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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 “공무원봉급 5%는 올려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18일 “정부는 현실성 있는 공무원 봉급인상안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현 정부 출범 이후 예기치 못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지만 세계가 놀랄 정도로 빠른 경제회복을 이룬 것은 국민의 저력과 함께 밤낮을 잊은 채 열심히 일한 공무원의 희생과 노력 덕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공무원 봉급이 2년간 동결된 만큼 재작년 대기업 평균 인상률 2.7%와 작년의 4.0%를 합해서 6.7% 인상해 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게 정부 생각이며 당도 일시에 많이 올렸을 때 생기는 타기업에 대한 영향 등을 생각해 최소한 5% 이상 올려야 한다는 의사를 (정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대통령이 지난달 ‘희생을 감내한 공무원 봉급을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중하위 공무원의 급여 여건은 더욱 취약한데 공무원이 긍지를 갖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데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내년 예산에서 봉급이 동결된 지난 2년간의 물가상승과 경제회복을 고려해 현실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한나라당이 행정안전부의 행정고시 개편방안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지난 12일 발표한 행시 개편안은 필기 위주의 선발 인원을 2015년까지 50%로 줄이는 대신 서류 전형과 면접으로 민간 전문가 중 적격자를 뽑아 나머지 인원을 채운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행정고시 개편안은 서민 자제에게 신분상승의 사다리를 치워 버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대판 음서제도의 부활, 계층 재생산 구조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개인적 스펙은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부유층에 유리하므로 저소득층의 공직진출 문호를 축소할 것”이라면서 “학벌, 집안배경, 연줄이 개입할 가능성 있어 소수 특권층을 위한 공무원 특채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정책위의장도 “부모의 배경이나 돈이 없어도 본인의 노력에 따라 일류 대학에 가고, 국가 고위공직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제한받는다는 게 문제”라면서 “꼭 지킬 가치로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던 부분인데 일시에 행안부가 마음대로 결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 위원장은 이어 “행안부 차관을 불러 상세한 내용을 듣고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친박계 이경재 의원 또한 행시 개편안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했다. 이 의원은 “과거 정부에서 도입된 개방형 공무원제의 경우 좋은 의미로 출발했지만, 결과적으로 자기 사람을 집어넣는 창구로 많이 활용했다.”면서 “정권이 바뀐 후 자기 정권의 세력을 공무원으로 집어넣는 제도로 악용될 소지가 많다.”고 말했다. 이지운·김정은기자 jj@seoul.co.kr
  • 체호프, 체호프, 체호프

    올해 안톤 체호프 탄생 150주년이자 한국-러시아 수교 20주년을 맞아 연극계에 체호프 작품이 쏟아지고 있다.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체호프는 사실주의 연극의 대가로 20세기 현대연극사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의 작품은 셰익스피어와 더불어 해마다 국내 연극 무대에 오를 정도로 국적과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성을 갖췄다는 평이다. 체호프 4대 작품으로는 ‘갈매기’와 ‘세자매’, ‘벚꽃동산’, ‘바냐 아저씨’가 꼽힌다. 지금까지는 주로 ‘갈매기’와 ‘세자매’가 꾸준히 공연됐지만 올해는 ‘바냐 아저씨’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전망이다. ‘바냐 아저씨’는 19세기 말 러시아 격동기를 배경으로 시골 사람들과 세속적인 도시인들의 엇갈린 욕망과 이들의 미묘한 심리를 파헤친 작품. LG아트센터는 5월 5~8일 레프 도진이 이끄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말리극장의 내한 공연으로 ‘바냐 아저씨’를 선보인다. 레프 도진은 러시아 골든마스크상 세 차례 수상을 비롯해 피터 브룩, 피나 바우슈 등이 수상한 세계적인 권위의 유럽연극상을 받은 거장이다. 연출가 이윤택이 이끄는 연희단거리패도 ‘바냐 아저씨’를 비롯해 체호프의 작품을 묶은 ‘체호프 페스티벌’을 준비 중이다. 다음달 23일부터 6월 초까지 ‘큰길가에서’(연출 양승희), ‘숲귀신’(전훈), ‘바냐 아저씨’(차태호), ‘갈매기’(윤광진)를 게릴라극장에서 연이어 공연한다. 체호프의 또 다른 대표작 ‘벚꽃동산’도 무대에 오른다. ‘벚꽃동산’은 경제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몰려서도 과거의 낭비벽을 버리지 못하는 지주 라네프스카야 부인과 주변인물들을 통해 몰락한 러시아 귀족의 모습과 계층 간의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의전당은 한·러 수교 20주년 문화축제 행사의 하나로 러시아 연출가 그레고리 지차트콥스키를 초청해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5월28일부터 6월13일까지 ‘벚꽃동산’을 공연한다. 세계적인 권위의 지차트콥스키와 무대디자이너 에밀 카펠루시가 직접 국내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무대다. 사다리움직임연구소가 오는 24일부터 내달 14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왕벚나무동산’은 체호프의 ‘벚꽃동산’ 배경을 해방기 경북 안동으로 옮긴 작품이다. 안동 사투리와 시대적 배경을 드러내는 의상과 소품으로 한국적 정서가 물씬 풍기는 독특한 토종 무대로 변신시켰다. 극단 드림플레이는 가족을 소재로 한 작품 세 편을 잇따라 선보이는 ‘가족오락관’ 시리즈 두번째 작품으로 ‘세자매’를 서울 대학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에서 공연한다. 20일까지 공연되는 ‘세자매’는 모스크바에서 지방 도시로 내려온 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세 자매의 꿈과 사랑, 좌절을 다룬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교육통한 富대물림 심화

    교육통한 富대물림 심화

    부의 대물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일자리가 더디게 늘고,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분상승의 사다리’ 역할을 했던 교육이 앞으로는 경제적 지위를 대물림하는 통로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다. 김희삼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29일 ‘세대 간 경제적 이동성의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서 현재 30대 중·후반과 부모 세대(50~60대)를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세대 간 경제적 이동성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경제적 이동성이 높다는 것은 저소득층도 자녀세대에서는 경제적 지위가 쉽게 향상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경제적 이동성은 세대 간 부의 대물림이 두드러진 영미권에 비해 높은 편이다. 북유럽과 비슷한 수준이다. 경제력의 대물림 정도를 나타내는 세대 간 경제적 탄력성 추정치에서 한국은 0.16, 핀란드는 0.18인 반면 미국은 0.37로 나타났다. 경제 발전으로 산업화 이전 세대보다 나은 일자리가 생겼고, 계층을 초월한 교육열로 저학력 부모 밑에서 고학력 자녀가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고도성장이 끝나고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등 성장이 고용 창출을 동반하지 못하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부의 대물림 경향이 짙어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사교육 비중이 커지면서 고소득층 자녀의 명문대 진학률이 눈에 띄게 상승하는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5만 4000원인 반면 500만~600만원인 가구의 사교육비는 35만원을 웃돌았다. 또 서울대 사회과학대 입학생의 가정환경을 조사한 결과 고소득 직군 아버지를 둔 자녀의 비율이 그렇지 않은 자녀에 비해 1985년에는 1.27배에 불과했지만 2000년에는 16.6배로 늘어났다. 앞으로는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급등으로 증여·상속에 의한 대물림도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개천에서 용 날’ 수 있는 환경이 되려면 공적 장학금을 늘려 저소득층 자녀가 경제적 이유로 교육을 못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초·중 교육 단계에서 계층·지역 간 교육 격차를 줄여 재능이 사장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중산층 두껍게] 美 재정전문가 이자벨 서힐 브루킹스硏 선임연구원 인터뷰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중산층 두껍게] 美 재정전문가 이자벨 서힐 브루킹스硏 선임연구원 인터뷰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의 대표적인 재정 전문가인 이자벨 서힐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산층을 강화해 기회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과 일자리, 안정된 가정 등 세 분야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힐 박사는 최근 펴낸 ‘기회의 사회를 향해’라는 책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서힐 박사를 지난달 28일 연구실에서 만나 중산층을 두껍게 하는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미국에서 말하는 중산층의 정의는. -정해진 중산층의 정의는 없다. 연구자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 나는 소득을 기준으로 5분위 중 가운데 20%를 대상으로 연구를 해 왔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답하고 있다. 연소득이 20만달러(약 2억 340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도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중산층 추세에 변화가 있나. 이번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중산층도 타격을 많이 받았을 텐데. -앞서 말했듯이 기준에 따라 중산층 비중의 증감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특정 소득수준을 기준으로 계층을 나누기보다 소득을 기준으로 중간 20%를 선정해 비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 30~40년간 미국인들의 소득 중간값에는 거의 진전이 없었다. 1979~2000년 소득 중간값은 미미한 증가를 보였고, 2000년 이후에는 오히려 악화됐다. 이번 금융위기가 시작되기 전인 2007년 미국 중산층의 소득은 2000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1990년대 이후 미국 경제의 생산성이 높아졌고, 국내총생산(GDP)도 늘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경제성장의 결실이 부유층에 집중됐고, 중산층 이하에는 별로 돌아간 것이 없다는 점이다. →부의 집중이나 경제적 불평등 심화가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친기업적·친시장적 경제정책의 결과라고 볼 수 있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사회 정책의 중심에는 부와 번영을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는 신념이 깔려 있다. 중산층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정책적 비전들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정책의 영향력을 과장해서는 안 된다. 정부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부시 행정부가 부의 불균형 심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덜 적극적이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정부 정책 때문에 부의 불균형이 심화됐다고 단언하는 것은 무리다. 부유층과 고학력층이 번성한 것은 경제발전의 속성에도 기인한다. 현대 사회는 산업기술이 발전하면서 고등교육 수준을 요구하는 일자리들은 늘었다. 그러나 제조업이 제3국으로 이전되면서 관련 일자리들이 줄었다. 미국 내 일자리 구조는 저임금의 서비스 단순직, 높은 교육수준과 전문성을 요구하는 관리직으로 양분화됐다. 따라서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사람들이 좋은 일자리를 갖고 앞서가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이번 경제위기에서 전문기술이 없는 단순직 노동자와 교육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학 졸업장 없이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데, 20~30대에 접어든 고교 졸업자들이 뒤늦게 대학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은가. -미국에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성인을 위한 교육 시스템이 매우 다양하다. 대표적인 것이 2년제의 커뮤니티 대학이다. 최근 등록자 수가 큰 폭으로 늘었다. 현재의 경제상황이 주요 요인이다. 고교 졸업자들이 더 이상 좋은 일자리를 찾기 힘들고, 전문 기술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재교육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학비도 4년제 대학보다 싸고 다양한 직업 훈련 프로그램이 있어 과정을 이수하면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기회있을 때마다 교육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은 모든 단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 대학, 커뮤니티 대학은 물론 직업교육까지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특히 직업 훈련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교육은 사회적 신분 상승의 열쇠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점점 역할이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는데. -교육은 사회적 사다리를 오르는 길이다. 40년 전에 비한다면 사회적 이동성이 떨어졌지만 저소득층 자녀들의 경우 제대로 교육만 받는다면 더 많은 기회가 열려 있다. 고등교육이 성공을 가져오는지 아니면 성공한 사람들이 고등교육을 받는 것인지를 놓고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교육의 긍정적인 측면에는 이견이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산층 강화를 주요 국내정책 중 하나로 내걸고 백악관에 중산층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그럴 만큼 사정이 악화됐나. -중산층 문제는 정치적으로 파장이 큰 이슈다.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50%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니즈(요구)를 겨냥한 정책을 중시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 중산층 대책이 성공하기 위해 목표로 삼아야 할 핵심 분야는. -가장 중요한 분야는 역시 교육이다. 단기적·장기적 대책 측면에서 모두 그렇다. 단기적 전략의 관점에서 볼 때 교육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을 때까지 약간의 정부 지원만으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분야다. 장기적으로는 교육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좀 더 나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 건강보험 개혁 문제는 최대 사회적 이슈이다. 대부분의 중산층 가정은 고용주를 통해 건강보험에 가입해 있다. 개혁 방향이 중산층에 당장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겠지만 반드시 필요하다. 녹색 경제는 시작단계이다. 이는 에너지와 환경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부가 직접 녹색 일자리를 창출하기보다는 관련 정책의 변화로 민간 기업들이 녹색 일자리를 만들도록 유도해야 한다. →앞서 미국의 일자리는 저임금 서비스직과 전문·관리직으로 양분화됐다고 했다. 2년간의 커뮤니티 대학 교육 또는 직업 훈련만으로 전문직에서 일할 수 있는 자질을 습득할 수 있다고 보나. -숙련된 기술자들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숙련된 배관공과 전기기술자, 하이테크 생산기술자들이 필요하다. 고용주들은 요즘도 숙련된 기술자들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숙련 기술자들의 임금이 단순 육체 노동자들의 임금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근로자 개개인의 행태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 특이하다. 기술수준과 교육 정도에 따라 임금이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젊은 층, 특히 젊은 남성들의 대학진학률은 좀처럼 높아지지 않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여러 보고서는 중산층을 두껍게 하기 위해 교육과 질좋은 일자리, 금융교육, 효율적인 사회안전망 구축 등을 권고하고 있다. 정부에 단기적 및 장기적 정책 제언을 한다면. -교육에 대한 투자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중요하다. 제대로 된 금융교육과 저축 장려, 적절한 수준의 사회안전망 구축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사회안전망의 경우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 더욱 절실하다. 현재 미국에서는 적절한 사회안전망의 범위를 놓고 논란이 진행중이다. 일할 의욕과 교육을 받으려는 의욕을 고취시키고 안정된 가정을 지탱시킬 수 있는 수준이 되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같은 중산층 강화 정책들이나 제안들이 과연 현재와 같은 어려운 경제상황과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실현 가능한가. -현재처럼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재정적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업들과 개인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경제주체는 정부밖에 없다. 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누적 재정적자는 매우 걱정된다. 결국 이들 프로그램의 지원 대상과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 노년층보다는 젊은 층, 경제적으로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계층에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 다시 말해 연령과 소득에 따라 지원을 차등화해야 한다. 글 사진 kmkim@seoul.co.kr
  • 뻐꾸기 소년과 기러기 아저씨의 우정

    헐레벌떡 아파트 9층으로 올라간 동재는 가슴을 쓸어내린다. 동재는 사다리차만 보면 혹시나 자신을 두고 외삼촌네가 이사를 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시달린다. 여섯 살 때 엄마는 동재를 이곳에 데려다 놓은 뒤 5년째 연락이 없다. 공부도 잘하고 부반장인 동재는 애써 씩씩하게 생활하지만 한번씩 “가슴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집 앞에서 바지에 오줌을 싸는 실수를 한 동재는 옆집 902호 아저씨에게 창피하지만 도움을 받게 된다. 식구들은 안 보이고 쓰레기에서는 오로지 술병만 나와 이상하게 생각했던 아저씨다. 알고 보니 아저씨는 가족들을 미국으로 떠나 보낸 ‘기러기 아빠’, 남의 둥지에 사는 동재는 ‘뻐꾸기’. 둘은 친구가 되고 의지할 곳 없는 마음을 서로에게 둔다. 주인공들은 경제 위기, 지나친 교육열로 인한 가족해체가 만들어낸 새로운 소외 계층. 암울한 현실이지만 밝고 건강하게 극복하는 동재와 아저씨의 우정이 훈훈함과 더불어 많은 깨달음을 준다. 40대 늦깎이로 데뷔한 주부 작가 김혜연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비룡소가 주관하는 제 15회 황금도깨비상 장편동화 부문 수상작. 초등학교 3학년부터. 9000원.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무모한 강경진압 ‘용산 참사’ 불렀다

    무모한 강경진압 ‘용산 참사’ 불렀다

    20일 오전 경찰이 서울 한강로 2가 용산재개발 지역 4층 건물에서 농성 중이던 이 지역 철거민과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 소속 회원 40여명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특공대 1명, 철거민 5명 등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크게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망자 가운데 경찰특공대 김남훈(32) 경장, 철거민 이성수(50), 양회성(55), 이상림(70)씨 등 4명의 신원은 파악됐으나 나머지 2명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날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경찰특공대 투입은 차기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이 19일 오후 철거민 진압 관련 대책회의에서 승인한 것으로 밝혀져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김 청장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전철연 회원 등 시민 1000여명은 이날 오후 7시쯤 용산역 앞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을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서울역 방면으로 행진을 시도했으며,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이를 저지하는 등 밤늦도록 대치했다. 앞서 경찰은 이날 새벽 6시45분쯤 사고 현장에 50명 남짓의 특공대 요원을 포함해 1600여명의 경찰력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철거민들이 농성에 돌입한 지 불과 25시간여 만이다. 경찰은 전날부터 철거민들이 경찰과 행인에게 새총으로 유리구슬과 골프공을 쏘고 화염병을 던져 주변 상가와 건물에 불이 났으며, 채증을 위해 나선 경찰을 폭행하는 상황에서 특공대 투입은 진압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취약계층인 철거민들을 대상으로 무리하게 병력을 투입해 대형 인명피해를 유발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전날의 극렬 시위 등으로 철거민들이 극도로 흥분한 새벽에, 그것도 150여개의 화염병, 70여개의 시너, 염산, LP가스통 등 위험물을 가진 채 저항하는 시위현장에 대한 사전 대처가 부족해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경비전문가들은 시위에서 망루(구조물, 일명 ‘골리앗’)가 등장하면, 이를 지을 때 진입하지 못하면 장기전으로 가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말한다. 농성자들의 물과 음식을 끊고 평화적 해산을 유도하거나 화염병을 다 소진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작전의 정석’이라는 것이다. 또 빌딩의 좁은 옥상과 격렬한 저항을 고려할 때 경찰이 우선 물러났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경찰특공대 출신의 한 경찰은 “옥상이 좁아 사다리로 접근하거나 헬기로 접근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컨테이너를 동원했지만 이는 무리한 시도”라고 말했다. 경찰의 진압작전으로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가 하면 일부는 위험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돌발상황에 대비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많은 사고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진입한 데 대한 분명한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용역업체와 세입자들의 대치상황에 너무 쉽게 개입했다는 지적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용역업체와 세입자들이 폭력으로 맞설 경우 둘을 떼어 놓고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렇게 빠른 진입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물대포가 오히려 유류화재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소방관계자는 “시너와 같은 유류화재는 물이 닿으면 오히려 물을 타고 번지게 된다.”면서 “거품이 일어나는 특수약품을 섞어야 하는데 경찰이 진압에만 신경을 쓴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찰 주변에서는 김 청장이 신속한 진압작전을 통해 평소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자신의 의중을 관철시키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철거민들이 극렬하게 저항하긴 했지만 대테러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특공대를 투입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한편 서울지검은 이번 사건과 관련, 이날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진압에 나섰던 경찰특공대원 5명과 전철연 소속 22명을 불러 화재 경위와 진압 상황, 책임 소재 등을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그러나 화재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무모한 강경진압 ‘용산 참사’ 불렀다

    20일 오전 경찰이 서울 한강로 2가 용산재개발 지역 4층 건물에서 농성 중이던 이지역 철거민과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 소속 회원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6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경찰특공대 김모(32) 경장, 철거민 이성수(50)씨 등으로 4명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날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경찰특공대 투입은 차기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이 19일 오후 대책회의에서 승인한 것으로 밝혀져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농성25시간만에 특공대 ‘초강수’ 경찰은 이날 새벽 6시45분쯤 현장에 특공대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철거민들이 농성에 돌입한 지 불과 25시간여 만이다. 경찰은 전날부터 철거민들이 경찰과 행인에게 새총으로 유리구슬과 골프공을 쏘고 화염병을 던져 주변 상가와 건물에 불이 났으며, 채증을 위해 나선 경찰을 폭행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취약계층인 철거민들을 대상으로 무리하게 병력을 투입해 대형 인명피해를 유발했다는 비난을 면키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전날의 극렬 시위 등으로 철거민들이 극도로 흥분한 새벽에, 그것도 화염병, 80여개의 시너, 염산, LP가스통 등 위험물을 가진 채 저항하는 시위현장에 대한 사전 대처가 부족해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물대포가 유류화재 키워 경비전문가들은 시위에서 망루(구조물, 일명 ‘골리앗’)가 등장하면, 이를 지을 때 진입하지 못하면 장기전으로 가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말한다. 시위대에 물과 음식을 끊고 평화적 해산을 유도하거나 화염병을 다 소진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작전의 정석’이라는 것이다. 또 빌딩의 좁은 옥상과 격렬한 저항을 고려할 때 경찰이 우선 물러났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경찰특공대 출신의 한 경찰은 “옥상이 좁아 사다리로 접근하거나 헬기로 접근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컨테이너를 동원했지만 이는 무리한 시도”라고 말했다. 경찰의 진압작전으로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가 하면 일부는 위험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돌발상황에 대비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많은 사고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진입한 데 대한 분명한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용역업체와 세입자들의 대치상황에 너무 쉽게 개입했다는 지적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용역업체와 세입자들이 폭력으로 맞설 경우 둘을 떼어놓고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렇게 빠른 진입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물대포가 오히려 유류화재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소방관계자는 “시너와 같은 유류화재는 물이 닿으면 오히려 물을 타고 번지게 된다.”면서 “거품이 일어나는 특수약품을 섞어야 하는데 경찰이 진압에만 신경을 쓴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찰 주변에서는 김 청장이 신속한 진압작전을 통해 평소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자신의 의중을 관철시키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서울지검은 이번 사건과 관련, 이날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현장에서 연행한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 소속 등 25명과 현장에 있던 경찰관을 불러 화재 경위와 진압 상황, 책임 소재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이날 현장조사를 벌였다. 글 / 서울신문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염주영 칼럼]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

    [염주영 칼럼]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

    신년 화두는 경제위기의 극복에 모아지고 있다. 올해 경제가 그만큼 어렵다는 반증일 것이다. 혹자는 ‘제2의 대공황’이 될 것이라고 하고, 어떤 경제학자는 ‘100년 만에 한번 올까 말까한 위기’라고도 한다. 그러나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우리 앞에 닥친 위기가 경제위기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경제위기 못지않게 사회공동체 위기에도 노출되어 있다. 사회공동체 위기를 잘 극복하지 못하면 경제가 살아나더라도 사회는 여전히 불안해질 것이다. 계층구조가 악화되고 갈등지수가 높아져 사회안정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경제위기 극복의 절박성에 우리 모두가 공감한다. 하지만 사회공동체 위기는 관심권 밖이다. 그래서 경제위기가 극복된 이후에도 사회공동체 위기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11년 전의 외환위기 때도 그랬다. 당시에 우리나라는 2년 만에 경제성장률을 9.5%까지 끌어올리며 조기에 외환위기를 극복했다. 모범적인 외환위기 극복 국가로 세계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수치로 표시되는 외환위기 극복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르다. 사회공동체 위기는 더 심각해졌다. 수많은 기업이 도산하고, 자영업체가 문을 닫았다. 이보다 훨씬 많은 수의 직장인들이 실업자 대열에 합류했다. 아예 취업의 기회조차 봉쇄된 청년실업자들은 부지기수로 많았다.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으로 강등됐다. 많은 사람들이 신용불량자가 되었고, 일부는 노숙자가 되기도 했다. 이들에게 한번의 패배는 영원한 패배였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패자부활전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 대신 ‘IMF 낙오자’라는 낙인이 찍혀 신빈곤층을 형성했다. 외환위기는 극복되었지만 그들 대부분이 제자리로 복귀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도(지니계수)는 외환위기 전후 2년간에 0.2830에서 0.3204로 높아졌다. 1996년에는 인구 열 명 중 한 명이 가구당 소득이 평균치의 절반에 못미치는 빈곤층에 속했다. 그러나 빈곤층 인구비율은 외환위기를 거치며 급격히 높아져 2006년에는 인구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불어났다. 외환위기 극복은 ‘그들만의 리그’였으며, IMF 낙오자들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물론 소수의 부자들은 더 많은 부를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중산층이 대거 몰락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계층의 하향이동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이런 변화는 지난 10년을 총체적 갈등의 시대로 만들었다. 빈부갈등·이념갈등·노사갈등·여야갈등 등 모든 분야에서 갈등이 증폭되었다. 지난 20여일 동안 여의도 의사당을 전쟁터로 뒤바꿔 놓은 여야간의 극단적인 대치는 정치권의 당리당략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한편으론 사회내의 증폭된 갈등의 단면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올해 또다시 생존경쟁에서 밀려난 패배자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대량으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이번 경제위기가 성공적으로 극복된다 해도 그들 대부분이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이들이 경제위기 극복과 함께 제자리로 원대복귀할 수 있도록 국가가 사다리를 놓아 주어야 한다. 패배의 역경을 딛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갈등을 치유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패배자에 대한 배려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사대우·멀티미디어본부장 yeomjs@seoul.co.kr
  • [美 첫 흑인대통령시대-세계가 바뀐다](상) ‘흑색혁명’ 미국號의 항로

    [美 첫 흑인대통령시대-세계가 바뀐다](상) ‘흑색혁명’ 미국號의 항로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이 400년 뿌리깊은 인종차별의 벽을 넘어섰다. 사회의 다수인 백인이 아닌 사회적 소수인 유색인종에서 자신들을 대표할 대통령을 뽑는데 232년이 걸렸다. 미국인들은 4일(현지시간) 흑백혼혈의 버락 오바마를 제44대 대통령에 선출함으로써 21세기 변화와 희망이라는 새로운 미국호를 출범시켰다. 4년 전, 아닌 1년 전만해도 미국에서 흑인 대통령이 당선되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먼 미래의 일로만 여겨졌다.1960년대 흑백차별이 법으로 금지되고 명실상부한 흑백 평등사회가 보장됐다지만, 미국인들의 마음 속과 사회 곳곳에는 흑백차별의 앙금과 상처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오바마라는 흑인 대통령의 탄생으로 미국사회의 중심축은 백인 앵글로색슨 프로테스탄트(WASP)에서 마이너리티로 서서히 이동하는 문이 열리게 됐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미국 사회의 부끄러운 그림자인 인종차별 문제가 하루 아침에 호전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대신 진정한 인종차별의 벽을 허무는 새로운 시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으로 보수주의의 퇴장과 진보개혁 사회로의 회귀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1980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정부의 출범으로 30년 가까이 미국 사회를 지배해온 보수주의의 종언으로 미국 사회는 현재보다는 다소 ‘왼쪽’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나’보다는 ‘우리’를, 무한경쟁보다는 공존과 희생의 가치를 다시 한번 중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흑인은 노예 신분으로 아메리카 대륙에 첫 발을 내디딘 뒤 미국 건국의 한 축이었지만 1865년 노예해방이 단행될 때까지 보이지 않는 존재로 250년을 지내 왔다. 이후 참정권 획득과 1960년대 민권법 제정에도 불구하고 제2 시민으로 온갖 차별을 받아 왔다. 미국의 역사학자들은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1960년 존 F 케네디가 미국의 가톨릭 교인들을 주류 사회로 끌어들인 것과 같은 역할을 유색 소수 인종들에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건국 아버지들이 유럽의 로마 가톨릭에 대한 반발과 종교적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건 신대륙행을 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톨릭을 인정하는 것은 엄청난 사회적 변화를 의미했다. 앨런 리히트먼 아메리칸대 역사학과 학과장은 “오바마는 1960년 케네디 대통령이 미국 사회에서 터부시됐던 가톨릭과 관련된 이슈들을 잠재운 것 같이 인종 문제에 대해 대변환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바마의 당선은 또 소수계층의 목소리가 각종 사회 정책에 반영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2008년 미국의 인구는 백인이 66%로 다수를 차지한다. 히스패닉이 15%, 아프리카계가 13%, 아시아계가 4%를 구성한다. 하지만 오는 2042년에는 백인이 소수로 역전될 것으로 미 인구통계국은 보고 있다. 그렇다고 일부가 우려하듯 오바마가 흑인들을 위한 정치를 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50% 이상의 지지를 얻음으로써 흑인이나 민주당원들만을 위한 절반의 대통령이 아닌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으로 미국 사회의 통합을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의 경제 및 사회 정책은 무한 경쟁과 개인의 능력보다는 정부의 역할과 공존을 강조하는 쪽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아래로의 부의 확산을 강조했던 신자유주의 경제이념에서 아래에서 위로, 부의 재분배 정책이 구체화될 것이다. 사회적·경제적 약자에 대한 보호 강화는 막혀 있던 사회적 사다리의 통로를 다시 터줌으로써 잃어 버린 ‘아메리칸 드림’을 되살릴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있다. kmkim@seoul.co.kr
  • [금태섭 변호사의 법률이야기] ‘린드버그 베이비 사건’

    1932년 3월1일 밤, 찰스 A 린드버그의 생후 20개월 된 아이가 침대에서 사라졌다. 살이 부러진 사다리가 창문에 걸쳐져 있었고 창틀에서는 협박편지가 발견되었다. 맞춤법이 틀린 조잡한 글씨로 ‘아이를 데리고 가니 5만달러를 준비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대서양 단독비행에 성공한 린드버그는 미국사회의 영웅이었다. 유력 정치인의 딸과 결혼하여 가정을 꾸린 그를 미국 사회의 귀족으로 여기고 동경하던 사람들은 단란한 가정의 평화를 깨뜨린 범죄에 경악했다. 모든 계층의 미국인이 동정을 표시했고 당시 후버 대통령은 아이-린드버그 베이비로 불리게 되었다-를 찾기 위해서 어떤 수단이라도 동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유괴범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돈을 지불하였지만 아이를 돌려받지 못했고 실종 50여일 후 1.6㎞ 떨어진 숲에서 아이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사람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했고 수사기관은 범인을 찾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2년 반이 지난 후, 유괴범에게 지불한 것과 같은 일련번호의 돈을 은행에 입금하던 리처드 하우프만이란 사람이 체포되었다. 그의 소지품에서도 돈이 나왔고 집에는 1만 4600달러가 숨겨져 있었다. 하우프만은 아는 사람으로부터 받은 돈일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배심원들은 유죄평결을 내렸고 결국 그는 1936년 4월3일 전기의자에서 최후를 맞았다. 이 사건 이후 유괴를 연방범죄로 규정하는 ‘린드버그 법’이 제정되었고 아가사 크리스티는 이 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오리엔탈 특급 살인사건’을 썼다. 그러나 이 사건은 현재까지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수사와 재판 과정을 면밀히 조사한 많은 학자들과 실무자들이 하우프만은 진범이 아니며 린드버그 가(家)의 고용인이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반면에 명백히 하우프만이 범인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도 많다. 양쪽에서 별다른 이론이 없는 부분은 이 사건의 재판이 불공정하게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하우프만의 재판을 담당한 판사는 배심원에게 이렇게 말했다.“검찰측 증인의 증언을 믿지 않을 이유가 하나라도 있습니까? 노인이 설마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변호인은 하인들의 도움을 받은 갱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그걸 인정할 증거가 있습니까?” 이런 편파적인 설명을 들은 직후 배심원들은 유죄 평결을 내렸고 이 재판은 불공정한 재판의 본보기 중 하나로 역사에 오명을 남기게 되었다. 내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시민들이 참여하는 재판이 열린다. 법률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이 건전한 상식에 따라 법정에 제출된 증거를 보고 유·무죄를 판단하는 것이다. 재판의 주체에 시민들이 참여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고 사법의 신뢰를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에 따른 위험도 분명히 존재한다. 훈련받지 않은 배심원들은 선입견에 사로잡히거나 잘못된 절차에 영향을 받기 쉽다. 우리나라에서도 린드버그 사건 재판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어렵게 도입한 새로운 제도가 시행착오 없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법률가들과 재판에 참여하게 될 일반 시민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 [HAPPY KOREA] 울산·부산 주민활동 탐방

    [HAPPY KOREA] 울산·부산 주민활동 탐방

    도시민들에게 고향은 늘 먼 곳에 있다. 이웃의 정이 끊긴 도시에 정을 붙이기는 어렵다. 때문에 도시는 ‘살기 편한’지역은 될 수 있을 지언정 ‘살기 좋은’지역은 아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똘똘 뭉쳐 갈등과 반목을 접고, 공동체의식을 싹틔우는 곳이 있다. 도심 속 고향이 되기를 꿈꾸고 있는 울산 남구 무거1동 굴화두레마을과 부산 해운대구 반송2동을 찾았다. ●시골 인심 부럽잖은 굴화두레마을 울산 굴화두레마을은 12개동 1046가구 3700여명이 거주하는 아파트단지다.1997년 입주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정식 명칭은 ‘굴화주공1단지아파트’였다. 하지만 입주자들은 이웃간 정을 되살리자는 취지에서 2001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우리 민족 고유의 상부상조 전통인 두레를 마을 이름에 넣은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낡은 아파트의 값을 올려보겠다고 새로운 건설회사 브랜드를 내거는 ‘억지 개명 바람’과는 차이가 있다. 이재호 입주자대표회의 111동 대표는 “우리 마을도 처음에는 여느 아파트단지처럼 위탁관리업체와 주민대표의 유착 등 관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주민간 반목도 심했다.”면서 “내 고향은 아니지만, 내 아이들의 고향이 될 수 있도록 마을을 바꿔나가자는 취지가 주민들의 공감을 얻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입주자대표회의와 여성회는 물론, 아파트단지의 갖가지 자생단체·모임이 함께 참여하는 ‘단체회의’를 결성했다. 주민들과 관련된 모든 사안은 단체회의에서 협의해 결정하고 있다. 특히 소속감을 높이고자 마을축제를 철마다 개최하고 있다. 예컨대 정월 대보름에는 ‘민속놀이한마당’, 봄에는 ‘벚꽃축제’, 가을에는 ‘그림전’이나 ‘사생대회’ 등이 열리고 있다. 윤삼희 아파트관리사무소장은 “행사 준비와 진행, 자원봉사단 구성에 이르는 모든 과정은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면서 “행사 비용도 분리수거나 어린이집 임대료 등 관리외수익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민들은 정부 지원을 받아 단지에 연못을 만드는 등 도심 속 자연생태계를 복원하려는 ‘비오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주민들 스스로 단지 내 생태환경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입주민 중 상당수는 주변 공단 근로자로, 생애 처음 마련한 주택이라 애착을 많이 느끼고 있다.”면서 “마을은 살면서 정이 드는 것이지, 정을 붙일 수 있는 사람만 이사오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만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싹트고 있는 공동체의식이 단지를 애워싸고 있는 담장을 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웃에는 900여가구의 굴화주공2단지아파트와 1000여가구의 강변그린빌아파트 등이 있지만, 소통은 단절된 상태다. 울산시 관계자는 “소통을 이끌어낼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지만, 아직은 뾰족한 수단을 찾지 못한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차이를 통해 같음을 찾는 부산 반송동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 경계를 허물어 나가고 있는 대표적 사례는 부산 반송2동에서 찾을 수 있다. 당초 이곳은 부산 동쪽 끝자락의 한적한 마을이었다.1965∼1975년 부산항 일대 도심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저소득층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1995년에는 택지개발로 서민들을 위한 아파트가 추가로 들어섰다. 지금은 원주민 3000명, 정책이주민 1만 3000명, 아파트 주민 2만명 등 1만 2000여가구 3만 6000여명이 더불어 사는 작지 않은 동네가 됐다. 정상윤 반송2동장은 “80년대 화장장,90년대 쓰레기매립장 건립 문제가 주민들의 소속감을 높이고, 결속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이후 마을에 위치하고 있는 재래시장을 활성화해 이질감을 갖고 있던 주민들이 서로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반송동 주민들은 5년전 ‘반송지구발전협의회’를 만들어 지역공동체 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시작했다.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을 돕는 ‘나눔반’, 마을을 제대로 알고 홍보하기 위한 ‘학습동아리’, 맞벌이 부모의 자녀를 위한 ‘푸른하늘 공부방’ 등이 자발적으로 생겨났다. 또 여성 중심의 지역공동체 활동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좋은 아버지 모임’도 등장했다. 지금은 이런저런 동아리와 모임이 30여개에 이르고, 참여하는 사람은 1500명이 넘는다. 주민들과 지역단체, 학교, 기업 등을 하나로 묶는 각종 지역사업도 추진되고 있다.2004년에는 공원과 하천 등 공공시설을 자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공공시설물관리 주민자율봉사활동’을 시작했다. 형편은 어렵지만 재능있는 아이들을 후원하기 위해 ‘꿈나무 물주기’, 교육공동체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희망의 사다리’ 운동 등도 지난해부터 펼쳐나가고 있다. 최낙용 반송2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지역발전은 주민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반송발전 100대 실천사업’을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면서 “돈을 벌어 떠나기에 앞서 잠시 머무는 곳이 아니라, 고향이 될 수 있도록 ‘마음속 담장 허물기’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다만 마을을 가로지르는 반송천을 생태하천으로 되살리고, 취업 등 고민을 덜어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과 주민들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부산·울산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반송동·무거동 男주민 본보기 지역 단위로 이뤄지는 사회참여활동은 대부분 여성이 중심이다. 때문에 지역단체는 으레 부녀회 같은 여성단체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남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여성 위주의 지역활동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다. 천현숙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 등 특정 계층만 지역활동에 참여할 경우 이익단체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쉽고, 갈등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지역공동체의식 형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은 개인으로서 참여하지만, 남성은 가족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경향을 갖는다.”면서 “지역사회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증가할수록 공동체 중심의 사회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과 울산 남구 무거동 굴화두레마을의 경우 지역활동에 남성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예컨대 반송동 지역시민단체인 ‘희망세상’의 소모임 ‘좋은 아버지 모임’은 남성들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이 모임은 직장에만 파묻혀 지역이나 육아 문제에 무관심한 아버지의 모습을 180도 바꿔놨다. 공원 청소와 방범 활동은 물론, 동네 아이들의 고민 상담도 마다하지 않는다. 김혜정 희망세상 사무국장은 “반송동 지역모임 참여자의 40%가량은 남성”이라면서 “여성들에게는 어렵고 힘에 부치는 일을 남성들이 앞장서서 주도하다 보면 활력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굴화두레마을도 마찬가지. 이 마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하는 각 동의 대표는 주민들이 투표로 선출한다. 보통 아파트 동 대표를 여성이 맡고 있는 것과 달리 이 마을은 12개 동 대표 가운데 여성은 2명에 불과하다. 이재호 입주자대표회의 111동 대표는 “남성들은 직장이나 사회 생활에서 얻은 경험을 아파트 관리와 운영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것 같다.”면서 “노조 문화가 활성화된 울산의 경우 노사 관계처럼 주민간 관계도 발전시킬 수 있다는 믿음도 바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울산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밋밋한 구민회관은 가라”

    “밋밋한 구민회관은 가라”

    ‘구민회관? 문화회관이야.’ 강북구의 삼각산문화예술회관이 구민회관이라는 껍질을 벗었다. 세종문화회관에 버금가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신했다. ●고급화·차별화 전략 삼각산문화예술회관의 전략은 차별화다. 무대에 오르는 작품들만 봐도 여느 구민회관과는 수준이 다르다. 올 들어 선보인 공연들은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은 작품과 화제를 일으킨 유명 작품이 주를 이룬다. 오페라 ‘리골레토(오페라쁘띠)’, 어린이 연극 ‘팥죽할멈과 호랑이(극단 사다리), 청소년 오페라 ‘바스티앵과 바스티엔느(서울시립오페라단)’, 뮤지컬 ‘알타보이즈(뮤지컬 해븐)’ 등 면면이 화려하다. 가격 경쟁력을 갖춰 실속도 챙겼다. 관람료가 시중보다 50% 이상 싸다. 일반 공연장에서 R석 티켓 1장에 6만원이 넘던 알타보이즈는 삼각산문화예술회관으로 옮겨와 2만원으로 가격이 내려갔다. 지난달 선보인 아카펠라 뮤지컬 ‘거울공주와 평강이야기’ 역시 3만원이 넘던 관람료가 1만 2000원으로 낮춰졌다. 또 지난 7월부터 온라인 공연예매시스템(ticket.gangbuk.go.kr)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공연정보와 예매정보를 전하고 있다. 덕분에 지역 문화회관의 한계도 뛰어넘게 됐다. 엄마 손에 끌려온 아이들의 공간이었던 공연장이 10대는 물론 20∼30대 관객으로 넘치게 됐다. 회관 관계자는 “이제는 관내 주민뿐만 아니라 강남에서도 관객이 찾아올 정도가 됐다.”고 했다. 또 유명 배우가 출연하는 공연에는 팬클럽까지 몰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이미지 변신 시도 최근 들어 확 달라진 삼각산문화예술회관이 처음부터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 이름도 다른 구청의 문화시설이 그렇듯 강북구민회관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삼각산문화예술회관으로 개명했다.‘수준 높은 문화공간이 되려면 이름부터 그럴 듯해야 한다.’는 김현풍 구청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그리곤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구민회관 공연은 무료’라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무료 공연은 가능한 한 배제했다. 유료 공연으로 전략을 바꾼 것이다. 대신 공연의 질로 승부수를 던졌다. 정길용 문화운영기획팀장은 “무료 공연은 관객의 기대도 높지 않고 반응도 좋지 않다.”면서 “적은 돈이라도 대가를 지불해야 공연 수준도, 관람 문화도 높아질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 결과는 지금까지 성공적이다.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기는 마찬가지지만 공연 수익만 놓고 보면 2배 이상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관객들의 반응도 뜨거워 공연이 내걸리는 속속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 사각지대 해소 숙제 숙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3000원짜리 구민회관 공연을 기대하는 주민들에게 기만원이 넘는 공연은 부담스럽다. 회관 홈페이지에는 “공연 내용은 정말 좋지만 가격을 내려달라.”는 요구가 적지 않다. 회관이 고급화되면서 문화 사각지대에 놓일 구민들을 배려하는 것도 구청의 몫이다. 또 명실상부한 문화회관으로 자리잡으려면 공연의 다양화와 전문화가 필수다. 공연 횟수도 대폭 확대돼야 한다. 회관측은 “서울시에서 받은 특별교부금 10억원을 투입해 무대 시설을 보완하고, 보다 다양한 공연을 유치할 것”이라며 “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공연’을 기획하는 등 다각도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英사학귀족 7% 요직 절반 차지

    이튼 스쿨 등 `귀족사학’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영국에서 최근 사립학교 출신들에 의한 ‘엘리트 독점’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드러나 노동당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교육 민간기구인 서턴 트러스트 기금의 최근 조사결과를 인용, 정·재계와 법조·언론계 등 여론주도층에서 사립학교 출신자들의 고위직 점유율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립학교 출신의 증가세는 언론계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상위 100개 언론사의 고위직 가운데 사립학교 출신은 54%를 차지,20년 전보다 5%포인트 높아졌다. 법조계 역시 상위 로펌에 근무하는 변호사의 70%가 사립학교 출신으로 드러나는 등 사학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 각료와 야당 예비내각 구성원의 42%도 사립학교 졸업자였다. 이같은 비율은 사립학교 출신이 전체 중등학교 졸업생의 7%에 불과한 현실과 비교해볼 때 절대적으로 높은 수치다. 다급해진 것은 ‘계층간 수직이동 확대’를 정권의 핵심 의제로 내세웠던 노동당 정부다. 학비가 비싼 사립학교 졸업자들이 이른바 ‘힘있는’ 전문직의 상위층을 차지한다는 것은 사실상 부유층이 사회적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최근 런던정경대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결과도 더이상 교육제도가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구팀에 따르면 부유층 자녀가 부모의 생활수준을 성인이 된 30대 중반까지 유지한 비율은 1958년생의 경우 35%였지만 1970년생에선 42%로 높아졌다. 반면 저소득층 출신 가운데 30대 중반까지 빈곤 탈출에 성공한 비율은 1958년생의 경우 17%였지만 1970년생은 16%로 오히려 줄었다.시간이 갈수록 부유층이 부와 권력을 유지할 확률이 높아지는 반면 빈곤층이 가난에서 벗어날 확률은 낮아진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영국 교육부 고위관계자는 “공립학교에 대한 지출을 사립학교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했던 블레어 정부의 약속은 실현되지 않고 있다.”면서 “시장논리가 확산될수록 교육에 대한 공적투자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서턴 트러스트는 언론계 고위직에 사립학교 출신이 많은 이유로 ▲부유층 출신일수록 입사초기의 저임금과 고용불안을 견디기 쉽다 ▲런던에서 생활할 경제적 여유가 많다 ▲승진에 필수적인 대학원 학비를 부담할 능력이 있다 ▲개인적 친분과 가문을 통한 연결망을 갖고 있다 ▲네트워크를 만드는 기술이 있다 등을 꼽았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리스트 옹호론’을 비판한다

    ‘리스트 옹호론’을 비판한다

    프리드리히 리스트. 최근 각광받는 경제학자다.19세기적 독일 경제학자가 관심을 받는데는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공이 크다.‘사다리 걷어차기’와 ‘쾌도난마 한국경제’(정승일 국민대 교수 공저)를 잇따라 냈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 책을 참모진에게 권할 정도였다. 리스트는 흔히 말하는 주류 경제학, 그 가운데서도 한계효용학파의 학설만 나열된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시대에 뒤떨어진 ‘보호무역주의자’로 기록됐다. 그러나 장 교수가 부활시킨 리스트는 정반대다. 거짓과 위선에 찬 영국식 자유무역주의를 비판하고 독일의 발전을 고민한 경제학자다.IMF 뒤 신자유주의에 휘청댄 한국으로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신정완 성공회대 경제학과 교수가 리스트를 ‘2등의 철학’으로 평가절하하는 주장을 내놨다. ●리스트,‘2등 철학’의 한계 2등의 철학이라는 이유는 리스트가 당시 1등국가였던 영국 따라잡기(catch-up)에만 골몰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긍정과 부정이 뒤섞여 있다. 긍정적인 면이라면 영국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내세운 자유무역주의를 독일이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미국식 자유주의경제학에 젖은 정부관료와 경제학자들을 비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서울신문 9일자 1면) “리스트는 영국의 시장개방 압력 아래 독일의 통일과 번영을 고민했습니다. 세계화와 분단에 처해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리스트의 최종목표가 ‘독일민족의 1등화’에만 맞춰져 있었다는 점은 문제다. 독일 사회 내부 갈등이나 식민지 문제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민족주의적으로는 대단히 훌륭할 지 모르지만 계급·계층적으로는 문제가 많은 이론”이라는 것이다. 훗날 히틀러가 ‘리스트 부활운동’을 벌였던 것이 단적이 예다. 요컨대 2등의 철학이었기에 1등철학에서 볼 수 있는 여유도, 꼴찌의 철학이 내세우는 변화의 가능성도 없었다는 얘기다. 오직 ‘1등을 향한 채찍질’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로서는 어렵지 않게 ‘박정희 모델’을 떠올릴 수 있다. ●결국 재벌 옹호론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신 교수는 무분별한 ‘리스트 열풍’을 경계했다. 예컨대 장 교수 논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결국 재벌 옹호론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개혁한답시고 주주자본주의로 재벌을 때릴 것만이 아니라 경영권을 보호해줘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그 대신 노조와 정부가 얻을 것은 얻자는, 유럽식 ‘사회적 대타협’이 장 교수 주장의 핵심이다. 언뜻 재벌도 뭔가를 양보하고 한발 물러서라는 얘기로 들린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의 현실과 맞지 않다.“솔직히 한국의 여러 정치사회적 여건을 보면 재벌을 통제할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뒤집어 얘기하자면 재벌로서는 굳이 대타협에 나설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사회적 대타협이 이룩된 국가들의 경우 평등주의적 지향이 강하고 노조와 사회단체의 힘이 강력했었다는 것. 우리에게 ‘평등주의적 경향=능력없는 자들의 시기심’이요,‘노조·사회단체=발목만 잡는 빨갱이 집단’이라는 등식이 강력하다. 신 교수는 또 독일과 달리 한국에서는 외국자본과 국내기업(재벌)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고 봤다. “외국자본이 들어와서 주주의 권리가 강조될수록 재벌은 노조나 시민사회단체의 사회적 요구나 국가의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거든요.”한마디로 장 교수 주장은 한국에서 ‘실현’이 아니라 ‘악용’되리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리스트에게 배울 것은 그 내용보다 바로 주체적으로 학문을 하는 자세입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국형 뉴딜’ 주요 내용] 연기금등 총동원 SOC 집중투자

    [‘한국형 뉴딜’ 주요 내용] 연기금등 총동원 SOC 집중투자

    ■ 1. 재정경제 분야 재정경제부가 7일 당·정·청 경제워크숍에서 밝힌 ‘2005년도 종합투자계획’을 보면,60여년전의 케인스가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칠 만하다. 그만큼 경기 부양을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돈을 쏟아붓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이날 “종합투자계획(한국형 뉴딜 정책)은 국민에게 정부의 강력한 경제활성화 의지를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인위적 경기부양 의지를 천명했다. 재경부가 꿈꾸는 시나리오는 한마디로 (1)정부가 솔선수범해 돈을 쓰면→(2)기업 및 개인의 수익이 늘어나게 되고→(3)그렇게 형편이 좋아지면 기업과 개인이 투자와 소비를 늘려 결국 경기가 살아난다는 것이다. 이같은 정부의 ‘경기회복 처방전’에 동원될 재원에는 물론 정부예산과 연·기금, 공기업 자금 등이 직접적으로 포함된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는 민간자본과 외국자본을 유인하는 제도적 장치를 서둘러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렇게 마련한 돈을 ‘한국형 뉴딜(New Deal)정책’이란 이름에 걸맞게 사회간접자본(SOC) 등 각종 공공건설사업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민간이 투자할 수 있는 공공시설의 범위를 현행 36개에서 10개 더 늘려 46개로 넓히는 것도 이와 연계된 방안이다. 새로 추가된 민간 투자 대상 분야는 학교시설·보육시설·문화시설·공공청사·공공건설임대주택·공공보건의료시설·자연휴양림·노인의료복지시설·수목원 등이다. 재경부가 특히 기대를 걸고 있는 ‘즉효 처방’은 연·기금의 투자 확대다. 재경부는 이날 “연·기금이 당장 굴릴 수 있는 돈이 40조원이 넘는 데도 투자 제한 법 규정에 묶여 경기 회복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고 장시간 설명하면서 현행 기금관리기본법을 고쳐달라고 여당에 촉구했다. 기존에는 ‘연·기금 투자확대=주식투자 허용’의 개념이었는데, 이날 재경부는 연·기금을 SOC에 투자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정부는 우선 122조 1000억원에 이르는 국민연금의 여유재원일부를 노인센터, 보육시설, 공공보건의료시설 건립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학연금 여유재원 4조 7000억원은 대학기숙사와 초·중·고교의 수영장 건설 등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공무원 연금 여유 재원 3조 8000억원은 공무원 연수시설, 지방관공서 등 공공청사 건립에, 국민주택기금 6조 1000억원은 공공임대주택과 문화시설 건설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2. 산업자원 분야 산업자원부는 국민소득 2만달러의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지식과 기술에 기반을 둔 다양한 혁신주도형 신성장동력 창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산자부는 신성장 동력창출을 위해 밝힌 추진 전략에서 우선 4대 성장동력 육성을 통해 투자활성화, 고용창출 확대, 산업고도화로 5% 이상 경제성장 유지와 강한 산업체질을 배양한다는 계획이다.4대 성장동력이란 차세대 성장동력의 세계시장 선점, 주력산업의 글로벌 TOP4 리더십 확보, 부품소재의 전략산업화, 신 재생 에너지 및 친 환경산업 육성이다. 산자부는 R&D 사업을 공모해 연구기획·공고·과제선정·평가·협약 체결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1·4분기 중 자금을 지원한다는 등 2005년도 재정을 조기집행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또 공기업의 대규모 신규 투자프로젝트 추진 및 조기집행,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및 설비투자 자금조달 지원강화,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등 지역균형발전 사업 투자 확대, 신재생에너지 개발 및 에너지절약을 위한 융자 및 인프라 조성 확대 방침도 언급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3. 국토 균형발전 정부는 이날 워크숍에서 신수도권 발전 방안을 포함한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는 원칙을 거듭 확인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의 충청권 의원들이 신행정수도건설의 대안이 나올 때까지 유보되어야 한다며 반박하고 나서는 등 추가 논의가 절실한 상황이다. 또 박명광 의원 등 여러 의원들은 헌재 위헌 결정이 나올 때까지 국민 의견 수렴 미비 등 당,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건설교통부는 신행정수도 건설이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무산됐지만 수도권 발전방안과 공공기관 이전 및 혁신도시, 기업도시 건설 등 국가균형발전 시책을 원칙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동석 장관은 수도권 발전방안에 대해 “신행정수도 건설대안과 연계해 추진 내용 및 시기, 규제 완화 범위 등을 신축적으로 조정하겠다.”면서 “균형발전 추진 단계에 맞춰 규제를 단계적으로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충청권에 대해서는 “신행정수도 건설이 충청권만을 위한 사업은 아니었지만 사업 중단으로 경제적 혼란이 우려된다.”며 “충청권에 대한 국가균형발전 시책 보완 검토 등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발표했다. 건교부는 국토 균형발전과 ‘전국 반일생활권’ 실현을 위해 2020년까지 남북 7개축, 동서 9개축 간선망(6160㎞)을 구축해 전국 어디서나 30분 이내에 고속도로에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또한 국토를 종횡으로 연결하고 대륙철도와 연계되는 ‘사다리형 철도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며 이를 위해 전라선 및 경전선 복선 전철화를 조기 추진하고,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계하기 위해 부산∼저진간 철도(488㎞) 연결을 추진키로 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4. 교육분야 정부의 교육 분야 ‘뉴딜 정책’ 핵심은 지방대학 강화와 수도권대학 특성화 등 고등교육 기회 균등을 통한 인적 자원 개발로 모아진다. 저소득층 대학생들을 위한 학자금 장기대부제도 도입도 주요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성장 잠재력 제고를 위한 핵심 인력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매년 2000억원씩 투자해 2012년까지 ‘두뇌한국(BK)21’ 사업을 계속하며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내년부터 매년 2500억원씩을 들여 향토·문화산업 등 지역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NURI)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날 교육분야 ‘뉴딜’정책 발표자로 나선 안병영 교육부총리는 대학 특성화 사업의 중요성도 다시 강조했다. 올해 수도권 소재 73개 대학 중 27곳에 600억원을 지원한 ‘수도권 대학 특성화 사업’과 158개 전문대학 중 107곳에 1680억원을 지원한 ‘전문대학 특성화 사업’에 대한 평가위원회를 구성, 사업계획을 평가하고 지원한다는 내용을 함께 발표했다. 또한 학자금 장기대부제도는 재경부, 기획예산처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쳐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간 1조원으로 추산되는 관련 재원을 연·기금과 은행, 개인 투자자로부터 조달하고, 학자금 대출채권 유동화 방식 등 다양한 융자방식을 도입해 학자금 장기 대부제도를 실시하게 되면 총 20만명의 학생들이 신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기존 학자금 대부제도를 포함한 전체 대학생중 수혜비율은 13%(28만명)에서 20%(48만명)로 확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5. 과학기술분야 정보통신부는 정보통신(IT)부문에 2조원을 투입하는 ‘IT’뉴딜 계획을 선보였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국가재난관리시스템 고도화 ▲텔레매틱스(Telematics) 활성화 ▲국가 데이터베이스(DB)확충과 네트워크화 ▲소외계층·군부대·학교에 PC 보급 ▲이동멀티미디어 방송 등에 투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가재난관리시스템 고도화 사업은 2007년까지 2만명의 고용 창출과 8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텔레매틱스 사업은 2009년까지 7만명의 일자리 창출을, 국가 DB사업은 2005년 한해에만 1만 5000명의 고용창출과 88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도 2010년까지 10조 5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5조 8000억원의 부가가치와 2만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 장관은 “위성 DMB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 지상파 텔레비전의 재송신 허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과학기술부는 ▲과학기술국채 발행과 ▲각 부처 사업비 중 일부를 연구·개발(R&D)투자로 전환하기로 한 방침 등을 재확인했다. 오명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은 “환경부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매한 것처럼 정부가 신기술 제품을 적극 구매하는 등 민간의 신기술제품 개발을 유인해야 한다.”고 말했다.▲자기부상열차 시범노선 건설 등 대형 프로젝트 추진 ▲국가 우주개발 등 첨단기술분야 대형 연구기관 설립·육성 등이 주요 정책과제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책 / 고대 로마의 일상생활

    류재화 옮김 우물이 있는 집 펴냄 로마는 흔히 신분질서가 확고한 경직된 사회로 간주되지만 사실은 신분 혹은 계급간의 이동이 활발했던 사회다.심지어는 황제의 자리도 특정 도시나 특정 가문의 전유물이 아니었다.이민족과의 결혼도 빈번했고,신분제도도 완화돼 노예의 삶의 질이 평민의 수준에 이르기도 했다.노예가 어느날 제국의 2인자가 되는 일도 가능했다. 로마의 신분제는 우리의 통념과는 달리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었고 대대로 지속되는 것도 아니었다.신들을 모시는 제례의식에서도 노예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누구 못지않게 컸다.노예가 엘리트 계층으로 편입된 경우도 있었다.클라우디스 황제 때부터 트라야누스 황제 때까지는 이례적으로 해방노예들이 내각 구성원으로 선발됐다.그로 인해 제국시절의 원로원 의원들은 이 노예 출신들 앞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나르키수스 같은 노예는 권력의 2인자로 등극해 신하들의 승진과 재산,목숨까지 좌지우지할 정도였다. 프랑스의 제롬 카르코피노가 쓴 ‘고대 로마의 일상생활’(류재화 옮김,우물이 있는집 펴냄)은 ‘세계제국’ 로마의 일상생활사를 2000년의 시간 장벽을 넘어 생생하게 전해준다.역사학자이자 지리학자,비문(碑文)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역사에 대해 섣불리 평가하기보다는 생활상 그 자체를 실증적으로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1939년에 첫 출간된 이 책은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 등 수많은 로마연구자들의 필수 참고문헌이 돼왔지만 국내에서는 이제야 비로소 완역본을 얻었다. 그동안의 로마역사서들은 로마 건국에서 멸망까지 정치와 황제를 중심으로 기술된 것들이 대부분이다.그러나 이 책은 정치나 전쟁,황제의 무훈과 치적 등을 크게 다루지 않는다.그 대신 먹고 마시고 단장하고 일하고 즐기고 사랑하고 질투하는 인간 삶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을 추적한다. 서기 1세기경 로마 주민은 이미 100만명에 이르렀다.이중 15만명이 실업자로,그들 대부분은 국가가 지원하는 연금으로 생활했다.인구팽창으로 인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주택난.제국의 수도에는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6층(약 18m)의 주택,즉 ‘인술라(insula, 공동주택)’들이 세워지기 시작했다.그것은 당시로서는 현기증이 날 만큼 높은 것으로 수도와 화장실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물은 우물에서 길어와야 했으며 화장실은 돈을 내고 사용하는 공공시설물이었다.요즘은 이런 고층주택의 주인은 보통 맨 위층에 거주하지만 로마시대에는 1층은 건물 주인이나 그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은 1차 임대자가 차지했다.꼭대기로 올라갈수록 가난한 사람들이 살았다.주인은 세입자가 세를 제때에 내지 않으면 위층으로 올라가는 사다리를 치워 버려 외부와의 통행을 차단하기도 했다. 고대 로마시대 공공화장실은 무척이나 특이한 장소였다.화려한 대리석으로 꾸며졌으며 분수대가 설치되기도 했다.겨울에는 난로를 피워 안을 따뜻하게 했다.고대 로마인들에게 공공화장실은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일종의 사교장이었다. 공중목욕탕 또한 남다른 의미를 지녔다.고대 로마에서 처음으로 공중목욕탕이 설립된 것은 기원전 2세기 무렵.공중목욕탕은 대중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책임지고 해준다는 제국 통치이념의 상징이었다.여러 황제를 거치면서 로마의 목욕탕은 수천 개가 넘었다.요컨대 고대 로마의 목욕탕은 단순히 몸을 씻는 장소가 아니라 최고의 복지공간이었다.로마 시민들에게 목욕은 최고의 레저였으며,공중목욕탕은 황제도 자주 이용했다. 로마제국의 사치와 방탕을 이야기할 때 흔히 드는 일화가 귀족들이 산해진미가 가득한 연회에서 구토를 해 가며 음식을 먹었다는 것이다.그러나 이것은 과장된 면이 많다.책에 소개된 로마인들의 연회 혹은 식생활 문화를 보면 아침식사는 대부분 물 한 잔 정도로 건너뛰었고 점심은 간식 수준으로 가볍게 먹었음을 알 수 있다.하지만 저녁은 성찬이었다.부자들이 베푸는 연회의 경우 7번에 걸친 요리가 나왔다.그러나 일부 부자나 미식가들과는 달리 대부분 로마인들의 저녁식사는 소박했다. 고대 로마에도 페미니즘이란 것이 있었을까.로마 사회에서 가장의 권한은 2세기 들어 여권이 신장됨에 따라 급속히 약화됐다.가장이 자식과 부인에 대해 모든 권한을 가진다는 법률도 사라졌다.처녀 때 누리던 편안한 삶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어머니가 해야 할 일을 등한시하거나 금기시되던 일에 도전하는 여성들도 생겨났다.이혼이 만연했으며 재산을 노리고 결혼하는 일도 흔했다.고대 로마에도 ‘페미니즘 현상’이 있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한편 저자는 고대 로마의 페미니즘은 여성들의 편협한 이기심의 결과라는 견해를 펴 눈길을 끈다.여성들은 남성의 영역으로 간주됐던 문화와 예술,스포츠를 즐겼지만 직업활동에는 관심이 없었다.그들은 직업을 천하게 여겼다.로마 여인들은 어느 분야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했으며 남자들을 흉내내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현대 역사학에서 생활사 혹은 일상사는 갈수록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거대담론보다는 소소한 일상생활이 인간을 지배하는 하나의 코드로 인식되면서 역사분야에서도 수많은 무명씨들의 삶이 각광받고 있다. 찬란하고 오만했던 세계의 중심 로마.이 책은 그 영원의 도시 속으로 저벅저벅 걸어 들어가 고대 로마인들의 감정과 의식,고민과 희망을 엿보게 한다.그들의 생활상뿐만 아니라 정신세계까지 만날 수 있다는 데 또 다른 미덕이 있다.이 책에는 고대 로마연구의 제1텍스트,미시사의 고전이라는 평가가 따른다.2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지방자치5년 현주소와 문제점](1)행정의 개념이 바뀐다

    *'봉사행정 싹 틔우기'일단은 성공. ‘풀뿌리 민주주의’로 일컬어지는 민선 지방자치제도가 본격 도입된 지 1일로 만 5년을 맞았다.발아기를 거쳐 착근기에 접어든 우리의 지방자치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도록 5년동안 자치가 남긴 빛과 그림자를 조명,앞으로 지향해가야 할 길을 시리즈로 모색해본다. 우리의 지방자치는 여야간 정치적 타협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한데다 국민들의 자치에 대한 인식과 경험 부족,법령 등 제도적 기반의 미비,지역간의 극심한 불균형 등 제반 여건이 취약해 출발 당시부터 많은 우려를 낳았다.하지만 실험기에 불과한 짧은 기간동안 자치는 정치지형을 바꾸는 원동력으로 작용했고,관청과 행정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을 탈바꿈시켰으며,실제 일상생활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등 우리 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많은 부작용과 문제점을 낳고 있음에도 우리의 지방자치는 일단 성공적으로 싹을 틔웠다는 것이 중평이다. 5년동안 자치가 거둔 가장 큰 성과는 행정의 변화다.주민 위에 군림하고 주민을 통제하던 관치(官治)행정이 서비스 행정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관청의 문턱 낮추기부터 시작해 민원인 불편 없애기,소외계층 보살피기,지역경제 살찌우기,주민 삶의 질 높이기 등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모든 분야에 걸쳐 각 자치단체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앙집중의 폐해인 획일주의 행정을 불식시킨 점도 괄목할 만한 성과다.중앙정부의 일률적 지시·시달을 단순집행하던 행정은 이미 옛날이다.똑같은예산을 쓰더라도 이제는 지역사정,주민들의 경제수준·기호·성향 등에 따라 집행하는 내용이 천차만별이다. 이밖에도 자치가 남긴 공(功)은 다양하다.하지만 부작용과 폐해 또한 적지않아 자치의 뿌리내리기를 가로막고 있다. 단체장을 주민이 직접 뽑다 보니 봉사행정의 다른 한켠에서는 차기 선거를의식한 선심성·전시성 행정이 판을 치고 있고,정작 마땅히 해야 할 각종 단속은 표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기피하는 행정의 이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건주의,업적주의에 집착한 무모한 사업들이 경쟁적으로 펼쳐지는 반면 쓰레기소각장,하수처리장,화장장 등이른바 혐오시설들에 관한한 내 지역만은안된다는 지역이기주의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지역발전과 세수 증대를 빌미로 개발에 열을 올려 오히려 지역을 황폐화시키는 자치지역도 한 둘이 아니다. 이같은 행정의 낭비와 무모한 사업경쟁으로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재정상태를 빈사상태로 몰아가 자치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방분권의 이면에서는 단체장이 대체권력자가 되어 인사·사업에 전횡을 휘두르고 그 주변으로 지역의 이른바 유력자들이 몰려들어 패거리를 형성하는 토호 발호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도입 5년을 맞은 우리의 지방자치는 두 얼굴의 모습을 지닌채 아직은 과도기적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게다가 권한의 중앙집중도가 여전히 높고 교육과 치안분야가 제외돼 온전한 자치기능 발휘에는 미치지 못하고있다. 최병렬기자 choibl@.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만 5년.그동안 민원인을 대하는 공무원들의 태도는 몰라보게 달라졌다.행정 서비스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전에는 민원인이 무엇을 물어봐도 대꾸도 없이 턱으로 응대하는 일이 많았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일어나서 인사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일일이 따라다니며 민원을 원스톱으로처리해준다.수동적인 일처리에서 벗어나 주민들을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인다.행정에 대한 애프터 서비스(After Service)는 물론 비포 서비스(Before Service)까지 등장했다.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민간기업의 친절도를 따라잡았다는 평가다. ◆행정서비스,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해외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다 돌아온 A씨는 동사무소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주민등록과 운전면허 처리를 위해 제출해야 할 서류를 구비하는데 며칠 걸릴 것 같다고 하니 담당직원이 “휴가를 떠나는데…”라며 곤란한 표정을 짓더니 조금 있다가 그날 나와서 처리해 주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세상 많이 변했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행정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일선 행정기관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다. 각 행정기관들은 민원서비스를 향상시키는 기본은 친절행정에 있다고 보고대대적인 친절교육을 실시했다.항공사의 친절아카데미 강사를 초청,친절교육을 받는가 하면 아예 직원을 파견,친절교육을 받게 한 뒤 친절강사로 위촉하기도 했다. 대 시민 서비스 제고를 위한 아이디어 경쟁도 치열하다.타 자치단체의 우수시책은 즉시 벤치마킹한다. 등기소 업무인 등기부등본을 구청에서 발급해주는가 하면 민원인들의 편의를 위해 민원부서의 근무시간을 오전과 오후에 각 30분씩 연장하기도 한다. 직원용 통근버스를 이용,야간자율학습 등으로 밤늦게 귀가하는 여학생들을집에까지 데려다 주기도 한다. 또 민원실을 호텔 로비처럼 꾸며 민원인들이 아늑한 분위기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일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애프터 서비스 행정도 등장했다.민원인에게 전화로 민원처리중 불편사항 등을 물어 불만이 있을 경우 시정을 해주거나 처리해주는 제도다.특히 공무원의 잘못으로 다시 관청을 찾게 될 경우 1만원의 교통비나 전화카드 등을 주는 민원처리보상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비포 서비스도 있다.일부 자치단체는 여권의 만료기일을 미리 알려주는가하면 고교3년생들을 대상으로 학교를 돌며 병무행정에 대한 사전안내를 해준다. 벤처기업 및 중소기업을 위해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는 곳도 많다.코스닥시장에서 지명도가 높은 인터넷 포털사이트회사 골드뱅크의 경우 처음 둥지를틀어 창업의 꿈을 이룬 곳은 다름아닌 서울 강동구가 마련한 창업보육센터였다. ◆공짜가 좋아/ 각 자치단체는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공짜서비스를 개발해내고 있다.일부 자치단체는 구청 및 각 동사무소에 인터넷폰 시스템을 설치,시외는 물론 국제전화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최근에는 무료 화상전화까지 등장했다.민원실에 자동안마기도 있다. 호적신고나 출생신고,혼인신고 장면 등을 사진으로 찍어 액자에 넣어 선물하기도 한다.드릴,만능사다리,파이프렌치 등 값비싼 생활공구를 무료로 빌려주는가 하면 장애인 재활용구도 공짜로 나눠준다.컴퓨터,어학 등의 무료강습은 물론 건축물 안전진단도 무료로 해준다. ◆장애인을 위한 편의/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도 몰라보게 달라졌다.장애인이 청사 앞에서 벨을 누르면 도우미가 즉시 뛰어나와 안내한다.점자로 된 청사 안내도를 비치하는가 하면 점자 블록도 설치해 놓았다.아예 장애인 전용창구를 마련,민원을 신속하게 처리해주기도 한다.휠체어에 탄 채 계단 등을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전동 휠체어 리프트까지 등장했다. ◆주민을 위해선가,단체장을 위해선가 / 하지만 이러한 모든 것들이 결국 주민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차기 선거를 의식한 자치단체장의 선심성 행정이라는 비난도 만만찮다.인사고과 적용 등 자치단체장들의 쥐어짜기식 친절강요에마지못해 민원인들에게 기계적으로 친절하게 대하는 공무원도 많다. 주민들을 위한 이벤트를 자주 벌이다 보니 예산낭비도 비일비재하다.전임단체장들이 벌여놓았던 각종 사업들을 무시하고 새롭게 판을 벌이는 바람에중복투자도 많다. 친절의 이면에는 난개발,재정악화,토호와의 유착이 자라나고 있기도 하다. 결국 주민을 주인으로 섬기겠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친절이 몸에 배지않으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지방자치는 요원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김용수기자 dragon@. *자치단체 행정서비스 국민만족도 조사한다. 지방자치제실시 5년간 행정서비스의 질은 얼마나 좋아졌나. 궁금해할 사람이 많겠지만 정부는 아직 서비스의 개선 여부를 객관적으로설명할 만한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최근 나름대로 준비는 하고 있지만 이제 시작단계일 뿐이다. 행정자치부는 지난해부터 ‘행정헌장 서비스제’에 대한 평가를 시작했다. 자치단체별로 ‘이러이러한 것들을 하겠다’는 헌장을 만들어놓고 그 결과를 평가하는 것이다.올해 처음 그 결과가 나왔지만 비교대상이 없다.또한 행정서비스에 대한 총체적 평가는 측정하기 어렵다. 이와는 별도로 ‘지자체 평가’도 지난해 처음 시범실시했다.그렇지만 평가항목은 공공혁신,지역경제 활성화,주민안전관리부문 등 행정력 측정에만 집중됐다.역시 행정 서비스를 평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행자부는 올해 들어서야 국민만족도 조사를 계획중이다. 제도 도입 5년간 제대로 된 평가가 없었던 것은 정부가 그 필요성을 일찍깨닫지 못한 데도 원인이 있지만 자치단체들이 평가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이기도 하다.“선출직 단체장들이 운영하는 기관을 왜중앙정부가 평가하려 드느냐”는 게 자치단체장들의 기본인식이다.일종의 간섭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나쁜 평가점수나 순위가 공개되면 다음 선거에서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생각도 깔려 있다. 그러나 선출직 단체장은 국가로부터 특정지역의 행정을 위임받았기 때문에평가를 수용해야할 의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지운기자 jj@. *C씨의 바뀐 행정 체험기. 서울 K구에 거주하는 C씨(45·관악구 신림3동)는 며칠전 평소보다 훨씬 이른 아침 6시30분쯤 집을 나섰다.그날은 자신의 사무실 건물 건축허가서를 접수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지하 1층,지상 4층에 연면적 250평 규모의 아담한 건물.부지 구입과 설계를 마치고 드디어 구청에 건축허가를 신청하기로 했다. 오전 9시,설계사무소 직원과 함께 구청으로 향하면서 마음을 다져먹었다.주변에서는 “건물 한번 짓고 나면 관청쪽으로는 오줌도 안 누게 된다”며 지레 겁부터 줘온 터였다.이런 저런 꼬투리를 잡는 것은 예사고 착공,중간검사,준공검사때 관련 공무원들에게 상납을 안 하면 건물을 못짓는다는 얘기도들었다. 각오를 했지만 막상 구청을 들어서려니 오금이 저렸다.뭔지는 몰라도 덜미를 잡힐 것같은 기분이었다. C씨의 생각은 처음부터 빗나갔다.살가운 도우미들의 안내며 꽃화분이 가지런한 민원실 분위기가 생각과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내심 “아니 언제 이렇게…”라는 생각이 들었다.예전처럼 고압적인 지시형 어투나 민원인의 실수를 꼬집는 신경질적인 응대도 없었다. 잔뜩 주눅들어 내민 설계도면과 건축허가서를 살펴본 직원이 웃으며 말했다.“이 건물은 건축과와 청소환경과,교통지도과,교통행정과와 관할 소방서를경유해야 하며 처리기간은 1주일입니다” “그럼 그쪽을 순서대로 거친뒤 와야 된다는 말씀입니까” “아닙니다.건축허가는 복합민원이므로 원스톱으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1주일 후 건축과에착공신고를 하면 하루,이틀 후에 우편으로 착공계를 받을 수 있습니다.공사는 그 때 할 수 있습니다” 담당자의 말은 명쾌했다. 민원실을 나서는 C씨는 순간 도깨비에 홀린 기분이었다.“내가 일을 제대로 한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주머니에 넣어간 두툼한 돈봉투를 생각하니 부끄러운 마음도 없지 않았다. 기분좋게 회사로 돌아온 C씨는 구청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열어 이런 글을올렸다.‘구청장님,인터넷사업을 한다는 제가 행정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에 부끄러웠고,달라진 공직자들의 모습에서 내 건물보다 든든한 우리의 미래를 읽었습니다.친절한 행정서비스,정말 감사합니다’. 심재억기자 jeshim@
  • 기회균등이 미 발전 원동력/이자벨 소힐(해외논단)

    미국 뿐아니라 세계 여러나라에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정신을 심어준 미국의 「아메리칸 드림」은 이제 유명무실한 꿈에 지나지 않는가.일반 미국인들의 불만팽배로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싱크탱크 미 도시연구소의 이자벨 소힐 선임연구원은 미공보원 발행 「전자저널」 최근호에 이와 반대되는 견해를 피력했다.이를 요약한다. 사학자 제임스 트러스로 애덤스가 1931년에 만들어낸 「아메리칸 드림」이란 용어는 남달리 미국적인 어떤 특성을 절묘하게 부각시킨다.즉 열려있으면서 동적이고 개인에겐 기회를,그 시대를 사는 많은 사람들에겐 보다 나은 삶을 약속해주는 그런 사회에 대한 믿음인 것이다.여기서 기회란 빠른 사회적 신분이동의 찬스를 가리킬 뿐만 아니라 능력주의에 대한 미국인들의 확고한 신념을 드러낸다.미국인들은 다른 어느 민주주의 국민보다도 태어난 사회적 계층 덕분이 아니라 개인의 실제 능력,노력,그리고 성취로 인해 사람들은 성공한다고 믿고 있다. 그런 아메리칸 드림이 오늘날 고장났다는 말이 무성하게 들린다.아무리 일을 열심히 하고 규칙을 지키며 일을 도모해봤자 수백만 이민자를 매혹시켰던 그런 신분상승을 이제는 기대할 수 없다고 많은 미국인들은 불평한다.또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식들의 세대는 자기보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더 못할 것이란 두려움을 피력하고 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이같은 불평은 전례를 찾을수 없는 번영의 시대,그리고 예전엔 배제되었던 다수 그룹들에게도 기회가 극적으로 확장된 연후에 솟구친다.무엇이 잘못된 것인가.과연 미국에서 기회는 줄어들었는가.아니면 단지 기대치가 실제 이룰수 있는 것보다 높아졌을 따름인가. ○인종·성·출신국 차별안해 미국의 「기회」는 독특하다.서유럽 대부분의 민주국가들은 이념적으로 볼 때 미국보다 훨씬 평등주의적 성향이 강하다.미국의 사회는 반면 결과의 균등보다 각 개인에 대한 기회의 균등이란 사고를 전제로 한다.이같은 특징은 19세기 초반에 이미 날카로운 관찰자에 의해 갈파된 바 있다.그리고 이 경향은 시간이 갈수록 강화되어 갔다.누진 세제와 수입재분배 프로그램들이 불평등의 각을 부드럽게 다듬긴 하지만 이같은 평등을 위한 개입은 미국에선 다른 어느 선진국보다 소폭에 그친다. 결과적 성취도에 따른 분배를 인위적으로 손보는 것보단 경쟁의 초기 판을 공정하게 차려줘야 한다는 믿음을 반영해 미국은 모든 개인들이 인종,성,출신국,종교 등에 상관하지 않고 동등한 기회로 시장경제의 보답물을 추구할 수 있는 평평한 「장」을 마련해주는 것을 목표로 삼아왔다.이에따라 각 개인에게 그 장에서 성공하는데 요긴한 도구를 갖춰주기 위해 교육에의 문호를 넓혔다.미국의 역사를 이 장의 마련과 교육 확대란 두가지 목적을 이루기 위한 노력으로 간단히 파악해도 무방하다.이 노력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목표도 완전히 달성되지 못했으나 그동안 이룬 진보는 이례적인 것이다.그럼에도 불만이 더 한층 팽배하고 있다. ○능력·성취도가 성공 결정 기회를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사회는 이제 당연히 능력과 성취순으로 보답을 결정한다.즉 철저한 능력주의 사회인 것이다.교육과 일자리에의 접근이 점점 더 열려짐에 따라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은 외부 요인에다 자신의 실패를 돌리기가 어렵게 됐다.또 지난 20년동안 성장률의 둔화와 기술 및 교육정도에 수입획득이 깊게 연관되는 구조적 변화라는 미국경제의 두가지 경향이 아메리칸 드림을 위협했다. 급속한 경제성장이 계속되는한 현재 자신의 경제적 처지가 어디에 있든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후대는 자신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으리라고 상식적으로 기대한다.그러나 경제성장이 모든 이에게 경제적 사다리를 올라갈 길을 열어줄 정도가 되지 못하면 기회의 구조가 문제되고 한층 날카롭게 공정성을 따지게 되는 것이다.성장률이 감소됐을 뿐 아니라 교육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들이 혜택을 독차지하는 경향이 심화되었다.그저 충실하고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아메리칸 드림이 보장되는게 아닌 것이다.교육에의 기회확대 측면에 많은 진전이 이뤄졌다고 해도 수요를 몽땅 충족시킬 정도는 아니었다.이런 새 환경에서 미숙련과 저능력자의 운명은 기존의 사상적 토대와 조화할 수 없는 걱정거리로대두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미국은 진정한 능력주의 사회가 아니고 아직도 사회적 계층과 인종이 문제되는 지도 모른다.그럼에도 미국은 역사적으로 주어진 기회균등이라는 목표를 거의 실현시켰다고 말할수 있으며 이에따라 여러 문제상황이 상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는 보다 낙관적이다.
  • 안전연습(외언내언)

    영국 동북부 해안에 헐(Hull)이라는 인구 30만명의 작은 도시가 있다.런던서는 킹스크로스역에서 에딘버러행 북행선을 타고 가다 중간에서 지선으로 갈아타고 3시간 반거리,빅토리아역에서 코치라고 부르는 고속버스를 타면 5시간에 닿는 곳이다.도시 역사는 8백년쯤 된다.어촌에서 조그만 산업도시·교육도시로 발전했고 계속 노동당이 집권해 온 전형적인 저소득계층 도시다.물가가 싸고 노동당 시책따라 학생들에게는 모든 공공요금이 할인되거나 무료여서 영국내에서도 우수한 학생들이 찾고 있고 특히 EU학생들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 외국인 학생도 늘고 있는 곳이다.대학이 두곳,전문학교 한곳 등 도시인구에 비해서 대학수와 그 학생수가 많은 편이다. 영국의 대학들이 그렇듯이 이곳서 가장 큰 헐대학교도 7천여명 학부와 대학원생의 60%를 기숙사에 수용하고 있다.기숙사는 거의가 목조골조에 외벽을 벽돌로 쌓은 2·3층 영국식 주거형태를 하고 있다.한채에 5∼6명에서 큰곳은 4백여명 단위로 가정식 또는 집단급식형으로 운영되고 있다.이곳 기숙사에는 입주전 안전교육과 입주후 일정기간 한밤중의 안전대피 훈련이 필수다.대학원생들만 거주하는 3층형 목조골조 벽돌집 6채가 있는 테일러 코트에는 입주후 1개월간 한밤중에 울리는 비상벨로 잠옷바람에 대피하기가 여러번이었다.벨이 울린 뒤 소방관이 고가사다리차와 구급차를 잇달아 끌고 출현하는 시간이 학생들 모두가 마당으로 대피하는 시각과 차이없이 신속했다.이 도시는 1·2차 대전때 독일측의 초토화 작전으로 철저하게 파괴된 역사를 지니고 있다.긴급대피 방재훈련은 대전때 필수 생존전략으로 어린이에게까지 실시되었다고 한다.평화가 정착된 이후는 자전거타기,화재때 대피하기,위험물 피하기등 현대 집단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 대비훈련이 어릴때부터 체계화 됐다고 한다.안전의식과 안전책임은 어린이 집 보모자격에서도 제1급 자격조건으로 요구되는 곳이 영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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