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 속 한자이야기] (124) 心喪(심상)
儒林(610)에는 心喪(마음 심/잃을 상)이 나오는데,‘喪服(상복)은 입지 않지만 喪制(상제)와 같은 마음으로 말과 행동을 삼가고 조심함’을 이른다.
‘心’은 ‘짐승의 심장’을 象形(상형)한 글자다. 옛 사람들은 마음이 심장에 있다고 여긴 데서 ‘마음’‘가슴’‘가운데’‘근본’의 뜻이 派生(파생)하였다.用例(용례)로 勞心焦思(노심초사:몹시 마음을 쓰며 애를 태움),銘心(명심:잊지 않도록 마음에 깊이 새겨 둠),心腹(심복:썩 긴하여 없어서는 안 될 사물. 마음놓고 부리거나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 등이 있다.
‘喪’자는 뽕나무 한 그루와 그 가지에 걸린 대바구니들을 본뜬 글자로, 원래 뜻은 ‘뽕잎을 따다.’였다. 뽕나무는 누에의 먹잇감으로 잎을 모두 잃어버린다. 여기서 착안하여 喪에서 ‘잃어버리다.’‘죽다.’의 뜻이 파생했다고 한다.喪明(상명:아들의 죽음을 당함. 자하가 아들의 죽음에 너무 상심하여 실명한 고사에서 나온 말),喪心(상심:근심 걱정으로 맥이 빠지고 마음이 산란하여짐),喪妻(상처:아내가 죽음) 등에 쓰인다.
禮記(예기)에서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三年喪(삼년상)을 치르고, 스승이 돌아가시면 心喪 3년을 한다.’고 하였다.心喪이란 실제로 상복을 입지 않은 채 마음으로 3년 동안 슬퍼하는 것이다. 원래는 스승을 위하여 행하는 것이나 아버지가 계실 때 어머니를 위해서나 또는 嫡母(적모:서자가 아버지의 정실을 이르는 말)나 繼母(계모),再嫁(재가)한 어머니를 위해서도 心喪을 행한다.
孔子(공자)가 73세를 일기로 세상을 하직하자 제자들은 모두 3년간의 心喪을 하였다.
자공만은 홀로 남아 廬幕(여막)을 짓고 3년을 더 侍墓(시묘)했다고 전한다.心喪 3년에 斬衰(참최) 3년을 합하여 6년간 시묘살이를 한 것이다. 여기서 스승에 대한 尊表(존표)로 ‘心喪 3년’이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禮記(예기)에는 喪服(상복)을 결정하는 원칙으로 ‘親親(친친),尊尊(존존),名(명),出入(출입),長幼(장유),從服(종복)’을 提示(제시)한다.親親은 혈연적 유대감의 차이에 따라 복을 줄이거나 깎아 내는 원칙,尊尊은 군주를 정점으로 하는 정치적 신분관계에 따라 服을 결정하는 원칙,名은 백모 숙모 등 직접적 혈연관계가 없는 친족의 배우자에 대한 服을 결정하는 원칙,出入은 혼인 혹은 후계자의 옹립으로 인해 귀속되는 宗에 변화가 있을 경우에 服을 결정하는 원칙,長幼는 성년이 되기 전에 죽은 친족에 대한 服을 결정하는 원칙,從服은 직접적 혈연관계나 신분관계가 없지만 간접적인 관계로 인해 服을 입을 경우 服을 결정하는 원칙을 말한다.
상복의 종류를 말하는 喪裝(상장)에는 재료를 人爲的(인위적)으로 加工(가공)하지 않는 순서에 따라 斬衰(참최),齊衰(재최),大功(대공),小功(소공),麻(시마)의 五服(오복)이 있다. 상복의 착용 기간을 의미하는 喪期(상기)에는 3년,1년,9개월,5개월,3개월 등이 있다. 혈연적 유대관계와 신분적 상하관계가 깊으면 깊을수록 喪期는 길어지고,喪裝은 인위적인 재단과정이 생략되어 거칠다. 혈연적 거리가 멀수록 복이 가볍고, 가까울수록 복이 무겁다는 말이다.
김석제 경기도군포의왕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