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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보이 이완의 완벽한 매력

    요즘 새내기 탤런트 이완(20)의 행보를 보고 있노라면 우후죽순(雨後竹筍)이 따로 없다.이제 막 싹이 돋았나 싶더니 어느새 쑥쑥 뻗어올라 하늘을 찌를 지경이다. 지난해 10월 SBS 수목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신현준의 아역으로 첫 얼굴을 내민 그는 데뷔 5개월만인 지난 3월 KBS 2TV 월화드라마 ‘백설공주’에서 턱하니 주연 자리를 꿰찼다.그러고는 숨돌릴 틈도 없이 지난 24일 첫 전파를 탄 SBS 주말극 ‘작은아씨들’에 곧바로 픽업됐다.인기의 척도인 CF와 뮤직비디오 출연도 따르고 있다.본인조차 어리둥절할 정도의 초고속 성장이다. ●눈동자의 힘 도대체 그의 어떤 매력이 이같은 벼락인기를 가능케 했을까.‘얼짱’에다 ‘몸짱’인 빼어난 외모도 한몫하지만,그의 가장 큰 무기는 프로듀서들조차 앞다퉈 눈독을 들일 만큼 카리스마 넘치는 ‘강렬한 눈빛’이다.그는 고작 2회 출연한 ‘천국의 계단’에서 우수에 찬 눈빛 하나만으로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랐다.그 ‘눈동자의 힘’이 ‘백설공주’에서 한층 탄력을 받았고,‘작은아씨들’에서 다시 한번 빛을 발할 태세다. 그러나 마주앉자마자 들려오는 그의 나긋나긋한 말투.의외였다.‘천국의 계단’에서 보여준 ‘태화’의 고독하고 반항적인 눈빛은 어디로 갔을까.“본래 수줍음을 타는 성격이에요.사람들 앞에서 낯도 많이 가리죠.”머쓱해 하더니 이내 얼굴을 붉힌다.순수함이 묻어나오는 눈빛도 TV화면엔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그러나 정작 본인은 “편안한 연기보다는 시청자들을 긴장시키는 지금의 이미지가 더 맘에 든다.”며 미소 짓는다.연기의 폭이 아직 작은 게 아니냐고 은근히 꼬집었다.“설경구,최민식 선배처럼 눈빛 하나에 ‘희로애락’을 모두 담을 줄 아는 연기자가 되는게 내 꿈이고,이제 그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라며 좀더 지켜봐 달란다. ●대학생 김형수와 연기자 이완 올해로 성인이 됐다.아직 때가 묻지 않아서일까.솔직하고 꾸밈도 없는 대답에 연예인 냄새가 도통 나지 않는다.“본래 연기자는 꿈에도 없었어요.그렇다고 지금 전공(국민대 체육학부 2년 휴학)쪽으로도 관심은 없었죠.공부하기 싫고 대학은 가야겠고…”알려졌다시피 그는 탤런트 김태희(24)의 친 동생.연기를 시작한 계기는 순전히 누나 때문이란다.“‘천국의 계단’ 이장수 감독님이 누나 수첩속에 있는 제 사진을 보고 캐스팅하셨죠.이전까지 한번도 오디션 같은 것을 본적이 없어요.운이 좋았죠.” 그는 그길로 본명인 ‘김형수’를 예명인 ‘이완’으로 바꿨다.그는 틈날 때마다 볼펜을 물고 거울을 본다.“말투에 고향인 울산 사투리 억양이 곳곳에 묻어있어 발음이 약간 새요.연기할때 아직도 카메라가 의식돼 부자연스러운 느낌도 많고요.”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황태자’가 되고픈 ‘삐딱이’ 화제를 여자친구 쪽으로 돌려봤다.“여자친구는 많은데 정작 ‘애인’은 없어요.이상형요? 글쎄,‘얼굴 예쁘고 피부가 하얗고 이해심 많은 여자’쯤 될까요?”누나 얘기 하느냐고 물으니,“정말 그렇네요.우리 누나네요.”(웃음) 그는 어머니와 누나처럼 청순한 스타일의 여성을 만나고 싶단다.그는 ‘작은아씨들’에서 고아출신으로 폭력조직에 몸담았다가 사랑하는 여인(박은혜)을 위해 개과천선하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한다.‘천국의 계단’‘백설공주’에 이어 또다시 여성 시청자들의 연민을 자극하는 캐릭터.“당분간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연기 공부에 몰두할 겁니다.하지만 기회가 되면 모성 본능을 자극하는 역할보다는 좀더 남성적인 카리스마를 보여드리고 싶어요.‘천국의 계단’의 권상우처럼 황태자 같은 역할도 좋지요.”(웃음) 이영표기자 tomcat@ 사진 강성남기자 snk@ ■태희 누나에 대한 안좋은 추억이… ‘남매 연예인은 둘 다 뜨기 힘들다’는 연예가 징크스를 보란 듯 깨버린 탤런트 김태희(24)·이완(20) 남매.특히 과거 ‘김태희의 남동생’으로 불리던 이완은 현재 김태희가 ‘이완의 누나’로 비쳐질 정도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완 본인은 아직도 누나 김태희에 대한 ‘징크스 아닌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있다고 고백한다.“어릴적부터 모든 면에서 누나가 한수 위였어요.얼굴도 예쁘고,공부도 잘하고,성격도 털털하고…암튼 동네에서는 누나 모르면 간첩이었지요.” 그러면서 그는 어릴적 누나에 대한 ‘안좋은 추억’이 있다고 너스레를 떤다.“저도 ‘한’운동 한다고 자부하지만,누나는 운동신경이 제 서너배는 됐어요.달리기는 또래들 사이에서 최고였죠.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태권도로 무장한 누나의 ‘주먹’을 매일 맞고 살다시피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지금은 서로의 바쁜 스케줄 탓에 누나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만나면 자신의 연기 모니터를 해주며 여전히 ‘사랑의 주먹’을 날린단다.하지만 자신이 제일 존경하는 누나이기 때문에 그런 주먹은 맞을수록 행복하다고. “제가 연기자가 아닐 때는 누나의 연기를 보고 ‘별것 아니겠구나’ 생각했어요.그런데 막상 연기를 해보니 누나가 더욱더 존경스러워 지는 거 있죠.특히 ‘우는 연기’와 표독한 ‘눈빛 연기’는 압권이지요.” 열심히 해 누나의 얼굴에 먹칠을 하지 않는 동생이 되겠단다. 이영표기자˝
  • 히스토리채널 4부작-한국의 대통령 역사적 조명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사태를 겪고난 뒤 이 시대에 필요한 대통령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히스토리채널은 4부작 ‘다시 읽는 역사,호외-한국의 대통령’(밤 12시)을 통해 과거 대통령의 모습을 되짚는 시간을 갖는다. 스무살에 근대적 지식인의 길로 들어선 이승만.서른살에 미국으로 첫 외교 길을 나섰고,루스벨트 대통령을 만나 독립 지지를 얻어내는 데는 실패했지만 미국에 남아 공부를 한다.졸업 후 상해 임시정부의 대통령으로 추대되지만 좌익계와 갈등을 낳았고,이후 합작이 아닌 단독정부를 수립한다.미국의 원조로 경제의 기반을 닦았지만,오랜 독재 끝에 4·19혁명으로 하야한다.1부 ‘이승만-최초의 프레지던트’(27일)에서는 여섯번의 결단으로 나눠 통치기간을 조명한다.2부 ‘박정희-냉혹한 불꽃’(6월3일)에서는 박정희의 어린시절부터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심리 분석적으로 다룬다.사범학교 동기를 비롯해 교사시절 제자,5·16에 함께 참여했던 주변인물들의 증언을 토대로 인간 박정희를 살펴본다.3부 ‘고독한 통치자’(6월10일)에서는 대통령이 된 뒤의 박정희의 리더십,결단 등을 어린 시절에 비춰 분석한다.4부 ‘윤보선·장면-270일의 실험’(6월17일)은 처음 시도된 내각책임제의 두 지도자를 ‘갈등과 도전’이라는 주제로 풀어본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책꽂이]

    ●그곳이 멀지 않다(나희덕 지음,문학동네 펴냄)98년 시인에게 김수영문학상을 안긴 시집의 개정판.7년전을 돌아보는 겸허한 마음결을 담은 시인의 서문에다 섬세한 언어감각으로 그린 맑은 서정을 다시 만날 수 있다.7000원 ●문(나쓰메 소세키 지음,유은경 옮김,향연 펴냄)아사히 신문사 전속작가가 1910년 연재한 장편소설.친구에게 양보했던 옛 여인을 다시 만난다는 내용을 복선과 암시가 깔린 추리소설식으로 전개한다.9000원 ●오래도록 내 안에서(김정인 지음,문학수첩 펴냄)99년 등단한 시인의 첫 작품집.65편의 시에서 이미지 기법을 쓰되 관념에 머물지 않고 엄숙한 시적 자아로 고양된 삶의 의식을 노래한다.7000원 ●4teen­포틴(이시다 이라 지음,양억관 옮김,작가정신 펴냄)일본 신세대 감성을 대표하는 작가의 성장소설.14세 소년 사인조와 주위 인물을 통해 10대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눈으로 다루며 어른의 세계를 꼬집는다.129회 나오키상을 받았다.8900원 ●카프카와 만나는 잠의 노래(박주택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지난해 현대시 작품상을 받은 시인의 네번째 시집.‘판에 박힌 그림’ ‘시간의 육체에는 벌레가 산다’ 등 시편을 통해 이유없는 불안과 허무에 사로잡힌 내면의 심층을 형상화한다.6000원 ●울 준비는 되어 있다(에쿠니 가오리 지음,김난주 옮김,소담 펴냄)베스트셀러 ‘냉정과 열정사이’의 작가가 낸 단편집.표제작 등 12편의 작품에서 결혼했거나 결혼할 여자들이 맛보는 고독감,자유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9000원 ●당신은 꽃보다 아름다운가(최홍길 지음,민미디어 펴냄)현직 교사가 11편의 이야기 형식으로 들려주는 학교 이야기.매일 복잡한 일들이 벌어지는 그 공간에서 고민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담았다.7000원 ●검은 전쟁(서종건·송명흡 지음,자음과모음 펴냄)한국과 일본 사이에 10년 뒤 전면전이 벌어진다는 가상 아래 쓴 장편.인터넷 작가로 이름을 날린 두 저자가 분 단위로 사건을 빠르게 전개한다.8500원˝
  • [문화마당] 골방의 기록/ 백지연 문학평론가

    청춘의 고독과 방황을 섬세하게 그려낸 여러 소설들 중에서도 김승옥의 작품들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우리 소설사에서 김승옥만큼 화려하고 짧게 당대의 소설계를 빛낸 작가도 드물 것이다.그의 소설은 6·25전쟁 후 황막한 폐허 속에서 움트기 시작한 예술적 자의식을 새로운 형태로 보여주었다.한 예로 그의 ‘무진기행’의 마지막 구절은 지금 읽어도 그 청신한 감수성에 가슴이 설렌다. “한 번만,마지막으로 한 번만 이 무진을,안개를,외롭게 미쳐가는 것을,유행가를,술집 여자의 자살을,배반을,무책임을 긍정하기로 하자.마지막으로 한 번만이다.꼭 한 번만.그리고 나는 내게 주어진 한정된 책임 속에서만 살기로 약속한다.”라는 주인공의 고백 속에서 자신의 방황에 대한 위로와 확인을 얻은 문학 청년이 한 두 명이 아니었으리라.청춘이 증명하는 자기결벽과 우울증을 이처럼 아름답고 명징하게 그려낸 소설가도 없다. 얼마 전 출간된 김승옥의 산문집 ‘내가 만난 하나님’(작가)을 읽으면서 새삼스러운 감회에 사로잡힌 것도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다. 작가의 투병과정 중에 출간된 이 책은 한 시대의 빛나는 기록들을 담고 있는 솔직한 자기고백서라는 점에서 특별한 느낌을 준다.물론 제목이 상징하듯이 산문집의 절반 이상을 채우고 있는 것은 작가의 절실한 신앙간증이다. 신선한 감수성으로 한국소설사를 장식했던 명민한 재능의 소유자가 어느 순간 소설쓰기를 중지하고 종교에 귀의하게 된 일은 여러 사람을 놀라게 했다.소설을 쓰다가 영화각본을 쓰고 영화감독으로 데뷔도 하였다가 잡지사에서 근무하는 등 여러 행로를 거친 김승옥은 한동안 소설을 쓰지 못했다.유신시대와 민주화운동이라는 사회적 격류 속에서 충격과 분노 때문에 글을 쓰지 못했다는 그의 기록은 가슴 저릿하게 다가온다.그의 문학적 결벽증과 섬세한 감수성을 생각한다면 그를 찾아온 ‘종교적 계시’가 갑작스러운 것만은 아닐 것이다.그 어느날 갑자기 ‘하얀 손’이 나타나 “인도에 가서 전도하라”(‘내가 만난 하나님’)는 명언을 내렸다는 그의 간증은 단순한 신앙고백만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실제로 이 책에서 흥미롭게 다가온 것은 종교 이야기보다도 유년기와 대학시절에 관한 회고담이었다.‘옛날,하나님을 만나기 전’으로 표기되어 있는 과거사들은 작가 김승옥을 이해하는 또 다른 코드를 제공한다. 특히 ‘나의 첫 창작’은 김승옥 자신이 처음 ‘꾸며낸 이야기’에 대한 흥미로운 자료로 읽힌다.어린 김승옥에게 외사촌형과 그의 친구들이 속삭이던 여자친구 이야기와 음담패설은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었다.‘높은 탑에서 서로 껴안고 있는 남녀가 있는 이상한 서울’에 대한 소년의 환상은 이후의 김승옥 소설에서도 자주 되풀이되는 문학적 모티프가 된다. 도시에 대한 동경과 좌절을 젊은이의 예민한 감수성으로 포착한 김승옥의 소설은 우리에게 남아있는 빛나는 소설의 기억이다.정든 누이와 어머니가 있는 서늘한 해풍을 등지고 찾아온 서울은 젊은이에게 안식을 주지 못한다.그에게 “우뚝우뚝 솟은 빌딩들이 몸뚱이의 한편으로는 저녁 햇빛을 받고 다른 한편으로는 짙은 푸른색의 그림자를 길게길게 눕”(‘力士’)히는 도시의 고독한 풍경은 문학의 골방으로 파고들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김승옥의 글을 읽으면서 그 연약하고 섬세한 청춘의 감수성이 가슴 한 구석에 만든 생채기를 오래도록 들여다보게 되는 것은 괴롭고도 행복한 일이다. 백지연 문학평론가˝
  • 말말말˙˙˙

    정지용의 초기 시에 나타나는 낭만적 유미주의나 실험적 형태는 근대 발전과 진보가 가져다준 하나의 ‘신경증’과 ‘히스테리’다.그의 초기 시는 단순히 퇴폐적이라거나 현실 도피적이라기보다 고독한 자아의 고결함과 세계에 대해 개인적 감각을 드러내는 방식이었다.-문학평론가 김용희씨,정지용 시인의 허무주의를 분석하면서-˝
  • [책꽂이]

    ●달과 물안개(장석주 지음,찬우물 펴냄) 시인·소설가·비평가 등 전방위로 글을 써온 저자의 산문집.4년전 체험한 시골 생활에서 맛본 “적빈의 날들과 고요,평화”가 깃든 다양한 사색의 자취가 담긴 글들.9500원. ●문학 텍스트 읽기(최유찬 지음,소명출판 펴냄) 문학작품과 문화텍스트를 읽는 문제에 매달려온 저자의 비평서.‘토지’‘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대한 독특한 읽기를 시도한 저자가 영화·컴퓨터 게임 등에서 실험한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한다.1만 8000원. ●어머니 그 이름 안에는 바다가 있다(생텍쥐페리 외 지음,이가림 옮김,문학수첩 펴냄) 시인이자 불문학자인 저자가 프랑스 유명작가들의 편지를 모았다.장 콕토,아폴리네르,보들레르 등이 어머니에게 털어놓는 속내가 눈길을 끈다.8000원. ●미남왕 필립(모리스 드뤼옹 지음,함유선 옮김,호미 펴냄) 프랑스 문화부장관을 지낸 작가가 14세기 미남왕 혹은 무쇠왕으로 불린 필립4세를 중심으로 궁중 암투와 계급갈등 등을 통해 왕권 강화와 부르주아 계급의 등장을 다룬 대하소설의 첫 권.9000원. ●독일문학은 없다(하인츠 슐라퍼 지음,변학수 옮김,열린책들 펴냄) 독일 문학사에 대한 도발적 문제제기로 화제를 모은 독문학자가 수필 형식으로 설명하는 독일문학사.중세∼현대에 이르는 유럽문학사 속에서 독문학의 특성을 밝힘.1만원. ●솔로몬의 노래(토니 모리슨 지음,김선형 옮김,들녘 펴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가 1977년 낸 세번째 소설.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면서 가족과 뿌리,역사에 대한 인식을 통해 흑인의 정체성을 파고드는 작가의 특징이 잘 나타난다.1만 5000원. ●울 준비는 되어 있다(에쿠니 가오리 지음,김난주 옮김,소담 펴냄) 베스트셀러 ‘냉정과 열정사이’의 작가가 낸 단편집.12편의 작품에서 결혼했거나 결혼할 여자들이 맛보는 고독감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9000원.˝
  • 儒林(90)-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대도시는 대사막이다. 영국의 속담처럼 엄청나게 뻗어나간 신도시는 거대한 사막이었다.물도 없고,그늘도 없고,오직 있는 것은 생명을 거부하는 모래뿐.그래서 T S 엘리엇은 도시를 ‘황무지(荒蕪地)’라 표현하지 않았던가. “여기는 물이 없고 다만 바위뿐. 바위만 있고 물은 없다. 그리고 모랫길/길은 산 사이에 구불구불 돌아 오르는데 그 산들도 물이 없는 바위만의 산/물이 있다면 우리는 멈춰 마실 것을/바위 사이에선 사람들이 멈추어 생각할 수도 없다. 땅은 마르고 발은 모래 속에 빠져 바위 사이에 물만 있다면 침도 못 뱉는 이빨이 썩은 산의 아가리/여기서는 서지도 눕지도 앉지도 못한다/산속엔 정숙조차 없다/오직 메마른 불모의 뇌성뿐. 산속엔 고독조차 없다. 오직 갈라진 토벽집 문에서 빨간 성난 얼굴들이 냉소하며 으르렁거릴 뿐.” T S 엘리엇의 시처럼 이곳은 물이 없고 바위만 있는 사막이며,황폐한 황무지일지도 모른다.저 거대한 빌딩들은 사막에서 솟아난 물이 없는 바위산.서지도 눕지도 앉지도 못하는 정숙도 고독조차 없고 오직 있는 것은 빨간 성난 얼굴들이 으르렁거리는 냉소만이 존재하는 비정한 사막,비정한 도시.그 사막 사이에 난 모랫길을 나는 지금 철로 만든 낙타를 타고 유목민이 되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낯선 신도시가 주는 감상에만 젖을 수가 없었다. 어제 나는 용인시에 전화를 걸어 내가 찾아가는 목적지에 이르는 길을 확인해 두었던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사전에 미리 정보를 수집해 두었지만 그것만으로는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지난겨울 전라남도 화순의 능주에 있는 적려유허비를 찾아갈 때도 길을 잘못 들지 않았던가.막연히 그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물으면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가 한결같이 모른다는 대답을 듣고 낭패를 보지 않았던가. 비교적 조광조의 유적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한적한 지방에서도 그렇게 무심하였는데,한참 난개발 중인 신도시의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조광조의 유적들을 찾는 것은 그에 비하면 마치 모래밭에 떨어진 바늘을 찾는 것만큼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고심 끝에 생각해낸 것이 용인시에 직접 전화를 거는 것이었다.다행히 인터넷에는 조광조의 유적을 관리하는 문화재과의 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었다.막연히 공무원들은 불친절할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전화를 받은 사람은 의외로 친절하였다.그는 심곡서원(深谷書院)과 조광조의 무덤이 있는 장소를 문화재과에 근무하는 직원답게 잘 알고 있었으며,그곳의 위치를 묻는 내게 이렇게 말하였다. “전화를 잘 걸어 오셨습니다.전화를 걸지 않고 그냥 찾으려 하셨다면 아주 힘드셨을 것입니다.왜냐하면 그곳은 신개발지라 온통 아파트촌으로 둘러싸여 전문가들도 잘 찾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내가 출발하는 위치를 묻고 그곳에서 찾아오는 길을 하나하나 상세히 가르쳐 주었다.인터넷에 나와 있는 현장의 약도들도 물어 찾아가는 것보다 그가 안내해준 대로 이정표를 따라서 단순하게 찾아가는 방법이 훨씬 현명한 방법이라는 것을 차를 몰아가면서 나는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자칫하면 안내판을 놓칠지도 몰랐으므로 차를 몰아가면서도 나는 줄곧 긴장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儒林(90)-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儒林(90)-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대도시는 대사막이다. 영국의 속담처럼 엄청나게 뻗어나간 신도시는 거대한 사막이었다.물도 없고,그늘도 없고,오직 있는 것은 생명을 거부하는 모래뿐.그래서 T S 엘리엇은 도시를 ‘황무지(荒蕪地)’라 표현하지 않았던가. “여기는 물이 없고 다만 바위뿐. 바위만 있고 물은 없다. 그리고 모랫길/길은 산 사이에 구불구불 돌아 오르는데 그 산들도 물이 없는 바위만의 산/물이 있다면 우리는 멈춰 마실 것을/바위 사이에선 사람들이 멈추어 생각할 수도 없다. 땅은 마르고 발은 모래 속에 빠져 바위 사이에 물만 있다면 침도 못 뱉는 이빨이 썩은 산의 아가리/여기서는 서지도 눕지도 앉지도 못한다/산속엔 정숙조차 없다/오직 메마른 불모의 뇌성뿐. 산속엔 고독조차 없다. 오직 갈라진 토벽집 문에서 빨간 성난 얼굴들이 냉소하며 으르렁거릴 뿐.” T S 엘리엇의 시처럼 이곳은 물이 없고 바위만 있는 사막이며,황폐한 황무지일지도 모른다.저 거대한 빌딩들은 사막에서 솟아난 물이 없는 바위산.서지도 눕지도 앉지도 못하는 정숙도 고독조차 없고 오직 있는 것은 빨간 성난 얼굴들이 으르렁거리는 냉소만이 존재하는 비정한 사막,비정한 도시.그 사막 사이에 난 모랫길을 나는 지금 철로 만든 낙타를 타고 유목민이 되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낯선 신도시가 주는 감상에만 젖을 수가 없었다. 어제 나는 용인시에 전화를 걸어 내가 찾아가는 목적지에 이르는 길을 확인해 두었던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사전에 미리 정보를 수집해 두었지만 그것만으로는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지난겨울 전라남도 화순의 능주에 있는 적려유허비를 찾아갈 때도 길을 잘못 들지 않았던가.막연히 그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물으면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가 한결같이 모른다는 대답을 듣고 낭패를 보지 않았던가. 비교적 조광조의 유적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한적한 지방에서도 그렇게 무심하였는데,한참 난개발 중인 신도시의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조광조의 유적들을 찾는 것은 그에 비하면 마치 모래밭에 떨어진 바늘을 찾는 것만큼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고심 끝에 생각해낸 것이 용인시에 직접 전화를 거는 것이었다.다행히 인터넷에는 조광조의 유적을 관리하는 문화재과의 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었다.막연히 공무원들은 불친절할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전화를 받은 사람은 의외로 친절하였다.그는 심곡서원(深谷書院)과 조광조의 무덤이 있는 장소를 문화재과에 근무하는 직원답게 잘 알고 있었으며,그곳의 위치를 묻는 내게 이렇게 말하였다. “전화를 잘 걸어 오셨습니다.전화를 걸지 않고 그냥 찾으려 하셨다면 아주 힘드셨을 것입니다.왜냐하면 그곳은 신개발지라 온통 아파트촌으로 둘러싸여 전문가들도 잘 찾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내가 출발하는 위치를 묻고 그곳에서 찾아오는 길을 하나하나 상세히 가르쳐 주었다.인터넷에 나와 있는 현장의 약도들도 물어 찾아가는 것보다 그가 안내해준 대로 이정표를 따라서 단순하게 찾아가는 방법이 훨씬 현명한 방법이라는 것을 차를 몰아가면서 나는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자칫하면 안내판을 놓칠지도 몰랐으므로 차를 몰아가면서도 나는 줄곧 긴장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儒林(89)-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서울 외곽의 신흥도시인 분당을 향해 직통하는 도시고속도로를 달려가는 동안 내 머릿속에 줄곧 떠오르는 단어 하나는 상전벽해(桑田碧海)였다.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하였다.’는 단순한 뜻이지만 그 표현으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풍경이 차창 밖으로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한적한 교외의 들판이었던 이곳은 완전히 빌딩의 숲으로 변해 있었다.거대한 아파트 빌딩으로부터 이들을 유혹하는 상가들,서울에서부터 이전해 온 관공서와 대기업의 사무실들….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의 빌딩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차를 몰고 100㎞에 가까운 속도로 달려가는 내 머릿속으로 문득 릴케가 ‘말테의 수기’에서 노래하였던 시 한 구절이 떠오르고 있었다. “도시는 고향도 어머니도 없다. 아이들은 어머니가 야회(夜會)에 나가는 동안 그 옷깃 속에서 떨어진 장미꽃 냄새를 맡아가며 고독 속에서 잠이 든다.마치 등불을 들고 홀로 잠든 노예처럼.” 뽕나무 밭이 변해서 푸른 바다를 이룬 거대한 신도시는 릴케의 시처럼 고독을 키우고 고향을 잃어버리게 한다.어머니를 잃어버린 우리들의 아이들을 노예처럼 홀로 잠들게 한다. 상전벽해. 원래 상전벽해는 신선전(神仙傳)에 나오는 ‘마고선녀이야기’가 출전으로 어느 날 선녀 마고가 왕방평(王方平)에게 ‘제가 선생님을 모신 지가 어느새 뽕나무밭이 세 번이나 푸른 바다로 변하였습니다.이번에 봉래(蓬萊)에 갔더니 바다가 다시 얕아져 이전의 반 정도로 줄어 있었습니다.또 육지가 되려는 것일까요.’하고 말하였던 데서 비롯된다.그러나 상전벽해가 널리 쓰이게 된 것은 당나라의 시인 유정지(劉廷芝)가 ‘흰 머리를 슬퍼하는 노인을 대신해서 지은 시’라는 의미의 ‘대비백두옹(代悲白頭翁)’이라는 시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한 데에서 비롯된다. “낙양성 동쪽 복숭아꽃,오얏꽃 날아오며 날아가며 누구의 집에 지는고. 낙양의 어린 소녀는 제 얼굴이 아까운지 가다가 어린소녀가 길게 한숨짓는 모습을 보니 올해에 꽃이 지면 얼굴은 더욱 늙으리라. 내년에 피는 꽃은 또 누가 보려는가.뽕나무 밭도 푸른 바다가 된다는 것은 정말 옳은 말이다.” 유정지가 노래한 것처럼 강남의 신도시는 복숭아꽃,오얏꽃들이 만발한 5월의 신록이었다.그러나 프랑스의 시인 코페가 ‘신은 촌락을 만들었지만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라고 말하였듯 끊임없는 인간의 욕망으로 신이 만든 촌락은 파괴되고 결국 인간이 만든 신기루의 도시로 인해 ‘뽕나무 밭도 푸른 바다가 된다는 것은 정말 옳은 말인 것이다(實聞桑田變成海)’. 낯선 도시의 풍경은 사람을 고독하게 한다.평생을 도시에서 살아온 나였지만 공중에 떠 있는 누각 같은 신도시를 달려가다 보면 어디가 어딘지 방향감각을 잃어버린다.한 치의 머뭇거림도 용납지 않는 드넓은 신작로는 오직 성난 말처럼 질주하는 속도만을 허락할 뿐. 따라서 방향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쏜살같이 스쳐가는 도로의 표지판을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다.이러한 불안과 고독이 낯선 신도시를 달려가는 내 입에서 혼잣말이 흘러나오게 한다. “사막이군.” 나는 도시고속도로를 달려가면서 소리를 내어 중얼거렸다. “대도시는 대 사막이로군.”˝
  • 儒林(89)-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儒林(89)-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서울 외곽의 신흥도시인 분당을 향해 직통하는 도시고속도로를 달려가는 동안 내 머릿속에 줄곧 떠오르는 단어 하나는 상전벽해(桑田碧海)였다.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하였다.’는 단순한 뜻이지만 그 표현으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풍경이 차창 밖으로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한적한 교외의 들판이었던 이곳은 완전히 빌딩의 숲으로 변해 있었다.거대한 아파트 빌딩으로부터 이들을 유혹하는 상가들,서울에서부터 이전해 온 관공서와 대기업의 사무실들….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의 빌딩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차를 몰고 100㎞에 가까운 속도로 달려가는 내 머릿속으로 문득 릴케가 ‘말테의 수기’에서 노래하였던 시 한 구절이 떠오르고 있었다. “도시는 고향도 어머니도 없다. 아이들은 어머니가 야회(夜會)에 나가는 동안 그 옷깃 속에서 떨어진 장미꽃 냄새를 맡아가며 고독 속에서 잠이 든다.마치 등불을 들고 홀로 잠든 노예처럼.” 뽕나무 밭이 변해서 푸른 바다를 이룬 거대한 신도시는 릴케의 시처럼 고독을 키우고 고향을 잃어버리게 한다.어머니를 잃어버린 우리들의 아이들을 노예처럼 홀로 잠들게 한다. 상전벽해. 원래 상전벽해는 신선전(神仙傳)에 나오는 ‘마고선녀이야기’가 출전으로 어느 날 선녀 마고가 왕방평(王方平)에게 ‘제가 선생님을 모신 지가 어느새 뽕나무밭이 세 번이나 푸른 바다로 변하였습니다.이번에 봉래(蓬萊)에 갔더니 바다가 다시 얕아져 이전의 반 정도로 줄어 있었습니다.또 육지가 되려는 것일까요.’하고 말하였던 데서 비롯된다.그러나 상전벽해가 널리 쓰이게 된 것은 당나라의 시인 유정지(劉廷芝)가 ‘흰 머리를 슬퍼하는 노인을 대신해서 지은 시’라는 의미의 ‘대비백두옹(代悲白頭翁)’이라는 시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한 데에서 비롯된다. “낙양성 동쪽 복숭아꽃,오얏꽃 날아오며 날아가며 누구의 집에 지는고. 낙양의 어린 소녀는 제 얼굴이 아까운지 가다가 어린소녀가 길게 한숨짓는 모습을 보니 올해에 꽃이 지면 얼굴은 더욱 늙으리라. 내년에 피는 꽃은 또 누가 보려는가.뽕나무 밭도 푸른 바다가 된다는 것은 정말 옳은 말이다.” 유정지가 노래한 것처럼 강남의 신도시는 복숭아꽃,오얏꽃들이 만발한 5월의 신록이었다.그러나 프랑스의 시인 코페가 ‘신은 촌락을 만들었지만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라고 말하였듯 끊임없는 인간의 욕망으로 신이 만든 촌락은 파괴되고 결국 인간이 만든 신기루의 도시로 인해 ‘뽕나무 밭도 푸른 바다가 된다는 것은 정말 옳은 말인 것이다(實聞桑田變成海)’. 낯선 도시의 풍경은 사람을 고독하게 한다.평생을 도시에서 살아온 나였지만 공중에 떠 있는 누각 같은 신도시를 달려가다 보면 어디가 어딘지 방향감각을 잃어버린다.한 치의 머뭇거림도 용납지 않는 드넓은 신작로는 오직 성난 말처럼 질주하는 속도만을 허락할 뿐. 따라서 방향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쏜살같이 스쳐가는 도로의 표지판을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다.이러한 불안과 고독이 낯선 신도시를 달려가는 내 입에서 혼잣말이 흘러나오게 한다. “사막이군.” 나는 도시고속도로를 달려가면서 소리를 내어 중얼거렸다. “대도시는 대 사막이로군.”
  • [독자의 소리]

    ●어버이날 공휴일로 제정하자 자식으로서 일년중 어버이날만이라도 나를 낳고 길러준 부모를 생각하고 그 은혜에 보답해야 함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그런데 이날은 공휴일이 아니어서 자식들은 직장에 출근하거나 학교에 가 버린다.결국 형식적으로 카네이션 하나 달아드리고 마음으로 감사와 보답을 할 뿐 실질적으로 해 드리는 것은 거의 없다.물론 평소에 보살펴 주신 은혜에 보답하고자 현금·선물 등을 드리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 자식이 만나 식사도 하면서 평소에 나누지 못한 정겨운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부모는 말씀은 하지 않아도 늘 자식들을 보고 싶어하고 그리워한다.자녀의 직장일이나 사업 때문에 차마 말은 못하지만 갈수록 자식들에게서 멀어져 고독한 마음을 갖게 된다.더구나 핵가족제도의 급속한 확산으로,요즘 세태가 자녀에게는 무한정으로 베풀면서 부모나 웃어른께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만연돼 안타깝기 그지없다. 장삼동(회사원·울산 남구 무거동) ●쉬운 우리말로 법률 만들었으면 제17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신 여러분께 먼저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국민을 대변하는 참된 국회의원으로서 새로워진 모습 보여 주실 줄 믿고 몇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립니다. 첫째,모든 법률을 한글만으로 쓰고,쉬운 우리말로 다듬는 일을 서둘러 주십시오. 둘째,국회의원 이름패를 모두 한글로 써 주십시오. 셋째,국회 개원 공고문의 의원 이름을 앞으로는 한글로만 써 주십시오. 넷째,국회 휘장 ‘國’을 ‘국’으로 바꿔주십시오. 다섯째,한글 전용법(1948년 제정)의 내용 가운데 단서 조항(일정기간한자 병기 허용)구절을 없애고,곧 이 법을 실천해 주십시오. 국회는 우리나라의 대표 기관이요 상징입니다.대한민국의 명예를 드높이는 일에 솔선수범해 주시기 바랍니다. 박홀길(한글학회 회원·부산 동래구 낙민동) ˝
  • [집중탐구 5黨의 ‘길’]⑤민주노동당-중점 추진과제 6가지

    민주노동당이 힘을 싣고 추진하려는 법과 제도의 핵심적인 내용 여섯 가지를 정리해본다. 첫째,800만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차별 철폐 문제다.민노당의 총선공약인 ▲파견근로 금지 ▲탈법적 하도급을 통한 채용금지 ▲임시직의 경우 1년 후 정규직 전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등을 내놓은 상태다.민노당은 우선적으로 ‘비정규직 차별실태조사특위’ 구성할 것을 각 당에 제안했다. 둘째,시급한 과제로 이라크 추가파병안의 재검토 필요성을 들고 있다.민주노동당 의원 10명은 물론,17대 당선자의 46%가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상황이다.미·영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 등 급변하는 이라크 정세도 민노당의 논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노회찬 사무총장은 “17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열린우리당 내 개혁적 의원들과 파병반대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셋째,정당법과 국회법,선거법 등 각종 정치 관련 법률의 개정이다.주민소환제를 비롯해 ▲불체포특권 등 각종 국회의원 특권 폐지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등은 열린우리당과 공감도 있는 만큼 구체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민주노동당은 총선 직후 ‘제2의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 구성을 제안했다. 넷째,부유세 등 세제 개혁이다.‘기득권의 논리’를 따르는 다수 의원들의 반대 속에서 민주노동당의 고독한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 다섯째,국가보안법의 폐지다.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은 물론,한나라당 의원들의 80%조차 국가보안법 개정에 동의할 정도로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하지만 국가보안법 역시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분단상황’이라는 현실론이 국민들의 ‘반공 콤플렉스’를 자극한다면 또다시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의 ‘외로운 싸움’이 되거나 형식적 개정에 그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WTO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 필요성이다.민주노동당은 ‘분배를 통한 경제성장’과 ‘민주적 경제참여’라는 두 축으로 국제 금융자본에 종속되는 것을 방지함과 동시에 국내 재벌개혁을 이룬다는 복안이다. 박록삼기자˝
  • 나는 어떤 유형과 잘 어울릴까

    ● 에니어그램 보는 법 자기 유형의 양옆 숫자 중 하나는 자신에게 숨겨진 성격.즉 1번에게는 2번과 9번 중 하나가 숨겨진 성격이다.또한 1번에게 들어오는 방향의 화살,7번은 1번이 성격의 장점을 살리는 경우 돋보이는 또 다른 성격이다.또 1번에서 나가는 화살표의 방향,4번은 안 좋은 상황일 때 드러나는 문제점으로 부각된다.이런 식으로 또 다른 유형들과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어 이들과 서로 만나면 이해와 공감을 하게된다.반면 그외의 숫자 유형은 가까이 있어도 별로 호감이 가지 않아 인연이 없다. 한편 같은 유형은 대부분 잘 맞지 않는다.단 5번 유형만은 같은 유형이 오히려 잘 맞는 편.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5번은 다른 유형과 만나면 상대를 외롭게 하기 때문이다. 도움말 허수경 매치코리아 대표 누구에게나 9가지 성격특성이 모두 내재되어 있다.더욱이 어느 성격이 더 좋거나,나쁜 것은 없다.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고 체크해 자신의 유형을 찾아낸다. ●1번 유형(개혁가) □나는 꼼꼼하고 성실하며 정직하려고 노력하고 때로 소심하다. □나는 원칙을 중요시하고 항상 공정하기를 원한다. □나는 실수하지 않고,완벽하기 위해 노력한다. □시간약속에 철저하며 규칙을 잘 따르고 엄격하다. □화내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한번 화가 나면 오래가는 편이다. ●2번 유형(조력가) □나는 주위에서 조언을 구할 때 기쁨을 느낀다. □나는 내가 아끼는 사람에게 관심이 많으며 이야기 나누기를 즐겨한다. □내 자신이 친절하고 따뜻하며,너그러운 사람이라는 것이 기쁘다. □남을 먼저 챙기기 때문에 정작 나를 돌보지 못할 때가 많다. □가끔 주위사람들이 내가 베푼 것에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때 화가 난다. ●3번 유형(성취자) □나는 자신감이 넘치며 능력있는 사람이다. □나는 인간 중심적이라기보다는 목표중심적이다. □목적을 얻기 위해 임기응변으로 타협하는 것 또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도 야망을 갖고 자신을 계발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에 나쁜 평가를 받으면 매우 화가 난다. ●4번 유형(예술가) □나는 시적 감수성을 가지고 있어 대개 우울하고 상처받기 쉬운 감정들을 갖고 있다. □나는 친한 친구들한테서도 가끔 불편함을 느낀다.나는 고독한 사람인 것 같다. □인생은 연극무대,나는 무대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나는 혼자 상상하다가 갑자기 우울해지기도 할만큼 감정기복이 심한 편이다. □내가 도도하게 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5번 유형(사색가) □혼자 있는 시간을 가능한 한 많이 갖고 싶다.그 시간은 내게 절대적 가치를 갖는다. □다른 사람 앞에서 밝게 행동하거나 붙임성 있게 행동하는 것이 내게는 부자연스럽다. □중요한 주제에 대해서 정보없이 가볍게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문제가 생기면 풀릴 때까지 그것만 생각한다. □조용하게 행동하는 것은 하나의 방어이다.그럴 때 나 자신이 강하다고 느낀다. ●6번 유형(충성가) □나는 믿음직스럽게 일한다.나와 내 가족을 위해,안전한 삶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안전지향형으로 모험적인 일은 싫어한다. □항상 위험에 대비하고 최악의 상황에 처할 경우를 예상해 두는 편이다. □명확한 지침이 있어야 일의 능률이 오르고,내가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는 힘든다. □눈에 띄지 않으며 주위사람들에 동화되고 싶다. ●7번 유형(낙천가) □어려운 상황에도 ‘어쨌든 잘 될 거야.’라고 낙관적으로 말한다. □나는 모험과 위험을 즐기며 변화를 추구한다. □나는 슬픔과 고통을 쉽게 극복하며 다른 사람의 고통과 슬픔도 쉽게 해결해 주는 편이다. □나는 한 가지 일을 끝까지 파고들지 못하지만 여러가지 일을 대충 어느 정도까지는 잘 한다. □나는 솔직한 사람이다.다른 사람이 언급하기 꺼리는 개인사도 쉽게 열어놓고 얘기할 수 있다. ●8번 유형(지도자) □나는 자기 주장이 강하고 다소 공격적인 면도 있다. □배짱이 두둑하고 남들이 어려워하는 힘든 일에도 도전,성취한다. □지도자로서의 기질이 있으며 카리스마가 있다. □도전할 수 있는 대상이 있을 때 힘이 솟는다. □힘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그래서 다소 냉혹하게 행동하기도 한다. ●9번 유형(조정자) □사람들은 나를 편파적이지도 공격적이지도 않으며 편안하고 다가가기 쉬운 사람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가끔 내게 답답하다고 화를 내는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나는 좋은 사람이며 누구에게도 해가 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데….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을 누군가 강제로 시키면 대놓고 반발하진 않지만 잘 움직이지는 않는다. □나는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공평한 중재자이다.내가 보기에는 어느 쪽도 비슷하다. □나는 서로 말다툼하고 그로 인해 갈등과 혼란이 발생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에니어그램 테스트 무료로 할 수 있는 곳 ▲매치코리아 www.matchkorea.com(02-326-3238) ▲한국형 에니어그램 연구소 www.kenneagram.com (02-3446-3165) ▲멘토리닷컴 www.mentory.com (02-3143-7007) ˝
  • 한국영화계 대부 유현목 감독

    “유현목은 영화다.”“아니다,유현목은 인간이다.” 오발탄(1960년),임꺽정(61년),김약국의 딸들(63년),카인의 후예(68년),나도 인간이 되련다(69년),사람의 아들(80년)….건국 이래 한국영화 최고작으로 인정받은 ‘오발탄’을 비롯,43편의 작품을 통해 한국영화의 미학을 이끌어온 유현목(79) 영화감독.한국영화사의 산증인이자 영화계의 영원한 ‘대부’로 추앙받고 있다. 그의 삶은 흑백과 컬러필름으로 50년 동안 모질게도 온몸을 친친 감아왔다.까닭에 ‘유현목’하면 덜도 더도 없이 한편의 ‘영화’에 비유된다.평론가들은 현실을 바라보는 형형한 눈빛으로 한국 영화사를 관통했던 용감한 인간이라고 표현한다. 장 콕토는 ‘영화란 영상으로 쓰는 문장’이라고 했다.유 감독은 더 나아가 ‘영상으로 사고한다.’고 했다.일흔아홉의 성상은 그렇게 산전수전,공중전까지 겪으며 질그릇에 켜켜이 담아왔다.이같은 그의 ‘시네마인생’을 흐트러짐없이 끄집어낼 수 있을까. 서울 남대문 옆 명지빌딩 20층에 자리잡은 ‘태평관기영회(太平館耆英會)’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태평관기영회는 학교법인 명지학원(이사장 유영규)이 지난 2002년 12월 마련한 최고 원로들의 사랑방이다.명지빌딩 자리에 있던 조선시대 외교공관 ‘태평관’과 중국 송나라 때 은퇴한 현사들의 모임이었던 ‘낙양 기영회’에서 이름을 땄다.참여멤버는 유 감독을 비롯,고병익 전 서울대총장,이영덕 전 국무총리,정원식 전 국무총리,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등 내로라 하는 원로 32명이다.유 감독은 “매월 첫째주 수요일이면 빠지지 않고 이곳에 온다.같이 늙어가는 각계 원로들과 만나 서로의 경험담을 주고받는 일 또한 공부가 아니냐.”고 했다. 근황이 궁금해졌다.그는 파주시 교하읍 다율리 월드메르디앙 아파트에 부인과 단둘이 살고 있다.야트막한 동산을 뒤로 한 노독일처(老獨一處)인 셈이다.뒷산을 오르내리기도 하고 30평의 주말농장에서 땅을 일구는 일에도 새록새록 재미를 느낀다.시금치,쑥갓,마늘 등 28가지의 채소를 가꾸며 동네사람들에게도 나눠준다. 나들이할 때는 늘 부인 박근자 여사와 동행한다.부인은 서양화가로 현재 여류화가협회 고문이기도 하다.부인은 지금까지 ‘여보’ 대신 ‘감독님’이라고 부른다.그는 부인 얘기가 나오자 ‘무던한 순둥이’라며 웃는다. 그는 지독한 골초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하루도 술을 거른 적이 없다.저녁 식사후 TV 9시 뉴스를 보고나면 반드시 맥주 3∼4병은 마신다.부인이 술을 못하기 때문에 혼자 식탁에 앉아 맥주를 들이켜며 세월을 음미한다.영화 같은 자신의 생애를 돌아보는 즐거움에 푹 빠지는 시간이다. 그의 예술가적 역마살은 소학교 5학년 때부터 시작됐다.어느날 지방순회 공연차 온 유랑 신파극에 매료됐다.교회에서 성극대본도 쓰고 연출도 직접 했다.방학때면 동네 창고에 천막을 치고 성냥갑 몇개로 입장시키는 놀이도 했다.그렇게 모인 성냥갑으로 엿을 바꿔먹기도 했다. 1939년 그는 고향을 떠나 서울의 휘문중학에 입학했다.하숙생활이 시작됐다.중학때는 기계조립에 취미가 붙었다.남산의 과학관을 다니며 ‘어린이 과학’이니 ‘학생과학’이니 하는 잡지에 탐닉했다.하루는 ‘에디슨 위인전’을 읽었다.발명왕 에디슨의 학력이 겨우 소학교 4학년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그는 중학2년 때 휴학을 했다.담임 선생한테는 중이염이라고 둘러댔다. 때마침 담임선생 아들이 만성 중이염에 따른 뇌손상으로 사망했던 터여서 휴학계를 선뜻 받아주었다.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고독의 가을을 만나면서 도화지와 수채화 도구를 둘러멨다.이리저리 쏘다녔다.흙을 반죽해 조각품을 만들기도 했다.하루는 바이올린 곡 ‘트로이메라이’를 듣고 폐장을 쥐어짜는 듯한 슬픔의 아름다움에 도취했다.어머니한테 졸라서 ‘스즈키 7호’ 바이올린을 샀다.그걸 끼고 다시 복학의 길을 떠났다. 이 무렵 학교에서 단체로 ‘조택원 무용발표회’를 관람했다.그는 처음 대하는 육체의 선율에 반해 무용가가 되기로 다짐하고 무용연구소를 맴돌았다.그러나 피골이 상접한 모습 때문에 번번이 거절당하고 말았다. 태평양전쟁의 막바지인 1944년 겨울이었다.조선인징병 신체 검사에서 불합격되는 바람에 졸업장을 쥐고 고향에 내려가 세무서 임시고용원으로 취직했다.그러나 숫자놀음이 격에 맞지 않아 곧 그만두고 평양을 드나들면서 헌책방에서 건축잡지를 탐독하기 시작했다.건축미술가의 꿈을 꾸었다. “하마터면 목사가 될 뻔도 했지.어머니의 성화로 인해 서울의 감리교 신학교에 원서를 냈는데 영어시험에서 낙방했어.그런데 외가집 소개로 아펜젤러 박사를 만나 연희전문학교 백남준 교장에게 입학시켜달라는 메모까지 받게 됐지.목사가 다 된 기분이었어.그런데 그만 메모쪽지를 잃어버렸지 뭐야.하나님께서 나를 목사자격 없는 놈으로 계시하신 줄 알고 포기했지.” 1946년 소련군이 진주하자 그는 다시 서울로 왔다.거리 곳곳에는 연극포스터들이 쫙 붙어있었다.그는 빼놓지 않고 관람했다.연극 연습장 한구석에서 하루종일 지켜보는 것이 한없이 즐거웠다. 결국 그 이듬해,희곡공부를 위해 동국대 국문과에 입학했다.이 무렵 그는 프랑스의 피에르 슈날 감독의 영화 ‘죄와벌’을 관람했는데 너무 감동을 받아 열 네번이나 미친 듯이 봤다.강의가 끝나면 최인규 감독의 ‘자유만세’‘죄없는 전선’ 촬영현장을 찾아다녔다.덕분에 여러 사람들을 사귈 수 있었다.무성영화였던 임운학 감독의 ‘홍차기의 일생’에 조감독 겸 출연까지 했다.이때 영화감독이란 무엇인가 하는 생각에 빠졌다.미술,음악,무용,문학,건축,연극이 합쳐진 종합예술이라는 답을 얻었다. 1948년 동국대학교 국문과 재학시절,한국대학에선 처음으로 ‘영화예술연구회’를 창설해 ‘해풍’이란 영화를 만들었다.가난한 어촌을 무대로 풍파에 아버지를 잃고 미치광이가 된 젊은 아들의 이야기이다.이는 배우로서 데뷔작이며 마지막인 셈이다. “납북된 시인 김기림 선생이 지도교수였지.당시 신문기사에는 영화과가 없는 대학에서 이같은 유성(토키)대작을 만든 것은 동양에서 처음이라고 하더군.양주동 선생은 ‘배짱 하나 컸군,내 막걸리 한 잔 사지.’라고 거들기도 했어.돌이켜 보면 선무당이 사람잡는 모험이었으나 오늘날의 길을 굳혀준 출발점이기도 하지.” 그는 50년 영화인생을 뒤돌아볼 때 가장 아끼는 작품은 ‘오발탄’이라고 했다.그도 그럴 것이 ‘오발탄’은 1984년 영화진흥공사의 ‘광복40년 베스트 10’에서 1위,98년 ‘건국50년 영화,영화인50선’에서 1위,99년 ‘21세기에 남을 한국의 명작’에 1위로 뽑힐 정도였다. “다시 영화를 만든다면 인간의 영혼과 마음을 섬세하게 담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 ‘백발홍안’의 노(老)감독.예나 지금이나 술이 얼큰하면 저절로 자리에서 일어나 ‘아베마리아’를 부른다.집앞 골목에 이르면 정지용의 시에 채동선이 작곡한 ‘고향’을 부른다.그러면 기다리던 ‘무던한 순둥이’가 마중나와 팔짱을 낀다.이렇게 영화같은 그의 삶은 계속되고 있다. ■그가 걸어온 길 ▲1925년 황해도 사리원 출생.45년 휘문고졸.49년 동국대 문과졸.64년 동국대 강사. ▲73년 한국영화인협회 감독분과위원장.76∼90년 동국대연극영화과 교수.80년 유네스코 문화위원. ▲81년 예술원회원(현).89년 한국영화학회장.90년 동국대예술대학장. ▲97년 부산국제영화제심사위원장,99년 춘사영화제 심사위원장.2000년 영화감독협회 고문(현). ▲주요 수상=서울시문화상,대한민국예술상,예술원상,대종상 등. ▲주요 작품=‘오발탄’‘인생차압’‘잃어버린 청춘’‘막차로 온 손님’‘카인의 후예’‘사람의 아들’‘불꽃’‘장마’ 등 43편. 김문기자 km@seoul.co.kr˝
  • [카~ 좋다] 0.0001초 승부 카레이싱

    출발선에 늘어선 40여대의 경주용 자동차들이 ‘부∼웅 부∼웅 바∼아앙’ 굉음을 내뿜으며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1만 2000평이 넘는 경기 용인 스피드웨이를 집어 삼킬 듯이 내지르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꽉 쥐어진 손에는 땀이난다.출발을 알리는 ‘삑 삑 삑’ 신호음과 함께 빨간불이 파란불로 바뀌었다.순간 타이어 타는 냄새와 함께 용수철이 튀어 나가듯 차들이 내달린다.드디어 레이서들의 고독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코너를 돌 때는 차들이 미끄러지며 ‘끼 끼 끽∼익’하고 내는 소리가 ‘귀’를 자극하고 바람처럼 400m의 직선구간을 달리는 차들이 ‘눈’을 멎게 한다.또 부딪칠듯 아슬아슬하게 추월하는 차들을 보는 순간 스트레스가 절로 풀린다. 자동차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번주 토요일(24일) 용인 스피드웨이로 가보는 건 어떨까.‘2004 BAT GT 시리즈’ 제 2전에는 경주용차들의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와 자동차 오디오전시 등 다양한 이벤트,또한 ‘쭉쭉빵빵’한 레이싱 걸들이 기다리고있다. 주최인 KMRC는 지난달 28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04 BAT GT 시리즈’ 개막식에 1만5000여명의 자동차 마니아들이 모였고 오는 24일에도 ‘무한질주’의 쾌감을 느끼기 위해 1만여 명이 모일 것으로 전망했다. ●카레이싱 경기 종류 자동차 경주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바퀴가 차체 바깥으로 나와 있는 경주용차로 하는 포뮬러(Formula)경주,일반 승용차를 개조해 경주용차로 만들어서 하는 GT(Grand Touring)와 투어링A가 있다.포뮬러경주는 배기량에 따라 등급이 있다.최상위인 ‘F1 그랑프리’는 배기량 3000㏄에 엔진회전수 1만4000rpm까지다.그 다음이 ‘F3000’으로 배기량은 F1과 동일하지만 엔진회전수가 9000rpm으로 제한된다.‘F3’은 배기량이 2000㏄ 이하다. 이번에 하는 포뮬러경주는 배기량 1800㏄로 국제공인 경기는 아니지만 충분한 묘미를 느낄 수 있다.‘GT차량 경주’는 자동차 개조 여부,배기량과 엔진회전수 등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GT1’은 엔진과 몸체를 개조할 수 있고 배기량은 2000㏄급,엔진회전수 8000rpm을 가진 차들이,‘GT2’는 배기량이 1601∼2000㏄,엔진회전수는 7300rpm을 가진 차들이 참가한다. ‘투어링A’는 엔진 등을 개조할 수 없지만 머플러를 개조해 엔진회전수를 7000rpm으로 높였다.GT1은 전면 개조가 허용돼 보통 우리가 타는 승용차의 경우 150마력 정도이지만 경주차는 이보다 100마력이나 높은 250마력에 달하며 대당 개발비용만 5억원을 호가한다.GT1차량은 최고속도 200㎞이상을 낼 수 있다. 경주마다 차이는 있지만 2.125㎞의 스피드웨이를 작게는 16랩(바퀴)에서 많게는 39랩을 도는 시간을 재서 승자를 가린다.그래서 카레이서들은 ‘고독하다’는 말을 한다.경주의 백미인 ‘통합전’은 GT1과 GT2,투어링카가 함께 서킷을 달린 뒤 부문별로 시상을 따로 한다.그래서 40여대의 경주차가 한꺼번에 달리는 장관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 도로에선 맛볼 수 없는 ‘굉음’을 체험할 수 있다. ●이것이 경기 관전 포인트 그동안 국내 경주 최상급 GT1은 현대자동차 ‘투스카니’의 독무대였다.하지만 올해 ‘BMW’(독일)와 ‘렉서스’(일본)가 정식으로 데뷔해 자존심을 놓고 승부를 겨루고 있다. BMW는 캐스트롤팀에 2000cc급 250마력의 ‘320i’를 레이싱카로 투입했고 렉서스는 자신의 팀에 2000cc급 250마력의 ‘IS200’을 내세웠다.하지만 1전에서는 현대 ‘투스카니’의 완승이었다.앞으로 2전,3전에서 외제차의 반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또한 영화 ‘폭풍의 질주’에서 처럼 경주차가 피트(간이정비소)에 들어오자마자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순식간에 바퀴를 갈아주는 장면을 볼 수 있다.통합전에는 타이어를 22초안에 2개를 갈아야하는 ‘피트스톱’을 의무화했다.0.0001초를 따지는 스피드경주라 자동차가 들어오자마자 양쪽에서 바퀴를 빼내고 바꾸는 모습은 ‘와’하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제 스피드를 만끽했다면 경기장 중앙에 마련된 이벤트 코너로 가 보자.그곳에는 다양한 카오디오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15개의 부스에 50여 개의 카오디오가 전시되고 다양한 A/V시스템을 만져보고 들어볼 수 있다.40만원부터 200만원까지 하는 다양한 오디오가 전시된다.또 차량용 TV,DVD,네비게이션,오디오,엠프와 스피커를 포함한 A/V시스템은 300만원부터 2000만원 짜리까지 볼 수 있다. 포토타임 때는 자동차경주의 꽃인 레이싱 걸들을 직접 보고 카메라폰이나 자신의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점심시간에는 연예인 레이싱팀의 사인회가 열린다.통합전 종료 후 30명을 추첨해 레이서와 함께 서킷 주행을 통해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도 있다. 경기장에 들어와 오디오 전시를 보고 레이싱 걸과 촬영하려면 게스트ID카드를 사전에 신청해야한다.ID카드를 소지한 사람에게는 햄버거와 콜라도 무료로 제공된다.신청은 무료이며 한국챔피언모터쉽(KMRC)홈페이지 www.kmrc.co.kr를 이용하면 된다.또 양재역에서 용인 스피드웨이까지 무료셔틀버스를 운영한다.스피드웨이는 용인 에버랜드 정문 건너편에 있다.주차는 에버랜드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앞으로의 경기일정은 ▲24일(토) ▲5월26일(수) ▲6월13일(일)▲7월4일(일) ▲9월19일(일) ▲10월31일(일)에 열릴 예정이다.(02)6262-1144 한준규기자 hihi@˝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1)한국의 찻그릇 문화-박성욱의 분청찻사발

    투박하면서도 수더분한 멋을 지닌 분청(粉靑)은 공들여 모양낸 것만이 좋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청자,백자 세계의 통념에 대한 도전이자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귀의하려는 한국 도자기의 한 특징이다. ●관노비 신분서 해방된 기술자들 고려 말 조선 초에 걸쳐 나타난 정치의 불안,국가 기강의 문란,신분구조의 와해,새로운 지배세력의 성장,왜적의 침입 등으로 국가의 통제 아래에 있던 관요(官窯) 기능이 마비되었다.관요에서 관노비로 일하던 도자기 기술자들은 전국 곳곳으로 흩어져서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다.이들은 국가의 규제없이 자유로이 그릇을 만들 수 있었으므로 활달하고 구김살 없는 자유분방한 멋을 풍기는 그릇을 만들 수 있었다.이 때 만들어진 그릇들을 뭐라 불렀는지를 알려주는 문헌은 없다.이들 그릇을 분청사기(粉靑沙器)-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沙器)의 준말-라는 용어를 처음 쓰게 된 것은 고유섭(高裕燮) 선생의 ‘고려도자와 이조도자’(1963년)라는 글을 통해서였다. 분청의 가장 큰 특징은 물레질로 만든 그릇 몸에다 정선된 백토(白土)를 입히는 분장(粉粧)기법과 그 뒤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무늬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분청사기는 우연한 시대적 산물이 아니라 당시의 사회 문화를 잘 표현하고 있는데,그릇이 그 시대의 표정이라는 말과도 일치하고 있다.순박하고 민중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분청그릇은 15세기 초 조선 왕조의 기반이 튼튼히 닦여진 시기와 맞물려서 나타났다. ●세종때 절정의 기법 완성 세종 연간에 걸쳐서 절정의 기법이 완성되었는데 이는 세종 연간 문화의 특징이 민본(民本)을 전제로 한 독창적 민족 문화를 만들어 생활화한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우리에게 맞는 농사법은 ‘농사직설’,우리나라 사람의 질병은 우리나라 약초로써 고치고자 한 ‘향약집성방’,중국 음악과 다른 우리의 가락을 찾기 위한 노력들,우리의 고유 문자인 훈민정음의 창제 등이 좋은 예다.민족적 자각과 민중문화를 포용한 문화의식은 민족에 기초를 두고 민본을 존중하는 조선문화의 새벽이 되었고,이같은 문화의식을 배경으로 하여 태어난 것이 다름아닌 분청사기였다. ●분청사기의 본질은 자유분방함 이렇듯 오랜 역사만큼이나 자유분방함을 근본 정신으로 삼아서 만들어지는 분청 그릇은 대부분의 사기장들이 즐겨 다루어 왔고 현재에도 그러한 분야다.그러나 사기장들이 아무렇게나 만들어도 되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자유분방함의 본질을 어떻게 터득하여 표현하는가에 있다.많은 작가들이 집요하게 도전해오고 있지만 전통적 분청기법을 제대로 터득하여 현대적인 단순미로 재창조했다거나 듬직한 양감과 아첨없는 장식성,한국인다운 소탈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들은 사기장은 매우 적다.이런 만만찮은 길에 들어선 박성욱은 이제 서른 세 살의 젊은 사기장이다. 경기도 양평군 지제면 무왕1리 526번지 산골에다 가마를 박고 아내 이금영(32세),유빈(6세),순빈(4세) 네 식구가 산비둘기처럼 살면서 분청그릇을 빚고 있다.깊은 산골이다 보니 닷새마다 서는 지제장터까지도 십리길이 훨씬 더 되고 초등학교며 과자를 파는 가게도 면소재지에 가야만 한다. 문 : 이 산중에다 작업장을 짓고 생활하게 된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朴 : 지리적 여건이 장작가마 하기에 적합하다고 봤기 때문이죠.장작가마를 앉히려면 우선 넓은 땅이 필요한데,도시 근교가 교통이나 아이들 키우기,문화적 접근성 등이 유리하기는 하지만 땅값이 너무 비싸서 우리처럼 젊은 사람들로서는 엄두를 내기 어렵지요.강원도와 인접해 있어서 장작 조달이 쉽고,여주·광주 등 도자기의 전통과 역사를 지니고 있는 훌륭한 현장이 가깝다는 점도 고려되었지요.무엇보다 은사이신 노경조 교수님 작업장이 인근에 있어서 항상 가르침을 얻을 수 있고 토론과 정보의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크게 참작했지요. 문 : 도자기를 시작한 시기는 언제쯤이었습니까? 朴 : 1990년 국민대 도자공예학과에 들어가서부터였으니까 이제 겨우 15년째 접어든 셈입니다.쭉 미술공부를 해왔는데 도자기가 매력적이다 싶어 이쪽으로 전공을 했고,지금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문 : 도자기의 매력이 어디에 있다고 보았습니까? 朴 : 장작불이었어요.전국의 유명한 도요지인 강진·문경 등을 여행하면서 장작가마를 경험할 수 있었는데 장작불을 보고 있으면 살아 있는 자유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자유라는 말이 너무나 흔해서 시쳇말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그 말을 쓴다는 것이 조금은 혐오스럽고 구역감도 느껴졌거든요.죽은 자유의 쓰레기 무덤 같다는 생각도 있었지요.장작불을 보는 순간 그런 잘못 인식된 것들이 불길에 타버리고 아주 맑고 고요한 힘이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 : 장작불의 어떤 면이 그같은 신선함을 주던가요? 朴 : 다소 감정적인 면입니다만,자연스러움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해주었습니다.인위적으로 꾸며지고 목적을 노린 계산이 얼마나 위험하고 자유분방함을 저해하는 것인지를 깨닫게 해준 것이지요.학교 때 주로 이용한 가스가마로도 표현상 제약을 받지는 않았지만 장작불은 가스가마에서 한 걸음 더 자연,자유에 다가서게 해주었습니다. ●흉내내기·베끼기에 본질 훼손 문 : 불에서 어떤 깨달음을 터득한 것으로 생각되는군요.그런데 하필이면 왜 분청 쪽으로 들어섰습니까? 입문하기는 쉽지만 성공하기는 매우 어려운 분야인데.서로 비슷하기는 쉽지만 바로 그 점에서 몰개성적이고 흉내내기,베끼기로 이어져서 실패하게 되는 함정이라고들 하거든요.작가로서 작품으로 인정받아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연구하고 헌신해야 하겠지요.분청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군요. 朴 : 아직 저는 견해라고 할 만한 것에까지는 이르지 못했음을 알고 있습니다.다만 가마를 서울에서 비교적 먼 이곳에다 박아 놓고 작업하는 이유 중에는 저만의 작업에 집중하고 몰입하여 독창성을 획득하고 싶다는 뜻도 들어 있지요.실제로 오늘날 많은 도예작가들이 분청에 관한 한 모방과 뒤섞임의 혼돈 속에서 분청 고유의 자유분방함이라는 고귀한 정신을 훼손시키거나 놓치고 있다고 봅니다.자유분방함을 제멋대로 해도 되는 것처럼 가볍게 여긴 데서 나타나는 큰 과오인 줄 압니다. 분청사기의 자유분방함은 이 그릇의 유장한 역사와 심오한 미적 세계에서 응축되고 표현된 아름다움이라고 여깁니다.분청사기를 창안해 낸 옛 선조들은 이미 고려청자라는 거대한 도자 세계를 수백년 넘게 항해해온 오랜 경험과 고도로 숙련된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던 분들입니다.함부로 흉내낼 수 없는 정신의 바탕 위에서 절정의 기술로 빚어낸 것이 분청사기거든요.뭐랄까요,깨달음의 빛깔이나 향기 같은 거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문 : 생활은 어떠세요? 경제적 문제,아이들을 산중에서 키워야 하는 문제,학문의 세계,작업의 성과 등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많군요. 朴 : 모두 벅차지요.하지만 분청사기의 멋이 자유분방함이고,그것은 창조적인 세계를 지향하는 고독과 버거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맛볼 수 있는 귀한 것이라 여기기 때문에 견딜 만합니다.아내가 큰 힘이자 이웃입니다. 문 : 자유분방함은 자신의 내부를 응시하는 가운데서 생겨나는 자유의 힘이라는 말로 들리는군요.분청그릇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요소를 뭐라고 보십니까? 불을 제외하고. 朴 : 흙이지요.흙공장의 흙과 가게에서 파는 유약이 아니라,작가 스스로가 자연에서 얻어 낸 흙과 유약이라고 봅니다.지적하신 흉내내기의 위험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작가 특유의 흙과 유약 개발은 곧 작가의 생명이며,진정한 작가 정신이 있어야만 자유분방함의 세계를 엿볼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 국민대,강릉대,한국전통문화학교에서 도자기를 강의하고 있는 그는 젊은 작가다운 실험 정신과 만만찮은 예술론으로 무장한 우리나라 도자 미래의 한 기대주로 보인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1)한국의 찻그릇 문화-박성욱의 분청찻사발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1)한국의 찻그릇 문화-박성욱의 분청찻사발

    투박하면서도 수더분한 멋을 지닌 분청(粉靑)은 공들여 모양낸 것만이 좋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청자,백자 세계의 통념에 대한 도전이자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귀의하려는 한국 도자기의 한 특징이다. ●관노비 신분서 해방된 기술자들 고려 말 조선 초에 걸쳐 나타난 정치의 불안,국가 기강의 문란,신분구조의 와해,새로운 지배세력의 성장,왜적의 침입 등으로 국가의 통제 아래에 있던 관요(官窯) 기능이 마비되었다.관요에서 관노비로 일하던 도자기 기술자들은 전국 곳곳으로 흩어져서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다.이들은 국가의 규제없이 자유로이 그릇을 만들 수 있었으므로 활달하고 구김살 없는 자유분방한 멋을 풍기는 그릇을 만들 수 있었다.이 때 만들어진 그릇들을 뭐라 불렀는지를 알려주는 문헌은 없다.이들 그릇을 분청사기(粉靑沙器)-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沙器)의 준말-라는 용어를 처음 쓰게 된 것은 고유섭(高裕燮) 선생의 ‘고려도자와 이조도자’(1963년)라는 글을 통해서였다. 분청의 가장 큰 특징은 물레질로 만든 그릇 몸에다 정선된 백토(白土)를 입히는 분장(粉粧)기법과 그 뒤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무늬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분청사기는 우연한 시대적 산물이 아니라 당시의 사회 문화를 잘 표현하고 있는데,그릇이 그 시대의 표정이라는 말과도 일치하고 있다.순박하고 민중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분청그릇은 15세기 초 조선 왕조의 기반이 튼튼히 닦여진 시기와 맞물려서 나타났다. ●세종때 절정의 기법 완성 세종 연간에 걸쳐서 절정의 기법이 완성되었는데 이는 세종 연간 문화의 특징이 민본(民本)을 전제로 한 독창적 민족 문화를 만들어 생활화한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우리에게 맞는 농사법은 ‘농사직설’,우리나라 사람의 질병은 우리나라 약초로써 고치고자 한 ‘향약집성방’,중국 음악과 다른 우리의 가락을 찾기 위한 노력들,우리의 고유 문자인 훈민정음의 창제 등이 좋은 예다.민족적 자각과 민중문화를 포용한 문화의식은 민족에 기초를 두고 민본을 존중하는 조선문화의 새벽이 되었고,이같은 문화의식을 배경으로 하여 태어난 것이 다름아닌 분청사기였다. ●분청사기의 본질은 자유분방함 이렇듯 오랜 역사만큼이나 자유분방함을 근본 정신으로 삼아서 만들어지는 분청 그릇은 대부분의 사기장들이 즐겨 다루어 왔고 현재에도 그러한 분야다.그러나 사기장들이 아무렇게나 만들어도 되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자유분방함의 본질을 어떻게 터득하여 표현하는가에 있다.많은 작가들이 집요하게 도전해오고 있지만 전통적 분청기법을 제대로 터득하여 현대적인 단순미로 재창조했다거나 듬직한 양감과 아첨없는 장식성,한국인다운 소탈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들은 사기장은 매우 적다.이런 만만찮은 길에 들어선 박성욱은 이제 서른 세 살의 젊은 사기장이다. 경기도 양평군 지제면 무왕1리 526번지 산골에다 가마를 박고 아내 이금영(32세),유빈(6세),순빈(4세) 네 식구가 산비둘기처럼 살면서 분청그릇을 빚고 있다.깊은 산골이다 보니 닷새마다 서는 지제장터까지도 십리길이 훨씬 더 되고 초등학교며 과자를 파는 가게도 면소재지에 가야만 한다. 문 : 이 산중에다 작업장을 짓고 생활하게 된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朴 : 지리적 여건이 장작가마 하기에 적합하다고 봤기 때문이죠.장작가마를 앉히려면 우선 넓은 땅이 필요한데,도시 근교가 교통이나 아이들 키우기,문화적 접근성 등이 유리하기는 하지만 땅값이 너무 비싸서 우리처럼 젊은 사람들로서는 엄두를 내기 어렵지요.강원도와 인접해 있어서 장작 조달이 쉽고,여주·광주 등 도자기의 전통과 역사를 지니고 있는 훌륭한 현장이 가깝다는 점도 고려되었지요.무엇보다 은사이신 노경조 교수님 작업장이 인근에 있어서 항상 가르침을 얻을 수 있고 토론과 정보의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크게 참작했지요. 문 : 도자기를 시작한 시기는 언제쯤이었습니까? 朴 : 1990년 국민대 도자공예학과에 들어가서부터였으니까 이제 겨우 15년째 접어든 셈입니다.쭉 미술공부를 해왔는데 도자기가 매력적이다 싶어 이쪽으로 전공을 했고,지금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문 : 도자기의 매력이 어디에 있다고 보았습니까? 朴 : 장작불이었어요.전국의 유명한 도요지인 강진·문경 등을 여행하면서 장작가마를 경험할 수 있었는데 장작불을 보고 있으면 살아 있는 자유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자유라는 말이 너무나 흔해서 시쳇말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그 말을 쓴다는 것이 조금은 혐오스럽고 구역감도 느껴졌거든요.죽은 자유의 쓰레기 무덤 같다는 생각도 있었지요.장작불을 보는 순간 그런 잘못 인식된 것들이 불길에 타버리고 아주 맑고 고요한 힘이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 : 장작불의 어떤 면이 그같은 신선함을 주던가요? 朴 : 다소 감정적인 면입니다만,자연스러움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해주었습니다.인위적으로 꾸며지고 목적을 노린 계산이 얼마나 위험하고 자유분방함을 저해하는 것인지를 깨닫게 해준 것이지요.학교 때 주로 이용한 가스가마로도 표현상 제약을 받지는 않았지만 장작불은 가스가마에서 한 걸음 더 자연,자유에 다가서게 해주었습니다. ●흉내내기·베끼기에 본질 훼손 문 : 불에서 어떤 깨달음을 터득한 것으로 생각되는군요.그런데 하필이면 왜 분청 쪽으로 들어섰습니까? 입문하기는 쉽지만 성공하기는 매우 어려운 분야인데.서로 비슷하기는 쉽지만 바로 그 점에서 몰개성적이고 흉내내기,베끼기로 이어져서 실패하게 되는 함정이라고들 하거든요.작가로서 작품으로 인정받아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연구하고 헌신해야 하겠지요.분청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군요. 朴 : 아직 저는 견해라고 할 만한 것에까지는 이르지 못했음을 알고 있습니다.다만 가마를 서울에서 비교적 먼 이곳에다 박아 놓고 작업하는 이유 중에는 저만의 작업에 집중하고 몰입하여 독창성을 획득하고 싶다는 뜻도 들어 있지요.실제로 오늘날 많은 도예작가들이 분청에 관한 한 모방과 뒤섞임의 혼돈 속에서 분청 고유의 자유분방함이라는 고귀한 정신을 훼손시키거나 놓치고 있다고 봅니다.자유분방함을 제멋대로 해도 되는 것처럼 가볍게 여긴 데서 나타나는 큰 과오인 줄 압니다. 분청사기의 자유분방함은 이 그릇의 유장한 역사와 심오한 미적 세계에서 응축되고 표현된 아름다움이라고 여깁니다.분청사기를 창안해 낸 옛 선조들은 이미 고려청자라는 거대한 도자 세계를 수백년 넘게 항해해온 오랜 경험과 고도로 숙련된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던 분들입니다.함부로 흉내낼 수 없는 정신의 바탕 위에서 절정의 기술로 빚어낸 것이 분청사기거든요.뭐랄까요,깨달음의 빛깔이나 향기 같은 거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문 : 생활은 어떠세요? 경제적 문제,아이들을 산중에서 키워야 하는 문제,학문의 세계,작업의 성과 등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많군요. 朴 : 모두 벅차지요.하지만 분청사기의 멋이 자유분방함이고,그것은 창조적인 세계를 지향하는 고독과 버거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맛볼 수 있는 귀한 것이라 여기기 때문에 견딜 만합니다.아내가 큰 힘이자 이웃입니다. 문 : 자유분방함은 자신의 내부를 응시하는 가운데서 생겨나는 자유의 힘이라는 말로 들리는군요.분청그릇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요소를 뭐라고 보십니까? 불을 제외하고. 朴 : 흙이지요.흙공장의 흙과 가게에서 파는 유약이 아니라,작가 스스로가 자연에서 얻어 낸 흙과 유약이라고 봅니다.지적하신 흉내내기의 위험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작가 특유의 흙과 유약 개발은 곧 작가의 생명이며,진정한 작가 정신이 있어야만 자유분방함의 세계를 엿볼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 국민대,강릉대,한국전통문화학교에서 도자기를 강의하고 있는 그는 젊은 작가다운 실험 정신과 만만찮은 예술론으로 무장한 우리나라 도자 미래의 한 기대주로 보인다.
  • [15일 TV 하이라이트]

    ●즐거운 문화읽기(오전 11시) 평생 우리가 해야 하는 공부에 담긴 문학적 의미를 되새긴다.또 청소년 래퍼들이 당·송시를 랩으로 만들어 부르면서 새로운 문화충돌을 경험하는 현장도 영상에 담는다.마지막으로 ‘성 타즈마할’‘56억 7천만년의 고독’등의 시집을 낸 함성호 시인,천진한 모습으로 도시의 문명을 비판하는 건설적 허무주의자의 모습을 살펴본다. ●총선 2004(오후 5시) 총선 선거일을 맞아 투·개표 상황을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해 오후 5시부터 뉴스특보 ‘총선 2004’를 편성해 16일 오전 9시까지 특별 방송한다.특히 투표가 마감되는 오후 5시부터는 전국 주요 개표장을 중계차 등으로 연결해 개표상황과 후보자별 득표 전망 등을 중점 보도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문화센터(오전 11시) 이전의 드레스와는 달리 실용적이고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A라인 드레스 만들기에 도전해 본다.먼저 다양한 드레스 디자인을 미니어처 형태로 감상해 보고,A라인 드레스 만들기에 필요한 기본 재료와 방법 등을 알아본다.옷이 완성된 후의 장식을 위한 디자인,드레스 뒤에 다는 리본의 형태 등을 살펴본다. ●1050정면승부(오후 11시) 가족과 연인들이 즐길 수 있는 경기도의 숨어있는 환상 여행코스를 알아본다.작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시골장터의 매력,장호원 5일장과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는 이천쌀밥의 진수를 맛보는 최고의 여행 코스,봄나들이 최고의 코스인 설봉공원,이천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도자기 마을 등을 찾아간다. ●청혼(오전 8시30분) 세련과 수정이 경희 떡집으로 찾아와 남희와 말다툼을 한다.그 와중에서도 경희는 세련의 말실수를 놓치지 않는다.우경은 경희로부터 오여사가 한 짓이 아니라고 전해듣지만 믿지 못한다.오여사를 만난 우경은, 오여사가 진범이 곧 밝혀질 것이라며 이야기를 풀어나가자 그동안 오여사를 의심하던 마음이 달라진다. ●달려라 울엄마(오후 9시20분) 영재는 친구와의 돈내기에 이기기 위해 말숙과 사귄다고 말한다.한편 보희는 지나친 카드 사용과 관련,남편에게 카드를 압수당한다.마침 마음에 드는 원피스를 발견한 보희는 이 옷을 사지 못하게 되자 남편이 바람피는 것을 꼬투리 잡는다.보희는 영애와 승현에게 남편을 유혹해 달라고 부탁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찔레꽃(오전 8시5분) 성희는 소진에게 더이상 명욱을 만나지 말라고 한다.집앞에서 유경을 바래다 주는 민규를 만난 성희는 따뜻한 눈길을 보낸다.신자와 동업한 것을 알게 된 점례가 샤리를 다그치자,샤리는 동업계약서를 보여주며 깨끗한 관계임을 밝힌다.수옥은 옥녀·대식과 함께 준서의 병원으로 가 옥녀의 마음을 풀어주려 애쓴다. ˝
  • 만년 조연들의 ‘반란’

    “더이상 양념이라 부르지 마라!” 지금 스크린에서는 ‘만년 조연’일 것 같던 얼굴들의 약진이 주목거리다.주인공 캐릭터를 맛깔나게 받쳐주는 ‘양념’에 머물던 조연들이 주연으로 뜨고 있는 것. ‘탈(脫)조연’을 선언한 배우로는 염정아(32)·송선미(28)이 맨 앞줄에 선다. 묘하게 도회적이면서도 신경질적인 인상을 나눠 풍기는 염정아.요즘 물만난 고기같다.15일 개봉하는 범죄스릴러 ‘범죄의 재구성’.박신양·백윤식·이문식 등 남자배우들만 득시글거리는(?) 범죄영화에서 혼선을 야기하며 관객에게 지능 게임을 거는 도발적인 여성캐릭터를 맡았다. TV에서의 활약도 데뷔 이래 가장 왕성하다.MBC ‘사랑한다 말해줘’에서는 욕망에 눈이 어두워 한 남자의 순수한 사랑을 치명적으로 망가뜨리는 악녀 주인공.김래원·윤소이 등 한참 동생뻘인 청춘스타들과 나란히 극을 지탱해간다.올해로 연예계 데뷔 13년.1991년 미스코리아 선으로 얼굴을 알린 이래 영화 ‘테러리스트’‘텔미 썸딩’‘H’‘장화,홍련’ 등에서 한발한발씩 보폭을 넓혀왔다. 스크린이나 TV에 꾸준히 얼굴을 내밀어오다 최근 상종가를 치기는 송선미도 마찬가지.지난달 개봉한 영화 ‘목포는 항구다’에서 남자주인공의 맹목적인 사랑을 받는 ‘주인공 급’으로 나오더니 이달말 개봉할 코미디 ‘라이어’에서는 보란 듯이 극의 주도권을 틀어쥐었다.잘 생긴 얼굴 하나만 믿고 두집 살림을 차린 택시기사(주진모)의 능력있는 커리어우먼 아내 역.MBC 주말드라마 ‘장미의 전쟁’에서도 최수종·최진실·류진과 4인 톱 구도로 팽팽히 힘겨루기할 정도다. 1996년 슈퍼엘리트모델대회 출신.벼락스타가 아니라 주변부 배역을 밟아올라왔다는 데서 그녀의 성취는 한층 더 빛을 발한다. “때가 왔노라.”라고 외치며 스크린을 누비는 또 다른 주인공으로 중견 탤런트 백윤식(57)을 빼놓을 수 없다.다져진 연기 내공을 뒤늦게 영화에서 발산하고 있는 셈이다.평단의 극찬을 받은 지난해 개봉작 ‘지구를 지켜라’에서 영화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확인받더니 ‘범죄의 재구성’에서 박신양과 끝까지 머리싸움을 벌이는 ‘사기꾼계의 전설’로 변신했다. 스크린이 청춘스타들의 독무대가 아님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작업에는 중견탤런트 주현(63)도 가담했다.중년배우들이 무더기 주연해 화제였던 코미디 ‘고독이 몸부림칠 때’에서는 김무생·양택조·선우용녀 등 50∼60대 출연진 중에서도 유독 중심을 차지했다.이달말 개봉예정인 휴먼드라마 ‘가족’에서는 아예 신세대 탤런트 수애와 2인 주인공 구도를 그렸다. 코미디 ‘동해물과 백두산이’에 이어 23일 개봉하는 ‘라이어’에서 주진모와 투톱을 이룬 공형진(32)도 마찬가지. 오랫동안 색깔없이 어정쩡한 조연에 머물러온 손창민(39)도 제2전성기를 맞았다.지난달 26일 개봉한 ‘맹부삼천지교’에서 마침내 주연을 꿰찼다. 지구력있는 조연배우들이 스크린에서 빛을 보는 추세는 꾸준히 이어질 거라는 게 영화가의 전망.한 마케팅 관계자는 “한국영화가 몇몇 톱스타에게만 기댄 채 흥행몰이에 나서는 관행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재와 장르를 택해 영역을 확장해가는 과정의 하나”라고 풀이했다. 황수정기자 sjh@˝
  • [씨줄날줄]남자의 변신/강석진 논설위원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 하였던가.한 화장품 회사의 광고 카피였던 구절이 아직도 입에 붙어있는 것을 보면,광고가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적이었던 모양이다.나이가 얼마거나 여자들은 누구나,언제나,조금이라도 변신을 꿈꾼다.여자의 변신은 무죄,이 계절에는 꽃 향기처럼 다가오는 유혹이다.그럼 남자의 변신은? 케이스 1 : 리비아 국가원수 카다피가 변신했다.그동안 영국 상공에서 팬암 여객기를 폭파시켰고,아일랜드 공화국군(IRA)에 무기를 대 왔던 게 리비아다.동아건설이 대규모 송수관 건설 공사를 수주,우리에게는 일말의 친근감까지 주지만 서방세계에는 눈엣가시였다.그 카다피 국가원수가 최근 대량살상무기(WMD)를 포기하더니 영국 블레어 총리와 만나 “같이 테러에 맞서자.”고 화려한 변신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마치 서방세계와 손을 잡을 기회를 기다려 왔다는 듯이. 케이스 2 : 민주당 공천자 등이 일제히 조순형 대표의 퇴진을 요구한다.바로 얼마전 조 대표 옹립에 나섰던 중진들까지 조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다.조 대표의 부인 김금지씨가 “대표 맡아달라 조를 땐 언제고 … 민주당 남자들은 비겁해.탄핵을 했으면 낙선 각오하고 당당하게 심판 받아야지.남자들이….”라고 일갈하건만 변신을 꾀하던 민주당 남자들 고개 숙인 채 답이 없다.그러고는 28일 조 대표와 추미애 선대위원장이 봉합에 합의하자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재변신,선거의 들판으로 나선다.하긴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게 민주당 남자뿐이랴마는…. 어느 문인의 말처럼 남의 아픔은 아픔이 아닌 시대이니 카다피의 고뇌야 제쳐두고라도,바로 우리 옆에 있던 남자들의 변신은 적지않이 당혹감을 안겨준다.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신,가족들에게 당혹감을 안겨준 것처럼.동기가 결여된 변신과 그레고르의 고독한 죽음이 인간 실존의 허무함을 보여준다면 우리 정치권 남자들의 변신은 무엇을 보여주는가.정치의 허무함? 질긴 삶의 의지? 그도저도 아니면 그저 무죄일까.‘집단적 자살 충동’마저 목록에 넣는다면 너무 심할까? 판단은 각자에게 맡기면서 마지막으로 카프카를 인용하고 싶다.‘잘못 울린 야밤의 벨 소리에 한번 따르게 되면 다시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고. 강석진 논설위원 sc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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