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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벼랑 끝 손 내미는 법”…14년 전 쌍용차 사태 계기 노란봉투법

    “삶의 벼랑 끝 손 내미는 법”…14년 전 쌍용차 사태 계기 노란봉투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의결한 더불어민주당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이 불법 파업을 조장하고, 방송3법 개정의 이유인 ‘언론 장악’은 허위라고 주장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노란봉투법은 삶의 벼랑 끝에 있는 분들에게 손을 내미는 법안이다. 방송3법은 방송·언론이 더욱더 공정하고 자유롭고 민주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위한 최소한의 법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주를 원청업체 등까지 확대해 하청업체의 간접고용 노동자도 원청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또 법원이 조합원 모두에게 거액의 손해배상 판결을 하지 못하도록 배상의무자별로 귀책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책임 범위를 정하도록 한다. 법 제정 배경은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쌍용차는 2009년 4월 8일 경영 정상화 방침을 내세워 직원 2646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고, 해고 노동자들은 이에 반발해 77일간 점거 파업을 벌였다. 2013년 11월 수원지법은 노동자들에게 회사와 경찰에 각각 33억원과 13억원 등 총 46억 8800만원의 손해배상을 하라고 결정했는데, 한 시민이 성금을 노란 봉투에 담아 전달했고 여기서 노란봉투법이 유래했다. 관련법은 2015년 처음 발의됐지만 19·20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이 파업 후 470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청구를 당하면서 논의가 재점화됐다. 방송3법은 KBS, MBC, EBS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법안이다. 공영방송 이사회의 이사 수를 현행 9명(MBC·EBS) 또는 11명(KBS)에서 각 21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 권한을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와 시청자위원회 등 외부로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 기시다 ‘총리 경쟁자’ 치웠나

    기시다 ‘총리 경쟁자’ 치웠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대규모 개각을 단행한 건 자신의 장기 집권을 위해 차기 총리 후보로 주목받는 인물들을 견제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기시다 총리의 이번 인사에 대해 “중의원 조기 총선과 내년 가을 자민당 총재 선거를 위한 견제용”이라고 분석했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각료 19명 중 13명을 바꾸는 대규모 개각과 자민당 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당 대표가 총리로 선출되는데 자민당 총재 선거는 내년 9월에 열린다. 자민당 네 번째 파벌인 기시다파의 수장인 기시다 총리는 기반이 약해 인사에서 파벌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기시다 총리는 아소 다로 부총재(아소파),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모테기파), 하기우다 고이치 정무조사회장(아베파) 등 각 파벌 핵심 인물을 연임시켰다. 또 2년 전 총재 선거에서 경쟁했던 고노 다로 디지털담당상,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을 유임하며 자신의 통제하에 뒀다.기시다 총리는 기시다파 핵심 인물이자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는 하야시 요시마사 전 외무상을 교체했다. 그는 지난 9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고, 오는 18일 뉴욕 유엔총회 등 외교 행사도 잇달아 있어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경질된 하야시 전 외무상은 주요 보직조차 맡지 못했다. 일본에서 외무상은 보통 임기가 최대한 보장되는 편이다. 기시다 총리는 2012년 2차 아베 신조 내각 출범 이후 4년 7개월이나 외무상을 맡았고 이후 고노 다로, 모테기 도시미쓰 등도 2년 이상 외무상을 했다. 하야시 전 외무상은 임기 2년도 채우지 못하고 교체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과거 총재 선거 출마 경력이 있는 하야시 전 외무상을 주목받는 자리에서 제외하고 싶었다는 분석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소식통은 “하야시 전 외무상이 총리가 되고 싶다는 꿈을 말하면서 기시다 총리가 그를 라이벌로 여겼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외무상 교체 이유에 대해 “외교는 장관도 큰 역할을 하지만 정상급 외교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나 자신이 선두에서 외교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가 가미카와 요코 신임 외무상을 ‘포스트 기시다’로 키우고 싶어 외무상에 앉혔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70세인 가미카와 외무상은 19년 만의 여성 외무상으로 세 차례 법상(법무부 장관)을 지내는 등 각료 경험이 풍부하다. 한편 교도통신은 13∼14일 이틀간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39.8%로 지난달보다 6.2% 포인트 상승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개각 및 자민당 간부 인사에 대해 ‘평가한다’는 응답은 37.6%였고, ‘평가하지 않는다’는 43.9%였다.
  • 넷플 ‘D.P’ 현실판…갑질·성희롱 피해 군인 60%, 신고 못해[여기는 일본]

    넷플 ‘D.P’ 현실판…갑질·성희롱 피해 군인 60%, 신고 못해[여기는 일본]

    일본 방위성 및 자위대 내에서 발생한 성희롱 및 갑질 등의 피해가 1300건이 넘지만, 피해자의 60% 이상이 보복을 두려워하며 신고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의 1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이 자위대 및 방위성 전 조직을 대상으로 괴롭힘에 관한 ‘특별방위감찰’을 실시한 결과, 전체 피해신청 건수는 1325건으로 확인됐다.  또 피해를 신고한 사람 전원을 대상으로 청취조사를 실시한 결과, 접수된 1325건 중 갑질은 1115건(약 80%), 성희롱은 179건(약 12%) 등을 차지했다. 대원수가 많은 육상자위대에서 들어온 신고가 가장 많은 58%를 차지했고, 해상자위대(20%)와 항공자위대(14%)가 뒤를 이었다.  피해신청이 접수된 1325건 중 64%에 해당하는 850건은 이를 신고하거나 상담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 및 상담 요청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상담해도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23%), ‘상담할 수 있는 상담원이나 창구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15.9%), ‘상담할 수 있는 분위기 아니다’(12.7%) 등의 답변이 나왔다.  이밖에도 피해자가 상담을 진행한 뒤 인사에 대한 악영향을 시사하거나, 가해자에게 알려진 사례 등도 확인됐다. 또 출산 전후에 휴가를 낸 여성 군인 또는 군 관계자를 대상으로 괴롭힘을 가한 사례도 있었다.  방위감찰본부는 “현재까지 총 8건의 징계처분이 이뤄졌으며, 향후 추가 조사를 실시해 징계 처분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신속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군 내 괴롭힘 폭로한 전직 자위대 대원의 ‘미투’ 일본 방위성의 이번 조사는 전직 자위대 대원이 반복적으로 폭행 등 괴롭힘을 당한 뒤 방위성을 그만둬야 했다는 폭로 이후 실시됐다.  해당 대원은 전 일본자위대 육상자위관 고노이 리나(23)로, 고노이는 2020년부터 부대 내에서 원치 않은 신체 접촉 등에 시달렸다. 가해자들은 그의 가슴을 만지거나 강제로 입을 맞췄고, 남성 대원의 중요부위를 만지라는 강요도 있었다. 2021년 훈련이라는 명목 하에 10명 이상의 남성 동료에 둘러싸인 고노이는 억지로 땅바닥에 눕혀졌고,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행동을 취해야 했다. 가해자 상당수는 술에 취해 있었다고 한다.  결국 고노이는 이를 같은 여성인 상관에게 보고했다. 자위대 측에서는 가해자 일부를 검찰에 송치했지만, 증인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전원 불기소됐다.  하지만 고노이는 포기하지 않았고, 유튜브를 통해 자신이 겪은 일을 폭로했다. 시민 13만 명의 서명을 받아 군에 재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도 열었다.  결국 자위대는 특별 감찰에 착수했으며, 방위성은 뒤늦게 고노이를 학대하는데 가담한 4명과 지시한 1명 등 5명을 불명예 제대시켰다,  당시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일본은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지만 양성평등 문제에선 후진적”이라면서 “전 세계 미투(#me too) 운동도 일본에서는 흐지부지됐으며 성적 학대를 침묵하는 문화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 [사설] ‘성숙한 한미일’ 위해 日, 전향적 자세 보여 주길

    [사설] ‘성숙한 한미일’ 위해 日, 전향적 자세 보여 주길

    한국과 미국, 일본의 미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70년 한미동맹만큼이나 우리의 경제·안보에 소중한 자산으로 기록될 외교적 성과다. ‘캠프 데이비드 원칙’을 비롯한 세 가지 결과물을 실천해 나가면 3국 정상회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못지않은 동북아 지역 협력체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상반기 한국에서 2차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하는 것도 협의체를 조속히 공고히 하려는 차원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한미일 협력체가 궤도에 올라 성장하려면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우선 3국 관계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한일 관계가 보다 견고해져야 한다. 중국의 팽창, 북핵 고도화란 긴박한 정세에도 불구하고 한미일 협력이 더뎠던 이유는 한일 관계의 정체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중국과 북한에 호재로 작용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부터 한일 정책협의대표단을 일본에 파견하는 등 적극 나섰다.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문제 해결에도 앞장섰다. 이를 바탕으로 양국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복원, 한일 스와프 재개, 일본의 반도체 부품 대한국 수출 규제 해제 및 화이트리스트 복귀 등 빠른 속도로 정상화됐다. 한일 국민 교류는 최고를 기록한 2018년 1000만명 수준엔 못 미치지만 급격히 늘고 있다. 정상의 셔틀외교도 10여년 만에 재개됐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처리수 방류 점검 시 한국 전문가의 참여 요구도 일본이 수용할 전망이다. 남은 것은 과거사 문제와 군사 교류, 핵심 신기술 및 우주항공의 협력 등 미래지향적 과제들이다. 한일은 두 차례 역사 공동연구를 했다. 성과가 적지 않았지만 아베 신조 정권의 역사수정주의로 ‘고노 담화’ 부정 시도 등 퇴행을 보였다. 침탈의 역사와 기억을 지우려는 그 어떤 시도도 한일, 한미일 협력으로 가는 길의 장애물이라는 점,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은 명심하길 바란다. 3기 역사공동연구위 출범의 필요성도 이런 데서 나온다. 군사도 마찬가지다. 정치적으로 얼어붙어도 제복 입은 사람끼리의 교류는 활발했던 게 한일이었다. 2018년 레이더 조준 사건으로 한일 군사협력에 금이 간 뒤 봉합은 됐으나 실무 레벨의 앙금은 여전하다. 한미일 안보협력을 한다면서 구멍을 놔둘 수는 없다. 한일의 남은 과제를 정리하고 미래로 나아가려면 윤 대통령이 대선 전부터 언급한 김대중·오부치 선언 시즌 2도 양국이 진지하게 검토할 만하다.
  • 김동연 “다가올 한미일 정상회담서 ‘오염수 방류’ 반대 목소리 내야”

    김동연 “다가올 한미일 정상회담서 ‘오염수 방류’ 반대 목소리 내야”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5일 “곧 열릴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이날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일본이 국제사회의 우려에 귀를 닫은 채 가장 값싼 방법으로 오염수를 처리하려 한다. 이웃 나라를 향한 존중도, 미래 세대를 향한 책임도 찾아볼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는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라는 허울 좋은 이름 아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일본의 무책임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며 “일본에 대해 선택적 관용, 선택적 포용을 베푸는 것 역시 명백한 ‘책임방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는 ‘고노 담화’ 30주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5주년으로, 일본 정부는 여러 차례 표했던 사과를 뒷받침하는 실천적 조치를 보여야 한다”며 “성찰과 반성을 통해 국제사회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과 OECD 국가 중 경제성장률 꼴찌 등을 초유의 사태로 규정하고 리더십의 위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통합의 리더십, 책임의 리더십,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회복해야만 대한민국은 더 큰 역동성, 더 큰 포용, 더 큰 미래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이제 경제·문화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지만 사회 갈등과 정치 분열은 여전하다. 국격과 리더십은 크게 퇴행하고 있다.”며 “더 큰 대한민국으로 가는 그 길에서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도가 맨 앞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 [책으로 정책읽기]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의 뿌리, 예고없는 재난은 없다

    [책으로 정책읽기]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의 뿌리, 예고없는 재난은 없다

    앤드류 레더바로우, 안혜림 옮김, 2022, <후쿠시마>. 브레인스토어. 그날은 금요일이었다. 2011년 당시 국제부에 있었는데 남유럽 재정위기에 이집트 정권교체, 리비아 내전 등등 하루가 멀다 하고 중요한 국제뉴스가 쏟아지니 정신없이 바쁜 하루하루가 이어지다가 신기하게 그날은 조용했다. 마침 그날은 중요한 저녁 약속도 있었으니 이게 웬 횡재인가 싶었다. 국제부장이 그날 써야 할 기사를 배정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우와. 너 오늘 원고지 석장짜리 하나만 쓰면 되겠다.” 서른장이 아니라 세 장이다. 뭔가 묘했다. 부장도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 한마디 덧붙였다. “너 이러고도 월급받는구나. 밥값을 해야지. 밥값을.” 둘이서 한참 웃었다. 그렇게 평화롭던 3월 11일은 국제부 한켠 벽에 걸린 TV에 2시 46분 무렵부터 긴급속보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산산조각났다. 처음엔 자료화면인 줄 알았다. 일본 동북[도호쿠] 지방에 유례없는 지진이 발생했고, 그 여파로 어마어마한 쓰나미가 몰려왔다고 했다. 생방송을 보면서도 너무 비현실적인 느낌이었다. 급하게 기사를 쏟아내느라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도 기억이 안난다. 결국 원고지 서른장쯤 쓰고 자정 즈음까지 일해야 했다. 그런 날이 다음주까지 계속됐다. 편집국장이 고생했다며 술을 사줬다. 편집국장에 도쿄특파원을 지냈던 논설위원, 국제부장이랑 넷이서 소맥을 마셨다. 대략 3시 11분쯤 귀가했으려나 싶다. 동일본대지진 충격은 곧바로 ‘후쿠시마’ 참사로 옮겨갔다. 처음엔 후쿠시마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원전사고는 쓰나미라는 불가항력인 천재지변 때문에 발생해 어쩔 도리가 없는, 일본어에서 흔히 쓰는 표현인 ‘쇼오가나이(しょうが無い)’ ‘시카타가나이(仕方が無い)’ 같은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만든 후쿠시마원자력발전소 사고조사검증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했던 규슈대학교 교수 요시오카 히토시(吉岡斉)가 쓴 <原子力の社会史、その日本的展開>에 따르면 이는 일본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원이나 도쿄전력이 유포한 것으로, 사실과 한참 거리가 있었다(요시오카 히토시, 2022, <원자력의 사회사>, 295쪽 참조). 요시오카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위기예방대책과 위기관리조치의 결함이 복합 작용한 것이라고 강조한다(요시오카, 309~315쪽). 먼저 부실한 위기예방대책을 보면, 무엇보다도 지진과 쓰나미가 빈발하는 일본에 원전을 건설했고, 그것도 수많은 원자로를 한 곳에 밀집시켜 건설했다. 특히 미야기현(오나가와 1~3호기)과 후쿠시마현(후쿠시마 제1원전 1~6호기, 제2원전 1~4호기) 등 도호쿠 지방 태평양 연안은 세계 제일의 원전 밀집지역이었다. 지진과 쓰나미 대비 기준을 엄격하게 하지 않았고, 압력용기와 격납용기 파괴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책도 부재했다. 원자로 시설 전체에서 모든 전원이 끊기는 상황을 가정한 대책이 없었다. 설마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겠지만,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게 후쿠시마 원전사고였다. 다음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나타난 위기관리조치 실패를 보면, 재난 컨트롤타워가 제 기능을 못했다. 정부는 실질적인 권한이 부족해서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에 요청하는 것 말고는 실질적인 권한이 없었고, 정작 도쿄전력은 민간기업이다 보니 동원능력이 한정되어 있었다. 압력용기와 격납용기 파괴 이후 대책을 준비하지 못했고, 주민들이 피폭될 가능성에 대비한 대책도 미비했다. 유효한 방재계획도 부재했다. 요시오카는 위기예방과 대응에서 나타난 기능미비를 개관한 뒤 실패의 밑바탕으로 ‘원자력 안전신화’를 지목한다. “원자력 관계자들에게 ‘원자력 안전 신화’를 부정하는 듯한 가정을 공표하는 것은 금기다. 이렇게 모든 원자력 관계자가 ‘원자력 안전 신화’에 의한 자승자박 상태에 놓인 것이다(요시오카, 315쪽).” “하지만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원전이 안전하다는 신화만 무너뜨린 게 아니었다. ‘안전대국 일본’ 담론도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었다. ‘일본=안전’을 비판적으로 되짚어보는 인식이 급속히 확산됐다.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최근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일본안전신화’라는 망령이 되살아났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는다. ‘오염수는 안전하다’는 논리구조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전에 상식처럼 통용되던 <원전은 안전하다, 일본은 안전하다, 고로 일본원전은 안전하다>는 괴상망측한 3단논법을 그대로 되풀이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전에도 크고 작은 원자력 관련 사고가 잇따랐고 또 그만큼 많은 각종 은폐와 정보조작이 횡행했으며, 참사가 벌어질지 모른다며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외로운 외침은 계속해서 외면당하고 조롱받았다. 한국 정부와 여당에선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내세우며 안전에 문제없다고 강조하는데, 그러려면 과학적인 연구결과가 현실에서도 그대로 작동한다는 전제가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과학적인 연구결과”에 부합하도록 행동한다는 걸 누가 어떻게 장담한단 말인가. 최근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합리적으로 행동할 것이니 믿으면 된다’는 주장만 되풀이하지만 사실 ‘합리적 행위자 모형’이야말로 인간이 얼마나 불합리한지 보여주는 반증일 뿐이라는 생각은 왜 안하는지 모를 일이다. 앤드류 레더바로우가 <후쿠시마>라는 책에서 집요하게 추적하는 것 역시 그 지점이다. 전작 ‘체르노빌’을 통해 명성을 얻은 이 영국 작가는 저자는 스스로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깨끗하고 확장 가능한 전력원으로 원자력을 지지(15쪽)”하면서도 “자연이 일으킨 동일본 대지진이 도화선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후쿠시마 제1발전소의 몰락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였고 일본이 반드시 제대로 대비해야 했던 사고였다(12쪽)”는 냉정한 태도를 견지한다. 왜 일본 원전 관련 제도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도록 굴러갔을까, 왜 각종 위험신호를 무시했고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을까. 학벌과 낙하산, 이해충돌과 무책임으로 얼룩진 일본 원전 역사에 주목하는 이 책을 따라가다보면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이미 예고돼 있던 참사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발전소 건설 당시 원래 해수면을 기준으로 35미터 높이였던 원전 부지를 10미터 높이까지 깎아냈고(100쪽), 방파제는 “’바로 근접한 장소에서는 심각한 지진을 겪었다는 기록이 없다’는 데 주목해 5미터 높이면 자연에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높은 파도를 막기에 충분하다고 결정(105쪽)”했다. 하지만 1995년 한신 대지진이 발생한 뒤 일본 정부가 구성한 지진연구추진본부는 “향후 30년간 후쿠시마에서 북쪽으로 겨우 60㎞ 떨어진 지역인 미야기현 해변에 규모 7.5 이상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99%라 예측했다(180쪽).” 이 책은 1853년 일본 개항기와 뒤이은 메이지유신에서 시작해 일본이 원자력 발전에 주목하고 집착하게 된 초창기부터 추적해 나간다. 시작은 ‘에너지 자립의 꿈’이다. 마땅한 지하자원이 없는 일본 입장에서 원자력만한 에너지원이 없다. 하지만 ‘책임지지 않는 사회’의 원전정책은 심각한 결함을 갖기 시작했다. 일본 원전정책의 토대가 된 원자력기본법에 따라 1950년대 일본원자력위원회 그리고 그 산하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생길 때부터 이런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통상산업성 직원들은 원자력안전위원회 권고를 존중해야 했으나 법에 반영해야 할 의무는 없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법을 제정하는 권한을 가지면 본질적으로 정부의 일부가 되어 독립적이지 않고 중립적이지도 않은 조직이 되기 때문에 정당화는 이상한 구조였다(134쪽).” 결국 콘트롤 타워는 사라져 버렸다. “사소한 모든 것에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과 부서가 정해져 있었지만 발전소 전체의 안전을 관리하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134쪽).” 전력회사를 규제하는 일을 하다 퇴직한 정부부처 고위공직자들이 전력회사 고문이나 이사로 자리를 옮기는 ‘아마쿠다리(天下り)’ 우리식으론 낙하산 관행, 그리고 같은 학교 출신들끼리 밀어주고 당겨주는 학벌(学閥) 문제는 동종교배와 집단사고를 낳았다. 2011년 당시 외무상 고노 다로는 이 문제를 “원자력을 비판하면 승진할 수 없고, 교수도 될 수 없고, 분명히 중요한 위원회에 발탁되지도 않는다(142쪽)”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도쿄전력 사장이었던 시미즈 마사타카는 그 해 5월 물러난 뒤 2012년 6월 후지오일 사외이사에 취임했다. 도쿄전력은 후지오일 지분 8.9%(2019년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다(349~350쪽). 그를 포함해 “2021년 현재까지 일본 정부 산하의 어느 기관에도 참사와 관련해 기소된 사람이 없으며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듯하다(354쪽).” “원자력을 비판하면 승진할 수 없다” 일본 관료제의 오랜 관행은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 순환근무체계로 인해 정부에 핵물리학이나 공학 지식을 지닌 인재가 매우 부족했다(134쪽). “중앙기구는 아주 작고, 다양한 산업의 리더들과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지방 정부의 부서에 온갖 종류의 업무를 위탁하며 의존한다. 그 결과 때로는 직무 순환 탓에 한심할 정도로 자격이 부족한 정부 관료들이 민간 기업의 기술 전문가들에게 도움과 조언을 구한다(135쪽).” 그 결과 사이버보안 전략 부본부장 사쿠라다 요시타카가 일하면서 컴퓨터를 사용해본 적이 없다고 인정해 화제가 됐던 것 같은 시스템이 굳어지게 됐다. “사실상 규제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규제하는 사람들을 가르치게 되었다(135쪽).” 이런 난맥상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당시 총리였던 간 나오토는 이렇게 증언했다. “(원자력안전보안원 원장 데라사카 노부아키)가 내게 무엇을 말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어 ‘당신이 원자력 전문가요?’라고 물었다. 그는 해맑게 ‘저는 도쿄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습니다’라고 대답했다(285쪽).” 아이러니하게도, 간 나오토는 도쿄공업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후쿠시마>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하나씩 되짚어보고 있지만 사실 2011년 3월 11일 이후 발생한 ‘사건’은 이 책에서 3분의1 가량이다. 절반 이상은 일본 원자력 담론이 시작되고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시기에 집중한다. 이를 통해 저자가 도출하는 결론은 한 마디로 압축할 수 있을 듯 하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재난은 드물다(393쪽).” “챌린저호 폭발사고, 딥워터오라이즌 폭발사고, 보팔 유출사고, 체르노빌 참사 모두 전문가들이 피할 수 있었던 참사를 막아보려 노력했지만 권력을 쥔 이들에게 묵살당했던 셀 수 없이 많은 사례 중 일부일 뿐이다. 아직 또렷하게 드러나지 않은 사건을 막아보겠다고 움직이기에는 돈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살펴본 일본 원자력 산업의 부상과 몰락 역시 돈과 속도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국가 안보를 위해 안전을 간과한 수많은 사례로 가득 차 있다.” 393~394쪽. 일본 후쿠시마원자력사고독립조사위원회 위원장 구로카와 기요시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은 일본 문화에 뿌리 깊이 배어 있는 관습에서 찾을 수 있다. 반사적인 순종, 권위를 의심하지 않는 태도, 맹신적인 계획 고수, 집단주의, 편협함이다. 다른 사람들이 이 사고의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에 있다고 해도 일본인이라면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5쪽).” 고통스런 자기 성찰을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건 뭘까. 우리는 과연 얼마나 다른지, 우리의 확신과 우리의 “과학”은 과연 얼마나 믿음직한지 되돌아보는 것, 바로 ‘합리적 의심’에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 ‘아시아 미술 허브’ 4파전 만든 도쿄, 대박도 대작도 없었다

    ‘아시아 미술 허브’ 4파전 만든 도쿄, 대박도 대작도 없었다

    30년 만에 부활… 관람객 몰려“이배·윤협 등 韓작가 관심 커”日, 세금 징수 미뤄 지원사격73개 갤러리 중 日 화랑 45%50만 달러 이상 판매작 없어“MZ 컬렉터 열기 체감 못 해” 올해 홍콩, 서울, 도쿄,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도시가 잇달아 대형 국제 아트페어를 열며 ‘미술 허브’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아트바젤 홍콩’이 최근 10여년간 아시아 최대 미술 장터로 군림해 온 가운데 지난해 첫발을 뗀 ‘프리즈 서울’이 흥행에 성공하며 미술 수도로서 부상을 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월에는 싱가포르의 ‘아트SG’, 지난 6~9일엔 도쿄 ‘겐다이 아트페어’ 등이 열려 4파전이 형성됐다. 겐다이 아트페어는 1992~1995년 열린 일본 국제현대아트페어(NICAF·니카프) 이후 30년 만에 부활한 국제 아트페어로 주목을 받았다. 참가 갤러리는 73개로, 아트SG(164개)나 지난 3월 열린 아트바젤 홍콩 2023(177개), 오는 9월 예정된 제2회 프리즈 서울(120개)보다 규모가 작았다. 가고시안, 데이비드 즈워너 같은 세계 최정상급 갤러리들이 불참했고 눈에 띄는 대형 작품도 없었다. 개막 첫날인 지난 6일 VIP 사전관람(프리뷰)이 이뤄진 행사장에는 대기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로 관람객이 꾸준히 몰려들었다. 일본 대형 화랑 중 한 곳인 다카이시 갤러리의 이시 다카 대표는 “그간 일본 미술 시장은 국내에 한정돼 있었으나 이번 행사로 외국 고객들과 연결될 수 있어 기대가 크다”며 “개막 2시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 현장에서 여러 점이 팔려 나갔다”고 소개했다. 30년 전 니카프에 참가했다는 시라이시 마사미 스카이 더 배스하우스 대표는 “인도네시아, 중국, 한국, 유럽 등의 컬렉터 투어팀이 방문 예약을 하는 등 예상보다 관람객이 많고 작품 판매 상황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일본 화랑이 전체의 45%를 차지한 가운데 해외 갤러리로는 알민레시, 블룸앤드포 등이, 국내에서는 가나아트, 갤러리바톤, 조현화랑, 313아트프로젝트, 더 컬럼스 갤러리 등 5곳이 부스를 차려 현지 시장과 고객들을 탐색했다.국내 작가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이배, 박서보, 윤종숙 작가의 작품을 들고 나온 최재우 조현화랑 대표는 “최근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에 세워진 이배 작가의 숯 작품이 화제를 모은 터라 전시장에서도 관람객들의 문의가 이어져 높아진 관심을 체감했다”며 “일본인이 아닌 외국인 컬렉터들이 주로 작품을 사 갔다”고 말했다. 중국 반체제 작가 아이웨이웨이의 작품 등을 내걸어 눈길을 끈 탕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의 한동민 팀장은 “뉴욕 디올 매장에 대형 작품이 걸려 있는 등 요즘 명품 브랜드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윤협 작가의 작품이 구매 대기 수요가 가장 많았다”고 귀띔했다.이날 고노 다로 일본 디지털상이 주요 전시를 돌며 행사에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해외 화랑이 작품을 일본에 반입할 때 내던 10% 세금을 판매 시점에 낼 수 있도록 허가해 주면서 지원사격에 나섰다. 현장에서 만난 구쓰나 미와 일본 독립 큐레이터는 “일본 전통 컬렉터들은 현대미술보다 고미술을 선호하고 작품 선택이 보수적이나 3040세대 미술 애호가들은 현대미술에 관심이 많아 이번 아트페어나 신생 화랑들이 모두 이들을 끌어들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공 여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아트넷에 따르면 이번 행사의 판매 작품 대부분은 5만 달러(약 6500만원) 이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품가가 42만 5000~46만 달러로 추정되는 미국 팝아트 작가 톰 웨슬만의 ‘검은 브라와 초록 신발’(1981)이 팔린 가운데 50만 달러 이상의 작품 판매는 나오지 않았다. 갤러리 관계자들도 “원체 일본인들의 고가 작품 구매가 활발하지 않은 데다 현지 MZ 컬렉터가 늘어났다곤 하지만 체감하기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 ‘아시아 미술 허브’ 4파전 만든 도쿄…대박도 대작도 없었다

    ‘아시아 미술 허브’ 4파전 만든 도쿄…대박도 대작도 없었다

    도쿄 겐다이 아트페어 가보니30년만에 부활...관람객 몰려“이배,윤협 등 韓 작가 관심 커”日, 보세 구역 지정 ‘지원 사격’ 올해는 홍콩, 서울, 도쿄,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도시가 잇따라 대형 아트페어를 열며 ‘미술 허브’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홍콩이 ‘아트바젤 홍콩’으로 최근 10여년간 아시아 최대 미술 장터로 군림해온 가운데 서울은 지난해 첫발을 뗀 ‘프리즈 서울’이 흥행에 성공하며 아시아 미술 수도로 부상을 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싱가포르에서 ‘아트SG’, 지난 6~9일 도쿄에서 ‘겐다이 아트페어’ 등 신생 아트페어가 줄줄이 나오며 추격에 나섰으나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요코하마 ‘퍼시피코 요코하마’에서 열린 겐다이 아트페어는 일본에서 지난 1992~1995년 연 국제현대아트페어(니카프·NICAF) 이후 30여년 만에 부활한 국제 아트페어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참가 갤러리는 73개로 싱가포르의 아트SG(164개), 지난 3월에 열린 아트바젤 홍콩 2023(177개), 오는 9월로 예정된 제2회 프리즈 서울(120개) 등과 대적이 안 될 정도로 규모가 작았다. 가고시안, 데이비드즈워너 같은 세계 최정상급 갤러리들이 불참했고 눈에 띄는 대형 작품도 없었다. 개막 첫날인 지난 6일 VIP 사전관람(프리뷰)이 이뤄진 행사장에는 대기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로 관람객들이 꾸준히 몰려들었다. 일본 대형 화랑 중 한 곳인 다카이시 갤러리의 이시 다카 대표는 “그간 일본 미술 시장은 국내에 한정돼 있었으나 이번 행사로 외국 고객들과 연결될 수 있어 기대가 크다. 개막 2시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 현장에서 여러 점이 팔려나갔다”며 “지난해 프리즈 서울에 참가했는데 우리 아트페어도 그 정도로 규모가 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0년 전에 니카프에 참가했다는 시라이시 마사미 스카이 더 배스하우스 대표는 “인도네시아, 중국, 한국, 유럽 등의 컬렉터 투어팀이 방문 예약을 하는 등 예상보다 관람객이 많고 작품 판매 상황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했다.일본 화랑이 전체의 45%를 차지한 가운데 해외 갤러리로는 알민레쉬, 블룸앤드포 등이, 국내에서는 가나아트, 갤러리바톤, 조현화랑, 313아트프로젝트, 더 컬럼스 갤러리 등 5곳이 부스를 차려 현지 시장과 고객들을 탐색했다. 국내 작가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이배, 박서보, 윤종숙 작가의 작품을 들고 나온 최재우 조현화랑 대표는 “최근 뉴욕 록펠러센터에 이배 작가의 숯 작품이 화제를 모은 터라 전시장에서도 관람객들의 문의가 이어져 높아진 관심을 체감했다”며 “일본인이 아닌 외국인 컬렉터들이 주로 작품을 사갔다”고 했다. 중국 반체제 작가 아이웨이웨이의 작품 등을 내걸어 눈길을 끈 탕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의 한동민 팀장은 “뉴욕 디올 매장에 대형 작품이 걸려 있는 등 요즘 명품 브랜드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윤협 작가의 작품이 구매 대기 수요가 가장 많았다”고 귀띔했다.이날 고노 다로 일본 디지털상도 주요 전시를 돌며 행사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아트페어에 처음으로 보세(保稅)를 허가해주며 도쿄를 국제 미술 시장의 중심으로 키우기 위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해외 화랑이 작품을 일본에 들어올 때 세금을 10% 내야 했던 것을 작품이 팔리면 내도록 한 것이다. 73개 갤러리 중 日 화랑 45%50만 달러 이상 판매작 없어“현지 MZ 컬렉터 열기 체감 못해” 현장에서 만난 구츠나 미와 일본 독립 큐레이터는 “일본 전통 컬렉터들은 현대미술보다 고미술을 선호하고 작품 선택이 보수적이나, 3040세대 미술 애호가들은 현대미술에 관심이 많아 이번 아트페어나 신생 화랑들이 모두 이들을 끌어들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공 여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아트넷에 따르면 이번 행사의 판매 작품 대부분은 5만 달러(약 6500만원) 이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품 가격이 42만 5000달러~46만 달러에 이르는 미국 팝아트 작가 톰 웨슬만의 ‘검은 브라와 초록 신발’(1981)이 팔린 가운데 50만 달러 이상의 작품은 없었다. 갤러리 관계자들도 “원체 일본인들의 고가 작품 구매가 활발하지 않고 현지 MZ 컬렉터들이 늘어났다곤 하지만 체감하기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 日오키나와현지사 “오키나와, 전쟁터될 수 없다”...대만 “지방정부 의견일뿐” [대만은 지금]

    日오키나와현지사 “오키나와, 전쟁터될 수 없다”...대만 “지방정부 의견일뿐” [대만은 지금]

    일본과 중국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반도체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을 방문 중인 데니 타마키 일본 오키나와현 지사가 "대만에 일이 있다면 일본도 일이 있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과 상반되는 입장을 보이자 대만 외교부가 "지방자치단체장의 의견일 뿐"이라며 맞받았다. 오키나와는 미군기지가 있는 곳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5일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타마키 오키나와현 지사는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중앙 정부의 논조에 반대한다며 "오키나와를 전장으로 만들 수 없다"고 밝혔다. 타마키 지사는 앞서 대만에서 가장 가까운 미군 기지인 오키나와 기지의 확장 이전을 반대한 바 있다.  타마키 지사는 지난 3일 일본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이 이끄는 국제무역촉진협회 대표단 고문 자격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 일본 국제무역촉진협회 대표단은 나흘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회담을 가질 예정으로 전해졌다.  중국 환구시보는 4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타마키 지사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중국과 심도 있는 교류의 기회를 마련하길 희망한다며 기대감을 표출했다"고 3일 전했다. 타마키 지사는 "오키나와가 최소한의 자위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일본 정부의 발언은 이해한다"면서도 "오키나와 입장에서는 군의 억지력 강화는 지역 긴장을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것은 일본에게 일어나는 일"이라는 일본 정부 주장에 반대한다면서 "이로 인해 오키나와가 전쟁터가 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매체 중국국제라디오방송은 트위터에서 "오키나와 지사가 중국 베이징 퉁저우구 장자완에 있는 '류큐왕국' 묘지를 방문해 조상이 이곳에서 잠든 데에 감사함을 표하며 향후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매체는 "중국과 오키나와현은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교류를 해왔다"며 "오키나와는 독립된 류큐왕국이었고 류큐왕국에서 온 이들은 중국 곳곳에 발자취를 남겼다"고 밝혔다.  4일 대만 외교부는 "지방자치단체장의 발언이 일본 정부의 입장을 대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은 대만은 서태평양 지역 민주주의 진영의 최전방에 있으며 동아시아 제1열도의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다"며 "대만 정부는 계속해서 미국, 일본 및 기타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를 수호하고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와 인도 태평양 지역의 평화, 안정 및 번영을 공동으로 수호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지난 달 기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10월 국가반본관을 방문했을 때 과거 독립한 류큐왕국과 푸젠성의 역사적 기원을 언급한 것을 돌연 보도해 일본의 신경을 건드렸다. 이는 미국과 일본이 빈번하게 '대만' 카드를 꺼내드는 데에 중국은 '오키나와'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군 기지에 반대하는 오키나와현 지사의 방중을 기회로 삼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일본 국제무역촉진협회 대표단 대표 고노 전 의장은 4일 왕원타오 중국 상부부장과 만나 양국 경제무역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 “아베 시대 부정하면 집권은 꿈도 못 꿔”

    “아베 시대 부정하면 집권은 꿈도 못 꿔”

    “현재 기시다 내각은 아베 시대의 전환이 아닌 계승입니다.” 일본 정치·행정학자인 마키하라 이즈루(56) 도쿄대 교수는 지난달 26일 도쿄대 연구실에서 열린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 사후 1년 일본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오는 8일이면 일본 헌정사상 최장수 총리를 지냈던 아베 전 총리의 1주기를 맞는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해 7월 8일 참의원(상원) 선거 유세 중 전직 해상자위대원 야마가미 데쓰야의 총에 맞아 숨졌다. 아베 전 총리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지만 일본 최고의 실력자였던 그의 영향력은 여전히 일본 곳곳에 남아 있다. 현재 엔화 가치 하락의 근본적 원인인 아베노믹스, 자위대의 존재를 명시하는 내용의 개헌, 방위력 강화 등은 그가 남긴 대표적 정책이다. 마키하라 교수는 “지금도 자민당 내에선 아베 전 총리의 정책 등을 부정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며 “다만 자민당은 서서히 지지를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키하라 교수는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도호쿠대를 거쳐 도쿄대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 교수직을 맡고 있으며 도쿄·아사히신문 등에 일본 정치 비평 칼럼을 쓰고 있다.-아베 전 총리의 존재감이 여전한 것 같다. “그의 영향력이 지금도 강한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아베노믹스의 부작용으로 엔화 가치 하락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벗어나기 쉽지 않다. 정책을 뒤집으려고 하면 아베 전 총리 지지층으로부터 외면받는다. 기시다 내각도 아베 시대를 전환하는 게 아니라 계승할 수밖에 없다.” -일본 국민이 아베 전 총리를 지지한 이유는 무엇인가. “자유주의 지식인들은 그를 싫어할 수밖에 없다. 문제가 많으니까. 하지만 일반 국민에게는 결점이 많다는 게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온다. 그는 연설도 잘 못했고 영어도 잘하지 않았지만 (총리로서) 완벽하지 않은 보통 사람이란 면모가 사람들에게 기대감을 줬다.” -한국에서 아베 전 총리의 이미지는 좋지 않다. “아베 전 총리는 ‘적’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정권을 유지하는 방식을 썼다. 일본 내에서는 진보 세력과 입헌민주당, 언론 등을 적으로 삼아 대립하며 정권을 유지해 왔고 자신의 정치를 위해 내셔널리즘을 이용했다. 특히 미국에 집중하고 한국은 적대적으로 대하며 혐한 감정을 동원했다. 물론 문재인 정부도 일본에 대해 적대적이었고 이를 이용해 지지층을 유지한 것은 비슷하다.” -아베 내각과 기시다 내각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아베 전 총리는 인터넷 혐한 세력의 지지를 받았지만 혐한이 반드시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보여 줬다. 한일 관계가 좋아져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오히려 상승하지 않았나. 일본 젊은층은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따라 하고 싶어 한다. 이런 점을 보면 기시다 총리는 확실히 우파는 아니다. 이뿐만 아니라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하락한다고 해도 30%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는다. 다시 말해 자민당을 지지하는 골수 지지층이 그만큼 된다는 이야기다. 이 골수 지지층이 아베 전 총리의 우파 이념에 동조한 것은 아니었다.” -아베 전 총리의 영향력이 지금도 강한 이유는 무엇인가. “자민당 내 최대 계파는 여전히 아베파다. 아베 전 총리가 남긴 것들을 부정하는 것은 곧 최대 계파인 아베파와 척지겠다는 의미다. 나와 반대되는 쪽은 적, 적은 곧 야당의 편, 자민당 내에서 반대 세력은 곧 야당의 동료라는 게 아베 전 총리의 구분법이었는데 그런 정치적 유산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아베 전 총리 같은 강한 리더십이 일본에서 요구하는 리더십인가. “그렇진 않다. 다만 2012년은 민주당에서 자민당으로의 정권 교체 시기였기 때문에 아베 전 총리가 내세운 ‘싸우는 리더’가 먹혀들어 총리직에 올라 장기 집권했다. 사실 현재 일본은 누가 되더라도 자민당 내 리더를 뽑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 파벌의 인정을 받은) 유화적인 사람이 총리가 될 수밖에 없다. 기시다 총리도 각 파벌의 인정을 받지 않으면 다시 총리가 되기 어렵다.” -기시다 총리의 장기 집권은 가능한가. “기시다 총리는 무엇을 하겠다는 게 보이지 않는다. 다시 말해 결단력이 부족하다. 대대적으로 내세운 저출산 대책은 사실 아베 전 총리의 정책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 코로나19 등의 위기를 기시다 총리가 어느 정도 방어했다는 인식이 강하다. ‘포스트 기시다’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기시다 총리가 직을 더 이어 갈 가능성이 있다. 경쟁자인 고노 다로 디지털상은 마이넘버카드(일본식 주민등록증) 오류 문제로 흠집이 났다.” -기시다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치를 수 있을까. “중의원 임기의 절반도 지나지 않아 ‘명분’이 없다. 기시다 내각에 위기를 낳을 만한 문제들도 남아 있다. 마이넘버카드 문제도 그렇고 저출산 대책과 방위비 증액을 위한 ‘증세’가 대표적이다. 자민당은 증세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세금 문제에 극도로 예민한 일본 국민은 자민당이 거짓말을 한다는 불신이 크다.” -중의원을 해산하고 선거를 치러도 자민당에 승산이 없다는 이야기인가. “정권 교체가 쉽지는 않겠지만 자민당 의석수는 서서히 줄고 있다. 일본유신회가 득세하는 것은 자민당에 지친 지지층이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 나라가 유지될 수 있을까’란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만을 가진 일본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 내 개인정보에 남의 계좌번호가… 日 디지털 전환 쉽지 않네 [특파원 생생리포트]

    내 개인정보에 남의 계좌번호가… 日 디지털 전환 쉽지 않네 [특파원 생생리포트]

    일본판 주민등록증인 ‘마이넘버카드’를 놓고 일본 국민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내년 가을부터 마이넘버카드가 건강보험증을 대신할 예정인 가운데 지자체들에서 등록 오류가 발생하면서 디지털 국가로 전환하려는 일본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열두 자리 숫자로 된 마이넘버카드는 2016년부터 발급이 시작됐다. 구약소(구청) 등을 찾아 오랜 시간 기다려 행정 서류를 신청할 필요 없이 편의점에서 각종 행정 서류를 받아 볼 수 있게 하는 등 행정의 간편화를 꾀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에 예민한 일본인들이 마이넘버카드 발급을 꺼려 발급률이 저조했다. 일본 정부가 2021년부터 마이넘버카드 발급 시 최대 2만엔(약 19만원) 포인트를 지급하는 등 유인책을 제공하고 나서야 일본 국민의 3분의2가 신청했을 정도다. 문제는 일본 정부가 발급률을 높이는 데만 골몰했을 뿐 마이넘버카드 운용을 위한 준비에는 소홀했다는 점이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마이넘버카드 등록 정보에 본인이 아닌 타인의 계좌가 등록된 경우는 748건, 건강보험 정보가 잘못 입력된 사례는 7312건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오류는 지자체 공무원들이 마이넘버카드 정보를 잘못 입력해 벌어진 일이었다. 마이넘버카드에 기재된 이름은 한자(외국인은 영어로도 됨)인데 일본 계좌명은 가타카나로 돼 있어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일본 한자는 음독과 훈독에 따라 읽는 방법이 여러 가지다. 마이넘버카드 발급에 각종 문제가 발생하면서 일본 정부가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건강보험증을 마이넘버카드로 대체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본 참의원(상원)은 지난 2일 건강보험증을 내년 가을에 폐지하고 마이넘버카드로 대체하는 내용의 관련 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요미우리신문은 사설에서 “마이넘버카드 취득을 강제하는 듯한 모습이 과연 정부가 목표로 하는 ‘인간에게 친화적인 디지털화’인가”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커지자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12일 중의원(하원) 결산행정감시위원회에 출석해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다만 마이넘버카드 담당 장관이자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고노 다로 디지털상을 경질하라는 야당의 요구에는 선을 그었다.
  • “타인 계좌가 왜 내 개인정보에”…아날로그 국가 탈출 쉽지 않은 日

    “타인 계좌가 왜 내 개인정보에”…아날로그 국가 탈출 쉽지 않은 日

    일본판 주민등록증인 ‘마이넘버카드’를 놓고 일본 국민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마이넘버카드는 내년 가을부터 건강보험증을 대신할 예정이지만 각 지자체에서 등록 오류가 발생하면서 아날로그 국가에서 디지털 국가로 전환하려는 일본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마이넘버카드는 12자리 숫자로 된 개인 번호로 2016년부터 발급이 시작됐다. 건강보험증을 대신하면서 구약소(구청) 등을 찾아 오랜 시간 기다려 행정 서류 발급을 신청하지 않아도 편의점에서 각종 행정 서류 발급이 가능하도록 행정 처리의 간편화를 꾀하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에 극히 민감해하는 일본인들이 발급을 꺼리면서 발급률이 저조했다. 일본 정부가 2021년부터 마이넘버카드 발급 시 최대 2만엔(약 19만원) 포인트를 지급하는 등 유인책을 제공하고 나서야 일본 국민의 3분의 2가 발급 신청했을 정도다. 문제는 일본 정부가 보급률을 높이는 데만 골몰했을 뿐 마이넘버카드를 운용을 위한 준비에는 소홀했다는 점이다. 1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마이넘버카드 소지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마이너포털’에서 본인의 마이넘버카드를 입력했는데 타인의 연금 기록을 열람하게 된 사례만 170건 가까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마이넘버카드 등록 정보에 본인이 아닌 타인의 계좌가 등록된 일도 748건이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오류는 지자체 공무원들이 마이넘버카드 정보 입력 시 잘못 입력해서 벌어진 일이었다. 마이넘버카드에 기재된 이름은 한자(외국인은 영어로도 됨)인데 일본 계좌명은 가타가나로 돼 있어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발생했다. 일본 한자는 음독과 훈독에 따라 읽는 방법이 여러 가지다. 마이넘버카드에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건강보험증을 폐지하고 마이넘버카드가 그 자리를 이어받는 데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본 참의원(상원)은 2일 건강보험증을 내년 가을에 폐지하고 마이넘버카드가 이를 대체하는 내용의 관련 법을 통과시켰다. 마이넘버카드를 소지하지 않은 사람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별도의 ‘자격 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요미우리신문은 “아무 불편함 없이 쓰고 있는 건강보험증을 폐지하고 마이넘버카드 취득을 강제하는 듯한 정부의 이런 모습이 과연 정부가 목표로 하는 ‘인간에 친화적인 디지털화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논란이 커지자 마이넘버카드 발급을 소관하는 고노 다로 디지털상은 9일 국회에 출석해 “어떤 식으로든 저에 대한 처분을 받아들일 것”이라며 문제 발생을 책임지고 사퇴할 수 있다는 듯이 밝혔다.
  • 4년 만에 마주한 한일국방… ‘초계기 갈등’ 재발방지 모색

    4년 만에 마주한 한일국방… ‘초계기 갈등’ 재발방지 모색

    한일 국방장관이 4년 만에 만났지만 ‘초계기 갈등’ 문제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하지만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함께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한일 국방장관회담은 2019년 11월 당시 정경두 장관과 고노 다로 방위상 이후 4년 만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과 회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초계기 갈등에 대해 “(양측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실무협의부터 시작해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마다 방위상도 기자들과 만나 “서로 솔직하게 의견을 나눴다”며 “회담 결과를 토대로 한국 측과 긴밀하게 의사소통을 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일 초계기 갈등은 2018년 12월 20일 동해에서 조난한 북한 어선을 수색하던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과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 사이에 발생했다. 당시 해상자위대는 광개토대왕함이 자신들을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맞서 우리 해군에선 레이더 조사는 없었으며 오히려 초계기가 저공 위협 비행을 했다고 반박했다. 이날 회담에서도 한일 국방장관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하지만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보다는 재발 방지를 위해 실무 차원의 협의를 이어 가기로 했다. 회담 뒤 국방부는 “한일 정상이 양국 관계를 더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한 만큼 한일 국방 당국도 안보협력 증진을 위해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장관은 최근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 등 계속되는 도발에 대해 방위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억제·대응을 위해 한일·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진전시키고 한일 국방 당국 간 신뢰를 구축하면서 다양한 수준에서의 교류 협력 증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윤석열 정부는 북한 대응과 관련,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한일 방위협력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 “日 공무원 사회의 붕괴가 시작됐다”…‘국회의원 횡포에 보람없는 과로, 더는 못참아’ 줄줄이 이탈

    “日 공무원 사회의 붕괴가 시작됐다”…‘국회의원 횡포에 보람없는 과로, 더는 못참아’ 줄줄이 이탈

    전직 외교관 “일본 관료 사회에 아무도 남지 않게 될 수도” 우려 “사적인 요구를 안 들어줬다고 예산 통과에 훼방 놓는 국회의원들, 공무원에게 큰 소리로 분노를 발산하려는 사람들. 정치인과 언론으로부터 욕을 먹는 가운데 매일 이어지는 야근. 이래서는 일할 의욕도 안 생기고 가정도 꾸려나갈 수가 없다.” 일본에서 정부 부처 공무원에 대한 인기와 위상 하락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외무성 고위 관료 출신 인사가 유능한 인재가 관직을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개탄하며 근본적인 원인 처방을 촉구했다. 시사 평론가 가와토 아키오(76)는 지난 20일 뉴스위크 일본판 기고를 통해 “지금과 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일본 관료 사회에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가와토 평론가는 외무성 관료 출신으로 주러시아 일본 대사관 공사, 우즈베키스탄 대사 등을 지냈다.그는 일신상 이유로 퇴직한 20대 종합직(한국으로 치면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 합격자) 공무원이 2013년에는 21명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86명으로 치솟았다는 수치를 제시한 뒤 공무원들의 이탈을 부추기는 현재의 근로 여건을 강하게 비판했다. 가와토 평론가는 “정부에서 당일 근무 종료 후 다음 날 근무 시작 때까지 원칙적으로 11시간은 지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나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 이는 실현 불가능한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새벽 3시에 퇴근해 고작 몇 시간 자고 아침 9시까지 출근하는 경우도 있는 상황에서 11시간 의무 휴식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이런 조치보다는 근무 시간이 길어지는 이유를 분석하고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밤새 자료를 만들어 다음 날 아침 일찍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 가와토 평론가는 ‘일본 사회가 연락과 조정을 중시하다 보니 국회의원 등에게 설명할 것이 많은 점’, ‘국회의원들이 대신(장관) 등과 큰 틀의 논의를 하려 들지 않고 세세한 질문까지 답하도록 해 꼬투리를 잡으려는 경우가 많은 점’, ‘예산편성 시즌이 되면 재무성 주계국(한국의 기획재정부 예산실)의 주사급 직원들까지 한밤중에 급하게 부처 관료들에게 자료를 요구하는 점’ 등을 열악한 근로환경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이런 일들의 필요성을 부정하기는 어렵지만, 비합리적인 것도 많다”고 했다. “부처 과장들을 불러 설명을 요구하는 게 특기인 국회의원이 많고 총리나 장관이 국회 질의응답 때 헤매지 않도록 밤새 자료를 만들어 다음 날 아침 일찍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자기가 맡은 정책에 예산이 책정되게 하려고 밤늦게까지 대기하고, 주계국 주사급 직원의 전화에도 바로 달려가야 한다. 이렇게 한들 초과근무 수당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가와토 평론가는 “외교 협상이나 고위인사의 외국 방문을 앞두고는 과장은 의자에서, 직원들은 책상이나 소파에서 가수면을 취하는 게 보통”이라고도 했다.“자기의 사적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외무성 예산의 국회 승인을 방해하거나, 부처 간부들에 압력을 넣어 담당자를 경질하라고 윽박지르는 의원들이 정말 싫었다. 몇몇 공무원들의 비리를 갖고 마치 외무성 전체가 비리 집단인 것처럼 혹독하게 몰아붙이고 욕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는 공무원에 대해 ‘대단한 사람들’이라거나 ‘상명하복에 따라 기계처럼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문제라고 했다. “많은 부처에서 상사와 부하직원 간에 논의하고, 각종 정책이 상명하복보다는 상향식 협의를 통해 수립되는데도 위에서 압력을 가하면 움직여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커리어 관료가 되어 가스미가세키에서 생활’ 동경은 이제 옛말 그는 사회가 바뀌지 않으면 공무원의 근무 환경은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어떤 사안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단 한 명밖에 없다면 아무리 일률적으로 휴식 시간을 의무화해도 3~4시간만 잠을 자고 다시 나가야 하는 악순환 고리는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능한 인재가 관료가 되기를 꺼리는 현상에 대한 일본 사회의 위기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일본 정치인 가운데 개혁적 성향으로 유명한 고노 다로 디지털담당상(전 외무상)은 지난해 9월 22일 일본기자클럽 회견에서 “최근 장래의 에이스라고 촉망받던 한 부처 공무원이 사직하겠다고 얘기하러 나를 찾아왔다”며 “가스미가세키의 붕괴가 시작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스미가세키’는 일본 중앙부처 관가를 상징하는 말이다. 한국 공무원 사회의 대명사가 과거 ‘과천’에 이어 현재 ‘세종’인 것처럼 일본에서는 근대화 이후 줄곧 가스미가세키로 통했다. 도쿄 중심부 지요다구에 있는 가스미가세키 지구에 재무성, 경제산업성, 농림수산성, 외무성, 법무성, 후생노동성, 문부과학성 등 대부분 중앙부처가 모여 있기 때문이다.종합직 공무원 시험을 통해 ‘커리어’(간부직) 관료가 돼 가스미가세키에서 근무한다는 것은 일본인들에게 오랫동안 ‘가문의 영광’으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경쟁률 자체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떨어졌다. 일본 정부 인사원에 따르면 올해 종합직 시험 응시자는 1만 4372명으로 역대 최다였던 1996년 4만 5254명의 32% 수준에 그쳤다. 2019년 응시자 2만명 선이 처음 무너진 이후 줄곧 가파른 하락세다.
  • 日정부 대화형AI 활용 검토…디지털 후진국 탈출 안간힘

    日정부 대화형AI 활용 검토…디지털 후진국 탈출 안간힘

    ‘디지털 후진국’ 일본이 대화형 인공지능(AI)을 각종 분야에 도입해 오명을 벗으려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정보 불법 취득 등 대화형 AI의 문제점을 놓고 세계 각국이 규제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일본이 섣불리 접근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NHK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대화형 AI ‘챗GPT’를 출시해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킨 오픈AI의 샘 올트먼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면담했다. 올트먼은 일본 현지 법인 개설과 일본어 서비스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며 “AI 기술의 이점과 결점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노동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챗GPT 등을 활용해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대화형 AI 도입에 긍정적이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은 지난 11일 각의(국무회의)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밀 정보의 취급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 뒤 공무원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목적에서 (대화형 AI) 활용을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기밀 정보 취급 우려 등이 해소되면 국회 상임위나 대정부질의 등에서 답변 자료 준비 시 대화형 AI 활용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했다. 고노 다로 디지털상도 “(대화형 AI는) 꼭 활용해야 할 기술이지만 현재 몇몇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의장국인 일본은 오는 29~30일 군마현에서 열리는 G7디지털·기술장관회의에서 국가별로 제각각인 AI 관리 및 운용 등을 정리하는 방안을 의제로 선정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도 대화형 AI 활용에 적극적이다. 일본 대형 금융그룹인 미쓰이스미토모 파이낸셜 그룹은 일본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자체 대화형 AI를 만들어 오는 9월 안에 실증 실험을 완료할 계획이다. 모든 직원이 대화형 AI를 이용해 기획안 및 고객 자료 작성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미쓰비시UFJ 파이낸셜 그룹도 올해 안에 대화형 AI를 업무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지통신은 “대화형 AI를 사내 업무에 한정해 생산성 향상을 꾀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화형 AI 도입 확대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전직 관료 출신인 고미네 다카오 다이쇼대 객원교수는 요미우리신문에 “정부의 공식 입장을 나타내는 국회 답변을 대화형 AI에 통째로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며 “결국 대화형 AI가 만들어 낸 답변을 공무원이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토 이치로 국립정보학연구소 교수는 “공무원이 대화형 AI에 비공개 정보를 입력하게 되면 AI의 학습에 이용돼 기밀 정보가 누설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교육계도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챗GPT를 이용한 논문 및 과제 작성 등의 사례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대는 논문과 리포트 등 작성 시 챗GPT를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안내했다.
  • 日 “국회 답변 작성에 활용하자”…챗GPT에 고민 깊어지는 디지털 후진국

    日 “국회 답변 작성에 활용하자”…챗GPT에 고민 깊어지는 디지털 후진국

    일본이 대화형 인공지능(AI)을 각종 분야에 도입해 ‘디지털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으려 하고 있다. 다만 개인정보 불법 취득 등 대화형 AI의 문제점을 놓고 세계 각국이 규제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일본이 섣불리 접근하고 있다는 우려도 많다. 12일 NHK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대화형 AI ‘챗GPT’를 출시해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킨 오픈AI의 샘 올트먼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10일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면담한 뒤 일본에 현지 법인 개설과 일본어 서비스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 기술의 이점과 결점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노동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챗GPT 등 대화형 AI를 활용해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이를 도입하는 데 긍정적이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은 11일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기밀 정보의 취급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면서도 공무원의 업무 부담을 낮추기 위해 (대화형 AI) 활용을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기밀 정보 취급 우려 등이 해소되면 국회 상임위나 대정부질의 등에서 답변 자료 준비 시 대화형 AI 활용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했다. 고노 다로 디지털상도 “(대화형 AI는) 꼭 활용해야 할 기술이지만 현재 몇몇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의장국인 일본은 오는 29~30일 군마현에서 열리는 G7디지털·기술장관회의에서 국가별로 제각각인 AI 관리 및 운용 등을 정리하는 방안을 의제로 선정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도 대화형 AI 활용에 적극적이다. 일본 대형 금융그룹인 미쓰이스미토모 파이낸셜 그룹은 일본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자체 대화형 AI를 만들어 오는 9월 안에 실증 실험을 완료할 계획이다. 모든 직원이 대화형 AI를 이용해 기획안 및 고객 자료 작성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미쓰비시UFJ 파이낸셜 그룹도 올해 안에 대화형 AI를 업무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지통신은 “대화형 AI를 사내 업무에 한정해 생산성 향상을 꾀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화형 AI 도입 확대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전직 관료 출신인 고미네 다카오 다이쇼대 객원교수는 요미우리신문에 “정부의 공식 입장을 나타내는 국회 답변을 대화형 AI에 통째로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 결국 대화형 AI가 만들어낸 답변을 공무원이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토 이치로 국립정보학연구소 교수는 “공무원이 대화형 AI에 비공개 정보를 입력하게 되면 AI의 학습에 이용돼 기밀 정보가 누설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일본 교육계도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챗GPT를 이용한 논문 및 과제 작성 등의 사례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대는 논문과 리포트 등 작성 시 챗GPT를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안내했다. 조치대도 챗GPT를 활용한 과제 작성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학생들에게 통지했다.
  • [사설] 日, 역사 교과서 왜곡해선 미래 함께 열기 어렵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어제 발표한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이란 침탈의 역사를 지우려고 작정한 듯 보인다. 일본은 태평양전쟁을 전후해 군인과 노무자가 모자라자 1938년부터 할당 모집, 관 알선, 국민 징용으로 한반도에서 수많은 조선인을 데려갔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그런데도 교과서 검정 조사심의회는 ‘강제로’라는 표현을 빼고 ‘끌려와’를 ‘동원돼’로 바꿔 강제성을 희석한 교과서를 통과시켰다. 독도에 대해서는 ‘일본 고유의 영토’, ‘한국이 불법 점거’라는 내용을 추가해 영유권 주장을 강화했다. 아시아 침략의 가해자 일본은 교과서 검정 때 ‘역사적 사실에 국제 이해와 협조의 견지에서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근린제국조항’을 만들었다. 역사 왜곡을 막기 위한 조항이다. 하지만 2006년 역사수정주의자인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집권하고 가해 역사를 지우려 시도하면서 주변국을 배려하는 역사 기술이 하나둘씩 사라졌다. 강제동원 해결책을 제시한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난 지 2주도 안 돼 이런 검정 결과를 받아 든 우리로선 ‘떡 주고 뺨 맞은’ 격이 됐다. 초등학교 3~6학년 일본 어린이들이 엉터리 교과서로 배우고 자라나 사회 중추가 됐을 때 미래를 함께하는 한일 관계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식민지배는 합법이고, 인력 조달에 강제성이 없었으며 조선인들이 자발적으로 일본에 왔다고 오해하는 한 역사의 화해란 불가능하다. 위안부 모집의 강제성을 인정한 1993년 고노 담화, 식민지배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의 사죄’를 문서화한 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까지 부정하는 교과서 검정 결과는 수용하기 어렵다. 정부는 일본이 역사 왜곡을 바로잡을 때까지 강력히 수정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 적반하장 日 네티즌 “사죄 받아야 할 쪽은 오히려 일본” [여기는 일본]

    적반하장 日 네티즌 “사죄 받아야 할 쪽은 오히려 일본” [여기는 일본]

    지난 16일 개최된 한일정상회담에서 일본 기업을 대신해 한국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을 한다는 한국 정부의 결정에 걸맞는 일본 측의 직접 사과가 없었다는 논란이 한국서 일자 일본 네티즌들은 적반하장식의 태도로 대응하는 분위기다. 일본 다수의 네티즌들은 이 논란을 다룬 한국 언론의 보도가 일본에 번역돼 쏟아지자 “사죄를 받아야 할 쪽은 오히려 일본”이라며 날선 반응을 보인 것. 이에 앞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과거사 인식에 대한 역대 내각의 인식을 계승한다고만 밝혔을 뿐 직접적인 사과는 하지 않았다. 또, 양국의 재계 대표인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이 창설하기로 한 ‘한일·일한 미래 파트너십 기금’에 피고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이 참여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게이단렌 측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아 기대치 이하의 호응이라는 논란이 한국 내에서 제기된 바 있다. 일본 현지의 한 네티즌(shi*****)은 17일 한국 언론의 관련 보도를 인용한 현지 기사의 댓글에 “일본의 입장에서는 해결이 끝난 사안이기 때문에 사죄를 표명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면서 “한국 측은 이러한 일본의 입장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네티즌(tot*****) 역시 “일본은 과거 여러 차례 사죄를 표명했고 이번에도 기시다 총리가 과거 내각의 담화를 계승하겠다고 했다”면서 “애초에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의 체결로 해결된 사안을 한국이 다시 끄집어내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폄훼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개최에 불만을 가진 또 다른 네티즌(pp*****)은 한 발 더 나가 “사죄를 받았으면 하는 쪽은 오히려 일본”이라면서 “그동안 많은 금액의 배상을 하고 몇 번이나 사죄를 했는데도 또 다시 문제로 삼는다. 다수의 일본 국민들은 이번 회담 자체를 원치 않았다”고 날을 세웠다. 이는 지금껏 일본 정부가 유지했던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의 체결에 따라 일제 강점기 조선인 피해자에 대한 배상은 끝났다는 입장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또한 과거사에 대해 내놓은 1982년 미야자와 담화, 1993년 고노 담화, 1995년 무라야마 담화 등을 통해 침략과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의 뜻을 충분히 밝혔다는 입장만 고수해 오고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현지 소셜미디어 상에서도 이에 대한 논란은 뜨거운 분위기다. 현지의 한 네티즌(mf6*****)은 트위터에 “일본은 사죄의 필요성이 일절 없다. 한국은 거짓된 역사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자국민에게 거짓된 역사를 가르치는 것부터 그만둬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또 다른 네티즌(gon*****)도 “한국이 원하는 것은 영원한 사죄와 배상일 것”이라면서 “이미 해결된 사안을 몇 번이고 뒤집는 상대에게 성의 있는 호응은 불필요하다”고 비꼬았다. 
  • 아베 회고록에 日 정계 “기밀 유지 위반 아니냐” 시끌

    아베 회고록에 日 정계 “기밀 유지 위반 아니냐” 시끌

    지난 8일 발간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회고록을 놓고 일본 정치권이 연일 시끌시끌하다. 아베 전 총리가 각국 정상에 대해 한 적나라한 평가는 물론 알려지지 않은 외교 비화 등을 풀어놨다는 점에서 “업무상 기밀 유지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전날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의원 3명 모두 아베 전 총리 회고록에 대해 정부를 상대로 질의했다. 혼조 사토시 의원은 고노 다로 디지털담당상에게 “2018년 러시아와의 정상회담 때 양국 정상이 그다음 해 오사카에서 개최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쿠릴열도에 대해 합의하기로 했다는 회고록의 내용이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쿠릴열도는 일본이 영토 분쟁을 벌이는 곳으로 당시 외무상은 고노 담당상이었다. 고노 담당상은 이날 회고록과 관련된 질문에 “소관 밖의 일”이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다른 장관들도 회고록에 나온 내용에 대해 진위를 묻자 답변을 피했다. 혼조 의원은 “기밀 유지 의무 위반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책을 전부 읽지 않았다”며 “정부 입장에서 논평하기 어렵다”고 답하는 데 그쳤다. 빚을 내서라도 각종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국채 발행을 옹호했던 아베 전 총리는 재정건전성을 강조한 재무성과 대립했다. 그는 회고록에서 재무성에 대해 “나라가 망해도 재정 규율이 유지되고 있으면 만족한다”라고 비꼬기도 했다. 요네야마 류이치 입헌민주당 의원은 이런 입장이 사실이냐고 묻자 스즈키 이치 재무상은 “이제 와서 아베 전 총리의 마음을 짐작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회고록 내용을 객관적 자료와 비교해 보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회학자 니시다 료스케 도쿄공업대 교수는 “회고록이라는 것은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구술로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당시 자료나 증언을 대조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베 전 총리의 회고록은 그가 총리직에서 퇴임한 이후인 2020년 10월부터 약 1년간 이뤄진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민감한 내용이 많아 출간이 미뤄졌다가 그의 사후 부인인 아키에가 허락해 출간됐다. 아베 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본론은 처음 15분 정도만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골프 이야기와 다른 국가 정상 험담만 했다”고 밝혔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한일 관계 파탄의 책임을 돌리면서 ‘확신범’이라고 비난했다.
  • “기밀유지 위반 아니냐”…아베 회고록에 시끌시끌한 일본

    “기밀유지 위반 아니냐”…아베 회고록에 시끌시끌한 일본

    지난 8일 발간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회고록을 놓고 일본 정치권이 연일 시끌시끌하다. 아베 전 총리가 각국 정상에 대해 적나라한 평가는 물론 알려지지 않은 외교 비화 등을 풀어놨다는 점에서 “업무상 기밀 유지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전날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의원 3명 모두 아베 전 총리 회고록에 대해 정부를 상대로 질의했다. 혼조 사토시 의원은 고노 다로 디지털담당상에게 “2018년 러시아와의 정상회담 때 양국 정상이 그다음 해 오사카에서 개최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쿠릴열도에 대해 합의하기로 했다는 회고록의 내용이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쿠릴열도는 일본이 영토 분쟁을 벌이는 곳으로 당시 외무상은 고노 담당상이었다. 고노 담당상은 이날 회고록과 관련된 질문에 “소관 밖의 일”이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다른 장관들도 회고록에 나온 내용에 대해 진위를 묻자 답변을 피했다. 혼조 의원은 “기밀 유지 의무 위반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책을 전부 읽지 않았다”며 “정부 입장에서 논평하기 어렵다”라고 답하는 데 그쳤다. 빚을 내서라도 각종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국채 발행을 옹호했던 아베 전 총리는 재정건전성을 강조한 재무성과 대립했다. 그는 회고록에서 재무성에 대해 “나라가 망해도 재정 규율이 유지되고 있으면 만족한다”라고 비꼬기도 했다. 요네야마 류이치 입헌민주당 의원은 이런 입장이 사실이냐고 묻자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이제 와서 아베 전 총리의 마음을 짐작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회고록 내용을 객관적 자료와 비교해보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회학자 니시다 료스케 도쿄공업대 교수는 “회고록이라는 것은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구술로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당시 자료나 증언을 대조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아베 전 총리의 회고록은 그가 총리직에서 퇴임한 이후인 2020년 10월부터 약 1년간 이뤄진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민감한 내용이 많아 출간이 미뤄졌다가 그의 사후 부인인 아키에 여사가 허락해 출간됐다. 아베 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본론은 처음 15분 정도만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골프 이야기와 다른 국가 정상 험담만 했다”고 밝혔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한일관계 파탄의 책임을 돌리면서 ‘확신범’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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