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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할배’가 극찬한 플라멩코의 ‘전설’ 사라 바라스 내한

    ‘꽃할배’가 극찬한 플라멩코의 ‘전설’ 사라 바라스 내한

    ‘꽃보다 할배’에서 열정적인 플라멩코 공연이 등장한 뒤 이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리얼 플라멩코’를 기다린 관객들에게 반가운 공연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 블룸버그가 “플라멩코의 퍼스트 레이디, 크리스티나 오요스(Christina Hoyos)의 당연한 계승자”라고 극찬한 바 있는 세계적인 플라멩코 수퍼스타 사라 바라스(Sara Baras)의 첫 내한공연이 열린다. 사라 바라스는 특별히 한국공연만을 위한 새 작품 ‘Sara Baras Art Flamenco’(사라 바라스 아트 플라멩코)를 선보일 예정이다. 첫 내한 공연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뜻을 밝힌 그녀는 특별 게스트이자 남편인 호세 세라노(José Serrano)외에 9명의 남녀 댄서와 최근 주목 받고 있는 플라멩코 기타리스트 케코 발도메로(Keko Baldomero, 본명Eduardo Baldomero)가 이끄는 7명의 연주팀과 함께 자신의 무용단 ‘사라 바라스 발레 플라멩코’(Sara Baras Ballet Flamenco)와 함께 한국을 찾는다. 올해 43세가 된 사라 바라스는 격정적이고 폭발적인 춤사위에 더해 연륜에서 나오는 원숙미가 더해지면서 풍부한 감성이 어우러진 최고 경지의 플라멩코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남성 플라멩코 댄서에 못지않은 원초적인 춤의 힘과 더불어 예술적인 아름다움과 우아함까지 갖추어 시간과 침묵마저 자유자재로 다루는 신기에 가까운 춤사위를 보여준다는 평을 받는다. 무대도 예사롭지 않다. 서울에서만 공연되는 이번 작품은 세기리야, 마르티네뜨, 할레오, 땅고 그리고 블레리아스로 구성되며 라이브로 연주된다. 플로어 마이크 24개가 설치되는 플라멩코 어쿠스틱 플로어가 특별 제작돼 플라멩코 특유의 발동작인 사파테아도의 박진감 넘치는 소리를 음장감 넘치게 객석에 전달하게 된다. 이번 공연은 호아킨 코르테스(Joaquin Cortes)가 2004년 6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의 첫 내한공연으로 한국에 열광적인 플라멩코 바람을 일으킨 이후, 국내의 모든 플라멩코 팬들이 고대해왔던 사라 바라스의 무대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라 바라스의 첫 내한공연은 오는 5월 2일(금)부터 4일(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3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1회 등 모두 4회에 걸쳐 펼쳐진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日 교육장관 고노담화 부정발언 철회

    日 교육장관 고노담화 부정발언 철회

    일본 교육장관인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이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담화가 교과서에 반영해야 하는 정부의 통일된 견해가 아니라고 한 발언을 사실상 철회했다. 시모무라 문부상은 지난 9일 중의원 문부과학위원회에서 고노담화가 각의(국무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 통일 견해로 볼 수 없다고 한 최근 자신의 발언과 관련, “(고노담화) 그 자체는 각의에서 결정되지 않았지만 ‘질문주의서’(국회의원이 내각에 질문하는 문서)에 대한 답변으로 담화를 계승하고 있다는 취지를 각의 결정한 바 있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시모무라 문부상이 거론한 ‘답변’은 제1차 아베 내각 시절인 2007년 고노담화에 대해 “역대 내각이 계승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시모무라 문부상은 이 답변이 교과서 기술의 기준이 되는 ‘정부의 통일적인 견해’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교과서 검정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정부의 기본 입장에 입각해 실시한다”고 밝혔다. 시모무라 문부상은 지난달 26일 중의원 문과위원회에서 “(교과서 기술의 기준이 되는) 정부의 통일된 견해는 현 시점에서 유효한 내각회의(각의) 결정 등으로 표시된 것을 가리킨다. 고노담화와 무라야마담화 자체는 각의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해 한국 측의 거센 반발을 야기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화보] 조지 영국 왕자 “많이 컸네”

    [화보] 조지 영국 왕자 “많이 컸네”

    뉴질랜드를 방문하고 있는 윌리엄 영국 왕세손의 아들 조지 왕자가 9일(현지시간) 웰링턴에서 뉴질랜드 아기들과 어울렸다.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조지 왕자는 이날 웰링턴 총독 관저인 거번먼트 하우스에서 뉴질랜드 유아 복지 지원단체인 플런켓의 주선으로 윌리엄 왕자 부부가 함께한 가운데 뉴질랜드 아기 10명과 함께 노는 비공식 만남의 자리에 참석했다. 영국 왕실의 왕위 계승 서열 3위인 조지 왕자는 다른 아기들과 전혀 다를 게 없었다. 웰링턴 인근 와이라라파 남쪽 지역에 있는 민간 숙박 시설에서 이틀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 빈은 검은색과 흰색 줄무늬가 있는 반소매 드레스 차림으로 나왔다.윌리엄 왕세손은 청색 셔츠와 짙은 색 블루진을 입었다. 흰색 티셔츠와 가슴받이가 달린 검은색 반지를 입은 조지 왕자는 엄마 품에 안겨 같은 또래인 생후 8개월의 다른 아기들과 함께 놀기 위해 방에 들어섰고 다른 아기들이 가끔 씩 울음을 터뜨릴 때도 즐거운 표정을 잃지 않고 잘 놀았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방송은 “조지 왕자가 다른 아기들과 어울리는 데 적극적이었다”면서 “그는 엄마 품에 안겨 있는 한 여자 아기에게 손을 뻗기도 하고 다른 여자 아기가 가진 인형을 가로채 가지고 놀다가 바닥에 내팽개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케이트 빈은 조지 왕자가 인형을 바닥에 내팽개치자 웃으며 그것을 집어들어 챙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安 ‘무공천’ 철회 파장] 국민·당원에 결정 전가 모양새… 정치생명 기로에 선 安

    [安 ‘무공천’ 철회 파장] 국민·당원에 결정 전가 모양새… 정치생명 기로에 선 安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통합신당 출범 14일 만에 기로에 놓이게 됐다. 통합의 명분이었던 기초선거 무공천 폐지에 대한 재투표를 전격 결정한 것은 안 대표로서는 ‘정치적 승부수’이지만, 사실상 안 대표에 대한 신임 투표라는 분석도 있다. 기초선거 무공천이 뒤집힌다면 ‘새정치는 약속의 정치’를 앞세웠던 안 대표의 리더십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안 대표는 8일 기자회견 직전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기초선거 무공천에 대해 여론·당원 투표로 결정한 것과 관련, “정치적 생명을 건 결단”이라며 의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고 한다. 이번 결정은 무공천을 둘러싼 당내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안 대표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게 새정치연합측의 설명이다. 실제 안 대표는 전날 심야 전략 회의에서 “조사 결과 무공천을 철회하라는 결정이 나오면 대표직을 내려놓겠다. 백의종군해서 선거를 돕겠다”며 신임투표와의 연계를 주장했지만 김한길 공동대표가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원투표+여론조사’ 결과 공천으로 결정돼 회군을 위한 명분은 얻게 되더라도 안 대표가 어떤 식으로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투표 결과를 막론하고 “안 대표가 최종 결정을 국민과 당원에게 돌림으로써 정치적 책임을 회피한 것”이란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기초선거 무공천을 철회했다가는 약속의 정치를 스스로 뒤집는 꼴이 될 수밖에 없었기에 나온 고육지책이 아니냐는 평가에서다. 기초선거 무공천에 대한 당 내 강경파의 반발이 격화되는 가운데 6·4 지방선거에서 무공천을 강행하다가 패배하면, 어차피 그 책임은 안 대표와 김한길 공동대표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안 대표의 과거 행적이 다시 회자되면서 리더십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안 대표가 중요한 고비마다 말을 바꾸거나 후퇴하는 모습을 보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안 대표는 “연대론은 패배주의적 시각이다”, “100년 가는 정당을 만들겠다”면서 독자세력화를 추진하다가 민주당과 전격 통합을 선택, 스스로의 말을 뒤집은 전례가 있다. 통합신당 정강정책 마련 과정에서 초안에 ‘6·15, 10·4 선언 계승’ 등이 배제돼 논란이 되자 안 대표가 실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안 대표의 이런 모습을 전형적인 최고경영자(CEO) 리더십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성공 가능성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모든 것을 걸고 뜻을 관철하기보다 퇴로를 열어 놓고 방향 선회를 모색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 대표가 통합을 결정한 주요 배경 중 하나가 독자세력화를 고집하다가는 지방선거에서 전패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아니었냐”라면서 “이번에 기초선거 무공천을 다시 묻기로 한 것도 퇴로 마련의 차원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아파트(하)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아파트(하)

    ●탈아파트 시대, 서울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 아파트 전성시대가 저물고 있다. 1970년 서울의 단독주택은 전체 주택의 85% 정도를 차지했다. 40여년이 흐른 2014년 서울은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이 전체의 85%를 넘는 거대한 공동주택의 도시로 역전했다. 아파트는 물경 60%에 이른다. 그러나 하늘을 찌르던 아파트의 기세는 밀레니엄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한풀 꺾였다. 전국적으로 단독주택 건설 물량이 2005년 2만 7000여 가구에서 2010년 4만 4000여 가구로 6년 연속 늘어난 반면 아파트 건설 물량은 2008년 41만 5000여 가구에서 2010년 27만 6000여 가구로 내리 3년간 준 것이다. 아파트 중독에서 풀린 사람들이 마당이 있는 대안 주거지를 원하기 때문이다. 국토연구원이 2009년에 실시한 이상적인 주택유형을 묻는 설문조사에 응답 가구의 64%가 단독주택을 원했다.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일수록, 저소득층일수록, 60세 이상 고연령층일수록 단독주택 거주 욕구가 강했다. 아파트는 중소득층이나 30대 이하의 지지를 얻었다. 신한은행이 2011년에 실시한 주거유형 선호도 조사에서도 도시형 생활주택이 30%를 웃돌았고 뒤이어 타운하우스와 단독주택이 각각 25%를 나타냈다. 아파트를 원하는 사람의 비율은 20% 아래로 떨어졌다. 영원할 것처럼 여겨졌던 아파트공화국에 균열이 생겼다. ‘거주기계’(르코르브쥐에) ‘인간보관용 콘크리트 캐비닛’(이외수)에 질린 사람들의 저항이 시작됐다. 그렇다면 아파트라는 거대한 덩치의 건조물이 지배하는 서울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한국의 아파트를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고, 그 논문을 ‘아파트공화국’이라는 책으로 펴낸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프랑스 고등사회과학연구원) 교수는 “한국에서 아파트는 재화인 동시에 현대화의 매개체 또는 수단이며 상징이다. 동시에 한국인에게 아파트는 어떤 의미에서 투기의 목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파트에 대한 한국인의 열광 역시 이 같은 투기 목적에서 발생한 측면이 크다”라고 한국 아파트의 흑역사를 들춰냈다. 줄레조는 아파트공화국의 미래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아파트가 서울을 ‘하루살이 도시’로 만들 것이라면서 머지않아 도심의 슬럼화가 진행되고 각종 도시 문제의 온상이 되리라고 예견했다. 아파트가 더는 그들의 구별 짓기를 뒷받침해 주지 못한다고 여긴 중산층이 떠나는 순간 아파트는 버려진다고 했다. 이미 여러 연구자가 한국 아파트 문화의 특징은 획일화와 구별 짓기라고 규정한 바 있다. 아파트는 구획화가 가능한 건축적·공간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거주민들은 함께 살기를 거부하며 구별 짓기를 고수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공동체 형성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이었다. 서울 사람 열 명 중 여섯 명이 아파트에 산다. 만약 중산층이 서울의 아파트를 떠난다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2005년 11월 프랑스 파리폭동의 진원지 방리외가 떠오른다. 대도시의 교외, 변두리를 뜻하는 방리외는 10~20층 고층 아파트와 자급자족 구조의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1960년대 집중적으로 지어졌지만 결국 빈곤층과 이민자들의 소굴로 변했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이 “영혼이 없는 거리에서 태어나 자란 젊은이들이 무슨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라고 한탄한 그곳이다. 우리의 뉴타운이나 신도시 아파트 단지 위에 방리외가 오버랩되는 것은 왜일까. 엄혹했던 군사정권 시절 임명직 서울시장들은 철권 통치자의 명에 따라 서울 곳곳에 아파트 단지를 마구잡이로 조성했다. 김현옥-양택식-구자춘 트리오가 관선시대 ‘아파트 입국(立國)’의 주역이라면 민주화 이후 민선 서울시장들도 재건축, 재개발, 뉴타운, 한강르네상스 같은 이름으로 아파트 건설의 전철을 밟았다. 특히 2002년 이명박 시장 시절 입안된 뉴타운 정책은 서울을 아파트의 수렁 속으로 깊숙이 밀어 넣었다. 은평, 길음, 왕십리 3곳이 시범 지역으로 지정됐으며 2003년 용산, 한남, 마포, 아현, 동작, 노량진 등 12곳을 추가 지정했다. 뉴타운 정책은 후임 오세훈 시장까지 계승돼 금천, 시흥, 영등포, 신길, 흑석, 노원, 상계 등 11곳이 늘어났다. 오세훈 시장의 한강르네상스도 사실상 압구정, 여의도, 합정, 성수 등 한강변 아파트 재개발 계획이다. 서울 시내 26개 지구 245개 구역에 이르는 뉴타운 사업의 미래는 밝아 보이지 않는다. 2011년 보궐선거로 당선된 박원순 시장은 “뉴타운은 태생부터 잘못된 것”이라면서 뉴타운과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궤도를 전면 수정했다. 도시 정비라는 핑계로 아파트를 헐어낸 자리에 다시 아파트를 짓는 잘못된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서울시 도시정비사업 40년의 패러다임이 바뀔지 지켜봐야 한다. ●“20년 내 단독주택문화로 바뀔 것”… 新주거혁명 예고 “우리에게 집은 무엇인가. 집은 가정과 사유재산의 보루이면서 동시에 사회의 세포다. 집은 가치, 권위, 힘, 전통, 미의식을 표현한다. 그리고 집은 고정자산이다. 이용가치뿐 아니라 교환가치를 가진다. 개인의 투자 대상을 넘어 잉여자본이 스스로를 불리는 축적의 공간이다. 근대 이전 우리에게는 비교적 안정된 집의 문화가 있었다. 그러나 급격한 근대화로 이런 문화는 해체됐다. 재래의 집은 버림받았고 아파트가 등장했다. 시대적·문화적 출처를 달리하는 공간과 기호의 편린들이 도시 공간을 만화경으로 만든다.”(강홍빈 서울역사박물관장) 지난 40년 동안 아파트와 아파트 단지는 서울과 서울 사람을 통째 바꿔 놓았다. 입주와 동시에 저비용으로 깔리는 광통신망 덕분에 우리는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터넷 보급국이 됐다. 전립선 치료제의 부작용이 대머리에게 발모의 희망을 준 것처럼 아파트 문화가 정보기술(IT) 강국의 핵심 자양분이 됐다. 문단속과 가사부담이 줄면서 여성의 사회진출과 여권신장의 태풍이 일어났다. 아파트 주민은 이해관계 공약에 따라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정치 세력화했다. 전상인 서울대 교수는 “아파트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나 사회적인 차원에서 최고 인기 주거공간으로 뿌리를 깊게 내렸다. 아파트가 주택의 메인 상품이 된 것은 수익성·안전성 그리고 환금성이 확실하게 뛰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차별성이라는 매력을 추가해 갖고 있다. 마치 대입 수능시험이 그러하듯이 아파트는 주거 수준에 관련해 전 국민을 획일적으로 서열화한다. 특히 고급 아파트 거주는 현대 한국인에게 중산층 이상이 되기 위한 일종의 자격증 혹은 스펙 같은 것이 돼 버렸다”고 분석했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도 “아파트의 투기·투자 상품화 현상으로 말미암아 아파트 거주자들은 늘 이사 갈 준비를 하는 삶의 자세로 자신의 거주 지역을 대한다. ‘살 집’(house of live)이 아니라 ‘팔 집’(house of sale)이었던 셈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 침체 및 주택보급률의 확대는 재산증식 수단으로서의 아파트 매력을 반감시켰다. 1인 및 2인 가구의 급속한 증가, 저출산·고령화와 소득증대, 주5일제 근무제 등 사회경제적 변화는 주거문화를 바꿨다. 정부의 주택 정책도 대량 공급보다 다양한 수요 충족으로 전환됐다. 아파트가 서울을 점령한 지 40년 만에 탈(脫)아파트 시대가 온 듯하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시기 대량공급 방법이 아파트였지만 지금은 과부족 시대가 끝났다. 주택의 수요 압박이 약화하면서 아파트 선호도가 약화하는 계기가 됐다. 아파트의 시대가 끝났다고 단언하기는 이르지만 끝나 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앞으로 20년 이내 현재의 아파트형 주택문화가 서구형 단독주택 문화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거 트렌드의 변화는 새로운 주거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아파트에 대한 로망은 단독주택, 땅콩주택, 외콩주택, 한옥, 동호인주택, 도시형 타운하우스 등 거주자의 개성을 살리는 주거 형태로 옮겨 가고 있다. 주택 소유에 대한 가치관도 달라졌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닌 ‘사는(live) 곳’으로 변화했다. 2012년 한국갤럽 조사에서 ‘집을 소유하면 좋지만 소유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응답자가 50%에 이르렀고 20대와 30대로 내려갈수록 이용 개념이 뚜렷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주택에 대한 집착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줄레조의 예견처럼 중산층이 각자의 대안 주택을 찾아 아파트를 떠난 이후가 문제다. 지구상 최대의 아파트 도시 서울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그것이 궁금하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 오바마 25~26일 1박2일 방한…일본에선 사흘? 예정대로 이틀?

    오바마 25~26일 1박2일 방한…일본에선 사흘? 예정대로 이틀?

    버락 오바마(얼굴) 미국 대통령이 오는 25~26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에 앞서 일본을 먼저 방문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 체류 기간과 관련해 1박2일 일정을 택할 지 2박3일 일정을 택할 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은 3일 오바마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대하겠다는 일본의 제의와 관련해 양국 정부는 일단 24∼25일 이틀간 왕실 만찬 등 공식 행사를 하기로 방침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일본 정부소식통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 시점이 23일인지 24일인지 결정되지 않았으며 23일 일본에 도착하는 경우 일본 체류 기간은 2박3일이 된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기로 조율 중이다. 앞서 워싱턴 외교 소식통들은 2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이 예정대로 한국을 1박2일 일정으로 방문할 것”이라며 “국빈방문을 요청해 온 일본은 2박3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개진해 미국이 이를 수용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미 외교에서 일본에 밀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초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도 1박2일 방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 2월 미국을 방문한 아베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국빈방문을 요청했고, 끈질긴 구애의 결과로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최종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대통령이 일본을 국빈방문하는 것은 1996년 빌 클린턴 대통령 이후 18년 만이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순방 일정 연장 대가로 미국에 모종의 ‘선물’을 제시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서 미국 측의 요구를 들어줄 개연성과, 아베 총리가 역대 총리의 역사 인식을 계승하겠다고 한 만큼 과거사와 관련한 후속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고노담화는 일본의 위안부 반성 표현… 검증하는 건 국제사회에 심각한 긴장”

    “고노담화는 일본의 위안부 반성 표현… 검증하는 건 국제사회에 심각한 긴장”

    “고노 담화는 21년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반성의 표현이었다. 이를 검증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심각한 긴장을 일으킬 뿐이다.”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의 검증을 추진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일본 학자들이 31일 오후 도쿄 간다 학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노 담화의 유지·발전을 추구하는 학자들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을 조직한 하야시 히로후미 간토가쿠인대 교수와 고하마 마사코 니혼대 교수는 “아베 신조 정권은 고노 담화에 대해 ‘검증은 하지만 수정은 하지 않는다’고 표명했지만 검증 역시 실질적으로 고노 담화를 거부하는 움직임”이라면서 “고노 담화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자들의 공동성명을 기획했는데 인문·사회과학을 비롯해 과학계 등 폭넓은 분야에서 여러 명의 연구자가 호응해 기획자로서 놀라웠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에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1617명의 학자가 서명했다. 오카노 야요 도시샤대 교수는 “고노 담화는 전쟁 중 여성의 인권을 침해한 범죄로서의 위안부 문제를 잊지 않겠다는 국제적인 약속이었다”면서 “1991년 김학순 할머니를 시작으로 전후 40년이 지나서야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여성들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1995년부터 2007년까지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내놓은 아시아여성기금에서 전무이사로 활동하기도 한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고노 담화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연구 등을 통해 고노 담화를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며 “일본 정부 역시 한국 피해자들에게 아시아여성기금을 뛰어넘는 새로운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성명을 추진한 학자들은 홈페이지 개설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고노 담화 계승과 관련된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 사진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청송백자·심수관가 작품 나란히… 청송 도예전시관 28일 문열어

    청송백자·심수관가 작품 나란히… 청송 도예전시관 28일 문열어

    400여년 전 일본으로 끌려가 조선 도공의 예술혼과 민족혼을 꽃피운 심수관가(家) 작품(오른쪽)과 500여년 전통의 청송백자(왼쪽)를 한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관이 경북 청송에서 문을 연다. 청송군은 28일 부동면 하의리 주왕산 주왕산관광지에서 도예촌 준공과 함께 ‘청송백자·청송심수관 도예 전시관’ 개관식을 갖는다고 27일 밝혔다. 개관식에는 한동수 군수를 비롯해 15대 심수관, 청송백자 기능보유자 고만경(84)옹 등 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군이 2004년부터 10년간에 걸쳐 총 58억여원을 투입해 조성한 도예촌은 연면적 696㎡, 건물 6개(공방, 가마 등) 동으로 구성됐다. 백자전시관에는 생활용 도자기인 ‘주병’ 등 42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청송백자는 일반 서민들이 주로 쓰는 민요(民窯)로 500여년간 생성과 단절, 복원, 전승을 이어 온 청송의 대표적 문화유산이다. 흙을 주로 쓰는 다른 지역과 달리 도석(陶石)을 빻아 만들어 눈처럼 흰빛으로, 두께가 매우 얇고 가벼운 게 특징이다. 제작 시설과 기술이 독특한 형태를 보여 우리나라 도자기 역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심수관 도예전시관은 416년간 선조의 예술혼과 전통을 바탕으로 일본 ‘사쓰마’(현 가고시마) 도자기의 세계적 명성을 쌓은 12∼15대 심수관가 작품 ‘사군자무늬 대화병’ 등 30점을 선보인다. 심수관가 도자기는 정교한 투각기법과 화려한 금채기법이 돋보인다. 심수관가는 1598년 정유재란 당시 전북 남원에 살던 도예공 심당길이 사쓰마로 끌려가 청송 심씨(靑松 沈氏) 성을 그대로 간직한 채 심수관으로 이름을 이어받아 선조의 전통과 정신을 계승하며 민족혼과 예술적 자긍심을 지켜온 것으로 유명하다. 한 군수는 “청송백자와 청송심수관가 도자기는 청송을 대표하는 한 뿌리”라며 “이번 전시관 개관이 청송 문화를 아름답게 꽃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청송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김울산 여사 기부정신 잊지 않을게요”

    대구시교육청이 교육 기부의 상징인 김울산(1858~1944) 여사를 재조명한다. 김 여사는 일제강점기 때 사재를 털어 학교를 설립하는 등 교육과 사회봉사에 헌신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김 여사는 1926년 대구에 있던 사립 명신여학교를 인수했다. 그리고 광복의 염원을 담아 학교 이름을 ‘복명’으로 바꿨다. 그 학교가 지금의 복명초등학교다. 당시 김 여사는 쌀 4000석에 해당하는 돈 8만원을 학교 설립을 위해 기부했고 운영비로 매년 3000원을 내놓는 등 이 학교를 위해 20만원 상당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돈은 지금의 가치로 200억~250억원으로 추정되며 요즘 학교 하나를 짓는 데 드는 비용과 맞먹는다. 그는 또 대구 최초의 초등학교인 희도학교(현 종로초등학교)에도 1000원을 기부했다. 흉년이 든 해에는 쌀 2000석을 내놓아 구호에도 앞장섰다. 김 여사는 조선 말기 정3품인 통정대부 김철보의 장녀로 울산에서 태어나 16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19세에 남편과 사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관기가 돼 정미소와 술집을 운영하면서 많은 재산을 모았고 그렇게 모은 재산을 교육과 사회봉사를 위해 썼다고 한다. 하지만 후손이 없어 그의 공적은 제대로 기려지지 않았고 대구 북구 조야동에 있는 김 여사의 묘소에는 봉분이 훼손된 채 그의 소작인이 설치한 비석만 남아 있다. 복명초교 교정에도 김 여사의 흔적은 교정 한편에 세워진 석상이 전부다. 시교육청은 다음 달 김 여사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학술세미나를 시작으로 교육기부 공로자 기념사업회를 구성, ‘김울산 상’을 제정하고 ‘김울산 길’도 지정할 계획이다. 또 김 여사의 묘소를 정비하고 그에 관한 전기를 발간해 교육용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은 “김 여사는 진정 대구 교육 기부의 어머니라 할 만하다”며 “김 여사의 정신을 기리고 계승해 나눔과 배려로 빛나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문화마당] 비디오 판독/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비디오 판독/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지난주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에서 한국인 투수 류현진은 흥미로운 체험을 했다. 1사 2, 3루의 위기에서 외야플라이가 나왔으나 3루 주자가 홈에서 태그아웃되면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상대편 감독의 요청에 따라 비디오 판독이 이루어졌고, 홈에서 태그가 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이에 주심은 즉각 판정을 번복해 득점을 인정했다. 비디오 판독이 아니었다면 류현진은 그 이닝을 무실점으로 마쳤겠지만, 그만 1실점을 한 채 2사 3루 상황에서 계속 수비에 임해야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올해부터 다양한 상황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허용하도록 규정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비디오 판독을 처음 도입한 2008년에는 홈런 여부에 대해서만 허용했고,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심판의 판정에 절대적 권위를 부여했다. 그러나 오심은 끊이지 않았고, 그만큼 승부의 공정성은 훼손됐다. 이에 올해부터 비디오 판독을 정식으로 규정에 넣었다. 물론 아직도 스트라이크·볼의 판정과 태그에 의한 아웃·세이프 판정은 심판에게 절대적 권위를 부여하고 있지만, 경기 중에 흔히 일어나는 여러 상황에 대해서 비디오 판독을 제한적으로 인정했다. 미식축구에서 시행하는 비디오 판독 범위에 비하면 아직 일천한 수준이지만, 그래도 이번 새 규정은 객관적 사실을 최대한 경기에 반영함으로써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의지에 따른 개혁의 결과다. 이 새로운 규정에 따른 판정번복으로 류현진은 1실점을 기록했으나, 홈에서 태그가 안 된 것이 객관적 사실이기에 아무런 항의도 할 수 없었고, 특별한 불만도 표하지 않았다. 비디오 판독 때문에 자신의 첫 판정이 오심이었음이 드러난 심판도 특별히 불쾌해하지 않았다. 객관적 사실 앞에서는 누구도 자기주장만 고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세계인의 큰 사랑을 받으면서도 심판의 권위를 내세우며 보수적으로 일관하던 축구계도 비디오 판독을 도입하고 있다. 영국은 이미 비디오 판독 제도를 도입해 시행 중이며, 독일은 반대 의견이 많아 시행하지 않는다. 국내에서도 시행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하지만, 기술적인 문제까지 더해져 아직은 계속 논란 중이다. 그렇지만 세계축구연맹은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골인 여부에 대해서는 비디오 판독을 도입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비디오 판독을 실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추세는 계속 이어져 앞으로 더 많은 스포츠 종목에서 더 자유롭게 비디오 판독 제도를 시행할 것이다. 인류는 최대한 공정하고 사실에 근거해 판단을 내리는 행위에 대해서만 진정한 권위를 인정하는 쪽으로 진화해 왔기 때문이다. 분명한 오심을 단지 심판의 권위라는 명분만으로는 고집할 수 없다. 오심에는 반드시 피해자가 있게 마련인데 그 피해자는 당연히 억울해한다. 누군가의 억울함을 짓누름으로써 유지되는 권위는 더 이상 권위가 아니라 더러운 권력일 뿐이다. 국정원의 문서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과연 어느 정도 진실을 사실 그대로 파헤칠지 궁금하다. 꼬리 자르기 식으로 끝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그런 행태를 지겨우리만치 보았기 때문이다. 요즘 왠지 모르게 비디오 판독 제도가 자꾸 머리에 맴돈다.
  • [통일독일에서 배운다] 동·서독 통일 이끈 두 총리

    [통일독일에서 배운다] 동·서독 통일 이끈 두 총리

    독일 통일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지도자 두 명이 있다. 바로 ‘동방 정책’의 빌리 브란트(왼쪽) 서독 총리와 ‘10단계 통일 방안’을 발표한 헬무트 콜(오른쪽) 서독 총리다. 두 뛰어난 지도자가 장기간 통일을 준비해왔고, 통일 이후에도 재정비 작업을 통해 현재의 독일을 일궈냈다는 평이다. 빌리 브란트는 1970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자리한 유대인 위령탑 앞에 무릎을 꿇은 사진으로 유명하다. ‘동방 정책’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그는 서베를린 시장을 역임하면서 분단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됐다. 1969년 서독 총리에 취임하자 소련 이외 동독 승인국과 외교 관계를 갖지 않는 ‘할슈타인 원칙’을 폐기하고, 동유럽 여러 나라에 대한 외교를 확대했다. 체코슬로바키아, 헝가리, 불가리아와 연이어 국교를 회복하는 등 동서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빌리 브란트는 동방 정책으로 1971년 10월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1982년 서독 총리로 취임해 1998년까지 16년간 재임한 헬무트 콜은 1989년 11월 28일 의회에서 10단계 통일방안을 발표했다. 통일 의지를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10단계 통일방안은 ‘동독과의 정치적 협상 목표는 독일의 통일이며, 독일 통일은 유럽 통합의 큰 틀 내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동독 지원, 동·서독 협력 강화, 동독에 자유·비밀 선거 도입, 군축과 군비 통제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결국 빌리 브란트와 헬무트 콜, 두 총리를 중심으로 한 독일의 준비가 통일을 성사시켰다. 김동현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연구교수는 “독일 통일은 오랫동안 이어진 상호 교류의 결과물”이라면서 “서독이 동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그 결과 동독의 서독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김택환 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교수는 “정권이 바뀌어도, 보수 정권이 집권해도 서독은 동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면서 “한국도 ‘퍼주기 논란’ 등을 거두고 꾸준히 교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세계정세도 독일을 도왔다.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추진한 개방과 개혁정책으로 동유럽 국가들이 민주화를 추진하게 됐다. 동독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다음 해 첫 자유선거를 실시할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서독이 독일 통일을 둘러싼 외교 문제를 해결하고자 서독과 동독,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 등이 참여한 2+4회담을 열었고, 승인을 얻어 민족통일을 이뤄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핵안보정상회의] “핵방호협약 비준 장려”… 헤이그 코뮈니케 명시

    핵과 방사능 테러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국제사회의 핵심 안보 과제로 제시한 ‘헤이그 코뮈니케’가 채택됐다. 53개국 정상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4개 국제기구 수장들이 모인 가운데 25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2014 핵안보정상회의’는 2012년 3월 서울에서 열린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 선언문인 ‘서울 코뮈니케’를 계승한 헤이그 코뮈니케를 통해 핵물질의 테러 악용 방지를 위한 안보 과제와 구체적인 실천 조치를 천명했다. 이번 헤이그 3차 회의에서는 서울 코뮈니케의 이행 상황 등을 점검했으며 가상 핵 테러 시나리오 대응책과 핵안보정상회의 체제의 발전 방안 등도 집중 논의됐다. 이번 코뮈니케에서는 “아직 핵물질방호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들이 동 협약에 가입할 것과 2005년 개정 협약을 비준하지 않은 국가들이 이를 비준할 것을 장려한다”고 적시했다. 그러나 비준에 필요한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원자력방호·방재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가 지연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두 번째 본회의에서 “관련 국내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이뤄지는 대로 핵테러억제협약 및 개정 핵물질방호협약 비준서를 기탁하겠다”고만 말했다. 박 대통령은 2년 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과인 ‘국제 핵안보 교육훈련센터 개소’와 국제원자력기구 핵안보기금 기여 등을 언급했지만 비준 대목에서는 힘주어 말할 수 없는 처지였다. 박 대통령은 테러범 등 비국가행위자의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접근 차단을 위해 2004년 창설된 ‘유엔 안보리 1540 위원회’ 의장국으로서 오는 5월 안보리 고위급 토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편 코뮈니케가 고농축우라늄(HEU)과 재처리를 통해 추출된 플루토늄 등 핵무기 개발에 전용될 수 있는 핵물질의 보유량을 최소화하도록 각국에 권고한 것은 이미 핵탄두 5000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의 플루토늄을 보유한 일본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폐연료봉 재처리공장을 포함한 ‘핵연료 주기’ 시설을 완비한 일본은 과거 프랑스 등 해외에서 재처리한 분량 등 약 44t 이상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단기간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잠재적 핵무기 보유국으로 분류돼 왔다. 헤이그(네덜란드)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신당의 두 토끼는 산업화와 민주화

    신당의 두 토끼는 산업화와 민주화

    새정치민주연합이 26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통합신당 창당을 본격 선언한다. 27일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민주당을 흡수 통합하는 형식으로 합당을 사실상 마무리한다. 이로써 민주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지 2년 3개월 4일 만에 문을 닫게 됐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25일 각각 최고위원회·의원총회와 중앙운영위원회에 정강·정책과 당헌·당규를 보고했다. 최종 마무리된 정강·정책은 ‘우클릭’ 성향이 뚜렷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7·4남북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의 존중과 계승이 명시됐고, 새 정치의 4대 전략적 가치로는 ▲정의 ▲통합 ▲번영 ▲평화를 선정했다. 변재일 정강·정책 분과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압축적 성장의 성과를 인정한다는 점이 과거 민주당 정강·정책과 다른 점”이라고 밝혔다. 신당의 당헌·당규도 최종 확정됐다. 특히 공천 비리나 경선 부정이 적발된 당내 공직 후보자의 당적과 자격을 박탈하고 형사고발을 의무화한 점이 눈에 띈다. 지도체제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2인 공동 대표를 중심으로 25인 이내의 최고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임시 지도부의 임기는 1년으로 정했다. 한편 김 대표와 안 의원은 26일 창당대회에 앞서 천안함 용사 4주기 추모식이 열리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포격 당시 숨진 장병들의 묘역에 헌화한다.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창당 행사에는 독립유공자, 1970년대 산업 현장 여성 근로자, 중동 근로자 등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운동 유가족 등 민주화 세력이 미래세력을 상징하는 새내기 대학생 등과 함께하는 식전 행사가 기획돼 있다. 박용진 정무기획 분과 위원은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켜 오신 분들과 미래를 만들어 나갈 분들을 모시고 새 정치를 약속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美복판서 흐드러지게 우리 춤·노래 알리렵니다”

    “美복판서 흐드러지게 우리 춤·노래 알리렵니다”

    “4월 중순이면 미국에도 한창 꽃이 필 때입니다. 우리 춤을 추는 선생들이 미국 한복판에서 흐드러지게, 꽃과 벌처럼 노는 것을 상상하며 행복하게 기다리고 있죠. 여한 없이 노래 부르고, 어울려 눈물도 흘려 보렵니다.” 25일 서울 중구 필동 한국의집에서 만난 소리꾼 장사익(65)씨는 다음 달 열리는 해외 공연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들떠 있었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기획한 ‘소리가 춤을 부른다-장사익과 한국의 명인들’은 4월 16일 캐나다 토론토의 예술극장(1200석)에서 공연한 뒤 19일 미국 뉴욕 뉴욕시티센터(2400석) 무대에 오른다. 5월 23일에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국내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장사익의 이름이 전면에 나왔지만 출연자 면면은 예사롭지 않다. 11대 무업을 계승한 정영만(남해안 별신굿 보유자)이 징과 구음으로 춤음악을 맡고, 밀양 춤 가문의 종손 하용부(밀양백중놀이 보유자), 채상소고춤 명인 김운태, 6박 도살풀이장단의 원형을 지키는 이정희, 영남 교방춤의 박경랑 등이다. “몸짓 하나하나가 수백 마디 말보다 깊고 넓어 춤을 참 좋아한다”는 장씨는 “가끔 선생들을 만나면 흥에 겨워 판을 벌이기도 했지만 공식적인 합동무대를 마련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2009년과 2012년에 뉴욕과 토론토에서 공연했던 기억을 떠올린 그는 “한번 가면 (너무 힘들어)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게 해외 공연인데, 때가 되면 굼실굼실 또 가게 되더라”면서 “이렇게 좋아하는 선생들과 가니 이번에는 한번 멋지게 보낼까 한다”고 덧붙였다. 밀양북춤과 교방춤, 채상소고춤, 도살풀이춤에 이어 장사익은 ‘찔레꽃’, ‘동백아가씨’, ‘봄날은 간다’ 등을 부른다. 이날 함께 자리한 하용부(59)는 “이번 공연은 교포를 위문하는 장치로 하는 게 아니라 경쟁력 있는 전통을 해외에 갖고 나가 보여 준다는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 우리 문화와 소리를 보존하면서 더 발전시키는 방식을 보여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선지식 고승 탄신·열반 기념행사 풍성

    선지식 고승 탄신·열반 기념행사 풍성

    한국불교의 선지식(善知識)으로 널리 알려진 스님들의 탄신·열반을 기리는 기념행사가 올 한 해 동안 풍성하게 열린다. 탄신 150주년을 맞은 용성(1864~1940) 스님과 열반 70주기를 맞은 만해 한용운(1879~1944) 스님, 열반 10주기를 맞은 미주 포교의 선구자 숭산(1927~2004) 스님이 그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이는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인 용성 스님. ㈔독립운동가백용성조사기념사업회, 백용성조사유훈실현후원회, 장수 죽림정사, 정토회가 용성 스님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1일 전북 장수 죽림정사에서 3·1절 기념법회를 열고 용성 스님 기념사업의 출발을 선언했다. 5월 2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는 스님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심포지엄을 연다. 기념식은 탄신일인 6월 5일 죽림정사에서 봉행한다.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 스님의 70주기 기념사업도 다채롭게 진행된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민추본)는 6월쯤 북한 불교계와 함께 ‘만해 스님의 사상과 업적·실천’ 주제의 70주기 기념 학술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민추본은 최근 북한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과 중국 선양에서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불련 측은 이 자리에서 만해 스님의 항일정신을 높이 평가해 추모 다례재에 관심을 가졌다고 민추본 측은 귀띔했다. 선학원도 이와 관련해 만해 스님의 열반일인 6월 29일(양력) 추모 다례재와 학술대회를 열며 추모 음악회도 계획 중이다. 만해학회는 8월쯤 ‘만해와 심우장, 근대지성과의 교류’ 주제의 학술세미나를 열어 만해 스님의 인적 네트워크를 학술적으로 조명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숭산 스님 기념사업은 화계사 국제선원과 스님이 창건한 국제관음선종이 이끌고 있다. 10월 16∼28일 제10회 세계일화대회에 맞춘 기념행사가 주목된다. 행사는 숭산 스님의 가르침과 유훈을 돌아보는 쪽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회에는 스님의 국내외 제자 5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들은 행사 기간 중 화계사, 수덕사 등을 참배하고 태화산 한국문화연수원에서 2박3일간 대회를 진행한 뒤 계룡산 무상사에서 10주기 추모재를 봉행한다. 스님의 행장과 세계 제자들의 추모글, 국제관음선종 활동 현황을 담을 문집도 펴낼 계획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시론] 한·일 역사문제, 세계여론을 우리 편으로/이명찬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시론] 한·일 역사문제, 세계여론을 우리 편으로/이명찬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한·미·일 3국이 오는 24~25일 네덜란드 핵 안보정상회의 기간에 3국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게 확실시된다. 미국의 요청에 응한 형태이긴 하지만 한·일 양국 정상이 얼굴을 맞대고 공통의 관심사를 논의하는 장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이제 서울과 도쿄에 기회의 창이 열렸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미·일 정상회담이 성사된 배경은 미국의 강력한 요구와 아베 총리가 역사인식과 관련해 국내외 비판여론으로 역풍을 맞자 고노담화를 수정하지 않겠다는 변화된 태도를 보인 것에 더해, 한국 역시 우리 때문에 회담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부담이 막중하다고 인식하고 유연한 외교 자세를 보여준 결과라 하겠다. 그러나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이 일본에 오판의 메시지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우리 정부는 대화의 문을 열어뒀으며 요구 사항도 줄곧 같았다. 한국정부의 ‘침략과 식민지배, 위안부 강제동원으로 한국 사람에게 고통을 준 것을 인정하고 사죄한다’는 무라야마·고노 담화의 핵심정신을 계승하고, 위안부문제 등 과거사의 조속한 해결에 진정성 있게 임하라는 것이었다. 아베 총리가 고노담화를 수정하지 않겠다는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고는 하나, 위안부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을 비롯해 한·일 간에는 해결해야 할 과거사 문제가 산적해 있다. 따라서 아베가 이번 회동을 과거사 부정의 면죄부로 오판한다면 한·일 관계는 3국 정상회담 이전보다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아베 총리는 취임한 이후 뒤틀린 역사인식의 표출로 한국의 여론을 끊임없이 자극하면서, 한편으로는 한·일 양국 정상회담에는 언제든지 응할 자세가 돼 있음을 세계 여론에 과시하는 이중적인 행보를 지속해 왔다. 이러한 아베 총리의 얄미운 행보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이 고집스럽게 한·일 정상회담에 응하지 않는다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한때 한국을 난처하게 했다. 그러나 작년 말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로 미국의 여론은 아베 총리의 역사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으로 일변했다. 한국과 중국의 비판에는 꿈쩍도 하지 않고 미·일동맹의 강화에 전력을 쏟아 온 아베 총리로서는 야스쿠니참배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비판과 위안부 문제에 대한 UN인권이사회에서의 국제사회로부터 싸늘한 시선 앞에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또한 집단적자위권의 행사를 헌법해석 변경으로 강행하려는 아베 총리에 대해 자민당 내부에서도 ‘아베는 어리석은 도련님 같다’라는 비판이 나왔다. 전후체제로부터의 탈피를 기치로 내걸고 쏟아 냈던 역사인식과 헌법 개정의 움직임에 대해 국내외에서 비판의 소리가 높아지면서 수세에 몰리자 고노담화의 수정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게 된 것이다. 즉 국내외의 여론에 밀려서 태도 변화를 보인 것이다. 한·일 관계에서 역사문제는 본질에서는 한국이 압도적으로 유리하지만, 일본이 역사문제의 해결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한·일 양국 간 관계에서 일본에 압력을 가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곤혹스러웠다. 따라서 이번 회동이 성사된 배경은 우리 외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일 간 역사문제의 본질을 세계에 알리고 세계의 여론을 우리 편으로 돌아서게 하는 외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회동을 기회의 창으로 살리기 위해 우리 정부는 자신 있게 한·일 수뇌회담을 추진할 필요가 있겠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참배 이후 세계 여론은 한·일 양국의 행보를 주의 깊게 주시하고 있으므로 일본이 역사문제에 진정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이중적인 행태를 보인다면 또다시 세계 여론으로부터 비판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 “역사인식 분명히 하라”… 광주서 혼쭐난 安

    “역사인식 분명히 하라”… 광주서 혼쭐난 安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최근 6·15 남북공동선언과 5·18 민주화운동 등을 통합신당(새정치민주연합)의 정강·정책에서 제외하려다가 철회한 것과 관련, 20일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에서 싸늘한 비판을 받았다. ‘안철수 바람’의 진원지인 광주에서 안 의원은 이날 머리 숙여 사과해야 했다. 안 의원은 이날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함께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당 창당대회에 앞서 찾은 5·18 민주묘지에서 시위를 하던 시민단체들을 맞닥뜨렸다. 안 의원은 6·15공동위 광주전남본부 회원들에게 악수를 청했으나, 회원 중 한 명이 “악수할 기분이 아니다. 정신 차려서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게 잘하라”고 꼬집었다. 이에 안 의원은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없고 말한 적도 없다. 안심하라”고 답했다. 광주시당 창당대회가 열린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는 1000명이 넘는 발기인과 지지자가 몰렸지만 일부 시민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소속 10여명은 행사장 밖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역사 인식을 분명히 하라’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안 의원은 이날 창당대회에서 단상에 서자마자 “먼저 사과를 드린다. 뜻하지 않은 논란으로 불편을 줘서 미안하다”며 “정강·정책에 4·19, 5·18 삭제 요청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4·19, 5·18은 우리가 계승 발전해야 하는 이정표다. 5·18 민주화 역사는 우리 가슴속에 살아 있으며 그 정신은 새 정치로 승화해서 활활 타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여진은 계속됐다.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날 라디오에서 “강령이나 문구를 바꾸는 게 새 정치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결국 신당추진단 정강·정책 분과는 이날 회의를 열고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을 정강·정책에 명시하되, 박정희 정권의 7·4 남북공동성명은 제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경제정책에서는 ‘혁신을 통한 성장’과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구조’를 강조, 기존 민주당의 정강·정책보다 ‘성장’에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측 분과위원장인 변재일 의원은 “진보가 성장에 소홀한 것처럼 매도됐었는데 이번에 새정치연합(안 의원 측)과의 통합을 통해 그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안 의원 측이 주장한 재벌 소유지배구조 개선, 금산분리 강화 등도 대부분 반영될 전망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6·15, 10·4 계승” 서둘러 진화 나선 安

    “6·15, 10·4 계승” 서둘러 진화 나선 安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연합 측이 통합신당의 정강·정책에서 ‘6·15 공동선언 및 10·4 정상선언의 계승’을 제외하면서 벌어진 논란을 서둘러 진화하고 나섰다. 두 사람이 전날 회동을 가진 데 이어, 안 의원이 19일 6·15와 10·4 선언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노선 논란이 악화돼 통합신당 추진에 악영향을 주는 단계로 번지기 전 신속히 수습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라이벌 관계였던 문재인 의원과의 회동을 추진해 친노(노무현) 진영과의 관계 개선도 주목된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명의로 발송된 메일과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단 회의에서 “저는 대선 전부터 6·15와 10·4 선언의 정신은 우리가 발전적으로 계승해야 할 소중한 가치로 누차 천명해 왔으며, 새정치연합의 정신 역시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김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젯밤에 안 위원장과 만나 이 문제를 의논했다. 안 위원장은 4·19와 5·18은 물론 6·15와 10·4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면서 진화에 나섰다. ‘6·15, 10·4 선언 삭제’ 논란이 야권 지지층에는 민주당의 갑작스러운 노선 변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 측에서도 “민주당의 뿌리인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성과까지 부정하는 모양새로 비치는 것은 성급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통합신당의 지지율이 기대만큼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논란으로 ‘집토끼’까지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이 전날 문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회동을 제의한 것도 국면 전환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의원은 지난 2일 통합 선언 이후 민주당 인사들과 연이어 만남을 갖고 있으나 문 의원과는 별도로 연락을 하지 않았다. 정체돼 있는 통합신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결국 친노계 인사들까지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다만 안 의원이 그동안 중도 노선을 견지해 왔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 등 산업화 세력의 포용을 공언한 만큼 민주당 간의 갈등이 또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日 진심 담은 행동으로 대화의 문 넓혀야

    과거사를 둘러싸고 가파른 외교적 대립을 이어온 한·일 관계에 대화의 기운이 싹트는 분위기다. 당장 오는 2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초청 형식의 3자 정상회담을 통해 조우할 가능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어제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한·미·일 3자 정상회담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고 한다. 실제로 지난 며칠 사이 한·일 양국 정부가 주고받은 언급들에는 대화 쪽으로 방향을 트는 모습이 역력하다. 아베 총리가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는 뜻을 밝히고, 이에 박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발언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아베 총리는 특히 “한국은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면서 헤이그에서 박 대통령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직접적으로 피력하기도 했다. 이에 우리 정부 또한 “위안부 문제 등이 한·일 정상회담의 조건이라는 얘기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맞지도 않다”(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는 말로 대화의 걸림돌을 제쳐 놓는 모습을 보였다. 한·일 두 나라의 긴밀한 대화나 협력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이 마땅한 일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아베 내각이 지금까지 보여온 과거사 부정 같은 퇴행적 행태부터 삼가야 함 또한 말할 나위가 없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양국 간 대화 모색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게 한다. 무엇보다 최근의 대화 움직임이 다음 달 오바마 미 대통령의 한·일 양국 방문을 겨냥해 사실상 미국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 다시 말해 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이 대화의 한계를 말해준다. 아울러 보다 근본적으로는 아베 정부의 인식이 미래지향적으로 바뀌었다고 볼만한 단서가 없다는 점이 우려를 갖게 한다. 아베 정부는 고노 담화를 승계한다고 했으나 검증 작업을 철회하겠다는 뜻은 밝히지 않았다. 독도 문제나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등에 있어서도 하등 달라진 점을 찾아볼 수가 없다. 결국 헤이그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만나더라도 북핵 대응 등 극히 제한적 범위에서의 대화에 머물 가능성이 높은 게 현실이라고 할 것이다. 헤이그 정상회담이 성사되더라도 미국을 의식한 1회용 회담에 머문다면 양국 관계는 더욱 꼬일 것이다. 모처럼 맞은 대화 국면을 지속적 관계 개선과 실질 협력으로 이어나가기 위한 양국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아베 정부의 전향적 자세가 절실하다.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는 등 진심을 담은 행동으로 대화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바란다.
  • 美와 관계 등 실리 고려… 늦추면 되레 역풍 판단

    박근혜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중 한국·미국·일본 3국 정상회담에 참석키로 19일 최종 결정하면서 한·일 양국 정상이 새 정부 출범 2년여 만에 처음으로 마주하게 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난해 말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후 파국으로 치닫던 한·일 양국 관계에 대화의 물꼬를 트게 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 대통령이 3자 회담을 고심 끝에 수용한 데는 아베 총리와의 대화가 늦어질수록 우리 측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다음 달 한·일 방문을 앞두고 양국에 점증되는 ‘관계 개선 압박’도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중재하는 형식이지만 한·미·일 3국 정상이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중 북핵을 의제로 공조를 과시하는 것 자체가 북한에 대한 공동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북한 정세와 중국의 북핵 6자 회담 재개 등 안보 현안을 3국 최고위급이 직접 조율하는 계기가 된다는 실리적 측면도 크게 고려됐다. 외교부도 3자 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비해 실무 협의를 진행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도 한·일 관계가 장기간 경색되는 현실과 3국 정상회담을 통한 안보 공조 효과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아베 총리가 지난 14일, 18일 두 차례 국회 답변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담화 계승을 재차 확언한 데다 26일로 예정됐던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를 4월 초로 연기하고 위안부 문제를 협의하겠다는 의향을 제시하는 등 성의 표시를 한 것도 우리 측 기류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꼽힌다. 청와대와 정부 내 강온 의견이 교차되는 가운데 적절한 수준의 ‘화답’을 고민했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특히 아베 총리가 그동안 ‘대화하는 일본’ 대 ‘회피하는 한국’이라는 구도를 의도적으로 부각시켜 왔던 만큼 우리 측의 대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는 동시에 아베 총리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감안됐다. 헤이그에서의 3국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이 관계 개선의 가능성을 탐색하겠지만 그 이후의 정상회담 수순을 밟기까지는 첩첩산중이다. 아베 정부가 여전히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해 적극적이고 진정성 있는 행동을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독도 영유권 주장을 더욱 강화하는 내용의 교과서 검증 결과와 외교청서 발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 해석 변경 시도 등의 변수도 남아 있다. 미 국무부는 이날 한·미·일 정상회담에 관한 서울신문의 서면 질의에 “한·일이 대화를 통해 우호적으로 차이점을 해결하길 기대한다. 지속적인 한·미·일 3자 협력이 지역 평화와 안정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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