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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건영 “경호처 500여명 동원…‘MZ’ 경호관들 부글부글”

    윤건영 “경호처 500여명 동원…‘MZ’ 경호관들 부글부글”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경호처의 물리력을 동원해 체포영장에 저항하는 것에 대해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MZ세대’ 경호관들이 부글부글하고 있다”면서 경호처 내부에서 상부를 향한 불만이 치솟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호 담당 요원 200여명 뿐 아니라 행정요원까지 500여명이 동원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의원은 “대다수의 경호처 직원들이 배워왔던 게 있고 일반적인 상식이라는 게 있다”면서 “일부 수뇌부들이 벌이는 망언과 행동에 대해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석에서는 ‘저 사람들 미친 거 아니야’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수면 아래에서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다만 “김용현 라인 또는 김건희 라인인 수뇌부를 향해 (불만을) 집단적으로 표현을 하기는 부담스럽다”면서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들이 소극적인 저항을 했는데, 다수의 경호관들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관저를 ‘요새화’해 체포영장에 저항하는 것에 대해 “전세계에서 가장 찌질한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이 차벽 뒤에 숨고 경호원 뒤에 숨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하며 “경호처를 사병(私兵)화하고 관저를 요새화하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관저가 요새화되면서 체포영장 집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윤 의원은 설명했다. 윤 의원은 “관저에 경사가 심해 검거 작전을 하는 입장에서는 대단히 불리한 지형”이라면서 “경호처는 살수차를 보유한 게 아닌데도 살수차를 동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을 정도로 다양한 방식의 방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헬기를 검토할 수 있지만 관저에는 헬기장이 없다”면서 “헬기 레펠을 타고 내려갈 경우 불상사가 우려될 수 있어, 공조수사본부 차원에서 다양한 카드를 검토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을 향해 “스스로 걸어나오는 게 가장 좋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스스로 책임지겠다고 했으니 국민에 대한 마지막 예의로라도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관저에 집결해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해서는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 “尹 찬양하니 연기가 개판” 소재원 작가, 배우 최준용 직격

    “尹 찬양하니 연기가 개판” 소재원 작가, 배우 최준용 직격

    호스트바 접대부 경험을 토대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것으로 유명한 소재원(41) 작가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배우 최준용(58)을 향해 “연기 못해서 강제 은퇴한 배우도 배우인가”라며 비난했다. 소 작가는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최준용이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내용을 담은 기사를 캡처해 올리면서 최준용의 행보를 비판했다. 소 작가는 “연기가 올드해서가 아니라 그냥 연기 자체를 못 해서 작품에 출연도 못하는 사람이 무슨 배우라고 기사까지 써주시는지”라고 말했다. 이어 “이 바닥 냉정하다. 감독, 작가, 배우 실력 없으면 아무도 안 써주고 스스로 어디 가서 명함도 안 내민다. 작품 쉬는 게 부끄럽기 때문”이라며 “실력 없어 강제 은퇴했으면 그냥 조용히 살라. 배우라는 이름 팔아서 진짜 배우들 욕보이지 말라”고 직격했다. 소 작가는 또 “저런 분도 배우라고 뉴스 나오는 게 신기하다. 이름 없는 단역 배우도 현장 가보면 당신보다 더 열정적이고 연기 잘한다”며 “그래서 당신을 쓰지 않는 것이다. 단역도 줄 실력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비난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우리 배우들은 연기 하나만 보고 살아간다”며 “국민 대다수가 내란범을 욕하고 있는 마당에 당신 같은 가짜 배우로 인해 하루하루 버티는 고귀한 이들이 싸잡아 욕먹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소 작가는 끝으로 “배우는 대중을 섬기는 직업이지 권력을 찬양하는 직업이 아니다. 그러니 연기가 개판이지”라고 덧붙였다. 앞서 최준용은 지난 3일 서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국민대회’에 참석해 공개적으로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연설을 폈다. 최준용은 연단에 올라 “지난해 12월 3일 느닷없이 계엄령이 선포돼 깜짝 놀랐지만, 더 놀란 것은 몇 시간 만에 계엄이 끝났다는 것”이라며 “내심 좀 아쉬웠다. 계엄을 하신 거면 좀 제대로 하시지 이렇게 끝낼 거면 뭐 하러 하셨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고 보니 윤 대통령의 큰 뜻을 몰랐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준용은 또 “계엄 이후 반국가 세력들이 여기저기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며 탄핵 반대 집회 참석자들에게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끝까지 힘을 실어 줄 것을 독려했다. 최준용의 발언은 즉각적인 비판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최준용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달린 악성 댓글을 다는 네티즌들에게 “무지성 아메바들”이라고 맞서며 설전을 벌여 또 한번 파장을 일으켰다. 한편 소 작가는 영화 ‘비스티보이즈’, ‘소원’, ‘터널’, ‘균’, ‘공기살인’,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 등의 원작 소설가이자 극본가다. 최준용은 1992년 SBS 2기 공채탤런트로 데뷔해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정치깡패 임화수 역을, ‘아내의 유혹’에서 주인공의 깡패 오빠 구강재 역 등을 맡았다.
  • [사설] 공권력끼리 ‘관저 전투’ 위기… 尹, 보고만 있을 건가

    [사설] 공권력끼리 ‘관저 전투’ 위기… 尹, 보고만 있을 건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그제 다시 발부받아 ‘2차 집행’에 나설 예정이다. 대통령경호처에 막혀 5시간 넘게 대치하다 신병 인수에 실패했던 공수처는 그제 국회에서 여야 모두에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질타를 받았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마지막이란 각오로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겠다”고 했지만 자칫 물리적 충돌이 야기할 혼란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경호처는 대통령 관저 주변에 차벽과 철조망을 설치해 요새화했고 지지자들은 체포 저지를 위해 몰려들고 있다. 경호처가 저항한다면 최악의 경우 무력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제는 국민의힘 의원들까지 가세해 관저 앞에서 인간방패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판이다. 충돌 우려와 혼란은 더 심각해졌다. 경찰과 공조 체제를 구축한 공수처는 경호처의 인간띠·차벽을 뚫고 관저로 진입하는 것은 물론 체포 이후 과천 공수처로의 이송 방법도 찾아야 한다. 조직의 명운을 걸고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법치를 구현하는 일이다. 이중삼중의 체포 저지망을 뚫어야 하는 공수처는 헬기, 경찰특공대 투입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최악의 상황에서 물리적 충돌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윤 대통령 측은 이번에도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체포가 임박해지자 어제 “기소하거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법원 재판에 응하겠다”고 했다. 새로운 명분을 내세우며 시간 끌기를 하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공조본이 체포 대신 구속영장을 청구하더라도 지금까지의 대응 행태로 보면 또 다른 구실을 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관저를 요새로 만들어 자식뻘인 경찰과 군인들을 물리적 충돌의 벼랑으로까지 몰아넣으며 개인의 안위만 찾고 있다. 대다수 국민은 윤 대통령이 결자해지하는 것만이 국가적 분열을 막고 극한의 파국을 막는 해법이라 생각한다. “법적,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으며 급기야 ‘도피설’마저 돌았다. 사실 여부를 떠나 해외 조롱거리가 된 계엄 사태도 모자라 이런 수준의 의혹까지 감당해야 하는 우리 현실이 참담할 뿐이다. 지금이라도 윤 대통령은 자진 출두 형식으로 수사에 임해야 한다. 국가 위상이 더 추락하지 않도록 결단하는 것이 국가 지도자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다. 2차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무장 충돌이라도 발생한다면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다. 제3세계에서도 보기 힘든 당혹스러운 사태를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 [데스크 시각] 될 때까지 채 상병 특검

    [데스크 시각] 될 때까지 채 상병 특검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숨진 해병대 채 상병을 잊지 않고 챙긴 건 역시 해병대였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로 어수선했던 지난 3일 한 조간신문에 채 상병 생일을 맞아 국립대전현충원에 묻힌 고인의 묘소를 참배하는 예비역 해병대원 사진이 실렸다. 사진 속 채 상병 묘비에는 그가 2003년생이었다는 게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함께 찍힌 다른 두 개의 묘비와 묘하게 대조를 이뤘다. 다른 묘비의 고인은 모두 1941년생이었다. ‘그날’만 아니었다면 전역해서 씩씩하게 젊음을 살아낼 이 청년에게 국가란 무엇이었을까. 분명한 건 채 상병이 순직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우리는 이 사건의 진실을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왜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수색 과정에 투입됐는지’를 따져 책임자를 가리고 사망 경위를 밝혀 주면 될 텐데 그게 그리 어렵나. 이 사건을 수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9일 1심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어디서부터 꼬인 것일까. 야당이 특검법을 네 차례나 발의했지만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번번이 막혔다. 경찰 수사 결과도 의혹을 말끔하게 씻어 주진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해선 미덥지 못하다는 시선이 팽배하다. 유일하게 남은 카드는 국정조사였다. 강제수사권이 없지만 수사가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국회 진상규명으로 보완할 수 있고, 일부라도 의혹이 밝혀지면 특검 명분으로 삼을 수도 있었다. 한 달 전 계엄 사태 직전만 해도 야당의 국정조사 의지는 강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1일 “국민께 약속한 대로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여당의 동참을 촉구했다. 순직 사건 처리 과정에서 외압 유무에 대한 진상과 책임소재, 대통령실·국방부 등 정부 관계자의 압력 행사와 관여 사항 등을 우선적으로 규명하겠다며 구체적 계획도 내비쳤다. 이튿날인 2일 여당도 참여 의사를 밝히며 국정조사는 급물살을 탔다. 그리고 하루 뒤인 3일 야당이 국정조사 특위에 참여하는 여당의 특정 의원을 향해 사퇴하라고 압박하는 등 여야가 옥신각신했지만 국정조사 열차를 멈춰 세우진 못할 것으로 봤다. 민주당에선 “국정조사 실시계획서가 의결되면 그때부터 바로 시작이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는 얘기가 나왔다. “채 해병의 억울한 죽음을 반드시 풀어 줄 것이다. 저쪽은 숨기려고 하지만 우리는 어떻게든 밝혀내야 한다”며 비상한 각오를 드러낸 의원도 있었다. 그러나 그날 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 특검에 이어 국정조사까지 한밤중 느닷없는 계엄에 막히니 환장할 노릇이다. 하루아침에 채 상병 국정조사 얘기는 쏙 들어갔다. 정기국회 기간 내 채 상병 국정조사 처리를 공언했던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달 11일 “갑작스런 변고가 생겼다”며 비상계엄 국정조사 특위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채 상병 국정조사에 대해선 “국가를 정상화시키는 게 더 급한 일”이라며 조금 안정되면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채 상병 국정조사는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새 나라가 펼쳐질 텐데 채 상병 국정조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지 솔직히 모르겠다. 결국 이 어처구니없는 일들의 연속을 끊어내려면 특검밖에 없다고 본다. 야당이 내란특검·김건희여사특검법을 ‘될 때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채 상병 특검도 그렇게 하면 된다. 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야당이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중요한 이유는 그간의 특검 공세에 대한 진정성을 알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 공세가 아니었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 보였으면 한다. 김헌주 정치부 차장
  • [마감 후] 뱀과 재생

    [마감 후] 뱀과 재생

    천경자 화백의 ‘생태’라는 그림이 있다. 한두 마리도 아니고 무려 서른다섯 마리의 뱀이 뒤엉켜 꿈틀거리는 그림이다. 1951년 작인 이 작품은 이듬해 화단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여성 작가가 흔치 않은 시절, 젊은 여성 작가가 그려 낸 파격적인 뱀 그림은 사람들에게 그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당시 천 화백이 놓인 상황은 처참했다. 망해 버린 친정집, 가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던 남편의 죽음, 여동생의 죽음까지 겹쳤다. 또 다른 사랑을 통해 새로운 생활을 꿈꿨지만 상대는 유부남이었다. 그는 자신을 짓누르는 고통스러운 감정을 뱀을 그리는 것으로 풀었다. 서로 견주는 듯한 녹색과 갈색의 뱀들이 켜켜이 엉켜 있는데 그 속에 뱀의 머리, 눈망울, 표피의 질감을 세세하게 묘사했다. 원래 뱀은 서른세 마리였지만 사랑했던 뱀띠 연인의 나이에 맞추기 위해 아래 두 마리를 더 그려 넣어 서른다섯 마리가 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천 화백은 뱀을 소재로 한 이유에 관해 “오직 인생에 대한 저항을 위해”라고 말했으며 에세이에서는 “뱀 수십 마리를 화면에 집어넣음으로써 이별을 극복하고 살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그에게 뱀은 생명이자 숨줄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복희여와도’에도 뱀이 등장한다. 중국의 천지창조 신화 속 복희와 여와는 상반신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하반신은 뱀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림의 두 신은 서로 마주 보는 자세로 표현돼 있는데 왼쪽이 여신인 여와, 오른쪽이 남신인 복희다. 이들이 천지창조와 영생의 상징으로 읽히는 것도 탈피를 반복하면서 성장하는 뱀의 생태가 반영된 것이다.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해다. 뱀에 대한 인간의 감정은 양가적이다. 길고 털이 없는 매끈한 몸, 몸에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는 존재로 혐오의 대상이 된다. 반면 복과 부를 불러다 주고 다산을 상징하며 영원한 삶을 기원하는 재생의 의미로 해석되는 측면도 있다. 설화 속에서도 뱀은 양가적이다. 제비 새끼나 까치, 꿩을 잡아먹으려다 사람에게 혼쭐이 나는 동물보은담의 조연이자 악역을 도맡지만 때로는 약초가 있는 곳을 아는 지혜로운 동물이자 은혜를 잊지 않는 존재로 묘사된다. 지난 연말 비상계엄 선포와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라는 연이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새해를 맞았다. ‘을사년스럽다’는 말에서 비롯됐다는 ‘을씨년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요즘이다. 겨울잠을 자는 뱀은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성장할 때 허물을 벗는다. 탈피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기생충과 같은 질병을 예방하기도 한다. 억센 풀이나 바위의 마찰을 이용해 탈피하는데 이 과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죽게 된다. 새로운 시작, 지혜로운 변혁, 성장과 발전의 의미로 해석되는 푸른 뱀처럼 상처는 보듬고 그릇된 것은 과감하게 벗겨 내는 새해가 되길 고대한다. 윤수경 문화체육부 기자
  • [정은귀의 시선] 희망을 희망하는 하루

    [정은귀의 시선] 희망을 희망하는 하루

    “희망”은 날개 달린 것― 영혼의 횟대에 걸터앉아― 가사 없는 선율을 노래하며― 절대― 멈추지 않아― 돌풍 속에서― 가장 감미롭게 들려― 그 폭풍 너무 쓰라려서― 그처럼 많은 이에게 온기를 준 그 작은 새를 당황하게 하네― 가장 추운 땅에서도 나는 들었네― 가장 낯선 바다 위에서도― 허나― 절대― 아무리 절박해도, 그건 내게 빵 한 조각 달라 안 했네. ― 에밀리 디킨슨 #254 새해엔 ‘정은귀의 시와 시선’ 대신 ‘정은귀의 시선’이라는 더 간결한 대문 아래 독자들을 만나게 됐다. 시를 고르는 시선(詩選)이자 때를 고르는 시선(時選), 눈이 가는 방향인 시선(視線)을 다 아우르며 이 공간에서 독자들과 함께 사람을 살리는 말을 나누고자 한다. 새해의 좋은 점이 무얼까. 작심삼일이라도 희망을 꿈꿀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새해에 나는 거창한 계획 대신 두 가지만 마음먹었다. 뚜벅이로 걷기, 재래시장 이용하기. 식자재를 새벽에 받아 보는 배달 서비스는 겹겹이 두른 포장지 때문에 늘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던 터여서 기후와 환경을 생각하기로 했다.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잘 지키고 있으니 일단 성공. 지난 12월은 모두들 힘들었다. 아직까지도 불면증, 소화불량, 불안, 우울, 화를 호소하는 분이 많다. 안타깝지만 하루아침에 모든 일이 제자리를 찾을 것 같지도 않다. 우리는 지금 역사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시간을 지나는 중이니 이런 때일수록 다부지게 마음먹어야 한다. 시절을 바꿀 수 없을 때 무얼 하면 좋을까. 나를 바꾸면 된다. 더 다잡아 공부하고, 청소하고, 부지런히 걷고, 좋은 이들을 만나 희망을 나누는 거다. 계엄령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12월 오후에 영화 ‘룸 넥스트 도어’를 본 것은 좀 다른 숨을 쉬고 싶어서였다. 죽음과 우정의 연대를 품위 있게 그려 낸 영화가 참 좋았다. 내친김에 원작 소설인 시그리드 누네즈의 ‘어떻게 지내요’(What Are You Going Through)까지 읽었다. ‘안녕’, ‘잘 있니’ 같은 일상의 말이 사람을 어떻게 살리는지 실감하면서. 살갑고 다정하게 안부를 묻는 것은 위기를 살게 하는 든든한 힘이다. 소설에 이런 대목이 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고 했다. 고통받는 사람을 보면서 내게도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어, 생각하는 사람과 내게는 절대 저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야, 생각하는 사람.” 첫 유형의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견디고, 두 번째 유형의 사람들은 삶을 지옥으로 만든다고 작가는 말한다. 우리는 지금 두 번째 유형의 사람들이 만든 지옥을 첫 번째 유형이 막아서고 견디며 헤쳐 나가고 있다. 무장한 차가 국회에 진입하자 온몸으로 막았다. 민간인에게 들이대는 총구를 맨손으로 막았다. 기말고사 기간에 거리에서 책을 읽으며 노래를 불렀다. 밤에 자려고 누웠다가 고립된 이들에게 달려갔다. 눈이 오면 눈을 맞고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밤을 새웠다. 과거의 상처와 희생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심. 고통을 나눠 갖자는 마음이 만든 이 겨울의 풍경이다. 그렇게 희망은 절망의 순간에 천사처럼 날아들었다. 훗날 이 시간은 어떤 언어로 기록될까. 희망은 진실해서 오래 버티고, 날렵해서 멀리 간다. 노랫말이 없어 누구나 부를 수 있다. 허밍도, 침묵도, 비명도, 합창도 다 가능하다. 무엇보다 희망은 손쉬운 위무나 동정을 청하지 않는다. 희망을 희망이게 하는 것은 이 올곧은 힘이다.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며 세상을 지옥으로 만드는 이들이 거짓과 아첨 속에서 승승장구할 때 희망은 구걸 않고 당당히 버틴다. 비루한 아첨꾼들이 몰락할 때 희망은 여전히 올곧은 시선으로 그 너머를 보며 자기 길을 간다. 보이지 않아도 간절히 귀 기울이면 들리는 희망. 희망이 우리에게 온다. 쉼 없이 직선으로 온다.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 [단독] 감사 선물, 두 번의 포옹… 블링컨, 조태열 장관에 ‘각별한 인사’

    [단독] 감사 선물, 두 번의 포옹… 블링컨, 조태열 장관에 ‘각별한 인사’

    ‘고별 회담’을 위해 방한했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개인 선물까지 건네며 각별한 인사를 나눈 것으로 8일 전해졌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한미동맹을 비롯한 대외 관계 수습에 주력하고 있는 조 장관에게 미 측이 신뢰를 표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조 장관과의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마친 뒤 고별 선물로 자신의 사인이 새겨진 볼펜과 ‘미국 국무장관의 선물’이라고 적힌 가죽 표지를 두른 편지지 세트를 조 장관에게 건넸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직무상 외국인 등에게서 받은 100달러 이상의 선물은 국고로 귀속되지만 블링컨 장관의 선물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개인적 감사 표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설문을 직접 고쳐 쓰는 등 글쓰기에 상당한 무게를 두는 조 장관의 평소 성격을 고려해 계속 소통하자는 의미를 담은 선물인 셈이다. 블링컨 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조 장관과의 우정을 거론하며 그에 대해 “민주주의의 진정성과 청렴성을 지녔다”고 경의를 표했다. 기자회견 뒤 두 장관의 뜨거운 포옹도 화제가 됐는데 블링컨 장관이 청사를 떠날 때도 다시 한번 포옹으로 작별 인사를 했다. 비상계엄 이후 지난해 12월 두 차례 전화 통화에서도 블링컨 장관은 ‘어려운 시기에 조 장관께서 외교장관직을 맡고 있어 다행으로 생각하며 한국에도 다행이다’, ‘조 장관 어깨에 무거운 짐이 있음을 알고 있지만 다른 누구도 잘 수행할 수 없다’며 응원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6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지난 7일 귀국한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 미국대사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장관에 대해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는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조 장관은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에서 “70년간 한국이 쌓아올린 성취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막아서고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각 부서를 돌며 인사를 나눈 조 장관은 직원들이 박수를 치자 “나는 박수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며 “어려움을 초래해 미안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 기각 알고도 체포영장 이의신청… 아전인수 해석에 법치 흔들린다

    기각 알고도 체포영장 이의신청… 아전인수 해석에 법치 흔들린다

    법원 “체포불복 수단은 적부심 뿐”재항고 하더라도 인용 가능성 적어김용현, 헌법재판관 이례적 고발도 12·3 비상계엄 관련 수사 및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이 법적 근거가 없는 체포영장 이의신청부터 이례적인 헌법재판관 고발까지 서슴지 않으며 법질서를 흔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아전인수식 법 해석으로 헌법과 법치가 흔들린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을 대리하는 윤갑근 변호사는 8일 법원 재판에는 응하겠다면서도 “무효인 체포영장에 의해 진행되는 수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은 그대로”라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은 서울서부지법이 발부한 체포영장에 이의신청을 한 뒤 기각당했음에도 ‘무효’라는 주장을 이어 간 것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체포영장 발부에 불복하는 유일한 수단은 ‘체포된 뒤 적부심사를 청구’하는 것이다. 이의신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구금·압수 등에 불복해 법원에 제기하는 제도인데, 윤 대통령 측은 체포영장 집행이 목전에 온 만큼 구금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논리로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이의신청 사건을 심리한 서부지법도 지난 5일 “체포 불복 수단은 적부심뿐”이라며 기각했지만 윤 대통령 측은 대법원에 재항고를 검토하겠다고 반발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체포영장에 대한 이의신청은 법적 근거가 없으므로 재항고를 하더라도 인용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 측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검찰·경찰·공수처의 수사 기록을 확보해 달라는 국회 측의 요청을 받아들인 이미선 헌법재판관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 소추 또는 범죄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의 기록에 대하여는 송부를 요구할 수 없다’고 규정한 헌재법 32조를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법조계는 김 전 장관 측의 주장대로 이 재판관의 직권남용이 성립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는 입장이다. 승이도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법 32조는 수사 기록의 ‘원본’ 제출을 요구할 수 없는 것이고, 헌재심판규칙은 원본이 아닌 ‘인증등본’은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며 “수사 기록 요구는 재판부의 소송 지휘이자 권한”이라고 말했다.
  • “尹, 제3 장소에” 도피 의혹 띄운 野… 용산 “관저에 있다” 일축

    “尹, 제3 장소에” 도피 의혹 띄운 野… 용산 “관저에 있다” 일축

    대통령실이 8일 야당에서 제기한 윤석열 대통령의 도피 의혹에 대해 “대통령은 현재 관저에 계신 것으로 들었다”며 반박했다. 2차 체포 시도가 임박하고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도주 우려’를 강조하려는 의혹 제기가 이어지자 윤 대통령 측이 적극 대응에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의 변호인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저녁 분명히 관저에서 대통령을 뵙고 나왔다. 있을 수 없는 거짓 선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일축했다. 그러면서 의혹 제기에 대해 “일반인도 할 수 없는 일을 국회의원들이 하고 있어 안타깝고 통탄스럽다”고 말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관저에 다녀왔다. 거기 계신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주장에는 “거짓말”이라며 “지난번에도 민주당 의원이 ‘지난 3일에 경호관들이 실탄 쏘라고 했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나. 그것도 완전 거짓 정보”라고 강조했다. 앞서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제가 들은 정보로는 (윤 대통령이) 이미 용산을 빠져나와 제3의 장소에 도피해 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윤 대통령의 도주 의혹을 제기했다. 일부 유튜브 채널들에서는 ‘윤 대통령이 벙커로 도망갔다’거나 ‘방탄차를 타고 도주했다’는 등의 주장도 반복해서 나오고 있다. 이같은 의혹 제기에는 윤 대통령의 도주 우려를 지속적으로 언급해 구속 수사 필요성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야당이 계엄 및 탄핵 정국에 무책임한 의혹 제기를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통령경호처는 의혹에 대해 “경호 대상자의 동선과 관련해 확인해 드린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 대통령실은 야당의 의혹 제기가 황당하고 허무맹랑하다는 분위기다. 지난 6일 국민의힘 의원 40여명이 한남동 관저 앞으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갔을 때도 윤 대통령은 ‘떡국 먹으러 들어오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체포를 위한 경찰특공대, 헬기 투입 등이 거론되자 우려하는 분위기다. 내부 회의에서도 복수의 참모들이 경호처와 수사기관의 무력 충돌 가능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경호 보강도 요청했다. 반면 관저 외곽 경비를 맡고 있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55경비단은 경호처가 ‘체포 저지’를 지시해도 이에 따르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도 이미 55경비단장(육군 대령)에게 “외곽 경비가 본연의 임무”라는 지침을 재확인했다. 사법경찰(국가수사본부)의 행정경찰(경찰특공대) 투입은 불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실의 한 참모는 “경찰특공대는 대테러 부대다. 그런 부대를 투입하게 되면 유혈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책임은 공권력을 집행하는 곳이 져야 한다”고 했다.
  • 尹대통령 체포 임박해지자… “기소나 구속영장엔 응할 것”

    尹대통령 체포 임박해지자… “기소나 구속영장엔 응할 것”

    尹측 “체포 집착은 망신 주기용”상황 지연시키기 ‘꼼수’ 비판 속공수처 “법·원칙 따라 영장 집행”尹, 방어권 가능한 법정 변론 ‘승부수’ 12·3 비상계엄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측이 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하거나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법원 재판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이 발부된 가운데 공조수사본부(공수처·경찰·국방부 조사본부)가 경찰특공대, 헬기 동원까지 검토하면서 체포가 임박해지자 나온 공식 입장이다. 윤 대통령이 체포되는 상황을 피하고자 ‘지연 전략’을 시도하며 국면 전환을 노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조본은 예정대로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라 이르면 9일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 등 변호인단은 이날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체포영장 집행이나 수사와 관련해서는 우선 기소를 해라. 아니면 사전영장(미체포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라”면서 “그러면 법원 재판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공수처의) 무효인 체포영장에 의해 진행되는 수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은 같다. 체포에 집착하는 건 망신 주기용”이라면서도 “더는 국민을 불편하게 하거나 공무원이 희생되는 건 막아야 하니까 법원에서 진행되는 절차에는 응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판이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등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가 가능한 법정에서 변론을 통해 다툴 기회를 달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구속영장 발부 절차나 요건이 상대적으로 체포영장보다 까다롭다는 점에서 공수처와 영장실질심사를 두고 다퉈 영장을 기각시키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간담회는 오후 1시 30분부터 2시간 넘게 진행됐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지난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 실패 후 공조본이 강경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자 윤 대통령이 상황을 모면하고자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공조본이 윤 대통령의 주장대로 체포영장 집행을 중지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받는다고 해도 윤 대통령이 법적 절차에 응할지는 미지수라는 얘기다. 실제 윤 변호사는 이날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영장실질심사에 응하겠다면서도 “관할이 없는 서울서부지법에 영장이 청구되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 공수처의 관할은 중앙지법이다. 경호, 신병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는 전제를 깔았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출석에 대해서도 윤 변호사는 “헌재 재판 과정에서 내란죄 철회 부분, 기일 지정 문제 등 여러 혼란이 있다”면서 “이런 문제가 정비돼 여건이 조성될 때 대통령께서 헌재 심판에 출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체포영장의 기한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지금의 상황을 불리하게 느낀 윤 대통령이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것”이라면서 “영장실질심사에 나가겠다고 하면 (체포에 불응해도)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중대한 범죄 혐의자가 수사 절차를 좌지우지한다는 게 ‘난센스’”라고 말했다. 공조본은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를 계속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날 출석 요구에 불응한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과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에게 오는 11일까지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이날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 “어떠한 경우에도 시민들 부상이나 정부기관 간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가 절대 없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 [사설] 공권력끼리 ‘관저 전투’ 위기… 尹, 보고만 있을 건가

    [사설] 공권력끼리 ‘관저 전투’ 위기… 尹, 보고만 있을 건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그제 다시 발부받아 ‘2차 집행’에 나설 예정이다. 대통령경호처에 막혀 5시간 넘게 대치하다 신병 인수에 실패했던 공수처는 그제 국회에서 여야 모두에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질타를 받았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마지막이란 각오로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겠다”고 했지만 자칫 물리적 충돌이 야기할 혼란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경호처는 대통령 관저 주변에 차벽과 철조망을 설치해 요새화했고 지지자들은 체포 저지를 위해 몰려들고 있다. 경호처가 저항한다면 최악의 경우 무력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제는 국민의힘 의원들까지 가세해 관저 앞에서 인간방패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판이다. 충돌 우려와 혼란은 더 심각해졌다. 경찰과 공조 체제를 구축한 공수처는 경호처의 인간띠·차벽을 뚫고 관저로 진입하는 것은 물론 체포 이후 과천 공수처로의 이송 방법도 찾아야 한다. 조직의 명운을 걸고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법치를 구현하는 일이다. 이중삼중의 체포 저지망을 뚫어야 하는 공수처는 헬기, 경찰특공대 투입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최악의 상황에서 물리적 충돌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윤 대통령 측은 이번에도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체포가 임박해지자 어제 “기소하거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법원 재판에 응하겠다”고 했다. 새로운 명분을 내세우며 시간 끌기를 하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공조본이 체포 대신 구속영장을 청구하더라도 지금까지의 대응 행태로 보면 또 다른 구실을 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관저를 요새로 만들어 자식뻘인 경찰과 군인들을 물리적 충돌의 벼랑으로까지 몰아넣으며 개인의 안위만 찾고 있다. 대다수 국민은 윤 대통령이 결자해지하는 것만이 국가적 분열을 막고 극한의 파국을 막는 해법이라 생각한다. “법적,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으며 급기야 ‘도피설’마저 돌았다. 사실 여부를 떠나 해외 조롱거리가 된 계엄 사태도 모자라 이런 수준의 의혹까지 감당해야 하는 우리 현실이 참담할 뿐이다. 지금이라도 윤 대통령은 자진 출두 형식으로 수사에 임해야 한다. 국가 위상이 더 추락하지 않도록 결단하는 것이 국가 지도자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다. 2차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무장 충돌이라도 발생한다면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다. 제3세계에서도 보기 힘든 당혹스러운 사태를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 민주, 최소 20조원 ‘슈퍼 추경’ 시동… “국채·기금 등 재원 마련”

    민주, 최소 20조원 ‘슈퍼 추경’ 시동… “국채·기금 등 재원 마련”

    단계별 편성으로 민생경제 회복지역화폐·반도체 등 전방위 투입“기존 기금 동원·세수 조정해 조달”이번 주 여야정 국정협의체서 협상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에 편성을 요구하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관련해 밑 작업에 들어갔다. 내수 활성화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최소 20조원이 필요하다는 게 민주당 구상이다. 유례없는 ‘슈퍼 추경’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은 8일 민생경제회복단 회의를 열고 추경 규모, 항목 등을 논의했다. 민생경제회복단 단장을 맡은 허영 의원은 “20조원을 기본 출발선으로 단계별로 충분히 추경을 편성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상반기 예산 67%를 조기 집행하겠다고 했지만 이 정도로는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이겨 내고 민생경제를 회복하기에 역부족”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로 참여한 홍성국 전 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2500조원이고 잠재성장률(2.0%)과 실제성장률(1.5%) 간 차이가 0.5% 포인트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필요한 지출에 재정승수(정부 지출이 1원 증가했을 때 늘어나는 GDP 크기)와 지난 예산 심의 때 감액된 4조 1000억원 등을 반영하면 총 20조원 정도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했다. 추경 재원 마련 방안으로는 국채 발행, 국가 운용 기금 활용, 세수 조정 등이 거론됐다.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인 안도걸 의원은 “추경 재원은 100% 국채로 하는 건 아니고 가용자금을 제일 먼저 고려한다”면서 “67개의 국가 운용 기금 중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을 동원하고 추가적으로 세수를 조정해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비상계엄·내란 사태로 침체된 경기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에 대응하기 위해 추경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 민간소비 촉진, 소상공인 지원, 국가 기간산업 육성, 일자리 지원 등 전방위적 분야에 추경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고 본다. 허 의원은 “소비 진작에 필요한 지역화폐를 필두로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기간산업 육성, 청년 일자리를 두텁게 늘려 나가는 것, 지역 균형발전 등 추경이 필요한 영역은 넓고 깊다”고 말했다. 이번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추경과 관련해 당 차원의 공식 회의를 연 건 처음이다. 민주당은 추경 논의를 지속해 추경 규모, 세부 항목을 정리하고 정부·여당과의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이정문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이번 주 여야정 국정협의체가 실무협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민생경제 분야 실무협의에서 추경을 의제로 올리고 여당 측과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 與 “행안·국방부 장관 임명해 달라” 재요청… 최 대행, 적극 나설지 미지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을 해소하는 방법은 인사밖에 없다”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행정안전부·국방부 장관 지명과 부처 인사를 촉구했다. 하지만 헌법재판관 후보자 2명 임명으로 홍역을 치른 최 대행이 인사권을 행사할진 미지수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 경제 안정을 위한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최 대행에게 “더불어민주당의 겁박에 흔들리지 말고 오로지 국익과 국민만 바라보면서 맡은 바 책무에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힘을 실었다. 이어 “탄핵 정국 속에서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인사 단행을 요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달 20일 한덕수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게 행안부·국방부 장관 임명을 촉구한 바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외교안보 안정을 위해 국방부 장관을 임명하자고 했으나 한 총리가 탄핵소추되며 논의가 멈췄다. 이날 권 원내대표는 “지금 안보의 수장인 국방부 장관도 비어 있고, 치안의 수장인 행안부 장관도 비어 있다”며 “(공무원들이) 활기차고 활발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의 분위기를 조성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여기에는 민주당이 최 대행을 탄핵 엄포와 고발로 압박하는 만큼 국민의힘은 최 대행에게 힘을 실어 ‘국정 파트너’로서 협조를 얻고 공직 기강을 다잡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 대행이 여야 합의 없이 장관 인사라는 ‘적극적 권한 행사’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앞서 헌법재판관 후보자 2명은 국회 동의 절차를 거쳤음에도 최 대행은 임명 이후 여당과 일부 국무위원들에게 격한 항의를 받았다. 특히 행안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대선 주무 부처의 수장인 만큼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자리다. 여기에 계엄 사태로 조직이 사실상 초토화된 국방부와 군 인사도 쉽지 않다. 이미 김용현 전 장관 후임자로 내정됐던 최병혁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 4성 장군 출신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도 이를 고사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의 야당 동의 없는 장관급 임명 강행이 29명에 이른 상황에서 최 대행이 이를 늘리는 것도 정치적 부담이 크다. 관료 출신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에 임명권을 줄 수도 없고, 공직 사회에서 ‘윤석열 정부 순장조’에 응하려는 인사를 찾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 野, ‘최소 20조원’ 슈퍼추경 밑그림…“국채·기금 등 재원 마련”

    野, ‘최소 20조원’ 슈퍼추경 밑그림…“국채·기금 등 재원 마련”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에 편성을 요구하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관련해 밑작업에 들어갔다. 내수활성화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최소 20조원이 필요하다는 게 민주당 구상이다. 유례 없는 ‘슈퍼추경’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은 8일 민생경제회복단 회의를 열고 추경 규모, 항목 등을 논의했다. 민생경제회복단 단장을 맡은 허영 의원은 “20조원을 기본 출발선으로 해서 충분히 단계별로 추경을 편성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상반기 예산 67%를 조기 집행하겠다고 했지만 이 정도로는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이겨내고 민생경제를 회복하기에 역부족”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로 참여한 홍성국 전 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2500조원이고 잠재 성장률(2.0%)과 실제 성장률(1.5%) 간 차이가 0.5% 포인트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필요한 지출에 재정승수(정부 지출 1원 증가했을 때 늘어나는 GDP 크기)와 지난 예산 심의 때 감액된 4조 1000억원 등을 반영하면 총 20조원 정도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했다. 추경 재원 마련 방안으로는 국채 발행, 국가운용기금 활용, 세수 조정 등이 거론됐다.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인 안도걸 의원은 “추경 재원은 100% 국채로 하는 건 아니고 가용자금을 제일 먼저 고려한다”면서 “67개의 국가 운용 기금 중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을 동원하고 추가적으로 세수를 조정해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비상계엄·내란 사태로 침체된 경기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 등에 대응하기 위해 추경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 민간소비 촉진, 소상공인 지원, 국가 기간산업 육성, 일자리 지원 등 전방위적 분야에 추경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고 본다. 허 의원은 “소비 진작에 필요한 지역화폐를 필두로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기간산업 육성, 청년 일자리를 두텁게 늘려나가는 것, 지역 균형발전 등 추경이 필요한 영역은 넓고 깊다”라고 말했다. 이번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추경과 관련해 당 차원의 공식 회의를 연 건 처음이다. 민주당은 추경 논의를 지속해 추경 규모, 세부 항목을 정리하고 정부·여당과의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이정문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이번 주 여야정 국정협의체가 실무협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민생경제 분야 실무협의에서 추경을 의제로 올리고 여당 측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 김태균 전남도의회 의장, 도민 위로와 치유 필요

    김태균 전남도의회 의장, 도민 위로와 치유 필요

    전라남도의회 김태균 의장이 8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정 혼란과 제주항공사고와 관련해 도민 위로와 치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에 대한 깊은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들에게도 위로를 전한다”며 “국정 혼란을 야기한 12.3 비상계엄부터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까지 많은 일이 발생해 도민들의 위로와 치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올 한해 의정활동 목표인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념하고 지역소멸에 대해 적극 대응해 의정역량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민 소비가 위축되고 경제 상황이 IMF보다 더 힘들 것을 감안해 내수 진작이 급선무”라며 “이를 위해 공공기관부터 선집행‧선결재를 통해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지역사랑상품권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의장은 또 “무안국제공항 정상화를 위해서는 전남도 차원을 넘어 정부 차원의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전라남도가 적극적인 정책을 발굴해 건의하는 등 역할을 다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대 통합 추진에 대해서도 “의회 차원에서 집행부와 적극 협력하고 소통해 왔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협력을 통해 의대 유치가 차질없는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수‧광양산단은 공장가동 중단과 인력 재배치, 구조조정이 진행되며 지역 경제에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전남도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체계적인 위기 대응이 되도록 적극 협력하고 실효성 있는 지원정책을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태균 의장은 “2025년 전남도의 최대 화두는 무안공항 정상화 문제와 의대설립 그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인 만큼 정부의 종합적인 지원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가겠다”며 “국가와 지역 모두 치유와 회복의 해가 되도록 180만 도민 모두 노력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다”고 밝혔다.
  • “기소나 구속영장엔 응하겠다”…체포영장 집행 가시화에 국면전환 시도

    “기소나 구속영장엔 응하겠다”…체포영장 집행 가시화에 국면전환 시도

    12·3 비상계엄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측이 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하거나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법원 재판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이 발부된 가운데 공조수사본부(공수처·경찰·국방부 조사본부)가 경찰특공대, 헬기 동원까지 검토하면서 체포가 임박해지자 나온 공식 입장이다. 윤 대통령이 체포되는 상황을 피하고자 ‘지연 전략’을 시도하며 국면전환을 노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수처는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계속하겠다”해 예정대로 체포영장 집행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 등 변호인단은 이날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체포영장 집행이나 수사와 관련해서는 우선 기소를 해라. 아니면 사전영장(미체포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라”면서 “그러면 법원 재판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공수처의)무효인 체포영장에 의해 진행되는 수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은 같다. 체포에 집착하는 건 망신주기용”이라면서도 “더는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공무원이 희생되는 건 막아야 하니까 법원에서 진행되는 절차에는 응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판이나 구속영장실질심사 등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가 가능한 법정에서 변론을 통해 다툴 기회를 달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날 간담회는 오후 1시반부터 2시간 넘게 진행됐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공조수사본부가 지난 3일 1차 체포 집행 실패후 강경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자 윤 대통령이 상황을 모면하고자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공조본이 윤 대통령의 주장대로 체포영장 집행을 중지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받는다고 해도 윤 대통령이 법적 절차에 응할지 미지수라는 얘기다. 실제 윤 변호사는 이날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영장실질심사에 응하겠다면서도 “관할이 없는 서울서부지법에 영장이 청구되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 공수처의 관할은 중앙지법”이라고 전제를 깔았다. 이어 “경호, 신병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고 조건도 덧붙였다.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출석에 대해서도 윤 변호사는 “헌재 재판 과정에서 내란죄 철회 부분, 기일 지정 문제 등 여러 혼란이 있다”면서 “이런 문제가 정비돼서 여건이 조성될 때 대통령께서 헌재 심판에 출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체포영장의 기한이 공개되지 않은만큼 지금의 상황을 불리하게 느낀 윤 대통령이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영장실질심사를 나가겠다고 하면(체포에 불응해도)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중대한 범죄 혐의자가 수사 절차를 좌지우지 한다는게 ‘넌센스’이며, 중앙지법과 서부지법 등 관할 주장 역시 지금 수사가 마치 불법적인 것처럼 호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법적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이런 대통령이 하는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법적 책임 피하지 않겠다’고 하고선 지켜지지 않아”…법조계 회의론공조본은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를 계속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경찰도 2차 체포영장 집행 계획을 세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경호처에 대한 출석 요구 등 체포영장 집행 전 수사 압박도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은 이날 출석요구에 불응한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과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에게 오는 11일까지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윤 대통령 측이 이날 공수처에 변호사 선임계를 내려고 시도했지만 거부당했다는 주장에 대해 공수처 관계자는 “정식 접수된 게 없다며, 선임계를 거부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 검찰, ‘국회 봉쇄’ 조지호 경찰청장·김봉식 전 서울청장 기소

    검찰, ‘국회 봉쇄’ 조지호 경찰청장·김봉식 전 서울청장 기소

    12·3 비상계엄 당시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체포조’ 운영을 지원한 의혹을 받는 경찰청장과 전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8일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조 청장 등은 비상계엄 당시 경찰 기동대를 동원해 국회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막고, 국군방첩사령부의 주요 인사 체포 시도를 지원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이들의 행위가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키고, 직무상 권한을 남용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 만약 계엄 못 막았다면…AI가 구성한 대한민국의 ‘끔찍한 광경’

    만약 계엄 못 막았다면…AI가 구성한 대한민국의 ‘끔찍한 광경’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국회 앞에 달려왔고, 국회의원 190명은 계엄 선포 155분 만에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했다. 만약 그날 계엄을 막지 못했다면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7일 MBC 시사 프로그램 ‘PD수첩’은 ‘내란 수괴 혐의, 그는 무엇을 노렸나’라는 제목의 방송에서 계엄이 이뤄졌다는 상황을 가정하고 계엄령 발표 후 대한민국의 모습을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 보여줬다. 해당 가상 시나리오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공소장과 계엄사령부가 발표한 포고령, ‘2023 계엄실무편람’ 등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가상 상황에 따르면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한다’는 내용의 포고령 1호에 따라 계엄군은 국회에 진입해 국회의원들을 체포한다. 체포된 국회의원들은 수갑과 포승줄에 묶이고, 일반인의 접근이 차단된 수도방위사령부 B1 벙커에 갇힌다. 이들은 이후 군사 재판을 받게 된다. 실제로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 조국 당시 조국혁신당 대표, 김민석 민주당 의원, 김명수 전 대법원장, 방송인 김어준씨 등 10여명을 체포·구금하라고 지시했다. 군사 안보 전문가인 서남열 박사는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구금 장소로 꼽힌 수도방위사령부 B1 벙커와 관련해 “이 시설이 가장 보안이 철저하게 유지될 수 있다. 어디에도 새지 않고 원하는 대로 구금할 수 있고 심문은 물론 고문까지도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또 가상 시나리오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 내부로 진입한 계엄군은 전산 서버를 탈취한다. 또 선관위 직원들은 한 공간에 감금되고, 선관위 홈페이지 담당자는 심문 이후 부정선거를 자백하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린다. 계엄 당시 선관위에 출동했다는 한 군인은 이날 방송에서 “과천 선관위를 점령했을 때 거기서 확보한 것들을 방첩사로 다 이첩하는 것이 명령에 있었다. 저희가 먼저 가서 서버나 문건 등을 확보하게 되면 혹은 거기서 그것을 반출하려는 사람이 있으면 그걸 잘 막아서 방첩사가 확보할 수 있도록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방송에는 계엄 선포 이후 달라진 시민의 일상을 담은 가상의 장면도 담겼다. 포고령 4호(사회 혼란을 조장하는 파업, 태업, 집회 행위를 금한다)에 따라 ‘계엄 철폐’를 외치며 시위에 나선 시민이 체포되는 모습과 반국가 세력의 준동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명목으로 시민을 불심 검문하는 경찰의 모습이 포함됐다.
  • “한국은 격동의 시기” 머스크, 한국 내정에도 개입하나

    “한국은 격동의 시기” 머스크, 한국 내정에도 개입하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유럽 등 세계 각국의 내정에 간섭하면서 반발을 사는 가운데, 한국 관련 뉴스에도 댓글을 달았다. 머스크는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한국의 상황을 전하는 엑스 게시물에 댓글로 따옴표를 찍어 올렸으며, 곧이어 한국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는 내용의 게시물에는 “와우”(Wow)란 감탄사를 달았다. 지난 3일에는 윤 대통령 체포에 반대하며 영어로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란 구호를 든 팻말을 든 게시물에도 “와우”라고 답글을 달았다. 이 구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패배했던 2020년 대선의 결과를 부정하며 트럼프 지지자들이 사용하던 것이다. 이어 지난 6일(현지시간)에는 한국의 정치 시위를 다룬 뉴스를 공유하며 “한국은 난세(Wild times in Korea)! 실제로 이슈의 핵심은 무엇인가(What is actually the crux of the issue)?”라고 댓글을 달았다. 한국의 낮은 출생률에도 꾸준한 관심을 보이는 머스크는 8일 “한국과 일본은 인구 붕괴에도 값싼 이민자를 들이지 않았다”며 “30년마다 6억명이 줄어드는 중국 인구를 대체할 노동력은 세상에 없다”고 전망했다. 머스크는 영국, 독일, 스페인 등에 대해 정치간섭 발언을 쏟아내 반발을 샀다. 브라질에서는 정치 관련 민감한 게시물을 삭제하라는 법원의 요구를 따르지 않았다가 한때 엑스가 접속 금지된 적도 있다. 그는 지난 5일 자치 지역인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의 성폭행 관련 기사를 재공유하며 ‘와우’라는 댓글을 달았다. 기사 내용은 현지 매체가 지난해 9월 발행한 것으로 카탈루냐에서 성폭행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의 91%가 외국인이며 지역 전체 인구의 17%가 이민자라는 내용이다. 필라르 알레그리아 스페인 정부 대변인은 “소셜 플랫폼(SNS)은 항상 절대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하며 무엇보다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탈루냐 사회당 대표인 살바도르 이야는 머스크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민주주의가 극우와 연합한 기술 억만장자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며 “누구도 카탈루냐의 이름을 이용해 증오 발언을 퍼뜨리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범죄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스페인 사람보다 더 낫거나 더 나쁘지 않다”고 지적했다. 머스크의 정치 발언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거짓말과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는 사람들은 피해자에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머스크가 자신을 두고 “무능한 멍청이이며 사퇴해야 한다”고 하자 “트롤(troll·관심을 끌려고 일부러 시비 거는 사람)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고 대응했다. 머스크는 다음달 독일 총선을 앞두고 오는 9일 독일 극우 정당 독일대안당(AfD)의 총리 후보와 대담을 엑스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대선을 앞두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대담을 엑스를 통해 진행했다. 극우 정당을 지지하는 머스크의 정치 편향적 행보가 유럽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머스크를 두둔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머스크 행보가 적절하냐는 질문에 “머스크가 보수 성향 인사들을 좋아하는 것을 묻는 것이냐. 나는 그들을 모른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일론이 아주 잘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주 똑똑한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 [단독]“어려운 때 조태열 장관 있어 다행”…美블링컨 장관이 건넨 고별 선물

    [단독]“어려운 때 조태열 장관 있어 다행”…美블링컨 장관이 건넨 고별 선물

    ‘고별 회담’을 위해 방한했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개인 선물까지 건네며 각별한 인사를 나눈 것으로 8일 전해졌다.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강하게 만류하고 이후 혼란스러운 대외 관계 수습에 노력한 조 장관에게 미 측이 신뢰를 표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조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마친 뒤 고별 선물로 자신의 사인이 새겨진 볼펜과 ‘미국 국무장관의 선물’이라고 적힌 가죽 표지를 두른 편지지 세트를 조 장관에게 건넸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직무상 외국인 등에게 받은 100달러 이상의 선물은 국고로 귀속되지만 블링컨 장관의 선물은 여기 해당하지 않는 개인적 감사 표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설문을 직접 고쳐 쓰는 등 글쓰기에 상당한 무게를 두는 조 장관의 평소 성격을 고려해 계속 소통하자는 의미를 담은 선물인 셈이다. 블링컨 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조 장관과의 우정과 파트너십을 먼저 거론하며 그에 대해 “민주주의의 진정성과 청렴성을 지녔다”며 경의를 표했다. 기자회견 뒤 두 장관의 뜨거운 포옹도 화제가 됐는데, 블링컨 장관이 외교부 청사를 떠날 때에도 다시 한 번 포옹으로 작별 인사를 했다. 비상계엄 이후 지난해 12월 6일과 21일 두 차례 전화 통화에서도 블링컨 장관은 ‘어려운 시기에 조 장관께서 외교부 장관직을 맡고 있어 다행으로 생각하고 한국에도 다행이다’, ‘조 장관 어깨에 무거운 짐이 있음을 알고 있지만 다른 누구도 잘 수행할 수 없다’며 조 장관에게 거듭 응원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6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지난 7일 귀국한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 미국대사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장관에 대해 “진정한 외교관”이라며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는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조 장관은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에서 “70년간 한국이 쌓아 올린 성취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며 윤 대통령을 막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 사태에 대한 우려를 한국 정부에 직접 전할 만큼 한국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 오던 미국 측이 단호하게 계엄에 반대 입장을 내며 민주주의 원칙을 강조한 조 장관을 통해 한미동맹의 신뢰를 더욱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링컨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한국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올랐다”면서도 “한국 국민께서 민주적 회복력을 발휘하고 있고 한국의 민주주의 제도에 전적인 신뢰를 갖고 있다”며 변함없는 지지를 강조했다. 조 장관은 지난 2일 오후 외교부 시무식을 마친 뒤 각 부서를 일일이 돌며 직원들과 신년 인사를 나눴다. 직원들이 박수를 치며 맞이하자 조 장관은 “나는 박수를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며 “후배들에게 어려움을 초래해 선배로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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