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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은혜 부총리 “학령인구 감소 대비한 교육 대책 내달 발표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인구 급감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한 교육 정책의 방향을 내달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예상보다 빠른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 교육이 미래를 준비하는 핵심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패러다임 자체를 전환해야 할 때”라면서 “내달 중 기본적인 과제와 방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부처 내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한 교육 정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부총리 자문기구인 미래교육위원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유 부총리는 “학제개편과 교사양성 및 수급체계, 폐교되는 학교들에 대한 대책과 학교 시설 활용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면서 “큰 틀에서의 방향은 6월에 내놓겠지만 구체적인 사안들은 의견 수렴을 거쳐 연말에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기 교육정책이나 학제개편, 교사수급 등의 사안은 교육부가 설립을 추진 중인 국가교육위원회에서 논의하도록 할 계획이지만,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교육부의 자체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능전형 30% 이상’ 확대를 골자로 하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도 혼란 없이 현장에 안착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국가교육회의 공론화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를 거쳐 마련한 2022 대입개편안은 그 자체로 존중돼야 한다”면서 “각 대학도 사회적 합의를 존중하고 협조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30%로 합의한 정시 비율을 더 늘리겠다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등 교육정책의 변화와 맞물린 대입제도 개편도 시사했다. 유 부총리는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과 혁신학교, 자유학기제 등 교육제도의 변화와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대입제도 개편이 논의될 수밖에 없다”면서 “향후 출범할 예정인 국가교육위원회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고교학점제 진척 없이 공회전…23개 교육과제 중 이행완료 ‘0’

    고교학점제 진척 없이 공회전…23개 교육과제 중 이행완료 ‘0’

    대입개편안 시대 역행·사회혼란만 초래 국가교육위 설립에도 비관적 전망 우세 국정교과서 폐지·국공립 증설엔 긍정적 계획대로 이행 중인 과제는 39.1% 그쳐교육 분야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내내 대학입시 개편, 사립유치원 회계 부정 문제 등으로 조용한 날이 없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사흘 만인 2017년 5월 13일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를 지시할 때만 해도 교육 개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이후 지지부진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서울신문·참여연대의 국정과제 이행 평가단도 정부의 교육 정책 추진 상황을 부정적으로 봤다. 평가단의 분석 결과 교육 분야 주요 국정과제 23개 세부 사안 중 이행이 끝난 건 하나도 없었다. 애초 계획대로 이행하려고 노력 중인 과제도 전체의 39.1%뿐이었다. 나머지는 원래 계획보다 후퇴한 채 추진하고 있거나 전혀 움직임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박한 평가를 받은 분야는 ‘교실 혁명을 통한 공교육 혁신’이다. 고교생이 각자 희망 진로와 적성에 맞춰 수업을 골라 듣는 ‘고교 학점제 도입’은 진척이 전혀 없는 대표적 과제로 지목됐다. 애초 정부는 고교 학점제를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해 2022년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과 연계되면서 전면 도입 시점을 2025년으로 늦췄다. 문 대통령 임기가 2022년까지라 보장할 수 없는 약속이다. “사실상 대선 공약 폐기”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또 특목고·자사고와 일반고 등으로 서열화된 고교 체제를 국가교육회의를 통한 의견 수렴을 거쳐 개편하겠다던 계획도 출범 4년차인 2020년에야 시작할 예정이다.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지난해 8월 결정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도 위원 모두로부터 “애초 계획을 지키지 못했다”고 평가받았다.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개편안이 교육부가 아닌 국가교육회의로 넘어가면서 사회 혼란을 낳았고 시대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강태중 중앙대 교수는 “공론화를 표방하면서 공정 추구 취지도 무색해질 만큼 여론에 휘둘렸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고교 학점제에 부합하는 대입제도 개선도 이뤄질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정권에 휘둘리지 않고 중장기 교육정책을 수립할 기관인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추진을 두고도 비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강 교수는 “(사회적 합의가 없어) 당초 취지를 살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국가교육위 설치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적 갈등을 풀 수 있도록 숙의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고 이를 위한 사회 문화 형성을 위한 노력”이라고 했고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는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관을 만든다면 정권 이후에라도 평가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폐지하고 검정 역사교과서를 마련하겠다는 계획과 유아교육 국가책임 확대 계획은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정부는 지난해 사립유치원 회계 부정 사태가 터지면서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 달성 시기를 2021년으로 1년 앞당기기로 했다. 물론 검정 교과서 추진 속도가 느리다든가, 취원율 확대가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도 일부 있었다. 온종일 돌봄체계 구축과 고교 무상교육도 의지를 가지고 이행하고 있는 분야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정 회장은 “초등학교 유휴교실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를 활용해 돌봄교실을 확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2022 대입 이후 개편 세 가지 전망과 과제

    2022 대입 이후 개편 세 가지 전망과 과제

    ① 수시·정시 통합② 수시·정시 확대③ 논술형 IB 도입지난달 26일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수시-정시’ 통합 방안을 제안하면서 입시를 앞두고 있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궁금증이 더 커졌다. 현재까지 대입 제도의 틀이 공개된 것은 현 고1이 치르는 2022학년도까지다.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에 근거한다. 고1들은 올 8월 정확한 수시 정시 모집 비율과 전형별 모집인원 등 구체적인 ‘대입전형 기본사항’을 확인하고 고2가 되는 내년 4월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통해 대학별 전형을 알 수 있다. 향후 대입 개편에 대한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또 대입 개편 방향을 어떻게 예측할 수 있는지 짚어봤다. ●2028학년도 대입부터 큰 폭 변화 가능성 교육부가 지난해 8월 확정한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은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되어온 최근 몇 년간의 추세를 거스르는 ‘수능 확대’로 귀결됐다. 학종의 공정성을 불신하는 여론이 공론화 과정에서 힘을 얻은 결과다. 교육부는 각 대학에 2022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수능 위주 정시 모집 비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수시모집에서 충원되지 못해 정시로 이월된 인원을 고려하면 실제 정시모집 비율은 35~40%까지 올라갈 수 있다. 2020학년도 대입전형에서는 수시 선발 인원이 77.3%, 정시 선발 인원이 22.7%이다. 현재 중3이 치를 2023학년도 대입부터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 입시를 치를 예비 수험생이 3년 전에 대입 정책의 틀을 알 수 있도록 한 ‘대입 3년 예고제’에 따라 2023학년도 대입 방향은 올해 안에 발표된다. 당분간은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대입 제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현 고1부터 문·이과 통합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으로 적용되는데, 이들이 대입을 치른 지 1년 만에 대입 제도를 개편하기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5년 고교학점제를 처음 경험하는 고1이 대입을 치르는 2028학년도 이후엔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교육계,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전환 제안 ‘수능 확대’를 내세운 2022학년도 대입 전형은 ‘교육 혁신의 역행’이라는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창의·융합 교육이 이뤄져야 할 학교를 다시 ‘문제 풀이’ 시험으로 내몬다는 이유에서다.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춰 대학에서처럼 수업을 직접 선택해 듣는 고교학점제의 전면 시행을 앞둔 가운데, 수능 중심 대입 제도가 유지될 경우 고교학점제의 정착이 어려워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고교의 교육과정이 수능 대비를 위한 지식암기 및 문제풀이 위주로 운영돼 토론·체험·실습 중심의 2015년 개정 교육과정 운영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면서 “수업과 평가를 혁신하려는 교사들에게도 혁신을 멈추고 수능 대비를 위한 문제풀이를 강요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2022학년도 대입 전형이 1년간의 공론화 과정 끝에 ‘어설픈 봉합’에 그쳐버리자 교육계에서는 자체적으로 대안 모색에 나서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해 9월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을 발족하고 2028학년도 대입 제도 개선 방안을 도출해 발표했다. 연구단은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고 수능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수능은 학생을 변별하는 시험이 아닌 학업 역량을 평가하는 일종의 ‘자격고사’가 돼야 한다는 게 연구단의 주장이다. 연구단은 수능 확대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학종의 순기능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이 정규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했는지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학종을 정규 교육과정 중심으로 기재하도록 손질한다는 구상이다. 또 수시와 정시를 통합해 수능이 끝난 뒤 수시와 정시 전형을 함께 진행하면 고교 3학년 2학기 과정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수능이 절대평가로 개편되고 학종의 공정성이 높아지면 학생들의 학교 생활이 평가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적지 않은 학부모들이 수능 중심의 정시 확대를 요구하고 있어 이를 극복해야 하는 것이 과제다. ●학부모, 학종 불신… 2022학년도에 일부 반영 수능 중심의 정시를 확대하자는 주장은 현재 학부모들 사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 방안이다. 시민단체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과 정시확대학부모모임 등이 정시 확대 주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 공론화 과정에 시민참여단으로 참가했던 이종비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 대표는 당시 개편안 시나리오 중 하나였던 정시 45% 이상 확대를 강하게 주장했다. 수능 확대를 요구하는 주장의 중심에는 학종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 수능처럼 점수화되지 않은 정성평가를 신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발표한 수시-정시 통합 방안에 대해 “수시-정시 통합과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는 수능을 무력화시키고 학종을 확대시키기 위한 것”이라면서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은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에서 수능 중심 정시를 30% 이상 확대하는 방향으로 일부 반영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론만으로 수능 확대 기조가 실제로 이어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2025학년도부터 전면 도입을 예고한 고교학점제가 근본적으로 대입 전형에서 수능보다는 학생부의 영향력을 더 볼 수밖에 없도록 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고교에서부터 자신의 적성 등에 맞춰 수업을 골라 듣고 대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주장한 수시-정시 통합 시기 역시 이 제도가 전면 도입되는 2025학년도 이후다. 다만 교육부는 “고교학점제에 대한 종합계획을 2020년 중 내놓을 계획인데 이와 대입을 바로 연결시키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답변을 피하고 있다. ●4차 산업시대 맞춤형 교육 IB, 제3 대안으로 선진국들 역시 한국의 수능과 같은 국가 대입고시가 존재한다. 미국의 SAT나 영국의 A-레벨, 중국의 가오카오(高考) 등이 있다. 이 중 스위스의 비영리 교육재단 IBO가 운영하는 인터내셔널바칼로레아(IB)의 도입 방안도 제3의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IB는 토론·논술형으로 이뤄지는 교육과정으로 최종적으로 대입 시험까지 치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맞춤형 교육에 토론과 논술의 필요성이 강화되면서 지난해부터 IB 도입이 본격 논의되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의 주요 대학은 IB 성적을 대입 전형의 하나로 인정해 준다. 일본의 경우 2016년 일부 학교에서 처음으로 IB 대입 시험을 치렀다. 현재 국내에서는 제주·대구교육청이 IBO와 IB교육과정의 한글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제주교육청은 올 9월 일반고 1개교를 선정, IB과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올바른 대입제도 개편을 위해서는 대입의 주체인 대학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입 제도 개편을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을 지내고 현재 한국교육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성열 경남대 교수는 “지난해 대입 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화 과정에서 대입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얼마나 많은 의견이 충돌하고 있는지 확인됐다”면서 “정부 혼자서 대입 개편을 하기엔 한계가 있다. 대학들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을 통해 주도적으로 대입 개편 논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대입 제도 개편 없는 고교학점제, 정착 가능할까

    내신 유리한 과목이나 국·영·수 선택 몰려 수능 중심 대입 유지 땐 현장 혼란 불가피 “2025년부터 모든 고교생이 진로희망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고 필요한 학점을 이수할 수 있는 맞춤형 교육이 시작된다.”(2월 17일 교육부 발표) “대입 제도를 바꾸지 않은 채 무턱대고 학점제를 실행하는 것은 문제다.”(3월 3일 교원 1461명 대상 서울교육청 설문조사 결과) 고교학점제를 두고 교육부와 교사들이 동상이몽하고 있다. 교육부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지만 현장 교사들은 36.1%가 고교학점제 도입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 학점제에 찬성하는 교사는 25.9%에 그쳤다. 고교학점제란 고등학생들이 본인 진로에 맞춰 원하는 수업을 골라서 들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학생들은 자신이 지원할 대학의 전공에 맞춰 수업을 선택해 듣고 대학은 학과별로 지원 학생들이 어떤 수업을 들었는지 평가에 반영해 학생을 뽑는다는 것이 이론적 목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전 과목 절대평가와 고교 내신 절대평가, 각 대학의 학생 선발권 자율성 확대가 뒷받침돼야 한다. 학생들이 수능이나 내신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진로에 맞는 과목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입 제도가 여전히 수능과 고교 내신 중심의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5년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다 하더라도 대학들이 대입 전형을 바꾸지 않는 이상 본래 취지는 사라지고 내신 점수를 받기 유리한 쉬운 과목이나 국·영·수 중심의 수능 주요 과목에 학생이 몰릴 수밖에 없다. 지난해 교육부가 공론화 과정 등을 거쳐 발표한 2022년 대입제도 개편안은 고교학점제 도입 취지의 정반대 방향인 수능 중심의 정시 확대가 주내용이다. 이후 대입 제도가 계속해서 수능 중심의 정시 확대 방향으로 간다면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는 2025년 고교 현장의 혼란은 극에 달할 것이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대입은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방향성에 대해 언급하기가 어렵다”고 관련 답변 자체를 회피했다. 대입 제도 개편 논의를 언제 새로 시작하겠다는 언급도 없었다. 정부가 고교학점제를 본래 취지대로 정착시키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면 2022년 이후 대입 개편안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 교육부는 2017년 대입 개편안 발표를 1년 미루고 공론화 과정까지 거쳤음에도 여론에 휩쓸려 기존 대입 제도를 그대로 유지한 ‘용두사미’ 결과를 냈던 것을 잊어선 안 된다. maeno@seoul.co.kr
  • “수시·정시 합치고, 수능은 전 과목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수시·정시 합치고, 수능은 전 과목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2028학년도 대입 전형 개선안 1차 발표 “줄세우기식 평가 고교학점제와 안 맞아” 12월 최종 결과… 국가교육회의 제안 검토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2028학년도 대학입시 전형에서 수시(학생부종합전형)와 정시(수능)를 통합하고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자는 내용의 개선안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고교 교육과정의 정상화를 위해 정시 확대를 재고하고 학종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대입 전형에서 정시를 확대하기로 한 교육부 방침과 배치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은 26일 세종 사무국에서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선 방안 1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협의회는 지난해 8월 교육부가 2022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수능 위주의 정시 모집 전형을 전체 모집 인원의 3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각 대학에 권고한 것에 반발해 연구단을 발족하고 자체적인 개선안을 연구해왔다. 연구단은 박종훈 경남교육감을 단장으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추천한 일반고 교사들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연구단은 이날 정시 확대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협의회 회장인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문제 풀기와 줄세우기 평가인 수능의 확대는 선택형·맞춤식 교육과정(고교학점제)와 맞지 않는다”면서 “정시 모집 비율을 대학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한 것은 ‘권고’라는 말과 달리 사실상 강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는 2025년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치르게 되는 2028학년도 대입을 겨냥해 연구단이 제안한 개선안은 ▲수시와 정시 통합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학생부 기록 방식 개선 등이 핵심 내용이다. 연구단은 고교 3학년 2학기 교육과정의 정상화를 위해 수시 모집 시기를 수능 이후로 미뤄 수능이 끝난 뒤 수시와 정시 전형을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또 수능은 논·서술형을 도입하거나 공통영역-선택심화과목 이원화 등을 도입하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수능을 고교 졸업시험 성격의 자격고사로 전환하거나 아예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학종은 비교과 영역을 줄이고 정규 교육과정 중심의 ‘교과 학습 발달 상황’ 위주로 기재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연구단은 오는 12월 최종 연구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협의회에 대입 제도에 대한 결정권은 없지만, 협의회장이 당연직 위원인 국가교육회의에서 연구단 의견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김 교육감은 “연구단이 도출한 결과를 국가교육회의에 제안할 것인지는 논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교육부 ‘정시 확대’ 제동?…시·도교육감 “수시·정시 통합, 수능 절대평가” 주장

    교육부 ‘정시 확대’ 제동?…시·도교육감 “수시·정시 통합, 수능 절대평가” 주장

    교육부가 2022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수능 위주의 전형(정시)을 확대하기로 한 가운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반기를 들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을 회장으로 한 협의회는 “대입 전형에서는 수시(학생부종합전형)와 정시(수능)를 통합하고 수능은 전과목 절대평가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2028학년도 대입 전형 개편안을 내놓았다. 고교학점제의 전면 시행을 고려하면 수능의 비중을 높이지 말고 학종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은 26일 세종시 사무국에서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선 방안 1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협의회는 지난해 8월 교육부가 2022학년도 대입전형에서 수능 위주의 정시모집 전형을 전체 모집인원의 3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각 대학에 권고한 것에 반발해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을 발족하고 자체적인 대입제도 개편안을 연구해왔다.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춰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이수하는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문제풀이’와 ‘줄세우기’ 방식인 수능을 확대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게 협의회의 지적이다. 연구단은 박종훈 경남교육감을 단장으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추천한 일반고 교사들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연구단은 지난해 9월부터 총 7차례의 모임과 2차례의 포럼을 거쳐 이날 대략적인 방향을 담은 1차 연구보고서를 내놓았다. 연구보고서는 ▲수시와 정시 통합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정규 교육과정 중심으로 학생부 기록 방식 개선 등을 골자로 한다. 수시와 정시 통합은 고교 3학년 2학기 교육과정의 정상화를 위해서라고 협의회는 설명했다. 수시모집 시기를 수능 이후로 미뤄 수능이 끝난 뒤 대입 전형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또 수능은 전과목 절대평가로 전환해 학생의 선발을 위한 변별이 아닌 학업 역량을 평가하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논술·서술형 수능을 도입하거나 공통과목-선택심화과목으로 이원화하는 등의 다양한 유형을 통해 절대평가 전환 이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는 수능을 고교 졸업시험 성격의 자격고사로 전환하거나 아예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나치게 복잡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수상 실적 등 비교과 영역을 줄이고 정규 교육과정 중심의 ‘교과 학습 발달상황’ 위주로 기재하도록 학생부 기록 방식을 개선하는 방안도 담겼다. 수상 실적 등 비교과 영역을 줄이고 학교 수업에서의 적극성이나 과제 수행 등을 중심으로 기재한다는 것이다. 학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입학사정관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학생을 선발한 뒤 대학이 선발 결과 자료를 공개하도록 한다고도 덧붙였다. 연구단은 정시와 수시의 통합과 학종의 안정적인 운영, 정시 확대 재고가 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교육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 전형 개편안이 교육과정에 안정적인 작용을 했다면 협의회가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불안정했던 것을 더 불안정하게 만드는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비판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수시와 정시의 통합은 단순히 기술적인 통합이 아니라 교과와 비교과를 모두 준비하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에서 벗어나도록 한다는 것”이라면서 “수능이 절대평가로 개편되고 학종의 공정성이 높아지면 학생들의 학교 생활이 평가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불거지고 있는 수능 확대 여론을 불식시키기에는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종을 정규 교육과정 중심으로 개편하고 교사의 책무성과 전문성을 높인다는 큰 틀의 방향이 제시됐지만 세부적인 개편 방안은 이번 보고서에 담겨있지 않다. 또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되고 학종이 개편되면 결국 각 대학들이 면접 등 자체 시험을 통해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될 수 있다. 연구단은 두 차례의 정책 포럼 등을 거쳐 오는 12월 최종 연구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국가교육회의의 당연직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 교육감은 “연구단이 도출한 결과를 국가교육회의에서 제안할 것인지는 논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고교학점제 도입, 대입제도·내신평가 개선 함께 이뤄져야”

    “고교학점제 도입, 대입제도·내신평가 개선 함께 이뤄져야”

    교육계 인사 1만여명 설문 “고교학점제 도입, 대입제도 개선 함께 돼야”교육부, 2025학년도 전면 도입…2022학년도 대입은 기존과 변화 없어교육부가 2025년까지 전면도입 예정인 고교학점제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대학입시제도’와 ‘고교내신평가제도’의 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1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낸 보고서 ‘학점제 도입을 위한 고등학교 교육과정 재구조화 방안 연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한 고교 교육 개선 우선순위로 대입제도와 고교내신평가제도 개선이 각각 35.6%, 20.9%로 꼽혔다. 이 설문조사는 지난해 5월11일∼6월25일 고교 교원과 장학사, 연구사, 대학교수 및 연구자 등 1만 55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3순위로는 ‘과목 이수 기준 및 미이수자 대책’이 18.5%로 나타났고, ‘시설 및 인프라 구축’이 18.3%로 비슷하게 선택됐다. 고교학점제는 고교 학생들이 대학생들처럼 본인이 원하는 수업을 선택해 듣고 정해진 학점을 이수하면 졸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교육부는 2022학년도부터 특성화고와 진로 선택과목 등 일부 학교 및 과목에 고교학점제를 부분도입하고 2025학년도부터는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직접 선택한 과목의 성적으로 고교 성적이 결정되기 때문에 학교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중심이 되는 현 대입제도에서는 정착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학생들이 본인의 적성과 진로보다는 대입에 유리한 성적을 받기 쉬운 과목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보고서를 쓴 연구진은 “학점제가 원활하게 도입, 운영되기 위해서는 대학 입시 제도의 개선이 고교학점제와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면서 “고교 교과목의 재구조화, 고교 내신 평가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을 발표했지만 수능 위주의 정시 비율을 현재보다 소폭 늘리는 것 외에 큰 변화가 없었다. 보고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교과 평가 방식에 대해 45.9%가 학점제가 도입되면 모든 교과에서 절대평가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과목을 교과 과목별로 정해야 한다는 응답도 43.5%였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고교학점제 도입 ‘시동’…연구·선도학교 3배 확대

    교육과정·사례 발굴…지역 모델 도출 중앙추진단 꾸려 현장 네트워크 구축 대입 개편 없이 안착 어렵다는 지적도 교육부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교육 공약인 고교학점제 도입에 박차를 가한다. 교육부는 전국 시·도교육청과 지원기관 합동으로 ‘고교학점제 중앙추진단’을 구성하고 연구·선도학교도 지난해보다 3배 규모로 늘려 2025년 본격 실행을 위한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처럼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수강 과목을 직접 선택·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을 충족하면 졸업하는 제도다. 지난해 교육부는 2022년 모든 고교에 이 제도를 부분도입하고 2025년부터는 전 과목 절대평가를 통해 본격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05곳이었던 연구·선도학교는 올해 354곳으로 확대된다. 연구학교(102개교)는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 운영과 맞춤형 학습 관리를 3년간 연구하며, 선도학교(252개교)는 교육과정의 다양화와 혁신 사례 발굴에 매진한다. 특히 올해는 고교학점제에 보다 근접한 형태의 운영 방식을 모색하고 공·사립별, 지역별 대표 모델을 도출해 낼 예정이다. 직업계고는 3학년 2학기를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전환 학기’로 학점을 이수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일반계고는 올해 660억원으로 책정된 ‘교육력 제고 사업’ 예산을 투입해 고교학점제의 기반을 조성한다. 중앙추진단은 내년 발표할 종합 추진 계획을 논의하고 현장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그러나 내신 절대평가와 대학수학능력시험 축소 등 현행 대입제도의 대대적인 개편 없이는 고교학점제의 안착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대입 혼란을 우려해 내신 절대평가제인 ‘성취평가제’를 고교 1학년의 진로선택 과목에 한정해 도입키로 했다. 최근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정시 모집 확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점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고교학점제는 고교 교육 혁신의 출발점이자 우리 교육의 도약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교육부와 교육청, 지원기관 등이 밀접하게 협력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국민과 소통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정부, 2022년 직업계고 취업률 60%로 확대·국가직 공무원 20% 고졸 채용

    정부, 2022년 직업계고 취업률 60%로 확대·국가직 공무원 20% 고졸 채용

    직업계고 취업률 현재 50%에서 2022년 60%로 확대 국가직 공무원 고졸 채용 비율 7.1%에서 2022년 20%로 산업체 재직경험자 등 ‘취업지원관’ 모든 직업계고 배치 정부가 2022년까지 국가직 공무원 고졸채용 비율을 2022년까지 20%로 확대한다. 현재 50% 수준인 직업계고 취업자 비율도 2022년까지 60%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정부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고졸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국가직 공무원 지역인재 9급의 고졸채용 인원을 현재 7.1%(2018년 기준)에서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20%까지 확대한다. 지난해 9급 국가직 공무원 중 고졸 채용인원 180명을 기준으로 채용 규모가 유지된다면 2022년에는 500명의 고졸채용이 가능하다. 공무원 지방직에서는 기술계고 경력경쟁임용 인원을 20%(2018년)에서 2022년까지 30%로 늘린다. 공공기관은 생명·안전, 현장·기술분야 등을 중심으로 고졸채용을 확대한다. 공공기관별로 고졸 채용 목표제를 도입하고 경영평가 지표에 이행 실적을 반영해 실효성을 높인다. 민간 기업들에게는 ‘선취업-후학습 우수기업’을 선정하고 이들 기업에 ‘일자리창출촉진자금’ 등을 지원한다. 직업계고에 더 많은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체질 개선도 실시한다. 직업계고의 학과를 ‘미래형자동차’, ‘항공드론’, ‘핀테크’ 등 미래 신산업 중시?로 학과 개편을 추진한다. 올해부터 100개 이상의 학과를 개편하고 2022년까지 전체의 25%에 해당하는 500개 학과를 미래 신산업에 맞게 바꾼다.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골라 듣고 정해진 학점을 채우면 졸업이 가능한 고교학점제는 2020년 마이스터고, 2022년 전제 직업계고로 적용을 확대한다. 고졸취업을 위한 지원 기관과 관련 인력도 확대한다.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간 협력체계를 구축해 ‘중앙취업지원센터’를 운영한다. 이 센터는 전국단위 일자리를 알선하고 우량기업 정보 제공, 온라인 구인·구직 환경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직업계고 학생들의 취업을 돕는 ‘취업지원관’도 모든 직업계고에 1인 이상 배치한다. 올해 400명, 2022년까지 1만명으로 늘린다. 산업체 재직경험이 있는 해당분야 전문가 등이 대상이다. 고졸취업자가 대졸취업자 대비 취업초기 임금이 적은점을 감안해 초기 자산형성도 지원한다. 지난해 1인당 300만원씩 지급됐던 고교취업연계 장려금 수혜 대상은 2만4000명에서 올해 2만5500명으로 확대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고졸 취업자가 채용이 된 이후 대학에 진학하는 ‘선취업 후학습’지원도 강화한다. 고졸 재직자가 재직 상태로 대학에 다니면, 대학에 상관없이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고, 국립대학교에는 고졸 재직자 대상 전담과정 운영을 확대한다. 이번 방안에 현장실습 제도 개선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현장실습에서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 학생이 발생하면서 안전기준이 강화됐는데, 이 기준으로 인해 기업들의 현장실습 참여율이 줄어든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현장실습 개선 방안은 다음주 중 개별 사안으로 구체적 개선 방안을 추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고졸 취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경로를 구축하는 것은 입시경쟁 위주의 교육·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라면서 “고졸 취업 확대를 통해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광주지역 고교 기숙사 사라진다.

    광주시내 일반 고교의 기숙사가 사라질 전망이다. 4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기숙사를 운영 중인 일반고 28개교를 대상으로 ‘일반고 기숙사 교육활동지원센터 전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교육청은 1차 목표로 2022년 말까지 최소 15개 고교 기숙사를 전체 학생들이 활용 가능한 교육활동지원센터로 전환하키로하고 해당 학교 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기숙사 시설 용도변경(폐지)을 희망하는 학교에는 2억원을 지원해 기숙사 리모델링 작업을 돕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사업에서 수피아여고는 기숙사 전체를, 숭덕고는 기숙사 공간 절반을 폐지하고 교육청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전체 학생이 활용 가능한 공간으로 용도를 변경 중이다. 기숙사 폐지 학교는 기숙사 공간을 고교학점제 운영을 위한 수업 공간, 교내 동아리방, 자율학습 및 공부방, 독서실, 학생자치공간, 휴식 및 체력단련 공간 등으로 용도를 변경할 수 있다. 그러나 상당수 고교 기숙사가 동문 후원과 기부 등으로 지어져 기숙사 용도변경 과정에서 일부 진통도 예상된다. 일부 학부모들이 자녀 학습과 생활 지도를 위해 기숙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광주에서는 28개 일반고에서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곳에서 280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원거리 통학 학생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상당수 고교가 내신, 모의고사, 진단평가 등 성적을 입사생 선발에 반영해 사실상 대학진학만을 위한 심화반 형태로 운영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고교 기숙사 성적순 입소 관행은 차별’이라는 최근 광주 시민단체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 시민모임’의 진정을 받고 개선을 권고하기도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고교의 경우 동문과 학부모의 반발이 예상지만 대부분 학교가 기숙사를 폐지한 후 용도를 전환할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학교서 민주시민교육… 사회 갈등·혐오 넘는다

    학교서 민주시민교육… 사회 갈등·혐오 넘는다

    주제 중심 토론 수업 ‘시민’ 새 과목 검토 학생회 설치 의무화·민주시민 학교 지정 “보수정권의 인성교육 이름만 바꾼 것”교과서에서 인권·평화 등의 중요성을 가르치거나 학교 내부 결정 과정에 학생 참여의 폭을 넓혀주는 등의 민주시민교육이 강화된다. 우리 사회의 갈등과 혐오 수준이 위험 수위를 넘어선 지 오래인데 교육을 통해 바꿔 보겠다는 취지다. 교육부는 13일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 초·중·고교에서 학생들에게 민주주의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포괄적 방안이 담겼다. 학계와 교육현장 의견을 담아 내년 민주시민교육 목표와 기본원칙을 담은 기준을 수립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검토 중인 방안에는 획기적인 내용들이 여럿 있다. 우선 초·중·고교에서 기존 사회와 도덕 과목 등을 통합해 ‘시민’(가칭)이라는 새 과목을 만드는 방안이다. 이 과목에서는 인권과 평화, 환경, 정의 등을 단원으로 다루며 주제 중심으로 토론식 수업을 할 수 있다. 또 고등학교에서는 향후 도입될 고교학점제와 연계해 민주시민교육과 관련된 ▲시민 ▲토론 ▲미디어 리터러시 등을 개설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요즘 가짜뉴스가 많은데 형식은 뉴스처럼 보여 진위 판별이 어렵다. 이를 가려내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말했다. 새 과목의 편성 등은 교육과정이 개정돼야 가능해 2022년에나 결정될 예정이다. 학생 자치활동도 강화한다. 우선 모든 학교가 학생회를 두도록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추진한다. 현행 법령은 학생 자치활동을 권장하는 수준인데 이를 고쳐 학생회 설치를 의무화하고, 예산·공간 지원의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또, 학급회 등 학생자치활동을 위한 시간을 최소 월 1시간 이상 배정한다. 교육부는 내년 3월부터 일선 학교 중 민주 교육에 관심이 있는 곳을 추려 ‘민주시민학교’로 지정할 방침이다. 토론이나 팀 프로젝트 등 참여·협력형 수업을 늘리고 학교 내 의사 결정 때 학생 참여를 보장하는 등 민주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래 일선 학교의 신청을 받아 전국 51곳 정도를 민주시민학교로 지정하려 했는데 132곳이나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애초 계획보다 지정 학교가 많이 늘 것 같다”고 말했다. 보수 교육계는 마뜩잖은 표정이다. 보수 성향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교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민주시민교육은 (보수 정권 때의) 인성 교육과 별다른 내용 변화가 없는데도 정부가 바뀌면서 이름만 달라졌다. 이념 성향을 대변하는 용어인 ‘시민’을 교과명으로 쓰면 자칫 학교의 정치화를 부추길 수 있다”면서 “민주시민학교도 현장에서 거부감이 있는 혁신학교를 문패만 바꿔 달아 확산시키려는 의도라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무늬만 문·이과 통합…“경제·물리 같이 고르면 교무실 불려 가요”

    무늬만 문·이과 통합…“경제·물리 같이 고르면 교무실 불려 가요”

    現 고1부터 자유롭게 과목 골라야 하지만 일선 학교 여전히 문·이과 수업 강제 배분 “교사마다 지정 교실 없이는 실현 불가” “적성보다 대입 유불리 따져 선택” 지적도문·이과 구분을 없애고 본인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들을 수 있도록 한 2015개정교육과정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문·이과 통합은 현 고1 학생들이 2학년이 돼 선택과목의 수업을 듣게 되는 내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하지만 학교 현장은 문·이과로 나뉜 채 운영되는 현재 상태를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 보장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 고1 학생들은 내년부터 문·이과 구분 없이 본인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 문·이과 구분을 없애고 자유롭게 본인이 원하는 선택과목을 들을 수 있도록 한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것이다. 문·이과를 통합해 미래형 융합인재를 키우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제반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채 제도만 도입돼 학생들과 교사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경기 지역 한 고교에 재학 중인 고1 A군은 내년 선택과목으로 사회 과목인 ‘정치와 법’, 그리고 과학 과목인 ‘생명과학’을 신청했다. 경찰관이 꿈인 A군은 두 과목이 모두 경찰에 필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문과는 사회, 이과는 과학 과목만 선택할 수 있다며 교차 선택을 불허했다. A군은 결국 생명과학 대신 별 관심도 없는 지리 과목을 선택했다. 학교 측도 할 말은 있다. 학생들의 요구를 다 받아들이기에는 여건이 받쳐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 학교 교사 B씨는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선택과목을 짜고 수업을 하려면 대학처럼 교사마다 지정 교실이 있어서 학생들이 옮겨다녀야 하는데 우리 학교는 교실 수가 교사수(70명)의 절반(33개)에 불과하다”면서 “문과나 이과 학생이 교차 선택을 하면 ‘학교 여건상 안 된다. 문·이과 선택과목 중 하나만 고르라’고 설득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과목 (문·이과)교차선택에 따른 대입 유불리도 따져야 한다. 경기지역 다른 고교의 C교사는 “학생들의 선택과목 기준이 본인의 흥미나 적성보다 학생들이 많이 듣거나, 공부 잘하는 학생이 듣지 않아 1등급을 따기 쉬운 과목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현 상대평가 체제에서 수강학생이 적은 과목은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학생 수가 적어 수강 학생이 많은 과목이 1등급을 받기 유리한 구조다. 과목 선택의 폭을 늘려 학생들의 적성과 잠재력을 키우겠다는 취지와 정반대로 가는 셈이다. 교육부는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올해부터 문·이과 통합과정을 운영한 뒤, 선택과목을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고교학점제로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고교학점제는 과목별 평가가 모두 성취평가(절대평가)로 이뤄진다. 2022학년도에는 부분적으로 고교학점제를 시행하고 2025학년도부터는 전국 고교에서 고교학점제를 운영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문·이과 통합이 시작도 전에 좌초하고 있어 이보다 훨씬 어려운 고교학점제 시행은 그야말로 ‘목표’에 그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황수정의 시시콜콜]‘입시기계‘들의 정신건강

    “남한의 중 2가 무서워서 북한이 남침을 하지 못한다”는 농담을 모르면 대한민국에서 간첩이다. 그런데 ‘중 2병’의 심각성이 그냥 우스개는 아니었다. 실제로 반항장애와 우울증에 시달리는 청소년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학생 시기인 13~15세 연령대에서 ‘적대적 반항장애’ 진료 사례가 두드러졌다. 이 장애 질환이 청소년 정신질환 중 가장 많은 비율(5.7%)을 차지했다. 문제의 ‘중 2병’이 현실의 수치로 재확인된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청소년 자살률 1위의 불명예도 근거가 뚜렷했다. 청소년 자살 원인 1위로 지목되는 우울장애 진료 사례는 해마다 늘었다. 2015년 1만 5636건이던 것이 지난해 1만 9922명. 2년새 27%나 증가했다. 특히 고2, 고3에 해당하는 17~18세에 우울장애의 증가세는 가팔랐다. 학습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임은 굳이 조사할 필요가 없겠다. 전문가들은 원인을 밝히고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한다. 이보다 실없는 말이 없다. 원인은 이미 분명하고 예방책도 진작부터 명확하다. 오로지 좋은 대학을 향해서만 작동되는 ‘입시 기계’ 신세를 면치 못하는 이상 어떤 진단도 처방도 무의미한 현실이다.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학교 밖으로 뛰쳐나오는 학생들이 해마다 심각해지는 것도 맥락이 다르지 않다. 며칠 전 공개된 교육부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학업중단 숙려제’에 참여하고도 학업을 중단한 사례는 2만 명이 넘었다. 2013년 도입된 숙려제는 자퇴 의사를 밝힌 학생들이 학교로 복귀할 수 있도록 2~3주 숙려기간을 주는 장치. 숙려제에 참여하고서도 결국 자퇴한 고교생은 2015년 16.7%에서 지난해 28.8%로 급상승했다. 세계은행(WB)이 그제 발표한 조사결과에서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인적자본 수준이 세계 2위였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일이다. 청소년들의 우수한 인적자본 수준이 그들 개인의 행복이나 국가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회의적이다. 세계 2위의 청소년 인적자본 지수는 어쩌면 입시기계들이 빚어낸 싸늘하고 공허한 숫자놀음일 뿐이므로. 이즈음 대부분 고등학교들에서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났다. 카페인 함량이 아찔한 커피나 음료수를 물 마시듯 하며 밤잠을 쫓은 아이들이다. 시험이 끝났다고 한숨 돌릴 시간도 없다. 수행평가에 남아 있는 진을 빼야 한다. 과연 담당교사는 이 주제를 이해했을까 싶은, 요령부득의 형식적이고 무의미한 수행평가는 또 얼마나 많은지. 그뿐인가. 학교생활기록부에 한 줄 올리겠다고 아등바등 챙겨야 하는 독서, 자율동아리, 봉사활동…. 엄마들 눈에는 “(아이들이) 정신을 잃지 않고 숨쉬고 사는 게 신기하다” 싶은 ‘노역’들이다. 교육부 장관이 백 번 바뀌어도 희망을 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아이들은 짐이 무거워 무릎이 꺾이는데, 빛깔 좋은 취지만 앞세워 어깨짐을 더 올릴 궁리만 하고 있어서다. 절대평가든 고교학점제든 아이들이 감당할 어깨넓이부터 먼저 봐주길, 제발.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유은혜 범법 행위 소명 안 됐다”…교육부 국감, 시작하자마자 중단

    “유은혜 범법 행위 소명 안 됐다”…교육부 국감, 시작하자마자 중단

    곽상도 의원, “의혹 3건은 해명 안돼”김현아 의원, “장관 인정할 수 없어 차관에게 물어보겠다”여당 의원들, “의사진행 방해냐” 반발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출석한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가 시작 직후 중단됐다. 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유 장관의 범법 의심 행위에 대한 소명이 되지 않았다”며 문제제기한 게 발단이 됐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감 개시 직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유은혜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19건의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 가운데 위장전입 등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자료 제출하지 않아 혐의 확인이 어려운 것을 빼도 3건은 해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곽 의원이 말한 3건은 ▲피감기관 건물에 사무실을 임대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갑질’ 의혹 ▲우석대 겸임강사 경력 허위 기재 의혹 ▲기자간담회 허위신고 논란 등이다. 곽 의원은 이 의혹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등 범죄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소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 소방관은 허위경력을 기재했다가 임용취소받은 사례가 있었다”면서 “같은 국민이라면 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곽 의원이 “장관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이냐, 의사방해발언이냐”면서 반발했다. 이에 이찬열 교육위원장은 5분간 정회했다가 20분 뒤 속개했다. 하지만 신경전은 이후에도 계속 됐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유한국당은 (유 장관의) 현행법 위반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 장관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게 공식입장”이라면서 “그럼에도 정책 검증을 위해 차관에게 물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 부총리는 이날 발언을 통해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와 기초학력 책임보장,온종일 돌봄 체계 구축 등으로 아이들의 공정한 출발선을 국가가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또, “고교 무상교육을 2019년으로 앞당기고 교육급여 지급액 인상, 반값 등록금 수혜자 확대 등 교육비 부담 경감을 위한 노력도 계속하겠다”며 “특수교육 대상자, 다문화 학생, 탈북학생 지원도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유 부총리는 미래사회에 필요한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고자 입시 위주의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는 작업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2015 개정 교육과정과 자유학년제가 현장에 안착하도록 지원하고 고교학점제 도입을 준비하겠다”며 “고등교육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대학혁신 지원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고,국립대 재정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국민이 전 생애에 걸쳐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평생·직업교육 시스템도 개선하겠다고 언급했다. 학생들이 대학 진학 외에도 진로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선취업 후학습 체제를 발전시키고,지역 평생교육과 한국형 나노디그리(nano degree·단기 교육과정 인증제도)인 ‘매치업 프로그램’,성인 문해 교육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유은혜 부총리, 총선 불출마 약속이라도 하라

    말 많고 탈 많았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어제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았다. 국회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 채택이 최종 불발됐으나 문재인 대통령은 직권으로 임명을 결재했다. 유 부총리의 도덕성 시비를 의식해서인지 청와대는 “인사청문회에서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해명할 것은 해명했다”며 “(임명 반대가) 국민 다수의 여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차라리 침묵이 나을 뻔했다. 군색한 해명에 수긍할 국민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유 부총리는 후보자로 지명된 지 무려 33일 만에 임명됐다. 현역 의원이라면 웬만해서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는 ‘의원 불패신화’도 안 통했을 만큼 흠결이 많았다. 위장전입에서부터 아들의 병역 기피, 사무실 불법 임대와 월세 대납, 후원자 시의원 공천 등 치명적인 의혹이 자고 나면 하나씩 불거졌다. 야당의 반발로 정국이 경색되는 문제와는 별개로 유 부총리의 임명으로 교육 현장의 걱정이 적지 않다. 교육행정 경험이 없는 데다 잡음 많기로 소문난 교육부의 정책 난맥을 어떻게 풀어 갈지 우려하는 탓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1년짜리 장관’이라는 꼬리표다.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맹공을 받으면서도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말을 끝까지 하지 않았다. 현역 의원인 그가 2020년 4월 총선에 출마한다면 장관 재임 기간은 1년 남짓이다. 온갖 소동 끝에 취임하고도 1년여 만에 물러난다면 백년대계인 교육정책의 혼돈은 어쩔 것인지 답답한 노릇이다. 유치원 방과후 영어 금지, 고교학점제, 내신 절대평가 여부 등 교육 현장이 목을 빼고 처분을 기다리는 현안들이 산적하다. 다른 것 다 떠나서 어린 학생들에게 민폐를 끼치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나. 학생들 눈을 떳떳하게 쳐다볼 수 있으려면 지금이라도 유 부총리는 총선 불출마 선언이라도 해야 도리다.
  • ‘1년 관리자’에게 맡긴 ‘백년대계 교육’

    ‘1년 관리자’에게 맡긴 ‘백년대계 교육’

    전문성 물음표…兪 “학생 중심 교육할 것” 대입개편 등 논쟁적인 정책 개입 꺼릴 듯 野 “협치 깨졌다” 靑 “충분히 사과·해명”딸 위장전입 등 각종 논란에 휘말렸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취임했다. 첫 여성 부총리이자 23년 만에 나온 여성 교육부 장관이다. 하지만 야당의 극한 반발 속에 임명된 신임 부총리가 불신의 늪에 빠진 우리 교육에 새 길을 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유 부총리는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곧장 정부세종청사로 내려가 취임식을 가졌다. 그는 취임사에서 “저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기대로 바뀌고, 교육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믿음으로 바뀌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면서 “교육의 패러다임을 협력과 공존, 학생 성장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유 장관이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해명할 것은 해명하는 등 충분히 소명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낙관적 해석과는 달리 유 부총리를 둘러싼 상황은 좋지 않다. 야당 측은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비인가 행정정보 유출 논란 등과 엮어 “협치는 깨졌다”며 강력 반발했다. 당장 4일 예정된 교육 분야 대정부질의와 오는 11일 교육부 국정감사만 벼르고 있다. 진보 성향 교육·교원단체들도 대입 개편, 고교학점제 연기 등을 두고 사실상 등을 돌린 상태다. 교육계에서는 유 부총리가 ‘관리형 장관’으로 임기를 보낼 것으로 내다본다. 차기 총선(2020년 4월) 출마 의지를 내비쳐 임기가 길어야 1년 남짓인 데다 교육 전문성이 떨어지는 정치인 출신이라 새로운 일을 벌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사회적 논쟁을 빚는 정책보다는 보육 등 여론 우호적인 정책에 집중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인기 없는 교육 정책이 ‘대입 정책’이다. 유 부총리는 인사청문회에서 “당분간 대입 제도는 손대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유치원·어린이집에서의 영어 교육을 현행법에 따라 금지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접고 “여론도 잘 살피겠다”고 밝혔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은 경제만큼 심리가 중요한 분야라 신뢰가 회복되지 않으면 무슨 정책을 펴든 국민이 따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비전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진정성 있게 소통하는 게 첫 임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조건과 한계 속에 개혁 다 못해” 교육부 떠나는 김상곤…아쉬움 묻어난 이임사

    “조건과 한계 속에 개혁 다 못해” 교육부 떠나는 김상곤…아쉬움 묻어난 이임사

    의지대로 못했다는 속 내비쳐“국민 언제나 옳다는 생각으로 판단 물어봐”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오전 아쉬움을 담은 이임사를 남기고 1년 3개월 임기를 마쳤다. 유은혜 신임 부총리는 이날 오후 취임한다. 김 부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본부 직원 등이 모인 가운데 이임식을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했다. 김 부총리는 교육 정책을 자신의 의지대로 펴지 못했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그는 이임사에서 “교육이 세상을 바꾸고 교실과 강단이 새로운 미래를 여는 산실이라는 믿음으로 최선을 다했지만, 여러 조건과 한계 속에 다하지 못한 개혁 과제를 후임 부총리와 (공무원) 여러분께 넘기고 떠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 정책은 스스로 선택한 환경과 합리적 선택에 따라 결정되는 것만은 아니고, 이미 규정된 조건과 넘겨받은 환경 속에서 부단히 재조정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의 이 발언은 문재인 정부의 교육공약인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가 사실상 무산되고 고교학점제와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시기도 2025년도로 밀리면서 공약이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 점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그럴 때마다 언제나 국민이 옳다는 생각으로 국민들께 판단을 묻고자 했고, 치열한 토론과 대화를 통해 합의와 결론을 도출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자신이 실현하지 못했지만 우리 교육이 나아갈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정보기술과 생명기술 등의 비약적 발전으로 인해) 앞으로 불어닥칠 변화는 우리 삶의 기본 형태와 구조마저 바꿀 것”이라면서 “교육정책 또한 단기적, 미시적 대응이 아닌 위기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면서 이를 극복하고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청사진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마지막으로 “제가 못다한 공교육 혁신의 여러 과제는 진심으로 존경하는 후임 유은혜 부총리와 여러분께서 국민의 성원을 끌어내어 더욱 환하게 꽃피워 주실 것이라 믿는다”며 이임사를 마쳤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박재홍 기자의 교육 생각] 文대통령 교육철학 실종 학부모들 불안만 커졌다

    “외고(외국어고등학교)·자사고(자율형사립고)는 폐지한다고 해놓고 정시를 다시 늘린다니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어요.” 서울 지역의 한 중학생 학부모의 하소연은 현 문재인 정부 교육 정책의 현주소를 대변한다.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그러나 지난달 교육부에서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은 정시를 확대하는, 즉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능이 강화되면 외고·자사고 학생들이 유리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5~2017학년도 수능 국어·영어·수학의 1·2등급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고등학교 1~5위 중 4곳(민족사관고, 외대부고, 상산고, 현대청운고)이 자사고였다. 10위까지 범위를 확대해 보면 외고 3곳(김해외고, 대원외고, 대구외고)과 국제고 1곳(부산국제고)이 추가된다. 10위 내에 일반고는 공주한일고와 공주사대부고 2곳에 불과하다. 대입에서 수능이 강화되면 자사고와 외고의 영향력은 자연히 커질 수밖에 없다. 공약을 스스로 부정하는 정책을 내놓은 셈이다. 문 대통령의 또 다른 핵심 교육 공약이었던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도입 역시 2022대입개편안에 포함되지 않아 임기 내 실현은 물 건너갔다. 전 과목 절대평가와 함께 도입하려 했던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시기도 2022학년도에서 2025학년도로 밀렸다. 모두 공교육을 강화하고 사교육의 영향력을 축소하겠다던 문 대통령의 교육 철학이 담긴 공약이었다. 하지만 2022대입개편안만 보면 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교육 철학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답답한 학부모들이 의지하는 곳은 결국 사교육이 될 수밖에 없다. 2022대입개편안이 발표되자마자 한 사교육업체가 실시한 2022학년도 입시설명회에는 주최 측에서 마련한 1000개 좌석의 두 배가 넘는 3000여명의 학부모가 몰려들었다. 서울 강남 대치동의 고액 입시 컨설팅 업체들이 상담실장 채용을 늘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문재인 정부의 2기 교육부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시민 의견을 듣겠다며 공론화 과정을 통해 대입 정책을 결정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결과적으로 자신의 교육 철학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유은혜 후보자가 오늘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교육 수장이 된다. 유 후보자는 “교육은 속도보다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유 후보자가 생각하는 교육의 방향을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인사청문회를 기대한다. maeno@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박근혜·MB 때보다 후퇴한 대입 개편안…이게 교육인가

    [색다른 인터뷰] 박근혜·MB 때보다 후퇴한 대입 개편안…이게 교육인가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은 교육계 대참사다. 이게 교육인가.”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 지난 15일, 서울 청계광장에 촛불이 켜졌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언론이 ‘진보 교육단체’로 규정한 곳들이 모였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 교육공약 되찾기 국민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연대해 이날부터 11월 10일까지 매주 토요일 촛불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촛불 정부’가 대통령의 교육 공약을 포기하자 이를 되살리기 위해 교육 단체가 촛불을 든 건 역설적이다. 국민운동을 주도한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박근혜·이명박 정부 때도 대입 제도를 이처럼 퇴행적으로 돌리진 않았다”고 비판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상대평가 유지 및 수능 전형 확대 등을 핵심으로 한 ‘2022학년도 대학입시 개편안’은 공약 파기이자, 20여년간 차근차근 쌓아 온 교육 개혁의 방향을 정반대로 되돌린 것이라는 게 송 대표의 판단이다. 집회 하루 전인 14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던 그는 “1년에 학생 300여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걸 언제까지 방관해야 하느냐”며 펑펑 울었다.→‘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상대평가·경쟁적 줄세우기 방식인 수능에 오히려 힘을 실어 줬다는 점에서 시대 흐름과 맞지 않는다. 지금 기업들은 혁신 역량이 있는 인재를 뽑으려 하는데 그 핵심이 협업 능력이다. 일등부터 꼴찌까지 줄 세우는 상대평가는 협업을 가로막는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는 스티브 발머가 회장일 때 직원을 상대평가했다. 상위 20%는 인센티브를 주고 하위 10%는 퇴출시켰다. 결과는 참혹했다. 직원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욕심에 정보를 동료와 공유하지 않았다. 구글과 경쟁하는 대신 동료끼리 싸웠다. MS는 2013년 상대평가를 중단했다. 세계적 기업들은 이제 절대평가로 인사 관리를 한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협업능력 등 혁신 역량은 초·중·고교 때부터 키워야 한다. 상대평가 체제 속에서는 그 능력을 키울 수 없다. 수능과 학교 시험을 절대평가로 바꿨어야 했다. 그런데 이번 대입 개편안은 상대평가제를 고수했다. 미래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 →개편안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보다 후퇴한 것인가. -그렇다. 1995년 김영삼 정부가 했던 5·31 교육개혁 이후 23년간 ‘아이들을 표준화된 성적에 따라 한 줄로 세우는 대신 다양한 능력에 따라 여러 줄을 세우고, 암기 지식 대신 미래사회에 필요한 능력을 키워 주자’는 기조로 교육 정책이 만들어져 왔다. 관료들도 세계적 흐름을 아니까 이를 거스르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때도 ‘2015개정교육과정’을 만들어 융·복합 능력을 키우도록 문·이과 구분 등 칸막이를 없앴다. 교육과정 변화로 수업 내용·방법이 달라졌으니 평가 제도도 이에 맞게 고쳤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결정으로 수능은 상대평가로 남긴 채 수능 위주 선발 비율을 더 늘렸다.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대신 수능 대비 EBS 문제풀이를 하게 됐다. →수능 비율을 높여 대입 공정성을 강화해 달라는 요구가 어느 때보다 컸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 않은가. -공정하기로 따지면 시험 출제는 학교보다 국가가 하는 편이 낫고, 채점은 사람(교사)보다 기계가 하는 게 낫다. 수능은 국가가 낸 시험을 기계가 채점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불과 10년 전 참여정부 때만 해도 국민들은 수능보다는 교사가 평가하는 내신으로 대학 가는 방식을 더 원했다. 지난 10년 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첫째, 국민들이 보수정권 시절 횡행한 권력형 비리를 겪으면서 “모든 곳에는 무임승차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양극화가 심각해졌는데 패자를 위한 복지 정책은 강화되지 못해 그야말로 정글사회가 됐다. ‘살인적인 경쟁을 감수할 테니 공정하게만 평가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두 번째는 국민들이 내신 전형의 발전된 형태인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믿지 못하게 됐다. 비교과 요소가 복잡하고 어려운데, 정보를 얻는 게 쉽지 않고 준비할 게 너무 많았다. 내신 교과 평가도 못 미더운데 간간이 학생부 비리가 터졌다. 그래서 공정한 듯 보이는 수능 위주로 학생을 뽑아야 한다는 요구가 많아졌다. →국민의 바람을 볼 때 대입 개편 방향이 꼭 틀렸다고 할 수 없지 않나. -국민의 공정성 요구는 맥락이 있고, 정당하다. 하지만 국가는 이를 일차방정식이 아닌 고차방정식으로 이해하고 처방을 내놨어야 한다. 공정성 요구와 함께 한국을 둘러싼 세계적 상황, 국가의 미래 전략, 관련 교육정책들과의 연계 등을 고려해 답을 찾았어야 한다. 길이 없지 않다. 예컨대 학종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상 경력·자율동아리 등 학생부의 비교과 요소를 걷어내면 된다. 이 부분은 수능 지지자와 학생부 전형 지지자끼리 합의가 됐다. 하지만 교육부가 숙의제를 통해 정한 새로운 학생부 형태는 이전과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수능 점수가 좋은 일부 아이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버리는 방식의 공정은 옳지 않다. 학령인구가 주는 마당에 모든 아이가 각자의 재능에 따라 살아갈 힘을 보장해 주는 쪽으로 교육하는 게 진짜 공정이다. 공정을 바라는 사회 요구는 대입만 건드려서는 풀 수 없다. 기업 채용 절차 때 관련 법 제정을 통해 출신학교 차별을 없애고 실력에 따라 선발하며, 권력형 부정 등 채용 비리는 단호하게 처벌하고, 직업 간 임금격차를 최소화하는 등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2022 대입 개편안 결정 이후 학교 현장의 혼란이 감지되나. -‘2015 개정 교육 과정’이 현 고1부터 적용되면서 교사들은 (학생 참여형 수업 도입 등) 수업 방식을 바꾸려 했는데 대입 개편안 발표 이후 멈칫하고 있다. ‘대입에서 수능 영향력이 커지면 그냥 예전처럼 5지선다 문제풀이 수업만 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또 고교학점제(대학처럼 학생이 희망진로·적성에 따라 원하는 수업을 듣고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졸업하는 제도)를 시범 실시하는 연구·선도학교 105곳의 교사도 힘이 빠졌다. 학점제에 맞춰 커리큘럼을 짜놨는데 학점제 도입이 3년 연기된 데다 공부해야 하는 수능 선택 과목이 늘어 대입에 더 불리해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입이 이런 방향으로 가면 고교는 문 닫아야 한다. 수능에 최적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곳은 인강(인터넷강의) 사교육 업체다. →대입 제도 개편 때 보인 혼란은 정권 내부 능력 부족 탓인가. -여러 경로로 확인해 보니 청와대는 혁신 교육에 대한 철학도, 로드맵도 없고 이를 실현할 인력도 없다. 청와대 사회수석실이 부동산·여성·노동 등과 함께 교육까지 담당한다. 김수현 사회수석은 부동산 전문가다. 교육은 부동산 문제보다 해결이 10배 더 어렵다고 한다. 경험 없는 사람이 ‘학력고사 시대가 좋았어’라거나 ‘정시 확대하면 최소한 표는 깎아 먹지 않겠다’는 생각에 이런 결정을 했다고 본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의 잘못은 무엇인가. -김 장관이 교육 정책의 바람직한 방향을 몰랐던 게 아니다. 그런데 청와대에 보고할 때마다 (수정하라는 상징적 의미의) 빨간 줄이 쳐져서 왔다고 한다. 김 장관의 잘못은 이때 자기 직을 걸고 싸우지 못했다는 점이다. 대통령 통치를 보좌하겠다는 마음이 커서 각을 세우지 못했다. 교육부 장관으로서 정치가 아닌 아이들을 지켰어야 했다. →새 교육부 장관 후보자인 유은혜 의원에게도 기대가 없나. -유 의원이 생각하는 정책 방향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유 의원 역시 갈등에 맞서는 타입이 아니다. 지금은 통찰력을 가지고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소신껏 일하는 교육 수장이 필요하다. 여전히 컨트롤타워는 청와대다. 현 정부 들어 교육수석이 없어졌는데 살려야 한다. →교육 정책의 흐름을 다시 돌릴 수 있다고 보나. -쉽지는 않다. 아이러니하지만 희망이라고 한다면 세계 흐름이나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과 우리 교육 정책이 너무 달리 간다는 점이다. 이렇게 퇴행의 길로 가다 보면 깨닫게 될 것이다. 기업이 창의적이고 소통·협업 능력을 갖춘 인재를 바라는데 이를 키워줄 학교 교육만 반대로 갈 수는 없다. 지금 교육 정책은 포식자가 무서워 모래에 고개를 처박은 타조와 같다. →‘숙명여고 내신 유출 의혹’ 이후 학부모들이 매일 집회를 여는데 어떻게 보나. -교육계 비리는 다른 영역 비리보다 훨씬 심각하게 봐야 한다. 교육자의 비리로 발생하는 피해는 다음 세대까지 간다. 교사가 잘못하면 ‘학교 선생님인데 좀 봐주지…’ 하는 인식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한 일도 있었다. 하지만 교육자 비리가 밝혀지면 다른 건보다 몇 배 더 혹독하게 처벌해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중한 비리에 연루된 교사가 있다면 파면시키고, 그런 일이 반복되면 사립학교는 재단을 바꿔야 한다. 다만 일부 비리를 근거로 ‘교사는 주관적으로 평가하지 말고 컴퓨터로만 평가하라’고 해서는 안 된다. 교사가 의사나 법관처럼 전문성에 기반해 평가하지 못하면 미래가 없어진다. 비리 처벌과 교사의 평가권은 나눠 생각해야 한다. →아이를 입시지옥으로 밀어 넣고 싶은 부모는 없다. 그러나 입시에 실패하면 아이들이 평생 차별의 지옥에서 살아갈까 봐 두려워한다. -입시지옥에서 아이를 건져내면 그 아이가 그냥 멍하니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밟는다. 생각이 깊어지며 독립적 의사 결정을 할 줄 알게 된다. 미래 사회가 원하는 인재도 이런 아이들이다. 기업의 평균 수명은 8년 정도라고 한다. 갑자기 길거리에 나앉았을 때 다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정신의 힘을 갖추는 게 곧 실력이다. 이는 초·중·고교 때부터 길러야 한다. →단체 창립한 지 올해로 10년 됐는데 궁극적 목표가 무엇인가. -대한민국에서 입시 경쟁 탓에 죽는 아이가 한 명도 없는 세상, 사교육비 1만원도 쓸 필요가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이 목표를 말하면 사람들은 “말이 되느냐”고 냉소한다. 그러나 북미·남미·유럽 등 다른 나라는 이미 다 누리는 세상이다. 서울의 한 사교육 과열 지역에 아파트를 보러 가면 부동산 업체들이 “이 동네에서 (투신) 사고가 없는 아파트는 찾기 어려워요”라고 한다더라. 한 해 300여명의 아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기성세대는 아이들이 경쟁 속에서 죽어 가도록 한 가해자다. 이창구 사회부장 window2@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송인수는 누구인가 1964년 강원 원주에서 태어났다. 학창 시절 닭장사를 하던 어머니를 거들면서 공부해 한 국립 사범대 영어교육학과에 입학한다. 졸업 뒤에는 서울 신림고·삼성고·구로고 등을 돌며 13년간 교사로 일했다. 학생들에게 불법 찬조금을 걷는 문제를 두고 부장 교사와 갈등을 빚는 등 교직 생활이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한다. 2000년 기독교 신자인 동료 교사들과 ‘좋은교사운동’을 만들었고, 2003년 퇴직 뒤 같은 단체 대표를 맡아 본격적으로 교육 운동에 뛰어들었다. 2008년 6월에는 당시 참교육학부모회장이었던 윤지희씨와 의기투합해 ‘묻지마식 사교육 관행’을 없애려는 목적으로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세웠다. 사걱세는 구호 대신 실증적 데이터에 기반해 사교육 문제를 비판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에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 특별법’(초·중·고 정규 교육과정에서 배울 내용을 방과후수업 등에서 미리 배울 수 없도록 한 법) 제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포용국가전략회의]“창의성 교육 포기하고 미래 교육 논의 황당”

    [포용국가전략회의]“창의성 교육 포기하고 미래 교육 논의 황당”

    첫 포용국가전략회의 교육계 평가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 핵심 정책 이미 폐기 대입 개편안에서 수능 영향력 키워…고교학점제도 지연“창의성 교육의 밑바탕 정책을 모두 포기해 놓고 미래 교육을 얘기하는 게 황당하다.” 6일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첫 포용국가전략회의에서 발표한 교육 전략을 두고 교육계에서는 이런 비판이 터져 나왔다. 정부가 최근 결정한 주입식 교육 강화 정책과는 정반대의 ‘유체 이탈식 전략’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정책기획위가 이날 발표한 ‘문재인 정부 포용국가 9대 전략’ 가운데 교육 관련 전략은 모두 3가지다. ?초·중·고교 및 대학 교육에서 지식 암기·입시 중심 교육을 벗어나 학생들의 창의·다양성을 높이고 ?평생학습 체계를 강화하며 ?지역·계층 간 교육 양극화를 억제해 기회·권한을 공평히 배분하겠다는 것이다. 정책기획위는 특히 “한국은 국제학업성취도(PISA) 평가에서 유독 창의성 점수가 최하위로 나와 새 학력관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계는 공교육 정책의 틀을 경쟁에서 협력 중심으로 바꿔 창의력을 키워 주겠다고 한 데 대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됐던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을 위한 핵심 정책이 이미 폐기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애초 학생이 흥미·적성에 따라 과목을 골라 듣고, 학점을 채우면 졸업하는 ‘고교 학점제’를 2022년부터 전면 도입하기로 했었다. 학생이 직접 시간표를 짜 수업을 듣고, 지필 고사가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받게 된다면 창의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실렸다. 고교 학점제를 도입하려면 수능·내신의 절대평가제(성취평가제)를 함께 적용해 학생들이 객관식 문제 풀이에 얽매이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수능 전형 비율을 최소 30%로 하는 등 오히려 수능 비중을 높이는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발표하며 고교 학점제 도입을 3년 미뤘다. 문 대통령 임기 내 도입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창의성 교육을 위해서는 시험 점수 중심의 경쟁 구조를 깨야 하는데, 지금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협업할 여지가 있는 수행평가를 줄이고, 지필 평가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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