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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 없는 세탁기 현실로?… LG 미래기술 ‘속도전’

    물 없는 세탁기 현실로?… LG 미래기술 ‘속도전’

    LG가 ‘물 없는 친환경 세탁기’, ‘채혈 없는 혈당 측정’ 등 미래 산업을 뒤흔들 차세대 기술 발굴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낸다. LG는 26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계열사의 R&D 신기술을 공유하는 행사인 ‘LG 테크페어’를 열었다고 밝혔다. 올해 처음 열린 LG 테크페어는 LG전자, LG화학 등 8개 계열사의 연구위원급 전문가들이 여러 R&D 난제에 대해 전문 지식과 연구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로 이정동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진행 조력자로 참가했다. LG는 이 자리에서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를 비롯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모빌리티, 소재·부품 등 6개 영역에 걸쳐 총 60여개의 전시 부스를 마련해 각 계열사의 첨단 기술과 연구 성과도 선보였다.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탑재해 자연스러운 음성 대화로 집안 사물인터넷(IoT) 기기의 연결성을 강화한 ‘AI 허브’, 이산화탄소(CO2)를 전환 공정 없이 원재료로 직접 활용하는 친환경 신소재,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증상 완화 효능을 높인 치료제 등 주요 과제에 대한 계열사 간 협업 기회도 모색했다고 LG는 설명했다. 또한 김상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의 ‘휴머노이드의 기술 혁신’, 이상엽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총장의 ‘지속가능 플라스틱을 위한 대사공학’, 강기석 서울대 교수의 ‘차세대 배터리’ 등 외부 전문가의 미래 기술 세미나 세션을 통해 최신 R&D 트렌드를 공유했다. 27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LG사이언스파크에서 3주간 진행되는 ‘LG 스파크 2024’의 첫 번째 프로그램이다. LG 스파크는 지난해 9월 개발자와 스타트업의 연구혁신 성과를 공유하고 과학, 문화, 예술을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합한 행사다. 오는 29일부터는 각 계열사의 디지털전환(DX) 성과를 공유하는 ‘DX페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슈퍼스타트 데이’, 그룹 전체 소프트웨어(SW) 개발자가 모여 교류하는 ‘LG SW 개발자 콘퍼런스’,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이 함께 어울리는 ‘컬처위크’가 차례로 열린다. 한편 LG전자는 폭스바겐 내연기관 차량용으로 공급하는 차량·사물 간 통신(V2X) 모듈이 세계 최초로 보안 안정성을 평가하는 국제공통평가기준(CC) 인증을 획득했다. V2X는 자동차가 차량, 교통 인프라, 보행자 등 도로에 있는 다양한 사물과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이다.
  • 화약에서 출발, 바다·우주 향하는 한화… 뚝심 M&A가 키웠다[2024 재계 인맥 대탐구]

    화약에서 출발, 바다·우주 향하는 한화… 뚝심 M&A가 키웠다[2024 재계 인맥 대탐구]

    김승연 회장, 29세에 회장직 올라석유화학·유통·무역 등 영역 넓혀인수·합병·매각 때 ‘고용승계’ 고수대한생명 품어 100조원대 우량사로세계 1위 태양광, 북미지역서 입지‘한국의 록히드마틴’ K방산 대표로대우조선해양 인수, 한화오션 출범KDDX 선도함 수주 위해 총력전 김승연(72) 한화그룹 회장은 1981년 아버지 김종희(1922~1981) 창업주가 별세하면서 29세에 한국화약 그룹을 물려받았다. 당시 재계는 김 회장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창업주 2세로 총수에 올랐던 김석원(1945~2023) 쌍용그룹 회장, 김준기(80) 동부그룹 회장, 최원석(1943~2023) 동아그룹 회장 등 30대 회장들과 함께 묶여 ‘온실 속 화초’ 취급을 받았다. 언론에선 재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온갖 어려움을 겪고 재벌의 성을 이룩한 창업 1세와는 달리 2세 그룹 총수들은 온실에서만 자라 거대한 기업군을 이끌어 갈 경륜과 인간관계 등에 상당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송이’ 취급을 당하는 게 싫어서였는지 김 회장은 ‘올백 머리’로 늘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면서 주위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담배를 무는 등 다소 과장된 행동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김 회장은 1980년부터 그룹관리본부장(부회장)으로 사실상 최고경영자 준비를 마친 상태였고, 공식적으로 그룹의 수장이 되자마자 ‘공격 경영’으로 사세를 키워 갔다. ●43년 만에 자산 150배, 매출 80배 김 회장은 취임 당시 자산 7548억원, 매출 1조 600억원이었던 한화그룹을 43년 만에 자산 112조원, 매출 80조원의 재계 순위 7위까지 끌어올렸다. 김 회장이 이끈 한화그룹 성장은 부친이 일궈 낸 독점적 영역인 화약에만 머물지 않고 통찰력에 뚝심을 더한 적극적 인수합병(M&A)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혔기에 가능했다. 김 회장은 취임 직후인 1982년 제2차 오일쇼크로 인한 글로벌 석유화학 경기 위축으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한국다우케미칼과 한양화학(현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을 전격 인수했다. 당시에는 주변에서 다 뜯어말렸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을 간파한 김 회장은 인수를 밀어붙였고, 석유화학을 우리나라 수출 효자 산업으로 키워 냈다. 1986년에는 한양유통(현 한화갤러리아)을 인수해 유통업에도 진출했다. 1987년부터 기존 22개 계열사를 14개로 줄이고 분산돼 있던 계열사를 사업 부문별로 통합하는 등 전문화 전략을 구사했다. 계열 전문화로 그룹의 업종은 에너지를 포함한 종합화학과 방위산업, 기계의 중화학공업과 레저 및 유통의 소비재 산업으로 정리됐다. 김 회장은 1992년부터 상속재산을 두고 남동생인 김호연(69) 빙그레 회장과 3년 6개월 동안 31차례에 걸쳐 재판을 통해 재산 분쟁을 벌였다. 김호연 회장은 주요 계열사 경영에서 밀려난 것에 반발해 형 김승연 회장을 상대로 유산의 40%를 달라며 재산 분할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1981년 아버지 김종희 창업주가 갑자기 별세하면서 두 아들의 지분 분할에 대한 명확한 유언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인데, 두 형제는 1995년 재산 분할에 합의하고 소송도 모두 취하하면서 분쟁을 끝냈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한화의 M&A는 멈추지 않았다. 동양전자통신(통신)과 골든벨상사(무역), 덕산토건(토목) 등을 잇달아 인수, 신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마취 없이 폐 잘라내 듯” 구조조정 승승장구하던 한화도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피해 갈 수 없었다. 당시 한화는 1200% 수준 부채비율로 위기를 맞았고, 김 회장은 선제적 구조조정을 선택했다. 그 결과 한화는 1997년 말 32개였던 계열사를 2000년 24개까지 줄였고, 같은 시기 부채비율을 130%대까지 낮췄다. 이때 김 회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계열사의 매각 대금을 덜 받더라도 사원들의 ‘고용승계’를 항상 우선 조건으로 내세워 관철하면서 한화의 사훈인 ‘신용과 의리’를 지켰다. 특히 1999년 대림산업과 한화종합화학 간 사업 부문 통합 및 맞교환, 한화에너지·한화에너지프라자 매각 등 ‘빅딜’에서도 김 회장의 ‘의리’는 빛났다. 대림산업과의 빅딜에선 양사 임직원 전원의 고용이 유지됐고, 한화에너지 706명과 한화에너지프라자 546명이 현대정유(현 HD현대오일뱅크)로 완전히 승계됐다. 하지만 외상(外傷)이 없을 수 없었다. 위기 첫해인 1997년에는 그룹 임원 30%와 직원 8%가 회사를 떠나야 했다. 당시 김 회장은 ‘마취 없이 폐를 잘라내는 심정’이라는 표현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형편이 어려워 계열사를 매각할 때 지켰던 원칙은 반대의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됐다. 2012년 독일 태양광 기업 큐셀(현 한화큐셀) 인수, 2014년부터 2021년까지 7년에 걸친 삼성과의 방산(삼성테크윈, 삼성텔레스) 및 화학(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부문 4개사 빅딜까지 한화는 고용승계 원칙을 고수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피인수사였던 삼성 계열 근로자들이 매각에 반대하며 파업했고, 한화오션의 하청 근로자들 또한 투쟁에 나서는 등 모든 과정이 이전처럼 매끄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끝내 고용승계의 원칙을 지키며 M&A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위장 계열사 3곳의 빚을 갚아주려고 3000여 억원의 회사 자산을 부당지원한 배임 혐의로 2014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한화 등 당시 맡고 있던 7개 계열사 대표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김 회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방대한 글로벌 인맥과 이를 바탕으로 한 민간 외교 활동이다. 김 회장은 2000년 6월 한미 협력을 위한 민간 채널로 출범한 한미교류협회 초대 의장으로 추대돼 한미 관계의 증진을 위한 민간 사절 역할을 했다. 그때의 인연으로 김 회장은 부시와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 공화당 인사까지 폭넓은 미국 인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이며 파워엘리트 집단인 헤리티지재단의 에드윈 퓰너 창립자와는 40년에 가까운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공업과 유통 이외에도 한화는 2002년 IMF 외환위기 이후 적자를 거듭하던 대한생명을 인수해 자산 100조원이 넘는 우량 보험사로 키웠다. 한화큐셀은 세계 1위 태양광업체로 거듭나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과의 빅딜로 석유화학은 매출 20조원을 넘어서며 업계를 이끌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1952년 창업 당시 ‘화약’에서 출발한 한화가 지난 70여년 동안 축적한 경험과 혁신을 집약해 ‘K방산’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지상에선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등을 중심으로 수출을 이어 가고 있고, 첨단 항공엔진 국산화와 차세대 우주 발사체 개발 등 우주로도 뻗어 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한화오션까지 거느리게 되면서 지상·우주·해양을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춰 ‘한국의 록히드마틴’으로 날개를 펼치게 됐다. ●김동관 첫 시험대는 KDDX 한화는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한화오션으로 출범시켰는데, 이는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41) 전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2022년 8월)한 뒤 처음 진행한 대형 기업 인수였다. 과거 세계 최고의 조선사였다가 ‘좀비 기업’으로 전락한 회사를 정상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김 부회장의 그룹 승계를 위한 경영능력 평가의 첫 시험대가 된 셈이다. 특히 2012년 대우조선해양이 개념설계를 했고, 2020년 기본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맡았던 총 7조 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선도함 건조는 한화오션을 해양 방산 진출의 중심 계열사로 내세운 한화 입장에서 반드시 수주해야 할 사업이 됐다. 방위사업관리규정에 따르면 KDDX 선도함은 방산물자이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본설계 수행 업체인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 및 건조까지 수의계약을 맺는다. 하지만 한화오션은 지난 3월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해 임원이 지시한 정황이 있다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수사는 8월 현재 진행 중인데, 만약 한화오션이 고발한 대로 HD현대중공업 임원 개입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방위사업청은 KDDX 선도함 상세설계 및 건조 업체를 경쟁입찰로 뽑게 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KDDX는 두 회사의 특수선 역량을 시험하는 무대인 동시에 김 부회장과 정기선(42) HD현대 부회장, 두 그룹 3세의 자존심 대결의 장”이라며 “입찰 결과가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등 다른 사업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출구 없는 비상경영, 출구 찾는 직장인들

    출구 없는 비상경영, 출구 찾는 직장인들

    재계 긴축 장기화에 생존 몸부림 # “회사서 희망퇴직을 받는다는데 버티는 게 답일까요? 조금이라도 챙겨 갈아타는(이직) 게 답일까요?”(A 유통기업 직장인) “저는 작년 희망퇴직 때 나갔어야 했는데 망설이다 버틴 꼴이 됐네요. 희망퇴직은 회사에 미래가 없다는 신호입니다.”(B 대기업 계열사 직장인) 최근 ‘출구전략’을 고민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주요 대기업과 계열사를 비롯해 재계 전반에 ‘비상경영’ 모드가 장기화하면서 희망퇴직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발 ‘3고 현상’(고금리·고유가·고환율) 지속에 따른 하반기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직장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쿠팡에 이어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의 국내 시장 잠식이 가속화하면서 유통업계의 칼바람은 더욱 매서워지고 있다.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소비심리에, 채널 다변화에 따른 출혈 경쟁까지 이어지면서다. 이달 들어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한 롯데그룹에서는 면세점이 지난 6월 임원 급여를 20% 삭감한 데 이어 오는 30일까지 만 43세 이상 근속 10년 이상인 직원 등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면세 사업이 회복되지 않으면서 지난해 3분기부터 지난 1분기까지 누적 적자 규모가 537억원에 이른다. 2020년 출범 이후 적자가 계속된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사업부 롯데온도 지난 6월 근속 3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식품 제조사인 롯데웰푸드는 원료 공급사인 롯데상사와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데, 직원들 사이에서는 통합이 되면 감원이 불가피하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3월 정용진 회장 승진 이후 계열사 실적 개선을 위한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다. 이마트가 창립 31년 만에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 데 이어 이마트에브리데이도 이마트와의 합병을 앞두고 희망퇴직을 받았다.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이커머스 계열사 SSG닷컴은 최훈학 대표로 수장이 교체된 후 지난달 근속 2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신규 투자자를 찾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3월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C기업의 한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기업 재무 개선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남아 있는 구성원들에게는 ‘회사가 생각보다 많이 힘들다’는 부정적 인식을 심어준다”면서 “많은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놓고 고민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른 기업의 한 30대 직원도 “상사들을 보면 현재 직장에서 정년까지 버틴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내 조직이 언제 통폐합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특별퇴직금이라도 두둑이 챙겨 인생 2막을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하느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조정은 제조업 중심의 10대 그룹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도로 고강도 그룹 리밸런싱(사업재편)을 추진하고 있는 SK그룹이 대표적이다.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위탁생산) 자회사 SK키파운드리는 지난 5월 45세 이상 사무직과 40세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2022년 SK하이닉스 자회사로 편입된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2022년 대비 38% 급감하며 672억원 적자를 냈다. SK그룹의 이차전지용 동박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는 같은 달 근속 5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희망퇴직과 별개로 비상경영을 선포하는 대기업도 늘고 있다.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6개 그룹이 경비 절감과 인원 감축 등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상위 4대 그룹 가운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호실적을 이어 가고 있는 3위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삼성(1위), SK(2위), LG(4위) 그룹이 주력 계열사별로 비상경영을 이어 가고 있고 포스코(5위), 롯데(6위), HD현대(8위)도 위기 극복을 외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불황에 일찌감치 비상경영을 선포한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반도체 사업 반등에 힘입어 2022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10조원대(10조 4400억원)를 회복했음에도 긴축 경영 기조는 유지하고 있다. HD현대그룹은 조선업 호황에도 중동 정세 악화 등으로 향후 경영 상황이 나빠질 것으로 보고 최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하는 한편 비상경영계획 조기 가동에 돌입했다.
  • 합병 앞두고 분주한 SK…비상장사 대표가 직접 IR 행사 뛴 이유는

    합병 앞두고 분주한 SK…비상장사 대표가 직접 IR 행사 뛴 이유는

    SK이노베이션과의 합병을 앞둔 SK E&S가 회사 알리기에 나섰습니다. SK E&S는 오는 11월 SK이노베이션에 흡수합병될 운명이지만 합병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게 대표이사가 SK이노베이션을 담당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앞에서 사업 경쟁력과 합병 시너지에 대해 설명한 것입니다. 두산그룹의 계열사(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합병 비율을 놓고 번진 논란이 비슷한 시기 계열사간 합병을 추진하는 SK로 확산하지 않도록 시장과의 소통에 신경을 쓰는 모습입니다.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SK이노베이션 주최로 열린 SK E&S 기업설명회(IR)에는 국내외 증권사 등 27개 기관 소속 애널리스트 35명이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추형욱(50) SK E&S 대표는 회사 사업 소개를 비롯해 재무 안전성, 합병 후 계획을 밝혔습니다. 비상장사인 SK E&S는 과거에도 IR을 한 적이 있지만 대표가 직접 나선 것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회사 내부에선 “그래도 (합병 앞두고 중요한 행사인데) 대표가 직접 설명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합니다. 두 회사 합병을 통해 ‘자산 100조 규모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회사’가 출범한다는 청사진을 내놓았지만 SK이노베이션 주가가 합병 소식 이후 줄곧 내리막 신세를 면치 못하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차원에서 ‘알짜 회사’인 SK E&S 카드를 쓴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달 18일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 때는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주로 마이크를 잡고 합병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검은 색 셔츠에 흰색 정장 상의로 시선을 끈 추 대표는 액화천연가스(LNG)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문가답게 이날 행사에서도 SK E&S가 국내 1위 민간 LNG 사업자라는 걸 강조하며 회사의 강점으로 안전성과 성장성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LNG 밸류체인 사업을 기반으로 재생에너지, 수소, 에너지 솔루션까지 4대 핵심사업 중심의 ‘그린 포트폴리오’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라면서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에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이익 기반을 마련했다”고 했습니다.지난해 SK E&S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조 1672억원, 1조 3317억원으로 영업이익률(11.9%)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습니다. 합병 이후에도 적자에 허덕이는 SK온의 영향을 덜 받으면서 수익성을 유지하는 게 관건입니다. 추 대표는 “(SK이노베이션과의) 통합 시너지 추진단을 구성해 합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를 조기에 확보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구상이 실현되려면 오는 27일 양사의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이때부터 9월 19일까지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에 합의한 합병 비율인 1대 1.1917417, 나아가 회사가 밝힌 합병 후 기대효과에 대해 주주들도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 겁니다. 주식매수 예정 가격은 주당 11만 1943원으로 산출됐습니다. 추 대표의 IR 행사 다음날인 8일에도 SK이노베이션 주가(9만 7700원, 종가 기준)는 하락했지만 9일 반등하는 분위기입니다. 주식매수청구 물량이 대거 몰리면 SK이노베이션이 부담해야 할 비용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주식 수에 주식매수예정가격을 곱한 가격이 800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합병 계약을 해제하거나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과연 추 대표의 ‘IR 효과’가 얼마나 있을 지 주목됩니다.
  • M&A로 이룬 정유·통신·반도체 왕국… SK, 고강도 리빌딩 착수 [2024 재계 인맥 대탐구]

    M&A로 이룬 정유·통신·반도체 왕국… SK, 고강도 리빌딩 착수 [2024 재계 인맥 대탐구]

    1980년 유공 인수해 재계 5위로이동통신 진출하며 사세 크게 확장최근 정경유착 인정 판결에 격앙SK “특혜 아닌 역차별” 반격 예고잠재력 믿고 하이닉스 인수 주효문어발 계열사 수익 악화로 골치이혼소송 2심, 1조원대 재산분할그룹 지배력 유지 여부 관심사로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 1980년 11월 28일 동력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대한석유공사(유공)의 새 주인으로 선경그룹(현 SK그룹)을 낙점하자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연매출 1조원 규모의 유공 인수전에는 삼성, 현대 같은 재계 서열 1~2위 그룹들이 뛰어든 상황이었고 선경은 당시 재계 1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섬유 기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44년이 지난 2024년의 SK는 유공을 모태로 하는 SK이노베이션과 한국이동통신에서 변신한 SK텔레콤, 글로벌 반도체 생산 체인의 핵심으로 성장한 SK하이닉스까지 잇단 인수합병(M&A)으로 국내 자산 기준 재계 2위로 자리매김했다. ●최종현 사우디 인맥으로 유공 인수 SK그룹의 시작은 양복 안감과 이불감 등을 만들어 팔던 직물공장이었다. 고 최종건 그룹 창업주는 1953년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경기 수원시 권선구 평동의 ‘선경직물주식회사’를 정부로부터 불하받아 공장 재건에 나섰다. 현재 그룹명 ‘SK’는 ‘선경’에서 따온 것으로, 일제강점기인 1939년 조선의 선만주단과 일본의 경도직물이 인조견 제조 공장을 합작 설립하면서 두 기업명의 앞 글자를 딴 ‘선경’(鮮京)이라는 기업명이 탄생했다. 최 창업회장이 직물 사업으로 SK그룹의 초석을 다졌다면 그의 세 살 터울 아우 고 최종현 선대회장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수직 계열화’ 경영 개념을 도입해 그룹의 양적·질적 팽창을 주도했다. 최 선대회장은 일찌감치 산업 전선에 뛰어든 형과 달리 1952년 서울대 농화학과 재학 중 미국 유학길에 올라 시카고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1973년 11월 최 창업회장이 폐암으로 별세하자 경영권을 이어받은 그는 1975년 신년사에서 “선경을 국제적 기업으로 키우려면 석유부터 섬유에 이르는 산업의 완전 계열화를 확립해야 한다”며 석유 사업을 일찌감치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기회는 1980년 찾아왔다. 당시 유공 지분 절반을 보유한 미국 걸프(Gulf)사가 앞선 두 차례 석유파동을 계기로 유공 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국내에서 철수하기로 하면서다. 선경이 무난히 유공을 차지한 것을 두고 전두환 정권과의 유착 의혹이 일기도 했지만, 실상은 미국 유학 시절부터 탄탄히 다져 온 최 선대회장의 사우디아라비아 왕가 인맥이 빛을 발했다는 게 중론이다. 최 선대회장은 시카고대에서 사우디 왕실 자녀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며 중동 인맥을 형성했고 1973년과 1978년 두 차례 석유파동 당시 직접 사우디아라비아로 날아가 석유파동을 일으킨 장본인 아흐메드 자키 야마니 사우디 석유장관을 설득해 원유 공급을 이끌어 냈다. 정부는 두 차례나 국가를 에너지 위기에서 구해 낸 최 선대회장과 선경그룹이 유공 인수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선경그룹은 유공 인수로 단숨에 연매출 3조원 규모 기업으로 성장하며 재계 서열 5위로 뛰어올랐다.●특혜 논란에 포기·재도전… SKT 탄생 SK그룹 성장사에서 꼬리표로 붙은 정경 유착 의혹은 ‘세기의 결혼’에서 ‘세기의 이혼’으로 이어진 최태원(64) SK그룹 회장과 노소영(63)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재조명됐다. 서울고법 재판부는 지난 5월 30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로 1조 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노 관장의 부친인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비자금과 정치적 영향력을 통해 최 선대회장의 그룹 경영을 지원하고 방패막이가 돼 줬다고 봤다. 노 전 대통령 취임 첫해인 1988년 9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결혼식을 올린 최 회장은 1990년대 초 아직 한국이동통신 민영화와 제2이동통신 사업 논의가 나오기도 전에 청와대에서 장인인 노 전 대통령에게 직접 무선통신 사업에 관해 시연했다. 이후 정부는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 당시 4대 그룹인 삼성·현대·대우·LG의 이동통신 사업 진출을 막았고 결과적으로 SK그룹이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해 그룹의 사세를 크게 확장할 수 있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반면 최 회장 측은 “(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사돈기업 특혜 논란’을 이유로 사업권 포기를 요구했음을 증명하는 자료가 남아 있다”며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라 역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통사업권을 한 차례 반납한 이후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4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며 어렵게 이통사업에 진출했다”고 반박했다. 최 회장은 2심 판결을 두고 “SK의 성장 역사를 부정했다는 점에서 유감”이라고 불복하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LG반도체→현대전자→SK하이닉스 유공에 이어 한국이동통신까지 품은 선경그룹은 1998년 사명을 영문 첫 글자인 SK그룹으로 변경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이 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2012년 하이닉스를 인수하면서 재계 서열 2위의 입지를 굳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하이닉스 성공에는 최 회장의 결단이 주효했다. 1998년 김대중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대기업 사업을 통폐합하는 고강도 ‘빅딜’을 진행했고 이때 LG반도체가 현대전자에 흡수 통합됐으나 채무 문제로 2001년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에 돌입하면서 한동안 주인 없는 기업으로 떠돌았다. 정부에선 팔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고 2009년 효성 그룹이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지금은 고인이 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조카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당시 대통령(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임이 문제가 돼 좌초됐다. SK그룹 내에서는 반도체 사업 진출에 부정적인 기류가 있었지만, 최 회장은 하이닉스가 가진 부채(7조 6000억원)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2012년 2월 3조 4000억원을 들여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했다. SK하이닉스는 인수 첫해 2분기 흑자 전환을 시작으로 꾸준히 성장했고 그룹은 에너지·통신·반도체라는 든든한 핵심 사업군을 구축했다.●SK이노·E&S 합병 땐 초대형 기업 탄생 1998년 32조 8000억원 규모였던 그룹 자산 총액은 올해 334조 3600억원으로 10배로 커졌다. 2006년부터 삼성·현대차그룹·SK그룹 순으로 굳어졌던 자산총액 기준 재계 순위는 2022년 SK그룹이 16년 만에 현대차그룹을 밀어내며 2위로 올라섰고, 이런 구도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지난해 깊었던 반도체 불황과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은 고속 성장을 거듭해 온 SK그룹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SK그룹은 올해 대기업집단 중 전년 대비 계열사가 가장 많이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가장 악화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SK그룹은 계열사 중복 투자는 줄이고 시장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정리하는 방식으로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우선 10개 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진 배터리 계열사 SK온의 재무 개선을 위해 SK온의 모회사인 에너지 계열사 SK이노베이션과 지역 도시가스 사업을 주축으로 하는 SK E&S를 합병하기로 했다. 오는 27일 양사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이 승인되면 연내 연매출 88조원, 총자산 106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한다. 최 회장의 이혼 판결은 갈 길 바쁜 SK그룹에 최대 리스크로 떠올랐다. 대법원 확정판결이 남았지만 2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1조 3808억원에 달하는 재산 분할액과 위자료를 현금으로 조달해야 한다. 이에 최 회장이 회사 지분 매각, 주식 담보 대출, 배당 확대 등 방편을 강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SK그룹은 지주사 SK㈜가 SK이노베이션(34.50%), SK텔레콤(30.01%), SK스퀘어(30.55%), SK E&S(90.00%), SKC(40.64%), SK에코플랜트(41.78%), SK네트웍스(41.20%) 등 주력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최 회장이 SK(㈜ 1대 주주(17.73%)로 그룹 전반을 지배하는 구조다. 최 회장은 SK㈜ 지분 외에 SK케미칼(6만 7971주·3.21%), SK디스커버리(2만 1816주·0.12%), SK텔레콤(303주·0.00%), SK스퀘어(196주·0.00%) 일부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은 비상장사인 SK실트론 지분 29.4%도 쥐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실트론 지분 가치만 1조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아야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회사 주가가 높을수록 이득인 만큼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하는 등 그룹 사업 재편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DL그룹, 전방위적 ESG 경영에 박차

    DL그룹, 전방위적 ESG 경영에 박차

    DL그룹이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주사인 DL㈜와 DL이앤씨, DL케미칼, DL에너지, DL건설, 글래드 호텔앤리조트 등 주요 계열사들은 사업성과 창출뿐만 아니라 미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친환경 제품 개발과 기후변화 대응, 자원순환 등 ESG 경영 활동에 힘쓰고 있다. DL㈜는 지난해 9월 지주사 체제 전환 후 처음으로 DL그룹 통합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1월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X-Energy)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으며, DL케미칼은 2022년 재활용 제품들의 탁월한 친환경성을 인정받아 GRS(국제재생표준인증)를 획득했다.
  • 왕자의 난 겪고 쉰들러의 도발 막고… 현대, 빅테크로 재도약 꿈[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왕자의 난 겪고 쉰들러의 도발 막고… 현대, 빅테크로 재도약 꿈[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재계 1위 군림하다 중견 기업으로‘핵심’ 엘리베이터 글로벌 5위 목표‘무벡스’ 스마트물류 새 지평 열어‘현대아산’ 남북경협 등 재개 대비 “현대엘리베이터는 40년 전 고 정주영 명예회장께서 씨앗을 뿌려 싹을 틔운 후 끊임 없는 도전과 혁신을 거듭하며 대한민국 산업의 한 축을 이끄는 거목으로 성장했습니다. 지난 40년이 그랬듯 기술 혁신의 기적을 더해 100년 기업의 위업을 이뤄냅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5월 충주 본사에서 열린 현대엘리베이터 40주년 기념사에서 “기적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일으키는 것이다. 창의적 사고와 열정이 만나 혁신이 되고, 혁신은 새로운 기적을 만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현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은 국내 승강기시장 점유율 40%대를 유지하며 17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기존 제조업 중심의 사업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미래 모빌리티, 스마트물류 등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기계가 아닌 기술을 판매하는 빅테크기업으로 변모한다는 복안이다.●쉰들러와의 분쟁 9년 만에 마무리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창업한 현대그룹은 1970년대 중동 건설 열풍을 주도하며 1990년대 말까지 국내 재계 1위로 군림했다. 그러나 2세 승계 과정에서 2000년 속칭 ‘왕자의 난’을 거쳐 계열사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몸집이 줄어들었다. 2003년 고 정몽헌 회장 사후에는 아내인 현 회장이 그룹을 물려받아 시숙부와 시동생의 경영권 공격을 막아내면서도 질적 성장을 이뤄 10년 만에 그룹 자산 규모는 8조에서 30조, 매출은 5조에서 12조로 키웠다. 그러나 2013년 이후 해운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며 2016년 7월 주력 계열사였던 현대상선(현 HMM)이 계열분리됐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현대증권, 현대로지스틱스 등 견실한 계열사도 연달아 매각했다. 2014년 재계 순위 29위였던 현대그룹은 자산규모가 14조원대에서 지난해 말 기준 3조 5000억원대를 웃도는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2016년 대기업집단에서도 제외됐다. 해외 투기자본과의 싸움도 이어졌다. 2003년 고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매입을 시도했던 소위 ‘시숙부의 난’ 직후 승강기 업체 쉰들러홀딩AG는 KCC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5.5%를 매입하며 단숨에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현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2006~2013년 현대상선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금융사들과 파생금융상품 계약을 체결했다. 금융사들이 현대상선의 지분을 인수해 우호지분이 돼주면 인수자금에 대한 이자를 수수료로 지급하고, 현대상선 주가가 인수가격보다 떨어질 경우 손실 보전을 해주겠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그러나 해운 경기가 나빠지면서 주가는 추락했고, 현대엘리베이터가 7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떠안게 되면서 쉰들러가 현 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9년여 간의 법적 분쟁 끝에 지난해 대법원은 현대엘리베이터가 쉰들러에 170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현 회장은 현대네트워크가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등 자금 마련에 나서 배상금을 완납했다. 당초 쉰들러는 배상금을 근거로 추가 지분을 확보해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장악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수포로 돌아가게 된 셈이다. 또 지난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약 2%를 보유한 국내 행동주의펀드 KCGI자산운용(전 메리츠자산운용)도 현대엘리베이터에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 회장은 지난해 말 현대엘리베이터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고 역대급 배당을 실시하며 행동주의 펀드들이 나설 명분을 차단했다는 평가다.●미래모빌리티·스마트물류 신성장동력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는 2022년 본사를 충주로 옮기면서 2030년까지 매출 5조원, 해외사업 비중 50%, 글로벌 5위권에 들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엘리베이터의 글로벌 승강기 시장 점유율은 7위다. 그 일환으로 2021년 228억원 수준이던 연구개발(R&D) 비용을 지난해 266억원으로 늘리는 등 관련 투자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승강기 유지관리서비스 ‘미리(MIRI)’를 비롯해 모듈러 엘리베이터, 승강기와 로봇 간 연동시스템 등 신기술을 내놓은데 이어 미래 모빌리티인 도심항공교통(UAM)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UAM 이착륙장인 ‘H-PORT’ 상용화에 착수했다. 또다른 핵심 계열사인 현대무벡스는 자동창고, 공정물류, 물류로봇 등의 스마트 물류와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업 등에서 입지를 공고히하고 있다. 현대무벡스는 2018년 현대엘리베이터의 물류자동화사업부와 IT서비스 계열사 현대U&I가 합병해 출범한 회사다. 2019년에는 인천 청라에 대규모 R&D센터를 설립하면서 인공지능(AI)·로봇 기반 첨단 물류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창립 5년 만에 2600억원을 넘어섰고, 연간 신규 수주도 4000억원을 돌파하며 창사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도 지난달 기준 신규 수주액 3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부터는 이차전지 스마트 물류 사업에 새롭게 진출하며 영토 확장에 나섰다. 지난 1월에는 에코프로비엠과 약 200억원 규모의 통합 물류자동화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힘들다고 대북사업 멈출 수 없어” 의지 현대아산은 남북경제협력의 재개를 대비하며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등 주력사업을 바탕으로 건설사로서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01년 북측 금강산지구과 개성공단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시공능력을 인정받은 현대아산은 2008년 대북사업 중단 이후 건설업에 본격 진출, 토목을 비롯해 오피스·주택 등 건축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100만평 규모의 개성공단 1단계 개발 경험을 살린 화성동탄택지개발사업과 충남도청 내포신도시 개발사업 등 택지·단지 조성사업에 이어 2022년에는 ‘현대프라힐스’라는 주택 브랜드도 론칭했다. 브랜드 첫 주상복합건물 ‘현대 프라힐스 부천 소사역 더 프라임’이 이달 입주를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워레벤 646 시공에도 참여했다. 현대그룹은 남북경협의 상징이기도 하다. 1989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첫 방북으로 시작된 그룹의 남북경협 역사는 올해로 45년을 맞았다. 현 회장은 선대 회장들의 유지를 받들어 모두 34회 북측을 방문하며 대북사업을 이어왔다. 2008년 금강산·개성관광이 중단되자 2009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을 직접 만나 사업 재개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남북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된 2018년에는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했고, 그 해 11월에는 남북 주요 인사 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금강산관광 20주년 행사를 현지에서 개최해 주목을 받았다. 남북 경색이 장기화 되고 있는 지금도 현 회장은 사업 재개를 대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 회장은 2022년 신년사에서 “대북사업의 봄날을 기대하며 묵묵히 인내하고 준비해 나가자”면서 “지치고 힘들다고 결코 멈출 수는 없다”고 의지를 다졌다.
  • 현대차도 가속페달… 미래차 승부, 데이터 싸움에 달렸다

    현대차도 가속페달… 미래차 승부, 데이터 싸움에 달렸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이 미래 모빌리티 산업으로의 전환을 표방하고 나서면서 데이터 주권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의 미래 모빌리티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가 차량을 제어하는 데다 이를 효과적으로 구현하려면 운전자의 개인정보를 비롯해 단순한 도로 정보를 넘어선 세밀한 지리 정보를 자체적으로 확보해 가공·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 까닭이다. 업체들이 과거 차내 부가서비스의 일환 정도로만 인식되던 내비게이션 등 지도 서비스 개발과 데이터 보안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차그룹도 차량용 소프트웨어·보안 서비스 담당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를 중심으로 자체 기술 개발과 공격적인 인재 영입을 추진하며 전열을 가다듬는 분위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는 최근 글로벌 시험 및 인증 기관인 ‘TUV 라인란드’로부터 자동차 사이버보안 엔지니어링의 국제표준(ISO/SAE 21434)에 기반한 사이버보안 관리체계(CSMS) 레벨3 인증을 획득하는 등 상용화 가능한 수준의 사이버 보완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2022년 5월에 CSMS 레벨2를 처음으로 획득한 지 약 2년 만이다. CSMS란 차량의 설계부터 양산, 단종에 이르기까지 전체 생애주기 동안 위험 요소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체계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의 차량 사이버보안 규정에 따라 이번 달부터는 CSMS 인증을 받은 차량만이 유럽경제위원회 협약에 가입한 56개국에서 판매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여기에 정보보호 공시 기준 보안 업무를 수행하는 정보보호 전담 내부인력을 2022년 15.7명에서 지난해 말 기준 72.5명으로 1년 새 4배 이상 확대한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네이버클라우드 출신 최원혁 상무를 영입해 보안총괄임원(CISO)으로 임명하는 등 관련 인력도 확대하는 추세다. 보안 이슈가 소프트웨어 및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성패를 가를 열쇠라는 그룹 차원의 위기 의식이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1월 3일 경기 광명 기아오토랜드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보안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라는 공감대가 모든 부문에서 형성되고 지켜질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정 회장은 지난달 19일 방한한 척 로빈스 시스코 회장과 회동하기도 했다. 시스코는 인공지능(AI) 보안 솔루션을 보유한 글로벌 IT 업체다. 이와 함께 현대오토에버는 최근 차세대 통합지도로 브랜딩하고 있는 ‘솔맵’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하반기 중 솔맵의 구축 범위를 기존 자동차전용도로뿐만 아니라 왕복 8차선 도로 등 주요도로를 포괄해 3만 6000㎞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1월 전국의 자동차전용도로 1만 8000㎞ 구간의 정보를 담아 솔맵을 제작했다. 새 구간 구축 완료 시점은 내년 상반기 무렵이 될 전망이다. 구축이 완료된 뒤에는 현대차그룹의 신차에도 솔맵을 순차적으로 적용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통상 차량용 지도는 일반적인 내비게이션 지도인 SD맵을 비롯해 고도, 곡률, 제한속도 등 주행 보조 기능 구현에 필요한 정보로 구성된 ADAS(주행 보조 시스템)맵, 도로·차선·측위의 3단계 계층 구조로 구성돼 자율주행을 위한 정밀 지도인 HD맵 등으로 나뉜다. 솔맵은 이 같은 SD맵, ADAS맵, HD맵을 합친 미래형 지도 시스템이다. 기본 정보 제공 단위가 도로인 기존의 내비게이션 지도와 비교해 1차선, 2차선 등 차로 단위의 세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솔맵과 같은 정밀 지도는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필수적이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데이터 플랫폼, 차량용 SW 개발 및 검증, 사이버보안 등 SDV 서비스 생태계가 확장되면서 장기적으로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관련 업체들의 존재감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정경유착 고리 끊겼는지 의문”… ‘한경협 회비’ 결론 못낸 삼성

    “정경유착 고리 끊겼는지 의문”… ‘한경협 회비’ 결론 못낸 삼성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명칭을 바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대해 “정경유착 고리가 끊겼는지 의문이 있다”며 회비 납부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준감위 정례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전경련에서 한경협으로 변한 이유가 정경유착 고리를 끊겠다고 한 취지였는데 지금 상황이 인적 구성이나 물적 구성에 있어 정경유착 고리가 끊겼는지에 대해 근본적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앞서 한경협이 지난 4월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에 35억원의 회비 납부를 요청하고, 그룹들이 이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일종의 가이드로 나온 것이다. 삼성의 경우 준감위가 지난해 8월 발표한 ‘한경협 가입 권고안’에 따라 회비 납부 전 준감위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위원장은 특히 “(한경협의) 인적 쇄신에 대해 위원들의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이러한 의문은 이 위원장만의 생각이 아닌 준감위 차원의 논의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이는) 한경협 스스로 한 번 검토해 봐야 할 문제”라며 “시스템적으로 고리를 끊는 게 가능한지를 검토해 (한경협 회비 납부 건을)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국정농단으로 홍역을 치른 삼성은 2017년 2월 전경련을 탈퇴했지만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5개 계열사는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이었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회원으로 남아 있었다. 지난해 전경련이 한경협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한경연을 흡수 통합했는데 이때 한경연 회원사였던 삼성 계열사 중 이사회에서 제동을 건 삼성증권을 제외하곤 모두 한경협에 합류했다. 이를 놓고 삼성의 한경협 복귀 명분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준감위는 지난해 8월 임시회의를 연 뒤 “만일 관계사가 한경협 가입을 결정하더라도 정경유착 행위가 있는 경우 즉시 탈퇴할 것 등 필요한 권고를 했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삼성을 비롯한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 모두 한경협 회원사로 이름을 올렸지만 회비 납부는 다른 문제였다. 이날 준감위 회의에서도 회비 납부 건에 대해 결론을 못 낸 것처럼 국정농단을 경험한 기업 입장에선 이 사안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이날 현재 4대 그룹 중에선 현대차만 최근 회비를 납부했다. 한경협은 4대 그룹이 속한 제1그룹의 연회비로 각 35억원씩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와 LG는 회비 납부에 대해 “내부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한경협은 회비 납부와 관련해선 강제로 집행할 수 없는 만큼 회원사의 결정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지난해 8월 취임사에서 정경유착 차단을 위한 내부 통제 시스템으로 윤리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하는 등 변화 의지를 드러냈으나 기대에 못 미친다는 중간 평가서를 받아든 만큼 재계의 신뢰를 얻기 위해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시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위원장은 이날 삼성전자, 삼성SDI 등 관계사 7곳의 대표이사와 가진 간담회에서 “삼성이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준법 이슈가 생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실패해도 좋다” 뚝심의 정지선… 재계서 소문난 ‘우애 경영’ [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실패해도 좋다” 뚝심의 정지선… 재계서 소문난 ‘우애 경영’ [2024 재계 인맥 대탐구]

    공식 행사 이외엔 외부 활동 자제과감한 도전 따른 실패 적극 격려“시작 전엔 신중, 몰입하면 추진력”한 동네 사는 동생 정교선이 우군 정지선(52)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공식 행사 이외 외부에 나서는 건 자제하는 ‘은둔의 경영자’로 분류된다.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은 건 물론 몇 년 전까지는 프로필 사진조차 따로 없었을 정도로 눈에 띄는 행보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수합병(M&A)과 사업 진출 등 경영에서만큼은 적극적이다. 신중하게 검토를 하다가도 확신이 들면 뚝심 있게 밀어붙인다. 타 유통업체들이 오프라인 규모를 줄이고 온라인몰 통합에 나설 때 현대백화점그룹은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온라인몰을 전문화하며 반대 행보를 보인 것도 정 회장의 확신이 바탕에 깔린 행보다. ●정주영의 ‘이봐, 해봤어?’가 삶의 모토 정 회장은 1972년 10월 20일 정몽근(82)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과 우경숙(73) 고문의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서울 경복고를 졸업하고 연세대 사회학과를 다니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하버드대 스페셜스튜던트 과정을 이수했다. 이후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아시아경제학을 공부했다. 1997년 현대백화점 경영관리팀에 입사한 그는 입사 4년 만인 2001년 이사로 승진했다. 그 뒤 2002년 기획관리담당 부사장, 2003년 부회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한 데 이어 2006년 12월 부친이 회장에서 명예회장으로 물러나면서 만 34세 나이에 사실상 현대백화점그룹 총수 자리에 올랐다. 범현대가의 다른 후계자와 비교하면 이른 나이에 승계가 이뤄졌으며 절차도 순조로웠다. 정 회장은 할아버지인 정주영 창업주와 부친 정 명예회장으로부터 ‘겸손하고 성실하라’는 조언을 수시로 들어왔다고 한다. 이 때문에 외부에 나서기보다는 조용히 경영에 몰두하는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평소에도 할아버지의 명언인 ‘이봐, 해봤어?’를 삶의 모토로 꼽는다. 정 회장은 부회장에 오르자마자 경기침체와 카드대란이란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선(先)안정 후(後)성장’ 전략을 구사했다. 비효율 점포 3곳은 물론 호텔현대를 매각하고 희망퇴직을 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05년 11월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뛰어든 할인점 사업도 과감히 접었다. 오히려 신중한 행보로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2010년 6월 ‘비전 2020’을 발표하면서 정 회장은 성장과 내실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며 토끼 인형 두 마리를 들어 보였다. 이때부터 정 회장의 공격 경영이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신규 점포를 연이어 열고 아울렛 사업, 렌털 사업, 면세점 사업권 획득 등이 정 회장 리더십하에 진행됐다.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는 그룹 50년사에서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신중하게 따지지만 필요하고 또 해야 하는 일이라면 실패하더라도 추진하는 힘에서 회장님의 강점이 발휘된다”고 했다. 그는 과감하게 도전했다가 실패한 직원에게 격려를 보내는 ‘퍼스트 펭귄’ 포상을 시행했다. 도전에 실패할 때보다 실패가 두려워 현실에 안주할 때 위기가 찾아온다는 정 회장의 평소 지론이 반영됐다.●‘현대가 가풍’ 따라 형제 모두 연애결혼 정략결혼이 없는 현대가 가풍에 따라 정 회장도 연애결혼을 했다. 경복고 동창의 소개로 만난 황서림(52)씨와 2001년 결혼해 1남 1녀를 두고 있다. 황씨는 황산덕 전 법무부 장관의 손녀로 서울예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미술대학과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1997년 삼성문화재단이 선정한 문화예술인재로 뽑혀 장학금을 받으며 미국 뉴욕대에서 미술관 경영을 전공했다. 이후 황씨는 1999~2000년 뉴욕근대미술관 뉴미디어부서에서 부지배인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일본 멀티미디어 작가인 마리코 모리의 스튜디오에서 어시스트로도 활동했다. 정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정 회장의 동생인 정교선(50)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형과 마찬가지로 경복고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를 나왔다. 이후 미국 뉴욕 아델파이대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거쳤다. 대학 시절 청바지와 면티를 입고 다니는 등 소탈한 편이어서 주변에서도 그가 현대가의 3세란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정 부회장은 2004년 현대백화점 경영관리팀 부장으로 입사했다. 이듬해 현대백화점 경영관리팀 이사로 승진한 후 그룹 경영의 중심인 기획조정본부 부사장·사장을 거쳤다. 2009년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 겸 그룹 전략총괄본부장에 임명됐고 2012년엔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형과 함께 그룹을 이끌고 있다. 자동차부품 업체인 대원강업의 허재철 전 회장의 장녀인 허승원(49)씨와 2004년 결혼했다. 허씨는 이화여대를 나와 미국 컬럼비아대 치과대를 졸업한 인재로, 미국 국적자다. 두 사람 모두 뉴욕에 있는 학교를 다닌 덕에 유학 시절 자연스럽게 교제를 한 것으로 알려진다. 둘 사이엔 3남이 있다. 사돈 기업인 대원강업은 현대차와 기아뿐 아니라 완성차 회사들에 스프링을 납품하고 있는 전통 있는 기업이다. 1946년 설립 이래로 허씨 일가의 오너 기업이었으나 2022년 허 회장이 맏사위 정 부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던 옛 현대그린푸드(현 현대지에프홀딩스)에 자신과 형제들 지분을 매각하면서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현재 현대지에프홀딩스(22.7%)뿐 아니라 현대홈쇼핑(7.67%), 현대쇼핑(2.4%)이 대원강업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허씨와 그의 동생 허수원씨도 2023년부터 꾸준히 지분을 매입하면서 각각 2.21%, 2.60%를 갖고 있다.● 인적 분할 무산 이후 단일 지주사 추진 정지선·교선 형제 사이는 매우 돈독해 재계에서도 ‘우애 경영’의 모범 사례로 본다. 각자 다른 승용차를 이용해 현대백화점 주요 점포와 계열사를 방문하다가도 떠날 때면 정 부회장이 형의 차에 같이 타면서 경영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두 사람은 모두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살고 있는데 걸어서 10분이 채 안 될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다. 형제 모두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다. 특히 그룹이 지주사 체제를 전환하면서 형제 경영을 강화할 전망이다. 2022년 9월 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발표할 때만 해도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각각 인적 분할해 두 개의 지주사를 두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형제간 계열 분리 수순에 돌입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현대백화점 주주들의 반대로 인적 분할이 무산되면서 단일 지주사 체제로 계획을 수정했다. 현대그린푸드의 인적 분할 신설 법인인 현대지에프홀딩스 아래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두는 방식이다.현재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분은 정 회장 39.7%, 정 부회장 29.1%, 정 명예회장 8.3%으로, 오너 일가가 보유한 합산 비율은 77.15%에 이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지선·교선 형제→현대지에프홀딩스→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정 회장은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백화점에서, 정 부회장은 현대홈쇼핑에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한편 정 회장은 지난 5일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그린푸드 지분 12.67% (429만 3097주) 전부를 부인과 자녀, 조카들에게 증여했다. 황서림씨, 아들 정창덕(20)군, 딸 정다나(17)양에게 2.92%씩을 증여했고, 정 부회장의 세 아들인 정창욱(17)·창준(15)·창윤(12)군에게도 지분 1.3%씩을 동일하게 증여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증여가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현대지에프홀딩스 단일지주사 체제를 구축한 상황에서 증여가 이뤄진 데다 지주사 지분이 아니라 계열사 지분의 증여란 점에서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없다는 설명이다.● 사촌형 정의선·라이벌 정용진과 친분 정 회장은 현대가 안에서 사촌 형인 정의선(54)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친분이 두텁다. 사업상 조언도 받고 이외 문제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두 사람 사이 친분에는 양궁이 연결고리이기도 하다. 2005년 대한양궁협회장이 된 정의선 회장은 2011년 “현대백화점도 양궁단을 만들어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정지선 회장에게 제안했다. 이때 정지선 회장이 사촌 형의 제안을 받아들여 양궁단을 창단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현대백화점 여자 양궁단 소속 정다소미 선수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정지선 회장은 정교선 부회장 등 가족과 함께 양궁 결승전을 찾아 응원에 나서기도 했다. 경복고 인맥도 막강하다. 경복고 선배로는 부친뿐 아니라 삼촌인 정몽구(86)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구본준(73) LX홀딩스 회장, 이재현(64) CJ그룹 회장, 이재용(56) 삼성전자 회장 등이 있다. 정용진(56) 신세계그룹 회장은 경복고 4년 선배로 업계 라이벌임에도 친분이 두터운 편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용진 회장의 동생 정유경(52) 신세계 총괄사장의 남편인 문성욱(52) 신세계인터내셔날 부사장과 절친한 사이다. 정 회장과 문 부사장은 고교 동기 사이다. 또 다른 고교 동기로는 남궁훈(52) 전 카카오 대표, 윤인구(52) 아나운서 등이 있다. 고교 1년 선배인 조현상(53) 효성그룹 부회장과도 친분이 깊다. 지난 3월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은 정 회장은 기자들에게 “고인의 막내아들이 선배다. 유족을 위로해 드렸다”고 했다.
  • ‘100조 에너지 기업’ 출범 초읽기...SK이노·SK E&S, 17일 이사회

    ‘100조 에너지 기업’ 출범 초읽기...SK이노·SK E&S, 17일 이사회

    자산 총액 100조원 규모 초대형 에너지 기업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다음 주에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안을 논의한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다음 주 중 각각 이사회를 개최해 양사의 합병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파악됐다. 이사회 날짜는 오는 17일이 유력하다. SK그룹이 강도 높게 추진 중인 그룹 구조조정(리밸런싱)은 두 기업의 통합을 골자로 이어질 전망이다.SK이노베이션은 SK그룹 에너지 사업의 중간 지주회사로, 그룹 지주사인 SK㈜가 3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 E&S는 SK㈜가 지분 90%를 보유 중이다. 다음 주 양사 이사회 논의 결과에 따라 SK㈜도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을 의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합병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등 후속 절차도 이어질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이 성사되면 매출 규모가 90조원에 육박하고, 자산 총액이 106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에너지를 중심으로 정유, 석유화학, 윤활유 등 석유 기반 에너지 사업을 하는 국내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이다.SK E&S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사업을 하는 그룹 알짜 계열사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1조 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SK그룹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실적 부진에 빠진 SK온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이번 합병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20일 합병 추진 보도가 나오자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양사 합병의 관건은 합병비율이다. SK E&S가 비상장사인 만큼 합병비율 산정 방식에 따라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공정위 사무처장 남동일, 조사관리관 육성권

    공정위 사무처장 남동일, 조사관리관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신임 사무처장(1급)에 남동일(54) 경쟁정책국장이 24일 임명됐다. 공석인 조사관리관(1급)은 육성권(57) 사무처장이 맡게 됐다. 남 사무처장은 제2회 지방고시 합격으로 1997년 공직에 입문했다. 공정위 대변인, 기획재정담당관, 운영지원과장, 소비자정책국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부터 요직인 경쟁정책국장을 맡아 분쟁 관련 신속한 피해구제를 위한 분쟁조정통합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국민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정책 수립에 기여했다.육 조사관리관은 제39회 행정고시 합격해 1996년 공직에 첫발을 뗐다. 공정위 대변인, 기업거래정책국장, 기업집단국장, 시장감시국장 등을 지냈다. 시장감시국장 재직 시 이동통신 3사의 5G 서비스 속도에 관한 거짓·과장·기만 광고 행위를 제재했다. 기업집단국장 시절에는 삼성의 사내 급식 계열사 삼성웰스토리 부당 지원 행위 사건을 처리했다. 지난해부터는 사무처장을 맡아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 입법 추진에 힘을 쏟아 왔다. 공정위 신임 비상임위원에 오규성 변호사가 임명됐다. 오 비상임위원은 제42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7년간 법관으로 재직했고, 현재 법무법인 굿플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2020년부터 2년여간 공정위 전원회의 심의 운영, 의결서 작성 등을 총괄하는 심판관리관을 역임했다.
  • 토종 AI 반도체 공룡 탄생 초읽기

    토종 AI 반도체 공룡 탄생 초읽기

    기업가치 수조원대 달할 듯“NPU 시장 글로벌 선점전 치열향후 2~3년 AI 반도체 골든타임”3분기 중 계약… 연내 통합 계획리벨리온 측, 합병법인 경영 담당 SK텔레콤(SKT)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계열사 ‘사피온코리아’와 KT가 투자한 토종 AI 반도체 팹리스(설계) 기업인 ‘리벨리온’이 합병을 추진한다. AI 시장 선점을 놓고 글로벌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AI 반도체 삼대장’ 중 두 곳이 힘을 합치기로 하면서 수조원대 기업가치를 지닌 ‘국내 대표 AI 팹리스 기업’이 탄생할 전망이다. 12일 SKT와 리벨리온은 AI 반도체 대표기업 설립을 위해 SKT의 계열사 사피온코리아와 리벨리온 간의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SKT와 리벨리온은 “AI 작업을 위한 신경처리망장치(NPU) 시장은 산업 전반의 AI 접목과 함께 빠른 성장을 보이며 글로벌 기업 간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향후 2~3년을 한국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빠른 합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3분기 중 합병을 위한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하고 연내 통합 법인을 출범할 계획이다. 합병법인의 경영은 리벨리온이 담당한다. 대표는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가 맡을 것으로 전해졌으나 리벨리온 측은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리벨리온의 전략적 투자자인 KT 역시 이번 합병에 뜻을 모았다. KT는 KT클라우드 등 계열사와 함께 리벨리온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로 리벨리온에 대한 KT그룹의 누적 투자금은 665억원이다. 리벨리온은 2020년 박 대표와 오진욱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공동 창업한 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이다. 창립 후 2개 제품을 출시했다. 이 중 지난해 출시한 AI 반도체 ‘아톰’(ATOM)이 상용화에 성공해 KT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도입됐다. 연내 개발 완료를 목표로 삼성전자와 협력해 초거대언어모델(LLM)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AI 반도체 ‘리벨’(REBEL)을 개발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며 이번 합병으로 최대 3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도 언급된다. 사피온코리아는 2016년 SKT 내부 연구개발 조직에서 출발한 분사 기업으로 2020년 국내 최초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를 선보였다. 지난해 8월 600억 규모의 투자 유치를 완료하면서 5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국내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팹리스 기업들이 주를 이뤘는데 팹리스 기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규모가 바탕이 될 필요가 있다”면서 “(팹리스 영역에서의) 스타 기업이 필요한 시점에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 [단독] 한땐 ‘한국의 빅벤’ 꿈꿨잖아… 홍대 애경타워 벽시계 어디로

    [단독] 한땐 ‘한국의 빅벤’ 꿈꿨잖아… 홍대 애경타워 벽시계 어디로

    홍대 지역 랜드마크를 목표로 애경그룹이 본사 건물 외벽에 설치했던 대형 벽시계가 철거됐다. 한국의 ‘빅벤’을 꿈꾸며 야심 차게 만든 조형물이었으나 랜드마크로서의 존재감이 낮았던 데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안전 이슈 대응 차원에서 6년 만에 자취를 감추게 됐다. 12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마포구 애경타워 외벽에 달려 있던 벽시계 ‘AK24’가 지난 4일 철거됐다. 애경그룹은 2018년 홍대입구역 역사(驛舍)에 그룹 통합사옥인 애경타워를 짓고 흩어져 있던 계열사를 한데 모았다. 그러면서 본사를 뉴욕 타임스퀘어나 런던의 빅벤처럼 특색 있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그해 11월 외벽에 지름 약 24m의 초대형 벽시계를 설치했다. 애경그룹은 벽시계를 안전상 문제로 철거했다는 입장이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문제가 발생한 건 아니나 16층 높이에 설치된 만큼 돌풍이 불 경우 (추락 등) 안전상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철거한 것”이라고 했다. 설치 당시 애경 측은 섬세한 시공을 했다고 설명했지만 거센 바람이 불 때마다 주변에서 시계의 추락 위험을 우려하는 민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인명 피해가 생길 경우 2022년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사업주까지 처벌받을 수 있는 만큼 사전적 조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총 무게 1050kg인 AK24는 분침(11m)과 시침(9m)의 무게가 각각 350kg, 250kg에 이른다. 국내 최대 규모의 벽시계로 기록됐다. 부품 제작에만 2개월이 걸렸고 크기가 웅장해 1㎞쯤 떨어진 신촌의 연세대 캠퍼스에서도 보일 정도였다. 지난달 애경타워 외벽에 디지털 전광판이 새로 생기면서 랜드마크로서의 AK24 활용도가 떨어진 것도 철거 이유 중 하나다. AK24는 유동 인구가 많은 홍대입구역과 연남동의 경의선 숲길 쪽이 아니라 동교동삼거리 동편의 주택가를 향하고 있어 실제 명물로 자리잡았다고 보기엔 부족했다. 전광판은 경의선 숲길 쪽을 마주보고 있다. AK24는 아남특수시계라는 업체에서 만들었다. 이 회사의 신인웅 대표는 “아래로 떨어지지 않게끔 고정 장치가 있어 문제가 없었는데 철거를 요청받아 당황스러웠다”면서 “우리에게도 상징적인 모델이었기에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SK이노베이션 맡아 에너지·그린 총괄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SK이노베이션 맡아 에너지·그린 총괄

    최태원(64) SK그룹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61) SK온 수석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을 맡는다. 최 수석부회장이 그룹 에너지 분야 중간 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을 맡아 글로벌 시장이 커지고 있는 에너지와 그린 사업 분야의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SK이노베이션은 오는 10일자로 최 수석부회장을 SK이노베이션 신임 수석부회장으로, 유정준(62) SK미주대외협력총괄 부회장을 SK온 신임 부회장으로 각각 선임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최 수석부회장은 SK온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직을 사임하고,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에너지·그린 사업 전반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과 글로벌 성장전략 실행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에서 실기하지 않기 위해 미래 사업 전반을 챙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 에너지 분야를 대표하는 중간 지주회사로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온, SK엔무브,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어스온, SK엔텀 등 9개 사업 자회사를 두고 있다. 최 수석부회장은 그동안 맡고 있던 SK그룹 수석부회장과 SK E&S 수석부회장을 계속 겸임하는 만큼 그룹 내 미래 에너지 사업의 통합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고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차남인 최 수석부회장은 1994년 SKC에 입사해 SK텔레콤, SK E&S, SK가스, SK주식회사 등 SK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거쳐 2010년부터 SK그룹 수석부회장으로서 미래 에너지 사업 확장을 이끌어 왔다. 2021년에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을 물적 분할해 설립된 SK온의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으로 선임돼 SK온을 글로벌 톱티어(일류) 배터리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유 신임 SK온 부회장은 이석희(59) 사장과 함께 SK온의 최대 시장인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사업 확대 및 신규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유 부회장은 1998년 SK그룹에 합류해 SK루브리컨츠 대표이사, SK G&G(글로벌미래성장동력발굴) 추진단장 사장, SK E&S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고, 2022년부터 SK그룹의 북미 사업을 총괄해 왔다.
  • “소고기 최대 반값, 수박 최저가”…롯데 유통 계열사 16곳 총출동

    “소고기 최대 반값, 수박 최저가”…롯데 유통 계열사 16곳 총출동

    롯데그룹 유통군 계열사 16곳이 참여하는 통합 쇼핑 축제인 ‘롯데레드페스티벌’이 오는 30일부터 열린다. 쇼핑 비수기인 6월을 겨냥해 지난해 행사보다 규모와 혜택이 대폭 늘어났다. 27일 롯데 유통군에 따르면 롯데레드페스티벌은 다음달 9일까지 11일 동안 진행된다. 롯데그룹을 상징하는 색상인 ‘레드’(빨간색)를 이름에 붙인 롯데레드페스티벌은 지난해 11월 처음 선보인 행사로 비수기 소비 진작을 위해 마련됐다. 이번 행사에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는 물론 호텔롯데와 롯데문화재단 등 계열사가 총출동한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최대 반값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호주산 ‘곡물비육 척아이롤’을 행사 카드로 결제 시 최대 반값에 판매하고 수박은 행사 내내 최저가로 판매한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다음달 1일부터 ‘우불식당 즉석우동 큰컵’ 등 자체브랜드(PB)인 세븐셀렉트 7종과 ‘맛장우 도시락’ 5종을 최대 반값에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상반기 인기를 끈 11개 뷰티 브랜드 상품을 대상으로 5만원 이상 구매 시 1만원을 즉시 할인해 준다. 롯데GFR에서는 빔바이롤라, 까웨 등 패션 브랜드를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여름철을 앞두고 가전과 서비스 혜택도 제공한다. 롯데하이마트는 에어컨 최대 20만원 즉시 할인을 포함해 선풍기, 냉장고 등을 최대 25% 저렴하게 판매한다. 롯데홈쇼핑은 제습기와 서큘레이터 등 계절 가전을 최대 10% 할인한다. 이번 롯데레드페스티벌에는 유통 계열사뿐 아니라 여행, 관광, 문화 등의 계열사도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처음 참여한 호텔롯데는 롯데호텔 부산과 제주의 숙박 30% 할인, 면세점 선불카드 LDF 페이 20% 할인, 아쿠아리움과 전망대 서울스카이 최대 25% 할인 혜택을 준다. 롯데레드페스티벌 기간 중 롯데온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고객 100명을 추첨해 100만 엘포인트를 주는 이벤트도 있다. 행사에 참여한 계열사에서 한 번만 결제하면 이벤트 응모가 가능하다. 다음달 3~9일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서 ‘FC서울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다음달 9일에는 제시 린가드, 기성용 등 FC서울 간판 선수가 레드 색상의 유니폼을 입고 나와 팬미팅과 팬 사인회를 진행한다.
  • KB금융그룹, ‘거점형 늘봄센터’ 늘린다… 아이들 돌봄에 진심

    KB금융그룹, ‘거점형 늘봄센터’ 늘린다… 아이들 돌봄에 진심

    KB금융그룹이 지역사회의 자립과 성장을 위해 아동·청소년을 위한 돌봄 프로그램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KB금융은 저출생 극복과 여성의 경력 단절 문제를 해소하고자 2018년부터 총 1250억원을 투입해 ‘온종일 돌봄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KB금융은 2022년까지 전국의 초등돌봄교실과 국공립 병설 유치원 신설·증설 지원을 위해 750억원을 투입했고, 5년간 초등돌봄교실 1648실, 병설 유치원 617실 등 2265개 교실을 조성했다. 지난해 2월부터는 교육부와 늘봄학교 및 초등돌봄체계 발전을 위해 2027년까지 5년간 총 500억원을 지원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KB금융은 특히 늘봄학교 주요 사업 중 하나인 ‘거점형 늘봄센터’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거점형 늘봄센터는 과대·과밀학교의 늘봄학교 수요 흡수를 위한 돌봄센터로, 학생들에게 돌봄 및 방과후학교를 통합적으로 제공한다.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1시까지, 그리고 방학 기간에도 운영돼 맞벌이 가정의 학부모가 부담을 덜어준다. 지난 2월 인천 지역에 첫 거점형 늘봄센터를 개관하면서 인근 지역 초등학생 60명이 돌봄 및 방과후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최근에는 제주 아라초등학교와 서귀포 동홍초등학교에도 ‘꿈낭 초등주말돌봄센터’가 열려 주말에도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KB금융은 지난해부터 100여개 늘봄학교에 경제금융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KB국민은행 등 계열사 퇴직 임직원들과 대학생으로 강사진을 구성해 초등학생들이 실생활에 필요한 경제 및 금융 지식을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 이재현, 공격적 M&A로 CJ 업그레이드… 선호·경후 남매승계 구도 [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이재현, 공격적 M&A로 CJ 업그레이드… 선호·경후 남매승계 구도 [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삼성은 안 간다” 씨티은행서 첫발“와 남의 집살이하노” 조부 불호령모친 설득에 제일제당 평사원 입사정략결혼 마다하는 등 독립 성향대한통운 인수로 선진 물류 구축오스카 탄 ‘기생충’으로 문화보국‘이선호 회장·이경후 부회장’ 유력지주사에 올리브영 합병 등 전망 제일제당그룹이 CJ그룹으로 사명을 바꾼 것은 2002년 이재현(64) 회장 체제가 시작되면서다. 이 회장은 그룹을 글로벌 문화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담아 사명을 변경하면서 유통과 물류, 미디어·콘텐츠 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2011년 주변의 우려에도 대한통운 인수를 밀어붙여 성사시켰고 CJ대한통운 확보로 선진 물류·운송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식품·유통 사업군과도 시너지를 내고 있다. ●누나 이미경과 K콘텐츠 세계화 앞장 누나 이미경(66) CJ그룹 부회장과 합심해 1995년부터 뛰어든 문화 사업은 현재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K콘텐츠와 K푸드, K뷰티로 결실을 맺고 있다. CJ가 투자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 석권은 그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비판을 받아 온 이미경·이재현 남매의 ‘문화 보국’ 투자가 빛을 발하는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이 회장은 1960년 3월 19일 서울에서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손복남 전 CJ제일제당 경영고문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손으로, 아버지는 조부의 눈밖에 나 삼성 경영권 승계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부자의 연도 끊고 살았지만 자신의 기질을 쏙 빼다박은 손자만은 이 창업주가 각별히 아꼈다고 한다. 경복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이 회장은 1983년 미국계 씨티은행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당시 아버지에게 “저는 누구 덕을 본다는 이야기를 듣기 싫어서라도 삼성에는 입사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손의 ‘발칙한 도발’을 지켜보던 창업주의 인내심이 폭발했다. “삼성의 장손이 와 남의 집살이를 하노. 퍼뜩 데려와라”라는 불호령이 떨어졌다. 결국 이 회장은 어머니 손 여사의 간곡한 설득 끝에 은행원 생활을 접고 1985년 제일제당 경리부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CJ그룹의 전신인 제일제당이 삼성그룹에 속해 있을 때였다. 제일제당 사원 이재현은 기획관리부장과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이사대우, 제일제당 부사장, 부회장 등을 거치며 삼성가에서 제일제당 경영을 책임지게 됐다. 독립적인 성향이 강한 이 회장은 조부의 결정으로 정략결혼한 아버지와 달리 고려대 재학 중 미팅에서 만난 이화여대생 김희재(64)씨와 1984년 화촉을 밝혔다. 김씨의 모친은 당시 ‘김치 박사’로 이름을 알린 김만조 전 연세대 교수다. 김 전 교수는 제일제당이 2000년 처음 출시한 김치 브랜드 ‘햇김치’ 연구개발에 기여하기도 했다.●딸은 ENM, 아들은 제일제당 이끌어 이 회장의 자녀 이경후(39)·이선호(34) 남매는 각각 CJ ENM과 CJ제일제당에서 그룹 승계를 위한 경력을 다지고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 불문과를 졸업한 장녀 이경후 경영리더(부사장급)는 2011년 지주사 CJ의 기획팀 대리로 입사해 CJ 미국지역본부 통합마케팅팀장과 CJ ENM 브랜드전략담당 등을 거쳐 현재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을 맡고 있다. 미국 유학 시절에 만나 2008년 결혼한 남편 정종환(44) CJ 글로벌 인티그레이션 실장이 지난 2월 인사에서 CJ ENM 콘텐츠·글로벌사업총괄로 자리를 옮기면서 부부가 함께 회사를 이끌고 있다.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부사장급)은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13년 그룹 공채를 통해 CJ제일제당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미국 유학 시절 만난 이래나씨와 2016년 4월 서울에서 결혼한 후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그해 11월 미국에서 갑작스레 사별했다. 이 실장은 2018년 스포츠 채널 아나운서 출신 이다희(33)씨와 재혼해 아들 둘을 두고 있다. 그룹 승계 구도는 이선호 실장이 회장직을, 이경후 실장이 부회장직을 이어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 이재현 회장·이미경 부회장 남매 경영 체제가 다음 세대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다.●흡수 합병 ‘꼼수 승계’ 논란 일 수도 그룹 승계의 연결고리로는 기업 가치가 급상승 중인 CJ올리브영이 꼽힌다. 지주사 CJ 지분은 이 회장 42.07%, 이선호 실장 3.2%, 이경후 실장 1.47% 순으로 4세들의 지분 비율이 낮지만 CJ올리브영 지분은 이선호 실장 11.04%, 이경후 실장 4.21%로 CJ그룹 계열사 중 4세들의 보유 지분이 가장 많다. 2022년부터 추진해 온 CJ올리브영 기업공개(IPO)가 늦춰지면서 CJ그룹이 CJ올리브영을 지주사로 흡수 합병하는 방식을 통해 4세들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CJ올리브영의 급성장으로 기업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지주사와의 합병 시 지주사에 대한 남매의 지배력은 커진다. 다만 이 경우 과거 CJ올리브네트웍스(당시 CJ시스템즈)의 CJ올리브영 흡수 합병과 인적 분할 과정에서 불거졌던 ‘꼼수 승계’ 비판이 다시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이선호 실장은 2014년 12월 CJ올리브네트웍스가 CJ올리브영을 흡수 합병하면서 기존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으로 CJ올리브영 지분을 확보했고, 2019년 11월 CJ올리브네트웍스가 정보기술(IT) 부문과 올리브영 부문으로 인적 분할하면서 양사 지분을 모두 보유하게 됐다.
  • K푸드 비비고, K뷰티 올리고… 세계로 뻗어가는 문화제국 CJ [2024 재계 인맥 대탐구]

    K푸드 비비고, K뷰티 올리고… 세계로 뻗어가는 문화제국 CJ [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이병철의 제일제당공업이 모태식품·바이오·엔터·물류 4축 구축‘맏형’ 제일제당 18조 매출 안정적식품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 앞서고속 성장 대한통운은 ‘캐시카우’올리브영, 빅2 화장품 뛰어넘어뚜렷한 성과 없는 바이오 탓 고민CJ ENM 실적 개선 등도 과제로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검색 엔진 구글이 분야별 ‘올해의 검색어’를 집계한 결과 ‘레시피’(요리법) 분야에서는 한식인 비빔밥(Bibimbap)이 최대 검색어로 꼽혔다.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한식까지 세계의 중심으로 파고드는 양상이다. 영화와 드라마 등 한국 문화 콘텐츠의 세계적 성공이 한국 식품산업의 세계화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면서 일찌감치 문화산업에 투자해 온 CJ그룹의 비전이 구체화되고 있다. ●작년 매출 41조 3527억 ‘역대 최고’ CJ그룹은 1953년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부산 부전동에 세운 대한민국 최초의 설탕 공장 제일제당공업이 모태다. 창립 71년째를 맞은 올해 자산 규모는 총 40조 6970억원(2023년 공정자산 기준)으로, 76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13위 대기업 집단으로 성장했다. 삼성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한 1996년 1조 8064억원이던 그룹 연매출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역대 최고치인 41조 3527억원을 기록했다. 1996년 식품기업에서 종합문화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제2 창업 선언’을 하며 ▲식품&식품서비스 ▲바이오&생명공학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신유통&물류 등 4대 사업군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CJ그룹은 1998년 4월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총 11개의 스크린을 갖춘 ‘CGV강변’을 개관하며 대한민국 최초로 멀티플렉스 영화관 시대를 열었다. 이어 1999년 홈쇼핑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2010년 CJ E&M(현 CJ ENM)을 출범시키며 문화사업에 박차를 가해 왔다.●비비고 만두·햇반 등 해외서도 호평 CJ그룹의 외연 확장은 그룹 ‘맏형’ CJ제일제당을 비롯한 식품사업부문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매출은 17조 8904억원, 영업이익은 8195억원이다. 바이오사업부문의 부진으로 전년 대비 각각 3.5%, 22.4% 줄었지만 주력인 식품사업부문은 성장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식품사업부문의 해외 매출이 1조 3866억원으로 국내 매출(1조 3800억원)을 처음으로 앞서기도 했다. 미국을 비롯한 북미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비비고 만두’가 현지 시장 1등을 굳건히 지켰고 냉동치킨과 가공밥 판매는 전년 대비 각각 19%, 15% 성장했다. 유럽과 호주 권역 매출도 각각 1000억원을 넘어섰다. ●대한통운, 영업이익 16.6%나 늘어 CJ제일제당이 세계 무대로 뻗어 나가는 사이 그룹 물류사업을 담당하는 CJ대한통운은 2013년 그룹 물류 계열사 GLS와 통합한 이후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그룹의 새로운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떠오르고 있다. 통합 출범 첫해 매출 3조 7950억원, 영업이익 642억원을 기록한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매출 11조 7669억원, 영업이익 4802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매출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전년 대비 3.0%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국내 사업 신규 수주 확대와 지속적인 생산성 개선에 힘입어 16.6% 늘었다. CJ제일제당이 한식 세계화를 이끌고 있다면 CJ올리브영은 ‘K뷰티’의 세계화를 담당하고 있다. 1999년 영업을 시작한 CJ올리브영은 경쟁 기업들이 직격타를 맞은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며 해마다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국 오프라인 매장 외에 온라인 판매 및 배송 시스템을 구축한 게 주효했다. 팬데믹 이전 연매출이 1조 6000억원대였던 CJ올리브영은 기존 오프라인 고객을 온라인몰로 흡수하면서 2022년 매출 2조원 시대(2조 7809억원)를 열었고 지난해에는 3조 8682억원까지 매출을 끌어올렸다. 국내 2대 화장품 제조사인 아모레퍼시픽(3조 6740억원)과 LG생활건강(2조 8157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이재현, 올리브영·대한통운 찾아 격려 CJ올리브영의 선전과 대조적으로 GS리테일이 운영했던 경쟁 브랜드 랄라블라는 2022년 11월 시장에서 철수했고, 롯데쇼핑의 롭스도 전국 100여개 지점을 모두 정리하고 롯데마트 내 일부 매장만 운영하고 있다. 2019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세계 최대 뷰티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의 세포라도 CJ올리브영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지난 6일부터 국내 사업 철수를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 5년 만에 그룹 현장경영을 재개한 이재현(64) 회장의 행보에서도 CJ대한통운과 CJ올리브영의 높아진 그룹 내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10일과 12일 서울 용산구 CJ올리브영 본사와 종로구 CJ대한통운 본사를 각각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했다. 반면 코로나 엔데믹에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에 밀려 매출 회복이 더딘 CGV와 지난해 주요 영화와 드라마의 흥행 실패로 적자(-146억원) 전환한 CJ ENM의 실적 개선은 문화기업을 지향하는 CJ가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다. 그룹 4대 사업군 중 타 사업군에 비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바이오&생명공학 분야도 CJ그룹에 고민을 더하고 있다.
  • HD현대, 美 선급과 함께 전기추진선 국제표준 만든다

    HD현대, 美 선급과 함께 전기추진선 국제표준 만든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계열사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이 대형 전기추진선 시장 선점을 위해 미국 선급협회(ABS)와 손을 잡았다. HD현대는 경기 성남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ABS와 ‘선박용 고압 직류 송배전 시스템(MVDC) 선급 규정 및 연구’를 위한 상호협력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MVDC는 1.5~100kV(킬로볼트) 사이의 고압 전기를 직류로 송전하는 기술인데, 교류송전 대비 에너지 손실이 적어 차세대 전력 공급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MVDC를 대형 전기추진 선박에 적용할 경우 기존 대비 전기 에너지 통합 효율이 최대 20%까지 향상될 수 있다. 하지만 선박용 MVDC는 아직 국제표준이 마련되지 않아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은 ABS와의 협업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저압 직류 송배전 시스템(LVDC)을 적용해 국내 최초 직류 기반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선 ‘울산 태화호’를 건조한 바 있다. 울산 태화호는 2800t급 중형 선박이다. 또 HD현대중공업와 함께 지난해 10월 영국 로이드선급으로부터 MVDC와 대용량 연료전지(SOFC)가 적용된 원유 운반선용 저탄소 전기추진시스템에 관한 기본설계 인증을 받았다. HD한국조선해양 권병훈 전동화센터장은 “무탄소 대형 선박과 차세대 전기추진 함정에는 MVDC 기술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국제표준 정립을 통해 대형선 전기추진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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