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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산케이 “고노담화 철회하라” 주장…獨베를린 소녀상 반발

    日산케이 “고노담화 철회하라” 주장…獨베를린 소녀상 반발

    일본 보수우익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산케이신문이 6일 ‘고노 담화의 철회가 필요하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일본 정부는 (독일 베를린에 세워진) 위안부상(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실현시켜야 하며 거짓이 포함돼 일본에 상처만 주는 고노 담화는 백지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부끄러움을 알라”고 비난했다. 고노 담화는 1993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일본 관방장관이 태평양전쟁 때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과한 담화다. 산케이는 “한국에서 시작한 위안부상 설치라는 반일 운동의 불똥이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까지 튀어 일·독 우호에 금이 갈 수 있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며 “일·독 양국 정부는 역사를 날조하고 일본을 폄하하는 위안부상의 철거를 위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위안부상 문제를) 이대로 방치하면 위안부는 강제연행된 성노예라는 역사의 날조가 유럽 주요국인 독일에 확산될 것이기 때문에 도저히 간과할 수 없다”고 했다. 산케이는 “고노 담화를 작성했을 때 일본 정부의 조사에서 강제 연행을 뒷받침하는 자료는 일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일본 정부는 이러한 사실을 널리 알려 위안부상의 철거를 실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거짓이 포함돼 일본에 상처만 줄뿐인 고노 담화는 백지철회해야 한다”고 자국 정부에 촉구했다. 이어 “2015년 한일 양국은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에 합의했으며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의 상호 비난·비판을 삼가기로 약속했다”며 “그럼에도 일본 정부의 베를린 위안부상 철거 요구에 한국 정부는 ‘위안부에 대한 사죄 정신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반일의 위안부상 설치를 부추기는 한국 정부는 국가간 약속을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있다”며 “부끄러움을 몰라서는 안 될 것”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여성계·노동계 “김진숙을 복직시켜라”

    여성계·노동계 “김진숙을 복직시켜라”

    ‘한진중공업 선각공사부 사번 23733 김진숙’. 한진중공업의 마지막 해고노동자 김진숙(60)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정년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2011년에는 동료들의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타워크레인에 올랐고, 2019년에는 다른 해고 노동자의 복직을 위해 투병 중인 몸으로 부산에서 대구까지 걸었던 그다. 이제는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위해 노동계와 여성계가 목소리를 내고 있다. 3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금속노조는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측은 김 지도위원의 복직이 업무상 배임 소지가 있다며 거부하고 있다. 해고무효 확인 등 소송에서 패소한 김 지도위원에게 해고기간에 따른 임금·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금속노조 법률원은 “회사가 해고 등 고용관계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지만 노사간 합의로 근로자가 복직한 사례가 많다”면서 “이 경우 업무상 배임이 문제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1981년 첫 여성 용접공으로 한진중공업(당시 대한조선공사)에 입사한 김 지도위원은 1986년 산재 환자 불이익 처우 등을 지적하고 노조 집행부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배포했다는 이유로 대공분실에 끌려간 뒤 해고됐다. 1987년 회사를 상대로 부당해고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민주화 이후 법률에 의해 꾸려진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위원회)는 뒤늦게 ‘부당해고’를 인정했다. 위원회는 2009년과 지난 9월 두 차례에 거쳐 한진중공업에 복직을 권고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김 지도위원은 회사와 협상 과정에서 본인이 걸림돌이 될까 늘 조심스러워했고, 이 때문에 복직이 더 미뤄졌다”며 “저희도 끝까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무거운 마음이 있다”고 했다. 금속노조는 오는 7일부터 서울에서 복직을 촉구하는 농성을 할 계획이다. 여성계는 김 지도위원의 복직은 “지난한 성차별의 역사와 결별하고 성평등 정의를 세우는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지난 2일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210개 여성단체와 개인 3700여명이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성명에서 이들은 “여성노동자 김진숙이 최후의, 최장기 해고노동자일 수 있는 것은 한국 사회의 심각한 성차별적 노동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면서 “지금도 조용히 사라져가는 여성노동자들의 현실과 김진숙의 현실이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김진숙의 복직은 성별이나 부양가족 유무와 상관 없이 누구나 독립적 생활자로서 안정된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성평등 세상의 시작”이라며 “여성노동운동가 김진숙의 복직이 이뤄지는 그날까지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도위원이 지난 6월부터 마지막 복직 투쟁을 하던 중 암이 재발했다. 결국 지난 10월 민주노총 지도위원으로 함께 활동했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의 답장도 받지 못한 채, 지난달 30일 재수술을 받았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놓인 한진중공업 작업복 한 벌은 그의 복직을 기다리고 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황성기 칼럼] 한일 3.0시대의 조건들

    [황성기 칼럼] 한일 3.0시대의 조건들

    줄탁동기(?啄同機).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려면 새끼와 어미가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이다. 한학에 밝은 김종필이 좋아하던 선종의 화두다. 김종필이 총리 때인 1998년 11월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조선도공 정착 400주년’ 기념 한일각료급회의에 참석해 조선 도공의 후예 14대 심수관(沈壽官)에게 써준 게 바로 줄탁동기다. 그 휘호를 보관하고 있다는 15대 심수관은 필자에게 “고인의 뜻처럼 한일도 서로가 원하는 것을 알아차려 서로 돕는 관계가 됐으면 한다”고 마음을 전한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일본을 방문했다. 극비리에 추진하던 박 원장 방일이 알려지면서 그의 신분은 ‘밀사’에서 ‘특사’가 됐다. 밀사든 특사든 한일 파탄 직전의 위중한 시점에서 관계 정상화 요망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을 스가 요시히데 총리 등에게 전한 박 원장이다. 그의 가방에는 과연 어떤 정상화 방안이 들어 있었고, 무엇을 담아 온 것일까. 박 원장이 문 대통령을 독대한 뒤 한일 돌파구를 찾자는 미션을 받았다 해서 피해자 중심주의를 강조하는 인권 변호사 출신 대통령이 강제동원의 사인(私人) 간 민사소송에 개입하는 해결책을 줬을 리는 만무하다. 지금 한일은 2.0시대다. 청구권협정을 맺고 국교를 정상화한 1965년. 일제의 질곡에서 해방되고 20년이나 걸려 1.0시대를 만들었다. 그로부터 33년 뒤 98년 일본을 국빈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이 오부치 게이조 총리와 만들어 낸 작품이 2.0시대를 연 ‘한일파트너십 공동선언’이다. 오부치 총리는 “일본이 식민지 지배로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 주었고, 통절히 반성한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한다”고 양 국민 앞에서 다짐했다. 이 선언이 나올 때만 해도 2011년 8월 헌법재판소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정부의 부작위 위헌 판결이나 2018년 10월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정신적 위자료 배상 판결은 예상 못 했다. 개인청구권이 살아 있고, 피해자를 구제해야 하며 청구권을 소멸시켜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한일관계는 다시 엉키고 꼬였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사명은 22년 만에 다하고 3.0시대의 필요성이 제기되기에 이른 까닭이다. 한일은 이웃 간의 숙명처럼 언제나 숱한 현안을 안고 지낸다. 전통적인 독도 영유권이나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 검정 교과서 문제가 있다. 강제동원 외에도 위안부재단의 해산에 따라 오갈 데 없는 일본 정부 출연의 기금 잔금 처리라든지 소녀상,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후쿠시마 등 인근 8개현 농수축산물 수입금지 등이 산적해 있다. 게다가 서울민사지법에서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여러 건의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 중이다. 연말쯤 재판부가 원고 측 주장을 인용하는 판결을 내리면 강제동원 문제를 넘어서는 메가톤급 파장이 예상된다. 피해자 배상금으로 쓰일 현금화가 임박한 강제동원 문제를 한일이 현명하게 해결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 하지만 현금화만 놓고 다투어서는 얼렁뚱땅 넘어가지 못할 한계점에 도달했다. 2.0시대를 극복하고 어떻게 3.0시대를 열어 미래지향의 콘텐츠로 향후 수십년 한일관계를 기속할지를 얘기해야 한다. 그것이 불완전한 ‘65년 체제’를 손 보는 길이기도 하다. 한일은 ‘문희상 안’을 비롯해 일제 피해자의 개인청구권을 소멸시킬 큰 틀을 만들어 내려는 고민을 해야 한다. 더불어 지난 10년간 다수를 점하게 된 일본인의 혐한과 불매운동으로 집약되는 한국인의 반일 등 양국 국민의 마음에 쌓인 악감정을 털어낼 수 있는 크고 작은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 일본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했지만 ‘문재인·스가 선언’이든 뭐가 됐든 3.0시대를 열려면 최소한의 조건이 있다. 일본 측은 93년 고노 관방장관, 95년 무라야마 총리, 2000년 간 총리의 담화를 계승해야 한다. 한국 또한 국가의 책임이었지만 방치했던 개인청구권 소멸에 정부가 적극 나서 피해자와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줄탁동기가 필요하다. ‘강 대 강’ 대치보다 우호와 협력이 안보나 경제 면에서 상호 국익에 득이라는 것을 한일 지도부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정치와 역사에 갇혀 지난 10년 뒷걸음쳐 온 한일이다.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한일 불화가 지속되면 끼어들고 압박해 올 것이다. 불행히도 미국의 개입은 근본적인 처방이 되지 못한다. 3.0시대를 열려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한일의 미래는 없다. marry04@seoul.co.kr
  • ‘노조운동 억압’ 손배가압류, 文정부서도 현재진행형

    기업이 파업 등 쟁의행위에 따른 손실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려고 손해배상 청구와 재산 가압류 신청을 남용하는 문제가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민단체 ‘손잡고’ 등은 1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11월 기준 23개 사업장이 58건(국가 청구 3건 포함)의 손해배상을 노동자에게 청구했다고 밝혔다. 손해배상 청구 총액은 약 658억원으로 이 가운데 약 18억원이 가압류됐다. 이번 조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집계된 첫 공식 현황이다. 문재인 정부 집권 3년만 따지면 14개 사업장(28건)이 약 69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노동자에게 청구했다. 다만 같은 기간 13개 사업장(21건)에서 약 1175억원의 손배 청구 금액이 해소되는 성과도 있었다. 마지막 조사였던 2017년 청구 총액 약 1867억원과 비교하면 청구 총액은 약 64% 감소했다. 사업장 수는 24개(65건)에서 23개(58건)로 비슷했다. 손배가압류는 그동안 노동 3권을 침해하는 데 악용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노동자의 쟁의행위에 대해 회사가 손해배상 책임을 물음으로써 노동조합을 무력화한다는 이유에서다. 시민단체들은 기업이 손배가압류를 청구하는 방식이 한층 교묘해졌다고 지적했다. 기존에는 손배 청구의 대상이 정규직 노조와 조합원이었다면 지금은 비정규직 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등 개인을 상대로 회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이다. 손배 청구 사유도 예전에는 ‘쟁의행위에 대한 업무방해’가 많았다면 최근 들어서는 ‘모욕·명예훼손에 대한 정신적 위자료’(28건 중 12건), ‘비정규직·특고노동자에 대한 사용자성 부정’(28건 중 10건) 등으로 다양해졌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5월 출범 이후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 등에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노조무력화 시도 등 ‘노동적폐’와 관련된 진상규명을 진행했지만 손배소송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시민단체들은 “변화를 담보하지 않는 진상규명은 희망고문일 뿐”이라면서 ▲누적된 손배 청구 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와 해결 ▲노동탄압을 목적으로 악용되는 손배가압류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 ▲국가의 손배 청구 철회 등을 촉구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니가 왜 거기서 나와”…이상직 ‘훈수’에 트로트 부른 정의당(종합)

    “니가 왜 거기서 나와”…이상직 ‘훈수’에 트로트 부른 정의당(종합)

    정의당 대변인이 국회에서 가수 영탁의 노래 ‘니(네)가 왜 거기서 나와’를 무반주로 부르며 이상직 무소속 의원(전 더불어민주당 소속)을 비판했다. 이상직 의원이 전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쌍용차 매각 문제를 거론하며 ‘먹튀’ 운운한 것에 대해 그럴 자격이 없다고 비꼰 것이다.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 의원을 지목해 논평하다가 “근데! 니가!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먹튀를 하지 말라고 훈수를 둔다고. 그래 너 그래 너야 너.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며 무반주 노래를 불렀다. 당 대변인이 논평 자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흔치 않다. ‘쌍용차 훈수’ 둔 이상직 “매각하지 마라…먹튀하니까” 앞서 이상직 무소속 의원은 9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제분야 부별심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쌍용차) 매각하지 마시라. 먹튀하니까”라며 쌍용차가 노동조합이 주도하는 사회적기업협동조합 형태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쌍용차 노노사 합의를 통해 해고노동자 전원 복직했는데 상하이차, 마힌드라에 이어 매각이 불투명하다. (한 가지) 제안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의원은 홍 부총리에게 “(쌍용차는) 워크아웃과 회생절차를 한 다음 인적분할을 하시라. 그 근로자들 보면 퇴직금에 충당금, 자사주도 있는데 인적분할을 해서 생산전문회사로 가야한다”며 “쌍용차가 생산하는 내연차는 그대로 생산하고, 기술 독립한 (전기차) 회사들한테 주문을 받아야 한다. 테슬라 못지않은 회사가 (우리나라에) 많다. 재벌·대기업이 OEM 주는 시대는 끝났다. 쌍용차가 살길은 그거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개별기업의 투자유치라든가 처리문제에 대해서 제가 말씀드리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자 정치권은 물론 업계 안팎에서도 “부실경영과 노동자 임금체불에 대한 책임이 있는 이상직 의원이 홍 부총리에게 훈수를 두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윤리감찰단 회부…민주당 탈당 앞서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의 임직원 대량해고 통보와 임금체불 문제로 당 윤리감찰단에 회부됐고, 지난 9월 24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정의당은 지난달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이 의원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이 의원은 불응했다. 이에 정의당은 “노동 존중 사회를 만들겠다면 이스타 항공 집단해고 사태에 꼬리자르기식이 아닌 단호한 선 긋기를 해야한다”며 이 의원의 의원직 박탈을 촉구한 바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쌍용차 훈수’ 둔 이상직 “매각하지 마라…먹튀하니까”

    ‘쌍용차 훈수’ 둔 이상직 “매각하지 마라…먹튀하니까”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9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제분야 부별심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쌍용차) 매각하지 마시라. 먹튀하니까”라며 쌍용차가 노동조합이 주도하는 사회적기업협동조합 형태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쌍용차 노노사 합의를 통해 해고노동자 전원복직했는데 상하이차, 마힌드라에 이어 매각이 불투명하다. (한 가지) 제안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의원은 홍 부총리에게 “(쌍용차는) 워크아웃과 회생절차를 한 다음 인적분할을 하시라. 그 근로자들 보면 퇴직금에 충당금, 자사주도 있는데 인적분할을 해서 생산전문회사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쌍용차가 생산하는 내연차는 그대로 생산하고, 기술독립한 (전기차) 회사들한테 주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테슬라 못지않은 회사가 (우리나라에) 많다. 재벌·대기업이 OEM 주는 시대는 끝났다. 쌍용차가 살길은 그거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개별기업의 투자유치라든가 처리문제에 대해서 제가 말씀드리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이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한국판 뉴딜의 일환으로 전기차 공급을 크게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던 중 나왔다. 이 의원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사회적기업협동조합 모델로, 물적·인적분할해서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좋은 노조의, 근로자의 사회적기업 형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 장관은 “근로자들이 참여하는 협동조합 모델을 상정하시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하나의 방안은 될 수 있겠지만 이렇게 하려면 노사간의 많은 논의가 필요할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사’ 빼고 인적분할해서 ‘노’만 생산하는 쪽으로 가면 된다는 말이다. 긍정적으로 검토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日중앙-지방 갈등 폭발…고노 ‘도장철폐’에 “무한혐오” 비난

    日중앙-지방 갈등 폭발…고노 ‘도장철폐’에 “무한혐오” 비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정부가 ‘도장 문화’ 혁신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이를 주도하는 담당대신(장관)에 대해 일본 최대 도장 생산지역인 야마나시현 지사가 트위터에서 “혐오스럽다”며 이례적인 강도의 비난을 퍼부었다. 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나가사키 고타로 야마나시현 지사는 지난 2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이 올린 트윗을 인용한 뒤 “아연실색이다. 말이 안 나온다. 단지 무한한 혐오감(을 느낄 뿐)”이라고 적었다. 나가사키 지사가 문제 삼은 고노 행정개혁상의 트윗은 지난달 29일 올려진 것으로, 히라이 다쿠야 디지털개혁상으로부터 선물받은 ‘날인 폐지’라는 도장과 함께 둘이서 의기양양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나가사키 지사는 “디지털화에 반대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전제를 깐뒤 “(고노 행정개혁상의 행동에서) 인장 관계자의 열정적인 마음이나 절실함에 대한 경의는 고사하고 그에 대한 상상력조차 전혀 느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옅은 미소를 지으며 흙 묻은 발로 전장의 시체를 짓밟는 잔학한 장면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고까지 표현했다. 지역경제의 한 축을 이루는 도장 산업의 붕괴를 우려하고 있는 나가사키 지사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갖고 “도장에 대해 부당하게 평가하지 말라”고 정부에 호소하기도 했다. 야마나시현을 지역구로 하는 자민당의 나카타니 신이치 중의원 의원도 고노 행정개혁상에 대해 “대신(장관)이란 건 대단하군요. 이분들은 이마에 땀도 흘리며 일한 적이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노 행정개혁상은 비난이 이어지자 자신의 행동이 과했다고 판단했는지 나가사키 지사가 문제 삼았던 트윗을 삭제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강제동원, 법적 프로세스 이행 중요… 피고 日기업, 피해자와 대화가 우선”

    “강제동원, 법적 프로세스 이행 중요… 피고 日기업, 피해자와 대화가 우선”

    강제동원, 3국 정상회의 결부 곤란법정 바깥 화해 먼저… 日 뭔가 해야日지도자들 과거사 인식 보여 줘야‘문희상안’ 등 입법 피해자 배제 안 돼2017년 10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주일 한국대사를 지낸 이수훈 경남대 석좌교수는 강제동원 문제 해결과 관련해 “대법원 판결에 의한 법적 프로세스의 이행이 중요하다”면서 “피고인 일본 기업이 피해자인 원고를 만나 대화를 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사는 3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취임 이후 두드러진 한일 간 정중동에 대해 “새 총리하에 새롭게 한일 관계를 해 보자는 움직임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노·무라야마·간 담화’ 계승 메시지를 Q.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을 현금화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면 스가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어떻게 보나. A. 강제동원 문제를 한중일 3국 정상회의와 결부시키는 것은 곤란하다. 3국이 논의할 게 많이 있는데 한일 현안을 걸고 충족이 안 되면 총리가 못 가겠다고 하는 것은 한중일 3국 협력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Q. ‘선(先) 일본 기업 배상 후(後) 한국 정부 보전’을 한국이 제안했으나 일본이 거부했다는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가 있었다. 또한 일각에서는 정부나 포스코에 의한 대위변제안도 나온다. A. 여러 안이 구상되고 제안도 됐다. 하지만 먼저 법적 프로세스가 이행돼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피고인 일본 기업들이 피해자인 원고들을 만나는 일이다. 법정 바깥의 화해가 우선이다. 중국과는 그렇게 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에서 일본 기업을 묶어 놓고 접촉하면 안 된다고 해서 문제를 풀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재단이나 기금을 만들든 우리 측의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일본 측에서 뭔가를 해야 한다. 일본에서 대법원 판결을 놓고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위반이라고 하는데 협정이 우리 국회에서 비준을 받는 순간 국내법에 준해 다뤄진다. 대법원 판결이 반영되는 구체적 대응책이 나와야 하는 거지, 일본처럼 “당신들이 해결하라”고 밀어붙이면 일이 안 된다. Q. 한일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 결국은 현금화로 갈 수밖에 없는데. A. 행정부가 현금화를 딱 막아 주겠다고 할 수 없다. 그랬다간 큰일 난다.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과거사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 ‘과거사 끝났으니 다 잊고 미래로 가자’ 그렇게는 안 된다. 일본에는 고노, 무라야마, 간 담화가 있다. 적어도 일본 지도자들이 한국에 대해 ‘우리는 그런 담화를 잊지 않고 다 계승한다’ 이런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이렇게 하면 한일 관계가 풀린다. Q. 2015년 패전 70주년 아베 담화는 “전후 세대의 아이들에게 사과라는 숙명을 계속 짊어지도록 할 수 없다”고 하면서 과거사를 털어 내려 한 게 아닌가 한다. 이것을 스가 총리가 계승한 것처럼 보인다. A. 그런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한일 관계가 관리될 수 없다. 일본 지도자들이 과거사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는 걸 보여 주는 것은 최소한으로 해야 할 일이다. 일본 총리가 8·15 등을 계기로 한마디만 하면 된다. Q. ‘문희상안’같이 입법을 통해 해결 가능한가. A. 입법도 의욕만 갖고는 안 된다. 국회에서 입법을 해도 이해 당사자들이 배제되거나 소외되면 그 또한 문제다. 입법이든 뭐든 해결의 중심에는 피해자가 있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피해자들의 권익을 존중하는 방식에 의한 해결이 보편적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일 간에도 마찬가지다. Q. 제2의 김대중·오부치 선언, 즉 문재인·스가 선언이 가능할까. A. 한일 관계를 추스르기 위한 돌파구가 필요하다. 올해는 다 갔고, 내년에는 한국의 대선 국면이지만 만들어 낼 시간은 있다. 하지만 많은 노력이 들어가야 한다. 그에 앞서 북미 간에 좋은 흐름이 생겨야 한다. 북미가 잘되면 부수 효과로 일본을 안으로 잡아당기는 구심력이 생긴다. ●‘오염수 처리’ 日 주권 사항 끝낼 일 아냐 Q.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에 대해 외교부는 일본의 주권 사항이라고 했는데. A. 목전의 현실처럼 됐다. 바다에 방출한 원전 오염수가 돌고 돌아 우리 영해로 와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사안인데 ‘주권 사항’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일본이 강행하지 않을까 싶은데 대단히 우려스럽다. Q. 대사 때 만나 본 스가 당시 관방장관은 어땠나. A. 자주 만났다. 비밀스럽게 만날 것도 없지만 비밀스럽게 만나기도 했다. 원칙적인 일 얘기 외에는 사람이 아주 자상했다. ‘도쿄 생활이 어떠냐, 있을 만하냐, 교수 생활과 비교해 어떠냐’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고노 다로 전 외무장관하고는 얼굴을 붉히는 일도 있었는데, 스가 장관과는 원만하게 지냈다. 한국인 지인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2000자 인터뷰 46]이수훈 “강제동원 해결, 일본 피고 기업이 먼저 손 내밀어야”

    [2000자 인터뷰 46]이수훈 “강제동원 해결, 일본 피고 기업이 먼저 손 내밀어야”

      스가 총리의 방한, 현금화 없어야 가능하단 조건은 부적절 한일 간 여러 안 오가고 있으나 법적 프로세스 이행이 우선 일본, 한국 대통령이 사법부 판단에 개입할 수 있다고 착각 피해자 중심주의는 인권 보호하기 위한 세계적·보편적 흐름 대사 때 만난 스가 장관 자상하고 원만해, 한국 지인도 있어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취임(9월 16일) 이후 한일 간에 조용하면서도 잰 걸음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집권 자민당 의원인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이 지난달 17일 방한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을 만났다. 21일 주일한국대사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남관표 대사가 강제동원 협의에 약간의 진전이 있다고 밝힌 데 이어 29일에는 김정한 외교부 아태국장이 다키자키 시게키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국장급 협의를 가졌다. 다키자키 국장은 지난 2월 방한을 했기 때문에 김 국장이 일본을 방문하는 게 순서였다. 또한 노영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과 아키바 다케오 외무성 사무차관 간 대화 채널도 가동되고 있다고 한다. 한일 간 최대 현안은 남 대사가 언급한대로 강제동원 문제다.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위반이라며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은 한국에서 해결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2017년 10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주일대사를 지낸 이수훈 경남대 석좌교수에게 강제동원 해법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이 전 대사와 3일 가진 인터뷰 일문일답 내용. Q. 한일관계가 사상 최악이라지만 ‘굳이 좋아질 필요가 있느냐’, ‘아니다 그래도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일관계 개선 필요한가. A. 한일관계는 우호와 협력관계다. 우호와 협력을 할 수 없으니 한일이 노력해 악화된 관계를 돌파해보자 하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나 일본분들도 그렇지만 지금의 한일관계를 불편하게 느낀다. Q. 한일 간에 정중동의 움직임이 있다. 강제동원 문제는 연내 해결이 가능하다고 보나. A. 딱 시기를 못 박기 어렵다. 일본에서 리더십 교체가 있었다. 보통 교체가 아니고 강한 보수주의자 아베의 장기 집권에서 스가 총리로 바뀌었으니, 새 총리 하에 새롭게 해보자는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Q.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을 현금화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면 스가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어떻게 보나. A. 강제동원 문제를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 결부짓는 것은 곤란하다. 3국이 논의할 게 많이 있는데 한일 현안을 걸어서 충족 안되면 총리가 못 가겠다는 것은 한중일 3국 협력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Q. ‘선(先) 일본 기업 배상 후(後) 한국 정부 보전’을 한국이 제안했으니 일본이 거부했다는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가 있었다. 또한 일각에서는 정부나 포스코에 의한 대위변제안도 나온다. A. 여러 안이 구상되고 제안도 됐다. 하지만 먼저 법적 프로세스가 이행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피고인 일본 기업들이 피해자인 원고들을 만나야 한다. 즉 법정 바깥의 화해가 우선이다. 중국과는 그렇게도 했다. 일본 정부에서 일본 기업을 묶어놓고 접촉하면 안 된다고 해서 문제를 풀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재단이나 기금을 만들든, 경제협력자금의 수혜기업이 내놓건, 우리 국민이 성금을 내건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일본 측에서 뭔가를 해야 한다. 일본에서 대법원 판결을 놓고 65년 협정 위반이라고 하는데 그 논리도 우리로 보면 취약하다. 65년 협정이 우리 국회에서 비준을 받는 순간 국내법에 준해 다뤄진다. 국내법에 분란이 생기면 최종 해석 권한은 대법원에 있다. 따라서 식민지배나 징용문제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반영되는 구체적 대응책이 나와야 하는 거지, 일본처럼 “당신들이 해결하라”고 밀어붙이면 일이 안 된다. Q. 한일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 결국은 현금화로 갈 수 밖에 없는데. A. 행정부가 현금화를 딱 막아주겠다고 할 수 없다. 그랬다간 큰 일 난다.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과거사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과거사 끝났으니 다 잊고 미래로 가자 그렇게는 안 된다. 그것은 한국 사회와 현재 정치 지도부를 구성하는 인적 구성을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다. 한국은 미래지향적으로 경제·문화·인적 교류를 활발히 하겠다는 입장인데, 그걸 위해서는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서 인식을 갖고 있고, 그런 것을 보여줘야 한다. 고노, 무라야마, 간 담화가 있다. 적어도 일본 지도자들은 한국에 대해서 ‘우리는 그런 담화를 잊지 않고 다 계승한다’ 이런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이렇게 하면 한일관계가 풀린다. Q. 2015년 패전 70주년 아베 담화는 “전후 세대의 아이들에게 사과라는 숙명을 계속 짊어지도록 할 수 없다”고 하면서 과거사를 털어내려 한 게 아닌가 한다. 이것을 스가 총리가 계승한 것처럼 보인다. A. 그런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한일관계가 관리될 수 없다. 일본 지도자들이 과거사에 대해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은 최소한으로 해야 할 일이다. 일본 총리가 적절한 계기에 한마디만 하면 된다. Q. 강제동원 문제는 일본과 어떻게 접점을 찾아야 하나. A. 똑같은 말의 되풀이인데 대법원 판결이 존재하고 구체적으로 피해자에게 1억원씩을 배상하라고 돼 있다. 피고 기업들이 어떻게 해보려는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원고 측 대화 제의를 거부해서는 안된다. 대화가 출발점이라고 본다. Q.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들에게 원고 측과 접촉하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놓은 건가. A. 그렇다. 우리가 입만 열면 하는 이야기가 사법부의 판단 존중이다. 사법적 절차가 진행되는 데 행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 어느 누구라도 한일관계가 안 좋으니 기다려 주십쇼,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일본에 있으면서 겪은 게 한국 대통령이 못 할 게 뭐가 있느나면서 강제동원 문제도 대통령이 해결하라는 것이었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제1호가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의 지연이었고, 그 일로 인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곤욕을 치르는 걸 다 설명했는데도 일본 측은 마이동풍이었다. Q. ‘문희상 안’ 입법 통해서 해결 가능한가. A. 입법도 의욕만 갖고는 안 된다. 국회에서 입법을 하건 이해 당사자들이 배제되거나 소외되면 그 또한 문제다. 입법이든 뭐든 해결의 중심에는 피해자가 있어야 한다. 세계적 추세가 피해자들의 권익을 존중하는 방식에 의한 해결로 보편적인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일 간에도 마찬가지다. Q. 내년이면 북미협상이 재개될 것인데 일본의 역할이라면. A. 2017년부터 지금까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진행되는 동안 일본이 긍정적 역할을 한 적이 없다. 오히려 훼방꾼 노릇을 했다. 일본의 미래를 생각해보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같이 올라타야 하고, 북미회담에 가능한 한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있어야 한다. Q. 제2의 김대중·오부치 선언, 즉 문재인·스가 선언이 가능할까. A. 한일관계를 추스리기 위한 돌파구가 필요하다. 올해는 다 갔고, 내년에는 한국의 대선 국면이지만 만들어낼 시간은 있다. 하지만 많은 노력이 들어가야 한다. 그에 앞서 북미 간에 좋은 흐름이 생겨야 한다. 북미가 잘 되면 부수 효과로 일본을 안으로 잡아당기는 구심력이 생긴다. 김대중·오부치의 파트너십 선언이 성공했던 것은 오부치라는 정치인이 과거사 인식을 분명하게 했기 때문이다. 2018년 선언 20주년 때는 제2의 파트너십 선언을 위해 한일 정치인들이 노력했으나 그해 10월 강제동원 판결이 나와서 열기가 식어버렸다. Q.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에 대해 외교부는 일본의 주권사항이라고 했는데. A. 대사 때는 급박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목전의 현실처럼 됐다. 바다에 방출한 원전 오염수가 돌고돌아 우리 영해로 와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사안인데 ‘주권사항’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아마도 일본이 강행하지 않을까 싶은데 대단히 우려스럽다. Q. 대사 때 만나본 스가 당시 관방장관은 어땠나. A. 자주 만났다. 비밀스럽게 만날 것도 없지만 비밀스럽게 만나기도 했다. 원칙적인 일 얘기 외에는 사람이 아주 자상했다. 도쿄 생활이 어떠냐 있을 만 하냐, 교수생활과 비교해 어떠냐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당시 국가안전보장국장이던 야치 쇼타로나 고노 다로 전 외무장관하고는 얼굴을 붉히고 그런 일도 있었는데, 스가 장관하고는 그런 에피소드가 없이 원만하게 지냈다. 한국에 다녀가기도 하고 한국인 지인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내일은 돌아가겠지… 그렇게 35년, ‘복직 희망’ 올해가 마지막입니다

    내일은 돌아가겠지… 그렇게 35년, ‘복직 희망’ 올해가 마지막입니다

    정년 앞두고 암 투병 중에도 복직 투쟁 옛 동지 文대통령에 “정부도 책임“ 편지“내일이면 복직되겠지…. 하다 보니 어느덧 35년이 흘렀습니다.” 한진중공업의 마지막 해고 노동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은 21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세월을 담담히 회상했다. 1981년 용접공이었던 그는 동료가 일터에서 다치고 죽는 일에 분노해 노동운동에 뛰어들었고 여전히 차가운 거리 위에 있다. 올해 정년을 앞둔 김 지도위원은 유방암과 싸우며 지난 6월 마지막 복직 투쟁을 시작했다. 김 지도위원은 18살 때부터 한복 가게, 옷 공장, 우유 배달, 가방 공장, 버스 안내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그가 쓴 글을 모은 책 ‘소금꽃나무’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근속연수가 조금씩 늘어나게 된 건 그 회사가 좋다거나 마음이 편해서가 아니라 어딜 가더라도 다 마찬가지라는 체념 때문이었다.…무슨 희망이 있었을까. 미싱사가 되는 희망, 일류 라벨달이가 되는 희망. 그렇게 한 칸씩 당겨서 조장이 되는 희망.” 월급을 많이 준다기에 시작한 용접일은 또 다른 지옥이었다. 전선 피복이 벗겨지면 새로 바꿔야 하는데 그대로 둬서 감전사로 동료가 죽었다. 김 지도위원은 “사고가 나도 산재로 인정되거나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남편 시신을 회사 앞에 두고 울던 아내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충처리위원회에 말하고, 관리자도 찾아갔지만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죽는 사람만 억울한 걸 바로잡아야겠다고 노조에 들어갔는데 사측 입장에 동조하는 어용이었다”고 말했다. 1986년 노조 대의원이 된 그는 생활관과 도시락 등 복지 문제, 산재환자 불이익 처우가 심각하다며 노조 집행부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배포했다는 이유로 부산 경찰 대공분실에 끌려가 고문을 당했고 또 해고됐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심의위원회는 2009년과 지난달 25일 두 차례 한진중공업에 복직을 권고했지만 사측은 거부하고 있다. 김 지도위원은 “회사는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에서 복직을 반대한다고 하지만, 산업은행에서 받은 공문에는 ‘노사관계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적혀 있다”며 사측을 비판했다. 김 지도위원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 다리에서 ‘옛 동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었다. 그는 “정부는 개별 기업의 문제여서 복직 문제에 개입할 수 없다고 하지만 한진중공업은 이제 국책은행이 관리하고 있으니 정부도 책임을 회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지도위원은 오는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선다. 이병모 한진중공업 사장도 증인 자격으로 한자리에 나온다. 김 지도위원은 “복직에 대한 희망과 소원을 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2020년이 지나기 전, 해고노동자 김진숙은 조선소로 돌아갈 수 있을까.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김진숙이 ‘옛 동지’ 문 대통령에게 묻는다… “저의 해고는 여전히 부당합니까”

    김진숙이 ‘옛 동지’ 문 대통령에게 묻는다… “저의 해고는 여전히 부당합니까”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과 자신의 복직을 촉구하는 글을 썼다. 우리나라 최초 여성 용접사인 그는 노동운동을 하다 1986년 해고돼 한진중공업으로 복직하지 못하고 있다. 김 지도위원은 20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 다리에서 ‘원로선언 추진모임’이 진행한 ‘한진중공업 해고자 김진숙 복직촉구 ’ 기자회견에서 이 편지를 읽었다. 이날 함세웅 신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 시민사회 인사 172명이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했다. 1981년 당시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에 입사한 김 지도위원은 “산재 환자의 불이익 처우 문제, 생활관 및 도시락 개선 방안, 조합의 공개운영 방안 등이 심각하다”며 노동조합 집행부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제작·배포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2009년 민주화보상위원회가 사측에 복직을 권고했지만, 복직을 하지 못한채 올해 정년을 앞두고 있다. 김씨는 “86년 최루탄이 소낙비처럼 퍼붓던 거리 때도 우린 함께 있었고, 91년 박창수 (한진중공업 노조) 위원장의 죽음의 진실을 규명하라는 투쟁의 대오에도 우린 함께였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 자리에도 같이 있었다”면서 “어디서부터 갈라져 서로 다른 자리에 서게 된 걸까. 한 사람은 열사라는 낯선 이름을 묘비에 새긴 채 무덤 속에, 한 사람은 35년을 해고 노동자로, 또 한 사람은 대통령이라는 극과 극의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지도위원은 여전히 열악한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을 지적했다. 그는 “노동 없이 민주주의는 없다는 데 노동자들은 죽어서야 존재가 드러난다”면서 “최대한 어릴 때 죽어야, 최대한 처참하게 죽어야, 최대한 많이 죽어야 뉴스가 되고 뉴스가 끝나면 그 자리에서 누군가 또 죽는다”고 호소했다. 그는 “민주주의가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면, 가장 많은 피를 뿌린 건 노동자들”이라며 “그 나무의 열매는 누가 따먹고, 그 나무의 그늘에선 누가 쉬고 있는 걸까”라고 물었다. 이어 김 지도위원은 “그저께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저의 복직을 응원하겠다고 오셨다. 우린 언제나 약자가 약자를 응원하고, 슬픔이 슬픔을 위로해야 하는 걸까”라며 “항소이유서와 최후진술서, 추모사를 쓰며 세월이 다 갔습니다. 그 옛날 저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말씀하셨던 문재인 대통령님, 저의 해고는 여전히 부당합니까. 옛 동지가 간절하게 묻습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김진숙 지도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에 전한 글 전문 우린 어디서부터 갈라진 걸까요. 86년 최루탄이 소낙비처럼 퍼붓던 거리 때도 우린 함께 있었고, 91년 박창수 위원장의 죽음의 진실을 규명하라는 투쟁의 대오에도 우린 함께였고,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의 자리에도 같이 있었던 우린, 어디서부터 갈라져 서로 다른 자리에 서게 된 걸까요. 한 사람은 열사라는 낯선 이름을 묘비에 새긴 채 무덤 속에, 또 한 사람은 35년을 해고노동자로, 또 한 사람은 대통령이라는 극과 극의 이름으로 불리게 된 건, 운명이었을까요. 세월이었을까요. 배수진조차 없었던 노동의 자리, 기름기 하나 없는 몸뚱아리가 최후의 보루였던 김주익의 17주기가 며칠 전 지났습니다. 노동없이 민주주의는 없다는데 죽어서야 존재가 드러나는 노동자들. 최대한 어릴 때 죽어야, 최대한 처참하게 죽어야, 최대한 많이 죽어야 뉴스가 되고 뉴스가 끝나면 그 자리에서 누군가 또 죽습니다. 실습생이라는 노동자의 이름조차 지니지 못한 아이들이 죽고, 하루 스무 시간의 노동 끝에 ‘나 너무 힘들어요’라는 카톡을 유언으로 남긴 택배 노동자가 죽고, 코로나 이후 20대 여성들이 가장 많이 죽고, 대우버스 노동자가 짤리고, 아시아나 케이오, 현중하청 노동자들이 짤리고, 짤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수년째 거리에 있습니다. 연애편지 한 통 써보지 못하고 저의 20대는 갔고, 대공분실에서, 경찰서 강력계에서, 감옥의 징벌방에서, 짓이겨진 몸뚱아리를 붙잡고 울어줄 사람 하나 없는 청춘이 가고, 항소이유서와 최후진술서, 어제 저녁을 같이 먹었던 사람의 추모사를 쓰며 세월이 다 갔습니다. 민주주의가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면, 가장 많은 피를 뿌린 건 노동자들인데, 그 나무의 열매는 누가 따먹고, 그 나무의 그늘에선 누가 쉬고 있는 걸까요. 그저께는 세월호 유족들이 저의 복직을 응원하겠다고 오셨습니다. 우린 언제까지 약자가 약자를 응원하고, 슬픔이 슬픔을 위로해야 합니까. 그 옛날, 저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말씀하셨던 문재인 대통령님 저의 해고는 여전히 부당합니다. 옛 동지가 간절하게 묻습니다. 2020. 10. 20. 한진중공업 마지막 해고자 김진숙
  • [씨줄날줄] 탈(脫)도장/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탈(脫)도장/황성기 논설위원

    7년 전 일본 도쿄 근무 때 살던 집은 지진에도 끄떡없는 ‘면진’(免震)식 신축 아파트였다. 모든 게 새것이었으나 딱 하나, 집 문에 달린 시건장치는 구멍에 열쇠를 넣어 잠그고 여는 구식이었다. 열쇠를 갖고 다니면서 가방에 넣어둔 열쇠 간수에 꽤나 신경을 썼던 기억이 생생하다. 가끔씩 일본의 주택 사정을 엿볼 겸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다녀봤는데 한국에선 이미 일상화한 디지털 열쇠를 달아 놓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도쿄 지사의 실내 보수를 도와준 인테리어 업자 왈 “열쇠 업계의 힘이 세기 때문일 것”이란다. 열쇠 업계 힘이 세다 한들 비밀번호나 카드 한 장으로 열리는 편리성을 이길 수는 없을 터라, 지금 새로 짓는 아파트에 디지털 열쇠가 보급되기 시작한 듯하다. 뭐 하나 바꾸려면 따지고 재고, 건너려는 돌다리를 여러 번 두드려야 직성이 풀리는 일본인들이 아날로그 열쇠에 안심하고 그 열쇠의 이권을 지키려는 업계도 이에 편승해 시건장치의 디지털화가 늦어진 게 아닌가 싶다. 그와 비슷한 게 도장이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제1호 정책인 ‘탈(脫)도장’이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었지만 도장을 찍으러 회사에 출근했다는 웃지 못할 일들이 속출하면서 도장이란 존재가 일본 사회의 키워드가 됐다. 스가 내각의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이 행정 절차의 90% 이상에서 도장 사용을 없앤다고 발표한 뒤 지방자치단체의 80%가 법령에 의무화한 날인을 제외한 도장 사용을 폐지하거나 폐지를 검토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다만 전국인장업협회 회장이 고노 개혁상을 만나 시대의 흐름인 도장 폐지에는 찬동하면서도 “모든 도장이 나쁜 것이라 생각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하니 도장문화 150년을 자랑하는 업계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스가 내각이 추진하는 디지털청이 예상대로 내년에 세워져 아날로그 일본의 디지털화를 주도할 수 있을지가 스가의 단명 여부보다 일본의 변화를 들여다보는 새 관전 포인트다. 아베 전 정권이 양적 완화로 대표되는 ‘아베노믹스’를 성장전략으로 삼았다면 스가 정부는 “디지털화 빼고는 일본의 성장전략을 그릴 수 없다”(히라이 다쿠야 디지털개혁상)면서 디지털 혁명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다. 도장만 없앤들 행정 디지털화의 중핵인 마이넘버카드(일본판 주민등록번호)의 보급률이 5년이 지난 지금도 17.5%에 불과한 게 문제다. 전국적인 행정전산망이 없다 보니 ‘아베 마스크’나 재난지원금 지급에 몇 개월씩 걸린 일본이다. 개인정보침해를 우려하는 일본인의 아날로그 고집이 스가 총리의 ‘개혁’에 협조할지 궁금해진다. marry04@seoul.co.kr
  • 디지털시대 저항받는 스가의 ‘도장 퇴출’

    새롭게 등장하는 국가 지도자는 누구라도 ‘개혁’을 전면에 내세우기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개혁 대상을 설정하고 거기에 집중적으로 칼날을 들이댐으로써 성과를 극대화하는 수순을 밟는다. 지난달 16일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그 대상 중 하나로 ‘도장 문화’를 선택했다. 공공 및 민간 부문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종이문서+도장날인’ 세트를 국가 발전을 가로막고 국민 생활을 힘들게 하는 ‘비능률·비효율’의 상징으로 규정했다. 지난 7일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정부 규제개혁 추진회의에서 그는 “서면과 날인 중심으로 이뤄지는 모든 행정 절차를 근본적으로 손보라”고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 등 각료들에게 지시했다. 그러나 당장 생계를 위협받게 된 도장업계의 우려와 반발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일본의 도장시장 규모는 이미 매년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현재 연간 1700억엔(약 1조 8500억원)으로 20년 전의 3분의2 정도로 쪼그라든 상태다. 도장업계는 ‘도장을 없앤다’는 고노 행정개혁상의 표현부터 업계의 사활이 걸린 문제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이라며 문제 삼고 있다. 한 도장업체 대표는 “매출의 40% 정도가 관공서, 기업과의 거래에서 나오는데 도장을 사용하지 않게 되면 경영은 암담해진다”고 말했다. 집권 자민당 내 ‘일본의 도장 제도·문화를 지키는 의원연맹’도 과도한 도장문화 배척은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며 속도 조절론을 펴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韓 수출규제 주도 日경제산업성…아베와 함께 ‘무소불위 권력’ 끝나

    韓 수출규제 주도 日경제산업성…아베와 함께 ‘무소불위 권력’ 끝나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수출규제 등 지난해 한국 징용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 정부의 보복을 주도한 곳은 경제산업성이었다. 중대한 외교이슈로 비화될 게 분명한 사안이었지만, 고노 다로 당시 외무상은 신문을 보고서야 이 사실을 알았을 만큼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됐다. 지난달 중순까지 7년 9개월간 지속된 제2차 아베 신조 정권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온 경산성의 시대가 빠르게 저물고 있다. 경산성은 아베 시절 전통의 ‘최강관청’ 재무성을 제치고 독보적인 위세를 누렸다. 그 중심에는 경산성 출신의 이마이 다카야(62) 총리비서관이 있었다. 이마이 비서관은 디테일(세부사항)에 약했던 아베 총리로부터 실무에 관한 한 거의 전권을 물려받아 정치, 사회, 경제 등 내치는 물론 외교·안보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깊숙이 영향력을 행사했다. 야권에서는 그를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를 사실상 지배했던 요승 라스푸틴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응 등 아베 정권 말기로 가면서 권력 핵심부 경산성 출신들의 정책 및 판단 미스가 잇따랐다. 전 국민적 조롱거리가 됐던 ‘아베노마스크’(가정당 천 마스크 2장씩 배포), 공연히 혼란만 불렀던 ‘전국 초중고 일제휴교 요청’ 등이 대표적이다.경산성의 내리막은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지난달 16일 취임과 동시에 이마이 비서관을 퇴출시키면서 현실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9일 또 하나의 결정타가 터져 나왔다. 스가 총리가 경산성 주도로 운영돼 온 총리 직속 ‘미래투자회의’의 폐지를 결정한 것. 미래투자회의는 경산성이 국가경제의 큰 틀을 자신들의 뜻대로 이끌어 가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폐지 결정에 따라 경산성은 정책 주도의 핵심 거점을 상실하게 됐다. 외무성도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주도하에 경산성의 비정상적인 외교·안보 분야 개입 차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 시절 한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 외교정책의 주도권을 이마이 비서관이나 경산성에 빼앗겼던 외무성은 이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해 있었다. 마이니치신문은 경산성 내부에서 향후 존재감 위축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빼앗긴 일터, 여전한 흉터

    빼앗긴 일터, 여전한 흉터

    ‘빼앗긴 일터, 그 후’는 1970년대 여성 노동운동가로 활동하다 1980년 신군부하에서 해고된 저자가 오늘까지 통과해 온 시간들을 돌아보는 자전적 에세이다. 장남수 작가는 1958년 빈농의 딸로 태어나 초등학교를 마치고 일찍이 상경해 공장에 다니며 야학에서 공부했다. ‘민주노조의 전설’로 불리는 원풍모방에 입사해 노조에서 활동하다 1978년 부산 동일방직 해고노동자들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던 ‘동일방직 사건’에 연대 항거해 구속되기도 했다. 민주화의 초석이 된 여성 노동자, 여성 노동운동가들의 이력 그 자체로, 책은 그가 1984년 펴냈던 자전적 수기 ‘빼앗긴 일터’의 속편 격이다. 책은 유년 시절 고향에서의 추억, 상경해 여성 노동자로서 분투한 기록과 함께 오늘날을 살아가는 ‘인간 장남수’의 모습이 함께 실렸다. 옛날의 일은 한 시절 추억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어서 그에게는 현재 진행형이다. 원풍모방 노조원들의 모임에서, 1970~1980년대 엄마의 신산한 삶을 귀로는 들었으되 눈으로는 보지 못했던 아들딸들이 함께 만난다. 이들은 영상 속 앳된 모습의 엄마가 경찰에게 질질 끌려가며 울부짖는 것을 보고 말을 잇지 못한다. 배곯는 시대는 아니라 해도 여전히 힘든 청춘들. 그들이 저마다의 어려움을 토로하다, 그 시절 엄마들처럼 함께 마음을 나누는 모습을 보고 작가는 뿌듯함을 감추지 못한다. 뒤늦게 검정고시에 합격해 작가는 쉰이 다 된 나이에 대학(성공회대 사회과학부)에 갔다. 그러나 40여년 세월을 건너, 아직도 ‘빼앗긴 일터’는 여전하고, 작가의 남편도 여전히 비정규직이다. 안착이 어려웠던 삶 속 숱하게 이삿짐을 꾸리다 제주에 정착한 작가는 그 땅의 역사를 배우며 글쓰기를 계속하고 있다. 있었던 일은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 글쓰기가 이를 대변한다는 것을 작가의 삶이 온몸으로 증명해 내고 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3반 프리미엄’이 만든 日 세습 불패 신화… 또 멀어진 새정치

    ‘3반 프리미엄’이 만든 日 세습 불패 신화… 또 멀어진 새정치

    지난 14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해 일본의 제99대 총리가 된 스가 요시히데(72)는 선거 기간 중 마이크를 잡고 단상에 오를 때마다 “저는 아키타현 농가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아버지 등으로부터 기반을 물려받는 세습 국회의원 중심의 정치 풍토에서 자신은 밑바닥부터 시작해 현재 위치까지 한 발 한 발 올라왔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는 ‘2세, 3세 정치인의 의원 입후보 제한’을 당내에서 누구보다 강하게 주장해 온 인물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그가 구성한 내각에서도 각료(장관)의 절반 이상은 세습 의원으로 채워졌다. 능력과 경력, 파벌 등을 두루 감안하는 과정에서 정치 가문 출신들을 중용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본 세습 정치의 현실에 대해 알아봤다. 지난 16일 스가 정권 출범과 함께 주인이 가려진 내각의 각료 자리는 재무상, 법무상, 외무상 등 총 20개. 이 중 60%에 해당하는 12개가 집안으로부터 정치적 기반과 자산을 물려받은 세습 의원들에게 돌아갔다. 가장 고령인 아소 다로(80) 부총리 겸 재무상은 현대 일본정치의 기틀을 만들었다고 평가받는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의 외손자다. 장인은 스즈키 젠코 전 총리다. 메이지유신을 성공시킨 ‘유신 3걸’의 주역 오쿠보 도시미치의 5대손이기도 하다. 이번에 처음 방위상으로 입각한 기시 노부오(61)는 아베 신조(66) 전 총리의 친동생이다.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와 그의 동생 사토 에이사쿠 형제가 총리를 지냈으며, 아버지 아베 신타로도 병으로 세상을 뜨기 전 유력한 총리 후보였다. 고이즈미 신지로(39) 환경상은 아베 이전의 장기 집권(2001~2006년) 총리였던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차남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외할아버지(고이즈미 마타지로)는 중의원 부의장, 아버지(고이즈미 준야)는 방위청 장관을 지냈다. 방위상에서 행정개혁상으로 옮긴 고노 다로(57)는 할아버지가 건설상·농림상을 지냈던 고노 이치로, 아버지는 관방장관·자민당 총재·외무상을 역임한 고노 요헤이다. 고노 요헤이는 위안부 동원에 대해 한국에 사과한 ‘고노 담화’(1993년)의 주인공이다.유임된 가지야마 히로시(65) 경제산업상은 스가 총리가 필생의 정치 스승으로 떠받들어 온 가지야마 세이로쿠 전 자민당 간사장의 아들이다. 오코노기 하치로(55) 국가공안위원장은 스가 총리가 정치 인생을 시작할 때 비서로 보좌했던 오코노기 히코사부로 전 통상산업상·건설상의 아들이다. 후생노동상에 두 번째 임명된 다무라 노리히사(56)도 할아버지(다무라 미노루)가 중의원, 큰아버지(다무라 하지메)는 중의원 의장을 지낸 정치 명문가 출신이다. 이번에 관방장관으로 기용되며 위상이 크게 뛴 가토 가쓰노부(65)와 코로나19 대책을 총괄하는 니시무라 야스토시(58) 경제재생상은 장인들이 각각 중의원 의원이었다. 정치의 세습은 좁은 의미로는 부모, 조부모 등 3촌(친가·처가·시가·외가) 이내 친족이 의원을 지낸 선거구에서 당선되는 것을 뜻한다. 정당보다 지역 개념이 더 강해 아버지의 지역구에서 정당을 바꿔 당선되면 세습으로 인정하지만, 같은 정당이어도 아버지와 다른 지역구에서 당선되면 세습으로 치지 않는 편이다. 세습 정치인은 이른바 ‘3반’의 프리미엄을 갖는다. 일본어 발음으로 ‘지반’(아버지 등이 닦아 놓은 지역 기반), ‘간반’(간판·지명도), ‘가반’(돈가방·자금력)의 세 가지다. 할아버지나 아버지 등으로부터 후원회는 물론이고 자금관리 조직까지 물려받기 때문에 처음 입후보할 때부터 남들보다 우위에 서게 된다. 일본의 세습 의원 비중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직전에 치러졌던 2017년 10월 중의원 선거에서는 전체 당선자 465명의 26%인 120명이 세습이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일본공산당 등에는 세습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자민당으로 범위를 좁히면 비중이 34%까지 늘어난다. 이는 똑같이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영국 하원의 세습 의원 비중(약 10%)의 3배가 넘는 것이다. 지난 4·15 총선에서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아들이 아버지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출마하려다 좌절된 데서 알 수 있듯 한국은 정치 세습을 용납하지 않는 정서가 강한 반면, 일본에서는 정치 세습 가문을 자기 고장의 자랑으로 인식하는 경향까지 나타난다. 이는 지방으로 갈수록 두드러진다. 이를테면 군마현의 경우 ‘후쿠다 가문’(일본의 첫 부자 총리인 후쿠다 다케오·후쿠다 야스오), ‘나카소네 가문’(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나카소네 히로후미 참의원 부자), ‘오부치 가문’(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오부치 유코 중의원 부녀) 등은 절대적 위세를 자랑한다. 한 정가 소식통은 “자기 지역의 삶의 질 개선은 지방의원들이 하는 일이고, 중의원·참의원 등 국회의원은 중앙 정가에서 지역의 명성을 드높일 수 있는 사람을 뽑으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그렇다 보니 선거 때 스가 총리와 같은 자수성가형 정치인이 아베 전 총리 같은 세습 후보의 이름값을 뛰어넘기가 힘든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는 ‘세습 불패’의 신화로 이어진다. 자민당이 역사적 참패를 당해 정권을 빼앗겼던 2009년 8월 중의원 선거에서도 세습 정치인들은 당선자 119명 중 42%(50명)를 차지했을 만큼 높은 생환율을 기록했다. 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에 당장 눈앞의 선거나 이익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껏 자기주장을 펼 수 있다는 것이 세습 정치인의 장점으로 꼽힌다. 어릴 때부터 정치인 가족을 보며 자랐기 때문에 정치에 대한 소양과 식견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강하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초선에 성공하기 때문에 일찍부터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기도 하다. 일본의 한 언론인은 “2세, 3세 정치인들이 바닥에서부터 시작하는 정치인들보다 상대적으로 부정부패가 적을 것으로 믿는 경향이 유권자들 사이에 강하다”고 말했다. 카지노형 리조트 입법 과정에서 검은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된 아키모토 쓰카사 의원, 자기 지역구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가 드러나 지난해 10월 경제산업상에서 사실상 경질된 스가와라 잇슈 의원 등이 잘못된 길로 접어들기 쉬운 자수성가형 의원들의 사례로 회자된다. 정가 소식통은 “세습 정치인이라고 해서 완전한 ‘무임승차’는 아니다”라고 했다. 지역 유권자들 사이에 “고등학교까지는 이곳에서 나와야 우리 고장 사람”이라는 정서가 강하기 때문에 정치인 아버지를 따라 도쿄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든지 하는 경우에는 주말마다 더 열심히 지역구로 내려와 지역행사, 결혼식장, 상가 등을 발로 뛰어야 한다. 서울 특파원 출신의 한 일본 기자는 “한일 양국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정치가라는 직업을 힘들고 자기 생활도 없고 고생을 많이 하는 직업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한국보다 일본 국민들 사이에 더 강한 것 같다”고 전했다. 세습 의원이 너무 많아 인재의 다양성에 문제가 생기고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대한 대응이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는 일본에서도 적지 않다. 정가 소식통은 “집안을 계승함으로써 현재의 자신이 있게 된 만큼 뭔가를 지키려는 성향, 즉 보수 편향이 나타나기 쉽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드러난 일본 디지털 수준의 후진성은 그로 인한 결과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대개 유복하게 자랐기 때문에 중산·서민층의 어려움을 모른다는 점도 지적된다. 코로나19 와중에 아베 전 총리가 집에서 유유자적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올려 국민적 비난을 자초한 게 대표적이다. 비세습 의원들은 “정치 입문의 문턱을 낮춰 국회의원의 다양성을 담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스가 총리도 이런 의원들의 선두에 있었다. 자민당은 2018년 지역구 세습을 제한하는 내용의 개선안 마련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습 의원들의 반발에 밀려 반쪽짜리에 그쳤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고이즈미, 정계의 아이돌에서 천덕꾸러기로…분위기 파악 ‘제로’

    日고이즈미, 정계의 아이돌에서 천덕꾸러기로…분위기 파악 ‘제로’

    “환경성이 나를 변화시켜 주었습니다.” “(환경성 내) 담당자로부터 들은 말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이즈미 신지로(39) 일본 환경상은 스가 요시히데 내각의 공식 출범을 하루 앞둔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환경상 취임 후 지난 1년간을 회고하는듯한 이 발언들은 그가 환경성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당시 스가 내각 발족과 함께 그가 다른 요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환경상으로 그대로 남았다. 환경성 안팎에서는 그렇다면 고이즈미 환경상의 15일 발언의 의미는 무엇이냐는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어떤 방향이든 좋은 해석은 없었다. 만일 자신의 이동을 점치고 있었던 것이라면 “정치감각도 없이 스가 총리의 의중을 못 읽었다”는 비판이, 별다른 뜻 없이 한 말이라면 “분위기 파악 못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의 아들로 참신한 이미지에 귀공자 외모까지 겸비해 ‘정계의 아이돌’로 주목받아온 고이즈미 환경상의 입지가 갈수록 옹색해지고 있다. 중앙 정계에서의 존재감이 급격히 하락한 데 이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자기 지역구(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에서조차 실망과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21일 주간아사히에 따르면 자민당 가나가와현 조직의 관계자는 “의미가 불분명한 발언이 많다. 환경성에 고별인사를 했다고 생각했더니 얼마 안 있어 연임되는 것으로 발표가 났다. 이번 총재 선거에서도 애초에 지지 발언을 했던 고노 다로 당시 방위상은 결국 출마하지 않았다. 전혀 앞을 내다보지 못한다. 거의 ‘벌거숭이 임금님’ 수준”이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지난해 9월 아베 신조 당시 총리에 의해 환경상에 발탁된 이후 베일에 쌓여 있는 실체가 드러나면서 대중적인 지지도도 하락하고 있다. 입각 후 10여일 만에 일종의 ‘설화’를 치른 게 대표적이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행사에서 그는 “기후변화 같은 커다란 문제는 즐겁고 멋지게, 섹시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심각한 환경이슈에 대해 무슨 가당치 않은 말장난이냐”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환경정책 사령탑으로서 보여준 것도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도쿄도지사를 하고 있는 고이케 유리코 전 환경상과 비교할 때 실적과 적극성이 태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고이케 지사는 여름철 간소화 복장인 ‘쿨비즈’ 등 새로운 정책을 내놓아 호평을 거뒀고, 국제회의에서도 유창한 영어로 당당하게 대화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하지만, 고이즈미 환경상은 적극적인 움직임은커녕 뭔가 지적이 나오면 “하려고 하는데 권한이 없다”, “부처 간 칸막이 때문에 어렵다”와 같은 변명이 많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지난해 12월에는 고이즈미 환경상이 2015년 6월 기혼 여성 사업가와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의 호텔에 투숙하는 등 불륜 관계에 있었다는 주간문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루 10만엔(약 111만원)이 넘는 호텔 숙박비를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정치자금 관리단체 명의로 지불하는 등 공금을 사적인 용도로 유용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그는 “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말할 게 없다”고만 밝혀 의혹을 사실상 인정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새벽 1시 단상 오른 고노 ‘쓴소리’…“日 내각 심야 출범식… 그만하자”

    새벽 1시 단상 오른 고노 ‘쓴소리’…“日 내각 심야 출범식… 그만하자”

    17일 오전 1시를 조금 넘긴 시간 일본 도쿄 총리관저 기자회견실. 바로 몇 시간 전 행정개혁상에 임명된 고노 다로(전 방위상)가 단상에 올랐다. 전날 밤 11시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을 시작으로 당일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 의해 각료로 지명된 20명이 한 명씩 돌아가며 릴레이식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 14번째 순서를 배정받은 고노 행정개혁상은 이미 2시간이나 다른 각료의 회견을 들으며 자기 차례를 기다려 왔다. 회견 시작부터 그의 표정과 목소리에는 피곤과 짜증이 묻어났다. 비효율적인 회견 방식에 대해 한마디 꼭 하고 싶은데 마침 ‘뺨을 때려 주는’ 질문이 나왔다. 한 기자가 ‘앞으로 어느 정도 속도로 행정개혁을 진행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그는 “이 기자회견도 각료들이 (이렇게 릴레이식으로 하지 않고) 자기 부처로 흩어져 돌아가 각자 했더라면 지금쯤 다 끝나서 잠을 자고 있을 것이다. 질질 시간을 끌며 여기서 하는 것은 심각한 과거 답습, 기득권, 권위주의라고 생각한다. 이런 건 그만두는 게 좋겠다”고 답했다. 일본 내각의 ‘심야 출범’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새 정권 첫날 모든 절차를 거치도록 일정이 짜이기 때문이다. 스가 총재가 공식 지명된 16일 당일 오후 1시 이후 국회 총리 지명 선거, 당수회담, 새 내각 조각 발표 등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그 뒤로 오후 5시 45분 일왕 주재 총리 임명식 및 각료 인증식→9시 총리 기자회견→10시 첫 각의 및 기념촬영→11시 각료 20명 릴레이 기자회견이 계속됐다. 릴레이 회견이 아니더라도 한밤중까지 부산을 떨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고노 행정개혁상의 ‘심야 기자회견 폐지’ 발언은 인터넷에서 크게 환영받았다. 트위터 등에는 “한밤중에 하는 취임 회견을 누가 보겠느냐”, “각료 당사자들도 그렇지만 공무원과 기자들은 무슨 죄냐” 등의 의견이 잇따랐다. 이에 가토 관방장관은 17일 오전 정례회견에서 “내각 출범 첫 기자회견은 각료가 국민에게 자신의 각오를 밝히는 중요한 기회”라면서도 “제시된 의견(폐지론)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이런 거 그만둬!” 日고노, 기자회견 2시간 기다리다 폭발

    “이런 거 그만둬!” 日고노, 기자회견 2시간 기다리다 폭발

    17일 오전 1시를 조금 넘긴 시각, 일본 도쿄 총리관저 기자회견실. 바로 몇 시간 전 행정개혁상에 임명된 고노 다로(전 방위상)가 단상에 올랐다. 전날 밤 11시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을 시작으로 당일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 의해 각료로 지명된 20명이 한 명씩 돌아가며 릴레이식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 14번째 순서를 배정받은 고노 행정개혁상은 이미 2시간이나 다른 각료의 회견을 들으며 자기 차례를 기다려왔다. 회견 시작부터 그의 표정과 목소리에는 피곤과 짜증이 묻어나왔다. 비효율적인 회견 방식에 대해 한마디 꼭 하고 싶은데 마침 ‘뺨을 때려주는’ 질문이 나왔다. 한 기자가 앞으로 어느 정도 속도로 행정개혁을 진행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그는 “이 기자회견도 각료들이 (이렇게 릴레이식으로 하지 않고) 자기 부처로 흩어져 돌아가 각자 했더라면 지금쯤 다 끝나서 잠을 자고 있을 것이다. 질질 시간을 끌며 여기서 하는 것은 심각한 과거 답습, 기득권, 권위주의라고 생각한다. 이런 건 그만두는 게 좋겠다”고 답했다. 일본 내각의 ‘심야출범’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새 정권 첫날 모든 절차를 거치도록 일정이 짜이기 때문이다. 스가 총재가 공식 지명된 16일 당일 오후 1시 이후 국회 총리 지명 선거, 당수회담, 새 내각 조각 발표 등이 쉴새 없이 이어졌다. 그 뒤로 오후 5시 45분 일왕 주재 총리 임명식 및 각료 인증식→9시 총리 기자회견→10시 첫 각의 및 기념촬영→11시 각료 20명 릴레이 기자회견이 계속됐다. 릴레이 회견이 아니더라도 한밤중까지 부산을 떨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고노 행정개혁상의 ‘심야 기자회견 폐지’ 발언은 인터넷에서 크게 환영받았다. 트위터 등에는 “한밤중에 하는 취임 회견을 누가 보겠나”, “각료 당사자들도 그렇지만 공무원과 기자들은 무슨 죄냐” 등 의견이 잇따랐다. 이에 가토 관방장관은 17일 오전 정례회견에서 “내각 출범 첫 기자회견은 각료가 국민에게 자신의 각오를 밝히는 중요한 기회”라면서도 “제시된 의견(폐지론)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베 사람으로 채운 새 내각… ‘스가 2기’ 위한 숨고르기 가능성

    아베 사람으로 채운 새 내각… ‘스가 2기’ 위한 숨고르기 가능성

    모테기 외무상 등 아베 내각 8명은 유임관방에 가토·아베 동생 입각 ‘보은 인사’계파 규모 비례한 안배… 극우 색채 완화 파벌 수장 아닌 아베, 영향 행사 적을 듯“중의원 해산·내년 자신만의 내각 노린 것”일본의 집권 자민당 총재인 스가 요시히데가 16일 총리로 공식 취임하면서 일본에 약 8년 만의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하지만 새 정권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첫 번째 내각 구성은 아베 신조 총리 때를 거의 답습한 형태여서 ‘또 다른 아베 내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스가 총리를 포함한 전체 21명 중 16명이 아베 정권에서 1차례 이상 각료(장관)를 지낸 적이 있는 사람들이다. 당내 파벌 구도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중의원 해산·총선거’를 감안한 것이라는 등의 분석이 나온다. 스가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총리로 공식 지명된 뒤 조각 명단을 발표했다. 언론에서는 변화가 별로 없다는 점에서 ‘제5차 아베 내각’, ‘특색도 재미도 없는 인선’, ‘돌려막기·회전문 인사’ 등의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스가 총리가 일찍이 ‘아베 정권의 계승’을 전면에 내세웠던 만큼 변화의 기대를 별로 안 했던 사람들조차 “예상은 했지만 너무 심하다”며 놀라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스가 총리가 지난 14일 자민당 총재 취임 일성으로 강조했던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내각’에 어울리는 실무형 인사라는 평가도 나왔다. 스가 총리는 우선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 등 기존 각료 8명을 유임시켰다. 사실상의 내각 2인자인 관방장관에는 과거 자신의 밑에서 관방부장관을 지냈던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을 낙점했다. 당초 관방장관 발탁설이 나왔던 차기 유력 총리 후보 고노 다로 방위상은 행정개혁담당상에 임명됐다.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 기시 노부오 중의원 의원은 이번에 방위상으로 처음 입각했다. 어릴 적 외가에 양자로 들어갔던 그는 아베 정권 때 외무부대신, 방위대신 정무관(차관급), 중의원 안보위원장 등을 지냈다. 아베 전 총리의 절친인 가토 관방장관과 기시 방위상의 중용은 스가 총리가 자신이 권좌에 오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전임자에 대한 ‘보은인사’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의리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정가 소식통은 “자신이 속해 있는 파벌(호소다파)의 수장도 아니고 추종하는 후배 정치인이 많지도 않은 아베 전 총리가 현 총리에게 모종의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자민당 당직 임명에 이어 내각 인선에서도 파벌 규모에 비례한 안배가 두드러졌다. 최대 계파인 호소다파 5명을 비롯해 두 번째 규모의 아소파 3명, 다케시타파·기시다파·니카이파 각 2명, 이시하라파·이시바파 1명, 무파벌 3명으로 배분됐다. 유임된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이 과거 위안부 만행이나 난징대학살 등 과거사 부정 망언의 경력을 갖고 있지만, 아베 정권에 비해 내각의 ‘극우’ 색채는 크게 약해졌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기시 방위상의 경우 종전일인 지난달 15일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신사를 찾았지만 과거사 등에 대한 도발적 발언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내각 변화의 폭을 최소화한 것이 이달 말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중의원 해산과 맞물려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그게 아니더라도 내년 6월 정기국회 폐회 이후 스가 총리가 그때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내각 구성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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