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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당대회는 ‘孫’안에?

    전당대회는 ‘孫’안에?

    통합민주당이 오는 6월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결정한 가운데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손학규 대표의 역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 일각에서 ‘손학규 재추대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일단 손 대표는 당권 재도전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대신 17일 오후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 첫 태스크포스(TF) 팀 회의를 주재했다. 전당대회준비위원장도 직접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가 전대위원장을 맡게 될 경우 그에 대한 ‘중립’ 요구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18대 총선 당선자를 기준해 당내 최대 계파를 이끌고 있는 그가 대리인을 내세우는 등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측근은 “대리인은 당을 완전히 장악하는 사람이나 내세울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기획·홍보·조직·대회진행 등 4개 소팀으로 이뤄진 태스크포스는 열린우리당과 구민주당 출신이 동수로 꾸려졌지만 갈길이 멀다. 대의원 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위원장 선출이 ‘뜨거운 감자’다. 총선 공천자를 그대로 지역위원장에 임명하는 방법이 거론되는 가운데 구민주당계가 반발하고 있다. 당 정체성을 둘러싼 치열한 노선 투쟁도 예상된다. 중도보수 성향의 당선자가 많기 때문에 중도진보 혹은 중도개혁 노선을 지향하는 의원들이 벌써부터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천정배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전대에서는 당권 투쟁이 아닌 정체성 투쟁을 해야 한다.”면서 “중도진보로 가면서 당 내부에서는 ‘중도 대 진보’의 경쟁으로 가야 한다. 보수는 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번 전대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 경선이 분리돼 치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당 대표 경선에 사실상 최고위원 자리를 노리는 후보가 대거 몰리는 상황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원내외 인사들의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사설] 비례대표제 개선안 마련하라

    비례대표 공천이 엉망진창이어서 시끄럽다. 친박연대 양정례, 민주당 정국교 당선자는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금배지를 달고 등원도 하기 전에 사법처리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들 이외에 다른 당선자들도 이런저런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비례대표는 여성 및 소외계층과 전문성 등을 배려하라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그럼에도 이번 18대 총선은 결국 국민을 기망한 꼴로 전개되는 형국이다. 누구를 원망해서도 안 된다. 정치권이 국민의 눈높이가 높아진 줄 모르고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여야간에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무엇보다 유권자는 안중에 두지 않았다. 급조정당인 친박연대가 가장 심한 편이다. 비례대표 공심위원장마저 공천 마감일에야 후보명단을 받았다니 될 말인가. 사(私)가 끼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이 수사에 나선 만큼 진위는 밝혀질 것으로 본다. 민주당 역시 나을 게 없다. 오죽했으면 공심위원장인 박재승씨가 “비례대표 공천 때문에 다 까먹었다.”라고 했을까. 계파간 나눠먹기를 한 탓이다. 한나라당도 사실상 청와대에서 명단을 작성했다고 한다. 더군다나 한나라당과 친박연대는 선거공보물에 비례대표 후보의 정보는 아예 뺐다. 공당(公黨)이라고 할 수 있는지 자문하기 바란다. 문제는 비례대표제도의 허점에 있다. 선거법에 따르면 비례대표 후보자는 신상정보를 싣지 않아도 아무런 제재가 없다.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유권자는 누구인지도 모르고 표를 던진 격이다. 이를 위해 검증시스템을 전면 손질해야 한다. 지금처럼 밀실공천을 막으려면 당헌·당규부터 손댈 필요가 있다. 공개적으로 후보자를 모집하고 꼭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얘기다. 선거법을 바꿔 독일처럼 공천심사 녹취록을 선관위에 제출토록 하는 것도 좋은 예다. 여야는 비례대표제 개선안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 “李대통령은 친박의원 적극 포용해야”

    “李대통령은 친박의원 적극 포용해야”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15일 총선후 정국과 관련,“친박(親朴)의 존재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문호를 개방해 친박 의원들을 적극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계원로인 이 전 의장은 이날 연세대 행정대학원 최고위정책과정 특강에서 “여당 내 계파싸움이 계속되면 경제를 살리기 힘들며 야당도 국정파트너로 삼아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의 153석은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는 불안한 과반으로서 친박계 의원들의 복당에 고자세를 취할 형편이 못된다. 문호를 개방해서 적극 영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측과 야당에도 조언을 했다. 이 전 의장은 친박 인사를 향해 “‘당대당 통합’을 고집하지 말고 무조건 복당해야 한다.”며 “박근혜 전 대표는 계파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지도자가 되기 바란다.”고 쓴소리를 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통합민주당 ‘全大 힘겨루기’

    통합민주당 ‘全大 힘겨루기’

    정체성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통합민주당에서 전당대회를 둘러싼 대통합민주신당과 구민주당 출신간 ‘힘겨루기’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주중 전당대회 준비 기구를 발족, 경선 룰과 당헌·당규 재정비 등 전대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 2월 합당 당시에는 총선에 필요한 최소한의 절차만을 마쳤을 뿐 갈등의 소지가 있는 조직 및 당헌·당규 재정비 작업 등은 미뤄 놓았다. 가장 큰 쟁점이 될 부분은 당권 향배를 좌우할 만큼 대의원 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위원장 선출이다. 통합신당 출신은 총선 공천자를 지역위원장이 선출하기를 원하지만 숫자에서 밀리는 구민주당계는 이를 반대한다. 대의원 구성도 신당계는 지역위원장 주도의 선출을 선호하지만 구민주당 출신들은 무작위 추첨을 주장한다. 정체성 논란도 더욱 가열되고 있다. 박상천 대표가 서울 참패 원인을 거론하며 노선 투쟁 논쟁에 불씨를 댕겼고 이는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손학규계인 김부겸 의원은 14일 “(박)대표께서 말씀하시는 민주당의 정체성이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김근태 전 대표나 임종석 의원 같은 분이 정체성이 부족해서 떨어졌다고 보지 않는다.”고 구민주당계의 중도개혁주의를 표방한 ‘열린우리당 탈피’ 논리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하지만 손학규계는 “민주당 노선은 중도 진보·개혁이 옳다.”고 주장하는 천정배 의원 등 진보·개혁 그룹과는 궤를 달리한다.‘반 호남당’ 이미지를 내세우되 ‘제3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확실히 해야 할 정체성은 평민당, 열린우리당의 그런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계파 갈등이 불거지자 양 대표는 진화에 나섰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전 18대 총선 당선자대회에서 “소계파나 분파 이런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손 대표는 “우경화된다고 해도 진보적 가치를 실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은 결코 버릴 수 없는 책무”라면서 “그러나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되는 실천적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새로운 진보’를 거듭 강조했다. 박 대표는 “서울 지역의 패인을 분석한 말을 갖고 다른 의도가 있는 것처럼 (언론이) 썼는데 그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정체성 논란은 사실상 당권 장악 문제와 뗄 수 없는 관계가 있는 만큼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한나라 차기 당권경쟁 가시화

    한나라당의 차기 당권 경쟁이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차기 당 대표는 원내 과반 의석을 확보한 집권 여당의 수장이라는 상징적 의미 외에도 2010년 지방선거 공천의 열쇠를 쥐고 있는데다 차기 대선후보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자리다. 이에 따라 7월 전당대회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친이(친 이명박·친박(친 박근혜) 진영의 힘 겨루기는 물론 친이 내부의 권력구도 재편과 맞물려 당내 각 계파의 이합집산에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주류인 친이측에서는 6선 고지에 오른 정몽준 의원이 일찌감치 당권 경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또 5선의 김형오,4선의 홍준표·안상수 의원 등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비주류인 친박측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몽준 의원은 13일 “정치를 하려면 선거에는 꼭 출마를 해야 하며, 당원들과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6선 의원으로 당 선출직 지도부 5명을 뽑는 데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최고위원 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번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서 민주당 대선 주자이던 정동영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꺾고 6선 고지에 오른 만큼 대권까지 질주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당내 기반이 극히 미약할 뿐 아니라 이 대통령과 함께 현대가(家) 출신이라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으로 꼽힌다. 원외인 이재오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인터넷매체는 이날 한 측근의 말을 인용해 “이 전 최고위원이 잠시 휴지기를 가진 뒤,7월 전당대회에 도전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걸로 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다른 측근은 “전혀 사실무근이고 음해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지금 이런 상황에서 당권 도전을 논한다는 게 가당키나 하느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하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는 게 당 일각의 관측이다. 이번 총선 공천을 통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당수 당협위원장을 우군으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이 당권 경쟁에 나서지 않을 경우, 홍준표 의원이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두 의원은 개인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오랜 기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온 사이다. 홍 의원은 그러나 “총선이 끝난 지 열흘도 안 돼 당권 도전 운운은 중진으로서 바른 처신이 아니다.”면서도 “안정적인 국정 운영과 당 화합을 위해 미력이나마 보탤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찾고 있다.”고 말했다. 친박 진영에서는 당외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당선자들이 전당대회 전에 복당하지 못할 경우, 박 전 대표가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수도권의 한 측근 의원은 “당외 친박 중진들이 전당대회 전에 복귀하지 못한다면 현실적으로 당 대표로 내세울 만한 카드가 없는 만큼 박 전 대표가 출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차기 대표로 복귀하지 않는 한 이번 총선 공천에서 자파 당협위원장의 절반이 낙천했던 것처럼 2010년 지방선거 공천에서도 자파 광역·기초단체장 대부분이 ‘친박’이라는 이유로 낙천될 게 뻔하다는 이유에서다.친박 진영의 우려가 그만큼 강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당내 245명의 당협위원장 가운데 친박측이 45명 안팎에 불과한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나설지는 미지수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MB회견-국정운영 구상] MB “계파가 경제 살리나”

    [MB회견-국정운영 구상] MB “계파가 경제 살리나”

    ■親朴 복당 “경제 최우선” 강조… 朴 국정동참 압박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한나라당을 달구고 있는 친박(親朴·친박근혜)인사들의 복당 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계보정치 청산을 당에 주문했다. 복당 논란을 ‘잡다한 당내 문제’로 규정하는 한편 자신의 경쟁자는 외국의 지도자들이며, 따라서 그런 ‘사소한 문제’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했다. 당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지만 앞서 강재섭 대표가 친박 인사들의 복당은 총선 민의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선을 그은 상황에서 나온 언급이다.‘당내 화합을 강조했다면 친박 복당을 허용하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계보정치를 경고함으로써 일단은 강 대표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복당 문제를 묻는 질문에 작심한 듯 “대통령과는 관계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나아가 앞으로는 당내 계파 논란에 대해 더이상 언급하지 않겠다는 의지마저도 내보였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친박은 있을지 몰라도 친이는 없다.”면서 “과거에 누구였든 한나라당은 하나가 돼서 국민이 기대하는 경제살리기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어떤 계보도 국민이 바라는 경제살리기 앞에서는 힘을 쓸 수 없다.”면서 “국민은 그러한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새 정부의 경제살리기 드라이브에 여당 내부의 소모적인 권력 다툼이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복당 주장을 앞세운 친박 진영의 공세를 정면으로 맞받아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대통령으로서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둘 것임을 분명히 했다.“대통령이 된 만큼 어떤 정치 경쟁자도 제게는 없다.”면서 “오직 제 경쟁자는 외국 지도자들이며, 그들과 경쟁해 대한민국을 선진일류국가로 만드는 것이 제 소임”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권력다툼에 대해서는 ‘역사의 죄인’이라는 표현까지도 동원했다.“나라가 어려울 때 모두가 국내 문제에 머리를 맞대고서는 역사가 잘 된 일이 없다.”며 “이런 때 내부에서는 화합을 하고 미래를 향해서, 바깥을 향해서 나아가야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같은 언급은 박근혜 전 대표에게도 국정 운영에 적극 협력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친이·친박의 계파 다툼을 지양하고, 국민들이 총선을 통해 요구한 경제살리기라는 대의에 적극 동참해 달라는 주문인 것이다. 지난 11일 강재섭 대표와의 조찬회동에서 이 대통령이 7월 전당대회 조기개최에 반대한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언급으로 풀이된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경제 민생 내수 부양 ‘올인’… 공기업 민영화 가속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기자회견에서 내수 진작을 통한 경제살리기와 민생 챙기기에 온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이에 따라 규제완화, 감세, 공기업 민영화 등 ‘MB노믹스(이명박 경제철학)’가 한층 가속 페달을 밟을 전망이다. 총선 이후로 미뤄놨던 각종 경기 부양책들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경제살리기의 ‘속도’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서민경제가 살아나도록 하는 일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5월 중에 임시국회 개최를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은 “실제 경제현상보다 내수가 더 위축된다.”고 판단하며 내수 살리기에 ‘올인’할 뜻을 피력했다. 이를 위한 처방전으로는 5월에 임시국회 개최를 통한 추가경정 예산안 편성 등 내수 진작책을 제시했다. 지난해 쓰고 남은 세수(약 4조 8000억원)를 올 예산에 반영해 내수 경기를 띄우겠다고 밝혔다. 향후 경제정책 운용의 방점을 내수 경기 부양에 찍고 있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공기업 민영화 작업도 잰걸음을 걸을 전망이다. 특히 핫이슈인 산업은행 민영화와 관련,“산업은행 민영화 정책은 변함 없다.”면서 산은 민영화 시한을 당초 목표인 4년에서 3년으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금융과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하나로 묶어 민영화하는 ‘메가뱅크’안과 관련해서는 “메가뱅크안을 검토하겠지만 그것 때문에 민영화가 늦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공공부문부터 먼저 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공직사회의 비리는 처벌규정을 강화하여 더 엄격하게 다루겠다.”면서 “곳곳에 쌓인 먼지와 때를 씻어내 사회 각 부분이 깨끗하고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만들겠다.”고 목소리도 높였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남북관계 “北, 한국 제쳐놓고 美와 통할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북핵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남한을 제외하고 미국과 통하는 전략은 성공할 수 없다.”면서 북한의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전략을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남북관계는 다른 나라와 북한과의 관계라기보다 특별한 관계”라면서 “북한의 통미봉남 전략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으나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싱가포르 북·미 회담에서 핵신고 프로그램이 진전을 이루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싱가포르 합의사항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고 공식적으로 미국도 발표를 안 했으나 한국을 제치고 미국과 한다는 북한의 전략이 성공할 수 없고 그렇게 될 수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는 주변국과 함께 6자회담을 통해 풀어갈 것임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협력해 나갈 것”이라면서 “정부는 미국과 전통적인 동맹 관계뿐 아니라 대북 핵문제 전략도 함께 해나갈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남측 직원 추방 등 최근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북한의 강경 대응에 대해서는 원칙을 강조했다. 남북관계 재정립을 위해 일정 기간의 불협화음은 감수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년간의 기존 틀이 새로이 정립되는 조정기간을 거치고 있다.”면서 “최근 북한의 도발적인 언동에 대해서 우리 정부는 원칙을 갖고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李대통령 일문일답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열어 북핵문제 공동 해결, 경제살리기, 타협과 통합의 정치를 강조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북핵 문제 관련, 북한이 남한을 따돌리고 미국과 직거래한다는 우려가 나오는데 해법은. -미국과 대북 핵문제 전략에서도 함께 해 나갈 것이다. 싱가포르 합의사항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고 공식적으로 미국도 발표를 안했으나 그런 것들을 포함해서 한국을 젖히고 미국과 한다는 북한의 전략이 성공할 수 없다. ▶경기침체 우려가 크다. 내수 위축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또 산업은행 민영화 관련 ‘메가뱅크’안과 지주회사 안이 충돌하는데. -가장 시급한 것은 실제 경제 현상보다 내수가 더 위축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경제현상보다 지나치게 앞지른 내수 위축이 안 되도록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번 추가 세수가 걷힌 데 대해 예산을 쓸 수 있도록 5월에 임시국회를 열어 내수를 촉진하는 일에 쓸 수 있도록 하겠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나라당 친박(친 박근혜)진영 인사들의 복당 문제는 어떻게 처리돼야 한다고 보나. -제가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는 친이(친 이명박)가 없다고 본다. 이 다음부터 저는 대통령에 출마할 사람이 아니다. 과거 친박이었든 친이였든 한나라당은 하나가 돼 국민이 기대하는 경제살리기를 이뤄내야 한다. 어떤 계보도 국민이 바라는 경제살리기 앞에는 힘을 쓸 수 없다. 친이는 이제 없다. 친박은 있을지 몰라도…. 전 어느 누구와도 정치 경쟁자가 없다.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제 경쟁자는 외부의 외국지도자다. 향후 5년이 우리가 선진일류 국가가 되느냐 기틀을 만드느냐 하는 역사적 기회다. 저는 지금 어떤 개인적인 정치적 야망도 없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사설] ‘타협과 통합’의 정치 실천 기대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타협과 통합의 정치를 펴겠다고 다짐했다. 어제 미·일 순방과 관련한 대국민기자회견에서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새정부 출범이후 최대 정치일정이었던 총선이 마무리된 만큼, 통합의 가치속에 경제살리기와 민생챙기기에 전념하겠다는 각오로 평가한다. 물론 대통령의 다짐만으론 불가능하다. 여야가 민생정치, 생활정치를 위해 당을 정비하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력을 발휘할 때다. 정국은 그동안 총선을 겨냥한 정당간의 갈등은 물론 당내 내홍까지 겹쳐 혼돈이 계속됐다.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새로운 정책의 추진과 실천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야간 입씨름만 있었을 뿐, 생산적인 대안창출 노력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이제 정치권은 상생의 정치를 실천하는 지도력을 보일 출발점에 서 있다. 정부 역시 선진화 이념에 걸맞은 결과물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급변하는 세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보다 앞서 변화해야 하고, 그 변화는 위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이 대통령의 다짐이면서, 정치권에 대한 촉구라고 본다. 여권은 우선 집안부터 추슬러야 한다. 한나라당은 당장 친이·친박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당밖 친박 인사들의 복당여부도 관심사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당선된 뒤 친박은 있을지 몰라도 친이는 없다.”고 했다. 계파다툼을 넘어 대승적 차원에서 결론내리고, 민생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총선에서 한나라당에 턱걸이 과반의석을 만들어줬다. 이명박 정부에 못 미더운 구석이 있지만, 새 정부의 가치를 잘 추진하라는 기대가 담겼다. 일방주의, 독주보다는 타협과 통합의 실천이 우선이라는 민심의 요구에 부응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길 거듭 당부한다.
  • 민주당 정체성 논란

    통합민주당이 또한번 정체성에 논란이 휩싸이게 됐다. 손학규 대표가 표방하는 ‘새로운 진보’와 중도보수 성향의 당선자가 주류를 이룬 4·9 총선 결과가 맞물려 당이 ‘우향우’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친 물갈이로 자칫 정치 신인들의 설 자리가 없어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총선 결과 민주당 내 계파는 10여개로 분산됐지만 이념 지형은 중도보수로 쏠리는 형국이다. 당선자 3명 중 1명 꼴로 손학규계와 구민주당 출신인 데다 김진표 의원 등 관료 출신들과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9명 의원도 중도보수에 가깝다. 스스로를 ‘민주개혁세력’으로 칭하는 민주당으로서는 정체성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기선 제압이라도 하려는 듯 박상천 대표가 포문을 열었다. 그는 서울에서의 총선 참패와 관련,“대선 참패를 가져온 노선 그대로 가져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서울 여론 주도층에 있었던 것 같다.”고 평가하며 노선 문제를 수면위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이같은 ‘노선 논쟁’은 정책과 같은 ‘내용’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당내 계파간 기싸움의 성격이 강해 보인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전병헌 의원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수년간 전국 정당화를 지향하며 극복해 왔던 지역당 이미지를 다시 덧칠할 필요가 있는지도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박 대표를 비롯한 구민주당계에 맞섰다.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 지역구 당선자 66명 중 초선은 단 8명이다.17대 때 열린우리당 152명 중 초선이 71%에 해당되는 108명이었던 것과 대조된다. 열린우리당 출신의 ‘생환’ 뿐만 아니라 박 대표와 김충조 전 의원 등 17대 때 고배를 마신 ‘올드보이’의 귀환이 더해진 결과다. 당 관계자는 “17대 때는 ‘초선이 너무 나선다.’는 얘기가 많았으나 이번에는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할 초선의원들이 눈치 보기에 급급해 존재감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뒤바뀐 권력지형…춘추전국시대

    뒤바뀐 권력지형…춘추전국시대

    4·9 총선에서 패배한 통합민주당은 ‘춘추전국시대’를 맞게 됐다. 총선을 거치면서 계파별 세력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현역 의원 141명 중 불과 52명이 살아 남았다. 절대 강자가 사라진 다중 권력지형을 띠게 된 셈이다. 향후 당권이나 당내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세 싸움이 예고된다. 손학규 대표와 구 민주당 출신의 약진이 눈에 띈다. 반면 정동영·김근태계와 친노(親盧) 계열의 몰락이 특징으로 꼽힌다. 손 대표는 지난 1월 당 대표로 추대됨으로써 당내 최대 계보를 거느릴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당 경선에서 손 대표를 지지한 김부겸·송영길 의원 등에다 이번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이성남·서종표 정국교 당선자 등 19명이 계보에 속한다. 구 민주당 계열은 이번 총선을 통해 실리를 톡톡히 챙기고 무시 못할 존재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잔류파와 탈당파를 합쳐 13명이 원내에 진입했다. 구 민주당계 잔류파는 박상천·최인기 당선자 등 지역구 출마자 4명과 비례대표 우선 순위를 배정받은 신낙균·김충조·안규백·김유정 당선자 등 8명이 원내에 입성했다. 지난 2월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합당 때보다 2석이 더 늘었다. 같은 구 민주당계 중 탈당파도 추미애, 김효석 당선자 등 5명이 생환했다. 양측은 구 민주당 통합과정에서 대립하며 결별했지만 새 대표 선출 과정에서 다시 의기투합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을 양분했던 정동영(DY)계와 김근태(GT)계는 대폭 축소됐다.DY계는 한때 50∼60명에 달할 정도로 열린우리당 내 최대 계파였다. 그러나 총선 결과 박영선·문학진 의원 등 10명만 살아 남았다. GT계도 매주 민평련 모임을 통해 30여명에 육박하는 현역 의원을 회원으로 둔 적도 있다. 하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최규성·김재균 당선자 등 4명만 명맥을 잇게 됐다. 친노 세력 역시 이광재·서갑원·백원우 서갑원 의원 등 9명만 살아 남아 확연히 세가 줄었다. 시민사회 세력 중 원내에 입성한 인사는 김상희 당선자 1명뿐이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포스트 孫 ‘고만 고만’

    포스트 孫 ‘고만 고만’

    4·9총선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통합민주당을 이끌어나갈 새로운 지도자는 누가 될까. 손학규 대표가 10일 당 주요 인사를 발표하고 곧 전당대회 준비에 들어가겠다고 했지만 당 진로는 불투명해 보인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청와대 조찬회동에서 다음달 임시국회를 열고 민생법안을 처리하겠다며 강력한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여기엔 출총제 폐지를 비롯한 국공립대 회계 자율화 방안 등 여야의 마찰이 예상되는 법안이 적지않다. 급박하게 전개되는 정국 때문에라도 당 정체성과 노선 정립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당 정체성은 지도부의 리더십 색채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 손 대표 이후 마땅한 구심점이 보이지 않는다. 다만 물밑에서는 선명한 개혁야당이냐, 온건·협력적 야당이냐에 따라 적절한 인물이 거론되는 수준이다. 중진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집권여당과 선을 분명히 긋는 대안 야당으로 방향을 정할 경우다.4선으로 등극한 이미경 의원이 있다. 이 의원은 17대에서 당내 사립학교법·이라크 파병특위 위원장을 맡으며 대립각이 분명했던 사안을 책임지는 선봉대장 역할을 맡았다. 강금실 전 장관은 지난 2006년 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뒤 대선 직후 수렁에 빠진 당에 들어와 ‘책임과 의리’를 지킨 인물로 재평가받았다. 이번 총선에서 전국 유세를 벌이며 대중 정치인으로 거듭났다. 초창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였던 천정배 의원도 포함된다. 개혁입법 추진에 몰두했던 강성 개혁파다. 온건·협력적 야당을 지향할 경우엔 상대적으로 폭이 넓은 편이다. 정세균 의원은 일찌감치 차기 당 대표를 준비해왔다고 자타가 공인한다. 미스터 스마일로 불리듯 부드러운 관리형 리더십으로 상징된다. 문희상 의원도 부각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의장 시절 당청관계와 대야관계를 원만하게 주도했던 경험이 있다. 구 민주당 인사로 박상천 공동대표와 박주선·추미애 당선자가 있다. 박 공동대표는 지난 공천과정에서 계파 안배와 개인적 이해에만 몰두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합당 이후 화학적 결합이 중요한 민주당의 새 간판으로선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많다. 박주선 당선자는 당 주류세력 교체를 주장하며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 추 당선자는 구 민주당계이면서 동교동계다. 정통 민주세력 입장에선 호남을 버리고 가긴 어렵다. 이번 총선에서 당이 호남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탓에 추 당선자를 주목하는 시선이 많다. 3선에 성공한 송영길·김부겸 의원 등도 하마평에 올라 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4·9 총선 이후] 낙마한 이재오 “당분간 쉬겠다”

    한나라당은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갖고 17대 마지막 임시국회 준비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날 선대위 해단식에는 선대위본부장을 맡은 이방호 사무총장과 당 실세 이재오 전 최고위원 등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달라진 당내 상황을 실감케 했다. 이 총장은 이날 강재섭 대표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분간 쉬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사의 표명 강재섭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민은 지난 10년 국정파탄세력을 심판해주면서 많은 변화를 통해 우리에게 나라 발전을 이끌어가라는 소명을 줬다.”며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불협화음은 잘 정돈하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물급 의원 낙마로 혼란스러워진 당내 상황을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공천과정에서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이 민심에 반영돼 표로써 돌아왔다고 본다.”며 “한나라당에서 계파를 의식해 분쟁을 만든다든지 하는 일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예상되는 당권 투쟁을 견제했다. 그는 이어 “4월 말이나 5월 초에는 국회를 열어 17대 국회가 처리하지 못한 안건을 임시국회에서 다루겠다.”며 “한나라당은 임시국회를 통해 산적한 민생법안·FTA법안 등을 빨리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박희태 선대위원장은 “(지난 17대 총선때) 여당이 152석으로 승리했다고 난리였는데 우리는 153석을 했다.”며 “일부 언론이 우리가 승리하지 못한 것처럼 보도하는데 우리는 큰 승리를 했다.”고 예상보다 못 미친 과반의석 턱걸이로 다소 의기소침해진 당을 추스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공천 파동을 겨냥한 듯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오만”이라고 지적한 뒤 “이명박 대통령을 뒷받침하는 당의 모습을 위해 절대 오만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당선인 153명 참여 민생특위 구성 한편 한나라당은 이어지는 비공개 회의에서 당선인 153명 전원이 참여하는 민생특위를 구성키로 결정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기자 브리핑을 통해 “당선인 153명을 10개의 분과로 나눠 민생특위를 구성하고 다음주 중 워크숍을 개최할 것”이라며 “분과에는 정부부처 관련자들과 당 외부 전문가를 포함시키고, 필요하면 현장을 방문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등 당선자들이 현안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4·9 총선 이후] 위기의 민주…재혁신 못하나

    서울 완패, 거물급 인사 대거 탈락, 개헌저지선 100석 미달….4·9 총선 직후 통합민주당에는 격랑이 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10일 민주당에는 총선 후폭풍의 전조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조용한 편이었다. 손학규 대표는 “대선 패배 후의 충격을 생각하면 국민은 너그러운 성원을 보내주셨다.”고 자평했다. 친노그룹의 상징적 인사인 이광재 의원도 이날 “섣부른 지도부 책임론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대로라면 당 울타리를 깨는 환골탈태보다는 재혁신 정도에서 수습책이 마련될 것 같다.17대 총선 이후 역대 주요선거에서 연패한 뒤 나온 반응과는 사뭇 다르다. 이 같은 온기 저변엔 그만한 사정이 있어 보인다. 정체성 확립에 필요한 좌표가 설정돼있지 않다.17대만 해도 탄핵과 4대 입법 등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당장 당권부터 건드리자니 패한 당이 권력투쟁이나 한다는 비판에 직면한다. 구심점도 마뜩잖다. 분화가 뚜렷했던 17대와 달리 이번 총선에선 각 계파가 각자도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對)한나라당 스탠스가 정해질 리 만무하다. 물론 외적 요인도 작용한다. 거대 여당의 주도권 다툼이 거의 시간 단위로 이뤄진다. 세력화에 실패한 범진보 진영이 이합집산하더라도 당분간 집권여당의 그늘에 가려질 가능성이 크다. 전당대회가 치러지기 전까진 당 정체성을 확정짓기 위한 노선 투쟁은 어려워 보인다. 당 핵심관계자는 “강력한 대안 야당이라는 것도 내공이 있어야 한다. 일단 온건·협력 기류가 돌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온기로만 버티기엔 당 상황이 그리 가볍진 않다. 의석수를 떠나 이번 총선의 당 지지율은 지난 대선과 비슷한 25%대에 머물렀다. 쇄신과 반성이 거의 먹히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구 민주당과 구 열린우리당의 화학적 결합도 벅찬 문제다. 격변기에 대응하려면 선거 평가는 평가대로, 당 수습은 수습대로 최소한의 전열 정비는 필수적이다. 중진의 리더십이 중요해졌다. 선거 결과 중진들의 귀환이 부각돼, 이들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3선의 원혜영 의원이 원내대표를 노리고 있다. 당 대표로는 추미애·정세균·김부겸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번 전당대회는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가 분리돼 주도권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재연될 공산이 크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시론] 18대 총선결과와 매니페스토/ 라미경 순천향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교수

    [시론] 18대 총선결과와 매니페스토/ 라미경 순천향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교수

    제18대 총선이 막을 내렸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역대 총선 중 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2000년 제16대(57.2%)보다 11%나 더 낮은 46%로 나타났다. 대의제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각 정당들의 지각공천과 전략공천으로 유권자 혼란을 초래하고 대형 이슈의 부재와 공천갈등으로 인해 유권자들의 정치권 불신이 상당히 높았던 것을 원인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과연 이렇게 낮은 투표율로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진정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적 대표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번 총선결과 299개 의석 중 여당인 한나라당은 153석으로 안정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는 ‘불안한 승리’를 하고, 통합민주당은 81석으로 한나라당의 개헌저지선 100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고, 대전·충청권의 1당으로 부상한 자유선진당이 18석, 한나라당의 계파 분열로 창당된 친박연대가 14석, 민주노동당 5석, 창조한국당 3석, 그리고 무소속이 25석을 차지했다. 물론 이번 총선이 지난해 12월 대선 이후 4개월 만에 치르는 선거라 정당, 후보자 그리고 유권자 모두 선거준비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는 시기적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는 것은 총체적인 측면에서 깊이 반성할 일이다. 우선, 정당의 경우 상향식 공천이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 공천심사위원회를 거쳤지만 개인과 계파간 이해관계에 의한 하향식 공천으로 후보를 내고 최소한 유권자가 알아야 할 권리조차 무시하는 몰염치를 보여주었다. 또한 정당의 결정에 불복하는 후보들이 급조하여 만든 정당이 선전하는 등 정당정치의 위기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대운하, 교육, 세제, 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갈등 현안들에 대한 합리적 토론은 배제된 채 혜택은 넓히고 늘리며 세금은 줄이고 덜 걷는다는 식의 선심성·민원성 공약만 난무했다. 후보자는 지역의 발전과 지역민을 위한 정책공약을 개발하고 TV나 언론매체를 통해 구체적인 정책의 실천가능성이나 우선순위 등을 놓고 진지한 토론을 벌여 유권자의 선택을 도왔어야 했다. 하지만 늦은 공천으로 준비되지 않은 후보자들은 정책토론회장에 나오지 않았고, 어지러운 여론조사의 결과는 더욱 혼란을 가중시켰다. 결국 사회적 갈등사안에 대한 치열한 토론과 토론내용을 바탕으로 한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으로 바람직한 정책대안을 선택하는 매니페스토 정책선거가 정당과 후보자들의 잘못된 경쟁으로 매몰된 선거였다. 국민의 투표에 의해 의회가 구성되고 대통령이 선출되지만 일단 구성되고 선출된 의회나 대통령을 국민이 제어할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이 없다는 것이 대의제 민주주의의 근본적인 한계이다. 우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를 도입하여 새로운 정치문화를 창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비록 낮은 투표율 속에서도 유권자들이 던진 표의 ‘황금비율’은 우리 정치를 직시하는 국민들의 저력과 예리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18대 국회에 입성하는 국회의원들에게 바라고 싶은 점은 의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아울러 정당정치와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켜나가고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국회의원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독자적인 의회 확립이 필수적이어야 한다. 이후 여력이 되면 국회를 건강하고 품격있는 논쟁의 장이 되도록 각별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라미경 순천향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교수
  • [4·9 총선 이후] ‘386’ 줄퇴장 숨은이유?

    [4·9 총선 이후] ‘386’ 줄퇴장 숨은이유?

    ‘386’이 퇴장했다.4·9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출신 ‘386’의원들은 유권자들에게 끝내 외면당했다. 통합민주당의 한 ‘386’의원은 “거대한 장벽에 가로막힌 느낌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과연 잘못을 수정할 수는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토로했다. ‘386’가운데 수도권에서 살아 남은 의원은 연세대 학생회장 출신 송영길(인천 계양갑)후보와 동국대 학생회장을 지낸 최재성(경기 남양주갑)후보 정도다. 전남대 삼민투위원장을 지낸 강기정 후보는 광주 북갑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386의 핵심이라고 할 전대협 간부 출신들은 대부분 낙선했다.386의 대표주자로 꼽히던 임종석(서울 성동을)후보와 오영식(서울 강북갑)후보는 나란히 낙마했다. 전대협 의장 출신인 둘은 3선 고지를 노리고 있었다. 전대협 1기 의장인 이인영(서울 구로갑)후보도 막판까지 난전을 벌인 끝에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서울 서대문갑의 우상호 후보, 수원 권선의 이기우 후보, 경기 성남 수정의 김태년 후보도 끝내 국회 생환에 실패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87년 민주화 이후 쌓아온 소중한 인적 자원들이 한방에 사라지고 말았다.”고 아쉬워 했다. 그는 “386의원들이 국민의 기대와는 다른 모습으로 비춰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의 혼돈과 혼선의 책임을 모두 이들에게 짊어지우는 건 가혹해 보인다.”고도 평가했다. 아직 정치권에서 이들이 수행할 역할이 남아 있다는 얘기다. 386의 퇴장은 당내 역학관계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손학규 대표의 최대 지지기반이 바로 수도권 386의원들이었다. 종로에서 탈락한 손 대표는 당분간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 민주당계의 약진도 예상했다. 그는 “당내 계파 수장들이 모두 낙마한 상태에서 구 민주당의 좌장 박상천 대표의 발언권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의회의 급격한 보수화도 예상된다.386의원들은 국가보안법 폐지 등 각종 진보정책 추진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18대 국회에선 예전과 같은 응집력과 추진력을 기대하기는 힘들어졌다. 이른바 친노 그룹은 그나마 생환율이 높다. 노무현 대통령의 ‘오른팔’ 이광재(강원 태백·정선·영월·평창)후보와 전남 순천의 서갑원 후보, 청와대 참모 출신 백원우(경기 시흥갑)후보는 국회 생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전해철(경기 안산상록갑), 청와대 대변인 출신 김만수(부천 소사)후보는 낙선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4·9 총선 이후] “여도 야도 모두 패자… 정당정치 뒷걸음질”

    [4·9 총선 이후] “여도 야도 모두 패자… 정당정치 뒷걸음질”

    18대 총선을 통해 표출된 민심은 무엇일까? 또 총선 결과는 앞으로 정치권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 것인가? 서울신문은 총선 결과를 진단하고 향후 정국을 전망하기 위한 긴급 전문가 좌담을 개최했다.4·9총선의 결과가 확정된 10일 오전 한국선거학회장인 이남영 세종대 교수와 김형준 명지대 교수, 김욱 배재대 교수가 서울신문에 모였다.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를 이끄는 세 교수는 이번 선거기간 동안 여론의 흐름을 면밀하게 관찰해왔다(사진 왼쪽부터 김욱·이남영·김형준 교수). 정리 박창규 구동회기자 nada@seoul.co.kr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이남영 교수 총선이 끝났다.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결코 승리한 게 아닌 걸로 보인다. 총선을 어떻게 요약할 수 있을까. ●김형준 교수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안정과 견제의 혼합이다. 그런데 견제의 성격이 좀 특별하다.17대 의회에서 열린우리당은 응집된 여대야소의 구조를 가졌지만, 한나라당은 분절된 여대야소의 형국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갈등 속에서 박 전 대표가 빠지면 여대야소는 금방 무너지게 된다. 이번 표심을 세부적으로 보면 세 가지가 결합된 것으로 볼 수 있다.MB 브랜드 파워가 힘을 발휘한 수도권은 경제 살리기 심리가, 영남에서는 박근혜 살리기 심리, 그리고 기존의 지역주의에 충청의 자유선진당 바람이 추가됐다. 따라서 이번 총선은 삼국지가 아니라 사국지의 양상을 보였다. ●김욱 교수 이번 총선은 ‘시기’가 좌우한 것 같다. 대선을 치르고 4개월만에 치러진 선거였다. 선거 결과도 복합적이다. 과거 정권에 대한 심판 성격에다 새 정부에 대한 견제 심리까지, 어정쩡하고 복합적이고 애매모호한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메시지가 단순하지 않다. 뚜렷한 승자가 없는 선거였다. 1 보수는 정말 승리했나 ●이 교수 보수진영이 200석을 넘겼다. 내부적으로 권력 분절현상은 있었지만 진보에 대한 보수의 승리로 봐도 되는 될까? ●김형준 교수 결과적으로 보수의 압승으로 끝났지만 보수 편향 사회로 회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 유권자들의 이전 이념 성향은 진보와 보수가 강하고 중도가 약한 ‘쌍봉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중도가 강화되는 이념적 지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즉, 이번 선거에서는 중도가 보수를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중간 평가 성격이 짙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중도가 보수를 선택한다는 확신은 없다. 중도의 표심은 언제나 유동적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김욱 교수 같은 의견이다. 유권자의 이념이 몇년 새 갑자기 변하는 건 아니다. 보수화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의미는 다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는 이념이 반짝 중요해졌다. 진보-보수 대립양상이 강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지금은 이념의 중요성이 약화됐다. 진보층은 노무현 정부가 끝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내세울 만한 이슈가 없어진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보수로 움직인 걸로 보인다. 2 한나라민주당의 앞날은 ●이 교수 주요 정당들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내홍이 크게 표출됐고, 친박연대도 출연했다. 한나라당의 앞날에 대해 전망해달라. ●김형준 교수 한나라당에 유력한 비주류가 생겼다. 지금까지 한나라당에는 비주류가 없었다. 박 전 대표측에는 자원이 풍부하다. 다선 의원부터 초선까지 경력과 연륜이 있는 당선자가 많다. 하지만 친이측은 이재오·이방호 등 계파 핵심부가 무너졌다. 이 상태에서 전당대회를 열면 친이측이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친박세력이 복당은 되겠지만 시점으로 보면 7월 전당대회 전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몽준 당선자보다는 두 진영을 아우르는 중립적 인사가 양 진영의 타협으로 당권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차원에서 한나라당 차기 대표는 김형오 의원이 유력시된다고 본다. 박 전 대표와도 관계가 있고 인수위 경력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나라당에 국회의장 감이 없어 5선의 김 의원이 유력시된다는 데 있다. 이럴 경우 전통적 야당에서 있었던 집단지도체제와 유사한 형태가 나타날 수도 있다. ●이 교수 마찬가지로 민주당도 계파간 내홍이 만만찮을 거 같은데. ●김욱 교수 민주당의 경우 손학규 대표 체제가 유지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이번 선거결과가 좋지 않았고 손 대표의 당내 장악력도 낮은 편이다. ●김형준 교수 손 대표 체제가 문제가 되는 것은 수도권이 몰락했기 때문이다.81석은 의미있지만 내용상으로는 손 대표를 받치고 있었던 수도권에서 참패했다는 것이 문제다. 그런 면에서 민주당의 차기 당권 주자는 추미애 당선자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구 민주계의 상징적인 인물임과 동시에 수도권 의원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정통성 있는 뿌리를 가진 사람이 누구냐 하는 질문에서 강금실 전 장관은 힘이 빠진다. 열린우리당 출신이기 때문이다. 추 당선자를 관심있게 지켜봐야 한다. 또 민주당은 결국 창조한국당과 결합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창조한국당의 간판인 문국현 당선자는 지난 대선에서 5.8%를 얻었다. 둘이 합치면 떠나간 20∼30대를 끌고 가는 힘이 생길 수 있다. ●이 교수 분열된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통합할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김욱 교수 통합 가능성은 없어보인다. 떨어져 나온 과정이 워낙 험악했다. 구도의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진보진영의 입장은 좀더 두고 기다리면서 상황을 관망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3 낮은 투표율 이유는 ●이 교수 감정이 지배했던 뜨거운 선거였는데 오히려 투표율은 너무 낮았다.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나. ●김형준 교수 안정과 견제는 슬로건일 뿐 선거에는 쟁점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야당의 실수다. 대운하와 대북문제는 가능한 쟁점이었다. 하지만 가다가 주저앉았다. 우리 정치의 특징은 정당에 대한 일체감보다는 정당 지도자에 대한 일체감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과 당 대표들간의 정서적 일체감이 없었다. ●김욱 교수 민주화 이후 투표율이 낮아지고 있는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과거 동원투표로 투표율을 높인 게 무슨 의미가 있나. 그러나 이번에는 그 정도가 심했다. 유권자를 이끌어낼 동인이 부족했다. 선거의 복합적 특성도 부정적인 면만 부각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 이명박 정부에 대한 견제 등 네거티브한 주제들로 선거판이 채워졌다. ●이 교수 친박연대 등 일회성 선거정당이 출현해 정당정치의 기본을 훼손했다는 지적이 있다. 세계사적으로 드문 경우다. ●김욱 교수 정당정치라는 차원에서 보면 말이 안 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우리 정치가 인물중심으로 움직이는 게 여실히 드러났다. 우선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소선거구제라는 게 어쩔 수 없이 인물중심 구도를 만든다. 대통령제를 의원내각제로 바꾸는 것도 찬성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고, 선거제도를 비례대표 의석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 ●김형준 교수 나는 생각이 다르다. 비례대표 때문에 친박연대가 강화된 것을 보라. 비례대표를 늘리면 감정적 투표가 성행할 가능성이 커진다. 비례대표제는 폐지해야 한다. 정치인들의 철학이 빈곤하다. 이번에 성행한 박근혜 마케팅이 오히려 박근혜를 죽이는 것이다. ●이 교수 거물들이 쓰러졌다. 민주당 손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김근태 의원, 한나라당의 이방호·박희태 의원 등 영향력 있는 정치인들이 거부당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또 이들의 재기가 가능할까? ●김형준 교수 이명박계의 핵심 4인방이 떨어졌다. 이재오·이방호·정종복·박형준, 더 나아가 김해수까지. 박근혜 전 대표가 ‘사적 감정이 개입된 공천’이라고 몰아붙인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여전히 정치 재개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게 나을 듯싶다. 지난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의 득표율을 토대로 시뮬레이션해 보면 40∼50석밖에 안 됐는데, 이것을 80석까지 올려놓았다. 손 대표가 종로에서도 나름대로 선전했다. 하지만 정 전 장관은 조금 다르다. 본인이 지역적 연고에 비중을 두었고 참여정부와의 관계 속에서 책임론을 벗어나기 어렵다. ●이 교수 선진당이 충청 맹주로 자리매김했다. 두 석만 더 끌어오면 교섭단체 구성도 가능하다. 4 지역주의로 회귀했나 ●김욱 교수 과거 지역주의가 부활한 것 아니냐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확연히 차이가 있다. 충청 유권자가 갈 곳이 없어진 게 성공 요인이다. 갈 곳 없는 마음을 선진당이 파고든 것이다. 과거 지역주의는 특정 지도자와의 감정적 유대감이 중요했다면, 지금의 지역주의는 이회창 총재에 대한 유대감이나 애정보다는 충청지역이 홀대받는다는 반감의 표현이다. 서울도 신지역주의가 나타난다는데, 그것도 감정적인 유대보다는 실리적 이익, 아파트 가격 폭등과 같은 경제적 변수에 의해 서울지역 유권자들이 움직인 걸로 보인다. ●김형준 교수 실리적 지역주의다. 하지만 자꾸만 충청도를 자유선진당의 압승으로 언론에서 다뤄가는데, 충북에서는 민주당이 8석을 차지했다. 엄밀히 얘기하자면 선진당이 충남·대전을 중심으로 승리한 것으로 봐야 한다. 선진당의 두번째 포인트는 정당 득표율이 낮다는 것이다. 친박연대는 13%였지만 선진당은 7%에 불과해 이회창 총재가 지난 대선 때 얻은 15%의 반토막이 났다. 오히려 한나라당이 선진당에 있는 사람들을 영입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교섭단체가 안 되면 이탈 가능성 높아진다. 한나라당에서 충청도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책 등이 마련되면 선진당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 [4·9 총선-한나라 승리이후 기상도] 당안팎 친박 대거 생환… 정국안정의 변수로

    [4·9 총선-한나라 승리이후 기상도] 당안팎 친박 대거 생환… 정국안정의 변수로

    한나라당은 4·9 총선을 통해 과반 의석을 어렵사리 확보했다. 당초 기대했던 168석에는 크게 못 미쳤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당 안팎의 친박 세력들이 대거 살아돌아와 박근혜 전 대표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의 정국 안정은 박 전 대표의 협조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오는 7월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이어서 공천과정에서부터 시작된 각 계파간 갈등은 당권 경쟁을 앞두고 더욱 가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친이(친 이명박)-친박(친 박근혜) 진영은 물론이고 친이측 내부에서도 ‘공천 파동’으로 인한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당권의 향배는 2010년 지방선거 공천은 물론 차기 대권행보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각 계파 모두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다. 우선, 친박측은 이번 총선에서 다시 한번 ‘박근혜의 힘’을 보여줌으로써 비록 당내에서는 비주류이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세력으로 우뚝 섰다. 당내 친박측 당선자는 35명 안팎에 불과하지만 당 밖의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연대를 합하면 60명 선에 이른다. 지역구 당선자만 놓고 보면 친이측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친박측은 당내 어느 계파보다 강한 결속력을 지니고 있어서 차기 당권 경쟁에서도 만만찮은 저력을 과시할 것 같다. 게다가 친박 진영에선 박 전 대표가 직접 당권에 도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 내부에서는 박 전 대표가 직접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박 전 대표가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에서 공천 결과를 강하게 비난한 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면서 “지속적인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을 위해서라도 한나라당을 다시 꼭 바로잡겠다.”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친이측은 공천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거취문제를 둘러싼 친이측 내부의 갈등은 쉽사리 봉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 부의장은 6선 의원으로 당당히 원내에 입성한 반면 ‘친이 내부 쿠데타’를 주도했던 이재오 의원은 원내 진입에 실패했기 때문에 이 부의장의 당내 위상은 더욱 공고해진 상황이다. 다만 이 의원과 함께 ‘쿠데타’를 주도한 남경필·정두언 의원 등 수도권 소장파 의원들은 지속적으로 이 부의장측과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보이며 독자적으로 당권 주자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남경필·정두언 의원 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이 부의장측은 박 전 대표나 정몽준 의원과 손잡을 공산이 커 보인다. 박 전 대표와 손잡을 경우, 당내 주도세력이 다시 한번 바뀌게 되지만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자연스럽게 손을 잡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친이측의 또 다른 딜레마는 거대 여당을 이끌 만한 카드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친이측 내부에서는 5선 고지에 오른 김형오·정몽준 의원과 4선의 홍준표·안상수 의원 등이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된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4·9 총선-희비 갈린 野거물들] 추락한 정동영

    통일민주당의 17대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4·9총선에서 끝내 고배를 마셨다.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정 전 장관은 9일 각 방송사 출구 조사에서부터 일제히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보다 오차 범위 이상의 낮은 득표를 한 것으로 조사돼 일찌감치 낙선을 결정지었다. 지난 17대 총선에 이어 18대에서도 국회에 재입성하지 못함에 따라 정 전 장관의 정치 진로에 ‘빨간불’이 들어 왔다. 정 전 장관은 지난 2004년 총선에서 ‘노인 폄하 발언’을 책임지고 비례대표 후보(22번)에서 사퇴, 지난 4년간 원외에서 정치 활동을 이어왔다. 당내 최대 계파를 이끄는 등 조직력을 앞세워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가 됐지만 이명박 당선자와 역대 최다 표 격차를 기록하며 참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 전 장관의 총선 지역구 도전은 사실상 정치 생명을 거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런 만큼 그는 수도권에 출사표를 던지되 ‘명분’을 확보할 수 있는 종로나 중구와 같은 격전지 대신 당선 가능성이 높은 서울 동작을을 선택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정몽준 후보를 ‘표적 공천’했고 결국 정 전 장관은 낙선, 명분은 물론 실리마저 잃었다. 여기에 측근 대부분이 ‘생환’에 실패함에 따라 총선 직후로 예정된 당권 싸움에서도 승리하기가 녹록지 않다. 결국 총선 결과에 대한 ‘손학규 책임론’을 업고 나서더라도 재기할 동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또 상당수 지역구 의석이 호남 지역에 편중됨에 따라 구민주당계의 입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즉 향후 당권 싸움이 특정 계파가 주도권을 잡는 형태보다는 지리멸렬할 가능성이 높아 정 전 장관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정 전 장관은 당분간 재야에 머물면서 재기를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18대 국회가 보궐 선거를 치르게 될 경우 정 전 장관은 예상보다 빨리 재기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4·9 총선-희비 갈린 與거물들]정몽준 ‘한나라 당권’ 도전할 기회잡아

    [4·9 총선-희비 갈린 與거물들]정몽준 ‘한나라 당권’ 도전할 기회잡아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에게 이번 총선은 6선 의원 ‘배지’를 다는 것 이상의 의미다. 통합민주당의 정동영 후보를 넘어선 정 의원은 대선후보를 격파한 한나라당의 ‘간판’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할 기회를 얻었다. 정 의원은 9일 당선이 확정적이라는 소식에 “6선 의원이 되기 때문에 방관자가 되는 것보다는 당의 일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7월 전당대회를 겨냥해 ‘총선 다음은 당권’임을 이미 수차례 밝혀 왔다. 지난해 12월 입당할 때부터 정 의원에게는 ‘박근혜 대항마’,‘차기 대선주자’ 등의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정 의원은 18대 총선 기간 내내 한나라당을 뒤흔든 공천 갈등에서 한발 비켜서 있었다. 그만큼 당내 입지를 넓히기 좋은 조건이다.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총선 결과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침에 따라 치명타를 입었다. 공천을 좌우했던 이방호 사무총장이 낙선의 고배를 마시면서 당 지도부 책임론은 더욱 불거질 전망이다. 당권 경쟁자로 유력했던 이재오 의원마저 ‘원외 인사’로 전락하면서 정 의원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친박계 세력도 친박연대, 친박 무소속연대로 힘이 분산돼 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당에서 정몽준 의원을 다양한 카드로 내세울 수 있다.”면서 “이재오 의원을 배제한 상황에서는 정 의원이 당대표 1순위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상득 국회부의장 측도 정 후보와의 연계를 모색할 가능성 있다.”고 귀띔했다. 친이(친 이명박)계내 온건파로 분류되는 이 부의장이 힘을 실을 경우 당내 판도가 정 의원에게 급격히 쏠릴 수 있다는 얘기다. ‘정몽준 브랜드’는 친이계 소장파에게도 매력적이다. 독자 계파를 갖지 못한 정 의원측에 가담함으로써 단번에 핵심 세력으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의장이 자신의 불출마를 요구하며 맞섰던 서울 및 수도권의 소장파들과 정 후보라는 ‘교집합’으로 손을 잡을 가능성이 대두되는 배경이다. 하지만 정 의원이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당내 주류에 가까워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자기 사람’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각 계파의 이해 관계에 따라 지분 없는 ‘전문 경영인’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4·9 총선-희비 갈린 野거물들] 독배마신 孫,최대 위기

    통합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참패함에 따라 손학규 대표의 입지도 흔들릴 전망이다. 손 대표가 지난 1월 당 대표직 수락연설에서 말한 대로 ‘독배’를 들게 됐다. 당장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잠복해 있던 공천갈등의 심각한 후유증도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구민주계 인사들의 발언권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로서는 당내 세력의 재편과정에서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앞으로 의석수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공천에 탈락했다가 당선된 인사들을 재영입하는 문제 등이 이슈화할 가능성이 높다. 호남에서 당선된 무소속 후보들의 복당 여부를 놓고 치열한 내홍(內訌)을 겪을 전망이다. 손 대표로서는 지난해 범여권 합류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이번 총선에서 ‘의미 있는 의석수’를 획득함으로써 견제 야당의 수장으로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손 대표는 향후 3개월 이내에 열릴 전당대회에 대표 출마 여부도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출마하더라도 정세균 의원과 지난 4년간 절치부심한 추미애 전 의원 등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전대에서도 패할 경우 차기 대선 주자로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 차질을 빚게 된다. 이에 따라 손 대표측은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불출마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대신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약했던 강금실 최고위원을 지원할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진다. 이런 분석은 손 대표가 공천 과정에서 이미 당의 최대 계파를 거느리게 됐다는 점에 근거한다. 김부겸·송영길 의원 등 자신의 측근들이 상당수 살아 남았고, 대부분 비례대표 당선자들과 영남권 공천자들이 자파 소속이다. 때문에 손 대표는 대표직 여부에 상관없이 향후 당내에서 상당한 영향력과 위상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의 전면에 나서지 않고 사실상 당을 장악하는 스탠스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18대 국회와 ‘정치개혁의 대장정’

    [김형준 정치비평] 18대 국회와 ‘정치개혁의 대장정’

    오늘은 18대 총선 투표일이다. 정치권의 관심은 온통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할지, 민주당이 개헌 저지선 100석을 돌파할지,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연대의 영남 돌풍이 일어날지 등에 쏠려 있다. 하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번 총선은 유권자들의 전례없는 무관심 속에 쟁점은 없고 국민에게 고통과 절망만을 안겨준 역대 최악의 퇴행적 선거로 기록될 것이다. 제도인 정당은 맥을 못 추고 개인과 계파만이 판을 치며, 이념과 정책은 실종된 채 지역주의와 상호 비방만 난무한 선거였다. 따라서 보다 큰 틀에서 바라보면 애석하게도 18대 국회는 태생적으로 실패 DNA와 위기를 잉태한 채 탄생하게 된다. 첫째, 대표성의 위기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적 투표 의사층’이 63.4%였다. 실제 투표율은 그보다 10% 정도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총선 투표율은 50% 초반대로 추락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대표성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득표율이 50%가 되더라도 실질적으로 유권자 25%의 지지로도 당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정 계층만의 참여로 인한 낮은 투표율은 대표성이 결여된 소수에 의한 지배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민주주의 체제 자체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둘째, 정책 생산 능력의 위기이다.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최근에 실시한 ‘매니페스토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정책선거가 ‘잘 실천되고 있다.’는 응답은 15.7%에 불과했다. 정책 선거가 실천되지 않는 근본이유로 ‘공약·정책 내용이 모호’(83.7%)하며,‘정당·후보자들의 공약이나 정책이 별로 차이가 없기 때문’(76.5%)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한국 정당들의 정책 생산 능력이 얼마나 부재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선거는 정당과 후보들이 정책을 통해 유권자와 소통하는 과정이다.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정부와 의회의 정책 결정에 따르는 정당성은 이러한 선거를 통해 확보된다. 다시 말해 대의제 민주주의는 선거과정에서 유권자가 후보자와 정당이 내세우는 정책에 기반해 투표할 것이라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한다. 따라서 후보와 정당이 제시한 정책과 공약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채 유권자가 ‘묻지마식 투표’를 강행하게 되면 선거 민주주의는 버려지고, 민의의 전당인 국회는 사망선고를 받게 된다. 셋째, 정당정치의 위기이다. 국회가 정당정치의 중심이 되어야 선진 의회민주정치가 가능하다. 그런데 정당이 이익 표출과 집약, 정체성과 전문성을 갖춘 공직후보 선출 등 정당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면 국회는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의원들이 정당의 이념과 노선보다 계파 이익만을 좇고, 특정 정치인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지역주의를 선동하며, 국민의 자발적 참여보다 동원에만 힘을 쏟게 되면 성숙한 정당정치를 기대하기 어렵다. 덩달아 국회는 빈 껍데기로 남게 된다. 분명 한국 정당은 선거가 거듭될수록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퇴보하고 있다. 정당정치가 밑동부터 썩어 가는데 어느 정당이 다수당이 되고, 누가 당선되는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솔직히 국민은 총선보다는 총선 이후를 더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18대 국회가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해졌다. 자신들이 안고 있는 실패 인자의 위험성을 직시하고 정당과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한 ‘정치개혁의 대장정’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 국민 불신을 증폭시키는 나쁜 관행을 척결하고 기득권을 과감하게 포기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 더불어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과 정치 지도자들은 정당정치 발전에 관한 확고한 철학과 역사의식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변화의 시작은 철학이고, 철학은 국민과 진솔하게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도구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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