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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립과 정파 사이… 野소속 상임위원장의 고민

    국회 상임위원장은 고독하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법안이나 예산안을 맨 먼저 ‘집도’하는 위치여서 절대 중립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소속 정당의 요구를 외면하기도 힘들다. 소수 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는다면 고민은 두 배가 된다. 민주당 소속으로 상임위를 이끌고 있는 이낙연(왼쪽) 농림수산식품위원장과 추미애(오른쪽) 환경노동위원장이 요즘 그런 처지다. 18일 만난 이 위원장은 “외롭고, 괴롭다.”고 했고, 추 위원장은 “진심을 진심으로 듣지 않아 힘들다.”고 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위원장이 요즘 여당에 칭찬을 받는 반면, 추 위원장은 야당과 노동단체로부터 좋은 소리를 듣는다는 사실이다. 이 위원장은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조정론자이고, 추 위원장은 원칙을 강조하는 소신파다. 조정과 소신은 정치인이 갖춰야 할 가장 큰 덕목이다. 이 위원장은 최근 농림수산식품부 소관 4대강 예산 4066억원에 대해 여야 합의를 이끌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넘겼다. 합의의 핵심은 700억원을 떼어 4대강 이외의 사업에 쓰기로 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합의 처리의 정수를 보여줬다.”면서 “내년 전체 예산안도 농식품위 합의를 참고하면 못할 게 없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면서 “예결특위에서 반드시 전액 삭감할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이 위원장은 “농림부 장관을 따로 여러 차례 만나 설득했고, 여야 의원들에게도 최우수 상임위의 면모를 보여주자고 애원해, 미흡하지만 조정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추 위원장이 이끄는 환노위는 법안 처리가 미흡해 ‘불량 상임위’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환노위에도 4대강 관련 예산 3000억원이 숨어 있고, 뜨거운 쟁점인 복수노조 허용,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 노동 관계법 개정 문제가 있어 마냥 비난할 수는 없다. 한나라당은 “위원장의 독선 때문에 당장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해야 할 법안이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고 압박한다. 그러나 추 위원장은 사용자 단체나 노동자 단체를 계속 만났고, 지난 17일 정부, 여야, 경영계, 노동계가 모두 참여하는 다자협의체 구성을 이끌어 냈다. 추 위원장은 “노동 문제를 다루는 위원회 성격상 의회 합의보다 사회적 합의가 더 중요하다.”면서 “다른 이상을 지닌 세력의 요구를 법이라는 현실에 접목하려면 늦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물고기 먹는 뱀 왜가리에 먹히는 순간 포착

    ‘자연의 삶’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사진 한장이 해외언론에 공개돼 화제다. 물고기를 잡아먹는 뱀, 그리고 물고기를 삼키는 그 뱀을 잡아먹는 왜가리를 순간포착한 절묘한 사진이다. 이 사진은 미국 메릴랜드 포토맥 강에서 야생동물을 전문적으로 촬영하는 데이비드 크룩스가 우연하게 담아냈다. 사진에 등장하는 왜가리는 ‘푸른 가슴 왜가리’고 뱀은 ‘노던 워터 스네이크’라 불리는 물뱀이다. 포토맥 강에 날아드는 왜가리와 큰 해오라기 종류의 새를 전문으로 촬영하는 크룩스는 사진 촬영당시에는 이 상황을 알아채지 못했다. 왜가리의 사냥장면을 찍기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주시하던 왜가리가 먹이를 잡기위해 물속으로 부리를 재빠르게 집어 넣는 순간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왜가리의 입에는 물고기가 아닌 뱀이 물려 나왔다. 그리고 나중에 컴퓨터에서 확인한 후에야 뱀의 입에 다시 물고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크룩스는 ”새를 촬영하는 것은 고독하고 오랜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데, 이런 멋진 장면을 담을 수 있어 너무 기쁘다.” 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형태 tvbodaga@hanmail.net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배수빈, 스크린 3색男 등극…찌질·위험·매혹

    배수빈, 스크린 3색男 등극…찌질·위험·매혹

    배수빈이 올해 3편의 영화를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지난 9월 영화 ‘애자’에서 최강희의 찌질한 남자친구로 등장했던 배수빈은 12월 개봉을 앞둔 ‘비상’에서는 위험한 매력의 호스트로, ‘걸프렌즈’에서는 3명의 여성과 문어발 연애를 펼치는 매력남으로 분한다. ‘애자’에서 배수빈은 드센 여자친구 박애자(최강희 분) 밑에 3년을 기죽어 산 ‘찌질남’ 철민을 연기했다. ‘애자’ 언론 시사 당시, 배수빈은 자신의 캐릭터를 “제대로 된 남자친구 구실도 못하는 못난 남자의 전형”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반면 10일 개봉하는 ‘비상’에서의 배수빈은 ‘옴므파탈’의 매력을 갖춘 청담동 최고의 호스트 호수로 분했다. 첫사랑을 품고 사는 호수를 연기한 배수빈은 거칠고 고독하지만, 후배 시범(김범 분)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도움을 주는 의리 있는 조력자 역할을 카리스마 있게 소화했다. 이어 배수빈은 ‘걸프렌즈’에서 한채영·강혜정·허이재 등 3명의 여배우와 동시에 연인 호흡을 맞춘 ‘행운남’으로 등극하게 됐다. 극중 배수빈이 맡은 진호는 상대에 대한 배려와 친절한 매너, 그리고 오토바이를 즐기는 터프함까지 갖춘 캐릭터다. 이에 매혹된 세 여자와 진호의 좌충우돌 로맨스는 17일 스크린에서 공개된다. 영화는 물론 드라마 ‘찬란한 유산’과 ‘천사의 유혹’ 등에서도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며 인기를 누리는 배수빈의 활약이 기대된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애자’ ‘비상’ ‘걸프렌즈’ 스틸이미지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5일 TV 하이라이트]

    ●역사스페셜(KBS1 오후 8시) 안동 김씨 가문 출신 김병연. 1811년 평안도에서 일어난 홍경래의 난 때 항복한 할아버지 김익순 때문에 역적의 자손이 된다. 김병연은 김익순이 조부임을 모르고 백일장에서 그를 욕한 시로 장원한 후 부끄러워 삿갓을 썼다고 전해지는데…. 김병연이 김삿갓이 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카페(KBS1 오후 7시10분) KB S 개그맨 한민관. 일주일에 20여 가지의 스케줄을 소화하려면 어쩔 수 없이 패스트푸드로 식사를 때우고, 시간에 쫓겨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하는데…. 일상 속에서 낭비되는 에너지의 양은 얼마나 될까. 한민관의 24시간을 밀착취재해 그의 생활 속 에너지 사용량을 측정해 본다. ●수상한 삼형제(KBS2 오후 7시55분) 우미는 현찰에게 오빠를 업소 관리직으로 부탁하지만 현찰은 냉정하게 안 된다고 얘기한다. 화가 난 현찰은 연희랑 동네 찻집에서 사업이 힘든 것을 얘기하며 술을 마신다. 술에 취한 현찰을 연희가 집앞까지 바래다 주며 우미와 만나게 되고 연희는 우미에게 내조를 잘하라고 말한다. ●잘먹고 잘사는 법(SBS 오전 9시45분) 가수 김연자가 북한산 자락 아래 펼쳐진 전원형 아파트를 처음 공개한다. 18살에 일본에 건너가 최고의 한류가수가 되기까지 눈물과 감동의 사연을 들어본다. 또 고향인 전라도에서 공수한 신토불이 건강식을 공개한다. 과일 채소 식단으로 4주간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박성경 주부를 ‘금주의 웰빙토크’에서 만나본다. ●보석비빔밥(MBC 오후 9시45분) 비취는 영국이 사준 꽃을 잠시 바라보다가 쓰레기 봉지에 버려 버린다. 서회장은 영국에게 회사에 한 번씩 나와 경영 익히며 몇 달간은 태리를 돌봐달라는 부탁을 한다. 한편 분식집을 맡게 된 혜자와 백조는 돈 버는 재미에 빠진다. 명조는 자신도 일할 수 있다며 도와주는 아줌마 대신 써달라고 한다. ●효도우미 0700(EBS 오후 5시10분) 1998년 3월 첫방송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2년간 빈곤, 질병, 고독 등으로 신음하는 전국의 어르신들께 도움을 드리고 있는 ‘효도우미0700’이 600회를 맞았다. 600회 방송에서는 미담 사례 소개와 함께 복지 관련 전문가들이 직접 스튜디오에 출연하여 우리나라의 노인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 ●OBS 스페셜(OBS 오후 8시50분) 음주 공화국 타이틀 자리를 놓고 러시아와 1, 2위를 다투는 대한민국. 지금 이곳에 필요한 것은 바로 절주다. 필름끊김 현상은 뇌가 보내는 적신호. 부어라 마셔라 하며 마신 술로 자신의 뇌가 망가져 가고 있다. 사람들의 잘못된 음주습관을 살펴보고, 각종 실험과 사례를 통해 음주 폐해의 심각성을 알리고 절주의 필요성을 알아본다.
  • [무슨 영화 볼까]

    ■ 시크릿(스릴러/18세 관람가) 감독 윤재구 줄거리 악명 높은 조직의 2인자가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현장에 출동한 성열(차승원)은 범인이 남긴 듯한 유리잔의 립스틱 자국과 떨어진 단추, 귀걸이 한쪽을 찾아내고 충격에 빠진다. 오늘 아침 외출 준비를 하던 아내(송윤아)의 입술 색깔, 아내의 옷에 달려있던 단추와 귀걸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 본능적으로 증거물을 모두 없애는 성열. 그는 사건 당일 찾아온 여자를 봤다고 증언하는 결정적 목격자마저 협박해 빼돌린다. 감상 비밀도 반전도 많은 영화. ■ 비상(액션·드라마/18세 관람가) 감독 박정훈 줄거리 엑스트라 생활과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살아가는 시범(김범)은 ‘인생 한방’을 기대하며 배우의 꿈을 품고 살아가지만 단짝 친구 외에는 기댈 곳이 없다. 이런 그에게 인생을 걸고 싶은 사랑이 나타난다. 그녀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범에게 호수(배수빈)는 호스트바에서 일할 것을 권해오고 결국 시범은 화려한 밤의 배우인 호스트가 된다. 역시 첫사랑의 아픔을 품고 고독하게 살아가는 호수는 그에게 든든한 배경이 돼 준다. 감상 여자의 환상을 사로잡는 호스트들의 순도 100% 사랑이야기. ■ 시간의 춤(다큐멘터리/전체 관람가) 감독 송일곤 줄거리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체 게바라의 나라 쿠바. 100여 전 그 쿠바에는 제물포항을 떠나 멕시코를 거쳐 바람처럼 흘러간 300여명의 조선인들이 있었다. 그들은 4년 뒤면 부자가 되어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억세게 살았다. 학교를 세워 우리말을 가르치고 상해 임시정부 김구 선생께 독립자금을 보내며 체 게바라의 혁명에도 동참하면서. 하지만 그 누구도 조선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감상 가슴 한 켠의 뭉클함! 감동을 받고 싶다면. ■ 카운테스(드라마·스릴러/18세 관람가) 감독 줄리 델피 줄거리 16세기 루마니아. 아름다운 외모와 막강한 부로 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백작부인 엘리자베스 바토리(줄리 델피). 다른 귀족들의 질투로 고립된 삶을 살던 어느 날, 그녀는 파티에서 만난 젊고 매력적인 귀족 청년 이스트반(다니엘 브륄)과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그와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점점 늙고 추해지는 자신이 불안하기만 한데. 감상 사랑 때문에 잔인해지는 여인의 삶.
  • 송강호·김승우 ‘밤안개’서 첫 연기 대결

    송강호·김승우 ‘밤안개’서 첫 연기 대결

    배우 송강호와 김승우가 영화 ‘밤안개’(가제, 감독 이현승·제작 스튜디오블루)에서 조직의 보스와 킬러로 분해 처음으로 스크린 호흡을 맞추게 됐다. ‘밤안개’의 제작사 측은 1일 “송강호와 김승우는 극중 오랜 친구였으나 적으로 재회하게 된 두 남자의 우정과 한 여자를 둘러싼 삼각관계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극중 송강호는 보스 두헌 역을 맡아 불안함과 고독, 그리고 한 여자에 대한 지독한 사랑을 섬세하게 연기할 예정이다. 또 김승우는 킬러 강우로 분해 감정을 절제한 냉혹함과 숨길 수밖에 없는 사랑의 감정을 과묵한 내면 연기로 소화한다. 연기파 배우 송강호와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열연을 펼치고 있는 김승우가 영화 속 두 남자의 20년 우정과 긴장을 어떻게 표현해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편 영화 ‘시월애’의 이현승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밤안개’는 내년 상반기부터 촬영에 돌입할 계획이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아르헨티나에 한국소설 바람부나

    아르헨티나에 한국소설 바람부나

    ‘…비극적인 과거와 고도성장의 현재를 한국문학이 어떻게 그려내고 있는가를 질문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한국현대문학단편선집’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한국현대문학은 현대사의 비극을 문학적 매개물로 삼는 작가군과 야생의 신자유주의 문제를 다루는 작가군으로 나뉜다.’(아르헨티나 일간지 ‘디아리오 클라린’ 9월21일자) ‘모든 고독과 저항의 의무를 작품 속에 묘사되는 하나의 대상에 집중시킴으로써 하나의 이미지로 우리를 감동시킨다.”(‘파히나 도세’ 10월11일자) ‘분단문학과 즐기는 문학으로 나누어 한국 현대 문학의 흐름을 짚었다. 감동과 빛깔, 강렬함의 세 가지가 시대를 이어 내려온 한국문학의 특성으로 꼽히며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문학 교류가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이루어지고 있다.’(‘레비스타’ 10월17일자) 한국문학번역원은 26일 “최근 ‘한국현대문학단편선집(위 사진)’, ‘새의 선물’(아래·은희경), ‘낯선 시간 속으로’(이인성) 등 한국 소설 3종이 아르헨티나에서 잇따라 출간되며 한국 문학 붐을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유력 언론들도 한국 문학 특집기사를 게재하는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소설가 겸 문학평론가 올리베리오 코에요가 엮은 ‘…단편선집’은 손창섭·조선작·김승옥·이동하·임철우·하성란·김영하·박민규 등 한국작가 여덟 명의 단편 소설을 묶었다. 이어 나란히 나온 장편소설 ‘새의 선물’과 ‘낯선 시간 속으로’도 아르헨티나 문단과 출판계의 호평을 받고 있다. 코에요는 최근 ‘중남미의 주목받는 작가 20인’에 뽑힐 정도로 촉망받는 젊은 작가. 특히 2007년 작가 초청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서 여섯 달 동안 머물며 한국현대문학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한국 현대문학 단편선을 직접 엮고, 최고 유력일간지 ‘디아리오 클라린’에 글을 기고한 배경이다. 또 평론가 헥토르 파본은 ‘레비스타’ 기사를 통해 한국의 고전문학부터 사이버문학까지를 개괄하는 성실함을 보였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현장&이슈] 울산대공원 살포 농약 ‘독성 공방’

    [현장&이슈] 울산대공원 살포 농약 ‘독성 공방’

    울산시의회와 울산시가 시민들의 휴식공간이자 친환경 생태공원인 울산대공원에 유독성 농약을 과다 살포한 것을 놓고 ‘유해’ ‘무해’ 공방을 벌이고 있다. 2002년 4월 개장한 울산대공원(부지 365만 3000㎡)에는 해마다 200만~300만명이 찾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07년 고독성 및 발암성 논란을 빚었던 제초제 ‘엠시피피’(MCPP)의 살포가 울산시 행정사무감사에 올라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울산시의회 이은주(교육사회위원회) 의원은 최근 울산시로부터 제출받은 농약사용실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시설관리공단이 2007년 고독성 및 발암성 등으로 문제가 된 MCPP를 지속적으로 무차별 살포했고, 은폐 의혹까지 낳고 있다.”면서 “서울과 경기 등은 2007년 이후 MCPP 사용을 중단했는데도, 울산만 계속 살포해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울산대공원에는 2007년 6만 1000㎖(4곳)를 비롯해 2008년 8만 8500㎖(6곳), 올들어 8월 말 현재 2만 2500㎖(5곳)를 사용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 대공원 자연학습원과 테마초화원, 가족피크닉장 등에도 무분별하게 살포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시민들이 많이 다니는 대공원 남문이나 주차장 등 바닥에까지 MCPP 등 제초제를 살포해 토양오염은 물론 시민들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면서 “시가 지난 8월 제출한 농약사용현황에는 MCPP 사용 내용이 없었는데 최종 제출한 자료에 포함돼 은폐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울산생명의숲도 19일 성명을 통해 “2007년 MCPP의 발암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고,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아직 없다.”면서 울산시에 대시민 사과와 공원 관리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생명의숲은 “서울은 2000년부터 잔디에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울산시도 무농약 공원 관리를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울산시는 “MCPP는 2007년 6월 열린 국립농업과학원 산하 농약안전성 및 품목관리소위원회에서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고, 세계보건기구(WHO)도 위험 농약으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고 이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시 관계자는 “대공원의 수목관리를 위해 인체에 무해한 농도의 농약을 쓸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이상기후 등으로 인한 병충해 발생 등 돌발적인 상황과 잡초의 발아억제 등 예방적 차원에서 일반적인 사용 시기가 아니더라도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살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행정사무감사 자료 누락과 관련, “8월 자료에 담당자가 자료작성을 하면서 실수로 빠뜨려 이번에 자료를 추가해 제출한 것으로 일부러 누락한 것은 결코 아니다.”면서 “MCPP는 국립농업과학원에서 관리하는 농약으로 희석률 준수 등 사용규정을 지킬 경우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말했다. 한편 MCPP는 식물의 생장호르몬을 억제하는 제초작용으로 크로바 등 광엽잡초를 제거하는 데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사람·가축 독성 등급에서는 1등급(맹독성), 2등급(고독성), 3등급(보통독성), 4등급(저독성) 가운데 3등급에 해당한다. 사용량은 전체 살충·제초제 중 1% 미만으로 조사됐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미실 떠난 ‘선덕여왕’은?

    MBC 월화 사극 ‘선덕여왕’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드라마 인기를 견인하던 미실(고현정)이 지난주 50회 방영에서 죽음을 맞게 됨에 따라 향후 이야기 전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50회로 예정됐던 ‘선덕여왕’은 큰 인기에 힘입어 12회 연장이 결정된 상태이며, 추가 연장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 제작진에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훗날 선덕여왕이 되는 덕만공주(이요원)와 맞대결을 펼치며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던 미실이 퇴장하기 전에 시청률 45%를 돌파하지 못했다는 것. 미실의 마지막을 담은 49회와 50회는 각각 전국 시청률 44.9%와 44.4%(TNS 미디어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미실의 죽음 뒤 미실파를 이끄는 칠숙의 난, 미실의 아들임을 자각한 비담의 난, 그리고 덕만공주의 선덕여왕 즉위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실제 역사와 상상력을 섞어가며 전개될 것으로 점쳐진다. 타이틀롤 못지않게 힘을 발휘하던 미실 캐릭터가 퇴장해 인기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선덕여왕’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김영현 작가와 함께 대본을 집필하고 있는 박상연 작가는 덕만의 어린 시절을 시즌 1, 서라벌로 돌아온 덕만이 미실과 맞서는 과정을 시즌 2, 미실의 죽음 이후를 시즌 3로 규정하며 “시즌3로 넘어가는 마지막 후반기에는 덕만, 유신, 비담, 춘추 등 각 캐릭터가 성장을 다해 진화하고 있는 특색이 최고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네 캐릭터가 각자의 길을 간다는 것이다. 박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덕만 공주는 고독과 절망을 겪으며 진정한 왕으로 태어난다. 대기만성형 유신은 비로소 무적의 군신으로 거듭나 ‘천년의 이름’을 거머쥐며, 비담은 ‘천년의 이름’과 ‘신국’과 ‘덕만’ 가운데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모자 간에 대를 이어 반복되는 처절한 비극의 주인공으로 남게 된다. 박 작가는 “미실의 시대로 시작한 드라마는 덕만의 시대를 거쳐, 춘추의 시대가 시작되는 것으로 끝이 날 것 같다.”며 조숙한 천재인 춘추가 어떤 과정을 거쳐 새 시대의 주인으로 떠오르게 되는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 가을, 생의 아름다운 램프/시인 최창일

    [열린세상] 가을, 생의 아름다운 램프/시인 최창일

    가을이 되면 누구나 퇴색한 하나의 은행잎을 만지게 된다. 서걱이는 풀잎의 이마를 쓰다듬다 깔깔대던 꽃 웃음에 취해 보기도 한다. 먼 해조음에 한사코 씻기는 물새 울음으로 스산한 동굴. 해마다 가슴에 피는 소중한 추억제(追憶祭)의 향불을 피워 올리고 있는 것이다. 애써 잃어버리며 사는 그 영롱한 벗의 영토가 지금은 마음의 머언 유적지(流謫地)에 저물어 가고 있다. 해변의 모래밭이 아름답다는 것을 말로만 들어선 모른다. 맨발로 그 모래밭을 밟아 보아야 한다고 앙드레 지드는 ‘지상의 양식(糧食)’에서 말했다. 그렇다. 시린 물방울처럼 손바닥에 떨어지는 하나의 현실, 분명 그것은 이 땅의 중년 남성에게는 있다. 그리운 시간의 바다, 그러나 일제히 흔적도 없이 흘러가 버린 자취를 따라 가을이면 곧 안개처럼 피어나는 환상의 원경(遠景)이 있다. 어느덧 청춘의 오후를 서성이는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보며 어느날 세찬 감동으로 가슴 설레던 바다의 항구와 단발머리 소녀를 생각한다. 수많은 생의 스토리가 다가선다. 평생을 경찰 생활에 헌신한 친구가 명예퇴직을 하였다. 분명 무수히 잠 안 오는 밤을 위하여 창호지에 얼룩지는 한숨과 고독을 곱씹는 요적(寥寂)한 시간 속에 성장하고 해체되고 흘러가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친구는 설악의 단풍을 향하여 잃어버린 영롱한 시간을 회상하는 시간을 만들자고 했다. 다짐의 약속도 필요 없이 다음날 설악을 향하여 달린다. 최후로 남는 인생의 허무를 논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영원히 묻어 둘 수도 있는 소중한 삶의 향기들을 이 가을에 소중하게 꺼내 보자는 취지였다. 젊은 날의 삶은 사실 맹목이었다. 아니 맹목이었던 만큼 순수한 불꽃이었다. 다함없이 출렁이는 파도의 교향악. 결국 한줌 바람 소리만도 못한 허무요, 물 한 방울도 못 미칠 무게로 남는 게 인생이라고도 하지만, 그 때문에 불살라야 했던 영혼의 부피와 충격은 무엇으로 견줄 길이 없다. 우리는 지금 풍요로운 세대를 맞아 자기와 어울리는 색을 찾게 되었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장과 스타일 맞는 색상의 옷을 말한다. 사실 중년을 넘긴 이 땅의 주인들은 자기 색을 찾기엔 너무 취약한 시절을 살았다. 적성이 맞지 않아도 주어진 직장에 감지덕지 충성을 다하는 세대였다. 옷이 자신의 품에 맞으면 어울리는 색상이었다. 그러나 이 땅의 중년 남성들은 억울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주어진 일에 가치를 두었다. 어떤 일에도 그 안에 다양한 가치가 있다. 그 일 가운데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하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하였다. 생은 거부 하지 않고 늘상 깨어 있는 자에게 환희와 축복을 준다. 땅속에 깊숙이 묻어둔 하나의 불씨. 그것이 어느 날 활활거리며 이승의 온갖 것을 태우고 황량한 폐허를 이겨내는 것처럼 우리들의 불씨도 창조를 향한 원점으로 되돌려 어둠에서도 뜨거운 눈망울을 가지는 것이다. 누가 가을을 소멸의 시간이라고 말했는가? 밀레의 만종은 추수의 계절에 나온 명화다. 밀레의 기도는 세계의 모든 사람들의 은혜가 되어버렸다. 멀리 가려면 함께 천천히 가라는 말이 맞나 보다. 말하는 사이 설악은 붉은 단풍을 꺼내주며 “당신들의 젊은 날의 심장의 색깔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설악의 종주를 통해 우리는 인생은 삶의 열정이요, 사랑과 관용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누구에게나 통고(痛苦)의 시간은 주어지기 마련이다. 어둠에서 우릴 지킬 때 생의 아름다운 램프는 밝게 빛나는 것이다. 시인 최창일
  • “US오픈 4강 오를 꿈나무 키울래요”

    “너 같은 선수를 키워서 정말 행복했다. 고맙다.” 1일 올림픽코트에서 주원홍(53) 삼성증권 명예감독이 울먹이며 말했다. 윤용일·김일순·조윤정 등 선후배들은 줄지어 꽃과 감사패를 전달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자리를 지킨 백여명의 관중들은 ‘대들보’의 은퇴에 서운한 박수를 보냈다. 두 어깨에 한국테니스를 짊어지고 10여년을 고독하게 싸워온 이형택(33·삼성증권)이 이날 공식은퇴식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접었다. ● US오픈 16강 두번 진출 청춘을 다 바친 코트를 떠나는 맘이 얼마나 아쉬웠을까. 그동안의 세월을 곱씹다 눈가가 촉촉하게 젖은 이형택은 억지로 웃음을 지어보였다. 감사하는 분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경기 스트레스 안 받고 힘들게 몸관리를 안해도 돼 시원하지만, 더이상 선수로 코트에 설 수 없다는 게 섭섭하다.”면서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지도자 이형택’에게 앞으로도 많은 성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형택은 한국 테니스에 한 획을 그은 선수. 메이저대회인 US오픈 16강에 두 번(2000·2007년)이나 진출했고, 미프로테니스(ATP) 투어 36위까지 올랐다. 2003년 호주 시드니에서 벌어진 아디다스컵 결승에서 당시 세계 4위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를 꺾고 한국인 최초로 ATP투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고향인 강원 횡성에서 어머니 최춘자씨와 함께 시내 카퍼레이드를 할 정도로 대단한 성과였다.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았던 이형택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로 후배들에게 똑같이 보답했다. 테니스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 한국대표로 출전, 51승(단식41승·복식10승)23패를 거두며 월드그룹 진출을 이끈 것도 그의 몫. ● 춘천에 ‘이형택아카데미’ 열어 이룬 것이 많기에 은퇴가 아쉬울 법도 하지만 그는 강원 춘천에 문을 연 ‘이형택아카데미’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테니스에 입문, 그동안 숱한 스승들을 만나며 이상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구체화시켰다. 피트 샘프라스, 안드레 애거시,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과 직접 부딪히며 느낀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해주겠다는 의욕으로 충만하다. 이형택은 “경기 당일 기상시간부터 식사, 몸풀기 방법, 상대와의 기싸움까지 사소한 것들도 챙겨주고 싶다. 진짜 ‘프로’를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코트에서 말이 안 통해 마음껏 어필하지 못했던 탓에 아카데미엔 영어 전담교사까지 둘 예정이다. 신뢰와 소통을 바탕으로 첫 발을 내딛는 ‘지도자 이형택’의 꿈은 ‘이형택아카데미를 졸업한 꿈나무가 US오픈 4강에 오르는 것’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어니스트 헤밍웨이·버지니아 울프 등 20세기 문인 20명…걸작 탄생시킨 그들의 집

    어니스트 헤밍웨이·버지니아 울프 등 20세기 문인 20명…걸작 탄생시킨 그들의 집

    미국 최남단섬 키웨스트에 있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집은 옛 모습을 많이 잃었다. 그래도 여전히 ‘파파 헤밍웨이’의 자취를 찾는 방문객들이 줄을 잇는다. 영국의 여류작가 비타 색빌웨스트를 유명하게 한 ‘가족 이야기’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의 집은 작가 자신의 거처였다. 색빌웨스트가 직접 가꾼 영국 캔트 지방의 시싱허스트 성 정원은 지금까지도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으로 통한다. 스위스 몬타뇰라 언덕에 놓인 카사 카무치는 헤르만 헤세의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 태어난 곳이다. 요즘은 부동산 투기의 위협에서 살아남기 위해 투쟁 중이지만. 예술가들에게 작업실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공간 이상의 의미를 안고 있다. 때로는 쉼터가 되지만, 무엇인가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강박의 원인을 제공한다. 안정인 동시에 외로움이다. 창작의 바탕이 되면서, 그것 자체가 작품의 소재로도 쓰인다. ●집은 창작공간 이상 또 하나의 작품 “그들은 그곳에서 살고, 창조하고, 고통받았다. 스스로 택한 고독과 글을 써야만 한다는 긴박감이 언제나 그곳에 도사리고 있었고 그들은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그들은 글쓰기의 열정으로 집을 채웠고, 바로 그만큼 집을 사랑했다.” 프랑스 출신 저널리스트 겸 작가인 프란체스카 프레몰리 드룰레는 작가의 작업실을 이렇게 표현한다. ‘명작의 산실’일 뿐만 아니라 그들의 예술적 여정만큼이나 상징적인 하나의 작품이었다고. 작가의 세계에서 ‘집’이 가지는 의미에 강한 호기심을 느낀 저자는 20세기 대표 작가 20인의 집을 찾아 그곳의 이야기를 ‘작가의 집’(윌북 펴냄)에 풀어냈다. ‘작가의 집’을 찾는 여정은 스위스 루가노 호수의 한 언덕에 있는 카사 카무치에서 시작한다. 고달픈 여행자이자 외로운 작가 헤세가 1919년부터 머문 곳이다. ‘클라인과 바그너’, ‘클링소어의 마지막 여름’, ‘싯다르타’ 등이 모두 여기서 나왔다. “이 큰 방은 거의 비어 있었다. 타일 바닥에 의자 몇 개와 해체된 그랜드 피아노 부품들이 널려 있을 뿐. 두 개의 문은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발코니 쪽으로 시선을 유도했다.” 헤세는 ‘클링소어의 마지막 여름’에 이곳의 매력을 녹여내기도 했다. ●작품에서 자신의 집 묘사하기도 ‘무기여 잘있거라’ 구상으로 가득차 있던 헤밍웨이는 글쓰기에 전념할 곳을 찾아 헤매던 중 미국 최남단섬 키웨스트의 느슨하고 이국적인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야자수로 둘러싸인 호젓한 작업실에서 헤밍웨이는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오후의 죽음’ 등을 써냈다. 색빌웨스트의 시싱허스트 성은 작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그런 장소일지 모른다. 책으로 둘러싸인 서재, 촛불을 켜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성의 탑 꼭대기 방, 잘 정돈된 정원…. 집 가꾸기에 심취한 색빌웨스트는 소설, 시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정원도 그의 작품으로 남겨 여전히 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은다. 부유한 색빌웨스트가 ‘귀족적 취미’로 시싱허스트 성을 꾸몄다면, 그와 깊은 친분을 나누던 버지니아 울프는 자신의 작품으로 몽크스 하우스를 조성해 갔다. 울프는 영국 서식스주 로드멜 끝자락에 있는 몽크스 하우스를 처음 본 순간을 두고, “내 평생을 통틀어 그토록 강렬한 감정에 사로잡혔던 5분은 달리 떠오르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애착을 보였다고 한다. 색빌웨스트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울프는 ‘일반독자’와 ‘댈러웨이 부인’의 인세로 수세식 화장실 두 칸을, ‘올랜도’가 인기를 끌면서 침실이 딸린 별관을 만들었다. ‘파도’를 출간한 뒤에는 몽크스 하우스에 전기를 들였다. ●집 찾는 여정 테마여행하듯 즐거워 본격적으로 집필 작업에 몰두하기로 한 마크 트웨인은 유명 건축가 에드워드 터커먼 포터에게 의뢰해 미국 코네티컷 하트포드에 안식처를 지었다. 완공된 집은 당시 지역신문에 “주 전체를 통틀어, 아니 어쩌면 미국에서 가장 괴상한 건축물”이라는 평을 받았지만, 트웨인에게는 최고의 공간이었다. 어린 시절 미시시피강의 추억을 떠올리며 이 집에서 ‘톰 소여의 모험’을 썼고, 연이어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미시시피강의 생활’을 냈다. 말년에 투자 실패로 이 집을 떠난 뒤 다시 집을 찾아간 그는 “그 집은 우리를 볼 줄 아는 눈과 마음과 혼이 있었다. 그 집은 우리의 일부였고 우리는 집의 신뢰를 얻어 은총과 축복의 평화 속에 살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북유럽부터 미국 남부까지, 저자를 따라 작가의 집을 엿보는 여정은 마치 테마여행을 하는 듯 즐겁다. 사진작가 에리카 레너드가 찍은 매혹적인 사진들이 더해져 작가의 일상을 더욱 생생하게 전한다. 1만 48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문화의 향기 흐르는 안성

    문화의 향기 흐르는 안성

    속절없이 깊어만 가는 가을이다. 소슬한 바람이 불면 애써 묻어뒀던 가슴 속 애잔함이 스멀스멀 새어나온다. 더이상 멈칫거릴 수 없다. 세상은 남자의 가을을 단순히 치기어린 감상(感傷) 정도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매일 잔소리로 들볶던 아내라면 남편을 위해, 용돈타령 일삼던 자식이라면 아버지를 위해, 장가 안 가서, 아들을 안 낳아서 늘 걱정이던 노모라면 아들을 위해,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애인이라면 자신의 남자를 위해, 뭔가 슬쩍 눈감아 줘야 하는 계절이다. 간단히 배낭 꾸리고 꼭꼭 씹어 읽을 시집 한 권 집어넣고 떠나는 나만의 여행을 가져보자. 멀리 떠나도 좋지만 가까워도 나쁘지 않다. ‘지금, 여기’의 나는 ‘그때, 거기’의 나로 인해 만들어진 모습이다. 가을은 나를 직시(直視)하는 여행의 시간이다. 이것저것 재지 말고 훌쩍 떠나라. 중요한 것은 한 걸음, 한 걸음 나를 찾아가는 그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남자의 가을이다. 안성이 바로 안성맞춤이다.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이면 닿는 가까운 곳에 있다. 코스는 칠장사, 또는 석남사 들러 고삼 호수 언저리가 좋다. 멀리 떠나도 금세 돌아와야 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그리 바쁘게 돌아다니지 않아도 애써 하룻밤 머물러 볼 필요가 있는 곳이 있다. 안성이 바로 그런 곳이다. 물안개 자욱히 피어오르는 고삼 호수의 새벽 풍경은 꼭꼭 묻어둔 인생의 비의(秘意)를 다시금 되새겨보게끔 만든다. 가을 남자의 여행에 빠트릴 수 없는 절실한 것 아닌가. 늘 그렇듯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다. 한 걸음 한 걸음씩 뚜벅뚜벅 걸어야 한다. 빛바래고 너덜너덜한 표지의 박두진 시집을 들고 아련했던 문청의 기억을 떠올려볼 수도 있다. 그러다가 운이 좋으면 어느 숲 어귀에서, 호수 언저리에서 ‘해’ 또는 ‘호수’를 떠올리며 박두진의 시 감성을 맞닥뜨릴 수도 있다. 고은의 시집 또한 어떤가. 23년에 걸쳐 쓰였으며 30권 완간으로 치닫고 있는 ‘만인보’ 중 아무거나 하나 움켜쥐고 다니다가 고은의 사람들을 나의 사람으로 끄집어내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되겠다. ●조병화·박두진… 시인들의 흔적을 따라서 안성은 시인의 고향이다. 어디를 가도 조병화(1921~2003), 박두진(1916~1998)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박두진은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 시인이자 화가였던 조병화 역시 안성에서 태를 묻고 뼈를 묻었다. 조병화의 거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난실리 조병화 문학관에는 그의 육필 원고, 만년필, 모자, 럭비공(그는 럭비를 무척 좋아했다.) 등 여러 유품, 생활했던 공간 등이 잘 보존돼 있다. 며느리 김용정씨가 대표로서 문학관을 관리하고 사람들을 안내한다. 늘 공개하지는 않는 집필실을 김 대표를 따라 들어가 보니 마치 글을 쓰다가 잠시 자리를 비운 듯 책상 위에는 원고지와 펜이 놓여 있고, 옷걸이에는 코트와 모자가 편안하게 걸려 있다. 벽난로를 좋아했다는 시인의 취향대로 문학관 실내마다 벽난로가 만들어져 있다. 추운 겨울밤 창밖의 삭풍 몰아치는 소리 중간중간에 타닥타닥 나무 타는 소리 섞이면 참 운치있었겠구나 하는 부러움이 슬며시 든다. 안타깝게도 박두진의 문학관은 아직 온전히 마련되지 않았다. 안성문예회관 자료실에 관련 자료들이 있고 시비(詩碑)가 세워져 있는 정도다. 아쉬움을 달래려 금광면 오흥리 생가를 찾았지만 이곳 역시 이정표 되는 간판만 있을 뿐 외부인에게 친절한 내용을 갖고 있지는 않다. 오후 저물어가는 햇살에 반짝거리는 금광호수만이 그 어느날 시인의 발걸음을 말없이 기억해 내고 있는 듯했다. 뿐이랴. 매년 노벨문학상을 발표하는 10월 즈음이면 문학기자들이 진을 쳤다가 아쉬움에 발길 돌리던 시인 고은이 지내는 곳이 있다. 벌써 십수년 넘게 살고 있으니 아예 안성 사람이 다 됐다. ●고즈넉한 칠장사 은행나무길 걸어보셨나요 칠장사는 여러 얘깃거리를 품고 있는 아주 재미있는 절이다.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칠현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게다가 산 속에 푹 안겼으면서도 내려다보이는 넉넉한 전망까지 함께 갖고 있어 그저 휙 둘러보는 맛도 충분하다. 칠장사까지 다다르는 길은 호젓하기만 하다. 17번 국도에 올라선 뒤 차창 열고 상쾌한 공기를 10분 남짓 들이켜다 보면 칠장사 외곽 주차장과 함께, 제법 예술을 이해할 법한 근사한 일주문과 은행나무길이 나온다. 대웅전 바로 아래쪽까지 차로 갈 수 있지만 이곳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오르는 것이 칠장사를 즐기는 첫걸음이다. 평일임에도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알고 보니 이곳은 대구 팔공산 갓바위 못지않은 수험생들의 단골 기도 장소란다. 천안 살던 ‘과거 수험생’ 박문수가 한양 가는 길에 하룻밤 묵으며 시험을 잘 보게 해달라며 기도를 올리고 잠이 들었는데 그날 밤 꿈에 시험의 시제(試題)를 보았다고 한다. 장원급제는 당연지사였다. 이른바 ‘몽중등과시(夢中登科詩)’의 전설이다. 수능시험을 코앞에 둔 수험생들의 어미들은 혜소국사비 앞의 나한전에 모여 치성을 드리고 있다. 이 밖에 갓바치 스님의 제자였던 임꺽정이 공들여 깎았다고 전해지는 ‘꺽정불’ 이야기, 어린 궁예의 활 연습장 터, 혜소국사에게 교화돼 일곱 도적에서 일곱 나한으로 해탈한 이야기 등 천천히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석남사 역시 여름철 무성하던 물과 사람은 간데없고 고즈넉하다. 석남계곡 물줄기를 따라 만들어진 차 한 대 간신히 지나갈 길을 굽이굽이 돌아가면 오밀조밀 예쁜 가람배치를 보여주는 석남사가 나타난다. 경내에서 노스님을 만나면 누군지 몰라도 일단 살갑게 인사하고 한 말씀을 구해 보라. 주지인 정무 스님의 재미있는 말씀과 맛난 차를 얻어먹을 수 있다. 이때 즈음이면 슬슬 혼자보다는 누군가 함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치민다. ■가족과 함께라면 훌쩍 떠난 것이 가족에게, 애인에게 미안했다면 아쉬워하지 말라. 미리 가족 여행 답사 다녀왔다고 씩씩하게 얘기하면 된다. 나를 찾을 수도 있는 절대적 모색의 시간을 만들 수도 있는 곳이지만 아이와 함께 즐겨도, 애인과 서로 어깨 나눠주며 다니기에도 모두 좋은 곳이지 않은가. 사실 그들 역시 당신의 짧은 일탈을 충분히 이해하고 눈감아주고 있다. 고독과 사색의 공간이었던 칠장사가 아이들과 함께라면 오랜 시간의 역사를 한 몸에 지니고 있는 이야기 보따리가 되고 박두진, 조병화 등 시인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은 함께 읊조려도 충분히 흥겨운 것들이다. 특히 너리굴 문화마을은 하룻밤 머물면서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천연비누 등 각종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이 많다. 사슴 목장과 산책로 등은 자연 생태계를 바로 곁에서 볼 수 있어 더욱 좋다. ‘대안미술공간 소나무’가 만든 호랑이가 우글우글하는 복거 마을도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곳이다. ●여행 Tip 매주 토요일 안성시에서 운영하는 당일치기 시티투어가 있다. 남사당 공연, 각종 볼 곳들을 둘러볼 수 있다. 또한 역시 매주 토요일 그린투어가 진행된다. 관광보다는 주로 인삼조합, 포도농원, 배농장, 한우농장 등 농촌체험이다. 시티투어는 1만 8000원(어린이 1만 5000원)이고, 그린투어는 2만원(어린이 1만 7000원)으로 오전 9시 서울남부터미널 앞에서 출발한다. 예약 (02)588-7464. 글 사진 안성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정윤수의 종횡무진] 야구철학을 손에 쥔다면

    역시 상상은 현실을 이기지 못하는 법. 9회말 끝내기 홈런이라니! 이런 식으로 끝나는 스포츠 영화나 만화가 많지만 작가의 머릿속에서 빚어진 가상의 이야기와 수 십명의 뜨거운 피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실제로 펼쳐내는 뭉클뭉클한 질감의 현실은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다. 바로 그 순간 눈 앞에서 실제로 큰 일이 터져버렸을 때, 우리는 그만 입을 다물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큰 일이 벌어지고 나면 종종 뒷이야기를 엮어서 책이 출간되는 경우가 있다. 지난 2002 월드컵 때는 ‘4강 신화’로 인해 히딩크 감독부터 몇몇 선수들의 이름으로 된 책들이 쏟아진 적이 있었다. 곰곰이 읽어볼 만한 대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기존의 ‘라이프 스토리’에 군살을 더해 급조한 것이 대부분이라서 오래 두고 읽을 책은 못 되었다. 그런데 이번 경우라면 다르지 않을까. 이번 한국시리즈를 계기로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를 그 사회적인 맥락 속에서 되짚어 보는 책이 나온다면 나는 첫 번째 독자가 되어 밑줄 치며 읽을 생각이다. 번트에서 홈런까지, 혹은 직구에서 너클볼까지 야구를 구성하는 그 많은 요소들의 미학에 대해 섬세하게 관찰한 책이 있다면 이 또한 정독을 할 것이다. 이런 종류의 책이 없지는 않지만 미국의 저자가 오래 전에 쓴 책이라서 오늘의 한국 야구를 실감나게 하지는 못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까닭은 우리가 야구를 성숙한 스포츠 담론이나 미학으로 끌어올리지는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다. 이는 야구뿐만 아니라 스포츠 전 영역에 걸쳐 해당된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는 식의 성공 스토리나 인터넷을 뒤지면 금세 알 수 있는 정보들을 긁어모은 잡학, 혹은 도저히 실전에 사용되지 않을 것 같은 ‘실전 교본’ 같은 책은 있어도 야구를 풍부한 자료 분석과 깊이 있는 시선으로 성찰한 책은 전무하다. 그렇다면 이제는 다음과 같은 책도 한 권쯤 나올 때가 되지 않았는가. ‘김성근 리더십’, ‘김용룡의 야구 CEO론’, ‘김인식의 관계론’ 등. 야구는 축구와 달리 감독의 지배력과 결정권이 일투일타에 작용하는 스포츠다. 또한 상대팀 벤치와 나란히 서서 고함을 지르는 배구나 농구와 달리 덕아웃 깊숙한 곳에서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심리전을 펼치는 종목이다. 수 십명의 선수를 지도 관리해야 하며 9이닝 동안 수많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자리다. 게다가 승패의 책임을 온전히 제 몫으로 삼아 절치부심해야 하는 고독한 자리가 곧 야구 감독의 위치다. 이런 피말리는 세계에서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경지에 오른 감독이라면 이 사회의 다른 분야 사람들이 마음 깊이 새겨들을 말이 참으로 많을 것이다. 스포츠 평론가 prague@naver.com
  • 日 전설의 애니 12월 한국 상륙

    日 전설의 애니 12월 한국 상륙

    지난 6월 일본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을 거꾸러뜨리고 흥행 1위를 달렸던 일본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파(破)’가 국내에 상륙한다. 12월3일 국내 개봉을 확정한 것. 이번에 개봉하는 ‘파’는 에반게리온의 신극장판 시리즈 가운데 2007년 9월 선보였던 ‘에반게리온-서(序)’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1995년 26부작 TV 애니메이션으로 첫선을 보인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세컨드 임팩트’로 불리는 대재앙 뒤 정체불명의 괴물체 ‘사도’의 연이은 습격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한 인류가 생체병기 에바를 개발해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다룬 SF물이다.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뛰어넘어 고독과 인간소외, 타인에 대한 몰이해 등 철학적인 내용과 세계관, 종교 등의 코드를 담아내며 사회·문화적인 이슈를 만들어 냈다. 일본 내에서 ‘우주 전함 야마토’, ‘기동전사 건담’에 이어 제3차 애니메이션 붐을 일으켰다고 평가받는 이 시리즈의 신드롬은 국내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1997년 극장판으로도 만들어졌다. TV시리즈의 난해한 결말을 대체하는 ‘데스&리버스’,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이다. 하지만 일본 애니메이션 전면 개방 이전에 나왔기 때문에 국내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이 시리즈를 총괄했던 가이낙스의 안노 히데아키 감독은 2007년 4부작으로 새로운 극장판을 만든다고 발표했고, 첫 편인 ‘서’로 그 시작을 알렸다. ‘서’는 일본에서 15억 3400만엔, ‘파’는 39억 400만엔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에반게리온 극장판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해 초 국내 스크린에 걸렸던 ‘서’는 7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시대라 신통치 않은 성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지만 애니메이션이고, 16관 개봉에 마니아 색깔이 짙은 작품으로서는 꽤 괜찮은 성과라는 평. ‘파’가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은 이전 작품을 새로운 3D 컴퓨터그래픽 기술로 옷만 갈아입힌 게 아니기 때문이다. 안노 감독은 신극장판 제작을 선언하며 ‘리메이크’가 아닌, ‘리빌드’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서’가 TV시리즈 1~6회를 각색한 내용이었다면 ‘파’는 기존 캐릭터와 내용을 과감하게 해체하고 재구성했다고 알려졌다. 원작의 내용을 제목 그대로 깨뜨리는(破) 차원으로서 첫 번째 작품인 셈이다. ‘파’를 수입한 관계자는 “‘서’가 국내에서 개봉됐을 때는 중복 관람하는 마니아층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파’의 경우 이야기가 신선하고 일반 관객들도 접하기 편한 부분이 많아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고독의 시간이 천재를 만든다

    천재는 타고 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 팔자대로 살아가는 서민들이야 뭐가 되든 상관 없겠지만 ‘천재의 시간’(다케우치 가오루 지음, 홍성민 옮김, 뜨인돌 펴냄)을 읽고 나면 생각이 조금 달라질 수도 있다. 과학 전문작가이자 수학 관련 TV 교양프로그램 진행자인 글쓴이는 “천재는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운을 뗀다. 그 전제 조건은 바로 ‘고독의 시간’. 지도교수의 미움을 산 죄로 학계에서 추방된 아인슈타인은 그때 오히려 자신만의 연구 영역을 개척했고, 칼 융은 프로이트와 결별 후 내면으로 침잠하며 ‘분석심리학’을 세웠다. 스티븐 호킹은 신체적 유폐 때문에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몰입이 가능했다. 책은 뉴턴, 다윈, 칸트, 비트겐슈타인, 라마누잔, 에셔 등 역사 속 대표적인 천재 10인의 생애를 일화와 더불어 소개하며, 고독을 딛고 천재가 되는 비법을 전한다. 책에 따르면 고독이 괴로워 몸부림 칠 이유가 없다. 그것만 이겨내면 천재가 될지도 모르니까. 천재들의 업적과 관련된 다양한 삽화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1만 1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선덕여왕 미실役 고현정 “위스키와 가장 잘 어울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고현정이 맡은 미실이 위스키와 가장 잘 어울리는 캐릭터로 꼽혔다. 스카치위스키 J&B가 ‘위스키와 가장 잘 어울리는 선덕여왕 캐릭터’를 조사한 결과다. 이색 설문은 이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15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체 응답자의 61%가 압도적으로 카리스마의 미실을 꼽았다. “모든 것을 갖추었음에도 황후가 되지 못하는 씁쓸한 세상에 슬퍼하면서 고독하게 위스키를 마실 것 같다.”는 추천사도 눈에 띄었다. 2위는 미실에게 버림받은 아들 ‘꽃남’ 비담(20%, 김남길 분)이, 3위는 정의의 화랑 알천랑(9%, 이승효)이 각각 차지했다. 유신랑(엄태웅)과 덕만공주(이요원)는 공동 4위(각각 5%)에 그쳤다. 설문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미실파가 덕만파에 완승을 거둔 셈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정윤수의 종횡무진] 홍, 그는 오래전부터 감독이었다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홍명보 감독은 오래전부터 ‘감독’이었다. 명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감독은 아니었지만, 그가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누빌 때에도 그랬고 핌 베어벡이나 박성화 감독을 보좌하면서 코치로 뛸 때도 그랬다. 그의 말에는 언제나 무게가 실려 있었고 그의 행동에는 그 무게의 백 배쯤 되는 의미까지 실려 있었다.단적인 사례가 2007년 아시안컵축구 3~4위전이다. 일본과 맞붙은 이 대결에서 한국은 후반 11분 무려 4명이나 퇴장을 당하는 상황에 부딪혔다. 수비수 강민수가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퇴장을 당하자 코치진이 테크니컬 지역을 벗어나면서 격렬하게 항의를 하였고 이 때문에 베어벡 감독과 골키퍼 담당 코사 코치, 그리고 홍명보 코치까지 줄줄이 ‘벤치 아웃’을 선언당했다.눈여겨봐야 할 것은 그 다음 장면이다. 한·일 양국의 숙명적인 라이벌전은 연장전으로까지 이어졌는데, 퇴장 명령을 받은 홍명보 코치가 성큼성큼 그라운드로 들어와 선수들을 격려한 것이다. 경기 감독관과 심판이 엄중하게 주의 조치를 내릴 때까지 홍 코치는 긴박한 순간의 소대장 노릇을 하였다.‘게임의 규칙’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홍 코치의 행동을 무조건 두둔할 수는 없다. 축구라는 게임을 구성하는 모든 관계자들은 규칙 앞에서 엄정해야 한다. 그렇기는 해도 당시 상황은 어떠했는가. 세 명의 코치가 퇴장당한 전대미문의 사태 속에서 압신 고트비 코치만이 후반전과 연장전, 그리고 승부차기까지 치러야 했다. 고트비는 분명 유능한 코치이지만 선수들에게는 통역의 도움 없이 분명하고도 결연하게 지시를 내리는 누군가가 필요했다. 게다가 홍명보 코치가 잔디를 밟았던 순간은 경기가 진행 중인 상황이 아니라 연장전을 준비하던 순간이었다.지금 우리는 게임의 규칙을 어긴 사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위기의 상황에 빠진 조직을 위하여 희생을 감내하고 뛰어든 사람을 이야기하는 중이다. ‘고독한 산책자’ 베어벡이나 ‘유능한 신사’ 고트비를 대신하여 홍 코치는 심판의 제지에도 선수들에게 다가갔다. 그로 인하여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대회와 컨페더레이션스컵 8경기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홍 감독은 동시대의 간판 스타였던 황선홍, 서정원, 김도훈 등과 함께 1990년 이후 축구 세대를 대표한다. 이 세대는 출범 초기의 프로축구가 어엿하게 성장하는 때 선수가 되었고 7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황금기에 해외로 진출하여 전성기를 보냈으며 한국 축구 발전의 시금석이 된 1998년과 2002년을 직·간접으로 경험한 세대다. 무엇보다 국내외의 수많은 감독들로부터 다양한 지도 방법을 온몸으로 배운 세대다. 결연한 자기 희생과 세련된 기술 축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겪은 이 세대의 간판 주자가 홍 감독이다. 그가 무명의 어린 선수들을 윽박지르지 않고 섬세하게 가르치고 다독여 가면서 8강까지 진출한 것은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감독’의 카리스마를 보여온 홍명보 개인의 자질과 한국 축구 중흥기의 역사가 빚어낸 결실인 것이다.스포츠 평론가 prague@naver.com
  • 강렬한 색·대비… 인간을 닮은 동물들

    강렬한 색·대비… 인간을 닮은 동물들

    김영미(48)는 종이에 먹으로 수묵화를 그리는 한국화가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마포에 유화물감으로 그린다. 한국에서 그림을 그리는 작가를 한국화가라고 부른다면 그는 현재도 한국화가지만, 수묵 그림을 그리느냐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면 그는 한국화가가 더이상 아니다. 먹을 버리고 아크릴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것은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유화물감을 사용한 것은 2006년부터다. 서울 신사동 필립강갤러리에서 8일부터 개인전을 여는 김 작가의 이번 작품들은 모두 유화다. 새파란 바탕에 빨간 옷을 입은 사람이나, 붉은 색이 도드라지는 강아지, 부엉이, 토끼, 소, 당나귀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의인화된 귀여운 동물 친구들은 어딘가 그를 닮아 있다. 또한 강렬한 색의 대비는 그가 관람객에게 무언가를 강하게 호소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못한 한국화와 자신의 그림에 대한 애착일 수도 있겠다. 김 작가는 “10여년 전부터 미술과 상관없이 해외로 나갈 일이 많아졌는데, 어느 날인가는 큰 맘 먹고 일본, 독일, 프랑스 등의 상업화랑의 문을 직접 두드렸다가 문전박대를 당했다.”면서 “목숨걸고 그려온 그림들이 거절당하자 정신적인 충격을 많이 받았고, 그림에 변화를 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당시 해외 갤러리들은 ‘유화만 취급한다.’며 그의 그림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고 했다. 눈길 한번이라도 주고, 평가라도 한 뒤에 거절당했더라면 억울하지도 않았을텐데 그런 취급을 받은 뒤 그는 종이와 먹을 뒤로 물렸다. 국내 시장만이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평가받는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결단이었다. 그림이 바뀐 뒤로 독일 베를린에서 올 4월에 전시를 했고, 독일의 다른 화랑에서도 전시하자는 요청이 들어오는 상황이다. 중국 상하이 페이즈 갤러리에서 전시일정도 잡혀 있는 상태다. 그는 작업량이 많은 작가로 평가된다. 지난 15년간 토요일마다 200여 명의 모델들과 2만 점이 넘는 드로잉을 그려냈다. 2005년에는 드로잉만으로 상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김 작가는 “결혼도 하지 않고 혼자서 외로워 그림을 더 많이 그린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즐거운 듯하지만 고독하고 쓸쓸한 느낌의 그림을 즐겨볼만 하겠다. (02)517-9014~5.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배우 원빈, 영화 ‘아.저.씨’로 돌아온다

    배우 원빈, 영화 ‘아.저.씨’로 돌아온다

    배우 원빈이 영화 ‘아.저.씨.’로 돌아온다.‘아.저.씨.’(가제·감독 이정범)는 스스로 세상과 단절돼 외롭게 살아가던 한 남자가 자신에게 유일하게 마음을 열어준 소녀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액션 드라마다.‘열혈남아’를 통해 한국적 느와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이정범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원빈은 이 영화에서 고독하면서도 야수의 본능을 지닌 캐릭터로 분해 전작 ‘마더’(감독 봉준호)에서와는 또 다른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영화 ‘아.저.씨.’는 올 연말 촬영에 돌입, 내년 여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사진 = 오퍼스픽처스서울신문NTN 조우영 기자 gilm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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