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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리뷰/첫 정통의학 다큐물 살려야 한다

    “우리의 평균 수명이 일본보다 5년이나 짧습니다. 삶의 질이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예요.국민이 건강하지 않은 나라가 과연 건강한 나라입니까.”(홍혜걸 의학전문MC) KBS1 의학 다큐멘터리 ‘생로병사의 비밀’(화 오후 10시)은 몇가지 점에서 눈길을 끈다.우선 지난 10월 말 정기편성된 국내 최초의 ‘고정’의학 다큐멘터리라는 점이 그것.또 의사자격증을 가진 첫 의학전문기자인 홍혜걸을 전문 MC로 영입하고,대한의사협회가 선정한 전문자문단을 운영한다.기존의 단순한 ‘의학 토크쇼’가 아닌,전문성으로 정면승부를건 정통 의학 다큐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제껏 방영한 내용도 상당히 알찼다.성장호르몬,여성탈모,보톡스,비만 치료를 위한 위절제술 등 주위의 시사성 높은 이슈를 골라내,최신 학계 동향과 세계 각지의 전문가 의견을 차분하게 전달했다.제작진은 “1시간 분량의 내용을 만들고자 10여명의 작가팀과 UC버클리대 유전학 석사 출신의 김현기 PD 등 5명의 전문 PD가 1주일 내내 국내외 의학논문 저널과 학회지들을 추려낸다.”면서 “내용에 너무 욕심내다 보니 제작진 전원이 크고 작은 골병에 걸렸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그러한 노력 덕일까.‘생로병사…’는 SBS ‘야인시대’,KBS ‘고독’과 같은 시간대에 방영되면서도 평균 5∼10%대의 시청률을 자랑했다.‘의학 다큐’라는 프로 성격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 그러나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새 장르를 시도하는 탓인지 아직 연출·편집 등 외형적인 면이 미숙하다.즉 수치·통계·그래픽 자료·전문가 의견 등 관계자료를 직접 동원하는 내용이 너무 많은 것.전문성·신뢰감을 전달하려는 의도는 좋지만,영상과 편집 등 내적 내러티브만으로 납득시키는 이야기 구조로 완성도를 높이면 어떨지.대선때 방영 시간이 1시간이나 연기되는가 하면,내년 1월에는 4주간 방영을 안하는 고무줄 편성도 문제다. 그러나 이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열악한 제작환경 아래 무리한 작업일정을 제작진에게 강요한 KBS탓이 커 보인다.제작 관계자는 “이제 막 출범한 프로가 4주나 쉬니,존립 자체가 걱정된다.”고 고백했다.홍 MC는 “국민이합리적인 비용으로 건강한 생활을 만끽할 수 있도록 공영방송인 KBS가 좀더신경을 써주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지난 10월 말 가을 개편때 KBS는 “한국 최초로 정기편성한 의학 다큐물 ‘생로병사…’을 정통 의학 다큐물의효시로 만들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KBS는 모처럼의 좋은 프로가 이렇게 스러져가게 내버려둘 것인가. 채수범기자 lokavid@
  • ‘품행제로’ 주역 류 승 범“이번엔 폼생폼사 고교 캡짱”

    영화배우 류승범(22)을 인사동의 조용한 한식집에서 만났다.인사동 ‘밥집’에 들어선 신세대 아이콘.감기몸살로 잠을 설쳤다며 밥상머리에 앉는 그에겐 배우같은 구석이 없다.삐죽빼죽 삐져나온 머리카락 하며,손에 잡히는 대로 걸친 듯 헐렁한 옷매무새 하며.요즘 관객들을 홀릴 ‘쿨’한 이미지는 눈을 씻고 봐도 없어 뵌다.그런데 어디서 이런 배짱이 나올까.“그래도 광(狂)팬들한테서는 잘 생겼단 소리도 꽤나 듣는다고요.” 원없이 두들겨 맞은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가 데뷔작.깎은 밤처럼잘 생긴 배우들이 득실대는(?)영화판에서,데뷔 2년만에 가뿐히 주인공을 꿰찼다.27일 개봉하는 청춘 코미디 ‘품행 제로’(제작 KM컬쳐)에서 그는 주먹 하나 믿고 온갖 폼을 다 잡는 고교생 ‘캡짱’이 됐다. “이번엔 ‘짱’이에요.뻥뻥 큰소리 치면서도 어찌 보면 외로운.공부 잘하고 예쁘지만 외톨이인 모범생 여자친구랑 자꾸만 좋아지는 역이고요.나중엔 키스신도 있다니까요.” 그는 스스로를 “억세게 운좋은 놈”이라고 말한다.자신도 모르던 연기력을발견한 것부터 행운이었으니까.얼떨결에 형(‘죽거나 혹은 나쁘거나’‘피도 눈물도 없이’의 류승완 감독)의 영화에 나온 뒤로 출연제의가 줄이었다.‘와이키키 브라더스’‘다찌마와 리’‘피도 눈물도 없이’‘묻지마 패밀리’….그리고 올 초 가난했던 1970년대를 그린 SBS 주말연속극 ‘화려한 시절’에서 속깊은 덜렁이 철진 역으로 전국 방방곡곡에 얼굴을 알렸다. “제 매력 포인트가 어디냐고요? 유∼명한 점술가가 그러대요.바람과 구름같이 사는 풍운아 팔자를 타고났는데 사람들이 그걸 훔쳐보는 거라고.” 일찍 부모를 여의고 어렵게 형을 의지하고 살아서일까.철이 일찍 들었다.따박따박 조리있게 “철저한 현실주의자”라고 자신을 밝힌다.하지만 겸손을잃는 법은 없다.“누가 저더러 스타라고 하면 닭살이 돋아요.무슨 스타예요,제가? 이제 시작인데.” 무슨 역이든 가리지 않고 실험하듯 덤비는 것도 그래서다.새 영화에선 공부를 못해 2년이나 ‘꿇고’동생같은 급우들을 ‘삥’뜯는 한심한 ‘고삐리’.80년대를 무대로 키치풍으로 일관하는 영화에서 그의 코믹 연기는 배꼽을 빼놓는다.무슨 일이든 한번 달려들면 뿌리를 뽑는 강단이 그를 질주하게 만드는지도 모르겠다.엄벙덤벙한 말투나 행동거지와는 달리 여러가지 일을 한꺼번에 못해내는 꼼꼼한 성격.“아무리 좋은 시나리오가 들어와도 찍던 영화를 완전히 끝내고서야 훑어본다.”는 그다. 촬영현장에서 ‘리액션 배우’니 ‘애드리브 배우’라 불리는 것도 그런 집요함 덕분이다.대본을 기계처럼 달달 외우는 건 체질에 안 맞다.대본은 쓱한번 보고나면 끝.“연기에 몰입하면 상대방의 대사에 반사적으로 말문이 터진다.”며 스스로도 신기해 한다. 오는 31일 종영하는 KBS2 월화드라마 ‘고독’에서 그는 연상의 직장상사를 사랑하는 젊은 유학파 엘리트다.출연작 목록에서 유일하게 ‘흥행 참패’한 작품.“개인적으론 그 드라마도 행운이에요.이미숙 선배에게서 많은 걸 배웠으니까.” ‘대책 있는’낙관론자다.심각한 역에 웃기기 짝이 없는 CF에.온탕·냉탕 너무 기준없이 들락거리는 것 아니냐고 슬쩍 꼬집었더니 대답이 가관이다.“많이 벌어야 할 것 아녜요? 장가도 가고,애도 낳고,집도 사야 하고.하고 싶은 것 하는 게 남는 장사잖아요.” 한바탕 시원한 웃음이 터진다.‘품행 제로’가 탈없이 개봉하면 올 겨울엔 줄창 스노보드만 탈 거란다.내년 초엔 도심무협극 ‘마루치 아라치’에서 붕붕 날아다니는 경찰이 된다. 황수정기자 sjh@
  • 장이모 감독 무협물 ‘영웅’ 中인민대회당서 시사회

    국회의사당에서 영화시사회와 기자회견이 열린다면? 우리라면 꿈도 못 꿀 일이지만 중국에서는 가능하다.지난 14일 베이징의 심장부인 톈안먼 광장 서쪽에 위치한 인민대회당에서는 1000명에 가까운 내·외신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영웅’의 시사회와 기자회견이 있었다.장이모우 감독과 아시아최고 스타 양조위·장만옥·이연걸·장즈이 등 제작·출연진 16명은 거의 국민 영웅이었고,외신기자들은 ‘대중국 만세’를 선포하는 듯한 이 행사의 들러리 같았다. ●자화자찬… 국가행사 같은 기자회견 기자회견장은 칼과 방패로 무장한 ‘진(秦)나라 군사’200여명의 호위를 받고 있었다.주최측은 한 체육대학에서 최정예만을 선발해 군대를 구성했다고설명했다.벽을 모두 둘러싼 스틸사진 앞에서 이들이 외치는 “風(풍),風,大風(대풍),大風…”이라는 구호는 큰 홀을 삼킬 듯했다. 더 놀라운 것은 기자회견 내용.사회자는 “진시황이 통일을 이뤄 지금의 중국이 있다.”면서 “중국의 역사와 미를 완벽하게 재현한 최고의 영화”라는 장황한 찬사를 늘어놓았다.중국기자들의 질문도 가관이어서 “촬영·연기·연출 모두 뛰어난 데 특히 주안점을 둔 게 뭐냐.”는 식으로 물었다.이에 장 감독이 “중국의 섬세함과 훌륭함을 알리고 싶었다.”고 대답하자 박수를치는 등 자화자찬 일색이었다.게다가 통역도 없이 중국어로 진행돼 외신기자들은 꿀먹은 벙어리가 된 채 그들만의 잔치를 지켜봐야 했다. ●장이모,중국정부에 백기 들다 중국 5세대를 대표하는 장이모 감독은 ‘붉은 수수밭’‘국두’‘귀주이야기’‘인생’등으로 칸·베니스영화제에서 잇따라 상을 받은 거장.1990년대중반까지는 검열 때문에 중국 정부와 불편한 관계였지만,최근 영화에서는 중국 현실을 긍정적으로 그려 이제는 정부 지원을 받기에 이르렀다. 영화평론가 김영진씨는 “중국 5세대 감독들은 예전에는 영화제용 영화를만들었고,지금은 정부가 좋아하는 영화를 찍는다는 이유로 젊은 감독들에게비판받고 있다.”면서 “‘영웅’역시 중국정부의 입맛에 맞아서 국가적인지원을 받은 듯하다.”고 말했다.아울러 “6세대 감독들은 여전히 심한 검열때문에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영웅’은 장이모가 처음 도전하는 무협영화.춘추전국 시대를 배경으로 황제가 되려는 야심을 품은 진나라 왕 영정(훗날의 진시황)과 그를 죽이려는자객들 이야기다.무명(이연걸)·파검(양조위)·비설(장만옥)은 왕을 향해 다가가지만 국가 안정을 위해 영정의 존재가 필요함을 깨닫고 결국 암살을 포기한다는 줄거리다. 뛰어난 영상미와 색채의 상징성 등 예술적인 측면에서 과소평가할 수 없는작품이지만,국가를 위해 개인을 희생시키는 내용과 압도적인 물량·인력 투입으로 엮어내는 거대한 스케일은 분명 ‘위대한 중국’에 초점을 맞추었다.할리우드의 미라맥스가 수입해 전세계에 배급되는 이 영화에,중국이 아시아사상 최대 규모인 제작비 3500만달러를 전액 투자한 이유를 알 만하다. ●스타 배우와 유명 감독…뭘 말하고 싶었나 공동 기자회견 전날 따로 가진 인터뷰에서 장 감독은 “어릴 때부터 무협영화를 좋아해 꼭 찍어보고 싶었다.”면서 “무(武)보다는 협(俠)을 강조해 사람의 도리를 그렸다.”라고 의도를 밝혔다.이안 감독의 ‘와호장룡’의 신화를 이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기적을 바라지는 않지만 영화산업에 공헌하기를 바란다.”고 대답했다. ‘화양연화’에 이어 또 비운의 연인이 된 양조위와 장만옥은 “우리는 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한다.”며 팀워크를 과시했다.“말 없이 고통 속에 사는 ‘영웅’의 파검이 내 성격에 맞는다.”는 양조위는 고독이 서린 이미지 그대로였다.‘여장부답게’ 사자머리로 나타난 장만옥은 “‘열혈남아’에서비로소 연기에 눈을 떴지만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배우로서의 욕심을 보여줬다. 생각보다 귀여운 외모의 이연걸은 “좋은 폭력도 있다는 것이 영화의 주제”라고 액션배우다운 해석을 내렸다. 아시아 최고 스타들과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휩쓴 특급 감독의 만남.과연중국 정부가 바라는 대로,전세계에 중국의 힘을 알리고 돈도 끌어모을 수 있을까. 20일 현지 개봉을 시작으로,국내에서는 내년 1월말쯤 진나라 병사의함성이 울려퍼질 예정이다. 베이징 김소연특파원 purple@
  • 예술의전당 21일부터 ‘팝아트’ 전-여배우 얼굴 사진 햄버거 광고

    마르셀 뒤샹은 1917년 남성용 변기를 ‘샘’이란 제목으로 출품해 ‘미술작품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뒤샹의 주장은,비록 기성품이라도 화가가 선택한 순간 그것은 작품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40년 뒤 그의 철학을 뒤따르기라도 하듯 ‘팝아트’가 탄생했다.1950년대 중반 영국에서 시작된 이 미술운동은 60년대 미국으로 옮겨가,유명 배우의 사진을 복제하거나 코카콜라·햄버거등 광고 이미지를 확대·축소해서옮기고,신문을 이용한 이미지 작업,만화 확대 등을 일삼았다. 60년대 팝아트의 대표주자인 앤디 워홀은 작업장을 ‘공장’이라고 부르고,제 작품을 ‘생산’되어 판매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고급예술과 저급예술의 경계가 무너졌고,‘공장’에서 실크 스크린으로 수백장의 판화를대량 생산했다.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기본 구조로 하는 번영의 미국,상업문화가 확산되던 60년대를 그대로 반영한 셈이다. 예술의전당은 21일부터 내년 2월9일까지 ‘팝아트’전을 연다.1960년 초에서 75년까지의 작품들로,앤디 워홀·로이 리히텐스타인·멜 라모스·제임스로젠퀴스트·에드워드 류세이·로버트 라우젠버그·짐 다인 등 주요 작가 12명의 작품 52점을 전시한다.추상표현주의에서 영향을 받고,그후 극사실주의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조성문 전시사업담당은 “팝아트의 진수만을 모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팝아트의 다양한 측면을 총체적으로 맛보는 최초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입체파·야수파 등 20세기의 다른 미술운동과 달리 팝아트가 특정한 스타일로 규정되는 운동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양한 접근방식을보여주는 일이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국내에서 팝아트는 90년대 초·중반 두 차례의 ‘앤디 워홀’전을 통해 알려졌다. 이번 전시품은 사우스플로리다 대학과 마이애미 대학의 미술관 소장품이 주가 된다.사우스플로리다 대학은 70년부터 ‘그래픽 스튜디오’에서 입주작가 프로젝트를 운영했는데,워홀·라우젠버그·로젠퀴스트·다인·라모스·리히텐스타인·류세이 등이 입주해 작업했다.휴양지 마이애미에 작업실을 두고독자적으로 작업한 작가들의 작품은 자연스레 마이애미 대학에서 소장했다고. 팝아트의 본산인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작품을 대여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주요 작가의 작품들이 이번에 대거 전시된다.1964년 아르투로 쉬와르즈의 ‘국제 현대판화 선집’에 든 작품 가운데 워홀의 ‘꽃’‘마릴린’‘리즈’‘모택동’,모라스의 ‘라마’,리히텐스타인의 ‘쉽보드 걸’‘핑커 포인트,초상화에서’등을 감상할 수 있다. 조성문씨는 “현대는 IT(정보통신)를 중심으로 60년대와 비슷한 역동적인사회적 변동이 이루어져 ‘브로드 밴 에이지’로 불린다.이런 시기에 미술은 어떤 조형예술을 보여줘야 하는가를 생각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팝아트는 1960∼70년대에 국한된 ‘박제’인가.그렇지는 않은 것같다.1980년대부터 사우스플로리다 대학의 그래픽스튜디오는 제2의 전성기를 누린다고 한다.82년 라우젠버그·다인이,87∼89년 리히텐스타인이,90년에는 구소련의 작가들이 입주해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팝아트의 ‘세례’를 받은 극사실주의를 비롯한 수많은 현대 작가들이 ‘일상성’에 주목한 팝아트의정신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02)580-1510. 문소영기자 symun@
  • [씨줄날줄]朴壽根

    미술품 경매에서 신기록 소식이 들려 올 때마다 작가의 생전 삶을 떠올리게 된다.빈센트 반 고흐(1853∼1890).‘해바라기’ 3629만달러, ‘자화상’ 7150만달러,‘닥터 가셰의 초상’ 8259만달러의 낙찰가가 보여주듯 세계 미술시장의 최고 인기 작가이지만 그의 삶은 외롭고 가난한 것이었다.피카소(1881∼1973)처럼 장수하며 부와 명성을 흠뻑 누리다 간 작가와 달리 고흐처럼 짧은 삶을 고통 속에 살았던 예술가에 대한 사후 열광은 인생의 아이러니와 미술 비즈니스의 비정함을 일깨운다. 박수근(朴壽根·1914∼1965)의 경우도 마찬가지다.지난 3월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그의 유화 ‘겨울’은 57만달러(약 7억 5000만원)에 팔려 한국현대미술 해외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지난 5월 서울옥션 경매에서는 유화 ‘아이업은 소녀’가 5억 500만원에 낙찰돼 국내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또한 지난 12일 경매에서는 유화 ‘노상’이 5억원에 팔렸는데 3호 조금 넘는 작은 작품 크기로 볼 때 이 또한 기록적 액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초등)학교 학력의 독학 화가였던 박수근은 평생 궁핍한 생활을 벗어나지 못했고 술로써도 고독을 다스리지 못해 51세로 짧은 생을 마쳐야했다. 말년의 그는 서울 반도호텔에 있던 화랑에 소품을 납품해 끼니를 이었는데 이는 한국적 정서를 담은 그의 그림들이 주한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그의 편지 글을 보면 당시 그의 그림 값은 대개 50∼60달러였고 아주 드물게 100달러짜리가 있을 정도였다.현재 경매시장에 나오는 박수근의 그림은 대부분이 이 때 외국인들 손에 넘어간 것들이니 그 차익은 탄식을 절로 나게 하는 수준이다. 지난 10월엔 고향인 강원도 양구에 박수근미술관이 문을 열어 그나마 불우했던 삶을 보상해 주나 싶었다.그러나 유족에게도 남은 그림이 없고 뒤늦게사들이기엔 너무 고가가 돼 버려 그의 유화를 한 점도 확보하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렸다.이번 경매 작품이 혹시 박수근미술관으로 가는 것인지 알아 봤으나 그것도 아니라는 대답이 돌아왔다.단 한 점의 그림을 원작자에게 되돌려 주는 일이 그토록 어려운 일일까. 신연숙논설위원 yshin@
  • 미술/오귀스트로댕 外

    ■ 오귀스트 로댕:위대한 손 2월26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02)368-1516.미국 브루클린미술관·필라델피아미술관·올브라이트 녹스 아트 갤러리등이 소장하고 있는 로댕의 조각 65점,드로잉 6점,자필 편지 3점. ■ 이말연 초대전 13∼19일 아신갤러리(051)747-2588.빨래판을 캔버스삼아망사를 덮은 뒤 여인의 누드와 달을 그린 유화.인간의 진한 고독을 표현. ■ 정임성전 15일까지 서울갤러리(02)2000-9738.토끼장 닭장 등 향토성 짙은 온실풍경. ■ 추상화의 이해 1월31일까지 성곡미술관(02)737-7650.김환기 이항성 남관이응로 오수환 권영우씨 등 작가 40명이 193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한국 추상화 전반을 보여주는 자리. ■ 동거동락전 28일까지 박여숙화랑(02)544-2500.개관 19년 기념전.김종학김강용 김태순 정종미 서정국 남춘모 이진용 박용남 이영섭 이헌정 임만혁등 23명 참여.12일 오후6시 자선경매전. ■ 밀레의 여정 14일∼3월30일 서울시립미술관(02)2124-8991.밀레의 유화 데생 판화 80여점과 고흐,세잔 등 밀레와 관계가 있는 작가의 작품 70여점.
  • 남과여/달라진 직장내 커플 풍속도

    ‘컴퍼니 커플(Company Couple)을 아시나요?’ 대학가의 ‘캠퍼스 커플’처럼 직장내 커플을 지칭하는 말이다.이 사내커플들의 풍속도가 최근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사내에서 연애한다는 사실을숨기며 몰래 데이트를 즐기다가 결혼 직전에야 밝히던 예전 선배들과 달리신세대 사내커플들은 연애할 때부터 당당하게 공인받기를 원하는 것. 이들은 “대학때 보면 캠퍼스 커플이 학교 생활에 더 충실했다.”면서 “사내커플도 회사생활에 활력이 되고 있으며 이를 굳이 숨겨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예찬론을 펼친다. “팀원들이 눈치채기 전에 먼저 털어놨어요.사귀는 사람이 있으면 자랑하고 싶은 게 당연하잖아요?” 광고대행사에 근무하는 이유미(25·여)씨는 입사 동기와 1년 전부터 교제중이다.동기모임에서 가까워진 두 사람은 사귄 지 한달만에 사내에 ‘자진신고’했다.사내커플임을 알려 다른 사람들에게 눈독 들이지 말라는 의사표시를한 것.그는 “동기 중에서 2쌍 정도가 공공연하게 데이트를 즐긴다.”면서“구체적인 결혼계획은 아직 없지만 회사생활에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정인현(30)씨와 윤선옥(29·여)씨 또한 사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3년째 커플.교제가 오래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려졌다. 윤씨는 “인현씨가 후배였기 때문에 약간 갈등했지만 사람이 마음에 드는데 회사내 교제라고 마음 속에서만 삭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사내커플이 많아 소문이 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 리쿠르팅업체 ‘잡 코리아’가 미혼 직장 남녀 403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0%가 사내커플을 찬성했으며,32%는 실제로 사내연애를 해본 적이 있다고 대답해 달라진 현상을 그대로 보여줬다.‘연애는 곧결혼’이라고 생각하는 기존 가치관이 부서지고 ‘연애는 펀(fun)’으로 받아들이는 신세대의 삶을 잘 반영하고 있다. 또 사내커플은 라이프스타일이 비슷해 서로를 잘 이해하며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이를 반영하듯 주5일 근무제를 채택한 은행가,오후 3시에 기본업무가 끝나는 증권가 등에서는 사내커플이 더욱 유행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은행가에서는 같은 은행에서의 결혼을 ‘대체방’,다른 은행원과의 결혼을 ‘교환방’(방이란 영수증에 찍는 고무도장)이라고 부르며,증권가에서는 ‘자전거래’라는 은어를 사용한다. 해외업무가 많은 삼성 SDS의 오윤정(26·여)씨 또한 같은 팀에서 근무하는김영곤(28)씨와 열애중이다. 오씨는 “일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는 직업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내에서 상대를 구하게 됐다.”면서 “회사생활에 성실한지,주변 동료들의 평가는 어떤지,사생활이 어떤지 등 그에 관한 모든 것을 파악한 뒤 사귀는 것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내커플을 부정적인 눈으로 바라보던 회사 측 시선도 새로운 흐름에 맞춰바뀌고 있다.모 자동차 사장은 지난 9월 사내커플이 낳은 아이에게 화환과 특별 금일봉을 선물해 ‘사내커플 뚜쟁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굿모닝·신한증권은 합병후 일어난 양쪽 출신의 미묘한 신경전을 없애고자 ‘사내커플’을 치료약으로 내놓았다.굿모닝·신한증권으로 각각 입사한 사원들이 결혼하면800만원 정도의 포상금을 주기로 한 것.관계자는 “회사에서 사내결혼에 관한 방침을 내놓은 뒤 사내 분위기가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즐거워했다. 그러나 공인된 사내커플이 결혼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으레 문제가 생긴다.1년 정도 사내연애를 한 김모(27·여)씨는 애인과 헤어진 뒤 “의존적이고 사생활이 문란하다.”는 어이없는 뒷소리를 들었다.김씨는 “형편없는 여자로 치부돼 오랫동안 힘든 시기를 보냈다.”면서 “사내커플일수록 상대방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사내커플이 이혼을 할 때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자칫하면 한 사람,특히 여자가 회사를 떠나야 할 상황에 놓이는 일이 대부분이고,그냥 회사에 남더라도 곱지 않은 눈초리는 감수해야 한다. 무역회사에 7년 동안 근무한 이모(34·여)씨는 지난해 이혼과 동시에 사표를 썼다.사내부부이던 그는 “이혼한 남자와 한 회사에서 근무할 자신이 없었다.”면서 “우리의 불협화음이 알려지자 회사에서도 은근히 퇴사를 종용했다.”고 씁쓸해했다. 김현미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사내연애 금지는 남성위주 조직문화의 한 예”라면서 “90년대 이후 많은 여성이 사회에 진출했고,이성이 함께 일하다 보면 로맨스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아울러 사내커플 유행의 이면에는 맞벌이를 원하는 신세대의 금전관,대등한 관계를 원하는 남녀평등의식 등 복합적인 사회상을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직장내 커플 이것은 지켜라 사내커플이 성공하려면 지켜야 할 수칙은 무엇일까? 결혼정보회사 듀오(www.duonet.com)의 사내커플 매니저들에게서 노하우를 알아보았다. ●업무상 질투는 ‘쥐약’ 사내커플에게 질투는 절대 금물.상대방이 자신보다 먼저 승진했다거나,회사에서 더 인기가 높다,회사 정보에 더 빠르다는 등의 이유로 질투하거나 열등감을 갖는다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다. ●근무시간에는 ‘등’을 돌려라 개인적인 일로 직장에서 상대방의 시간을 빼앗거나 업무에 지장을 주지 말아야 한다.조직의 일에 충실할 때 사내커플이 더욱 빛나는 법.또 회사내에서 지나치게다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좋지 않다. ●입에 자물쇠를 채워라 커플간에 나눈 대화는 그야말로 둘만의 비밀이어야 한다.함부로 발설했다가는 아무리 소소한 얘기라 할지라도 소문이 돌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상대방에게도 ‘입이 가벼운 사람’으로 찍히기 쉽다. ●매일 1%씩 몸값을 올려라 사내커플은 외모와 능력 향상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내 얼굴이 곧 상대방의 얼굴이요,상대방 모습이 곧 내 모습이기 때문.경제력·건강·이미지 관리,특정 분야에 관한 지식 등 한가지를 택해 1%씩이라도 가치를 높이게끔 노력하라. ●가끔은 ‘홀로’ 고독을 씹어라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도 너무 달라붙어 있으면 시들해지기 쉽다.때때로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며 사색을 즐겨라. ●직장동료들과 친해져라 주변 사람들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특히 사내에서 인지도가 높고 평판이 좋은 사람을 확실하게 아군으로 만들도록.평소 인간관계를 탄탄하게 다져놓아야 나중에 결혼에 골인하지 못해도 좋지 않은 뒷이야기를 막을 수 있다. 이송하기자
  • 새음반

    ●The best of bevinda-em caminho 국내에 포르투갈 음악 ‘파두’ 붐을 일으킨 베빈다의 첫 베스트 앨범.부제‘em caminho’는 ‘여정’이라는 뜻.KBS2 드라마 ‘고독’에 삽입된 ‘Amadeu’ 등 15곡.이클립스 뮤직. ●Natural 한국에서 발매된 일본의 팝 재즈 보컬리스트 치에 아야도의 첫 앨범.‘Woman of ireland’ 등 15곡.스톰프뮤직. ●Promise me the moon 덴마크 싱어송라이터 로라 일리보르그의 국내 첫 앨범.‘BA DU DA’ 등 13곡.헉스뮤직.
  • 미녀 톱스타 “아 옛날이여”/채시라.전도연.김혜수 드라마서 고전

    방송사들이 고민에 빠졌다.미녀 톱스타들에게 거액의 출연료를 주고 줄줄이 영입해 드라마를 만들었지만,시청률이 영 신통치 않은 데다 안티 팬들까지시비를 붙어 사면초가에 갇힌 형국이다. ●미끄러지는 스타들 MBC는 10월 말 시작한 주말극 ‘맹가네 전성시대’에서 ‘채시라 효과’를잔뜩 기대했다가 도리어 혼쭐이 났다.겨우 13%선을 들락거리는 저조한 시청률에,드라마 홈페이지에 폭주하는 ‘안티 채시라’팬들의 반발 때문.이에 따라 제작진은 11월 중순부터 아예 대본을 수정,당초 예정된 채씨의 출연분을절반이나 줄이는 강수를 택했다. SBS 수목극 ‘별을 쏘다’도 5년만에 안방극장을 찾은 전도연을 내세웠지만 시청자 반응은 냉담하다.전씨에게 회당 700만원의 개런티를 주느라 총 출연진을 7명으로 줄이는 등 다른 제작비를 대폭 삭감했지만 시청률은 14% 안팎으로 저조하기만 하다. KBS2 수목극 ‘장희빈’도 주연배우 김혜수의 섹시한 몸매를 최대한 활용,목욕 신 등을 삽입해 눈길을 끌려고 했으나 선정성 시비에만 휘말렸다.또 이미숙을 내세운 같은 방송사의 월화극 ‘고독’은 한자리 수 시청률을 면치못하는 형편이다. ●이름값, 시청률과 무관 홈페이지에 오른 팬들의 성토는 ‘배역이 어울리지 않는다.’란 게 대부분.30을 넘긴 배우들이 나이에 맞지 않게 ‘예쁜척’‘귀여운 척’하는 게 영보기 민망하다는 반응이다.나이에 맞는 배우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나이에 맞는 배역이 생기도록 드라마 소재가 풍부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 방송사 PD는 “방송사상 스타 이름만으로 성공한 드라마는 전례가 없을정도”라면서 “이름값이란 그저 드라마 시작 전 관객들의 주의를 끄는 효과만 가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가뜩이나 연기자의 고액 출연료로 드라마에 대한 시선이 곱지않은 만큼 특정 연예인에 대한 ‘기대’는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고 덧붙였다.이를 반영하듯 ‘마징가’라는 아이디의 한 시청자는 “고액 스타에 연연하는 방송사들의안일한 행태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현진기자
  • 네티즌 마당/한국의 딩크족, 그들은 누구인가

    “아이가 귀찮은 게 아닙니다.우리 둘의 삶이 너무나 소중해서….” 인터넷에 개설된 한 딩크족 카페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문구다.딩크족,우리 주변에서도 더이상 낯설지 않은 말이 되었다.딩크(DINK)는 ‘Double Income, No Kids’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자식은 갖지 않는다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다.그들은 배우자의 자유와 자립을 존중하며 직업에서 삶의 보람을 찾으려 한다.또 돈을 모으고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자식은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한국에서 딩크족이 자리잡게 된 데에는 좀 색다른 배경이 있다.IMF 구제금융의 한파가 젊은 부부들에게 딩크족이 될 것을 강요하다시피 했다.맞벌이를 해야만 가정을 지탱할 수 있었던 시기에 자녀 양육은 두려운 일이었다.그렇게 떠밀리듯 탄생한 한국의 딩크족은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된 뒤에도 계속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딩크족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애로사항도 토론하는 다음의 딩크카페(cafe.daum.net/dink)에 가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일단을 볼 수 있다.●이 세상,혼자 버티기도 버겁다 딩크족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삶의 방식에 당당하다.아이를 갖는 것과 갖지않는 것은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일 뿐이라며,딩크도 건강한 삶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노후의 고독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이를 갖는 것보다,지금 아이가 없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이 훨씬 더 가치 있다고 거침없이 토로한다. “짧게 한 줄로 한다면 저와 가장 많이 닮은 아이를 우리나라에서 살게 하고 싶지 않다는 거지요.어릴 때부터 막연히 그런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나중에 내가 크면 세상은 많이 바뀌어 있겠지….’했습니다.어른이 된 지금 지하철 플랫폼에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른 채 서 있는 기분.갑자기 밀리는 인파에 어디론가 함께 휩쓸려 버릴지도 모를 것 같은 불안감.그 속에 저 혼자 버티고 있기도 힘들거든요.하루하루 행복과 불행의 만감이 교차하며 살아가지만,만약 아이가 있다면 바쁘게 손잡고 걸어가다 보도블록을 비집고 피어나는 이름 모를 풀들을 바라볼 마음의 여유가 있을까요?” ●내 꿈을 위해서라면 “만약 내가 부자라면 아이를 낳았을 것이다.아이 말고도 나의 취미생활에돈을 쏟아 부을 수 있을 테니까.나에게 취미생활은 곧 인생이기 때문에 절대 포기가 안 된다.부자가 아닌 이상 지금의 시대는 아무리 돈을 잘 벌어도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아이를 낳으면 평생을 그 아이만을 위해서만 살아야 한다.내 꿈도 접고 말이다.그렇게 한다고 해서 내가 나이 들면 아이가 나를 모실 가능성이 있나.희박하다.어디 그뿐인가.타락한 세상이라서 아이도 분명히 타락할 것인데,무엇 때문에 그런 아이를 위해서 내 인생을 포기할 것인가.차라리 내 아이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 사는 게 더 낫다.” ●나는 이대로가 행복하다 “지금 당장은 걸릴 것 없이 행복하지만 이담에도 과연 후회하지 않을지는사실 저 자신도 모릅니다.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기 없이도,아니 아기가 없기에 지금 우린 충분히 행복하다는 것이지요.전 이렇게 생각해요.노후에 찾아올 외로움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지금의 행복을 지키는 게 더 가치 있다고.현재의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다 보면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줄어들게 되지않을까요? 나무 하나만 보기보다는 숲을 보듯이….딩크로 사는 것,우린 단지 남들과 좀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은 아니잖아요.분명 다른 것과 틀린 것은 차이가 있다고 봐요.” ●물론 고민도 있다 딩크족이나 딩크족이 되려는 부부들의 발목을 잡아당기는 것은 역시 노후에 대한 걱정이다.노인이 돼 찾아올지 모르는 고독과 아이를 낳기에는 늦은 나이에 생각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바로 그것이다.또 시댁과의 갈등,주변의 걱정 섞인 시각도 부담스럽다고 밝힌다. “아직도 확신이 서지 않아요.정말 둘이서만 살아도 늙어서 후회하지 않을까.떠밀려서 딩크족처럼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올해로 결혼한 지 만 10년.둘 다 이상이 없다지만 지금까지….물론 병원·한의원·침술원 다 다녀봤습니다.그러다 어느 순간 생각을 바꾸기로 했습니다.이제는 아이가 없어서 오히려 편하고 자유롭다는 생각이 더 커지더군요.둘만 살다 보니 경제적으로도여유가 많이 생깁니다. 여행도 다니고 강아지도 키우고 불편함이 없지만 나이 들어후회하게 될지몰라 고민 중이랍니다.지금 이대로 난 행복한데.나의 선택에 자신감을 갖고싶어요.내게 딩크족 자격이 있나요?” 이호준기자 sagang@
  • 에디트 피아프 - 절망·고독·사랑을 노래한 피아프

    빛나는 카리스마로 관객을 압도한 무대 위의 피아프,그리고 평생 절망과 고독 속에서 완벽한 사랑을 찾아 헤맨 무대 밖의 피아프.프랑스 소설가 실뱅레네의 ‘에디트 피아프’(신이현 옮김,이마고 펴냄)는 그 전설적인 샹송가수의 두 모습 중 무대 밖 피아프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부모의 외면 속에 피아프는 술주정뱅이 외할머니,매음굴을 운영하는 친할머니 집을 전전했으며 각막염으로 몇년 동안 맹인생활을 하기도 했다.노래 몇곡에 사람들이 던져주는 동전으로 그날그날 살아가던 피아프는 카바레 사장루이 르플레의 눈에 띄어 카바레 무대에 서게 되고,작은 새라는 뜻의 ‘피아프’라는 이름도 얻는다. ‘샹송의 여왕’ 피아프는 언제나 사랑을 꿈꿨다.하지만 그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다.주위 연인들은 단지 피아프의 명성을 이용하거나,피아프에 기대어 편안한 한때를 보내려는 남자들이 대부분이었다.보잘 것 없는 부두노동자이던 이브 몽탕과 작은 카바레를 전전하던 조르주 무스타키 등은 그녀의 보살핌에 힘입어 당대 최고 가수로 발돋움했다. 비행기 추락사고로 죽은 연인 마르셀 세르당을 위해 직접 가사를 쓰고 부른 ‘사랑의 찬가’,이브 몽탕과의 사랑이 빚어낸 ‘장밋빛 인생’ 등 피아프의 노래를 들으면 영혼의 상처를 입어본 사람만이 표현할 수 있는 인생에 대한 처절함을 느끼게 된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 “젊은이들 멋지게 사랑 표현하며 살길”영화’죽어도 좋아’주인공 박치규.이순예 부부

    “젊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우리 부부를 부러워했으면 좋겠습니다.” 세차례 심의 끝에 18세 관람가로 새달 6일 개봉하는 영화 ‘죽어도 좋아’의 주인공 박치규(73)할아버지와 이순예(71)할머니가 지난 26일 오후 시사회장에 처음으로 모습을 나타냈다. 젊은 관객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할아버지는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멋지게 사랑을 표현하며 살았으면 한다.”며 웃었다.“조금은 부끄럽다.”는 할머니는 “사랑도 좋지만 건강을 챙겨라.”라는 덕담을 건넸다. 이들이 처음 박진표 감독을 만나게 된 것은 박감독이 PD로 있던 경인방송의 다큐멘터리 ‘사랑’에 출연하면서.박감독은 재미있게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데뷔영화로 선택했다.“태어나서 이런 영광이 없다.”며 흔쾌히 출연을승낙한 할아버지와는 달리,할머니는 조금은 망설였다.“자식들 보기도 사실좀 부끄럽잖아요.하지만 영화를 제대로 해석하면 그렇지 않다고,걱정하지 말라고 말했죠.대박 터질 영화라고.(웃음)” 박치규 할아버지는 6·25 참전용사로 첫번째 아내를 잃고독신으로 살다 2년 전 할머니를 만났다.젊을 때는 가수가 꿈이었다고.이순예 할머니는 경기민요의 전수자로 후학을 양성하던 소리꾼 출신이다. 두 사람은 영화에서처럼 우연히 공원에서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하나부터 열까지 다 좋아서 이런 연분이 있을까 해요.하다 못해 노래자랑도 혼자 나가면 안 되지만 같이 나가면 인기상이라도 타는데요.” 할머니의 모든것이 좋다며 연신 웃는 할아버지.할머니는 이런 할아버지의 유머감각이 좋단다.“재미있는 표현,웃기는 소리 잘해요.정도 많고.젊은이들도 하기 어려운애정표현을 잘하는 것도 좋고요.” 기회만 된다면 또다른 영화에 출연해 “멋드러진 배우”가 되고 싶다는 부부.영화 속 모습 그대로 사랑을 키워가는 이들은 정말 천생연분인 것 같았다. 김소연기자 purple@
  •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 내한 ‘러시안 햄릿’ 등 3편 선보여

    보리스 에이프만(56)은 오늘날 가장 성공한 러시아 안무가로 꼽힌다.그런 그를 ‘틈새’전략으로 성공한 안무가라고 부르면 실례가 될까? 에이프만은,‘지젤’과 ‘백조의 호수' 등 세계 정상인 볼쇼이나 키로프 발레단의 고전 레퍼토리와의 경쟁을 일찌감치 포기하고,창작적 실험을 거듭하며 러시아 현대발레의 기수로 우뚝선 인물이다. 활동 초기 옛 소비에트정부로부터 사회주의적 예술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몇차례 경고를 받았음에도 그는 발레에서 ‘모험’을 그치지 않았다. 그러나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고 4년이 흐른 1995년,정부로부터 ‘러시아의 국민적 예술가’란 최고의 찬사를 받아냈다.국제적으로 명성을 날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국내에서 인정을 받은 셈이다. 에이프만은 바가노바 발레 아카데미,키로프 발레 학교,말리 오페라 발레 극장 등에서 안무가로 경력을 쌓았다. 지난 75년 키로프 발레단에서 ‘불새’를 안무하면서 일약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77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을 만들어 87년부터 뉴욕, 파리, 런던 등 문화 중심지에서 해마다 공연하고 있다. 에이프만이 자신의 발레단을 이끌고 네번째 방한하여 새달 3일부터 전국을 순회한다.이번엔 ‘러시안 햄릿’‘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돈키호테’를 선보인다.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서울공연에서는 3편을 전막공연한다. 러시안 햄릿’(1999)은 18세기 중엽의 러시아가 무대.유럽 황실들의 세력에 맞서 정치적 강국으로 키우고,문화와 경제를 부흥시킨 예카테리나 여제는 방탕한 황제인 남편 표트르 3세를 암살하고 권좌에 올랐다.살해 장면을 목격한아들 파벨 1세는 황제로 등극한 뒤에도 내내 불안한 인생을 살아 일명‘러시안 햄릿’으로 불리웠다.에이프만은 이를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냈다.3∼5일 오후8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1995)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원작이다.아버지 표도르와 삼형제의 이야기로 인간에 관한 심오한 철학과 종교, 장대한 스케일을 에이프만이 두 시간짜리 무용으로 압축했다.6일 오후8시,7일 오후4시. ‘돈키호테’(1994)는 세르반데스 원작과는 조금 다른 내용이다.정신병동에 수용된 기이하고 가련한 환자들 가운데는 자신이 스페인 기사인 ‘돈 키호테’라 믿는 몽상가가 있다.그의 무의식과 환상을 정신병동의 고독과 처절한 현실에 대비시켰다.8일 오후 3시·7시. 에이프만 발레단의 내한은 지방의 발레애호가들에게 특히 반가운 소식이 될 것 같다.일정은 전주 소리문화의 전당이 9일 ‘러시안…’과 10일 ‘카라마조프…’,울산 현대예술관이 11일 ‘돈키호테’,대전 대덕과학문화센터가 12일 ‘러시안…’,춘천 문화예술회관이 14일 ‘러시안…’과 15일 ‘까라마조프…’,의정부 예술의전당이 17일 ‘까라마조프…’를 무대에 올린다.LG아트센터 주최, (02)2005-1426. 주현진기자 jhj@ ■에이프만 발레 왜 인기있나 보리스 에이프만이 안무한 작품은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발레 스타일로 꼽힌다.이유는 간단하다.무슨 얘기를 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데다 볼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무용평론가 문애령씨는 “에이프만의 발레는 인간을 자극할 수 있는 무용의 다양한방식을 혼합해 대중적인 교감을 끌어낸다.”면서 “관객의 취향에 맞춰 볼거리 중심의 발레를 만들기 때문에 개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절하되기도 한다.”고 평했다. 에이프만의 작품에는 고전 발레가 갖는 확실한 줄거리와 무대 효과를 십분활용하는 스펙터클한 장치들이 있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발레교육으로 다진 무용가들의 기교를 100% 활용한 테크닉도 돋보인다.현대발레처럼 인간의 몸 이외에 기구를 사용한 표현력도 강조한다.볼거리와 ‘신파적’이기까지 한 감성,그리고 기교가 어우러져 관객들이 지루해할 틈이 없다는 것이다. ‘러시안 햄릿’은 줄거리를 미리 알지 못해도 이해가 어렵지 않은 작품.예카테리나 여제의 치세를 나타내는 거대한 황금빛 태양 등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장치부터가 압도적이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은 무용수들의 몸 동작에서 눈을 뗄 틈이 없으며,‘돈키호테’는 화려한 풍경,무대연출,의상,테크닉 등 관객으로 하여금 재미를 느끼게 하는 요소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주현진기자
  • 한국의 포레스트 검프 ‘마라톤맨’

    “달리다 보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여러번 찾아오기도 하지만 그 고통을 넘기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감과 자신감을 얻습니다.” 마라톤 입문 1년여만에 100㎞ ‘울트라 마라톤’을 두번이나 완주,우승까지 차지한 LG상사의 ‘마라톤맨’ 김광호(사진·37)씨.회사내에서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으로 통하는 김씨는 취미삼아 시작한 달리기에 빠져 매일 12∼13㎞의 고독을 즐기는 ‘마라톤 마니아’다.물류팀 소속인 김씨는 지난해 6월 직장상사의 권유로 달리기를 시작했다.그동안 42.195㎞ 마라톤 풀코스를 4번이나 완주했고 지난달 열린 춘천마라톤대회에서는 대회 참가 두번째만에 2시간57분이라는 뛰어난 기록을 세웠다.김씨의 ‘두번째’ 도전은 울트라 마라톤.일반인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100㎞ 달리기다. 지난 5월 포항에서 열린 대회에 첫 출전,13시간17분50초만에 완주한데 이어 지난 3일 ‘제3회 서울 울트라마라톤대회’에서는 기록을 무려 4시간40여분이나 앞당겨 8시간39분49초에 완주,청년부 1위에 올랐다.울트라 마라톤을 ‘재미있다.’고 표현한 김씨는 “마라톤을 하면서 회사일과 인간관계 등 모든 면에서 많은 것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작가의 정체성은 변할 수 있다”韓·日 문학심포지엄-‘만남과 소통’

    ‘한·일 양국의 문학은 어떻게 만나고 또 소통할 것인가.’ 이런 주제를 내건 제6차 한·일 문학심포지엄이 양국에서 많은 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4∼6일 강원도 원주의 토지문화관에서 열려 진지한 토론과 대화가 이뤄졌다. 문학과 지성사가 주관한 이 행사에는 한국 측에서 소설가 박성원·신경숙·윤대녕·정영문·조경란·하성란과 평론가 김병익·최성실·김동식·김태환,시인 나희덕·함성호 등이 참가했다.일본 측에서도 소설가 쓰시마 유코(津島佑子), 지노 유키코(芽野裕城子), 나카가미 노리(中上紀), 나카자와 케이(中澤)호시노 도모유키(星野智幸), 마쓰우라 리에코(松浦理英子)와 시인인 후지이 사다카즈(藤井貞和)등이 참석해 모두 4섹션으로 나눠 진행했다. 양국 작가의 작품을 낭독,분석하고 질의응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심포지엄의 제1섹션에서는 신경숙의 소설 ‘지금 우리곁에 누가 있는 걸까요’와 쓰시마 유코의 ‘아이를 버리는 이야기’를 두고 ▲작품 중 인칭의 적정성과 상징성 ▲소설화한 세계의 진정성과 등가성 ▲설화·민담의 차용이 갖는 의미 등을 두고 진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쓰시마 유코는 “인칭이란 결국 작가의 의식이나 사관의 문제로,우리의 경우 구미 지역과 달리 인칭이 확연하게 구별되지 않는 언어상의 특성이 있다.”면서 3인칭으로 시작한 소설을 1인칭으로 끝낸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신경숙은 “지금도 나는 왜 작품에서 ‘나’로 쓰든 ‘그’로 쓰든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인지를 생각하고 있다.”며 인칭 문제에 관한 고민을 토로했다. 윤대녕의 ‘많은 별들이 한 곳으로 흘러갔다’와 치노 유키코의 ‘플러싱-북경편’을 대상으로 한 제2섹션에서 윤대녕은 “이국적 공간이나 외국을 배경으로 글을 쓸 경우 당연히 현실 거점이 존재해야 하는데,‘플러싱…’의 경우 거점이 공중에 떠있는 것 아닌가.”라며 “이런 경우 작가는 어떤 정체성과 관점으로 글을 써야 하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이에 대해 지노 유키코는 “이탈리아에서 이탈리아 선수로 뛴 안정환이 한국대표인 것은 모두 진실”이라며 “정체성은 복합적이며 바뀔 수 있는 것”이라고답했다. 제3 섹션에서는 조경란의 ‘동시에’와 호시노 도모유키의 ‘독신 귀속’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조경란은 “나의 경우 작품을 통해 전통적 인간관계의 해체와 새로운 인간관계의 형성 사이에 놓인 인간의 절대고독을 말하려고 했다.”며 “호시노씨의 경우처럼 독신을 가족주의의 한 형태로 규정하는 문학적 가정이 생소하기는 하나 그의 ‘독신은 부부관계의 전 단계가 아니라 가족의 한 과정’이라는 주장은 새로웠다.”고 평했다. 이 섹션의 사회를 맡은 쓰시마 유코는 “결혼을 계기로 성립되는 가족이 하나의 이미지로 존재하지 않나 여겨진다.”며 “일본인들의 가족단위에 대한 집착은 한국에서 영향을 받은 유교적 전통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진 제4 섹션에서 ‘기쁘다 구주 오셨네’의 작가 하성란은 자신의 작품에 관해 “중요한 것은 아빠 없이 자라는 애의 혈연관계보다 애가 살아가야할 앞으로의 세상”이라며 “스스로가 처한 현실이 악몽인 상황에서는 일부에서 제기하는 파우스트적 복수조차 무의미하다.”는 말로 절박한 소설의 배경을 설명했다. 심포지엄을 마친 참석자들은 강릉으로 이동해 문화행사를 가졌으며 일본측 참석자들은 7일 일본으로 떠났다. 원주 심재억기자 jeshim@ ■日 여류 소설가 쓰시마 유코 일본의 대표적인 여류 소설가 쓰시마 유코(津島佑子·55)는 “한국에는 정치·사회적으로 앞선 의식을 가진 젊은 작가들이 많다고 느꼈다.”며 “한국 문인들은 그들의 문학을 지켜나갈 힘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한·일 문학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쓰시마는 기자와 만나 “그동안 역사·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을 너무 멀게만 느껴왔다.”면서 양국 문학교류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행사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지금까지 일본 문인들은 구미쪽과의 교류에만 관심을 가져왔다.가까운 한국을 멀게만 인식했으며,한국문학에 대해서도 ‘정치·사상 편향’이라고만 여겼다.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이번에 확인했다.자주 만나면 문학은 물론 마음도 가까워진다. ◆한국문학을 직접 대한 첫 인상은. 소설의 변화와 실체가 가슴에 와닿았다.특히 윤대녕 작가를 통해 ‘분단의식’을 매우 절실하게 느꼈다.분단이 문학뿐 아니라 국민 일반의 정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았다. ◆휴전선에 한번 가 볼 것을 권한다.생각보다 평온하다. 행사 마치고 갈 생각이다. ◆오늘의 한국문학에서 무얼 느꼈는가. 일본 작가들은 현실이나 국제문제에 관심을 가진 소수와 그런 문제의식조차 못가진 다수로 나뉜다.이에 반해 한국 문인 중에는 정치·사회적 문제의식을 가진 작가가 많다.심지어는 연애소설에도 사회적 고뇌가 배어 있다. ◆이걸 한국문학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로 이해해도 되나. 그렇지는 않다.나는 아직 한국문학을 많이 접하지 못했다. ◆지금의 한·일문학은 어떻게 다른가. 일본의 젊은 작가들은 소재를 주로 다른 문화에서 구하는가 하면 설정도 이상한 경우가 많다.예컨대 미혼모 이야기도 그저 유쾌하고 재밌게만 다룬다.독자들의 요구이기도 하다.그걸 한국 작가들이 다룬다면 이면의 고통을 잘 그릴 것이다.또 일본에서는 추리·공상과학 소설을 순수문학과 따로 구분하지 않으나,한국은 구분이 매우 엄격하다.한국 문인들의 순수문학에 대한 열정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오늘도 느꼈지만 한국의 젊은 문인들은 ‘좋은문학’을 두고 항상 고민한다.훌륭한 자세라고 본다. ◆일본문학의 최근 흐름을 소개해 달라. 다른 문화나 해외에서 소재를 구한 작품이 많으나 결코 주류가 아니며,그런 부류가 주류가 돼서도 안된다.이런 경향은 문화적 식민지배를 자초하는 일이다.물론 성실하게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도 많으나 잘 드러나지 않는다.이들이 일본문학의 미래다.아마 초자본주의의 영향 탓일 것이다. 심재억기자
  • 이런책 어때요/ 음악가와 친구들

    천재 음악가들의 ‘기념비적’ 우정의 양태를 조명했다.고독한 성향의 브람스와 격정적인 요하힘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우정을 비롯해 불화와 화해를 반복하면서도 서로의 음악에 공감하고 찬사를 보낸 토스카니니와 푸치니,베토벤의 삶에서 피난처 구실을 한 베겔러,슈베르트를 매독이란 죽음의 길로 내몰아 지탄이 대상이 된 쇼버,거슈인의 명성 뒤에서 묵묵히 그의 이미지를 가꿔준 글랜저 등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각각 자아의 영역을 고수하면서도 음악에서 만큼은 강한 교집합으로 묶을 수있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1만 2000원. ▲음악가와 친구들, 이덕희 지음, 가람기획 펴냄
  • 책/ 삶을 가르치는 은자들, 명상…사색…금욕…인생 밝히는 隱者의 삶

    산업사회를 사는 현대인은 ‘관계의 포로’다.오로지 사회적 관계 속에서만 위치지어지고 명명되고 존재의 의미를 부여받는다.그것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명백한 모독이요,영적인 존귀함에 대한 망각이다.인간 본래의 절대적인 존엄성을 되찾을 방도는 없을까.사람들은 흔히 정신적인 가치에 기대어 고유의 본성을 회복하려 한다.명상을 하고 사색을 하고 나아가 은둔이라는 극단적인 방편을 택한다. ‘삶을 가르치는 은자들’(피터 프랜스 지음,정진욱 옮김,생각의 나무 펴냄)은 역사상 위대한 은자들로 기억되는 이들의 삶을 조명,인생을 바라보는 눈을 밝게 틔어준다. 은자의 역사는 인류의 탄생과 함께 시작됐다고 할 만큼 전통이 깊다.어느 시대건 단독자로서의 은자는 존재했다.노자와 장자가 그랬고 죽림칠현이 그랬다.견유학파(犬儒學派)를 포함한 일단의 소피스트나 오지의 점성술사 또한 은자적 삶을 누렸다.역사 속의 은자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은자들의 삶은 오랫동안 일반인에게 오해를 샀다.“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언적 명령이 그 유력한 근거가 됐다.아리스토텔레스는 교양의 세례를 받은 그리스인답게 “인간의 진정한 미덕은 공동체를 이뤄 사는 것”이라고 했다.하지만 그의 말은 후대 은자들의 실천적인 삶을 통해 수정됐다.특히 견유학파는 문화(nomos)보다는 자연(physis)에 주목함으로써 은자들을 위한 철학의 기초를 마련했다.그들은 문명이 경제적·정치적 안정을 확보해 줄지는 모르지만,그것은 어디까지나 도덕적 고결함을 잃은 대가라고 설파한다. 대부분의 시간을 그리스의 파트모스 섬에서 명상을 하며 지내는 저자에 따르면 은자는 현실도피자도 초월자도 아니다.현실을 바로 알고자 역설적으로 현실과 거리를 두는 ‘자발적 소외자’일 뿐이다.은자들에게 은둔은 의도적으로 선택되는 ‘사회적 활동’이라는 것이다. 은둔은 자신의 정치적인 신념에 따라 선택되기도 하지만 대개는 종교적인 수행과 결합해 이뤄진다.그럴 경우 은둔은 보다 합목적적인 행위로 간주된다.종교적인 영성을 획득해 구원의 빛이 되고자 하는 이들은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동시에그 삶을 드러내지 않는다.이 책에 등장하는 성 안토니를 비롯한 황야의 교부들,라마크리슈나,스트레츠 레오니드,그리고 샤를 드 푸코 등이 대표적인 예다. 황야의 교부들(Desert Fathers)은 사회를 이탈해 인간의 삶터로는 부적합한 곳으로 여겨진 지역에 정착하는 식으로 동시대 사회에 거부를 드러냈다.그들은 초기 기독교 시대에 그리스도가 남긴 ‘사막의 고행’비유에 영향을 받아 사막에서 극단적인 은거를 추구했다.그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인물이 이집트의 성 안토니다.부유한 기독교도인 부모에게서 막대한 유산을 물려 받았지만,그는 성경의 가르침대로 가진 것을 모두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은거생활로 들어갔다.나일강 동쪽 사막 피스피르의 버려진 성채에서 6개월에 한번씩 빵과 물을 공급받으며 사람들과 일체 접촉하지 않은 채 20년 넘게 살았다.그가 추구한 것은 바로 금욕을 통한 참된 인간성의 회복이었다. 이와는 달리 정치적인 소신에 따라 ‘저항으로서의 은거’를 실천한 사람이 미국문학의 고전 ‘월든’(1854)을 쓴 헨리 데이빗소로다.사회문제에 언제나 민감한 반응을 보인 소로는 1846년 7월 멕시코 전쟁에 반대,인두세 납부를 거부한 죄로 투옥됐다.그때의 경험을 토대로 쓴 ‘시민의 반항’(1849)은 훗날 간디의 사상운동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그는 자신이 숲으로 들어간 이유를 “삶을 신중하게 살고 싶고,오직 삶의 가장 핵심적인 것만을 마주하고 싶고,죽음이 다가왔을 때 삶을 헛 살았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기 위해”라고 말했지만 그의 은거는 자신이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사회적 반향을 몰고 왔다.그는 오늘날 활발하게 논의되는 시민불족종과 생태주의 운동에 큰 영감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밖에 현대의 은자로 불리는 토머스 머튼과 로버트 랙스를 소개하면서 현대적 삶에서의 고독과 은둔이 지니는 사회적 의미를 탐색한다.책의 화두인 은둔의 의미는 ‘그리스도교 묵상자’토머스머튼의 말 속에 그대로 녹아 있다.“은둔은 모든 가면과 위선을 벗기는 일이다.은둔은 절대로 허위를 참아주지 않는다.명백한 확언이나 침묵을 제외한 모든 것들은 숲의 고요에 의해 조롱받고 심판받는다.”.1만 1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KBS ‘장희빈’출연 전광렬씨 “카리스마 가진 숙종役 기대하세요”

    “이번 숙종역할은 여태껏 보셨던 것과는 크게 다를 겁니다.” 새달 6일 첫 방송되는 KBS 특별기획 드라마 ‘장희빈’(수·목 오후 9시50분)에서 숙종 역을 맡은 전광렬이 자신이 맡은 배역에 흠뻑 빠져 있다. “이번 숙종은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이 강한 왕입니다.인간적인 정리(情理)와 군왕의 역할 사이에서 번민하는 고독한 남자의 모습이랄까….” 당쟁이라는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인간으로서 살기보다 군왕으로 살아야했던 한 남자의 삶.숙종의 이런 면이 극 ‘장희빈’에서 크게 부각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의 숙종은 여자한테 휘둘리고 당쟁에 휘말려 뜻을 펼쳐 보이지 못하는 유약한 이미지였지요.하지만 이번 ‘장희빈’에 나오는 숙종은 냉철하고 카리스마가 넘칩니다.말도 직접 타고 검술도 연마하는 등 초반에 등장하는 역동적인 모습이 숙종의 강한 면모를 대변합니다.” 드라마에서 숙종은 백성들을 둘러보기 위해 미행에 나서는가 하면,장희빈을 위험에서 구해주는 기사도 정신도 보여준다.그는 드라마에 나올 대사를 잠깐 소개하면서 숙종이 지닌 낭만적인 캐릭터를 살짝 공개했다. “옥정(장희빈)이 숙종에게 ‘주상이 제 몸을 가질 수는 있지만 제 마음을 가질 수는 없어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거든요.그때 숙종은 이렇게 대답하죠.‘내가 임금이긴 하지만 너에게 나의 속내를 다 내 보이노라.’라고요.” 이번 드라마 출연으로 그는 MBC 드라마 ‘허준’ 이후 2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게 된다.허준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다음 작품 맡기가 부담스러워 드라마 공백이 오래 갔다는 것이 그의 설명.대신 그동안 ‘베사메무초’와 ‘2424’ 두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내년초쯤 일본영화 ‘철도원’과 비슷한 이미지의 영화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희빈’이 잘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공전의 인기를 얻은 ‘청춘의 덧’과 ‘허준’ 모두 겨울에 촬영을 시작한 작품이었어요.이번 작품도 겨울에 시작하니까…괜찮지 않을까요?” 주현진기자 jhj@
  • 이런책 어때요 300자 서평/ 요절 - 요절화가 12인 생애 다뤄

    타고난 열정과 치유불능의 고독,감당할 수 없는 광기를 지닌 열두명 요절화가들의 삶의 모습을 담았다.시대의 흐름을 따르지 않고 주제별로 작가들을 분류했다.때문에 ‘동방의 루오’로 호평받던 때 운명의 여인 마사코를 만나 애절한 사랑 끝에 자멸한 이중섭과 신체적 불구를 극복하고 자부심 하나로 세상과 맞섰지만 사랑 앞에 무력했던 손상기가 한 범주에 묶였다.시대는 조선후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공재 윤두서,능호관 이인상,고람 전기의 삶도 다룬다.저자는 “요절은 젊음만이 향유할 수 있는 황홀한 고통의 이니시에이션”이라고 말한다.1만 2000원. ▶ 조용훈 지음 / 효형출판 펴냄
  • 아시안게임/ “동료들 혈서가 큰힘 됐어요”北 함봉실 32㎞부터 독주

    허리에 복근을 눌러준다는 끈을 동여매고 왼쪽 손목에는 동료들이 써준 격문을 감은 북한의 함봉실(28)은 32㎞ 지점부터 갑자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10㎞ 전부터 선두를 다퉈온 일본의 오미나미 히로미(27)를 제치고 내달렸다.당초 34㎞지점부터 스퍼트하기로 작전을 세운 김해 코치가 “무리하지 말라.”고 주문했지만 힘봉실은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나머지 10여㎞는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었다. 2시간33분35초.북한의 함봉실이 13일 열린 여자마라톤 42.195㎞ 풀코스에서 맨 먼저 결승 테이프를 끊었다.이로써 함봉실은 지난 대회에서 김창옥이 이 종목 은메달에 머문 한을 풀며 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20년 만에 북한 육상에 금메달을 안겼다. 일본의 히로야마 하루미(34)는 2시간34분44초로 2위에 그쳤고,오미나미는 2시간37분48초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의 오미자(32·익산시청·2시간42분38초)와 북한의 김창옥(27·2시간43분17초)은 각각 4,5위에 머물렀고 한국최고기록 보유자 권은주(25·삼성전자)는 37㎞ 지점에서 기권했다. 섭씨 20도에 육박하는 다소 더운 날씨 속에 출발한 이날 레이스에서 함봉실은 중반까지 선두그룹의 맨 후미에 붙어 보조를 맞춰갔다.18㎞ 지점을 지나면서 선두그룹에서 리우민(중국)을 시작으로 권은주와 오미자 김창옥 히로야마가 차례로 떨어져 나갔고 22㎞ 지점부터는 오미나미와 함봉실의 2파전으로 경기 양상이 돌변했다. 오미나미의 등 뒤에 바싹 붙어 바닷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10㎞ 정도를 달려 막판 스퍼트를 위한 체력을 아낀 함봉실은 완만한 오르막이 시작되는 32㎞ 지점에서 스퍼트에 나섰고 그것으로 승부는 끝이었다.오미나미는 막판 추격전을 펼친 히로야마에게도 추월당하고 말았다. 부산 이두걸기자 douz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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