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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5년만에 부르는 “아! 스승님”

    “선생님,반세기가 지나도록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칠순을 앞둔 충북 제천시 백운초등학교 28회 졸업생 10여명은 14일 55년 동안 소식을 알지 못했던 담임선생님 민홍기(閔弘基·76·서울 종로구 삼청동)옹과 만난다는 생각에 악동(惡童) 시절로 돌아가 얘기꽃을 피웠다. 이들은 98년 초부터 동기생 정연성(鄭然聖·68·서울 동작구 흑석동)씨의 제의로 백방으로 선생님을 수소문했다. 다음 부임지인 인근 동명보통학교를 다녔던 친구들의 회고와 선생님이 살았던 거주지를 샅샅이 쫓은 끝에 13일 옛스승의 근황을 확인했다. 당시 4년제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광복을 눈앞에 둔 45년 봄 백운보통학교에 부임한 민옹은 46년까지 2년간 근무하다가 동명보통학교로 옮겨가 교감,교장 등을 거쳐 서울에서 노년을 지내온 것으로 밝혀졌다. 제자들은 민옹이 해방 무렵 제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기위해 애썼던 모습들을 빼놓지 않고 기억했다.민옹은 붓글씨 쓰기나 음악 시간이면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주눅들어있던 학생들에게 “창의력이 엿보인다”며 높은 점수를주었다. 점심으로 보리밥을 싸온 민옹이 찐 고구마나 감자를 싸온 가난한 학생들과 돌아가며 “고구마,감자를 먹고 싶으니도시락을 바꾸자”며 웃음짓던 속뜻도 훨씬 후에야 알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씨는 학생들이 교사들을 외면하는 요즘 세태에 대해 “당시에는 사제(師弟)간의 나이 차가 열살 안팎이었지만 하늘처럼 생각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15일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음식점에서 십시일반의 정성을 모아 은사(恩師)에게 만수무강을 비는 황금 열쇠를 증정하고 뒤늦게나마 용서를 빌며 회포를 풀 예정이다. 송한수기자 onekor@
  • 달콤·짭짤 한국식 케이크 점심 한끼 해결 ‘OK’

    “달콤하고 짭짤한 한국식 케이크로 점심 같이 하실래요” 장미꽃,인형,크림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특별한 행사때나 먹던 케이크에도 한국식 바람이 불고 있다.특별한 장식이 없는 수수한 유럽식 모양,달지 않은 일본식 맛에 한국인 특유의 짭짤함을 섞었다.생크림에 과일을 잔뜩 넣은 케이크나 밍밍한 맛에 장식만 요란한 케이크는 이제 사양길이다. 요즘 ‘잘 나가는’ 한국식 케이크은 아주 단순한 모양으로,크림의 양을 줄여 느끼한 맛을 줄이고 칼칼하고 깔끔한토속적인 맛을 입혔다. 코코아가루 대신에 팥과 계피 가루를 뿌린 티라미수,어린 녹차잎을 곱게 갈아 크림에 섞어 만든 녹차케이크,고구마를 으깨지 않고 얇게 썰어 넣은 고구마파이 등, 한창 ‘뜨고 있는’ 한국식 케이크가 소비자들의 입맛을 충동질하고 있다.냉장고에 차게 보관한 뒤 따듯한 차와 함께 먹으면 입맛이 없을 때 점심식사거리로도 손색이 없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최근 서울 연세대·이화여대 등 대학교 앞에는 케이크전문점이 성업중이다.나아가 이들 대학교 구내식당도 최근여러가지 케이크를 점심 때 선보여 학생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케이크를 점심으로 이용하는 주요고객층은 20대 초·중반의 여성들이다. 이화여대 앞 케이크전문점 ‘미고’의 경우 오전 11시쯤부터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북적댄다.이화여대한지선씨(22·화학과 4년)는 “낮 12시에 오면 맛있는 케이크들이 거의 다 팔리기 때문에 일찍 와야 한다”면서 “일주일에 한 두번은 케이크로 점심을 때운다”고 말했다.연세대 윤희진씨(21·건축학과 3년)는 “요즘 나오는 케이크는종류와 맛이 다양해 며칠을 계속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면서 “점심 때 친구들과 멀리 명동의 케이크전문점을 찾아가기도 한다”고 말했다.날씨가 더워지면 시원한 크림타입의 ‘무스’케이크가 잘 팔린다. 아울러 다이어트 중인 여성 고객들의 입맛에 맞춰 설탕대신 감미료를 사용하는 저칼로리 케이크도 인기다.칼로리가보통 케이크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에 안심이 된다고 여성들은 입을 모은다. 서울 한남동에서 케이크전문점 ‘마루’를 운영중인 민영후 사장은 “피자 햄버거 등에 이어 케이크가 새로운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케이크에 어울리는 에스프레소 커피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 유기농산물 소비 날로 는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유기농산물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9일 유기농산물 시장규모가 99년 1,800억원,지난해 2,200억원에 이어 올해 약 2,800억원에 이를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2005년에는 1조원까지 성장할것으로 예측했다. 농림부 친환경농업과는 “현재 전체 농산물 생산량의 1%정도인 유기농산물의 생산량을 2005년까지 5%로 끌어올릴계획”이라고 말했다. 유기농산물 가운데 유기재배농산물은 3년동안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토양에서 농약,비료없이 재배된 것이다.유기재배가 어려운 농산물은 무농약·저농약재배를 하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승인번호와 신고번호를받아 인정받는다. 무농약재배는 비료는 쓰지만 농약은 안쓴 농산물이며 저농약재배는 농약 사용횟수를 2분의 1로 줄인 것이다. 쌀,잡곡,채소 등은 대부분 유기재배이고 배,사과 등 과일은 유기재배가 어려워 대개 저농약재배한다.포도,딸기,방울토마토,귤 정도만 유기재배가 가능하다. ◇유통업자=유기농산물 직거래운동을 하는 생활협동조합(생협) 중앙회의 박상신(37) 차장은 “일부 유기농산물은소비자가 없어 폐기처분을 하는 등 아직 유통에 문제점이많다”면서 “직거래운동을 하고있는 생협과 한살림을 통해 전체 유기농산물의 50%가 유통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유기농산물 유통은 생산에서 소비까지의 전과정이 투명해야 한다”며 “생산자와 유통업자,소비자의 지속적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기농산물 온라인쇼핑몰인 62농닷컴의 이태주(35) 팀장은 “지난해 10월 사업을 시작,매달 30% 성장을 기록하고있으며 월 5,000만원 가량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소비자들이 다양하지 못한 상품종류와 느린 배송을 가장 불편한 점으로 지적하지만 “온라인 쇼핑의 장점이 많아 앞으로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역시 온라인 쇼핑몰인 이팜의 이준희(31) 팀장은 “안전식품에 관심이 많은 30대 초반의 중산층 주부들이 주 구매층”이라고 밝혔다.꽃게파동,구제역,광우병 등 식품관련환경파동이 생길 때마다 회원들이 몇백명씩 급격히 불어난다고 말했다. 이씨는 소비자들의 불만사항에 대해 “서울과 수도권 일부만 직접배송이 가능,신선한 채소공급이 안되는 지방 소비자들이 배송에 관한 불편을 많이 지적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환경정의시민연대 ‘다음을 지키는 엄마모임’의 이오이 간사(32·경기도 용인시 기흥읍)는 “다른 분야의 소비는 줄여도 먹거리는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꼭 유기농 식품을 먹는다”면서 “소비자들이 유기농식품을 자꾸 먹어야 농부들도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할 수있다”고 말했다.주부 정화영씨(31·서울 서대문구 홍제동)는 “유기농 식품은 일반 식품보다 약 1.5∼2배 비싸다”면서 “매장 숫자가 적어 일부러 찾아가야 하고 신용카드결재도 안 되는 데다가 유통체계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아제철식품이 아니면 구할 수 없다”고 푸념했다. ◇생산(농촌)과 소비(도시)의 연대=팔당호 인근 지역 400만평의 땅에서 300여 농가가 유기농업을 하고 있는 팔당상수원유기농운동본부(031-577-8021)는 4월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농사체험과 마당극공연 등 농촌과 문화를 동시에 즐기는 체험여행을 마련했다.경기도 양평군 양서면의 두물머리 농장 방문,재래두부 만들기,유기농 식사,김지하 원작의 마당극 ‘밥’관람 등을 할 수 있다.계절별로 봄에는 딸기잼 만들기,여름에는 고구마 캐기 등을 한다. 윤창수기자 geo@. * 유기농산물 어디서 사나. 유기농산물 온라인쇼핑몰은 백화점 매장보다 값이 저렴하며 인터넷 또는 전화로 주문가능하다.배달은 평균 2∼3일걸린다.쇼핑몰에 따라 지정된 날에만 주문을 받기도 한다. 쌀,과일,채소,잡곡 등 유기농산물은 물론 음료수,잼,과자,빵 등 가공식품도 팔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외에도 소비자생활협동조합중앙회(02-324-5488),한살림(02-3486-9696) 매장 등에서 유기농산물을 살수 있다. 윤창수기자
  • 바탕골 예술관 아이 손잡고 가보세요

    ‘봄을 맞아 아침 물안개 젖어들고 따사로운 햇살 비치는양평으로 나들이를 나서보는게 어떨까요’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을 지나 경기도 양평읍까지 이른 다음 양평대교건너 서울쪽으로 다시 내려와 10여분 달리면 바탕골 예술관(강하면 운심리).극장,미술관,도자기 공방,공작실 등 다양한 문화체험을 봄나들이와 겸해 가질 수 있는 바탕골 예술관이 봄 프로그램을 마련,나들이객을 유혹하고 있다.비슷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이웃의 카페 등을 함께 소개한다. ◆바탕골 ‘여기여기 붙어라’=25일부터 4월 22일까지 일요일마다 ‘추억만들기-우리가족은 예술가’를 봄이벤트로 마련한다. 물레로 그릇을 만들고 김밥과 샌드위치로 맛있는 점심을먹은 후 미술관에서 ‘굿바이 백남준전’을 관람한다.가족 장기자랑과 애니메이션 상영과 판화작업으로 가족 티셔츠를 만드는 기회도 갖는다. 3인 가족기준 8만원,바탕골 VIP회원 4만원. 4월5일과 15일에는 연인과 가족끼리 봄 햇살을 맞으며 즐길 수 있는 ‘오 해피 데이’를 마련한다.5일엔 한대의 피아노를 두사람이 연주하면서 어린이의 천진난만함을 표현하는 드뷔시와 포레,비제,슈베르트의 작품들을 연주하는‘피아노로 듣는 어린이 세계’,15일엔 피아노,첼로,소프라노,플루트,클래식기타의 화음을 담은 ‘봄의 앙상블’을 즐긴 뒤 갤러리카페에서 장작불에 고구마를 구워먹기도한다.어른 어린이 구별없이 1만5,000원,VIP회원은 7,000원. 미술1관에서 전시되는 ‘굿바이 백남준’은 입체적이면서회화적인 충격을 던져준다.‘타이어 없는 자동차’ 등 자동차 시리즈를 포함,모두 107점이 전시된다.미술2관에선화가 박의순의 ‘봄을 찾기,보물찾기전’이 열리고 공작실에서는 섬유,목공예,판화작업 등을,도자기공방에서는 연필꽂이,사각접시,머그잔 등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이 공방에서 참신한 작품을 만든 이는 오는 7월1일 바탕골 생일파티에 초대된다. 양평 버스터미널에서 바탕골예술관으로 가는 버스가 있지만 몇차례뿐이어서 자가용을 몰고 가는 게 편하다. 월요일은 휴관.www.batangol.com,(031)774-0745◆여기도 들르세요=양평대교 건너자마자 우회전해 5분쯤달리면 왼쪽으로 레스토랑과 갤러리가 함께 있는 아지오(031-774-5121)를 만날 수 있다.김영미,정채,유민자,민정기,김성호씨 등 몇년전부터 양평지역에 또아리를 튼 화가들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15명 이상이 예약하면 이들 화가 아틀리에를 방문,풍광을즐기며 작품세계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눌 수 있다.아트상품도 전시하고 도자기 굽는 프로그램도 있다. 강하면의 전원갤러리(031-771-1959)도 아기자기하게 전시공간을 꾸며놓았다.도예가 이창화씨가 도자기 빚는 법을가르쳐준다. 약간 거리가 있기는 하지만 양수리에 있는 서종갤러리(031-774-5530) 또한 찾을만 하다.독특한 미관의 2층 전시관도 볼거리여서 주부들을 중심으로 발길이 잦다. 또 5일마다 한번씩 열리는 양평읍내 5일장에서 쌉싸름한곰취,알싸한 풋내가 넘치는 두릅,강하면이 집산지인 표고버섯,강상면의 토산물 팽이버섯,도라지,쑥 등을 살 수도있다. 임병선기자 bsnim@
  • 서울시 주말농장 회원 모집

    서울시 농업기술센터는 민간농장들과 연계해 14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21곳의 주말농장 회원 1만1,000여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농업기술센터가 시민들에게 농사체험 기회를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주말농장은 텃밭형 16곳,어린이들을위한 자연학습장형 3곳,배나무를 관리·수확하는 배나무 재배형 2곳이다.농장은 다음달 21일 개장한다. 가구당 분양면적은 텃밭형은 3∼5평,자연학습장형은 20평이고 텃밭형의 경우 봄에는 고추,가지,상추,치커리,쑥갓,감자,고구마,시금치 등을,가을에는 배추,무,갓,쪽파 등 김장용 채소를 심을 수 있다. (02)3462-7924. 임창용기자 sdragon@
  • 천년후에도 우리사랑 이곳에서…

    해먹에 눕자 남국의 바람이 발가락을 간질이고 사랑하는 이의 입술이 부드럽게 스친다.누구나 꿈꾸는 신혼여행의 추억을 필리핀에서 만들면 어떨까.모두 7,107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필리핀은 섬마다 보석같은 해변과 아름다운 리조트로 신혼부부들을 유혹한다.실제로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년 연속 가고싶은 신혼여행지 1위로 필리핀이 선정되기도 했다. ■수족관이나 다름없는 리조트 필리핀의 리조트는 규모나 요금이 천차만별이다.리조트들은 천연 백사장이 없으면 인공적으로 만들어서라도 대부분 해변을 끼고 있다.따라서 스쿠버다이빙,스노클링,제트스키,윈드서핑 등의 수상스포츠가 어느리조트에서나 가능하다. 또 골프,테니스,승마 등도 곳에 따라 즐길 수 있으며 저녁에는 대나무춤 등의 필리핀 민속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이러한 스포츠·레저 활동은 숙박요금에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고 맘에 드는 것만 돈을 지불하고즐길 수도 있다.리조트는 개인적으로 예약하는 것보다 여행사를 통하는 것이 경제적이다.리조트가 여행사에게 보다 싼요금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리조트의 신혼여행 프로그램은 어느 곳이나 비슷하다.따라서 예산에 맞춰 리조트를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여행사에서리조트상품을 살 때는 요금에 어떠한 옵션이 포함되어 있는지 꼼꼼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아름다운 풀크라 리조트 라틴어로 ‘아름답다’는 뜻의 풀크라 리조트는 화려한 시설을 자랑하며 필리핀 중앙의 세부섬에 위치하고 있다.보통 세부는 국제공항이 있는 막탄섬과세부섬을 함께 가리키며 두 섬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막탄은 섬 자체가 통째로 리조트로 꾸며져 있다. 이 리조트는 가든,저쿠지,패밀리 빌라 등으로 방에 이름을붙여놓고 있으며,방마다 개인 수영장을 따로 마련해놓고 있다.밤이 이슥해지면 수영장에 조명등이 켜지고 하늘에서 카시오페이아 별자리 등 수많은 별들이 떠올라 연인의 눈동자속에 박힌다. 수영장 가의 개구리,도마뱀 등을 친구삼아 물살을 가르고망고주스로 휴식을 취하면 미국 할리우드에서 찍은 패러다이스 영화의 주인공이 부럽지 않다. 아울러 방마다 개인오디오가 제공되므로좋아하는 음악 CD를 들고나가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모기향까지준비해놓는 등 리조트측의 세심한 배려를 곳곳에서 느낄 수있다. ■자연미가 넘치는 다칵리조트 필리핀에서 두번째로 큰 섬인 민다나오섬 북부 디플로그에 위치한 다칵리조트는 한국에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민다나오는 가톨릭교가 주류인 필리핀정부와 분리 독립을 추구하는 이슬람교도 모로 민족해방전선(MNLF)과의 전투가 계속되고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많이닿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가는 길이나 리조트는 절대 안전하다고 한다. 다칵리조트는 95년 미스 유니버스대회 수영복촬영이 이루어진 곳.길이 750m의 아름다운 해변을 자랑한다.또한 필리핀의국민영웅 호세 리잘이 한때 몸을 숨기기도 한 역사적 장소다.17㏊의 코코넛 숲에 지어진 다칵리조트는 흰 백사장을 끼고 있으며 대나무,코코넛 잎 등으로 지어진 156개의 방갈로를 가지고 있다. 필리핀은 섬나라이기 때문에 각 섬을 배로 연결하는 ‘아일랜드 호핑’(Island Hopping)이 발달되어 있다.다칵에서는벙커라 불리는 대나무날개를 단 필리핀 전통배를 타고 이루과이섬(일명 나폴레옹섬)으로 소풍을 떠난다.산호초와 선명한 쪽빛 바다가 어우러진 이루과이섬에서는 스노클링,일광욕등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야자나무 숲 아래서 통돼지 바베큐로 점심을 들면 상쾌한 바닷바람이 불어 와 입맛을 한층 돋운다. 이루과이섬은 곳곳에 꽃이 심어져 있어 분위기가 산뜻하다. 심성이 순하고 친절한 필리핀의 원주민들이 어떤 모습으로사는지 둘러볼 수도 있다.돌아다닐 때는 떨어지는 야자에 머리를 맞지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다칵에서는 섬으로 떠나는소풍 외에도 승마,골프,볼링,테니스,등산 등을 즐길 수 있다. 고구마처럼 살갗을 태우며 투명한 바다속 물고기와 놀다보면 사랑이 더욱 깊어지지 않을까. 필리핀 세부 윤창수기자 geo@. * 필리핀 가는길. 필리핀 항공(02-774-0078)은 서울-마닐라·세부,부산-마닐라 직항노선을 운행하고 있다.서울에서 마닐라는 매일,세부까지는 목·일요일 주2회 취항한다. 세부 섬의 풀크라 리조트(www.pulchra.co.jp)는 막탄 국제공항에서 차로 90분 거리다.4박5일 1인 기준에 가격은 약 140만원.문의 마린투어(02-3275-5757) 민다나오섬의 다칵리조트는 마닐라에서 디플로그 공항까지비행기로 70분 정도 날아간뒤 자동차로 갈아타고 45분 쯤 달려간다.필리핀 중앙의 세부섬 워터프론트호텔 맞은편 선착장에서 디플로그까지 매일 페리가 운행되며 5시간 30분 가량걸린다.요금은 22불(약2만8,000원).다칵은 4박5일 1인 기준에 139만원.문의 누비다투어(02-777-8366)
  • 美우주선 소행성 에로스 착륙 성공

    미국의 소행성 탐사선 ‘지구 근접 소행성 랑데부(NEAR)-슈메이커’호가 12일 소행성 433-에로스(Eros) 착륙에 성공했다고 존스 홉킨스 대학 연구진이 밝혔다.우주선이 소행성에착륙하기는 인류의 우주탐사 역사상 처음이다. [소행성 착륙 성공] 무인 우주탐사선 슈메이커호는 12일 오전 10시31분(한국시간 13일 오전 0시31분)부터 착륙작업에돌입,예정보다 3분 빠른 오후 3시7분 에로스의 히메로스라고 명명된 움푹 패인 지역에 안착했다.지난 96년 2월17일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발사된지 5년만에 착륙에 성공한 것이다. 그동안 운항 거리만도 32억㎞에 이른다.슈메이커호는 지난해2월14일 에로스에 근접한 이후 1년동안 에로스 상공 25㎞ 궤도를 돌면서 16만장의 사진을 지구로 전송했다. 착륙 후에도10㎝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 가능한 높은 해상도의 사진을 계속 보내오고 있어 향후 소행성 연구에 큰 도움이 기대된다. [소행성 에로스는?] 달·금성·화성에 이어 인간의 우주선이착륙한 4번째 천체인 에로스는 그리스 ‘사랑의 신’에서 그이름을 땄다.길이 33㎞,반지름 13㎞인 고구마 모양의 소행성으로 지구에서 3억1,600만㎞(태양∼지구 거리의 2.1배) 떨어진 곳에서 태양을 돌고 있다. 슈메이커가 에로스에서 보내는신호는 15분 후에 지구에서 포착할 수 있다. 에로스의 중력은 지구의 약 1,000분의 1에 불과해 몸무게가90㎏인 사람은 이곳에서 50g으로 가벼워진다. 머리 높이에서동전을 떨어뜨리면 바닥까지 5초쯤 걸린다.지구에서 1m의 높이를 뛸 수 있는 사람이 같은 강도로 높이뛰기를 하면 무려1㎞나 뛰어 올라 자칫 에로스의 궤도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 495㎏인 슈메이커가 에로스에 ‘충돌’하듯이 착륙할 수 있었던 것도 중력에 의해 무게가 0.5㎏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에가능했다. 기온은 낮에 영상 100도, 밤에 영하 150도로 일교차가 매우 심하다. 육철수기자 ycs@
  • [먹거리 축제를 찾아서] (23)제천 의림지 空魚축제

    아삭아삭 씹히며 입안 가득 감도는 향긋한 살냄새가 봄나물같은 공어회를 먹기 위해서는 반드시 충북 제천 의림지에 가야 한다.입맛이 없는 사람들의 식욕을 돋우는데도 그만이다. 공어(空魚)는 30여년전까지만 해도 의림지에만 서식했다.수산자원 증식을 위해 80년대초 정책적으로 중국에서 수입돼대청호,충주호,소양호 등으로 이식,대량으로 잡히면서 빙어(氷魚)로 알려지게 됐다. 다른 곳의 다 자란 빙어는 15㎝나 돼 한 입에 먹기 부담스러운 반면 이곳 공어는 10㎝ 내외여서 횟감으로 제격이다.게다가 다른 지역보다 살이 더 투명해 뼈는 물론 내장까지 훤히 들여다 보인다. 공어는 2∼3월의 해빙기에 깊은 물속에서 수면 가까이 나와 자갈이나 모래,수초에 알을 낳는 일년생 물고기다.알을 낳은 어미는 죽고 알은 20∼40일이 지나 부화된다.그러나 4월이후로는 다시 깊은 물속으로 들어가 좀처럼 구경하기 어렵다. 1년에 단 한번 공어회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10일 의림지일원에서 열린다.참가비는 없다.의림지는 교과서에도 소개된 것처럼 삼한시대에 지어진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저수지다. 제천시와 제천 문화원(원장 宋晩培) 공동 주최로 6번째로열리는 의림지 공어축제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저녁 7시까지이어진다.공어 낚시대회,공어 빨리먹기대회,공어 요리솜씨자랑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또 민속놀이 행사로 지신밟기,연 날리기,제기차기,윷놀이,널뛰기,투호놀이,지게 목발 걷기 등도 치러진다.청소년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이벤트 행사도 열린다.썰매타기와 퀴즈,청소년 댄스공연,모닥불 카페,페이스 페인팅…등등.이 가운데 모닥불 카페는 행사장 주변에 모닥불을 지펴놓고 고구마나 감자,밤 등을 자유롭게 구워먹을 수 있어 오손도손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끽할수 있다.오후 6시부터는 참가자들이 써놓은 소망문을 태우는 달집태우기 행사가 벌어진다. 제천 김동진기자 kdj@
  • 논산 윤증선생 종가집 설날

    “설에는 가족 50여명이 모여 떡국을 끓여 먹을 겁니다” 3,000여평 전통가옥에서 82세의 시어머니를 모시고 단 둘이 사는 충남 논산시 교촌마을 윤증 선생 종가의 차종부 신정숙씨(56).그는 “양력 설을 따르기 때문에 이번 설에 차례상을 차리지는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그는 “그렇지만 전통명절을 그냥 지나치는 게 서운한지 가족 대부분이 모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양력 설의 차례상에 대해서는 “떡을 올려 낭비하지 않고,일거리가 많은 화려한 유밀과며 기름이 들어가는 전도 만들지 않는다”면서 “무조건 많이 올린다고 좋은 것은 아니고 차례상의 의미를 살릴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조선시대 왕비를 가장 많이 배출한 윤증 종가는 일제시대에 천세력을 공부했던 증조부의 뜻을 받들어 양력 설을 쇤다.기제사도 한밤중이 아닌 저녁 9시에 지내고 밤이 없으면 감자나 고구마를 대신 쓰고있어 가히 ‘혁신적인 종가’라 할만 하다.증조부의 가르침에 따라과일 3가지,나물 3가지,포 3가지씩 올리는 차례상은 너무 단촐해 놀랍기까지 하다. 한편지난 2년동안 전국 종가 17곳을 취재해 최근 ‘종가이야기’란 책을 펴낸 우리차 문화원장 이연자씨(56)는 “제례는 가가례(家家禮)로 조상숭배와 더불어 집안의 화목을 꾀했다는 점에서 우리 민족의저력이자 구심점”이라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
  • “굶주린 야생동물에 식량을”

    최근에 내린 20년만의 폭설로 굶주리는 야생동물이 먹이를 찾아 민가로 내려와 붙잡히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이에 따라 지자체,공공기관,환경단체 등이 먹이주기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강원도 철원군은 11일 환경부,한국두루미보호협회,한국조류보호협회 철원군지회,육군 청성부대 등 2,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동송저수지 등 철새도래지에서 먹이주기 행사를 가졌다.환경부가 마련한 벼 2,000㎏과 밀 1,000㎏,철원군이 준비한 옥수수 1,000㎏,돼지고기 부산물 500㎏이 살포됐다.강원도는 오는 17일 양구군 방산면 현리 일대에서도 지역주민,군장병들과 함께 2,000㎏의 먹이를 야생동물에게 줄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는 먹이를 찾아 민가주변으로 내려오는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주민에게 멧돼지 1마리당 30만원,노루와 고라니 20만원,오소리와 너구리 10만원의 포상금을 줘 야생동물보호에 주민들의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인천시 강화군도 11일 길상면 초지리 황산도 벌판에서 550㎏의 먹이주기 행사를 가졌다.군은 시민연대,환경지킴이 등과 함께 이 행사를지속적으로 펼칠 방침이다. 충북 제천환경운동연합은 오는 18일 감악산과 용두산에서 먹이주기운동을 벌인다.옥수수·콩·고구마 200㎏과 건초 등이며 올무,덫 등밀렵 도구도 제거한다.이에 앞서 충주시는 지난 10일 충주 신니면 가엽산과 가금면 을궁산에서 공무원,장병 등 100여명이 참여,먹이주기행사를 열고 건초 1t 등을 살포했다.괴산군도 이날 산림과 직원과 동물보호협회 회원 등이 칠성면 성불산 일대에 배합사료 125㎏을 뿌렸다. 경남 낙동강환경관리청은 오는 18일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를 비롯,지리산국립공원 일대의 야생동물 서식지에 2t 가량의 사료와 배추.무 등 각종 채소류 1t 등을 살포할 계획이다.지리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와 산청군,지리산 일대 밀렵감시단과 군부대 등 300여명이 참여한다. 먹이주기와 함께 올무,창애 등 밀렵도구 제거작업도 한다.낙동강환경관리청은 “눈이 쌓이는 시기에는 먹이가 없어 민가나 농경지에 들어가 잡히는 야생동물이 많다”며 “야생동물을 굶주림으로부터 보호하고 밀렵도구 수거를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인천 김학준·철원 조한종·청주 김동진기자 kimhj@
  • “유해음식 먹이느니 차라리 굶기세요”

    “방학동안 아이들에게 피자를 시켜주기 보다 고구마전을 부쳐 주세요.” 환경정의시민연대 산하 ‘다음을 지키는 엄마모임’의 김순영(金順英·35·)씨는 최근 주부 7명과 함께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확인한유해음식 현황을 토대로 ‘차라리 아이를 굶겨라’(시공사)라는 책을 썼다. 김씨가 책을 쓰기로 결심한 것은 지난해말쯤.우연히 ‘유해환경으로부터 우리 아이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란 토론회에 참석한 이후 유해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모임을 만들고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그 결과 보름이 지나도 곰팡이조차 슬지 않는 제과점 빵,물러지지 않는 슈퍼의 시금치 등을 보고 깜짝 놀랐다.더욱이 우유,육류,요구르트등에도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들어있음을 확인하고는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책을 쓰자”고 다른 주부들과 약속한 것이다. 김씨등은 책에서 아이를 해치는 39가지의 음식과 인체에 유해한 각종 농약성분을 자세히 설명해놓고 있다.“이 정도일 줄 몰랐다”,“수입식품은 절대 사지 않겠다”는 반응을 들을 때마다 모두 뿌듯한느낌을 받는다. 김씨는 슈퍼나 할인점에 아이들과 함께 가서 식품성분표시를 자세히설명해 주라고 권한다.아이들에게 인스턴트·수입식품이 얼마나 몸에 나쁜지를 계속 이야기해 주면 아이들도 라면이나 과자를 사달라고보채지 않는다고 귀뜸한다. 김씨는 요즘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많은 것도 어릴때 고기이유식 등 과도한 단백질 섭취,분유,우유 등의 영향이 크다고 말한다.아토피성 피부염이 환경질환일 가능성을 지적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건강과 입맛을 길들이는 것은 엄마의 책임입니다.” 방학은 패스트푸드로 버린 아이들의 입맛을 자연식으로 되돌리기에좋은 때다.김씨는 간식을 찾는 아이들에게 호박죽,감자전 등 자연의제철 음식을 먹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윤창수기자 geo@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9.끝)사랑과 맛

    페미니스트가 들으면 발끈할지도 모르지만 절망에 빠지고 좌절한 남자에게는 여성이 세상과 닿는 통로이며 자기 존재를 확인 시켜주는또 다른 자아라고 할 수 있다.사랑에 빠질 때 그렇다는 말이고 어느만큼 지나면 서로 냉정한 타인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헤밍웨이의 초기 단편에 보면 전장에서 돌아온 젊은이의 허무와 자폐증에 대한 심리 묘사가 곳곳에 나온다.죽음의 본질 비슷한 것을 곳곳에서 엿보고 돌아온 자는 생이 덧없고 쓸데없는 짓이라는 걸 눈치채게 된다.군대에서는 의학적으로 ‘전쟁 공포증’이니 ‘야전 신경증’ 정도로 다루고 후송과 ‘휴양’을 강조하고 있다. 휴양 중의 행위 중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여자와의 접촉이다.성행위를 하든 안하든 간에 여성과 술을 마시거나 이야기를 하거나 최소한간호만 받아도 안정을 되찾는다.그래서 나이팅게일 이후 ‘무기여 안녕’에 이르기까지 전장의 병사들에게 여성은 ‘천사’나 다름없다. 내가 베트남에서 돌아와 제대를 하고 집안에서 빈둥거리며 보낸 일년은 악몽이었다.우선 아무런 의욕이 없었고 밖에 나가기도 싫어하고생각도 없고 누구와 말도 하기 싫고 혼자 있는 게 제일 편했다.사나흘을 아무 것도 먹지 않고 그냥 누워서 잠이 깼다가 다시 돌아누워잠들었다가 하면서 보낸 적도 있었다.즉 폭력의 상처 때문에 남과의사회적인 접촉을 믿지 못하고 자신이 없으므로 자폐되는 것이다.밤에는 눈 멀뚱히 뜨고 일어나 앉아서 담배나 피워 대다가 해가 번히 뜬대낮에 죽은 것처럼 자는 생활이 계속 되었다.한번은 자고 있는데 고등학생이던 아우가 내 몸을 건너 뛰다가 잘못하여 팔을 밟았고 나는번개 같이 일어나 손에 닿는 대로 잡아서 후려쳤다.화병으로 머리를때렸으니 도자기는 산산조각이 나고 아이 머리도 터져서 피투성이가되었다.그리고 또 어떤 날은 잠 자다가 일어나 마당으로 뛰어나가서땅바닥을 기어 다니기도 했다.이러니 온 식구들이 공포에 질렸을 밖에.어머니가 목사님을 청해다가 안수기도도 올리며 법석을 떨었다.나는 어느 잡지에 나온 글을 읽다가 그 주소에다 대고 편지를 쓰는 것으로 밤을 새우기 시작한다.상대가 누구인지 나이가 몇인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하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었다.나는 나를 끊임없이 설명하고 이해 시키려 하고 내 생각을 전달하려고 한다.그렇게 편지를쓰는 행위를 통해서 내가 생각이 있고 느낌이 있고 살아 있다는 것을확인한다. 내게는 어쨌든 내 존재를 비쳐주고 확인시켜줄 타인이라는거울이 필요했던 셈이다. 몇 통의 편지를 연달아 쓰고나면 날이 훤하게 밝았고 그것을 우체통에 갖다 집어 넣고 나서야 하루를 살았다는강열한 의욕이 생겼다.나는 젊어서부터 글을 쓰기로 작정을 했던 사람이고 ‘좋은 글을 쓰겠다’라는 생각은 전장의 위험 속에서도 거의강박관념이었다. 내가 살아 남아야 한다는 것은 앞으로의 행복한 사생활을 위해서가아니라 글을 쓰기 위한 여생으로서의 삶을 위해서였다.뭔가 끄적여보려고 했지만 한 줄도 쓸 수가 없었던 제대 이후에 나는 편지라는형식을 통해서 수십장씩의 ‘자기 표현’을 할 수가 있었다.요즈음은인터넷이 있어서 ‘자폐’는 묘하게 은페되어 있다.혼자 독방에 앉아누구와도 직접 관계하지 않으면서 컴퓨터가 세상으로나가는 ‘창’이라고 착각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드디어 ‘왜 그러십니까?’식의 한 줄짜리 답장이 상대에게서 날아왔고 접촉이 시작 되었다.나는 그네를 만나러 시청 앞의 어느 찻집에나갔고 내 옷 차림새만을 전해둔 뒤였지만 상대의 반응이 없어서 그네가 과연 누구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젊은 여성이 드나들 때마다 눈여겨 보았지만 다른 사람의 자리로 갈 뿐이었다.결국 두 시간쯤 기다린 뒤에 그네가 오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찻집을 나오게 된다.그러나 혹시 그네가 살그머니 왔다가 먼데서 관찰만 하고 돌아갔을지도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그곳을 떠나면서도 조바심이 났다. 나는 주소를 가지고 그네의 집을 찾아 가기로 한다.이런 행동은 자기최면의 성격이 더욱 강해서 다른 가능성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아직은 미래가 불확실하고 자신도 믿을 수가 없으며 그러나 자기 표현에목마른 젊은이들이 불가항력적인 사랑에 빠졌다고 확신하는 편집증에대하여 잘 안다. 이를테면 빈센트 반 고호가 사촌누이에게 구애하려고 찾아가서 만나 주기를 청하고 거절당하자, 거실의 촛불에 손가락을 집어 넣고 ‘이 손가락이 타는 동안만이라도 만나게 해달라’고부르짖던 절박한 광경이 떠오른다. 빈센트는 그 뒤 절망에 빠져 자살하려던 창녀를 만나게 되는데. 그 날은 마침 추석 전날이라 달이 휘영청 밝았고 골목길마다 전 부치고 고기 굽는 냄새로 귀가하는 이들은 발걸음이 빨랐고 인기척도 일찍 끊겼다. 나는 주소지 근처에서 웬 아이를 만나서 길을 묻게 되고그애가 그네의 남동생이라는 걸 알게 된다.우여곡절 끝에 나는 그네를 드디어 만났다.짧은 글에서 본대로 그네는 부드럽고 침착한 성격이었고 내 자폐증을 서서히 치유 받게 되었다.그네는 그날 다른 장소에서 나를 찾고 있었다.길 건너편에도 비슷한 이름의 찻집이 있었던것이다.나는 어쨌든 그 무렵의 다른 제대한 젊은이들처럼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그리고 그네의 인도에 의하여 세상으로 서서히 돌아왔다. 아마 초겨울이었을 것이다.전라선 기차의 창가로 싸락눈이 부딪혀 날려가던 게 생각이 나니까.그때는 단풍철도 다 끝나서 기차에 승객도별로 없었다.내장산은 서리가 내린 것처럼 싸락눈에 살짝 덮여 있었다.함박눈이 덮이면 더욱 풍성한 눈꽃이 피어나겠지만 싸락눈이 희끗희끗 덮인 나무와 산등성이들은 초로의 여인네처럼 조금 쓸쓸해 보였다.귀틀집을 독채로 여러 채 지어 놓은 방갈로들이 유원지에 유행하던 시절이었는데 그때는 벽난로가 없고 방 한 가운데에 투박한 석탄쇠난로가 있었다.장작을 잔뜩 집어넣고 벌겋게 달아오른 난로 위에다고구마를 구워 먹었다. 이튿날 아침에 보니 오솔길에는 싸락눈이 얼어서 뾰죽뾰죽한 성에가바사삭 부서지고 유리창도 꽃처럼 얼어붙었다.나는 산장의 아침 밥상에서 처음으로 ‘고들빼기’ 맛을 보았다.서울에서 자란 나는 물론이고 경기도가 고향인 그네도 고들빼기를 처음 보고 이름도 처음 들었다.쌉쌀하고 풀향내 나는 잎과 아삭이며 씹히는 뿌리의 맛이 여간 독특하지가 않다.고들빼기를 소금물에 며칠동안 담가 쓴맛을 우려내어멸치 젓국에 찹쌀풀과 갖은 양념을 버무려 실파와 함께 담그었다가일주일쯤 지나면 먹을 수 있다.그리고 한 겨울에까지 눈 속에 남아있는 돌미나리와 냉이는 겨울이 깊으면 봄이 멀지 않았다는 옛 시처럼싱그럽다.모시조개 넣고 된장 고추장에 끓인 ‘냉이 토장국’은 옛날의 잊혀진 사진 같이 정겨웁다.겨울의 하얀 냉기 속에서 봄날의 풀꽃들을 찾아내는 기쁨 같은 것이다.돌미나리 김치와 파래김치 같은 맛들은 묵은 김장 김치며 기름진 육것으로 포위된 듯한 한 겨울에 봄을재촉하는 방안 화초의 물기어린 방향과도 같다.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 시리즈를 이번 회로 끝맺습니다.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 가볼만한 ‘겨울바다 겨울섬’ 울릉도

    울릉도는 아직 신비스러움이 남아 있는 억센 시골처녀 같았다. 제주도가 알 것 다 알아버린 마누라의 펑퍼짐한 엉덩이라면 울릉도는 일 많이 한 시골처녀의 손마디처럼 지형은 험했지만 골짜기를 흐르는 물은 맑고 풍부했다.포항에서 3시간 남짓 배를 타고 도착한 겨울 울릉도는 쓸쓸했다. 울릉도를 방문하는 연평균 20만명 정도의 관광객 가운데 반 이상은7,8월 휴가철에 울릉도를 찾는다.그러나 진정 바다를 아는 자는 겨울바다를 찾는다고 했다.호젓한 섬에서 갈매기를 벗삼아 떠오르는 태양 앞에서 새로운 한 해를 살아갈 기운을 얻고 돌아왔다. 도동항에 내리면 언덕배기에 자리잡은 마을의 풍경이 정겹게 느껴진다.울릉도에서 가장 큰 마을인 도동이란다.제일 높은 건물이 5층짜리 아파트로 야트막한 집들이 좁은 골목길을 따라 옹기종기 모여 있는모습이 옛 정취를 불러 일으킨다. 도로 경사가 심한데다 좁고 험하다 보니 택시는 갤로퍼였다.특히 해안에서 나리분지로 들어가는 태하령길은 12굽이를 돌 정도로 경사가급해 속옷에 오줌을 지릴 지경이다.울릉도 총각들이 처녀를 오토바이에 태워 이 길을 넘으면 “오빠,시키는대로 다 할께”하며 매달린다는 우스개소리도 있다. 울릉도가 안고 있는 또 하나의 섬 죽도는 마치 영화 ‘러브 어페어’에서 워렌 비티와 아네트 베닝이 사랑의 불꽃을 지핀 섬같다.35년째 죽도에 살고있는 ‘호수산장’ 주인 김길철씨(62) 가족 4명이 유일한 주민이다.초록색 뾰족지붕의 호수산장에 닭백숙을 예약해놓고섬 둘레를 따라 나있는 오솔길을 천천히 걸으면 30분 쯤 걸린다. 죽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쭉 뻗은 대나무를 양쪽에 끼고 쪽빛 바다를 바라보며 흙길을 밟아 가노라면 두 발은 어느새 피안의 세계를 거닐고 있는 듯 하다.호젓한 산책로는 연인끼리 밀어를 속살거리거나,철학자인양 쓰잘 데 없는 공상에 빠지기 딱 알맞다. 호수산장 김씨가 내놓는 쫄깃한 닭살코기와 고구마처럼 달콤한 더덕이 어우러진 맛은 섬을 돌아보느라 출출해진 배를 즐겁게 하고도 남았다. 이 땅에서 눈이 가장 많이 오는 울릉도 겨울의 참맛은 성인봉. 묵고 있던 여관의 하얀 강아지 범돌이를 앞세우고 성인봉을 올랐다. 등산길은 4개가 있는데 도동에서 오르기 시작해 나리분지로 내려가면 성인봉의 모든 얼굴을 만날 수 있다.2시간30분 쯤 오르는 길이지만범돌이가 빨간 혀를 빼물고 할딱거릴 정도로 경사가 급하다. 울울창창한 대나무가 열병하듯 늘어선 산길의 하얀 신설(新雪) 위로 발자국을 콕콕 찍노라면 기분은 마냥 새로워진다.여기는 해발 984m정상.성인봉(聖人峯)이라 새겨진 비가 등산객을 맞는다.나리분지로내려가는 길에는 너무 높은 데라 일본인도 손을 못 댔다는 너도밤나무 원시림이 있다.밧줄을 잡고 원시림의 신비를 넘어 나리분지에 도착하면 ‘이런 평지가 숨어있었구나’하는 느낌이 드는 찰나 그 광활함에 입이 딱 벌어진다. 눈이 오면 꼼짝없이 갇혀버려 우데기,설피 등을 만들었던 나리동 사람들.긴긴 겨울을 보내며 입심도 늘어 ‘나리촌닭백숙’ 주인 아주머니와 달콤한 머루주를 앞에 놓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술이 바닥나는줄 모른다. 울릉도는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이기도 하다.도동약수공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망향봉에 올라 수평선 위로 굼실굼실 떠오르는 시뻘건 해를 보면 내 몸 정수리에서도 기운이 솟아오른다. 밤새 바다를 밝히며 어화(漁火)를 연출했던 오징어잡이 배가 들어오면 신새벽의 항구에는 아주머니들이 앞다투어 몰려든다.먼저 자리잡고 일하는 사람에게 그날 일당이 나오기 때문이다.오징어를 할복하고 대나무에 꿰는 손이 찬 바닷바람에도 재빠르다. 싱싱한 항구의 생명력은 여행객에게도 스며들어 울릉도를 떠나오는뱃길에서는 멀미도 안 난다. 벌써 다 저문 2000년.울릉도에서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며 한 해의 각오를 다지는 것은 어떨까. 글 울릉도 윤창수기자 geo@. **울릉도 가는 길. ◆울릉도 가는 길=포항,동해,후포,속초 등에서 배가 뜨지만 겨울에는 경북 포항에서만 안정적으로 매일 울릉도행 배에 오를 수 있다.포항발 썬플라워호는 하루 한번,오전 10시에 출발한다.돌아오는 배는 오후 3시 출발.폭풍에 발이 묶이는 경우가 많으므로 여비를 두둑히 준비해야 한다.동해에서는 카타마란호가 비정기적으로 뜬다. 썬플라워호를 운행하는 대아여행사(02-514-6766)는 서울 지하철 3호선 신사역에서 밤 12시에 출발하는 전세버스를 포항까지 제공한다.포항 호미곶에서 일출도 감상할 수 있다. 죽도행 배는 도동항과 저동항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2시만마다 1편씩 뜬다.새해 첫날에는 오후 2시 독도를 둘러보는 배가 도동항에서 뜬다.왕복 3만7,000원. ●맛집=자생약초를 먹고 자란 약소불고기,오징어회,생선물회,홍합밥,따개비밥,명이나물 등 뭍에선 상상할 수 없는 맛이 기다리고 있다.쌀로 빚은 술 ‘東海’도 울릉도에서만 즐길 수 있어 좋다. 선창회식당(054-791-1148)에서 약소불고기와 함께 먹는 명이나물 맛은 쉽게 잊을 수 없다.나리촌닭백숙(054-791-6082)의 감자전과 머루주도 맛있다. 윤창수기자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5)유배지의 한 끼니

    *'별사탕'과 함께 나온 건빵 최고의 간식거리로. 훈련병 시절에는 말할 것도 없고 기간사병이 된 이후에도 교육을 받을 기회가 생기는데 보통 때에는 군대의 세 끼니를 지겨워하던 녀석들도 꼭 피교육자 신세가 되면 두 가지 병이 돋힌다.하나는 앉으면저절로 눈이 감기는 조름병이요 둘은 주는 대로 먹기는 했지만 식사를 하자마자 시작되는 허기증과 배고픈 병이다.이 허기증은 먹어도먹어도 끝이 없어 교육 기간이 끝날 때까지 뭘 배워야할 내용은 들어오지 않고 온통 먹을 것 생각만 하다가 끝난다.전쟁을 다룬 소설이나영화에서도 먹는 타령은 세계 공통이다. 대개 훈련병 시절이나 재교육 기간이나 기다려지는 게 주말의 면회시간인데,모두들 잔뜩 벼르다가 식구나 친지를 만나는 자리라 우선반가운 인사는 대충 치워 버리고 그들이 들고 온 보퉁이에만 정신을판다.갈비며 불고기는 초창기의 일이고 몇 차례 거듭되다 보면 가족들도 눈치가 있어서 허드레일지언정 부피 많고 양 많은 것으로 싸오기 마련이다.시루떡 인절미 같은 떡에서 전붙이와 호빵 만두 김밥 심지어는 찐고구마 등속인데 이런 것들을 잔뜩 먹고나서 허리춤에 싸들고 들어온다.숨겨 들여오는 음식을 전우들에게 나누어 주는 경우도있겠지만 대부분은 침상 밑에 감추어 두고 혼자서 배고플 때 야금야금 먹어 치우려는 속셈에서다. 교육 기관의 하사관들도 모두 이런 사실을 알고 있어서 몇 가지 기합으로 통과의례를 준비해 둔다.우선 내무반에 들어서자마자 신고도 받지 않고 ‘쪼그려 뛰기’부터 실시한다.몇번 뛰지 않아서 허리춤에차고 온 먹거리들이 툭툭 떨어지고 즉각 압수 처리된다.전우애를 발휘시켜 주기 위하여 다른 소대원들에게 분배되는 건 물론이다.그리고면회자는 거의 절반 정도가 이튿날 배탈이 나거나 설사로 훈련에 지장을 주기가 십상이고 그대로 취침 시켰다가는 위경련이나 급체로 위생실에 실려가는 사고도 발생하기 마련이라 특별한 기합이 준비되어있다.즉 ‘침상 배치 붙어’라는 동작이 실시된다.이층 침대의 끝에다리를 대고 물구나무 서기를 시키는 것이다.아까 면회실에서 열을맞추어 귀대할 때부터 벌써 허리띠를 제대로 채운 놈이 하나도 없고모두들 목구멍에까지 음식물이 차오른 느낌으로 헐떡거리며 바지는배꼽 아래 간신히 걸려있는 판인데 아! 거꾸로 서라니,용코로 걸린셈이다.참지못한 어느 병사가 먼저 꾸역꾸역 토해내면 그 냄새와 전염으로 참고있던 녀석들도 줄줄이 내놓아 버린다.물론 일어선 다음에 귀잡고 뺑뺑이로 마지막까지 반납하고 나서야 통과의례는 끝난다.즉각 내무실을 청소하고 일주일 동안 화장실 청소까지 전담해야만 했던 것이다. 군에서는 가끔 발생하는 일이지만 내가 훈련 받을 때에도 과식 사고가 있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비상식량으로 건빵이 나왔는데 별사탕이 섞여있고 아삭아삭하게 구운 것이 밥 보다더 맛이 있었다.이것을 기간사병들에게 돈 주고 사거나 지급 받은 물품과 바꿔 먹기도 하였다.어느 훈련병이 무려 다섯 봉지를 구해다가낮에는 다른 녀석들 시선 때문에 먹지를 못하고 취침 시간에 개인 침낭 안에다 몽땅 털어 넣고 오물오물 먹기 시작했다. 그런 짓은 나도 가끔 해보았고 나중에 사회에 나와서도광주에서 10. 26 직후에 계엄법 위반으로 상무대 감방에 갇혀 있을 때에 겪은 적이있었다.내 독자라는 헌병이 가끔씩 요기 하라고 건빵 한봉지 씩을 주었는데 주위에 몇 알씩 나눠 주고나서 담요를 둘러쓰고 건빵을 한알씩 넣고 천천히 씹어 먹었다.아무리 조용하게 먹으려 해도 와삭거리는 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마치 천둥 소리 같았다. 그 병사도 남들이 모두 깊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먹기 시작했음에틀림없을 것이다.하여튼 와사삭 와사삭 씹어서 그 건빵 다섯 봉지를새벽녘에 모두 해치웠건만 취침 시간에 화장실을 가도 신고를 해야되는 터에 물을 마실 재간은 없었나 보다.건빵이 비상 식량인 것은뱃속에 들어가면 몇배로 불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다.위장은커녕 식도가 꽉 막힐 수 밖에.그래서 한 젊은 병사는 행복하게 숨을 거두었다. 나의 유년 시절은 전쟁 기간이었다.아니 태어나서 얼마 후에 해방이되어 미군이 들어왔으니 미제 먹을 것에 대한 선망과 추억이 어린 나를 온통 사로잡고 있었다.환상적인 갖가지 색깔의 드로프스가 그렇고묘한 향내나는 젤리에 형용할 수 없이 혀끝을 사로잡던 초코렛이며츄잉껌이 그랬다.그리고 무엇 보다도 이 모든 것들이 골고루 들어있던 시레이션은 천국의 선물이었다. 전쟁 직후에 농촌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보리 개떡에 밀기울이 고작이었건만 그래도 도회지에는 미군부대가 있어서 아무리 양식이 떨어져도 학교에 가면 우유죽도 나오고 옥수수죽도 배급했다.시장 모퉁이에서는 ‘꿀꿀이 죽’이 언제나 끓고 있었다.미군 부대에 청소원으로 나가는 이들이 음식 쓰레기를 내다가 파는데 성한 고깃덩이나 빵이나 통조림 음식은 좀 더 값을 쳐서 팔고 이것 저것 합쳐서 내버린 음식 찌꺼기들을 한데 몰아서 무조건 끓이는 것이었다.이게 단돈 십원이었다.시장 장사치에서부터 지게꾼이며 아주머니며 아이들까지 균일하게 십원 한 장이면 한 그릇씩 퍼 주었다. 형편없는 콩나물 소금국만 마시다가 월남 파병에 끼어 배를 타자마자미군의 급식을 받게 되면서 저 황홀함이 되살아나던 것이다. 스테이크에서 포오크며 닭과 칠면조에 이르기까지 온갖 고깃덩이와 케이크후식으로 주던 캘리포니아 도장 박힌 오렌지의 맛은 전쟁터로 간다는두려움을 대번에 날려 보낼 정도였다.야전에 나가서는 시레이션이 나왔는데 우리가 먹던 것은 이차대전 때의 보급 전형이고 당시는 개량형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한 두 번이지 나중에는 모두가 질려서 김치 생각만 하게 되었고 이 틈을 탄 군납업자들이 케이 레이션이란 국산 야전식을보급하게 되었다.고추장,멸치볶음,김조림,꽁치와 고등어,김치 등속의깡통이었는데 이것들과 미제 레이션 깡통의 프랑크푸르트 소시지 햄등속을 넣어 찌개를 끓여서 탄약 통에 밥을 해먹었다.나중에 베트남전쟁이 끝난 지 얼마 뒤부터 경기도의 기지촌 부근에서부터 처음에는 미국 대통령 이름을 딴 ‘존슨탕’이네 ‘카터탕’이네 하면서 미제 깡통 고기와 김치며 면을 넣은 찌개가 나와 돌더니 아예 ‘부대찌개’라는 어엿한 이름을 달고 일종의 퓨전요리로 정착하게 되었다. 이 찌개는 일찍이 내 목숨을 살린 적이 있어서 요새도 소주 반주하며 즐겨 먹는다.바탄간반도 작전이라는 데를 끌려 갔는데 우리는 운좋게 해안방어 소대라상륙부대의 후미에서 베이스캠프만 지키고 있었다.가끔씩 밤에는 적의 박격포나 로켓포가 날아들었지만 낮에는 평온한 해수욕장 같은 곳이라 단독무장도 풀고 아주 기합이 빠져서 벙커에서 그야말로 ‘해골만 굴리고’ 있었다.취사당번이 내 차례였는데밥과 찌개를 실탄 통에 담아서 불을 지펴 놓고 뒤가 무둑해서 야전삽을 들고 볼일을 보러 모래언덕 위로 갔다.그곳은 우리네 벙커 보다지대가 높아서 나쁜 냄새가 해풍에 불려 날아가는 지점이라 소대원들이 정해 놓은 장소였다.자리를 잡고 먼 바다를 내다보며 느긋하게 볼일을 보는데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돌아보니 찌개가 넘치고있는 중이었다.실탄 통은 처음에만 뚜껑을 닫고 일단 끓기 시작하면얼른 열어 주어야 하고,만약 그대로 두었다가는 고무 바킹이 열리면서 찌개가 사방으로 터져 나가던 것이다.아뿔싸,저걸 열어야겠구나. 나는 얼른 바지를 올리고 바삐 모래언덕에서 뛰어 내려오는데 어디선가 귓가에 쌔액!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나는 야전에서의 본능대로 얼른 아래로 미끄러져 슬라이딩을 하면서 엎드렸다.꽝,하는 폭음과 함께 화약 연기와 모래가 나를 덮어 씌웠다.한참이나 엎드려 있다가 말짱하게 일어나서 돌아보니 모래 언덕은 없어지고 거기 엄청난 구덩이가 패었다.해상에 떠 있던 함정에서 밀림으로의 지원사격이랍시고 함포를 오폭해버린 것이다.물론 구원 받지 못한 찌개도 뒤이어 터져 버렸다. 황석영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4)유배지의 한 끼니

    * 제4장 유배지의 한 끼니①** 배고팠던 졸병시절 서리한 닭 통째 삶아 포식. 술자리나 동창모임 같은 자리에서 남자들끼리 모이면 가장 오랫동안끊이지 않고 길게 지속되는 얘기꺼리가 바로 군대 이야기다.군대 얘기는 대개 몇 가지로 그 특성을 집약할 수 있다.남들은 다 뭣 빠지게 고생했지만 자기는 요령과 능력을 발휘해서 ‘재미있고 편하게 군대생활을 했다’는 것이며,자기가 얼마나 운좋게 특과로 빠지게 되었는지,그래서 주로 상관과 고참을 골탕을 먹이면서 위세를 부렸다는 얘기,등등이다.얘기 끝에 꼭 덧붙이기를 요새 군대는 아저씨 고참들 말투대로 ‘빳다가 폐지되고 기합이 빠져서 할랑한’민주화가 된 데다나라가 살만하여 ‘반찬 투정’이나 할 정도로 식사도 좋아졌다고 가볍게 넘어가 버린다. 그렇지만 개개인의 속사정을 알고 보면 신성한 의무라는 ‘군대’는젊은이들에게는 젊은 꿈을 유보시키고 일정기간 국가권력의 군율로족쇄를 채우는 악몽임에는 틀림없다.지나고 보면 늘 사람 사는 곳의그럴듯한 ‘인정’으로 달리 채색되어 있지 않던가. 처음에 훈련소에 가입대를 하면 비위가 약하거나 도회지에서 반찬 가려먹기를 하던 젊은이들은 한 이틀은 밥을 먹지 못한다.훈련을 받으면서 사나흘 지나자마자 꿀맛으로 변하기는 하지만.내가 군에 갔던육십년대에는 나라의 경제가 신통치 않은 때여서 부식이 정말로 형편없었다.일년 삼백육십오 일을 콩나물국만 먹었으니 오죽하면 콩나물늘어놓는 길이로 고참순을 따졌겠는가.멀건 된장에 배추오래기나 콩나물이 떠있고 두부가 가끔 나타났으며 ‘왕거니’라야 통째로 넣은꽁치가 고작이었다.그것도 취사장에서부터 유리한 부서 순서로 다시막사에 오기 전에 고참 순으로 건져져서 나중에는 꼬리나 대가리나가시만 바닥에 갈아앉아 있기 마련이었다.양념이나 간이란 것은 된장 고추장 그리고 소금이 전부였다.특히 생선이 ‘헤엄만 치고 지나간’콩나물국은 거의 소금국이었다. 훈련병 시절에는 뭐든지 뱃속으로 들어가지만 기간사병이 되어 부대에 배치 받고 반년쯤만 지나도 세 끼니의 밥을 넘기기가 곤욕스런 일이 된다. 신병이 부대에 배치 되어서 가자마자하는 일이 고참들의 식사당번인데 제일 먼저 주보에 가서 화학 조미료를 사다가 군복 윗호주머니에지참해 두어야 한다.국을 받아 오면 제일 먼저 국을 맛있게 드시라고 조미료를 적당량 털어 넣는다.자기 것은 포기하더라도 아랫것들 국속에서 건더기를 건져서 따로 반찬거리를 만든다.콩나물은 건져내어알토란 같이 아껴 쓰는 박카스 병에 담긴 참기름을 치고 관급 고추장에 비벼서 그야말로 반찬 콩나물을 만들고,두부는 건져서 간장과 참기름을 쳐서 두부 무침을 만들고 무 국은 무를 따로 건져서 고춧가루 조금 치고 간장 쳐서 무나물로 만든다.그래도 고참들은 뭔가 특식을 요구하기 마련인데 지난번 신병 아무개는 밖에서 무엇이든 조달해오던 천재였다면서 신병의 창의성 없음과 무능함을 꾸짖는다.그래서남들 다 자는 밤에는 신병들 몇몇이 짝을 지어 철조망을 넘어 부대인근의 민가로 보급투쟁을 나간다.풋고추에 감자에 오이며 호박은 기본이고 남의 장독에 가서 된장 고추장은 물론이고 겨울에는 김장 김치도 퍼 온다.재수가 좋을 때에는 멀리 있는 양계장까지 진출을 해서 닭서리도 해온다. 대개 단위 부대의 작은 막사 창고에는 사제 석유곤로나 아니면 하다못해 등산 버너라도 준비해 놓고 있어서 고참들을 위한 취사가 따로준비된다.겨울에는 높은 사람들 눈을 피해서 막사 안의 난로에서 직접 이루어지기도 한다.어떤 녀석은 자신도 먹지 못하는 특식을 끼니마다 장만하는 일에 역증이 나서 찌개를 끓여서 바치기 직전에 침을혀 끝에 동그랗게 몰아서 퇴 뱉고는 휘휘 저어서 갖다 주었다고도 한다.그래서인지 고참들은 맛있게 먹으면서 요리 솜씨가 훌륭하다고 칭찬이 자자했고. 그래도 원래의 부대에 주둔해 있을 적에는 근처의 주민들도 그러려니 하여 민원이 그리 심하지는 않은 편이지만,무슨 훈련이나 작전으로부대 이동이 생겨나서 다른 고장으로 가면 젊은 병사들도 뭔가 새로운 일이 없을까 하여 눈을 반짝이고 민간인들은 줄지어 항의하고 민원을 내기 마련이다.그렇게 단속을 하건만 한창 식욕이 왕성한 나이에 입을 봉하고 앉았을 리가 없다. 훈련을 나갔다가 어느 동기생 녀석과 함께 닭서리를 나간 적이있었다.보전협동이라고 탱크와 보병의 합동작전을 연습하던 중이라 분대단위로 이인용 텐트를 치고 야영 중이었는데 한밤중에 아랫마을로 내려갔던 것이다.우리는 낮에 그 집 앞을 지나치면서 대개의 지형지물을 관측해 두었던 터였다.어쨌든 개가 짖는 통에 여러 마리를 잡아올 틈은 없었고 내가 닭장 앞에서 망을 보는 사이에 녀석이 안으로 들어가 두 마리를 잡아 옆구리에 끼고 나왔다.닭이 꼬꼬댁 거리고 개가 요란하게 짖으니 주인이 누구요,하면서 방문을 열었고 우리는 논두렁 밭두렁에 고꾸라지고 엎어지면서도 간신히 주둔지까지 땀 투성이가 되어 기어 왔다.녀석이 잡아올 제 어찌나 세게 비틀었던지 한 마리는 목이 꺾여서 덜렁거렸고 또 하나는 아직 설 죽어서 날개를 퍼덕거렸다.나보고 처치하라는 것을 그저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 군화발로 지긋히 누르고 기다렸을 뿐이었다.이제 튀겨먹을 일만 남았는데 오늘 밤 안으로 처치를 하지 못하면 분명히 내일 아침에는 이동을 하거나 상관들 눈에 띨 위험이 있었다.하는 수 없이 철모를 벗어서 얼룩무늬 위장 천을 벗기고 속의 화이버도 빼내어 알철모를 만들어 물을채워서 끓이는 수 밖에 없었다.내가 준비하는 동안에 공범 녀석은 어둠 속으로 기어 다니며 소나무 마른 가지를 꺾어 왔다.먼저 불을 때서 뜨거운 물에 닭을 담가 털을 뜯고 다시 물을 끓여서 내장도 빼지않은 닭을 통째로 넣어 삶았다.물이 끓기 시작하자 아니나다를까 곁에 있던 텐트에서 구수한 냄새에 잠이 깬 분대원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닭이 대충 삶아지자 우리는 그래도 보급 당사자인지라 닭다리를 맡았고 몸통이며 다른 부위들은 깨끗이 다른 녀석들에게 넘겨 주었다.소금이 없는 대신에 라면 스푸 가루에 찍어 먹는 닭다리 맛이그만이었다. 뜯어 놓았던 닭털은 증거 인멸을 위해서 텐트 안에 습기 방지로 깔아둔 판쵸 우의를 젖히고 맨땅을 파고 묻고나서 원상복구 시켜 두었다. 지금은 작고한 시인 조태일이도 군대 시절에 소대원들이 저지른 돼지 서리를 얘기한 적이 있었다.방법이 기묘해서 기억하고 있는데 릴 낚시를 사용한다는 것이다.낚시와 줄은 바다낚시용의 제일 큰 놈을 쓰는데끝에다 고구마를 끼운다고 했다.돼지우리 속으로 낚시를 던지면 당연히 제일 힘 좋고 큰 놈이 덥석 물고 우적우적 씹는다.그때 줄을 감으면 낚시가 돼지의 혀에 탁 걸린다.돼지우리 문을 열어주고 살살 당기면 돼지는 버티지도 못하고 골골골 하는 낮은 소리를 내면서 잘도 따라온다고.그날 밤 벽지의 초소에서는 난데없는 잔치가 벌어졌다는데 이튿날 일대 색출 작전이 벌어졌다고 한다.땅에 파묻었던 돼지의 네 굽이 나오는 바람에 들통이나서 전 소대원이 봉급 몰수되고 갹출까지 해서 돼지값을 물어주고도 주동자는 사단 영창살이를 했다는데. 어느 통신부대 출신의 친구는 전봇대 애자 속을 깨면 안에 노란 유황이 들었는데 닭서리에 그만이라고 한다.유황 덩어리에 불을 붙여 닭장 안으로 던져 놓으면 노오란 연기가 피어 오르고 횃대에 올라앉았던 닭들이 비실거리며 아래로 툭툭 떨어진다고 한다.푸대 자루를 들고 들어가 슬슬 주워 담아서 유유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황석영
  • 담백한 안심·등심요리 만들어 보세요

    ‘돼지고기에 안심,등심은 없고 삼겹살만 있다고요?’전통적인 쇠고기 선호국가인 한국은 쇠고기의 안심,등심만 찾는다.돼지고기는 기름지고 콜레스테롤 덩어리인 삼겹살,목살고기만 있는 줄 안다.그러나담백하고 부드러운 안심,등심이 돼지고기에도 분명 있다. 주로 일본에 수출되던 이 부위가 지난 봄 구제역 파동으로 판로가 끊기면서 사육농가가 울상이라는 소식이다.정육점 판매 가격도 예전보다 17∼20%까지 떨어진 상태. 대한양돈협회는 지난달부터 서울,인천,수원에서 요리강습·시식회를열고 돼지고기 먹기운동을 벌이고 있다.남은 일정은 16일 경북 영천,21일 광주,23일 충남 천안 등이다. 특유의 누린내를 걱정하는 이들은 생강과 파를,색깔이 짙은 요리에는인스턴트커피 한숟갈을 넣으면 감쪽같다.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 도움말로 안심,등심,뒷다리살을 이용한 별미 요리법을 알아본다. ◆돼지고기 안심 샤브샤브. ◆재료 안심 600g,레몬 1개,쑥갓 약간,표고버섯 5개,연근 100g,죽순100g,배추잎 3장,당근 50g,대파 1뿌리,당면 100g,시금치 50g,팽이버섯 1봉,초간강(육수·간장·식초 1큰술씩,레몬즙·실파 약간),겨자소스(다시국물 2큰술,간장 2작은술,식초 1큰술,겨자즙 1큰술,당근즙 2큰술,양파즙 1큰술)◆만들기 ①돼지고기 안심은 살짝 얼었을 때 얇게 썰어 레몬과 함께돌려담고,당면은 물에 불려 6㎝길이로 다듬어 미니리로 살짝 묶어 넣는다 ②배추는 속대로 길이 4㎝로 썰고,당근과 대파는 어슷썬다.생표고와 연근은 칼로 꽃무늬를 내고,죽순은 빗살모양을 살려낸다 ③냄비에 물을 붓고 다시마를 넣어 5분 정도 끓인 후 가츠오부시를 넣고 불을 끈 다음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한다 ④샤브샤브 냄비에 ③의 육수를 넣고 끓이다가 위에 준비한 야채와 돼지고기를 익혀 초간장,겨자소스와 함께 먹는다. ◆돼지고기 등심 두반장 볶음. ◆재료 등심 300g,간장 ½큰술,청주 1큰술,녹말 ½큰술,식용유,후추,죽순 80g,목이버섯 5장,대파 ½대,생강 1쪽,마늘 3쪽,종합소스(간장1큰술,두반장 ½큰술,청주 ½큰술,식초(레몬즙)½큰술,설탕 ⅔큰술,물,녹말 1큰술,소금,참기름)◆만들기 ①돼지고기는 채썰어 간장,청주,후추를 넣고밑간을 한 뒤에 녹말로 버무려 식용유에 데치거나,팬에 기름을 약간 두르고 볶아낸다 ②죽순과 불린 목이버섯은 채썬다 ③생강,마늘은 채썰고 대파는5㎝길이로 채썬다 ④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생강,마늘,파를 넣어 볶아향이 우러나면 죽순,목이버섯을 볶고 고기를 넣은 후 종합소스를 부어 재빨리 볶아 접시에 담는다. ◆돼지고기 채소밥(3인 기준). ◆재료 쌀 3컵,돼지고기 뒷다리살 80g,고구마(감자·밤)150g,우엉 50g,당근 50g,표고버섯 5장,은행 30g,육수 3컵,간장 1큰술,청주 1큰술,식용유 1큰술,양념간장(간장,다진 마늘·파,고추가루,깨소금,참기름,후추 약간씩)◆만들기 ①쌀은 씻어 30분정도 불려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빼놓는다②돼지고기는 결의 반대로 얇게 썰어 간장과 청주로 양념한다 ③고구마나 감자는 껍질을 벗긴 큼직하게 썰어 냉수에 담갔다가 건져 놓는다 ④우엉껍질을 벗겨 연필 깎듯이 썰어 냉수에 담근 뒤 검은 물을우려내고 소쿠리에 건진다 ⑤당근,표고버섯을 손질해 썰고 은행은 팬에 볶아 껍질을 벗겨 놓는다 ⑥솥에 식용유를 두르고 돼지고기를 볶다가 준비한 재료를 함께 넣어 볶는다 ⑦쌀과 육수를 붓고 은행을 넣어 지어낸 영양솥밥에 양념간장을 곁들인다. [허윤주기자]
  • 백화점 PB상품도 북한바람

    백화점 ‘PB(자사브랜드) 상품’에도 북한 바람이 거세다. 지난달 신세계백화점이 북한에서 임가공한 의류제품 ‘샤데이’를선보인데 이어 LG유통은 북한 현지공장에서 직접 제조한 ‘개마고원감자당면’을 28일 출시한다. 개마고원 감자당면은 북한 ‘조선황금의삼각주 무역회사’에서 만들고 남한 ㈜유천기업이 들여온 것으로,LG유통이 판매를 맡았다.전국 60여개 LG 슈퍼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LG유통 김익경 가공식품팀장은 “청정 고랭지 지역인 개마고원 감자로 만들었기 때문에 면발이 쫄깃하고 부드러워 요리한 뒤 오래 놔둬도 잘 퍼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가격은 500g에 2,580원.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남한 제품보다 15∼20% 싸다. 북한산 ‘샤데이’로 짭짤한 재미를 본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의류나 식품류의 경우 북한의 가공기술이 떨어지지 않는데다 단일 국가로 규정돼 관세도 없다”고 말했다.품질이 좋으면서도 가격은 낮아야하는 PB상품의 특성에 잘 부합한다는 것이다.따라서 북한산 PB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안미현기자
  • [먹거리 축제를 찾아서] (6)낙안읍성 남도음식

    *맛깔스런 별미 한상 받아보자. 홍시가 꽃처럼 가을하늘을 수놓고 지붕에선 ‘흥부네 박’이 익어가는 전남 순천의 초가마을에서 남도땅 구석구석의 별미를 한데 모은먹거리축제가 열린다. 전남도가 24∼29일 전통민속마을 낙안읍성(사적 302호)에서 주최하는 제7회 남도음식문화 큰잔치에서는 음식과 다과,주류 등 남도의 맛깔스런 먹거리 426종이 선보인다. 우선 도내 22개 시·군은 ‘천년의맛, 맛따라 남도기행’이란 주제 아래 산과 들과 바다와 강에서 나는특산물을 이용해 만든 각각의 대표적인 먹거리들을 내놓는다. 항구도시 목포는 ‘바다’를 주제로 홍어찜·홍어삼합·홍어구이·낙지산적·해물구절판·어만두·조기완자꼬치·준치회비빔밥 등 16가지음식을 자랑한다. ‘녹차의 고장’ 보성은 녹차잎을 소재로,녹차떡갈비찜·녹차떡·녹차물김치·녹차구절판·녹차전·녹차장아찌·녹차부각 등 녹차요리 16가지를 선보인다. 이밖에 영광 굴비,장흥 표고버섯,담양 대나무,곡성 참게,구례 은어,광양 재첩,고흥 유자,무안 유색고구마,완도 전복,진도 구기자,신안 홍어 등이 각 고장이 자랑하는 대표 음식이다. 행사장에는 지역특산전과 별도로 ▲혼례·회갑·제사상 등 상으로보는 일생 ▲허브꽃 요리 ▲음식약국 ▲술익는 마을 ▲전통 뷔페음식 ▲우리아이 생일 큰 잔치 ▲가을이 익어가는 전시 등 7개의 테마별특별전도 마련된다. 음식약국에서는 호박·단감·대추·다시마·양파·버섯·생강·무화과 등의 건강식품이 어떤 효능을 지녔는지,어떻게 활용하는 지 등을 소개한다. 술익는 마을에서는 진도 홍주·구기자주,장성 팔목주·이목소주,담양 대잎술·추성주,순천 사삼주,보성 강하주,곡성 누에술,구례 지리산 야생 한약주,장흥 솔잎술,해남 진양주,광양 매실주,신안 인동초술 등 30여종의 토속주가 애주가들의 발길을 오래동안 붙잡는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음식축제의 참 맛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란말이 있듯 시식회.잔치 기간중 동헌 옆에 1인당 1만원∼1만5,000원이면 갖가지 별미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뷔페식당이 설치된다. 시·군 향토식당이나 난전에서는 4,000∼5,000원 정도에 각종 특산요리를 즐길 수 있다. 행사기간중 낙안읍성에서는 제41회 한국민속예술축제,제7회 전국 청소년 민속예술제도 함께 열린다.문의 낙안읍성관리사무소 (061)754-6632,순천시청 (061)749-4072,754-6632. 순천 남기창기자 kcnam@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16)낯선 땅에서

    *제주 똥돼지치기 자연순환 따른 '유기사육법'. 변소에 들어가니 판자를 얹은 변기 구멍 위로 막대기 하나가 비죽히올라와 있다.이건 뭣에 쓰는 막대기인고.급한대로 주저앉는데 갑자기밑에서 꾸울,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돼지 대가리가 널판자 아래로 쑥들어온다. 내려다보니 돼지우리쪽에서 변소의 밑으로 통하는 개구멍같은 통로가 있고 그리로 돼지가 상체를 들이민 것이다.나는 혼비백산하여 얼른 바지를 추스르고 일어나 변소 밖으로 뛰어 나와 버렸다. 대번에 어떤 광경을 머리 속에서 떠올렸기 때문이다.일을 보는 중에오물이 밑에 있는 돼지의 귀에라도 떨어지고 그것이 머리를 흔들며털어댄다면 나의 아랫도리는 그야말로 초토화 될 게 아닌가. 밖으로 나와서 어쩔줄 모르고 발을 구르며 서성대다가 하여튼 일이급하여 다시 들어가서 조심스럽게 주저앉는데 또 꾸울,한다.그제서야 나는 구멍 위로 비죽히 솟아 있는 막대기의 쓰임새를 알아차렸다.막대기를 잡아 이곳 저곳 찌르면서 머리를 들이밀려는 동물을 쫓으면서 일을 치뤘다.아래에 신경을 쓰느라고일도 제대로 끝내지 못하고 대충 하고서 얼른 나온다.나오면서 뒤를 돌아보니 돼지가 다시 울타리판자 사이로 그 영리한 눈을 반짝이며 나를 본다.나는 뒤늦게야 돼지의 눈빛이 어째서 그렇게 영리해 보이는지를 짐작했다.그가 나를 보는 눈빛은 이를테면 “야,밥 온다!” 하는 느낌의 표정 그대로였기때문일 것이다.괘씸한 놈 같으니. 자연보호 좋아하는 이들 말로는 변소를 돼지 식당으로 삼는 제주도의전통식 돼지치기야말로 자연의 순환 법칙에 따른 지혜로운 사육 방법이라고 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럴듯한 말이다. 사람 거시기 먹고 싼 돼지거름은 밭으로 가고 푸성귀는 그걸 먹고 자라나 사람이 다시먹게 된다.그럴듯하기는 해도 어쩐지 먹는 얘기 하다가 싸는 얘기 하려니 께름직하다. 제주의 돼지는 전통적인 사육 방법 때문에 지금은현대식 돈사로 모두 바뀌었지만 옛날 이름 그대로 ‘돋통시(똥돼지)’라는 정답지만 치열한 이름을 그대로 달고 있다. 그러나 조상이 그렇게 자라나 그런지 제주 토종돼지의 맛은 전국에서 알아준다.우선 기름기가 적고연하고 부드러우며 살이 찰지다고 한다.맛있기로는 제주도의 산야에 즐비한 구멍이 촘촘한 화산석을 달구어 그 위에서 소금뿌려 구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기름기를 돌이 흡수해 버린다.적당히구워 먹다가 새것으로 바꾸면 된다. 이런 얘기를 하면 나더러 야만인이라고 하겠지만,세계 어디에서나 민속 음식치고 약간은 야만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가령 ‘새끼회’ 같은 것은 여자들은 대부분 먹지 못하고 남자들 사이에서도 비위 좋은총각 녀석들이 키들대며 서로 격려하며 먹을만한 음식이다.이것은 새끼를 밴 돼지를 잡아 태 속에서 그야말로 태어나기 직전의 돼지새끼를 꺼내어 깨끗이 손질하여 칼로 조아서 갖은 양념한 날 것이다.대접에 담아 내온 것을 보면 거의 물회처럼 보이기도 하고 죽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처음 먹는 사람은 이런 물기가 어디서 나온 것인가 의문을가져서는 절대로 먹을 수가 없다. 실은 애기보를 함께 존 것이라 양수가 고기와 함께 섞인 것이다.독한 소주와 물회를 함께 먹으면서 찬으로 곁들여서 밥도 먹는다.나는 체험에 대한 욕구가강한 편이고 호기심이 많아서 몇번 먹어보고 나서 즐기지는 않지만 가끔씩은 마다하지 않게 되었다. 어느 해인가 팔십년대에 일본에 갔다가 제주도 출신 재일동포 작가인김석범 선생과 만났는데 그가 나를 우에노 야시장 부근에 있는 조선음식점 거리로 데려갔다. 그는 아마도 나를 은근히 떠보려고 했는지도 모른다.자리가 네 다섯 밖에 없는 작은 주점으로 데려가서는 김선생이 새끼회를 시켰다.나는 하나도 놀라지 않고 아주 맛있게 그것을 먹어 치웠고 노인은 매우 놀란 듯 했다.이쯤 하면 아마도 두 손을들줄 알았던 모양이다. 나는 이런 엽기적 만찬에 한국에서 온 손님을초대하고 자신도 즐거워하는 고향 잃은 노작가를 열심히 먹어 주는행동으로 위무해 드렸다. 독일 망명 시절에 윤이상 선생도 가끔씩은 추억 속에서 ‘개장’을떠올렸는데 일본에 갔더니 어느 교포가 몰래 하는 보신탕 집이 있다며 초대를 하더라는 것이다.너무도 신이나서 허리띠 끌러 두고 입맛을 다시며 호텔을 나서려다가 그만 포기하고 말았다고 했다.혹시라도누군가 기자가 알고 신문에라도 쓰고 그것이 독일 사회에 알려지면저명한 작곡가인 그의 삶과 예술은 그날로 끝장이라는 것이다.실제로독일에서는 그 무렵에 자르 탄광지대에 있던 한국인 광부 몇이서 놀러 갔다가 동네에서 어슬렁거리는 개를 한 마리 잡아 먹고 들통이나서 온 독일의 신문에서 떠들썩했던 일이 있었다.이것은 서구에서는우리 사회에서 토막살인 정도의 엽기적인 사건이 된다.그들 광부들은 막대한 벌금을 물고나서 국외 추방을 당했다.그러나 한편 생각해 보면 타관 객지에서 그런 강렬한 토속 음식은 알지못하게 시달렸던 다른 종족으로서의 정체성을 달래주는 것이 되기도 한다. 돼지고기 이야기가 좀 길어졌지만 육개장도 빼놓을 수가 없다.제주의한라산고사리는 먹고사리라고 하여 연하고 맛이 좋은데 돼지 살코기와 함께 찢어서 양념하여 육개장을 끓이면 얼큰하고 구수하다.간을맞출 때에 밀가루나 메밀가루 갠 것을 훌훌 뿌리면 국물이 꺼룩하고진득해진다. 선선한 가을이 되면 꿩이 살이 오르고 한창 먹을만 해지는데 ‘메밀저배기’는 꿩 고기 음식으로 가장 알려진것이다.메밀을 반죽하여밀어서 칼국수처럼 썰어 두고 꿩은 살을 발라내고 뼈를 칼등으로 두드려서 생강 마늘을 두어 푹 우려낸다.국물에 간을 하고 채 썬 무를넣고 다시 끓이다가 메밀국수와 파를 넣고 끓여낸다. 메밀로 하는 음식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빙떡’도 그중의 하나다.메밀 가루를 풀어서 돼지 기름으로 번철에 넙적하니 지진다.그 위에 고명을 얹는데 전통적으로는 고사리와 무를 채 썰어서 넣지만 요새는 표고 돼지고기 당근 파 등속을 쓰기도 한다.조금 더 고급으로하려면 무채와 다진 꿩 고기를 넣기도 한다. 익어가는대로 끝에서부터 돌돌 말아서 지져낸다.이런 빙떡을 칼로 썰지 않고 길다란 채 그대로 손에 들고 먹어야 맛이 좋다.꿩고기 샤부샤부 같은 것은 꿩 사육장이 많아진 뒤에 나온 관광식당의 품목이다. 차조로 하는 것으로는 평안도의 노티처럼 ‘오매기 떡’이라는 게 있다.차조를 불려 방아에 찧어 가루로 만든 다음 동그랗게 빚어서 끓는 물에 삶아서 꿀이나 묽게 만든 설탕에 갠다.여기에 콩고물이나 팥고물을 묻히기도 한다.고구마를 말려서 가루를 내어 생고구마를 얇게저며서 켜로 깔고 시루에 쪄내는 ‘감제떡’도 맛이 있다. 이런 여러 먹을거리 외에도 나는 뭐니 뭐니 하여도,더운 여름날 찬밥에 세닢짜리 콩잎을 따다가 깨끗이 씻어서 멜첫(멸치젓) 한 마리 얹어서 앞니 끝으로 꼬리 지느러미 잘라 뱉어내고 싸먹는 콩잎쌈 맛을잊지 못한다.젓갈이라면 그밖에도 ‘게우젓’과 ‘자리젓’이 밥맛을돋군다.자리젓은 제주도 발음으로 ‘자리젯’이라고 해야 입 안에 침이 고이는데 위에 나온 자리돔을 소금에 절여 삭힌 것이다.통째로 담근 것을 잘 다져서 풋고추와 다진 마늘 고춧가루로 양념하여 밥 반찬으로 먹는다.게우젓은 일테면 전복의 내장으로 담근 젓인데 요즈음은너무 비싸서 발발 떨며 먹어야 한다.단골 회집이 있다면 서너번 가서호기있게 팔아 주어야 한번쯤 작은 종지에 내다줄 정도다. 전복내장을 사다가 집에서 소금에 절여 푹 삭이고나서 묵혔다가 조금씩 내어갖은 양념하여 먹는데 잘 묵힌 게우젓은 오래된 고추장처럼 되직하고짙은 암갈색이 된다. 이것을 젓가락 끝으로집어다 뜨거운 밥위에 살살 비비면 쌉쌀하고 비릿비릿하고 고소한 맛이 입 안에 가득찬다. 황석영
  • ‘노신영 회고록’ 출판기념회

    군고구마를 팔던 고학 소년이 국무총리에까지 오르는,다양한 인생역정을 회고록을 펴낸 노신영(盧信永·70) 전국무총리가 1일 저녁 ‘노신영 회고록’ 출판기념회를 가졌다.이날 모임은 경수(慶秀·서울대행정대학원 부원장) 철수(哲秀·사업) 은경(恩卿) 동수(東秀·사업)혜경(惠卿)씨 등 다섯 자녀가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만찬을 겸해 마련했다. 전두환(全斗煥)전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5공 출신 인사들과 김수환(金壽煥) 추기경,김각중(金珏中) 전경련 회장,이영덕(李榮德) 전 국무총리,이기준(李基俊) 서울대 총장 등 각계 인사들이 참여했다.노 전총리의 손주들이 나와 ‘멋쟁이 할아버지’,‘장미꽃’ 등의 축가를합창했다. 1930년 평남 강서에서 태어난 노 전총리는 6·25 직전 단신 월남,고학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55년 외교관으로 출발,5공 시절인 87년 국무총리에 올랐다. 오일만기자 oil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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