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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진협 친이·친박·중립 2명씩

    세종시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한나라당 중진협의체가 4일 윤곽을 드러냈다. 친이·친박·중립계를 대표하는 3선 이상 의원 6명이다. 친이 쪽에선 이병석·최병국 의원, 친박에선 이경재·서병수 의원, 중립파로는 원희룡·권영세 의원이 선발됐다. ‘수정안+7개 헌법기관 이전’을 제안했던 김무성 의원은 친박계의 거부감으로 이름이 빠졌다. 협의체는 늦어도 오는 8일쯤 회동을 갖고 운영 및 논의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계파 간 극명한 인식 차이를 좁히기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많다. 친이·친박 쪽 참여 의원이 하나같이 강성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경재 의원은 “무엇을 생산해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여전히 친이 쪽은 ‘수정안의 틀을 깨지 않는 절충’을 꾀하고 있고, 친박은 ‘절충안은 또 다른 수정안일 뿐’이라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때문에 당내에선 중진협의체 출범이 계파 간 합의 도출 과정이라기보다 ‘당론변경→국민투표 또는 수정안 포기’라는 출구전략의 중간단계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친이 주류인 박순자 최고위원은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청와대의 동계올림픽 선수단 환영 오찬에 참석한 민주당 정세균 대표를 이례적으로 치켜세우며 친박계를 압박했다. 그는 “민주당이 법안 부결을 이유로 본회의장에서 철수한 다음날 청와대 행사에 참여한 것은 어려운 결정”이라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그런 초당적 자세, 유연한 사고, 폭넓은 아량”이라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名士의 귀향별곡] 대구 달성 인흥마을 문태갑 前서울신문 사장

    [名士의 귀향별곡] 대구 달성 인흥마을 문태갑 前서울신문 사장

    “난 이제 명사가 아닌데… 인터뷰 대상이 되나?” 인터뷰를 정중히 사양하던터라 어렵게 만났다. 문태갑(81) 선생. 1995년 고향인 대구 달성군 화원읍 인흥마을로 돌아와 줄곧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귀향 전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기자로 출발, 언론사 간부를 지내다 국회로 진출했다. 그뒤 국무총리 비서실장, 서울신문사 사장, 서울올림픽 추진본부장, 한국청소년연맹 총재 등을 역임했다. 1994년 마지막 공직인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을 지낸 뒤 1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귀향에 대한 그의 소신때문이다. “도시는 일하는 곳이다. 일이 끝나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나는 낙향이라는 말도 좋아하지 않는다. “할 일을 다하고 돌아가는 것은 귀향이나 환향이다.”라고 했다. 혼란스러운 정치판을 빗대 쓴소리를 했다. 이런 순리를 따르지 않기 때문에 정치판이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귀향하면 패거리 정치가 사라진다. 서울에 그대로 있기 때문에 측근들이 대통령 주변에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계파를 형성한다. 귀향을 하면 많아야 1년에 몇 번 정도만 측근들이 대통령을 찾을 것이다. 그러면 계파를 만들 수도 없을뿐더러 고향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귀향 시점은 60세 전후가 좋다고 했다. “60세가 되면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보고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귀향을 준비하고 또 실행하게 된다.” 그는 하루 대부분을 인흥마을에 있는 남평 문씨 ‘세거지(世居地)’에서 보낸다. 세거지 주변을 아침 저녁으로 돌아보며 골목과 담장, 기와 하나하나를 살핀다. 세거지는 문익점의 18대손이자 대구 입향조 문세근의 9대손인 인산재 문경호가 1872년에 지은 집이다. 그 후손 수봉 문영박 아들들이 분가해 한 동네를 이루면서 3300㎡에 아홉 살림집과 두 재실(수봉정사, 광거당)이 들어섰다. 세거지에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문중문고인 ‘인수문고’가 있다. 모두 9000책(2만권 분량)을 수장, 민간으로서는 가장 많은 고서를 보유하고 있다. 하루 수십명에 이르는 국내외 내방객들을 맞는 것도 주요 일과 중 하나다. 남는 시간은 독서를 한다. 그러나 요즘은 한번에 30분 이상 읽지를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화장실과 거실, 침실 등에 책을 놔두고 틈틈이 읽는다.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친구들을 만나고 모임에 나가기 위해 대구 시내에 간다. “시내에 자주 나가면 머리가 아파진다. 이제 시골 체질이 다 된 것 같다.” 몇 년 전부터 인흥마을 매화나무 심기운동을 펼치고 있다. 5000그루 이상만 심으면 마을이 훌륭한 관광지가 된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1000그루 정도 심었다. 인터뷰를 한 지 1시간이 넘었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카랑카랑했고 자세는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건강관리가 궁금했다. “특별히 따로 하는 운동은 없다. 골프는 국민체육공단이사장을 할 때부터 치지 않았다. 골프장과 연관된 자리에 있다 보니 관련된 민원이 많아서였다. 편안하게 시골에서 살고 있는 것이 건강비결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는 누가 요즘 하는 일이 뭐냐고 물으면 늘 이렇게 대답한단다. “늙고 등 굽은 소나무가 할 일이 무엇이 있겠소. 선산이나 지켜야지.” 스스로를 등 굽은 소나무라고 한 그에게 선산은 무엇일까. 우리가 태어난, 그래서 반드시 돌아가야 할 고향이 아닐까. 글 사진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약 력 << ▲1930년 경북 달성군 출생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동양통신 정치부장, 편집부국장 ▲제9대 국회의원(1973) ▲국무총리 비서실장(1979) ▲서울신문 사장(1980) ▲범민족올림픽추진중앙협의회 본부장(1986) ▲한국청소년연맹 총재(1989)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1990) ▲대한체육회 고문(1997)
  • [뉴스&분석] 세종시 ‘마침표 찍기’ 나섰나

    [뉴스&분석] 세종시 ‘마침표 찍기’ 나섰나

    1일 정치권에서는 세종시와 관련한 전날 청와대의 ‘중대 결단’과 ‘절차적 추진’ 발언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세종시 수정 문제를 두고 대치하고 있는 한나라당내 친이계와 친박계는 제각각 해석을 달리하며 복잡한 셈법에 들어갔다. 두 계파 간 공통된 해석은 ‘이명박 대통령이 결론을 짓기 위한 수순밟기에 나섰다.’는 정도다. 세종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주에 가동될 중진협의체의 논의 과정에서 계파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면 절차적 해법의 필요성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점에도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속마음은 달랐다. 친이계는 중진협의체에서도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면 당내 자율 조정 능력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오고, 그때가 되면 ‘대통령의 결단’이 명분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친이계 진수희 의원은 “중진협의체에서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들 말하지만, 그래도 논의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3월 중진협의체 논의 지지부진→4월 청와대 결단’이란 시나리오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이는 역으로 중진협의체에서 두 계파가 어느 정도 용인할 수 있는 중재안이 나온다면,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만남으로 극적인 돌파구가 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다만 중진협의체 논의 이후 세종시 국민투표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친이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국민투표가 정권에 대한 중간심판이나 반(反)MB 투쟁 연대로 비화할 수 있고, 국론이 분열될 우려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친이계 김영우 의원은 “청와대는 차기 대선에서 세종시 문제가 더 이상 공약화될 수 없도록 문제를 종결짓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지금의 정치권이 세종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란 시각에서 국민투표를 생각했을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친박계는 청와대의 기류가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현재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자인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와해시키려는 정치공학적 의도를 담고 있다고 본다. 국민투표론이 세종시 출구전략인 동시에 ‘박근혜 죽이기’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얘기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청와대는 세종시에서 개헌으로 이미 말을 갈아탄 상황”이라면서 “국민투표는 수정안 철회를 극적으로 선언하기 위한 성동격서 차원의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친박 성향의 중립파인 이한구 의원은 “수정안은 정부가 국민투표 운운하며 밀어붙일 성격이 아닌데도 무리하게 추진하려 들기 때문에 ‘음모론’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는 국민투표의 현실화 가능성에도 대비해 미리 쐐기를 박고 있다. 유정복 의원은 홈페이지에서 “‘절차적 추진’이 국민투표를 시사하는 것이라면 정부가 국정혼란과 국론분열을 일으키는 일을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나라가 거덜날 수도 있는 판단 오류”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남경필 의원은 “국토균형발전의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행정부처는 물론 청와대·국회·대법원까지 모두 옮기는 수도이전을 연계한 개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戰雲 감도는 6월공천

    한나라당 내 친이계와 친박계 간 내홍이 오는 6월 지방선거 국면에서 또다시 부각될 조짐이다. 기초단체장 공천이 관건이다. 친이계와 친박계 의원의 지역구가 같은 기초단체장 선거구에 속해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같은 선거구는 서울 도봉갑(친이 신지호)-도봉을(친박 김선동), 서대문갑(친박 이성헌)-서대문을(친이 정두언), 강서갑(친박 구상찬)-강서을(친이 김성태), 서초갑(친박 이혜훈)-서초을(친이 고승덕), 강동갑(친박 김충환)-강동을(친이 윤석용)을 비롯, 전국적으로 10곳 안팎에 이른다. 한 당직자는 28일 “세종시 정국에 가려 있어서 그렇지, 벌써부터 해당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의원 간, 당협위원장과 현직 기초단체장 간 갈등과 잡음이 들려온다.”고 전했다. 이번 지방선거가 2012년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계파 간 ‘텃밭 다지기’ 성격도 띠고 있어, 공천 작업이 구체화하면서 친이계와 친박계가 정면 충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지난주 세종시 의원총회에서 친박계 의원들이 지난 18대 총선 공천 과정을 거론하며 ‘공천 학살’이라고 공언하는 등 한차례 앙금이 드러나기도 했다. 기초단체장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간 충돌 조짐은 최근 당헌·당규 개정작업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당 지도부와 당내 당헌·당규개정특위가 국민공천배심원제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친박계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중앙당 국민공천배심원단이 기초단체장 공천심사에 참여하도록 한 게 화근이 됐다. 친박계는 “시·도당의 공천 권한을 중앙당이 가로채기 위한 편법”이라고 비난했다. 당헌·당규개정특위에서는 친박계 의견을 감안, 기초단체장 공천 심사를 시·도당 배심원단에 맡기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지만, 정몽준 대표 등 지도부의 반대로 최초 개정안이 그대로 확정됐다. 대신 당협위원장의 의견 개진권을 보장하고, 전략공천 지역과 당협위원장간 의견이 엇갈릴 때만 중앙당 배심원단의 심사권을 유지하겠다는 조건을 달았지만 명문화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박계 의원은 “시·도당 공천심사위에서 여론조사 등 확실한 원칙을 갖고 풀어가면 될 문제를 왜 중앙당 문제로 확대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의도를 감추기 위해 국민공천배심원제라는 명분을 내세운 것이라면 패자의 승복을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지난 18대 총선 당시 ‘공천 불복→무소속 출마→당선 뒤 복당’ 시나리오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MB 개헌론’ 정치권 반응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제한적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해 한나라당내 친이계와 친박계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그동안 개헌 군불을 때온 친이계는 대통령의 개헌 제안을 환영한 반면, 친박계는 세종시에 이은 ‘제2차 박근혜 죽이기’가 아니냐며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현재 뚜렷한 차기 후보가 부각되지 않고 있는 친이계는 2원 집정부제나 내각제를 희망한다고 밝혀왔지만, 유력 후보를 지닌 친박계로서는 현행제도 유지 또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선호하고 있다. 때문에 개헌 논의는 세종시 이상의 계파 간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친이계인 조해진 대변인은 “개헌은 대한민국 선진화의 틀을 만드는 핵심 과제로서 당도 오래 전부터 개헌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정몽준 대표도 구체적인 일정을 내놓았다. 세종시 문제가 정리되는 대로 조속히 개헌 논의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친박계의 한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후보들이 개헌을 공약했으니 개헌 논의는 당연하다.”면서도 “정략적이거나 정치적인 계산이 담기지 않은 진정한 국가백년대계를 위한 개헌이 되어야 한다.”고 경계했다. 민주당은 개헌 필요성에는 원론적으로 공감하지만, 개헌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우상호 대변인은 “지방선거 뒤 여야 합의로 국회에 특위를 구성해 논의해야지 대통령이 지금 개헌을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개헌을 정치적으로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는 의심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주현진 유지혜기자 jhj@seoul.co.kr
  • 앙금 깊어진 한나라 의총 3일째

    앙금 깊어진 한나라 의총 3일째

    한나라당이 24일 세종시 의원총회를 사흘째 이어갔다. 하지만 의총이 거듭될수록 계파 간 갈등만 부각되는 양상이다. 그동안 쌓였던 앙금까지 속속 드러났다. 친이계인 장제원 의원은 의총에서 “정치사찰이다, 정치공작이다 하면서 정치권을 떠나 있는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이름까지 들먹이고 있다. 오히려 이것이 ‘대통령 때리기’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친박 쪽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 발언을 하신 분들은 규명을 하고 발언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도 했다. 전날 친박계인 이성헌 의원이 “이 위원장이 중립 의원들에게 의총에서 찬성 발언을 하라고 전화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공포 분위기를 몰아가서 강제 당론이 결정되면 무슨 효과가 있느냐.”고 말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의원은 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지난해 내가 박근혜 전 대표에게 중진스님을 소개해 같이 식사를 했는데, 며칠 뒤에 스님이 항의전화를 해 ‘왜 만났다는 사실을 정보기관에 얘기 했느냐.’고 하더라.”며 감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친이계인 정두언 의원은 “과거 우리의 총재는 제왕적 총재라고 해 굉장히 권위주의적이었고 반대가 용납되지 않고 소통이 어려웠다. 측근들은 감싸고 ‘예스’만 했다. 그러다 압도적으로 유리한 환경에서도 대선에서 두 차례나 패배했다.”면서 “우리 당의 지금 분위기가 너무 춥고 무섭다. 어느 시대에 사는지, 옛날로 돌아가는 건 아닌지 착각이 든다. 이런 상태에서 집권한다고 쳐도 그게 바람직한 세상이냐.”며 박 전 대표와 친박계를 몰아붙였다. “그러니 딴나라당 소리를 듣는다.”고도 했다. 그러자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 “세종시 문제를 정책적으로 얘기하겠다고 하면서 박 전 대표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활용하고 있다. 당내 인사를 욕하고 비난하는 토론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이 같은 이전투구 양상에 의원들은 냉담했다. 한 친이계 의원은 “서로 더 이상 할 말이 없으니까 과거 얘기를 끄집어내는 것”이라면서 “별로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친이 핵심인 정태근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수정안도 필요하다면 수정할 수 있다. 친박계도 열린 마음으로 원안을 수정할 수 있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주류 쪽은 26일까지 의총을 연 뒤 친박 설득에 나서고, 여의치 않으면 표결 절차를 밟겠다는 심산이다. 25일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아 청와대에서 갖는 당 지도부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 같은 방안을 포함해 세종시 문제에 대한 의견 조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공개토론 120명 참석… 29명 입씨름

    공개토론 120명 참석… 29명 입씨름

    23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의 두 번째 세종시 의원총회도 열기가 뜨거웠다. 상임위 일정 등으로 전날보다 다소 적은 120명이 참석했지만 대다수 의원들이 자리를 꿋꿋이 지켰으며, 29명이 발언을 통해 논쟁을 벌였다. 중립성향 의원들을 중심으로 “그만 싸우자.”며 계파 갈등을 자성하는 목소리도 많이 나왔다. “우리끼리 싸우는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국민들에게 큰 죄를 짓는 것이다.”(정의화 최고위원), “과도한 충성경쟁으로 정치적 입지를 얼마나 넓힐지 몰라도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국민이다.”(박준선 의원) 등의 솔직한 반성이 나왔다. 토론은 공개로 진행됐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국민들도 우리의 토론 내용을 알고 싶어 하고 당에서도 여러 의원들이 공개를 하자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특정인에 대한 인신공격을 한다든지 잘못된 방식으로 진행되면 즉시 토론을 중단시키겠다.”고 다잡았다. 정몽준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선거 때 한 약속을 지키는 게 좋다거나 안 좋다거나 하는 이분법이 아니라, 선거와 행정이 어떻게 같고 다른지, 구별하는 게 좋은지 좋지 않은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이 20년 전 대통령에 당선된 뒤 폴 새뮤얼슨 등 저명한 경제학자들에게 경제정책에 대한 보고서를 요구했던 일화를 얘기하면서다. 그는 학자들이 제출한 보고서에 ‘선거기간 동안 여러 지역에서 많은 약속을 했는데 선거 때 약속을 모두 지키려면 경제에 많은 부담이 되니까 지금부터라도 새롭게 만드는 게 좋다.’고 적혀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꼭 세종시와 관련된 말씀은 아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앙금 묻어난 설전…너무 먼 ‘한가족’

    앙금 묻어난 설전…너무 먼 ‘한가족’

    한나라당 내 친이계와 친박계가 22일 ‘세종시 의원총회’에서 정면 충돌했다. 형식은 ‘끝장토론’이었지만, 계파간 정치 투쟁의 성격이 짙었다. ●효율성 vs 정당성 친이계는 ‘행정부처 이전=수도분할’이라는 논리로 원안의 비효율성을 파고들었다. 반면 친박계는 지난 대선 공약을 거론하며 ‘약속과 신뢰’를 강조했다. 양쪽 주장에는 그동안 장외공방을 통해 주고받은 ‘박근혜 때리기’, ‘이명박 발목잡기’에 대한 앙금이 묻어났다. 친이계 김영우 의원은 “세종시 약속의 주인공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약속을 지킨다, 안 지킨다.’의 논쟁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에 친박계 유정복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은 집을 짓자고 제안했을 뿐이고 여야가 함께 대못을 쳐가며 세종시법을 만들었다.”면서 “한나라당이 선거 때마다 대못을 박아 놓고 스스로 뽑겠다는 것은 국민 기만이자 자기부정”이라고 맞받았다. 친이계 차명진 의원은 “당초 당론은 수도이전이었는데, 박근혜 전 대표가 부처이전을 골자로 한 행정특별시를 제안했고, 열린우리당과 타협해 세종시 원안으로 당론이 정해졌다.”면서 “당론이었지만 본회의에선 고작 8명만 찬성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자 유 의원은 “2005년 당론을 정한 뒤 본회의장에서 투표를 못한 것은 소란과 방해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강제적 당론 vs 수정안 포기 세종시 수정안의 향후 처리 절차를 두고도 공방이 오갔다. 친이계는 원안에서 수정안으로의 당론 변경에 자신감을 보이며 ‘강제적 당론’을 거론했다. 친박계는 여야간 상임위 대치, 본회의 부결 등 수정안의 ‘험로’를 전망하며, 수정안 폐기를 요구했다. 친이계 정태근 의원은 “국회가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당론도 바꿀 수 있다. 국민이 바라는 것이 진정 다르다고 판단된다면 변경할 수 있다.”면서 “당론이 바뀌면 국회 절차를 거쳐 수정안이 법제화되도록 하는 것이 민주 정당의 모습”이라며 친박계를 압박했다. 반면 친박계 이종혁 의원은 “(국민 신뢰 하락에 따라) 정권을 재창출하지 못하는 실패는 역사적 죄”라고 반박했다. ●극한 대결은 양쪽 모두 자제 하지만 양쪽은 한계선을 넘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친이 주류로선 미래권력에 대한 안배를 배제할 수 없고, 퇴로가 막힌 친박계로선 출구전략을 위한 완충지대가 절박했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당내 분란이 지방선거의 악재로 작용할 경우 당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도 엿보였다. 친박계 김선동 의원은 “세종시 문제를 정치공학적으로 ‘박근혜 대(對) 이명박’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의총 직후 박희태 전 대표를 중심으로 친박계 홍사덕·김무성·이경재 의원, 친이계 홍준표·이윤성 의원 등 4선 이상 중진 11명은 여의도의 한 식당에 모여 중재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김무성 의원이 제시한 ‘7개 정부독립기관 이전’ 절충안이 계파 다툼 속에 빛이 바랜 상황에서 중진들의 균형추 찾기가 그리 쉽지는 않아 보인다. 홍성규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사설] 계파 갇힌 與의총 다음 토론 달라져야

    한나라당 친이·친박 진영이 어제 의원총회를 시작으로 세종시의 앞날에 대한 토론을 시작했다. 지난달 11일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한 뒤로 42일 만에야 비로소 양측이 얼굴을 맞댄 것이다. 물론 어제 의원총회 표정이 말해주듯 양측이 순조롭게 의견을 좁혀나갈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제각각 친이·친박 모자를 따로 쓴 채 사생결단의 줄다리기라도 하는 양 한발짝도 끌려갈 수 없다는 식으로 결기를 돋운 상황에서 무슨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드는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측이 첨예한 대립 속에서도 세종시 논의를 시작한 것은 최소한 절차적 민주주의 구현 차원에서라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지적했듯 정당 민주화를 확립하는 전기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이제 세종시 논의를, 보다 나은 국익 창출과 당 발전의 기회로 삼느냐, 아니면 집권세력의 분란만 가중시키는 위기로 만드느냐는 전적으로 한나라당에 달렸다. 그저 표결처리를 강행할 명분이나 쌓겠다거나, 밀리면 끝장이라며 무조건 수정 반대를 외치는 외골수의 자세로는 당이나 나라의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 중도진영으로 분류되는 20여명의 의원들을 자기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몸집 불리기 싸움이나 할 거라면 차라리 논의를 접는 게 마땅하다. 어제 의원총회에서 양측이 고성을 주고받는 신경전 속에 앵무새처럼 그동안의 주장만 되뇐 것은 유감이다. 그러나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고 본다. 시간은 있다. 계파의 모자부터 벗기 바란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저마다 친이·친박 소속이 아니라, 집권여당의 의원이며 각자 헌법기관임을 거듭 마음에 새기기 바란다. 세종시 수정안 반대 의견이 친이 진영에서 나오고, 친박 의원이 수정안에 찬성하는 모습을 국민들은 보기 원한다고 믿는다. 세종시 향배를 어느 쪽으로 잡든, 그래야 절차의 타당성이 확보되고 결론의 진정성이 담보된다고 할 것이다. 정부가 다음달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까지 친이·친박 진영이 충분히 제 의견을 개진하되 서로 상대의 주장을 귀담아들을 자세만 놓치지 않는다면 서로를 갈라놓은 장벽에도 틈새가 열릴 것이다. 밤을 새워서라도 원안과 수정안에 담긴 정치 신의와 국익의 무게를 따지는 열의와 제3, 제4의 대안은 무엇이 있는지 살피는 여유를 함께 갖기 바란다.
  • [지방선거 D-100] 기초단체장 경선 ‘계파 전쟁’

    시장·군수 등 기초단체장은 여야 모두에게 2012년 대선 승리의 ‘디딤돌’로 여겨진다. 기초단체장은 해당 지역의 인사·예산에 관해 전권을 행사하는 ‘지방 소(小)통령’이나 다름없다. 현역 의원이 대부분을 차지한 당협(지역)위원장보다 오히려 대의원, 당원 및 유권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따라서 대권을 꿈꾸고 있는 각당 수뇌부는 기초단체장 후보로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한나라당에서는 ‘계파 전쟁’이 한창이다. 세종시 정국에서 촉발된 친이·친박 간 갈등이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2006년 지방선거 압승을 통해 다졌던 지방의 탄탄한 기반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2012년 대선 경선의 향배가 걸렸다는 인식이 더 치열한 공천 경쟁을 예고한다. 친이 주류의 약진세가 최대 관심사다. 친박계 내부에선 지난 18대 총선에서 벌어졌던 ‘편향 공천’이 재현될 수 있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다. 한 친박계 의원은 21일 “대권 경쟁을 앞두고 친이계로선 전국 곳곳에 지방 조직을 다질 ‘풀뿌리’를 심어놓아야 한다는 유혹을 느낄 것”이라면서 “‘공천 학살’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반대로 친박 무소속으로 당선돼 복당한 친박 생환 지역에선 친이계 당협위원장들이 복수전을 벼르고 있다. 지난해 원외 당협위원장협의회의 출범도 지방선거를 견준 친이·친박 간 격돌의 중심축에 설 조짐을 보인다. 양쪽 의원들이 혼재한 수도권에서는 기초단체장 공천을 두고, 계파 간 힘의 논리가 작용할 수밖에 없다. 두 계파의 광역단체장 후보 간 리턴매치가 예정된 경남·경북, 부산, 대구 등 텃밭에선 기초후보자들까지 전의를 다지며 경선에 뛰어들고 있다. 두 계파의 위태로운 공존이 각축전을 부추기고 있다. 민주당에선 기초단체장 출마자가 넘쳐나고 있다.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이 강한 지방선거 특성상 야당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 지방선거기획단에 따르면 지금까지 기초단체장 예비후보가 1000명을 넘고 있다. 서울 관악구청장 후보만 19명이다. 지역위원장 20여명은 아예 위원장직을 포기하고 기초단체장 후보에 도전했다. 지방선거기획단 조직부본부장인 강기정 의원은 “직접 나서 현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후보들이 줄을 서고 있다.”면서 “기존 인력들이 총선, 대선에서 잇따라 패한데다, 시민사회 쪽에서도 풀뿌리 정치에 도전하는 사람이 많아 ‘정치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도 기초단체장을 놓고 계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아직 전국 조직을 갖추지 못한 정세균 대표는 이번 공천에서 확실한 당내 기반을 닦을 참이다. 시민공천배심원제로 호남 등 텃밭에서 물갈이를 시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선 후보로 당의 밑바닥 조직을 장악했던 정동영 의원도 지방선거를 통해 조직 복원을 꾀할 전망이다. 손학규 전 대표 역시 조만간 지방선거 지원을 위해 전면에 나서며, 자연스럽게 측근을 기초단체장에 앉히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구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朴때린다 朴지킨다

    한나라당 내 ‘세종시 격전’이 22일 막을 올린다. 의원총회를 통해 친이계와 친박계가 진검승부를 벌인다. 계파 간 정면 충돌이다. 세종시 의총은 다음달까지 끝장토론 형식으로 여러 차례 열릴 예정이다. 친이 주류는 적게는 4·5차례, 많게는 10차례라도 의총을 열어 매듭을 짓겠다는 기세다. ●친이, 어제 두 차례 회의 열어 실전연습 첫번째 의총은 일단 탐색전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조해진 대변인은 21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자리”라고 전했다. 정몽준 대표는 이날 저녁 서울 모처에서 당직자들과 만찬을 갖고 세종시 의총과 지방선거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정 대표는 “가급적이면 감정적이거나 격하지 않게, 차분하고 진지한 토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친이계와 친박계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공방에 대비해 논리 무장과 세 확산에 온 힘을 쏟았다. 친이계는 의총에서 당론 변경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4월 임시국회 전’으로 시한도 정했다. 이를 위해 친이계는 의총에서 수정안의 당위성을 논리적으로 설파하고, ‘우군’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생각이다. 의총을 하루 앞두고 ‘작전회의’도 가졌다. 친이 모임인 ‘함께 내일로’의 진수희·정태근·임해규 의원 등은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의총 전략과 구체적인 대응 논리를 점검했다. 정 의원은 “수정안 찬반에 대한 입장을 서로 확인하겠지만, 결국 당론이 확정되면 그에 따라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해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박, 토론엔 응해도 표결은 거부 가닥 이에 맞서 친박계는 의총에 참여해 세종시 수정안의 부당성을 알리고 당론 변경 절차의 문제점을 집중 제기할 계획이다. 당론 변경을 위한 표결은 거부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상임위 및 본회의 등 국회에서 부결될 것이 뻔한데 굳이 원안을 백지화하고 당론을 변경하려는 것의 문제점을 지적하겠다.”면서 “수정안이 부결되면 의원 개개인이 책임을 져야 할 상황에 놓이게 한 지도부에도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박계는 김무성 의원이 ‘정부독립기관 7개 이전’의 중재안을 내면서 한때 술렁였지만, 의총을 앞두고는 김 의원에 대한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고 내부 결속과 추가 이탈 방지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중립성향 20명 선택 주목 친이계와 친박계의 대치 속에 당론 변경 수순이 진행되면 중립성향인 20명 안팎의 선택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론 변경을 위해 필요한 정족수는 재적의원 169명의 3분의2인 113명 이상이다. 100명 남짓한 친이계 의원들이 수정안을 당론으로 관철하려면 이들의 힘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하지만 정작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 중립성향 의원 대부분은 세종시에 대한 입장을 아직 유보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수정안이 당론으로 확정되더라도 해당 상임위 5곳과 본회의까지 첩첩산중이다. 친박계에서는 여전히 ‘국회 부결’을 주장하고 있어 당내 갈등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지방선거 D-100 당리당략 늪에 빠진 정치권

    6·2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정국이 달아오르면서 정치권의 대치가 가열되고 있다. 세종시를 둘러싼 여야, 계파 간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행정구역 통합도 속시원히 해결될 조짐이 안 보인다. 선거구조차 획정하지 못한 채 예비후보 등록이 잇따르면서 선거사범이 속출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이번 지방선거 역시 종전의 당리당략에 매몰된 파행과 일탈로 끝날 게 뻔해 보인다. 여야는 당장 눈가리고 아웅식의 욕심을 떨치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제 의미 찾기에 나서야 할 것이다. 정치권이 일삼는 행태에 국민들이 갖는 가장 큰 불안과 문제점은 중앙당의 입김이다. 다음 총선·대선을 염두에 둔 유리한 입지 선점이나 영향력 강화 시도가 훤히 보인다. 광역 및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의 바탕이 될 공직선거법 개정안부터 국회에서 표류 중이니 답답하기만 하다. 선거를 관장할 절차부터 제 입맛에 맞춘 중앙 정략에 막힌 판이니 시동부터 순탄치 않은 것이다. 공천 사안도 속내가 뻔해 보인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밀실공천을 배제하기 위해 각각 당헌당규를 마련해 놓았다지만 삐걱대고 있다. 민주당만 하더라도 당 지도부의 낙하산 공천이나 과열타락선거 해결차 도입한 시민공천배심원제가 핵심지역인 광주시장 선거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는 판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정권 중간평가나 뒷선거의 전초전으로 몰아선 곤란하다. 현 정부에 대한 여론몰이나 차기 대선 정국을 염두에 둔 당리당략 차원으로 비쳐지는 세종시 논란을 수습해야 하는 까닭이다. 지방선거의 핵심 명제로 등장한 무상급식만 하더라도 민주당은 당론으로 삼은 반면 한나라당은 대척점에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리당략에 치우쳐 졸속처리한 교육의원 일몰제도 비난받기에 충분했다. 그것도 모자라 정치적 중립이 엄정히 지켜져야 할 교육감 선거마저 여야가 보수·진보의 대리전으로 몰아가고 있다니 한심한 일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광역과 기초 단체장·의원·비례대표의원, 교육감·교육의원 등 8표를 동시에 찍는 복잡한 시스템이다. 종전의 선거처럼 정당 대리전으로 몰아갈 경우 염증을 느낀 지역주민으로부터 여야 모두 외면당할 위험성이 높다. 지금이라도 늦기 전에 당리당략의 고질을 떨치고 지역과 지역주민의 마음을 깊이 헤아려야 할 것이다.
  • [6·2지방선거 D-100]세종시에… 무관심에… ‘풀뿌리’가 말라간다

    오는 6월 2일 실시되는 제5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22일로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중앙 정치권의 거대 현안과 여야 간, 계파 간 정쟁(政爭)에 파묻혀 지방 선거의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보 난립에 따른 부실 검증과 풀뿌리 민주주의에 걸맞은 정책 부재, 유례없는 1인8표제로 인한 ‘줄 투표’ 현상이 극에 달할 것이란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는 정치권의 세종시 논쟁에 철저히 가려있다. 여야는 세종시 논쟁의 정치적 유불리에 매달려 정작 지방자치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정책개발에는 뒷전이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4대강 사업이나 남북정상회담 등도 중앙 정치권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각돼 선거 현장의 정책 경쟁을 무색하게 만들 전망이다. 당내 계파 간 갈등으로 투명하고 객관적인 공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자조도 흘러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1일 “상대 계파 후보를 끌어내리기 위한 ‘후보 끼워넣기식’ 경선이 횡행할 조짐”이라고 개탄했다. 이러다 보니 정치 신인은 저마다 불만을 털어놓는다. 서울지역의 한 구청장 예비후보자는 “불이 붙어야 유권자도 ‘어떤 후보가 있나.’라며 관심을 가질텐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선거가 정치 구조에 갇혀 유권자가 선거의 중요성을 체감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과거 어느 때보다 후보 난립과 검증 부재의 ‘묻지마 투표’ 현상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가 2008년 총선 이후 2년 만에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선거이자,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마지막 전국 단위 선거이기 때문에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정치인이나 정치 지망생의 출사표가 줄을 잇고 있다. 문제는 후보 난립이 부실 검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번에는 광역 및 기초단체장, 광역 지역 및 비례의원, 기초 지역 및 비례의원, 교육감과 교육의원 등 8개의 선거가 동시에 치러져 지역에 따라서는 투표용지에 80~100명의 후보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 개개인의 능력이나 정책 비전, 적격성을 따지기 보다 특정 정당이나 정파의 기호에 선택이 집중되는 ‘줄 투표’가 난무할 수 있다. 정당 공천이 배제된 교육감과 교육의원 선거에서는 ‘제비뽑기’로 후보자의 번호가 정해지기 때문에, 유력 정당의 기호와 일치하는 후보가 당선되는 ‘웃지 못할’ 사례도 많을 전망이다. 한국정당학회장인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광역단체장 후보를 빼고 나머지 후보에 대해서는 유권자가 잘 모르기 때문에 정당을 보고 찍는 경향이 강할 수밖에 없다. 후보 검증작업 없는 ‘줄 투표’가 생겨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윤성이 경희대 교수는 “유권자의 관심 자체가 떨어져 있고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려는 어떤 노력도 없다는 게 심각한 문제”라면서 “지방자치의 본질보다 중앙 정치, 정당의 이슈에 매몰되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여 초선들 해법 쏟아내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이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에 목소리를 냈다. 19일 국회에서 열린 ‘선진과 통합’ 토론회에서다. 범 친이그룹과 친박계 초선의원 20명 남짓이 참석했다. 토론회에서는 초선으로서, 현재 계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당내 갈등에 대한 무력감도 엿보였다. 해법은 제각각이었다. 친이계인 신지호 의원은 “정책사안을 정치적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왜곡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영 의원은 “세종시는 파토스(감정)와 로고스(이성)의 싸움”이라면서 “한 사람은 약속을 지키자며 감성에 호소하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약속이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중요한가를 보는 이성적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토스(박근혜 전 대표)와 로고스(이명박 대통령)가 만나서 진지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영수 의원은 “세종시를 핑계삼아 정치권력 싸움을 하고 있다.”면서 “2005년 당론을 정하던 당시와 국회의원들이 바뀌었으니 당론 변경이 아니라 당론 채택이 맞다.”고 밝혔다. 당론 변경 요건인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이 아니라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한 당론 채택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강석호 의원은 “근본 문제는 상호불신에서 시작됐다.”면서 “계파별로 대통령과 박 전 대표에게 만날 것을 요구하고 중진들이 나서서 정치적으로 풀어달라.”고 주문했다. 유정현 의원은 “원안과 수정안을 놓고 어떻게 이렇게 가치관이 양분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면서 “정치적인 문제를 놓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싸우니까 눈치를 보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무기명 비밀투표와 6월2일 지방선거에서의 국민투표를 제시했다. 김성회 의원은 “원안 아니면 수정안이라는 이분법적 생각을 바꿔보자.”고 제안했고, 조전혁 의원은 “아예 청와대까지 수도 전체를 세종시로 옮겨서 비효율을 없애고 균형발전 논란도 없애자.”고 주장했다. 친박계는 원안 추진 입장을 강하게 이어갔다. 이학재 의원은 “원안을 제대로 추진하는 것이 당내 갈등을 가장 잘 해결하는 것”이라면서 “원안에 문제점이 있다면 보완하면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원진 의원은 “정부와 청와대가 더 이상 세종시 문제를 얘기하지 않는 게 좋다.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면서도 “(수정안은) 국회 상임위원회와 본회의에 가서도 안 된다는 얘기가 많다.”고 했다. 국회에서의 원안 처리를 역설한 셈이다. 성윤환 의원은 “더 이상 논의하지 말고 세종시 문제를 차기 정부로 넘기자.”고 주장했다. 이들은 3시간 가까이 논쟁을 벌인 뒤 의원총회 등 당내 토론을 거쳐 단일안을 도출하고, 언론을 통한 간접대화 대신 합리적 토론에 참여하며, 세종시 문제해결을 위한 중진의원 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안 등을 당 지도부에 제안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친박의 균열?

    “세종시 절충안은 한마디로 가치가 없는 이야기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8일 친박계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이 내놓은 세종시 절충안을 일축했다.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의 입을 통해서다.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을 놓고 벌어진 친이·친박 간 정면충돌 국면의 완충지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확인한 셈이다. 박 전 대표의 반응은 직접적으로는 김 의원의 절충안에 대한 것이지만 이면에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서도 ‘원안 관철 말고는 타협할 여지가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金 “절충안 22일 공론에 부칠것” 김 의원은 오전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수정안에 정부독립기관 7개의 이전을 보탠 절충안을 제시하고 “박 전 대표는 심각한 검토와 고민을 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는 관성에 젖어 바로 거부하지 말아달라.”며 공개적인 직언을 했다. 김 의원이 꼽은 독립기관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감사원,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등이다. 그는 “7개 기관 3400여명이 세종시로 옮기면 충청권은 국가기관 이전에 따른 자존심을 되찾고, 수도권 과밀해소라는 명분과 목표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본질은 실종되고 극한 대결의 정치싸움으로 변질돼 안타깝다. 퇴로 없는 싸움을 끝내고 모두 승리하는 길을 찾자.”고도 했다. 김 의원은 사전에 박 전 대표에게 설명하지 않았지만, “의원들을 설득하고, 박 전 대표에게도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오는 22일 의원총회에서 절충안을 공론에 부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하지만 김 의원의 절충안은 채 한 나절도 안 돼 박 전 대표에게 외면 당했다. 박 전 대표는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나중에 얘기하죠.”라고 짤막한 대답만 남겼을 뿐, 즉각적인 반응을 피했다가 몇시간 뒤 대변인 격인 이 의원을 통해 “가치 없는 이야기”라고 치부했다. ●朴 “급한 나머지 나온 임기응변” 박 전 대표는 김 의원의 절충안에 대해 “세종시법을 만든 근본 취지를 모르고, 급한 나머지 임기응변으로 나온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또 “그 법(세종시법)의 취지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모든 절차를 밟아서 국회에서 통과돼 시행되고 있는 법과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을 관성으로 반대한다고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냉담한 반응은 친이계와 ‘끝장토론 뒤 표 대결’까지 벌여야 할 상황에서 대오 이탈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친박계 중진인 허태열 최고위원도 김 의원이 절충안을 내놓은 직후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에 앞서 ‘3~4개 부처이전’을 절충안으로 내놓았던 친박계 중진 홍사덕 의원 역시 “지금은 백지화 법안을 부결시키는 데 힘을 쏟을 때”라며 김 의원의 절충안을 평가절하했다. 그만큼 친이계와의 결전을 앞둔 친박계 내부의 비장한 전의를 드러낸 대목이다. 이에 김 의원은 “모두 애국하는 마음에서 하는 것”이라면서 박 전 대표에 대해 “다시 한 번 모든 감정을 초월하고, 상대방도 애국하는 마음에서 고민 끝에 이런 절충안을 내놓았다고 생각해 재고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세종시 정국’이 빚은 여권 내부의 계파 간 이상기류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여당내 잇단 합당 논란 지방선거 위기감 작용?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이 17일 친박연대와의 합당 추진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친박계인 이 의원은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최근 당명을 바꾸고 지방선거 준비에 나선 친박연대가 한나라당에 치명상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당 소속 여의도연구소의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친박연대의 정당지지도는 7.6%로 지역에 따라 당선자를 낼 수 있으며, 수도권 박빙의 싸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제안은 바로 일축당했다. 조해진 대변인은 “세종시 논의 이후 친박연대와의 관계가 더욱 악화됐으며 당 내부적으로도 계파별 갈등을 겪고 있어 외부와의 통합을 논할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는 ‘기존 친박과의 갈등도 버거운데 어떻게 친박의 수를 더하겠느냐.’는 얘기이기도 하다. 2개월 전에도 같은 제안을 했던 이 의원은 “계파 간 권력구조상 플러스, 마이너스도 크지 않으며 이것만이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을 구하는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그럼에도 합당 제안이 계속되는 이유는 지방선거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박순자 최고위원은 한 발 더 나아가 “자유선진당에도 문을 열어 놓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자.”고 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여·야의원들이 전하는 설날 ‘세종시 민심’

    여·야의원들이 전하는 설날 ‘세종시 민심’

    이번 설날 차례상에서 최대 화두는 세종시였다. 출신 지역을 다녀온 여야 의원들은 정부 수정안 찬반, 여권 내 ‘강도론’ 갈등, 지역홀대론 등이 주요 메뉴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민심의 전언과 해석에서는 여야가 달랐고, 친이계와 친박계가 엇갈렸다. 정당과 계파의 동상이몽이 그대로 드러났다. 같은 시·도 출신이면서도 친이계는 수정론에 민심이 기울었다고 밝힌 반면, 친박계는 원안 지지가 우세했다고 주장했다. ●동상이몽 한나라 계파 서울 성동갑 출신인 친이계 진수희 의원은 “‘서울시민은 바보인줄 아느냐. 우리도 시청 앞에 나가 드러눕고 원안을 반대할 수 있다.’는 말이 많았다.”고 전했다. 도봉을 출신의 친박계 김선동 의원은 “신뢰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힘내라는 격려도 받았다.”며 정반대로 설명했다. 부산 남갑의 친이계 김정훈 의원은 “행정부처 이전에 따른 비효율 문제를 많이 걱정하더라.”고 말한 반면, 해운대기장갑의 친박계 서병수 의원은 “‘먹고 살기도 힘든데 되지도 않을 수정안을 가지고 왜 문제를 만드느냐.’는 원망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경남 마산을 출신인 친박계 안홍준 의원은 “지역 여론조사에서 수정안 반대 44%, 찬성 31%로 나타났다.”고 지적한 반면, 밀양창녕의 친이계 조해진 의원은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정안 지지가 확실히 높았다.”고 강조했다. 대구 북갑의 친이계 이명규 의원은 “대구 사람들은 세종시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전한 반면, 바로 옆 동네인 북을의 친박계 서상기 의원은 “대구는 원안 고수가 절대적으로 많다.”고 주장했다. 호남 출신의 친박계인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은 “세종시 백지화로 정권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높아져 대통령의 노력과 업적이 물거품이 되고 있다는 얘기가 많았다.”면서 “지방의 불만이 수도권으로 역류할 것 같다.”고 전했다. 여권 내 ‘강도론’ 공방과 당론 변경을 위한 의원총회 문제에서도 계파에 따라 ‘민심’의 전언이 달랐다. 친이 성향인 남경필 의원은 “지역구 내 여당 지지자들은 원안이냐 수정안이냐보다 ‘박근혜 전 대표가 너무했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반면 친박계 윤상현 의원은 “‘역시 박 전 대표는 소신을 견지한다는 점에서 여느 정치인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찬사가 압도적이었다.”고 전했다. 친이 주류 쪽이 추진하고 있는 당론 변경과 관련, 친박 중진인 이경재 의원은 “청와대가 결정해서 당으로 내려 보낸다면 어떻게 정당 정치가 되겠느냐는 말이 많더라.”고 꼬집었다. ●민주·선진당, 분노 민심 대변 야당은 일제히 ‘세종시에 분노한 민심이 곧 역류할 것’이라는 말로 민심을 전했다. 충남 출신인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은 “충남도민들이 ‘정말 뜨거운 물은 짐(김)도 안 나유.’라고 한다.”면서 “대통령과 총리가 국정현안을 뒤로한 채 세종시 백지화에 올인하는 것을 놓고 지역에선 사기꾼이 ‘나를 믿어달라.’고 말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갑의 양승조 의원은 “지역 주민들의 배신감이 과거 ‘충청도 핫바지론’이 불거졌을 때보다 더 심하더라.”고 전했다. 김진표(경기 수원영통) 의원은 “수도권 주민들은 대통령과 정부가 잘 살고 있는 세종시는 죽이고, 살려야 할 경제는 죽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자유선진당 대전 중구 출신인 권선택 의원은 “연휴기간에도 휴대전화 문자, ARS 자동음성 메시지 등 수정안 홍보를 위한 정부의 여론몰이가 심했으나 사람들에게 짜증만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길” 한편 박 전 대표는 연휴 직전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린 글에서 “예년보다 춥고, 눈도 많이 온 겨울이 지나고 있다. 그동안 어려움도 많았지만 우리는 좌절하지 않았다.”면서 “올해는 모두가 더욱 슬기롭게 대처하여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주현진 이창구기자 jhj@seoul.co.kr
  • 대충돌 치닫는 ‘세종시 정국’

    설 연휴가 마무리되면서 세종시를 향한 한나라당 내 친이 주류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당장 연휴 마지막날인 15일 친이계는 정부 수정안을 논의하고, 당론을 변경하기 위한 ‘2월 의원총회 카드’를 꺼내들었다. ‘재적의원 10분의1 이상이 요구하면 의총을 소집해야 한다.’는 당헌 규정까지 거론했다. 범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는 16일 워크숍을 거쳐 당 지도부에 ‘세종시 조기 토론’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 핵심인 정두언 의원은 “이번 주에 안상수 원내대표에게 ‘2월 의총 소집’을 요구하겠다.”고 전했다. 중도개혁 의원모임인 ‘통합과 실용’도 오는 18일 초선 모임인 민본21과 공동토론회를 가진 뒤 당 지도부에 의총 소집을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안 원내대표는 “의총 소집요구가 없다면 예정대로 3월 초에 의총을 하겠지만, 요건을 갖춰 의총을 요구한다면 거절할 명분이 없지 않으냐.”며 수용 의사를 내비쳤다. 당초 ‘3월 당내 끝장토론→4월 임시국회 여야 격돌’로 예정한 한나라당의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계파간 정면충돌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오는 19일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전국위원회가 당내 토론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는 이같은 기류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수와 힘으로 당의 입장을 조변석개식으로 뒤집는다면, 다가오는 지방선거나 다른 총선·대선 등에서 엄청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면서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당론 폐지를 주장했던 사람들이 져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친박계 모임인 ‘여의포럼’은 오는 23일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반면 민주당은 집권 여당이 친이·친박으로 갈려 국정의 무게중심을 잡지 못한다는 점을 국회 안팎에서 계속 부각시킬 계획이다. 16일에는 자유선진당 등과 연대해 세종시 수정안을 홍보하기 위해 금권을 이용, 군중을 동원했다는 의혹 등과 관련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창구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MB 먼저 화해의 손

    MB 먼저 화해의 손

    하루 만에 다시 ‘화해모드’로. 여·여(與·與) 갈등이 롤러코스터를 탄 듯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분당’ 얘기까지 나오며 극한상황으로 치닫는가 싶더니 서둘러 ‘봉합’이 이뤄지는 형국이다.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적어도 겉으로는 진정되는 모습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맹공을 퍼붓던 청와대가 12일엔 조기 수습 쪽으로 돌아섰다. 이번엔 ‘강도론’을 처음 꺼냈던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발언파문’으로 인한 갈등을, 대규모 민심(民心)이 이동하는 설 연휴가 오기 전에 마무리짓고 가자는 뜻을 당 안팎에 전달했다. 당내 갈등 확산을 조기에 막으려는 것은 여권 내부 갈등이 길어져 봤자 국민에게는 똑같이 소모적인 계파 간 ‘정쟁’으로 비칠 것이라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다만 이번 갈등이 박 전 대표가 발언을 오해한 데서 비롯된 일임을 분명히 해 뒀다. 이 대통령은 당내 화합을 강조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가 박 전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도 언급했다.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일점, 일획도 바꿀수 없다는데 어떻게 대화를 하느냐.”(이동관 홍보수석)는 태도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그러나 회동 가능성과 관련, “원론적인 수준의 언급이었으며, 현재 박 전 대표와의 회동이 구체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권 내 갈등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밝힌 것과는 별도로 이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당론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힌 점은 특히 주목되는 부분이다.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한나라당은 원안에서 수정안으로 당론을 바꾸는 절차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당 지도부가 3월에 ‘끝장토론’을 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는 당내에서 실질적인 토론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친이·친박 간 이견으로 갈등 구도만 깊어지면서 결국 세종시 문제가 ‘장기표류’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때문에 이 대통령은 당 쪽에 당론 변경을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기류는 친이계를 결속시키는 것은 물론 계파색이 옅은 ‘중간지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민주적인 방법’을 언급한 것은 사실상 ‘표결’로 당론을 변경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당론이 정해지면 개인 생각이 달라도 따라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표결로 수정안이 당론으로 채택된 이후의 반발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열린세상] 신의의 정치와 계몽의 정치/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열린세상] 신의의 정치와 계몽의 정치/김진 울산대 철학 교수

    히틀러의 독일제국이 몰락한 후에야 독일 국민들은 비로소 자신들이 무슨 일을 행했는가를 깨닫게 되었다. 독일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추앙받고 있는 위르겐 하버마스나 칼-오토 아펠, 그리고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전쟁 동안 그들이 잘못된 일을 했다는 의식조차 없었다고 토로했다. 18세기 후반, 유럽에서 가장 낙후된 독일이 국민국가의 기틀을 마련할 무렵에 독일의 대철학자 칸트는 ‘계몽’을 강조하였다. 계몽이란 미성년에서 성인의 상태로 이행하는 것을 뜻한다. 칸트와 당시 계몽주의자들은 자유, 세속주의, 인류애, 세계주의의 가치를 중시했다. 독일제국이 유대인 학살 등 휴머니즘을 경시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역사상 전례 없는 도탄과 기아상태에서 국가 재건의 기치를 내걸면서 다른 계몽적 가치들을 무시했던 사실에 있고, 다른 하나는 이성의 ‘사적’(私的) 사용이 주도적이었던 데 반하여 이성의 ‘공적’(公的) 사용은 너무나 미미했다는 점이다. 칸트가 말한 이성의 사적 사용이란 법 규정을 기계적으로 준수하는 것이다. 공직자나 성직자는 부여된 임무를 규정에 맞게 수행할 책무가 있으며, 규정에 저항하거나 부정할 경우에는 문책을 감수해야 한다. 히틀러 제국의 대다수 독일 국민들은 이성의 사적 사용에 충실한 삶만을 살았다. 해나 아렌트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악의 평범성’을 언급한 것은 바로 이 수준에 해당된다. 반대로 이성의 공적 사용은 규정 자체의 정당성 여부를 비판적으로 숙고하는 것이다. 전체 공동체나 세계시민사회, 그리고 진리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학자는 규정이나 제도의 문제점을 성찰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반성적 활동은 무제한의 자유가 요구되는 ‘신성한 책무’이자, 성숙한 어른이 책임 있게 판단하는 계몽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의 건전성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이성의 사적 사용과 공적 사용의 조화가 요구된다. 약속이나 법 규정을 엄격하게 지키려는 태도나, 법 체계의 문제점을 반성하는 태도는 동시에 요구되는 가치들이다. 그중 하나만을 집착하면 국가적 재난과 비극이 발생한다. 그리하여 칸트는 한 시대가 다음 세대에게 잘못을 고칠 수 없게 하고 계몽을 수행할 수도 없게 하는 것은 인간성에 대한 침해이며, 따라서 후속 세대들은 그런 불법적인 결정을 거부할 정당한 권리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계몽의 과정은 단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정권을 잡기 위해서 구상된 수도권 해체전략 카드가 차기 대권구도를 판가름할 주요 변수로 작용하면서 정치권은 거의 코마상태에 빠져들고 말았다. 특히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신의론’과 ‘국토 균형 발전론’을 내세워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결정을 고수하는 것만이 신의를 지키는 일이고, 수도권의 해체를 통해서만 국토의 균형발전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식의 한계가 아닐 수 없다. 먼저 국민에 대한 약속, 즉 신의는 세종시 문제에만 국한되는 일은 아니며, 다른 핵심가치에서도 존중되는가를 살펴야 한다. 따라서 정치인 박근혜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정당인으로서 성실 의무를 다하는지를 물을 수 있게 된다. 자신의 지지 정당을 별도로 꾸리는 것이나 당내 계파 정치인들에게 일방주의를 강요하는 것이 원칙과 신의에 맞는 일인가? 생태군락은 특정 생물 종이 가장 살기 좋은 곳에 형성된다. 생물학에서는 이를 적소(適所, niche)라고 한다. 오늘날 수도권의 번영은 지난 600년 동안 우리 민족이 일구어낸 다각적인 노력의 산물이다. 노무현 정부의 수도권 분산정책은 사회주의 국가조차도 시행한 적이 없는 과격한 것이다. 그런데 노무현 유지정치가 이회창과 박근혜 두 정치인에 의하여 계승된다는 사실은 분명한 아이러니이다. 적소가 훼손되면 생태군락도 사라진다. 따라서 국토의 균형발전은 수도권의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지역 혁신도시의 적소성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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