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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儒林(692)-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38)

    儒林(692)-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38)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38) 그러나 송재공은 퇴계의 밝은 얼굴에서 뭔가 한소식 하였음을 꿰뚫어 보았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 “그래도 뭔가 얻은 것이 있을 터인데.” 그러자 퇴계는 대답하였다. “아직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사오나 모든 사물에서 마땅히 그래야할 시(是)를 이(理)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퇴계의 이 대답에 평소엔 조금도 칭찬하거나 기뻐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던 엄격한 송재공도 크게 기뻐하면서 ‘너의 학문은 이로서 문리(文理)를 얻은 것’이라고 크게 평가하였다고 ‘퇴계언행록’은 기록하고 있는데, 어쨌든 12살의 퇴계가 ‘이를 모든 사물이 마땅히 그려야 할 시’로 깨달은 것은 성리학에 대해 초견성을 한 것이며, 평생을 두고 거경궁리해야 할 화두를 점지받은 것이었다. 주자가 죽은 것은 1200년, 그로부터 정확히 300년 후인 1501년 12월, 퇴계가 태어났으니, 두 사람은 비록 300년의 시간과 공간의 차이는 있지만 ‘저 높은 하늘 위에는 무엇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서부터 깨달은 주자의 ‘이’와 ‘마땅히 그래야할 시를 이’로 초견성한 퇴계의 ‘이’라는 공통된 바톤(baton)을 들고 수천 년의 유가적 계주에서 뜀박질을 하였던 위대한 사상가들이었던 것이다. 퇴계가 그 릴레이 계주에서 돋보이는 것은 그가 주자로부터 바톤 터치하여 유림의 숲이 끝나는 골인지점인 종착점까지 뛰었다는 점 때문일 것이며, 퇴계가 유림의 완성자라고 불린 것은 결승점을 통과하여 테이프를 끊은 실질적인 유가의 마지막 주자였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주자는 1546년, 아버지의 친구였던 유면지(劉勉之)의 딸과 16살의 어린 나이로 결혼을 한다. 주자는 부인과의 사이에 세 명의 아들과 다섯 명의 딸을 두었다고 한다. 이처럼 많은 자식들을 둘만큼 부부의 가정생활은 화목했지만 그의 부인은 주자보다 일찍 죽는다. 주자는 부인이 병들자 매우 비통해 하였다고 한다. 아내가 죽자 그는 손수 묘자리를 쓴다. 흔히 주자를 신안(新安) 주씨라고 하는데, 신안은 주자의 조상이 살던 무원( 源:지금의 안후이성)의 옛 지명이다. 우리나라의 신안 주씨는 주자의 증손 잠(潛)이 고려 때 건너와서 성씨를 이룬 것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주자의 나이 14살 되던 해 아버지 주송은 세상을 떠난다. 주송은 세상을 떠나면서 호적계(胡籍溪), 유백수(劉白水), 유병산(劉屛山) 등 세 사람의 스승을 찾아가 학문을 배우라는 유언을 남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주자는 어머니를 모시고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스승 유병산이 머무르고 있는 오부리(五夫里)에 집을 마련하고 그곳에서 50년간 머물렀는데 그곳에서 주자는 유백수의 딸을 아내로 삼아 가정을 이루는 한편 학문에 몰두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19세의 나이로 주자는 과거에 급제한다. 278등으로 그리 좋은 성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상당히 이른 나이에 과거에 급제하였던 조숙한 수재였다.
  • [심상덕의 서울야화] (18)명동 모나리자 다방 낭만이 그리울 무렵

    누가 뭐래도 9월은 가을입니다. 가을은 또 커피 향기가 그리운 계절이고요. 약 40년전 얘깁니다만, 그 무렵 서울 시내의 다방은 약 1200개 정도였습니다. 당시 서울의 인구가 약 350만명이었고요. 우리 서울에 근대적인 다방이 처음으로 등장한 게 1923년쯤입니다. 가장 먼저 명동에 생겨난 다방이 일본 말로 ‘후다미 다방’, 그 뒤를 이어서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먼저 문을 연 다방은 관훈동 입구 3층 벽돌집 아래층에 자리 잡았던 ‘카카듀 다방’이었습니다. 이 ‘카카듀 다방’의 주인은 당시 영화감독으로 이름 날리던 이경손씨입니다. 영화감독도 하고 소설도 쓰고 재주가 많았던 인물인데요, 그 왜 이수일과 심순애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장한몽’이란 영화 아시죠. “대동강변 부벽루를 산보하는 이수일과 심순애 양인이로다. 악수논정 하는 것도 오늘뿐이요. 보보행진하는 것도 오늘뿐이다.” 이 ‘장한몽’이 바로 이경손 감독 작품입니다. 서울 시내에 그 많고 많았던 다방 중에 시인 ‘장수철’의 시에도 등장하는 ‘모나리자 다방’. “명동 거리에 지금 막 네온사인의 꽃이 폈다. 그 찬란한 조명을 받으면서 몇 해 만인가 옛 애인을 찾아가듯 가슴 설레이며 들어선다.” 명동에 드나들었던 문화인들의 휴식처 ‘모나리자 다방’에 대한 그리움을 이렇게 시로 읊었습니다. “안주도 없는 술에 취했으면서도 길을 잃지 않고 돌아오곤 하던 고향의 품 같던 모나리자 다방 따스한 정들이 오갔던 곳.” 명동 전성기 시절엔 이 ‘모나리자 다방’이 낭만 일번지. 서울의 문화인들 총 집합소였던 겁니다. 광복과 6·25,9·28 수복까지 클래식 음악과 함께 명동을 지켜 왔던 진한 커피향기. 늘 조용한 미소의 그 ‘모나리자 다방’ 홍 마담. 단골손님들 명단엔 언론인 심연섭, 코주부 만화가 김용환, 소설가 박계주, 시인 박인환, 조지훈…. 이런 이름들이 올라 있었죠. 서울의 문화인들에게 그토록 사랑을 받아왔던 ‘모나리자 다방’ 홍 마담도 명동을 떠난 지 오래됐지만 명동거리 한구석엔 아직도 이 가을의 진한 커피향기처럼 오래오래도록 이런 추억들이 남아 있기에 그래서 더 아름다운 명동거리인 겁니다.
  • [하프타임] 정혜림, 女트랙 사상 첫 준결승 진출

    정혜림(19·안산시청)이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1회 세계주니어육상경기선수권대회 여자 100m 허들 예선에서 14초08의 기록으로 24명이 겨루는 준결승에 올랐다. 한국 여자 육상이 세계대회 트랙에서 준결승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더위를 얼려라” 아이스 쇼! 쇼! 쇼!

    “더위를 얼려라” 아이스 쇼! 쇼! 쇼!

    흩날리는 눈보라와 꽁꽁 얼어붙은 빙판. 생각만 해도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공연들이 앞다퉈 무대에 오른다. 시끌벅적한 휴가지 대신 겨울 풍경을 담은 공연장으로 두 시간의 짧은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러시아 마임연기자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15∼27일 LG아트센터)는 쌩쌩 부는 차가운 바람, 객석 위로 몰아치는 눈보라 등 한겨울의 정취를 만끽하는 데 제격인 작품이다.2001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후 세차례 내한공연에서 관객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다. 잿빛 하늘 아래 4명의 광대들이 펼치는 동화같은 이야기들은 아련한 추억과 더불어 동심의 세계로 관객을 안내한다.(02)2005-0114. 빙판 위를 부드럽게 가로지르는 피겨스케이팅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커스의 묘기를 동시에 즐기고 싶다면 ‘모스크바 서커스 온 아이스’(10∼15일 고양어울림누리 성사얼음마루)와 ‘샹그리라 그랜드 아이스쇼’(19∼9월10일 목동 아이스링크)가 딱이다. 모스크바 서커스대회와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대회 출신 단원들이 출연하는 ‘모스크바’는 화려한 야광 아이스발레와 공중 아크로바틱, 마술쇼 등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1544-1559. ‘샹그리라’는 지상낙원 샹그리라를 찾아가는 한 편의 아름다운 모험담이다. 광대들이 새를 따라 샹그리라로 향하는 1부에서는 새들처럼 날아다니며 노래하는 마법같은 공연이 펼쳐지고,2부에서는 얼음행성에 갇힌 노예를 구출한 뒤 샹그리라에 도착하는 과정이 스펙터클하게 그려진다.1588-6122. 4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공연하는 ‘로만자’는 세계 최장수 아이스쇼 제작사인 홀리데이 온 아이스의 작품.‘로만자’는 이탈리아어로 로맨스를 뜻한다. 로미오와 줄리엣, 삼손과 데릴라, 나비부인, 아담과 이브, 클레오파트라와 시저 등 7개의 러브스토리를 선사한다.(02)554-4484. 러시아 상트페레르부르크 발레단은 1998년부터 매년 한국을 방문하는 단골 공연단. 올해는 ‘호두까기 인형’과 ‘신데렐라’로 8∼1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선다.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 미하일 카미노프가 총 예술감독을 맡아 우아한 고전 발레와 격정적인 피겨스케이팅의 절묘한 조화를 이뤄낸다.15m×15m 크기의 최첨단 이동식 장치를 공수해 세종문화회관 무대를 얼음판으로 바꿔놓는다.(02)548-448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약물파동에 휘청거리는 국제스포츠계

    약물파동에 휘청거리는 국제스포츠계

    세계 스포츠계가 금지약물 파문으로 시끌벅적하다.2006 투르 드 프랑스(프랑스도로일주사이클대회) 우승자 플로이드 랜디스(미국)에 이어 최근 육상 남자 100m 세계타이기록(9초77)을 수립한 저스틴 게이틀린(미국)도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스포츠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둘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조만간 최종 결론에서 사실로 드러나면 선수 생명이 끊길 수도 있다. ●금지약물, 그 달콤한 유혹 금지약물 복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육상, 역도, 사이클 등 기록경기에서 두드러진다.1988년 서울올림픽 남자 100m에서 9초79의 세계기록으로 우승한 벤 존슨(캐나다)은 이후 금지약물 복용사실이 밝혀져 타이틀이 박탈됐다. 한때 이 종목 세계기록보유자였던 팀 몽고메리(미국)는 금지약물 복용의혹으로 불명예 은퇴했다.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도 여자포환던지기 로베르트 파제카스(헝가리)가 금메달이 박탈되는 등 많은 선수들이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였다. 프로스포츠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프로야구 현역 최고의 거포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등 다수 강타자들이 약물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선수들은 장기적으로 심리적, 육체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성적에 대한 열망으로 약물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대한육상연맹 전인상 차장은 “금지약물은 경기력 향상 효과가 금방 나타나기 때문에 선수들이 유혹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면서 “새 기록 작성으로 자신에게 돌아오는 부와 영광이 큰 것도 약물에 손을 대는 이유”라고 말했다. ●200여종의 금지약물 금지약물은 종류가 다양해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현재로선 200여종으로 알려져 있다. 도핑은 1960년 덴마크 사이클 선수 쿠르트 옌센이 정신흥분제인 암페타민 과다복용으로 사망하고,1967년 투르 드 프랑스에서 한 선수가 역시 이 약으로 숨지면서 금지약물 리스트가 만들어졌다.1968년부터 올림픽에서 본격 약물검사가 시행됐다. 우리나라에서도 1985년 도핑콘트롤센터가 설립됐다. 이후 1999년에는 반도핑 검사를 독자적으로 시행하는 반도핑기구(WADA)도 창설됐다. WADA에서 금지하는 약물은 항시 금지약물(근육강화제, 호르몬제, 이뇨제 등)과 경기기간중에만 금지하는 약물(마약성 진통제, 흥분제 등)로 구분된다. 랜디스와 게이틀린이 사용한 것은 테스토스테론으로 항시 금지약물인 근육강화제의 일종이다. 근육강화제는 근육과 근력을 증가시키고 체지방 비율을 감소시킨다. 그러나 부작용은 생각보다 심각해 간암이나 심근경색을 초래할 위험이 높고 심리적으로 공격 성향을 띠게 된다. 다른 종류의 금지약물도 이와 유사한 부작용을 동반한다. ●안전지대는 없다 미국이나 유럽 등 스포츠 선진국에 견줘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아직 금지약물 안전지대에 속한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특히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고의적으로 금지약물을 복용하는 것보다 무의식적으로, 음식 등을 통해 섭취하는 경우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1995년 육상 중거리스타 이진일은 한국선수 최초로 금지약물 복용,4년 자격정지를 당했다. 세계주니어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주가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불시에 WADA의 도핑검사를 받았다. 당시 독감으로 감기약을 먹었던 이진일은 거리낌 없이 도핑에 응했지만 결과는 금지약물인 베타-2 아고니스트 양성반응으로 나왔다. 감기약에 포함된 것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이후에도 경보의 신일용, 스피드스케이트의 백은비가 금지약물 의혹을 받았지만 모두 무혐의 처리됐다. 국제적으로 도핑이 강화되자 국내에서도 도핑 강화 추세다. 지난해 울산 전국체육대회에서 보디빌딩, 역도, 사이클, 근대5종 등 모두 12명이 금지약물을 사용한 것이 확인되는 등 국내에서도 더 이상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것이 입증됐다. 다가오는 도하아시안게임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더욱 철저한 관리로 사전 예방에 힘쓰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세계육상계 미래 ‘X맨’ 떴다

    세계 육상계에 ‘X-맨’ 돌풍이 일고 있다. ‘X-맨’은 지난 12일 슈퍼그랑프리대회(스위스 로잔) 남자 200m에서 19초63의 역대 2위 기록으로 우승한 사비에르 카터(20·미국)에게 국제육상연맹(IAAF)이 붙여준 공식 별칭. 사비에르(Xavier)의 알파벳 첫 글자인 ‘X’에서 따왔지만 불멸의 기록을 세울 미완의 대기라는 의미도 담겨져 있다. 카터는 지난달 전미대학선수권에서 4관왕에 등극, 세계 육상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대회 4관왕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4관왕(100m·200m,400m계주, 멀리뛰기)을 달성한 전설의 스프린터 제시 오언스 이후 처음이다.특히 그는 100m,400m계주,1600m계주, 그리고 중거리인 400m에서 우승했다. 단거리와 중거리가 엄격히 구분돼 있는 육상계에서 중·단거리를 한꺼번에 제패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카터가 200m에서 역대 2위의 기록을 주파하자, 육상계의 관심은 100m에 쏠렸다.현재 카터의 100m 기록은 10초09로 세계기록(9초77)과는 차이가 난다. 그러나 조만간 100m 기록도 단축시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오는 25일 스웨덴 스톡홀름슈퍼그랑프리에서 세계 타이기록 보유자인 아사파 파월(24·자메이카)과 첫 맞대결을 펼친다. 따라서 세계 기록에 대한 희망도 조심스럽게 부풀려지는 것. 대회조직위는 “우리는 오랜 기간 카터를 주시해 왔고, 이번 대회에서 화끈한 대결이 예상된다.”면서 카터와 파월의 맞대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한국 남자배구, 쿠바에 0-3 완패

    8년 만에 세계무대에 도전한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이 강적 쿠바에 2연패,6강이 겨루는 결선행이 불투명해졌다. 한국은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배구월드리그 D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한국은 대학생 새내기 문성민(경기대·11점)의 ‘배짱타’를 앞세워 쿠바의 벽을 노크했지만 높이와 파워에서 한 수 아래임을 절감했다. 이로써 지난 1998년 대회 이후 8년 만에 월드리그에 출전한 한국은 쿠바와 역대 전적에서 3승37패의 열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은 전날 1차전에서 쿠바에 1995년 이후 13경기 만에 처음으로 한 세트를 탈환한 데 이어 이날 두번째 세트에도 듀스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지난해 세계주니어선수권을 제패한 쿠바의 ‘젊은 피’를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대전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재건축 하반기 일반분양 서울, 작년동기 77% 줄어

    재건축 하반기 일반분양 서울, 작년동기 77% 줄어

    올해 하반기 서울·경기지역에 재건축 아파트 2000여가구가 공급된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하반기 서울 및 수도권 재건축 일반 분양 단지는 모두 31곳 2923가구로 전년 동기 (6139가구)의 52.3% 수준. 대규모 재건축 물량이 없는데다 2003년 7월1일 이전까지 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하지 못한 재건축조합은 후분양제 적용을 받아 선분양되는 재건축 일반분양을 찾기 힘든 게 주요 이유다. ●서울, 대부분 중소 규모 단지 서울 지역은 2005년과 비교해 일반분양 물량이 가장 많이 줄었다. 하반기 분양예정 물량은 14곳 629가구로 전년 동기보다 76.7% 줄었다.1000가구 이상 대규모 단지는 없고 중소 규모가 대부분이다. 대우건설은 7월 강서구 방화동 방화건우아파트를 재건축해 341가구 중 25·31평형 60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방화뉴타운과 서울지하철 9호선 개통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단지다. 경남기업은 같은 달 구로구 구로동 비둘기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129가구 중 24∼31평형 54가구 일반분양한다.2·7호선 환승구간인 대림역이 걸어서 3분 거리다. GS건설은 마포구 하중동 단독주택을 재건축해 488가구 중 44∼60평형 75가구를 10월 중 일반분양한다. 한강조망이 가능하고 지하철6호선 광흥창역이 도보 3분 거리다. 롯데건설은 노원구 월계동 월계라이프아파트(850가구)와 서초구 잠원동 우성아파트(408가구)를 재건축해 각각 8월과 12월에 일반분양한다. 일반분양 물량의 경우 월계라이프재건축이 51가구다.11월 입주를 예정으로 공사 중인 후분양제 적용 단지다.3차뉴타운으로 선정된 장위뉴타운 맞은편에 있다. 우성재건축 일반분양 물량은 미정. 지하철 3·7호선 환승구간인 고속터미널역이 걸어서 3분 거리다. ●수원, 대단지 4곳 눈길 경기지역에서 15곳 1895가구, 인천은 2곳 399가구의 재건축 일반분양이 나온다. 이 중에서도 수원에서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가 4곳이 있다. 대우건설이 수원시 천천동 천천주공을 재건축해 2571가구 중 25∼55평형 372가구를 8월에 일반분양한다. 단지가 크고 주변에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삼성물산은 수원시 인계동 인계주공을 재건축해 1351가구 중 일반분양을 9월에 진행한다. 일반분양 평형과 가구수는 미정. 코오롱건설과 대우건설이 광명시 철산동 철산주공2단지를 재건축해 1264가구 중 132가구를 11월에 일반분양한다. 평형은 미정. 지하철7호선 철산역이 도보 5분 거리다. 성원건설은 안양시 비산동에서 9월에 주상복합아파트를 일반 분양한다. 기오아파트를 재건축해 231가구 중 32평형 145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盧대통령, 주요지휘관들과 대화 “대북지원은 평화·통일의 비용 NLL문제 합리적 공존법 찾자”

    노무현 대통령은 16일 국정운영 기조에 대해 “정치와 역사에 관해서는 원칙주의를 견지해나가고 적당하게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외교와 안보에 있어서는 점진주의 내지 단계주의로 가겠다.”고 말했다. 또 “남북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요인을 잘 관리하는 것”이라면서 “평화적으로 관계를 진전시키는 방법은 신뢰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계룡대에서 가진 전군 주요 지휘관과의 대화에서 ‘전략적 사고로 미래를 준비하자’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대북지원을 두고 시비가 있으나 대북지원 문제는 1차적으로 평화의 비용,2차적으로 통일의 비용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확실하게 믿도록 신뢰를 확보해 나가야 하는데 대북지원이 거기에 해당되고,NLL(북방한계선)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공존의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북 지원은) 공존의 방법을 찾아나가자는 것이지, 북한에 전술적으로 전략적으로 대단히 유리한 이익을 줘서 우리를 위태롭게 하자는 것은 아니고, 핵심은 위기요인을 제거하는 것, 압력을 낮추는 것, 신뢰를 높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달 9일 몽골 순방 때 “북한에 많은 양보를 하려 한다.”라고 밝힌 언급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인 셈이다. 노 대통령은 “자주국방하니까 ‘반미하자는 것이냐.’고 하는데 잘못된 사고”라면서 “자주는 자주고 반미는 반미로서 자주는 별개의 개념이다. 친미의 자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의 관계에서 주로 협력하면서, 그외에 모든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우호적인 자주관계를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남북관계에서의 확고한 원칙은 제1번이 안전,2번이 평화,3번이 통일”이라고 말했다. 통일 문제와 관련,“국가연합, 연방제, 다음 통일 이러는데 경제통합, 먹고 사는 것이 제일 중요한 문제이며, 다음에 문화통합, 그 다음에 정치통합의 순서로 가야 한다.”면서 “이 시간은 아주 넉넉하게, 여유 있게 잡아서 점진적으로, 단계적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평화를 깨는 통일은 지금 적절하지 않다.”면서 “어떤 경우라도 평화가 깨지면 통일이 오지도 않고 더욱 더 분단은 깊어질 수밖에 없고, 승부가 나지도 않으며 동북아 전체의 질서가 아주 심각한 상황이 되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원효는 반전주의자였죠”

    “원효는 반전주의자였죠”

    “일연의 ‘삼국유사’도, 춘원 이광수의 소설 ‘원효대사’도 원효를 무책임하게 오독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잘못 알려진 원효의 삶과 사상을 바로잡고 싶었습니다.” 소설가 한승원(67)이 부처님오신날(5월5일)을 즈음해 한국 불교의 큰 스승, 원효의 일대기를 그린 전작 장편소설 ‘소설 원효’(전 3권, 비채)를 펴냈다.3년 전, 조선후기 선승이자 한국 차의 중시조인 초의선사를 다룬 책을 출간한 바 있는 작가는 “‘초의’보다 먼저 구상한 작품인데 공부가 부족한 탓에 이제야 집필을 끝내게 됐다.”고 말했다. 원효는 신라시대 불교 대중화와 불교사상 융합에 힘쓴 정토교의 선구자로 한국 불교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화왕계’의 저자인 설총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삼국유사’의 기록대로라면 원효는 불안정한 시국에 여자 생각이 동해 과부 요석공주와 동침한 파렴치한 승려입니다. 또 이광수는 원효가 도술로 도적을 제압하고, 신라 젊은이들에게 삼국통일 전쟁에 기꺼이 몸을 던지라고 부르짖었다고 썼습니다.” 원효의 저서는 물론 수많은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원효의 행적을 좇아 경산 불등마을과 경주 남산 등을 수차례 취재한 결과를 근거로 작가는 이들 기록에 강한 반론을 제기한다. 반전주의자였던 원효를 제거하기 위해 신라 집권자들이 그를 파렴치한 승려로 몰았으며,2차 세계대전 중 ‘매일신보’에 연재된 이광수의 소설도 식민지 조선의 젊은이들을 전쟁에 참여하도록 충동질하는 데 원효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작가는 “원효는 반전주의자이자 세계주의자였고, 일심(一心)·화쟁(和諍)·무애(無碍)를 실천한 ‘불국토주의자’였다.”면서 “분단의 아픈 시대를 살고 있으면서, 이 나라를 분단되게 한 강대국이 치르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군대를 파견하는 현 상황을 돌아보게 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소설 원효’에 등장하는 고유명사를 한자의 뜻말과 이두를 섞어 쓴 ‘삼국유사’의 표기를 따르지 않고 뜻을 그대로 한글로 표기했다. 이를테면 김춘추의 큰딸 ‘고타소(古陀昭)’는 ‘예삐’로, 원효의 할아버지 ‘적대공(赤大公)’은 ‘불커’로 썼다.“예전에 국어교사 시험 준비할 때 공부했던 걸 활용해봤다.”며 웃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청계천에 성(性)이 있다면 아마도 ‘여성’일 것이다. 청계천에는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포근함과 넉넉함이 살아 있다. 또 크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여성미도 느낄 수 있다. 청계천 복원 이후 처음 맞는 봄. 청계천에 화사한 봄 옷을 입혀 놓고 보니 영락없는 ‘봄 처녀’의 자태를 닮았다. 수줍은 듯 하얀 꽃향기를 뿜어내는 조팝나무와 연분홍 진달래, 노란 개나리, 조만간 꽃망울을 터뜨릴 노랑꽃창포 등에서도 ‘여심’(女心)이 느껴진다. 그녀는 품속에서 수많은 꽃과 나무와 풀과 곤충과 새들이 어우러져 넉넉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한다. 어려웠던 지난 시절 서민들과 희로애락도 함께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넉넉함을 잊지 못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그 곳에는 역사가 있고, 추억이 있고, 생명이 있고, 문화가 있고, 삶이 있다. 주변의 ‘맛과 멋과 쉼’에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30년만에 찾아 온 청계천의 봄. 가족들에게는 봄나들이 명소로, 주머니가 가벼운 연인들에게는 데이트 코스로 이보다 좋은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길이 5.84㎞. 나이 7개월 20일. 새롭게 태어난 청계천, 그녀의 봄 속으로 들어가 봤다. 글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걸어서 한바퀴 30년 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 풍경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컷던 것일까. 아니면 콘크리트로 뒤덮인 청계고가를 넘어다니던 학창시절 읽었던 박태준의 ‘천변풍경’의 잔영들이 갑자기 되살아난 것일까. 청계천을 찾기도 전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청계천변에 모여 살았던 서민들의 모습들도 머릿속을 맴돌았다. ‘판자촌이 늘어섰던 개천변의 모습과 아낙네들이 수다를 떨던 빨래터, 개천변에 모여살던 민 주사와 한약국집 가족, 이쁜이, 점룡이, 여급 하나코’. 이런 상상에 빠져 지난 14일 봄의 새싹이 움트고 있는 청계천을 찾았다. 봄을 만끽하기에는 이른 느낌이었지만 그 곳에는 봄이 있었다. 조팝나무에 하얀 눈송이가 달려 있고, 진달래는 제철을 만났다. 개나리 꽃은 잎사귀에 둘러싸여 내년 봄을 기약한다. 창포와 버들가지에도 봄이 가득하다.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과 오리가 자맥질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롭다.30년 만에 되찾은 청계천의 봄 풍경이다. #10:00-청계광장 출발 청계천 시작지점인 ‘청계광장’(청계1경)을 내려와 모전교를 출발했다. 천변은 번잡하던 도로 위와는 전혀 딴 세상이 펼쳐졌다. 개천은 지상에서 불과 2∼3m 아래지만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의 시끄러운 소음 대신 물 흐르는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상쾌하게 파고드는 공기도 지상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모전교는 청계천 22개 다리 중 첫 다리로 근처에 과일을 팔던 모전(毛廛·과일가게)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가장 먼저 만난 곳은 다리 아래 ‘팔석담’. 팔도의 화합과 정기를 담은 이 곳에서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수거된 동전은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한다고 하니 소원도 빌고, 좋은 일도 할 겸 과감하게 500원짜리 동전을 꺼내 물속에 던졌다.‘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동전을 줍는 행위는 절도죄에 해당한다. 던질 수는 있지만 줍지는 말아야 한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청계천의 석교인 ‘광통교’(청계 2경) 아래를 지나자 완연한 봄 세상이다. 버들가지에서는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돋아나고, 천변에 줄지어 늘어선 창포가 푸르름을 자랑한다. 인공미가 물씬 풍기던 지난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청계천의 돌과 나무, 꽃 모두는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로 자연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청계천의 새역사를 써 갈 꽃과 나무는 따사로운 봄볕에 새싹을 틔우고 있었다. 광통교는 청계천 다리중 가장 큰 다리로 원래는 광교 사거리에 있었지만 1958년 복개공사로 땅속에 묻혔다가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 #10시20분-광교∼관수교 물의 흐름이 걷는 속도보다 빠르다. 봄을 즐기며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는 탓도 있지만 유속이 어른의 빠른걸음 정도다. 그러나 강바닥에 군데군데 떨어져 있는 오물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광교 다리를 지나 ‘정조반차도’(청계 3경)에 이르렀다. 정조가 모친의 회갑을 기념해 아버지 사도세자 무덤이 있던 화성(현재 수원)에 행차하는 모습으로 김홍도 등 당대 최고의 화원들이 합작해 그린 작품이다. 규모는 폭 2.4m, 길이 192m에 이르는 거대한 도자벽화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자벽화라고 한다. 자원봉사자가 반차도의 내용을 설명해 준다. 장통교를 지나자 ‘삼각동 워터 스크린’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이어 삼일교를 지나 수표교터에 도착했다. 수표교는 청계천을 복개할 때 장춘단 공원으로 옮겨졌고 이 곳에는 터만 남아 있다. 청계천의 수심을 측정하는 곳이라는 뜻에서 수표(水標)라는 이름이 붙었다. #10:40-관수교∼나래교 관수교에 이르자 개천 바닥에 녹색 그물들이 눈에 들어온다.‘뭘까?’라는 궁금증을 품기도 전에 자원봉사자들이 먼저와 다가와 “물고기들의 쉼터”라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꽃이며 나무들의 이름을 물어봤다. “하얀 꽃을 예쁘게 피운 것이 장미과 조팝나무고, 붉은 것은 진달래, 개천변의 파란 풀들은 창포”라며 자세하게 설명해 줬다. 관수교를 지나자 시원한 ‘고사분수’의 물줄기가 개천에서 하늘로 솟구친다. 새벽다리에 이르자 물흐름이 느려진다. 곳곳에 물고기 산란장이 많다. 개천 위의 돌다리를 건너 다니며 개천 속을 들여보기로 했다. 바닥에는 푸른 이끼들이 끼어 있고, 한무리의 송사리떼가 노닌다. 개천 바닥의 흙색과 닮아 한참을 들여다봐야 송사리떼를 찾을 수 있다. 엄마와 봄 나들이를 나온 아이는 “엄마, 송사리가 어디 있어, 안 보여.”라며 칭얼댄다. 엄마의 손끝을 한참 들여다본 뒤에야 “야, 물고기가 많다.”며 즐거워했다. #11:00-나래교∼오간수교 출발한 지 벌써 한 시간이 흘렀다. 청계광장에서 나래교까지는 2.5㎞ 남짓. 산책이 즐거운 탓인지 전혀 지루하지 않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천변 담장을 타고 담쟁이덩굴이 올라간다. 시골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다. 개나리도 반갑게 반긴다. 오리 한 마리가 물위를 거닐며 먹이를 찾느라 여념없다. 먹이를 발견한 오리는 자맥질을 한다.“아이고 몇 마리 없는 물고기 다 잡아먹네…”라며 지나가던 한 할머니의 한숨 섞인 탄성도 들린다. 청계천 산책에 동행한 동료가 복원 전과 복원 직후의 청계천은 전혀 다른 느낌이라고 거든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패턴천변’(청계 4경)에 이르자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주제로 제작됐다는 ‘문화의 벽’과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 올리는 패턴 분수, 그리고 그 주위로 조성된 수변 무대가 발길을 사로잡았다. 엄마 손을 잡고 돌다리를 건너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웃음 소리가 정겹게 들려와 산책길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준다. #11:20-오간수교∼비우당교 오간수교 아래에는 오간수문터의 옛모습이 걸려 있다. 도성안의 물줄기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지점에 있었던 다섯개의 수문이다. 다리 아래에 청계천에서 빨래하는 아낙네와 그 앞에서 멱을 감는 아이들의 흑백 사진은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다산교를 지나자 흑백사진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빨래터’(청계 5경)에 도착했다. 시멘트로 만든 대여섯개의 빨래판은 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빨래터는 소설 천변풍경이 시작되는 곳. ‘…간간이 부는 천변 바람이 제법 쌀쌀하기는 하다. 그래도 이곳 빨래터에는 대낮에 볕도 잘 들어, 물 속에 잠근 빨래꾼들의 손도 과히들 시립지는 않은 모양이다’ 인근에 즐비하게 늘어선 판자촌 사이로 빨간 함지박을 머리에 이고 빨래 방망이를 겨드랑이에 끼고 아이들을 데리고 청계천을 찾던 사람들의 모습들이 오버랩된다. 인근 다리 아래에 당시 천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몇 점의 사진이 걸려 있다. #11:50분-비우당교∼두물다리 점점 다리가 아파 온다. 쉬지 않고 걸은 탓이다. 밤이면 물줄기와 형형색색의 조명이 아름답다는 ‘리듬 벽천’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맞은편에는 소망의 벽(청계 6경)이 눈에 들어온다.2만여개의 예쁜 타일에 시민들의 소망이 적혀 있다. 선생님을 따라 봄 나들이를 온 유치원생들의 재잘거림이 정겹다. 길게 줄지어 가는 산책을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 아이들이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게 다행스럽다. 벽에서 시원스레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하늘물터’(청계 7경)의 터널분수. 마치 커다란 물줄기 사이를 지나는 듯하다. 바람에 물이 날려 옷을 젖을 수 있어 안경을 썼거나 카메라를 지닌 사람은 돌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피해 가는 것이 좋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과 어우러져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개천 가운데 우뚝 솟은 3개의 거대한 기둥이 눈길을 끈다.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청계고가도로의 교각으로 후대에 청계천 복원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일부러 남겨둔 것이라고 한다. #12:20-두물다리 도착 ‘구경 한번 잘했다∼.’무학교와 두물다리를 지나 청계천이 끝나는 청계문화관에 이르렀다.2시간 남짓을 걸어서야 5.8㎞의 산책로 끝에 이르렀다. 너무 빨리 걸은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볼거리와 화려함은 덜 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더욱 정겹다. 체력과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곳에서 다시 청계광장까지 거슬러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다. 고산자교를 지나면 청계천에서 가장 자연적이고 생태적인 ‘버들습지’(청계 8경)을 만난다. 어류, 양서류, 조류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주변에 갯버들과 매자기, 꽃창포 등 수생식물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힘에 부치는 사람은 두물다리 위로 올라와 ‘청계천문화관’에 들러 청계천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본 뒤 버스를 타고 돌아가면 된다. 두물다리 위에 있는 성북상수도사업소(청계주차장) 앞에 가면 노란색 1번 버스를 타면 청계광장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노선은 이곳에서 청계8가∼평화시장∼세운상가∼청계 3가∼종로3가∼무교동까지다. 버스는 30∼35분 간격이며, 요금은 현금 550원, 카드 500원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숨은 맛집 완연한 봄이다. 청계천에도 이곳 저곳을 거니는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친구끼리…. 청계천엔 수경시설과 금붕어, 청둥오리, 꽃, 전태일 동상까지 많은 볼 거리가 있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청계천 주변을 둘러보면 먹을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그렇지만 성큼 발길이 옮겨지지 않는다. 눈여겨 보면 청계천 주변의 뒷 골목엔 숨은 맛집들이 적지 않다. 한 장소에서 고집스럽게 단일 메뉴만을 수십년 동안 만든 요리사도 많다. 빠르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청계천의 맛집을 소개한다. ●북한토속음식 청계천 광장 인근에 북한 토속음식을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다. ‘리북손만두’(776-7350)사장 박혜숙(65)씨는 평양 태생으로 한국전쟁 때 남하해 그동안 줄곧 북한 음식을 했다. 청계천 인근 지금의 장소에서 시작한 지는 17년. 이 가게의 주요 메뉴는 리북손만두와 김치마리밥, 빈대떡, 제육보쌈 등이다. 특히 리북손만두가 맛있다. 김치마리밥은 김치국물에 찬 밥을 말아먹는 북한에선 한겨울 음식. 하지만 손님들은 주로 여름에 이 음식을 찾는다. 빈대떡은 평양식 빈대떡이다. 제육보쌈은 일반적인 보쌈과 달리 삽겹살로 한다. 보통 목살로 하는 경우가 많다. 돼지고기는 북한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 맛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가격은 만둣국과 접시만두는 7000원, 김치마리밥은 6000원, 빈대떡은 1만 2000원. ●70년 이상 추어탕만 파는집 1972년 남북조절위 제3차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온 북한의 박성철 대표는 “지금도 무교동 그 자리에 용금옥이 있는거요?”라고 물어 용금옥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용금옥(777-1689)은 전통을 사랑한다. 용금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찾는 사람들도 전통을 사랑한다. 아무리 장사가 잘 돼도 사장은 함부로 객장을 넓히려 들지 않고 젊은 시절에 친구들과 추어탕 한 그릇에 소주를 기울이던 손님들은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옛모습 그대로인 이곳을 ‘마음의 고향’인양 찾는다. 위치도 무교동 골목길을 헤매야만 찾을 수 있는 그 자리 그대로이다. 용금옥은 1932년 홍기녀(작고)씨가 열었다. 현재 3대째인 신동민(45)씨가 9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전라북도 부안에서 정기적으로 올라오는 미꾸라지들은 살아있는 것으로 소금에 씻어 얼른 뚝배기 육수 속으로 집어넣기 때문에 연하고 신선하다. 미꾸라지를 넣기 전에 느타리와 목이, 표고버섯, 두부, 양파, 유부 등 갖은 양념이 먼저 육수에 들어간다. 고춧가루를 듬뿍 쳐 내놓는다. 가격은 8000원. ●피아노로 프러포즈를 미리 피아노를 배우지 못 한 걸 후회하는 남성들이 더러 있다. 피아노 프러포즈만큼 낭만적인 게 있을까. 하지만 피아노 프로포즈를 할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고민이라면 청계천 장통교에서 종로쪽에 자리잡고 있는 티포투(735-5437)를 추천한다. 홍차와 우롱차, 커피 등을 파는 차 전문점 티포투의 2∼3층엔 피아노가 있다. 간혹 실력을 뽐내는 손님이 더러 있다고 한다. 또한 매주 두 차례 오후 9시 하프 공연도 잡혀 있다. 일정은 매주 월요일 저녁 때 나온다. 티포투는 메뉴를 선택하기 전 찻잎이 담긴 작은 샘플병에서 향을 먼저 맡아보고 원하는 차를 고를 수 있다. 4층은 공연장으로 쓰인다. 극단들이 종종 대관해 공연을 한다. 티포투는 인테리어가 전반적으로 부드러워 여성들이 선호한다. 차 가격은 6000∼8000원 ●주문진산 골뱅이 수표교에서 나와 중부경찰서 앞에 오면 골뱅이 집이 10여개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집은 풍남원조골뱅이(2265-2336).1971년 이원희(81)씨가 시작,1981년 방종숙(50)씨가 시집을 온 뒤 요리를 맡고 남편 송병희(54)씨가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재료를 쓴다. 골뱅이는 주문진산으로 육질이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운 게 비결이다. 송씨는 “일반적으로 골뱅이는 북한산을 써 딱딱한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주문진산을 써 많은 손님들이 온다.”고 말했다. 이 집은 모든 게 푸짐하다. 대접에 골뱅이 무침이 산처럼 쌓여 나온다. 반찬으로 나오는 계란말이도 풍성하다. 또한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인심도 좋다. 골뱅이는 산지에서 잡아 냉동 전 바로 가공된다. 따라서 산 채로 운반되는 것보다 위생적이고 영양 상태도 오래 간다. 젓가락에 돌돌 말아 먹는 맛도 별미. 가격 1만 9000원. ●굴보쌈집 골목 청계천의 관수교에서 나와 서울극장 뒷골목에 가면 굴보쌈집이 6∼7개 있다. 이곳에서 10년 이상 굴보쌈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가게들이있다. 또한 대부분 맛이 좋기로 언론에도 소개된 만큼 믿을만하다. 손님이 많이 찾는 가게 가운데 한 곳이 전주집. 돼지고기와 김치를 말아 김치보쌈을 만들고 여기에 굴을 올리면 굴보쌈이 된다. 맛은 달콤해 입에 짝짝 달라붙는다. 함께 나오는 국도 맛이 일품이다. 가격은 굴보쌈 큰 게 2만 5000원. 중간 크기는 2만원. 정식은 1만원이다. ●대한민국 원조 함흥냉면 동네마다 함흥냉면 가게가 있다. 함흥냉면을 안 먹어본 사람은 드물다. 함흥냉면 가게는 많지만 원조는 오로지 하나. 바로 ‘함흥곰보냉면’(2267-6922). 한국전쟁 때 함흥에서 온 곰보부부가 여기서 냉면집을 시작했다. 당시엔 가게는 없었고 길 구석에 탁자를 놓고 장사를 했다고 한다. 부부는 둘 다 얼굴에 천연두 흉터가 많았고 사람들은 “곰보네 냉면 먹으러 가자.”면서 찾았다고 한다. 그 뒤 이들 부부는 수십년 동안 8명의 주방장에게 요리법을 전수했다고 한다. 현재 모든 함흥냉면 집은 모두 이들 주방장한테 전수받은 것. 부부는 장사가 잘 돼 1968년 가게를 열었고 1987년 배정지(63)씨가 인수,3층 건물에 260석을 갖춘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함흥냉면 특유의 새콤달콤한 양념장 맛이 난다. 육수는 누린내가 완전히 제거됐다. 회냉면은 가장 인기다. 물·회·비빔냉면 모두 6000원. ●4계절 문전성시인 닭집 동대문 종합시장 뒷골목엔 1년 동안 손님이 끊이지 않는 가게가 있다. 바로 진할매원조닭집(2275-9666). 진옥화 할머니는 25년 동안 여기서 오로지 한 메뉴 닭한마리만을 고집했다. 닭이 통째로 대야에 담겨 나온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손님들은 집게와 가위로 닭을 자른다. 대야 안엔 대파와 큰 감자도 있다. 아무리 가위질이 서툴러도 종업원들은 절대 돕지 않는다. 종업원들과 눈 한 번 마주치기 힘들다. 닭은 자란지 35일쯤 된 것으로 냉동하지 않은 걸 쓴다. 영계이기 때문에 부드럽고 맛이 담백하다. 김치도 고랭지 배추만을 쓰며 3일 이상 된 것은 없다. 닭을 모두 건져먹으면 국수를 넣고 국수 대신 흰떡을 넣어 먹어도 된다. 닭한마리 가격은 1만 2000원. ●원할머니 보쌈집 본가 김보배(84)씨가 1965년 청계천 8가에 허름한 판잣집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사위인 박천희(49)씨가 1991년 맡아 운영한 뒤 현재 프랜차이즈점으로 커졌는데 원래 본가는 바로 이곳이다. 많은 프랜차이즈점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데 이종구 홍보과장은 “본가 맛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개성식 보쌈으로 보쌈김치의 매콤한 맛을 줄이고 담백한 맛을 높였다. 해산물을 많이 넣는다. 현재 유명한 보쌈 프랜차이즈점이 이곳에서 배웠다는 설이 있다. 한 손님은 “36년 동안 왔다.”면서 “맛에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손긍익씨도 “서울에서 맛을 본 뒤 잊을 수 없어 대구에서 다시 와 먹는다.”고 말했다. ●황학동 곱창골목 연탄불로 곱창을 구우면 기름이 쭉 빠지고 잘 익는다고 한다. 철판에 곱창을 굽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연탄불로 곱창을 굽는 음식점이 모인 골목이 있다. 청계천 황학교에서 황학동 사거리로 가면 곱창 골목이 모여 있다. 대부분 음식점은 10년을 훌쩍 넘는 기간 동안 곱창을 팔았다. 1991년까진 이곳은 곱창을 파는 포장마차가 많았다. 당시엔 심야단속이 있었는데 몰래 장사를 했다고 한다. 당시 정부가 포장마차 규제 정책을 펴면서 하나 둘씩 구멍가게로 전환을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업소 주인들은 손님들이 요즘도 곱창을 밖에서 먹는 걸 좋아한다고 전했다. 날이 더워지면 손님들이 밖에서 먹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가격은 가게마다 좀 다르지만 연탄불 곱창은 9000원. 야채곱창은 8000원이다. 원조왕곱창은 유일하게 4년 전부터 메뉴에 껍데기를 추가했다고 한다. 껍데기는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 좋다고 한다. 글 사진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어떻게 변했나 ‘청계천은 어떻게 변해 왔을까?’청계천 하류 끝지점인 성동구 마장동에 위치한 ‘청계천문화관’에 가면 이런 궁금증을 한꺼번에 풀어준다. 청계천 물길을 상징하는 긴 유리 튜브 형태의 건물에는 한국전쟁 전후 혼돈과 가난을 담아냈던 청계천의 삶에서부터 도심을 관통했던 청계고가의 모습 등 복원공사로 현재의 모습을 갖출 때까지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청계천문화관은 오전 9시부터 밤 10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상설전시장은 무료로 개방된다. 건물 외벽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 전시장에 올라가자 상설 전시관이 나타난다. 관람은 4층에서부터 시작되는데 관람 동선을 따라 관람하면 자연스럽게 1층으로 내려올 수 있다. ●“엄마, 정말로 저렇게 끔찍한 집에서 살았어?” 가장 먼저 만난 곳은 6·25 한국전쟁 전후인 1950년대 청계천의 모습. 청계천 복개관에 들어서자 개천변으로 늘어선 판잣집의 모형과 영상물이 반겼다. 마치 성냥곽을 붙여 놓은 듯 다닥다닥 붙은 판잣집과 난간에 내걸린 빨래, 천변을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당시 서민들의 어려웠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모형물 뒤로 대형 스크린에서는 청계천의 실제 모습이 담긴 영상물이 연신 돌아간다. 관람하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어떻게 저런 집에서 살았을까’하는 안타까움이 짙게 배어 있다. 김인숙(42·동작구 사당동)씨는 함께 온 딸아이가 “엄마, 어떻게 저런 집에 사람이 살아?”라고 묻자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다 저렇게 어렵게 사셨단다.”라고 얼버무린다. ●주변 찍은 대형 항공사진 바닥 ‘장식´ 코너를 돌자 어두컴컴한 터널이 눈에 들어왔다.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깜깜하다.‘이게 뭘까.’라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보니 청계천 복원 전 복개도로 아래 지하를 체험하는 곳이란다.1967년 복개 공사로 인해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졌던 청계천 아래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5∼6m 정도의 길이에 불과하지만 마치 어두컴컴한 복개도로 아래 지하로 들어온 듯했다. 이어 10㎞에 이르는 복원공사를 어떻게 진행했는지를 그래픽 패널과 영상, 모형을 통해 볼 수 있다. 또 돌아온 청계천 코너에 들어서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계천의 모습을 애니메이션 동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3층에는 청계천 주변을 촬영한 대형 항공사진이 바닥에 깔려 있어 하늘에서 청계천을 내려다 보는 느낌을 준다. 2층에서는 조선시대의 청계천 모습도 가늠할 수 있다. 조선시대 청계천의 본류와 지천, 청계천에 얽힌 역대 왕들의 이야기,17·18·19세기 청계천 고지도 등 다양한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또 청계천 복개 논의가 시작됐던 일제시대의 관련자료도 볼 수 있다. 태조과 태종, 영조, 정조로 분장한 배우들이 영상을 통해 청계천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전달한다. ‘청계천 투어’코너에서는 청계광장∼신답철교까지 복원된 청계천의 모든 구간을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잠시 쉬며 합성사진 찍어 볼까 인공 연못과 인터넷 시설을 갖춘 휴식코너인 ‘에코 청계천’의 ‘포토존’은 인기 코너. 청계천 다리를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합성해 찍을 수 있다. 사진은 곧바로 프린트를 해주며 1장당 1000원이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23일까지 1970년대 청계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노무라 할아버지의 청계천 이야기’ 사진전이 열린다. 사진전에서는 1968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청계천 하류 판자촌에서 구호활동을 했던 일본인 사회운동가 노무라 모토유키(野村基之·75)가 기증한 사진과 스크랩북, 한국지도 등 826점의 자료가 전시된다. 사진에 등장하는 지역은 현재 성동구 마장동과 사근동, 용답동, 송정동 일대로 청계천 하류의 모습과 판자촌 거주민들의 삶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옛날엔 저 구정물에서 수영도 했다네” 사진전은 세 가지 테마로 나뉘어지는데,‘청계천의 하류 스케치’에서는 1970년대 청계천 하류에 늘어서 있는 판자촌의 모습을,‘판자촌의 하루’에서는 군복 염색과 벽에 폐휴지를 붙이는 모습 등 판자촌 거주민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마지막 테마인 ‘어린 회상과 증언’에서는 당시 노무라의 어린 자녀들이 판자촌에서 느낀 감회를 적은 글을 사진과 함께 정리한 스크랩북이 전시된다. 관람료는 무료. 사진전을 꼼꼼하게 관람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50∼70대가 대부분이다. 옛날 청계천 인근에 살았다는 한 70대 관람객은 한 사진을 가리킨 뒤 “옛날에는 저기에서 수영도 하고 그랬어. 우리 집은 저기 저쪽이야.”라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문의는 569-0696.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쇼핑·풍물시장 제일평화시장(2252-3633)은 ‘오전에 밀라노 컬렉션에서 소개된 옷이 저녁에 제일평화에 걸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명품을 본뜬 옷들이 시시각각 선보인다.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직장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평화시장(2265-3531)은 중년 여성복, 스포츠 용품, 아동복, 운동복, 양말, 모자 등이 두루 있는 가장 큰 도매 시장 중 하나다. 신평화시장(2253-0714) 1층에는 속옷 가게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2000∼3000원대부터 유명브랜드까지 다양하다. 동평화시장(2238-1833)은 국내 유명 브랜드 위주의 덤핑 매장이 많다. 동대문의 다른 의류 상가에서도 이곳에서 물건을 떼어 갈 정도로 소매 시장이 잘 형성돼 있다. 남평화시장(2237-0622) 지하 1층·1층은 가방을,2·3층은 청바지를 전문으로 취급한다. 청평화시장(2252-8036)은 가격이 싼 재고 상품들이 많다. 동대문종합시장(2262-0114)은 연면적 2만평으로 1970년 개장 당시 동양 최대 규모의 단일 시장으로 기록됐다. 원단류, 의류 부자재, 침구·커튼, 생활용품, 액세서리 등을 취급하는 우리나라 대표 원자재 시장. 인테리어 소품을 직접 만드는 등 아기자기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동대문신발상가에는 1000개가 넘는 신발 도매상이 모여있다.A동은 운동화,B·C동은 숙녀화를 주로 취급한다. 물론 신사화도 있다.광희시장(2238-4352)은 가죽·모피 전문 상가로 일본인 관광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성수기에는 시중가보다 40∼50% 싸고, 비수기에는 여기서 10% 더 싸다. 광장시장(2267-0291)은 한복, 주단, 직물, 폐백용품, 나전칠기, 제수용품을 판다. 덕운상가(2252-5835) 지하1층에는 벨트·가방·지갑 등 피혁 제품 도매 상가가 모여 있다. 아동복이 품질도 괜찮다.우노꼬레(2250-7829)에는 남성복 매장이 많다. 청대문(옛 프레야타운·2048-2000)은 30대 이상 여성복들이 많다. 광장시장(275-3674)은 1905년 7월 5일 대한제국 한성부 개설허가를 받아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근대적 시장.2층은 일본·홍콩 등에서 들여온 구제 의류가 많다.‘빈티지 룩’을 연출할 수 있는 구제의류가 잘 갖춰져 있다. 독특한 디자인과 1만∼2만원의 저렴한 가격. 한복, 침구, 의류, 나전칠기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지만 최근에는 빈티지 패션을 이끌고있다. 밀리오레(3393-0001)는 두산타워와 함께 동대문 패션몰 전성시대를 이끈 곳. 두산타워에 비해 의류 디자인이 평범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꼭대기층 식당가에서는 동대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식당 아주머니들의 ‘호객행위’만 아니라면 분위기도 괜찮은 편이다. 두산타워(3398-3333)는 상인의 30%가 공장·하청 공장을 소유한 디자이너 출신일 정도로 감각적인 디자인의 의류가 많다. 대신 값도 다소 비싸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교환·환불도 가능하지만 현금아니면 잘 안깎아줘 동대문에서도 원칙적으로 교환·환불까지 할 수 있다. 상인들이 환불을 거부하면 상가측 상담센터나 상인연합회 등에 문의하면 도와준다. 가능한 한 현금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가게들은 원칙적으로 신용카드는 받지만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면 가격을 깎아주지 않는다. 설사 가격을 흥정한 뒤라도 신용카드를 내밀면 원래 가격을 받으려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평화시장 등은 소매시장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낮에 문을 닫는다. 시장별로 운영시간을 확인해보고 가야 한다. ■ 만원이면 즐기는 ‘보물찾기’ 동대문 풍물시장 ‘추억여행’ “탱크 말고는 다 있어요.” 낡은 구두, 곰방대, 화폐, 중고 바이올린골동품, 헌옷,LP판, 중고 가전, 성인용비디오까지.동대문 풍물시장(2238-4709)은 그야말로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어야 할 건 없는 벼룩시장이다. 가로 2m, 세로 1.2m의 좌판 1000개가 모여 있다.2003년 청계천 복원 공사가 시작되자 청계천·황학동 일대 노점상이 동대문야구장 자리에 터를 잡았다. 입소문이 나서인지 평일에도 손님들이 제법 많다. 물건 가격은 대부분 1만원 이하.‘보물찾기’하는 기분으로 물건을 골라보자. 물건값을 흥정하는 재미도 있다. 물론 시장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시장 체험이, 어른들에게는 추억으로 떠나는 여행이 될 것이다. 시장 한쪽에 마련된 먹자골목에서는 튀김·어묵·잔치국수 등으로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상인들이 저마다 문 열고 닫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지만, 대개 오전 8∼9에 장사를 시작해 오후 6∼7시면 문을 닫는다. ■ 서점·극장가 반디앤루니스(종로타워점·2198-3000)는 가장 최근 지어진 서점. 교보·영풍문고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실내에 의자가 많아서 서점에 있는 책들을 몇시간이고 볼 수 있다. 특히 바닥에는 카페트가 깔려 있다. 서가 사이에서 카페트에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진 손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재즈 등 조용하면서도 감미로운 음악이 적당한 크기로 흘러나온다. 서점 입구에는 계단이 있어서 쉬어가기 좋으며, 간이무대에서는 간간이 문화공연이 열린다. 교보문고(광화문점·1544-1900)는 명실공히 업계 1위 서점인만큼 책이 가장 많다. 저자와의 팬사인회도 수시로 열린다. 음반판매점(핫트랙)은 웬만한 음반 전문점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고 많은 음반들을 구비해놓고 있다. 문구점 역시 문구백화점으로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규모가 크다.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문구·소품들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유명한 만큼 붐비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영풍문고(종로점·399-5600)는 청계천을 걷다가 광교에서 빠져나오면 바로 보인다. 지하 매장에는 커피 전문점, 아이스크림점, 샌드위치점이 있어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미국의 대형 서점인 반즈 앤 노블 한편에서 스타벅스가 성장한 것을 떠오르게 한다. 북스리브로(을지점·757-8100)는 영풍문고에서 명동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다. 다른 대형 서점에 비해 아담하지만 서점 곳곳에 4인용 테이블을 마련,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100평)의 만화책 전문매장이 있다. 대형 서점으로서는 유일하게 와인가게도 갖췄다.OK캐시백과 연계돼 있어 적립금 할인혜택이 15%나 되는 점도 장점이다. 청계천을 떠올리면 헌책방 거리를 빠뜨릴 수 없다. 청계천6가 평화시장 대로변(버들다리∼오간수교)에 있다. 한참 잘 나가던 1970년대에는 200여곳이나 됐지만 지금은 40여곳 정도 남아 있다.3평 안팎 되는 가게에 책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다. 책 고르기는 힘들지만, 괜찮은 책을 발견할 때면 ‘보물’이라도 발견한 것마냥 신난다. 가격은 정가의 절반 정도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영화관·공연장 옹기종기 마니아들 발길 북적북적 관수교 북쪽 방향으로 ‘원조 개봉관 삼총사’인 서울극장·단성사·피카디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1907년 개장해 국내 최고(最古) 영화관으로 기록된 단성사(764-3745),1958년 개관한 피카디리(3676-7942)는 지난해 리모델링을 했다. 시설은 깔끔하지만 예전 극장의 낭만은 사라졌다. 영화 ‘접속’에서 주인공이 서로를 기다리던 피카디리 극장 앞 커피숍도 사라졌다. 삼일교 북쪽(인사동) 방향으로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극장전’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시네코아(2285-2090)가 있다. 여기서 더 걸어가면 예술영화 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741-9782)가 연인들을 기다린다. 옛 허리우드 극장 자리의 아트선재센터에 있던 시네마 테크 전용관을 옮겨왔다. 삼일교 남쪽(명동) 방향에는 개봉작과 단편영화를 두루 볼 수 있는 중앙시네마(776-8866)가 있다. 직진하면 우리나라 소극장 공연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삼일로 창고극장(319-8020)도 보인다.1975년 개관해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멘트를 펴바른 담벼락 아래로 연극인들의 추억들이 느껴진다. 작가들을 위한 전시공간도 있다. 광교를 기준으로 명동을 바라보면 애비뉴엘 건물에 롯데시네마(1644-8855)와 아바타 건물에 명동 CGV(1544-1122)가 있다. 마전교를 건너 종로쪽으로는 연강홀(708-5001)이, 지하철 2호선 동대문운동장역과 신당역 사이에는 충무아트홀(2230-6600)이 있다. 모두 뮤지컬·연극·클래식 등이 펼쳐지는 종합 공연장이다. 동대문 시장의 청대문(옛 프레야타운) 건물에는 MMC(2268-01111)가 있다. 씨네큐브 광화문(2002-7770)은 청계광장에서 충정로 방향 쪽의 흥국생명 지하에 있다. 예술영화 전용관. 건물 외관에서 ‘망치를 들고 있는 사람’이 반긴다. 로비에도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지하에 푸드코트가 갖춰져 있다. 로비에서 팝콘을 팔지 않아 영화 관람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다. ■ 버들치·조팝나무 “날 보러 와요” ‘반갑다. 봄!’ 30년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을 가장 반기는 이들은 아마도 청계천의 나무와 꽃들과 물고기, 철새 등일 것이다. 콘크리트 더미에 떠밀려 도시를 등졌던 이들은 화사한 청계천의 봄을 만끽하고 있다. 청계천이 복원되면서 심은 100여종의 나무와 꽃 이외에 바람을 타고 천변에 날아든 156종의 식물들이 청계천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인다. 맑은 물 아래에는 각종 물고기가, 수면 위에는 긴 겨울을 지낸 새들이 날아와 따스한 봄볕을 즐긴다. ●봄꽃들의 현란한 꽃잔치 요즘 청계천에 가면 조팝나무에 하얀 꽃들이 시야를 어지럽힌다. 여기에 활짝 핀 빨간 진달래와 영산홍, 노란 개나리가 관람객을 맞는다. 키 1∼2m의 조팝나무는 꽃 핀 모양이 튀긴 좁쌀을 붙인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조팝나무라 불린다. 어린 순을 나물로 먹기도 한다. 조만간 청계천 가로변 5.5㎞구간에서는 900여그루의 이팝나무와 물가에 심은 노랑 꽃창포가 만개해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 지난 연말 루미나리에 축제 때 화려한 전등이 내걸렸던 이팝나무들은 파란 잎과 하얀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물가에 심어진 백합목 붓꽃과 식물인 노랑 꽃창포의 꽃망울이 개천을 화려하게 장식할 전망이다. 담쟁이덩굴들은 가로변 담장을 타고 오른다. 덩굴손에 흡착근이 있어 담벽이나 암벽에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아 회색빛 담장을 푸르게 바꾸어 놓는다. 마장2교에서 용답육교에는 매화거리가 330m 조성돼 있으며, 시점부에서 새벽다리 사이에서는 산수유와 산철쭉, 자산홍, 개나리를 볼 수 있다. 고산자교에서 신답철교 사이의 사과나무와 감나무도 이달 말부터 꽃망울을 터뜨린다. 하류인 고산자교 일대에는 바람을 타고 온 이름 모를 풀들의 현란한 잔치가 벌어졌다. 마디풀과 고들빼기 등 종수는 156종에 이르지만 일반인들이 이름을 알기란 쉽지 않다. 식물 중에는 다른 식물들에 해를 끼치는 위해식물들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돼지풀과 서양등록나무 등은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청둥오리등 동물 160여종 관찰 청계천은 정수된 한강물과 지하수가 흐르는 2급수 자연하천으로 1급수 어종인 버들치와 2급수 어종인 붕어, 참붕어, 메기 등 다양한 어종들이 살고 있다. 모전교에서 다산교까지 3.26㎞구간에 물고기 인공산란장 5개소와 물고기 쉼터인 거석 16개소, 거석수제 16개소, 목재방틀 20개소가 설치돼 있다. 이것들은 물고기들이 하류에서 상류로 올라올 때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고 홍수 때에는 물고기들의 피난처로 쓰이게 된다. 버들치는 몸길이 8∼15㎝로 몸 한가운데 황갈색 세로띠가 있다. 몸은 길고 옆으로 납작하며, 주둥이가 길고 위턱 끝에서 앞쪽으로 튀어나온 육질돌기가 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송사리는 몸길이가 5㎝정도로 몸은 가늘고 길며 옆으로 납작하다. 몸빛깔은 담회갈색을 띤다. 이 밖에 하류에 가면 메기와 잉어, 피라미, 미꾸라지, 갈견이, 버들치, 돌고기 등도 볼 수 있다. 찾아드는 철새들도 다양하다. 지난해 청계천에서는 황조롱이와 고방오리, 중대백로, 왜가리 등 34종의 조류를 포함해 족제비등 동물 160여종이 관찰됐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청둥오리. 몸길이는 50∼60㎝로 수컷은 머리와 목이 광택 있는 짙은 녹색이고 암컷은 갈색 얼룩이 있다. 집오리의 원종이기도 하다. 청계천관리센터 윤소원과장은 “청계천에는 다양한 동·식물들 서식처로 많은 생태가 점차 복원되고 있다.”면서 “이달 말부터 복원 뒤 처음 찾아온 봄 식물 등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지역 명물’ 多 있네! ‘지방 명물들이 다모였네’ 청계천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기증받은 나무와 꽃들이 심어져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북 상주시와 충북 충주시 등 12개 자치단체에서는 각 지역을 상징하는 나무와 꽃을 청계천에 기증했다. ‘곶감’으로 널리 알려진 상주시는 감나무 90그루를 기증, 신답펌프장∼마장 2교 제방에 심었고,‘사과’의 고장 충주시는 사과나무 120그루를 고산자교∼신답철교 제방에 심었다. ‘천안 삼거리 능수버들’의 명소 충남 천안시는 능수버들 16그루를 다산교 하류 빨래터 양측 둔치에 심었으며, 창녕군은 청계천·중랑천 합류지점 호안습지에 갈대 3만포기를 기증했다. 경북 영주시는 산철쭉 5400그루를 오간수교간 둔치에, 경기 포천시는 구절초 2만포기를 살곶이공원 둔치에,‘대나무의 고장’ 전남 담양군은 대나무 260그루를,‘매화의 본고장’경남 하동군은 매화나무 250그루를 신답철교∼용답육교에 각각 심었다. 경북 성주군은 노랑꽃창포 39종 8430그루포기를 지난 15일 기증, 신답철교 하류 생태교육장 부근에 심었으며, 충남 부여군은 이달 말 차집관거∼세월교에 연꽃 300평을 기증할 예정이다. 이밖에 황학교 하류 소망의 벽 주변에 있는 돌하르방은 제주도에서 기증한 것이며, 두물다리 아래에 있는 경관석은 남해군에서 기증한 것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주차장·화장실 못찾아 불편하셨죠? 청계천을 찾을 땐 미리 주변 편의시설을 확인해두면 편리하다. 특히 화장실과 주차시설은 출발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놓자.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라 청계천과 인접한 무료 주차시설은 거의 없다. 멀리 떨어진 공영 주차장이나 주변 건물의 부설 주차장, 사설 주차장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도심이다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한국관광공사 옆 노상주차장은 무료인데 자리가 9개 뿐이라 서둘러야 한다. 서울신문사 등 부설주차장은 24시간 운영하며 최초 30분은 2000원, 초과 10분당 1000원을 받는다. 오히려 성동구 마장동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주변에 주차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시설관리공단, 성북수도사업소, 동대문우체국 등이 모두 무료이기 때문이다. 청계천 주차장도 10분당 350원에 불과하다.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찾아라 청계천을 거닐다 보면 화장실 찾기가 녹록지 않다. 청계천변에서 올라와 표지판을 살펴보면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지정한 화장실이 눈에 띈다. 공단과 협약을 맺은 곳이라 화장실 이용을 거부하면 신고할 수 있다. 건물에 들어가기 껄끄러우면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이용하자. 삼일빌딩, 한국전력변전소, 구 홍보관, 황학교, 고산자교, 성북천 등 7곳에 설치돼 있다. 이용료는 10분당 100원. 남녀공용이란 점이 불편하다. ●청계천 순환버스를 타자 청계광장에서 의욕적으로 출발해도 동대문운동장을 지날 때면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청계천 순환 2층버스를 이용하면 관광이 한결 편안하다. 다음달 4일부터 하루 5차례씩 왕복 14.6㎞를 오간다. 원하는 곳에 내려 구경하고, 다음 버스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2층에 앉으면 청계천 물길도 보인다. 관광 안내원이 청계천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차내에서 관광영상을 보여줄 계획이다. 요금은 3000∼5000원선이 될 전망이다. 장애인을 위해 휠체어를 비치하고 있다. 청계광장 안내소와 청계천 2가 안내센터, 오간수교 등 3곳이다. 청계천 편의시설은 청계천 종합안내도(cheonggye.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조선 최고의 명저들/신병주 지음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왕조의궤. 최근 언론에 심심치 않게 등장한 조선시대 최고의 기록물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조실록은 일본 도쿄대로 반출된 오대산 사고본에 대한 환수가 추진되고 있고, 의궤는 실록에 이어 세계기록유산으로 신청된 상태다. 조선사가인 서울대 규장각 신병주 학예연구사가 쓴 ‘조선 최고의 명저들’(휴머니스트 펴냄)은 이들 실록과 의궤를 비롯, 조선의 시대상과 그 시대 사람들의 지혜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록물과 서책 14권을 엄선, 역사학자의 눈으로 쉽게 풀어헤쳤다. 기행문에서 일기, 보고서, 문집, 관찬기록 등 국보급 기록물에서 당대 베스트셀러까지 명저들의 특징과 함께 관점과 맥락, 인물과 사건, 현재적 의미까지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전달한다. 평소 고전을 어렵게 느낀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조선이 기록과 서책의 문화역량을 가질 수 있었던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조선왕조 500년간 이어진 방대한 편찬사업의 산물인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는 문치주의 확산의 촉매제였다. 학자 등 개인들도 문집이나 일기를 통해 자신의 학문과 사상을 기록, 책으로 남겼다. 조선왕조실록에는 건국의 주역 정도전과 의녀 장금도 등장한다. 실록 뿐 아니라 승정원일기에 담긴 국왕 비서들의 기록에서는 세종은 육식주의자, 영조는 채식주의자임을 알 수 있다. 최초의 체계화한 성문헌법인 ‘경국대전’에는 당대 사람들의 합리성이 담겨 있다. 조선왕실의 행사기록을 생생하게 담은 ‘의궤’는 당시의 높은 그림 수준을 보여줌과 동시에 우리 시대에도 삶의 모습을 후손에게 어떻게 전할 것인가를 과제로 던져준다. 국가적인 토목공사의 추진 상황을 명쾌하게 정리한 ‘준천사실’에서는 왕들의 국가경영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신숙주의 ‘해동제국기’나 최부의 ‘표해록’은 축적된 지적 역량과 해외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보여준다.‘난중일기’에는 장군 이순신의 진솔한 모습이 담겨 있으며, 허균의 ‘홍길동전’은 변화와 개혁을 갈망하는 지식인의 궤적을 보여준다. 백과사전인 ‘지봉유설’과 ‘성호사설’을 통해서는 조선시대에 대한 지식을 폭을 넓힐 수 있다.18세기 우리 국토를 답사하면서 산천·풍수·인심을 논한 ‘택리지’는 당대 사대부들이 너도나도 책을 손에 들고 국토를 유람하는 붐을 낳았던 베스트셀러였다.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은 궁중생활의 다양한 양상을 보여주며, 박지원의 진취적인 세계주의 사상이 담긴 ‘열하일기’는 세계화와 정보화의 과제를 안고 있는 오늘날에 필요한 새로운 지혜를 던져준다. 우리 선조들이 남긴 기록유산들 속에는 삶의 가치와 역사,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시대를 이끌어간 고민과 사상의 깊이를 책 한권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기쁨이 있다.1만 5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안현수·진선유 세계선수권 종합1위

    한국이 쇼트트랙 ‘천하통일’을 일궈냈다. 안현수(한국체대)와 진선유(광문고)는 3일 막을 내린 2006세계쇼트트랙선수권대회 남녀부에서 동반 종합 1위를 차지, 최강임을 다시 한번 뽐냈다. 안현수는 대회 4연패를, 진선유는 2연패를 달성했다. 이로써 한국은 월드컵시리즈, 동계올림픽, 세계팀선수권에 이어 세계선수권마저 거머쥐어 ‘그랜드슬램’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당초 전 종목 석권이라는 목표를 세운 한국 남자는 믿었던 3000m슈퍼파이널과 5000m계주에서 금사냥에 실패했다. 또 토리노올림픽 500m 금메달리스트인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의 불참으로 이 종목까지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안현수는 이날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남자 1000m 결선에서 라이벌 이호석(경희대)을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첫날 1500m에서 우승한 안현수는 총점 68점으로 개인 종합에서도 우승,3관왕에 올랐다. 이호석은 60점으로 종합 2위. 그러나 한국선수끼리의 과잉 경쟁으로 3000m 슈퍼파이널에서는 금메달을 놓쳤다. 안현수가 선두로 달리던 이호석을 제치다 임페딩(밀치기) 반칙으로 실격처리됐고, 이호석도 5위로 처졌다. 오세종(동두천시청)은 어부지리로 동메달.5000m계주에서도 이호석이 1위로 골인했지만 신체 접촉으로 실격처리돼 아쉬움을 남겼다. 여자부에서는 진선유의 독무대.1500m에서 금메달을 딴 진선유는 이날 1000m와 3000m슈퍼파이널에서 모두 중국의 왕멍을 제치고 1위로 들어왔다. 총점 102점으로 종합 1위에 오르면서 4관왕이 됐다. 토리노올림픽 500m 우승자 왕멍은 이 종목에서 다시 우승, 단거리 최강자임을 증명했다. 진선유는 3000m계주에서도 금메달을 노렸지만 두바퀴를 남기고 넘어져 메달권 밖으로 밀려났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적수가 없다’ 쇼트트랙 세계팀선수권 남녀 동반 우승

    ‘토리노 전사’들이 다시 한번 세계를 제패했다. 한국은 27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06쇼트트랙세계팀선수권대회에서 남자팀이 총점 39점, 여자팀이 40점으로 각각 캐나다(36점)와 중국(38점)을 누르고 남녀 동반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의 남녀 동반 우승은 2004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회 이후 2년 만이고, 여자는 5연패를 달성했다.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6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던 한국은 미국 미니애폴리스로 곧바로 이동, 새달 1일부터 열리는 시즌 마지막대회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그랜드슬램’을 노린다. 팀선수권은 세계 랭킹 8위내 국가만 초청해 열리는 대회로 500·1000m는 나라별 4명이,3000m는 2명이 출전해 조별 순위에 따른 총점으로 최종 순위를 결정짓는 경기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토리노올림픽 남녀 3관왕의 주인공 안현수(한국체대)와 진선유(광문고)는 최강임을 입증했고, 남자부 이호석(경희대)도 선전했다. 남자팀은 1000m 결선 조별경기에서 안현수 이호석 오세종(동두천시청) 서호진(경희대) 등 4명이 모두 각조 1위를 차지했고,500m에서도 안현수와 이호석이 조 수위에 올랐다. 그러나 토리노올림픽 500m 금메달리스트인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가 출전하지 않아 한국 선수와의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3000m에서 안현수가 2위에 머물렀고,5000m계주에서도 결선 진출 4개국 중 최하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여자팀은 전통적인 강세종목인 1000m에서 진선유 최은경 강윤미 변천사(이상 한국체대)가 각조 1위를 휩쓴 데 이어 3000m에서도 진선유가 조 수위에 올랐다. 하지만 500m에서는 단 한 명도 조 1위를 차지하지 못했고,3000m계주에서도 중국에 이어 2위에 그쳤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하프타임] 쇼트트랙 세계팀선수권 남녀1위

    한국 남녀 쇼트트랙이 26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06세계팀선수권대회 예선에서 각각 남녀부 1위를 차지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안현수(한국체대), 이호석(경희대) 등 토리노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총 출동한 남자대표팀은 예선 1조에서 500m(18점),1000m(16점),3000m(8점),5000m계주(10점)에서 총점 52점을 따내 중국(31점)과 이탈리아(21점) 등을 여유있게 제쳤다. 여자대표팀도 예선 1조에서 총점 41점으로 1위로 통과했다.
  • [스포츠 라운지] 쇼트트랙 ‘2인자’ 이호석

    [스포츠 라운지] 쇼트트랙 ‘2인자’ 이호석

    그는 지금 캐나다에 있다.26일부터 캘거리에서 개막하는 쇼트트랙 팀선수권 출전을 위해 지난 19일 출국했다. 출국전 합숙소인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만났을 때 앞니가 드러나는 특유의 해맑은 웃음을 지어 보였던 그의 얼굴엔 지금쯤 비장한 각오가 서려 있을 것이다. 팀 선수권이 끝나면 바로 31일부터 미국에서 열릴 세계선수권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 쇼트트랙의 ‘2인자’ 이호석(20·경희대). 토리노 동계올림픽 개인전에서 선배 안현수(21·한국체대)에 밀려 은메달만 2개 따는 바람에 얻은 별명이지만 그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지금은 절정기… 4년후 기약못해 그가 토리노 올림픽 이후 국내에 돌아와서 처음 느낀 건 알아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이었다. 은메달을 ‘2개씩’이나 땄기 때문 아니겠냐는 게 그의 분석이었다. 물론 그도 금메달에 욕심이 없는 건 아니었다. 세계선수권에서는 ‘넘버2’를 넘어 ‘넘버1’에 도전해 볼 참이다.“여전히 현수형이 더 잘 하긴 하지만 맞대결 승리를 위해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게 그의 출국전 각오이기도 했다. 사실 중학교 시절에는 이겨보기도 했지만 이후 안현수가 일찍 국가대표팀에 합류하는 바람에 좀처럼 기회가 없었단다. 주종목도 1000m와 1500m로 같다. 경쟁자지만 ‘자기관리가 철저하다.’는 둥 ‘운동을 제일 열심히 한다.’는 둥 안현수에 대한 칭찬을 줄줄이 늘어놓기도 했다.1년여 동안 같은 방을 쓰면서 절친한 사이가 됐다는 말이 거짓은 아닌 듯했다. 올림픽 때 안현수에게 금메달을 양보했다는 항간의 말에 대해 “1500m에선 양보한 측면이 있다.”고 솔직히 털어놓은 그는 “당시 뒤에서 인코스를 파고드는 현수형을 막을 수 있었지만 충돌이 우려돼 길을 내줬다.”고 설명했다. 물론 외국 선수였다면 기를 쓰고 막았고, 충분히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는 것이다.‘한국’을 위해 ‘개인’을 희생한 셈이다. 지금은 절정의 실력을 뽐내고 있지만 4년 뒤 밴쿠버올림픽 대표를 자신하지는 못한다고도 했다.“양궁처럼 국내 선발전이 더 어렵다.”면서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올림픽에 나갈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자친구가 생겨 행복해요 출국하기 전까지 그를 포함한 선수들은 태릉선수촌에 숙소가 마련되지 않아 선수촌과 올림픽파크텔을 오가며 훈련을 했다. 연일 파김치가 됐지만 그는 새로운 즐거움이 생겨 훈련이 신이 난다고 했다. 올림픽 직전 사귀기 시작한 여자친구 때문. 올림픽 기간에도 집보다 더 자주 통화했단다. 함께 영화를 보거나 수다를 떨면서 훈련에 지친 몸을 달래곤 했던 그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장소는 노래방이다. 스스로 ‘음치’라고 말하고 뚜렷한 ‘18번’도 없지만 신세대답게 신곡은 빠트리지 않고 배워 부른다. 쇼트트랙과는 초등학교 2학년때 인연을 맺었다. 어린 시절 학교가 알아주는 개구쟁이였다. 담임선생님이 말썽일으키지 말고 그 열정으로 스케이트를 해보라고 권유한 것이 계기가 됐다.“그렇게 심한 개구쟁이는 아니었는데…”라면서 너스레를 떨었지만 그 선생님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함께 전했다. 선수생활을 접은 뒤엔 쇼트트랙 코치와 학교 체육선생님을 하고 싶다는 게 그의 꿈이란다. 글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이호석 프로필 *생년월일 1986년 6월25일 *출생지 서울 *학력 홍익초-신목중·고-경희대 *체격 167cm·60kg *혈액형 A *종교 불교 *경력 토리노동계올림픽 금1(계주) 은2(1000·1500m) 세계주니어선수권 개인종합 1위, 500·1500m 1위(2003·04년)
  • [2006 세계주니어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 김유림 30년만에 종합우승

    김유림(의정부여고)이 30년 만에 스피드스케이팅 주니어무대를 제패했다. 김유림은 12일 독일 엘푸르트에서 막을 내린 2006 세계주니어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19세 이하)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하면서 세계선수권자로 등극했다. 김유림은 이날 밤 열린 마지막날 3000m 레이스에서 비록 13위에 그쳤지만 나머지 3종목(500m·1000·1500m)에서 우승한 데 힘입어 종합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국 선수가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종합 우승한 것은 지난 1976년 남자부에 출전한 이영하(3000·5000m 우승) 이후 30년 만이다. 여자선수로는 지난 대회에서 이상화(휘경여고·토리노올림픽 500m 5위)가 500m 단일종목에서 우승한 것이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이상화는 지난 1월 열린 국내선발전에서 4위에 그쳐 참가자격을 얻지 못했다. 6살 때 처음 스케이트를 접한 김유림은 탁월한 균형감각으로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의정부 경의초등학교 2학년때 대표로 뽑혀 선수생활을 시작했고,11살 때 전국대회 초등부 500·1000m에서 각각 2위에 오르면서 국내무대에 진출했다. 한때 집안의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운동을 그만두려고까지 했지만 타고난 근성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특히 올해 16살밖에 되지 않아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차세대 주자로 꼽히고 있다. 이주연(경희여고)도 종합 3위에 올라 한국 선수가 1,3위를 차지했다. 김유림과 이주연은 모두 현 국가대표로 토리노올림픽에 출전해 기량을 쌓았다. 이번 대회에는 20개국에서 차세대 스프린터들이 모두 참가,4년 뒤 열릴 캐나다 밴쿠버올림픽에서의 메달 탐색전을 벌였다. 지난 토리노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이강석(한국체대)이 남자 5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데 이어 주니어 부문에서도 세계 정상에 올라 밴쿠버올림픽에서의 메달 전망을 밝게 했다. 특히 최근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에서 김연아(수리고)의 우승에 이은 것으로 한국 빙상계는 겹경사를 맞았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세계Jr.선수권 우승 김연아 ‘밴쿠버 금빛 희망’

    세계Jr.선수권 우승 김연아 ‘밴쿠버 금빛 희망’

    처녀 시절 피겨를 무척이나 사랑했던 어머니(박미희·47)의 손에 이끌려 스케이트장을 찾았던 7살 코흘리개. 처음 타보는 스케이트였지만 달콤한 사탕을 먹을 때보다 신났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펄쩍펄쩍 뛰면서 어설픈 점프까지 흉내냈다. 밥 먹는 것도 잊은 채 온 종일 빙판에서 놀았다. 이후 9년이 지난 2006년 3월, 이 꼬마는 ‘은반의 요정’으로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섰다. 김연아(16·수리고)가 10일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16.86점의 최고점수를 얻어 쇼트프로그램(60.85점)을 포함,177.54점으로 우승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동갑내기 맞수인 일본의 아사다 마오(153.35점)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김연아 시대’를 선포한 것. 특히 스케이트가 발에 맞지 않아 오른 발목 인대부상을 입은 가운데 얻은 성과여서 더욱 값졌다. 마지막 주니어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한 김연아는 시니어무대에서 거센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그는 “시니어는 연기나 점프기술에서 큰 차이가 난다.”며 벌써 마음을 다잡았다. 김연아가 한국 피겨 100년사에 큰 획을 그은 것은 전용링크 하나 없고, 남녀 선수 통틀어 100여명뿐인 척박한 한국 피겨 토양에 비춰 ‘기적’이나 다름없다. 이제 김연아는 2010년 캐나다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또 한번의 기적을 꿈꾼다. 현재 세계 은반계의 판세에 비춰 밴쿠버에서 김연아와 정상을 다툴 선수로는 마사오가 유일하다. 이번 대회 3위를 차지한 미국의 크리스틴 주코브스키는 김연아보다 무려 40점 이상 낮은 점수를 얻어 아직은 적수가 아니다. 여기에 토리노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프로전향 의사를 밝힌 아라카와 시즈카(25)와 동메달리스트 이리나 슬루츠카야(27·러시아)가 4년 뒤에는 모두 서른살 내외여서 기대를 더욱 부풀린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스케이트를 신은 김연아는 점프력과 표현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신동’으로 불렸다.13살이던 2003년 전국종합선수권 시니어부에 출전, 국가대표들을 모두 제치고 1위를 차지, 한국 피겨계를 흥분시켰다. 최연소로 태극마크를 단 김연아는 이듬해 세계주니어그랑프리 파이널 준우승으로 세계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리고 지난해 세계주니어선수권 준우승과 주니어그랑프리 우승에 이어 차세대 주자들의 진정한 각축장인 이번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마침내 여왕의 자리에 등극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김연아 1위로 예선통과

    ‘은반 요정’ 김연아(16·수리고)가 세계 정상을 향해 힘찬 스타트를 끊었다. 김연아는 7일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서 열린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예선에서 A조 1위로 본선에 올랐다.107.52점을 받아 조 2위인 미국의 크리스틴 크리스틴(17·76.20점)과는 30점 이상의 차를 내면서 월등한 기량을 뽑냈다. 라이벌이자 일본의 ‘샛별’인 아사다 마오(16)도 B조 예선에서 113.58점을 기록, 역시 조 수위를 차지했다. 두 선수의 이번 맞대결은 4년 뒤 열릴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의 판세를 가늠해 볼 수 있어 관심을 끈다. 김연아는 이번이 주니어대회 마지막 출전인 만큼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하고픈 생각이다. 아사다는 주니어대회에서 김연아를 2차례나 이겼고, 이날 예선 점수에서도 앞서 객관적인 전력에선 다소 우위에 있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김연아, 6일 피겨 세계J선수권 출전

    ‘제2의 아라카와를 꿈꾸며’ ‘피겨 요정’ 김연아(16)의 눈빛이 더욱 강열해졌다. 토리노동계올림픽 피겨 여자싱글에서 일본의 아라카와 시즈카(25)가 아시아 최초로 금메달을 딴 이후 부쩍 몸에 힘이 들어갔다. 아시아인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우려했던 김연아로서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우승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시험무대는 오는 6일부터 슬로베니아에서 열리는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일본의 동갑내기 아사다 마오와의 맞대결이 긴장감의 강도를 더해준다. 둘은 지난 토리노대회에 나이 제한으로 출전하지 못해 ‘동병상련’을 앓았다. 다음 올림픽을 손꼽아 기다리는 선두 주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최강을 다툴 둘은 20살이 되는 밴쿠버에서도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출국을 이틀 앞둔 김연아는 휴일인 1일에도 ‘타도 마사오’를 외치며 훈련에 전념했다. 대회를 앞두고 발에 맞는 구두를 빨리 구하지 못해 연습에 차질이 빚어진 게 다소 부담이다. 그러나 지금은 새 구두를 찾았고, 당초의 훈련량을 채우기 위해 출국일도 하루 늦추면서 컨디션 조절에 힘을 쏟았다. 그러나 마사오의 기량은 객관적으로 한 수 위로 평가된다. 김연아는 지난해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주니어 그랑프리파이널에서 우승,‘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이에 뒤질세라 마사오도 지난해 말 성인무대인 그랑프리파이널에서 트리플악셀(3.5회전 점프)을 구사하며 세계적인 스타 이리나 슬루츠카야(27·러시아)를 따돌리고 우승했다. 김연아도 마사오와의 2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때문에 슬로베니아대회는 밴쿠버대회의 전초전인 동시에 김연아에겐 설욕의 무대인 셈. 지난달 일본 후지TV가 김연아를 집중취재하는 등 일본도 주목하고 있다. 김연아의 진가가 반증되는 대목이다. 대한빙상연맹도 김연아에게 전담 외국인 코치를 붙여주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일찌감치 밴쿠버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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