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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틀에 박힌 미술·음악? 오감 톡톡 진짜 예술!

    틀에 박힌 미술·음악? 오감 톡톡 진짜 예술!

    국어 과목의 연극 수업 시간인데 학생들의 앞에는 무대도, 소품도 없다. 블랙박스처럼 새까만 바닥과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학생들은 흰 테이프를 쭉 늘려 여기저기 이어 붙이며 무대를 만들어 갔다. 어떤 학생들은 벽에 테이프 여러 줄을 붙여 책장에 책이 꽂혀 있는 모습을 만들었다. “여기는 도서관이에요.” 어떤 학생들은 천장에서 바닥까지 테이프를 죽죽 늘려 붙여 만들어진 공간 안에 들어가 옹기종기 앉았다. 머리를 맞대고 적어 내려가고 있는 시나리오의 제목은 냉장고 안에서 살고 있는 ‘냉장고 가족’이었다.지난 18일 찾아간 경기 용인시 경기학교예술창작소는 용인 제일초등학교 6학년 1, 2반 학생들이 발을 구르고 악기를 두드리는 소리로 가득했다. 경기학교예술창작소는 학생수 감소로 유휴공간이 된 용인 성지초등학교 별관 건물을 새롭게 단장해 지난달 8일 문을 연 곳으로, 용인 지역 학생들에게 학교 수업과 연계한 예술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학교예술’이라는 간판을 걸었지만 이곳에서는 무용 배우기나 미술작품 만들기, 능숙하게 악기 다루기 같은 수업을 하지 않는다. 이곳에서의 예술교육은 ‘감각 깨우기’에서 시작한다. 보고 듣고 만지는 것과 몸의 움직임에 대한 생각을 일깨우는 것이다. “감각은 상상력을 촉발시키고 상상력은 창의력의 원동력이 됩니다. 감각 속에서 자신과 타인, 그 관계를 관찰하는 것이죠.” 김혜경 경기교육청 융합교육정책과 장학사는 “악기 다루기 같은 기능 중심의 예술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을 미적 체험으로 이끄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오감’에서 시작하는 예술교육이라는 철학을 토대로 만들어진 공간은 음악실, 미술실 같은 구분이 없다. 학생들은 맨바닥에 누워 바닥면의 질감을 느끼거나 개수대의 수도꼭지를 틀어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마룻바닥이 펼쳐진 ‘몸으로 공간’에서는 제일초 6학년 학생들이 예술교육 전문가들과 함께 온몸으로 바닥 위를 뒹굴었다. 손과 발, 팔꿈치와 무릎으로 자신을 둘러싼 사방 곳곳에 점을 찍으며 움직이는 활동으로, 생소한 몸의 움직임에 학생들은 땀범벅이 됐다. ‘소리로 공간’에서는 학생 네 명이 각기 다른 음을 내는 실로폰 4개를 이리저리 배치하고 연주하며 조화로운 멜로디를 찾고 있었다. 이날 진행된 제일초 학생들의 연극 수업은 시각과 결합된 활동이었지만 학생들은 의도치 않은 곳에서 창의력을 번뜩였다. 공간 한가운데 자리잡은 학생들은 바닥 위에 흰 테이프로 ‘놀이터’라고 이름을 붙여 놓고는 쪼그려 앉거나 바닥에 엎드리며 놀이기구 흉내를 냈다. “놀이터에 아무도 없는 밤이 되면 놀이기구들이 깨어나요. 아침이 되면 다시 잠들고요. ‘놀이터에서 사는 사람들’ 이야기예요.”(노하영양) “저희 조가 자리잡은 곳은 테이프를 붙일 벽이 없어요. 그래서 테이프 대신 몸으로 무대를 만들고 있어요.”(윤서연양)모든 학생이 똑같은 그림을 그리고 점수를 받던 예술교육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학교가 ‘허브’가 돼 지역 사회에 예술의 기운을 불어넣고, 과제 평가가 아닌 예술 소양 기르기를 추구하는 예술교육이 곳곳에서 싹을 틔우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학교 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계획은 모든 학생들에게 양질의 예술교육을 제공하는 ‘보편교육’으로서의 예술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공교육이 학생 각각의 욕구에 맞는 예술교육을 지원하고 지역 사회로 확산시킨다는 구상이 담겨있다. 경기학교예술창작소는 학교와 지역 사회가 함께하는 예술교육을 구현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전문 강사로 나서고,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도 이곳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틀에 박힌 입시 미술에 염증을 느낀 예술 계열 학생들, 예술적 감각을 끌어내고 싶은 교사들도 이곳의 문을 두드린다. 경기교육청은 향후 고교학점제가 자리잡으면 지역 학생들의 예술교육을 책임지는 지역 내 예술학습장으로 이곳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김 장학사는 “일선 교사와 교장, 교감에게도 연수를 제공해 학교의 예술교육을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교육의 변화는 개별 학교 단위로도 이뤄지고 있다. 같은 날 방문한 경기 남양주시 광릉중학교에서는 5~7교시 동아리 활동 시간을 맞아 전교생이 음악실과 미술실 등 곳곳에 모였다. 교실 바닥에 삼삼오오 앉은 학생들은 기타와 드럼, 베이스를 연주하며 수준급의 실력을 뽐냈다. 난타와 사물놀이를 하며 북을 두드리는 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미술 중점반’ 학생들은 도자기를 빚는가 하면 종이컵을 조립해 조형물을 만드는 ‘어셈블리지’ 활동에 열심이었다. 광릉중은 ‘1인 1악기’와 다양한 예술 동아리 등 특화된 예술활동으로 주목받는 학교다. 전교생이 305명에 불과하지만 학교에 밴드부가 세 개나 있다. 광릉중이 예술활동에 주력한 건 2008년 개교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양주시 진접읍과 포천의 경계 지역에 위치한 학교는 공장과 밭들로 둘러싸여 있다. 교통도 편리하지 않아 학생들이 문화생활을 즐기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학교는 인근 지역의 중소기업인들의 모임인 남양주시 철마기업인회가 지원한 매달 200만원의 학교발전기금으로 지역 예술가들을 초청해 예술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강숙 광릉중 교장은 “학생들에게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 주고자 시작한 예술활동이 지금은 학교의 특색이 됐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예술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에게 심화된 예술교육을 제공하는 ‘예술중점학교’를 지정·운영하는 한편 학교와 지역 사회 간의 예술교육 선순환 모델을 만드는 ‘예술이음 연구학교’도 올해부터 운영하고 있다. 광릉중은 지난해 미술 중점학교로 지정된 데 이어 올해에는 예술이음 연구학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예술이음 연구학교는 지역 사회의 예술 자원을 학교가 십분 활용해 예술교육을 제공하고 이를 지역 사회로 환원하는 모델을 구축하는 체계를 실험하고 있다. 광릉중은 지난달 진접읍에 위치한 경복대와 예술교육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는 한편 인근 지역의 사회복지법인으로부터 후원을 받아 학교 곳곳을 단장하는 등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신나게 춤춰 봐~ 인생은 멋진 거야~” 뮤지컬 동아리 학생들이 뮤지컬 ‘맘마미아!’의 넘버를 목이 터져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박영애 교감은 “학생들이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서 연습하겠다고 해서 고민”이라면서 “학생들의 표정이 밝아졌다는 게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이 학교에서 배운 노래와 악기 연주, 뮤지컬 등을 장기로 앞세워 ‘아이돌 사관학교’라 불리는 예술고등학교와 대학 실용음악과에 진학한 학생들도 더러 있다. 이 교장은 “학교가 단 한 명의 학생에게라도 진로 설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예술교육을 강화하려는 학교가 모두 광릉중처럼 순탄하게 진행되는 건 아니다. 교장과 교감 등 관리자부터 예술교육에 대한 인식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 학교가 의지를 갖고 추진하더라도 “1인 1악기보다 성적 향상”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에서의 예술교육은 단순히 악기 다루기 같은 기능을 습득하는 게 아니라 타인과 관계를 맺고 주변을 성찰하게 하는 기초 소양교육”이라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학교와 지역 사회의 예술교육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개정 교육과정 대책 없는 서울시교육청, 추경 예산에 반영 안 해

    김 경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18일 제287회 교육위원회 추가경정 예산안 심사에서 “교사역량강화도 필요하지만 변화되는 교육과정에 대한 상세 대책 마련이 더 시급하다”며, “교육청이 우선순위도 정하지 못한 채 갈팡질팡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번 추경예산에 9억 원이나 증액되는 ‘수업나눔 지원단 운영’이 교수학습에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교육청이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바뀌는 것들에 대한 적극적인 준비가 너무 미비하다”고 말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지난 2017년에 초 1,2학년을 시작으로 2019년 현재 고 2학년까지 적용됐으며, 내년에는 고 3 학생들에게 적용될 예정이다. 학교교육 전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중점적으로 길러주고자 하는 핵심역량을 설정하고, 통합사회·통합과학 등 문·이과 공통 과목 신설, 연극·소프트웨어 교육 등 인문·사회·과학기술에 대한 기초 소양 교육을 강화하며, 교과별 핵심 개념과 원리를 중심으로 학습내용을 적정화하고, 교실 수업을 교사 중심에서 학생 활동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교수·학습 및 평가 방법을 제시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김 의원은 “한 예로 시범운영 중인 고교학점제가 향후에 본격 시행되면 학생들이 쉬운 과목에 편중되거나 원하는 과목이 있어도 신청 학생 수가 적으면 개설이 안 되는 문제 등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며, “교육청이 고교학점제뿐만 아니라 개정 교육과정으로 예상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책을 갖고 있지만 구체적이고 세부적이지 못해 실제로는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건호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교육과정 편성 상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겠다”며, “학생과 교사가 개정 교육과정으로 혼란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폭풍전야 자사고 운명… “일반고 전환돼도 고교 서열화 유지될 것”

    폭풍전야 자사고 운명… “일반고 전환돼도 고교 서열화 유지될 것”

    20일부터 전국 24개 자사고 결과 발표 13곳 최다 서울 평가 따라 폐지 ‘분수령’ 재지정 탈락 이후에도 행정소송 가능성 수월성 교육 수요 높아 특목고 인기 여전 폐지 후에도 ‘지역 명문고’ 쏠림 생길 것 상위권은 제도 관계없이 입시 준비 추천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의 ‘운명의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20일 전북교육청이 전주 상산고등학교의 자사고 재지정 여부를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에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인 전국 24개 자사고에 대한 평가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자사고를 포함한 후기고는 오는 8월까지 최종 입학전형을 공고해야 해, 청문 절차와 교육부 장관의 동의 등 일련의 절차가 그 전까지 마무리된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13개교) 자사고의 재지정 평가를 진행하는 서울교육청의 평가 결과는 정부의 자사고·외국어고 폐지 정책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내년에 휘문고·경문고 등 나머지 9개 자사고와 대원외고·대일외고 등 6개 외고, 서울국제고에 대한 재지정 평가도 진행할 예정이어서 서울교육청의 ‘칼자루’에 고교체계 개편의 향배가 갈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에서는 일반고 전환 위기에 몰린 자사고와 학부모들이 시위와 법적 대응 등으로 맞서고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교육계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고교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자신이 목표로 하는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될지, 고교체계 개편을 앞두고 어떻게 고교 입시를 준비해야 할지 혼란이 적지 않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둘러싼 여러 의문점을 Q&A로 풀어봤다. ①재지정 평가로 얼마나 많은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될까 서울교육청의 경우 조희연 교육감은 제2기 공약 이행 계획서에서 올해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총 5개 자사고가 추가로 일반고 전환을 신청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교육청은 이번 재지정 평가에서 특정한 목표를 세우지는 않았다. 다만 지난 1주기 평가에 비해 문턱이 높아진 만큼 자사고들이 재지정 평가를 통과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커트라인’인 기준점이 1주기 평가의 60점에서 70점으로 높아졌다. 전북교육청의 경우 이보다 10점 높은 80점을 기준점으로 내걸어 전주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가능성은 타지역 자사고들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이 감사 등 학교가 지적받은 사항에 대해 최대 12점까지 감점할 수 있게 한 것도 자사고들에는 ‘결정타’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하나고의 경우 최근 수년간의 감사 결과를 종합하면 해당 항목에서 12점이 감점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고와 숭문고, 한가람고는 5점 안팎의 감점이 예상된다. 그러나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한 자사고들이 행정소송으로 맞설 가능성이 커 좀더 지켜봐야 한다. 자사고들은 “1주기 평가에서 대폭 강화된 평가지표를 재지정 평가 직전인 지난해 말에야 공개했다”면서 “평가의 일관성과 공정성이 없다”고 반발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평가지표가 본래 목적에서 벗어났거나 평가 대상인 자사고들의 예측에서 벗어날 정도로 일관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신뢰 보호’의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사고가 감사에서 지적받은 사항이 수사당국으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더라도 교육청은 이와 무관하게 감사 결과를 재지정 평가에 반영한다는 계획인데, 자사고의 입장에서는 이 역시 교육부와 다퉈 볼 여지가 있다. ②자사고·외고 폐지 논란의 영향으로 이들 학교의 고입 경쟁률이 떨어질까 실제로 자사고 진학률은 올해 들어 소폭 낮아졌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올해 중학교 졸업생의 지역별·학교별 고등학교 진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전체 중학교 졸업자 46만 4369명 중 자사고 진학자는 1만 2277명(2.6%)으로 전년도(1만 3781명·3.0%)보다 0.4% 포인트 감소했다. 외고와 국제고 진학률도 전년도 1.5%에서 올해 1.4%로 줄었다. 앞서 2016~2018년 과학고(영재고 포함)와 외고, 국제고 등을 포함한 특목고의 진학률은 상승세였다. 외고의 모집정원이 전년도보다 200명 줄어든 것과 더불어 올해 고입부터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가 전기고에서 후기고 선발로 바뀌면서 지원자수가 줄어든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자사고 폐지 논란에도 수월성 교육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 고교체계 개편의 ‘무풍지대’인 과학고와 영재고의 입시 경쟁률이 높아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한 교육계 인사는 “외고와 국제고 입학설명회에는 예년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린다”면서 “외고와 국제고에 대한 관심이 식기는커녕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③자사고·외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고교 서열화가 해소될까 자사고·외고 폐지가 곧바로 고교 서열화 해소로 이어질 것이라 내다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입시 전문가들은 자사고나 외고가 일반고로 전환돼도 ‘지역 명문고’로 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기존 자사고·외고의 명성과 입시 노하우 등이 단번에 사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일반고로 전환된 뒤 ‘강남 8학군’과 같은 지위를 얻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자사고·외고와 일반고라는 서열이 표면적으로 사라질 뿐 일반고 사이에서의 서열이 생겨날 것”이라면서 “일반고 사이에서 기존 자사고·외고로 학생 쏠림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의 경우 강북 등 강남 8학군 이외의 지역에 있는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강남 8학군의 인기가 다시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교육부의 ‘고교체계 개편 3단계 로드맵’의 단계에는 일반고의 교육력을 높이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2025년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를 비롯해 특정 분야의 중점 과정을 설치해 운영하는 교과중점학교, 학교 간 공동으로 과목을 개설해 운영하는 공동교육과정 등으로 학생들이 적성과 소질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고교 내신의 절대평가(성취평가) 전환 등 그에 맞는 입시제도 개선이 전제되지 않아 쉽게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강북과 전국 각지에 자사고가 사라지면 강남과 강북, 서울과 지방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교육 격차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는 자사고·외고 폐지를 주장하는 측에서도 해결책을 주문하는 대목이다. 김은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선임연구원은 “일반고의 교육의 질을 높이는 과정에서 지역 격차에 대한 교육 당국의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강남과 강북, 서울과 지방에서 고등학교가 균등한 교육을 제공하도록 하는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④자사고나 외고·국제고를 목표로 고입을 준비해도 될까 이번 재지정 평가에서 대다수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당장 내년도 고입부터 일대 혼란이 예상된다. 상위권 학생들은 외고나 국제고, 과학고, 영재고 등으로 몰리겠지만 외고와 국제고 역시 내년 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있어 고입 전략을 세우는 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재지정 평가를 통해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이 결정돼도 자사고 측이 행정 소송으로 맞설 경우 고입 전형이 발표되는 8월 이후에도 자사고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더라도 지역 명문고의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임 대표는 “어느 학교에 가든 전교 1, 2등을 유지할 수 있는 최상위권이라면 자사고와 일반고 사이에서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만, 상위권 학생이라면 비록 일반고 전환 가능성이 있더라도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를 목표로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상위권 학생들이 모여 있고 학생부종합전형 등 수시 모집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왔던 기존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가 이들 학생에게는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백년대계 교육 수장 ‘예고된 퇴임’…“이번에도 혁신 동력 잃나” 끙끙

    백년대계 교육 수장 ‘예고된 퇴임’…“이번에도 혁신 동력 잃나” 끙끙

    “유치원 개혁 3법 여론지지 많아” 목소리 일부 “고교무상교육 정책 성과” 평가도 ‘뜨거운 감자’ 대입정책 언급 자제 한계 “하반기 사학 혁신” 밝혔지만 동력 의문교육정책은 국가의 ‘백년대계’라 불린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정책 적용 대상이 학교를 졸업해 사회에 진출한 이후에야 뒤늦게 성과가 드러나는 분야이기도 하다. 때문에 대통령 5년 단임제인 우리나라에서 교육정책은 ‘백년대계’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미래를 보고 정책을 추진하려 해도 당장의 효과를 얻기보다 여론의 비판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교육 혁신을 위한 시도는 “당장의 지지율과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동이 걸리곤 한다. 문민정부 이후 평균 재임 기간이 13개월가량에 불과할 정도로 교육 수장이 자주 바뀌고 있는 상황도 백년대계를 세우는 데 분명한 걸림돌이다.현재 유은혜 교육부 장관도 이러한 숙명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경기 고양(병) 지역구의 재선 의원인 유 장관은 내년 21대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2일 취임하면서도 야당으로부터 ‘1년짜리 장관’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유 장관은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는데, 출마하려면 공직선거법상 선거일 90일 전인 내년 1월에는 장관직을 내려놔야 한다. 아직 6개월 이상 남았지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역구 관리를 위해서는 그 전에 장관직을 내놓고 출마해도 불안한 것이 선거판”이라면서 사퇴가 더 빨리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4일 기준으로 유 장관의 재임 기간은 246일이다. 올 하반기 사퇴가 이뤄진다면 문민정부 출범 이후 역대 교육부 장관의 평균 재임 기간인 381일과 엇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5일 만에 물러난 이기준 전 장관(2005년 1월 5~10일)이나 18일 만에 자리를 떠난 김병준 전 장관(2006년 7월 21일~8월 8일)에 견주면 그나마 장수 장관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도 교육부 내에서 나온다. 교육부 공무원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예고된 퇴임’을 앞두고 있는 장관이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정책들이 장관 교체 이후에도 동력을 이어갈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상곤 전 장관이 재임 중 추진했던 정책들이 유야무야돼 버린 게 적지 않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초등학교 3학년 이전 방과후 영어 금지 정책이 대표적이다. 김 전 장관은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 금지에 이어 유치원 방과후 영어까지 금지하려 하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는 유치원의 경우 시행을 유예했다. 이후 유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여론 동향에 따라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를 허용하면서 상황을 김 전 장관 이전으로 돌려놨다. 교육부 한 직원은 “장관의 관심 영역에 따라 부처 사업의 우선 순위가 달라지는데, 장관이 자주 바뀌면 아무래도 정책의 연속성이 자주 끊기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의 경우 중점 추진 중인 고교무상교육과 사립유치원 개혁이 각각 ‘유치원 3법’의 국회 통과 절차, 재원 확보 방안에 대한 시도교육청과의 협의가 남아 있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사립유치원 문제는 교육부 내부에서도 “오랜 만에 여론의 지지를 받는 정책이 나왔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여당 대변인 출신이라는 커리어 덕택에 교육부에 대한 여론이 조금 더 우호적으로 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예고된 단기 장관’의 한계도 분명하다. 우선 유 장관은 우리나라 교육정책의 ‘뜨거운 감자’인 대학 입시 정책은 언급 자체를 피하고 있다.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도 “지난해 국가교육회의와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결정된 ‘2022학년도 대입 정시 30%까지 확대’ 등의 내용을 현장 혼란 없이 안착시키도록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견지했을 뿐이다. “대입 제도와 관련해서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는 시기(2025년)에 국가교육위원회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추진 중인 국가교육위 설립안은 국회 법 통과를 거쳐야 한다. 야권에서 국가교육위 구성안 등을 두고 반대할 가능성이 있어 국가교육위 설치는 아직까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 2025년이면 장관이 적어도 두 차례는 바뀔 시기이다. 그때 문제를 현재의 장관이 깊이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유 장관은 또 “올 하반기에는 사학 비리를 척결하기 위한 사학 혁신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 역시 장관이 바뀐다면 동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누구보다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교육부 공무원들은 ‘유구무언’이다. 교육부의 또 다른 직원은 “장관의 거취와 관련해선 익명으로도 말하기 부담스럽다”면서 극도로 말을 아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는 “장관이라는 자리는 대통령의 국정 철학 이행을 위해 어느 정도 정치적 목적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직업 공무원들은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고 때로는 직언을 하기도 하면서 철저하게 국민의 이익을 위한 방향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인사] 서울신문,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한국교육개발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서울신문 △ 심의실장 임창용 △ 독자서비스국장 송한수 △ 광고국장 류찬희 △ 사업국장 박현갑 △ 심의위원 송종길 △ 논설위원 이동구 ■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 승진 △ TV국 제작부 차장 정병창 ■ 한국교육개발원 △ 고등교육연구본부장 김지하 △ 국가교육통계연구본부장 이기준 △ 초·중등교육연구본부 고교학점제연구센터소장 황은희 △ 고등교육연구본부 고등교육제도연구실장 서영인 △ 국가교육통계연구본부 교육통계센터소장 박근영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과장급 임용 △ 정보화담당관 김장원
  • [기고] 창업·문화·포용 국가와 신흥 학교/조벽 숙명여대 석좌교수

    [기고] 창업·문화·포용 국가와 신흥 학교/조벽 숙명여대 석좌교수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창업 국가, 문화 국가, 포용 국가 등 마치 나라를 새롭게 세울 듯한 뉴스를 많이 접한다. 신흥 국가에 필요한 기초는 신흥 학교다. 여기서 신흥이란 ‘신나고 흥겹다’는 뜻이다. 소비하며 놀기 때문에 즐거운 게 아니라 창조적으로 기여하는 기쁨을 누리기 때문에 행복한 사람이 새 국가의 주인이 돼야 해서다. 다행히 학교들은 교육 목표를 ‘행복’으로 바꾸고 있다. 이제는 죽도록 공부해야 먹고사는 시대가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못 하면 죽는 시대가 됐음을 인정해서다. 어린 시절 배고팠던 기억에 사로잡힌 어른들의 타성 때문에 속도가 더디지만 굵직굵직한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예를 들어 중학교 자유학년제와 고교학점제는 같은 나이의 학생들이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교육을 받던 ‘3S’(Same people, Same time, Same place)식에서 벗어난 ‘3A’(Anyone, Anytime, Anywhere)식 교육이다. 아무나, 언제나, 어디서나 온·오프라인 교육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해준다. 이제는 ‘3W’(Whomever, Whenever, Wherever)식 교육으로 발전돼야 한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누구든, 가능할 때, 가능한 곳에서 교육받을 수 있어야 한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일터에 나가도 학사 학위를 받기가 수월해져야 한다. ‘선 교육, 후 직업’이라는 케케묵은 공식이 깨져야 한다. ‘선 직업, 후 교육’이 존중되면 학생 진로에 다양성과 유연성이 확보돼 입시라는 고질적 병목 현상이 완화될 것이다. 3W식 교육은 교육 유통 시스템을 혁신해 학위 독점 체제를 깨서 학생과 학부모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일이다. 3W식 교육의 훌륭한 예가 특허청이 10년 전부터 시작한 ‘지식재산(IP) 기반 차세대 영재기업인 사업’이다. 매년 카이스트와 포스텍이 각각 중학생 80명을 맡아 우리 사회에 창조적으로 기여하는 방법을 2년간 지도한다. 결과는 놀랍다. 총 907명의 학생이 2981건의 지식재산권을 출원했고 36개 사업을 시도했다. 고교도 졸업하지 않은 아이들이 창업해 사회에 기여하는 꿈에 신나고 흥겨운 학창 시절을 보낸다. 의미가 있으니 자발적으로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한다. 이 사업이 확산돼 더 많은 대학과 기업이 참여해 더 많은 중학생들이 신나고 흥겨우면 좋겠다. 3W식 교육이 초중고 교육의 기본이 돼서 모든 학교가 신흥 학교가 되는 날 4차 산업혁명이 완성되고, 우리가 소원하는 창업·문화·포용 국가가 탄생할 것이다.
  • [월요 정책마당] 모든 학생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학교 문화/박백범 교육부 차관

    [월요 정책마당] 모든 학생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학교 문화/박백범 교육부 차관

    한 사회의 발전 가능성은 학교 교육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급변하는 사회에서 기존의 전통적이고 표준화된 지식 전달 중심 교육으로는 더이상 우리 학생들이 미래 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도와줄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심지어 학교 교육이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한 걸음 앞서 나가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 미래 사회는 어떠한 모습이 될 것이며 학교와 교육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현대 사회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 급감’이라는 유례없는 변화를 겪고 있다. 대다수의 미래 학자들은 다가올 미래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창의성, 융합 능력이 소중해지고, 구성원 각자의 특성과 의견이 존중받는 민주적인 사회로 변모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바람직한 학교의 모습은 학생 개개인의 창의성과 융합적 사고력을 키우면서 자신만의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도록 돕는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이러한 학교의 변화는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들의 자발적이며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만들어 나갈 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의 변화를 구성원들이 직접 이끌어 나가는 교육자치의 장을 필요로 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학교 자치의 실현으로 나타나야 한다. 따라서 단위 학교야말로 민주적 자치 활동을 통해 학교 규칙은 물론 교육 과정까지도 지역의 상황과 구성원의 특성에 맞게 만들어 나가는 곳이 되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학생의 미래 핵심 역량을 키워 주며 개개인의 특성을 찾아 주고 발전시켜 주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학교 수업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즉 수업 변화를 통해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력, 협업 능력 등 미래 핵심 역량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가 관건이라 하겠다. 희망적인 것은 이미 우리 학교 현장의 교실에서 주제 중심 프로젝트 수업, 학생 중심 토론 학습 등을 통해 교수·학습 방법을 혁신하려는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도 고교학점제 도입, 자유학년제 확산 등을 통해 선생님들의 수업 혁신 노력을 지원하고,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정책의 중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미래의 새로운 교육, 학교 자치와 수업 혁신을 위해서는 학교의 공간부터 학생들의 자율성과 창의성, 융합적 사고력을 길러 줄 수 있도록 변화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에서는 이와 관련해 올해 1월 ‘학교시설 환경개선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향후 5년간 총 3조 5000억원을 투자해 학교 공간 혁신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놀이 학습, 첨단 미래교실 등의 학습공간과 무대ㆍ드라마실 등 자기표현 공간이 마련되어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면 더이상 학교가 학습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소통과 공감, 협업 등 새로운 가치를 일상 속에서 실현하는 미래 교육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교육 변화는 학교를 둘러싼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참여를 전제로 한다. 교사, 학생, 학부모뿐 아니라 지역 사회와의 연계·협력이 이루어질 때 교육 자치, 수업의 변화, 학교 공간 혁신을 비롯한 학교 문화의 개선을 이루어 낼 수 있다. 교육부는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국정 철학의 실현을 위해 학교 현장의 자발적인 혁신 노력을 지원하면서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의 실현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한 명의 아이도 놓치지 않기 위해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으고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간다면, 그 한 명의 아이가 우리 모두를 미소 짓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 유은혜 부총리 “학령인구 감소 대비한 교육 대책 내달 발표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인구 급감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한 교육 정책의 방향을 내달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예상보다 빠른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 교육이 미래를 준비하는 핵심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패러다임 자체를 전환해야 할 때”라면서 “내달 중 기본적인 과제와 방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부처 내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한 교육 정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부총리 자문기구인 미래교육위원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유 부총리는 “학제개편과 교사양성 및 수급체계, 폐교되는 학교들에 대한 대책과 학교 시설 활용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면서 “큰 틀에서의 방향은 6월에 내놓겠지만 구체적인 사안들은 의견 수렴을 거쳐 연말에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기 교육정책이나 학제개편, 교사수급 등의 사안은 교육부가 설립을 추진 중인 국가교육위원회에서 논의하도록 할 계획이지만,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교육부의 자체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능전형 30% 이상’ 확대를 골자로 하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도 혼란 없이 현장에 안착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국가교육회의 공론화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를 거쳐 마련한 2022 대입개편안은 그 자체로 존중돼야 한다”면서 “각 대학도 사회적 합의를 존중하고 협조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30%로 합의한 정시 비율을 더 늘리겠다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등 교육정책의 변화와 맞물린 대입제도 개편도 시사했다. 유 부총리는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과 혁신학교, 자유학기제 등 교육제도의 변화와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대입제도 개편이 논의될 수밖에 없다”면서 “향후 출범할 예정인 국가교육위원회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고교학점제 진척 없이 공회전…23개 교육과제 중 이행완료 ‘0’

    고교학점제 진척 없이 공회전…23개 교육과제 중 이행완료 ‘0’

    대입개편안 시대 역행·사회혼란만 초래 국가교육위 설립에도 비관적 전망 우세 국정교과서 폐지·국공립 증설엔 긍정적 계획대로 이행 중인 과제는 39.1% 그쳐교육 분야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내내 대학입시 개편, 사립유치원 회계 부정 문제 등으로 조용한 날이 없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사흘 만인 2017년 5월 13일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를 지시할 때만 해도 교육 개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이후 지지부진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서울신문·참여연대의 국정과제 이행 평가단도 정부의 교육 정책 추진 상황을 부정적으로 봤다. 평가단의 분석 결과 교육 분야 주요 국정과제 23개 세부 사안 중 이행이 끝난 건 하나도 없었다. 애초 계획대로 이행하려고 노력 중인 과제도 전체의 39.1%뿐이었다. 나머지는 원래 계획보다 후퇴한 채 추진하고 있거나 전혀 움직임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박한 평가를 받은 분야는 ‘교실 혁명을 통한 공교육 혁신’이다. 고교생이 각자 희망 진로와 적성에 맞춰 수업을 골라 듣는 ‘고교 학점제 도입’은 진척이 전혀 없는 대표적 과제로 지목됐다. 애초 정부는 고교 학점제를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해 2022년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과 연계되면서 전면 도입 시점을 2025년으로 늦췄다. 문 대통령 임기가 2022년까지라 보장할 수 없는 약속이다. “사실상 대선 공약 폐기”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또 특목고·자사고와 일반고 등으로 서열화된 고교 체제를 국가교육회의를 통한 의견 수렴을 거쳐 개편하겠다던 계획도 출범 4년차인 2020년에야 시작할 예정이다.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지난해 8월 결정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도 위원 모두로부터 “애초 계획을 지키지 못했다”고 평가받았다.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개편안이 교육부가 아닌 국가교육회의로 넘어가면서 사회 혼란을 낳았고 시대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강태중 중앙대 교수는 “공론화를 표방하면서 공정 추구 취지도 무색해질 만큼 여론에 휘둘렸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고교 학점제에 부합하는 대입제도 개선도 이뤄질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정권에 휘둘리지 않고 중장기 교육정책을 수립할 기관인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추진을 두고도 비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강 교수는 “(사회적 합의가 없어) 당초 취지를 살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국가교육위 설치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적 갈등을 풀 수 있도록 숙의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고 이를 위한 사회 문화 형성을 위한 노력”이라고 했고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는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관을 만든다면 정권 이후에라도 평가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폐지하고 검정 역사교과서를 마련하겠다는 계획과 유아교육 국가책임 확대 계획은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정부는 지난해 사립유치원 회계 부정 사태가 터지면서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 달성 시기를 2021년으로 1년 앞당기기로 했다. 물론 검정 교과서 추진 속도가 느리다든가, 취원율 확대가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도 일부 있었다. 온종일 돌봄체계 구축과 고교 무상교육도 의지를 가지고 이행하고 있는 분야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정 회장은 “초등학교 유휴교실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를 활용해 돌봄교실을 확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2022 대입 이후 개편 세 가지 전망과 과제

    2022 대입 이후 개편 세 가지 전망과 과제

    ① 수시·정시 통합② 수시·정시 확대③ 논술형 IB 도입지난달 26일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수시-정시’ 통합 방안을 제안하면서 입시를 앞두고 있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궁금증이 더 커졌다. 현재까지 대입 제도의 틀이 공개된 것은 현 고1이 치르는 2022학년도까지다.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에 근거한다. 고1들은 올 8월 정확한 수시 정시 모집 비율과 전형별 모집인원 등 구체적인 ‘대입전형 기본사항’을 확인하고 고2가 되는 내년 4월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통해 대학별 전형을 알 수 있다. 향후 대입 개편에 대한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또 대입 개편 방향을 어떻게 예측할 수 있는지 짚어봤다. ●2028학년도 대입부터 큰 폭 변화 가능성 교육부가 지난해 8월 확정한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은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되어온 최근 몇 년간의 추세를 거스르는 ‘수능 확대’로 귀결됐다. 학종의 공정성을 불신하는 여론이 공론화 과정에서 힘을 얻은 결과다. 교육부는 각 대학에 2022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수능 위주 정시 모집 비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수시모집에서 충원되지 못해 정시로 이월된 인원을 고려하면 실제 정시모집 비율은 35~40%까지 올라갈 수 있다. 2020학년도 대입전형에서는 수시 선발 인원이 77.3%, 정시 선발 인원이 22.7%이다. 현재 중3이 치를 2023학년도 대입부터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 입시를 치를 예비 수험생이 3년 전에 대입 정책의 틀을 알 수 있도록 한 ‘대입 3년 예고제’에 따라 2023학년도 대입 방향은 올해 안에 발표된다. 당분간은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대입 제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현 고1부터 문·이과 통합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으로 적용되는데, 이들이 대입을 치른 지 1년 만에 대입 제도를 개편하기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5년 고교학점제를 처음 경험하는 고1이 대입을 치르는 2028학년도 이후엔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교육계,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전환 제안 ‘수능 확대’를 내세운 2022학년도 대입 전형은 ‘교육 혁신의 역행’이라는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창의·융합 교육이 이뤄져야 할 학교를 다시 ‘문제 풀이’ 시험으로 내몬다는 이유에서다.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춰 대학에서처럼 수업을 직접 선택해 듣는 고교학점제의 전면 시행을 앞둔 가운데, 수능 중심 대입 제도가 유지될 경우 고교학점제의 정착이 어려워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고교의 교육과정이 수능 대비를 위한 지식암기 및 문제풀이 위주로 운영돼 토론·체험·실습 중심의 2015년 개정 교육과정 운영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면서 “수업과 평가를 혁신하려는 교사들에게도 혁신을 멈추고 수능 대비를 위한 문제풀이를 강요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2022학년도 대입 전형이 1년간의 공론화 과정 끝에 ‘어설픈 봉합’에 그쳐버리자 교육계에서는 자체적으로 대안 모색에 나서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해 9월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을 발족하고 2028학년도 대입 제도 개선 방안을 도출해 발표했다. 연구단은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고 수능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수능은 학생을 변별하는 시험이 아닌 학업 역량을 평가하는 일종의 ‘자격고사’가 돼야 한다는 게 연구단의 주장이다. 연구단은 수능 확대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학종의 순기능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이 정규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했는지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학종을 정규 교육과정 중심으로 기재하도록 손질한다는 구상이다. 또 수시와 정시를 통합해 수능이 끝난 뒤 수시와 정시 전형을 함께 진행하면 고교 3학년 2학기 과정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수능이 절대평가로 개편되고 학종의 공정성이 높아지면 학생들의 학교 생활이 평가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적지 않은 학부모들이 수능 중심의 정시 확대를 요구하고 있어 이를 극복해야 하는 것이 과제다. ●학부모, 학종 불신… 2022학년도에 일부 반영 수능 중심의 정시를 확대하자는 주장은 현재 학부모들 사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 방안이다. 시민단체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과 정시확대학부모모임 등이 정시 확대 주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 공론화 과정에 시민참여단으로 참가했던 이종비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 대표는 당시 개편안 시나리오 중 하나였던 정시 45% 이상 확대를 강하게 주장했다. 수능 확대를 요구하는 주장의 중심에는 학종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 수능처럼 점수화되지 않은 정성평가를 신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발표한 수시-정시 통합 방안에 대해 “수시-정시 통합과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는 수능을 무력화시키고 학종을 확대시키기 위한 것”이라면서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은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에서 수능 중심 정시를 30% 이상 확대하는 방향으로 일부 반영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론만으로 수능 확대 기조가 실제로 이어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2025학년도부터 전면 도입을 예고한 고교학점제가 근본적으로 대입 전형에서 수능보다는 학생부의 영향력을 더 볼 수밖에 없도록 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고교에서부터 자신의 적성 등에 맞춰 수업을 골라 듣고 대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주장한 수시-정시 통합 시기 역시 이 제도가 전면 도입되는 2025학년도 이후다. 다만 교육부는 “고교학점제에 대한 종합계획을 2020년 중 내놓을 계획인데 이와 대입을 바로 연결시키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답변을 피하고 있다. ●4차 산업시대 맞춤형 교육 IB, 제3 대안으로 선진국들 역시 한국의 수능과 같은 국가 대입고시가 존재한다. 미국의 SAT나 영국의 A-레벨, 중국의 가오카오(高考) 등이 있다. 이 중 스위스의 비영리 교육재단 IBO가 운영하는 인터내셔널바칼로레아(IB)의 도입 방안도 제3의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IB는 토론·논술형으로 이뤄지는 교육과정으로 최종적으로 대입 시험까지 치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맞춤형 교육에 토론과 논술의 필요성이 강화되면서 지난해부터 IB 도입이 본격 논의되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의 주요 대학은 IB 성적을 대입 전형의 하나로 인정해 준다. 일본의 경우 2016년 일부 학교에서 처음으로 IB 대입 시험을 치렀다. 현재 국내에서는 제주·대구교육청이 IBO와 IB교육과정의 한글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제주교육청은 올 9월 일반고 1개교를 선정, IB과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올바른 대입제도 개편을 위해서는 대입의 주체인 대학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입 제도 개편을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을 지내고 현재 한국교육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성열 경남대 교수는 “지난해 대입 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화 과정에서 대입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얼마나 많은 의견이 충돌하고 있는지 확인됐다”면서 “정부 혼자서 대입 개편을 하기엔 한계가 있다. 대학들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을 통해 주도적으로 대입 개편 논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대입 제도 개편 없는 고교학점제, 정착 가능할까

    내신 유리한 과목이나 국·영·수 선택 몰려 수능 중심 대입 유지 땐 현장 혼란 불가피 “2025년부터 모든 고교생이 진로희망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고 필요한 학점을 이수할 수 있는 맞춤형 교육이 시작된다.”(2월 17일 교육부 발표) “대입 제도를 바꾸지 않은 채 무턱대고 학점제를 실행하는 것은 문제다.”(3월 3일 교원 1461명 대상 서울교육청 설문조사 결과) 고교학점제를 두고 교육부와 교사들이 동상이몽하고 있다. 교육부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지만 현장 교사들은 36.1%가 고교학점제 도입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 학점제에 찬성하는 교사는 25.9%에 그쳤다. 고교학점제란 고등학생들이 본인 진로에 맞춰 원하는 수업을 골라서 들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학생들은 자신이 지원할 대학의 전공에 맞춰 수업을 선택해 듣고 대학은 학과별로 지원 학생들이 어떤 수업을 들었는지 평가에 반영해 학생을 뽑는다는 것이 이론적 목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전 과목 절대평가와 고교 내신 절대평가, 각 대학의 학생 선발권 자율성 확대가 뒷받침돼야 한다. 학생들이 수능이나 내신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진로에 맞는 과목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입 제도가 여전히 수능과 고교 내신 중심의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5년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다 하더라도 대학들이 대입 전형을 바꾸지 않는 이상 본래 취지는 사라지고 내신 점수를 받기 유리한 쉬운 과목이나 국·영·수 중심의 수능 주요 과목에 학생이 몰릴 수밖에 없다. 지난해 교육부가 공론화 과정 등을 거쳐 발표한 2022년 대입제도 개편안은 고교학점제 도입 취지의 정반대 방향인 수능 중심의 정시 확대가 주내용이다. 이후 대입 제도가 계속해서 수능 중심의 정시 확대 방향으로 간다면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는 2025년 고교 현장의 혼란은 극에 달할 것이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대입은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방향성에 대해 언급하기가 어렵다”고 관련 답변 자체를 회피했다. 대입 제도 개편 논의를 언제 새로 시작하겠다는 언급도 없었다. 정부가 고교학점제를 본래 취지대로 정착시키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면 2022년 이후 대입 개편안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 교육부는 2017년 대입 개편안 발표를 1년 미루고 공론화 과정까지 거쳤음에도 여론에 휩쓸려 기존 대입 제도를 그대로 유지한 ‘용두사미’ 결과를 냈던 것을 잊어선 안 된다. maeno@seoul.co.kr
  • “수시·정시 합치고, 수능은 전 과목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수시·정시 합치고, 수능은 전 과목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2028학년도 대입 전형 개선안 1차 발표 “줄세우기식 평가 고교학점제와 안 맞아” 12월 최종 결과… 국가교육회의 제안 검토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2028학년도 대학입시 전형에서 수시(학생부종합전형)와 정시(수능)를 통합하고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자는 내용의 개선안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고교 교육과정의 정상화를 위해 정시 확대를 재고하고 학종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대입 전형에서 정시를 확대하기로 한 교육부 방침과 배치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은 26일 세종 사무국에서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선 방안 1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협의회는 지난해 8월 교육부가 2022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수능 위주의 정시 모집 전형을 전체 모집 인원의 3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각 대학에 권고한 것에 반발해 연구단을 발족하고 자체적인 개선안을 연구해왔다. 연구단은 박종훈 경남교육감을 단장으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추천한 일반고 교사들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연구단은 이날 정시 확대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협의회 회장인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문제 풀기와 줄세우기 평가인 수능의 확대는 선택형·맞춤식 교육과정(고교학점제)와 맞지 않는다”면서 “정시 모집 비율을 대학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한 것은 ‘권고’라는 말과 달리 사실상 강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는 2025년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치르게 되는 2028학년도 대입을 겨냥해 연구단이 제안한 개선안은 ▲수시와 정시 통합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학생부 기록 방식 개선 등이 핵심 내용이다. 연구단은 고교 3학년 2학기 교육과정의 정상화를 위해 수시 모집 시기를 수능 이후로 미뤄 수능이 끝난 뒤 수시와 정시 전형을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또 수능은 논·서술형을 도입하거나 공통영역-선택심화과목 이원화 등을 도입하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수능을 고교 졸업시험 성격의 자격고사로 전환하거나 아예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학종은 비교과 영역을 줄이고 정규 교육과정 중심의 ‘교과 학습 발달 상황’ 위주로 기재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연구단은 오는 12월 최종 연구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협의회에 대입 제도에 대한 결정권은 없지만, 협의회장이 당연직 위원인 국가교육회의에서 연구단 의견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김 교육감은 “연구단이 도출한 결과를 국가교육회의에 제안할 것인지는 논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교육부 ‘정시 확대’ 제동?…시·도교육감 “수시·정시 통합, 수능 절대평가” 주장

    교육부 ‘정시 확대’ 제동?…시·도교육감 “수시·정시 통합, 수능 절대평가” 주장

    교육부가 2022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수능 위주의 전형(정시)을 확대하기로 한 가운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반기를 들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을 회장으로 한 협의회는 “대입 전형에서는 수시(학생부종합전형)와 정시(수능)를 통합하고 수능은 전과목 절대평가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2028학년도 대입 전형 개편안을 내놓았다. 고교학점제의 전면 시행을 고려하면 수능의 비중을 높이지 말고 학종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은 26일 세종시 사무국에서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선 방안 1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협의회는 지난해 8월 교육부가 2022학년도 대입전형에서 수능 위주의 정시모집 전형을 전체 모집인원의 3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각 대학에 권고한 것에 반발해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을 발족하고 자체적인 대입제도 개편안을 연구해왔다.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춰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이수하는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문제풀이’와 ‘줄세우기’ 방식인 수능을 확대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게 협의회의 지적이다. 연구단은 박종훈 경남교육감을 단장으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추천한 일반고 교사들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연구단은 지난해 9월부터 총 7차례의 모임과 2차례의 포럼을 거쳐 이날 대략적인 방향을 담은 1차 연구보고서를 내놓았다. 연구보고서는 ▲수시와 정시 통합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정규 교육과정 중심으로 학생부 기록 방식 개선 등을 골자로 한다. 수시와 정시 통합은 고교 3학년 2학기 교육과정의 정상화를 위해서라고 협의회는 설명했다. 수시모집 시기를 수능 이후로 미뤄 수능이 끝난 뒤 대입 전형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또 수능은 전과목 절대평가로 전환해 학생의 선발을 위한 변별이 아닌 학업 역량을 평가하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논술·서술형 수능을 도입하거나 공통과목-선택심화과목으로 이원화하는 등의 다양한 유형을 통해 절대평가 전환 이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는 수능을 고교 졸업시험 성격의 자격고사로 전환하거나 아예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나치게 복잡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수상 실적 등 비교과 영역을 줄이고 정규 교육과정 중심의 ‘교과 학습 발달상황’ 위주로 기재하도록 학생부 기록 방식을 개선하는 방안도 담겼다. 수상 실적 등 비교과 영역을 줄이고 학교 수업에서의 적극성이나 과제 수행 등을 중심으로 기재한다는 것이다. 학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입학사정관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학생을 선발한 뒤 대학이 선발 결과 자료를 공개하도록 한다고도 덧붙였다. 연구단은 정시와 수시의 통합과 학종의 안정적인 운영, 정시 확대 재고가 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교육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 전형 개편안이 교육과정에 안정적인 작용을 했다면 협의회가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불안정했던 것을 더 불안정하게 만드는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비판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수시와 정시의 통합은 단순히 기술적인 통합이 아니라 교과와 비교과를 모두 준비하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에서 벗어나도록 한다는 것”이라면서 “수능이 절대평가로 개편되고 학종의 공정성이 높아지면 학생들의 학교 생활이 평가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불거지고 있는 수능 확대 여론을 불식시키기에는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종을 정규 교육과정 중심으로 개편하고 교사의 책무성과 전문성을 높인다는 큰 틀의 방향이 제시됐지만 세부적인 개편 방안은 이번 보고서에 담겨있지 않다. 또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되고 학종이 개편되면 결국 각 대학들이 면접 등 자체 시험을 통해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될 수 있다. 연구단은 두 차례의 정책 포럼 등을 거쳐 오는 12월 최종 연구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국가교육회의의 당연직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 교육감은 “연구단이 도출한 결과를 국가교육회의에서 제안할 것인지는 논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고교학점제 도입, 대입제도·내신평가 개선 함께 이뤄져야”

    “고교학점제 도입, 대입제도·내신평가 개선 함께 이뤄져야”

    교육계 인사 1만여명 설문 “고교학점제 도입, 대입제도 개선 함께 돼야”교육부, 2025학년도 전면 도입…2022학년도 대입은 기존과 변화 없어교육부가 2025년까지 전면도입 예정인 고교학점제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대학입시제도’와 ‘고교내신평가제도’의 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1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낸 보고서 ‘학점제 도입을 위한 고등학교 교육과정 재구조화 방안 연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한 고교 교육 개선 우선순위로 대입제도와 고교내신평가제도 개선이 각각 35.6%, 20.9%로 꼽혔다. 이 설문조사는 지난해 5월11일∼6월25일 고교 교원과 장학사, 연구사, 대학교수 및 연구자 등 1만 55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3순위로는 ‘과목 이수 기준 및 미이수자 대책’이 18.5%로 나타났고, ‘시설 및 인프라 구축’이 18.3%로 비슷하게 선택됐다. 고교학점제는 고교 학생들이 대학생들처럼 본인이 원하는 수업을 선택해 듣고 정해진 학점을 이수하면 졸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교육부는 2022학년도부터 특성화고와 진로 선택과목 등 일부 학교 및 과목에 고교학점제를 부분도입하고 2025학년도부터는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직접 선택한 과목의 성적으로 고교 성적이 결정되기 때문에 학교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중심이 되는 현 대입제도에서는 정착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학생들이 본인의 적성과 진로보다는 대입에 유리한 성적을 받기 쉬운 과목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보고서를 쓴 연구진은 “학점제가 원활하게 도입, 운영되기 위해서는 대학 입시 제도의 개선이 고교학점제와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면서 “고교 교과목의 재구조화, 고교 내신 평가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을 발표했지만 수능 위주의 정시 비율을 현재보다 소폭 늘리는 것 외에 큰 변화가 없었다. 보고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교과 평가 방식에 대해 45.9%가 학점제가 도입되면 모든 교과에서 절대평가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과목을 교과 과목별로 정해야 한다는 응답도 43.5%였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고교학점제 도입 ‘시동’…연구·선도학교 3배 확대

    교육과정·사례 발굴…지역 모델 도출 중앙추진단 꾸려 현장 네트워크 구축 대입 개편 없이 안착 어렵다는 지적도 교육부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교육 공약인 고교학점제 도입에 박차를 가한다. 교육부는 전국 시·도교육청과 지원기관 합동으로 ‘고교학점제 중앙추진단’을 구성하고 연구·선도학교도 지난해보다 3배 규모로 늘려 2025년 본격 실행을 위한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처럼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수강 과목을 직접 선택·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을 충족하면 졸업하는 제도다. 지난해 교육부는 2022년 모든 고교에 이 제도를 부분도입하고 2025년부터는 전 과목 절대평가를 통해 본격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05곳이었던 연구·선도학교는 올해 354곳으로 확대된다. 연구학교(102개교)는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 운영과 맞춤형 학습 관리를 3년간 연구하며, 선도학교(252개교)는 교육과정의 다양화와 혁신 사례 발굴에 매진한다. 특히 올해는 고교학점제에 보다 근접한 형태의 운영 방식을 모색하고 공·사립별, 지역별 대표 모델을 도출해 낼 예정이다. 직업계고는 3학년 2학기를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전환 학기’로 학점을 이수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일반계고는 올해 660억원으로 책정된 ‘교육력 제고 사업’ 예산을 투입해 고교학점제의 기반을 조성한다. 중앙추진단은 내년 발표할 종합 추진 계획을 논의하고 현장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그러나 내신 절대평가와 대학수학능력시험 축소 등 현행 대입제도의 대대적인 개편 없이는 고교학점제의 안착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대입 혼란을 우려해 내신 절대평가제인 ‘성취평가제’를 고교 1학년의 진로선택 과목에 한정해 도입키로 했다. 최근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정시 모집 확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점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고교학점제는 고교 교육 혁신의 출발점이자 우리 교육의 도약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교육부와 교육청, 지원기관 등이 밀접하게 협력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국민과 소통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정부, 2022년 직업계고 취업률 60%로 확대·국가직 공무원 20% 고졸 채용

    정부, 2022년 직업계고 취업률 60%로 확대·국가직 공무원 20% 고졸 채용

    직업계고 취업률 현재 50%에서 2022년 60%로 확대 국가직 공무원 고졸 채용 비율 7.1%에서 2022년 20%로 산업체 재직경험자 등 ‘취업지원관’ 모든 직업계고 배치 정부가 2022년까지 국가직 공무원 고졸채용 비율을 2022년까지 20%로 확대한다. 현재 50% 수준인 직업계고 취업자 비율도 2022년까지 60%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정부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고졸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국가직 공무원 지역인재 9급의 고졸채용 인원을 현재 7.1%(2018년 기준)에서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20%까지 확대한다. 지난해 9급 국가직 공무원 중 고졸 채용인원 180명을 기준으로 채용 규모가 유지된다면 2022년에는 500명의 고졸채용이 가능하다. 공무원 지방직에서는 기술계고 경력경쟁임용 인원을 20%(2018년)에서 2022년까지 30%로 늘린다. 공공기관은 생명·안전, 현장·기술분야 등을 중심으로 고졸채용을 확대한다. 공공기관별로 고졸 채용 목표제를 도입하고 경영평가 지표에 이행 실적을 반영해 실효성을 높인다. 민간 기업들에게는 ‘선취업-후학습 우수기업’을 선정하고 이들 기업에 ‘일자리창출촉진자금’ 등을 지원한다. 직업계고에 더 많은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체질 개선도 실시한다. 직업계고의 학과를 ‘미래형자동차’, ‘항공드론’, ‘핀테크’ 등 미래 신산업 중시?로 학과 개편을 추진한다. 올해부터 100개 이상의 학과를 개편하고 2022년까지 전체의 25%에 해당하는 500개 학과를 미래 신산업에 맞게 바꾼다.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골라 듣고 정해진 학점을 채우면 졸업이 가능한 고교학점제는 2020년 마이스터고, 2022년 전제 직업계고로 적용을 확대한다. 고졸취업을 위한 지원 기관과 관련 인력도 확대한다.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간 협력체계를 구축해 ‘중앙취업지원센터’를 운영한다. 이 센터는 전국단위 일자리를 알선하고 우량기업 정보 제공, 온라인 구인·구직 환경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직업계고 학생들의 취업을 돕는 ‘취업지원관’도 모든 직업계고에 1인 이상 배치한다. 올해 400명, 2022년까지 1만명으로 늘린다. 산업체 재직경험이 있는 해당분야 전문가 등이 대상이다. 고졸취업자가 대졸취업자 대비 취업초기 임금이 적은점을 감안해 초기 자산형성도 지원한다. 지난해 1인당 300만원씩 지급됐던 고교취업연계 장려금 수혜 대상은 2만4000명에서 올해 2만5500명으로 확대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고졸 취업자가 채용이 된 이후 대학에 진학하는 ‘선취업 후학습’지원도 강화한다. 고졸 재직자가 재직 상태로 대학에 다니면, 대학에 상관없이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고, 국립대학교에는 고졸 재직자 대상 전담과정 운영을 확대한다. 이번 방안에 현장실습 제도 개선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현장실습에서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 학생이 발생하면서 안전기준이 강화됐는데, 이 기준으로 인해 기업들의 현장실습 참여율이 줄어든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현장실습 개선 방안은 다음주 중 개별 사안으로 구체적 개선 방안을 추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고졸 취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경로를 구축하는 것은 입시경쟁 위주의 교육·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라면서 “고졸 취업 확대를 통해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광주지역 고교 기숙사 사라진다.

    광주시내 일반 고교의 기숙사가 사라질 전망이다. 4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기숙사를 운영 중인 일반고 28개교를 대상으로 ‘일반고 기숙사 교육활동지원센터 전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교육청은 1차 목표로 2022년 말까지 최소 15개 고교 기숙사를 전체 학생들이 활용 가능한 교육활동지원센터로 전환하키로하고 해당 학교 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기숙사 시설 용도변경(폐지)을 희망하는 학교에는 2억원을 지원해 기숙사 리모델링 작업을 돕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사업에서 수피아여고는 기숙사 전체를, 숭덕고는 기숙사 공간 절반을 폐지하고 교육청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전체 학생이 활용 가능한 공간으로 용도를 변경 중이다. 기숙사 폐지 학교는 기숙사 공간을 고교학점제 운영을 위한 수업 공간, 교내 동아리방, 자율학습 및 공부방, 독서실, 학생자치공간, 휴식 및 체력단련 공간 등으로 용도를 변경할 수 있다. 그러나 상당수 고교 기숙사가 동문 후원과 기부 등으로 지어져 기숙사 용도변경 과정에서 일부 진통도 예상된다. 일부 학부모들이 자녀 학습과 생활 지도를 위해 기숙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광주에서는 28개 일반고에서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곳에서 280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원거리 통학 학생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상당수 고교가 내신, 모의고사, 진단평가 등 성적을 입사생 선발에 반영해 사실상 대학진학만을 위한 심화반 형태로 운영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고교 기숙사 성적순 입소 관행은 차별’이라는 최근 광주 시민단체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 시민모임’의 진정을 받고 개선을 권고하기도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고교의 경우 동문과 학부모의 반발이 예상지만 대부분 학교가 기숙사를 폐지한 후 용도를 전환할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학교서 민주시민교육… 사회 갈등·혐오 넘는다

    학교서 민주시민교육… 사회 갈등·혐오 넘는다

    주제 중심 토론 수업 ‘시민’ 새 과목 검토 학생회 설치 의무화·민주시민 학교 지정 “보수정권의 인성교육 이름만 바꾼 것”교과서에서 인권·평화 등의 중요성을 가르치거나 학교 내부 결정 과정에 학생 참여의 폭을 넓혀주는 등의 민주시민교육이 강화된다. 우리 사회의 갈등과 혐오 수준이 위험 수위를 넘어선 지 오래인데 교육을 통해 바꿔 보겠다는 취지다. 교육부는 13일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 초·중·고교에서 학생들에게 민주주의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포괄적 방안이 담겼다. 학계와 교육현장 의견을 담아 내년 민주시민교육 목표와 기본원칙을 담은 기준을 수립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검토 중인 방안에는 획기적인 내용들이 여럿 있다. 우선 초·중·고교에서 기존 사회와 도덕 과목 등을 통합해 ‘시민’(가칭)이라는 새 과목을 만드는 방안이다. 이 과목에서는 인권과 평화, 환경, 정의 등을 단원으로 다루며 주제 중심으로 토론식 수업을 할 수 있다. 또 고등학교에서는 향후 도입될 고교학점제와 연계해 민주시민교육과 관련된 ▲시민 ▲토론 ▲미디어 리터러시 등을 개설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요즘 가짜뉴스가 많은데 형식은 뉴스처럼 보여 진위 판별이 어렵다. 이를 가려내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말했다. 새 과목의 편성 등은 교육과정이 개정돼야 가능해 2022년에나 결정될 예정이다. 학생 자치활동도 강화한다. 우선 모든 학교가 학생회를 두도록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추진한다. 현행 법령은 학생 자치활동을 권장하는 수준인데 이를 고쳐 학생회 설치를 의무화하고, 예산·공간 지원의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또, 학급회 등 학생자치활동을 위한 시간을 최소 월 1시간 이상 배정한다. 교육부는 내년 3월부터 일선 학교 중 민주 교육에 관심이 있는 곳을 추려 ‘민주시민학교’로 지정할 방침이다. 토론이나 팀 프로젝트 등 참여·협력형 수업을 늘리고 학교 내 의사 결정 때 학생 참여를 보장하는 등 민주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래 일선 학교의 신청을 받아 전국 51곳 정도를 민주시민학교로 지정하려 했는데 132곳이나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애초 계획보다 지정 학교가 많이 늘 것 같다”고 말했다. 보수 교육계는 마뜩잖은 표정이다. 보수 성향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교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민주시민교육은 (보수 정권 때의) 인성 교육과 별다른 내용 변화가 없는데도 정부가 바뀌면서 이름만 달라졌다. 이념 성향을 대변하는 용어인 ‘시민’을 교과명으로 쓰면 자칫 학교의 정치화를 부추길 수 있다”면서 “민주시민학교도 현장에서 거부감이 있는 혁신학교를 문패만 바꿔 달아 확산시키려는 의도라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무늬만 문·이과 통합…“경제·물리 같이 고르면 교무실 불려 가요”

    무늬만 문·이과 통합…“경제·물리 같이 고르면 교무실 불려 가요”

    現 고1부터 자유롭게 과목 골라야 하지만 일선 학교 여전히 문·이과 수업 강제 배분 “교사마다 지정 교실 없이는 실현 불가” “적성보다 대입 유불리 따져 선택” 지적도문·이과 구분을 없애고 본인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들을 수 있도록 한 2015개정교육과정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문·이과 통합은 현 고1 학생들이 2학년이 돼 선택과목의 수업을 듣게 되는 내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하지만 학교 현장은 문·이과로 나뉜 채 운영되는 현재 상태를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 보장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 고1 학생들은 내년부터 문·이과 구분 없이 본인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 문·이과 구분을 없애고 자유롭게 본인이 원하는 선택과목을 들을 수 있도록 한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것이다. 문·이과를 통합해 미래형 융합인재를 키우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제반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채 제도만 도입돼 학생들과 교사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경기 지역 한 고교에 재학 중인 고1 A군은 내년 선택과목으로 사회 과목인 ‘정치와 법’, 그리고 과학 과목인 ‘생명과학’을 신청했다. 경찰관이 꿈인 A군은 두 과목이 모두 경찰에 필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문과는 사회, 이과는 과학 과목만 선택할 수 있다며 교차 선택을 불허했다. A군은 결국 생명과학 대신 별 관심도 없는 지리 과목을 선택했다. 학교 측도 할 말은 있다. 학생들의 요구를 다 받아들이기에는 여건이 받쳐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 학교 교사 B씨는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선택과목을 짜고 수업을 하려면 대학처럼 교사마다 지정 교실이 있어서 학생들이 옮겨다녀야 하는데 우리 학교는 교실 수가 교사수(70명)의 절반(33개)에 불과하다”면서 “문과나 이과 학생이 교차 선택을 하면 ‘학교 여건상 안 된다. 문·이과 선택과목 중 하나만 고르라’고 설득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과목 (문·이과)교차선택에 따른 대입 유불리도 따져야 한다. 경기지역 다른 고교의 C교사는 “학생들의 선택과목 기준이 본인의 흥미나 적성보다 학생들이 많이 듣거나, 공부 잘하는 학생이 듣지 않아 1등급을 따기 쉬운 과목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현 상대평가 체제에서 수강학생이 적은 과목은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학생 수가 적어 수강 학생이 많은 과목이 1등급을 받기 유리한 구조다. 과목 선택의 폭을 늘려 학생들의 적성과 잠재력을 키우겠다는 취지와 정반대로 가는 셈이다. 교육부는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올해부터 문·이과 통합과정을 운영한 뒤, 선택과목을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고교학점제로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고교학점제는 과목별 평가가 모두 성취평가(절대평가)로 이뤄진다. 2022학년도에는 부분적으로 고교학점제를 시행하고 2025학년도부터는 전국 고교에서 고교학점제를 운영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문·이과 통합이 시작도 전에 좌초하고 있어 이보다 훨씬 어려운 고교학점제 시행은 그야말로 ‘목표’에 그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황수정의 시시콜콜]‘입시기계‘들의 정신건강

    “남한의 중 2가 무서워서 북한이 남침을 하지 못한다”는 농담을 모르면 대한민국에서 간첩이다. 그런데 ‘중 2병’의 심각성이 그냥 우스개는 아니었다. 실제로 반항장애와 우울증에 시달리는 청소년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학생 시기인 13~15세 연령대에서 ‘적대적 반항장애’ 진료 사례가 두드러졌다. 이 장애 질환이 청소년 정신질환 중 가장 많은 비율(5.7%)을 차지했다. 문제의 ‘중 2병’이 현실의 수치로 재확인된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청소년 자살률 1위의 불명예도 근거가 뚜렷했다. 청소년 자살 원인 1위로 지목되는 우울장애 진료 사례는 해마다 늘었다. 2015년 1만 5636건이던 것이 지난해 1만 9922명. 2년새 27%나 증가했다. 특히 고2, 고3에 해당하는 17~18세에 우울장애의 증가세는 가팔랐다. 학습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임은 굳이 조사할 필요가 없겠다. 전문가들은 원인을 밝히고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한다. 이보다 실없는 말이 없다. 원인은 이미 분명하고 예방책도 진작부터 명확하다. 오로지 좋은 대학을 향해서만 작동되는 ‘입시 기계’ 신세를 면치 못하는 이상 어떤 진단도 처방도 무의미한 현실이다.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학교 밖으로 뛰쳐나오는 학생들이 해마다 심각해지는 것도 맥락이 다르지 않다. 며칠 전 공개된 교육부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학업중단 숙려제’에 참여하고도 학업을 중단한 사례는 2만 명이 넘었다. 2013년 도입된 숙려제는 자퇴 의사를 밝힌 학생들이 학교로 복귀할 수 있도록 2~3주 숙려기간을 주는 장치. 숙려제에 참여하고서도 결국 자퇴한 고교생은 2015년 16.7%에서 지난해 28.8%로 급상승했다. 세계은행(WB)이 그제 발표한 조사결과에서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인적자본 수준이 세계 2위였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일이다. 청소년들의 우수한 인적자본 수준이 그들 개인의 행복이나 국가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회의적이다. 세계 2위의 청소년 인적자본 지수는 어쩌면 입시기계들이 빚어낸 싸늘하고 공허한 숫자놀음일 뿐이므로. 이즈음 대부분 고등학교들에서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났다. 카페인 함량이 아찔한 커피나 음료수를 물 마시듯 하며 밤잠을 쫓은 아이들이다. 시험이 끝났다고 한숨 돌릴 시간도 없다. 수행평가에 남아 있는 진을 빼야 한다. 과연 담당교사는 이 주제를 이해했을까 싶은, 요령부득의 형식적이고 무의미한 수행평가는 또 얼마나 많은지. 그뿐인가. 학교생활기록부에 한 줄 올리겠다고 아등바등 챙겨야 하는 독서, 자율동아리, 봉사활동…. 엄마들 눈에는 “(아이들이) 정신을 잃지 않고 숨쉬고 사는 게 신기하다” 싶은 ‘노역’들이다. 교육부 장관이 백 번 바뀌어도 희망을 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아이들은 짐이 무거워 무릎이 꺾이는데, 빛깔 좋은 취지만 앞세워 어깨짐을 더 올릴 궁리만 하고 있어서다. 절대평가든 고교학점제든 아이들이 감당할 어깨넓이부터 먼저 봐주길, 제발.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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