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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광장] 개혁체제 재정비 시급

    우리 속담에 죽쒀서 개준다는 말이 있다.지금 상황이 그렇다.정부가 출범한 후 3년동안 단 하루도 개혁을 거론하지않은 적이 없다.개혁을 추진하는 대통령과 여당은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시민단체와 학계,언론까지도 쉼없이 개혁을말해왔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곳곳에서 개혁전선의 붕괴를 예시하는 이상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개혁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며, 대통령만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지금은 말뿐인 개혁의 양상인데다 그나마도 대통령의 말만 들리는 ‘고독한 개혁’으로 위축된 형국이 되었다.정권이 중반기에 접어들도록 마무리된 개혁이 별로 없는상황에서 개혁의 위축은 오히려 큰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개혁의 목표나 결과는 개혁의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구조조정이 구조혁신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인원감축으로 축소되고,경영혁신이 우량기업의 해외매각으로 변질되며,노사개혁과 교육개혁이 ‘신자유주의’일변도로 흐르는 현상들은 개혁의 본말이 전도되고 있다는 증거들이다. 개혁추진 시스템은 더욱 혼란스럽다.개혁정치를 표방한 여당이 앞장서서 DJP연합이니 3당연합이니 하는 수구적 범보수연합을 결성하여 유신과 5공의 정치세력을 품는 이유를모르겠다.개혁추진세력이 개혁대상세력과 손을 맞잡고 개혁을 거론하는 정치적 코디미의 상황은 역사에서 ‘후퇴와 야합’으로 기술될 뿐이다. 불경스럽게도 여당 안에서는 ‘개혁피로 증후군’ 담론이제기되는 지경이다.야당이 해도 욕먹을 말을 여당이 앞장서서 하고 있으니 개혁이 될 리가 없다.여당은 그럴듯하게 개혁을 주장하지만 사실 그동안 개혁은 뒷걸음질과 게걸음질을 반복했다.지금의 권력 상부구조나 여당의 실상을 보면‘개혁포기’를 선언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고마울 지경이다. 이런 상황인데다 야당과 언론이 협조를 거부하고 관료주의가 극심하니 개혁이 순조로울 리 만무하다.기득권 세력들의 저항은 날로 노골화되는데다 최근에는 재계와 언론계,사학법인 등이 반정부 대오를 모색하는 듯한 양상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그러나 국민들도 정부의 이러한 고충을 웬만큼은 알고 있다.오히려 국민들이 진실로 서운해 하는 것은 대통령과 정부가 진솔하지 않다는 데 있다. 입으로는 개혁을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권력을 탐닉하고,개혁을 추진한다면서도 권력 안정화에 집착하고,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반개혁적인 인사들을 중용하고,잘못을시인하기보다는 야당의 발목잡기라는 변명을 능사로 하고,제 허물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눈을 가린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고 한두번 거론된 것도 아니다.시민단체와 학계에서 줄곧 지적되었던 문제지만 별로 개선된 것이 없다가 급기야는 여당 내부에서 ‘개혁적진용’을 요구하는 강력한 자성의 목소리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한 무책임성과 정부·여당의 둔감한 현실인식에 대해서는 아무도 반성하는 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의 소중한 내부적 자성도 수용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위기상황을 맞았는데 문제는 단순히 여당 수준의 위기가 아니라 권력 자체의 위기이며,나아가서는 국가의 위기로 연결될수 있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더욱 심각한 문제는 여러 차례의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지난 14년간 지속되어온 개혁기조가 여기서 단절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정권 담당자들은 문민정부 초기에 나타났던 파죽지세의 개혁이 IMF로 급전환되었던 역사적 사실에서 교훈을 얻어,작게는 정권을 위해서라도,궁극적으로는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라도 생각을 바꾸어 체제를 개혁적으로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은 수업시간에 듣고 잊어버려도 되는 듣기 좋은 말이 아니다.이미 떨어질 만큼 떨어진 국민 지지도가 그 명백한 증거일 텐데도 대책은 늘 곤궁하기만 하니 답답한 일이다.정부는 시간을 아껴써야 할 것이며 또한이제부터는 시간이 갈수록 시간이 정권의 편에서 멀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 대 화 상지대 교수
  • 오페라 연출가 문호근씨 별세

    오페라 연출가인 문호근(文昊瑾)씨가 17일 새벽 서울 강북구 수유동 자택에서 별세했다.55세. 유족들에 따르면 문씨는 3년 임기의 예술의전당 예술감독직을 지난 9일 마치고 주로 집에 머물었고,16일 밤 늦게까지 방에서 책을 읽다가 잠든 뒤 이날 아침 부인 정은숙씨(성악가·세종대 교수)가 들어가 보니 이미 숨진 상태였다. 문씨의 시신은 인근 한일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이날 오후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병원측은 문씨가 평소 건강했으며 특별한 지병이 없었던 점으로 미뤄 급성 심장마비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문씨는 고 문익환 목사와 박용길(81)장로의 장남으로 경북 김천 출생이다.경기고와 서울대 음대 작곡과를 졸업하고독일 뮌헨대에서 오페라 연출을 공부한 뒤 서울대 강사와서울시립오페라단 기획위원 등을 거쳐 지난 98년부터 예술의전당 예술감독으로 일하는 등 평생을 예술진흥에 쏟았다.오페라 ‘파우스트’‘효녀 심청’‘백두산’ 등을 연출했다.가극단 ‘금강’의 창단 대표이자 민족예술인총연합지도위원을 지냈다. 은행원인 의근,영화배우 성근씨가 동생이다.1남(용목)을두고 있다. 발인은 19일 오전 10시이며 대학로에서 노제를 가진 뒤경기도 소요산 가족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02)760-2108
  • ‘양철지붕위에‘ 구차한 일상 산뜻하게 묘사

    꼬깃꼬깃 접은 1,000원짜리같이 조금은 구차한 일상을 반듯하고 깨끗하게 그린 중단편 소설 모음 ‘양철지붕 위에사는 새’(김한수 지음,문학동네)가 출간됐다. 옆집과 다닥다닥 붙어 있어 볕이 들어오지 않는 단칸방이나 지하 셋방을 평생 전전했던 병든 아내는 창이 넓은 집에서 살고 싶어한다.목재공단 기술자로 살아온 남편 김씨는 IMF(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 이후 일자리를 잃고 포장마차 장사로 근근이 생계를 잇는다.하나밖에 없는 딸은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한다면서 번번이 늦고 외박이 잦다.딸애를 크게 혼내주고 싶지만 딸이 주유소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다른 일을 한다고 사실대로 말할까봐 오히려 두렵다. 김씨에게 가족은 버겁고 힘겨운 짐이다.‘천지간에 아무도 없이 혼자 독대하고 있다’는 고독에서 김씨는 자유롭지 못하다.창문을 크게 만들어 달라는 아내의 지청구도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김씨는 마음을 고쳐먹고 아내를 위해 커다랗게 창문을 내준다.창문을 낸 바로 그날 아내는 숨을 거둔다. 아내의 주검을 거두면서 김씨는 비로소 짐이라고 여겼던가족이 자신의 삶의 기둥이었음을 깨닫는다.또 딸의 진실을 듣기 위해 늦는 딸을 기다린다. 작가는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를 분명하고 깨끗하게 전달하는 능력을 가졌다.이어지는 단편들인 ‘만년설’‘귀향’‘강은 사라지고 달길 나고’‘교미하는 사마귀의 숲’‘적설주의보’‘시’ 등의 글에서도 작가의 역량이 돋보인다. 이송하기자
  • 美 초등생 30%‘왕따’시달려

    [시카고 AP 연합] 미국의 6∼10학년 어린이의 3명중 1명이 ‘왕따(bullying)’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나 미국에서도 학교폭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토냐 낸슬 박사 등 국립아동보건·인간발달연구원 연구진은 25일자 미국 의학협회 학회지에 실린 보고서에서 1998년 미국내 공·사립 초·중등학생 1만5,686명을 대상으로조사한 결과, 전체의 30%가 때때로 혹은 빈번하게 동료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거나 다른 학생을 괴롭힌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또 16%를 웃도는 학생들은 때때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8%는 최소한 매주 1회 상대방을 괴롭히거나이에 따른 피해를 입고 있다고 응답했다. 낸슬 박사 등의 연구는 학생들의 ‘왕따’는 인종이나 종교보다는 외모와 언어가 훨씬 더 빈번하게 괴롭힘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동료 어린이를 괴롭힌 어린이들은 거의 저소득 계층으로 흡연,음주를 하고 있었으며 괴롭힘을 당한 어린이들은 상대적으로 더 고독감을 느끼고 친구 만들기에도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어린 시절 ‘왕따’를 당한 아이들은 성인이 된 뒤 우울증과 자신감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약한 사람을 못살게 굴던 어린이는 범죄행위에 가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 2001 길섶에서/ 자신과의 싸움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한 이봉주 선수는 2시간 남짓을 달리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났겠지.약혼녀의 사랑스러운 얼굴도 떠올랐으리라.순간 순간밀려드는 고통과 외로움,이겨내야 한다는 무거운 중압감과함께….경험하지 못한 사람의 상상은 이 정도뿐이다. 마라톤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다.철저히 자신과 싸워 이겨내야 하는 고독한 스포츠다.이봉주 선수는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고 마침내 월계관을 썼다.그가 달리는 한 앞으로도 자신과의 싸움은 계속될 것이다. 프로골퍼 타이거 우즈가 올해 미국 PGA 마스터스 우승으로메이저 4개 대회 우승이라는 최초의 기록을 세우며 ‘골프천재’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미국의 한 골프 전문 잡지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타이거 우즈의 우승을 막을 사람은 누구일까.” 많은 전문가들이 이렇게 답했다.“타이거 우즈.” 이봉주의 달리기를 멈추게 할 사람은 누구일까.대답은 “이봉주”다. 김경홍 논설위원
  • ‘글래디에이터’작품상등 5개부문 수상

    고대로마의 검투사 이야기를 다룬 리들리 스콧 감독의 액션 서사극 ‘글래디에이터’가 25일 밤(한국시간 26일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7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차지했다.모두 23개 상을 놓고 경합한영화제에서 이 영화는 남우주연·의상·음향·시각효과상까지 5개 상을 휩쓸었다. 마약 거래를 정면으로 다룬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트래픽’은 감독·남우조연·각색·편집상 등 4개 주요 부문을석권했다.또 구미 극장가에서 유례없이 선전해온 리안 감독의 ‘와호장룡’도 외국어영화·음악·촬영·미술상 등 4개상을 거머쥐었다. ‘아카데미의 꽃’으로 꼽히는 여우주연상과 남우주연상은‘에린 브로코비치’의 줄리아 로버츠(33)와 ‘글래디에이터’의 러셀 크로(36)에게 각각 돌아갔다.세 아이를 키우는억척 이혼녀로 재벌회사 비리를 폭로하는 변호사 보조역을열연한 로버츠는 출세작 ‘귀여운 여인’이후 10년만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수상에 성공했다.‘글래디에이터’에서 전쟁영웅에서 노예 검투사로 전락한 막시무스의 파란만장한 생을 연기한 러셀 크로는 뉴질랜드 태생의호주 배우.외국인을 터부시하는 아카데미의 속성때문에 그는 막판까지 ‘캐스트 어웨이’의 톰 행크스와 치열한 접전을 벌여야 했다. 또 남녀조연상은 ‘트래픽’의 베니치오 델 토로(34)와 ‘폴록’(에드 해리스 감독)의 마샤 게이 하덴(41)에게 각각돌아갔다.국내 개봉중인 ‘트래픽’에서 멕시코 마약단속경관으로 나온 델 토로는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폴록’은 추상화가 잭슨 폴록의 고독한 창조세계를 그린 영화로,하덴은 잭슨 폴록의 아내 리크레이스너 역을 했다. 결국 올해 아카데미에는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할리우드의 보수성향은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음이 재확인됐다. ‘와호장룡’의 수상 내역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준다.최근영화는 미국에서 외국어영화로는 최초로 1억달러 흥행기록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해온 터.‘글래디에이터’를 제치고작품상을 수상하든지,아니면 리안 감독이 동양감독 최초로아카데미 감독상을 따내리란 예측이 분분했다. 저예산 영화권으로 관심을 돌렸던 지난해 아카데미의 경향은 올해 다시 주류영화쪽으로 되돌아왔다.최다수상한 ‘글래디에이터’는 유니버설과 드림웍스가 1억1,000만달러를밀어넣어 공동제작한 블록버스터.‘와호장룡’도 할리우드의 메이저 콜롬비아의 야심작이다. 이밖에 부문별 수상작은 다음과 같다. ▲각본상 ‘올모스트 페이모스’▲분장상 ‘그린치’▲주제가상 ‘원더 보이스’▲음향효과상 ‘U-571’▲단편 극영화상 ‘키에로 셀’▲단편 애니메이션상 ‘파더 앤 도터’▲단편 다큐멘터리상 ‘빅 마마’▲장편 다큐멘터리상 ‘인투 더 암스 오브 스트레인저스’▲명예오스카상 잭 칼디프(촬영·영화감독),어네스트 리만(각본)▲어빙 탈버그상 디노 디 로렌티스황수정기자 sjh@
  • 유럽 구제역 공포 증폭

    유럽의 구제역 공포가 증폭되고 있다.구제역 발생지인 영국은 27일 감역 지역이 추가로 늘어남에 따라 지난주 내린 가축이동 금지조치를 2주 더 연장했다.총선일정 까지 불투명해진 상태.유럽연합(EU)회원국들도 영국산 육류및 가축 금수조치를 연장,구제역 확산 저지에 부심하고 있다.EU식량정책 근간인 공동농업정책(CAP)재검토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영국 피해와 대책=각종 대응책에도 불구하고 구제역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27일 웨일즈 등 5곳에서 구제역이 추가 확인돼 감염 농장및 도축장 수가 모두 17개소로 늘어났다.이날 닉 브라운 농무장관은 가축이동 금지조치를 오는 3월 2일부터 2주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토니 블레어 총리 주재 비상각의를 소집,구제역 피해 농민에 대해 1억5,200만 파운드(3,40억원)를 보상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각 지방자치단체에 보행로의 일반인 통행을 금지할수 있는 권한도 부여했다.경마도 7일간 중단됐다. ◆총선 일정=오는 5월 예정돼 있던 총선 실시 여부도 불투명하다.최근 실시된 여론 조사 결과 우위를토대로 오는 4월 5일 선거를 추진해온 집권 노동당 각료들도 조기총선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구제역 창궐로 민심이 현 정부에 유리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 때문.구제역 사태가 가라앉지않을 경우 당초 예정일인 5월3일 총선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EU 대책=각국별 대책움직임이 부산한 가운데 EU 수의 위원회는 27일 구제역의 유럽대륙 확산을 막기 위해 영국산 육류 등에 대한 전면 금수를 오는 3월 9일까지 연장키로 했다.추가 연장여부도 고려중이다. 네덜란드는 구제역 감염 예방조치로 지난 주말 영국산 가축 4,000마리를 포함,모두 1만6,000마리를 도축했다.독일도 영국발 비행기 승객들이 갖고 온 음식을 압류하고 있고 짐승가죽으로 만들어진 제품 등도 감시 대상에 올렸다. ◆EU 농업정책=CAP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CAP는 2차대전후 유럽의 식량자급과 이농현상을 막기 위해 유럽연합차원에서 농업보조금을 지원,공장식의 대규모 농장을 키워온 정책.그러나 대규모 농장이 구제역과 광우병 확산의 조건이 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데다 CAP차원에서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에서 변화요구가거세지고 있다.27일 프랑스가 EU집행부 결정을 따르지 않고독자적으로 축산 농가에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히는 등회원국간 갈등도 커지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실험성 짙은 연극 2편 무대에…

    국내에선 드문 실험성 짙은 연극 두 편이 연극계의 관심을모으고 있다. 극단 열린이 22일부터 3월25일까지 알과핵소극장 무대에 올리는 ‘데포르마시옹1 햄릿’과 예술의전당이 오는 4월19∼29일 프랑스 작가 앙드레 지드(1869∼1951년) 서거 50주년을기념하여 토월극장에서 공연할 ‘교황청의 지하도’. ‘데포르마시옹…’은 ‘햄릿’을 대사에 의존하지 않는 새극 형태로 변형한 작품이며 ‘교황청…’은 ‘무상(無償)행위’란 실존적 문학용어를 유행시킨 지드의 소설을 연극화했다. 이 가운데 오순한이 극을 쓰고 연출을 맡은 ‘데포르마시옹…’은 햄릿을 비언어적인 방법(소리 이미지 놀이 움직임 등)으로 새롭게 재구성한 무대다.데포르마시옹이란 대상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대신 의식적으로 확대·변형묘사해 작품의본질을 정확하게 표현하면서 미적 효과를 끌어내는 방법. 오순한은 ‘햄릿’ 원 대본을 자기 식으로 해체하며 모든 인물을 등장시키지도 않는다. 왕 왕비 햄릿 오필리어 레어티즈가 등장인물의 전부인 반면 햄릿(햄릿, 죽음의 이미지,삶의이미지)과 오필리어(미친 오필리어,햄릿을 사랑하는 오필리어,수녀 이미지의 오필리어)는 각각 세 명씩 등장해 다양한인물상을 드러낸다. 원작 햄릿을 토대로 하기 때문에 줄거리는 햄릿과 다를 바가없다. 그러나 상황에 얽매여 자신의 인생에서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없는 고독한 인물, 즉 현대인의 모습을 다양한 동작과 이미지로 재구성한다. 관객들로부터 어떤 반응을 얻을지기대를 모은다. ‘교황청의 지하도’는 지드가 1914년 발표한 소설로 당시로선 이해되지 않는 등장인물의 현대적이며 실존적인 행위 때문에 주목을 받아온 작품이다.자신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인간의 참된 모습을 찾으려 했던 지드의 정신이 오늘날 끼친영향과 의미를 찾는다는 게 기획의도다. 이 소설은 신도들이 대하고 있는 교황은 가짜일 뿐 진짜 로마교황이 교황청의 지하도에 갇혀 있다는 황당한 말과 함께진행되는 고등 사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이야기의 줄거리가얽히고 설키어 추리소설과 같은 재미를 전하는 동시에 매우복합적인 인물이 등장한다. ‘모든 속박에서 해방된 자유로운행동을 하려고 아무런 이유없이’ 어떤 승객을 기차에서 밀어 떨어뜨리는 한 소년의‘무상행위(無償行爲)’를 통해 윤리를 초월한 자유로운 행위가 과연 무엇인지를 실험한다. 오는 5월 임기가 끝나는 문호근 예술의전당 공연예술감독이극화와 연출을 동시에 맡아 본격적인 캐스팅 작업에 들어갔다. 김성호기자 kimus@
  • 뇌경색 극복 수필·시 잇따라 등단 이월순할머니

    뇌경색으로 한쪽 팔·다리가 불편한 할머니가 환갑을 넘어글쓰기를 시작,수필가와 시인으로 잇따라 등단해 화제다. 이월순(李月順·64·충북 진천군 진천읍 신정리 장산아파트) 할머니는 월간 ‘문학세계’ 2월호에 ‘낮잠’,‘세월’,‘호수’ 등 동시 5편을 발표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 할머니는 앞서 지난해 1월 수필 ‘바로잡은 자리’로 ‘세기문학’ 신인문학상 수필 부문에 당선돼 수필가로 등단했다.또 97년 12월 회갑을 맞아 ‘풀부채 향기’라는 시집을펴냈으며 지난해 8월 두번째 시집 ‘내 손톱에 봉숭아물’을 출간했다. 중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이 할머니가 처음 글을 쓰기시작한 것은 96년말.골다공증으로 두차례나 병원에 입원,치료를 받던 중 96년 11월 진천우체국에서 무료로 컴퓨터 교육을 받은 뒤 12월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할머니는 “컴퓨터를 배우고 나니 무엇이든 쓰고 싶어졌다.목사의 아내로,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남편을 모시고 살며 억눌려왔던 한이 한꺼번에 쏟지는 것을 느꼈다”고 당시글쓰기 작업을 회상했다. 할머니는 특히 99년 12월 뇌경색으로 하반신이 완전 마비된 뒤에도 하루 2시간씩 글쓰기를 계속했으며 최근에는 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병세가 호전됐다. 이 할머니의 글은 즐거웠던 유년시절,신혼·결혼 생활을 거치며 겪는 여자들의 아픔과 고독,우울증에 빠졌던 40대,쓸쓸한 노년 등을 투박하면서도 진솔한 언어로 표현했다는 평을받고 있다. 청주 김동진기자 kdj@
  • 리뷰/ 국립극장 기획공연 ‘섬’

    흔히 현대인들의 고독한 인간상을 ‘섬’으로 이미지지을 때가 많다. 인간관계의 단절과 주체의 홀로서기를 동시에 압축하는 표현으로 상용된다고 할 수 있다.공연무대에서도 이같은 현대인들의 고립과 상호 무관심은 ‘섬’이란 테마로 적지않게 등장한다. 지난 2일부터 국립극장이 새해 첫 기획공연으로 달오름극장 무대에올리고 있는 ‘섬’(김상수 작·연출)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랄 수 있다.그렇지만 기존 무대와는 다르게 철저한 파격이 들어있다. 이 작품은 92년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선보였던 작품이지만 국립극장이 공연장 활성화 차원에서 실험적인 작품을 고른 끝에 다시 무대에올린 것.이해관계의 대립과 이기주의에서 오는 분열을 고발하면서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상생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우선 현대인의 단절된 의사소통과 몰이해,그로 인한 인간성의 파괴를 극의 동적 형식이 아니라 독특한 시각표현과 내레이션으로 처리한다.일반적인 연극무대에서 진행되는 고정화된 극의 형식은 보이지 않는다.막이 오르면 3명의 여배우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돌아가면서 무언가 대사를 시작한다.내레이션에 이어 곧 본격적인 극이 시작되리란 기대를 하지만 변화없이 1시간5분동안 쉼없이 토해내는 여배우들의내레이션만이 이어진다.처녀가 아이를 잉태했다는 이유로 외딴 섬에억지로 유폐되고 이 과정에서 당사자인 처녀가 처절하게 토해해는 시(詩)같은 독백이 몰인정한 인간들의 관계와 부조리를 생각하게 만든다.소품이라야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20여대의 수상기만이 무대의 뒷편을 지키고 있을 뿐.여기에 극의 진전을 보여주는 어떤 형태의 배우들의 움직임도 없다. 그러면서도 희미한 조명아래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은 채 시종일관 한 곳만을 응시하는 배우들의 표정이 보는 이들을 무대에서 눈뗄 수 없게 만드는 긴장감을 준다. ‘한국 연극은 죽었다’는 비판을 가해온 김상수가 공백을 깨고 8년만에 공연판에 컴백한 작품이란 점도 화제의 대상.지난 93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자작극 ‘짜장면’을 올린 뒤 8년만의 연출작인 ‘섬’은 여전히 주변의 목소리를 의식하지 않는‘섬’같은 세계를 고집하는 한 연출가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무대다.10일까지. 김성호기자 kimus@
  • 톰 행크스 주연 ‘캐스트 어웨이’

    ‘그린마일’이후 톰 행크스는 뭘 하느라 소식이 뜸했을까.남태평양피지의 이름없는 작은 섬에서 그는 ‘로빈슨 크루소’가 돼 있었다. 홀로 버려진 무인도에서 필사의 탈출을 감행하는,‘톰 행크스 원맨쇼’같은 영화 ‘캐스트 어웨이’(Cast Away).‘포레스트 검프’에서명콤비를 이룬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과 다시 만났다. 지난해 12월22일 미국에서 개봉돼 단 열흘만에 1억달러를 벌어들여가볍게 제작비(9,000만달러)를 회수해냈다.스펙터클과 감동을 솜씨좋게 버무린 블록버스터급 휴먼드라마답게 개봉까지는 근 2년이 걸렸다. 러닝타임은 2시간23분.호흡이 긴 영화에 유난히 강세를 보여온 행크스는 세계적 수화물 운송업체 페덱스의 직원 척 놀랜드로 분초를 다투며 산다.“시간을 흘려버리는 건 죄악”이라 핏대 세우며 지나치게 시간을 ‘숭배’하는 오프닝 장면부터 심상찮다.애인 캘리(헬렌 헌트)와 크리스마스조차 함께 지내지 못하고 출장길에 올랐다가,비행기 추락사고로 구사일생 떠밀려간 곳이 무인도.눈에 보이는 아름다운것들은 더이상 아무것도 아니다.유일한 먹을거리는 코코넛 열매,해가 지면 칠흙같은 어둠. 극한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인간의 집념과 몸부림을 그린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다.하지만 영화는 단순한 탈출기 이상의 도드라진 의미를던져준다.‘시간’과 ‘관계’.그렇게도 애지중지하던 ‘시간’은 관계가 이뤄지지 않는 무인도에서는 흉물스런 공포일 뿐이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영화 ‘비치’ 속 익명의 섬에선 그래도 환상이 살아 있었다.그것은 비일상적일지언정 인간의 ‘관계’가 이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척이 절대고독과 사투하는 영화속 시간은 무려 4년.사람얼굴을 그려넣은 배구공 ‘윌슨’을 말벗삼아 망망대해를 탈출하기까지의 장면장면들은 재난액션 이상의 긴장감을 안겨준다. 행크스는 후반의 수척해진 캐릭터를 소화하려고 무려 22.7㎏을 감량했다.지난 21일 발표한 제58회 골든글로브상에서 이 작품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아카데미상에서도 유력후보로 들먹여진다.3일 개봉. 황수정기자
  • 오시이 마모루 감독 ‘아바론’

    젊은이들이 가상전투게임에 열광해있는 멀지않은 미래.한때 위저드팀의 일원으로 최강의 플레이어로 각광받던 애슈는 팀이 해체된 이후가공의 전장에서 고독한 싸움을 벌이는 ‘여전사’다.게임의 상금으로 생활을 꾸려가던 그녀는 옛 팀의 리더였던 머피가 ‘아바론’의최종단계에 도전했다가 돌연 정신병원에 수용됐다는 소식을 접하고,갑작스런 팀 해산에 얽힌 음모를 파헤친다. ‘공각기동대’로 유명한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2000년작 ‘아바론’(Avalon·10일 개봉)은 게임세대들을 간단히 매료시킬 독특한 소재의 SF물이다.스타크래프트 열풍속에서 지구촌 게임강국으로 우뚝 올라섰던 한국 게임마니아들의 ‘저력’을 생각한다면,더더욱이나 그렇다. 영화보기에 앞서 챙겨둘 정보.감독은 실사를 찍은 영상에 다시 애니메이션 작업을 했다.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화면에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경계선이 뭉개졌다.결국 그런 시도는,현실과 가상세계를 오가며 열심히 인간의 정체성을 저울질하는 메시지와도 잘 맞아떨어진 듯하다.‘게임정신’으로 무장되지 않은 관객은 요주의! 자칫 한눈팔다간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가상세계인지를 놓칠 수가 있다. 폴란드 올로케이션에,폴란드어로 제작됐다.‘아바론’의 원뜻은 아더왕이 죽은 뒤 9명의 여신들과 함께 떠났다는 신화속의 극락섬. 황수정기자
  • 뉴스피플 2월8일자 소개

    대한매일신보사가 발행하는 시사주간지 ‘뉴스피플’ 최신호(1월 30일 발매,2월 8일자)는 디지털화로 다가서는 아줌마들의 얘기를 커버스토리로 다뤘다.정보화시대의 디지털 디바이드(정보화격차)를 느끼기 쉬운 계층인 아줌마들이 실생활이나 부업 등 여러 분야에서 벌이는 새로운 도전을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남북 화해시대를 맞아 방황하고 있는 대공 수사요원들의 요즘을 밀착취재했다.경찰은 물론 국가정보원 국군기무사령부 등의 대공요원들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고민과 보안법 개정 문제도 다뤘다.구조조정 과정에서 일터를 옮길 수밖에 없는 불안한 직장인들이 성공적인전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관해 헤드 헌팅전문가가 들려주는 ‘성공적인 전직 10계명’도 눈길을 끈다. 침묵과 고독으로 바보산수를 그려내다 최근 세상을 떠난 천재화가운보 김기창의 작품세계와 작가 이호철에게 들어본 그의 문학·통일얘기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전경련의 안팎과구조조정에 성공한 효성그룹의 경영이야기와 함께 휴대폰 단말기 판매를 두고 벌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입씨름도 다뤘다.
  • 단편소설등 10권 국내 첫 번역

    도서출판 책세상이 릴케전집 13권을 완간했다.릴케는 일반 독자를 사로잡는 뛰어난 서정성에다 형이상학적인 깊이와 마력적인 언어 구사로 독일 시를 세계 정상에 올려놓은 대시인.그는 삶의 본질,사랑,고독,신과 죽음의 문제를 통찰하는 수많은 시를 썼다.지난해 2월 ‘기도시집 외’(1)로 첫 권을 발간했던 책세상은 잘 알려진 ‘형상시집’ ‘두이노의 비가’ ‘신시집’ ‘말테의 수기’ 등 대표작 뿐 아니라 헌시 시작노트 유고시 단편소설 산문 예술론 희곡 등 릴케의 작품 전량을 소화했다.전집 13권 중 무려 10권에 수록된 작품들이 국내에 초역됐다고 책세상은 밝히고 있다.70여년간 릴케전집을 펴온 독일인젤 출판사본을 기본 텍스트로 했으며 김재혁 고려대교수 등 젊은독문학자들이 번역을 맡았다.낱권 8,000∼1만5,000원,전집 한질 14만5,000원. 김재영기자 kjykjy@
  • 바리시니코프 새달9일 한국팬에 첫 인사

    영화 ‘백야’의 고독한 댄서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러시아 출신 발레리노 미하일 바리시니코프(53).1960년대엔 러시아 키로프발레단의최고 스타로 명성을 날렸고,74년엔 미국으로 망명해 세계의 이목을집중시킨 그의 활약은 눈부시다.아메리칸발레시어터와 뉴욕시티발레단의 주역 무용수,아메리칸발레시어터의 예술감독으로 미국 발레계를 이끈 그는 90년 여느 무용수라면 은퇴했을 나이에 현대무용단 ‘화이트 오크 댄스 프로젝트’를 창단,전성기 못지 않은 활동을 펼치고있다.미국의 ‘존 에프 케네디센터’는 최근 그를 ‘2000년 공연예술을 빛낸 위대한 인물’로 선정했다. 바리시니코프가 이끄는 ‘화이트 오크 댄스 프로젝트’의 공연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내달 9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 그는 고전발레가 아닌 현대무용으로 관객과만난다.클래식 발레의 대가인 그는 미국 안무가 마크 모리스와 함께‘화이트 오크 댄스 프로젝트’를 만들며 고전발레와 결별했다. 자신의 키(173㎝)만큼 뛰어오르는 아찔한 점프로 유명한 바리시니코프는 어린시절 농구선수를 꿈꾸기도 했다.하지만 10세때 어머니가 자살하고 아버지가 곧 재혼하자 그는 발레에만 전념했다.그리고 마침내 발레의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그러나 규칙을 깨고 기대를 저버리는 데 관심이 있던 바리시니코프에겐 일찍이 현대적인 춤을 추고 싶은 욕망이 도사리고 있었다.그가 고전발레에서 현대무용으로 공식 전환한 지 꼭 10년.하지만 ‘현대’에 대한 그의 관심은 수십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1974년부터 79년까지 아메리칸발레시어터와 뉴욕시티발레단의 무용수로 활동하면서도 그는 현대무용의 리듬과 자유로움에 매혹돼 많은 현대춤 안무가들의 작품에 출연했다.트와일러 타프,앨빈 에일리,마사 그레이엄,폴 테일러,에릭 호킨스,머스 커닝햄 등의 작품에 출연해 그들의 ‘환상’을그대로 춤으로 보여준 것.1980년부터 89년까지 아메리칸발레시어터의 예술감독으로 일하면서도 그는 펑크 안무가 캐롤 아미티지와 포스트 모더니스트 데이비드 고든을 초빙해 작품을 안무하도록 하는 등 현대무용에 대한 관심의끈을 놓지 않았다. 이번 공연에서 특히 주목되는 작품은 ‘페카딜로스(Peccadillos)’.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안무가로 꼽히는 마크 모리스가 안무한 작품으로 발레 테크닉을 현대무용의 자유로운 리듬에 접목시켜 만든 독무다.바리시니코프는 장난감같은 피아노 반주에 맞춰 ‘페카딜로스’를 직접 추어 보인다.이밖에 데이비드 고든,데보라 헤이,루신다차일즈 등 1960년대 포스트 모더니즘 무용을 선보였던 혁신적인 안무가들의 최근작도 무대에 오른다.동선은 단순하지만 팽팽한 긴장감을자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화이트 오크 댄스 프로젝트’의 예술감독이자 무용수인 바리시니코프는 이번 공연에서 매일 저녁 프로그램 구성을 달리해 다채로운 무대를 꾸민다.그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금요일 오후 8시,토·일요일 오후 6시.입장료는 2만∼6만원.(02)2005-0114. 김종면기자 jmkim@
  • 공기업 子회사 신설 못한다

    정부는 20개 주요 공기업의 자(子)회사 신설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않기로 했다. 또 한국통신과 한국전력 등 주요 공기업의 자회사 41개에 대한 정비방안을 다음달까지 마련키로 했다. 정부는 26일 김병일(金炳日) 기획예산처 차관 주재로 관련부처 기획관리실장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으로 공공개혁을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예산처의 경영혁신 대상기관인 한전을 비롯한 13개 정부투자기관과 한통 등 7개 정부출자기관은 원칙적으로 자회사를 신설할수 없다. 예산처는 공기업의 자회사 신설은 국가적인 신규사업을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불허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또 자회사와의 수의계약 등 부당 내부거래도 없애도록 했다.예산처는 공기업에 대해 신규 채무보증은 가급적 하지 말고 기존 채무는 줄이도록 했다.조직과 정원은 필수적인 신규 소요를 제외하고는 억제하도록 지시했다.사내복지기금에 지나치게 많이 출연하는 등 복리후생비쪽에 대한 지출도 억제토록 했다. 예산처는 민간시장 형성으로 공공성이 떨어진 자회사는 민영화하고독자적인 업무영역 없이 모(母)기업 의존도가 높은 자회사는 모기업에 통합시킬 방침이다.또 회생가능성이 없는 부실한 자회사는 청산하기로 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감사위원회 감사원 막강파워 결정판

    ‘현장감사도 무섭지만 감사위원회가 더 무섭다’ 감사원의 감사위원회는 공직자들에게는 ‘서슬이 퍼런’ 곳이다.감사 현장에서 거둬온 사안들을 검토,‘최종 형량’을 정하는 의결부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원들은 다양한 행정경험과 깊은 식견을 갖추어야 한다.청렴성도 또하나의 갖출 덕목이다.위원들의 방은 적막만이 있는 ‘고독의 현장’이기도 하다.감사내용을 일일이 챙겨야 하기에 위원들의 방에는 서류 뭉치가 가득하다. 위원들의 직급은 차관급으로 임기는 4년이다.현재 6명의 위원으로운영되고 있다.노우섭(盧宇燮)·황병기(黃炳基)·윤은중(尹銀重)위원은 모두 감사원 고위직 출신이다. 노위원은 사무총장을,황위원과 윤위원은 기획실장과 차장을 거쳐 감사업무에 관해서는 손바닥 보듯 훤하다.또 김병학(金秉學)위원은 대검 형사부장과 대전지검 검사장,육사출신인 박승일(朴勝一)위원은 국정원 정보관리국장을 역임했다.한광수(韓光洙)위원은 대검 형사부장을 지냈고 지난해 위원이 돼 막내인 셈. 위원회의 결정은 합의방식을 따른다.보통 한주(화요일)에 한번씩 열리는 회의는 감사원장과 6명의 위원이 참석하며 다수결로 결정된다. 원장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이때 피감기관이나개인은 입장을 소명할 수 있다. 정기홍기자 hong@
  • 새로나온 외국소설들

    국내소설들의 동한기라고 부를 만한 이때 볼 만한 외국소설들이 여럿번역소개되고 있다.본격소설과 역사소설로 나눠 이들을 좀 더 자세히살펴본다. [본격소설] 우리와 다른 삶에 대한 호기심은 소설 읽기의 거대한 원천 중의 하나이다.좋은 외국소설은 더 나아가 삶의 울긋불긋한 다양함에다 튼튼한 줄을 매단 뒤 보편성의 드높은 허공으로 독자들을 활짝 솟구쳐 올려주는 일급 그네와 같다. ‘축복받은 집’(동아일보사)은 줌파 라히리라는 인도계 미국 여성작가의 소설집으로 2000년도 퓰리처상 수상작.1967년생 작가의 처녀작인 이 소설집의 아홉 단편들은 상당수가 1·2세대 인도계 미국이민자의 삶을 다루고 있는데 이야기의 폭은 좁지만 뉴스위크와 뉴욕타임스서평처럼 절제된 언어,정교한 플롯이 독자를 사로잡는다. 국내작가들의 부러움을 살 것이 틀림없다. 이 소설집과는 달리 프랑스 작가 다니엘 페낙의 ‘마법의 숙제’(문학동네)는 말많은 화자가 앞에 나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나 매력적인상상과 재치를 펼치는 적절한 장치로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대중적인기가 높은 작가의 이 베스트셀러 소설은 아이가 어른이 되고 어른이 아이가 되는 동화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아이 시절에 아이답게 사는 것의 중요함과 함께 아이와 어른이 서로에게 품고 있는 고정관념과 편견을 가차없이 적시해 준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미지의 섬’(큰나무)은 수상직전에 쓴 짤막한 작품으로 미지의 섬을 찾아 떠나려는 한 남자의 이야기.꿈을 너무 쉽게 단념해 버리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우화로읽힌다. [역사소설] 진행과 결말의 해답이 이미 알려진 과거에 무단편승하는역사소설,그것도 외국의 역사소설에서 문학성을 추구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기존 상식을 비틀어 다소 허황하더라도 새로운 상상력의 틈새를 벌리려는 역사소설의 최근 추세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의미 이전에 괜찮은 역사소설 읽기의 ‘문학성’도 적지 않다. 프랑스 작가 제랄드 메사디에의 ‘신이 된 남자’(책세상·7권)는 예수를 주인공으로 한 1988년 작으로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다.예수의동정녀 탄생과 십자가형 죽음에 대한이견을 내세우고 있는데 예수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 신성 대신 인간으로서 사실적면모를 부각시키고자 한다. 같은 프랑스의 쥘리에트 벤조니가 쓴 ‘왕비의 침실’(영림카디널·3권)은 프랑스 루이13세의 아들로 알려진 태양왕 루이14세의 탄생의비밀을 사랑과 배신의 이야기로 풀어간다. 미국 작가 잭 단의 ‘대성당의 기억’(영림카디널·2권)은 이탈리아르네상스의 정화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숨겨진 이야기라는 부제가붙어 있다.그러나 이설(異說)보다는 이 거인의 사랑과 도전을 보다상세하게 그린다. ‘이단자 아케나톤’(홍익출판사)은 프랑스 작가 알랭 다른의 99년작으로 기원전 14세기의 이집트 파라오에 관한 소설이다. 소년왕 투탕카멘의 아버지라는 이 왕은 노예해방 등 개혁을 시도하다실패, 비극적 종말을 맞은 뒤 이집트 역사에서도 이단자로 찍힌 인물이다. 한편 ‘티베트의 고독’(아라크네·2권)은 티베트족 출신의 작가 알라이가 썼는데 지난 세기 티베트의 중국 복속 시기를 다소 환상적인인물과 사건 설정으로 이야기해준다.‘멀리 가는 길’(이끌리오)은중국 명나라 시절 과거길에 나선 형제의 이야기인데 미국 작가 말콤보세가 썼다.청소년 성장소설로 94년도 미도서관협회의 올해의 청소년 도서로 뽑힌 수작이다. 김재영기자 kjykjy@
  • [기고] 그칠줄 모르는 미디어렙 논쟁

    지금 우리 사회는 ‘탈규제’의 상한선과 하한선 사이에서 방황한다.그 방황에는 우리 사회의 과거·현재·미래가 뒤섞여 있다.권위주의정권이 남긴 서글픈 유산을 청산한다는 뜻에서 그 방황은 과거 청산이라는 의미를 가진다.방황은 현실이며 방황의 결과는 미래 우리사회의 청사진이 된다. 규제개혁위원회를 설치하면서 김대중 대통령은 “규제를 50% 풀겠다”고 말했다.풀어야 할 규제의 양을 대통령이 정해야 하는 것인지는모르지만 “50%를 풀어야 한다”는 말에 집착한 탓인지 규제개혁위원회는 규제풀기 ‘돌격’에 나섰다. 언론계 현안이 된 미디어렙도 그 대상 가운데 하나다.지난달 22일규제개혁위원회는 의결정족수까지 무시하면서 방송사의 직접 광고영업을 허용,사실상 완전경쟁으로 유도하는 결정을 내려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문화관광부는 지난 9일 방송사·외국자본의 10% 지분 인정,미디어렙 3년 한시 허가제,3년 한시 공·민영 업무영역 구분 등을골자로 하는 재심사안을 확정했다.3년 후에는 완전경쟁 체제로 이행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23일 문화부가 ‘방송광고 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안’을 입법예고하면서 민영 미디어렙은 언론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각했다.서울방송과 민방에 총지분 10% 허용,한국방송광고공사의 30%한시출자 등을 담은 입법예고안이 알려지자마자 직접 이해 당사자인방송사는 물론 학계와 시민단체는 성명을 발표,입법예고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1주일 후 열린 공청회에서 완전경쟁·시장논리를 주장해 온 서울방송은 ‘규제철폐’의 미흡함을 지적하며 문화부 안을 공격했고,시민단체 대표는 방송사 출자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공적 전파자원인 방송의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광고개혁”을 주장했다. 1980년 원죄 속에 등장한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이하 광고공사)의 ‘광고독점’은 광고를 통한 권력의 방송 장악,방송광고시장 위축등 갖가지 폐해를 가져왔다.이러한 광고독점을 해소해 방송발전을 꾀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광고개혁 논의는 초기 문화부가 완전경쟁이가져올 혼란을 막기 위해 ‘제한 경쟁’ 도입을 원칙으로 표명하면서일정한 사회적 지지를 받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SBS 로비설과 규제개혁위원회와의 갈등 속에서 문화부는 애초내건 ‘제한경쟁’의 원칙을 퇴색시켰고 방송사 출자허용 방향으로선회,시장논리와 방송의 공공성 사이에서 헤매고 있다. 다른 한편 민영미디어렙 출자가 금지된 신문은 신문대로 경쟁 체제의 방송광고가 초래할 신문시장 축소를 우려,민영미디어렙 논쟁에 가세했다.이에 일부 방송이 신문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프로그램을준비하면서 신문과 방송간에 ‘국지전’이라도 벌어질 것 같은 정황이다. 민영미디어렙 설립을 둘러싸고 각 집단은 이해관계와 시각에 따라다양한 해법을 제시한다.규제개혁위원회와 일부 방송사만 ‘완전경쟁체제’에 합의한 듯하고 문화부는 문화부대로, 신문사는 또 각각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시민단체 사이에서도 완전히 합의된 안이 나온 것 같지는 않다.한편에서는 이러느니 “논의를 백지화하자”는 주장도 제기한다. 방송사 지분허용 문제,외국자본 지분 허용 문제,공민영 미디어간 역무(役務)분장과 시기 문제,광고공사 개혁 문제,민영미디어렙에 공익적 성격의 자금을 출자하는 문제 등등 논란이 될 쟁점들이 산적해 있다.가장 큰 문제는 민영미디어렙 탈규제의 상한인 완전경쟁과 하한인광고독점 체제 사이의 다양한 스펙트럼 곳곳에 이해집단들이 포진해있다는 사실이다. 어디로 갈 것인가.해답은 간단하다.하루아침에 끝내려고 하지 않는것,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내고자 노력하는 것,지루할 만큼 토론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합의해야 할 것은 ‘좋은 방송’이 광고개혁의 궁극적 목표라는 사실이다. ◇ 최민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총장
  • 대한매일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작-최하림론(2)

    *역사와 개인이 만나는 시의 자리-최하림론. 4.풍경의 미학 정신. 최하림의 시는 역사와 실존이 부딪치는 자리에서 수행되는 치열한시적 사유의 세계이다.두 테마에 대한 집요한 천착 과정을 통해서 그가 보여준 절제와 균형의 미학은, 그의 시세계에 시적 긴장을 유지할수 있는 동인이었다.질곡의 한국현대사를 통과하면서,그리고 그 현실에 부단한 시적 대응을 견지하면서도 특정한 관점에 경도되거나 생경한 직설의 형식을 취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그의 시가 자신을 시적 사유의 근거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자신에 대한 성찰에서 시적 사유를 시작한다는 것은,세계와의 정서적 거리두기를 가능케 하는 미적전략이다.관조와 응시를 통해 세계에 접근하는 최하림의 시적 방식은,심미적 거리를 확보하려는 시적 태도인 셈이다.역사와 현실에 대한집요한 시적 장고(長考)는 그의 시가 기초한 진지한 미학 정신에서연유한다. 이 미학정신을 구현하는 시적 형식으로 최하림은 풍경화(風景化)의방식을 사용한다.그것은 ‘겨울’,‘골짜기’,‘밤’,‘눈’,‘개’,‘새’,‘강’,‘어둠’,‘바다’,‘사내’ 등 시대적 상징성을 확보하고 있는 소재들을 동원하여 현실을 암시하는 상황을 설정하고,그상황을 시인의 내면적 정서나 정신적 지향과 겹쳐서 하나의 압축된풍경으로 처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이러한 그의 시적 방법은 현실에대한 내적 관조와 깊은 침잠이 선행되어야 하는 창작 방법이다. 현실에 대한 직설적 토로나 생경한 비판의 형식이 아닌,그것을 하나의 형상으로 구축하는 최하림의 미학 정신은 그의 시가 발딛고 있는 기지이자 오늘의 시점까지 그의 시를 추동시킨 문학적 원동력이다.그 심미적 시정신은 자신과 현실적 사태에 대한 반성적 사유의 토양인 셈이다. 큰 나무들이 넘어진다 산과 산 새에서/강과 강 새에서 마을 새에서/길을 벗어난 사람이 어디로인지 달리고/길러진 개들이 일어서서/추운겨울을 향하여 짖는다/// 한 방향으로 흐르는 작은 강을 따라/우리들은 입을 다물고 걸어간다/저녁 그림자처럼 걸어간다 마을도/나루터도 사라지고 과거도 현재도/보이지 않는다/날아가는 새들의/불길한울음만 공중에 떠돌며/얼어붙은 겨울을 슬퍼하고/// 언덕도 상점도폭설에 막히고/거리마다 바리케이트 쳐져/사람들이/어이어이어이 울부짖고/갈색 옷을 입은 사내 몇,들리지 않는 소리로/진정하라고 말하고 또 다른 소리로/진정하라고 말하고 그 소리들이 모여/겨울나무를넘어뜨린다/// 꽁꽁 언 새벽 여섯 시,地靈처럼 걷는/사람들 새로 우리들은 걸어간다/살얼음의 아픔이 여울마다/경천동지하며 뛰어올라갈기를 날리고,/우리와는 다른 방향으로 일단의 사내들이/사냥개를끌고 온다 개들이 짖는다/이제는 얼어붙은 우리들의 꿈이여/눈과 같은 결정체로 三韓의 삼림에 내리어오라/기다리는 노변에서 상수리숲도 우어이우어이/울고 겨울새도 울고 우리도 울고 있다.― 「겨울 精緻」 전문 암담한 시대적 상황이 구체적인 풍경으로 형상화된 작품이다. 시 전체를 물들이고 있는 음울한 절망의 정조가 ‘우리’라는 대명사와 결합되고 등장하는 소재들이 암울한 시대적 상징으로 수렴되면서, 시는비극적 현실을 환기하는 한 반영으로 읽힌다. 산에서는 숲을 숲이게만드는 ‘큰 나무들이’ 사라져 가고 ‘한 방향으로 흐르는 작은 강을 따라’ 사람들이 ‘그림자처럼’ ‘입을 다물고 걸어가는’ 상황은, 미래에 대한 전망이 몰수된 황폐하고 암담한 현실이다. 폭설로 봉쇄된 암담한 겨울,새의 울음과 숨죽인 통곡만이 가득한 강제와 감시의 현실을 시인은 ‘地靈처럼 걷는 사람들’이라는 섬뜩한죽음의 형상으로 그리고 있다.‘경천동지하며 뛰어올라 갈기를 날리는’ 듯한 것으로 생생하게 경험되는 현실의 고통은,출구에 대한 욕망의 절실함만큼이나 격렬한 것으로 감각된다.꿈마저 얼어붙은 전망부재의 현실에서 ‘우리들’은 눈을 부르고 있다.하늘을 향해 ‘내리어오라’고 주술처럼 되뇌이는 사람들의 바람 속에는 일말의 가시적인 가능성이라도 확인하고자 하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우리의 암울한 질곡의 현대사를 최하림의 시는 이렇게 묘사한다. 당대 현실에 대한 아무런 직설적 비판이 없는데도 이 시가 보여주는 암담하고 폭압적인 상황은,상황 자체로써 이미 현실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수행한다. 구체적 풍경을 통해 형상화된 현실은그것이 그리는대상 자체보다 생생하며,그것의 문제적 국면은 증폭되어 표출된다.구체적 풍경이 발휘하는 형상력은 시적 정서와 의식을 보다 직핍하고절실하게 드러내는 기능을 감당한다.문학의 본질적인 힘은 바로 이구체성에서 발원하는 것으로서,삶과 현실에 대한 섬세한 사유와 그것의 미적 형상화는 문학을 다른 제도와 구별짓는 힘의 원천이다.심미주의의 좌절은 야만주의를 부른다. 거친 육성과 생경함 속에 건설된시는,시간의 거센 물살을 견뎌낼 수 없으며,시대가 지나간 자리에 조잡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구체적 풍경을 통해 현실을 형상화하는 최하림의 시적 태도는, 사실적 풍경도 정신화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다음의 시에서 우리는 풍경과 의식이 상호 작용하여 삶에 대한 근원적 성찰을 구체적 형상으로드러내는 최하림 시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눈이 내리니/나뭇가지들이 무게를 이기지/못하고 포물선을 그리며휘어지다가/눈을 털고 일어나고,/다시 눈을 털고 일어나고 한다/오후 내내 그 일을 단조롭게/반복한다 우리가 날마다/아침을 시작하고또/시작하는 것과 같으다/// 이런 날/하늘은 지붕 가까이/내려와 멈추고 세상 길도/들녘에서 모습을 지운다/나는 천근 무게로 눈꺼풀이/내려 앉아 꿈속처럼 눈을 감는다/아이의 속뼈같이 여린 가지들이/사라지고 또다시 가지들이/사라지고 또다시 가지들이/떠올라 머나먼 마을에/차곡차곡 쌓인다/// 나는 사나운 짐승처럼 눈벌판을/마구 쏘다니고 싶지만/나는 결코 눈길에 발자국을 남기지/못한다 눈은 나를 덮고 또 덮으며/종일 내려 쌓인다 ― 「아무 생각 없이 겨울 풍경 그리기」전문 이 시에는 오랫동안의 응시를 통해서만 포착할 수 있는 눈 내린 겨울 풍경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최하림의 [바라보는 시]가 빈번하게 펼쳐 보이는 눈여겨보지 않은 사물들의 아름다운 움직임이 정겹게그려진 작품이다.나뭇가지들이 ‘눈을 털고 일어나고 다시 털고 일어난다’는 묘사 속에는 순진무구의 서정성이 담겨 있다.비어있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정경들이 시인의 투명한 시선에 의해 포착된다.최하림의 최근시가 보여주는 정결한 세계는 이러한 시선에 의해 확보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최하림의 시적 특질은 그러한 맑은 시선이나 그 시선에 포착된 자연 대상의 아름다움보다,오히려 그것을 정신성의 세계로 고양시키는 시의식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눈내린 상황을 인간의 일상으로전환시키고,그것을 다시 보편적 시간의 세계로 확대하는 방식은,사물의 정경을 정신의 풍경으로 환치하는 최하림 시의 특징이라 하겠다. 여기서 눈의 의미는 일상성으로,그리고 다시 시간의 무게로 전이되면서,‘지붕’과 ‘길’과 ‘들녘’에 내린 눈은 사람과 마을을 지우는무화(無化)의 상징으로 자리를 옮긴다. 시인이 ‘눈을 감고’ 의식의심층에서 바라보는 광경은 개별적 존재들을 지워버리는 시간의 냉혹함이다.명멸하는 ‘아이의 속뼈같은’ 가지들이 ‘차곡차곡 쌓이’는‘머나먼 마을’이란, 존재들이 묻힐 시간의 영원한 심연을 의미한다.이 마을의 광경은 시인의 의식이 형상화한 정신의 풍경인 것이다.말할 수 없는 비극성을 삼키고도 저토록 평화로운 마을의 풍경,고요 속에 잔혹함을 내포한 시간의 벌판을 시인은 ‘사나운 짐승’이 되어‘마구’ ‘마구 쏘다니고’ 싶다.그것은 모든 인간의 삶 속에 내재하는 존재의 비극적 충동이다.시간의 고요한 위력 앞에 선 무력한 인간의 보잘 것 없음,정화된 풍경 속에 내재한 동적 충동의 이유인 것이다.외부의 풍경을 정신화하고 정신을 풍경화함으로써,이 시는 생의비극성을 구체적 형상으로 표현하였다. 최근의 시들을 중심으로 최하림의 많은 시들은 정적(靜寂)의 풍경을노래한다.투명하고 정결한 정서를 보여주는 이 시들 속에는 사물과의화해를 꿈꾸는 생의 충동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이 꿈꾸기가 바라보는 행위를 통해서 이루어지고,바라보는 일이 종내에는 어둠으로 귀착될 것임을 시인은 안다.어둠은 죽음이고,어둠은 무(無)이다.삶에 내재하는 비극성이 동적 충동을 부른다.그가 보여주는 정화의 풍경은존재의 비극성이 미만한 시간의 풍경이며,그래서 생의 충동으로 가득한 허무의 비가(悲歌)이다. 최하림의 역사적 상상력과 실존적 고뇌는 구체적 풍경을 통해서 생생하게 형상화된다. 반성적 거리에 뿌리를 둔 이 풍경의 형식 속에는세계에 대한 깊은 응시와 성찰의 정신이 내재되어 있다.이러한 정신에 기초한 시적 사유의 세계는 그 깊이만큼의 집요함과 강인함을 내포한다.역사와 인간에 대한 비극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미학정신이 최하림의 시세계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5.다시 꿈꾸는 아침의 역사 현재적 삶이 보다 나은 세계를 향한 의의있는 연결이라는 신념이 없다면,인간은 생의 종말을 단순히 불길하고 허무한 상징으로밖에 인식할 수 없다.고통스러운 역사와 유한한 존재들을 모두 삼켜버린 시간의 냉혹함 앞에서,최하림은 인간의 자세를 생각한다.절망적인 역사와실존의 비극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역사 밖에 존재할 수 없다. 이는최하림이 끝내 포기하지 않은 시적 사유의 대전제이다.최하림에게 역사와 실존은 삶이 끌고 갈 두 개의 테마이다.‘지옥 같은 역사’의기억과 질병을 통해 찾아온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 그는 황폐한 삶의현장을 다시 응시한다.“보이지 않는 들판을 간다는 것은 어려운일이다”.(「들판」) 냉엄한 역사적 현실과 인간에 대한 비극적 인식을안고 건너야 하는 그 들판은, 정신의 강인함이 요청되는 고되고 지난한 삶의 현장이다.최하림은 들판을 건너는 방법에 관해서 말하지 않는다. 그는 새로운 길의 줄기찬 모색과 그 모색의 매력을 이야기한다. 내 눈이 너를 보고/내 귀가 너를 듣는 동안에/감추인 아침이 차츰차츰 열리고/감당할 수 없이 세상이 밝아온다/경이로운 아침이여 새벽부터 길들은/사립을 나서서 숨소리 깊은 들로 간다/내가 처음의 나그네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부지런한 농부들은 벌써 몇 사람째 이슬을 털고 갔다/그들의 발걸음이 들을 깨우고 비린내음 물씬한/밭고랑옥수수들을 흔든다 옥수수들이/눈 비비며 일어나 제 모습 본다/우리도 어느 날,들을 가면서 우리가 지나는 모습/볼 것이다 긴 낫 들고,그림자 드리우며,/존재하는 것들이 밝게 얼굴 드러낼 것이다/언덕으로 올라가는 도랑에서,나는 잠시,햇빛에 싸여,/걸음이 미치지 않는곳의 신비를 본다/가려고 하지 않는 길들은 매력있다 ― 「밭고랑 옥수수」전문 건강한 아침의 세계를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다.들을 깨우고 새벽을여는 농부들의 모습을 통해 새로운 역사의 모색을 그리고 있는 이 시에는 역사의 운동에 대한 시인의 인식이 담겨 있다.‘차츰차츰 열리’는 역사의 새벽을 ‘감추인 아침’이라고 적고 있는 표현에는,[숨겨져 있던 것이 드러나는] 의식의 개안을 통해 아침의 역사가 시작된다는 시인의 인식이 내재되어 있다.‘감당할 수 없이 밝아오’는 ‘경이로운 아침’은 그것을 향해 눈과 귀를 열어두고 있는 ‘동안’,다시 말해 정화된 응시의 시간이 있고 나서야 찾아오는 국면인 것이다.이는 ‘오래오래’ ‘멈춘 평화’의 시간을 거쳐야 비로소 ‘보이지 않는 들판’을 건널 수 있다는 「들판」의 사유와도 상통한다.이응시의 시간은 ‘처음의 나그네’를 ‘부지런한 농부’로 전환시키는인식의 계기이다. ‘이슬을 털고’ ‘들을 깨우고’ ‘밭고랑 옥수수들을 흔’들며 역사의 새벽을 걸어가는 이 부지런한 농부들의 발걸음에서,‘숨소리 깊은 들’은 건강한 생명력을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역사가개인에게 의식화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러한 상상력 속에는,역사란 개인의 고통과 반성을 통해서 성취되는 변증법적 삶이라는 인식이 담겨 있다. 들을 찾아 나서는 ‘농부들’은 바로 끊임없는 자기부정을 통해 굳건한 존재로 선 역사적 주체들인 것이다.‘걸음이 미치지 않는 곳’의 ‘신비’함과 그 길의 매력은 바로 이러한 고통과 반성을 거친 자들의 가슴 속에 찾아온다.역사는,아니 역사적 삶은 성취되는 것이 아니라 패배 속에서 다시 꿈꾸는 것임을,최하림은 새벽을 여는 농부들의 힘찬 발걸음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역사적 세계에 대한 염원은 최근 시들에 집중적으로 등장하는 [아침 이미지]에서 잘 드러난다. “미소 속으로 아버지가 쇠스랑을 메고/온다 이슬 젖은 잠방이 바람으로 온다/(오오 고통스런 세상으로 오시는 아버지!)/노동으로 빛난얼굴을 하고 아버지는/사립으로 온다 우리 가족은 모두/아침의 유대속에서 아침의 빛을 뿌리며//온다 새로운 아이들이 따뜻한 유대 속으로/온다 무성한 시간의 숲을 헤치고/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포르릉포르릉 날며”(「아침 유대」,5·6연)에 그려진 것처럼,찬란한 역사의아침은 아버지의 고통스러운 노동을 통해서 열리는 세계이다. 황폐한대지를 갈고 고르는 노동을 통해서 이룩되는 역사, 그 노동으로 다져진 아버지의 ‘빛난 얼굴’은, 고통을 통해 새로운 전망을 열어가는역사의 변증법적 운동력을 상징한다.개인의 고통과 줄기찬 노동이 역사를 일구어 간다.역사의 아침은,고통을 견디고 또다시 꿈꾸는 강인한 정신 속에 깃드는 것임을 최하림의 시는 보여준다. [농부의 대지적 상상력]이라 부를 수 있는 최하림의 역사 의식은 인간적 실존에 기초한 공동체의 연대를 모색한다.그 삶이란 “모서리들이/조금씩 조금씩 부서지고 모서리들이/닳아지고 모서리들이 정다워지면서/죽음 가까이 죽음처럼 둥글”(「모카커피를 마시며」)어 지는조화와 화해의 삶이며, 모든 존재의 동질적 비극성에 기초한 관용과사랑의 정신에서 연유하는 삶이다.아울러 이러한 개인의 유대가 지향하는 공동체적 삶은 ‘목적이 없고 관객이 없으므로 그들 자신이 춤이고 즐거움’(「즐거운 딸들」)이 되는,과정 자체가 하나의 목적을이루는 삶이다.존재에의 연민에 뿌리를 둔 공동체의 유대는,개인의실존과 역사가 만나는 인간적 역사의 모습이며,냉소주의와 자기아집에 대항하는 부단한 투쟁의 역사인 것이다. 집요하게 존재와 역사의 막막함을 들여다보는 최하림의 질긴 시적고투의 역정은,속도와 효용성이 주도하는 현실세계에 있어서 시의 역할을 재고하게 하는 육중한 무게를 지니고 있다. ‘밤새도록 죽지를눈에 박고 졸며 혼몽 속을 헤매’(「눈을 맞으며」)는 굴뚝새의 모습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처럼,출구가 보이지 않는 현실,실종된 역사를 고통스럽게 견뎌내는 최하림의 고독한 견인주의는 우리에게 시와 시인의 자리를 돌아보게 한다.시의 진정한 자리는 인간적 진실을고민하고 탐색하는 반성적 사유와 그것을 구체화하는 미학 정신 위에서 건설되며,인간적 진실은 경험과 존재가, 사색과 생이 만나는 자리위에 구축된다. 시의 위의(威儀)는 준엄한 자기 반성과, 그 반성을 통해 한 단계 나아간 진실에의 깨달음에서 발현된다.최하림이 한 작은 글에서 ‘창조적 정신을 잃고 관성에 의지하는 시’가 ‘지상의 평화를 헤친다’고했던 고백은,시적 정신의 정수가 무엇인지를 시사한다.새로운 세기의시의 모습이 인간과 역사를 보다 창조적인 시각으로 열어 보일 길찾기가 될 것이라면,최하림의 시적 작업은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하고극복해야 할 언덕이다.더불어 그의 시가 현재를 넘어서 또다른 세계에 도달할 것을 믿는 것은,그의 진지하고 강인한 정신의 역투에 대한믿음에서이다. 김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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