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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예산 100조 시대… 복지공무원의 ‘그늘’] (상) 현 시스템 무엇이 문제인가

    [복지예산 100조 시대… 복지공무원의 ‘그늘’] (상) 현 시스템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달 경기 성남시의 한 주민센터에서 일하던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업무 과중을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무상보육, 저소득 학생 교육비 지원 등 연초 생각지도 못하게 늘어난 업무를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했던 상황에서 내린 극단적 선택이었다. 복지제도와 복지서비스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담당할 공무원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한 해 100조원을 넘어선 복지예산의 집행을 현장에서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황과 대안을 2회에 나눠 싣는다. “언론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이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제가 담당하는 동네에서도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하지만 일이 너무 많아 주민센터에 매여 있으니 주민들이 어디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알 방법이 없네요.”(서울의 한 주민센터 복지 담당 공무원)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이 도입돼 복지업무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됐지만 어려움에 처한 저소득층을 찾아내고 필요한 복지 지원을 연계하는 것은 복지 공무원의 몫이다. 그러나 인력이 부족하면 이런 복지 공무원의 역할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주민들의 복지 체감도는 떨어지고 지원이 필요한 곳에 손길이 닿지 않다 보니 복지 사각지대가 양산된다. 지난달 경기 양주시에서는 일하던 공장에서 해고된 뒤 실직 상태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4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월세가 7개월째 밀린 모녀가 동반 자살했다. 이처럼 생계를 비관한 자살이나 고독사 등 안타까운 소식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이 정부나 민간의 복지 지원을 받을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기초수급자나 한부모가정 등 복지 지원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자격 기준에 부합하면 복지부의 긴급 복지 지원 제도를 통해 생계비나 의료비 등을 받을 수 있었다. 그게 아니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나 대한적십자사 등 민간 단체에서 생계비나 식료품 등을 지원받을 수도 있었다. 문제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좀체 ‘발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이 스스로 복지 지원 제도를 찾아 신청하거나 이웃들이 알려주지 않는 한 과다한 업무를 떠안은 복지 공무원이 직접 발굴해 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복지 지원 대상자들의 소득 조사 업무를 맡은 시·군·구청의 복지 공무원도 복지 사각지대를 관리할 여력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서울의 한 구청 복지 공무원은 “200여개에 이르는 복지사업 지침과 자격 조사에 파묻혀 있다 보니 민간 단체를 찾아다니거나 개인 기부를 독려하는 등의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례 관리 또한 지침 속에나 있는 말”이라고 했다. 복지 공무원들의 사기는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복지 상담과 신청 접수, 소득 조사와 같은 업무는 공무원들 사이에 ‘3D’ 내지는 ‘기피 업무’로 여겨진다. 복지직 공무원으로 일했던 김이배 부산대 박사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모두 바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복지업무는 맡으려 하지 않는다”면서 “인사권을 쥐고 있는 상급자에게도 복지업무는 복지직이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깊게 자리 잡혀 있다”고 말했다. 복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직렬을 구분하고 복지직에 감당할 수 없는 업무가 떨어지는 것에 대해 ‘차라리 복지직과 일반행정직을 통합하라’고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런 가운데 주민들의 복지 체감도도 쉽게 높아지지 않고 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 전모(45·여)씨는 “주민센터에 찾아가도 다들 바쁘니 눈치를 보며 한두 가지 물어보는 게 전부”라면서 “맘 편히 어려움을 털어놓고 싶어도 내가 무리한 걸 요구하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저소득층이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주민센터를 방문했다가 제대로 된 상담을 받지 못해 답답함을 토로하는 사람들의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신춘문예가 선택한 신작 맛보기…서울신문 등단 ‘기막힌 동거’ 등 7편

    2013년 신춘문예로 등단한 희곡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신춘문예 단막극제’가 오는 21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열린다. 한국연극연출가협회가 주최하는 ‘신춘문예 단막극제’는 그해 희곡 부문에 당선된 신예 작가들의 데뷔를 축하하며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기회를 주고 관객에게는 신예 작가들을 알리는 의미 있는 기획이다. 서울신문을 비롯해 한국일보, 동아일보, 조선일보, 경상일보, 부산일보 등의 신춘문예 당선작과 한국희곡작가협회의 신춘문예 당선작까지 모두 7개 작품이 공연된다. 이번 단막극제에서 ‘기막힌 동거’를 올리는 임은정 작가는 “배우들의 읽기에 참여하고 연출의 해석을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면서 “기성 연출가의 풍부한 경험과 원숙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내 작품에서 새로운 면을 끌어내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기막힌 동거’는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단칸 월세방을 시간을 정해 놓고 나눠 사용하면서 월세도 분할하는 다섯 남녀를 이야기한다. 생존과 주거 문제를 타개하려는 인물들의 노력이 황당하면서도 코믹하다. 박원경 연출은 “그 즐거움을 맛보는 순간 마음 언저리에 아픈 눈물이 고이는 것을 인지하는 블랙 코미디를 만들려 한다”고 의도를 전했다. 동화 같은 설정 속에서 부조리한 세상의 근원과 고독을 그려낸 김성제 작가의 ‘동화동경’(한국일보)은 박정의 연출을 만나 아름답고도 잔혹한 연극으로 태어난다. 꿈을 이식한다는 참신한 소재로 쓴 민미정 작가의 ‘당신에게서 사라진 것’(한국희곡작가협회)은 송미숙 연출가와 함께 “당신이 잃은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최준호 작가의 ‘일병 이윤근’(동아일보)은 군대를 배경으로 젊은 세대의 솔직한 자화상을 그렸다. 장경욱 연출은 이 작품에서 각자의 이해타산을 위해 살아가는 한국 사회의 모순을 들여다본다. 이미경 작가의 ‘우울군 슬픈읍 늙으면’(조선일보)은 노인들만 사는 시골의 풍경을 수사극 형식으로 풀었다. 최재오 연출은 노인들의 외로움, 추억과 기억, 욕망을 코믹하고 기묘하게 들춘다. 염지영 작가의 ‘나비에 대한 두 가지 욕망’(경상일보)은 산속에 숨어 사는 두 자매와 그들을 찾아온 언니의 10년 전 약혼자의 관계에서 인물의 욕망과 갈등을 조명한다. 박승원 연출은 이 작품으로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의 구원을 꺼내 든다. 현찬양 작가의 ‘401호 윤정이네’(부산일보)는 이기도 연출과 손잡고 평범한 이름을 가진 윤정을 통해 세상과 인물에 대한 시선과 생각을 드러낸다. 작품마다 공연 시간은 50분 정도다. 공연 기간 매일 오후 3시부터 7편을 차례로 공연한다. 편당 관람료는 5000원, 전 공연 관람권은 2만 5000원(한국공연예술센터 홈페이지에서만 예매)이다. (02)6402-6328.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문화마당] 스타를 권하는 사회/임형주 팝페라 가수

    [문화마당] 스타를 권하는 사회/임형주 팝페라 가수

    간만에 서재를 대청소했다. 언제 어디서 구입했는지도 모르는 음악 CD와 영화 DVD들 속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필자와 같은 해(1998년)에 데뷔했고, 한 음반사에서 같은 장르로 활동했던 동갑내기 영국 팝페라 소프라노 샬럿 처치다. 샬럿은 재능 있는 아이들을 찾는 TV프로그램에 전화를 걸었고, 노래 하나로 스타가 됐다. 12살에 세계적인 음반사 소니뮤직에서 데뷔 음반 ‘천사의 음성’(Voice of an Angel)을 내면서 전 세계에서 수백만장에 달하는 판매고를 세웠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미국 빌 클린턴 전 대통령,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 세계 각국 유명인사에게 초청돼 공연하는 등 화려한 이력을 쌓아갔다. 그러나 그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타가 된 값을 톡톡히 치렀다. 10대 후반부터 타블로이드지를 장식했다. 하루 담배 2갑, 길거리 흡연 등 골초로 비쳐졌고, 어린 나이에 임신과 유산을 반복했다. 2005년 음반을 내고 섹시 콘셉트의 팝가수로 변신했지만 판매량과 평단의 평가, 흥행 모두 참패했다. 운동선수 출신인 연인과의 불화, 재결합, 결혼 등 숱한 기사를 쏟아내며 그의 애칭은 ‘천사의 음성’에서 ‘최연소 스캔들메이커’가 됐다. 2년 전 샬럿은 ‘백 투 스크래치’를 발표하면서 반짝 관심을 끌었지만 예전의 인기를 되찾기엔 역부족이었다. 그에게서 우리 대중문화계의 현실이 겹쳐 보였다.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이 정말 많다. 참가자격을 대폭 낮추거나, 아예 어린아이들이 대상이 된 오디션 프로그램도 있다. 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는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제작진이 탈락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묻자 참가자는 “초등학교 들어가서 공부해야죠. 제 유년기의 마지막 오디션이에요”라고 대답했다. 아이는 참 귀엽고 똘똘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보며 씁쓸했다. 어린 나이에 재능을 발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다. 특히 선천적 재능이 필요한 대중문화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일찍 재능을 꽃피울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는 것은 생각하는 것보다 엄청난 고통을 수반한다. 무엇보다도 확고한 의지가 없다면 무척 힘든 일이다. 어린 나이에 데뷔한 필자도 어른들 틈바구니 속에서 실수하면 안 된다는 법부터 배웠던 것 같다. 어른의 눈치를 보고 어른들이 원하는 태도와 생각을 옮기면서 훈련받는 아바타가 된 느낌이었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무대 위에서는 나 자신과 끝없이 싸웠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상실감·외로움·고독과 마주했다. 이 모든 것들을 혼자 감당해 내야 했다. 자유를 찾아 반항과 일탈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는 것을 알기에 앞만 보고 달렸다. 아이가 사람들 앞에서 천연덕스럽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잘 춘다면, 그 재능을 키워주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우리 아이가 방송이나 무대에서 재능을 펼치고 사랑을 받는 것이 어찌 행복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단순히 판을 벌여 맛을 보여주고, 아이들에게 스타가 될 수 있다고 부추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아이들의 재능과 특성, 장점을 먼저 찾아주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가 그 험난한 길을 걸어가기 위한 열정을 갖추었는지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를 스타로 만들기 전에 해야 할, 어른들의 몫이다.
  • [정보마당] 구청소식·대중음악·공연·미술·전시·영화

    [구청소식] ●강남구 8일 삼성1문화센터 7층 강당에서는 ‘2013년 강남강좌’ 프로그램으로 석영중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교수가 ‘러시아 문학’에 대해 강의를 한다. 강남문화재단 (02)6712-0542. 6일부터 13일까지 ‘2013년도 강남구 길거리 문화예술 공연’에 참여할 공연단을 모집한다. 문화체육과 (02)3423-5936. ●강북구 7일 오후 3시 미아동에서 드림스타트센터 개소식을 연다. 드림스타트는 저소득층 가정의 0~12세 아동과 가족을 대상으로 복지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합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동복지 프로그램이다. 교육지원과 (02)901-2352. ●강동구 8일까지 올해 친환경 도시텃밭·논 가꾸기 참여자를 모집한다. 텃밭 별 인터넷으로 선착순 접수하며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전화로 접수 가능하다. 분양가는 12㎡ 1구좌에 6만원. 도시농업과 (02)3425-6552~5. ●강서구 11일 오후 2~4시 구청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들이 참여하는 무료법률상담을 한다. 선착순으로 전화예약을 받는다. 기획예산과 (02)2600-6121. 15일까지 농촌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강서 도시농부 학교’ 수강생을 모집한다. 지역경제과 (02)2600-6286. ●관악구 11일까지 제22회 관악산철쭉제 행사 프로그램이나 부스 운영에 참가할 주민들을 모집한다. 무대 공연을 비롯한 전 분야 신청이 가능하며 부스는 체험, 참여, 전시, 홍보 등에 이용할 수 있다. 문화체육과 (02)880-3503. ●광진구 서울시립교향악단이 8일 오전 11시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아침 음악회 공연을 선보인다. 7세 이상 주민이면 누구나 선착순 전화예약으로 관람할 수 있으며 전문가가 해설을 곁들여 클래식 음악을 쉽고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나루아트센터 (02)2049-4700~1. ●구로구 11일 오후 6시까지 구로1동 통장을 모집한다. 모집대상은 20·31·38통이다. 1년 이상 거주하고 봉사정신이 투철한 주민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통장신청서와 서약서, 이력서, 자기소개서 등을 제출하면 된다. 서류 서식은 동 주민센터에 비치돼 있고, 구로1동 주민센터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구로1동 주민센터 (02)2620-7203. ●금천구 15일까지 예술적 재능을 가진 주민이 마음껏 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열린 문화공연 아마추어 예술공연단을 모집한다. 신청 대상은 주민과 직장인, 아마추어예술단체, 예술동아리 등이다. 야외무대에서 공연이 가능한 모든 공연예술이면 된다. 열린문화공연 카페(cafe.daum.net/gdculture)를 방문해 신청서를 다운받고 글을 작성하면 되고, 공연 동영상이 있으면 파일을 첨부하면 된다. 문화체육과 (02)2627-1443. ●노원구 7일 오후 2시 구청 소강당에서 동양고전아카데미 개강식을 개최한다. 동양고전아카데미는 수준에 따라 초급반(주역으로 풀이하는 천자문), 중급반(논어와 맹자), 고급반(주역과 음양오행, 시경)으로 나눠서 12주 동안 진행한다. 평생학습과 (02)2116-3995. ●동대문구 구청 직원들이 앞장서서 전통시장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6일 오전 11시 구청 5층에서 청량리종합도매시장 등 7개 전통시장 대표들과 함께 ‘1국 1시장 자매결연 협약식’을 체결한다. 경제진흥과 (02)2127-4288. ●동작구 31일까지 주민·직원 제안 공모를 진행한다. 참여와 소통을 원하는 주민이나 직원은 누구나 정책을 제안할 수 있다. 공모 대상은 ▲참좋은 사람 중심의 명품동작 건설을 위한 주요정책 ▲주민의 생활편익 증진이 가능한 각종 제도개선 방안 ▲구 세입증대와 예산절감 방안 ▲구정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 등이다. 구 홈페이지(www.dongjak.go.kr) 구민제안 코너에 아이디어를 올리면 된다. 또 직접 제안서를 작성해 기획예산과를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제출해도 된다. 7월 중 구청장 표창과 시상금을 수여한다. 기획예산과 (02)820-1234. ●마포구 8일 구청 1층 대강당에서 홈플러스 합정점에서 일할 사원을 모집한다. 식품 조리 제안, 계산원, 물류관리 담당자 등 30명을 채용한다. 1995년 이전 출생자로 고졸 이상 학력이어야 한다. 일자리센터 (02)3153-9951~4. ●서대문구 25일까지 주택 소유자 및 법률상 이해관계인을 대상으로 개별(공동) 주택가격 의견을 수렴한다. 개별주택은 개별주택가격열람사이트(klis.seoul.go.kr), 공동주택은 국토해양부 홈페이지(www.mltm.go.kr)를 활용하면 된다. 직접 구청 세무1과 및 동 주민센터 민원실에 비치된 의견제출서를 작성한 뒤 세무1과나 주민센터 민원실에 제출해도 된다. 세무1과 (02)330-1894. ●서초구 제1기 암예방 건강대학 신청자를 모집한다. 서울성모병원에서 강의를 맡아 암예방과 검사, 암 관련 최신 정보를 제공한다. 150명 선착순이다. 건강관리과 (02)2155-8082. ●성동구 10일 오후 2시 주민들의 건전한 여가 선용을 위해 ‘삼성 썬더스 프로농구 무료 관람행사’를 진행한다. 선착순 2000명이다. 문화체육과 (02)2286-5211. 성수1가제1동은 6일부터 5월 29일까지 오전 11시 40분부터 1시간 동안 다목적실에서 ‘하모니카교실 초급반’을 운영한다. 성수1가제1동 (02)2286-7423. ●성북구 가족 단위로 한 운동프로그램인 ‘토요 Family 힐링데이!’를 9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11시까지 진행한다. 1·3주차에는 가족이 함께하는 춤, 2·4주차에는 문화&생태 해설사와 함께하는 걷기운동으로 꾸몄다. 건강정책과 (02)920-1980. ●송파구 11~16일 제2기 송파구 여성교실 수강생을 모집한다. 생활요리, 조리사자격, 생활한복, 홈패션, 영어회화, 이·미용사자격 등 다양한 강좌가 준비돼 있다. 구 홈페이지에서 프로그램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여성보육과 (02)2147-2760. ●양천구 11일부터 ‘인라인 스케이트 교실’ 수강생을 모집한다. 수업은 30일부터 7월 20일까지 매주 토요일 안양천 오금교 인라인스케이트장에서 열리며, 학생반과 성인반 각 20명이다. 문화체육과 (02)2620-3418. 9일과 10일 양천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영화 ‘박수건달’을 상영한다. 양천문화원 (02)2651-5300. ●영등포구 65세 이상 노인 건강관리를 위해 ‘건강 시니어 성공 프로젝트’ 참가자를 30명 모집한다. 8일부터 다음 달 26일까지 고혈압, 당뇨, 복부비만 등 대사증후군 위험요인이 1가지 이상 해당되는 노인을 위해 체계적인 식습관 분석, 운동처방을 해준다. 참여를 원하는 주민은 구 보건지원과로 전화 신청하면 된다. 보건지원과 (02)2670-4903. ●용산구 8일까지 디지털 컨버전스 전문인력 양성사업 교육생을 모집한다. 6개월간 스마트 기기를 기반으로 한 프로그래밍을 배우게 된다. 20명 모집, 수강료는 무료다. 고용정책과 (02)2199-7194. ●은평구 9일 오후 2시 역촌동 주민센터 2층 강의실에서는 토요가족 영화 ‘틴틴’을 상영한다. 역촌동주민센터 (02)351-5304. 7일과 8일 오후 1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NC백화점 앞에서는 구직자를 찾아가는 이동 취업상담소를 운영한다. 취업정보은행 (02)351-6857. ●중구 6일부터 27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중구보건소 5층 강당에서 임신 16주 이상 임신부와 가족을 대상으로 임산부 건강교실을 연다. 모자건강실 (02)3396-6356. 11일까지 중구와 종로구 주민을 대상으로 한양도성 성곽투어를 안내할 해설사 교육생 30명을 모집한다. 관광공보과 (02)3396-4963. ●종로구 20일까지 다음 달 대학로뮤지컬센터 공연연습실 대관 신청을 받는다. 대학로 200석 이하 규모 공연단체가 대상이다. 25일 승인단체를 발표한다. 이윤을 위해 연습실 공간을 활용하거나 참가자 통제가 불가능한 공개오디션, 사물놀이·탭댄스·타악합주 등 다른 연습실 이용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신청자는 제외한다. 이메일(m_theater@naver.com) 신청만 받는다. 대학로뮤지컬센터 (02)2135-1507. ●중랑구 ‘제7기 해도두리 가족봉사단’을 22일까지 모집한다. 중랑구에 거주하는 초등학생 이상 자녀를 둔 10가족을 신청받는다. 모집된 가족봉사단은 다음 달 6일 발대식과 함께 자원봉사 기본교육을 이수한 뒤 7월까지 매월 특색 있는 봉사활동을 벌인다. 이들에겐 총 20시간의 봉사활동 인증시간이 부여된다. 자원봉사센터 (02)2094-1615. ●경기 포천시 5월 2일부터 8월 16일까지 일할 2013년도 제2단계 공공근로사업 참여자를 거주지 읍·면·동사무소에서 18일까지 모집한다. 지역경제과 (031)538-2431. ●고양시 14일 오전 11시 30분부터 1시간 20분 동안 행주산성 기슭에 있는 시정연수원 광장에서 ‘신기전 발사 시연회’를 연다. 이번 시연회는 고양600년, 행주대첩 420주년을 맞아 임진왜란 당시 행주산성 전투를 승리로 이끈 신기전의 우수성과 우리 조상들의 애국애족 정신을 기리기 위해 열린다. 행주산성관리사업소 (031)8075-4642. ●의정부시 5월 31일까지 무면허·무허가로 영업 중인 염색체험방의 자진신고를 안내하고 있다. 신고대상은 소비자가 현장에서 직접 염색약을 구매 사용하는 형태의 모든 염색약 체험업소이다. 위생과 (031)828-4374. [대중음악] ●7080 타임머신 콘서트-추억의 캠퍼스 그룹사운드 29~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밴드 송골매의 구창모, 샌드페블즈의 여병섭, 옥슨80의 홍서범, 휘버스 이명훈, 건아들 곽정목, 로커스트 김태민 등 1970~80년대를 빛낸 스타들이 총출동해 펼치는 공연. 가수 홍서범-조갑경 부부가 MC를 맡은 이번 공연에서 이들은 ‘어쩌다 마주친 그대’ ‘나 어떡해’ ‘불놀이야’ 등 각자의 히트곡을 들려준다. 6만 6000~11만원. (02)2263-8870. ●2013 조영남 콘서트-불후의 명곡 4월 3~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가수는 물론 화가와 방송인, 저술가로 활약하고 있는 ‘팔방미인’ 조영남이 꾸미는 공연으로 그는 이번 공연에서 ‘화개장터’ ‘불꺼진 창’ 등 히트곡과 스탠더드 팝을 들려줄 예정이다. 지휘자 박상현이 이끄는 60인조 모스틀리 오케스트라와 성악가 20여명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5만 5000~16만 5000원. 1544-1555. [공연] ●클래식 ‘音樂山音樂水 <산과 바다>’ 16일 오후 7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경기도문화의전당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예술감독 구자범)가 산과 바다로 여행을 떠나는 클래식 연주회를 준비했다. ‘바다의 새벽부터 정오까지’(1악장), ‘파도의 희롱’(2악장), ‘바람과 바다의 대화’(3악장)로 구성된 드뷔시의 ‘바다’를 연주한다. 이어 거대한 산을 오르면서 즐기는 경치, 공포, 밤낮을 22개 표제로 구성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을 선보인다. 2만~4만원. (031)230-3322. ●가톨릭합창단 ‘하이든, 십자가상의 일곱 말씀’ 10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하이든이 쓴 수많은 교회음악곡 중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 예수가 십자가 위에서 전했다고 알려진 일곱 말씀을 묵상하는 듯한 아다지오 형식의 소나타를 연주한다. 백남용 신부의 지휘로, 현악 앙상블 돔앙상블, 소프라노 김민조, 알토 김정미, 테너 김세일, 베이스 성궁용이 협연. 1만~10만원. (02)581-5404. ●낭독공연 ‘11월의 왈츠’ 8~9일,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 올해로 데뷔 50년을 맞은 연극배우 박정자가 들려주는 낭독 콘서트. 박정자의 연륜이 무용, 피아노, 기타, 아코디언 등과 어우러지면서 풍성한 무대를 만들어낸다. 3만원. (031)828-5841~2. ●여성극작가전 ‘당신의 왕국’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알과핵소극장. 동물원 벤치에서 만난 중년남자와 전화 교환수인 여자의 의자 쟁탈전에서 욕망, 피해의식, 상처, 소통 부재의 고독을 이야기한다. 1세대 여성 극작가인 강추자 작가가 1978년에 쓴 작품으로, 당시 시대적 고민을 엿보고 공감할 만한 기회. 백은아 연출. 2만원. (02)762-0810 . [미술·전시] ●갤러리시몬 ‘어라이벌’(Arrival)전 4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 갤러리시몬. 갤러리가 소개하는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작가 이창원, 김지은, 윤가림 3명의 신작들이다. 밤하늘, 도시풍경 등을 은유적으로 풀어낸 솜씨가 좋다. (02)549-3031. ●송원아트센터 ‘피프’(PEEP)전 7일부터 4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화동 송원아트센터. 권용철, 김영수, 김영은, 안성석, 양혜령, 유영진, 임유리, 조민호, 허용성, 홍종우 등 신진작가들의 무대다. 젊은 작가들의 상큼한 힘을 느껴보는 자리인 만큼 회화, 조각, 설치, 사진, 영상 등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장르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02)735-9277. ●낸시랭 개인전 14일부터 4월 6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TV12갤러리. 낸시랭이 자신의 분신으로 여기는 고양이 인형 코코 샤넬을 오바마, 이건희, 마이클 잭슨, 후진타오 등 세계 유명인들 어깨 위에다 올린 그림들을 선보인다. (02)3143-1210. [영화] ●제로다크서티 감독 캐스린 비글로. 출연 제시카 차스테인, 제이슨 클락, 조엘 에저튼. 9·11 테러가 일어나고 2년 후,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마야는 파키스탄으로 파견된다. 주 임무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찾아내는 것. 미국의 집요한 추적을 비웃듯 빈라덴의 행방은 묘연하다. 현장 요원 대부분이 지쳐 갈 즈음, 마야는 빈라덴의 측근을 뒤쫓다 은신처를 찾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확실한 단서가 없다는 이유로 정부가 작전 명령을 내리지 못하자, 그는 승부수를 띄운다. ‘허트로커’로 전 남편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를 따돌리고 아카데미를 휩쓸었던 비글로의 또 다른 정치영화다. 157분. 15세 관람가. 7일 개봉. ●가족의 나라 감독 양영희. 출연 안도 사쿠라, 아라타, 양익준. 1997년 봄, 리애의 오빠 성호가 북한에서 돌아온다. 조총련계 북송사업이 한창이던 25년 전, 성호는 ‘귀국자’ 신분으로 북한으로 떠났다. 그곳에서 가족을 꾸리고 살던 그가 종양 치료를 위해 3개월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것. 북에서 온 감시자 탓에 성호는 자유롭게 활동하지 못한다. 일본 의료진은 3개월로는 병을 치료할 수 없다는 진단을 내리고, 리애의 가족은 성호의 체류 기간을 연장할 방안을 강구한다. ‘디어 평양’ ‘굿바이 평양’ 등 북한에 사는 가족들을 다룬 두 편의 다큐멘터리로 주목받은 재일교포 양영희 감독의 극영화다. 100분. 12세 관람가. 7일 개봉. ●주리 감독 김동호, 출연 안성기, 강수연 정인기 등. 영화제 심사를 위해 다섯 명의 심사위원이 모인다. 영화는 마음이라고 말하는 정 감독, 마음보다 메시지를 강조하는 강수연, 한국 영화의 경향을 비판적으로 논하는 토니, 서투른 영어 때문에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토미야마,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심사위원장 안성기. 묘한 갈등은 극에 달하고 결국 서로의 감정이 폭발하는 영화제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세계적인 영화제로 키운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의 입봉작. 24분. 12세 관람가. 7일 개봉.
  • 우리가 몰랐던, 맨 얼굴의 ‘황야의 무법자’

    할리우드 스타이자 감독으로 거장 반열에 오른 클린트 이스트우드(83)의 삶을 그린 책이 잇따라 발간됐다. 미국의 영화 평론가 마크 엘리엇이 쓴 ‘클린트 이스트우드’(윤철희 옮김, 민음인 펴냄)는 대배우가 걸어온 궤적을 시간순으로 되짚었다. 책 전체를 아우르는 전제는 이스트우드의 실제 삶이 그의 영화 철학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 책은 줄곧 그의 인생 행보와 예술적 업적을 번갈아 조명하고 있다. 망나니 같은 젊은 시절을 보내다 6·25전쟁 때 ‘총알받이’로 징병될 뻔한 이스트우드는 군 부대 수영장의 구조요원으로 배치되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맞는다. 당시 TV 스타 데이비드 젠센 등이 우리의 ‘연예 병사’처럼 입대해 뻔질나게 수영장을 드나들었고, 이들과 인연을 맺게 된 이스트우드는 그때부터 할리우드로 눈을 돌리게 된다. TV 드라마 등에서 변변찮은 역할만 전전하던 그를 세상에 알린 건 1964년에 제작된 ‘황야의 무법자’다. 몸값 비싼 제임스 코번 대신 ‘싼 맛’에 기용된 그는 질겅대며 담배를 씹어 대는 불량 마초 이미지로 단박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실제 이스트우드와 스크린에 투영되는 그의 페르소나는 매우 흡사하다. 스파게티 웨스턴 영화들에서 보여준 고독하고 미스터리에 싸인 ‘이름 없는 사나이’와 본질적으로 허무한 외톨이, 그리고 마음씨는 착하되 교양은 없는 남부의 백인 노동자 ‘레드넥’ 등이 그 예다. 하지만 담배를 극도로 싫어한 그가 독한 시가 덕에 스타가 된 것처럼 그의 삶엔 역설도 많다. 그가 출연 혹은 제작했던 영화들 가운데 로맨스를 주 소재로 삼은 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거의 유일하다. 한데 그의 스크린 밖 생활에선 여자들이 들끓었다. 모두 4명의 여성들에게서 7명의 자녀를 얻었다. 아이를 낳지 않은 여성까지 포함하면 숫자는 더 불어난다. 영화가 크랭크인되면 여배우들과의 염문이 시작됐고 촬영이 끝나면 애정 행각도 종지부를 찍었다. 31년간 지속됐던 첫 번째 결혼 기간 내내 여자들과 ‘놀아났던’ 그는 예순여섯 살에 35세 연하의 여성과 재혼한다. 그러고는 작가주의 감독과 배우로서의 삶을 이어 간다. 이 같은 그의 노년의 삶은 어느 페르소나에 해당되는 걸까. 2만 5000원. 뉴욕시립대 영화학 교수인 로버트 카프시스와 뉴욕 공공도서관 사서인 캐시 코블렌츠가 지은 동명의 책(김현우 옮김, 마음산책 펴냄)은 1971~2011년 이스트우드가 다수의 영화 잡지들과 벌인 인터뷰 24편을 엮었다. 저자들의 견해는 최대한 배제하고 노배우가 육성으로 전하는 인생관과 영화 철학, 촬영장 뒷얘기들을 가감 없이 담았다. 1만 8000원.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시론]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갈등을 보며/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시론]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갈등을 보며/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어떤 조직도 고독한 ‘섬’일 수는 없다. 그래서 개방 협력의 역사에는 진화와 장수가 뒤따랐고, 폐쇄의 역사에는 후퇴와 단절의 비극이 따랐다. 개방은 이해 관계자들을 참여하고 협력하게 만들어 혁신의 동반자로 키우지만, 폐쇄는 이해 관계자를 적으로 돌려 전쟁의 상대자로 만들었다. 우리 사회에서 이해 관계자 사이는 폐쇄·대립적이고 ‘갑·을’ 관계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갑·을 사회의 가장 큰 폐해는 개천에서 용 나는 희망을 뺏아간다. 능력 있고 아이디어도 있는 ‘을’이 ‘갑’에 눌려 성장의 기회를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 처방의 하나가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정책이다. 이는 대기업의 개방적 태도를 요구하고 ‘나홀로’ 폐쇄성을 극복해 보려는 정책이다. 그런데 이 정책을 두고 중소기업인 ‘을’의 폐쇄성과 갈등이 수면 위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프랜차이즈 제과점 가맹점주가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을 두고 대한제과협회를 상대로 소송하는 등 갈등도 점입가경이다.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소상공인 진흥의 수혜자가 되기 위해, 관련 연합회 간에는 법정단체 지정을 위한 기싸움이 도를 넘고 있다. 갑·을 간 상생협력 모델이 ‘을’ 간의 갈등으로 번져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이제 ‘을’의 개방적 태도도 필요하다. 갈등이란 무조건 나쁜 게 아니다. 서로의 문제를 드러내고 해결해 가는 분기점으로 만들 수 있다면 긍정적 갈등이 될 수도 있다. 우리도 이번 기회에 숨어 있는 ‘을’들의 문제를 드러내고 이것을 통해 한국 기업생태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 가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첫째, 무엇보다도 중소기업 지원예산 관리를 기관 중심적 예산투입 정책에서 ‘임팩트 지향’적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의 정책은 정부의 기획 및 예산 배정 그리고 배정된 예산을 특정 기관에 맡겨 정책을 위탁집행하는 방법이었다. 정책이 만들어질 때마다 기관 간 집행예산 배정 싸움이 잦았다. 그러다 보니 정책이 정치판이 된 경우도 많았다. 이번에도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소상공인진흥자금이 연간 5000억~1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 같다. 곧 이를 관리하는 진흥공단이 신설될 것이고 이 예산을 염두에 둔 관련 소상공인 대표단체들이 서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자리싸움’을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예산 투입과 정책 집행보다 정책실효성 평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아기를 낳는 게 전부가 아니라 어떻게 잘 키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박근혜 대통령의 말처럼 정책 그 자체보다 정책이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평가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중소기업 정책은 지원하는 정책만큼 발굴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일본에는 100년을 넘긴 2만 1000개 장수기업들 중 1만 5000개 정도가 소상공인이다. 오랜 세월 동안 최고의 상품을 만들고 공급하겠다는 장인정신과 철저한 서비스로 고객의 신뢰를 지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소상공인 정책도 이러한 정신과 철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발굴하고 키워가는 ‘사람중심’의 정책이 필요하다. 가칭 소상공인진흥공단은 이런 소상공인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 단체에 열심히 출근하는 상인이 아니라 새벽에 맨 먼저 좌판을 닦고 단골고객이 많은 사람을 찾아내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대기업의 개방뿐만 아니라 소상공인들의 개방적 사고도 필요해지고 있다. 상생협력을 통해 공정한 질서 회복이 중요한 과제이지만 소상인 내부적으로도 고객 신뢰를 위한 장인정신의 회복과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정부는 예산을 투입할 정책만큼이나 지금까지 실효성 없이 투입된 예산이나 설립 목적을 잃어버린 기관을 재정비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실효성 없는 예산 투입은 낭비일 뿐이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일요일의 고독1/이원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일요일의 고독1/이원

    일요일의 고독1/이원 햇빛이 어린 나무 그림자를 아스팔트 바닥에서 꼼짝 못하게 하고 있다. 아이가 제 그림자 속에 공을 튕기며 걸어갔다 비둘기 두 마리가 나란히 땅에서 하늘로 수평을 끌어올리며 솟구쳤다 타워크레인의 기다란 줄 끝으로 나무 한 그루가 끌어올려졌다 비닐 안에 뭉쳐진 흙더미가 뿌리를 감추고 있었다 시간은 수십만 개의 허공을 허공은 수십만 개의 항문을 동시에 오므렸다
  • [저자와의 차 한잔] 와인 총서 6권 ‘신세계 와인’ 펴낸 최훈 보르도와인아카데미 원장

    [저자와의 차 한잔] 와인 총서 6권 ‘신세계 와인’ 펴낸 최훈 보르도와인아카데미 원장

    “마키아벨리는 유배 시절 낮에는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일하고, 저녁에는 예복으로 갈아입어 독서를 하면서 고독을 이겨냈지요. 그 시간에 얻은 지혜가 쌓여 ‘군주론’이 나왔어요. 내게는 그 시간이 새벽입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서재에서 3시간 집중적으로 글을 읽고 써내려 가는 것이죠.” 최훈(77) 보르도와인아카데미 원장이 하루도 쉬지 않고 필력을 쏟아붓는 것은 확실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와인 총서라고 불릴 만한 ‘와인 시리즈’를 완성하는 것. 최근 그가 내놓은 ‘신세계 와인’(자원평가연구원 펴냄)은 그 한가운데에 있다. 지난 19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 본사에서 만난 최 원장은 절절함이 묻어나는 계획을 털어놓았다. “와인은 단순히 술이 아닙니다. 글로벌 문화에 접근하기 위한 매개이죠. 와인의 역사로 세계사의 흐름을 읽을 수 있고, 와인 향기를 맡으면서 삶의 여유를 갖기도 하죠. 누군가는 그런 와인을 올바르게 전달해야 하지 않을까요. 내가 언제까지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충실히 써 나갈 작정이에요.” ‘신세계 와인’은 2006년 썼던 ‘남국의 와인’ 개정판이지만, 내용에서는 새 책이나 다름없다. 남위 35도에 있는 5개 나라(칠레,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와인 통계와 산지, 등급제도 등이 그 사이 크게 달라져 모두 반영했다. 개정 작업에 2년이 걸렸다. ‘와인리뷰’, ‘와인 앤 시티’ 등에 쓰는 원고 마감이 때마다 다가왔고, 새로 수입된 와인에 대한 평가의뢰가 수시로 들어왔던 탓에 집필에 몰두할 수 없었다. “현장에 가지 않으면 글을 내놓지 않는다”는 신념이 깊어 1년에 네댓 번 해외 출장길에 올라 꼼꼼히 확인하고 사진도 새로 찍었다. 학술서처럼 다소 딱딱하지만, 현지 이야기가 충실하게 담겨 여행서 같은 느낌도 풍기는 이유다. 최 원장이 와인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40여년 전이다. 교통부에 재직하던 1967년, 프랑스 정부가 후진국을 대상으로 마련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해 파리 르그랑호텔, 니스 네그레스코호텔 등에서 호텔경영학 교육을 받았다. 그때 그저 싸다는 이유로 슈퍼에서 와인 한 병을 사서 두어 잔 홀짝였다. 1프랑(지금의 800원 수준)이었다. 귀국해서는 와인 구경도 못했다. 1970년대는 외화 소비 규제가 심했던 때라 와인을 먹을 수 있었던 곳은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호텔 8곳뿐이었다. “외국인은 상관없지만, 한국인이 와인을 먹을라치면 이름을 적어야 했던 시절인 데다 공무원이 외국 술이라니 큰일 날 일”이라고 떠올렸다. 교통부 해운·관광 국장, 철도청장까지 오르면서 승승장구했던 그가 위기를 맞은 건 1994년. 열차 사고로 자리를 내놓기에 이르렀다. 33년에 걸친 공직생활을 끝냈다. “요직을 두루 거쳐 장관직에 대한 열망이 있었죠. 그게 하루아침에 사라진 겁니다. 열정을 쏟을 ‘무엇’이 필요했죠. 마침 그때 와인이 있었습니다.” 민간기업 연구원장을 맡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와인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해외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갈 일이 있으면 짬을 내 와이너리를 다니며 현장을 살폈다. “주변 사람들은 생판 모르는 와인에 그렇게 몰두하냐면서 미쳤다고 했지만, 와인을 들여다볼수록 글로벌 문화로서 와인 문화가 시대적 추세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인들의 지원을 받아 2002년 7월 국내 최초의 와인전문교육기관인 ‘보르도와인아카데미’를 출범했다. 최초의 정통 와인 전문지를 발간하고, 와인콩쿠르 ‘코리아 와인 챌린지’를 국내 처음으로 열었다. 2006년에는 프랑스 정부에서 농업공로훈장인 메리트 아그리콜 오피시에를 받았다. 와인 전문가로서의 삶이 두 번째 인생이라면, 세 번째는 집필가로 점철돼 있다. 12권을 한 질로 하는 와인 시리즈를 목표로 삼아 ‘와인과의 만남’, ‘프랑스 와인’, ‘유럽의 와인’, ‘신세계 와인’ 등 6권을 완성했다. 7권은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의 와인 산지, 동유럽의 와인 등을 줄줄이 구상하고 있다. “이전 책들이 와인에 학술적으로 접근했다면 7권은 와인 문화를 대중적으로 풀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가 나이가 있으니 과연 몇 권까지 실행에 옮길 수 있을는지는 몰라요. 그렇다고 잡문을 쓰지는 않을 겁니다. 내 책이 문화의 중심인 와인 인프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목적이 뚜렷하니까요.”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Norway OSLO 오늘, 오슬로

    Norway OSLO 오늘, 오슬로

    오슬로에서 한 예술가의 절망을 목격했고 평범한 사람들의 희망을 엿봤다. 삶의 방향성을 끈질기게 고민하는 여행자라면 오늘, 오슬로로 향하라. 2008년 개장한 오슬로 오페라하우스. 노르웨이의 상징인 피오르드를 형상화 했다. 건물 깊숙이 바다가 차오른 듯한 외관이 인상적이다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탄광 퇴근하는 鑛夫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묻은 책 하이데거 러셀 헤밍웨이 莊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소 라는 인사 한마디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 신동엽의 <산문시> 中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신동엽 시인의 시에도 그곳은 등장한다. 헬싱키를 거쳐 오슬로까지. 가는 데만 14시간이 걸리는 긴 여정이었다. 그래도 노르웨이는 꼭 가야만 했다. 깔끔한 북유럽식 가구처럼 매스컴을 통해 들려오는 그들의 세련된 이야기를 동경했다. 정말 시인의 말처럼 대통령도 자연스럽게 거리를 거니는 세상일까. 3일간의 짧은 일정상 그들의 복지 체계는 얼마나 단단한지, 그들 사이에는 얼마만큼 끈끈한 신뢰가 엮여 있는지는 알 턱이 없겠지만. 오랜 시간 품어 오던 의문에 답을 내릴 때가 된 것이다. 평생 한번쯤 메카를 여행하는 이슬람교도처럼 그렇게 오슬로로 향했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쑤욱 찬바람이 파고든다. 달력의 날짜가 동지 즈음에 걸린, 해가 가장 짧다는 시기라 다소 스산했지만 문제가 되진 않았다. 북유럽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풍경은 추위에도 당당히 맞설 만한 값어치를 했다. 호텔로 향하는 길에 침엽수림이 울창하다. 빽빽한 나무 사이로 빨간 지붕 집들이 언뜻언뜻 솟았다. 오슬로를 키운 건 7할이 숲이고 도시를 걷는 건 산림욕과도 같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머지 3할은 바다의 몫이다. 바이킹의 후손들에게 바다는 투쟁과 호혜의 대상이었다. 움푹 파인 만灣 끝자락에 자리한 오슬로는 혹독하기도, 자비롭기도 한 바다와 지척이었다. 여기에 볕에 굶주린 듯 최대한 창을 키운 건물들이 단순하지만 모던한 자태를 더한다. 숲, 바다, 건물이 어우러져 오슬로만의 노르딕 스타일을 창조한다. 도시를 소개하는 브로슈어를 보니 오슬로 카피 문구는 바로 ‘슬로 시티Slow City’. 이 느릿한 도시를 흡수하는 최고의 수단은 걷기라는 뜻이다. 현재 국왕과 여왕 등 왕족일가가 머무는 노르웨이왕궁에서 오슬로 중앙역에 이르는 1.5km의 칼요한슨거리Karl Johans Gate를 따라 걷는다. 구석구석 가구와 디자인 숍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소담한 수도의 첫인상은 우선 합격점이다. 나의 침대를 바라보고 있던 것은 밤과 광기와 죽음의 검은 천사들이었다. 그들은 그 후에도 줄곧 나의 생활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 뭉크의 일기 中 당신도 셀카를 찍는군요 겨울에 오슬로에 와야 할 이유가 또 있었다. 뭉크Edvard Munch를 기념하는 뭉크박물관Munch Museet에서 뭉크 탄생 150주년이 되는 2013년을 기념해 특별한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인을 포착했다는 그의 작품은 지금을 살아가는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전시 기간이 올해 2월13일까지라 발걸음을 서둘렀다. ‘더모던아이The Modern Eye’라는 부제의 전시는 집단보다 개인이, 자연보다 도시가, 농업보다 공업이, 종교보다 과학이 우선시된 근대를 살아간 뭉크의 기록을 집약했다. 합리성을 내세웠지만 근대는 개인의 외로움과 절절한 고독을 불러왔다. 소년기에 사랑하는 어머니와 누나를 잃었고 여동생은 정신병을 앓았으며 성년이 됐을 땐 남동생마저 죽었다는 뭉크의 인생은 듣는 것조차 버겁다. 평생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아버지의 히스테리를 고스란히 받아냈던 지친 영혼은 캔버스에 자신을 투영했다. 깨끗하고 단아한 느낌을 자랑하는 뭉크박물관. 들어가는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그의 작품은 감당하기가 녹록진 않다. ‘절규’ 앞에 섰을 때도 작품 속 울렁거리는 붉은 하늘이 평온하기만 한 오슬로의 그것과는 완전 다른 것 같았다. 하지만 뭉크의 작품은 콜렉터 사이에서 최고 인기 아이템 중 하나다. 사실 뭉크의 ‘절규’는 단 한 점이 아니라 5가지 버전이 있는데 그중 한 작품이 지난해 5월 소더비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인 1,370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현재 뭉크박물관에 걸린 절규도 도둑맞았던 것을 다시 찾아와 복원한 것이다. 도난 중 훼손을 심하게 입어 지금도 1/3가량이 변색된 그림을 보니 세상은 뭉크에 미쳐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고깃덩이마냥 육체가 나뒹굴고 어둑한 사자가 튀어나오는 작품인데도 전세계 관람객은 그를 숭앙하고 환호한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려는 찰나 그는 대예술가답게 반전을 선사한다. 절규의 방에서 그의 사진이 전시된 방으로 건너갔다. 이게 웬걸. 그곳에는 히스테릭한 뭉크가 처음 접한 카메라를 장난감 삼아 숱하게 찍었던 ‘셀카’가 진열돼 있었다. 이런저런 얼짱 각도를 연출한 모습을 보고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셀카의 의외성은 강렬했다. 그의 자화상과도 같은 셀카들. 당당히 렌즈를 자신 앞으로 가져갔던 그는 얼마나 오랜 시간 번민했을까. 인간의 심연에 있는 불안과 광기를 여과 없이 드러낸 뭉크는 진솔하다. 남이 눈치챌까 꼭꼭 숨겨 놓은 우리 모두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제야 그에게 매료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또렷해졌다. 우리 안의 꿈틀거리는 어둠을 대신 꺼내 보였던, 이 예술가의 솔직함에 대한 경의는 아닐지. 묵직했던 무언가가 소화되면서 자신의 결핍과 욕망에 너무도 충실했던 그에게 한걸음 다가갈 수 있었다. 뭉크박물관Munch Museet┃주소 Tøyengata 53 0578 OSLO 개관시간 월, 수, 목, 금, 토요일 오전 12시~오후 6시.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화요일 휴무(1월1일부터 5월12일까지 적용) 입장료 성인 95크로네(약 1만8,000원) 학생 50크로네(약 1만원) 홈페이지 www.munch.museum.no 1 셀카의 달인, 뭉크. 그의 작품은 가장 고가에 거래되는 예술품 중 하나다. 현대인의 불안과 고독을 뭉크식 화풍으로 풀어냈다 2 올해 뭉크 사후 150주년을 기념해 오슬로 뭉크박물관에서는 대대적인 회고전이 열린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같이 함께 살기, 어렵나요? 노르웨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알았던 듯하다. 우리를 잠식한 우울과 고통은 같이 극복해내는 거라고. 두루두루 사는 인생이 행복의 총량을 높일 거라고 말이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거리의 모습도 다를 바 없다. 오슬로는 마천루가 즐비한 도시는 아니다. 고층빌딩 없이 고만고만하게 고풍스런 건물들이 어깨를 견주고 있다. 2008년 개관한 오페라하우스는 정갈한 오슬로의 풍광을 화사하게 수놓는 건물이다. 피오르드를 상징화했다는 오페라하우스는 바다에 유유히 떠다니는 빙산처럼 바다를 품었다. 유명한 건축회사인 스뇌헤타Snøhetta가 설계했다고 해서, 건물 전면이 화강암과 대리석으로 도배될 만큼 호화롭다고 해서 마음에 찬 건 아니다. 보통 사람들에게 위축감을 선사하지 않는다는 게 신기했다. 고고한 예술의 정수가 되어 신전처럼 떠받들여지는 여느 무대와는 달랐다. 오슬로 시민들과 관광객은 긴 경사면을 타고 오페라하우스 지붕과 벽면을 완만히 오르락내리락한다. 여름이면 옥상 정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며 스크린을 통해 전해지는 오페라 공연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대통령이나 총리조차 특별할 것 없는 그들의 철학이 부러웠다. 하지만 오슬로에 와서야 철저히 착각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누구도 특별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누구나 특별하다는 것, 그 명제가 행복한 노르웨이를 만들었다. 부산에 들어설 오페라하우스도 스뇌헤타가 설계한다고 하니, 건물이 문화를 낳는 힘을 좀 기대해도 되려나. 이들의 삶의 방식은 일상의 면면에 구체화된다. 요즘 노르웨이에는 협동조합 설립이 붐인데 마침 우리나라도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 당장 지난해 8월 개장했다는 마달렌Mathallen으로 향했다. 마달렌은 오슬로 시가 리모델링한 폐공장터에 들어선 푸드코드. 30여 개 상점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신선한 과일, 연어, 염소치즈를 사러 노르웨이 사람들이 바지런히 드나든다. ‘푸드코트’로 직역되지만 ‘식품문화원’으로 번역하는 게 어울릴 것 같다. 푸드 컨퍼런스, 조리 강습, 푸드 페어, 음식 경연대회가 활발하게 열리면서 노르웨이식 ‘잘 먹고 잘 살기’를 실천해 간다. 요새 우리 식탁에는 비행기를 탈 때마다 마일리지가 쌓이는 것처럼 원거리를 여행해 푸드마일리지를 쌓은 식재료가 태반이다. 20cm 집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닭, 우유만 주구장창 생산하다 평균수명의 1/10도 못 채우고 죽는 소, 유전자변형이란 유혹에 쉽게 노출된 콩과 옥수수들. 건강하지 못한 밥이 건강한 사람을 만들 리 없다. 이 평범한 진리를 알기에 음식이 자본의 도구가 된 지금 좋은 음식에 대한 열망도 반사적으로 높아졌다. 안정적인 판매를 원하는 공급자와 바른 먹을거리가 필요한 소비자의 만남에 문화적 옷을 덧입혀 관광객에게 내보이는 그들의 자신감이 더없이 부러웠다. “우리도 싸울 때가 있다구.” 감탄 사이사이에 어쩔 수 없이 부러움이 묻어나자 오슬로 사람들, 큼큼 헛기침을 하더니 위로랍시고 이런 말을 한다. 90년대 노르웨이 국민들은 EU 가입 여부를 두고 극명하게 두 편으로 갈라섰다. 논쟁을 벌이다 결국 1994년 국민투표까지 이어졌다. 결과는 반대 52%, 찬성 48%. 얼마 전 우리나라 대선 결과와 묘하게 맞물린다. 세가 비슷한 집단이 첨예한 갈등을 겪고 나면 허탈감과 혼란을 피할 수 없는 건 동서가 마찬가진가 보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자국 경제가 나날이 번창하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웃 EU 국가들을 보면서 성공적인 논쟁이었다고 자평한다. 물론 사람도 사회도 실수할 수 있다. 대신 옳은 선택을 이끌어내는 생산적인 ‘갑론을박’이 필요하다. 비현실적인 정답을 실현한 사회. 합리적이고 따뜻한 노르딕 라이프스타일은 마음속에 잔잔한 파동을 남길 것 같다. 3 마달렌은 오슬로에서 가장 신선한 노르웨이와 유럽산 식재료를 구할 수 있는 곳이다 4 푸드홀 마달렌은 장도 보고 유기농 식사를 즐기는 오슬로 시민들의 잇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오페라하우스┃주소 Kirsten Flagstads pl. 1 N-0150 Oslo 박스오피스 개장시간 월~금요일 오전 9시~오후 8시, 토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일요일 낮 12시~오후 6시 홈페이지 www.operaen.no 사이트를 방문하면 5월, 6월에 집중된 문화공연 스케줄 표를 볼 수 있다. 마달렌Mathallen┃주소 Maridalsveien 17 OSLO 개장시간 화~수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목~금요일 오전 10시~오후 8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일요일 낮 12시~오후 5시, 월요일 휴무 홈페이지 www.mathallenoslo.no 글·사진 양보라 기자 취재협조 노르웨이관광청 www.visitnorway.com 02-777-5943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낡은 책장속 1세대 女극작가, 후배들이 끄집어내다

    낡은 책장속 1세대 女극작가, 후배들이 끄집어내다

    “유치진과 차범석, 오혜령과 박현숙. 앞에 적힌 두 명과 뒤에 있는 두 명은 성별과 활동 시기를 떠나 극명하게 드러나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하나씩 있다. 한국 연극계의 1세대 극작가라는 점은 같지만, 앞의 두 명은 잘 알려진 반면 뒤의 둘은 그렇지 않다. 국내 대학에 연극영화과가 50개가 넘지만 이들에 대해 배우는 곳은 거의 없다. 이게 우리나라 여성 연극계의 현실이다.” 올해로 출범 20주년을 맞는 한국여성연극협회(회장 이승옥)가 1세대 여성 극작가들을 찾고, 후배 여성 연출가들을 불러모아 ‘제1회 여성극작가전’(13일~3월 31일)을 준비한 이유다. “1950~60년대는 여성들의 사회적 입지가 좁고 희생을 강요당하던 때다. 그런 시대의 고민을 안고 치열하게 사회 문제를 논하면서 현대연극의 기틀을 다졌던 그분들을 아는 이는, 심지어 연극계에서도 많지 않다. 여성 연극인의 시작을 되짚고 그들의 작품을 통해 창작연극을 발굴해 내자는 취지로 여성극작가전을 열기로 했다.” 공연 준비가 한창인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알과핵소극장에서 만난 이승옥(70) 회장은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여성극작가전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극작가전에는 여성연극협회가 연극계에 업적을 남긴 여성 연극인에게 수여하는 올빛상 희곡 부문 수상 작가들의 작품을 모았다. 고(故) 강성희(1921~2009), 박현숙(87), 전옥주(74), 오혜령(72), 강추자(70), 김숙현(69), 최명희(68) 등 우리나라 현대극이 뿌리내린 1960년대부터 활발하게 극작 활동을 했던 1세대 여성 극작가 7명이다. 이들의 작품을 바탕으로, 현재 연극계에서 활약하는 40대 중견 여성연출가 박은희(남동문화예술회관 관장), 류근혜(상명대 연극학과 교수), 송미숙(극단 실험극장 연출가), 노승희(극단 희즈 대표), 백은아(극단 거울 대표), 문삼화(공상집단 뚱딴지 대표), 임선빈(극단 아미 대표) 등이 각각 헌정작을 만들었다. 극본을 단순히 무대 위에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을 바꾸거나 현대에 접목시키고, 둘 이상을 엮어 새로운 감각을 덧댔다. 개막작은 일제강점기를 거친 청춘 남녀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박현숙 작가의 ‘그때 그 사람들’(2009, 17일까지)이다. 연출을 맡은 문삼화 대표는 “한국 현대사를 고스란히 감당해 낸 박현숙 작가의 고민이 지금 누군가의 낡은 책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직접 무대에 꺼내 올린다는 게 뜻깊다”고 말했다. 불안감도 적지 않다. 대선배의 작품을 쪼개고 이어 붙이는 작업을 한다는 건 부담이다. 이 회장은 “연출의 상상력은 연극이 살아갈 수 있는 힘”이라면서 힘을 보탰다. 오혜령 작가의 ‘일어나 비추어라’(1980, 20~24일)는 송미숙 연출가와 만났다. 오 작가가 자신의 암 투병기를 녹이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작품이다. 공연에서는 오 작가의 50년지기 대학 선배인 배우 오현경(77)이 열연한다. 노승희 연출가는 고 강성희 작가의 단막극 ‘백합향’(1975)과 ‘날아가는 새’(1991)를 교차시켜 ‘꽃 속에 살고 죽고’(27일~3월 3일)를 선보인다. 세대는 다르지만 닮은꼴인 두 여인의 이야기를 그리면서 시대와 무대, 고통의 경계 허물기를 시도한다. 대화 단절과 소통 부재의 고독을 다룬 강추자 작가의 ‘당신의 왕국‘(1978, 3월 6~10일), 급격한 산업화와 개발독재의 폐단을 상징적이면서도 담담하게 그린 전옥주 작가의 ‘아가야 청산 가자’(19 74, 3월 13~17일)는 각각 백은아 연출가, 임선빈 연출가를 통해 관객을 만난다. 성공한 엄마와 폐쇄적 딸을 둘러싼 모녀 3대의 이야기를 담은 김숙현 작가의 ‘앉은 사람 선 사람’(1986, 박은희 연출, 3월 20~24일), 불꽃 같은 삶을 살았던 신여성 나혜석을 조명한 최명희 작가의 ‘새벽하늘의 고운 빛을 노래하라’(2012, 류근혜 연출, 3월 27~31일)도 무대에 오른다. 2만원. (02)762-0810.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서울광장] 박근혜 당선인, 인사수첩 새로 만들어라/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박근혜 당선인, 인사수첩 새로 만들어라/최광숙 논설위원

    예나 지금이나 적재적소에 인재를 쓰는 것은 정권의 성패를 좌우한다. 조선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조선시대를 연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인 태종(이방원)은 즉위 초 인재를 널리 구하고자 애썼다. 하지만 권문세가의 집을 찾아다니며 벼슬을 부탁하는 이들이 늘자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추천한 인물이 적임자가 아니면 천거한 거주(擧主)에게도 똑같이 책임을 물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실제로 태종은 부인 민씨 일가의 민제를 잘못된 추천을 이유로 내치기도 했다. 부인 민씨로 말하자면 두 차례 왕자의 난으로 이방원이 절치부심할 때 물심양면으로 도와 왕위에 오르게 한 인물이다.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얼마나 심했으면 잘못된 사람을 추천한 이에게도 책임을 묻고자 했을까. 박근혜 당선인의 인사 스텝이 엉기고 있다. 인사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여겨졌던 김용준 총리후보자가 땅투기 및 두 아들의 병역 면제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어제 전격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더구나 그를 총리로 지명하면서 검증의 기본인 재산과 병역 문제 등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 당선인의 인사 방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아무리 보안이 중요하다지만 정부의 인사시스템을 활용하는 대신 소수의 참모진과 ‘밀실 인사’를 계속한다면 이 과정에서 두고두고 뒤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인사 스타일만을 보면 박 당선인은 ‘열린 리더십’보다는 ‘고독한 리더십’에 가깝다. 20대에 부모를 총탄에 잃고 독신으로 홀로 세상과 싸우면서 살아온 그다. 그래서 남과 마음을 터놓고 지내기보다 믿을 만한 소수 측근들하고만 소통하는 게 아닌가 싶다. ‘고독한 리더십’은 불필요한 인사청탁 등을 차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지 못해 중요한 사안을 놓치기 쉬운 단점이 있다. 박 당선인은 인사 방식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 역대 정부를 보면 대통령의 뜻에 따라 내정된 인사일 경우 인사검증 시스템 자체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대통령의 뜻이라고 전화 한 통만 하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는 어느 전직 청와대 비서실장의 말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인사를 밑에서 거역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식으로 검증되지 않은 인물들을 무리하게 자리에 앉히려다 보면 인사청문회 등에서 사달이 난다. 지금은 다들 몸조심하는 분위기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친박 인사들의 발호가 시작될 수도 있다. 향후 실세들의 인사 개입을 막아야 한다. 현 정부에서 ‘만사형통(萬事兄通) 이상득’이라는 말이 나돌았듯이, 실세들은 청와대의 인사 라인을 장악하고 마음대로 주물렀다. 인사의 기본인 존안자료를 만들 때부터 ‘작업’에 들어간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고위 공직을 지낸 한 인사는 “나에 대한 존안자료를 작성했던 사람이 좋은 내용을 적었다가 위의 지시를 받아 단점 위주로 고쳐 썼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후 나는 승진에서 물을 먹고 정권의 실세가 그 자리에 오더라”라고 말했다. 인사의 기본 원칙은 널리 천하의 인재를 구하겠다는 마음 가짐이다. 항간에는 박 당선인의 수첩이 2007년과 2010년에 머물러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인재 풀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자신을 도왔던 캠프 인사들과 2010년 출범한, 박 당선인의 정책 싱크탱크 역할을 한 ‘국가미래연구원’ 출신 인사들이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이 수첩을 근거로 내 사람만 찾다가는 성공적인 인사를 할 수가 없다. ‘개국 공신’과 ‘수성 공신’은 구분해서 써야 하는 법이다. 박 당선인은 과거 만났던 인물에 대한 평을 적은 수첩이 있다는데, 이젠 그것을 과감히 밀쳐내야 한다. 대신 새 수첩에다 새로운 인재에 대한 정보를 가득 써 내려가길 바란다. 새 수첩에서 보다 더 참신하고 능력 있는 인재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bori@seoul.co.kr
  • 6500만원 영화 찍다가 110억원짜리 찍어도 예산은 부족하더라

    6500만원 영화 찍다가 110억원짜리 찍어도 예산은 부족하더라

    2000년, 류승완(당시 27)이 연출과 각본, 주연, 무술지도를 맡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충무로를 발칵 뒤집었다. 한국 액션영화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 남다른 이력이 알려지면서 또 화제를 낳았다. 여섯 살 때 청룽 영화에 푹 빠진 영화광으로 고교 졸업 후 독립영화협의회 워크숍을 다녔고, 조감독은커녕 박찬욱 감독의 ‘삼인조’ 등 3편에서 연출부를 한 게 전부. 열여섯 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비디오 가게 점원으로 내공을 쌓은 쿠엔틴 타란티노와 비교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액션, 한 우물을 팠고, 그의 이름은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2010년에는 검찰과 경찰, 언론의 구린내 나는 구석을 마음껏 씹은 ‘부당거래’로 액션에만 능한 감독이 아님을 입증했다. 류 감독이 차기작으로 음모에 휘말린 남북 첩보원의 이야기 ‘베를린’(작은 사진들·31일 개봉)을 찍는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류 감독이 각본·연출을 하고, 한석규·하정우·류승범·전지현이 나오는 건 기대치를 끌어올린 대목. 반면 제작비 45억원(‘아라한 장풍대작전’)을 다뤄본 게 최대치인 류 감독이 110억원짜리 블록버스터를 독일과 라트비아에서 찍는 데다, 국내에선 생소한 첩보 액션물이란 점은 위험 요인이었다. 언론 시사 다음 날인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전날 한잠도 못 잤다고 했다. 그는 “어젯밤에는 A4 용지 뭉텅이가 내게 날아오는 꿈을 꿨다. 촬영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다른 버전의 악몽을 꾼다. 경험은 안 해 봤지만, 전쟁에 나갔던 군인들이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가 이런 거구나 싶다. 규모가 큰데다 해외 로케이션은 길바닥에 돈을 버리기가 쉬운 일이라 스트레스가 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재밌는 건 6500만원짜리(‘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나 100억원짜리를 찍을 때나 예산이 부족한 건 마찬가지”라며 웃었다. 처음부터 베를린이란 장소를 고집한 건 아니다. 프레데릭 포사이드, 존 르카레, 로버트 러들럼의 작품 등 스파이 소설광이던 그는 제3국에서 벌어지는 첩보원 얘기를 해보고 싶었다. ‘부당거래’로 베를린영화제에 갔다가 미 대사관 앞에 있는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공원을 본 순간 머릿속에 그림이 떠올랐다. “누군가 미 대사관을 향해 달려가고, 다른 이들이 저지하는 그림을 찍으면 괜찮겠더라. 베를린 서쪽에 있는 북한대사관을 보고 나서 이미지들이 구체화됐다. 신상옥·최은희 부부가 미국 CIA 요원들과 접촉하고 망명한 곳, 송두율 교수와 윤이상 선생의 도시, 하나로 설명할 수 없는 층들이 겹쳐졌다.” 탄탄한 각본과 배우들의 호연, 할리우드 뺨치는 맨몸·총격 액션과 차량 추격 장면까지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다. 다만, 몇몇 액션 장면과 결말이 ‘본 시리즈’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있는 게 사실. 류 감독은 조곤조곤 반박했다. “첩보액션 장르인 데다 ‘본 슈프리머시’에 나왔던 웨스턴호텔이 나오기도 하니까 말들이 있는 건 알고 있다. 워낙 좋아하는 영화라 비교되는 게 영광이면서도 ‘또 지적질이구나. 죽갔네~’란 생각도 든다. 하하하. 비슷하게 보일까 봐 일부러 핸드헬드(들고 찍기)도 자제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속 액션 동선은 평소 즐겨 쓰던 방식이다. ‘피도 눈물도 없이’처럼 복층구조 액션이랄지, 좁은 공간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무기 삼아 싸우는 것 등이 그렇다. 마지막 밀밭 총격전을 ‘본 아이덴티티’와 닮았다고 하는데, 리 마빈과 진 해크먼이 나온 ‘프라임 컷’(1972)의 영향이 크다. 워낙 좋아하는 장면이었다”고 설명했다. ‘베를린’은 그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다. 지금껏 남녀관계를, 여배우를 제대로 찍어본 적이 없다. ‘피도 눈물도 없이’의 이혜영과 전도연은 여장부였다. 영화 속 갈등은 남자들의 배신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베를린’에선 북한 인민영웅 표종성(하정우)과 아내 련정희(전지현)의 관계가 비중 있게 다뤄진다. 그는 “표종성은 속마음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어색한 불쌍한 남자다. 련정희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강인함과 여성스러움이 공존하는 캐릭터다. 어쩌면 무의식중에 멜로를 찍으려 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지현과는 현장에서 일부러 대화를 하지 않았다. 외롭게 뒀다. 고독하고 우울하게 찍히길 바랐다. 찍을수록 확신이 생겼다. 전지현 스스로 음색을 찾고, 어떻게 상대를 응시해야 할지 방법을 찾더라. 관객들은 ‘베를린’에서 배우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할 거다. 나도 전지현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고 손을 치켜들었다. 다만 속편을 암시한 듯한 결말에 대해서는 아쉬워했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한 번도 속편 생각 따윈 없었다. 그런데 원래의 결말이 100억원짜리 대작치고는 어둡다는 지적이 (투자자들에게) 있었다. 투자자들에게 돈을 뜯어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었다. 하하하. 막상 결말을 바꿔놓고 모니터링을 해보니 반응은 좋더라.” 입봉 13년. 그동안 세 아이의 아빠인 동시에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이 됐다. 아내 강혜정 PD가 대표로 있는 외유내강은 탄탄한 제작사로 자리매김했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출연 당시 나이트클럽 DJ였던 동생 류승범은 톱배우가 됐다. 궁금했다. 그때보다 행복한지. “6500만원짜리를 찍을 때보다 100억원대 영화를 찍는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는 말 못 하겠다. 전에는 영화만 만들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진 않은 것 같다. 어제 시사에서 영화를 보면서 ‘저기서 몇 프레임을 더 걷어낼걸’ ‘사운드가 조금 이상한데’ 이런 생각들로 괴로웠다. 승범이나 아내와는 평소에도 이런 얘기를 많이 한다. 우리가 지금 진짜 행복한 걸까? 이 일이 더 이상 행복하지 않으면 언제든 떠나야 하는걸까? 머릿속이 복잡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서울시, 어르신 올 2만 2358명에 무료급식

    “무료 급식 사업은 불편한 몸 탓에 거동조차 힘든 어르신에게 도시락 배달이란 끼니 해결은 물론 최근 핫이슈로 떠오른 고독사를 예방할 수 있는 소중한 밀착 지원 사업이라 뿌듯해요.” 이상임 강남구 한아름 재가노인지원 센터장은 23일 “저소득 어르신들을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식사를 배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식사를 자주 건너뛰거나 흔히 라면 등으로 때울 때가 많은데도 부양 가족이나 다른 소득원이 있다는 이유로 국민기초생활수급 등 복지혜택에서 제외된 노인들의 어려움은 더하다. 서울시는 올해 이런 사례를 직접 발굴, 연중 무료 급식 대상을 2만 2358명으로 지난해 2만 169명보다 2189명(10.9%) 늘린다고 23일 밝혔다. 지원금 또한 지난해 168억원에서 188억원으로 11.9% 올렸다. 시의 노인 무료 급식 사업은 경로식당(1만 1421명), 식사 배달(4595명), 밑반찬 배달(6342명) 등 세 가지 형태로 이뤄진다. 경로식당은 만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하며, 식사 배달과 밑반찬 배달은 만 65세 이상의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에게 제공된다. 대상자로 선정된 노인들은 25개 자치구별 노인종합복지관과 종합사회복지관, 재가노인지원센터 등 157곳의 경로식당을 월 26일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한 식사는 연중 내내, 밑반찬은 주 2회 배달된다. 설, 추석, 어버이날, 석가탄신일, 복날, 노인의 날, 성탄절엔 4000원 상당의 특식을 제공한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사설] 잇따르는 고독사… 사회안전망 절실하다

    고독사(孤獨死)라는 말은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선 단어가 아니다. 사회와 단절된 채 홀로 쓸쓸히 지내다 삶을 마감하는 외로운 죽음은 이제 예사가 됐다. 엊그제에는 부산 다세대 주택가에 세 들어 살던 40대 남자가 숨진 지 6년이 지나서야 발견돼 충격을 안겨줬다. 은둔생활을 하던 30대 여성이 굶주려 숨진 지 7개월 만에 발견된 게 불과 한 달 전 일이다.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음에도 이웃의 죽음을 알지 못해 무작정 방치되는 사례가 허다하니 이보다 더한 사회적 질병이 어디 있겠는가. 물리적인 이웃은 있지만 심리적인 이웃은 찾아보기 힘든 ‘냉담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런 만큼 고독사 문제는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고독사는 1인가구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가구는 10년 새 2배 가까이 늘어 414만 가구(2010년 기준)를 넘어섰다. 네 가구 중 한 가구가 1인가구다. 65세 이상 독거노인은 119만명에 이른다. 우리나라 노인 중 빈곤층이 전체의 45.1%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50만명 정도가 ‘고독사 위험군’에 속하는 셈이다. 최근 잇단 사례에서 보듯 고독사는 물론 노인층에게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전문가들도 지적하듯 고독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자리를 제공해 조금이라도 빈곤을 덜어주고 성취감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고독사 위험군에 대한 관리와 대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기초노령연금제나 노인장기요양보험 같은 기초적인 사회안전망을 두고 있지만 일상화되다시피 한 고독사의 비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빈곤계층 독거노인들을 위한 공공분야 일자리라도 크게 늘려야 한다. 우리에 앞서 고령화 몸살을 앓고 있는 ‘무연사(無緣死) 대국’ 일본의 예도 참고할 만하다.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경우 일정 기간 수도 사용량이 없으면 관계 기관에 자동 통보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시가 있는가 하면, 독거노인들에게 매일 아침 안부 전화를 걸어주는 시도 있다고 한다. 비상한 시기에는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방치된 계층, 특히 소외된 홀몸노인에 대한 다양한 심리적 안전망을 갖추는 데도 한층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36년간 홀로 지낸 70대, 고독·지병 못 이겨 목매

    36년간 홀로 지내며 지병과 싸워온 70대 여성이 고독과 고통을 못 이겨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14일 오후 1시 7분쯤 강서구 방화동의 한 아파트에서 김모(71·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18일 밝혔다. 10여년 전부터 신장 질환으로 주 3회 혈액투석을 받아오던 김씨가 예약된 날짜에 병원에 오지 않자 담당의사인 김모(33·여)씨가 집을 찾았다가 부엌 가스레인지 배관에 목을 맨 채 쓰러져 있는 김씨의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는 유서와 함께 전 재산 495만원이 든 지갑이 놓여 있었다. 아파트 현관문은 잠겨 있지 않았으며 정리정돈도 잘돼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유서에는 “몸이 불편해서 더 이상 세상에 머물기가 힘들다. 이 돈으로 장례를 부탁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문이 만난 사람] 한국 철도역사 첫 여성 서울역장 김양숙 씨

    [김문이 만난 사람] 한국 철도역사 첫 여성 서울역장 김양숙 씨

    새하얀 눈이 펄펄 내린다. 무작정 산골의 조용한 곳을 향해 기차를 타고 떠나 본다. 기다리는 이 없어도 그곳에 가면 누군가 꼭 반갑게 마중 나올 것만 같다. 시간이 갈수록 그렇게 기대와 설렘은 내리는 함박눈과 함께 더욱 쌓여만 간다. 그곳에는 예쁜 눈사람이 있을 것 같고, 앙증맞은 인형을 든 귀여운 소녀가 있을 것만 같다. 이런 날 영화 한 편을 떠올린다. ‘철도원’(후루하타 야스오 감독, 오토마쓰 주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2월 설연휴를 앞두고 개봉됐다. 철도원 오토마쓰는 아무리 눈이 내려도, 아무리 이용객이 없어도 오로지 성실 하나로 살아간다. 여느 때처럼 새해 아침이다. 역에 쌓인 눈을 치우던 오토마쓰, 그 앞에 인형을 든 낯선 여자아이가 찾아오면서 고독하고 외로운 철도원의 인생은 놀랍게 전환된다. 누구나 철도 여행에 대한 추억이 있을 터. 그렇다면 철도원을 얘기할 때 어떤 생각을 먼저 하게 될까. 여러 가지 이미지로 다가오겠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늘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 주는 고마운 사람으로 여겨진다. 설날 연휴에는 더욱 그러하겠다. 우리는 그리운 고향으로 가지만 철도원들은 그러지 못하니 말이다. 철도인 인생 25년 김양숙(45) 서울역장. 그는 철도가 생긴 이후 113년 만에 첫 여성 서울역장으로 화제가 된 인물이다. 여성으로서 최초라는 수식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 최대의 중앙역인 서울역을 이끌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역은 하루 이용객이 30만명이 넘는다. 외국인만 해도 하루 3000여명이다. 이쯤 되면 국제적인 기차역인 셈이다.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만 100여명인 데다 연간 코레일 수입의 16%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서울역장은 전국 역장 중 가장 중요한 자리로 여긴다. 9급 철도공무원에서 출발해 25년 만에 1급 서울역장이 되기까지 그의 철도인 인생은 어떠했을까. 또 그가 부임한 이후 서울역은 어떻게 변모해 가고 있을까. 지난 10일 오후 서울역장실에서 그를 만났다. 수더분한 모습에 인터뷰할 것까지 뭐 있겠느냐며 웃는다. 자리에 앉으면서 서울역장으로 부임한 지 두 달쯤 됐다고 인사를 건넸더니 “벌써 그렇게 됐네요”라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요즘 어떤 일로 바쁜지 먼저 물었다. “알다시피 서울역은 한국의 대표 역입니다. 외국인도 많아 국경의 역을 상징하는 곳이기도 하지요. 때문에 그 위상을 활기차게 업그레이드시켜야 합니다. 편안하면서도 따뜻한, 그리고 한국적인 역으로 재창조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지요” 물론 그동안 많은 서울역장들이 거쳐가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일을 했겠지만 신임 김 역장은 여성으로서의 다부진 의욕이 간단치 않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하여 서울역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물었다. “디자인이 한국적으로 달라집니다. 현대적 세련미와 한국적 전통의 모습이 함께 잘 조화된 모습을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서울역은 외국인들도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한국적인 느낌을 주려고 합니다. 자기네 나라로 돌아가서 서울역이 참 인상적이었다는 것을 생각나게 해 주는 것이지요. 그런 차원에서 문화와 예술이 함께 펼쳐지는 상설공연 무대, 고객들을 위한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김 역장은 외부 디자인 전문가에게 의뢰해 구체적인 그림을 완성했으며 올 상반기에 달라진 서울역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서울역 재창조 작업에 역점을 두는 것은 공항철도와 연계되면서 서울역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관문이 됐고 이에 따라 서비스의 품격도 성숙해져야 한다는 철학 때문이다. 문화와 디자인이 있는 서울역을 표방하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져서인지 벌써 재즈협회 등 몇몇 예술단체에서 공연을 하겠다는 문의가 온다고 귀띔했다. 그는 2011년 5월 문화홍보처장을 맡았을 때부터 춘천역 재건설 계획에 합류해 디자인 공모 등을 통해 새로운 춘천역 탄생에 진가를 발휘하기도 했다. 역 매장과 주변 광고물을 재정비하고 천편일률적인 역사 대합실에 색다른 변화를 주어 이용객들로부터 많은 호평을 이끌어 냈다. 또한 ‘제1회 철도문화체험전’을 성황리에 개최한 것도 김 역장의 작품이었다. 이어 서울역장 부임 두 달 동안의 소감을 물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외부 귀빈(VIP)들이 이곳을 많이 이용하더군요. 때마침 대선 기간이어서 대선 후보들도 여러 번 왔습니다. 직원들은 물론 서울역을 이용하는 고객들과 자주 만나 대화도 했고 많이 바빴습니다. 지난 1일에는 직원들과 함께 서울역 2층 대합실에서 고객들에게 무료로 커피, 녹차, 생강차 등을 대접했습니다. 평창 스페셜올림픽 홍보 전단지도 나눠 드렸지요. 감동 있는 서비스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누구나 서울역장을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하는 그는 “오로지 열심히 할 뿐”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서울역장이 됐을까. 이 질문에 “누구나 자기 조직을 사랑하고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굳이 말한다면 성실과 열심으로 일해 온 것이 쌓여 인정을 받은 것 같다고 대답한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혜택받을 일도 없고 또한 어떤 거창한 능력이 있어서 서울역장이 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가 철도공무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것은 1987년 10월이었다. 전남 고흥의 바닷가에서 태어난 그는 순천여고를 졸업하고 재수를 하던 중 아버지의 권유로 9급 공무원 시험을 보고 합격한다. 발령지는 철도청 소속 순천기관차 사무소였다. 당시 김 역장을 제외하곤 직원 300명이 전부 남자였다. 또한 기차를 움직이는 기관사나 철도를 관리하는 현장직 업무여서 노동강도 또한 셌다. 김 역장은 그들과 함께 성실하게 일을 해 나가면서 차츰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여자라서 근무여건이 달랐던 점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남자들보다 더 꼼꼼하게 일을 챙겼다. 좀 힘들긴 했지만 그렇게 부지런히 11년 동안 기관차 사무소에서 일했다. 1998년 9월 순천지방철도청 재산과 직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평소 몸에 밴 ‘성실철학’으로 더욱 열심히 일을 했다. 여러번 위기를 맞은 적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기회로 삼아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자신이 맡은 역할의 범위를 조금씩 넓혀 나갔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아나섰던 것. ‘여자라서’ 또는 ‘직급이 낮아서’라는 생각은 떠올리지 않고 그저 묵묵히 일을 해 나갔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나 자리에 대한 욕심 때문에 일해 본 적은 별로 없어요.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조건 불평 없이 일을 했습니다. 제가 인정받았다면 아마 그런 근무 열정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그는 2001년 지방청에서 본사로 자리를 옮겼다. 본사로 근무지를 이전한다는 게 그때나 지금이나 어렵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주변의 좋은 평가가 한몫했다. 2007년 서대전역장이 된 것도 그의 성실성 덕분이었다. 서대전역장 시절 전단지를 직접 들고 열차 관광지 홍보에 앞장선 일화는 지금도 코레일 내부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때 여행상품을 3개나 기획해 판매에 성공했다. 당시를 떠올린 그는 “힘들었지만 가장 보람 있는 일이었다”고 말한다. 이후 인사노무실 노경지원처장, 홍보문화실 문화홍보처장 등 본사 발령 당시 6급에서 1급으로 승승장구했다. 서울역장에 발탁된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다시 물었다. 능력이 뛰어나서도 아니고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웃는다. 그러면서 서울역장은 책임이 막중한 자리인 만큼 수익 증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여행상품 얘기를 꺼낸다. “시간이 소중하기 때문에 KTX처럼 빨리 가는 열차를 좋아하지만 요즘 주말에는 느림을 즐기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와인시네마 열차, 숙식이 가능한 관광열차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요. 얼마 후 선보일 중부내륙권, 남도해양권 순환 관광열차는 철도여행에 새로운 문화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많이 홍보해 주세요(웃음).” 그는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남편도 공무원이다. 그가 회사일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전폭적인 지원과 도움에서 비롯됐다. 아무런 불평 없이 성장해 준 아이들, 또 집안일을 거들어 준 고마운 남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바쁜 와중에도 대학과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영화 ‘철도원’을 봤느냐고 물었더니 “주인공이 무척 성실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대답한다. “자랑스럽고 성실한 철도인이 되는 것이 꿈”이라며 웃는 그를 보니 전국의 철도역 대부분을 다녀왔다는 기찻길 인생의 발자취가 잠시 그려진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김양숙 서울역장은 1968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났다. 순천여고를 졸업한 뒤 재수 준비 도중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철도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철도청 순천기관차사무소 사무원(1987년), 순천지방철도청 재산과 과원(1998), 순천지방철도청 재산과 매각계장(1999), 조달본부 물자관리과 과원(2001), 전략기획실 평가2팀장(2004), 철도공사 경영혁신실 경영혁신부장(2005), 대전충남본부 서대전역장(2007), 인사노무실 노경지원처장(2010), 홍보문화실 문화홍보처장(2012) 등을 거쳐 지난해 11월 서울본부 서울역장에 부임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는 경영학을 전공했다. 슬하에 1남1녀를 두었으며 남편도 공무원이다.
  • [정보마당] 구정소식·공연·전시·영화

    [구정소식] ●강남구 강남문화재단은 17일 오후 7시 30분 강남구민회관에서 퓨전 국악단 별모래의 ‘모던 가야금 앙상블’을 공연한다. 강남문화재단 6712-0532. 17일까지 청년층 공공근로사업 참여자 5명을 추가 모집한다. 근무 기간은 19일부터 3월 29일까지다. 일자리정책과 3423-5566. ●강동구 18일까지 2013년도 스포츠 바우처 신청자를 모집한다. 기초생활수급 가정 만 5~19세 유·청소년이 대상이며 1인 1강좌에 대해 월 최대 7만원까지 지원한다. 문화체육과 3425-5263. ●강북구 구청이 주관하는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청소년 희망원정대’가 산악인 엄홍길씨, 지역 중학생 50여명과 함께 17일부터 이틀간 강원 화천군에 있는 군부대에서 겨울 캠프를 개최한다. 교육지원팀 901-6291. ●강서구 겸재정선기념관은 17일, 22일, 23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기념관 3층 다목적실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반짝반짝 한지 등 만들기’ 교실을 운영한다. 참가비는 6000원. 겸재정선기념관 2659-2206. 허준박물관은 19일 오후 2시 박물관 2층 시청각실에서 토요 영화 상영 ‘아스트로보이-아톰의 귀환’을 상영한다. 관람객은 무료로 볼 수 있다. 허준박물관 3661-8686 ●관악구 16~18일 사업체 조사 조사 요원을 모집한다. 조사원은 25일가량 지역 내 사업체에 대한 통계 조사 업무를 맡게 된다. 총 52명 모집. 18세 이상 고졸 학력 이상이 대상이다. 기획예산과 880-3106. 18일 보건소 2층에서 ‘보건소 건강음악회’를 개최한다. 조원초등학교 오케스트라가 공연하며 별도 예약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보건행정과 881-5515. ●광진구 청소년들에게 자원봉사 체험 기회를 주기 위한 자원봉사 체험학교를 21일부터 25일까지 구청 대강당에서 실시한다. 참가자는 인터넷을 통해 선착순으로 접수할 수 있다. 자원봉사센터 450-1664. ●구로구 16일 오후 7시 30분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구로·도봉·금천·종로·용산·노원구 주민 오케스트라 6개 팀이 참여한 가운데 ‘렛츠고 우리 동네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가 열린다. 공연 시간은 100분이며 주민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문화체육과 860-2585. 18일까지 구청 및 동 주민센터에서 일할 보육사업 업무 행정도우미 16명을 모집한다. 보수는 일일 기준으로 4만 5600원이다.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하며 보육업무 및 행정보조업무 경험자는 우대한다. 동 주민센터나 구 홈페이지(www.guro.go.kr)에서 신청서를 받아 구청 보육지원과에 우편 또는 직접 제출하면 된다. 보육지원과 860-3020. ●금천구 6월과 12월 두번에 나눠 납부하는 자동차세를 31일까지 미리 납부하면 연 세액의 10%를 공제해 준다. 승용차 요일제 참여 차량은 5%를 추가 감면해 준다. 구청 세무2과나 서울시 ETAX시스템(etax.seoul.go.kr)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세무2과 자동차세팀 2627-2352. ●노원구 16일 오후 2시 구청 대강당에서 김성환 구청장, 박원순 서울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시·구의원, 직능 단체장, 주민 등 2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3년 신년인사회’를 개최한다. 행정지원과 2116-3081. ●동대문구 2013년도 사회단체보조금 지원 신청 접수를 18일까지 마감한다. 방문 접수는 근무 시간 내, 우편 접수는 18일 근무 시간이 끝나기 전까지 도착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 자치행정과 2127-4047. ●동작구 21일까지 재활보조기구가 고장나 불편을 겪는 장애인을 도울 재활보조기구 수리 위탁업체를 공모한다. 사업 기간은 올해 12월까지다. 구청 사회복지과를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사회복지과 장애인지원팀 820-9308. ●마포구 16일까지 방문 건강 관리 사업에 참여할 기간제 간호사 인력을 모집한다. 채용일부터 올해 말까지 근무하며 취약 계층 건강 관리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보건소 지역보건과 3153-9062. ●서대문구 21일부터 31일까지 저소득층 유·청소년의 체력 향상과 건전한 여가 선용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2013 스포츠바우처 사업’ 참여자를 모집한다.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의 만 5~19세 유·청소년이 대상이다. 대상자 명의로 국민체육진흥공단(www.kspo.or.kr) 홈페이지에서 회원으로 가입한 뒤 세대주 명의로 카드를 신청하면 된다. 문화체육과 330-1938. ●서초구 18일 구민회관에서 금요문화마당 ‘테너 신동호&보헤미안싱어즈 콘서트’를 개최한다. 오페라 ‘카르멘’ ‘진주조개잡이’ ‘세비야의 이발사’ 등의 주요곡을 공연한다. 문화행정과 2155-6225. ●성동구 설 명절을 맞아 18일까지 지역 내 설 성수식품 제조 업소 및 판매 업소에 대해 특별 점검을 실시한다. 보건위생과 2286-7155. 18일까지 노인에게 소득 창출 및 사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할 노인 일자리 사업 수행 기관 신청을 받는다. 노인청소년과 2286-5869. ●성북구 조선미 아주대 교수를 초청해 17일 오전 10시 구청 다목적홀에서 ‘성적과 행복, 정서지능에 달렸다’는 주제로 열린 특강을 실시한다. 300여명까지 사전 예약 없이 당일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있다. 교육지원과 920-2980. ●송파구 매주 월~금요일 구청 앞 사거리 지하보도 매장에서 ‘헌책·교복은행’을 운영한다. 헌책, 교복을 기증하거나 동일 품목으로 교환할 수 있다. 헌책은 권당 200~400원, 교복은 1점당 1000원에 판매한다. 클린도시과 2147-2866. ●양천구 22일 오후 7시 30분 양천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양천예술무대 ‘평양예술단 공연’이 열린다. 무료로 열리는 공연에서는 휘파람과 물동이춤 등의 북한 문화 예술을 볼 수 있다. 문화체육과 2620-3404. 17~21일 ‘2012년 기준 사업체 조사’ 조사 요원 47명을 모집한다. 전산정보과 2620-3198. ●영등포구 21~24일 당산1동 주민센터 제1정보문화센터와 대림1동 주민센터 제2정보문화센터에서 구민 정보화 교육을 실시한다. 구 홈페이지(www.ydp.go.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분야는 한글, 엑셀, 인터넷, 파워포인트, 디지털카메라 편집 등이다. 수강료 1만원. 전산정보과 2670-4266. 영등포문화원(www.ydpcc.co.kr)에서 3월까지 진행하는 문화학교 회원을 모집한다. 전통음악, 악기, 노래 교실, 어학, 손글씨, 공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육이 이뤄진다. 수강료 월 1만~5만원. 영등포문화원 846-0155~6. ●용산구 21일부터 2013년도 정기 재산변동신고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4급 이상 공무원, 감사·세무·주택·건축·환경·토목·치수방재·보건위생과 5~7급 공무원이 재산 등록 의무 대상자다. 감사담당관 2199-6265. ●은평구 보육정책 확대 시행 예정에 따라 17일까지 보육 사업 업무를 보조할 보육 사업 업무 행정도우미 17명을 모집한다. 근무 기간은 28일부터 3월 12일까지다. 가정복지과 351-7103. 효율적인 노인 일자리 사업 추진을 위해 22일까지 노인 일자리 사업 전담 인력 2명을 모집한다. 근무 기간은 2월부터 12월까지다. 노인복지과 351-7153. ●중구 21일까지 사회단체 구정 참여 지원 사업을 신청받는다. 신청 자격은 지역의 공익 목적 단체 가운데 최근 1년 이상 공익 사업 실적이 있는 단체나 구에서 권장하는 필수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단체다. 관광공보과 3396-4954. 3월 개관 예정인 장애인복지관의 운영체를 모집한다. 15일부터 22일까지 구청 사회복지과에서 접수받는다. 장애인복지팀 3396-5372. ●종로구 18일까지 노인에게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노인 일자리 사업 전담 인력을 모집한다. 서울에 거주하는 25세 이상 40세 미만 남녀로 복지·컴퓨터 분야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한다. 여성가족과 2148-2314. ●중랑구 22일 오전 9시 30분~낮 12시 망우본동 ‘중랑 숲 어린이도서관’에서 북스타트 사업을 진행한다. 매주 화요일에 열리는 연중 프로그램이다. 대상은 중랑구 거주 생후 6~7개월 영아~취학 전 아동이다. 성장 단계별 책꾸러미를 제공하고 독서 지도 관련 육아교육 프로그램을 곁들인다. 참가를 희망하는 가정은 숲 어린이도서관 홈페이지(jnsuplib.seoul.kr)를 참고하고 신분증과 아기 수첩, 건강보험증, 등본 등 아이 연령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도서관 6235-1151, 구청 교육지원과 2094-1913. ●경기 가평군 6급 공무원 28명으로 구성된 민원후견인제를 운영한다. 이들은 노약자나 생활보호 대상자 등을 대신해 7일 이상 걸리는 가족 묘지 설치 허가 등의 복잡한 민원 64종을 끝까지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031)580-2133. ●경기 고양시 중학교에 입학하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자녀들에게 교복비를 지원한다. 신분증과 통장을 가지고 28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거주지 동 주민센터에 방문해 신청서를 내면 된다. (031)8075-2280. 고양국제꽃박람회는 4월 27일 호수공원에서 열리는 2013고양국제꽃박람회 개막식 행사에 참석할 시민 50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접수 기간은 3월 7일까지이며 이메일(flower@flowe.or.kr)이나 우편으로 신청하면 된다. (031)908-7757. [공연] ●김광석 다시 부르기 2013 2월 16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김광석을 사랑하는 가수들이 매년 그의 기일에 맞춰 여는 헌정 공연. ‘영원한 청춘, 영원한 노래’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 공연에는 박효신, 엠씨더맥스 외에 엠넷 ‘슈퍼스타K 4’ 출신 홍대광, 포크 듀오 유리상자 등이 출연한다. 3만 3000~11만원. 1544-1555. ●레이철 야마가타 내한공연 2월 23~24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삼성홀. 특유의 감미로운 멜로디와 몽환적인 보컬로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미국 싱어송라이터 레이철 야마가타가 새 미니 앨범 ‘헤비 웨이트’ 발매를 기념해 공연한다. 발라드, 포크, 얼터너티브 록 등 장르를 넘나드는 그녀의 폭넓은 음악 세계를 소극장 무대에서 좀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다. 8만 8000원. (02)3143-5156. ●연극 ‘템페스트’ 17~27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극단 목화가 셰익스피어 원작에 ‘삼국사기’의 가락국기를 엮고 백중놀이, 만담, 씻김굿 등의 한국적 소리와 몸짓을 넣어 해학적으로 풀어냈다. ‘한국식 셰익스피어’라는 평가를 받으며 2011년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됐으며 대한민국연극대상과 제1회 대한민국 셰익스피어 어워즈 대상을 수상했다. 3만원. (02)745-3966. ●연극 ‘남아있는 나날들’ 2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선돌극장. 프랑스 극작가 장 폴 벤젤의 ‘머나먼 아공당주’를 원작으로 하일호가 윤색, 연출했다. 은퇴한 노부부의 이야기 속에서 노인이 겪는 고독, 성, 가족 등의 문제를 들여다본다. 2만 5000원. 010-9243-5086. ●뮤지컬 ‘더 프라미스’ 20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6·25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국방부와 국립극장, 육군본부, 한국뮤지컬협회가 공동 제작한 뮤지컬. 전쟁통에 생사를 함께한 전우 7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지나 연출, 서윤미 극본. 지현우, 김무열, 이특, 윤학 등 군복무 중인 연예인이 무대에 오른다. 4만 4000~7만 7000원. 1666-8662. ●뮤지컬 ‘락오브에이지’ 2월 3일까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 락스타패키지, 할인 이벤트 등을 진행한다. 락스타패키지는 VIP티켓(10만원)과 공연 프로그램 책자(1만원)를 묶어 6만원에 판매하는 상품. 패키지 구매 관객을 대상으로 경품 행사도 진행한다. 31일까지 중고교 및 대학 신입생은 VIP석 3만원, R석 2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6만~10만원. 1588-5212. ●테디베어씨어터 ‘백조의 호수’ 2월 3일까지.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차이콥스키의 명작 ‘백조의 호수’ 음악에 맞춰 테디베어, 백조, 여우 등 귀여운 동물들이 아름다운 발레를 선사한다. 수요일 오전 11시에는 마티네 공연을 준비했다. 4만~5만원. 1577-3363. ●국악놀이극 ‘꼭꼭 숨어라’ 16~19일, 23~25일. 서울 종로구 원서동 북촌창우극장. 천과 둥, 별이 숨바꼭질을 하다가 갑자기 사라진 친구 악이를 찾아 떠나는 여정에서 전래놀이와 노래를 만날 수 있다. 국악단체 ‘별악(樂)’과 관객이 놀이를 즐기는 시간. 1만원. (02)747-3809. [전시] ●‘르포르타주’전 2월 13일까지 서울 마포구 서교동 LIG아트스페이스. 기록자는 단편적인 기록을 하는 게 아니라 그 속에 나름의 이야기를 깔고 기록을 이어 나간다. 그 종합적인 이야기에 대한 이해가 관람객과 작가 간의 소통이다. 구현모, 나현, 이기일, 임주연, 정재철, 하태범 등이 참여했다. (02)331-0007~9. ●이화순 ‘취’(醉)전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토포하우스. 어떤 쓰임새가 있던 것들이었으나 이제는 버림받아 쓰임새가 없어져 버린 존재들을 다시 가공해 그것만의 물성을 드러내 보이는 데 치중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것은 주로 가죽 제품들이다. (02)734-7555. ●‘뷰’(VUE)전 17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갤러리비케이. 강민수, 장현주, 조태광 등 작가들이 경험하고 생각하고 인지해 세상을 재구성해 나가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게 되는 세계의 다양성은 무엇인지에 대해 탐구한 결과를 보여준다. (02)790-7079. [영화] ●잭 리처 감독 크리스토퍼 매쿼리. 출연 톰 크루즈, 로자먼드 파이크, 로버트 듀발.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저격 사건 현장에서 체포된 범인이 결백을 주장하며 지목한 잭 리처가 사건 해결을 위해 홀로 나서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대역 없이 열연한 톰 크루즈의 맨몸 액션 연기와 숨 가쁘게 그려진 자동차 추격 장면이 돋보인다. 130분. 17일 개봉. 15세 관람가. ●더 임파서블 감독 후안 안토니오 바요니. 출연 이완 맥그리거, 나오미 와츠, 톰 홀랜드. 2004년 동남아시아에서 사상자가 무려 30만명에 이르는 최악의 쓰나미를 재현한 영화. 쓰나미 속에서 기적같이 살아난 한 가족의 감동 실화를 그린다. 113분. 17일 개봉 12세 관람가. ●몬스터 호텔 감독 젠디 타타코브스키. 목소리 출연 정찬우·김태균. 인간은 출입이 금지된 몬스터 호텔에 들어간 인간 소년과 몬스터 소녀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애니메이션. 기발한 상상력과 유머를 통해 기괴한 생김새를 한 몬스터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펼친다. 91분. 17일 개봉. 전체 관람가.
  • 디지털 시대 아날로그 영웅으로…‘톰 아저씨’의 변신

    디지털 시대 아날로그 영웅으로…‘톰 아저씨’의 변신

    피츠버그 도심 한복판에서 5명의 시민이 ‘묻지마’ 저격당한다. 벤치에 앉아 있던 비즈니스맨, 아이를 안고 가던 유모, 히스패닉계 청소부, 백인 여성 사업가 등 피해자 사이에 공통점은 없어 보인다. 현장의 지문·탄피 등 빼도 박도 못할 증거를 토대로 경찰은 이라크전에 저격수로 참전한 예비역 제임스 바를 체포한다. 하지만, 그는 자백을 거부한 채 ‘잭 리처를 데려오라’는 메모를 남긴다. 검찰은 바를 사형시키려고만 한다. 바의 변호를 위해 나선 헬렌으로선 역부족인 상황. 그때 리처가 제 발로 나타난다. 이라크에서 민간인을 저격했던 바를 육군 수사관으로 조사했던 리처는 사건 뒤에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눈치챈다. 영국작가 짐 그랜트(필명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는 1997년 1편 ‘킬링 플로어’ 이후 지난해 ‘원티드 맨’까지 17편이 출간된 베스트셀러다. 전 세계에서 4000만부가 팔려나간 비결은 매력적인 주인공 캐릭터 덕이다. 리처는 2년 전 육군 헌병대 수사관을 그만둔 뒤로 운전면허, 휴대전화, 이메일 등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고 유령처럼 살아간다. 연금을 타는 은행계좌만 존재한다. 옳고, 그름을 가리는 일에 집착할 뿐 악당을 법의 심판대에 올리는 일 따위는 관심 없다.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갈 범죄자들을 직접 처단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능력만 놓고 보면 이단 헌트(‘미션임파서블’ 시리즈의 주인공)나 제임스 본드(‘007’ 시리즈)를 떠올릴 법하지만, 사회·도덕적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행동양식은 해리 캘러헌(‘더티 해리’ 시리즈)에 더 가깝다. 다만,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연기한 캘러헌보다는 유머러스하고 인간적이다. 심지어 잘 생겼다. 작가 스티븐 킹이 리처를 일컬어 ‘현존하는 가장 멋지고 근사한 시리즈 캐릭터’라고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일 터. 2005년 원작자 리 차일드와 제작자 돈 그레인저의 만남으로 영화화는 급물살을 탔다. ‘유주얼 서스펙트’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크리스토퍼 매쿼리가 각색·연출을 맡았다. 원작소설(시리즈의 9권 ‘원샷’)에 푹 빠진 크루즈는 주연은 물론, 제작에도 참여했다. 크루즈는 매쿼리 감독과 ‘암호명 발키리’에서 호흡을 맞췄다. 17일 개봉하는 ‘잭 리처’의 얘기다. 지금껏 다섯 번의 내한에서 남다른 매너로 사랑받은 크루즈가 10일 ‘잭 리처’의 홍보를 위해 전용기를 타고 입국했다. ‘미션임파서블: 고스트프로토콜’ 이후 1년여 만이다. 크루즈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잭 리처는 다른 사람처럼 정상적으로 살아가진 못 하지만 고독한 캐릭터는 아니다. 신체적 능력뿐 아니라 지적 능력도 갖췄다. 무엇보다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내릴 줄 아는 사람이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매쿼리 감독도 “리처는 서부영화 주인공 같은 캐릭터다. 원작에는 ‘셰인’(1953)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도 있다. 또한, IT 기술이나 물질문명을 거부하는 사람이다. 심지어 시계도 차지 않는다. 요즘 영화를 보면 주인공들이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전화 한 통으로 문제를 해결하곤 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잭 리처’는 여러모로 1970~80년대 영화들을 떠오르게 한다. 중화기를 동원한 화끈한 총격전이나, 컴퓨터그래픽과 와이어를 쓴 현란한 액션은 없다. 대부분 육탄전이다. 악당이 총을 놓치면, 자신도 총을 버리고 맨손으로 응징하는 식이다. 팔꿈치와 무릎을 활용하는 스페인의 케이시 무술을 활용했는데, 50대에 접어든 크루즈의 몸놀림은 기대 이상이다. 스턴트용 차량 대신 1970년대 미국의 머슬카로 찍은 카 체이스 장면도 눈길을 끈다. 크루즈는 “액션과 차량 추격 장면도 리처의 아날로그적인 캐릭터를 드러내는 일종의 스토리텔링이다. 특수효과나 스턴트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몸을 썼다. 차를 8대나 부서뜨리면서 찍었다”고 덧붙였다. 조연배우의 존재감도 만만찮다. 로버트 듀발은 리처에게 도움을 주는 전직군인 카시 역을 맡았고, 독일의 거장 베르너 헤어조크는 악의 배후인 제크 역으로 카리스마를 드러냈다. 탄탄한 각본이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원작소설을 읽지 않은 관객으로선 리처의 캐릭터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 왜 그가 군을 떠나 유령처럼 살아가는지에 대한 설명은 어디에도 없다. 프랜차이즈(시리즈)를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쿼리 감독은 “요즘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대부분 프랜차이즈를 만들고 싶어한다. 하지만 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순간에 충실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제작비 6000만 달러(약 636억원)를 들인 ‘잭 리처’는 북미에선 지난해 12월 21일 개봉했다. 영화통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10일 현재 북미에서 6638만 달러(약 704억원), 전 세계에서 1억 2198만 달러(약 1294억원)를 벌었다. 크루즈의 출연작 평균 흥행수익(북미)이 1억 5261만 달러(약 1619억원)임을 생각하면 기대에 못 미쳤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30대, 그 또래 남자들 아버지 되기 부족한 점 많지

    30대, 그 또래 남자들 아버지 되기 부족한 점 많지

    “그냥 벌어진 일이 어디 있어? 전부 비틀비틀 이어지는 거지.”(247쪽)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는 심사전문업체에서 일하는 ‘안’이 보험회사에서 보험금 지급하는 일을 하는 ‘영호’에게 하는 말이다. 영호는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안’을 불편해하지만, ‘안’은 영호에게 “나는 영호씨가 싫지 않소”라고 마음을 털어놓으면서, 자살하지 않았으면 영호만 했을 아들 이야기를 덧붙인 뒤 이렇게 말했다. 2008년 문학동네신인상으로 등단한 소설가 이영훈(35)에게 2관왕의 영광을 안겨준, 제18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인 ‘체인지킹의 후예’는 ‘안’의 이 발언과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하늘에서 툭 떨어진 듯이 벌어지는 일이 어디 있는가, 모두 이어지지 않은 듯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른둘인 영호는 자신이 암보험금을 지급한 여덟 살 연상의 채연과 결혼했다. 영호에겐 초혼이었고 채연에게는 재혼이다. 채연은 자궁암 2기로 투병 중이다. 결혼 후 얼마 안 돼 채연은 미국에서 살고 있던 열세 살짜리 아들 ‘샘’을 불러들인다. 미국에 사는 채연의 전 남편이 마약 소지로 문제가 되자 소송으로 양육권을 되찾은 것이다. 의붓아버지와 의붓아들은 예상대로 대화가 안 된다. 영호는 어려서 부모를 모두 잃었다. 처음에는 보험금 수령자에게 예의를 차리기 위해 병원에 찾아가 채연과 대화를 시작했던 영호는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어둠과 고독을 걷어내기 위해 채연과 결혼했다. 영호에겐 채연이 세상으로 통하는 열쇠인데, 샘과 대화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영호에게 고통이다. 여기까지가 할리퀸 로맨스의 남자 버전이다. 영호는 샘이 어린이용 TV 시리즈물 ‘변신왕 체인징킹’에 관심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샘과 말을 트기 위해 영호는 ‘특촬물’이라고 불리는 이 시리즈물의 피규어를 사려고 애를 쓰다가 특촬물 카페활동을 하는 ‘오타쿠’와 ‘히키코모리’ 같은 ‘민’과 ‘블루’ 등을 만나게 된다. 여기부터는 추리물처럼 바뀐다. 더구나 어려서 부모를 잃은 영호에게 보험금을 타기 위해 어린 아들의 팔을 고의로 부러뜨렸을지도 모른다는 혐의를 받는 서른두 살 프로그래머 ‘윤필’과 윤필의 과거는 소설을 더욱 추리수사극처럼 전개시킨다. 혼란에 빠져드는 영호를 보고 ‘안’은 “그 나이 또래의 남자란 아버지가 되기 부족한 점이 많지”(92쪽)라고 말한다. 그런데 아들 샘은 어느 날 학교에서 친구의 팔을 부러뜨리는 사고를 저지른다. 윤필은 자기 아들의 팔을 부러뜨렸을지도 모르고, 샘은 친구의 팔을 부러뜨린다. 소설은 이렇게 같은 소재를 돌려막는 방식으로 타인과 소통하는 방법의 고리를 찾아 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소설은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의붓 아들’이란 단어가 주는 정서적 저항과 헌병대 출신인 ‘안’의 찍어누르는 듯한 저돌성도 답답하다. 그렇다고 책을 아예 덮어버릴 만큼 답답하지도 않다. 소설적 분위기 속에서 세상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의 배치가 정교하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386세대들과는 다른 대한민국의 30대 남성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소설이라고 편집자는 밝혔다. 하지만, 다소 무기력하고 체념한 듯한 영호나 ‘민’, 윤필의 방식이 정말 오늘날 30대 남성이 살아가는 방식이라면, 시대를 돌파하며 살아왔던 386세대로서는 후배들의 처지가 마음이 아프고 답답할 뿐이다. 이영훈은 8일 “96학번으로 선배들과 어울려 잘 놀러다니다 IMF사태가 터지고 막연한 공포가 전 사회에 확산될 때쯤 혼자 남았다는 것을 경험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2월 취임식에서 약간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나라는 점점 더 힘들어질 것입니다’라고 했는데, 당시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은 ‘우리는 이제 끝장났구나’하는 공포에 휘둘렸다”면서 “그러나 상황은 굉장히 시시하게도 조금씩 나빠졌다. 형체가 없는 공포의 늪에 무릎이 빠지고 허리와 목까지 빠진 것이 현재 우리의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살아보니 우리가 추구했던 안정과 행복의 바닥이 단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절망할 것도 없었던 것이다. 사는 것은 원래 그런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다만 공포에 억눌려서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세대들이 생겨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김지하 “문재인은 형편없고 안철수는 깡통”

    김지하 “문재인은 형편없고 안철수는 깡통”

    김지하(72) 시인이 8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를 혹평했다. 김 시인은 문 전 후보에 대해 “시대가 달라졌는데 아직도 왕왕대고, 내놓는 공약이나 말하는 것 좀 보시오. 그 안에 뭐가 있어요? 김대중, 노무현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문 전 후보를 반대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반대가 아니라 ‘형편없다’”고 답했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김대중씨는 내가 끌고 나오다시피 한 사람이오. 그런데 북한에 돈 갖다 바쳐서, 그 돈이 뭐가 돼 돌아오나. 폭탄이 돼 돌아온다. 그대로 꽁무니 따라 쫓아간 게 노무현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그렇게 지원했기 때문에 통일에 더 가까워지는 부분도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어디가 가까워지나. 이 방송 빨갱이 방송이오?”라고 되묻기도 했다. 김 시인은 안 전 후보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기대를 했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다 정치”라며 “그러면 뭐가 나와야 할 것 아닌가. 매일 떠드는데 가만 보니 ‘깡통’”이라고 폄하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서는 “우리 아내가 ‘어머니하고 아버지가 총 맞아 죽은 사람의 18년 고독은 특별할 것’이라고 했고, 만나 보니 내공이 있다는 것을 판단했다”고 전했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 인선과 관련해서는 “인수위나 재정정책, 기타 청년특위에는 반대로 점잖은 사람을 들여앉힐 것이라는 조짐”이라고 분석했다. 윤 대변인이 문 전 후보를 지지한 국민을 ‘국가 전복세력’으로 표현한 것과 관련, “공산화 세력을 좇아가니까 공산화 세력이 된 거지”라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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