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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의 에너지 자원 ‘숲’] 핀란드선 폐목재로 전기 생산시 보조금 지급

    목재를 이용해 연료는 물론 합성가스, 화학·의약품 등도 생산할 수 있다.미국에서는 목재를 이용한 바이오에탄올 연구가 활발하다.2003년 농무부와 에너지부, 내무부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술개발에 나섰다. 목질(木質) 바이오매스로는 목재칩이나 목질펠릿 등의 고체연료와 바이오오일 등 액상·기체연료 등이 개발돼 있다. 사용이 편리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점이 장점이다. 핀란드는 1차 에너지 중 목질바이오매스 비중이 20%다. 스웨덴(14%), 오스트리아(10%), 독일(4.2%), 미국(2.5%) 등도 관심이 높다. 우리나라는 0.13%에 불과하다. 핀란드는 산림 폐목재로 전기를 생산하면 보조금을 지급한다.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를 총 에너지 소비량의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스웨덴은 버드나무를 목질 바이오에너지용 연료목으로 가꾸고, 영국은 포플러와 버드나무 등 에너지 작물 재배시 비용을 보전해준다. 독일은 2003년 목질 펠릿을 이용한 지역난방사업을 시작했고, 목질 연료의 규격 표준화와 화목생산 판매를 승인했다. 우리나라는 바이오매스 통계조차 없다. 원목 그대로 화목으로 쓰거나 제재해 산업용 목재로 사용하는 수준이다. 서구의 벽난로가 아닌 온돌문화인 우리나라에서는 화목 보일러 개발도 시급한 과제다.국립산림과학원 최준원 박사는 “목재연료의 수요와 공급이 있다면 기업이 참여할 수 있고 상용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산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바이오매스란 에너지로 이용되는 모든 식물과 미생물 등 생물체를 통틀어 일컫는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목재부터 고구마, 감자를 비롯해 산업폐기물과 쓰레기 등도 연료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내년 시집가는 박정희 전 대통령 딸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내년 시집가는 박정희 전 대통령 딸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

    ‘대통령의 딸’이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한다. 권력자의 딸을 부각시키기보다 주로 사랑과 인간적인 고뇌를 그려 관객들과 가까이 하려 한다. 경호원들을 따돌리고 평상으로 돌아오는 모습이다. 따지고 보면 누구나 그러하듯, 삶이란 결국 ‘나 태어나, 이리저리 웃다 울다 때가 되면 돌아가는 것’에 많은 공감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박근령(53) 육영재단 이사장.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 딸이다. 박 이사장은 1982년 풍산금속 창업주의 아들과 결혼했다가 1년도 채 안돼 이혼했다. 광복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의 딸’이 결혼했다는 점도 화제였고, 이혼한 것 또한 세인의 관심거리였다. 그래서일까. 본인은 ‘이사장’이라는 공직에도 불구하고 있는 듯 없는 듯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살아왔다. 혹 비명에 세상을 떠난 부모나 언니(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누가 될까봐 하는 염려도 있었겠지만 스스로 나서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 ●약혼반지는 15만원짜리 커플링 이런 박 이사장이 최근에 다시 세인의 눈길을 잔뜩 받고 있다. 다름 아니라 혼자 지낸 지 꼭 25년 만에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 ‘약혼’을 했던 것. 삶의 새 출발이기에 축하의 인사말이 인지상정일 터. 하지만 이런저런 잡음으로 당사자는 물론 그를 아끼는 주위 사람들이 안타까움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21일 저녁,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모 병원에서 박 이사장을 만났다. 약혼자 신동욱(40·백석문화대 교수)씨가 입원해 있는 병원이다. 헐렁한 바지 등 수수한 옷차림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눈치를 챘는지 신 교수가 먼저 “이사장님은 할인매장, 그것도 땡처리 장소에서 옷을 고른다. 그래서 대부분 1만원 안팎을 넘지 않는 싸구려 옷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이사장님은 보리밥을 좋아하고, 음식을 먹다가 남으면 반드시 포장지에 싸 갈 정도로 검소한 스타일인데 화려한 이미지로 잘못 부각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약혼반지 얘기가 나왔다. 지난 2월4일 약혼식을 앞두고 두 사람은 서울 종로3가 일대의 금은방을 50군데나 뒤졌다고 한다. 신 교수는 “그래도 약혼반지인데 30만원대를 사자.”고 고집한 반면, 박 이사장은 “너무 비싸다.”고 극구 반대했기 때문이다. 결국 두 개를 합쳐 15만원짜리 ‘반지의 제왕’이라는 커플반지를 구입했단다. 그것도 박 이사장이 1만원 깎아달라고 사정사정해 14만원만 지불했다.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가 어느 정도 공개된 바 있지만 이들의 만남은 가히 운명적이었다. 신 교수는 경남 산청에서 가난한 농부의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는 고구마만 먹고 자랐다고 했다. 부산 성도고를 졸업한 뒤 남서울대학 광고홍보학과 등을 거쳐 백석문화대 교수가 됐다. 신교수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해 초. 병술년을 맞아 ‘명견(名犬)에 비쳐진 7룡’이라는 칼럼을 발표해 화제가 됐다. 이 칼럼에서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를 ‘몰티즈’, 이명박 서울시장을 ‘도베르만’,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을 ‘풍산개’, 김근태 당시 열린우리당 고문을 ‘불테리어’로 각각 비유했다. 이어 지난해 9월 “노무현 대통령은 샤페이와 닮았다. 샤페이는 평소 얌전하고 신사적인 것 같지만 한번 물면 놓지 않는 고집스러운 ‘꼴통’정신이 강하다.”,“박정희 전 대통령은 진돗개와 닮았다. 진돗개는 체격은 작지만 날렵하고 기민하며 대담하고 용맹스럽기로 이름이 높다.”는 내용의 칼럼을 발표, 네티즌 사이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신교수와 재단자문역으로 만나 두 사람의 만남은 바로 이 무렵에 이뤄졌다. 신 교수는 2005년 12월 선거를 통해 한나라당 디지털자문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육영재단의 운영문제를 고민하던 박 이사장은 어느날 지인의 소개로 재단문제를 자문해 줄 신 교수를 만나게 됐다. 지난해 9월 말 저녁 서울 시내 모처에서 처음 인사를 나눴다. 박 이사장이 청와대에 있을 때 신 교수는 중학생. 그래서 신 교수는 평소 화려한 ‘대통령의 딸’로 박 이사장을 인식했다. 하지만 만나보니 정반대였다. 옷차림뿐만 아니라 소박한 마음씨의 여성이라는 것을 느꼈다. 이후 자문역을 수락한 신 교수와 박 이사장의 만남이 잦아졌다. 그러던 지난해 12월 박 이사장은 신 교수가 3년 전에 이혼한 사실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그랬구나.’하는 정도였으나 서로 연하장을 주고받으며 ‘친근한 감정’으로 바뀌었다. 특히 신 교수가 지난 1월 제주도 한라산 등반에서 행복한 남녀 한쌍을 상징하는 현무암 조각을 찾아내 박 이사장에게 선물하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이때부터 두 사람은 청계천을 자주 거닐며 재단 일을 논의했고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진지한 얘기를 주고받았다. 때로는 광교 부근에서 시작해 뚝섬을 거쳐 반포대교를 걸어서 건너기도 했다. 주말에는 서울 근교에서 산행을 함께 했다. 하루는 박 이사장이 인왕산 정상에 올라 청와대를 내려다보며 ‘과거의 명상’에 잠기기도 했다. 정기적인 산행 등으로 박 이사장은 체력도 좋아졌고 새로운 삶에 강한 의욕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던 지난 2월4일 관악산 정상에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약혼식에 합의했다. 만남이 잦아지면 주변의 눈길도 있고, 또 박근혜 전 대표를 생각해 결혼보다는 약혼이 낫겠다는 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 결혼식은 대통령 선거가 끝나는 내년 3월쯤으로 약속했다. 이 같은 사실은 평소 알고 지내던 언론인이 공개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졌다.‘호사다마’라고나 할까. 약혼자 신 교수는 지난 9일 육영재단 전 대변인 심모(50)씨의 차량에 밀려 병원에 입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문자 메시지 등으로 여러차례 인신공격까지 받게 되자 신 교수와 박 이사장은 심씨를 상대로 명예훼손, 공갈협박, 성희롱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박이사장은 “(병석에 누운 신 교수를 보며)한쪽의 일방적인 왜곡으로 정말 마음 고생이 많다. 이번 사건은 분명 음모가 깔린 테러”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아울러 왜곡된 신 교수의 이혼 문제와 관련,“2004년 1월 합의이혼한 상태에서 지난해 전 부인이 임신한 사실(재산정리 문제로 가끔 만남)을 안 신 교수가 전 부인에게 ‘임신된 아이를 어떻게 유산하느냐, 잘 키우겠다.’고 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따뜻한 부정(父情)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일부에서 이를 두고 모함거리로 부풀려 공격하고 있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그는 “진실 그대로 잘 보도해 달라.”고 여러번 당부했다. ●“언니 세상보는 안목 남달라” 이쯤해서 박근혜 전 대표 쪽으로 화제를 돌렸다. 그러자 경제문제가 약하다는 일부 지적을 의식해서인지 “언니는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홍일점으로 들어가 수석으로 졸업한 것에서 보듯 21세기 첨단 IT산업과 경제개발에 관심이 많았다.”며 “한나라당 안팎에 기라성같은 경제 전문가들도 많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언니가 대학다닐 때 직접 만든 라디오를 생일선물로 받은 적이 있다.”고 회고한 뒤,“아버지 옆에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 인격은 이미 검증 받았으며 또한 세상 보는 안목이나 글로벌 경제관이 남다르다.”고 귀띔했다. 지난 해 면도칼 테러사건 때에도 라이스 미 국무장관 등 세계 저명인사들로부터 ‘격려의 서신’을 많이 받았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박 이사장은 평소 아버지가 작사·작곡한 ‘나의 조국’을 잘 부른다. 행사때 노래 지목을 받으면 ‘백두산의 푸른정기 이 땅을 수호하고∼’를 불러 주위를 당혹스럽게 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라며 웃는다. 지금도 아버지를 얘기할 때 1960년부터 36년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7.1%로 세계 1위를 차지한 치적을 주저없이 꼽는다.3공화국 시절 아버지와 다닐 때면 아버지는 윤형주나 송창식의 노래를 들으며 다리·터널 이름 등을 자주 언급해 지금도 그때 광경이 선명하게 떠오른다고 했다. 일과 인생에 있어 새로운 길로 접어든 박 이사장.“덕을 쌓으며 묵묵히 지내고 있노라면 복이 뒤따르지 않겠느냐.”는 그는 ‘노인복지’와 ‘장학사업’ 등으로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약혼자에 대해서는 “소신이 뚜렷하고 남자답다.”라며 웃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희망의 씨 뿌리기 귀농] (4) 전원 속의 실버 귀농

    [희망의 씨 뿌리기 귀농] (4) 전원 속의 실버 귀농

    “아침마다 새소리를 들으며 일어나 탁 트인 집앞 강을 바라 볼 때마다 농촌으로 참 잘 내려왔구나 하는 생각을 해요.”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천리 섬강변에 정착한 도시인 이준식(69)·변경자(67)씨 부부는 전원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맑은 공기, 지저귀는 새소리, 집 주변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온갖 종류의 나무들과 야생화들이 친구이고 자식처럼 살갑다. ●농사 짓는 자급자족 전원생활에 만족 집옆 100평 남짓한 텃밭에는 허브와 야생화를 심어 취미생활을 즐긴다. 부부가 모두 꽃을 좋아해 주변 산을 찾아 야생화를 캐다 옮겨 심기도하고, 화원에서 2000∼3000원하는 꽃모종을 사다 심어 봄부터 가을까지 온통 꽃동산이 장관이라고 자랑이 대단하다. 농촌으로 이사온 뒤 성당을 다니며 새롭게 사귄 이웃들과 꽃모종을 서로 나누며 꽃사랑에 흠뻑 빠져 있다. 아직 이른 봄이지만 땅속에서 봉긋봉긋 솟아 나오는 야생화들의 새싹을 바라보는 부부의 모습은 천진스러운 어린아이 모습 그대로다. 집앞 도로변에 붙은 300여평의 밭에는 배추 고추 감자 고구마 등 각종 채소를 가꾸며 농사 짓는 재미에도 푹 빠졌다. 모두 농약 없이 유기농으로 재배하면서 서울에 있는 친인척이나 지인들을 방문할 때마다 한 보따리씩 선물하는 재미도 있다. 농사는 일손이 모자라 버려지다시피했던 밭을 무상으로 빌려 사용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에는 이 곳에 땅콩을 심었다가 들짐승들이 모두 파헤쳐 농사를 망쳤지만 그래도 키우는 재미가 쏠쏠했다.”면서 “수확이 없어 조금은 섭섭했지만 만족한다.”고 활짝 웃었다. 그는 또 “농촌에는 지금도 일손이 모자라 농사를 짓지 못하고 방치된 논밭이 널려 있어 자기 소유의 땅이 없어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귀뜀한다. 봄부터 가을까지 농사철에는 새벽 5시부터 저녁 7시까지 밭에서 살다시피하고 있다. 제초제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다보니 늘 잡초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집주변은 쥐똥나무로 울타리를 만들고 산수유와 감나무를 심었다. 지난해에는 감을 수확해 곶감도 만들었다. ●의료, 문화생활도 불편한 것 없어 이씨는 이런저런 농촌생활속에 서울에 있을 때보다 몸무게가 5∼6㎏은 빠졌지만 마음은 늘 즐겁다. 외국에 나가 살고 있는 손자들이 가끔씩 찾아와 잠자리 나비 물고기를 잡고 잔디를 깔아 놓은 마당에 튜브풀을 설치하고 물장난을 치며 즐거워 하는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 행복하고 보람을 느낀다. 겨울에는 농사철에 가까이 하지 못했던 책과 컴퓨터로 외지 소식을 접하고 부부가 함께 강변을 거닐며 소일한다. 나이가 들어 눈·얼음이 있는 농촌생활에서는 가능하면 집주변에서 멀리가지 않는 것이 좋다. 삼성전자 가전사업본부장과 광주전자 사장을 지낸 이 씨가 농촌으로 내려온 것은 6년 전. 회사를 퇴직하고 처음에는 마음에 드는 땅을 매입하고 집을 짓고 3년 동안 서울 방배동 아파트를 오가며 두집 살림을 했다. 농촌 적응기간으로 3년을 보낸 뒤 2003년 정착했다.4년째 접어들면서 농촌사람이 됐다. 중년의 나이때부터 입버릇처럼 전원생활을 그리던 부인 변씨의 소원이 60을 넘어 이뤄졌지만 농촌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서울생활을 접고 농촌으로 내려올 때만해도 불편한 것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거의 그렇지 않단다. 도로여건이 좋아져 대중교통편으로 서울까지 1시간이면 족하고 병원도 면단위까지 들어선 마을병원과 보건소가 있어 든든하다. 농사일을 하다 몸이 아프면 마을보건소를 찾아 물리치료를 받으며 피로를 푼다. 부인 변씨는 “외딴 곳이지만 119도 있고 비상연락망도 있고 노인들이 살아가는 데 그다지 불편함이 없어 좋고, 담장이 없어 언제라도 내집처럼 들락거리며 사귀는 이웃이 있어 좋다.”고 활짝 웃었다. 글 사진 원주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실버귀농 준비 이렇게 고령화 시대를 맞아 ‘실버 귀농’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엔 직장에서 은퇴한 뒤 단순 소일 거리를 찾기보다 새로운 경제적 소득원을 확보해 ‘인생의 2막’을 화려하게 펼치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실버 귀농은 도시 은퇴자들이 건강이 허락하는 한 농촌에서 ‘느림과 비움’의 미학을 만끽하며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보낼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 그러나 실버 귀농을 공기 좋은 곳에서 아무 농사나 지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 쯤으로 쉽게 생각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3년 정도 여유를 갖고 귀농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건강상태는 물론 경제적 여건을 감안해 언제, 어느 지역에서, 어떤 형태로 시작할지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귀농 전 반드시 농사 규모와 선택할 작목을 결정해 놓아야 실패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농사를 일정 수입을 얻기 위해 하는 것인지, 아니면 취미나 자급자족 차원에서 하려는 것인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농촌정보문화센터 등에 따르면 만일 경제능력이 부족한 노인이라면 버섯과 양봉 등 비교적 소득이 높은 작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개인 투자 능력이 있는 경우라면 분재나 양잠 등 작목을 고려할 만하다. 노후생활에 필요한 현금 소득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안정적인 시장이 형성된 작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판로 걱정이 없는 실버농업단지에 입주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연금 등 농업 외 소득으로 생활비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면 노동량이 많이 필요 없고 쉽게 기를 수 있는 버섯이나 양봉, 양잠 작목을 선택하면 좋다. 채소나 화훼 같은 시설 원예나 특용 작물을 재배하려 한다면 많은 초기비용과 함께 기술 습득 문제를 염두에 둬야 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실버귀농은 이런곳에서 “도시에 살다가 나이가 들어 농촌생활을 하려면 도심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곳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이씨 부부는 늙어서 전원생활을 즐기려면 도심에서 멀리 않은 곳에 정착하라고 조언한다. 나이가 든 만큼 외로울 때는 자식들이나 친인척, 지인들과 서로 왕래하기 쉬운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이씨 부부는 그래서 강원도와 경기도, 충청북도가 만나는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는 원주시 부론면 섬강변을 선택했다. 인근의 골프장을 찾았다가 풍광과 양지바른 입지에 반해 지금의 부지를 선뜻 정착지로 정했다. 그렇지만 서울생활권과 가까운 곳을 늘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씨 부부는 풍광이 좋으며 의료시설과 텃밭이 있는 곳을 권한다. 적당한 햇볕과 맑은 공기, 기분을 좋게 만드는 청정한 자연이 건강을 유지시키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들었다. 또 농촌에서 한박자 늦게 생활하면서 게을러질 수 있는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그만 텃밭이라도 가꾸면서 늘 움직이며 자연을 소재로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농촌에 정착하면 이웃과 소통하는 열린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단다. 이씨 부부는 담장이 없는 농촌에서 이웃을 들락거리며 꽃모종과 음식을 나누며 정을 나누고 있다. 성당을 통해 함께 종교생활을 하는 신도들과 서로 오가며 마음을 나누는 생활도 정착에 많은 도움을 준다. 원주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희망의 씨 뿌리기 귀농] (2) 귀농으로 부자되기

    [희망의 씨 뿌리기 귀농] (2) 귀농으로 부자되기

    “농사일은 즐겁고 돈이 됩니다. 농촌으로 오면 행복과 성공을 잡을 수 있습니다.”하늘과 맞닿은 마을. 경북 봉화군 소천면 현동 3리에서 고추농사를 지으며 ‘배나들 크로바 고추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홍문표(52)씨는 1995년 귀농한 뒤 지난해 고추 농사로 연간 5억원의 매출을 올린 ‘억대 부농’으로 성장했다. 홍씨는 “좀더 일찍 농촌으로 오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 모든 것에 만족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한때 대구와 구미에서 ‘잘나가는’ 사업가였다.20여년간 전자제품 대리점과 건설업 등으로 50억원이라는 큰 돈을 벌었다. 그러나 평소 믿었던 사람에게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날렸다. 이 여파로 가계수표마저 부도내 억울한 옥살이를 했고 형제들에게 8000만원의 빚까지 졌다. 홍씨는 출소 후 가족과 함께 괴나리봇짐을 싸들고 전국을 정처없이 떠돌다 마침내 그해 10월 생면부지의 땅 봉화에서 봇짐을 풀었다. 마침 고추 수확철이었다.“속고 속이는 도시와 사람이 싫어 바깥 세상과 단절된 곳에서 3∼4년간 땅이나 파며 쉴 생각이었습니다.” 우선 건설업의 경험을 살려 마을 앞 계곡에서 돌을 주워 가족들이 거처할 10평 남짓한 돌집을 지었다. 지붕은 천막으로 덮었다. 이젠 먹고 사는 게 문제였다. 부부는 궁리 끝에 주민들의 주 소득원인 고추농사를 짓기로 했다. 하지만 농사 경험이 전혀 없는 홍씨는 이내 고민에 빠졌다. 결국 부부가 함께 품팔이부터 시작했고, 군 농업기술센터에서 고추재배 교육도 받았다. 고추 관련 책자를 탐독하느라 밤을 지새운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당시 주민들은 우리가 정착할 수 있도록 먹거리 등을 챙겨 주었고, 농업기술센터는 농사지식을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려고 출장교육까지 해 줬어요.”이 같은 주위의 도움으로 어깨너머로 농사일을 익힌 홍씨는 귀농 이듬해 농사를 시작했다. 밭 2만 4700여㎡(7500여평)를 빌려 대부분 고추를 심고, 옥수수 감자 호박 등도 심었다. 몸 하나 믿고 겁없이 덤벼든 농사지만 그에겐 결코 녹록지 않았다. 새벽에 눈 뜨면 밭에 달려가기 바쁘고, 해거름 때 밭에서 돌아오면 물 먹은 솜처럼 몸을 누이는 일의 연속이었다. 비탈밭에서 익숙하지 못한 농기계를 다루다 넘어져 기계에 깔리는 등 죽을 고비도 여러번 넘겼다. 고진감래였던가. 첫해 농사부터 대풍이었다.300평당 고추 1000근(한근 600g)을 수확해 일반 농가(300∼500근)보다 수확량이 최고 3배나 많았다. 주민들이 당시 “거짓말”이라며 믿지 않을 정도였다. 책과 강의를 통해 배운 대로 실천하며 ‘죽기 살기로’ 농사를 지은 결과였다. 고추 판로도 문제가 없었다. 서울 등 외지에서 몰려든 피서객들에게 고추밭을 직접 보게 하고 홍보한 것이 수확기에 주문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수입도 이들과의 직거래로 중간상인에게 넘길 때보다 30%가 많았다. 홍씨의 고추농사는 ‘행복’을 가져왔다. 농사 3년만에 형제들에게 진 빚을 모두 갚고, 양지바른 곳에 새로운 보금자리까지 마련했다. 처음으로 밭 1만 9000여㎡(5800여평)도 장만했다. 농사 5년차부터는 농약과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고추·콩 농사를 시작했다. 상류층 5%를 소비 타깃으로 삼았다. 그 뒤 2∼3년에 걸쳐 정부로부터 무농약인증 및 유기농산물 품질인증을 받았다. 홍씨의 유기농 고추는 일반 고추(근당 5000원)에 비해 5배 높은 2만 5000원에 서울 현대·롯데 등 유명 백화점에 전량 납품됐다. 콩도 ㎏당 8000원으로 다른 콩(1800원)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팔렸다. 이들 백화점은 지금까지 단골 소비처가 되고 있다. 웰빙 열풍 때인 2000년에는 3만여평에 기장 수수 율무 들깨 등 웰빙식품 11가지 농사도 시작했다.3년 뒤엔 노후연금보험으로 3200여평에 대추 700그루도 심었다. 지난해까지 어느새 경작지가 12만여평으로 부쩍 늘었다. 홍씨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현재 안동 학가산 및 영양 일월산 일대 임야 4만평을 임차해 ‘황금알’을 낳을 밭을 조성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홍씨는 “소천 중·고교에 다니는 딸(2명)들도 도와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2등급 내에 드는 등 착실하게 잘 커 주고 있다.”며 자식농사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글 사진 봉화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홍문표씨의 성공 귀농 가이드 홍문표씨는 ‘귀농 전도사’다. 자신이 성공한 귀농인으로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한 2000년 이후 농촌에서의 새로운 삶을 상담해 오는 도시민들에게 귀농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연간 귀농 상담자가 100명이 넘을 정도다. 무한한 자원과 희망을 가진 농촌이 성공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란다. 홍씨는 “도시에서 농촌을 볼 때는 고달프고 암울하고 빚만 지고 사는 줄 안다.”면서 “그러나 농촌은 무한한 자원과 돈이 널린 곳”이라고 소개했다. 도시민들이 ‘땅과 땀’의 진정한 가치를 모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땀을 흘린 만큼 돈을 가져다 주니까요.” 그래서 그는 농촌에서 성공을 꿈꾸는 도시민들에게 귀농을 주저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조언한다. 홍씨는 귀농 때 최소한의 돈만 가져 올 것을 충고한다. 생산문화가 중심인 농촌에서 소비문화와 전원생활을 즐겨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또 집과 땅은 먼저 사지 말고 농사를 지어 돈을 번 뒤 구입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농사기술은 품팔이와 교육, 귀농 성공자들에게 배우면 충분하단다. “농촌에서 걱정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확고한 정착 의지만 있다면요.” 자녀교육 걱정으로 귀농을 망설이는 도시민들에게 그는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반문한 뒤 “재능보다 인성위주의 교육으로도 얼마든지 성공한 사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씨는 “FTA는 우리 농산물을 블루오션화해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라며 농촌에서 절호의 성공 기회를 잡으라고 권유했다. 봉화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내게 맞는 작물·지역은 오랜 기간 숙고하고 준비한 귀농이 성공하려면 빠른 시일내에 농사일이 본 궤도에 올라야 한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자신의 여건과 적성에 맞는 작목 선택이 중요하다. 농사는 자금 회수 기간이 긴 데다 농지 구입과 생산 시설을 마련하는 데도 많은 자본이 들어간다. 게다가 고도의 기술도 필요하다. 먼저 자본이 넉넉지 않다면 무·배추 등 채소나 콩·옥수수·감자 등 식량 작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낙농, 양계, 화훼 등은 초기 시설 투자에 자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농사 경험이 없는 도시 사람은 귀농후 밭 등에서 큰 어려움 없이 재배할 수 있는 작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고추, 참깨, 땅콩, 감자, 고구마, 마늘, 생강, 가을무, 배추, 파 등이 적합하다.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등 과수와 한우, 흑염소, 토종닭 등 축산 작목도 고려해 볼 만하다. 특히 동원 가능한 노동력을 감안해 적정 규모의 재배 면적을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촌정보문화센터에 따르면 귀농자 부부 2명의 노동력으로 감당해 낼 수 있는 적정 수준의 재배·사육 규모는 다음과 같다. 벼는 3000∼4000평, 무·배추는 1600∼1800평, 고추와 오이는 1000평, 마늘은 1200평, 대파는 600평, 사과는 5100평, 배는 6000평이 적합하다. 또 소는 170마리, 돼지는 2000∼3000마리, 닭은 1만∼3만마리가 적당하다. 이와 함께 눈높이에 맞는 귀농 지역을 물색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향 등 기존 농지가 있는 곳이 낯선 곳보다 농촌생활에 적응하기 수월하다. 본격적인 귀농에 앞서 빈 집이나 노는 땅 등을 알선 받아 영농경험을 쌓은 뒤 정착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좋다. 특히 앞서 귀농해 성공한 ‘선배 귀농자’가 있는 곳은 실패 가능성을 줄여준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OUR STORY] 봄맞이 대청소작전

    [OUR STORY] 봄맞이 대청소작전

    아마 올봄은 ‘먼지공포’에 시달릴 것 같다. 겨울이 채 끝나기도 전부터 황사가 몇차례 찾아와 우리를 불안케 했다. 꽃샘추위가 끝나는 이번 주부터는 예년의 날씨를 회복하면서 따뜻한 봄날이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올 황사는 중국의 겨울가뭄으로 인해 예년보다 더욱 심할 거라는 예상이다. 특히 고비사막의 경우 강수량이 평소 10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황사의 공습량이 어느 정도인지 예감할 수 있다. 이래저래 올 봄에는 겨울 내내 쌓인 먼지와 황사까지 겹쳐 그야말로 ‘먼지와의 전쟁’을 치러야 할 판이다. 이들은 알레르기와 천식 등 각종 질환을 유발시키는 원인이자 가족의 건강을 해치는 위험요소들이다. 그렇다면 ‘청소’와 ‘청결’이라는 무기로 이들과 맞서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적어도 황사가 끝나는 5월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다. 우선 겨우내 집안 곳곳에 쌓인 묵은 때와 곰팡이, 또한 그동안 몇차례 찾아와 집안에 잠입해 있는 황사먼지를 털어내야 한다. 자, 효과적으로 청소를 잘 하고 청결을 유지하는 여러 방법을 알아보자. ■ 글 이화용(집안환경크리닉 전문가·엔퓨텍 대표) 정리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12년차 주부 구본경씨 봄맞이 벼락청소 노하우 12년차 주부 구본경(36·경기도 군포시 산본동)씨는 평일엔 회사일을 하느라 바빠 주로 주말에 밀린 청소를 한다. 초등생 아이들이 체험학습에 가거나, 공부를 봐주는 틈을 이용해 짧지만 확실한 청소를 해왔다. 시간 때문에 저절로 익혀진 ‘벼락청소 습관’이 어느새 10년째.2시간이면 대부분의 청소가 끝난다고 하는데, 구씨의 노하우를 들어보자. 우선 청소에도 순서가 있어야 한다는 지론이다. 즉, 청소는 위에서 아래로, 밖에서 안으로 한다는것. 베란다-거실-목욕탕-주방-침실 순이다. 안쪽부터 청소를 하면 먼지가 다시 모이기 쉬운데다, 베란다를 먼저 치우고 나면 집안 물건을 내놓고 청소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방마다 하나씩 청소하는 방식보다는 먼지털기, 청소기 흡입, 걸레질 등 같은 작업을 한꺼번에 끝내는 것이 청소시간을 단축시키는 방법이다. # 베란다야 반갑다 겨우내 닫아두었던 베란다, 이제 정리하고 화초를 내어놓을 차례다. 먼저 유리창은 유리세척제를 뿌리고 신문지로 원을 그리듯이 닦는다. 신문지에 있는 유기성분이 먼지를 잘 떨어뜨리고 윤기있게 하기 때문에 신문지를 애용한다. 창틀에 낀 먼지는 홈이 좁아 청소하기 쉽지 않다. 청소기 노즐을 좁은 것으로 해서 흡입한 뒤에 소금물에 적신 휴지를 창틀에 끼워놓았다가 때를 불려둔 후 청소가 끝날 즈음 나무 젓가락으로 긁어주면 쉽게 벗겨진다. 소금에는 먼지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방충망은 세제액을 묻혀서 가볍게 짠 스펀지 2개를 양손에 하나씩 들고, 밖에서 손을 넣어 양면의 같은 장소를 동시에 문지르는 요령으로 청소한다. 이렇게 해두면 몇 개월간은 먼지만 털어줘도 깨끗한 방충망을 볼 수 있다. # 집안의 얼굴, 거실청소 버티컬 블라인드를 빼서 그대로 둘둘 만 다음 세제를 푼 물에 하루정도 담가둔 후 물을 버리고 깨끗한 물을 위에서 두세 번 뿌려주면 깨끗해진다. 카펫은 먼저 소금을 뿌린 후 청소기를 이용해서 흡입하면 먼지도 쉽게 제거되고 색도 한결 선명해진다. 카펫 아래에 신문지를 깔아두면 카펫이 습기를 머금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큰 카펫은 파일이 안쪽으로 들어가게 말아서 보관하는데, 말 때 형태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안쪽에 종이 파이프나 대나무를 넣고 만다. 습기방지를 위해 사이에 신문지를 끼운다. 조명기구는 뜨거운 열로 인해 먼지가 눌어붙어 좀처럼 쉽게 닦이지 않는 물건 중 하나. 이럴 때는 조명기구 덮개 위에 휴지를 덮어둔 뒤 세제액을 스프레이로 뿌려주고 15분쯤 기다렸다가 먼지를 휴지와 함께 떼어내고 헝겊에 물을 묻혀 닦으면 깨끗이 닦을 수 있다. 오디오 세트, 텔레비전, 책장에 붙은 먼지는 먼지털이를 이용하기보다는 못 쓰는 양말이나 작업용 장갑을 손에 끼고 닦는다. 양말이 울, 아크릴계 섬유라면 최적. 구씨는 친환경 수세미를 짜는 아크릴사로 직접 만들었다는데 반들반들 윤기까지 난다고 한다. 흙 묻은 신발, 비에 젖은 신발. 곰팡이와 냄새가 자리잡기 쉬운 신발장은 신발선반에 신문지를 깔고 수시로 바꿔주어 습기를 없앤다. 신 안에는 원두커피와 차 찌꺼기 말린 것을 종이나 천에 싸서 넣어두면 냄새방지에 효과적. 계절이 바뀌어 안 신는 긴 부츠에는 신문지를 말아서 넣어둔다. # 욕실청소와 정리 욕실은 온도와 습도가 높아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운 장소. 평상시 목욕 후 뜨거운 물을 뿌려 비눗기를 깨끗이 제거하면 상당부분 방지된다. 그러나 이미 생긴 곰팡이는 곰팡이 전용 세제를 휴지에 묻혀 곰팡이가 생긴 부위에 눌러두었다가 하루 정도 지난 뒤에 걷어내면 깨끗하게 없어진다. 수도꼭지 뒷부분에 끼인 때는 못 쓰는 칫솔에 치약을 발라서 닦는다. 비누를 젖은 상태로 눅눅하게 방치하는 것도 세균을 번식시키는 요인이 된다. 요즘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비누홀더를 이용해 항상 건조하게 유지시킨다. 젖은 발로 인해 항상 축축한 화장실 앞 매트도 세균과 진드기의 온상이다. 자주 빨 수 없는 매트는 치우고 수건을 접어서 대신한다. # 깨끗하고 안전한 주방 만들기 싱크대는 설거지 후 물기나 남아 있는 부분에 물때가 끼기 쉽다. 이럴 때 수세미로 빡빡 닦으면 흠집이 생기기 쉬운데, 음식 만들고 남은 채소의 껍질 안쪽을 이용해 문질러주면 쉽게 제거된다. 구씨는 평소 야채껍질도 안 버리고 국물 맛을 내는 재료로 활용한다고 한다. 싱크대 배수구의 거름망은 치약이나 중성세제를 묻혀 몇 시간두면 때도 빠지고 소독도 되어 일석이조. 이것도 모자라면 배수구로부터 올라오는 세균과 행주, 도마 등의 세균을 없애기 위해 매일 저녁 자외선살균기를 이용해 소독한다. 자외선 소독을 했을 때와 안 했을 때 주방의 아침공기가 다르다. 기름때는 기름으로 뺀다. 가스레인지의 기름때는 처음부터 수세미로 문지르지 말고, 신문지에 식용유를 조금 묻혀 닦은 뒤, 기름 안 묻힌 신문지로 닦고, 그 다음 세제로 닦는다. 레인지후드도 같은 방법으로 한다. 세균으로부터 냉장고를 지키려면,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내부선반 등을 소독용 알코올로 닦는다. 평상시에도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은 바로 버리고 상하기 쉬운 음식은 빨리 먹는다. 냉장고에 넣으면 안 좋은 음식들은 따로 보관한다. 바나나, 파인애플, 멜론 등 열대과일은 바람이 잘 통하는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마늘, 양파, 감자, 고구마, 대파 등 뿌리 채소도 마찬가지. 망에 넣어 서늘한 곳에 둔다. 마요네즈는 섭씨 9도 이하에서는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상태로 변질되므로 상온의 전용 수납장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겨우내 김장김치를 담아두어 냄새와 색이 밴 김치통은 쌀뜨물을 담아 1시간정도 두었다가 스펀지로 문질러 닦고 깨끗한 물로 헹궈낸다. # 침실청소와 옷장 정리 옷장 위나 침대 아래의 수북한 먼지는 스타킹털이(헌 스타킹을 봉에 만 것)를 이용해 먼저 제거한 뒤, 젖은 걸레로 훔쳐낸다. 세균, 진드기가 서식하기 가장 좋은 매트리스는 겨우내 먼지와 황사먼지까지 들러붙어 있을 상황. 먼저 매트리스의 먼지를 침구류 노즐을 이용해 흡입하고 햇볕이 강한 곳에서 통풍시킨다. 그러나 무거운 매트리스를 들고 옮기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자외선살균기를 이용해 침대를 살균한다. 젖은 걸레나 스팀청소기는 오히려 습도를 높여주어 진드기와 세균을 번식시킬 우려가 있어 쓰지 않는다. 침구도 자주 세탁하고 자외선으로 살균한다. 청소시 옷장을 활짝 열어 옷과 이불을 거풍해준다. 두꺼운 겨울외투류는 옷장에 넣을 때 어깨나 깃에 먼지가 앉지 않도록 커버를 씌우는 것이 좋다. 단, 세탁소 비닐커버는 금물. 습기나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부직포나 천으로 된 커버를 씌운다. 바지와 니트는 드라이클리닝 후 접어서 상자에 보관한다. 옷장에 접어두면 먼지가 쌓이기 쉽기 때문. 니트류는 늘어지지 않도록 반드시 접어서 보관한다. ■ 황사철 청소와 대비방법 ●공기청정기 필터는 세심히 관리 황사철에 매일 켜놓게 되는 공기청정기는 필터관리부터 시작한다. 큰 먼지가 걸러지는 프리필터는 1∼2주에 한 번씩 꼭 물이나 젖은 걸레로 세척한다. 교환이 필요한 내부 필터는 교환시기에 맞춰서 교환해주고, 기름성분이 달라붙어 청정효과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주방과 떨어진 곳에 둔다. ●가습기 세척은 올바르게 겨울 내내 유용하게 쓰이는 가습기는 봄철 건조할 때와 황사철에 다시 한 번 쓰일 아이템. 미리 청소해두자. 가습기는 매일매일 물을 갈아주어야 세균이 번식하지 않는다. 하루 전 쓰고 남은 물은 버리고, 물통이나 겉면은 보통의 세척방법으로 닦는데, 초음파 가습기의 경우 진동자에는 세제를 묻히지 않도록 한다. 세제가 남아 있어 오히려 공기오염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진동자는 부드러운 스폰지나 천을 사용해 가볍게 닦아주고, 오염이 심할 경우 베이킹소다를 사용해서 닦는다. ●천연 공기청정기인 공기정화 식물을 키운다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정서 안정에도 효과적인 식물을 키운다. 거실에는 휘발성 유해물질의 제거에 탁월한 아레카야자, 피닉스야자 등의 야자류와 인도고무나무, 보스턴고사리 등의 입이 넓은 식물이 좋다. 침실에는 적은 햇빛에도 잘 크는 선인장, 호접란, 다육 식물류가 적당하다. 아이들 공부방에는 음이온도 방출하고 기억력 향상에도 좋은 팔손이, 로즈마리, 파키라 등이 적당하다. 화초를 구입할 때는 화분의 형태도 잘 살펴야 한다. 위가 넓은 것은 물이 빨리 마르기 때문에 좁고 긴 형태의 것을 고르고, 플라스틱보다는 토기로 된 것을 선택한다. 물을 줄 때는 한 번에 많이 주고, 조금씩 자주 주어 위만 젖도록 하지 않는다. ●문풍지의 변신, 황사먼지 수문장 겨울이 지났다고 문풍지를 떼버리지 말고, 황사철까지 잘 관리해두자. 요즘은 문풍지도 현관용, 창문용, 외부창용 등 용도에 따라 재질과 두께가 달라서 목적에 맞게 골라서 사용하기 좋다. ●외출할 때 하나씩 꼭 휴대하세요 일반 마스크는 황사입자를 걸러주지 못한다.10㎛ 이하의 먼지가 통과할 수 없는 마스크를 선택하여 착용한다. 회사나 지하철 등 실내에 있을 때는 개인용 공기청정기를 호흡기 가까이 착용해 최대한 먼지 흡입을 막는다. 음이온으로 먼지와 가스를 중화시켜주는 방식으로 어디든지 들고 다니면서 쓸 수 있어 유용하다. ■ 이런 상품도 있어요 ●개인용 공기청정기 ‘에어폴-1’㏄당 100만개 이상의 음이온으로 착용자의 호흡기 주변 공기를 정화하는 제품이다.46g의 콤팩트한 사이즈로 목에 걸거나 셔츠주머니에 넣어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호흡기가 약한 노인, 유·소아나 황사철 일반인에게 유효한 제품. 충전지 사용. 온라인쇼핑몰 판매 중. 가격 5만원선. ●3M 문풍지 실외용(중) 13㎜폭,3.05m길이가 3000원선. 실내용(중) 13㎜폭,4.15m길이가 1500원 정도. 현관문용은 4.2㎝폭,91㎝길이 4000원선. 온라인쇼핑몰, 대형마트 구입가능. ●나노헬스 마스크 미 FDA에서 공인받은 나노실버 섬유와 활성탄소 섬유를 사용하여 5겹으로 제작한 마스크. 황사먼지뿐 아니라 분진, 유해균과 냄새까지 차단한다. 코 부분에 밴드가 있어 사용자의 얼굴에 맞게 조정하여 밀착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약국에서 구입가능.5000원선. ■ 집안청소 도움돼요 ●자외선살균기 ‘퓨라이트’ 햇빛의 1600배에 달하는 강한 자외선을 이용해 살균하는 제품. 침대 매트리스에 서식하는 진드기를 제거할 뿐 아니라, 집안의 각종 생활세균을 10초 이내에 살균소독할 수 있다. 미국 QLAB 환경연구소 살균력 인증상품. ●부직포 옷커버 세트 양모나 캐시미어 등 습기와 곰팡이에 약한 고급소재 옷을 보관할 때 유용한 부직포 커버, 재킷용(짧은 것)과 코트용(긴 것), 어깨부분만 덮을 수 있는 것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쪽에 투명한 비닐창으로 된 것이 어떤 옷인지 알아보기 쉽다. 양복용 15장+코트용 5장 2만원선. ●부직포 옷 정리함 종이 정리함처럼 딱딱하고 무겁지가 않아 옷이나 이불 등을 넣어 침대 밑이나 옷장 위에 넣어두기 쉽다. 역시 한쪽면이 비닐창으로 된 것을 선택해 내용물을 알아보기 쉽게 한다. 정리함(소)1개+정리함(대)1개+언더베드1개+특대형(이불수납용)1개 세트에 8000원선.
  • 자장면값 17.1배·시외버스료 18배…

    자장면값 17.1배·시외버스료 18배…

    30년간 국내 소비자물가 변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교육을 비롯한 각종 서비스 물가의 가파른 상승세다. 공업화 중심의 개발시대가 지나고 개인·공공 서비스업이 빠르게 자리잡아가면서 산업구조와 생활패턴이 선진국형으로 변해 왔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재 소비자물가 지수 산정에는 총 489개 품목이 쓰인다.2005년의 물가수준을 100으로 놓고 이에 대한 상대가치를 매겨 합산하는 방식이다. 물론 액면가만으로 과거와 현재의 가격수준을 딱 떨어지게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제품과 서비스의 질이 크게 향상되는 등 다양한 변화요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외식가격의 큰 폭 증가 오랫동안 어린이들의 ‘희망’으로 군림해 온 자장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77년의 서울의 자장면 평균가격은 200원이었다. 자장면의 품목별 물가지수가 77년 1월 6.1에서 2007년 1월 103.7로 올랐으니 수치상으로는 17.1배가 된 셈이지만 이는 똑같은 품질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고급화 추세에 따른 실제 가격은 30배 이상인 경우도 많다. 자장면 판매가격은 60년대 초 15원에서 90년을 전후로 1000원으로 상승했고 90년대 말에 2000원대가 됐다. 짬뽕은 77년 237원에서 30년 만에 지수기준 15.5배로 뛰었다. 77년 당시 서울지역의 ‘다방커피’ 한 잔 평균가격은 118원이었다. 통상 100∼150원선이었던 셈.30년이 흐른 지금 지수상으로 19배가 됐다. 하지만 요즘 5000원짜리 커피가 보통이고 호텔에서는 1만원 이상도 받는다. 외식의 경우 고급화 경향 때문에 실제 느끼는 체감 인상폭은 대체로 지수값보다 높다. ●공공요금 및 서비스 공공서비스 요금은 상승폭이 컸다. 시외버스료(77년 일반여객 ㎞당 5원)는 30년 전의 18.0배, 상수도료는 14.7배, 고속버스료는 10.0배, 택시요금은 8.1배가 됐다. 목욕료는 77년 서울지역 평균 230원(일반대중탕)에서 30년 만에 16.5배로 올랐다. 영화관람료는 15.0배가 올랐다. 영화 ‘엄마 없는 하늘 아래’가 히트를 치던 77년 서울지역 극장입장료는 평균 287원이었다. 반면 전기료는 1.9배로 오르는 데 그쳤다. 시내통화료도 5.0배,LP가스도 4.0배의 상승폭으로 평균치를 밑돌았다. ●농수산물 산업구조가 1차 산업에서 3차 산업으로 진화하면서 신선야채와 해산물을 중심으로 국내 농산물 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다. 산업규모가 작아지면서 공급이 줄어든 데다 유기농·자연산 등 고급화 추세가 나타난 때문이다. 품목별로 조개가 77년 품목별 지수 2.8에서 올해 100.4로 가장 큰 35.5배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북어(32.9), 상추(30.8), 고구마(30.3)도 30배 이상의 가격상승을 기록했다. 가지(25.3), 오이(21.4), 수박(20.7), 도라지(19.4), 갈치(19.3)도 상승폭이 컸다. ●집세 상승률은 전체 평균과 비슷 전·월세 등 집세는 주택보급률 상승 등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증가폭의 둔화가 뚜렷했다. 월세의 경우 77년에서 87년까지 10년간은 무려 238.4%로 뛰었다. 그러나 87∼97년에는 78.9%,97∼2007년에는 3.1%의 안정세가 나타났다. 전세의 경우도 같은 기간 각각 214.1%,81.9%,18.9%의 증가폭으로 둔화세가 뚜렷했다. ●공산품은 대체로 하락 손가락으로 돌리는 검정색 다이얼식 유선전화기의 77년 가격은 1만 3200원이었다. 당시 근로자 평균 월급이 7만∼8만원선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월급의 20% 안팎이나 됐던 셈이다. 현재 일부 전화기는 5000원도 안 되는 것을 감안할 때 엄청난 격차다. 이런 추세는 정보기술(IT)·전자기기·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다른 공산품들도 마찬가지. 처음 통계청 물가산정 대상에 포함된 시기를 기준으로 TV는 80년 첫 편제 때(지수 380.1)에 비해 현재(68.3) 18% 수준에 불과하다.80년에 100원 주고 샀다면 지금은 18원이면 충분하다는 얘기다. 세탁기는 43%·전기밥솥 113%(이상 80년 편제), 개인용컴퓨터(PC) 15%·비디오플레이어 41%·청소기 65%·전자레인지 67%·중형승용차 89%·에어컨 98%·소형승용차 117%(이상 90년 편제) 등이다. 특히 95년에 처음 물가통계에 잡힌 이동전화기의 지금 가격은 당시의 8%.100원짜리가 12년 새 성능이 몇배나 좋아지고도 8원에 불과한 셈이다. 김태균 주현진기자 windsea@seoul.co.kr
  • 시민이 만드는 ‘한강의 四季’

    시민이 만드는 ‘한강의 四季’

    한강시민공원에 제철 꽃밭이 만들어지고 계절별로 농작물 재배 체험학습이 진행된다. 1일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3월에는 잠실·뚝섬·잠원·이촌·여의도 공원에 대표적인 봄꽃인 팬지, 데이지, 프리뮬러, 금잔화 등 17만 6000본을 심는다. 또 5∼6월에는 메리골드, 피튜니아, 사루비아, 일일초 등 여름꽃 31만 6000본을,9∼10월에는 중추국, 쿠션맘, 꽃양배추 등 가을·겨울꽃 5만 8000본을 심어 볼거리를 제공한다. 5월부터는 반포 ‘서래섬 유채꽃 축제’를 시작으로 농작물 재배 체험학습을 연다. 유채꽃 축제에는 환경퍼포먼스, 어린이 난타, 재활용품만들기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6월에는 반포지구 상류에 만든 밀밭에서 ‘추억의 밀서리 축제’를,10월에는 광나루·망원지구에서 ‘고구마캐기 행사’와 이촌지구에서 ‘땅콩캐기 행사’를 갖는다. 농작물체험행사 참여 접수는 행사 시작 10일 전에 한강사업본부 홈페이지(hangang.seoul.go.kr)에서 선착순으로 받는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생활의 지혜] 밥 지으면서 달걀 삶는 법

    [생활의 지혜] 밥 지으면서 달걀 삶는 법

    전기밥솥에 알루미늄 호일로 싼 달걀을 넣으면 된다. 달걀을 호일로 싸면 깨질 염려도 없고 밥맛에도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같은 방법으로 감자나 고구마를 삶아도 된다.
  • [산이 좋아 산으로] 경기 파주 고령산

    [산이 좋아 산으로] 경기 파주 고령산

    옛 것을 그리워하는 마음이나 새 것을 찾는 마음이 전혀 다른 것 같지만 비슷할 때가 많다. 산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잘 알려진 산이나 잘 닦인 산길을 찾는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아무도 가보지 않은 새 길이나 옛날에 걷던 한적한 오솔길이 그리워지곤 한다.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기산리·영장리와 경기도 양주시 백석면의 경계에 있는 고령산(622m)은 한적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 주능선이 북동쪽으로 뻗어가면서 양주시의 말머리고개를 경계로 챌봉, 장흥계곡과 이웃하고 북서쪽으로는 박달산과 인접해 있다. 남쪽으로도 긴 능선이 뻗어 내려 형제봉을 지나 고양시 목암고개까지 연결되지만 군사시설 때문에 접근하지 못한다. 산세가 부드럽고 조망이 좋아 정상 앵무봉에 서면 불국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등 서울의 주요 산군들이 펼쳐진다. 산기슭 나지막한 곳에는 신라 진성여왕 때 창건된 고찰 보광사가 있다.1634년 주조한 보광사 범종과 조선 후기 편찬된 ‘양주목읍지’에는 각각 ‘고령산(高嶺山)’과 ‘고령산(高靈山)’이라 표기돼 있으나 ‘한국사찰전서’에는 두 가지 표기가 모두 실려 있다. 고령산은 계명산이나 개명산(開明山) 등 지도마다 다른 이름으로 표기돼 있는 경우가 많아 지난해 산림청은 ‘고령산’이라는 이름으로 통일해 줄 것을 제안한 바 있다. 고령산에는 여러 갈래의 크고 작은 산길들이 나 있다. 그 중에서 보광사를 들머리로 삼는 경우가 가장 많다. 보광사를 지나 도솔암을 거쳐 앵무봉까지 올랐다 원점회귀할 수도 있고, 반대편 서쪽 능선을 타고 내려올 수도 있다. 보통 2∼3시간 정도면 충분하지만 주변 산군으로 능선 산행을 길게 이어갈 수도 있다. 산길이 험하지 않고 부드러운 육산이라 산악자전거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서쪽 능선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통해 헬기장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번 취재는 보광사에서 출발해 도솔암을 거쳐 앵무봉에 올랐다가 서쪽 능선을 타고 다시 보광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소개한다. 산행 들머리가 되는 보광사에 닿으려면 되를 엎어놓은 것처럼 가파르다는 됫박고개를 넘어가야 한다. 벽제삼거리에서 서울시립공동묘지를 지나 됫박고개를 넘어서자마자 보광사 입구에 닿는다. 사찰 안에서 중앙으로 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고령산을 배경으로 보광사 호국인불이라 불리는 거대한 석불입상이 서 있다. 그 앞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자그마한 다리 보광3교를 건너면 도솔암 가는 이정표가 나온다. 계곡을 끼고 그대로 능선을 따라 오르면 된다.25∼30분 정도 적당히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 도솔암이다. 낙엽 깔린 고운 흙 위에 살짝 눈 내린 오솔길, 빈 나뭇가지 아래 갈지자를 만들며 오르는 맛이 제법이다. 도솔암까지 가는 동안 두 번 정도 널찍하게 쉴 공간이 있다. 아늑한 둥지 같은 도솔암에는 이름처럼 몇 그루 단아한 자태의 소나무가 자라고 있다. 등산로 인접 지역이 지뢰매설 지역이기 때문에 반드시 길로만 가야 한다. 도솔암에서 20분쯤 더 오르면 헬기장이 나온다. 거기 서면 앵무봉 정상부가 동그랗게 솥뚜껑을 엎어 놓은 듯 보인다. 나뭇잎을 말끔히 털어낸 참나무 잔가지가 빽빽하게 들어선 맨 꼭대기에 소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어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숨을 한번 고르고 정상부까지 5분 남짓 꽤나 가파른 비탈을 오르면 된다. # 여행 정보 보광사 입구에는 산채정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여럿 있다. 그 중 맨 끝에 있는 꼭대기산장(대표 유진명)이 유명하다. 산채정식 8000원, 겨울철 별미 산토끼탕은 4만 5000원, 꿩탕은 4만원이다. 페치카 장작불에 직접 구운 군고구마와 커피는 무료다. 꼭대기산장 031-948-7066. 글 사진 이영준(월간 MOUNTAIN 기자)
  • [길섶에서] 영천사과/최태환 수석논설위원

    20여년 전이다. 서울 중랑천 주변 스케이트장이 호황이었다. 겨울만 되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몰려 들었다. 군고구마,‘오뎅’장수도 장사진이었다. 어떤 이가 이곳을 빌렸다. 몇 년간 구청, 동사무소 등을 오가며 ‘공작’한 결과였다. 근사하게 단장했다. 올인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하필 그해 유난히 따뜻했다.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았다.1주,2주, 한 달, 두 달. 초조하게 기다렸지만, 신통찮았다. 그는 끝내 몸져 누웠다.2월말 화병으로 세상을 떴다.“얘야 밖에 나가봐라. 얼음 얼었나.”자식들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다. 어느 작가가 전해준 삽화다. 슬프다 하긴 유머러스하고, 유머러스하다기엔 좀 슬펐다고 했다. 지구온난화가 화두다. 의류업을 하는 친구가 겨울장사를 망쳤다. 영천은 사과밭이 줄어든단다. 더운 날씨에 사과가 잘 안되어서다. 지구기온이 1도 오르면 생물종의 10%가 멸종위기란다. 생태계 이변. 문명·발전에 집착하는 인간의 오만에 대한 경고일까, 재앙의 조짐일까. 문명의 희생물이 된 자연의 묘석 같아 씁쓸하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 “쌀대신 고구마”

    농업 침체로 영농교육이 유명무실해지고 있는 지자체가 늘고 있는 가운데 강화군이 최근 실시한 영농교육에 농업인들이 폭주해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강화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지난 1일 실시된 ‘속노랑고구마반’ 영농교육에는 계획인원 90명에 250여명이 참가했다.이러한 예상 밖의 인원초과로 교육장을 대강당으로 변경하고 교육자재를 이동하는 등 작은 소란이 일어났다. 또 2일 열린 ‘친환경농업’ 과정은 계획인원 80명에 180여명이,8일 ‘포도반’ 교육에는 80명 계획에 180여명이,9일 ‘인삼반’ 교육에는 80명 계획에 190여명이 참석하는 등 대성황을 이루었다. 날이 갈수록 영농교육 참가자들이 줄고 있는 타 시·군의 일반적인 현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이같은 현상은 강화군이 전통적인 특산품인 쌀에만 의존하지 않고 인삼·포도·순무·고구마 등 특화작목 개발과 교육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모(43·강화읍 갑곶리)씨는 “농업인들의 교육 열기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의 반영이기도 하지만 특화된 농업이면 농업시장이 개방돼도 승부를 걸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2일 마감된 강화농업대학과 대학원 신입생 원서접수 결과 농업대학은 원예과 등 120명 모집에 209명이, 대학원은 벤처농업과 등 40명 모집에 70명이 각각 지원해 예년보다 높은 1.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올해 2회 신입생을 선발하는 강화농업대학원은 지난 7일 자유무역협정(FTA)과 세계무역기구(WTO)에 대응해 지역농업의 나갈 방향 등에 대한 논술시험을 실시했다. 논술시험을 거쳐 교육생을 선발하는 곳은 전국에서 강화군이 유일하다. 강화군농업대학 학장인 안덕수 군수는 “지역농업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농업시장 개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역량을 동원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강화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도심공원, 농촌의 옷을 입다

    경기도는 9일 도심 속에서 농촌환경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도내 50만 이상 대도시 가운데 한 곳에 ‘농업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업공원은 도시민들이 농작물의 파종과 재배, 수확 등 농사의 전 과정을 체험하면서 우리 농업의 중요성과 농촌현실을 인식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기존 도시공원 가운데 대략 5000㎡ 정도를 활용하게 된다. 공원에는 벼, 보리, 감자, 고구마, 옥수수, 배추 등 각종 작물을 연중 재배하고 주변에 야외교육장, 농기구 전시장, 농기계 보관창고, 휴게실 등을 설치해 휴식과 교양, 운동을 겸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된다. 도는 수원·성남·부천·고양·안산·용인·안양 등 인구 50만명 이상 대도시를 대상으로 이달 중으로 사업 참여신청을 받아 대상지를 확정한 뒤 기본 및 실시설계 등을 거쳐 오는 7월쯤 1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공원 조성공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연말쯤 공원이 조성되면 농사경험이 있는 농촌출신 노인들을 관리자로 지정하고, 주변의 유치원, 초등학생 등을 위한 상시 체험학습공간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생활의 지혜] 고구마 빨리 삶기

    [생활의 지혜] 고구마 빨리 삶기

    밤에 출출할 때 고구마가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시간이 오래 걸려 망설여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고구마를 빨리 삶으려면 그냥 물에서 삶기보다는 다시마를 넣고 삶으면 훨씬 시간단축이 된다.
  • [OUR STORY] 섬마을 남해 자전거 하이킹

    [OUR STORY] 섬마을 남해 자전거 하이킹

    우리나라 남해안의 섬은 그 빼어난 풍광으로 무척 아름답다. 또한 여기저기 흩어져 연결되는 섬마다 사연도 많아 일년내내 찾아도 그 느낌이 각각 다르다. 특히 화가의 눈에 비쳐진 남해 섬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가는 곳마다 캔버스의 그림처럼 예술작품으로 다가오며 미적 카타르시스를 빚어낸다. 앞으로 3회에 걸쳐 한려수도와 경남 남해의 섬을 돌아볼 예정이다. 이번 주는 첫회로 남해대교를 건너 남해읍에서 1박, 남해도 서쪽 해안선을 따라 ‘다랭이 마을’로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두번째는 남해도에서 ‘창선도’를 거쳐 2006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뽑힌 길을 따라 늑도 대교, 창선교, 삼천포 대교를 지나 삼천포 항을 거쳐 통영으로 간다. 마지막에는 통영에서 거제교를 지나 장승포 남쪽 해안선을 따라 ‘해금강’으로 가는 아름다운 해변 길을 느껴볼 예정이다. 글·그림 화가 남궁문 artistdiary@hanmail.net 섬이 커서였을까. 남해도는 산도 높아 보였고 그만큼 길도 험했다. 그러기에 여기저기 계단식 논들 역시 눈에 많이 띄었다. 길은 산과 언덕을 따라 계속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적으로 나타났고, 그럴 때마다 마을이 하나씩 등장했다. 처음엔 이리저리 둘러 보며 관심을 가졌지만, 내리막길에선 마주치는 바람 때문에 추위에 진저리를 쳐야 했다. 이제 길은 바다 쪽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는데, 해도 맑아서 겨울바다는 계속 눈이 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그렇게 언덕 길 몇 굽이를 돌다 보니 시야도 서서히 터지기 시작했다. # 끝없이 펼쳐진 바다 위의 비탈마을 섬의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하늘은 왜 이다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깨끗하기만 한가. 사실,1년을 살아도 오늘 같이 이렇게 맑은 날이 그다지 많지 않음을, 나이 50줄에 접어들면서야 깨닫게 된 일이다. 날씨가 이렇게 티 없이 깨끗하다는 건, 그만큼 내가 운이 좋다는 얘기이다. 게다가 점점 바다는 넓게 펼쳐지기 시작했다. 아, 깨끗한 바다, 수평선, 맑은 하늘.. 자전거로 달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여행은 행복하지 않을까. 여기는 남녘이라 바람도 온화해서, 마을마다 이른 봄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따사로와 보이기도 했다. 굳이 서둘러 갈 일도 없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걷는 것은(오르막이라 자전거를 끌면서 걷고 있었기에), 그리 흔히 오는 기회가 아니니 최대한 즐기면서 천천히 가도 될 것이다. 그렇게 또 한 굽이를 도는데, 아, 거기가 바로 내가 오고 싶었던 ‘다랭이 마을’이었다. 산 중턱에 옹기종기 마을이 형성되어, 척박한 주변 환경의 농지는 다 계단식(다랭이) 논인데다 그 앞에는 너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는 아늑한 마을.45도 비탈에 108층이나 되는 계단식 논은 마치 신이 빚은 모습이었다. 옛 사람들은 이 척박한 땅에 농사를 지으려고 저렇게 계단식인 다랭이 논을 만들 수밖에 없었을 게다. 그리곤 또 저 바다로 나가 고기를 잡아왔으리라. 그런 이 지역의 특수성을 간직한 채, 그동안 오랜 세월을 조용하고 이름 없이 견뎌왔을 한 가난한 어촌 마을.‘다랭이 마을’이란 이름 속엔, 그런 모든 속뜻도 다 포함돼 있을 듯 싶었다. 언제부턴가 나는 이런 곳을 와 보고 싶다는 꿈을 꾸곤 했었다. 한 나그네가 되어, 바다와 수평선이 보이는 이런 평화로운 언덕길이 있는 마을을 그저 지나가 보고 싶었을 뿐이다. 정말, 천혜의 조건이었다. 어쩌면, 비밀의 요새 같기도 한, 그러면서도 어쩐지 신비스럽기까지 한 마을의 모습은 저절로 감탄사가 튀어 나온다. 여름이거나 가을 같은 경우엔 다랭이 논의 색깔이 더욱 아름다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좀 자세히 보니, 최근에 지었을 법한(아니면 개축을 했을 법한) 새로운 사각의 콘크리트 집들도 몇 채 눈에 띄었다. 게다가 이 마을과는 어울리지 않을 이상한 형태의 집들도 건설되고 있었다. 아, 그 건 ‘불협화음’이었고, 크나큰 아쉬움이었다. 이미 저 마을도 저런 현대식 집이거나 마을 뒤 도로 쪽의 이런저런 관광시설 등 개발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었다. 사실 난 조금 실망하고 말았다. 저렇게 현대화 바람이 일고 있는 모습을 보고 체념만 하기엔 이 아름다운 자연조건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다랭이 마을은 다랭이 마을일 때에만 그 가치가 있을 것 같은데…. 그렇다고 내가 저 사람들에게 다시 옛날로 돌아가서 가난하게만 살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 # 얻어 먹었던 ‘하얀 고구마´의 추억 초가집이었을 때 와 봤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는 그렇게 터무니없는 꿈을 꾸고 있었다. 이렇게 따스한 날에는 저런 어떤 한 집의 마루에 걸터앉아, 시원한 동치미에 따끈한 고구마를 먹어도 좋으리라. 그래 나는 어제 밤에도 고구마를 먹었었지. 바로 이 섬, 남해도로 들어오다가 얻어 먹었던(?) ‘하얀 고구마’에 얽힌 기분 좋은 꿈이 떠오르고 있었다. 이미 어둠이 내렸고, 남해대교를 건넌 뒤 조금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는데,‘배 직판’이란 등이 켜진 간판이 보였다. 그런 일이 있으려고 그랬을까. 내 마음은 그 곳으로 끌리고 있었다. 시원한 뱃물이 입 속 가득 담기는 환상에 젖어,‘저기 가서 배를 두어 개 깎아 먹고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전거를 끌었다. 그 가게는 컨테이너 박스로 되어 있었는데, 안에 여자가 있어 보였다. # 넉넉한 인심에 배부른 길손 “아주머니! 저, 배 좀 먹고 갈 수 있을까요?”하고 불렀더니,“예, 들어 오세요.”라는 대답이 들려온다. 나오는 사람은 어린 티가 나는 여학생이었다. 좀 의아했지만 나는 “내가 자전거로 여행을 하는 중이라, 배를 사러 온 건 아니고. 지금 너무나 목이 타서 들른 것이니 배 한 두개만 깎아 먹고 가도 될까요?” 하고 물으니,“그러세요.”하면서도, 그 여학생은 유심히 나를 살피는 기색이었다.“그럼, 조금 기다리세요.” 하더니, 배를 가져 오려는지 그 뒤에 있던 집 쪽으로 나갔다. 그러더니 곧 이어 그리 크지 않으면서 볼품도 없는 배 두 개를 들고 돌아왔다.“이렇게 추운데, 어떻게 여행을 다니세요?” 하고 조심스럽게 묻는 것이었다. “그러게나 말이오.” 하면서 나는 그 배를 받아 깎으려는데,“아니라예. 제가 깎아 드리께예.” 하면서 자신이 들고 있던 배를 직접 깎기 시작했다. 그 것도 괜찮은 방법 같았다. 어차피 내 장갑을 꼈던 손이야 하루 종일 여행에 절은 땀내가 배어 있을 테니까. 학생은 고등학생인 줄 알았는데, 방학을 맞아 집에 와서 부모님을 돕고 있는 대학생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이렇게 추운데 여행 다니시려면, 힘들지 않으세요?” 하고 다시 물었다. “힘이야 들지요.. 이렇게 목도 타고.” 그러는 사이에 그 학생이 배를 다 깎은 것 같아 빼앗듯이 받아, 입을 크게 벌려 통째로 베어 먹으려는데,“아저씨, 안돼예! 그렇게 드시면, 입천장 다쳐예.” 하는 핀잔(?)을 들었다. 이어 그 학생은 무슨 생각이었는지,“배 드시면서 잠깐만 기다리세요.” 하더니 다시 밖으로 나갔다. 나는 그 학생이 시킨 대로 잘게 자른 배를 포크로 찍어 먹으며, 갈증을 풀고 있었다. 못 생긴 배였음에도 보기보다 물도 많았고 또 시원했다. 그리고 퍽 달았다. 잠시후 그 학생의 손에는 고구마 몇 개가 올려진 쟁반이 들려 있었던 것이다.“좋아하실는지 잘 모르겠는데예. 시장하실 텐데, 이 것 드세예.” 한다. 무척 오랜만에 보는 껍질이 멀건 하얀 물고구마였다. 나는 허기진 배에, 체면이고 염치고 접어두고는 그 고구마 세 개와 배 두 개를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해치워 버렸다. 이런 모습을 본 여학생은 “더 갖다 드리까예? 저는 안 좋아하시까봐 쪼금만 가져 왔는데예.”라고 말한다.“아니, 아니.”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 거면 충분해요. 남해읍에 도착하면 또 저녁을 먹어야 하니까.”라고 대꾸했다. 그러면서 “학생, 이 거 얼마면 되까?” 하고 물으니,“아녜예, 돈 안 받으려고 했어예. 그래서 배도 못난 걸로 갖고 왔는데예.”라고 한다. 의외였다. 어쩌면 나에겐 딸 같을 수도 있는 어린 여학생의 따뜻한 마음씨에 감동을 한다. “그래도 받아야 돼. 힘들게 농사짓는 부모님도 생각해야지.” 거의 반강제로 돈을 손에 쥐어 주었다. 그 따뜻한 마음으로만 보면, 정말 돈을 더 주고 싶기도 했다. 하긴 가난한 내가 돈을 준다면 그 아이에게 대체 얼마를 더 준단 말인가. 설사 그렇다 해도 그 건, 그 순수한 마음에 어울리지 않을, 어른의 ‘허세(?)’일 수도 있고, 하찮은 돈으로 마음을 사려는 행위일 것이었다. # 가로등없는 어두운 도로위에 별만 총총 “너무 맛있게, 잘 먹고 가요. 고마워요, 학생!” “근데예. 아저씨! 여기는 교통사고가 자주 나는 위험한 곳이니, 조심해서 가셔야 돼예.” “그래요?” “예, 저 앞에는 1년에도 몇 차례씩 사고가 나는 지점이니 조심하세요.” 그 마음도 무척 예뻤다.‘너는 왜 이리 예쁜 짓만 하고 있는 거냐.’ 나는 겉으로는 웃으면서도 속으론 그런 말을 하고 있었다. “알려줘서 고마워요. 학생.” “가실 때는 저 쪽, 도로 끝 오른 쪽으로 바짝 붙여서 가세예. 아저씨, 여행 잘 하시고예, 안녕히 가세요.” “그래요. 고마워요. 고구마는 너무 맛있었어요.” 깜깜한 도로로 나와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는데, 언뜻 뒤를 돌아 보니 아직도 그 학생은 방에 들어가지 않고, 바깥의 전깃불 아래에서 나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고맙구나. 웃음 띤 그 얼굴이, 그리고 니 마음씨가 너무나 예쁘구나.’ 아까 배를 먹으며 방 안에 있던 시계를 보니, 일곱시가 안 되었던데 읍엔 여덟시 무렵에 도착되겠지. 나는 14~15㎞ 남았던 남해읍까지, 일단 가로등이 없는 어두운 도로를 자전거로 달려야 했다. 남녘이라 그런지, 초저녁부터 하늘엔 오리온 별자리가 총총했다. 주위가 어두워 별은 더 빛나 보였다. 나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이제는 땀도 식어 슬슬 추워올 것도 같은데, 마음은 푸근하기만 했다. ‘아, 하늘에 뜬 저 별들도 아름답다지만, 그 여학생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 행복한 미소가 절로 나왔다. <다음호 계속> ●주변 들러볼 곳 남해 호구산 군립공원, 한려해상 국립공원, 금산 보리암, 남해 상주해수욕장, 미조포구, 독일인 마을
  • [OUR STORY] 얼음·눈꽃 축제로의 초대

    [OUR STORY] 얼음·눈꽃 축제로의 초대

    1월의 강원도는 겨울축제 공화국. 화천 산천어축제와 인제 빙어축제, 태백산 눈꽃축제와 대관령 눈꽃축제 등 1월 한 달 동안 눈과 얼음 관련 축제가 줄지어 열린다. 문화관광부의 ‘문화관광축제’ 선정에서 유망축제로 뽑힌 화천 산천어축제와 인제 빙어축제는 작년에 각각 120여만명,75만여명이 다녀갈 만큼 성공적인 축제로 자리잡았다. 두 행사 모두 얼음구멍을 통해 강물 속을 돌아다니는 산천어와 빙어를 낚는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각종 부대행사도 풍성하게 마련돼 있어, 겨울방학을 맞은 자녀와 함께 찾을 수 있는 인기만점의 가족단위 여행지다. 태백과 평창에서는 이달 하순부터 눈꽃축제가 열린다. 각각 14,15회를 맞는 관록의 눈축제. 예년과 달리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마련해, 보는 축제에서 즐기는 축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층 흥겨운 축제의 장이 될 듯하다. 춥다고 겨우내 구들장만 끼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천하장사인들 밖으로 나가자는 꼬마들의 성화를 고스란히 받아낼 수 있을까. 독특한 겨울문화가 살아 숨쉬는 강원도로 미끄러지듯 달려가자. 글 사진 화천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강원도 화천 산천어축제 “사위가 장모보다 고기를 못잡아?”장모 오덕순(65·경기 이천)씨의 힐난에 뒤통수만 매만지던 사위 김낙선(43)씨는 “녀석들이 어찌나 미끌거리며 잘 빠져 나가는지, 통 손에 잡히질 않네요.”라며 머쓱한 표정이다. 강원도 화천에서 열리고 있는 제5회 산천어 축제(www.ice.narafestival.com·1월6일~28일) 중 산천어 맨손잡기 행사 현장.“아빠, 파이팅!”,“우리 아들 힘내∼”여기저기서 격려와 환호성이 교차하며 따뜻한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얼지 않은 인정, 녹지 않는 추억’을 슬로건으로 내건 산천어 축제. 정해년 돼지해를 맞아 ‘화천 산천어는 복(福)돼지’란 주제로 ‘체험돼지’,‘추억돼지’,‘재미돼지’ 등 30여가지의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화천천 2㎞구간에 펼쳐진 행사장은 그야말로 ‘겨울 해방구’. 다양한 놀이시설과 체험 프로그램들로 가득 차 있다. 축제의 대표선수인 산천어 얼음낚시,‘겨울의 고전’ 썰매타기와 눈썰매 봅슬레이 등 얼음위에서 하는 모든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산천어 낚시와 눈썰매 등 놀이시설 이용료 대부분을 ‘화천사랑 상품권’으로 되돌려 줘, 사실상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 것도 이 축제의 자랑이다. 이 상품권은 행사장 내에서는 물론, 화천시내 어디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 신나는 산천어 잡기 40㎝가 넘는 두꺼운 얼음 속에서 어린아이 팔뚝만한 산천어가 낚싯줄에 끌려 나온다. 짜르르한 손맛에 과년한 처녀도, 나이 지긋한 어르신도 체면 따윈 아랑곳하지 않은 채 환호성을 터뜨린다. 간혹 산천어보다 몸집이 두배 가까운 송어라도 끌어올렸을 때는 건장한 떠꺼머리 총각도 어찌할까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다. ‘계곡의 여왕’산천어는 1급수 맑은 물에만 서식하는 냉수성 어종.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산천어를 신선들이 먹는 음식이라 했고, 일본에서는 왕실 진상품 등으로 쓰였다. 북한에서는 국방위원장의 보양식이자 국가지정 천연기념물로, 타이완에서는 보물 물고기란 뜻의 국보어(國寶魚)로 불리기도 한다. 행사장에서 산천어를 잡는 방법은 얼음낚시와 루어낚시, 그리고 맨손잡기 등 모두 세가지. 이 가운데 1만개의 얼음구멍이 뚫려 있는 넓은 낚시터에서 펼쳐지는 얼음낚시는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경기도 광명시에서 온 김태형(12)군은 “갑자기 낚싯대가 후두둑 하며 몸이 흔들릴 정도로 떨리더군요. 깜짝 놀랐어요.2시간만에 두마리를 잡았는데, 친구들에게 자랑할 거예요.”라며 입술이 귓불에 닿을 만큼 환하게 웃었다. 인조미끼인 루어를 얼음구멍 아래 바닥까지 가라앉힌 다음, 위아래로 들었다놨다 하면서 산천어를 유혹하는 것이 얼음낚시 요령. 산천어의 유영층인 바닥위 10∼50㎝사이를 집중공략해야 한다. 행사장에서 화천낚시를 운영하고 있는 오충교(45)씨는 “루어를 바닥까지 가라앉힌 다음, 견짓대를 한바퀴 돌리면 손뼘 하나 정도 뜨죠. 그 상태에서 위아래로 고패질을 해주는 겁니다. 루어가 낙하할 때 공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손목에 스냅을 줘서 끌어올린 다음, 슬며시 내리면 마치 작은 물고기처럼 살랑거리며 내려가죠.” 시간상으로는 아침 9∼11시와, 오후 3∼5시 사이를 놓쳐서는 안된다. 주최측에서 산천어를 방류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하류쪽이나 낚시터 펜스주변을 공략하면 많이 낚을 수 있다. # 루어낚시로 잡을까, 맨손으로 잡을까 유연한 자세로 플라이 낚싯대를 휘두르는 최철우(32·강원 철원)씨. 낚싯대 가이드 톱마다 살얼음이 맺혀 있다. 꿰미를 보니 단 한마리의 산천어도 못 잡은 모양. 그래도 표정만은 여유롭다.“제가 어복이 없나 봐요. 깨끗한 자연속에서 맑은 공기 쐬고 가면 그게 좋은 것 아닌가요.” 루어낚시는 앉아서 구멍만 바라보는 얼음낚시와는 또다른 재미가 있다. 루어를 멀리 캐스팅한 다음, 끌어올리기 때문에 산천어가 끌려 나오지 않으려고 앙탈이라도 부리면 ‘찐한’ 손맛을 즐길 수 있다. 조과도 나은 편. 하지만 낚싯대와 릴 등 다소 전문적인 장비가 필요하다. 맨손잡기는 10m짜리 원형 수조속에 풀어 놓은 산천어를 제한시간 5분동안 맨손으로 잡는 행사.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는 주최측에서 제공한다. 참가자들의 편의를 위해 탈의실과 탈수기 등도 준비돼 있다. 세 행사 모두 고등학생 이상 만원, 중학생이하 5000원의 입장료를 받지만,5000원은 농촌사랑나눔권으로 돌려준다. 중학생이하는 사실상 무료인 셈. 이 상품권으로 행사장 주변의 향토웰빙촌에서 농특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 다양한 놀이기구 즐기기 얼음낚시를 하다 아이들이 지루해하면 얼음체험 프로그램을 즐길수 있다. 얼음광장에서 썰매광장에 이르는 거대한 빙판에서 얼음썰매를 지치며 놀 수도 있고, 얼곰이 썰매열차를 타고 얼곰이성과 눈조각품들을 감상할 수도 있다. 눈썰매 봅슬레이는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스릴만점인 놀이기구. 어린이 썰매면허시험장에서는 ‘구절양장’꼬불꼬불한 눈길을 통과하는 어린이에게 ‘썰매면허증’을 발급해 준다. 눈썰매는 만원을 받는데, 반납할 때 현금 5000원과 5000원권 화천사랑상품권을 준다. 얼음썰매는 5000원. # 다양한 문화, 전시 프로그램 예년에 비해 자녀의 체험학습에 도움을 주는 알찬 프로그램들이 많아졌다. 얼음나라관에는 산천어와 수달, 토종물고기 등에 대한 풍성한 정보와 자료가 전시된다. 얼음나라 만화관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 일본과 북한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산천어 소망나무에 새해를 맞는 가족들의 소망을 적은 소망리본을 달아보는 것도 색다른 체험. 이밖에 행사장 제1터널부터 화천읍사무소, 중앙로에 이르는 구간에 조성된 산천어등(燈) 거리, 매주 금, 토요일 유명 연예인들이 벌이는 미니 콘서트 등도 볼 만하다. 도시에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어려운 ‘농촌체험 사랑방 마실’도 놓치면 후회할 주요 이벤트. 농촌 가정에서 민박을 하며 장작패기, 가족 윷놀이, 밤하늘 별보기, 얼음낚시, 장작불에 구운 감자와 고구마 야참먹기 등 전통적인 놀거리와 함께 시골마을의 따뜻한 인심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사랑방마실은 ▲동촌리 산속 호수마을 ▲간동면 구만리 어룡동마을 ▲하남면 원천리 하늘빛 호수마을 ▲상서면 신대리 토고미마을 ▲사내면 용담리 곡운구곡마을 등 5개 마을에서 운영중이다. # 가는 길 얼음나라 화천으로 가는 길은 미끄럽기 그지없다. 하루종일 응달진 산자락 아래 도로는 결빙되어 있는 곳이 많으므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춘천∼화천간 5번국도는 주말이면 행락객들 차량으로 몸살을 앓는다. 가급적 평일, 주말에는 이른 시간대를 이용해야 혼잡을 피할 수 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퇴계원 나들목→퇴계원방향→47번국도→진관나들목→383번 지방도→사능­답내간 신설 46번국도→강촌→5번국도→화천 북부간선도로→구리→남양주→대성리→강촌→화천 북부간선도로→구리→베어스타운→포천 일동/이동→광덕계곡→화천 # 여행정보 화천천의 겨울바람은 동장군도 울고 갈 만큼 매섭다. 모자와 장갑, 두툼한 방한복은 필수. 방한효과가 좋은 스티로폼을 앉기 적당한 크기로 잘라 가져가는 것도 좋다. 견지낚싯대는 행사장 주변 낚시점에서 2000∼4000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릴 낚싯대는 1만∼2만원선. 미끼인 루어는 3000∼5000원. 산천어알 등 생미끼를 사서 쓰는 경우도 있지만, 조과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제10회 인제 빙어축제(www.injefestival.net) 오는 26일 개막해 다음달 4일까지 소양호 300만평 얼음벌판 위에서 열흘간 펼쳐진다. 축제장은 크게 4개 공간으로 나뉜다. ‘깨끗한 자연(Nature Zone)’을 테마로 한 공간에서는 빙어낚시와 눈썰매 등을 즐길 수 있다. ‘신나는 겨울(Leports Zone)’공간에서는 얼음축구대회와 스노 래프팅 등 다양한 레포츠 행사가 열린다. ‘맛있는 겨울(Wellbeing Zone)’ 마당은 빙어회, 빙어튀김 등 각양각색 빙어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 ‘행복한 겨울(Family Zone)’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 쉽고 재밌는 빙어낚시 동지(冬至) 무렵에 나타나 입춘(立春)즈음이면 홀연히 자취를 감추는 ‘호수의 요정’빙어. 겨우 손가락만한 크기지만, 맛도 좋으려니와 남녀노소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어 ‘국민적인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빙어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빙어낚시. 간단한 장비로 누구나 쉽게 잡을 수 있다는 것이 빙어낚시의 가장 큰 매력이다.2000~3000원 정도의 견지낚싯대와 2000원짜리 구더기미끼 한 통이면 온가족이 먹기에 충분한 양의 빙어를 잡을 수 있다. 어린이들도 요령만 가르쳐주면 곧잘 잡아낸다. 소양호 드넓은 얼음벌판 아무 곳이나 구멍 하나 뚫으면 준비끝. 얼음에 구멍을 뚫기 위해서 끌이 필요하지만, 주변에서 손쉽게 빌릴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뚫어 놓은 구멍을 써도 된다. 축제위원회는 1만원으로 즐기는 ‘빙어낚시 패키지’를 준비했다. 얼음구멍을 만들어 주고 낚시도구, 미끼, 의자 등을 빌려준다. 스노모빌과 얼음썰매까지 즐길 수 있다. 인제군청 문화관광과 (033)460-2082,460-2170. # 많이 잡으려면 첫째, 빙어를 많이 잡아 놓은 사람 옆자리에 자리 잡을 것. 둘째, 채비를 물밑바닥에서 10㎝ 정도 띄운 다음,3∼5초에 한번씩 살짝 챔질을 해줄 것. 셋째, 빙어의 입질이 집중되는 아침시간대, 특히 동틀 무렵부터 오전 10시까지의 시간대를 놓치지 말 것. 미끼로 쓰는 구더기는 한 마리 꿰기가 원칙이다. 바늘끝이 꼬리쪽 껍질에 살짝 걸치도록 꿰는 것이 좋다. 구더기가 든 미끼통의 뚜껑을 연 채 얼음판 위에 놓으면 동사의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할 것. 제14회 태백산 눈축제(festival.taebaek.go.kr) 눈과 얼음을 주제로 한 겨울축제로는 우리나라에서 으뜸가는 축제.‘눈, 사랑, 그리고 환희’란 주제로 오는 26일∼2월4일 10일간 열린다. 정상 부근의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군락지 설경과 백두대간의 웅장한 모습은 태백산만의 자랑. 축제장의 다양한 이벤트와 눈덮인 계곡길을 따라 걷는 눈꽃 트레킹, 태백산에서만 탈 수 있는 오궁썰매 타기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은 행사다. 예전과 다른 점은 각종 체험 프로그램이 늘었다는 것. 단군성전 앞 공터에 웰빙 족욕탕을 마련해 등산객들에게 따뜻한 족욕과 발 마사지를 제공하는 한편,4륜 모터 사이클이 끄는 스노 트레인을 운영하고,3000명이 벌이는 도전 기네스 눈싸움대회도 연다. 금천낚시터에서는 산천어, 송어 낚시체험 행사를 벌이기도 한다. 주행사장은 태백산 도립공원 일대. 하얼빈 눈축제의 조각가를 초청해 태백팔경 눈조각 부조, 주몽과 소서노 등의 눈조각 작품들을 전시할 계획이다. 당골광장에서는 ‘스노 매직쇼’,‘비보이 페스티벌’ 등이 열리고, 등산로 입구에는 ‘얼음터널’이 전시된다. 마장공터에서는 ‘겨울놀이마당’,‘추억의 먹거리 체험’ 등의 체험행사, 마장아래 공터에는 어린이 미니 얼음미끄럼틀 등이 준비되어 있다. 이밖에도 황지연못, 장성, 태백역 등 보조행사장에서도 ‘황금돼지를 잡아라’ 등 각종 행사가 열린다.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033)550-2081,2828, 태백산 도립공원 (033)550-2741,2745. 제15회 대관령 눈꽃축제(www.snowfestival.net) 오는 31일∼2월6일 평창군 횡계리 상지 대관령 고등학교 제2운동장 일대에서 펼쳐진다. # 대관령 눈꽃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것 첫째,2014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우리 국민의 염원을 담은 20m높이의 초대형 눈조각 상징조형물이 선을 보인다. 이를 위해 제설기 5대와 포클레인 10대, 덤프트럭 20대 등의 중장비와 30여명의 조각가들이 투입될 예정이다. 둘째, 개막식날인 31일 동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는 ‘황태해장국 2014 그릇 나눠먹기´ 행사가 진행된다. 눈꽃축제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대관령 대표 음식인 황태해장국 2014 그릇을 무료로 제공한다. 셋째, 한겨울의 알몸축제, 대관령 알몸마라톤대회가 부활된다. 눈쌓인 산하를 배경으로 웃옷을 벗은 채, 해발 700m의 고원도시 평창을 달리는 색다른 경기.10㎞,5㎞ 구간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넷째, 박진감 넘치는 스노 카레이싱대회가 열린다. 눈과 얼음 트랙을 미끄러지며 질주하는 차량들의 경주가 색다른 볼거리가 될 듯.A6(1500㏄ 미만),A7(2000㏄ 이상) 경기로 나뉘어 진행된다. 하얀 눈속에서 펼쳐지는 레이싱걸들의 응원열기도 볼 만할 듯. 이밖에 대형 얼음무대에서 펼쳐지는 비보이 공연, 전통 눈썰매와 소발구 체험, 그리고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스노래프팅과 스노모빌 체험 등 도시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색다른 행사들이 알차게 준비돼 있다. 평창군 문화관광과 (033)330-2762, 대관령눈꽃축제위원회 (033)336-6112.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18일 TV 하이라이트]

    ●생방송60분-부모(EBS 오전 10시) 시험전 과목별, 시간별 올바른 계획을 어떻게 세울까? 문제집과 노트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인 복습방법일까? 시험 전에는 어떤 문제가 출제될지 관련 예상문제를 예측하고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예상문제는 어떻게 점쳐볼 수 있는지. 학생들의 시험준비 방법을 알아본다.   ●문화지대 사랑하고 즐겨라(KBS1 오후 10시) 목각인형에 숨을 불어 넣는 한국의 피노키오 할아버지 김종구씨. 그가 만든 목각인형들은 줄의 움직임에 따라 피에로가 되고, 꽃을 피우는 마술사가 되고, 색소폰 부는 연주자가 되기도 한다. 경기도 이천 작업실에서 목각인형에 영혼을 심는 김종구씨를 화가 김점선씨가 만난다.   ●일단 뛰어(KBS2 오후 8시55분) 소매치기 친구 민주의 등장으로 수정은 난감한 상황에 처한다. 광태는 지하철에서 소매치기 현장을 목격하고 그 자리에 있었던 수정과 민주를 소매치기 공범으로 의심한다. 민주는 수정의 집에 들어와 살며 수정에게 같이 소매치기를 하자고 강요한다. 게다가 수정의 옛 남자친구 태성도 출소해 수정을 찾아온다.   ●외과의사 봉달희(SBS 오후 9시55분) 의료사고에 연루된 달희는 중근으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는다. 참담한 심정의 달희는 동건이 위급하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간다. 문경은 동건에게 고구마를 준 사람이 달희라는 사실을 알고 기본도 모르는 의사라고 꾸짖는다. 콘퍼런스룸에서 발표 도중 심한 질책을 받은 달희는 서러움에 눈물을 흘린다.   ●거침없이 하이킥(MBC 오후 8시20분) 길에서 신지가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모습을 본 순재는 애 엄마가 그렇게 술이나 퍼마시고 다녀서 되겠냐며 혼을 낸다. 그러다 경화의 연락을 받고 만나기로 약속한 순재. 그런데 경화와 다정스럽게 보쌈을 먹고 있는 모습을 신지에게 딱 걸리고 만다. 한편 해미는 주방에서 갑작스럽게 쓰러진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는 오는 2020년까지 5만 5000명의 직접고용과 20만명의 간접고용 효과가 있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연결하는 해안지역 항만, 밴쿠버 국제공항 그리고 도로와 철도를 연계하는 것이다. 문화교류, 관광, 교육 등의 수요가 늘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 [교육 & NIE] 겨울방학 알바 도전장

    청소년 ‘알바’(아르바이트)의 계절이 돌아왔다. 이맘때면 한밤 중 창 밖에서 “찹쌀떡 사려.” 소리가 들리고 골목에선 군고구마를 파는 학생들도 눈에 띈다. 아무런 자격증도, 별다른 이력서도 없이 하는 ‘막일’이라도 보장받아야 할 최소한의 원칙은 있다. 미성숙한 아이들의 신성한 노동인 만큼 더욱 그렇다. ●청소년 아르바이트 노동권 사각지대 하지만 아르바이트 청소년들은 노동인권의 불모지나 다름없다.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정해진 급여를 못 받아도 항의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다. 중간에 해고되면 그동안 일했던 만큼의 돈도 못 받고 내쫓기는 예도 많다. 노동부가 최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에 ‘청소년 아르바이트 실태조사’를 의뢰한 결과 2220명(재학생 2100명+비진학청소년 120명) 가운데 재학생 809명, 비진학청소년 91명이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09명 가운데 초과근로를 요구받은 재학생은 41.3%로 이 가운데 29.1%포인트는 실제로 초과근로를 했다. 비진학청소년 91명 중에는 57.2%가 요구받아 44.0%포인트가 시키는 대로 일을 했다. 하지만 초과근로 수당은 재학생 49.0%, 비진학청소년 52.5%가 받지 못했다. 시간급을 받은 재학생 524명 중 46.4%, 비진학청소년 59명 중 47.5%만이 시간당 최저임금 3100원(2006년 기준)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는 2000∼3100원 미만을 받았다.2000원도 못 받은 청소년도 각각 9.7%,3.4% 있었다. 이처럼 낮은 급여를 받거나 제때 못 받는 등 문제가 생겨도 사업주에 요구하지 않았다는 청소년이 재학생 184명 중 63.8%, 비진학청소년 23명 중 43.5%로 대다수였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청소년은 10명 중 1명 꼴로 매우 드물다. 재학생 9.9%, 비진학청소년 18.7%에 그쳤다. 부모동의서를 쓴 재학생은 24.9%, 비진학청소년 41.8%였다. ●청소년은 근로기준법 특별보호 대상 13∼18세 청소년들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될 뿐 아니라 연소자라는 이유로 더 엄격한 보호를 받는다. 노동부가 겨울방학을 앞두고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할 때 꼭 따져봐야 할 아홉 가지를 선정해 발표했다. 시간당 3100원이던 최저임금이 올해부터 3480원으로 오르는 등 달라진 점을 특히 눈여겨 보자. # 일할 수 있는 나이는 원칙적으로 만 15세 이상이어야 한다. 만 15세 이상이지만 중학교에 재학 중이거나 만 14세까지의 청소년들은 노동부에서 취직인허증을 받아야 한다. # 시작할 때 필요한 서류 부모나 후견인 동의서, 나이를 증명할 수 있는 호적증명서 또는 주민등록등·초본을 고용주에게 내고 근로계약을 해야 한다. # 할 수 없는 일 도덕적으로나 보건 측면에서 해롭거나 위험한 일은 못한다. 유흥주점·비디오방·노래방·전화방·숙박업·안마실이 있는 목욕탕·만화대여·카페·무도장·도살업 등에 취직할 수 없다. # 하루에 몇 시간 일하나 하루 7시간을 넘겨선 안 되지만 본인이 원할 때는 하루 1시간,1주일에 6시간 이내로 초과근로를 할 수 있다. 근로자 100인 이상 기업은 1주일에 40시간,100인 미만은 42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 밤에도 일할 수 있나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는 일할 수 없다. 야간 근로를 꼭 하고 싶다면 노동부에서 인가를 받아야 한다. # 휴일은 1주일에 15시간 넘게 일하고 1주일 동안 개근했으면 하루 유급으로 쉴 수 있다. 하루 근로시간이 4시간이 넘으면 30분 이상,8시간이 넘으면 1시간 이상 휴식시간도 가진다. 본인이 원하면 노동부 인가를 받아 휴일 근로도 가능하다. # 임금은 근로계약을 할 때 정하되 시간당 3480원인 법정 최저임금은 꼭 받도록 한다.5인 이상 사업장에서 휴일·야간·초과 근무 때는 50%가 가산된다. 근로계약서에 수습기간을 명시했다면 최대 3개월간 시급 3132원(최저임금의 90%)이 보장된다. 위반한 고용주가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 일하다가 다쳤다면 산재보험에서 치료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업주라도 산재 처리를 거부해선 안 된다. # 임금체불 및 부당한 피해에는 노동부에서 권리구제를 받자. 상담은 국번 없이 ‘1350’번, 신고는 각 지방노동관서나 노동부 홈페이지 전자민원창구를 이용하면 된다. 노동부 근로기준국 조우균 사무관은 “자신의 권리를 알고 있는 청소년이 많지 않다.”면서 “아무리 아르바이트라고 해도 근로계약서를 꼭 써놔야 나중에 문제가 될 때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청소년 알바 9계명은 ‘알자알자 캠페인’ 사이트(town.cywolrd.com//rjarja)에 자세히 나와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Metro] 포천 동장군축제 6일 개막

    “‘얼음꽃과 빛의 향연’에 초대합니다.” 오는 6∼28일 포천 이동면 백운계곡 국민관광지에서 ‘동장군축제’가 열린다. 겨울철 전통놀이 체험장과 산촌지역의 특색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먹거리 코너, 얼음폭포 등 얼음 조각품 전시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진다. 어린이를 위한 체험행사도 풍성해 모닥불 체험, 장작패기, 전통 연·팽이 만들기, 눈동산 토끼몰이, 얼음썰매 타기, 얼음계곡 트레킹 등이 진행된다. 또 모닥불에 감자·고구마 구워먹기, 토끼탕·꿩요리 등 산촌음식 체험, 추억의 도시락 까먹기, 이동막걸리와 전통한방차 시음 등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행사장에는 얼음폭포와 얼음기둥 등 다양한 얼음 작품이 전시된다. 버섯과 인삼 등 지역 농특산품을 10∼20%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할인판매 행사도 열린다.(031)535-7242, 홈페이지 www.dongjang.co.kr포천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쌀·배추등 10대농산물 내년부터 중금속 검사

    쌀·배추등 10대농산물 내년부터 중금속 검사

    쌀·콩·옥수수·감자·배추 등 우리 국민이 많이 먹는 10가지 농산물에 대해 내년부터 중금속 잔류량 검사가 실시된다. 납과 카드뮴 잔류량이 기준치를 넘어서면 전량 폐기된다. 지금까지는 쌀을 빼고는 중금속 허용치의 기준 자체가 없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0가지 농산물에 대한 중금속 허용 기준을 신설, 내년부터 농림부 등과 함께 출하·유통단계에서 중금속 잔류량을 검사할 것이라고 26일 밝혔다. 잔류 중금속이 허용 기준치를 웃도는 농산물은 농림부가 전량 수매해 폐기 처분하게 된다. 식약청은 “상시적으로 하기는 힘들고 집중출하 시기에 전국적으로 일제히 표본조사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쌀은 가을 수확철, 배추는 겨울 김장철에 하는 식이다. 농산물별 중금속 잔류 허용 한도는 납은 쌀(7분도 도정 기준)·옥수수·대두·팥 0.2, 고구마·감자·파·무 0.1, 배추·시금치 0.3이다. 카드뮴은 옥수수·대두·팥·고구마·감자·무 0.1, 배추·시금치 0.2, 파 0.05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늦은 감은 있지만 중금속 오염 농산물이 식탁에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됐다. 미국·중국 등 외국 농산물에 대해서도 똑같은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오염 농산물의 수입을 막자는 뜻도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산동네 ‘40년 연탄배달’ 김성수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산동네 ‘40년 연탄배달’ 김성수씨

    어릴 적, 철부지 꼬마는 차갑게 내리는 눈발에도 아랑곳없이 동네 아이들과 연탄재를 발로 차며 놀았다.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어둠이 몰려와 등을 떠밀었을 때야 귀가했으므로 몸은 꽁꽁 얼어버렸다. 기다리던 어머니는 야단 대신 얼음장처럼 찬 손을 어루만지며 “얘야, 연탄불에 고구마 올려놨다.”고 하셨다. 이뿐이랴. 겨울은 시계바늘을 과거로 돌려 추억의 창고문을 자주 열게 한다. 문득, 창밖에 내리는 하얀 눈을 보면서 ‘도라지 위스키의 낭만’처럼 지금쯤 어디에서 ‘나만큼 늙어가고 있을’ 아련한 첫사랑도 떠오른다. 동지섣달 기나긴 밤, 북풍한설이 몰아쳐도 ‘찹쌀떡∼, 메밀묵∼’ 소리에 화들짝 일어나 침을 삼키며 달려나갔던 정겨운 광경이 새삼 그려진다. 또 있다. 요즘 같은 날씨에 가장 생각난다. 힌트, 두 단어로 표현된다. 하숙집 아랫목을 따뜻하게 덥혀주고 애인처럼 정성으로 돌봐주면 활활 불꽃을 피운다. 다 타고 재가 되면 동네 언덕길에 산산이 으깨어져 등꼬부라진 할머니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안전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시 한편이 있다.‘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 시인이 연탄재를 통해 타성에 젖어 살아가는 속물성과 허위를 준열하게 질타하고 있음이다. 아울러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장 되는 것’이며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이면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는 것’이라고 했다. 맞다.‘연탄’이다. 추운 겨울날 따뜻한 온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연탄 한 장은 어떤 보석보다 값진 것이다. 없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추위란 뼛속까지 에이기에 연탄 한장에 삶과 죽음을 갈라놓을 수도 있음이다. ‘연탄배달의 기수’ 김성수(65)씨.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에서 40년째 연탄배달로 생활하고 있다. 열아홉 구멍 숭숭 뚫린 시커먼 연탄 수십장씩 지게에 올려놓고 달동네 언덕을 숨이 차도록 오르락 내리락 해왔다. 독거 노인 등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결코 지게를 내려놓지 못한 세월이지만, 겨울의 강을 건너야 할 사람에게 스스로 얼음판이 되어준 그 누구보다도 따뜻한 ‘산타’의 길을 걸어왔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주, 때마침 영하 6도의 추운 날씨였다. 서울 이대 앞 전철역에서 옛날 대흥극장 쪽으로 향했다. 신협건물을 끼고 우측으로 돌아서자 가파른 언덕길이 나온다. 휴대전화로 김씨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조금만 더 올라오란다. 좁은 언덕길 양쪽에는 구멍가게,00양장점,00상회,00쌀집 등의 간판이 즐비해 1960년대의 흑백필름을 연상케 했다. 언덕 아랫길만 하더라도 외래어간판들로 북적대는 거리가 아닌가.10분여를 더 걸었더니 언덕 꼭대기 한편에 ‘三표연탄’이라는 글자가 전봇대에 메달려 있고 그 옆에 시커먼 판자로 가려진 연탄창고가 눈에 들어왔다. 이때였다. 골목길에서 잠바차림에 모자쓴 아저씨가 걸어나왔다. 직감으로 “김 선생님이시죠?”라고 했더니 씩 웃는다.“배달은 언제 나가세요.”라고 물었다. “오후에 할머니 혼자 사는 집에 열댓장만 갖다 주면 된다.”고 했다. 만난 시간이 오전 10시여서 혹 아침 식사를 했느냐고 하자 고개를 가로젓는다.“선생님, 시장하신 것 같은데 순대집 가서 막걸리나 한잔 하시죠.”라는 말에 비로소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서 인터뷰 장소를 인근 순대집으로 옮겼다. 막걸리 한잔을 쭉 들이켠 김씨는 “이 동네 누구 집에 숟가락 젓가락 몇개 있는 거 다 알아유.”라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입을 열었다.1980년대까지만 해도 초겨울이면 월동준비 1순위로 집집마다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연탄을 들여놨으니 ‘누구집 강아지 이름’까지 손바닥 보듯 했을 터. 올 겨울 연탄 배달량이 얼마나 됐는지 궁금했다.“신수동, 창천동, 염리동 일대에 할머니들만 사는 곳에 2200장을 보냈시유.” 대한적십자사의 주문으로 200장씩 모두 열한 집에 보냈단다. 연탄 한 장당 가격이 370원. 또 장당 이문(利文), 즉 배달료가 70원이라고 하니 올 겨울 14만여원이 주머니에 들어온 셈이다. 작년 이맘때 7000장을 배달한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하루 200장은 배달혀야 먹고 살아유.”라며 또 한잔의 막걸리를 벌컥벌컥 들이켠다. 점점 시름이 깊어진다. “이 동네에는 연탄 쓰는 집이 30가구 정도 돼유. 그런데 구의원이나 정치인, 여러 단체 등에서 공장에서 연탄을 다량으로 싸게 구입해 없는 집, 있는 집 할 것 없이 다 돌립니다. 어떤 집에는 부모 자식 돈버는 부잣집인데도 쌀이며 연탄까지 갖다 줘유. 진짜 없는 집은 배가 고픈디 말이여유. 정부에서 하는 일이 왜 그런디유?” 김씨는 안양에 있는 연탄공장에서 타이탄트럭 한 대분(1200장)을 받으면 창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노고산동과 인근 독거노인들이 사는 집 위주로 배달해오며 생계를 꾸려오고 있다. 연탄배달 외에는 주로 라면박스 같은 것을 주워다가 고물상에 내다 판다. 박스 1㎏에 40원을 받으니 리어카 하나 가득해 봐야 겨우 4000원을 받는 셈. 리어카를 채우려면 일주일은 돌아다녀야 한다.“우리 집 말여유? 혼자 세들어 살지유. 외풍도 세고 비도 줄줄 새는 그런 집이여유.” 결혼 얘기가 나오자 잠시 창밖을 응시한다. 빈 속에 막걸리 몇잔 들이켜서인지 어느새 눈이 젖어 있었다.“고생 고생 해서 번 돈, 아이들 엄마가 어느날 훌쩍 다 갖고 도망가 버렸어유. 그때 아내를 찾으려고 1년 동안 실성하다시피 지낸 것 외에는 연탄배달만 줄곧 해왔시유.” 김씨는 충남 천안시 성환읍에서 6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많은 식구들이 논농사 12마지기에 의지하기엔 벅찼다. 그래서 대홍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아버지가 서울에서 일자리를 구하자 함께 상경했다. 그는 스무살 무렵 곧바로 5사단 현역으로 자원입대했다.3년 동안 군복무를 마친 후에는 서울 신촌 인근의 건재상에서 장당 30원을 받는 벽돌배달 일을 했다. 당시 라면 한 봉지에 16원, 막걸리 한 주전자에 30원 하던 시절이었다. 스물다섯 살 되던 1966년에 지금의 노고산동으로 옮겨 한 기와집 추녀 끝에 조그마한 연탄가게를 마련했다. 이어 리어카를 장만하고 지게를 만들어 본격적인 ‘시커먼(?) 인생길’로 뛰어들었다. 당시에는 동네에서 한달 3만장씩 팔았다. 특히 연대와 이대, 이대부고 등 주변 학교에 배달을 맡아 그럭저럭 돈벌이도 괜찮았다. 박정희 정권 때 정부시책으로 가구당 연탄 50장씩 할당하는 카드제가 실시되던 시기였다. 결혼도 이 무렵에 했다. 하지만 막내딸이 초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때인 1978년 어느날 아내가 집을 나가버렸던 것.“지나가는 버스만 쳐다봐도 아내가 탄 줄 알고 막 쫓아가고 했시유.” 시련을 딛고 다시 연탄배달에 전념했다. 결국 한때 삼표, 삼천리, 대성, 한일연탄 등 여러 연탄집들이 경쟁적으로 있었지만 기름보일러, 가스보일러들이 대대적으로 보급되면서 다들 사라지고 삼표연탄만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해오게 됐다. “얼마 전 구청에서 오라고 해서 갔더니 자동차가 몇대냐 직원은 몇명이냐고 합디다. 그래서 ‘리어카 한대와 지게 하나.’라구 했지유. 저는 살아오면서 쓸데없는(나쁜) 일은 한번도 안했는데 자꾸 이상한 쪽으로 물어봐유.” 주위에서 속이거나 힘들게 해도 싫증 한번 내보지 않았다는 김씨. 또 매서운 산동네의 겨울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40년 동안 한결같이 새벽 4시에 일어나 고단한 하루를 시작했다. 딸 둘을 키워 시집보내고 지금은 무자식처럼 외롭게 산다. 워낙 가난해서 누가 버린 옷과 양말을 주워다 입고 신어도,‘연탄 한장 갖다 주세요.’라는 말에 항상 위안을 삼으며 살아왔다. “배고픈 거 하늘이 알겠어유, 땅이 알겠어유.” 침묵이 흘렀다. 잔주름 가득한 이마가 할말 많다는 듯 위아래로 미동한다. 그것도 잠시, 김씨는 또한번 씩 하고 웃더니 손을 툭툭 털며 일어선다. k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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