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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국립무형유산원 개원/서동철 논설위원

    승무와 살풀이의 명인(名人) 이매방 선생의 해외 순회 공연에 동행한 적이 있다. 보름 남짓 곁에서 지켜본 이 전설적 춤꾼의 일상은 어머니의 마음 그 자체였다. 전기밥솥 두 개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공연이 예정된 도시에 도착하면 짐을 풀자마자 시장으로 달려가 쌀이며 반찬거리를 샀다. 호텔로 돌아오면 밥을 안치고, 찌개를 끓인 뒤 제자들을 불러모아 배불리 먹이는 것이었다. 종종 끼어들어 먹었던 밥맛은 일품이었다. 오래된 여행의 기억이 되살아난 것은 지난 4일 전북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막을 연 ‘무형문화유산 기증자료 특별전’ 때문이었다. 이 전시회에는 14명의 무형문화재 보유자와 명예보유자가 기증한 중요자료들이 전시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는 이매방 선생이 공연 의상을 지을 때 썼던 재봉틀과 직접 만든 무대 의상도 있다. 이렇듯 제자들에게 밥을 지어 먹인 것은 물론 제자들의 무대 의상도 만들었으니 선생은 겉모습만 남자일 뿐이었다. 이제는 중요무형문화재 명예보유자로 원로의 반열에 오른 선생이다. 밥솥과 재봉틀이 상징하는 그의 모성애적 제자사랑은 시간이 흐르면서 잊힌 전설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무형유산원이 태어남에 따라 자료를 기증받고 전시회를 가지면서 영원히 역사로 남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특별전에는 제와장 한형준 선생이 기와를 만들 때 썼던 도구와 ‘동래야류’의 문장원 선생이 동래권번에서 음악과 춤을 가르친 기녀명단 등도 출품됐다. 국립무형유산원은 10월 1일 정식 출범한다. 무형문화유산의 창조적 계승과 가치 확산을 위한 근거지가 될 것이라는 염원이 담긴 문화재청 소속 기관이다. 우리 것뿐 아니라 전 세계 문화유산의 보호와 전승에도 앞장서겠다는 당찬 포부도 갖고 있다. 이런 기관이 서울이 아닌 전주에 세워졌으니 지역문화 발전에도 결정적 역할을 해내야 한다. 하드웨어도 설립 목적이 충실하다. 공연공간인 얼쑤마루에는 400석의 대극장과 200석의 소극장이 갖춰졌다. 전승마루에는 공예 및 예능의 전수교육 시설, 열린마루에는 전시장과 수장고, 자료관이 들어섰다. 여기에 각종 세미나는 물론 국제회의까지 가능한 컨벤션시설인 어울마루와 전승교육 프로그램 참여자를 위한 숙소인 사랑채도 마련됐다. 개원을 기념하는 ‘열림 한마당’은 1일 개원식과 축하음악회를 시작으로 오는 12일까지 열린다. 기증자료 특별전을 비롯해 ‘인류무형유산 초청공연’과 ‘국제무형유산 영상페스티벌’ 같은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다. 무형유산원이 전통문화의 새로운 성지(聖地)이자 전주를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우뚝 서기 바란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시진핑, 공자예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공자가 창시한 유교와 중국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창조적으로 계승함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창조해 나아가자”며 유교의 기치를 높이 내걸었다고 홍콩 명보가 25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공자 탄생 2565주년(9월 28일)을 앞두고 지난 24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유학 관련 국제학술대회 및 국제유학연합회 총회 연설에서 “상대국의 문화가 다르다고 이를 바꾸려 해선 안 된다. 자신의 사상과 문화를 잃어버린 국가나 민족은 결코 일어설 수 없다”며 유교 계승을 거듭 강조했다. 올해로 5회째인 이 행사에 최고 지도자가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신문은 시 주석이 마르크스 대신 공산당과 거리가 있는 공자와 유교를 내세우는 건 국내외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활용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국제적으로는 공자의 화이부동(和而不同·조화를 이루나 같지 않음) 원칙을 내세워 다른 체제를 가진 중국을 인정해 달라고 호소하고, 국내적으로는 상명하복식의 절대 충성을 요구하는 유교의 가치를 전파해 일당체제와 권력집중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개국 원수 마오쩌둥(毛澤東)이 문혁(문화대혁명·1966~1976년) 당시 공자를 타도의 대상으로 지목한 이후 중국의 지도자들은 공자를 공개 언급하지 못했을 만큼 민감한 존재로 다뤄져 왔다. 그러나 시 주석 취임 이후 공산당이 공자를 내세우면서 그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산둥(山東)성 취푸(曲埠)에 있는 공자의 생가를 방문해 유교 재조명을 촉구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베이징대에 있는 중화공자학회 회장을 접견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대학생 농활도 변해야 한다/ 김봉근(서울 관악구 봉천동)

    대학생 농활도 변해야 한다/ 김봉근(서울 관악구 봉천동) 대학생이 되면 꼭 하고 싶었던 일이 세 가지 있었다. 국토대장정, 배낭여행 그리고 농촌봉사활동이다. 청춘만의 특권이라 생각했던 것일까. 운 좋게 모두 경험 할 수 있었고 단연 농촌봉사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경남 하동에서의 짧은 농활. 익숙하지 않은 일에 몸은 조금 힘들었지만 마을 어르신들의 따뜻한 정과 넉넉한 인심을 온몸으로 느끼는 기회가 되었다. 농촌봉사활동. 이른바 농활의 전통은 1960년대 후반 이후 활발해진 대학생들의 ‘농촌봉사활동’에서 찾을 수 있다. 70년대 후반에 이르면서 ‘봉사’라는 말을 빼고 ‘농촌공헌활동’이란 사회운동적인 개념이 강화된 형태로 계승되었다. 80년대에 이르러서는 학생운동의 대중화에 중요한 초석이 되기도 했다. 그 동안 ‘농활’은 청년들이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농민들을 돕고, 노동의 가치와 농촌의 현실을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최근 대학생들의 농활 참여가 시들하단다. 왜 그럴까? 세상이 너무나 변했다. 청년들은 방학 중에 취업 준비, 스펙 쌓기에 몰두하고 있다. 너무 바빠서 일상을 접고 농촌 현장으로 떠날 여력이 없다. 굳이 농활이 아니어도 많은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각 대학들은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해외봉사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해외봉사활동 지원율은 해마다 높아지지만, 농촌봉사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농활도 시대에 맞춰 변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농촌의 부족한 일손을 채워주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대학생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필자는 정답이 ‘재능기부’에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생들이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재능기부를 통해 농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어떨까? 공과대학 학생들은 경운기, 트랙터 등 농기계를 수리하고 노후 된 농가의 전기 배선을 고쳐준다. 의과대학 학생들은 주민들에게 건강 상담을 해주고 당뇨, 혈압을 체크한다. 수의대학 학생들은 가축을 진료한다. 교육대학 학생들은 농촌의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봉사활동을 진행한다. 또한 스킨스쿠버 교육을 받은 한국해양대 학생들이 어촌의 폐그물을 치우고 소형선박을 수리하고 도색한다. 이 모든 일들을 우리 대학생들이 하고 있다. 앞으로의 농활은 ‘우리 농촌의 부족한 노동력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가 아니라 ‘농촌에 어떻게 활기를 찾아줄 것이냐’를 고민하는 봉사활동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 고민을 해결하는데 자신들만의 전공을 의미 있게 활용했으면 좋겠다. 이런 농활의 경험은 청년들에게 취업을 위한 스펙이 아니라 인생 자체를 풍부하게 만들어 줄 값진 스펙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새로운 형태의 농활을 통해 학생들은 봉사활동의 진짜 의미를, 농촌은 신나는 활기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 ※‘자정고 발언대’는 필자들이 보내 온 내용을 그대로 전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따라서 글의 내용은 서울신문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글의 내용에 대한 권한 및 책임은 서울신문이 아닌, 필자 개인에게 있습니다. 필자의 직업, 학력 등은 서울신문에서 별도의 검증을 거치지 않고 보내온 그대로 싣습니다.
  • 15대 심수관 “전통 도자기 활성화 기여하고 싶어”

    15대 심수관 “전통 도자기 활성화 기여하고 싶어”

    15대 심수관(55)이 19일 경북 청송을 방문했다. 심수관은 청송에 뿌리를 둔 도예가다. 1598년 정유재란 때 심당길이 일본으로 끌려간 뒤 420여년 동안 가문을 이어 가며 일본 도예계를 주도했다. 12대 후손부터 심수관이란 이름을 이어받아 선조들의 전통과 정신을 계승했다. 15대 심수관이 그의 본향인 청송을 찾은 것은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부동면 하의리 주왕산관광지에 들어선 심수관도예전시관 개관식에 참석했다. 심수관도예전시관은 청송군이 58억 2000만원을 들여 건립했다. 12~15대 심수관 작품 30여점과 돌의 가루로 도자기를 빚은 500년 전통의 청송백자 40여점 등이 전시돼 있다. 15대 심수관은 평소 ‘청송은 나의 영원한 성지’라며 청송에 대해 강한 애정을 보였다. 또 청송은 ‘심가’ 일족의 본관지이며 본관은 성씨의 뿌리라고 했다. 청송군은 15대 심수관의 청송 예찬론에 지난해 11월 명예군민증을 전달하며 화답했다. 이날 그는 일본인 부인 오사코 스미코(55)씨와 동행했다. 청송읍 덕리에 위치한 시조 묘에서 한복을 입은 15대 심수관과 기모노를 입은 그의 부인이 함께 성묘도 했다. 이어 파천면에 있는 송소고택을 둘러봤다. 송소고택은 99칸 한옥으로 조선 영조 때 만석의 부를 누린 심처대의 7대손 송소 심호택이 지었다. 오후에는 심수관도예전시관을 찾았다. 전시관 관람 후 그는 “심수관 도자기가 청송백자와 더불어 전통 도자기 문화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15대 심수관의 청송 방문에는 한동수 청송군수도 함께했다. 한 군수는 “심수관가는 청송의 자랑거리다. 심수관도예전시관을 야송미술관, 객주문학관 등과 연계해 문화가 함께하는 청송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청송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지게 지고 벼농사 체험 나선 아이들

    지게 지고 벼농사 체험 나선 아이들

    17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마들근린공원 벼농사체험장에서 열린 제23회 마들농요 발표 공연 및 벼베기 추수 체험행사에 참가한 초등학생들이 지게를 지고 논두렁을 걷고 있다. 마들농요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보존돼 계승되는 농요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북한과 공동행사 무산돼도 남북 교류는 계속 추진”

    “동학농민혁명은 과거 역사의 한 단면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는 운동입니다. 봉건사회와 계급사회를 타파해 시민이 주인이 되자고 일어선 최초의 전국적인 혁명이었지만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11일 동학농민혁명 제120주년 기념대회 출범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박남수 천도교 교령은 “동학농민혁명은 엄연히 3·1운동과 헌법정신으로 이어진 중차대한 사건인데 과거 역사 속으로 묻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거듭 밝혔다. “120년 전 시대를 바꾸려 했던 당시의 민족정신을 지금 시대에 맞게 다시 살려내는 해로 삼았습니다. 후손들이 제 역할을 못한 탓에 동학농민운동의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지 못했습니다.” 박 교령은 최근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한국사회에 큰 변화가 왔듯이 120주년을 맞는 올해, 지금 시대에 맞게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다시 활활 사르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기념대회는 천도교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기념재단), 전국동학농민혁명유족회(유족회)가 처음으로 뜻을 모아 함께 치른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함께 배석한 김석태 유족회 회장은 “동학농민혁명의 핵심은 자주·평등·상생”이라며 성대한 기념행사보다 그 좋은 정신을 올곧게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관련단체 간 입장 차로 공동행사를 하지 못하다가 이번 120주년을 계기로 조금씩 양보해 이렇게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김대곤 기념재단 이사장은 “흔히 갑오경장이 근대적 사상·제도를 도입한 첫 사건으로 인식하지만 갑오경장 이전에 분명히 동학농민혁명운동이 있었습니다. 서양에서도 이처럼 전 국민이 참여한 민중봉기는 찾아보기 힘들지요”라고 강조했다. 동학농민혁명 당시 희생자만 10만~30만명에 달한다는 게 천도교 측의 추산이다. 김 이사장은 “2004년 특별법 제정 이후에야 동학 난에서 동학농민혁명으로 명칭이 바뀐 것만 보더라도 우리는 너무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달 11일 서울시청에서 있을 기념식에는 동학농민혁명을 진압한 일본군 후손 4명이 참석한다. 박남수 교령은 “120주년을 맞는 해에 가해자인 일본과, 북측 천도교인들이 함께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되새기는 자리를 마련해 동북아 평화를 한 걸음이라도 앞당기려 한다”고 귀띔했다. 박 교령은 특히 북한 천도교의 120주년 남북공동행사 참여가 무산될 상황에 처한 것과 관련, “북한은 천도교의 위상이 높은 편”이라며 “이번 공동행사가 무산되더라도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남북 교류사업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120년 동학정신, 세계화·대중화로 通한다

    120년 동학정신, 세계화·대중화로 通한다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동학농민혁명 제120주년기념대회 추진위원회(추진위)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에서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대회 출범식을 갖고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킬 것을 선언했다. 추진위는 천도교중앙총부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전국동학농민혁명유족회 등 3개 단체로 구성된 협의체. 이들은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양해각서( MOU)를 체결, ‘사람, 다시 하늘이 되다’라는 주제의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할 것을 결의했다. 추진위는 우선 다음달 1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시청 대강당에서 120주년 기념식을 열어 시대 과제 해결을 지향하는 동학정신과 실천 과제들을 선정 발표키로 했다. 이에 앞서 10일 오후 5시부터 분당 새마을운동연수원에서 전국 각지의 동학농민군 후손과 천도교 교인, 지역별 동학농민운동가, 시민 등 500명이 모여 전야제를 치른다. 1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역사, 평화, 미래’를 주제로 한 동학농민혁명문화축제를 진행한다. 이 자리는 일반 시민과 청년 학생들이 그동안 동학의 가치를 발굴 선양하는 데 힘써 온 세대들과 소통하면서 동학의 미래상을 만들어가는 축제 한마당으로 펼쳐진다. 이와 관련해 동학농민혁명을 세계화하기 위해 국제학술대회와 남북 공동행사도 준비한다. 우선 다음달 28, 29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는 한·중·일 3국을 비롯해 구미 각국의 동학 연구자들이 모여 동학농민혁명의 미래화를 위한 주제들을 놓고 발표와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천도교 주관으로 북한에서 개최를 추진 중인 남북공동행사도 주목받는 행사. 남북 천도교는 지난 7월 개성에서 만나 오는 17∼20일 평양과 해주에서 학술세미나를 열고 동학혁명 전적지를 함께 순례하기로 협의했지만 지난 6일 북한 조선천도교중앙위원회와 천도교청우당 측이 “공동행사는 어렵다”며 오는 10월 3일 자체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통보해왔다. 이에 따라 천도교는 조속한 시일 내에 개성에서 실무자 회의를 열자고 제의했으나 아직 답신이 없는 상태다. 북한에서는 조선천도교중앙위원회와 천도교청우당이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이념적 계승을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왔다. 천도교는 지난해부터 올해 120주년을 계기로 남북의 동학 후손들과 학자, 관련 단체 활동가들의 만남과 연대 교류를 본격적으로 벌이기 위해 준비해 왔다. 천도교는 특히 120주년 행사를 1회성의 기념행사가 아닌 지속 사업으로 연결시켜 나갈 계획이다. 오는 11월까지 일반 시민과 역사관련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국내외 동학관련 유적지를 방문하는 ‘동학기행’을 진행하는 한편 ‘동학시민강좌’를 서울·부산·대전·대구·남해에서 차례로 열기로 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문화마당] 어른과 노인/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어른과 노인/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요즘 한국사회에 진정한 리더가 없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리더십 강연과 서적이 10년이 넘도록 꼬리를 물고 있지만, 리더로서 갖출 테크닉(기술)만 천편일률적으로 되뇐다. 심지어 그런 테크닉을 상품화해 돈 버는 수단으로 이용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리더십 열풍 10년이건만 리더가 여전히 오리무중인 이유를 알 것 같다. 리더십 열풍의 배경에는 리더를 찾아보기 어려운 우리의 현실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 요즘 식을 줄 모르는 이순신 열풍도 이런 현실의 산물이다. 국가라고 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총체적 와해 국면에 처한 누란지세(卵之勢)의 조선 땅에서 홀연히 일어나 외롭게 분투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이순신이었으니, 그가 출중한 리더임에는 추호의 의심도 없다. 오늘날 한국의 영화 스크린을 장악할 만하다. 그렇지만 지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국사회에 정작 필요한 리더는 이순신같이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 한 사람이 아니라, 이순신의 1%라도 실천하는 다수의 보통 리더요, 보통 사람들이다. 한국은 헌법상 민주주의 국가이고, 또한 실제로도 그래야 하기 때문이다. 영어 단어 ‘leader’(리더)의 사전적 의미는 ‘지도자’이지만, 그 의미를 보다 잘 함축한 우리말로는 ‘어른’을 꼽을 수 있다. 진영과 정파 논리를 넘어 그 말에 정의로운 권위가 있는 어른, 상식을 실천하며 민초의 존경을 받는 어른, 이해관계를 떠나 공정한 언행으로 귀감이 되는 어른. 경륜이 묻어나는 연배와 함께 바로 이런 인격과 품행이 받쳐줘야 어른이라 이를 만하다. 그런데 요즘엔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보기 어렵다. 인왕산자락과 여의도는 아집과 이해관계로 갈라져, 어른이 자리할 여지조차 없다. 광화문과 서울광장까지 그렇게 물들어버렸다. 서울의 번뜩이는 마천루는 재벌공룡의 모습을 위압적으로 보여줄 뿐 어른의 그림자를 이 회색빛 양극화 도시에 드리우지는 않는다. 관악산을 비롯해 여기저기 자리한 상아탑도 교사와 학생의 바쁜 발자국 소리에는 익숙하나, 어른의 기침소리를 마지막으로 들은 게 언제인지는 기억조차 흐릿하다. 십자가의 의미를 전하는 곳은 헤롯의 성전처럼 번득일 뿐 어른은 늘 부재 중이다. 불법(佛法)을 닦는 곳도 불상은 점점 커가건만 이판(理判) 어른은 노상 출타 중이다. 정치인, 재벌, 교사, 종교인만 탓할 일도 아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오히려 동네 어른이 더 절실하다. 전철에도 시장에도 파출소에도 등산로에도 길거리에도 어른이 필요하다.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전통이 깊은 우리 사회에서는 연세 지긋하신 분들일수록 어른의 잠재력이 강하다. 그렇지만 나이만 먹는다고 저절로 어른이 되지는 않는다. 인격과 언행이 함께 따라야 한 가정과 한 사회의 든든한 어른이지, 그렇지 않다면 자기중심적이고 고집스러운 한갓 노인일 뿐이다. 노인은 많고 어른이 없는 사회는 삶이 늘 팍팍하다. 요즘 ‘신386’이라는 말이 항간에 떠돈다. 1930년대에 태어나, 1960년대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금 80세 언저리의 사람들을 이르는 표현이다. 그렇지만 산업화 시대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축복 받은 세대임에도 아래의 젊은 세대들을 누르고 아직도 국가의 주요 실직을 줄줄이 장악한 현실을 빗댄 풍자이기도 하다. 어른이라면 유쾌한 풍자이겠으나, 노인이라면 우울할 뿐이다. 혹시 후자이기 때문일까. 을지문덕 장군의 여수장우중문시(與隋將于仲文詩)가 문득 뇌리를 스치는 까닭 말이다.
  • 떠나자! 한가위 축제의 바다로

    떠나자! 한가위 축제의 바다로

    “청명한 가을날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고향 냄새 물씬 풍기는 지역 축제를 즐겨 봅시다.” 민족의 명절 추석을 전후해 전국에서 가을축제들이 풍성하게 펼쳐진다. 5일부터 시작되는 강원 평창 효석문화제를 시작으로 경남 하동 코스모스·메밀꽃축제, 충남 홍성 대하축제, 부산 자갈치축제까지 먹을거리, 볼거리 가득한 가을축제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오는 14일까지 봉평면 효석문화마을 일대에서 열리는 효석문화제는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지로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이 볼만하다. 올 축제는 추석 연휴 동안 열려 귀성객과 관광객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마당극과 거리 상황극이 펼쳐지고 소설 속 나귀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강원 원주 다이내믹 페스티벌 댄싱카니발은 17~21일 따뚜공연장과 젊음의 광장, 문화의 거리 등에서 펼쳐진다. 가을 정취 물씬 나는 강원 정선 민둥산억새꽃축제는 19일~10월 26일 남면 민둥산 일대에서 열린다. 민둥산은 전국 5대 억새풀 군락지 가운데 하나로 해발 1118m 부근에 펼쳐진 66만㎡의 억새꽃 풍경은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강원 양양 연어축제는 다음달 17∼19일 남대천 일대에서 열린다. 연어 맨손잡기 체험과 연어 OX퀴즈, 연어탁본뜨기, 연어요리 맛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올해엔 멸치 후리기와 재첩잡기 등도 추가했다. 경남 하동에서는 2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국내 최대 규모 야생꽃 단지인 북천면 직전·이명리 40만㎡의 코스모스·메밀꽃 들판에서 축제를 연다. 각양각색의 코스모스와 하얀 메밀꽃이 뒤덮여 장관을 연출한다. 충남에서는 대하축제가 5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남당항에서 펼쳐진다. 싱싱한 생새우와 소금구이, 튀김, 대하장 등 맛깔난 대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부산에서는 전 세계 영화팬을 사로잡을 부산국제영화제가 다음달 2일부터 11일까지 영화의전당과 해운대, 남포동 일원에서 열린다. 부산의 대표 축제인 부산 불꽃축제는 다음달 24, 25일 광안리해수욕장에서 화려한 불꽃으로 부산의 밤하늘을 비춘다.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를 주제로 펼쳐지는 자갈치축제는 다음달 9일부터 12일까지 자갈치시장 일대에서 펼쳐진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볼거리, 풍성한 문화예술 공연과 퍼포먼스 등이 펼쳐진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호남평야의 중심지 전북 김제시에서는 제16회 지평선 축제가 열린다. 10월 1일부터 5일까지. 벽골제는 우리나라 벼농사의 기원인 곳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올해 대한민국 대표 축제다. 사라져 가는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농경문화 축제로도 유명하다. 기름진 김제평야에서 생산되는 품질 좋은 쌀을 홍보하며 볼거리, 먹을거리, 살거리가 풍성하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곽대훈 대구 달서구청장

    [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곽대훈 대구 달서구청장

    곽대훈 대구 달서구청장은 ‘어질고 선한 세상 달서’를 민선 6기 구정 목표로 정했다. 다소 추상적이라 행정 목표로는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곽 구청장은 선거운동 기간부터 줄곧 ‘어질고 선한 세상’을 외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어질고 선한 세상’은 마음과 행동이 바른 사람들이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간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항상 너그럽고 겸손하며 겸허하게, 그리고 분수껏 살면서 어려울 땐 조금씩이라도 서로 나누고 베푸는 사회다. 또 보는 사람이 없더라도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고, 유혹에 흔들리지 않으며, 어르신을 섬기고, 아이를 따뜻하게 보살피는 세상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곽 구청장은 이를 위해 문화가 꽃피는 매력 도시로 달서구를 변신시키겠다고 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주민들이 삶의 여유를 갖고 좀 더 나은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또 누구나 보고 즐기고 느끼는 문화가 꽃피는 매력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그는 또 새로운 공동체 문화를 창조하겠다고 밝혔다. “마음을 열고 이웃과 소통할 수 있도록 이웃축제를 개최하겠습니다. 공동 육아, 공동 공부방, 공동 텃밭 등을 추진하고 사람 중심의 따뜻한 사회를 위해 행복나눔센터를 확대 개편하겠습니다.” 외국인 거주가 많은 지역 특성을 감안해 구민 모두가 어울려 행복한 다문화 공동체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곽 구청장은 “외국인 주민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다문화가족 자녀 출생 축하카드 발송, 엄마와 함께 배우는 한국역사 공부방과 아빠와 함께하는 무지개 놀이학교 개최, 외국에서 성장한 중도입국자녀의 학교 진학 지원, 행복한 명절 보내기 등 다양한 시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지역 문제를 자원봉사자들의 힘으로 해결하고 자원봉사자들이 만들어 가는 나눔과 봉사로 사랑이 넘치는 ‘자원봉사 특별시’를 건설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 2010년 8월 조직된 자원봉사팀 활동을 더욱 활성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에 활력을 주는 방안도 언급했다. ‘사회적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예비 사회적기업과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을 발굴·육성하고 취약계층에 안정적인 일자리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곽 구청장은 교육 인재 도시로의 도약, 미래지향적 도시공간 재편 등도 추진해 달서구를 멋지고 신나는 매력도시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열린세상] 판교 할머니 일산 할머니/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판교 할머니 일산 할머니/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예전엔 친할머니를 그냥 할머니라 칭하고, 엄마의 엄마는 외할머니라 불렀다. 한데 언젠가부터 외할머니 앞의 ‘외’(外) 자가 생략되고 대신 할머니 앞에 ‘친’(親) 자가 덧붙여지더니만, 요즘은 할머니들 살고 계신 지명을 따라 조치원 할머니 숭인동 할머니로 부르는 것이 유행이란다. 혹 같은 지역에 거주하면 ‘주공(아파트) 할머니’, ‘자이(아파트) 할머니’라 부르기도 한다는데, 행여 같은 아파트에 산다면 102동 할머니 205동 할머니로 불러 드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호칭 변화에 지나치게 호들갑 떨 필요는 없겠지만, 꼬박꼬박 친할머니라 부르는 친손자를 앞에 두고 “내가 진짜 할머니고 너희 할머니를 외할머니로 불러야지”라고 타이르셨다는 친지 이야기를 듣고 보니 변화하는 호칭 속에 관계의 질(質) 또한 다양하게 변모되고 있음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듯하다. 외할머니와 친할머니의 위상이 변화한 배경에는 우리네 부계 혈연 중심 친족관계의 급격한 약화가 자리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대로 간다면 부계제 대신 모계제 사회가 도래하리란 우려와 자조 섞인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지만, 단언컨대 엄마를 따라 혈연관계가 계승되는 모계제로 대체될 가능성은 없다. 대신 명분은 부계제를 유지하면서 실생활에선 모계제적 요소가 강하게 투영되는 ‘한국적 양계제’로 이행하고 있음이 우리네 현실일 게다. 예전에도 의무와 의례는 부계를 중심으로, 정서적 지지와 살가운 교환은 모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더하여 최근 부계제 약화를 가속화한 배경으로 가족 공동체의 핵심이라 할 양육과 부양 기능이 친정 및 처가를 중심으로 수행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실제로 ‘겉보리 서 말만 있으면 처가살이 안 하겠노라’던 남성의 결혼 조건으로 처가의 경제력이 당당히 자리매김되고 있음은 물론이요, 신혼의 맞벌이 부부 10쌍 중 7쌍은 친정(처가) 가까이 신혼살림을 차린다 한다. 덕분에 백년손님이었던 사위와 가까이 지내게 되면서 ‘고부 갈등의 시대는 가고 장서(丈壻) 갈등의 시대가 왔다’지 않는가. 그뿐만 아니라 노부모 부양도 겉으론 아들이 모신다지만 실제로는 며느리 몫인 상황에서 예의를 차려야 하는 불편한 며느리보다 편안하게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딸에게 의탁하는 것이 좋다는 인식 또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다. 문제는 한국식 ‘빨리빨리’ 기질 덕분에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친족관계의 현실과 새로운 친족관계를 규정하는 규범이나 양계제에 부응하는 가치관 사이에 현저한 지체 현상을 보임으로써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결국 아무도 만족스럽지 못한 일련의 공황 상태가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와중에 개별 가족들은 저마다 ‘우발적 다원화’ 전략을 구사함에 따라 때론 네 부모 네가 챙기고, 내 부모 내가 챙기겠다는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피차 안 주고 안 받는 것이 마음 편하다는 식의 무관심이 번성하고 있음은 진정 유감이다. 이제 열흘 지나면 추석이다. 한때 명절 증후군이란 이름으로 며느리들의 말 못 할 고통이 사회적으로 주목받은 적이 있었다. 한데 요즘 명절 증후군은 시어머니들이 앓고 있다고 한다. 대체 휴일제가 최초로 적용되는 올 추석엔 닷새간 황금연휴가 이어지면서 해외여행을 떠나는 관광객 숫자가 사상 최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고 보면, 명절 증후군의 세대 간 이동이 농담만은 아닌 듯하다. 하기야 조상님들께 드리는 차례 상마저 거센 상품화 물결에 점령당하고 있는 현실 앞에선 유구무언이 되니 말이다. 그래도 신선한 시도들도 눈에 뜨인다. 설날은 맏아들 집에서 추석은 둘째 아들 집에서 번갈아 차리기 시작했다는 후배네 이야기, 시집간 두 딸이 명절 때면 차례로 친정을 먼저 들르기로 했다는 친구네 이야기, 들어 보면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마음을 넉넉히 하면 크게 어려운 결정도 아닐 것이다. 이제 4년 후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되면서 4세대 사회를 넘어 고조부모와 고손이 공존하는 5세대 사회로 빠르게 달려갈 것이다. 부계냐, 모계냐를 넘어 다양한 할머니 할아버지 군(群)과 더불어 살게 될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앞으로 친족관계망을 둘러싼 규범과 가치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풍부한 상상력과 혜안이 절실한 때다.
  • 눈물 흘린 김우중 “잘못된 사실 밝혀야”

    눈물 흘린 김우중 “잘못된 사실 밝혀야”

    “억울함도 있고 분노도 없지 않았지만 감수하려 했다. 하지만 시간이 충분히 지났으니 잘못된 사실을 밝혀야 한다.” 김우중 전 회장이 대우그룹 해체에 대해 15년 만에 입을 열었다. 김 전 회장은 26일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의 출간을 맞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세계대우경영연구회 특별 포럼에 나와 ‘진실’을 향한 짧지만 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78세의 고령인 탓에 다소 수척한 모습의 그를 대우그룹 출신 임직원 500여명은 뜨거운 박수로 맞았다. 김 전 회장은 “여러분께서 워크아웃 15년을 맞아 모인다 해서 인사차 잠시 들렀다”고 운을 뗀 뒤 “저뿐 아니라 (워크아웃은) 대우분들 모두에게 가슴 아픈 일이었다. 지난 일에 연연하자는 게 아니라 과연 대우 해체가 합당했는지 명확히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생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렸다. 국가와 미래세대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이에 반하는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는 대목에선 울먹이기도 했다. 이어 “마지막 봉사라고 여기고 우리 젊은이들이 해외로 뻗어 가고 대우의 정신을 계승하도록 성심성의껏 도울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 김 전 회장은 1999년 대우그룹 해체 후 분식회계를 주도한 혐의로 2006년 징역 8년 6개월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 9253억원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08년 1월 특별사면됐다. 추징금은 이후 23조원으로 늘어났다. 그는 책을 통해 김대중 정부의 잘못된 외환위기 대응이 대우 등 국내 산업자본을 희생시켰으며, 결과적으로 한국경제의 저성장을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주도했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이었던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을 대우그룹 유동성 위기를 불러온 주범으로 지목하면서 ‘진실게임’을 촉발시켰다. 저자인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 전 회장을 범죄자로 만든 정부 정책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신 교수는 “김 전 회장은 완벽주의자 성향과 상상력이 풍부한 기업가로, 미국 애플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와 비견될 만하다”며 “우리가 잡스에 열광하면서 김 전 회장을 범죄자 취급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한 일명 ‘김우중법’으로 불리는 추징법안에 대해 “대우 몰락, 징역형 선고에 이어 23조원 추징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 기업가를 세 번 죽인 ‘부관참시’였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제너럴모터스(GM)의 대우차 비밀 인수의향서’, ‘대우그룹의 단기차입금 19조원 증가 원인’ 등 9개 핵심 쟁점에 대해 이 전 부총리와 강 전 장관의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강 전 장관은 이날 한 인터뷰에서 “구조조정을 통해 외환위기가 1년 만에 극복됐고, 다른 재벌과 달리 대우만 자구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아슬란, 현대차 NEW 세단 터키어 뜻은 ‘사자’ 가격은?

    아슬란, 현대차 NEW 세단 터키어 뜻은 ‘사자’ 가격은?

    아슬란 현대자동차가 올 하반기(7~12월) 출시 예정인 준대형급 전륜구동 세단의 차명(車名)을 ‘아슬란(ASLAN)’으로 확정했다. 현대차는 24일 5월 부산 국제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던 ‘AG(프로젝트명)’의 이름을 이같이 확정했다고 밝혔다. ‘아슬란’은 터키어로 ‘사자’라는 뜻을 갖고 있다. 현대차 측은 이에 대해 “당당하고 품격 있는 외관과 안정적인 승차감, 최상의 정숙성을 지닌 신차가 초원을 내려다보는 여유로움을 유지하면서도 사냥을 할 때는 맹수로 돌변하는 사자의 이미지와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아슬란은 그랜저와 제네시스 중간급의 프리미엄급 세단으로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등 독일 고급차 모델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됐다. 현대차 측은 “외관은 현대차 디자인 철학인 이른바 ‘플루이딕 스컬프처(물이 흐르는 듯한 디자인)’ 2.0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패밀리룩 라인을 그대로 계승해 최근 나온 ‘LF쏘나타’, 신형 제네시스와 외관 디자인이 비슷하다. 가격은 4000만 원대 초·중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아슬란 개발과정에서 수개월에 걸쳐 정밀 튜닝 및 승차감 테스트 등을 진행해 고객들이 원하는 승차감을 찾아내고, 전방위 소음 및 진동 대책을 통해 최고급 세단 이상의 정숙성을 구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극락전 등 국보·보물 14점 보유… 2018년까지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명인·명물을 찾아서] 극락전 등 국보·보물 14점 보유… 2018년까지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경북 안동의 천년고찰 봉정사(鳳停寺)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되면서부터다. 오랜 역사와 전통, 아름다운 건축미를 자랑하는 봉정사는 영국 여왕의 방문과 영화를 통해 세계인들로부터 주목받은 바 있다. 문화재청, 대한불교조계종, 안동시는 2018년까지 봉정사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기 위한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를 위해 최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추진위원회 발족식을 갖고 준비에 들어갔다. 2017년까지 등재를 위한 연구와 조사, 국내외 학술대회를 열어 유네스코 현지 실사를 마칠 계획이다. 봉정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전통사찰의 위상뿐만 아니라 한국불교의 사상·의식·생활·문화 등을 잘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신라 문무왕 12년(672)에 의상대사의 제자인 능인 스님이 창건한 사찰로 전해진다. 의상이 영주 부석사에서 도력으로 종이 봉황을 접어 날렸는데, 그 봉황이 내려앉은 곳에 절을 세웠다는 설화가 있다. 고려 태조와 공민왕이 다녀갔다는 봉정사는 국보와 보물로 가득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극락전(국보 제15호)을 비롯해 대웅전(국보 제311호), 화엄강당(보물 제448호), 고금당(보물 제449호), 대웅전 후불탱화(보물 제1614호), 목조관음보살좌상(보물 제1620호), 영상회 괘불도(보물 제1642호), 아미타설법도(보물 제1643호) 등 문화재를 무려 14점 보유하고 있다. 특히 극락전은 가공석 및 자연석으로 쌓은 기단 위에 정면 3칸, 측면 4칸의 맞배지붕 겹처마로 구성, 매우 간결한 아름다움을 지녔다는 평가다. 기둥은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마찬가지로 가운데가 볼록한 배흘림 형태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은 부석사의 무량수전이었다. 그러나 1972년 봉정사 극락전을 해체, 수리하는 과정에서 지붕 서까래를 건 도리에서 ‘1368년에 중수했다’는 기록이 발견됐다. 무량수전의 중수 시기보다 8년 앞섰다. 이로써 봉정사 극락전이 최고의 목조 건축물로 학계 인정을 받게 됐다. 봉정사는 1999년 4월 21일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다녀가면서 유명해졌다. “가장 한국적인 것을 보고 싶다”는 여왕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여왕은 봉정사 극락전을 둘러보고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나무 조각이 주위 경관과 잘 어울린다”며 감탄했다. 이어 방명록에 ‘조용한 산사 봉정사에서 한국의 봄을 맞다’라는 글귀를 남겨 봉정사에 스토리를 더했다. 여왕은 극락전 앞에서 돌멩이 하나를 주워 돌탑에 쌓고 “돌탑을 쌓았으니 복을 많이 받겠다”며 환하게 웃음 짓기도 했다. 사찰 입구 솔 숲길은 여왕이 다녀간 길이라고 해서 ‘퀸스로드’로 이름 붙여졌다. 봉정사 관계자는 “여왕이 봉정사를 방문한 직후 평일 1000여명, 주말과 휴일 2000~3000명의 관광객이 몰린 것을 시작으로 지금도 국내외에서 꾸준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웅전 오른편의 가파른 언덕에 자리 잡은 영산암은 한국 영화사에 길이 빛날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9년 배용균 감독), ‘동승’(2003년 주경중 감독)이 촬영된 곳으로 유명하다. 여유롭게 퇴락을 즐기는, 곱게 늙어 가는 절집의 자연주의 미학에 세계인이 공감한 바로 그 현장이다. 특히 ‘달마가 동쪽으로’는 제42회 로카르노영화제에서 그랑프리인 황금표범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영산암은 바위 속에 자라는 소나무가 일품이다. 사찰이라기보다 사대부가의 아름다운 정원처럼 뛰어난 미를 갖춰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가까이서도 아름답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더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 같은 절집이다. 어느 건축가는 영산암을 놓고 “축복이며 신비”라고 격찬했다. 가을이면 봉정사 일대는 온통 샛노란 국화꽃 세상으로 변한다. 서후면 금계리에서 봉정사까지 8㎞ 구간은 각양각색의 국화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때맞춰 ‘봉정사 국화 대향연’도 열려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김재교(57) 안동시 문화예술과장은 “봉정사는 우리나라 목조 건축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 주는 대표적 건축물로 건축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종교사와 문화사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물론 세계적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글 사진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역사 = 사소한 실수+단순한 법칙

    역사 = 사소한 실수+단순한 법칙

    우발과 패턴/마크 뷰캐넌 지음/김희봉 옮김/시공사/380쪽/1만 6000원 흔히 큰 사건 뒤에는 그에 상응하는 큰 원인이 있을 거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아주 사소한 원인이 격변을 불러올 수도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이 그 예다. 1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의 원인은 뜻밖에 택시기사의 사소한 실수였다. 자신의 차에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위 계승자 부부를 태운 택시기사는 사라예보의 복잡한 길을 운전하다 엉뚱한 길로 접어들게 된다. 한데 그 길에 세르비아 테러조직의 어린 단원이 서 있었고, 난데없이 등장한 황위 계승자 부부를 본 그는 쾌재를 부르며 부부를 암살하고 만다. 이로 인해 유럽 전체가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게 됐던 것. 이처럼 예상 밖의 사소한 원인이 종종 거대한 변화의 단초가 되곤 하는데, 새 책 ‘우발과 패턴’은 이 과정에 일정한 법칙이 개입한다는 걸 증명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저자가 세상의 급격하고 예측 불가능한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도입한 개념은 ‘임계상태’와 ‘멱함수’다. 임계상태란 사소한 원인에도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해 격변이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을 말한다. 쉽게 말해 무너지기 일보직전의 불안정한 상태다. 저자는 전쟁뿐 아니라 지진 등의 자연재난, 주가대폭락, 전염병의 대유행 등 세계의 모든 국면에서 임계상태가 나타난다고 본다. 그런데 원인은 달라도 격변들 간에 일정한 유사성이 반복되고 있었다. 단순한 패턴이 반복되는 것, 이게 멱함수다. 예컨대 미국인들의 재산분포를 조사했더니 10억 달러를 가진 사람에 비해 5억 달러를 가진 사람의 수가 네 배 많았다. 다시 5억 달러의 절반을 가진 사람이 또 네 배 많았고, 이런 식으로 계속 이어진다. 이 같은 규칙성은 거의 모든 국가에서 나타난다. 이런 식으로 범위를 넓혀 가면 보다 광범위한 영역에서 단순한 패턴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이렇게 찾아낸 통찰을 우리 삶을 지배하는 제어하기 힘든 현상들과 역사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열쇠로 이용하자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한·일 정상회담 열어 위안부 문제 풀어야 무라야마 담화 부정하면 아베 총리 자격 없다”

    “한·일 정상회담 열어 위안부 문제 풀어야 무라야마 담화 부정하면 아베 총리 자격 없다”

    무라야마 도미이치(90) 전 일본 총리가 22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 정상회담을 정식으로 열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재단 주최로 열린 전문가 토론회에서 ‘무라야마 담화와 위안부 문제’를 주제로 기조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총리로 재임하던 1995년 2차대전 종전 50주년을 맞아 식민 지배와 침략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내용의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 그는 “무라야마 담화는 그간 모든 총리들이 계승했고 일본의 공식적인 역사 인식이며 국제 공약이기에 재검증이 불가능하다”며 아베 신조 정권의 최근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아베 정권으로부터) ‘정권 전체적으로는 무라야마 담화를 존중한다’는 확답을 들었다”면서 “이를 부정한다면 일본은 세계에서 살아갈 수 없다. 역사 문제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집권 자민당이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 수정까지 요구한 데 대해 “(고노 담화는) 한·일 협력으로 탄생한 역사 인식”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총리 재임 당시 정부 차원에서 위안부 피해 보상을 추진했으나 제1당인 자민당이 승인하지 않아 불가능했다고 털어놓으며 개인적 양심에 따라 출범시킨 ‘아시아여성기금’이 정부 보상이 아닌 민간 위로금의 성격을 띠면서 변질돼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 국민의 역사 인식이 왜곡된 것은 종전 이후 미군의 일본 점령과 미국·소련 간 이념 대립의 격화로 일본이 전쟁 책임을 강하게 추궁받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이날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와다 하루키(76) 도쿄대 명예 교수는 “가해자는 사죄 이후 피해자의 상처를 어루만지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만 일본이 이를 거부해 한·일 관계가 좋지 않은 것”이라며 “지금 한·일 관계에선 타협이란 있을 수 없고,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국토 수호 의지 다지고 독도수호 정신 계승”

    독도의용수비대기념사업회는 오는 25일 경북 울릉군 북면 건립 부지에서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 건립 기공식을 한다고 21일 밝혔다. 독도 수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은 대원들의 애국정신을 기리고 국토 수호 의지를 계승하는 역사 체험의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총사업비 219억원이 투입돼 2016년 8월 완공될 예정이며 지상 2층 건물 내에 전시실, 세미나실, 체험관 등을 배치할 예정이다. 건립 부지로는 울릉군 소유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받는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세계의 창] 시진핑의 덩샤오핑 띄우기 왜?

    [세계의 창] 시진핑의 덩샤오핑 띄우기 왜?

    중국에서는 22일 기념일을 앞두고 연일 ‘덩샤오핑(鄧小平) 띄우기’가 한창이다. 중국중앙(CC)TV의 덩샤오핑 드라마와 그의 사상과 이론을 설명하는 관영 신문의 기사·칼럼은 물론이고 도서전, 그림전, 토론회, 강연회, 문화 예술 공연 등 그의 치적을 조명하는 기념 행사가 넘쳐난다. 인민망과 공산당신문망은 공동으로 덩샤오핑 인터넷 추모관도 개설했다. 지난 16일 베이징에서 열린 ‘덩샤오핑 추모 그림 전시회-봄날의 이야기’에서 덩샤오핑의 장녀 덩린(鄧林)은 “우리가 덩샤오핑을 기리는 것은 개인을 추모하는 게 아니라 인민은 생활이 더 좋아지고, 국가는 (그가 정해준) 부흥의 도로(개혁·개방)로 계속 나아가도록 기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덩샤오핑 띄우기’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권위 수립과 연관이 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반부패와 개혁 드라이브에 나선 시 주석이 덩샤오핑의 계승자임을 강조하는 식으로 정통성을 내세워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2012년 말 총서기 취임 직후 덩샤오핑의 남순강화(南巡講話)가 이뤄진 지역들을 첫 시찰지로 찾아 덩샤오핑의 계승자임을 선포한 바 있다. 시 주석의 국정운영 철학과 정책들도 덩샤오핑을 답습하거나 발전시킨 게 많다. 우선 시 주석이 총서기에 취임한 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국정운영 비전으로 내놓은 ‘두 개의 100년’(兩個一百年)과 ‘중국의 꿈’(中國夢)은 덩샤오핑이 1979년 제시한 백년대계 ‘싼부쩌우’(三步走·현대화 건설 3단계 발전 방안)와 일맥상통한다. ‘싼부쩌우’란 삶의 수준을 1990년까지 원바오(溫飽·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에 이어 2000년까지 샤오캉(小康·먹고살 만한 상태)에 올려놓은 뒤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 현대화된 선진국 단계로 거듭나게 한다는 것이다.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를 완성하고,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현대화를 이룩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자는 ‘두 개의 100년’과 ‘중국의 꿈’은 싼부쩌우와 흡사하다. 공산당 직속인 중앙당교의 옌수한(嚴書翰) 교수는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 ‘주권은 절대로 타협·양보의 대상이 아니다’ 등 시 주석의 대외 원칙도 덩샤오핑이 했던 말들”이라며 시 주석의 외교 노선은 덩샤오핑의 것을 계승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덩샤오핑의 과오인 6·4 톈안먼(天安門) 사태와 관련, 시 주석이 관련자들을 복권시킬지는 의견이 갈린다. 당분간 덩샤오핑의 ‘정좌경우’(政左經右·정치는 좌, 경제는 우) 노선이 바뀌기 어렵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광안(쓰촨성)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정홍원 총리 순국선열 추모… 서대문형무소·독립관 참관

    정홍원 국무총리는 15일 제69주년 광복절을 맞아 서울 서대문구 독립공원을 방문해 순국선열의 위패가 봉안된 독립관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참관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내 전시실과 옥사를 둘러본 뒤 순국선열 2835명의 위패가 봉안된 위패봉안소에서 헌화와 분향했다. 그는 “많은 애국지사가 고초를 겪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순국선열의 나라 사랑 정신을 계승하고 애국심을 함양하는 살아 있는 역사교육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총리는 항일 독립운동에 힘쓴 애국지사 김명수(88) 선생의 서울 잠실 자택도 방문했다. 김 선생은 황해도 옹진 출생으로 1940년대 일본군에 강제징용된 학생들에게 임시정부 방송을 듣게 하고 군가 대신 애국가를 부르게 하는 등 항일 활동을 하다 옥고를 치렀다. 정부는 김 선생의 공을 인정해 1990년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했다. 정 총리는 김 선생 자택에서 “국가유공자 보상금, 참전 및 무공명예수당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고령의 국가유공자에 대한 맞춤형 의료·요양 체계 구축 등 보훈 복지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며 “국가유공자들의 훌륭한 이야기들을 널리 알리고 그 속에 담긴 고귀한 뜻을 되살려 후손들의 나라 사랑 의식을 확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日 국민도 아베정권 위험성 느끼기 시작했다”

    “日 국민도 아베정권 위험성 느끼기 시작했다”

    광복 69주년인 15일은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지 69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1995년 패전 50주년을 맞아 식민 지배와 침략을 사과한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한 지 19년이 지난 지금 일본은 한층 우경화되는 모양새다. 일본의 전쟁 책임을 잊지 말자며 소장파 지식인들이 지난해 11월 만든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는 모임’의 후지타 다카카게(66) 이사장은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국민은 전후 평화헌법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아베 신조 정권의 위험성을 느끼기 시작했다”면서 “일본이 전 세계의 신뢰를 받는 계기가 된 무라야마 담화의 정신이 일본과 아시아의 공존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무라야마 담화가 발표된 때와 최근 일본 내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자민당 내에서도 가장 우익인 아베 정권은 ‘전후 탈피’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 아베 정권은 일본이 식민 지배와 침략 전쟁을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아시아에서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다짐한 전후 일본의 평화헌법 체제를 무너뜨리려고 한다. 일본은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 →아베 정권이 탄생한 것도 일본 국민의 선택이었다. ‘보통국가화’에 대해 호의적으로 바뀐 것인가. -2009년 민주당에 참패했던 자민당이 3년 뒤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민주당의 운영 미숙과 경제 회복에 집중한 자민당의 전략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일본 국민은 군사 대국화나 개헌 때문에 아베 총리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 최근 일본 국민은 아베 정권이 위험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일본의 역사 인식이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원인은 어디에 있나. -전쟁을 경험한 세대가 점점 세상을 떠나고 있다. 또 다른 원인은 전후 줄곧 일본의 국가권력을 잡아 온 자민당이다. 자민당은 학교 교육 등을 통해 침략의 역사를 은폐해 왔다. 이 때문에 젊은 세대에 대한 올바른 역사 교육을 통해 제대로 된 역사 인식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람직한 한·일 관계를 위해 양국이 할 일은 무엇이라고 보나. -일본은 과거 식민 지배와 침략을 반성하고 이 같은 인식하에 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도 지나친 내셔널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글 사진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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