ◎재일교포들의 자화상 절절히/고수부지에 3백명 수용 공연장/무대장비 20t… 4t 물보라 장관 재일교포 3세들이 주축이 된 일본의 극단 신주쿠 료잔바쿠(신숙량산박)가 한강변 여의도 고수부지에 설치된 텐트극장에서 최근작 「인어전설」을 공연한다.20일까지 매일 하오7시30분에 공연되며 공연시간은 1시간50분.단 월요일엔 공연이 없다. 일본내 소수민족의 애환과 꿈을 담은 작품들을 주로 공연해온 이 극단은 「인어전설」에서 재일교포들 자신의 자화상을 절절하게 그려내고 있다. 배우들을 실은 배가 한강 물길을 타고 올라와 텐트극장 밖에 도착하면서 시작되는 이 작품은 풍족한 삶을 찾아 바다를 건너온 한 가족의 정착사가 기둥 줄거리를 이룬다. 징용·징병으로 또는 정신대로 일본에 끌려갔다 정착한 재일교포 1세들의 후손인 이들이 이제는 현해탄과 한강을 건너 당당한 모습으로 돌아와 일본속에 심은 한국인의 긍지를 서울 한복판에서 펼쳐 보이고 있는것. 창단 6년만에 일본을 대표하는 극단으로 성장한 신주쿠 료잔바쿠는 지난 89년 동숭아트센터에서 「천년의 고독」으로 국내에 첫선을 보인뒤 이번이 두번째 내한 공연이다. 이번 공연에 동원된 무대장비가 자그마치 20t이 넘어 공연전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또 시인 시키가 바닷속으로 뛰어드는 마지막 장면의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무대 가운데에 풀이 준비돼있고 좌우에서 4t가량의 물이 한꺼번에 뿜어져 장관을 이룬다. 이번 공연은 일본어로 진행되며 여의도 고수부지에는 관객 5백∼6백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텐트가 가설돼 공연장으로 쓰고 있다. 재일교포 3세인 정의신씨가 작품을 썼고 역시 교포 3세인 극단 대표 김수진씨가 연출했다.김구미자씨등 배우 33명이 출연한다.문의 747­2575.
  • 아담이 눈뜰때(새영화)

    ◎재수생이 본 사회모순과 부조리 대학입시에 실패한 재수생 「아담」이 이 사회 아웃사이더들의 고독과 광란을 접하며 풍요로운 현대사회가 모순되고 부조리한 가짜 낙원이라는 것에 눈뜨게 된다는 줄거리.록음악과 성에 몰두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빌려 현대인들의 인간소외와 단절을 그리고 있다.문학소년이었던 아담은 결국 글을 통해 부조리한 세상을 증언하는 것이 자신의 할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그러나 현대사회에 대한 이해가 주로 성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메시지의 전달보다는 눈요기감으로 치우친 감이 있다.고독한 청년 「아담」으로 분한 최재성이 세상을 달관한 「도사」 같은 연기를 보여준다.92년 「사의 찬미」로 대종상을 휩쓴 김호선감독의 연출작.
  • 황하물줄기에 흘러든 청류는(박갑천칼럼)

    누르퉁퉁한 빛으로 도도히 흐르는 황하라 해서 어찌 청렬한 물줄기가 흘러들지 않는다 하겠는가.흘러드는 물목 굽이굽이에는 울창한 삼림의 물줄기도 있다.하건만 황하의 흐름은 언제나 누렇게 충충한 모습이다.맑은 물줄기는 붉누런 물줄기에 휩쓸려 맑음을 잃고만다.그래서 황하는 황하다.백년하청이라는 말이 왜 나왔겠는가. 세상이 흐려있으면 세상의 맑은 물줄기 또한 온전하기가 어렵다.제아무리 맑고자 해도 큰줄기에 휩쓸려 칙칙해지고 만다.저라서 맑음을 자부해도 남보기엔 누런 물줄기의 한부분일 뿐이다.그게 이승을 함께 흘러 내려가는 사람의 사는 모습이다.오죽했으면 옛성인까지 군자도 여세추이한다고 했던 것이겠는가. 누런 물줄기로 흘러내리면서도 맑은 물줄기는 그 말갛던 남상을 생각한다.그럴때의 그는 외로워질밖에 없다.눈 둘 달린 원숭이가 길잃고 헤매다가 다다른 곳이 외눈원숭이들 사는 곳이었고 그 외눈원숭이들이 『저기 병신이 온다』고 했을 때 그를 감내해내야 하는 아픔이며 고독이랄 수도 있다.결코「병신」임을 인정할수 없는두눈원숭이.군자는 화이부동(남과 조화는 이루되 휩쓸리지는 않음)한다고 했지만 그 도도한 흐름 속에서 그게 어디 말같이 쉬운 일이던가. 외로움은 마침내 양광으로까지 발전되는 것 아니었던지 모른다.세속의 명리를 떠난 매월당 김시습의 양광이 그렇고 양녕대군의 양광 또한 그런 것 아니었을까 생각케한다.세자의 자리를 버리는 양광에 얼마나 외로움은 컸던 것일까.그 심경의 일단이 나타나는 시가 전해진다.『산안개로 아침의 밥을 짓고/여라줄기에 걸린 달(월)로 밤의 등불을 삼는다/홀로 외로운 바위앞에 잠을 자노니/오직 한층의 탑이 있구나』(한자원문 생략).하담 김시양은 그의「자해필담」에서 『비록 문인이라도 반드시 이보다 멀리 뛰어나지 못할 것이다』라고 찬탄하고 있다. 진행되고 있는 사정의 결과는 놀랍다.그런 사람들이 이사회를 이끌어왔다니 싶기만 하다.하지만 생각하자면 우리 모두가 황하의 물줄기를 타고오늘의 시점에 이른 처지들 아닌가.그래서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지랴 하는 말도 나온다.맑은 물줄기를 지켜내기 어렵게 했던 그동안의 흐름을 두고 하는 말이다.하지만 「화이부동했던 두눈원숭이」가 우리사회에 아주 없었다고야 하겠는가.다만 그들은 이승의 어디서고 외로울수밖에 없는 사람들인지는 모르겠지만.
  • 나는 이 뿐인가/지명 청계사 주지·문박(굄돌)

    세상에서 가장 주체하기 어려운 것이 「나」다.머리가 좋은 동물일수록 이기적이고 권태를 잘 느낀다고 했던가.이 놈은 끊임 없이 무엇인가를 요구한다.그리고 새로운 것을 찾는다. 이 놈에게 있어서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 별것이 아니다.저에게 잘해주는 사람이다.제 기분에 어울리고 편하면 궁합이 맞는 사람이고,그렇지 않으면 틀린 사람이다. 이 놈은 저를 살 생각을 하지 아니하고,남을 살 생각을 한다.남이 장에 가면 이 놈도 장에 간다.남이 차를 사면 저도 사고 싶어 한다.남이 좋다고 하는 것은 기를 쓰고 잡으려고 한다.진정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무엇인가를 보여주기 위해서 살려고 한다.무엇인가를 보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기껏해야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져서 동그라미 파도를 만드는 정도다.얼마있지 않으면 이 놈이 보여 준 것은다 지워지고 만다. 이 놈은 취하거나 흥분하지 않고는 못산다.조금 좋은 일이 있으면 거기에 도취한다.조금 억울한 일이 있으면 분노에 떤다.이 놈의 주인은 저 자신이 아니라 환경이요 조건이다.이 놈은 자신을 통제할 고삐를 쥔 척만 할 뿐 한번도 그 고삐를 써 본 적이 없다.이 놈이 환경과 조건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환경과 조건이 이 놈을 끌고 간다. 이 놈에게는 자신의 삶을 자신이 책임진다는 자존심이 없다.비리 부패 잘못된 것의 모든 책임은 「나」에게는 전혀 없다.오직 남에게만 있을 뿐이다. 이 놈은 자신의 의사로 이 세상에 나온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에 의해서 끌려 나왔다.자기가 스스로 자란 것이 아니라 남에 의해서 키워졌다.사랑은 이 놈이 한 것이 아니라 이 놈의 몸이 동물 근성을 발휘한데 불과하다.결혼은 하지 않으면 불편하기때문에 풍습을 따랐을 뿐이다.이 놈은 병원에 써 붙은 글귀를 생각하며 육체를 모시는데 나머지 여생을 다 보낸다.뭐 『명예나 재산을 모두 잃으면 반을 잃는 것이요,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라』고 했던가. 이 놈은 고독을 제일 싫어한다.싫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무서워 한다.어떤 「건」이 없으면 큰일 나는 것으로 생각한다.심심한 것을 피하기 위해서 무엇을 먹거나,피우거나,마시거나,잡아야한다.고독을 피하는 이유는 뻔하다.고독 속에서는 자신의 추한 얼굴을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정녕 이 놈으로 끝나야만 하는가.
  • 소설가 이제하씨(이세기의 인물탐구:27)

    ◎“글을 그림처럼”… 절제된 언어의 마술사/「환상 리얼리즘」기법 구축,무의식세계 조파/사회 선입감·통념 거부… 쓰고싶은 글만 고집/「나그네는…」 이상문학상 수상… 시인·화가로서도 경지에 꾸부정하게 걷는 비뚤어진 걸음걸이,구겨진 청회색 점퍼에 벙거지를 눌러쓴 이제하의 모습은 카뮈의 뫼르소나 사르트르의 로캉뎅 일수도 있다.그가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실 때도 마찬가지다.무심한듯 생각에 잠긴 묵연은 그대로가 시적 회화적 분위기를 연출시킨다. 만사에 서툴고 세련된 티를 보이지 않는것도 이 예술가의 독특한 특징일 것이다.그러나 말 하기가 싫어 억지로 하는처럼 어눌하게 굴다가도 자신의 의지와 소신을 펼때는 드물게 치열함을 드러낸다.메마른듯한 그의 가슴에 정열과 온기가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이때 뿐일것 같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그는 단순한 소설가만은 아니다.시인이자 화가이며 화가이자 소설가다.그리고 타고난 다방면의 재능을 한 수준으로 고루 이끌어 자연스러운 자신의 경지를 이루고 있다. ○1회 학원문학상수상 그가 문단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세때인 57년 여름,정식 데뷔보다도 훨씬 이전의 일이다.52년 마산동중시절 이미 「학원」지에 투고하여 그의 달콤하고 아름다운 서정시는 전국의 문학소년소녀들에게 널리 애송되고 있었다. /청솔 푸른 그늘에 앉아/서울 친구의 편지를 읽는다/보라빛 노을을 가슴에/안았다고 해도 좋다/…아아 밀물처럼 온몸에 스며 흐르는/노곤한 그리움이여/로 전개되는 「청솔 그늘에 앉아」는 박목월 조지훈씨의 심사로 제1회 학원문학상 수상과 함께 60년대까지 중3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했다. 그의 지난 시절의 이야기에서 또하나 빼놓을수 없는 것은 국민학교에 입학해서 『처음으로 선생님께 내 이름을 불렸을때의 그 가슴의 고동을 잊지 못한다』는 감격과 홍대 조각과에 진학하여 『대학 2학년이 될때까지 학점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것을 들수 있다. 너무나 순진한 나머지 그는 대학이란 강의시간이나 학점에 관계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보는 장소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런 그의 단순함은 문학쪽에서도 언뜻언뜻 엿보인다. 「현대문학」지의 시추천 완료후 그는 다시 신문의 신춘문예와 월간지를 통해 소설데뷔 관문을 거쳤고 당시 발표한 「유원지의 거울」「흰제비의 여름」또 속물과 진정한 예술가의 대립을 그린 「유자략전」등으로 「표현수법에 있어 속도감을 느끼게 하는 뛰어난 압축미」「소설로 쓰여진 한편의 예술사회학」이란 호평속에서 문단의 시선을 한몸에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독자들의 무한한 무의식을 자극하기 위한 그의 「초현실」이나 「잠재의식」등의 기법상의 탐구는 「쉬르계열의 그림을 느끼게하는 난해성」으로 지적되자 그는 자신의 작품을 「환상리얼리즘」으로 표현,이를 설명하기도 전에 한 평자가 작품과는 상관없는 지연(지연),학연을 거론하면서 「환상과 현실이라는 두 대칭이 어떻게 한 이름으로 공존할수 있는가」란 의문을 제기하여 그는 한순간 환멸감과 모멸에 빠지는듯 했다. 그는 후에 「신뢰할수 없는 이런 사람들이 필요없는 리더의식과 옹졸한 콤플렉스로 지연·학연·인정주의 따위로 섹트를 조성하고 60년대식,70년대식으로 작가를 구분하려 든다」고 통탄해 마지 않았다.「환상리얼리즘」이란 한낱 조어가 아닌 기왕에 있어온 미술상의 한 경향을 지칭하는 용어를 잠시 소설에 차용한 것이지만 그는 굳이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그의 소설은 외형적 사회의식보다 개인의 무의식세계,그들의 꿈과 악몽을 다루기 위해선 초현실주의 기법을 취할수 밖엔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는 자기자신을 드러내는 사람은 아니지만 옳지않은 것,속된것,뻔뻔스러움과 적당주의는 그와는 맞지 않음을 명료하게 구분짓는다. 74년 채식주의를 테마로한 「초식」발표와 함께 현대문학상이 주어졌을 때도 그는 이를 단호히 거부하여 문단에 파문과 충격을 던졌다.모든 문학상이 일반적으로 너무 무난히 주어지며 과열된 문협선거에 얽힌 문단정치에 혐오감을 느꼈다는게 수상거부의 이유였다. 작가의 시대적 책임이니 사명이니 하는 명제란 무엇인가. 그는 「작가가 가장 경계해야 할것은 당대가 직접 간접으로 요구하는 유형무형의 온갖 윤리감각」이라고 말한다.예의 「모든 사람들이 물을 원할때는 불을 이야기함으로써 물에 대한 감각을 없애주는 것이○수상 거부로 큰 파문 작가의 사명이며 책임일 뿐」모든 사람들이 필요로 한다고해서 작가마저 부화뢰동하고 나서면 작가 본래의 본성이 와해되고 작품은 몰개성화로 타락한다는 것이다. 과연 『쓰고싶은 것을 써서 생존이 가능한 작가는 몇사람이나 되겠는가?』를 자문하고 『작가는 자신의 고독을 이야기로 팔아 연명하는 하릴없는 날품팔이』라는것과 이에따른 자책지심을 문단에 촉구하기도 했다. 그의 이런 자세는 문단초기인 신촌시절에서 동숭동 팔판동 지금의 평창동에 이르기까지 시종여일 변함없는 소신을 지키는듯 하다. 신촌시절에는 그의 부인(고행자씨)이 삐에로 의상실을 경영,화곡동에 집을 산적도 있으나 부인의 사업실패로 난생처음 가져본 집을 빚잔치로 없앴고 이 때의 고생을 바탕삼아 장편 「광화사」와 중편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를 탄생시킨 계기가 되었다. 이 작품이 이상문학상을 수상했을때도 여전히 『물리적인 힘에 물리적인 힘으로맞서는 것은 문학이라고 생각지 않으며 문학은 대결로서 당장 결판을 보는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을 견디고 스며들고 녹이는 작업』임을 상기시킨 저 유명한 수상연설을 남기고 있다. 『문학에서의 가장 큰 고함소리는 침묵입니다.좋은 작품을 읽고 났을때의 그 멍청히 강요당하는 침묵­』 그리고 그의 소설은 회화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고 그림에서의 구성 색채 주제의 형상화 과정이 그 형식만 다르게 나타날 뿐 글쓰기와 많이 닮아있음을 강조했다.이는 일찍이 시인 김춘수씨가 그의 소설 「황색강아지」를 보고 「영화적 기법을 사용한 소설」이라는 지적과도 상통한다. 군제대후 조각과를 4학년 1학기에서 그만두고 서양화과 3학년에 편입,그는 프랑스의 초현실주의 화가인 델보를 비롯,뭉크와 스텡 프란시스 베이컨에 빠져있었고 영화에 대해서는 한때 소형영화클럽을 만들만큼 영화광,요즘도 시간이 날때마다 청계천에 들러 레이저디스크를 복사해온다.비디오테이프만 8백여개.좋아하는 작품은 소련의 영화감독 타르코프스키의 「노스탤지어」를 꼽고 있다.그는 한때 까마귀를 비둘기처럼 뱃심좋게 훈련시켜 돈심부름을 시켜봤으면 바란적도 있고 팔판동에 살때는 밤 10시가 넘어 총리공관이 있는 행길까지 내려가 장난감 비행기를 날리며 딸아이와 뛰어놀기도 했다. 한번은 딸아이(슬·고2)가 좋아하는 빵을 사기위해 호텔 지하에 위치한 제과점에 가려다가 호텔 직원에게 제지당한 적이 있었다.꺼부정한,초라한 행색이 사뭇 못마땅한듯 한참 아래위를 훑어보더니 그의 가방을 가리키며 「그 안에 뭐가 들었느냐?」고 묻자 그는 아주 천연덕스럽게 그 사람의 두눈을 똑바로 마주한채 「총」이라고 대답하여 혼비백산시킨적도 있다.이 사회의 선입감,오래묵은 관념에 대한 특유의 냉소가 또하나 이제하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는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는 시나리오 작업이후 일간신문을 비롯,월간지등에 「이제하 영화칼럼」을 쓰고 있다.좋아하는 영화를 마음껏 보고 마음껏 평을 쓴다.물론 본격적인 평이라기 보다 객석에서의 느낌을 좀더 심층있고 사려깊게 쓰는 식이다. ○노래엔 기품 가득 그리고 때때로 젊은 시인 가수들과 어울려 그가 작사·작곡한 노래를 함께 부르기도 한다.평소 대화때는 꺼들꺼들 쇠된 목소리를 내지만 노래할 때의 음성은 청량한 기품이 일품이다. 그는 이제 우리문단의 중진의 위치다.그의 말대로 그가 책임질 수 있는 예술을 성취해 가고 싶어한다.그래서인지 그에게선 느슨한 기는 찾아볼 수 없다.긴장을 푼듯 방심하고 무심한 속에서 오히려 감수성의 현을 전보다 더한층 팽팽하게 당기는 자세다. 그런중에도 친구들과 다양하게 교분을 트고 있고 그래서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간혹 그가 괴벽이나 기인기질을 지닌 것이나 아닌가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는 누구보다 반듯하다.선배나 후배들에게도 따뜻하고 정중하다.어느날 갑자기 그의 달라진 환경과 연륜과 함께 갑자기 표현하는듯한 속된 구석은 근원적으로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그럼에도 그가 지닌 예술성과 인간미는 이 시대에선 몇사람 되지않는 「비범임에는 틀림없다.그래서 그의 예술추구는 정련되지 않은 생금에도 비유된다. 그 옛날 그가 시추천을 받을 무렵 미당이그의 시를 향해 「신시쩍 나무」라고 한것처럼 도무지 「가뭄」을 타지않을 뿐만 아니라 「정신도 「정」,「우리의 공명선에 잘 직통하는 그의 특수어법」은 바로 그림으로 그려진 소설,소설로 그리는 그림이기 때문이다. □연보 ▲1937년 5월20일(음)경남 밀양출생.이해동씨와 김일선여사의 3남매중 독자 ▲1946년 마산으로 이주 ▲1953년 마산 고1 시「청솔그늘에 앉아」로 제1회 학원문학상 ▲1956년 마산고졸「새벗」잡지에 동화「수정구슬」당선 홍대조각과 입학 ▲1957년 「현대문학」에 시「노을」「설야」「바다」서정주추천 신태양사 「황색강아지」당선 ▲1958년 「소설계」중편 「나팔산조」 준당선 ▲1961년 군제대후 홍대조각과 4년에서 서양화가 3년으로 편입,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 「손(수)」입선 ▲1964년 육십년대 사화집동인(성찬경·박재삼·박회진등) ▲1966년 연작동화 「노래하는 돌」(신아일보연재) ▲1969년 동화 「느림보의 다섯가지 수수께끼」(대한일보연재) ▲〃 문제작 「유자략전」발표로 화제 ▲1973년 첫 창작집「초식」(민음사간) ▲1974년 「초식」으로 현대문학상 수상했으나 수상거부 ▲1977년 꽁트 스케치집「새」(수문서관간)「소설문예」 창간 편집위원 ▲1978년 창작집 「기차,기선,바다,하늘」(홍성사간)월간「수상」(월간 에세이 전신)주간 ▲1979년 화랑협회 계간지「미술춘추」주간 ▲1982년 첫 개인전,개전기념시집「저어둠속 등빛들이 느끼듯이」(청하간) ▲1983년 일러스트집「사라의 눈물」(우석사간) ▲1984년 서양화 10인 소품전·문학선집 「밤의 수첩」(나남간) ▲1985년 중편「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발표(이장호감독으로 영화화) ▲1986년 동화집「노래하는 돌」(샘터간)장편「광화사」(한국일보연재) ▲1987년 장편「광화사」1·2부(문학사상간)「소녀유자」(문학사상 연재) ▲1988년 장편「소녀유자」(고려원간)장편「시습의 아내」(경남매일연재)수필집「길떠나는 사람에게」(동아간)이상문학상수상전집「임금님의 귀」(문학사상간) ▲1990년 장편「진눈깨비의 결혼」(청맥간)문학선집「포말위의 식사」(강천간) ▲91­현재 창작집 「기차 기선 바다 하늘」외 창작들 재간.영화칼럼집「시네마천국」(우리문학사간) 이상문학상·한국일보문학상 수상.
  • 「달맞이꽃에 대한 명상전」/“시를 그림으로” 이색 향연 눈길

    ◎화랑의 바닥·천장 등 전공간 활용/최승호의 시어 박지숙이 형상화/서교동 녹색갤러리서 9일까지 계속 시와 미술의 만남.두개의 예술장르가 아름다움의 조화를 이루는 이색공간이 서울 마포구 서교동 녹색갤러리(323­4941)에서 꾸며지고 있다. 「달맞이꽃에 대한 명상전」(5월9일까지)이라 이름붙은 이 전시는 시인 최승호씨와 여류화가 박지숙씨가 조우, 문학적 명상을 회화적으로 형상화시킨 내용물들을 선보이는 것. 「김수영문학상」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중견시인 최승호씨의 명상집 「달맞이꽃에 대한 명상」에 담겨 있는 시어들을 화가 박씨가 화랑의 벽,천장,바닥 전체공간을 이용하여 새로운 미술작품으로 되살린 전시회이다.여러 시인의 시와 여러 화가의 그림이 어울리는 기존의 시화전들과는 달리 두 작가만의 개성이 진하게 어우러진 색다른 맛으로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최씨의 명상집에는 소박한 자연물에 대한 애정깊은 작가의 얘기들이 있다.물방울의 투명함,짐없는 나비들의 자유,돌들의 고독,잠자리들의 평화,나무들의 자족적인 삶,이슬들의 눈짓등이 그것이다.시인 김승희씨는 그의 명상집을 보고 『미셸 푸코의 「바깥으로부터의 사유」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탈출에 대한 책』이라며 투명한 꿈이 콸콸 쏟아지는 듯하다고 했다. 김시인의 칭송처럼 그냥 지나쳐버리고 말 자연의 신비를 쉽게 놓치지 않고 있는 최씨의 투명한 시어들을 화가 박씨는 솔직한 감성으로 대범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예술이라는것,그 막연함과 공허감을 과연 무엇으로 메워야 하며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밀착됨을 느낄수 있을까?」 이같은 고민을 안았던 박씨는 「소박」 「천연」의 느낌으로 다가오는 달맞이꽃에 대한 명상들을 「조선민화」에서 그 모티브를 찾아냈다고 한다.선조들의 자연에 대한 애착과 순박한 자연주의를 통해 드러난 민화의 특성을 자기화시킨다는 의욕으로 시어에 생명력을 부여하고자 한 것이다. 시인 최승호는 천진한 마음을 잃어가는 현대인들의 불안에 찬 모습들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는 인물.도시에 대한 소재를 주로 다뤄온 그가 이번에는 대상을 자연에 두고 관점 또한 긍정적이면서도 단순한 사랑을 바탕으로 하여 마음을 풀어나갔다. 젊은 화가 박지숙씨는 삶에 대한 긍정과 인간에 대한 애정이 가득찬 작품세계를 지닌 작가로 고유의 밝은 기질이 작품속에 싱싱하게 살아넘치도록 마음과 손을 가다듬었다. 이들이 모처럼 꾸민 이 이색공간은 황폐한 기분에 봄을 느끼지 못하는 도시인들이 한번쯤 들를만한 고싱다.
  • 여인의 향기(새영화)

    ◎소년과 중년 맹인 동반여행 그린 휴먼스토리 여인의 향기(SCENT OF A WOMAN). 세상에 눈뜨기 시작한 소년과 인생을 어느정도 산 중년 맹인 남성이 뜻하지 않게 여행을 함께 하며 쌓게되는 우정과 인생의 깊이를 그린 휴먼드라마. 맹인 특유의 후각으로 향수 냄새를 맡고 여자의 모든 것을 아는 초능력을 가졌지만 오히려 그것이 짐만될 뿐,죽음보다도 더 무서운 고독을 느끼는 프랭크 슬레드(알파치노). 그는 생애 「최고」의 여행을 마친뒤 삶을 마감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세파에 물들지 않은 소년 찰리 심스(크리스 오도넬)와의 여행을 통해 살아야 할 의미를 배우고 중년으로서의 인생의 경험과 지혜를 보여주게 된다. 제65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탄 알파치노의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운 독특한 양면 연기가 영화를 이끌어간다.수입사인 하명중영화제작소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19일부터 23일까지 장애인과 가족,장애인 봉사자들에게 맹인들의 의지와 건강한 삶을 그린 이 영화를 무료 관람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두개의 종/유혜자 수필가(굄돌)

    러시아와 동구라파의 짧은 여행에서 두개의 인상적인 종을 보았다.하나는 모스크바의 크렘린궁(궁)안에 있는 세계최대의 종이고 다른 한개는 프라하의 구시청사에 있는 천문시계의 종이다. 모스크바의 종이 명실공히 세계최대의 규모로 큰 소리를 울릴계획으로 만든것에 비하여 프라하의 것은 천문시계에 딸린 시각고지용 부속물에 불과하다.그러나 앞의 것은 어마어마한 크기로 시각적으로만 감탄을 주는 대신 한번도 울린 적이 없는 무용지물이었고 프라하의 천문시계에서는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종소리가 매시각마다 「땡땡」하고 울려 경이로운 조각상을 나타나게도 하는 것이었다. 종이란 사람을 모이게 하는 것이란 종교적인 임무가 생각날 만큼 두개의 종앞에는 과연 인파가 몰렸다.높이가 우리네 보신각종(3·8m)의 거의 두배가 됨직한 모스크바의 종앞에서 종을 올려다보는 이들.그러나 떨어진 조각을 이어붙인 모습에 허탈해져서 황황히 떠나는 것같았다.그러나 프라하의 천문시계 앞엔 예수의 산상설교를 들으려고 오는 군중들의 대열같았다.정시가 가까워오자 아름다운 조각의 숫자로 이뤄진 시계판이 붙은 시계탑을 향한 시선들.드디어 시계판 윗부분의 작은 창이 열리는가 했더니 「땡땡」하는 종소리가 나며 예수의 12제자 인형이 한사람씩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그들의 모습이 사라지고 나자 「멍」하고 서있는 군중들 속에서 나는 그 종과 모스크바종에 얽힌 유래를 생각하며 착잡해졌다.사람이 이룰 수 있는 예술의 한계와 무모한 욕심. 세계에서 가장 크고 훌륭한 종을 만든다는 의욕과 자부심으로 러시아의 이반 마트린부자(부자)는 온갖 시도와 숙련끝에 드디어 주조과정에 이르렀을 것이다.종이 거의 완성되는 순간 불이 나서 불을 끄려고 부은 물이 종의 몸체에 흘러들어갈 줄이야.결국 미완성인 채로 종각에 매달려보지도 못하고 커다란 구리덩어리로 구경거리에 그치고 말았으니.프리하의 그 아름다운시계도 세계에서 그 예술품을 자기네만 간직하려고 제작자인 「하스주」를 장님으로 만들어버렸다고 한다. 예술가의 고독과 고통이 두개의 종에서 느낄 수 있는 공통점이었고 무모하고 처절한인간의 욕심이 어떤 결과를 나타내는가 하는 것을 성공과 실패의 모습으로 보여준 것들.12사도의 모습들뒤로 보이지 않는 예수의 가르침을 느끼며 돌아섰다.
  • 미국에 공동주택 번진다(특파원코너)

    ◎12∼16가구 모여 거실공유주택/고독감 없애고 유아에도 편리 미국에 여러 가족이 함께 모여 사는 공동주택 형식의 새로운 주거형태가 확산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직 실험단계여서 어떤 정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동주택이란 보통 12∼16가구 정도의 가정이 콘도미니엄식의 건물에 각기 자기 아파트를 갖고 있으면서 필요한 부분만 공동으로 영유하는 생활형태를 말한다.우선 대표적인 특징이 「콤몬 하우스」란 커다란 거실이다.이 방은 공동주택에 사는 모든 사람들의 공유 공간으로 함께 식사도 하고 얘기도 나누며 영화도 보고 신문·잡지도 나누어 보는 사랑방이다. 그렇다고 각자의 집에 거실이 없는 것은 물론 아니다.자기 만의 거실이 있지만 함께 사는 이점을 찾아 모인 사람들이므로 시간이 나는대로 이곳으로 나와 담소를 즐긴다.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보통 1주일에 2∼3회 이 방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것을 상례화 하고 있는데 이는 자주 나오지 않는 사람들의 참여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식사준비는 두세집씩 팀을만들어 돌아가며 팀이 준비하는데 대원칙은 평소 먹는 정도의 소박한 음식을 마련 한다는 점이다.자칫하면 낭비가 되고 그것이 짐이 되는 폐단을 막으려는 약속이다. 공동주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육아관리이다.공공 육아시설이 거의 없는 미국에서 애를 맡기는 일은 하나의 사회문제가 돼 있는데 함께 모여 살게 되면 그안에 누군가 애를 봐 줄만한 사람이 있기 십상인데다 없다고 해도 여럿이 함께 구하면 사람 찾기가 한결 쉽다는 이점이 있다. 미국의 주택형태는 그동안 번영과 풍요로움 속에서 프라이버시와 쾌적함만을 추구하다 보니 지나치게 사치하고 낭비의 요소가 많다는 것은 미국민 스스로도 절감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동주거 형태가 새로히 추구되는 가장 본질적인 요소는 함께사는 즐거움 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현대사회,특히 미국사회가 조성하고 있는 단절과 고독으로부터 벗어나 보려는 노력이라는 분석이다. 공동주택은 위에서 지적 한대로 보다 편리하고,보다 경제적이며,보다 즐거울 수 있다는 점 외에도 우리가 다 이웃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창조 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에 각별히 의미를 부여 하는 학자도 있다.
  • 비디오 유감/유혜자 수필가(굄돌)

    유 요즈음엔 평범한 사람의 축하연에 가더라도 입구에 들어서기만 하면 뉴스의 주인공처럼 라이프세례를 받아 순간 당황하게 된다.이어서 축하연의 주인공과 악수를 나누고 얘기를 하다보면 비디오카메라가 따라붙어서 황급히 도망쳐야 한다. 주인공과 떨어져 구석쪽에서 기계에 대한 거부감을 질책도 하고 볼품없는 모습이 통째로 찍힌다는 피해망상을 떨쳐보려고도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얼마전에 있었던 나의 수상식때도 비디오촬영을 고사하고 사진만 찍었다. 인상적인 장면,중요한 순간의 모습만 간직하고 싶은 것이 나의 촌스러운 사진애호심이기도 하다. 젊고 발랄한 자태를 비디오로 담아 두고두고 본다는 기본적인 장점에 동의하고,어느 결혼식장의 축의금도난사건도 비디오에 찍힌 양가와 친분없는 얼굴추적으로 잡을수 있었다는 효용성에 박수를 보낸다.그리고 행사장의 구석구석 주인공도 미처 못본 현장촬영으로 먼 후일,당시의 생생한 현장감을 재생해주니 얼마나 화려한 시간의 연장인가.그런데 렌즈를 의식하지 않은 소박한 손님들의 모습이 애꿎은 피에로가 될수도 있어서 나는 계속 사진예찬론자가 된다. 우리세대의 낡은 사진첩엔,여럿이서 어깨를 앞으로 내밀고 나란히 서서 맨끝의 친구가 허공으로 손가락질한 곳을 일제히 쳐다본 사진이 한장쯤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그런 포즈가 유행이었는지 사진사의 연출인지 모르겠지만 손가락을 바라보는 표정도 가지가지다.멀리 아지랑이를 피어올리는 먼산을 향한 것인지,실버들 사이로 아득히 보이는 강건너였는지,친구의 손가락끝을 꿈꾸듯 바라보는 눈동자도 있고,보이는 것과는 관계없이 성공을 다짐하듯 꼭 다문 입매,그리고 손가락끝이 이상향인 것처럼 눈부시게 동경하는 눈매도 있다. 영상애호시대에 비디오를 기피하고 낡은 사진으로 치기어린 환상을 이어보는 것은 좋은 면만 보이고 볼품없는 실상을 감추고픈 인지상정의 발로인 것같아 씁쓸하기도 하다.공작새처럼 화사한 앞모습만 보이고 추한것이 드러나는 뒷모습을 안보이려는 기교처럼. 그렇지만 순간의 모습을 포착한 사진에서는 어느 시기의 환희와 고독의 깊이를 무한하게 펼칠수있는 여지가 있기에 나는 계속 좋아할지 모르겠다.
  • 식목일에(외언내언)

    사람들은 나무를 보면서 철학을 느낀다.태고적부터 사람과 함께 있었고 함께 살아 내려오는 나무.말은 없지만 항상 미덥다.때로는 말이 없기에 사람보다 더 미덥다.나무는 사람들의 삶에 이바지해 온다.정성을 쏟아 기르면 그만큼 보답할 줄을 안다.이런 나무를 보면서 이양하교수는 『나는 죽어서 나무가 되고 싶다』고 쓰고 있다.『견인주의자요 고독의 철인이요 안분지족의 현인』의 덕을 그 나무한테서 발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교수 못잖게 나무를 예찬하는 사람이 헤르만 헤세이다.『한 그루의 아름답고 굳센 나무만큼 신성하고도 모범적인 것은 없다』(글과 그림의 책「방랑」)고 그는 감동한다.다시 이렇게 덧붙인다.­『나무는 나에게 있어 가장 설득력 있는 설교자였다.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것을 나는 존경한다.그러나 나무가 홀로 서있을 때 나는 더 존경한다.나무는 베토벤이나 니체 같은,위대한 고독자의 모습 그것이다』 5일은 그 나무를 심자는 식목일이다.이교수나 헤세에 의한다면 철학을 심는 날이지만 이규호시인의 노래에 의하자면 『꿈을 심는다/이땅의 야망을 심는다/피와 핏줄로 엉킨 사랑의 씨앗을 심는다…』(식목일에 부쳐)는 날이기도 하다.광복 이후 50년 가까이 우리는 해마다 『꿈을 심고 야망을 심고 사랑의 씨앗을 심어왔다』.그 동안 형식에 흐른 식목일이나 육림의 날 행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노력의 결과로서 「민둥강산」을 「푸른강산」으로 바꾸어 놓았다.그리고 우리는 이제 「질의 조림」의 시대를 열어 나가고 있다.그것은 대대로 이어져 내려가야 할 아름다운 유산이다. 산성비로 삼림이 말라죽어간다는 유럽쪽 얘기를 전해 들은 지는 오래다.그런데 우리에게도 그 현상이 다가온 듯싶어 걱정이다.서울시립대 이경재교수 조사에 의하면 비원의 나무들이 산성비로 죽어간다지않던가.식목일에 식목하는 손의 힘이 빠지는 것만 같다.
  • “돈없는 후보” 자랑하는 분위기/보선채비 부산… 민자·민주 움직임

    ◎의원들 개편대회 대거 참석… 열기 후끈/민자/“우여곡절” 공천과정 등 당력소모 큰짐/민주 정국의 기류가 오는 23일 실시되는 부산의 동래갑·사하·경기 광명시등 3개 지역의 보궐선거 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민자당은 3일 부산 동래갑과 경기 광명등 2개지역 지구당개편대회를 갖고 보선에서의 필승결의를 다졌다. 그러나 사하지역은 박종웅전민정비서관이 후보로 확정된데 대한 대의원들의 반발로 대회가 연기됐다. 진통 끝에 2일 하오 3개지역후보를 내정한 민주당은 이번주초 지구당개편대회를 갖기로 하는등 본격화될 보선정국에 대비하고 있다. ▷민자당◁ ○…이날 하오 부산시 동래구 민방위교육장에서 열린 동래갑지구당개편대회는 8백여명의 대의원들이 참석,시종 열기가 넘치는 가운데 필승을 다짐,김영삼대통령의 「텃밭」임을 입증. 위원장이던 박관용대통령비서실장의 사퇴에 따라 치러진 이날 대회는 강경식 전재무부장관을 만장일치 박수로 신임위원장에 선출,본격적인 선거전에 대비한 조직정비작업을 일찌감치 완료. 대회에는 최형우사무총장을 비롯,문정수시지부위원장·신상우·김종하의원·권해옥제1사무부총장등 20여명의 동료의원들이 참석해 축하. 한편 지구당개편대회가 연기되는등 진통을 겪었던 사하의 조직분규는 최총장과 서석재 전의원·서전의원및 박종웅위원장내정자간의 연쇄접촉으로 「정리단계」에 돌입한 느낌. ○…이날 상오 11시 광명시 시민회관에서 열린 광명시 지구당 개편대회는 새로 위원장으로 선출된 손학규후보가 학자출신이어서 그런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속에 진행. 이날 행사에는 김종필최고대표위원을 비롯,김덕용정무장관,김종호정책위의장,정재철상무위원장 등 당직자 9명과 서울·경기지역 현직의원 26명을 포함해 당원 6백여명이 참석. 김대표최고위원은 격려사를 통해 『손후보는 강단에서 민주주의를 가르치고 스스로 민주화투쟁의 현장에서 몸소 실천했던 새시대에 맞는 인물』이라고 소개하고 『수준 높은 광명시민이 손후보를 국회로 보내는데 동참해달라』고 당부. 김대표최고위원은 『깨끗한 선거의 실현은 돈 안드는 선거에 달려 있다』면서 『손후보는 돈이 없어 다행』이라고 조크를 던져 웃음을 사기도. 이날 대회에서 손후보는 재적대의원 5백명가운데 참석한 4백93명의 만장일치로 지구당위원장에 선출. 대회장에는 한국정치학회장인 길승흠서울대교수가 비당원으로는 유일하게 단상에 나와 『훌륭한 후배교수일 뿐만아니라 민주화 투쟁의 맹장인 손후보는 개혁의 일꾼』이라며 지지를 호소해 눈길. ▷민주당◁ ○…보궐선거에 출마할 인물난으로 홍역을 치렀으나 2일 밤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산 사하 김정길전최고위원,동래갑 정인조위원장,광명 최정택위원장을 내정함으로써 격전을 위한 채비에 본격착수.한때 수락여부가 불투명했던 김전최고위원도 당명에 승복,이날 하오 부산 사하 출마를 결심. 김전최고는 3일 하오 마포당사에서 이기택대표와 만나 『그동안 고민을 많이 했으나 이제는 당명에 따라 당당하게 싸우겠다』고 필승의지를 다졌다. 이에 이대표도 『부산시민들의 민주양식을 믿고 김전최고를 내보냈으니 부산에서 민주당에 한자리는 만들어달라』고독려하는등 갑자기 고무된 분위기. 장을 맡기로 함으로써 홍역은 일단락되었다. 김전최고는 내정사실을 통보받고도 꼭 17시간동안 고민을 한 끝에 『이제 홀가분하게 시작할 것이다』는 출마의 변으로 민주당의 공천진통을 마무리. 그러나 문민정부의 개혁정책으로 주변상황이 여의치않은 데다 공천과정에서 많은 당력을 소모한 민주당이 벅찬 싸움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
  • 역사에세이 「양식과 오만」 출간 신봉승씨(인터뷰)

    ◎“그릇된 역사인식 바로잡는 계기됐으면” 『역사는 양식있는 사람은 영원히 존경받고 오만한 자는 당대가 아니면 3대안에 반드시 징계를 받는다는 철칙을 갖고 있습니다.역사는 인간의 오만을 다스립니다.그래서 우리는 역사 앞에서 옷깃을 여며야하는 겁니다』 대하소설 「조선왕조 5백년」(48권)과 「소설 한명회」의 작가이자 시인인 신봉승씨가 나이 60을 맞으며 역사에세이 「양식과 오만」을 펴냈다. 86년부터 틈틈이 써온 수필 60여편을 모은 이 책에는 역사를 주제로한 것들로 신씨에게 채찍으로 다가왔던 짜릿하면서도 훈훈한 가르침을 이삭을 줍는 심정으로 정리해본 글들이 실려있다.『우리 사회 지도층의 역사인식은 자신의 삶과 인품을 깎아내리는 무지를 넘어서서 국민정서를 호도하는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이럴때 조금은 자극적인 역사 에세이 한권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수필집을 내게된 동기를 설명했다. 인간의 오만을 고발하고 그 결과를 적어놓은 고독한 지식인의 「혈서」로도 불리는 사마천의「사기」와 관련된 일화에서부터 신숙주 최명길 정철,그리고 칠삭둥이 재상 한명회의 호화별장 압구정과 오늘날 소비문화의 최첨단을 걷고 있는 압구정동의 풍속도를 연관지은 글에 이르기까지 내용도 다양하다.『정확한 사료에 근거한 역사소설 못지않게 역사와 현대를 관련지은 짤막한 에세이로 독자들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는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해 중요한 사료들은 거의 섭렵하다시피한 그는 정확한 역사적 기록에 근거해 작품을 쓰기로 유명하다.올 가을쯤 모두 32권으로 완간될 예정인 「소설 고려사」의 마무리 작업을 하느라 마포 사무실을 잠시도 비울 틈조차 없다. 그는 일생의 회심작으로 내세울만한 대하역사소설을 구상중이다.올해부터 집필에 들어갈 이 대하역사소설은 1866년부터 1905년 11월 한일신협약 강제조인까지 39년간의 개항사를 다루게 된다.
  • 대한매일신보에서 서울신문까지(겨레의 맥박으로 89년:13)

    ◎매신과 한국문학/신춘문예 첫 도입… 민족문학 일궈/민간지발간속 유일한 작품발표 무대로/일 소설번안 「장한몽」,장안의 화제 4개월/한글보급 위해 소설 연재… 이광수 등 숱한 문재 배출 1904년 7월18일 창간된 대한매일신보가 항일구국언론 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대로다.그 뒤를 이은 매일신보는 부정적 측면이 강하긴 했지만 우리나라 신문학 발전에 기여한 업적은 긍정적으로 평가될수 있다. ○문학전문기자 채용 특히 매신이 유일한 우리말 신문으로 존재한 시기는 주목되는 대목이다.1910년대의 일제 무단통치 10년간과 1940년부터 해방직전 5년간 우리문화말살정책에도 불구하고 우리문학의 최종 수호자 역할을 다 해냈던 것이다. 이는 총독부기관지였던 매신이 정치기사등으로는 독자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비롯되긴 했다.학예기사에 중점을 두는 편집방침은 자연히 문학쪽에 비중을 둘수 밖에 없었다.그래서 신춘문예제도를 최초로 시도하는 한편 문학전문기자를 채용했다.그리고 독자문예란을 만들어 일반독자들의 글쓰기를 적극 장려하는등 문학발전을 위해 매신이 기울인 노력은 대단한 것이었다.더욱이 일제가 모든 민간지들을 강제 폐간시키고 한민족의 문화와 언어를 말살시키기 위한 정책을 펴는 시기의 매신은 유일한 한글신문이기도 했다. 당시 매신은 우리작가들에게 작품발표의 기회를 제공한 유일한 신문이었다.이인직 조중환 이해조 이상협 이광수 민태원 윤백남등 1920년대 이전부터 소설을 발표해온 작가들이 자주 등장했다.20년대 이후에 나온 이서구 이효석 염상섭 김동인 최서해 최정희 방인근 이상 박태원 전영택 박종화 박영준 장덕조 박계주 채만식 정비석 김내성등 초창기 우리문학의 대가들도 매신을 통해 작품활동을 해왔다.이러한 일련의 사실은 매신이 우리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자리를 가늠케 해주고 있다. 한말에서 일제시대에 걸치는 동안 대부분의 언론인들은 문인으로도 활약했다.또 문인치고 언론계에 몸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로 언론인과 문인은 동일시 되었다.최준교수(전중앙대)는 그의 「한국신문사」에서 구한말에 창간된 민간신문들이 한글보급 차원에서 신문연재소설을 다투어 싣게됨에 따라 신문과 신문학이 뗄래야 뗄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연재후 단행본 펴내 우리 국문학사에서 최초의 신소설로 알려진 이인직의 「혈의 누」도 저자가 만세보 주필로 있으면서 1906년 7월22일부터 10월10일까지 이 신문에 연재했던 작품이다.구한말 민간신문들의 신소설연재는 신문학운동이라는 목적의식에서 보다는 신문제작의 한 방편이었다고 볼수 있다.따라서 기자들이 쓰기 시작한 신소설은 처음에는 저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무기명이거나 이름을 밝히더라도 본명이 아니고 필명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대한매일신보에 실린 최초의 소설형태 글은 1905년 11월17일자에 실린 3면5단의 「소경과 앉은뱅이 문답」이다.이글은 12월13일까지 실렸으며 그 다음날부터는 「이태리국 아마치전」이 시작돼 21일까지 계속되었다.그러나 정식으로 소설이라는 이름이 붙은 글은 이듬해인 1906년 2월6일자 3면4단의 「청루의녀전」이었다.이 소설은 12차례 연재된뒤 2월18일자에서 끝났다.20일부터는 3면2단에 「차부오해」가 시작돼 3월7일 완결되었다.이들은 모두 필자를 밝히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1910년대 들어서는 필자의 이름을 밝혔다.이해조는 합방이후 매신에 많은 소설을 썼는데 1910년의 작품 「화세계」를 비롯,「월하개인」「소양정」「춘외춘」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그는 문학전문기자로 연재소설을 쓰고 그것이 끝나면 단행본으로 내는 일을 맡았었다.매신 경파(사건담당)주임이었던 조중환은 1912년부터 「쌍옥루」「장한몽」「국의 향」「단장록」「비봉담」「관음상」등 번안소설을 활발히 발표했다.특히 일본소설을 번안,주인공을 이수일과 심순애로 바꾸어 만든 소설 장한몽은 신파극으로도 오랜 인기를 끌었다.이인직은 「혈의 누」속편인 「모단봉」을 1913년 2월부터 6월까지 매신에 연재하기도 했다. ○조풍연씨가 대표적 이광수는 매신에 근무하지는 않았으나 그의 처녀작인 「무정」(1917년1월1∼6월14일)에 이어 「개척자」를 연재,명성을 드높였다.그는 후에 언론계에 투신,동아·조선에서 요직을 거친후 1942년에는 원숙한 경지에 이른 역사소설 「원효대사」를 매신에 다시 연재했다.윤백남 역시 매신을 통해 문명을 얻었다.1913년부터 매신에 근무한 그는 「기연」「시주」「몽사」「사변전후」등을 발표했다.동아·조선 창간전에 매신기자로 출발했던 「청춘예찬」으로 유명한 오보 민태원은 「애사」「세번째의 신호」「새생명」등을 연재했다. 매신은 1919년 8월 소설작품 현상모집을 최초로 실시했다.후에 민간신문들이 채택한 신춘문예의 효시가 된 이 현상작품모집의 현상금은 1등 1백50원,2등 1백원,3등 50원등이었다.여기에 입상한 것을 계기로 언론인으로 입사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조풍연씨가 대표적인 케이스라 할 것이다. 1920년대 들어서는 일제의 문화정치 표방으로 민간신문들이 탄생하고 여러 잡지들이 발간되기 시작하자 작품발표의 무대가 넓어지게 되었다.이에따라 종전과는 달리 전문적인 문인들이 나오게 되었다.그들의 대부분은 역시 언론인들이었지만 과거 신문제작의 한 방편으로 소설을 쓰던 초기와는 달리 작가의식을 갖고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던 것이다.이 시기 매신의 지면을 통해 명성을 날렸던 주요 작가및 작품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김동인=순정­부부애편·해는 지평선에·수평선을 넘어서·거목이 넘어질때·백마강 ▲김내성=태풍 ▲박계주=순애보·죽음보다 강한것 ▲박영준=교수성장기·사위 ▲박종화=금삼의 피·대춘부·다정불심·여명 ▲박태원=낙조·여인성장·원관 ▲방인근=방랑의 가인·홍운백운·새벽길·젊은 안해·동방춘 ▲염상섭=이심·무화과·모란꽃 필때·불연속선·향가 ▲이서구=고독에 우는 모녀·눈물에 젖는 사람들·사랑의 지옥 ▲이효석=황야·나는 말 못했다·마음의 의장·창공 ▲이태준=사상의 월야·왕자호동 ▲장덕조=귀여운 여자·은하수·여인도·새로운 군상 ▲전영택=곰·청춘곡·재출발 ▲정비석=화풍 ▲채만식=금의 정열·아름다운 새벽·여인전기 ▲최금동=해빙기·향수 ▲최상덕=가을의 봄 ▲최서해=호외시대 ▲최인욱=시드른 마을·산신령 ▲최정희=다란보 매신은 또 독자문예란을 설치해 독자들로부터의 문예작품 투고를 받아 신문에 게재하는 한편 우수한 작품에는 시상도 하였다.이 난을 통해 작가로 데뷔한 대표적인 인물은 석송 김형원과 춘성 노자영씨등이 있다. 매신은 문학사적 업적 외에도 신문에 최초로 스냅사진을 게재(1913),신문사진이 정적인 뉴스사진에서 동적인 뉴스사진으로 전환하는 획기적 계기를 마련했다.또한 종로통 화신백화점 옥상에 전광속보대를 설치(1937),시민들에게 빠르게 뉴스를 전달할수 있도록 하는등 미디어발달사적 측면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다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한국언론사」(정진섞61990) 「한말의 신문소설」(이재선·1975) 「한국언론인물사화」상·하(대한언론인회·1992) 「언론비화50편」(한국신문연구소·1978) 「한국신문사진사」(최인진·1992)
  • 여성문학/신세대사고 뚜렷/공지영「무소…」·조문경「시를 짓듯…」등

    ◎남녀평등과 여성해방의 시각 담아/이전 경향과는 구분… 「노라 콤플렉스」 벗어 우리의 여성문학은 「노라 컴플렉스」에서 벗어나고 있는가.박제된 인형처럼 더 이상 살 수 없다며 남편과 아이들을 버리고 집을 뛰쳐나간 노라.1970년대 중반이후 가부장적 가족제도와 성에 관한 문제를 여성문제의 본질로 다루며 결혼·가족제도의 거부로 이혼과 가출등을 선택해왔던 오늘의 여성문학 현주소가 자못 궁금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해답은 지난 연말부터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는 여성문제를 다룬 여성작가들의 작품들 가운데서 찾아진다.왜냐하면 이전의 경향과는 구분되는 소설들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소설가 공지영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와 주문경의 「시를짓듯 죄를짓다」,박완서의 중편 「꿈꾸는 인큐베이터」등이 그것이다. 앞의 두 작품은 30대의 비교적 젊은 여성작가들의 작품으로 남녀평등과 여성해방을 학교에서나마 교육받고 자란 세대의 시각을 담고 있다.여성문제의 본질에 접근하는 방법도 새로운 세대의 경험을 반영한다.이혼이 결과적으로 또 다른 남성과의 결합으로 이어지는식의 불완전한 해답을 제시했던 일부 기성작가들의 작품과는 분명히 새롭게 구분되는 것이다. 공지영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대학동창인 혜완,영선,경혜등 세여성의 삶을 그리고 있다.사고로 아이를 잃으면서도 홀로 서야했던 작가인 혜완,남편 뒷바라지를 위해 자신의 꿈과 재능에 대한 욕심을 유보시켰다 결국 자살한 영선,의사인 남편의 외도를 알면서도 모른척하며 행복하기를 포기하고 사는 경혜.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모두 「여성」이기에 받아야했던 상처를 안고있다. 「누군가와 더불어 행복해지고 싶었다면 그 누군가가 다가오기 전에 스스로 행복해질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혜완의 독백.무소의 하나뿐인 뿔처럼 고독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결연히 서있는 그녀를 발견하게 된다.이 작품은 또 「모성」까지도 여성에 대한 족쇄로 삼는 억압구조를 폭로하고 있다. 조문경의 「시를짓듯 죄를 짓다」는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치원선생을 하는 한 가정주부의 이야기를 통해 결혼이라는 제도의 허구를 파헤친다.아버지의 권위와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유의 길」로 결혼했던 김인혜.그러나 결혼은 자신을 오히려 물화시키고 희생과 침묵,악쓰기만 강요한다.소통이 안되는 「불임의 언어」만 남긴 식민지생활과 다를게 없는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을 것을 결심한다. 「공의와 자비의 저울대가 반듯한 진짜 인간하고만의 간음을 통해서라도 자아를 탐색하려는 나의 혁명」이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그러면서 훨씬 바람직하고 당당한 자아탐색법은 딸에게 넘기고 있다. 문명비평적인 시선에서 낙태를 다루고 있는 박완서의 중편 「꿈꾸는 인큐베이터」는 「살아있는 날의 시작」「서 있는 여자」「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등에 이어 여성문학의 지평을 넓힌 작품으로 보인다.남편의 외도나 남녀관계의 종말,가정에서 경험하는 중년여성의 소외등과 같은 위기를 통해서만 자신의 억압적 상태를 정확히 인식한 우리 여성문학의 주인공들.「집」을 박차고 나옴으로써 문제를 해결코자했던 이들은 20년이 지난 지금 「노라 컴플렉스」에서 서서히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나라명운 좌우… 고독한 「정상」/대통령직 어떤자리인가

    ◎국가원수도 3천여공직 임면권 행사/사생활 거의 희생… 월급은 3백62만원 14대째 대통령이 25일 취임했다.대통령은 헌법에 명시된대로 국가의 원수이며 최고통수권자이다. 이에따라 국군통수권·선전포고권·외교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대법원장을 국회의 동의를 받아 임명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또 국무총리와 각료·감사원장·안기부장등 주요 행정공직자와 공무원에 대한 임면권을 보유하고 있다.차관급이상 공직 2백여개를 포함,대략 3천여 자리의 공직(정부산하단체및 국영업체 포함)에 대한 임명권을 갖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 퇴임후에는 연금을 지급받는 것은 물론 철도·국공립병원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등 여러가지 예우와 특전을 누릴 수 있다. 대통령은 그러나 이같은 권한과 영예못지않게 국가의 운명과 관련해 무거운 책임감과 결단력·지도력을 요구받고 있어 숱한 고독감,때로는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 또한 사생활도 상당부분 제약을 받는등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노태우 전대통령이 지난 23일 퇴임회견에서 『참으로 일도 많고 규제도 많아 마치 포로생활을 연상시키는 것이 청와대 생활이었다.이제 여행도 하고 책도 읽으며 동네 목욕탕에도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쁘다』고 밝힌 것에서 이를 짐작할 수 있다. 대통령 자리가 영예보다는 짊어지는 짐이 더 큰 것이다. 대통령의 월급은 직무·관리수당을 포함해 3백62만4천여원(보너스는 연5백60%)이나 이 액수만으로 대통령의 지위를 다른 직업과 비교평가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는 지난 48년 정부수립후 지금까지 14대째 대통령을 배출했다. 그러나 인물로 보면 모두 7명의 대통령이 나왔다. 초대를 비롯,2·3대를 역임한 고리승만,4대의 고윤보선,5·6·7·8·9대로 장기집권한 고박정희,10대의 최규하,11·12대의 전두환,13대의 노태우,그리고 이날 취임한 14대 김영삼대통령이 그들이다. 이처럼 몇명 안되는 전·현직 대통령 가운데 고리승만·박정희전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비참한 최후를 맞았고 전전대통령은 퇴임후 「백담사유배」라는 치욕을 경험한것은 많은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 대통령제에서의 대통령은 「만인지상」의 자리임에는 틀림없지만 이를 수행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말해 주는 것이다.이는 나라의 명운을 손에 쥐고 있기 때문이다.
  • 거산의 항모(외언내언)

    오늘 우리는 우리 겨레가 탄 배의 선장을 바꾼다.배의 이름은 「신한국」호.안팎의 축복속에 기적을 울린다.보­.앞으로 5년동안 우리는 이 새로 키를 잡은 선장이 그려가는 항로 따라 대양을 헤쳐간다. 그 대양의 항해에 어찌 순탄함만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때로는 휘몰아치는 폭풍우속의 격랑을 견뎌내야 하고 어느 순간에는 암초의 위협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그뿐이 아니다.「한국병」의 선내가 무사하고 조용할리 없다.그 예상되는 안팎의 시련과 도전을 안고 「신한국」호는 닻을 올린다.「커다란 산」(거산)으로서 믿음직하고 늠름한 선장은 멀리 수평선을 바라본다. 모든 사람의 앞에 서서 이끌고 설득하며 인도해 나가는 지도자의 길은 험난하다.역사상의 지도자들은 그래서 곧잘 『고독하다』는 말로써 그 고충을 표현하기도 한다.사실은 업적이 빛나는 경우일수록 인고의 농도는 더 짙었다고 할 수도 있다.오죽했으면 『4년의 임기는 평생에 가장 비참했던 시절』(JQ애덤스 미국 6대 대통령),『짐은 이나라 제일의 노복』(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대왕)같은 말들이 나왔겠는가』. 「신한국」호는 파고나 암초보다도 「한국병」다스리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새 선장이 진작부터 펼쳐온 「윗물 맑히기」의지를 믿으면서 기대를 건다.『백성을 잘 거느리는 자는 백성이 부끄러움을 알도록 한다』는 말이 「관자」(관자:권수편)에 쓰여 있다.백성들에게 수치가 무엇인가를 알게 하는 길을 우리의 새선장은 「윗물 맑히기」에서 찾은 것이다.윗물이 맑아지면 아랫물도 맑아진다.맑아진 기강 속에서 수치스러운 짓이 무엇인가는 극명하게 드러난다.그것을 온 국민이 알고 멀리하게 될때 파고나 암초쯤 두려울게 없다고 할 것이다. 그동안 애를 많이 쓰고 물러나는 옛선장에게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자.참,그러고 보니 미국의 5명에는 못미치나 우리도 생존하는 전직대통령은 세분이나 된다.
  • 김영삼대통령 역사의 사면에 서다(사설)

    김영삼제14대대통령의 역사적 취임을 축하한다.그의 취임은 이 땅에 진정한 문민시대가 도래했음을 뜻한다.5·16군사혁명 이후 실로 32년만에 문민시대를 다시 맞이하는 우리의 감회는 벅차다.우리는 민주대 반민주의 구도로 상징되던 구시대의 갈등을 뒤로하고 온 국민의 화합속에 「신한국」건설에 정진할수 있는 역사적 전기를 맞이했다. ○선진국진입 가름할 고비 지금 우리나라는 발전단계로 봐서 중요한 고비에 와 있다.김대통령이 집권하는 향후 5년간은 우리 경제가 선진국에 진입하느냐,좌절하느냐를 가름할 결정적 시기다.뿐만 아니라 향후 5년간은 민족통일에의 야심찬 도전을 본격화할 때다.통일의 그날은 어느날 갑자기 다가올지도 모른다.한국의 선진권 진입과 통일 대비는 우리의 국가적 과제요,시대적 소명이다. 김대통령이 국정지표를 「신한국창조」로 설정하고 경제회복,부정부패 척결,국가기강 확립을 개혁의 3대 과제로 내세운건 전적으로 타당하다.우리는 김대통령이 일관되게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면서 국가적 목표를 정확하게 제시한데 대해신뢰를 보낸다.그리고 온 국민이 신한국 창조에 적극 동참할 것을 호소하는 바이다.문민시대의 의의는 단순히 민간 대통령의 등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 각자가 정치·경제·사회등 각 분야에서 자율과 개혁의 새 시대를 여는데 있다. 앞으로 국정을 이끌어 가는데 있어 김대통령은 역대 어느 통치자 보다 유리한 정치적 조건을 구비하고 있다.그는 42%라는 높은 지지율로 대통령에 당선됐고 우리정치사상 최초로 하자 없는 정통성을 확보했다.또한 원내에서도 안정과반수가 그를 뒷받침하고 있다. ○비상한 지도력 발휘할때 김영삼대통령은 어떠한 개혁도,어떠한 정책도 힘차게 밀고 나갈수 있다.지금 우리는 선진국 문턱에 다가서면서 우리가 넘어야 할 벽이 얼마나 두터운가를 실감한다.통일의 벽도 여전히 높고 두텁다.비상한 추진력을 동원하지 않고는 그 벽들을 도저히 깰 수 없는 시점에 이른 것이다.우리가 김영삼시대에 큰 기대를 거는 건 바로 그 벽을 돌파할수 있는 강력한 지도력을 그에게서 구할수 있다는 희망때문이다.강력한 지도력이 아니고서는국민역량을 모을 응집력과 이를 극대화할 개혁의 성공을 담보할 수가 없다. 변혁기의 국가 장래는 통치자의 지도력이 좌우한다.다원주의사회에서 대통령의 구심적 역할은 필수적이다.대통령은 국가의 진로를 제시하고 국민의 생활을 보호해야 한다.대통령의 결정은 고통스럽고 고독한 것이다.그렇다고 주저하면 지도자가 못된다.용기있고 결단력있는 사람이라야 위대한 지도자가 될수 있다는 걸 역사는 웅변하고 있다.어려움에 직면하여 돌파하지 않는 지도자를 국민들은 믿고 따르지 않는다.「결단의 승부사」라는 김대통령의 또 하나의 이름에서 우리는 혼란없는 굳건한 국정운영을 내다본다. 대통령에게 가장 요구되는 건 철저한 국가관리다.국가관리를 잘 해야만 훌륭한 치적을 남길 수 있고 국민들도 안심하고 잘 살수 있다.대통령은 안보·번영·통일과 같은 핵심적인 국가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그의 소임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하며 이를 위해 항시 전략적사고를 해야한다. ○국가관리자 면모 보여야 대통령의 지도력행사는 원대하면서도 구체적이고 치밀해야 한다.용인의 요체는 자신을 따르는 사람보다도 자신이 갖지 않은 자질을 가진 사람을 찾아 쓰는데 있다는 걸 잊어선 안된다.김대통령은 아직도 많은 국민들에게 「민주투사」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신뢰할수 있는 국가관리자로서의 새 면모를 보여 주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지도력은 민주정치에서 더욱 절실하다는 걸 우리는 6공1기에서 경험했다.오늘의 시대상황에선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만이 난국을 풀어갈수 있는 관건이다.국민이 대통령의 지도력을 확신할때 대통령은 그들로 부터 국가발전을 위한 희생과 고통분담을 끌어낼수 있다. 국민은 김대통령이 민족의 위상을 높이고 국가번영을 키운 위대한 지도자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바란다.김대통령은 역사에 책임을 진다는 결연한 의지로 국정운영에 임해야 한다.대통령의 업적은 재임중이 아니라 퇴임후에 평가되는 것이다.일시적인 뜬 인기에 영합하려 들어선 안된다.민심은 도도히 흐르는 그바닥을 읽어야 한다.눈앞의 시류나 여론과 승부하지 말고 역사와 승부하는 각오를 가져야한다.
  • 불 전위무용가/프레르조카주 일 공연 화제

    ◎「혼례」·「어느 관계」 2개작품/성충동·고독감 표현 압권 「프랑스 전위무용의 충격」.지난 91년 다양한 에로티시즘의 표현으로 일본에 충격을 주었던 프랑스 권위무용의 기수 프레르조카주의 작품이 다시 일본에서 공연되어 일본무용팬들을 또 한번 들뜨게 했다. 문제의 작품은 최근 도쿄에서 공연된 「혼례」와 「어느 관계」.프랑스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전위무용 안무가 프레르조카주가 이끄는 무용단에 의해 공연된 「혼례」는 20세기 천재작곡가 스트라빈스키가 러시아 농가의 결혼식을 주제로 창작한 발레곡을 새롭게 안무한 작품.공연시간은 30분. 혼례는 운명에 몸을 맡긴 신부의 비장한 아름다움과 환희를 긴박감 넘치는 남녀 10인의 군무로 구성,중후하고 비장한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결혼식이라는 성스러운 의식속에 감추어진 성의 충동을 선명히 표현하고 있다. 「어느 관계」는 2명의 청년이 상호관계성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서로서로의 고독을 메우는 자세를 곡예사적인 율동으로 표현한 작품.마루에 누워있는 상대방을 발끝으로 들어올려재빨리 팔로 안는 곡예사적인 동작이 압권이다.공연시간은 30분. 프랑스의 전위무용을 리드하는 프레르조카주는 알바니아이민 2세로 1957년 파리에서 태어났다.그는 파리와 뉴욕에서 고전및 현대무용을 공부한뒤 무용가로 활약. 1984년 「컴퍼니­프레르조카주」를 설립,안무가로 새롭게 출발했다.그는 다음해 신인 안무가의 등용문인 「바뇨레국제안무대회」에 입상한뒤 의욕적인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다.그는 90년 리옹오페라좌발레단을 위해 「로미오와 줄리엣」을 안무했으며 곧 파리오페라좌의 의뢰로 신작 「파라드」와 「장미의 정」을 발표하기로 돼 있다. 「혼례」와 「어느 관계」는 지난 89년 초연된 작품으로 당시 프랑스 르몽드지로부터 걸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프레르조카주는 지난 91년 다양한 성애의 자세를 무대화시킨 「육체의 리큘」의 일본공연으로 일본사회에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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