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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아량 서울시의원 “중랑천변 공공자전거 대여소 설치 완료…이용 편의 증진 기대”

    송아량 서울시의원 “중랑천변 공공자전거 대여소 설치 완료…이용 편의 증진 기대”

    도봉구 중랑천 둔치 내에 자전거도로에 공공자전거 대여소(거치대)가 설치되었다. 둔치 외부에 위치한 기존 공공자전거 대여소와 달리, 중랑천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둔치를 벗어나지 않고 대여와 반납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이용자의 편의를 증진하고 안전사고를 대폭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송아량 서울시의원(도봉4,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서울시는 10개 거치대 규모의 최근 중랑천변 공공자전거 신규대여소를 설치공사를 마무리하고 지난 24일 준공과 함께 시민에 개방했다. 대여소 주변에는 체육시설을 설치하여 다목적 시민 여가 공간이자 생활 체육공간으로서의 중랑천 역할을 확대했다. 도봉구 중랑천변에는 의정부 시계부터 노원구계까지 약 6.13㎞에 걸쳐 산책길과 자전거길이 조성되어 있다. 지난 2013년 서울시는 의정부에서 한강까지 중랑천 전 구간에 단절없는 자전거도로 조성을 발표하고 일부 단절구간 공사를 마무리했다. 여기에 기존 콘크리트 소재의 인공제방사면을 제거하고 계절별 다양한 꽃들과 수목을 식재하여 여가와 자연을 즐기기 위해 많은 주민들이 찾고 있다. 특히 한강 자전거도로와 단절 없이 연결된 자전거길은 일명 자출족 뿐만 아니라 자전거를 즐기는 일반 시민들이나 동호회의 이용도 매우 높다. 기존에도 중랑천 양쪽으로 공공자전거 이용자들을 위한 대여소가 설치되어 있으나, 둔치 외부에 위치하고 있어 공공자전거의 대여와 반납을 위해서는 둑을 오르내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도봉구 중랑천변 공공자전거 대여소 및 체육시설 설치에 소요된 예산은 약 1억 원 가량. 2019년 12월 ‘2020년 서울시 예산’ 편성 당시 해당 사업 외에도 도봉구 관내 공공자전거 대여소 32개소(411개 거치대) 설치와 이용 편의시설 확충을 위한 예산이 송 의원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확보되었다. 중랑천변 공공자전거 대여소 개방을 앞두고 송 의원은 “번거로운 이동을 줄여 이용편의를 높임으로써 공공자전거 이용을 확대하고 시민들의 건강한 여가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사업의 효과를 설명하고 “중랑천변 공공자전거 대여소는 적재적소(適材適所) 행정의 좋은 본보기”라고 호평했다. 대여소 접근성을 높이고 자전거 공급량을 늘려 누구나 공공자전거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자동차 통행량을 줄이는 친환경 교통정책과 직결된다. 송 의원은 “지속적인 공공자전거 인프라 확충을 통해 주민들의 이용 편의를 향상하고, 나아가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를 통해 도봉구 관내 대중교통 접근성을 보완할 것”이라고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서울시 관계부서에 ‘강·남북 편차없는 균형잡힌 자전거 정책’ 수립을 재차 당부했다. 한편, 도봉구 관내에는 2021년까지 공공자전거 대여소 24개소의 추가설치도 예정되어 있다. 설치가 완료되면 80개 대여소에서 총 913개 거치대가 운영이 가능해져 공공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가 크게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전기요금, 기후위기 대응에 맞게 개편/홍혜란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

    [기고] 전기요금, 기후위기 대응에 맞게 개편/홍혜란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

    지난 1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전력 생산에서 발생하는 환경 비용을 분리해서 소비자에게 고지하는 내용이 포함된 전기요금 개편안을 확정 발표했다. 2021년 1월 1일부터 전기요금에 신설되는 기후환경요금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새로운 비용이 추가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전기요금에 신재생에너지 발전(RPS) 비용과 온실가스 감축(ETS) 비용이 이미 포함돼 있다. 별도로 명시되지 않았던 환경 비용을 소비자들이 명백하게 인식하고 지불할 수 있도록 기후환경요금으로 분리 고지하게끔 개선된 것이다. 아울러 기후환경요금에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 등에 따른 석탄화력 감축비용도 새로이 포함된다. 석탄은 기후변화에 가장 큰 책임을 가진 고탄소 배출 에너지이며,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신기후체제와 국가 탄소감축 장기목표 달성을 위해 석탄발전 감축은 필요한 조처이다. 이로 인한 비용을 시민들이 인식하고 분담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합리적인 에너지 사용을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경제 사정 가운데 환경 비용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보다 깨끗한 환경을 위해 4인 가구가 지불하게 될 기후환경요금은 월평균 전기요금의 약 3.8% 수준인 1860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날 손쉽게 비교지표로 거론되는 테이크아웃 커피 한 잔 가격에 못 미치는 금액이다. 환경 비용 분리 고지를 통해 기후변화가 생활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KBS와 그린피스의 기후위기 관련 시민 인식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87%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에너지 전환 등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 응답자의 72%가 수용 의사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시민들은 기후위기 해결에 우선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이다. 독일 등 에너지 전환 속도가 빠른 해외 국가들의 선례에서 보듯 전기요금에 환경 비용을 투명하게 설정하는 것은 소비자의 기후 위기 해결 의지를 정책적으로 내재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전기요금제도 개편으로 기후환경요금을 분리 고지하는 것은 기후 위기 시대 대응을 위한 장기적인 에너지 전환의 여정에 놓인 중요하고 올바른 정책 변화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탄소 감축 비용의 전기요금 반영은 에너지 전환의 주요 동력이 될 것이다.
  • [한인식의 슬기로운 과학생활] 잃어버린 한 해를 보내며

    [한인식의 슬기로운 과학생활] 잃어버린 한 해를 보내며

    어느덧 한 해의 끝자락에 와 있다. 연말이 되면 으레 주고받던 비슷한 형식의 안부 메시지가 올해는 조금 달라졌다. 코로나19가 물러가고 건강한 새해를 기원하는 인사말이 2021년을 맞이하는 가장 중요하고도 간절한 덕담이 됐다. 1년은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의 단위인데 우리는 2020년을 ‘코로나19’라는 이름조차 낯선 바이러스에 통째로 빼앗겨 버렸다. 젊은이들 사이에 돌아다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 중에 ‘2020년은 사용하지 않았으니 내 나이에서 빼 달라’는 농담에도 잃어버린 1년이라는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그대로 담긴 듯하다.과학적 측면에서 1년은 지구가 초당 약 30㎞ 속력으로 태양 주위를 타원형 궤도로 공전해 출발했던 자리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하지만 지구는 1년 전에 출발했던 바로 그 자리로 되돌아오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태양계는 은하수 중심의 더 큰 궤도로 공전하고 있고, 우리 은하를 포함한 우주는 계속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바뀌면서 1년 단위로 계절은 반복되지만 1년 전과 같을 수는 없다. 반복되는 모든 자연 현상은 다시 원래로 돌아오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이전과 다른 상태로 계속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물리학에서 시간은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라고 가르친다. 가령 쌍둥이 형제 중에 형은 지구에 남아 있고, 동생은 빛의 속력과 가깝게 우주선을 타고 1년 동안 우주여행을 다녀오면, 지구에 남아 있던 형은 1년을 기다린 것이 아니고 동생의 여행 속력에 따라 3년도 될 수 있고 10년이 지날 수도 있다. 시간과 공간을 따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현대 물리학에서는 우주를 공간의 3차원과 시간의 1차원이 얽혀 있는 4차원의 시공간으로 본다. 이렇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언급하지 않아도 모든 사람들에게 시간은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즉 1년이라는 시간이 주는 의미는 모두에게 다른 것이다. 필자에게 2020년은 대학을 떠나 기초과학연구원(IBS)의 희귀핵 연구단에서 새로운 출발을 한 중요한 시작점이었지만, 대한민국 1호 국가과학자인 신희섭 박사에게는 오랜 연구자의 길을 마무리하는 또 다른 측면의 의미 있는 한 해가 됐을 것이다. 지난주 IBS에서 첫 번째 연구단을 이끌었고 30여년 동안 뇌 연구로 세계적인 성과를 낸 신 박사의 퇴임식에 참석했다. 신 박사는 퇴임사를 통해 과학자의 열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몰두하되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경륜에서 나온 이 귀한 조언이 필자의 마음에 깊은 울림으로 와닿았다. 1665년 영국에서는 흑사병이 창궐해 뉴턴이 다니던 케임브리지대가 휴교를 했다. 어쩔 수 없이 고향 집에 가 있던 뉴턴은 그 기간 중에 만유인력의 법칙, 뉴턴의 법칙, 미적분 등 위대한 과학적 업적을 이룬 것으로 알려져 있다. 350여년 전 뉴턴이 힘든 시기를 오히려 더 큰 발견의 기회로 삼았듯이 지금 이 시기에도 바이러스의 위기를 인류 발전의 기회로 만들 탁월하고 열정을 겸비한 과학자들이 있다. 특히 이번 코로나 위기에 많은 과학자들이 백신의 개발과 치료 방법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잃어버린 한 해를 보내며, 2021년에는 더 안정적인 백신과 치료제가 만들어져 바이러스로 고통받고 있는 지구촌 모든 인류가 다시금 일상의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새해가 되길 간절히 기원해 본다.
  • [명승권의 근거중심의학] 코로나19, 얼마나 심각한 질병일까

    [명승권의 근거중심의학] 코로나19, 얼마나 심각한 질병일까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지 1년이 다 돼 가지만 확진자 증가와 함께 사망자도 꾸준히 늘고 있어 우려와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코로나19는 얼마나 심각한 질병일까? 최신 근거 중심 의학정보 사이트인 ‘업투데이트’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재 코로나19 환자의 약 80%는 경증, 15% 내외는 중증, 5% 정도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이거나 사망에 이르렀다. 즉 대다수 코로나19 환자는 심각한 문제 없이 회복이 된다. 의학적으로 사망률은 일정 기간 인구당 몇 명이 사망하는지를 나타내는 반면 치명률(치사율이라고도 함)은 해당 질병을 가진 사람 중 몇 명이 사망하는지를 나타낸다. 24일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약 7900만명이며 사망자는 약 173만명으로 확진자 치명률이 2.2%, 우리나라는 5만 3000여명 중 756명이 사망해 1.4%의 확진자 치명률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흔한 감염성 질환의 치명률과 비교하면 어떨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등에 따르면 계절성 독감의 치명률은 일반적으로 0.05~0.1% 정도다. 코로나19가 독감보다 치명률이 10배 이상 높다. 그런데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사스는 확진자 치명률이 9.6%, 메르스는 34.4%를 보여 코로나19보다 4~15배 이상 높다. 업투데이트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여러 가지 세균과 바이러스로 인한 기존 폐렴의 확진자 치명률은 외래 및 입원환자를 합쳤을 때 약 5%, 입원환자는 약 14%, 중환자실 입원자의 경우 약 37%까지 보고되고 있다. 확진자 이외에 무증상이나 경한 증상으로 확진을 받지 않고 지나간 사람들까지 포함한 치명률인 ‘감염자 치명률’도 고려해야 한다. 코로나19를 앓고 지나가면 생기는 항체를 검사하면 감염력을 확인할 수 있는데, 7월 ‘미국의학협회지 내과학’과 8월 ‘랜싯’에 실린 연구 결과 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발생할 때마다 10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적용해 보면 ‘감염자 치명률’은 확진자 치명률보다 10분의1 정도로 낮아 전 세계적으로는 0.2%, 우리나라는 0.1%대로 추정할 수 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에선 코로나19의 감염자 치명률을 초기에 높았던 확진자 치명률 5%대보다 훨씬 낮은 0.5~1.0%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 치명률 1.4%는 계절성 독감보다는 높지만 사스나 메르스보다는 현격히 낮다. 일부 백신과 치료제가 있는 기존 폐렴보다는 절반 이하로 낮다. 최근까지 백신과 치료제가 없었던 코로나19는 치명률 측면에서 다른 감염성 질환에 비해 아주 심각하다고 볼 수는 없다. 물론 전파력이 높아 절대적인 사망자가 늘어나는 것이 중요한 문제지만, 과도한 두려움보다는 광범위한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을 달성해 코로나19 유행을 끝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 보자.
  • 코로나 덕분에?...올해 일본 사망자 1만 4000명 감소

    코로나 덕분에?...올해 일본 사망자 1만 4000명 감소

    올들어 10월까지 일본 전체 사망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만 4000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손씻기,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개인위생 강화로 인플루엔자(계절성 독감) 등 다른 감염증 사망이 급감한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8일 “후생노동성이 최근 발표한 인구동태 통계 속보치를 분석한 결과 올해 1~10월 일본 전국의 사망자는 113만 2904명으로 전년동기(114만 7219명)보다 1만 4315명(1.2%)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11월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연간 전체로 따졌을 때 11년 만에 사망자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사망원인(올해 1~7월 기준)으로 가장 많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등을 제외한 일반 폐렴으로, 사망자가 전년보다 9137명(16.1%) 줄어든 4만 7680명이었다. 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자는 932명으로 전년보다 2289명(71.1%) 감소했다. 폐렴·인플루엔자를 포함한 ‘호흡기계 질환’ 전체로 따질 때 전년대비 사망자 감소는 총 1만 2872명으로 전체 감소폭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호흡기계 질환에는 세균, 바이러스 등으로 인한 감염증이 많다”며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대책의 효과로 전체 감염증 환자가 감소했으며, 올해의 경우 독감도 유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감염증 이외에 ‘순환기계 질환’ 사망자도 급성심근경색 등 심장 질환 4962명(4.0%), 뇌경색 등 뇌혈관 질환 2887명(4.6%) 등 총 7913명(3.8%)이 줄었다. 외출·이동 자제의 영향으로 교통사고와 같이 ‘불의의 사고’에 의한 사망자도 1631명(7.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957명이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NASA ‘인사이트’가 본 화성 땅속 모습 공개…“3단 케이크 닮아”

    NASA ‘인사이트’가 본 화성 땅속 모습 공개…“3단 케이크 닮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호가 지구로 보낸 데이터에는 지구의 이웃 행성인 화성의 지각은 3단 케이크처럼 이뤄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1월 화성의 적도 인근 엘리시움 평원에 안착한 인사이트호는 초감도 지진계(SEIS·Seismic Experiment for Interior Structure)를 사용해 지난 2년간 몇백 차례의 화성 지진(marsquake)을 감지했다. 각각의 지진은 두 세트의 지진파를 방출하는데 인사이트 임무에 참여한 연구진은 그 파형이 움직이는 차이를 분석함으로써 화성의 지각과 맨틀 그리고 중심 핵의 크기 및 구성에 관한 계산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NASA 산하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인사이트 임무 책임자인 브루스 배너트 수석 연구원은 “우리는 이런 커다란 질문 중 몇 가지에 답을 시작할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과학자들은 화성의 지각이 지구처럼 세 가지 층으로 이뤄져 있다는 이론을 세웠지만, 지금까지는 연구할 자료 자체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인사이트호가 보내준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를 통해 화성의 지각은 화성에서 온 운석을 분석한 기존 연구 결과와 마찬가지로 3개 층으로 이뤄져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화성 지진의 1차 파와 2차 파를 비교함으로써 지각의 두께는 평균 약 37㎞이지만, 가장 두꺼운 곳은 67.5㎞에 달한다고 추론했다. 이는 해양 밑으로 4.8㎞, 대륙 밑으로는 29㎞에 달하는 다양한 지각을 가진 지구보다 상당히 두꺼운 것이다. 인사이트호는 화성 토양이 예상보다 단단해 땅을 파고 들어가는 원통형 장치인 ‘몰’(mole·두더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탐사 임무 난관에 봉착했지만,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원(CNES)이 제공한 지진계 등 다른 장비들은 다행히도 제기능을 다하고 있다.지난해 4월 이후 SEIS는 화성 지진 480여 건을 기록했는데 진동은 비교적 약해 진도 3.7보다 크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같은 연구소의 지진학자 마크 패닝 연구원은 “우리가 더 큰 지진을 감지하지 못했다는 점은 약간 놀라운 일”이라면서도 “화성이 지구보다 더 정적인 곳인지 아니면 단지 인사이트호가 조용한 중간 지점에 착륙한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인사이트 임무 동안 화성 지진은 한동안 매일 발생했지만 지난 6월 말 갑자기 멈췄다. 이때 화성은 1년 중 가장 바람이 많이 부는 계절에 접어들었다. 지진계에는 차폐물이 설치돼 있지만, 바람이 너무 강해 땅을 흔들면 진짜 지진을 감지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더 많은 주요 지진이 일어나 화성 내부 층에 관한 더 많은 정보를 얻기를 바라고 있다. 배네트 연구원은 “때때로 놀라운 정보를 많이 얻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연이 말해주는 것을 알아내려고 애 써 확인한 것”이라면서 “이는 우리에게 정답을 잘 포장한 꾸러미로 제시한다기 보다는 까다로운 실마리들의 흔적을 따라가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15일 미국지구물리학회(AGU) 가상 회의에서 발표됐으며 동료 검토 저널에도 실릴 예정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코로나 끝나도 기후위기는 계속된다/김영중 사회2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코로나 끝나도 기후위기는 계속된다/김영중 사회2부 선임기자

    올 한 해는 코로나19의 덫에 걸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상을 살며 보냈다.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는 몸 일부분이 됐고, 사람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는 게 무서운 한 해였다. 해외여행은 하나의 추억이 된 해이기도 하다. 백신이 개발되면서 코로나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1~2년 내에 독감처럼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이렇듯 전 세계를 뒤흔드는 코로나 시대에도 기후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전 세계가 봉쇄조치를 취하면서 대기는 깨끗해졌다. 하지만 탄소에 의존하는 현대 인류 문명 탓에 배출량이 줄어도 총량은 늘어난다. 기후위기 속도를 조금 늦출 뿐이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봉쇄 영향으로 올해 이산화탄소 농도가 0.08※에서 0.23※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이산화탄소 농도는 410.5※으로 2018년보다 2.6※ 증가했다. 국제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가 견딜 수 있는 이산화탄소 농도의 한계를 산업화 이전보다 평균기온이 2도 올라가는 450※으로 추정했다. 430※이면 1.5도 상승할 것으로 봤다. 이상 고온, 대형 산불, 유례없이 긴 장마 등의 기상이변은 지구 평균기온이 1도 상승한 후유증이다. 전문가들은 2도 넘게 지구 평균기온이 높아지면 인류가 통제할 수 없는 이상 기후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런 위기의식 때문에 195개국이 2050년까지 지구 기온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하는 파리기후협정을 2015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렇게 하려면 온실가스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탄소중립(넷 제로)을 달성해야 한다. 우리나라 등 여러 나라가 넷 제로를 선언하는 이유다. 기후위기는 서서히 진행하고 일부 지역만 피해를 입는 데다 계절이 바뀌면서 수그러들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인류는 가족이나 동료가 쓰러지는 코로나처럼 기후위기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기가 쉽지 않다. 기후위기가 인류의 최강 재앙인지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에 따른 사망자 숫자를 예측한 연구 결과를 보면 확실하게 와닿는다. 드루 신델 미국 듀크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2018년 지구 평균기온이 2도 올라갔을 때 1.5도 상승할 때보다 대기오염으로 죽는 사람이 1억 5000만명 더 늘어난다고 내다봤다. 남한 인구는 5000만명이 넘는다. 지구 평균기온이 1.5도에서 0.5도 더 올라가면 남한만 한 나라가 3개 없어진다는 얘기다. 같은 해 IPCC도 지구 평균온도가 1.5도 상승하느냐, 2도 오르느냐에 따라 수억명의 목숨이 왔다갔다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전 세계 사망자는 27일 현재 176만명이다. 또 기후위기는 인류가 평생 싸워야 하는 실존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다음 세대에서도 계속될 장기전이다. 우리가 먹고 입고 살고 소비하는 모든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극단적인 정책도 과감하게 펼쳤다. 확진자가 급증하면 이동을 제한했고, 공연장과 영화관 등도 폐쇄했다. 국경의 문도 닫아 버렸다. 정부가 강력하고 선제적인 정책을 강행할수록, 국민이 희생에 적극적으로 동참할수록 코로나 방역 효과는 높았다. 그래서 K방역은 한때 전 세계에서 찬사를 받았다. 역사를 보면 위기는 발상의 전환을 하도록 하고 더 나은 재건의 기회를 준다. 코로나보다 더 큰 재앙인 기후위기를 극복하려면 코로나 방역 정책보다 더 강력하고 대담한 게 나와야 한다. 코로나는 일상을 일시적으로 바꿔 놨지만 기후위기는 평생을 좌우한다. 기후위기 시대에는 무엇보다 탄소에 의존해 누렸던 일상의 풍요로움을 기꺼이 내려놓을 것을 요구한다. 인류가 이기심을 버리고 지구와 공생하는 법을 배워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가 살아야 내가 살 수 있다. jeunesse@seoul.co.kr
  • 김포·여수 ‘두 아동 방임 범죄’ 평행이론

    김포·여수 ‘두 아동 방임 범죄’ 평행이론

    김포 신고자, 세입자 신고로 방임 확인 여수 아동학대 첫 신고자도 윗집 주민경제적 어려움 겪는 ‘편모 양육’ 공통점“위기 아동 발굴 위한 전담 인력 늘려야”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돌봄 공백 우려가 커진 가운데 지난달 30일 ‘여수 냉장고 영아 사망 사건’이 일어난 지 한 달여 만에 경기 김포에서 남매를 쓰레기 가득한 집에 내버려둔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27일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두 사건의 피의자는 아이들의 엄마로, 친부와 가족 등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고립된 상태에서 자녀를 양육하며 어렵게 생계를 꾸린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학교와 보육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학대 피해 아동들이 외부에 노출될 기회가 적어진 만큼 이웃의 관심과 신고, 위기 아동을 발굴하려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 행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포 양촌읍에 사는 40대 유모씨는 지난 18일 아들 A(12)군과 딸 B(6)양을 방치해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상 방임)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최초 신고자는 집주인이었다. 그는 이달 초 “한밤중에 아이 울음소리가 나서 잠을 잘 수 없다”는 세입자의 항의 전화를 받고 유씨를 만났고 방임 정황을 확인한 뒤 읍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했다. 남매는 수척한 상태로 발견됐고 특히 B양은 거동이 힘들 정도로 건강 상태가 나빴던 것으로 전해졌다.유씨의 집은 23㎡(약 7평) 남짓한 원룸으로 한 층에 6가구가 모여 사는 빌라에 있었다. 주민 대부분이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5만원을 내고 방을 구해 인근 김포한강신도시로 통근하는 독신 남성들이다.앞서 전남 여수 아동학대 사건의 최초 신고자는 윗집 주민이었다. 신고자는 미혼모인 조모(42·구속 기소)씨가 밤에 일을 나간 뒤 남겨진 큰아들 C(7)군의 끼니를 챙겨 주다 몸에서 악취가 나고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다니는 모습을 눈여겨본 끝에 지자체에 신고했다. 조씨는 2018년 집에서 혼자 이란성쌍둥이를 출산한 뒤 출생신고도 하지 않다가 생후 2개월 된 쌍둥이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2년간 냉동실에 보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쌍둥이 딸 D(2)양도 오랜 방임으로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채로 발견됐다. 두 사건의 친모들은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유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한부모 가정 수당 41만 5000원을 받고 있지만,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산다”고 말했다. 유씨는 월세가 열 달 넘게 밀려 2017년 12월 입주할 때 맡긴 보증금 500만원을 모두 차감한 뒤 추가 지불해야 할 처지였다. 여수 사건의 피의자 조씨는 건강보험료 550여만원, 아파트 관리비, 가스요금, 지방세 등 각종 미납액이 700여만원에 달했다. 유씨와 조씨는 가정을 돌보지 않고 방치해 집안을 쓰레기산으로 만들었다. 여수시는 조씨 집에서 5t의 쓰레기 더미를 꺼냈고,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가 찾았을 때 유씨의 집도 정상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생활 쓰레기가 쌓인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위기 아동 발굴을 위해 전담 인력이 확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명숙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공공요금이 미납된 위기가정 정보를 해당 지자체에 통보하도록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공무원 1명이 관리해야 할 범위가 너무 넓어 세심한 관리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아동복지 전담 관리 인력을 확충하고 이들의 전문성을 키우는 게 향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10월 아동보호 및 학대전담 공무원 281명을 전국 176개 시군구에 배치했다. 글 사진 여수·김포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취중생] 잘 돌보지 못했다는 수치심은 왜 엄마 혼자만의 몫인가

    [취중생] 잘 돌보지 못했다는 수치심은 왜 엄마 혼자만의 몫인가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안녕하세요. 서울신문 최영권 기자입니다. 오늘 저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돌봄 공백이 커진 한국 사회에서 불과 3주 정도의 간격을 두고 세상에 알려진 ‘여수 냉장고 영아 시신 유기 및 아동 방임 사건’(여수 사건)과 ‘김포 양촌읍 쓰레기 산 남매 방임 사건’(김포 사건)의 닮은 점을 되돌아보려고 합니다. 두 사건 모두 쓰레기산에서 남매가 방치된 채 발견됐다는 점, 장기간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한 아동방임형 범죄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두 아동방임 사건을 되돌아봄으로써 앞으로 똑같은 사건이 일어났을 때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대처를 할 수 있을 겁니다. 먼저, 두 사건을 현장에 직접 가서 취재하면서 발견한 닮은 점을 말씀드리고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제2,제3의 여수·김포 사건 방지책에 관해 토론해보려고 합니다.■숨겨진 여동생의 존재, 오빠가 보낸 신호로 이웃이 알았다 두 사건 모두 어린 여자 아이가 집밖으로 나오질 않다보니 이웃 주민들은 여자 아이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두 아이는 영양이 불균형하고 쇠약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생후 27개월된 여수 선원동 아파트의 여아, 6살 먹은 경기 김포 양촌읍 여아 모두 구출 직후에 음식을 삼키는 게 어려워 이유식 등으로 섭식 훈련을 해야 했습니다. 두 아이 모두 집안에 방치된 채로 있는 바람에 제대로 일어나거나 걷지를 못했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첫 번째 공통점은 그럼에도 두 사건 모두 이웃 주민들이 초등학생인 남자 아이를 통해 ‘아동 방임의 낌새’를 알아차렸다는 점입니다. 여수 사건은 ‘큰 아들의 말과 행동’에서, 김포 사건은 ‘큰 아들의 울음’이 이웃들이 눈치 챌 수 있었던 신호가 됐습니다. ‘여수 사건’의 최초 신고자인 윗집 주민은 아이가 혼자서 밤 8시가 넘어서 아파트 입구에 있던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던 걸 보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밥을 차려주곤 했습니다. 하루는 이 어머니가 “자, 밥 먹자”고 말을 했더니 아이가 “이거 밥 아니야”라며 손가락으로 찬장에 있는 과자를 가리켰다고 합니다. 일곱 살 큰아들이 평소에 밥을 과자로 인식하고 있을만큼 친모가 아이에게 밥을 차려주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 것입니다. 또 이 아이는 몸에서 악취가 났을 뿐만 아니라 겨울에는 반팔을 입고, 여름에는 긴팔을 입는 등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다니는 등 방임형 아동학대 사건의 피해 아동의 전형적인 특성을 띄고 있었습니다. 밤이 늦어도 아이가 집에 갈 생각을 하질 않자 “동생 혼자 있으면 무서울텐데 얼른 집에 가야지”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혼자가 아니라 둘이다”라고 말을 했고, 윗집 어머니는 큰 아이에게 쌍둥이 동생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다음날 이 분은 아랫집 주민에게 쌍둥이 동생이 있냐고 물어본 뒤 “큰 아이가 말하고 다녔다”는 사실을 알고 신고를 하게 됐습니다. 사실 주민들은 쌍둥이 동생의 존재를 지난해부터 알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2013년생인 일곱 살 남자아이는 자신에게 쌍둥이 여동생이 있다는 사실을 이웃들에게 말을 하고 다녔다고 합니다. 이 아파트는 특이하게도 자녀들이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등학교에 다니는 엄마들이 많이 살고 있어 일종의 돌봄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엄마들은 평소에 함께 아이들을 돌보면서 깊이 교류했고, 이웃집 사정을 뻔히 알고 있었습니다. 아파트 이웃 엄마들은 서로의 아이들의 통학을 도와주었습니다. 서로 아이들의 식사도 같이 차려줬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씨의 큰아들도 함께 차를 타고 와서 이웃집에서 밥을 먹기도 했습니다. 이 아파트에는 놀이터가 없어 아파트 앞 주차장이 놀이터 구실을 하고 있었고, 저녁 무렵 어둑해지면 아이들이 혹여라도 차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아파트 현관문 앞에서 아이들을 지켜보곤 했습니다.조씨의 큰 아이가 이웃집 아이들의 자전거를 빌려서 타다 갈등이 생기기도 했고, 조씨가 사준 자전거를 타다가 사고를 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큰 아이가 차 사고를 당한 날 조씨 집안으로 뛰어 올라온 주민이 쓰레기 더미가 있는 걸 알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최초 신고자뿐만 아니라 이웃 주민 가운데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의 여동생을 직접 본 이웃은 거의 없었습니다. 주민들은 조씨에게 직접 “XX이(일곱살 큰아들의 이름) 동생 있다면서요?”라고 여러 차례 물었습니다. 그때마다 조씨는 “내 아이가 아니다. 지인의 아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주민들이 쌍둥이 여아의 존재를 의심했지만 신고를 망설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밥을 굶고 다니는 큰 아이를 돌본 사려 깊은 윗집 주민의 용기가 없었더라면 이 사건은 알려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김포 사건’의 최초 신고자는 집주인이었습니다. 집주인이 이 집이 어려운 사정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2017년 12월쯤 입주한 유씨가 월세가 10번 넘게 밀리면서부터였습니다. 집주인은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유씨의 사정을 알고 월세 일부를 받지 않고 계속 살게 해줬습니다. 집주인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이 울음 소리가 들려 잠을 잘 수 없다”는 옆집 세입자의 전화를 받고 신고를 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집주인은 “여자 아이의 울음 소리는 아니었고 남자 아이의 울음 소리였다”고 전했습니다. 여수 사건과는 달리 이 빌라에는 영유아들이 살고 있지 않았고, 당연히 ‘돌봄공동체’가 없었습니다. 이 빌라에 이 또래의 아이들이 살지 않았기 때문에 주민들은 평소에 저녁 때 동네를 혼자 돌아다니는 남자 아이의 모습이 더 눈에 띄었다고 말했습니다. 한 층에 6가구가 살고 있는 이 빌라 안으로 들어가면 화장실과 부엌 겸 거실이 하나 있고, 방 그리고 베란다가 있는 7평 남짓한 곳입니다. 즉, 가족이 살기에는 충분치 않은 공간이었습니다. 제가 지난 25일에 만난 빌라 주민들은 인근 김포 신도시에서 직장 통근을 위해 집을 구한 남성들이었습니다. 대부분 보증금500만원에 55만원의 월세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남자아이의 여동생의 모습을 본 적은 한번도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홀로 생계를 책임지고 두 아이 키워야 했던 두 엄마 두 사건의 두 번째 공통점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친모가 혼자서 두 아이를 양육했다’는 것입니다. 번듯한 직업을 가지고 고소득을 버는 가정에서도 생계와 육아를 동시에 책임지고 해내는 일은 무척 힘든 일입니다. 그런데 여수와 김포 사건의 친모 모두 혼자서 생계를 이어가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이었습니다. 여수 사건의 친모 조씨는 매일 저녁 6시 집을 나서 유흥 업소 주방에서 일하다 새벽 3시가 넘어야 집에 들어오곤 했습니다. 밤을 샌 조씨는 집에 돌아와서 잠을 청한 뒤 다시 일을 나가야 하는 일상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25일 서울신문과 통화가 닿은 김포 사건의 친모 유씨도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산다”며 “한부모 가정 수당을 41만 5000원씩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친부에게 양육비를 받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은 몸이 아프기라도 하면 대신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주변에 없었습니다. 혼자서 세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야하는 어려운 미션을 해결하면서도 ‘독박 육아’ 상황에 처한 두 엄마를 도와줄 가족조차 없었던 것입니다.■그러나 수치심은 왜 친모 혼자만의 몫인가. 여수 김포 사건의 세 번째 공통점은 ‘두 엄마가 쓰레기 산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저장강박으로 알려진 이 정신 질환은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장강박증에 빠진 사람을 호더(Hoarder)라 부릅니다. 호더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에 의사 결정을 회피하게 되고 결국 저장 행동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호더는 보통 우울증을 가지고 있고, 정상적인 판단력을 상실한 상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사건의 친모 모두 자신이 겪고 있는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끝까지 숨기려 했습니다. 아동 방임이 아이들의 목숨을 잃게 하고 아이들의 건강까지 위협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잘못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이 부끄럽고 두려웠을 것입니다. 두 사람은 평소 한부모 가정이 받던 사회의 편견과 따가운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로 인해 느끼는 사회적인 고립감은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것보다 컸을 것입니다. 여수 사건의 조씨는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집에서 출산한 미혼모였습니다. 김포 사건의 유씨도 한부모가정 수당을 받으면서 혼자서 아이를 키웠습니다. 또 두 사람은 코로나19로 인해 공공 돌봄 서비스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아이들이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않는 날도 길어지면서 돌봄 노동의 부담도 가중됐습니다. 김포 사건의 유씨는 서울신문이 ‘외벌이로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게 힘들지 않았냐’고 묻자 “특별한 사정이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여수 사건의 이웃 주민들은 조씨는 아이를 학원에 보내거나 공공돌봄시설에 맡기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밤에 일하는 자신이 아이를 잘 못 챙길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고, 아이가 다른 집단에 가서 타인의 시선을 받는 것을 꺼려했다고 전했습니다. ‘방임형 아동학대’는 학대로 잘 인식되지 않습니다. 또 피해자인 아동들도 친모로부터 방임형 학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해자인 친모와 피해 아동 사이에 애착 관계가 형성돼 있기도 합니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한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더 좋은 양육 환경을 제공하고 싶어도 방임에 익숙해진 아이가 원가정의 문제점을 모르고 오히려 ‘집이 좋다’,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두는 엄마, 아빠가 좋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동이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해 건강이 나빠지는 것은 명백히 아동복지법을 위반한 범죄에 해당합니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19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로 사망한 사건 중에서도 방임은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신체학대(51.8%) 다음으로 방임학대(21.4%)가 많고 중복학대까지 포함하면 비중이 37.5%에 달합니다. 이세원 강릉원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서울신문 손지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어린이집 등 상시 등원기관을 포함한 지역사회에서 방임형 학대 징후를 보이는 아동을 적극 발견해 신고하고, 영·유아 건강검진 등을 활용해 병원에 오지 않는 아이를 가려내야 한다”면서 “학대 가해 부모가 양육 방법을 모른다거나, 양육할 여력이 부족하다면 원인을 파악해 지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김포 사건이 여수 사건보다 더 빨리 해결된 이유는 무엇인가. 먼저 여수 사건이 해결돼 가는 타임라인입니다. 2020년 11월 6일 오후 5시, 윗층 주민이 여천동주민센터에 “아랫집에 사는 아이가 우리 집에 밥을 먹으러 왔는데 아이 몸에서 악취가 난다. 이 집에는 어머니와 두 아이가 산다”며 “집 안을 우연히 봤는데 쓰레기가 가득하다. 청소를 해줄 방법이 있겠냐”는 내용의 신고를 했습니다. 11월 10일 같은 주민이 여천동주민센터에 2번째 신고를 합니다. 이때 처음으로 ‘쌍둥이 동생의 존재’에 대해 언급합니다. 주민센터는 이날 오후 3시 30분과 오후 8시 10분 2차례에 걸쳐 방문했습니다. 11월 12일 여천동주민센터가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여수시청 여성가족과에 사건을 보고했습니다. 11월 13일 아동보호전문기관과 동주민센터 직원들이 친모 조씨를 만나 면담을 했습니다. 조씨는 집 안에 쌍둥이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시인했지만 “지인의 자녀를 돌봐주고 있다”고 둘러댔습니다. 주민센터 직원들이 27개월된 쌍둥이 여아 이름을 아무리 검색해도 출생 등록 신고가 되어 있지 않아 아이의 신원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동명이인이 있었지만 주소지는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11월 17일 친모 조씨는 ‘한부모 가정 복지 급여 신청’을 위해 11월 17일 동사무소에 오기로 했지만 오지 않았습니다. 주민센터 직원과 20일에 재방문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11월 20일 아동학대로 판단한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이 여수경찰서 소속 경찰을 대동해 여수 선원동의 조씨의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쓰레기 산에서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와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27개월된 여자아이가 어른이 없는 상태로 장시간 방치돼 있었고, 쓰레기 산에 있다 구조됐습니다. 11월 25일 여천동주민센터 직원들과 청소 협력업체 직원들이 5톤 분량의 쓰레기를 치웠습니다. 11월 26일 청소를 했음에도 쌍둥이 동생이 발견되지 않은 게 이상하다고 느낀 최초신고자인 윗집 주민이 다시 오전 9시18분쯤 여천동주민센터에 3번째로 전화를 했습니다. 여천동주민센터는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은 경찰에 다시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여수경찰서는 아파트 주민들을 상대로 “쌍둥이 동생이 있는게 맞느냐”는 탐문 수사를 벌인 뒤 11월 27일, 다시 조씨의 집을 수색해 냉장고에서 쌍둥이 영아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아이의 친모인 조씨는 주민센터의 대청소 때 자신의 회색 아반떼 차량에 아이 시신을 숨긴 뒤 청소가 끝난 뒤 다시 냉장고에 시신을 넣어뒀습니다. 11월 30일 여수경찰서는 친모 조씨가 구속된 상태로 아동학대죄와 사체유기죄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씨는 2018년 자택에서 쌍둥이를 혼자서 출산했다고 밝혔습니다. 2년 전 어느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보니 아이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1차 부검 결과, 숨진 쌍둥이 영아의 시신에서 외부에서 물리적인 힘이 가해진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미혼모인 조씨는 첫째 아들만 출생신고를 했고, 2018년 낳은 이란성 쌍둥이 남매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조씨가 생계를 위해 오후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유흥업소 주방에서 일하는 동안 일곱살 남아와 두살 여아는 어른 없이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여수 사건은 사건을 인지한 뒤에도 집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판단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물론 주민센터,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집주인인 부모가 허락을 해주지 않으면 방문을 열고 강제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그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여천동주민센터는 주민 최초 신고가 일어난 11월 6일에는 현장 방문을 하지 않았고, 4일 뒤 동일인의 2번째 신고가 들어와서야 현장 방문을 했습니다. 그사이에 적절한 조처가 취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천동주민센터 측은 ‘아이가 쓰레기 더미에 살고 있다’는 신고에 대해 “단지 쓰레기를 청소해주면 되는 문제로 여겼다”고 신고 내용을 기계적으로만 이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뒤늦은 판단을 한 것입니다.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 역시, 친모 조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을 때 곧바로 경찰에 알렸더라면 조금 더 빠른 구조가 가능했을 것입니다. 물론, 공공기관의 판단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있었습니다. 친모 조씨가 철저히 쌍둥이 영아 시신을 숨겼습니다. 조씨는 집안 내부를 보여주지 않으려 했고, 이웃 주민들에게도, 주민센터에도 27개월된 쌍둥이 여아가 자신의 딸이 아니라고 둘러댔습니다. 또 조씨의 큰아들(7)은 밝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웃 주민들도 큰 아이와 친모와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큰아이가 다니는 학교 교육복지사조차도 아이가 아동 방임에 처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을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여수시청을 칭찬하고 싶은 건 자신들의 잘못을 숨기지 않고 사건 해결 과정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최대한 자세히 공개했다는 것입니다. 그 덕분에 우리 사회는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해 교훈을 얻고 복기할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어쩌면 판박이 사건인 김포 사건의 처리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건지도 모릅니다. 다음은 김포 사건의 개요입니다. 2020년 12월 16일, 경기 김포 양촌읍의 한 빌라 집주인이 양촌읍사무소에 “아이 울음 소리가 계속 들린다”는 내용의 신고를 했습니다. 양촌읍사무소 직원들은 곧바로 현장을 방문했으나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읍사무소 사회복지과 직원들은 곧바로 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12월 18일, 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과 김포경찰서가 현장을 방문해 열두살 남자 아이와 여섯살 여자 아이가 쓰레기 더미에서 방치돼 있는 걸 발견해 구조했습니다. 아이 엄마인 유모 씨는 경찰과 함께 동행해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로 1차 조사를 받았습니다. 12월 26일에는 2차 조사를 받았습니다. 불과 2주 정도 전에 일어난 ‘여수 사건’이 준 교훈 때문일까요. 한눈에 보기에도 여수 사건보다 사건 해결 과정이 신속합니다. 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작은 단서만으로 좌고우면하지 않고 김포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사실 아동 방임 사건을 취재하면서 가장 마음을 아프게 했던 건 여수 선원동 아파트 이웃들이 돌봤던 초등학교 1학년생인 큰 아이였습니다. 이웃들은 큰 아이가 평소에 아파트 이웃 주민들의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고 동생들을 챙겨줄 정도로 “싹싹하고 세심한 성격이었다”고 합니다. 전남아동보호기관에 따르면, 임시보호시설로 옮겨진 아이는 아직도 엄마를 많이 보고 싶어한다고 합니다. 현재 친모는 광주지검 순천지청 검사가 구속 기소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는 앞으로 엄마를 보지 못할 것이고 그룹홈(아동공동생활가정)에서 장기보호를 받으며 자랄 가능성이 큽니다. 아이가 엄마를 보지 못해 상처를 받는 건 안타깝지만 검사가 친권상실 청구를 한 건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아동학대를 한 전력이 있는 원가정에서는 다시 방임형 아동 학대를 당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룹홈에서 성장하는 것이 여러모로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는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검사의 판단은 옳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불구속 입건된 김포 엄마 역시, 둘째 아이의 몸 상태를 생각한다면 검사가 수사 과정에서 친권 박탈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사건은 한 아이를 돌보는 문제를 개인의 책임에만 떠맡겨선 안될 문제이며, 또 이웃의 작은 관심이 방임형 아동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이를 구해낼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건입니다. 이제 이 사건의 해결 방법에 대해 말할 차례입니다. 사실 독자 여러분들도 이미 답을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 25일 저녁 이 기사가 포털 사이트에 게재된 뒤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아이를 저렇게 방치하지는 않습니다. 잘못한 건 처벌 받아야합니다”라면서도 “가해 엄마도 안타깝네요. 우리가 보듬어야 할 이웃이었네요”라는 댓글이 수없이 달렸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은 우리 사회에도 적용됩니다. 딱한 사정을 알고 월세를 받지 않았던 김포 양촌읍 빌라 주인, 아이 밥을 친모 대신 차려줬던 여수 선원동 아파트 윗집 어머님처럼 이웃들의 따뜻한 관심이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국가는 국민의 어려움을 알려고 마음 먹으면 알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아이들이 학교에도 가지 않는 상황이라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들이 발굴하는 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도 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정부가 체납된 요금 고지서를 살펴보는 일입니다. 가스비, 전기세, 월세 등 살기 위해 필수적인 돈이 오랫동안 연체되는 건 위기 가정이 보내는 공통된 신호입니다. 여수 사건의 친모 조씨는 서울신문 취재 결과 500만원 넘는 건강보험료를 비롯해 가스비, 전기세 등을 미납하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김포 사건의 친모 유씨도 500만원 넘는 월세를 열달 넘게 내지 못해 2017년 12월 입주하며 맡긴 보증금을 모두 차감한 뒤 보증금을 추가 지불해야 하는 상황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전력 등 필수 요금 미납 정보를 가지고 있는 기관이 해당 읍면동 주민센터에 취약계층의 존재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후 주민센터에서 사례 관리에 들어가게 하면서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국회에서 미납된 요금을 읍면동 주민센터, 시군구청 단위에서 즉시 알 수 있도록 정보 공유를 하고, 위기 가정을 발굴하도록 의무화하도록 법을 만드는 것도 여수 김포 사건과 같은 비극을 막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두 사건은 ‘국가 실패’ 사례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라는 모든 아이는 학대나 방임을 받지 않고 클 권리가 있습니다. 국가는 자신의 의지로는 극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고 있는 국민을 마땅히 구제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위험한 재난이지만 사회적 취약 계층은 충분한 공공서비스를 받지 못해 더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개인 정보 보호’를 핑계로 국가가 뒷짐지고 있으면 안됩니다. 국가가 마땅히 해야만 하는 일을 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건 ‘부작위에 의한 아동학대 방조’이자 ‘직무유기’가 아닐까요.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윤석열 징계위원장 “법원결정 유감…정치적 중립 ‘의심’도 안 돼”

    윤석열 징계위원장 “법원결정 유감…정치적 중립 ‘의심’도 안 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정직 2개월’을 의결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서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았던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이 윤 총장 징계처분 집행을 정지한 법원에 유감을 표했다. 정 원장은 26일 페이스북에 “이번 행정법원 재판부 결정에 심히 유감”이라며 “법조윤리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홍순욱 김재경 김언지)는 지난 24일 징계취소 본안소송 1심 판결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징계처분 효력을 정지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윤 총장 측이 신청한 집행정지를 인용 결정했다. 재판부는 징계위 재적위원은 법무부장관과 출석하지 않은 민간위원을 포함해 7명이라 기피의결을 하려면 재적위원 과반수인 위원 4명이 필요해, 징계위가 재적위원 과반수가 안 되는 3명만으로 기피의결을 한 것은 의사정족수를 못 갖춰 무효라고 판단했다. 정 원장은 이에 “검사징계법·공무원징계령은 심의와 의결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며 “징계절차는 행정절차이고 그 특별규정이 검사징계법이므로 검사징계법 속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사징계법을 문언대로 해석하면 ‘기피신청받은 자도 기피절차에 출석할 수 있지만 의결에 참여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위원회는 기피신청 심의·의결할 때 기피신청받은 자도 출석해 자기 의견을 말하고 퇴장 후 의결했다. 즉 재적 7명 중 4명이 기피심의에 출석하고 그 중 과반인 3명이 기피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가 인용한 대법원 판례는 기피신청 받은 자가 의결까지 참여한 경우는 그 자를 제외하고 의결정족수가 충족돼도 기피의결이 무효라는 것이 핵심”이라며 “기피신청받은 자는 출석으로 보지 않겠다는 취지는 어디에도 없고 오히려 의결과 출석을 달리 보는 취지도 곳곳에 묻어있다”고 말했다. 또 정 원장은 “법조윤리 기준은 부적절한 행동뿐 아니라 그렇게 의심받는 행위도 하지 말라는 게 기본”이라며 판·검사에게도 적용되는 미국변호사 윤리강령, 한국 법관윤리강령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가 징계사유 중 하나인 ‘정치적 중립 위반’에 대해 윤 총장이 정치적 중립을 의심받을 만한 언행은 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을 비판한 것. 정 원장은 “비록 검사윤리강령엔 ‘의심받는 행동’ 규정이 없지만 품위 손상 등을 해석·적용할 때 위 강령들을 참작할 수 있다. 정치적 중립 의심 받는 행위도 같다”면서 “재판부는 일반 국민에게 적용되는 민사·형사소송 규정을 행정 조직 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징계절차에 무비판·무의식적으로 적용해석했다는 점에서 매우 부적절했다”고 주장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野 “법원에 뒤집힌 文 사실상 탄핵…文·秋에 직권남용죄 물어야”(종합)

    野 “법원에 뒤집힌 文 사실상 탄핵…文·秋에 직권남용죄 물어야”(종합)

    국민의힘 “‘더이상 법치 짓밟지 말라’는 뜻”“尹 찍어내기 실패, 文 면전에 옐로카드”김종인 “민주당 반발? 삼권분립 무지해서”안철수 “법 공부한 文, 큰 성찰 있기를”야당 의원들은 25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 처분 효력을 중단시킨 법원의 결정 이후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사실상 탄핵 당한 것”이라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함께 직권남용죄로 처벌해야 한다며 공격 수위를 한껏 끌어 올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권력이 아무리 강한들 국민 이기는 권력은 없다”면서 “문 대통령도 법을 공부하신 분이니 큰 성찰이 있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검찰개혁? 文 퇴임 후 안위 위한 핍박”“회복할 수 없는 타격…文 사과·秋 경질” 김종인 “법원, 비상식적 일에 상식적 판단”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윤 총장에 대한 법원 판단에 “비상식적인 일에 상식적인 판단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은혜 대변인이 전했다. 그는 이번 결정에 대한 민주당의 반발에 대해서는 “이상한 반응”이라며 “헌법 체계와 삼권분립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의 검찰개혁이란 결국 비리를 감추고 퇴임 후 안위를 도모하기 위한 핍박이었음을 이제 모든 국민이 알게 됐다”면서 “윤 총장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평범하게 보였던 상식과 순리의 위대함을 일깨워줬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한 마디에 박차를 가한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대통령의 30년 지기 당선을 위한 울산 선거 개입 의혹 수사를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하면 될 일”이라면서 “삼권분립·헌법 정신을 무너뜨리고 나라를 혼란과 무법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데 대해 문 대통령은 국민 앞에 납득할만한 해명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특히 율사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번 결정을 사실상 정권에 대한 심판으로 규정했다. 의원들은 문 대통령과 추 장관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판사 출신의 김기현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사실상 탄핵을 당한 문 대통령의 사과와 추 장관 경질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역시 판사 출신인 전주혜 의원은 “그 목표가 진정한 검찰개혁이 아니라, ‘정권수사 무력화’였기에 이번 징계처분은 무리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윤 총장 찍어 내리기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검사 출신의 곽상도 의원은 “문 대통령과 추 장관에게 직권남용죄의 책임을 물어야 하는 일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법사위원인 장제원 의원도 “‘더 이상 법치를 짓밟지 말라’며 문 대통령의 면전에 옐로카드를 내민 것”이라면서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줬다”고 꼬집었다.“법원에 의해 결정 뒤집힌헌정사 초유의 대통령” 특히 내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와 차기 대선까지 다가오는 ‘선거의 계절’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야권의 시선이 더욱 쏠리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4·7재보선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법원에 의해 자신의 결정이 뒤집힌 헌정사 초유의 대통령 되시겠다”고 조소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선동 전 사무총장은 “대통령이 심판 당한 사건”이라면서 “민주당도 부디 그 입을 다물기를 바란다. 그러다 횃불 맞는 정권 된다”고 쏘아붙였다. 잠룡인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헌법 가치를 짓밟고 민주주의를 유린한 세력은 다음 국정농단의 타깃을 사법부로 삼고 광기의 저주를 퍼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안철수 “권력 아무리 강한들 국민 이기는 권력 없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처분 효력을 중지한 법원의 결정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도 법을 공부하신 분이니 큰 성찰이 있기를 바란다”면서 “권력이 아무리 강한들 국민 이기는 권력은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안 대표는 “이 정권 들어와서 만성화된 비정상화의 고리를 끊고 정의와 공정, 상식과 원칙이 자리 잡는 보편적인 세상이 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면서 “코로나로 우울한 성탄절을 보내고 계신 국민들께 큰 위안이 됐다”고 환영했다. 안 대표는 직무에 복귀한 윤 총장을 향해서도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고 불의에 맞서 힘 있는 자들의 비리를 척결해 달라는 국민의 마음을 가슴에 새기고 맡은 소임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법원 “尹 징계 의결 과정 명백한 결함”“尹 수사방해, 정치적 언행도 사유 아냐” 전날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홍순욱)는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직 2개월 징계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 징계 처분으로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그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어느 정도 인정된다”면서 “피신청인이 주장하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 단계에서는 징계처분의 효력을 중지함이 맞다”고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윤 총장의 4가지 징계 사유와 관련해 ‘재판부 분석 문건’ 작성·배포와 채널A 사건 감찰 방해 부분에 대해서는 비위 사실이 어느 정도 인정된다고 판단했지만 채널A 사건 수사 방해와 정치적 중립에 관한 부적절한 언행 부분은 징계 사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재판부는 징계 절차와 관련해 윤 총장 측이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서 신청한 징계위원 기피 의결 과정에 명백한 결함이 있어 징계 의결 자체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윤 총장에 대한 징계는 징계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본안 소송의 판결이 나온 뒤 30일까지 효력을 잃게 된다.정경심 법정구속에 尹 징계 중지에 민주 “사법부 불신·국론 분열 심화” 이낙연, 법제사법위원들과 긴급 회의“권력기관TF→검찰개혁TF 전환” 강수 법원의 결정으로 윤 총장은 8일 만에 다시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 본안 판결이 윤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7월까지도 내려지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윤 총장의 징계는 사실상 ‘해제’된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여권은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징역 4년의 유죄 판결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징계 결정을 재가한 윤 총장의 징계 처분이 중단되자 여권 내부에서는 “사법부의 판단은 그 심각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깊은 유감”이라며 법원과 검찰의 ‘법조 카르텔’이라며 격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법원 결정 직후 논평을 내고 “행정부의 안정성을 훼손하고, 사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국론 분열을 심화시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재판부는 정 교수의 입시 비리 혐의와 관련해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고, 사모펀드 의혹과 증거인멸에 대해서는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기소된 총 15개 혐의 중 11개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 추징금 1억 4000만원이 부과되며 법정구속됐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법제사법위원들과 긴급 회의를 열어 대응책 마련을 논의한 뒤 “권력기관 태스크포스팀(TF)을 검찰개혁 TF로 전환하겠다”며 강력 대응에 나섰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캄보디아 여성 사망…숙소 30%는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

    “캄보디아 여성 사망…숙소 30%는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

    경기도 포천의 한 농가에서 일하던 캄보디아 출신 여성이 비닐하우스 형태의 숙소에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자 이주노동자 주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주노동단체에 따르면 맹추위가 기승을 부린 상황에서 이 여성은 비닐하우스를 개조한 숙소에서 변변한 난방 기구 없이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김달성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는 “해당 여성이 지낸 숙소는 비닐하우스 구조물 내에 지어진 샌드위치 패널 건물이다. 잊을 만하면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주거권 문제가 터지고 있지만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7월 현재 외국인 고용 허가를 받은 사업장 1만5773곳 가운데 노동부가 정한 외국인 기숙사 최저기준에 미달된 비율은 31.7%(5003곳)로 작년 동기의 10.3%보다 21.4% 포인트 증가했다. 이주노동자 숙소 3곳 중 1곳은 냉난방시설이나 소방시설을 갖추지 않은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라는 의미다. 지난 8월 이주노동단체가 숙소 생활을 하는 외국인 근로자 54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26.4%(복수응답)는 숙소 환경이 작업장의 소음과 먼지, 냄새에 노출됐다고 답했고 21.3%는 에어컨이 없다고 밝혔다. 11.2%는 소화기나 스프링클러 등 화재 대비 시설이 없다고 응답했고, 난방시설이 없다고 답한 비율도 6%에 이르렀다. 이주노동단체 관계자는 “지출을 줄이고 싶은 농장주 입장에서는 처벌도 미약하고 단속도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개선에 나서지 않는 것”이라며 “지자체나 노동부가 이주노동자의 공동 숙소를 마련하거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노동 선진국은 기준 미달인 숙소를 운영하는 업장에는 이주노동자의 고용을 제한하는 등 적극적으로 환경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농업 분야 사업주는 숙소 점검 보고서 등을 통과해야만 이주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다. 채점표에는 숙소의 내외부 공간과 안전, 위생 등의 세부 항목이 마련됐으며 기준 점수에 미달하면 이주노동자 고용 허가 업체 대상에서 자동 탈락된다. 미국은 ‘이주 계절농업노동자 보호법’에 따라 사업자는 이주노동자 숙소가 안전과 보건 기준에 부합한다는 인증을 받아야 하고, 인증서 사본을 3년간 숙소에 부착해야 한다. 위생 시설과 냉난방 시설 등의 세부 기준에 통과하지 못할 경우,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없도록 해놨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줄서도 못 갔는데… 찬바람 부는 ROTC

    줄서도 못 갔는데… 찬바람 부는 ROTC

    28개월 복무… 사병보다 10개월 길어“빨리 병역 마치고 취업하는 게 유리”대학생들 외면… 교대 등 폐지 잇따라기간 단축·학점 인정제 도입 시급 6.1대1. 우리가 흔히 ‘학군장교’라고 부르는 육군 학군사관(ROTC) 후보생의 2014년 모집 경쟁률입니다. 당시 3250명을 뽑는 데 무려 2만명이 몰렸습니다. 취업난을 우려한 대학생들이 너도 나도 ROTC에 지원했다는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ROTC는 초급장교 충원을 위해 4년제 대학 후보생을 모집해 졸업과 동시에 장교로 임관시키는 제도입니다.●2014년엔 2만명 몰려 경쟁률 6.1대 1 열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2015년엔 4.5대1, 2016년 4.1대1, 2017년 3.7대1, 2018년 3.4대1, 지난해 3.2대1로 경쟁률이 계속 낮아졌습니다. 급기야 올해는 2.3대1로 2010년(2.5대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초 춘천교대가 내년에 ROTC를 폐지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화제가 됐습니다. 그러면 전국 교대 10곳 중 ROTC를 운영하는 곳은 경인교대 1곳만 남게 됩니다. 수도권 대학 중에서 ROTC 모집 경쟁률이 2대1을 넘는 곳도 찾기 어렵게 됐습니다. 전국 110여개 대학이 ROTC를 운용하고 있지만, 대학생들의 외면에 곳곳에서 폐지 위기 경고음이 들립니다. ROTC는 초급장교 양성의 요람으로, 한 해 임관하는 초급장교의 80%가량이 이곳에서 배출됩니다. 매해 4000명 정도를 모집합니다. 올해 사상 처음으로 ROTC 출신 남영신 대장이 육군참모총장에 올랐고, 해마다 많은 간부가 ‘별’을 달고 있습니다. ROTC 중앙회는 회원수가 20만명에 이르고, 사회 각계에 진출해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그런데 대학생들이 보는 시선은 예전만 못합니다. 왜일까요. 24일 육군에 따르면 ROTC 의무복무기간은 1968년 4개월이 늘어난 ‘28개월’이 된 뒤 올해까지 52년간 변화가 없었습니다. 병사도 1968년 의무복무기간이 6개월 늘어 36개월이나 됐습니다. 북한 특수부대가 서울로 침투한 그해 ‘1·21 사태’가 계기였습니다.그러나 이후 징집자원인 인구가 크게 늘면서 복무기간은 1977년 33개월, 1984년 30개월로 줄었습니다. 1993년엔 방위병제도 폐지로 징집자원이 늘어나 복무기간이 26개월이 됐고, 청년들의 병역 부담 완화를 위해 2003년 24개월, 2011년 21개월로 또 줄었습니다. 여기에 2022년까지 복무기간이 18개월로 또 줄어들게 됩니다. 과거엔 병사들이 ROTC 출신 장교보다 8개월이나 더 근무했지만 이제는 거꾸로 10개월이나 복무기간이 짧아지게 된 겁니다. 그러자 ROTC 중앙회 등 관련 단체의 불만이 쏟아졌습니다.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우수 초급장교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 토론회’에서는 복무기간을 최대 20개월까지 줄이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국방부도 “복무 형평성 차원에서 ROTC 의무복무기간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복무기간 단축은 법적으로 이미 가능한 상황입니다. 군인사법 제7조 4항은 ‘ROTC 출신 장교는 국방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1년 이내에서 복무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문제는 정부의 의지입니다. 2015년에는 국방부 장관까지 나서 공개적으로 “ROTC 복무기간 단축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군 수뇌부는 줄곧 책상에서 ‘내부 검토’만 했을 뿐 현실화한 것이 없습니다. ROTC 복무기간을 줄이면 전방 사단에서 인력 공백이 생깁니다. 그렇다면 대체인력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껏 허송세월만 보낸 겁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병사로 병역을 빨리 마치고 취업하는 게 훨씬 유리한데 누가 ROTC를 하려고 하겠느냐”고 토로했습니다. 실제로 육군학생군사학교가 ROTC 미지망 대학생 196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ROTC에 지원하지 않는 이유로 복무기간(47%), 군사훈련(29%), 취업준비(14%)라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ROTC 미지원 이유 ‘복무기간’ 최다 정기주 동명대 교수가 작성한 ‘저출산·고령사회가 육군 장교 획득에 미치는 영향: 학군사관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ROTC 후보생은 휴학 기준도 매우 까다롭습니다. 질병과 생계유지, 해외유학 등의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1년에 불과한 휴학조차 불가능합니다. 군은 ROTC 경쟁률 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지난해 ‘선택적 하계 입영훈련’, ‘4학년 동계 입영훈련’ 등으로 학생들의 편의를 높였습니다. 과거엔 대학 3·4학년 때 4주씩 8주간 의무적으로 하계 입영훈련을 받아야 했지만, 현재는 3학년이나 4학년 여름방학 중 1번만 4주간의 하계 입영훈련을 받으면 됩니다. ●‘ROTC 특채’도 사라져… 지원자 더 줄 듯 또 졸업을 앞두고 비교적 여유가 있는 4학년 겨울방학 때 동계 입영훈련을 하도록 배려했습니다. 여기에다 올해 ‘단기복무 장려금’을 기존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높였습니다. 내년은 400만원으로 높입니다. 그런데도 올해 경쟁률이 더 하락했습니다. 정 교수는 “동·하계에 실시하는 입영훈련을 학점으로 인정해 주는 방안을 검토해 학사관리 부담을 줄여 주는 ‘학점 인증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일반 학생들은 방학기간에 계절학기, 국내외 연수, 자격증 공부 등 각종 취업 준비를 할 수 있지만 ROTC 후보생은 그렇지 못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겁니다.ROTC 후보생들이 ‘훈련비’ 명목으로 받는 임금과 초임 장교 월급에 대한 관심도 필요합니다. ROTC 훈련기간 3학년은 월 69만원, 4학년은 79만원을 받아 임금 수준이 과거보다 높아졌습니다. 또 초임 장교는 200만원가량을 받습니다. 그러나 병사 월급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병사 월급은 병장 기준 내년 60만원, 2025년 96만원으로 높아집니다. 앞으로 정부는 장교 수는 줄이고 부사관은 늘릴 계획이어서 ROTC 출신 장교의 장기복무 경쟁률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엔 ‘ROTC 특채’를 기대하는 이들이 있었지만, 2000년대 들어 채용 혜택은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취업난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ROTC 후보생 모집 경쟁률이 앞으로도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정부의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그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겨울을 견딘다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그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겨울을 견딘다

    겨울 식물을 좋아한다. 이것은 흰 눈이 쌓인 숲의 풍경을 보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내가 좋아하는 건 오직 식물이 완성하는 풍경이다.그런 겨울 식물 풍경을 보러 간다는 말에 핀잔을 들은 적이 여러 번 있다. 겨울엔 꽃과 열매도 없고, 그저 보이는 건 다 똑같이 생긴 나뭇가지뿐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다른 계절처럼 꽃과 열매도 피지 않고, 겨우내 휴면에 들어가는 식물도 많기 때문에 실제로 볼 수 있는 식물 기관에 한계가 있어 심지어 식물원에서도 입장료를 반값만 받기도 하지만, 풍성한 잎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낙엽수의 맨 가지와 나무 수피의 질감, 그리고 겨울새의 먹이로 남겨 놓은 빨간 열매처럼 오직 겨울에만 볼 수 있는 이 풍경들이 자꾸만 나를 겨울 숲에 데려다 놓는다. 기후변화로 노지에서 더 자주 볼 수 있게 된 호랑가시나무와 같은 난대수종들을 찾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지금 이맘때 호랑가시나무의 빨간 열매를 발견하는 우연은 자연이 내게 전하는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와 같다는 착각이 든다. 특히 나는 겨울의 바늘잎나무 풍경을 무척 좋아한다. 주목과 전나무, 소나무, 향나무, 측백나무…. 그간 다른 식물들의 화려한 꽃과 열매에 늘 배경만 되어 왔던 이 나무들은 겨울에 되면 비로소 그 존재감이 빛을 발한다. 이 바늘잎나무들의 잎을 ‘녹색’이라 부르지만 다 같은 색이 아니다. 연두색부터 연갈색, 녹색, 진녹색, 청록색 등 수많은 녹색 색상환을 가지고 있고, 바늘잎 뾰족함의 정도도 다르다.나는 이들이 바늘잎을 갖게 된 진화의 이유까지도 좋아한다. 겨울의 혹독한 건조와 추위를 견디기 위해 잎의 표면적을 줄이고 줄여 바늘잎이 되어버린 나무. 겨울이라는 계절에 이들을 관찰하는 것은 제철 과일을 먹는 것과 같은 즐거움이라 할 수 있겠다. 생각해 보면 우리 주변의 모든 식물은 매년 겨울을 무사히 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우리도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면 겨울옷을 쇼핑하고, 난로와 전기장판을 꺼내듯 식물 역시 겨울을 무사히 지나기 위해 이르면 여름부터 겨울을 준비한다. 한여름 최고로 풍성해진 녹색 나뭇잎에 단풍이 들고, 낙엽이 돼 떨어지는 것 역시 겨울이 되기 전 잎을 떨구기 위한 준비이기 때문이다. 낙엽수는 겨울이 되기 전 잎을 떨구지만 겨울에도 푸른 잎을 가지고 있는 늘푸른나무, 상록수는 겨울 혹독한 환경에서 녹색 잎을 유지하려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바늘잎나무들이 잎을 가느다랗게 만들었듯 진달래과의 상록수 로도덴드론, 만병초는 겨울 동안 넓은 잎에 수분이 빠질세라 잎의 표면적을 줄이기 위해 잎을 뒤로 말아 웅크린다. 마치 겨울 내내 추위에 몸을 웅크리는 나처럼. 겨울 동안 잎이 뒤로 말려 축 처진 만병초를 본 사람들은 이 나무가 시들어버린 것으로 착각하지만, 이건 그저 만병초가 추위와 건조를 견디는 방법일 뿐 웅크렸던 시기를 지나 봄이 되면 로도덴드론의 의미, 장미(로도스)와 같이 아름다운 나무(덴드론)라는 이름처럼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 낸다. 빨간 가지가 유난히 아름다워 도시 화단 식물로 자주 볼 수 있는 흰말채나무는 잎과 열매가 없는 겨울에야 그 진가가 비로소 드러난다. 빨간 가지의 흰말채나무와 노란 가지의 노랑말채나무는 짝꿍처럼 늘 함께 식재돼 있는데, 황량한 겨울 풍경에 노랗고 빨간색이 조형물처럼 빛나고, 더 자세히 이들을 들여다보면 겨울눈에 털이 보송보송 나 있는 것도 발견할 수 있다. 봄에 피어날 꽃과 잎을 위한 기관인 겨울눈은 오직 겨울에만 보이는 데다, 두꺼운 털옷을 입거나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 방법 등으로 제 나름의 형태를 띠고 있다. 식물마다 자신의 중요한 부위를 보호하는 방법이 다른 것을 관찰하는 것 또한 겨울에 만나는 즐거움이다. 우리를 포함한 동물은 피하고 싶은 환경에서 도망칠 수 있지만, 식물은 한 번 뿌리를 내린 이상 움직일 수 없고 그저 주변의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식물이 이 춥고 건조한 겨울을 견디는 모습이 더욱 애달프게 느껴지는 한편 이 모습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 가고 있다. 어제 주차장 화단 흰 눈이 쌓인 아래 로제트 잎의 풀이 얼음과 눈을 방패 삼아 땅속에 숨어 지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른 봄에 피어나는 풀꽃 중엔 겨울 동안 얼음과 눈을 집 삼아 땅속에서 녹색 잎을 따뜻하게 숨겨두고, 봄에 재빠르게 꽃을 피워 내는 식물이 많다. 식물은 혹독한 겨울을 그저 견디기보다 다음을 도약하는 기회로 삼는다. 이것이 오랜 시간 살아 온 식물이란 생물이 추운 겨울을 지나는 방법이다.
  • ‘4명 징계위’ 적법한지 물은 재판부… 양측에 “소명 더하라” 명령

    ‘4명 징계위’ 적법한지 물은 재판부… 양측에 “소명 더하라” 명령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원에 낸 집행정지 신청 사건의 두 번째 기일에서는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인정한 4가지 징계 사유 입증과 적정성, 정직 2개월이란 징계 기간이 적정한지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사실상 징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본안소송과 다름없는 심리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 같은 법원 판단 범위의 확장이 양측의 유불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윤 총장 측 이석웅 변호사는 23일 “재판부에서 징계절차뿐 아니라 징계사유 존부, 집행정지 필요성 등 거의 모든 부분에 대해 양측 주장을 더 소명하라는 준비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윤 총장 징계 처분 집행정지 사건의 1차 심문을 진행한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 홍순욱 부장판사는 윤 총장 측과 법무부 측에 질의서를 보내 양측 주장을 소명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회복할 수 없는 손해’, ‘긴급한 필요성’ 등 집행정지 요건에 집중해 변론을 준비해 온 양측은 2차 심문에서 징계사유 등 처분의 실체와 절차의 적법성을 두고 맞붙게 됐다. 윤 총장 측은 이날 재판부 질의서 답변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선 윤 총장의 징계 사유가 어느 정도까지 소명될지가 집행정지 인용 여부를 결정짓는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징계위가 인정한 징계사유 자체가 여전히 소명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양측의 유불리를 예측해볼 수 있다”면서 “사유 자체가 소명되더라도 총장을 징계할 정도의 사유인지도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또 법원이 징계의 실체·절차적 결함까지 다룬다면 윤 총장 측이 그동안 주장해 온 절차적 위법성이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선택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본안소송에서 다뤄지게 될 징계의 실체와 절차 두 가지 중 실체는 수사까지 해 봐야 아는 경우가 많지만 절차는 비교적 적정성을 따지기가 쉽다”고 설명했다. 양측이 지난 22일 1차 심문 후 받은 재판부 질의서엔 재판부 분석 문건의 용도가 무엇인지, 감찰 개시를 총장의 승인 없이 할 수 있는지 등 징계 사유를 소명할 만한 내용이 포함됐다. 2차 심문에서는 징계 사유는 물론 징계 수위가 적정했는지에 대한 공방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또 질의서를 통해 양측에 징계위 구성이 적법한지를 물었다. 검사징계법상 7명으로 구성돼야 하는 징계위가 예비위원을 지정하지 않고 최소 인원인 4명으로 운영된 것을 절차적 하자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의 내용이 법치주의나 사회 일반의 이익에 포함되는지, 공공복리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 등 집행정지 요건에 해당하는 질의도 있었다. 본안에 대한 심리가 어느 정도 필요한지에 대한 양측 입장도 질의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재판부가 볼 때 불명확하거나 추상적인 부분을 충실히 보완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집행정지 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기일이 두 차례 진행된 만큼 법원의 결론이 예상 외로 길어질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최종 법원의 결정은 다음주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운행제한 5등급 경유차, 환경개선부담금 감면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과 비상저감조치 발령시 운행 제한되는 배출가스 5등급 경유 차량에 대해 환경개선부담금이 감면된다. 환경부는 5등급 경유차 운행제한이 신속한 저공해 조치 유도라는 제도적 취지를 감안해 내년 1월 1일부터 운행이 제한된 기간 환경개선부담금을 감면한다고 23일 밝혔다. 환경개선부담금은 환경 오염 원인자가 부담하는 사회적 비용이다. 유로의 배출가스 기준인 ‘유로4’ 이하 노후 경유차의 배기량과 차령(차량 연식), 지역 등에 따라 차등적으로 부과된다. 2018년 말 기준으로 부과 대상은 396만대다. 부담금은 대당 연 2만 3160∼73만 2080원으로 지난해 3877억원(자동차 3869억원·시설물 9억원)을 징수했다. 환경개선부담금 부과 대상 차량 대부분이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계절관리제 기간(12월 1~3월 31일) 수도권 전역(평일 오전 6~오후 9시)에서 운행 제한된다. 또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면 주말과 휴일에도 운행을 못한다. 위반 차량은 시도 조례에 따라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동안 부담금 면제 차량은 천재지변·화재·교통사고 등으로 소멸·멸실 또는 파손돼 운행할 수 없었던 것을 증빙한 경우로 제한됐지만 정부의 미세먼지 정책에 따라 운행하지 못한 차량도 감면 대상에 추가한 것이다. 미세먼지특별법에 따라 운행 제한 차량은 별도의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환경개선부담금 부과시스템인 ‘환경행정시스템’에서 지자체별로 운행 제한 일수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계산돼 부담금 감면이 이뤄진다. 감면액은 배기량·지역·차령 등에 따라 1일 60~2000원 수준이며 최대 12만원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재포장 금지·물관리 일원화 ‘제 길’… 재활용 활성화·탄소중립은 ‘먼 길’

    재포장 금지·물관리 일원화 ‘제 길’… 재활용 활성화·탄소중립은 ‘먼 길’

    2020년 환경 분야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19의 혼란 속에서 기후변화의 고통을 체감한 뒤 ‘탄소중립’의 이정표를 세우며 마감하게 됐다. 미세먼지로 대표되던 환경 현안에 재활용과 이상기후·감염병 등이 봇물처럼 터지며 변화의 계기가 됐지만 선도적 대응의 한계를 드러내며 개선이 시급한 ‘과도기’ 상황을 맞게 됐다.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하류지역 홍수 피해는 부실한 재난 대응을 넘어 정책의 전면 수정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이를 계기로 하천 관리를 포함한 물관리 일원화가 실현됐다. 겨울철 공포의 대상이던 초미세먼지는 2015년 공식 관측을 시작한 후 처음 농도가 낮아져 관리 실효성에 대한 기대를 높이게 됐다. 다만 적수와 유충 발생으로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 경제 상황 등 외부 영향이 큰 자원 재활용, 2년 8개월 만에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야생동물 감염병은 더 많은 고민을 요구하고 있다.●코로나19 직격탄… 재활용 대책 ‘소용돌이’ 코로나19 상황에서 부침이 심했던 환경 분야는 자원순환대책이다. 저유가와 경기 침체로 재활용품 가격이 하락했고, 코로나19로 1회용품 사용이 급증했다. 폐지에서 시작된 수급 불안은 폐플라스틱 등으로 확산되면서 일부 지역에서 재활용품 수거 거부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1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분리 수거에 집중하며 성과를 내는가 싶던 재활용 정책은 코로나19라는 변수에 위생 문제와 맞닥뜨리며 한계를 드러냈다. 환경부의 올해 1~8월 조사에서 종량제 봉투로 배출하는 생활폐기물은 2만 54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 9729t) 대비 4.2%, 재활용품은 5424t으로 지난해(4867t)와 비교해 11.4% 각각 증가했다. 커피전문점 증가 등으로 1회용품 배출량도 15~20%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팔 곳이 없으니 재고가 쌓이고 수거를 기피하면서 자원순환체계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환경부는 재생 원료의 국내 활용을 높이기 위한 긴급 처방으로 지난 6월 폐플라스틱 4개 품목(PET·PE·PP·PS)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제지·폐지업계에는 수입을 20% 줄이도록 했다. 공공비축으로 업계의 재고 부담을 줄이는 한편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을 활용한 선별장 지원으로 재생원료의 품질 제고를 추진하는 등 비상 대응이 이어지는 상황이다.성과도 있었다. 생활폐기물의 35%를 차지하는 포장폐기물 감축을 위한 ‘재포장’ 금지가 논란 끝에 내년 1월 시행된다. 연간 폐비닐 발생량(34만 1000t)의 8.0%인 2만 7000여t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페트병의 재활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무색’으로 단일화하고, 표시도 분리가 수월하도록 개선한 재활용법이 개정돼 내년 3월 시행될 예정이다. 투명 페트를 활용해 의류 등으로 재활용하는 ‘고급화’ 가능성도 확인돼 전국 공동주택으로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재활용은 쉽게 쓰고 편하게 배출·수거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으로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지난 9월 발표된 자원순환정책 대전환 추진 계획은 방향성과 달리 실행을 놓고 혼란이 예상된다. 2030년(수도권은 2026년)부터 매립장에 직매립을 금지하고 중간 처리를 거쳐 소각재 등만 매립할 계획이지만 기피시설인 소각장 등의 확충을 둘러싼 지역 내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인천시가 2025년 사용 종료를 발표한 ‘수도권매립지’ 문제도 조기 해결이 시급하다. 이채은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가격연동제와 재생원료 공공비축 등 순환자원의 수급을 조절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면서도 “택배 포장재와 배달음식 용기, 아이스팩 등 ‘비대면 시대’ 증가한 자원에 대한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올해는 산불과 홍수, 산사태 등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의 공포를 체감한 해로 기록됐다. 무더위가 예고된 올해 여름은 최장기간 장마(54일), 최대 강우량(780㎜), 가장 늦게 끝난(8월 16일) 해로 역대급 물폭탄이 한반도에 쏟아졌다. 2134건의 산사태가 발생했고 8월 8일에는 건국 이후 처음 전국 16개 시도에 산사태 위기 경보 ‘심각’이 발령됐다.●기후변화 체감… 체질 개선 시급 집중호우로 댐 방류량이 늘면서 하류지역에서는 최악의 피해가 발생했다. 용담댐·합천댐·섬진강댐 방류로 피해 지역이 5개도, 16개 시군에 달했고 피해액이 공공분야 2166억원을 포함해 2400억원으로 추산됐다. 후진국 재해로 인식되던 홍수 대비의 안이한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현재의 댐 운영 규정과 방식으로 심각해지는 기상이변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인식도 갖게 됐다.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바뀌면서 상·하류 전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해졌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도 당시 “우리나라 국가 하천은 100∼200년, 지방 하천은 30∼80년에 한 번 오는 비를 견딜 수 있게 설계됐는데 이번 강우는 500년 규모”라며 “설계 기준이 적정한지 검토한 후 기후변화 시대에 맞게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의 하천관리기능을 환경부로 이관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통합 물관리체제가 완성됐다. 그동안 물관리는 환경부, 하천 정비와 복구는 국토교통부 및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맡아 홍수 등 재난 대비나 피해 발생 시 신속한 복구 등이 어렵다는 우려를 해소하는 데 꼬박 2년이 걸렸다. 김지연 환경부 물정책총괄과장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지만 동시에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내년에는 통합물관리의 첫 시작인 국가물관리기본계획 수립 등 물관리 일원화의 기반을 다지는 데 역량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기후변화 대응 ‘탄소중립’… 초미세먼지 개선 정부는 에너지 주공급원을 화석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경제구조를 저탄소화하는 ‘탄소중립’(넷제로)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그린뉴딜보다 상위의 광범위한 대책으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정책 등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지난 7일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은 기후변화를 ‘기후위기’로 인식한 위급함이 담겨 있다. ‘넷제로’는 온실가스 배출·흡수량을 동일하게 해 순배출 ‘0’(zero)를 목표로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 200만t에 달하지만 흡수량은 1790만t에 불과하다. 석탄발전 비중이 40% 이상을 차지하고, 철강·석유화학 등 온실가스 다배출업종이 수출액의 20% 이상을 담당하는 상황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뼈를 깎는 노력과 고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긍정적인 변화도 감지된다. 초미세먼지(PM2.5) 농도 변화는 고무적이다. 제1차(2019년 12월~2020년 3월 31일) 계절관리제 기간 초미세먼지 농도는 24㎍/㎥로 지난해 같은 기간(33㎍/㎥)보다 27% 감소했다. 올 들어 11월까지 고농도가 발생한 날은 단 1일로 최근 3년 평균(13일)보다 현저히 줄었다. 평균 농도는 18㎍/㎥로 3년 평균(23㎍/㎥) 대비 22% 감소했다. 친환경 미래차 대중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올해 전기차는 10만대, 수소전기차는 1만대를 돌파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대, 수소차 20만대 보급 계획을 밝혔다. 미래차 확산을 위해서는 전기차는 충전속도, 수소차는 수도권 등 접근성이 좋은 도심권 설치가 관건이다. 유승광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과장은 “중국 탓이 아닌 미래차 보급 확대 등 자구 노력을 통해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겨울철 불청객’ 뇌졸중, 초기 증상 무시 말고 병원 찾아라

    ‘겨울철 불청객’ 뇌졸중, 초기 증상 무시 말고 병원 찾아라

    뇌졸중(뇌혈관 질환)은 기온에 큰 영향을 받는다. 겨울철에 더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차가운 공기가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은 상승시켜 뇌혈관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09~2018년 월별 뇌혈관 질환 사망자 수’를 보면 12월 사망자가 2만 2530명을 기록한 뒤 1월에 2만 3630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계절적 요인과 별개로 뇌졸중은 우리나라에서 사망 원인 4위의 질환이기도 하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대한민국 사망 원인 통계’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사망자가 뇌혈관 질환은 42.0명으로 암(158.2명), 심장질환(60.4명), 폐렴(45.1명)의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심한 두통이 나거나 자꾸 어지럽다면 무조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뇌졸중은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정확한 의학용어로 말하면 뇌혈관 질환이다. 혈관이 막혀 뇌가 손상되면 ‘뇌경색’이고, 혈관이 터져서 뇌가 손상되면 ‘뇌출혈’로 분류한다. 뇌경색이 전체 뇌졸중의 80%를 차지한다. 중풍이라는 표현도 쓰지만 뇌졸중 또는 뇌혈관 질환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구자성 서울성모병원 뇌혈관센터장은 “중풍은 한방에서 사용하는 말로 통상적으로 뇌졸중뿐 아니라 뇌졸중과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병(파킨슨씨 병, 안면 마비, 손떨림 등)까지 포함해 일컫는 말”이라면서 “중풍은 의사들이 말하는 뇌졸중보다 더 크고 모호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혈관 막히면 ‘뇌경색’… 혈관 터지면 ‘뇌출혈’ 뇌졸중의 가장 큰 원인은 동맥경화로 인한 뇌경색이다. 동맥경화는 동맥이 딱딱해진다는 이야기다. 고혈압이 있으면 동맥경화가 가속화되기 쉽다. 실제 정상인보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4~5배 높다. 혈압이 높으면 혈액이 혈관을 지날 때마다 혈관 벽에 계속 압력이 가해지고, 혈관 벽이 망가지면 혈관 속을 지나다니는 지방질이나 불순물이 혈관벽 안으로 들어온다. 지방질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 벽은 점점 두꺼워지고 딱딱해진다. 동맥경화로 혈관이 좁아지면 혈액이 원활히 흐르지 못하고 잠깐 쉬어 간다. 이 과정에서 핏덩어리인 혈전이 생긴다. 이 혈전이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별문제 없지만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온다. 결국 산소 공급이 안 되어 뇌손상이 진행된다. 보통 뇌졸중은 55세 이후로 발병률이 높아진다. 열 살이 증가할 때마다 뇌졸중 발생률은 약 2배씩 증가한다. 즉, 60세에 비해 70세는 약 2배, 80세는 약 4배 정도 뇌졸중이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뇌졸중으로 진료받은 환자 약 60만명 가운데 60~70대 환자가 전체 환자의 3분의1을 차지한다. 다만 통계상으로 보면 뇌졸중은 고령에서 더 주의해야 하는 게 맞지만 젊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지난해 50대 환자는 6만여명, 40대 환자도 2만여명에 달했다. 권순억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나이에 상관없이 비교적 젊은 사람이어도 고혈압이 심하면 콜레스테롤 지방질과 찌꺼기가 혈관에 쌓여 뇌졸중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의학 발전으로 뇌졸중도 발병 직후 3시간 안에는 치료가 가능하다. 3시간 안에 막힌 혈관을 뚫어주면 뇌손상을 크게 낮출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골든타임이 지나서 병원을 찾는다. 2018년 기준으로 뇌손상을 줄일 수 있는 마지노선인 3시간 이내에 응급실로 온 환자는 전체 환자 11만 3455명 가운데 4만 7971명(42.3%)에 불과했다. 뇌졸중 발병 후 1시간 내에 치료를 받은 환자는 2만 2904명, 20.2%이었다. 오히려 6시간이 경과한 이후에야 치료를 받으러 온 환자가 전체의 5만 1030명, 45.0%로 가장 많았다. 뇌졸중 환자 대부분은 지속적인 언어장애, 기능 마비 같은 문제를 겪는다. 살아남은 3명 중 1명은 영원히 장애를 갖고 살아야 한다.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은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뇌졸중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15년 정도 더 살 수 있는 수명인데 뇌졸중으로 기대수명이 4~5년 정도 짧아진다. 남효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증상을 느꼈을 때 할 수 있는 응급조치는 딱 하나다. 1분 1초라도 빨리 병원에 가는 것이고, 시간이 지연될수록 상태는 악화돼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면서 “아스피린이나 청심환을 먹는다든지 손을 따는 분들이 있는데, 이런 행위는 시간을 지체하게 만들어 뇌세포 손상을 심화시키고 치료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어 상당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작년 50대 환자 6만명… 40대도 2만여명 병원 방문이 지체되는 이유는 평소 뇌졸중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점이 크다. 머리가 아파 오는 것을 단순 두통으로 생각하기 쉽고, 어지럽고 저린 느낌을 피로와 영양섭취 부족 탓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현영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갑자기 심한 두통이 생기거나 어지럽고 자꾸 넘어지면 뇌졸중을 의심해봐야 한다”면서 “만약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면 바로 119로 전화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세상 반쪽이 잘 안 보인다 ▲한쪽 팔과 다리가 저려온다 ▲갑자기 말을 못하고 발음이 어눌해진다 등도 뇌졸중 증상으로 꼽힌다. 한 번 뇌졸중에 걸렸다고 해서 반드시 재발하는 건 아니다. 다만 뇌혈관이 이미 손상된 상태라 재발 확률이 높은 건 사실이다. 따라서 뇌혈관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하고 손상된 혈관에 핏덩어리가 생기지 않도록 처방약을 잘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약물 복용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 약 복용과 함께 환자가 가지고 있는 위험요소를 철저히 조절하고,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겸한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게 훨씬 중요하다. 특히 평소 고혈압 관리가 중요하다. 뇌졸중은 여러 번 재발할수록 회복이 더 어려워진다. 한번 뇌졸중을 겪었다면 생활 습관을 고쳐야 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대통령에 맞서는 게 아냐”vs“방어권 보장했다”… 내일 심문 재개

    “대통령에 맞서는 게 아냐”vs“방어권 보장했다”… 내일 심문 재개

    절차·사유 합당성까지 양측 첨예한 공방법원, 징계처분 취소 본안소송서 다뤄질절차적 적법성 등도 심리해야 한다 판단윤석열 운명, 빨라야 이번주에 결정될 듯“대통령과 맞서는 게 아니다. 법치주의에 심각한 손해가 있어 이 상태를 1초라도 방치할 수 없다.”(윤석열 검찰총장 측)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과 책무에 결국 따라야 한다.”(추미애 법무부 장관 측) 22일 오후 2시 서울행정법원에서 진행된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 처분 효력 집행정지 사건 심문에서 양측은 처분의 실체적·절차적 적법성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홍순욱)는 이날 2시간 15분간 비공개로 심문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24일 오후 3시에 심문을 재개하기로 했다.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긴급한 필요성’ 등 집행정지 요건뿐만 아니라 징계 사유의 유무와 절차적 적법성 등 징계처분 취소 본안 소송에서 다뤄질 쟁점에 대한 심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윤 총장과 추 장관은 지난달 30일 열린 직무배제 집행정지 재판에 이어 이번에도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윤 총장 측 대리인인 이완규 변호사와 이석웅 변호사, 법무부 측 이옥형 변호사가 각각 출석했다. 재판이 시작되기 2시간여 전부터 법정 밖에서는 양측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경찰이 설치해 놓은 저지선 너머로 목소리를 높이며 갈등을 빚기도 했다. 윤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 재가를 통해 확정된 징계를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지난 17일 냈다. 양측은 심문에서 집행정지 처분뿐 아니라 징계 절차와 사유가 합당했는지를 놓고도 치열한 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완규 변호사는 “정부 의사에 반하는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총장을 징계할 수 있다면 검찰의 중립성·독립성이 형해화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맞서는 게 아니고 위법 부당한 절차에 의해 총장을 비위 공무원으로 낙인찍은 절차의 효력을 없애려고 다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반면 추 장관 측 이옥형 변호사는 “역대 어느 공무원 징계 사건을 보더라도 방어권이 보장된 징계절차였다”며 맞섰다. 이어 “헌법상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공무원에 대한 임면권을 가지는데 집행 정지가 인용된다면 헌법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대통령의 재가도 소모적인 국론 분열을 막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추 장관 측 이옥형 변호사는 심문이 끝난 뒤 “집행정지 사건 심문이지만 (징계)처분의 절차적·실체적 결함, 처분의 권한과 심판 대상 등 많은 질문들이 오갔다”며 “재판장도 이 사건이 사실상 본안 재판과 다름없어 간략하게 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심문에서 재판부는 징계의 절차적 위법성뿐만 아니라 판사 사찰 의혹 등 징계 사유와 관련해 양측에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이날 심리가 끝나고 양측에 ▲징계위원 구성이 적법했는가 ▲재판부 분석 문건 등 개별 징계 사유에 대한 해명 ▲감찰개시를 총장 승인 없이 할 수 있는가 등을 묻는 추가 질의서를 보냈다. 2차 심문에서는 이와 관련한 법리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윤 총장의 운명을 판가름할 법원 결정은 24일 밤 늦게나 이번 주 안에 나올 수 있지만 다음주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윤 총장은 곧바로 직무에 복귀할 전망이다. 반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본안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윤 총장은 헌정 사상 초유의 총장 징계라는 불명예 속에 2개월간 정직이 유지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최지인 작가와 함께 서울갤러리에서 ‘해피 뉴 이어’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최지인 작가와 함께 서울갤러리에서 ‘해피 뉴 이어’

    ‘서울갤러리 전시작가 공모’ 올해의 마지막 선정작가로 최지인 작가의 개인전 ‘메리 크리스마스 앤드 해피뉴이어’(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전이 서울신문(프레스센터) 1층 특별전시장에서 이달 31일까지 열린다. 서울갤러리 작가 공모전은 서울신문·서울갤러리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한국미술협회가 후원했다. 최지인 작가는 이번 전시를 기획하며 크리스마스와 연말인데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서로를 멀리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고 조금이나마 관람객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으며 반짝이는 조명 속에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과 작품이 하나 됨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최지인 작가는 작가 노트에서 “코로나로 온 사회가 일시 정지된 상태일 때 온라인 세상에 관심을 갖고 그 안에서 작업을 했다. 온라인 세상 안에 새로운 세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2012년부터 민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그리면서 동양화로 어색하지 않게 소통하고 싶었는데, 동서양의 구분이 의미 없게 느껴지면서 샹들리에가 꽃처럼 보였다”며 “동양화에서 나비는 기쁨을 뜻한다고 한다. 꽃과 나비가 어우러진 화접도, 꽃처럼 피어나는 듯한 샹들리에에 나비를 더해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동양화를 전공한 최지인 작가는 동양화의 전통 재료에 머물지 않고 나무쟁반이나 거울 등에 그림을 그리며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실험’을 이어오고 있다. 나무 위 새나 거울 그림은 홍콩, 싱가포르에서 완판을 기록하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화려한 샹들리에가 마치 전통 민화 속의 꽃으로 보인다는 최 작가는 ‘행복을 주는 그림-화조도’나 ‘화접도’를 스테인레스 스틸에 아이패드로 작업해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하기도 했다.최 작가의 작품은 뮤지컬 배우 김준수, ‘언어의 온도’ 저자 이기주 등 유명인과 서울시박물관, 하이트재단, 유중재단, 쉐마미술관 등에서 소장하고 있다. 또한 최 작가는 그림에세이 ‘잘 지내나요’, ‘미술관에 가기 싫다’, ‘계절의 다섯 가지 색’의 저자이기도 하다. 현재 작품활동을 열심히 하는 와중에도 유튜브 방송 ‘지인티비’를 통해 다른 작가의 전시를 소개하거나 미술을 알기 쉽게 설명하며 미술의 대중화에도 힘쓰고 있다. 서울신문의 미술전문 아트플랫폼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에는 최지인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많이 전시돼 있으며 서울갤러리 선정작가 외에 국내 유명작가들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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