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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시대-진보·신당 어디로] 鄭 당분간 ‘2선 후퇴’ 택할듯

    [이명박 시대-진보·신당 어디로] 鄭 당분간 ‘2선 후퇴’ 택할듯

    17대 대선에서 참패를 당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거취와 당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은 당장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내부 체제를 재정비하고 사분오열된 세력을 통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 후보, 내일 순창·전주 등 고향 방문 정 후보는 20일 오전 당산동 당사에서 의원, 당직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당 및 시·도 선대위 해단식을 가졌다. 해단식은 전날 대선 참패의 충격파가 채 가시지 않은 듯 침통하고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정 후보는 “국민의 선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며 “선거과정에서 단합했듯이 더 단단하고 진실해지고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가 국민으로부터 더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22일 고향인 순창과 전주 등 전북지역을 찾는다.23일에는 광주로 내려가 가톨릭단체가 운영하는 정신지체장애인시설인 ‘사랑의 집’에서 사나흘 머물며 ‘피정’의 시간을 갖는 등 ‘장고’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은 ‘2선 후퇴’의 길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열릴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권을 거머쥘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벌써부터 전대에 나설 인물로 손학규·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 정세균 전 열린우리당 의장, 김한길 의원, 추미애 전 의원, 강금실 전 법무장관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19일부터 계파별 모임을 갖는 등 사실상 전대 준비체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적전분열은 공멸” 공감대 그러나 통합신당이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김근태, 민주당 탈당파, 시민사회 등 6개 계파로 이뤄진 만큼 전대를 통해 계파별 지분을 실질적으로 인정하는 집단지도체제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형국이다. 각 계파가 대선에서 정 후보가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득표 차로 패배한 것은 정 후보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당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었다는 데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선이 불과 111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적전분열은 ‘공멸’이라는 위기감도 느끼고 있다. 실제로 오충일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 사의를 표명했으나 최고위원들의 만류로 무산됐다. 최재천 의원은 “당이 총선까지 비대위 체제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지금까지도 당헌·당규대로 움직이지 않고 거의 비대위 체제로 당이 가동되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선병렬 의원은 “당이 친노와 비노, 제3세력으로 갈라지는 사태가 있어서는 안 되며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집단지도체제로 잘 정비해서 전대를 합의에 의해 치르고 공천을 잘해서 최대한 리스크를 줄여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광재 의원도 “모두의 공동책임인데 누구에게 책임을 묻겠느냐.”며 당이 총선까지 집단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쇄신론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이 계파간 이해관계로 인해 현재의 위기를 적당히 봉합하기보다는 전대를 통해 새로운 지도력을 보여줘야 총선에서 선전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국민에게 당이 쇄신하는 확실한 각오를 보여줘야 떠난 민심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락 박창규기자 jrlee@seoul.co.kr
  • [사설] 정치 혐오만 남긴 범여 통합 무산

    범여권의 후보단일화가 무산됐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논의는 없던 일로 공식 정리됐다. 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는 어제 “물리적으로 합당은 불가능한 시점에 이르렀다.”고 선언했다. 예견됐던 결과다. 두 당의 지분 갈라먹기와 통합신당내의 계파별 지분 갈등이 낳은 당연한 귀결이다. 국민들에게 또 한번 정치혐오만 낳은 꼴이 됐다. 오로지 대선을 겨냥한 통합신당과 민주당의 후보 단일화 시도는 처음부터 무리수였다. 대통합신당은 호남표를 다지기 위한 구애였고, 민주당은 차기 총선 지분 확보를 위한 화답 성격이 강했다. 정동영 후보 스스로도 “이번 협상은 대선만을 바라보고 한 것”이라고 자인했다.“안타깝게도 작은 이해의 벽을 넘지 못했다.”는 자성도 곁들였다. 그동안 구 민주당의 분열을 둘러싸고 원수처럼 싸웠던 두 당이다. 이런 구원에 대한 정리나 상호 이해없이 통합을 시도했다는 자체가 한 편의 코미디였다. 당대당 통합의 명분이나 후보단일화의 설득력은 어디서도 찾기 어려웠다. 합당이 무산되자 서로 손가락질하는 풍경이 한심하다 못해 처량하다. 민주신당은 이제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에 기대를 거는 모양이다. 하지만 문 후보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지 오래다. 오히려 정 후보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공통의 정책이나 비전 제시 없이 단지 선거를 위해 이합집산을 되풀이하는 것은 구태일 뿐이다. 단일화 성사여부를 떠나 볼썽사나운 견강부회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후보 단일화를 통해 정치적 통합 모습을 보이고 지지세력을 결집하려 했던 의도 자체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 과정이 아름답고,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줘야 미래가 있다. 미래를 얘기하면서 국민들에게 구태를 보이는 모습은 더이상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선택2007 D-27] 신당·민주 통합 물건너갔나

    “민주당에 바로 대화를 재개할 것을 제안합니다.”(대통합민주신당 오충일 대표) “신용불량 단체와는 어떠한 협상도 하지 않는다.”(민주당 유종필 대변인) 통합신당과 민주당은 당 대 당 통합 및 후보단일화의 사실상 최종 협상 시한인 21일 정반대 방향으로 치달았다. 민주당은 “협상은 완전히 끝났다.”고 못을 박았다. 그래도 통합신당은 “아직 여지가 남아 있다.”며 막판 대반전 의지를 꺾지 않았다. 신당 내에서는 워낙 완고한 민주당 기세를 감안해 다른 탈출구를 찾는 기류도 깔려 있다. 창조한국당, 민주노동당과의 범여 연합정부 추진카드는 그 중 하나다. 토론→정책·공약 합의→후보단일화→연합정부 추진위원회 구성→예비내각(섀도 캐비닛)발표→대선→공동인수위 구성 등의 시나리오도 방안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과의 통합을 재추진하는 상황에서 쉽사리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민노당 권영길 후보측 반응이 마뜩잖은 것도 어려움을 더해준다. 민주당과의 통합문제가 가부간에 결정된 뒤에 생각해볼 수 있는 카드라는 것이다. 민주당 측은 강경하다. 유종필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에서 “신당과 합당 및 단일화는 완전히 끝났다.”면서 “(통합신당과) 일절 만날 계획도 없고 다시 협상할 계획도 없다.”고 협상 결렬을 재확인했다. 오충일 대표는 그러나 이날 오후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대표와 협상단장이 참여하는 4자회담 또는 후보를 포함한 6자회담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현미 선대위 대변인은 “민주당에서 (우리 제안에 대한) 회의가 예정돼 있다.”고 했다. 그러나 5분도 안 돼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신당은 빨리 꿈에서 깨어나서 정신 차려야 한다.”고 단박에 거절했다. 유 대변인은 “정동영 후보가 협상 결렬을 사과하고 원래 4자회동 협상안대로 한다면 우리가 그것까지 받지 않을 수 없지 않겠냐.”고 했다. 하지만 정 후보가 당내 6개 계파를 다시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에 출연,“진정한 야당으로 정체성을 확실히 하고 정권을 바꿀 대안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할 것”이라고 독자 행보 노선에 시동을 걸었다. 이 후보는 앞으로 정 후보를 ‘국정실패 당사자’라는 내용으로 집중 공격한다는 계획이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통합 재협상’ 갈등 일단 봉합

    “이번 대선에 정치 생명을 걸었습니다. 당 대표, 후보를 존중해 주십시오.” 14일 낮 서울 당산동 대통합민주신당 당사 6층 회의실.3시간에 걸쳐 진행된 ‘고문·선대위원장단·최고위원 연석회의’의 말미에 정동영 대선 후보가 마이크를 잡았다. 정 후보는 “총선, 당권에 티끌만 한 관심도 없다.”면서 “4자 회동 합의를 존중해 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과의 합당 및 단일화 조건에 대한 당내 반발로 지난 13일 최고위가 ‘재협상’ 결정을 내리자 후보가 직접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다. 당내 핵심 인사 30여명을 모아 놓고 “선거에서 목숨 걸고 싸울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그는 경선 승리 후 빠른 속도로 당내 화합과 경선 후유증을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정 후보의 리더십이 합당·단일화 협상에서 위기를 맞았다. ●신당최고위 “4자회동” 뜻 존중 결과적으로 이날 정 후보는 갈등을 봉합하는 단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최고위는 연석회의 직후 회의를 열고 ‘민주당과의 통합 및 후보 단일화를 위한 4자회동의 뜻을 존중하며 협상단을 구성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이낙연 대변인은 전했다. 최고위가 전날 결정한 ‘재협상’ 입장을 뒤집으면서 정 후보는 갈등 수습 과정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리더십 검증에서 한 단계 넘겼을 뿐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당장 이날 연석회의에서만 해도 4자 회동 결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각 계파의 수장들이 나서서 재협상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김근태 공동선대위원장은 “어제(13일) 최고위 결정을 수락하고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은 “최고위 결정을 변경하면 당내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제한 뒤 “공천 심사의 공정한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지율 답보땐 갈등 불거질 수도 오충일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고 문희상 의원을 단장으로 한 협상단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김현미 대변인은 ‘4자 회동 결과도 재론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존중한다고 했으니까 나머지는 운영하면서,(협상단의) 협상력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협상 과정에서 다시 불거질 수 있는 당내 갈등뿐만 아니라 통합의 결과물도 정 후보를 위협할 수 있다.‘정치 생명’을 거론하면서까지 통합작업을 강행했음에도 지지율 상승효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당내 기류는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나길회·춘천 박창규기자 kkirina@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통 큰 정치가 아쉽다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통 큰 정치가 아쉽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세번째 대선 출마로 대선 정국이 혼미한 요즘, 이런 가정을 해봤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핵심 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을 전격 사퇴시키고 당과 관련된 모든 일은 박근혜 전 대표에게 일임하겠다고 선언한다. 박 전 대표는 이것과 상관없이 경선 승복 문화를 창출한 당사자답게 정권 교체를 위해 무조건 이 후보를 돕겠다고 밝힌다. 또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민주당의 이인제·창조한국당의 문국현·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는 극적으로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차기 정권은 제 정파간의 연정임을 선언한다. 이렇게 되려면 누구든 자기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먼저 손해를 봐야 한다는 얘기다. 그게 통 큰 정치다. 하지만 지금의 대선주자나 정치지도자 중에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기꺼이 할 사람이 없어 보인다.2보 전진이 분명히 보이는데도 말이다. 지난번 칼럼에서 이명박 후보의 포용력 부족을 지적했었다. 이재오 최고위원 거취에 대한 고민이 길어질수록 그에겐 손해다. 이 후보는 대통령이 되려는 것이지, 당권을 움켜쥐려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가 대선에서 실패하면 정계 은퇴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후보는 잘나갈 때 좀 더 세심하게 주변을 살폈어야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민자당 후보 시절 직계인 민주계만으로는 도저히 힘에 부치자 최대 계파인 민정계 출신들로 신민주계를 만든 전례를 따를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이 후보와 이 후보 진영은 대세론에 도취했다. 시간만 가면 대권을 수중에 넣는 것으로 착각했다. 박 전 대표측을 똘똘 뭉치게 만든 것도, 이 전 총재가 대권 삼수(三修)에 나서는 것도 이 후보 진영이 원인 제공을 했다. 개혁은 최소한 같은 당 식구들이라도 보조를 맞춰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대통령후보를 빼곤 모든 것을 내줄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편으로 이 후보 진영의 승자 독식주의로 박 전 대표가 느꼈을 허탈감과 배신감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주류에서 비주류로 내려앉은 것도 억울한데 공천 탈락까지 걱정해야 하니, 누군들 격앙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박 전 대표가 이명박-이회창 지지율 즐기기 게임을 접고, 이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선수를 친다면…. 이 후보는 허를 찔리게 될 것이다. 집에 불이 크게 났다고 하자. 일단 불부터 끄고 방 몇칸을 내줄 것인지는 나중에 얘기하자고 한다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을 게다. 박 전 대표의 이미지는 더욱 좋아지고 그의 주가 역시 치솟을 것이다. 당권 장악과 공천권 확보는 물론 차기 대통령후보 역시 따 놓은 당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후보의 핵심 측근은 “그럴 경우 우리는 그쪽 요구를 다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데 이 후보와 박 전 대표는 이해득실만 따지며 주판알 튕기기에만 열중이다. 통 큰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 점차 실망하는 국민들이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범여권은 어떤가. 보수진영의 분열로 절호의 기회가 왔는데도 후보 단일화는 아직 불투명하다. 연대론으로 무게중심이 이동 중이지만, 누가 주(主)가 되느냐는 문제로 여전히 티격태격이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자기중심적 사고가 깔려 있다. 겉으로 내세우는 거창한 이념과 논리를 실천할 행동은 찾을 길이 없다. 정파적 이해만 득실하다. 통 큰 정치는 아직도 연목구어(緣木求魚)인가. jthan@seoul.co.kr
  • 鄭 ‘통합형’ 대선기획단 발족

    鄭 ‘통합형’ 대선기획단 발족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가 23일 대선기획단을 발족하고 본격적인 당 차원의 대선 체제를 가동했다. 기획단은 총 11개 기획분과 및 수행단·법무지원단 등 32명(기획위원 포함 시 43명)으로 구성됐다. 정 후보측은 당초 10명의 현역의원을 실장으로 하고, 팀장급 20명 등 모두 30명의 실무형 기획실 체제의 대선기획단을 구상했었다. 그러나 정 후보가 손학규 전 경기지사, 이해찬 전 총리 등 5자회동 등을 통해 손·이 경선캠프 등에 참여했던 의원들이나 중립지대 의원들을 상당수 영입했다.‘화합형’ 기획단의 취지를 살리는 모양새로 선회한 것이다. 기획단 32명 중에는 정 후보측은 절반인 16명, 손 전 지사측 5명, 이 전 총리측 4명, 천정배 의원측 2명, 중립지대 의원 5명 등 계파간 안배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인다. 박명광 공동기획단장은 “명실상부하게 통합신당의 3개 정파가 하나로 뭉쳤다.”고 말했다. 고문에는 이용희 국회부의장이,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았던 민병두 의원은 전략기획실장을 맡았다. 손 전 지사 측에서는 송영길(정책기획실), 전병헌(홍보기획실), 신중식(미디어기획실), 정봉주(차별없는 성장 기획실) 의원과 이호웅 전 의원(공동기획단)이 발탁됐다. 이 전 총리측은 윤호중(방송콘텐츠기획실), 서갑원(유세기획실), 유기홍(가족행복시대기획실), 노영민(차별없는 성장 기획실) 의원 등이 합류했다. 김근태 고문계로 분류되는 우원식 의원은 국민대통합기획실에, 천정배 의원계인 최재천, 정성호 의원은 대변인과 조직기획실에 임명됐다. 중립지대에 있던 이목희·오영식(정책기획실) 김교흥(홍보기획실) 박기춘(조직기획실) 우원식(국민대통합기획실) 의원들도 전면 배치됐다. 손 전 지사와 이 전 총리측 반응도 긍정적이다. 손 전 지사측 우상호 의원은 “정 후보의 진정성이 담겨진 것으로 여겨진다.”고 평가했다. 이 전 총리측 윤호중 의원도 “기획단 인선이 대선을 위해 힘을 하나로 모으는데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공직 인맥 열전] (6) 행정자치부

    [공직 인맥 열전] (6) 행정자치부

    지방행정 분야에서 뿌리내리려면 행정자치부 내에서는 물론, 출신 지역에서도 인정을 받아야 한다. 이처럼 행정자치부 인맥은 지연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지만, 다른 지역에 대한 배타주의나 지역감정 등은 찾기 어렵다. ●광주·전남,‘최대 계파’ 광주·전남 출신은 정남준(행시 23회) 정부혁신본부장, 박재영(행시 25회) 균형발전지원본부장, 신정완(행시 18회) 감사관 등 서기관급 이상만 40명이 넘을 정도로 행자부 내에서 ‘최대 계파’를 형성하고 있다. 공무원 단체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이개호(행시 24회) 노사협력기획관은 부하 직원들에게 자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송영철(행시 28회) LA영사관 영사, 이희봉(행시 31회·OECD 파견) 부이사관, 정종제(행시 32회) 국무조정실 제주특별자치도지원위 분권재정관, 문영훈(행시 37회) 살기좋은지역기획팀장 등이 지방행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지역 ‘차세대 대표’로 손꼽히는 송 영사는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치밀함이, 정 재정관은 활달한 성격과 탁월한 유머감각이 돋보인다. 이 부이사관은 온건한 학자풍으로, 재정 분야 전문가이다. 문 팀장은 참신한 아이디어, 기획력·추진력을 인정받고 있다. 제주가 고향인 진명기(행시 37회) 지방공기업팀장과 더불어 총무처 출신 중 지방행정 분야에 안착한 드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지방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정윤한(지시 2회) 연금정책팀장은 재정 분야 실력파로, 성실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전북, 팀장급 탄탄한 세력 광주·전남에 비해 전북은 국장급 이상 고위직보다 중간관리자인 팀장급에서 탄탄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현장업무에 능한 최용범(행시 35회) 지방여성제도팀장, 어려운 일도 마다하지 않는 적극적 스타일의 최병관(행시 37회) 혁신평가팀장, 지방에서 잔뼈가 굵은 조봉업(행시 36회) 근무지원팀장·최명규(행시 37회) 법무행정팀장, 지방재정·정보화 분야 실력파인 임상규(행시 38회) 전자정부제도팀장 등이 여기에 속한다. 현재 기획예산처에 파견 중인 이경옥(행시 25회) 균형발전재정기획관이 선후배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 원만한 대인 관계와 업무추진력·순발력 등을 두루 인정받고 있으며, 차기 전북부지사로 거론되고 있다. 지방행정은 물론 인사업무까지 섭렵한 심보균(행시 31회) 전북도 기획관리실장도 능력·성품을 인정받아 초고속 승진을 이어가고 있다. ‘맏형’격인 박성일(행시 23회) 제주4·3사건처리지원단장과 정헌율(행시 24회) 지방행정정책관은 각각 온화한 성품, 우직한 스타일로 알려졌다. ●충청·경기, 지역색 옅어 대전·충남 출신은 지방행정보다 정부조직·혁신 분야에 주로 포진돼 있다. 최근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김동완(행시 23회) 전 지방세제관은 말이 좀 많다는 것 외에는 흠잡을 데가 없다는 평가이며, 유력한 차기 충남부지사 후보다. 합리적이라는 김용찬(행시 36회) 단체교섭팀장도 이곳 출신이다. 충북 출신으로는 지방행정을 아우르고 있는 한범덕 제2차관이 정점에 있다. 중앙·지방에서 모두 실무를 담당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행자부에서 행정·재정과장 등 주요 보직을 모두 거친 이종배(행시 23회) 충북부지사는 직원들이 다소 부담스러워할 정도로 업무추진력과 꼼꼼함을 겸비하고 있다. 고규창(행시 33회) 지방혁신관리팀장, 청와대 파견 중인 김장회(행시 37회) 서기관도 해당 지역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경기는 상대적으로 지역색이 옅다. 대신 오랜 공직생활 등을 바탕으로 유대감이 형성돼 있다. 서울 출신이지만, 경기도 경제투자관리실장·기획관리실장 등을 지낸 황준기 지방재정세제본부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지역 출신으로는 이용철(행시 37회) 새주소정책팀장이 업무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말로만 통합형 선대위” 孫·李측 지분배제 불만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서 패배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이해찬 전 총리 진영 간에 선대위와 대선기획단 지분을 놓고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22일 오후 ‘4인 공동선대위원장’ 체제가 출범하는 회동에서 “정 후보를 중심으로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라는 합의문이 채택된 것만 보면 정 후보가 강조한 ‘통합과 화해’ 기류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선대위의 ‘바로미터’가 될 대선기획단 구성에 정 후보 측근들만 대거 영입되는 상황에 손 전 지사와 이 전 총리측 인사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정 후보측이 겉으로는 화합을 강조하지만 뒤로는 자파 인사들을 위한 지분 배려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낸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둘러싼 지역 단위의 계파간 주도권 싸움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점점 힘을 얻는 형국이다. 실제로 정 후보측은 22일 9개의 실무형 기획실 체제의 대선기획단을 확정하면서 대부분 측근 인사들을 기용했다. 현역 의원이 맡는 분야별 실장에 ▲정책기획 이목희·오영식 ▲전략기획 민병두 ▲조직기획 김낙순·박상돈 ▲홍보기획 김교흥 ▲TV토론 양형일 ▲국민참여 정청래 ▲미디어 최규식·신중식 ▲유세지원 서갑원 의원 등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비서실 진용은 ▲비서실장 조성준 전 의원 ▲수석비서실장 이재명 변호사(‘정통들’ 대표) ▲부실장 이재경 전 캠프 전략기획실장 등이 포함됐다. 이들 중 이 전 총리 캠프에서 원내 협력 본부장을 지낸 서갑원 의원과 손 전 지사를 지지했던 신중식 의원만이 실장직을 맡았다. 손 전 지사측 관계자는 “정 후보측이 말로는 통합형 선대위를 외치고 있지만 대선기획단 인선을 보면 자파 의원 위주로 진용을 짰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전 총리를 지지했던 한 의원도 “정 후보가 당 수습과정에서 지역 선대위원장을 조기에 임명하고 내년 1월까지 총선용 정당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면 우리는 마음까지 내줄 수 없다.”며 경고성 발언을 내놓았다. 향후 선대위 인선을 놓고 이같은 신경전이 내분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대선기획단 민병두 전략기획실장은 “손 전 지사와 이 전 총리를 위해 일했던 의원 8명 정도가 대선기획단에 포함될 것이고 지역선대위원장 선임은 중단시킨 상태”라고 해명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주지 다툼은 가사 입은 도둑이나 하는 짓”

    “수행자의 겉모습을 하고서 속으로 돈과 명예를 추구한다면 그런 사람은 불자가 아니라 가사 입은 도둑입니다.” 불교계 원로 법정 스님이 21일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열린 가을 정기법회에서 공주 마곡사와 제주 관음사의 주지선출 문제, 신정아 파문을 계기로 드러난 동국대 재단이사회 스님들의 계파간 갈등 등 조계종단에서 생겨난 잡음에 대해 자성과 함께 쓴소리를 했다. 설법에 나선 법정 스님은 “이 자리에 서기가 송구스럽고 민망하다.”고 운을 뗀 뒤 “최근 종단 일각에서 주지 자리 등을 놓고 다툰 작태는 출가정신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런 다툼은 가사 입은 도둑들이나 벌이는 짓”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출가는 살던 집에서 그냥 뛰쳐나오는 것이 아니라 온갖 욕망과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인데 다툼을 일삼는 그들이 무엇 때문에 출가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승가의 생명은 청정함에 있으며, 자유와 평안의 경지는 지극한 마음으로 수행 정진할 때만 유지된다.”고 말했다. 법정스님은 “서산 대사는 ‘선가귀감’에서 돈과 명예를 추구하는 수행승들은 초야에 묻혀 사는 선비만 못하다고 했고, 부처님은 어찌 도둑들이 내 옷을 꾸며 입고 온갖 악업을 짓고 있느냐고 승가의 타락을 꾸짖은 바 있다.”면서 “참선하고 기도하는 모습만이 거룩하고 아름답다.”고 강조했다. 2000여명의 불자들이 법당과 앞마당을 가득 채운 가운데 열린 이날 법회에서 법정 스님은 ‘아름다움’을 주제로 설법을 이어갔다. 법정 스님은 “오늘날 우리는 돈에 얽매여 사느라 삶의 내밀한 영역인 아름다움을 등지고 산다.”면서 “아름다움은 삶의 진정한 기쁨을 얻는 길이요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아름다움은 소유욕을 버릴 때 발견할 수 있다.”면서 “텅 빈 마음을 가질 때 어떤 대상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이 저절로 드러나며, 그러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면 나와 대상이 일체를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정 스님은 “중국 임제 선사는 있는 그대로가 귀하기 때문에 일부러 꾸미려 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자연스러움은 그 자체가 조화와 균형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그 속에 진정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으며, 그런 아름다움은 사랑의 눈으로만 인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아름다운 얼굴이 추천장이라면 아름다운 마음은 신용장과도 같다.”며 내면을 아름답게 가꾸길 당부했다. 법정스님은 “내면의 아름다움은 샘물과 같아서 자꾸 퍼내도 끊임없이 솟아날 수 있도록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면서 “시들지 않고 영원한 기쁨을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은 이웃과 나눌 때 드러나기 때문에 일상의 삶에서 자비행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설법을 마무리했다.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기 위해 강원도 산골에서 칩거하고 있는 법정 스님은 매년 봄과 가을에 열리는 길상사 정기법회 때 일반 신도를 대상으로 설법을 해오고 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제1당 당권 ‘鄭’ 손에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는 지금부터 어떤 대우를 받을까. 141명의 의원을 보유한 원내 제1당의 대선후보로서 위상에 많은 변화가 뒤따른다. 통합신당은 사실상 ‘정동영당’으로 급속도로 전환되는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당내 최대 계파를 이끌고 있는 정 후보는 대선정국에서 사실상 당권과 대권을 모두 움켜쥘 가능성이 크다. 한나라당과 달리 신당의 당헌·당규에는 당권과 대권의 분리원칙이 명시화되지 않고 있다. 오충일 대표를 필두로 하는 지도부는 당내 지분이 미약해 역할이 정 후보를 지원하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선거대책위원회가 구성되면 당의 모든 기구는 선대위의 지원기구로 전환돼 실질적으로 대선 후보가 당의 운영을 맡게 된다. 통합신당 당헌에도 대선후보는 선출된 날부터 대통령 선거일까지 당무 전반을 통할·조정하는 권한을 가지게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대선 후보에게는 ‘당무통할권’이 주어진다.”며 “이는 당 최고위원들과의 협의 하에 선거에 관한 전권을 가지게 됨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당의 대선후보로서 오 대표에 준하는 당무보고도 받게 된다. 당사 5층에는 후보자실과 선대위원장실이 마련되어 집무를 볼 수 있게 된다. 또한 정당법에 따라 대선후보 선출시 당 유급 사무원을 평시보다 2배까지 고용할 수 있어 최대 200명의 ‘지원병’을 운용할 수 있다. 경찰청으로부터는 20명 정도의 공식 경호원도 지원받을 수 있다. 정 후보측 정기남 공보실장은 “현재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기존 경호원들과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지원 숫자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경호를 신청할 것임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조직을 운영하는 데 가장 중요한 ‘인사권’을 가지게 된다. 당헌 14조에 따르면 정 후보는 최고위원들과 협의해 중앙선거대책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특보단과 비서실도 따로 둘 수 있다. 선대위원장이 추천하는 형식으로 상임고문과 고문을 임명할 권한도 갖게 된다. 현재 통상적으로 시·도당 위원장이 겸임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시·도당 선대위원장 또한 정 후보의 의지에 따라 새롭게 임명할 수 있다. 대선을 직접 지원하고 운영하게 되는 실무 기구도 실질적으로 정 후보의 뜻에 따라 구성된다. 대선의 행정지원·회계사항·물자지원을 담당하는 총무위원회와 조직관리와 정책공약을 담당하는 조직위원회·정책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권한을 모두 정 후보가 갖게 된다. 11월25∼26일에 실시되는 정식 대선 후보에 등록하면 더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 정식 등록한 후보의 경우 개표 종료 시까지 사형·무기징역·7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죄가 아닌 이상 현행범이 아니면 체포·구속되지 않는다. 또한 라디오·방송 30회와 신문 70회의 광고가 가능하며 총 44회의 라디오·방송 연설이 가능하다. 교통편 편의를 위해 50장의 철도 승차권도 제공된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李측 “朴 전대표 예우갖춰 선대위에 모시겠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측이 최근 박근혜 전 대표에게 선거대책위원회 구성과 관련,‘협조’를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양측의 측근들에 따르면 이 후보측은 지난 주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을 통해 “어떻게 하는 게 예우에도 맞고, 좋은 방안이겠느냐.”고 정중하게 의중을 타진했고, 박 전 대표는 이 보고를 듣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은 “이 후보측이 특정 자리를 지정해 제의한 것은 아니다.”면서 “명예선대위원장을 비롯한 특정 직책을 맡는 방안과 직책을 맡지 않고 돕는 방안이 있는데 박 전 대표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 측근 의원은 “캠프 내부적으로 아직 통일된 의견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 후보는 선대위에 계파를 구분하지 않고 중앙 및 지방선대위에 양측 인사를 골고루 포진시키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는 얘기도 있어, 양측이 극적으로 화합형 선대위를 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이방호 사무총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경선 과정에서 당이 양쪽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시·도당, 당협위원회별 선대위 구성시 양측을 골고루 참여시켜 화합형 혼성팀을 구성해 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인 유승민 의원은 대구시당 전략기획본부장, 박 전 대표 캠프 대변인을 지낸 이혜훈 의원은 서울시당 부위원장, 이정현 전 캠프 공동대변인은 중앙선대위 공보특보단에 합류할 것이란 얘기가 돌고 있다. 한편 이 후보는 오는 8일 중앙선대위 발족을 앞두고 공동선대위원장에 위촉할 외부인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아직 인선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최태환칼럼] ‘물로는 물을 씻지 못하고’/수석논설위원

    [최태환칼럼] ‘물로는 물을 씻지 못하고’/수석논설위원

    1983년 가을 무렵이다. 경찰기자 시절이었다. 조계종단이 홍역을 앓았다. 종권을 둘러싸고 신·구파가 갈등했다. 서울 종로구의 조계사가 대치의 중심이었다. 총무원 접수를 위해 조계사로 진입하려는 승려들과, 이를 저지하는 반대파가 몸싸움을 벌였다. 사생결단이었다.‘어깨 승려’들이 대거 동원됐다. 일촉즉발의 전쟁터 같았다. 담장을 사이에 두고 해머, 쇠 파이프, 각목이 난무했다. 얼마 전 신흥사 충돌로 승려 한 명이 숨진 사건이 떠올랐다. 수 개 중대의 경찰이 배치됐다. 끝내 공권력이 투입됐다. 담장이 무너졌다. 아비규환이었다. 현장 주변에서 눈물 흘리던 신도들 모습이 생생하다. 국민들의 충격은 말할 것도 없다. 속가의 다툼보다 더 추한 권력투쟁과 그 행태에 할 말을 잃었다. 조계종이 다시 위기다. 신정아 사태가 발화점이다. 며칠 전 동국대 교수들이 성명을 냈다. 교수들은 종단의 맹성을 촉구했다. 성명은 “동국대는 신정아 게이트의 발원지로, 개교 이래 최악의 치욕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종단의 대학운용 쇄신과 재단 이사진의 전원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조계사는 불자들의 발자국 소리만 들릴 뿐 여전히 침묵이다. 조계종은 신정아씨 채용의혹이 불거진 이후 무대응,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그의 채용의혹과 관련, 사실 확인을 하려는 시도조차 한 흔적이 없다. 의혹을 제기한 장윤스님은 ‘도피생활’을 하며 선문답이다. 그를 대변한 조계종의 해명은 의혹만 더 키웠다. 그는 신정아씨와 변양균씨에 대한 본격 수사가 이뤄지자 해외로 몰래 나가려다 실패했다. 그의 언행은 속인보다 더 세속적이다. 문제를 제기했으면서도 그는 왜 떳떳하지 못한 것일까. 그는 종단내 파벌 갈등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인물일까. 또 신정아씨는 왜 어느 스님 소유의 외제 승용차를 몰고 다녔는지, 많은 스님들은 왜 그에게 돈을 대줬는지, 국민들의 눈엔 모두 의아스럽다. 사실 신정아게이트는 불교계와 권력의 음습한 유착이 어느 정도인지가 핵심이다. 곳곳에서 악취가 난다. 국민들이 변씨외의 또 다른 권력 배후, 보이지 않는 손이 있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갖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부대중과 만나는 일선 사찰의 도덕 불감증은 위험 수위를 넘긴 지 오래다. 백담사 시주금 횡령사건, 제주 관음사 폭력충돌, 마곡사 주지 구속, 홍천사 사찰토지 불법매매, 범어사 국고보조금 횡령 의혹…. 열거하기조차 힘들다. 비리 집합과도 같다. 그런데도 종단은 사죄의 말을 아끼고 있다. 불교환경연대 등 출·재가 단체들이 ‘교단청정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종단이 문중과 계파 이해를 대변하는 권력 지향 스님들에 좌우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묵묵부답이다. 조계종은 지금 외형적으론 흥륭기다. 사찰마다 불사가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국민과는 더욱 멀어지고 있다. 국립공원내 사찰들이 사찰관람과 관계없이 입장료 징수를 고집하는 것은 작은 예에 불과하다. ‘법란(法亂)’이라는 표현까지 나오는데도 무심한 조계종이 안타깝다. 자기 개혁이나 성찰의 모습을 찾을 수 없는 것일까. 얼마 전 법전스님이 하안거를 끝내고 법어를 발표했다. 물로는 물을 씻지 못하고, 금으로 금을 바꾸지 못한다고 했다. 버리고 비워야 참 존재를 깨달을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법전의 법어가 새삼 크게 들린다.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시론] 국민경선과 정당민주주의의 위기/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국민경선과 정당민주주의의 위기/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지난 15일 민주노동당은 결선투표를 통해 권영길 의원을 대통령선거 후보로 선출했다. 대통합민주신당도 예비경선을 거쳐 최종 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경선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월 이명박 후보를 선출한 한나라당 경선까지 포함해 뒤늦게나마 대선의 구도가 짜여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경선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경선 방식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원론적으로 본다면 민주주의 정당이라면 당비를 내는 당원들이 자신들의 후보를 선출하는 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이 ‘경선흥행´, 또는 ‘민심 반영´을 위해 여론조사를 도입한 것이 논란을 일으켜 왔다. 문제는 두가지다. 첫째, 여론조사가 과연 적절한 수단이냐는 점이다. 여론조사는 단지 국민 내지 지지자들이 갖고 있는 정치적 의사 및 흐름을 파악하는 수단일 뿐이다. 이를 후보 선출이라는 공적 절차에까지 도입하는 것은 정당민주주의의 근본을 뒤흔드는 것일 수 있다. 둘째, 이른바 당심(黨心)과 민심(民心) 사이의 긴장이다. 정당이 특정한 이념, 비전, 정책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결성한 공적 조직이라면 그 당의 후보는 ‘당심´에 따라 결정되는 게 순리다. 하지만 그 ‘당심´이 자발적인 게 아니라 동원된 것이라면 그것을 진정한 ‘당심´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경우 여론조사는 ‘당심´의 왜곡을 부분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이 후보 선출 과정에서 여론조사를 도입한 이유다. 여론조사를 둘러싼 이런 논란은 우리 정당민주주의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과거 열린우리당은 ‘전당대회 2개월 전에 입당해 당비를 6개월 이상 납부한 사람을 기간당원´으로 정하고 이들을 축으로 상향식 당내민주주의를 모색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한편에선 동원된 ‘종이당원´이 나타났고, 다른 한편에선 기간당원들이 특정계파에만 헌신하는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상과 현실의 괴리였다. 정당민주주의의 시각에서 보자면 민주노동당이 정치학 교과서에 충실한 정당이다. 당비를 정기적으로 내는 진성당원들을 중심으로 운영해 온 민주노동당은 서유럽 정당모델을 우리사회에 나름대로 정착시킨 사례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에도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진성당원은 아니더라도 민주노동당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민심´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정당민주주의는 그 국가의 상황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유럽 국가들은 그들 상황에 적합한, 미국은 미국 사회의 특성에 걸맞은 대중정당을 발전시켜 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기 사회에 적절한 원칙과 실용의 결합이다. 열린우리당의 기간당원제나 한나라당의 책임당원제가 실패한 것은 무엇보다 우리 현실에 대한 고민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탓이다. 요컨대 우리 사회가 놓인 조건은 원칙과 현실을 모두 고려한 정당민주주의 절차들을 요구한다. 현재 바람직한 방법의 하나는 당원의 다양화를 통해 정당과 지지그룹, 나아가 국민과의 소통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당원을, 당비를 내는 핵심당원과 당비를 내지 않는 일반당원으로 나누고 이 둘의 권리와 역할을 적절히 배분함으로써 당내민주주의를 강화하는 ‘투 트랙´전략과 같은 방식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정당민주주의가 제대로 서지 않는 한 민주주의의 발전은 요원하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38) 침술의 대가 허임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38) 침술의 대가 허임

    의원은 전형적인 중인의 직업이지만, 모두 중인은 아니다. 중인이 형성되기 전인 조선 전기에는 물론 선비들이 의원 활동을 했으며, 중인층이 형성된 조선 중기 이후에도 선비 출신의 의원이 많았다. 이들을 유의(儒醫)라고 하였다.‘동의보감’을 저술한 허준도 서얼이긴 하지만 양반 출신이다. 그랬기에 그의 아들이 대를 이어 의원으로 나서지는 않았다. 허준과 함께 선조의 주치의였던 허임은 관노의 아들인데 의원이 되었으며, 그의 아들은 의원으로 대를 잇지 않았다. 그랬기에 그의 집안은 중인층으로 정착되지 못했지만, 그의 대표적인 제자 최유태와 오정화의 집안을 통해 그의 의술이 전승되었다. ●관노 허억봉과 여종 사이에 태어난 허임 허임이 선조나 광해군의 신임을 받아 승진할 때에도 끝내 따라다닌 꼬리표가 관노의 아들이라는 점이다.1617년 2월12일에 광해군이 허임을 영평현령에서 양주목사로 승진시키자 사헌부에서 “허임의 아비는 관노이고 어미는 사비(私婢)이니, 비천한 자 가운데 더욱 비천한 자입니다.”라고 출생 신분을 들고나와 반대하였다.18일부터 26일까지 계속 반대하자, 광해군도 결국 지쳐서 3월9일에 부평부사로 내보내는 형식으로 타협했다.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지만, 관노와 여종 사이에 태어난 천민을 서울 인근의 목사(정3품)로 내보낼 수는 없었던 것이다. 강원도 양양의 관노였던 허억봉은 어린 나이에 장악원 악공으로 뽑혀 서울에 올라왔다. 악생은 양민이지만, 악공은 천민이었다. 장악원 첨정 안상이 ‘금합자보(琴合字譜)’를 만들었는데, 허억봉의 연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 악보는 목판본으로 간행된 악보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라 보물 제283호로 지정되었는데, 안상은 서문에 이렇게 썼다.“내가 가정 신유년(1561)에 장악원 첨정이 되었는데, 악공을 시험할 때에 쓰는 악보와 책을 보니 문제가 있었다. 예전의 합자보(合字譜)를 버리고 다만 거문고와 상하 괘(卦)의 차례만 있으며, 손가락을 쓰는 법과 술대를 쓰는 법은 없으니, 거문고를 처음 배우는 자들이 쉽게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악사 홍선종을 시켜 당시의 곡조를 모으고 약간의 악보를 보태어, 합자보를 고쳐 내게 하였다. 또 허억봉에게 적보(笛譜)를 만들게 하고, 이무금에게 장구보를 만들게 하여 그 가사와 육보(肉譜)를 함께 기록했다. 홍선종은 기보법(記譜法)에 통달하였고, 허억봉과 이무금은 젓대와 장구로 세상에 이름을 떨친 자들이다.” 이달의 시에는 그가 악사(樂師)로 소개되고, 서성의 시에는 전악(典樂)으로 소개된다. 관노 출신이었지만 장악원 연주자 사이에 솜씨를 인정받아 연주 책임자까지 승진한 것이다. 그의 아우 허롱도 악사였다. 허씨대종회 허장렬 부회장은 “허조(許稠)가 좌의정으로 있던 세종 때까지는 하양 허씨가 떳떳한 양반이었는데, 아들 허후와 손자 허조가 수양대군의 왕위찬탈을 반대하다가 죽고 자손들은 관노가 되어 충청북도 괴산군에 배속되었다.”고 고증했다. 그래서 허임의 선조 묘소가 괴산에 있게 된 것이다. 관노가 된 허임이 좌의정 김귀영의 계집종과 부부가 된 사연은 기록에 남아 있지 않은데, 허임기념사업회 손중양 이사는 이렇게 추측하였다. 허임이 태어났다고 추정된 1570년 직전에 김귀영이 예조판서가 되었다.‘금합자보’를 만드는 과정에서 장악원의 대표적인 연주자로 인정받은 허억봉은 당연히 김귀영의 집에 자주 부름받았을 것이고, 그러한 과정에서 계집종 박씨와 눈이 맞았을 것이다. 아버지가 관노인데다 어머니도 여종이었으면 허임은 당연히 종이 되었어야 하는데, 허임을 비난하는 글에도 그가 종이었다는 기록은 없다. 아버지가 전악까지 오르면서 제도에 따라 면천되고, 허임도 천인의 신분을 벗어난 것이다. ●어머니를 고쳐준 의원에게 품을 팔며 침술 배워 어머니 박씨가 병에 걸렸는데, 집이 가난해 의원을 불러다 치료할 수가 없었다. 의원이 진맥해서 처방을 내주어도 약재가 비싸기 때문에, 서민들은 몇 차례 침만 맞고도 고칠 수 있는 침술을 더 좋아했다. 그런데 허임의 집안은 너무 가난해서 침 놓은 수고비조차 갚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침 놓아준 의원의 집에 가서 잡일을 도와주는 것으로 치료비를 대신했다. 그런 과정에서 눈썰미가 있던 허임이 침구법을 배운 것이다. 신통한 침술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75세 때에 자신의 평생 경험을 집대성하여 ‘침구경험방’이란 책을 냈는데, 그 머리말에서 자기가 침술을 배운 과정을 이렇게 기록했다.“명민하지 못한 내가 어려서 부모의 병 때문에 의원의 집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오랫동안 공들여 어렴풋이나마 의술에 눈을 떴다.” ‘의가(醫家)’라고만 표현했는데, 앞뒤 문맥을 보면 침의였던 듯하다. 전의감이나 혜민서에서 의학생도로 정식 공부를 하지 못했지만, 그는 스무살이 갓 넘자마자 현장에 나가 침술을 베풀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광해군을 따라 황해도, 충청도 등지를 돌아다니게 된 것이다. 이때부터 광해군의 신임을 받기 시작했다.1595년에는 종6품 의학교수가 되었으니, 체계적으로 의술을 배우지 않은 그로서는 상당히 빠르게 승진한 것이다. 의원은 크게 약을 쓰는 약의(藥醫)와 침을 쓰는 침의로 나뉘어지는데, 약의는 의과에 합격해야 했고, 침의는 민간 출신도 많았다. 약의를 침의보다 높게 여기긴 했지만, 병에 따라 약의와 침의의 역할이 달랐으며, 약재가 넉넉지 않은 전쟁 중에는 침의의 할 일이 많았다. 허임을 치종교수(治腫敎授)라고도 표기했으니, 외과적인 치료도 겸했음을 알 수 있다. 선조 말년에 병이 깊어지자 여러 의원들이 자주 입시하여 치료했는데, 실록에는 허준과 허임의 이름이 번갈아 나온다. 특히 1604년 9월23일 한밤중에 편두통을 일으키자 선조가 허준에게 “침을 놓는 것이 어떻겠는가?” 물었다. 허준이 “침의들은 항상 ‘반드시 침을 놓아 열기를 해소시켜야 통증이 줄어든다.’고 말합니다. 소신은 침 놓는 법을 알지 못합니다만, 그들의 말이 이러하기 때문에 아룁니다. 허임도 평소에 ‘경맥을 이끌어낸 뒤에 아시혈에 침을 놓을 수 있다.’고 했는데, 이 말이 일리가 있습니다.” 선조가 병풍을 치게 하고, 허임에게 침을 놓게 했다.50대의 허준이 30대의 허임의 침술을 임금 앞에서 인정했는데, 약으로 며칠 끌다가 침을 맞고 완쾌된 선조는 한 달 뒤에 허임을 6품에서 정3품으로 승진시켰다. 허임이 현역에서 물러나 공주에 살 때에도 광해군은 그를 왕궁으로 불러 침을 맞았으며, 너무 늙어 말을 탈 수 없게 되자 처방이라도 보내 달라고 하였다.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그는 한평생 치료경험을 집대성해 ‘침구경험방’을 지었는데, 내의원 제조 이경석이 발문을 썼다. “태의 허임은 평소 신의 기술을 가진 자로 일컬어져 평생 구하고 살린 사람이 손으로 다 헤아릴 수 없다. 그간 죽어가던 사람도 일으키는 효험을 많이 거두어 명성을 일세에 날렸으니, 침가(針家)들이 추대하여 으뜸으로 삼았다.” 18세기 초엽에 조선으로 유학을 온 오사카 출신의 일본 의사 야마카와(山川淳庵)가 ‘침구경험방´을 일본에 가지고 가서 1725년 일본에서 간행하였다. ●제자 최유태와 오정화를 통해 침술 전승 허임이 공주에 정착하자 후손들이 서울의 중인들과 연결되지 못했지만, 허임의 침술은 제자들을 통해 대대로 전수되었다.‘급유방(及幼方)’이라는 의서에 숙종시대 명의 두 사람을 소개했는데, 이들이 모두 허임의 제자였다. 그 기사는 이렇다. “숙종시대에 태의(太醫) 최유태와 별제(別提) 오정화는 모두 허임에게서 침술을 전수받아 당대에 이름났다. 나는 이 두 사람에게서 그 침술의 연원을 전해들었으므로 자세히 기록하였다.” 최유태는 9대 의원으로 이름난 청주 한씨 출신이다. 최귀동부터 계손, 덕은, 준삼, 응원, 유태를 거쳐 만선, 익진, 택증과 택규에 이르기까지 9대가 모두 의원으로 활동했다. 응원은 내침의(內針醫)인데,23세 되던 1651년 의과에 합격한 작은아들 유태는 아버지의 침술을 전수받지 않고 허임의 침술을 전수받았다. 응원의 맏아들 유후는 1639년 의과에 합격했는데, 그의 후손들도 만상, 익명, 홍훈까지 의원으로 활동했다. 오정화의 집안은 11세 오인수까지 문과 합격자를 낸 양반이었지만,13세 오구가와 14세 오대종이 무과에 합격해 무반이 되었으며, 오대종의 맏아들인 15세 오인량이 역과에 합격하여 역관 가문이 되었다. 둘째아들인 오제량은 무과에 급제해 무반의 전통을 이어받았는데, 그의 아들 오정화(吳鼎和)가 역관의 딸과 결혼했지만 가업을 잇지 않고 허임의 침술을 전수받으면서 그의 후손 가운데 한 계파는 역관으로 이어지고, 한 계파는 의원으로 이어진다. 의과에 합격해 활인서 별제(종6품)까지 오른 오정화는 침만 잘 놓은 것이 아니라 약까지 처방을 내려 의약동참의로 이름을 올렸는데, 그의 후손들은 17세 지철,18세 덕신,19세 명검,20세 인풍까지 여러 대에 걸쳐 모두 침술 의원으로 대를 이었다. 오정화의 아들 17세 지항부터 24세 경석까지 8대에 걸쳐 역관을 낸 것도 유명한데, 이미 26회부터 29회까지 4회에 걸쳐 역관 오경석과 오세창의 중인 활동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다. 오경석의 사위 이용백은 대표적인 중인 집안의 족보를 집대성한 ‘성원록’ 편찬자로도 널리 알려졌는데, 그는 이 책의 해주 오씨 항목에서 역관으로 이어지는 17세 지항의 계파를 정통으로 놓고, 의원으로 이어지는 17세 지철의 계파를 왼쪽에 배치하였다. 허임의 후손들은 중인으로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허임의 침술은 제자 최유태와 오정화를 통해 대대로 전수되면서 중인 침의의 전문성을 더욱 확고히 했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후쿠다 대세론 ‘후끈’

    |도쿄 박홍기특파원|오는 23일 ‘포스트 아베’를 뽑는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후쿠다 야스오(71) 전 관방장관의 선출이 유력시되고 있다. 아소 다로(66) 간사장이 주도하는 ‘아소파’를 뺀 자민당 8개 계파 모두가 후쿠다 전 장관을 지지하고 나섰다. 자민당은 14일 총재 선거를 고시했다. 이로써 선거전은 아베 신조 총리의 노선 탈피를 기대하는 파벌로부터 고른 지지를 이끌어내며 급부상한 후쿠다 전 장관과 초반의 대세론에 불을 붙여 반전을 노리는 아소 간사장의 한판 승부로 치닫고 있다. 후쿠다 전 장관은 이날 저녁 기자들을 만나 “개혁은 계속해 나가야 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추진한 구조개혁의 방향은 옳다.”고 밝힌 뒤 15일 출마 회견을 갖기로 했다. 최대 파벌인 마치무라파 소속인 후쿠다 전 장관은 고가, 야마사키, 다니가키, 쓰시마 등 각 파벌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심지어 계파에 속하지 않은 의원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고이즈미 전 총리도 후쿠다 전 장관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내비쳤다. 후쿠다 전 장관은 아소 간사장이 아베 신조 총리의 실정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적 시각 속에서 뜨고 있다. 후쿠다 전 장관은 1976∼78년 총리를 지낸 후쿠다 다케오의 장남이다. 와세다대 출신으로 마루젠 석유회사에 다니다 40세 때 부친의 비서를 시작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후쿠다 전 장관이 총리에 선출되면 일본 최초의 ‘부자(父子) 총리’로 기록된다. 고이즈미 총리 시절 3년반 동안 관방장관을 역임하다 2004년 5월 연금 미납 문제가 드러나 사임했다. 특히 대북 관계에서는 ‘비둘기파’ 쪽에 속했다. 중국과는 상당히 우호적인 관계로 맺고 있다. 한순간에 수세로 몰린 아소 간사장은 이날 “여기서 그만두면 또 파벌간의 담합으로 총리가 결정된다.”면서 “최후까지 당원, 국민에게 정책을 제시해 당당하게 싸우겠다.”고 출마를 선언했다. 아소 간사장은 16명의 자기 계파 의원들을 기반으로 지난해 아베 총리를 지지했던 의원들, 중견 소장파 의원, 당원 등과 개별적으로 접촉하면서 기반을 넓혀나갈 방침이다.hkpark@seoul.co.kr
  • [정당민주주의가 흔들린다] (하) ‘생활정치’ 꿈꾸는 20대 당원들

    [정당민주주의가 흔들린다] (하) ‘생활정치’ 꿈꾸는 20대 당원들

    정당은 시민사회의 다양한 견해와 요구를 정치로 이어주는 민주주의의 생명줄이다. 고려대 최장집 교수(정치학)는 저서 ‘민주주의의 민주화’에서 “사회의 요구로부터 괴리된 정당체제를 개혁해 정치와 대중사회가 소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의 정당들은 권력자와 지역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했고, 정당의 주인이어야 할 당원들은 표를 모으기 위한 동원용 도구에 불과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정당민주주의를 실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각 정당에서 나오고 있다. 당원 요구를 묵살하는 기성 정당을 뛰어넘어 새 정당을 만들려는 실험도 계속되고 있다.‘생활정치’를 꿈꾸는 20대 젊은 당원들을 만나본 결과 한결같이 “소통이 원활한 정당을 원한다.”고 말했다. ●“보수도 개혁을 말한다” 전통적으로 중장년층의 지지를 받아온 한나라당은 요즘 대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이런 현상을 놓고 일각에서는 대학생들의 보수화를 우려하고 있으나 정작 한나라당 대학생 당원들은 “건강한 보수정당의 기틀을 우리가 만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백길현(28·경기대 4학년)씨는 “청년당원으로서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 입당했다.”면서 “한나라당을 아래로부터 의견이 수렴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며, 생명력이 영원한 수권정당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인하대 재학 당시 한총련 활동을 했던 이재양(26)씨는 “한국 사회에서 이념 논쟁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 좌파나 우파를 떠나 구체적인 정책입안 과정을 공부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자체를 잘 몰랐다는 이인규(23·한국기술교육대 4학년)씨는 지난해 당의 대학생 캠프에 우연히 참가했다가 입당했다. 이씨는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는 소통과 공감의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중앙당의 대학생 조직인 ‘2030위원회’ 위원장인 권용태(27)씨는 “보수는 변화와 개혁을 무조건 거부한다는 통념을 깨고 싶다.”면서 “나이 지긋한 당 선배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정당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개혁당에서 활동하다가 열린우리당 기간당원으로 활약했던 김선진(29·서울시립대 4학년)씨는 기간당원제의 실패를 무척 안타까워한다. ●“당원혁명 끝나지 않았다” 김씨는 “국회의원들이 개혁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기간당원제를 찬성하다가 자기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돌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환멸을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김씨는 “소선거구제가 중대선거구제로 바뀌고, 비례대표를 대폭 늘리면 동원당원이 아닌 기간당원들이 설 자리가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통이 원활한 정당을 찾다가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던 서명숙(29)씨는 “기간당원제가 실패했지만 우리는 당내 민주주의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런 문제의식은 당원들의 가슴속에 계속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보진영의 집권을 꿈꾼다” 2000년 창당과 동시에 민주노동당에 가입한 명재석(28)씨는 당원이 주인인 민노당을 자랑스러워한다. 아직 소수정당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다수당이 되고 집권까지 할 수 있다는 기대를 버리지 않는다. 명씨는 “여전히 계파별 과두체제 형태인 중앙당의 개혁이 시급하다.”면서 “지역 모임도 주거지 기준을 고집하지 말고, 직장이나 관심 분야가 비슷한 소모임 형태로 개편해야 더 많은 대중들의 참여를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선(23·서울대 4학년)씨는 민노당과 비슷한 노선을 유지하고 있는 사회당에서 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씨는 “과거 대학생들의 정치적 요구는 한총련과 같은 운동권 조직으로만 수렴됐지만 이젠 정당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회당원의 이름으로 장애인, 비정규직, 여성 등 사회적인 이슈는 물론 학내의 세세한 문제까지 친구들과 토론하고 행동한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20일 초록당 창당을 준비중인 초록정치연대의 김경미(25)씨는 자동차를 갖지 않고도 편하게 살 수 있는 나라, 농업을 파산시키지 않아도 잘사는 나라를 꿈꾼다. 김씨는 “정치는 항상 뜬구름 잡는 얘기라고 생각했다.”면서 “내 삶을 변화시키는 작은 동력을 만들기 위해 녹색정치에 뛰어 들었다.”고 말했다. 이창구 유지혜 김민희기자 window2@seoul.co.kr ■ “인물 아닌 정책 중심 재편 바람직” 전문가들은 한국 정당정치의 후진성이 여야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고 진단한다. 여론조사 방식을 도입하는 바람에 1인 1표의 등가성이 생명인 평등선거 원칙이 무너졌고, 보통·직접·비밀 선거의 원칙도 무너졌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을 계기로 새로운 정당체계를 고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유럽식 계급(대중)정당이나 미국식 포괄정당 중 하나를 선택할 게 아니라 우리 정치 현실에 맞는 새로운 모델을 찾아야 한다.”면서 “인물 중심의 정당이 아니라 환경이나 평화와 같은 정책을 중심으로 발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정당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소속 임종인 의원은 “당원의 뜻에 따라 후보가 결정되고, 당원들이 지지층을 확대시켜 나가며, 당원과 지지자의 힘으로 당선된 다음에는 전체 국민의 이익과 당원의 이익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대의민주주의 기본이 바로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린우리당의 실패로 갈 곳을 잃은 중도개혁세력을 대변할 수 있는 서민적 진보정당이 출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상환 경상대 교수(경제학)는 “우파 헤게모니를 한나라당이 완벽하게 장악했기 때문에 이와 경쟁할 수 있는 튼튼한 중도개혁 정당이 나와야 하고, 민주노동당도 지금보다 더 대중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컨설팅업체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 역시 이념과 정책에 따른 정당 분화가 필요하고,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 대표는 “지역구도가 약화됨에 따라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진보세력이 등장할 수 있다.”면서 “산업·외교·교육·조세·부동산·복지와 같은 구체적인 정책을 둘러싸고 정치세력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인터넷 정당’을 주장하고 있는 김두수 전 열린우리당 중앙위원은 “사회 자체가 인터넷을 통해 재편되고, 인터넷이 기존 정당보다 더 강력한 정치적 의사 표출의 수단이 됐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면서 “후보 선출과 주요 정책결정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직접민주주의가 대폭 강화된 인터넷 정당이 조만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한국정당 오욕의 역사 해방 이후 60년간 수많은 정당이 만들어지고 해체돼 왔지만 제대로 운영된 정당은 찾아보기 어렵다. 핵심 지지층을 확보하지 못한 채 표면적으로 ‘모든 국민’의 이익을 내세우는 포괄정당, 대중적 기반이 허약한 간부정당, 선거에서 이기는 것만 목적으로 하는 선거전문 정당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시작부터 파행이었다. 미군정 법령 제55호 ‘정당에 관한 규칙’에 의해 만들어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자유당은 이 전 대통령이 하야하자 바로 스러졌다. 애초에 우리나라 법으로 정당을 만들지 못한 ‘정통성의 부재’도 문제지만, 정당이 정책이나 비전이 아니라 정권과 운명을 같이하며 ‘무원칙한 인맥집단’으로 전락하는 전범(典範)이 된 게 더 큰 문제였다.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을 거치며 우리나라 정당은 ‘권력자 정당’의 면모를 띤다. 가장 수명이 길었던 민주공화당은 박 전 대통령이 5·16쿠데타 뒤 자신의 정권 유지를 위해 만들었다. 이를 해체한 전 전 대통령 역시 12·12와 5·17을 거치고 나서 1980년 민주정의당을 창당해 정권의 정통성을 도모했다. 1987년 6월항쟁으로 민주화를 쟁취하고 나서도 구태를 벗지 못한다. 이 시기의 정당은 ‘1인 사당(私黨)’,‘지역주의 정당’으로 규정된다.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이 권력 획득의 수단으로 창당한 통일민주당·평화민주당·자유민주연합 등이 그렇다. 2000년 탄생한 민주노동당,3년 뒤 만들어진 열린우리당은 우리나라에 정당법이 도입된 지 40년 만에 처음으로 근대적 정당의 형식과 내용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당원이 당비를 내고, 상향식 민주주의를 지향하며 지구당을 법적으로 폐지해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을 만들려는 것이 두 정당의 목표였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기간당원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가면서 정당 개혁은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았다. 손혁재 경기대 정치교육원장은 “우리나라 정당은 대중정당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간부정당”이라며 “아직은 당원 문화가 뿌리 내리지 못해 유권자나 당원이 시대 요구에 맞는 의식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日 후임총리 아소 vs 反아소 구도

    日 후임총리 아소 vs 反아소 구도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자민당이 아베 신조 총리 겸 총재의 사의 표명에 따른 ‘포스트 아베’의 선출을 위해 계파별로 본격적인 후보 추대에 나섰다. 오는 23일 실시되는 총재 선거는 10개 파벌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확정된다. 현재 최소한 7∼8명이 출마를 고려 중이다. 아베 총리는 13일 오후 위장 등의 상태가 좋지 않은 탓에 병원에 입원, 총재 선거를 관망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가장 유력하게 후임으로 떠오른 아소 다로 자민당 간사장은 이날 공식적으로 총재 선거에 입후보할 방침을 굳혔다. 아소 간사장은 지난달 27일 아베 총리의 두터운 신임 아래 간사장으로 발탁된 이래 차기 총재를 겨냥, 일찍부터 터 닦기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해 9월 총재선거에 나서 2위를 했던 경험도 있다. 때문에 총재 선거는 ‘아소 대 반(反)아소’의 대결 구도가 짜여지는 형국이다. 현재 아소 간사장은 ‘아베-아소 라인’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개혁 노선을 후퇴시킨 등 핵심 인물로 찍혀 ‘반아소파’의 견제도 만만찮다. 더구나 아소 간사장은 자신의 ‘아소파’ 소속 의원이 16명에 불과, 이른바 제1대 파벌인 ‘마치무라파’나 2대 파벌인 ‘쓰시마파’ 등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특히 자민당 안에는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개혁적인 인물을 통해 오는 2009년의 중의원 선거까지 겨냥하자는 기류가 강한 편이다. 소장파 의원일수록 개혁의 요구도 크다. 야당에서 주장하는 중의원 해산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모리, 고이즈미, 아베 총리까지 3차례 연속 총재를 옹립한 당내 최대 파벌인 ‘마치무라파’는 회장인 마치무라 노부타카 외무상과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쓰시마파’에서는 누카가 후쿠시로 재무상이 출마 입장을 공식화했다. 야마사키 다쿠 전 부총재도 출마 여부를 재고 있다. 지난해 총재 선거에 출마했던 ‘다니가키파’의 회장인 다니가키 사다카즈 전 재무상도 “아베 정권의 정책정환이 필요하다.”며 출마 의욕을 보이고 있다. hkpark@seoul.co.kr ●자민당 총재선거 당 소속 중의원 304명과 참의원 83명 등 의원 387명과 47개 지역 대표 3명씩 141명의 지역표를 합친 528표를 가운데 과반수를 얻으면 당선된다. 과반수가 넘지 못하면 1위와 2위를 놓고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 [정당민주주의가 흔들린다] (상) 한계 부딪친 당원제도

    [정당민주주의가 흔들린다] (상) 한계 부딪친 당원제도

    ■ 열린우리, 실패한 혁명 대통합민주신당은 당원 투표가 아닌 국민경선으로 대통령 후보를 뽑는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은 후보 선출 방식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여론조사 방식’으로 실시된 예비 경선(컷 오프)은 ‘유령선거’ 논란만 남겼다. 원내 최대 의석을 차지하고 있으며, 집권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을 승계한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이 원칙없이 치러지는 까닭은 후보가 난립했고, 당원들이 들러리로 전락했다는 데 있다. 특히 옛 열린우리당은 집권당으로는 처음으로 당비를 납부하는 기간당원이 후보 선출 등 당내 중요 의사결정권을 갖는 ‘당원 혁명’을 시도했었기 때문에 대통합민주신당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 보인다. ●어느 기간당원의 회한 열린우리당 대의원들이 당 해체를 결의하던 지난달 18일. 꼬박꼬박 당비를 내며 기간당원으로 활동했던 김성현(42)씨는 눈물을 흘렸다. 정당을 통해 ‘생활정치’를 구현하고자 했던 꿈이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경기도 광명에 있는 교회의 목사다.“목사들은 예전부터 정치에 관여를 많이 했어요. 신도들에게 절대적인 존재여서 출마자들이 목사를 그냥 놔두지 않기 때문이죠.”김씨는 이런 음성적인 방식보다는 공개적인 참여를 택했다.“신도들과 지역 문제를 토론하고, 우리들의 정치적인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당이 필요했습니다. 상향식 민주주의를 표방한 열린우리당이 가장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기간당원제는 도입과 동시에 퇴색했다. 특히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명시의 기간당원이 하루 밤새 500명씩 불어나는 기현상을 목격했다. 김씨는 “지방선거 후보들이 당비를 대납해 주면서 자기편 기간당원을 대거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기간당원제는 항상 권력투쟁의 원흉으로 꼽혔고, 아홉 차례의 당헌·당규 개정을 거치면서 계속 후퇴하다가 결국 폐기처분됐다.”면서 “기간당원들은 특정 후보의 지지자로 뿔뿔이 흩어졌다.”고 말했다. ●‘당원 혁명’ 왜 실패했나 김씨의 말대로 창당 당시 ‘권리행사(전당대회) 2개월 전에 입당해 월 2000원 이상의 당비를 6개월 이상 납부한 자’로 정해졌던 기간당원제는 단 한 차례도 적용되지 못했다. 희망제작소 유시주 객원연구위원은 기간당원제 실패를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탓이라고 지적했다. 유 위원은 “차기 대권을 노리는 당의장들이 지지자들을 당원에 대거 포함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기간당원제를 흔들었다.”고 말했다. 공직후보 선출과 당내 요직 선출에서 기간당원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자 조직관리에 위기를 느낀 당의장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기간당원제 요건을 완화했다.‘선거꾼’ 활동에 익숙한 과거 당원들이 대거 들어오도록 했다는 것이다. 기간당원들과 ‘동원’된 당원들은 해당 지역에서 사사건건 충돌했다. 실제로 2006년 2·18 전당대회와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3개월새 기간당원이 30만명이나 늘어 ‘종이당원’,‘대납당원’ 논란이 일었다. 열린우리당 중앙위원으로 활동했던 김희숙(36·여)씨는 “수평적인 정치 네트워크를 실현하기 위해 당 활동에 적극 나섰지만 결국 실패했다.”면서 “열린우리당이 총선 직전 급조됐고, 일거에 최대 의석을 차지해 치밀하게 준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무소속의 임종인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을 무조건 지지하는 노사모 회원들이 기간당원의 주축이었다.”면서 “특정 개인을 위한 계파 성격이 강해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비판했다. 기간당원제 사수를 끝까지 주장했던 김두수(45) 전 중앙위원은 “유럽식 대중(계급)정당을 그대로 이식한 것이 근본적인 한계였다.”면서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하고, 참여한 만큼 발언권이 주어지는 개방·참여·공유의 ‘웹2.0’식 정당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구 김민희기자 window2@seoul.co.kr ■ 한나라, 당심의 분노 경남 합천에 사는 임모씨(57)씨는 15년 전인 1992년 민자당에 입당했다. 돈을 받고 당에 가입하는 게 자연스럽던 그 시절, 임씨는 돈을 내고 당원이 됐다. 그만큼 김영삼 총재의 비전과 철학을 지지했다. 민자당이 신한국당으로, 다시 한나라당으로 바뀌는 동안 정당에 대한 임씨의 지지는 변함이 없었다. 매월 1만원씩 통장에서 당비가 빠져나갔지만 아깝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임씨의 생각은 요즘 들어 바뀌었다. 자신의 목소리가 당에 반영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임씨는 “당 소식은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접한다. 옛날에는 가끔 중앙당에서 전화해서 내 의견을 묻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런 것도 없다.”고 했다. 이렇듯 평당원의 민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은 130만 당원을 거느린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 당원들은 대부분 충성도가 높고 오랫동안 당적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불만은 더 큰 파급력을 갖는다. 인천 계양을 당원협의회 소속 당원인 이모(52)씨는 “옛날부터 당원은 선거 때 표를 모으는 수단이거나 당 행사에 동원되는 인력일 뿐이었다.”고 씁쓸해했다. 이름을 밝히기 꺼린 한 당원도 “당이 좀더 민생정치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는데, 이런 의견을 당에 전달할 통로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대선 경선을 거치면서 일부 당원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당심(黨心)보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의 결과가 경선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에서다. 불만은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던 당원들 사이에서 두드러진다. 경선 불복 소송을 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대표인 정광용씨는 “선거법은 부득이한 경우에만 경선을 여론조사로 대체할 수 있다고 했는데, 투표도 하고 여론조사도 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시절부터 당원이었다는 김모(67)씨도 “당원 투표로도 충분한데 왜 여론조사까지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당 교육도 꼬박꼬박 받고 당이 하라는 대로 다 했는데 왜 당원의 의견을 무시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한나라당이 이번 경선을 통해 드러난 평당원들의 불만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강원택 숭실대 정치학과 교수는 “박사모와 같은 자발적인 지지자의 출현은 고무적인 현상”이라면서 “이들을 책임있는 당원으로 포섭해 자발적 참여자가 주인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민노, 우물안 내분 국내 유일의 계급정당인 민주노동당은 2000년 창당 이후 줄곧 진성당원제를 유지하고 있다. 매월 당비 1만원(저소득층은 5000원)을 내는 진성당원만이 공직후보 선출권을 갖는다. 옛 열린우리당이 진성당원제와 유사한 기간당원제를 도입했고, 한나라당도 책임당원제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민노당 역시 이번 대선 후보 경선과정에서 당원의 역할을 두고 심각한 내분에 휩싸였다. 진성당원제를 엄격하게 유지하다 보니 대중정당으로 발전하지 못한다는 주장과 당 정체성을 위해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다 결국 정파선거로 이어졌다. 진성당원제를 접점으로 해묵은 노선투쟁의 골이 더 깊어진 셈이다. 다수파인 자주파(NL)는 국민들에게도 경선 참여의 길을 열어 놓아야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다며 국민참여경선을 주장했다. 하지만 평등파(PD)의 반대로 무산됐다.NL은 권영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정파적 투표를 감행했고, 노회찬 후보를 중심으로 한 PD는 이를 집요하게 비판하며 세를 규합해 나갔다. 인천시당 김응호 사무처장은 “지지자 획득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면서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이라면 외연확대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당 마포구위원회 정경섭 위원장은 “국민참여경선을 했다면 선거인단 모집에 당의 모든 정치활동이 매몰됐고,‘종이당원’ 논란도 불거졌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평당원인 백준(45)씨는 “국민참여경선을 무산시킨 PD, 정파선거를 한 NL 모두 비판받아야 한다.”면서 “지역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중앙당만 여전히 주도권 다툼에 사로잡힌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는 “국민참여경선 논란과 정파선거는 극한 대립을 낳았다.”면서 “당 발전의 디딤돌이 아닌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조계종 동국대 이사 추천 파행

    동국대 재단이사 후보 추천을 위한 조계종 종립학교관리위원회(종관위) 회의가 종단내 계파간 갈등으로 후보 추천을 못한 채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종관위는 4일 서울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회의를 열어 이사 후보 6명을 이날 개회된 제174차 중앙종회 임시회에 추천, 인준 절차를 밟을 계획이었으나 전체 위원 15명 중 5명만 참석하는 바람에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동국대 재단이사회 비주류측 8명의 종관위원은 전날 투표 방법을 놓고 설전을 벌인 끝에 후보 추천을 못하자 “이사후보 추천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면서 현 재단 임원진에게 “신정아씨 학력 사건으로 동국대의 위상과 교계의 명예를 실추시킨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종관위는 일단 8일까지 예정된 중앙종회 기간 중 회의를 한 차례 소집할 계획이지만 성원이 안될 경우 이사후보 추천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사설] 이 후보, 측근보다 국민과 눈높이 맞춰야

    한나라당이 경선을 끝내고도 본선 체제 전환 과정에서 당내 갈등으로 바람 잘 날이 없어 보인다. 이명박 후보 캠프의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의 2선후퇴 논란과 원내대표 경선을 둘러싸고 빚어진 박근혜 캠프와의 신경전이 대표적이다. 이런 진통이 구태의연한 계파 다툼이 아니라 정당의 체질 개선을 위한 산고이기를 바랄 뿐이다. 이명박 후보는 당 개혁과 화합 사이에서 어정쩡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는 이 최고위원의 2선 후퇴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 최고위원이 안 된다는 사람들은 제 지지자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듣기에 따라선 “내 맘대로 측근을 쓰겠다는데 누가 감히 토를 다느냐.”는 식의 오만함으로 비쳐진다. 이 최고위원은 한 술 더 뜨는 인상이다. 박 전 대표측을 겨냥,“진정으로 화합하려면 진지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자극한 것이다. 이런 행태는 한나라당은 물론 이 후보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고 본다. 패자를 자극하지 않고, 승자로서의 아량을 보여주는 게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이왕 이 후보가 ‘선 화합·후 개혁’으로 진로를 정했다면 인사에서도 탕평책을 쓰기를 바란다.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이나 향후 인사에서 승자독식의 유혹을 떨쳐내는 것이 정치발전의 원리에도 부합한다고 본다. 이 후보는 당 개혁도 측근보다는 국민의 관점에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회창씨가 당 공조직보다 측근들에 의존했다가 대선서 두 차례나 낭패를 보지 않았던가.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후 급조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끝내 참여정부를 부인하며 ‘위장폐업’한 전례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주요 대선공약에 대한 당내 일각의 재검토 주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자세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 등 핵심 공약을 국민의 눈높이로 원점에서 타당성을 재검토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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