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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이슈]‘부부의 세계’ 다시, 깊게 보기… 이혼 부모는 정말 아이를 망칠까

    [아무이슈]‘부부의 세계’ 다시, 깊게 보기… 이혼 부모는 정말 아이를 망칠까

    [명희진·김희리 기자의 아무이슈]드라마로 읽는 심리… 준영이는 왜 고산의 ‘숨은 빌런’ 됐나 “아빠가 다른 여자 만난거? 그래서 뭐? 그게 뭐 어쨌는데? 엄마를 배신한거지 나까진 아니야… 이혼하지마. 엄마가 아빠 한번만 봐주면 되잖아. 용서해주면 되잖아.”JTBC 금토극 ‘부부의 세계’가 비지상파 채널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을 경신하며 지난 16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극 중 주인공 지선우(김희애 분)와 이태오(박해준 분)의 아들 준영(전진서 분)은 6회에서 이혼을 고백하는 엄마에게 이같은 모진 말을 내뱉으며 ‘빌런’(무언가에 집착하거나 돌출 행동을 해서 주인공을 괴롭히는 인물)으로 급부상했다. 이후에도 준영이는 반항을 하거나 비행을 저지르며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동시에 부모의 전쟁 같은 이혼에 직격탄을 맞은 최대 피해자라는 연민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완벽한 가정’을 이뤘던 지선우와 이태오는 어디서부터 준영이와 엇갈린 걸까. 자녀를 둔 부모에게 ‘건강한 이혼’은 가능할까. 정신과, 심리학과, 사회복지학과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준영이와 같은 이혼가정의 자녀들에게 분노와 함께 죄책감이라는 상반된 감정이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는 성인보다 가족에 대한 의존도와 충성심이 높기 때문에 ‘나는 이 가정을 지키는데 일조하지 못했다’는 무력감을 느끼기 쉽다는 것이다. 다만 부모의 이혼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갈등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선을 그었다. 부모의 외도, 폭력, 정사 목격… 어떤 상흔 남길까 극 중 지선우와 이태오는 적나라한 서로의 민낯을 준영이의 눈에 가혹하리만치 여러번 들킨다. 준영이는 아빠가 상간녀와 키스하는 장면을 촬영한데 이어 아빠가 엄마를 피투성이가 되도록 때리는 현장을 맞닥뜨린다. 이혼한 엄마와 둘이 겨우 마음 잡고 사나 싶었더니 2년 만에 돌아온 아빠는 준영이가 보는 줄도 모르고 증오하던 엄마와 동침하는가 하면 끝내 아들의 눈앞에서 차에 뛰어들어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한다.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부모 사이의 불화를 보여주는 것도 정서적 학대”라면서 “준영이가 가정폭력을 목격하고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직후에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가 이뤄졌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실에서도 가정폭력은 여성가족부, 아동학대는 보건복지부로 주무 부처가 나뉘어 있는데, 대부분의 가정에서 두 가지가 함께 발생하기 쉬우므로 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6회에서 준영이의 문제의 발언이 외려 기특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이혼가정 자녀들이 정서적 어려움을 겪을 때 부모의 관계 파탄을 자신과의 관계 파탄으로 동일시하면서 괴로워한다”면서 “두 관계를 구분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사실 준영이로서는 극복의 첫 단추였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준영이의 방황, 지선우의 책임일까준영이의 날선 반항은 대부분 엄마 지선우를 향했다. 임명호 교수는 “지선우 자신도 어린 나이에 부모를 상실하고 느꼈던 아픔을 치료받지 못한 상태였다. 김윤기(이무생 분) 선생이 도와주려 하지만 외려 방어적으로 거부하고, 심지어 준영이가 몰래 정신과 상담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막는다”면서 “자신도 트라우마를 치료 받고 또 아이의 치료를 지지해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모가 아이를 의심하거나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이를 더 불안하게 한다”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애착을 형성했다는 점에서는 이태오가 외려 나았지만, 그 역시 이혼 과정에서 아이를 자기 편으로 만들려고 욕심낼 뿐 아이의 고통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영호 서울시 한부모가족지원센터장은 계모인 여다경(한소희 분)도 준영이의 상처에 큰 축을 차지한다고 봤다. 이 센터장은 “제니의 울음소리를 들었을때 바로 준영이에게 ‘네가 때렸느냐’고 속단한 것도 문제지만, 그 직후 ‘내가 해줄만큼 다 해줬잖아. 얼마나 더 해줘야하니?’라는 발언이 결정적인 문제”라면서 “부모와 자녀는 부모가 무언가를 해주고 자녀가 받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관계다. 그런데 여다경의 이같은 말은 준영이를 자신의 자녀로 받아들인 게 아니라 경제적 윤택함을 무기로 수혜를 베풀어온 것임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이혼가정 자녀인데… 준영이와 노을이는 왜 달랐나준영이의 친구인 윤노을(신수연 분)은 역시 부모의 이혼을 경험했지만 똑똑하고 착한 모범생이다. 준영의 도벽을 눈치채고 “네가 이러면 한부모가정 아이들 다 이상하다고 욕먹이는 것”이라고 일갈하기도 한다. 노충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부모의 이혼에 대한 아이의 반응은 성향의 차이라기보다 평소에 부모와 자녀 사이에 얼마나 건강한 관계가 형성 돼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죄책감에 아이의 부당한 요구를 계속 들어주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부모의 역할을 흔들리지 않고 수행하는 것이 진정 아이를 위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영호 센터장 역시 “노을이가 마트에서 일하는 엄마를 웃으며 돕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평소에도 노을이에게 엄마가 일방적으로 응석을 받아주는 존재가 아니라 모녀가 동등한 인간으로서 서로의 어려움을 터놓고 나누는 사이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부모와 자녀가 평소에도 함께 몸을 쓰고 시간을 보내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것이 반드시 놀이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지선우는 극 중 워킹맘이면서도 집안일까지 모두 직접 해내는데, 준영이와 함께 대청소를 하거나 설거지를 하는 등 집안일을 나누며 일상의 과제를 함께 수행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더 친밀한 관계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경제적, 기능적 편의를 부족함 없이 제공하는 것만이 부모의 역할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건강한 이혼’ 가능하려면 전문가들은 부모의 이혼에 대해서 자녀에게 충분한 시간을 들여 설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홍나래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에게 이혼은 부모 사이의 일일 뿐이지 너와는 상관이 없고,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너를 사랑하는 부모라는 점을 설명해야 한다”면서 “이혼은 우리 가족이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을 납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노충래 교수도 “부부가 협의 이혼을 할 때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 양육교육을 의무로 받게 돼있다”면서 “이와 별개로 아이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면 부모가 전문적인 심리상담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아이가 내면의 감정을 다 표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영호 센터장은 “현장에서 상담을 진행하면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생 자녀를 둔 한부모가정의 경우 대표적인 난관이 ‘가족 사진 가져오기’ 숙제”라면서 “선생님이 아무 생각 없이 ‘사진에 엄마(혹은 아빠)는 어디있어?’라고 물어 아이가 혼란을 느끼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고 털어놨다. 교육기관에서부터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하고, 가족구성원이 행복한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또 “한부모가정은 성인 혼자서 경제활동과 양육을 도맡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육체적·정신적 체력 소모가 큰 경우가 많다”면서 “한부모가정을 위한 지원 정책과 함께 정서적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자조모임 등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7살 의붓아들에 빨래시키고 뺨 때린 계모 법정구속…불복해 항소

    7살 의붓아들에 빨래시키고 뺨 때린 계모 법정구속…불복해 항소

    7살 의붓아들에게 집안일을 시키고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 등으로 상습 폭행한 40대 계모가 법정구속됐다. 청주지법 형사3단독 고춘순 판사는 4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2·여)씨에게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고 판사는 A씨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 관련 기관의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초부터 8월 중순 사이 사실혼 관계에 있는 남편의 친아들 B(7)군을 5차례에 걸쳐 상습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군에게 화장실 청소나 빨래 등을 시키고 제대로 하지 못하면 손바닥으로 뺨을 때리거나 대나무 막대기로 온 몸을 체벌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 판사는 판결문에서 “아동학대 범죄는 방어 능력이 현저히 미약한 아동에게 신체적·정신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향후 아동이 성장하면서 자존감과 인격을 형성하는 과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과 피해 아동의 관계, 폭행의 이유와 상황, 방법과 정도, 피해 아동의 신체적·정신적 피해의 정도 등을 고려하면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 판결에 불복, 항소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센 언니들의 샤우팅, 여성 옥죄는 관습 ‘찍어내기’

    센 언니들의 샤우팅, 여성 옥죄는 관습 ‘찍어내기’

    美 1892년 부부 살인사건 바탕 극화 용의자로 지목된 ‘둘째 딸 리지’ 중심 끔찍한 사건 발생 이유·배경에 집중2017년 10월 미국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 폭로로 시작된 ‘미투 운동’(#MeToo)은 곧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범지구적 여성운동으로 번졌다. 한국에서는 2018년부터 문단과 연극, 영화 등 문화계 전반으로 퍼져 나갔다. 이는 곧 남성 중심의 기존 작품 서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예쁜 드레스를 입고 백마 탄 왕자님만을 기다리는 공주 대신 직접 활과 칼을 쥐고 전장을 누비거나 남성 주인공의 ‘주변인’이 아닌 무대를 오롯이 지배하는 여성 캐릭터를 다루는 작품 등이 늘기 시작했다. 공연계의 이런 변화 속에 브로드웨이 화제작 ‘리지’의 국내 초연 소식은 다양한 여성 서사에 목말랐던 뮤지컬 팬들에게는 선물과도 같았다. 올해 가장 주목받는 초연 뮤지컬로 꼽히며 지난 2일 서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작품은 실제 1892년 미국 매사추세츠의 대저택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부유한 사업가 앤드루 보든과 부인 에비 보든이 자택에서 도끼로 잔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된다. 검찰은 아버지와 계모를 죽였다며 둘째 딸 리지를 재판에 넘기고, 리지의 언니 엠마와 친구 앨리스 러셀 그리고 보든가의 가정부 브리짓 설리번이 증인으로 나선다. 당시 이 사건은 미국 전역에 알려지며 사회를 충격에 빠트렸다. 정황상 리지가 범인일 가능성이 컸지만 물적 증거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풀려났고 사건은 영구 미제로 남았다. 뮤지컬 역시 실제 사건을 충실하게 따르지만 누가 범인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진범 찾기’로 이야기를 꾸려 가는 흔한 스릴러 작품과 달리 애초 공연을 통해 진범을 명확하게 드러내면서 이 끔찍한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그 배경과 구조에 집중한다. 무대에는 앙상블 없이 여성 배우 4명만 등장해 시종일관 강렬한 록 콘서트를 이어 간다. 공연장을 뚫는 시원한 외침 속 곳곳에 여성을 향한 폭력과 차별에 맞서 싸우는 상징과 비유가 가득하다. 특히 ‘도끼’는 살인 도구인 동시에 여성을 옥죄는 낡은 관습과 사회를 끊어 내는 저항의 도구로 활용된다. 이른바 ‘n번방 사건’과 ‘그루밍 성범죄’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는 현재 우리 사회에도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뮤지컬 넘버로 엮은 10여분의 커튼콜은 뮤지컬을 순식간에 록 페스티벌로 바꿔 놓는다. 마스크를 착용한 관객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환호와 함성 대신 뜨거운 박수로 배우들과 소통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리뷰]여성 서사의 판을 엎다…강렬한 록 뮤지컬 ‘리지’

    [리뷰]여성 서사의 판을 엎다…강렬한 록 뮤지컬 ‘리지’

    2017년 10월 미국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 폭로로 시작된 ‘미투 운동’(#MeToo)은 곧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범지구적 여성운동으로 번졌다. 한국에서는 2018년부터 문단과 연극, 영화 등 문화계 전반으로 이어졌다. 이는 곧 남성 중심의 기존 작품 서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예쁜 드레스를 입고 백마 탄 왕자님만을 기다리는 공주 대신 직접 활과 칼을 쥐고 전장을 누비거나, 남성 주인공의 ‘주변인’이 아닌 무대를 오롯이 지배하는 여성 캐릭터를 다루는 작품 등이 늘기 시작했다.공연계의 이런 변화 속에 브로드웨이 화제작 ‘리지’의 국내 초연 소식은 다양한 여성 서사에 목말랐던 뮤지컬 팬들에게는 선물과도 같았다. 올해 가장 주목받는 초연 뮤지컬로 꼽히며 지난 2일 서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작품은 실제 1892년 미국 매사추세츠의 대저택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부유한 사업가 앤드루 보든과 아내 에비 보든이 자택에서 도끼로 잔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된다. 검찰은 둘째 딸 리지가 아버지와 계모를 죽였다며 재판에 넘기고, 리지의 언니 엠마와 친구 앨리스 러셀, 그리고 보든 가의 가정부 브리짓 설리번이 증인으로 나선다. 당시 이 사건은 미국 전역에 알려지며 사회를 충격에 빠트렸다. 정황상 리지가 범인일 가능성이 컸지만, 물적 증거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풀려났고 사건은 영구 미제로 남았다. 뮤지컬 역시 실제 사건을 충실하게 따르지만, 누가 범인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진범 찾기’로 이야기를 꾸려가는 흔한 스릴러 작품과 달리 애초 공연을 통해 진범을 명확하게 드러내면서, 이 끔찍한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그 배경과 구조에 집중한다.무대는 앙상블 없이 여성 배우 4명만 등장해 시종일관 강렬한 록 콘서트를 이어간다. 공연장을 뚫는 시원한 외침 속 곳곳에 여성을 향한 폭력과 차별에 맞서 싸우는 상징과 비유가 가득하다. 특히 ‘도끼’는 살인 도구이면서 동시에 여성을 옥죄는 낡은 관습과 사회를 끊어내는 저항의 도구로 활용된다. 이른바 ‘N번방 사건’과 ‘그루밍 성범죄’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는 현재 우리 사회에도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뮤지컬 넘버로 엮은 10여분의 커튼콜은 뮤지컬을 순식간에 록 페스티벌로 바꿔놓는다. 마스크를 착용한 관객은 코로나19 방지를 위해 환호와 함성 대신 뜨거운 박수로 배우들과 소통한다.여성 서사에 있어 한 걸음 더 나아간 작품이지만, 원작 영어 대사를 직역한 듯한 일부 어색한 표현과 마이크를 과도하게 활용한 안무 등은 팬들 사이에서도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10대 딸 화장품에 변기 세정제 주입 계모 2심도 실형

    친아들을 괴롭혔다는 이유로 10대 의붓딸이 사용하는 화장품에 변기용 세정제를 몰래 넣은 40대 계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6부(부장 김중남)는 29일 특수상해미수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47)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6일 오전 의붓딸 B(16)양의 방에 들어가 스킨 화장품 등에 변기 세정제를 주입, 상해를 가하려고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B양은 스킨 화장품에서 평소와 다른 이상한 냄새가 나는 점을 이상하게 여겨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고 방 안에 태블릿 PC 카메라를 설치해뒀다. A씨는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첫 범행이 미수에 그치자, 이틀 뒤 다시 B양이 먹다 남긴 식빵과 얼굴에 뿌리는 미스트 등에 변기 세정제를 주입했고, 결국 B양에 의해 꼬리가 밟혔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 “B양이 남동생이 들고 있는 TV리모컨을 빼앗는 등 괴롭혀 괘씸해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늦은 시간에 시끄럽게 군다는 이유로 B양을 손바닥으로 때리는 등 두 차례에 걸쳐 학대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피고인은 청소년인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고, 재혼 가정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씨가 주입한 유해물질의 양이 매우 적고, 피고인에게 양육이 필요한 만 6세 자녀가 있는 점, 피해자가 이복동생의 양육을 고려해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A씨는 1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2심은 항소를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새어머니로서 자녀 양육 및 보호의 의무가 있는데도 계획적·반복적으로 범행해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내 친아들 괴롭혀” 의붓딸 화장품·식빵에 변기세정제 넣은 계모

    “내 친아들 괴롭혀” 의붓딸 화장품·식빵에 변기세정제 넣은 계모

    친아들을 괴롭혔다는 이유로 10대 의붓딸이 쓰는 화장품에 변기 세정제를 몰래 넣은 40대 계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6부(부장 김중남)는 28일 특수상해미수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47·여)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6일 오전 의붓딸 B(16)양의 방에 들어가 스킨 화장품 등에 변기 세정제를 주입, 상해를 가하려고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의붓딸 B양은 화장품에서 평소와 다른 냄새가 나는 점을 이상하게 여기고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방 안에 태블릿PC 카메라를 설치해 작동시켰다. A씨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범행이 미수에 그치자, 이틀 뒤 다시 B양이 먹다 남긴 식빵과 얼굴에 뿌리는 미스트 등에 변기 세정제를 주입했다가 이러한 행동들이 태블릿PC에 녹화되면서 덜미를 잡혔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 “B양이 남동생이 들고 있는 TV 리모컨을 빼앗는 등 괴롭혀 괘씸해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A씨는 늦은 시간에 시끄럽게 군다는 이유로 B양을 손바닥으로 때리는 등 두 차례에 걸쳐 학대한 혐의도 받는다. 1심은 “피고인은 청소년인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고, 재혼 가정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면서 “다만 주입한 유해물질의 양이 매우 소량이고, 피고인에게 양육이 필요한 만 6세 자녀가 있는 점, 피해자가 이복동생의 양육을 고려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1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2심은 항소를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새어머니로서 자녀 양육 및 보호의 의무가 있는데도 계획적·반복적으로 범행해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콩을 팥이라고 우겨” 홍혜걸 ‘코로나19’ 정부 평가 비판

    “콩을 팥이라고 우겨” 홍혜걸 ‘코로나19’ 정부 평가 비판

    홍혜걸 의학채널 비온뒤 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을 두고 정부가 ‘세계모범’이라고 자평한 것과 관련해 “원인과 결과를 입맛대로 바꿔놓고 환호한다”고 비판해 11일 화제다. 앞서 홍 대표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떻게 지금 시점에 이런 황당한 발언이 나올 수 있을까? 다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단위인구당 ‘감염자’ 숫자 세계 1위를 ‘검사자’ 숫자 세계 1위라고 바꿔놓고 정신 승리하는 분들이 제법 많다”며 “감염 의심자 많으니 검사자 많은 것을 원인과 결과를 입맛대로 바꿔 놓고 환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콩을 팥이라고 우기는 분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며 “이쯤에서 제 정신건강을 위해 코로나 관련 페북을 접겠다. 우리나라가 잘되길 빈다”고 했다. 앞서 홍 대표는 중국발 입국자 금지 논쟁과 관련해서도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을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나는 경제나 외교 등 의학 이외 고차원적 문제로 (중국발 입국)금지를 하지 않았다면 비록 동의하진 않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이해하고 협조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전문가란 사람들이 자기들 진영의 이익을 위해 ‘방역에 아예 도움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도대체 의과대학에서 무엇을 배웠단 말인가. 감염원 유입 차단이 방역의 기본이거늘 온갖 구질구질한 핑곗거릴 늘어놓으며 아직도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며 “그들 눈에는 전 세계 다른 나라 방역 전문가는 다들 바보로 보이는가 보다”고 덧붙였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5살 의붓아들 얼굴에 뜨거운 물…학대치사 30대 계모 감형

    5살 의붓아들 얼굴에 뜨거운 물…학대치사 30대 계모 감형

    2심 재판부, 징역 11년으로 4년 감형시켜“날카로운 물체로 피해아동 가격 후 재가격”살뺀다는 이유로 강제로 다리찢기 등 10개월간 가혹 행위…외상성 뇌출혈 사망얼굴에 멍자국, 뒷머리 상처…상습학대 소견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5살 의붓아들의 얼굴에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히는 등 가혹한 학대 행위로 아들을 숨지게 한 30대 계모가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법원은 계모가 3년간 피해 아동을 성실히 보살핀 점 등을 감안했다며 감형 사유를 밝혔다. 광주고법 제주재판부 형사1부(이재권 수석부장판사)는 29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7)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1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및 아동 관련 기관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아동의 친모로부터 용서받지 못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며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도 3년간 피해 아동을 성실히 보살핀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재판부는 “날카로운 물체로 피해 아동을 가격한 뒤 일주일 후 또다시 가격하는 등 직접사인인 ‘외상성 뇌출혈에 의한 뇌손상’을 일으킨 점이 인정돼 가장 존엄한 가치인 생명상실을 초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9월 16일 A씨에 대해 징역 15년 선고했다. 그러나 피고인과 검사는 양형부당과 법리오해 등을 이유로 모두 항소했다. A씨는 2018년 2월부터 의붓아들인 B군(5)을 10개월 간 지속해서 학대하다 같은 해 11월 29일 오후 B군의 뒷머리 부분에 상처를 입히고, 다음 달 6일 오후 B군을 훈육하던 도중 기절하게 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B군은 쓰러진 뒤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병원으로 실려 가 외상성 뇌출혈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다가 20일 만인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외상성 뇌출혈에 의한 뇌손상으로 사망했다.경찰은 당시 의료진으로부터 B군의 얼굴에서 멍 자국이 발견되는 등 학대를 당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 지난 2월 24일 A씨를 구속했다. 수사당국은 A씨가 자주 울고 떼를 쓴다는 이유로 뜨거운 물로 B군의 얼굴에 화상을 입히고, 살을 빼게 한다며 강제로 다리 찢기를 시키는 등 지속해서 학대했다고 판단했다. 부검에서도 상습적인 학대 정황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으며, 학대가 의심된다는 전문의 5명의 의견이 있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신창원, 하루 20분씩 실톱으로 쇠창살 그어 ‘감옥 탈출’

    신창원, 하루 20분씩 실톱으로 쇠창살 그어 ‘감옥 탈출’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이 재조명됐다. 1990년대 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탈옥수 신창원. 신창원은 탈옥 사건 이후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대중에 회자되고 있다. 29일 화제가 된 신창원은 최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재조명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신정동 엽기토끼 살인사건과 관련해 새로운 제보를 공개하고 피의자의 몽타주를 공개했다. 오랜 시간 잡히지 않은 범인에 대한 이야기가 방송을 통해 흘러나오면서 다른 범죄자들을 향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 가운데 탈옥으로 유명세를 치른 신창원의 이름으로 대중의 눈길이 향하고 있다. 신창원은 1997년 1월 처음으로 탈옥을 감행했다. 4개월간 하루 20분씩 작은 실톱 날 조각으로 쇠창살을 조금씩 그어 탈출에 성공한 것. 도피 중에도 그는 필요한 돈과 차 등을 계속 훔쳤고, 여성들과 사귀면서 은신하는데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창원 검거에 동원된 경찰 인력만 모두 97만명. 이후 그는 한 통의 신고 전화로 검거됐다. 신창원은 자신의 저서에 나쁜 길로 빠지게 된 계기를 적기도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당시 선생님으로부터 “돈 안 가져왔는데 뭐하러 학교 와”, “빨리 꺼져”라는 막말을 듣고 마음속 악마가 생겨났다는 것. 여기에 아버지의 폭행과 계모의 존재도 그가 범죄로 빠지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출을 하던 신창원은 중학교 진학 3달 만에 퇴학당하고 14살 때 처음으로 경찰서에 끌려가게 됐다고 전해졌다. 한편 신창원은 현재 교도소에 수감 되어 있으며 2011년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학사 학위를 준비하는 등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태영호 “김경희 등장은 후견 끝나고 ‘김정은 홀로서기’ 알린 것”

    태영호 “김경희 등장은 후견 끝나고 ‘김정은 홀로서기’ 알린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년 동안의 후견 정치를 종식하고 홀로서기를 선포한 것이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이자 처형당한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의 부인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가 6년 4개월 만에 공석에 등장한 것이 이런 의미를 갖는다고 26일 색다르게 분석했다. 태 전 공사는 김경희가 극적으로 등장함으로써 처형설은 가짜로 판명됐고, 설 명절을 지내는 북한 주민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안겼을 것이라면서 지난 6년 동안 북한 내부 정치흐름을 다시 들여다 보면서 한반도의 미래를 그려 본다고 전했다. 200자 원고지 42장 분량인데 태 전 공사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면서 23장으로 줄였다.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면 전적으로 기자 잘못이다.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1. 장성택파 숙청 누가 주도했나? 김경희의 역할 베일 벗나? 필자가 2016년 여름 한국으로 망명하자 국정원은 물론 외국 정보기관들까지 필자에게 장성택 숙청을 누가 주도했는지, 김경희가 장성택 처형에 동의했는지, 김경희의 생존 가능성, 권력기반이 약했던 김정은이 짧은 기간에 권력을 틀어쥘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다. 이 질문들이 필자가 스스로에게 수십 번 던졌던 질문들이다. 가. 장성택은 정말 처형됐는가? 장성택 일당으로 분류되는 중앙당 행정부와 그 산하 54부에서 공개적으로 총살된 사람은 부부장과 과장급 11명이다. 나머지 수천명이 숙청돼 가족과 함께 지방으로 추방됐다. 그러나 장성택이 처형되는 것을 본 사람은 없다. 오히려 필자가 북한에 들어갔던 2014년 2월 상당수의 북한 엘리트들은 장성택이 처형되지 않았고 감금돼 있다고 했다. 당시 북한은 당내적으로 ‘장성택 여독 청산사업’을 3년동안 벌인다고 했다. 모든 간부들이 장성택이나 그 라인인 행정부, 54부와 있었던 일들을 자필로 빠짐 없이 써서 바치는 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고위급 간부들은 장성택 여독 청산이 끝날 때까지는 장성택을 살려둔다는 것이었다. 물론 쉬쉬 하며 돌아다니는 소문이 그랬다. 지금도 장성택이 확실히 죽었다고 말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북한 내부를 살피면 장성택은 이제 없다고 볼수 있다. 장성택처럼 수십년 동안 북한 언론매체에 나와 있는 사람을 다 지워버린다는 것은 전 당, 전 국가적으로 해야 하는데 2015년까지 북한은 이 사업을 마무리했다. 이미 언론을 통해 장성택이 처형됐다고 공개했으니 번복할 수도 없고, 장성택 여독 청산은 2016년 초 평양시 교외 대성구역에 건설했던 민속공원을 다 부숨으로써 마무리됐으며 이 때 장성택도 내부적으로 처형되지 않았을까 추측할 따름이다.나. 장성택 숙청은 누가 주도했을까? 김경희가 발기하고 김정은이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다. 필자의 자서전 ‘3층 서기실의 암호’에도 서술돼 있듯 장성택과 김정은의 관계는 원래 껄끄러웠다. 장성택의 마음은 김정은보다는 김정남에게 기울었다. 그러나 김경희는 오빠의 유언대로 김정은을 옹립할 수밖에 없었다. 장성택은 조카를 내세우기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지 않고 되레 권력공백을 이용해 돈 되는 이권은 다 행정부로 집중시켰다. 눈치 빠른 이들은 장성택 주위에 몰려 들었다. 장성택이 야심가란 것을 제일 잘 아는 이는 당연히 아내였다. 김경희 모르게 장성택의 비리를 당 지도부가 수집한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다. 김경희가 장성택 숙청을 발기했다는 사실은 다음과 같은 요인들을 보면 명백해진다. 첫째 아무리 장성택이 밉다고 하더라도 고모가 눈뜨고 보고 있는데 고모부를 제거할 수 없는 노릇이다. 장성택 숙청은 김경희의 발기나 묵인, 혹은 적극적인 지지 없인 불가능하다. 둘째 장성택 일당이 숙청되면서 김경희 라인이 반사이득을 봤다. 아직도 살아 움직이는 최룡해, 박봉주, 조연준 등이다. 셋 모두 부침을 겪었지만 김경희의 지원 아래 살아났고, 장성택 숙청 이후 오히려 득세했다. 지난달 당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계기로 당 정치국 위원 5명이 물러났는데 박광호, 리수용, 김평해, 태종수, 안정수 등이다. 박광호를 빼고 4명은 수십년 동안 김경희 라인이었다. 당 국제사업담당 부위원장 자리에 리수용 대신 전 러시아대사 김형준이 임명됐는데 그 역시 대표적인 김경희 라인이다. 김경희가 70년대 당 국제사업부에서 일할 때 김형준이 지도원으로 들어갔고, 김경희가 과장으로 있던 유럽과에서 일했다. 김경희의 추천으로 당국제사업부 유럽담당과장, 외무성 부상으로 승진했다. 이번 당 전원회의 인사에까지 김경희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필자의 자서전 ‘3층 서기실의 암호’ 388쪽에 나오는 개인적 경험도 김정은의 뒤에 김경희가 있음을 증명한다. 김정은의 형 김정철에게 필자가 위스키를 따르겠다고 건의했더니 ‘런던에 오기 전에 누구를 찾아가 인사를 했더니 자신은 술을 마시지 못하면서 마시라고 해 과음하느라 혼났다’고 고백했다. 3층 서기실 간부들의 표정이 충격적이었는데 늘상 있는 일처럼 무덤덤했다. 그런데 26일에야 알게 됐다. 김정철이 찾아간 인물은 소문난 알코올 중독자 김경희였던 것 같다. 김경희는 2013년 12월 장성택 숙청 후 김씨 가문을 구원하기 위해 좋아하던 술도 딱 끊은 것 같다. 지난 6년 동안 김정은의 뒤를 김경희가 꾸준히 봐주고 있으며, 김정은이 중요한 결심을 채택할 때마다 김경희의 조언을 구한다는 것을 3층 서기실 측근들은 다 알고 있었던 것 같다. 2. 김경희를 이 시점에 등장시킨 이유는? 김경희의 갑작스러운 등장을 김정은 체제의 위기로 보아야 하지 않겠느냐, 김정은의 건강 등에 이상 조짐이 보이니 갑자기 김경희를 등장시키고 김정은 유고시 김경희를 통해 혼란 과도기를 극복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필자에게 던진다. 일부는 지난 6년 동안 김경희를 가택연금시켜 힘을 다 빼놓았으니 이제는 내놓아도 별로 위협이 되지 않으니 김정은 체제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것을 시위한 것이 아니냐고도 묻는다. 그러나 지난 6년 동안 뒤에서 최고급위급들을 관리하고 후견인 역할을 해온 김경희를 갑자기 등장시킨 것은 오히려 김경희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남편이 처형됐는데 아내가 어떻게 마음편하게 주민들 앞에 나타나겠는가? 김경희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리게 되면 김정은은 영원히 고모를 독살했다는 누명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그러니 빨리 고모의 건재를 보여줘 고모부를 처형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 고모의 결심이었으며 자신은 고모의 결심을 이행했을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을 것이다. 그러면 김경희는 왜 이런 점을 알면서 받아들였을까? 답은 역시 김씨 일가의 역할 분담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책임은 자신이 지고 저승으로 가고 조카에게는 좋은 이미지만 남겨놓겠다는 것이다. 결국 고모와 조카는 장성택을 철저히 패륜아로 몰고 일가의 정통성을 세우는 데 역할 분담을 했고 향후 김정은의 이미지를 관리하는 데도 성공한 셈이다.3. 김경희의 등장이 향후 북한 정책에 미칠 영향은? 가. 김경희는 북한 정치의 꼰대 김경희는 북한에서 ‘혁명의 2 세대, 한국 식으로 표현하면 꼰대, 수구세력, 이념파, 강경파에 속한다. 생모 김정숙처럼 대단히 가부장적이며 체제의 도덕성, 순결성, 완벽성을 따진다.김정일의 술자리와 여성편력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고, ‘휘바람’이란 노래가 평양 학생 들 사이에서 대열합창곡으로 불리는 것을 보고 오빠에게 말해 혁명가요만 부르도록 지시하게 했던 일화가 전해진다. 김경희는 어릴 때 생모 김정숙을 잃고 계모 밑에서 자라면서 성격이 강해졌고 아버지 김일성이 정적을 어떻게 쳐내는가를 직접 목격하며 자랐다. 김정은은 어릴 때 별채에 갇혀 지내 이런 숙청을 피부로 느끼지 못했지만 김경희는 어릴 때부터 이것을 체험하면서 자랐다. 김정은의 무자비함은 대부분 김경희에게 넘어왔을 것이다. 나. 김경희 후견 정치의 종식, 김정은 홀로서기의 시작 지난해 두 차례 당전원회의를 계기로 김경희 라인의 많은 간부들이 집으로 들어갔다. 김경희 라인 대다수는 70대, 80대로 김경희보다 조금 위거나 동년배들이다. 지금 북한 당중앙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최룡해나 박봉주, 김형준 등인데 그 중 박봉주만 80대이다. 김경희의 나이가 46년생으로서 올해 74세이고 최룡해가 70세, 김형준이 71세이다. 지금 북한 권력서열에서 70대도 찾아보기 힘들다. 몇년 안에 70대는 다 들어가고 60대가 주종을 차지하게 되면 김정은과 간부들의 나이 격차가 30년으로 좁아질 것이며 향후 20년, 10년 안으로 또 좁아진다. 벌써 김재룡, 김덕훈 등 김경희가 전혀 모르는 간부들이 핵심요직에 들어서고 있다. 이렇게 꼰대, 수구세력이 빠지고 김경희의 입김도 빠지면 김정은, 김여정 등 3대가 독자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게 돼 탄력성과 동시에 혼란도 커질 것이다. 향후 김정은의 고민은 소장파, 실용파와 북한의 밀레니얼 세대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지난달 김정은이 군단장들을 백두산에 데려가 향후 북한의 운명은 혁명의 대를 어떻게 이어놓는가에 달려 있다고 우는 소리를 한 것도 다 이 때문이다. 김정은의 강경정치 한계점이 다가 오고 있다. 우리는 북한의 소장파가 좌회전 깜박이를 켜고 경적은 요란하게 울리면서 실제로는 오른쪽으로 핸들을 서서히 돌리지 않는지 눈여겨봐야 한다. 수구와 이념은 물러나고 실용을 중시하는 소장파가 권력을 잡는 것은 막을 수 없는 순리다. 통일은 다가오고 있다. 향후 10년, 20년 안에 큰일이 일어난다. 지금부터 적극적인 대비를 해야 한다.
  • 신창원, 4개월간 하루 20분씩 쇠창살 그어 ‘감옥 탈출’

    신창원, 4개월간 하루 20분씩 쇠창살 그어 ‘감옥 탈출’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이 재조명됐다. 1990년대 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탈옥수 신창원. 신창원은 탈옥 사건 이후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대중에 회자되고 있다. 15일 최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신정동 엽기토끼 살인사건과 관련해 새로운 제보를 공개하고 피의자의 몽타주를 공개했다. 오랜 시간 잡히지 않은 범인에 대한 이야기가 방송을 통해 흘러나오면서 다른 범죄자들을 향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 가운데 탈옥으로 유명세를 치른 신창원의 이름으로 대중의 눈길이 향하고 있다. 신창원은 1997년 1월 처음으로 탈옥을 감행했다. 4개월간 하루 20분씩 작은 실톱 날 조각으로 쇠창살을 조금씩 그어 탈출에 성공한 것. 도피 중에도 그는 필요한 돈과 차 등을 계속 훔쳤고, 여성들과 사귀면서 은신하는데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창원 검거에 동원된 경찰 인력만 모두 97만명. 이후 그는 한 통의 신고 전화로 검거됐다. 신창원은 자신의 저서에 나쁜 길로 빠지게 된 계기를 적기도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당시 선생님으로부터 “돈 안 가져왔는데 뭐하러 학교 와”, “빨리 꺼져”라는 막말을 듣고 마음속 악마가 생겨났다는 것. 여기에 아버지의 폭행과 계모의 존재도 그가 범죄로 빠지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출을 하던 신창원은 중학교 진학 3달 만에 퇴학당하고 14살 때 처음으로 경찰서에 끌려가게 됐다고 전해졌다. 한편 신창원은 현재 교도소에 수감 되어 있으며 2011년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학사 학위를 준비하는 등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사설] 아동학대 막을 사회시스템 구축 시급하다

    부모의 학대로 어린 생명이 희생되는 부끄러운 일이 또 일어났다. 그제 아홉 살 의붓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계모(31)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언어장애(2급)를 겪고 있던 의붓아들을 속옷만 입힌 채 아파트 발코니에 마련된 욕조 속에 한 시간가량 앉혀 놓고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고 한다. 당시 체감기온은 영하로 아이는 ‘찬물학대’로 숨진 셈이다. 아이의 몸 여러 곳에서는 멍자국도 발견돼 평소에도 심한 학대에 시달렸던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부모의 학대로 아이들이 희생되는 일이 반복되는 데 분노하지 않을 국민은 없다. 석 달 전쯤 인천에서는 의 아버지의 학대로 다섯 살짜리가 희생됐고 의정부에서는 친모가 네 살짜리 딸을 폭행해 숨지게 했다. 2016년에는 친아버지와 계모가 온갖 학대로 일곱 살 아이를 숨지게 해 우리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안겨 줬다. 정부는 지난 2014년 아동학대 범죄 처벌 기준을 강화하는 아동학대 특례법을 제정, 시행하고 있다.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모든 행위에 대해서는 신고를 의무화했고 친권 제한도 가능케 했다. 그럼에도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사고는 2018년 28명, 2017년 38명 등으로 특례법 제정 당시보다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법 시행에 따라 더 많은 아동학대가 적발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이는 부모가 양육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부모의 품에 자녀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학대 정황이 발견되면 아이를 보호시설 등에 격리하고 학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모 역할에 대한 교육과정을 부여하고 필요하다면 친권제한 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 이번에 희생된 장애아는 두 차례나 아동보호기관에 격리됐지만 친부의 요구로 집에 다시 돌아왔다가 재학대로 변을 당했다. 아동보호기관을 비롯해 경찰과 지자체 등의 세심한 관심이 부족했던 탓이다. 아동 학대를 막을 사회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
  • ‘찬물 학대‘ 피해아동 부검…몸에 멍 다수 발견

    계모에 의해 찬물 속에 장시간 앉아있는 학대를 당하다가 숨진 어린이의 몸에서 멍 자국이 다수 발견돼 경찰이 또 다른 학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13일 경기 여주경찰서는 이날 오전 숨진 B(9) 군에 대한 부검을 시행한 결과 B군 몸 여러 부위에서 다수의 멍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법의관으로부터 “육안으로는 사인을 판단할 수 없다”며 “저체온증을 우선으로 고려해 부검 결과를 분석할 계획”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법의관이 육안으로 관찰한 1차 소견에 담긴 내용이고, 자세한 부검 결과는 3주~4주 뒤에 나온다. 이와 관련, 경찰은 일단 계모 A(31) 씨를 상대로 추가 학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사건 발생 5일 전 B군 집을 방문했으며 이때는 학대 여부를 파악하지 못했다”며 “멍도 아동보호기관의 면담 이전에 생겼는지 면담 이후에 생겼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계모 B씨는 경찰에서 B군 몸의 멍은 자신과는 상관없으며 다른 학대는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10일 오후 6시쯤 여주의 한 아파트에서 언어장애가 있는 B군이 떠들고 돌아다니는 등 저녁 식사 준비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베란다에 놓인 찬물이 담긴 어린이용 욕조에 1시간가량 속옷만 입고 앉아있게 하는 등 학대를 해서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돼 수사를 받고있다. 사건 발생 당시 여주의 바깥 기온은 영상 1.1도였고 체감 기온은 영하였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학대→격리보호→학대… 아홉 살, 너무 시리게 스러졌다

    학대→격리보호→학대… 아홉 살, 너무 시리게 스러졌다

    속옷만 입혀 발코니 찬물 욕조에 앉혀 놔 체감기온 영하… 1시간 방치 후 의식 잃어언어장애 2급… 사건 5일 전 기관서 방문과거에도 2차례 학대 적발돼 3년간 격리 “보호기관·여주시청의 형식적 보호 방증” 언어장애가 있는 9살 의붓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계모가 구속됐다. 과거에도 2차례 학대해 3년간 격리했고,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여주시청 보육아동팀이 학대 여부를 계속 감시하고 있었으나 참사를 막지 못했다. 수원지법 여주지원은 12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고 있는 A(여·31)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기 여주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0일 오후 6시쯤 자택인 여주의 한 아파트 발코니에서 의붓아들 B군을 찬물이 담긴 어린이용 욕조에 속옷만 입힌 채 장시간 앉아 있도록 하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군이 얌전히 있으라는 말을 듣지 않고 시끄럽게 돌아다니는 등 저녁 식사 준비를 방해해 벌을 주려 했다고 진술했는데, B군은 언어장애 2급이다. 사건 발생 당시 여주의 바깥 기온은 1.1도, 체감 기온은 영하였다. A씨는 이날 오후 8시쯤 “아들이 숨을 쉬지 않는 것 같다”고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의식을 잃은 B군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곧 숨졌다. 병원에서 시신을 확인한 결과 B군의 몸 여러 곳에서 멍 자국도 발견됐다. 이에 경찰은 A씨의 학대로 B군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A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한 시간 정도 욕조에 둔 뒤 방으로 데려가 옷을 입히고 눕혀 좀 쉬게 했고, 한 시간쯤 지나서 저녁을 먹이려니까 일어나지 않아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숨진 B군의 아버지와 5년 정도 동거하다가 지난해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A씨가 낳은 3명의 딸까지 모두 6명이 같이 살았으나 A씨가 전에도 B군을 학대해 한동안 떨어져 살았던 사실도 확인됐다. 2016년 A씨가 B군을 학대한다는 신고가 2차례 접수돼 A씨가 수사를 받으며 B군은 33개월 정도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격리보호됐다. 그러나 B군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쯤 아버지가 “학교에 입학해야 하니 아이를 직접 키우겠다”고 했고 B군도 “아빠와 살고 싶다”며 동의해 집으로 돌아갔다. 보호 기관은 부모가 아이를 데려다 키우겠다고 하면 격리보호를 강제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귀가 조치 이후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주기적으로 이상 유무를 방문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문기관에서는 사건 발생 5일 전 B군 집을 방문했으며, 여주시청 보육아동팀도 B군을 관리하고 있었으나 학대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는 현재 조사 중이다. 법률사무소 윤경의 윤석준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그동안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여주시청이 얼마나 형식적으로 B군을 보호했는지 여실히 보여 주는 것”이라면서 “아동학대 재범자들에 대해서는 형식적인 방문 확인 대신 경찰관을 동행해서라도 학대 흔적을 적극적으로 찾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학대→격리보호→학대…아홉 살, 너무 시리게 스러졌다

    학대→격리보호→학대…아홉 살, 너무 시리게 스러졌다

    속옷만 입혀 발코니 찬물 욕조에 앉혀 놔 체감기온 영하… 1시간 방치 후 의식 잃어 언어장애 2급… 사건 5일 전 기관서 방문 과거에도 2차례 학대 적발돼 3년간 격리 “보호기관·여주시청의 형식적 보호 방증”  언어장애가 있는 9살 의붓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계모가 구속됐다. 과거에도 2차례 학대해 3년간 격리했고,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여주시청 보육아동팀이 학대 여부를 계속 감시하고 있었으나 참사를 막지 못했다.  수원지법 여주지원은 12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고 있는 A(여·31)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기 여주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0일 오후 6시쯤 자택인 여주의 한 아파트 베란다에서 의붓아들 B군을 찬물이 담긴 어린이용 욕조에 속옷만 입힌 채 장시간 앉아 있도록 하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군이 얌전히 있으라는 말을 듣지 않고 시끄럽게 돌아다니는 등 저녁 식사 준비를 방해해 벌을 주려 했다고 진술했는데, B군은 언어장애 2급이다. 사건 발생 당시 여주의 바깥 기온은 1.1도, 체감 기온은 영하였다.  A씨는 이날 오후 8시쯤 “아들이 숨을 쉬지 않는 것 같다”고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의식을 잃은 B군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곧 숨졌다. 병원에서 시신을 확인한 결과 B군의 몸 여러 곳에서 멍 자국도 발견됐다. 이에 경찰은 A씨의 학대로 B군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A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한 시간 정도 욕조에 둔 뒤 방으로 데려가 옷을 입히고 눕혀 좀 쉬게 했고, 한 시간쯤 지나서 저녁을 먹이려니까 일어나지 않아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숨진 B군의 아버지와 5년 정도 동거하다가 지난해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A씨가 낳은 3명의 딸까지 모두 6명이 같이 살았으나 A씨가 전에도 B군을 학대해 한동안 떨어져 살았던 사실도 확인됐다. 2016년 A씨가 B군을 학대한다는 신고가 2차례 접수돼 A씨가 수사를 받으며 B군은 33개월 정도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격리보호됐다. 그러나 B군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쯤 아버지가 “학교에 입학해야 하니 아이를 직접 키우겠다”고 했고 B군도 “아빠와 살고 싶다”며 동의해 집으로 돌아갔다. 보호 기관은 부모가 아이를 데려다 키우겠다고 하면 격리보호를 강제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귀가 조치 이후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주기적으로 이상 유무를 방문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문기관에서는 사건 발생 5일 전 B군 집을 방문했으며, 여주시청 보육아동팀도 B군을 관리하고 있었으나 학대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는 현재 조사 중이다.  법률사무소 윤경의 윤석준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그동안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여주시청이 얼마나 형식적으로 B군을 보호했는지 여실히 보여 주는 것”이라면서 “아동학대 재범자들에 대해서는 형식적인 방문 확인 대신 경찰관을 동행해서라도 학대 흔적을 적극적으로 찾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계모 ‘찬물 학대’로 의붓아들 사망…몸 곳곳에서 멍자국 발견

    계모 ‘찬물 학대’로 의붓아들 사망…몸 곳곳에서 멍자국 발견

    언어장애가 있는 9살 의붓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계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과거에도 2차례 학대해 3년간 격리했고,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여주시청 보육아동팀이 학대 여부를 계속 감시하고 있었으나 참사를 막지 못했다. 경기 여주경찰서는 12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계모 A(31)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0일 오후 6시쯤 자택인 여주의 한 아파트 베란다에서 의붓아들 B(9)군을 찬물이 담긴 어린이용 욕조에 속옷만 입힌 채 장시간 앉아 있도록 하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군이 얌전히 있으라는 말을 듣지 않고 시끄럽게 돌아다니는 등 저녁 식사 준비를 방해해 벌을 주려 했다고 진술했는데, B군은 언어장애 2급이다. 사건 발생 당시 여주의 바깥기온은 1.1도, 체감기온은 영하였다. A씨는 이날 오후 8시쯤 “아들이 숨을 쉬지 않는 것 같다”고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의식을 잃은 B군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곧 숨졌다. 병원에서 시신을 확인한 결과 B군의 몸 여러 곳에서 멍 자국도 발견됐다. 이에 경찰은 A씨의 학대로 B군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A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한 시간 정도 욕조에 둔 뒤 방으로 데려가 옷을 입히고 눕혀 좀 쉬게 했고, 한 시간쯤 지나서 저녁을 먹이려니까 일어나지 않아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숨진 B군의 아버지와 5년 정도 동거하다가 지난해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A씨가 낳은 3명의 딸까지 모두 6명이 같이 살았으나 A씨가 전에도 B군을 학대해 한동안 떨어져 살았던 사실도 확인됐다. 2016년 A씨가 B군을 학대한다는 신고가 2차례 접수돼 A씨가 수사를 받으며 B군은 33개월 정도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격리보호됐다. 그러나 B군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쯤 아버지가 “학교에 입학해야 하니 아이를 직접 키우겠다”고 했고 B군도 “아빠와 살고 싶다”며 동의해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기관은 부모가 아이를 데려다 키우겠다고 하면 격리보호를 강제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귀가 조치 이후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주기적으로 이상 유무를 방문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사건 발생 5일 전 B군 집을 방문했으며, 여주시청 보육아동팀도 B군을 관리하고 있었으나 학대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는 현재 조사 중이다. 법률사무소 윤경의 윤석준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그동안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여주시청이 얼마나 형식적으로 B군을 보호했는지 여실히 보여 주는 것”이라면서 “아동학대범들에 대해서는 형식적인 방문 확인 대신 경찰관을 동행해서라도 학대 흔적을 적극적으로 찾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장애 의붓아들 ‘찬물 학대’로 숨지게 한 계모 구속

    장애 의붓아들 ‘찬물 학대’로 숨지게 한 계모 구속

    경찰, 또 다른 학대 있었는지 수사 장애를 앓는 9살 의붓아들을 찬물 속에 장시간 앉아 있도록 학대해 숨지게 한 계모가 구속됐다. 수원지법 여주지원은 12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A(31)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도주 우려 등을 고려해 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10일 오후 6시쯤 자택인 여주의 한 아파트에서 의붓아들 B(9)군이 떠들고 돌아다니는 등 저녁 식사 준비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베란다의 찬물이 담긴 어린이용 욕조에 속옷만 입고 앉아있도록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군은 언어장애 2급의 장애를 갖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11일 A씨를 긴급체포해 사건 경위에 대한 진술을 받은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의 집에는 B군의 친아버지인 C씨, 그리고 A씨의 세 딸까지 6명이 거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집 안에는 A씨와 아이들만 있었으며, 딸들에 대한 학대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2016년에도 B군을 학대했다는 신고가 두 차례 접수됐으며,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33개월가량 분리 조처된 사실을 파악하고 또 다른 학대가 있었는지 수사하고 있다. A씨는 B군의 아버지인 C씨와 5년 정도 동거하다 지난해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숨진 B군의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할 계획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장애 의붓아들을 한겨울 베란다 욕조에 1시간 벌 세운 계모

    장애 의붓아들을 한겨울 베란다 욕조에 1시간 벌 세운 계모

    “시끄럽게 돌아다녀 저녁식사 준비 방해해 벌 줬다”2016년 학대 신고 2회 접수돼 33개월간 분리 조치장애를 앓고 있는 9살 의붓아들을 베란다에 내놓은 욕조 속에 장시간 앉아 있도록 해 숨지게 한 계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의붓아들이 집 안에서 떠들고 돌아다닌다는 이유로 벌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여주경찰서는 11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31·여)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10일 오후 6시쯤 자택인 여주의 한 아파트 베란다에서 의붓아들 B(9)군을 찬물이 담긴 어린이용 욕조에 속옷만 입힌 채 앉아 있도록 하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군이 얌전히 있으라는 말을 듣지 않고 시끄럽게 돌아다니는 등 저녁식사 준비를 방해해 벌을 주려고 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면서 “1시간 정도 욕조에 둔 뒤 방으로 데려가 옷을 입히고 눕혀서 좀 쉬도록 했다”면서 “다시 1시간쯤 지나서 저녁을 먹이려니까 일어나지 않아서 신고했다”고 말했다. B군은 언어장애 2급의 장애를 갖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군의 아버지인 C씨와 5년 정도 동거하다가 지난해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남편 C씨 모두 이혼 전력이 있고, 남편의 아들 B군 외에 A씨의 세 딸까지 모두 6명이 이 아파트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발생 당시 집안에는 A씨와 아이들만 있었으며 세 딸에 대한 학대 정황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과거에도 B군을 학대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2016년에 A씨의 B군 학대신고가 2번 접수돼 당시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33개월가량 A씨와 B군을 분리 조치한 기록이 있다”면서 “B군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다시 부모에게 인계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남편 C씨가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A씨의 큰딸을 크게 혼냈다가 신고가 들어온 적이 있었다”면서 “(이러한 상황들 때문에) 최근까지 남편 C씨와 경찰이 소통하고 있었고, 1주일 전에도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이 집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또 숨진 B군의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할 계획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시진핑 中 주석이 깨운 ‘잠자는 용’/이기철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시진핑 中 주석이 깨운 ‘잠자는 용’/이기철 국제부 선임기자

    경제적·군사적 자신감이 충만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의 시대’가 왔다고 믿는다. 시 주석이나 중국인뿐 아니라 그렇게 믿는 세계인도 많다. 특히 그가 ‘잠자는 용’을 깨웠다고 한다. 깨어난 용이 톈안먼 사태 이후 30년간 맹렬히 서구를 따라 성장한 중국일까, 아니면 냉전 종식 이후 유일 강국으로서 안주하다 중국 부상에 놀란 미국일까. 깨어난 용이 서로 자국이라며 직접 부딪치는 곳이 남중국해다. 미군은 잊을 만하면 한번씩 남중국해 주변 해역을 통항하면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펴고 있다. 문제의 남중국 해역에 대해 중국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지만 베트남과 필리핀 등은 일부 해역이 자국 영토라고 맞서고 있다. 미국은 육지나 자연적인 섬에서 12해리 밖의 바다를 공해로 보고 자유통항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런 미국에 맞서 중국은 일부 산호초에 시멘트를 들이부어 만든 인공 섬에 활주로를 만들고 미사일과 전투기를 배치하는 등 무력을 증강하고 있다. 무역전쟁도 미중 헤게모니 투쟁의 연장이다. 관세 부과에 보복관세로 맞서는 악순환이 18개월간 계속됐다. 강한 지도자를 추구하는 시 주석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무역협상 1단계 서명이 ‘항복 문서’에 사인하는 것처럼 비치지 않도록 신경전을 펴고 있다. 국제무대에서 미국이 비우는 자리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 4일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주도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서명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의에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은 8년 임기 동안 재선운동 기간인 2013년 한 번 빠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행사 중간에 귀국하고서 2년 연속 ‘노쇼’였다. 미국은 세계무대에서 발을 뺄 경우 발생할 후폭풍의 현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평범한 미국인들도 중국을 경제적 착취자이자 군사적 위협이며 지정학적 라이벌로 본다고 미 싱크탱크들이 전하고 있다. 보통의 미국인이 중국을 경계한다는 측면에서 시 주석은 전략적 실수를 저질렀다. 중국 개방의 설계자인 덩샤오핑이 밝힌 외교 노선인 도광양회(韜光養晦)를 팽개치고 강경한 대외 정책을 취한 결과이다. 중국이 근육 자랑 대신 지도자 한 세대 기간 정도 더 힘을 비축했다면 미국은 중국의 파워를 속절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미국은 경계모드다. 특히 미 조야에선 미국이 국제 주도권을 유지하고자 논의가 한창이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이나 스티븐 해들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한 많은 이들은 전제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어느 나라에나 적용될 충고로 미국 우선주의와 같은 국수주의, 포퓰리즘 유혹에서 벗어나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 계약 존중의 전통 회귀를 강조한다. 국제사회의 신뢰 회복도 급하다. 트럼프 정부가 동맹에 주둔하는 미군에 대한 대가로 한꺼번에 4~5배나 되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미군을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는 보루가 아니라 용병으로 전락시키는 처사로, 미군의 자긍심을 훼손하는 일이다. 우방을 모욕하고 포퓰리즘에 취한 지도자는 번영의 토대를 허무는 선동가와 다름없다. chuli@seoul.co.kr
  •  “초고령사회 예상 2025년 노인진료비 58조원…8년 새 83%↑”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들어설 것으로 보이는 2025년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가 6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노인 진료비 중장기 추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현재 31조6527억원인 노인 진료비는 2025년 57조9446억원, 2035년 123조288억원, 2060년 337조1131억원 등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건보공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지출 추계모형을 토대로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구조, 건강 상태,사망 관련 비용 변화 등을 고려한 요인별 예측 방법을 적용해서 이런 내용의 노인진료비를 추계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진료비 증가속도는 가파르게 빨라져 건강보험 노인 진료비는 2009년 총진료비의 31.6%인 12조4236억원에서 2018년 총진료비의 40.8%인 31조6527억원으로 10년간 22조2291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65세 이상 노인진료비가 전체 진료비의 40%를 넘어섰다. 65세 이상 노인 1인당 연간 진료비는 2009년 257만4000원에서 2018년 454만4000원으로 늘었다. 이는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전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2%, 2017년에는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14.2%인 711만명이다. 2025년에는 노인 인구의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20%는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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