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교통지옥 대안은 모노레일?
‘땅위에서는 더 이상 대안이 없다.도로위 빈 공간을 이용하자.’
날로 심각해지는 도심의 교통난을 해소하는 대중교통 수단으로 강남구(구청장 권문용)가 추진하는 ‘모노레일 구축사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서울시의 교통체계 개선으로 강남대로 등 일부 구간에서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지면서 ‘모노레일’이 ‘제2의 교통혁명’을 가져올 대체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2의 교통혁명 기대
이번 서울시의 대중교통체계 개선으로 또 한번 심각성을 노출한 강남지역의 교통난은 많은 원천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2·3·7호선에다 9호선과 신분당선이 계획돼 있는 등 실제 지하철노선은 어느 지역보다 잘 발달돼 있다.하지만 모두가 동서축으로 편중된 데다 유동인구는 하루 290만명에 달하는 등 서울에서 가장 복잡한 지역이다.특히 성남,분당,죽전,용인,수지 등 수도권지역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면서 유동인구 및 차량 통행은 더욱 늘어나는 추세로 이들 차량의 40.9%는 강남지역을 경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지역 내부 사정도 만만찮다.자동차 등록대수가 22만여대에 이르러 도쿄나 홍콩보다 자가용 보유율(가구당 1.10대)이 높다.승용차 이용률은 36%로 서울시 평균 26%보다 무려 10%포인트나 높다.자연스레 차량 통행속도는 날로 떨어져 강남대로,봉은사로,테헤란로,역삼로 등 지역내 주요 간선도로는 평균 시속 10㎞이하로 악화되고 있다.
강남구는 이 같은 극심한 교통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지난 97년부터 모노레일 구축을 구상,꾸준히 준비해 왔다.
모노레일이 대중교통수단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보다 쾌적한 환경성과 뛰어난 수송능력에 있다. 현재 라스베이거스,모스크바,콸라룸푸르 등 세계의 대도시들에서 운영되고 있는 모노레일들은 시간당 최저 5000명에서 최고 20만명 정도의 수송능력을 발휘하고 있다.여기에다 오염물질 발생이 전혀 없고 소음도 거의 없어 차세대 도심 대중교통수단으로 안성맞춤으로 여겨지고 있다.
●민자유치 낙관
강남구는 1단계 모노레일 구축에 약 2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사업비의 40% 정도는 서울시와 공동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60%에 달하는 민자유치가 그동안 걸림돌이 됐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말레이시아 등지를 돌면서 투자유치를 위한 설명회 등을 통해 총 사업비의 20%에 해당하는 외국자본 유치에 성공,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최소 400억원의 투자를 약속한 말레이시아 엠트랜스사는 지난달 30일 강남구에서 MOU(투자의향 양해각서)에 사인하고 사업참여를 약속했다.외국자본의 투자에 힘입어 그동안 참여의사만 밝힌채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던 국내 기업들도 점차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롯데건설,삼성생명 등은 조만간 투자규모,투자 및 운영방법 등 구체적인 참여계획 등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종류가 도입되나
당초 강남구는 봄바르디어(캐나다),인타민(스위스),히타치(일본),엠트랜스(말레이시아) 등 4개회사가 생산하는 형태의 모노레일을 두고 고민해 왔다.그러나 최근 엠트랜스사가 총 사업비의 20%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 회사의 모노레일 도입이 유력해졌다.
이 모노레일은 차량의 크기가 21.2m,너비 3m,높이 4.5m 규모로 1량당 154명이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어 시간당 최대 2만여명의 수송능력을 갖추고 있다.무인자동운전이 가능하고 고무바퀴가 달려 평균시속 30∼40㎞ 정도에는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기술이전도 가능해 타 지역의 설치에도 유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조물에 대한 거부감은
일반적으로 모노레일 구축에는 30m 구간마다 구조물(교각)이 필요하다.또 약 700m마다 역사도 설치해야 한다.결국 현재 강남구가 1차로 예정한 6.6㎞ 구간에는 10개의 정류장을 비롯해 적어도 200개 정도의 구조물이 들어서게 된다.도시미관을 해치거나 민원발생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강남구는 현재 또는 10년내의 장래 교통상황을 고려할때 이 방법을 최선책으로 믿고 있다.특히 모노레일은 고가도로와 달리 교통통제없이 빠른 시일내에 건설을 마무리할 수 있다.규모도 일반 고가도로(상판너비 10∼15m)의 절반 수준(4.5m)으로 가로등 보다 조금더 큰 면적을 차지한다고 밝히고 있다.더구나 고가도로 처럼 상판이 일체형이 아닌 2가닥으로 분리돼 그늘이 생기거나 시야를 가리는 등의 민원발생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97년부터 사업 전담한 주부 전문가
강남 모노레일 사업은 한 주부 전문가의 꼼꼼한 준비가 뒷받침돼 추진되고 있다.
모노레일 사업을 전담하는 강남구의 신교통추진팀 문은영(33)씨.이 일을 위해 지난 95년 교통전문직으로 특별채용된 교통공학석사다. 그녀는 권문용 구청장이 사업을 구상한 이후 구체적인 계획을 짜는 단계부터 참여해 지금까지 전반적인 업무를 맡고 있다. 97년부터 3년간 모노레일 사업을 위한 자료조사를 맡았고 2000년에는 기본계획을 수립,타당성 조사와 사업단구성 등 업무 전분야를 직접 챙겨 왔다.
특히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1년여에 걸쳐 일본,미국,호주,싱가포르,독일,영국,프랑스 등 모노레일이 운행되거나 설치중인 나라는 모두 방문했다.건설과 운영사례 등을 철저히 조사해 시행착오를 방지하기 위해서였다.지난 8일에는 최근 투자를 약속한 말레이시아 엠트랜스사의 전문 기술단을 맞아 현장설명과 구체적인 사업 참여방법 등을 논의했다.
한마디로 강남모노레일 사업의 윤곽과 세부사항 등 전분야가 그녀의 손과 머리에 의해 계획되고 하나씩 하나씩 실행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그녀가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부문은 국내 투자자를 물색,이른 시일내에 착공하는 것.이를 위해 그녀는 투자설명회,사업제안서 등을 더욱더 꼼꼼히 살피고 있다.
내년초 아기엄마가 된다는 그녀는 “사업추진이 다소 늦어져 마음 아팠지만 최근 외국 자본의 유치로 사업에 활기를 띠고 있어 기쁘다.”며 “내년 봄 아기의 출산과 함께 사업이 본격화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강남 14.4㎞ 순환… 이르면 연말 착공
강남모노레일 사업은 지난 97년부터 준비됐다.향후 2011년 강남구의 하루 교통수요가 15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체 대중교통수단으로 이를 추진해오고 있는 것이다.
강남모노레일은 강남의 주요지역을 순환하는 14.4㎞의 노선으로 건설된다.
그 1단계로 구는 오는 2007년말까지 2000억여원을 들여 신사역∼학여울간 6.6㎞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구는 지난 2002년 1월 사업단을 구성하고 해외사례를 수집,연구·검토하는 등 투자자를 구하기 위한 투자 설명회 등을 개최해 왔다.
최근 엠트랜스사가 20%이상 투자를 약속하면서 사업에 활기를 띠기 시작해 올연말이나 내년초 사업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강남구는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논현로를 잇는 2단계 구간은 1단계 구간이 건설된 후 시행될 계획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