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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7세 삶 마칠 때까지… 무력 아닌 문력으로 日에 항거”

    “37세 삶 마칠 때까지… 무력 아닌 문력으로 日에 항거”

    독립 유공자 등 200여명 참석 英대사 “자유 향한 영국인의 노력” 구한말 대한매일신보(서울신문 전신)를 창간하고 항일구국 운동을 벌인 어니스트 베델(한국명 배설·1872~1909) 선생의 109주기 경모 대회가 1일 선생의 묘역이 있는 서울 마포구 양화진의 100주년기념교회에서 열렸다.베델선생기념사업회(회장 최도열) 주최로 열린 이날 대회에는 대회장인 이규택 전 국회의원과 강만희 서울남부보훈지청장, 사이먼 스미스 주한영국대사를 비롯해 광복회,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원과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일제의 온갖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앞장서신 민족의 은인 베델 선생의 은혜에 미력하지만 보답하는 마음으로 정의를 구현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대회사를 통해 “선생께서는 오대양 육대주가 한집이며, 오색 인종을 한형제로 여기신 큰 철학자이시며 우리나라의 은인이자 겨레의 스승”이라고 추모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서면으로 보낸 경모사에서 “선생께서는 무력이 아닌 문력으로 일본에 항거하셨고 37세에 짧은 생을 마감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우리나라를 지키고자 하셨다”고 말했다. 스미스 대사는 “선생의 고향인 영국 브리스틀은 저의 고향이기도 하다”며 “이 행사에 참석한 것이 개인적으로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자리에 참석한 분들로 인해 자유를 향한 한국의 투쟁에 숭고한 기여를 한 영국인의 노력이 아직도 기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김영만 서울신문 사장은 이경형 주필이 대독한 경모사에서 “남북 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는 분단 73년 만에 드디어 냉전구조를 해체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역사적 기회를 맞고 있다”면서 “대한매일신보의 창간 정신과 지령을 계승한 서울신문은 국내 신문 중 가장 오래된 언론으로서 이념과 정파에 기울어짐 없이 언론의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경모대회는 단국대 음악대학 현악합주 솔올오케스트라의 영국 국가와 애국가 연주, 대한독립군가선양회 합창단의 독립군가 합창, 헌시 낭독, 헌화와 분향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판문점 선언, 국가 재정 부담 불가피… 국회 비준 동의 필수”

    “판문점 선언, 국가 재정 부담 불가피… 국회 비준 동의 필수”

    한반도에 모처럼 찾아온 남북 간 해빙 무드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4·27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의 실질적 이행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신문은 1일 이번 판문점 선언이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의 10·4 선언문보다 더 진전된 결과물을 도출해 내기 위해 필요한 법적·제도적 대응 방안과 남북 통일 과정과 통일 이후 떠오를 법률적 쟁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북한법 전문가 3명의 의견을 들어봤다. 좌담회에는 국민대 북한법제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박정원 법과대학 교수, 법무부 자문위원인 한명섭 통인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이규창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참여했으며 조현석 사회부장이 진행을 맡았다.→이번 선언문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박 교수 남북한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공통의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판문점 선언은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한 새로운 지표를 마련했다. -한 변호사 전반적 내용은 10·4 선언문의 계승에 가깝다. 그러나 평화협정 체결과 비핵화 추진이 사실상 연계돼 진행되는 것은 상당히 진전된 내용이다.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북·미(3자) 또는 남·북·미·중(4자) 회담을 적극 추진한다고 명시한 점도 북한이 평화협정의 주체로 우리를 인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부에서는 정전협정의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평화협정 당사자가 될 수 없다고 하는데 이는 별개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정전협정의 당사자가 맞다. 정전협정의 서명 주체가 아닐 뿐이다. -이 위원 개성 지역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두기로 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앞으로 서울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동·서독처럼 상주대표부를 두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가을 평양 방문도 정상회담을 제도화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선언문의 법적 효력을 위해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한가. -박 교수 2000년 6·15 선언문을 비롯해 10·4 선언문과 그외 남북 간 주요 합의문서의 중요성에도 불구, 법적 규범력을 갖지 못해 실질적 이행이 담보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국민적 합의의 절차적 과정으로서 국회 비준 동의 절차는 이뤄져야 한다. 통일이라는 국가적 대계를 위한 중요 합의가 정치적 쟁점화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 -한 변호사 선언문 내용만 보면 정치적 이행 의무가 발생하는 ‘신사협정’에 불과하다고 본다.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합의문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공동선언문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지 않아도 정치적 이행 의무가 있는 만큼 국제 사회에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이 위원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에서는 국가나 국민에 대한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주는 부분에 대해선 국회 비준 동의 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다. 동해선·경의선 철도 및 도로 연결 등은 분명 재정적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법제처의 유권 해석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선언문 이행을 위해 해결돼야 할 법적 과제는. -박 교수 현재 대북 정책 관련 법이 상당히 미비한 실정이다. 기본법 체계는 갖췄지만 구체적으로 세부 법령이 마련돼 있지 않다. 교류 협력만 해도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질 수 있는데 제도적 정비가 돼 있지 않다. -한 변호사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금강산관광지구법’이 사라졌다. 북한은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을 새로 만들어 기존 상태로 돌아갈 수도 없다. 개성공단도 통행·통관·통신 등 ‘3통’ 문제, 신변안전 보장, 분쟁 해결 절차 등 남북 간 협의를 했지만 합의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 평화협정을 체결한다고 돼 있지만 평화협정이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인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 평화조약은 강화조약인 만큼 헌법상 국회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남북 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에는 규정돼 있지 않다. 이러한 법률적 쟁점들을 미리 해결해야 한다. -이 위원 남북 간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한다고 했는데, 적대행위가 무엇인지 남북 간 합의가 필요하다.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들려면 관련 법도 많이 정비돼야 한다. →남북한 법이 이질적인데 통합 가능성은. -박 교수 남북한이 현재 극히 다른 이념과 체제를 가지고 있고 법령 체계도 달라 이 두 법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민주주의, 시장경제 원리에 입각한 통일을 추구한다면 우리 법령 체계 중심의 통일법이 마련될 수밖에 없다. -한 변호사 남북한 법의 가장 큰 차이는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를 인정하느냐’라는 부분이다. 통일 국가가 시장 경제 체제를 지향한다면 북한의 생산수단에 대해서도 사적 소유를 인정해야 한다. 문제는 노동, 자본, 토지 등 생산수단의 전환 과정에서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통일 후유증을 감소시키려면 법제 측면에서도 서로 간의 차이를 줄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위원 통일법은 우리 법과 북한 법을 가지고 ‘제3의 법’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독일 통일에서도 보듯이 서독의 법이 동독에 확대 적용됐고 일부 동독 법률 중에서 필요한 부분은 부속서에 담아 잠정적으로 유지했다. 동독이 체결한 조약도 80%가량은 소멸됐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북한법 중 일부만 수용하는 식으로 전개될 것이다. 북한 주민에 대한 법치 교육, 인권 교육도 병행돼야 한다. →북한과의 교류가 확대된다면 북한 지역 투자도 가능할까. -박 교수 중국에서 북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임금도 800~1000달러를 준다. 우리가 개성공단 노동자에게 준 임금 수준인 150~300달러와 격차가 크다. 투자가 확대될수록 임금 조정 문제가 불가피하게 따를 것이다. -한 변호사 개성공단이 재개된다 해도 기존 형태로 돌아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이 대거 남한으로 내려온다면 오히려 남한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 북한에 물품을 공급하는 형태로 북한 시장의 개방을 요구해야 한다. 또 개성공단 폐쇄 조치가 법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닌 만큼 앞으로 대북 정책을 펼 때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하도록 절차적 규정을 둬야 한다. 근거 법이 없으니 입주기업 보상도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 위원 개성공단 폐쇄로 그곳에 투자한 기업들이 철수하면서 많은 손해를 봤다. 철도, 도로 연결 관련해서도 국내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결국 남북 간 신뢰 구축, 신변 안전 제고가 동반되지 않으면 사실상 투자는 어렵다. →통일되면 유산 상속, 지분 다툼 등 가족 분쟁이 늘어날 수도 있는데. -박 교수 우리 민법 원칙이 사적 자유의 원칙인데 북한의 사회주의 사회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귀속된다. ‘원소유자의 권리를 인정할 것이냐’ 아니면 ‘분단 과정에서 점유하고 있던 북한 주민의 기득권을 인정할 것이냐’를 놓고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독일에서도 동독 지역의 재산권 반환 문제가 사회 갈등의 소지가 됐다. 우리도 그런 경험을 교훈 삼아 북한 주민의 권리 보호 측면에서 이 부분을 접근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한 변호사 북한의 토지 이용권을 우리의 소유권, 지상권(타인의 토지에 건물 등을 세우고 이용할 권리), 임차권 등으로 전환하는 등 북한 주민이 갖는 권리를 남한 법제의 권리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 유산 상속 문제는 복잡하다. 우리는 북한 주민의 상속을 인정하고 있지만 북한은 우리 국민의 상속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친족 범위, 상속 순위, 유류분 제도 등에서 남북 간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통일 전에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 위원 토지, 협동조합 전환 등 구체적 분야에서 문제가 많다. 우리 정부도 연구를 하고 있지만 비공개로 진행 중이다. 이제는 하나씩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통일을 대비해 정부는 어떤 대응을 해야 하나. -박 교수 정부가 북한법, 통일법에 대한 연구 기반을 보다 확충하고 산학 간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사법부와 국회도 각각 분쟁 해결 절차, 선거 등 정치제도 통합에 필요한 연구를 활성화해야 한다. -한 변호사 남북 교류 협력의 가장 큰 문제는 상호 교류가 아닌 남한의 일방 투자라는 점이다. 북한 주민이 남한에 와서 거주하는 형태를 규정하는 법제가 없다. 또 남북한 법제 통합은 각 정부 부처가 다 달라붙어서 준비를 해야 하는데 법무부, 통일부, 법제처 외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대통령 산하든 총리 산하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야 한다. -이 위원 연구 재정이 부족해 현실적으로 석·박사 양성이 안 된다. 정부가 수요 조사를 한 뒤 신진연구자 지원 및 양성에 나서야 한다. 정리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시흥거주 19대 문재인대통령후보 특위·선대위원 등 33인 임병택 시흥시장 예비후보 지지선언

    시흥거주 19대 문재인대통령후보 특위·선대위원 등 33인 임병택 시흥시장 예비후보 지지선언

    경기 시흥에 거주하는 19대 문재인대통령후보 특보·선대위원 등 33인이 임병택 더불어민주당 시흥시장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임 예비후보 측은 1일 시흥시청 시민관에서 시흥에 거주하는 19대 문재인대통령 후보 특보를 비롯해 특위위원장과 특별위원, 선대위원 등 33인이 임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고 밝혔다. 33인은 지지선언문에서 “임병택 더불어민주당 시흥시장 예비후보는 촛불정신을 계승하고 시흥 변혁과 발전의 적임자로 적극 지지한다”며 “시흥시장 예비후보 중 오랫동안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일하며 정신을 이어받은 유일한 후보”라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들은 “2000년부터 지금까지 노무현을 지켰듯이 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킬 의리의 정치인”이라며 “노사모 사무국장과 노무현 참여정부 청와대 행정관, 백원우 의원 보좌관, 시흥출신 경기도의회 재선의원으로서 국가와 경기도·시흥시 발전을 위해 일해 온 검증되고 준비된 정치인”이라고 강조했다. 또 33인 지지자들은 임 예비후보를 “주변도시에 비해 낙후된 시흥발전을 위해 중앙정부 인적네트워크를 통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후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시대정신과 국정철학에 동의하는 시흥시장 후보이자 현 정부 성공에 가장 협력적이고 대통령의 든든한 파트너로 지지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시흥시장 후보는 2~3일 1차 경선 휴대전화 여론조사와 오는 4~5일 결선 여론조사를 실시해 선정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평양 낙랑군 유물을 가는 곳마다 발견한 ‘신의 손’ 일제 학자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평양 낙랑군 유물을 가는 곳마다 발견한 ‘신의 손’ 일제 학자

    제국주의 고고학이란 말이 있다. 영국의 대영박물관에는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5세(서기전 205~180)에 대해서 기록한 로제타스톤이 전시되어 있다. 이집트에 있어야 할 스핑크스와 수많은 미라들도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에 있다. 제국주의 시대 강탈해 간 유물들로 제국주의 고고학의 산물들이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일본이 제국주의 고고학을 수행했는데, 앞의 나라들과도 사뭇 다르다. 영국, 프랑스 등은 유물은 강탈했지만 그 나라들의 역사를 바꾸지는 않았다. 반면 일본은 고고학을 한국사 조작의 용도로 악용했다. 더 큰 문제는 일본의 고고학자 니시카와 히로시가 ‘일본 제국주의 아래에서 조선고고학의 형성’(1970년)이란 논문을 쓴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일본인들이 한국 고고학을 시작했는데, 아직도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조선총독부에서 시작한 한국의 고고학 교토대 교수인 고고학자 요시이 히데오는 ‘식민지 지배에 있어서 일본인의 고고학적 조사’(2005)라는 강의를 했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일본인 식민사학자들이 ‘삼국사기’ 초기기록을 가짜로 만들기 위해서 만든 용어인 ‘원삼국’(原三國) 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가 강의에서 ‘식민지 시기 조선의 고적 조사사업’을 세 시기로 나눈 것은 음미할 만하다. 첫 시기는 ‘일본인에 의해 본격적인 조사 사업이 시작된 시기’(1900~1908)인데, 두 명의 고고학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 명은 조선왕실의 유물을 보관하던 이왕직박물관에도 근무했던 도쿄제국대학 인류학연구실 소속 야기 소우사부로(1866~1942)이고 다른 한 명은 지금도 한국고고학계에서 크게 높이는 세키노 다다시(1868~1935)다. 세키노는 원래 도쿄공대에서 조가학(造家·건축학)을 전공한 건축학도였다. 그러나 고대 야마토왜(大和倭)의 수도였던 나라(奈良)의 고건축들을 연구하고, 평성경(平城宮) 유적을 발굴하면서 고고학자를 겸하게 되었다. 그는 백제인들이 망국 후 서기 665년 후쿠오카 북부에 쌓은 조선식 산성인 기이성(基肄城·기이조)도 발굴했으므로 고대 야마토왜가 백제인들의 담로(擔魯·제후국)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세키노는 1902년부터 한국에 여러 차례 와서 유적들을 발굴하는데, 이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한나라 및 낙랑 유물을 ‘우연히’ 발견하는 ‘신의 손’이 되었다.●‘조선고적도보’를 마구 나눠 준 군인총독 요시이가 분류한 ‘식민지 시기 조선의 고적 조사사업’의 두 번째 시기가 ‘조선총독부 주도의 조사체계 확립’의 시기로 세키노가 조선총독부의 자금으로 한국 각지의 고적을 조사하고 다녔다. 조선총독부는 1915년에 조선총독부 박물관을 개관하고 이듬해 ‘고적조사위원회’를 설치했다. 표면적으로는 한국 내의 유적, 유물들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보존하는 사업처럼 보이지만 요시이가 “한반도의 고고학적 조사는 조선총독부와 관련 있는 일부 일본인들로 제한했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일본인들의, 일본인들에 의한, 일본인들을 위한’ 고고학이었다. 세키노는 가는 곳마다 낙랑 유물을 발견하는 ‘신의 손’이 되고, 일본이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함으로써 세계적인 주목까지 받게 된다. 세키노는 1915년부터 1935년까지 조선총독부 간행으로 초호화판 ‘조선고적도보’(1915~1935)를 발간했다. 여학교 교원들에게도 칼을 차고 교실에 들어가게 했던 초대 조선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는 총독실에 ‘조선고적도보’를 쌓아 놓고 국내외의 내외빈들에게 마구 뿌렸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군인이었다는 육군대장 데라우치가 고고학을 얼마나 중요한 식민통치의 일환으로 삼았는지를 말해 주는 일화이다.●검증받지 않은 정설, 세키노 다다시 세키노의 발굴 결과에 대해서 남한 학계는 아직 단 한 번도 본격적인 검증 작업을 하지 않고 이른바 ‘정설’로 떠받들고 있다. 낙랑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오영찬 이화여대 교수는 이렇게 썼다. “낙랑군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함께 구체적인 역사상이 정립된 것은 일제강점기 이후의 일인데, 여기에는 고고학 발굴 조사 자료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낙랑고분 발굴 조사는 1909년 도쿄제국대학 건축학과 세키노에 의해 개시되었다.”(오영찬, ‘낙랑군 연구’, 사계절, 2006년, 16쪽) 2016년쯤에는 이른바 젊은 역사학자들이 ‘역사비평’에 조선총독부를 계승한 강단의 기존 학설을 열렬히 옹호하고 나서서 조선일보로부터 ‘국사학계의 무서운 아이들’이란 칭찬을 받았다. 이들은 그 내용을 ‘한국 고대사와 사이비역사학’(역사비평사·2017)이란 책으로 묶어냈는데, 위가야는 “이후 1920년대 중후반에 이르기까지의 (세키노의) 조사를 통해 확인된 유적과 유물들은 낙랑군의 중심지가 평양이었음을 확인시켜 주는 핵심적인 증거로 인정받았다”(124쪽)고 서술하고 있다. ‘낙랑군=평양설’의 뿌리가 세키노의 고고학이란 논리다. ●세키노 다다시의 양심고백? 그런데 세키노가 한국에서 이런 높은 평가를 받는 것에 흡족해할지는 미지수다. 세키노는 조선총독부에서 심혈을 기울인 ‘조선고적도보’의 편집책임자였으면서도 이 책의 내용에 의문도 제기했기 때문이다. ‘조선고적도보’는 평안남도 대동군 대동강면 토성동을 낙랑군을 다스리던 조선현의 군치(郡治)가 있던 ‘낙랑군지치’(樂浪君治址)라고 표기했는데, 세키노는 그 뒤에 물음표를 달아서 의문을 표시했다. 황해군에 있었다는 대방군지치에도 마찬가지 물음표를 달아 놓았다. ‘조선고적도보’의 두 핵심 내용은 ‘낙랑군=평양설’과 ‘대방군=황해도설’인데, 왜 굳이 ‘과연 그럴까?’ 하는 물음표를 붙여 놓았을까. 세키노는 또한 ‘낙랑=평양설’의 결정적 증거라는 ‘효문묘 동종’(孝文廟銅鐘)을 비롯해 자신이 발견한 낙랑군의 주요 유물들마다 ‘우연히 발견했다’고 꼬박꼬박 덧붙여 놓았다. 게다가 우연이 거듭되면 필연이라는 속설을 입증하는 내용을 ‘세키노 일기’(關野貞日記)에 남겼다. 문성재 박사는 ‘한사군은 중국에 있었다’(2016)에서 세키노의 일기를 몇 대목 공개했는데 1918년 북경에서 쓴 일기에 이런 구절들이 나온다. ①대정(大正) 7년(1918) 3월 20일 맑은 베이징, “(베이징) 유리창가의 골동품점을 둘러보고, 조선총독부 박물관을 위하여(朝鮮總督府博物館ノ爲メ) 한대(漢代)의 발굴품을 300여엔에 구입함” ②대정 7년 3월 22일 맑음, “오전에 죽촌(竹村)씨와 유리창에 가서 골동품을 삼. 유리창의 골동품점에는 비교적 한대(漢代)의 발굴물이 많고, 낙랑 출토품은 대체로 모두 잘 갖춰져 있기에(樂浪出土類品ハ大抵皆在リ) 내가 적극적으로 그것들을 수집함” 세키노는 베이징의 골동품 거리인 유리창가에서 ‘조선총독부 박물관을 위하여’ 한나라 유물들과 낙랑 출토품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세키노는 왜 평양에 있었다는 낙랑군의 유물을 베이징에서 사서 조선총독부 박물관에 보냈을까. 낙랑군 유물은 왜 평양이 아니라 베이징에서 거래되었을까. 낙랑군은 평양이 아니라 중국 사료들이 말하는 것처럼 베이징에서 그리 멀지 않은 현재의 하북성 노룡현(盧龍縣) 지역에 있었기에 베이징 골동품가에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낙랑군 유물을 평양이 아닌 머나먼 베이징에서 사서 조선총독부로 보냈다는 세키노의 고백이야말로 ‘만들어진’ 제국주의 고고학의 실체를 증언해 준다.
  • [사설] 판문점 선언 후속 조치에 政·官 총력 기울여야

    남북이 4·27 판문점 선언으로 한반도, 한민족의 새로운 역사를 향해 힘찬 출발을 했다. 완전한 비핵화와 종전 선언을 통한 평화체제 구축, 남북 관계의 획기적 개선을 전 세계에 약속한 남북 두 정상이다. 이 역사적인 선언의 빈틈없고 견고한 실천을 위해 국내외적으로 선결돼야 할 과제들이 있다. 국내적으로는 선언의 이행을 담보하는 후속 조치를 마련해 필요하면 법제화를 통해 뒷받침하는 일이고, 국외적으로는 북·미 정상회담 도중에 있는 5월 9일의 한·중·일 정상회담, 5월 중순의 한·미 정상회담 등에서 비핵화로 가는 국제사회의 협조 체제를 강고히 하는 일이다. 남북은 2000년과 2007년 정상회담을 통해 6·15선언과 10·4선언을 내놓았다. 이 선언들이 제대로 실천되고 이행됐다면 한반도의 지금은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6·15선언은 노무현 참여정부로 계승돼 상당 부분 실천이 가능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10·4선언은 이듬해 이명박 정부가 사실상 휴지 조각으로 만들면서 동력을 상실했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남북 간 합의가 지속될 수 있으려면 정상 간 선언만큼은 국회의 비준 동의를 거치는 절차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비준 동의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도 존재한다. 남북 합의를 국가 간 조약으로 봐야 하는데 헌법 제3조에 따르면 우리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는 점이 그 하나이고, 여소야대의 국회에서 동의 절차를 진행하다 소중한 선언이 정쟁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두 번 오지 않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경제공동체 건설의 기회를 대승적으로 살려 가기 위해서는 여야가 정파를 초월해 비준 동의에 힘을 모았으면 한다. 판문점 선언의 크고 작은 합의를 실천하기 위한 군사·고위급·적십자 회담도 잇달아 열린다. 군사회담에서는 두 정상이 밝힌 적대행위 전면 중지, 비무장지대(DMZ)의 실질적인 평화지대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평화수역 설정 등 굵직한 의제들이 논의될 것이다. 이 의제들은 과거 남북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던 적이 있는 만큼 속도를 내 진행하면 좋을 것이다. 8월 이산가족 상봉도 서둘러야 한다. 준비에 최소한 2~3개월 걸리는 만큼 곧바로 적십자회담에 들어가되 상봉의 정례화와 규모 확대도 북측에 요구해 실현시켜야 한다. 남북의 각 부처 관계자들이 상주하게 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남북 교류의 핵심 창구일 뿐더러 나아가 서울과 평양에 설치할 대표부 설치의 전 단계가 되는 만큼 고위급회담에서 풀어나가면 될 것이다. 선언에 적시된 경협 사업인 동해 북부선과 경의선 철도 복구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걸려 있어 곧바로 추진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비핵화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제재가 완화될 때 즉각 복구가 시작될 수 있도록 우리도 충분히 준비하고 남북이 실무적인 협의를 축적해야 할 것이다.
  • [희망과 행복을 주는 기업] 효성, ‘1사 1묘역’ 결연·국가 유공자 집 고쳐주기

    [희망과 행복을 주는 기업] 효성, ‘1사 1묘역’ 결연·국가 유공자 집 고쳐주기

    효성의 사회공헌 활동은 특히 호국·보훈 분야에 역점을 둔다. 1926년 6·10만세운동의 주동자로 지목돼 퇴학을 당했던 조홍제 창업주의 유지를 계승한다는 취지에서다. 효성은 2015년 북한 목함지뢰 폭발 사건 당시 침착하게 대응했던 비무장지대 수색팀의 정신을 기념하는 경기 파주 평화누리공원 내 ‘평화의 발’ 조형물 제작비도 전액 지원했다.2014년부터는 사업장 인근 국립묘지와 ‘1사1묘역’ 자매결연을 맺고 조현준 회장, 이상운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들이 매년 두 차례씩 헌화와 묘역 정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본사 임직원은 국립서울현충원 9묘역에서, 충청 지역 사업장(세종옥산대전공장)과 구미공장 임직원들은 각각 국립대전현충원과 국립영천호국원에서 활동한다. 이 밖에 효성은 625 참전용사와 월남전 참전 국가유공자의 집을 고쳐 주는 ‘나라사랑 보금자리’ 사업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30명에게 새 보금자리를 선물했다. 또 육군 1군단 광개토부대에 ‘사랑의 독서카페’를 기증하고 위문금을 전달, 서초구 거주 국가유공자 대상으로는 호국보훈 감사 위로연을 개최했다. 국립영천호국원 호국문화예술제도 후원하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판문점 선언’ 국회 동의,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면 불가능할까

    ‘판문점 선언’ 국회 동의,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면 불가능할까

    27일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 공동선언문인 ‘판문점 선언’이 발표됐다. 판문점 선언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남북이 함께 노력하고,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하며, 올해 안에 종전을 선언하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8·15 이산가족 상봉행사, 문재인 대통령의 가을 평양 방문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앞서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이 나오면 국회 동의를 받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청와대는 판문점 선언을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제21조에 따라 ‘남북합의서의 체결·비준’에 관한 법적인 절차를 거쳐 발효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번 판문점 선언이 두 정상 간의 말뿐인 약속이나 일시적인 합의에 그치지 않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지속적으로 합의를 이행해 나갈 수 있으려면 법적 근거와 절차를 단단히 해놓아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판문점 선언은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비준을 거쳐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은 뒤 국민에게 공포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청와대는 국회 동의 여부에 대해 추후 법제처 등 관련 부처 간 검토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자칫 국회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남북이 어렵사리 마련한 역사적 합의를 여야의 정쟁 속에서 반쪽짜리 합의로 전락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국회 동의를 받지 못하면 판문점 선언의 실효성이 반감되기 때문에 국회 동의는 향후 선언의 운명에 꼭 필요한 동력이 된다는 점도 무시할 순 없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국회 비준 동의를 거치는 것과 관계 없이 회담 결과를 국회에 보고하고, 국회와 정당 주요 인사들을 상대로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해 초당적인 지지와 협력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입장이다. 판문점 선언이 나온 직후부터 홍준표 대표를 비롯해 자유한국당에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위장평화쇼”이며 “김정은이 불러준 대로 받아적은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전희경 대변인도 “북한의 핵포기 의사는 발견할 수 없었고, 오히려 대한민국의 안보·경제 면에서의 일방적인 빗장풀기에 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댓글 조작 사건’ 등이 터져 나오면서 국회는 공전 상태다. 추가경정예산은 물론 단 하나의 법안도 처리하지 않고 있다.그럼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판문점 선언의 국회 동의는 물 건너 가는 것일까.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제21조에 따르면 국회 동의를 받으려면 본회의에 재적의원 과반이 출석해 출석해 출석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국회 재적의원은 293명이다. 최소 147명이 동의해야 비준안이 가결될 수 있다. 현재 국회 의석은 더불어민주당 121명, 자유한국당 116명, 바른미래당 30명, 민주평화당 14명, 정의당 6명, 민중당 1명, 애국당 1명, 무소속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여당인 민주당 의석만으로는 단독 처리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한다고 자임하는 평화당 의원 14명이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 소속이면서 사실상 평화당과 같은 행보를 보이는 비례대표 의원 3명도 있다. 이들 138명에 진보정당인 정의당 6명과 민중당 1명도 판문점 선언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그러면 145명이다. 여기에 무소속 의원 4명 중 민주당 출신인 정세균 국회의장과 호남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당 탈당파 손금주, 이용호 의원도 비준에 찬성할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모두 148명이 돼 비준안 통과가 가능하다. 게다가 바른미래당 역시 판문점 선언과 관련, 구체적 후속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완전한 비핵화’ 문구가 포함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사실상 자유한국당이 없어도 국회 비준 동의 자체는 어렵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이 자유한국당을 ‘패스’하고 판문점 선언 비준을 추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비준을 받으려는 이유가 이념과 당파, 나아가 정권을 초월한 합의 이행인 만큼 제1야당을 참여시켜야 판문점 선언이 의미와 실효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윌리엄 왕세손 이름은 ‘루이스 아서 찰스’

    윌리엄 왕세손 이름은 ‘루이스 아서 찰스’

    최근 출생한 영국 윌리엄 왕세손 부부의 셋째 아이 이름이 ‘루이스 아서 찰스’로 정해졌다고 로이터 통신 등 현지언론이 27일 보도했다.영국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켄싱턴 궁은 “아기는 앞으로 ‘케임브리지 루이스 왕자 전하(His Royal Highness Prince Louis of Cambridge)로 불리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루이스‘는 아버지인 윌리엄 왕세손과 형 조지 왕자의 중간 이름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사촌으로 예전 아일랜드공화군(IRA) 폭탄 테러로 숨진 루이스 마운트배트 경의 이름이기도 하다. ’아서‘는 여왕의 부친인 조지 5세의 중간 이름으로 사용됐다. 앞서 윌리엄 왕세손의 아내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은 지난 23일 오전 11시쯤 3.8kg의 남자아이를 순산했다. 루이스 왕자는 형 조지(4) 왕자와 누나 샬럿(2) 공주에 이어 윌리엄 왕세손 부부의 셋째이자 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여섯 번째 증손이다. 할아버지인 찰스 왕세자, 아버지인 윌리엄 왕세손, 형 조지 왕자, 누나 샬럿 공주에 이어 영국 왕위계승 서열은 5위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대를 뛰어넘는 연구환경 만든다

    세대를 뛰어넘는 연구환경 만든다

    세대를 뛰어넘어 지속가능한 연구혁신을 위한 카이스트의 실험이 시작됐다.카이스트는 올해 처음 시행하는 ‘초(超)세대 협업 연구실’ 2개소 개소식을 26일 오전 대전 본교 캠퍼스에서 열었다. 카이스트 초세대 협업연구실은 교수가 은퇴하면 해당 연구 분야는 물론 그동안 축적된 연구 업적과 노하우 등이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선배 교수들의 학문적 유산을 후배 교수들이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일종의 ‘도제식 연구’ 시스템이다. 실제로 선진국에서는 세대를 뛰어넘어 상호 보완적이고 연속적 연구를 통해 학문적 유산을 이어나가 세계적인 연구성과는 물론 노벨상 수상자들을 잇따라 배출하는 연구기관들이 많다. 1명의 시니어 교수와 2~3명의 주니어 교수가 함께 연구를 하는 카이스트 초세대 협업 연구실은 향후 5년 동안 공간과 연구실 운영비를 학교에서 지원받고 필요에 따라 지원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연구실 선발과 운영, 지원 방안은 초세대 협업연구실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올해 처음 선발된 팀은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가 이끄는 ‘시스템 대사공학 및 시스템 헬스케어’ 연구실과 성형진 기계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헬스케어 음향미세유체’ 연구실이다. 시스템 대사공학 연구실은 시스템 대사공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자인 이상엽 특훈교수가 책임교수를 맡고 같은 학과 김현욱 교수가 참여한다. 1964년생인 이 교수와 1982년생인 김 교수의 나이차이는 18년이다. 이들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가상세포 기술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시켜 새로운 화학물질이나 의약품 같은 고부가가치 물질을 친환경적으로 대량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헬스케어 음향미세유체 연구실은 유체역학 분야 석학인 성형진 교수가 책임교수를 맡고 같은 학과 조연우, 김형수 교수가 함께 한다. 성 교수(1954년생)와 막내 교수인 김형수(1981년생) 교수와 나이차이는 27년이다. 이들은 고주파수 음파를 활용해 마이크로와 나노단위에서 물체를 정교하게 제어하는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이들을 통해 환자 맞춤형 진단과 질병 치료를 위한 헬스케어 플랫폼 개발을 하게 된다.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은 “협업연구실 제도를 통해 시니어 교원의 축적된 학문적 유산을 뒷 세대에 연결하고 젊은 연구자들은 학문적 노하우와 세대를 뛰어넘는 학문적 연속성을 바탕으로 세계적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카이스트의 우수한 학문적 성과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매년 협업연구실을 선정해 운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초록 숲으로 역사 속으로

    초록 숲으로 역사 속으로

    가정의 달 5월이다. 한국관광공사가 ‘가족이 함께하는 여행’을 주제로 5월에 가볼 만한 곳을 추천했다. 신록의 계절에 찾을 만한 숲, 공룡 발자국을 찾아 떠나는 체험교육 여행 등 다양한 지역이 선정됐다.●포천 국립수목원 5월에 가장 빛나는 숲 경기 포천의 국립수목원(옛 광릉수목원)은 5월에 가장 빛나는 숲이다. 안 간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곳이다. 국립수목원은 1468년 세조의 능림(陵林)으로 지정된 후 550년 동안 보존돼 왔다. 그 덕에 온대 활엽수들이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극상림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생물 종이 서식하는 곳이기도 하다. 장수하늘소 등 천연기념물 20여종을 비롯해 6100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이 숲이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이유다. 국립수목원은 매주 화~토요일에 예약제로 운영된다. 홈페이지 등에서 예약할 수 있다. 국립수목원 주변으로 가족과 찾을 만한 공간들이 많다. 아프리카 문화와 접할 수 있는 아프리카예술박물관, 채석장이 변신한 포천아트밸리 등에서 교육과 체험을 병행할 수 있다. 포천시청 문화관광과 (031)538-2067.●홍천 수타사 산소길·삼봉 휴양림 피톤치드 마시며 걷는 생태 교육관 강원 홍천의 수타사 산소길은 제주 올레와 지리산 둘레길에 뒤지지 않는 명품 걷기 길이다. 전체 길이는 3.8㎞. 천천히 걸어도 한 시간 반이면 충분하다. 수타사 산소길은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수타사, 공작산 생태숲, 소 출렁다리, 용담을 거쳐 공작산 생태숲 교육관으로 돌아온다. 소는 이 길의 최고 절경으로 꼽힌다. ‘’은 통나무를 파서 만든 여물통을 일컫는 사투리다. 소가 여물통처럼 생겨서 이 같은 이름을 얻었다. 이웃한 삼봉자연휴양림도 가볼 만하다. 특히 휴양림 안의 삼봉약수는 물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아이와 함께라면 알파카 월드도 찾을 만하다. 알파카와 산양 등이 뛰노는 곳이다. 화로구이는 홍천을 대표하는 먹거리다. 고추장 양념에 버무린 삼겹살을 참나무 숯불에 구워 먹는다. 홍총떡(홍천메밀총떡)도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홍천군청 문화관광과 (033)430-2492.●단양 잔도 남한강 절벽 따라 아슬아슬… 스카이워크·도담삼봉·아쿠아리움도 명품 코스 남한강 절벽 사이에 자줏빛 길이 선명하다. 이른바 단양 잔도다. 수려한 남한강 풍류에 아슬아슬함을 더하고 있다. ‘잔도’는 벼랑에 선반처럼 매단 길을 뜻한다. 지난해 일반에 공개된 단양 잔도는 상진철교 아래부터 만천하 스카이워크 초입까지 1.2㎞가량 이어진다. 폭 2m의 목재데크 길이 수면 위 약 20m 높이에 매달려 있다. 길 한쪽은 깎아지른 만학천봉 절벽이고 반대편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남한강이다. 길은 느림보 강물을 따라 단양 읍내로도 연결된다. 호젓한 길 따라 꽃나무와 벤치가 어우러져 있다. 남한강을 조망하는 만천하스카이워크, 민물고기 생태관인 다누리아쿠아리움, 마늘 음식으로 유명한 단양구경시장, 단양팔경 가운데 으뜸인 도담삼봉 등도 함께 둘러보면 좋다. 단양군 문화관광과 (043)420-2554.●고성 공룡테마파크 한국판 쥐라기공원서 5D 체험까지 경남 고성은 ‘한국의 쥐라기공원’이다. 백악기에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의 흔적이 많다. 그중 당항포 관광지는 2006년 공룡세계엑스포가 열린 곳이다. 2016년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진행하는 열린관광지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만큼 장애인 등 여행약자들도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 당항포 관광지에선 100여개 공룡 모형, 4D와 5D 영상 체험, 홀로그램 등 공룡시대로 돌아간 듯한 체험과 전시를 즐길 수 있다. 당항포는 임진왜란 당시 격전지다. 이순신 장군이 왜구를 맞아 두 차례나 승전보를 올렸다. 언덕 너머에 이순신 테마 공간이 조성돼 있다. 바다뿐 아니라 산에도 공룡 발자국 화석이 남아 있다. 상족암군립공원을 비롯해 계승사와 옥천사 계곡 등에서 다양한 화석과 마주할 수 있다. TV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촬영한 장산숲, 고성 앞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문수암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다. 당항포관광지 (055)670-4505.●용인 한국민속촌 농악 즐기고 캐릭터 공연 보고… 할아버지도 손주도 만족 경기 용인의 한국민속촌은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온 가족이 흥미진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생동감 넘치는 농악을 즐기고, 조선 시대 캐릭터들의 돌발 퍼포먼스에 참여하다 보면 한바탕 웃음꽃이 핀다. 한국민속촌은 외국인 친구와 여행하기도 좋다. 한국 문화의 멋과 살아 있는 캐릭터가 주는 재미, 맛깔스런 토속 음식을 한자리에서 만난다. 인근에 백남준아트센터가 있다. 미디어 아트의 개척자 백남준의 작품을 보며 창의력을 충전하고,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다. 심곡서원과 한국등잔박물관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여행의 마무리는 이국적인 보정동카페거리가 좋겠다. 앙증맞은 인테리어에 눈이 즐겁고, 맛있는 음식에 입이 만족스럽다. 용인시 관광과 (031)324-3044.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한국관광공사
  • 전봉준 동상건립위 녹두대상 수상

    서울 종로에 전봉준 장군의 동상을 세운 사단법인 전봉준장군 동상건립위원회(이사장 이이화)가 제11회 녹두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동상건립위원회는 1895년 4월 24일 처형된 전봉준 장군의 순국 123주기를 맞아 서울시 종로 영풍문고 입구에 동상을 건립하고 지난 24일 제막식을 했다. 1년 4개월동안 2억 7000만원의 국민 성금을 모아 동상을 건립한 공을 평가받았다. 녹두대상은 전북 고창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가 동학농민혁명의 고장, 고창을 널리 알리고 동학농민혁명정신을 계승하는 데 앞장선 단체나 개인의 사기를 높이고자 2008년 제정했다. 시상식은 25일 고창 공음면 무장기포지에서 열린 동학농민혁명 제124주년 기념행사에서 이뤄졌다. 이 기념행사는 전봉준 장군을 비롯한 동학농민혁명 지도부가 봉기를 선언하는 무장포고문을 발표한 무장기포(茂長起包)를 기념하는 자리로, 포고문 낭독과 농민군 출정식 등이 재연됐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로열 베이비’ 탄생에 영국 들썩

    ‘로열 베이비’ 탄생에 영국 들썩

    영국 윌리엄 왕세손(왼쪽)과 아내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이 23일(현지시간) 런던 세인트 메리 병원에서 태어난 셋째 아이를 안고 병원 내 특별 병동 ‘린도윙’을 떠나고 있다. 3.8㎏으로 태어난 남자아기는 증조 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뒤를 이을 할아버지 찰스 왕세자, 아버지 윌리엄 왕세손, 형 조지 왕자, 누나 샬럿 공주에 이어 영국 왕위계승 서열 5위가 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새로 태어난 왕자의 이름을 추측하는 글들이 이어지는 등 영국 전체가 축하 분위기에 빠졌다.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 “정부 외교력 시험대…자주·실리외교 밑거름 된 서희 선생의 강직함 배워야”

    “정부 외교력 시험대…자주·실리외교 밑거름 된 서희 선생의 강직함 배워야”

    “27일 남북 정상회담과 이어 열릴 북·미 대화 등 북핵 해결을 위한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정부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시기에 국민 모두가 외교가·협상가인 서희 선생의 업적을 기억하고 외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서희 선생, 우리 외교 빛낸 인물 1호 장위공 서희 선생의 숭고한 애국정신과 외교적 리더십을 되새기고자 서희테마파크와 서희역사관을 조성한 3선의 조병돈 이천시장은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역사적 대사를 앞두고 선생의 외교적 지략과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왜 서희인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외교가는 거란의 소손녕을 찾아가 외교 담판을 벌여 강동 6주를 되찾은 서희 선생이다. 당시 고려를 둘러싼 국제 정세를 정확히 꿰뚫고 당당한 자세와 논리로 상대의 의중과 약점을 파고든 위대한 협상가다. 현재 우리는 국가 차원의 외교 역량을 키우기 위한 어떤 정책이나 인재 육성 방안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천시가 서희테마공원을 조성하고 서희 문화제 등 장위공 선생 선양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위대한 외교가이자 협상가인 선생의 정신을 계승 발전해 우리 외교력을 키우고, 이를 통해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이천시가 국립외교원에 서희 선생 흉상을 건립했는데. -시는 2008년 서희 선생을 범국가적으로 선양하고자 외교부에 흉상 설치를 요청했다. 외교부 청사에 건립되기를 희망했으나 청사가 협소하다는 이유로 성사되지 못해 지금도 아쉬움이 남아 있다. 그 후 2009년 외교부는 ‘우리 외교를 빛낸 인물 1호’로 서희를 선정했다. 이것만 봐도 우리 외교사에서 차지하는 선생의 빛나는 업적과 위상을 잘 알 수 있다. 이천시도 이런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서희 선생 묘지순례 대행진, 휘호대회, 전국 초·중·고 미술대회와 추모제 등 선생의 정신을 되살리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市, 선양사업 추진… 업적 계승 발전 →청소년들은 선생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외교관이 되고 싶은 청소년들은 선생의 외교력이나 협상력 이전에 그분의 강직함을 먼저 배웠으면 한다. 선생은 임금 앞에서도 옳고 그름에 대해 할 말을 했다. 이런 당당함이 거란의 80만 대군 앞에서도 자주적이고 실리적인 외교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외교관을 꿈꾸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모든 청소년들이 선생의 나라 사랑 정신을 기억하고 선생의 탁월한 협상력과 논리, 강직함을 배웠으면 한다. 이천시도 선생의 업적을 꾸준히 연구하고 계승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선양사업을 펼치겠다. 글 사진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법학교수회 “로스쿨, 사시 폐단 그대로 계승····사회적 약자 위한 제도 필요”

    법학교수회 “로스쿨, 사시 폐단 그대로 계승····사회적 약자 위한 제도 필요”

    정부가 전국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변호사시험 합격률 정보를 공개해 로스쿨별 격차가 크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일부 법학 교수들이 기존 사법시험(사시) 제도를 부분적으로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사단법인 대한법학교수회는 23일 성명서를 내고 ”법무부 공개 내용을 보면, 우리 로스쿨 제도가 완전히 실패한 제도라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있다“며 ”특정 명문 로스쿨의 변호사시험 합격자 독식 현상은 더 심화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대륙법계 국가인 우리나라가 영미법계 제도인 로스쿨을 도입한 배경은 사법시험 제도의 폐해를 제거하는 데 있었지만 사시의 폐해로 지적된 사항이 그대로 로스쿨 제도의 폐단으로 재탄생해 오히려 더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학교수회는 ”법학 교육 발전과 다양한 인재 발굴 측면에서 로스쿨 제도는 사시 제도에 비해 나아진 점이 전혀 없다“며 ”사법시험이 폐지된 지금 로스쿨에 진학할 수 없는 사회적 약자와 소외 계층도 응시할 수 있는 ‘신사법시험’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법학교수회는 로스쿨을 설치하지 않고 기존 법과대학을 그대로 둔 대학에 소속된 법학 교수들을 중심으로 2013년 출범한 단체로 사시를 존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 서울대 78% 원광대 24%…로스쿨 서열화 뚜렷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늘의 경제 Talk 톡]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특정 국가나 지역에 적응하면서 발달한 농업 시스템과 문화, 생물다양성 등을 차세대에 계승하기 위해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주관으로 창설된 제도다. 하동 전통차농업은 차 산업으로는 국내 처음, 전 세계적으로는 일본 1곳, 중국 2곳에 이어 네 번째로 GIAHS에 등재됐다.
  • 마지막 웰시코기 떠나 보낸 영국 여왕

    마지막 웰시코기 떠나 보낸 영국 여왕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최근 웰시코기 반려견 윌로우를 떠나 보낸 뒤 무척 애통해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91세의 나이든 여왕에게 80년 전 아무것도 모른 채 순수했던 어린 시절까지 떠올리게 했던 윌로우. 비록 반려견 두 마리가 그녀의 곁을 지키지만 여왕에게는 한 시대가 끝났음을 절감하게 하고 있다는 평가다. 19일 영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암을 앓고 있던 웰시코기 반려견 윌로우가 14년간의 생을 마감했다. 웰시코기는 영국 왕실을 대표하는 개다. 1933년 엘리자베스 여왕이 7살 소녀일 때 초석이 만들어졌다. 조지 6세로 왕위를 계승하게 되는 그녀의 아버지가 두키(Dookie)라는 이름의 웰시코기를 데려오면서다. 여왕은 18살 생일에 자신이 이름을 붙여준 수잔을 선물로 받게 된다. 수잔은 여왕의 허니문에도 함께 했다. 그러는 한편으로 왕실은 수잔을 혈통을 보존하기 위한 작업에도 착수했다. 여왕의 웰시코기 사랑이 그만큼 남달랐던 셈이다. 윈저궁의 이름을 딴 윈저켄넬에서 브리딩이 이뤄졌고, 수백마리의 수잔 후손이 태어났다. 여왕이 30마리를 직접 길렀으며 왕실과 가까운 이들에게 선물했다. 브리딩 프로그램은 더 이상 다른 이들이 돌보는 웰시코기들을 남기질 원하지 않는다는 여왕의 뜻에 따라 2년 전 조용히 중단됐다. 그러는 사이 여왕의 곁을 지켰던 웰시코기들은 하나둘씩 이 세상을 떠났다. 지난 2016년 영국 왕실은 여왕의 90세 생일을 기념해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반려견은 총 4마리. 윌로우와 불칸, 캔디, 홀리였다. 윌로우와 홀리는 수잔의 혈통을 이어받은 웰시코기였고, 불칸과 캔디는 웰시코기와 닥스훈트 믹스견이었다. 홀리는 그 해 10월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그래서 그녀의 곁에 남은 유일한 웰시코기는 윌로우 뿐이었다. 그런 윌로우가 최근 세상을 떠난 것이었다. 버킹엄궁은 데일리메일에 “여왕 폐하는 최근 수년간 세상을 떠난 웰시코기 전부에 대해 애통해 했다. 그러나 윌로우의 죽음은 어떤 웰시코기들보다도 더 애통한 일”이라고 말했다. 윌로우가 여왕의 부모들과 자신의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게 끔 해주는 마지막 통로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한 시대가 끝난 것처럼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윌로우의 죽음을 전하면서 “여왕의 코기들 사망하다: 도기들 장수하길”(The Queen‘s corgis are dead: long live the ’dorgis.‘“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윌로우의 죽음은 브렉시트로 새로운 시대에 접어드는 영국이 주변국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야 한다는 시대적 과제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일이기도 해 보인다. 노트펫(notepet.co.kr)
  • 문 대통령, 2020년 4·19혁명 기념식 참석 약속

    문 대통령, 2020년 4·19혁명 기념식 참석 약속

    오는 2020년 4·19 혁명 60주년 기념식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역대 최대규모로 치러질 전망이다.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4·19 혁명 60주년을 맞는 2020년 4·19 기념식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4·19 혁명 60주년을 의미 있게 치르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기로 했다”며 “문 대통령이 유족들로부터 4·19 기념식에 자주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렇게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찾아 헌화와 분향을 했지만,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공식 기념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4·19 혁명 희생자 유가족 10여 명과 4월회 간부 20여 명 등은 이날 민주묘지를 참배하러 온 문 대통령을 기다렸다가 인사하며, 정부가 4·19 혁명을 더 성의껏 기억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인 문 대통령은 4·19 혁명 60주년 기념식을 내용상 한 단계 격을 높여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4·19 혁명은 1960년 4월 19일 전국의 학생과 시민들이 이승만 정권의 독재와 부정부패에 대규모 시위로 항거한 사건으로, 우리 헌법 전문에도 그 이념을 계승해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이 4·19 혁명 기념식에 직접 참석한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 최근까지 대부분 국무총리가 참석해 대통령의 기념사를 대신 낭독하는 식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 약속에 대해 “한 희생자 유가족이 오랜 시간 동안 너무 냉대를 받아왔다고 하소연했다”며 “60주년 행사는 더욱 성의 있고 정중하게 준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 바둑 ‘新4인방 시대’] 다시, 4인의 기사… 바둑판 흔든다

    [한국 바둑 ‘新4인방 시대’] 다시, 4인의 기사… 바둑판 흔든다

    1990~2000년대 초반 한국 바둑의 기세는 대단했다. ‘세계 최강’ 일본 바둑은 두 수 아래로 여기던 한국 바둑에 연거푸 깨진 뒤 지금도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변방에 머물렀다. ‘4인방’ 조훈현·서봉수·유창혁·이창호 9단이 4년에 한 번씩 열려 ‘바둑 올림픽’으로 불리는 잉창치배(우승 상금 40만 달러) 대회를 차례로 우승한 것은 화룡점정이었다. 달도 차면 기운다던가. 10여년 전부터 ‘타도 한국’을 기치로 기사 육성에 나선 중국의 ‘인해전술’에 밀려 한국 바둑의 위상은 시나브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엔 세계 대회 무관이라는 수모까지 당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세계 바둑 지형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크고 작은 9개의 세계 대회에서 한국이 7회나 우승했다. ‘신(新) 4인방’ 박정환(25)·김지석(29)·이세돌(35) 9단, 신진서(18) 8단의 활약이 컸다. 한국 바둑에 ‘제2의 전성기’가 도래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5년 만에 되찾은 국가대항전 ‘농심신라면배’ 한국 바둑의 힘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 게 ‘반상의 국가 대항전’ 농심 신라면배 우승이다. 2013년 우승 이후 중국에 내리 4연패를 내준 뒤 5년 만에 어렵게 되찾았다. 농심신라면배는 한·중·일 각각 5명의 기사들이 출전해 지면 탈락하는 ‘연승전’ 방식이다.한국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신민준(19) 7단이 ‘대형 사고’를 쳤다. 신 7단은 중국 판팅위(22) 9단을 시작으로 일본 위정치(23) 7단, 백령배 우승자 저우루이양(27·중국) 9단, 일본 신인왕 출신의 쉬자위안(21) 7단, 백령배 챔피언 천야오예(29·중국) 9단, 일본 기성전에서 5차례 우승을 차지한 야마시타 게이고(40) 9단 등 중·일 최정상급 기사 6명을 연파했다. 농심신라면배에서 이창호(43)·강동윤(29) 9단이 보유한 한국 선수 연승(5연승) 기록을 갈아치우며 농심신라면배 우승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그러나 중국도 만만찮았다. 당이페이(24) 9단 역시 한·일 초일류기사 5명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결국 한국(김지석·박정환)과 중국(당이페이·커제)이 각각 2명씩 남은 가운데 진검승부를 펼쳤다.한국에서는 ‘특급 소방수’ 김지석 9단이 네 번째 주자로 등판했다. 신진서 8단의 패배에 이어 그마저 진다면 분위기가 중국에 완전히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패색이 짙었던 형국에서 ‘팻감 묘수’를 짜내 극적으로 당이페이 9단에게 반집 역전승을 거뒀다. 중국 측 검토실에서는 대국 중반까지 당이페이 9단의 6연승을 낙관하고 있었다. 그러나 종반에 접어들면서 반집 싸움으로 격차가 크게 좁혀지자 떠들썩했던 검토실이 뒤죽은 듯 조용했고, 김 9단이 좌하변에서 팻감을 늘리는 묘수를 선보이자 탄식이 터져 나왔다. 김 9단은 기세를 몰아 ‘중국 최강’ 커제(21) 9단과의 대결에서도 끈기와 투혼을 발휘했다. 초·중반 형세는 비세였다. 커제 9단이 흑 대마를 잡고 ‘언제 돌을 던질래’라고 시위할 정도였다. 인터넷 실시간 스코어에선 15%대85%로 커제의 승리를 당연시했다. 그러나 김 9단은 포기하지 않고 커제 9단의 강수를 물고 늘어져 기어이 흑으로 불계승을 일궈 냈다. 백을 잡고 연승가도를 달렸던 커제 9단에게는 충격적인 패배였다. 김 9단은 “약속대로 농심신라면배에서 (제가) 우승을 결정지어 매우 기쁘다”며 웃었다. 또 한번 중국의 충격적인 패배는 지난 1월 진리배 한·중 바둑리그 우승팀 대항전이었다. 한국 바둑리그 우승팀 ‘정관장 황진단’은 전력상 열세라는 예상을 깨고 중국 갑조리그 1위 ‘중신 베이징’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특히 베테랑 이창호 9단이 옛 기량을 뽐내며 2승을 거두자 중국 관계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쑥쑥 크는 박정환… 뚝뚝 떨어지는 커제 골프, 테니스와 달리 바둑에서는 공식적으로 세계 랭킹을 매기지 않는다. 다들 자국 리그에서만 순위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룰은 있다. 전성기 때의 이창호 9단에게는 한국 1위이자 세계 1위로 인정했다. 지난해는 중국 1위 커제 9단이 ‘세계 최고수’로 인정받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엔 달라졌다. 박정환 9단의 상승세가 가파른 반면 커제 9단의 승률은 뚝뚝 떨어지면서 이젠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세계 대회에서 커제 9단의 활약이 미미했다. 지난 1월 ‘해비치 이세돌 VS 커제 바둑대국’에서 이세돌 9단은 ‘천적’ 커제 9단을 오랜만에 이겼다. 형식은 초청 대국이었지만 인공지능(AI) ‘알파고’와 맞섰던 두 기사여서 자존심 싸움이 열기를 뿜었다. 박정환 9단도 올해 커제 9단과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지난 2월엔 ‘2018 CCTV 하세배 한·중·일 바둑쟁탈전’ 결승에서 백으로 불계승을 거뒀고, 지난달 월드바둑챔피언십 준결승에서도 130수 만에 백 불계승을 일궜다. 박 9단은 “커제 9단이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고 말했지만 커제 9단을 연파한 것은 적지 않은 의미를 담고 있다. 박 9단은 커제 9단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8승 6패로 앞서고 있다. 김지석 9단도 농심신라면배에서 커제 9단에 승리한 뒤 “1인자이며 훌륭한 기사이지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자신감을 내보였다. 상대 전적은 4승2패로 김 9단이 좋다. 커제 9단과 달리 ‘한국 1위’ 박 9단은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1월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전에서 박영훈(33) 9단을 꺾고 우승해 세계 기전 무관에서 탈출했다. 이어 월드바둑챔피언십과 CCTV 하세배 한·중·일 바둑쟁탈전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수확했다. ●한국, 세계 기전 강세 이어가 최근 진행되는 세계 기전에서도 한국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제12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에서도 한국은 박정환·김지석·박영훈 9단이 8강에 진출했다. 김 9단은 LG배 기왕전 챔피언 중국의 셰얼하오 9단을 만나 또 한번의 묘수를 찾아내 백 불계승을 거뒀다. 김 9단은 이번 대회까지 4년 연속 8강에 진출해 올해는 일을 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박정환 9단도 중국의 펑리야오(26) 6단을 손쉽게 물리치고 3년 연속 8강에 올랐다. 박영훈 9단은 중국 롄사오(24) 9단을 상대로 극적인 반집승을 거뒀다. 앞서 16강에 진출한 한국 기사 4명 중 강동윤 9단만이 커제 9단에게 패해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일본 기사들의 전원 탈락으로 8강 대결도 한·중 기사로 압축됐다. 특히 김 9단과 커제 9단의 ‘빅매치’가 예정돼 또 한번 세계 바둑팬들을 벌써부터 흥분케 하고 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소프트외교’ 앞세워 ‘정상국가’ 공들이는 北

    ‘소프트외교’ 앞세워 ‘정상국가’ 공들이는 北

    북한이 여성·문화·체육 등을 앞세운 ‘소프트외교’에 집중하며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인정받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비핵화라는 본질적 논의에 앞서 친선 교류가 가능한 정상국가 이미지 연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전날 방북한 중국 예술단의 발레무용극 ‘붉은 여성중대’를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은) 중국 예술단의 이번 평양 방문이 공동의 재부인 조(북)·중 친선의 전통을 계승하고 더욱 공고히 발전시키는 데서 의의 있는 계기가 되리라는 기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리설주와 함께 무대에 올라 중국 예술단과 일일이 악수했고,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의 담화에서는 양국 간 문화 교류 발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체육 교류로 국면 전환에 나섰던 북한은 남북 예술단 교류 공연 이후 중국 예술단 방북 공연 등 문화예술 교류를 통해 친선관계 회복에도 나서고 있다. 김근식 경남대 정외과 교수는 “일종의 ‘미소외교’”라며 “북한이라는 나라가 다른 이웃 나라들과 친선을 도모하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소프트한 방식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의 소프트외교에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부인 리설주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해 현 남북 관계 개선 국면에 결정적 역할을 한 데 이어 최근 방북한 중국 예술단의 공항 영접에 직접 나서는 등 중국 측을 환대하며 북·중 관계 밀착에도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각종 행사에 부부 동반으로 참석하고 있는 리설주에 대해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라는 호칭까지 붙이며 대내적 위상 높이기에 나섰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체제가 보통국가의 체제이고 국제사회나 대외적으로 충분히 교류가 가능하다는 것을 과시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데스크 시각] 진짜 보수를 만나고 싶다/최여경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진짜 보수를 만나고 싶다/최여경 국제부 차장

    비 내린 지난 주말, 어김없이 서울 세종대로에 태극기가 나부꼈다. 그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과 ‘문재인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세월호 참사 4주년에 앞서 추모식에 모인 이들에게 “빨갱이”, “노란 마귀”라는 등 폭언을 퍼부었다. 보통 이 시위를 ‘보수집회’라 부른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광화문광장 촛불집회가 무르익을 2016년 말. 그 반대편 덕수궁 대한문에서 태극기가 휘날리기 시작했다. ‘촛불=진보’라는 등식의 대립항으로, 맞불집회로도 불렸던 그곳에서는 ‘계엄령 선포’, ‘군대 동원’ 등 반헌법적 발언이 튀어나왔다. 당시 과격한 언동을 스케치한 사진에 ‘극우·보수단체’라는 설명을 썼다가 한 선배의 전화를 받았다. ‘극우’라는 단어를 빼라는 주문이었다. “폭력성 있고 배타주의적 발언을 하니 극우라고 할 만하지 않습니까” 했더니 그가 되물었다. “그럼 촛불집회는 극좌냐?” 대꾸할 필요를 못 느껴 대답하지 않았다. ‘보수’라는 설정부터 잘못 끼운 단추였기 때문이다. 최근 번역돼 나온 ‘보수의 정신’(지식노마드)에서 저자인 정치평론가 러셀 커크는 “보수주의는 인류의 정신적이고 지적인 전통의 계승이자 ‘영원한 것들’을 지키려는 노력”이라고 했다. 서로 다른 개인, 가족, 회사, 이웃, 정부 등이 조화하면서 사회를 보존해 가는 방식으로 정의했다. 초월적 질서와 법률·규범에 대한 믿음, 급격한 개혁보다 신중한 개혁, 획일성과 평등주의를 배격하고 다양성과 인간 존재를 향한 애정, 이것들을 보수의 기본 개념으로 봤다. 이런 틀거리 안에 한국의 ‘보수’를 끼워 넣을 수 있나. ‘군부 쿠데타’를 거침없이 내뱉고, 이견을 보인 이들에게 ‘연탄가스’, ‘바퀴벌레’라고 부르는 행태는 분명 보수의 자세가 아니다. 과격성을 동반했으니 ‘극우’의 범주일까.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극우가 전 세계 추세이긴 하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난민과 유럽연합 반대’를 외치며 최근 4선에 성공했다. 국경을 닫고, 난민을 “독극물”이라 칭해 거센 비판을 받았지만 큰 지지도 얻었다. 지난 4일 이탈리아 총선에서도 반난민 정서가 승패를 갈랐다. 사회·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킨 난민에 대한 반감은 ‘이탈리아 우선’을 앞세운 극우 세력의 자양분 노릇을 했다. 독일도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이 제3당으로 의회에 입성했다. 하지만 극우는 민족주의·인종주의가 작용한 것이니 이것도 맞지 않아 보인다. 미국 국기를 흔들고, 친일을 옹호하는 태도는 민족주의라 할 수 없다. 한국의 보수는 도덕성으로 무장하고, 전통적인 가치를 지키기는커녕 남북 관계에서 비롯된 좌파에 대응하기 위한 말이 된 지 오래다. ‘무능보다는 부패가 낫다’는 뻔뻔한 구호를 외친 한국식 보수의 결과는 지난 정권에서 봤다. 자신을 보수 쪽에 둔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흔히 보수가 더 잘한다는 경제성장, 안보조차 못 이뤘다”면서 ‘망해도 싸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고,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현 정부를 공격하며 “우리도 그러다가 망했다”고도 했다. 반성을 하는 듯한데 달라진 건 없다. 전 국민이 아픔으로 느끼는 세월호 참사 4주년인 16일, 여전히 “세월호를 정략적으로 이용한다”거나 현 정부를 ‘세월호 사건을 빌미로 탄생’했다고 말한다. 정부와 여당의 실정이나 흠집을 부풀려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식은 곤란하다. 과격한 언동에 기대 지지층을 확보하려는 행태라면 자멸할 뿐이다. “세월호는 북한 소행” 같은 허무한 말 말고, 진짜 안보와 사회 안정을 우선으로 하는 보수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한마디 해 봤다. cy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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