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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롬비아 대형 사금융 사기 폭동 커지자 비상사태 선포

    한국은 다복회 ‘곗돈 사기’로 시끌하지만 콜롬비아의 ‘사금융 업체 사기’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편이다. 문제가 된 사금융 업체의 피해자는 어림잡아 수십만명, 피해액도 수억달러에 이른다. 콜롬비아 정부는 17일 ‘국가 비상사태’까지 선포했다. 사금융 업체 DRFE는 월 70~400%의 이자를 약속하면서 나중에 가입하는 예금주의 돈을 기존 가입자들의 이자로 지불하는 피라미드 방식으로 50만여명으로부터 8억 8600만달러를 유치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돌려막기’는 결국 덜미를 잡히는 법. 이 업체는 자금 부족으로 약속한 이자의 지급이 중단되면서 지난 12일 순식간에 파산을 맞았다. 사주인 카를로스 알프레도 우아레스도 국외로 도주했다. 경찰은 전국 68개 영업점에서 겨우 4200만달러를 회수하고 직원 52명을 구속했다. 하지만 ‘투자자의 분노’는 결국 폭력사태로 번졌다. 일부 투자자들이 회사의 영업점에 난입해 기물을 파손했고 사기꾼으로 오인받은 지방공무원 2명이 피살됐다. 낙심한 투자자들의 자살 사건도 발생했다. 결국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해당 업체는 물론 피라미드 사금융 회사들에 경찰을 파견해 폐쇄하도록 지시했다. 또 당국의 적법한 허가없이 불법으로 투자금을 유치하는 행위에 대해 현행 6년 징역형으로 되어 있는 처벌을 20년형으로 강화하고 시장이나 주지사가 경찰력을 동원해 사금융 사기업체를 폐쇄할 수 있도록 직권을 부여했다. 이번 비상사태는 30일간 지속되며 30일까지 연장이 가능하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다복회 실체 해부] 고위공직자·유력정치인 부인등 망라

    [다복회 실체 해부] 고위공직자·유력정치인 부인등 망라

    “경찰이 철저히 수사해 사회 지도층 귀부인들이 세금을 떼먹는 등 부정축재한 돈의 규모와 출처를 밝혀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이 더는 부정을 저지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다복회 계원 김모씨) 강남 귀족계 ‘다복회’가 고위공직자, 유력 정치인, 재벌가 등 사회 지도층과 부유층 인사 부인 및 친인척들을 비롯해 사채업자, 학원장 등 재력가들의 부정축재 통로로 활용된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수사 방향에 따라서는 ‘게이트’로 번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17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문건과 다수 계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다복회에는 공기업 전 사장 부인 J씨, 외교통상부 간부급 부인 S씨, 국정원 간부급 부인 L씨, 전 정통부장관 부인 L씨 등이 포함돼 있다. 현직 다선의 국회의원 사돈 S씨, 국회의원 부인 A씨 등 정치권 인사 부인과 친인척,H그룹 재벌가이자 S기업 대표 부인인 S씨와 그 동생,W그룹 부사장 부인 등 재벌가 부인들도 다수 등록돼 있다. 법조계에는 전직 대법원장 부인 K씨, 현직 판사 딸을 둔 K씨 등이 있고, 전 경찰청장 부인을 비롯해 현역 대령 부인 P씨, 전직 대령 부인 L씨, 전직 보안사령관 부인 K씨 등 장성·영관급 부인들도 있다. 연예인은 가수 K·H씨, 개그우먼 P·K·K·P씨, 탤런트 L씨 등이고, 안양시 K은행 지점장 부인 J씨 등 금융권 인사의 부인도 있다. 또 강남 Y학원장 N씨와 종로 P학원장 H씨 등 학원장들도 적지 않고, 영종도 개발로 땅부자가 된 Y씨 등 강남 큰손 60~70여명과 K화랑 대표 L씨, 성북동 아줌마로 일컬어지는 P·H씨 등 강북 ‘큰손’들도 대거 활동했다.K·P씨 등 사채업자 7명과 이들이 끌어들인 조직폭력배도 다수 섞여 있다. 이들은 다복회를 돈세탁을 위해 교묘히 이용하거나 부동산 투자 등에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곗돈은 소득에도 잡히지 않고, 그 이자만도 수억원대에 달한다.1억원을 손해본 권모씨는 “부유층들은 계를 ‘돈세탁’ 통로로 이용했다.”면서 “계에 돈을 묻어두면 세금 추적도 안 받을 뿐더러 짭짤한 이자도 올릴 수 있다. 세무당국에 들키지 않는 최고의 재테크”라고 귀띔했다. 고위층들은 자신들의 이름이 아니라 시부모나 아들·친인척 등 차명으로 계에 가입했으며, 계 모임에는 절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대리인을 참석시킨 것으로 알려졌다.3년 전 계에 가입했다 4억여원의 피해를 본 김모씨는 “공기업 사장 부인은 시아버지 이름으로 계에 가입하는 등 부유층들은 자신의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 명의로 계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꽤나 돈이 있는 계원은 150여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은 매달 곗돈을 자기압수표로 지불했고, 윤씨는 이들에게서 받은 수표의 일련번호를 장부에 기입하거나 따로 복사해 장부와 함께 보관했다. 이 때문에 이들은 계좌추적, 세무조사 등을 두려워해 돈을 떼이고도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통상 경찰이나 검찰에서 비자금 등 탈세와 관련된 수사를 진행하는 걸 지켜본 뒤 수사가 종결되면 자료를 넘겨받아 세무조사 여부를 결정한다.”면서 “다복회 건은 아직 말하긴 이르지만 세무조사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내부 회의를 거쳐 조사에 착수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다복회 실체 해부] 계원들이 전하는 윤씨 행각

    “윤씨는 우리의 피 같은 돈으로 여왕벌처럼 살았다.” 다복회에 참여했다가 거액의 돈을 잃은 계원들은 17일 서울신문과 만나 계주 윤모씨의 파렴치한 행각을 낱낱이 폭로했다. 계원 A씨는 “윤씨는 곗돈을 물쓰듯 썼다.”고 털어놨다. 그는 윤씨가 아들에게 25억원에 이르는 서울 서초동의 한우전문점을 사주고, 자신도 서초동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1억원 상당의 다이아반지,2500만원가량의 명품 시계 등도 구입했다고 밝혔다.B씨는 “윤씨가 운전기사 딸린 벤츠를 타고 다니며 서울 유명 대학의 최고지도자 과정을 섭렵하고 다녔다.”면서 “K대 최고위과정,E대 최고지도자 과정 등을 다니며 학교당 3000만~5000만원씩 기부했다. 회식 자리에선 한 번에 1000만원을 낼 정도로 통이 컸다.”고 말했다. 윤씨가 거액의 곗돈을 착복하면서도 계원들의 환심을 잃지 않았던 것은 ‘수준 맞는 사람들과 교류하며 돈도 불리고 싶어 하는’ 부잣집 여성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했기 때문이라고 계원들은 입을 모았다.B씨는 “부잣집 여자들은 집에만 있으면 외롭다. 예쁜 옷 입고 나와 점심도 먹고 사교도 하고 싶어 한다. 게다가 있는 돈 불리면 다다익선 아니겠나. 핵심 멤버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 골프모임을 가지곤 했다.”고 전했다. 이른바 ‘핵심 멤버’에 대한 윤씨의 관리는 각별했다.10억원 이상 피해를 봤다는 계원 C씨는 “윤씨는 큰손을 관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면서 “서로 소개시켜 주면서 ‘우리 계원들은 최고의 회원들이다.’라고 안심시켰다.”고 말했다.C씨는 “명절 때는 제주도에서 전복과 갈치 등을 비행기로 날라와 선물했고, 생일 때는 도자기, 그림 등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윤씨가 조성한 계는 총 70여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낙찰계로 한 팀에 11명,21명,26명씩 다양하게 조성됐다. 매달 7~27일 주말만 빼고 매일 열리는데 하루에 계가 최고 4~5개 열릴 때도 있었다. 계원들은 “윤씨는 측근의 낙찰 순서를 앞에다 놓고, 중간에는 가공의 인물로 채우는 방식으로 곗돈을 빼돌렸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계원 21명 중 실제 계원은 10여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정원은 자신의 지인이나 아예 가공의 인물로 채워 넣었다는 것이다.D씨는 “큰손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대리인을 보내 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희 장형우기자 haru@seoul.co.kr
  • 곗돈 미지급=배임,무능력 계주=사기

    곗돈 미지급=배임,무능력 계주=사기

    서울 봉천동 시장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A(67·여)씨는 수십 년을 함께 알아온 김모씨 등과 2000만원짜리 번호계를 만들었다. 시장 상인들에게 2000만원은 거금으로 김씨도 곗돈을 받는 날만 생각하며 열심히 돈을 냈다. 하지만 김씨의 희망은 계주 A씨가 곗돈을 마음대로 사용하면서 무너졌다. 결국 김씨와 계원들은 A씨를 고소했다. 시장에서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김씨는 법정에 증인으로 나서 ‘나쁜X’를 외치며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했고,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은 A씨에게 배임죄를 인정해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2000억원대의 강남 귀족계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법원이 파토난 계에 대해 어떤 판결을 내렸는지 관심이 모아진다. ●형사처벌에 ‘곗돈 내라’ 소송도 전국법원에서 계로 판결을 받은 사건은 수 천 건에 달했다. 형사사건에서 계주들은 대부분 배임이나 사기혐의로 처벌 받았다. 계주는 남의 돈을 받아 관리하는 입장에서 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정부지법은 최근 동네 주민 13명을 모아 번호계를 운영하던 주부 최모(60·여)씨에 대해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남부지법도 이른바 1억원 규모의 낙찰계를 운영하다 기소된 주부 김모(56)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계를 유지하지 못한 책임 때문이다. 민사사건도 계주와 계원은 서로 소송을 걸었다. 서울고법은 지난달 김모(47·여)씨가 속칭 ‘뽑기계’ 10개를 만들어 운영하던 계주 김모(52·여)씨를 상대로 낸 계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김씨는 10년 전에도 12억원대의 계를 운영하며 곗돈을 편취해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었다. 서울 서초동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며 계모임을 만든 B씨는 “단돈 몇 푼 때문에 의리를 상하게 하는 악행을 그만두고 돈을 갚으라.”면서 같은 아파트에 사는 계원 박모씨를 상대로 곗돈을 내라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내 최근 승소 판결을 받았다. ●깨질 위험 낙찰계 높아 계는 대표적으로 번호계, 낙찰계, 뽑기계 등으로 나뉜다. 가장 대표적인 번호계와 뽑기계는 계주가 계원들의 순서를 지정하거나 제비뽑기를 통해 순서를 정하는 방식이다.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급하게 목돈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계가 낙찰계다. 이는 일종의 경매로 가장 많은 이자를 써낸 사람에게 곗돈이 먼저 지급되는 형식이다. 낙찰계의 경우 나중에 받는 사람이 많은 이자를 받게 되며 이자가 20%를 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낙찰계는 급전이라는 성격상 깨질 위험이 가장 높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낙찰계는 급한 돈이 필요한 사람이 먼저 돈을 타가는데 다음부터 돈을 넣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십중팔구는 깨진다.”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다복회 실체 해부] 고소건만 수사, 경찰 발빼기 수순

    다복회에 고위공직자·정치인 및 재벌가 부인 등이 연루됐고, 계가 이들의 돈세탁과 정치자금 창구로 이용됐다는 의혹이 갈수록 커지면서 경찰 수사가 어디까지 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서울지방경찰청과 강남경찰서는 “계원 가운데 현재까지 확인된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는 없다.”면서 “모집책이 계원을 모집할 때 ‘유력자가 있다.’는 식으로 접근해서 그런 말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소수 유력인사가 포함된 명단이라는 것도 주민번호나 다른 인적사항 등 신원을 전혀 확인할 수 없는 수준이라 신빙성이 없다.”면서 “압수수색을 했지만 명단을 찾지 못했고, 윤씨가 미리 정리해두고 출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결과 계원들이 수표로 곗돈을 입금했고, 계주 윤모(51·구속)씨가 수표 사본 및 수표발행 확인서를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윤씨의 유용자금을 치밀하게 추적할 경우 계원의 면면이나 곗돈의 출처 등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에 나가니까 궁금해하고 이곳 저곳에서 전화가 많이 온다.”며 수사에 대한 주위의 관심을 인정했다. 하지만 경찰은 원칙적으로 고소가 들어온 부분에 대해서만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서울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이날 “(다복회의) 전체인원이나 (계원 가운데) 고위층 등은 파악이 안 됐고 파악할 이유도 없으며, 계주도 고위층은 없다고 한다.”면서 “고소고발건 등 경찰은 범죄 사실과 직결된 것만 수사한다.”고 수사범위를 제한했다. 경찰이 윤씨의 자금을 추적해가는 과정에서 정치권으로 뭉칫돈이 흘러간 정황이나, 돈 세탁의 흔적이 드러날 경우 고소고발건을 넘어선 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검찰 고위직과 판사 등 법조계 인사들의 안주인들과, 재벌가의 여인들 및 고위공직자의 부인들이 대거 연루돼 있음이 본격적인 수사 전부터 사실로 드러나고 있어 수사를 얼마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고소사건을 빌미로 경찰이 의도적으로 발을 빼고 있으며, 피해자들을 본격 조사하기도 전에 수사를 제한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단독]“다복회 검은돈 세탁 공장”

    강남 귀족계인 ‘다복회’에는 사회 지도층 인사 부인 및 친인척 20여명이 가입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정치자금 형성, 세금탈루 등 ‘자금세탁’을 목적으로 계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수억에서 수십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대부분 본인 명의가 아닌 가족이나 친인척 이름으로 계에 든 것으로 드러났다. 계주인 윤모(51)씨는 평소 계원들에게 “다복회는 검은 돈이 흘러들고 빠져나가는 자금세탁 공장인 때문으로 경찰이 절대 수사하지 못한다.”고 말해왔다고 다수의 계원들이 주장했다.17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다복회 문건 등에 따르면 고위공직자 4명, 정치인 2명, 전직 경찰간부 1명, 법조계 3명, 재벌가 5명, 장성·영관급 장교 3명의 부인 등 20여명이 포함돼 있다. 윤씨의 컴퓨터에 저장된 계원 명단, 핵심 계원이 계원들을 상대로 파악한 뒤 작성한 명단, 다복회 추진위원 핵심 계원·관리자 명단 등 A4 용지 18장 분량의 문건에는 290명의 계원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간략한 인적 사항, 떼인 금액 등이 적혀 있다. 또 초창기 핵심 계원과 다복회 회생 추진위원·다복회 관리자 이름, 윤씨의 가족관계 및 인적사항 등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윤씨는 소액 계원들이 고소할 움직임을 보이자 “다복회는 검은돈이 많아 경찰이 수사를 못 한다.”고 계원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곗돈이 정치 로비자금과 연루된 흔적도 리스트에 나타나 있다. 현직 다선의원인 L씨의 사돈인 S씨의 이름 옆에는 OOO당 정치자금이라고 적혀 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다복회’ 다단계 사기극 벌였다

    고위공직자·재벌가 부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강남 귀족계 ‘다복회’가 쪽박이 난 데는 계주인 윤모(51)씨가 계원들의 곗돈 가운데 상당 부분을 펀드 등에 투자해 큰 손실을 본 게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윤씨는 250억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윤씨는 기존 계원이 회원을 유치하면 1명당 500만원과 명품시계·귀금속 등을 주는 등 피라미드 방식으로 회원을 모집해 왔으며, 서울·수도권은 물론 부산 광주 대전 포항 제주 등 전국에 걸쳐 지역책을 두고 회원을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서울강남경찰서와 다복회의 다수 계원들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 9월 계모임에서 펀드에서 돈을 잃지 않았다고 계원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계원은 “윤씨는 계원들을 볼 때마다 ‘국내 펀드에 투자한 금액이 수백억원대다. 펀드 수익금이 엄청나기 때문에 계는 절대 안 깨진다. 펀드만 해약해도 계원들 돈을 다 줄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계원은 “윤씨는 곗돈을 자신의 돈처럼 이용했다. 그중 일부는 국내외 펀드 등에 쏟아부었다. 그러다 세계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가 폭락하자 대부분의 돈을 날렸다. 계가 파탄날 수밖에 없었다.”고 억울해했다. 또 다른 계원은 경찰에 제출할 사실확인서에서 “9월경 계모임에서는 윤씨가 계로 인해서 펀드에서 돈을 잃지 않아서 모든 계원이 자신(윤씨)에게 감사하고 있다며 큰소리치더니 며칠 후 잠적했다.”고 적었다. ●다복회는 전국적인 피라미드 조직 윤씨는 1980년대 포항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계를 조직했다. 이때 인연을 맺은 이들이 핵심 요원으로 활동하며 부산 대구 등 경상도 지역 회원을 포섭했다. 이후 서울로 올라와서는 한때 광주에서 알게 된 사람을 끌어들여 지역총책격으로 활용하며 전라도에서도 세를 불렸다. 한 계원은 “지난 13일 모임 때 처음으로 지방 계원을 봤다. 부산 대전 광주 등지에서 피해자들의 대표 1~2명만 참석해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계원은 “서울에서 계원으로 활동하는 가족이나 친척 소개로 지방 사람들이 계에 가입했으며, 이들은 돈 받을 때만 상경했다.”면서 “서울에 살던 사람들이 지방에 내려가서도 계속 계원활동을 했으며, 이 가운데는 고위 공직자, 대기업·공기업 임원 부인들도 들어 있다.”고 말했다. ●회원 가입하면 1인당 500만원 윤씨는 피라미드 방식으로 이들을 끌어들였다고 계원들은 전했다.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는 계원에게는 1명당 500만원과 함께 고가품을 수수료로 지불했다는 것이다. 광주의 한 계원은 “월 2500만원을 불입하면 매달 이자로 600만원을 준다는 말에 정육점, 쌀집 등을 운영하는 전라도 지역 중산층들이 대출을 받거나 친인척들의 돈을 빌려 계에 가입했다.”면서 “지금 다 망해서 가정이 파탄날 처지”라고 말했다. 광주의 모공기업 임원 부인은 “2년 전 주변 사람들이 이자도 높고 안전하다고 해서 가입해 2억원을 날렸다. 최근 남편이 이 사실을 알게 돼 쫓겨나게 생겼다.”며 울상을 지었다. 화랑을 운영하는 서울 강북 지역의 한 계원은 “혈압이 너무 올랐다. 변호사를 따로 고용해 고소장을 제출하려고 한다. 피해 금액은 사생활이기에 얘기하고 싶지 않다.”면서 “윤씨가 자금이 바닥 났고, 구속까지 됐는데 돈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한숨을 지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남편이 계 가입사실 알까 머리 아파” ☞‘강남 귀족계’ 이중장부 의혹 ☞곗돈 2200억대…“고위직 없었다” ? ☞생활고·사채에 장기밀매 급증…1만여명 ‘검은 유혹’ 빠져
  • “남편이 계 가입사실 알까 머리 아파”

    “남편이 계 가입사실 알까 머리 아파”

    유력 정치인, 재벌가 부인 등 사회 고위층 인사들이 다수 계원으로 활동하다 수억~수십억원의 돈을 떼인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는 강남 귀족계 ‘다복회’의 실체가 확인되고 있다. 회원 가운데 수십억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전해진 모기업 회장 부인 A씨가 14일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아는 동생 소개로 윤씨를 알게 돼 다복회에 가입했다.”면서 “그것 때문에 요즘 머리가 아파 죽겠다. 계에 가입한 걸 남편과 아이들은 모른다. 소문나면 얼굴을 못들고 다닌다.”고 불안해했다. A씨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하고 “피해 액수에 대해서는 말 못한다.”고 입을 다물었다. A씨의 동생 B씨도 “지인 소개로 3~4년 전에 들어갔다.6억원 정도 잃었다.”면서 “가족사 등 사생활에 대해선 알려고 하지 마라. 기업 망하게 하려고 하느냐.”며 고충을 털어놨다. 다선의 현직 국회의원 사돈으로 알려진 C씨는 “사돈은 맞지만 계는 하지 않았다.”며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C씨는 지난 13일 강남구 도곡동 W음식점에서 열린 다복회 비상대책회의 때 일부 계원이 언론에 공개한 계원 명단에 ‘L국회의원 사돈, 26억 걸림’으로 기재돼 있는 인물이다.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강남경찰서는 이날 만기가 된 계원들의 곗돈 28억원을 돌려주지 않은 윤씨를 사기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앞서 경찰은 윤씨가 운영하는 M인테리어업체(역삼동)와 서초동의 아파트, 윤씨의 아들 명의로 된 W음식점(도곡동), 공동계주 박모(51)씨의 양재동 아파트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그러나 윤씨가 지난달 25일 잠적하면서 공동계주 박씨와 함께 이미 주요 서류, 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빼돌려 압수수색 성과물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자금 흐름 추적을 위해 윤씨와 박씨의 계좌는 물론 계를 운영했던 기간 전체에 대해 계좌추적을 요청했지만 검찰은 계좌추적 기한과 대상을 제한해 윤씨와 고소인 박모(54)씨의 계좌 중 금전이 오고간 일부 기간에 대해서만 영장청구를 허용키로 했다. 글 사진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사설] 강남 ‘귀족계’에 쏠리는 검은돈 의혹

    서울 강남 일대의 부유층이 대거 가입했다는 계 조직 ‘다복회’가 깨진 사건에 대해 세인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오고간 곗돈이 2200억원대에 달한다는 천문학적 수치 자체가 우선 놀랍거니와, 계원 300여명 가운데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 또는 그들의 가족이 적잖게 포함돼 있다는 증언이 계원들 사이에서 거듭 나왔기 때문이다. 우리사회에서 계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저축 형태의 하나이므로 다복회 자체에 문제 제기를 할 생각은 없다. 또 돈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정한 곗돈 규모가 크다고 해서 시비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곗돈으로 수십억원 또는 수백억원을 굴리는 사람이라면 그들의 재산 형성 과정이 어떠했는지, 돈을 번 만큼 그에 따른 세금 등을 제대로 납부했는지는 당연히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만약 일부 계원들의 증언처럼 정치인·고위 공직자가 다수 포함돼 있다면 그들이 정당한 방법으로 재산을 형성했는지를 가려내야 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세금 및 각종 공과금 체납 여부를 따져 추징하는 자료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에 사건이 터지자 피해 규모가 큰 사람들이 오히려 사건 공개를 꺼렸다고 한다.‘검은 돈’의 악취가 솔솔 풍기는 것이다. 계주 윤모씨가 경찰에 출두했고 일부 언론에는 윤씨의 비밀장부가 공개됐다. 경찰로서는 수사 여건을 충분히 갖춘 것이고, 스스로도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이미 내보였다. 빠른 시일 안에 전모를 밝혀 의혹이 확산되지 않도록 수사에 박차를 가하기 바란다.
  • ‘강남 귀족계’ 이중장부 의혹

    강남 귀족계 ‘다복회’ 계주인 윤모(51)씨가 회원들이 곗돈으로 낸 수표 등을 복사한 뒤 실제 이름과 함께 보관해온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윤씨는 회원이 차명으로 기재된 가짜 장부와 실명 장부 등 3~4개의 장부를 분산, 관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은 이날 윤씨를 상대로 만기가 돌아온 계원 4명에게 28억원을 갚지 않은 사실을 밝혀내고 윤씨에 대해 사기 및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윤씨를 통해 계원 전체 명단과 장부를 확보해 계좌추적 등의 방법을 통해 모든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다복회 회원으로 윤씨와 친분이 있다는 A씨는 이날 강남경찰서 기자실을 찾아와 자신은 곗돈을 수표로 냈다고 밝혔다.A씨는 또 ‘윤씨가 곗돈을 수표로 받은 뒤 장부에 이름과 함께 수표를 복사해 첨부했다.’(서울신문 11월13일자 9면 보도)는 본지의 기사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윤씨의 ‘납치됐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윤씨는 곗돈으로 부동산을 구입했고, 이를 담보로 대출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소액 계원들의 고소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8일 계원 2명이 강남서에 사기 혐의로 윤씨에 대해 고소장을 접수한 데 이어 이달 12일 2명, 다음주 중 130여명의 계원이 집단 고소키로 했다. 계원들은 지난 11일 윤씨가 운영하는 M인테리어업체에 찾아가 휴대전화 번호만 적힌 계원 800여명의 명단을 발견했다. 해당 번호에 연락해 회원 여부를 파악한 결과 300~400명이 실제 곗돈을 부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확보한 명단을 경찰에 제출할 계획이다.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곗돈 2200억대…“고위직 없었다” ?

    곗돈 2200억대…“고위직 없었다” ?

    의혹의 태풍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서울 강남의 귀족계 ‘다복회’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25일 돌연 잠적했던 계주 윤모(51·여)씨가 12일 경찰에 체포되면서다. 윤씨 체포로 곗돈 규모는 당초 알려진 1000억원대보다 두배가 넘는 2200억원대로 파악됐다. 윤씨는 곗돈을 수표로 받은 뒤 장부에 이름과 함께 수표를 복사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들의 상당수가 정치인·재벌가·고위 공직자 부인,100억원대 이상의 재력가 등 내로라 하는 부유층이란 점에서 이들의 자금 출처가 드러날 경우 사건은 일파만파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윤씨가 부동산을 담보로 100억원대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파악돼 금융권의 후폭풍도 예사롭지 않다. 윤씨의 자금을 굴리는 또 다른 ‘큰손’이 있다는 얘기도 있다. ●“납치설은 시간 벌기 위한 윤씨의 쇼” 서울 강남경찰서는 12일 사기사건으로 고소돼 수배 중인 계주 윤씨가 자진 출석해 체포영장을 집행한 뒤 계 운영 실태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윤씨는 전·현직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은 없다고 하지만 100% 검증된 것은 아니다.”면서 “사기죄는 친고죄가 아니어서 고소취하와 상관없고, 사회적 이목이 집중돼 있는 만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10억원 이하를 부은 소액 계원 100여명은 윤씨의 경찰 출석이 합의를 위한 시간 벌기라고 보고 있다. 때문에 이들은 경찰 수사와 별도로 채권단을 구성하고, 대책위원 7명을 뽑아 변호사를 통해 윤씨를 상대로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부동산 등에 대해 압류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한 계원은 “‘납치당했다.’,‘계를 살리겠다.’ 등 그 동안 윤씨의 ‘쇼’에 놀아났다.”면서 “윤씨가 돈을 빼돌릴 시간을 벌고자 거짓말을 쏟아냈듯 경찰 출석도 합의금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윤씨는 잠적한 뒤 돈을 제3의 장소에 은닉하고, 자신과 친한 몇몇 거액 계원들의 돈만 해결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돈을 떼이고도 일언반구도 못 하는 거액 계원들과 소액 계원들만 피해자로 남았다. 문제는 압류신청을 해도 계원들이 떼인 돈을 돌려 받기엔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윤씨는 그 동안 곗돈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집이나 땅을 사준 뒤 그것을 담보로 그 이상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씨는 지인 박모씨에게 198㎡(60평) 아파트(22억원 상당)를 사주고,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28억원을 대출받는 등 여러 부동산을 담보로 100억원대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 부자 다 모였다 지금까지 계원들 얘기를 종합하면 다선의 전직 국회의원 부인 20억원, 전 고위직공무원 L씨 부인 35억원 등 정치권과 정부 고위공직자 부인은 물론 판·검사·의사·경찰 고위 간부 부인 등 대한민국 권력층과 엘리트 집단이 대거 회원으로 활동하다 돈을 날렸다.S그룹 L부회장의 부인,A대기업 창업주의 친딸 S씨 등 쟁쟁한 재벌가 여인도 수십억원대의 손해를 봤다. 최고가 주상복합아파트인 삼성동 H아파트의 펜트하우스(100억원 이상)에 사는 큰손 S씨 80억원,S씨 주선으로 계원이 된 큰손 70여명 등 강남 재력가들도 수백억원대를 떼였다. 여가수 K씨 20억원, 개그우먼 P·P·K·S씨 1억~2억원 등 유명 연예인도 다수 손해를 봤다. 이들은 잃은 돈을 되찾을 생각은 없고, 외부에 이름이 밝혀지는 것을 꺼리고 있다. 윤씨가 이들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될 ‘히든 카드’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윤씨는 이들에게서 곗돈을 수표로 받은 뒤 장부에 이름과 함께 수표를 복사해 첨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 배후는 누구 윤씨는 1990년대 후반 강남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할 때만 해도 궁색했다. 그러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에게서 60억원을 투자받아 사업을 확장한 뒤 2002년부터 계를 운영했으며, 2004년 계명을 다복회로 지었다. 윤씨는 강남 부유층 인사들과 내기 골프를 쳐 하루에 800만원씩 잃어 주며 신임을 얻은 뒤 계원으로 포섭했고, 순식간에 강남 일대에서 가장 큰 조직으로 성장했다. 곗돈 규모가 2200원억대로 밝혀진 것과 관련, 복수의 계원은 “윤씨 혼자서 절대 수천억원대의 돈을 굴릴 수 없다.”면서 “배후에 자금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따로 있고, 그 사람에게 이미 돈을 다 빼돌려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계원들은 초기에 60억원의 자본금을 대준 사람들을 배후로 지목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고위직 곗돈은 ‘수사 성역’?

    고위직 곗돈은 ‘수사 성역’?

    서울 강남 일대 부유층을 중심으로 구성된 귀족계인 ‘다복회’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고소장이 접수된 지 일주일이 돼 가지만 경찰 수사는 이렇다 할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잠적한 계주 윤모(51·여)씨의 신병확보에 나서는 등 나름대로 수사에 본격 착수할 뜻을 내비치고 있지만, 거액 계원들의 소취하 압박에 따른 고소 사건의 한계와 이번 사건의 파괴력 등을 저울질하며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고 있어 수사가 탄력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적지않다. 거액을 쏟아 부은 계원들이 자금 출처가 드러나는 것을 우려해 소액 계원들의 경찰 고소를 무마하고, 이미 고소한 사람들에게도 소취하를 압박하고 있는 것도 경찰로서는 부담스럽다. 이 때문에 경찰은 수사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이번 사건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어정쩡한 형국이다. 경찰이 이번 사건 수사에 다소 소극적으로 보이는 것은 핵심 인물인 윤씨를 검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강남경찰서는 지난 7일 윤씨가 “100억원을 들고 와 사태를 해결하겠다.”며 서울 강남의 W음식점에 나오기로 했다가 나오지 않자 현장 검거에 실패했다. 경찰은 그동안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우편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출석을 통보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윤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계원들과 윤씨가 운영하는 W음식점(강남구 도곡동) 종사자 등을 상대로 윤씨의 행방을 쫓는 한편 다복회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경찰은 앞으로 윤씨를 수배하기로 하는 등 윤씨의 신병확보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고소장이 접수돼 1차적인 수사는 하고 있지만 고위 공직자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는 만큼 민감한 사안이어서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다.”면서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계원들간의 갈등도 경찰 수사에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10억~100억원대에 이르는 거액을 쏟아부은 계원들은 경찰이 윤씨를 붙잡려고 하고, 자신들의 자금 흐름을 추적한다는 우려때문에 소액 계원들의 이탈과 고소를 막고 있다. 지난달 28일 고소장을 접수한 박모(54)씨 등 2명에게는 소취하를 종용하고 있다. 1억원을 부은 한 계원은 “윤씨가 나타나지 않자 고소 여부는 계원들이 알아서 하라고 하더니 시간이 흐르면서 거액 계원들의 목소리가 커져 90% 이상이 고소를 하지 않겠다는 데 서명했고, 어떻게 된 영문인지 윤씨를 고소한 사람들도 고소를 취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는 것 같다.”면서 “고소파 대부분이 고소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계원은 “윤씨가 ‘전액 지급은 어렵고, 곗돈의 30%만 지급하겠다.’고 전해왔는데도 다들 ‘어쩔 수 없다.’며 손해를 감수하자는 분위기”라면서 “경찰 수사가 두렵긴 한 모양”이라고 귀띔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경찰의 향후 수사는 윤씨 검거와 계원들의 고소 취하 여부에 따라 판단을 달리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내 곗돈을 알리지 말라!

    서울 강남 일대의 부유층을 중심으로 구성된 귀족계인 ‘다복회’ 회원들이 불면의 밤을 지새우고 있다. 경찰 수사 확대로 재산형성 과정이 탄로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회원들 사이에선 경찰 고소를 놓고 찬반입장이 맞서며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다복회는 1990년대 후반 강남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하면서 사회지도층이나 유명 연예인과 친분을 쌓은 윤모(52·여)씨가 그의 인맥을 바탕으로 2001년 결성했다. 이후 강남의 내로라하는 이들이 계원으로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규모가 급속히 커졌다. 오래지 않아 강남의 부유층이라면 누구나 들어가기를 꿈꾸는 ‘이너 서클’(inner circle)로 부상했다. 그러다 지난해 정체불명의 사채업자들이 끼어들면서 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자영업자인 한 계원은 “사채업자들이 들어와 여러 계좌에 돈을 부었는데, 올 들어 경제 사정이 나빠지면서 사채를 쓴 사람들이 돈을 갚지 못하자 이들도 곗돈을 붓지 못했다.”면서 “윤씨가 사채를 끌어다 메우고 했지만 그마저도 한계에 부딪치자 계가 연쇄적으로 깨졌다.”고 말했다. 윤씨의 잠적이 길어지면서 1억원 정도를 부은 소액 계원과 10억~100억원대의 계좌를 가진 거액 계원들 간의 마찰도 거세졌다. 소액 계원들은 경찰에 고소해 사태를 해결하자는 입장인 반면 거액 계원들은 신분 노출을 꺼려 고소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 계원들은 “신분 노출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 속내는 사건이 확대돼 경찰이 탈법 수사에 나서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1억원을 부은 한 계원은 “10억원에서 100억원을 투자한 유명 연예인이나 고위 공직자들의 돈은 어떻게 마련된 것인지, 사채업자들의 돈은 어디서 온 것인지 등 계원들 내에서도 말이 많다.”면서 “이들은 계주가 붙잡혀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 수사가 확대돼 탈루소득, 자금세탁 등 탈법적인 부분이 드러나게 될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복회 회원은 가수 K씨, 개그우맨 P·K씨 등 연예인과 전·현직 고위 공직자 L씨 부인 등을 비롯해 판검사, 교수 등 강남 부유층 700여명이고, 피해 액수는 1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계좌가 최소 1억원인 이 계에 전체 회원 중 30% 이상이 2~10개 이상의 계좌를 갖고 있다. 계주 윤씨가 지난달 25일 돌연 잠적하면서 계의 실체가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4일 계원 박모(54)씨 등 2명이 윤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윤씨 소재 파악 등 수사에 착수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귀부인 100여명 강남에 모인 까닭은

    서울 강남 일대의 부유층 부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곗돈을 들고 잠적한 계주의 행방을 찾아 떼인 돈을 되찾기 위해서다. 30일 오후 3시 강남구 도곡동 W음식점 앞에 외제차들이 속속 등장했다. 한껏 멋을 부린 귀부인들이 잇따라 내려 3층 예약실로 올라갔다. 주차장은 30여대의 외제차와 고급 국산차들로 넘쳤고,3층에는 피해자 100여명이 몰렸다. 이들은 최근 W음식점 주인 윤모(52·여)씨에게 곗돈을 부었다 떼인 사람들이다. 유명 연예인과 교수, 의사, 변호사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피해자들은 700~800명에 이르고, 피해 액수만도 1000억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사람에 적어도 1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의 곗돈을 부었기 때문이다. 윤씨는 10년 전 강남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하면서 사회 지도층이나 유명 연예인과 친분을 쌓았다. 이들을 중심으로 2001년 ‘다복회’라는 계모임을 결성했다.윤씨는 지난 25일 돌연 자취를 감췄다. 피해자들은 윤씨가 평소 “해외에 투자한 돈이 많다.”고 말했던 점으로 미뤄 곗돈을 해외로 빼돌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탤런트와 미모의 아내 사기행각

    탤런트와 미모의 아내 사기행각

    자가용을 몰고다니던 TV「탤런트」가 음식을 주문하기에『띵호』-철석같이 믿고 부지런하게 배달을 해주던 동네 중국집 장궤가『우리 사람 망했어 해』울상이 되었다.「탤런트」는 철창에 갇히고 그 부인은 줄행랑을 친 것. 알고보니 중국집 외상값만 아니라 피해자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빌어 탄 자가용 팔아먹고 동네 안에서만 3백만원 요즘 성북(城北)구 장위(長位)동에 있는 중국집 S반점 장궤아저씨는 홧병에 걸려있다. 이웃에 살던 M방송국「탤런트」정용재(鄭用在)씨(29·성북구 장위동 225의 9)가 외상값 몇만원을 잘라먹고 줄행랑을 쳤기때문이다. 자가용을 타고 다니면서 호기를 부리는 기세에 그만 깜박 속아서 배달해달라는 대로 자장면·우동·울면을 외상주었더니 얼마전 갑자기 행방을 감추고 만것이다. 가족까지 몽땅 도망갔다는 소식을 듣고 집으로 달려갔을 때는 이미 살림살이까지 모조리 빼돌린 다음이고 피해자들만 모여있을 뿐이었다. 식품점, 구멍가게, 연탄가게, 그리고 이웃 아낙네들…. 이들 피해자들이 모여 털어놓고보니 동네주변 피해액이 무려 3백만원. 가게 외상값 정도는 새발의 피고, 이웃 주부들에게 빚을 얻어 쓴 돈이 엄청난 액수에 이르렀던 것. 거품을 물고 혹시 부지깽이라도 집어오려고 달려갔던 장궤아저씨는 말도 못붙일 형편이었다. 정은 그동안 주로 동네 주부들의 곗돈을 부인을 통해 교묘히 빚을 얻어내서 가로채곤했는데 그것이 들통나게 되자 줄행랑을 놓고만 것이다. 정씨가 돈을 얻어 쓴 것은 비단 동네에서 만은 아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그가 속해있는 M방송국관계자들을 비롯해서 친지, 대학선배들에 까지 피해를 입혔다. 그는 언제나 이자만은 또박또박 지불했기 때문에 누구든지 의심하지 않고 돈을 주곤 했다. M방송국「탤런트」이(李)모(90만원), 김(金)모(30만원), 정모(2백만원), 최(崔)모(50만원), 손모(30만원)등과 작가 김모씨도 2백여만원이 걸려있다고. 피해자들이 공개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정확한 액수를 알수는 없지만 대강 짐작한 방송국주변 피해액이 1천5백~2천만원 정도. 정씨가 경찰에 구속된 것은 10월18일. 그에게 30만원을 빌어주었던 김모씨의 고소에 의해서였다. 김씨는 정씨의 학교선배로 혜화동에서 음악학원을 경영하는 사람. 지난 9월초에 정씨가 찾아와서『인천에 냉동기가 들어와 있는데 그것을 빼돌릴 교제비를 돌려달라』는 말에 속아 빌려주었다고. 방송국 주변서 2천만원 피해자들이 공개를 꺼려 감쪽같이 속고만 있었을뿐아니라 정씨를 철석같이 믿고만 있던 피해자들이『당했구나』하고 깨닫게된 것은 김씨의 30만원 고소사건 계기가 됐다. 그가 김씨의 고소로 경찰에 구속됨으로써 지금까지 벌여온 사기행각 전모가 비로소 드러나게 되었고 피해자들은 어안이 벙벙…. 구속된 북부서에는 매일 피해자들로 와글와글. 주로 동네 주변의피해자들이고 방송국 주변 피해자들은 창피해서 그런지 나타나지 않았다. 사건을 담당했던 김학렬경사는『그 같은 사기는 난생 처음 보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정씨가 장위동에 이사온 것은 지난해 9월. 이모씨네 2층에 60만원에 전세를 들었다. 부인은「스튜어디스」출신으로 늘씬한 몸매에 능란한 화술을 가진 미인. 사람들로 하여금 당장 호감을 갖게하는 재주를 가졌고 뛰어난 말솜씨로 몇번 대화를 나누다보면 자기도 모르는사이에 믿게 하는 천부의 소질을 가졌다. 그래서 꾸어준 돈을 이자는 커녕 원금까지 몽땅 잘린 형편이면서도 동네 사람들은『설마…』하고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들이다. 정씨는 누구의 것인지는 몰라도 자가용을 2대씩이나 타고 다니면서 호기를 부렸다. 혹시 동네 사람중에 차가 필요한 경우가 생기면 서슴없이 빌려주곤 했다. 그렇게 해서 인심을 얻은 다음에는 부인을 동원, 빚을 얻어쓰곤했다. 20만원을 사기당한 모대학 교수 P씨도 그중의 한 사람. 그 동네에 살고 있는 P교수가 어느날 귀가하는 길인데 느닷없이 정씨가 쫓아오더니 공손하게 인사하더라는 것. 그렇게 인사를 한다음에는 자주 집에 드나들며 한가족(?)처럼 친하다는 인상을 주고는 빚을 얻어내곤 했다. 빚을 얻을 때에는 주로 약속어음을 주고 한달이 되는 날이면 어김 없이 이자를 지불하곤 했다. 그러니까 이자를 준돈 역시 다른 사람에게서 빚을 얻어 주곤 했던 것. “몸으로 때우겠다”고 버텨 일부선 재산 도피설까지 정씨가 구속됨과 동시에 그의 부인은 어디론가 행방을 감추었다. 그래서 정씨의 늙은 어머니가 매일 면회를 와서 며느리 욕을 늘어놓곤 했다는데, 철창안에 갇힌 그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도망간 부인을 야속해하더라는 김경사의 말이었다. 김경사가 취조한 바에 의하면 정씨가 자백한 사기액수는 1천5백만원.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입힌 피해가 대부분이더라고. 그가 호기를 부리면서 타고 다니던 자가용도 사실은 남의 차를 잠시 빌어 탄 것으로 소문에 의하면 그 차까지도 팔아 먹었다고 한다. 피해자들이 모두가 창피한 마음에서 공개를 꺼리기때문에 정씨로부터 입은 피해가 얼마인지는 알수가 없지만 아뭏든 1년남짓동안 꼬박 남의 돈, 남의 차, 남의 음식만 먹으면서 호강스럽게 지낸 것만은 틀림없다. 그렇게 많은 돈을 사기했으면서도 현재가진 재산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 조금이라도 받아보려고 경찰서에 왔던 사람들은 공연히 소송비용만 들뿐 받을 길이 없을 것같아서 모두 그냥 돌아가고 말았다. 그러나 과연 그의 말처럼 돈을 다쓰고 없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곳에 빼돌렸는지는 모를 일. 그리고 도망갔다는 그의 부인이 정말 도망간 것인지 아니면 재산을 도피시킨 곳에 가서 정씨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를 일. 이러한 의심을 뒷받침하는 것은 그가 한사코『몸으로 다 때우겠다』고 버티고 있다는 사실. 그는 10월24일 30만원 사기혐의로만 검찰에 구속송치 되었다. 정씨는 KBS-TV「탤런트」1기생으로 M방송국으로 옮긴지는 얼마 안된다. 오랜 연기자 경력에 비추어 조역이나 단역 밖에는 출연하지 못했고 따라서 시청자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얼굴이다. 사기혐의로 구속되기 전까지『수사반장』이란「드라머」에 나갔었다. <영(英)>[선데이서울 71년 11월 14일호 제4권 45호 통권 제 162호]
  • 노래커녕 울어버린 교환양 접대부

    노래커녕 울어버린 교환양 접대부

    『여보세요, 네 네』- 낮엔 꾀꼬리같은 목소리로 전화를 이어주던 아가씨 2명이 밤엔 술집접대부로 일한 것이 밝혀져 파면을 당했다. 노래소리 한번 꾀꼬리같았을거라고 짐작하는건 주착없는 술꾼들의 추측이겠지만 알고보니 19살 아가씨들에겐 애절한 사연도 있었던 것-. 두 교환양아가씨의 접대부 13일에 무엇이 일어났나. 「아르바이트」로 13일 나가곤 실망이 더 커 서울 모 전화국은 12일 교환양 2명을『교환원의 신분으로서 교환원의 명예를 손상시켰다』는 이유로 파면시켰다. 더구나 1천3백여명의 교환양들이 모인 이날 아침의 조회석상에서 다른 교환양들은 이런일이 없도록 하라고 훈시하며 톡톡이 망신까지 시켜놓고. 파면당한 2명의 교환양은 임시교환원 강(姜)모(19) 김(金)모(19)양. 이 두 아가씨가『교환원의 명예를 손상시킨 것』은 8월7일부터 19일까지 전화국 근무를 마친뒤 시내 중구 다동 E술집에 나가 접대부 노릇을 했기때문. 이미 두달이나 지나버린, 더군다나 13일동안밖에 안되는「아르바이트」사실이 들통난 것은 지난 11일. E술집 여주인 이(李)모여인이 이들 두 아가씨가 밀린 외상술값을 받아 가로챘다고 종로경찰서에 고발한 데서였다. 전화국선 망신주고 파면 12일 강모·이모양을 연행해온 경찰관들은 취조결과 이들 10대의 두아가씨가 교환양이란 사실을 알아내고는 깜짝 놀랐다. 여대생이나 백화점 점원들이「아르바이트」로 술집에 나가는 경우는 있었어도 교환양 접대부는 처음 있는 일. 경찰은 강모·이모양을 이여인과 대면시켜 원만한 타협이 이루어지자 두 아가씨를 훈방조처했다. 『앞으로 이 문제를 민·형사상으로 문제 삼지 않겠다』는 세사람의 서약서를 받아놓고. 그러나 여기서 사건이 완전히 매듭지어진 것은 아니었다. 경찰의 통보로 이 사실을 알게된 전화국은 벌집을 쑤셔 놓은 듯 법석을 떨게 됐고 그 결과 두 교환양의 파면을 결정한 것이다. 문제가 이렇게 엉뚱한 방향으로 번진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두 아가씨들은13일 여느때와 같이 출근했다가 창피를 당했다. 이미 조회 석상에서 이 사실이 온 직원들에게 알려진 뒤여서 모든 동료직원들의 조소와 손가락질을 받는듯 뒷통수에 간지러움을 느끼며 쫓겨 나와야 했다. 『하루도 결근 안하고 열심히 일하는 등 모범교환양인 줄 알았던 너희들이 이럴수가 있느냐』는 담당과장과 총무의 꾸중을 한바탕 듣고. 강모·이모양이 모전화국 임시교환원으로 들어간 것은 1년전인 70년 9월. 강양은 강원 인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뒤 그곳 경찰서에서 1년 남짓 교환원으로 일하다가 하나 둘 서울로 취직되어 빠져나가는 동료들을 따라 70년 5월 상경했다. 친척 집에서 묵으면서 직장을 찾던 중 9월 모전화국 임시 교환원으로 시험없이 채용되었다. 이때 이양도 함께 채용됐던 것. 그러나 서울에서의 교환양생활은 일이 더 고되기만 할뿐 월급은 형편없었다. 그래서 용돈이라도 마련해야 되겠다고 마음 먹은 것이 술집 접대부로 나가게 된 동기가 됐다는 것. 강·이양의 출근시간은 상오 8시30분. 하오 6시 혹은 8시까지 일했다. 월급은 1만1천원. 그러나 이것은 한달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했을 경우이고 하루만 쉬어도 일당 3백50원씩을 꼬박꼬박 떼냈다. 근무시간외 특근을 해도 수당은 한푼도 없었다. 당직을 하고나서 하루를 쉬어도 일당은 어김없이 빼어버렸다는 두아가씨의 주장. 두 아가씨가 받는 월급은 7천원에서 9천원안팎. 9천원 안팎의 월급으로 용돈이라도 벌려던 것이 1천2백여명의 교환양 중 3백50명 가량의 임시교환원들은 누구나 마찬가지 사정이었다는 것. 그러나 정식 교환원 자격증이 없는 이들로서는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아가씨들이 다니던 전화국의 국장도『정식교환원의 경우는 월급이 2만3천원 정도인데 임시는 7, 8천원 안팎이다. 평소 나자신도 임시교환원에 대해서는 깊이 동정하고 있다. 시간외 근무 수당은 따로 마련이 없다』고 말하고 있어 임시교환원들의 처지가 동정을 받을만 하다는 것을 증언하고 있다. 아뭏든 저녁 퇴근시간에「아르바이트」를 나가기로 결심한 이들은 지난 8월초 직업소개소를 찾았다. 남자들의 세계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과 용돈을 마련하자는 욕심때문에 술집 접대부로 일할 용기를 감히 내었다는 것. 그러나 10대 소녀가 생각했던 것처럼 접대부 생활이 화려하거나 돈이 잘 벌리는 직업도 아니었다. 외상값 받아쓰고 횡령혐의로 고발당해 가뜩이나 요정가에 불경기가 닥쳐 손님이 적은데다가「팁」이라야 보잘 것 없는것이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일당 얼마씩을 주기로 한 주인이 약속을 어겨 일당마저 받지 못했다. 결국 실망끝에 두아가씨는 13일만에 접대부「아르바이트」를 집어 치웠다. 다시 교환양으로서만 일하면서 지난 13일동안의 접대부 생활을 생각해보니 울화가 치밀었던 모양. 두아가씨는 그동안에 사귄 단골손님들에게 전화를 걸어 외상술값을 받아내어 써 버렸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술집 주인은 노발대발. 끝내는 두 아가씨를 횡령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말았던 것. 직장에서 쫓겨난 두 아가씨는 창피도 창피지만 우선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연하다며 울먹. 이양은 직장동료들과 함께 모으고있는 10만원짜리 곗돈 5천원씩을 마련할 길이 없다며 태산같은 걱정이었다. 떼었던 외상술값을 변상받고 화해한 술집주인은 주인 대로 또 고민. 당장 괘씸한 생각으로 경찰에 고발은 했지만 문제가 커져 직장까지 잃게 될 줄은 몰랐다는 것. 『22살이라기에 그런줄만 알았더니 19살밖에 안되었다니 자식을 키우는 사람으로 어린 아가씨의 장래를 망그러 뜨린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 한숨을 짓기도했다. 교환양들에 대한 전화국 당국의이번 조치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우선 강·이양이 잘못을 저지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 더구나 외상술값을 가로챘다는 점도 변명할수 없는 잘못. 그러나 아직 이들이 10대 소녀라는 점에서 모든 잘못을 두 아가씨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교환양이라고 접대부로「아르바이트」못할 이유가 무엇이냐? 접대부를 그처럼 백안시하는 그 자체가 너무하다』극단론도 없지않다. 교환양으로 열심히 일해도 생활이 해결 안되는 현실, 월급은 아예 없고 손님이 주는「팁」만을 수입으로 삼아야하는 접대부의 생활등 사회의 실정을 모르고 철없이 뛰어든 10대의 두 아가씨만 희생당한 셈이라는 제법 현학적인 주장도 나오고. <수(秀)> [선데이서울 71년 10월 24일호 제4권 42호 통권 제 159호]
  • 뉴욕 네 여자, 강북 네 여자 눌렀다

    뉴욕 네 여자, 강북 네 여자 눌렀다

    지난 5일 나란히 개봉해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친 한국 영화 ‘걸스카우트’와 할리우드 영화 ‘섹스 앤 더 시티’의 희비가 엇갈렸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현충일이 포함된 지난 주말 연휴 ‘섹스 앤 더 시티’는 26만 5천명의 관객을 동원한 반면 ‘걸스카우트’는 8만 2천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한마디로 뉴욕 네 여자가 강북 네 여자를 누른 셈이다. 왜 관객들은 뉴욕 네 여자들에게 손을 들어줬을까? 일단 ‘섹스 앤 더 시티’는 이미 방영됐던 인기 드라마 시리즈를 영화로 재탄생시킨 만큼 수많은 열성 팬을 거느리고 있다. 간간히 들려오던 영화 관련 소식에도 관객과 언론들에 집중 세례를 받을 정도였다. 4년 만에 다시 돌아온 주인공 캐리, 사만다, 미란다, 살롯의 솔직한 입담은 여전하고 패션 감각은 더욱 화려해졌다. 또한 영화는 이전에 드라마를 접하지 못했던 관객들이라고 해도 무리 없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됐다. 하지만 ‘섹스 앤 더 시티’ 인기의 가장 큰 이유는 화려하고 세련된 볼거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성공한 그녀들의 이야기에 관객들이 대리만족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걸스카우트’는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김선아를 비롯해 나문희, 이경실, 고준희까지 세대별로 개성 있는 캐릭터를 앞세워 흥행 몰이에 나섰지만 결과는 어두웠다. 억울하게 뺏긴 곗돈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강북 네 여자들의 이야기는 흥미롭지만 이야기의 중심을 끌만한 화젯거리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긴다. 하지만 아직 게임은 시작에 불과하다. 뉴욕 네 여자의 당당한 기세 속에서 강북 네 여자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앞으로의 흥행결과가 기대된다. 사진 = ‘걸스카우트’(좌), ‘섹스 앤 더 시티’(우) 서울신문 NTN 정유진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걸스카우트는 어떤 영화

    걸스카우트는 어떤 영화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곗돈’은 늘 무사하지 못하다. 계주는 늘 곗돈을 들고 튀고 남은 자들은 분노에 몸을 부르르 떤다.‘잡히면 죽는다.’를 연발하면서. 영화 ‘걸스카우트’(제작 보경사·5일 개봉)가 결성된 이유도 그래서다. 손대는 재테크마다 망해 생활계의 ‘마이너스 손’이라 불리는 미경(김선아)은 도시락집 차리는 게 일생일대의 꿈. 봉순(이경실)은 둘째아들 수술을 앞두고 급전이 필요하다. 마트 점원으로 일하는 이만(나문희)은 서른 백수 아들 뒷바라지에 바쁘다. 카드 빚에 시달리는 은지(고준희)는 패션과 성격만은 구김살 없다.20대에서 60대까지 아우르는 넷은 곗돈을 들고 튄 미용실 성 원장을 잡는데 의기투합한다. 그런데 이 여자들, 성 원장이 출몰한다는 미사리 카페에 퍼지고 앉아 텐트를 치고 삼겹살까지 구워 먹는다. 코미디의 외피를 입은 범죄·액션영화라는 점에서 ‘걸스카우트’는 ‘여성판 범죄의 재구성’을 자처한다. 그러나 여성들의 단체전과 생활밀착형 캐릭터가 힘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제2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영화는 보통 사람들은 결국 자기 힘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사회적 공분’을 귀여우면서도 처절한 액션으로 풀어 나간다. 그러나 아줌마들의 짙은 ‘살냄새’에 분양사기금 횡령 사건이라는 만화적 상황이 끼어들면서 공감은 떨어진다. 장르가 섞이며 정체성이 모호해진 것도 약점. 세련된 전개와 올골진 짜임새가 아쉬운 부분이다.15세 이상 관람가.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김선아 “삼순이 캐릭터 깨기보다 즐길래요”

    김선아 “삼순이 캐릭터 깨기보다 즐길래요”

    3년이 지났다. 김삼순이 떠난 지. 그러나 아직도 김선아(33)는 ‘삼순이’라는 레테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운명이라고 생각해야죠. 베토벤도 ‘운명’이 자꾸 쫓아 다니듯이 제게도 삼순이를 쓰러뜨릴 수 있는 작품이나 캐릭터를 만나지 않고서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깨기보다는 그것 그대로 보존하고 싶은 캐릭터라고 할까요.” ●3년의 굴곡 누군가에 도움 청했다면… 김선아에게 지난 3년은 소송과 소문으로 질척인 시간이기도 하다. 지난해 ‘세븐데이즈’로 개봉한 ‘목요일의 아이’에 캐스팅됐으나 엎어졌다.1년을 촬영장과 집만 오가며 틀어 박혔다. 하루에 30분도 채 잠을 못 잤다. 올초에는 추문으로 세간의 입에 오르내렸다.“작품하기가 겁이 나고 사람을 잘 못 믿게 됐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흥행보다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더 의미를 뒀죠. 영화사 대표님이나 감독님께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지겹도록 물었어요.‘정말 믿고 가도 돼요?’그리고 현장에서 많은 것을 치유할 수 있었어요.” 공백 아닌 공백기를 겪어야 했던 그의 상황은 이번 영화 ‘걸스카우트’ 속 미경의 상황과 묘하게 겹친다. 손에 대는 재테크마다 말아 먹고 곗돈을 쫓다 딸까지 납치당하는 미경.‘절박’과 ‘절실’을 무심한 표정으로 감춘 그는 맨얼굴로 악다구니를 쓰며 사력을 다한다. 그는 최근의 굴곡에 대해 “미경처럼 무데뽀로 혼자 해결하려 하기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기도 했다고 했다. 김선아는 ‘몸을 아끼지 않는 여배우’‘잘 망가지는 여배우’라는 수식을 제 옷처럼 걸쳐 왔다. 그러나 ‘걸스카우트’에서의 액션은 보는 사람이 단내가 날 정도다. 여기서 그는 그간 로맨스 영화의 전형을 비껴나 딸 뺏긴 어미, 살아가는 게 아니라 ‘살아 내야 하는’ 30대 여자의 얼굴을 보여 준다. 미경은 사기꾼 홍기(박원상)에게 흠씬 두드려 맞고도 ‘(여자라고)무시하지 말라.’고 내지른다.“‘무시하지 말라.’는 말은 사회를 향해 쏟아낼 수 있는 짧지만 강한 말이었던 것 같아요. 우리가 뜯긴 돈은 푼돈이어서 경찰에도 외면당하죠. 큰 건들만 인정하고 돌아가는 사회에 대한 울부짖음 같아서 그 장면 찍을 때는 정말 화도 많이 나고 제 속에서도 절실하게, 아프게 나왔어요.” ●악다구니 연기 망가지는게 아닌 리얼리티 그는 ‘망가진다.’는 말에도 반기를 들었다. 영화 ‘예스터데이’ 때는 의상이 단 두벌이었고 ‘몽정기’에서는 배경이 80년대라 촌스러울 수밖에 없었다는 것.“그걸로 사람들은 망가진다고 하는데 저는 그게 리얼리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망가지는 연기를 잘한다.’는 말에 공감을 못하겠어요. 화장 못하거나 마스카라 번지는 건 망가지는 게 아니라 현실적인 거죠.” 사람들은 김선아에게 왜 비슷한 캐릭터만 이어가고 있냐고도 한다. 몇년간 그를 따라다니는 질문이다.“깨보고 싶다는 욕심, 벗어나야겠다는 욕심은 분명 있어요. 물론 제가 아니면 안 될 역할도 있을 것이고,‘자뻑’을 하자면 저였기 때문에 더 처절할 수도 있었을 거예요. 그래서 저만이 느낄 수 있는 장르 안에서의 캐릭터 변화라고 얘기해요. 작품은 연이 닿아야 되더라고요. 연이 닿으면 다음 작품에서는 예술영화나 독립영화를 할 수도 있겠죠.” ‘섹스 앤 더 시티’‘쿵푸 팬더’등 할리우드 대작들과 맞붙는 그에게 흥행 예상을 떠봤다. 장난기 어린 표정에 투덜거리는 듯 오물거리는 입술. 딱 김선아답게 그가 답했다.“저희 여자 네 명이서 이꼴저꼴 다 겪었는데 곰 한마디 못 물리치겠어요?”(웃음)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봉촌동 네 여자 VS 뉴욕 네 여자’ 한판 승부

    ‘봉촌동 네 여자 VS 뉴욕 네 여자’ 한판 승부

    5일 개봉 하는 두 영화가 있다. 바로 한국 영화 ‘걸 스카우트’와 할리우드 영화 ‘섹스 앤 더 시티’다. 두 영화는 개봉 날짜뿐만 아니라 4명의 개성 넘치는 여주인공들이 등장한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하지만 두 영화는 분명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 닮은 듯 다른 영화. 과연 관객들은 어떤 영화를 선택할까? 소박하지만 정이 가는 봉촌 3동 네 여자 ‘걸스카우트’ 봉촌 3동을 무대로 한 영화속에는 하는 일마다 족족 말아 먹는 30대 미경과 백수 아들 뒷바라지 하느라 마트에서 일하는 60대 이만,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40대 봉순, 폼 나는 인생을 꿈꾸는 20대 은지 까지 네 여자가 산다. 그럭저럭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일생일대의 사건이 벌어진다. 바로 누군가 피 같은 곗돈을 빼먹고 달아난 것. 사건은 네 여자가 직접 곗돈을 찾아 나서면서 전개된다. 그러나 단순히 영화는 빼앗긴 곗돈을 찾으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걷잡을 수 없이 꼬이게 되는 인물들의 스토리 구조와 참신한 소재는 흥미롭다. 거기에 물, 불 안 가리는 과격한 몸 액션과 화려한 추격 신까지 영화 ‘걸스카우트’는 캐릭터, 시나리오, 오락성 세 박자를 모두 갖췄다. 화려한 삶을 대표하는 뉴욕 네 여자, ‘섹스 앤 더 시티’ 뉴욕을 대표하는 네 여자 캐리, 사만다, 미란다, 샬롯이 돌아왔다. 미국 인기 TV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전 세계 수많은 열성팬들을 거느린 ‘섹스 앤 더 시티’가 4년 만에 영화로 재탄생했다. 이전보다 더 화려하고 럭셔리하게 돌아온 이들은 웨딩드레스 컬렉션, 뉴욕 패션 위크, 뉴요커들의 파티 등 화려한 뉴욕의 삶을 보여준다. 하지만 전작과 달리 뉴욕의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기보다 행복한 무엇인가를 찾아간다는 설정은 확실히 달라져 있다. 영화만 놓고 본다면 허황된 신데렐라 스토리로 받아들여지기 쉽지만 드라마를 계속 지켜봐 온 열성팬들에게는 이해가 된다. 남부러울 것 없는 완벽한 직업에 가던 사람도 뒤돌아 보게 만드는 화려한 스타일로 치장한 그녀들이 펼치는 사랑과 성, 우정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에 여성들은 열광한다. 사진 = ‘걸스카우트’, ‘섹스 앤 더 시티’ 서울신문 NTN 정유진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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