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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인 ‘도넛산타’ 안타까운 죽음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에서 도넛가게를 운영하면서 선행을 베풀어온 한국인이 강도의 총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댈러스뉴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텍사스주 댈러스 동부 오크 클리프에서 도넛가게를 운영하던 정기선(46)씨가 21일(현지시간) 자신의 가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씨가 이전에 두 차례 강도를 당한 뒤 설치한 감시 카메라에는 이날 오전 7시쯤 복면을 한 두명의 강도가 가게로 난입,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고 있던 정씨를 총으로 위협하는 장면이 포착돼 있다. 이들은 계산대의 현금을 훔쳐 달아나면서 두 손을 들고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는 정씨에게 총을 쐈다. 중상을 입은 정씨는 곧바로 911에 전화를 걸었지만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숨졌다. 댈러스 경찰의 크레이그 밀러 강력팀장은 정씨에 대해 “그는 이웃과 친하게 지내면서 이웃 사람들의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 정씨의 부인과 두 딸은 가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충격을 받아 말을 잇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넛가게 손님이었던 로드니 벤슨은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아이들에게 도넛을 공짜로 나눠주기도 했다.”며 안타까워했다.kmkim@seoul.co.kr
  • 휴대전화로 쇼핑·검색·대출까지

    휴대전화로 쇼핑·검색·대출까지

    #장면1. 2010년 12월15일, 나최신(34)씨는 장을 보러 대형마트로 향한다. 챙긴 것은 스마트폰과 장바구니하나뿐, 지갑은없다. 휴대전화로 버스요금을 낸 그녀는바로 지하 식 품매장으로 향한다. 알뜰하기로 소문난 그는 얼마전까지장을보기전 전단에서 할인쿠폰을 오리는 게 일 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마트에 들어서는 순간 휴대전화로 ‘오늘의 할인쿠폰’ 정보가 주르르 들어온다. 위치정보시스템(GPS)이마트안으로 그녀가 들어섰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필요한 물건 중 할인폭이 큰 것들은 장바구니에 모두 담아 넣었다. 계산대에 휴대전화를 내밀자전화기 속에 내장된 4장의 카드중 할인율이 가장 높은 카드가 자동 선택된다. 전송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나씨 쇼핑은 마무리된다. #장면 2. 같은 날 제주 출장을 나선 김(35)과장은 렌터카로 제주도 도로를 달리는 중이다. 휴대전화 지도 검색서비스로 가장 싼 주유소에서 가장 큰 할인 혜택을 받았다. 결제는회사에서 지급한 공용휴대전화를 이용했다. 일을 마친 후 김 과장은 휴대전화에서 맛집 서비스를 선택한다. 선택한 곳은 한프랜차이즈 카레전문점. 식사를 마친 김과장은 단골이 되기로 한 후 자신의 휴대전화 맛집 목록에서 이 카레전문점을 추가한다.  내년부터 정보통신기술(IT)과 카드사와 은행 등 금융권이 서로 결합하면서 우리의 생활상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최근 이동통신사와 카드·은행 등이 서로 손을 잡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동통신 휴대전화에 신용카드 정보와 멤버십 카드 정보가 삽입되는데, 여기에 손 안의 인터넷이라고 불리는 스마트폰까지 결합을 준비 중이다. 각 은행들이 스마트폰 서비스를 시작하면 인터넷 뱅킹은 마치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처럼 쉬워진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하반기 이후엔 휴대전화 하나로 펀드가입부터 대출, 자산관리 등도 가능해 질 수 있다. 관계자들은 “기술적 제악은 없다.”라고 입은 모은다.하지만, 편리함뒤에장애물도 있다.이런 서비스가 가능해지려면 상점마다 카드 단말기를 비치한 것처럼 휴대전화 인식기가 보급돼야 한다. 보안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유영규 김민희기자 whoami@seoul.co.kr
  • [모닝 브리핑] 8711개 마트 계산대서 ‘위해상품’ 자동차단

    전국의 8711여개 유통매장 계산대에서 ‘위해상품’을 실시간으로 걸러내는 시스템이 가동된다. 지식경제부와 환경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은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위해상품 판매차단 시스템’의 인증마크 수여식을 갖고 롯데마트와 신세계이마트, 현대백화점, 보광훼미리 마트, GS리테일 등 5개 업체를 위해상품 차단 매장으로 인증했다. 매장 계산대에서 바코드를 찍을 때 위해상품인 경우 경보음이 울려 해당상품의 판매를 차단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해외사용 신용카드 국내서 복제

    동남아 여행객의 신용카드 정보를 빼내 복제카드를 만든 뒤 골프숍과 고급 의류점 등에서 사용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H·S·K·H 등 국내 유명 카드사들의 카드가 불법 복제돼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서울 영등포경찰서는 3일 해외 여행객들의 신용카드 정보로 위조카드를 만든 뒤 사용한 혐의로 김모(46)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박모(4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태국에 거점을 둔 복제카드 조직으로부터 태국 여행객 신용카드의 정보를 이메일로 전달받아 카드를 복제한 뒤 사용했다. 태국 여행객이 물품 등을 구입하고 카드로 계산할 경우 범죄조직과 연결된 계산대 직원이 일반카드기와 복제카드기(일명 스키머)에 동시에 긁어 빼낸 정보를 국내에 있는 조직에 이메일로 보내 복제카드 기기인 리드 앤드 라이트(Read and Write)로 복제카드를 만들어 사용하는 수법이다.이들은 지난 8월 태국 푸껫 등을 여행한 사람들의 카드를 복제했으며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집중적으로 사용했다. 경찰과 카드업계는 이들은 서울 강남 지역 대형 골프숍과 고급 의류점, 가전매장 등을 돌며 환가성(현금으로 전환) 높은 물품을 구매한 뒤 되팔아 현금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의 집에서 위조된 복제 신용카드 30장과 노트북 2대, 골프채 80개 등을 압수했다. 현재까지 밝혀진 카드정보 유출건수는 17건, 카드사용 액수는 5000여만원이지만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사용건수와 사용액은 훨씬 더 늘어날 전망이다. 카드업계는 3000여건의 카드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국내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카드업계 쪽은 S카드 1300만원, H카드 800만원, K카드 500만원, 또 다른 H카드 400만원 등이 사용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경찰은 이들이 달아난 총책의 지시를 받고 범행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총책을 잡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태국은 신용카드 사용을 주의해야 하는 국가인 만큼 여행 뒤 반드시 카드 거래정지, 재발급 등으로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태국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99% 복제된다는 것이다. 경찰은 최근에도 포스(POS) 단말기를 통해 카드정보가 해외로 유출돼 복제·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안석기자 ccto@seoul.co.kr
  • 아프간 파병 미군 1인당 추가전비 ‘천양지차’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전략 발표를 앞두고 참모들 간에 추가 파병 규모에 이어 추가 전비를 놓고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백악관의 예산담당자들은 병사 1명당 연간 100만달러(약 11억 5000만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 데 비해 국방부 측은 이의 절반 수준인 1인당 연간 50만달러로 보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비용이 1년 새 2배로 늘어나 급기야 지난 7월에는 67억달러를 기록했다. 기록적인 아프간 전비는 그렇지 않아도 아프간에 추가 파병하는 것에 반대하는 일부 의원들에게 좋은 빌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예산담당 관계자들의 계산대로라면 3만~4만명을 추가파병할 경우 연간 300억~400억달러의 전비가 더 소요된다는 계산이다. 조지타운대학의 군사전문가 크리스틴 페어는 미 행정부 내 관료들 사이에 추가 전비 규모를 놓고 이처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프간 전쟁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한 이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의회는 내년도 예산에 아프가니스탄 전비로 1300억달러를 승인했다. 예산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추가 파병에 따른 비용을 추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아프간 전쟁의 목적에 따라 군사전략이 먼저 결정돼야 하고, 이에 따라 추가로 파병할 군대가 정해지고 어느 군대를 보내느냐에 따라 비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kmkim@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물고기 꽃다발/이림

    [엄마와 읽는 동화] 물고기 꽃다발/이림

    “아유, 냄새!” 분홍장미가 찡그리며 말했다. “우후! 냄새!” 줄돔이 벙글거리며 말했다. 서울 명동 노다지 횟집. “사장님, 이 것 잠시 좀 맡아주시겠어요? 지하철 타고 갔다 올 일이 있어서요.” 점심 식사를 마친 초등학교 졸업생 어머니가 계산대에 꽃다발을 내밀며 말했다. 분홍 장미 한 아름에 버들개지 두어 가지, 또 다른 꽃들도 섞여 있었다. 꽃다발 속에는 벌써 봄이 와 있었다. “어이, 주방장!” 꽃다발은 주방 안으로 건네어졌다. 횟감용 물고기가 헤엄쳐 다니는 수족관 위 선반 위에 올려졌다. “아유, 기분 나빠!” 분홍장미는 오후 내내 수족관 위 선반 위에서 코를 쥐었다. 난생 처음 맡아보는 물고기 냄새가 역겨웠다. “우후! 기분 좋아!” 줄돔은 오후 내내 수족관 안에서 코와 입을 활짝 열고 헤엄쳐 다녔다. 난생 처음 맡아보는 장미 향기가 황홀했다. “그 아주머니, 곧 우리를 데리러 올 거야… 늦둥이 아들 초등학교 졸업이라고 얼마나 정성들여 꽃다발을 만들었는데…” 버들개지가 분홍장미를 달랬다. 버들개지는 꽃다발 꽃 중에서 하나뿐인 야생 꽃이다. “코 좀 다물어. 흔적만 남은 코를 벌름벌름, 발름발름… 너, 힘 빠지면 바로 회로 썰어진다는 것 알지?” 볼락이 줄돔을 나무랬다. 볼락은 수족관 물고기 중에서 하나뿐인 자연산 횟감이다. 값비싼 눈요기용 횟감인 줄돔 뒤에 숨어 다니며 뜰채를 피해 다니는 꾀돌이다. 밤이 왔다. 주방 안은 어슴푸레 밝다. 뽀르르 뽈뽈~ 웅~ 수족관 산소 방울 소리에 냉장고 소리가 가끔씩 더해지고 있다. “아유, 냄새!” 분홍 장미는 밤늦도록 코를 쥐고 잠을 못 이루고 있었다. “우후! 냄새!” 줄돔은 코를 벌름거리며 잠을 못 이루고 있었다. “뭐? 수족관에서 물고기 냄새가 올라온다고?… 그만 자. 그 아주머니, 내일은 틀림없이 올 거야.” 버들개지가 분홍 장미 잠을 재촉했다. “그만 자. 잠을 잘 자야 하루라도 더 생생하게 버티지.” 볼락도 줄돔 잠을 재촉했다. 다음 날이 왔다. 사장과 주방장은 하루 내 선반 위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바빠서 꽃다발이 거기 있다는 것조차 잊은 듯했다. 밤이 되도록 졸업생 어머니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유, 냄새. 훅…” 분홍 장미는 몹시 목이 말랐다. 벌써 겉잎이 다 말라 자줏빛 테를 두르고 있었다. “우후, 냄새. 헉…” 줄돔은 온몸이 나른했다. 까만 줄무늬에 하얀 거품 같은 것이 끼고 있었다. 자정 무렵이었다. “훅! 훅!…” 분홍 장미는 목이 탈 대로 탔다. 속잎까지 꾸덕꾸덕 마르고 있었다. “헉! 헉!…” 줄돔은 온몸에 힘이 다 빠져나간 것 같았다. 뼈없는 물고기처럼 온몸이 흐물거렸다. “좋은 수가 있어!” 버들개지가 말했다. “분홍 장미야, 우리 저 수족관 물에 뛰어들자.” “뭐라고?” “아무리 꽃다발 꽃이라지만 이렇게 날로 말라 죽긴 싫어.” “?” “너처럼 비닐하우스 속에서만 큰 꽃은 모르겠지만, 내 고향 시냇물 속에도 물고기가 많았어! 물고기가 발을 간질러 주면 힘이 막 솟곤 했지.” “저 비린내 나는 물에?… 싫어, 싫어.” 분홍장미는 고개를 저었다. “좋은 수가 있어!” 볼락이 말했다. “줄돔아, 우리 저 꽃다발 속으로 뛰어들자.” “뭐라고?” “어차피 너나 나나 내일을 못 넘겨. 손님들 눈요깃감이 되지 않는다 싶으면 너부터 바로 회로 썰어질 거야! 난 이런 감옥 같은 데서 죽음을 맞긴 싫어.” “?” “너처럼 양식장 속에서만 자라온 물고기는 모르겠지만, 내 고향 바다 속에는 물풀도 많았어. 검푸른 물풀 속을 헤엄치고 있으면 힘이 막 솟아나곤 했지.” “저 고운 냄새 나는 꽃다발 속에?… 좋아, 좋아. 그런데 어떻게 저 높은 곳에 뛰어들어?” 줄돔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쨌든 뛰어들어야지 뭐. 아님 내려오게 해서 들든지...” 볼락이 지느러미를 흔들며 말했다. 뽀르르 뽈뽈~ 웅~ 사작사작 삭삭 끙~ (“분홍장미야, 몸을 밀어 봐.” “싫어, 버들개지야. 무서워!” “내려가야 한다니까!”) 뽀르르 뽈뽈~ 웅~ 철버덕 철버덕 슉! 풍덩~ (“돌돔아, 뛰어 올라.” “그렇게 높이? 난 볼락 너처럼 몸이 가볍지 않아!” “그래도 더 높이 뛰어야 해!” “이렇게?” “그래. 그래야 꽃들이 우리 지느러미를 잡고 내려오게 하지.) 밤새 노다지 횟집 주방 안은 수선스러웠다. 늘 나던 수족관 산소막대 소리에 안간힘을 쓰는 소리들이 더해졌다. 날이 밝았다. 삐삐~ 띠띠~ 문이 열리고 사장이 들어왔다. 주방장도 들어왔다. 수족관 앞으로 간 사장이 소리쳤다. “아니, 주방장, 꽃다발이 왜 수족관 안에 떨어져 있어? 선반이 기울어진 것 아니야?” “아닌데요. 똑 바른데요!” “그럼 왜 널따란 선반에서 꽃다발이 떨어져?” “그, 글쎄요… 꽃다발이 발을 달았나? 아님 혹, 혹시 우리 주방 안에 쥐가?…” 사장과 주방장은 주방 안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곧이어 비닐 옷 입은 아저씨가 들어왔다. ‘우주수산’이란 글씨가 새겨진 파란 통을 들고 있었다. “사장님, 오늘 횟감 진짜 좋습니더. 바로 넣겠습니더.” 우주수산 아저씨가 수족관 앞으로 왔다. 물 속에 떨어져 있는 꽃다발을 보고 소리쳤다. “아이, 이게 뭐꼬? 이 꽃들 바보 아이가? 짠물에 뛰어들어서 김치가 될라 카나… 에잇!” 우주수산 아저씨는 꽃다발을 문밖으로 휙 날려버렸다. “사장님, 어제 회 특대 시킨 사람이 있었어예?” “왜요?” “줄돔 큰 것 없앴네예.” “아니, 아직 잡지 않았는데요?” “잔고기들도 거의 다 팔았고요.” “아닌데?… 어젯밤 퇴근할 때만 해도 있었는데?… 가만! 꽃다발 속에?” 사장이 얼른 문을 열고 뛰어나갔다. 주방장도 따라 나갔다. “사장님, 그 고기들, 다 꽃다발 속에 숨어 든 게 틀림없어요.” “빨리 꽃다발을 찾기나 해. 큰 돔 값이 얼만데!” “예, 예!” 사장과 주방장은 꽃다발을 찾느라 횟집 앞 주차장을 헤매었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꽃다발은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꽃, 꽃다발이 어디 갔어?” “정말, 그새 어디로 간 거야? 흔적도 없어.” “…저, 저기!” 뒤따라 나온 우주수산 아저씨가 소리쳤다. “어디?” ”어디요?“ “저기, 저기예!” 대성당 위로 로켓 모양 물체 하나가 올라가고 있었다. 분홍 몸체에 줄무늬 문 같은 게 달려 있었다. 줄무늬 문 안으로 오글오글 바글바글 손님들이 타고 있었다. “비행접시다! 제보해야지.” 징-칙! 지나가던 청년이 디카를 눌렀다. “미사일이다!” 찰칵! 지나가던 초등생도 손전화를 눌렀다. “물고기 꽃다발, 삼각산 너머로 가버렸지요?” “낮달 속으로 들어갔어!” “우주로 날아갔습니더!” 사장과 주방장, 우주수산 아저씨는 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오토바이를 탄 청년 하나가 가던 길을 되돌아와 소리를 질렀다. “누구예요? 남이 싣고 가는 시험용 폭죽에다 꽃다발을 던진 사람이… 폭죽 값이 얼만지 알아요? 오늘 연구소에서 발사 시험을 해야 하는 거란 말이에요… 근데 저 폭죽이 왜 터지지 않고 날아가기만 하지?” ●작가의 말 지난 겨울, 아들 졸업식이 있었다. 2월 하순은 꽃들에겐 추운 날씨다. 오들오들 떨고 있는 꽃다발 속 꽃들에게 참 미안했다. 축하 오찬을 하러간 횟집 수족관 물고기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인간에게 찰나적인 즐거움을 위해 바쳐진 그 순간이, 저들에겐 한평생 온힘을 다해 일군 가장 빛나는 순간인 것을. 그들에게 영원한 아름다움을 주기 위해 이 동화를 썼다. ●약력 199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가작. 제13회 계몽사 아동문학상 장편동화 부문 당선. 경남아동문학상 수상. 영남 아동문학상 수상. 제7차 교육과정 5학년 국어교과서에 ‘울타리속 비밀’ 수록. 펴낸 책으로는 ‘아빠는 짜리몽땅’, ‘안녕하세요?’ 등 다수가 있다.
  • [테마 스토리 서울] (17) ‘서울속 파리’ 서래마을

    [테마 스토리 서울] (17) ‘서울속 파리’ 서래마을

    “마담, 쥬 푀 부 제데?(Madame, Je peux vous aider·부인,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쥬 부 두와 콤비앙?(Je vous dois combien·계산 좀 해주세요?)” 지난 20일 오후 서초구 반포 4동 서래마을에 있는 한 제과점. 희끗희끗한 머리의 외국인 여성이 바게트빵을 들고 계산대 앞으로 다가갔다. 젊은 한국인 여종업원이 부드럽게 불어로 물었다. 가게 안 곳곳에 불어로 이야기를 나누는 프랑스인들이 눈에 띄었다. 맞은편 카페에는 어린 딸과 함께 간식을 먹으러 온 바스칼(45) 부녀도 있었다. 한국에 온 지 4년이 넘었다는 그는 딸 레아(8)를 외국인학교에 보내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서울프랑스학교’의 하교시간이 되자 서래마을 골목길에 갈색, 금발 머리의 프랑스 어린이들이 하나둘씩 보였다. 불어로 재잘대며 얘기하는 통에 마치 한국인들이 프랑스에 온 것 같은 착각까지 드는 곳이다. 반포 4동과 반포1동에 걸쳐 있는 서래마을은 프랑스인들이 많이 거주해 ‘서울 속의 파리’로 알려진 외국인마을. 이를 나타내듯 서래로(路) 양 옆엔 태극기와 프랑스 국기가 함께 걸려 있다. 빨강, 흰색, 파랑의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유색 보도블록도 설치돼 있다. 길가엔 검은색 인테리어에 빨간 천막으로 포인트를 준 스파게티집, 통유리가 시원스레 펼쳐진 레스토랑까지, 멋스러운 가게들이 즐비했다. 프랑스식 가정요리 전문점 ‘떼레메르’에서 일하는 김모(34)씨는 “이 곳을 찾는 프랑스인들은 두어시간 동안 천천히 여유롭게 식사를 즐긴다. 하지만 의외로 비싼 음식은 시키지 않는 ‘짠돌이’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옛 문헌에 따르면 서래마을은 현재 반포 15차 한신아파트가 있는 곳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1925년 대홍수 때 피해를 입고 이주해와 터전을 잡으면서 형성됐다. 서래마을이란 이름도 마을 앞 개울이 서리서리 굽이쳐 흐른다 해서 불리게 됐다. 30여년 전만 해도 슬레이트 지붕의 주택이 듬성듬성 위치했던 이곳은 1985년 프랑스학교가 한남동에서 이전해오면서 지금의 프랑스인 중심의 고급단지로 변모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프랑스인의 40%인 400~500명이 이곳에 살고 있다. 교육여건 외에 프랑스인들을 이곳으로 끌어당기는 비결은 무엇일까. 서초구 관계자는 뛰어난 치안과 조용한 경치 등을 손꼽았다. 실제 폐쇄회로(CC)TV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외교관 남편을 따라 지난달 이곳에 정착한 세니얼(48)씨는 “빌라 형태의 아름답고 쾌적한 생활환경과 친절한 이웃들이 이국땅에서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벌거벗은 영국 남성들 ‘편의점 습격사건’

    벌거벗은 영국 남성들 ‘편의점 습격사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남성들이 편의점을 습격하는 사건이 벌어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6시(현지시간)께 영국 데번 주 텍사코 주유소에 딸린 편의점에 나체 남성 무리가 들이닥쳤다. 홀로 계산대를 지킨 여성 직원은 난데없이 등장한 나체 남성들을 보고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여직원에 따르면 옷을 홀딱 벗은 남성 셋을 포함한 일행 6명이 편의점에 우르르 몰려와 포르노 잡지를 뒤적였다. 나체 남성들은 잡지 중 일부를 계산대에 올려놨으나 여직원이 “옷을 제대로 입지 않으면 잡지를 팔지 않겠다.”고 판매를 거부하자 빈손으로 돌아갔다. 상황을 즐기는 듯 남성 중 한명은 이 같은 모습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았다. 뒤늦게야 상황을 안 편의점 매니저인 고부 라사링엄은 “도착했을 때 여직원은 놀라서 거의 울고 있었다.”면서 “장난이라도 공공장소에서는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데번 주 경찰은 남성들이 근처에서 파티를 열고는 벌칙으로 이 같은 행동을 벌였을 것으로 판단하고 CCTV에 찍힌 인상착의를 바탕으로 이 남성들을 찾는 중이다. 피트 트루드전 경관은 “이들은 2003년 제정된 ‘성범죄법’에 의해 적용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자수할 경우 가벼운 처벌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편의점 CCTV에 포착된 모습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왜 열심히 일해도 가난할까

    ‘또 다른 미국’은 가능할까? 뜬 구름 잡는, 너무 먼 나라 얘기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보자. ‘또 다른 한국’은 가능할까? 역시나 무슨 소리인가 싶다. 조금만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 #사례1. 서울 영등포에서 5년째 조그만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최모(47)씨는 매일 오전 11시쯤 부인 김모(41)씨와 함께 장을 본 뒤 오후 3시 남짓부터 새벽 3~4시까지 중·고생부터 취객들까지 상대한다. 튀김, 어묵, 떡볶이에 간단한 부침개, 소주, 막걸리 등을 팔고 나면 매출은 20만~30만원 정도. 하지만 재료값에 청소비에, 수도요금, 무전취식 줄행랑 등등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손에 떨어지는 돈은 많아야 8만~10만원이다. 올해 들어 딱 사흘 쉬었다. 늘 서있다 보니 허리, 무릎은 늘 2500원짜리 파스 신세다. 고등학교 2학년 아들, 중학교 3학년 딸만 생각하면 한숨부터 앞선다. 학원은 언감생심이며, 대학에 보내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사례2. 16년차 직장인 박모(43)씨는 결혼 이후 11년 동안 벌써 여섯 차례나 짐을 싸고 풀며 집을 옮겨 다녔다. 신촌 학교 근처에서 시작한 살림은 이후 홍은동→합정동→행신동 등으로 외곽으로만 이동했다. 제 방을 갖고 싶은 딸아이가 있어 집을 좁힐 수는 없고 22평 남짓에서 이사만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부인이 대형마트 계산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림에 보탠다지만, 치솟는 집값에 내 집 마련은 요원하기만 하다. 가끔 구입하는 로또 5000원어치에 허망한 기대를 품어볼 뿐이다. 성실하게 일하는 대한민국 중산층 서민들의 모습이다. 대통령이 끊임없이 유포시키는 ‘국민소득 4만달러’ 주장은 이들에게는 딴나라 얘기일 뿐이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혹은 더 심각하다. ‘워킹 푸어, 빈곤의 경계에서 말하다’(나일등 옮김·후마니타스 펴냄)를 쓴 데이비드 K 쉬플러는 미국 사회를 지탱해 왔던 ‘정직하게 부지런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청교도적 직업관과 윤리적 노동관의 환상을 여지없이 깨뜨린다. 정치적으로, 종교적·이념적으로 완고한 미국의 독자들에게 접근하는 쉬플러의 수단은 바로 빈곤의 경계 언저리에 있는 ‘워킹 푸어(근로 빈곤층)’의 삶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 547쪽 전권에 걸쳐 이어지는 수십명의 생생한 사례 등 꼼꼼한 취재의 결과물들은 저자가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22년 동안 뉴욕타임스의 민완기자였음을 확인시키고 남는다. 쉬플러는 “5, 6년간 지속적으로 참여 관찰했으며, 가능한 진보, 보수의 이데올로기적 렌즈를 배제하고 바라보려 노력했다.”면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았음을 자신있게 말했고, 이는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 됐다. 실제 개인의 가난을 구조 탓으로 돌려버리기에는 자본주의의 환상이 여전히 크다. 그렇다고 빈곤을 사실상 강요하는 사회 구조의 구체적인 모순을 마냥 눈감아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또 다른 미국이건, 또 다른 한국이건 가능할지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구체적 현실을 직시하고, 또 다른 세상에 대한 구체적 모습을 그려보지 않는 한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다. 1만 9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지능형 쇼핑시대 온다

    대형 쇼윈도는 앞에 멈춰선 30대 직장여성 A씨에게 30대 여성들이 관심을 가질법한 최신 트렌드에 대한 설명을 음성과 영상으로 제안한다. 마음에 드는 코트 영상에 손을 대자 원단정보와 사이즈를 가르쳐 준다. 화면에 신용카드를 갖다 대자 결제완료 메시지가 나오고, 다음날 코트가 집으로 배달된다.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14일부터 4일 동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14회 아시아·태평양 소매업자 대회’에서 관람할 수 있는 미래의 쇼핑모습이다. 이르면 2012년부터 적용할 수 있는 ‘아이월(i-wall)’ 기술에 대한 설명이다. 벽 안에 감춰진 카메라가 얼굴 윤곽을 인식해 성별과 연령 등을 측정해 고객에게 맞춘 아이템을 쇼윈도에 내비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밖에 지능형 탈의실, 무인 마트, 맞춤형 골프숍 등 다양한 기술들이 대회에서 소개됐다. 지능형 탈의실은 직접 갈아입지 않아도 스캔 화면을 통해 관심이 있는 옷을 입은 모습을 보여주는 기술이다. 무인 마트는 쇼핑도우미 로봇을 활용해 장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로봇에 장착된 LCD를 통해 선택한 제품의 가격과 원산지, 재고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카트에 담는 순간 계산이 되기 때문에 따로 계산대 앞에 줄을 설 필요도 없다. 맞춤형 골프숍에서는 3D 스크린 골프장 등을 갖춘 매장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골프채를 고르고, 손 모양을 스캔해 골프 장갑을 고를 수 있게 했다. 고객 개개인의 욕구와 수요에 맞춰서 쇼핑 편의를 극대화한다는 게 미래쇼핑의 키워드로 꼽혔다. 김상열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친환경과 IT 기술을 주제로 미래 소비생활을 구현한 이번 대회는 국내는 물론 세계에 한국의 유통 신기술을 소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출산천국 전북 만들기’ 민·관·학 뭉쳤다

    ‘출산천국 전북 만들기’ 민·관·학 뭉쳤다

    전북도와 금융권, 대학, 기업 등이 출산 장려를 범사회적인 운동으로 전개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내놓았다. 도는 금융계, 학계, 사회단체 등 10개 분야 기관·단체와 함께 28일 도청에서 ‘출산장려 사회적 대 협약식’을 갖고 아이 낳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대대적인 출산 장려책을 시행키로 했다. 우선 자치단체가 행정기관 등에 300곳의 임신부 전용 주차장을 설치해 몸이 무거운 임신부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도청과 14개 시·군 300곳에 임신부 전용 민원창구를 설치해 각종 민원을 신속하게 처리해 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임신부 등록 스티커를 배부해 임신부들이 우대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도내 대형할인점 등 20곳에도 임신부 전용 계산대가 설치된다. 특히 농협과 전북은행 등 금융권도 출산장려 시책에 동참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금융기관은 임신부와 다자녀 가정에 정기 예금과 적금의 이율을 1.3∼1.8% 포인트 추가해 주고 국민주택기금 대출 이자를 0.5% 포인트 낮춰 주기로 했다. 전북은행이 시판하는 ‘전북아이나라예금’은 2년 만기 정기적금의 경우 기본이율 2.6%에 1.3% 포인트를 더해 3.9%의 우대 이율을 적용해 준다. 농협의 ‘전북다자녀사랑예금’도 3자녀 가정의 경우 기본 2.6%에 우대 1.35%를 더해 3.95%의 이자를 주기로 했다. 전북대, 전주대 등 9개 대학은 셋째 자녀 이상의 입학생이나 재학생의 등록금을 전액 또는 일부 면제해 주는 등 출산 장려 분위기를 확산하기로 했다. ㈜전주페이퍼 등 규모가 큰 도내 16개 기업은 임신부의 시간 외 근무를 금지하고 태아 검진시간을 허용하는 한편 채용 때 다자녀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35보병사단은 현역과 예비군, 공익요원들에게 출산장려 교육을 강화하고 다자녀 군인가족에 대한 우대시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의료계와 종교계는 낙태를 적극 예방하고 건강한 출산을 유도하며 사회단체는 한 자녀 더 낳기 범도민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전북도 심정연 복지여성보건국장은 “저출산 문제는 경제적인 측면뿐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요인도 중요한 만큼 출산과 양육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자체는 물론 사회 각계가 힘을 보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서울 ‘자전거 택시’ 2011년 도입

    서울 ‘자전거 택시’ 2011년 도입

    │프라하(체코) 김경운특파원│이르면 2011년부터 서울에 신용카드로 언제 어디서나 빌려 탈 수 있는 ‘공공 자전거 택시’가 도입된다. 동유럽을 공식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16일(현지시간)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열린 ‘서울의 날’ 행사 직후 “캐나다의 자전거 택시제도인 ‘빅시(Bixi)’를 이르면 2011년부터 서울시내에서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빅시는 지난 5월부터 캐나다 몬트리올과 퀘벡에서 운영되는 공공 자전거 시스템으로, 현재 몬트리올 시내를 중심으로 3000대의 자전거가 배치돼 있다. 계산대와 자전거, 태양열로 작동되는 이동식 무인 자전거 보관대로 구성되는 빅시를 이용하려면 몬트리올에서 신용카드로 하루 5달러, 월 28달러, 연 78달러를 결제하면 된다. 오 시장은 “우리나라의 자전거도로 여건상 빅시를 당장 도입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서울의 자전거도로 구축 계획상 2011년 빅시를 6개월 정도 도심에서 시범 운영하고 나서 전면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 자전거 모델 개발과 정거장 시설 공사 발주, 운영사업자 선정 등을 올해 말까지 완료한 뒤 내년 상반기 중 여의도(8.4㎢)와 상암 DMC(6.6㎢) 일대에서 공공자전거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의도에는 자전거 정거장 22곳이 설치돼 자전거 200대가 비치되며, 상암 DMC는 정거장 18곳에 200대가 비치될 예정이다. kkwoon@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귀신 거울/조영희

    [엄마와 읽는 동화] 귀신 거울/조영희

    대형 슈퍼마켓 통조림 코너의 한쪽 기둥에는 길쭉한 거울이 붙어 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비춰 볼 수 있는 멋진 거울입니다. 멋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통조림을 고르다가도 거울 앞에 우뚝 멈춰 섭니다. 그러고 자신의 모습을 이리저리 비춰 보다가 흐뭇한 얼굴로 돌아섭니다. 엄마를 따라온 아기들은 거울을 때리며 장난치는 걸 좋아합니다. 늦은 오후, 소은이가 슈퍼마켓에 들어옵니다. 소은이는 묵직한 책가방을 어깨에 메고 있습니다. 피아노 학원에 수학 학원, 영어 학원, 미술 학원, 논술 학원, 그리고 다시 영어회화 학원에 갔다가 한자 학원까지 모두 들르려면 책만 해도 예닐곱 권은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소은이는 빵과 과자가 있는 선반에 즐겨 갑니다. 크림이 잔뜩 든 빵이나 부드러운 초코 과자를 고릅니다. 저녁밥 대신입니다. 여러 학원을 도느라 저녁밥을 따로 챙겨 먹을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색다른 걸 먹어 볼까?” 그래서 고른 것이 땅콩크림빵입니다. 냉장고에선 땅콩크림빵에 잘 어울리는 콜라를 꺼냈습니다. “으악!” 통조림 선반 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갔습니다. 소은이도 빵과 콜라를 양 손에 들고 뛰어갔습니다. 길쭉한 거울 앞에 운동복 차림의 아저씨가 주저앉아 있었습니다. “왜 그러세요?” 귤색 제복을 입은 직원들이 뛰어왔습니다. “심장마비인가?” 사람들이 멀찍이 떨어져서 수군거렸습니다. 소은이는 잠자코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저기, 거울에, 귀, 귀, 귀신이…….” 아저씨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습니다. “거울이 어쨌다고요? 귀신, 뭐라고요?” 직원이 아저씨의 입에 귀를 바싹 갖다 댔습니다. “거울 속에 귀신이 나타났어요.” 아저씨는 바들바들 떨고 있었습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요?” 직원이 피식 웃었습니다. “정신 나간 사람이구먼.” 사람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떴습니다. “저걸 보란 말이오!” 참다못한 아저씨가 직원의 얼굴을 양 손으로 잡아 거울 쪽으로 돌려 주었습니다. 주변에 모인 사람들도 모두 거울을 봤습니다. 거울 속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운동복 아저씨의 모습도, 직원의 모습도, 주변에 모인 그 어떤 사람의 모습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슈퍼마켓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비명을 지르는 사람, 가게 밖으로 뛰어나가는 사람, 경찰서에 전화를 거는 사람, 귀신이 나타났어도 필요한 건 사야 한다며 계산대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소은이가 서 있는 쪽에서는 거울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도대체 무엇 때문에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귀신이라고?’ 소은이는 슬금슬금 거울 쪽으로 가까이 가 보았습니다. 마음을 굳게 먹고 거울 앞에 선 순간, 소은이의 눈에 낯선 아이가 보였습니다. 보라색 옷에 보라색 화장을 한 아이였습니다. 소은이는 보라색 아이의 눈을 보았고, 보라색 아이는 소은이의 눈을 보았습니다. “얘야, 위험해.” 처음 보는 아주머니가 소은이의 손을 잡아끌었습니다. 소은이는 이때 빵과 콜라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하룻밤이 지났습니다. 슈퍼마켓 정문에는 못 보던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안전하고 깨끗한 우리 슈퍼마켓을 앞으로도 많이 이용해 달라.’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가게 안은 무척 한가합니다. 손님보다 직원이 많아 보일 정도입니다. 소은이는 오늘도 빵을 사기 위해 가게에 들어섭니다. 하지만 빵은 핑계에 불과합니다. 소은이는 보라색 아이를 다시 보고 싶었습니다. 처음 보는 아이였지만 눈빛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저 멀리 거울이 보입니다. 지금 소은이에겐 거울의 옆면만 보일 뿐입니다. 소은이는 가방을 고쳐 멥니다. 그러고 거울로 성큼성큼 걸어갑니다. 지금까지는 모든 것이 좋습니다. 아직은 거울 앞면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소은이는 딱 한 걸음을 남겨두고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어제는 얼른 피해서 괜찮았지만 나쁜 귀신이면 어떡하지?’ 가슴이 콩닥콩닥 뜁니다. 귤색 제복을 입은 직원들이 계산대 주위에 몰려 있습니다. ‘무슨 일이 생겼을 땐 계산대로 뛰어가면 될 거야.’ 소은이는 가방 끈을 꽉 쥐고 숨을 크게 들이켭니다. 눈을 꼭 감고 발을 크게 내딛습니다. 왼쪽으로 몸을 돌리고 슬며시 눈을 뜹니다. 거울 속에 있는 것은 보라색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소은이가 보인 것도 아니었습니다. 거울 속엔 노란 스웨터를 입은 할머니가 서 있었습니다.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소은이는 오른손을 들어 손가락을 접었습니다. 거울 속의 할머니도 똑같이 했습니다. 소은이는 거울에 좀 더 가까이 갔습니다. 할머니도 소은이에게 다가왔습니다. “할머닌 누구예요?” 할머니는 소은이의 입 모양을 따라할 뿐, 소리를 내지는 않았습니다. 소은이는 손을 뻗어 거울을 만졌습니다. 그저 차가운 거울일 뿐이었습니다. 소은이는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미래를 보여주는 거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할머니의 얼굴이 어딘가 소은이를 닮은 것 같기도 했습니다. 소은이와 닮은 얼굴이라 무섭지 않았나 봅니다. 거울을 톡톡 두드려 보았습니다. 거울 속의 할머니도 거울을 톡톡 두드렸습니다. 그러자 할머니의 모습이 흐려지더니 다른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이번엔 젊은 남자가 보였습니다. 이 남자도 소은이를 그대로 따라했습니다. 소은이의 얼굴이 발그레해졌습니다. 미래의 남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음엔 어떤 것을 보여줄 건가?’ 다시 한 번 거울을 톡톡 두드렸습니다. 이번엔 어제 소은이를 가게 밖으로 끌고나갔던 아주머니가 보였습니다. 거울은 소은이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소은이의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다시 톡톡. 아주머니의 모습이 사라지고, 거울엔 아무것도 비치지 않았습니다. 톡톡. 변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톡톡. 그대로였습니다. 톡톡. “그만 좀 해!”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피곤하다고. 피곤해.” 거울 속에 보라색 아이가 나타났습니다. “아!” 소은이는 짧은 비명을 질렀습니다. 하지만 아직 달아날 정도로 나쁜 일이 일어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도대체 이곳은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거야. 정말 마음에 안 들어.” 보라색 아이가 퉁명스럽게 말했습니다. 서 있는 폼도 매우 삐딱했습니다. “너 같은 장난꾸러기 때문에 더 피곤하고 말이야. 어제는 요만한 아기가 두들겨대더니 오늘은 너니?” 소은이는 발을 움찔했습니다. 보라색 아이가 가까이 올 땐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하긴 네가 무슨 잘못이 있겠니. 이런 곳에 걸린 나의 운명을 탓해야지.” 보라색 아이는 팔짱을 낀 채 통조림 선반에 기댔습니다. 그러고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궁금한 게 있어.” 소은이가 오랜 침묵을 깼습니다. 겨우 용기를 냈지만 목소리는 모기 소리보다 작았습니다. 뭔가 잘못 말하면 마구 혼이 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뭔데?” “넌 누구야?” 보라색 아이가 피식 웃었습니다. “보고도 몰라? 거울이야.” “그런데 왜 이상한 걸 보여줘? 거울이면 나를 보여줘야지.” “피곤해서 그래. 용량 초과라고. 누가 누군지 기억하지 못하겠어.” 보라색 아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아까 보여준 건 뭐야? 내 앞날이야?” “아까 뭐?” 보라색 아이는 눈을 한 번 치켜뜨고는 크게 웃기 시작했습니다. “하하하! 너의 앞날이냐고?” 소은이는 기도하는 사람처럼 두 손을 모았습니다. “처음 보았던 할머니는 윗동네에 사는 할머니야. 보통은 일주일에 한 번씩 오는데, 요즘은 통 보이지 않아서 걱정하고 있던 참이었어. 그때 마침 네가 나타나서 잘못 보여준 거지. 실수한 거야.” “그래…….” 소은이는 왠지 시무룩해졌습니다. “두 번째의 젊은 남자는 이곳 직원이야. 저길 봐.” 보라색 아이가 가리키는 곳엔 정말 그 남자가 있었습니다. 남자는 손님이 없어서 매우 따분해하고 있었습니다. “세 번째로 본 사람은…….” “나도 알아.” “그래, 그뿐만이 아니야. 하루에도 수 천 명이 내 앞을 지나가. 나는 그 사람들을 일일이 기억했다가 다시 보여주는 거야.” 보라색 아이의 얼굴이 어두워졌습니다. 잿빛이 섞인 보라는 더욱 슬퍼 보였습니다. “이젠 지쳤어. 새로운 얼굴을 기억하기는커녕 이미 알고 있던 사람들조차 헷갈릴 지경이야.” 보라색 아이는 거울 속에 있는 통조림 선반 위에 사뿐히 올라앉았습니다. 소은이는 보라색 아이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소은이도 날마다 새로운 것을 머릿속에 집어넣느라 바빴기 때문입니다. “도와주고 싶어.” “네가 어떻게?” 보라색 아이가 코웃음을 쳤습니다. 솔직히 소은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전부 다 잊어버리면 되잖아. 컴퓨터를 포맷하듯이.” 겨우 생각해낸 방법이었습니다. “네 눈엔 내가 컴퓨터로 보이니?” 보라색 아이는 소은이의 말이 우습기만 했습니다. “기억을 털어낼 만한 방법이 없을까?” 소은이는 보라색 아이를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털어낸다……, 털어낸다…….” 골똘히 생각하던 소은이가 갑자기 청소도구를 파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소은이는 그곳에서 가장 큰 총채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그걸로 뭘 어쩌려고?” “잘될지 모르겠어.” 소은이는 양손으로 총채를 잡고 먼지를 털듯 거울을 두드렸습니다. 그러자 수많은 사람들이 거울 속에 나타났다 사라졌습니다. 마치 먼지가 되어 거울 밖으로 떨어져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담임선생님도 보이고, 가장 좋아하는 친구도 보이고, 이 근처에 산다는 유명한 연예인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엄마도 보이고, 마침내 소은이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소은이의 모습은 총채로 아무리 두드려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여보세요?” 거울을 톡톡 두드려 봅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습니다. 보라색 아이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습니다. “인사라도 해둘걸.” 소은이는 조금 섭섭한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기억을 모두 털어내고 즐거워할 보라색 아이를 생각하니 기분이 조금 나아집니다. 학원 시간이 많이 지났습니다. 오늘은 왠지 학원을 모두 빼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작가의 말 학원을 아홉 군데나 다니는 아이를 보았습니다. 아이의 작은 머릿속이 견딜 수 없을 만큼 복잡해지진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이에겐 비어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비어있는 시간은 창조를 위한 시간입니다. 아이가 빈 시간을 충분히 갖길 바라며 이 글을 썼습니다. ●작가약력 대학교에서 건축공학, 시각디자인 전공. 2004년 중랑구 사이버 신춘문예 ‘풍선 잃은 아이’로 당선. 200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책을 돌려주세요’로 당선. 대전일보 신춘문예 ‘강에 사는 고래’ 로 당선. 단편모음집 ‘수선된 아이’, ‘지난밤 학교에서 생긴 일’ 등.
  • LP음반의 부활

    LP음반의 부활

    전세계적으로 음악 산업이 불황이다. 그런데 미국이나 유럽에선 다시 LP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 예전 LP를 리마스터링해 다시 찍어내거나 글로벌 오디오 제작 업체들이 턴테이블을 새로 내놓는 경우도 잦다고 한다. 1억원이 넘는 것도 있다고 하니 눈이 휘둥그레진다. LP 바람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CD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LP가 1~2년 전부터 수북한 먼지를 털어내고 흑진주 같은 자태를 다시 뽐내고 있다. LP에 얽힌 추억이 가득한 중장년층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CD나 MP3에 익숙한 요즘 젊은 층도 LP를 찾는 일이 부쩍 늘고 있다. 예전에는 서울 회현동 지하상가와 황학동 등에서 LP를 구할 수 있었지만 요즘에는 온라인 매장도 생겼다. 또 용산 전자랜드가 새로운 메카로 떠올랐다. 이곳 2층은 원래 오디오 숍을 비롯해 일제 영상 장비를 다루는 가게가 대부분이었으나 경기 침체로 빈 가게가 생기며 대신 중고 LP 판매점이 들어서게 됐다. 최첨단 디지털을 웅변하는 장소에 아날로그를 상징하는 LP 판매점이 들어섰다는 점이 묘한 감흥을 일으킨다. 지난달 31일 찾아간 전자랜드 2층 한쪽 편에 ‘오디오 클럽’, ‘33RPM’, ‘45RPM’, ‘카페 드 아르떼’ 등 LP 판매점 4~5곳 정도가 모여 있었다. 특히 오디오 클럽은 240평 정도 되는 매장에 클래식부터 가요, 팝, 재즈에 이르기까지 7만장 가량을 갖춘 대형 매장이다. 양경호 오디오 클럽 사장은 “주말에는 100명 정도 손님이 찾아온다.”면서 “20, 30대 젊은 층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귀띔했다. CD를 듣다가 LP를 접하고는 그 매력에 빠지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 게다가 LP를 취급하는 가게가 늘어나며 가격도 저렴해져 손님이 부쩍 늘고 있다는 설명. 일년에 2~3차례 정도 LP를 구하기 위해 해외에 나간다는 양 사장은 “외국 음반 딜러들도 한국을 가장 큰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휴가 중 짬을 냈다는 김형철(38)씨. 영화 OST와 클래식 음반을 살펴보고 있던 그는 “음질을 따지기보다 음악 자체가 좋아서 LP를 찾는다.”면서 “CD로는 구할 수 없는 앨범들이 LP로는 많아서 좋다. 나올 때마다 한아름씩 구입한다.”고 말했다. 최은아(28·여)씨는 최근 관심을 갖게 된 경우. “우연한 기회에 LP에 담긴 클래식을 듣게 됐는데 음이 부드럽고 현을 누르는 소리까지 생생하게 들렸다. 이전에는 알지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엿본 기분”이라고 했다. 수 천 장에 달하는 LP를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 500장 정도로 정리했다는 박은수(39)씨는 오디오 마니아. 그는 “CD나 MP3로 음악을 들으면 금방 피곤해져 30분 이상을 듣지 못한다.”면서 “LP는 피곤하지 않고, 잡음이 있더라도 듣는 재미가 있다.”고 예찬론을 늘어놨다. 평론가들에게 한정적으로 뿌리는 클래식이나 재즈의 LP 초판본 같은 경우는 100만원이 넘어선다고. 국내 가요 중에서 신중현이나 김추자 앨범처럼 희귀본도 마찬가지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가격이 착하다. 최저 2000원에서 최고 2만원 정도 사이. 음악을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지만 약간의 스크래치가 있는 경우, 말만 잘하면 깎아준다. 한참 판을 고르던 한 고객이 18장을 한꺼번에 계산대에 올려놓는다. 값은 4만 5000원. 흐뭇한 표정으로 매장을 빠져나갔다. LP가 들려주는 아날로그 음의 매력은 무엇일까. 귀를 자극하지 않아서 좋고, 풍성하고 편안하고 자연스럽다는 것. 금강전자 고태환 사장은 “CD에서 나는 소리가 가는 철사줄 같다면 LP 소리는 비단실처럼 부드럽다.”고 표현한다. 26년째 오디오 숍을 운영하고 있는 용산의 터줏대감인 고 사장은 요즘 LP가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까닭에 대해 “사람에 대한 정이 메말라가는 시대이다 보니 추억을 찾고,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을 찾고자 하는 분위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아날로그 오디오 기기를 취급하기 시작한 고고오디오 김정희 사장은 “CD나 MP3는 정성스럽게 먼지를 제거하고 세팅하고 고이 앉아서 음악을 감상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줬지만 음악에 대한 진지한 자세도 줄여버렸다.”면서 “그러한 수고로움도 기꺼이 즐기는 음악 팬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아 흐뭇하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체험하고 고른 봉사 내 적성에 딱”

    “체험하고 고른 봉사 내 적성에 딱”

    지난 27일 구로구 개봉사거리의 귀퉁이에 자리한 ‘아름다운가게’ 개봉점은 10여명의 사람들로 붐볐다. 다양한 연령대의 일행은 가게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자원봉사자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했다. 짐을 나르고 물건을 정리하며 계산대 앞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세세하게 눈에 담았다. 일행은 자원봉사 맞춤투어에 참여한 예비 자원봉사자들. 능력과 적성에 맞는 일을 골라, 효율적 봉사활동을 펼치기 위해 짬을 내 참가한 사람들이다. 올 8월 교사를 정년퇴직하는 문희철(62·구로구 고척2동)씨는 “남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체력이 약해 직접 몸으로 뛰는 일은 어렵지만 남을 가르치거나 사무를 보조하는 일은 가능하다.”며 미소지었다. ●봉사활동 전 예비체험 기회 제공 28일 구로구에 따르면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신규 봉사자를 대상으로 현장을 돌아보고 직접 체험하게 하는 구로구의 ‘굿프렌즈 맞춤투어’가 주목받고 있다. 의욕을 갖고 시작한 봉사활동이 적성이나 체력미달 등 이유로 중단되는 상황을 예방하고, 일반인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세밀한 행정 아이디어다. 지난 3월 닻을 올린 맞춤투어에는 100명이 넘는 예비 봉사자들이 참여했다. 투어는 월 1회씩 넷째주 금요일 1시간30분가량 진행된다. 매회 20여명 남짓의 사람들이 참가한다. 정용인 자원봉사지원단장은 “맞춤투어로 봉사자들의 참여욕구를 높이고 봉사활동 참여의지를 직접 활동으로 이어가기 위해 투어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맞춤투어는 굿코스와 프렌즈코스로 나뉜다. ▲굿코스는 고척동~수궁동 일대의 에덴장애인종합복지관, 궁동노인주간보호센터, 지역아동센터, 개봉꿈나무장난감나라를 순회한다. ▲프렌즈코스는 신도림동~가리봉동 일대의 화원종합사회복지관, 구로종합사회복지관, 성프란치스코장애인복지관, 구로꿈나무장난감나라 등을 둘러본다. 문씨는 “무심코 지나치던 이웃에 장애인 복지시설이 그렇게 몰려있는지 미처 몰랐다.”면서 “님비현상 탓에 외진 곳으로 밀려난 시설들을 바라보며 마음 한쪽이 아팠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많이 온다는데 봉사점수 때문이라고 한다. 진정한 봉사가 되려면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충고도 덧붙였다. 주부 박노일(56·구로구 구로동)씨도 “기부물품을 소외계층에 싸게 파는 아름다운 가게를 처음 알았다.”면서 “적극적으로 물건을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많은 이웃에서 도움의 손길 요청 투어참여를 희망하는 전화는 구로구뿐 아니라 다른 구에서도 줄을 잇는다. 투어를 마친 고시생 윤여문(27·관악구 신림동)씨는 “단순한 교육이 아니라 봉사 체험기회를 주는 만큼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주변에도 적극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교육 코디네이터인 황미라(29)씨도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체험해보는 것이 낫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견학 프로그램을 보충하겠다.”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백화점 황금연휴 특수 ‘신바람’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대형 유통업체들은 휘파람을 부르고 있다. 지난달 매출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최고 8% 이상 신장했다. 최장 닷새 동안의 연휴와 함께 시작한 5월에도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은 매출이 증가하면서 순조롭게 출발했다. ‘황금 연휴’를 맞아 고객이 몰리면서 명동 상권도 분주했다. 다만 최근 원-엔 환율이 1200원대 후반대로 안정세를 찾으면서 명동 상인들 사이에서는 일본 관광객 유입이 줄어들어 매출 신장세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3일 매출을 지난해 5월 첫 주말이었던 2~4일 매출과 비교했을 때 16.9% 늘어났다고 4일 밝혔다. 신생점을 제외하고 지난해 있었던 매장만 비교했을 때에는 매출이 10.7% 늘었다. 품목별로는 명품(54.9%)·화장품(41.2%)·완구(44.3%) 등이 40%대가 넘는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지난 1~3일 매출이 전 점포 기준으로 27.4%, 부산 센텀시티점을 제외한 기존 점포 기준으로 11.6% 늘어났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과 AK플라자도 지난해보다 각각 16.1%, 11.8% 오른 매출을 기록했다. 명동 상권도 황금 연휴 동안 활기를 보였다. 일본인들이 즐겨 찾는 화장품 브랜드숍들은 일본어를 잘하는 직원을 고용하고, 문 밖으로 ‘50%’ 등 할인을 알리는 문구를 써붙이고 고객을 유혹했다. 황금연휴 중 공식적인 휴일이 아니었던 이날에도 매장 계산대 앞에서는 길게 줄을 선 풍경이 연출됐다. GS25는 지난 1~2일 전체 편의점 매출이 지난해 같은 요일인 2~3일과 비교해본 결과 전체 매장의 매출이 5.6% 늘어난 데 비해 명동 지역 매장 6곳의 매출은 17.3% 늘어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6곳의 최근 1주일 동안의 매출은 전주에 비해 1.7% 오르는 데 그쳤다. 황금 연휴 특수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명동 지역 화장품 가게에서 근무하는 최모씨는 “일본 고객 숫자가 지난 주말과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엔고가 끝남에 따라 일본 관광객들이 다시 동남아시아 등 다른 쪽으로 이동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대형마트 1회용 비닐봉투 없앤다

    앞으로 대형할인매장을 중심으로 1회용 비닐봉투가 사라지고 대신 재활용 종량제봉투로 대체된다. 환경부와 신세계 이마트 등 국내 6개 주요 유통업체는 올해 말까지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 290여 대형 할인매장에서 재사용 종량제봉투 판매를 확대키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재사용 종량제봉투는 전국 유통매장의 계산대에 비치돼 쉽게 구매할 수 있으며, 매장에서는 쇼핑봉투로 활용한 뒤 가정에서 다시 쓰레기 종량제봉투로 사용할 수 있다. 환경부는 올해 말까지 대형 할인매장 중심으로 재사용 종량제봉투 사용을 유도하고, 내년부터는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으로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종량제봉투가 쇼핑봉투로 사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제품의 질을 강화하고, 크기도 최대 30ℓ까지 제작이 가능토록 했다. 하지만 서울지역은 구청마다 종량제 봉투 종류가 다양해서 우선 연내에 봉투규격 단일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연간 약 1억 9100만개(3820t) 의 1회용 봉투가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모든 매장에서 1회용 비닐봉투만 사용하지 않아도 연간 96억원의 경제적 이익과 7100t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해외 연구팀 “흐린 날씨에 기억력 더 좋다”

    해외 연구팀 “흐린 날씨에 기억력 더 좋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흐린 날씨에는 어쩐지 머리속까지 흐려지는 기분이 든다. 그러나 최근 호주의 한 연구팀이 구름 낀 흐린날씨가 도리어 뇌가 활발히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시드니의 뉴사우스웨일스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흐린 날씨에 느끼는 가라앉은 기분은 기억을 더 예리하게 하고 기억력을 증강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를 이끈 조 포가스(Joe Forgas) 박사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정반대의 결과지만, 때로는 약간의 우울이나 슬픔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면서 “흐린 날씨 때문에 부정적인 기분을 느낄 때 사람들은 더 향상된 기억력을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시드니의 한 쇼핑센터 계산대에 10개의 작은 장식품을 진열해 놓은 뒤 무작위로 피실험대상을 골랐다. 이후 날씨가 맑은 날과 흐린 날 10개의 장식품 중 몇 개를 기억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흐린 날씨로 인해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기억하는 장식품의 개수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3배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높은 분별력과 식별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포가스 박사는 “흐린 날씨가 주는 우울한 기분은 사람들이 그들의 주위에 있는 것들로부터 오는 집중력을 향상시켜 주는 반면 행복하고 밝은 기분은 편안함과 건망증을 증가 시킨다.”면서 “밝은 날씨에서 오는 행복한 기분은 주의력을 저하 시키는데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이어 “날씨가 흐린 날, 좋지 않은 기분을 느끼면서 평소와는 다른 것을 느끼거나 주의력이 높아지는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며 “흐린 날씨는 주변의 사소한 것들을 더욱 잘 기억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실험 심리학’(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에 실렸다. 사진=Corbis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석면 제품’ 계산대서 걸러낸다

    대형마트에서 ‘석면 화장품’이나 ‘멜라민 과자’, ‘중금속 장난감’ 등을 계산대에서 인식하고 판매를 차단하는 시스템이 가동된다.대한상공회의소는 7일 서울 잠실롯데호텔에서 지식경제부와 환경부, 식품의약품안전청, 기술표준원, 롯데마트와 공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위해상품 판매차단시스템 시범사업’ 협약식을 개최하고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시연회를 가졌다.‘위해상품 판매차단시스템’은 환경부와 식약청, 기술표준원 등 에서 내린 위해상품 판정결과가 실시간으로 대한상의 상품정보 ‘코리안넷’(www.koreannet.or.kr)으로 이송되면 소매점포 본사를 거쳐 각 매장에 보내지는 방식이다. 코리안넷은 업체명과 상품규격, 이미지 등 제조업체 상품정보를 유통업체에 일괄 제공하는 중앙저장소로, 현재 업체 1만 5900곳의 114만개 상품 정보가 저장돼 있다. 각 매장 계산대에서는 전송된 정보를 토대로 위해상품의 바코드만 스캔하면 바로 판매를 차단할 수 있다.최근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안전 수준은 높아진 반면 정보전달 시스템이 잘 갖춰지지 않아 위해상품 통제가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이번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상품을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대한상의는 평가했다.지식경제부는 이 시스템을 갖춘 매장에 ‘안전매장 인증제’(인증마크)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임채민 지식경제부 제1차관은 “이번 시스템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획기적인 것”이라며 “정부-유통업체-소비자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국민에게 안전한 쇼핑환경을 제공하고 유통산업 선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9살 딸과 함께 슈퍼마켓 ‘총기 강도’ 아빠

    9살 딸과 함께 슈퍼마켓 ‘총기 강도’ 아빠

    ”가진 돈 전부 내놔!” 실직한 미국의 한 남성이 어린 딸과 함께 슈퍼마켓에서 총기강도를 벌이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로퍼트 대니엘 웹(42)이라는 남성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딸 메도우(9)를 데리고 워싱턴 주 엘렌스버그에 위치한 한 슈퍼마켓에서 강도행각을 벌였다. 늦은 밤 핑크색 자켓을 입은 딸과 슈퍼마켓에 들어온 이 남성은 계산대에 선 뒤 호주머니에서 꺼낸 총을 직원에게 겨눴다. 남성은 “계산대 열어서 가진 돈 다 꺼내놔.”라고 하면서 직원을 위협했다. 당시 이 모습을 본 딸은 너무 놀라서 전혀 움직이지 않았으며 얼굴은 하얗게 질린 상태였다. 200달러(한화 26만원)를 갈취한 이 남성은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 만약 신고하면 다시 찾아와서 죽이겠다.”며 협박했다. 그러나 이 남성은 떠나기 전 “나도 몇년 동안 이 슈퍼마켓 같은 곳에서 일했지만 최근 일자리를 잃었다. 딸이 치료받을 돈이 없다. 딸과 함께 먹고 살길이 막막하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강도를 당했던 직원은 “남자는 떨지않는 척 했지만 눈물이 맺혀 있었다.”면서 “어린 딸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너무 놀라서 나무처럼 굳어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이 아빠 강도는 현재 차를 타고 도주한 상태이며 9살 딸은 엘렌스버그 근처 고속도로에서 발견돼 안전하게 이혼한 어머니의 품에 안겼다. 사진=슈퍼마켓 CCTV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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