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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티모르 여행기②] 커피 꽃은 희게 피고 열매는 붉게 익는다

    [동티모르 여행기②] 커피 꽃은 희게 피고 열매는 붉게 익는다

    정일근 《삶과꿈》기획위원과 안남용 사진작가는 지난여름 커피 시즌을 맞아 동티모르 커피생산지인 고산지역을 취재하고 왔습니다. 21세기 최초의 신생독립국가이며 우리에게 미지의 국가인 동티모르에 대한 생생한 현지 취재를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본지를 통해 3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동티모르(Timor-Leste)에 비가 내리지 않는 건기는 커피 열매가 익어가는 계절이다. 커피나무와 커피 열매를 본 적이 없는 나그네에게는 그 풍경이 신기하고 아름답기만 하다. 꼭두서닛과(科) 열대산 상록관목인 커피나무는 하얀 꽃을 피운다. 꽃이 지며 꽃 진 자리마다 푸른 열매가 맺히고 시간이 지나면 열매는 앵두처럼 빨갛게 익어간다. 동백나무와 비슷한 커피나무도 처음 보았고, 하얀 커피나무 꽃도 처음 보았다. 커피 열매가 빨갛게 익는다는 것과 빨간 열매 속에서 검은 커피가 나온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동티모르는 커피 대량생산국가는 아니지만 해발 1000m 이상의 산악지역에서 커피의 명품인 ‘아라비카種(종)’ 원두를 생산해 연간 7천~10만t 내외를 수출하고 있다. 2006년 동티모르 생두수출량은 8,877t이다. 동티모르 커피는 세계시장에서 인기가 좋다. 그것은 순종의 커피나무에서 야생 원두가 생산되기 때문이다. 이곳의 커피나무들은 동티모르가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인 200여 년 전에 심어진 커피나무로 거의 원종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차(茶)와 비교하자면 지리산에 자라는 야생차와 같다. 거름을 주고 비료를 주며 키우는 차가 아니라, 지리산 깊은 골짜기에 스스로 자생하는 차와 같다고 보면 된다. ‘커피 벨트’라는 말이 있다. 적도를 중심으로 남·북위 25도 사이에 커피나무가 자라는데 연 1,500mm 이상의 강수량을 가진 열대와 아열대 지역을 커피 벨트로 부른다. 그 중에서도 남회귀선과 북회귀선이 지나는 위도 23.5도 사이의 해발 1,000~3,000m 연평균 기온은 20~25도 수준일 때 좋은 커피가 생산된다. 커피 재배는 토양과 날씨도 중요하다. 마그마가 냉각, 응고되어 만들어진 화성암 풍화지역에서 커피나무가 잘 자르는데 그건 땅이 기름지고 물이 잘 빠지는 특성 때문이다. 또한 열매를 딸 때도, 열매 속의 원두를 말릴 때도 맑은 햇살과 좋은 바람에 말려야 하기에 ‘하늘의 도움’이 필요하다. 동티모르는 좋은 커피나무가 자라는 특성을 대부분 가졌다. 그런 특성에 플러스알파가 있는데 커피나무 생장에 좋은 자연적인 그늘을 만들어주는 셰이드 트리, 그림자 나무가 함께 생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백나무 곁에 차나무를 심어주면 동백나무가 잘 자라듯 셰이드 트리 아래서 자라는 커피나무는 더욱 싱싱해지고 수확량이 많다고 한다. 셰이드 나무가 무슨 종류의 나무인지는 알지 못했지만(물었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다), 수형은 우리의 자귀나무와 비슷하며 키가 크고 가지가 길고 가지에 많은 잎들이 달려 시원한 그림자를 만들어 준다. 그러나 세계의 커피 애호가들이 동티모르 커피에 주목하는 것은 이곳의 커피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하거나, 농약, 화학비료 등으로 재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차량 수송이 되지 않는 동티모르 고산지대에 아직까지 그런 투자를 하는 커피회사는 없다. 커피농사로 힘들게 1년을 먹고 사는 그 지역주민들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살 돈이 없을 정도로 가난하다. 그러기에 동티모르 커피는 야생과 원종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가난이 오히려 좋은 커피를 만들고 있다는 아이러니한 역설이 존재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커피회사인 스타벅스도 2003년 3,053t 의 동티모르産(산) 원두를 수매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동티모르 전체 생산량의 50% 이상을 구매해 가고 있다. 스타벅스가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것, 그것이 동티모르 커피의 품질이 세계인의 입을 감동시키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나그네가 방문한 커피 생산마을인 ‘로뚜뚜’는 동티모르 수도 딜리에서 121k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로 보자면 두어 시간 차를 타고 서너 시간 산을 오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나그네는 2박3일 만에 로뚜뚜에 도착했다. 산으로 산으로 이어지는 느린 도로를 1박2일을 달려 ‘사메’라는 지역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다시 1박을 하고 다음날 아침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 로뚜뚜란 마을을 만났다. 로뚜뚜가 속한 광역단위가 ‘마누파히’이며 시·군단위가 ‘사메’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자면 마누파히道(도) 사메郡(군) 로뚜뚜面(면)이다. 그 로뚜뚜에는 6개의 里(리), 마을이 있다. 로뚜뚜는 동티모르에서 3번째 높은 산인 가브라키(해발 2,360m) 산자락에 부족단위로 모여 사는 산마을이다. 전기는 들어오지 않고 운동장을 가진 초등학교, 주민들의 치료를 위해 부정기적으로 약사가 오는 클리닉(우리의 보건소), 일요일 아침 9시에 문을 여는 작은 가톨릭 성소가 유일한 공공건물이다. 로뚜뚜 사람은 가브라키산 정상을 오르는 일을 부족 전체의 원로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자격이 없는 사람에겐 입산을 허락하지 않는다. 산이 노한다는 것이다. 로뚜뚜 사람들이 산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그 산에 커피나무가 자라기 때문이다. 산과 하늘의 해와 달과 별, 비와 바람이 전부인 로뚜뚜 마을에 커피나무가 자란다는 것은 가브라키 산의 축복이다. 로뚜뚜 마을 주민들이 숭배하는 산인 가브라키에는 산의 축복처럼 야생 아라비카종 커피나무가 자라고 있다. 산 속 여기저기 흩어져 자라는 커피나무들이지만 주인 없는 나무가 없다. 그래서 남의 커피 열매를 절대 따지 않는다. 그건 로뚜뚜 마을 사람들의 정직함과 순박함이며 또한 마을 공동체가 지켜나가는 불문율이다. 이 로뚜뚜 마을에 꿈이 생긴 것은 2005년이다. 당시 동티모르 대통령이었던, 사나나 구스마오 현 총리가 한국을 비공식 방문하고 한국 YMCA 중앙회(이하 한국Y)에 요청해 이 오지마을에 ‘커피가공공장’이 만들어졌다. 현재 한국Y는 로뚜뚜 마을과 ‘공정무역’(Fair Traed)을 체결하고 ‘피스 커피’란 브랜드를 생산하고 있다. ‘공정무역’은 세계NGO들이 가난한 국가의 저소득층 국민을 돕는 대표적인 무역정책이다. 가난하다고 무작정 돕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거래를 한다는 것이다. 공정한 거래를 하는 것이 그들에게 내일을 꿈꿀 수 있는 자생력으로 키워주는 일이다. 로뚜뚜 마을에 커피가공공장을 만든 한국Y는 2005년 10t, 2006년 20t, 2007년 24t의 품질 좋은 원두를 생산해 전량 한국으로 수출했으며 올해 생산량은 30t으로 잡고 있다. 한국Y의 공정무역은 동력기계를 철저하게 배제하고 햇빛과 바람과 물과 그리고 사람의 손을 이용해 친생태적인 커피를 만드는 것에 있다. 로뚜뚜 커피가공공장은 커피시즌엔 매주 월, 수, 금요일에 붉게 잘 익은 커피 열매(레드체리)를 수매하고 가공장은 주일인 일요일을 제외하고 24시간 가동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레드체리 kg당 25센트로 구입하다가 올해는 30센트로 올렸다. 물론 그 값은 한국Y가 마음대로 정하는 것이 아니다. 6개 마을 대표와 로뚜뚜를 대표하는 원로 등 9인의 원로회의를 통해 결정이 된다. 동티모르의 대규모 커피상들은 커피 열매 수확량에 따라 레드체리의 가격을 올리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지만 한국Y의 공정거래는 한 번 결정된 가격은 커피 시즌이 끝날 때까지 변동이 없다. 또한 다국적 커피상들은 당일 대금을 지불하지만 한국Y는 주급제로 커피 열매의 값을 지급하고 있다. 산간지역에서 커피 열매 이외는 별 수익이 없는 이 지역주민들에게 커피 열매는 경제(달러)에 대한 관리감각을 익히게 하고 있다. 가격에 대한 이 2가지 원칙을 고수하는 조건으로 로뚜뚜 마을 주민들은 반드시 익은 레드체리만, 그것도 그날 딴 레드체리만을 가지고 온다. 커피 열매는 하루만 두면 酸化(산화)를 시작해 커피의 맛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어제 딴 커피 열매가 들어 있거나 익지 않은 푸른 열매가 들어 있으면 감독관인 원로회의에서 수매를 하지 않는다. 나그네는 그들의 공정거래를 지켜보면서 참 아름다운 거래가 가브라키 산자락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뭉클했다. 한국Y의 공정무역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커피 시즌에 1인당 월 120불의 급여를 지불하는, 연인원 6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올해만도 10만 불 이상의 현금이 로뚜뚜 지역에 공정무역에 대한 정당한 가격으로 지불될 예정이다. 로뚜뚜 주민들은 아침 일찍 산에 올라가 온 가족이 커피를 따서 저물 무렵 가공장 수매장으로 돌아올 때 행복한 미소를 감추지 않는다. 일주일마다 수매가격을 현금으로 받으며 그들은 다시 일주일을 꿈꾼다. 공정무역을 통해 그 꿈이 일 년 열두 달로 이어지게 하는 것은 한국Y의 꿈이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로뚜뚜이지만 커피 시즌에는 가공공장에서 발전기를 돌려 몇 개의 알전구가 환하게 켜진다. 멀리서 별빛처럼 빛나는 그 불빛을 바라보는 로뚜뚜 사람들의 가슴에도 ‘메히’(꿈의 테툼어)란 알전구가 커피 시즌 막바지인 오늘도 켜지고 있다. 글 정일근 기획위원 / 사진 안남용 다큐멘터리 사진가          월간 <삶과꿈> 2008년 11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신춘문예의 계절… 서울신문 역대 당선자 ‘천기누설’

    신춘문예의 계절… 서울신문 역대 당선자 ‘천기누설’

    신춘문예의 계절이 돌아왔다.신춘문예의 기능을 둘러싼 갖가지 비판에 머리로는 동의하고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면서도 매번 늦가을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가슴은 하릴없이 벌렁댄다.첫사랑의 열병처럼 신춘문예 공고를 기다리고,자식처럼 소중한 작품을 누런 봉투에 넣어 보낸다.그리고는 한달 남짓,절대 다수는 새해 벽두부터 울분과 한숨으로 또다시 불면의 밤을 지새워야 한다.그러나 이상스럽게도 문학은 고통스러운 창작 과정 자체가 희열을 주는 마력적인 존재다.아직 늦지 않았다.  200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는 다음달 12일까지 소설,시,시조,평론,희곡,동화 분야의 작품을 받는다.이 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들의 ‘천기누설’을 들어본다.   ●서울신문 신춘문예는 한국문단의 자양분   1950년 첫 해부터 김성한,오영수라는,장차 한국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거목을 배출했다.소설 ‘무명로’로 당선된 김성한은 이후 ‘바비도’,‘오분간’ 등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다.이해 ‘머루’로 가작을 차지한 오영수는 ‘갯마을’,‘삼호강’ 등 작품을 썼다.1979년 타계한 뒤 ‘오영수 문학상’이 제정됐다.이후 이동하(1966년),손영목(1977년),임철우(1981년),한강(1994년),한동림(1995년),하성란(1996년) 등 시대의 복판을 가로지르는 소설가의 산실로 자리매김됐다.  시도 마찬가지다.소설과 동화,평론,희곡,미술,영화 등 경계를 초월한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제하(1956년)가 서울신문으로 등단했다.또 ‘겨울속에 봄이야기’로 당선된 박정만(1968년)은 ‘한수산 필화사건’의 고문 후유증으로 1988년 세상을 등졌지만,그의 시세계는 사후에 더욱 각광을 받았다.이수익(1963년),문효치(1966년),나태주(1971년),강태형(1981년),박남희(1997년) 시인도 모두 서울신문 신춘문예 출신이다.이밖에 권성우(1987년),한기(1988년),하응백(1991년),김문주(2001년) 등 평단의 뉴 제너레이션으로 꼽히는 젊고 힘넘치는 평론가들을 배출했다.한국 문단의 소중한 자양분들이다.   ●‘왜,문학인가’라는 물음에 대답할 수 있는가  선배들이 한결 같이 신춘문예의 비법은 없다고 말한다.대신 ‘문학 그 자체의 희열과 고통을 즐기라.’는 것이다.  단편소설 ‘풀’로 당선된 하성란씨는 “처음에 글을 쓰게 될 때는 기성작가의 글에서 많은 도움을 받곤 하는데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도움을 받되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독창적인 주제의식과 문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씨는 “심사위원을 맡을 경우 그런 기준으로 본다.”고 귀띔했다.또 하씨는 “최근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자들이 현장에 나와 열심히 활동하는 것을 보면 많은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아 보기에 좋다.”고 말했다.  1997년 ‘폐차장 근처’로 시 부문에서 당선된 박남희씨는 신춘문예가 만능이 아님을 역설했다.박씨는 “등단이 모든 것을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닌 만큼 신춘문예를 통해서 문학을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시가 좋기 때문에 시를 쓰고,도전하는 일이 좋기에 매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다보면 어느 순간 신춘문예 당선의 행운이 자연스럽게 자신을 찾아 올 것”이라고 충고했다.그는 “험난해보이는 관문이지만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에게 관대한 것이 또한 신춘문예”라고 도전자들의 의지를 북돋웠다.  최근 소설가 조세희씨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출간 30주년을 맞아 헌정문집 ‘침묵과 사랑’을 책임 편집한 권성우씨는 1997년 문학평론에 당선됐다.권씨는 “신춘문예 당선이 문학적 재능의 공식적 확인으로 통하는 등식은 이미 무너졌다.”고 단언했다.그는 “가벼운 대중 문화가 주류를 이루는 시대에 당신은 왜 문학을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면서 “명료하게 답할 수 있을 만큼 치열하고 섬세한 자의식을 갖추지 못했다면 나의 문학이 습관적인 끄적거림은 아닌지 스스로 되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이수영, 오늘 ‘뮤직뱅크’ 2번 서는 이유

    이수영, 오늘 ‘뮤직뱅크’ 2번 서는 이유

    가수 이수영이 KBS 2TV ‘뮤직뱅크’ 무대에 2번 오른다. 이수영은 21일 오후 6시 35분부터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KBS 2TV ‘뮤직뱅크’에서 자신의 컴백곡 ‘이런 여자’와 더불어 ‘8eight’ 출신 가수 백찬과의 듀엣곡 ‘무슨 사랑이 그래요’를 선보이게 됐다. ’뮤직뱅크’에서 이수영은 백찬과 함께 듀엣곡 ‘무슨 사랑이 그래요’를 들려 준 잠시 후, 자신의 타이틀 곡 ‘이런 여자’로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된다. 특히 백찬과의 듀엣곡 ‘무슨 사랑이 그래요’와 이수영의 타이틀 곡 ‘이런 여자’는 이별에 대한 남녀의 상반된 감정을 노래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전자는 남자가, 후자는 여자가 각각 상대에게 이별을 고하는 매정한 사람으로 그려지고 있다. 곡 분위기 역시 사뭇 다르다. 듀엣곡 ‘무슨 사랑이 그래요’는 이수영 특유의 동양적 음색과 부드러운 백찬의 보컬 음색이 어우러져 리드미컬한 발라드 전개가 돋보인다. 남녀가 주고받는 대화 형식으로 가사가 구성돼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그간 아이리쉬, 오리엔탈 발라드를 선보여 왔던 이수영은 처음으로 정통 발라드 장르에 도전했다. 이수영의 ‘이런 여자’는 남자에게 헤어짐을 부탁하며 나쁜 여자로 남기를 바라는 심정을 잔잔한 멜로디에 애절한 보이스로 담아냈다. 듀엣 무대를 앞두고 최근 서울신문NTN과 인터뷰를 가진 이수영과 백찬은 서로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는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동시에 활동하게 된 만큼 함께 선전하며 윈-윈(win-win)효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입을 모았다. 이수영은 백찬과의 듀엣 이유에 대해 “노래를 잘하는 후배 가수에게 힘이 돼 주고 싶었다.”고 밝혔고 백찬은 “이수영 선배의 앨범 참여로 곡 자체가 더욱 빛을 발하게 됐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백찬은 “에이트의 랩퍼 백찬이 보컬리스트로 변신해 앨범을 냈다고 하니 주변에서 의아해 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이수영 선배의 피쳐링으로 화제가 되면서 곡 자체에 대한 모이게 됐고, 그러면서 백찬이란 가수의 목소리를 들려드릴 수 있는 기회로 연결됐다고 본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백찬의 이수영 듀엣 곡 ‘무슨 사랑이 그래요’는 지난 6일 발매된지 단 2주만에 각 방송사 음악방송 순위 10위권 안에 진입하는 등 순항을 예고케 하고 있다. 이수영의 ‘이런 사랑’ 역시 발라드의 계절을 맞아 고정 팬들의 든든한 지지를 받으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옆구리 시린 계절…혼자 놀아 볼까

    옆구리 시린 계절…혼자 놀아 볼까

     이 책의 지은이를 이렇게 설명하면 어떨까.요즘 한창 유행하는 TV 개그 코너를 패러디해 ‘16년 동안 혼자 놀아오신 혼자놀기의 달인,은둔 ○○○ 선생’….  기온이 뚝 떨어져 옆구리가 급하게 시려오면서,성탄절을 보내기 위해 슬슬 짝을 찾아나서야 할 이때,제대로 혼자 노는 법을 알려주겠다는 ‘가이드북’이 나왔다.제목은 ‘혼자놀기’(강미영 지음,비아북 펴냄)로 직설적이고,내용은 대범하다.  혼자놀기는 나른하고 지루한 일상을 색다르게 조명하는 30가지 방법을 알려준다.산책을 하거나 문을 걸어 잠그고 방안을 찬찬히 살펴보는 쉬운 방법도 있지만,주변의 방해를 피하기 위해 홀로 여관에 가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 소심하게 복수하는 ‘뒤끝노트’ 같은 도전도 녹였다.  저자는 혼자놀기 가장 좋은 장소로 ‘카페‘를 추천하는 듯,책 전반에 걸쳐 이 장소가 많이 등장한다.‘둘 이상이어야 입장 가능’이라는 팻말이 붙은 것도 아닌데 혼자 들어가기 거북한 것이 카페나 식당이다.하지만 생각을 달리하면 카페만큼 혼자 놀기 좋은 곳도 없다.  편하게 앉아 우아하게 차 한 잔 마시며 책을 읽고,글이나 편지를 쓰고,노래를 들으며 지나는 사람들을 응시할 수 있다.뒤끝노트 만들기,10년 후 내가 살 집 고르기,자서전 쓰기 등 책에서 소개하는 많은 혼자놀기 방법을 실행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일상에서 벗어난 소소한 탈출도 혼자놀기의 한 방법이다.동네골목 여행,버스노선 투어,왼손으로 글쓰기(오른손잡이라면),전화번호 기억해 내기 등 의식하지 못한 채 한쪽으로 치우쳐진 일상에서 ‘소심한 일탈’을 감행하기도 한다.일탈은 그야말로 관찰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유쾌한 고독이다.살짝 귀띔한다면 모 게임기 ‘두뇌트레이닝’의 아날로그 버전이라고나 할까.  혼자놀기 신공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나 자신을 발견하는 작업으로 달려간다.내가 좋아하는 색,좋아하는 음식,좋아하는 예술가 등을 찾아내는 ‘취향’에 대한 깨달음과 즐거움이 있다.더 발전시킨다면 다소 엄숙하게 죽음까지 건드리며 미래에 대한 설계를 제안한다.내가 죽은 뒤에 남겨질 것과 사라질 것을 돌아보고,부고 기사에 들어갈 내용을 적으며 현재와 미래의 나를 돌아보는 식이다.  저자가 “혼자놀기의 참맛은 낯선 곳에서 맞이하는 나 자신과의 소름 돋는 대화이며,이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황홀한 경험”이라고 말하는, 바로 그 지점일 듯하다.  소소한 에피소드와 일상의 단상을 녹여내면서 양념을 치고,실행에 옮기기 위한 구체성을 더했다.2000부 한정판으로 혼자 놀기 위한 108가지 매뉴얼을 담은 ‘365일 돈 안 들이고 혼자놀기 다이어리’를 곁들였다.1만 2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눈은 쌓여야 맛인데…서울 첫 눈 맞나?”

    20일 서울 전지역에 공식적인 첫 눈이 왔다. 그러나 내린 양도 적었을 뿐더러 땅위에 닿는 즉시 녹으며 쌓이지 않자 일부 시민들은 “첫 눈이 맞느냐.”며 의아해하기도 했다. 이에 기상청은 “올 겨울 첫 눈이 맞다. 눈이 내리는 것이 관측자의 눈에 보이기만 하면 첫 눈으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서울에는 약간의 눈이 내린 후 그쳤으나 오후 1시를 전후로 눈발이 강해지면서 잠시 함박눈이 내렸다. 하지만 지표면의 기온이 낮지 않아 눈이 쌓이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은 “눈은 쌓여야 맛인데…”라며 아쉬워했다. 강남구에서 회사를 다니는 정헌정(30)씨는 “기대를 많이 했는데,잠깐 내리다가 그치니 별 감흥이 없다.”며 “이걸 첫 눈이라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민들의 이런 궁금증에 대해 당국은 “첫 눈이 내린 게 맞다.”는 답을 내놨다.  기상청의 최명효 기상전문위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내린 양은 중요하지 않다.”며 “각 기상관측소에 있는 관측자의 눈에 눈이 오는 것이 보이면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관측소가 있는 곳에 눈이 내리지 않았다면 기상당국은 눈이 내린 것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최 위원은 이어 “올 겨울 들어 처음 내린 눈이 맞다.” 며 설명을 이어갔다.  계절관측 지침에 의거한 그의 설명에 따르면 첫 눈이란 ‘난우기에서 한우기로 접어든 후 내리는 눈’이다. 즉 지난 1월에 내린 눈은 2007년 겨울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날 내린 게 서울의 첫 눈이 맞다.  그는 “이날 자정을 전후로 한차례, 뚜렷하게 보이는 형태로 눈이 내릴 것”이라며 “총 강수량은 1~4㎜정도 되겠지만, 1㎝미만으로 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강수량 1~4㎜의 눈이 내린다면 3~4㎝는 쌓여야 하지만, 지표면의 기온이 낮지 않기 때문에 적설량은 생각보다 적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애걔 이 정도 갖고? 서울 첫 눈 맞나

    20일 서울 전지역에 첫 눈이 내렸다.그러나 양도 적었을 뿐더러 땅위에 닿는 즉시 녹아버리자 일부 시민은 “첫 눈이 맞느냐.”고 궁금해했다.기상청은 “올 겨울 첫 눈이 맞다. 눈이 내리는 것이 관측자의 눈에 보이기만 하면 첫 눈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서울에는 약간의 눈이 내린 후 그쳤으나 오후 1시를 전후로 눈발이 강해지면서 잠시 함박눈이 됐다. 하지만 지표면 온도가 낮지 않아 눈이 쌓이진 않았다.  일부 시민은 “눈은 쌓여야 맛인데…”라며 아쉬워했다. 강남구에 직장이 있는 정헌정(30)씨는 “기대를 많이 했는데,잠깐 내리다가 그치니 별 감흥이 없다.”며 “이걸 첫 눈이라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궁금해 했다.  최명효 기상전문위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내린 양은 중요하지 않다.”며 “각 기상관측소에 있는 관측자가 눈이 내리는 것을 맨눈으로 확인하면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관측소가 있는 곳에서 눈이 관측되지 않았다면 기상당국은 눈이 내린 것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최 위원은 이어 계절관측 지침에 의거, 첫 눈이란 ‘난우기에서 한우기로 접어든 후 내리는 눈’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지난 1월에 내린 눈은 2007년 겨울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날 내린 게 서울의 첫 눈이 맞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자정을 전후로 한 차례, 뚜렷하게 보이는 형태로 눈이 내릴 것”이라며 “총 강수량은 1~4㎜ 정도 되겠지만, 1㎝ 미만으로 쌓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수량 1~4㎜의 눈이 내린다면 3~4㎝는 쌓여야 하지만, 지표면 온도가 낮지 않기 때문에 적설량은 생각보다 적게 된다.  한편 기상청은 21일 경기 남부와 강원 영서, 충청지방은 대체로 흐리고 눈 또는 비가 온 뒤 점차 개겠으며 그 밖의 지방은 오전에 구름이 많다가 점차 맑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다.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4도에서 영상 6도를 나타내고 낮 최고기온은 6도에서 14도를 기록하는 등 평년 기온을 회복,기승을 부린 추위가 누그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가벼워진 毛皮 나이를 벗다

    가벼워진 毛皮 나이를 벗다

    할리우드 최고의 패셔니스타로 꼽히는 린지 로한이 얼마 전 파리에서 톡톡히 스타일을 구겼다. 평소 모피를 매우 사랑하는 그녀를 향해 한 동물보호단체가 밀가루 세례를 퍼부은 것. 이를 보도한 외신은 ‘린지 로한, 모피 걸친 대가를 치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어쩌랴. 동물보호단체의 안간힘에도 불구하고 흰 밀가루를 뒤집어쓸지언정 모피를 욕망하는 사람은 갈수록 많아지고 있으니…. 해마다 유명 모델이나 영화배우들이 ‘모피를 걸치느니 차라리 벗겠다.´는 슬로건 아래 보여주는 고혹적인 알몸도 모피의 매력 앞에선 굴욕을 면치 못하고 있는 듯하다. 올해 모피의 기세는 더욱 등등해졌으니 말이다. 런던, 뉴욕 컬렉션에서 한동안 뜸했던 모피가 대거 등장한 것만 봐도 그렇다. ●귀여운 디자인… 젊은 연령대에 인기 유행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과거 부잣집 마나님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모피는 이제 소득과 연령의 사다리를 성큼 내려와 젊은 여성들을 향해 강한 유혹의 입김을 내뿜고 있다. 상대적으로 지갑이 얇은 소비자들이 몰려드는 인터넷 쇼핑몰의 겨울 효자 상품 목록에서도 모피는 빠지지 않는다. 옥션에서도 최근 1개월간 모피 제품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나 더 팔렸다. 재킷, 코트, 조끼 등 외투부터 모피를 부분적으로 활용한 부츠, 머플러, 니트 카디건 등 다양한 아이템들이 1만~10만원대의 착한 가격대를 입고 모피의 문턱을 낮추는 데 한몫하고 있다. 가격, 디자인, 소재 등 모든 면에서 모피는 젊어질 대로 젊어졌다. 길고 부한 몸집으로 우아함을 뽐내나 거추장스럽던 모피는 레깅스, 청바지, 미니스커트 등과 입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짧고 발랄해졌다. 퓨어리, 진도 등 전문 모피 브랜드는 물론 20, 30대를 대상으로 하는 여성복 브랜드들도 롱코트보다는 짧은 재킷이나 점퍼 스타일의 블루종을 대거 선보였다. 재킷은 복고풍의 영향으로 밑단과 소매가 살짝 퍼지는 A라인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자칫하면 아줌마처럼 보이기에 벨트나 끈으로 허리를 묶어 젊은 감각을 뽐낼 수 있도록 한 디자인이 많다. 모피 블루종은 소매 끝부분과 밑단을 가죽이나 니트로 처리해 팔목 부분과 허리가 가늘어 보이게 했다. 이질적인 소재와 모피를 섞는 것도 이제는 새롭지 않다. 올해의 특징은 서로 다른 질감의 모피끼리 섞은 제품이 많다는 것. 가죽이나 일반 천 제품에 기존의 칼라 부분에 모피를 덧댄 것이 아닌 이질감이 느껴지는 모피를 어깨 견장이나 소매 쪽에 사용해 포인트를 주었다. 모피 위에 스팽글, 비즈, 자수 테이프 등으로 장식미를 가미하거나 리본으로 허리를 묶어 날씬함을 강조하는 디자인이 많은 것도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모피를 입고서도 다운 점퍼를 걸친 듯 귀엽고 발랄하게 보이고 싶다. 이런 욕구를 반영하듯 색상도 화려해졌다. 검정, 회색, 갈색 등 고전적인 색상과 더불어 핫핑크, 바이올렛, 퍼플, 그린, 블루 등 원색을 입은 제품들이 대거 눈에 띈다. ●조끼 하나면 패셔니스타 매장을 장악했다는 표현을 써도 될 정도로 조끼 스타일이 많다는 데서도 ‘모피의 회춘’을 확인할 수 있다. 모피 조끼 바람은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했는데 올 겨울엔 더욱 뜨겁다. 지구 온난화 덕에 날씨가 따뜻해지니 치렁치렁한 모피 코트는 점점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입어서 가볍고 남보기에도 불쌍하게 추워보이지 않을 아이템으로 모피만 한 게 있을까. 더구나 요즘 ‘시즌리스 레이어드룩(계절에 상관없이 겹쳐입기)’이 강세를 띠면서 다소 얇은 옷차림을 보완해주는 동시에 방점을 찍을 수 있는 아이템으로 그만인 것이다. 하늘거리는 보헤미안풍의 쉬폰 소재 원피스나 꽃무늬가 들어간 얇은 블라우스 위에 걸친 모피 조끼가 더할 나위 없이 멋져보인다. 예전 같으면 ‘멋내다 얼어 죽을래?’하고 핀잔을 들었겠지만 말이다. 니트 카디건 위에 입어도 손색없고 좀 두꺼운 외투에 입어도 무방하다. 안에 입는 옷에 따라 옷차림의 표정이 달라지니 모피 조끼 하나면 만사해결이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길이가 다소 길어졌고 기모노 형태의 소매가 달린 디자인이 눈에 많이 띈다. 업체들도 코트의 비중은 대폭 줄이고 조끼, 숄, 볼레로 등 소품의 비율을 높이는 등 젊은 여성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 도움말 및 사진제공 : 산드로, 퓨어리, 신원, 옥션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중계석] “외환위기 때 체질개선 더 했어야”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

    [중계석] “외환위기 때 체질개선 더 했어야”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

    정덕구(전 산업자원부 장관·전 국회의원) 니어(NEAR)재단 이사장은 금융위기와 관련, “많은 우려가 있지만, 단적으로 말해 한국은 1997년과는 달리 이른바 ‘붕괴 시나리오’에 들어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세계 경기와 맞물려 ‘하강 시나리오’에 진입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정 이사장은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가진 ‘세계경제질서의 태동과 동아시아’ 특강에서 “현재 한국의 환율 동요는 일시적인 것”이라면서 “경제 규모에 비해 외환시장 규모가 협소하고 헤지펀드 비중이 높은 점 등 구조적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음 단계에 들어서면 달러는 필연적으로 약세가 될 수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인책론에 대해서는 “글로벌 위기의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잘잘못을 따지기에는 이르다. 대붕괴를 막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가 가장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노사 협조를 통해 구조조정을 해서 ‘크기’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서 하반기 ‘축소 균형’이 이뤄지면 경기는 호전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고 7대 제조업이 경쟁력이 있으므로 최악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 이사장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제조업 등 기초가 튼튼한 곳부터 우선 체력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면서 “일본과 독일같은 나라들이 더욱 힘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체력회복은 미국의 회복 및 중국의 성장과 맞물려 있다고 봤다. 그는 한국이 10년전 좀 더 체질을 다지지 못하고 ‘IMF 조기졸업’을 선언한 것을 아쉬워했다.“정치적 선언이었으며,2000년 이후 한국 사회가 정치 계절로 다시 접어든 것은 한국 경제에 큰 안타까움”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 jj@seoul.co.kr
  • 인제에 국제자동차 경주장 조성

    2011년 강원 인제군 기린면에 국제 규격을 갖춘 자동차 경주시설이 들어선다. 인제군은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강원도와 ㈜)태영건설,㈜)포스콘 등과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자동차 경주장을 포함한 인제 오토테마파크 관광지 조성사업을 민간투자방식(BOT)으로 추진하는 협약식(MOU)을 맺었다. 인제 오토테마파크는 기린면 북리 155만㎡ 부지에 1700억원을 들여 2011년 하반기에 조성된다. 이곳에는 1급 자동차 경주장(4.13㎞), 카트 경주장(1.38㎞), 호텔(134실), 콘도(118실), 모터 스포츠체험관 등이 들어서는 최첨단 자동차 관련 복합레저 시설물이 들어선다. 인제 오토테마파크 건설투자자로 ㈜)태영건설과 ㈜포스콘이, 운영투자자로 ㈜코리아 레이싱 페스티벌이 참여한다. 인제군이 부지를 제공하고 강원도는 관광지 조성사업에 따른 인·허가 등 행정지원을 하는 민간투자법에 따라 진행된다. 인제군은 이미 인제 오토테마파크가 문을 여는 2011년에 국제대회 4개, 국내대회 4개 등을 유치했다. 인제 오토테마파크는 자동차 경주뿐 아니라 신차 발표회, 모터 스포츠 전시관 및 체험관, 드라이빙 스쿨, 레이스 스쿨, 교통안전교육 4륜 체험장 등 다채로운 이벤트로 사계절 관광지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생산 유발 효과는 2020억원으로 추산된다. 인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관광재개 날짜만 손꼽으며 한숨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지 열 돌을 맞았다. 1998년 11월18일 동해항에서 첫 관광선이 출항한 이후 금강산 관광은 육로관광시대까지 순항했다. 하지만 지난 7월11일 관광객 피격사건 이후 발길이 끊긴 지 4개월이 넘었다. 다행히 17일 정부가 대북 민간단체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 나눔운동’의 금강산 방문을 일시 허용하기로 했지만 금강산 관광이 언제쯤 정상화될지는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금강산 관광의 굴곡만큼 평가와 명암도 엇갈린다.‘금강산 관광이 전면 정상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부터 ‘그동안의 과정을 되돌아보며 차분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분분하다. 금강산관광은 민간인들이 남북을 처음으로 오가며 통일의 물꼬를 터 줄 것으로 믿었다. 동해안 주민들은 관광객 맞이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효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1999년부터는 외국인들에게까지 관광이 허용됐다.2002년 금강산관광 활성화를 위해 학생·교사·이산가족들에게 관광경비의 60~100%를 지원해주는 정책까지 나오면서 금강산관광의 대중화 시대가 열렸다.2003년에는 반세기 동안 민간인들의 통행이 금지됐던 군사분계선을 통한 육로관광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금강산관광은 경색됐던 남북간 긴장완화에 많은 도움을 줬다. 금강산을 다녀온 사람들은 “영원히 밟을 수 없을 것으로 여겼던 북한 땅을 다녀오면서 우리는 한 핏줄이라는 생각과 남북이 빠른 시일내 곧 통일이 될 것이란 믿음을 갖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강원 동해·고성·속초 등 낙후된 동해안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됐다. 주민들은 “여름철 반짝 관광에서 사계절 금강산관광이 이어지면서 비록 특정지역에 편중됐지만 숙박업소와 횟집 등 지역민들이 어느 정도 짭짤한 관광 특수를 누렸다.”고 회상했다. 지난 7월11일 관광객 피격사건 이후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되면서 관광객을 맞아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고성군 등 동해안 주민들은 생계를 위한 또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다. 고성군 명파리에서 건어물가게를 운영하는 강종섭(44)씨는 “금강산 관광이 완전 정상화되기만을 기약없이 기다리며 손님 없는 가게만 지키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고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한겨울의 고기 굽기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한겨울의 고기 굽기

    그림(1)은 성협의 ‘고기 굽기’다. 다섯 명의 사내가 숯불을 괄하게 피운 불판에 둘러앉아서 고기를 구워 먹고 있다. 맨 오른쪽의 사내는 술병을 앞에 두고 한 잔 쭉 들이켜는 참이고, 바로 그 오른쪽의 사내는 왼손에는 구울 고기를 담은 접시를 들고 있고, 오른손으로는 구운 고기를 젓가락으로 집어 입으로 가져가고 있다. 입술을 약간 내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익은 고기가 뜨거워 불고 있는 것이다. 다시 그 왼쪽의 젓가락을 들고 고기를 집으려는 사내는 털이 달린 남바위를 쓰고 있다. 또 술 마시는 사내 아래쪽에 있는 사내는 두터운 복건을 쓰고 있다. 아마도 쌀쌀한 날인 듯하다. ●좀 사는 집이라야 쇠고기 구워 먹어 재미있는 것은 흰 건을 쓴 사내다. 상주처럼 보이지만, 그림만으로는 확신이 가지 않는다. 왼손잡이인 듯 왼손에 젓가락을 들고, 오른손에 역시 구울 고기를 담은 접시를 들고 있다. 친구들과 모여서 고기를 굽고, 한 잔 쭉 들이켜는 재미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그림(2)는 작자 미상의 ‘고기 굽기’다. 그림 위쪽에 성가퀴가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서울 성곽 안팎의 어디쯤이다. 여자 둘이 끼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림(1)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 역시 둥글게 둘러앉아서 고기를 구워 먹고 있는 것이다. 다만 고급스러운 자리를 깔고 거기에 털가죽 방석까지 깔았으니, 제법 호사스러운 자리인 것이다. 지금은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을 두고 드문 일로 치지 않는다. 하지만 30~40년 전만 해도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은 일상이 아니었다. 고기, 특히 쇠고기는 국을 끓여 먹었지 구워 먹는 것은 좀 사는 집이라야 가능한 일이었다. 필자의 선배 한 분은 쇠고기국조차 군대 가기 며칠 전에 처음 먹었다고 한다. 그렇다 해서 쇠고기 구이 요리가 발달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쇠고기 요리, 특히 굽는 요리는 대개 서울의 요리였지, 지방이나 시골의 요리법은 아니었다. 말이 난 김에 쇠고기의 역사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쇠고기를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 것은 소를 부려 농사를 짓고부터일 것이다. 한데 이게 또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1123년 고려에 사신으로 왔던 송나라 사람 서긍은 한 달을 머무르면서 고려에 대해 보고 들은 것을 정리해서 ‘고려도경’이란 책을 쓴다. 이 책을 보면, 고려 사람들은 불교를 믿기 때문에 고기를 먹지 않고, 또 소나 돼지의 도살에도 아주 서툴러 고려 사람들이 요리한 고기를 먹을 수가 없을 지경이라고 푸념을 한다.1392년 조선이 건국된 이후에는 불교의 자리에 유교가 들어섰으니, 종교적 이유로 쇠고기를 먹지 못할 것은 없었다. 한데, 소는 또 농우(農牛)다. 쇠고기를 많이 먹으면 결과적으로 농사지을 소가 모자라게 된다. 그래서 소를 도살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만들고, 어기는 사람은 처벌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고기를 먹고자 하는 욕망이 식을 리가 없다. 돈 있고 권세 있는 양반들은 쇠고기를 즐겨 먹었다. 성균관의 유생들은 원래 등록금도 내지 않고 기숙사비도 없고 식사도 공짜다. 그런 유생들의 반찬으로 쇠고기가 빠지지 않고 밥상에 올랐다. 쇠고기를 먹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지만, 그런 법이야 지키지 않아도 그만이었던 것이다. ●유생들의 식사에 쇠고기 빠지지 않아 보통 소를 잡는 사람을 백정이라 하지만, 그것은 서울을 제외한 곳에서 그렇다. 서울은 성균관의 노비들이 소를 잡아 쇠고기를 판매한다. 성균관의 주위 동네를 반촌이라 하고, 그 동네에 사는 사람을 반인이라 한다. 이들은 고려 때 안향이 성균관에 기증한 노비의 후손이라고 한다. 반인들은 성균관에 딸린 노비로서 다른 곳에 가서 살지 못하고 반촌에서 살며 성균관의 건물을 지키고 관리하는 일과, 성균관에 필요한 모든 육체노동을 담당한다. 이 노동에는 유생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것도 포함된다. 유생들의 식사에 쇠고기가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반인들은 소를 잡아야만 하였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뒷날 반인들은 소를 잡아 판매하는 일에 뛰어들었다. 반인들은 성균관에 소속된 노비이기 때문에 성균관에 노역을 제공하면, 당연히 성균관 재정에서 반인들의 먹고 살 물자나 방도를 마련해 주어야만 하였다. 임병양란 이후 성균관 재정이 어려워져 반인들이 먹고 살 길이 없게 되자, 조정에서는 반인들에게 소의 도살과 판매를 독점적으로 허락해 주었다. 반인은 일정한 세금을 바치고 쇠고기 가게를 열게 되었던 바, 그것을 현방(懸房)이라 한다. 현방은 고기를 달아매 놓고 파는 가게란 뜻이다. 현방은 시대에 따라 가게 수가 다른데, 많을 때는 48개, 적을 때는 22개였다. 서울 시내에 쇠고기를 파는 20곳이 넘었다는 것은, 쇠고기의 수요가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또 음식 중에서 쇠고기 요리를 으뜸으로 쳤던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서민들이 즐겨 읽었던 ‘흥부전’을 보자. 흥부는 워낙 가난한 탓에 자식들에게 옷을 다 해 입힐 수 없다. 큰 자루를 만들어 자식들을 쓸어 담고 사람 머리만한 구멍을 뚫는다. 자식들이 머리를 내 놓을 구멍이다. 이러니 한 사람이 뒤가 마려우면 나머지도 모두 뒷간에 따라가야 한다. 한 놈이 일을 보는 동안 다른 놈들이 먹고 싶은 것을 줄줄이 늘어놓는다. 먹을 것이 없을수록, 먹지 못할 형편일수록 먹고 싶은 것은 더 많아지는 법이다. 한 놈이 “애고 어머니, 우리 열구자탕에 국수 말아 먹었으면….” 하자, 또 한 놈이 “애고 어머니, 우리 벙거짓골 먹었으면….” 하고, 거기에 또 한 놈이 “애고 어머니, 우리 개장국에 흰밥 조금 먹었으면….” 하고, 또 한 놈이 “애고 어머니, 대초찰떡 먹었으면….” 한다. 먹고 싶은 음식 랭킹 1,2,3위가 고기로 만든 것이다. 대추를 박아 넣은 대추찰떡은 4위에 불과하다. 영광의 1위 열구자탕과 2위 벙거짓골은 무엇인가?열구자탕은 입을 즐겁게 하는 탕이라는 뜻이다. 맛있는 줄은 알겠지만, 이것으로는 어떤 음식인지 알 수가 없다. 알고 보면 별것도 아니다. 열구자탕은 신선로에 채소와 고기를 넣고 끓인 탕이다. 곧 요즘의 신선로다. 벙거짓골은 전립투(氈笠套)라고도 한다. 벙거지가 곧 전립인 것인데, 곧 짐승의 털을 틀에 넣고 꽉 눌러서 만든 모자다. 벙거짓골은 음식을 익히는 그릇이 벙거지를 뒤집어 놓은 것처럼 생겨 붙은 이름이다. 요즘 전골을 먹으러 가면, 가운데가 움푹 파인 넓은 쟁반에다 여러 재료를 얹어 익혀 먹는데, 그것처럼 생겼다고 보면 된다. 유득공의 ‘경도잡지’란 책을 보면,“냄비 중에 전립투라는 것이 있다. 벙거지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채소는 가운데다 데치고, 가에서는 고기를 굽는다. 안주나 밥반찬에 모두 좋다.”고 하고 있으니, 바로 그림(1)과 (2)에서 보는 고기 굽는 그릇 바로 그것이다. ●먹고 싶은 음식 랭킹 1·2·3위가 고기 그림(1)과 (2)는 모두 벙거짓골로 고기를 구워 먹고 있는 장면이다. 박지원의 ‘만휴당기(晩休堂記)’란 글을 보면 벙거짓골로 고기를 구워 먹는 장면이 나온다. 예전에 눈 내리는 어느 날, 나는 작고한 대부 김술부(金述夫) 씨와 함께 화로를 놓고 고기를 구워 먹는 난로회(煖爐會)를 행한 적이 있다. 세속에서는 이것을 철립(鐵笠, 쇠벙거지)이라고 부른다. 온 방안이 연기로 그을고 비린내와 누린내가 사람에게 배어들자 김공은 먼저 일어나서 나를 데리고 북쪽 마루 아래로 나아갔다. 그는 부채를 부치며 말하기를, “이렇게 맑고 시원한 곳도 있네그려. 가히 신선도 부럽지 않으이.” 잠시 뒤에 밖을 내다 보니 여러 하인들이 심부름을 하느라고 처마 밑에 섰는데 너무 추워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고, 그 집의 자제들은 떠들다가 끓는 물을 엎질러서 손을 데었다고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 친구들과 어울려 벙거짓골로 고기를 구워 먹었던 추억을 떠올린 것이다. 그림(1)과 (2)는 모두 겨울철인 듯한데, 박지원 역시 겨울에 벙거짓골을 먹고 있으니, 벙거짓골은 원래 겨울의 시식(時食)이었나 보다. 하지만 어디 겨울에만 먹으랴? 친구들이 좋으면 무슨 음식이건 어떤 계절이건 좋지 않겠는가.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청도 반시, 열매가 주는 선물

    청도 반시, 열매가 주는 선물

    열매의 생물학적 의미는 ‘식물의 꽃이 수정한 후 씨방이 자라서 맺힌 것’이며 사회적 의미는 ‘이루어 놓은 결과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열매는 반드시 꽃이 피어야 하고 수정을 해야 열매를 맺는다. 꽃을 보는 것도 아름다운데 그 열매까지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이 나무여서, 꽃 피고 열매를 주는 나무처럼 고마운 자연의 선물이 또 있을까 싶다. 나무도 열매를 달기 위해 사계절을 열심히 걸어간다. 가만히 서 있는 것 같지만 열매를 달기 위해 나무도 사람 못지않게 바쁘게 살고 있다. 나무는 휴식의 추운 겨울을 보내고 나면 봄에 새잎을 달고 꽃을 피우고 여름이면 열매를 달아 가을이면 잘 익은 열매를 만들어낸다. 나무는 위대하다. 그래서 그 열매가 단 것이다. 그 중에서 한국인과 가장 친숙한 감나무는 더더욱 그러하다. 감나무는 우리나라의 가을을 대표하는 나무다. 가을과 함께 열매와 잎이 함께 붉게 물이 드는 감나무를 옛사람들은 五絶(오절), 오상(五常), 오색(五色)을 가진 나무로 대접했다. 감나무의 五絶(오절)은 壽(수), 無鳥巢(무조소), 無蟲(무충), 嘉實(가실), 木堅(목견)이다. 이는 나무가 오래 살며, 새가 집을 짓지 않으며, 벌레가 일지 않으며, 그 열매가 달기가 으뜸이고, 나무가 단단하다는 뜻이다. 오상(五常)은 文(문), 武(무), 忠(충), 孝(효), 節(절)로 낙엽 든 감나무 잎에는 글을 쓰니 文이고, 나무가 단단하여 화살촉으로 사용하니 武고, 열매의 겉과 속이 같이 붉어 표리부동하지 않으니 忠이고, 열매가 부드러워 노인들도 드실 수 있으니 孝고, 열매가 서리가 내릴 때까지 나무에서 견디니 節이다. 오색(五色)은 黑(흑), 靑(청), 黃(황), 赤(적), 白(백)으로 나무는 검고, 잎은 푸르고, 꽃은 노랗고, 열매는 붉고, 말린 곶감에 흰 가루가 날린다는 것이다. 나무와 열매에서 이처럼 五絶(오절), 오상(五常), 오색(五色)을 찾아낸 것은 옛사람들의 감나무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다는 것이다. 특히 그 열매인 감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깊은 뜻을 둔 것이 열매의 위대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러고 보니 예로부터 감나무의 열매들은 다 따지를 않았다. ‘까치밥’이라 하여 꼭 몇 개씩 남겨 두었다. 나무가 준 열매를 사람만 먹지 않고 까치들에게도 나눠주었다. 이를 두고 김남주 시인은 ‘홍시 하나 남겨 둘 줄 아는/조선의 마음이여’라고 노래하기도 했다. 씨가 없는 열매, 청도 반시 감나무에서 감이 풍성하게 익어가는 풍경은 우리나라 시골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가을 풍경이지만 경상북도 청도군은 ‘반시’라는 특산품인 특별한 감으로 가을마다 ‘열매가 주는 선물’을 톡톡히 받고 있는 고장이다. 반시(盤枾)는 떫은 감을 대표하는 품종이다. 곶감을 만드는 길쭉한 모양의 ‘둥시’와 달리 생긴 모양이 쟁반처럼 납작하다고 해서 ‘반시’라 한다. 그러나 그 반시가 ‘청도 반시’가 되면 전혀 색다른 감이 된다. 놀랍게도 청도 반시에는 씨가 없다. 반시에 씨가 없는 것은 청도가 전국에서 유일하다. 육질이 연하고 당도도 높은데 씨까지 없다보니 먹기에도 편하고 가공에도 편리해 청도 반시는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받는 감이 되었다. 왜 청도 반시에만 씨가 없을까? 그건 청도가 청정지역이라는 것을 말한다. 청도군은 지리적으로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다른 지역에서 자라는 다른 감꽃의 꽃가루가 찾아오지 못한다. 또한 감꽃이 피는 5월에 안개가 많이 발생하여 꽃가루를 나르는 곤충들이 활동을 잘 하지 못해 자연스레 씨 없는 반시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청도 반시를 다른 지역에 심으면 씨가 있는 반시가 달린다. 그러니 청도 사람들에겐 반시가 얼마나 고마운 열매의 선물이겠는가. 청도는 예로부터 감의 고장이다. 조선 명종 1년(1545년) 이서면 신촌리 ‘세월 마을’이 고향인 박호가 평해군수로 재임하다가 청도로 돌아올 때 중국에서 전래되었다는 감나무를 가지고 와 청도의 감나무에 접목한 것이 이곳 토질과 기후에 맞아 ‘세월 반시’가 되었고 청도의 전역으로 널리 퍼지게 되면서 ‘청도 반시’가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감나무 재배면적만 1,361ha에 이르고 생산량도 18.6천여 톤으로 전국 생산량의 20%에 달한다. 수령이 450년이 된 감나무도 있고, 곳곳에서 자라고 있는 100년 이상 된 감나무가 왕성하게 열매를 달고 있다. ‘뿌리 깊은 감나무’가 주는 열매를 선물 받고 있는 것이다. 해마다 청도군이 주최하는 ‘청도 반시 축제’가 올해는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청도천 둔치에서 열리는데 ‘청도 반시 100배 즐기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감의 영영가는 대단하다. 비타민A, B1 ,B2, C와 미네날Ca, P, Fe, K가 풍부한 건강식품이며 숙취를 없애고 설사를 멈추게 한다. 거기다 갈증 해소, 치질, 고혈압, 감기 예방에 효과가 크며 감꼭지를 달여 마시면 딸꾹질을 멈추게 하며, 감잎은 비타민C가 풍부하여 감잎차를 만들어 먹는다. 무엇하나 버릴 것이 없는 열매인 것이다. 나무의 열매에서 사람의 열매로 나무가 주는 대로 받아먹으면 나무의 선물인 열매의 이름값을 하는데 부족하다. 옛말에 ‘감나무 밑에 누워도 삿갓 미사리를 대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아무리 좋은 기회라 하더라도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감의 고장 청도는 ‘감꼬치에 곶감 빼 먹듯’ 하지 않고, ‘감나무 밑에 누워서 홍시가 익어 떨어지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풍부한 감을 통해 여러 가지 상품을 만들고 있는데 그 중에서 천연염색인 ‘감물 염색’과 감으로 만든 와인 ‘감그린’이 열매에서 새로운 열매를 만드는 대표적 작업이다. 감이 익으면 홍시가 되지만 풋감은 감물의 좋은 재료가 된다. 풋감에서 감물이라는 천연염료를 만들어 감의 붉은 색, 우리나라 가을 색깔을 만들어내고 있다. 여러 가지 천에다 물을 들여 감물천을 만들고 그 천으로 옷을 비롯하여 생활에 필요한 감물 제품을 만들어 청도군 내 곳곳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 감이 붉게 익는 계절에 청도를 찾아가면 나무에는 감이 익고 곳곳에서 감물을 들이는 서정적인 풍경과 만난다. 감물 염색 체험장도 있어 감으로 자신의 가을 색깔을 빚어낼 수도 있다. 청도는 청도 반시로 세계에서 처음으로 감와인을 만들었다. ‘감그린’이란 황금색의 화이트 와인이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공식 만찬주에 선정되기도 한 감와인은 ‘와인터널’이란 색다른 명소도 가지고 있다. 감으로 만든 와인은 100% 서리 맞은 청도 반시를 이용해 발효시켜 1년간 숙성시켜 만든다. 포도로 만든 레드와인에서만 맛볼 수 있는 타닌 맛을 더욱 풍부하게 가지고 있어 인기다. 특히 ‘감그린’와인은 청도군 화양읍 송금리에 있는 ‘와인터널’의 연평균 13~15도의 온도에서 붉은 감빛이 황금빛으로 숙성된다. 일제강점기 경부선 철도에 만들어졌던 110년의 역사를 가진 터널에 감와인을 숙성, 저장하고 판매매장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감이 주는 열매로 와인이란 새로운 열매를 만든 것이다. 글·사진 삶과꿈 편집부
  • 영화제 걸작이 몰려온다

    영화제 걸작이 몰려온다

    “나 이제 담배 끊으려고.” “난 뭘 끊을까?” “너? 모두에게 너무 착하게 대하는 거.” “나쁠 거 없잖아? 다 웃고 살자는 건데.”( ‘해피 고 럭키’ 중에서) 울림이 있는 대사가 그리운 계절이다. 겨울의 초입. 허전함을 어떻게 추슬러야 할지 심란하다면 한시름 놓아도 될 듯하다. 세계적인 영화제를 휩쓴 화제작들이 속속 국내 스크린에 안착하기 때문이다.‘해피 고 럭키’를 비롯해 ‘눈먼자들의 도시’,‘추적’,‘바시르와 왈츠를’이 20일 일제히 개봉한다. ‘눈먼 자들의 도시’는 올해 제61회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숱한 화제를 낳았던 작품.199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포르투갈 출신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1995년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다.‘만약 세상 모든 사람들의 눈이 멀고 단 한 사람만 볼 수 있다면….’이란 기상천외한 상상력에서 출발한 이 작품은 극적인 상황을 디테일하게 묘사해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이 작품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이 영화화를 원치 않았던 주제 사라마구를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스크린에 옮길 수 있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시티 오브 갓’,‘콘스탄트 가드너’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감독은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도 뛰어난 완성도와 높은 대중성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인간의 나약함과 강인함을 보여주는 마크 러팔로와 줄리안 무어의 명연기도 감상 포인트의 하나다. 미스터리 심리극 ‘추적’은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특별상을 받은 작품. 밀폐된 공간에서 서로를 속고 속이는 숨막히는 추격전을 담고 있다. 각각 젊음과 부를 소유한 두 남자가 한 여자를 둘러싸고 벌이는 두뇌게임이 시종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2005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해럴드 핀터가 각색에 참여했다는 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촌철살인의 대사와 희극적인 감각이 돋보인다.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의 출연 배우이기도 한 케네스 브래너가 메가폰을 잡아 영국 대표 배우 주드 로와 마이클 케인의 환상 호흡을 이끌어냈다. ‘바시르와 왈츠를’은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영화제 기간 내내 끊임없는 찬사를 얻은 작품이다. 아리 폴만 감독은 자신이 실제로 겪은 1982년 레바논 전쟁의 불편한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라는 외피에 담아냈다. 실사 영화로 먼저 찍은 뒤 다시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내는 지난한 작업을 거쳐야 했지만, 두 장르의 절묘한 결합으로 드라마성과 현실성 모두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이스라엘이 무장 단체를 소탕하기 위해 감행한 전쟁에서 무고한 레바논 시민들이 학살당한 참혹한 역사가 환상적인 영상에 입혀져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해피 고 럭키’는 광합성 부족으로 우울지수가 높아진 사람에게 강력 추천할 만하다.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배우 샐리 호킨스가 ‘대책없는 낙관주의자’ 주인공 포피 역을 맡아 강력한 ‘해피 바이러스’를 전염시킨다. 포피는 초등학교 교사로 자유분방하고 편견이 없으며 무엇보다 멋진 유머감각을 지닌 인물이다. 그녀의 서른 살 독신 생활에 끼어든 까칠한 운전교사와 키다리 매력남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네이키드’,‘비밀과 거짓말’,‘베라 드레이크’ 등을 만든 영국의 거장 마이크 리 감독은 ‘해피 고 럭키’에서 행복의 의미를 상실해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이와 함께 토론토 영화제 관객상, 벤쿠버 영화제 비평가상을 휩쓴 ‘이스턴 프라미스’가 새달 11일 개봉을 대기하고 있다. 우연히 목격한 소녀의 죽음으로 러시아 마피아 조직의 비밀을 파헤치게 되는 여인을 그린 범죄 스릴러다. 영화제 걸작들의 잇따른 개봉으로 관객들은 연일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늦가을에서 초겨울 사이. 특히 그저 그런 오락영화에 식상해진 관객이라면 독특한 스토리에 깊이 있는 작품성까지 만끽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Metro] 남산공원 순환로 꽃밭 늘린다

    서울 남산공원 산책로가 사계절 내내 꽃이 피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서울시 남산공원관리사업소는 내년 4월까지 남·북측 순환로 주변의 소규모 화단 5곳에 로즈메리, 라벤더 등 사계절 향기를 뿜어내는 허브류를 심을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사업소는 지난봄 국립중앙극장과 교육과학연구원 사이의 북측 순환로 3곳에 허브류를 심은 미니 화단을 만든 것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이 좋자 화단을 확대하기로 했다. 사업소는 내년에 새롭게 조성할 화단에는 남산제비꽃과 상사화 같은 우리꽃을 함께 심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방침이다.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16일 TV 하이라이트]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 가을빛의 유혹, 일본 하쿠산. 우리나라와 비슷한 사계절을 지닌 일본에도 어김없이 가을의 단풍이 찾아왔다. 섬나라 일본의 4분의1을 차지하는 이 산은 이제 서서히 가을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여의도 고등학교 동문 산악회원들과 함께 우리나라의 단풍과는 색다른 매력이 있는 일본 단풍산행의 백미, 하쿠산으로 떠나본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20분) 전 국민의 1%가 앓고 있으며, 발생 2년 내에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전신 관절 파괴 및 장기의 손상으로 이어지는 치명적 질환, 류머티즘 관절염. 관절염은 노인들에게만 오는 질환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다. 또한 류머티즘 관절염의 대표적인 증상과 성장통과의 차이를 짚어본다. ●대결! 노래가 좋다(KBS2 오전 8시20분) 요즘 각 방송사에서 게스트 0순위를 달리고 있는 케이블계의 이효리, 김나영이 ‘대결! 노래가좋다’를 통해 그녀의 독특한 이성관에 대해 털어놓는다. 또 김나영은 도레미 패밀리로 출연해 노래를 불러 문제를 출제해 주는 첫 무대부터 그녀 특유의 탈골 댄스를 선보이며 웃음을 선사한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이목을 집중하게 만드는 세기의 건축물!최고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건축물들은 첨단과학으로도 설명하기 힘들 만큼 치밀한 설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놀라운 비밀을 살펴본다. 또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놀라운 숫자와 사건들 사이의 미스터리도 파헤쳐 본다. ●여행다큐 쉼표(SBS 오전 6시55분) 방송 생활 7년, 기상캐스터에서 방송인으로의 변신!쉴 틈 없이 바빴던 안혜경이 여행을 떠난다. 연예계 단짝친구 박정아와 함께 설렘을 안고 찾아간 곳은 경기도 포천! 첫 여행 속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사건을 마주한다. 못 다한 고민들을 나누면서 그녀들의 상큼발랄 여행이 시작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밤 12시10분) 부신백질이영양증(ALD)을 앓고 있는 준빈이. 영화 ‘로렌조 오일’을 통해 ‘로렌조 오일병’으로 알려진 이 병은 치료 방법이 없어 지켜보는 엄마 아빠의 애를 태우고 있다. 현재 병의 진행을 늦출 유일한 방법은 ‘로렌조 오일’뿐. 그러나 가격이 비싸 마음 놓고 먹일 수 있는 형편이 못 되는데…. ●희망풍경(EBS 오전 6시) 15년 전, 신영이가 뇌 병변 장애라는 판정을 받았을 때의 충격. 거기다 멀쩡하던 형옥이까지 시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 날 갑자기, 가족의 삶에 커다란 폭풍우가 몰아쳤다. 하지만 거센 폭풍우가 몰아친 후, 구름 사이로 밝은 햇살이 비추듯 형옥이네 가족이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더 크고 따뜻해졌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광활한 초원과 습지대가 있는 남아프리카의 아름다운 생태환경은 다양한 식물들과 야생동물들의 조화로 이뤄진 것이다. 이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는 인간뿐이다. 이곳에서 서식하고 있는 볼망태 두루미 역시 인간에게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 제주 이색 테마파크

    제주 이색 테마파크

    유리를 주제로 한 박물관 ‘유리의 성’이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서 지난달 22일 문을 열었다. 세계 각국의 유리조형 마에스트로(대가)들로 구성된 프로젝트팀이 2년에 걸친 준비기간과 1년의 작업 끝에 완성했다. 250점 남짓한 유리 조형물을 만들고 가꾸는 데 들어간 돈이 130억원. 국내에서 제작된 작품들을 옮기는 데만 7·5t 트럭 30대가 동원됐다. 모두 7개의 테마조형파크를 비롯해 유리의 화원, 현대유리조형관, 글라스 하우스 등으로 꾸며졌다. 오는 26일엔 국내 최초의 말 테마파크를 표방하는 ‘더마파크’(The 馬 Park)가 한림읍 월림리에 문을 연다. 라온 골프장을 운영하는 라온랜드가 20만㎡의 공간에 320억원을 들여 상설 야외 기마예술공연장, 승마클럽 등을 마련하고 있다. 제주도를 찾는 국내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는 요즘 물오른 제주 관광에 볼거리가 더해진 셈이다. # 유리나무·다면경 체험실 등 볼거리 많아 유리의 성의 공간 배치 등을 총괄 기획한 고성희(48) 남서울대 교수는 이 박물관의 특징을 유리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모두 보여준 곳이란 말로 표현했다. 고 교수는 “깨지기 쉽고 차가운 이미지를 가진 유리지만, 작품들을 접하고 보면 의외로 단단하고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될 것”이라면서 “유리의 고정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박물관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정서”라고 소개했다. 동화 ‘재크와 콩나무’를 모티브로 삼은 유리나무, 연어들이 물길을 차고 오르는 벽천 등을 줄줄이 지나면 현대유리조형관에 이른다. 쇠파이프로 바람을 불어 꽃병 등을 만드는 블로잉 기법을 비롯, 램프 워킹, 샌드 블라스트 등 유리 조형물을 만드는 모든 기법의 작품이 망라돼 있다. 특히 전 세계 유리 조형물 제작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체코의 보헤미아 글라스와 이탈리아 베네치아 글라스의 화려한 작품들은 절대 놓치지 말 것. 시각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거울방, 다면경 체험실 등도 만날 수 있다. 현대유리조형관을 나서면 주작·현무·백호·청룡 등이 서 있는 사신도 광장이다. 한국 유리의 역사에 대해 음미해볼 만한 공간이다. 제주 돌담을 형상화한 작품들이 주변을 둘러싸며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한다. 유리의 성 가운데쯤 자리잡은 글라스 하우스는 찻집을 겸하고 있어 숨 한자락 내려놓기 딱 좋다. 체코 작가가 제작한 유리 탁자에서 폼잡고 차 한 잔 마시며 한껏 여유를 부려 봐도 좋겠다. 글라스 하우스 앞은 유리의 화원이다. 다양한 종류의 유리꽃들이 시선을 잡아 끈다. 광합성을 해야 할 필요가 없으니 사철 꽃이 질 일도 없을 터. 하지만 화려하기는 하되 생명이 없는 모습에서 측은한 생각도 없지 않다. 이 박물관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딱딱하고 고정된 작품들만 있지 않다는 것이다. 유리 바람개비들과 2만 1000송이 유리 유채꽃 등에서 보듯 일부 작품들은 바람에 몸을 맡긴 채 휘적거릴 줄도 안다. 고 교수가 강조한 ‘유리의 또 다른 면’이란 아마 이런 것일 게다. 꼭 찾아가 ‘볼일’을 봐야 할 작품도 있다.‘미친 화장실’(crazy bath room)이란 독특한 이름의 유리화장실이 바로 그것. 안에서는 밖을 훤히 볼 수 있지만, 밖에서는 안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안팎의 관객 모두 자유롭고 개운한 상상을 해보시길. # 유리 조형물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기록들 사실 보통사람들은 작품의 예술성을 떠나 규모와 제작 비용 등에 먼저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이 박물관 조형부 홍기택(42) 부장은 이탈리아 유리 조형의 거장 피노 시뇨레토가 만든 지름 90㎝짜리 세계 최대 유리 구(球)를 여러 자랑거리들 중 가장 앞줄에 세웠다. 제작 기간만도 1년이 소요됐고 무게는 700㎏에 이른다.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우주의 질서를 표현한 작품이라고 한다. 홍 부장은 “유리구를 만들 때 갑작스런 온도변화가 생기면 표면에 균열이 생긴다. 달궈진 유리구의 겉과 속에 온도 차이가 있어 전기로(爐)에서 온도를 조절하며 천천히 식히다 보니 오랜 기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가장 비용이 많이 든 작품은 이탈리아의 자네티 무라노 공방에서 제작한 ‘독수리와 말’이다.1억원이 투입됐다. 용해로에 녹아 있는 유리 덩어리를 계속 말아가며 만드는 ‘솔리드’(Solid) 기법의 작품. 유려한 자태와 사실적 표현이 압권이다. 만들기가 가장 까다로웠던 작품으로는 고성희 교수의 ‘자화상’이 꼽힌다. 고 교수는 “어떤 강력 접착제로도 접합이 불가능할 것 같았던 돌과 2만 5000장의 유리 조각을 세 달에 걸쳐 앵커 등을 이용해 고정시켰다.”고 제작 당시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이밖에도 테마조형파크 초입에 설치된 ‘유리 미로’는 실외에 설치된 것으로는 세계 최초란 찬사를 받는다. 유리의 성 개장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입장은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입장료는 7000~9000원.(064)772-7777. # 승마에서 마상공연까지 한 곳에서 즐긴다 ‘더마파크’는 어린이를 위한 조랑말 체험승마장과 사계절·전천후 승마가 가능한 실내 승마장, 명마 방목장, 감귤밭과 억새 군락지 사이로 난 총 길이 1.8㎞짜리 잔디 외승주로 등 각종 승마 체험시설과 볼거리들을 갖추고 있다. 최대 볼거리는 ‘칭기즈칸의 검은 깃발’ 공연.50여명 출연진 모두가 말을 타고 야외공연장을 누비는 기마전쟁극이다. 몽골 현지에서 선발된 칭기즈칸의 후예들이 세계 최고의 기마 실력을 뽐낼 예정이다. 입장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1만원선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공연은 오전 11시와 오후 2시 등 하루 두 차례 펼쳐진다.(064)795-8080. 글 사진 제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남자의 화장은 무죄! 센스있게 드러내자

    남자의 화장은 무죄! 센스있게 드러내자

    남성들도 깨끗한 피부와 동안을 뽐내고 싶어 한다. 해마다 이맘 때면 수능 후 예비숙녀 또는 새내기 직장여성들의 피부 관리법, 메이크업 강좌는 넘쳐나는데 남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없다. 화장하는 남자, 일명 ‘Mr. 뷰티’들의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는데 말이다. 그래서 남성 메이크업 제품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에뛰드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대환 팀장으로부터 초보 Mr. 뷰티들이 알아야 할 화장법을 배워 봤다. (1) 스킨만은 남성 전용으로 기초공사를 튼튼히 해야 화장발이 잘 먹히다는 것은 남녀불문. 피부가 민감하다며 엄마, 누나와 화장대를 공유하고 있더라도 스킨만은 반드시 남성용을 쓸 것을 권한다.한 화장품 업체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남성들의 피부 고민 1위는 넓은 모공,2위가 과도한 피지분비였다. 이같은 고민에 맞춰 나왔기에 여성용보다 피부 정리에 좋다. 스킨은 화장솜에 덜어 피부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피부결을 따라 발라준다. 로션을 바를 땐 5분 정도 시간차를 두는 것이 좋다. 비비크림을 바를 때 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로션을 바른 뒤 손으로 얼굴 전체를 눌러준다. 온기가 제품을 잘 스며들게 해 들뜨거나 밀리지 않게 해준다. (2) 비비크림은 손등에 덜어서 얼굴색이 어두운 남성용 비비크림은 바나나색이 많다. 양 조절을 잘 못하면 허옇게 들뜨기 쉬우니 번거롭지만 일단 손등에 덜어 조금씩 찍어 발라주는 것이 좋다.손보다 스펀지를 이용하면 빠른 속도로 넓은 면적에 도포할 수 있고 밀착력도 높일 수 있다. 얼굴 전체에 톡톡 두들기며 바른 뒤 눈가에 한번 더 찍어 발라준다. 여기서도 손으로 얼굴을 감싸 꾹꾹 눌러주는 것을 잊지 말자. 뭉친 부분이 펴지고 피부에 밀착돼 자연스러워진다. (3) 파우더는 이마, 코, 눈가에만 여성들처럼 얼굴 전체에 다 바를 필요없다. 촉촉한 피부 표현을 위해 이마, 코, 눈 주변에만 사용한다. 퍼프에 적당량을 묻혀 피부에 문지르지 말고 마사지하듯 톡톡 두드리며 발라준다는 것을 잊지 말 것. 마지막으로 얼굴에 수분을 공급해 윤기를 더하는 미스트를 1~2번 분사한다. 너무 가깝게 뿌리면 자칫 화장이 밀릴 수 있으니 주의한다. 미스트를 뿌린 뒤 가만히 두면 미스트가 증발하면서 얼굴의 수분까지 빼앗아 갈 수 있으니 손으로 톡톡 두드려 흡수시킨다. 연말이라 서서히 모임이 많아지는 때다. 저녁 외출시엔 좀더 과감하게 브라이트너를 사용해도 무방할 듯. 미세한 펄이 들어가 있는 이 제품을 붓으로 살살 찍어 T존, 인중에 살짝 찍어주고 C자를 그리듯 눈가에 발라주면 은근히 빛나 보일 수 있다. 브라이트너를 눈밑에 바를 때는 눈을 위로 뜨고 해야 주름지지 않게 바를 수 있다. (4) 눈썹은 나눠 그려라 남자의 인상은 눈썹에 의해 좌우된다. 눈썹 정리가 필요하다면 기초 제품을 바르기 전 전용칼로 삐죽삐죽한 눈썹 끝 아랫부분만 가지런히 정리한다. 눈썹숱을 풍부하게 만들고 가지런히 기르고 싶다면 매일 저녁 눈썹 전용 에센스도 빼놓지 않는다. 펜슬 색상은 머리색에 따라 선택한다. 염색 머리라면 갈색이 좋고 보통의 경우 진회색, 검정색 펜슬이 무난하다. 그릴 때는 두번 나눠서 그린다. 앞에서 뒤까지 한번에 다 연결해 그리면 짱구 눈썹이 되기 쉽다. 눈썹 산(중간 부분)에서 끝쪽으로 힘을 빼고 살짝살짝 스케치하듯 그려준다. 그 다음 눈썹 산에서 앞쪽으로 그린다. 면봉으로 삐져나온 부분을 정리하고 뭉친 부분을 옅게 펴준다. (5) 메마른 입술은 노! 추운 계절 유달리 입술이 메마른 남자들이 많다. 화장이 멋쩍은 남성이라도 립글로스 사용은 고려해야할 듯. 각질 일어난 입술은 인상 자체를 나쁘게 만들 수 있다. 립글로스를 바를 때는 입술 양끝에서 중앙으로 모아주듯 발라준다. 화장솜으로 살짝 찍어 번들거림과 끈적임을 제거한다. 김대환 팀장은 “남성들은 화장을 지우는 것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면서 “비비크림, 자외선차단제만 발랐더라도 이중세안은 필수”라고 조언했다.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성난 농심, 벼 야적시위 확산

    성난 농심, 벼 야적시위 확산

    수확의 계절을 맞았지만 농민들의 마음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다. 농사를 지어도 손에 쥐는 것은 없고 빚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쌀 직불금 부당 수령과 영농비 증가로 농민들의 정서가 더욱 격앙돼 있어 예년보다 훨씬 격렬한 반발이 예상된다. 농민들은 오는 25일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농민대회에 참가해 농·축·수산인 생존권 쟁취와 식량주권 실현을 위한 대규모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수입개방으로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고 영농비 증가로 부채만 짊어지게 된 현실을 견디다 못한 성난 농심은 급기야 벼 야적 시위에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지난 10일부터 전국적으로 벼 야적 시위에 돌입했다. ●쌀값·생산비 보장 요구 전북지역 농민들은 전북도청 광장과 12개 시·군청, 농협 광장에 40㎏들이 벼 2만여가마를 야적하고 투쟁에 들어갔다. 농민들은 ▲쌀값 보장▲농산물 생산비 보장▲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직불금 부당 수령자 처벌▲식량자급률 목표치 법제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남 나주·장흥 등 7개 지역 농민회도 벼 출하 거부와 농민 생존권 대책을 촉구하는 2차 벼 야적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이들 시·군청 청사와 농협 앞마당 등에 40㎏들이 벼 1만여가마를 쌓아두는 등 반발하고 있다. 농민회원들은 비료값, 농약값, 비료값 상승으로 영농비가 대폭 늘었다며 현재 40㎏들이 벼 1가마에 5만 3000원 선인 공공비축미 매입가를 7만원으로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17일 경북농민대회·25일 상경 집회 경북지역 농민단체들도 안동과 영천 등 각 시·군에서 쌀값 보장 및 농업예산 증액편성 등 ‘농민 생존권 쟁취’를 요구하며 벼 야적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 단체는 “비료값, 기름값을 비롯해 각종 농자재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상승했지만 정부의 공공비축 매입가격과 농협미곡종합처리장의 수매가격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며 수매가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농민회는 정부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오는 17일 상주에서 4000여명의 농민이 참가하는 경북농민대회를 갖고,25일에는 대규모 상경집회를 통해 대정부 압박의 수위를 점차 높여나갈 방침이다. 충남 아산·서산·논산시와 당진·서천군 등 5개 시·군에는 지난 10일 농민들이 몰려와 볏가마를 청사 앞에 쌓아놓고 ‘벼 수매가 인상’ ‘한·미 FTA 비준반대’ 등 구호를 외친 뒤 자진 해산했다. ●쌀 직불금 불법 수령자 처벌 촉구 강원도 농민단체협의회 회원 20여명은 10일 도청 앞 광장에서 볏섬 220여부대를 쌓아놓고 쌀 직불금 불법 수령자 처벌과 농업 생산비 안정화 기금 조성 등을 촉구했다. 농민들은 “비료와 사료 값이 폭등하고 있지만 농산물 가격은 오히려 폭락해 농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생산비 안정기금을 적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민단체들은 이날 춘천을 포함해 홍천, 정선에서도 함께 시위를 벌였다. 평창군 농민 민모(67·대화면)씨는 “1년 농사를 힘들게 지어봐야 손에 남는 것은 월급쟁이 한 달 봉급에 불과하다.”며 “비료, 농약,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는데 쌀 값은 변함이 없어 더 이상 농사를 짓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한숨지었다. 전국종합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초교 앞 횡단보도 신호대기 늘려라”

    “초교 앞 횡단보도 신호대기 늘려라”

    서울신문과 서울시의회가 함께하는 10월 의정모니터는 가을철 산행, 가로수 관리 등 계절적 요인이 반영된 의견이 다양하게 쏟아졌다. ‘강변북로에 서울~일산 노선버스 전용차로제 도입’ ‘초등학교 통학길 횡단보도 신호등 대기시간 연장’ 등 교통 관련 의견은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10월에 제시된 84건의 의견 중 세 차례에 걸쳐 엄정하게 심사해 16건을 우수의견으로 뽑았다. 정순애(52·양천구 목6동)씨는 “아름다운 단풍과 함께 다양한 열매가 영글어가고 있는데 사람들이 이를 감상하는 선을 넘어 열매를 따가는 욕심을 부려 가지가 꺾어지고 몸통이 터지는 등 가을 열매나무가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심지어 직업적으로 산열매를 불법채취하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야생동물 식량 산열매 채취 막아야 이어 “나무 훼손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밑둥을 헤집어놓고, 열매를 모두 가져가는 일이 계속되면 야생동물이 겨울철 먹이를 구하지 못하는 상태가 될 것 같다.”면서 “다른 일이 시급하다는 핑계로 미루지 말고 지금이라도 체계적인 관리방법을 도입해 산열매의 불법채취를 방지하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부연(23·용산구 산천동)씨는 “세계 어느 나라든 재래시장은 외국인에게 좋은 관광코스로 여겨진다.”면서 “대형할인점과 힘겨운 경쟁을 하면서도 활성화하는 재래시장도 있지만 주차공간 부족, 좁은 도로, 홍보 부족 등 문제점이 있다.”며 재래시장을 위한 다각적인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시장 근처 유료주차장과 협의해 인센티브 등으로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통합 재래시장 사이트로 정보 교류를 활발히 해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도 유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강변북로에 서울~일산 버스전용차로제를 서울~일산간 노선버스를 위한 강변북로 전용차로제에 대한 의견도 눈에 띈다. 정둘연(50·강동구 둔촌동)씨는 “서울~일산을 왕복하는 노선버스는 출퇴근 시간에 배차를 많이 하지만 강변북로 정체 때문에 직장인들이 시간대 이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강변북로에 서울~일산 노선버스 전용차로를 시간대별로 유동적으로 운영하면 대중교통 이용률이 높아져 교통체증도 줄고 서울 공기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연숙(43·강서구 화곡5동)씨는 차량 증가로 주차난이 심해지면서 119 응급신고를 해도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을 우려해 ‘구급 오토바이’ 보급을 제안했다. 구급 오토바이가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해 우선 응급처치를 하고, 이후에 의사가 도착하면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학생들의 통학 안전을 위한 의견도 많았다. 민차순(38·강동구 천호4동)씨는 초등학교 통학길에 있는 횡단보도에 대기시간은 짧게 하고, 횡단시간을 늘려 무단횡단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자는 의견을 냈다. 안미심(44·강서구 화곡5동)씨는 강서구청에서 가양대교 방면으로 6개 학교 통학로의 횡단보도 간격을 좁혀 학생들이 멀리 우회해야 하는 수고를 줄이고, 지하도를 설치해 주민 불편을 해소할 것을 주장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지방시대] 상(賞)은 넉넉하고 푸짐할수록 좋다/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지방시대] 상(賞)은 넉넉하고 푸짐할수록 좋다/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며칠전 춘천시민상 선정을 위한 회의에 다녀왔다. 이보다 앞서 강원도 새농어촌건설운동 우수마을 선정을 위한 예비심사에도 참석했었다. 앞의 회의는 개인에게 주는 상이었고, 후자는 심사로 좋은 결과를 얻으면 마을공동체에 푸짐한 개발기금도 주어져 왔다. 선정결과에 따른 발표와 시상은 대개 연말연시에 행해지고 있다. 이런 행사는 농사수확 후에 행해지고 있어, 상을 받는 사람과 단체는 한해 두 번 수확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그래서 11월과 12월은 시상의 계절이다. 예를 들면, 각종 스포츠나 예술상 등도 그렇지만, 세계적으로 최고 권위의 노벨상도 10월에 선정해 12월10일에 수여하고 있다. 그래서 이맘때가 기다려질 것이다. 이는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설계를 한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도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개인의 수상은 마을이나 그가 속한 단체의 도움이 없다면 이루어지기 힘든 일이다. 또 마을에 수여되는 상도 탁월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없다면 얻기 어렵다. 상은 작은 조직부터 지역과 국가차원에서, 그리고 나아가 국경을 넘어 인류발전을 위해 탁월한 업적을 남긴 이에게 수여된다. 이 모든 상은 이제까지의 업적을 평가하여 이를 행한 인재를 세상에 알려 우리의 귀감으로 삼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다. 그러나 과거의 결과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동기부여를 하는 것은 더 중요한 일이다. 우리 강원대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에코피스 리더십센터에서는 매년 개발도상국의 비정부기구(NGO)를 중심으로 20~30대의 남녀를 초청해 차세대 환경관련 지도자를 키우는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 최우수자로 선정되어 상을 받은 네팔의 연수생은 귀국해 비록 작은 상이었지만,10여개국 이상의 연수자 가운데 뽑혔다는 사실이 알려져 그가 속한 단체에서뿐만 아니라 어려운 지역사회에 힘과 용기, 긍지를 심어준 사례를 알고 있다. 그리고 그는 이를 계기로 더 분발하여 큰 리더로 성장하리라는 것을 믿고 있다. 왜냐하면, 하면 된다는 것을 스스로 체험했기 때문이다. 마라톤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올림픽 우승은 우리 민족에게 희망을 주고 고난에 맞설 수 있도록 해준 것과 같다. 따라서 상은 크고 작거나 또는 우리 가운데 누가 받든지 간에 우리의 뜻을 이루는데 큰 동기를 부여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우리는 상의 권위 때문인지는 몰라도 상을 주는데 너무 인색한 편이다. 시민상의 경우 부상없이 상장만 수여하고 있다. 이유야 어디 있든지 간에 이는 재고해 볼 여지가 있다. 또 상은 가능하다면 많을수록 좋다고 본다. 왜냐하면 상은 남의 단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편이 해온 일을 찬양하고 칭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어느 초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졸업생 65명 중 대통령상을 수상한 어린이가 자그마치 5명이 넘었다. 그해에 미국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학생이 무려 15만명이 넘는다는 보도를 접했다. 부상으로 백악관이 새겨진 배지와 대통령이 사인한 글을 주었단다. 편지에는 상을 받은 학생의 가족에게 보내는 축하인사와 아울러, 앞으로 귀하가 속한 공동체의 발전과 위대한 국가건설에 도움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런 상과 편지가 어린 학생의 미래에 대한 발전 동기를 촉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졸업식에서 대통령상과 교육감상을 받는 학생수가 너무 적다. 분명 우리는 시상에 너무 인색하다. 지금보다 수십배 더 받는 푸짐한 상제도로 바꿔 상대를 존중하는 인성을 길러야 한다. 지금보다 더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사회가 만들어지길 꿈꾸고 있다. 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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