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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차별 칼부림’ 안인득 얼굴 공개…‘계획 범죄’ 정황

    ‘무차별 칼부림’ 안인득 얼굴 공개…‘계획 범죄’ 정황

    경찰이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안인득(42)의 얼굴을 공개했다. 다만 그가 여전히 범행동기 등에 대해 횡설수설하고 있어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 안씨는 19일 진주시내 한 병원에서 다친 손을 치료받기 위해 진주경찰서를 나섰다. 전날 경남지방경찰청 신상공개심의위원회가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하면서 안씨가 진주경찰서를 빠져나가는 동안 마스크나 모자 없는 그의 얼굴이 언론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안씨는 줄무늬 티셔츠에 짙은 남색 카디건과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신는 등 가벼운 옷차림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포승줄에 묶인 양손은 상처 치료를 위한 흰색 붕대로 감겨 있었다.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죄송하지만, 저도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해 하소연을 했다”며 “하소연을 해도 경찰이나 국가로부터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해 화가 날 대로 났다”고 말했다. 이어 “진주시 부정부패가 심하다”며 “여기에 하루가 멀다고 당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제대로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여성 등 특정인을 목표로 범행을 저질렀느냐고 묻자 “그런 것은 아니다”고 했으며 억울한 점이 있느냐는 물음에 “억울한 부분도 있지만, 잘못에 대해서는 처벌받겠다”고 짧게 답했다. 경찰은 안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프로파일러 2명을 투입, 안 씨의 정신·심리상태와 관련한 분석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안씨가 피해망상 증세를 보이는 데다 사건 외적인 개인 신상을 밝히길 꺼리고 있어 진술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추가 정신병력 기록이 있는지 등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다만 과거 정신질환으로 인한 치료 경력은 확인되지만, 압수수색 검증영장을 집행한 뒤 개별 병원에 일일이 문의해야 해 정확한 정신병력 확인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압수한 안 씨의 휴대전화 분석은 물론 피해자와 목격자를 대상으로 당시 범행상황도 재구성하고 있다. 또 안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 두 자루도 언제·어디서 구매한 지를 확인하고 있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국정농단 등이 나를 해하려는 세력에 의해 일어났다’,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해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 ‘부정부패가 심하다’ 등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다만 안씨 진술과 별개로 계획범죄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사전에 셀프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 온 점, 대피하는 주민들 급소를 노려 흉기를 휘두른 점 등을 봤을 때 살인 고의성이 상당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17일 새벽 안 씨는 자신이 사는 진주시 가좌동 아파트 4층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려고 집 밖으로 나온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사망 5명, 중상 3명, 경상 3명 등 자상으로 인한 사상자가 총 11명 발생했으며 연기흡입 등으로 9명도 병원 치료를 받았다. 창원지법 진주지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지난 18일 안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희진 부모살해 피의자 김다운 1년간 치밀하게 범행 준비

    이희진 부모살해 피의자 김다운 1년간 치밀하게 범행 준비

    ‘청담동 주식 부자’로 알려진 ‘이희진(33·수감 중) 씨 부모피살 사건’은 피의자 김다운(34) 씨가 1년 가까이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 범행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26일 강도살인과 시체유기 등 5개 혐의로 김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건 윤곽이 대부분 드러났지만 명확한 범행동기 등 아직 풀어야할 의문이 많다. 피의자 김씨는 지난해부터 이씨의 불법 주식거래 등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에게 접근 가족관계 등 정보를 캐내고, 이씨 부모의 귀가 장면까지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등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그는 심지어 이씨 아버지 A(62)씨 차량에 추적기까지 달아 움직임을 파악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김씨의 휴대전화에서 이씨 부모를 촬영한 동영상을 찾아냈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김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자 청담동 주식 부자로 알려진 이씨의 부모가 많은 돈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 범행 대상으로 선정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인터넷 구인 사이트에서 공범 3명을 고용한 김씨는 범행 당일 구입한 흉기와 범행현장을 치우기 위한 표백제, 청테이프 등을 직접 준비해 현장에 가져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런 점을 근거로 범행 이전부터 살인 의도가 있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김씨와 30대 초반의 중국 동포 공범 3명은 서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이씨의 아버지와 어머니 B(58)씨를 따로 끌고 가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동안 궁금해 하던, 아버지 시신만 유기한 이유도 밝혀졌다. 이씨 아버지 시신을 평택 창고로 옮긴 김씨는 범행현장으로 다시 돌아와 어머니 시신까지 유기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아 장롱에 감췄다고 진술했다. 또 하나의 의문인 슈퍼카 판매대금을 노린 계획범죄 여부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 경찰은 슈퍼카 매매계약 이전에 범행 준비한 점, 범행일이 현금 5억원 인도 이전에 결정된 점을 근거로 이를 노린 범행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5억원 돈 가방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김씨의 진술에 대한 진위 파악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슈퍼카를 판매한 날에 우연히 김씨가 강도살인을 저질렀다고 보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경찰은 김씨가 강탈한 5억원 중 2억 5070만원을 회수했다. 김씨는 변호사 선임비. 지인증여, 심부름센터 이용, 창고임대 등 비용으로 1억 7942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아들이 차량 판매대금 5억원 외에도 집에 수표와 현금이 더 있었을 것이라고 진술, 경찰은 김씨가 추가로 숨긴 돈이 있는지 또 다른 사용처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범해 후 김씨가 멀리 달아나거나 증거를 없애지 않고 피해자 가족을 만난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경찰은 김씨가 5억원 돈 가방에서 차량 매매증서를 확인하고 나머지 매매대금을 노려 추가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씨가 이씨 어머니 휴대전화로 대신 행세를 하면서 “아들아. 내가 잘 아는 성공한 사업가가 있으니 만나봐라”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이씨 동생과 직접 만나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이다. 경찰의 수사로 범행 윤곽이 거의 드러났지만 의심을 깔끔히 해소하려면 무엇보다 납득할 만한 범행동기를 밝혀야한다. 김씨는 이씨 아버지가 주식으로 돈을 불려주겠다며 투자를 권유해 약 2000만원을 건냈는데 이를 갚지 않아 회수할 목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하지만 적은 액수 때문에 사람까지 고용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에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다. 경찰은 지난 25일 신상공개위원회에서 피의자 신원공개를 결정함에 따라 이날 처음으로 언론에 김씨 얼굴을 공개했다. 중국으로 달아난 3명의 공범에 대해서는 같은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국제공조를 통해 국내 송환을 추진하고 있다. 글·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 부모 살해사건 꼬리 무는 의문점

    ‘청담동 주식 부자’로 알려진 이희진(33)씨 부모 살해사건 전모가 경찰에 붙잡힌 주범 피의자 김모(34)씨의 진술로 속속 들어나고 있다. 이씨의 동생이 부모가 살해되고 나서 3주 정도가 지나 뒤늦게 실종 신고를 한 이유가 밝혀졌다. 피의자 김씨가 범행 후 이씨의 숨진 어머니 휴대전화를 갖고 다니며 대신 행세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의 이 같은 행각이 며칠간 이어지자 이씨 동생은 의심이 들어 직접 부모의 집으로 찾아갔지만 현관문 비밀번호가 바뀌어 들어가지 못했다. 이후 어머니가 전화를 받지 않고 카카오톡도 연락도 끊기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경찰의 수사가 범행 후 3주 정도가 지나 시작됐다. 또 피의자 김씨가 집에서 빼앗아 간 5억원은 이씨 동생이 사건 당일 차량을 매각한 대금 15억원의 일부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부모는 5억원이 든 돈가방을 전달받아 안양 자택으로 돌아와 현관에서 피의자 김씨 등 4명에게 탈취당했다. 김씨가 이씨 아버지에게 ‘2000만원을 빌려주고 받지 못해 범행했다’고 진술한 범행 동기는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경찰은 고가의 차량 매각 대금을 노린 범행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김씨는 범행 당일 중국으로 출국한 A(33)씨 등 공범 3명을 모집하기 위해 지난달 초 인터넷에 글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호 인력을 모집한다는 명목으로 글을 올려 이들과 접촉, 사전모의를 거쳐 범행에 착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미리 주변 정리를 모두 마친 뒤 범행 직후 중국으로 달아났다.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도 많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지 채 24시간도 안돼 주범격인 김씨가 검거된 것은 뜻밖이다. 경찰은 김씨를 지난 17일 경기도 수원의 한 편의점에서 붙잡았다. 2명을 살해하고 3주 정도가 지났는데도 다른 공범처럼 국외로 달아나거나 은밀한 곳에 숨지도 않았다. 아파트에서 범행흔적을 없애고 이씨 아버지 시신을 냉장고에 넣어 평택 창고를 옮기는 등 계획범죄치고는 너무 쉽게 붙잡혔다는 지적이다. 범행 당일 곧바로 국외로 달아난 중국 동포 공범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또 김씨가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면 왜 이씨 아버지 시신만 평택의 창고로 옮겼는지도 의문이다. 경찰은 계획범죄라면 어머니 시신도 은밀한 곳으로 옮겨 써야 했다고 보고 있다. 범행 후 혼자 남은 김씨가 친구 2명을 불러들인 이유도 밝혀내야 할 부분이다. 2명은 또 다른 공범이거나 범행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주변에 CCTV나 행인 등 보는 시선이 많은 대낮에 4명이나 되는 피의자가 한꺼번에 아파트에 침입해 살인을 저지른 것도 일반적인 범행행태에서 벗어난다. 60대 부부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르기에는 너무 숫자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희진 씨의 투자 피해자로서 강도를 위장한 보복 범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 채무 관계로 인한 범죄, 고액 현금을 노린 강도살인, 그리고 ‘청담동 주식 부자’ 이 씨와의 관련성까지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
  • 유족 “임교수, 한때 우울증… 정신질환자 낙인 없는 치료 원할 것”

    유족 “임교수, 한때 우울증… 정신질환자 낙인 없는 치료 원할 것”

    범인, 미리 흉기 준비… ‘계획범죄’ 무게 법원 “구속 필요성 인정” 영장 발부 “아들 살린 은인에게 날벼락” 조문 행렬 정부·의료계 ‘임세원법’ 제정 추진 나서지난달 31일 강북삼성병원에서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임세원 교수가 가해자를 피해 도망치는 과정에서 간호사들을 먼저 피신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임 교수를 향한 애도의 물결도 커지고 있다. 2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피의자 박모(30)씨는 사건 당일 오후 5시 44분 신경정신과 상담실에서 임 교수와 진료 상담을 하던 도중 임 교수를 흉기로 찔렀다. 임 교수는 중상을 입은 채 도망치며 간호사들에게 도망치라고 소리쳤다. 이어 간호사가 잘 피했는지 확인한 뒤 박씨가 쫓아오자 다시 달아났다. 하지만 임 교수는 3층 진료 접수실 근처 복도에서 박씨에게 붙잡혀 다시 흉기에 찔렸다. 임 교수는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과다 출혈 등으로 끝내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임 교수가 간호사를 대피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담겼다”면서 “자신이 흉기에 찔렸는데도 간호사가 잘 피했는지 확인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러 가는 길에 모습을 드러낸 박씨는 범행 동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박씨는 조울증으로 불리는 양극성 장애를 앓아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씨가 흉기를 미리 준비한 점을 토대로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구속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임 교수의 여동생 세희씨는 이날 빈소가 마련된 서울적십자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빠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의료진 안전과 모든 사람이 정신적 고통을 겪을 때 사회적 낙인 없이 치료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임 교수가 자신의 우울증 극복기를 책으로 낸 사실을 거론하며 “사랑했던 환자를 위해 자신을 드러냈던 것”이라면서 “오빠가 직업에 소명의식이 있었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사회적 낙인 없이 치료받기를 원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임 교수에게 치료를 받은 환자와 가족들은 이날 빈소를 찾아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10년간 아들의 우울증 치료를 임 교수에게 맡긴 정모(55)씨는 “임 교수는 우울증약을 끊지 못하고 극단적인 행동까지 보였던 아들에게 새 삶을 선물한 은인인데, 이런 날벼락이 어딨느냐”라며 울먹였다. 조문을 마친 동료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너무 갑작스러워 경황이 없다”며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임세원법’ 제정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학회 관계자는 “위급상황 시 의사들이 진료실에서 대피할 수 있는 뒷문을 만드는 등의 안전장치를 두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진료실 내 대피통로 마련, 비상벨 설치, 보안요원 배치, 폐쇄병동 내 적정 간호 인력 유지 등 진료 현장의 안전실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유족 “임세원 교수도 한때 우울증…고통받는 이들 낙인 없는 치료 원해”

    유족 “임세원 교수도 한때 우울증…고통받는 이들 낙인 없는 치료 원해”

    중상 입고 간호사 대피 노력 CCTV 찍혀 범인, 미리 흉기 준비… ‘계획범죄’ 무게 범행동기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아 정부, 진료환경 안전 개선안 마련키로 외래치료명령제 활성화 법안도 협의지난달 31일 강북삼성병원에서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임세원 교수가 도망치는 과정에서 간호사들을 먼저 피신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임 교수를 향한 애도의 물결도 커지고 있다. 2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피의자 박모(30)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44분 신경정신과 상담실에서 임 교수와 진료 상담을 하던 도중 임 교수를 흉기로 찔렀다. 임 교수는 중상을 입은 채 도망치며 간호사들에게 도망치라고 소리쳤다. 이어 간호사가 피했는지 확인한 뒤 박씨가 쫓아오자 다시 달아났다. 하지만 임 교수는 3층 진료 접수실 근처 복도에서 박씨에게 붙잡혀 다시 흉기에 찔렸다. 임 교수는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과다 출혈 등으로 끝내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임 교수가 간호사를 대피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담겼다”면서 “자신이 흉기에 찔렸는데도 간호사가 잘 피했는지 확인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박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일절 답하지 않았다. 박씨는 조울증으로 불리는 양극성 장애를 앓아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씨가 흉기를 미리 준비한 점을 토대로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임 교수의 여동생 임세희씨는 이날 임 교수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빠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의료진 안전과 모든 사람이 정신적 고통을 겪을 때 사회적 낙인 없이 치료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임 교수가 자신의 우울증 극복기를 책으로 낸 사실을 거론하며 “사랑했던 환자를 위해 자신을 드러냈던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오빠가 얼마나 자신의 직업에 소명의식이 있었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사회적 낙인 없이 치료받기를 원했는지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빠는 효자였다. 굉장히 바쁜 사람인데도 2주에 한 번씩은 멀리서 부모님과 식사했고, 아이들을 너무 사랑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고인은 생전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걱정하고 치유 과정을 함께 하면서 평소 환자를 위해 성실히 진료에 임했다”면서 “지난 1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회의를 갖고 의료인의 안전한 진료환경을 위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진료실 내 대피통로(후문) 마련과 비상벨 설치, 보안요원 배치, 폐쇄병동 내 적정 간호인력 유지 등 진료현장 안전실태 조사를 추진한다. 또 비자의 입원 환자에 대해 퇴원 조건으로 1년간 외래치료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외래치료명령제’ 활성화 법안도 국회와 적극 협의하기로 했다. 퇴원 정신질환자 정보 연계 관련 법안은 현재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복지부는 다만 “이번 사건이 ‘정신질환자가 위험하다’는 부정적 인식으로 이어지지는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거제서 끔찍한 ‘묻지마 살인’…20대男, 폐지줍던 여성 폭행 치사

    거제서 끔찍한 ‘묻지마 살인’…20대男, 폐지줍던 여성 폭행 치사

    건장한 20대 남성이 키 132cm, 체중 31kg에 불과한 왜소한 여성을 아무 이유 없이 잔혹하게 폭행해 숨지게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피의자는 술에 취한 상태여서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변명하고 있으나 검찰은 일부러 약자를 골라 살인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하려 한 계획범죄에 무게를 싣고 있다. 31일 창원지검 통영지청과 경남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피의자 박모(20)씨는 지난 4일 새벽 거제 선착장 근처 주차장에서 쓰레기를 줍던 A(58)씨의 머리와 얼굴을 수십 차례 폭행했다. 범행현장의 CCTV에 담긴 영상에 따르면 박씨는 “살려달라”고 비는 A씨를 도로 연석에 내동댕이쳤다가 다시 일으켜 주먹으로 폭행하는 행위를 30여분간 반복했다. A씨가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자 박씨는 도로 한가운데로 끌고간 뒤 하의를 모두 벗겨 유기하고 달아났다. 차를 타고 지나가다 이를 목격한 행인 3명이 자신을 말리자 박씨는 “내가 경찰이다. 꺼져라”면서 폭행을 멈추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오전 8시쯤 뇌출혈과 턱뼈를 비롯한 다발성 골절 등으로 숨졌다. A씨는 키가 132cm, 체중 31kg에 불과할 정도로 왜소한 체격이었던 것에 반해 박씨는 180cm가 넘는 건장한 체격이었다. 박씨는 고등학교 재학 당시 학교폭력 가해자였으며 평소 군입대에 대한 스트레스를 술에 의존해 해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술을 마시면 지인들을 폭행하는 습관이 있었다는 게 수사기관의 전언이다. 박씨는 범행 사실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경에 따르면 박씨는 ‘술에 취해 왜 그랬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집 근처도 아닌데 거기를 왜 갔는지 왜 때렸는지 모르겠다’며 자세한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검찰은 고의적인 살해에 무게를 싣는다. 박씨가 인터넷에서 ‘사람이 죽었을 때’, ‘사람이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등의 문구를 검색해 본 점으로 미뤄볼 때 살인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하려고 계획적으로 약자를 골라 살해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검찰은 박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청구할 방침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강서구 아파트 살인’ 피의자 영장심사 출석…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

    ‘강서구 아파트 살인’ 피의자 영장심사 출석…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전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49)씨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25일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씨는 범행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김씨는 이날 오전 9시 56분쯤 서울남부지법에 도착했다. 검은색 패딩과 마스크, 모자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곧바로 법정으로 들어갔다. 김씨는 지난 22일 새벽 4시 45분쯤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전 아내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혼 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 등으로 전 아내를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이 알려진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서구 아파트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피해자의 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강서구 등촌동 47세 여성 살인사건의 주범인 아빠는 절대 심신미약이 아니고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야 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면서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청원했다. 피해자의 딸은 또 “어머니는 25년 간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렸다. 수차례 살해 협박 끝에 결국 죽임을 당했다”면서 김씨가 평소 딸에게 “엄마 죽이고 나서 감옥에서 6개월만 살다 나오겠다”는 말을 했다. 김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한 서울 강서경찰서는 “과거 가정폭력 혐의로 신고된 사실이 있다”면서 “철저한 계획범죄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25년간 가정폭력 시달린 엄마, 결국 살해당해”

    “25년간 가정폭력 시달린 엄마, 결국 살해당해”

    “아빠 협박에 결혼… 수차례 살해 위협”“어머니는 25년간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렸습니다. 수차례 살해 협박 끝에 결국 죽임을 당했습니다.” 지난 22일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살해된 이모(47)씨의 딸 김모(21)씨는 24일 양천구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씨의 빈소에서 터져 나오는 슬픔을 억누른 채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뗐다. 김씨는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빠는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야 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다. 사형을 선고해 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딸 김씨에 따르면 아버지 김모(48)씨의 폭력은 25년 전 시작됐다. 이씨는 헤어지고 싶어 했으나 “헤어지면 죽여버리겠다”는 흉기 협박에 원치 않는 결혼을 해야만 했다. 폭력은 계속됐지만 딸을 위해 이씨는 폭력을 견디고 또 견뎠다. 2015년 2월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갔다 온 이씨는 바람을 피웠다고 의심한 아버지 김씨에게 얼굴을 심하게 얻어맞았다. 당시 18살이던 딸이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아버지 김씨는 연행된 지 하루 만에 풀려나 집으로 돌아왔다. 결국 이씨는 이혼 소송을 냈고 그해 9월 남남이 됐다.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아버지 김씨가 끊임없이 찾아와 모녀는 4년 동안 6차례나 이사를 거듭했다. 2016년 흉기를 들고 찾아왔을 때 아버지 김씨는 또 경찰에 연행됐으나, 보복을 두려워한 이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풀려나고 말았다. 아버지 김씨는 평소 딸에게 “엄마 죽이고 나서 감옥에서 6개월만 살다 나오겠다”는 말을 했다. 또 접근금지 명령이 떨어졌음에도 이씨의 주변을 맴돌며 동선을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버지 김씨는 이씨가 아침 일찍 수영장에 간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아파트 앞에서 기다렸다가 이씨를 살해했다. 흉기는 현장에 그대로 두고 도주했다. 딸 김씨는 “아버지는 엄마를 죽인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날 잡아가라는 뜻으로 흉기를 두고 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24일 아버지 김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 가정폭력 혐의로 신고된 사실이 있다”면서 “철저한 계획범죄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참혹한 살인으로 비극적 결말 맺은 ‘25년 가정폭력’

    참혹한 살인으로 비극적 결말 맺은 ‘25년 가정폭력’

    “엄마 죽이고 감옥서 6개월이면 나온다고 해극악무도한 아빠 사형시켜 주세요” 靑청원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25년간 폭력에 시달렸습니다. 수차례 살해 협박 끝에 결국 죽임을 당했습니다.” 지난 22일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살해된 이모(47)씨의 딸 김모(21)씨는 24일 양천구의 한 장례식장에 차려진 이씨의 빈소에서 터져 나오는 슬픔을 억누른 채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뗐다. 앞서 김씨는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빠는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야 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다. 사형을 선고해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김씨에 따르면 아버지 김모(48)의 폭력은 25년 전 시작됐다. 이씨는 김씨와 헤어지길 원했으나, 김씨가 “헤어지면 죽여버리겠다”며 흉기로 협박해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해야만 했다. 결혼 이후에도 김씨의 폭력은 계속됐다. 하지만 이씨는 아이들을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견뎠다. 2015년 2월 김씨는 친구들과 제주도로 여행을 갔다 온 이씨가 바람을 피웠다고 의심하고 이씨의 얼굴을 심하게 때렸다. 당시 18살이었던 딸은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김씨는 경찰에 연행된 지 하루 만에 풀려나 집으로 돌아왔다. 이씨의 ‘합의이혼’ 요구를 김씨가 거절하자 이씨는 이혼 소송을 냈고 결국 그해 9월 이혼했다. 하지만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모녀는 4년 동안 6차례 이사를 거듭했지만, 김씨는 이씨와 딸이 사는 집을 수소문해 끊임없이 찾아왔다. 2016년 김씨가 흉기를 들고 찾아왔을 때 이씨는 김씨를 타일러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면서 식당 주인에게 눈빛을 보내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이 김씨를 연행했으나, 이씨는 보복이 두려운 나머지 경찰에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전했고 김씨는 또 풀려났다. 김씨는 평소 딸에게 “엄마 죽이고 나서 감옥에서 6개월이면 나올수 있다”는 말을 했다. 또 접근금지 명령이 떨어졌음에도 이씨의 주변을 맴돌면서 동선을 파악하고 살해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이씨가 아침 일찍 수영장에 간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이씨의 아파트 앞에서 기다렸다가 이씨를 살해했다. 흉기는 현장에 그대로 두고 도주했다. 딸 김씨는 “아버지는 엄마를 죽인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날 잡아가라는 뜻으로 흉기를 두고 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24일 김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24일 “김씨는 과거 가정폭력 혐의로 경찰에 신고된 사실이 있다”면서 “철저한 계획범죄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경찰, 美대사관 돌진 공무원 불구속 수사…정신병원 입원

    경찰, 美대사관 돌진 공무원 불구속 수사…정신병원 입원

    서울 종로경찰서는 미국 망명을 요구하며 주한미국대사관으로 승용차를 몰고 돌진한 여성가족부 서기관 윤모(47)씨를 불구속 수사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윤씨의 주거가 일정하고 가족관계 등을 봤을 때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없어 보인다”며 “초범이고 정신질환에 따른 우발적 범행으로 확인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전날부터 유치장에 수감됐던 윤씨는 이날 오후 7시 20분쯤 석방됐으며,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윤씨의 아내는 윤씨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켜 치료받게 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7일 오후 7시 22분쯤 서울 종로구 미국대사관 정문을 들이받은 혐의(특수재물손괴)로 윤씨를 입건했다. 윤씨는 경찰에서 “당시 제정신이 아니었고 귀신에 씌었다”며 “미국대사관 정문을 들이받고 망명 신청을 할 수 있다면 미국에 갈 수 있겠다는 망상이 생겼다”고 진술했다. 윤씨는 과거 두 차례 과대망상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고, 지난해 8월 여가부가 미국으로 보내주는 연수 대상자로 선정되고 나서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증상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윤씨는 체포 직후 경찰에 “북한과 얽힌 사연이 있어서 미국으로 망명을 떠나고 싶어 대사관을 들이받았다”고 말했으나, 경찰 관계자는 “북한과의 사연, 망명 신청 등은 논리적 연관성이 없는 이야기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은 일단 윤씨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지만, 계획범죄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아울러 경찰은 윤씨가 몰던 승용차가 동승자 노모(여)씨의 소유인 점과 노씨가 이 사고로 다친 점 등을 고려해 윤씨에게 재물손괴, 특수상해 등의 혐의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동료 살해 환경미화원에게 범행 동기 물었더니

    동료 살해 환경미화원에게 범행 동기 물었더니

    동료를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운 혐의를 받는 환경미화원 이모(50)씨가 20일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조사를 위해 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빨간색 점퍼 차림에 수갑을 찬 이씨는 오전 11시 45분께 전북 전주완산경찰서에 설치된 포토라인에 섰다. 그는 피해자를 살해한 동기와 계획범죄 여부를 묻자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시신 훼손 여부를 묻는 말에는 “아닙니다. 피해자 가족에게 죄송합니다”라고 답변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이씨는 지난해 4월 4일 오후 6시 30분께 전주시 한 원룸에서 동료 환경미화원 A(59)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시신을 검은색 비닐봉지 15장으로 겹겹이 감싸 일반 쓰레기로 위장한 뒤 쓰레기 소각장에 유기했다. 시신은 소각장에서 불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경찰은 살인과 시신유기 혐의로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살인 혐의는 대부분 인정했으나 시신 훼손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며 “이를 중점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미성년자 납치 살인범 최대 사형 구형

    檢, 미성년자 납치 살인범 최대 사형 구형

    살인죄 심신미약으로 감경 없어 ‘묻지마 살인’도 형량 높아질 듯 검찰이 살인, 강간살해 등 인명 경시 성향이 강한 범죄에 대해 최대 사형까지 구형하는 등 구형량을 대폭 높인다. 아동, 노인, 장애인, 여성 등 약자를 상대로 한 범행 구형량도 지금보다 높아진다. 음주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르면 ‘심신미약’으로 범행 의도가 분명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봐주던 관례도 줄어들 전망이다.대검찰청은 1일 살인 범죄자의 법정 구형량을 대폭 상향한 ‘살인범죄 처리기준 합리화 방안’을 전국 검찰청에서 시행한다고 밝혔다.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히는 살인 등 강력범죄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는 국민 법 감정을 고려한 행보다. 앞서 2008년 초등학생을 납치, 성폭행해 신체 일부를 불구로 만든 범죄를 저지른 조두순이 12년형을 선고받고 2020년 12월 출소를 앞두었다는 소식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바 있다. 대검은 미성년자를 납치해 살인하거나 성폭행한 뒤 살해하는 경우 무기징역을 구형 기준으로 삼는 등 강력범죄가 결합한 사건에 대해 지금보다 구형량을 높이는 쪽으로 새 구형 기준을 설계했다.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 금전적 이익을 노린 계획범죄나 보복, 우발적 범죄인 ‘묻지마 살인’ 역시 형을 가중해 구형할 대상 범죄로 삼았다. 대검은 또 ‘취해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변명이 통할 수 없도록 음주 상태를 심신미약으로 참작하지 않기로 했다.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은 조두순이 형을 감형받은 결정적 이유였었다. 반면 대검은 피해자의 귀책사유가 인정되면 구형량을 감경하기로 했다. 긴 세월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피해자가 살인을 저지른 경우이거나 지속적으로 학대당한 아동이 절박한 상황에 몰려 살인을 저지르게 된 경우 등이다. 대검 관계자는 “외국 구형 기준 등을 1년 동안 연구해 새 구형 기준을 마련했다”면서 “엄정한 구형으로 살인 범죄자에게 경종을 울려 범죄예방 효과를 높이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20대 美女건축사 미스터리 범죄, 가위로 ‘남친 물건’을…

    20대 美女건축사 미스터리 범죄, 가위로 ‘남친 물건’을…

    미모의 20대 재원이 잔인한 범죄를 저질러 수갑을 찼다. 처음엔 우발적인 범행으로 보였지만 수사 결과 모든 건 철저하게 계산된 범죄였다. 다만 범행의 동기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아르헨티나 경찰은 28일(이하 현지시간) “남자친구의 생식기를 자른 혐의로 체포된 여성의 다이어리에서 범행계획에 대한 기록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다이어리에는 범행 방법에서부터 범행 후 행동요령까지 자세히 적혀 있었다. 경찰은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할 수 없지만 계획범죄라는 점이 밝혀진 만큼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 25일 아르헨티나 지방 코르도바에서 발생했다. 26세 여성이 14살 연상인 남자친구의 생식기를 절단했다. 범행에 사용한 도구는 가지치기를 할 때 사용하는 가위였다. 남자는 피를 줄줄 흘리며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생식기를 봉합하진 못했다. 병원 측은 “남자가 앞으로 생식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여자친구는 유력 용의자로 바로 체포됐다. 두 사람은 약 1달 전부터 교제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쉽게 풀리지 않는 건 범행 동기다. 여자는 “남자친구가 강제로 성관계를 가지려고 해 반항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지만 다이어리가 발견되면서 거짓으로 드러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여자는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최근 건축사 자격을 취득한 재원이다. 남자친구와의 관계도 원만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언론은 “여자가 주변 사람들에게 남자친구를 자랑하며 결혼할 계획이라는 얘기를 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여자가 남자친구를 공격할 만한 이유를 현재로선 찾기 힘들다”면서 “정신감정을 받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바구니에 담아 하천에 버린 시신, 떠오르자…

    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살해된 50대 여성 시신이 바다에 유기된 사건의 현장검증을 3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들은 바구니에 담아 하천에 유기한 시신이 떠오르자 모래주머니를 보태 바다에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검증은 피해자가 살해된 부산시 금정구 한 주택과 시신이 유기된 부산시 남구 동천 하류에서 진행됐다.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A(55)씨는 나오지 않고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공범 B(44)씨만 나와 당시 상황을 재연했다. 부산해경 관계자는 “혐의를 모두 시인한 A씨는 범행 장소에 가는 것 자체가 두렵다며 현장검증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달 20일 오전 10시께 부산시 금정구에 있는 C(56·여)씨 집에서 C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후 시신을 자신의 집에 보관하다 24일 오전 2시 30분쯤 B씨와 함께 시신을 차에 실어 동천으로 옮겼다. 두 사람은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아 동천에 버린 시신이 물 위로 떠오르자, 곧바로 모래주머니를 넣어 다시 가라앉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C씨의 시신은 바다에서 발견됐고 그로 인해 이들의 범행은 드러났다. 해경은 26일 밤 낚시꾼의 신고를 받고 출동, 부산항 2부두 해양문화지구 공사장 앞바다에서 이불에 덮인 시신을 건졌다. 당시 시신은 옷을 착용한 상태였지만, 신분증 등 소지품이 없고 상당히 부패한 상태였다. 해경은 C씨가 발견되기 엿새 전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해경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시신에 외부 충격의 흔적이 있다는 소견을 받고 본격 수사에 나서, 지문 감식으로 신원을 확인했다. 수사 과정에서 해경은 사망 추정일 이후인 지난달 22∼24일 C씨의 은행 계좌에서 수차례에 걸쳐 340만원이 인출된 사실을 확인한 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폐쇄회로(CC) TV를 분석해 돈을 찾는 B씨와 주변에 있던 A씨의 신원을 파악했다. A씨는 C씨 집에 있던 귀금속을 훔쳐 200만원을 받고 장물로 팔아넘기기도 했다. 두 사람이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하는 가운데, 해경은 이번 범행을 돈을 노린 계획범죄로 보고 구체적인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eoul.co.kr
  • [현장 행정] 거울 대문·전봇대 벨… 노원 안심 골목 No.1

    [현장 행정] 거울 대문·전봇대 벨… 노원 안심 골목 No.1

    “제 목소리가 잘 들립니까. 얼굴도 확실히 잘 보입니까.”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지난 26일 서울 노원구 공릉로에 있는 주택가 골목 전봇대에 마련된 비상벨의 작동상태를 확인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구청장이 벨을 누르자 즉시 구청 통합관제센터에 연락이 가고, 관제센터에서 24시간 대기 중인 모니터 관제요원이 폐쇄회로(CC)TV로 김 구청장의 얼굴을 확인한 후 “매우 잘 보입니다. 이상 없습니다”고 응답했다. 이는 주택가 뒤 골목길을 지나다가 위협을 느꼈을 때 전봇대에 마련된 비상벨을 눌러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해놓은 곳이다. 김 구청장은 “이런 비상벨이 있다는 자체가 계획범죄를 억제하는 범죄 예방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릉로 일대는 구가 추진하는 ‘범죄제로화 사업’ 지역 중 한 곳이다. 구는 2014년부터 아파트와 비교해 치안이 취약한 일반주택지역 12개 동 60개 구역에 대해 범죄제로화 사업을 벌여왔다. CCTV와 비상벨 설치뿐만 아니라 여성이 밤길에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도록 ‘여성 안심 거울길’도 조성했다. 공동주택 출입문에 거울과 비슷한 미러시트를 부착해 입구에 들어설 때 뒤에 따라오는 사람이 없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범죄자가 자신의 얼굴이 드러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범죄 예방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환경설계를 통해 범죄를 예방하는 셉테드(CPTED·범죄예방환경설계) 기법을 활용한 것이다. 어두운 골목길에 가로등을 설치하거나 외진 곳의 담벼락을 없애는 등 범죄 발생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공공디자인을 적용했다. 사업을 시작한 이래 노원구는 지난해까지 60개 구역에 CCTV 559대, 발광다이오드(LED) 보안등 522개, 반사경 128곳을 설치했다. 다세대주택 등 침입방지를 위한 가스관 가시형 방범덮개를 781곳에 설치했다. 담장도색을 통해 칙칙했던 마을 분위기도 환하게 바꿨다. 올해 들어서는 그동안 범죄제로화 사업을 추진한 60개 구역 중 상대적으로 범죄율이 떨어지지 않은 18개 지역을 선정해서 보완작업을 진행했다. 노원구는 아파트가 80.3%로 인구대비 범죄율이 낮은 편이다. 그러나 일반주택지역은 여전히 아파트와 비교해서 범죄에 취약하다. 이에 구가 2014년부터 범죄제로화 사업을 추진한 결과 사업시행 전과 비교해 같은 기간 살인·강도·성폭력·폭력·절도·방화 등 6대 범죄율이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구청장은 “일반주택도 아파트만큼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인천 초등생 살인은 계획범죄” 법정도 최고형

    “인천 초등생 살인은 계획범죄” 법정도 최고형

    두 피고인 시종일관 무표정한 모습…피해자 변호인 “무덤덤한 반응에 놀라”지난 3월 29일 대낮에 인천 연수구 동춘동의 한 공원에서 8세 초등학교 여학생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아무런 이유 없이 살해한 뒤 잔혹하게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10대 소녀와 공범에게 각각 법정 최고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허준서)는 22일 열린 초등생 살해·유괴사건 선고공판에서 주범 김모(16)양과 공범 박모(18)양에게 검찰 구형량대로 각각 징역 20년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아울러 이들에게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김양은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잘라내고 시체 운반이 용이하게 정리하는 등 범행을 이행하는 과정과 수단, 이후 태도 등이 매우 치밀하고 계획적이었다”고 밝혔다. 또 “김양이 학교생활을 할 때 또래와 어울리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성격적 측면이지 일상에 별 문제가 없고 현실인지 능력과 지능도 평상 수준”이라면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했다는 김양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양에 대해서는 “범행을 직접 실행하지 않았더라도 전체 범죄에서 그가 차지하는 역할과 장악력 등을 종합해 볼 때 단순한 공모자가 아니라 지배적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주범의 형량이 공범보다 가벼운 것은 김양의 나이가 소년법상 사형이나 무기형을 면할 수 있는 만 18세 미만이기 때문이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은 ‘18세 미만’인 상태에서 사형·무기징역으로 처벌할 범죄를 저지르면 최고 징역 20년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날 긴팔 수의를 입고 나란히 법정에 들어선 김양과 박양은 서로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시종일관 무표정한 모습이었다. 김양은 판사가 양형 이유를 말하는 동안 두 눈을 지그시 감기도 했다. 박양은 정면에 앉은 재판부를 바라보며 미동도 없이 두 손을 모은 채 서 있었다.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김지미 변호사는 선고 후 취재진에게 “어른이라도 이런 중형이 선고되면 굉장히 충격을 받고 오열하는 사람이 많은데 아이들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무덤덤한 반응이라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의 가족들은 어떤 형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마음의 상처나 고통이 치유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초기에는 수긍할 수 없는 적은 형이 나올까 봐 걱정하셨고, 두 피고인이 자신들의 행위가 얼마나 무거운 행위인지 알 수 있는 형벌이 내려졌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형이 선고된 만큼 피고인들이 이제라도 죄책감을 느끼고 속죄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10대 주범과 공범, 선고공판 내내 무덤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10대 주범과 공범, 선고공판 내내 무덤덤

    법원이 ‘인천 초등학생 유괴·살인 사건’의 주범인 김모(17)양에게 징역 20년을, 공범인 박모(19)양에게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가 양형 이유를 밝히는 동안 방청석에서는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반면 김양과 박양은 형량을 선고받을 때까지 대체로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허준서) 심리로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양과 박양의 선고공판이 22일 진행했다. 연녹색의 긴 팔 수의에 검은색과 흰색이 섞인 뿔테 안경을 쓴 김양이 박양의 뒤를 따라 인천지법 413호 법정에 들어섰다. 연합뉴스는 “똑같은 수의를 입고 긴 머리를 높게 올려묶은 박양은 김양을 단 한 차례도 돌아보지 않았다”면서 “바로 뒤에 선 김양 역시 곧게 서서 재판석만 똑바로 응시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40분 동안 선고공판을 진행했다. 시종일관 무덤덤한 표정을 보이던 김양은 재판부가 그의 ‘심신 미약’ 주장에 대해 반박하자 한 손으로 다른 손을 초조하게 문질렀다. 재판부는 김양에 대해 “매우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반면 박양은 공판 내내 두 손을 마주 잡은 채로 곧게 서서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박양은 재판부가 양형 이유를 말하기 시작하자 눈을 잠깐 지그시 감았다가 뜰 뿐 별다른 감정 변화는 드러내지 않았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피해자인 A(8)양이 참혹하게 삶을 마감했다며 운을 뗀 재판장은 “피해자를 다시 못 본다는 애통함, 죄책감, 가해자에 대한 극심한 분노에서 고통받을 유족의 심정은 짐작하기 어렵다”면서 “이 일련의 상황에서 피고에게 인간의 생명에 대해 최소한의 존중이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소년에게서 볼 수 있는 경험 부족이나 단순 탈선 등을 압도적으로 뛰어넘는 치밀하고 잔혹한 계획범죄”라고 말했다. 재판장의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방청석에서는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반면 김양과 박양은 시종일관 무덤덤했다. 김양은 차렷 자세로, 박양은 두 손을 모아 잡은 채로 주문 내용을 들었다. 법정을 나서는 순간까지도 둘의 표정 변화는 없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골프연습장 여성 납치·살해범들 “계획범죄 아니었다” 주장

    골프연습장 여성 납치·살해범들 “계획범죄 아니었다” 주장

    지난 6월 골프연습장에서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심천우(31)와 그의 여자친구인 강정임(36), 그리고 심씨의 6촌 동생(29)이 17일 나란히 법정에 섰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계획범죄는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창원지법 형사4부(부장 장용범) 심리로 이날 열린 1차 공판에서 심천우의 변호인은 “공소장에 적힌 범죄 자체는 인정한다”면서도 “(3명이) 처음부터 사람을 살해하려고 계획하거나 모의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심천우와 공범으로 기소된 강정임은 살해(강도살인)를 제외한 범죄(납치·시신유기)에 가담한 사실은 대체로 인정했다. 그러나 강정임 변호인은 강정임이 “살해 모의를 한 사실은 없다”면서 살해 범죄는 심천우의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심천우의 6촌 동생 역시 살해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강도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심천우 일당은 지난 6월 24일 오후 8시 30분쯤 경남 창원의 한 골프연습장 주차장에서 운동을 마친 뒤 집으로 돌아가려던 A(47)씨를 납치해 숨지게 한 후 시신을 자루에 담아 강변에 버리고 현금 410만원을 인출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심천우는 그의 6촌 동생과 강정임이 다른 곳에 가 있는 사이 납치한 여성이 고함을 지르며 도망가려 하자 혼자서 목을 눌러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3명이 범행 전부터 돈 많은 여성을 납치해 돈을 빼앗고 죽이려는 계획을 함께 모의했다고 판단해 3명 모두에게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맥주병 ‘지문조각’이 15년 전 범인을 지목했다

    2년 전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 지문자동검색으로 용의자 추려 ‘키높이 구두’ 족적도 실마리 2002년 서울 구로구에서 발생한 ‘호프집 여주인 살인 사건’의 범인이 15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미궁에 빠졌던 이 사건은 깨진 맥주병에 남아 있던 조그만 ‘지문 조각’(쪽지문)과 ‘키높이 구두’의 족적 때문에 실마리가 풀렸다. 서울지방경찰청 중요미제사건수사팀은 2002년 12월 14일 새벽 2시 30분쯤 구로구 호프집 여주인 A(당시 50세)씨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쳐 달아난 장모(52)씨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장씨는 A씨를 둔기로 수차례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가게 구석 테이블로 옮겨 놓고 A씨의 지갑에서 현금 15만원과 신용카드를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남부경찰서(현 금천경찰서)는 장씨가 신용카드를 사용한 장소부터 추적했다. 몽타주를 만들어 공개수배에 나섰지만 검거에 실패했다. 지금처럼 폐쇄회로(CC)TV가 보편화되지 않은 시절이었고, 피의자가 범행 장소에 남긴 지문을 수건으로 모두 닦아 내는 바람에 수사는 미궁으로 빠졌다. 사건 현장 구석에 남은 깨진 맥주병에 누군가의 오른손 엄지손가락 쪽지문이 하나 발견됐지만 당시에는 쪽지문 분석 기술이 부족해 용의자를 파악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2015년 일명 ‘태완이법’으로 살인죄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경찰이 미제 살인 사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재수사에 돌입했다. 수사팀은 2012년 도입된 지문자동검색시스템(AFIS)을 이용해 장씨를 포함한 유력 용의자를 압축해 나갔다. 경찰 관계자는 “15년 전에는 지문 검색을 하는 데 5일 정도 걸렸지만 지금은 기술이 좋아져 1시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현장에서 발견된 족적의 뒷굽이 ‘키높이 구두’라는 것을 분석해 내고 키가 165㎝ 정도인 장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다. 2002년 당시 장씨가 훔친 신용카드를 사용한 가게의 주인으로부터 “장씨가 범인인 것 같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난달 26일 장씨를 검거했다. 장씨의 자택에서는 뒷굽이 둥근 키높이 구두가 여러 켤레 발견됐다.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그 호프집에 간 사실이 없다”며 범행을 부인하다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눈물을 흘리며 범행을 실토했다. 장씨는 “우발적으로 그랬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장씨가 가방에 둔기를 미리 준비했다는 점을 토대로 ‘계획범죄’로 보고 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골프연습장 여성 납치 사건’ 치밀한 계획…사전답사에 가발·번호판 준비

    ‘골프연습장 여성 납치 사건’ 치밀한 계획…사전답사에 가발·번호판 준비

    지난 24일 경남 창원에서 일어난 ‘골프연습장 여성 납치·살인’ 사건은 피의자 3명이 미리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범죄로 보이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피의자들은 경찰의 추적과 신원 노출, 시신 유기까지 미리 계산해 대비하며 ‘완전범죄’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순간의 실수’로 꼬리를 밟혔다. 납치·살인을 벌인 혼성 3인조 중 최근 경찰에 검거된 심모(29)씨는 올 6월 초 6촌 형 천우(31)씨로부터 ‘100만원을 줄 테니 운전만 해라’는 제안을 받고 범행에 가담했다. 주범으로 추정되는 심천우씨가 범행 전부터 납치극을 기획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후 이들은 심천우씨 여자친구인 강정임(36)씨와 함께 6월 10일부터 창원 일대 골프연습장을 돌아다니며 범행대상을 물색했다. 범행 당일인 24일 오후 이들은 창원 시내 한 골프연습장 주차장에서 구체적인 범행대상 물색을 시작했다. 범행 이틀전인 22일에도 들러 납치할 대상을 물색하던 곳이었다. 이날 오후 8시 30분쯤 피해자인 A(47·여)씨를 주차장에서 납치한 이들은 A씨가 저항하거나 도주하지 못하도록 입에 사전에 준비한 스타킹을 넣고 청테이프로 막은 뒤 손발을 끈으로 묶었다. 이후 강 씨는 아우디, 심 씨는 스포티지를 몰고 고성군으로 향했다. 경찰 검문에 대비해 아우디가 앞장서고 스포티지는 뒤따랐다. 검문 시 강 씨가 시간을 끌면 A씨를 태운 심 씨는 달아나겠다는 계획이었다. 고성군의 한 버려진 주유소 옆에 6촌형과 A씨를 내려준 심 씨는 먼저 창원시 의창구의 한 건물 지하주차장에 아우디를 버리러 간 강 씨를 태운 뒤 다시 돌아왔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을 저지르고 주유소에서 다시 모일 때까지는 사전에 철저히 준비된 각본대로 움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후 전라도로 넘어간 뒤 다시 경남으로 돌아올 때까지 행적은 어찌된 까닭인지 계획되지 않은 우발적 행동으로 추정된다. 검거된 심 씨가 주유소에서 모인 뒤 별다른 생각 없이 ‘무작정’ 전라도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완전범죄’ 기도도 이 시점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사건 당일 오후 11시 30분쯤 전라도로 가는 길인 경남 진주시 진수대교 인근에 A씨 시신을 버렸다. 시신이 떠오르는 것을 막으려고 시신을 담은 마대에 돌덩이 3개를 함께 넣어 물 위로 던졌다. 그러나 이들의 기대와 달리 A씨 시신은 곧 물 위로 떠올라 지난 27일 오후 6시 5분쯤 진주시 진수대교 아래에서 발견됐다. 이들은 범행 다음 날인 25일 광주로 이동해 이곳에서 A씨 카드를 이용해 은행 두 곳에서 현금 480만원을 인출했다. 현금 인출을 할 때도 신원 노출을 막고자 심 씨는 미리 준비한 가발을 쓰고 화장을 하는 등 여장을 한 채 돈을 뺐다. 이 과정에서 위조·절도 번호판까지 따로 마련, 바꿔 달아가며 경찰 추적을 피하려 했다. 역설적이게도 이들의 발목을 잡은 것도 바로 이 번호판이었다.광주에서 가짜 번호판을 달고 있던 이들은 이를 떼낸 뒤 진짜 번호판을 달고 광주시내를 다시 돌아다녔다. 같은 외양의 차량이 번호판만 바뀐 채 시내를 돌아다니자 경찰은 해당 차량이 납치·살인 피의자들이 탄 차임을 직감했다. 결국 이들은 26일 밤 경남 함안군으로 넘어온 뒤 이 차량의 동선을 추적한 경찰에 의해 27일 새벽 발각됐다. 경찰 관계자는 “만약 피의자들이 번호판을 바꾼 채 다른 지역으로 넘어갔다면 아직 이들의 행적이 묘연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다행히 같은 지역에서 같은 차량에 두 개의 번호판을 바꿔 달고 돌아다니는 ‘결정적 실수’를 한 덕분에 심 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혼성 3인조가 꿈꾼 완전범죄는 ‘한 끗 차’로 결국 물거품이 되고 만 셈이다. 물론 아직 의문이 해소되지 않은 이들의 동선도 적지 않다. 우선 주유소 행적까지 완벽하게 준비된 모습을 보인 이들은 전라도로 넘어가면서 특별한 계획 없이 이곳저곳을 떠돌았다. 주유소에 모이기까지 완벽하게 계획된 행적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아우디를 창원에 버리고 납치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A씨를 바로 살해한 이유도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이 부분은 주범으로 보이는 심천우씨를 검거해야 확실히 밝혀질 전망이다. 부검 결과 A씨는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28일 아직 검거되지 않은 심천우씨와 강정임씨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이 둘은 모두 과거 골프장 캐디로 일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함안이나 인접한 진주에 있거나, 두 지역을 벗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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